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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 안으로 전기료를 인상할 방침인 가운데 연일 30도가 넘는 더위에도 학교에서는 전기료 부담으로 에어컨을 틀지 못하고 있다. 더위에 지쳐 잠든 서울 강남 E고 학생(사진 위)과 점심을 먹으면서도 부채를 놓지 못하는 종로 B 여고학생(사진 아래). 정부는 21일 전국적으로 전력난에 대비하고 전력낭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에 일부 학교도 포함해 실시했지만, 굳이 훈련을 하지 않아도 학교는 이미 너무나 절실히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부끄러운 뉴욕 할렘 학교의 ‘한국식’ 성공 “우리 학교 학생들은 최고의 교사에게 배울 자격이 있다.” 세스 앤드류(사진·34)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 교장은 학교교육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이렇게 정의했다. 미국 뉴욕의 대표적 빈민가인 할렘가에 학교를 설립하고 한국식 교육을 도입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앤드류 교장이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성공의 비결은 우리의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왜냐고? 그가 한국교육의 장점을 접목했다는 한국교육의 장점인 ‘규율, 존경, 열정, 책임, 성숙’이라는 다섯 가지 가치를 정작 이 땅의 학교는 모두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선생님에 대한 존경’을 최고의 한국교육 장점이라고 꼽는다고 말하는 순간에는 얼굴이 화끈거리기조차 했다. 앤드류 교장은 10년 전 천안 동성중에서 원어민 교사로 재직할 당시 교육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가르치던 교사와 그런 교사를 믿고 존경하던 학부모와 학생들이 인상 깊어 미국으로 돌아가 그런 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그를 소개한 대부분 언론들이 밝힌 ‘한국교육의 힘’이다. 그런데 그가 소개한 ‘교사 존중’을 위한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의 노력은 한국 학교의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다. 앤드류 교장에 따르면, “한국은 위계질서와 격식을 요구하는 분위기지만, 우리 학교는 교사와 학생들이 친밀하다. 선생님에게 학생들이 물풍선을 던지는 행사도 있고, 교장인 나도 격의 없이 지내려고 이렇게 야구 모자를 쓰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런 친밀함과 더불어 매주 학부모에게 학생 개개인의 교사에 대한 존경, 규율 준수 등 행동 보고서를 보내 확인시킨다고도 했다. 그럼 결국 보고서가 존경을 가져오게 한 것일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진짜 이유는 행동보고서라는 통제수단이 아니라 교사들의 헌신적 노력”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먼저 모든 교사들이 교재를 직접 제작한다. 성취도가 낮은 할렘가 학생들에게 일반 교과서가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준비한 교재가 그래도 충분치 못하다면 언제든 새로 교재를 만들 준비도 되어 있다. 평가도 엄격해 1년 단위로 재계약하고, 우수 교사는 연봉의 10%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그렇다고 성과주의에 따른 순위 경쟁을 시키는 것도 아니란다. 앤드류 교장은 ▲루브릭 평가 결과 ▲실제 수업활동 ▲생활지도 ▲동료교사와의 협력을 교사 평가의 기준이라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라 각 분교의 교장은 매일 모든 교사의 수업을 단 몇 분이라도 참관해 평가하고, 그 결과를 3개월마다 교사들에게 알려 개선점을 찾도록 한다. 평가 결과가 일정 수준을 충족해도 점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이 평가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빈민가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사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자 당장은 대학갈 생각이 없더라도 2곳 이상의 입학허가를 받지 못하면 졸업장을 주지 않는 그의 교육적 성과를 ‘한국교육의 힘’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교사가 앞장서 성취도평가 거부 집회를 열고, 학생이 교사 머리채를 잡는가 하면, 수업시간에 잠을 자도, 밖에 나가도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선생님을 예전처럼 때리기도 하고 이야기도 들어주는 선생님으로 되돌려 달라고 장관에게 호소하는 학생까지…. 그 뿐인가.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를 고발하고, 심지어 학생들이 장관을 고소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지금 한국교육엔 존경, 열정, 규율, 책임, 성숙 그 어느 것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론이 아무리 호들갑을 떨어도 앤드류 교장 자신이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한다. “아이들에게 존경을 강요하면 반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존경받는 것은 그냥 선생님이기 때문이 아니라 최고의 선생님이기 때문입니다. 실력도 뛰어날 뿐 아니라 학생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돌보며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아는 것입니다. 한국의 교사 존경 가치관과 미국의 창의적 열정이 어우러진 우리 학교에서 할렘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는 우리 학교의 꿈이 다시 한국에도, 나아가 전 세계에 희망을 심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세스 앤드류 교장이 2005년 미국 뉴욕 할렘가에 설립한 학교. 차터 스쿨로 현재는 7개 분교와 2000명의 학생이 있다. 학생들은 전부 흑인 또는 라틴계이며, 80%가 저소득층, 75%가 한 부모 가정 출신이다. 그러나 성취 수준은 뉴욕 시에서 1등이고, 2곳 이상의 대학 입학허가를 못 받으면 졸업하지 못한다. 교훈은 “열심히 공부하자, 대학에 가자, 세상을 변화시키자!”다. 한국어 교과가 필수이고 탈춤, 사물놀이 등 한국문화교육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설명=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하지만 격의 없는 친밀함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야구 모자를 쓰고 다니는 이유를 설명한 세스 앤드류 교장.
올해 고교 2학년이 치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 계획이 발표됐다. 핵심은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의 난이도를 A, B로 나눠 수험생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형은 현재보다 쉽고 B형은 현재 수준과 비슷하다. 언어와 외국어는 50문항에서 45문항으로, 탐구 영역은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준다. 교과부는 이같은 조치가 학생들을 과도한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게 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처럼 변별력이 떨어져 수능 성적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정시의 경우,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문제가 쉽다 보니 한두 문제를 실수할 경우 엄청남 타격을 입을 개연성도 높다. 지난해 ‘물수능’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외국어 영역의 경우 원점수 기준으로 만점을 받은 학생이 무려 1만 7000명이었다. 중상위권 대학들은 국어, 영어, 수학 과목에서 현재의 난이도와 같은 B형을 모두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정시보다는 수시 비중을 늘릴 가능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오히려 입시 컨설팅, 논술 과외 등 사교육비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교육현장의 현실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우리 교육이 처한 당면 과제는 치열한 입시 경쟁으로 인해 인성교육이 어려워 교권이 추락하고 학교내 폭력이 빈발하며 심지어는 성적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결국 아이들이 치열한 점수경쟁에서 벗어나 각자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고 건전한 인격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에 방점을 찍는 것이다. 변별력 문제를 논하기 전에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있다. 점수따기 경쟁이 휘말려 자신의 소질과 잠재력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성적에 대한 압박감으로 학교가기를 두려워한다면 대한민국의 장래는 없다. 이번 수능 기본 계획 발표를 우리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도록 해 줄 방안에 대한 고민을 좀 더 치밀하고 정교하게 다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서울 서라벌고 시사경제 동아리 ‘ECON’의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 오전 학교에 모여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고, 초등 저학년 대상 ‘새싹 경제캠프’를 준비하는 등 동아리활동에 여념이 없다. 주5일수업제가 전면 실시된 이후 찾아온 변화다. 20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성 열린 ‘주5일제 사례로 본 학교현장의 실천과제’ 정책워크숍에서 ‘ECON’ 회장인 배경훈(고2) 학생은 “일주일에 한 시간 배정됐던 CA 시간만으로는 깊이 있는 의견 교류와 학습이 불가능한 측면이 있었는데, 토요일 오전으로 옮기니 준비시간이 넉넉해져서 좋다”고 밝혔다. 서라벌고는 도서관 건물에 동아리별로 방을 배정하고 토요일에도 개방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동아리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서울 청원고 과학 동아리 ‘미르’의 회장인 노준영(고2) 학생도 동아리 활동으로 얻은 것이 많다. 노 군은 “기획에서 진행, 평가까지 스스로 활동하면서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하고, 의견 수렴과정을 통해 배려심과 리더십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개선할 점은 남았다는 것이 두 학생의 공통된 의견이다. 노 군은 “부모님들은 동아리 활동이 입시에 방해된다는 편견을 갖고 계신 경우가 많고,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한 초·중학교에 비해 고교의 경우 프로그램이 현저히 적어 활동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7월 실시될 ‘새싹경제캠프’를 준비하고 있는 배 군은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일정을 두 달 가량 연기해야 했다. 배 군은 “직접 교육청과 협의하고, 학교 섭외도 해야 하는데 공문을 보내달라는 등 절차가 복잡해 학생 개인이 진행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털어놨다. ‘ECON’ 지도교사인 황경진 교사는 “지자체나 교육청 등 관련기관에서 토요프로그램 지원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갖고 역할을 분명히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이번 워크숍을 바탕으로 내달 11일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제3차 미래교육공동체포럼’을 개최한다.
21세기 사회에서는 창의력과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은 입학전형을 다변화하고, 기업에서도 공감과 배려심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고등학교에서는 대학입학을 위해 성적을 중요시 한다. 그런데 성적 못지않게 인성교육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지만 아무리 인성교육을 대학입학에 반영한다 해도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한계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달걀로 바위치기라도 그러다보니 인성교육은 마치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허황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가 좋아하는 이야기 중 달걀로 바위치기가 있다.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오히려 달걀로 바위를 치면 안 친 바위와는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인성교육에 대한 시도 그 자체가 중요하다. 작은 달걀의 힘으로 정말 바위에 변화를 줄 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다면 인성교육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옛날에는 신언서판이라 해서 글과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 오늘날에도 말과 글 교육에서부터 인성교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직접적으로 말과 글을 배우는 국어교과 시간은 언어를 통한 인성교육의 중요한 기회가 된다. 국어 시간을 통해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인성교육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시, 소설, 수필, 극 등 문학 작품을 입시교육의 대상이 아닌 정서를 순화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문학치유의 도구로 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게 문학작품을 읽고 그 작품이 오늘을 살아가는 자신에게 어떤 의미일지 한 줄 혹은 100자 이내로 느낌을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후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면 상대방의 정서와 태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훈련이 된다. 둘째, 자신의 생각을 바른 말과 글을 통해 표현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이를 위해 일기 쓰기와 같이 자신의 언어생활에 대한 메모를 하면서 언어생활을 반성해보고 고쳐나가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너무 쉽게 말하고 그 말을 너무 쉽게 바꿀 수 있어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말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종이에 자신의 생각을 써보고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말하고 글쓰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신중하게 말하는 태도가 길러질 것이다. 경청 통해 배려·공감 길러야 셋째,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는 훈련도 중요하다. 수업시간에 다른 친구의 발표 내용을 정리해보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게 하는 수업은 듣기 수업의 기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많은 격려의 말을 해 줄 때보다 자신의 말을 잘 들어줄 때 큰 힘을 얻는다고 한다. 이와 같이 수업 시간에 다른 사람 말을 경청하는 태도를 지도하고 훈련시킨다면 배려와 공감의 인성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인성교육은 이미 예전부터 학교에서, 교과 속에서 그리고 생활 지도 속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인성에 대해 새로이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사실이 씁쓸하면서도 공교육을 하는 교사로서 무한책임의식을 느끼게 한다. 오늘도 수업시간에 교과를 통해 학생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어린 외아들을 둔 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아들이 아버지와의 약속을 어기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또 그러면 추운 다락방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이 다시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아버지는 결국 아들을 추운 다락방으로 올려 보냈다. 추운 겨울날, 부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남편은 아내의 약한 마음을 헤아리고는 마음은 아프겠지만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는 다시 데려오면 안 된다고 조용히 말했다. 아내는 남편의 말이 옳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아들이 걱정돼 다락방 바닥에서 이불도 없이 웅크린 채 잠들어 있는 아들 옆에 말없이 조용히 누워 팔베개를 해주고 꼭 끌어안아 주었다. 원칙과 사랑의 이중주 필자는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행동을 보면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 즉 엄하게 원칙을 지키면서도 사랑을 베푸는 이중주의 아름다운 하모니와 그 속에 숨겨진 교육적 사랑의 방정식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면서 가정과 학교에서의 비뚤어진 교육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됐다. 오늘 우리의 가정과 학교에서 부모와 교사들이 자식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식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가정교육을 보면 많은 부모들이 엄격함을 상실한 채 자식들을 무원칙적·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이것이 무한한 자식 사랑인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대체로 이런 부모들이 나중에 자식들로부터 버림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잘못된 자식사랑으로 인해 자식도 버리고, 부모 자신도 버림받게 되는 이중적 비극을 초래하기 쉽다. 이른바 상호공멸이다. 한편 학교교육의 경우도 대동소이하다. 성장기의 학생들은 항상 진리와 삶의 문제로 방황하며 고뇌한다. 교사는 이런 학생들을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된다. 구도자적 자세로 그들과 함께하면서 동반자로서 고뇌할 때 교사와 학생의 삶 모두가 보장되며, 서로 일깨움을 주고받음으로써 진리의 공동생산이 가능해진다. 즉 동붕동행(同朋同行)의 자세, 이른바 상호공생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교육현장은 어떠한가? 교사와 학생이 상호불신하기도 하고, 학생이 교사를 경찰에 신고하기도 하고, 학생상호간에 폭력과 왕따가 난무하기도 하고, 때로는 많은 교사들이 열악한 현장근무 여건에 교육을 포기하기도 하는 그런 곳이다. 학교가 왜 이렇게 됐을까?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원칙을 지키는 엄격함과 언 가슴을 녹여주는 사랑 간의 조화 상실이다. 교육의 원형은 참된 가정에서 흔히 우리는 교육의 원형(原型)을 참된 가정에서 찾곤 한다. 다시 말해 학교교육에서 꼬인 문제의 해법을 가정교육의 방법들 중에서 찾기도 하는 것이다. 옛날에 우리 가정교육은 엄부자모(嚴父慈母)를 그 근간으로 했다. 옳음과 그름을 대표하는 아버지는 엄해야 하고, 배려와 사랑을 대표하는 어머니는 자애로워야 한다. 강함과 부드러움, 차가움과 따스함, 사랑과 정의 이 두 가지가 녹아 있는 곳이 가정이었다. 다시 말해 엄부와 자모의 절묘한 이중주가 온전한 가정을 이루고, 온전한 아이로 영글게 하는 원동력이 됐던 것이다. 위기에 빠진 우리의 공교육이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바로 이 교육방정식이 되살아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엄한 교사를 질책하는 학부모들이 사라져야 하고, 학생의 실존적 삶에 동참하면서 사랑을 나눌 수 없는 교사들이 사라져야 한다. 아울러 맹목적으로 자식들을 사랑하는 부모들도 사라져야 하며, 원칙을 지키는 엄격함을 상실한 교사들도 사라져야 한다. 엄부와 자모의 이중주! 이것이 오늘날 우리의 교육문제를 푸는 하나의 교육방정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 유월의 하늘이 유난히 시려 보인다. 그것은 유월의 중심에 6·25전쟁이 서 있기 때문이다. 산 자나 죽은 자 할 것 없이 극심한 고통을 줬던 6·25전쟁이 발발한지 6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불행하게도 이 전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굳게 다짐한 삼대세습의 독재자에 의해 전쟁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이 땅에서 6·25전쟁이 끝났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얼마 전 판문점을 방문한 이 어린 독재자는 앞으로 있어야 할 전쟁에서는 휴전서명이 아니라 항복문서를 받고야 말 것이라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면서 전쟁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남한 해방은 민족해방을 위한 성스러운 전쟁이며,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반드시 완수해야 할 역사적인 과업이라고 가르쳐 온 사상교육 덕분에 이제 순수한 주민들조차 대남전쟁은 생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이자 출구라고 인식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에서 6·25전쟁은 기억조차 희미해지고 있다. 북한은 전쟁을 벌이겠다고 하루가 멀게 대한민국을 협박하고 실제 무력도발로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지만 일부 국민들은 이것을 전쟁이 아니라며 애써 태연해 하거나 ‘북한이 오죽했으면 저렇게 나올까’하는 동정론마저 펴기도 한다. 만약 미국이나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포격을 받았다면 북한에게 선전포고를 불사했을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그것은 우리 모두의 무관심과 함께 6·25가 북침이었다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확산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북침설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식민지인 남한을 해방시키기 위한 민족해방전쟁으로 미화하는가 하면, 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세계 67개국에서 달려 온 유엔군을 침략군으로 묘사한다. 특히 이들은 우리 민족의 혼이 담겨있는 태극기를 마다하고 생뚱맞은 한반도기를 내거는가 하면, 애국가를 부정하며 투쟁 성향의 이질적인 노래로 대신해 왔다. 그런 자들이 우리의 교단에도 서 왔고, 이제는 국회에서도 버젓이 이 나라의 국기와 국가를 부정하며 다닌다. 이들은 겉은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마음은 북한에 가 있기에 대한민국 정부를 전면 부정하는 대신 북한을 무조건 지지하는 사상적 편향의 극치를 보인다. 그래서 6·25의 폐허를 극복하고 세계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성공스토리는 애써 부정하면서도 모든 점에서 실패한 북한에 대해서는 민주통일세력과 평화세력으로 선동하고 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이들의 왜곡된 정치사상교육은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을 편향적이고 독선적이며 투쟁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건전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수행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곧 교육의 위기이기도 하지만 국가 안보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 전쟁과 평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사람들은 평화를 외쳐대지만 정작 평화를 지키기 위한 대비에는 소홀히 한다. 진정한 평화는 부르짖는다고 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위협에 철저하게 대비할 때 보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상대에 비해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우월하더라도 반드시 이기는 것만이 아니다. 숫자로 비교가 되지 않았던 장개석 군대는 모택동 군대에게 패했고,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패했다. 이것은 압도적인 물리력이 곧 승리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전은 국가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애국심으로 뭉친 국민의 의지와 참여 없이는 그 어떤 전쟁도 이길 수 없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부터 출발한다. 교육이 국가백년대계의 근본이라는 사실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에서 입증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대부분의 대한민국 교사는 국가번영의 중심에 서 있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가발전을 이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할 수 없다. 교사의 정치적 중립은 준수돼야만 하지만 그 말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정하는 국가의 가치와 정체성을 위협하는 불순한 정치사상에 대해서까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침묵하거나 회피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권과 무관하게 자유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해도 장차 대한민국을 이끌 학생들에게 올바른 국가의식과 안보의식을 구비하게 하는 것은 그 어떤 지식을 전달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학교에서의 나라사랑 교육은 더욱 확대되고 생활화돼야 할 것이다.
사람은 하루하루 만남 속에 산다. 그리하여 명주실처럼 엮인 인연으로 존재한다. 그 숱한 만남에는 잊지 못할 만남도 있고 지우고 싶은 만남도 있다. 누구에겐들 없으랴만 살아오면서 뒤돌아보면 스승과의 아름다운 만남 그리고 친구나 제자와의 애틋한 만남 정도는 하나씩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잊을 수 없는 스승과의 만남이 있다. 당시 그 분은 중학교 국어를 가르쳤던 분인데 나에게 인간애의 따스함을 처음 느끼게 해 준 분이다. 아마 지금 내가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사랑 운운하는 것도 그 분을 조금 흉내 낸 것이라고 하면 과언일까. 그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궁핍한 70년대까지 올라간다. 눈깔사탕만 있어도 마냥 행복했던 시절, 머리는 기계로 빡빡 깎고 얼굴엔 버짐이 피던 그 시절. 선생님은 방과 후에 나를 교무실로 불렀다. 괘도를 만들고 계셨는데 나에게 작업을 도와달라고 하셨다. 기억에도 생생한 규중칠우쟁론기! 나는 꼼꼼히 일곱 가지 그림을 괘도에 그리고 색칠했다. 선생님의 일을 돕는다는 것만으로도 설렜고, 선택 받은 것만으로 기뻤다. 괘도 작업이 끝나자 선생님은 나에게 “시간이 늦었는데 자장면 먹지 않을래?”하며 자장면 두 그릇을 전화로 주문했다. 다른 선생님들이 모두 퇴근한 텅 빈 교무실. 선생님하고 단 둘이 자장면을 먹는다는 것, 생각만 해도 어렵고 송구스러웠다. 그럼에도 자장면을 먹는다는 생각에 그저 신났다. 생각만 해도 침부터 고이는 갈색 추억. 난 사실 당시에 자장면을 자주 먹지 못했다. 가난하고 궁핍했던 시절. 그런데 그 꿈같은 음식을 선생님과 함께 먹는다는 게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아, 여태껏 나는 그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다. 그저 체면 불구하고 허겁지겁 먹었다. 요즘 말로 하면 폭풍 흡입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선생님은 내가 다 먹을 때가지 먹는 시늉만 하고 계시다가 “내가 별로 생각이 없어서 그런데, 이것 마저 먹을 수 있겠니?” 하시며 당신의 그릇을 내게 밀어줬다. 순진하게도 나는 선생님 몫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배고픈 시절, 내가 선생님으로부터 자장면 한 그릇을 먹었다고 감상에 젖어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먹은 것은 부모님의 눈물 같은 사랑이었고 그리움이었다. 아, 그 분은 그동안 도시락을 잘 싸오지 못한 나를 지켜보고 계셨고 괘도를 구실로 나에게 저녁을 먹였던 것이었음을! 세월이 지나 나는 그 분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멀리서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분이 대학원에서 만난 교수님이다. 그러니까 벌써 십년 전 박사과정을 수강할 때, 그분은 나에게 완전주의자가 무엇인가 가르쳐 줬다. 당시 지방에서 서울로 통학해야 했던 나는 차를 갈아타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것이 하필 그 교수님 첫 시간에 지각으로 이어질 줄 몰랐다. 한남동에서 허겁지겁 대학 건물로 뛰어가는데, 그날따라 그 거리가 왜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층계를 뛰어 복도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5분이 늦은 시각, 복도엔 적막만 감돌았다. 벌써 강의가 시작 됐나 의아해 조심히 뒷문을 열었다. 그런데 평소엔 작게 들리던 그 ‘삐거덕’ 소리가 그날따라 어찌 그리 크게 들리던지. 강의실의 눈동자가 다 내게로 쏠렸다. 그리고 좌불안석의 나에게 교수님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오늘 이 대학에 출강하기 위해 어제 한 번 강의실까지 다녀갔습니다. 우리 집에서 지하철까지 10분 거리, 지하철에서 한남동까지 35분, 다시 이곳 강의실까지 걸어서 15분, 딱 1시간 걸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1시간 5분 전에 출발했고 정확한 시간에 도착해 강의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나노의 시대입니다…….” 지금과 같은 첨단 시대에 시간의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설명한 뒤, 그 분은 “예(禮)와 악(樂)”에 대해 머리가 쭈뼛 서도록 기막힌 강의를 펼쳤다. 귀로 듣는 강의가 아니라 온몸의 세포질을 통해 울려오던 그 분 말씀! 완벽한 강의를 듣기 위해서는 듣는 이의 완벽한 준비도 필요함을 깨닫게 해준 경우였다. 사실 선생에게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한 마디로 ‘사랑’과 ‘실력’ 아닌가. 내 자식처럼 가슴으로 부딪는 사랑, 아픔을 보듬어주는 사랑 그게 필요한 것 아닌가. 나아가 구절양장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 묵은 갈증을 해소해 주는 쾌도난마의 실력, 그런 것 아닌가. 서양란에 향기가 없듯, 요즈음 감동 없는 교육을 보면 아이들도 문제지만 선생도 문제다.
■ 기획시리즈-구자억의 중국의 민낯을 보라 1978년 12월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중국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회 전체회의(제11기3중전회) 석상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이 각본에 없던 연설을 한 것이다. 그는 연설을 통해 개혁개방과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새로운 발전모형을 역설했다. 계획경제의 특성에 완전히 갖혀있던 중국인들에게 새로운 신천지를 제시한 것이다. 이 새 모델로 중국은 유사이래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뤘다. 세계의 저명한 경제학자, 미래학자 등은 이런 발전에 경탄하면서 중국식 발전모형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중국 발전의 기저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제 중국식 발전모형은 베이징 컨센서스(Beijing Consensus)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명사가 됐고, 학문적으로도 이에 대한 활발한 논쟁이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 컨센서스는 2004년 중국 칭화대학 겸임교수인 라모(Joshua Cooper Ramo)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 투자지원, 인적교류 등을 통한 중국식 사회주의 발전모델의 대외활동을 의미한다. 미국이 중심이 된 워싱턴 컨센선스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베이징 컨센서스는 정부주도의 경제개혁과 타국의 주권존중 등을 기본으로 한다. 이 발전모델과 함께하는 것이 문화전파다. 중국은 전 세계를 향해 문화산업진흥계획을 추진하고, 공자의 유교사상 등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세계에 알리는 등 베이징 컨센서스의 전 세계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중국식 발전모형의 기본바탕에는 중국 근대시기의 중요한 철학인 중체서용(中體西用)이 자리 잡고 있다. 중체서용이란 ‘중학위체, 서학위용(中學爲體, 西學爲用)’으로서, 중학을 몸으로 삼고 서학을 용 즉 수단으로 삼아 국가를 발전시키자는 사상이다. 근대 중국이 열강의 침략 속에서 자강하기 위한 방법으로 당시 선각자들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물론 ‘중서겸습(中西兼習)’ 주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는 작은 목소리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중체서용은 따지고 보면 더 깊은 역사적 연원을 갖고 있다. 중국의 고대전통철학에는 체와 용이 있다. 당시의 체와 용은 한 쌍의 범주에 속하는 개념으로서 한 문화속의 체용이었다. 그러나 근대에 와서는 다른 문화와의 체용이 이뤄진 것이다. 중국의 실용주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중체서용을 놓고 보면 중국식 발전모형은 근대의 중체서용과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연계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베이징 컨센서스로 지칭되는 중국식 발전모형과 중체서용론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첫째, 중국식 발전모형이나 중체서용론에는 중국전통의 의식체계인 중화사상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두 사상 모두 중국문화나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철학이 기저에 있기 때문이다. 중체서용의 경우 중학우선의 가치이며, 베이징 컨센선스로 대변되는 중국식 발전모형도 서양의 것을 차용하되, 그 내부는 중국식으로 하자는 철학이 내재돼 있다. 중국은 몸이 되고 외국은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상은 결국 중국 중심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과거의 강대한 중국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둘째, 철학적 측면에서 기존제도의 유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근대시기의 중체서용은 기존 봉건제도의 유지를 전제로 한 것이다. 중국식 발전모형도 기존의 공산체제의 유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공자의 유교사상과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중체서용과 중국식 발전모형이 묘하게 닮아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국의 전통철학이 현대에 살아 숨쉬는 것을 보며 중화사상으로 무장한 과거의 중국이 현대중국에 되살아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유영제 서울대 교수 신간 펴내 서울대 입학처장과 한국공학교육학회 회장을 지낸 서울대 공대 유영제 교수가 지난 25년 동안의 교육 경험을 살려 우리나라 대학교육, 대학입시, 중등교육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 ‘교육이 바로 서야 우리가 산다’(도서출판 오래)를 펴냈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서울대 교수임에도 ‘서울대생은 쓸 만한가’라는 센세이셔널 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서울대가 갖고 있는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 할 창의성 계발, 인성·사회성 교육과 관련된 이슈들을 풀어갔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근본적인 치유책이 아닌 임시방편적 대책만 나열하고 있다”며 “중등교육이 정상화되려면 학생의 자질과 능력을 고려해 선발할 수 있도록 대학에 입학전형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책에서 특히 대학에서는 비판적 사고와 융복합 시대에 대비한 인문사회, 자연과학 교육을 해야 하며 초·중등에서는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을 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만3000원.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원 처우를 개선하기로 한 교총과의 교섭 이행을 위한 첫발로 교감에 대한 실질적 보상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과중한 행정 업무와 교장공모제 도입 등으로 승진 스트레스까지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교감들의 사기진작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아직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의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구체적 안이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직급보조비 인상 등 실질적인 보상책이 고려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봉급 인상에 따른 예산 증액, 타 직렬과의 형평성 등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이미 교총과 교과부가 처우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만큼 적극적 협조를 통해 관계부처를 설득해 나갈 방침이다. 교감 처우가 개선될 경우 형평성 확보 차원에서 교장 등 다른 보직도 일정 부분 처우가 상향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하석진 교총 정책지원국장은 "교장, 교감은 20~30년 동안 교육에 헌신하고 학교 전체를 아우르는 과중한 업무를 맡고 있음에도 승진에 4~10년 정도 걸리는 소령, 대위와 같은 직급보조비를 받고 있는 현실"이라며 "실질적 처우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정부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단체교섭에서 교총과 교과부는 교원처우 개선을 위해 교직수당, 교직수당가산금, 교장·교감 직급보조비 현실화, 영양교사·사서교사·전문상담교사 교직수당가산금 신설 등을 추진하고 상위자격(교장·원장, 교감·원감) 취득 시 승급할 수 있도록 합의한 바 있다.
▨ 좌담 패널 3인이 밝힌 학교폭력 극복 우수사례 ○…학교폭력 피해로 캐나다 이민 선택한 이혜진 얼라이브(Alive) 대표: 캐나다에서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무조건 교실에서 나가 운동장에서 뛰어 놀도록 하고 있다. 맘껏 에너지를 발산하면 다음 시간 집중력이 향상되고 서로 괴롭힐 시간도 없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정책이다. 쉬는 시간은 10분. 별 효과가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매우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정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제적이지는 않지만 서울우면초 등 일부 학교에서 비슷한 방법을 활용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학교생활 하나하나를 세세히 규정한 매뉴얼을 만들어 학생, 교사 구분 없이 모두 따르도록 하고 있다. 매뉴얼은 단순 금지규정으로 이뤄지지 않고 '〇〇 해도 된다, 다만 책임은 학생이 진다'는 식으로 행동-결과 관계를 담아 선택권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학부모에게 보호자로서의 의무를 확실히 부여하는 것도 캐나다 교육정책의 특징이다. 학부모들의 하루 2번 등하굣길에 자녀와 동행하며 교사와 학교생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갖고 문제가 생겨 학교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으면 반드시 응해야 한다. 만약 불응하면 양육권이 박탈된다. 공문 대신 인터넷카페 자율연수…회원 3000명 ○…방승호 서울 강서교육지원청 장학관: 강서교육지원청은 지난해 말부터 '날날이 쌤과 함께하는 행복발전소'라는 학생상담 연수관련 인터넷카페를 개설, 자율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문을 통해 참여를 독려하는 다른 연수와 달리 커뮤니티를 구성해 서로의 관심사와 자료를 공유하며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 결과, 강제성 없는 연수임에도 40주째 활발히 잘 운영되고 있다. 현재 카페 회원 수는 3000여명에 달하고 회원들이 직접 올린 5000여건의 상담 자료가 탑재돼 있다. 강서교육지원청 소속 교원이 아니더라도 카페에 연수 자료를 올린 사람은 누구나 연수에 참가할 수 있다. 이 카페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모험상담 연수다. 모험상담이란 집단이 함께 공통 주제를 해결해 나가며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새로운 집단 상담 모델이다. 함께 주어진 과제를 하며 대인관계, 역할과 임무에 대한 개념, 인내심, 배려심 등을 기를 수 있다. "미안하다" "고맙다"…인성 기본부터 차근차근 ○…정선미 안산 성포중 상담교사: 경기 안산 성포중은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사과하기, 감사하기' 프로그램을 진행 학생들의 내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프로그램은 매우 간단하다. 친구에게 사과할 일과 고맙다고 해야 할 일을 적어서 붙이게 하고 한명씩 앞으로 나와 공개적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안하다", "고맙다"는 친구 간에 당연히 하는 별 것 아닌 말 같지만 실제 아이들은 이런 표현을 잘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런 표현을 친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가슴속에 갇혀 있는 분노, 감정을 해소시켜 준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원리다. 성포중 정선미 상담교사는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라고 하니 처음에는 삐죽거리며 하지 않으려 하고, 마지못해 하면서도 뒤에 꼭 이유를 붙여 사과 아닌 사과를 하더군요. 아이들에게 사과로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물으니 아이들도 '이건 사과가 아니라 시비'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잘 해보라 하니 세 번 만에 친구가 받아들이는 사과를 해냈어요."라고 말했다. 첫 학생이 사과를 해내자 그 다음부터 다른 학생들도 모두 친구에게 제대로 마음을 전했고, 프로그램 막바지에 가서는 마음이 풀렸는지 눈물을 보이는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정 상담교사는 "아이들도 옳고 그른 것을 구분 못하는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것"이라며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교육현장에 널리 전파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 대책 발표 이후 학교폭력 피해 정말 줄었나 이달 초 발표된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은 8.9%로 나타났다. 17.2%였던 2월 조사에 비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현장 교원 상당수는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 경찰 발표와 실제 현장의 체감도에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지 20일 열린 한국교총 제3차 학교폭력 극복사례 및 대안 모색 좌담회에 모인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사회 = 황영남 서울세종고 교장, 송영주 안양 비산중 교장, 정선미 안산 성포중 상담교사, 문영애 우면초 교감, 방승호 서울 강서교육지원청 장학관, 이혜진 얼라이브(Alive) 대표 핸드폰 사준 부모 대신 교사에만 책임 묻는 게 현실 행정전담팀 운영‧ 업무줄자 교사 "이제 학생이 보여요" 중증 학생 바꾸려면 적어도 6개월…Wee스쿨 늘려야 처벌강화 후, 합의금 요구‧ 모르는 아이 타깃 삼기도 -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통계의 차이는 있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현장 인식에 어느 정도 변화는 있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께서 보시기에 실제 현장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송영주=선생님들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검찰이나 경찰도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등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반적인 학생들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는데 실제 문제를 주도하는 학생들은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폭력 발생 빈도는 줄었지만 심각한 폭력은 별로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관심이 너무 높아지다 보니 별것 아닌 일로도 신고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방승호=과거에는 학교에서 사건을 숨긴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이제는 모든 학교폭력 사건을 공개적으로 처리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돼 초기 대처가 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정선미=선생님들이 의지를 보여주고 계신 덕에 그동안 상담실에 오지 않던 아이들도 신뢰가 생겨 상담을 받으러 찾아옵니다. 분명 좋은 변화이기는 한데 그러다보니 일이 많아지고 불평등하다는 불만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 선생님들이 처리 절차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정부에서는 사건 발생 시 무조건 신고하라고 하지만 신고가 접수되면 가해 학생에게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하나' 하는 인간적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이혜진=변화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지금 고쳐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교사와 가정의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핸드폰을 사주는 건 학부모인데 책임은 교사가 지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에요. 외국에서는 교사가 학생이 학교에 있는 시간만 책임을 지는데 우리나라는 24시간을 책임지라고 합니다. 제가 있었던 캐나다는 초등학교 학부모가 아이와 등하교를 같이 하면서 최소 하루 2차례 교사와 만나기 때문에 문제행동에 대한 즉각적 상담이 가능합니다. 만약 학부모가 상담에 불응하면 양육권이 박탈되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학생이 치고받는 일이 벌어져도 학부모가 학교에 잘 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문영애=최근 발표를 보면 강남지역에 학교폭력이 많은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많다기보다는 가정에서 욕 한 번 안 들어보고 자란 아이들이 학교 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소한 것도 물론 폭력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변화이긴 합니다. 문제는 정부 대책이 예방보다는 사후처리에 집중돼 있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예방이지 사후 대처가 아닙니다. - 일단 선생님들께서도 학교현장의 변화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학교폭력 관련한 좋은 사례도 있을 것 같은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방승호=최근 도입된 제도 중에는 스쿨폴리스제가 가장 고맙습니다. 스쿨폴리스, 장학사, 생활지도부장이 팀을 이뤄 활동하고 있는데 스쿨폴리스가 아주 적극적으로 대처해주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 교육청에서 40주째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학교폭력 연수를 실시하고 있는데 공문으로 강제하는 게 아니라 인터넷 카페를 열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데도 참가자 인원이 많습니다. 정선미=요즘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거나 고마워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과하기·감사하기'운동을 했는데, 아이들이 무척 감동스러워 했습니다. 중요한 감정 표현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여러 선생님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혜진=캐나다에서는 아주 세세하게 매뉴얼을 만들고 학생이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일은 교사도 금지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제약에 불만을 갖지 않습니다. 그리고 규정이 행동을 금지시키는 게 아니라 '해도 되는데, 다만 책임은 반드시 본인이 진다'는 식으로 만들어 행동과 책임의 관계를 분명히 인식시키는 데도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문영애=저희 학교에서는 교감을 중심으로 행정업무 전담팀을 꾸리고 그 외 선생님들은 모두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들께서 '이제 아이들이 보인다'고 하시더군요. 스스로 연수도 많이 다니십니다. 교사들이 학생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줘도 많은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 같습니다. 송영주=저는 조금 어려운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전문상담사가 각 학교에 배치되면서 도움이 되고는 있지만, 한꺼번에 하다 보니 우수한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준을 낮추다보니 전문성이 부족한 분들을 모시는 경우가 있는데, 나름 열심히 하시지만 솔직히 아이들과 효과적인 소통이 되진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보수도 좋은 편이 아니어서 좋은 분들은 차라리 프리랜서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책을 급히 서두르다 보니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정책적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 있습니까? 정선미=Wee 클래스 상담교사가 많이 배치 됐는데 명확한 업무 규정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다보니 업무라인도 불분명해 담임교사가 임의로 처리한 일을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항의 받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심한 문제가 있는 학생이 발견돼도 보낼 수 있는 치료기관이나 심층 상담시설이 없다는 것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입니다. 문영애=현실적으로 상담기관을 당장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때까지 믿을 건 교사밖에 없으므로 '감정코칭' 등 관련 연수를 정책적 사업을 삼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승호=상담기법 도입과 연수는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습니다. 최근 저희 지원청에서 교사들에게 인기가 높은 모험상담 같은 프로그램을 범정부 차원에서 선생님들에게 재교육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교육청 등에 학교상담부를 만들어 전문성을 강화할 방안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혜진=인성지도가 교과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학생을 선생님이 가르치지 않고 다른데 맡길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래야 합니다. 교과 진도도 일일이 정하지 말고 1년 안에 교사들이 각자 페이스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권도 줬으면 좋겠습니다. 송영주=처벌 위주 대책을 조금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사법기관이 아닌데 일이 많아지다 보니 시간 들여 가르칠 생각을 못하고 사법적 처벌을 해버리고 말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사들이 수업하면서 생활지도를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담기관을 확충해야 합니다. 특히 심한 아이들이 6개월 정도 상담·치료 받을 수 있는 위스쿨을 늘려야 합니다. 경기도 정도면 한 10개는 있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정선미=교장선생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처벌 받고 생활기록부에도 기록된다는 것을 아는 아이들이 이제는 학교 주변을 맴돌며 자신을 모를 것 같은 아이들을 타깃으로 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평소 생활태도가 나빠도 폭력만 아니면 기록되지 않고 착해도 우발적으로 주먹 한 번 잘못 휘두르면 기록된다는 게 불공평하다며 불만을 갖기도 합니다.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기 싫으면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학생·학부모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진설명=20일 한국교총 제3차 학교폭력 극복사례 및 대안 모색 좌담회 참석자들이 가해학생 처벌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정선미 안산 성포중 상담교사, 황영남 서울 세종고 교장, 송영주 안양 비산중 교장, 방승호 서울 강서교육지원청 장학관, 이혜진 얼라이브(Alive) 대표, 문영애 서울우면초 교감.
교과부의 요구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재의(再議)했던 ‘서울시 교권보호와 교육활동 지원 조례안’(이하 교권보호조례)이 20일 서울시의회에서 재의결됐다. 시교육청은 정해진 대로 5일안에 조례를 공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교과부가 대법원에 제소한다는 방침이어서 교권보호조례는 이르면 7월 초 대법원에 제소될 전망이다. 교과부가 조례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마지막 조치가 대법원 제소다. 상위법 위반을 근거로 교권조례 무효 소송을 내는 것. 교과부는 “교권조례가 교사의 권한 설정을 모호하게 하고 학생인권조례와 충돌하면서 학교 현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지방교육자치법상 재의결된 조례에 대해 교육감은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될 경우 20일 이내에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교과부 장관은 이로부터 7일 이내 교육감에게 대법원 제소를 지시하거나 직접 제소할 수 있다. 교과부는 이에 따라 시교육청이 나서지 않을 경우 직접 대법원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매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곽노현 교육감의 대법원 판결이 이달 말로 예정돼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곽 교육감이 상고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아래 일각에서는 학생인권조례 재의 때처럼 다시 교육감 직무대행을 맡게 될 이대영 부교육감이 대법원에 제소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시의회 의결, 교과부의 재의 요구, 시의회 재의결, 조례공포 등 교권보호조례 일련의 과정이 학생인권조례 때와 판박이처럼 닮아 있기 때문이다. 한편 경기도도 교권보호와 관련해 3건의 조례가 제출돼 논란이 뜨겁다. 경기교총(회장 직무대행 유현의) 최승학 교권정책과장 과장은 “제출된 교권보호 조례에는 정작 실질적인 교권보호를 위한 교권․교수권의 명확한 범위설정, 교권사건 초기부터 교육청과 학교가 법정 소송에 적극 개입, 분쟁조정위원회․교권보호위원회․교권보호센터 등 지원기구의 위상 및 권한 강화 같은 실효성 있는 대책은 모두 빠져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경기도의 교권보호조례안도 7월3일 열리는 제269회 경기도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교총이 19대 국회 최우선 과제로 준비하고 있는 교권보호법 제정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9대 국회 출범 이후 다수의 현역 의원이 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의사를 나타내며 적극 협조할 뜻을 한국교총에 알려온 것. 특히 18대 국회에서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여당 간사였던 서상기 의원과 이번 국회에서 교과위를 희망하고 있는 박인숙 의원(이상 새누리당)은 보좌관을 통해 학교현장의 구체적 교권침해 실태와 정책대안 등을 문의하며 법안 발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밖에 같은 당 정갑윤, 박성호, 현영희 의원 등도 교총에 교권보호법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등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조기 입법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교총은 이들 국회의원에 실제 교권 침해 사례와 법안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내용 등을 전달하고 법안 제정 시까지 교육계를 대표해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교총이 전달한 교권보호법안에는 ▲교육주체의 권리와 의무 ▲학교출입 절차 ▲학교교육분쟁조정위 설치·운영 ▲교원에 대한 민원·진정 시 소명기회 제공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 ▲교권보호위원회 설치·운영 ▲교권보호전담변호인단 운영 ▲교권침해 예방교육 ▲사립학교 교원의 교권 보호 ▲교권침해 시 가중처벌 ▲교육활동 시 공공기관의 협조 의무 등의 내용이 담겼다. 18일부터 국회의원 방문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교총은 28일까지 활동을 마무리하고 국회에서 교권보호법 관련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여세를 몰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4.11 총선을 앞두고 시도별 국회의원 후보자를 대상으로 교총의 교육정책을 이미 알린 바 있다”며 “교과위 위원이 아니어도 당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므로 교권보호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방위적 국회 활동을 펼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정기 교권국장은 "법안 발의를 위해서는 최소 의원 10명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세부 문구 조율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일을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국회 방문활동 등을 통해 다수 의원들이 협조 의사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정몽준 전 대표는 21일 한국교총을 방문, 안양옥 회장과 정책협의회를 가진 자리에서 “대통령이 되면 교육의 정상화와 교육양극화 해소, 대학경쟁력 강화의 3대 목표 달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높은 교육열과 양질의 학교교육으로 지난 60년간 우리나라가 크게 발전했으나 지금은 한 해 20조원이 넘는 사교육비와 복잡한 입시제도 등으로 우리 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다”며 “교육의 위기는 바로 나라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정 전 대표는 또 “교육이 계층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신분고착의 자물쇠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교육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교육의 정상화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안양옥 회장은 “산적한 교육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당이 제19대 국회 교과위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며 “더 이상 국회 교과위가 교육관련 법안의 심의 정지·고의 지연 등으로 인해 ‘불량 상임위’라는 불명예를 안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학교폭력 예방·인성교육 기반 마련을 위한 교육기본법 제정 ▲교육감선거제도 혁신 등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 ▲교권 및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교권보호법 제정 ▲교원연구년제 도입 등 교원 전문성 촉진을 위한 교육공무원법 개정 등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교육현장 10대 핵심 요구 과제’를 설명하고, 국회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 전 대표의 이번 교총 방문에는 안효대 의원, 정양석 전 의원, 김영명 재단법인 예올 이사가 함께 했으며 교총에서는 안 회장과 이남봉 수석부회장, 백복순 사무총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정 전 대표는 방명록에 ‘훌륭하신 선생님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사진설명=21일 한국교총을 방문한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가 안양옥 회장으로부터 역대 교총회장과 교총의 업무추진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차미향 서울시보건교사회 회장(서울 성재중 보건교사)은 16~17일 ‘제2회 어린이 건강박람회’에 참여해 생활 속 응급처치, 건강한 몸만들기, 올바른 손 씻기 등 9개 부스를 마련,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건강정보와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참여한 보건교사들은 직접 학교폭력(성폭력) 예방 인형극 ‘장난인줄 알았어요’ 공연을 펼쳐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강선옥 한국중등여교장회 회장(서울 역삼중 교장)은 22, 23일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교육공동체 만들기’를 주제로 전북 원광대에서 전국연수회를 개최한다. 이번 연수에서는 임웅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창의성교육과 여교장의 리더십’을 주제로 특강하고 권역별 학교폭력 예방 대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전재복 전국교육대학원장협의회 회장(국민대 교육대학원장)은 21,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하계세미나를 개최한다.세미나에서는 중앙대 이일용 교수가 ‘21세기 교원양성정책과 교육대학원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다.
정동권 경인교대 총장은 19일 교과부, 경기도의 옛 서울대 농생대 부지와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토지 교환 계약식에 참석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경인교대 캠퍼스 부지는 정부 소유로, 서울 농생대 부지는 경기도 소유가 됐다. 경인교대는 국립대이면서도 그간 경기도 소유 부지를 사용해 건물 신․증축이 어려웠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