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552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교육부가 지난해 첫 실시한 일반대학 교육과 평가결과 55개 대상학과 중 13개교가 `우수', 35개교가 `보통' 평가를 받은 반면에 개교는 `개선요망' 평가를 받았다. 전국의 4년제 대학 중 30개 일반대학에 설치돼 있는 55개 교육과를 대상으로 실시된 평가결과, 일반교과 교육과의 경우 18개 대상학과 중 3개교가 `우수', 11개교가 `보통'인 반면 4개교가 `개선요망' 평가를 받았다. 유아교육과의 경우 11개 대상교 중 2개교가 `우수', 8개교가 `보통'인 반면 1개교가 `개선요망'으로 나타났다. 특수·기독교육과는 12개 대상교 중 3개교가 `우수' 8개교가 ` 보통', 1개교가 `개선요망' 판정을 받았다. 예·체능기술교육과의 경우 14개 대상교 중 `우수' 5개교, `보통' 8개교, `개선요망' 1개교로 각각 평가되었다. 일반교과 교육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대학은 충남대 교육학과이며 `개선요망'평가를 받은 곳은 배제대 가정교육과, 목원대 영어교육과, 총신대 역사교육과, 목포대 윤리교육과 등이다. 유아교육과의 경우 최우수교는 덕성여대이며 안양대는 `개선요망' 판정을 받았다. 특수·기독교육과의 경우 천안대 특수교육과가 최우수 판정을 받은 반면 안양대 기독교육과는 `개선요망' 지적을 받았다. 예체능·기술교육과의 경우 부경대 수산교육과가 최우수 점수를 받았으나 삼육대 음악교육과는 `개선요망' 판정을 받았다. 일반대 교육과 평가는 교육과정(45점), 교수·학생(40점), 행·재정 및 시설영역(15점) 등 3개 영역으로 나눠 16명의 평가단(단장 인천교대 허숙 교수)이 대학에서 제출한 자체평가보고서를 토대로 서면 평가와 현장방문 평가를 실시했다. 교육부는 이번 평가를 통해 대학의 교원양성 교육체계의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교원양성기관의 체제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앞으로 실시될 교원양성·연수기관의 평가인증제 도입의 기반조성 자료로 쓸 계획이다. 이번 평가에서 `개선요망'으로 지적된 대학은 5월말까지 자구 노력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교육부는 이를 검토한 뒤 내년도 학생 정원조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렇다. 우리는 이 행복한 골짜기에서, 흡족한 마음으로 죽는 용기를 발견하리라. - Camus ... 때때로 나는 변신에 능한 배우를 꿈꾸었다. 변신에 능한 배우들은 언제나 눈물을 미소로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어서 카프카의 한 마리 징그러운 벌레를 연상시켰다. 나는 종종 두 벌의 옷으로 세상을 그렸다. 내가 가진 한 벌의 옷은 완전한 권위를 향한 동경으로서 그것은 마음속에 자리한 일상의 안정적인 갈망을 충족시켜 주었다. 그러나 또 다른 한 벌의 옷은 크고 완전한 권위에 대한 반발로서 이는 필연적으로 미미한 존재로 향하는 헤아릴 수 없는 연민으로 통하는 것이었다. 두 개의 날개는 서로 타협할 수 없는 이질적인 다른 세계이면서 동시에 공존하는 것이었다. 때때로 나는 분명한 선택을 해야하는 국면에 처해지고는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동적으로 떠오르는 선택은 이성을 앞서 번번이 나를 곤경에 빠뜨리고는 하였다... 1. 목사는 꼽추였다. 빨간 지붕이 뾰족한 언덕 위의 교회에서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오후의 햇살이 찬찬히 스러지고 난 어느 더운 여름밤이었다. 세월의 파란이 그저 무관히 스쳐 지나가지 않았을 목사의 구부러진 등은 노회한 성직자의 한 현신처럼 보였다. 말씀을 전하는 도중 간간이 땀을 닦기 위해 등을 구부려 손수건을 꺼낼 때면 작고 구부러진 몸이 앞으로 고꾸라질 것처럼 위태롭게 보였다. 천정 아래 사방 벽면에 그려진 예수의 얼굴은 고통에 못 이겨 신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미소짓는 것 같기도 한 기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날의 분위기는 고요하다못해 어디인지 모르게 괴괴함마저 풍기고 있었는데 그러한 기묘한 적막감이 나를 사로잡았던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그 날 나는 종일 예배당을 찾아 헤매이다가, 마침내 예배를 드릴 만한 성소에는 모두 불이 꺼져버리고 난 늦은 밤이 되어서야, 언덕 위의 교회 하나를 발견했다. 언덕 위에 우뚝 서서 마치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예쁜 뾰족 지붕의 건물 하나가 비현실적인 불빛을 반짝이며 서 있는 것을 보는 순간 나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은 내가 차를 타고 몇 번이나 지나친 적이 있는 낯익은 거리의 한 모퉁이에 위치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에 단 한 번도 눈에 띈 적이 없었다는 새삼스러운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도 잠시 마치 자석이 쇠를 끌어당기듯 알 수 없는 흡인력에 이끌려서 거짓말처럼 나는 예배당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 날 낮에 내가 들었던 신의 음성은 오랜 방황이 만들어낸 내 생의 더없이 가난해진 마음 밭에 연유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지상 위에서 신의 얼굴이란 어쩌면 영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내 오래된 절망을 마감하고 이제 속히 집으로 돌아가리라는 신의 계시처럼 불쑥 나타나 나를 흔들어놓았다. 그러니까 이미 몇 번의 휴학과 복학 끝에 어렵게 야간 신학대학원을 수료한 지 햇수로 삼년여나 지난 아직까지도 미완으로 남아 있는 내 신학논문과, 그로 인해 영원히 수료로서만 남아있는 내 절름발이 신학의 이력처럼 주일이 되면 그저 아무렇게나 내키는 대로 이리저리 예배당을 기웃거리던 나는 차라리 무교회주의자로 불려야 마땅하리라. 딴에는 개신교도들이 내보이는 적극적인 구원의 집착에 대해 진작부터 풀리지 않는 의문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토록 간단히 안주의 터를 결심한 것이 무반응에 가까운 신도들의 과묵함이라든가 아무런 욕심 없이 예배당을 떠다니던 무심한 공기들 때문이었다면 그 또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또 한 사람- 어둠 속에서 바라본 꼽추 목사의 눈빛은 생의 숱한 고난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잃지 않은 자의 단단한 위엄으로 나를 붙들었다. 그의 눈빛 속에서 나는 완벽한 나머지 교활함과 닮아 있는 어떤 종류의 카리스마를 보았다. 만일 꼽추목사에 대한 나의 이러한 견해가 정상적인 신체를 지니지 못한 장애인이라는 데에서 나온 동정심의 발로라거나 불구의 몸으로 신의 제단을 돌보는 일의 거룩함에 대한 그릇된 신성에서 나온 것이라면 나의 믿음은 심판을 받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경건함에 사로잡혀 그에게 어쩔 수 없는 신뢰를 느끼고 있었다. 과연 그것이 신 앞에서 정당한 신앙의 뿌리에 기초한 것이었는가. 그 날 이후 나의 머리 속에서 내내 떠나지 않는 의문이었다. 2. 교회는 케이크로 만든 아담하고 예쁜 굴뚝 집을 닮았다. 백여 명이 채 못되는 교인들은 별다른 동요 없이 착실한 모습으로 매주 주일 예배에 참석했다. 종교음악을 전공한 나는 작은 교회가 으레 그렇듯 간단한 오디션조차 없이 곧바로 지휘자로 취임하였다. 음악에는 사람의 영혼을 열어주는 힘이 있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자신을 감싸고 있던 단단한 무장도구들을 해제 한다. 그것이 내가 별 다른 망설임 없이 음악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성가대는 초보적인 중창단 규모였으며 재정상의 이유로 인해 조직이 몹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첫 연습이 끝나고서 유아실에 모인 교인들이 작은 케이크에 불을 붙여 나의 지휘자 취임을 축하 해 주었을 때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행복을 느꼈다. 세상은 평온했고 순조로웠으며 그런 대로 아름다웠다. 나는 세상의 짐을 한쪽으로 부려놓고 모처럼 안주의 평화를 맛보고 싶었다. 만일 그간의 나의 삶이 오랜 방황으로 거듭된 것이었다면 이제야 비로소 봉사와 헌신을 통해 신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저녁 예배를 마치고 목회실에 들어갔을 때 목사는 기도 중이었다. 무릎을 꿇고 엎드린 목사의 등위로 흉물스러운 짐승의 조형물처럼 불쑥 튀어나온 반구가 그대로 불거져 보였다. 저녁 햇살이 스러지는 적막한 목회실에 홀로 엎드린 목사의 뒷모습은 차분한 실내의 다른 성물들과 어울려 경건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힘에 굴복하듯 엎드린 목사 옆으로 다가가 그의 곁에 나란히 앉았다. 이윽고 목사가 천천히 몸을 돌려 나에게 읊조리듯 말했다. -자네가 보다시피 우리의 공동체는 주님의 몸이라 자부하기에는 몹시 비루한 형편이네. 허나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는 아니라네. 자네에게 한가지 부탁을 하겠네 만 이곳은 비록 보잘 것없는 성소이지만 자네의 모두를 바쳐야 할걸세. 잊지 말게. 자네의 전부를 걸고 성소를 지켜주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 구원의 희망을 두는 사람들이 아닌가. 모든 것을 바쳐 성소를 섬길 것을 거듭 당부하는 목사의 음성은 안에서 웅얼거리는 작은 속삭임처럼 미미하게 들렸지만 그 순간 지상 위에 존재하는 유일한 명령처럼 크고 강건하게 성전을 울렸다. 보이지 않는 곳에 구원의 희망을 두어야한다는 꼽추목사의 말을 되새기는 순간 머리 속을 재빠르게 훑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예수의 불충한 제자 도마와, 허술하고 미진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던 내 청년기의 어느 그림이었다. 성서에서 예수는 부활을 믿지 못해 예수의 옆구리를 직접 만져 못 자국의 상처를 확인하는 의심 많은 제자 도마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눈으로 보고서야 믿느냐. 이제부터 보지 않고 믿는 자는 복이 있도다. 눈에 보이는 물질세계의 한 부분으로 태어났으면서 물질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은 인간이 지닌 모순의 하나일 터이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비로소 눈앞에 보이는 현상 뒤에 감추어진 진실을 깨닫는다. 이를테면 검은 비구름이 걷히고 난 후 그 속에 감추어진 눈부신 햇살을 마주하게 될 때 내밀히 감추어진 희망을 붙들게 되는 경우가 그러하듯. 그러나 나에게도 마치 도마와 같이 어리석게 증거를 보여달라고 신의 옷자락을 붙잡고 매달린 적이 있었다. 마치 무엇인가를 열정적으로 졸라대다가 막상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나면 얼른 실감이 나지 않아 어찌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그것은 예기지 않게 어느 날 나의 경험 안으로 불쑥 들어왔다. 스무 살을 갓 넘긴 대학 청년회 시절 수련회의 어느 날 밤, 사방이 모래벌판으로 가득하고 하늘에는 초롱초롱한 별빛들이 선명하게 박힌 모든 것이 알맞게 평온하고 간절한 여름밤이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저마다 꼬박 밤을 밝혀 기도하던 그 날 나의 기도제목이 하필 '방언기사(奇事)' 였던 것은 아마도 그 무렵 오랜 신앙의 친우인 허(許)가 방언은사를 받게된 것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혼자서 다리가 저리도록 되풀이되는 기도에 지쳐있을 무렵 까무잡잡한 작은 얼굴에 깡마른 체구를 지닌 허가 내게 다가왔다. 작은 얼굴에 쌍꺼풀진 두 눈이 오히려 더욱 크고 시원해 보이는 서글서글한 인상의 그녀는 언제나 에너지가 넘쳐 씩씩하게 보였 다. 허는 내게 다가와 자신이 기도 중에 큰 은혜를 받았노라며 함께 기도해보자고 권유했다. - 저길 봐라. 사방에 검은 옷을 입은 마귀 떼들이 우글거리고 있어. 저들은 지금 우리 기도를 방해하려고 온 거야. 그만큼 지금 우리의 영적인 힘이 충만해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 ... - ... ... 나는 허가 자신만만하게 가리키는 손가락 끝의 어둠을 돌아보았다. 내 눈 속에는 칠흑의 어둠속에서 무릎을 꿇은 성도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을 뿐이다. 그러나 허의 두 손을 잡는 순간 놀라운 흡인력이 그의 두 손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뜨거워진 손을 붙잡았을 때 나는 더할 수 없이 간절히 방언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미지의 기이한 언어가 내 입 속에서 튀어나온다면 그때야말로 분명히 신의 존재를 시인할 수 있으리라는 신념 아닌 신념이 마주잡은 두 손을 더욱 단단히 그러쥐게 했다. 허와 함께 기도한지 십여 이 지났을 무렵 갑자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내 입술에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무어라 정의 내리기 힘든 신비한 언어가 미친 듯이 튀어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소리들은 입 속에서 나온 것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크고 강력한 힘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두려워진 나머지 일상의 언어로 소리내 기도하려고 해보았지만 그 때마다 알아듣기 힘든 언어화되지 않은 소리들이 중언부언 되풀이될 뿐이었다. 허는 감격에 겨운 듯 큰 소리로 감사의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으며 이윽고 주변에 있던 몇몇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다가와 나란히 감사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가 살아있는 신의 존재와 만난 최초의 기억이었다. 3. 성가대의 교육지휘자로 부임한지 이주일 만에, 나는 교회의 오랜 자매학교인 맹인학교의 개교 십주년 기념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로 파견되었다. 교회에서 불과 삼십여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맹인학교 교정의 길목에는 키 작은 정원수가 낮게 엎드려 있었다. 정원수들의 한 쪽 귀퉁이에는 '쥐똥나무'라는 낯익은 현판하나가 매달려 있다. 세상의 모든 거창한 이름을 버려 두고 쥐똥에 비유되는 옹색한 이름만큼이나 자잘하고 흔한 나무가 공해에 잘 견디는 질긴 성질을 지녔다는 사실이 왠지 모를 연민을 느끼게 한다. 쥐똥나무는 교정의 먼지를 머리에 잔뜩 이고서 낮게 엎드려 있다. 나는 발걸음을 재촉해서 바삐 걸었다. 날이 벌써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학수(學洙)는 맹인학교 현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게 꾸벅 인사하는 멀쑥하게 키가 큰 열여섯살 소년은 그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전혀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유리알처럼 투명한 그의 눈동자는 고요하게 정지되어 움직이지 않았다. 그가 부모 모두 맹인인 선천성 맹인이라는 사실을 나는 자원봉사자를 위한 정기 모임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학수는 음악 페스티발의 총지휘를 맡은 대표급 학생이었다. 개교 십주년을 기념하는 음악 페스티발은 맹인학교의 첫 교외행사이자 학교의 위상을 외부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로서, 지역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지는 큰 행사였다. 나에게는 일주일에 두 번씩 소년을 만나 음악 페스티발 행사를 돕는 것 이외에도 점자화되지 않은 일반 음악전공서적을 지도해주는 등의 개인 레슨까지를 포함한 자원봉사의 임무가 맡겨졌다. 저녁나절의 교사는 어두컴컴하다. - 학교가 몹시 어둡구나. 불을 켜면 좋을 텐데. - ... ... 나는 무심코 소년의 눈빛과 마주친다. 초점이 없는 소년의 고정된 시선이 투명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너무 깊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철렁하게 하는 그런 눈빛. 그 순간 나는 아차 싶은 실수를 깨닫는다. 맹인에게 불빛이라니. 그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말인가. 나는 좀 당황한다. 내가 실수를 미처 인정하기도 전에 소년이 불쑥 말을 꺼낸다. - 생각보다 키가 크시군요. 나는 앞을 볼 수 없는 소년이 지닌 통찰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 어떻게 알았지....? - 목소리의 울림이 위쪽에서부터 시작되잖아요. 목소리의 위치와 발걸음의 울림을 들으면 상대 의 키를 짐작할 수 있지요. - ... ... 선천성 맹인인 소년은 빛의 세계를 전혀 알지 못하였다. 빛의 경험이란 그에게는 처음부터 미지의 것이었다. 꿈을 꿀 때조차도 소년은 소리로만 이루어진 세계 속에서 살았다. 그런 만큼 소리란 그에게는 독특하고 경이로운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대개의 맹인들에게도 해당하는 것이 겠지만 소년은 소리의 해석에 특히 뛰어났으며 피아노연주에 남다른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가끔씩 공부가 지루해질 때면 음악실에서 그가 연주해 주곤 하던 월광소나타는 두 눈을 멀쩡히 뜨고 있는 정상인인 나 스스로를 향해 알 수 없는 자괴감 마저 느끼게 할만큼 아름다운 것이었다. 소년은 음악을 전공해서 훌륭한 음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음악적 재능은 그가 세상을 향하는 희망의 통로와도 같은 것이었다. 점자로 된 음악서적하나 변변히 구할 수 없는 빈약한 현실 속에서도 맹인 소년의 꿈은 찬란하고 견고해 보였다. 나는 내 곁에 잠시 머물러 쉬고 있는 어린 천사의 날갯짓을 보고 있었다. 고요하게 정지되어 있는 그의 눈빛 속에서 엉뚱하게도 나는 생의 온갖 불행과 고뇌를 먼지처럼 머리에 이고 꿋꿋하게 서 있는 쥐똥나무 한 그루를 떠올리고는 했다. 연습이 끝난 어느 날 소년과 나는 버스정류장 앞에 나란히 서 있었다. 집 쪽으로 가는 버스 한 대가 막 도착했을 때 갑자기 소년이 큰 소리로 물었다. - 선생님, 소경 바디메오는 믿음으로 눈을 떴다지요? - ... ...? 복잡한 행인들의 움직임과 시끄러운 버스의 소음에 묻혀 나는 소년의 질문을 얼른 알아듣지 못했다. - 세상이 존재하는 건 하느님의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 라지요. 그렇다면 제가 영원히 눈을 뜰 수 없는 것도 하느님의 뜻일까요? - ... .... 나는 소년의 질문에 명료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소년의 질문은 나를 혼란스럽게 하였다. 그것은 세상을 긍정하며 좀처럼 어두운 그림자를 내색하지 않았던 소년의 입에서 나온 것이기에 내 마음을 더욱 짓누르는 아픔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소년은 이내 인파 속에 묻혀 사라졌다. 나는 어둠 속에 던져졌던 나의 짧은 맹인의 기억을 떠올렸다. 자원봉사자로 파견된 지 열흘쯤 지났을 무렵이었다. 나는 두 눈에 검은 안대를 하고서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자원봉사자 사무실에서 맹인학교까지 걸어가야 했다. 어느 종교 단체에서 기획한 맹인봉사자를 위한 프로그램에서였다. 물론 내 곁에는 보조 도우미가 붙어 있어 주었지만, 생전 처음 겪는 맹인도 정상인도 아닌 어정쩡함 사이에서 앞을 가로막는 어둠이란 바로 옆 사람의 도움조차 낯설게 하는 힘겨운 막막함일 따름이었다. 만일 처음 맹인을 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맹인들의 표정이 유난히 어둡다는 데에 놀라게 될 것이다. 이는 얼핏 대등한 장애처럼 여겨지는 농아인들과 비교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농아인들이 손짓과 표정만으로 수화를 나누면서도 표정이 밝은 것과 대조적으로 맹인들이 음산할 만큼 어두운 표정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앞을 볼 수 없다는 것이란 천형에 비유될 만큼 가혹한 일이기 때문이리라. 허나 소년의 얼굴 위에서 나는 한번도 그런 종류의 어둠을 본 적이 없다. 소년은 차라리 너무 맑고 천진해 보이는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소년의 투명한 눈빛 속에서 천사를 보았노라고 믿고 있었으면서도 소년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던 스스로의 무심함이 가슴을 파고든다. 아니, 그보다 더욱 견딜 수 없는 것은 소년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으리라는 스스로의 무능함일 것이다. 나는 소년에게 쉽사리 희망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인가. 한동안 나는 소년의 단정한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4. 맹인학교의 페스티발 행사가 성탄전야로 미루어진 것은 성탄절을 두달 여 앞둔 즈음의 일이었다. 수요예배가 끝난 후 목사는 나를 목회 실로 불러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며 맹인학교 내부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페스티발 행사의 날짜가 연기되었노라고 전언하였다. 이미 맹인학교 측에서는 성탄전야라는 시간상 내가 더 이상 페스티발 지도를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관례적으로 교회에서는 매년 성탄전야에 크리스마스 칸타타라는 큰 행사를 가져왔으므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었다. 교회의 성가대는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으며 칸타타 공연은 성가대의 일년 행사 중 가장 큰 숙제이기도 했다. 목사는 내게 크리스마스 전야 칸타타 때에 교회 성가대에서 헨델의 메시아를 들어보는 것이 자신의 가장 오래된 소원이라고 말했다. 흔히 교회의 역량과 성가대의 수준이란 비례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했다. 바야흐로 성탄 전야의 칸타타를 기점으로 교회는 지역노회의 연합성가대에 합류함으로써 교세를 확장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회로 삼고 싶어했다. 적어도 칸타타인가, 페스티발인가라는 두 가지 선택의 사이에서 망설임의 여지는 없었다. 나에게는 교육지휘자라는 본분에 알맞게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교회의 성가대 조직에 몰입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예정보다 앞당겨서 맹인학교의 페스티발 총리허설이 열렸다. 리허설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연극과 음악을 맡은 배우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고 객석 앞쪽에서는 외부에서 초빙해온 스텝들이 분주히 찬란한 조명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한 개의 붉은 조명이 사라지고 화려한 보랏빛으로 바뀌자 율동을 맡은 일군의 산뜻한 복장을 한 배우들이 무대 위에 섰다. 무대 왼편으로 작은 조명이 만들어 낸 원 안에서 소년과 피아노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선명한 빛깔의 조명등이 명멸할 때마다 무대는 흐느끼는 암흑이었다가 순식간에 빛나는 유토피아로 바뀌곤 했다. 빛깔들의 움직임을 따라 피아노를 연주하는 소년의 여린 어깨가 규칙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이어서 율동조의 움직임이 대사가 없는 무언극으로 바뀌자 무대 위의 조명이 뿌옇게 흩어졌다. 그 순간 갑작스럽게 무대 위의 피아노 연주가 끊어졌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놀라 모든 움직임들이 일시에 정지된 화면처럼 멈추어 버렸다. 나는 준비실에서 나와 무대 왼편의 피아노 앞쪽으로 다가갔다. 학수는 고개를 꺾고 악보 위에 머리를 기대고 비스듬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멀리서 본 소년은 무대 위의 작은 원 안에 갇힌 새처럼 보인다. 하얗게 질린 소년의 얼굴이 파리하게 빛나보인다. 목에서 흰 셔츠 아래로 이어지는 붉은 피가 선명한 줄무늬를 그리며 흘러내리고 있다. 계속되는 수업 후의 늦은 연습이 힘에 겨웠던 걸까. 단순히 코피라고 하기에는 뭉클하게 쏟아지는 선혈들이 가슴을 철렁하게 훑고 지나간다. 나는 한 손으로 소년의 뒷머리를 받치고 오른 손 엄지와 검지로 콧등을 세게 누른다. 소년은 선량한 아이처럼 잠자코 응급처치를 견딘다. 코피를 수습하고 나서 나는 소년에게 타이르듯 말한다. - 오늘은 그만 쉬어야겠다. 너무 무리한 것 같구나. 흐린 조명 아래에서 군데군데 얼룩이 진 흰 교복 위로 소년의 여린 목덜미가 가늘게 떨린다. - 선생님도 언젠가는 이곳을 떠나시겠지요...? - .... ... 소년의 뜻하지 않은 질문에 나는 처음 코피를 발견했을 때처럼 가슴이 멍해진다. 나는 대답을 쉽게 찾지 못한다. 소년은 진지한 말을 할 때의 습관처럼 허공을 응시한 채 말을 잇는다. -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왔다가 스치듯 떠나갔어요. 모두들 눈 먼 자에게 빛이 되겠다고 말했 지만 이제 아무도 믿지 않아요. - ... ... - 난 살아서는 영원히 혼자서 날아오를 수 없을 거예요. 언제까지나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살아가야만 하니까요. 어쩌면 이번 음악 페스티발이 내게는 마지막 비상(飛翔)이 될 거예요. 리허설은 중단되었다. 무대 위에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고 소년과 나만이 남아있다. 그순간 나는 어쩌면 소년의 곁을 쉽게 떠나지 못하리라는 어떤 예감에 휩싸였다. 그것은 쉽사리 거스를 수 없는 견고한 운명처럼 단단히 발목을 붙들고 놓지 않는 이상한 간구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거리 위에서 나는 맹인 소년을 보았다. 나는 소년을 알아보았지만 소년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와 마주친 소년의 눈동자는 고요하게 정지되어 있었다. 소년의 눈동자는 오래 전에 퇴화된 더듬이처럼 허공 위에 망연히 던져져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힘에 의지하듯 오로지 한 곳을 향해 몰두하며 걷고 있었다. 소년은 이미 기나긴 시간 동안 반복된 온 몸의 감각으로 보도블록의 불규칙한 요철 따위에 적절히 리듬을 맞추어 가며 익숙하게 걷고 있었지만 도보에서의 급작스러운 사고의 출현에 예비하느라 몹시 신중해 보였다. 어느새 삶을 다 살아버린 노인처럼 가볍게 걷고 있는 소년의 뒷모습은 내가 손을 내밀 수 없는 다른 세계를 저 혼자 찾아가는 순례자 같았다. 소년 앞에서 나는 타인처럼 고독했다. 5. 오랜 신앙의 교우였던 허를 우연히 다시 만난 곳은 맹인 자원봉사자 세미나가 있는 지역성당의 휴게실에서였다. 여전히 가무잡잡한 피부가 건강해 보이는 그녀는 그러나 열성적인 자원봉사 활동 때문인지 다소 지쳐 보였다. 그녀가 다니던 교회의 전도사와 결혼을 하면서 동시에 집을 이사 해버리는 바람에 우리는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다. 허는 예의 반가운 안부인사를 묻고 나서 심상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 교회는 좀 어때? - 늘 그렇지 뭘. - 맹인 학교 일은 이제 정리된 거야? - 아니, 아직. 나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아마도 허는 그것이 공허한 한숨이라는 것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을 것이다. 삶이란 때때로 스스로 원치 않는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것은 신의 뜻일까, 혹은 인간의 뜻일까. 성당의 휴게실에는 사람들이 드물었다. 텅 빈 실내의 허공을 망연히 바라다보던 허가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워 불을 붙이자, 불이 붙은 파란 연기가 머리를 풀고 자유롭게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허의 목소리가 갑자기 진지해진 것은 아마도 본래 개혁을 의미하는 언어임이 분명한 프로테스탄트가 어찌하다가 고작 술이나 담배 같은 기호품 따위를 일탈의 한 상징물로 여길 만큼 금욕주의로 발전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투의 싱거운 이야기가 오고 간 끝이었을 것이다. - 그래도 자기는 행복한 편이야. 유능한 지휘자로서 희망이 있잖아...? 허는 담담해진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 난 나뭇가지에 홀로 앉은 외로운 새가 된 느낌이야.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 성지순례를 하는 신혼여행기간 열흘 내내 그는 한 번도 내 곁에 오지 않았지. 그러다가 한 달에 한번, 석 달에 한번... 나는 그가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했어. 낮에는 그토록 당당하고 누구에게나 상냥한 그가 밤이 되면 차가운 타인으로 변한다면..., 믿을 수 있겠어? -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잖아? - 만약 내용도 형편없다면? 이렇게 말하면서 허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웃었다. 나는 푸른 연기 사이에서 웃는 그녀의 시린 눈동자가 물기로 번들거리는 것을 보았다. - 다행이랄지. 우린 아직 법적으로는 부부로 남아 있는 상태야. 하지만 지금 나에게 그는 머나먼 타인이나 마찬가지야. 그는 내게 낯선 이방으로 함께 떠나 목회를 해보자고 권유했지만 난 대답할 수 없었어. 그를 따라서 영원히 고통을 함께 나눌 자신이 없었던 거지. 아마 지금도 그는 어디에선가 열심히 목회활동을 하고 있을 거야. 가끔 난 이런 생각을 해. 사람 사이의 사랑이라는 게 그토록 간단히 끝날 수 있는 것인가, 육신을 초월할 수는 없는 것인가... 하고 말이야. 난 정말 나쁜 여자일까? 어울리지 않는 우울한 표정으로 허가 말끝을 흐렸다. 그녀의 메마른 얼굴 위로 검은 기미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세상에 드러내 놓을 수 없는 번민을 끌어 앉고 고뇌하는 그녀는 낮고 작은 미물처럼 느껴진다. 왜일까. 그 순간 나의 머리 위로 십자가 위에 못 박혀 고통받는 예수의 선연한 얼굴이 떠오른 것은. 육신을 빌었으되 육신을 초월해야 했던 예수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은 육신으로 태어나 육신의 사랑을 갈망하는 모든 이의 비애를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웅크린 허의 어깨 위로 허공에 뜬 갈망이 부유하듯 천천히 맴돌고 있었다. 6. 맹인학교 교정에 들어서자마자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정원수의 제 쓰임을 다하기 위해 삼 미터나 되는 큰 키를 잘린 한 무리의 쥐똥나무들이 낮게 엎드려 무심히 빗방울을 맞고 있었다. 나는 교정의 풍경을 외면하듯 맹인학교의 현관 쪽을 향해 분주히 걸음을 옮겼다. 인사를 마치고 맹인학교 교장실에서 나왔을 때, 현관에 서 있는 소년을 보았다. 소년은 오랫동안 그러고 있는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나는 생각보다 빨리 이별이 다가왔음을 느꼈다. 나는 중대한 결심을 하는 사람처럼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러나 소년 앞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소년이 눈앞에 있는 내 존재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눈앞 에 서 있는 맹인 소년이 처음부터 나를 알지 못했던 사람처럼 나는 간단히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간다. 소년은 등뒤에 홀로 남는다. 정문을 지났을 때 빗줄기가 추적추적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리가 물에 퉁퉁 부은 것처럼 꼼짝도 할 수가 없다. 누군가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될까봐 두렵다. 택시승강장에는 다행히 사람들이 없었다. 기다려도 택시는 오지 않는다. 그때 맞은편의 버스정류장에서 비를 맞고 있는 소년을 보았다. 날이 어둡고 비마저 내려 행인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가는 버스 편을 알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길을 건너가 소년을 택시승강장으로 데리고 온다. 비에 젖은 소년은 유순한 짐승처럼 순순히 따라온다. 몇 대의 택시들이 비에 젖은 맹인 소년과 나를 지나쳐 버리고 거리를 질주해간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진다. 이제 물에 흠뻑 젖은 모습 때문에 차들은 더더욱 문을 열어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지쳐버린 소년과 나는 아예 승강장 난간에 기대 주저앉아 버린다. 그때 거짓말처럼 노란 택시 하나가 소년과 내 앞에 미끄러져 선다. 나는 재빨리 뒷문을 열어 소년을 먼저 태우고 옆자리에 나란히 앉는다. 달라붙은 폴리에스테르 스커트에서 바닥으로 물이 줄줄 떨어져 내린다. 무심코 바라본 왼편 발등 위로 철 지난 여름 샌들의 끈 한 짝이 떨어져 나가 덜렁거리고 있다. 무리하게 택시를 잡으려고 뛰어다닐 때 떨어져 나간 것이 분명하다. 이런 것을 신고서 어떻게 차를 탈 수 있었는지. 새삼스레 한숨이 튀어나온다. 샌들을 벗어들자 물에 젖어 가지런히 누워 있는 발가락들 끄트머리에 여린 새끼발가락 하나가 가냘프게 매달려 있다. 부실한 샌들 안에서 오랫동안 답답해진 탓일까. 좁은 공간 안에서 질긴 어둠을 참아내며 무던히 숨쉬고 있었을 새끼발가락은 작고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 인간에게 새끼발가락이란 퇴화된 구조물에 속한다. 그래서 다른 발가락들과 달리 두 개의 뼈마디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창문을 열자 빗방울이 섞인 바람이 두서 없이 공간을 비집고 들어온다. 나는 가방에서 담배 한대를 꺼내 불을 붙인다. 비 오는 거리의 눅눅한 공기 속에서 연기 내음이 비릿하게 퍼진다. 앞자리의 택시 기사가 뭐라고 욕설을 해댄다. 기껏해야 비 맞은 사람을 태워주었더니 재수 없이 젊은 여자가 담 배를 피운다는 투의 상투적인 내용일 것이다. - 그러지 마세요. 이 분은 참 좋은 분이에요. 갑자기 맹인 소년이 발갛게 상기되어 진지하게 나를 위해 변호한다. 소년의 돌연한 행동에 기사와 나는 동시에 당황한다. 참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가슴속을 찌르듯 남는다. 세상의 모든 진화들에 가리워져 퇴화된 관절처럼 세월은 크고 웅장한 역사만을 기록하겠지만 그런 진지함으로 존재를 기억해 줄만한 무엇이 남아 있을 것인가. 목적지에 먼저 도착한 소년이 차에서 내리며 빠르게 덧붙인다. - 페스티발 마지막 무대에서 선생님과 함께 연주하고 싶어요. 연습실에서 기다릴게요. 기ㆍ다ㆍ 릴ㆍ 게ㆍ 요 소년의 마지막 말이 사라질 때까지도 빗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빗물 속에서 소년을 떠나 보낸 택시가 어둠을 향해 쏜살 같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7. 꼽추목사의 집은 전원주택단지 안에 위치한 흰색 목조 건물이다. 나무 계단을 올라 현관에 다다랐을 때 거실 한가운데로 밝고 따스한 햇살이 비춰 왔다. 목사는 현관 입구에 서 있었다. 청결해 보이는 가르마 아래로 목사의 은테 안경이 햇살에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거실마루 앞 쪽 위로 나 있는 커다란 창으로 허공이 훤히 드러나 보였다. 목사는 내게 서재의 책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재로 오르는 2층 계단의 삐걱이는 소리는 들으며 나는 통로에 가득한 방대한 종교서적의 분량에 이미 압도당하고 있었다. 2층의 다락방은 벽면이 천정 끝까지 책들로 가득했다. 서가의 한쪽 끝에는 몸이 불편한 목사가 언제라도 필요한 책을 꺼내 볼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사다리가 걸쳐져 있었다. 목사는 몸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내게 종교음악편람이라고 씌여진 책을 보여주기도 했다. 엉금엉금 사다리를 오르는 그의 굽은 등이 갑각류의 껍데기처럼 마르고 딱딱해 보였다. 성탄전야 행사를 눈앞에 둔 그 날 아침에 나는 교역자 회의에 나와달라는 목사의 부름을 받았다. 회의 주제는 성가대의 조직 강화에 관한 것이었다. 칸타타에 거는 교인들의 기대는 엄중한 것이었다. 각 장로들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이 참석한 교역자 회의에서 노장로는 남은 한 달 동안 칸타타 조직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짧은 주문으로 회의를 마쳤다. 회의가 끝난 후 목사는 나를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목사는 반기는 것도 거부하는 것도 아닌 몸짓으로 나를 접대했다. 서재에서 집을 나올 때까지 목사는 내게 칸타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마침내 문 앞에서 배웅을 나오던 목사가 입을 열었다. - 자네에게 충고하겠네만, 아무래도 자네는 교회의 영적 활동에 좀더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바램일세. 자네의 음악적 재능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바일세. 자네를 믿네. 부디 날 실망시키지 말아 주게나. 이런 말을 해서 안됐지만 장애인은 장애인만이 알아볼 수 있다네. 보다시피 나 역시 불구의 몸이라 불구자의 심리를 잘 아는 편이지. 그들은 대개 어린아이와 같이 타인에 대해 의존심리가 높고 고집이 센 편이지. 그런 곳에 관여하고 있다보면 견문이 좁아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지. 전원주택단지 부근은 청결한 도로의 구획 위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멀리서 바라 본 목사의 집은 흠집이 없는 권위의 상징처럼 깔끔하고 정결한 순백색을 띠고 있었다. 전원주택단지를 우측으로 끼고 돌아 나오면 빨간 지붕이 뾰족한 교회 건물이 나온다. 소년의 마지막 인사말들이 도보 위에 부딪혀 가볍게 흩어지고 있었다. 바람처럼 목사의 말들이 귓가에 흩어졌다 이내 사라졌다. 어쩌면 꼽추목사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 교회 옆 공터의 너른 주차장 위에 낯익은 검정 승용차가 보였다. 대예배가 아닌 자잘한 행사들이 있을 때나, 새벽기도 때 교우들을 실어 나르던 목사의 검정색 자가용차는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는 충견처럼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 나는 검정 승용차를 몰던 사내를 기억했다. 교우들을 실어 내리고 난 후 검정 승용차를 운전하던 사내는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맨 마지막으로 예배당 안에 들어왔다. 이따금 사람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검정 승용차에 매달려 유리문을 닦고 있는 사내를 보았다. 매끄러운 검정 승용차의 표면 위로 사내의 왜소한 몸집이 과장되게 부풀어져 보였다. 사내는 뾰족한 빨간 지붕 위에 올라가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사무실을 수리했으며 주일이 되면 차량을 운행하여 사람들의 발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이별은 예기치 않은 곳에 숨어 있었다.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인해 사내와 그의 어린 딸은 교회를 떠났다. 교회를 떠나던 날 사내는 사람들에게 어색하게 인사했다. 누군가가 떠나는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자고 제안했다. 박수가 흐르자 잠시 사내가 얼굴을 돌려 말없이 화답했다. 검은머리를 길게 땋아 내린 사내의 어린 딸은 교회식탁에서 마지막 식사를 했다. 소녀의 눈동자가 물기 먹은 머루처럼 검게 커졌다. 사내가 세운 빨간 지붕 위의 크리스마스 트리 위에도 그들이 함께 식사를 했던 식탁에도 이별이 보였다. 이별은 어디에나 널려 있었다. 그런데도 애틋한 이별은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다. 사람들은 쉽게 이별에 익숙해졌다. 꼽추목사는 그들의 빈자리를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 사내가 떠나고 난 검정승용차는 커다란 껍데기로 남은 것 같았다. 나는 승용차 앞 유리문 쪽으로 다가가 주먹을 대고 질끈 쳐본다. 차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주먹의 떨림은 다만 얼얼함으로 기억될 뿐이다. 어림도 없다. 그것은 완벽하게 크고 웅장해서 좀처럼 미세한 존재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몸이 하나도 떨리지 않는다. 태초에 생명이 있었나니, 아기의 이름을 예수라 하라. 빛의 낭송이 울려 퍼지자 성탄전야의 별 빛 속에서 무대가 열린다. 경쾌하고 생기 있는 선율속에서 연극의 독백이 부드럽게 무대 위로 흐른다. 성극이 끝나고 나면 곧바로 칸타타가 시작될 것이다. 무대 안쪽의 연습 실에서 숨을 고르는 성가대들의 맑은 얼굴은 긴장으로 단단해 보인다. 무대 위로 꿈결 같은 세상이 열리자, 흰눈으로 뒤덮여 있는 풍경 속에서 구세주의 탄신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들려온다. 그 순간 나팔 소리 속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빠르게 귓가를 스치고 지나간다. 음성은 신의 목소리처럼 들린다. 그러나 한없이 부드러우면서도 낮은 음성은 얼핏 악마의 목소리와도 흡사해 보인다. 나는 음성 속에서 신의 목소리를 분간해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이내 깊이 모를 무대의 열기 속에 묻혀 사라지고 만다. 허에게 전화가 걸려온 것은 리허설이 있던 아침나절의 일이었다. 무대 위의 울림에 묻혀 수화기 너머에서 아득하게 들리는 허의 목소리는 기묘하게 상기되어 있었다. - 난 오늘 그를 따라 낯선 이방으로 떠날거야. 아무래도 그는 내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십자가인 것 같아. 남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나에게는 허리가 휘어지도록 무거운 그런 십자가 말이야... 내 말 듣고 있어? 전화를 받는 순간 나는 잠시 머리가 아득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허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오래 전에 잊혀진 내 안의 숨은 그림자 하나를 발견했을 때처럼 이상한 전율이 온 몸을 통과하는 것을 느꼈다. 연습실 바깥으로 통하는 문을 열자 문 밖의 찬 공기가 한달음에 온 몸으로 다가든다. 얇은 주홍빛 지휘복을 입은 채로 망연히 바라다 본 성탄 전야의 세계는 여전히 강건하게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다. 나는 문을 닫고 연습실 안 쪽으로 들어가려다가 그대로 몸을 되돌려 거리 건너편의 횡단보도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횡단보도의 신호등 위에서 파란 불이 금방이라도 꺼질 듯 아슬아슬하게 점멸하고 있다. 마치 그 푸른빛을 놓치고 나면 세상이 영영 끝나버릴 것 같아서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달린다. 짧은 순간 머리 위로 맹인학교 강당의 큰문을 활짝 열어 젖히는 나의 모습이 아득히 떠오른다. 그러나 하얀 백지처럼 더 이상 아무런 그림도 떠오르지 않는다. 등줄기로 땀이 비오듯 흘러내린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 제23회 '서울교육상(敎育賞)'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을 가졌다. 올해 수상자는 양원숙 은아유치원장(유아교육부문), 최향섭 한국우진학교장(특수교육부문), 홍정식 전 강동교육장·김영수 전 교육과학연구원장(초등교육부문), 김병철 서울고교장·송영재 서울과학고교장(중등교육부문), 문상주 한국학원총연합회장(사회교육부문) 등 7명이다. 서울교육상 공적심사위원회(위원장 남정걸·단국대 명예교수)는 "수상자들은 창의적인 교육과정 개발·운영을 통해 교수-학습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등 스승으로서의 성스런 발자취를 남긴 분들"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2002학년도부터 확대 실시되는 만 5세아 무상교육에 대해 문답식으로 풀이한 것입니다. 문) 누가 지원 받게 되나요? 답) 초등학교 취학 직전 1년아(만 5세아) 중에서 부모의 소득이 정부가 정한 기준(예: 월 소득 120만원 이하)에 맞는 유아들이 지원 받게 됩니다. 정부지원 기준은 내년 2월초 발표되고 유치원이나 동사무소에 문의하면 알 수 있습니다. 문) 얼마씩 지원 받게 되나요? 답) 부모의 경제적 수준과 거주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정 저소득층(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권자, 모자복지법에의한 모자·부자 가정의 자녀, 사회복지시설 거주 아동) 및 농어촌 기타 저소득층은 입학금과 수업료 전액이 면제됩니다. 도서지역에 거주하는 기타 저소득층의 경우 공립유치원에 가면 입학금과 수업료가 면제되고 사립에 가면 월 10만원 이내에서 입학금과 수업료가 면제됩니다. 문) 타 유치원으로 전학해도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다만 종전 거주지 관할 동사무소에서 교육비 지원대상자임을 확인하는 서류를 발급 받아 전학하고자 하는 유치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문) 지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우선 본인의 소득 및 재산 수준이 지원 받기에 적합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내년 2월 인근 유치원이나 읍·면·동사무소에 문의하면 알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지원서류를 구비하여 관할 동사무소에 제출하면 됩니다. 희망하는 유치원에 1분기 유치원비를 먼저 납부하면 지원 대상자인 경우 지원액만큼을 추후에 돌려 받을 수 있고 2분기부터는 납부시 지원액만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문) 교육비를 지원 받은 유아가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라는 것을 선생님이 알게 되나요? 답) 원장님만 지원 받는 유아가 누구인지를 알게되고 선생님이나 친구들은 모릅니다. 따라서 유아가 무상교육비를 지원 받기 때문에 교사나 친구들로부터 소외 받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서울교련(회장 최재선)은 5일 제58회 정기 대의원회를 개최하고 오도된 교육정책과 교원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합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동원,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참석한 대의원들은 "교육개혁의 주체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온갖 시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교단을 지켜온 우리 교육자들"이라며 "진정한 교육논리가 사라진 이 땅의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의원들은 또 "교원정년 환원 요구를 반개혁으로 몰아붙이는 등 계속되는 정부·여당의 몰상식한 태도에 큰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이는 교육자들의 상처난 가슴에 또 다시 못을 박는 행위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결의문. ▲교원정년을 즉각 환원하라 ▲파행적인 초등교원 수급정책을 즉각 철회하라 ▲교원성과상여금제도를 교직특성에 맞게 개선하라 ▲수석교사제를 도입하라 ▲제7차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하라 ▲교육재정 GNP 6%를 조속히 확보하라 ▲단위학교에서의 노조활동 및 근무시간 중 노조활동 허용을 중단하라 ▲교원처우개선예산을 전액 반영하라 ▲유아교육법을 제정하고 만 5세아 무상교육비를 지원하라 ▲실고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 /이낙진
유아대상 학원에 다니는 만5세 유아에게도 무상교육의 혜택을 주자는 한나라당의 법안 개정 추진과 관련,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가 성명서를 내고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유치원이나 보육시설과 유사한 교육 및 보육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유아대상 학원에 다니는 만5세 유아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므로 이들도 무상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무상교습 특례규정을 신설하려는 것'이라고 제안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사교육으로 인해 공교육이 무너져가고 있는 현실을 무시한 채 표밭만을 의식한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성명서에서 연합회는 `만5세아 무상교육지원에 있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저소득층 자녀 학비지원에 대해 학원에 다니는 유아들까지 포함시키려는 것은 학교와 학원도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한 일이며 사교육기관에 국민의 혈세를 퍼붓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학원에서 오전 프로그램으로 유사 유치원교육을 하는 자체는 초중등교육법 제67조를 위반하는 위법행위"라고 못박고 "공교육 기관에 대한 전면 무상교육이 필요한 이때, 수익사업을 하는 학원까지 지원하는 것은 불법 유아교육행위를 조장하고 사교육비를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 연합회는 "이메일과 전화항의, 이재오 의원실 항의방문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률 개정을 저지할 것"이라며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22명의 의원들은 법안 개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3월부터 전국 만5세 아동의 20%인 저소득층 자녀 13만 4718명에게 1396억 원의 예산으로 유치원, 어린이집 입학금과 수업료를 지급하는 내용의 무상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위해서는 현재 1∼4년 과정으로 천차만별인 유치원·보육교사 양성체제를 탈피해 최소한 초·중등 교사처럼 4년제 대학 과정에서 `유아교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유아교사의 양성과 관리 업무를 일원화해 교육부가 담당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국교원교육학회(회장 서정화)가 7일 경남대 대회의실에서 연 제35차 학술대회에서 나정 연구위원(한국교육개발원)은 `유아교육의 기능변화와 교원양성정책' 주제발표를 통해 유아교사 양성·자격·교육과정의 일원화를 제시했다. 나 연구위원은 "교육과 보육을 애써 구분해 양성기관과 주무 부처를 달리함으로써 유치원 교사는 2, 4년제 대학에서, 보육교사는 1년 단기양성소에서부터 2, 4년제 관련 학과에서 배출돼 교사간 학력수준이 다르고 양성기관에 따라 교육과정도 교육과 보육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이는 유아교사의 기준 학력을 높이고 교육과 보육을 통합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국의 추세를 거스르고 결과적으로 유치원, 어린이집 유아에게 불평등한 교육을 제공하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진 각국의 유아교사 양성체제'에 따르면 초등 교사와 동등한 학력을 갖추게 하고, 국가고사제 등 자격에 대한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초중등 교사와 동일하게 2, 4년제 대학이나 학사학위 후 1년제 대학원 과정에서 양성하며 미국도 유아교육 관련 4년제 학사학위 소지자에게 자격을 주고 있다. 그 외의 양성과정에 배출된 교사는 유아보모, 놀이집단 종사자 등 다른 역할을 맡게 된다. 또 프랑스는 학사학위 소지자에게 2년간의 전문 교사교육을 시키고 국가고사를 통해 자격을 부여하며, 독일은 3년제 전문학교에서 양성하는데 2차에 걸친 자격시험과 시보교사로서의 현장 실습을 거쳐야 한다. 나 연구위원은 "선진국은 초중등 교사와 동등한 학력을 요구하는 추세"라며 "우리 나라도 유아교사 자격취득을 위한 최저학력을 초·중등 교사와 동일하게 4년제 대학 졸업이나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자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4년제 대학 출신은 공립유치원에, 2년제 대학 출신은 사립유치원과 공립 보육시설에, 보육교사 교육원 출신은 민간 보육시설에 주로 근무하고 있다"는 나 연구위원은 "유아들의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려면 유아교사 양성기관의 교수진, 프로그램, 교육기간 등이 균등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4년제 대학은 2급 정교사, 2년제 대학은 3급 정교사, 보육교사 교육원은 보조교사 양성과정으로 정비하고 장기적으로는 4년제 대학에서만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과정도 교육과 보호 기능을 통합해 전공 과목의 비율을 발달 관련 과목 20%, 교육 관련 과목 50%, 복지 관련 과목 20% 수준 등으로 표준화하고 `주제 중심 통합교육과정의 운영'과 같은 과목을 반드시 포함시키는 한편, 6학점 이상의 실습시간 확보도 제안했다. 나 연구위원은 "이처럼 체계적인 양성과 관리를 위해서는 주무부처를 교육부로 일원화하고 동시에 유아교사 자격도 일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정책의 쟁점과 교육의 질 향상 과제'를 발표한 윤종건 한국외대 교수도 "유아교육의 중요성으로 볼 때, 유치원 교사는 4년제 대학에서 양성해야 하며 전문대학에서는 유아교육학과만 따로 병설 유아교원양성소로 명칭을 바꿔서라도 4년제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자격에 상응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립 유치원 교사들의 처우와 복지후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허숙 인천교대 교수의 `7차 교육과정의 운영과 교원의 능력개발', 신현석 고려대 교수의 `교육여건 개선사업과 교원 수급정책', 전제상 한국교총 선임연구원의 `교원평가와 교원성과급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8일로 예정돼 있는 올 정기국회 회기 만료를 앞두고 교육관련법 제·개정 작업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올 정기국회에 상정된 교육관련 법안은 정부입법 7건과 의원입법 25건 등 모두 32건. 이중 초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교원정년 1년 연장을 주요내용으로 한 조부영 의원(자민련) 등이 제안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교육위, 법사위를 통과해 3일 현재 본회의 의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학운위원 20명으로 늘려 또 설훈 의원(민주당) 등이 발의한 `사립학교법'개정안 등도 첨예한 찬반의견이 교차하면서 상정 자체가 보류된 상태다. 현재 정기국회에서 논의중인 교육관련 법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정부입법안의 경우 교원이 국내 교육연구기관 등에서 연수할 수 있는 자율연수휴직제의 근거를 마련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통과될 전망이다. 또 취학 의무조항을 현재의 연령 기준에서 기간 기준으로 바꾸고 양호교사의 명칭을 보건교사로 하며 학교운영위원 정수를 15인 이내에서 20인 이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역시 통과가 확실시된다. `지방교육자치법'의 경우 2004년 말까지 자치단체가 의무교육 경비를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정부·여당 공동 입법안으로 상정돼 있다. 중학교 무상 의무교육에 소요되는 경비를 국비와 지방비가 분담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재정 교부금법 개정안'도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 부총리가 국가 인적자원관련 정책을 실질적으로 총괄할 수 있도록 하는 `인적자원개발 기본법'의 제정 여부도 관심사다. 또 전문대도 다학기제 및 조기졸업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상정돼 있다. 이밖에 임명직이사 중 1명 이상을 병원경영 경험이 있는 외부 인사로 하는 내용을 담은 `국립대병원 설치법 개정안', `서울대병원 설치법 개정안'도 법안심의 중에 있다. 의원입법안의 경우 유·초·중등교원의 정년을 62세에서 63세로 연장하는 자민련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의 통과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교원정년을 종전의 65세로 환원하는 내용의 한나라당안은 자동폐기 되었다. 조웅규의원(한나라) 등이 발의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은 승진임용은 하위직에 있는자 중에서 경력평정, 근무성적, 재교육성적 외에도 `능력의 실증'에 의하도록 하며 임용전의 자발적 군복무도 경력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쟁점이 되고있는 `사립학교법'개정의 경우 설훈 의원(민주당) 등이 제안한 교장에게 교원임면권의 부여, 비리관련자의 법인복귀 제한기간의 연장(2년→5년)하는 법안과 김원웅 의원(한나라당) 등이 발의한 유사법안이 상정돼 있는 상태다. 또 이재정 의원(민주당)외 31명이 발의한 `사립학교법 개정안' 은 사립학교의 교원자격 규정을 외국인학교에 적용하는 것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등교육법 개정안' 역시 김원웅 의원 등이 발의한 안과 이재정 의원 등이 발의한 안이 계류중에 있다. '국사' 필수과목안도 전자는 교수회의의 설치근거 마련이, 후자는 교수회·학생회및 직원회의 설치근거 마련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김덕룡 의원 (한나라당)이 제안한 국사과목을 선택에서 필수로 하는 내용의 `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올라와 있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경우 4개 의원입법안이 상정중이거나 계류중에 있다. 전용학 의원(민주당) 등이 제안한 안은 특수학교 준교사 자격증 소지자가 석사학위를 취득하면 정교사 자격을 주도록 하는 것과 양호교사에게도 전문 상담교사 자격증 취득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김원웅 의원 등이 제안한 법안은 사립교 학교운영위원회를 심의기관화하며 교사회의의 설치근거를 담고 있다. 김화중 의원(민주당) 등은 양호교사를 보건교사로 개칭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입법안과 비슷한 내용이 다. '학교폭력 예방법' 발의 황우여 의원(한나라당) 등은 유흥업소, 숙박업소, 사행행위장, 경마장 등을 상대정화구역내 절대 금지시설에 포함하는 내용을, 김경천 의원(민주당) 등은 학교정화구역을 300m로 확대하고 학교환경정화위원회에 학운위원이 과반수 참여하는 내용의 `학교보건법 개정안'을 각각 제출하고 있다. 이규택 의원(한나라당) 등도 외국인 학교에 대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특례규정을 현재의 초·중등교육법 부칙에서 학교보건법에 규정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안했다. 권오을 의원(한나라당) 등은 학교급식에 필요한 식재료로 국내산 농·수산물을 우선 사용하자는 내용의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박재욱 의원(한나라당) 등은 원격대학 재직 교직원을 `사립교직원 연금법'에 포함토록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이상희 의원(한나라당) 등이 제출한 `영재교육법 개정안'은 영재학교 및 영재교육원의 설치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임종석 의원(민주당)이 발의할 예정인 `학교폭력중재위 설치 및 교육·치료에 관한 특별법안'도 관심사안이며 이재오 의원(한나라당)이 발의해 논란을 빚고있는 `학원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법 개정안'은 유아대상 학원에 재학중인 5세 유아도 무상교육 혜택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6년까지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현재의 어린이 10만명당 5.8명에서 선진국 수준인 3명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어린이 교통안전 종합대책이 추진된다. 국무총리 안전관리개선기획단(단장 이형규)에서는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어린이 교통안전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 어린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어린이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OECD 국가중 최하위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관리, 통학차량 등록·관리, 어린이·학부모·교사의 교통안전 교육 등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책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 설계시 운전자의 과속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도로구조를 규정하는 표준지침을 마련하고 현행 등교시간대에 치우쳐 있는 녹색어머니회 등의 교통지도 활동을 하교시간대까지 확대한다.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을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확대 지정하는 것도 장기적 과제로 추진한다. 향후 교통안전교육을 받은 사람만이 어린이통학버스를 운행토록 했으며 어린이 통학버스 운행시 교사 등 보호자 탑승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 자전거 승차 어린이에 대해서도 안전모 착용을 의무화하고 자동차 회사에서 유아(6세미만) 보호용 장구를 제작, 보급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를 대여하는 시책도 추진한다.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계획과 초등학교 교과서에 학년별 수준에 적합한 교통안전에 관한 교육내용을 반영, 단계적인 심화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교통안전 시범학교를 시도교육청별 각 유치원·초·중·고 단위로 1개교 이상 지정 운영한다.
현 정부의 교육개혁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젊은 교사와 경륜 있는 교사, 교사와 학부모, 평교사와 교감·교장, 초등교사와 중등교사, 공교육기관과 사교육기관, 교육행정직 공무원과 교원, 유아·놀이방 운영자와 국공립·사립유치원교사, 교원단체들 간의 갈등이 끝이 보이지 않는 유감스러운 우리의 교육 현실이다. 왜 이렇게 됐는가. 다 정부가 기름탱크에 불만 붙여놓고 다 탈 때까지 지켜보거나 방치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 하지만 의도한대로 자연소멸 되기 전에 폭발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대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정부의 책임자들이 정말로 딱하다. 그러한 발상이나 사고방식으로 민주시민의식 교육을 하겠다고 큰소리치는 꼴을 보면 한심할 때도 있다. 그 동안 정부가 발표한 수많은 교육정책들은 교원정년 5년 단축을 시발탄으로 그때그때 급조된 애드벌룬을 쏘아놓고 개혁을 시도한 꼴이었다. 그러나 하나같이 부작용과 문제점 투성이다. 모두가 부작용과 문제 투성이 일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교직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장경제 논리로만 접근했기 때문에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인기 있는 노래 한 곡 정도가 포함되어 있는 카세트 테이프에 인기도 없는 노래를 여러 곡 끼워 넣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카세트 테이프 판매전략과 다를 바 없는 정략적 교육정책들을 교육개혁(안)이라고 제시해 왔기 때문이다. 오늘과 같은 후유증을 예상하지 않고 무자비하게 교원정년을 5년이나 단축하였고, 교직사회의 그럴듯한 불만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새로운 정책이랍시고 발표하였으며, 편법일 수밖에 없는 교원수급 정책들을 발표했다. 또 어느 날 갑자기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겠다고 하면서 운동장이나 옥상에 교실을 증축하라고 하니, 시·도교육청도 기가 막힐 일이 아닌가. 교원정년도 애당초부터 63세정도로 하였으면 부작용이 이미 최소화되었을 것이고, 교원성과급도 처음부터 특수수당 형태로 하여 차등지급의 폭을 최소화했더라면 부작용이 최소화되었을 것이다. 중초교사제 또한 처음부터 영어, 과학, 음악, 미술, 체육 등과 같은 특정과목에 한해서만 추후조정을 조건부로 하여 교과전담교사로 임용하겠다고 발표했더라면 부작용이 최소화되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정부는 지금까지 시도해온 개혁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사회의 대립구도를 이용한 사회개혁이나 교육개혁의 전략'을 지금이라도 바꾸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금까지의 실패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로 유치원·초·중·고등학교 교사는 물론 대학교육 현장의 교원들이 실제로 공감할 수 있는 교육정책들을 마련·제시해야 한다. 개혁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내년 3월부터 저소득층 만5세 자녀 13만4718명에게 유치원, 어린이집 학비를 무상 지원한다는 발표에 대해 국공립유치원교사연합회가 `공사립 유치원 차등 지원 철폐'를 주장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교육인적자원부는 법정 저소득층과 농어촌 기타 저소득층 만5세 자녀에게는 유치원, 어린이집 입학금 및 수업료 전액을 지급하고, 도시 기타 저소득층 만5세 자녀에게는 월 10만원 이내에서 입학금 및 수업료를 지원한다는 `2002년도 만5세아 무상교육·보육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국공립유치원교사연합회는 1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지원 방안대로라면 국공립유치원에는 거의 지원금이 없고 사립유치원 취학 아동에게만 월 10만원을 지원하는 꼴"이라며 "정부 손으로 국공립유치원을 닫으려 하느냐"며 반발했다. 연합회는 성명에서 "국공립유치원은 입학금이 거의 없고 수업료 역시 월 5000원에서 대도시라도 30,000원 이하인데다 도서벽지와 대부분의 농어촌 유아들은 현재 수업료 면제를 받고 있다. 하지만 병설유치원의 유아는 의무교육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벽지 초등학생의 경우 면제되는 급식비를 보조금도 없이 월 2만5000원∼3만원 가량 납입하고 있다. 이는 학부모가 별도의 차량비와 함께 급식비를 전부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므로 무상교육을 받는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은 교육비 명목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급식비 및 차량운행비 등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 있어 10만원을 고스란히 지원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의 국공립유치원은 대부분 저소득층 유아들이 취원하고 있으며 농어촌 도서벽지 지역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급식비, 차량비를 지원하지 않고 사립에만 지원한다면 국공립유치원은 문을 닫고 기초교육부터 사립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만5세 아 무상교육 차등 지원을 철폐하고 공립에 대한 지원을 늘려 사립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무회의는 지난달 26일 세출규모 22조 3250억원의 내년도 교육예산 정부안을 확정했다. 이 예산안은 다음달 초부터 국회의 심의·의결과정을 거쳐 확정되나 대체적인 골격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총액규모 22조 3250억 세율예산은 일반회계 18조 4464억과 특별회계 3조 8786억으로 구성돼 있다. 22조 3250억은 올 예산보다 7422억(3.4%) 증액된 액수다. 이는 중앙 교육예산 3조 6151억과 지방교육재정 18조 7098억으로 나누어진다. 주요사업별 예산내역을 살펴보면, '우수교원 확보 및 권익옹호' 부문에서 1만 1000명(유376, 초2540, 중등7986, 특수98)의 교원증원 소요비 248억과 담임수당 인상(월8만원에서 10만원으로), 보직 수당 인상(월5만원에서 6만원으로)분 334억 7200만원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초·중등교원 국외연수 경비(2억 1600만원), 사도장학금 지원(22억 4300만원), 사립교직원 연금지원(3720억)등이다. '공교육 기반 확대'사업의 경우 중학무상 의무교육의 확대에 따른 소요예산 2678억이 새로 책정되었으며 만5세아 무상교육 지원비도 183억 책정되었다. '기초학력 내실화'의 경우 7차 교육과정 개정 및 교과서 편찬비 68억 5600만원, 외국어교육내실화를 위해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21명(초·중등10, 교대11명)초청비 34억 8200만원, 교수학습 활동 지원비(30개 교과연구회 지원, 연구학교 운영지원, 학업성취도 평가, 과학탐구활동 지원, EBS프로그램 지원 등) 43억 1300만원이 포함됐다. '유아·특수교육 지원'사업은 서울맹학교 토지매입비 36억, 국립특수교육원 지원 6억, 한국우진특수학교 운영비 5억 1200만원, 사립유치원교재·교구비 지원 17억 2700만원 등이다. 대학교육분야의 예산규모는 중앙예산중 가장 크다. 연구중심 대학원 육성비 1432억, 국립대 구조조정 및 교원 성과급지원 600억, 대학의 다양화 특성화 지원 980억, 학술연구조성비 지원 2300억, 국제백신연구소 설립 운영지원 140억, 국립대 교수증원 및 연구비 보조 382억, 학술연구단체 지원 191억, 대학 시설·설비확충 1370억, 사학진흥기금 지원 300억, 국립대 이전비 지원 711억, 국립교육기관 운영지원 323억 등이다. '인적자원 개발'과 '평생교육진흥'사업의 경우 영재교육 지원(담당교원 연수 및 영재학급 연구학교 운영)3억 5900억, 인적자원종합정책 추진 6억, 졸업자 취업 DB구축 4억 6900만원, 직업진로 정보센터 운영 3억, 평생교육정보망 구축 및 운영지원 13억, 학력 인정시설 재정지원 35억 등이다. '산학연계 직업교육'은 실고 체제개편 및 내실화 507억, 일반계고 직업교육 위탁 10억, 국립공고 실습기자재 확충 25억, 전문대 다양화·특성화 지원 1656억, 굴립특수전문대 개교 30억 등이다.
◆도덕·윤리교육 △이정희 경북 경산중앙초 △이순자 경북 경산중앙초 △장철순 충남 주산초 △송봉석 충남 웅천초 △이현석 경기체육고 △윤기태 경기체육고 △이응수 경기 의정부고 △안명근 경기 봉일천중 △이재창 부산 문현여중 △허정탁 서울 성내중 ◆국어·한문교육 △임종철 경남 경상대사대부설고 △심낙섭 경남 하동고 △김현숙 경북 영순초 △김현 경기 영도초 △주경화 경기 심학초 △송인희 대전 갈마중 △노숙희 부산 사하초 △위란옥 부산 당리초 △이부기 서울 전농초 △조세현 서울 숭례초 ◆국사·사회교육 △여은숙 경북 낙운중 △조남희 경북 중모중 △석성자 전남 여수구봉초 △서경희 전남 여수구봉초 △배무룡 충남 우강초 △전경희 경기 석천초 △한효수 경기 석천초 △최은호 울산초 △심강수 울산 화정초 △이성욱 부산 와석초 △김규화 부산 와석초 △김남성 부산 거제여중 △조영숙 서울 개포중 △김금숙 제주 제일중 △김옥경 제주동여중 ◆수학교육 △김학수 경남 합천중 △이세룡 경남 구암중 △안승철 경북 도량초 △이양순 경북 옥성초 병설유치원 △이동규 충남 마동초 △김용기 대전 관저고 △도화숙 대구 성동초 △박선주 대구 성동초 △최영훈 부산 안남초 △신귀현 부산 상당초 △홍기환 서울 안평초 ◆과학교육 △장석현 경북 구미고 △양남호 전북 한별고 △김은순 충남 천안봉서중 △이양로 충북대사대부설고 △차영기 울산 궁근정초 △차용헌 울산 궁근정초 △최종원 인천남고 △강종수 인천 계산고 △고흥선 인천 계산고 △최무수 대구 다사초 △류경기 대구 성북초 △박종기 서울 영림초 ◆체육교육 △함순란 충남 홍성중 △우길동 충남 홍성고 △최규수 경기 진건초 △홍설아 경기 수성여중 △김창연 대구 수성중 ◆음악교육 △이호상 전북 전주중 △최종철 경기 금신초 △강정규 경기 포리초 △김미향 대전 대암초 △정승구 제주 추자중 ◆미술교육 △윤지생 경남 연초중 △신동식 충북 증평공고 △김갑수 울산 미래정보고 △황선익 대전 용운중 △정현주 인천 도화초 △강양숙 부산 금정여중 △정혜련 부산 화신중 ◆외국어교육 △정태호 충북 한국교원대부설고 △김보현 강원 동해초 △김종일 강원 북평초 △황순미 경기 곡선초 △신성란 경기 송화초 △김태근 대전 중앙고 △백지원 대전여상 △박수철 부산고 △이상열 부산고 ◆실업·가정교육 △이성규 경북 유강초 △김상호 경북 포항대흥초 △이은선 경기 원곡중 △이재길 경기 경수중 △이진모 대전 대덕전자기계고 △민한식 대전전자고 △김창연 인천기계공고 △최기익 인천 부평공고 △김승남 인천디자인고 △류석기 인천 운봉공고 △류영호 부산공고 △조약래 부산공고 △최재용 부산공고 △조택현 서울 용산공고 △최종순 서울 단국공고 ◆특수교육 △박찬이 경남 진주혜광학교 △이종호 충북 청주혜원학교 △김종삼 울산 중남초 △강승철 울산 평산초 △박정희 대전혜광학교 △조순화 부산 혜성학교 ◆통합·유아교육 △백은란 경남 화개초 병설유치원 △오계순 경남 상북초 병설유치원 △심경희 경북 서후초 병설유치원 △김미애 경기 삼성초 병설유치원 △이영란 경기 문산초 병설유치원 △박미선 인천 용일초 병설유치원 ◆일반자료 △장상진 경북 모서초 △이승진 경북 모서초 △김순옥 충남 금남초 △양경용 울산 방기초 △황욱성 울산 삼호초 △우제웅 대전고 △원동만 인천 선학초 △이인순 인천 주안북초 △이신자 서울 숭덕초 교감
교육인적자원부가 이번에 발표한 시·도 교육청 평가결과는 1966년 이후 교육청평가를 시작한 이후 5번째 평가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금년의 평가는 종래의 평가와 비교하여 세가지 면에서 다르다. 첫 째, 매년 시행하였던 평가를 교육청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금년 에 처음으로 격년제로 시행한 것이다. 둘째로, 평가영역에 각 시· 도가 자율적 판단에 따라 창의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사업을 평가대 상으로 설정하였고, 셋째로 주관을 교육지원국에서 학교정책실로 이간하여 시행한 점이다. 평가의 주요영역으로, 학교교육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제 7차교육과정의 운영을 정착하기 위한 준비도와 교육정보화사업의 내실있는 추진, 그리고 자율특색사업의 선정과 추진을 중요한 평가 대상으로 선정하였고, 이외에는 교육정책과 행정의 추진상황을 점 검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행정, 교원, 재정, 시설, 평생 및 직업 교육, 유아 및 특수교육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평 가영역고 기준을 작년 11월에 제시하였고, 기 시·도는 이에 따라 자체평가를 준비하였고 이 결과를 토대로 하여 서면평가와 교육청 을 각 1일씩 현장방문하여 면담과 자료확인을 통하여 영역별로 평 가위원들의 평정결과를 수합하여 평가하였다. 이번 평가결과는 대도시지역의 교육청과 도 지역의 교육청으로 구 분하여 영역별로 "최우수", 그리고 "우수"교육청을 대도시지역에서 는 각 2개 지역을, 도 지역은 3개 지역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교 육부는 특별교부금 재원에서 1000억원을 평가결과에 따라 배정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배정액은 학생수, 교 사수, 학교수등의 교육필요를 중점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배정액의 차이는 시·도간에 7억원 미만이다. 배정액의 차이가 크지 않음에 도 불구하고 시도 교육청평가는 교육청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 는 것은 사실이다. 모든 교육청이 지방교육을 위하여 과중한 업무 부담속에 교육의 개선과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교육부의 교육청평가는 그 평가의 기준이 교육청의 업무수행방법의 평가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1)먼저 각 시·도교육의 여건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기준에 따 른 획일적 평가를 하게 된다. 서울같은 대도시의 어려운 사정, 경기 도와같이 일년에 학교를 120개씩 지어야 하는 사정이나, 강원도, 경 북, 전남,등의 도농복합지역과 많은 도서벽지 지역을 안고 있는 어 려운 사정을 차별적으로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2)평가기준이 업무 수행방법과 같이 행정노력에 치중하고 있어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 지역의 교육의 수준에 대한 질적·양적 발전의 정도를 가름하기가 어렵다. 마치 학생들의 성적을 성적순위만 내고 있어 그 성취의 수 준을 알수 없다. 많은 노력을 들이는 평가라면 그 결과로 지역교육 의 수준이 어떻고 어떤 문제를 안고 있으며 어떤 노력이 필요한 지 알려주는 "지역교육백서"를 내야 할 것이다. (3)평가에 따른 교육청 의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을 하고 있으나 교육청은 도리없이 준비해 야 하고 이 과정에서 "실적부풀리기", "전시행정", "평가를 위한 행 정노력"등의 낭비요소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이번 평가에서 언론 의 보도내용은 순위에만 급급하고 있어 내용의 의미를 전하지 못하 고 있다. 사실 영역별 평가결과를 점수로 환산하였을 때 그 점수의 차이는 별로 크지 않았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제7차 교육과정의 운영과 정착 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있다. 제7차 교육과정의 난제에 접근하는 문제에 대하여 서울지역은 각 시도 교육청에 선도적 노력과 지도적 역할을 수행하여 왔고 이 점에서 "최우수"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언론에에서는 학교교육의 질적 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창의적 노력 은 보도되지 않고, 작성하지도 않은 "종합순위"를 보도하고 있다. 앞으로의 교육청평가는 지금가지의 5차례의 평가결과를 "평가"하여 사고의 전환을 하는 새로운 관점에서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정년환원 등 의원입법안에 촉각 교육부는 올 정기국회에 8개의 법안을 상정, 입법추진키로 했 다. 그러나 당초 정기국회에 상정할 예정이었던 사립학교법 개 정안, 학원설립법 개정안, 영재교육진흥법 제정안 등은 의원입법 안과의 상충이나 입법 일정 등을 감안해 유보하기로 했다. 8개 정부입법안의 상당부분은 보완적 내용을 담고있기 때문에 무난하게 입법이 추진되리란 전망이다. 정작 첨예한 논란이 예 상되는 분야는 현재 의원입법안으로 국회에 계류중이거나 상정예 정인 것들이다. 특히 민주·자민련의 공조가 깨진 상태에서 케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자민련의 행보가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유아교육법 등 쟁점법안의 입법과정을 저울질하리란 전망이다. 특히 교원정년 환원·연장을 위한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교육 공무원법 개정안'의 입법추진은 눈여겨볼 핵심사안이다. 민주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사립학교법의 경우 자민련이 등을 돌리면 개정은 불가능할 전망이며 이해 당사자간 시각차가 첨예 한 유아교육법 개정도 낙관하기 힘든 사안이다. 정부 입법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초·중등교육법(개정)=학교별 운영위원 정수를 `5인 이상 15 인 이내'에서 `5인 이상 20인 이내'로 증원하는 내용이다. ▲교육공무원법(개정)=교종안에 담긴 내용중 일부를 입법 추진 하는 것으로 교원이 국내 교육·연구기관 등에서 자율연수를 하 는 경우, 휴직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자율연수시 보수의 50%를 지급하는 근거를 신설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개정)=시지역 중학교 의무교육 확대 실시에 따라 국가가 부담하는 봉급부담금을 2004년까지 한시적으 로 시·도 자치단체 교원 봉급전입금 재원에서 계속 지원토록 하 는 내용이다. 8월, 법제처에 법안이 제출돼 현재 심사중에 있다. ▲인적자원개발촉진법(개정)=교육부총리가 인적자원 관련 정부 정책을 실질적으로 기획, 총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제도 정 비 내용이다. 9월중 법제처 심사를 거쳐 10월에 국회제출 예정 이다. ▲고등교육법(개정)=대학 및 대학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전문 대학에 다학기제를 도입한다. 이와 함께 학칙이 정하는 졸업 기 준학점을 이수한 경우, 수업연한을 단축해 조기졸업이 가능하도 록 했다. ▲지방대 육성에 관한 특별법(제정)=문제가 되고있는 지방대학 의 교육 및 연구여건 개선을 위한 지원방안을 법적으로 마련한다 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등의 인력 채용시 지방대 출 신자의 응시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한다는 것이다. 10월중 법제처 심의를 거쳐 11월, 국회상정 예정이다. ▲국립대 병원설치법(개정)=임명직 이사중 1인 이상을 외부의 병원경영 유경험자로 선임한다. 또 대학병원이 국유재산을 무상 으로 양여받을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한다. ▲서울대병원 설치법(개정)=임명직 이사중 1인 이상을 외부의 병원경영 유경험자로 선임한다는 내용이다. /박남화
첫 실시되는 교원장기 해외유학제의 내년도 파견교원 선발계획이 확정됐다. 파견교사는 유치원 4, 초등 17, 중등 28명 등 49명이며 전원 학위 과정으로 2년간 파견된다. 44명은 영어권 국가에 5명은 비영어권 국가에 파견된다. 분야별 배정인원은 교수·학습방법 37, 교육과정 2, 생활지도 4, 영재교육 3명 등이며 실업교육·유아교육·특수교육 분야는 각 1명씩이다. 시·도별 배정인원은 경기 7, 서울 6, 부산·대구·인천·전북·전남·경북·경남 각 3, 광주·대전·강원·충남 각 2, 제주 1명 등이다. 울산과 충북은 배정인원이 없다. 교원장기 해외유학에 지원할 수 있는 교원은 공통적으로 45세 이하이며 교육경력 10년 이상인 자 중에서 연수계획이나 수학능력, 교직 공헌도 등을 감안해 시·도별로 마련한 자체 세부기준에 따라 3배수 인원을 이달 28일까지 1차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토록 했다. 3배수 추천된 교사들은 10월중 서울대 어학연구소에서 어학검정을 받아야 하는데 합격기준은 백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된다. 어학검정 합격자를 대상으로 교육청이 근무경력, 연구·연수실적, 농어촌 근무경력 등 정량평가(70%)와 면접 및 연수계획 등 정성평가(30%)를 통해 연수분야별로 2배수 인원을 순위별로 추천한다. 교육부는 2배수 추천자를 대상으로 추천순위 등을 감안, 최종 인원을 선발한다. 학위과정에 최종 선발된 연수자는 유학기관이나 입학허가 등에 관한 교섭을 본인이 직접 추진하며 시·도교육감은 최종 승인업무만 맡도록 했다. 2년간의 유학기간 동안 학자금과 체제비, 의료 보험비, 이전비, 항공료 등을 포함해 1인당 1억원 내외의 경비 전액을 국고나 지방비로 지급한다. 또한 파견 형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본봉과 기본급 수당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지급되며 4명 이내의 가족을 동반할 수 있다. 해외유학을 다녀온 교원은 유학기간에 해당하는 시간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교육부는 올 49명을 시작으로 해외유학 교원숫자를 매년 늘여 2005년까지 260명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문의=(02)720-3440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
이군현 교총회장은 지난달 29일 이회창 한나라당총재를 만나 정부 정책에 대한 교원들의 여론을 전달하고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교원정년 환원 △수석교사제 조기 도입 등 12개 현안과제의 해결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 총재는 "한국교총의 교육정책과 한나라당의 교육정책은 대체로 유사하다"며 공감을 나타내고 "당에서 충분히 검토해 추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정기국회에서 해결해야할 현안과제로 정년 환원과 수석교사제 외에 △사립학교법의 신중한 개정 △초·중등 교원의 정치활동 보장을 위한 관련법 개정 △`국가교육정책회의'(가칭) 설치 운영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2002년 교원처우개선 예산 반영 △교원자녀 대학 학비보조수당 신설 △유아교육법 조속 제정 △제7차 교육과정의 수정·보완 △교육행정의 전문화 △교육부에 과학교육진흥 담당 부서 설치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이 회장은 "교원정년 단축 및 교원을 개혁 대상화한 정책으로 교권이 실추되고 교원사기 저하가 초래됐으며 이에 따른 대책으로 정부는 교직발전종합방안, 교육여건개선 추진 계획, 교원잡무경감 대책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실천의지가 의문시되는가 하면 핵심사항이 누락돼 있고 조급한 추진으로 인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교원들은 문제의 본질을 겉도는 정책 제시가 아니라 교원정년 환원, 수석교사제 도입, 교원처우개선을 위한 예산 반영과 같은 해결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회창 총재는 이 회장으로부터 각 현안별 설명과 교총의 요구를 듣고 조만간 교총과 한나라당이 정책협의회를 갖고 사안별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문화혁명으로 대부분 폐지됐던 중국의 기숙제 유치원이 시장경제 도입 후 늘어난 여성의 사회진출에 부응해 날로 성행하고 있다. 교육개발(한국교육개발원 刊) 9·10월 호에 따르면 북경사범대학 부속유치원의 경우 갈수록 기숙 지원자가 늘어 현재 전 학급의 30% 정도가 기숙반이며, 분교에서는 50% 이상의 기숙반을 운영하는 상태다. 또 상해시 복지원에서 설립한 전문 기숙제 유치원인 中國福祉幼稚園은 시설과 교사 수준이 높아 입학경쟁률이 10대 1에 달한다. 이처럼 기숙제 유치원이 성행하는 이유는 맞벌이 부부의 퇴근 시간이 유치원 종료 시간보다 늦어 아예 아이를 기숙사에 맡기고 주말이나 주중에 한두 번 데려오는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숙반은 보통 학급당 30명의 유아가 생활하며 교사 2명, 보육원 1명, 야간 보육원 1명, 조교사 1명이 돌보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기숙반의 특징은 연령에 따라 아이를 나누지 않고 가정의 형제구조를 감안해 성별이나 연령 비율에 따라 골고루 섞어 반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또 취침시간 이외에는 횟수를 제한하지 않고 언제든지 부모들이 아이를 데려갈 수 있게 하고 하루 세끼 음식을 부모들과 정하려고 노력한다. 하루 일과는 △ 7시 기상 △ 종일반과 같은 일정 △ 7시 저녁 식사 △ 8시까지 놀이시간 △8시 30분 취침이 일반적이지만, 북경사대 부속유치원처럼 `하루 3시간 이상 실외활동'을 보장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중국 교육부와 지방 교육청은 올 6월 기숙제 유치원에 적용할 엄격한 시설기준을 담은 각종 규정을 반포하면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역대 유아교육정책은 정권 최고책임자의 정치적 이념 또는 영부인의 관심도에 따라 좌우됐으며 유아교육행정조직 역시 무원칙적으로 폐지, 통합, 독립을 반복하면서 안정성과 일관성을 상실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단국대 대학원에서 '한국유아교육정책 변천과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장길호 전 서울강남교육장은 논문에서 "제5공화국 들어 영부인의 관심으로 유아교육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으며 이 시기 취원율이 54.8%로 그 전(17.3%)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이 때 교육부에 유아교육담당관제, 지역교육청에 유아교육계가 만들어지는 등 행정지원체제가 확립됐으나 작은 정부를 표방한 문민정부에서는 조직이 축소되면서 취원율도 45%로 떨어지고 국민의 정부에서는 43%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주요 선진국의 취원율은 독일 81.2%, 일본 92.2%, 프랑스·영국·미국 100% 등으로 거의 모든 유아들이 교육혜택을 받고 있으며 유아교육재정 역시 1.6%에서 11.6%까지로 1%인 우리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교육과정과 교원교육도 체계적이며 엄격하다. 논문은 유아교육 발전방안으로 ▲정책의 일관성 ▲독립 부서 유지 ▲국·공립단독유치원 확충 ▲교육과정 검증 ▲담당교사의 재교육 등을 제시했다. 한편 장 전 교육장은 2학기부터 단국대 대학원에서 '학교·학급 경영론'을 강의한다. 문의=(02)514-5986
EBS가 27일부터 유아, 어린이, 소외계층 대상 프로그램을 확대한 가을 개편 방송에 들어갔다. 먼저 지상파 TV의 경우 재택 유아들을 위해 월-금요일 오전 11시20분과 오후 3시30분에 각종 유아프로를 배치했다. 이 중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유아한글 교육프로그램인 `바나나를 탄 끼끼'(금 오후 4시25분)가 눈에 띈다. 요술봉인 바나나를 글자로 변신시키는 원숭이 끼끼, 글자만 먹는 귀염둥이 꼴깍이의 글자게임이 유아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전문가가 아이들에게 예쁜 책을 읽어 주는 코너도 마련했다. 세계 각국의 수준 높은 어린이 만화를 우리말로 들려주며 동화의 즐거움을 선사할 `반짝반짝 작은 이야기'(목 금 오후 3시 40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SF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된 클래식 음악 교육프로그램 `춤추는 소녀 와와'(화 오후 6시55분) 등도 이 시간대에 신설된 유아프로다. 이밖에 성인을 대상으로 우리말과 글의 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우리말 우리글'(수 오후 8시30분)과 일선 교육현장의 생생한 모습과 교육주체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 진단해 보는 `뉴스매거진 교육현장'(일 오후 9시30분)도 관심을 모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