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5,03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이화여대부설 이화철학연구소가 2026학년도 봄학기(제25기) 이화토요철학교실 신규 수강생을 모집한다. 초등 1학년부터 중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한 이번 과정은 철학적 사고력과 표현 역량을 기르는 정규 토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이번 학기 수업은 2월부터 7월까지 격주 토요일, 총 10차시로 진행된다. 대면 수업은 이화여대 인문관에서 열리며, 중학생 과정에 한해 비대면 실시간 수업도 함께 운영된다. 초등 1~2학년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초등 3학년부터 중학생까지는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수업이 진행된다. 학년별로 마련된 수업 주제는 발달 단계에 맞춰 구성됐다. 1학년은 ‘이야기로 철학하기’, 2학년은 ‘그림책으로 철학하기’, 3학년은 ‘삶의 경험으로 철학하기’를 중심으로 사고 표현을 확장한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문화와 철학’, ‘문학과 철학’, ‘미래 문제와 철학’ 등 보다 심화된 주제를 다룬다. 중학생 과정은 ‘질문과 철학’을 주제로 토론과 논증 훈련에 초점을 맞춘다. 각 반 정원은 최대 9명으로 소규모로 운영되며, 대면 수업의 경우 같은 학년 내에서는 반이 달라도 동일한 커리큘럼이 적용된다. 다만 신청 인원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해당 반은 폐강될 수 있다. 일부 프로젝트 수업은 이미 모집이 마감됐다. 수강료는 신규 등록 기준 61만 원이며, 이화여대 교직원 직계가족 또는 직계가족 동시 등록 시에는 5%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환불은 평생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기준이 적용된다. 신규 수강생 접수는 1월 13일(화) 오후 12시부터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접수 후에는 접수 완료 또는 대기 접수 여부가 문자로 안내되며, 대기자의 경우 입금 안내를 받은 뒤 수강료를 납부하게 된다. 한편 신규 수강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명회는 2월 25일 저녁 8시, 줌(ZOOM)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수업 내용과 운영 전반에 대한 안내가 이뤄진다. 세부사항은 http://ewhap4c.imweb.m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기계적인 교원 정원 감축 정책을 중단하고, 적정 교원 정원 확보를 위해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라.” 한국교총 등 7개 교육단체는 12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행안부) 앞에서 적정 교원 정원 확보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밝혔다. 행안부는 교원 정원 입법예고를 앞두고 감축 방향을 정한 것으로알려진 상황이다. 이에 7개 단체는 교육의 미래를 위해 교원 감축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4년 전국 기준 8661명의 교원이 부족한 마당에 정부는 2025년 3527명의 교원을 줄였다. 계속되는 감축은 교육계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지난해10월 27일부터 12월 7일까지 ‘적정 교원 확보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을 공동으로 진행한 결과 4만6000여 명이 참여한 결과도 공개했다. 7개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계적 교원 정원 감축안 즉각 폐기 ▲ 교원 정원 산정 기준 ‘학급 수’ 전환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즉각 도입 ▲소규모 학교 ‘기초정원제’와 정책적 수요 고려한 ‘추가정원제’ 법제화를 요구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2012년 대비, 다문화학생은 4배,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1.4배 증가했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도 10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며 “이러한 교육 수요를 무시한 채 기계적인 경제논리만으로 정원을 감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4년 전국 학교에 8661명의 교원 정원이 채워지지 않은 채 구멍이 뚫려 있고, 기간제 교사가 6만 명을 넘어선 기형적인 고용 구조로 교육 현장의 안정성이심각하게 저해되고있다 ”고 설명했다. 장신호 전국교원양성대총장협의회 회장은 “초등학교는 기초·기본 형성을 위한 결정적 시기이며, 이때를 놓치면 기초학력의 격차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기초학력을 전담하는 초등교원 배치가 필수적”이라며 “기초학력, 사회정서, 다문화, 인공지능 교육 등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교원 확충을 위해 신규 초등교원 임용을 전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타 단체장들도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서 교원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1인당 3~4과목을 맡는 현실, 여전히 30% 이상인 과밀학급 등을 거론하며 교원 증원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2025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초·중·고 전체 학급당 26명 이상인 과밀학급 비율은 31.1%다. 특히 중학교는 61.1%, 고교는 48.9%로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7개 단체장들은 “이런 현실에서 토의·토론 등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깊이 있는 학습방법은 과밀학급에서는 이뤄질 수 없다”며 “콩나물시루 교실을 방치한 채 미래 교육을 논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입을 모았다.
2026년 병오년의 새해가 붉은 말처럼 활기차게 달려가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를 “실질적인 교육 개혁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새 역사의 첫 장에 진입하며 우리는 다시 교육을 새롭게 이야기한다. 교육은 언제나 다음 세대를 향한 약속이자, 한 사회가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 드러내는 가장 깊은 지표다. 지난해의 여러 흔들림과 혼란을 지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단순한 제도 개편이나 정책 발표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 교육을 꿈꾸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새롭게 던져야 한다. 지난해 학교 현장에서 만난 한 중학교 교사의 이야기가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다. 그는 AI 기반 학습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수업 준비가 더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학생들의 ‘배우려는 의지’는 쉽게 기술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학교에서 진행한 작은 실험이 흥미로웠다. AI 의존 학습 대신, 학생들이 직접 질문을 만들어 서로에게 던지는 ‘질문 수업’을 일주일 동안 운영한 것이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질문을 만들어야 하니 수업이 더 재미있다”며 스스로 학습 전략을 찾기 시작했다. 이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 주도하는 배움의 경험’이라는 단순한 진실이 다시 확인된 순간이었다. 2026년 우리 교육이 기대해야 할 변화는 바로 이러한 자발적인 배움으로의 복귀, 그리고 그것을 새 시대의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일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교육의 새로운 도구가 되는 시대일수록, 사람의 마음과 가능성을 다루는 교육의 본령은 더 강하게 요구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고, 함께 탐구하고, 세상을 자기 언어로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것이야말로 교육의 변하지 않는 핵심이어야 한다. 희망을 보여준 또 다른 사례가 있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실패 전시회(Failure Fair)’라는 행사를 열었다. 학생들은 자신이 실패한 경험을 전시하고, 그 실패에서 배운 점을 서로에게 이야기했다. 어떤 학생은 물로켓 제작 실패를, 어떤 학생은 친구와의 갈등을, 또 어떤 학생은 수학 경시대회에서의 실수를 공유했다. 놀라운 것은 이 행사 이후 학생들이 도전 과제를 훨씬 더 적극적으로 시도했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교사는 “성적 중심의 문화가 만든 실패 공포를 아이들이 스스로 넘어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작은 실험은 우리에게 "올바른 교육은 아이들을 성공으로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견디며 다시 일어설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2026년의 교육이 기대해야 하는 변화는 바로 이런 인간적 성장을 중심에 두는 교육이다. 점수와 서열에 갇힌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지식을 전달하는 교실에서 벗어나, 질문이 태어나고 새로운 연결이 이루어지는 살아 있는 배움의 공간을 만드는 교육, 학생이 세계의 문제를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해결자로 참여하게 하는 교육, 그런 교육이 2026년에 더욱 확고히 자리 잡기를 바란다. 물론 현장의 변화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교사는 여전히 과중한 행정 업무에 시달리고 있고, 학교는 다양한 민원과 요구 속에서 갈팡질팡한다. 학부모는 미래에 대한 불안, 입시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여러 학교와 교사, 지역 교육 공동체에서 작지만 분명한 변화의 씨앗을 보아왔다. 이 씨앗들이 올해 더 큰 움직임으로 이어지리라는 믿음이 우리에게 희망을 간직하게 만든다. 2026년, 우리는 다시 교육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서 있다. 우리의 선택이 또 한 해의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은 다시 학생들의 삶을 바꿀 것이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도래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 교실에서 아이들이 묻는 질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는 용기, 서로에게 건네는 작은 배려 속에서 이미 조용히 자라고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달 윤홍기 인천부평북초 교감이 제17대 인천교총 회장에 당선됐다. 윤홍기 신임회장은 지난달 23일부터3년 임기를 시작했다.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윤 신임회장에게 계획 및 포부를 물었다. 질문은 Q1. 주력 활동 Q2. 지역 교육 현안과 해결 방안 Q3. 비전과 계획이다. A1. “인천은 한때 1만 회원 시대를 기대할 때도 있었지만, 회원 수가 감소하면서 위기감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16대 인천교총 초등 부회장으로 일하면서 회원 증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17대 회장단과 임원진은 회원 증대에 더욱 힘쓸 것입니다. 교총은 무엇보다 학교 현장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이슈를 개발하고 정책화하는 일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주변에 교총을 알리고 전파할 수 있는 명분은 지도부에서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일선 지회 및 분회의 동참을 이끌어 교총 활동을 홍보하고, 다양한 회원 위주의 행사 기획 등을 강화하겠습니다. 임기 중 최소 5000 회원 시대를 회복할 것입니다.” A2. “올해는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교육 현장은 급진적 정책 추진에 따른 불협화음으로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또 각종 입법으로 교실이 법률적 통제로 변질됐고, 교사의 사명감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선거를 통해 이를 바로 잡는 것이 모든 지역의 현안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사람을 살리는 행위’로 여기는 교육감이 필요합니다. 정당한 교권의 토대 위에 학생 인권이 빛나는 학교 현장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A3. “선거 과정에서 만났던 교육계 선후배님들의 한결같은 주문은 ‘우리 좀 변해 봅시다’였습니다. 교총 활동을 통해 교육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담론을 형성할 것입니다. 앞으로 전개할 교육력 제로를 위한 ‘참스승 운동’도 이런 각오의 한 축입니다. 또 사회적 이슈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할 일을 하는 교총’을 만들겠습니다. 인천교총 1만 회원 시대의 향수를 간직하고 학교와 학생을 위해 헌신하셨던 선배님들의 교육적 열정을 기억하는 ‘교총 어게인’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롭게 변화하는 인천교총의 모습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교육계 신년교례회는 개회 후 건배 제의, 신년 소망 나눔, 학생합창단 공연, 신년 덕담 순서로 진행됐다. 주요 메시지는 선생님을 살려 학생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공동체 회복’이었다. 건배 제의는 경남 거제 삼룡초에서 근무중인 하혜지 교사가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삽니다’라는 제40대 한국교총 슬로건과 함께 사회 각계의 교육 협력을 요청했다. 하 교사는 “대한민국의 사회·경제 발전에는 교육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며 “교육의 눈부신 성과와 달리 교육여건의 현실은 매서운 찬바람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좌절하지 않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2026년 새해에는 우리 교육에 대한 사회 각계의 각별한 지원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입을 모아 신년 소망을 나누는 시간에서는 교육부 선정 ‘대한민국 스승상’의 작년 수상자인 김태훈 경기 연천초중학교 교장, ‘전국이중언어말하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슈레스타 몬달 부산 광남초 학생이 대표로 나섰다. 김 교장은 대부분이 소규모학교인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교원들의 노력으로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 노력을 공유했다. 그는 “DMZ 접경지역인 연천군에서 25년간 학생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은 교육이 누구 한 사람의 힘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지역문화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의 다른 학교 선생님과 힘을 합쳐 공동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레스타 몬달 학생도 신체적, 환경적 역경을 극복하고 교사의 지도 덕분에 올바로 서게 된 감동적인 사연을 전달했다. 특히 몬달 양은 부모가 모두 인도 출신임에도 한국인보다 더 유창하고 올바른 발음을 구사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몬달 양은 “저는 식도 폐쇄증이라는 희귀 선천성 질병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대회까지 참여하고 여러분 앞에 설 수 있는 것은 (지도해준) 김연일 선생님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자신과 같은 약한 친구들에게 받은 사랑을 세상에 돌려주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여운이 가시기 전에 ‘위자드콰이어’ 학생합창단의 공연이열기를 더했다. 위자드콰이어는 경기 김포와 인천 지역의 초등학생이 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024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제13회 세계합창대회 어린이 합창 부문 챔피언 경연에 참여해 은메달을 수상한 우리나라 대표 학생합창단으로 통한다. 학생들은 공연 도중좌석을 향해 참석자들에게 꽃 한 송이씩을전달하기도 했다. 제자가 스승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뜻의 퍼포먼스로, 새해 교육공동체 회복의 의지를 담은 공연이라는 평을 받았다.
최근 10년간 사교육비 총액이 60% 이상 늘었다. 사교육 저연령화 현상도 심화하면서 초등생 증가율이 중·고교생을 웃돌았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조1919억 원으로, 2014년(18조2297억 원)과 비교해 60.1% 증가했다. 사교육비 총액은 2015년(17조8346억 원)까지 감소하다가 2016년 18조606억 원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2019년(20조9970억 원)에는 20조 원을 다시 돌파했다.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에는 19조3532억 원으로 잠시 감소했으나 2021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다. 2024년 초등 사교육비 총액은 13조2256억 원으로, 2014년(7조5949억 원) 대비 7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학교는 40.7% 늘어 증가 폭이 가장 낮았다. 고교는 60.5%다. 총액 규모에서도 초등 사교육비는 중학교(7조8338억 원)와 고교(8조1324억 원)의 각각 1.7배, 1.6배에 달했다. 과목별로 보면 일반교과가 8조3274억 원으로 전체의 63.0%를 차지했고, 예체능·취미·교양은 4조8797억 원으로 37.0%다. 1인당 지출 비용도 많아졌다. 초등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24년 44만2000원으로 10년 전 21만 원의 2배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중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7만 원에서 49만 원으로 22만 원(81.5%) 올랐고, 고교는 23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29만 원(126.1%) 뛰었다. 참여율 역시 초등이 가장 높다. 2024년 87.7%로 중학교(78.0%)와 고교(67.3%)를 앞질렀다. 10년 전보다 6.6%포인트(p) 올라 이제 10명 중 9명 수준까지 치솟았다. 초등 일반 교과 참여율은 67.1%, 예체능·취미·교양은 이보다 높은 71.2%로 집계됐다. 또한 작년 3분기 미혼 자녀를 둘 이상 둔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61만1000원으로,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34만 원으로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 비용은 초·중·고교생뿐 아니라 영유아와 ‘n수생’ 등을 대상으로 한 보충·선행학습 비용을 의미하는 학생 학원 교육비다. 한 달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달하면서 식비 다음으로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필수 지출로 분류되는 주거·난방비(43만7000원)보다도 크다. 의류·신발(19만5000원) 지출과는 3배 차이가 난다. 연도별로 보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9년 11.5%에서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9.2%까지 낮아졌으나 2021년 11.2%, 2022년 12.5%, 2023년 12.6%, 2024년 12.8%로 상승하고 있다.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기업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우리나라에 왔다. 그가 우리나라 기업의 대표들과 치킨에 맥주를 즐기는 모습이 큰 화제가 되었다. 이후 AI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젠슨 황의 기사가 언론을 뜨겁게 달군 다음 날, 어느 중학교의 사회 시간이다. ‘글로벌 경제활동과 지역 변화’라는 단원을 배우고 있었다. 이보다 더 찰떡같은 수업자료가 있을까 싶어 젠슨 황의 치맥 회동 이야기를 꺼냈다. ‘글로벌 경제’라는 교과서 속 글자가 갑자기 살아 움직였다. 엔비디아의 주가 차트, 삼성전자·현대자동차의 주가 차트를 보며 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1학기에 배운 환율과 경제성장, 수요와 공급 개념이 폭죽처럼 터져 나왔다. 매시간 영혼이 빠져나간 눈을 하고 졸기만 하던 아이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 “선생님, 근데 주식이 뭐예요?” 모든 아이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변하지 않는 학교 경제교육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차례 교육과정 개정이 있었다. 사회과 교육과정은 내부 또는 외부적 요인에 의해 조금씩 그 성격이 변화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경제교육 내용은 필자가 1990년대에 배우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 고학년 사회 시간과 중학교 사회 시간에는 희소성, 기회비용, 수요와 공급, 가격의 형성, 국내 총생산 개념 등을 배운다. 학생들은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을 보면서 사회 공부가 왜 이리 어렵냐고 한다. 교사는 한정된 시간에 수많은 개념을 다루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학생들은 차가운 경제 용어의 벽에 부딪힌다. 기획재정부의 ‘초·중·고 학생 경제 이해력 조사’(2024)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6학년)의 점수는 61.5점, 중학생(3학년)은 51.9점, 고등학생(2학년)은 51.7점으로 나타났다. 경제와 관련한 질문에 대한 정답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교육은 여전히 국·영·수로 통칭되는 주요 교과에 집중되어 있다. 경제교육은 사회교과에서 거의 전담하고 있으며 사회교과 내에서도 다른 영역 및 내용들과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경제교육을 위한 시수와 분량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경제 단원이 학기 마지막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 중요한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중학교에서 경제를 배우는 기간은 길어야 두 달을 넘지 못한다. 고등학교 1학년 통합사회에서 다시 경제를 다루지만, 그 분량은 통합사회 전체 아홉 개의 대단원 중 단 하나에 불과하다. 고등학교 2·3학년 때 선택과목으로 ‘경제’를 택하는 학생이 극히 일부임을 감안하면 학생들은 초·중·고 12년 중 단 몇 달 동안 기초적인 경제 개념을 접해 본 후 성인이 되는 셈이다. 경제적 불평등과 경제교육 사회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 간 경제 지식과 경험의 격차를 실감하게 된다. 교실에는 ‘주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 들어본 학생과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학생이 함께 앉아 있다. ‘엔비디아’가 뭐 하는 회사인지, 주식이 오른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전혀 모르는 중학생과 ‘삼성전자에 물려있다’라거나 ‘설날에 받은 돈을 미국 ETF에 넣어서 많이 올랐다’라고 말하는 중학생의 미래는 어떻게 다를까. 해외여행을 자주 경험한 학생은 환율이 올랐을 때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왜 불리한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한다. 가정에서의 소비 경험, 투자 경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금융 지식 등에서 드러나는 격차는 학생들의 경제 지식에 대한 이해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이경험의 차이는 미래의 경제적 격차를 더 크게 벌릴 수밖에 없다. 불평등의 정도가 커지고 있음은 비단 경제교육만의 문제는 아니다. 요즘 학생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경제적 계층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노동 소득만으로는 자산을 가진 사람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무기력도 팽배하다. 경제 지식과 투자 경험 역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계층에 쏠려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체념하는 것은 교육적 태도가 아니다. 교육을 통해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는 믿음은 학생들의 무기력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학교 경제교육의 활성화는 실질적으로 불평등의 정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자의 의미와 복리 효과를 알게 되고, 장기투자의 방법을 배운다면 소득을 자산으로 쌓아 나가기 위한 한 발을 내딛는 데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지혜롭게 소비하고 저축과 투자를 하면서 생애주기에 맞는 재무설계를 시작하는 시기가 청소년기가 된다면 학생 개인뿐 아니라 나라의 미래 역시 밝을 것이다. 교육이 미래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지식이 단지 교과서 속에서 잠자는 흰 바탕의 검은 글씨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힘이라고 느낄 수만 있다면 학생들은 교실에서 미래를 향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 속 ‘개념’과 학교 밖 ‘현실’의 괴리 그러나 학교에서 경제교육을 할 때에는 실제 돈과 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경제학 원론의 개념과 이론은 실제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학생들의 경제 경험은 교과서 속 ‘개념’ 이상을 필요로 한다. 학생들이 실제로 부딪히는 경제 문제가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이미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고,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다. 자신의 계좌를 가지고 있으며, 스마트뱅킹을 통해 돈을 송금한다. 간편결제시스템을 활용하고 게임 내 결제를 하기도 한다. 청소년 대상 금융 사기에도 쉽게 노출된다. 급격히 변화하는 경제·금융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직면하는 경제적 의사결정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경제적 경험이 그만큼 확대되었음에도, 이를 뒷받침해 줄 학교 경제교육은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에 서 있다. 필자는 새로운 단원에 들어가기에 앞서 경제를 공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한다. “쉽게, 가볍게 생각해 보자. 우리는 무엇에 대해서 공부하는 걸까? 경제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몇몇 아이들이 자신 있게 대답한다. “돈이요!” 학생들은 돈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지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막연하게 건물주가 되고 싶다거나, 로또에 당첨되고 싶다거나, 밑도 끝도 없이 100억 원을 벌 것이라고 말한다. 학교는 돈에 대한 욕망을 애써 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학교 경제교육의 목표가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재테크 교육과는 달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과서 속 경제 개념은 차가운 반면 현실 속 돈을 향한 열정은 뜨겁다. 교실에서 돈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고 이것을 건강하게 다루는 것은 어떨까. 돈 앞에서 허황된 욕망만을 드러내거나 너무 빠른 포기를 내비치는 학생들에게 돈이 가지는 속성을 가르치면 어떨까.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을 활용하는 주인이 되는 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수요와 공급, 환율 개념이 어렵다고 하던 학생들도 주가 차트와 연결되면 힘들이지 않고 내용을 받아들인다. 결국은 개념과 이론은 실제 삶과 연결될 때 그 의미를 지닌다. 위로부터의 전통적 경제학 개념이 아래로부터의 돈에 대한 관심과 만나면 그 화학작용으로 인해 불꽃이 튈 것이다. 경제교육의 과제는 무엇인가 경제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이제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경제 지식과 금융 지식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것이 되고 있다. 이를 위한 과제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교육의 실질적인 시수 확보와 교육과정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사회교과뿐 아니라 관련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 지역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과의 연계 등 범교과 활동과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학생의 삶과 관심사가 반영된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어야 한다. 사회교과에서 배우는 경제학 개념뿐 아니라 실질적인 금융교육이 연계되어 자산 배분, 저축과 투자, 청소년 소비, 디지털 금융, 금융 안전 등의 다양한 주제가 폭넓게 다루어져야 한다. 셋째, 교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경제 이론뿐만 아니라 금융 분야의 지식 등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한 연수, 교사공동체 활동, 교육자료 공유, 연구활동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실적인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제교육은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자극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끌어내기 좋은 분야이기도 하다. 지금의 과제를 디딤돌로 삼아 경제생활과 시민성을 아우르는 실질적 경제교육 체계를 마련해 나간다면 우리의 경제교육은 학생의 삶을 지키고 사회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경제교육을 위하여 과거에 비해 오늘날 아이들이 마주하는 경제 환경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졌다. 용돈 관리나 저축이 전부였던 시절을 지나 학생들은 간편결제, 게임 아이템 구입, 구독 서비스 이용, 유튜브 광고 시청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 세계 한가운데에서 살아가고 있다. 최근 이러한 경제·금융교육이 생존과 직결된 필수 문해력이라는 공감대는 커졌지만, 정작 교실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여전히 모호하다. 특히 공교육 현장의 빡빡한 교육과정 속에서 경제교육을 위한 별도의 시·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거창한 새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경제·금융교육이 포함된 해당 교과에 충실하되 타 교과와 적극적으로 융합하는 유연한 접근을 택해야 한다. 핵심은 교과서 속의 추상적인 개념을 아이들의 구체적인 삶으로 끌어오는 것이다. 교과서 속 경제 원리가 우리 몸을 지탱하는 튼튼한 ‘뼈대’라면, 교실 속 체험과 교과 융합 활동은 그 위를 감싸고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근육’이다. 뼈대와 근육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경제교육은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필자는 이를 위해 공교육 내 경제교육의 방향을 ‘학급 운영(생활)’과 ‘수업(교육과정)’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나누어 학교 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방법론을 제안하고자 한다. 교실, ‘국가’가 되어 세계와 만나다 학급은 교사의 재량이 가장 넓게 발휘되는 공간이자 학생들이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생활의 무대이다. 이 공간을 하나의 작은 경제 시스템으로 설계하면 별도의 시간을 내지 않고도 밀도 높은 경제교육이 가능하다. 공교육 속 경제교육의 연구와 실천에 힘쓰고 있는 교사모임 ‘경제·금융교육연구회’에서는 2015년 SEC(Small Economy in the Classroom) 모델을 기반으로 한 ‘금융교실 프로젝트’를 개발하였고, 현재 여러 학급에서 이를 학급 운영 방법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는 초등학생들에게 학교 밖 사회와 가장 유사한 환경에서 직접 경제활동을 해 볼 수 있는 ‘실전형 경제활동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 공간에서 돈을 매개로 활발히 소통하고 경제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꾸려가게 된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융교실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 학급이 연합하여 ‘국가 간 무역’을 시도하고 있다. 매일 보는 학급 친구가 아닌 얼굴도 모르는 다른 지역 학급의 소비자들에게 내 물건을 파는 것인데, 교실 안에서의 거래가 ‘친목’에 가까웠다면 교실 밖을 향한 무역은 진짜 ‘비즈니스’가 된다. 아이들은 낯선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짜고, 각자의 아이템을 홍보하며, 시장이 확장되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고무적인 배움은 시장의 객관적 평가를 마주했을 때 일어났다. 같은 슬라임을 팔더라도 어떤 기업은 완판을 기록하고 어떤 기업은 재고만 남겼다. 아이들은 매출이라는 성적표 앞에서 ‘왜 우리 물건이 안 팔렸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했다. “이웃 나라는 포장이 예뻐”, “가격이 더 합리적이야”와 같은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내 창업 아이템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여 나를 발전시키는 과정. 이것이야말로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는 ‘경제적 민주시민성’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학급 운영 속 경제 체험은 이처럼 막연한 이론을 구체적인 삶의 지혜와 성찰로 치환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나선형 교육과정 심화와 교과 융합의 시너지 학급 운영을 통한 경제 체험은 강렬하지만, 현실적인 한계 또한 분명하다. 담임교사의 재량에 따라 운영 편차가 크고, 학급에서 발생하는 이벤트에 따라 ‘금융교실 프로젝트’의 모습이 달라지다 보니, 체계적인 교육내용을 담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빡빡한 학사 일정 속에서 별도의 경제교육 시간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경제교육이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공교육의 가장 단단한 뼈대인 ‘교육과정(수업)’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필자는 이를 위해 ‘나선형 교육과정 심화’와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먼저 경제교육의 나선형 교육과정 마련이다. 경제 수업은 브루너(Bruner)의 이론처럼 학생의 발달 단계에 맞춰 행동에서 상징으로 나아가야 한다. 초등학교 단계는 ‘몸으로 익히는 경제’가 핵심이다. 교실에서 과자 가게를 열어 직접 장사를 해 보는 활동처럼 머리가 아닌 손끝으로 배우는 체험이 생존의 기초 체력이 된다. 반면 중·고등학교 단계는 ‘추상적 시스템을 이해하는 경제’로 확장되어야 한다. 환율 그래프를 해석하거나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벤처를 기획해 보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와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단계다. 다음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이다. 경제는 특정 교과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러 교과의 성취기준을 경제라는 테마로 엮을 때 배움은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사회에서는 시장과 가격, 자원의 희소성 등 핵심 개념을 다루고, 실과(기술·가정)에서는 용돈 관리와 진로 설계를 연결한다. 수학의 가격 비교와 이자 계산을 통해 실생활 수리 감각을 익히고, 광고와 기사를 비판적으로 읽으며 정보를 검증하는 것을 국어교과에서 다룬다. 나아가 도덕에서 공정한 거래와 기부를 다룬다면 학생들은 경제를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 행위로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사회·국어·수학·미술교과의 여러 성취기준을 묶어 시장 조사부터 홍보물 제작, 판매 전략 발표까지 이어지는 통합 단원을 구성하면 경제는 암기해야 할 시험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언어가 된다. 이것이 학급 운영의 한계를 넘어 경제교육을 교실 깊숙이 뿌리내리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자율시간, 시간의 한계를 넘는 해법 문제는 ‘시간’과 ‘속도’다.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형 수업은 교육적 효과가 크지만, 정해진 진도를 나가야 하는 교과 시간에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경제교육 실천이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간편결제, 스트리밍 구독, 크리에이터 후원 등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 현상은 교과서에 반영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에 대한 해법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학교 자율시간’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교사가 필요로 하는 주제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교사 중심 교육과정의 여백이다. 이 시간을 활용하면 교과서가 담지 못한 학생들의 진짜 삶을 다룰 수 있다. 예컨대 ‘나의 소비 발자국 찾아보기’ 프로젝트를 통해 한 달간의 소비 내역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단순히 용돈 기입장을 쓰는 것을 넘어,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인플루언서의 광고가 나의 충동구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기 삶을 스스로 설계하는 경제적 주체성을 기르게 된다. 교실 밖으로 시야를 넓힐 수도 있다. 지역 상권 조사,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여행 상품 등을 기획·개발하여 경제를 이론이 아닌 살아있는 지역사회의 이야기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탐구와 기획 활동은 지역 상권과 자원을 새롭게 조명하게 함으로써, 학교 경제교육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다. 학교 자율시간이 경제교육 자체를 가르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은 분명하나 현장 교사들이 직접 내용을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 시·도교육청의 학교 자율시간 예시자료나 교과서 출판사의 교수·학습 플랫폼에 접속해 보면, 검증된 수업자료와 프로젝트 모델이 이미 탑재되어 있다. 교사가 할 일은 개발이 아니라, 우리 반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큐레이션(Curation)’이다. 학교 자율시간은 경제교육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정규 교육과정의 단단한 줄기로 안착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통로다.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성장 퍼스널 트레이닝’ 경제교육은 단순히 부자가 되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이들을 온전한 경제적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일종의 퍼스널 트레이닝 과정이다. 교실 경제, 나선형으로 설계된 교육과정, 학교 자율시간 프로젝트는 모두 아이들이 경제를 ‘이론’이 아니라 ‘삶의 기술’로 연습해 보는 성장 프로그램이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반복 훈련이 필요하듯 합리적인 선택과 그에 대한 책임도 교실 안에서 끊임없이 연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분명 실패한다. 친구와의 거래에서 손해를 보기도 하고, 잘못된 투자로 학급 화폐를 잃어보기도 한다. 그래서 공교육은 아이들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안전한 실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안전한 실패의 경험 속에서 아이들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기르고, 무엇이든 시도해 보려는 내적 불씨를 키워 간다. 결국 학교에서의 경제·금융교육은 교실 안에서의 작은 거래 경험을 넘어, 학생들이 평생 마주하게 될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준비시키는 일이다. 교실 경제와 정규교과수업 그리고 학교 자율시간을 촘촘히 엮어 갈 때, 아이들은 ‘돈을 잘 쓰는 법’뿐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사는 경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아이들의 일상 속에는 이미 경제가 스며 있다. 아이들이 서둘러 답을 내기보다 끝까지 고민해 보고, 그 선택에 책임지며, 다시 일어서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교실에서부터 경제교육의 장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2026년을 맞이하는 우리 교사들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믿는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함양할 수 있는 경제교육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국민의 합리적 경제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 또는 학교 차원의 경제교육 체계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KDI 경제교육·정보센터의 경제교육 담당자들은 2023년과 2025년에 각각 싱가포르와 핀란드를 방문해 두 나라의 경제교육 사례를 조사했다. 학교에서 현장까지, 핀란드 경제교육 먼저 핀란드부터 살펴보겠다. 핀란드는 초·중등 국가 핵심 교육과정을 통해 모든 지역에 공통의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교육의 평등을 보장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학교는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특성과 필요에 맞는 교육 방향을 구체화한다. 경제교육도 초·중등 국가 핵심 교육과정에 통합되어 있으며,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경제와 금융 개념을 이해하고 실생활과 연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운영한다. 핀란드 에스포 지역의 타피올라(Tapiolan lukio)고등학교를 방문해 ‘공통 경제’ 과목의 수업을 참관했다. 이 고등학교에서 ‘공통 경제’는 사회교과의 필수 과목이다. 학생들의 진로와 관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심화 경제’ 과목도 개설되어 있다. 수업은 핀란드의 인공위성 개발 회사가 대규모 자금을 받은 일, 노동법 조항을 수정하는 일 등 최신 경제 이슈에 대한 교사의 언급으로 시작됐다. 학생들은 뉴스에 관심을 가지고 교사에게 질문했고 자연스럽게 토론으로 이어졌다. 교과서의 경제 개념이 현실의 사례와 연결되어 학생들의 학습동기가 한층 높아진 듯 보였다. 수업은 ‘FORUM 2’라는 경제 교과서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모둠별 모의 창업활동이 함께 이루어졌다. 교사는 모둠활동이 성적에 반영된다고 설명하면서 학생 간의 협력과 상호 책임 분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제 수행과 평가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었다. 수업 후에는 2~3학년 학생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중 몇몇 학생은 ‘공통 경제’ 과목 수강 후 ‘심화 경제’ 과목을 선택했고, 또 다른 몇몇 학생은 창업 게임과 같은 교내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실제로 창업 경험이 있는 학생도 한 명 있었다. 학생들은 “경제 수업에서 창업 게임과 투자 모의실험 등의 활동을 경험해 보면서 협업 능력과 창의성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수업에 관해 묻자, 창업자·정치인·외교관 등 다양한 전문가를 초청하여 궁금한 내용을 물어본 경험을 꼽았다. 전문가 초청은 진로와 직업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전문가 초청은 담당 교사가 직접 섭외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전체 학교의 공통적 사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핀란드의 경제 수업은 교사의 전문성을 토대로 학교 자율성이 높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핀란드의 경제교육은 학교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다양한 외부 프로그램을 결합해 실제 경제와 사회를 체험할 수 있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경제 개념을 실제 삶과 연결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사례로 핀란드의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 Yrityskylä(위리튀스퀼래) 먼저 핀란드어로 ‘기업 마을’이라는 의미의 Yrityskylä(위리튀스퀼래)이다. JA Finland가 운영하는 학습 모듈로 교사연수와 Yrityskylä 수업 및 체험학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Yrityskylä는 은행·기업·병원·공공기관 등 실제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기관들의 축소판이다. 주로 한국의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6학년과 9학년 학생들이 참여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직업의 업무를 하루 동안 수행하며 급여를 받아, 소비와 저축을 하고 세금도 납부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직원과 시민으로 활동하면서 교실에서 배운 경제 개념이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하게 된다. JA Finland에 따르면 핀란드 전체 6학년과 9학년 학생의 약 85%가 Yrityskylä에 참여하고 있다. ● TET(Työelämään tutustuminen) 또 TET(Työelämään tutustuminen)는 학생들이 실제 직장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TET는 기초교육 과정의 일부로, 학생들은 학습과 진로선택을 위해 참여한다. 주로 7~9학년 학생들이 참여한다. 체험 기간은 7학년은 1일, 8학년은 3~5일, 9학년은 1~2주 정도로 학교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체험은 카페 직원, 초등학교 보조교사,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에서 이루어진다. 학생 스스로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고, 간단한 지원 절차나 면접을 거쳐 체험 기회를 확보하며, 이후 학생과 기업, 학교가 체험 계약을 체결한다. 학생들은 관심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현실에 접목해 볼 수 있다. 또한 자기 적성과 직업을 이해하고 사회적 책임감과 협업 능력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핀란드 교육평가센터에 따르면 2019년에 TET에 참여한 학생의 80%가 노동시장에 대한 지식이 향상되었다고 답했고, 42%는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핀란드의 경제교육은 학습자 중심 수업과 현장 기반 경험을 특징으로 한다. 교사의 높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학생이 배울 내용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과정을 중시한다. 직업 체험과 진로탐색이 경제교육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지역사회·기업·지방정부가 함께 교육환경을 조성해 실질적인 체험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싱가포르, 돈의 감각을 익힌다 한편 싱가포르는 국민이 생애 전반에 걸쳐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금융교육 체계를 구축해 왔다. 정책 설계 단계부터 학교 현장 적용까지 여러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며, 그 중심에는 국가 경제교육 전략인 ‘머니센스(MoneySense)’가 있다. 머니센스는 2003년에 출범한 싱가포르의 국가 금융교육 프로젝트이자 국민에게 제공되는 경제교육 추진 로드맵이다. 교육부·인적자원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가 민간의 전문가들과 함께 설계했다. 머니센스의 추진 목적은 싱가포르 국민이 자신의 금융생활을 잘 관리하고, 더 나은 금융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 머니센스는 명칭이 ‘돈에 대한 감각’인 데서 알 수 있듯이 ‘돈 관리’, ‘보험’, ‘투자’, ‘은퇴 설계’ 등 일상에서 돈에 대한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머니센스 체계에서 이루어지는 싱가포르의 금융교육은 기본적인 자금 관리, 재무 설계, 투자 지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철저히 실생활 중심의 실용적인 금융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싱가포르는 현실의 교육 제도가 금융교육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학교의 상황을 고려한 학교 금융교육 체계를 마련해 두고 있다. 학교교육과정은 한정된 시수에 이미 여러 과목이 서로 경쟁하듯 편성되어 있어 금융교육을 별도의 과목으로 편성해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여러 과목에 금융 이해력을 제고할 수 있는 학습내용을 통합하여 학습자의 나이에 적합한 방식으로 교육한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개인적·정서적·사회적 발달을 지원하는 수업과 시민의식과목·수학과목에 경제교육이 녹아 있다. 중등학교에서는 식품 및 소비자교육, 수학·사회과목에서 금융교육이 이루어진다. 학교 금융교육은 대학교 진학 예비 과정과 직업 기술 교육기관인 폴리테크닉과 기술교육원에서도 이어진다. 머니센스가 강조하는 핵심은 복잡한 경제 이론을 전달하는 데 있지 않다. 학생들이 실제 생활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천적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용돈과 지출 관리, 저축과 예산 세우기, 보험의 역할, 투자 판단, 은퇴 준비 등 생활과 밀접한 주제가 교육내용의 중심을 이룬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삶을 알차게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 자산으로 경제와 금융 공부를 받아들이게 된다. 직업과 연계한 핀란드의 경제교육, 일상의 돈 관리에 초점을 둔 싱가포르의 금융교육 사례를 통해 학생들이 현재를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미래를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교육의 주안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들이 마주하는 경제생활의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이다. 일상에서 더욱 자신감 있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충분한 시행착오와 연습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마음 놓고 시도하고 경험하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사회에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보고서 작성의 5대 원칙 보고서 작성은 단순히 문서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논리적 사고로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상대에게 전달할 중요한 메시지를 만들고, 그 메시지를 상대방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서에 담는 과정이다. 진정한 보고서 작성 능력이란 보고서의 최종 소비자가 쉽고 빠르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다. 최종 소비자를 고려한 보고서 작성의 5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고서를 만들 때는 내 입장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나 의사결정권자 입장에서 만들어야 한다. 보고서를 보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상상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둘째, 보고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된 논리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 보고서의 논리적 근거를 뒷받침하는 규정·방침·정보·통계 등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이것들을 기반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야만 논지를 강하게 전달할 수 있다. 특히 목차부터 정해서 일정한 얼개로 문서를 구조화하면 논지가 더욱 명확해질 뿐만 아니라 작성 속도도 빨라진다. 셋째, 보고서는 쉬운 용어를 사용하여 작성해야 한다. 특히 보고서를 읽는 사람의 지식수준을 생각해야 한다. 용어가 이해하기 쉬울수록 보고의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 넷째, 보고서는 간결·명료하게 작성해야 한다. 의사결정권자가 보고서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핵심 주제가 빠르게 눈에 쏙 들어오도록 작성해야 한다. 다섯째, 보고서는 읽는 사람 입장에서 눈에 잘 들어오도록 아름답게 작성해야 한다. 이는 보고서를 화려하게 꾸미라는 뜻이 아니고, 문서의 ‘균형미’를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다. 행간이나 내용물의 배치를 보기 편하게 구성하고, 보고 내용을 뒷받침하는 도표·그래프·그림 등을 활용하면 보고서가 좀 더 충실해지면서 상대가 이해하기도 쉬워진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가장 큰 목적은 상대와 소통(communication)하는 데 있다. 보고서를 잘 쓰려면 소통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나누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communicare를 어원으로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개념을 한 글자로 압축하면 통(通)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언어적·비언어적 상징들에 대해 의미가 전달되는 과정이나 메시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적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요소는 상대와 통하고 공감해서 원하는 바를 얻는 것이다. 나의 의도를 수신자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결과가 달라진다. 결국 핵심은 소통과 공감이다.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보고서의 최종 소비자의 관점에 잘 맞추고 최종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거나 좋아하는 단어 또는 표현을 사용했을 때 공감과 좋은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또 하나의 핵심은 상대방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메시지의 왜곡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스스로 나를 둘러싼 환경과 일 등을 올바로 인식하고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보고서는 좋은 제목을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제목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을 들 수 있다. 이 책은 처음에 You Exellent!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는데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다. 제목을 정하면서 이 책의 핵심 키워드인 ‘칭찬’, ‘고래’ 등을 간과한 결과였다. 이 점을 인식한 후 이 책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구체적인 제목으로 바뀌어서 재출간되었고 결과적으로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사례처럼 보고서 역시 좋은 제목을 붙였을 때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제목만으로 보고서의 전체 내용과 취지, 보고 성격 등을 알 수 있도록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보고서 제목이 ‘무엇을 하려고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보고서 제목은 가능한 한 20자 이내로 압축해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추상적인 단어보다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의미 전달에 지장이 없다면 수식어나 조사 등은 과감하게 생략해서 최대한 간결·명료하게 만들어야 한다. TIP❶ _ 보고서 점검 체크리스트 1) 왜 이 보고서나 기획서가 필요한지 기술되어 있는가? 2) 보고서를 최종적으로 읽을 사람의 관점에서 쉬운가? 3) 제시한 방안에 대하여 ‘왜 이렇게 해야만 하죠?’라는 질문이 나왔을 때 그에 대한 답이 제시되어 있는가? 4) 제시할 수 있는 대안들과 그 장단점이 잘 기술되어 있는가? 5) 혹시 빠진 대안이 있는가? 그에 대한 답변은 구두로라도 준비되어 있는가? 6) 문장이 간결·명료한가? 장황한 곳은 없는가? 7) 보고서 제목은 보고서 전체 내용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가? 8) 목차에 논리적인 오류는 없는가? 9)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건데?’라는 질문에 잘 답변할 수준인가? 10) 설명 없이도 이해할 정도로 쉬운가? 11) 시각적으로 아름다운가? 여백의 미가 있는가? 12) 구체적이고 직관적이며 논리적인 비약은 없는가? 13) 근거는 명확한가? 근거 자료의 출처는 조사·기술되어 있는가? 출처: 이윤석, 누구나 탐내는 실전보고서 [PART VIEW] 알찬 기획안 작성의 조건 기획자는 머릿속에 지도를 그려놓고 핵심을 배치해야 한다. 핵심 문장 다음에 나오는 사례와 자료, 사실과 주장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핵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머릿속에 그린 지도에 따라 구조화해서 의미를 부여하면 전달력이 향상된다. 문제해결·인과 관계,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내용은 직렬로 정리하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두 개 이상일 경우 병렬로 정리한다. 모든 일에는 순서와 방법이 있다. 정해진 순서를 차례대로 거치면 중요한 일을 빠트리지 않고 오류도 방지할 수 있다. 기획안을 작성하는 순서도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기획안 작성과 기획 순서의 내용이 다르다는 점이다. 기획안 작성의 일반적인 순서와 기획 순서는 다음과 같다. 기획안은 기획 목적, 현황 분석, 기획 내용, 실행 계획, 기대 효과 항목으로 구성한다. 기획안을 쓸 때 고려해야 할 요소인 3P는 기획안을 보는 사람(people), 현재 상황(present), 제안(proposal)이다. 기획안을 구성하는 요소와 내용을 정리하는 원칙이 있다. 모든 기획안은 배경과 현황 분석으로 시작해서 실행 계획과 기대 효과로 끝난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서 초안을 쓰고 내용을 정리한 후에는 기획서의 서론·본론·결론에 수집한 자료를 논리와 맥락에 맞게 배치한다. 기획안의 내용은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서 명확하게 표현한다. 원칙과 절차를 지키면 기획안 작성은 어렵지 않다. 영국의 심리학자 콜린 체리는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를 강조하였는데,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흥미 있는 대화는 귀에 들린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효과는 선택적 청취 능력, 관심 있는 내용만 선택해서 듣는 능력과 관계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관심 있는 내용에 더 집중한다. 기획안을 검토하는 사람에게도 칵테일파티 효과가 작용한다. 기획자는 사실과 의견, 주장을 명확히 구분한 다음, 기획안을 읽은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내용, 그것이 주장이든 의견이든 상관없이 이익에 해당하는 내용을 강조해야 기획안을 읽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들 수 있다. 일본의 카피라이터 가와카미 데쓰야는 연봉이 달라지는 글쓰기에서 글로 상대의 마음을 얻고 싶었을 때, 사실(fact)·메리트(merit)·이익(benefit)을 넣으라고 하였다. 사실은 이미 일어난 일이고, 메리트와 이익은 사실 또는 의견·주장이다. 읽는 사람이 내용에 관심이 있다면 사실만 논리적으로 정리해도 기획안은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추진할 때는 비용·시간·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행한 후에 얻는 장점과 이익을 근거 자료와 함께 보여줘야 한다. 기획자는 사실-메리트-이익 순서로 기획안을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기획안을 읽는 사람이 실행한 후에 얻는 이익에 관심이 있다면 도입부에 어떤 이익을 얻는지 먼저 제시하는 것도 좋다. 기획안의 핵심 메시지는 읽은 사람이 인정하는 아이디어와 실행 가능한 계획이다. 아이디어는 참신해야 하고, 실행 계획에는 논리와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읽는 사람을 설득하는 요인은 참신함·논리·근거 세 가지다. 읽는 사람이 누구든, 성향이 어떻든 기획안 문장에 참신함·논리·근거를 넣어야 설명과 설득을 할 수 있다. 기획자는 아이디어의 참신함을 강조하려고 차별화·독창성을 내세운다. 차별화는 다름을 의미한다. 차별화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대답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다른 것보다 정말 훌륭한가? 왜 좋은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효율이 향상되는가? 차이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등이다. 아이디어가 참신하다면, 논리와 근거를 들어서 설명하고 실행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논리는 육하원칙(5W1H)을 따르면 된다.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이유를 육하원칙에 따라 설명한다. 근거를 제시할 때는 이유·매력·설득으로 나눠서 표현하면 효과가 있다. 첫째, 기획이 필요한 이유를 설정한다. 이유 설정을 통해 수긍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기획안의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의 특성을 고려해서 근거를 제시한다. 수집한 자료 가운데 기획안을 검토하는 사람이 수긍할만한 내용을 이유로 설정한다. 둘째, 기획의 매력이다. 기획이 문제를 해결하는 최고의 해결책임을 나타내려면 매력이 필요하다. 기획안은 논리적으로 완벽해야 한다. 물증보다 심증에 약한 것이 인간이다. 공감하고 확신을 줘서 끌어당기는 것이 매력이다. 기획안을 쓰는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기에 앞서 기획하는 마음가짐을 먼저 살펴야 한다. 셋째, 실행했을 때 기대되는 결과를 보여주면서 설득한다. 실행한 후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다. 기획안의 기대 효과가 중요한 이유다. 기획안에서 아이디어는 씨앗, 기대 효과는 열매에 비유된다. 기획 목표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데?’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기획 목표는 기획안을 쓰는 이유다. 기획자는 비전과 사업 목표 등의 상위 목표에 부합하는 목표를 정한다. 궁극적인 목표와 관계, 현재 추진 중인 일과 상호작용, 당위성을 강조한다. 기획안의 실행 계획이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기획의 위상이 높아진다. 문제점 및 과제, 해결책과 대안에서 기획자의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면 엉뚱한 해결책이 나온다. 때로는 문제의 원인을 찾고도 합당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해결이 필요한 문제인지 아니면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면 창의적인 해결책을 내면 된다. 결론에는 최선의 해결책, 실행가능한 차선의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한다. TIP❷ _ 기획의 5단계 - 문제 설정: 문제에 대한 확실한 규정, 문제의 명확화 및 구체화 - 문제 파악(발견): 연관 관계 확인과 사실에 대한 분석, 핵심 문제 추출 - 목표 설정: 목표와 평가 기준 설정, 아이디어 구체화 - 문제 해결: 아이디어 발견, 해결책 개발 및 대안 수립 - 종합 평가: 대안의 평가 및 선택 출처: 정경수, 아이디어 기획서 최소 원칙 기획의 실제: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교육부의 ‘이주배경학생 맞춤형 교육지원 방안(2025. 2.)’을 분석해 본다. 이주배경학생 관련 정책은 다문화가정 증가에 따른 다문화교육에 대한 관심이 태동하고, 국제결혼의 증가로 결혼이주민과 다문화가정 자녀 등이 증가하면서 정부가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지원 대책’을 수립·추진한 것과 관련이 있다. 이주배경학생 지원에 대한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법·제도적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시사하는 바 크다. 정리된 자료에서 강조하는 핵심 개념, 단어, 내용 중 밑줄 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유사 주제와 관련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충분히 활용하도록 해 보자. ● 이주배경학생 맞춤형 교육지원 방안(2025. 2.) Ⅰ. 추진 배경 •저출생·고령화 현상 심화에 따라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 감소시대에 직면하였으나, 지역·산업수요에 따라 이주배경주민은 지속 증가 •이에 따라 다양한 국적 배경을 가진 이주배경학생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방 공단배후지 등 특정 지역의 학교로 밀집하는 현상 발생 •관계 부처는 선제적으로 이주배경학생을 우리 사회 공동체 일원으로 인식하고,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이주배경학생 인재양성 지원방안(2023. 9.)’ 발표 - 그간의 정책적 노력으로 국내 출생 학생 지원체계는 마련되었으나, 중도입국·외국인학생에 대한 맞춤형 지원은 여전히 부족 Ⅱ. 추진 과제 1. 이주배경학생 밀집지역 학교 교육력 제고 ■특정 학교 밀집 현상 완화 •(밀집도 완화) 특정 학교에 이주배경학생이 과도하게 밀집될 경우, 교육청이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밀집도를 완화하는 방안 검토 •(법적 근거) 시·도교육청에서 필요시 지역 여건에 맞춰 특정 학교의 밀집도를 완화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 마련 ■밀집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인력·재정 집중 투입 •(교원 배치) 일반학교에 비해 수업·생활지도 부담이 큰 밀집학교의 경우, 교원 1인당 학생 수 비율을 낮출 수 있도록 교원 추가 배치 •(지원 인력) 교육청별 재정 범위에서 한국어·이중언어강사 등 채용을 확대하며, 대학의 우수한 유학생을 멘토 등 지원인력으로 활용 2. 이주배경학생 맞춤형 교육지원 확대 ■국적·체류자격·기간 및 한국어 역량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국내 출생) 학생맞춤형통합지원을 기본으로 하되, 이주배경학생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가족센터·대학 등 지역자원을 활용해 조력 •(중도입국·외국인) 공교육 진입 기회 보장을 위해 안내를 강화하고, 한국어 역량과 체류기간·체류자격 등에 따른 맞춤형 지원 -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초기 한국어 및 적응교육을 실시하고, 심리·정서적 어려움에 대한 상담과 미래 설계를 위한 진로교육 지원 ■지원 대상을 확장하여 포용적 교육정책 추진 •(중·고교) 초등 중심이던 교육지원을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중·고교 대상으로 확장하여 한국어·정보·체류자격 지원 강화 - 한국어 지역 자원을 활용한 집중 한국어교육 및 한국어 학급 확충하고, AI 기반 진단·학습 프로그램 및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 보급 확대 - 정보 제공 학생에게 꼭 필요한 비자제도, 취업 가능 업종, 대학 진학 등에 대한 정보 안내서 제작·배포 및 교원 대상 연수·자료 개발 •(직업계고) 최근 이주배경학생들의 진학이 늘어나고 있는 직업계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지원 방안 마련 - 특성화고 특화 교육 모델을 발굴하며, 학생 특성(한국어역량·체류자격)을 반영한 현장실습과 비자·진로·취업교육을 통해 미래설계 역량 강화 •(영유아) 출발선 평등을 위해 한국어·생활적응 등 조기 지원하며, 교육과정 개선 및 정책학교 운영을 통해 다문화 친화적 환경 조성 •(학부모)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한국어, 학교 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학부모 대상 연수·교육을 강화하고 맞춤형 정보 제공 지원
교원은 「초·중등교육법」 제20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러한 교원의 역할 수행을 위하여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 복무 관련 규정에서는 국가공무원으로서 교원의 근무시간과 근무형태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교원의 직무 특수성으로 인하여 일반 국가공무원 복무 관련 규정과 달리 적용되는 사항도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국가공무원으로서 교원에게 적용되는 근무시간과 출장 관련 규정을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휴업 규정 및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교원연수 규정과 교원의 근무와의 관계에 대하여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근거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근무시간 등) ① 공무원의 1주간 근무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으로 하며, 토요일은 휴무함을 원칙으로 한다. ② 공무원의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며,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한다. 다만 행정기관의 장은 직무의 성질, 지역 또는 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1시간의 범위에서 점심시간을 달리 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 ③ 1주 40시간 근무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인사혁신처장이 정한다. ④ 「전자정부법」 제32조 제3항에 따라 온라인 원격근무를 실시하는 행정기관의 장은 소속 공무원 중 원격근무자의 근무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소속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따로 정할 수 있다.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6조(출장공무원) ① 상사의 명을 받아 출장하는 공무원(이하 “출장공무원”이라 한다)은 해당 공무수행을 위하여 전력을 다하여야 하며, 사적인 일을 위하여 시간을 소비해서는 아니 된다. ② 출장공무원은 지정된 출장기간 내에 그 업무를 완수해야 하며, 출장기간을 변경할 사유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전화·팩스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소속기관의 장에게 보고하고 그 지시를 받아야 한다. 다만 신속히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후에 보고할 수 있다. ③ 출장공무원은 그 출장 용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에는 지체 없이 소속기관의 장에게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경미한 사항에 대한 결과 보고는 말로 할 수 있다. ④ 소속 장관은 대한민국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30일의 범위에서 귀국출장을 명할 수 있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국무총리의 사전 승인을 받아 그 출장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⑤ 소속기관의 장은 임신 중인 공무원과 태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해당 공무원의 장거리 또는 장기간 출장을 제한할 수 있다. ■ 「초·중등교육법」 제64조(휴업명령 및 휴교처분) ① 관할청은 재해 등의 긴급한 사유로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학교의 장에게 휴업을 명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명령을 받은 학교의 장은 지체 없이 휴업을 하여야 한다. ③ 관할청은 학교의 장이 제1항에 따른 명령에도 불구하고 휴업을 하지 아니하거나 특별히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휴교처분을 할 수 있다. ④ 제2항에 따라 휴업한 학교는 휴업기간 중 수업과 학생의 등교가 정지되며, 제3항에 따라 휴교한 학교는 휴교기간 중 단순한 관리 업무 외에는 학교의 모든 기능이 정지된다. [PART VIEW] ■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외에서의 연수) - 교원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소속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연수기관이나 근무장소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받을 수 있다. 2. 교원의 근무사항 1) 용어의 정의 •출근: 근무시작 시간 전까지 근무장소(사무실 또는 현장)에 도착하는 것 •지각: 근무장소에 근무시작 시간 이후에 출근하는 것 •조퇴: 근무종료 시간 이전에 퇴근하는 것 •외출: 근무시간 중 개인용무를 위하여 근무장소 외부로 나간 후, 근무종료 시간 이전에 돌아오는 것 •퇴근: 그날의 업무를 종료하고 근무종료 시간 이후에 근무장소를 떠나는 것 •결근: 출장·휴가 등의 정당한 사유 없이 근무종료 시간까지 출근하지 아니하거나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서 정한 휴가일수를 초과하여 휴가를 사용한 경우 2) 근무시간 •공무원의 1주간 근무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으로 하며, 토요일은 휴무(休務)함을 원칙으로 합니다. •공무원의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며,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하며,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아니합니다. 초·중등교원의 근무시간은 직무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09:00~17:00로 하며, 교원의 근무시간에는 점심시간도 포함되는데 이는 급식지도 및 학생생활지도를 하기 때문임. (문교부, 교행01136-104, 1985. 2. 6.) 3) 근무시간 등의 변경 •직무의 성질, 지역 또는 기관의 특수성에 따라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통상의 근무시간 또는 근무일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교원은 학교별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교원의 자율연수 기회를 확대하며,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단위학교별 탄력적 근무시간제’가 적용됩니다. ● 단위학교별 탄력적 근무시간제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의한 1일 근무시간의 총량을 확보하여 근무시간을 정하고,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교원의 출·퇴근시간을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 개인별 또는 일부 집단별 근무시간의 조정은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학년별·교과별·교사집단이 단위학교 근무시간과 별도로 근무시간을 정할 수 없습니다. - 다만 영양교사의 경우 직무특성을 고려하여 개인별 근무시간 조정이 가능합니다. - 영양교사가 식재료 검수 업무 등을 위해 매일 조기출근하는 경우,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의한 1일 근무시간의 총량을 확보하여 근무시간을 정하고,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영양교사 개인에 대하여 출·퇴근시간을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교육부 교원정책과-4168, 2016. 7. 21.) 4) 시간외근무 및 공휴일 등 근무 •학교장은 민원 편의 등 공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근무시간외의 근무를 명하거나 토요일 또는 공휴일 근무를 명할 수 있습니다. ※ 학교장은 방과후교육활동, 자율학습지도, 등·하교 및 방과후의 학생생활지도, 학사 사무처리 등 기타 학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시간외근무를 명할 수 있음. •임신 중인 공무원 또는 출산 후 1년 미만인 공무원에게 오후 9시부터 오전 8시까지의 시간 및 토요일 또는 공휴일에 근무를 명할 수 없습니다. 다만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시간외근무를 명할 수 있습니다. - 임신 중인 공무원이 신청하는 경우, 출산 후 1년이 지나지 아니한 공무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가능합니다. - 유·사산한 지 1년이 지나지 아니한 여성에 대해서도 야간·공휴일 근무를 제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근무시간외 근무자 및 휴일 근무자에게 예산 범위 내에서 수당을 지급합니다. ● 시간외근무 시간 산정 및 수당 지급 - 1일 1시간 이상 초과근무 시 1시간 공제 후 남은 시간을 월정액 10시간분과 합산해 초과근무시간 산정 - 1일 시간외근무 시간은 분 단위까지 더하여, 월별 시간외근무 시간을 산정한 후 1시간 미만은 버림 - 1일 4시간 이내, 월 57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 - 육아시간(모성보호시간) 2시간 사용일이나 출장일도 시간외근무수당 정액지급분 지급을 위한 근무일수로 인정 - 근무 당일 지각·외출·반일연가·공가를 사용한 자가 초과근무명령을 받고 초과근무를 한 경우에는 시간외근무를 인정하며, 계산방법은 평일 정규 근무시간(8시간) 이후 시간외근무 계산 방법과 동일 - 8시간 근무일수가 15일 이상인 자에게 별도 명령 없이 월 10시간 시간외근무수당 지급 •사전 초과근무 명령 없이 초과근무를 한 경우, 사전명령을 받은 경우에만 초과근무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예측하지 못한 휴일근무 등 부득이한 사유로 사전명령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사후승인을 받아 초과근무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정규근무시간 외에 근무하거나 토요일 또는 공휴일에 근무한 공무원에 대하여 그다음 정상근무일을 휴무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해당 행정기관의 업무 사정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 정상근무일을 지정하여 휴무하게 할 수 있습니다. ● 참고사례 - 교육파견 중인 경우의 초과근무 : 파견기관의 장에게 복무관리 책임이 있으므로 교육파견 기간 중에는 소속 부서장이 초과근무명령을 할 수 없음. 다만 교육 종료일의 종료시간 이후에는 가능함. - 휴일의 교육참가·행사동원 시의 초과근무 : 초과근무는 본연의 업무에 한하여 실시하는 것이므로 본연의 업무가 아닌 교육참가나 시험감독 등 행사에 동원된 경우에는 초과근무명령이 불가능함. - 휴가 중의 초과근무 : 휴가 중인 공무원에 대하여 휴가기간 중은 물론 휴가 마지막 날의 근무종료 시간 이후에도 초과근무를 명할 수 없음(휴가는 시간으로 계산하지 않고 일수로 계산하기 때문). 3. 교원의 출장 1) 출장이란 상사의 명에 의하여 정규 근무지 이외의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이며, 출장 명령권자인 소속 기관장이 사안별로 공무와의 관련여부와 학교운영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명령합니다. •공무와 무관한 사항에 대하여 출장처리를 해서는 안 되며, 출장 교원의 업무관련성·출장내용·출장목적 등의 요건은 명령권자가 판단하는 사항입니다. ※ 공무란 원칙적으로 그 공무원의 법령상 소관 직무를 말함. 2) 출장은 근무지내 출장과 근무지외 출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근무지내 출장: 특별시와 광역시를 포함한 동일시와 군 및 섬(제주특별자치도 제외) 안에서의 출장 또는 여행거리가 12km 미만인 출장 또는 12km를 넘더라도 동일한 시·군 및 섬 안에서의 출장을 말합니다. •근무지외 출장: 특별시와 광역시를 포함한 동일시와 군 및 섬(제주특별자치도 제외) 밖으로의 출장이며, 여행거리가 12km 이상인 출장을 말합니다. 3) 출장공무원에게는 다음과 같은 의무가 부여됩니다. •출장공무원은 공무수행을 위하여 전력을 다하여야 하며, 사적인 일을 위하여 시간을 소비해서는 안 됩니다. •출장공무원은 지정된 출장기간 내에 그 업무를 완수해야 하며, 출장기간을 변경할 사유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전화·팩스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소속기관의 장에게 보고하고 그 지시를 받아야 합니다. 다만 신속히 업무를 수행할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후에 보고할 수 있습니다. •출장공무원은 그 출장 용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에는 지체 없이 소속기관의 장에게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하며, 경미한 사항에 대한 결과 보고는 말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소속기관의 장은 임신 중인 공무원과 태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장거리 또는 장기간 출장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4) 출장기간 중 초과근무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출장목적 달성에 지장이 없도록 이동시간과 휴식시간 등을 고려하여 출장기간을 부여하여야 합니다. •국내출장의 경우 시간외근무수당·야간근무수당 및 휴일근무수당은 원칙적으로 지급할 수 없으나, 출장의 목적상 필연적으로 시간외근무의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시간외 근무명령에 따라 출장 중 또는 출장 후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상의 근무시간외에 근무를 한 자에게는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이 가능합니다. ● 출장기간 중 초과근무 수당 지급 가능 예시 - 수학여행 기간 중 야간 학생지도 담당교원 - 주말 체육특기자 등 전국규모대회 등의 학생인솔 담당교원 ※ 위의 경우 학교장의 판단하에 교육과정 운영상 불가피한 경우로서 실제 당일 총 근무시간이 드러나는 객관적인 증빙이 있는 경우 ※ 객관적인 증빙 예시: 교장 등 초과근무 명령권자의 현지 확인서, 시간외근무 조편성이 포함된 ‘세부계획서’, 해당학교 학생들의 대회 일정 및 출전 시간 확인 공문 등 5) 출장명령은 출장여비의 지급근거가 되나, 출장명령이 있다하여 반드시 출장여비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4. 휴업과 교원의 근무 1) 휴업의 근거 「초·중등교육법」 제64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7조 2) 휴업의 효력 휴업기간 중 수업과 학생의 등교가 정지되나, 행정상의 업무는 지속됩니다. 3) 휴업의 실시 절차 ① 관할청의 휴업 명령: 「초·중등교육법」 제64조(휴업명령 및 휴교처분) - (제1항) 관할청은 재해 등의 긴급한 사유로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학교의 장에게 휴업을 명할 수 있습니다. - (제2항) 제1항에 따른 명령을 받은 학교의 장은 지체 없이 휴업을 하여야 합니다. ※ 관할청은 학교의 장이 제1항에 따른 명령에도 불구하고 휴업을 하지 아니하거나, 특별히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휴교처분을 할 수 있음. ② 학교장의 휴업 결정: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7조(휴업일 등) - 학교의 휴업일은 학교의 장이 매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에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며, 토요일과 관공서의 공휴일 및 여름·겨울휴가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 학교의 장은 비상재해나 그 밖의 급박한 사정이 발생한 때에는 임시휴업을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지체없이 관할청에 이를 보고하여야 합니다. - 학교의 장은 토요일 또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체육대회·수학여행 등의 학교 행사를 개최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미리 학생·학부모·교원의 의견을 듣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 학교 행사가 개최되는 날을 수업일수에 포함할 수 있고, 그 수업일수만큼 휴업일을 별도로 정해야 합니다. 4) 휴업 중 교원의 근무 •휴업일은 교육공무원인 교원의 공휴일이 아니므로 수업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무일에 당연히 출근해야 하고, 소속 학교장의 허가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직장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다만 「교육공무원법」 제41조 규정에 의한 ‘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외에서의 연수’를 받게 될 경우에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복무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 방학·재량휴업일(개교기념일 등)은 휴업일에 해당하므로, 학생의 수업과 등교가 정지될 뿐, 공무원의 복무규정에 따른 교원의 휴무일이 아니므로 근로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님. •교원이 휴업일에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의한 ‘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이외에서의 연수’를 승인할 경우, 학교장은 연수 목적과 연수 적합성, 지역사회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승인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며,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으로 사전에 승인받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교원은 휴업일 중에도 학교와 긴밀한 연락이 유지되도록 하여 학교교육활동이나 교육관련 민원 처리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복무 지도감독권자는 휴업일 중 교원의 복무관리가 적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복무 감독을 철저히 하여 물의를 일으키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합니다. 5.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외에서의 연수 1)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연수는 교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연구, 연찬, 교육·훈련 활동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2) 교원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소속 기관장의 승인을 받아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연수받을 수 있습니다.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으므로, 학생이 등교하지 않아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휴업일’에 해당하는 방학 또는 재량휴업일에 「교육공무원법」 제41조 연수받을 수 있습니다. -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근무지외 연수는 ‘휴업일’ 실시가 원칙이므로, 학기 중 수업일의 경우에는 수업이 없는 경우라도 근무지외 연수는 적용되지 아니함. - 교사는 법령에 따라 학생을 교육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제20조 제4항에서 정하고 있고, 국·공립교원은 국가공무원으로서 1일당 8시간이라는 정규 근무시간을 준수하여야 함. ※ 시험기간·체험학습일(소풍) 등의 경우에는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근무지외 연수는 실시할 수 없으며, 학교 워크숍 등의 경우에는 출장 처리하고, 개인 사정의 경우에는 조퇴·반일연가 등을 사용하여야 함.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2019. 4.) •또한 소속기관의 장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연수계획의 적정성, 직무수행지장 여부, 직무관련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교육공무원법」 제41조 연수 승인여부를 결정하여야 합니다. 이 경우 승인권자는 연수의 실적과 결과에 대해서 지도 및 확인이 가능합니다.
한 학기 안에 고조선부터 6·25까지 나는 올해로 5학년 담임을 네 번째 맡고 있다. 5학년은 6학년에 비해 생활지도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교육과정만 놓고 보면 5학년이 훨씬 버겁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2학기 사회과 한국사 단원도 그 원인 중 하나다. 동료 교사들에게서 “한국사 가르치기 힘들어서 5학년이 자신 없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한 학기에 고조선 건국부터 6·25 전쟁까지를 어떻게 다루란 말인가?”라는 절절한 고민이 담겨있었다. 사실 나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5학년을 여러 번 맡았지만, 지금도 매년 한국사 연수를 60시간 이상 듣고, 관련 서적을 반복해서 읽는다. 교사가 교육 내용의 전문가가 되지 않고서는 학생 수준에 맞는 탐구수업을 설계하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전 교과를 모두 가르치는 초등학교의 특성상, 한 과목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투입되면 다른 교과 준비는 자연스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한국사 단원을 개념기반 교육과정으로 전면 재설계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그 과정은 더 힘들었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럴 때마다 떠올리는 문장이 있다. ‘애쓰고 노력한 끝에는 결국 이룸이 있다.’ 최태성 선생님의 다시, 역사의 쓸모에 나오는 문장으로, 조선시대 문인 김득신의 묘비에 새겨진 말이다. 힘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구절이다. 올해 나와 동학년 선생님 다섯 분은 바로 이 ‘애씀과 노력’의 시간을 함께 견뎌냈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사를 사료 기반 탐구 수업으로 재구성하는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이 글은 한 학기에 고조선부터 6·25까지 가르쳐야 하는 5학년 담임 선생님들께 작은 실천의 가능성을 소개하기 위해 썼다. 시간의 압박과 빠듯한 진도 속에서도 ‘사료 중심 탐구 수업’이 실제로 가능함을 보여 드리고 싶다. ‘내용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교사 중심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선생님들께 ‘아, 이런 방식도 가능하네. 나도 한 번 해볼까?’하는 작은 씨앗이라도 심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 있을 것이다. 사회과의 탐구와 과학과의 탐구는 다르다 나는 오랫동안 과학과로 탐구학습을 설계하여 실천해 왔다. 그 덕에 2024년에는 수업혁신교사로 선발되어 미국 연수를 다녀왔으며, 새교육 2025년 1월호에 과학과 탐구학습 사례를 싣기도 했다. 2025년, 사회과 중심의 역사 수업을 설계하며 느낀 점은 과학과와 사회과의 탐구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었다.[PART VIEW] 가장 크게 느낀 차이는, 탐구의 출발점과 증거를 다루는 방식, 질문의 방향, 그리고 탐구 결과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차이를 명확히 이해할 때에야 비로소 교사는 두 교과에 적합한 탐구를 설계할 수 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초등 선생님들께 도움이 될까 하여, 두 교과를 도표로 정리해 비교해 보았다. 표에서 보듯 과학과 사회는 교과의 특성과 다루는 대상이 다르다. 그래서 탐구를 설계할 때도 서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역사 탐구는 ‘사실을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이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E. H. Carr)는 “역사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역사가가 과거에게 던지는 질문과 해석을 통해 의미가 부여된다”고 말했다. 즉 중요한 것은 ‘무엇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이며, 그 사건이 ‘그 시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는가?’를 탐구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역사 탐구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사료에 기반하여 타당한 해석을 구성하는 능력이다. 단순 암기식 수업으로는 학생들이 ‘역사적 사고’에 도달하기 어렵다.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사료를 읽고, 그 속에서 질문을 만들고, 가능한 해석을 찾아가는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과학에서의 탐구가 ‘과학적 개념을 발견하고 확립해 가는 과정’이라면, 사회과 탐구는 ‘근거 있는 다양한 해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할 때 비로소 초등학생의 수준에서도 역사적 사고를 기를 수 있고, 학생들은 스스로 역사를 ‘배우는 존재’에서 ‘해석하는 주체’로 성장하게 된다. 역사 탐구수업, 어떻게 진행하는가? ● HDR 렌즈를 사용해 역사 바라보기 역사 탐구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을 ‘해석’할 수 있는 사고의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나는 이를 위해 스스로 개발한 HDR 렌즈를 활용한다. HDR 렌즈는 학생이 정답을 찾는 학습자에서, 근거로 해석을 구성하는 탐구자로 성장하게 하는 장치이다. HDR은 다음의 세 요소로 구성되는 탐구 중심 학습 전략을 의미한다. ● HDR 렌즈를 사용한 역사 수업 설계하기 단원을 시작하기 전 나는 교과서를 함께 훑어보며 학생들이 가진 ‘첫 질문’을 모은다. 이때 여러 학생이 “왕건은 왜 이렇게 부인이 많아요?”라고 질문하는 것을 보았다. 교과서에 제시된 왕건의 왕비 출신 지역 지도가 특히 흥미를 끈 듯했다. 나는 학생들의 질문을 탐구 방향에 맞게 다음과 같이 재구성했다. “왕건의 결혼은 후삼국 통일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결혼’이라는 단어가 장난스럽게 흐르는 것을 방지하고, 정치·사회적 맥락을 해석하는 방향으로 탐구가 흐르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단원 설계는 다음과 같이 구성했다. •국가수준교육과정 •개념기반 탐구학습 단원구성 •학습주제 _ 고려의 후삼국 통일과정 탐구하기 •학습목표 _ 고려의 후삼국 통일과정을 탐구할 수 있다. •본 차시 탐구 질문 _ 왕건의 결혼은 후삼국 통일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교수·학습 활동 ● HDR 렌즈를 활용한 실제 수업의 흐름 1) 자료 분석하고 가설 세우기(H) [활동❶]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한 자료는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의 고려사 후비열전을 바탕으로 왕건의 왕비 출신 지역과 아버지의 신분을 정리한 도표와 지도이다. 학생들은 자료를 보며 “전부 호족의 딸이네요”, “지역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어요”라는 공통점을 스스로 발견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별 가설을 먼저 적게 했다. 개별 정리 시간을 준 이유는 토의 전에 자기 생각을 스스로 마련해야 토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토의하고 추론하기(D → R) [활동❷] 단계에서는 탐구 질문을 세 단계로 나누어 사고가 점층적으로 확장되도록 모둠 탐구 활동지를 구성하였다. 이 활동은 단순한 의견 나누기가 아니라, 사료 → 해석 → 의미 구성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사고의 흐름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1단계: 왕건은 왜 여러 지역 호족의 딸들과 결혼했을까? _ 근거 기반 가설 만들기 첫 번째 단계에서는 각 모둠이 사료를 바탕으로 친구들의 의견을 모으고, 가장 타당한 이유를 하나의 문장으로 합의하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지도 자료를 다시 살펴보면서 다음과 같은 근거를 찾아냈다. “지역이 다 흩어져 있는 걸 보니까 여러 지역을 아우르려는 것 같아요.” “호족들은 각 지역의 힘이니까, 그 딸과 결혼하면 그 지역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어요.” “전쟁을 하려면 힘이 필요하니까, 결혼으로 자기편을 늘리려고 했을 거예요.” 학생들은 처음에는 단순히 ‘부인을 많이 두었다’는 사실에 머물렀지만, 사료를 다시 들여다보며 ‘왜?’라는 질문을 붙이며 점차 정치적 목적을 추론해 갔다. 이 단계는 역사적 사고의 첫 출발점인 가설 생성(H)을 이루는 과정이다. 2단계: 그 이유가 후삼국 통일에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 _ 해석 확장하기 두 번째 단계에서는 첫 번째 질문에서 만든 이유가 후삼국 통일과 어떤 인과적 연관이 있는지를 가능한 한 많이 떠올려 적도록 했다. 교사는 ‘맞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료를 근거로 해석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 목적임을 미리 안내했다. 모둠별로 나온 학생들의 해석은 매우 다양했다. “호족들이 왕건을 도와줬을 것 같아요.” “전쟁할 때 여러 지역에서 군대를 모을 수 있어요.” “백성들이 왕건을 더 믿을 것 같아요. 여러 지역과 친하니까요.” 처음에는 막연한 추측 수준이었지만, 토의가 진행될수록 학생들은 서로의 말을 근거로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여러 지역에 내 편이 생긴다”고 말하자, 다른 학생이 “그럼 전쟁할 때 한 지역이 공격당해도 다른 지역이 도와줄 수 있겠네?”라고 덧붙이는 식이다. 이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근거에 기반한 해석(D·토의)’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단계: 문장 완성하기 _ 역사적 의미 구성(R) 마지막 단계에서는 앞선 두 단계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왕건의 결혼은 후삼국 통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문장 완성 형태로 결론짓도록 하였다. 제시한 문장은 다음과 같다. “왕건은 여러 지역 호족의 딸들과 결혼을 통해 (①)하고, 이를 바탕으로 후삼국 통일의 (②)을/를 마련할 수 있었다.” 여기서 (①)에는 1단계의 이유(예: 세력을 넓히고, 아군을 확보하고, 나라의 힘을 키우고 등) (②)에는 2단계의 해석을 하나의 단어로 응축한 표현(예: 기반·토대·기틀·힘 등)을 넣었다. 학생들이 쓴 문장을 보면 역사적 사고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왕건은 여러 지역의 호족 딸들과 결혼을 통해 세력을 하나로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후삼국 통일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왕건은 여러 지역과 친해져서 지역을 아우르는 힘을 기르고, 그 힘으로 후삼국 통일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단순히 ‘왕건은 호족과 결혼했다’라는 사실을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료 → 근거 → 해석 → 의미’의 계단을 밟으며 자신만의 역사적 설명을 구성할 수 있었다. 이는 역사 탐구수업의 핵심이 ‘정답을 말하는 능력’이 아니라 ‘증거를 바탕으로 해석을 만들어내는 능력’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한다. 역사 탐구수업, 교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역사 탐구수업을 설계하며 내가 가장 고민한 것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깊이 탐구할 것인가’였다. 5학년 한국사는 한 학기 안에 다뤄야 할 내용이 많아 모든 내용을 동일하게 다루면 탐구가 불가능하다. 탐구수업의 핵심은 학생이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사료를 해석하고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므로, 교사는 먼저 핵심 내용을 선별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성취기준이다.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꼭 다뤄야 할 내용과 생략할 수 있는 내용을 구분하면 탐구할 주제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탐구는 선택의 수업이며, 선택이 명확할수록 학생의 사고는 깊어진다. 다음 단계는 탐구 질문 만들기다. 탐구 질문은 학생이 스스로 ‘왜?’라고 묻게 하는 출발점이다. “왕건은 왜 여러 지역 호족의 딸들과 결혼했을까?”와 같은 질문은 사실 암기를 넘어 맥락과 의미를 탐구하게 한다. 학생이 만든 질문을 활용해도 좋고, 교사가 학습목표에 맞게 재구성해 제시해도 된다. 질문이 정해지면 교사는 학생 수준에 맞는 사료 가공 작업을 해야 한다. 원 사료는 난도가 높기 때문에 문장을 다듬고, 핵심을 표·지도·요약문으로 재구성해 학생이 근거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은 시간이 많이 들지만, 탐구수업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단계다. 나는 국사편찬위원회 DB와 학생 친화적 책들을 참고해 사료를 추출하고, 동학년과 함께 자료를 고도화했다. 이렇게 준비한 탐구수업을 실행해 보면 학생의 변화가 분명히 보인다. 학생들은 교과서의 문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 사료에서 확인되는 변화는 무엇인가?” “이 해석이 타당하려면 어떤 증거가 필요하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기 시작한다. 친구의 해석을 들으며 자신의 관점을 조정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정답을 따라가는 수업에서는 보기 어려운 변화다. 역사는 단순한 사실 학습이 아니라 근거를 통해 의미를 구성하는 사고 훈련이다. 역사학자 E. H. 카가 말한 ‘역사는 사실이 아니라 해석’이라는 문장이 교실에서 그대로 실현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학생은 과거를 ‘아는 사람’을 넘어 해석을 만들어내는 주체로 성장한다. 교사는 완벽한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학생이 스스로 읽고 질문하고 토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일에 집중하면 된다. 처음부터 완벽한 탐구수업을 만들 필요도 없다. 단 한 차시라도 직접 설계하고 사료를 가공해 본 경험이 교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그렇게 작은 시도가 모여 교사의 전문성도, 학생의 사고도 함께 성장한다. 5학년 한국사는 어렵고 방대하지만, 학생들이 역사적 사고력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큰 기회이기도 하다. 이 글이 그 첫 시도를 고민하는 선생님께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애쓰고 노력한 끝에는 결국 이룸이 있다. 선생님들의 교실에서도 반드시 그러하리라 믿는다.
학생들과 시집 한 권을 읽기로 한 이유 ● 지금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한 수업이 무엇일까? 우리 청소년들의 마음 건강 상황은 안녕한가? 학업 경쟁과 사교육 과열, 소셜 미디어를 통한 비교 문화, 코로나19 이후 사회성 결핍, 부모 세대의 정서적 불안 전이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우울·불안·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많다.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초등 3~6학년 시기를 코로나19와 함께 보낸 학생들이다. 서로 관계를 형성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힘을 길러야 할 중요한 초등 고학년 시기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면서 학생들은 자아를 탐색하고, 관계성을 형성하는 시간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웠다. 우리 학생들의 현재 상황에 대한 관찰과 사회정서를 돌보는 수업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바탕으로 공감과 협력을 배우고, 정서적 안정과 긍정적인 학교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문학 수업을 계획하고자 했다. ● 수업은 어떤 목적을 지니고 나아가는가? 한 권의 시집을 완독하고 감상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성찰하고, 표현하는 힘을 기르고자 한다. 감정 성찰과 표현의 과정과 한 권의 시집 완독 경험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힘과 치유와 회복 탄력성을 길러 관계를 형성하고 지속하는 기술·지식·태도를 습득하고자 한다. 현재 중학교 2학년까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수업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수업의 확산 가능성을 위하여 2022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과 연결하여 핵심아이디어와 성취기준을 분석하였다. 중학교 시절 시집 한 권 완독하기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2022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국어과 핵심역량을 비롯하여 사회·정서학습 역량을 기르고자 한다. [PART VIEW] 감정과 관계의 회복 탄력성을 기르는 시 문학 읽기 ● 중학교 시절, 시집 한 권 완독하기 프로젝트 성취기준 분석 ● 처음 시집을 읽는 학생들을 위한 시집 선택하기 수업을 시작하기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설문에서 시집을 읽어본 경험이 없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 수업할 학생 중 86%를 차지했다. 시집을 읽어본 경험이 거의 없는 학생들과 어떤 시집을 선택해서 읽으면 좋을까? 처음에는100권의 시집 목록을 만들고그중에서 원하는 시집을 스스로 선택해서 읽는 방식을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시집을 선택했는데,그 시집이 너무 어려워서 지레 겁을 먹거나 포기하게 되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우리 학생들이 시집 읽기에서는 초보 독자이기 때문이다. 학생 독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공감할 수 있는 청소년 시집, 시와 그림이 함께 있어 더 쉽게 시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책을 선정하고 함께 읽기로 했다. 신미나 시인이 쓴 청소년 마음 시툰. 안녕, 해태 1~3은 중학교 1학년인 주인공이 중3이 될 때까지의 성장 스토리(웹툰)와 시를 엮은 책이다. 마음의 일(오은·재수)은 청소년 시집으로, 시집과 그림 시집이 별도의 책으로 나와 있어 두 권을 엮어 읽었다. 학생들은 두 시리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활동했다. 또한 시집 읽기 가이드 역할을 하는 활동지를 16페이지의 미니 북 형태로 제작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시집 읽기를 좋아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그림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바탕으로 시의 세계로 진입해 더 깊이 의미를 읽어낼 수 있기를 바랐다. 시집 읽기 경험이 거의 없는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며 몰입해서 시집을 읽는 방법을 찾기 위함이었다. 또한 읽기에 몰입하는 시간을 더 깊이 확보하기 위하여 산출물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활동이 아닌, 깊이 음미하고, 생각하고, 성찰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하고자 노력했다. ● 수업의 의도와 목적을 전하는 선생님의 수업 편지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학생들과 꼭 함께하고 싶은 수업이 있을 때, 활동지에 ‘선생님의 수업 편지’를 써서 학생들과 수업에 관해 이야기하곤 한다. 이번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시집 읽기’ 수업을 함께 하고 싶은 이유를 담아 편지를 썼다. 16쪽 분량의 시집 읽기 미니 북에 수업 편지를 담고, 답장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아래에 마련해 두었다. 그렇게 답장이 많이 올 줄 몰랐는데, 학생들이 저마다 수업에 대한 소감과 자기 생각을 편지에 담아 보내주어서 뭉클했다. 시집 한 권을 온전히 읽는 힘을 기르는 수업 ● 시집 읽기 수업을 시작하다 시집을 처음 읽을 때 어떤 방식으로 시집과 만나면 좋을까? 우리가 물성을 지닌 한 권의 책을 만날 때, 누구나 마주하는 기본적인 책 읽기 경험에서부터 출발하기로 했다. 표지를 읽고 내용을 예측하기, 책날개에 담긴 시인 소개 글 읽고 시인에 대해 상상해 보기, 차례를 펼쳐 제목을 읽어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제목 3개 선택하기, 시작하는 시(‘나는 오늘’)와 마지막 시(‘나는 오늘’)를 살펴보고, 같은 제목을 가진 서로 다른 시 두 편이 시집의 시작과 끝에 배치된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시 ‘나는 오늘’을 패러디해서 다시 쓰는 활동으로 시집과의 첫 만남을 시작했다. 어렵지 않은 활동이면서 차근차근 시집과 친해질 수 있는 과정이어서 학생들과 시집의 첫 만남 주선은 순조롭게 출발했다. ● 손끝으로 만나는 시 _ 시 필사 활동 시집 읽기 경험이 거의 없는 학생들이 시집을 몰입해서 읽으며 시의 의미를 곱씹어보고, 보다 깊이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필사의 시간을 가지고자 했다. 필사는 일종의 명상과도 같은 활동이기에 필사하는 과정을 통해 시를 더 깊이 음미함과 동시에 스스로 자기 내면을 성찰할 수 있다. 또한 필사 과정에서 필사할 구절을 선택한 이유, 구절을 붙여두고 싶은 장소, 내 감정의 색깔에 대해 모둠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시집 읽기를 즐기는 힘을 기르고, 자기성찰·계발역량·문화향유역량을 기르고자 하였다. ● 내 맘대로 시집 해석단 _ 시 감상 활동 학생들은 교과서에 실린 시 한편의 의미를 분석하고 감상한 경험은 있어도, 시집 한 권을 온전히 상호 텍스트적으로 읽고 의미를 파악해 본 경험은 없었다. 우리 학생들과 함께 시집 한 권을 온전히 읽고, 마음에 드는 시 한 편의 의미 해석하기와 시집 전체의 구성과 의도, 의미를 해석해 보고 친구들과 공유하며 시를 읽는 즐거움과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와 공감의 힘에 대해 깨닫는 시간을 가지고자 하였다. 시집을 만드는 편집자들은 시집 제목을 정하고, 시를 배열하고,시집을 구성할 때 심혈을 기울여시집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다. 그래서 시집 완독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시의 배열과 시집의 구성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과 견해를 표현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이 활동은 모둠별 의논 과정을 거쳐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서로 시집 구성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특히 시집의 구성(시의 배열 순서)에 대해서 여러 생각들을 주고받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오은의 마음의 일 시집의 구성에서 눈에 띄는 부분인 첫 시와 마지막 시의 배열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 시집은 ‘나는 오늘’이라는 같은 제목의 시 두 편이 첫 시와 마지막 시로 실려 있다. 학생들은 “첫 시인 ‘나는 오늘’에서의 화자가 다른 여러 시를 거쳐 결국 나는 ‘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성장하는 과정과 고민을 시로 적으면서 첫 시가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었다면 마지막 시는 화자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라는 존재에 집중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등 다양한 견해를 표현하면서 시집 한 권을 완독했다. ● 시와 내 삶의 콜라보 _ 시 거울을 통한 나의 경험 글쓰기 시에 표현된 시적 화자의 경험과 감정에 내 삶의 경험과 나의 감정을 투영하여 나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활동을 연결해 나갔다. 이를 통해 시의 의미가 삶과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들에 대해 성찰하고 다시 나아가는 힘을 기르고자 하였다. 활동지에 제시한 ‘일곱 개의 도움 질문’을 활용해 시의 내용을 기반으로 자기 삶의 경험을 성찰하는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 처음에는 약간 어렵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질문도 여럿 있었지만, 점차 차분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이 글을 통해 친구 관계, 학업, 가족 관계, 진로, 과거와 지금의 나의 달라진 점과 변화 등 여러 주제에 대해 글을 썼다. 이를 서로 소통하는 시간에 친구들의 글에 감탄하거나 재밌어하기도 하면서 시와 삶을 연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 시의 비밀 코드: 역설 _ 개성적 표현으로 시집 읽기 경험 돌아보기 마지막 단계 활동으로, 중학교 국어과 성취기준의 내용을 바탕으로 개성적 표현(역설적 표현)을 직접 창작하고 공유했다. 이를 통해 문학의 역설적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시집 읽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힘을 기르고자 하였다. 평소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서로 대화하면서 기록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비유적 표현을 활용해 시 쓰기 활동은 초등학생 때부터 해 왔으나, 역설적 표현을 활용한 시 창작은 대부분 처음이어서 어려워하면서도 집중하는 태도가 보였다. 친구들이 창작한 역설 표현을 공유할 때 적극적으로 공유 보드에 ‘좋아요’를 누르며 환호하고, 탄성을 지르며, 서로 칭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쓴 표현에 친구들이 환호하자, 으쓱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관계가 서로 융화되는 모습이 보이는 수업 시간이었다.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 시인과의 만남 프로젝트 ● 특명! 시인님 스쿨 어택! 처음 시집을 완독한 학생들과의 수업 이후에 이 시집을 창작한 시인과 학생들의 만남을 주선한다면 어떨까? 학생들이 청소년기에 처음으로 시집을 완독한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시인님과의 만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수업 과정을 시인님과 한 달간 공유하고, 시인님을 직접 학교로 초청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우리의 시집 읽기 수업과정을 시인님들과 공유하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소셜 미디어 스토리와 피드를 통해 공유하고, 그 내용을 학생들과도 함께 나누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활동 과정이 그 책을 직접 창작한 시인에게 공유되기를 기다리고,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가와 독자가 ‘책’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실재감이 학생들에게 더욱 큰 동기 부여가 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의 활동 과정이 시인님께 전달되기를 기대했다. ● 첫 만남을 계획대로 만들 거야! _ 북토크 준비에 진심인 사람들 시집 읽기도 처음이지만, 태어나서 ‘시인을 만나는’ 일이 처음인 우리 학생들과 함께 우리의 첫 만남이 더욱 특별하도록 단순한 전달식 강연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북토크를 준비하고자 했다. 학생들의 자발적 신청을 받아 북토크 운영팀을 구성했고, 참여형 북토크를 기획하여 학생들이 직접 인터뷰했다. 질문하는 과정, 활동 과정 영상 제작, 대본 작성, 낭독 준비, 퀴즈 준비 등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역량을 기르고자 했다. 북토크 지원팀을 자발적으로 신청받아 구성하고, 학생들이 직접 1부·2부 진행을 맡아 대본을 작성하고 연습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더욱 적극성을 발휘해 행사를 준비했다. 자신들이 읽은 시집의 시인을 직접 만난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학생들의 의지와 욕구를 자극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 행사를 준비했다. 학생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강한 의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생애 처음 시인과 만나다 시인과의 만남일이 다가왔다. 학생들과 직접 북토크를 기획한 적이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지만, 2학년 367명과 선생님 4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북토크는 처음이다. 학생들이 성실히 시집을 읽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과 시인님의 만남을 꼭 주선하고 싶었다. 우리 학년 전체 학생들과 체육관에 모였고, 우리는 열정적으로 이 시간을 함께했다. 시인과의 만남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성취감과 효능감을 높이고, 관계 지능을 이끌고자 하였다. 무척 무더운 날씨였지만, 학생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우리의 이번 수업은 모든 게 처음인 것이 많았다. 시집 읽기가 처음이고, 시인과의 만남이 처음이고, 북 토크를 하는 일 자체도 처음이었다. 2학년 학생들이 무척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했고, 이미 읽은 책의 작가를 직접 만나는 행사여서 더욱 더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학생들의 열기만큼이나 시인님께서도 더욱 열정적으로 행사를 이끌어 주셨다. ‘좋아서’ 함께한 수업이 주는 선물 만약 이 글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왼손을 펼쳐 가만히 들여다보자. 우리의 왼손 안에는 ‘시’라는 글자가 담겨 있다. 손금의 모양이 ‘시’라는 글자처럼 생겼다. 우리는 날 때부터 이미 시를 품고 태어난 사람들, 우리 손안에 품은 시와 시심(詩心)을 생각하는 삶을 함께 살아가면 좋겠다. 시집 읽기 경험이 거의 없는 우리 학생들과 시를 읽고 마음을 읽고 싶어서 시작했던 수업을 돌아본다. 어떻게 보면 그저 ‘좋아서’ 했던 수업이었다. 며칠간 16쪽 분량의 미니 북을 편집하고 만들던 시간, 많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생각하며 정성껏 인쇄하고, 접고, 스테이플러와 마스킹 테이프로 일일이 제본하던 밤, 우리 학생들이 첫 시집 읽기 경험을 소중히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시인님과의 특별한 만남까지. 학생들과 함께 시집을 읽은 오월과 시인을 만난 유월을 오래오래 소중히 마음에 품고 싶다. 그리고 ‘처음’을 시작했으니, 앞으로 우리 학생들과 점차 더 깊어지고 여물어가는 독서 수업을 이어 나가고 싶다.
‘음악 시간에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아이들과 함께 불렀다. 제목만 봤을 때는 밝은 분위기의 신나는 곡일 것 같았는데 막상 불러보니 신나기는커녕 어둡고 우울한 느낌이었다. 그 궁금증은 책을 읽고 가사 속 녹두밭은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을, 청포장수는 백성을 뜻한다는 것을 알고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 불러보는 새야 새야 노래에 대한 5학년 학생의 소감이다. 노래 가사에 담긴 뜻을 이해하고 부르는 노래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교과는 우리나라 역사를 처음 접하는 역사 영역이다. 하지만 한 학기 수업 차시로는 방대한 학습량을 소화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정리된 전달식 강의나 단어 풀이, 암기식 수행평가, 연대표 중심 내용 나열에 그칠 수 있어서 역사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살펴보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한 줄로 짧게 요약된 역사적 사건이라도 그 속에 포함된 인물이나 사건과의 인과관계를 이해해야 제대로 된 역사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역사를 술술 읽어 내려가면서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과연계 독서융합프로젝트 운영계획을 수립하였다. 사서교사·담임교사·음악교사·미술교사·도덕교사와의 협의를 거쳐 5학년 2학기 역사 주제 중 ‘새로운 변화와 오늘날의 우리’ 단원을 중심으로 독서수업 및 교과수업에 대한 학습요소 및 수업목표 달성을 위한 교수·학습계획을 논의하였다. 성취기준을 파악하여 수업 시기와 관련 단원, 온책읽기 도서를 선정하였고, 수업·과제·발표·프로젝트 등 다양한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과융합 독서프로그램을 구상하였다. 수업 도서 선정 적절한 도서를 선정하는 것은 프로젝트 활동의 성공과 깊이 있는 학습을 이끄는 중요한 핵심 요소이다. 그래서 문학과 비문학의 많은 역사책 중에서 사회과 단원에서 시대적 배경을 중심으로 학습요소를 추출하여 역사를 친근하게 마주할 수 내용과 교과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 적합한 도서로 기준을 정해 선정하였다. [PART VIEW] 또한 학생들과 같은 또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역사 동화로 이해와 공감을 높여 좀 더 밀접하게 다가갈 수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사건과 인물의 이야기, 연표를 기준으로 역사가 일어나게 된 배경과 맞물러 함께 파악할 수 있는 내용,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 외에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도 다뤄볼 수 있는 서적으로 골랐다. 동화를 읽고 난 후, 학생들이 역사적 실존 인물과 사건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많은 배경지식을 토대로 복잡한 역사가 더 쉽게 와닿도록 하였다. 근대사 톺아보기 교과연계 융합독서 프로그램 전개 근대사 역사의 흐름에 따라 시기별 단계에 맞춰 점진적으로 교실 수업에 적용하였다. 교과별 성취기준을 이해하고 학습내용에 맞게 역사교육을 어떻게 접목시킬지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국어·독서뿐만 아니라 음악·미술·도덕교과, 도서관 정보활용수업과 학습목표에 맞게 같은 시기에 배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실천하였다. 핵심적으로 동학농민운동, 3·1 만세운동, 학생 항일운동, 독립운동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6·25 한국전쟁 등을 다루었으며, 배움자의 입장에서 맥락이 통하는 수업을 통해 배경지식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이해와 관심을 높였다. 교과와 연계한 창의융합 독서프로그램은 교육의 범주를 넓혀 다양한 교과 및 비교과 영역으로 확장하여 역사의 바른 이해와 공감능력을 함양하고자 하였으며,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다각적인 연계 교육활동 모이며 애들로의 저서 독서의 기술에 나오는 신토피컬 독서법을 역사책 읽기에 적용한다면, 방대한 역사적 지식 속에서 자신만의 지식의 그물을 만들고 역사를 깊이 있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주제를 다룬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며 각각의 입장과 배경을 이해할 수 있고, 특정 시대를 다양한 관점으로 읽을 수 있다. 어떤 역사가 있는지, 그 배경과 얽힌 이야기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질문 속에서 즐겁게 꼬리 물며 궁금증과 호기심을 충족하는 책 읽기로 확장할 것이다. 독서와 함께 영화·드라마·역사자료를 보거나, 직접 역사박물관·유적지를 탐방하고, 관련한 교육활동을 펼치는 것 모두가 역사적 지식을 확장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일 것이다. 생생한 역사 동화를 접할 수 있도록 작가를 모시고 작품 속 숨겨진 이야기와 독립운동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국악뮤지컬 공연으로 입체적으로 책을 감상하며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이러한 활동은 역사로 가는 즐거운 마중물이 되어 역사와 한 뼘 가까워질 것이라 기대한다.
“AI 시대는 자기 역량을 발견하고 발전시켜 ‘최고의 나’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 기존 성공 모델의 ‘플러스 원(Plus One)’은 될 수 있지만, 결코 ‘더 원(The One)’은 될 수 없습니다.” 세계적 교육학자 폴 킴 전 스탠퍼드대 부학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해진 길 따라가기’ 식 성공 모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대세를 따라가는 것이 오히려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됐다”며 “학교에서의 배움이 잉여지식이 되지 않도록 교육의 작동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국내 한 대학이 주최한 포럼에서 AI를 질산암모늄에 비유하며 “잘 쓰면 인류를 이롭게 하지만 교육이 통제하지 못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제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의 창의적 질문을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질문 없는 교실에는 미래가 없다” 폴 킴 교수는 “학생이 배웠는지 확인하는 유일한 증거는 ‘질문’이다”라고 단언했다. 단순히 외운 내용을 말하는 것은 배움이 아니며, 스스로 궁금함을 느끼고 질문할 수 있을 때 배움이 비로소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질문이 없는 교실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질문이 없으면 배움도, 성장도,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창의적 질문을 이끌어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 색다른 방식을 소개했다. 서로 다른 주제의 단어를 결합해 새로운 관점을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민주주의를 공부한다면 ‘민주주의 + 아픔’처럼 전혀 다른 맥락의 단어를 섞는 방식이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에 출연했을 때 MC 유재석 씨에게 ‘돼지고기’와 ‘피아노’로 질문을 만들어보라고 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생각하지 못했던 조합에서 창의적 질문이 나온다”고 말했다. “커닝이 문제가 아니라 평가가 문제 … AI와 협업하는 평가로 바꿔야” 최근 대학가에서 챗GPT를 이용한 부정행위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교육의 책임을 강조했다. “챗GPT가 학생을 커닝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교수의 평가 방식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교재 내용을 베껴 쓰는 과제나 정답 찾기식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AI 활용을 막겠다는 발상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AI 시대에는 AI를 활용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를 만들어야 한다. AI와 협업하며 더 나은 답을 끌어내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AI 디지털교과서(AIDT) 논란에 대해서도 “종이교과서를 그대로 전자책으로 옮겨놓은 수준”이라며 “AI를 파트너처럼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러 AI를 경쟁시키는 ‘메타 AI 활용 능력’을 강조했다. 챗GPT로부터 의견을 얻고, 클로드에게 더 나은 대안을 요구하며, 퍼플렉시티로 사실 검증을 시키는 방식처럼 인간이 AI 팀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티칭의 시대는 끝났다’ AI가 교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는 명확한 답을 내놓았다.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은 이미 AI가 더 잘하기 때문에 ‘티칭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이제 인간 교사의 핵심 역할은 학생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 경로를 설계해 주는 코치(coach)나 멘토(mentor)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AI는 설명을 잘하지만, 학생의 성향·흥미·정서까지 파악하며 길을 만들어 주는 일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AI를 활용해 기존의 자기주도성이 수십 배 확장되는 ‘초자기주도력(Hyper-Self-Directedness)’을 새로운 핵심 역량으로 제시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AI와 드론을 결합해 농장 측량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사례를 언급하며 “AI와 협업할 줄 아는 학생은 능력이 폭발적으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학생이 이런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초수동적 학생’들에겐 먼저 정서적 회복력, 즉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그는 ‘태도의 지능’이라고 표현했다. ‘태도의 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실패를 배움의 기회로 삼는다 폴 킴 교수는 자신의 과거를 예로 들었다. 그는 초·중·고 시절 ‘하위 1% 학생’이었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 대학 중 하나인 스탠퍼드대에서 교육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에 서 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그때의 상황을 고정된 운명으로 받아들였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태도의 지능이란 “실패를 부끄러움이 아니라 배움의 증거로 보는 태도”라고 정리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실패 경험’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 실패를 주도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초자기주도력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존의 핵심 역량 4C(창의력·협력·비판적사고·소통)에 연민(Compassion)과 헌신(Commitment)을 더한 ‘6C’를 제시했다. “AI 시대일수록 인간에 대한 연민과 헌신이 기술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IBM 등 빅테크기업들이 AI 프로젝트에 실패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인간의 고통과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술은 반드시 엇나간다”고 강조했다. 폴 킴 교수는 한국 교육이 입시 중심으로 고착화된 현실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한국에서는 결국 의대가 정답이라는 구조가 굳어져 있다. 하지만 AI 시대에 대세를 따르는 것은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고 했다. 그는 “남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것은 더 이상 생존 전략이 아니다. 그렇게 얻는 지식은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는 잉여 지식이 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인간의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배움의 태도’에 있다는 것이다. 배움은 종착점이 아니라 평생 이어지는 여정이며, 실패조차 배움의 일부라고도 했다. “오늘 실패했다면 ‘오늘 또 하나 배웠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AI 시대의 강자”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 ‘부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어디일까? 사람마다 떠올리는 지역은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용산의 동부이촌동, 서초의 반포·잠원지구, 강남구 압구정동을 말하곤 한다. 그러나 이 지역들이 처음부터 부촌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동부이촌동은 군사시설과 철도 창고가 자리하던 변두리였고, 반포·잠원 일대는 한강의 모래톱과 습지가 넓게 펼쳐진 황량한 지역이었다. 압구정동 역시 배밭과 농경지가 이어지던 서울 외곽의 조용한 마을에 불과했다. 지금의 부촌은 결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도시 확장과 경제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결과이다. 그렇다면 이런 변두리였던 지역들은 어떻게 한국을 대표하는 최상급 주거지로 도약하게 되었을까? 그 과정에는 단순한 도시 확장 이상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국가의 개발 전략, 대규모 공유수면1 매립사업, 건설사들의 이해관계, 그리고 한강이라는 자연적 자원이 지닌 잠재적 가치가 서로 맞물리며 새로운 주거 축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 건설사에는 사업권과 용지 제공 등 다양한 형태의 특혜가 돌아갔고, 이는 곧 해당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다시 말해, 부촌의 탄생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결과라기보다, 국가와 기업이 상호 이익을 공유한 개발 방향 속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지역들의 탄생 과정과 개발 과정을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도시 개발의 이면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조건과 흐름이 한 지역을 부촌으로 만들어내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부촌이 앞으로도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여러 단서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없던 땅을 만들어내다 _ 공유수면 매립사업 1960~70년대 한국 사회는 급격한 도시 팽창을 겪고 있었다.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수도권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서울의 주택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때 정부가 선택한 해법이 바로 ‘공유수면 매립사업’이었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한강에 제방 공사를 하면 홍수 예방뿐만 아니라 둑 위에 도로2를 만들어 교통 인프라도 확충할 수 있있고, 둑 안쪽에는 새로운 땅이 생겨나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전략이었다. 거기다 그 땅을 매각하면 도시 개발을 할 수 있는 재원까지 마련되니 일석사조의 효과였다. 건설사의 특혜 논란과 아파트 공화국의 시작 공유수면 매립사업은 본래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강과 바다를 매립해 도시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얻은 매각 자금을 다시 다른 개발사업에 투입해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실제로 매립지에서 나온 택지 판매 수익은 여러 기반 시설 확충의 재원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막대한 이권이 걸린 사업이었던 만큼, 편법과 특혜가 뒤섞였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당시 이 사업에 참여했던 건설사들은 공유수면 매립공사를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라고 표현했다. 공사가 대개 토목 비수기인 겨울철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평소 활용되지 않던 장비와 인력을 그대로 투입할 수 있었고,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제방을 쌓고 그 위에 모래를 채워 택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공정이 진행되었다. 이렇게 조성된 토지 중 국가 귀속 토지 외 잔여 매립지는 건설사가 소유권을 가져갔다. 건설사는 이 땅을 국영기업이나 관공서에 매도하기도 했고, 건설사가 직접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기도 했다. 어떤 방법을 하든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고, 수익은 확실한 구조였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엄청난 이익을 거뒀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자금을 제공하여 기업은 비대해졌으며, 마침내 그룹으로 성장하고 재벌이 된 것이다. 그들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던 사업지가 바로 오늘날 서울의 핵심 주거지로 꼽히는 이촌동·반포동·압구정동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대기업으로 성장한 건설사들은 한국 아파트 시장을 주도하며 전국적인 주거 패러다임을 만들어냈고,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통해 주거의 양과 질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국가 주도의 개발사업에서 일부 기업이 과도한 특혜를 받으며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던 어두운 단면도 존재한다. 한국이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게 된 배경에는 이 같은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동부이촌동의 개발 _ 한강 유역 최초의 매립사업지가 부촌으로 현재 용산의 동부이촌동 지역은 원래 미 8군 골프장3 아래에 있던 거대한 강변 백사장이었다. 지금의 도시 모습을 떠올리면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곳은 여름이면 서울 시민이 피서를 즐기던 모래사장이었고, 겨울에는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는 놀이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 지역은 한강 범람이 잦아 비만 오면 침수되는 상습 침수 지역이었고, 제방 아래쪽에는 무허가 판잣집 약 2,400가구가 모여 살고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제방 공사에서도 배제되어 수차례 홍수 피해를 봤고, 1925년 대홍수 때는 마을의 절반 이상이 쓸려 내려가는 참사를 겪기도 했다. 이러한 차별과 방치는 전쟁 이후에도 이어져, 6.25 전쟁 직후 서부이촌동에는 미 8군 쓰레기 처리장이 설치되고, 분뇨 처리 능력이 부족한 서울은 이촌 일대 곳곳에 분뇨를 버리기도 했다. 서울시는 침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도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1968년부터 동부이촌동 앞 모래사장을 메우기 시작했다. 공사는 단 7개월 만에 완료되었으며, 1969년 6월 한강에서 퍼 올린 토사로 매립이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이 매립지에 학교·기관·신규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이촌1동이 오늘날 동부이촌동이 되었고, 공영주택과 판잣집이 공존한 이촌2동이 서부이촌동이 되었다. 동부이촌동에 가장 먼저 들어선 건물은 공무원 아파트였지만, 이 지역을 진정한 고급 주거지로 탈바꿈시킨 결정적 계기는 1968년 착공된 ‘한강맨션’ 아파트였다. 대한주택공사 장동운 총재가 일본의 ‘맨션’과 ‘하이츠’를 모델로 고급 중산층 아파트를 도입하겠다는 구상 아래 지어진 이 단지는 총 660가구 규모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단지였다. 한강맨션은 한국 최초로 견본주택을 선보였고, ‘근린주구론’4을 적용해 상가·학교·생활시설을 함께 배치하는 도시계획적 실험도 진행했다. 상가 아케이드가 1층에 배치되어 생활 편의성을 높였고, 지금도 그 형태가 동부이촌동 길목에서 오래된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한강맨션 분양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정치인·연예인·기업인 등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이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부촌이라면 이촌동’이라는 말이 돌았으며,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부촌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반포의 개발 _ 최대 규모의 한강 변신 프로젝트 오늘날 서울에서 부촌을 이야기할 때 서초구의 반포는 늘 중심에 놓인다. 초고가 재건축, 학군, 한강 조망 등 모든 요소가 한데 모인 상징적 공간이지만, 처음부터 이곳이 비싼 땅은 아니었다. 지금의 반포본동은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버드나무와 갈대, 모래밭과 채소밭이 뒤섞인 상습 침수지대였고, ‘반포’라는 이름조차 단지 나루터를 의미하던 시대였다. 이 일대는 그저 영등포의 동쪽을 뜻하는 ‘영동’이라 불렸다. 반포의 운명은 1970년대 초, 한강 공유수면 매립사업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주택난 해소와 강남 개발의 교두보 역할을 맡기 위해 정부와 대한주택공사(주공)는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 계획을 마련했다. 국내 굴지의 건설기업인 현대건설·대림건설·삼부토건을 중심으로 반포지구 매립 면허를 받았고, 1972년 7월, 공사는 마무리되었다. 1970~1972년 한강 매립공사와 동시에 반포주공 건설은 시작되었고, 1971년 8월 착공에서 1974년 12월 완공까지 불과 3년여 만에 총 3,590가구가 들어섰다. 당시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였으며, 지금도 단일 단지 면적(56만㎡) 기준으로 서울 최대 규모였다. 한강맨션(1970)·여의도시범아파트(1971)와 함께 ‘중산층 아파트의 효시’로 평가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포주공은 이전 아파트들이 10~20평형대에 머물던 것과 달리 22평형부터 32평형·42평형까지 다양한 평면을 도입했다. 특히 32평형 한 가구가 위아래 두 층을 사용하는 64평형 복층 구조는 당시 한국 아파트 시장에서 최초의 시도였다. 일부 평형에는 ‘식모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이는 당시 계층 구조와 주거 문화를 그대로 반영했다. 그러나 복층형은 호화성 논란이 일자 계획된 6개 동 중 2개 동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단층으로 변경했다. 덕분에 반포주공 단지에는 지금까지도 ‘없는 동 번호’가 존재하는 독특한 흔적이 남기도 하였다. 평균 분양가는 395만~730만 원으로 당시 노동자 가구 평균 월 소득 4만 4천 원에 비하면 중산층 이상만 접근 가능한 가격이었다. 군인과 공공기관 종사자들, 서울대·KDI 교수 등이 사택으로 크게 유입되며 단지는 빠르게 중산층 주거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압구정의 개발 _ 현대가 만든 우리나라 최고의 부촌, 그 빛과 그림자 같은 시기, 한강에서는 또 하나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곳이 바로 압구정이다. 매립 이전의 압구정 일대 역시 한강 변을 따라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었고, 곳곳에는 배나무 과수원이 자리해 농경지로 활용되던 공간이었다. 사람이 상주하는 주거지는 거의 없었고, 그저 강변과 농경지가 이어지는 여유로운 농촌이었다. 이런 농촌 지역이 개발의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은, 현대건설이 경부고속도로 공사 대금 일부를 현금 대신 한강 공유수면으로 받으면서부터였다. 현대건설은 처음에 압구정 일대의 공유수면을 ‘콘크리트 제품 공장부지 조성 및 강변도로 건설’을 명목으로 매립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실시계획인가 단계에서 매립 목적은 조용히 ‘택지 조성’으로 변경되었다. 현대는 매립권 확보 후 분양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용도 변경을 신청했고, 정부 역시 급격한 도시 팽창과 주택 수요 증가 속에서 택지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 아래 이를 승인한 것이다. 그 결과 산업시설용지로 계획되었던 매립지는 고급 아파트 단지로 개발 방향이 전환되었다. 현대건설은 매립 과정에서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사이에 있던 작은 섬 ‘저자도’의 흙을 대량으로 퍼내 매립을 진행했다. 저자도는 결국 수몰됐고, 이렇게 조성된 인공 대지 위에 훗날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사실 정주영 회장은 처음에는 아파트 건설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당시 부장이던 이명박이 강력히 주장해 사업은 추진되었다. 정주영의 차남 정몽구가 한국도시개발 대표로 사업 총책을 맡았고, 현대건설은 압구정에 중대형 평형 중심의 고급 민영아파트 1,512가구를 짓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는 허가 조건으로 이 중 952가구를 현대의 무주택 사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560가구만 일반 분양하도록 요구했다. 아파트 건설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에는 아파트 투기 광풍이 불었고, 압구정 분양권에는 아파트 한 채 값에 가까운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했다. 고위 공직자와 군 장성, 국회의원·법조인·기업인·언론인 등 각종 권력층에서 분양 청탁이 줄을 이었다. 결국 사원에게 돌아가야 할 952가구 중 실제로 사원에게 분배된 물량은 291가구뿐이었다. 600가구 이상이 권력층 인사 및 현대 임직원 친인척과 지인들에게 돌아가며 심각한 특혜 문제가 발생했다. 1977년 11월, 청와대에 특혜 의혹 투서가 접수되며 사건은 본격적으로 터졌다.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결과는 매우 미흡했다. 수백 명의 특혜 분양자 중 대부분은 처벌받지 않았고, 고위 공직자 56명은 단순 면직 등 경미한 조치에 그쳤으며, 정몽구 사장은 「건축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벌금 500만 원 선고유예를 받았다. 청와대가 수사에 직접 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언론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사설을 내며 검찰을 비판했다. 결국 이 초대형 특혜 의혹은 큰 처벌 없이 사실상 종결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특혜 분양 사건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상징성을 더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높은 사람들이 사는 곳’, ‘권력층이 선택한 아파트’라는 사회적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압구정 현대는 한국 고급 아파트의 원형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압구정은 처음부터 43평형·54평형·65평형·80평형 등 중대형 중심의 민영 아파트로 설계되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고급 주거 상품’이었다. 한강 조망과 강남의 중심 입지까지 더해지면서 압구정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로 지금까지 인정받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부촌, 그리고 미래의 부촌 동부이촌동·반포·압구정 등 세 지역은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부촌이자, 서울 부동산 시장의 축을 형성하는 상징적 공간들이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시기와 방식으로 발전했지만, 그 형성 과정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한강을 끼고 형성된 강력한 입지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국가와 건설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계획적 개발을 통해 조성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각 시대를 대표하는 ‘최초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곳으로서 상징성과 브랜드가치를 오랜 시간 쌓아왔고, 지금은 재건축을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 역시 공통점이다. 그렇다면 이들 세 지역은 앞으로도 한국 최고 부촌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 지위는 흔들리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한강이라는 절대적 입지 자산은 다른 지역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희소성을 지니고 있고, 이곳들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브랜드 자산 역시 학군과 교통을 넘어 사회적 지위와 선택의 상징으로 군림하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이들 지역의 주거 품질은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고, 이는 곧 부촌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더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위험한 과학책(10주년 기념판) (랜들 먼로 지음, 이지연·장연재 옮김, 시공사 펴냄, 420쪽, 2만 5,000원) 세계적 밀리언셀러 ‘위험한 과학책’이 더욱 풍성한 유머와 최신 정보로 10년 만에 돌아왔다. 이 책은 NASA 출신 웹툰 작가가 독자들에게 받은 기상천외한 질문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검증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미분 방정식, 기밀 해제된 군사 문건까지 동원해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해결한다. 이번 10주년 기념판에는 기존 내용의 수정·보강은 물론, 한국 독자를 위한 특별 서문과 사인, 보너스 페이지가 수록됐다. 공짜로는 알 수 없는 아들 설계 비법 0~12세 (김준수 지음, 여의도책방 펴냄, 204쪽, 1만 7,500원) 10년 동안 축구 클럽과 학교에서 2,000여 명의 아이들을 밀착 지도한 ‘아들 특화’ 스포츠 심리 코치가 소개하는 아들 양육법. 스마트폰 중독을 막는 도파민 관리법,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식습관과 운동 루틴, 그리고 자존감을 높이는 칭찬의 기술까지 바로 실천 가능한 매뉴얼을 담았다. 특히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기조절력’과 ‘관계력’을 꼽으며, 이를 길러주기 위한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최은정 지음, 갈매나무 펴냄, 312쪽, 2만 1,000원) 민간 기업과 우주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무한 경쟁 속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룬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우주 쓰레기로 인한 충돌 위험, 위성 요격과 전파 방해 같은 우주 무기화, 그리고 궤도 독점에 따른 ‘우주 불평등’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과학적 사실을 넘어 우주 안보와 윤리,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고민도 살펴볼 수 있다. 중등 지리 수업 설계 가이드 (열정지리교사모임 지음, 푸른길 펴냄, 380쪽, 3만 원) 살아있는 지리수업을 고민하는 교사들을 위해 수업 디자인 방법을 소개한다.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과 패들렛, 실시간 항공기 추적 등 디지털 에듀테크 도구를 활용한 다양한 탐구활동 아이디어를 담았다. 수업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학생들의 역량과 성장을 학교생활기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과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도 알려준다. 자라느라 애쓰는 10대를 위한 마음챙김 (심윤정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152쪽, 1만 6,700원) 29년 차 중학교 교사이자 마음챙김 전문가인 저자가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명상 처방전. 학업 스트레스부터 친구 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10대들이 실제로 겪는 고민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각 상황에 맞춰 5분 안에 할 수 있는 짧고 쉬운 명상법을 제시하며,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구체적인 기술을 알려준다. 저자의 육성 가이드를 연결하는 QR코드가 들어있다. 예습과 복습의 과학 (시노가야 게이타 지음, 권정애 옮김, 또 다른 우주 펴냄, 244쪽, 1만 7,800원) “도쿄대에 떨어지고 나서야 공부법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 뼈아픈 실패를 바탕으로 학습심리학자가 된 저자가 인지심리학 이론을 집대성해 쓴 공부 전략서다. 저자는 예습과 복습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계된 ‘정보 처리 과정’임을 강조하며, 사전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드는 ‘정교화’ 전략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조직화’ 전략 등을 소개한다. 학교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세계와 지리 2026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세계와 지리 연구팀 지음, 비룡소 펴냄, 224쪽, 2만 8,000원)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세계 지리 교양서. 생생한 고화질 사진 500여 컷과 최신 세계 정보를 한 권에 담았다. 대륙별 자연과 역사, 문화뿐 아니라 챗GPT의 지브리 스타일 그림, 매운 음식의 날 같은 흥미로운 토픽도 소개한다. 특히 2026년 판에는 경복궁, 석굴암, 비무장 지대, 한국형 달 탐사선 등 우리나라의 역사와 최신 기술을 집중 조명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출동! 황금 망토 구하랑 (황선애 글, 김민우 그림, 스푼북 펴냄, 80쪽, 1만 4,000원) 택배 기사인 부모님을 둔 주인공 구하랑의 당찬 질문에서 시작되는 창작 동화다. 추리극 형식을 빌려 ‘직업의 귀천’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명랑하게 풀어낸다.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이모를 축하하는 파티에서 하랑이는 부모님이 택배 기사가 되었을 때는 왜 축하 파티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품는다. 그러던 어느 날, 사라진 동네 길고양이를 찾는 과정에서 모든 직업이 퍼즐 조각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서울 광진구의 작은 학교, 양남초등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전교생 120명에 불과했던 학교는 최근 아파트 입주와 함께 186명으로 늘었고, ‘없어질 학교’라는 오명을 벗고 지역에서 주목받는 학교로 변모하는 중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9월 공모로 부임한 유태호 교장이 있다. 그는 “학생·학부모·교사가 모두 행복하게 성장하는 학교”를 비전으로 내걸고, 1년여 동안 소통·수업혁신·학생지원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해 왔다. 매월 열리는 ‘학부모 간담회’ … 민원은 줄고 신뢰는 높아져 부임 직후 유 교장이 마주한 것은 “학교가 빨리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들의 기대와 요구였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별관 신축 문제, 낡은 학교시설, 예산 부족 등의 현안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초기엔 학부모 요구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시한 학교 비전인 ‘슬기로운 행복 성장’과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학교’를 실현하려면 우선 학부모 목소리를 충분히 듣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그가 선택한 방식은 매월 한 번, 꾸준한 학부모 간담회였다. 단순히 학교 구성원만 참여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 시의원·구청장·국회의원까지 초청해 논의의 폭을 넓혔다. 여당 의원을 부르면 다음 달엔 야당 의원을 초대하는 식으로 정치적 균형도 맞췄다. 작은 학교임에도 지역 정치권이 직접 와서 의견을 들으니,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학교 울타리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로 발산되기 시작했다. 학교 내부적으로는 SNS 등을 통해 학부모와 일대일 소통에 더욱 힘을 쏟았다. 기존 종이 가정통신문은 확인율이 낮고 전달력이 떨어졌다. 유 교장은 학교가 무엇을 하는지 학부모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 디지털화를 추진했다. 첫째는 노션 기반 온라인 소식지다. 각 부서 담당교사가 공동 작업으로 월간 소식지를 제작하고, 학부모는 링크로 손쉽게 확인한다. 인쇄·배포 절차가 사라져 업무 효율도 크게 올랐다. 둘째는 학교 공식 인스타그램 ‘yangnam_es’ 개설이다. 아이들 활동과 시설 변화 등을 꾸준히 올리자, 게시물에 따라 1,800회가 넘는 조회 수가 나오기도 한다. 학부모들이 사생활 노출을 우려해 ‘좋아요’는 적게 누르지만, 조회수는 꾸준히 높다는 것이 유 교장의 설명이다. “인스타가 처음엔 귀찮을 줄 알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학부모에게 바로 전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이 이런 활동을 했다’고 바로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이 같은 디지털 소통 강화로 학부모들과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고, 민원은 자연스럽게 줄었다. ‘PBS 프로그램’으로 학생 행동 변화 … “200만 원으로 학교가 달라졌다” 양남초 혁신의 또 다른 축은 PBS(긍정적 행동 지원) 프로그램이다. 원래 특수교육 분야에서 발전한 이 프로그램을 전교생이 참여하는 모델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은 학교 규칙을 스스로 정하고, 이를 지키면 포인트를 받는다. 포인트는 분기별 ‘양남 마켓’에서 문구류·사탕 등 소소하지만 다양한 물건으로 교환할 수 있다. 연말엔 간식차를 불러 전교생에게 간식을 제공한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대표적인 변화는 등교 시간이다. 작년만 해도 8시 45분 독서 시간이 되면 으레 늦게 오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대부분 제시간에 맞춰 온다. 독서벨이 울리면 학생들은 10쪽 독서 후 ‘문해력 노트’를 작성해 쉬는 시간에 교장실로 가져온다. 유 교장은 학생들에게 직접 도장을 찍어주며 간식을 건넨다. 처음엔 한두 명만 올 줄 알았는데 전교생의 30~40%가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과정은 교장-학생 간 교류의 기회를 크게 늘렸고, 아이들은 스스로 독서 시간을 챙기는 습관이 생겼다. 칭찬 스티커 한두 장과 간식 하나에 아이들이 달라질까 싶겠지만 사실이다. 유 교장은 “물질적 풍요를 떠나 학교에서 칭찬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은 행복해하더라”고 전했다. 이 성과는 서울교육청에서도 주목해, 양남초는 올해만 3차례 사례 발표를 진행했다. 병설유치원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스티커 보상 활동을 함께 운영하며 자연스러운 이음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탐구 질문’ 기반 수업으로 … 새해 IB 학교에 도전할 생각 교육활동 분야에서 유 교장은 교사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탐구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사고하게 하는 수업 구조 전환이다. 이를 위해 수석교사가 중심이 되어 교사 개별 컨설팅을 진행했다. ‘수업목표에 물음표만 붙이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던 교사들도 “수업 후 도달점 질문과 목표점 질문이 같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통해 수업설계를 깊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양남초는 서울시교육청의 ‘질문이 있는 학교’ 선도학교에 선정되었다. 새해에는 관련 예산을 지원받고, 운영 성과에 따라 현판도 받는다. 유 교장은 “앞으로 IB 학교까지 도전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교사들에게 지나친 요구를 하거나 ‘톱다운 방식’이 아닌, 교사들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그의 경영 스타일과 맥을 같이한다. 그는 “교사들이 원하지 않는 걸 억지로 하면 몇몇 부장교사나 교감만 힘들어진다”며 “변화는 교사 스스로 이해할 때 시작된다”고 말했다.” 유 교장은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학교시설을 현대화하는 것이다. 현재 양남초는 오래된 건물을 새로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때 지역 주민들 사이에 시설이 낙후돼 ‘없어질 학교’라는 오해도 있었기에 어디 내놔도 남부럽지 않은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디지털 AI 쪽 연수를 통해 교사들의 역량을 키우고, 이를 아이들 수업에 자연스럽게 접목시켜 ‘양남초 하면 시설 좋고 디지털 교육 잘하는 학교’로 소문나고 싶다”고 말했다. 유 교장은 서울 시내 초등 교장 중 최연소 교장이다. 만 46세에 교장에 올랐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그는 아이들이 이곳에서 안전하게 실패해 볼 수 있는 공간, 그 실패를 기반으로 더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기반이 되는 곳이 학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교의 비전 역시 ‘행복 성장’이다. “아이도, 학부모도, 교사도 학교 오는 것이 즐겁고, 이 공간을 통해 각자 나름의 행복을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학교의 모습입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작은 초등학교, 젊은 교장이 만들어내는 패기가 머지않아 수도 서울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최근 우리 사회의 다문화·이주 배경 인구가 전체의 5%를 넘어섰다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 20명 중 1명은 본인 또는 부모 중 적어도 1명이 외국 국적을 가진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단순한 인구 구성의 변화가 아니라 한국 사회 운영의 기본 전제가 바뀌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특히 학교는 이 변화를 가장 앞서 받아들이는 공간이다. 교실 안의 낯선 언어와 문화는 더 이상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 체계는 단일한 언어와 문화를 중심에 두고 설계돼 있어,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대개 개인의 문제로 오해되곤 한다. 이제는 이를 개선해야 할 때가 되었다. 즉, 국가 차원의 다문화 교육정책을 전면 재정비해야 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 국가적인 표준 ‘한국어 교육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이주 배경 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학교, 지자체, 시민단체 등 여러 기관이 분절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습 연속성이 떨어지고, 지원 대상·지원 수준의 형평성도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입국 초기 한국어 집중 프로그램, 학교 내 학습언어 지원교사 배치, 학년·진학 단계별 언어 평가 및 상담 등 국가 표준 모델을 구축해 전국 공통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언어는 학습의 기초이자 정서적 안정의 핵심 요소이므로, 정교한 언어 지원은 단순한 보조 정책이 아니라 교육권 보장의 필수 기반이라 할 것이다. 둘째, 교원의 전문성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건이다. 다문화 감수성, 제2 언어 습득, 문화 간 의사소통에 대한 이해 없이 교사는 교실 상황을 적절히 안내하기 어렵다. 예비 교원 양성 과정에서 ‘다문화·이주 배경 이해’ 과목을 필수화하고, 현장 교사를 대상으로는 실천 중심의 연수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각 학교에 다문화·언어지원 전문 상담교사를 확충해 교사들의 부담을 분담하고, 학생 개별 사례에 적합한 전문적 개입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교사의 전문성 확보는 정책의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가정–학교–지역이 연결되는 교육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주 배경 가정은 교육 정보 접근이 어렵고,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학교와의 소통이 제한되기 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국어 학부모 안내 시스템,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학부모 역량 프로그램, 모국어 유지·계발 프로그램 등 가정을 교육 참여의 주체로 세우는 정책이 필요하다. 세계 여러 나라의 연구에서도 부모의 교육 참여는 학생의 학업 성취와 사회·정서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결국 학교 밖의 지원체계가 단단해지면 학교 안의 지원도 힘을 얻을 것이다. 넷째, 작은 교육 현장의 변화를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초등학생의 한 사례가 있다. 베트남 출신 어머니를 둔 초등학생이 발표 시간만 되면 고개를 숙이곤 했다. 서툰 억양을 흉내 내는 친구들의 장난이 반복되자, 그는 점차 말하기 자체를 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담임교사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문제는 서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교실 문화였다. 이후 학교는 언어 다양성 교육을 강화하고, 학급에서 ‘다름을 듣는 법’을 배우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 학생은 서서히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기 시작했다. 이 작은 변화는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교과서의 지식만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 차이를 해석하는 태도라는 점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교육은 ‘동화(同化)’가 아니라 ‘공존(共存) 능력’을 길러야 한다. 다문화·이주 배경 학생을 국가가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면 교육은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이들을 여러 언어와 문화, 다층적 정체성을 지닌 새로운 시대의 인재로 보아야 한다. 교육정책은 이 아이들이 자신의 뿌리를 숨기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며,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주체적으로 성장할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는 앞서 선진 다문화 국가에서 실행한 것처럼 이주 배경 학생들을 하나의 ‘용광로(melting pot)’ 안에 녹여 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개개인의 특성과 개성을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 ‘샐러드 보울(salad bowl)’로 만들어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주 배경 인구 5%를 상회하는 시대는 이미 우리 눈앞에 펼쳐진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는 이제 무엇보다 이주 배경 인구를 이방인으로 배척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그들은 소중한 코리안 드림을 갖고 있으며 이 땅에서 당당하게 자신들의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외국인 혐오 정서를 자극해 정파적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권은 특히 자중해야 한다. 이들은 국가적 저성장의 파고를 헤쳐갈 활력을 제공하는 소중한 인적 자산이 돨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은 이런 와중에 중요한 사명을 띠고 있다. 교육은 급변하는 사회를 조정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중요한 선택의 문 앞에 서 있다. 다름을 이유로 아이들을 위축시키는 사회가 될 것인가? 아니면 다양성을 힘으로 바꾸는 사회가 될 것인가? 그 선택은 결국 교육이 짊어져야 할 역할이자 소명이다. 교육이 흔들리지 않을 때, 우리 사회의 미래 역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굳건한 믿음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한 시대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한다.
정부는 3월부터 전국 초·중·고에서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전면 시행에 나선다. 유아 무상교육 지원 대상은 기존 5세에서 4~5세로 확대된다. 초등학교 3학년에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이 도입되고, 초등 저학년 자녀의 예체능 학원비를 교육비 세액공제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새해에 맞춰 발간된 정부의 ‘2026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 안내에서 교육·보육 등 분야에 이와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이 책자에는 37개 정부기관(부·처·청·위원회)에서 취합한 정책 280건이 분야·시기·기관별로 구성됐다. ▲유아 무상교육·보육비 지원 대상 4세까지 확대 =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유아에 대한 무상교육·보육비 지원이 4~5세로 확대된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5세 대상 무상교육·보육비 지원을 시작했다. ▲학맞통 시행 = 3월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학맞통이 전면 시행된다. 학맞통은 기초학력미달, 심리·정서 불안, 경제적 어려움 등 복합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한 뒤 학습, 복지, 건강, 진로, 상담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초등 3학년에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 도입 = 방과후 학교 참여를 희망하는 초등 3학년에게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바우처 등)이 지급된다. 이 지원은 이후 6학년까지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 초등 1·2학년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연중 2시간 무상)은 계속 지원된다. ▲초등 저학년 예체능 학원비 세제지원 = 현재 시행 중인 교육비 세액공제(15%) 대상에 만 9세 미만 초등 저학년 자녀의 예체능 학원비도 포함된다. ▲아동·청소년 온라인 성착취 선제 대응 시스템 운영 = 온라인상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나 성착취 유인 행위를 자동으로 탐지해 신고하는 선제적 대응 시스템이 4월부터 운영된다. 인공지능 기반 딥페이크 이미지 탐지·추적·삭제지원 시스템이 도입된다.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자립수당 신설 = 성착취 피해를 본 아동·청소년이 피해자 지원시설을 퇴소한 후에도 안정적으로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대 12개월간 월 50만 원씩 자립 지원수당이 지원된다. ▲재외동포청년 인재 유치·정착지원 사업 시행 = 모국에 귀환한 동포 청년 인재들을 위해 학업·취업 정착 사업이 시행된다. 국내 학업을 희망하는 동포 대학(원)생에게 어학연수비, 등록금,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취업 희망 직업훈련생에게는 취업교육과 초기정착금 등을 제공된다. ▲취업 후 학자금대출 신청 대상 확대 = 대학(원)생의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신청 대상이 확대된다. 학부생의 등록금 대출은 9구간 이하에서 전 구간으로, 대학원생의 등록금 대출은 4구간 이하에서 전 구간으로 각각 넓어진다. 대학원생의 생활비 대출도 기존 4구간 이하에서 6구간 이하로 변경된다. ▲자녀 수에 따라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 확대 = 근로자 1인당 월 20만 원인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가 자녀 1인당 월 20만 원으로 확대된다. ▲자녀 수에 따라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한도 확대 =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기본한도가 자녀당 50만 원(최대 100만 원)으로 상향된다. 단, 총급여 7000만 원 초과자는 자녀당 25만 원(최대 50만 원) 상향이다. ▲대학생 교육비 특별세액공제 소득요건 폐지 = 현재 시행 중인 본인과 부양가족의 교육비에 대한 15% 세액공제가 대학생 자녀의 아르바이트 소득으로 인해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자녀의 소득요건을 폐지한다. ▲아이돌봄서비스 정부 지원 확대 = 맞벌이 등으로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가정에 찾아가 돌봄을 제공하는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대상이 기준 중위소득 200% 이하에서 250% 이하 가구로 확대된다.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지원 확대 =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등 복지 지원 대상이 기준 중위소득 64% 이하에서 65% 이하로 늘어난다. 추가 아동양육비는 기존 월 5만~10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생활보조금은 월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