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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글을 작품으로 모아둘 수 없을까? 국어 교사로 처음 수업을 할 때부터 갖고 있던 질문이다. 학생들의 국어공책에는 잡동사니가 다 들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국어공부를 하며 다양한 수업경험을 하는데 그냥 분리수거함으로 들어가는 공책만 남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학창시절, 자신의 문학적 활동물을 묶어 작품집을 만든다. 분명 가치 있는 일이라는 믿음에 기초해 거의 20년 가까이 국어시간에 학생들에게 개인문집을 만들게 하고 있다. 국어시간에는 학생 수만큼의 문집이 교과서와 함께 한다. 문집 제목은 ‘읽고 쓰는 즐거움’이다. 이 제목은 문집을 하면서 항상 품고 있는 소망과 믿음의 표현이다. 3월 첫 국어시간에는 언제나 새로 만난 학생들과 함께 문집을 만든다. 첫 시간의 어색함은 열심히 문집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거의 20년 가까이 문집으로 수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활동들을 계속 추가하게 되었다. 그중에서 교과서 수업의 이해를 위해 꼭 필요한 활동과 학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활동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6월호에서 소개할 ‘문집 활동 ①’은 시·소설과 같은 문학 분야 활동을, 7월호에서 소개할 ‘문집 활동 ②’에서는 비문학과 자유활동·독립활동 등을 다루고자 한다. 문집으로 수업하기① _ 문집 제작 과정 ● 준비물 : A4 크기의 두꺼운 색지(머메이드지) 1장, A4 복사용지 7~10장, 끈, 펀치, 라벨지 ● 문집 제작 방법 ① A4 크기의 색지는 반으로 잘라 표지로 사용한다. ② 7~9장의 복사용지를 반으로 접어 속지로 사용한다. ③ 다섯 개의 구멍을 낸 후, 옛날 책 만드는 방법으로 끈을 묶어 완성한다. ④ 라벨지에 제목을 인쇄해 붙인다. ⑤ 쪽 번호 매기기(교과서 진도와 함께 문집 활동의 진도를 보여주는 척도이기 때문에 함께 번호를 매기는 일이 중요하다. 28~40쪽 분량의 문집 제작.)[PART VIEW] 문집으로 수업하기② _ 문집 활동 내용① ● 문집 열기(‘나’와 ‘너’의 만남) 문집의 첫 활동은 자신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다. 문집 ‘읽고 쓰는 즐거움’의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다. ‘나 어릴 적에’ ‘나 어릴 적에’는 초등학교 입학 전의 어렴풋한 기억을 떠올려 수필 형식으로 쓰는 활동이다. 첫 글이기도 하고 어릴 적 기억이 생각나지 않아 시작이 힘들기는 하지만, 한 번 내용을 정하고 나면 그동안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않고 담아 두었던 마음을 털어놓는다.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동생이 태어나 충격을 받은 일부터 시작해 의외로 학생들이 어릴 적 받은 마음의 상처에 대한 글이 많아 나중에 부모님이 읽어 보시고 사과를 하기도 한다. ‘너가 궁금해’ ‘너가 궁금해’는 학기 초라 아직 많이 서먹한 친구들의 모습을 비유적 표현을 통해 재밌게 표현하는 활동으로 다섯 줄 정도의 짧은 글쓰기이다. 2학기 문집에는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로 활동을 바꿀 수 있다. ● 시 문집 활동은 교과서 내용 학습 전후로 이루어진다. 학습 전에 문집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습내용을 체험해 이해력을 높일 수 있으며, 학습을 모두 마친 후에 이를 적용한 활동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학생들은 수업 전에 시 창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화자의 존재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일기를 시로’ ‘일기를 시로’는 가장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글인 일기를 먼저 쓴 후 이를 1인칭 시점의 시로 바꾸는 활동이다. 이 활동을 통해 화자에 따라 시의 분위기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친구 시 감상’ ‘친구 시 감상’은 일기를 시로 바꿔 쓴 친구의 시를 감상한 후 친구의 문집에 감상평을 써주는 활동이다. 또래 친구의 감성이 들어 있는 시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며 시에 대한 해석과 감상이 교사의 것보다 훨씬 적절하게 이루어진다. 상대방의 생각에 공감하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는 활동이다. ‘교과서 시 감상’ 이런 감상 경험을 바탕으로 ‘교과서 시 감상’을 하면 자연스럽게 시의 화자나 표현법에 대한 이해가 깊이 있게 이뤄진다. 국어 교사가 칠판에 시 감상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면 좋을 주요 어휘들을 제시해주면 해당 단원의 학습 목표에 맞는 감상평 쓰기 활동이 될 수 있다. ‘자유시를 정형시로’ ‘자유시를 정형시로’는 우선 우리 반의 일상을 자유시로 표현한 다음 이를 정형시인 시조로 표현하는 활동이다. 형식적인 제약 때문에 학생들은 자유시보다 시조를 더 힘들어한다. 그러나 형식적 제약은 반대로 학생들의 창의성을 돋보이게 하여 자유시보다 더 높은 표현 효과를 보여준다. ‘도자기에 새긴 마음’ ‘도자기에 새긴 마음’은 문집에 있는 자작시를 도자기 모양으로 오린 종이에 표현하는 활동으로 7월호의 ‘문집 활동②’에서 언급할 예정이다. ● 소설 소설은 학생들의 숨어 있는 창작 욕구를 표출해내기에 매우 적합한 장르이다. 소설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독후 활동을 펼칠 수 있으며, 학생들이 직접 좋아하는 분야의 소설을 창작할 수도 있다. 만화로 소설 요약하기 우선 소설 단원에서 빠트리지 않고 하는 활동이 ‘만화로 소설 요약하기’이다. 교사의 판단에 따라 수동적으로 소설의 흐름을 나누기보다는 학생들이 자신의 감상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10여 장면의 만화로 요약하는 활동으로 깊이 있는 소설 읽기 및 감상에 적합하다. 학생들이 요약해 놓은 만화만으로도 소설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건의 전개에 대해 교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수업이 아닌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소설 수업에 참여하게 되는 활동이다. 창작 소설 쓰기 ‘창작 소설 쓰기’는 학생들이 소설의 구성 요소와 시점, 플롯 등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는 효과적인 활동이다. 학생들은 소설을 쓰기 전에 ‘소설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소설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인물, 사건, 배경’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직접 소설을 쓰면서 서술자의 시점이 중요하다는 것과 그에 따른 제약, 이야기의 전개 방식 등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소설의 종류를 학생들과 함께 정하면 더 능동적인 소설 쓰기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역사 교과서를 참고해 역사소설을 쓸 수 있게 안내하면 좋다. 20년 후 ‘20년 후’는 소설 그 후의 이야기를 상상해서 쓰는 활동이다. 등장인물들의 삶을 그들의 성격에 맞게 상상해보기 위해 20년이라는 시간적 거리를 두었다. 소설의 흐름과 학생들의 상상력이 만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탄생하게 되는데, 글을 쓰면서 학생들도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성장한다. 연극 포스터 ‘연극 포스터’ 그리기는 소설을 영화나 연극으로 공연할 때 학생들이 그 소설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과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포스터로 표현하도록 하는 활동이다. 실제로 소설을 라디오 대본이나 연극 대본으로 각색하여 공연하기도 한다. 소설 속으로 ‘소설 속으로’는 학생들이 직접 소설 속으로 들어가 등장인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활동이다. 학생들이 친구나 이웃으로 등장해 관찰자 시점에서 소설 속 인물들의 행동을 전해주기도 하고, 소설의 결말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소설 속으로 들어간 학생이 원래의 등장인물과 대화하는 장면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학생들의 진실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 변론서 ‘등장인물 변론서’는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변론을 할 수 있는 상황을 상상해보는 활동으로 인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별주부전’의 별주부와 토끼가 염라대왕 앞에서 서로 자신이 왜 천당에 가야 하는지 주장하는 모습을 통해 각 인물의 입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동화책 제작 ‘동화책 제작’의 경우, 문집에 계획서를 세우고 실제 제작은 융합 수업 형태로 독립해서 모둠별로 실시한다.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와 같은 외국어 과목과 함께 진행하기에 적합하다. 일본어와 융합으로 제작한 동화책 제작 활동을 소개하면, 우선 일본어시간에 일본의 전래동화에 대해 알아본 후, 국어시간에 모둠별로 자신들이 정한 일본 전래동화를 한국을 배경으로 다시 각색하여 입체 동화책으로 제작하였다. 나라는 달라도 전래동화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어 학생들은 큰 어려움 없이 이야기를 각색할 수 있었다. 모둠별로 각자 자신이 맡은 쪽의 이야기와 그림을 완성한 후 하나로 묶었다. 팝업북으로 만들기 위해 동화책 제작은 서류봉투를 활용하였다. 완성된 책은 수행평가에 그치지 않고 현장 체험학습 때 학교 근처의 유치원을 방문해 학생들이 직접 구연하는 활동에 활용하였다. ● 문집으로 수행평가 수업시간에 이루어지는 학생들의 활동들이 축적되어 수행평가로 연결되어야 한다. 처음 평가계획을 세울 때부터 교과서를 꼼꼼하게 분석해 수행평가와 수업이 분리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두 가지 특별한 활동으로 수행평가 점수가 정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들에게는 되도록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또 다양한 평가 방법이 적용되어야 다양한 학생들의 재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지필고사와는 다른 이러한 수행평가의 특징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것이 문집이라고 생각한다. 문집 활동과 수행평가의 구체적인 예는 ‘문집 활동 ②’에서 제시할 예정이다.
WHY? ‘HEROES’ 프로젝트는 지금보다 더 행복한 세상이 되길 희망(‘H’ope)하며, 주변에서 발견되는 문제에 공감(‘E’mpathy)하고, 실패에 대한 위험을 감수(‘R’isk taking)하면서, 서로 열린 마음으로 소통(‘O’pen mind)하고, 즐겁게(‘E’njoyably)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태도를 지속(‘S’ustain)하게 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업싸이클링(Upcycling) 교육과 환경보존교육,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교육 등을 진행하여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 사회적 책임을 지려는 태도, 좀 더 친환경적이고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도전 의식 등을 키울 수 있었다. 더 나아가 HEROES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업싸이클링 제품들을 판매하고 생긴 이익금을 자선단체(지파운데이션)에 기부함으로써 나눔의 의미와 기업가정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점은 기업가정신 교육으로 미래를 이끌어 나아갈 학생들에게 자기 경영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찾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며, 나아가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려는 역동적인 도전정신과 독창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개척정신, 주인정신, 리더십, 도전정신, 실천적 문제해결 능력 등을 길러준다는 것을 본 프로젝트로 확실히 확인했다는 점이다. 이번 호에서는 작년 용마초등학교 6학년 3반 학생들과 진행했던 HEROES 프로젝트를 소개한다.[PART VIEW] HOW? ● HEROES 프로젝트 내용 ● HEROES 프로젝트 실제 ▶ 업싸이클링 사례① _ 재봉틀 사용법 익혀 동전지갑, 에코백 만들기 버려지는 의류와 현수막 등을 활용하기 위해 다림질과 재단 가위로 재단하는 법, 재봉틀 구조와 기초적인 사용법을 익혔다. 간단한 조작법을 배우고 익힌 다음에는 버려지는 청바지를 이용하여 간단한 소품을 제작했으며, 제품의 상품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천에 자수 놓는 방법을 배워 작은 동전지갑을 만든 후 판매했으며, 버려지는 현수막으로 에코백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였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기부하였다. ▶ 업싸이클링 사례② _ 알루미늄캔으로 화분과 양초 만들기 버려지는 각종 알루미늄캔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 후, 알루미늄캔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이 제안한 작은 스투키화분과 뜨겁지 않은 알루미늄 향초 용기를 제작했다. 이것 역시 학교 장터에서 판매했으며, 수익금은 전액 기부했다. ▶ 업싸이클링 사례 ③ _ 유리병으로 꽃병 만들기 알루미늄캔과 마찬가지로 버려지는 작은 유리병을 이용하여 생활에 필요한 제품 만들기 활동을 전개했다. 작은 병들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모둠별로 토론한 후 작은병에 색실을 감아서 꽃병을 만들었다. 학교 장터에서 판매해서 나온 수익금은 전액 기부했다. ▶ 업싸이클링 사례④ _ HEROES 프로젝트에서 제작한 제품 판매 HEROES 프로젝트의 목표는 생활 주변의 문제점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생활과 가장 밀접한 환경 문제를 테마로 설정하고, 소소하더라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업싸이클링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고자 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이 HEROES 프로젝트인 또 하나의 이유는 환경을 지키고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HERO가 아닐까 해서였다. HEROES 프로젝트의 마무리는 버려지는 폐기물을 이용하여 친화경적이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고, 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하는 활동이었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협동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프로젝트 운영을 통한 수익금을 기부하면서 나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사회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에 대한 이해와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좀 더 깊이 있게 인식하게 되었다. WHAT ● 교사 소감문 ● 학생 소감문
함께하는 KDB(Know-Do-Be) 수업 모형 1학년의 ‘안전한 생활’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앎의 실천’을 중시하는 안전교육 목표에 근거하여 1·5학년 복식학급의 수업설계 및 교육과정 재구성 전략으로 드레이크(Drake)의 KDB 모형을 채택하였다. K(Know)·D(Do)·B(Be)는 학생들이 알아야 할 것(앎)·하여야 할 것(함)·되어야 할 것(됨)을 의미하며, 김소연(2011)은 교육의 적절성과 책무성을 모두 고려한 교육과정 설계방안으로 KDB 모형을 제시한 바 있다. 함께하는 KDB(Know-Do-Be) 활동을 위한 교실환경 조성 교실 환경판 및 수납 시설, 교실 밖 복도를 안전 관련 게시물, 혹은 학생 작품의 전시·감상 공간으로 조성하였다. 또한 교실 뒤에 부드러운 매트와 놀이판을 깔고 학년 구분을 없애, 딱딱한 책상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사고와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였다. 학년 분리·학년 통합, 개인·짝·모둠·전체 활동을 다양하게 구성하여 그에 적합한 책상 배치를 적절히 활용하였다. 1학년과 5학년이 함께 기르는 안전한 생활 역량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KDB 활동을 통해 기르고자 하는 안전한 생활역량을 크게 3가지로 범주화하였다. 특히 각각의 역량을 ‘K(알기)·D(하기)·B(되기)’활동과 접목시켜 수업모형과 수업목표의 일관성을 추구하였다. 그리고 이를 다시 1학년과 5학년으로 세분화하여 학년성에 맞는 수업활동 목표를 설정했다. 1학년의 경우 ‘안전한 생활’ 교과가 별도로 편성되어 있어 활동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으나, 5학년의 경우 교과활동 내에서 안전교육이 이뤄지는 까닭에 더욱 체계적인 목표 설정과 수업구성이 필요했다.[PART VIEW] 먼저 지식정보처리역량은 K(알기) 활동으로 기를 수 있도록 하였다. 1학년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안전에 관한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 5학년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안전에 관한 정보와 자료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을 두었다. 자기관리역량은 D(하기) 활동으로 기를 수 있도록 하였다. 1학년은 위험상황에서의 행동 수칙을 지켜 자신의 몸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능력, 5학년은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알고 이에 대처하는 행동 수칙을 지켜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을 두었다. 마지막으로 공동체역량은 B(되기) 활동으로 기를 수 있도록 하였다. 1학년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는 능력, 5학년은 자신과 그 주변의 안전에 관심을 가지고, 안전한 생활을 위해 타인을 배려하고 협력할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을 두었다. 이러한 역량들을 기르기 위한 여러 가지 안전교육사례 가운데 이번 호에서는 재난 안전의 영역에 해당하는 화재와 지진 관련 안전교육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업사례① _ 화재 안전교육 사례 초등학교 학생의 수준을 고려하여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가장 먼저 ‘안전하게 몸을 대피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 5학년의 경우 지난 4월 4일에 발생한 강원도 대형 산불과 그 진화 장면을 동영상으로 시청하면서 불의 위험을 인지하고, 관련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사회과 수업을 진행하였다. 1학년의 경우 화재 대피 동작을 익숙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 이를 세부 동작으로 나누어 정확하게 연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안전한 생활과 수업을 구성하였다. ● K(알기) 수업활동 1학년의 경우 안전한 생활 교과시간에 동물들이 살고 있는 산에 불이 났을 때 어떻게 대피하는지 이야기를 듣고, 들은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보면서 대피 방법을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5학년은 사회시간에 1단원 국토와 우리 생활과 통합하여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강원도 산불’에 대해 조사하고, 피해 상황 등을 보고서로 만들어 보는 활동을 통해 화재의 위험성을 이해하고, 그 예방 방법과 안전 수칙을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 1학년 ① 토순이네 집에 불이 났어요 이야기 듣기 ② 들은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보기 : ‘한국소방안전원(http://www.kfsa.or.kr)’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소방 포스터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③ 불이 났을 때 피하는 방법 시연하기 : 어린 학생들은 화재 발생 시에 쉽게 당황하고 무서워하므로, 반복적인 시연을 통해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 5학년 ① 조사할 내용 정하기 : 산불의 정의, 발생 시기, 원인, 피해, 예방 방법, 안전수칙 등 조사할 내용을 친구들과 협의하여 정한다. ② 조사방법 정하기 : 주제의 특성상 인터넷 검색을 주로 활용하여 조사하되, 개인별 태블릿 PC를 활용한 자료 수집과 디지털 교과서의 자료를 활용하는 방법을 채택하였다. ③ 조사 및 정리하기 : 개별적으로 수집한 인터넷상의 ‘사진·그림·그래프’ 등의 자료는 선생님 이메일로 바로 보내 출력한 다음 보고서에 직접 붙여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④ 조사 보고서 작성하기 : 화재의 예방 방법과 안전 수칙이 반드시 포함될 수 있도록 하여 보고서를 자유롭게 작성한다. ⑤ 발표하기 :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때 1학년 학생들도 함께 5학년의 발표를 들을 수 있도록 하여 화재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도록 한다. ● D(하기) 수업활동 D(하기) 수업활동은 1학년과 5학년 학생이 함께 실제 화재 발생 상황을 가정하고, 대피하는 방법을 체험(실습)했다. ① “불이야!” 소리치면서 화재 알리기 ② 비상구 또는 계단으로 대피하기 :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가면 항상 비상구의 위치를 확인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③ 연기를 피하며 낮은 자세로 벽으로 이동하기 : 입과 코를 막고 대피하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실시한다. ④ 119 신고하기 : 1학년은 ‘집 주소’를 익히는 활동을 중심으로, 5학년은 신고 상황을 실습하되 장난전화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활동을 구성한다. ● B(되기) 수업활동 1학년은 우리 학교의 소화기 위치를 파악하고, 간단한 소화기 사용법을 체험하여 꼬마 소방관이 되어보는 활동을 했다. 5학년은 우리 학교의 소화기와 소화전 위치를 파악하고 사용방법을 익혀 일일 소방관의 역할을 체험했다. 특히 경북소방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119 소방 체험교육을 신청하여 보다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1·5학년 모두 학교에서 활동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족과 함께 각 가정의 화재 안전 점검표를 작성하고, 학급 밴드를 통해 공유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수업사례② _ 지진 안전교육 사례 1학년 안전한 생활, 5학년 미술과 통합으로 ‘지진’이라는 주제 단어 하나를 제시했을 때 떠오르는 생각과 ‘지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자유롭게 나타내 보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재난에 해당하는 ‘지진’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 정도를 점검하고,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생각을 살펴보았다. 동일한 주제에 대한 1·5학년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다르게 나타나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 K(알기) 수업활동 ▶ 1학년 지진이 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장소별로 나누어 알아보았다. ① 학교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 : 책상 밑으로 들어가기, 질서 있게 교실 빠져나가기, 머리를 보호한 상태로 학교 밖으로 나가기, 건물에서 떨어져 운동장으로 대피하기의 4단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카드를 활용하여 알아본다. ② 집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 :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한 다음, 흔들림이 멈추면 문밖으로 나가는 대피 방법을 알 수 있도록 한다. ▶ 5학년 지진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① 지진 관련 뉴스 영상 시청하기 : 2010년 아이티 대지진, 2013년 동일본 대지진, 2016년 경주 지진과 관련된 뉴스 영상을 함께 시청하면서 지진이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앗아갈 수 있는 매우 파괴적인 자연 재난임을 이해한다. ② 지진이 일어나는 원인 알아보기 : 지구 내부의 힘으로 땅 속의 암반이 갈라지면서 충격으로 땅이 흔들리는 현상임을 간단한 스티로폼 실험으로 알아본다. ● D(하기) 1학년과 5학년 모두 실제 지진 발생 상황을 가정하고, 대피하는 방법을 체험(실습) 해보았다. ① 어디로? ‘물건이 떨어지지 않는, 쓰러질 위험이 없는, 이동하지 않는 장소’ : 학교와 가정에서 이러한 조건에 해당하는 장소가 어디인지 찾아보고, 실제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지도한다. 반대로 지진이 발생했을 때 가지 말아야 할 곳은 어디인지 생각해 보고, 그 까닭을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았다. ② 어떻게? ‘밀지 않기, 뛰지 않기, 말하지 않기’ : 지진 대피 과정에서 밀거나, 뛰거나 말하게 되는 경우 어떤 일이 생길지 이야기 해 본다. 그리고 반복적인 훈련과 실제 상황을 가정한 체험을 통해 침착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몸에 익힐 수 있도록 한다. ● B(되기) ▶ 1학년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발표하고, 지진 대피 행동 약속에 참여했다. 지진 대피 행동 약속은 안전한 생활 교수학습 자료(전자 저작물) 양식을 활용하였다. 이 외에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안전교육에 유용한 자료들이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다. ▶ 5학년 사회과 1단원 국토와 우리 생활과 통합하여 우리나라 내진 설계 기준의 변화를 살펴보고, 지진에 대비할 수 있는 내진설계 건물 모형을 지어보는 활동을 하였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은 가해학생 조치로 제1호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부터 제9호 퇴학까지를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31일까지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임의적으로 가해학생 조치를 결정하였다. 이에 가해학생 조치가 학교마다 고무줄이라는 문제점이 제기되었고,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는 ‘세부적인 기준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교육부가 조치 기준을 고시하지 않는 것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었다. 이에 2016.9.1. 교육부는「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이하 ‘세부기준 고시’라고 함)를 제정하였다. 다음에서 세부기준 고시의 내용과 구체적인 적용 방법을 살펴보자. 기본 판단 요소 세부기준 고시에 따르면 자치위원회는 가해학생의 조치를 결정할 때 먼저 다섯 가지 기본 판단 요소(학교폭력의 심각성, 학교폭력의 지속성, 학교폭력의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정도)의 정도를 심의하여 판정점수를 산정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위원들에게 점수표를 주고 각자 요소에 점수를 기입하게 한 뒤 이를 산술 평균하여 각 요소의 최종 점수를 산정하지 않는 것이다. 자치위원회는 판단 요소를 개별적으로 심의를 하여 기본 판단 요소의 점수를 결정해야 한다. 판단 요소의 특정 부분에서 위원들의 의견이 나뉠 때는 투표로 점수를 산정할 수 있으나, 단순히 위원들이 생각하는 점수를 적게 하여 기계적으로 최종 점수를 산정하는 것은 올바른 심의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 자치위원회가 기본 판단 요소의 다섯 가지 요소의 경중을 나눠 점수를 산정하여 합산하고, 각 점수에 부합하는 가해학생 조치를 다음 표에 따라 잠정적으로 결정한다. 기본 판단 요소의 점수 합계가 10점이라면 6호 출석정지로, 5점이라면 3호 학교에서의 봉사가 될 것이다. ‘잠정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단순히 기본 판단 요소에서 산정된 점수로 가해학생 조치가 일률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나중에 다시 경감할 수 있는 단계가 있기 때문이다. 부가적 판단 요소 기본 판단 요소에서 점수를 산정하여 잠정적으로 가해학생 조치를 결정한 후 부가적 판단 요소인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을 심의하여 조치를 가중하거나 경감할 수 있으며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에 해당하면 조치를 가중할 수 있다.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을 심의하여 조치를 가중하거나 경감할 때는 출석위원 과반수가 동의하여야 한다. 조치를 가중하거나 경감할 때 반드시 1단계만 가중하거나 경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자치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여러 단계를 한꺼번에 가중 또는 경감할 수 있다. 기본 판단 요소는 정량적인 심의를 하여 잠정적으로 조치를 결정하고 부가적 판단 요소 중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 단계에서 정성적인 심의를 하여 자치위원회에게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을 고려하여 조치를 가중하거나 경감할 수 있도록 폭넓은 재량권을 인정해준 것이다. 세부기준 고시의 구체적 판단지표 1) 학교폭력의 심각성 학교폭력의 심각성의 판단지표는 ①가해행위의 죄질(폭행보다는 상해가 죄질이 나쁘다고 볼 수 있으며, 일반적인 학교폭력보다 성폭력이 죄질이 나쁘다고 볼 수 있다), ②학교폭력을 행사한 방법(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였는지, 집단으로 폭력을 행사하였는지), ③학교폭력으로 인한 피해의 정도, ④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연령(상급생이 하급생에게 폭력을 행사했거나, 하급생이 상급생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면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같은 신체적 폭력이라도 초등학교 저학년 간에 발생한 폭력은 고학년에 비해서는 심각성의 정도를 낮다고 판단할 수 있다)이다. 2) 학교폭력의 지속성 학교폭력의 지속성은 가해학생이 학교폭력을 행사한 기간과 횟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지표는 명확하나 가해학생의 행위가 학교폭력의 지속성에서 ‘없음, 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즉, 어디까지가 지속성이 낮은 것이고 높은 것인지는 매우 불명확하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학교폭력 유형에 따른 특성상 상해는 대부분 1회성 행동으로도 학교폭력 신고가 되어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는데 반해, 따돌림은 정의에 지속성과 반복성이 내포되어 있어서 지속적인 행위가 누적되어야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므로 학교폭력의 유형에 따라 지속성은 다른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폭력 지속성의 판단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평소 가해학생이 다른 학교폭력을 자주 행사하여 가해학생으로 조치를 받은 사실이 있다거나, 자치위원회가 개최되어 조치를 받은 적은 없으나 교사로부터 주의를 받은 사실이 있으면 지속성의 판단범위에 포함하여 지속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가 불명확하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학교폭력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범위는 자치위원회가 개최된 안건 즉, 문제가 된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행사한 학교폭력 행위 그 자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심의 안건으로 회부된 학교폭력 이전에 다른 학교폭력을 행사하여 조치를 받았다거나, 교사로부터 주의를 받은 사실은 기본 판단 요소인 학교폭력의 지속성에서는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가해학생이 이전에 학교폭력을 행사하여 가해학생 조치를 받은 사실은 부가적 판단 요소인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에서 고려의 대상으로 삼아 조치를 가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학교폭력의 고의성 학교폭력의 고의성 판단 지표는 ①우발적 행위인지 계획적인 행위인지, ② 피해학생이 거부의 의사표시를 하였는지, ③교사의 지도가 있었는지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 4)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는 ①사안조사를 할 때 가해학생이 잘못을 인정하는지 여부, ②책임을 피해학생이나 다른 가해학생에게 전가하는지, ③사건 이후에 자치위원회가 열리기까지의 학교생활 태도 등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 5) 화해 정도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간에 서로 원만하게 화해가 되었다면 화해 정도 점수를 0점으로 줄 수 있을 것이다. 원만하게 화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가해학생 측이 전혀 화해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화해의 정도는 4점을 주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가해학생 측은 화해를 위해 진지하고 충분한 노력을 하였는데 피해학생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였거나, 화해를 전혀 받아주지 않고 거부하였다면 가해학생의 노력을 고려하여 1~3점의 점수를 줄 수 있다. 6)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 부가적 판단 요소인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은 ①이 사건 이전에 가해학생 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는지, ②가해학생의 학교생활 태도, ③가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 ④자치위원회가 개최되는 시기 등을 고려하여 조치를 가중하거나 감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본 판단 요소에서 13점의 점수가 나왔다면 학급교체를 하여야 하는데 자치위원회를 개최한 시기가 학년말이라면 학급교체는 불필요하고 오히려 학교의 부담만을 가중할 뿐이다. 이때 선도 가능성에서 학년말을 고려하여 출석정지나 특별교육이수로 조치를 감경할 수 있는 것이다. 7) 법원 판결 대전지방법원은 지난 2017년 집단으로 학교폭력을 행사하여 자치위원회가 가해학생 별로 세부기준 고시에 따라 심의하여 조치를 결정하지 않고 가담 정도에 따라 그룹별로 나누어 조치 내용을 결정한 경우 가해학생 처분이 고시에 따른 기준과 방법을 준수하여 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가해학생 조치를 취소하였다. 따라서 자치위원회가 가해학생 조치를 결정할 때 과거처럼 임의적으로 조치를 결정하면 안 되고 세부기준 고시에 따라 심의를 하고 이를 회의록에 기재하여 근거를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비슷한 학교폭력이라도 학교에 따라서 서로 다른 조치가 나올 수 있다. 단순히 다른 학교에 비하여 조치가 과하다는 이유로 그 조치가 위법하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자치위원회의 결정에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자치위원회가 세부기준 고시를 준수하여 심의하였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해당 조치를 결정하였는지가 회의록에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가해학생의 학부모가 회의록을 열람한 후 해당 조치를 수긍할 수 있으며, 설령 학부모가 수긍하지 못하여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법원이 자치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할 수 있다.
다도해 푸른 바다, 하얀 등대가 어우러진 조그만 섬. 포말처럼 하얀 바위가 햇살에 유난히 눈부신 곳. 뱃길을 따라 오가던 사람들은 그곳을 백야도라고 불렀다. 교실 창문을 열면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여수안일초등학교 백야분교장. 오래되고 낡은 섬마을 학교가 아이들의 꿈을 담은 아름다운 벽화로 채색되면서 재탄생했다. 바다를 닮은 아이들 1932년 세워진 백야분교장. 한때는 여수시 화정면의 중심지로 바닷가 아이들의 재잘댐이 가득했지만 급속한 산업화와 이촌현상으로 지금은 전교생이 8명에 불과한 아주 작은 분교장이다. “학교가 많이 낡았어요. 지어진 지 오래되고 거센 바닷바람을 견디다 보니 별수 없었죠.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보금자리인데 뭔가 변화를 주고 싶어 선생님들과 아이디어를 모으다 벽화를 생각해 냈습니다.” 이 학교 이경애 교장은 헐벗은 외관을 새롭게 단장하고 아이들의 예술적 소양과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벽화 그리기를 시작했다. 바다를 닮은 아이들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이 교장은 그래서 벽화 주제를 ‘등대와 바다와 배’로 정했다. 학교가 위치한 백야도는 하얀 바위와 등대로 유명한 곳. 섬 주위에 파도가 거세 등대는 어부들에게 생명의 불꽃같은 존재였다. 다도해 수많은 섬들이 있지만 여행 전문가들 사이에선 유난히 아름다운 이곳을 첫손에 꼽는다. 벽화 작업에는 분교장 전교생 8명과 4명의 교사와 강사가 참여했다. 지난 4월 15일 드디어 한 달간의 작업 과정을 거쳐 한 폭의 벽화가 완성됐다. 바람이 불때마다 파르르 떨던 외벽은 말끔히 사라지고 파란 하늘, 넘실대는 파도와 하얀 종이배, 그곳에서 펄떡이는 물고기들과 어우러진 아이들이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그뿐 아니다. 바닷길을 따라 오르던 교실 앞 계단은 무지개로 변신했다. 빨주노초파남보, 곱게 칠해진 무지개 계단. 일곱색깔 줄기 따라 꽃과 별이 수 놓였다. 계단을 건너면 꿈과 상상이 금방이라도 현실로 나타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이 교장은 백지 상태로 비어있는 다른 쪽 외벽도 이번 학기 중 벽화로 꾸밀 계획이다. 바다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 그들에게 ‘백야’에서의 삶이 참으로 아름다웠다는 것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해주고 싶어서다. 작은 학교 큰 교육 사실 백야분교장은 한때 폐교 위기에 몰릴 정도로 학생수가 줄었었다. 하지만 여수시와 연결된 연륙교가 생겨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여기에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는 교육이 돋보이는 알찬 학교라는 입소문이 퍼지자 학생들이 찾아왔다. 지난 2017년 부임한 이 교장은 ‘작은 학교 큰 교육’이란 슬로건으로 학교에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 “아이들이 세상을 살면서 늘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당당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자기회복능력을 길러주고 싶어요.” 농어촌지역 소인수 학교다 보니 아이들이 협동학습에 취약하고 자존감이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다. 한없이 순박하지만 어딘가 움츠려 있는 아이들이 안타까웠던 이 교장은 스스로 도전하고 꿈을 향해 매진하는 힘을 길러주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을 했다. 먼저 자기주도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급선무였다. 이를 위해 학예회와 같은 학교행사나 프로젝트 수업을 할 때 아이들이 생각하고 계획한 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표현할 수 있게 했다. 매년 한 차례씩 갖는 시낭송 대회도 학생들이 주관하고 교사들은 에스코트 역할만 한다. 얼마쯤 지났을까. 교실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어났다. 수업시간에 발표하는 아이들 한마디 한마디가 또렷해진 것이다. 이 교장은 아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했다. 학생수가 적다 보니 여럿이 함께하는 학습 활동에선 구조적인 취약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예감 365’로 이름 붙여진 예술감성교육을 통해 사물놀이·바이올린·피아노와 같은 하모니를 중시한 예술교육에 힘을 쏟았다. 이번처럼 학생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제작한 벽화도 협동교육의 일환이었다. 지역사회의 지원도 끌어들였다. ‘마을이 학교다’라는 말처럼 지역사회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 지역특성을 살린 교육활동을 전개했다. 해양수산연구소의 도움으로 실시한 ‘바다생태프로그램’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지역이 살려면 학교가 살아나야 한다 학생들의 학력은 어떨까? 최근 우리나라 초·중고생들의 기초학력 저하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지만 백야분교장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학생수가 적다 보니 오히려 1대1 맞춤학습이 내실 있게 운영되고 하브루타 학습, 거꾸로수업 등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학생들 간 서로 묻고 답하면서 발표력도 좋아지고, 흔히 3R로 설명되는 말하기·읽기·쓰기 중심의 학력도 쑥쑥 올라갔다. 이 교장은 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말처럼 지역이 살려면 학교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귀촌과 귀어가 젊은 부부들 사이에 인기지만, 그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교육이다. 새로운 삶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믿고 맡길만한 학교가 있어야 하는 데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 이 교장은 그래서 농어촌 지역일수록 학교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역설했다. 학교 교육여건이 개선되고, 믿을 만 하다는 신뢰가 주어지면 젊은 층이 몰려 인구 감소 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조건을 갖추려면 양질의 소프트웨어와 함께 교육시설과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백야분교장의 경우 학생수가 적다 보니 체육관 등 다양한 교육시설이 부족하다. 체험학습과 같은 놀면서 배움을 즐길만한 공간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는 학교장으로서 미안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아이들의 통학 불편을 덜어줄 ‘에듀버스’와 같은 지원 시스템도 하루속히 시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1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이곳은 행복한 요람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보듬어주는 교사들이 있고 그들은 그림자놀이 하듯 졸졸 따르는 아이들이 있어서다. 방과후 텅빈 교정에 5월의 남풍이 살며시 불었다. 햇살을 받은 잔물결이 인어의 비늘처럼 사르르 일렁였다.
초등 온작품 읽기 (로고독서교육연구소 지음 | 맘에드림 펴냄, 368쪽, 1만5500원) 두루 넓게 배우며, 자세히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며, 명백하게 분별하고, 성실히 실천하며 책을 읽어야 함을 강조한 정약용의 ‘일권오행’ 독서법을 실제 학교 수업에 적용한 교사들의 경험을 담았다. 작품 선정부터 연극 등 종합 활동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어떤 난관이 있어도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합니다. 학교 밖에서 발생한 폭력은 경찰이 담당해야죠. 수사권도 없는 학교에 모든 책임을 지우면 어떡합니까. 학폭법도 속지주의(屬地主義) 원칙을 적용,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지난 4월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회장에 선출된 한상윤 교장(서울봉은초)은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학폭법 개정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학폭법이 중등 실정에 맞게 만들어지다 보니 초등학교 현실과는 맞지 않는 대목이 많다”며 초등 저학년은 학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초협 운영과 관련해서는 정책 중심 교장회,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교장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주요 교육정책들이 현장과 괴리돼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는 교장회가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비판할 것은 따끔하게 충고하는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한 회장과 일문일답. 한국초등교장협의회 신임회장으로서 소감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의 협의체인 한국초등교장협의회(한초협)이 설립된 것은 1956년이다. 지난 63년 동안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경제발전을 통해 선진국에 들어서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화의 초석을 다진 것은 교육의 힘이었다. 거기에는 교원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 하지만 지금 교장선생님들의 위상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그토록 부러워하던 한국교육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교육이 바로 서야하고 교육이 바로 서려면 교장선생님이 존중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주어진 임기동안 교원이 존중받는 나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깨가 무겁다.” 책임이 막중해 보인다. 한초협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회장 선거 때 내건 슬로건이 ‘품격있는 한초협’이다. 정부의 교육정책 중 잘한 것은 품어주고 잘못한 게 있으면 격조 있는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의미에서 한글자씩 따왔다. 그러기 위해 정책 중심의 교장회를 만들고 교사들이 가르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장회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교장들이 교육정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생각이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는 신뢰받는(Trust)교장회, 함께하는(Together) 교장회, 투명한(Transparent) 교장회 즉, 3T 운영을 통해 스스로의 역량도 강화해 나가겠다.” 정책 중심 교장회를 표방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정부가 내놓은 정책 중 상당수는 현장 적용과정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것들이 많다. 방향이나 내용은 좋을지 몰라도 교육현장과 괴리가 크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전체 교장의 의사를 묻는 긴급설문조사 등을 실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생각이다. 또 1년에 두 차례 학술포럼을 열어 한국교육이 나갈 방향성도 제시해 보려 한다. 우선 오는 7월 학교통합지원센터의 진로를 탐색해보는 포럼을 예정해 놓고 있다. 하반기에는 교장의 소진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학교장을 힘들게 하는 원인은 무엇이고 실태와 대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실제로 학교통합지원센터는 당초 기대와 달리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들려온다. “학교의 행정업무 부담을 덜어준다길래 기대가 컸다. 그런데 찬찬히 살펴보니 현장의 요구와 거리가 상당하다는 것을 느꼈다. 예를 들어 학폭위를 통합지원센터로 이관한다고 하는데 어느 수준까지 할지가 명확치 않다. 궂은 일은 교사들이 다 하고 센터는 관리·감독만 하는 시스템이라면 의미가 없다. 또 호봉재획정도 교사의 자격변동만 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휴직 후 복직한 사람들 것까지 다 할 것인지 합의가 안 된 상태다. 형식논리보다 내용이 중요한데 그런 디테일이 아쉽다.” 교사들이 가르치는데 전념할 수 지원하는 교장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이다. 학폭법 때문에 현장 교사들이 너무 힘들어한다. 방향은 우선 두 가지다. 하나는 초등 저학년은 학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1학년 학생이 장난삼아 한 행위도 학교폭력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폭대위를 열어야 한다. 사소한 다툼까지 폭대위를 열어 처벌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게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다. 그보다는 선도위원회에서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학폭법이 중등에 맞춰 만들어지다 보니 초등학교에서는 현실과 맞지 않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학폭법 적용 범위다. 방과후에 학원이나 개인적으로 떠난 해외캠프에서 발생한 사건까지 학교가 떠맡고 있다. 학교 울타리 밖에서 발생한 학생 간 폭력은 경찰이나 유관기관에서 맡아야 한다. 학교에 무슨 수사권이 있다고 모든 것을 떠넘기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학교폭력 개념에 속지주의를 적용, 학교 내에서 발생한 사건만 학교가 책임지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학교자체해결제 즉, 학교장종결제 역시 학폭법 개정의 주요 쟁점인데. “일부에서 학교자체해결제가 도입되면 은폐나 축소를 우려하는 모양인데 학교시스템이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선도위원회 등을 통해 자체해결제 적용 대상을 결정하게 하면 공정성 논란은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 임기 중 학폭법 하나는 꼭 개정하고 싶다.” 그동안 주요 현안에 교장회의 목소리를 듣기 힘들었다. 앞으로 달라지는가. “어떤 정책이든 현장 적합성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을 제일 잘 아는 교장들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도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국가교육회의나 출범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에 초등교장 대표가 참여해 정책 결정의 주체가 되도록 할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째를 맞는다. 그간의 교육정책을 평가한다면. “이런 말씀드리기 송구하지만 정책다운 정책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다만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를 허용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은 학교가 아니면 학생들이 영어에 노출되기 어렵다. 그들에게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국민들 걱정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초학력은 교육의 핵심이다. 창의교육이니 인성교육이니 하지만 그런 교육도 기초학력이란 토대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기초학력 부진의 원인은 워낙 다양해서 딱 꼬집어 말하기 조심스럽다. 다만 학교의 역할을 묻는 질문이라면 교사들이 교육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없을 정도로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는 점을 들고 싶다.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도 일이 너무 많아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한마디로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교사 정원을 늘려 초등 저학년에서는 1수업 2교사제와 같은 방안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기초학력부진은 초기에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교권침해는 여전히 심각하다. 특히 학부모들 민원에 힘들어하는 교사들이 많은데 학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옛말에 훌륭한 부모는 자신의 지위가 아무리 높아도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절을 한다고 했다.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보고 성장한다. 부모가 선생님을 무시하고 불편하게 생각한다면 자식은 그 교사로부터 지식이든 지혜든 인성이든 그 어느 것도 제대로 배우기 힘들다. 학부모들의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 교사는 헌신적으로 희생한다.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존중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배 교사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우선 선배 교원의 한사람으로서 좋은 근무여건을 물려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교장회가 얼마나 많이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자신하기 어렵지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임기 2년간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선생님들도 교사로 출발할 때 마음먹었던 것 처럼 본연의 직분에 매진해 주길 기대한다. 초심을 잃지 말고 헌신해 달라.”
첫 번째 만남 _ 당신의 교실에도 있는 아이 2016년은 특별한 만남이 있던 해였다. 국어시간이 되어 아이들이 책을 돌아가며 읽을 때였다. 영주의 차례가 되자 힘겹게 한 글자씩 읽는 소리가 들렸다. 중간중간 글자를 빼먹거나 이해되지 않는 소리로 읊을 때마다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영주를 향했다. 다른 아이들은 영주와 나를 번갈아 살피며 내 반응을 기다렸다. 5학년이나 되었는데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아이가 당황스러웠다. 그만두게 해야 할지, 천천히라도 읽어보라고 격려해야 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색한 순간들이 반복되었다. 읽지도 쓰지도 못하니 5학년이 수행해야 할 모든 과제가 영주에겐 버거웠다. 또래와 다른 모습을 가진 영주를 아이들이 따돌리거나 무시하지 않을까 늘 경계했다.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지도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이 오로지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열정만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쏟아부은 노력이 무색하리만큼 아이는 변하지 않았다. 열정이 가파르게 소진되는 느낌을 받을 때는 나 스스로 실망스럽기도 했다. ‘내 탓이 아니야’라는 쉬운 말로 넘겨버리고 싶은 적도 많았다. 학교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항상 분주했다. 담임교사가 혼자 책임지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그사이 바쁜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여있던 아이는 6학년이 되었고 중학생이 되었다. 아이는 떠났지만 나는 여전히 교실에 남겨져 있다. 비슷한 아이를 만날지 모르는데 ‘내 책임이 아니야’라고 피할 순 없었다. 두 번째 만남 _ 아이들은 왜 어려워할까? 필연적인 두 번째 만남이 찾아왔다.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만났다. 격주로 모여 ‘아이들은 왜 읽기를 힘겨워할까?’부터 고민했다. 너무 당연해서 등한시했던 문제였다. 이 문제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학습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향해 “네가 노력을 안 해서 그렇지”라는 화살을 쏠 게 분명했다. 아이들이 왜 배움의 고통을 겪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했다. 기초학력부진의 이유는 매우 다양했다. 열악한 가정환경이나 평균보다 낮은 인지능력, 누적된 학습결손 등이다. 공부에 흥미가 없거나 공부시간과 양이 적은 것은 다른 차원이다. 그동안은 학습결과에 따라 기초학력부진학생을 가려냈다. 하지만 진짜 기초학력부진학생을 찾기 위해서는 학습결과에 드러나지 않는 학습과정에서의 맥락을 살펴야 했다. 단순 학습 소홀 학생에서부터 학습장애 학생까지 배움의 고통을 겪는 학생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기초학력부진학생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은 천편일률적인 진단과 지원만으로는 기초학력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세 번째 만남 _ 희망적이면서 불편한 이유 현장에 있으면 많은 정책을 만난다. 만남의 깊이는 교사마다 다르다. 관련 업무를 하거나 기초학력정책에 관심이 있다면 깊게 들여다보게 된다. 학습부진 지원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공문이나 가이드북 하나 툭 던져주고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기초학력정책의 효과를 입증하려는 듯 연말이면 관 주도의 각종 보고 행사와 사례 발표들이 잇달아 선보인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역시 검증된 방법이 아닌 개별 사례만을 다룰 뿐이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부딪히는 기초학력부진학생은 원인이 다양하다. 난독증일 수도 있고 장애를 가진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 하나하나를 담임교사가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한데 현실은 정반대다. 심지어 학교에 기초학력을 총괄하는 담당자가 없거나 그마저도 매해 업무담당자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정책을 창의적으로 집행할만한 전문성과 권한이 받쳐주지 않다 보니 예산의 많은 부분을 단순히 외부 강사를 고용하는 데 쓰이곤 한다.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제안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은 사람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빠지면 일이 풀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기초학력정책에서도 사람이 중요하다. 두드림 학교, 학습도움센터, 책임지도제 등의 정책이 있지만 안전한 기초학력지원체제가 확보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기초학력을 지원하는 학습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1단계 안전망인 교사들을 위해 실습과 슈퍼비전을 동반한 연수를 개설하는 것이다. 연수의 목적은 기초학력부진학생의 특징과 기초학력지원을 위한 효과적인 진단·보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교육지원청 단위로 슈퍼비전을 포함한 직무연수를 개설하여 지역에 있는 기초학력부진학생 지도사례를 함께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 예비 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교육대학은 다양한 학습자에 대한 이론과 해결을 실습이 아닌 강의만으로 제공하였다(특수아동의 이해, 아동발달과 학습, 생활지도와 상담 등 교육과정이 있지만 이론과 실제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실습은 꼭 필요하다). 예비 교사들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동행프로젝트, 한국장학재단 다문화 멘토링 등을 통해 다양한 학습자를 만나 지도한다.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슈퍼비전을 결합하여 기초학력부진학생에 대한 사례와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2단계 지원을 위해 학교당 1명 이상의 기초학력 전문교사(정규교사 중 활용)를 배치하는 것이다. 전문교사의 역할은 기초학력부진학생을 검증된 도구로 직접 진단하거나 교사들이 진단하도록 돕고, 발견된 기초학력부진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협의회를 주관하며, 직접 또는 강사 관리를 통해 학생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현장 교사들이 교육대학 혹은 시도별 학습클리닉센터 등에 파견되어 기초학력지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다(이미 경인교육대학교의 예가 있다). 이런 파견 제도를 활용하면 대학·외부 자원을 활용하여 현장 교사의 전문성을 집중적으로 높일 뿐만 아니라 추후 현장 중심의 기초학력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셋째, 3단계 지원을 위해 학습클리닉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상담·심리 등의 자격증 소지자가 주로 채용되고 있어 언어치료·학습치료 분야의 역량강화도 필요하다. 보통 기초학력부진학생의 경우 3가지의 지원 즉, 학습지원·학습전략지도·심리정서지원을 필요로 한다. 학습클리닉이 지원하는 20~25회기 이내의 상담 중 심리정서지원과 학습지원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학습 측면의 지원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그마저도 기수혜자나 타 상담기관 수혜자는 지원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정서와 학습의 어려움을 동시에 겪는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 연구와 이를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이 필요하다. 더 나은 만남을 위해 위에서 3단계의 안전망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다. 기초학력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권한이 있는 교사를 거쳐야만 한다. 교사의 관심은 대부분 정책 자체이기보다는 아이들을 돕는 실제적인 방법에 있다. 정책은 이를 더 쉽게 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기초학력정책은 로빈슨(Robinson)의 말처럼 교실에서 교사와 아이가 만나서 상호작용하는 그 장면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합의된 기초학력의 개념을 만나야 한다. 현장에서는 아직도 기초학력의 개념이 모호하다. 기초학력 부진의 이유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교육구성원 간의 기초학력의 개념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핵심 과제를 가려내기는 어렵다. 현장에서 안타까운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발견하지 못해 중재 효과를 얻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다음으로는 학생을 개별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검증된 진단도구를 만나야 한다. 현재 사용되는 진단·보정시스템이 학교 안의 학생들을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관점으로 다시 평가해야 한다. 진단·보정시스템은 해가 지나면 누적된 정보가 초기화된다. 학급 담임과 업무 담당자가 매년 바뀌는 가운데 정교하지 않은 진단 도구로 인해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검증된 지도방법을 만나야 한다. 한 아이도 놓치지 않으려면 마지막 한 아이를 반응하게 하는 지도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저학년 한글교육을 예시로 들면, 찬찬한글이 있다. 모음과 자음을 입 모양과 음가로 가르쳐서 음운 인식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도 지도할 수 있다. 위의 세 가지가 기초학력부진학생을 만나기 전에 전제되어야 하는 만남이다. 아이들은 빠르게 자란다. 기초학력부진학생은 저학년부터 시작되어 학교에 다니는 전 기간에 걸쳐 배움의 고통을 겪는다. 초등학교 저학년 기초학력부진학생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지원이 강화된다면 각급 학교의 수고도 줄어들 것이다. 매년 더 나은 만남을 위해 애쓰는 교사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현장 중심의 정책과 지원체제가 절실하다.
2018년 우리나라 초·중·고생 희망 직업 순위 10위권 내에 새로 등장한 직업이 있다. 바로 인터넷 방송 진행자(유튜버)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20위권 밖이었지만 1년 새 순위가 급등한 것이다. 이는 1인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등으로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을 보고 자란 요즘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튜브를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세대를 일컬어 ‘유튜브 네이티브(Youtube Native)’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이다. 이제 유튜브는 단순히 한 종류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넘어 우리 생활 속에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로서 깊숙이 파고들었다. 교사의 유튜버 활동은 겸직 금지 위반일까? 이러한 변화는 비단 학생들만의 모습이 아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고 알리고자 하는 교사들도 앞다퉈 유튜브 방송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4월 교육부에서 실시한 ‘교원 유튜브 활동 관련 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국 934명의 교사가 유튜브 계정 976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자 수에 있어서는 1천 명 미만이 879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만 명 이상도 1명으로 집계되었다. 유튜브를 통한 광고 수익이 있는 교사는 24명으로 17명이 월 10만원 미만이고 월 100만원 이상인 경우도 1명이 있었다. 이와 같은 교사의 유튜브 활동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교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다’, ‘겸직 금지에 따른 공무원 복무에 위배된다’는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반대로 ‘유튜브 활동의 목적이 수익창출보다는 개인의 취미생활이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하거나 교육 콘텐츠 제작과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사들의 교육적 활동에 대해서는 장려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이와 관련한 복무지침을 마련 중에 있다. 교사 유투버의 목적은 수익창출이 아니다 ‘유튜브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세대를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어찌 보면 유튜브라는 미디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 직접 유튜버로서 활동하려는 노력은 필연적인 시대적 변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에 대해서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학생들은 “담임선생님이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시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찾아보게 돼요. 선생님이 직접 올린 영상을 보며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 편리하고 좋아요”라고 말한다. 이처럼 교사가 참여하는 유튜브 채널을 살펴보면 학생들에게 또는 그 외의 대상들에게까지 도움이 되는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음은 대표적인 교사 유튜버의 채널이다. 이와 같은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꿈선(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는 현직 교사들의 모임)’에서 운영하는 ‘초등 3분 과학’ 채널은 학생들에게 지역에 따른 교육인프라 불균형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픈 플랫폼인 유튜브를 선택하여 초등 과학 관련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한 수익창출에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학생들을 생각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을 장려하기로 한 교육부의 결정과도 맞아떨어진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이 시대의 필연적 교육 그렇다면 학생들의 유튜브 활용, 또는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학생들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하는 유튜브에는 사실 교사들이 올린 유익한 콘텐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건전하고 비교육적인 콘텐츠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학생들에게는 유튜브의 활용을 제한해야 할까? 또한 자극적인 영상으로 단순히 조회 수 올리기에 급급한 초보 유튜버들을 규제해야 할까? 그에 대한 대답은 단순히 ‘YES or NO’ 의 문제는 아니다. 이에 대한 대답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Media Literacy Education)’에서 찾을 수 있다. 일찍이 해외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공교육에 반영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일례로 유네스코에서는 ‘미디어/정보 리터러시(Media and Information Literacy: MIL)’의 개념을 정립하고 ‘선생님을 위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교육과정’ 문서를 발간한 바 있다. 또한 교사와 학생들에게 미디어/정보에 대한 리터러시 교육 시행을 당부하고 있다. 이 문서에서는 ‘미디어 기기를 다루는 방법, 청중이란?, MIL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기법, 광고, 미디어의 언어와 표현’ 등 실제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영국 BCS(British Computer Society, 영국컴퓨터협회)에서도 ‘컴퓨팅 기초 다지기’라는 교재 보급을 통해 코딩 교육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인터넷 다루기, 저작권, 정보 검색, 미디어 정보의 제작 공유 평가 등을 학습하여 디지털 사회에서 미디어 정보에 대한 바람직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초·중등학교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화하였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고력과 소양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유튜브로 대표되는 미디어 정보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적인 사고, 제작과 활용 등에 대한 교육은 제한적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필수가 될 소프트웨어 교육과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 또한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초등 실과나 중등의 정보교과 이외 모든 교과교육의 내용에서 포함돼야 하지만 보다 명확한 시수 확보를 통한 집중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유튜브 바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다시 유튜브 이야기로 돌아오자. 과연 학생들의 유튜브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이제 대답은 명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아니다!’ 열려 있는 유튜브 세상을 교육적 측면에서만 제한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 보다 실제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보다 건전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활용하고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미래 직업으로 유튜버와 같은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희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요성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점 즉, 컴퓨팅 사고력의 중심도 단순한 코딩 능력이 아닌 무언가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나 피지컬 컴퓨팅 도구 등으로도 소프트웨어적 역량을 기를 수 있지만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어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도 넓은 의미에서 미래 사회 역량으로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르는데 밑바탕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현장에 부는 유튜브 바람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제언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선 교사들의 유튜버 활동을 지원함과 동시에 앞으로 희망하는 교사들에 대하여 관련 교육 연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주로 20∼30대 교사들이 활동하는 미디어 정보 콘텐츠 세상에서 교사라면 세대를 초월하여 활동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교사들에게 미디어 정보는 영상 친화력이 높은 우리의 초·중등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방법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교사와 학생들의 미디어 정보 콘텐츠 제작 및 공유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논의하여야 한다. 교사 유튜버의 경우 이미 교육청 차원에서 이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여 올 하반기 적용하기로 한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미디어 정보 콘텐츠를 제작, 공유, 활동하는 학생에게 있어서도 적절한 정도의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야 한다. 이것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보급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모든 교과 교육의 기반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할 수 있게 함은 물론 현재 실과와 정보교과에 편제된 시수 이외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실질적이고 집중적인 교육 시수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옛말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우리 생활 속 유튜브 바람도 어찌 보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므로 이를 즐길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년부터는 학생 선수라고 해도 수업 시간에 훈련이나 대회 참가를 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최저학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은 아예 대회 참가가 금지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는 4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학교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선수육성시스템 혁신 및 일반학생의 스포츠 참여 활성화 권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가 지난달 7일 내놓은 스포츠 인권분야 권고안에 이어 두 번째 권고안이다. 이번 권고안은 학생 선수들이 학습을 도외시하고 일반 학생은 운동이 부족한 학교체육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6가지 권고사항을 담고 있다. 혁신위는 학생 선수도 어떤 경우에든 정규 수업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기조로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첫째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학기 중 주중에는 대회를 참가할 수도, 열 수도 없도록 했다. 올해 5월 기준으로 학기 중 평일에 개최되는 대회가 총 233개(38%)로 과다해 수업 결손과 학습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주말대회 전환이 어려운 경우는 2021년 말까지 방과 후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 ▲최저학력제 도달 학생만 대회 참가 허용 ▲학생선수의 대회참가·훈련시간·전지훈련 등에 대한 1년 계획을 학교교육계획안에 포함 ▲경력전환 학생선수 대상 학습지원 프로그램 마련 ▲국가대표 학생선수의 국제대회 참가 시 학습 지원 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다. 체육 특기자 제도와 학교운동부도 개선하기로 했다. 기존의 경기실적 중심의 체육 특기자 진학시스템을 경기력, 내신 성적, 출결, 면접 등을 반영한 종합 선발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시해엥 앞서 3년 6개월의 사전예고 기간을 두기로 했다. 또 고교 진학 시에는 최저학력제 기준 미달 선수는 체육특기자 선발에서 제외하고, 사전 스카우트제도 금지 등 지침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학교 운동부의 무리한 훈련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규 수업 시간에는 훈련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학생 선수의 휴식 보장하기로 했다. 그동안 인권사각지대가 돼온 합숙소는 전면 폐지하고 원거리 학생만 제한적으로 기숙사를 허용하도록 권고했다. 또 학부모의 비공식적 비용 갹출과 운동부 지도자에 대한 불법 찬조금을 금지했다. 대신 운동부 지도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고용불안정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예산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반 학생의 스포츠 참여 활성화를 위한 권고도 포함됐다. 우선 스포츠클럽과 운동부 종목별 통합대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전문적이고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매년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참여 학생의 비율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결과를 발표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학교 스포츠클럽 전담교사 수당도 현실화하기로 했다. 전국소년체전 등의 대회가 교육적 목적보다 우수 선수 조기 발굴에 치중하고 승리지상주의로 흐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초등부는 권역별 학생스포츠 축전으로 전환하고, 체전은 중등부와 고등부로 학교운동부와 학교스포츠클럽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 학생스포츠 축전으로 개편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혁신위의 권고를 존중해 구체적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남자가 왜 울어!” 우리 사회는 지나칠 정도로 ‘남자답게’를 요구해왔다.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자이기 때문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게 가르쳤고, 마음을 보듬거나 속내를 헤아리려는 노력도 소극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정서적인 결핍을 경험하고, 때론 문제 행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진혁 경기 창현초 교사는 학부모 상담을 하면서 요즘도 이런 상황에 놓인 남자아이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16년 차 교사이자, 연년생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속상하고 아쉬웠다. ‘남자아이들의 발달 특성을 이해하고 마음을 헤아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블로그(wlsgur705.blog.me)와 책을 통해 아들 잘 키우는 방법과 학부모들의 고민 상담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한 이유다. 이 교사의 글은 같은 부모의 마음으로 다가가는 친근함과 꾸미지 않는 솔직함이 특징. 덕분에 자녀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 교사는 최근 ‘아들이 초등학교에 갑니다’를 펴냈다. 전작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에 이은 자녀교육서다. 전작이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들 마음 육아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에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겪는 일들과 학교생활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특히 관계와 부모의 마음가짐에 초점을 맞춘다. 이 교사는 “아이가 1학년에 입학하고 나서야, 다시 한번 1학년 담임을 맡고 나서야 고개를 숙인 채 상담하러 오는 어머니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아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부모로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들을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남자아이들의 성향과 행동이 문제로 인식되곤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상담하다 보면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안 그랬는데…’라고 말씀하세요. 학교에선 책상에 얌전하게 앉아서 글씨를 예쁘게 쓰고 선생님 말씀 잘 듣는 걸 요구하니까요. 남자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어요. 아마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체육만 한다면 남자아이들 모두 모범생이 될 텐데요. 모자란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학교가 요구하는 것들이 남자아이들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부모가 조금만 이해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마음을 다치지 않고 자랄 수 있으니까요.”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 이야기도 솔직하게 담았다. 그는 “교사와 학부모는 1학년이라는 같은 배를 항해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학교생활이 처음인 아이들을 지켜보는 학부모도 걱정이 많겠지만, 1학년 교사들도 아이들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를 존중할 때 교사 또한 수업과 생활 지도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고 했다. 상황과 감정을 분리해 대화하고 교사의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지켜달라는 당부였다. “제가 먼저 겪었던 일들을 미리 살피면서 아이와 학교생활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조금은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어요. 아이와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다른 학부모와의 관계 등에서 비롯되는 여러 문제를 미리 고민해봐야 유연하게 대처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남학생 다루기를 어려워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고 해요. 그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답니다.”
□ 거여초등학교(교장 양화숙)는 5월 30일 독도의용수비대 국토수호 정신계승 교육 국가보훈처 기념사업을 신청하여 학생들의 독도 수호 의지를 함양시켰다. □ 독도전문강사가 ‘우리 땅 독도의 역사와 영유권 수호, 일본의 독도 침탈과 부당성’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하였다. 또 (재)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 사무처장(강성만)과 직원들이 참관하여 학생들의 독도 교육 장면을 지켜보았다. □ 학생들은 “독도의용수비대 국토수호 수업을 듣고 독도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에 대한 잘못된 주장에 대해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임을 세계에 알리고 잘 지켜야 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경북 영천시 신녕초등학교(교장 박상호)는 6월 3일(월) 영천시민운동장에서 실시한 2019 영천시 교육장기 초·중 육상경기대회에서 초등 2부 우승을 거두었다. 육상 인구의 저변 확대 및 선수를 조기에 발굴하여 각종 대회에서 경기력을 향상하고 학생들에게 대회 출전 경험을 부여하여 체육활동 친화적인 학생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한 대회에 본교는 초등 2부 11개교 중에서 당당히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였다. 신녕초등학교 박상호 교장은 “학생들이 평소에‘건강(健康)·해(該) 프로젝트로 몸짱으로 CHANGE(體仁智)’프로그램으로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우승이라는 결실로 돌아온 것이 아닌 가 생각된다. 육상경기대회를 준비하신 박석준 선생님을 비롯한 전교직원과 직접 운동장에 오셔서 응원해 주신 학부모님께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자랑스러운 6.25 참전용사 어르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초등학교에서 2세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초등교사입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6.25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습니다. 6.25 전쟁 68주년은 맞이하는 6월이 되면 6.25를마음속 깊이느낄 수 있도록 알려줄까? 고민을 합니다. 동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어야 했던 슬픈 역사의 진실을 직면하기가힘듭니다. 그런데전쟁에 참가하신 참전용사 어르신들의 그 고통이야 얼마나 클까요?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희생하신어르신들이 안계셨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밤잠을 설치며 배고픔을 참아내야 했고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전진 또 전진해야만 했던희생정신으로저희들은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는 우리나라도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또한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한류열품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이높아져 전 세계 어느 곳을 가 봐도 우리나라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랍니다. 이 모두 자신의 목숨을 아랑곳하지 않고 희생하신 분들의은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3년 전부터 대한민국 나라사랑교육 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6. 25를 맞이하여 국가보훈처의 지원을 받아 80명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보훈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애국심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교사들부터 나라사랑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최근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나라사랑교육을 통한 애국심 함양 및 안보의식의 재정립이필요한 때임을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으로서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국민과 함께! 세계 속의 대한국군!’이란 주제로 국군 장병과 국민이 하나가 되어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행사였는데 기념식을 보는 내내감격의 순간이었습니다. 의장대 시범을 시작으로 국군 및 유엔군 전사자 명비에 대한 헌화, 묵념, 대통령과 기수단 입장, 대통령에 대한 경례, 예포 21발 발사 등 순으로 시작되었고 공군 특수 비행 팀 ‘블랙 이글스’가 축하 에어쇼를 펼쳐서 행사가빛이 났습니다. 국군의 날 행사를 지켜보면서 6.25 참전 용사분들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있기까지여러분들의거룩한 희생과 나라사랑을 위한 불굴의 헌신으로 영광스러운 국군의 날 행사를치룰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조국 수호를 위해 피 흘려 돌아가신 호국 영령들과 지금도 이 땅 어느 곳에서 살아계실 6.25 참전 용사 어르신께 머리 숙여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6.25 참전 용사 어르신들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21세기 대한민국의 희망인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우는데 일조하는 교사가 될 것을 굳게 다짐해봅니다. 늘 건강하시고 이 땅 사시는 그 날까지 더욱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호국보훈의 달 6월에 대한민국의 푸른 미래를 키우는 조원표 교사 드림
언제부터인가 학교에서 피곤한 학생이 자기 책걸상에 엎드려 잠을 청하지 않고, 빈 책상을 몇 개 모아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 나름 편안하게 자세를 취하고 쪽 잠을 자곤 한다. 학생들이 좀 더 편하게 휴식을 취할 공간이 있어야 된다는 소리로 들린다. 사람은 주어진 삶의 공간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고시원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닿을까 말까한 길쭉하고 좁은 사각형 모양의 공간에서 힘든 삶을 살아간다. 이처럼, 사람은 주어진 공간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지낸다. 최근, 교육현장에서 공간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정부와 교육부의 전폭적인 지원 대책으로 각 시‧도 교육청은 눈에 띄게 사업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12년 동안 다녔던 학교 모습과 현재의 학교 모습이 대동소이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소름이 쫙 끼치곤 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학교 공간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인식 개선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왜 바꿔야 되지?”, “교실에 아이들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까?”, “교실에 의자가 있는데, 굳이 복도에 의자가 필요할까?” 등의 교육주체들의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다양한 학습, 놀이, 휴식 등을 하고 싶은데 현실 속에서는 교실, 복도, 현관, 계단, 특별실, 강당, 체육관, 시청각실 등으로 고정된 공간으로 밖에 활용되지 않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육 환경은 제3의 선생님이라고 한다. 모든 공간은 독점되지 않는 유연한 공간을 지향해야 하며, 실질적으로 사용해야 교육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한 행사나 수업이 있을 때만 사용하는 공간은 공간으로서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공간이 된다. 이제 교육주체들에게 교육 공간에 대한 공간 주권을 되돌려줘야 한다. 신설학교나 리모델링 학교, 부분적인 개선이 필요한 학교 공간은 시작점에서부터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개방과 소통이 활발한 공간으로 탈바꿈을 해야 한다. 교육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틀에 박힌 지점을 없애야 한다. 학교에서 공간 활용도가 제일 높은 공간은 교실, 복도, 계단, 화장실, 급식실, 음악실, 미술실, 과학실, 체육관, 시청각실 등이 꼽힌다. 이외 다른 공간들은 간헐적으로 사용이 되고, 나머지 시간에서는 굳게 닫혀진 채로 방치되는 곳이 허다하다. 공간만 있다고 공간 혁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말한다. “선생님, 학생들이 편히 쉬거나 놀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교실에는 딱딱한 물건들 밖에 없어요”, “학생들이 소통하고 대화 나눌 공간을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한다. 학교 공간의 주인공은 학생이 되어야 한다. 학생이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공간의 시설들이 변형이 되기도 하여,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집과 같은 삶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얼마전 필자는 한국에 있는 구글코리아에 방문한 적이 있다. 들어가자마자 누구나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카페풍의 인테리어는 잊혀지지가 않는다. 사람들이 편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안락한 소파와 먹거리 등이 존재하는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일부 학교 선생님들이 교무실에 학생들이 와서 서서 이야기하고, 서서 이야기 듣는 것을 바꿀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사용하지 않는 소파를 가져다 놓았다고 한다. 갖다 놓은 소파는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창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교무실이 따뜻하고 포근함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서슴없이 찾아올 수 있다. 공간뿐만아니라 공간 속에 있는 시설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학교 공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영화도 보고, 연극도 하고, 전시회도 하면서 주인공이 되는 삶을 만들어주자. 학생들은 여전히 공간 속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수원 곡정초등학교 (교장 김석진) 는 2019년 5월 20(월)일∼5월 24(금)일까지 운영되는 진로교육주간을 맞이하여 곡정초등학교 전학년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나의 꿈 찾기 대회’를 운영하였다. 나의 꿈 찾기 대회는 전교의 학생들이 자신의 취미, 특기, 흥미, 적성을 찾아 미래에 자신이 갖게 될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이 꿈꾸는 직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 꿈을 이룬 자신의 모습을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표현해 보았다. 1-2학년 학생들은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다채로운 그리기로 표현해 보았고 3-4학년 학생들은 꿈을 이룬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여 하루의 일과를 만화로 표현해 보았다. ◁ 학생들의 작품 5-6학년 학생들은 미래에 자신의 꿈을 이루어 직업인이 되었을 때 사용하게 될 명함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하였다.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담아 독창적인 명함 만들기를 통해 자신의 꿈에 대해 탐색하는 보람된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번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 나의 꿈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진로를 찾게 되는 보람된 시간이었다”, “진로에 대해 생각하면 막연한 느낌이 들었는데 직접 명함을 만들어 보니 내가 꿈꾸는 직업을 정말 갖게 된 것 같아서 꿈을 이루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라고 활동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었다.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미래에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데 이번 진로체험활동이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선생님! 하필이면 선생님 반에 골치 덩이 △△가 들어갔어요. 미안해요." △△의 전 담임은 미안함 반, 걱정 반 섞인 얼굴로 마치 자신이 골치 덩이 △△를 내게 떠넘긴 양 위로의 말을 건넸다. "나와 인연이 있는 아이인가 보지. 사람 만들라고 내게 맡겨졌나 봐." 나는 아무걱정 말라고 대꾸를 해 주었다. △△는 유치원도 들어가기 전부터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이러한 가정환경이 나이 어린 △△에게 커다란 상처가 되어 일그러진 행동과 말투에 분노가 자라고 있었다. 그래서 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욕설과 폭력을 일삼고 심지어는 1학년 때 담임을 발로 차고 때리는 일까지 서슴치 않아 결국에는 신규 담임 선생님을 휴직에 이르게까지 하였다. 1학년 입학 후부터 이런 △△를 달래가며 의무교육을 시키기 위해 친할머니가 매일 학교로 출근을 하셨고, 다른 아이들과 다툼이 생기거나 일이 벌어지면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가는 게 전부이고 최선이었다. 친구들의 부모도 △△와는 가까이 하지 않도록 언질을 하였고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같은 반이 되지 않기를 소원하였다. 심지어는 다른 학교로 전학 가는 아이까지 생겼다. 드디어 이런 아이와 첫 만남이 이뤄졌다. 인사도 나누고 첫 시간을 옛날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들어온 △△가 엎드려 있다가 옛날 이야기가 나오자 고개를 들더니 귀를 쫑긋하고 듣는 것이었다. 재미있었는지 히죽이며 웃기도 하고 나와 눈을 마주치며 바라보기도 하였다. 1교시를 끝내고 교실에 들어와 보니 덩치와 키가 커서 맨 뒤에 앉아있던 △△가 엎드려 있었다. "엎드려 있지 말고 책을 꺼내야지."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참견 마."△△의 혀 짧은 반쪽짜리 말투에 나는 깜짝 놀랐다. 그래서 난 더 힘을 주어 말했다. "선생님한테 말투가 그게 뭐야. 빨리 책 꺼내야지. 책 안가지고 왔니?" 그 순간 △△의 눈이 분노로 가득찬 채 이글거리며 나를 향해 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과 행동이 더욱 대단한 충격과 놀람이었다. "공부하기 싫다고~~~!!!" 외침과 동시에 책상을 손으로 치고 발로 차며 소리를 질렀다. 놀라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또 시작이야!’ 외면하는 친구들도 여기 저기 보였다. 그러자 △△는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 아직 2교시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집에 가겠다고 할머니에게 전화해 달란다. 초등학교 입학 후 2년간을 이렇게 가방만 들고 왔다 갔다 학교 출입을 하며 하루 한두 시간도 채 공부를 못하고 집에 가기가 일쑤였던 것이다. "내 허락 없이는 네 맘대로 집에 못 가" 나는 단호하게 제지했다. "공부하기 싫다고!~~" 소리를 지르며 △△는 다시 책상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나는 △△에게 가까이 가서 말했다. "공부하기 싫어서 책상을 발로 차는 거야? 그러면 더 세게 차 봐. 책상은 네가 아무리 세게 차도 아프다고 안 해. 네 발만 아프지. 차고 싶으면 발가락이 부러지도록 차. 그래야 발이 부러져서 학교에 안 다닐 거 아냐? 공부하기 싫은데…." 이 소리에 자신의 발이 아팠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책상에 발길질하는 것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책(수학)을 꺼내서 찢기 시작했다. 칼날 같이 꼿꼿한 새 책의 표지가 쉽게 찢어지질 않자 용을 쓰며 겉과 속을 찢다가 책을 내 팽개쳤다. "책은 또 사면 되니까 네 맘대로 찢고 싶으면 더 찢어도 돼"하는 내 말에 "다 죽여 버릴 테야~~! 나 공부하기 싫다구~!" △△는 책상에 엎드려 엉엉 울기 시작했다. "네가 지금 집에 가면 동네 사람들이 널 보고 뭐라고 할까? ‘지금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어야 할 아이가 왜 학교에 안 있고 맨날 집에 오냐?… 이상하다. 어디 아픈 앤가 … 바보라 공부를 못 따라해서 학교에 다니기 싫어하나?라고 할지도 몰라." 이 말을 들은 척 만 척 △△는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가고 싶으면 가. 네가 1, 2학년 때는 여태껏 네 맘대로 가고 싶으면 집에 그냥 갔는가 본데 나는 절대 그렇게 놔두지 않을 거야. 10번 100번이라도 너희 집에 가서 끌고라도 올 거야. 공부하기 싫으면 가만히 앉아 있기만이라도 해. 넌 수업을 받아야 할 의무가 있으니 내가 6교시 끝난 후 집에 보낼 거야. 넌 네 할머니가 불쌍하지도 않니? 3학년 되었으니 2학년 때하고는 달라져야 할 거 아니야?" 그러자 △△가 소리쳤다. "내가 공부 열심히 한다고 이혼한 엄마가 돌아올 것도 아니잖아요!" 부모의 이혼이 어린아이 가슴에 못을 박아놓은 것이었다. "3학년을 잘 끝내야 4학년에 진급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갈 수 있는 거 거든. 너 이렇게 학교도 제대로 안 다니면 이 다음에 커서 뭐가 될 거 같아? 돈도 못 벌 거고 할머니는 돌아가셔서 없을 거고… 생각해 봐. 네가 지금 학교를 잘 다녀야 하는지 안 다녀야 하는지를…." 나의 의기양양한 기세에 △△는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아 엎드렸다. 조금 진정되도록 시간을 주고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엎드려 있는 △△가 찢어놓은 수학책을 테이프로 붙여 주었다. 그리고 떨어져 나간 쪽은 다른 책을 복사해서 슬그머니 △△의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의 옆에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집에 갈 거야? 여기 선생님이 찢어진 거 붙여놨는데. 이제 공부 할 거지? " 나의 소리에 △△는 고개를 들고 "공부 할게요" 말하고는 복사해 준 종이와 연필을 집어 들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얘들아! △△가 집에 안 가고 공부 하겠다고한다. 우리 다 같이 박수 쳐 주자!" 그 동안 친구들에게 불안감만 주고 잘못된 아이로 인식됐던 △△이다. 이런 △△에게 아이들은 처음으로 관심과 사랑의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엉터리로 학교를 다녔더라도 마음잡고 지금부터 새 마음으로 공부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거야." 이렇게 하루 수업이 끝나고 알림장 검사 시간이 되었다. △△가 알림장 검사를 받으러 다가왔다."선생님! 고맙습니다." 커다란 눈으로 내 눈치를 살피며 말하는 생각지 못했던 인사에 난 깜짝 놀라 내 귀를 의심했다. "다시 말해 봐."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래, 고마운 거 알았으면 됐어. 앞으로 잘 하면 되는 거야." 그 후 여러 가지 일로 말썽을 부리는 일이 생겼지만 점차 횟수가 줄어 들었고 친구들과도 팽이돌리기와 다양한 게임을 함께 하기도 하고 집에 가겠다는 소리도 거의 하지 않았다. 수업도 6교시까지 모두 끝내고 집에 갔다. △△와 이렇게 밀고 당기기를 하며 몇 달을 보냈다. 70세가 넘은 △△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1, 2학년 때에는 학교를 보내놓고는 언제 담임 선생님이 부를지를 몰라서 목욕 한 번을 제대로 못 가고 항상 대기했었는데 3학년이 되어서는 선생님 덕분에 맘 놓고 목욕도 갑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셨다. 한 학기를 끝낼 무렵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가 전학을 가게 되었다. 일부 학부모들의 안도의 한숨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마음에 상처가 커서 모나고 힘들게 생활하는 아이. 한 마디로 문제 아동이 전학을 간다고 무조건 기뻐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세상에 나온 지 10년밖에 되지 않은 아이인데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변화시키려고 모두가 노력 한다면 아이는 정성들여 만드는 질그릇처럼 다듬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만 더 나와 함께 있었더라면 더 좋아질 수 있을 지도 모르는데, 하는 내 되지 못한 자신만만한 마음에 아쉬움이 더했다. 요즘 참지 못하는 아이들의 도발적인 행동을 지도하는 것이 어려워서 교직에 몸 담는 일 조차도 쉽게 포기하고 싶어 한다. 교직에 몸 담은 지 5년차 조카 녀석이 자기 친구가 하는 말을 전해 준다. 민원과 학폭 등 여러 가지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학교 가기가 싫다고 한단다. "학교 그만 두면 뭐할 거 인데?" 물어보자 , "부모님이 도배 일 하시는데 도배 일이나 하러 다닐까 봐." 이제는 교사가 학교 가기 싫다는 소리를 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체벌도 못하고 세워 두지도 못하고 아이들 앞에서 야단치면 학생인권법에 저촉된다고 하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공부가 부족하고 이해력이 떨어져 나머지를 시켜보려 해도 학원 보내야 한다고 다른 아이들에게 망신스럽다고 부모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함께 학습지를 풀고 문제풀이를 해도 짝과 주위 친구들이 점수를 보면 자기 아이가 기 죽으니 짝과 친구들 보지 않도록 해달라 하고, 단체로 체험학습 가는 날 지각해 많은 사람을 기다리게 해 놓고는 아이들 앞에서 지각한 이유를 물어 본 교사에게 자기 아이 인권을 모독했다 하고, 알림장에 시간 맞춰 약 먹여달라고 하는 등 터무니없는 소리들을 한다. 젊은 세대 학부모들의 교육 방법과 요구사항은 무조건적인 사랑과 관심, 이해다. 이런 시대에 우리 교사들의 인권과 존중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살리고 지켜 나가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하루 속히 해결되어야 할 시급한 과제라는 생각이다. 지금도 전학 간 △△의 할머니와 가끔씩 소식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전하고 있다. 많은 상처를 끌어안고 있는 △△가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의 원망보다는 반듯하고 의젓한 모습으로 늙어가는 할머니의 주름살을 환하게 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은상 수상자 수상 소감 -교사들의 위로와 희망이 되길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것이 ‘인간관계’라고 한다. 평생 모든 사람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기가 어렵기에 나온 말이다. 이런 인간관계는 요즘 교단에서도 충분히 드러나는 현실이다. "이제 자식 낳아서 교사는 만들지 않겠다"고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교육은 어찌되라고?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 교사의 양심이다. 교사는 매일 일일재판관으로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저울질해줘야 하고, 때론 부모가 되어 다독여줘야 하고, 눈높이를 낮춰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 모든 교사에게 하루하루 생기는 이런저런 일들을 수기로 쓰라고 과제를 준다면 기가 막혀 입을 다물지 못할 일들이 구구절절 많을 것이다. 교단 수기는 우리 교사에게 상을 받는 기쁨 이전에 생활의 일부이고, 일기이고, 교직에 몸 담고 있는 교사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시대적 기록물이라는 생각이다. 수기 속에는 그 시대의 교육적 상황과 환경이 모두 묻어나 있는 자료로서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다사다난한 일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며 보람으로 승화시키는 다른 교사들의 슬기와 지혜로움, 사랑과 인내가 숨어 있다. 급변하는 시대의 학교에서 여러 가지 역경을 슬기롭게 이겨내며 꿋꿋하게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분들의 더 많은 수기가 응모되어 다른 교사들에게 참교사다워지기 위한 위로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현실 공감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생각과 방법을 나눠 가지는 숨터로써 수기의 창이 교육신문에 더 크게 자리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모든 교사가 교직에 몸담고 있음에 자부심을 가지고 감사하며 굳건하게 끝까지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내년이면 퇴직이다. 평생 잊지 못할 제자와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한 것인데 상까지 받게 되어 잊지 못할 추억도 가지게 되었다. 상을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남해를 향해 달리는 고속도로 위 차창 밖 스치는 골짜기 하얀 눈은 온 산을 덮었습니다. 역동적인 골격의 산맥이 움직이는 듯,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다가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생명을 느끼게 합니다. 힘찬 모습의 자연을 보니 세계 속으로 나날이 뻗어 가는 우리 한국의 뜨거운 심장처럼 느껴져 나태함에 빠지며 흐트러져가던 마음을 다시 다잡아봅니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는 따뜻함을 선물하고 고귀한 꿈을 꾸게 하는, 신비한 행복 마일리지를 샘솟게 하라는 가르침과 배움을 마음에 새기고 성스러운 교직 생활의 첫 발을 내딛던 날을 떠올립니다. 함부로 속단하지 말고 늘 살피고 배려하며 가능성을 보라는 아버지의 말씀과 약속을 지키겠다고 오늘도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오래된 봄날 다문화 가족과의 만남을 떠올려봅니다. 무심천 자락 흐드러지게 흩날리던 벚꽃도 연초록 새 잎에 자리를 내주고 떠나며 일렁이는 봄바람 따라 수수 꽃 다리 향기만 살금살금 코끝을 간질이던 4월 중순. 마당 가득 햇살 한 아름 드리운 봄날, 어미닭 따라 나들이 나와 세상이 마냥 신기한 노란 병아리처럼 초등학교 입학의 재미를 쉴 새 없이 종알거리는 귀여운 1학년들과 우리 생활에서 10 이하의 수를 열심히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무실에서 다급한 부름이 있어 달려 가보니, 6명의 가족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단한 삶의 무게에 눌려 주름지고 메마른 아버지는 계절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있는 노인이었고, 통통하지만 작은 몸짓의 젊은 여자는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외국인 어머니셨습니다. "나와 우리 가족을 무시하시는 겁니까? 왜 입학이 안 된다는 겁니까?" 낯빛을 붉히며 노인은 강한 어조로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아니? 이 대략 난감한 상황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지친 사람에게는 휴식이고, 낙심한 사람에게는 햇빛이고,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최상의 방법이라는 미소를 무기 삼아 부딪혀보자.’ "아직까지 서 계셨네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잘 오셨어요. 우선 앉으세요. 실무사 선생님, 여기 따뜻한 차 두 잔만 주세요. 그리고 교무실 냉장고 열어 아이들이 마실 수 있는 음료수 있나 보셔서 아이들도 좀 주세요." 요즘은 다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관련 정책이 알려지는 한편 매뉴얼도 생겨서 대처가 가능하지만 오래 전 당시의 상황에서 우리 교감선생님과 실무사가 얼마나 당황했을지 상상이 갔습니다. 그래서 앉으라는 소리도 미처 못 했나 봅니다. 도대체 부부라고 하기엔 32년의 많은 나이차가 있고, 부녀지간이라고 하기엔 피부가 다른 사람들이 아이 넷을 데리고 어느 날 갑자기 교무실에 나타나 무조건 이 학교에 다니러 왔다고 떼를 쓰니 그 순간 어떠했을지 이해되었습니다. 연로한 아버지께서 자신들의 행색이 초라하다고 무시 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자존심이 상했었는데 오해한 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조금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자신은 취업을 희망하는 필리핀 근로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며 생활했는데 청력 이상으로 그 일을 못하게 되어 먼저 산업연수생으로 나온 아내를 따라 비행기 값만 겨우 마련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고 했습니다. 학용품 등 아무 것도 없으니 가능한 좀 도와주고, 급식비 낼 형편도 안 되니 오전 수업만 받고 집에 가게 해주고 운동회나 현장학습 등 학교 행사에는 돈이 없어 참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입학을 시켜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개인사가 있어 말할 수 없으니 원하는 대로만 해달라는 막무가내의 민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올망졸망 네 아이들을 입학시키기 위한 매뉴얼이 없어 난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을 단순한 보호대상이 아닌 존엄성과 권리를 지닌 주체로 보고 이들의 생존, 발달, 보호, 참여에 관한 기본 권리를 명시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참조하여 세 아이들을 3,4,5학년에 차례로 입학시켰습니다. 아이들이 낯선 한국에서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게 하려면 적극적 경청과 공감 및 공유를 통한 소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아버님을 설득하여 가정사를 솔직하게 나누는 상담시간을 가졌습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라는 희망적 메시지는 우리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행복은 나누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진다는 말을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이 행복마일리지가 쌓이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7살 막내는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학부모의 교육 기부를 통해 종일반에 무료로 다닐 수 있게 되었고, 동료 교직원들도 내 일처럼 학용품과 현장학습비, 어린이날 입을 옷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또한 동사무소와 사회복지관 등 행정기관 사회복지사와 끈질기게 상황을 설명하고 상담하며 해결 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발품을 판 결과, 고등학교까지 기초생활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도움의 길을 열고 무료 급식과 방과 후 교육도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아니어도 상대가 필요할 때 언제나 함께 하겠다는 공감과 믿음의 마음으로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정하고, 이듬해 1학년에 입학한 넷째까지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담임 선생님들께 학교생활을 잘 하는지 물어보고 잘 돌봐달라고 부탁도 하고 오가다 아이들을 만나면 잘하고 있지? 라고 웃으며, 물어보고 격려해주며 지켜보았습니다. 가끔은 사회복지관에 찾아가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사회 복지사님들과 이야기도 나눠보았습니다. 아이들의 아버님께서는 아내의 헤픈 씀씀이로 속상한 가정사, 67살이라는 많은 나이로 경제적 책임을 아내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가장으로서의 고민과 아픔, 다문화 가정인 자녀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며 한국 적응 및 양육 방법과 밥상머리 소통의 어려움 등의 상담도 간간이 하러 우리 교실로 오셔서 선생님들의 놀림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리아 아버님께서 선생님을 좋아하시나 봐요? "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리아, 티아, 완니, 조니가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뭔가 큰일을 해 낸 것처럼 뿌듯했으니까요. 그리고 언제나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청렴과 믿음이라는 무기가 늘 곁에 있었으니까요. 오지랖 넓다는 주변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도 귓전에 흘려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제멋대로 매뉴얼로 나의 백년지대계 교육의 고객과 만나 그들의 아픔과 요구를 내 일처럼 함께 공유하고 배려하며 공감하고 소통했습니다. 언행일치하는 청백리 교사로서의 사제동행 자세를 잊지 않고 그 어느 곳, 그 어떤 상황에서도 따뜻하게 먼저 다가가고자 노력하여 믿음을 준다면 우리의 행복마일리지는 늘 마르지 않고 쌓이는 기쁨을 준다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에 감사를 더한 뒤 공감과 신뢰를 곱하면 내가 행복해질 수 있고, 지혜와 배려를 더한 뒤 솔선과 존중의 합을 곱하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 제 카카오톡 메시지의 머릿글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보이지 않는 따뜻한 섬김의 꿈을 주는 손길이고 또 다른 사랑을 만들어 전파하는 행복바이러스기 때문입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세심히 신경 써 주시면서 아이들의 현장학습비를 한발 놓쳤다며, 어린이날도 입고 현장학습 갈 때도 입을 옷을 한 벌씩 사서 선물하라고 봉투 하나를 슬며시 주시는 교장선생님의 참된 모습에 감동하여 퇴근 후 여러 곳에 발품을 팔아 100원을 1000원의 가치가 있도록 만든 옷을 사들고 복지관으로 아이들을 만나러 갔었던 날 본 리아의 작은 투정은 지금 생각해도 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남자 아이만 키워 여자 아이 옷을 잘 못 고르는 제게 조언을 주며 그 옷을 선물 받을 아이들 상황을 알게 된 옷 가게 주인의 따뜻한 행복마일리지로 실제의 돈보다 훨씬 좋은 옷을 사서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마구 시끄럽게 들렸지만 마음 속은 배부른 행복으로 가득차서 즐거운 마음으로 신나게 복지관에 가서 아이들에게 옷이 맞나 입혀보았습니다. 그런데 사춘기에 접어 든 리아가 바지를 더 짧은 핫팬츠로 교환해달라고 손짓 발짓 섞어가며 말했습니다. 어떻게 옷가게 주인한테 교환을 말해야 할지 난감하기도 했지만 리아 뜻에 맞는 옷을 구해다주고, 남은 돈은 현장학습에 가서 쓰라고 용돈으로 챙겨주었더니 어찌나 좋아하던지 그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날 본 아이들의 행복은 오늘도 또 다른 여러 명의 리아가 있는 다문화 탈북 학생 중심학교를 여러 해 운영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40년 전 16살 사춘기 방황하는 철부지 중학생 딸에게 세상 그 어느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깨달음을 주신 아버지의 손 편지 속에 담겼던 ‘교육만이 살길이다.’는 말씀과 실천의 중요성을 되새겨 사랑하고 보듬고 함께 동행해야 하는 많은 다문화 아이들과 나누는 행복마일리지를 만들고자 오늘도 저를 담금질합니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은상 수상자 수상 소감 -어울림으로 행복교육의 꽃 피우고파 환산덩굴 잎 훈장 만들어 가슴에 달고 아카시아 줄기 엮어 파마머리, 노란 꽃물 페이스페인팅, 개망초줄기 매니큐어까지 멋쟁이 어른이 된 것처럼 여기저기 왁자지껄 신이 납니다. 도토리 구하기 생태게임, 사각거울 코에 대고 두둥실 구름 위도 걸어보랴, 구멍 숭숭 나뭇잎 따다 돋보기도 만들랴, 생태 과학자 꿈을 금방이라도 이룬 듯 너무 너무 바쁘고 재미있습니다. 둥글레 뿌리의 구수함으로 출출함을 달래고, 괭이밥 한 잎 깨물며 시큼달큼 즐겁습니다. 자연과 하나가 된 생태체험학습장엔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만이 숲 속 가득 울려 퍼집니다. 참 힘들었던 지난해 성찰의 시간으로 써 보았는데, 수상을 선물해 위로가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은행나무가 생존해올 수 있었던 것은 독자적인 자신의 삶을 가꿀 줄 알면서도 서로 마주보고 화합하며 더불어 살아가기에 영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숲 속에서 배운 것처럼 오늘도 따뜻한 어울림으로 행복교육의 꽃을 피우고자 노력하며 새 날을 시작해봅니다. 행복마일리지를 준 많은 다문화 가족, 인생 멘토 아버지와 든든한 울타리 우리 가족과 수상의 영광을 함께 하며, 교직자의 사명감을 잃지 않고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와, 서둔동에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 나는 두 번 놀랐다. 서둔동 복지센터에서 마을기자가 만든 ‘TOP 서둔 소식지’ 창간호의 산뜻함을 보고 놀라고 마을기자 역량 강화를 위해 현직기자를 초청해 연수시간을 가진 것에 놀라고. 지난 29일 나온 창간호에 마을기자 기사 13개가 실렸다. 초등학생 기자부터 70대 어르신 기자까지. 무보수에 봉사 열정으로 뭉쳤다. 내가 쓴 기사가 칼라 사진과 함께 인쇄매체로 나오니 가슴이 벅차다. 그 동안 발로 뛴 기자는 물론 편집장과 복지센터 담당자의 노고가 많았다. 이날 교재는 PPT 자료와 당일 발행된 경기일보 신문, TOP 서둔 소식지다. 교재가 새롭고 신선하다. 사실 나는 고교 시절 학보사 기자 경험이 있다. 대학 때에는 방송실 보도부장을 했다. 초등교사를 거쳐 중학교 국어교사도 했다. 학교신문과 교지, 잼버리 신문도 만들었다. 한교닷컴 e리포터와 e수원뉴스 시민기자 경력도 10년이 넘는다. 경력 자랑이 아니다. 기자로서 경력에 비해 부족함을 자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탁구교실을 결석하고 기자연수를 택하였다. 내가 쓴 기사는 마치 나의 분신 같다. 어떻게 편집 되어 나왔는가가 궁금한 것. 기사쓰기 노하우를 한 수 배우고 싶다. 더욱이 이날 강사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3회 수상을 한 현직기자다. 경기일보 사회부 이호준 차장인데 기자 경력이 11년. 기자가 되려면 이론과 실제를 겸비해야 한다. 나도 이론을 무장하려고 방송대에서 ‘기사 취재와 기사 쓰기’ 방송강의를 열심히 들었다. 이 강의는 너무나 유익하고 흥미진진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심취했다. 덕분에 기말고사 100점을 받았다. 또 이론을 실제에 적용하니 내 기사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느껴 가슴이 뿌듯하였다. 강사는 기사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기사는 우리 동네 이야기의 최종적인 전달형태이기 때문에 좀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우리고장을 널리 알려 지역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동네 소식을 정확하고 흥미롭게 알려야 한다. 또 소식지는 여론 형성의 언론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 모든 행정의 끝은 홍보라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것도 사람이 알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것. 기자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것을 찾아내야 한다. 기자는 독자의 입장에서 보도가 되었을 때 독자가 알고 싶은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특정 정책이 좋다는 홍보를 하려는 경우,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사의 새로움, 독자, 객관성을 고려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기사에 대한 평가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가, 문장의 길이는 적당한가, 메시지 전달이 잘 되었는가 기준을 제시한다. 신문사 상급자(게이트 키퍼)가 내 기사를 보고 “이게 무슨 말이지?”라는 질문이 나오면 기사로서 불합격이라고 한다. 기사는 중학교 2학년 수준에서도 이해할 수 있어야 잘 쓴 기사라고 한다. 질의 응답도 있었다. 읽는 신문과 보는 신문에 대해 질문하니 창간호 평가까지 해 준다. 1면에 메인 사진과 메인 기사가 들어가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과거와 미래 기사 비율에 대한 질문은 격월간에서는 내용에 충실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다. 편집자는 독자의 시선이 1면에 쏠리는 것을 감안하여 1면 구성에 더욱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기자로서 기사를 잘 작성하는 방법은 계속 배워야 한다. 평생학습을 해야 하고 리드와 본문을 생각해야 하고 6하 원칙과 YTT(과거, 현재, 미래)도 넣어야 한다. 비전문가가 보아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 제목은 하나의 요약된 기사로 압축된 사건의 기술이다. 기사 전체를 진술하는 완전한 문장이 제목이다. 기사 하나 작성하는데 고민이 많아야 한다. 배움은 끝이 없다.
경기도교육청이 교사의 휴대전화 번호 공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원칙을 안내했다. 그러나 현장은 이번 조치에 대해서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반응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14일 업무용 휴대전화 지급 대신 관내 학교에 교사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근무시간 외 휴대전화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관련 안내’ 공문을 보냈다. 경남·충남·서울 등에서 도입한 업무용 휴대전화나 투넘버 서비스는 효과성을 검토한 뒤 판단하기로 했다. 업무용 전화 지급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도교육청이 보낸 안내문은 먼저 교사 개인 휴대전화번호 학부모 제공 제한의 법적 근거로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 판례 등을 들었다. 이어 제한의 필요성으로 사생활의 자유 침해, 사생활 공개의 부작용, 부정청탁 우려, 교권 침해 등을 들었다. 그러나 도교육청이 명시한 입장은 “교사의 개인 휴대전화번호는 개인이 판단해 공개 여부 결정”하라는 것으로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해 현장에서는 “바뀐 게 없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도교육청이 함께 보낸 교육자료 역시 교육부의 교권보호 매뉴얼에 있는 내용으로 새로운 것이 없었다. 경기도에 근무하는 한 초등교사는 “원칙적으로 퇴근 이후에는 긴급한 일이 아니면 연락하면 안 되는 것”이라면서 “왜 개인의 전화번호에 대해 교육청에서 인심 쓰듯이 의무가 아니라는 당연한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교사도 “다른 공무원은 민원인에게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는 것처럼 교사도 업무 외 시간에 전화를 주고받아야 할 이유가 사실 없다”며 “교실 내선 전화에 문자기능을 도입하거나 메신저 등으로 내선 번호로 온 문자메시지 확인이 가능하면 편할 것 같다”고 했다.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로 상담 시간을 지정해서 사용하는 사례나 전화번호를 휴대폰이 아닌 별도 앱에 저장하는 방법도 인터넷 교사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단순히 공개 의무가 없다고 하면 공개하는 교사와 안 하는 교사로 나뉘어 학부모의 불만이 나오거나 교사 간에 갈등과 오해도 생길 수 있다”며 “이도 저도 아닌 발표를 하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된다”고 우려했다. 전반적인 인식개선 없이 번호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만 하면 어떤 교사는 공개하고 다른 교사는 하지 않을 경우 공개하지 않은 교사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