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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초등교원 수급 및 양성과 관련하여 최근 교육부가 취하고 있는 일련의 파행적 조치와 잘못된 정책방향은 초등교육계 전반을 엄청난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교육개혁이란 미명하에 구체적인 예측과 계획 없이 무리하게 진행된 초·중등 교원 정년단축과 무분별한 명예퇴직의 허용은 교육계 전반의 사기 저하는 물론 초등교원의 절대적인 부족 사태를 초래하게 되어 학생은 있어도 가르칠 교사가 없는 전대미문의 교육공황 사태를 야기 시켰다. 교육부 정책 당국은 이에 대한 올바른 대안 제시는커녕 정책실패에 대한 반성도 하지 않고 그들의 무책임한 정책이 빚어낸 초등교사 부족이라는 현실 상황을 볼모로 실효성을 상실한 구시대 법령을 끌어내어 졸속적인 단기 보수교육제도의 시행은 물론 가당찮은 초등교원 양성체제의 섣부른 개방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의 초등교사 임용은 초등교원의 질을 저하시켜 교대 학생, 교대 교수는 물론 학부모와 초등교사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들어 교육부는 이러한 일련의 교원정책의 잘못을 수습하려는 과정에서 이제까지의 목적형 교원 양성체제에서 개방형 교원 양성체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즉 교육부는 지금까지 교육부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기존의 준 개방형의 중등교원 양성체제를 초등교육계에 도입하려 하고 있다. 교원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김정기 교육정책심의관의 KBS 심야토론에서의 발언, 교육정책 토론회에서의 김광호 교원정책과 서기관의 지정토론의 주 내용은 교육부의 개방형 교원정책방향을 대변하고 있다. 특히 김광호 서기관은 지금까지의 초등교원양성체제를 통제된 체제로, 중등교원 양성체제를 준 개방형 체제로 규정하고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 변화에 중등교원양성체제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견강부회하고 있다. 이는 대량의 중등교사양성으로 인한 중등교사의 질 저하를 가져다 준 개방형적인 중등교원 양성체제가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그리고 목적형적인 초등교원 양성체제가 질 관리에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것으로 일관되게 주장해 온 교육부의 기존의 입장과는 정면 배치된다. 이러한 교육부의 정책전환은 그간의 교육부 자신의 교원 양성정책의 실패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하기는커녕, 학교 붕괴, 촌지, 교사 자질 등을 운운하면서 교육적 위기를 조장·확산시켜 이를 기회로, 초등교원의 부족 사태와 중등교원의 적체 문제를 연계시켜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교원자격검정령 개정령과 이에 따른 시행 규칙 개정 사태이다. 개정의 요지는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로서 일정한 보수교육을 받고 초등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자에 대하여는 담당과목을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법령 개정의 실질적인 의미는 초등학교의 전 교과에 교과전담제가 시행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가 초등교사가 될 수 있는 항시적인 길을 열어 주고 있다는데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무리한 교원양성 정책들은 지난 99년3월 발표된 교육부의 '교육발전 5개년 계획(시안)'에서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장관이 바뀌면서 확장된 안이 나오지 못한채 사장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정책들이 이 안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초등교원 양성정책담당자들 곧 담당 사무관, 과장, 심의관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은 바뀌고 있었지만 이들이 추진하거나 지향하고 있는 기본 골격은 모두가 '교육발전 5개년 계획(시안)' 89쪽의 [교원자격증 제도의 신축적 운영]을 토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주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교육과정 변화에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원 자격증 제도의 유연성을 강화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원 자격증 취득 기회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되는 초등교사 자격증 표시과목의 문제와 복수교과 교사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전공과목 이수학점을 38학점으로 하향조정 등은 전자에 의해 야기된 문제라 할 수 있으며, 교육대학의 학사 편입제 도입, 이화여대와 교원대학교에 초등 복수전공 허용, 그리고 최근 많은 사범대 교육대학원에 초등교육전공 개설의 확대 등은 후자에서 초래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상의 중등교원 자격증 소지자의 임용 적체 문제의 해소, 수요가 많은 초등교원을 자기 대학에서도 배출하고자 하는 사립 사범대의 상황논리에 따른 교육부의 개방형 양성체제로의 전환, 초등교원의 부족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 등은 미래의 초등교육의 황폐화를 가속화시킬 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 같은 방향잃은 초등교원 양성정책이 무분별하게 진행될 때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교 붕괴" 현상이 초등학교에서도 현실화될 것이 너무나도 분명하게 내다보여지는데 대한 우려이다. 이종일 대구교대 교수·전국 교대교수협의회 회장
관악 교육정책 포럼 중계 최악의 정책 실패…전문직·天職 교직관 상실 '연령과 능력 반비례한다'는 잘못된 인식 확산 올해는 교원정년 단축이 실시된 첫해. 교육계가 지난해 우려했던 대로 교육공동화, 교육황폐화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 교단에 새바람이 불 것이라는 정책입안자들의 당초 기대와 달리 교원들의 사기는 극도로 침체돼 있다. 때마침 서울대 교육행정연수원, 서울대 교육연구소, 서울대 교육학과는 '교원 정년단축과 교직사회 안정화'를 주제로 제4회 관악 교육정책 포럼을 열어 정년단축 실시 후에 벌어진 상황을 학술적으로 검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주제발표는 서울대 교육학과 이종재·박성익·문용린 교수가 공동 논의하고 공동 발표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이루어져 한층 무게를 더 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요약 게재한다. 주제발표와 토론 전문은 인터넷 한국교육신문(http://kew.webclass.net)을 통해 볼 수 있다. ◇이종재·박성익·문용린 교수(주제발표)=교원정년 단축은 그동안 우리의 교육에서 교사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온 '전문직으로서의 교직'에 대한 신념과 '천직으로서의 교직관'에 대한 믿음을 약화 시켰다. 특히 교원정년 단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원의 연령과 능력은 반비례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사회에 확산됐고 많은 일반인들은 교직의 전문성에 대해 불신하게 됐다. 이처럼 교원정년 단축은 교직의 상징적 가치를 상실케 했을 뿐 아니라 정부의 재정부담 가중, 교직사회에 갈등과 불안 야기, 교원수급 불안정을 초래했다. 정부정책 중 교원을 경시하고 사기를 저하시킨 정책의 대표적인 예가 '교원정년단축'이라 말해도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닐 것이다. 교원정년단축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정책의 목적과 수단간에 커다란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교원의 정년을 단순히 연령이란 기준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고연령 교원은 무능한 교원이고, 저연령 교원은 유능한 교원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안된다. 더욱이 법정교원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정년 연령의 인하는 교육경쟁력 신장 보다 오히려 교육부실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무리한 교원정년단축 정책 추진에 따라 파생된 문제점들에 대해 적절한 대책 및 방안을 마련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교직사회를 안정시키고 활성화 시키기 위해 교사들이 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하고 교육의 주체로서 당당히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학부모 등 교육관련 당사자 모두가 교직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교사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가지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원정년단축이 교육공무원법 개정으로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정책 추진과정에서 비민주적 의사결정, 지나친 정치·경제논리의 적용 등의 문제와 정년단축이 실시된 이후 학교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교원수급 불안정, 교직사회 침체 및 불안정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원정년단축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정년환원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사들의 사기 진작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령교사=무능교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교직은 전문직이라는 교사들의 교직관이 무너지면서 교사들은 허탈감에 빠져 있다. 교사들이 전문직이라는 신념을 갖고 교육개혁의 주체로서 자율성을 갖고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셋째 교원수급대책에 대한 재검토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의 초등교사 임용은 철회돼야 할 것이다. 임시방편적으로 초등교원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되고 있는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의 초등교사 임용은 중등교육과 초등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모두 무시한 방안이다. 초등교육에 무분별하게 기간제 교사를 임용하는 것은 교직의 전문성 상실이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장기적으로는 교대 정원 및 편입생 정원을 확충해야 할 것이며, 현재 기간제 교사제도에 의한 수급 보다는 한시적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다소 늘려서라도 초등교육은 초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에 맡겨야 할 것이다. 넷째 현행 교원연금 문제에 대해 정부차원의 확실한 대안 마련이 있어야 한다. 현행 공무원연금제도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 연금을 내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연금을 받는 사람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한 공무원 연금에 대해 정부는 확고한 정책 수립과 입장 표명을 해야 할 것이다. 정부차원에서 교원의 연금지급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65세 기준 명예퇴직 수당 지급 시기를 내년 8월에서 2∼3년간 연기함으로써 현직교사들의 명예퇴직 신청을 자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학교에 힘 실어주기 측면에서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시·도교육청 평가는 학교평가와는 무관하게 교육청 자체에 대한 평가가 돼야 하고 시·도 교육청 평가는 학교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다양한 평가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학교 스스로 책무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단위학교의 인사, 교육과정, 재정에 대한 권한을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단위학교의 권한을 확대함으로써 단위학교가 교육개혁의 주체로서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학교는 학생의 적성을 중시하고 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새 학교 문화 창조'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교사들은 정년단축의 여파로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또 폭력, 촌지교사로 몰리면서 학생들 앞에 얼굴도 들지 못할 형편이다. 이런 이유로 교사들은 학생을 통제할 수 있는 기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훈육의 매를 신고하고 심지어 교사에게 폭력까지 행사하는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은 개혁을 실천할 만한 그 어떤 동기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진정 중대한 문제다. 선진국들은 21세기를 지식과 정보의 사회로 규정하고 계속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교단은 급조된 개혁과 사회의 비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혁을 이루려면 교권이 바로 서야 한다. 학부모와 정부, 사회는 교사를 폭력이나 행사하고 촌지나 받는 사람들로 더 이상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 개혁의 첫걸음은 교사들에게 학생에 대한 통제권과 교육권을 돌려주는 일이다.
충남도교육청은 교직원들이 문화 예술에 대한 공유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매년 교직원 미술 작품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 작품전은 입상작을 승진에 필요한 연구 실적으로 인정하고 있어 교직원들의 관심이 꽤 높은 편이다. 하지만 운영상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다른 대회들과는 달리 예심을 거치지 않은 작품들도 표구를 하도록 해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서예의 경우 표구비가 10∼20만원 정도 드는데 예심부터 표구를 해야 하니 경비 지출이 심하다. 또 타인의 작품을 제출해 입상할 가능성이 있다. 주최측에서는 교육자로서 양심을 믿고 심사를 한다지만 현 운영체제로는 확인이 안 된다. 더욱이 연구실적으로 인정되다 보니 과열 경쟁에 양심을 버릴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화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는 종목은 현장 경진을 했으면 한다. 경진을 통해 예심을 통과한 작품에 한해서만 표구를 제작하도록 하면 이런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학교폭력, 집단괴롭힘 때문에 미국의 초·중·고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교육연합회가 발행하는 'NEA TODAY'誌는 10월호 특집에서 창의적인 프로그램으로 생활지도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세 학교의 사례를 실어 주목을 받았다. △디어필드 초등학교와 케네디 중학교의 자기조절 프로그램=메릴랜드 주에 있는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세컨드 스탭'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비행률을 65%나 줄였다. 미국 시애틀의 한 연구단체가 만든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충동과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학생들에게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교사들은 다양한 얼굴 표정이 나타나 있는 일련의 카드를 사용한다. 아동들은 각 표정 그림을 보면서 그 사람의 기분을 설명하고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분노 조절을 위한 교육에서 학생들은 사람들이 울화가 치밀어 통제력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을 배운다. 교사들은 분노가 초조한 기분에서 시작돼 격분하고 폭발 직전까지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교사들은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손에 땀이 나는 반응에서 불끈 주먹을 쥐는 현상 등을 중점 지도한다. 물론 핵심적인 내용은 격정의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 가운데는 대화할 때 '나는 느낀다'는 표현을 가급적 사용하는 요령도 포함된다. 가령 어떤 아이가 허락도 없이 너의 책상이나 사물함에서 물건을 꺼냈을 때 바로 그 아이에게 달겨들기 전에 '야, 나는 네가 허락도 없이 내 물건에 손을 대 몹시 화가 난다'고 말하라고 지도한다. 디어필드 초등교는 이 프로그램을 정규교과로 채택해 모든 담임교사가 운영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가정에서 강화시키도록학부모를 위한 워크숍도 개최한다. 오레곤 州 케네디 중학교도 3년 전부터 이 프로그램을 적용해 오고 있다. 교장에서부터 수위까지 모든 교직원이 이 프로그램을 연수 받고 교사들은 매 학년초에 이 프로그램을 지도한다. 이 학교 필리스 개리 교사는 "학생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격정을 진정시키는 기술을 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신시아 툴리 교사는 "이 프로그램이 학교의 문화를 변화시켰다"며 전국의 학교로 확산되기를 희망했다. △서딩톤 고교의 '생활지도 팀'=커네티컷 州의 서딩톤 고교는 학생들이 자기 파괴적인 일탈 행동을 하기 전에 교사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미리 대책을 모색하는 '생활지도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의 카운슬러들, 자원봉사자들, 교사들과 교직원들은 생활지도 팀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회동한다. 담임교사들은 문제행동의 징후를 보이는 학생들을 관찰한다. 문제행동의 징후에는 정신분열적 행동, 성적 하락, 외톨이 등이 포함된다. 교사들은 먼저 카운슬러와 자원봉사자들에게 문제학생에 대한 참고자료를 제공한다. 그러면 자원봉사자들은 학부모를 만나고 학생과 가족을 도울 수 있는 외부인사를 찾는다. 자원봉사자인 갤리시아씨는 "비행을 예방하는 관건은 학생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캔사스 州의 집단따돌림 예방책=캔사스 州에서는 '불리 푸르프'라는 프로그램으로 다른 학생들에 대한 증오심을 완하한다. 교사들은 먼저 집단괴롭힘 현상이 무엇인지를 배운다. 그리고 피해학생의 어떤 행동이 집단괴롭힘을 유발하는지를 조사한다. 방관하는 학생들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사들은 왜 그들이 잘못된 행동을 방관하는지를 묻는다. 교사들은 방관하는 학생들이 집단괴롭힘 현상을 목격했을 때 그들이 처신할 수 있는 여러가지 행동들을 안내한다. 아울러 교사들은 그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학교안팎 즉 복도 라카룸, 버스, 화장실, 등을 적색지도로 표현토록 해 사전에 예방한다. /이석한
광양제철초, 매장문화 개선 앞장 '다솜이의…' 등 교육자료 3종 개발 화장·납골제 소개…수업시간 활용 광양제철초등교(교장 이보열)가 매장문화의 문제를 지적하고 화장·납골제를 소개하는 교육용 책자를 개발, 수업에 활용하고 있어 화제다. 포철교육재단(이사장 이대공)의 지원으로 올 2월 장묘문화개선 교육연구팀을 구성한 광양제철초는 10개월 만에 초등용 '다솜이의 성묘여행', 중등용 '우리의 장묘문화와 개선방향', 학부모용 '내가 묻히는 땅 내 자녀가 살 땅' 등 3종의 책자를 개발했다. '다솜이의 성묘여행'은 다솜이가 성묘여행을 통해 매장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화장과 납골제로 가야 하는 이유를 밝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 자료는 그림과 사진에 고유번호가 붙어서 몇 개의 번호를 선택하거나 하나의 그림, 사진만으로도 교육이 가능해 '도덕' '사회' '깨끗한 생활' 등 수업시간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의…' 자료는 우리 장묘제도의 의미와 변천사,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서술하는 한편 일본, 중국, 미국, 프랑스 등 외국의 사례를 통해 화장과 납골제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학부모 연수용인 '내가…'에서는 묘지강산이 돼 버린 우리의 실정을 구체적인 통계수치로 보여주고 앞으로의 개선방향을 사진자료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이보열 교장은 "매장문화가 우리 국토에 미치는 악영향을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알리고 개선해 나가기 위해 교재를 펴냈다"고 말했다. /조성철
김 기 임 경남 냉천초 병설유치원 교사·경남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 정부가 저소득층 유아의 유치원 취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참으로 시기 적절한 조치다. 이것은 교육의 기회균등성을 실현하고 유치원 공교육화의 첫걸음을 내딛는 일로 평가될 만한다. 그러나 공사립 유치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금 규모와 지원방법이 서로 현격한 격차를 나타내고 있어 또다른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먼저, 단지 수업료 전액을 면제한다(취원아 월수업료의 80%를 지원하되 12만원은 초과하지 못하며 단, 수업료가 8만1000원 이하일 경우 전액 지원한다)는 배분방식은 농어촌 병설유치원의 空洞化를 초래할 수 있다. 경남의 경우, 병설유치원에 취원 중인 저소득층 원아 3138명에게 2억6938만1000원이 지원되는 반면 사립유치원 대상아 1398명에게는 6억3219만7천원이 지급될 계획이다. 이같은 수치는 저소득층 원아 수는 공립이 사립보다 2.3배나 많지만 지원 금액은 사립의 42.6%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배분의 불공정성이 제기될 만하다. 농어촌 지역 만5세아는 대부분 저소득층이다. 그래서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 반면 사립유치원생의 가정은 비싼 수업료를 감당할 만큼 다소 여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이런 지급방식을 취한다는 것은 국가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는 것 밖에 안된다. 사립유치원에 들어가도 수업료 부담이 없다면 대부분의 만5세아들은 차량이 지원되고 시설도 좋으며 정부의 지원금도 많은 사립유치원으로 몰릴 게 뻔하다. 결국 국가가 세운 병설유치원은 황폐화 될 것이 뻔하다. 경남지역 병설유치원은 역사가 20여년이 흘러 시설 대부분이 노후화 됐고 병설이라는 한계성으로 자료실, 유희실 등 기본 여건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또 차량도 지원되지 않아 초등교 학교버스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고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다. 사정이 이렇다면 어떤 학부모가 사립을 외면하고 병설을 택할 것인가. 이는 많은 자원을 투자해 세운 국가교육기관을 황폐화시키고 유아 공교육화에도 결국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또다른 문제는 병설유치원 저소득층 원아의 수업료 지원액은 말 그대로 순수한 수업료 뿐인데 반해 사립 지원비에는 급식비, 차량 운영비, 운영비, 수업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학부형의 입장에서 볼 때 교육적 불평등 시비를 야기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지불보증전표제'가 이뤄져야 한다. 공사립 저소득층 원아가 같은 액수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유아교육기관에 취원하고 있는 만5세아 가정에 대해 동일한 액수의 전표를 배분함으로써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교육기관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원아에게 배분되는 지원액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으므로 병설유치원에도 차량 운행비, 급식비 등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단, 교사의 담임수당이나 시설 지원은 공사립간 차액을 둬 지원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소규모 병설유치원의 시설 개선을 위해 환경개선자금이 마련돼야 한다. 병설유치원의 취원율을 높이고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노후화된 시설의 개선이 절대적이다. 교사의 전문성은 높고 교육비는 낮은 공립 유치원이 공교육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교육의 출발점부터 우리 아이들이 불평등한 대접을 받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숙고와 제도보완을 기대한다.
김대중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김민하 교총회장과 이돈희 새교육공동체위원회 위원장, 이원우 교육부차관 그리고 임채정 국민회의 정책위원장, 국민회의 교육위 소속 박범진 김봉호 신낙균 설훈 의원 등을 초치해 교육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의 '학교 붕괴현상'과 교원 사기저하 문제 등 현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교육대통령'으로서의 정책의지를 밝혔다. 이날 회의는 11월23일 교총이 주최하는 학교바로세우기 실천 교육자결의대회를 앞두고 위기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안 교육문제를 타진하기 위해 청와대의 요구에 의해 소집되었다. 오찬을 겸해 2시간여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의 '학교 붕괴현상'과 교원 사기저하 및 수급 문제,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방안, 대학입시제도 개선 등 교육현안을 논의했다. 김민하 교총회장은 '학교 붕괴현상'의 원인을 정부의 교육정책추진 문제, 교원 사기저하, 교육재정 감축, 교단현장의 분열 등으로 진단하고 교원정년을 65세로 환원할 것과 안정적인 교원 연금제도 마련, 교육재정의 GNP 6%확보 및 교육세 존속, 교원 처우개선 등을 김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김회장은 이와 함께 전문직단체인 교총의 대정부 교섭권 강화도 요망했다. 이날 회의에는 청와대에서 김중권 비서실장, 조규향 교문수석, 김성재 민정수석, 김한길 정책수석 등이 배석했다. /박남화 parknh@kfta.or.kr
교사·학생 73명 참여…3800명 조회 대전시교육청이 8월30일부터 9월30일까지 1개월에 걸쳐 '현장 체험학습 바람직한 방안'을 주제로 PC통신을 통한 사이버토론회를 개최한 결과, 교사와 학생 등 73명이 참여하고 3800여명이 조회하는 등 사이버토론이 건전한 토론문화의 형태로 자리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에서 서병윤교사(갈마중)는 바람직한 체험학습 방향으로 ▲소집단별 조직으로 모든 계획을 조원들과 충분한 토의하에 수립해야 하고 ▲우리 주변의 것부터 체험하는 것이 좋으며 ▲지도자가 있어야 하고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하며 ▲학습후에는 반성과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국진교사(선화초등교)는 "체험학습 장소보다는 주제가 무엇인가가 중요하며 학습목표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송영일교사(동대전고)는 "오늘의 교육은 현장 체험학습을 통한 가정, 학교, 사회가 하나로 연결되는 통합형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므로 교육과정 프로그램에 적극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체험학습의 문제점으로 김성규교사(대전상업정보고)는 "학생 개개인의 취향과 흥미를 고려한 체험학습장을 찾기가 쉽지 않고 학생들은 아직도 체험학습을 '소풍'의 범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경빈교사(신평초등교)는 "효율적인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장체험 장소나 아이템의 개발이 요구되며 이에 대한 정보제공이 절실하다"며 정부지원 및 교육청과 학교의 정보교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덕고 강현수학생은 "직접 체험하기 어려운 것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간접체험 학습으로 보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밝혔으며 탄방중 이용하학생은 "학생들이 하루 공부 안하고 그냥 놀러갔다 오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것과 학부모들의 부정적 시각, 입시위주의 교육 등이 체험학습의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동대전초등교 오수비학생은 "보다 유익한 현장학습이 되기 위해서는 체험학습의 목표를 바르게 인식하고 자료준비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진지한 태도로 현장학습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교육청은 우수토론자 5명을 선정, 상장과 함께 상품을 수여하는 한편 교사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를 정해 수시로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낙진 leenj@kfta.or.kr
국회 사회분야 대정부 질의·답변 김총리, "교육개혁 功過 따지긴 일러" 교육청문회 요구 거절 국회는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열고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의를 했다. 이날 사회·문화 분야 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년단축과 명예퇴직으로 인한 초등교육 부족사태, 교육재정 악화, 교원사기 저하 등에 대해 정부를 성토했다. ▲김인곤의원(국민회의)=교육자는 명예와 자기철학과 양심과 긍지를 생명처럼 여기는 성직이다. 선진국가들은 교육개혁의 최우선 과제를 교원들의 사기앙양에 두고 있는 반면 우리 나라의 경우 사무직이나 기능공과 같이 취급했고 무리한 정년단축 등을 통해 교사들을 무능·부패집단으로 몰아붙이고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몰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획기적인 교원사기 앙양 대책과 교원수급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김정숙의원(한나라당)=(새정부의) 교육분야 최대공약은 교육재정을 GNP의 6%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새빨간 거짓말임이 판명되고 있다. 99년 4.2%, 2000년에는 4.1%로 급전직하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교육에 얼마나 무관심하고 소홀한 지를 단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실패한 교원정책과 무리한 정년단축 등으로 교원들은 정신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사기는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이런 저런 핑계대지말고 교원정년을 65세로 다시 환원하라. 교육선진국에서도 교원정년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실패한 교육정책의 책임자에게 낱낱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교육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박세직의원(자민련)=지금 학교교실에서는 3분의 1은 졸고 있고 3분의 1은 장난을 치고 있다. 또 학교 교사는 갈수록 자신감을 잃고 있으며 직업에 대한 회의심마저 생겨 학교를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피력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학교교육의 실종현상 교실 붕괴 현상을 어느 정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대책은 무엇인가. ▲이재선의원(자민련)=초등학교의 경우 정년단축과 명예퇴직으로 교단을 떠나 교사부족현상이 심각하고 교사들의 근무여건은 더욱더 나빠지고 있다. 교원사기 앙양 방안이 무엇인가. 학교의 공공요금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전기요금을 전액 면제해주든지 아니면 산업용 요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 ▲조한천의원(국민회의)=현재 교직사회는 극도로 침체돼 있다. 공무원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연금제도의 불안감으로 인해 많은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고 있다. 수업중에 양치질을 하겠다며 나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아이들까지 있다고 한다. 결국 정부가 교육의 주체라고 하는 교사, 학생, 학부모와 함께 풀어야 한다. 초등교원 수급정책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 대책은 무엇인가. ▲김종필 국무총리=현행 교육세가 폐지될 경우 국세에 통합되는 교육세는 의무교육기관의 교원보수교부금제도로 대체하고 지방세에 통합되는 교육세분은 지방교육세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교원의 정년단축은 경제논리가 아니라 정체된 교직원 사회에 새로운 기풍을 일으키고 지식기반 사회를 대비한다는 교육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정년환원이나 조정문제는 이미 퇴직한 교원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교육계에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용하기가 곤란하다. 교원수급과 관련해 자질이 부족한 교사가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없도록 내실있는 보수교육을 실시해 해결해 나가겠다. 실패한 교육정책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교육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는데 교육개혁의 성과는 장기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 그 공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술잔이 사람 앞에 맴도는 '회돌이현상' 이용해 설계 우연아닌 고도 과학지식, 기술력 가졌음을 알아야 경주 포석정은 측벽을 다양한 크기의 63개 석재를 이용해 만들었는데 높이는 20㎝ 정도인데도 폭은 15㎝ 정도로 매우 안정된 구조로 되어 있다. 원래 포석정은 고래 모양을 따라 만든 수로로 물을 흐르게 한 후 물위에 띄운 술잔으로 술을 마시며 시를 읊고 노래 부르며 즐기도록 만든 것이다. 술잔이 자기 앞에 오면 옆에 놓아 둔 술을 술잔에 따라 마시면서 시를 한 수 짓는데 시간이 늦거나 제대로 짓지 못하면 벌주를 마셨다. 이러한 것을 유상곡수(流觴曲水)라는 시회(詩會)로 부르는데 중국의 동진시대부터 유행했으며 일본에도 여러 유적이 있다. 여기서 주목을 끄는 것은 포석정이 중국, 일본과 달리 술잔이 사람 앞에서 맴돌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잔이 어느 자리에서 맴돌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유체역학적으로 와류(渦流:회돌이)현상이 생기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회돌이 현상이란 주 흐름에 반하는 회전현상으로 소용돌이 현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회돌이 현상을 만들어 술잔이 돌게 한 것은 실용적 면에서 매우 특이한 예다. 공학적으로 볼 때 회돌이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돌이 현상이 일어나면 물이 흘러가는 면에서 충돌이 일어나 에너지 분산이 일어나므로 효율적으로 매우 불리하기 때문이다. 우주선을 발사하기 직전 액체 연료 탱크 안에 있는 액체연료의 온도를 목표 온도까지 순간적으로 올릴 때에도 이같은 문제점이 생긴다. 그러므로 우주선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 사용되는 액체연료 탱크의 설계나 각종 음료의 살균을 비롯한 실용적 용도를 위해서는 회돌이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포석정에 이런 고차원적 과학기술이 접목되었다고 설명하면 그런 현상을 우연히 발견, 건설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러나 포석정에서 회돌이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연히 발견되어 시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회돌이가 형성되는 각 단면의 형태가 다르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10여 곳의 회돌이가 생기는 곳 중에서도 2개의 주 회돌이 현상이 나타나는 곳은 매우 세심하게 돌의 곡선을 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회돌이 형성 부분에 따라서 구조를 달리 만든 것은 신라인들이 유체이동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 신라인들도 포석정의 회돌이 현상을 정확히 포착하기 위해 유럽인들과 마찬가지로 수천 번 이상의 실험을 거쳤다고 확신한다. 흘러내리는 물의 양, 속도, 수로의 형태와 폭·깊이, 표면장력, 술잔의 형상·크기·질량·초기의 위치 등을 치밀하게 고려해가며 반복 실험을 했음이 틀림없다. 실무 공학적 면에서는 가능한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회돌이 현상을 역으로 자유롭게 나타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포석정은 아무리 과찬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조들의 이런 업적은 결코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고도의 과학적 지식과 기술의 바탕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마음의 문이 열릴 때까지 김 영 관 1. 손으로 말하는 아이들 창조했던 것이든 부여받은 것이든 잃어버린다는 건 분명 슬픈 일이다. 하물며 그것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육신의 일부분임에랴 더할 나위 없는 비애(悲哀)가 아니겠는가. 듣지 못하고 그로하여 말을 할 수 없는 청각장애인의 수가 우리나라에는 약 14만 여명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전국 19개교의 청각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에서도 약 3000여명의 학생들이 손으로 말을 하고, 듣고 입모양을 보고 말을 읽는 신비스런 교육을 받고 있다. 소중한 청각을 잃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신(神)을 저주하거나 운명을 증오할 줄 모르는 저토록 순진무구하고 해맑은 눈동자들 속에서 나는 26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특수학교에서 이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내왔었다. '친구에게 여행을 함께 오겠습니다' '구두로 물이 있어 양말을 꺼냈습니다' 위의 문장은 청각장애 학생들이 '친구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겠습니다'와 '구두에 물이 스며 양말을 벗었습니다'의 뜻을 표현한 글이다. 청각장애아는 어릴 때부터 듣지 못함으로 하여 자연적인 방법으로 말을 습득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머릿속엔 '말하듯이' 쓸 수 있는 언어개념(言語槪念)이 형성되어 있지 못하여 어휘수가 부족할 뿐 아니라 조사(助詞)나 어미변화(語尾變化), 그리고 시제(時制)에 대한 감각이 둔하여 문장이 매우 서툴게 표현되는 경향을 보인다. 바로 위에 든 예문이 그것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또한 일반 건청아동들은 학년이 올라 갈수록 어휘수가 늘어나고 문장력도 다양하게 길러지는데 반하여 청각장애아들은 학년이 올라가도 기대만큼 문장력이 잘 길러지지 않는다. 바로 언어개념의 형성 여부에 따른 결과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건청아동은 주위에서 듣는 여러 정보를 통해 하나를 가르치면 능히 응용하여 열을 알 수도 있지만, 청각장애아는 열을 가르쳐 하나를 깨우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과 '장애아교육은 반복'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했다. 그만큼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것이 특수교육이었다. 또 한편으로 언어의 존재를 심어 주기 위하여 끊임없는 언어지도를 병행해야 했었고, 청각장애인의 모국어인 수화(手話)도 익혀 이 아이들과의 대화를 완벽하게 해나가는 것 또한 중요한 임무중의 하나임을 깊이 알아야 했다. 1교시가 끝나고 10분간의 휴식시간이 되었다. 지금 교실창가에 두 학생이 마주 앉아 현란한 손짓과 갖가지 표정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쳐다보면서 문득 내 지난날의 세월들을 가만히 돌이켜 본다. 청각장애를 가진 내가 어떻게 소리를 잃은 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가 될 수 있었던가. 생각해 보면 그것은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사연이기도 했었다. 2. 가시밭길을 헤치고 내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던 무렵이었다. 어느 날 부터든가 내 두 귀에선 이상한 소리가 갑자기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마치 무더운 여름 한낮에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같기도 했고 또 어느땐 깊은 산사(山寺)에서 울려오는 은은한 종소리 같기도 했고, 어느땐 깊은 밤 귀뚜라미 울음소리 같기도 한 실로 이상야릇하기만 한 소리였다. 그리고 이 이상야릇한 이명증세(耳鳴症勢)와 함께 점차 벽시계의 초침소리도, 시간을 알리는 괘종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어 갔고 이후로 난청은 세월을 타면서 점차 그 도(度)를 더해 갔었다. 그토록 즐기던 감미로운 음악과의 연도 끊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들이 하나뿐인 우리 집안은 온통 초상집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렸고 그날부터 부친께서는 나를 데리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 다녔으나 병원마다 대답은 시원찮은 반응뿐이었다. “고막은 이상이 없는데 증세를 보니 청신경을 다친 것 같습니다”“어릴 때 관절염으로 주사를 많이 맞았다니 그 부작용으로 청신경이 상한 것 같습니다”라는 진단뿐 현대의학으로선 어쩔 수 없다는 결론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럴 때 나는 현재의 내 조건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높은 장벽 같은 대학교라는 문을 들어서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맘때 나는 운명이란 생각하기에 따라서 비극이 아닌,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깨우칠 수가 있었고 우연히 읽은 "헬렌켈러"전기에서 커다란 용기마저 얻을 수가 있었다. 프랑스의 소설가 생떽쥐페리는 '인간은 장애물과 겨루어 볼 때에 비로소 자기의 진가(眞價)를 발견할 수 있다'고도 하지 않았던가. 조용히 돌이켜 보면 학우들에게서 강의노트를 빌려 보고, 대학도서실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하며 듣지 못한 내용을 보충해 나가는 조금은 삭막한 나날들이 내 대학생활의 전부가 아니었던가 싶다. 그러다가 1958년 징집연도가 되어 나는 남들과 똑같이 신체검사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나는 진행성 난청으로 잔청이 조금 있었는데다가 내 스스로 터득한 독화(讀話:말하는 입모양을 보고 말뜻을 알아내는 방법)를 활용하면 마주 앉은 자세에서는 대화가 가능했으니까 담당 군의관은 내 난청을 인정해 주지 않았었다. 귀를 아무리 검사해 봐도 외형상 이상이라 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어디까지나 내 자각증상에서 오는 난청이기에 나로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1959년 11월에 입대하여 우여곡절을 겪으며 의병제대하기까지 만 1년의 군대생활을 체험하게 되었다. 이 짧은 기간이 내겐 무척 고통스런 기간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결코 잊을 수 없는 많은 추억을 간직하게 해 주었고 내 인생의 커다란 체험교육장이 되어 주기도 했었다. 그리고 제대를 한 그 이듬해 봄에 다시 대학에 복학을 했다. 그 전에 하던 방법대로 강의노트를 빌려 보고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탐독하며 노력한 결과는 때로 장학금 혜택의 기회도 제공해 주었고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갖게 한 계기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대학을 어렵게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으나 내 앞에는 또 하나의 커다란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취업시험에 응시하여 요행히 1차 관문을 통과하더라도 어김없이 면접시험이 기다리고 있었고, “귀가 잘 안 들린다지요. 그러면 전화통화는 불가능하겠군요”라는 한 마디에 나는 조용히 자리를 일어서야 했던 것이다. 이 암울한 시기에 내 유일한 벗은 책이었고 책속에서 위안을 찾고 용기를 잃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반짝이는 무진장한 지혜 속에 묻혀 마음을 다스리곤 했지만 무언가 할 일은 분명 찾아야만 했었다. '절망이란 희망을 전제로 한 언어이며 불행이란 행복을 은닉한 낱말'일 뿐이라고 문자에 고운 물감칠을 하면서 쓰린 마음을 다독이며 지내고 있던 어느날, 우연히 한 시골 고등공민학교에서 선생님이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사연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이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이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내 인생에 한 보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고 나는 거길 찾아가 보기로 했다. 교장선생님을 만났더니 두말없이 환영을 하면서 고맙다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보청기를 한쪽 귀에 끼고 다른 선생님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이랑 국어를 열심히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처음 서본 교단이라 서툴기만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익숙해지기 시작했었고 나중엔 우습게도 아이들로부터 '수학박사'라는 싫지 않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모교에서 임시중등교원 양성소가 개설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거기에 입소하게 되었다. 나는 일반대학 출신이라 이때까지 교사자격증이 없었고 기왕 교단에 서기 위해서는 이 교사자격증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곳에서 여름과 겨울방학 동안 교육을 받고 중등 2급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으나 경영난으로 끝내 학교가 문을 닫게 되어 2년 남짓 일하던 정든 고등공민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그후 잠시 일반 중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하였으나 예기치 못한 차별대우와 몰이해를 견디지 못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6개월만에 사임하고 말았다. 이때에야 비로소 나는 나보다 어렵고 불우한 청각장애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제부터는 내 일생을 이 아이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처음 두 곳의 사립 특수학교를 잠시 거쳐 1976년 본교 개교와 동시에 순위고사를 거쳐 발령을 받게 되었는데 그로부터 벌써 26년이란 세월을 맞고 있는 것이다. 3. 특수교사가 되어 문득 첫 수업차 교실에 들어갔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 청각장애아에 대한 깊은 지식도 부족하고 게다가 수화도 잘 모르던 내가 귀가 안 들리고 말도 못하는 아이들을 상대해서 어떻게 했을 것인가. 정말 당황스럽고 진땀 나는 시간이기만 했다. 무어라고 요란한 손짓을 하며 입을 벙긋거리는 그들의 대화를 알 수가 없었고 또 처음 대하는 선생님에게 무언가 질문공세를 하는 것 같은데 무슨 뜻인지 알아야 대답을 할텐데 정말 안타깝기만 했다. 그래서 이 방법이 어떨까하고 칠판에 다 글로 내 의사를 표현했더니 말똥말똥한 눈으로 쳐다는 보는데 아무래도 글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 같았다. 그래서 좀 더 쉬운 대화부터 시작하기로 하고“국어 공부가 재미있니”라고 썼더니 “예, 재미 많이 있고 어렵고도 많아요”라고 표현하는 것이었다. “선생님과 함께 앞으로 즐거운 생활을 하자. 좋으니”라고 썼더니“즐겁게 공부하는데 재미있는 놀자.”라고 쓰는 것이었다. 위의 글을 바로 잡으면 “예, 재미가 있지만, 무척 어려워요”와 “즐겁게 공부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싶다.”라는 뜻이라 하겠다. 이런 시간을 되풀이하면서 나는 이들이 언어개념이 없기 때문에 글쓰기를 무척 어려워하고 또 조사나 어미변화, 그리고 시제 표현이 난감한 문제중의 하나라는 것을 차츰 알게 되었다. 수화도 열심히 배워야 했고 또 한편으로 기본 발성, 발음, 그리고 독화지도에도 정성을 기울여야 했다. 잔청을 개발하기 위해 보청기를 귀에 끼워 청능훈련도 시키고 많은 말을 하도록 하여 말의 존재를 심어주고 나아가 언어개념 형성에 도움이 되게 해 주어야 했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척 힘들고 어려운 일을 떠맡았구나'하는 생각이 늘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이 아이들에게 기본 문장만이라도 쉽게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는 저학년 국어교과서에서 약 50개의 기본 문형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은(는) ~다'에서 시작해서 '~은(는) ~에서 ~을(를) ~다'에 이르기까지 문형체계표를 만들어 문형마다 기본 문장을 예로 삽입하고 이를 충분히 설명한 후, 그날 가르친 문형마다 숙제를 주어 문장을 만들어 오도록 하고 이를 일일이 검사하여 붉은 펜으로 잘못된 곳을 수정해 돌려주면서 다시 익히도록 하는 지도방법을 실시해 나갔다. 그리고 청각장애아는 어려서부터 언어를 사용한 의사소통경험이 없어 의견교환이 불완전한 집단 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성격상 다소 충동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고집이 센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바른 성격 형성을 위해서도 세심한 지도를 해야 했다. 한편 인간이 다 그렇듯 이 아이들에게도 개인차가 심했고 개성과 소질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려고 애를 썼으며 타고난 재능을 기르기에도 무척 정성을 쏟아야했다. 어느 아이는 놀랍게 문장력이 향상되어 전연 청각장애아답지 않은 표현력으로 나를 놀라게 했었고, 어느 아이는 수학에 무척 재능이 있어 어느땐 문제를 나보다 먼저 풀고 득의양양해 하는 대견한 모습도 대하면서 정말 얼마나 흐뭇했었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중학부에 다니는 P라는 학생이 도벽이 심하여 담임선생님이 무척 속을 썩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 P학생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그동안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의 금품을 수차례 훔친 일이 있는데다가 요 얼마전에는 교실에 있는 선생님의 손가방에서도 금품을 훔친 사실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직 실토를 하지 않고 있어 심증은 가는데 증거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상담을 해 보니 우선 그 학생이 단순히 도둑질이란 게 얼마나 나쁜 것이며 인격에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하고 저지른 행동이란 걸 알게 되었다. 즉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이성(理性)의 힘이 약한데서 비롯된 일이었던 것이다. “지금 너의 잡비가 얼마 남았느냐” “3천원 정도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 그 돈을 다 쓴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얻어 올 생각입니다” “부모님이 만약 주지 않는다면”하고 물었더니 한참 묵묵부담이다가“그냥 없는 대로 지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 학생의 부모는 제때제때 잡비를 잘 주지 않았으며 평소 이 학생은 자기 분수를 모르고 이것저것 낭비하는 습관이 있음을 알기에 이 습관부터 고쳐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담임 교사에게는 꼭 필요할 때 외에는 잡비를 주지 말라고 하고 부모님께 연락을 하여 전후사정을 이야기하고 잘 설득하여 교육상 꼭 필요한 일이라는 당부와 함께 정기적으로 얼마간의 잡비를 꼭 좀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부모는 그대로 실천해 주었고 나는 틈만 나면 P학생을 불러 도덕의 소중함과 부모의 입장, 그리고 훔친다는 것이 왜 나쁜가를 일화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시간에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하던 중 우연히 선생님 손가방의 금품도난 얘기가 나오게 되고 사람에게 일생에 한 두 가지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말과 함께“그때 왜 그랬지”하고 물으니 “밤에 기숙사 학생들이 슈퍼에 가서 빵이랑 과자를 사 먹는 것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훔쳤습니다”고 하는 것이었다. “사람은 평생에 실수를 가끔 하지만 그 실수가 얼마나 나쁜가를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야말로 정말 불쌍한 사람이야. 너는 그 실수가 나쁜 것을 알고 바른 대로 말하고 반성을 했으니 너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앞으로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라”고 했더니 밝은 얼굴로 잘 알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후로 이 학생에게 다시 그런 일은 없었다. 강압이 아닌, 사랑을 전제로 한 교육의 힘이 위대함을 나는 이 일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특수교육을 하다가 보니까 또 하나의 절실한 문제에 부딪쳐야 했다. 바로 학부모교육이었다. 특히 특수교육은 절대로 학교교육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교사가 아무리 열과 성을 다해도 부모가 관심이 없고 가정교육이 소홀해서는 기대이하의 목적밖에 달성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다시말해 청각장애아교육은 학교와 가정이라는 두 악기의 조화로운 이중주가 이루어질 때만이 그 가능성이 무한대로 커지게 되는 것이다. 대개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혹시 유전(遺傳)관계가 아닌가 걱정을 하기도 하고 전생에 지은 죄때문에 아닌가 고뇌하는 경우도 있고 장애자녀를 둔 것에 거부감이나 부끄러움을 갖고 기숙사에 수용하기를 원하는 경우와 그냥 무관심으로 방치하는 경우도 볼 수가 있다. 그래서 부모상담과 학부모교육을 통하여 부모의 마음을 달래주고 특수교육의 무지를 일깨워 주는 한편으로 가정교육의 중요성과 방법을 가르치는데도 학생교육 못지않게 정성을 기울여야 했다. 또 한편으로 그냥 방치되어 있는 청각장애아들의 취학률을 높이기 위하여 해마다 방송국에 홍보를 의뢰하고 신문사에 글을 기고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펴 나가야 했다. 길 잃은 한 마리의 불쌍한 양이라도 찾는 심정으로…. 1970년대에는 특수학교의 시설비 투자가 매우 빈약하여 1976년 4월, 본교에 처음 발령받아 왔을 때에는 교실만 뎅그러니 4채가 지어져 있을 뿐 주위에는 온통 울퉁불퉁한 흙더미에다가 약간 높은 지대라서 위험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오전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에게 '우리 힘만으로도 마음껏 좋아하는 축구도 하고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 보자'고 설득하여 매일 오후가 되면 전 직원과 학생들이 돌을 모아 버리고 석가래를 얽어맨 다음 그 위에 큰 돌을 얹어 운동장을 고르고 리어카 두 대에 흙을 담아 부어 제방을 쌓는 일을 계속해 나갔다. 또 한편으로 인근 산에서 야생꽃이랑 잔디를 캐어 와서 조그만 화단을 조성하며 삭막하기만 한 교정(校庭)을 꾸며 나가기도 했었다. 그 당시 학교에 다녔던 졸업생들이 지금은 의젓한 사회인이 되어 운동회나 졸업식 때는 가끔 만나게 되는데 옛날 초창기 때의 고생담을 늘어놓으면 '다 후배들을 위한 고생이 아니었겠습니까. 지금의 발전된 모교를 보면 그저 자랑스럽기만 합니다'라는 얘기를 듣고는 얼마나 가슴이 뿌듯했었는지 모른다. 4. 이 걸음 다할 때까지 청각장애자들과 함께 하면서 느낀 또 하나의 문제는 대개가 가정이 빈곤하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특수교육이 초·중등은 의무교육이요, 유치부와 고등부는 무상교육으로 학비부담에 대한 걱정은 없으나 잡비나 학용품 준비 등에 따른 경비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이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하여 각계에 호소도 하고 부탁도 해서 공책, 연필 같은 학용품과 비누, 치약 같은 일용품을 때때로 기증 받아서 나눠주기도 하면서 어려운 교육을 이끌어 나가야 했었다. 요즘 '촌지'(寸志)라는 낱말이 신문지상에 나돌면서 꽤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인데 정말이지 특수교사들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 같은 사실로만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우리의 주머니를 털어 빈곤 학생을 도와주기도 하고 장애인 체육대회가 열릴 때는 출전 학생들에게 불고기 파티도 열어 주는 등 실로 '베푸는 교육'만을 실시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헨리·반다이크의 '무명교사 예찬시'가 묵묵히 일하는 특수교사를 위한 시가 아닌가 때때로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청각장애학생들에게 나는 늘 '나는 너를 이해한다' '나는 너를 믿는다'라는 말을 마음속에 심어 주기에 무진 애를 써야만 했다. 우린 서로 통한다는 환경을 조성해 주지 못하면 이 아이들은 마음속 깊은 문을 좀채로 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간의 마음속에 이해가 없고 믿음이 없는 상황에서 닫힌 마음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이란 껍데기 교육일 뿐일 테니까. 숨은 재능을 찾아 개발해 주는 일에도 정성을 기울여야 했었고, 또 한편으로 장애자녀를 둔 눈물의 부모를 위로하며 일깨워 주어야 했었고, 신문이나 기관지 같은 곳에 글을 기고하여 장애인의 인식개선을 도모하는 일에도 앞장서야만 했었다. 또 한편으로 뚜렷한 해결점이 없이 어렵기만 한 청각장애아교육의 난제(難題)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연구도 뒤따라야 했으니 내 할 일은 정말 태산같기만 했다. 정말 그랬다. 사명감과 희생정신 없는 특수교사는 결코 영원할 수가 없고 이러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에 투철한 난청교사는 분명 특수학교에 필요하다는 하나의 징표로서 나는 존재하고 싶었다. 내 비록 이 아이들에게 귀를 열어 주진 못해도 더 많은 것을 얻고 더 소중한 것을 배울 수 있는 마음의 문을 반드시 활짝 열어주리라 다짐해 본다. 이 걸음 다할 때까지 이 외로운 길을 나는 꿋꿋하게 걸어가리라. 소리 없는 세상이라도 외롭지가 않아요. 파아란 하늘에 맑게 떠가는 흰 구름의 속삭임소리는 들을 수 있으니까요. 벙어리라 손가락질해도 슬퍼하지 않아요. 하이얀 밤 눈이 내리면 송이송이 눈송이들과 밤새워 이야기도 나누니까요. 언제나 홀로 여도 외롭지가 않아요. 비둘기가 물고 온 은빛 햇살에 막 잠을 깨는 새순이 모두 내 동무인걸요. 詩: 외롭지 않아요 춘천계성학교 교사
가출학생 절반이상 "도움됐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활성화 시급 "세상에 어울리지 못했다고 비웃고 손가락질하기보다는 좀더 따스한 손길로 이해해 주고 영혼만은 살아있는 걸 알아주는 것, 그것만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청소년 가출은 이제 소수의 문제학생이나 불량학생에게만 발생하는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 이는 개인의 심리적·발달적 특성에 의해서라기보다 가정이나 학교 지역사회의 영향에 의해 발생한다고 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출은 청소년의 교육권을 저해할 뿐 아니라 범죄와 같은 반사회적 행위를 유발시키는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하다. 이같은 청소년 가출에 대한 대책으로 '쉼터'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서울시립 청소년쉼터(총재 이철옥) 주관으로 가출청소년 문제와 쉼터의 역할을 진단하는 세미나나 열렸다. 김기환 연세대교수는 "가출 청소년에 대한 대책은 가능한 빠른 시간에 자신의 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을 돕고 습관적인 재가출을 방지하는 것에 일차적인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부득이하게 가정복귀가 어려울 경우 사회가 이들을 수용 보호하면서 이들과 자립과 재활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이를 위한 기관으로 전문보호기관 쉼터 설립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국 32개의 쉼터를 엮는 '청소년상담소 쉼자리 전국연합회'가 결성된 상태. 김교수는 가출 청소년을 위한 쉼터가 정보제공과 의뢰, 개별상담, 일시적 쉼터, 약물남용 프로그램, 사례관리, 가족 상담, 식사 제공, 정신건강 서비스 의뢰 등 30여개에 이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를 사례로 들며 "쉼터가 이러한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채 단순 보호하거나 심리 치료적인 서비스만을 제공한다면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며 효과도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향초 협성대교수는 부산 청소년쉼터에서 실시한 자료를 통해 입소자들이 대체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2주일 정도 입소했고 쉼터의 생활에 대해 과반수 이상(56.0%)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 가출 및 문제행동 감소에 있어서는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47%, 그렇지 않았다는 응답이 19.7%로 나타났고 자신감 회복의 경우 41.5%가 도움이 됐고 15.2%가 도움되지 않았다고 반응했다. 가족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44.6%,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16.6%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교수도 현재 쉼터의 성격이 숙박시설의 일종인지 상담소인지 구분이 모호할 정도라고 지적하고 "가출청소년 쉼터, 가출청소년 위기전화, 대안학교, 가출청소년의 취업을 도와주는 기관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이밖에도 거리상담 활성화, 욕구에 부합된 프로그램 및 가족상담 프로그램 개발, 교육기회 확대 등을 제안했다. 구로 청소년쉼터에 입소했던 문지연양은 "쉼터에서의 생활은 지친 몸을 쉴 수 있게 해줬고 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며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꾸중만 듣던 우리에게 쉼터의 선생님들이 보여준 관심과 사랑은 절망을 용기와 희망으로 바꾸어 주었다"고 말했다. /임형준 limhj@kfta.or.kr
한국진로교육학회 추계세미나 프로그램 자료 및 전문성 부족 때문에 특기적성 교육은 아직 초기 시행착오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 한국진로교육학회(학회장 장석민) 5일 '2002년 새 대입제도와 특기적성 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추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장석민 진로교육학회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특기적성 교육이 활성화되려면 운영방법이 확립돼야 하고 행정적 지원체제도 확립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경연대회의 정예화, 지역사회와의 협력 체제 구축, 질 높은 강사의 양성 공급체제 구축 등을 지적했다. 장회장은 특히 특기적성 교육의 결과가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방안을 강구하고 경연대회에 참가하고 입상한 경력을 포함한 특기적성 교육활동의 결과가 중요한 입학 전형자료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일동 서울동작고교사는 현행 특기·적성 프로그램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교사에 따르면 교과 관련 프로그램의 경우 초등학교는 거의 실시되지 않고 있으며 예체능 교과에서 인물들의 전기를 소개하는 정도로, 일반교과에서는 진로와 직업개념과 관련해 강조하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 중등학교의 경우에도 각 시·도에서 진로 및 진로상담 시범학교나 연구학교를 실시하거나 선도·거점학교를 제외하고는 특기·적성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한 학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방과후 관련 특기·적성 프로그램의 문제점으로는 국·영·수 위주의 보충수업이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방과후 교육 활동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현직 교사가 방과 후 교육활동 강사로 참여시 강사료를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미비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희망하는 다양한 강좌 운영에 필요한 시설, 교육자료 및 우수 강사 확보가 곤란한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땜질식 중초임용' 전문성 짓밟아 명퇴 억제·학급당학생수 조정을 언론이 교사 '氣살리기' 앞장서야 정년단축과 대규모 명퇴로 빚어진 초등교사 부족사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전국 11개 교대가 1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연 '초등교원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부의 무원칙한 교원정책을 강력히 비난했다. 아울러 초등교사 수급의 단-장기 대책과 교권 신장 방안을 제시했다. '초등교원의 수급, 무엇이 문제인가'를 발표한 김종호 교수(서울교대)는 "땜질 충원을 하고도 아직 3300여 명의 교사가 부족해 근무조건이 열악한 일부 도서 학교들은 하루종일 체육만 하는 등 파행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내년에도 부족 교사 1만9천5백여 명중 기간제 교사로 66%를 채울 계획이어서 초등교단이 비전문가로 채워질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중등 자격증 소지자가 기간제 전담교사로 충원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즉 단기보수교육만을 받은 기간제 전담교사는 초등교과의 통합적 성격과 전인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지식전달자로서의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초등 교직에 대한 소명의식도 매우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교수는 "올해 보수교육을 통해 나간 전담교사 중 비사대 출신이 51.5%나 된다는 점도 초등의 전문성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며 "교대 출신과 비교대 출신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점을 지적한 김교수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단기 및 중장기 대책을 제안했다. 단기안으로는 우선 정년환원이 제시됐다. 김교수는 "교원 정년을 다시 65세로 환원하거나 적어도 63세로 조정해 금년과 내년의 교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자"고 말했다. 또 "명퇴 수당 적용 연령을 내년까지만 65세로 하지 말고 2년 정도 연장해 대규모 명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학급당학생수를 지역여건을 고려해 1∼2 정도 늘려 학급을 감소시키고 명퇴교사의 계약제 활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중장기 대책과 관련 김교수는 "교사 충원시 초등 교육의 전문성을 습득할 만한 충분한 연수기간을 갖도록 하고 적정한 수준의 체벌을 교육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적으로 보수를 현실화 해 우수한 인력을 유인하는 방안도 내놨다. 교사양성과 관련해서 김교수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을 연장하는 시점에서 교대를 유아 교사와 특수 교사 그리고 중학교 교사를 함께 양성하는 교원종합대학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한국교육신문사 박남화 취재부장은 ""지적했다. '지금 왜 교권을 말해야 하는가'를 화두로 꺼낸 심성보 교수(부산교대)는 "교권은 배타적인 권리가 아니라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에 의해 조정되고 제한되는 권리"라고 정리했다. 이어 최근의 교권 추락 현상에 대해 "무엇보다 국민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교육개혁이 불러온 사태"라며 "특히 수요자중심의 논리, 오도된 열린교육 그리고 학교운영에 대한 학부모의 부당한 개입이 교권의 약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또 군사정권 시절에 이뤄진 교원들의 굴종의 역사와 아직도 봉건주의적인 학생 지도체제에 의존하는 교사들의 의식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심교수는 현재의 교육개혁이 지속된다면 교권과 교실, 나아가 교육이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11개 항의 처방전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교사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경제적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권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교육을 잘 할 수 있는 기대효과와 유인동기를 조성하자는 것. 그러나 심교수는 교권의 기반은 교사의 '전문성'이라고 지적했다. "진정한 권위는 교과지도상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에서 나온다"는 심교수는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찬과 연구활동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사의 권리 주장과 학생의 권리 주장 사이에 벌어지는 다양한 욕구들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설득시키고 합의하는 인권교육은 교사 자신의 교권과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영 정 "잔디 운동장은 학교 및 지역사회의 체육활동, 각종 발표회, 공연장으로 활용될 수 있어 주민들의 애향심과 문화공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학교운동장 잔디 조성에 대해 일부가 반대하는 것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시해야 할 일선 교단의 실상과 교육수요자의 중론을 외면한 것 같아서다. 몇 년간 호주, 일본, 미국의 여러 초·중·고교를 방문했을 때 잔디와 우레탄이 깔린 운동장에서 체육과 특별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 한 적이 있다. 선진국들은 흙 대신 일찍부터 운동장에 잔디와 우레탄을 입혔지만 관리상 문제로 체육활동이 위축됐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우리는 비잔디 운동장으로 인해 교육활동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비단 체육활동 뿐만 아니라 교실이 불결해 지고 바람 부는 날이면 흙먼지가 일어 아이들이 손으로 눈과 입을 막는 진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또 타박상 등 보건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이른봄 해동 때나 우천시에는 진흙탕물로 체육활동이 불가능하며 되풀이되는 토사 유출로 복구 노력과 경비지출이 많은 문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관리 명목상의 출입통제'를 걱정하는데 우려할 바가 아니다. 왜냐하면 체육 교육과정이 체조, 육상, 게임, 표현, 체력, 보건활동 등 6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는데 운동장보다는 실내체육활동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또 학교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모든 체육시간을 운동장에서 한다 하더라도 잔디의 자람에는 문제가 없다는 실증적 사례도 있다. 잔디 조성의 효과는 이미 지난해 7월 한국체육과학교육원(KSSI)에서 6명의 전문가가 심도 있게 다룬 '잔디구장의 조성과 관리'라는 연구물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잔디 운동장은 학교 및 지역사회의 체육활동, 각종 발표회, 공연장으로 활용될 수 있어 주민들의 애향심과 문화공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주민들이 학교운동장을 자주 활용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운동장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학교 여건을 고려치 않은 획일적인 잔디구장 조성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잔디조성사업은 탄력적인 시책이다. 희망학교의 요청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초·중등 1만463개교의 0.76%인 80개교에 건설하기 때문이다. 우리 수안보 초등교는 학교부지(8507평) 중 운동장이 3753평인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조성하는 잔디와 우레탄 트랙의 점용면적은 1408평(38.6%)에 불과하다. 따라서 체육관과 나머지 2305평의 흙으로 된 공간에서 체육, 특기신장, 표현활동을 감당하고도 남는다. 원칙과 산 경험을 무시한 일부의 편견과 소아적 공론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다수의 정당한 요구를 왜곡시킨다면 단호히 불식시켜야 한다. 학교 재정이 빈약해 엄두도 못 내던 터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선진적 시책을 내 논 것에 대해 환영한다. 충북 충주 수안보 초등교 교장 ※본란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윤옥경 한국청소년개발원 선임연구원 청소년의 유흥업소 출입문제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열흘 전 인천의 한 지하노래방에서 발화된 불이 위층의 호프집으로 번져 30여 분만에 50명이 넘는 사망자와 70명이 넘는 부상자를 내 우리를 놀라게 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화재가 상당히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사상자를 냈다는 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그 화재사건을 기화로 붉어져 나온 청소년의 유흥업소 출입과 '탈선적 행동'이 더 충격적이다. 그 사건이 우리사회에 충격을 던져 준 이유는 첫째로 희생자의 대다수가 중고생이었다는 점, 둘째로 희생자가 많이 생긴 곳이 호프집이었다는 점,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 자유로웠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호프집이나 소주방, 노래방, PC방, 락카페 등의 업소에 출입한다는 것은 여러 실태조사에서 입증되고 있고 또 많은 학생들이 술과 담배를 일상적인 수준에서 하고 있다는 것도 공식, 비공식적으로 이미 증명된 일이다. 유흥업소들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도 새로운 것이 아니며, 업주가 불법을 묵인해 주는 대가로 경찰이나 구청공무원, 소방공무원에게 상납을 해 왔다는 것도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번 화재사건이 기성세대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그 하나는 청소년들의 유흥업소 출입과 음주·흡연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일반적이라는 사실이다. 유흥업소 출입여부나 음주, 흡연 여부가 이제는 더 이상 '정상'과 '일탈'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학생층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전처럼 이것이 모범생과 불량학생을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현실에 어른들은 당혹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범생이,''날나리' 할 것 없이 소주방에 가서 음주와 흡연을 한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모범생은 곧고 올바른 행동을 하고 날나리에 속하는 부류들이나 술,담배를 피고 나쁜 행동을 할 것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뒤엎는 것이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했던 판단기준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어찌보면 이런 가치관의 혼란은 청소년들의 문제라기보다 신세대의 급변하는 가치관과 규범을 잘 읽어 내지 못하고 있는 성인들의 문제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청소년 보호'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가치합의가 우리사회에는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흥업소 업주들은 청소년 보호라는 가치보다는 상업적 이득을 더 높은 가치로 상정하고 있고 업소단속을 지휘해야 할 지방자치 단체장들은 업소단속이 자신들의 표밭 관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적극적인 활동을 유보하고 있다. 또 경찰은 단속해야 할 업소들로부터 파출소 운영비를 받는 등의 대가로 불법을 눈감아 주고 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는 감옥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학교는 청소년 보호의 場이 아닌 해묵은 규제와 억압의 상징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또 새로운 아파트촌이 조성되면 제일 먼저 생기는 것이 학교와 유흥업소라고 하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청소년 보호'에 대해 별다른 가치를 부여하고 있지 않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을 위해서는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익은 유보해야 한다는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 없이 법으로만 청소년보호를 외치는 것은 사상누각일 따름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들의 유흥업소 출입이나 음주, 흡연에 대해 여러 가지 진단이 나오고 있고 그 해결방안으로 청소년 문화공간의 확대나 업소단속의 강화 등이 강조되는 것을 본다. 물론 다 옳은 일이다. 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청소년의 행위기준이라 생각했던 규범들이 왜 이완되고 있는 지, 왜 학생들은 더 이상 '하지 말라'라는 어른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 '청소년 보호'가 가치들의 서열에서 왜 다른 가치보다 우위에 있어야 하는 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절실하다.
전문직 응시자격 강화를 시·도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문직 응시자격이 경력제한을 낮추고 부가점수 인정범위를 축소하는 등 지원폭을 넓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는 교직사회의 불화와 전문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우선 교직경력 제한이 완화돼 젊은 교사가 장학직에 진출할 경우 일선 중견 교사들과의 갈등이 예견된다. 장학사는 행정업무뿐 아니라 수업과 관련된 전문기술을 일선교사에게 지도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유능해도 나이나 경력이 떨어지면 지도를 받는 중견교사들의 배타성 때문에 장학효과가 떨어질 개연성이 높다. 또 한 번의 시험으로 장학직에 진출하는 젊은 교사들이 생기면 그 동안 승진을 위해 교육부가 인정하는 가산점 취득에 열심히 노력해온 많은 중견 교사들에게 불이익과 허탈감을 주게 된다. 그리고 한 번의 시험으로 장학직을 선발하는 것은 평가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 전문직으로서의 자질은 단순한 필답고사로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 수 십년의 교직수행 경력을 제대로 평가했을 때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경력제한은 25년 정도로 상향 조정돼야 하며 승진에 필요한 부가점수가 전문직시험 응시요건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
수능, 이틀동안 치루자 현행 수능시험은 하루에 치르기에 무리가 따른다. 고사를 감독하는 교사와 시험에 매달려야 하는 학생 모두가 하루종일 너무도 무거운 정신적·육체적 피로에 시달려야 한다. 오전 8시10분에 입실해 오후 5시30분까지 무려 9시간20분을 고사장에 앉아 있는 것도 고통이거니와 2백30문항을 6시간 40분만에 치러야 하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다. 프랑스는 하루에 한 두 과목씩 약 1주일간 바깔로레아(대학입학자격시험)를 치루며 과목당 배당시간도 2∼3시간이나 된다. 우리도 시험을 이틀로 나눠 치렀으면 좋겠다. 그래야 수험생들이 중압감 없이 최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2001학년도부터는 30문항 40점 짜리의 제2외국어 과목이 추가돼 하루에 수능시험을 모두 치루기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을 이틀간 실시하면 전형료가 올라간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그러나 수능이 중요한 국가고시인 만큼 교육부가 예산에 반영해 지원하면 문제는 해결되리라 본다. 학생들을 위해 수능을 이틀 동안 치르고 전형료 일부를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해 줬으면 한다. ▲137-715 서울 서초구 우면동 142 한국교육신문 독자투고 담당자 ▲전화=(02)575-4183, (02)573-7747 팩스=(02)571-4036 ▲PC통신=하이텔-ednews1, 천리안-한국교육, 유니텔-kyochong ▲전자우편=chulone@edunet4u.net ▲이름, 나이, 주소, 직업,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를
땜질식 수급이라니… 정년단축과 함께 명퇴 붐이 겹쳐 교육계는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사람이 없어 온갖 편법으로 교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자격증만 있고 45세 미만이면 전력, 인격, 능력을 불문하고 교단에 영입할 판이다. 재론하지 않더라도 한 명의 교사는 교육의 질을 가름하고 국가와 국운을 좌우하는 중요한 인물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교사는 4, 50여 명의 한 학급만을 담임하는 일로 그치지 않는다. 결코 세간에서 치부하듯 '하찮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누가 뭐라 해도 교사는 한 인간의 인격을 완성시키고 지혜로운 삶의 터전을 닦아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교사자격증은 운전면허증과 다르다. 한낱 기계를 다루는 기능인이 아니라 인간을 감화로 다스리는 일을 하기 때문에 교사는 남다른 소명의식을 갖아야 하고 청소년들에게 묵시적인 표본능력을 갖춰야 한다. 기왕지사 작금의 교원정책은 실정이라 인정하고 70년대처럼 한 학급 인원을 60명으로 해서라도 초등교사는 초등에 모시는 것이 순리다. 자격증이라는 조건만으로 중등교사를 초등교사로 날조하거나 변조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카세트 예산 책정을 수능시험이 코앞에 다가왔다. 학교에서는 이맘때면 수능 시험장 준비와 함께 카세트 플레이어를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언어 영역과 외국어 영역의 듣기시험 중 만약에 있을 지도 모를 정전 사고 및 각종 안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카세트를 준비하는 과정에 문제가 좀 있다. 즉, 시험장 수대로 카세트를 준비해야 하는데 그 개수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일선 학교 중 수 십대의 카세트를 비치하고 있는 학교는 그리 흔치 않다. 따라서 학생들이나 학부형에게 부탁해 어렵게 카세트를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에서 임대료를 지원하는 것도 아니니 학교에선 미안한 마음에 건전지 몇 개를 넣어 돌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을 관행처럼 되풀이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개인의 사유재산을 학교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공짜로 빌려쓴다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내년부터라도 카세트 구입 예산을 책정해 줬으면 좋겠다. 교육은 아노미상태 인천 호프집 화재사고 후 인천시교육청에서는 교장들이 모여 학생지도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회의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학생을 지도해야 할 교사들이 정치권의 망상으로 교권을 강탈당한 채 학생지도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할 만큼 하찮은 존재가 되어버린 지금, 어떤 학생이 교내에서 교사의 지도를 따를지 의심스럽다. 하물며 국가의 법으로도 청소년에게 술을 파는 유흥업소를 단속하지 못하면서 교사가 무슨 힘으로 교외지도까지 해야 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요즘 학생들은 따끔한 질책과 충고만 해도 해당 교사의 차를 부수고 막무가내로 대들기까지 한다. 그래서 매라도 대면 썩어빠진 사회의 법은 그런 교사를 폭력교사로 몰아대기만 한다. 정치인과 고위 교육당국자들은 최소한의 양심을 갖고 하루 빨리 쓰러진 교육현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교권을 최대한 강화시켜 교사들이 의욕과 애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칙을 어기고 교권을 유린하는 학생들은 대입시험과 취업시험에서 최대한 불이익이 가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수능 일정 고치자 수능시험을 추운 겨울에 아침 일찍부터 치르는 바람에 고사를 감독하는 교사는 새벽부터 시간에 쫓기고 학생들도 추위 속에 시험을 보는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늦어도 아침 7시30분에 집을 나서 8시10분까지 입실해 오후 5새30분까지 10시간 동안 시험을 봐야 하는 무리한 일정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낙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능을 이틀 동안 보면 어떨까. 교육부가 예산을 지원해 하루는 언어-수리탐구1을 이튿날은 수리탐구2-외국어 영역을 치르고 시험 시작시간도 날씨가 따뜻해지는 오후 1시로 하는 게 좋은 듯 싶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학생, 교사, 학부모, 출근하는 시민들이 모두 고통받지 않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