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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우일, 이하 과총)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변화를 주도할 과학기술 중심의 2022 교육과정 개정을 촉구했다. 과총은 성명서에서 “과학기술력 제고의 핵심과목인 수학·과학은 제7차 교육과정 이후 내용의 양과 수준이 점차 감축돼 2015 개정 교육과정 기준 고교 교과 내 수학·과학 필수이수 학점 비율은 2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학에서 중도 포기하는 이공계 학생이 느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과총은 이 문제의 해소를 위해 수학·과학·정보 관련 과목의 교육 시수를 대폭 확대하고 내용의 수준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했다. 도입 취지는 환영하지만, 정해진 시수 내에서 여러 과목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과학기술 관련 과목 교육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고교 과학기술 과목의 이수 내용을 진로 선택과 긴밀히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공계 학생들에게 적합한 교육과정·교과서의 개발과 교사 연수, 교육 실행, 평가 등이 전 주기적 로드맵상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의 입시전형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등학교에서 이수한 내용이 대입전형에 충분히 반영되려면, 대학이 전공 특성에 맞는 고교 선수과목을 지정하고 대입에 반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획일화된 체계에서는 학생이 적성을 고려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할 여지가 매우 좁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계열 구분 없이 수능 과목을 선택하도록 한 2022 수능 체제에 대해서도 보완을 요구했다. 고교에서 과학기술 과목을 이수하지 않고도 이공계‧의약계에 진학 가능하게 한 것은 교육의 부실화를 넘어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총은 또 교육 정책 결정 시 과학기술계의 참여 비율을 대폭 높일 것을 요구했다. 2022년 교육과정 개정위원회 위원 중 이공계 전문가 비중이 매우 낮아 이공계 입장이 충분히 전달되기 어렵다는 이유다.
해마다 5월이면 가슴 저편에서 밀려드는 그리움 같은 것이 있다. 싱그러운 햇살과 파릇파릇한 나뭇잎 사이로 떠오르는 얼굴…….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자라고 있을지 마냥 보고 싶고 궁금하다. 1991년 3월 진주교대를 졸업한 나는 거제 오량초등학교에서 첫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북신동이 집이었던 나는 매일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했는데 항상 거제대교를 지나다녔다. 출근길에 펼쳐진 견내량은 나의 첫 교직 생활에 대한 희망을 한없이 부풀게 했다. 출근길에 거제대교를 지나면서 ‘오늘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할까?’ ‘자상하고 다정하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생각하면 어느새 버스는 종점에 도착하곤 했다. 퇴근길 역시 넓고 푸른 바다를 보며 ‘오늘은 아이들 속에 내가 있었어!’ ‘오늘은 너무 화만 낸 것 같아.’ ‘내일은 또 다른 시도를 해봐야지.’ 이런 생각들을 3년 동안 견내량과 함께했다. 바쁜 가운데 1년은 그냥 그렇게 지나갔고 이듬해 3월, 5학년을 배정받아 아이들과 첫 만남의 시간을 가지게 됐다. 유난히 머리가 반짝이는 녀석이 내 신경을 건드렸다. 소매에는 콧물인지, 흙인지 모를 고장물이 적당히 묻어 있고 코 밑은 헐지 않을 정도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선생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서 무엇을 하는지 자기 일에만 열중이었다. 머리는 왜 또 그렇게 빡빡 밀었는지……. 그렇게 그 녀석과 나는 처음 만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녀석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녀석은 ‘벽담사’라는 절에서 동생과 함께 학교를 다녔다. 그러니까 동자승이었던 것이다. 부모님은 이혼했고 아버지가 키울 능력이 되지 않아 절에 맡겨진 아이다. 녀석은 수업이 끝나면 언제나 내게 와서 냄새나는 머리를 내 가슴에 묻고 숨소리를 듣고 집으로 가곤 했다. 처음 녀석이 내 가슴에 머리를 묻고 숨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가슴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요. 와! 신기하고 재밌다." 그 말에 난 "다 큰 녀석이 징그럽게 이게 뭐하는 짓이고" 하며 녀석을 밀쳤다. 그러나 녀석의 그런 행동이 애정 결핍에서 오는 전형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이전보다 녀석을 더 꼭 안아 주었다. 녀석도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이 일을 계기로 더욱 친해질 수 있었다. 항상 말썽꾸러기에 공부는 겨우 문자 해득, 거기에다 도벽까지 누가 봐도 문제아였지만, 나에겐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제자였다. 내가 녀석에게 하는 만큼 녀석도 조금씩 변해 갔고, 남의 물건에 손대는 횟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던 5월 어느 날,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쓰러짐으로 인해 난 일주일 동안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아버지 병간호를 해야만 했다. 다행히 아버지가 회복의 기미를 보여 그동안 보고 싶고 걱정되었던 반 아이들을 만나러 학교에 갔다. 그날이 바로 스승의 날 앞날이었다. 일주일 만에 나를 본 아이들은 기쁜 얼굴로 맞이해 주었고 그동안 옆 반 아이들에게 당한 서러움을 하나, 둘 나에게 하소연하며 그들을 응징해 주길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 그 녀석도 친구들 틈에서 내 손을 잡으려고, 그리고 내 가슴을 찾아 몸부림을 쳤다. 눈에는 눈물도 글썽이고 있었다. ‘내일이 스승의 날인데 선생님이 오시지 않으면 어쩌나?’ 내심 아이들은 걱정을 많이 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아이들과 시간을 갖고 있는데 교내 방송에서 나를 찾았고, 그것은 불길한 예감이었다. 집으로 급히 갔으나 결국 아버지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못난 자식이 되고 말았다. 그 후로 며칠을 더 결근을 하고 나서야 학교로 갈 수 있었다. 학교에서 난 옆 반 선생님으로부터 웃지 못할 이야기를 들었다. 스승의 날에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던 아이들은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교실에 풍선도 만들고 자기들이 직접 마련했는지, 아니면 어머니께서 보내줬는지 모를 선물을 교탁 위에 잔뜩 진열해 두고 선생님을 기다렸단다. 옆 반 선생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지만 내가 학교에 오지 못한다고 말했단다. 오늘은 일찍 집으로 돌아가라고……. 그래도 아이들은 움직이지 않더란다. 그러더니 하나둘 울음을 터뜨리더니 나중엔 온 교실이 울음바다가 되더란다. 한 시간을 그렇게 울던 아이들은 배가 고픈지 선생님을 위해 준비한 초코파이를 나누어 먹고선 힘없이 집으로 갔단다. 아이들이 모두 떠난 학교. 선생님들도 퇴근 준비를 하는데 어디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서 가 보았더니 글쎄, 나의 심장 소리를 듣던 녀석이 술에 취해 울고 있더란다. 걷지도 못하고 서지도 못하고 할 수 없이 선생님들이 업고 절로 보냈단다. 녀석도 스승의 날이라고 선생님께 무엇인가 선물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한 달 동안 모은 돈으로 (훔친 돈 절대 아님) 선생님 드릴 선물이라고 소주를 두 병 샀단다. 다른 친구들 선물은 양말이니, 우산이니……. 자기가 보기엔 다른 친구들의 선물은 좋은 것 같은데 자기 선물은 초라해 보였던지 차마 교탁에 내어놓을 수가 없어 선생님께 직접 드리기로 마음먹고 가방에 넣어 두었는데 선생님이 오지 않자 실망한 나머지 많이도 울었단다. 다른 친구들이 집에 간 후에도 ‘선생님은 반드시 올 것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기다렸단다. 한참을 그렇게 울다 기다리기를 반복한 녀석은 배가 고프고 목이 말랐던지 남아있던 초코파이와 소주를 물로 착각했는지 1병을 전부 다 비우고 두 병째 마시던 중이었단다. 술에 취한 아이를 일으켜 세워 달래 집으로 보내려고 했으나 아이는 이리 쿵, 저리 쿵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지면서도 선생님이 오기 전까지는 집으로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더란다. 결국 얼마 가지 못해 녀석은 잠이 들었고 남자 선생님이 아이를 업고 차에 태워 절에 데려다주었다고 한다. 어쨌든 그날의 우발적인 사건은 그렇게 끝이 났고 녀석의 어이없는 행동에 당황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깊은 곳에서 뜨거운 뭔가가 느껴졌다. 이렇게 녀석과 한 해를 보내고 우리는 6학년이 되어 또 같은 반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러나 그해 9월. 녀석의 행동에 변화가 일어났다. 행동과 말이 점점 또다시 거칠어졌고 쉽게 짜증을 내는가 하면 예전의 도벽도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녀석은 더 이상 내 가슴의 숨소리도 듣지 않았다. 그리고 가을 운동회를 며칠 앞둔 어느 날 오후. 그동안 한 번도 나타나지 않던 녀석의 아버지와 새엄마가 학교에 찾아왔다. 그리곤 그날로 녀석을 데리고 마산으로 전학을 가버렸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동안 잊고 지내던 부모에 대한 증오가 되살아났던 모양이다. 엄마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새엄마가 싫었고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하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던 모양이다. 이런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불만스럽고 거친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고, 전후 사정을 몰랐던 난 녀석의 행동에 당황해하며 꾸짖기만 했었다. 녀석에게 좀 더 잘해 주지 못했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불쌍한 녀석. 녀석은 그렇게 친구들과 나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부모님의 손에 끌려 그렇게 가고 말았다. 전학 간 지 일주일 후 난 전학 간 학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녀석이 그곳에서도 적응 못 하고 말썽만 부리다가 결국 가출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안타까웠다. 녀석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 줄 사람이 있었다면 녀석은 훌륭히 자랄 수 있었을 텐데…. 그날 이후로 난 녀석을 찾기 위해 직접 마산까지 가 보았지만 결국 찾을 수 없었다. 해마다 5월이 되면 옛날 빡빡머리 녀석의 잊지 못할 스승의 날 헤프닝과 함께 가슴 허전함을 느낀다. 또 언제 내 가슴에 묻혀 숨소리를 들으며 "선생님, 이상한 소리가 나요.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요"라고 말해줄 아이를 기다리며……. ------------------------------------------------------------------------------------------------------- 수상 소감 아이들을 기다리며…. 한국교육신문에서 교단 수기를 공모한다는 글을 보고 지난 교직 경력 30년을 되돌아보았다. 1991년부터 시작된 나의 교직 생활은 20세기와 21세기를 함께 지내 온 시간이며 변화가 다양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코로나19로 세계의 모든 사회, 문화, 경제가 위축되고 교육에서도 학교가 아닌 원격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금의 나는 제자들과 함께 보냈던 많은 시간보다 훨씬 짧은 교직 생활을 남겨두고 있다. 그래서 교단 수기에 지난 30년의 교직 생활을 되돌아보며 첫 발령 때 설레이며 맞이했던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주제로 참여하게 되었다. 고이고이 접어두었던 나만의 추억이며 아름다운 이야기이지만 세대를 달리하는 20~30대 선생님들이 얼마나 공감하며 이해하실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마도 나와 같은 공감에너지를 가지고 계시는 40~50대 선생님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나의 글을 통해 그 시절의 제자들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잠깐의 휴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도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각자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제자들을 응원으로 마음으로 남은 교직 생활도 열심히 해야겠다. 끝으로 수상하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이 2학기에 1742억 원의 예산을 들여 1155개 학교의 과밀학급을 해소하기로 한 가운데 추진 대상에서 사립학교는 제외돼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교총은 입장을 내고 “사립학교와 학생은 대한민국의 학교, 대한민국의 학생이 아니냐”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차별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사립학교를 포함시키라”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교육회복지원위원회’를 개최하고 올해 하반기 동안 신속한 교육회복 및 미래교육 학습환경 지원을 위해 총 5조3619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습보충, 심리·정서, 과밀학급 해소, 방역 인력과 물품, 초등돌봄 등 시급한 과제에 2조6602억 원을, 미래교육 학습환경 구축에 약 2조7017억 원을 투입한다. 이 중 학급당 28명 이상이 있는 1155개교에는 교실 전환, 임대형 이동식 학교 건물(모듈러 교사), 증축 등을 통해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관련한 교부금 교부기준 상향 및 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지침 개정 등을 통해 제도개선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추진 대상에서 사립학교가 제외되고 국·공립학교만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기준에 사립학교가 빠져있다”며 “학교를 신설하거나 증축하면 사학의 재산이 돼 버려 심한 경우 팔 수도 있고 폐교됐을 경우 재산이 온전하게 국가로 귀속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도별 재정지원조례에 근거해서 교육감이 사립학교에 재정결함 보조금을 주는 형태가 돼야 할 것 같다”며 “지원이나 투자에 대한 우선순위를 놓고 봤을 때 국·공립이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학 관계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생들의 학습, 정서 결손이 심각해져 등교 확대가 이뤄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과밀학급 해소를 추진하는 것인데, 사립이라는 이유로 제외한다면 사립학교 학생들이 감염병의 위협과 학습권으로부터 차별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교육통계 기준 사립학교 비율은 중학교가 19.6%, 고등학교가 40%이고 학생 수도 비슷한 규모다. 정호영 대한사립교장회 회장은 “평준화 정책에서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해서 간 것도 아닌데 사립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설적, 복지적 측면에서 동일한 혜택을 얻을 수 없다면 학생·학부모 입장에서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학교는 공적 개념이지 증·개축을 한다고 해서 학교가 이사장 소유가 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사립학교법상 사립학교 건물 및 토지 등은 설립자의 사유재산이었다 하더라도 학교법인이 된 이상 이를 관할청의 허가 없이 팔거나 전용할 수 없다. 폐교 시에도 잔여재산은 전액 국가로 환수된다. 교총은 “교육의 공공성을 부르짖으며 사학의 재정권, 인사권, 자율 운영권을 침해하더니 사립학교 학생의 교육환경 개선은 교육의 공공성과 무관하다는 것인지, 공립 학생만 대한민국 학생이라는 것인지, 교육당국의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에 제출된 내년 교육예산은 88조 원이고 이 중 지방교육재정교부금만도 64조 원에 달한다. 교총은 “갈수록 무상교육 시리즈와 현금 살포 정책 등 포퓰리즘이 만연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며 “과연 과밀학급 해소 사업에서 사립을 제외해야 할 만큼 교육재정이 궁핍한 것인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박광일 여행작가·㈜여행이야기] 얼마 전 끝난 도쿄올림픽.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를 응원하며 많은 시민이 일상의 어려움을 잊고 새로운 힘을 얻었다. 최근 우리나라는 각종 대회에서 메달 획득과 별개로 스포츠 강국으로 손꼽힌다. 그런데 국제대회가 열리는 스포츠 종목은 대부분 전통적인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들어온 것들이다. 양궁과 활쏘기 전통을 연결해서 볼 수 있겠지만 스포츠 종목으로서 양궁은 그 이름처럼 서양에서 들어왔다. 그런 점에서 근대 역사 속에서 언제, 어떻게 서양의 스포츠가 들어왔으며 당시 모습이 어떠했는지 궁금해진다. 근대 역사에서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테니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관심갖는 축구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 테니스 외교관 위주로 도입되기 시작 답사를 다니다 보면 옛날에 테니스코트가 있던 장소를 종종 확인하게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원이기도 한 인천 각국 공원 근처, 외국인들이 머물던 사교 공간인 제물포구락부(구락부는 클럽의 일본식 표현) 앞에 테니스코트가 있었던 곳이나, 서울에서 외교관 건물이 들어선 정동 일대에도 테니스코트가 있던 공간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내력을 참고할 때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테니스가 한국에 처음 도입된 것은 1883년, 첫 서양 외교관인 미국의 푸트 공사가 부임하면서다. 이때는 서양에서도 테니스와 관련된 규정이 막 끝난 시기였다는 점에서 도입 시기는 무척 이른 편이었다. 당시 테니스는 유럽과 미국에 널리 퍼지긴 했지만 실내 스포츠로서 왕실과 귀족들이 즐기던 스포츠였다. 그러던 것을 영국의 윙필드가 실외 테니스로 바꾸어 처음 시작한 것이 1873년이었으니 오늘날과 같은 테니스 경기로 모습을 정비한 지 10년 만에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이다. 참고로 실외 테니스의 첫 공식 대회인 ‘제1회 윔블던 대회’가 열린 것은 1877년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일찌감치 들어온 테니스는 아무래도 소수의 사람만 즐겼던 것 같다. 정동에 테니스코트가 있었지만 미국 공사관, 그리고 영국 공사관 앞에 있었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즐긴 스포츠였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처음 테니스를 친 인물은 누구일까. 기록상으로는 ‘갑신정변’의 주역인 김옥균으로 나온다. 김옥균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외국 공사들과도 접촉을 자주 했는데 이때 테니스를 이용했다. 이를 위해 자신의 화동 집에 아예 테니스코트를 만들어 놓고 외국 공사 부부를 초청한 것이다. 이후 김옥균을 통해 다른 개화파 인사들에게도 테니스가 전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개화파’의 상징 가운데 하나가 ‘테니스’였으니 당시 사람들에게는 불온하게 보였을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테니스 모임이 정치적 모임으로 알려지며 “테니스장에서 김옥균이 나라를 판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참고로 당시 테니스를 한자로 ‘척구(擲球)’로 불렀으니 공을 던진다는 의미다. 근대학교에서 클럽 만들며 가르쳐 초기에 쉽게 자리를 잡을 것처럼 보인 테니스는 갑신정변과 함께 다시 외국인의 스포츠로 돌아간 것 같다. 정동 외교관들의 모임인 ‘외교관 구락부’에서 테니스를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외국 외교관과 접촉면을 넓히고자 했던 고종과 순종 역시 자연스럽게 테니스 경기 장면을 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순종의 반응이 조금 뜻밖이다. “저렇게 힘든 일을 손수 하다니 참으로 딱하오. 하인에게나 시킬 일이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공식 기록에 남아있지 않는 전해지는 말이지만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 당시 외국인들이 테니스 경기를 할 때 남자는 흰색 긴바지, 여자는 흰색 긴치마를 입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러한 테니스 구경을 즐겨할 뿐이었으니 직접 치기 시작한 것은 조금 뒤의 일이다. 외국인 선교사가 중심이 돼 설립한 근대학교에서는 체육을 강조했고 또 과외활동으로 스포츠클럽을 만들었다. 이때 야구, 축구 등과 함께 테니스도 클럽도 생겨난 것이다. 배재학당의 경우 1900년에 테니스클럽이 생겼다. 이때 테니스코트 네트는 새끼줄로 대신하고 라켓은 널판으로 대체했으며 공도 제대로 된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테니스가 조금씩 퍼져나가며 여학교에서도 스포츠 활동으로 테니스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테니스 장비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테니스공 대신 고무공으로 경기를 하는 연식정구가 널리 퍼지며 테니스를 대체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렇지만 연식정구가 원래 테니스 모습이 아니란 것을 확인한 경성제대 재학생 강성태는 정구 대신 테니스를 해야 국제 경기에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하며 경성제국대학에 정구부를 테니스부로 바꾸기도 했다. ■ 축구 인천항서 영국 군인들로부터 시작 테니스가 개인 중심이며 또 조금은 귀족적인 스포츠라면 여기에 대비되는 종목이 바로 축구가 아닐까. 별다른 장비가 필요하지도 않고 몇 개의 규칙만 알아도 되니, 공과 운동장만 있으면 된다. 무엇보다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공통의 투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니 참여하는 선수들은 물론 응원하는 이들도 열광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그런 점에서 테니스의 도입 전파 과정과 축구의 그것은 사뭇 달랐다. 우리나라에 처음 축구가 들어온 것은 1882년, 인천항에 정박한 영국 해군의 군함, 플랑잉피시 호의 ‘군인들’이 부두에서 공을 차기 시작하면서다. 그들의 첫 경기는 아마도 다른 배의 선원이었을 것이니 테니스와 달리 자연스럽게 퍼져나갔을 것이다. 축구 역시 국내에 보급하는 데에는 학교가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테니스가 학교 중심으로 퍼져나갔다면 축구는 사회의 여러 단체에서 도입하며 그 영향력의 범위가 훨씬 컸다. 무엇보다 대중에게 있어 규칙이 단순한 축구는 응원에 참여하는 것도 쉬웠으니 대중 스포츠로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첫 공식 축구 경기는 1905년 6월, 황성기독청년회와 대한체육구락부의 대결이었다. 양 팀 응원단과 구경꾼이 모이며 열띤 경기가 펼쳐졌다고 하는데, 결과는 무승부였다. 이처럼 축구가 널리 퍼지며 여러 동네에서 청장년이 축구를 즐겼는데, 유니폼이 없는 것은 물론 규칙도 명확하지 않았다. 축구공도 돼지 오줌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축구라는 것이 선수만 해도 그 수가 적지 않고 구경꾼까지 모이면 규모가 만만치 않았던 탓에 통감부 시절부터 일제는 축구 경기 개최 자체를 못하게 했다. 축구 경기가 소요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3.1운동 기점 대규모 대회 열려 이러한 상황을 푼 것은 3.1운동이었다. 3.1운동 이후 이른바 ‘문화통치’를 선전하던 일제는 체육활동을 막기 어려웠다. 나아가 조선체육협회가 일본체육협회의 지부격으로 만들어지며 스포츠 활동에 숨통이 트인 것이다. 상황이 변하자 기다렸다는 듯 대규모 축구대회가 열렸다. 1921년, 열린 대회는 무려 18개 팀이 참여하며 2월11일부터 13일까지 3일에 걸쳐 진행됐다. 입장료도 있었으니 어른 20전, 학생 10전이었다. 다만 규칙 문제로 대회 운영이 원활하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첫날 세 경기 모두 심판 판정에 불복이 있었으며, 결승전으로 열린 배재구락부와 숭실구락부의 경기에서는 심판이 숭실에 대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는데 이에 배재가 불복하며 우승팀도 가려내지 못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축구에 대한 인기는 점점 높아졌고 그 중심에는 경평전이 있었다. 스포츠 시합에 라이벌이 있으면 흥미가 높아지는데, 당시 서울과 큰 발전을 보인 평양을 염두에 두고 조선일보사가 1929년, 경평전을 연 것이다. 서울팀은 경신학교, 보성전문, 연희전문 학교 출신 선수들이, 평양팀은 숭실학교 출신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첫 대회는 평양이 2승 1무로 승리, 2회 대회는 경성이 2승 1패로 승리를 했다. 1935년부터는 다른 도시팀이 대회에 참여하며 경평전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게 된다. 이런 가운데 ‘국가대표팀’이라고 부를만한 팀이 생겨났으니 바로 ‘조선축구단’이다. 원래 불교청년회가 운영하던 축구단으로 여러 축구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조선 최고의 축구단으로 인정받았다. 더 나아가 외국에서 활약하던 교포를 선수로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하기도 했다. 조선축구단이 일본 원정을 가기도 했는데 5승 3무의 전적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1935년, 재정문제로 조선축구단이 해체됐는데 이 과정에서 축구를 잘하는 조선 사람, 선수에 대한 이미지가 명확하게 생겼다. 결국 일제강점기, 올림픽에 출전하는 축구 선수도 생겨났다. 베를린올림픽서 뛴 김용식 선수 1935년, 일본에서 ‘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가 열렸다. 다음 해에 있을 베를린올림픽 선수 선발전을 겸한 대회였다, 여기에서 앞에 나온 조선축구단이 우승을 한 것이다. 그러자 일본은 계획을 변경해 ‘제8회 메이지신궁대회’를 다시 열었는데 이 대회에서는 경성축구단이 우승 했다. 결국 한국 축구 선수의 우수함을 인정한 일본은 김용식, 김용근 두 선수를 자신들의 대표팀에 선발했다. 그렇지만 김용근 선수는 평양축구단이 텐진으로 원정을 가는 바람에 빠지면서 김용식 선수 혼자 베를린올림픽에 축구 선수로 참여하게 됐다. 김용식 선수는 한국 축구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인물로 이때 손기정, 남승룡 선수를 비롯해 농구의 이성구, 염은현, 장이진, 복싱의 이규환 선수와 함께 베를린올림픽에 참여했다. 일장기를 앞세운 것은 가혹한 일이었지만 척박한 환경 속에서 한국 스포츠의 실력을 보여줬으며 당시 일본 축구가 8강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용식은 베를린으로 가는 길에 영국의 축구 관련 서적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축구 기술 서적을 번역해 국내에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태평양전쟁으로 1942년 이후 모든 경기가 금지된다. 스포츠가 가진 특성상 참여와 응원을 통해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리라. 우리 국적으로 처음 출전한 축구 대표팀은 1948년 런던올림픽이다. 정부 수립 전이기도 한데, 첫 상대인 멕시코에게 5:3으로 이겼으나 다음 상대인 스웨덴에게는 0:12로 졌다. 참고로 스웨덴은 런던올림픽 축구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처럼 근대 스포츠는 세계와 만나는 통로로서, 한편으로 우리 민족이 하나로 모이는 중심으로서 역할을 했다. 보통, 역사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스포츠지만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르며 우리의 일부가 됐으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선주자로 공개 행보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이번에는 교육계로 눈을 돌렸다. 지난 10일 윤 예비후보는 한국교총을 내방해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을 비롯한 회장단, 시·도교총 회장 등과 만나 교육 현안을 청취하고 구상 중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하 회장은 "교육은 현재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공공성과 교육의 다양성, 자율성, 정치적 중립성이 무너지고 있는 교육 현장의 현실을 전했다. 이어 "교육이 국가의 미래라는 신념으로 국민께 청사진을 제시하고 강력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육 구성원들의 공감과 합의 없이 교육 정책이 추진되고, 정권을 초월해 장기적으로 국가 교육 정책을 결정해야 할 국가교육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황도 비판했다. 하 회장은 "고교체제가 시행령 수준에서 폐지되고 준비도 안 된 고교학점제는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백년대계를 세울 국가교육위원회는 정권교육위원회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 회장은 "올바른 교육 비전을 제시하고 교육을 국정 운영의 핵심 가치로 추진할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교육자들의 열망을 잘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하며 ‘교육 정책 현안 10대 과제’를 윤 예비후보에게 전달했다. 윤 예비후보는 현장의 목소리에 공감하면서 ‘다양성 보장’과 ‘학교의 자율성 존중’ 등을 교육 정책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윤 예비후보는 "교육도 수요자의 선호에 따라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국가가 나서서 식사 메뉴를 정해주듯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교육 당국은 학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가면 갈수록 국가가 교육에 개입하고 통제하고 있다"며 "학교의 자율성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인 사학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윤 예비후보는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은 공공성과 책임을강조하는 것과 함께 다양성과 자율성, 창의성이 함께 기반이 돼야 한다"며 "문제 사학은 법적 제재를 하더라도 여타 사학에 대해서는 헌법이 보장한 자율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교육도 언급했다. 윤 예비후보는 "혁신교육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혁신교육의 실체가 정치교육이고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정작 가르칠 공부를 제대로 안 가르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교직은 전문직"이라고 말했다. 윤 예비후보는"교사가 오랜 경험을 거쳐 교감, 교장이 돼야 한다"면서 "교육은 기본적으로 전문가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간담 후 윤 예비후보는 한국교총회관 1층에 마련된 교총 사료실을 둘러보고 방명록에 ‘자율과 창의를 기반으로 교육 입국을 이룩하겠다’고 적었다.
감사는 감동과 사랑의 합성어 미국 켄터키 대학 병원의 데이비드 스노던 박사는 감사와 건강의 상관 관계'를 오랫동인 연구했습니다. 그는 미국 내 일곱 군데 수녀원에 있는 수녀들을 대상으로 수십 년 동안 생활습관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감사하는 마음과 긍정적인 자세를 지닌 수녀들과 불평이 많고 부정적이었던 수녀들을 비교한 결과, 긍정적인 수녀들의 수명이 평균 7년 정도 더 길었을 뿐 아니라 뇌세포의 파괴 정도도 덜했다는 것입니다. 예전부터 낙천적인 사람이 더건강하고장수한다는 이야기는 있었습니다. 느린 듯, 게으른 듯살며 욕심을 덜 부리는 사람에게 질병도 관대한 모양입니다. 이는 몸과 마음이 하나임을 나타냅니다. 몸이 힘든데 마음이 편할 리 없고 마음이 절망적인데 몸이 건강할 리 없습니다. 그러니 할 수만 있다면 속도를 늦추고 느린 걸음으로 세상을 관조하먀 사는 지혜를 너머 감사하는 태도가 답이 분명합니다. 반면 성미가 급하여 욱하여 화를 잘 내는버릇을 가졌거나 욕심이 과도하여 매사에 일희일비 하는 사람의 건강이 좋을 리 없습니다. 화를 내면 피가 머리로 쏠려 순식간에 혈압이 상승하니 몸에 불이 난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퇴임 몇년 전부터는 1학년을 내리 맡았습니다. 젊은 선생님들이 1학년 담임을 꺼리기도 했고 경험이 많은 선배 선생님이 맡아주면 차분히 이것저것 챙겨주며 기본생활 습관을 자리잡게 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1학년 아이들은 무척 귀엽기도 하지만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지요. 아무것도 아닌 일로 금방 친구를 때리거나 우는 아이. 화를 버럭 내는 아이가 꼭 있지요. 외동이로 자라 어울리는 방법을 몰라 양보를 할 줄 모르는 아이는 뭐든 자기중심적이라 얼굴이 빨개지도록 화를 내곤 했습니다. 좋은 말로 타일러도 안 되면 꼭 해주던 말은, "00야, 그렇게 갑자기 화를 내면 네 뇌에 불이 난 거란다. 화를 내는 네 머리를 식히기 위해 비상이 걸려서 몸에 있던 혈액(피)들이 119대원이 되어 몰려들어서 머리가 많이 아파진단다. 온몸에서 갑자기 몰려든 피들이 길이 좁아서 (혈관이 좁아서) 터지는 게 고혈압이라는 병이야. 그러니 제발 화를 내더라도 천천히, 생각하면서 조심해야 돼요.네 몸의 주인은 바로 너잖아. 소중하니까 조심해야겠지? 자꾸 버럭 화를 내면 몸이 나빠진단다." 1학년 아이는버럭 화를 내면 자기 뇌에 불이 나는 거라고 말해주면 놀랍게도 금방 수그러들곤 했습니다. 무조건 화를 내면 안 된다고 말해주는 것보다 그럴 듯한 근거를 들어 말해주면 어린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입니다. 때론 장난끼가 발동해서 농담을 주고받던 급식실 풍경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옵니다. 1학년 아이들이 학교에서 나오는 점심밥을 맛있게 먹는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음식을 남기거나 거절하는아이가 꼭있습니다.어떤 아이는 멸치를 싫어하기도 하고 미역국이 미끄럽다며 먹지않습니다. 선생님이 포기할 때까지 기싸움을 시작하지요. 아무리 건강에 좋다고 말해봤자 수저를 들고 고집을 피우는 아이도 논리적으로 접근하면 어떤 아이건 설득당합니다.제가 늘 썼던 방법을 소개합니다. 약간 위험할 수도 있으니 따라 하시면 큰 일 납니다. "00야, 멸치랑 미역이 맛이 없는 모양이구나. 그런데 어쩌지? 얘들은 지금 너를 위해서먼바다에서 여기까지 왔는데!예쁘게 자라서 어부의 손에 잡혔고, 나라에서는 너를 위해서 많은 돈을 들여 요리해 주었지. 조리사 선생님은 또 정성스럽게 요리를 해주시고 말이야. 그렇게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돼. 그 대신바다에 가서 멸치와 미역을 잡아오거나 이 멸치와 미역값을 내면 봐줄게. 어때? 선택은 네가 하렴.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준 과일과 물고기에게 우린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까지 말하면순진한 아이들이 반드시 먹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다 웃음을 참으며 함께 먹던 급식실 풍경이 참 그립습니다. 그렇게 첫 시작을 잘하면 아이들은 언제나 잘 먹었지요. 직접 바다에 가서 잡아 와야 한다는 엄포에 놀라서요. 아! 귀여운 아이들! 참 많이 보고 싶습니다. 더 심한 아이는 식판 앞에서 자꾸 토하는 시늉을 하던 아이였습니다. 좀 심한 경우이지만 이때 선생님이 포기하면 그 아이 식습관은 영영 고칠 수 없습니다. 저는 극단의 방법을 딱 한 번만 씁니다. 다소 위험하고 과격한 말이었지만 효과는 만점이었으니까요. "00야, 그렇게 먹기 싫어요? 어쩌나. 그렇게 자꾸 토하면 네 목에 상처가 나서 병원에 가야 해요.정말 토하고 싶으면 토해도 돼요. 그대신 네가 토한 거니까 네가 먹으면 돼요. 새로운 음식이라 싫은 모양인데 자꾸 먹어보면 괜찮아져요. 선생님은 잘 생긴 00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꼭 보고 싶은데. 네가 잘 먹어야 선생님도 밥을 먹을 거야." 토한 걸 다시 먹으라니!학생이 강아지도 아닌데 토한 걸먹으라니. 정말 위험하고 위태로운 발언이지요.누가 들으면 언어폭력으로 고발을 당할지도 모를 말이지만 어떤 말도 통하지 않던 아이는딱 한 번의 충격으로 단 한 번도 토하지 않고 식판을 비우기 시작했지요. 물론 선생님과 친해야 가능합니다. 저를 진심으로 아낀다는 걸 알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지금은 5학년이 되었을 그 아이의 둥그런 얼굴이 아른거립니다. 어쩌면 선생님에게 밥투정을하며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마음의 소리였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아껴달라는 호소였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에게 먹기 싫으면 먹지 말라고 했다면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토한 뒤에 그 책임은 자신의 몫이란 걸 깨달으며 선생님이 결코 포기하지 않고 언제나 밥 먹는 모습을 봐 줄 거라는 믿음이 생겨 먹게 됩니다. 힘들게 먹는 아이에게 폭풍 칭찬을 후식으로 제공하면 금상첨화이지요. 다문화가정에 엄마마저 안계셔서 집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음식 앞에서 힘들어하던 모습이 많이 가여웠던 아이야.부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렴! 선생님이 심한 말을 한 것은 정말 미안헀어. 너를 위한 말이었지만 그래도 미안해. 결과가 좋아도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안 되는데 내가 좀 더 현명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 아직도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구나. 몇 년이 지났지만 그말만은 잊지 못한 걸 보니 내 양심이 찔려서 상처가 난 모양이야. 언젠가 너를 보는 날이 오면 반드시 말해주고 싶다. 참 많이 미안하다고. 그 아인 그 후로도 토하려는 모습을 종종 보였지만 단 한 번도 토하지않고 식판을 비우곤 했습니다. 늘 곁에서 잘 먹어서 예쁘다고 칭찬을 듣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똘똘하고 착한 그 아인 작은 선물에도 감사할 줄 알고 말로 표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당당한 모습으로 자라서 아버지의 자랑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감동하고 가족과 아웃을 사랑하는 마음은 감사하는 자세로 나타납니다. 사람은 같은 사건, 사고에 처해지더라도 마음 먹기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사람이 불행하다고 하거나 환경이 매우 나쁜데도 밝고 긍정적인 사람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인생은 결국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니 허무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삶과 기적처럼 태어난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며 날마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재무장 하며 사는 삶은 전혀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으며 존재 자체를 '의미 있음'으로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의 삶을 역사라는 이름으로 기록하고 존경합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감사하는 삶이었음이 분명합니다. 감사라는단어를 감동과 사랑의 합성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로 너도나도 힘든 시간의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그래도 감사할 일을 찾아서, 만들어서라도 이 고난을 이겨냈으면 합니다.
“학생 입장에서는 당면한 학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이 아니면 기후 위기에 대해 학습하기 쉽지 않다. 학교 차원에서 기후 위기의 상황과 탄소 중립의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 교육계 협의체 간담회’가 지난 9일 2050 탄소중립위원회 사무처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지난 5월 출범한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앞으로 30년간 우리나라에서 순수하게 배출하는 탄소를 없애는 ‘탄소 중립’을 목표로 구성된 대통령 직속 위원회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탄소중립위원회를 컨트롤 타워로 삼아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발표한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이하 시나리오)에 대한 교육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시나리오에는 탄소 중립이 실현됐을 때의 미래상과 부문별 전환과정을 전망한 내용이 담겼다. 탄소중립위원회 위원과 교육계 관계자 등 2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양영복 한국교총 사무총장도 교원 대표로 참석해 시나리오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양 사무총장은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검토하는 과정에 교육계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탄소 중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할 주체인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나리오에서 제시된 탄소 중립 사회 부문별 미래상에 교육 분야의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 중립을 위한 교육 정책과 교육계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제안했다. 우선,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살펴 탄소 중립에 대한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더해 교육내용, 실제 교수-학습 방법, 평가에 이르기까지 교육 전반에 대한 조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양 사무총장은 “환경 교과와 교과 내 단원별 내용만으로는 탄소 중립에 대한 담론을 담아내기 어렵다”며 범교과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정책적인 방법론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토대를 통한 환경문제 접근, 사회학적 분석, 과학적 탐구, 실제 체험학습, 환경문제 의식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교원과 학생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당부했다. 교원 양성 단계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고, 교원 대상 온·오프라인 연수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양 사무총장은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교육이 필수 우선 과제”라며 “학교 차원에서 기회 위기에 대한 현 상황과 탄소 중립의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명퇴를 신청해야겠어. 너무 힘드네.”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명예퇴직(이하 명퇴)’ 얘기를 하게 돼요. 아이들을 대하는 게 힘들어서, 학부모 응대하는 게 힘들어서 명퇴를 생각하시는 선생님들. 교직 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가끔 역대급으로 마음을 부들부들 떨게 만드는 인물이 꼭 등장해요. 막장 드라마처럼 말이지요. 수업을 방해하고 학교폭력 사안까지 일으키는 학생. 일상적인 일에도 ‘내 아이가 상처받았어요’라면서 교사를 공격하는 학부모. 업무를 진행하면서 쓸데없이 감정 소모를 하게 만드는 동료. 여느 직장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터도 여러 사람이 모인 곳. 저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이해관계가 달라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해요. 감정 소모를 하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지요. 문제는 그런 감정 소모 덕분에(?) 우리는 ‘그만두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기도 해요. 우리의 생각은 곧잘 ‘명퇴’에까지 다다르게 되지요. 오죽하면 ‘명퇴당한다’라는 말까지 나오겠어요. 내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이런저런 상황들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니까요. 답답한 마음에 이런 책, 저런 책을 읽으며 마음의 위안을 찾으려고 노력할 때 눈에 들어오는 구절은 한결같이 이런 메시지를 전해줘요. ‘끊어버리세요. 퇴근하면 직장 스트레스를 끊어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쓰레기를 전해준다면 받지 않으면 그만이에요.’ ‘타인이 나를 공격한다고 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면 안 됩니다.’ 책을 읽을 때는 고개가 끄덕여져요. ‘그래, 맞는 말이야’ 하면서 그렇게 해 보려고 노력을 하지요. 그런데 쉽지 않아요. 책은 책일 뿐, 나는 나일 뿐이니까요. 내 마음인데도 마음 씀씀이가 의지와는 다르게 움직이는 건 참 안타까워요. 그럴 때 막힌 마음을 깔끔하게 뚫어줄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해요. 퇴근하면 학교 생각 그만하기. 타인의 감정 쓰레기를 거절하기. 누군가의 감정 섞인 비난을 ‘웃기고 있네’라는 마음으로 흘려버리기. 이런 것들이 가능해지려면 일단 무언가 집중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해요. 부정적인 마음을 흘려버리고 활력을 주는 무언가에 집중하는 태도 말이지요. 그럴 때, 우리는 정신분석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이 말한 동량의 원리를 느끼게 돼요. ‘어떤 정신적 요소에 있던 에너지의 양이 줄거나 사라지면 같은 양의 에너지가 다른 정신적 요소에 나타나는 일’ 말이지요. 쉽게 말하면 부글부글한 마음이 똑같은 양만큼 산뜻한 마음으로 대체되는 것이지요. 퇴근 후에 여행을 검색하면서 주말에 놀러 갈 계획을 세우는 일. 교외에 나가 바람을 쐬며 바다를 구경하는 상상을 하면 여행을 계획하는 그 순간부터 힐링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니면, 저녁에 맛있는 요리를 해 먹으면서 혹은 어딘가에서 외식을 하면서 우리의 미각을 자극해 주는 일. 재미있는 드라마를 하나 골라서 정주행(?)하며 킥킥 웃기도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하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멀리하는 일.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을 하며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면서 스트레스를 털어버리는 일. 이런 일들 모두 생각을 끊어내기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어요. 좋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몰입은 잡생각이 들어올 틈을 막아주니까요. 어떻게 보면 교직은 크고 작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어요. 우리가 명퇴를 당해야 할 만큼 말이지요. 하지만 또 다르게 보면 그런 고통을 흘려보낼 힘도 우리에게 있지요.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상황을 더 건강하게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힘든 일을 겪으며 ‘기승전-명퇴’를 생각하게 될 때. 상황을 이겨 낼 힘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시면 좋겠어요. 명예퇴직 대신 정년퇴직! 함께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한국교총은 9일 정부에 건의서를 내고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정근수당 지급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사립교원이 다른 학교로 전직하는 경우 전임교 재직기간이 정근수당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 대한 차별 지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교총 조사에 따르면 사립 교원이 다른 사립학교로 전직하거나 국‧공립 교원으로 공개 채용되는 경우, 또 국·공립 교원이 사립학교로 옮기는 경우 이전 학교 근무경력이 정근수당에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 교원이 국·공립 교원으로 특별 채용되는 경우 등에는 전임교 재직 경력이 인정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오래전부터 반복적으로 지적된 해묵은 문제다. 교육계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에서도 이미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2005년 국민권익위는 "사립학교 교원과 국·공립학교 교원의 정근수당은 동일한 기준으로 지급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서울시교육청에 정근수당을 전액 지급하라는 의견을 보냈다.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도 국·공립학교 교원에 비해 지급 대상 기간 등에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을 개선하고 관련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교총 또한 2017년부터 사립 교원 정근수당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우리 사회가 학교폭력(학폭)을 사회 문제의 하나로 인식하기 시작한 지 10여 년이 지났다. 지난 2011년 한 중학생이 학폭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때부터 학폭을 단순히 학생들끼리의 다툼 정도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퍼졌다. 학교전담경찰관(School Police Officer·SPO) 제도도 그때 만들어졌다. 하지만 학폭의 현주소는 어둡기만 하다. 매년 학폭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이 늘고, 새로운 피해 유형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전담경찰관 이승은 울산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는 “10년 전 그때처럼, 어른들의 관심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경사는 최근 청소년 일러스트 작가 6명과 함께 학폭 예방 도서 ‘나와 내 친구를 위한 학교폭력 이야기(학교폭력 이야기)’를 발간했다. ‘오리 오린이’, ‘까마귀 남준이’, ‘알파카 알파고’, ‘해파리 세실·셀리나’, ‘외계인 민둥이’, ‘사막여우 호식이’ 등 캐릭터들이 대화하듯 학폭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Z세대의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게 특징이다. 학폭 발생 시 대처 방법과 학폭 처리 절차 정보도 담았다. ‘학교폭력 이야기’는 울산북부경찰서(서장 진상도) 여성청소년계의 안심 학교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지역 학생들을 위해 경찰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다가 아이디어가 나왔고, 책 출간 경험이 있는 이 경사가 집필을 맡았다. 그는 “‘내 친구 뽀로로’처럼 의인화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편하게 다가가고 싶었다”면서 “관내 청소년문화의집 웹툰 과정에 있는 청소년 작가들에게 협업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해도 학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먼저였어요. 경찰서로 초대해 사무실을 구경하면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대부분 학폭 피해 경험이 있었던 터라 책의 기획 의도에 공감했고, 그 자리에서 참여하겠다고 결정했죠.” 이번 작업에 참여한 청소년 작가는 서보은(울산현대고 1학년·오리 오린이), 김미경(화봉고 3학년·까마귀 남준이), 이예원(효정고 1학년·알파카 알파고), 김정희(울산예고 2학년·해파리 세실과 셀리나), 오승혜(울산 생활과학고 1학년·외계인 민둥이), 지연주(울산애니원고 1학년·사막여우 호식이) 학생 등 6명이다. 출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청소년 작가들의 의견이었다. 청소년 작가들이 캐릭터의 콘셉트와 이름을 정한 후 이 경사가 실제 학폭 사례를 모티브로 스토리와 콘티를 만들고 다시 작가들에게 그림을 의뢰했다. 이 경사는 “스토리를 짤 때도 미리 청소년 작가들에게 내용을 보내고 공감되지 않는 부분은 수정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면서 “주 독자인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공감하지 못하는 학폭 예방 가이드북은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작 중단 위기도 겪었다.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라서 예산 지원 등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 경사는 끝까지 작업을 마무리한 청소년 작가들을 위해서라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자비를 들여 편집하고 초판 10부를 인쇄했다. 울산교육청 장학사들에게 초판을 전달해 감수도 의뢰했다. 장학사들에게 “단숨에 읽을 정도로 재미있고 교훈적이다”. “청소년에게 충분히 권장할 만하고 감동적이다”, “울산 지역 모든 학교에 배포하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주변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책을 읽고 나서 캐릭터 이름과 스토리를 줄줄 읊었다. 이후 울산북부경찰서 치안협의회와 울산지방경찰청 지역치안협의회에서 예산 지원에 나섰고, 울산 지역 학교 248곳과 유관 기관에 무료 배포할 책을 인쇄할 수 있었다. 청소년 작가들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저작권 등록도 마친 상태다. 까마귀 남준이를 그린 김미경 학생은 평소 좋아하던 조류를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처음 디자인하면서 고민하던 시간이 제일 재미있었다”면서 “모든 사람이 좋아할 만한 그림체를 위해 열심히 그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알파카 알파고를 작업한 이예원 학생도 “학폭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면서 학폭의 심각성을 더 알게 됐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알게 됐다”며 “오랜 기간, 많은 시간을 들인 그림이 실제 책으로 나온 것을 보니 신기하고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 경사는 최근 발표된 학폭 실태조사 결과를 걱정했다. 울산 지역의 피해 응답률 자체가 지난해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피해 신고는 가족, 학교 선생님 순으로 했고, 학폭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로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스스로 해결하려고’,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경사는 “학생들을 만나보면, 피해 사실을 주변에 얘기해도 소용없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얘기해도 도와주지 않는데, 경찰이 뭘 해줄 수 있냐고 물어요. 경찰에 신고하면 일이 커진다고 생각하더군요. 그래서 홍보하는 겁니다. 학폭 사건은 계속 일어나는데, 학생들은 도움을 청하는 것조차 힘들어합니다. 학교 안에 들어줄 사람이 많아져야 해요. 안 그래도 업무가 많은데, 학폭 업무를 선생님 1명이 담당하니까, 학생들과 충분히 라포를 형성하고 면담할 시간이 부족해요. 아이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한편, 이 경사는 블로그와 SNS 등을 활용한 학폭 예방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어른들의 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면서 “책을 쓰는 데 사명감을 가진 이유”라고 귀띔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장애인 교원이 연수를 받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보조 인력, 보조공학기기, 점자 교재 등 접근성을 보장하고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명시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을 발의한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 교원들이 편의를 지원받는데 어려움이 해소되리라 생각한다”며 “역지사지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법안 내용 소개 부탁드린다. “사실 이미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14조에 따라 교육책임자는 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장애인의 교육 활동에 불이익이 없도록 교육 보조 인력, 보조공학기기 등의 수단을 적극 강구하고 제공해야 한다. 동법 시행령 4조(교육기관의 범위) 3호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제2조 제1항에 따른 연수기관도 이에 포함된다. 즉 기존 장애인차별금지법만으로도 장애인 교원이 연수를 받는데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기에 교육공무원법에 명시하는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 -연수는 교육공무원의 의무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그동안 장애인 선생님들이 연수를 받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수업을 진행하는 데 지원인력과 보조공학기기가 필요한데 관련 규정이 없는 교육청도 있고 각각 기준이 달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 왔다. 그래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거나 민원을 제기해야 보조 인력을 지원받거나, 예산 부족으로 일부만 지원받거나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혔듯이 20개 교원 연수원 중 7곳만이 지원인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보조공학기기를 제공하는 곳도 천차만별이었다.” -코로나19로 연수도 원격으로 진행되면서 새로운 혼란이 있었을 것 같다. “온라인 연수에서 자막, 화면해설 제공이 연수원마다 달라서 어려움이 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충분한 준비 시간 없이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장애 교원들은 2배, 3배의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또 지난해 처음 도입된 K-에듀파인 사용에서도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 화면 내용을 소리로 바꿔주는 스크린 리더 사용이 안 되는 등 처음부터 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를 했기 때문이다.” -지원뿐만 아니라 수요조사나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교육청이 많다. 법안 통과로 기대되는 점과 더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 내실화도 중요하지만 장애인, 비장애인 통합교육이 지향하는 모두가 함께 부대끼는 장, 일상에서 만나는 공간을 더 많이 마련해야 한다. 장애 교원과 학생들에 대한 지원방안이 많이 나오고는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듣지 못하고 나온 것이 많아 여전히 불편하고 힘든 점이 많다. 현장을 좀 더 가깝게 들여다보려는 교육부의 의지, 국회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장애인 교원 문제에 관심 갖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었는지. “돌아보면 학교에서 장애인 친구뿐 아니라 장애인 선생님도 만나기 어려웠던 건 저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사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거리를 다닌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는 게 부끄러운 건데 장애 자체가 부끄러운 것으로 인식해 왔다.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가는 길’이나 최근 진주교대 장애 학생 입학성적 조작 사건을 생각하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아직 먼 것 같아 안타깝다. 이처럼 평소에 부당한 일에 자연스레 마음이 갔는데 교육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후반기 상임위가 시작됐다. 계속 교육위원회 활동을 하기로 한 이유는. “우리나라는 보통 2년마다 상임위를 바꾸지만, 미국은 오랫동안 한 상임위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안다. 의원들이 그만큼 전문성을 가진 것이다. 교육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있지만 전문성과 실력을 계속 쌓아 학교 구성원 전체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국정감사가 다가오고 있다. 교원정책과 관련해 특히 집중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고등교육에 대한 공적 투자 확대, 지방대 위기에 대한 대책, 고교학점제와 온종일 돌봄, 직업계고 취업지원까지 점검해야 할 굵직한 주제가 많다. 교원정책 관련해서는 교원 1인당 학생 수, 장애인 교원 확대, 사립학교 신규채용 공정성, 교원양성체제 개편 등을 꼼꼼히 감사할 계획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물론 학급당 학생 수를 낮추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지난 본회의에서 교육기본법이 통과되면서 학급당 학생 수에 대한 규정이 들어갔다. 그러나 그것을 구체적인 숫자로 못 박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 법안심사 과정에서는 교육기본법이라는 명칭처럼 기본법적인 성격이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향후 국가교육위원회에서 학급당 학생 수를 결정하도록 했고 20명 이하여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사회 전반에 공감이 있는 것 같다. 국회도 계속 촉구할 것이다. 너무 걱정말고 출발에 의미를 뒀으면 좋겠다.” - 끝으로 선생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현장에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너무나 중차대한 임무를 맡고 계신다. 선생님들께 잘 해보라는 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국가가 먼저 시스템을 잘 만들고 교육정책을 수립해 교육 전반에 미래지향적 인식들이 퍼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교사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논의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많았으면 한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시행! 이를 두고 최근에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제도 시행의 주체인 교사들의 반대와 유보 요구가 70% 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한 마디로 새로운 제도를 준비하는 기간이 꽤 됨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제도에 합당한 기본적인 실행 여건을 갖추지 못한 채 강행하기 때문이다. 날로 마찰음이 커지는 가운데 교육부는 2023학년 고1(현 중2)부터 일반고에 단계적으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한다고 일정을 못박음에 따라 학교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교육계는 대입제도 확정 없는 ‘밀어붙이기’라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입장문을 통해 “도입 일정만 못박는 일방행정과 이행 법률만 강행 처리하는 입법독주로 안착, 성공할 수 없다”며 “다양한 교과목을 가르칠 정규교원 확충과 도농 학생 간 교육격차 해소방안부터 명확히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마저 “고등학교별 역량이 균질하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농산어촌학교나 소규모학교에서는 교원 1인당 담당해야 할 과목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학생의 진로나 흥미를 고려한 교육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며 “구조적으로 대도시 학교와 지역 학교의 격차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교육부가 2년 앞서 고교학점제 강행으로 혼란이 불가피한 최대 실험대상이 현재 중1~2학년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왜냐면 대입제도 개편방안은 2025년 고1학생(현 초6)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8학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고교학점제 전면도입에 앞서 단계별 시행이 적용되는 2023~2024학년에 입학하는 현 중1~2학년 학생들은 고교학점제 기반으로 수업을 받으면서도 현재 대입제도를 따라 입시를 치러야 한다. 이른바 최종 실행으로 가는 일종의 실험이자 애꿎은 학생들의 희생을 담보하는 것이다. 그뿐이랴. 교육전문가들은 현행 대입제도를 유지하면서 고교학점제를 운영함에 따라 대입에 유리한 과목만 골라 듣거나 선택과목 시간에 수능 준비를 하는 등 파행 운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한 민간 교육 업체 대표는 “수능의 영향력이 살아있는 한 고교학점제는 원래 취지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현재 중1~2학생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해도 대입을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동일한 방식으로 학습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수능 점수가 잘 나오는 학교를 중심으로 진학 선호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렇게 되면 당분간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에 가장 적합한 학생부종합전형보다는 과거의 입시 시계인 수능 위주의 전형으로 돌아가 사교육이 증가함으로써 교육공동체의 교육력만 소진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2023년도 고교 입학생들은 어떻게 희생을 감수할 것인가? 예상하건데 고1 공통과목에서 성적 관리에 실패한 학생들이 일찌감치 정시로 눈을 돌리거나 검정고시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고1의 성적은 석차를 매겨 등급을 부여하는 현행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하며, 2, 3학년부터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현행대로 9등급 체제가 유지되는 고1에서의 내신 경쟁은 전보다 치열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면 굳이 학업을 지속하기보다 검정고시를 통해 빠르게 고졸 자격을 획득한 채 수능을 보려는 자퇴생들이 많아질 것이다. 결국 ‘조국 사태’로부터 붉어진 교육 공정성에만 집중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당초 정시를 견제하겠다던 고교학점제의 초기 목적은 변질됐다. 2023년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고교학점제 시행을 원점에서 재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왜냐면 현행 입시제도에 정시 확대를 더욱 견고히 하는 단초가 이미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쉴 시간이 없는 우리 학생들은 가혹한 제도에 희생을 감수하게 될 것이기에 가뜩이나 코로나 위기로 힘겹게 학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마냥 측은하기만 하다. 고교학점제는 어떤 명분으로도 학생을 실험대상으로 삼아 희생의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기 마련이다. 제일 급하고 아쉬운 사람이 서둘러 일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국가적인 사안은 개인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가 법령 등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 사회적인 파장과 우려가 큰 학교폭력 사안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2004년 학교폭력예방법 제정과 총28회의 개정을 통해 예방 대책이 시스템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학교폭력 심의가 매년 3만〜4만여 건에 달하고, 점차 저연령화되는 등 사회와 학교의 큰 고민거리다. 현실 외면한 법, 학교 부담 가중 교총의 노력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지역교육청으로 이관돼 부담은 다소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학교는 힘들다. 특히, 학교 현실을 고려치 않은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에 따라 올해 6월 23일부터 시행된 가·피해자 즉시 분리 조치는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광주광역시와 강원도에서 학생이 학교폭력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하고, 경기도에서는 대낮 도심에서 학생의 목을 조르고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파장이 크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현장의 어려움과 잇단 중대 학교폭력 사건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 교육당국이 침묵한다는 점이다. 크고 작은 교육 성과에 대해서는 득달같이 보도자료를 내 입장을 밝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자 교총이 나섰다. 교총은 학교폭력에 대한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현장에 적합한 중·장기 대책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30일에 1차 회의를 개최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찾는 절박함이 담긴 위원회의 출범에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책임 교사, 담당부장, 학교장, 장학사, 연구위원과 변호사 등 1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만큼 현장의 어려움과 제도상의 문제를 핀셋같이 발굴해내기를 기대한다. 위원회는 학교 현장의 동의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누구나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는 쉽게 말한다. 그러나 ‘어떻게’에 대해서는 약한 경우가 많다. 교직 사회 내의 다양한 해법과 견해차가 있는 만큼 현실과 괴리되거나 반대가 있는 방안을 내놓으면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 '즉시 분리 조치'부터 개선해야 구체적 제도 개선방안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예방법과 시행령, 매뉴얼에서 개선돼야 할 사항을 중·단기로 구분하고 구체화해 정부와 국회에 제시해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당장 급한 가·피해학생 ‘즉시 분리’를 ‘지체없이 분리’로 지침을 개정해 학교 현장이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도록 교육부와 국회에 줄기차게 요구해야 한다. 교직 사회만의 리그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와 교사의 편리성에만 치우쳐 학생, 학부모가 이해할 수 없는 방안이라면 비판만 받을 뿐 법령 개선은 어렵다.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학교 현장은 너무나 어렵고 힘들다. 학교폭력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과 상관없이 과정과 결과에 대해 행정적·법률적·도덕적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교총 접수 교권 사건 총402건 중 학교폭력 관련 사건이 18건에 달하고, 2015년부터 2020년 6월까지 학교폭력 관련해 징계받은 교원이 77명에 이른다. 학교폭력 관련 문제점 개선을 바라는 교원의 간절한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소하는 교총 학교폭력 대책위가 되길 바란다.
기후의 역습...내일은 늦다 지난여름 한반도가 지글지글 끓었다. 열돔 현상 때문이란다. 대서양 건너 북미 서부도 대가뭄으로 대지가 타들어가고 있다. 반면 라인강이 범람하고 서유럽이 홍수에 잠겼다. 수백 명이 사망하는 초유의 재난이 닥쳤다. 올해 지구촌을 휘감고 있는 기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기후를 현상으로 부르던 시대가 지나갔다. 이제는 기후위기란 단어가 익숙하다. 기후위기는 천천히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심각성을 인식하기 어렵다. 혹자는 성인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침묵의 살인자’ 당뇨병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참고 견디다 보면 나아지겠지 하는 안이한 인식이 지구를 더욱 병들게 한다. 그래서일까?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해 지구조절시스템이 붕괴되어 기온 상승 등으로 인해 인간 삶이 힘들어짐은 물론이고 가뭄, 장마, 식량부족, 물 부족, 해수면 상승 등 문제들이 가속화되어도, 인류의 멸망이 재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도 절박함은 여전히 덜하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다음 세대에게 우리가 물려주는 최악의 재앙일 수 있다. 지구생태계에 비상한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우리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학교교육은 그래서 너무나 중요하다. 기후위기 교육의 키워드는 공생이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개인의 자아실현 혹은 성공을 위한 것이었다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향한 삶을 위한 생태적 가치를 가르치고 강조해야 한다. 즉, 인간과 인간,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가 서로 연결된 존재이며, 따라서 함께 살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다룰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교육은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기후위기시대의 교육적 전환은 단지 기후위기에 대한 내용을 교육과정안에 포함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기후위기시대에 더 나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낸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기후위기의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는 삶을 말한다. 이번 호는 기후위기와 교육체제 전환을 중심으로 다룬다.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 교육현장의 실천사례를 중심으로 다룬다. 또 우리의 학교와 교실 등 교육공간은 기후위기에 대응의 적합한 것인지, 바람직한 방안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아울러 학교 밖 인프라를 활용, 교육과 사회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들어가며: 기후변화 또는 ‘기후위기’를 교육적으로 바라보기 현재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분명 매우 빨리 변하는 듯하다. 최근의 몇 년을 되돌아보더라도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났다가, 바로 다음 해에는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우려가 커지기도 하였다. 현재는 2008~2012년의 상황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맥락에서 기후변화가 중요한 화두인 듯하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노력을 기울이고 우리 사회와 정부도 탄소중립을 향해 매진하는 상황에서 학교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 지구기후변화 또는 소위 ‘기후위기’를 다룰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환경교육이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위기감을 강조하던 방식을 되짚어보고 동일한 상황에서 보다 교육적인(pedagogic) 방식으로 환경을 다루어야 한다고 공감한 것은 비단 최근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환경교육을 논의하는 공론장에서는 학교 환경교육을 환경문제의 해결(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도구로 볼 것인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더디지만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미래 시민의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적 시도로 볼 것인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이어졌다. 현재의 기성세대 중 다수가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처럼 기후변화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이지만, 우리나라 학교현장의 교사 대부분이 학급에서 만나는 학습자나 자신의 자녀를 또 다른 ‘그레타 툰베리’로 길러내고자 결심하고 있지 않다는 점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현실이다. 우리 사회의 어떤 목소리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기후변화’를 충분히 다루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그러한 취지에 공감하는 청소년 역시 분명 생겨나고 있다. 다른 한 편에서는 우리의 학교 환경교육이 매년 수십만 명의 어린 환경운동가를 길러내는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어떤 목소리는 육식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학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라고 말하지만, 다른 교육자들은 자신이 먹는 것이 지구환경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심하여 살펴보고 스스로 결정하는 역량을 기르도록 기다려주자고 한다.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교육적 논의는 ‘기후변화교육은 어떤 시민을 길러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포함하여 시작할 수 있다. 여기서는 생태발자국(탄소발자국) 개념과 생태시민성 논의를 통해 기후변화라는 주제를 다루는 우리 교육의 방향을 살펴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생태발자국 개념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시민성 논의를 환경교육 또는 기후변화교육의 틀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실천 방향과 연결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생태발자국(탄소발자국)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지구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세계 각국이 인식하면서 개인과 사회의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줄이려는 시도가 적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탄소발자국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과감하게 시도하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생산 등의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는 국가 차원의 노력과 달리 탄소발자국 또는 생태발자국을 전혀 남기지 않는 현대인의 삶은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다. 십여 년 전 생태발자국을 측정하는 웹사이트를 우리나라 산림청이 운영하였으나 현재는 자신의 생태발자국을 측정하려면 외국어로 된 웹사이트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당신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간다면 지구가 4개 또는 5개 이상이 필요합니다”라는 응답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즉, 생태발자국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은 고사하고 현재 우리는 1개의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살아가는 방식을 훨씬 넘어섰다. 생태발자국은 주거·교통·먹을거리 등의 영역에서 우리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때로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나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을 포괄하는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우리 사회의 교통체계·에너지체계·먹거리체계 등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유지되는 한 그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생태발자국 또는 탄소발자국을 줄이려는 노력이 종종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생태발자국의 의미와 적용 생태발자국이란 특정한 지역 인구의 자원 소비 규모를 생산적인 토지 면적의 규모로 환산한 것으로 한 사람이 현재 수준으로 자원을 소비하고 배출한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땅의 면적을 말한다(Wackernagel Rees, 1996). 그동안 생태발자국의 개념이나 환경교육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주로 생태발자국을 측정하고 각 개인에게 이를 줄이도록 하여 환경위기를 극복하려는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생태발자국 개념이 갖는 중요하지만 비교적 덜 주목받은 의미를 생태부채와 환경정의 관계성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해석은 환경교육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과 넓은 환경의 관계를 온전히 바라보는 관점을 갖고 살아가는 환경시민(또는 생태시민)을 길러내는데 토대가 될 수 있다. 생태발자국 지표를 다른 측면에서 해석하면 개인이나 지역에 따라 소비 수준, 대외 의존도가 다른 것을 통하여 생태부채(ecological debt) 개념을 설명할 수 있다. 나의 풍족한 생활이 가능한 것은 생태발자국 크기가 작은 누군가의 희생이나 부담을 기반으로 한다는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생산성에 비해 초과되는 수준으로 소비하고 있다면 대외 의존도가 높음을 의미하고, 이는 생태공간에서 누군가에게 빚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생태발자국 지수가 큰 개인이나 국가는 생태발자국 지수가 작은 대상에게 부채를 가지고 있다. 특히 현재 지구상 여러 나라들 사이에는 북반구의 산업국가들이 남반구의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 생태부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생태발자국 지수를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상 모든 사람들이 현재의 나와 같은 방식으로 생활한다면 지구가 몇 개나 필요한지에 대한 결과를 알 수 있다. 이것은 단지 필요한 지구의 개수를 알게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위기가 경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구가 유지되는 것은 누군가 나보다 생태발자국을 적게 발생시키고 있다는 것으로 그 해석을 확장할 수 있다. 나의 생태발자국 지수와 다른 나라 사람의 생태발자국 지수가 다름을 인식하고, 그 이유를 생각해 봄으로써 생태발자국을 통한 환경정의 또는 환경부정의 상황에 대한 인식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지구기후변화로 인해 영향을 받는 모든 개체가 똑같은 비중으로 자연환경을 이용하는지, 환경오염으로 인한 영향을 해결하기 위한 능력이 같은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개발국 사람들이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자원이나 자연환경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고, 열대우림의 목재 등 눈에 보이는 자원도 개발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부담도 개발국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본과 발달된 기술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은 이에 대한 대처가 미흡할 수밖에 없고, 한 국가 내에서도 빈부격차에 따라 환경문제의 부담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생태발자국은 환경교육에서 환경 불평등 상황, 환경부정의 상황을 인식하는 개념으로도 의미를 갖는다. 또한 지구상의 누군가와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을 통해 생태발자국은 ‘관계성’의 개념도 포함하고 있다. 생태발자국은 가까이 있거나 멀리 있는 사람, 또는 환경에 대해 가해지는 영향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개인이 생활을 하면서 세계 곳곳에 찍어 놓은 생태발자국의 영향을 받는 사람은 내 주변 사람일 수도 있고, 지구 반대편 사람일 수도 있고, 미래세대일 수도 있다. 이처럼 생태발자국 개념을 활용하면 나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더라도 생태발자국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의 다양성을 인식하도록 도울 수 있다. 생태시민성 개념과 특징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 차원의 환경문제는 공간적 영역이 제한된 전통적인 시민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형의 시민성 논의를 요구한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새롭게 재구성된 생태시민성 개념은 다음의 특징이 있다. 첫째, 생태시민성의 주요한 차원은 비영역성(non-territoriality)으로 이는 기후변화와 같이 지구적 성격을 가지는 환경문제와 생태시민성을 연계시키는 중요한 특징이다. 대한민국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남극의 빙하나 투발루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둘째, 생태시민성은 권리보다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고, 생태시민에게 요구되는 책임은 비호혜적이며 시·공간적 관계성에 기반하고 있다. 생태시민의 책임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이며, 자신과 상호작용을 통해 영향을 받게 되는 미래세대와 비인간 생물 종까지 확장된다. 또한 내가 미래세대의 삶이나 북극곰의 생존을 위해 노력한다고 어떠한 호혜적 대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호혜성을 벗어난다. 셋째, 생태시민성은 공적 영역뿐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도 적용된다. 전통적인 시민성은 정치나 경제와 관련한 공적인 영역에 적용되지만 생태시민성은 내가 무엇을 먹고 소비하며 살아갈 것인지와 같은 매우 개인적인 삶의 영역에도 적용된다. 이에 개인적 책임·배려(care)·공감(compassion) 등의 가치체계가 생태시민성의 핵심적 덕성으로 인식된다. 즉, 생태시민성이 발현되는 범위는 공간적으로 국가, 시간적으로 현재라는 영역을 넘어선다. 국가의 경계를 넘어 전 지구인을, 종의 경계를 넘어 모든 생물을 시민성 발현의 대상 또는 동료 시민(fellow citizens)으로 여기고, 현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관심을 확대한다. 생태시민성 논의가 기후변화교육에 주는 시사점 생태시민성 논의는 지구기후변화라는 주제를 다루는 환경교육 또는 기후변화교육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먼저 생태시민성이 갖는 비영역적 특성은 지구기후변화의 영향이 미치는 시·공간적 스케일을 이해하고 시민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지구기후변화의 영향은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많은 국가에 그 영향이 국한되지 않고 시·공간적으로 분산된다. 투발루와 같은 도서국가에서부터 안데스산맥의 마을이나 북극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시민성은 시간적으로 미래세대를 고려할 뿐 아니라 비인간 생물 종까지 우리의 배려 대상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생태시민의 책무가 원인과 영향의 비대칭적인 분포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환경교육에서 지구기후변화를 다룰 때 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동안 환경교육은 환경문제의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점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때로는 저개발국의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도 (개발국이나 기업이 아니라) 자신을 포함하는 모두에게 환경문제의 책임이 있다고 여기도록 하였다. 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방식으로 인해 주 영향을 미친 주체와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생태시민성은 누가 얼마만큼의 책임이 있고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평균적인 한국인은 저개발국 국민에 비해 1인당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는 생태발자국 또는 탄소발자국의 크기로도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 모든 이들이 지구기후변화에 대해 동일한 책임을 갖기보다는 (공동의 그러나) 차별된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동시에 생태시민으로서 우리는 우리나라 안에서 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산업계 등의 영향을 이해하고 이를 따져 묻는 역할 또한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에서 지구기후변화를 주로 다루어온 방식이 원인과 영향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함께 각 개인이 온실기체 배출을 줄이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한 것이라면, 생태시민성 논의는 시민의 책무와 역할, 사회구조적 문제의식과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 지속가능성의 형평성 원칙 등의 측면에서 기후변화교육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다. 맺으며 지구기후변화를 비롯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접하게 될 다양한 실천적 상황은 생태적 성찰과 역량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 새로운 사회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생태시민성이 갖는 개념 자체를 논의하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지구기후변화 등과 같이 생태시민성을 적용하여 해석할 수 있는 현실의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은 또한 환경교육에서 지구기후변화를 다룰 때 주목해야 할 점을 제시해줄 수 있다. 글쓴이와 이 글을 읽는 독자들과 함께 꿈꾸는 좋은 교육이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면, 여기서 살펴본 생태발자국 개념과 생태시민성 논의가 ‘기후변화교육은 어떤 시민을 길러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방향을 일부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
‘기후위기’ ‘환경재난’이라는 말이 일반 대중에게 부담 없이 받아들여지고,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시작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는 환경·기후변화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는 사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홍수·폭염·태풍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새로운 바이러스나 질병으로 인해 개인은 물론 인류의 영속성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학생들 역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기성세대에게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를 하고 있다. 광주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후위기 심각성에 대한 설문조사1 결과 ‘심각하다’는 응답이 평균 8.31점(1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보듯 청소년들은 기후변화·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직시하고 있었으며 보다 지속 가능하며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게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교육’ ‘실천 중심의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요구가 있기까지 국가적 또는 교육적으로 환경교육에 무관심하거나 소홀하게 여긴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국가적으로는 「환경교육진흥법」 제정 및 개정을 통해 학교와 사회 환경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 환경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학교 환경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가수준교육과정에도 환경교육을 제시하여 필수적으로 학교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학교 환경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졌기에 기후위기·환경재난에 직면한 지금에서야 학생은 물론 사회적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 환경교육에 대해 단일 영역 또는 교과가 아닌 융합교육 관점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학교 환경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는 있지만 여전히 분리수거·해양오염·산림파괴와 같이 학생의 실질적 생활과 거리가 있는 이론중심의 도덕적·피상적 환경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환경교육에서도 지식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우선 기후변화가 환경문제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이 기후위기 대응교육의 핵심과제이다. 이는 기후변화를 생태적·경제적·정치적·문화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는 새로운 질병 발생의 원인이며, 이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학생을 사회발전을 위한 변화의 객체가 아닌 자신과 사회변화를 이끄는 능동적 행위주체자로서의 학습자로 보아야 한다. ‘OECD 교육 2030 : 미래교육과 역량 프로젝트’에서는 행위주체자로서의 학생(student agency)을 강조하고 있다.2 환경학습권을 보장해 달라는 청소년 기후행동의 요구는 학생들이 수동적인 존재에서 능동적인 행위주체자로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 중 하나일 것이다. 현재와 같은 기후위기와 환경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의 생활방식이나 국가정책까지도 요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와 같은 주장을 하는 학생은 1명이면 충분하다. 앞으로 학교 환경교육을 통해 우리는 툰베리처럼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있는 실천력을 가진 학생을 많이 길러야 한다’라고 말한다. 셋째, 학교 환경교육은 지역사회와 연계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환경교육은 크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환경교육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 환경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학교 환경교육은 교육과정 내에서 이루어지며, 수업전문가인 교사가 진행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러 교과에 내용이 분산되어 있고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해 생태계 파괴 등 이론 중심의 도덕적 환경교육이 이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사회 환경교육 영역에서는 전문성을 가진 시민사회단체가 실천중심교육을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수업내용과 방향에 대한 사전협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학교는 지역사회 거버넌스의 한 축이 되어 학교 환경교육과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사회 환경교육과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넷째, 학교의 모든 시설물은 환경교육의 자료가 되어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안전하고 쾌적한 녹색환경과 온·오프 융합학습 공간 구현을 위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에너지 절감시설 설치 및 디지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환경교육보다는 시설 구축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설을 환경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도 태양광 발전기·빗물저금통·다양한 나무·텃밭 등 환경교육자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이 있지만 실제 학생교육자료로 활용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기존의 시설물들을 환경교육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학생 삶과 직접 연계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지구 온도 1도 낮추기 교육활동 이런 의미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학교교육의 한계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인 ‘녹색커튼’3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광주 수완초등학교는 2018년부터 지구 온도 1℃ 낮추고, 사랑의 온도 1℃ 올리는 ‘녹색커튼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특히 전 교과를 통해 지속가능발전교육(ESD) 즉, 기후위기 대응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융합을 통한 재구성이 매우 특징적이다. 수완초는 ‘녹색커튼’을 활용하여 과학교과의 ‘식물의 한살이’ 관찰하기, 국어교과의 ‘시화 그리기’ 및 ‘토의·토론’, 실과교과의 ‘식물 가꾸기’ 등과 연계한 융합수업을 실시하였다. 우선 과학과 실과시간을 이용하여 식물을 심고 가꾸면서 한살이 과정을 관찰하도록 하여 일반 교과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ESD나 환경교육은 일시적 수업으로는 효과가 적어 국어시간에는 시화, 미술시간에는 이름표와 사진찍기 등을 하였다. 또한 도덕시간에는 기후변화와 인권·공정무역·로컬푸드 등이 연계되도록 프로젝트를 계획하여 실천하도록 하였으며, 특히 프로젝트의 마지막은 시민단체 주관 ESD 박람회에서 녹색커튼 홍보 및 학교에서 직접 재배한 작두콩차와 천연 수세미를 판매했다. 수익금 전액은 유네스코(UNESCO)와 연계하여 저개발국가 학교 짓는 활동에 기부하도록 함으로써 실천 의식과 세계시민의식을 길러준 점이 특징이다. 단순히 학교 외부환경 미화용으로만 사용될 수 있었던 시설인 녹색커튼’을 여러 교과의 융합수업을 위한 학습자료로 활용했다. 또 학습활동 과정 중에도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활동내용을 수정하고, 시민단체 주관 축제에 참여하여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시민들의 노력을 촉구하는 능동적 학습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 호를 끝으로 8회에 걸쳐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과 실제 면접 시 대응 요령, 면접의 종류에 따른 실전 연습까지 전문직에 응시하는 수험생을 위한 면접법을 마무리하였다. 전문직 전형 준비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고, 1년 이상 긴 호흡으로 준비하게 되는데 면접 역시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실전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지금까지의 글을 축약하여 정리하면서 면접에 대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1. 미리 준비하는 면접 우리가 개별면접이나 심층면접이라고 부르는 면접은 교직논술과 매우 유사하다. 논술의 서론-본론-결론이나 말하기의 내용을 구성하는 OBC(Opening-Body-Closing)는 같다고 볼 수 있다. 즉, 글로 하면 논술이고 말로 하면 심층면접이다. OBC는 논리적으로 말하기나 발표에서 흔히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말하기 법칙이다. 전문직 응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1차 공부에 주력하더라도 논술과 병행하여 면접에서 해야 할 말을 OBC 구조로 정리해 놓으면, 더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고, 설득하는데 유리하다. 예를 들어 먼저 논술에 대비하여 ‘학교 단위의 사교육비 절감방안’을 연습으로 기술해보았다면 이를 면접 예상문제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길게 쓰는 논술에 비해 면접은 3~5분 정도의 말하기에 내용을 담아야 하므로 메모카드를 만들고 OBC 구성으로 요약해 놓는 방법이다. [PART VIEW] 2. 예상문제를 활용하여 면접 연습하기 기출문제를 가지고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있는 연습을 반드시 많이 하자. 최근 전문직 전형을 보면 해마다 조금씩 전형방법을 바꾸고 있다. 면접시간을 조정한다든지, 전년도에 집단면접 형태가 토의였다가 올해는 토론으로 한다든지, 한 장소에서 면접을 압박면접으로 진행하다가 각각 다른 장소에서 다른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다. 그러나 전년도와 전전년도 문제 정도는 그 방식대로 연습해 두면 다른 방법으로 변형될지라도 대처하기가 용이하다.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기출문제를 소홀히 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출문제와 함께 예상문제를 찾아 연습하자. 예상문제는 첫째, 교육청의 핵심교육목표와 핵심 교육정책, 둘째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안으로 최근 이슈가 되는 보도 자료에서 찾을 수 있다. 면접에서의 답변이라는 것이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뽐내는 게 아니라 출제자가 출제하면서 듣고자 원하는 것이어야 함을 명심하자. 3. 소통하는 면접 교육전문직 면접장면에서 출제되는 문제는 면접관이 면접자의 정의적 영역을 평가하기 때문에 주어진 질문을 통해 면접자의 교직관·인성·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므로 지식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을 묻는 즉, 문장 그대로 해석하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하는 문제보다 정답이 없어서 무엇을 알아보고자 하는지 출제의도가 숨겨져 있는 질문이 출제된다. 교육관이 뚜렷하고 확고한가를 알기 위해 ‘왜 전문직에 응시했느냐’고 물을 수 있다. 답변하는 내용이나 태도를 보고 면접자는 어떤 사람일까를 파악하고 같이 일하면 좋을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그러니 짧은 시간에 최대한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서 정말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지나온 내 삶에서 답을 찾아보자.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이 준비하자. 첫 번째, 주장을 먼저(저는 이러이러한 사람입니다) 함으로써 핵심을 전달한다. 두 번째, 근거(예전에 이런 일을 겪었습니다)로 경험한 사건을 이야기한다. 그 사건에서의 역할과 대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그때 저는 이렇게 행동했습니다), 앞에서 말한 주장을 재확인하거나 강조(그래서 저는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한다. 4. 면접을 대하는 마음가짐 가. 나를 상대방에게 표현하려는 것 면접은 면접관과 면접자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공식적으로 대면하여 ‘대화’하는 자리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 면접을 통해 교육청이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인지 아닌지 파악하려는 도구인 질문이 있다. 그래서 마침 알고 있는 내용이라 일방적으로 외운 것을 답변으로 쏟아냈다고 해서 면접관과 잘 소통했다고 할 수 없다. 면접관이 나에게 질문을 통해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확인하고 싶은지에 대한 준비가 우선이다. 그래야 출제자의 의도에 부합하는 답변에 근접할 수 있다. 나. 면접관 입장에서 질문에 대한 답이나 답변 태도는 연습 후 녹화한 내용을 보면서 수정할 수 있다. 이때 나는 면접자가 아니라 면접관이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답변을 잘 구성하였는지 답변하는 모습이 매력적인지 알 수 있다. 특히 질문의 의도에 내가 맞게 답변한 건지 내가 의도한 내용이 잘 표현되었는지 알 수 있다. 내 모습을 다른 사람이 코칭해주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스스로 깨닫는 것도 매우 필요하다. 답변하는 모습도 비언어로서 교정해야 하고, 말에서의 문장 구성이나 말에서 묻어나는 자신을 과신하거나, 준비가 미흡함을 나타내는 용어들도 교정할 수 있다. 준비가 좀 부족하거나 그런 경우가 특별하지 않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제가 그런 경험이 부족해서~~” “부족하지만~~” “실은~~” 등의 말은 면접관 입장에서 보면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말들은 겸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정말 준비를 안 한 사람, 준비가 부족한 사람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자신을 뽐내듯이 선을 넘는 경우도 거꾸로 면접관을 불편하게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내용이 부족하다면 변명보다는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찾고 싶어 하는 열정과 포부를 전하면 된다. 다. 핵심 먼저 말해야 답변 과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두괄식 구성’이다. 핵심문장을 먼저 말하고 이어서 부연 설명하는 문장이 나오면 된다. 즉, 논리적인 글쓰기와 같다. 논지 먼저 쓰고 그에 따른 논거를 몇 가지로 분류하여 쓰는 방식이다. 말하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듣고 싶은 말을 먼저 듣고 그에 따른 부연 설명을 듣는 것이 소통이 원활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듣는 사람은 주장을 듣고 이에 대한 근거를 들으면서 말하는 면접자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라. 말의 흐름을 단어로 기억 면접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긴장된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받은 질문조차 미리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답변을 잘 알고 있어도 술술 말하기는 어렵다. 각 교육청에서 역량평가로 실시하는 면접 중에는 개별면접의 경우 답변을 정리하기 위한 메모지나 필기도구를 허용하는 경우가 있고, 집단토의면접 중에서도 기조발언이나 자유토의, 정리발언에 메모가 가능하다. 이때 답변하기 위한 메모를 문장으로 기록하면 답변하면서 자꾸 메모지를 보게 되어 시선이 매끄럽지 못하게 되고 자연스러운 답변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 매끄럽게 답변하려면 문장으로 다 메모하지 말고 주요 단어나 표현해야 할 핵심만 기록하자. 말의 흐름을 기억하며 흐름에 따라 필요한 단어를 적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말하기 연습이 필요하다. 말할 때 문장은 짧고 명쾌해야 한다. 문장이 길어지면 자칫 문맥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글도 단문이 이해하기 쉽다. 말도 마찬가지다. 단문으로 말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있으면 명쾌하고 논리적이다. 생각의 흐름을 간단명료하게 하면서 핵심만 나열하기 때문이다. 문장이 긴 면접자의 답변은 장황하고 지루하다. 평상시에도 단문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디서나 깔끔하게 잘 들리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 5. 나를 전달하는 비언어 면접에 대비하여 답변할 예상문제를 충분히 정리하고 본인 자신에 대한 탐색을 마쳤으며, 면접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다면 이제는 ‘전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면접관에게 자신이 가장 적합한 인재임을 확신하도록 표현해야 한다. 효과적인 소통은 말보다 비언어적 요소인 시각과 청각이 더 큰 영향을 준다. 많은 의미를 전달하는 데 있어 말로는 부족하기에 자세·동작·옷 스타일 등 여러 가지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가. 면접에 임하는 자세부터 면접 당일은 집에서 면접장으로 출발하여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까지가 면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전문직 면접은 교육청 산하기관 어느 특정한 한 곳에서 휴일을 이용하여 실시한다. 또한 면접장에는 소수의 면접관만이 아니라 면접을 주관하는 인사부서가 총출동하고도 인원이 부족하여 관할 지역 교육지원청 전문직들이 차출되어 진행한다. 면접 당일만큼이라도 어디서든 예의 바르고 절도 있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 면접장에서 대면하는 면접상황뿐만 아니라 대기실·화장실·복도에서도 대부분 만나는 사람은 면접관일 수도 있고, 또 면접을 진행하는 선배 전문직이거나 동료 응시자이다. 너무 편안한 자세로 지인과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면서 들락날락하는 행동이나, 사적인 전화를 길게 하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밝고 편안한 미소 띤 얼굴로 조용히 순서를 기다리며 면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나. 입실하는 자세 면접관으로 참여하다 보면 제일 먼저 면접장에 들어오는 걸음걸이와 자세부터 보게 된다. 면접관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걷는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평소의 걸음걸이가 어떠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걸을 때 어깨를 펴고 바른 자세로 걷는 연습을 해보자. 보폭을 알맞게 하고 팔을 앞뒤로 가볍게 흔들며 걷는 자세를 직접 보아야 한다. 모습이 어색하면 보폭과 팔의 움직임을 수정해보고 당당해 보이는 자세를 찾아 연습하자. 다. 좌석에 앉아 답변하면서 면접장에 문을 열고 들어서면 문을 닫고 난 후 면접관을 향해 목례로 먼저 인사한다. 이때 문을 여닫는 행동과 동시에 인사를 어정쩡하게 하는 것보다는 문을 닫고 난 후 바른 자세로 서서 절도 있게 인사하고 걸어서 중앙에 마련되어 있는 위치에 선다. 이때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인사를 다시 하고 의자에 앉는다. ‘안녕하십니까? 관리번호 ○○번입니다’라고 또박또박 말한다. 자리에 앉을 때는 의자를 두 손으로 잡아 앞으로 뺀 후 자리에 깊숙하게 앉고 허리를 세워 그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끝날 때까지 유지한다. 끝나고 퇴실할 때에도 방심하지 말고 단정한 태도로 일어나 자신이 앉았던 의자를 가볍게라도 정리하는 태도를 취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온다. 준비한 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거나 실수를 했더라도 그에 대한 표정이나 느낌을 나타내지 않고 입실할 때처럼 최선을 다하는 태도로 뒷모습을 남겨야 한다. 면접장을 나올 때는 문 앞에서 면접관을 바라보며 가볍게 목례하는 느낌으로 ‘감사합니다’ 인사를 한 후 나온다. 손은 자연스럽게 무릎 위에 편하게 놓았다가 손동작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한다. 개별면접 시에는 굳이 손동작이 필요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무릎 위에 두지만, 집단면접 시에는 메모도 필요하고 발언하는 다른 면접자의 발언내용을 듣고 바라보거나 나의 발언시간에 발언하면서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정도를 토의하다 보면, 자세도 흐트러지고 평소의 손동작을 부산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교직에 종사하면서 아이들과의 대면수업에서 자주 하는 손버릇이 남아 있어, 자주 사용하다 보면 산만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라. 복장에서 읽어지는 면접태도 면접복장은 계절에 맞는 정장을 준비하는데 무엇보다 편안해야 한다. 새로 구입하는 것보다 미리 몇 번 입어본 후, 앉은 자세도 편하고 서 있을 때 깨끗하고 주름이 많이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입은 사람의 성의가 느껴지고 자신감을 풍기는 복장이면 마음도 편안해진다. 너무 밝거나 지나치게 화려한 색상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눈에 띄는 액세서리나 남자의 넥타이도 복잡하고 형이상학적인 문양보다 겉옷 색상보다 조금 밝은 톤으로 입는다. 남성의 경우 무채색 계열의 정장에 흰 와이셔츠, 화려하지 않으나 밝은색 넥타이, 무채색의 양말과 구두가 무난하다. 여성의 경우 스커트나 바지 모두 무난하나 너무 여성스러운 원피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복장은 전날 미리 입어보고 옷매무새를 최종 점검한다. 여성의 경우 너무 화려하고 진한 화장이나 액세서리도 지양해야 하지만 전혀 화장하지 않은 민낯도 예의를 갖추지 않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머리 스타일도 미리 어울리는 스타일로 정해놓고 어느 정도 길들이는 것이 자연스럽다. 특히 앞머리는 시야가 가리지 않도록 잘 손질하여야 하고, 인사하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가 들 때마다 앞머리나 옆머리를 만져야 한다면, 면접관 입장에서는 매우 산만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튀지 않고 단정하고 깔끔한 차림이 좋다. 구두의 경우도 미리 점검하여, 신어서 편안하고 소리가 잘 나지 않는 것으로 준비하자. 마. 동작 동작은 대표적으로 몸짓·시선·표정 등을 의미한다. 몸짓은 몸의 일부 혹은 몸 전체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고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길과 표정은 마음속의 감정·정서·심리상태를 표현하는 얼굴의 모양이다. 심리학에서도 많이 인용하는 숨겨진 마음이 표현되는 여러 동작이나 표정들, 예를 들어 표정은 웃고 있으나 팔짱을 끼고 있다면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것이거나, 불안함을 나타내는 다리 떠는 모습이나 눈 깜빡임 등은 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동작이다. 면접은 첫인상 전쟁이라고 하였다. 첫인상이 모든 걸 다 결정한다고 보아도 좋다. 바로 이것이 면접의 내용에 앞서 시각과 청각 등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첫인상의 불문율이다. 바. 자연스러운 미소 면접장소를 들어서는 순간 정말 긴장된다. 더구나 면접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내내 긴장한 터라 이미 표정이 굳어져 있기 마련이다.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면접관과 소통해야 하는데 경직된 표정으로는 준비한 것을 제대로 펼치기 어렵다. 대기실에서 수시로 근육을 풀어주는 안면운동을 한다. 평소에 웃지 않다가 면접에서 웃는 표정을 지으려면 의도와 다르게 어색한 미소가 나오거나 한쪽 입꼬리만 올려 억지로 웃는 비웃음 표정이 될 수도 있다. 표정은 반드시 미리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오해될 만한 표정이 아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교정해야 한다. 들어서면서 인사하며 짓는 얼굴표정 즉, 첫인상으로 상대방에게 호감과 신뢰를 주는 것이 면접에서 매우 유리하다.
지난 호에서는 지역별로 교육전문직원 선발을 위한 전형에서 기획안 평가의 문제유형과 그에 따라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았다. 기획안만 평가하는 경우와 기획력과 발표력을 함께 평가하는 경우 또는 기획안과 요약보고서를 동시에 평가하는 경우 등 지역에 따라 달리 출제되고 있는 사항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2021년도에 지역별로 실시되었던 교육전문직원 기획평가문항을 분석해보고, 그 문항을 기반으로 후반기 또는 2022년도에 준비해야 할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이 지면에 실린 지역별 기출문제는 교육전문직원 시험에 응시했던 수험생의 기억력에 의존한 복기문제이므로 실제 문항내용과는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또한 기꺼이 복기문제를 공유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지역별로 시험문제나 유형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갖추어야 하는 교육전문직원 기획역량평가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별 기출문제 내용과 유형을 참고하여 각자 해당 지역의 교육적 가치를 담은 기획안이나 제안서 등을 작성하는 연습을 해보도록 하자. 2021년 상반기 지역별 기획안 기출문제 유형 분석 1. 정책제안서 작성과 발표력 평가 정책제안서를 평가하는 지역에서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제안서 작성과 작성된 제안서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능력까지 평가하기도 한다. 이 지역전형에서 고득점 전략은 기존의 정책 답습이 아니라 제시된 자료의 현황 파악을 바탕으로 그에 따른 실행 가능한 정책을 새롭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평소 보도자료나 학교에서 제기되었던 교육현안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정책으로 구안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에 앞서 정책제안서 구성요소와 채점기준, 제안서 잘 쓰는 방법을 참고하여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 정책제안서 개요 [PART VIEW] 2. 2021년도 지역별 교육전문직 기출문제 ● 2021 경기도교육청 기출문제 복기(기획) ● 2021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기출문제 복기(기획) 아래의 문제는 2020년 10월에 시행되었던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의 전국 단위 교육전문직원 공개전형에서의 기획평가 복기문제로 경기도교육청 전형과 유사하게 진행되었다. 이번 하반기 응시자들은 이를 참고하여 준비해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 2021 충청북도교육청 기출문제 복기(기획) 3. 2021년도 지역별 교육전문직 준비하기 경기도나 세종·충북지역은 평소 교육정책을 정리할 때 정책제안서 형태로 정리하면서 암기해두면 기획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의 정책에 자신이 생각한 새로운 정책을 추가하는 형태이다. 예시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위 내용은 지역 기반으로 운영되는 교원연수 체제혁신에 대한 경기도교육청 교원역량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의 일부를 제안서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는 향후 진행하게 될 교원연수 로드맵으로 원하는 연수를 듣기 위해서 원거리 이동해야 하는 연수생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역과 연계한 다양한 연수 운영을 위해 거점연수원을 운영하고, 지역 교육자원을 활용해서 연수기관을 확대하며, 지역 기반 협의체를 운영하여 지역 자원을 활용한 현장 맞춤형 연수과정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지역 교육거버넌스 구축과 학교자치 강화를 위한 경기혁신교육 3.0 기조와도 같은 흐름이다. 교육청에서 계획하고 있는 교원연수 체제혁신 계획안을 기반으로 학교현장 의견을 반영하여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다시 작성된 정책제안서는 다음과 같다. 물론 현황 및 문제점에는 교육전문직원 기획영역에 제시된 참고자료의 문제분석이 반영되어야 한다. 기획안 평가 2021년 상반기 교육전문직원 전형을 실시했던 교육청 중에서 기획안 작성을 위한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홈페이지에 문항을 공개하는 대구교육청을 제외하고는 모두 응시생의 복기문제이므로 대략적인 내용의 흐름과 해당 지역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정책만 참고하길 바란다. 2021년도 지역별 교육전문직 기출문제 ● 2021 대구광역시교육청2 기출문제(복기) ● 2021 대전광역시교육청 기출문제 ● 2021 서울특별시교육청 기출문제 ● 2021 충청남도교육청 기출문제 ● 2021 충청북도교육청 기출문제 충청북도교육청은 정책기획안 유형이 두 가지이다. 1유형은 기획안 구성요소를 갖추어 모두 작성하는 것이고, 2유형은 짧은 정책제안서 형식이다. 정책제안서 형식은 앞페이지에서 제시되었고, 정책기획 문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지역별 출제된 문제를 분석해보면 현재 교육현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쟁점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제된 문제의 주제는 그린스마트 스쿨사업과 연계된 학교공간,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중·고·대학생들에게도 관심을 끌게 된 금융교육, 코로나19로 인해 야기된 관계성 약화, 학습격차, 원격수업 등 수업에 관한 고민 등이다. 더불어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지속가능한 사회와 삶을 위한 미래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각종 포럼 등에서 이를 주제로 삼고 있으며 세부과제로 기후위기 대응교육, 생태전환교육을 미래교육의 중요한 의제로 설정하고 현장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도 지역별 교육전문직원 기출문제를 보면 이런 시·도교육청의 지향점들을 볼 수 있고, 전국적으로 유사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정책보고서와 보도자료 평가 지역에 따라서는 정책기획안 작성 등 기획능력과 더불어 이를 토대로 교육감에게 보고할 정책보고서, 보도자료 작성 능력을 평가하는 지역도 있다. 해마다 출제경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이 근무하는 지역에서 보도자료 작성에 관한 문제가 출제되었다면 시험 대비로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2021년도 지역별 교육전문직 기출문제 ● 2021 부산광역시교육청 기출문제(복기) 정책기획안은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이 담긴 문서로 실행력이 있어야 빛을 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기획은 학교에서 문제가 되는 다양한 사항들에 대해 실제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 관점에서 해결방안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현장에서 외면 받는 정책은 정책의 실효성뿐만 아니라 현장의 변화도 가져올 수 없으며, 교육청에 대한 현장의 불신만 키울 것이다. 따라서 좋은 정책기획을 위해서는 현장의 의견수렴이 필수이며 이를 위해 교육전문직원 시험문제를 풀 때는 제시된 자료에서 현황을 빠르게 분석하고, 그에 따른 최선의 해결방안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들어가며 최근 특정 지역의 초등학교 취학 연령 아동 10명 가운데 1명은 법정 의무교육을 포기하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에 해당하는 학생은 해외유학이나 미인가 교육시설에서 교육받기 위해 취학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0년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다문화학생 수는 약 14만 7400명으로 2012년 조사 시행 이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2019학년도 초·중·고교 학업중단학생 수는 감소했으나 학업중단율은 전 학년도 대비 0.1% 상승하였다. 세계화·국제화된 사회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지구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양극화 및 빈부격차로 인한 교육적 문제점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에 학적관리 중 질병·발육상태 등 부득이한 사유로 취학할 수 없는 유예·면제 대상 학생과 외국에서 귀국한 학생, 재외국민의 자녀인 학생, 북한이탈주민 학생, 외국인 학생 등의 학적관리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유예·면제·정원 외 학적관리 가. 유예 및 면제의 개요 「초·중등교육법」 제14조(취학의무의 면제 등)는 질병·발육상태 등 부득이한 사유로 취학이 불가능한 의무교육대상자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취학의무의 면제나 유예가 가능하며, 제1항에 따라 취학의무를 면제받거나 유예받은 사람이 다시 취학하려면 학습능력을 평가한 후 학년을 정하여 취학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1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에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유예 또는 면제는 의무교육대상자의 경우 퇴학 또는 자퇴를 시킬 수 없으므로 교육감이 정하는 질병 등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보호자의 신청으로 학교의 장이 결정하여 처리한다. 교육감이 알린 취학의무의 유예 또는 면제가 가능한 질병은 장기간 취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보호자가 신청한 법률이 정한 감염병, 취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보호자가 신청한 신체적·정신적 결함 또는 질병, 장기간 학습적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되는 성장부진 또는 발육부진 등이 이에 해당한다. [PART VIEW] 나. 입학 이후 유예 및 면제 절차 입학 이후 유예·면제 절차는 유예·면제 신청, 의무교육관리위원회의 심의 및 결정, 보호자에게 유예·면제 승인 통보 및 사후처리 순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유예·면제 신청 「초·중등교육법」 제14조에 따라 취학의무의 면제 또는 유예를 받으려는 아동이나 학생의 보호자는 해당 아동이나 학생이 취학할 예정이거나 취학 중인 학교의 장에게 취학의무 면제 또는 유예를 신청해야 한다. 유예 신청의 경우 유예신청서와 진단서(교육감이 정하는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면제 신청의 경우 면제신청서와 해외근무(파견) 관련 공문, 여권 및 비자 사본, 출입국사실증명 관련 자료를 제출한다. 2) 의무교육관리위원회 심의 및 결정 취학의무 면제 또는 유예를 받으려는 아동이나 학생의 보호자가 취학의무 면제 또는 유예를 신청한 경우 학교장은 의무교육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유예·면제를 결정한다. 이때 유예일·면제일을 명시한 내부결재 후 학교생활기록부와 의무교육관리대장(유예·면제, 정원외관리자 누가기록 대장)을 정리한다. 3) 보호자에게 유예·면제 승인 통보 의무교육관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유예·면제가 결정된 경우 학교장은 취학의무의 면제 또는 유예를 받으려는 아동이나 학생의 보호자에게 유예·면제 승인 통지문을 발송한 후 유예·승인명단을 교육장에게 보고하며, 유예·면제학생의 출국 사실도 확인한다. 또한 다음 학년도 유예일 이전에 학생의 재취학에 대해 안내한다. 4) 유예·면제의 해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9조(유예자의 학적관리 등) 제2항에 따라 초등학교 및 중학교의 장은 취학의무가 면제 또는 유예된 의무교육대상자나 학적이 정원 외로 관리되는 학생이 다시 학교에 다니거나 취학하려는 경우 「조기진급 등에 관한 규정」 제5조에 따른 조기진급·졸업·진학 평가위원회가 실시하는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의 결과에 따라 학년을 정할 수 있다. 즉, 유학이나 정당한 해외출국으로 취학의무가 면제된 학생이 외국 수학기간의 학력을 인정받은 경우에는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면제 당시보다 차상급 학년으로 재취학이 가능하다. 그러나 외국 수학기간의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면제 당시 학년으로 재취학하거나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를 통해 학년을 정할 수 있다. 또한 질병 등의 사유로 취학의무가 유예된 의무교육대상자나 학적이 정원 외로 관리되는 학생의 경우 유예 당시 학년으로 재취학하거나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를 통해 정할 수도 있다. 다. 정원 외 학적관리 정원 외 학적관리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9조에 의거하여 입학 이후 취학의무를 유예받은 자 또는 정당한 사유 없이 해당 학년도 수업일수의 3분의 1 이상 장기 결석한 학생이 의무취학기간 내에 취학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별도 정원으로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인정 유학·미인가 대안교육·홈스쿨링 등으로 당해 학년도 수업일수 3분의 1 이상 결석을 한 경우 정원 외로 학적을 관리한다. 미인정 유학 학생의 장기결석 중 ‘진급’ 및 ‘정원 외 학적관리’는 학년말에 미인정 유학 등으로 해외에 체류하며 장기결석하고 있는 학생이 수료(졸업) 요건 충족 시는 진급(졸업) 처리하고, 진급일(3월 1일)을 기준으로 장기결석일수가 수업일수의 3분의 1 이상이 되는 시점에서는 정원 외로 학적을 관리할 수 있다. ‘귀국학생 등’의 학적처리 가. ‘귀국학생 등’의 개요 ‘귀국학생 등’ 이란 외국에서 귀국한 학생, 재외국민의 자녀인 학생, 북한이탈주민 학생, 외국인 학생 등을 말한다. 「국외 유학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유학’이란 외국의 교육기관·연구기관·연수기관에서 6월 이상의 기간에 걸쳐 수학하거나 학문·기술을 연구·연수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정당한 해외출국으로 인한 유학과 미인정 유학으로 나눌 수 있다. 정당한 해외출국은 이민, 부모의 해외취업, 공무원 및 상사주재원인 부모의 해외파견, 연구 수행 목적의 교환 교수 등에 의해 가족(부 또는 모)이 동행하여 외국으로 출국하여 합법 체류하며, 해당 국가의 정규학교에 재학하는 경우이다. 미인정 유학은 해외 어학연수, 부모(부 또는 모)와 동행하지 않고 출국·체류, 정당한 해외출국에 해당하지만 해당 국가의 정규교육기관에 재학하지 않거나 수학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에 해당된다. 나. 정당한 해외출국 시 학적처리 1) 출국 시 학적처리 정당한 해외출국으로 인한 학적은 해외출국 및 체류신고 후 취학의무(의무교육)를 면제하며 처리 절차는 다음과 같다. 정당한 해외출국으로 취학의무의 면제를 받으려는 아동이나 학생의 보호자는 면제신청서, 해외파견 소속기관 공문 또는 취업 관련 증빙서류(해외파견 발령장 등), 행정정보 공동이용 사전 동의서 또는 주민등록등본/출입국사실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학교장은 학생의 해외출국(체류신고) 사실 확인 후 의무교육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면제 처리하되, 나이스에 면제 학적처리 당일 일자가 기록되어야 한다. ‘취학의무 면제’의 경우, 면제 결정 후 그 내용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8조 제5항에 의거하여 보호자, 읍·면·동의 장 및 교육장에게 각각 그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 다만 보호자에 대한 통보의 경우 보호자 행방불명 등의 사유로 그 내용을 통보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생략할 수 있다. 2) 귀국 시 학적처리 정당한 해외출국자의 귀국 시 학적처리 절차는 다음과 같다. 정당한 해외출국자의 귀국 시 학적처리는 원적교 재취학을 원칙으로 하되, 거주지가 타시·도 또는 군으로 이전된 경우 다른 학교에 재취학할 수 있으며, 이때 해당 학교는 원적교에 귀국 학생 재취학을 위한 학적서류 송부를 요청해야 한다. 정당한 해외출국으로 면제 후 국내학교에 재취학하는 경우는 외국학교의 재학기간과 교육과정 이수내용을 근거로 학년을 결정하므로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 또 학년 배정은 외국학교 재학증명서상의 재학기간과 성적증명서상의 교육과정 이수내용을 우리나라 학제(12학년제)에 맞추어 계산하여 정하되, 외국학교 입학 전 국내학교의 최종 재학 학년에 외국학교 재학기간을 합산하여 우리나라 학제에 맞추어 계산한다. 이때 9월에 1학기가 시작되는 나라에서 수학하여 학제 차이로 인해 한 학기가 중복된 경우, 귀국 후 국내학교에 재취학·편입학할 때 한 학기를 올려주고, 한 학기 월반이 되었을 경우 국내학교에 재취학·편입학할 때 한 학기를 내려서 학년을 배정한다. 다. 미인정 유학으로 인한 학적처리 1) 출국 시 학적처리 미인정 유학으로 인한 출국 시 학적처리 절차는 다음과 같다. 미인정 유학으로 인한 장기결석은 미인정 결석으로 처리하며, 수업일수의 3분의 1 이상 결석한 경우 의무교육관리위원회를 통해 정원 외 학적관리를 할 수 있다. 나이스에서 정원 외 학적관리를 할 경우 절차상 유예가 필요하며, 결석일수가 수업일수의 3분의 1 이상이 된 날 나이스에서 당일 학적 특기사항에 유예처리를 하고 다음 날 정원 외 학적관리를 한다. 2) 귀국 시 학적처리 미인정 유학으로 인한 출국자의 귀국 시 학적처리 절차는 다음과 같다. 미인정 유학으로 인한 출국자의 귀국 시 학적처리는 정당한 해외출국자의 귀국 시 학적처리와 같이 원적교 재취학을 원칙으로 하되, 거주지가 타시·도 또는 군으로 이전된 경우, 다른 학교에 재취학할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9조(유예자의 학적관리 등)에 의하면 초등학교 및 중학교의 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해당 학년도 수업일수의 3분의 1 이상 장기결석한 학생 중 학적이 정원 외로 관리되는 학생이 다시 학교에 다니거나 취학하려는 경우 「조기진급 등에 관한 규정」 제5조에 따른 조기진급·졸업·진학 평가위원회가 실시하는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 결과에 따라 학년을 정할 수 있다. 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0조(수료 및 졸업 등)에 의하면 재취학은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 이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인 당해 학년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 남은 시점까지 수시로 입급할 수 있으나, 학생의 수업일수가 당해 학년 수업일수의 3분의 2 미만이 될 경우에는 각 학년 과정의 수료에 필요한 수업일수 부족 등으로 수료 또는 졸업 인정이 되지 않음으로 원칙적으로 당해 학년도 재취학이 불가능하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가 원할 경우 당해 학교장은 학교의 교육여건 등을 고려하여 학생의 학습권 보호 차원에서 허가할 수 있다(당해 학년도 유예 후 재취학 포함). 이때 학교에서는 허가에 앞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당해 학년도에는 수업일수 부족으로 수료 또는 졸업이 되지 않음을 정확히 주지 및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라. 북한이탈주민 학생의 학적처리 북한이탈주민 학생의 학적은 주소지 내 근거리 학교에 신청하며 처리 절차는 다음과 같다. 북한이탈주민 학생이 학교에 중도 입급하는 경우 ‘취학’으로 처리하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8조의2(학력심의위원회의 설치·운영 등) 및 제98조의3(학력 인정과 학년 결정을 할 수 있는 학교 등)에 따라 교육감 소속의 학력심의위원회 또는 교육감이 지정한 학교의 장(학업성적관리위원회)이 심의한 학력 인정 및 학력 결정에 따라 전학 처리하고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일반 학적처리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 학년 배정은 북한에서 수학한 기간에 따라 학력을 인정하되, 학력심의위원회의 학력 인정 및 학력 결정사항을 따른다. 마. 다문화학생의 학적처리 1) 다문화학생의 입학·취학 한국 국적인 다문화학생이 1학년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비다문화학생과 동일한 방법으로 입학·취학절차를 따르되, 외국 국적 다문화학생이 1학년으로 입학하는 경우는 한국 국적의 다문화학생과 달리 취학통지서가 발급되지 않는다. 따라서 거주지가 속하는 학구 안에 있는 초등학교의 장에게 입학을 신청하며, 나머지 절차는 일반학생과 동일하다. 또한 외국에 거주하다 한국에 입국한 다문화학생의 취학·편입학 절차는 재외국민 또는 외국인이 보호하는 자녀 아동이 국내의 초·중학교에 입학하거나 전입을 희망하는 경우 학생의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이나 외국인등록 사실증명, 거주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등을 통해 취학(입학)·편입학을 허용한다. 2) 학년 결정 학년 결정은 외국학교 재학증명서의 재학기관과 성적증명서의 교육과정 이수내용을 우리나라 학제(12학년제)에 맞추어 계산하여 정하되, 외국학교 입학 전 국내학교의 최종 재학 학년(학기)에 외국학교 재학기간을 합산하여 우리나라 학제에 맞추어 계산한다. 이때 동일학년(학기) 중복수료(학제 차이로 인한 학기 중복수료 제외)로 인한 수학기간이나 홈스쿨링 등의 학력은 인정하지 않으며, 본인이 낮은 학년의 배정을 희망하는 경우 가급적 학생의 나이와 해당 학령의 차이가 2년을 초과하지 않도록 권장한다. 나가며 지금까지 「초·중등교육법」 및 동법 시행령과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등에 근거한 학적관리 주요 내용 중 유예·면제·정원 외 관리와 ‘귀국 학생 등’의 학적처리 절차에 대해 알아보았다. 「초·중등교육법」 제13조에 의한 취학의무에도 불구하고 질병·발육상태 등 부득이한 사유로 취학이 불가능한 경우 의무교육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취학의무의 면제·유예가 가능하나 이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학습지원 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정당한 해외출국 및 미인정 유학으로 인한 출국자의 귀국 시 외국학교의 재학기간 중 교육과정 이수내용이나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 실시를 통해 학년을 배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 학생, 외국인 학생,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국내에 거주하지 않았거나 국내에 학적이 없는 등의 사유로 입학 또는 전학 절차를 거칠 수 없는 학생의 경우에는 학교와 행정 당국의 특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헌법」, 「UN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난민법」 등은 아동·청소년의 의무교육을 보장하고 있으며, 체류신분에 관계없이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와 행정당국은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 관리에 힘써 의무교육대상 아동의 교육받을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수업에 왕도는 없다.’ 하지만 추구해야 할 방향성은 확실하게 있다. 유능한 일타 강사는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테크닉을 전수한다. 제아무리 일타 강사라 하더라도 초등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한다면 한 시간의 멋진 강의는 할 수 있으나 지속적인 배움이 일어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교 교실에는 매우 다양한 모습의 학생들이 있기에 교사는 일타 강사의 스킬보다는 다양한 학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수업설계 능력이 필요하다. 수업은 학생들의 다양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배움이 느린 학생도, 특정 과목에 흥미가 있는 학생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프로젝트학습’이다. 프로젝트학습과 관련된 자료는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교사마다 프로젝트학습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설계하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의미이다. 프로젝트학습이 있는 날! 아이들은 무척 분주하다. 스스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각 팀의 매니저는 자신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기본 기기를 세팅하고 팀장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확인한다. 물론 갈피를 못 잡고 여기저기서 선생님을 부르기도 하고, 매우 애처로운 눈빛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팀장도 있다. 이날은 교사인 나도 정신이 없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아이들의 활동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 저희가 찾는 자료가 없어요, 선생님! ○○이가 자꾸 장난을 쳐요, 선생님! 이게 맞는 거예요? 선생님!!!!….” 프로젝트학습은 보통 블록차시로 계획한다. 40분 단위로는 아이들이 활동을 제대로 시작도 못 하고 끝나기 때문이다. 2블록 또는 3블록 수업을 진행하는 데 아이들은 전혀 지루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없다고 시간을 더 달라고 애원한다. 교사는 정신없이 바쁘지만, 아이들 또한 정신없이 몰입한다. 물론 선생님이 바쁜 틈을 타서 유유자적한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교사의 설명식 수업에서 과연 아이들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을까? 이 세상에 모든 학생을 위한 하나의 학습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 더 바람직한, 효과적인 방법만이 있을 뿐이다. 프로젝트학습이란? 프로젝트학습은 일반적으로 ‘프로젝트학습(Project-Based Learning) 또는 문제기반학습(Problem-Based Learning)’을 의미하는 약자인 PBL로 쓴다. 학자마다 사용하는 단어는 다르나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모두 ‘학습자 중심의 문제해결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해결학습은 듀이가 제안한 수업방식으로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학습한 내용을 활용하여 해결책을 고안하는 학습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기초학력 저하와 같은 약점이 있다고 공격을 받았다. 킬페트릭의 프로젝트학습은 학습자들이 책임감을 느끼며 특정 주제를 연구하는 수업방식을 말한다. [PART VIEW] 이 또한 과제를 독점하거나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발생하는 등 교과의 체계적인 학습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약점이 있음에도 끊임없이 프로젝트학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프로젝트학습이 갖는 강점이 너무 막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위에서 걱정하는 약점을 최소화하도록 교사의 전문성이 발휘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교실의 모습이 될 것이다. 프로젝트학습은 자기주도학습과 협력학습이라는 큰 축에서 출발한다. 문제를 해결해가는 데 부여되는 각자의 책무성과 함께 해결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교실에는 분명 무임승차하는 학생, 과제를 독점하는 학생들이 있기 마련이다. 다만 ‘누구나,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한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교실을 만들 수 있다. 프로젝트학습을 설계할 때 교사는 다음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할 때 학생이 꼭 배워야 할 내용인지, 배움을 통해 삶과 연결이 되는지 고려한다. 둘째, 프로젝트의 시작과 진행, 마무리에서 교사는 끊임없는 조언 및 조력자로서 역할을 통해 프로젝트가 목적에 맞게 진행되도록 도와야 한다. 셋째, 프로젝트의 마무리는 반드시 탐구문제에 대한 결과 발표 및 성과물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때 탐구결과는 PPT·동영상·보고서·연극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제작할 수 있다. 넷째, 학생들이 활동한 결과를 함께 공유하며 프로젝트 과정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욕심을 내는 것은 금물이다. 마음을 내려놓고 작은 성과를 반가워하며 조금씩 나아간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고, 교사도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로젝트 수업설계를 위해서는 먼저 교육과정 분석이 필요하다. 어떤 교과, 어떤 단원을 프로젝트로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살펴보고, 어떠한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할지 결정한다. 2021학년도 5학년 1학기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개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주제중심 프로젝트학습으로 시작해봐요 교육과정에서 비슷한 주제를 통합하여 사회·도덕·창체(자치활동·다문화교육·인권교육·장애이해교육)를 교과 간 재구성으로 ‘모두 다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1차 프로젝트 주제로 선정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때는 혼자하기보다는 학년 단위로 함께 협의하여 진행해야 학년 교육과정과 학급 교육과정이 이원화되지 않는다. ‘모두 다 행복한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출발했다. 첫째, 민주사회의 공정함과 정의로움, 서로 존중하는 태도를 기른다. 둘째, 어린이들의 인권감수성을 높인다. 셋째, 나의 인권에서 출발하여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상호존중 문화를 만든다. 위 세 가지를 목표로 관련 성취기준과 과정중심 평가계획을 세운 후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되었다. 주제중심으로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는 국어 글쓰기에서 이야기 글을 쓰는 과정과 비슷한 절차를 따른다.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배움의 과정이 있고 이 프로젝트가 절정에 달하는 소주제를 설정한다.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의 중심주제에서 그동안 함께 배워왔던 내용을 최대한 활용하여 프로젝트 성과물을 제작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복도 갤러리에 전시가 되었으며, 누구나 살펴보고 피드백하는 과정이 함께 진행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서로의 인권이 존중되는 세상’이 ‘모두 다 행복한 세상’이라는 결론을 학생들 스스로 도출하도록 계획되었고 학생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나만 행복한 세상에서는 나도 행복할 수 없음을 공감하고 모두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였다. 마지막 활동으로 우리 반 인권선언문 만들기는 행복한 우리 반을 만들기 위한 의견을 각자 1개 이상씩 발언하고 그 중 투표로 10개의 조항을 선정한 후 인권심의위원회(회장·부회장·자발참여 2인)를 조직하여 검토 후 최종 우리 반 인권선언 10조를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교사가 의도했던 목표는 확실하게 달성이 되었다. 서로의 인권이 존중될 때 모두 행복할 수 있다고 학생들이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마지막 소주제였던 ‘우리 반 인권선언문 만들기’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자치회의를 진행하고, 각 조항을 인권심의위원회에서 3일에 걸쳐 검토하여 확정한 10개의 조항을 보며 교사로서의 뿌듯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특히 인권선언문 제9조는 ‘모든 선생님은 존중받고, 배려 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모든 학생은 선생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이다. 모든 과정은 학생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교사는 조력자로서 역할만 했으나 학생들은 학교의 구성원으로 교사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으며, 선생님이 존중 받을 때 모두 다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다. 문제기반학습(PBL) 프로젝트학습으로 성장해가요 프로젝트학습은 본질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문제를 찾고, 탐구방법을 설정하여 탐구 결과물까지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그 내용을 공유하며, 자신들의 활동을 되돌아보게 된다. 처음에 이 방법으로 학생들과 마주할 때 주제만 정하면 물 흐르듯 모든 과정이 흘러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가장 큰 벽은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문제를 찾아내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냥 교사가 탐구문제를 주는 게 훨씬 쉽지만, 그럼 PBL의 본질이 흐려질 것 같아서 참을성을 가지고 예상 시간보다 많이 투자해서 스스로 탐구문제를 찾도록 하였다. 2번째 프로젝트는 과학 5단원 ‘다양한 생물과 우리 생활’을 교과 내 재구성으로 ‘미생물(Mi) 탐구(Re)로 인류 구원하기 프로젝트(Microorganism Research Man Save)’로 탐구주제를 정하였다. 먼저 해당 단원의 성취기준과 학습요소를 추출하여 학생들이 이 단원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이번 프로젝트 활동 팀의 수로 재구조화했다. 현 교육과정 내에는 ‘바이러스’에 대해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시기에 어떤 것보다 ‘바이러스’에 대해 학생들이 탐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교육과정의 학습요소를 분석하여 4개의 탐구내용은 교과내용에서 추출하고, 바이러스를 추가하여 5개의 탐구내용을 선정하였다. 이렇게 추출한 탐구내용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각 탐구내용이 포함되도록 탐구문제를 정하라고 안내하였다. 만약 탐구내용을 정해주지 않으면 반드시 학습해야 하는 요소를 빠트리기 쉽다. 또한 탐구주제를 선정할 때는 교과서는 참고서가 된다. 학생들은 제시된 탐구내용을 검토하고 다음과 같은 탐구주제를 각각 선정하였다. 주어진 탐구내용에서 첫 번째 팀은 원생생물을 빼고 탐구주제를 정했다. 그 이유는 본인들이 두 가지 개념을 모두 탐구하기에는 자신이 없다고 하였다. 이때 교사는 당연히 ‘no problem!’이라고 하며 빠진 부분은 따로 수업을 진행하면 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문제를 정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탐구문제를 잘못 정하면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가 없기에 이때 교사의 가장 큰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탐구문제를 올바른 방향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찰하고, 피드백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탐구문제를 설정하는 데 예상시간보다 많이 소요되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3명 있었으나 점차 프로젝트 탐구가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다. 각 팀은 탐구문제의 결과를 동영상이나 동영상이 삽입된 PPT와 보고서로 제작하였으며 발표는 동영상과 PPT로 진행하였다. 코로나 상황이라 발표는 줌에서 실시간으로 진행했다. 오히려 등교 상황에서 발표하는 것보다 몰입이 되었고 이 모든 과정과 결과를 학부모들과 공유했다. PBL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이 오개념이나 난개념을 형성시키지 않도록 교사는 학생들의 발표에 집중하고, 의도적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정확한 개념을 형성해가도록 돕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물론 서로의 탐구결과를 경청하며 학생들이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탐구내용을 모두 학습하게 된다. 학생들은 이번 탐구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각각 도출하였다. 동영상 등으로 탐구결과를 발표하여 그 내용을 모두 공유하지 못해 무척 아쉽다. 학생들이 위와 같은 탐구결과를 이끌어내기까지 각각 기본 개념과 다양한 사례를 탐구하였고 마지막으로 각자 정한 탐구문제에 대한 결론을 도출했다. 발표 후 친구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개념을 더욱 명료화할 수 있었고, 자신들이 탐구한 결과와 다른 의견들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팀과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는 학생은 ‘바이러스가 강력하기는 하지만 인류의 과학은 계속 발전할 것이기에 궁극적으로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교실에서 얻는 기쁨 한 학기가 끝나고 학생들에게 한 학기 교육활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코로나로 인해 주 2회만 등교수업이 이루어지고 3일은 실시간 쌍방향수업으로 교육과정이 진행되었다. 어려움은 있었으나 불가능은 없었다. 교사의 수업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프로젝트학습으로 학생들은 스스로 성장해나갈 수 있었고,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체육수업만큼 프로젝트 활동이 좋았다고 대답을 하였다. 스스로 탐구하도록 비계를 설정해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수업에 왕도는 없다. 하지만 방향성은 반드시 있다.’ 교사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하는가에 따라 학생들은 너무 많이 달라진다. 정답은 없지만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깨우리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최고의 교육시스템은 ‘교사’라는 것이다.
귀신 이야기에 끼어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귀신은 사람과는 무관한 존재인 듯싶지만, 알고 보면 사람과 불가분 관계에 있다. 인간을 존재론 차원에서 이해하려 할 때, 귀신의 존재는 불가피하게 끼어든다. ‘귀신은 있는가, 없는가’ 하는 주제는 인간의 심리와 사회에 언제나 따라붙는다. 그만큼 귀신 논쟁에 끼어들어 보지 않은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대개 이런 귀신 논쟁은 공식적이라기보다는 비공식적인 논제로 우리 일상에 끼어든다. 대학 시절 나는 고향 독지가 한 분이 지은 장학 기숙사에서 지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 온 선후배들 30여 명이 서울로 와서 함께 지내던 기숙사이다. 서로 허물없이 생활하는 기숙사였다. 그때 우리는 밤에 심심풀이 삼아 비공식적인 토론을 벌였는데, 그 주제 중의 하나가 ‘귀신이 있느냐, 없느냐’하는 것이었다. 애초에 본격 토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시작한 것이 제법 열띤 토론의 양상으로 이어지곤 했다. 각기 전공이 다른 대학생들이라, 그럴듯한 근거와 가능성이 찬반 양편으로부터 동원되기도 했지만, 결말은 늘 우기는 방식으로 흘러갔다. 찬성편에서는 궁지에 몰리면 “내가 귀신을 직접 보았다”라고 주장한다. 반대쪽에서, “네가 직접 본 것을 너 외에 누가 객관적으로 증언해 줄 수 있느냐”고 되물으면, “내가 보았다는 것만큼 확실한 증거가 어디에 있느냐. 나를 거짓말쟁이로 보는 거냐. 나를 인격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거냐.” 뭐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니 귀신 없다는 쪽에서도 “나는 귀신이 없는 것을 직접 보았다”라고 우긴다. “없는 것을 어떻게 직접 보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 하고 되물으면, 찬성편의 말투를 빌려와서 그대로 되돌려 준다. “여기 있는 내가 직접 보지 못했다는데, 그것만큼 확실한 증거가 어디에 있느냐. 나를 인격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거냐. 섭섭하다.” 어찌 보면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무 말이나, 말 안 되는 대로 해서, 웃기는 장면과 유사하다고나 할까. 물론 이렇게 되는 데에는 이것이 본격 토론대회도 아니고, 친구들 사이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작했던 대화라는 점에 있다. 굳이 공식적인 무게를 갖는 토론은 아니니까, 저런 우기기가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러면 공식적이 아닌 토론 장면에서는 우기는 걸 인정해도 된단 말인가. 그건 아니다. 아무리 비공식 상황이라도 개그 행위가 아닌, 토론의 행위라면 ‘우기다’의 방식은 안 된다. 그런데 이렇게 우기는 식으로 흘러가는 과정에도 두 가지 양상을 주목할 수 있었다. 하나는, 찬반 입지가 분명했던 만큼, 서로 질 수는 없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했다. 강박은 처음에는 약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졌다.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우기다’가 등장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초반에는 비교적 합리적 근거와 사례들이 동원되었다. 상대가 제시하는 근거와 사례들을 조금도 허용하지 않으려 하면서부터, 우기고 보자는 심리가 점점 커졌다. ‘우기다’는 ‘억지를 부린다’는 뜻이 핵심이다. 억지를 부려 제 의견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는 행동이 ‘우기다’이다(표준국어대사전). 억지는 아차 하는 순간, 폭력이 된다. 우기다 보면, 상대에게 모욕이 가게 된다. “내가 몇 번이나 말했습니까? 도대체 한국말도 못 알아먹습니까?” 우기기가 강해질수록 이런 언어폭력이 나온다. 그런데 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이 우긴다는 것을 모른다. 즉, 잘못은 상대에게 있고, 자신은 옳으니, 당연히 우길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이제는 신조어가 되다시피 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도, 그 행위의 바탕에 ‘우기다’가 작동하고 있다. 나(내 편)는 절대적으로 선하고, 너(상대편)는 악하니, 나는 너에 대해서 무조건 옳다. 이렇게 믿고, 행동하고, 자신을 합리화하고, 우기는 모습이 ‘내로남불’이다. 이미 나의 잘못과 억지스러움이 세상에 드러났는데도, 본인은 모른다. 실제로는 우기고 있으면서도 본인은 우긴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우기는 동안에는 반성이나 부끄러움은 생겨날 수가 없다. 그래서 ‘내로남불’은 아이러니(irony)의 모습을 띤다. ‘우기다’는 윤리적으로도 함정이 많다. 내가 나를 속이는 자기기만(自己欺瞞)이 들어 있다. 자신이 틀린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억지를 부려 자기 의견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며 우긴다. 내가 나를 속이는 것이다. 남도 속이고 나도 속이고, 거짓이 이중으로 쌓인다. 그렇다면 자신이 틀린 줄 모르는 상태에서 억지를 부려, 제 의견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는 것도 ‘우기다’인가. 전자와 후자를 같은 ‘우기다’로 다루는 것은 불공평하지 않은가.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서 국립국어원은, 자신이 틀린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억지를 부리는 행위에 대해서도 ‘우기다’라는 어휘를 쓸 수 있다고 했다(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 왜 우기게 되는가. 이유야 많겠지만, 토론상황에서 보면, 주어진 문제(주제)에 대한 지적 준비도가 낮기 때문이다. 상대의 반론에 대해서 재반론을 하면서 새로운 근거나 이유를 대지 못하면서, 했던 이야기를 반복한다. 상대의 집요한 공격에 대해서 새로운 프레임으로 탈출구를 만들지 못하면서, 했던 이야기를 반복한다. 했던 이야기의 반복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우기다’의 전조 현상이 되는 것이다. 지적 준비도가 높은 사람은 ‘지적 겸손(intellectual humility)’에 눈을 뜬다. 지적으로 겸손한 사람은 언성을 높여 우겨야 할 필요가 없다. 엘리자베스 크럼레이 멘쿠소(Elizabeth Krumrei-Mancuso) 미국 페퍼다인대학 교수가 국제학술지 긍정심리학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적 겸손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참과 거짓을 잘 구분하고, 자기가 맞다고 우기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적다. 반대로 지적 겸손이 부족한 사람은 시시비비를 잘 가리지도 못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자기가 맞다고 우기는 일이 많다(박진영의 사회심리학에서 재인용, 동아사이언스 2019.4.6.). 정답은 오직 하나라고 교육받은 사람도 위험하다. 그도 역시 우기는 스타일로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대안이 없는 사람은 줄기차게 정답 하나만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정답 하나만을 고수하는 것, 그것이 곧 우기는 행동 방식을 만든다. 지식도 지식이지만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에서도 한 가지 방식으로 굳어지는 것, 그것이 곧 우기는 행동 방식을 만든다. 파주 신도시 신설 학교로 신규 발령을 받아 간 L 선생님은 5학년 담임을 맡아, 학급 급훈을 ‘그럴 수도 있지 뭐!’로 정했단다. 그렇다. ‘우기는 인간’을 키울 수는 없다. ‘우기는 사람’을 위한 변명은 없을까. 죄는 미워하되 그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 대체로 말할 내용을 두고 우기는 경우보다는, 말할 상대를 두고 우기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즉, 그는 나로 인해서, 나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상처와 열패를 입었던 사람인지도 모른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나로 인해서 ‘의문의 일패(一敗’)를 여러 번 당했던 사람이다. 더구나 여러 사람 앞에서 당하였다면, 그는 내가 미웠을 것이다. 나에게 우겨서라도 이기고 싶었을 것이다. ‘우기는 캐릭터’가 개성 있는 캐릭터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세태이다. 하지만 우기면 이기는 세상은 삼류 세상이다. 공정과 합리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우기는 이들은 잘못이 드러나도 부끄러움이 없다. 선거를 앞둔 후보자 캠프들은 우겨서라도 상대를 이겨야 한다고 스스로 최면을 건다. 싸움이 치열할수록 ‘우기는 강경파’가 득세한다. 강경파에도 클래스가 있다. 메시지 내용이 강경한 것은, 오류가 아닌 한,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메시지 내용을 계속 우기며 강변하는 강경파는 안쓰럽다. ‘우기다’는 정책을 위험하게 한다. 우기는 정책은 저절로 무너진다. 우기기 시작하는 순간 정책의 유연성과 합리성이 졸지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겨서 이기는 것은 그저 잠깐이다. 일시적 착시현상일 뿐, 지는 길로 가는 티켓을 예약하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어려움에 몰릴수록 우겨서라도 이기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우기는 것만큼 중독성이 강한 것도 없다. 세상에는 ‘이겨서 우기는 일’도 많다. 이긴 것에 올라타서 온갖 갑질을 하며, 그 갑질을 정당화하는 데에 ‘우기기’를 부단히 사용하는 것이다. 이겼으므로 우길 수 있는 자유를 가졌다고 믿는 것일까. ‘권력에 취했다’는 그럴 때 쓰는 표현이다. 취한 권력이 어찌 일어설 수 있을까. 다시금 생각해 보니, ‘우기다’와 ‘이기다’는 같이 갈 수 없는 운명이구나. 그렇구나. ‘이기다’의 반대말은 ‘우기다’가 되는구나!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다는데, 우기면 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