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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부산 초·중등 학생들이 학교밥상 만들기 실력을 겨룬 결과 최고상의 영예는 ‘막내’ 초등생팀에게 돌아갔다. 부산시교육청(교육감 김석준)이 1일 해운대구 동부산대에서 ‘제3회 교육감배 학생참여 학교밥상 경진대회’를 개최한 결과 윤도정 영양교사, 김나현 조리사, 신은호·서지우 학생이 호흡을 맞춘 거제초팀이 교육감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뽀얀 황태미역국, 등 푸른 파송송 고갈비 식단’을 구성했다. 시교육청이 주최하고 부산영양교사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맛과 영양의 균형을 이룬 학교급식 식단 발굴을 위해 2016년부터 열리고 있다. 학생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급식 수요자인 학생들이 식단구성, 조리과정, 심사 등에 직접 참여해 자신이 먹을 식사를 준비해 영양·식생활 개선에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학생들을 참여시켰다. 지난 대회까지는 영양(교)사와 조리종사자가 팀을 이뤄 경연에 참가했다. 지난 10월 31일 예선에서 ‘출품식단 설명서’를 제출한 27개 팀 가운데 선발된 10개 팀이 이날 본선에서 실력을 겨뤘다. 각 팀은 초·중 영양(교)사, 조리사, 학생 2명 등 4명으로 구성돼 90분 동안 전시용과 시식용 음식 4인분을 조리했다. 학교급식에 부산 향토식품인 고등어, 달고기, 대저토마토, 기장 쪽파, 기장미역, 기장 다시마 등 중 2가지 이상을 적용하는 규칙도 적용했다. 심사에는 학부모, 교수, 해당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8명의 전문심사위원과 함께 학생심사위원 10명이 참여했다. 대상을 받은 거제초팀에 이어 최우수상은 ‘고등어 함박스테이크 식단’의 금양중팀과 ‘달달비빔밥 식단’의 인지초팀이 수상했다. 학생이 처음 참여한 대회에서 막내인 초등생팀이 대상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박정미 부산영양교사회장(부산국제고)은 “식단 취지, 경연에 참여하는 태도 등이 요리실력 못지않게 평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 참여로 인해 이전보다 학교 구성원들이 영양·식생활 교육에 관심을 쏟는 기회가 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직접 밥상을 준비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영양·식생활 개선에 관심을 쏟게 됐다. 영양(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음식을 통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어서 보람이 느꼈다. 박 회장은 “메이커 교육 차원에서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아 학생과 영양교사는 뿌듯해 하고, 이전과 달라진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학부모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개발된 레시피를 책자로 만들어 관내 모든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다. ◆수상자 명단 ▲대상 거제초팀 ▲최우수 인지초팀, 금양중팀 ▲우수 구포초팀, 다송중팀 ▲장려 정관중팀, 남항초팀, 부산진초팀, 대사초팀, 보림초팀
금성초김장하는 날 ▲ 담양금성초 김장하는 날입니다! 담양금성초등학교(교장 최종호)는 12월 5일 수요일 전교생이 김장체험학습을 했습니다. 9월 초에 직접 배추를 심었고, 그 동안 물도 주고 잘 키운 베추를 수확하여 드디어 김장까지 했어요. 김치를 담그는 동안 "맛있다!"를 연발하며 양념을 비비는 손길도 바빴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오늘은 김장하는 걸로 시를 써야지?" "나는 문장으로 써야지?" "오늘 점심 시간에 밥이랑 같이 먹고 싶다!" 배추 한 포기를 길러 김치를 담그는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거치는 동안 배움이 일어납니다. 생태동아리 활동 시간을 창체 시간으로 배정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얻는 교육적인 의미는 매우 많습니다. 배추 한 포기도 그저 자라지 않음을 배웁니다. 쉽게 기를 수 없음을 배웁니다. 부모님이나 농부의 수고로움을 간접체험으로 배우며 고마움을 느낍니다. 조상들의 지혜까지 배우기도 하는 김장체험학습은 매우 유의미한 학습입니다. 學으로 배운 것은 쉽게 잊혀져도 몸으로 배운 習은 오래 가는 공부로 남기 때문입니다.
경기 여주 금당초등학교(교장 김경순)은 11월 27일, 12월 4일 시인과 함께 하는 수업을 실시하였다. 금당초는 학생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학급활동 중에 시 쓰기, 전교생 시화전시회를 열어 많은 호응을 받았다. 학생들의 마음을 열어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1~4학년 대상으로 여주에 살고 있는 ‘유명은 시인’과 함께 하는 시수업을 실시하였다. “시는 어렵지 않아요. 쓰고 싶은 것을 쓰면 돼요.”라는 시인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학생들은 너도나도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마음을 담을 시가 완성될 때마다 시인 선생님의 칭찬소리로 학생들은 더욱 으쓱해졌다. 시수업 후 “시를 쓰니 마음이 후련해졌어요”라는 학생들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금당초는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만들고 키울 수 있는 2019년 시쓰기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경기 여주 금당초등학교(교장 김경순)은 11월 28일 저학년 진로체험을 실시하였다. “우리가 자주 먹는 초콜릿이 어떤 열매로 만드나요?” “초콜릿으로 요리를 만드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라는 질문에 눈을 동그랗게 뜨는 저학년 학생들과 함께 여주에 있는 ‘이도초콜릿’ 진로체험을 실시하였다. 카카오나무, 꽃, 열매를 살펴보고 열매씨를 이용하여 초콜릿무스를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콜릿무스, 오일, 설탕을 이용한 다크 초콜릿을 가지고 초콜릿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다. 초콜릿무스가 따뜻한 내 온기를 통해 액체로 있다가 만든 모양대로 꾸며지는 것을 매우 신기해했다. “부모님과 함께 먹을거예요.”, “ 친구들과 함께 초콜릿에 대해 공부하고 만들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라고 소감을 말하였다. 아직 어리지만 자신만의 초콜릿 트리를 만들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관심을 가지며 활동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금당초에서는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진로체험을 통해 자기를 이해하고 진로 성숙도가 향상될 수 있도록 진로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한다.
대구교총 회장단은 지난달 30일 대구교총 회장실에서 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감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하반기 정책협의회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 결과와 교권 관련법 개정 촉구, 초등학교 저학년 3시 하교 저지, 차등 성과급 축소 실현 등 교총에서 활동·전개 중인 교육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현동 대구교총 회장은 이 자리에서 “보다 행복한 대구교육 실현을 위해 대구시교육청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대구교총에서 전국시·도교총사무총장협의회가 열렸다. 협의회에서는 ▲교총 회비 원천징수동의서 효율적 수합 방안 모색 ▲교권 관련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 촉구 입법 청원 운동 안내·홍보 ▲회세 확장 활동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아이들과 뒤섞여 같이 지내다보면,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처럼 갑자기 어려져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 된다. 아이들이 떠나고 난 뒤 빈 교실에서 네버랜드의 시간이 끝나고 다시 일하는 어른의 몸으로 돌아온다. 분명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고 공부한 건데 어느새 나는 마치 못다 한 숙제를 뒤늦게 하려는 초등학생이나 다름없이 되어버렸다. 요즘은 수업보다 학교 가면 뭐하고 놀지, 무슨 장난을 치지 생각할 때가 더 많다. 이런 것들을 가르쳐줘야지, 수업 혁신을 해야지, 아이들을 때 묻은 세상으로부터 구할 교육 개혁을 해야지 이런 생각들을 가득 싸안고 살았었는데 어쩌다 보니 나는 칠판에 그림이나 그리며 교과 범위를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는 선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는 남들과 잘 어울려 노는 아이는 아니었다. 혼자서 책을 읽거나 낙서하는 것을 좋아했고, 대인관계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부끄럼쟁이였다. 무언가를 탐구하거나 어려운 책을 읽고 뽐내는 것을 좋아했지만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이를 하거나 두루 친해지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교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것도 대인적인 경험에 가치를 느끼기보다 평생 공부하며 학생들과 나눌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인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과 놀기 시작하면서 놀이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는 민속놀이 혁신학교다. 놀이교육을 통해서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것이 교육 철학인 학교다. 경쟁적으로 사교육을 하는 지역이 아니라 아이들의 학력이 정량화된 수치로 높이 나타나는 곳은 아니다. 그보다는 너무 경쟁적인 환경에서 지쳤거나 대규모 학급생활에서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포근한 자연과 선생님의 깊은 애정, 같이 놀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를 주는 학교다. 나는 아이들이 무엇을 하며 노는지, 어떻게 노는지부터 배워야했다. 같이 놀려면 친구를 자세히 보고 관찰해야 한다. 친구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 나는 거의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깊이 보고 공감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나보다 민속놀이 규칙에 대해서도, 초등학생답게 노는 방법도 더 잘 알고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과 어떻게 어울리고 놀아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내 역할은 여기에 교육적 가치를 집어넣는 것일 뿐이었다. 작은 학교라 나 빼고 모두 업무가 많지만, 업무가 하기 싫어 뛰쳐나올 때면 아이들 틈으로 들어간다. 밤나무 숲으로 들어가 밤을 줍기도 하고, 운동장을 뛰기도 하고, 칠판에서 놀리는 낙서를 하거나 끝말잇기 같은 것을 하기도 한다. 요즘은 그림판으로 그림을 그려 바탕화면에 저장한 다음 아이들을 웃기는 데 재미를 들였다. 노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었나. 아이들이 아이다움을 잃고 핸드폰에 갇혀 눈앞의 친구들과 어울릴 줄 모르고 성숙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라지 못하여 이기적인 응석쟁이로 퇴행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어른들은 그러한 아이들과 얼마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가. 어른들이 만약 다음 세대를 형성할 아이들에게 바라고, 시간이 지나도 결코 사라져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그것은 내가 마산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배운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은 학교생활기록부로 상급학교 진학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교사별로 기재 격차가 상당하여 표준적인 작성요령이 존재하지만, 학교별·교사별로 기재가 천차만별이다. 오죽했으면 교육부에서 글자수까지 통제하기에 이르렀다. 학교생활기록부(學校生活記錄簿)는 학교 교육에서 학생을 올바르게 알고 지도하기 위해 참고할만한 사항을 적은 장부로, 1954년 이전가지 ‘학적부’라 불리었으나 양식을개정한 후 ‘학생기록부’로 변경됐다. 1995년에 학생의 학내·외 수련활동 및 자원봉사 활동 내용을 기재해 1996년부터는 ‘종합생활기록부’로, 1997년에 다시 ‘학교생활기록부’로 변경되었다. 학교생활기록부의 법적 근거는 ‘초·중등교육법 제25조’,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으로 초·중등교육법 제25조(학교생활기록) 1항에 ‘학교의 장은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인성(人性)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하여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적사항, 학적사항, 출결상황,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교과학습 발달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그 밖에 교육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작성·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17일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발표하였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을 확정하고, 동시에, 경쟁·입시 중심의 고교교육을 학생 중심의 교육으로 바꿔나가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중장기적 고교교육 혁신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대입의 종류인 학생부 종합 전형의 핵심 평가 요소인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교과 성적 이외에도 출결부터 교사의 평가에 이르는 생활의 모든 비교과 활동들이 중등의 경우 3년 동안 누적 기록되며, 학교는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교사는 학교생활기록부에 학생의 변별적인 특성을 사실에 근거하여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 대입의 경우, 예전에는 내신이 안 좋아도 정시로 대학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학교생활기록부 비중이 커져 중3학생이나 학부모는 입학 전부터 걱정이 되는게 현실이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말한다. “K고교는 평준화지역에 있는 학교라 내신 따기가 쉽다. 공부 좀 하는 아이들은 진학하면 상위권에 든다.”, “J고교는 자사고라 전국의 수재들이 모여서 입학하여도 내신 따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한다. 중·고교 학생의 경우 초등학생 보다 내신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편이라, 여러 번의 수행평가, 지필평가, 자·동·봉·진 (자율, 동아리, 봉사, 진로활동), 자율동아리, 학교스포츠클럽활동 등의 기재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한다. 오죽하면, 교육부의 학생부 기재 개선 사항에는 대입제공 수상경력 개수 제한(학기당 1개, 총 6개까지 제공), 자율동아리 학년 당 1개(동아리명, 30자 이내), 소논문(RE) 모든 항목에 미기재, 방과후학교 활동 미기재, 기재 분량 축소, 교사 연수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과도한 경쟁 및 사교육을 유발하는 학생부의 요소와 항목을 정비하고 정규교육과정 중심으로 기록하고자 하는 깊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특히, 고교 학생부(창체 특기사항, 행특 종합의견)의 경우 기존 4,000자에서 2,200자(200자 원고지 11매 상당)로 개선했다. 문제는 교사별로 기재 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는 대상자별 맞춤형 연수 제공, 학교급별 특성을 고려한 기재요령, 기재 우수사례, 기재 지원프로그램 개발 등 도움자료를 확대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교사들이 학교생활기록부의 정확한 작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사의 수업 시간수 축소와 잡무 경감 등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교사 또한, 허위, 부실, 부당 기재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기도 L교사는 “올해는 그나마 글자수가 좀 줄어 낫지 싶지만, 한 항목(500자)만 해도 100명입력기준으로 50000자라 단편소설 두 세편은 된다”며, 꼬집었다. 교육당국은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교사들의 기재 격차해소 및 신뢰도 제고에 힘써야한다. 학교 현장에 자문과 컨설팅을 실시함으로써 학교에서 기재요령에 맞게 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 작성과 관리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높이는 비결은 기재·관리 표준화 지원을 함으로써 현장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교사가 마음 편히 학생의 활동 중심의 성장 과정을 담는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으로의 전환이 중요하다. 또한, 대학이 글자수가 많으면 우수학생으로 인식하는 오개념의 전환이 필요하다.
경남교총은 지난달 30일 제34대 경남교총 회장 선거에서 심광보 현 회장이 연임됐다고 밝혔다. 심 회장은 앞으로 런닝메이트인 수석부회장 김인용 진주교대 교수, 초등부회장 김광섭 의령 남산초 교감, 중등부회장 임창완 창원고 교사, 여성부회장 이용금 양산 신주중 교감과 함께 경남교총을 이끈다. 심 회장은 “매 순간 최선을 다했지만,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부족함을 느낀다”면서 “못다한 일들을 마무리 지으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산재한 교육 현안과 교육 환경 개선에 매진하겠다”고 연임 소감을 밝혔다. 회장단의 임기는 3년이며 내년 1월 1일부터 공식 임기가 시작된다.
지난 4월 2일, 춘천교대 학군단 동문 커뮤니티에 ‘학군단 폐지 결정’을 담은 대학 평의회 결과가 공지됐다. 학군단 폐지 안건이 갑작스럽게 대두된 연초부터 동문들은 학교 측의 폐지근거에 대한 반론을 세세하게 작성해 전달했지만 학교는 우리들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았다. 500만원 예산 지원이 어렵다? 평의회 회의록에서 확인한 첫 번째 폐지근거는 예산확충의 어려움이었다. 올해 춘천교대 예산 총액은 200억 원에 달하는데 학군단에 배정된 예산은 500여만 원으로 상당히 적은 편이다. 이 정도가 부담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두 번째 근거로는 여후보생의 입단으로 인한 시설확충에 따른 예산확보 문제를 들었다. 여후보생이 입단함에 따라 내무실·샤워실·휴게실 등을 새로 확충하는 데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이 역시 어불성설이다. 자신들의 입단이 폐지근거가 됐다는 점에서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여후보생들이 걱정된다. 세 번째 근거로는 군사학 시간으로 인한 교육과정편성의 어려움을 들었다. 학군후보생은 동·하계입영훈련에서 숙달해야 하는 과제의 이론 및 군인·장교화 과정에 필요한 각종 교과목을 학습한다. 총 6학점으로 이는 심화전공수업을 대체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군사학 시간과 대학교 수업이 겹치는 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 교수님의 수업시간을 변경하기도 했고, 후보생은 다른 과에 개설된 같은 수업을 수강해 문제를 해결해왔다. 하지만 이 근거들은 회의록에만 적힌 근거일 뿐이다. 춘천교대는 국가 안보의 핵심인 군 조직 자체를 비하하는 사고를 바탕으로 학군단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내부자로부터 받은 내용 및 후배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춘천교대는 학군단 시설로 인한 동아리방 부족 심화 및 학군단 업무로 인한 교직원 업무가중, 특수목적형대학 설립취지에 부적합, 군대의 상명하복식 사고방식은 미래교사의 사고방식으로는 부적합하다는 논지를 바탕으로 폐지를 추진하고 결정했다. 동아리 시설 부족을 운운하며 학군단 업무를 잡무로 취급하는 자체가 학교 측이 학군단의 가치를 얼마나 낮게 취급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또 특수목적형 대학 설립취지에 부적합하다고 했으나 금오공대, 공주사대, 교원대와 같은 대학 또한 학군단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군 문화 무시하면서 억지 폐지 군인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비판적 사고와 창조성에 역행하고 상명하복만 요구하는 집단이라는 시선은 전체 군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일뿐더러, 그 자체로 크나큰 모욕이다.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전장에서 효율적 임무수행을 위해 제반요건을 고려하고, 최상의 전술 및 작전을 도출해내는 간부뿐만이 아니라 그에 큰 지원을 하는 군인에 전체에 대한 모독이다. 더욱이 이환기 총장은 이번 폐지가 결정된 후 4주간 진행되는 하계훈련 출정식에서 후보생들에게 “군인의 경직된 사고와 상명하복 정신은 창의성이 중요한 초등교육에 걸맞지 않으므로 폐지되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국가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군인 전체를 무시하는 사고를 기반으로 학군단 폐지를 결정한 춘천교대 결정이 철회되길 바란다.
11월 8일 전북 고창 모 초등학교에서 수업중이던 여교사를 학부모가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담임교사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학생들은 충격으로 인해 심리치료를 받기도 했다. 현재, 학부모는 폭행 혐의로 입건된 상태이다. 또 지난 8월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이 훈계하던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학년 A군은 교내 복도에서 교사에게 유리병을 던지고, 복도 진열장 유리를 깨는 등의 혐의로 불구속입건됐다. 자괴감을 느끼는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병원 치료를 받는 교사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교권침해의 유형은 폭언, 욕설, 폭행, 협박, 모욕, 수업 방해, 성희롱, 불법 촬영 등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교권침해현황’ 자료에서 2018년 8월까지 교권침해 건수는 1,390건으로 나타났으며,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는 전체의 90.4%(1257건)로 가장 많았고 학부모(관리자)등에 의한 교권침해는 9.6%(133건)으로 조사됐다. 상해·폭행 95건, 성적굴욕감·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93건, SNS 등을 이용한 불법정보유통 8건이었다. 이 가운데 학교나 교사 선에서 합의 또는 마무리되고 보고되지 않는 교권침해 건수를 고려하면 교권 침해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6년 1학기 까지 피해 교원에 대한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종결된 교권침해 사건이 83.7%에 달했고, 오히려 피해교원이 전보를 가는 경우가 전체 조치 내용의 77.1%에 달했으며, 교총에 따르면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2007년 204건에서 지난해 508건으로 10년 새 2.5배로 급증했다. 지난 14일 교육부는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를 공표됐다. 제8조 제1항인 ‘교권 침해 교원에 대한 5일간의 특별휴가 부여’ 조항이 신설된 것이다. 그동안 행정적 지원 근거가 부족해 피해교원 보호에 어려움이 컸다. 일선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와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여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징계 규정에 따라 교권침해 학생에 대해 교내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치, 퇴학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처분이 있지만 교사들이 체감하는 교권침해는 상상 이상이다. 경기도 D교사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참고 넘어가는 비중이 상당하다”며, “도움을 주는 위원회에 사안을 심의하려고 확인서를 작성하고 출석하여 진술하는 수고로움과 더불어 해당 가해학생과 처분이후에도 매일 봐야되는 상황이라 참는다”고 토로했다. 통상 도교육청에도 교권보호지원센터 등이 설치되어 교권침해가 발생하면 피해 교사에게 법률적 지식 제공, 심리상담, 병원연계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원배상책임보험가입, 자존감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은 시·도교육청별로 상이한 상태이다. 현재, 심각한 교권침해의 경우 가해 학생이 전학이나 퇴학이 아니라 피해 교사가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는 현실이기에 학폭법처럼 가해 학생을 특별교육, 학급교체, 전학 등을 강제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 교권침해는 학생뿐만아니라 학부모에 의해서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절반을 넘어 교사들에게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주고 있다. 특히, 학교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수업하는 교실까지 진입하여 교사에게 폭력을 가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교권침해이다. 갈수록 대담해지고 폭력적으로 변질되고 있는 교권침해에 대해 좀 더 강력한 법적 보호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참에 교원지위법 등을 통해 안전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교권침해에 대한 법률적 서비스 지원과 사전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물론, 법률적 강화를 통한 교권침해 예방의 방법도 좋지만, 교육공동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가 서로 소통하고 신뢰하며, 존중하는 교육문화정착이 더욱 필요하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권보호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차원에서 외부인 출입통제를 위한 안전요원배치 등 예산편성과 지원에 신경써야 한다. 단위학교에서는 관리자들부터 솔선수범하여 교권침해가 발생하면 피해 교사 보호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 사례1 H 교사는 “학교폭력 업무 사안 처리를 벌써 6건째 진행을 하고 있지만, 쉬운것은 하나도 없다. 당사자인 학생, 학부모들에게 치여 학교는 용서와 화해, 교육과 선도가 사라진 아비규환”이라고 꼬집었다. H 교사는 최근 병원에서 우울장애 증상으로 2개월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우울, 무력감, 불안 초조감, 가슴이 터질 듯하고 충동적인 성향이 나타나며 한편으로 슬픔과 분노감, 수면장애 등을 동반하는 증상을 보여 통원 치료 중이다. 담당 의사는 2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지지요법 및 통원 치료가 필요하다며 그에게 휴식을 권고했다. # 사례2 C 교사는 몇 년 전 여러 학교의 학생들이 가해자, 피해자, 목격자로 구성된 성추행 사안으로 4개 학교와 관련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하기 위해 학교별로 공문을 발송해 개최를 알렸다. 그는 이후 관련된 학교의 학생들의 진술 확인서를 받아야 했으며, 24시간 이내에 교육청에 사안을 보고하기 위해 밤새 학교폭력 사안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C 교사는 “단순한 사안이 발생해도 수많은 조사, 공문생산, 등기발송, 보고 등으로 정신이 없는데, 여러 학교가 연루된 사안이 발생하면 이 모든 것들이 단위학교에서 처리하느라 애를 먹는다”고 했다. # 사례3 K 교사는 동료 교사의 자녀가 포함된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면서 곤욕을 치렀다. 공정하게 업무처리를 했지만 결과에 불만을 품은 측으로부터 업무방해와 협박에 시달렸다. 그들은 K 교사의 학교 생활 중의 잘못한 부분을 적어 교육청 감사실에 신고를 했고, 사안을조사하면서 학생들을 자습시키는 등 조사 방법과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출했다. 심지어 아동학대로 고소까지 당해 조사를 받고 있다.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K 교사는 현재 병가로 학교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폭력 업무로 고통받는 선생님들의 갈수록 늘고 있다. 단위학교에서 학교폭력 사안 처리로 밤낮없이, 방학 없이 사안에 몰입해 충실히 업무를 수행해도 걸핏하면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절차 미준수로 소송을 당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구나, 최근 학교폭력의 특징은 가·피해자를 구분하기 어렵고, 학생부에 기록되는 바람에 재심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재심 결과 인용 또는 기각이 되면 다시 단위학교로 내려와 3심, 4심 등 동일 사안에 대해 동일 심의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가 지난 4년 새 전국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고, 학교폭력 피해 학생 위로금명목으로 지급된 건수만 지난 5년간 6백여 건, 액수로는 4억 2천5백 여 만원에 이른다. 학폭위 이후 소송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교사들의 보험 가입도 대폭 늘어 한 법률비용보험 상품에 가입한 교사가 1년 새 10배로 폭등한 상태이다. 교육부는 11월부터 학교폭력정책숙려제를 실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3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가해자에 대한 무차별적 학생부 기재는 재심, 소송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고 학교가 분쟁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에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반면 학생들의 인식은 조금 다르다. 국내 한 교복업체가 지난 10월 초·중·고교생 1,1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작년 대비 학교폭력이 감소했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약 53.6%가 ‘감소하지 않았다’고 대답했으며, 그 이유로 절반이 넘는 학생이 ‘솜방망이 처벌(51.7%)’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교육당국에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적 지도를 강조하는 반면 학생들은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교마다 몸살이다. 학폭위에는 크고 작은 사건이 쏟아진다. 지난 2004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과 함께 도입된 학폭위는 학교 폭력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들을 직접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가해 학생에게는 처벌을, 피해 학생에게는 심리치료나 보호 조치 등을 마련하는 법정기구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 제1항(자치위원회의 구성·운영)에 따르면 학폭위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해 5~10명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 대표로 위촉하게 되어 있다. 회의는 분기별 1회 이상 반드시 연간 4회 이상 실시해야 한다. 문제는 학폭위 운영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교원 위원, 학부모 위원, 학교전담경찰관 등이 위원으로 위촉되지만,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한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한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현재 정부는 효율적인 학교폭력 사안 처리 및 해결을 위해 학교폭력책임교사를 단위학교별 1명씩 임명, 배치하고 있다. ‘학교폭력 사안 처리 및 학교 현장 맞춤형 학교폭력예방’ 등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총괄적인 책임을 갖는다. 이들은 학기별 1회씩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책임교사 연수에 의무적으로 참여해 ‘사안처리 안내’, ‘학교폭력 사안 처리 법령 및 판례 이해’등의 연수를 받는다. 담당자로 지정되면 그때부터 고행이다. 수많은 사안 처리에 시달리다 보니 교사는 엄청난 업무로 밤을 새우고 수업활동에도 제대로 참여하지 못한다. 애꿎은 학생들에게만 피해가 전가되는 실정이다. 이뿐 아니다.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하고, 과중한 업무에 병가나 휴직을 내는 교사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학교폭력예방활동에 기여한 교사에게 주어지는 승진가산점은 업무 담당자가 아닌 승진이 임박한 교사가 차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심심치 않게일어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폭력책임교사는 학교별로 1년을 간신히 채우고 그만둔다. 학년초 업무분장에서는 기피 업무 영순위로 꼽힌다. 업무를 담당하는 책임교사들은 한결같이 “힘들어요”, “내가 경찰, 판사, 검사, 변호사도 아닌데 왜 이런 업무를 해야 하죠?”라며 고충을 토로한다. 이런 어려운 여건이지만 정작 학교폭력에 연루된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만을 드러낸다. 다양한 상황과 여건을 살펴 가면서 조사하고, 심의해 처리해야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는 부분이 계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교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다. 또한, 가해학생에 대한 징계 처분과 동시에 이뤄지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록은 이중처벌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헌법」 제13조 제1항 ‘모든 국민은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의 위반으로 법조계에서 보고 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의 가해학생 조치사항으로 제1호(서면사과), 제2호(접촉, 협박, 보복금지), 제3호(학교봉사), 제7호(학급교체)는 학생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기재되며, 졸업과 동시에 삭제된다. 제4호(사회봉사), 제5호(특별교육), 제6호(출석정지)는 출결상황 특기사항에 기록되며, 제8호(전학), 제9호(퇴학처분)는 학적사항 특기사항에 기재되면서 졸업일로부터 2년 후 삭제된다. 여기서 제9호(퇴학처분)는 삭제 대상도 아니다. 그야말로, 학생부의 기록은 학교폭력 억제의 효과도 있지만 가해자 측에서 사과를 안 하는 풍토를 만들고 있다. 학교별로 학폭위 개최 횟수의 증가는 곧, 재심 청구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학폭위에서 결정된 사안에 대해 가해학생은 시·도교육청 학생징계조정위원회와 행정심판위원회에서, 피해학생은 시·도청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재심이나 재심 결정에 대한 행정심판을 담당한다. 재심 청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학부모나 학생들이 학폭위에서 결정된 사안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해학생 모두 학폭위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해학생의 학생부에 기재되는 ‘주홍글씨’ 때문에 재심, 행정심판, 소송으로 이어진다. 객관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학폭위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가 필요하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갈등조정자문단을 꾸려서 운영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에서 학폭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갈등과 폭력을 치유할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 개정되는 「학교폭력예방법」은 갈등과 폭력 2가지로 구분돼야 한다. 갈등은 ‘교육적 해법’으로, 폭력은 ‘사회적 해법’으로 동작해야 한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교육적 처벌을, 폭력은 「소년법」 강화(청소년 전담법원)로 다뤄야 한다.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치유를 통해서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복귀하도록 해야 회복적 생활교육이 실천될 것이다. 교육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는 ‘학교폭력’이라는 용어의 무서움을 늘 인지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용어부터 ‘학교생활 갈등’ 등으로 변경해야 되며, 가산점으로 ‘교사는 힘들어도 점수를 주면 잘 할 거야’라는 식으로 유혹하는 비교육적인 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하며, 교육활동에서 이뤄지는 사소한 갈등은 1차적으로 학교에서, 재심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갈등은 「소년법」이나 학교 밖 ‘교육청’에서 처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교사들 중에는 학교폭력 업무를 맡게 되면 “나는 이제 죽었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교사의 심리적·정신적인 마음가짐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달된다면 제대로 된 교육활동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교사들은 말한다. “제발, 학교폭력 업무로부터 교사를 해방시켜 주세요. 교사는 행정 전문가가 아니잖아요”라고. 지금부터라도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교사들의 최대 기피 업무인지 생각해봐야 된다. 수원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초등의 경우, 점점 연임하는 경우도 적어지고 전입교사, 저경력교사로 채워지고 있으며 중등의 경우, 기간제교사, 복직 교사 등이 맡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초등은 담임교사가 학교폭력 업무까지 맡다 보니 수업이나 반 학생들 상담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고충을 밝혔다. 학교폭력 사안을 바라보는 사각은 다양하다. 가해·피해의 유불리를 떠나 학교는 교육적 본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며, 교육 구성원인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지켜보기를 권장한다. 정부와 교육부는 학교폭력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며, 학교폭력이 재심, 행정심판, 민사·형사 소송으로 번지는 부분에 대한 교육적 성찰이 요구된다.
지난 10월 17일 제주도 교육감이 한 초등학교를 찾아 사과했다. 악성민원에 학교가 시달리는 동안 교육행정 책임자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의 표시였다. 이 초등학교의 한 학부모는 학교폭력과 관련해 정당한 업무 처리 결과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과도한 민원과 소송을 100여 건 이상 올려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민원에 대해 교육청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으며, 민원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교사와 학교의 몫으로 전가되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됐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한국교총은 제주도 교육감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사과와 시정 조치를 받아냈으며, 교권수호 SOS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이렇듯 악성 민원에 의한 폐해는 학교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발견된다. 악성 민원의 범주를 명확히 나누기는 어렵지만 사례별로 구분해보면 다음과 같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A 교사는 다투는 아이들을 늦은 시간까지 상담을 하고 타일러 집으로 돌려보냈다. 잘 마무리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A교사는 교육청으로부터 담임 교체를 요구한다는 민원이 접수됐음을 통보받았다. 학부모가 제시한 사유는 밑도 끝도 없이 ‘담임교사의 자질 부족’이었다. 정당한 교육 활동이었다고 소명해지만 학부모는 재차 민원을 접수했고,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학급을 교체하게 됐다. 감정적이고 추상적인 민원의 내용에 대해 객관적 소명을 해야 하고, 막대한 심신의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유형은 근거 없이 제기되는 감정적인 악성 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천의 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B 교사는 수업을 주로 모둠 수업으로 진행한다. 팀워크를 중시하며, 서로 협력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강조하는데 아이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그런데 한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특정 모둠으로 바꿔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공부 잘 하는 아이가 있는 모둠으로 가기 위함이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배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이만을 생각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도를 넘는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어떤 아이와 짝이 안 되게 해 달라, 누구와 어울리지 못하게 해 달라 등. 자신의 자녀를 위한 요청으로 볼 수도 있지만 교사 입장에서 이러한 요구는 비교육적인 악성 민원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C 교사는 교내 독서감상문 대회를 기획하고 운영했다. 그러던 중 이 대회에서 자신의 아이가 왜 수상하지 못했냐는 학부모의 민원을 받았다. C 교사는 대회를 실시하기 전에 미리 공지한 평가 항목에 대해 설명하고, 객관적인 평가에 의해 결과가 나왔음을 정중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학부모는 수긍하지 않고, 다른 대회의 평가 기준을 제시하며 이 기준에 맞춰 재평가해줄 것을 요구했다. 결과가 뒤바뀌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인 민원 제기에 따라 다음 대회를 준비할 때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 경우는 교사의 권한을 침해하는 악성 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잇따르는 악성 민원, 교권 침해 심각 민원(民願)은 ‘국민이 행정기관에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일’로 타당하고 합리적인 법률과 원칙 그리고 상식에 근거한 문제 제기의 과정이다. 이는 행정기관에서 부당하고 불법적인 행정처리가 있었다는 전제에서 이뤄지는 행위이다. 그런데 최근에 보이는 민원은 ‘민원(民願)’아닌 ‘민원(民怨)’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격적이고 감정적인 경우가 많다. 합리적인 민원은 부당한 업무의 처리를 개선하고 국민의 복리를 올바르게 추구할 수 있게 만드는 장점을 갖는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은 악성 민원으로 인해 학교 현장은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무분별하게 근거 없는 민원이 제기될 수 없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인증 방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돼야 하며, 타당한 근거 없이 감정적으로 민원을 넣은 경우 민원으로서 효력이 없도록 정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교사에 대한 인신공격, 교권의 침해가 발생하는 경우 무고에 준하는 처벌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민원이 제기된 상황에서 을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는 교사들의 상황을 고쳐야 한다. 정상적인 교육 활동 속에서 이뤄진 일이라면 민원에 대해 교사 개인이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행정기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교육청뿐 아니라 단위학교에도 민원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이 배치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교사들의 개인적인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공식 절차 에 의한 민원뿐 아니라 SNS나 다른 매체를 통한 무분별한 요구와 민원에 많은 교사가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식적인 관계망을 제한된 시간과 범위에서 제공해, 교사의 사적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민원 상황을 접했을 때 교사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안내와 연수가 필요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이다 보니 온정적이고 감성적인 대응으로 안이하게 대처하다 문제가 커지는 경우가 많은데, 난처한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방법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학부모 모두의 민원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공감대가 필요하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민원은 법률과 합리적인 원칙에 의해 이뤄지는 행위여야 한다. 민원을 제기할 때는 감정을 억제하고 행정처의 부당함을 이성적으로 따져야 한다. 그리고 민원을 받는 입장에서도 억울하다는 감정보다는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민원은 아이들의 성장과 직결돼 있다. 그런 만큼 교사와 학부모는 서로를 신뢰하며 공동의 지향점인 아이들을 바라보고 궤(軌)를 같이 해야 한다. 이러한 이해와 소통 속에서 악성 민원은 줄어들고 성장과 발전에 필요한 민원만 남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공문이라는 괴물 공문이란 회사나 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내부나 대내외적으로 업무상 작성해 발송하고 수신하는 공식 대외 문서를 총칭해 이르는 말이다. 업무 추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문서이지만 공문의 양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학교에서 처리하는 공문서의 양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정확한 통계를 알아보기 위해 현재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공문 양을 조사해 봤다. 업무포털을 통해 조회가 가능한 2011년부터 2018년 1~10월까지 학교의 문서관리 시스템인 업무포털을 통해 생산, 접수되는 문서의 양을 조사하고, 이를 다시 하위시스템인 업무관리 시스템과 자료집계 시스템으로 분류했다.(표 참조) 표 업무포털을 통해 살펴본 연도별 학교 공문 현황 (2018년 10월 기준) 연도 생산문서 접수문서 합계 업무관리 자료집계 계 업무관리 자료집계 계 2011 7,246 79 7,325 4,778 79 4,857 12,182 2012 7,401 341 7,742 5,146 341 5,487 13,229 2013 7,308 300 7,608 5,437 300 5,737 13,345 2014 7,458 309 7,767 5,584 309 5,893 13,660 2015 6,581 315 6,896 5,493 315 5,808 12,704 2016 7,969 368 8,337 5,127 368 5,495 13,832 2017 7,526 390 7,916 5,217 390 5,607 13,523 2018 5,717 270 5,987 4,466 270 4,736 10,723 위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학교는 해마다 1만 3천 건 정도의 공문을 처리한다. 연간 수업일수가 190일 이상이니 총 공문량을 연간수업일수로 나누면 하루 평균 70건 정도의 공문을 학교에서 처리하는 셈이다. 이를 하루 근무시간인 8시간을 기준으로 평균을 내면 7분에 1건 꼴로 학교는 공문서를 처리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여기에 팩스, 우편 등을 통한 비전자문서 처리 건수까지 합치면 공문의 양은 훨씬 늘어난다. 이는 동사무소에서 처리하는 공문의 양과 큰 차이가 없다. 놀랍지 않은가? 이게 대한민국 학교의 현실이다. 참고로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혁신학교로 공문서를 줄이기 위해 구성원들이 부단히 노력하는 학교라는 점을 감안해서 이 통계를 봐야 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행정직원들만 이 공문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교육하는 교사들이 작성하는 공문의 양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교사가 공문 작성에 품을 많이 들인다는 것은 그만큼 학생을 마주할 시간에 컴퓨터를 마주하고 있는 것이므로 교육력과 직결되기에 그 심각성은 더 크다. 공문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역대 모든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교원 업무 정상화를 내세우며 학교 현장의 공문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앞에서 제시한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의 공문은 줄어들지 않았다. 여기에 통계로 잡히는 공문의 양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메신저나 업무메일을 통해 더해지는 공문의 양까지 계산하면 실제 공문의 양은 더 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공문 없는 날’, ‘공문총량제’ 등의 정책으로 공문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이를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 일례로 새 학년이 시작하는 3월에는 공문을 안 보낸다고 하더니 4월에 한꺼번에 보낸다. 올해는 4월 1일 출근하자마자 동시에 17건의 공문이 접수되는 경험을 한 적도 있다. 더구나 공문 숫자를 줄이려고 한 개의 공문에 여러 개의 파일을 끼워 넣은 공문이 늘어났다. 결국 공문은 한 건이지만 해당 건을 처리하기 위해 드는 시간과 노력은 첨부파일 숫자만큼 늘어났으니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듯 공문이 줄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를 다음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아본다. 첫째, 각종 교육 관련 법규에 따라 만들어지는 공문이다. 교육 관련 법규 하나가 만들어질 때마다 교육부에 담당 부서가 하나씩 생긴다. 일례로 ‘진흥’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교육 관련 법들을 찾아보니 현재 19개가 시행 중이다. 따라서 교육부와 교육청에는 이 일들을 처리하는 부서가 존재한다. 이 법규들은 교육 목적, 교육 내용, 교육 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추진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를 처리하는 세부적인 지침으로 매뉴얼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실행 결과를 보고하는 수순으로 마무리된다. 일련의 과정에서 파생되는 공문의 양은 상당하지만 실제로 보고 내용처럼 관련 교육이 내실 있게 이뤄지는 학교는 드물다. 이러한 일(공문)을 내실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파행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결국 각종 교육을 ‘떨쳐 일어나게 한다’는 취지로 만든 교육 관련 법규들은 교육 대신에 공문을 떨쳐 일어나게 만든다. 둘째, 교육부와 교육청이 기획한 자체 사업으로 만들어지는 공문이다. 교육부와 교육청 사업계획서를 읽어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 그 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해 상당한 예산이 배정되어 있고 이를 시행하기 위한 절차는 공모→선정→컨설팅→실적보고→정산으로 이어진다. 장학이 컨설팅으로, 우수사례보고가 실적보고로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것은 없다. 더구나 정부가 바뀌고 교육부장관이 바뀌고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사업은 자꾸 늘어나는데 기존에 진행되던 사업은 없어지지 않는다. 교육부와 교육청 사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자체를 비롯해 유관기관의 협조 요청에 의해 이뤄지는 사업들을 학교는 깔때기처럼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 모든 일들을 공문으로 처리해야 하니 공문을 줄이자는 말 자체가 무색할 정도이다. 셋째, 서류 위주의 감사에서 비롯되는 공문이다. 교육은 그 본질적인 특성상 단기간에 양적으로 측정하기가 곤란하다. 그런데 감사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 즉 교육 활동의 모든 결과를 문서를 통해 확인하다 보니 학교에서는 이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계획서와 관련 실적을 문서로 만들어 내부 결재를 거쳐 문서 등록한다. 오죽하면 교사들은 ‘적자생존(적는 자가 살아남는다)’이라는 말을 쓰고 있을까. 교육의 특성을 감안해 감사 방법을 바꾸지 않는 한 모든 교육을 문서로 포장해내는 ‘적자생존’의 기이한 관행을 학교 스스로 끊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넷째, 국회의원, 지방의원의 요구 자료에서 비롯되는 공문이다. 해마다 국정감사나 행정사무감사 등으로 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 제출 공문을 살펴보니 평균 80건 정도이다. 이 요구 자료들은 몇 년 간의 자료를 취합해서 보내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제출 기한마저도 촉박해서 이를 기한 내에 처리하느라 수업이 파행을 겪기도 한다. 그런데 의원들이 보내는 이 요구 자료들은 「국회법」 제128조와 「지방자치법」 제40조에서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요구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관련 법에서는 ‘본회의, 위원회 의결 또는 재적위원 1/3 이상의 요구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법을 만드는 의원들이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고 개별 의원이 무분별하게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올해 청와대 국민청원, 국회 민원, 교육부 민원 등이 제기됐지만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은 공문서는 여전히 학교로 날아온다. 공문을 줄이려면 교육을 키우는 수밖에 공문을 줄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위에서 언급한 공문이 줄지 않는 이유를 제거하면 된다. 즉 교육적 의미가 없는 법규들을 폐지 또는 개정하고, 교육부와 교육청의 사업들을 폐지 또는 축소하고, 서류 확인 위주의 감사를 면대면 질적 감사로 바꾸고, 적법 절차에 따라 의원들이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 된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 암담하기까지 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서 현장 전문가인 교사의 의견을 배제하는 ‘교사 패싱’은 계속된다. 아동의 훈육으로 인해 아동학대 신고를 받는 교사가 늘어간다. 심지어 학부모와 학생에게 교사가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교육의 공공성을 헤치는 행위는 늘어 가는데 이를 타계할 뚜렷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게 교육이냐?’는 물음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다시 나에게 묻는다. ‘왜 교사가 됐니?’, ‘교사가 돼서 무엇을 하려고 했니?’ 필자가 부모님을 모시고 공개수업을 한 뒤에 갖게 된 질문인데 이에 대해 하나 둘 대답을 하다 보면 그래도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해야 할 일들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힌다. 그동안 동료 교사들과 함께 100대 교육과정 폐지, 교장제도 개혁 청원, 스승의 날 폐지 청원, 국회의원 요구 자료 대응 청원, 학교생활기록부 간소화 방안 제시, 수능 감독 방식 개선 요구, 교권 침해 대응 등의 활동을 해왔다. 교육이라는 두 글자에 아직도 내 가슴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공문도 마찬가지다. 공문 한 장 한 장에 대고 ‘이게 교육이냐?’고 물어본다면 우리 스스로 덜어낼 공문도 상당할 것이다. 이 물음이 집단지성을 이룰 때 괴물이 된 공문도 차츰 학교에서 사라질 것이다.
문제 ○ 자유학기제는 2013년부터 42개 연구학교에서 운영을 시작해, 2014년에는 희망 학교를 중심으로 800개 학교로, 2015년에는 전국의 중학교 가운데 절반 정도인 1,500여 개 학교로 확대 운영됐고, 2016학년도부터는 전국의 3,200여 개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 자유학기제가 우리나라 학교 교육체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좋은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지식위주의 주입식교육, 입시교육의 폐해가 극에 달한 현실에서 학생들의 토론과 탐구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자유롭게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 자유학기제 시행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미래사회 핵심역량을 함양하며,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교육을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에는 문제점들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공동체가 합심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이와 관련하여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나타난 한계와 문제점을 알아보고, 바람직한 운영과 정착을 위해 개선할 점과 지원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1. 서론 자유학기제는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탐색하고 설계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지속적인 자기성찰 및 발전 계기를 제공하며, 지성·감성·건강·인성·시민성의 균형 있는 발달을 촉진하고, 미래사회 핵심역량1 함양이 가능한 교육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학교 구성원 간 협력 및 신뢰 형성, 적극적 참여 및 성취 경험을 통해 학생·학부모·교원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교육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취지와 목적을 가지고 출발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나타난 한계와 문제점을 알아보고, 바람직한 운영과 정착을 위해 개선할 점과 지원방안에 대해 논술하고자 한다. 2. 자유학기제의 성격과 주요 개념 1. 자유학기제의 성격 첫째, 자유학기제는 그 성격상 매우 진보적인 교육정책 중 하나이다. 다양한 체험과 토론, 문제해결력 등을 길러주겠다는 것은 주지주의적인 지식중심교육을 강조해왔던 기존 정책들과는 큰 거리가 있다. 둘째,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수준에서 한 학기 동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받고, 꿈과 끼를 찾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기에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정기고사를 보지 않는다. 셋째, 자유학기제 기간에도 국어·영어·수학 등 기본교과수업은 충실하게 진행한다. 다만 기존의 강의식이나 암기식으로 진행하는 수업은 최대한 줄이고, 토론수업이나 프로젝트 학습,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수업, 참여활동중심의 수업을 운영해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넷째,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교에서는 기존 교육과정을 뛰어넘어 좀 더 자율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즉, 학교 교육과정 속에 자율과정을 둘 수 있는데, 오전에는 주로 기본교과 또는 주지교과 위주로 공부하고 오후에는 다양한 자율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이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자율과정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수업 시수는 국어·영어·수학 등 기본교과의 수업시간 수를 일부 감축해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있다.[PART VIEW] 2. 자유학기제 관련 개념 첫째, 자유학기제는 중학교에서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자식경쟁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 수업을 실시하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 둘째,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한 학기(1-1학기, 1-2학기, 2-1학기 중 학교 선택) 동안 학생들이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진로탐색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를 말한다. 셋째,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2개 학기) 동안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해 학생의 희망과 관심을 반영한 ‘자유학기활동’을 연간 221시간 이상 편성·운영하며, 총괄식 지필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학생중심수업 및 이를 연계한 과정중심평가를 실시하는 제도다. 넷째, 연계학기란 자유학기 이후 일반학기(1개 학기 이상)에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 등을 활용해 학기당 51시간 이상 자유학기활동 중 2개 이상의 영역을 특화해 편성·운영하며, 학생참여 및 활동중심수업, 과정중심평가 등 자유학기제 취지에 부합하도록 운영하는 학기를 말한다. ※ 교육부가 예시한 자율 과정들 ① 수업과 연계한 진로교육, 2회 이상의 전일제 진로체험활동, 진로캠프, 사회인사 특강, 자기주도적 진로체험 등이 이뤄지는 진로탐색활동 ②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개설되는 다양한 동아리활동이나 학교 간 동아리 연계 활동, 청소년단체 활동 등이 포함된 동아리 활동 ③ 전문 강사를 활용한 예체능 교육, 학생들의 희망에 따른 예체능 프로그램, 예체능과 교육의 융합 프로그램 등이 포함되는 예술·체육활동,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따른 맞춤 프로그램이나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선택 프로그램 활동 등 ※ 자유학기제 시행 학교의 가장 큰 특징 ①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에는 일제히 보는 지필평가 형식의 정기고사가 없다. 물론 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필평가 대신에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형성평가 등을 치르게 된다. ② 자유학기제 취지에 맞는 다양한 평가방법을 학교별로 시행한다. ③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성적 통지표에 교과목별 점수가 기록되지 않는다. 통지표에는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이뤄낸 성취와 발달에 대한 담당교사의 서술형 의견이 기록된다. 3. 자유학기제의 기본 운영 방향 첫째,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학생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둘째,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학생 참여·활동형 수업 강화와 교과 특성에 맞는 소재를 활용한 융합수업, 토의·토론학습, 프로젝트 수업 활성화를 통해 수업방법을 혁신한다. 셋째, 특정 기간에 집중된 지필식 총괄평가를 지양하고, 학생 성장과 발달에 중점을 둔 과정중심평가를 실시한다. 넷째, 학생의 진로발달단계에 맞게 집중적으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진로인식) → 중학교(진로탐색) → 고등학교(진로설계)’로 연계해 운영한다. 다섯째,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 수업 및 평가방법 개선 등 자유학기를 통한 학교 교육 전반의 변화를 중2·중3·고등학교까지 연계해 운영한다. 여섯째, 학교 목표와 여건에 따라 학부모·교사 등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자율적으로 학교별 운영방식을 결정한다. 4. 자유학기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첫째, 자유학기제가 진로탐색이나 직업체험을 하는 학기로 오해되거나 편협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 자유학기제는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실험하는 학기로 발전돼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중학교 시기에 이뤄진다고 해서 진로탐색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성장 발달단계에 비춰 보거나 자유학기제의 근본 취지로 봐서도 맞지 않는다. 자유학기제는 지필평가 형식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없는 학기라는 점에서 좀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학습기회를 과감하게 열어가는 제도로 운용돼야 한다. 창의적체험활동이나 자율과정은 물론, 국·영·수 등 기존의 주지교과목 수업조차도 새롭고 창의적인 수업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할 수 있는 학기여야 한다. 둘째, 많은 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운영 시점을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치중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2학기가 고입에 가장 영향을 덜 주는 학기라는 점에서 편의적으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갓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성장발달 시기상 진로탐색이나 직업체험 등에 초점을 맞추기에는 너무 이르다. 따라서 중학교 1학년 시기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친구들과의 관계 등에 초점을 맞추고, 진로탐색활동은 중학교 2학년 때 실시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자유학기제의 성공 여부는 교사들이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얼마나 되느냐에 달려 있다. 즉, 교사들이 새로운 제도를 실행해 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도록 연수 등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목적이 아무리 좋은 것이어도, 학교현장의 교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면 직업체험활동이나 학교 밖 체험활동 몇 차례 하고 마는 무늬만 자유학기제가 양산될 뿐이다. 따라서 자유학기제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수를 통해 자유학기제 시대에 맞는 역량을 적극적으로 길러 줘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학기제 정착을 위한 충분한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 또한 현직 교사연수는 물론 교대·사대에서도 교사 양성과정에 자유학기제에 걸맞은 교사의 자질 함양 과정이 특별히 준비되어야 한다. 넷째, 자유학기제가 ‘여유가 있는 한 학기’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학교 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실마리가 되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지필평가가 없는 학기를 전체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교까지 장기적으로 확대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지필평가가 없는 학기는 자유학기제 한 학기일 뿐이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는 물론 중학교 2학년까지는 선다형이나 단답형 고사를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단답형 지식을 묻는 평가가 아니라 서술형(글쓰기)이나 발표 및 구술·탐구활동·체험활동 등의 과정에 대한 종합평가·수행평가를 중심으로 변화돼야 한다. 또한 평가의 변화를 위해서는 수업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한 번의 수능시험으로 학생들의 인생을 좌우하는 지금과 같은 입시제도가 지속된다면 자유학기제 운영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입시교육에서는 개개인의 행복한 삶은 물론 국가 발전이나 국제적인 경쟁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자유학기제를 자유학년제 등으로 확대해 가면서 대학입시제도의 근본적인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5. 자유학기제 내실화를 위한 개선 방안 첫째,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단지 몇 가지 체험활동이나 자유롭고 창의적인 수업을 넘어서도록 하려면, 학생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기간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도록 하고, 그것을 자기주도적이고 자율적인 학습과정과 연계시켜야 한다. 자유학기제 기간은 타율적인 학습, 강요된 학습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배움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자유학기제 기간에 학생들이 저마다 또는 학년 전체 차원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 몰입해 보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 둘째, 자유학기제를 학생들과 함께 설계해 운영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이다. 대부분 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시행 준비를 교사들, 특히 책임을 지는 부장교사를 비롯한 몇몇 교사들이 주도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교사들이 준비하는 것은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자유학기제를 진정으로 학생들이 주도하는 학기가 되도록 하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자유학기제에 해당하는 학년 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 한 학기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까, 자유학기제 한 학기 동안 가장 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서 다양한 토론을 거쳐 좋은 의견을 모아보면 어떨까? 학생들에게서 창의적인 제안들이 나올 것이다. 셋째, 자유학기제 동안 학생들의 학습활동은 개인별·모둠별·학급(학년)별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한다. 자유학기제는 교사가 준비하고 학생이 가르치는 전통적인 수업을 뛰어넘어야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하는 자율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배움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탐구활동, 토론회나 워크숍, 학교 밖 체험활동, 연극이나 공연 등을 통해서 색다른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개인별로 가장 해 보고 싶은 도전 과제를 프로젝트로 설정하도록 하는 방법, 관심사나 장래희망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모둠별 프로젝트 방법, 누구든지 3명 이상 모여서 할 수 있는 어떤 프로젝트든 지원하는 방법, 학급 전체가 함께하는 연극이나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 전체 학년이 함께하는 범교과 통합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학생들에게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준비하고 추진하면서 새로운 배움이 일어나게 될 수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구상과 논의를 옆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 될 것이다. 넷째,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동안 학교 밖의 마을, 지역사회와 적극 결합해 운영해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시기에 학생들이 전통적인 수업과 평가로부터 해방되어 새로운 배움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새로운 배움과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교사들은 자유학기제를 매개로 학교 밖의 지역사회, 마을의 다양한 인적·물적자원들과 학생들이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을 할 필요가 있다. 자유학기제 시기에는 교사들에게 직접 수업을 준비하고 가르치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서, 학생들이 학교 밖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들을 만나 새로운 배움과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이 요구된다. 6. 자유학기제 내실화를 위한 지원 방안 1.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한 지원 시스템의 구축·운영 첫째, 자유학기제 지원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자유학기제 운영 과제를 지원할 수 있는 모든 부서와 연계한 안정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도교육청-직속기관-교육지원청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총체적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자유학기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지원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시·도교육청과 광역자치단체, 유관기관 및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학교와 지역사회 간 상호의존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다양한 분야의 체험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자유학기제의 실효성 있는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민·관·학이 거버넌스 등을 구축해 지원해야 한다. 교육지원청 단위로 지역사회협의체와 정례화를 통해 체험활동 지원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2. 자원 확충 및 지원 강화 첫째, 자유학기제 운영에 따른 체험기관을 확충하여 지원해야 한다. 공공기관 및 대학 진로체험 제공, 온라인 정보시스템 운영, 교육기부 인증제 운영, 진로직업체험 지원센터 운영, 체계적 학습경험 제공, 마을자원 목록 보급 및 인솔인력 지원이 필요하다. 인솔인력은 외부체험활동 시 교사 인솔을 원칙으로 하되, 시니어 봉사자, 학부모진로코치, 학부모진로교육지원단 중 일정 시간 이상 진로교육 연수 이수자의 경우 학생 인솔도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둘째, 자유학기제의 효과적 운영을 위한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지원해야 한다. 운영가이드 및 자료 보급, 컨설팅·연수, 창의·예술교육기부 지원, 교원업무 지원, 자유학기 교사연구회 운영 지원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셋째, 자유학년·자유학기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자유학년·자유학기에 실시되는 학생참여수업, 과정중심평가의 취지, 자아에 대한 이해 및 진로탐색의 중요성을 안내해야 한다. 또 경쟁과 입시중심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핵심역량함양으로서의 변화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도 제고를 위한 연수 및 안내에 중점을 두면서, 교육과정으로서 자유학년·자유학기는 학교장 중심으로 관련 부서의 유기적 협력 체제 및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그 이상의 교육과정임을 감안해 특성교사의 업무로만 인식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3. 학생 안전 지원 첫째, 자유학기제 각종 프로그램과 체험활동을 운영하기 전 단계에서는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체험 프로그램 계획 수립 및 프로그램 담당자의 사전 현장 답사, 관계자 사전교육 철저, 교사와 함께 안전한 진로체험 지도·지원을 위한 학부모 진로 코치, 학부모진로교육지원단 등의 진로체험 보조인력 활용 등에 대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단계에서는 진로체험 유형별 안전수칙 강화, 체험활동 운영 단계별 점검표 확인, 안전요원 연수 시 안전교육 이론·훈련 병행, 진로체험 담당교사와 일터 멘토의 유기적 협력과 역할 분담을 통해 안정적 환경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운영한 이후에는 인근 병원·경찰서 등과 연계한 대응체계 마련 및 학교 책임자 보고 및 보호자 연락을 통한 신속한 사고 대응, 우수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체험처에 교육청 또는 학교 차원의 감사패 수여, 감사편지 쓰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7. 결론 앞으로 자유학기제는 2020년부터 자유학년제로 확대되어 전반적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다. 자유학기제 확대 운영을 위해서 제도적·행정적 기반이 완비되고, 중학교 및 교사의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며, 경쟁중심교육에서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교육으로 전환하여 중학교 공교육의 혁신을 이뤄야 한다. 이제 자유학기제가 중심이 되어 학교 교육혁신 운동, 수업혁신연구 운동이 일어나도록 지원하는 정책으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고, 교사들이 자유학기제를 새로운 교육실천을 위한 소중한 매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유학기제 운영이 성과주의를 넘어서 교육혁신운동으로 정착되고, 자유학기제가 21세기형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림책은 매력적이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짧은 이야기에 깊은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린이의 개성이 드러나는 그림은 예술성도 갖췄다. 하지만 독서동아리를 담당하는 교사로서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짧은 시간 안에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독서동아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아이들이 책을 읽어 오지 않는 것이었다. 책 내용을 알아야 각자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토론도 할 수 있는데, 책 내용을 모르니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짧은 동아리 수업시간에 책 읽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그림책으로 동아리를 운영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일단 10분 내외로 그림책 한 권 정도는 뚝딱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책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며, 올바른 삶의 태도를 갖도록 하는 것이 독서동아리 운영의 목표였다. 그래서 독후활동은 책놀이 수준이 아닌, 책 내용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 아이들의 사고력을 자극하고자 했다. 다양한 그림책을 활용해 수업하였는데 그중 4학년을 대상으로 슈퍼거북(유설화 지음. 책읽는 곰) 수업을 진행한 사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상상 못한 ‘토끼와 거북이’의 뒷이야기 슈퍼 거북은 토끼와 거북이의 뒷이야기를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정말 재미있게 쓴 책이다. 사실 책 내용이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깊게 다가온다.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긴 거북이 꾸물이는 ‘슈퍼 거북’이라는 별명을 갖고 영웅이 됐다. 하지만 꾸물이는 별명에 맞지 않게 느림보였기에, 다른 동물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진짜 슈퍼 거북이 되고자 열심히 노력한다. 수많은 노력의 결과 비행기보다도 빠른 거북이가 됐지만, 그 노력은 꾸물이를 점점 늙고 지치게 했다. 토끼와의 두 번째 달리기 대결 후 지쳐만 가던 꾸물이는 자신의 본 모습을 깨닫고 밝은 모습을 되찾게 된다. 토끼와의 두 번째 대결 중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꾸물이가 이겼을까? 결론을 미리 이야기하면 재미없지만, 꾸물이는 토끼에게 패하고 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꾸물이는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 활동 의도 대부분의 사람은 주변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타인의 기대·시선·평판에 부응하고 싶어 열심히 노력한다. 이 책에 나오는 꾸물이처럼 말이다. 다른 사람의 기대가 자신의 기대와 일치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님은 의사가 되기를 바라지만,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에게 우리는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슈퍼 거북을 통해 내가 가진 모습을 인정하고, 나답게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했다. ● 생각 나눔 독후활동에서 질문은 빼놓을 수 없다. 독후활동지에 넣을 질문을 만들 때 질문의 유형은 책 내용을 확인하고, 자기 생각을 말해보고, 내 삶과 연결해보는 것으로 크게 3가지로 구성했다. 아래의 질문은 아이들의 사고를 자극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실제 수업을 할 때는 이 질문들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몇 가지를 골라 활용했다.[PART VIEW] ① 책 내용 확인하기 - 꾸물이는 어떻게 토끼를 이길 수 있었나요? - 다른 동물들은 토끼를 이긴 꾸물이에게 어떤 별명을 붙여주었나요? - 빨라지기로 결심한 꾸물이가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어디인가요? - 진정한 슈퍼 거북이 되기 위해서 꾸물이가 한 훈련은 어떤 것이 있나요? - 꾸물이를 계속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동물이 있습니다. 누구일까요? - 진짜 슈퍼 거북이 된 꾸물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 많은 노력을 통해 빨라진 꾸물이가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왜 놀랐나요? - 토끼와의 두 번째 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꾸물이는 무엇을 했나요? ② 생각 넓히기 - ‘슈퍼 거북이 저렇게 느릴 리 없지’라는 수군거림을 들은 꾸물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 진짜 슈퍼 거북이 되어 빨라진 꾸물이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 토끼와의 두 번째 ‘경주 전’ 침대 위의 꾸물이와 ‘경주 후’ 꾸물이의 모습을 비교해 보세요. 어떻게 느껴지나요? - 토끼와의 두 번째 경주에서 돌아온 꾸물이가 단잠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깨어난 꾸물이는 어떻게 살았을까요? - 다른 동물들은 꾸물이가 슈퍼 거북이 되는 것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요? ③ 우리 삶과 연결하기 - 주변 사람들(부모님·친구·동생 등)의 기대가 부담스러웠던 적이 있나요? - 만약 내가 꾸물이라면 슈퍼 거북이 되기 위해 노력했을까요? 원래의 모습대로 살았을까요? -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돼서 하기 싫은 일을 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못 한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언제인가요?(하고 싶은 일이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예절을 벗어난 행동, 범죄행위는 안 됨) - 누구나 노력하면 슈퍼 거북처럼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노력이 무조건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습니다. 만족스러운 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요? - 빨라지기 위해 애쓰는 꾸물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 ‘진다’는 것은 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꾸물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수업 흐름 ● 수업의 개괄적인 내용 _ 2차시(1차시별 60분) 수업 목표 1. ‘나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말할 수 있다. 2. 스스로 만족스러운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자세를 갖는다. 활동 주제 그림책을 읽은 후 ‘나답게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내용 확인해 보기, 생각 넓히기, 삶에 적용해보기 단원 구성 1차시 : 슈퍼 거북을 읽고 책 내용 토론하기 2차시 : 슈퍼 거북의 삶을 통해 나의 삶에 대해 다함께 이야기하기 1차시 수업의 흐름 도입 ① 책 소개 및 학습목표 소개(3분) ② 슈퍼 거북 책 읽기(10분) 전개 ① 책 읽은 후 활동지 작성하기(45분) ※ 활동지 내용 구성 - 책 속 좋은 구절 찾고 이유 적기 -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은 주제 적기 - 책수다 나누기(인문학적 질문에 대해 모둠별 토론) 정리 ① 다음 차시 소개로 수업 마무리(2분) 2차시 수업의 흐름 도입 ① 학습목표 소개(2분) ② 지난 수업 간단히 정리(3분) 전개 ① 활동지 작성 내용 발표하기(10분) ② 슈퍼 거북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 쓰기(25분) : 거북이 그림을 준비해, 거북이 등껍질에 모둠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쓰는 모둠활동이다. 활동이 마무리된 모둠은 각자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주제를 활동지에 적은 후, 이를 토대로 계속 토론하거나 지난 시간에 마무리 못 한 활동지 작성하기 ③ 꾸물이의 삶을 통해 나의 삶에 대해 다함께 이야기하기(15분) 정리 ① 수업 소감 발표(3분) ② 수업 마무리(2분) ● 책 읽기 전 활동 그림책에 살짝 콧방귀를 뀌던 아이들도 막상 책을 쥐여주니 열심히 읽었다. 그림도 찬찬히 살펴보라고 해줬더니 앞, 뒷장을 뒤적이며 읽어 내려간다. 책을 읽기 전 활동지를 나눠 주고, 책 속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찾고 이유를 적게 한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주제를 생각해 적도록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책을 건성으로 읽는 것을 방지하고, 책을 좀 더 꼼꼼하게 읽도록 하기 위함이다. ● 책을 읽고 난 후 활동 ❶ 책 내용 확인 질문 책을 다 읽고 난 후, 책 내용에 대한 확인 질문을 한다. 책 내용 확인 질문에는 꼭 그림에 대한 것도 포함한다. 그러면 미처 그림을 확인하지 못했던 아이들은 다시 책장을 넘기며 답을 찾으려고 애쓴다. 이런 활동을 통해 그림에도 글 못지않게 많은 읽을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❷ 인문학적 질문으로 생각 넓히기 이후 책 내용에 대한 생각을 넓히고, 우리 삶과 연결할 수 있는 인문학적 질문을 3~4가지 정도 주고, 모둠끼리 의견을 나누도록 했다. 토론할 때 그냥 듣기만 하면 다른 모둠원이 한 말을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활동지에 요약해서 적도록 했다. 모둠별 아이들의 구성에 따라 활동을 금방 끝내는 모둠도 있고,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는 모둠도 있었다. 활동을 빨리 끝내는 모둠의 아이들은 모둠활동에 익숙해서인지 과제를 수행하듯이 의견 발표 순서를 정해 척척 진행하는 반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모둠은 자신들의 생각을 찬찬히 주고받고, 서로 질문도 하느 라 진행 속도가 더뎠다. 진행 속도가 더딘 아이들은 굳이 재촉하지 않았다. 자기들만의 속도로 해나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❸ 자유로운 독후활동 책을 읽고 토론만 하며 자칫 지루할 수 있어서 슈퍼 거북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거북이 등껍질에 쓰는 독후활동을 넣었다. 토론만 하느라 힘들어하던 아이들에게 색연필과 사인펜을 쥐여주니 활기를 띠었다. 아이들은 각자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썼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느릴 수도 있으니까 상처받지마.” “대회를 나가도 자신감을 가져!” “거북아 너는 이대로가 좋아. 그러니까 빨라지지 않아도 돼.” “느려도 빨라도 상관없어. 너의 마음은 자신이 제일 잘 아니까. 힘내.” “느려도 괜찮아. 원래의 모습이 좋아.” “꾸물아! 자기 자신을 찾을 때 가장 행복할 것 같아.” ❹ 자유 토론 시간 이렇게 독후활동을 끝내고 난 후, 아이들이 자신의 삶과 책 내용을 연결하여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에게 주변 사람들(부모님·친구 등)의 기대가 부담스러웠던 적이 있는지, 만약 내가 꾸물이라면 슈퍼 거북이 되기 위해 노력했을지, 노력이 무조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데 만족스러운 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등이었다. 아직은 초등학생들이라 자신의 삶에서 큰 어려움이나 좌절 경험이 없다 보니 다들 비슷한 수준에서 생각을 이야기했다.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 중 몇 가지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엄마, 아빠가 벨리댄스 대회에 기대를 하셨어요. 부담스럽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걱정이되기도 했어요.” “부모님은 중국어시험, 기말고사를 잘 치기를 바라셔서 부담스러웠었어요.” “내가 꾸물이라면 슈퍼 거북이 되려고 노력했을 거예요. 잘하지 못하면 욕심나고 잘하고 싶어지거든요.” “내가 꾸물이라면 나의 미래를 위해서 노력할 거예요. 못해서 놀림 받기 싫으니까요.” “만족스러운 내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무리하지 않고 해야 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나 나의 특기를 알아두고 그것을 기억하는 것은 만족스러운 내가 되는 데 도움이 돼요.” “내 꿈이 무엇인지 알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야 해요. 그래야 나에게 실망하지 않고 내가 가진 모습에 만족할 수 있어요.”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대회나 시험 결과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가 부담스럽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내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세세하게 다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 ‘책을 많이 읽겠다’, ‘내가 잘하는 것을 계속 잘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등 초등학생 수준다운 이야기들을 해줬다. 추가 참고자료 1. 느낌표(!), 글 에이미 크루즈 로렌탈, 그림 탐 리히텐헬드, 웅진주니어, 2013, 52p. 2. 치킨 마스크, 글 우쓰기 미호, 책읽는 곰, 2008, 2p. 3. 짧은 귀 토끼, 글 다원시, 그림 탕탕, 고래이야기, 2006, 42p. 수업을 마치고 “그림책은 어린아이들이 읽는 책인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이야기할 거리가 많았어요.” “저는 그림책이 좋은데 엄마가 그림책은 간단하기 때문에 읽지 말라고 했어요. 하지만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고 나서 그림책으로 이야기할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림책을 읽지 말라는 엄마한테 해 줄 말이 생겼어요.” 그림책으로 수업을 한 후 아이들의 말이다. 그림책을 우습게 알고 시작했다가 그림책의 매력에 빠진다. 그림책은 쉽지 않다. 짧은 글 속에 담긴 의미가 심오하다. 그래서 아이들과 나누기에는 조금 벅찬 책들도 많다. 아이들에게 인문학적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도록 하는 것은 쉬운 활동이 아니었다. 책을 읽고 책 내용을 기억하고 단순한 독후활동을 주로 하던 아이들이 책 내용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짓는 것을 힘들어했다. 초등학생이라 경험의 폭이 좁아 딱 초등학생 수준만큼의 생각거리들이 나왔다. 질문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말할 때 선생님이 기대하는 훌륭한 생각으로 꾸미는 경우도 많아 아이들 마음속에 있는 진짜 생각들을 꺼내려고 무진장 애를 써야 했다. 책을 읽은 후 만들기나 그리기와 같은 독후활동에 익숙한 아이들이라 토론 위주의 수업은 힘들어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하지만 수업을 거듭해갈수록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더 자신 있게 말하고, 짧은 그림책을 보더라도 내용을 좀 더 곱씹으며 읽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책을 읽고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주제도 책 내용에 맞게 잘 골라냈다. 4학년이지만 더 이상 그림책은 1학년이 읽는 책이라고 콧방귀 뀌지 않는다. 그림책을 활용한 독서동아리 수업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학교도서관은 어떤 공간이 돼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책과 함께 커가는 아이들, 책으로 나와 너 그리고 세상을 만나는 아이들. 내일도 독서동아리 수업으로 시끌벅적해질 도서관을 기대해본다.
아이들은 같은 지역에 살아도 동네에 따라, 학급형태에 따라 학교 간 지역 차가 발생한다. 자동차로 20분 이내 거리에 살아도, 또 다른 교육 상황에 놓인 아이들…. ‘어느 학교를 다녀서 좋다’보다는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서 좋다’는 공동의 교육과정·수업·평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학교’를 떠나 오로지 수업을 이야기하고, 아이들의 ‘삶과 앎’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선후배 교사들의 관계망이 절실했다. 그러던 중 인근 4개 초등학교, 2년 차에서 16년 차 교사들이 의기투합하여 ‘4개 학교 학생들이 지역 차, 학년 차를 극복할 수 있는 수업망’을 개발·적용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호에서는 수업밀착형 평가중심 ‘4T 생각망 네트워크’의 교육목표와 설계 모형을 설명하고, 다음 호에서는 수업에 실제 적용한 사례를 소개한다. 생각을 채우면서 수업이 변했다 수업은 늘 비슷한 패턴으로 이뤄진다. 아이들이 교과서를 펼쳤는지 확인하고 수업에 들어간다. 교과서 순서대로 수업하다가, 아이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아이마다 피드백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어제 배운 교과서를 한번 훑어보면서 질문을 한다. 매번 발표하는 아이만 발표를 하고, 다른 친구들은 발표에 반응도 없고, 친구의 말을 기억하지도 못한다.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몇 개 틀렸는지 서로 물어보며 기쁨과 실망감이 교차한다. 아이들은 나보다 잘한 친구를 부러워한다. 수업공동체에서는 가장 먼저 ‘우리의 수업에서 과연 배움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진단했다. 그리고 ‘아이가 이해하는지’ 아이마다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아이마다 성장을 살피는 따뜻한 교실을 만들어 보기로 생각을 모았다. ▶ 연구의 목적 수업공동체는 ‘수업밀착형 평가중심 4T-생각망 네트워크를 통한 의사소통역량을 기르기’를 연구 목적으로 설정하고 다음과 같은 과제를 정했다. ① 수업밀착형 평가중심 4T-생각망 네트워크 여건 마련하기 ② 수업밀착형 평가중심 4T-생각망 네트워크 수업 실행하기 ③ 수업밀착형 평가중심 4T-생각망 네트워크 함께 배우며 성장하기 ▶ 교사공동체 운영을 위한 진단 함께 수업공동체를 만들고, 고민하며, 채워나간 4개 학교 교사들의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매일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의미 있게 보낼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둘째, 다양한 연수는 이뤄지는데 왜 적용은 항상 어려울까? 셋째, 수업이야기를 함께 공유할 방법은 없을까? 또한 수업공동체 교사들은 ‘과연 4개 학교 간 교사들끼리 운영이 잘 이뤄질지’, ‘2년 차에서 16년 차 교사 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질지’, ‘과연 우리 끼리 생각기반 토의·토론 수업모형을 개발할 수 있을지’, ‘성취동기가 다른 학교 아이들에게 공동의 수업지도안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표 1 참조)’의심을 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심은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의외로 쉽게 해소됐다. 신규교사의 학생 생활지도와 상담에서의 어려움은 고경력 교사의 노하우로 풀어낼 수 있었고, 모든 초등교과에 적용 가능한 주제책을 선정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함으로써 4개 학교의 지역 차·학년 차를 극복할 수 있는 ‘4T-생각망 네트워크’ 수업모형을 개발할 수 있었다. 또한 매주 목요일 5시 30분~7시 30분까지 관동초등학교에 모여 주제책 적용사례를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수업을 ‘재디자인’하는 협의를 진행함으로써 수업공동체를 발전시켜 나갔다. 그 결과 수업공동체는 선후배 교사가 서로 따뜻한 조언을 주고받는 ‘가족’ 같은 존재가 됐고, 매일매일 익숙해져서 초심을 잃고 약간은 시들시들해지던 교직생활을 다시 불탈 수 있도록 해주는 ‘성냥’이 됐다. 또한 무료한 일상의 탈출구로 교사의 자질과 역량을 즐겁게 키워 나갈 수 있는 디딤돌이자 힐링의 시간이었으며,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라는 거대한 안개 속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들과 교사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뚜렷이 알게 됐다.[PART VIEW] ▶ 4T-생각망 네트워크 디자인 절차 절차 설계 내용 시기(월) 역할 대상 생각망 계획 기존 연구자료 살피기 3 전원 공통 4개 학교 간 학생 실태분석 3 전원 공통 교사공동체 연구계획 수립 3 구○○ 공통 생각망 실행 수업나눔 발표 DAY, 토의·토론 4~12 전원 공통 전문성 높이기: 저자와의 만남 7 최○○ 관○초 생각망 성장중심 자료 점검 및 보완 5~12 황○○, 박○○ 공통 생각망 평가 학습자료 개발 DAY 4~12 최○○, 박○○ 공통 일반화 활동 평가, 피드백 협의 8, 12 전원 공통 수업사례 보도기사 9 구○○, 백○○ 관○초 수업사례 타 학교 사례 나눔 6, 11 구○○, 최○○ 봉○초 학교가 아닌, 수업네트워크 선생님들의 수업연구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의사소통역량을 기르고자 아이들이 생각을 꺼내고, 생각을 연결하여 수업 내내 아이들의 성장을 살피는 수업을 디자인했다. ▶ 4T-생각망 네트워크 디자인 설계 ▶ 학생과 교사가 함께 하는 4T-생각망 모형 개발 4개 학교 간, 학년 군 차이, 지역차이 등으로 교사공동체의 공동연구를 위한 수업설계가 절실했다. ‘어느 학교에 다녀서 좋다’보다는 우리 교사공동체 소속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서 좋다’로 교사브랜드에 의한 수업나눔 적용을 위해 공동연구를 위한 발판으로써 ‘집밥 같은 수업레시피’,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4T-생각망 모형’을 개발하게 됐다. ▶ 밀착형평가 기반 4T-생각망 나침반 평가 개발 밀착형평가의 큰 흐름은 자기평가·동료평가·교사평가를 통해 배움 주제와 관련한 지식·기능·태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나침반 공책으로 아이마다 피드백을 줬다. ❶ 평가계획 수립 ❷ 평가기준안 작성 ❸ 밀착형평가 기반 나침반평가 양식 ▶ 4T-생각망 수업 실행하기 수업사례 ❶ _ ‘후쿠시마 알아보고, 살펴보고’ 수업 들여다보기 수업을 진행해보니, 원자력에 대한 교사의 사전지식과 교육방향에 대한 철저한 고민이 필요했다.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기 위한 ‘신호등 토의’와 ‘두 마음 토의’는 잘 됐지만, 4T 성찰단계에서 의견제시가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공책에 개별 피드백을 통해 배움 주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번 4T-생각망 수업사례와 관련해 수업공동체 구성원들은 ‘원자력에 대해 잘 몰라서 어렵게 느껴진다’, ‘관련 영상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원자력 사용에 대해 아이들에게 신호등 토의하는 것은 다소 어려울 것 같다’, ‘미술과 연계해 생각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 관련교과 : 4학년 국어 1 _ 이야기 속으로 / 4학년 미술 _ 생활 속 미술 수업사례 ❷ _ ‘진짜를 찾아라’ 수업 들여다보기 이 책에서는 수업을 다양하게 이끌 수 있는 주제가 있었다. 책에 제시된 갈등해결, 혹은 진정한 우정에 대한 의미 살피기 등 슬로리딩의 충분한 조건이 됐다. 본 수업에서는 6학년 도덕시간에 ‘갈등’관련 수업에서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갈등 장면을 선정해, 이를 그 처지에서 생각을 나누고, 해결하기 위해 해결된 해피 역할극 수행과제로 제시하여 성취기준을 도달할 수 있었다. 이번 4T-생각망 수업사례와 관련해 수업공동체 구성원들은 ‘책의 스토리가 3~6학년까지 적용하기 좋았다’, ‘전체적인 책의 메시지가 다양해서 아이들과 여러 가지 생각나눔 활동을 해볼 수 있었다’, ‘교과서 내용을 뛰어넘어 한 사람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었던 따뜻한 책이었다’, ‘교과 간 재구성 방법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 관련교과 _ 6학년 도덕 3. 갈등을 대화로 풀어 가는 생활 수업역량을 위한 교사공동체 노력 4T-생각망 교사공동체는 자발적 배움 네트워크를 위해 각자 심화주제를 선정하여 평가방법과 배움수업, 온작품읽기(슬로리딩), 미덕 학급운영, 회복적 생활교육 등을 자체 연수로 기획・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과정・ 수업・ 학생 성장을 위한 평가에 대한 해결 실마리를 함께 마련하고 있다. 4T-생각망 수업 아이들의 성장 4T-생각망 수업 네트워크 개발 및 사례 나눔은 교사와 학생 모두가 조금씩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지역·학년·근무학교 차이를 극복한 교사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배움에 대한 열의가 있는 교사는 언제나 수업공동체에서 교류가 가능해지면서 누구라도 배움의 장으로 참여하면, 전문적 집단으로서 역량을 닦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학생들 역시 “친구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며, 수업시간에 4T 수업을 하니까, 시간이 진짜 빨리 가요. 4T에서 글쓰기 성찰을 해서 글 쓰는 실력도 엄청 늘었어요(관O초 4학년 김OO 학생)”, “경찰은 어른이든 어린이든 다 공정하게 대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할 거면 왜 경찰이 됐습니까?(블랙아웃 4T 생각망 수업 중에 대O초 3학년 김OO 학생)”라며 수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학생들의 의사소통역량은 표 2와 같이 강화됐다.
사례 1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들이 서로 놀면서 별명 부르기, 밀기, 엉덩이 찌르기(일명 ‘똥침’) 등의 행위(‘놀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으나 가치판단이 들어가지 않은 ‘행위’라고 하겠습니다)를 서로 했습니다. 한 학생이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이를 말했고, 어머니가 집단 괴롭힘·성추행 등으로 학교폭력 신고를 했습니다. 학교에서 자치위원회를 개최해 상대학생들에게 서면사과 처분을 하자, 상대학생들도 신고한 학생을 가해학생으로 신고했습니다. 학교는 다시 자치위원회를 개최해 처음 신고한 학생도 똑같은 행위를 하였으므로 서면사과 처분을 했습니다. 사례 2 중학교 3학년 남학생 A와 B는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습니다. 두 학생은 서로 친하게 지낼 때도 있었으나 B학생은 지속적으로 A학생의 험담·이간질을 했고, 다른 학생의 생일파티에 의도적으로 부르지 않는 등 또래집단에서 A학생을 배제하려는 행위를 했습니다. 이에 A학생은 결국 B학생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했습니다. 그러자 B학생은 1학년 때 A학생이 자신의 엉덩이를 쳐서 수치심을 느꼈다고 맞신고를 했습니다. 학교는 자치위원회를 개최하여 두 학생 모두에게 학교에서의 봉사 처분을 했습니다. 사례 3 초등학교 1학년 C와 D학생은 자리가 서로 앞뒤였습니다. 수업시간에 서로 다툼이 발생했고 뒤에 앉은 C학생이 앞자리에 있는 D학생의 등을 연필로 콕 찔렀습니다. D학생은 볼펜으로 C학생의 목덜미를 3회 찔렀습니다. 볼펜심이 목에 들어갈 정도였고 피도 많이 났습니다. 자치위원회가 개최되었는데 자치위원회는 뒤에 앉은 C학생도 D학생의 등을 연필로 찔렀으므로 쌍방폭력으로 인정하여 두 학생에게 모두 서면사과 처분을 했습니다. 사례 4 중학교 2학년 여학생 E는 같은 반 8명의 여학생들로부터 괴롭힘·따돌림 등의 학교폭력을 당했습니다. 자치위원회가 개최되었고 8명의 여학생으로부터 가해학생 처분이 결정됐습니다. 그러자 가해학생 중 한 명인 F학생이 몇 개월 전 수련회에서 E가 방문을 닫을 때 자신의 손이 껴서 아팠고, E가 자신의 머리를 바닥으로 눌러 수치심을 느꼈고, 자신의 이름이 써진 수건을 버려서 정서적 피해를 당했다며 E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했습니다. 학교는 자치위원회를 다시 개최했고, 자치위원회는 D가 E에게 신체적·정서적 폭력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하여 서면사과 처분을 했습니다. 피해학생의 감정을 기준으로만 학교폭력을 판단한다면 위 사례들은 모두 실제로 학교에서 발생한 것들이고 모두 소송까지 제기된 사안들입니다. 대부분의 학교폭력사안에서 가해학생들은 장난이었다고 변명을 합니다. 그래서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할 때는 “장난도 상대방이 싫어하면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괴로움을 느끼면 학교폭력”이라고 강조합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법의 목적 등을 고려할 때 장난으로 가장한 행위나 형법상 범죄에 이르지 않은 괴롭힘도 가해행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지속적으로 반복되었으며, 피해자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 학교폭력으로 보아 피해학생의 보호 및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등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2012구합34617 판결) [PART VIEW] 특히 그동안 정부와 교육청이 학교의 은폐·축소 방지, 무관용 원칙, 피해학생 보호를 학교폭력 사안처리의 핵심 가치로 삼으면서 앞뒤 경위는 다 무시하고 “어쨌든 이런 말을 했으니”, “어찌 됐든 신체적 접촉이 있었으니”, “수치심(괴로움)을 느꼈다고 하니” 학교폭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자치위원회의 결정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학생의 감정을 기준으로만 학교폭력을 판단한다면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모든 신체적 접촉·장난·놀이·갈등은 모두 학교폭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피해학생이라고 주장하며 신고하면 신고된 상대학생은 모두 가해학생이 될 것입니다. 학교폭력과 장난의 구별 방법 그렇다면 학교폭력과 장난은 어떻게 구별할까요? 위 네 가지 사례에 대해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를 했습니다. ●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갈등이나 분쟁을 학교폭력으로 의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 ● 일상적인 학교생활 중에 일어난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예방법」에게 말하는 ‘학교 폭력’의 개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발생 경위와 상황, 행위의 정도 등을 신중히 살펴 판단하여야 함. ● 학생들 사이의 일상적인 놀림이나 장난의 경우에도 이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순간적으로 화가 나거나 짜증을 느낄 수 있으므로, 여기에서의 정신적 피해는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의 2호 ‘따돌림’에 관한 정의규정에서와 같이 ‘상대방에게 심리적 공격을 가하여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정도에 이르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함. 짜증나고 싫다는 감정을 느꼈을 것으로는 보이지만, 심리적 고통을 느끼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음. ●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원고가 학교폭력으로 조치를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상대학생 측에서 원고의 평소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문제 삼았을지 의문이 들고, 원고가 다른 친구들에 비하여 상대학생에게 욕설 및 때리고 도망가는 행위를 더 자주 한 것은 상대학생 역시 원고에게 그러한 행위를 자주 하였기 때문으로 보이며, 원고가 다른 친구들에게도 비슷한 형태로 놀리는 말과 행동을 자주 하였음에도 특별히 학교폭력으로 문제 되지는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행위가 아직까지는 학교폭력의 정도에 이르지 않는 장난으로서의 범주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큼. ● 설령 원고가 가해학생들에게 놀림, 손가락 욕 등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고의성·지속성·조직성 등이 인정되지 않는 일회적 행위로 가해학생들로부터 먼저 학교폭력의 피해를 보게 되지 이에 대한 사회 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소극적 방어행위 차원에서 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학생인 원고를 가해학생으로 보아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 소정의 조치를 취한다면,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 및 같은 법 제16조 제1항 소정의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규정의 취지에 반하게 결과가 되어 부당한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가해학생들에게 행한 놀림, 손가락 욕 등은 「학교폭력예방법」상의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함. 법원 판결에 따르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발생 경위와 상황, 신고한 경위, 관련 학생들의 관계, 행위의 정도를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피해학생이라고 주장하면서 신고를 했고, 신고를 한 기본적 행위(신체적 접촉·별명부르기 등)는 존재했고, 당시 괴로움을 느꼈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인정한다면 피해학생 보호라는 명목으로 억울한 가해학생을 남발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고, 결국 학교는 재심·행정심판·소송 등이 제기되어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사용해야 할 교육력을 불필요하게 낭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유치원은 「교육기본법」과 「유아교육법」에 의해 설립·운영되는 학교이다. 「교육기본법」 제9조(학교 교육) 제1항에는 ‘유아교육·초등교육·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을 하기 위하여 학교를 둔다’고 규정돼 있고, 「유아교육법」 제2조(정의) 제1항 ‘유아란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의 어린이를 말한다’ 제2항 ‘유치원이란 유아의 교육을 위하여 설립·운영되는 학교를 말한다’고 규정돼 있다. 현재 유치원이라는 명칭은 일제 잔재라는 이유로 ‘유아학교’로 개명이 논의 중이다. 유치원은 ‘처음학교’라는 이름처럼 가정생활을 벗어나 기초적 사회화 교육을 받는 최초의 교육기관이자 학교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유치원과 유아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작가이자 목사인 로버트 풀검(Robert Fulghum)의 ‘내 생애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을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는 말은 유치원과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함축한 것이다. 한국의 유치원과 유아교육 현황 고찰 2018년 현재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총 유치원수는 9,021원으로 국·공립 4,801원(53.2%), 사립 4,220원(46.8%)이다. 학급수는 총 37,748학급인데, 국·공립이 10,896학급(28.9%), 사립이 26,852학급(71.1%)이다. 원아수는 총 675,998명으로 국·공립이 172,370명(25.5%), 사립이 503,628(74.5%)명이다. 교원수는 총 54,892명으로 국·공립 15,869명(28.9%), 사립 39,023명(71.1%)으로 나타났다.(통계청, 자료갱신일 2018.11.7) 유치원 수는 국·공립과 사립이 절반 정도씩 비슷한 비율이지만, 학급수·원아수·교원수 등에서는 국·공립과 사립이 약 1대 3 정도로 사립의 비율이 높다. 이는 국·공립유치원의 경우 단설유치원이 적고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주로 1학급)이 많아 초등학교 교장·교감 등이 병설유치원 원장·원감을 겸임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은 통계 비율로 볼 때 한국의 유치원 교육은 중등교육·고등교육과 함께 사립 의존도가 매우 높은 현실이다. 당연히 사립유치원에 대한 교육당국의 지원과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유치원은 정규학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초·중등학교 및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 감독이 부실함을 부인할 수 없다. 사립유치원 운영의 부정・비리 천태만상 민낯 올해 국정감사로 드러난 유치원의 부정과 비리 실태는 매우 심각하다. 국·공립에 비해 사립유치원의 회계 부정·비리 실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정 감사의 여파로 유치원 운영과 관리에 대한 국민적 공론화가 확산되자, 결국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는 일제히 지난 5년간(2013년~2017년) 유치원 감사 결과와 지적된 유치원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 발표로 전국의 유치원 2,086원이 크고 작은 부정·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사립유치원이 1,825원으로 전체의 87.5%를 차지했다. 감사 대상 유치원 대부분이 지적된 것이다. 물론 비율은 낮지만 국·공립유치원도 부정·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유치원의 부정·비리는 천태만상이다. 유치원 지원금을 운영비로 사용하지 않고 명품 구입, 자신과 가족치료비, 개인차량 유지비, 자택 전기·가스대금, 휴대전화비, 친목단체 회비 등으로 부정 지출했다. 아울러 무인가 업체와 식재료 계약, 교사 부정채용, 비정규직 각종 조회 미행 등 인사비리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일부 사립유치원의 부정과 비리의 자화상은 안타깝고도 실망스럽다. 이번 국감과 명단 발표로 유치원을 원장·경영자 개인의 자영업체 또는 영리 수단을 방불케 하는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유치원을 육영·교육의 가치가 아니라 영리・ 축재(蓄財)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일탈이다. 이는 교육자의 양심과 학교 경영자의 윤리를 망각한 처사로 국민들의 공분(公憤)을 자아내고 있다. 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과 대립 갈등 올해 국정감사로 유치원 부정·비리가 국민적 공분으로 공론화되자, 정부와 여당이 ‘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유치원 교육의 부정·비리를 예방하고 공공성을 제고한다는 취지에서다. 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의 즉각 과제는 유아의 학습권 보장, 국·공립 유치원 확대, 유치원 관리·감독 강화 등이고, 제도 개선과제는 학부모 참여 강화, 투명한 회계 운영, 사립유치원 교육질 개선 등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19년 국·공립유치원 1,000개 학급 증설, 2021년까지 국·공립유치원생 비율 현재 25%에서 40%로 상향, 국가회계 시스템(에듀파인) 전 유치원 단계적 도입, 비리 유치원 명단 실명 공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정부가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영형으로 운영하고, 집단 휴·폐원을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예산·유아 수 감소 등 현실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즉흥적 백화점식 나열이지만 그 취지와 방향은 평가할 만하다. 이와 같은 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 발표에 대해서 사립유치원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사형선고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대책이 경영자의 사유재산권을 불인정하고 유아교육 공헌자를 범법자로 매도하는 처사라고 주장하며 휴·폐원, 모집 중지 등으로 맞서고 있다. 교육부와 사립유치원・ 한유총이 ‘강 대 강’으로 맞서 피해를 입는 것은 사이에 낀 유아와 학부모들이다. 아프리카 속담인 ‘아이 하나를 잘 기르려면 온 마을 사람들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의 함의를 숙고하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치원 혁신과 유아교육 행정 개혁의 방향 사실 전국 사립유치원의 부정·비리 백태가 세상에 드러난 것은 만시지탄이다. 사립유치원의 부정·비리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회자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차제에 우리나라 유치원과 유아교육 및 행정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혁신돼야 한다. 첫째, 유치원과 유아교육 운영의 근본적 제도 개선이다. ‘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에서도 제시됐지만, 유치원 회계의 국가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즉각 도입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 사립유치원도 국·공립유치원과 모든 초·중·고·대학처럼 정기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연간 약 2조 원이 지원되는 사립유치원의 정기적 회계・ 운영 감사는 필수적이다. 현행 유치원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꿔서 목적 외 집행을 제약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국·공립과 사립유치원의 상생(相生)을 도모해야 한다. 이번 명단 발표에서 대부분의 사립유치원이 연루됐지만, 현재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7할 이상을 맡고 있는 것이 사립유치원이다. 또 일부 사립유치원은 육영의 입장에서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사립유치원과 경영자 전체를 매도해선 안 된다. 오히려 이참에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이 함께 발전하는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유아교육의 해묵은 과제인 교보(유보)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유치원(만 3~5세)은 교육부 관할이고, 어린이집(만 0~5세)은 보건복지부 관할이다. 어린이집은 만 0~2세의 영·유아반을 더 운영한다. 아울러 교육기관(학교)인 유치원과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은 공히 만 3~5세의 누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빨리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교육으로 통합 일원화돼 교육부·교육청에서 관할토록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넷째, 현재 법인(法人)과 사인(私人)으로 나뉜 사립유치원을 장기적으로 법인화로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이사진들의 공동 사고와 집단지성으로 회계 부정·비리와 운영의 투명성·공정성 등을 담보할 수 있다. 이는 유치원과 유아교육의 공공성 달성을 위한 첩경이다. 유치원 원장·경영자들도 유치원 경영을 영리와 축재(蓄財) 수단이 아니라 육영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끝으로 국·공립 및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현행 사립유치원은 국·공립유치원에 비해 연간 수업일수(연간 180일), 방학 중 방과후과정 운영 일수, 하원(귀가) 시각이 훨씬 더 많고 길다. 자녀를 맡기는 맞벌이 학부모가 사립유치원을 선호하는 이유다. 따라서 정부는 국·공립 및 병설유치원 교직원 수 증원, 시설 확충 등을 통해 학부모들의 요구 수용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유치원・ 유아교육 발전의 성장통과 전환점 2018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사립유치원 부정·비리 공개와 공공성 강화 대책 발표는 우리나라 유아교육 발전의 성장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언젠가는 터질 것이 터진 것이고 맞아야 할 매를 맞은 것이다. 유아교육의 구조적 문제점이 국·공립유치원 증설, 비율 확대, 공영형 도입 등 피상적 처방으로 완전 해결되기는 어렵다. 특히 교육부 역시 이번 사태에 자유로울 수 없다. 교육부는 유아교육의 틀을 새로 짠다는 입장으로 접근해야 한다. 교육부는 그동안 건전하게 운영돼 온 사립유치원들이 육영 자부심을 갖고 더 발전적으로 운영하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최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별로 구성된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추진단’도 제재보다 지원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사립유치원과 한유총도 현실적 문제점을 직시하고 휴·폐원, 모집 중지 등을 철회, 대승적으로 정부 정책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번 사립유치원 부정·비리 사태에서는 누구의 잘잘못과 시비를 가리는 것 못지않게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발전적으로 열어가는 혜안(慧眼)과 협치(協治)가 요구되고 있다. 부디 이번 사립유치원 사태가 과거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잘못된 관행인 ‘소 잃고 외양간도 안 고친’ 전철을 밟지 않기를 기대한다. 유치원과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는 유아들이 안전한 배움터에서 행복하게 배우고, 학부모들이 자녀를 안전하게 맡기고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아내한테 들은 이야기다. 아내의 친구 딸이교원대를 졸업하고 몇 년 만에 정말 어렵게 임용고사에 합격하여 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고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자기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펑펑 울었다고 한다. 운 이유가 방과 후에 교실 청소하기가 너무나 힘이 든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얼마나 개구진지 교실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어놔 교사 혼자서는 도저히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딸의 전화를 받은 부모는 부랴부랴 그 길로 경기도 어느 지역에 있다는 딸의 초등학교로 대신 청소를 해주러 달려갔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는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총체적인 문제점들이 모두 녹아있다. 다 큰 성인이 청소하나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부모한테 도움을 요청한 것이나, 그 요청을 받고 부랴부랴 학교로 달려간 과잉보호 부모님. 또 이미 교사의 통제를 벗어나버린 교실안의 풍경. 그리고 이것을 개선하지 못하는 정부의 시스템. 최근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교육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참으로 걱정이 든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교실 붕괴, 수업 붕괴, 학교 폭력, 시험지 유출, 제자와의 부적절한 관계등 학교에 대한 부정적 소식들이 도배가 되고 있다. 또한 교사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은 정년까지 버틸 수 있는 철밥통, 한 달이 넘는 방학, 무능과 불신으로 고정되어 있는 듯하다. 오죽하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고 외쳤을까 싶다. 저자인 엄기호 교사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정말 학교의 위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 든다.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매우 힘들고 어려워져 가고 있다. 교사에 대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존경심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이다. 그러다 보니 교사들의 자존감도 바닥이다. 잠자는 아이를 깨우면 눈을 부릅뜨고 “왜요?” 하는 아이, 혹여 어깨라도 토닥이면 “선생님, 지금 성추행하시는 거예요?”라며 정색을 하는 아이들 앞에서 교사는 한없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수업시간에 잠자는 것도 학생 인권이고, 수업 중에 스스럼없이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것도 학생 인권이라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학생들은 점점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해가고 백년대계라는 교육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교육적 현실에서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의 저자는 꺼져가는 교육의 불씨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업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학생들, 오직 좋은 대학에 가면 그만이라며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상위권 학생들. 이들 사이에서 교육적으로 소통해보려는 저자의 노력이 눈물겹다. 각종 사교육과 입시지옥에 갇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고충과 일선 교사들의 넋두리를 이 책은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서로 긴밀하게 협의하고 토론하고 토의해야하는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도 대화보다는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등급을 나누어 성과급을 지급하는 교원평가제와 성과 위주의 인사고과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동료가 아니라 경쟁상대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동료교사와의 정다운 대화와 소통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임용고사라는 지난한 관문을 통과한 젊은 교사들은 능수능란한 컴퓨터 실력과 탁월한 행정력으로 경쟁위주의 교직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젊은 교사들에겐 오히려 현재의 시스템이 더 유리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필자가 교직에 첫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선배 교사께 조언을 구하려고 무슨 일이든 두 번 세 번 여쭤보고 실행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보다 더 낳은 성과를 내야 승진도 빠르고 봉급도 많이 받다보니 예전의 훈훈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느 선생님의 한탄처럼 나이든 교사는 이제 교무실에서 하나의 섬으로 전락하고 있다. 저자는 교사들이 이러한 고립된 섬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원탁에 모여앉아 교육적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아이들에 대한 정보도 교환할 수 있고 학습지도에 관한 좀 더 나은 방법들이 도출된다는 것이다. 교사들끼리 모여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 교사들 간의 우정과 신뢰를 쌓아야만 학교는 다시 가르침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저자의 말에 백 번 천 번 공감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교사들의 딜레마, 학생들의 분노, 학부모들의 불신에 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다시 예전의 정이 넘치는 올바른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진정한 노력과 성찰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어떻게 하면 이 시대의 교사들이 투철한 교직관을 가지고 교육에 매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제도적 보완에 대해서는 대안 제시가 미흡한 점은 아쉽다. 더불어 학생에 대한 교사의 평가, 동료끼리의 평가,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평가 역시 어떻게 하면 공정한 방법으로 진행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폐지를 할 것인가에 대한 담론도 부족하다. 글을 마치며 아무리 현실이 어렵더라도 우리 교사들은우리의 교육에, 우리의아이들에게, 우리의 미래에 절대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 그저 오늘도 최선을 다할 뿐이다. 끝으로 중용 23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작은 일에도 무시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진다.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교육신문김예람・김명교 기자] 2018년 정기국회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한국교총이 교권 3법 개정을 위한 총력 입법 활동에 나섰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 및 교총 대표단은 지난달 29~30일 국회를 찾아 이찬열 교육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교육위원실에 ‘교권 보호와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 국회 통과 촉구 건의서’를 전달하고 교권 3법 개정에 마지막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했다. 하 회장은 이밖에도 신임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의 통화에서도 교권이 추락하는 현실을 전달하고 정부 차원에서의 협조를 당부했다. 지난달 20일 본격적으로 시작한 ‘교권 3법 통과 촉구 교원 입법청원 운동’에 힘을 보태겠다는 교원들의 의지도 한국교총에 속속 모아지고 있다. 공교육을 바로 세우겠다는 국민들의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재 총 2만 명을 돌파했다. 교권 3법은 교원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과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 아동복지법을 가리킨다. 교총이 제안한 교권 3법 개정안은 ▲심각한 교권침해에 대한 교육감 고발조치 의무 부과 ▲교권침해 학생의 학급 교체·전학 조치 마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 등 교권보호와 학교 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가운데 아동복지법은 교총의 끈질긴 개정 요구가 받아들여져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개정됐다. 아동복지법 개정 소식을 들은 교원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연일 교총에 개정 내용을 문의하고 나머지 두 개 법안의 통과를 위해 더욱 힘써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박정현 인천만수북중 교사는 "학교 현장이 갈수록 힘들고 고달픈 게 사실"이라며 "교원 관련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법률 근거 없는 산발적인 정책은 오히려 혼란을 준다"고 했다. 이어 "교권 3법 개정은 교사가 중심을 갖고 가르칠 수 있고 아이들의 배울 수 있는 권리를 지키는 보루라는 생각에 청원운동에 참여했다"면서 "나머지 법안도 조속히 개정돼야 잘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준영 전북 설천초 교사는 "청원운동 동참 호소문 서두에 언급된 초등 교사의 교실 폭행사건이 근무 지역에서 일어나 관심을 가졌다"면서 "주변에서 교권침해 사례를 자주 접했기 때문에 교권 3법 청원운동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동참했다"고 전했다. 정회록 서울고명초 교사도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 개정이 필요한 법안이라는 생각에 청원에 동참했다"고 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아동복지법 개정안 통과는 헌법이 정한 직업선택의 자유와 교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교권을 침해하는 조항이 포함된 교원지위법과 학폭법도 조속히 개정해 선생님들이 안심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원지위법, 학폭법 개정을 위해 교원 청원운동과 청와대 국민청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교원 청원운동은 내년 2월 25일까지, 청와대 국민청원(www1.president.go.kr/petitions/441737)은 오는 14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