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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여름은 교원들에게 가혹한 시간이었고, 뜨거운 외침의 시간이었다. 광장에 모인 교원들이 밀알이 되어 마침내 교권 4법을 개정해 냈다. 하지만 교원들의 교육활동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지난 11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 관련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성국 회장 “교권 4법은 응급처치 … 교권보호 근원적 처방 필요” 정 회장은 먼저 교권 4법으로 교육활동 보호의 토대가 마련됐지만, 온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급우를 때리는 학생의 팔을 잡았다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하고, 대변 실수를 한 학생의 엉덩이를 고무장갑을 끼고 씻겼더니 맨손으로 안 했다고 항의 민원을 받은 교사들의 하소연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권 4법이 교권보호 종합방안의 응급처치라면 이제는 병을 완쾌시킬 근원적 처방을 내릴 때라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 「아동복지법」 개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악성민원 처벌 강화법」 마련,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등 4대 입법과제를 제시하고 국회가 법 개정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정 회장은 또 교총이 11월 2일부터 전개한 「아동복지법」 등 4대 입법과제 청원내용도 공개했다. 교총은 불과 열흘 남짓한 13일 현재 전국에서 7만 4,613명이 서명했다며 단위학교별 서명까지 포함하면 10만 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열기는 교총이 전국 교원 5,4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 실태 설문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에 따르면 「아동복지법」 개정 99.4%,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 95.6%, 악성민원 가해자 처벌 강화 99.6%,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92.1% 등 압도적 찬성율을 보였다. 정 회장은 이를 두고 “현장교원들의 염원이고, 간절한 호소이며, 절박한 외침”이라고 했다. 정부와 국회가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 관련법 개정을 미루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형 “아동학대 억울한 교원 없어야” 김성일 “악성민원 가해자 처벌 강화”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도교총회장들도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대형 인천교총 회장은 연대 발언에서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됐다”며 “법령 개정의 취지를 살려 이러한 내용이 「아동복지법」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동복지법」이 개정돼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실효적으로 예방할 수 있어 교권 강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동학대에 대한 조사나 수사를 할 때 교육감 의견서를 반드시 반영토록 해 억울한 교원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호소했다. 김성일 서울교총 회장은 악성민원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주문했다. 김 회장은 “교권 4법이 통과됐지만,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자체를 막을 수도 없고 되레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골탕 먹이기식 아동학대 신고 때문에 수사를 받은 교사가 무혐의 처분과 무죄가 돼도 신고자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그에 비해 교사는 지자체·경찰·교육청 조사를 이중삼중으로 받느라 심신이 황폐해질 지경”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회장은 “악의적 아동학대 신고를 근절하기 위해 무혐의 및 무죄로 종결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서는 업무방해나 무고죄 등으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훈지 “「아동복지법」 개정 교총이 앞장” 김영식 “교원 기본권조차 보장 안 돼” 주훈지 경기교총 회장은 “악성민원과 불법행위로 교사들의 교육활동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국교총과 시·도교총회장단이 기자회견 자리에 모였다”며 “「아동복지법」등 관련법 개정에 교총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식 충북교총 회장은 “교육이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루는 것임에도 교원의 기본권조차 보장이 안 돼 거리에서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하는 현실이 수치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 「아동복지법」 개정 등에 미온적인 점을 들어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은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고 나라의 동량이 되길 바라는 마음일 텐데 정작 학교의 기능과 선생님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토록 이율배반적일 수 있느냐”고 싸잡아 비판했다. 이기종 “교사들 수업 전념 여건 조성을” 조재범 “학폭 경찰 이관 미룰 일 아냐” 이기종 전북교총 회장은 “교권 4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교육현장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실망감을 표시한 뒤 “교사들이 마음 놓고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학교폭력예방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재범 한국교총 정책자문위원(경기 보라초 교사)은 학교폭력 업무의 경찰 이관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수사권은커녕 준사법권도 없는 교사가 학교 밖에서 일어난 학생 다툼까지 조사하고 학부모 불만 없이 처리하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이 학교폭력 사안조사와 처리 주체가 된다면 그 자체로 학생들의 경각심을 고취하고 예방효과도 커 교사들이 수업과 학생교육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교총이 지난 10월 전국 유·초·중·고 교원 등 5,4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5.3%가 교권 4법 통과와 학생생활지도 고시 시행 이후 학교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소·고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28.4%)하다는 점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인력·예산·공간 등 교육부·교육청 지원 부족’(16.4%), ‘학교규칙이 아직 개정되지 않아 세부 생활지도 적용 한계’(15.8%) 등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긍정적 변화가 있다’는 답변은 27.0%였다. 긍정적 변화 내용으로는 ‘학부모 민원 또는 연락 감소’(29.7%), ‘학생의 문제행동이 줄거나 조심하는 분위기’(27.4%) 등이 가장 많이 꼽혔다.
“연금기금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통해 든든한 노후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송하중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이사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가입자의 기대와 필요에 부응하는 연금공단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이사장은 지난 8월 사학연금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석·박사학위 등을 받은 뒤 경희대 교수로 근무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사학연금제도개선협의회 위원장을 맡아 사학연금 개혁 업무를 추진했다. 지난 1974년 설립된 사학연금은 내년에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올해 현재 금융자산 운용규모는 23조 3,941억 원. 국내에서 국민연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자산을 자랑한다. 송 이사장은 “저출산·고령화로 사학연금도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지만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여 안정적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정부담률 및 적정급여제도 마련 등 재정 안정화를 위한 연금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하되 후세대에게 일방적으로 짐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내년이면 사학연금이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매우 중차대한 시기에 임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나라는 지금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위기를 맞고 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현재의 토대 위에서 합리적인 연금 운영 체계를 마련하고, 연금제도 개선 로드맵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 글로벌 수준의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자금운용 조직의 전문성을 높여 안정적인 기금 증식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일들이 단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이를 지원하고 견인하는 역할이 이사장으로서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취임사에서 ‘30년을 내다보되, 지금 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가 찾고 실천해 나가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저도 사학연금 가입자이다. 그러다 보니 수급자 입장에서 공단에서 하는 많은 일들이 개별 가입자에게 잘 도달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회봉사활동과 같은 정보전달형 서비스, 연금수급자를 위한 연말정산제도 안내, 각종 부조금과 단기급여 같은 정보들이 적시에 공유만 돼도 사학연금 가입자의 만족도가 크게 개선되리라 여긴다. 커다란 혁신이나 도전도 중요하지만, 일상 업무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관행의 개선 또는 기존의 장점을 잘 연결해 시너지를 낳는 발상의 전환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연금 가입자들이 공단에 가장 바라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은 명확하다. 연금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가입자의 기대와 필요에 부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공단은 세상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한발 앞서 대응하는 역량이 요구된다. 안정된 노후를 보장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 달라는 것 아닐까.” 연금은 지속성과 수익성이 중요한데 성과는 어떤가. “연금가입자의 노후보장은 공단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명제다. 따라서 우리는 사학연금 기금의 고유 역할인 안정적 급여 지급을 위한 책임준비금 확보에 주력해 왔다. 특히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자산군별 자금운용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구체적으로 2021년에는 기존에 위탁으로만 운용하던 해외주식을 최초로 해외주식형 ETF에 직접 투자해 운용 관련 보수를 전년 대비 약 16억 5천만 원 절감했다. 또한 해외주식 공모펀드를 직접 선정하여 프로세스 등을 통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기금운용수익률 11%대(2019년 11.19%, 2020년 11.45%, 2021년 11.95%)를 기록했다. 작년엔 고금리·고환율·고물가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악화로 -7.75%의 아쉬운 수익률을 내기도 했지만 올 9월말 기준 8.44%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는 사학연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변화는 향후 연금재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가입자들의 기대여명이 늘어났다. 연금을 수급하는 기간도 그만큼 길어져 공단의 재정적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가입자변화에 따른 사학연금 개선방안 연구’ 등 시의성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병행해 적정부담률 및 적정급여제도 마련 등 재정 안정화를 위한 연금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학령인구감소로 폐교가 늘면서 사학연금 고갈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폐교 증가는 장기적으로는 연금기금 고갈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공무원연금법」 제43조 제1항 제4호는 폐교로 퇴직 시 5년이 경과한 때부터 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사립학교가 폐교되는 경우에도 30~40대부터 연금을 지급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정치권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법개정을 준비 중이다. 이미 국회에 개정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우리 공단 또한 폐교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비자발적 실업문제를 해소하고자 고용보험의 구직급여 성격과 유사한 급여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10월 정부가 연금개혁안을 발표했다. 어떻게 보나. “공적연금제도는 지속가능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또 연금개혁은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강한 의지로 연금개혁을 추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한다. 다만 이번 국민연금개혁안이 연금개혁의 기본방향성만 제시한 데 그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연금개혁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범국가적으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며, 후세대에게 일방적으로 짐을 떠넘기는 우는 결코 범해서는 안 된다. 사회 각계각층의 이해와 지혜를 모으기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 시간은 길지 않았으면 한다.” 사학연금 여의도 TP타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수익성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여의도 TP타워는 내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임대 진행률은 약 87%를 달성하고 있으며, 건물이 초역세권에 위치하고 있어 임대 사업성은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 TP타워의 운영 목표 수익률은 9.4%인데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년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공공기관의 사명은 공공행정 서비스의 품질 제고를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큰 목표를 세우고, 공단이 국가 복지시스템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격려하고 견인하고자 한다.”
태국 방콕에서 부탄행 항공기로 갈아탄 지 약 세 시간 반. 창밖으로 만년설이 쌓인 히말라야가 보였다. 부탄이었다. 비행기는 험준한 산골짜기 사이를 파고들며 곡예 하듯 비행해 파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해발 2,235m에 자리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 중 한 곳이다. 전통옷을 입고 술을 즐기는 부탄 사람들 부탄 여행의 첫 목적지는 수도 팀푸였다. 공항에서 팀푸로 가는 길, 비포장도로는 아찔한 협곡 사이를 지났다. 실수하면 아득한 벼랑 아래로 차는 굴러떨어질 것이다. 가이드는 부탄의 길이 대부분 이렇다고 설명했다. 뱀처럼 구불거리는 길을 따라 버스는 산등성이를 힘겹게 오른다. 부탄 땅의 대부분은 비탈과 협곡이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평지와 가축을 기를 수 있는 초지는 국토의 10%가 채 되지 않는다. 시내로 들어서자 극심한 교통정체로 차는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팀푸에서 반나절을 보내며 받은 부탄의 첫인상은 부탄이라는 나라가 상상했던 것처럼 고요하고 신비한 도시가 아니라는 것. 팀푸에는 멋진 손동작으로 수신호를 하는 경찰관이 있었고, 맛있는 에스프레소와 라떼를 파는 카페가 있으며(전통복장을 입은 금발의 외국인들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은 좀 신비로웠다), 부탄 록밴드의 공연을 보며 춤 출 수 있는 클럽도 성업 중이었고, 잘생긴 바텐더가 만들어 주는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바도 있었다. 부탄에서의 어리둥절한 첫날을 보내고 다음 날, 본격적인 여행에 나섰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팀푸의 따쉬최종. 종(Dzong)은 행정과 종교를 관할하는 성을 일컫는 말이다. 티베트 침공에 대비해 세웠는데 지금은 행정부와 사법부, 지역 관할 사찰이 함께 들어선 부탄만의 독특한 복합청사다. 따시최종은 부탄에 있는 수십 개의 종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정부청사 역할을 한다. 2008년 이전에는 궁궐로 사용됐으나 이후로는 국왕의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 및 사원으로 용도가 변했다. 4대 왕이 과감히 입헌군주제를 도입하면서부터 일어난 변화다. 따쉬최종과 함께 꼭 가봐야 할 곳은 푸나카에 자리한 푸나카종이다. ‘대행복의 궁전’이라는 뜻으로 부탄전역의수십개종중가장아름다운곳으로꼽힌다. 부탄 사람들은 대부분 전통복장을 입는다. 남자는 우리 한복과 비슷한 ‘고’를 입고 서양식 구두를 신는다.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허벅지에 이르는 X자형 띠인 ‘캄니’를 두른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사원이나 정부기관에 갈 때 착용한다. 일종의 예를 갖춘 정장이다. 여자는 복사뼈까지 내려오는 치마인 ‘키라’를 입는다. 화려한 색으로 치장된 천에는 독특한 전통문양이 새겨져 있다. 공무원과 호텔 종업원 등은 반드시 전통복장을 착용해야 한다. 부탄 사람들의 식탁은 우리와 큰 차이가 없다. 밥에 고기요리를 포함한 서너 가지 반찬을 곁들인다. ‘에마다씨’는 빨간 고추에 산양치즈를 더한 음식으로 우리 입맛에도 딱 맞다. 고기요리도 즐긴다. 시내에는 가공된 고기를 수입해 판매하는 정육점도 많다. 불교국가인 부탄에서는 살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죽은 고기를 모두 인도에서 수입한다. 부탄 사람들은 우리나라 못지않게 술을 즐긴다. 우리의 소주와 비슷한 증류주인 아락을 직접 담가 먹기도 하고 위스키와 맥주 등도 많이 마신다. 부탄맥주인 드룩비어는 우리나라 맥주보다 훨씬 맛있다. 부탄 위스키인 K5는 한 병이 13달러 정도다. 부탄은 2007년부터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한 세계 최초의 금연국가지만, 외국인들은 지정된 장소에서 자유롭게 흡연할 수 있다. 운 좋게 부탄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레포츠인 활쏘기를 구경할 수도 있었다. 부탄 말로 ‘다체’(Datse)라고 부르는 이 활쏘기는 부탄의 국민 스포츠다. 표적과의 거리는 무려 140~150m. 올림픽 양궁 종목 50m의 세 배에 이른다. 형식은 양궁보다는 국궁과 닮았다. 전통의상을 입은 선수들이 마주보고 과녁에 차례대로 활을 쏜다.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만큼 먼 거리에 있는 과녁을 기가 막히게 맞히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점수가 잘 나오면 같은 편 선수들이 환호를 보내고, 못 나오면 상대편 선수들이 놀리는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불심으로 가득한 나라 부탄은 불교국가다. 국민 모두가 불교신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거리 곳곳에는 불경을 적은 깃발인 룽다가 펄럭이고 사람들은 곳곳에 설치된 마니차를 돌리며 걷는다. 부탄의 불교는 8세기경 인도 북부에서 태어난 파드마삼바바가 전했다. 가장 유명한 사원은 ‘탁상곰파’(탁상사원)다. 부탄을 광고하는 포스터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8세기 호랑이를 타고 날아온 파드마삼바바가 아득한 절벽 위에 이 절을 짓고 수도했다고 전한다. 해발 3,140m에 자리 잡고 있다. 탁상은 부탄 말로 ‘호랑이의 둥지’라는 뜻이다. 팀푸 중앙에는 3대 국왕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거대한 탑인 ‘메모리얼 초르텐’이 있다. 팀푸 사람들은 출근할 때 이 탑을 세 바퀴 돌고, 퇴근할 때 다시 세 바퀴를 돈다.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여행했지만, 이토록 간절한 걸음과 아득한 눈빛을 본 적이 없고, 그토록 행복한 얼굴을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부탄 서부지역 왕디에 자리한 네젤강사원은 부탄불교의 시원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부탄의 불교는 티베트불교에 인도불교가 더해진 것으로 주문과 주술을 중요하게 여기는 밀교다. 파드마삼바바는 경전을 부탄 곳곳에 숨겨놓았는데 네젤강사원은 그 가운데 하나가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왕디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자리한 사원은 고요하면서도 장엄하게 서 있다.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사원은 아마도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 그다지 모습이 다르지 않았으리라. 그곳에 머물며 수행하는 스님들이 읊조리는 경전 역시 당시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치미사원도 재미있는 곳이다. 푸나카 치미마을에 있는 남근을 숭배하는 독특한 사원이다. 이 사원에는 기이한 행적으로 유명한 둑파퀸리(1455~1529)라는 스님의 남근이 모셔져 있다. ‘5,000명의 여자를 취한 자’, ‘히말라야의 미친 걸승’으로 불렸던 둑파퀸리는 여성들과 사랑을 나누면서 깨달았다는 독특한 수행법을 설파한 것으로 유명하다. 둑파퀸리는 입적하면서 자신의 남근을 잘라서 그 속에 영험한 기운을 불어넣었다고 한다. 이 남근은 사원에 잘 모셔져 있는데 아기를 낳지 못하는 이들에게 효험이 있다고 한다. 일본의 사상가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의 책 사색기행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역시 이 세상에는 가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 직접 그 공간에 몸을 두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절실하게 했다. 그런 감동을 맛보기 위해서는 바로 그 순간에 내 육체를 그 공간에 두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행복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 흔히들 부탄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한다. 행복지수 세계 1위. 국민의 97%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는다. 1999년 부탄의 국가행복지수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행복을 보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탄행복연구소’ 도지펜졸 소장은 “부탄은 국민의 행복을 모든 정책의 중심에 놓고 국가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어떤 정책도 국민의 행복과 부합하지 않으면 시행하지 않습니다. 모든 정책은 10~15명으로 구성된 ‘국민총행복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총점 78점을 얻지 못하면 자동으로 폐기됩니다.” 이를 위해 부탄정부는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정책을 펴고 있다. 천연자원을 보존하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헌법」에 숲을 전 국토의 60%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가축 방목과 벌채·채광은 엄격하게 통제된다. 부탄은 가난한 나라다.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부탄을 여행해 보면 이들이 절대 가난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넉넉하고 친절한 부탄 사람들 앞에서 한국의 내가 지금까지 가난하게 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절대로 행복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거죠.” 도지펜졸 소장의 말이 부탄 여행 내내 귓가에 맴돌았다.
1 일초라도 안 보이면, 2 이렇게 초조한데, 3 삼초는 어떻게 기다려~ 4 사랑해 널 사랑해~ 5 오 오늘은 말할 거야~ 6 육 육십억 지구에서 널 만난 건~ 7 럭키야~ 여러분들은 ‘숫자송’을 기억하시나요? 이 가사 기억나시죠? 그런데 지금 인구가 몇 명인지 아세요? 무려 80억입니다. 80억…. 불과 이 노래가 나올 때만 해도 60억 인구였는데 그새 20억이 증가했다는 거죠. 실제로 인구그래프를 보면 예상한 추세대로 증가하고 있는데 100억 돌파도 금방이라고 합니다. ‘맬서스의 저주’, 옥수수만 먹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위험한 진짜 이유는 뭘까요? 우리가 소비하는 먹거리 자원이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서 인구성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거예요. 결국 나중엔 다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걸 영국의 경제학자 맬서스의 주장에서 따와서 ‘맬서스의 저주’라고 합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엄청난 인구증가로 어쩔 수 없이 전 세계에서 옥수수만 키우는, 즉 모든 인구의 먹거리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옥수수만 키우고 옥수수만 먹는 미래가 그려지는데 우리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전 세계 인구 중 20%는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고 굶주리고 있다고 합니다. 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윗세대에서는 “에이, 누가 물을 돈 주고 사 먹어. 지천으로 널린 게 물인데?”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물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열고 있죠. 사진 속 아이들이 먹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얼핏 보면 과자를 먹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흙을 채로 털어서 진흙을 만든 후 소금 살짝 뿌려서 먹는 진흙 쿠키라고 합니다. 너무 먹을 게 없어서 칼로리가 1도 없는,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 중 8억 명은 기아에 허덕이고, 영양실조에 걸려서 당장 오늘내일 목숨이 위태로운 아이도 1억 5천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구 반대편에서는 10억 명이 비만이라고 합니다. 과체중은 이미 30억을 넘었고요. 전 세계가 고기맛을 알아버렸다 현재 세계 곡물 생산량은 10여 년 전부터 정체 상태에요. 한계에 도달했어요. 식량 생산량은 정체되어 있는데, 기후 온난화로 경작지가 계속 훼손되거나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어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네요. 지구 평균기온이 1℃ 증가하면 곡물 생산량은 5%까지 감소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전 국민의 1년간 곡물 소비량은 전 세계의 0.8%를 차지합니다. 즉 온도가 1℃ 증가하면 우리나라 인구 크기의 6개 나라가 못 먹고 허덕일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오는 거죠.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가 식량을 수입하고 있고, 이는 결국 전 세계가 패닉에 빠지면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제는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쾌감을 위해 먹는 것을 추구하는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육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러한 위험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의 1일 칼로리 평균 섭취량은 1,800kcal이었지만, 오늘날 선진국 국가들은 1일 3,600kcal를 먹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배달 애플리케이션 덕분에 1일 칼로리 소모량이 더 늘었죠. 충격적이면서 중요한 것은 곡물 섭취량은 절반가량 줄어들었고, 육류 섭취량은 6배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가 고기맛을 알아버렸다는 사실이 제일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무도 그냥 맨밥에 풀떼기만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죠. 설국열차의 ‘양갱’으로 식량부족 극복? 그렇다면 식량부족 현상을 극복할 과학기술은 뭐가 있을까요? 첫 번째는 바로 영화 설국열차에 힌트가 있습니다. 바퀴벌레를 갈아서 만들었던 양갱 기억나시죠? 바퀴벌레는 아니지만 밀웜 같은 곤충을 초콜릿과 섞어서 만든 ‘정글바’는 실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곤충들은 단백질 함량이 아주 높아요. 특히 밀웜 같은 경우는 소고기보다 2.5배나 단백질 함량이 높아요(같은 무게로 비교했을 때). 특히 곤충을 생산하는데 드는 자원은 육류를 생산하는 데에 필요한 자원의 1/5 수준에 불과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소고기를 만들 때보다 30배 이상 적게 나온다고 하니 굉장히 친환경적이죠. 맛이 궁금해서 먹어봤는데, 곤충이라는 선입견이 없다면 견과류 맛이랑 다를 바가 없이 맛있습니다. 단점은 곤충단백질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섭취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 인구에서 약 9%가 곤충단백질 알레르기가 있다고 합니다. 스마트팜으로 공간활용 극대화 ‘곤충으로 만든 정글바’에 거부감이 든다면, 다른 미래식량을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스마트팜이죠. 스마트팜은 한마디로 환경에 제약받지 않고 공간을 단순히 땅에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수직농경, 즉 3차원을 활용함으로써 공간활용이 극대화됩니다. 심지어 이제는 4차 산업혁명 기술덕분에 전자동화되어서 드론이 관리하고, 과일을 따주기도 합니다. 재배량 또한 단순히 땅에 재배하는 것보다 30배 이상 생산량이 증가합니다. 스마트팜 기술은 생각보다 다양한 곳으로 뻗어나가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지하철역 5곳(답십리역·상도역·천왕역·충정로역·을지로3가역)에서도 남는 공간에 이런 스마트팜을 설치해 판매하고 있고, 우리나라 남극 세종기지에서는 수박까지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우주에서도 스마트팜 기술 덕분에 삼겹살에 쌈을 싸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고기를 만드는 과학기술은 없나요? 우리가 이미 고기맛을 아는 이상 고기를 포기할 수 없는데요. 정말 다행히도 요즘엔 굳이 소·돼지·닭을 안 죽이고도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를 먹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바로 배양육 기술 덕분인데요. 원리는 이렇습니다. 동물에서 근육 줄기세포를 채취하고 실험실에서 영양분을 줘서 키우는 거예요. 이렇게 근육 줄기세포가 증식하면 우리가 먹는 고기가 되는 원리인 거죠. 이론적으로 줄기세포 1개만 있어도 충분한 영양분이 있으면 무한증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기술이 폭발적인 인구증가와 포기할 수 없는 육식에 대한 수요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곤충을 갈아 먹거나 풀만 먹으며 살 순 없잖아요. 다행히도 배양육으로 만든 대체육 식품은 현재까지 꾸준히 발전되어서 일반 고기와 식감 차이가 별로 없다고 해요. 또한 축산에 비해서 에너지 사용량은 절반인데 물·온실가스·토지사용량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굉장히 미래지향적이면서 그나마 80억 인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식품이 될 수 있는 거죠. 아무튼 인구가 폭발하고 기후변화가 심각한 시대에 굶어 죽지 않으려면 경각심을 가지고 먹는 것 하나하나에도 한 번 더 생각하고 먹어야겠습니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답을 찾고 있지만 말입니다.
왜 사기를 당하는 걸까? 요즘 뉴스에 사기를 당한 연예인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과거에도 봤을 만한 내용들이 반복되어 나오는 걸 보면, 계속 속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쯤 되면 국민에게 필수코스로 경제교육과 사기예방교육을 해야 피해가 줄어들 텐데, 예방교육은 커녕 신고를 해도 잡히는 경우가 적고 잡아도 처벌이 약하니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사기에 넘어가서 재산을 잃는 사람들을 보면서 바보같이 왜 속냐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누구라도 언제든지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사기꾼들이 어떤 수법을 쓰는지 살펴보자. 사기꾼은 당신의 욕심을 이용한다 그들의 수법이나 패턴을 보면 대개 공식이 있다. 의외로 뻔한 공식을 쓰는 데, 성공률이 생각보다 높다. 그 이유는 사기당할 대상에게 사기를 치기 때문이다. 사기꾼들은 실패를 하면 감방에 간다. 그러니까 실패가 없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어리바리하고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도 하지만, 사기꾼은 그런 사람보다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사람을 노린다. 예를 들어 돈이 급한 사람에게 다시 사기를 친다. 주식으로 돈을 잃은 사람에게 돈을 복구해 주겠다며 사기를 치면 거의 다 넘어간다. 마음이 급한 상황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을 못 하기 때문이다. 사기꾼에게는 다 차려진 밥상이 굴러들어 오는 거다. 돈이 급한 사람에게 갑자기 귀인이 나타났다고 생각이 들면 반가워 말고 사기꾼을 만났다고 생각하자. 허영심이 있는 사람도 공략 대상이다. 욕심이 이성을 누르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한 달마다 돈을 두 배로 불려주겠다고 사기를 치면 일반인은 사기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욕심이 많은 사람은 넘어온다. 우선은 돈을 조금 맡겨본다. 그럼 이 돈을 진짜 두 배로 불려준다. 그럼 자기 스스로 욕심에 못 이겨 큰돈을 가져온다. 그렇게 사기를 당한다. 욕심이 생기면 공포와 의심을 이기게 된다.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고점에 잘 사는 사람을 보면 이런 부류가 많다. 만약 내가 주식을 잘못하는 사람이라면 사기꾼부터 조심하자. 세 번째는 외로운 사람이다. 평소에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내가 잘못해도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을 찾는 사람들이 사기에 당하는 경우가 많다. 사기꾼의 제안보다는 사기꾼이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에 넘어가서 그 사람이 하자는 것을 다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들이 저 사람 사기꾼이라고 말하면 오히려 화를 내며 그 사람을 보호해 준다. 그다음에는 이제 사기꾼이 필요한 제안을 한다. 여기에 투자하면 돈을 크게 벌 수 있다. 원래 이 방법 소개 안 하는데 당신이 급하니 이번만 알려준다. 이 사업을 같이 해서 돈 벌어서 외롭지 않게 같이 살자 등 결국은 돈을 내놓으라는 제안이다. 사기꾼이 당신의 돈을 뜯어내는 방법 신뢰를 쌓는 밑작업이 끝나면 이제는 돈을 최대한 빨리 받아 내려고 할 것이다. 피해자가 이성을 찾기 전에 욕심·공포·애정을 활용해서 돈을 받아내야 한다. 그래서 의심이 간다면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자. 보통 사기꾼들은 한 명에게 작업하지 않고, 동시에 여러 명에게 작업을 쳐서 단기간에 돈을 뜯고 달아나야 하기 때문에 장기간 작업을 할 수 없다. 사기꾼들의 말투·어조·태도는 상냥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사기꾼마다 전략이 다르고 스타일이 다르지만 의외로 상냥한 사람이 적다. 사람은 상냥한 사람에 대해서는 낮게 보고 의심을 하듯이 물어볼 수가 있다. 반면 강한 어조를 가지고 위압감을 주면 묻고 싶어도 묻지 못한다. 본인에게 불리한 질문이 들어오면 대뜸 화를 내거나 소리를 친다. 자존감이 낮은 피해자는 본인이 사기를 당했어도 돈을 달라는 말을 제대로 못 하거나, ‘돌려주겠지’라는 믿음으로 신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기꾼들을 보면 자기 자랑과 고압적인 말투·태도를 보여준다. 그러다가 자기에게 돈을 주거나 할 때는 상냥하게 웃어준다. 그러면 피해자는 거기에 흡족해한다. 최고의 사기꾼은 신고당하지 않는 사기꾼이다. 사기를 당한 사람이 사기를 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사기가 아니다. 피해자들이 사기를 당하지 않았다며, ‘이건 언젠가 오를 거다’ 혹은 ‘그 사람이 다시 와서 몇 배로 돈을 불려줄 것’이라고 굳게 믿게 만든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드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면 자신도 처벌을 받으니 신고를 못 한다. 피해자와 같이 사업을 하자거나 또는 너의 사업을 활용해서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식이다. 막상 사기를 맞고 나면 명의가 자신으로 되어 있어서 피해자 자신이 가해자가 되어 있는 상황이 많다. 누가 좋은 제안이 있다고 다가오면 열 중에 열은 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제안을 아무 노력도 안 한 나에게 준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욕심이 없는 사람은 사기꾼이 접근하지도 않고, 접근해도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어둡고 광활한 하늘에서 어떤 별자리들을 찾을 수 있을까? 지난 칼럼에서 페가수스자리·안드로메다자리·페르세우스자리·양자리 등의 가을철 별자리들을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염소자리와 물고기자리에 얽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본다. 염소자리와 물고기자리는 기괴하고 섬뜩한 반인반수의 괴물들과 관련된 별자리 신화를 가지고 있다. 염소자리(Capricornus) _ 음주가무, 성적 쾌락을 좇는 호색가 사티로스의 별자리 염소자리는 황도 12궁 중 하나이며, 국제 표준 88개 별자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독수리자리·궁수자리·현미경자리·남쪽물고기자리·물병자리에 둘러싸여 있다. 한 해를 시작할 때 태양은 염소자리를 지나간다고 한다. 염소자리는 게자리를 제외하면 황도 12궁 중 가장 어두운 별자리다. 3천 년 전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에도 염소자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오래된 별자리다. 북반구인 바빌로니아에서 볼 때 동지점을 기준으로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므로 고대 점성술에서는 동지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고대인은 이때부터 태양이 다시 살아나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태양은 만물에 온기와 생명 그리고 빛을 주는 존재이므로 매우 중요했다. 바빌로니아인이 일찍이 염소자리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당시 동지점이 이 별자리 근처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동지선은 현재에도 ‘염소자리의 동지선’이라고 불린다. 옛사람들은 역삼각 모양의 염소자리를 상체는 염소, 하체는 물고기인 바다염소 형상으로 보았다. 거대한 괴물 티폰의 공격을 받은 판이 변신해 물속으로 피신하려 했을 때, 급히 주문을 외우는 바람에 실수로 반은 염소, 반은 물고기인 괴상한 형상이 되고 말았다. 이 와중에도 멀리서 제우스가 위기상황에 처한 것을 본 판은 팬파이프를 불어 티폰을 딴 곳으로 유인해 그를 구해주었다. 제우스는 은혜를 갚기 위해 반양반어(半羊半魚)의 이상한 모습 그대로의 판을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의 사티로스(Satyros)와 판(Pan)은 모두 비슷한 종족이며, 대체로 인간의 상체와 염소의 다리를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로마시대로 가면 파우누스(Faunus)로 그 맥을 잇는다. 판은 늘 ‘시링크스’라는 팬파이프를 가지고 다니는 숲과 목축의 신이다. 요정 시링크스(Syrinx)에게 반해 계속 쫓아다니다가 강 끝 갈대밭까지 도망간 그녀가 갈대로 변신하자 이를 꺾어 팬파이프로 만들어 늘 불고 다녔다고 한다. 올림포스의 신들이 판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판은 ‘~를 다 포함하는’, ‘전체의’라는 뜻으로, 인간의 모습과 짐승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갈기 같은 머리카락, 짐승 같은 얼굴, 들창코의 우스꽝스럽고 흉측한 모습을 한 판은 행동이 거칠고 광적이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친구로 대체로 술·노래·춤을 즐기고 여인과 님프를 유혹하며 성적 쾌락을 좇는 호색한으로 묘사된다. 즉 반인반수의 모습을 하고 무절제·탐욕·음란성 등 인간적·원초적 욕망을 드러내는 존재다. 이 때문에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판은 이교적인 악마의 상징이 되어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새겨졌다. 반면 17세기 바로크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는 사티로스를 삶의 즐거움·풍요로움·다산을 상징하는 존재로 묘사한다. 그림 속 사티로스는 포도·사과·모과 등 탐스러운 과일들로 넘치는 바구니를 들고 마성의 미소를 짓고 있다. 붉은 뺨은 얼큰히 취했음을 말해준다. 취기로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 표정은 생기에 넘친다. 여기에는 방탕과 탐닉에 대한 어떤 절제도 없다. 환한 빛에 노출된 육체는 건강하고 관능적으로 보인다. 보는 관점에 따라 쾌락과 욕망의 추구는 악이나 방탕의 근원이 될 수도, 삶의 기쁨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물고기자리(Pisces)와 괴수 가족 물고기자리는 황도 12궁 중 하나로, 물병자리와 양자리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안드로메다자리와 페가수스자리 가까이 있으며, 물고기 두 마리가 하나의 끈에 묶여 있는 모습이다. 물고기자리는 가을철 대표적 길잡이 별자리인 페가수스 사각형의 남쪽과 동쪽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혹은 두 마리 물고기를 묶어 놓은 줄이 시작되는 곳이 고래자리의 머리 위이기 때문에 이 별자리를 통해서도 찾을 수 있다. 알파별도 4등급의 밝기 정도라 도시의 밤하늘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한 별자리다. 물고기자리는 현재의 춘분점이 있는 별자리로도 유명하다. 춘분점은 태양이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이동하면서 적도와 교차하는 지점이고, 추분점은 반대로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갈 때 지나는 지점이다. 태양이 춘분점에 있을 때 지구의 북반구는 봄이고 남반구는 가을이다. 물고기자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아프로디테 여신과 그녀의 아들 에로스가 변신한 별자리로, 무시무시한 괴수 티폰(Typhon)과 연관이 있다. 강가에서 신들이 연회를 열고 있을 때 갑자기 강에서 티폰이 나타나 공격했다. 티폰은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와 태초의 신이자 지하세계인 타르타로스(Tartarus)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자식이다. 제우스가 티탄족을 타르타로스에 가두자 분노한 가이아가 티폰으로 하여금 올림포스 신들을 공격하게 했다. 혼비백산한 신들은 제각기 동물로 변신해 도망갔는데 아폴로는 매, 아르테미스는 고양이, 디오니소스는 염소, 그리고 아프로디테와 에로스는 물고기로 변해 강물 속으로 피했다. 이때 여신은 아들을 놓칠까 봐 끈으로 몸을 묶었다. 이렇게 두 마리 물고기가 끈으로 이어져 헤엄치는 모습이 별자리가 되었다고 한다. 티폰이 어떤 괴물이길래 올림포스 신들조차 이렇듯 맥을 못 추었을까? 티폰은 우주 최강의 반인반수 괴물이다. 상반신은 인간의 몸통, 대퇴부부터는 똬리를 튼 뱀의 형상을 한 가공할 외모와 힘을 가진 반인반수의 거인이었다. 머리 뒤쪽에는 눈에서 불을 내뿜는 100개의 용머리가 돋아 있고, 산을 쩌렁쩌렁 울리는 포효하는 듯한 목소리를 지녀 모든 신과 인간을 공포에 떨게 했다. 온몸을 덮은 깃털과 날개는 늘 스스로 일으키는 격렬한 폭풍에 휘날리고 있었다. 하늘에 어깨가 닿고 머리카락은 별들을 빗질할 정도로 거대하고, 두 팔을 벌리면 세계의 동쪽과 서쪽의 끝에 이르고, 날개를 활짝 펼치면 태양을 가려 어둠이 내렸다. 힘은 또 얼마나 센지 하늘과 땅을 찢을 정도이고 그가 지나간 곳에는 모든 것이 파괴되고 불타버리니 올림포스 신들이라 할지라도 당할 재간이 없었다. 오직 제우스만이 그를 대적했고, 천신만고 끝에 티폰의 머리를 번갯불로 내리쳐 소각한 뒤 에트나산에 던져 영원히 가둬버렸다. 티폰의 아내 에키드나(Echidna)는 그리스어로 ‘살모사’를 뜻한다. 그녀 역시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타르타로스의 딸이다. 상체는 긴 속눈썹을 깜박이는 아리따운 여성이며, 하체는 똬리를 튼 거대한 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세상과 멀리 떨어진 음산하고 외딴 동굴에 살면서 밤이 되면 가축이나 나그네를 사냥해 잡아먹는 요물이다. 에키드나는 티폰과의 사이에서 케르베로스·히드라·네메아 사자·키마이라 같은 끔찍한 괴수들을 낳았다. 키마이라는 페가수스를 탄 벨레로폰에게, 네메아의 사자와 히드라는 헤라클레스에게 죽는 등 나중에 신화의 영웅들에 의해 자식들을 모두 잃는다. 티폰과 에키드나의 딸 키마이라(Chimaera)는 머리는 사자, 몸은 염소, 꼬리는 뱀 혹은 용 모양인 하이브리드 야수로,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괴물 중 하나다. 하나의 생물체 안에 서로 다른 종의 유전 형질이 함께 존재하는 현상인 ‘키메라(chimera)’라는 생물학 용어는 이 괴물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고대 청동상인 ‘아레초의 키마이라’를 보면 그 모습을 알 수 있다. 키마이라는 입에서 불을 뿜어 사람과 가축을 해치고 숲과 농작물을 태워 황폐화시켰다. 결국 많은 괴물을 죽인 용사 벨레로폰(Bellerophon)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케르베로스(Cerberus)는 히드라와는 남매, 네메아의 사자와는 형제지간이다. 머리가 세 개로, 하나는 하데스의 지하세계 입구에서 죽은 자의 혼을 맞이하고, 다른 하나는 산 자의 침입을 막으며, 또 다른 하나는 무한지옥 타르타로스를 빠져나가려는 혼백들을 감시한다. 주둥이에서는 불꽃이 뿜어져 나오고 등에는 수많은 뱀이 붙어 꿈틀거리며 꼬리 역시 여러 마리의 뱀으로 되어 있다. 한번 들으면 걷잡을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힌다는 그 날카로운 쇳소리로 짖어대며 턱밑으로 늘 더럽고 끈적한 침이 흘러내린다. 그리스의 아르고스 근처 늪지대인 레르네에 살고 있는 히드라(Hydra)는 머리가 아홉 개나 달린 거대한 독뱀이다. 머리를 하나 자르면 금방 그 자리에 두 개가 새로 생겨 아무도 죽일 수가 없었다. 게다가 매우 강력한 독을 갖고 있어 히드라의 독이 닿거나 그것이 내뿜는 숨을 살짝 들이마시기만 해도 생명을 잃었다. 그러나 천하의 영웅 헤라클레스는 자신이 히드라의 대가리를 자를 때마다 조카 이올라오스에게 불로 지져서 새로운 머리가 못 나오도록 하는 꾀를 써서 완전히 제거해 버린다. 한편 헤라클레스는 네메아 골짜기와 티린스와 미케네까지 출몰하여 사람과 가축을 물어 죽이는 네메아의 사자도 퇴치한다. 이 괴물 사자의 가죽은 어떤 화살과 창·칼로도 뚫리지 않았다. 헤라클레스는 나무 몽둥이로 사자의 머리를 가격한 후 30일의 낮과 밤 동안 계속 목을 조른 끝에, 마침내 괴수를 죽일 수 있었다. 그는 죽은 사자의 가죽을 벗겨서 갑옷으로 입고 다녔다.
나는 하고픈 게 많은 교사입니다 (유경옥 지음, 애플북스 펴냄, 232쪽, 1만4,000원) 바쁜 교직생활 중에도 자신이 성장할 기회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교사의 분투기. 학교생활과 교육정보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버로 활동하며,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꾸준히 글을 올려 작가의 길에도 들어섰다. 대학 겸임교수와 교육행사 사회자 경력도 있다. 저자는 이런 일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며, ‘나답게’ 삶을 펼칠 용기를 내면 뜻밖의 기회가 온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 (미래교육집필팀 지음, 뜨인돌출판사 펴냄, 392쪽, 2만2,000원) 36명의 현장교육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교육의 전망과 해법. 시행착오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해 마련한 수업사례와 교수안을 소개한다. 자기관리·지식정보처리·창의적사고·심미적감성 등 학생의 미래핵심역량을 키울 방법을 상세히 짚었다. 교권침해가 만연한 가운데 폐지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의 올바른 해석과 대안에 대해서도 다뤘다. 질서 있는 교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애덤 프랭크 지음, 허성심 번역, 한문화 펴냄, 272쪽, 1만5,000원) 경력이 많은 교사에게도 문제학생 다루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훈육과 관계 형성의 중간 지점에서 적절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 책은 교실에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점을 둔 ‘관계 중심 훈육법’을 담았다. 20년 이상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여러 교사와 검증을 거친 여러 사례를 통해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노하우를 제시한다. 선생님을 위한 애도 수업 (김현수 등 지음, 300쪽, 1만8,000원) 교사나 학생의 죽음, 사회적 참사 등에 대한 애도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현장교사들이 참여해 남은 이들의 마음을 보듬는 방법과 행정실무 매뉴얼, 애도 수업지도안 등을 수록했다. 혼란한 가운데서도 상황을 수습하고 학생과 동료들의 마음을 돌봐야 하는 교사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생 처음 철학공부 (폴 클라인먼 지음, 이세진 번역, 현대지성 펴냄, 368쪽, 1만5,000원) 철학공부에 꼭 필요한 기본지식을 엄선했다.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소크라테스부터 니체까지 24명의 철학자와 23개의 이론, 더미의 역설 등 7개의 난제를 수록했다. 어렵고 불필요한 내용은 과감히 덜어내고 핵심과 요점만 추려내 철학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까다롭지만 탈 없이 배우는 중학 물리 (강태형 지음, 엠아이디 펴냄, 452쪽, 2만2,000원) 중학 과학 교육과정 중 물리 부분을 떼어내어 재구성했다. 183개의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개념을 체득하고, 일상생활과 연계되는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 궁리하며, 과학적 태도를 기르도록 안내한다. 물리학의 핵심개념과 다양한 고난도 문제를 담고 있어 물리에 흥미가 있거나, 과학고·영재고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작전명 말모이, 한글을 지킨 사람들 (김일옥 글, 김옥재 그림, 스푼북 펴냄, 132쪽, 1만4,000원) 일제 강점기 이전부터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조상들의 이야기. 일제의 탄압에도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 조선어학회와 민중들의 노력을 담았다. 이야기 사이사이에 당시 시대 상황을 보여 주는 정보 페이지와 조선어학회 연표가 있어 사건의 흐름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내 맘대로 유튜브 (송아주 글, 김잔디 그림, 스푼북 펴냄, 104쪽, 1만3,500원) 유해 콘텐츠 모방의 위험성을 알려주는 생활 동화다. 친구 강민이에게 소개받은 유튜브에 푹 빠져 자신도 모르는 새 나쁜 말과 행동을 따라 하다 친구들과도 멀어진 주인공 시우의 이야기를 통해 올바른 콘텐츠 이용 방법을 알아가도록 안내한다.
감정은 학습 스위치 뇌(신경과학) 연구결과가 축적되면서 감정이 학습에 방해가 된다는 기존의 관점이 깨지게 되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학습과 문제해결능력에 정서적 요소가 중요하다. 이몰디노 양(Immordino-Yang, 2016)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감정 없이는 기억을 만들거나 복잡한 생각을 하거나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신경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찬승, 2023.09에서 재인용). 감정은 주의를 작동시키고, 주의는 인지기능을 작동시키며, 인지작용은 기억의 회로를 만든다. 이렇게 학습과 기억작용에 긍정적 감정과 정서는 필수적이다. 학습자의 감정상태가 부정적일 때(예: 두려움·분노·슬픔 등)는 학습의 뇌로 가는 경로 스위치가 꺼지고 학습이 저하되거나 완전히 중단된다. 반면에 학습자의 감정상태가 긍정적일 때(예: 즐거움·행복·만족 등)는 학습의 뇌로 가는 경로 스위치가 켜지고 학습을 위한 길이 열린다. 그래서 교육신경과학계에서는 감정을 ‘학습을 위한 온·오프 스위치’에 비유하기도 한다”(이찬승, 2024.09). 감정 연구 분야의 저명한 심리학자 에크만(Ekman, 2016)은 감정 중에서 생존을 위해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것은 슬픔·기쁨·역겨움·분노·공포·놀라움·경멸 등 7가지이고, 나머지 감정(겸손·관대함·공감능력·낙관주의·열정·수치심·협동심·감사 등)은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이찬승, 2023.09). 관련 연구를 통해 밝힌 것이라고는 하지만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감정이라는 것도 타고난 감정을 기반으로 학습되고 개발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무튼 에크만 주장의 핵심은 감정이라는 것이 단순한 반응이 아닌 학습과 개발이 필요한 일종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뇌학습과학(교육신경과학)계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직접 가르치면서 학습과 감정의 관계를 깨닫고, 자신의 실천을 널리 공유한 교육자가 있다. 그의 이야기는 뇌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감동시키는 프로 기노시타 하루히로라는 일본의 유명한 학원강사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책 강요하는 초보, 감동시키는 프로라는 책이 있다. 그는 학원강사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강사로 나섰지만, 학생들이 자기 강의를 좋아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한 달이 멀다하고 학원에서 쫓겨나게 되자 유명한 학원강사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수강을 하고, 그들을 만나 교수법에 대한 가르침을 청하기도 했다. 그가 만난 학원강사 중 한 명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해주었다. “수업은 처음 1분으로 결정된다네. 그 1분 동안 자네는 학생의 마음을 잡지 못했던 거야. 영혼을 흔들지 못했다는 말이지. 그래서 지루한 시간이 된 거고.” _ 기노시타 하루히로, 2006: 26 이날을 기점으로 그는 영혼을 흔든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자신만의 기법을 발전시킨 결과, 드디어 자신이 일본 최고의 학원강사가 되었다. 그는 ‘수업은 마음’이란 기치를 내걸고 학력만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수법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큰 반응을 얻어냈다. 이를 토대로 능력 훈련 회사(Ability Training Co.)를 설립하여 일본 교사들의 수업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세미나·강연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가 깨달은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야단을 맞는 당사자도 사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수업이 시작되었으므로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것, 일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것,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어느 날 갑자기 깨달았다. 그것은 마음이 이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행동할 수 없는 생명체다! 그날부터 곰곰이 생각했다. ‘마음으로 이해해서 행동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마침내 키워드를 찾아냈다. ‘감동!’ _ 기노시타 하루히로, 2006: 9 감(感: 느낄 감), 동(動: 움직일 동). 감동이라는 말의 글자를 풀면 ‘마음으로 느끼어 행동한다’는 뜻이다. 기노시타 하루히로는 감동이란 느끼고 움직이는 것인데, 여기서 느끼는 것은 사람이고,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깨달음은 ‘동기란 감정을 행동에 연결시키는 과정이다’라고 한 뇌과학자 앨리스터 스미스(Alistair Smith, 2005. 정영진, 2016:165에서 재인용)의 말과 일치한다. ‘동기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때 유발되는 일종의 감정 반응’이므로 학생을 감동시키면 강한 동기가 유발될 것이다. 조나단 헤이트(Haidt, 2006)는 행복의 가설이란 책에서 우리의 감성적 측면을 코끼리로, 이성적 측면을 코끼리에 올라탄 기수로 비유한다. 기수가 고삐를 쥐고 있기 때문에 코끼리가 가는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기수가 코끼리에 비해 너무 작아 기수의 통제력은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진행 방향과 관련해 코끼리와 기수가 의견이 불일치할 때면 언제나 코끼리가 이긴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비유에 따르면 강요하는 초보는 기수(이성)에게만 호소하는 사람이고, 감동시키는 프로는 기수와 함께 코끼리(감성)까지 움직이도록 하는 사람이다. 기수에게만 호소한다고 하여 코끼리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최고의 교사가 되고자 한다면 강의 기술을 고민하기에 앞서 먼저 학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마음을 사로잡아 흔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이를 위한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기노시타 하루히로는 오랜 경험을 통해 “학생은 감동을 받은 후 선생님이 좋아지거나 그 과목이 좋아지게 된다. 억지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무언가에 마음이 흔들려서 ‘공부해야 겠다’고 다짐해야 좀 더 의욕이 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가 사용한 하나의 방법은 수업하기 전에 감동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들려준 이야기에 감동받은 학생들이 마음의 변화를 보이고, 그 감동을 가지고 학습의욕도 보였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모아놓은 감동노트 마련 이외에 학생과 돈독한 정 쌓기를 포함하여 학생을 감동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감동은 목마른 말이 시냇가를 찾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같다. 진한 감동을 받으면 우리는 그 감동을 가지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그러나 감동의 효과는 감동의 크기나 종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가령 영화를 보면서 받은 감동은 때로 영화관을 나서면서 사라져버리기도 한다. 이와는 정반대로 이성간의 사랑은 한 번의 감동을 가지고 평생을 버티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의 감동은 하루에서 일주일 정도가면 그 효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만든 말이 하나 있다. ‘밥은 한나절, 감동은 한주일’이 그것이다. 밥을 먹고 나면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 한나절만 지나면 다시 배가 고파진다. 진한 감동을 받고 나면 마음이 움직여 실행에 옮기게 되는데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보여주듯이 한 삼일 지나면 그 감동이 옅어지기 시작해서 일주일쯤 지나면 거의 효력이 사라지는 것 같다. 조금 억지 같지만, 어쩌면 교회나 절에서 신자들에게 일주일 한 번씩은 예배에 참석하여 설교(설법)을 들으라고 하는 이유도 감동의 효력이 길어야 일주일정도여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선생님은 하루에 한 번 정도,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수는 수업시간마다 감동을 줄 수 있는 강의기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수업, 감동을 주는 수업을 하고자 할 때 유의할 점이 하나있다. 어떤 선생님들은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 농담을 준비해간다. 그런데 농담을 해줄 때에는 학생들이 웃고 교실이 떠들썩하다가도 정작 본 수업으로 들어가면 다시 숨죽은 배추같이 변한다면 이런 수업은 재미있는 수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업시간에는 웃고 떠들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나서 학생들이 “뭘 배웠는지 모르겠다. 농담은 재미있지만 수업은 지루하다”라고 말한다면 그 시간은 재미있는 놀이시간이었을 뿐 수업시간은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수업의 재미와 농담의 재미는 완전히 다르다. 양쪽 사이에는 하나의 선이 그어져 있다. 농담의 재미는 계속되지 못한다. 강의시간에 농담만 하고 있으면 결국 학생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만다.’ _ 기노시타 하루히로, 2004: 93 감동적인 수업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과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제자들로부터 중·고등학교 시절에 선생님 때문에 어떤 과목을 좋아하거나 반대로 그 과목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학생들은 자기가 존경하는 선생님 과목에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그 선생님의 인정을 받고 싶은 경향을 보인다. 장학사로 근무하고 있는 제자를 최근에 만났는데 대학 2학년 때 내 강의와 다른 한 교수의 강의에서만큼은 꼭 A를 받고 싶어서 두 강좌에 올인한 결과 원하는 학점을 받아 참으로 기뻤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교사는 학생의 성적을 올리고 싶으면 먼저 자신이 담당하는 과목을 좋아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과목을 좋아하게 하려면 교사, 즉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시작은 교사 자신이 학생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먼저 학생을 좋아하는 것이다.” _ 기노시타 하루히로, 2004: 208 학생을 이해하고 좋아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담당한 학생 개개인이 처한 상황, 특성과 장단점, 그들이 기대하는 것 등을 파악해야 한다. 가르치는 학생이 너무 많은 중·고등학교 선생님이나 대학교수의 경우에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이다. 하지만 학생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이들이 내 수업에 감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영화 중간 한 대목만을 보고 등장인물에 감동하기를 바라는 것과 유사하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의 하나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도록 하는 설문지를 만들어 강의 첫 시간에 배포하고 이를 자료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조사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다. 성장배경의 특성, 좌우명, 성격적 특성, 당면한 어려움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항, 미래 계획, 친한 친구 연락처 등. 이중에서 가르치는 사람이 생각할 때 학생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수집하면 되는데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지 않도록 유의하며 꼭 활용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정보에 국한하여 수집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나와 내 강의를 좋아하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칭찬이다. 하지만 아무리 쳐다보아도 예쁜 구석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농담처럼 늘 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수업 중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라도 떠들다가 지쳐서 잠시 멈추고 차분하게 앉아 있는 시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아이에게 다가가서 어깨라도 쓰다듬으며 ‘어쩌면 너는 숨을 그렇게 예쁘게 쉬니?’라고 해보십시오. 아이는 얼굴이 빨개지며 더 얌전하게 행동하려고 할 것입니다.” 농담인 것 같지만 변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 어떤 학생의 모든 행동이 미워 보일 때에는 당연히 그 학생에게 문제가 있겠지만, 어쩌면 교사가 그 학생에 대해 이미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보일 수가 있다. 특정 학생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특정 반(과)에 대해서도 이러한 편견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비록 가르치는 학생이 많다고 하더라도 한번 수업할 때 3명 정도는 칭찬을 해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면 모든 학생이 한 학기에 적어도 한 번은 선생님의 칭찬을 받게 될 것이다. 내 강의를 수강한 지 20여 년이 흐른 제자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기억하는 것은 내 수업내용이 아니라 나에게서 받은 칭찬이다. 마음에서 우러난 칭찬거리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칭찬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가질 때 가능해진다. 기노시타가 제안하는 방법은 호주머니 속 동전 옮기기이다. 수업을 시작할 때 오른쪽 주머니에 10원짜리 동전 열 개를 집어넣고 학생들을 칭찬할 때마다 동전을 왼쪽 주머니에 옮겨 넣는 것이다. 혹시 학생들의 문제점이 보이고 화가 나면 동전을 다시 오른쪽 주머니로 옮겨야 한다. 처음에는 10여 분도 지나지 않아 파산하겠지만, 어느 순간 10개가 오롯이 왼쪽으로 옮겨져 있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때가 드디어 내가 학생들을 좋아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그다음부터는 어렵지 않게 동전을 옮겨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주 힘들더라도 여러분을 탓하지는 말기 바란다. 우리 인간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늘 위험요인, 상대의 불완전한 부분 등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도록 진화되어 왔다고 한다. 하지만 가르치는 직업을 택한 우리는 이러한 훈련을 통해 의식적으로 학생들의 밝은 점 좋은 점을 찾기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기노시타( 2004: 210)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차피 이 학생은 내 아이가 아니다. 어떻게 되든(물론 잘 되는 편이 좋지만) 이 학생의 인생이다’라는 냉철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멋진 ‘방식’을 실시해도 결국 그 ‘방식’은 멋지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요즈음 학생과 학부모의 모습에 실망하여 아예 마음의 문을 닫고 최소한의 역할만 하겠다고 생각하는 선생님이 늘고 있다. 이런 선생님을 만나는 학생들만 불행한 것이 아니라 교사 자신도 불행하게 될 것이다.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에서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경받지 못하고, 동료교사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데 행복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가르치는 과목을 통해서 학생을 만나고 그 과목을 매체로 하여 학생의 성장을 도우며, 그 과정을 통해 함께 성장해 간다. 내가 가르치는 것은 과목이 아니라 학생임을 깨닫고, 가르침의 장이 학생과 교사의 소외된 만남의 장이 아니라 인간 ‘박남기’와 연이 닿아 우연히 같은 시공에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존재하게 된 인간 ‘김희엽’의 만남의 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 감동시키는 프로의 첫걸음이다. “나는 학생 등 여러 사람에게 감동을 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다. 사람을 감동시켜서 울게 하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내 자신이 울었고 커다란 힘에 마음이 움직였다”는 기노시타의 이야기는 감동적인 수업을 넘어 감동적인 교육을 하는 사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감정 활용 효과적 수업기법 기노시타는 ‘감동’에 초점을 맞춰 효과적인 수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뇌과학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감정 활용 효과적 수업기법은 다양하다(이찬승, 2023.09). 안전하고 긍정적 교실분위기 만들기, 열정적으로 가르치기, 학습자의 열정을 이끌어내기, 수업내용에 감정을 연결시키기, 성공에 대한 칭찬과 자축으로 기억 강화하기, 긍정적 감정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활동하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긍정적 감정을 이끌어내는 활동의 예로는 수행 전 칭찬과 격려, 음악 들려주기, 새로운 것 제시하기, 즐거웠던 사건 회상하기, 2~3분간의 짧은 휴식시간 주기, 학습내용과 연결된 놀이하기, 공상시간 갖기, 3가지 희망 말하기, 감사할 일 생각하기, 성공 스토리 회상하기, 호기심 가는 것, 궁금해하는 것을 짝과 함께 말해보게 하기, 다정한 손길과 접촉해 주기, 시각화하기, 명상하기 등등을 들 수 있다. 수업이 재미있는 반은 생활지도 문제가 적게 발생한다고 한다. 감정을 활용한 수업을 하고,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긍정적 감정을 학습하고 개발하도록 돕는다면 학습성과도 오르고 학생들의 대인관계능력·사회성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학생들을 감동시키고자 했던 기노시타의 노력에 더해 뇌과학이 제시하고 있는 기법을 다양하게 적용하여 교사와 학생이 함께 행복한 교실, 함께 성장하는 교실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정부가 소프트웨어 등 첨단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SW 개발자 양성’을 목표로 세워진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이하 대구소마고)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로 마이스터고 지정 8년째를 맞는 대구소마고는 매너와 에티켓을 갖춘 품격 있는 학생, 풀스택 개발이 가능한 실력이 뛰어난 학생,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인문·예술소양을 갖춘 학생으로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SW 분야 마이스터고 취지에 맞게 수준 높은 SW 인재를 양성, 졸업과 동시에 프로그래머로 활동할 수 있도록 취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연평균 94%의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명문고로 우뚝 자리매김했다. 다양한 교육활동과 특색있는 취업프로그램 그리고 헌신적인 교사와 학생들의 노력이 이룬 성과다. 현장실무능력 갖춘 우수한 인재 배출 대구소마고는 졸업과 동시에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현장실무능력을 갖춘 SW 인재를 양성하도록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나르샤 프로젝트, 실무중심 산학협력 프로젝트, 학생 전문가 특강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정규교육과정과 방과후교육과정에 현장실무능력을 갖춘 현업 SW 관계자를 산학겸임교사로 초빙해 전문 교과교사와 코티칭을 실시하고 있다. 대구지역에서 가장 유능한 정보컴퓨터 교사가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 능력을 길러주고, 산학겸임교사는 취업과 동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교육을 담당하는 대구소마고. 학년별 구체적 운영 계획을 보면 1학년은 주로 기초이론교육을 통해 기초를 다지고, 2학년부터는 산학겸임교사와 함께 실무능력 배양 코티칭을 한다. 3학년은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코티칭 수업 비중이 90% 이상이다. 이 학교는 또 실력을 갖춘 학생들을 각종 취업프로그램을 통해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먼저 매년 상하반기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우수벤처 기업 특성화고 전문인력 채용박람회, 스타트업 채용 페스티벌, 대경ICT산업협회 및 창조경제혁신센터(스케일업허브) 채용박람회 등 각종 박람회에 참석해 우수기업체의 채용 경향을 파악하고, 진로지도 효과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다양한 취업처를 발굴하고 100개가 넘는 SW 기업 및 유관기관과 MOU를 체결한 것도 대구소마고의 강점이다. 이뿐 아니다. 산·학·관 위원회 구성 및 운영을 통해 SW 영마이스터 양성을 위한 의사소통 및 협력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산학협력 협약 지속적 확대, 취업처 발굴 지원 및 기업 채용 설명회 지원 등 학생의 교육 및 취업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한다.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제공하는 취업특강은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특강은 취업서류(자기소개서·포트폴리오) 작성 및 첨삭지도, 면접 강의 및 모의 면접, 개별 면접 클리닉 등을 주제로 이뤄진다. 실리콘밸리서 현장체험학습 … 현지 글로벌 기업 취업도 대구소마고는 해외 현장체험학습으로도 유명하다. 약 9주~12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3학년 10명을 선발해 글로벌 현장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기술 강국의 선진 기술을 습득하고 글로벌 기술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맞춤형 전문 기능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특히 올해는 3학년 학생 1명이 실리콘밸리 현장실습 중 취업하는 쾌거를 이뤘다. 주인공은 3학년 배진영 군.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9주간의 글로벌 현장실습 인턴십 마무리 단계에서 현지 기업 XL8 Inc.에 취업했다. 학생들의 실력이 뛰어나다 보니 전문대 이상 학력을 가져야 응시할 수 있는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증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대구소마고 만의 베네핏이다. 학교 측은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제도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해 3학년 1학기 이후 정보처리산업기사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전국 및 지방기능대회 입상실적을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대구소마고는 대구지역 내 소프트웨어 개발 분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학교로 항상 메달권에 진입해 있으며, 전국대회에서도 경쟁력 있는 학교로 인식되어 있다. 특히 정보올림피아드 모바일 앱 개발 직종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졸업생이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지난 2021년에는 전국기능경기대회 보안 직종에서 금메달(1위)을 수상했고, 올해는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참여하여 학생 대부분이 메달을 수상하는 등 탁월한 실적을 보여줬다. 지난 4월 열린 대구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는 총 2개의 금메달(게임개발 3학년 류지훈, 웹디자인 및 개발 3학년 이윤성) 그리고 1개의 동메달(웹디자인 및 개발 2학년 정규민)을 거머쥐었다. 마음 따뜻한 엔지니어 … 인문·예술 소양 바탕 인성교육 활발 마음이 따뜻한 첨단 엔지니어를 꿈꾸는 대구소마고는 인문·예술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노벨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이다. 소설을 의미하는 ‘노벨’과 공학을 뜻하는 ‘엔지니어링’을 합친 융합교육법의 한 종류다.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책 줄거리에 나타난 문제를 발견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공학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지 친구들과 토의한다. 책 속에 나타난 여러 문제상황을 공학적인 관점에서 해결법을 찾는 교육활동이다. 예체능교육으로는 1학년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1인 1악기(플롯)와 1인 1스포츠를 시행하고 있으며, 2·3학년 학생들도 학생 선택에 따라 예술·체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목적 구장, 헬스장 수준의 체육관, 대운동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실습형 매너에티켓 교육을 통해 장차 사회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바른 직장 예절과 겸손하고 친절한 품성을 지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인성교육은 신입생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중학교와는 다르게 기숙사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관계로 급격한 환경 변화로 힘들어하는 신입생을 위해 예비학교 집단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자아정체성 확립을 위해 외부 전문상담기관과 연계해 신입생 전체 인원을 한 팀으로 구성해 집단상담을 실시한다. 이러한 인성교육 결과 취업한 업체들로부터 실력 있고 반듯한 학생으로 각인돼 있다. 대구소마고 출신을 채용한 기업들이 이 학교 학생만을 고집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박유현 대구소마고 교장은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글로벌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인재의 양성”이라며 “학생들이 SW 개발 능력은 물론이고 동시에 창의력·팀워크·협상능력 등 미래사회의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로서 핵심역량을 익힐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흔히 학교를 ‘작은 사회’라고 부른다. 이는 다양한 배경과 성향의 학생들이 모여 생활한다는 의미로 이해되는데, 학생 관점에서 바라본 학교의 평가로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학교에는 학생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학교장·교감과 같은 관리자, 흔히 부장이라 불리는 보직교사, 평교사와 행정실 공무원을 비롯하여 교육공무직원, 학교보안관·급식조리사까지 다양한 직위·직급·신분의 사람들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어울려 살아간다. 또한 직접 학교에 소속되지는 않더라도, 소속 학생들의 보호자, 학교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 방과후수업을 담당하는 강사, 학교와 계약을 체결한 업체 등 다수의 사람이 학교와 얽혀있다. 그렇기에 학교는 그저 ‘작은 사회’가 아니라 ‘사회 그 자체’라고 하겠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은 각자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고, 그러한 이해관계를 추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갈등과 분쟁이 발생한다. 이러한 갈등과 분쟁은 학교에 대한 민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즉 학교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분쟁, 그리고 이에 따른 민원의 발생은 사실 필연적인 일이다. 그런데도 학교는 민원이 발생하면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한다. 민원인을 교사나 학교 관리자 등이 직접 대면해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노력한다. 이런 과정에서 민원인은 민원인대로 학교를 신뢰하지 못하고, 민원을 처리해야 하는 담당자는 고통을 호소한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그런데 사실 이런 학교에 대한 민원을 공식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담은 법률이 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이하 ‘민원처리법’)」이 그것이다. 본래 「민원처리법」은 행정기관에 대한 민원 처리방법을 규정한 법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행정기관’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각급학교가 포함되어 있다(사립학교 포함, 「민원처리법」 제2조 제3호). 따라서 학교로 제기되는 민원의 공식적인 처리방법도 「민원처리법」의 규정에 따른다. 「민원처리법」에 따른 학교 민원 처리는 민원에 대한 대응을 더욱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하고, 민원에 대한 답변 역시 학교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이루어지므로, 민원 처리 실무 담당자가 그만큼 부담을 덜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민원의 신청과 접수 「민원처리법」은 구두나 전화로 할 수 있는 단순한 상담이나 설명이 아닌 이상 민원 신청은 문서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민원처리법」 제8조). 민원인은 어쨌건 학교의 교육활동이나 행정에 대한 불만을 가진 사람이고, 부정적인 감정으로 학교를 찾아온다. 때문에 격해진 감정으로 불만을 표현하거나, 조리 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한다. 결국 민원인이나 민원을 듣는 사람이나 괴로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차라리 위 규정에 따라 민원내용을 문서로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도록 한다. 접수증 서식. 「민원처리법」 시행규칙(별지 제2호 서식) 이러한 민원 제기 문서에는 특별한 서식은 없으나, 적어도 민원인의 신상·연락처·주소, 처리된 민원을 회신할 때 원하는 방법(우편·이메일·전화·문자메시지 등), 민원 내용의 요지를 기재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민원인이 작성한 문서를 제출하면 민원을 처리하는 주무 부서(먼저 크게 교무 관련, 행정 관련 민원으로 나눌 수 있겠다)에서 비전자문서로 등록하도록 하며, 민원인에게 접수증을 제공한다. 접수증의 서식은 「민원처리법」 시행규칙(별지 제2호 서식)으로 정해진 바 있으니 이를 이용해야 한다. 민원의 종류와 처리 기간 접수증에는 처리 완료 예정일을 기재하게 되어있다. 「민원처리법」과 시행령은 민원의 종류별로 처리기간을 따로 정하고 있으므로, 먼저 민원의 종류를 구분하고, 그에 따라 결정하도록 한다. 「민원처리법」에 따른 민원의 종류, 학교에서의 예시, 처리기간은 다음과 같다. 가. 일반민원 1) 법정민원 관계 법령에 따라 인가·허가 등을 신청하거나, 특정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 확인을 요구하는 민원이다. 학교에서는 생활기록부 발급, 경력증명서·재직증명서 발급 등이 관계될 수 있다. 법정민원은 신청하는 민원의 처리기간을 행정기관에서 미리 정해두게 되어있다. 예시와 같은 문서의 발급은 대부분 신청 즉시 이루어질 것이다. 2) 질의민원 제도·절차 등 행정업무에 관하여 행정기관의 설명이나 해석을 요구하는 민원이다. 학사일정, 주요계획 등에 대한 문의도 이에 속한다. 질의민원의 처리기간에 관해 법령 해석은 14일, 기타 사항은 7일 이내에 처리한다. 3) 건의민원 행정제도 및 운영의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이다. 예컨대 급식이 부실해 개선을 원한다는 등의 민원이 이에 속한다. 14일 이내 처리가 원칙이다. 4) 기타민원 위 이외의 민원으로 간단하게 전화통화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민원이다. 즉각 처리한다. 나. 고충민원 행정기관의 위법, 부당하거나 소극적인 처분, 불합리한 행정제도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 부담을 주는 내용에 관한 민원이다. 예컨대 학교폭력 사안처리가 미흡하다, 수업내용이 편향적이다 등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민원의 대다수가 이에 속한다. 7일 이내 처리가 원칙이다. 이처럼 민원의 종류에 따라 기간이 다르나, 학교에 상당한 수준의 부담을 주는 민원들은 7일 내지 14일의 처리기간을 두고 있다. 이렇게 정해진 기간에 민원 관련 업무담당자와 학교의 관리자 등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것이다. 불편한 상황을 빨리 해결하여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지나치게 서두르거나 혼자 해결하려고 할 때 오히려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또한 민원인 역시 문제가 발생한 당시에는 심리적으로 격앙되어 있다가 이렇게 시간을 가지고 처리되는 기간 중 냉각기를 거치면서 상황이 안정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러므로 법령이 정해준 시간을 적절히 이용해 보도록 하자. 민원에 대한 답변 작성과 통지 사실 민원인이 제기한 민원 내용을 보면 그 자체로 도무지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그때에는 먼저 생각되는 민원의 요지를 정리하여 서두에 ‘귀하의 민원 내용의 요지는 ○○○에 대한 불편으로 이해됩니다. 이하에서 이에 대해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요약하여 기재하고, 그에 한정해서 답변하면 된다(알 수 없는 상대방을 마음을 너무 깊이까지 알려고 고통받지 말자).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로 인해 불편함을 겪은 마음은 공감되는 부분이 있으나’라며 정서적인 공감을 표현하여 주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보통 관련한 규정과 해석, 민원에 따를 수 있다면 그에 대한 계획, 민원에도 불구하고 이를 따를 수 없다면 그러한 사정을 작성한다. 내용은 길게 작성할 필요는 없지만, 정확한 내용을 담도록 노력한다. 부정확한 정보에 바탕하는 경우, 이후 이에 대해 꼬투리를 잡혀 계속되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필요하다면 교육청 등 상급기관의 업무 담당자나 전문가의 조력을 구하도록 한다. 의외로 민원과 관련된 매뉴얼이나 유사사례를 쉽게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정리된 민원에 대한 답변은 문서로 통보함이 원칙이다. 다만 민원인이 요청한다면 구술·전화·문자메시지·이메일 등으로 통지할 수 있다(「민원처리법」 제27조 제1항). 간혹 민원인들이 문서로 받는 것을 원하지 않고 직접 담당자를 만나 설명을 듣고 싶다고 하는데, 오히려 담당자는 민원인을 대면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위 규정은 ‘통지할 수 있다’라고 할 뿐이므로, 민원인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문서로 통지할 수 있다. 민원 처리의 예외와 반복 민원의 종결처리 「민원처리법」에서는 민원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이를 처리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를 두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민원처리법」 제21조(민원 처리의 예외) 행정기관의 장은 접수된 민원(법정민원을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민원을 처리하지 아니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사유를 해당 민원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1.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요하거나 국가기밀 또는 공무상 비밀에 관한 사항 2. 수사·재판 및 형 집행에 관한 사항 또는 감사원의 감사가 착수된 사항 3. 행정심판·행정소송·헌법재판소의 심판, 감사원의 심사청구, 그 밖에 다른 법률에 따라 불복구제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 4. 법령에 따라 화해·알선·조정·중재 등 당사자 간의 이해 조정을 목적으로 행하는 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 5. 판결·결정·재결·화해·조정·중재 등에 따라 확정된 권리관계에 관한 사항 6. 감사원이 감사위원회의의 결정을 거쳐 행하는 사항 7.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행하는 사항 8. 사인 간의 권리관계 또는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사항 9. 행정기관의 소속 직원에 대한 인사행정상의 행위에 관한 사항 예컨대 학교폭력에 관한 민원에 대해 이미 관련한 행정심판이나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면, 이는 위 「민원처리법」 제21조 제3호에 따라 민원 처리를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민원을 다수 접하다 보면 특히 특정한 업무를 담당한 교사를 징계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징계는 인사행정에 해당하므로 위 「민원처리법」 제21조 제9호에 따라 민원 처리를 하지 않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많다. 이에 대한 행정안전부의 민원 처리에 관한 법령 해설(2017.3.)에 따르면, ‘접수된 민원에 ‘담당 직원의 징계’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하여 무조건 민원으로 처리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것이며, 민원의 취지와 내용을 고려하여 민원의 내용 중 일부가 고충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처리를 하여야 할 것임’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곧 징계해달라는 원인이 되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 정도는 거쳐봐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해된다. 한편 민원에 대한 공식적인 처리는 특히 반복되는 민원을 처리할 때 유용하다. 「민원처리법」은 민원인이 동일한 내용의 민원을 정당한 사유 없이 3회 이상 반복하여 제출한 경우에는 2회 이상 그 처리결과를 통지하고, 그 후에 접수되는 민원에 대해서는 종결 처리할 수 있다고 하기 때문이다(「민원처리법」 제23조 제1항). 민원에 대한 당당한 대응이 나와 학교를 지키는 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민원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고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민원에 주눅들 필요도 없고, 학교의 공적인 업무의 일환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설령 나에 대한 민원이고 실제 내 업무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면, 사과하고 시정하여 다시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실수를 덮으려고 하거나, 민원인을 설득해(혹은 금전적인 대가를 주고) 넘어가려고 한다면 반드시 더 큰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당당하게 대응하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구하자. 그것이 민원에서 학교와 나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부디 이번 호를 통해 알아본 내용들이 어려운 학교 민원 대응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최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학교업무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하거나 학부모 민원의 소지가 되기도 합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교육부의 개인정보보호 업무사례집 등을 바탕으로 학교에서 자주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업무처리에 대한 사항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정보의 정의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주민등록번호·영상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이다. 해당 정보만으로 특정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도 포함한다. 개인정보 수집·이용 가.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수집 및 이용 목적, 수집항목, 보유 및 이용기간, 동의거부권과 그 거부에 따른 불이익) 나.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다.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 라. 명백히 정보주체나 제3자의 급박한 생명·신체·재산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개인정보 보호 업무 QA Q. 학교 홈페이지에 교직원의 성명을 ‘왕**’ 라고 게시하는 경우 학교에 성이 왕 씨인 직원이 한 명이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요? A.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왕**으로 비식별 조치를 하더라도 관련성 있는 다른 정보 등과 쉽게 결합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으면 개인정보에 해당합니다. Q. 교무실 옆에 부착된 교사 사진은 개인정보에 해당하나요? A. 해당 사진은 정보주체를 식별할 수 있어 개인정보에 해당하므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고 부착해야 합니다. Q. 학교에서 각종 행사 운영 시 참가여부 확인이나 설문조사 등을 위해 학교·반·이름 등을 수집할 경우 개인정보수집·이용동의서를 받아야 하나요? A.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공공기관이 법령에 규정된 소관업무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종 행사나 설문조사는 명시적으로 법령에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 동의를 받아 추진해야 합니다. Q. 교직원 비상연락망(성명·교내전화번호·휴대전화번호)을 만들어 전 교직원에게 내부 이메일을 통해 보내는 경우 동의를 얻어야 하는지요? A. 교직원 비상연락망은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한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교직원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교직원 내부에 한하여 이메일로 전송·배포하는 경우도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능합니다. 다만 문서형태로 관리할 때는 외부인에 의한 침해를 막도록 안정성 확보를 위한 필요 조치를 해야 합니다. Q. 학생 건강에 관한 특이사항은 본인과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만 보건교사가 다른 교사에게 알릴 수 있는지요? 교직원회의에서 학생의 정신질환에 대해 알려 수업 시 고려하도록 해도 되나요? A. 학생의 건강기록은 「학교보건법」에 따라 교육적 목적으로 처리될 수 있으므로 학생 동의를 받지 않고 담임교사 또는 수업 담당교사가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직원회의 등을 통해 다른 교사에게 알려 이용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학교가 홍채나 지문을 이용한 출퇴근 처리를 할 경우에 동의를 받아야 하나요? A. 복무처리를 위해 출퇴근 관리를 하는 것은 법령이 정한 업무 수행을 위한 것이지만, 출퇴근을 관리하는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에 반드시 홍채나 지문에 의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별도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교직원에 대해서는 대체수단을 마련해 출퇴근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Q. 학교 공개수업을 촬영해 학부모들에게 이메일이나 SNS 등으로 전송하는 경우 학생(학부모 포함)에게 동의를 받아야 하나요? A. 학교 공개수업을 학부모에게 공유·전달하는 것은 공공기관이 법령에 근거해 소관 업무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라고 판단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공개수업의 학생 영상은 개인정보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학생의 동의, 만 14세 미만의 아동인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Q. 학교폭력 사안을 심의하기 위해 학교 내 설치된 CCTV 영상을 정보주체 동의 없이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제공할 수 있나요? A. 「학교폭력예방법」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교폭력에 대해 조사할 수 있고, 학교장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장에게 CCTV 영상정보 열람을 요청할 수 있고, 학교장도 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학교폭력과 관련이 없는 자는 알아볼 수 없도록 조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이사장 박구병)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3년 지역사회공헌 인정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비영리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 및 꾸준한 지역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기업과 공공기관을 발굴해 그 공로를 지역사회가 인정하는 제도다. 인정 심사는 환경경영, 사회적책임경영, 투명경영 등 ESG 3개 영역 7개 분야 25개 정성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안전원은 ▲집중호우 수해 피해 현장 복구활동 ▲대형 산불 피해 지역 긴급물품 및 구호금 지급 ▲특수학교(유치원) 대상 맞춤형 사회적 책임활동 등 꾸준히 실천해 지역사회에 공헌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박구병 이사장은 “교육시설 안전·유지관리 전문기관으로서 기관 특성에 맞는 활동을 통해 2023년 지역사회공헌 인정 기관으로 선정돼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영 대전청소년성문화센터장이 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청소년성교육 실태와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정경희(앞줄 왼쪽 세 번째) 국민의힘 국회 교육위원을 비롯한 주요내빈들이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청소년 성교육의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경희 국민의힘 국회 교육위원이 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올바른 청소년 성교육의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남승제 넥스트클럽 대표가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올바른 청소년 성교육의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네팔, 몰디브 남아시아 국가의 글로벌 인재양성 및 신남방정책 실현을 위한중등직업교육 협력사업 개막식이 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알리 나임 몰디브 교육부 교육개발전문가, 랑 파라모드 야다브 네팔 재무부 차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류장수 한국직업능력연구원장, 무하마드 압두스 살람 방글라데시 교육부 차관, 최상운 ADB 부이사관.
황윤재 한국경제학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교육부-사회정책 주요 학회 공동 포럼'에서 사회분야 데이터 기반 실증연구의 현황과 과제란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4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교육부-사회정책 주요 학회 공동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주호(앞줄 오른쪽 네 번째) 교육부장관을 비롯한 주요내빈들이4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교육부-사회정책 주요 학회 공동 포럼'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까르르 까르르! 한기 속 하얀 입김도 뒤로한 채 아이들은 은행잎 한 아름 파란 하늘에 뿌린다. 웃음은 노란빛 물들어 나비가 되어 팔랑거리며 쏟아진다. 12월이 시작되었다. 아직 겨울이라고 말하기엔 가을 시간의 흔적이 이곳저곳에 묻어 있다. 갈바람에 말라서 신음하는 억새꽃, 잿빛으로 갈무리되어 투명한 물소리에 숨죽이는 갈꽃의 너울거림, 상수리 숲 바스락거림에 낙엽 마르는 냄새. 계절의 변화를 가을 끝 겨울 시작이란 단절음으로 말하는 것은 나만의 억척이 아닌가 싶다. 운동장 넓은 시골 학교의 가을을 황금빛으로 거두는 은행나무 8그루가 운동장 남쪽 가장자리를 지키고 있다. 11월 초입에는 푸른색이 많더니만 12월을 앞두고 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출근할 때마다 노란빛의 진해짐을 사진으로 담는 게 소소한 두근거림이 되었다. 은행나무가 내려다보는 운동장은 통학버스가 도착하여 아이들의 발소리가 울리기 전까지 늦잠을 자고 있다. 12월 첫날 아침은 빙점으로 시작된다. 갈색 바랜 잔디에 쌓인 가랑잎과 두터운 은행잎들은 서리로 덮여 있다. 사그락 바사삭, 밤새 쌓인 은행잎 낙엽 위로 걸음을 옮긴다. 얼마 만에 낙엽 밟는 소리를 듣는 걸까? 잠깐 고개 들자 파란 하늘에 담긴 노란 은행잎의 미소가 상큼한 아침 공기를 베어 물게 한다. 모니터만 보던 목과 어깨가 아프다고 아우성친다. 11월의 마지막 날은 늦가을 속에 찾아온 한기가 서리를 내리게 했다. 차가운 공기 때문에 은행잎은 더 물들었다. 사그락사그락 소리도 부드럽다. 밤새 노란 잎들이 겹겹이 솜이불 같다. 그네가 있는 지붕, 탁자와 의자에도 소복한 노란 잎들이 곤히 잠들어 있다. 그 노란색에 이끌려 셔터 누르기에 바쁜데 후두 둑 빗방울 소리가 들린다. 하늘이 이렇게 파란데 무슨 비? 아니다. 그 소리는 밤새 서리로 무거워진 은행나무가 잎을 버리는 소리이다. 가는 가을 색이 아쉬워 이 소리까지 순간에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져본다. 울리는 내 발소리를 들으며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실로 간다. 현관에 서서도 계속 은행나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이제 저 풍경 볼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매단 잎들을 모두 떨구고 나면 나목으로 남아 긴 겨울의 묵념 속에 봄을 기다릴 것이다. 폭신한 은행잎이 전하는 계절의 감촉을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 주면 좋겠다. 첫 시간이 지나고 햇살이 제법 두꺼워졌다 싶어 1, 2학년 10명의 아이와 은행나무 밑으로 간다. 너무 많이 떨어졌어요. 아이들은 마치 눈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손으로 은행잎 무더기를 만든다. 성에 차지 않은 녀석들은 웃옷을 벗어 은행잎들을 담아서 모은다. 이제 은행잎을 뒤집어쓰고 뒹굴고 하늘 높이 뿌린다. 발돋움하여 뛸 때마다 예쁜 배꼽들이 보일락 말락 한다. 공기는 차갑지만 아이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송 맺혀있다. 십여 분 가까이 깔깔거리고 뒹구는 아이들을 보며 시골 학교의 청정한 자연이 주는 혜택에 고마움을 느낀다. 노랗게 물든 아이들의 마음이 파란 하늘에 메아리친다. 땀이 식으면 감기 들까 싶어 서둘러 교실로 가자고 하지만 아이들은 조금만 더 놀아요 떼를 쓴다. 도시의 아이들이 느낄 수 없는 계절의 마주함을 시골 아이들은 행복해하고 있다. 겨우 달래어 교실에 들어와 달력을 넘긴다. 올해도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계절은 겨울 속으로 계속 진행한다. 마지막 달력을 넘기다 물끄러미 바라본 12월은 꽉 찬 시간의 마디 속에 일 년 치의 아쉬움이 몰려온다. 귓전에는 조금 전 깔깔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이 사그라지지 않았는데 꼭꼭 찍어둔 세월의 발자국이 뒷걸음질 치며 때 없이 웅성거린다. 하는 일이 아이들과 같이 웃고, 어르고, 야단치고, 보듬는 만큼 3월을 시작으로 봄, 여름, 가을을 거쳐 겨울이 깊어지니 아쉬움이 많이 물든다. 후회 없이 걸어왔잖아하며 애써 위안하지만, 여전히 가슴속엔 달려온 숨 가쁜 사연들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지금 서 있는 곳이 진부한 몸짓 남루한 뒷모습이라 해도 모두가 나의 노래다. 잘한 일도, 후회되는 일도 있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최선이었다 포장하며 아픈 후회의 상처를 무딜게 보듬지 말자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12월은 1년의 종착역이라 한다. 하지만 시작과 끝은 인간의 생각이 만들어 낸 것이다. 지나간 시간에 발목 잡혀 1년이라는 상자에 소담스럽게 담지 못하는 회한의 마음은 차가울 뿐이다. 그래도 회한은 가질 수 있어도 미련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교실 창문 너머 올려 본 하늘에 비행운이 직선을 긋는다. 정오가 되자 기온이 오른다. 아이들은 다시 은행나무 아래 낙엽을 모으고 그네에 태우며 걱정 없는 시간을 보낸다. 노랗게 물든 저 모습도 이제 일 년이 지나야 맞이할 수 있다. 결과에 치우치며 생각할 틈도 여유를 간직할 틈도 없이 달려온 우리의 한 해에 아쉬움과 위로를 물들여 본다. 그리고 내가 서 있는 세상 그곳 내 삶의 무늬는 어떤 결을 가졌을까? 겨울을 맞아 나목으로 서는 은행나무를 보며 버림으로 새로움을 준비할 수 있다는 반성문을 쓴다. 아이들의 웃음이 12월에 기대어 일기장에 노랗게 물들어 간다.
고전 제주대 교육학과 교수가 한국교육행정학회 학술상인 ‘소석(素石) 논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고전 교수는 2일 충남대에서 열린 한국교육행정학회 연차학술대회 정기총회에서 ‘지방분권법상 국가의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통합노력 의무규정 등의 타당성과 입법 과제’로 논문상을 수상했다. 학회는 수상 이유에 대해 “해당 규정이 70여 년 이어져 온 교육자치라는 헌법 정신에 부합되는지, 그 타당성을 진단하고 구체적 입법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제도 개선과 향후 연구과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교육자치제도가 지방자치라는 효율성 논리에 압도돼 백척간두에 서 있는 상황에서 이 통합 의무규정의 존재조차 모르는 학계와 교육계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며 “이 논문이 풀어야 할 난제에 공감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석 논문상’은 한국교육행정학회 1세대 학자였던 故 강길수 박사(前 서울대 교수)의 유지를 이어 제정된 국내 유일의 교육행정학계를 대표하는 학술상으로 올해로 15회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3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협의회를 열어 내년부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 확대 시행되는 늘봄학교(방과후 교육·돌봄 사업)에 초등학교 1학년 대상 프로그램(초1 에듀케어)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정했다. 당정은 대학·기업·공공기관 등의 참여를 활성화해 프로그램 공급처를 확대하고, 학생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교육·돌봄 프로그램도 제공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 과정에서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기존 학교 업무와 늘봄학교를 분리하고 이를 위한 전담 인력을 확보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런 부분들을 최대한 고려해 이달 중으로 구체적인 2024년 늘봄학교 추진 계획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교직을 위해 애쓰다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교원의 희생을 예우하고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는 교육계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9일과 30일 한국교총과 전국교사일동 등은 故 서울서이초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와 인사혁신처에서 잇달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서울서이초 교사를 비롯해 유명을 달리한 많은 교원의 순직 인정을 조속히 처리하고, 또 교직의 특수성을 반영한 교직 순직 인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총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원의 경우 순직 신청 17건 중 3건만 순직 인정을 받았다. 이는 소방, 경찰공무원은 물론 일반직공무원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교원의 극단 선택 원인을 개인 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교직 사회는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멍든 지 오래다. 그동안 곪았던 문제가 올해 폭발하면서 전국 교원들이 거리로 나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반 국민도 교권 추락에 대한 교원들의 외침에 공감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제 교원 순직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때다. 순직 심사과정에서 교직과 교원의 특수성을 반영해 신속하게 처리돼야 한다. 또 입증책임과 소송비 등을 전부 유가족이 부담해야 하는 절차상의 문제도 손봐야 한다. 이로 인해 교육자의 헌신과 희생이 정당한 평가를 받는다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더 이상 교원이 눈물짓지 않고, 안전한 환경에서 존중받는다는 인식이 하루빨리 확산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