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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구성, 어떻게 했나 영어‧수학 감축, 외부활동 연계 시수 줄어도 내용 알차고 충분 부산중앙중은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해, 영어, 수학, 기술가정, 미술, 체육을 각각 한 시간씩 감축했다. 독서로 돌릴 수 있는 국어 한 시간과 예체능 위주의 감축이 쉬웠을 텐데 과감히 영어와 수학을 한 시간씩 감축한 것은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시수 증감 외에도 학생 중심 수업이나 융합수업을 하거나 단원별 진로 요소를 추출하고 핵심성취기준에 따른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재구성은 필수적이다. 석미령 교장이 소개하는 가정교과 교육과정 재구성의 예시를 보면 후반부에 나오는 ‘청소년의 시간스트레스’ 소단원을 ‘청소년의 이해’ 대단원의 첫 소단원으로 배치해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자칫 지루하기 쉬운 청소년의 발달특징에 대한 내용을 ‘자신의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교과 내에서 순서만 변경하는 소극적 수준을 넘어 타 교과와의 융합수업이나 외부활동과 연계를 하기 위한 재구성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사회교과의 말미에 나오는 시장경제의 이해와 국어 교과의 앞부분에 나오는 ‘주체적으로 감상하고 요약하기’에서 ‘엄마 걱정’을 연계해 가르치기 위해 경제생활 관련 소단원을 학기 맨 앞에 배치했다. 그 외에도 ‘문화의 이해와 창조’ 단원은 지역사회 축제시기에 맞추고, ‘정치생활과 민주주의’ 단원은 학교 정부회장 선거 시기에 맞춰 구성했다. 이렇게 재구성한 교육과정으로 블록타임을 설정하거나 협력교수를 하면서 융합수업이나 연계학습을 하게 되면 적은 시수 안에 필요한 내용을 충분히 가르칠 수 있다. 교사의 경력 등 차이가 있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기에 역량이 부족할 수도 있다. 부산중앙중이 교과별로 팀을 구성해 각자 전문성과 세부전공을 살려 협업한 이유다. 타 교과와의 융합 수업을 위해서는 교과 간에도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방학 기간에 넓은 회의실에서 모든 교과서를 펼쳐 두고 주제 통합이 가능한 단원을 뽑아내는 방법 등도 활용할 수 있다.
이제 곧 2학기가 시작되면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운영이 시작된다. 본지와 한국교육개발원(원장 백순근)은 ‘연구학교를 가다’ 공동기획 세 번째 사례로 자유학기제 준비를 충실하게 한 모범 사례로 알려진 부산중앙중과 백양중 두 연구학교를 찾았다. 두 학교 교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벤치마킹할 만한 각 학교의 장점을 알아보고, 현장교원들이 자유학기제 운영을 앞두고 맞닥뜨리는 고충을 들어봤다. 토론 수업·집중력 훈련 등 방학 중 학생도 철저 준비 부산중앙중(교장 석미령)은 자유학기제 운영을 1학년 교사들만의 몫으로 놔두지 않았다.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해 7개 분과로 구성된 별도의 조직을 꾸렸다. 전반적인 운영은 1학년 교사들이 중심이 된 운영기획 분과에서, 교육과정 재구성과 평가는 교무부장과 교과부장들이 모인 교과활동분과에서, 진로체험 등은 진로상담교사가 주축이 된 진로교육 분과에서 맡았다. 이 외에도 연구지원, 성과검증, 홍보, 학부모참여관리도 분과별로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수업개선에 중점을 뒀다. 교과부장들이 중심이 돼 교과별로 교육과정을 분석해 재구성하고, 핵심성취기준이나 융합수업 주제를 추출하는 등 교사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노영찬 교감은 “자유학기와 관계없이 수업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교육과정에서 수학 1단위를 줄였지만 많이 가르치기보다는 내용을 재구성해 기초를 완벽히 다지게 해준다면 오히려 나중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드물게 선택프로그램 중점모형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전현실 교사는 “선택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진로탐색에 한정시키지 않게 폭넓게 다양한 수업을 경험하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여러 교과를 접목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현장에서 새로운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들의 부담은 컸다. 허희옥 교사는 “아이들이 시험이 없어져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으로 들떠 있다”며 “열심히 학생중심 수업을 준비했는데 지도에 따르지 않아 맥이 빠질까봐 걱정”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윤성미 교사도 “교과교실제 때문에 한 학기가 끝나갈 때쯤에야 아이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그만큼 관리도 힘들었는데 선택교과까지 운영하게 되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사는 “자유학기제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니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의 학부모들은 놀기만 하다 오히려 더 뒤떨어지게 될까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중앙중은 이런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도 자유학기제 대비 여름방학 중 ‘마중물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수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2주 동안 토의·토론식 수업과 집중력·창의력 강화 활동을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운영한 것이다. 또 지난 3월 미리 실시한 홀랜드 직업적성검사 유형에 따라 포스코 기술현장체험, 파주 인문·예술체험, 동서대와 협력한 영화촬영 등의 체험활동도 방학 중에 이미 했거나 할 계획이다. 교과교실제로 평소 만나기 어려운 교사들도 아이들과 멘토가 돼 함께 체험에 동참했다. 선생님들의 효능감 제고와 역량강화를 위해 연간 35차례에 걸친 수업개선 관련 연수도 시행했다. 연수주제는 교육과정분석, 성취평가제의 이해, 수업개선을 위한 교사문화 형성 등 자유학기제 준비를 위한 내용부터 토론수업, 프로젝트 학습, 협동학습, 융합수업 등 구체적인 교수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계획돼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 양재남지점(지점장 김동석)이 1일 한국교총 장학회(이사장 안양옥)에 장학기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김동석 지점장은 “한국교총장학회에 기탁한 장학금을 어려운 형편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고 당부하며 “양 기관이 함께 다양한 교육 사업에도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양옥 이사장은 “학생들을 위한 농협의 마음에 감사한다”며 “어려운 학생들에게 힘이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국교총장학회는 그동안 3459명의 장학생을 선발, 11억 854만4000원의 장학금을 지원한 바 있다.
네덜란드 여름방학은 그야말로 학생들에게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휴가기간이다. 지역과 학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6월말~7월초에 시작돼, 8월말~9월초까지 한 달 반에서 2달 가까이 이어진다. 방학 전 중고생들이 반드시 해야 될 일은, 1년 동안 공부했던 책을 학교에 돌려주는 일이다. 책값이 비싸기 때문에 출판사를 통해 각 교과목 책을 빌려 공부하다가 학기말이 되면 학교에 반납하는 것이다. 결국 방학 중에는 배웠던 책으로 복습을 할 수도 없고, 새 학년에 배울 책도 학기가 시작돼야 학교에서 받기 때문에 예습은 물론 선행학습도 할 수 없다. 당연히 방학과제물은 없다. 이 같은 상황은 고3(klass 6) 학생들에게도 똑같다. 졸업시험을 통과해야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학년 말이 되면 배웠던 책들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이렇게 중1부터 고3까지 누구나 여름방학이면 공부에서 완전히 해방돼, 마음껏 두 달 동안 자유를 누린다. 초등생들은 평소에도 책을 집에 갖고 다니지도 않고 책가방도 없어 여름방학은 그야말로 마음껏 뛰어 놀며 지내는 일이 일상이다. 심심하면 도서관에 가서 보고 싶은 책을 읽는 정도다. 물론 초등생 역시 방학과제물은 없다. 공부에 가장 부담을 많이 느끼는 대학생들도 방학만큼은 완전히 해방된다. 경우에 따라 보게 되는 재시험도 7월 초가 되면 모두 끝나 9월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는 휴가로 인식된다. 졸업반 학생들도 학위가 바로 취업과 연결되기 때문에 한국의 대학생들처럼 토익성적이나 자격증을 따기 위해 방학 중에 또 다시 공부할 필요성도 없어 방학의 자유를 누린다. 반면 2년 전 여름방학기간 동안 한국을 방문한 아들의 네덜란드 친구들이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계속 학교에 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한국은 여름방학이 없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방학인데 왜 학교에 가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네덜란드 중고생들이 여름방학을 마음껏 즐기며 공부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교과서가 없다는 사실보다는 대입부담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고교 졸업시험에 통과하면 누구나 쉽게 대학에 들어가지만, 졸업은 어려운 체제가 자리 잡는다면 우리 학생들도 여름방학기간 잠시라도 공부에서 해방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지난 6월 발표된 2013년 OECD 교육지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고등교육을 받아야 취업뿐 아니라 흡연, 비만 등 생활건강측면에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니 고등교육에 더욱 심혈을 기울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고등교육에서 늘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곳은 바로 캐나다다. 25~64세 취업연령층 인구의 2/3가 최소한 전문대 이상의 교육을 받았으니 가히 고등교육 일등국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캐나다 내 언론 상에는 ‘캐나다 교육 A학점’이라며 자화자찬 식 기사가 주를 이뤘다. 때마침 OECD 교육지표 공개직후 캐나다 통계청의 2011년 인구센서스 분석기사도 크게 실렸는데 취업연령층 여성의 64.8%, 남성의 63.4%가 고등교육을 이수했다. 4년제 대졸자 비율은 25.4%로 반세기전 1961년의 4%에 비하면 6배 이상 증가했다. 캐나다가 이민자의 나라인 만큼 고등교육 이수율 역시 이민자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 캐나다에서 출생한 인구의 대졸비율이 24.2%인데 비해 이민자의 대졸비율은 38.1%에 달한다. 이는 그간 캐나다 이민제도가 고등교육 이수자를 우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고등교육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전문대학의 강세다. 취업에 유리한 기술교육 위주라 4년제 대학을 마치고 돈벌이를 위해 전문대로 유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대학자체가 주립이라 전문대와 대학 간 상호연계 고리가 강하고 서로 간 구분도 상당히 약하다. 가령, 전문대를 졸업하고 인근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거나 간호학과처럼 아예 전문대-대학 간 공동과정을 운영하는 학과도 상당수다. 2011년 인구센서스 조사에서 확연히 드러난 건 고등교육 이수율에서 여성이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캐나다만의 특징은 아니지만 25~34세 연령층 대졸자 비율이 여성 34%, 남성 26%인 사실에서 드러나듯 여성의 학력 우위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가장 입학이 어려운 의과대의 경우, 남녀비율이 4:6에 달할 정도로 학교성적은 이미 여성이 우위를 점한지 오래다. OECD 교육지표를 봐도 고등교육 일등국 자랑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65세 이전 고등교육 이수율의 OECD 평균이 32%인데 비해 캐나다는 51%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1위다. 단 25~34세 연령층에선 한국(64%)에 뒤져 3위(57%)로 내려앉았으나 전문대를 중심으로 한 기술, 취업 교육을 강조하는 정부정책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고등교육 일등국 지위는 변함없을 것이다.
오사카부 학군제폐지·정원미달 통폐합 직접 자전거로 중학교 돌며 학생 모집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이 오사카지사 시절부터 추진해온 교육개혁의 결과 올해부터 오사카부의 공립고교 입시에서 학군제가 폐지됐다. 지금까지는 공립의 보통과(비진학반), 사립고, 전문계고만 학군과 관계없이 학생모집을 할 수 있었지만 내년 신학기부터는 모든 고교에서 지역에 관계없이 학생모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학생모집에 나서기 위해 여름방학도 잊고 교장들이 직접 학생모집에 나섰다. 모든 학교가 학생모집에 비상이 걸리니 학생모집을 위한 광고전도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고교선택은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학생모집 담당 교원이 중학생과 보호자에 180여명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지난 달 개최된 한 공립고의 학교설명회 장면이다. 이 학교는 작년 가을에 설명회를 한 번 개최했지만 올 5월부터는 매달 실시하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는 “선택지는 늘어났지만 아이도, 보호자도, 심지어 다니는 중학교 교사도 올해는 입시경향을 알 수 없다‘며 불안해했다. 모든 학교가 학생모집에 사활을 걸다 보니 수험생과 보호자, 진학담담교사들이 모두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연속 3년 동안 학생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통폐합 대상이 된다는 사실은 공립고 교장들이 학생모집에 사활을 걸도록 하고 있다. 현재 원 아웃(정원미달) 대상이 된 고교 중 니시요도바시 고교의 시게타 아키히코(重田明彦) 교장은 자전거로 중학교를 돌아다니면서 학생모집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자전거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의 학교’라는 걸 내세워 학교선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교장실에 걸린 오사카부 지도에는 직접 방문한 중학교가 약 30개 표시돼 있다. 더운 여름 땀범벅이지만 교장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상황이다 보니 교원들도 학교광고물을 들고 학교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시게타 교장은 “지금까지는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도 학군제에 의해 학생들이 들어왔지만 이제는 학군을 넘어 오사카 전 지역을 다니며 영업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이라 교장이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다”며 위기감을 표출했다. 또 다른 고교에서는 체험입학을 개최해 인근 지역의 중학생들에게 학교소유 농장에서 양의 신체적 특징과 습성을 체험시키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했다. 수험생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 위한 노력이다. 공립고가 학생모집에 전력을 기울이자 지금까지 수업료 무상화 등으로 입학자가 늘어난 사립고에서도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학군제에 의해 우수한 공립고교와 경쟁하지 않아도 됐던 사립고에서도 오사카부의 명문고와 학생모집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돼 공·사립 간에도 학생모집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최신 시설의 건물, 뛰어난 대학 진학실적, 학원수업에 뒤지지 않는 수업방법’ 등의 학교광고를 강화시키고 있다. 학생모집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학원도 수험생에게 정확한 정보제공과 맞춤식 진학 지도를 하는 등 대응책에 고민하고 있다. 모든 학교가 학생모집 경쟁에 뛰어들어 학원이 각 학교의 수험상황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모의시험 결과로 수험생지도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시험이 끝나고 나면 수험생으로부터 답안지 열람 공개청구 권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험생들의 입학시험 채점기준 문의에 대비해 학교별로 다양한 채점기준을 분석한다.
시장경제, 민주주의 모범사례로 소개 고교졸업검정시험 반영도 추진하기로 교총에 양국 교과서집필자 교류 제안 “K-pop 콘서트도, 한식홍보행사도 한계가 있었는데, 답은 학교에 있었습니다.” 네덜란드 교과서 오류를 바로잡은 이기철 주네덜란드 대사(56). 그러나 그가 추진한 사업의 핵심은 ‘네덜란드 교과서에 한국 알리기 사업’이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류정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알리는 것’에 있었다. 네덜란드에 우리나라를 알릴 방법을 고심하다 네덜란드가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학교에서 배웠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 그는 첫 결실인 티메뮤렌호프사의 초등 6학년 지리교과서에 대해 “외국에 대해 처음 접하는 시기인 만큼 이 때 우리나라를 고도산업국가로 배우면 한국에 대한 인식형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집필자들도 한국에 대해 모르고 딱히 교과서에 한국 관련 내용을 넣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대사가 선택한 접근법은 첫째, 전례 없는 비약적 발전을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이었다. ‘무에서 유럽 평균 수준으로 발전하는 데 걸린 기간이 불과 50년인 만큼 세계사적 의미를 갖는다’는 논리다. 둘째는 한국의 발전상을 통해 국민의 태도가 국운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과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배우고, 6·25참전과 같이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일이 결코 낭비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는 교육적 효과를 부각시키는 것이었다. 현지 교사들과 교육계에 이 논리는 적중했다. 덕분에 9월 고교 역사과목 국가시험준비서에도 한국관련 내용이 기술된다. 이 대사는 “개정될 책에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에 의해 시작됐다는 사실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계자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네덜란드인 입장에서 6·25에 네덜란드 정부가 5322명의 군인을 파견한 사실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한국의 선진국 진입의 기초가 됐다는 내용도 담을 것”이라고 했다. 참전자에게 감사하는 보훈외교와 고도성장을 이룬 우리나라 이미지 메이킹을 결합한 것이다. 그는 “고교졸업검정문제 출제위원회에서 내년에 6·25전쟁과 한국의 발전을 시험문제로 출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교과서개정 뿐 아니라 평가 반영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지난 3월 안양옥 교총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교과서 기술사업 확대를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그는 “양국 교사들이 교류하며 이해의 폭을 넓힌다면 학생들에게 올바른 지식을 가르쳐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히는 한편 “교과서 집필자들 간의 교류활동을 교총에서 진행한다면 교과서사업에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 그는 “네덜란드에는 한국관련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교총에서 초·중·고 수준에 맞는 관련 멀티미디어자료 등을 개발해 네덜란드 교육용 웹사이트나 온라인 교사자료방에 제공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사관에서는 중2 지리교과서에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에 진입한 모델로, 중3 지리교과서에 자유 시장경제를 활용해 성공한 국가모델로, 중3 역사교과서에는 냉전시대를 거쳤으나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발전을 동시에 이룬 나라로 한국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대사는 “이제 교과서에 한국을 바로 알리는 첫 발자국을 뗀 것”이라며 이렇게 기대했다. “모든 교과서에 한국을 소개하고 싶지만 개정주기로 볼 때 임기 내에 다할 수는 없을 겁니다. 목표한 3개 교과서 개정이 연쇄적 파급효과를 가져오면 좋겠습니다.”
종래 학교폭력이란 용어는 학교에서 발생한 폭력행위를 학교 내외에서 시대적 상황에 가장 근접하다고 해 자연발생적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2008년 시행되면서 학교폭력이라는 용어가 고착됐고 그 후 동법 시행령을 비롯해 학생의 폭력사안을 지칭할 때 별다른 검토 없이 ‘학교폭력’이 사용돼 왔다. 광범위한 개념 재정립 필요 통상 학교폭력이라는 용어는 학교에서 발생한 학생 간 폭력행위에 대해 학교와 교사 등에게 책임을 묻고 폭력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등 학교의 책임을 강조하는 의미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는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사고를 ‘학교폭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위는 모두 학교폭력이라는 의미다. 상해, 폭행 등으로 인한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협박, 모욕, 강제적인 심부름, 따돌림 등의 정신적 피해, 그리고 각종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포괄한다. 행위의 주체가 누구인지 장소가 어디인지 상관없이 모두 학교폭력이라고 해석해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서울의 중학생이 부산 해운대에서 해수욕 중에 대전의 초등학생을 폭행하거나 강제로 심부름을 시켰을 경우에도 학교폭력의 범위에 포함돼 가해학생의 학교인 서울의 중학교와 피해학생의 학교인 대전의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가해학생 또는 피해학생의 범위와 행위 장소를 한정하지 않고 개념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학생간의 폭력인데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학교를 개입시키고 있다. 책임소재를 오해할 가능성도 있을 뿐 아니라 법률적용을 위해서도 명확한 용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학교 내에서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체벌이나 모욕 등도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행위이므로 학교폭력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는 등 학생들 간의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입법취지와는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가 있어 교육현장에서는 광범위한 용어의 범위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형법상 행위의 주체는 자연인인 사람에 한한다. 법인이 행위의 주체인가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학교를 처벌하기 위해 제정한 법률이 아니므로 학교가 행위의 주체가 된다거나 행위의 객체가 된다는 논의는 의미가 없다. 범죄행위는 자연인인 사람의 고의나 과실에 의해 성립되므로 학생은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지만, 학교는 고의 또는 과실을 행할 주체도 객체도 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형법에서는 범죄행위로부터 보호해야하는 객체를 보호의 객체라고 하며 구성요건에 의해 보호되는 가치를 보호법익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서 보호의 객체는 학생이며 보호법익은 학생의 생명, 신체, 정신 등이다. 학교는 행위주체도 객체도 아냐 이렇게 보면 학교는 보호의 주체나 객체가 아님은 물론 보호법익의 대상도 아니다. 학생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학생들 간에 지켜야할 법률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고 학생의 입장에서 직접 체감하고 준법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법률용어도 학교폭력보다는 학생폭력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고, 형법상 행위의 주체와 객체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학교폭력이 아닌 학생폭력이라는 용어가 법리적으로도 더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필자는 수년전부터 학교폭력의 개념을 학생폭력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바 있다. 이번에 한국교총에서 드디어 용어 변경의 필요성을 국회와 교육부 등에 건의했다. 학교와 학생들이 느끼는 혼란한 법적개념을 바로잡고 명확한 법적용을 위해 행정당국이 이를 수용하기 바란다.
우리가 오늘처럼 잘 살게 된 데는 1960년대의 새마을 운동과 학교교육이 원동력이었다. 새마을 운동의 중심에는 우리가 ‘잘 살아보자’는 의미가 컸고, 학교 교육은 대한민국 전 교육기관에서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해 지식연구를 이끄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동안 지식에만 너무 치중된 교육을 한 결과 기술 분야나 연구실적은 세계를 제패하고 있으나 부작용도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 자살, 노인학대, 학생폭력, 가정폭력, 이혼 등 각종 범죄는 계속 증가해 이제는 더 이상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게 됐다. 이런 현실에서 ‘이제는 인성교육이다’라는 구호를 걸고 교육부와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 선두에 서니 든든한 마음이다. 인성교육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개인의 품성, 소질, 끼를 계발시키는 교육이다. ‘칭찬운동’과 ‘감사운동’을 중심으로 ‘새마을 운동’을 승화시킨 ‘새마음 운동’을 펼친다면 명실공히 경제적인 면과 정신문화적인 면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확신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포항시의 감사운동과 대전시의 칭찬운동이 정부로부터 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인증을 받았다. 특히 사람은 누구나 칭찬 받기를 좋아한다. 칭찬은 받는 사람에게는 자신감을 갖게 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며 모든 분야에 의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귀로 먹는 보약으로도 불린다. 칭찬을 듣다 보면 세상이 밝아지고, 적극적인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가지게 된다. 물론 그러다보면 진로도 바뀌게 된다. 이렇게 좋은 보약을 전국민이 먹으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나에게 하루 3번 칭찬하고 남에게 하루3번 칭찬하고 하루 3사람이상 칭찬을 하는 ‘3.3.3 칭찬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모두가 신명나는 생활을 하기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칭찬하면 행복해요’라는 스티커를 모든 차량과 직장에 부착할 것도 제안한다. 이렇게 칭찬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인실련의 인성교육 실천이 큰 성과를 거둘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전국의 모두가 새마을 운동처럼 국민운동으로 새마음 운동을 승화시키면 대한민국은 행복한 선진국이 된다고 확신한다.
몇 년 전 2학기 종강 회식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생들과 교수들이 일 년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저녁식사 겸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들 표정들이 밝고 웃음꽃이 여기저기서 피었다. 그때 한 여학생이 늦게 회식 장소에 들어왔다. 친구들이 다가가서 그 학생을 반겼다. 나도 반색을 하며 그 학생에게 말했다. “근데 A는 왜 안 왔어?” A는 그 학생과 늘 함께 다니는 단짝 여학생이었다. 교실에서나 교정에서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을 자주 보아온 터라 나는 아무 생각 없이 A의 안부를 물은 것이었다. 그런데 무척 의외의 반응이 돌아왔다. 그 학생이 그냥 갑자기 눈물만 흘리는 것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옆의 친구들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A에게 무슨 좋지 않은 일이 생겼나 하고 불안해졌다. 약간 조마조마해 하며 그 학생의 말을 기다리는데 학생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나는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는 기분이었다. 얼떨떨하고 멍해졌다. “왜 교수님은 나만 보면 A를 찾으세요?” 나는 이게 무슨 말인가 잠시 독해를 해야만 했다. 그 학생이 눈물을 흘린 것도 이 대답과 관련이 있음에 틀림없었다. 그 학생의 대답은 왜 자기가 왔는데 자기를 반가워해주지는 않고 단짝의 안부부터 묻느냐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 학생을 볼 때마다 A의 안부를 물은 것 같지 않은데 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언제 너를 볼 때마다 A의 안부를 물었어?’라고 반문할 수도 없어 웅얼거리기만 했다. “늘 같이 다니니까 난 그냥…” 그 학생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고 나는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 같아 송구한 마음으로 내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 일이 있은 후 곰곰이 되돌아보니 그 학생의 눈물과 항의에도 일리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평소에도 내가 그 학생보다 단짝에게 더 관심이 있었는지 몰랐다. 교정에서 둘과 마주칠 때도 내가 무심결에 단짝을 더 반가워했을 수도 있었다. 그런 서운한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 있다가 종강 회식에서 터지고 말았을 것이었다. 하긴 나도 그 학생이 종강 회식 식당으로 들어설 때 일단은 그 학생을 반기는 말을 어느 정도 하고 나서 A의 안부를 물었어야 했는데 보자마자 대뜸 ‘A는 왜 안 왔느냐’고 물었으니 그 학생이 크게 서운할 만도 했다. 나는 너무도 자연스런 질문으로 여기고 무심결에 던진 말도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구나 하는 사실을 그 일을 통해 더욱 느꼈다. 그리고 둘이서 짝을 지어 다니는 학생들을 대할 때 한 쪽에게만 관심을 두는 듯한 언행을 조심해야겠구나 하고 다짐했다. 둘 다 골고루(?) 반가워하며 관심을 보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언제 항의를 받을지 모를 일이었다. 감정선이 예민한 학생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학생들의 반응으로 크게 당황해 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선생님들도 감정선을 다시금 예리하게 하여 학생들의 섬세한 면들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독도학교 초대교장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대학생 문화창조 동아리 ‘생존경쟁’은 지난 6월부터 공동으로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기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일본 우토로, 히가시구조 지역을 비롯해 태국 방콕, 중국 헤이룽장성 및 서울, 부산, 거제도, 전주 등 서명운동을 점차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서 교수는 7일 70여명과 함께 독도를 찾아 한국령 표지석과 망루 등을 돌아본 뒤 선착장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으며 15일에는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광복절 기념식이 열리는 천안독립기념관에서 대규모 서명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말하는가(칙 무어만·낸시 웨버|한문화)=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상처주지 않으면서 교사의 마음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까? 분명 아이를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의도와는 달리 화내고 야단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면? 교사라면 누구나 이런 답답한 상황에 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교사의 말 한마디는 아이들에게 평생 상처가 되기도 하고 격려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교육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실제 상황들과 그에 따른 대화법 67가지를 소개했다. 교사의 표현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과 부정적 표현일 경우 대체할 수 있는 표현까지 자세히 제시됐다. 뿐만 아니라 말 속에 숨겨진 무언의 메시지가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돼 있어 교사 스스로 언어습관을 돌아보고 고민할 수 있도록 했다. 자존감을 높이고 내면의 힘을 키우는 말, 선택과 책임을 가르치는 말, 상황에 대처하고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키우는 말, 서로 협력하며 유대감을 키우는 말 등 긍정적 대화 유형과 실례뿐 아니라 갈등을 키우는 말, 무력하게 만드는 말 등도 다양하게 담겼다. 특히 ‘참 잘했어요’, ‘네가 자랑스러워’, ‘항상 최선을 다해야지’와 같이 칭찬하거나 격려하기 위한 의도로 흔히 하는 말 중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지적하는 부분은 흥미롭다. 칭찬 유형에는 평가형, 설명형, 인정형이 있는데 어떤 칭찬은 도움이 되지만 오히려 상처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구체적 예를 통해 살필 수 있다. 저자는 칭찬의 말이 독이 되는 경우 교사가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효과 없는 대화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한 교식을 만드는 데 최고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1만3500원 ■학부교육 선진화의 비전과 도전/ACE 대학, 교육을 바꾸다(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협의회|학지사)=25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의 사업 비전과 성과를 담은 2권의 책이 나왔다. 책은 25개 대학 총장들이 직접 사업의 비전과 우수 사례를 밝힌 ‘학부교육 선진화의 비전과 도전’, 학생들의 체험수기가 담긴 ‘ACE 대학, 교육을 바꾸다’로 구성됐다. ACE 사업은 다양한 학부교육 선진 모델을 창출해 경쟁력 있는 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교육부가 2010년부터 시행해온 국책사업이다. 사업 시행 후 25개 참여 대학들이 추진해온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의 내실화, 교수업적 평가개선, 교수역량 및 학습법, 교육인프라 확충, 대학의 국제화와 학생의 취업률 향상 등 성과를 거뒀던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사례들이 공유됐다.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이석연|까만양)=전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가 자신의 독특한 독서법을 소개한 ‘책, 인생을 사로잡다’에 이어 인문탐사기행기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를 펴냈다. 이 변호사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낯선 곳에서의 관찰과 경험을 통해 인식을 확장하고 자신의 내면에 ‘자유의 기상’을 불어넣는 의식적 탐사과정 △다양한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쌓는 배움의 여정 △아름다운 풍경의 목도를 통해 상상력과 감수성을 고양하는 자기발전의 기회라고 정의하고 있다. 북유럽, 북한, 스리랑카, 미국 등 세계여행을 다니며 현지에서 쓴 글들을 정리해 편집했다. 1만5000원
교육감 선거는 12월, 감사계획은 11월 이미 수립돼 郭 측근 송병춘 前감사관 결재, 감사원 보고도 마쳐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 실태 감사’가 ‘표적감사’라는 전교조와 일부 혁신학교 교사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청에 입성하기 이전인 지난해 11월 이미 혁신학교 정책 감사 내용이 포함된 ‘2013년 연간감사계획’이 수립돼 감사원 보고까지 마쳤기 때문이다. 이 감사계획은 혁신학교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곽노현 전 교육감의 측근인 송병춘 전 감사관(현 서울시 감사관) 전결로 처리됐다. 김형태 서울시 교육위원, 전교조 서울지부, 일부 혁신학교 교사 등은 그동안 성명서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혁신학교 감사는 문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탄압하기 위해 실시하는 표적감사”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3월 확정 발표한 ‘2013학년도 행정감사계획’은 감사원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1월 6일 수립돼 송 전 감사관의 검토를 거쳐 11월 15일에 감사원에 보고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도교육청을 비롯한 각종 기관은 연간감사계획을 수립한 후 감사원과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통상 연말쯤에 내년도 계획을 미리 수립한다”며 “이미 지난해 11월 수립된 ‘2013년 연간감사계획’에 특정·성과감사로 혁신학교 정책감사가 포함돼 있었고, 올해 감사계획을 확정해 그대로 진행 한 것으로 표적감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교육감이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당선돼 12월 20일 취임하기 이전 이미 계획된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은 곽 전 교육감이 9월 교육감직을 상실한 이후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됐던 시기로 이른바 ‘곽노현의 사람들’이 시교육청에 남아있던 때다. 다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연간감사계획 수립은 감사관실 일상 업무 추진사항이어서 당시 권한 대행을 맡았던 이대영 전 부교육감에게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송 전 감사관이 전결로 처리했다. 2월부터 서울시 감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송 전 감사관은 곽 전 교육감의 법률자문이자, 측근으로 개방형 직위공모로 2010년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에 임명됐으며 임기가 1년 6개월이 남았음에도 교육감이 바뀐 후 사의를 표명해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직위를 유지했다. 또 2013 상반기 정책감사로 6월 25일부터 7월 18일까지 실시된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 실태’ 감사는 2개교 예비 감사 후 8개 혁신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나 지난해 수립된 당초 계획에는 초·중·고 혁신학교 30개교가 대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교 범위가 더 넓었던 것이다. 감사 초점도 명확하다. 서울형 혁신학교 추진을 위한 학교 구성원의 의견수렴과 참여과정을 중심으로 △혁신학교 지원 예산의 편성 적정성, 예산 집행의 지침 준수 여부 △혁신학교 학교 구성원의 만족도, 운영계획 대비 성과 목표 달성 정도를 볼 계획이었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곽 교육감 측 인사들에 의해 행해진 계획 당시는 아무런 저항도 없다가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이제 와서 표적감사를 운운하는 것”이라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과 똑같은 이치”라고 꼬집었다.
불안의 끝에서 바람에 흔들리며 휘청거리는 것이 희망이다. 그렇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고 희망이다. 한번 나뭇가지를 봐라. 어디서 다시 시작하는가? 바람에 휘청거리며 눈비에 얼어 가장 파르르떨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 그리고 어디서 푸른 싹이 나고 꽃망울이 맺히고 꽃이 피는가. 흔들리는 것은 꽃을 피우기위한 아름다운 몸부림이다. 수기를 쓰고 나니, 문득 옛날에 쓴 '안동 진명학교, 봉식이'란 시가 생각난다. "그 나이면 남들은 고등학교를 마쳤는데/봉식인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다 듣지를 못하기에/말을 못하는 건 당연한 이치거늘/봉식인 후배인 어린선배들이 떠나는 졸업식 날/송사를 읽었다 으…응으 마음보다 크게/으으으… 소리 내어 읽으니 강당엔 눈물 꽃이 피었다/이어 몸짓으로 낭송하는 졸업생 답사가 있었고/낡은 오르간 소리에 맞추어 손발 짓으로 함께 부르는/소리 없는 작별의 노래를 마지막으로/졸업식은 끝났다 그러니까 올해로/어느단체에서 돌봐준다는 교정의 자선 꽃은/꼭 열한 번째로 피어난 셈이다 으으…으으으/낯선 몸짓과 이상한 울음을 배우고/손발가락으로 수(數)를 셈하기위해, 봉식인/와룡에서 안동까지 완행버스로 통학을 한다/으…응…… 세상으로 나올 때부터/으으…으 말문이 막혀버린 부끄럽지 않은 죄가/사람들로부터 그를 멀리하게 했을까/불편한 몸이 미워 스스로 숨죽인 슬픔으로 살았을까/슬쩍 봄이 보이는 텅빈 벤치에 앉아/봉식인 이미 타인이 된/고향 떠나 서울서 대학 다니는 소꿉친구에게/으으…으… 서툰 연필 글씨로 편지를 쓰며/잠들지 않으려고 홀로 잡초처럼 바람에 펄럭인다" 시 속 봉식이나 수기 속의 주인공 한이, 국이에게 말하고 싶다. 그래 희망은 원래 휘청거리는 불안에 끝에서 시작하는 거란다. 거친 바람과 눈비를 이기며…. 그리고 너희들은 그 가지 끝에서 자신만의 빛깔과 향기를 가진 꽃을 충분히 피울 수 있단다.
교사 생활을 한 지 어느덧 20년이 다 돼가지만, 신학기만 되면 내 마음은 갓 시집온 새색시 마냥 콩콩 뛴다. 올해는 어떤 살구 같은 새콤한 웃음들을 만날까. 입학식 며칠 전부터 두근거리는 가슴을 꼬옥 움켜쥐고 이불 속에서 잠을 이리저리 뒤척인다. 그러다 입학식 전날 하얀 봉투에 일급비밀이라도 들어있는 듯한 학급명단을 받아 떨리는 손으로 펼쳐들면, 까만 활자들은 꼬물꼬물 눈으로 기어들어 온다. 고 꼬물거리는 활자들은 또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활자의 주인공들을 만날 때까지 또 다른 행복한 설렘에 빠진다. 드디어 입학식 날, 궁금증에 단걸음으로 달려가 우리 반 아이들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본다. 어떤 얼굴들일까? 입학식 때 학교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해도 신입생들은 여기저기를 자꾸 낯선 눈으로 살핀다. 그 눈빛들을 인솔해 교실에 와도 여전히 아이들은 나에게 어리둥절한 눈빛을 던진다. “안녕, 올 일년 동안 너희들과 함께 할 담임이야….” 내 소개를 다시 간단히 하면, 그제야 저희들끼리 수군대며 입을 손으로 막고 킥킥 웃어댄다. 어쩌면 내 깻잎 머리 모양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중학교 3학년을 몇 년 가르치다 신입생을 만나면, 남자 아이들이지만 꼬오옥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을 만큼 귀엽다. 신입생들이 살구같이 배시시 수줍게 웃는다면, 2학년들은 복숭아같이 웃어대고 3학년은 수박같이 웃는다. 키도 입학식 때 보면 학년마다 마치 계단같이 큰 층이 난다. 아이들의 키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마치 푸른 무같이 잘 자란다. 교복도 1학년 때는 도포를 입고 다니다, 2학년이 되면 그래도 그런대로 잘 어울린다. 그런데 3학년이 되면 윗도리는 팔이 쑥 나와 반팔 같고, 바지는 7부 바지를 입고 다닌다. 그렇게 신입생들은 살구웃음과 푸른 꿈으로 중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시간마다 교과 선생님이 바뀌는 낯설음과 얼떨떨함으로 3월을 보낸다. 그래도 고마운 것은 1학년들은 별로 재미없는 유머에도 까르르 새파랗게 웃음을 쏟아내며 자지러진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조례, 종례 때도 수업시간에도, 웃음을 잃고 교실구석에 박혀있는 얼굴 큰 아이 하나가 있었다. 입학식 이 주일 후, 교우조사를 해보니 모두 그 ‘한’이란 아이를 싫어했다. 36명 중, 30명의 아이들이 한이를 멀리했다. 한이는 우리 반의 낯선 섬으로 떠다니고 있었다. 미리 알지 못했던 미안함과 그동안 상처를 움켜 안고 부초처럼 학교생활을 했을 한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3월 말부터 한이는 하루에 한두 번씩, 쉬는 시간만 되면 울먹이며 찾아와 하소연했다. “친구들이 놀려요. 준이가 괴롭혀요. 태섭이가 때려요….” 처음에는 괴롭힌 학생만 불러 상담하고 타일렀다. 그러다 조례, 종례 때마다 반 아이들 전체에게 ‘소외되고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는 것이 어떤 기쁨보다도 크다.’, ‘더불어 살아야 이 세상이 풍성해지고 아름다워진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오히려 머피의 법칙만 활성화됐다. 한이의 하소연은 점점 길어졌고, 마침내 교실 바닥에 매일 엉엉 울음을 쏟아내었다. 괴롭히는 아이들 숫자마저 하나둘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거기에다 자기 이름만 겨우 쓰는 두 명의 아이와 친구끼리 싸움을 붙여 놓고 뒤에서 조종하며 희열을 느끼는 운동부 아이, 실내화를 다섯 번이나 구입해 주어도 맨발로 뛰어다니는 아이…. 수업 시간에 산만한 서너 명의 아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십오 년 정도 담임을 했지만, 이렇게 정신없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아마 운명의 신이 교사로서 더 성숙할 수 있도록 종합선물세트를 준 모양이었다. 다른 교과 선생님들도 모두 우리 반 수업을 하고는 놀라 어리둥절해 했다.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는데도 쉬는 시간 이동할 때, 사각 지역, 화장실에서 사건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해결책으로 토요일 오후에 반 전체 축구시합도 하고, 자장면도 같이 먹고, 학급 등산대회도 열었다. 상담일지도 꼬박꼬박 쓰면서 보름에 한 번씩 학급 자체 설문조사를 했다. 그랬더니 두더지처럼 숨어 있던 한이 문제가 얼굴을 조금씩 내밀었다. 설문지에 나온 가해학생과 학부모를 불러놓고, 방과 후 저녁 늦게까지 일일이 상담도 많이 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학교폭력 문제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삼위일체 되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그 결과 한이 문제뿐만 아니라 웅크리고 숨어 있던 다른 왕따, 빵셔틀 등의 문제도 조기에 막을 수 있었다. 나아가 다른 반 아이들 문제와 학년 전체문제를 연결고리처럼 그림으로 그릴 수 있게 됐다. 몇 달 동안 반복해서 설문조사와 상담을 계속하다 보니, 한이의 울음도 자연히 줄어들었고 어리둥절하던 교실도 정신을 차렸다. 그해 여름은 그렇게 한이 문제처럼 뜨겁게 흘러갔고, 방학을 맞아 소멸되는 듯 했다. 2학기를 맞아 설문조사 횟수도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였다. 그런데 10월 중순 어느 날, 한이가 점심시간을 마치고 가방이 없다고 울먹이는 것이었다. “한아, 잘 찾아보렴. 어디 있겠지. 친구가 장난삼아 숨겼겠지. 기다리면 돌려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남학교라 가끔 짓궂게 장난치는 애들이 친구 신발이나 가방을 옆 반에 갖다 놓는 경우도 있는지라, 곧 나타날 줄 알았다. 한데 어찌된 일인지 가방은 종례 때가 돼도 나타나지 않았다. 종례를 멈추고 아이들과 함께 가방을 찾아보았으나 가방은 꽁꽁 숨어있었다. 그때 한 아이가 반쯤 물에 젖어 몸이 축 늘어진 한이 가방을 들고 왔다. 화장실 양변기에서 건져 왔다고 했다. 순간 난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듯, 멍해졌다. 가방 안을 보니, 책과 공책은 물을 반쯤 먹어 검은 지도를 그리고 있었다. 다른 물건도 아니고 가방을 변기통에 쑤셔 넣다니…. 바로 설문 조사를 했다. 자수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고…. 두 번, 세 번 설문조사를 했지만, 자백하는 학생은 없었다. 실망감과 자책감이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솟아올라 덮쳐왔다. 헐떡헐떡 거품까지 내며 엉엉 우는 한이 모습을 보니,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대체 얼마나 미워했으면 이런 짓을 했을까? 아이들을 보내고 빈 설문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나의 머리는 백지가 돼갔다. 한이 어머님을 불러 상담하면서 저녁 늦게까지 사죄드리고, 다음날 한이의 책과 가방을 모두 새것으로 구입해 주었다. 가슴에 새겨진 상처가 새 책과 새 가방으로 치료될 리는 없겠지만…. 마음을 다시 고쳐먹고, 꼬인 실타래를 처음부터 풀어야했다.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설문조사하고, 상담하고, 타이르고…. 한이 어머님도 바쁜 시간을 내어 방과 후, 교실에 와서 아이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해 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방인으로 반에서 섬처럼 떠다니는 한이가 변해야 했다. 한이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정말 중요했으니까. 한이에게는 좋은 점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말을 빌리자면, 고칠 점도 좀 있었다. 친구들이 싫어하는 말과 행동을 하고, 가끔 자신보다 더 약한 아이를 괴롭히고, 신경질과 짜증을 자주 내는 등…. 한이는 분노,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집단으로 괴롭히는 아이들도 문제지만, 한이부터 변화시켜 보기로 했다. 같이 밥도 먹으면서, 드라이브도 하면서…. “한아, 너 자신부터 한번 변해 보렴. 친구에게 웃으면서 마음을 열고 다가가 보렴.” 1학년을 마칠 때쯤, 드디어 한이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섬에서 울며 웅크리고 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아이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했다. 2학년이 되어 다른 반이 되었는데, 수업시간에 봐도 그늘진 얼굴은 없었다. 3학년이 되어서는 얼굴에 여유로운 웃음꽃까지 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이를 그렇게 졸업시킨 후, 올해 다시 3학년을 맡았다. 살구 같은 새콤한 웃음을 만나고 싶었는데…. 수박같이 웃는 덩치가 큰 아이들을 만났다. 능글맞게 웃고 조금 무뚝뚝하기도 한….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우리 반에서 얼굴이 낯선 또 다른 한이를 만났다. 한이와 성은 같았지만 키는 좀 작았고, 이름은 ‘국’이었다. 개학 첫날부터 울먹이며 신경질적으로 찾아와 하소연했다. “친구들이 놀리고… 우혁이가 괴롭혀요. 학교 오기 싫어요. 아이들이 모두 싫어요.” 한이 때문에 쌓인 노하우도 있었지만, 멀리서 국이를 1, 2학년 때 조금은 보아온지라 당황하지는 않았다. 3년 전의 한이처럼 국이는 낯선 섬으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바로 설문조사를 하여 국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불러 매일 타이르고 상담했다. 그렇게 한 효과 때문인지 따돌림과 괴롭힘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하지만 국이도 한이처럼 스스로 변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변하도록 도와주어야 했다. 장단점을 지적해 주고, 먼저 친구들에게 웃으면서 다가가라고…. 친구들이 싫어하는 말과 행동을 자제하고, 신경질적으로 말하지 말고 차분히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라고…. 사실 괴롭히는 아이들 중에서 그렇게 나쁜 아이는 별로 없었다. 그냥 자신 내면에 잠자고 있는 못된 사디즘을 살그머니 꺼내 보이려 했다. 개구리를 가지고 장난치며 재미있어하는 짓궂은 사디스트처럼…. 한번은 말썽꾸러기 아이가 국이를 다른 학교로 전학 보내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 국이를 전학 보내고 그다음 싫은 친구 보내고, 또 보내고, 보내고… 그럼, 누가 남겠니? 인류가 이렇게 발전한 것은 모두 협동의 힘이란다.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 주고, 서로 다른 빛깔과 향기를 존중해 주었기 때문이지…. 이 시간에도 땀 흘리는 농부와 펄펄 끓는 용광로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어서 너희들이 맛있게 밥 먹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거야…. 우린 모두 소중하고 누구나 귀한 존재란다.” 요즘은 국이도 나름대로 학교생활에 적응하려고 열심히 노력 중이다. 하지만 어김없이 오늘도 나에게 불만을 한사발 쏟아 놓고 갔다. 다른 아이들은 또 여기저기서 역차별한다고 불만을 토해낸다. 그 사이에서 하루에 얼굴을 수십 번씩 바꿔가면서, 나는 교실에 웃음밭을 만들려고 꽃들을 손질하고 쓰다듬는다. 이제 머잖아 국이도 고등학교에 진학할 것이다. 많은 고등학교를 알아보고 있지만, 국이에게 웃음과 행복을 줄 수 있는 그런 학교를 추천하고 싶다. 국이도 섬에서 스스로 일어나 옆 사람에게 다리를 놓고 다가갔으면 좋겠다. 바다가 조금은 거칠고 바람이 불더라도, 용기를 갖고서…. 자신의 섬에서 자신을 밀어 올려 국이만의 향기와 빛깔을 가진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 알고 보면 우리도 모두 섬이고… 그 섬에 살고 있는 것을….
먼저 우연찮게 공모한 ‘학교 바꿀수 있다-2012 교단 수기’에 은상을 수상하게돼 매우 기쁘고 감사드린다. 지난 11월 중순 우리 학교 청소년 농부학교 ‘씨앗’ 동아리 행사인 김장 담그기를 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차가운 겨울비를 맞으며 밤 8시 넘어서야 우리 학교의 어려운 아이들의 가정에 김장 배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파김치로 변한 내 몸이었지만 마음 한편으로 뿌듯하고 보람이 넘쳤다. 나의 작은 생각과 행동으로 학교를 변화시키고 같이 일하는 선생님에게도 희망과 활력을 줄 수 있으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꿈과 긍지, 행복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올 해로 3년째 접어든 농사 실습반인 청소년 농부학교 ‘씨앗’은 교육 경력 10년 째 접어들었는데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는 나의 절박한 심정에서 출발했다. 늘 똑같은 교과 내용을 앵무새처럼 가르치는 타성에 젖어 있었고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무력감을 견딜 수가 없었다. 더 이상 머리로서는 이 문제를 풀 수가 없었다. ‘그래 몸을 놀리고 움직이자’라는 생각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그래도 의미있는 일이면 더 좋을 거 같아 찾아본 게 농사일이었다. 다행이 우리 학교 근처에 몇 년째 농사를 짓지 않아 방치된 밭이 있었다. 그 곳에서 나와 우리 아이들 또 학부모님들까지 땀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었지만 그 속에서 교육구성원들 간의 끈끈한 정이 흘러 넘쳤다. 지금 그곳은 하얀 눈으로 뒤덮혀 있지만 눈이 녹고 새 봄이 되면 어린 농부들과 함께 밝게 웃을 날들을 기대해본다. 올해는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싶다.
휴~ 한숨부터 나온다. 저녁 8시, 두 번의 김장 김치 배달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서 내쉬었던 한숨이다. 우리 청소년 농부학교 ‘씨앗’의 일년 중 가장 큰 축제이자 이벤트인 사랑의 김장 김치 담그기를 마무리하면서 성취와 보람, 또 무사히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안도와 고단함의 표현일 것이다. 횟수로 2회째를 맞은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 참 무모하기도 하지만 정말 큰 보람과 감동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활력이다. 나만의 노력으로도, 학생들만의 노력으로 쉽지 않으며 나와 학교, 학생, 학부모가 혼연일체가 되어 헌신과 노력으로 이루어내는 소중한 결실이다. 김장 담그기 행사를 끝으로 올해 농사는 갈무리다. 작년부터 방과후 학교에 아이들과 농사를 시작했다. 하루 종일 교무실 안에만 있는 것이 참 무료했다. 새로운 교육 모델과 방향을 고민하던 차에 학교 인근에 놀고 있는 밭이 보였다. 물론 우리 학교 땅이다. 그동안 마을 주민이 임대해 농사를 지었다가 학교에서 실습지로 사용하려고 묵히고 있었던 밭이었다. 약 400평 규모라고 했다. 지금은 시작했으니 아무리 힘들어도 빼도 박도 못하는 입장이지만 400평이 정말 큰 것인지 알았으면 감히 농사 실습반을 운영하겠다고 했을까 할 정도로 참 무모했다. 원래 세상 일은 이처럼 철없고 무모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 해 동안 묵혔던 밭은 온갖 잡풀과 쓰레기로 뒤덮여 있어서 이곳에서 채소와 작물을 키울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나조차 농사 경험이 전무한 상태였으며 농기계조차 없었으니 앞길이 막막했다. 생명의 소중함이니, 생태적 감수성, 녹색교육, 신성한 근로와 땀의 의미 등등 그 취지와 목적은 정말 좋았으나 맞닥뜨린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개학 후 공강시간과 종례 후 심지어 주말 동안에도 잡풀을 뽑고 태우며 쓰레기를 제하면서 드디어 밭다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름하여 ‘희망꿈터’이다. 나와 우리 아이들의 희망과 꿈을 가꾸고 이루는 공간이 것이다. 방과후학교가 시작되고 본격적인 학생들을 모집했다. 그 대상은 1학년이었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하여 아직 앳된 모습을 보고 과연 힘든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렇지만 1년만 하고 끝낼 프로그램이 아니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작한 만큼 1학년이 가장 적합하였다. 농사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년 농사 지은 사람과 10년 농사 지은 사람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일 것이며 또 10년 농부는 평생 농부에 비할 수 없다. 처음 농사를 시작하는 1학년 학생들은 아직 서툴고 경험이 없으며 우왕좌왕하겠지만 그 녀석들이 2학년이 됐을 때 1학년 후배들한테 자기의 경험과 노하우를 잘 전해줄 것이고 또 3학년이 됐을 때 그 경험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보처럼 후배들에게 잘 전수할 것으로 생각했다. 농부학교 학생들을 모집한 결과 여학생 7명과 남학생 13명이 자원했다. 힘을 써야 하는 농사다보니 여학생의 참여는 저조할 줄 알았는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장화를 구입하고 비료, 퇴비, 농기구 등의 농자재를 구입해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했다. 활동 시간은 화, 수, 목 3일 하루에 45분씩 했다. 창고에서 장화를 신고 텃밭까지 가는 시간을 빼면 채 30분도 활동하지 못했다. 할 일은 많은데 화살같이 가버리는 시간은 늘 아쉽기만 했다. 종종 수업이 끝나고도 남겨서 못다 한 일들을 하기도 했다. 퇴비와 비료를 주고 난 후 마을 이장님의 도움을 받아 트랙터를 이용하여 밭을 갈고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 본격적인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일 년 농사의 시작은 감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장 먼저 심은 것은 감자였다. 씨감자를 사다가 평소 댁에서 농사를 짓는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감자 자르기를 했다. 처음이라 서툴게 자른 씨감자를 보면서 과연 이게 감자로 온전히 자랄지 걱정이 됐다. 6월말에 처음 수확하는 작물이라 결실이 풍성해야 아이들도 지금하고 있는 이 힘든 일에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하다면 1학기를 끝으로 농사에 대한 동력을 금방 상실할 거 같았다. 감자를 심고 틈이 날 때마다 밭으로 달려갔다. 인근 마을 어르신들이 심은 감자는 싹이 나서 올라오는데 우리 감자는 여전히 감감 무소식에 어찌나 애간장을 태우던지. 얼마 후 우리 ‘희망꿈터’ 텃밭에서도 감자의 초록색 새싹이 수줍은 듯 고개를 쳐들었다. 그것도 감자 심은 거의 모든 두둑 위로 올라왔다. 나와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1학기 봄에는 감자 심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쌈채소와 고추, 호박, 가지, 파프리카, 마, 열무, 대파, 고구마, 완두콩, 강낭콩, 땅콩, 쥐눈이콩, 서리태, 오이, 고수, 아욱, 근대, 들깨, 토란, 옥수수, 야콘, 스위트바질 등 될 수 있는 한 많은 작물들을 심어 봤다. 이 기회를 아이들에게 다양한 농작물을 통해 알려 주고 싶었고 어떻게 심고 가꾸며 수확하는지 또 어떻게 음식과 요리로 활용될 수 있는지도 가르쳐주고 싶었다. 나도 다양한 작물을 키워 보면서 작물의 생리를 이해시켜 주고 싶었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농사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인근 마을 어르신들과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 양가 부모님, 농사 관련 책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진행됐다. 그러면서 여러 쌈채소를 솎아주면서 새싹비빔밥을 같이 해먹고, 갖가지 쌈채소로 삼겹살 파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 키우고 가꿔온 농작물을 선생님들께 판매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2학기 가을로 접어들면서 심는 가짓 수가 많지 않았다. 대부분 김장을 위한 작물들이었다. 포기배추를 비롯하여 김장무, 갓, 쪽파, 당근 등이었다. 가을에는 심는 것 대신 수확의 계절이었다. 콩과 들깨를 털어 수확하였고 토란이며, 야콘, 고구마, 땅콩 등을 캐냈다. 전혀 농약을 주지 않고 영양분도 충분치 않았으며 많은 잡풀 속에서 힘겨웠을텐데도 무럭 무럭 자라 줘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맞게 해줘 고마웠다. 특히 고구마를 캐면서 흙만 털어내고 우적우적 씹어 먹던 생고구마의 맛과 밭에 장작불을 피워 먹은 군고구마 맛은 잊을 수가 없다. 그래도 농부학교의 백미는 뭐니 뭐니해도 작년 11월 11일 실시한 김장 담그기 행사였다. 늦여름에 김장 배추 500여 포기와 무 500개를 심어 김장 담그기 행사를 준비했다. 물론 담근 김장은 우리 학교의 어려운 학생들과 월롱면과 금촌1동의 주민센터를 통해 우리 지역의 독거 노인 분들께 전하기로 했다. 동아리 학생들과 교사들, 학부모들이 한마음이 되어 400여 포기 넘는 김장을 담궜다. 또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김장과 함께 쌀 한 가마도 나누는 사랑을 실천했다. 학교 일과 병행하면서 농사 실습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쉬운 길도 있는데 너무 힘들어 잠시 그만 둘까 하다가 봄의 생동과 외침이 나를 다시 밭으로 나오게 했다. 다시 고생의 시작인 것이다. 올 봄은 유래가 없던 봄가뭄에 뜻하지 않은 고생을 많이 했다. 학교에서 호스를 연결하여 거의 매일 물을 주었다. 그 과정에서 ‘씨앗’ 학생들이 참 고생이 많았다. 타들어갈 듯한 봄가뭄을 견뎌내고 잘 자라준 채소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 뿐이다. 그 덕분에 올해도 새싹 비빔밥도 해 먹을 수 있었고 무공해 채소로 학생들과 흥겨운 삼겹살 파티를 할 수 있었다. 또 점심 급식 시간에 선생님들께도 쌈채소를 제공하여 더위에 지쳐 생기가 없었던 입에 기운을 북돋아 드릴 수 있었다. 그 동안 우리가 직접 키우고 가꾼 채소들을 개별적으로 선생님들께만 판매했는데 올해는 학교 운동장에 열린 장터를 추진해 봤다.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구매의 기회를 통해 농사에 대한 관심을 심어주고 싶었고 ‘씨앗’ 학생들에게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심어주고 싶었다. 또 장터를 통해 살아 있는 경제 교육을 몸소 깨닫게 해 주고 싶었다. 씨앗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로 감자를 비롯하여 쌈채소, 풋고추, 아욱, 근대, 감자, 오이 등을 성황리에 팔아 적지 않은 판매 수익금을 올렸다. 물론 그 수익금은 농부학교 운영비와 이번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에 아주 유용하게 활용했다. 그 밖에서 지역 사회의 다양한 농사 관련 교육과 체험을 다녀왔다. 사회의 빠른 변화와 정보 통신에 익숙한 아이들이다보니 기다림과 인내에 익숙치 않고 그 과정이 복잡하면 이내 포기해 버린다. 바로 바로 결과가 나와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데에 익숙한 아이들은 처음에 씨를 뿌리고 싹이 날 때까지 몸에 안달이 났다. 매일 물을 주면서 어느 새 돋아난 새싹을 보고 환호성과 감탄을 연발하였다. 그러면서 이젠 느긋하게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아이들이 되어 가고 있다. 땀을 흘리면 진정한 일의 의미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있다. 너무나 자극적이고 화학 조미료 범벅인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져 있던 아이들의 입맛도 원재료의 맛에 익숙해져간다. 더울 때 즉석에서 따 먹는 토마토와 오이의 신선한 맛을 좋아한다. 농사 체험을 하다 보니 농사 경험이 전무했던 우리들에게 이장님을 비롯한 마을 어르신들은 참스승이시다. 때에 맞춰 심을 작물과 심고 가꾸는 방법이며, 수확하는 법까지 세심히 알려 주신다. 그 전만 해도 아무런 관심도 없이 지나쳤던 어르신들께도 아이들이 머리 숙여 인사하게 되고 서로 따뜻한 말을 건네게 되면서 노인 공경이니 이웃 사랑이니 하며 공허한 외침으로 그쳤던 공부도 자연스레 몸에 배게 됐다. 또 지역 사회에서 생태 연구를 하시는 생태 전문가 선생님도 알게 되었으며 농사와 생태의 중요성에 대한 재능 기부도 틈틈이 해 주셨다. 차후에 우리 마을의 세시 풍속이며 전통 놀이, 짚풀 공예와 전통 발효 음식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크다. 정말 ‘마을이 학교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지역 사회에서 생생한 삶의 경험과 배움을 터득하게 됐다. 좀 더 다양한 방법과 접근으로 지역 사회와 접목이 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몸소 체험하고 살아있는 교육으로 거듭나리라 본다. 농사 체험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것이 학부모의 관계이다. 방과후 학교로 배정된 시간은 한정되어 되어 있어서 제 때 할 일은 많은데 항상 시간이 부족했다. 학부모 보람교사 활동을 통해 안면을 익혔던 학부모 몇 분께 밭 일을 부탁했고 틈틈이 시간을 내셔서 같이 하고 있다. 그 분들도 손에 흙을 묻힌 경험이 없던 터라 쉽지는 않았지만 기꺼이 도와 주시고 있다. 종종 희망꿈터에서 자란 쌈채소로 선생님들과 삼겹살 파티를 하면서 교사와 학부모의 서먹한 관계에서 누나와 동생 같은 긴밀하고 협조적인 관계로 발전하였다. 사실 작년과 올해 학부모의 든든한 후원과 지원을 바탕으로 다소 무모하였던 김장 행사를 아주 훌륭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처음 청소년 농부학교 ‘씨앗’ 은 애당초 나름대로 가치있고 의미있는 취지와 목표로 시작했다. 그 취지에 충실하고 목표를 이루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우리 아이들이 넓은 밭의 부드러운 흙을 만지고 밟고 마음껏 뛰어놀며 기쁨과 행복을 느꼈으리라 본다. 또 땡볕에서 일하면서 땀의 의미를 체험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손수 씨를 뿌리고 물을 길어 뿌리고 가꾸면서 내 밥상에 오르는 먹거리의 의미에 대해 잠깐이라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정성껏 가꾼 채소를 팔면서 번 돈의 가치에 대해 평소 용돈으로 받은 돈과는 다른 의미를 느꼈으리라 본다. 김장을 담그면서 평소 부모님의 어려움을 헤아려 보았을 것이며 이웃에게 나눠주면서 이웃 사랑의 마음을 되새겼을 것으로 본다. 아니 지도 교사로서 이런 마음을 우리 아이들이 가졌으면 하는 꿈을 가져본다.
중학교 1학년은 그냥 지나치는 학년인가. 아니면 학창시절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가. 정확한 답은 없다. 시대에 따라 전자가 되기도 하고, 후자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지금의 중학교 1학년은 후자에 속하지 않나 싶다. 자유학기제의 전면 도입을 앞두고 중학교 1학년이 또 수난을 겪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에 성적반영이 안된다고 해도 그리 큰일은 아닌 것 같지만 역으로 보면 성적 반영이 안되는 것은 매우 큰 일에 해당된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시기이긴 하지만 진로탐색활동 등 체험활동을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가닥 잡는다는 것에 위안이 되긴 한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이 3학년이돼 고등학교 입시를 치를때는 1,2,3학년 성적을 모두 반영한다. 집중이수제로 인해 일찍 배운 과목이 있고, 늦게 배운 과목이 있으며 이는 학교별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전학년 성적을 반영하는 것이다. 즉 교과에 대해서는 학년 개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필요에 따라 편성해 중학교 과정을 모두 마칠 수 있도록 하면 되기 때문에 전학년 성적을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특정학년의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학교마다 서로 다른 교과의 성적을 입시에 반영하게 된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전학년을 반영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닌가 싶다. 2009개정교육과정의 집중이수제가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교원수급등의 문제로 집중이수제를 그대로 실시하는 학교들이 많다. 완화된 집중이수제에 맞춰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또다시 3년이 지나야 교원수급이 원활해 진다. 비정기 전보 및 교과별 수업시수의 형평성 등이 제기되기 때문에 또다시 3년을 신경쓰면서 교육과정을 운영할 엄두가 나지 않게 된다. 교육과정 고시에서는 집중이수제가 완화 되었지만 일선 학교에서 완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다. 이렇게 집중이수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중학교 1학년 성적을 고등학교 입시에 반영하지 않는다면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사교육 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학생들이 공부를 안하겠는가라는 생각을 가졌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학부모들도 시험이 성적에 반영되느냐 안되느냐에 매우 민감하다. 성적에 반영되지 않으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일선학교에서 보건교육, 진로교육 등이 선택교과로 지정돼도 잘 안되는 이유가 바로 성적에 반영되는 교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택교과로 지정을 했음에도 고등학교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선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중이수제에 의해 어떤 교과가 1학년에 배치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상급학교 입시에 반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어쩌면 이번의 조치가 자유학기제 운영기간 동안 시험을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닌가 싶다. 수행평가나 과정평가 등도 실시하지 않기 위해서 사전에 대안을 내놓은 것이라는 생각이다. 사실이건 아니건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3년동안 다니면서 중요한 교과를 1학년때 배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9개정교육과정 이전처럼 각 교과를 학년마다 배우도록 할때는 같은 교과에서도 2,3학년 과정이 있기 때문에 1학년 성적을 반영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학교마다 입시에 반영되는 교과가 달라진다는 문제가 있다. 물론 해당학교 학생들끼리 내신성적을 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제외된 특목고 등에서 1학년때만 배운 교과의 성적을 요구한다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보통 특목고 진학결정은 2학년 말이나 3학년 초에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1학년때 소홀히 했던 과목으로 인해 특목고 등의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학업성취도 존속 문제와도 직결된다. 특정교과를 지정해서 실시하는 시험인데, 학교에 따라서는 이미 배운지 오래된 후에 시험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교과를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포함한다면 이 역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것은 현재 중학교 교사들도 당장 올해의 고등학교 입시에서 어느 학년의 성적이 반영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어느 학년이 반영되며, 그 다음 해에는 어느 학년의 성적이 반영되는지는 이 관심이 있는 교사 외에는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중학교 3년간의 전학년 성적반영은 2년으로 끝나게 된다. 그 다음해 부터는 중학교 2,3학년의 성적만 반영하게 된다. 교사는 물론 학생, 학부모도 헷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2년동안 전학년 성적을 반영하는 학생들은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성적반영 시기가 달라지면서 최대 피해자는 학생들이다. 어떤일이 있어도 학생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아야 한다. 집중이수제로 학습부담이 커졌던 학생들이 지금의 중학교 2,3학년 학생들이다. 과목수는 줄었지만 학습분량은 엄청나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 학생의 피해는 결코 돌려 줄 수 없는 피해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방향이 다수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다. 중학교 1학년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것보다 이로인한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지금도 집중이수제 적용을 받은 학생들은 자기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성적반영 학년을 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그 시기에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공교육의 신뢰도와도 관계가 있다. 따라서 이번의 조치는 재고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제 우리 학교에서 고졸 검정고시가 있었다. 우리 학교가 도교육청의 검정고시 시험장이 된 것이다. 운동장은 자가용으로 꽉 찼다. 무려 20실에 700명이 응시를 했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시험 일정이 잡혔다. 검정고시란 무엇인가? 정규학교에 미진학한 사람들에게 계속 교육 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의 교육 수준을 향상시키며 교육의 평등 이념 구현에 기여하기 위해 치러지는 시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규학교에서 교육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정규학교보다 더 빨리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정규학교에서 자퇴를 해서, 또 정규학교에 다닐 수 없는 여러 사정 때문에 검정고시를 택했으리라. 오늘 시험 본 사람들 전 과목 모두 평균 60점 이상 받는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한다. 지금은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지만 필자의 중학교 시절, 사정에 의해 중학교를 진학 못한 동네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말 지금도 생각난다. “교복 입은 친구들이 등하교 하는 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 검정고시 출신에 대한 두 가지 생각. 하나는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정규 학교에서 또래 무리들과 함께 공부하면 무난히 잘 갈 수 있을 터인데 그것을 마다하고 혼자서 또는 학원에서 공부를 하다니?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들이다. 의지가 대단해 특이하게 뭔가 커다란 일을 할 사람처럼 보인다. 또 한 가지는 부적응자라는 생각. 정규학교에서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처럼 공부하고 단계를 거쳐 진학하지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간에서 학업을 멈춘 것은 평범한 인생길을 스스로 마다한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혹시 사회성 또는 적응성은 부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시선이다. 시험일 교정의 모습을 보니 가족과 함께 동행한 사람도 보인다. 시험이 종료되니 어머니, 아버지와 포옹하는 장면도 보인다. 부모는 자식이 그 동안 공부한 것의 좋은 결과를 기다린다. 시험 잘 보기를 기도하며 초조하게 기다린다. 쉬는 시간 교장실에서 바라다 본 풍경이다. 수험생 중 일부가 나이와 성별에 상관 없이 밖으로 나와 흡연을 한다. 그 모습이 자연스럽다. 사회물을 일찍 먹으면 이렇게 되는 것인지? 그게 그리 좋을까? 비흡연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하기사 수능 시험장도 마찬가지다. 담배연기가 가득하다.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은 흡연자가 꽉 차 있어 불조심을 해야 할 지경이다. 학교는 금연장소인데도 무시되고 있는 현실이다. 대개 재학생보다는 재수생이 흡연을 한다. 인생의 가는 길은 한 가지 길이 아니다.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한다. 젊었을 때의 시련 극복이 훗날 인생을 풍부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은 자식이 평탄한 길을 가기 원한다. 고생 덜하고 편하게 살기 바라는 것이다. 오늘 우리 학교에서 시험을 치룬 학생들 자아성취는 물론 국가 사회에 기여하는 인물로 성장하기 바란다.
북내초(교장 김경순)는 2013학년도 경기도교육청 지정 지역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공부방은 지역을 거점으로해 학생들의 교육복지와 학력 향상을 위해 운영하는 사업으로 참여희망 학생에게 기초학력 신장, 자기주도학습, 과제 지도, 특기적성, 상담, 전문 체험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북내초는 금번 여름방학을 맞이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즐거운 배움과 창의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별히 오는 8월 5일부터 7일까지는 특별프로그램으로 교육 마술 캠프를 운영하여 학습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주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의를 담당한 안중현 교사는 교육마술의 장점으로 마술을 통해 학생의 주의를 집중할 수 있고, 교과내용과의 접목을 통해 교과 내용의 이해를 도울수 있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마술캠프에 참가한 북내초 5학년 한 학생은 "마술을 배우려면 멀리가서 배워야하는데 무료로 마술도구도 갖고 배울수 있어서 좋았다"며 "카드를 이용한 마술은 정말 재미있었고 방학이 끝나면 친구들에게 보여주어서 재미있게 해줄 것이다"라고소감을 밝혔다. 북내초는 금번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학교자체 프로그램 및 외부강사 프로그램 총 8개의 프로그램을 주간 단위로 운영해 학생들의 즐거움과 배움이 있는 방학중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생의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