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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 경남 거제중앙고 교사, 사진작가 도서지역에서 발견된 산지습지 우리나라 최서단에 위치한 흑산도는 일명 서초도라고도 부르며, 목포에서 93㎞ 떨어져 있다. 신라 흥덕왕 2년(828)에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면서 사람이 정착하기 시작한 흑산도는 대둔도, 영산도, 다물도, 장도, 호잠도 등 여러 부속 섬을 거느리고 있다. 장도(長島)는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비리 일원으로 사람이 사는 대장도와 사람이 살지 않는 소장도, 쥐머리섬, 내망덕도, 외망덕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흑산도의 예리항에서 홍도로 가는 뱃길은 여객선으로 30분 정도 걸리고, 그 뱃길의 시작에 위치한 장도까지는 일반 어선으로 15분이 걸린다. 장도는 섬의 대부분이 험한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마을이 위치한 곳과 일부 지역만 약간 완만하다. 대장도와 소장도는 해안으로 연결되어 있으나 바닷물이 들어올 때는 섬으로 다시 떨어져 하루에 두 번씩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아침을 여는 태양은 흑산도의 상라산(226m, 전망대가 있음)에서 솟아오르고, 어둠의 여신을 부르는 일몰은 홍도로 떨어진다. 저녁 무렵 대장도에서 바라본 홍도의 모습은 노을에 쌓인 '붉은 섬'이다. 이 아름다운 섬은 남쪽(234m)과 북쪽(260m)에 높은 봉우리를 만들고, 그 사이에 여인의 가슴처럼 큰 분지를 품었으니 이곳이 우리나라 소규모 도서지역에서 발견된 최초의 산지습지인 장도습지이다. 장도습지의 면적은 약 3만평으로 2003년 7월에 한국조류보호협회 목포지회에서 처음 발견하였고, 2004년 8월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2005년 3월에 우리나라에서는 대암산용늪, 우포늪에 이어 3번째, 세계적으로는 1423번째 람사협약습지로 등록되었다. 1등급 자연환경 속 다양한 생물들 람사협약습지는 특별한 생물·지리학적 특성을 가졌거나, 희귀동식물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대상으로 지정한다. 장도습지는 소규모 도서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이탄층이 약 1m 두께로 발달되어 있어 수자원 보호 및 수질 정화 기능이 뛰어나 이곳에서 솟아올라 흘려 내린 지하수는 장도주민들의 식수로 이용되고 있다. 또 이곳에는 여러 종류의 생물이 살고 있는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Ⅰ급인 수달과 매, 멸종위기종 Ⅱ급인 솔개, 조롱이 등이 살고 있다. 동물에는 제주도롱뇽, 실뱀, 도마뱀, 가재, 플라나리아, 옆새우 등을 포함하여 포유류 7종, 조류 44종, 양서·파충류 8종, 육상곤충류 126종류가 조사되었다. 습지식물은 금새우난, 곰취, 춘란 등을 비롯하여 294종이 조사되었는데, 예전에 농경지로 이용하였던 부분은 선버들이 넓게 자라고, 하층식생에는 방울새풀, 쇠뜨기 및 흰꽃여뀌가 넓게 자라고 있다. 육지의 산지습지에서 주로 나타나는 오리나무, 진퍼리새, 도깨비사초, 끈끈이주걱 등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습지의 일부에서 사초과(莎草科) 식물에 의한 사초기둥이 약간 나타났다. 습지를 이루는 식생을 나눈 결과 후박나무군락, 구실잣밤나무군락 등 26개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를 통해 장도습지의 자연성은 수질등급 1급수, 생태자연도 1등급의 판정을 받았다.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 찾는 탐사 대장도의 비리마을에는 40여 가구의 주민들이 전복과 우럭 양식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장도습지는 이들의 사유지로서 김창식 이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 모두의 노력으로 람사습지가 된 것이다. 마을에서 습지로 가는 길은 마을 뒷산(243m)을 넘어야 하는데, 가는 길은 2갈래이다. 마을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다락밭 사이를 지나야 하는데, 장도의 명물인 흑염소의 울음소리를 듣고 흑산도를 바라보면서 갈 수 있다. 이 길을 이용하여 고개를 넘으면 습지의 물이 모이는 하부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는 물을 모으는 시설이 있고, 여기에 모인 청정수는 마을의 식수로 이용되고 있다. 또 하나는 흑산초등학교 장도분교 옆의 길로 경사가 급하고 봉우리를 바로 치고 올라가는 길이다. 길 주변의 동백나무 꽃 사이로 바라보이는 흑산도와 장도의 모습은 절경이고, 마을과 양식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특히 이 길의 아름다움은 넓은 곰취밭과 큰천남성군락과의 만남이다. 습지는 동저서고 형태를 이루는데, 천길 절벽이 펼쳐진 높은 서쪽 부위에는 조릿대 군락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살모사와 도마뱀은 느릿느릿 돌아다니고, 홍도가 손에 잡힐 듯 눈에 아른거린다. 낮은 동쪽 부위는 상록수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주로 나타나는 식물은 동백나무,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이다. 습지의 물이 상록수림의 짝지골을 흘려 몽돌해변으로 통해 바다로 연결된다. 수량이 많을 때에는 짝지골의 입구에 폭포가 만들어지고 족탁을 즐길 수 있어 장도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습지에서 짝지골로 내려가는 등산로에는 참식나무, 백량금, 석위, 홍도원추리, 흑산비비추, 좀딱취, 금새우난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장도를 권한다. 자연 속에 묻혀 습지를 거닐고 휘파람새와 칼새 및 되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심신의 안정을 취할 수 있고, 일출과 일몰을 보면서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생각할 수 있다. ▶ 美와 孤 간직한 흑산도 일주 신라 흥덕왕 2년(828)에 해상왕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면서 사람이 정착하기 시작한 흑산도! 파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아름다운 절경이 만들어져 있는 흑산도에는 여러 종류의 기암괴석과 해안동굴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정약전이 유배 도중 흑산도의 어류 155종을 조사하여 〈자산어보〉를 저술한 곳이고, 구한말에는 최익현도 유배를 왔다. 이처럼 흑산도는 유배와 절망의 땅이라 바닷물도 푸르다 못해 검게 변한 곳이다. 전광용의 '흑산도'와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는 외롭고 서러운 섬 흑산도를 가슴으로 그리고 있다. 흑산도 여행은 섬 일주도로를 지프형 택시로 드라이브하거나 유람선을 타고 관광하는 방법이 있다. 예리항을 출발한 택시는 진리에 도착하는데, 이곳에는 초령목(귀신을 부르는 나무)과 처녀신당 및 배낭기미 해수욕장이 있다. 상라산 전망대 오르는 길은 흑산도의 명소로서 동백나무가 심어진 꼬불꼬불한 길이다.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출과 일몰은 장관이고,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번만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며,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를 새긴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또 이곳에서는 장도의 모습도 훤하게 내려다 볼 수 있다. 마리와 비리마을 사이에는 교각이 없는 다리 형태의 도로가 개설되어 있고, 이곳에 신안군의 명소와 흑산도를 그린 벽화가 새겨져 있다. 비리마을에는 당산 옆 작은 바위섬에 한반도 지도 모양의 구멍이 있고, 심리마을을 지나면 정약전이 유배되었던 사리마을이 나온다. 청촌리의 최익현 유배지를 지나 예리항에 도착하면 2시간 동안의 일주 여행은 끝난다. 홍어의 본고장 흑산도! 전복과 홍어를 파는 아주머니들의 머리 위로 오늘도 흑산도 아가씨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관광안내 홈페이지 : tour.sinan.go.kr) 습지의 중요성 삶의 터전인 지구는 크게 바다와 육지로 나누고, 이 중에서 육지는 땅 위와 습지로 나눈다. 습지는 물이 촉촉하게 젖어 있는 땅이란 뜻인데, 지구 표면의 6%를 차지하고 있다. 습지는 땅 위와 물 속 생태계 사이에 접하는 지역으로 일 년 중 일정기간 동안 얕은 물에 의해 잠겨 흙이 물에 젖어 있는 땅을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으로 물이 들어오는 상수도와 집에서 사용한 물이 흘러나가는 하수도는 모두 습지로 연결되어 있다. 늪은 오염된 하수도 물을 깨끗한 상수도 물로 바꾸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런 습지는 육지로 싸여 있는 내륙성 습지와 바다에 접하고 있는 해안성 습지로 나눈다. 내륙성 습지는 홍수 때 범람하는 흙이 쌓여서 강 유역에 형성되는 것들이나, 화산 폭발이나 빙하 이동 같은 지각 운동의 결과로 높은 산 지역에 형성되는 것들도 있다. 해안성 습지는 세계 대부분의 습지를 차지하는 것으로, 강물에 의해 실려 온 흙이 강 하구에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삼각주나 해안 갯벌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습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자원이다. 첫째, 습지의 풍부한 플랑크톤이나 영양분은 물속에 사는 곤충이나 조개류 및 물고기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또 이들은 새나 양서류 및 작은 포유동물의 먹이가 된다. 전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있는 생물의 대부분이 습지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므로, 늪이 사라지면 많은 생물들이 사라지게 된다. 둘째, 습지는 물을 많이 가질 수 있어서 비가 많이 오는 시기나 건조한 시기에 자연 댐의 역할을 한다. 특히 우리에게 식량을 주는 논은 사람이 만든 습지의 하나로 홍수나 가뭄 같은 자연재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셋째, 습지를 이루는 흙은 주변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각종 오염 물질을 받아들여 깨끗한 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습지 1㏊가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경제적 가치는 미국 돈으로 4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즉, 돈을 들여 처리해야 할 오염 물질을 늪이 포함되는 습지가 해 주고 있는 것이다. 넷째, 습지는 풍부한 물 자원의 확보, 수질 정화를 위한 비용 절약, 고기잡이와 식물자원의 확보, 교통수단, 휴양 및 생태관광의 기회를 제공한다. 다섯째, 습지는 물과 함께 독특한 모습을 보이고, 지역의 문화적 가치와 함께 생명의 힘이 넘치는 공간으로서 자연 체험 교육의 장소로 활용된다. 습지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는 철새의 몸짓이나 물에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식물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음악가는 아름다운 선율이, 미술가는 아름다운 그림이, 문학가는 아름다운 글들이, 자연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인류의 미래가 보일 것이다. 그래서 습지는 중요한 것이다.
국립 사대 윤리교육과 85학번인 선배 K씨의 꿈은 당연히 선생님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어려서부터 키워온 선생님의 꿈을 아직까지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임용대기 상태로 발령을 기다리던 그는, 1990년 ‘국립 사범대 졸업자 우선임용 위헌(違憲)’이라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몇 명 뽑지도 않는 임용시험에 매달릴 형편이 못된 그에게 그야말로 험난한 인생살이가 시작됐다. 가족들 볼 면목은 둘째 치고 당장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학원 강사, 학습지 선생님 등을 전전했다. 작은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같은 처지의 남편과 결혼해 아이 낳고, 이럭저럭 살다보니 어릴 적 꿈은 그야말로 박제된 꿈이 돼 버렸다. 초등학교 때부터 장래희망 란에 ‘선생님’을 적으며 좋은 선생님을 다짐했지만 이제는 정말 그 꿈을 접어야 한다는 다짐을 하고 또 했다. 그러던 그에게 다시 한 번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정부가 국립 사범대 미임용자에게 교대 특별편입을 허용한 것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3학년에 편입한 그는 대학 새내기가 된 기분으로, 그토록 꿈꾸던 선생님에 한 발 다가선 기쁨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교대의 수업 분위기는 일반 대학과 달라, 대충한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았다. 자연 생활은 남편의 몫이 됐다. 틈틈이 돕던 학원에는 나가지도 못하고, 아이들 학교 보내는 일은 시부모님이 맡았다. 그러기를 1년, 그의 꿈에 다시 암운이 드리웠다. 임용시험에서 교대 특별편입생만 별도의 정원으로 선발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 교대생과 똑같이 경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직면한 것이다. 선발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K씨를 비롯한 전국의 특별편입생 500여명은 수업을 거부한 채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교육부가 2004년 1월 국립 사범대 졸업자 중 교원미임용자 임용 등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2006, 2007년에 각각 500명의 미발령 중등교원 특별정원을 확보했는데 교대 특별편입생만 별도 정원 없이 공개 경쟁하라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공개경쟁인 것을 알고 편입했는데 지금 와서 특별정원과 별도 시험을 요구하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수업거부는 장기화되고,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교육부와 교대 측은 특별편입생에게 특혜가 될 수 있는 어떤 계획도 마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정부종합청사 후문의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시위를 하는 K씨는 많이 지쳐보였다. 중견교사가 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K씨의 힘겨운 삶은 우리 교육계의 쓸쓸한 단면이다. 그는 “잘못된 교원정책이 나의 꿈을 앗아갔다”고 원망했다. 어느덧 2006년도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남겨놓고 있다. 꿈을 이루지 못한 K씨를 보며 꿈을 이룬 선생님들을 생각한다. 선생님들이여~. 이미 이룬 꿈에는 꿈이 없는가, 이미 이룬 꿈에 더 큰 꿈을 보태고 싶지는 않은가. / 이낙진 leenj@kfta.or.kr
우리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도대체 대학입시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모르겠고, 대학을 나온다고 해도 직장을 찾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불안은 소위 교육 엑소더스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년 들어 매일 2000여명이 외국 유학을 떠났으며, 지난 여름방학 때는 한 학급 35명 중 10여명이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교도 있다고 한다. 과연 우리 교육에 희망은 있는 것인가. 우리 국민들을 이토록 불안하게 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필자는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총리의 잦은 경질이 그 불안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김진표, 김병준, 김신일 부총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정부가 아무리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부르짖는다 하더라도 교육의 수장이 바뀌는 현상 그 자체가 교육정책의 변화로 비치기 때문이다.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에서 비롯되는 교육문제도 국민들을 불만스럽게 한다. 국민들은 학교교육만으로 대학입시 준비를 끝내려고 하지만 대학은 고교성적을 믿을 수 없다하고, 고교는 대학이 평어만 반영하니 쉽게 출제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은 교사들을 엄정히 평가하여 실력 없고 불성실한 부적격 교원을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하나, 전교조는 교원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한다. 일반 공무원에게는 철저하게 시행되고 있는 성과급제도도 교원에게는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반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정치적으로 논의되는 사학법 개정이나 고교평준화제도, 개방형 혁신학교와 자립형 사립학교, 외국어고 지역제한, 사교육에 의존하는 대입논술, 점점 커지는 계층간․지역간 교육격차, 식을 줄 모르는 사교육 열풍, 전교조의 편향교육, 성인 사회를 닮아가는 학교폭력, 부실한 대학교육과 국공립대 법인화 문제 등은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국가의 존망과 국가경쟁력 강화의 성패가 교육을 통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부터 투명하고 신중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교원들이 기꺼이 동참하게 된다. 교원들이 신명나게 동참할 때 그 정책은 성공한다. 그리고 일단 확정된 정책은 끈기를 가지고 빈틈없이 추진되고 환류 되어야 한다. 추진과정에서 다소의 문제점이 드러나도 보완해 가면서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교육에 있어서 선의의 경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교원의 경쟁력, 교육의 경쟁력은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고교평준화 정책도 이제 대폭 손보아야 한다. 수월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나라밖에선 경쟁이 일상화되어 있는데, 국내 교육에 있어서는 경쟁을 타부시하는 모순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지역특성을 살린 교육을 위해 주민직선에 의한 교육자치를 활성화하고, 단위학교에 자율재량권을 최대한 부여하여 학교 간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교원평가도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느슨해진 교직사회를 정비해야 한다. 셋째, 유․초․중․고․대학 간 긴밀히 연계된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유치원에서 영어교육이 시작되었는데 초등학교 1, 2학년에서는 교육과정에도 없다. 초․중등교육이 체험중심의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상급학교 입시는 교과성적이 좌우한다. 의사소통중심 영어교육이 강조되고 있는데 대입수능시험은 독해중심이다. 학교 간 학력차가 큰데 학교 간 선의의 경쟁을 부추길 국가수준의 평가도 없다. 이런 문제점은 학교급간 연계체제가 미흡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넷째, 우리 사회를 이끌만한 건전한 가치관이 확립되고, 그러한 가치관은 학생들에게 항상적으로 교육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는 가치관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불법적인 찬조금이 존재하는 한 학교에 대한 믿음은 없다. 학교현장이 특정 교원단체의 편향교육으로 점철되어서는 더더욱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것이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을 바람직한 교육경쟁으로 유도하고 국가경쟁력으로 승화시켜 국가를 살리는 희망의 길이다.
좀처럼 베스트셀러가 나오기 힘든 인문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책이 있다. ‘국어에 관련된 책은 재미없다’는 상식을 깬 (유토피아·이하 국밥)가 바로 그것. 이 책은 두 명의 저자가 오랫동안 편집과 번역 일을 하면서 느꼈던 한국어의 ‘뉘앙스 차이’를 분석한 것이다. 다음 글을 읽기 전에 우선 당신의 국어 실력도 테스트 해보자. ‘엉덩이’와 ‘궁둥이’의 차이를 아는가? ‘가족’과 ‘식구’, ‘뜰’과 ‘마당’, ‘고맙다’와 ‘감사하다’는? 같은 의미인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각각 달리 써야하는 말, 그것이 뉘앙스 차이다. 내달부터 본지에도 이 뉘앙스 차이에 관한 연재를 시작할 두 명의 저자를 만나 ‘한국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 출간되자 마자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인기비결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김철호 “‘한국어 뉘앙스’라는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를 다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일방적으로 서술하고 가르치기 보다는 문제-풀이-답을 통한 구성으로 독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다른 국어 관련 책들과 차별화 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책과 관련된 독자평을 보니 ‘국밥이라 그런지 술술 잘도 넘어 간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국밥 한 그릇’, ‘한 끼만 먹어도 든든한 국밥’ 등 제목과 관련해 재미있는 댓글들이 많았습니다. 제목은 누구의 아이디어입니까? 김철호 “도서출판 느린 걸음에 있는 선배가 사석에서 제안해준 제목입니다. 제목을 듣는 순간 첫 느낌이 좋았고, 이름에서 뾰족한 주장, 혹은 상식을 뒤집는 효과가 느껴져서 주변의 반대도 불구하고 선택했습니다. 또 영어 실력이 밥 먹여 준다는 요즘 세상에서 국어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한국어의 뉘앙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김철호 “오랫동안 편집자, 번역자 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는 한국어에 대한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어느 경우에 이 표현이 맞을까?’, ‘이런 경우에는 저런 표현이 적용되는데 그 이유는 뭐지?’ 등 그동안 늘 품어왔던 의문들을 직감이 아니라 원리로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 한국어 낱말들의 뉘앙스 해설을 시도한 것을 보게 됐어요. 외국인을 위한 사전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뉘앙스 차이’라는 아이디어를 얻게 됐죠.” 김경원 “뉘앙스 차이에 대한 관심보다 평소에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번역가로서 글을 많이 쓰다 보니 언어에 대한 엄격함이 베인 것이었어요. 그런 노하우를 출판을 하거나 대중들에게 알린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좋은 기회를 만난 것 같습니다. 김철호 씨한테 한국어의 뉘앙스 차이에 대한 얘기를 듣고 금방 이 떠올랐어요. 홋카이도 대학에서 객원연구원 생활을 할 때 지인께 선물 받았는데 일어를 공부하면서 외국인이기 때문에 느낀 한계를 말끔히 해소해줬어요. 책의 첫 장부터 제가 너무 알고 싶었던 낱말의 차이를 서술해주고 있어서 굉장한 매력을 느꼈죠. 또 그 책이 2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보고 일본인들의 자국 언어에 대한 큰 관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글을 읽을 때, 쓸 때 항상 궁금해 했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뉘앙스 차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모르는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도 궁금증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김경원 “궁금했는데 설명을 찾기 어려운 것은 우리나라의 사전 문화가 다양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또 막상 사전을 찾아도 이 낱말은 저 낱말로, 저 낱말은 이 낱말로 풀이하는 식이 많아서 아쉬운 게 현실이죠. 우리나라는 국어대사전에 대한 문제제기도 많을 뿐 아니라, 문화수준에 비해 사전문화가 발달해 있지 않아요. 같은 ‘뉘앙스 사전’을 비롯해서 ‘거꾸로 찾는 사전’, ‘어미 조사 사전’, ‘어원사전’ 같은 여러 종류의 사전이 나와서 많이 알려졌으면 해요. 다양하게 발달할수록 말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지고, 그러다보면 말을 기초로 한 여러 가지 문화 콘텐츠들이 더욱 발전하게 되거든요.” -책에서 ‘국어’나 ‘우리말’보다는 ‘한국어’라는 표현을 쓰자고 주장하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경원 “‘국어’라는 말을 쓰는 나라는 한국, 일본 정도뿐입니다. ‘국어’는 식민지시대에 널리 쓰였던 말이에요. ‘나라의 말(國語)’이라는 뜻이 아니라 자국 중심적이고 배타성을 지닌 단어입니다. ‘우리말’도 마찬가지죠. 모국어 사랑은 좋지만 지구촌시대가 된 지금, 외국인이나 세계각지에 흩어져 있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어를 쓰지 않는 여러 타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어’는 ‘국어’보다 우리 언어를 설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단어죠.” -정말 국어가 밥 먹여주는 시대가 왔다고 보십니까? 김철호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신입사원의 가장 부족한 능력으로 ‘영어’보다 ‘국어’를 더 많이 꼽습니다. 영어 업무를 잘 하는 사람도 정작 국어로 보고서를 쓸 때는 표현력과 창의적 언어구사력, 논리력 부족을 드러낸다고 해요. 이런 현실 때문인지 최근 들어 인재 선발 기준으로 한국어 구사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국어 실력이 진학과 취업에서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죠. 국어를 올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사용하는 능력은 어느 분야에서든 업무 능력의 기본이 되고 논리적 사고력의 기초가 됩니다.” -한국어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김철호 “우리가 항상 쓰고 있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그 의미를 생각해보지 않은 ‘말’ 자체에 대해 의문을 많이 가지고 생각해보세요. 물고기는 자신이 물속에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숨을 쉬며 살지만 물을 의식하는 순간 강력한 충격을 받게 되겠죠. 그리고 나면 시야가 확 넓어질 거에요. ‘말’에 대해 거리를 두면서 객관화 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경원 “무엇보다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요. 그 중에서 부모가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죠. 요즘 맞벌이 부부들은 정말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데 아이들에게 그냥 읽는 모습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책을 손에 들어야 합니다. 아이들 몸 가까이에 항상 책장을 두고, 서점에 많이 데려가고, 책과 친근하게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책에 대해 대화를 하십시오. 책을 읽는 것과 그것을 생각으로 만드는 것은 다르니까요.” -한국어를 잘 알기 위해 아직도 노력하는 일이 있다면. 김철원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동음이의어를 통한 말장난을 좋아합니다. 예를 들면 ‘너는 무슨 띠니?’라는 질문에 ‘나는 토끼띠’, ‘나는 파란 띠’라고 대답하는 말장난입니다. 이런 것은 말에 대해 곰곰이 따져보게 돼서 언어감각을 기르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김경원 “모르는 말이 있으면 반드시 찾아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안 찾아보면 잠도 못잘 정도죠.” -논술은 중요해지고 있는데 학생들이 아주 기본적인 글쓰기 훈련도 안 돼 있어 고민이라는 교사들이 많습니다. 김경원 “아이들의 글쓰기 문제에서 인터넷을 빼놓을 수 없어요. 특히 요즘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이미지, 영상 문화 문제가 심각해요. 이미지로 한 번에 보니까 읽지도, 쓰지도, 생각하지도 않거든요. 그러니 출판문화는 더욱 열악할 수밖에 없어요. 아이들이 시각매체와 문자 매체를 어떻게 조화롭게 받아 들여야 하느냐에 대해 선생님들께서 평소에 문제의식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김철호 “맞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언제나 접할 수 있는 시각매체는 무의식중에 빠져버리는 속성 때문에 상상력을 제한합니다. 또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무분별하고 엄청난 양의 정보들은, 좋은 정보를 조직화해서 쓸모 있게 만드는 사고력을 저해하죠. 문자, 글은 고도의 추상적이고 상징화된 기호라서 생각하는 힘이 중요한데 말이죠.” 김경원 “인터넷에 떠도는 글 자체가 제한적인 어휘만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상상력을 차단하기도 해요” 김철호 “인터넷에서 깊이 있는 글을 찾기 힘든 것도 그 때문이에요. 심도 있고 밀도 있는 활자 매체에 비해서 가볍고 짧고 단순하며 대중적이죠. 인터넷 폐해 중에서 게임이 가장 심각합니다. 게임 개발자들이 상상해 만들어 놓은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든요. 아이들 스스로 상상하고 생각하는 훈련을 어렵게 만들어요. 사고력을 통해서 아이들의 언어 능력이 정밀해 지는데 바로 이 생각하는 힘을 떨어지게 하죠. 심각한 문제입니다.” 김경원 “사고의 최종 목적지는 글이에요. 선진국에서 학생들의 에세이를 중요시하는 것을 봐도 글쓰기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어느 나라나 공통된 인식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의 글쓰기 문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합니다.” 김철호 “글쓰기 훈련을 위해서는 이태준 선생님의 책 에 나와 있는 것처럼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다상량, 많이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죠. 언어자체가 사고의 도구이고, 사람들의 생각은 글을 통해 집적되고 전수되며 전파되거든요.” -일선의 교사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철원 “학교 다닐 때부터 아쉬웠는데 국어를 비롯한 모든 과목을 지도할 때 단어, 낱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려주셨으면 해요. 전치사에 대해 배운다면 ‘전치사’는 앞 전(前)자에 놓을 치(置)자를 써서 어떤 단어 앞에 놓인다는 말이고, 그래서 명사나 대명사 앞에 놓인다고 단어부터 개념을 명확히 해주는 것이죠. 개념 명확히 알려주면 학생들의 언어 감각도 키워지거든요.” | 이상미 smlee24@kfta.or.kr --------------------------------------------------------------------------------------- 김경원, 김철호 저자는 서울대 국어국문과 동기로 학생시절 ‘인문대 문학회’ 동아리 활동을 같이 했다. 김경원 전임연구원은 여러 문예지에 문학평론가로 활동했고 일어 및 영어 번역가로서 , , 등을 한국어로 옮겼으며 현재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이다. 김철호 교수는 민음사에서 편집자 생활을 시작, 정신세계사, 월간 작은이야기 편집장, 나무 심는 사람 주간 등을 거쳐 현재 도서출판 유토피아 대표와 한국출판인회의 부설 sbi 교정교열과정 교수를 맡고 있다.
또래 리더로 구성된 약물예방단 올 2월 충남도교육청으로부터 2년간 약물예방교육 시험학교로 지정된 전의중의 약물예방활동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학생들에게 약물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흡연, 음주를 하던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으로 예방교육을 하기 전에 비해 흡연율이 80% 감소했다. 전의중 약물예방활동의 특징은 또래 리더를 활용한 '여중생 약물예방단'을 구성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또래 집단(peer group)은 비슷한 나이의 어린이들이 주로 놀이를 중심으로 형성한 집단을 말한다. 이 집단의 특징은 같은 집단의 구성원 간에 서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음주, 흡연을 하게 되는 동기는 대부분 호기심이나 친구의 유혹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또래 리더를 통해 약물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어 약물 오남용을 예방하는 데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의중에서는 지난 4월 학급별로 여학생 2명씩을 선발하여 안승미(3학년) 양을 단장으로 '또래 리더 여중생 약물예방단'을 구성하여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또래 리더 양성에 나섰다. 학교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기군 청소년지원 센터의 '찾아가는 상담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총 14시간 동안 상담기법에 대한 교육을 하였다. 또 6월에는 2박 3일간 '또래 리더 여름 캠프'를 실시했고, 개인별 자료집 제작, 약물의 해독성 실험 등의 시간을 통해 약물예방 리더로서의 자질 향상에 힘쓰고 있다. 또래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장미지(3학년) 양은 "리더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며 "약물에 대한 피해를 친구들에게 알기 쉽게 말할 수 있는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가서도 약물예방에 대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약물예방단의 상담기법 교육을 위해 학교를 방문한 연기군 청소년지원 센터 안철현 상담원은 "아이들이 대표성을 갖고 있어서인지 수업에 참여하는 열의가 대단해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참여 위한 다양한 행사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정기적으로 여는 '약물예방의 날 행사'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에는 총 5회에 걸쳐 실시되었다. 교과와 연계한 활동인 '약물예방 글짓기 백일장(산문, 시, 논술)', '약물예방 표어 만들기', '약물예방 4행시가 있는 예쁜 엽서 만들기'(국어교과), '약물예방 만화 및 이미지 공모전', '약물예방 포스터 공모전'(미술교과), '노래가사 바꿔 부르기'(음악교과) 등과 '약물예방 정보사냥 대회', '약물예방 골든 벨' 등의 행사를 가졌다. 전학생이 직접 참여하고 수업 위주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의 호응이 좋다. 특히 음주, 흡연 경험이 있는 학생의 솔직한 자기 고백이 글짓기 백일장에서 금상을 받아 학교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금상을 받은 학생은 글을 통해 "흡연자가 금연을 한다고 할 때는 그 사람의 태도와 눈빛을 보고 도와줘야 한다"며 "체벌이 아닌 대화와 상담이 금연의 비결이기 때문에 주변의 관심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 행사가 1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토요일의 독서방송 '운주골 메아리'를 통해 백일장에서 발표된 글을 소개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 갖추는 것이 목표 불과 9학급에 불과한 면소재지의 작은 학교에서 이 같은 활동을 하기는 쉽지 않은 일. 특히 행·재정적인 뒷받침이 적기 때문에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전의중의 교사들이 함께 힘을 모았고, 조금씩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표 교장은 "업무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담당 교과에 상관없이 학교일에 열심히 참가해주는 선생님들 덕분에 약물예방 교육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며 "250여명 학생들의 모든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학생들에 대한 헌신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학생들의 금연을 위해 가정방문으로 학부모를 설득하여 직접 금연침을 맞도록 하고, 담배 판매점을 찾아다니며 업주들을 설득하는 강호구 학생부장은 시범학교 운영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약물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미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도와줘야 한다"며 "지난 1년간 약물예방교육을 한 후 이젠 아이들이 약물이라면 지겹다고 하소연을 하니 이것도 교육 효과 중 하나일 것"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전의중에서는 2007년에는 좀 더 심화된 예방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또래 리더가 준(準) 상담원으로서 역할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새로운 또래 리더에 대한 선발 및 교육에도 충실할 예정이다. 또 학교교육과정의 탄력적인 운영으로 다양한 약물예방 연수 및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교사와 학생들이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도록 준비 중이다. | 엄성용 esy@kfta.or.kr
2005년 말 황우석 박사의 '가짜 줄기세포 파동'으로 우리 사회는 한바탕 진통을 겪었다.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육계도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 강행, 여당의 날치기로 개정된 사학법 등으로 먹구름이 낀 채 새해를 맞이했다. 사학법 개정 논란 해결 어려울 듯 지난해 12월 9일 열린우리당은 몸싸움과 욕설을 감수하면서 사립학교 이사와 감사 일부를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가 추천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인 사학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 개정을 막지 못한 한나라당은 국회 등원을 거부한 채 장외집회에 나섰고, 사립학교에서는 신입생 거부라는 초강경 대책을 마련했다. 올 1월초 제주도의 사립학교들이 실제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였으며, 2월 23일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추기경으로 임명된 정진석 대주교도 사학법의 재개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표적감사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학비리를 척결한다며 전국의 모든 사립학교를 감사하겠다고 발표했고 신입생 배정 거부는 철회됐다. 또한 장외투쟁에 나섰던 한나라당도 사학법 재개정 논의를 전제조건으로 장외 투쟁을 풀고 2월 1일 국회 운영에 참가했다. 그러나 재개정 논의는 소위 '등(等)' 논란 등 여야의 양보 없는 대치로 끊임없이 공전만 거듭하다 7월 1일 개정 사학법이 시행됐다. 개정 사학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재개정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것과 사학 비리를 감시하는 데 최소한의 조치라는 주장이 대립되고 있는 이 논란은 결국 해결되지 못한 채 새해에도 계속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교육혁신위의 무리한 혁신 2003년 7월 대통령 자문기구로 출발, 현재 2기가 활동 중인 교육혁신위원회(위원장 설동근, 이하 혁신위). 혁신위는 교육혁신에 관한 방향정립과 개혁방안을 마련해 우리나라가 지식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도록 하기 위한 목표로 설치됐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와는 반대로 혁신위에서 내놓는 방안들은 언제나 큰 논란을 가져왔고,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지난 8월 11일 혁신위는 교원양성-연수-교장임용제도 개선안을 골자로 한 교원정책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력 제고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방안이 발표되기 이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교육경력 15년 이상의 교원 및 교육공무원은 교장자격증 소지 여부에 상관없이 교장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교장공모제의 도입은 교육계의 많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총은 교장 자격증 없는 교장은 학교 경영의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며, 반면 전교조는 무리한 승진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찬성하고 있다. 또 동료 교사에 의한 다면평가 방안도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반발을 사고 있다. 혁식위의 이와 같은 행보는 혁신위의 능력을 의심하게 한다. 이미 6월 9일 교원정책개선특별위원회(교원특위)에서 '보직형 교장공모제'가 위원들의 투표 결과 반대로 인해 폐지된 상황에서 두 달 만에 다시 교장공모제를 발표함으로써 신뢰를 잃고 있다. '혁신을 위한 혁신'이 아닌 '목적에 맞는 혁신'을 이루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잇따르는 교육관련 단체 창립 올해는 교육관련 단체의 창립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1월 23일 전국 초·중·고 교사 6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뉴라이트교사연합(상임대표 두영택 전국중등교사회 회장)이 창립대회를 가졌다. 뉴라이트교사연합은 '자유경쟁 교육'을 핵심 이념으로 내세우는 순수 교사연합회이다. 사학법 개정으로 진통을 겪고 있던 당시 상황에 맞춰 많은 정치인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뉴라이트교사연합 창립에 앞서 1월 9일에는 '자유교원조합(자유교조)'이 창립위원회를 조직했다. 자유교조(위원장 이평기 경기 한광여고 교사)는 준비과정을 거쳐 4월 22일 대전에서 전국조직 창립기념대회를 열어 전교조, 한교조에 이어 세 번째 교원노조단체로 탄생했다. 자유교조는 창립위원회 조직 당시부터 "전교조의 사상과 이념에 반대한다"고 밝혀 전교조로부터 "건강한 교원조합이 아니고 배후가 의심된다"는 발언을 들었고, 이에 대해 전교조와 한만중 전교조 대변인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또 좌파적 역사인식이 반영된 역사서 〈해방 전후사의 인식〉과 달리 우파적 역사인식이 담겨 있는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 2월 출간되자 이 책을 현대사 교재로 삼겠다고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교원단체 뿐만 아니라 학부모 단체도 만들어졌다. 지난 9월 22일 창립대회를 연 '뉴라이트학부모연합(상임대표 김종일)'은 통제 위주의 교육정책과 전교조의 편향성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주도하고 있다. 뉴라이트학부모연합은 서울, 부산 등 전국 16개 지부를 두고 있으며 회원은 1만 5000여 명으로 각 지역 대표의 대다수는 학교운영위원장협의 회장이다. 또한 7월 26일에는 '교육선진화운동본부'가 발기인 대회를 갖고 "교육정책의 역주행을 막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한편 지난 7월(울산, 제주 제외)과 8월(울산)에는 제5대 교육위원 선거를 통해 139명의 교육위원이 선출됐다. 9월 1일 개원을 통해 새롭게 출발한 교육위원들은 앞으로 4년간 활동을 하게 된다. 쓸쓸한 생일 올해로 25회를 맞이한 스승의 날. 이번 스승의 날 기념식은 8년 만에 정부와 교원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5월만 되면 되풀이되는 촌지 문제에서 벗어나고자 전국 초·중·고 학교의 약 70%가 스승의 날을 재량휴업일로 정해 대부분의 학교가 문을 열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것이 교육이라고 하고, 그 중심에 교원들이 있다는 말로 한껏 추켜세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에게 5월은 오히려 힘이 빠지는 시기가 되고 있다. 특히 스승의 날이 지나고 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북 청주 시내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는 장면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면서 교육계는 큰 시름에 빠졌다. 비록 학부모가 사과를 했다고는 하지만, 교권이 무릎을 꿇었다는 한탄이 나오면서 교원들은 여러 가지로 힘든 5월을 보내야 했다. 점심 도시락의 추억(?) 지난 5월 발생한 '무릎 꿇은 여교사' 사건의 발단은 학교 내 부족한 급식시설이 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점심을 먹도록 하기 위해 급식지도를 하던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들이 항의를 하면서 생긴 일이었다. 대다수의 학교에서 급식을 하게 되면서 급식은 종종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발생한 급식사고는 학교급식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CJ 푸드시스템이 급식을 납품하는 학교 중 서울과 수도권 지역 23개교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로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대전 지역의 초·중·고 68개교에서 학생 7만여 명에 대한 학교급식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해당 학교 학생들은 도시락이나 빵, 우유 등을 준비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 이후 국회에서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통해 모든 학교에서 급식을 직영화 하도록 했다. 그러나 사고의 원인 규명은 끝내 실패했고, 무리한 법 개정으로 시설을 갖추지 못한 학교의 학생들은 여름방학이 끝나서도 도시락을 갖고 다녀야 했다. 도시락을 갖고 등교하는 것이 낯선 아이들에게 이번 사고가 어떻게 기억될까? 교원평가도 현재 진행형 2005년 11월 48개의 시범학교에서 시작한 교원평가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고,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 3월과 9월에 교육부는 교원평가 시행 결과를 발표했지만 결과 발표가 졸속으로 진행되면서 많은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교육부는 올해 법제화를 추진하면서 67개 학교에서 시행한 교원평가 대상학교를 내년부터는 500개로 늘리고 2008년도부터는 모든 학교에서 교원평가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교총,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의 반대와 평가 결과를 인사에 반영해야 한다는 학부모 단체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교원평가에 대한 전반적인 찬성 여론이 우세하지만 불과 두 번의 시범 실시 이후 문제가 없다고 하는 교육부의 태도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9월에 교원자격이 박탈된 무자격 교사가 6년여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 해임된 사건도 대책없이 정년 감축을 시행하여 나온 결과이다. 충분한 논의가 없으면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 엄성용 esy@kfta.or.kr
*류복기가 1615년 자손들을 가르치기 위해 세운 기양서당* 최효찬 | 저자, 비교문학 박사 지식시대를 맞은 요즘 기업경영에서는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성적 리더십이 퇴조하고 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적 리더십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리더십의 권위자인 진 리프먼 블루먼은 인재를 중시하는 리더십으로 '관계 지향적 리더십'을 들고 있다. 관계 지향적 리더십은 다른 사람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돕는 데 보람을 찾는다. 특히 이 리더십은 사회가 경쟁 지향적으로 되면서 실종되다시피한 덕목인 상호의존성과 사회적 관계성을 중시한다. '엄마형 리더십' 실천한 선조들 관계 지향적 리더십에는 협력형, 헌신형 그리고 성원형 스타일이 있다. 협력형 스타일의 사람은 팀을 구성해 협력하며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헌신형 스타일의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일을 도와주는데서 만족을 얻는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는데서 진정한 만족을 찾는 것이다. 성원형 스타일은 사실 다른 사람의 활동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들은 성취감을 북돋워 주거나 고무한다. 그들은 스승처럼 조언을 하거나 용기를 북돋워 주고, 자신이 동일시하는 사람이나 집단의 업적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갖는다. 기업에서도 이러한 유형의 리더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고 고도의 조직 통합력을 이끌어낼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관계 지향적 리더십은 특히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성장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라고 하겠다. 명문가의 초석을 닦고 자녀교육에 앞장선 가문의 기획자들은 바로 관계 지향적 리더십을 소유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의성 김씨의 청계 김진이 바로 이러한 유형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요즘 글로벌시대에 국가나 기업에서 기획형 인재가 필수인 것과 마찬가지로 가문 또한 청계와 같은 헌신적 리더의 존재여부에 따라 명문가로의 도약이 판가름 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글로벌 인재를 만들어내는데 보람과 진정한 만족을 찾는 교육자들 또한 관계 지향적 리더십의 소유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교육현장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물론 다른 요인들이 있지만, 교육현장에서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관계 지향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명문가의 초석을 닦은 가문의 기획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남성적 리더십이라기보다 여성적 리더십에 가깝다. 퇴계 이황의 경우 자녀들이 공부를 게을리하면 고기를 보내는 등 조언과 용기를 북돋워주면서 섬세하게 보살폈다. 일찍 아내를 잃은 청계 또한 아내 역할을 손수 하면서 자녀들을 교육하며 뒷바라지 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선조들은 가부장적 권위와 질서가 공고하게 작동하고 있던 500년 전 신분사회에서 이미 여성적인 관계 지향적 리더십을 실천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요즘 지식위주의 감성시대에 요구되는 '엄마형 리더십'을 이미 500년 전에 도입했던 것이다. 핵분열 하듯 폭넓은 인재 배출 진성 이씨의 퇴계 이황과 의성 김씨의 청계 김진에 이어 관계 지향적 리더십을 지닌 가문의 기획자에 의해 명문가문으로 부상한 경우로는 안동일대의 전주 류씨 수곡파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안동 일대 전주 류씨의 경우에는 좀 특이한 현상이 발견된다. 수곡파와 그 지파인 삼가정파 후손들은 퇴계와 같은 걸출한 인물을 배출하지는 않았지만 조선시대 여느 명문가들에 못지않게 수많은 인재들을 낳았고 문집 또한 많기로 유명하다. 전주 류씨는 조선시대에 의성 김씨, 안동 김씨, 진성 이씨, 반남 박씨와 함께 문집이 가장 많은 '빅5 가문'으로 꼽힌다. 전주 류씨 수곡파는 16세기 초 안동시 임곡면 수곡리 무실에서 시작돼 박실, 삼산 등으로 분가하면서 지손(支孫)들이 퍼져나갔다. 전주 류씨 가문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 다름 아닌 청계이다. 전주 류씨가 안동에 처음 살기 시작한 것은 강릉판관을 지낸 류식의 손자인 류성(1533~1560)이 청계의 사위가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청계는 8남매를 키워 5형제를 과거에 합격시키는 등 의성 김씨를 조선 최고의 명문가로 만든 자녀교육의 '원조 CEO'라고 할 수 있다. 대대로 서울에서 살던 전주 류씨 수곡파는 안동 무실에 살기 시작하면서 청계의 사위가 된 류성이 처가의 가풍을 흡수했다. 전주 류씨는 무실마을에 살면서 고개 너머 '내앞마을'의 의성 김씨와 수백 년간 혈연과 학연을 이루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청계의 관계 지향적 리더십이 전주 류씨 가문에 접목된 것으로 청계의 영향력이 자신의 가문을 넘어 전주 류씨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청계의 딸을 부인으로 맞은 류성이 어린 두 아들을 남기고 28세에 요절하자 부인은 친가의 예법에 따라 어린 아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남편의 3년 상을 마치고 자결했고 두 아들(류복기, 류복립 형제)은 외할아버지 청계가 데려가서 양육하였다. 또 외숙부 학봉 김성일은 외조카를 자기자식처럼 대하며 지극 정성으로 가르쳐 이들 형제는 문장과 덕행으로 존경을 받을 정도가 되었다. 류복기는 학봉 김성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1615년에 자손들을 가르치기 위해 '기양서당'을 건립하였다. 기양서당은 한양에서 안동에 내려와 정착한 전주 류씨(수곡파)가 의성 김씨의 학문적 영향을 받고 학문토론과 교육을 담당하는 정신적 전당의 역할을 했다. 전주 류씨는 벼슬에 크게 나아가지 못했고 농사를 지으면서 가난하지만 학문에 힘쓰며 가학의 전통을 이어갔다. 또 집안마다 서당이나 초당을 지어 앞다퉈 후손들을 가르쳤다. 그래서인지 전주 류씨는 다른 가문과 달리 인재가 마치 '다핵분열'하듯이 폭넓게 배출되었다. 수곡파는 다시 삼가정파로 분가를 거치면서 번성하게 된다. 삼가정파의 기획자로는 류봉시가 꼽힌다. 1674년에 류봉시는 승현과 관현 두 아들을 데리고 자신이 살던 무실 종가에서 분가해 인근의 위동이라는 한적한 곳에 터를 잡았다. 류봉시는 당장 자녀를 가르치기 위해 서재를 지어 이를 '삼가정'이라 하고 세 그루의 가죽나무를 심었다. 자녀교육에 필요한 회초리로 삼기 위해서였다. 두 아들은 부친의 바람대로 과거에 합격했는데, 그때 류봉시는 이미 사망한 후였다. 장남 류승현(1680∼1746)은 숙종 때 문과 급제해 종성부사 등에 올랐다. 동생 류관현(1692∼1764)도 문과에 급제해 형조참의에 올랐다. 그는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도 그의 치적이 기록될 정도로 목민관 재임 때 선정을 베풀었다. 두 형제는 위동에서 다시 분가를 해 각각 지금의 박실과 한들에 자리를 잡아 삼가정파라는 새로운 지파를 이루었다. 특히 류승현의 가학은 류도원-류범휴-류정문 등으로 이어지면서 학문이 깊어져 '3대 도천(道薦)' 가문에 오를 수 있었다. 또 류관현은 4대만에 퇴계학통을 이은 정재 류치명(1777~1861)을 배출하게 된다. 도천이란 그 지방의 감사가 도내의 유능한 인물을 천거하는 것으로 그 지역에서 학식과 덕망이 높은 이들이 주로 천거돼 자연히 이를 가문의 영광으로 여겼다. 조선시대에 벼슬길에 나가는 길은 크게 과거에 합격하거나 벼슬을 지낸 조상 덕에 관직에 나가거나(음직) 도천(道薦) 받는 3가지 방법이 있었다. 부모의 솔선수범 교육법 실천 현재 전주 류씨를 대표하는 재계인사인 류목기 (주)풍산 부회장은 어린 시절 할머니와 어머니, 형수 등에 대한 각별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류 회장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할머니와 형수(정봉순)의 보살핌 속에서 자랐다. 할머니는 인자하고 특히 이웃과 나눔의 정이 대단했다. 공부를 위해 안동읍(현재 안동시)에 살았는데 때마침 형님이 막 결혼을 한 신혼 때였다. 안동 단칸방에서 신혼 살이를 했는데, 그때 류목기는 형님의 단칸 신혼 방에서 함께 기거하게 되었다. 정봉순 씨는 "풀을 뜯어먹더라도 시동생 교육을 시켜야 한다"면서 자신의 신혼 단칸방에 시동생을 기거하게 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형수는 교직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시동생을 뒷바라지했다. 요즘에는 단칸방에서 신접살이를 하려는 여성들도 별로 없겠지만 더욱이 한방에서 시동생과 함께 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형수의 이런 배려 덕분에 류목기는 안동사범학교를 거쳐 서울대 사범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솔저축은행 대표이사를 거쳐 (주)풍산 부회장으로 6년째 재직하고 있다. 그는 "오늘날 류목기를 있게 한 것은 자식도 아닌 시동생을 함께 재우며 등록금을 대주며 공부시켜준 형수님 덕분"이라고 말한다. 류 부회장의 친형은 김천교육장을 지낸 류직기로, 자녀교육을 성공시킨 대표적인 집안으로 꼽힌다. 4형제 가운데 3명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장남 류영석은 종양내과 전문의로 현재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교수이다. 류영석은 경북대 의대를 나와 미국 앰디앤더슨 캔서 센터 등에서 오랫동안 암 연구를 해온 이 분야의 권위자로 통한다. 2남 류광석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외무고시(7회)에 합격해 현재 싱가포르 대사로 재임하고 있다. 3남 류화석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영정보학박사를 받았고 한솔텔레콤 대표이사로 있다. 또 4남은 프랑스에 유학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4형제를 키운 자녀교육 방식은 다름 아닌 어머니의 솔선수범이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바쁜 와중에도 항상 책을 읽었는데, 늦은 밤 자녀들이 공부를 마칠 때까지 함께 책을 읽었다고 한다. 특히 류광석이 외무고시를 공부할 때에는 직접 일본어 책을 번역하며 아들의 고시를 뒷바라지 했다고 한다. 70년대 초에는 외무고시 시험과목인 외교사에 대한 책이 별로 없었고 일본어로 된 책이 필독서로 꼽혔는데, 일본어에 능통한 어머니가 직접 번역해주었다는 것이다. 류 부회장은 "옛말에 '아이들은 어른 등보고 배운다'는 말이 있듯이 어른들이 솔선수범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자녀교육은 없다"고 말한다. "옛말에 '매끝에 효자난다'는 말이 있어요. 부모가 솔선수범을 보이는데도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거나 행동이 바르지 않으면 회초리로 따끔하게 해야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됩니다. 요즘에는 너무 자식을 위한답시고 매를 안드는데, 사람을 만들기 위해선 필요하다면 체벌을 해야 합니다." 류 부회장은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을 너무 '방목'하는 교육을 해 자립심도 없고 책임감도 부족한 나약한 인간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잘못을 반복하는 아이에게는 때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적으로 자녀교육을 잘 한다는 유대인도 성경에 근거해 '채찍에서 지혜가 나온다'며 체벌을 용인하고 있다. 류 부회장은 "유대인들은 13세 이후에는 아이가 이미 성장한 상태여서 회초리를 들지 안는다"면서 우리도 유대인의 지혜를 빌려야 한다고 말한다. 또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일부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면서 "자녀교육에 앞서 '어머니 교육'이 더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교육 못지않게 가정에서의 생활교육이 중요한데, 요즘에는 아예 부모들이 생활교육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계모임에 나가 아이에게 핸드폰으로 전화해서 돈을 두고 왔으니 자장면을 시켜 먹으라는 어머니들이 있어요. 또 자신은 TV 드라마를 보면서 아이에게는 공부를 하라고 강요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대학교육을 받아 지식이 풍부해 직접 자녀를 지도할 능력이 있는데도 아이들을 학원이나 과외로 내몰고 있어요. 귀찮으니까 과외를 시키고 학원에 보내는 거죠. 어머니가 본보기를 보여주지 않고서는 아이도 제대로 바로 설 수 없고 자녀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비결은 조상의 정신을 배우는 것 안동 일대의 전주 류씨들은 이 지역에서 손꼽히는 '수재집안'으로 통한다. '주실에 한양 조씨가 있다면 무실에는 전주 류씨가 있다'는 말이 안동 일대에 회자될 정도로 인물이 많이 나는 집안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조선 후기에는 퇴계학의 정통 계보를 잇는 류치명(1777~1861)을 배출했으며 해방 후에는 약 20명의 대학교수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공보처장관을 지낸 류혁인을 비롯해 시인 류안진 서울대 교수 등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소설 〈영원한 제국〉의 작가인 이인화(본명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도 이곳 출신이다. 요즘 뉴라이트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류석춘(연세대 교수)과 류석진(서강대 교수) 형제는 류혁인의 아들이다. 시인인 류안진(서울대 교수)은 3자매가 대학교수로 동생인 류혜령과 류현숙은 각기 영남대, 미국 아이오아주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보듯이 오늘날 안동의 전주 류씨 후손들은 학자와 시인, 소설가 등을 많이 배출해 학계와 문화예술계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권오영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이에 대해 "어려서부터 경학과 예학을 숭상했던 조상들의 문(文)과 행(行)을 직접 보고 들으며 조상들의 정신이 담긴 문헌을 통해 학습해왔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수곡파(삼가정파) 후손들은 문과 행, 충(忠)과 신(信)을 수백 년 동안 실천해 수많은 학자와 독립투사 등을 배출해왔고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이는 다른 사람을 돕고 인재로 만드는데 진정한 만족을 추구하는 관계 지향적 리더십의 정신이 수곡파 후손들에게 아직도 면면이 이어져오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가풍과 그 구성원들의 품격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님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위대한 사람들의 생애가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도 숭고한 인생을 살 수 있으며, 떠날 제엔 시간의 모래위에 우리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음을. 아마 먼 훗날 다른 누군가가 장엄한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다 외로이 부서질 때를 만나면 다시금 용기를 얻게 될 그 발자국을. 전주 류씨 가문의 내력을 보면 롱펠로의 시 '인생찬가'가 연상된다.
김동석 | 한국교총 정책교섭국장 Ⅰ. 교원평가 추진 과정 1. 교원평가 시발점과 시범운영까지의 과정 “교원평가”라는 용어가 인구에 회자되자 가장 반긴 집단은 교육부가 아니었을까 싶다. 공교육 붕괴로 대변되는 교육현실에서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불만을 일거에 교원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좋은 호재로 활용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가 나타났으니 말이다. 이후 교원평가는 학교교육력 제고에 이르는 최고선으로 포장되고 언론과 학부모단체의 절대적 지지 속에 교육부의 교원평가 시범실시 및 후속조치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왔다. 이 가운데 교원평가 실시에 이르는 방법과 과정만 남아 있을 뿐 교육적 효과, 교원 전문성 신장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 지, 교원평가의 궁극적 목표가 수업효과성이나 수업만족도 향상인지, 학생의 학업성취도 향상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 사실 교원평가시스템 개선 논의는 1964년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이 제정된 이래 계속되어 왔다. 1995년 문민정부의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회, 1998년 국민의 정부 대통령자문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 등에서 논의되다가, 1999년 교육발전 5개년계획 시안, 2001년 교육부 교직발전종합방안에서 제안되었다. 물론 위의 방안 및 시안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 학부모를 포함한 교원평가적 성격보다는 승진규정상의 개선․보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후, 참여정부들어 2003년,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원인사정책혁신방안의 하나로 검토되었으나 교원단체의 반발로 합의에는 이루지 못하였다. 2004년 2월 당시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사교육비경감대책의 일환으로 교원평가시스템을 도입하고 교원의 능력개발과 전문성 신장 지원을 위한 평가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교육계 안팎에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교육부는 새로운 교원평가시스템 모형개발연구를 한국교육학회, 한국교육행정학회, 한국교육평가학회에 의뢰, 3개 학회는 새로운 교원평가방안을 마련하여 교육부에 제출되었다. 이 평가방안을 토대로 교육부는 교원평가제도 개선방안 공청회(1차, 2005. 5. 3)를 개최하려다 전교조의 물리적 방해로 무산되었다. 이후 교원평가와 둘러싼 교원단체와의 갈등으로 난항을 걷다 2005년 6월 20일,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교원3단체장간에 정부, 교원단체, 학부모단체가 참여하는 ‘학교교육력제고를위한특별협의회’를 구성․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이 협의회는 합의(9. 5)를 통해 부적격교사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교육부가 합의안이 마련될 때까지 시범학교 선정을 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시범학교 48개교를 확정․발표(11. 7)함으로써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교육부는 19개교를 추가 지정하여 총67개교의 시범운영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에대해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는 강도 높게 교육부의 행태를 비판하고 전국학교에 교육부의 졸속적 교원평가 시범운영 참여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알리는 활동을 전개하였고,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선생님께 드리는 호소문(11. 24)을 통해 교원의 협조 당부와 함께 교원증원, 수업시수 법제화, 교원잡무 감축 등의 교육력 제고사업 추진을 약속하였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교육위원인 이주호의원은 학교별로 교원평가관리위원회 설치를 주요골자로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여(2005. 10. 21)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 교원평가 시범운영 과정 및 결과 교육부의 67개교 시범운영 기간에 한국교총은 올해 시범학교 10개교 평가담당 교사, 교장, 교감을 대상으로 방문 면담조사를 실시하였다. 면담조사 결과 동료교사와 학부모와의 평가차이가 커 이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평가주체가 학생인 경우에는 장난 섞인 평가현상이 나타났으며, 수업개선과 교사개인의 선호여부에 대한 평가를 혼동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학생지도에 엄격함을 요구하는 생활지도 담당 교사들의 학생평가가 낮게 나타나는 등 인기에 편중되는 평가결과가 나타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소규모학교의 경우 평가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48개 교원평가 시범학교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2006. 3. 6)하여, 시범학교 교사 67%가 “수업 개선될 것”, 학부모 82%, 학생 73%가 긍정적으로 답변하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는 정부의 전폭적인 행․재정적 지원에 따른 당연한 결과일 뿐, 평가방법, 신뢰도에 의문이 가며, 당위적 결론도출보다 문제점을 보완해야한다며 교육부의 긍정적 평가를 폄하하였다. 한국교총은 리서치 앤 리서치와 공동으로 시범학교 교원 756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2006. 8. 30 - 9. 5)하였는데 응답 교원의 93.8%의 교원이 “더욱 충분한 시범운영기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평가 결과를 인사․보수에 반영치 말아야 한다“에 82.3%가 응답했다. 이에 따라 한국교총은 시범운영기간 연장을 통해, 교원평가 수정․보완해야 함을 주장했다. 이후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원평가 정책 포럼(교원평가제 시범 운영 결과와 개선방향)을 개최(2006. 9. 26)하여 2006년 3월부터 8월까지 시행되었던 2차 교원평가 67개교 시범학교 운영 결과를 발표하였다. 더불어 교육부는 보도 자료를 통해 시범학교 교사 73.9% “내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 학생 67.8%, 학부모 77.9% “수업과 학교 경영에 자신들 의견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교원평가는 공정성 미확보, 소규모학교(10학급 미만, 3,455개교) 동료평가 현실성 결여, 연 1-2회 공개수업평가, 실효성 의문, 정부, 교원충원 등 교육여건개선 약속 이행 촉구 등의 이유를 들어 연내법제화 추진을 반대하고, 시범운영을 더 연장하여 문제점을 보완해야 함을 주장했다. 전교조는 교원평가의 반교육적 위험성, 시범학교 선정과 운영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 부족, 시범운영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에서 교원평가제의 도입문제는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개발원의 2차 시범실시 결과보고 이후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교육전문가 등의 여론수렴을 듣는 차원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 정책 추진 방행 공청회”를 개최(2006. 10. 20)하였다. 이 과정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공청회 이전에 교육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교원평가 시행을 사전 확정하고 공청회를 요식절차로 진행한다며 강력 반발, 공청회가 파행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공권력을 동원, 25명의 전교조 교사들은 연행, 이중 3명은 구속, 22명은 불구속 입건되었다. 이 공청회에서 교육부 시안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교원평가 → 교원능력개발평가(명칭 변경) ▲ 평가대상 : 국․공․사립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원(유치원교원,전문상담교사,사서교사,보건교사,영양교사 제외) ▲ 평가자 : 교장, 교감,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 ▲평가영역 : 단위학교 평가관리위원회에서 정함(교사 : 수업계획, 수업실행, 수업평가, 교장, 교감 : 학교운영 전반) ▲ 평가주기 : 3년에 1회의 평가(본회 요구 수용) ▲ 평가방법(동료교사 : 평소관찰, 수업참관 등, 학부모 및 학생 : 설문조사 작성, 제출, * 학부모의 경우 초등3년까지는 학교경영만족도 조사, 초등4학년부터는 학급경영만족도 조사 형태로 참여) 이 같은 교원평가방안을 2007년도에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한 법제화를 통해 2008년도 3월 1일부터 전국학교를 대상으로 단계적 확대하여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3. 교원평가 관련 각 교육주체의 입장 교원단체에 있어 한국교총과 전교조의 입장은 차이가 있다. 즉, 한국교총은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올바른 교원평가는 찬성하되, 충분한 시범운영과 문제점보완을 통해 졸속적인 교원평가가 아닌 올바른 교원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교조의 경우 교원평가가 가지고 있는 반교육적 문제점을 감안할 때, 교원평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교원평가 이전에 학교교육력 제고를 위한 제반여건(교원증원, 수업시수법제화, 잡무감축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양 교원단체가 공히 하고 있다. 교원평가의 교원평가에 대한 학부모단체 및 시민단체의 입장은 절대적 찬성이라는 기본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나아가, 교원평가를 통해 부적격교원 선별이 가능하게 하고, 보수, 인사에 반영되어야 하며, 평가를 3년 주기가 아니라 1년마다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의 시안에 대해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은 허상뿐인 교원평가 법제화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반면 한국국공사립초․중․고교장회 회장인 배종학 교장은 교육부 공청회에서 원칙적으로 교원 평가에 동의하였고, 국민 모두가 열망하는 진정한 교원평가제도가 정착되어 평가로 검증된 우수한 교원이 학생들로부터 존경받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Ⅱ. 교원평가의 과제 그간 교원단체는 마치 교원평가만 시행되면 학교의 모든 문제가 해소되고, 교원 전문성 신장의 만병통치약이라는 착각, 공교육 불신과 붕괴의 원인을 교원으로만 돌리는 듯한 사회적 분위기를 경계하고 교원평가의 궁극적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교육여건 개선 및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반면 교육부는 교원평가 2008년 실시를 위해 입법절차를 강행하려 할 것이다. 교육부는 1년도 안 되는 시범운영으로 단지 교원평가에 대한 이해도나 만족도 내지는 적응성이 높아졌다고 해서 교원평가 적용의 타당성이 확보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2006년 법제화 추진, 2007년 500개 선도학교 선정, 2008년 전국 학대 실시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 참여정부 임기 내에 성과주의나 한건주의식으로 교원평가를 무리하게 강행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교육현장에 돌아올 것이며, 이러한 우려는 영국이 교원평가제의 후유증으로 교직이 3D 업종으로 인식되어 교직 기피현상이 심화되자 러시아, 페루, 아프리카 등 55개에 이르는 국가에서 교사모집 공고를 내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 것을 볼 때 이는 기우가 아님이 증명되고 있다. 대학교수의 경우 강의평가제가 도입되는데 5년여가 소요되었고, 성인인 대학생들마저 강의평가를 성의 없게 하는 태도가 문제가 되고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교원평가 도입은 교육여건, 평가의 문제점 보완, 인프라 구축 등 충분한 준비와 기간을 전제로 추진되어야함을 강조한다. 교육정책은 포퓰리즘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는 안 되며, 교육 본질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진실을 교육부가 다시 한 번 인식해야 하며, 정부가 졸속적인 교원평가를 강행할 경우 이에 따른 혼란과 갈등은 고스란히 학교현장으로 돌아올 것이다.
변수란 | 일본 동경한국학교 파견 교사 “굿모닝”, “하이”. 매일 아침 이곳, 동경한국학교 교무실에서 필자가 원어민 선생님에게 건네는 유일한 말이다. 개학한 지 한 달 보름이 지났지만 아침 인사 내용은 더 이상의 진전이 없다. 영어책에서 배운 대로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 등 세트로 짜인 영어 문장을 한 번 정도 써 먹은 뒤로는 더 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일상사 혹은 학급 아이들 문제에 대해서 프리토킹을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문장을 어떻게 만들어 얘기해야 할지 막막해지기 일쑤다. 그래서 겨우 인사말 정도만 하고 교실로 퇴장하는 신세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혹자는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중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장장 10년이란 기간 동안 영어를 공부했으면서, 명색이 교사라는 사람이 영어로 얘기도 못하나 하고 말이다. 속으로 화가 나도 반박할 여지는 없다. 영어 회화 책을 옆에 끼고 다니면서, 전자 사전을 두드려 가며 말을 할라 치면 왜 말을 못하겠는가마는 더듬더듬 대는 모습이 쑥스럽기도 하고, 어쩔 땐 초라해지기까지 해서 아예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필자의 영어실력이 항상 제자리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비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주 11시간씩을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을 하는 이 학교 아이들의 영어 실력은 제법 상당하다.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원어민 선생님 앞에서 영어를 쓰는 데도 그다지 부끄럼이 없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에 영어가 정규 교과 수업으로 도입된 지도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현재 3학년부터 시작되는 영어를 1학년부터 확대하고자 교육부는 올 2학기부터 시범학교 50곳을 선정,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때 영어를 배웠던 고등학생의 영어 실력이 초등학교 때 영어를 배우지 않은 학생보다 영어 실력이 월등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영어 교육의 조기 실시를 주장하고 있지만 찬반의 여론이 무성하다. 공립초, 정규교과로 영어 교육 안해 이런 논란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직 공립 초등학교에서는 정규 교과로 영어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일본은 초등학교 영어교육 문제를 놓고 고심에 빠져 있다. 초등영어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자 당초 2005년 3월경에 초등학교 영어에 관한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었으나 구체적인 교육과정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 있다. 영어를 도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정규 교과로서 가르칠 것인지’, ‘총합적 학습의 시간을 이용할 것인지’, ‘도덕과 같은 영역에서 다룰 것인지’ 등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현재 일본도 정규 교과는 아니지만 총합학습의 시간에 ‘국제이해교육’ 혹은 ‘이문화 교육’으로서 영어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의 영어활동 내용을 보면 가장 많은 것이 노래나 게임 등 영어를 즐기는 활동이며, 그 다음으로 간단한 영어 회화 연습이 들어 있다. 영어활동 연간 평균 실시시간 수를 보면 1학년은 8.0시간, 2학년은 8.1시간으로 월 1회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3학년은 12.4시간, 4학년은 12.7시간, 5학년은 13.2시간, 6학년은 13.7시간으로 월 1회 정도이다. 이 말은 결국 정규 교과목이 되어 주 1회 정도 실시한다고 했을 때는 대강 연간 35시간이나 필요하게 됨을 뜻한다. 현재 이 정도의 시간을 충족시키고 있는 학교는 전국 2만 3000교 가운데 1% 전후에 지나지 않고 있다. 주 5일제 수업 때문에 수업 시수가 부족한 가운데 영어까지 넣는다고 하면 또 다른 과목의 시수를 줄여야 할 것이며, 그런 만큼의 효과를 결과로서 내놓아야 하는 부담감 또한 생기는 것이다. 정규 교과가 되었을 때 부각되는 또 다른 문제 중의 하나가 ‘과연 누가 가르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현재 영어활동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90%가 학급 담임이 지도하고 있다. 6학년만 놓고 봤을 때는 학급 담임이 92.6%, 영어지도 담당교사가 2.4%, 특별 시간 강사가 2.3% 정도 차지하고 있다. 학급 담임의 입장에서는 정규 교과로서 도입이 된다고 했을 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은 당연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영어 수업은 영어 전담 교사가 가르치고 있다. 중등 영어 교사 자격 소지자이거나 혹은 초등 교사 가운데서도 영어를 잘한다 하는 사람이 영어수업을 전담하고 있다. 물론 학교에 따라 사정이 다른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개는 그러한 관례를 따르고 있다. 만약 여기에서 1, 2학년까지 영어교육이 확대된다면 영어 전담 교사 수가 더 요구될 것이고, 학급 담임이 지도한다고 했을 때는 학급마다 수준의 차이가 생기게 될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일본의 경우 초등학교 영어교육에 관한 의식조사에서 약 70~80%의 학부모들이 초등학교 영어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대개의 학부모들은 영어를 도입하면 영어 기술이 향상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겨우 주 1회 정도의 수업으로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있다. 학부모 70~80% 초등 영어 도입 찬성 영어 조기 교육에 관한 이론이 무수한 상황에서 ‘신학습지도요령’의 초점의 하나인 초등학교에서의 영어 필수화에 대해 일본 문부과학성 대신은 9월 27일 “일본어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면서 외국어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어느 쪽의 의견이 타당한가는 단정 짓기 힘들지만 현재 영어가 국제어로 통용되고 있는 이상 영어교육을 어떤 방법으로든 실시해야 함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성’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영어가 제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모든 교과를 제쳐 두고 영어 수업만 할 수는 없다. 또한 아무리 시간 수가 확보된다고 해도 가르치는 교사의 실력이 형편없다면 백 날 해봐야 제자리걸음일 것은 뻔하다. 물론 예산이 풍부하여 원어민 교사를 학교에 몇 명씩 배치하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대학 진학을 위해서 혹은 취업을 위해서 영어가 필수가 되는 상황에서 영어에 부담감을 갖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목적의식’이 있고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선택하여 영어 학습을 꾸준히 한다면 누구라도 영어로 말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한국이나 일본을 막론하고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학습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영어는 너무 어려워’, 혹은 ‘나는 영어로 말할 수 없어’ 등의 말을 하지 않도록 쉽고, 다양한 교재 개발과 아울러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법에 관한 연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문장이 좀 어색하면 어떻고, 발음이 좀 서툴면 어떤가? 흔히 하는 말로 외국어를 할 때는 조금 뻔뻔스러워질 필요도 있다. 모국어가 아닌 이상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원어민 앞에서 더 이상 기죽을 이유도 없다. 영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우리보다 우수한 건 아니니까 말이다. 이제 ‘문법이 틀리면 어쩌지’ 하며 불안해 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얘기해 볼 작정이다. 내일은 ‘It’s a beautiful day’, ‘I like fall’, ‘How about you?’라고 말해서 깜짝 놀라게 해줘야겠다. 그런데 날씨가 흐리면 어떻게 하지?
최수룡 | 대전 버드내초 교사 누구든지 사는 것이 평탄치는 않겠지만 올해에는 유난히도 정신적 고통을 무척 많이 받아 힘들었다. 직장생활에서 승진포기라는 절망은 하루하루가 목적의식 없이 무의미한 생활을 하게 했다. 나 스스로 다른 사람보다 무능하다는 생각에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그러다 보니 주위의 모든 분들과 연락을 끊게 되었고, 모든 모임에 의도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꼭꼭 마음을 가두어 속내를 감추고 살아가는 생활이었다. 계속되는 이런 생활은 필자로 하여금 생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했고, ‘못난이’라고 자학을 하게 되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학교에 출근해 학생을 가르치고, 오후에는 교재연구를 대충 하다가 퇴근하여, 저녁에 TV 드라마를 몇 편 보다가 지쳤을 때 잠을 자는 것의 연속이었다. 학교행사에서도 꼭 필요할때 외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 직장동료 간에도 될 수 있으면 어울리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여서 의도적으로 피하게 되었다. 이를 본 아내는 정신 좀 차리고 함께 산행이나 산책을 하자고 제의했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아 항상 핑계를 대고 회피하였다. 번민으로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여 약을 먹어야만 잠을 자게 되었으니 병에 걸려도 크게 걸린 것이었다. 이 병은 몇 년 전부터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1년에 두 번 치르는데, 3월 초와 9월 초 인사이동 시기다. 승진이나 영전을 하는 사람의 명단이 발표되면, 동료나 선후배 선생님들의 승진이나 영전에 대한 축하인사가 보통 난감한 일이 아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축하 인사를 하면 선생님 같은 분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먼저 하게 되어 미안하다는 인사말이 이제는 해가 거듭 될수록 나 자신의 부끄러움으로 다가오기에 전화하기도, 하지 않기도 거북한 갈등으로 몸살을 치르는 것이다. 이와 같은 번민의 시간이 한 두어 달 이상 거치게 되기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3월 초에 대전시교육청에서 가진 교육혁신위원회의 승진규정 공청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주제 토론자 발표 후 참관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에 평소에 가지고 있던 잘못된 승진규정과 수석교사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를 하게 됐는데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 내용이 한국교육신문 1면에 대서특필 돼 갑자기 전국의 교원에게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켜 전국에서 격려 전화와 동감하는 분들의 이메일 등으로 신문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었다. 같은 처지에 있는 선생님들의 격려 메시지와 전화는 필자에게 자긍심과 용기를 북돋아 줬다. 그 후 필자는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삶에서 희망을 갖는 것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문단에도 등단하여 수필가로 신인상을 받게 되었고, 7월부터 한교닷컴 e-리포터로 활동하면서 연 3회 베스트 리포터로 선정되었다. 필자의 글을 보고 인터넷 카페, 기업체 홈페이지, 종교단체 등에서도 청탁이 쏟아졌다. 글을 읽고 무명의 독자들이 보내주는 댓글은 새로운 삶의 즐거움을 찾게 하였다. 오로지 승진을 위한 삶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승진을 하지 않더라도 더불어 살면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음을 깨달은 것이다. 2006년에 우연히 필자에게 다가온 행복의 미소는 일생에서 가장 멋진 삶의 이정표가 되었다. 필자의 취미와 적성에 맞는 글쓰기를 하면서 즐겁게 사는 방법을 깨닫게 해준 2006년은 더욱 잊지 못한다. 노랑과 빨강의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아름다운 이 가을에 아직도 승진에 얽매어서 헤어나지 못하였다면 지금쯤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이창희 | 서울 대방고 교사 오래전의 일이다. 지금은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아주 아끼던 후배교사가 있었다. 교원임용시험을 통하여 교직생활을 시작한 첫 번째 세대였다는 것은 기억이 되는데, 정확히 몇 년 전이었는지는 가물가물하다. 첫 대면에서부터 서로에게 친근감을 느꼈던 탓에 이후로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풍기는 외모와 행동이 필자의 초임발령시절과 비슷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필자보다는 네 살 정도 아래였기에, 자연스럽게 형님, 아우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그 후배가 학교에 온 지 1년여가 지났을 무렵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형님, 교사가 된 지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정말 빠르게 지난 것 같아요. 무슨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는지 모르겠네요. 봉급 열두 번 받았더니 어느새 1년이 지나 버렸네요.” “이 친구가 벌써 그것을 알아 버렸네. 조금 지나면 더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될 걸, 우리 지금부터 흐르는 시간을 멈추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해 볼까?” 그냥 웃고 지나쳤지만 그날 이후로 세월의 흐름을 어떻게 하면 잡을 수 있을 까라는 생각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때 필자는 30대 중반을 넘어 막 후반으로 넘어간 직후였다. 집 근처에 자주 이용하는 약국이 있었다. 자주 가다 보니 약사와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주고받을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부친이 교직에 몸담았었고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했다고 했다. 필자보다는 14~15년 정도 위의 연배이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요즈음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했더니 “아직은 잘 모를 것입니다. 40대가 되면 세월의 빠르기가 마라톤을 하는 것처럼 빨라집니다. 그것이 50대가 되면 100m 달리기로 바뀌게 되지요.” 두 경우를 생각해보니 정말 그 이야기들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는 봉급 열두 번 받으면 1년이 지나고 새로운 아이들 만나서 지내다 보면 또다시 봉급 열두 번 받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또 1년이 지나는 것이다. 또 몇 년이 흐르면 새로운 학교에서 다시 둥지를 틀게 된다. 요즈음에는 그 약사의 이야기가 더 실감 있게 다가온다. 아니 그가 이야기했던 마라톤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느껴진다. 벌써 100m 달리기에 돌입한 것 같다. 2006년에도 필자는 어처구니없게 ‘빠른 세월을 어떻게 잡아둘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다. 2006년뿐 아니라 매년 해온 생각이다. 아니 매년이 아니라 매달 해왔을지도 모른다.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르지만 생각은 계속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2006년이 가기 전에 그 생각을 접게 됐다. 얼마 전에 그 후배교수와 전화통화를 했다. “어이, 김 교수, 교수되어서도 세월이 빠른가 모르겠네.” “말도 마십시오. 마라톤을 하네요. 벌써 40이 넘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마라톤’이라는 이야기는 약사가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후배도 40대에는 마라톤 하는 기분이라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그런데 형님, 이제는 세월이 왜 빠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붙잡는 일 포기해야 할까 봐요. 그냥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아, 필자도 이제 결론을 내릴 때가 된 것이다. 아무래도 세월의 흐름과의 숨바꼭질은 이쯤에서 접어야 할 것 같다. 오늘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세월을 잡기 위한 몸부림보다 그 세월을 즐기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을 깨닫는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일까.
변종만 | 충북 청원 문의초 교사 2006년에 우연히 필자에게 다가온 행복의 미소는 일생에서 가장 멋진 삶의 이정표가 되었다. 필자의 취미와 적성에 맞는 글쓰기를 하면서 즐겁게 사는 방법을 깨닫게 해준 2006년은 더욱 잊지 못한다. 노랑과 빨강의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아름다운 이 가을에 아직도 승진에 얽매어서 헤어나지 못하였다면 지금쯤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10월 중순경이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감독을 맡아 6학년 교실에 들어갔다. 요즘 아이들이 평가에 관심이 부족한 것을 알지만 혹시라도 긴장하는 아이가 있을까봐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신경을 썼다. 그런데 오히려 아이들이 필자에 대해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왔다. 그중 하나가 ‘선생님은 뭐가 좋아 매일 그렇게 즐거워하느냐’는 것이었다. 모범을 보여야 할 최고 학년인데도 철부지행동을 일삼는 아이들이 던진 뜻밖의 질문이었지만 마음속의 다짐까지 꿰뚫어본 관찰력이 대견스러웠다. 한편 낙천적으로 사는 모습이 아이들 눈에 좋게 보였다는 것도 기분 나쁜 일은 아니었다. 똑같은 사물을 보거나 사건을 접하더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긍정적으로 보면 다 좋게 보이던 것도 부정적으로 보는 순간 다 나쁘게 보이는 게 순리다. 그러니 바보가 아니라면 굳이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살 이유가 없다. 필자가 보내는 메일에는 ‘삶을 아름답게 하면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집니다’라는 서명이 함께한다. 누가 만들어 줄 때를 기다리면서 불평만 하면 멀리 달아나는 게 행복이다. 항상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주변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내고 작은 것에도 만족해하면서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렇게 사는 삶이 바로 행복이다. 필자가 살아가고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예를 들어가며 얘기해 주는 것으로 질문에 대해 답변했다. 아이들의 표정이 덩달아 환해지며 고개를 끄덕인다. 짧은 시간에 얼마나 가르칠 수 있으랴만 긍정적으로 즐겁게 사는 게 더 좋다는 것만은 이해한 분위기였다. 우리 반 아이들이 필자를 바라보는 눈도 6학년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 ‘가르치는 사람들은 그냥 아이들이 좋아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실천에 옮겼을 뿐이다. 친근감을 느끼도록 편안하게 대하면서 아이들과 가깝게 지냈더니 부모님들까지 필자를 신뢰한다. 학교와 교사를 믿고 따르니 참교육은 부수적으로 이뤄진다. 사회에서는 교사가 무릎을 꿇게 하는 사태를 바라보며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잘못을 질타했었다. 하지만 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 반의 부모님들이 보여줬다. 10월 초 이웃 반 선생님의 돈을 탐낸 아이들이 있어 급히 부모님을 학교로 불렀다. 부모님들에게 자초지종과 함께 사후처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해주자 다음날 바로 이웃 반 선생님을 찾아가 아이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비록 무릎은 꿇었지만 가슴 뭉클할 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누가 욕할 것인가? 교사라면 누구나 아이들에게서 행복을 찾는다. 그중에서도 담임을 맡은 아이들이 1년 동안 잘 따르면서 속 썩이지 않고, 말썽부리던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좋은 방향으로 생활태도가 변하고, 소외감을 느끼던 아이들이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게 가장 큰 보람일 것이다. 그러니 올 한해 필자는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생활하는 게 교사들의 일상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직장의 분위기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교직원 간에 마음을 터놓고 생활할 수 있다. 이왕이면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앞장서려고 노력했다. 누구라도 말 한마디만 꺼내면 회식을 비롯해 직원들과 어울리는 자리를 만들었다. 모든 것이 순리적으로 처리되니 직원들끼리 얼굴 붉힐 일도 없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방학 동안에는 학교에 출근한 직원들끼리 밥을 직접 지어먹으면서까지 동료애를 나누도록 만들었다. 2006년을 되돌아보면 아이들이나 직원들과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내며 더 즐거워했던 한해였다.
조은경 | 전주 근영중 교사 누구나 이맘때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서면 아쉬운 점들과 기뻤던 일들이 하나 둘 떠오를 것이다. 교육계는 급격한 사회 변화와 함께 공교육의 난항과 교육 개혁, 교권 회복을 위한 대책마련 및 자성의 목소리가 컸었다. 공교육 담당자의 입장에서 통감하는 바이며 개인적으로도 올해 유난히 학생들에게 역사와 국제이해 부분을 가르치고 생활지도를 하면서 무엇이 올바르고 적절한 것인지 고민하는 때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필자는 항상 넓은 시야, 다양한 경험 그리고 열린 마음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 물은 흘러야 생명력을 유지하듯이 교육의 방향 역시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2006년 대외적으로는 한·일 공동수업, 한·중·일 평화교재실천교류회, 북경 역사회, 국제이해학회 참가 등 분주하고 귀한 경험과 배움을 하였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박물관 체험 교실’과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CCAP)’을 운영하며 학생들과 함께 실천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한 시간들이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봄, 가을에 일본의 역사 교사와 전통문화 전공 교수를 초청하여 공동 수업을 하였는데 3월 말에는 요코하마의 스즈키 선생님과 함께 한국을 사랑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 오오가와 쓰네기치를 주제로 수업을 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참 진지했다. 그네들이 한국뿐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애정을 지녔다는 사실이 학생들에게 전달됐기 때문이 아닐까. 역사의 진실을 이야기하면 이처럼 학생들의 마음이 열린다. 10월 중순에는 미야모토 교수와 다도(茶道)를 시연하면서 평화와 화해를 이끌어보았다. 다른 나라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서로를 위한 이해와 배려로부터 우호관계가 성립되고 아시아의 긍정적 미래를 얘기할 수 있었다는 게 보람 있었다. 평화교재실천교류 참가는 올해 4회째인데, 처음으로 중국까지 동참해 동아시아 3국 회의가 된 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남’에서 서로를 ‘앎’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하고 싶다. 1회 때부터 발표 및 토론자로 참가하며 느낀 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만남의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그릇된 역사 인식과 역사 교육에 관한 좋은 의견이 도출되고 일치하는 점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사회(역사) 교과와 창의적 재량 활동시간에 국제이해교육을 담당하고 있어 시간 나는 대로 다문화에 대해 학생들과 대화를 한다. 현재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국제결혼가정 아동들의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따라서 다문화 이해 교육은 당연히 교육현장의 과제다. 대화의 전제는 무엇보다도 인권의 소중함을 자각하는 일이다. 역사의 진실을 이야기할 때 인간에 대한 애정을 느낀 학생들 맘이 열린 것처럼 다문화 교육과 이해도 마찬가지이다. 많이 만나고 얘기하는 것이다.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 운영에서는 각국의 지식인들이 학생들과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서로 이야기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는데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 더불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체험교실’을 전주 국립박물관과 연계하여 실천하였는데 가능한 한 지속하고 싶다. 분주하다면 분주하였다고 할 수 있었던 올 한해! 부족하고 미숙하지만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교육이란 학생들이 건전한 몸과 마음으로 미래 사회를 선도하며 행복한 삶을 꾸리게 하는 데 그 진정한 목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한번 가르친 것은 영원히 지울 수 없다. 좀 더 자 자신을 돌아보고 그 중요한 사명감을 맡은 이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즐거움을 향유하며 상생(相生)을 동감하며 학교에, 나의 수업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
장옥순 | 전남 마량초 교사 올해로 교직에 첫발을 디딘 날지 26년이 됐다. 첫 부임지도 바닷가 학교였는데 올해 찾아온 이 학교도 운동장 너머로 출렁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다. 이제 보니 저 바다가 거기에 있었다는 것을 편안하게 바라본 적이 없었던 150일이었다. 마량항에서 완도 고금도를 향해 건너가는 여객선을 2층의 우리 반 교실에서 바라볼 수 있을 만큼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없었던 시간이었다. 우리 반 20명 개구쟁이들이 남기고 간 이야기 부스러기들을 하나씩 주워 담아 청소를 하며 혼자서 실실 웃는 시간이 늘어나는 오후 시간의 즐거움. 며칠 전, 알림장을 제때에 쓰지 않고 영찬이와 쫑알대며 장난치는 승현이에게, “그렇게 늦게까지 알림장을 안 쓰면 선생님이 뽀뽀를 해버릴 거야! 선생님이 볼에 뽀뽀를 하면 장가도 못 가요”했더니, 승현이가 얼른 대꾸를 하였다. “그럼, 선생님한테 장가가면 되지요.” 뭐라고? 선생님은 이미 시집을 갔고 너무 늙었는데?” 그러자, 이번에는 영찬이가 말대꾸를 했다. “아니에요. 선생님은 하나도 안 늙었어요.” 그것뿐이 아니다. 밥을 늦게 먹는 강이와 아영이의 식사 지도를 하고 교실에 들어오니 유림이와 고은이는 “선생님, 사랑해요”를 써 넣은 쪽지 그림과 편지를 몰래 넣어두고 갔다. 아직도 나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연인처럼 아이들이 던지는 사랑의 밀어에 코끝이 찡해지는 철없는 선생이다. 필자는 이 선생의 자리를 오래도록 아끼고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아왔다. 그 사랑이 잠시 흔들렸던 2006년의 아픈 기억을 이제는 담담히 반추해 낼 수 있게 되었다. 고학년 담임교사 20여 년의 경험이 무색할 만큼 1학년 아이들에게 적응하지 못해서 좌절하고, 다시 ‘교육학’ 공부를 하기 위해 퇴근 후 도서관에 출근하며 이론과 현장을 접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증후군) 아이들과 특수교육 대상 아동이 함께 사는 교실에서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마저 느낄 수 없었던 1학기를 보내면서 몇 번이나 포기를 생각했던 아픈 상처들이 이제는 진주가 되어 20개의 보석을 만들어가고 있으니, 이제는 마음 놓고 2학년으로 올려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참 다행이다. 이른 아침이면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발소리 줄여가며 책을 보는 귀여운 모습, 별점을 많이 올려서 더 좋은 선물을 받으려고, 모둠장이 되려고 자신을 통제하고 바람직한 생활태도를 습관들이는 모습, 이제는 글쓰기 공부를 할 수 있을 만큼 의젓해진 모습, 읽기 책 속에 나오는 동화들을 까만 눈 반짝이며 줄줄 외우며 드러낸 앞니 빠진 모습들은 한 볼때기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예쁘기만 하다. 싸우고 소리 지르고 다쳐서 단 1분도 교실을 비울 수 없어 전전긍긍 했던 지난 일들을 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교라는 울타리에 처음 들어온 나의 꼬마 고객들에게서 학교에 오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소리를 듣는 요즈음, 나도 행복한 교단일기를 써서 종업식 날 아이들 품에 안겨 줄 숙제를 하고 있다. 교단일기를 20명의 어린 왕자들이 읽고 즐거워할 것을 상상하니 나도 행복하다. 아직도 필자에게 아이들을 향한 처음 사랑을 타오르게 하는 우리 반 아이들은 나의 스승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자는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다.”고 한 아미엘의 말처럼 아이들의 아름다운 변모를 글로 노래할 수 있었던 2006년의 한복판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내 생애의 어린 왕자들이니 그들이 남긴 사랑의 언어를 기록으로 남겨 2006년을 가득 채우리라.
박준용 | 한양대 강사, 문화평론가 영화 같은 실제 교사의 고군분투 사람들은 어떤 극적인 사건을 접할 때 흔히 '이건 마치 영화 같은데!'라고 말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극적인 사건을 가상하여 만든 영화보다 현실이 더 극적일 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새삼 놀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화 가 다룬 1999년 미국 리치몬드 고등학교의 체육관 폐쇄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농구부 코치 '겐 카터'가 학생들의 성적 미달을 이유로 당시 연전연승하고 있던 팀의 훈련은 물론 경기까지 포기하고, 아예 체육관마저 폐쇄시켰다. 낙후된 지역에서 유일한 성공의 희망을 농구에서 발견해 왔던 선수들은 물론 그들의 부모, 그리고 이들의 승리에 고무되어 있던 지역 주민들은 당연히 이 극단적 조치에 격렬히 항의하는 등 일대 물의가 빚어지게 되었고, 이 사건은 언론에 의해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된다. 영화 는 연전연패하던 쇠락의 빛이 역력한 리치몬드 고교에 카터가 부임하면서 시작한다. 그가 처음 학교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한 일은 선수들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농구를 계속하고 싶다면 최소한 C정도의 성적 이상을 올리고 수업에 들어가 앞자리에 앉으며, 시합에 나갈 때 셔츠와 타이를 착용하라는 것이다.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카터의 탁월한 리더십과 지독하리만큼 철저한 훈련은 오합지졸과 같았던 농구팀을 순식간에 바꾸어 놓았고, 이후 경기에서 연승행진을 계속한다. 가망 없는 선수들, 천재적인 교사의 헌신적 노력 그리고 성공과 승리라는 다소 전형적인 장르 영화의 맥락을 따르던 영화는 선수들 대부분이 형편없는 학업 성적을 올리면서 전형의 궤를 이탈하기 시작한다. 경기에서의 승패와 관계없이 계약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자 카터는 망설임 없이 체육관 문을 닫는다. 그리고 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인 아이들에게 농구 연습 못지않은 강도의 집중적인 학습을 요구한다. 그는 이러한 결정을 극단적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을 향해 말한다. 만약 아이들이 자신이 정한 이 간단한 규칙조차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들은 결국 그 어떠한 규범이나 질서도 존중하지 않는 이들로 전락할 것이라고…. 그래서 결국 그런 주위의 무수한 범죄자들과 같은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동시에 카터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인생에는 농구 이상의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하며, 노력하는 자는 누구나 그 가능성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수단이 아닌 가능성을 위한 교육 흔히 교육을 전인교육이라 한다. 온전한 교육이란 단지 인성의 일부분이나 혹은 가능성 있는 특정 기능만을 훈련하고 발달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말 그대로 생각과 마음 그리고 의지 모두가 온전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부분을 균형 있게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전인교육'의 기치가 허공에 외치는 소리처럼 여겨진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오직 대학 입시만을 위해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교육의 문제점은 수십 년 전부터 지적되어 왔지만 여전히 해결의 기미를 찾아 볼 수 없다. 작은 전쟁터로 변한 교육 현장에서 교육의 세 주체, 곧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는 모두 오직 이 전투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목과 방법론에만 매달리고 있거나, 혹은 매달리기를 요구받고 있다. 리치몬드 고교 농구부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에게 오직 농구만 잘하기를, 그래서 경기에 승리하여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해 주기를 열광적으로 바란다. 관객들은 어린 농구 선수들의 성적이나 이들의 보다 먼 미래 삶에 있을 가능성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이겨주기를 바랄 뿐이다. 마치 아이의 생각과 정서와 의지가 어떻게 발달하든 말든 일단 좋은 대학에 어떻게든 들어가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코치 카터는 이를 거부한다. 그에게 있어 농구는 수단일 뿐이다. 보다 나은 삶을 향한 하나의 작은 조건 말이다. 그는 아이들이 단지 농구만 아는 단순한 기능인이 아닌 스스로 사고하고 바른 선택과 결정을 할 줄 아는, 그래서 농구 이상의 가능성으로 삶을 가득 채워가는 온전한 사람으로 성장해 가기를 바랐다. 이런 이유로 카터는 선수들에게 공부할 것을 요구한다. 읽고 쓰고 보고 듣고 말하는 일련의 과정은 대학 진학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의 생각의 폭과 깊이를 더하게 함으로써 종국에는 참된 자신감의 든든한 토대가 된다는 사실을 코치 카터는 몸소 체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농구하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것이 필요했듯이 우리의 공부만하는 아이들에게는 농구가, 음악과 연극이, 영화와 미술, 철학과 문학이 절실하게 필요한지도 모른다. 어려서부터 오직 물질적 성공과 출세만을 최고의 가치로 가르치고, 공부를 단순히 이런 목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게 만드는 사회의 미래는 참담할 뿐 아니라 암울하다. 얼마 전 인문학 관련 학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최근 사회 전반에 걸친 인문학에 대한 '홀대와 무관심'이 결국 진정한 의미나 가치의 토대 없이 다만 물신숭배로 점철되어 가는 한국 사회의 위기를 낳고 있다는 성명이 발표된 바 있다. 이것이 어찌 대학만의 위기요, 문제이겠는가? 갈등을 신뢰와 사랑으로 극복하다 그러나 목적이야 어떠했든 코치 카터의 교육방식은 가혹할 정도로 엄격해 보인다. 자신의 지시에 대한 작은 불이행이나 거부에도 팔 굽혀펴기 500회, 좌우 달리기 1000회를 거침없이 부과한다. 따르지 않는 선수는 가차 없이 팀에서 제외하거나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벌칙을 내린다. 반발과 저항은 예견된 것이었고, 과정 중 몇몇 선수가 팀을 박차고 나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카터의 극단적인 요구를 끝내 선수 자신들은 물론 그들의 학부모 그리고 동료 교사들이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그의 방법론이 가지고 있는 합리성, 곧 충분히 타당한 근거와 분명한 목표를 지니고 있다는 점과 무엇보다 학생들을 전인적인 차원에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런 카터에게 있어 체벌이란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저지르거나 선택한 어떤 결정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과정을 생략한다면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은 자신이 내뱉는 말 한마디, 매순간 행동하고 선택하는 것들이 삶에 어떤 구체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가를 제대로 깨달을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코치 카터의 훈계 방식은 종종 체벌을 비롯한 훈계와 관련하여 학생, 학부모, 교사 사이에 종종 긴장과 갈등이 파생되곤 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곧 학생 훈육에 있어 본질적인 승패는 체벌의 형식이나 강도와 같은 외적인 부분보다는 학생과 교사 사이에 어떤 관계가 형성되어 있느냐 하는 내적인 부분으로 말미암는다는 점이다. 단단한 신뢰와 사랑의 관계 가운데 있는 사제지간이라면 경우에 따라 코치 카터가 사용한 것 이상의 엄격한 훈계 방식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것은 말 그대로 교사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사랑의 매'가 아니라 학생 자신이 고백할 수밖에 없는 '사랑의 매'이기 때문이다. 반면 그러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상태라면 체벌은 고사하고, 야단치는 몇 마디 말만으로도 학생의 마음에 깊은 상처와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결국 영화는 행복한 결말로 끝을 맺는다. 비록 천신만고 끝에 올라간 대회에서 아쉽게 패배함으로써 연승행진에 종지부를 찍지만, 이후 코치 카터의 바람대로 선수들 가운데 1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여러 유수의 대학에 진학해 농구는 물론 의대나 경영 등 다양한 전공 영역에 진출하는 등의 쾌거를 이룬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행복한 결말이 영화 속이 아닌 지난 2004년 실제 현실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인생은 때로 영화보다 극적이다. *영화 정보* 제목 : 코치 카터(coach carter) 감독 : 토머스 카터 출연 : 사무엘 L. 잭슨, 롭 브라운 제작년도 : 2005년 관람등급 : 15세 관람가
신태식 | 본사 교육전문직 특강 교수 문제① 방과 후 학교의 필요성과 문제점 및 효율적 운영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여 급변하는 시대적, 사회적 변화에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 학교교육을 중심으로 한 공교육의 사명이자 당면한 과제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체제로 방과 후 교육활동의 운영·관리, 지도 강사, 교육 대상, 교육비, 교육장소, 운영시간, 프로그램을 확대·개방하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방과 후 학교가 시행되면 우선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과 이로 인한 교육기회 불평등 문제, 즉 계층 간, 지역 간 교육격차를 부분적으로 해소해 줄 수 있다. 또 학습자의 다양한 욕구충족과 소질계발을 위해 각 분야의 전문적 능력을 갖춘 교사 및 전문가가 지도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고, 학습자 스스로 선택하여 학습하게 함으로써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신장시키고 공교육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끝으로 저출산·고령화 등의 사회변화에 따라 다양한 교육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맞벌이 부부 가정이나 결손가정, 빈곤층의 증가 등으로 방치되는 학생들이 방과 후 교육이나 보육 프로그램을 통해 안정적으로 지도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과대학교·과밀학급의 열악한 학교시설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방과 후 학생관리 문제나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가 정규수업 소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방과 후 학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 교사 및 학교는 학습자의 요구와 교육적 효과를 고려하여 다양하고 현실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함으로써 학습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우수한 강사를 확보하고, 교육기자재를 확보해서 교육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로 저소득층의 참여를 유도하여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학습자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고 이를 위한 재정지원의 확대가 필요하다. 끝으로 지역사회 내에서의 협력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학교간의 연계를 통해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지역사회의 문화시설, 산업체 공공기관의 협력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을 경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공교육은 교육의 중추이다. 방과 후 학교 제도는 교육격차 해소, 학습자의 욕구충족 및 소질계발 교육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는 만큼 학교는 우수한 강사진을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국가와 지역사회는 행·재정적으로 뒷받침 해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학교는 교육력을 회복할 수 있고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감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Ⅰ. 개념과 필요성 (1) 개념과 목적 방과 후 학교는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체제로 현행 방과 후 교육활동의 운영·관리, 지도 강사, 교육대상, 교육비, 교육장소, 운영시간, 프로그램을 확대·개방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방과 후에 과외나 학원 및 비교육적 공간으로 맴돌던 학생들의 잠재 능력을 계발하고 인성과 창의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필요성 첫째, 사회양극화 완화를 위한 획기적인 교육격차 해소 방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농·어촌, 저소득층 자녀 등 소외계층 자녀의 교육기회 확대를 위해 필요하다. 둘째,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 변화에 부응하는 교육서비스 요구 증대와 여성인력의 사회 진출 확대로 학교의 보육·보호기능이 요구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셋째,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방과 후 교육활동 개선 필요가 증대되었으며, 현행 방과 후 교육활동 운영체제로는 다양한 과외욕구 해소에 한계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넷째,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발전적 교육체제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Ⅱ. 방과 후 학교 운영의 문제점 첫째, 학교 내에 다양한 강좌 개설이 어렵고, 개설되는 프로그램의 연속성이 없다. 특히 교과와 연관된 프로그램의 개설 시 전문 강사를 초빙하려고 할 때 강의 시간수가 적어 전문 강사 확보의 어려움이 있다. 둘째, 특성화·다양화된 프로그램이 부족이 부족하다. 그 이유는 교사의 과중한 업무 및 수업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수업 준비가 어렵기 때문에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기존의 학원수업에 비해 만족도가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교과학습의 경우 소수 및 맞춤식 교육으로 진행되는 사교육과의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학생의 능력과 적성, 진로에 적합한 교육보다는 교과 중심의 상급학교 입시교육에 매몰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넷째, 실제 운영에서 학교 관리상의 어려움과 학생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특히 방과 후 및 야간에 학교를 해당 학교교사가 아닌 강사가 활용하여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기자재 및 학교시설에 대한 훼손과 관리상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Ⅲ. 방과 후 학교 효율적 운영 방안 첫째, 운영주체의 개방이 필요하다. 학교장 중심의 운영관리 체제에서 운영주체를 학부모회나 비영리 기관 등에 위탁·운영할 수 있도록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 때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대·개방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학생, 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설되도록 해야 한다. 초등학교의 경우 보육 프로그램과 특기·적성교육을 다양하게 운영하되 인성이나 창의성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운영이 필요하며, 중등학교의 경우에는 진로, 특기·적성교육, 수준별 보충학습 등을 다양하게 운영하되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강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교 및 지역사회 여건에 맞는 1교 1특성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것이 요구된다. 셋째, 지도 강사는 교육청에 인력풀을 구축하여 학교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초·중등 교사 간 상호 교류, 교·사대생 및 일반 대학생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며, 학원 강사, 예비 교사, 관련 강좌 전공자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직교원 참여 시 학교교육 활동에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 학교별 실정에 맞게 참여를 권장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교육대상은 해당 학교 재학생 위주 학생에서 타교생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있고, 이 때 교육비는 수익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되 소외 계층에게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배려가 요구된다. 다섯째, 교육장소는 기존 학교시설을 활용하거나 거점학교 및 지역사회 시설 등과 연계 운영하도록 하며, 운영시간은 수요자 및 학부모 요구에 맞춰 다양하게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계발활동, 체험활동과 연계한 학교 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하도록 하며, 프로그램 운영의 만족도를 평가·환류하여 교수·학습의 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 홈페이지를 활용하여 해당 학교 우수사례를 적극 홍보하고 학교 간 우수사례를 공유하여 강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과 학생, 교사, 학부모 대상 연수를 다양하게 실시하여 홍보를 강화하고 전체적인 이해를 증진시켜야 한다. Ⅳ. 방과 후 학교의 기대 효과 첫째, 방과 후 학교는 양질의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소질 계발 및 인성·창의성을 함양하고, 학생들의 참여와 학습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진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학생의 선택권을 높여 맞춤형 교과 학습과 특기·적성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둘째, 학교 밖 사교육 수요가 학교 내로 흡수되어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공교육 내실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교육비 지출의 소득 분배 개선 효과를 통해 사회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셋째, 부부가 동시에 사회활동을 하는 가정이나 도시 저소득층 가정은 방과 후 자녀 보살핌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며 학교 및 지역사회의 다양한 시설을 활용하게 됨으로써 평생학습사회를 구축하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문제 ② 주 5일제의 필요성, 문제점과 효과적인 운영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 2008학년도부터 전국적으로 주 5일제 수업이 시행될 에정이다. 주 5일제 수업은 학습 부담을 경감해 자율학습능력 신장을 유도할 것이라는 긍정론이 있는가 하면 학력 저하와 함께 사교육비 증가로 계층 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부정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주 5일제 수업은 삶의 질을 중시하는 문화의 형성과 타 직종의 '주 5일 근무제' 확산이라는 사회적 변화, 지식보다는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강조하는 새로운 학력관의 등장,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알맞은 교육체제의 필요성 증대 등 사회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주 5일제 수업으로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을 생활세계에서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지식을 내면화하고, 재구성할 수 있게 해 준다. 또 자율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창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신장되며, 아동기의 발달 상황에 맞는 다양한 학습기회를 가능하게 해 준다. 이외에도 가정은 물론 사회 구성원의 교육적 역할 분담으로 사회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가정학습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지 못할 경우 인터넷에 빠져들거나 문제행동을 부추길 수 있으며, 체계적인 학습시간이 줄어듦으로써 학력저하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가정에 방치되거나 학원에 의지함으로써 가계의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계층 간의 교육격차와 불평등 심화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주 5일제 수업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첫째, 가정에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는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현장학습 학습자료 등을 가정통신문이나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함으로써 효율적인 교외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학교운영계획을 마련하고 토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가정에서 방치되는 학생들의 참여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예컨대 소집단 협력학습, 소질계발을 위한 프로그램, 창의성 신장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여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신장시켜야 한다. 스스로 계획하여 수행해야 할 과제가 많은 만큼 토픽이나 프로젝트 학습법, 도서관 이용 방법 등을 지도해야 함은 물론 학생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능력과 자율적인 학습태도를 길러주어야 한다. 넷째, 사회교육시설의 확충 및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야 한다. 주 5일제 근무와 맞물려 사회적인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교외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지도자 및 자원봉사자를 육성하여 학부모나 지역사회인들이 교육적 활동에 참여하여 교육적 기능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교육 시스템의 재구조화를 촉구하게 될 주 5일제 수업은 학교, 가정, 지역사회, 국가 차원의 유기적인 협력체제가 구축되어야 21세기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창의성 신장을 위한 교육제도로 정착될 수 있다. 주 5일제 수업은 사회적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가정, 학교, 사회의 협력과 연계지도가 필요한 만큼 성공적 정착을 위해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학습방법과 체험학습을 통해 스스로 학습력을 향상시키고 바람직한 인성 함양을 가져올 수 있도록 모든 교육 주체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스위스의 12∼17세 학생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무단결석'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스위스 국립과학재단이 최근 프리부르 대학 마그리트 슈탐 박사팀에 용역을 주어 독일어 사용권의 28개 학교에서 이 연령층의 학생 4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2명에 1명 꼴로 적어도 한 번씩은 무단결석을 한 적이 있으며, 3명에 1명 꼴로 한 학기에 한 번은 무단결석을 했다고 밝혔다고 스위스 언론은 전했다. 심지어 조사 대상자의 약 5%는 지난 6개월 동안 '의도적으로' 수업을 빼먹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또 대상자의 3분의 1 이상이 처음으로 무단결석을 한 시점은 4∼6학년 시기였다고 밝혔다. 무단결석 경험이 있는 학생들 가운데 3분의 2 가량은 그 까닭에 대해 "그냥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아서"라고 말했으며, 40%는 "수업이 지겨워서"라고 답변했다. 무단결석 학생들은 '수업을 빼먹고 어디에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그 중 4분의 3이 집에 혼자 있거나 아픈 체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단결석 이후 학교에 사유서를 제출하는 경우, 3분의 1은 부모가 기꺼이 사유서에 서명해줬고, 5분의 1은 부모에게 억지를 써서 사유서에 서명하도록 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 슈탐 박사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 커리큘럼 등을 포함한 학교들의 질이 무단결석 문제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학교 당국의 개방적 자세와 진지한 대처를 주문했다. 슈탐 박사는 1년에 2∼3차례 무단결석을 한 학생들은 성적이 좋지 않아 유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부류라면서 이들은 비행 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무단결석은 개인적일 뿐아니라 학교 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교육 및 학교의 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필자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일이다. 그때 20대 중반의 국사 신규선생님이 부임하셨는데 자신의 임용시험 면접 경험을 얘기해준 것이 기억난다. 면접관이 전교조(그때는 전교조가 태동할 때라 비합법이었음.)라는 조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 보자 마음속으로는 그렇지 않으면서도 교사가 무슨 노동자냐, 교사가 되어도 전교조에 절대 가입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했다고 한다. 그러고는 우리들에게 합격을 하기 위해 마음속과 다른 말을 해서 교육자로서 정말 양심에 찔렸다고 말씀하셨다. 지금은 충남 모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교조 활동에 열정을 갖고 활동을 하고 계신다. 요즈음 한국사회의 편협한 시각을 보여주는 시상화석 같은 사례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사법시험에서는 1, 2차만 합격하면 면접은 요식행위로서 거의 탈락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26 명이 소위 부적격자로 분류되어 심층면접을 치렀다고 한다. 그중에는 예비 법조인이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이 부족하여 심층면접을 치른 수험생도 있었지만, 이른바 사상이 불온(?)하다는 면접관의 자의적 판단으로 분류된 수험생도 있었다는 게 문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1단계 면접에서 "주적(主敵)은 미국이다"라고 대답했던 한 응시자는 26 명에 포함되어 심층면접에 회부되었으나, 심층면접에서 "주위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것을 들은 걸로 답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며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은 우리나라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던 응시자도 심층면접을 치러야 했다고 한다. 다행히 두 응시자 모두 심층면접에서 탈락되지는 않고 구제된 것으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7명의 최종 탈락자 가운데 '국가관'이 문제가 되어 탈락한 사람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다. 사법시험의 목적은 법에 대한 기본지식을 갖춘 사람에 대해 법을 공명정대하게 집행할 소양을 갖추고 있는가, 외압에 흔들림 없고 뇌물에 소신을 굽히지 않을 의지를 갖추고 있는가를 검증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주적' 문제나 '북핵문제'에 대한 판단은 몇 마디의 단답형 답변을 통해 설명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어느 하나의 답이 절대적으로 맞는 것이라고 강요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전혀 아니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한 견해들 사이의 논쟁이 계속되어온 것들이다. 스펙트럼에 비쳐진 무지개는 다양하다. 그 어느 색깔을 골라 무엇이 낫다, 못하다는 거론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색깔 자체로 아름답고, 이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객체일 뿐이다. 이념으로 인한 갈등은 우리사회를 이리저리 갈라놓았다. 얼마나 이념투쟁이 심했으면 黨同伐異 라는 사자성어가 교수들이 선정한 2005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가 되었을까. 그 사람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생각이 나와 다르다 하여 그것을 법의 잣대로 제단 하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사회 내에 존재하는 사고의 다양성을 부정하는 모습으로 생각된다. 우리 사회는 갈수록 다원화되고 있고 다양한 가치와 이념, 사고가 존재하고 있다. 거기서 어느 한 방향의 것이 절대적으로 옳고 다른 것들은 배척되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나는 당신의 사상에 반대한다. 하지만 당신이 가진 사상 때문에 탄압을 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편에 서겠다.” 프랑스의 지성 볼테르의 똘레랑스(관용)를 강조한 말이다. 정녕 볼테르는 대한민국에서 죽었는가?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는 30일 "유치원과 고등학교 교육은 국가가 책임지고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목동 현대백화점 앞에서 가진 '비전투어 버스토론회'에서 "국가가 공교육을 통해 모든 국민을 책임있는 사회구성원으로 길러내도록 보장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학교 공부만으로 대학에 가고, 가난해도 좋은 학교에 갈 수 있고, 지방대를 졸업해도 좋은 직장에 갈 수 있고,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육시스템 선진화 ▲자율성 확보 ▲교육투자 확대 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교육시스템 선진화를 위해서는 유아교육 및 고교 교육의 의무화, 전문대 수업연한 자율화, 지역단위 영재교육 등을 제안했으며 자율성 확보 방안으로는 대입전형 자율화, 교원평가제, 대입 선지원 후시험제 등을 주장했다. 또 기업 등 민간부문이 학교사업에 투자할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한편 농어촌 지역의 커뮤니티스쿨을 지원하는 등 교육투자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같은 정책구상과 관련, "일부에서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정치적 구호라고 지적하지만 국가의 인적자원을 재분배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다른 어떤 사회시스템 보다 교육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 교육위 한나라당 간사인 임해규(林亥圭) 의원을 비롯해 이순세 서울시 교육위원, 김용일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소장 등이 참석했다.
정혜손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2일 서울 송파구 임마누엘교회에서 전국 국공립 유치원 교사, 원감 등을 대상으로 동계직무연수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