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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와 ‘반민심 사교육 카르텔 척결 특별조사 시민위원회’(반민특위) 등은 30일 주요 음악대학 입시 비리,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해 주요 대학 관계자와 고위 공무원에 대한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이날 이들은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불공정 사례인 사교육 카르텔 타파 방안의 하나로 감사원 감사 등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두 차례의 토론회를 통해 사교육 카르텔 유형, 음대 입시 신종비리 수법을 차례로 지적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고위 공직자의 사교육 주식 보유 전적, 음대 교수 불법 과외 통로 등 사례를 들었다. 경찰은 사교육 카르텔과 음대 입시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날 한교협과 반민특위는 예고 현직 강사 등이 입시생과 대학교수 간 불법 과외를 연결하는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제보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예고 등에 출강하는 A강사가 입시학원 원장을 통해 입시생과 모 음대 성악과 교수와의 브로커 역할을 했다”며 “A강사로부터 소개받은 교수들은 서울과 지방의 5개 대학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 음대 피아노과 B교수는 현직 예고 교사에게 입시생 상대 불법 개인과외를 소개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향후 계획에 대해 “사교육 주식 보유와 석연치 않은 교수 임용 과정 등 문제점이 파악된 고위 공직자 관련추가 감사, 대형 사교육업체 가운데 불법·탈법이 드러난 곳에 대한 영업정지 및 폐쇄 추진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올해 ‘전공자율선택’ 선발 확대를 위해재정지원사업 성과급(인센티브)에 대한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사립대는총점의 10%까지, 국·공립대는 총점의 8%까지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국립대, 사립대(국립대법인, 공립대 포함) 주요 일반재정지원사업인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 육성사업 기본계획’을 30일 공개했다. 117개교 대상의 대학혁신지원사업에 795억 원 늘어난 8852억 원, 37개교 대상의 국립대학 육성사업에 1142억 원 확대된 5722억 원을 투입한다. 지원액은 재학생 수 등 산식에 따른 재정지원(포뮬러), 대학혁신 성과 평과 결과에 따른 성과급으로 구성된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의 50%, 국립대 육성사업의 40%가 포뮬러 방식이며 그 나머지가 성과급으로 지원된다. 성과급은 ▲교육혁신 성과 ▲핵심 교육성과 ▲자체 성과관리 3개 영역을 평가해 배분된다. 특히 ‘교육혁신 성과’ 영역에서는 학생 전공선택권 확대, 유연한 교육체제‧학사구조 개편 등 대학별 여건에 따라 다양한 시도와 성과를 중점적으로 평가(정성‧절대 방식)한다. 또한 이 영역 평가 과정에서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전공자율선택’ 확대를 장려할 방침이다. ‘전공자율선택’이란 입학 시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재학 중 전체 대학 또는 계열‧단과대 내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뜻하며, 무전공과 자유전공으로 나뉜다. 무전공은 입학 후 보건·의료, 사범 계열 등을 제외하고 모든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자유전공은 광역 단위(계열·학부 등) 모집 후 전공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교육부는 수도권 사립대, 거점국립대, 국가중심대의 전공자율선택 학생 수 목표를 전체 모집인원 가운데 25% 이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가점(사립대 10점, 국립대 8점)을 부여한다. ‘무전공’을 10% 이상 확보한 상황에서 ‘자유전공’까지 더해 합산 목표치인 25%를 넘기면 최대 점수를 받게 된다. 교육부는 올해 교육혁신 성과 영역에서 최우수인 ‘S등급’에 해당하는학교를‘교육혁신 선도대학’으로 지정해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5인으로 구성된 ‘대학교육혁신지원위원회’(위원장 이광형 KAIST 총장)를 통해 관련 제반 사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학과·전공 간 벽을 허물고 학생들의 다양한 전공 선택 기회를 보장해 변화하는 산업·사회의 수요에 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과감한 대학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수도권 사립대와 특수목적대, 교원양성대는 지역·대학별 여건과 특수성을 고려한 교육과정 개편 등 전반의 혁신 성과를 평가해 성과급을 지원할 예정이다.
청각장애 학생 상당 수가 일반학교에 다니고 있어 학습권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어학교 설립과 특수교원 양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약자의 눈’(대표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농인협회(회장 허정훈)와 함께 ‘청각장애인 교육권 보장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발제를 한 이미혜 서울수어교육원 교수는 한국수어중·고등학교의 설립을 주장했다. 2023년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농학교나 특수교육지원센터 등에 다니는 청각장애 학생은 572명으로 전체 청각장애 학생(2907명)의 19.7%에 불과하고 나머지 학생은 일반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청각장애 학생들은 음성 중심의 교육환경에서 수어통역, 문자 등의 교육 편의를 지원받지 못해 수어교육권이 제대로 지키지지 않고 있다”며 “교육은 누구에게나 보장된 기본권으로 청각장애 학생 역시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현행 청각장애인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각장애인 이상현 씨는 “학생 시절 제대로 된 수어교육이 미비한 상태에서 받아쓰기와 구어교육을 강요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정희찬 한국농아인협회 상임이사도 “청각장애인 교육정책을 수립할 때 청각장애인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며 수어중심의 농교육 환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관련해 진창원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장은 “특수교육은 개별 맞춤교육이 필요한데 지금 교육체제에서 그 부분이 부족했다”며 “향후 특수교사 양성체제 개선 등을 통해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약자의 눈 책임연구원인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청각장애 학생들이 농학교에서조차 제대로 된 수어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학습권 침해”라며 “청각장애 학생 교육 실태조사, 청각장애 학생 중심 교육정책 수립 등을 통해 대한민국 학생 그 누구라도 학습권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애유형별 전문성을 갖춘 특수교원 양성과 일대일 맞춤형 수어교육 지원 등을 골자로 한 교육기본법과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한 바 있다.
호주 시드니에서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의무교육을 사립학교에서 받을 경우 13년간 3억 원 내외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교육 금융기업 퓨처리티 인베스트먼트 그룹이 1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시드니와 멜버른 등 호주 주요 도시에서 자녀를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13년간 공립학교를 보내면 부담해야 하는 교육비가 평균 9만2700호주달러(약 8200만 원)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 학비는 전체 비용의 4%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학용품과 교복, 전자기기, 과외활동비 등에 필요한 돈이었다. 또 13년간 대도시 지역 가톨릭 학교에 다닐 경우 평균 19만5000호주달러(약 1억7200만 원)를 부담해야 하며, 사립학교에 다닐 경우 31만7000호주달러(약 2억8000만 원) 정도다. 사립학교에 다닐 경우 공립학교보다 3.4배 더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호주에서 교육비가 가장 많이 드는 시드니에서 13년 동안 사립학교에 보낼 경우 37만8000호주달러(약 3억3200만 원)를 부담해야 했다. 전체 교육비에서 학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톨릭 학교가 23%, 사립학교는 55%에 달했다. 퓨처리티의 샘 손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호주에서 높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면서 교육비 부담도 많이 늘어나게 됐다”며 “올해 교육비 부담이 지난해보다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0년 동안 학교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에 대한 부담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아이들이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교육받으면서 학부모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동 권리 단체인 스미스 패밀리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생활비 압박으로 새 교복과 전자기기 등 교육 필수품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21%는 ‘교육비 때문에 원치 않는 일을 더 많이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뉴잉글랜드 대학의 샐리 라센 선임 강사는 ”학교에서 노트북이나 태블릿PC와 같은 고가의 디지털 기기가 필수품이 되고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장벽이 되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교총(회장 이대형·사진 왼쪽)과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은 25일 시교육청 영상회의실에서 ‘2023년 교섭·협의 합의 체결식’을 가졌다. 인천교총은 이번 교섭·협의를 위해 144개 항목을 요구했으며, 양측 간 실무 교섭을 거쳐 이날 119개 항목에 대해 합의했다. 교원 지위 향상 및 교권 보호를 목적으로 한 주요 합의 내용은 ▲교무행정실무원 배치 등 교원 업무 부담 경감 방안 시행 ▲교권 침해 예방 강화 및 사이버 폭력으로부터 교원 보호 ▲민원전담팀 구성 ▲교권침해에 대한 법률 지원 ▲보결수업비 상향 등이다. 도성훈 교육감은 인사말에서 “이후에도 교사 전문성 향상과 교권 보호를 통해 역량 있는 인천교육을 만들어 가기 위해 인천교총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대형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합의를 통해 현장에서 고생하는 교원 및 학교 구성원들이 보다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는 현장이 되길 바란다”며 시교육청의 합의 이행을 당부했다.
교육부는 성인을 대상으로 기초 문해교육 프로그램(400개 내외)과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185개 내외)을 지원하는‘2024년 성인 문해교육 지원 사업 기본계획’을 30일 발표했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읽기·쓰기·셈하기, 디지털 금융이나 소통망(눈) 등 활용에서 성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올해는 디지털 문해교육 강화 차원에서 찾아가는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인 ‘한글햇살버스’ 공모사업(3개 시도 내외 지원)을 신규로 추진한다. 한글햇살버스는 디지털 교육 기기‧교재 등을 구비해 문해교육기관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직접 방문해 무인안내기(키오스크) 사용법, 배달‧쇼핑앱 이용법 등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민간 기업과 협력해 개발·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하나은행, 맥도날드와 협업해 디지털 금융, 무인안내기 이용법 등 지원한 바 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성인 문해교육 지원 사업은 지난해까지 약 72만 명(누적)에게 문해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2023년부터는 비대면‧디지털 활동 지원을 위해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최은희 인재정책실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배움을 지속하며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고 계신 학습자분들께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드린다”며 “교육부도 디지털‧금융‧건강 문해 등 문해교육 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문해교육이 필요한 대상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얘야, 섣달그믐날 밤에 대문 밖에 나가면 발에 걸리는 것이 귀신이다.” 유년 시절 까치설날 저녁에 들떠 날뛰던 나를 진정시키려던 어머님의 말씀이다. 설을 앞둔 섣달그믐날이면 이 기억은 참 숙연하게 만든다. 먹거리가 많아 신났고 집안 곳곳마다 불을 켜고 밤을 지새우니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 기억의 잔상은 섣달그믐과 설날이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언제나 서로 다른 그리움으로 서 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그믐날’ 참 정감이 느껴지는 말이다. 어릴 적 작은 설날에는 해가 어서 지기를 기다렸다. 밤이면 놋그릇에 쌀 담아 소반 위에 촛불 켜고, 소마구 정짓간에도 구석구석 밝히었다. 또한 촛불마다 이름을 매겨 내 촛불이 작아지고 가물거릴 때 눈물까지 흘렸는가 하면, 조왕신을 모신 부엌의 촛불이 설날 아침 차례 전까지 꺼지지 않도록 돌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섣달은 한 해를 다 보내고 새해 설날을 맞게 된다는 뜻의 ‘설윗달’ 또는‘서웃달’에서 나온 말이다. 또 그믐날의 ‘그믐’은 보름달이 날마다 줄어들어 눈썹같이 가늘게 되다가 마침내 없어진다는, ‘사그라지다’와 같은 뜻의 순우리말 ‘그믈다’의 명사형이다. 한자어로는 제일(除日)이라고도 하는데 제(除)는 옛것을 없애고 새것을 마련함을 뜻한다. 이날은 묵은설이라 하여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일가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는데, 이를 묵은세배라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저녁 식사 전에 하기도 하는데, 이날 만두를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한다. 섣달그믐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이므로 새벽녘에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새해를 맞이한다. 이러한 수세(守歲) 풍습은 송구영신의 의미로서 우리나라에 역법이 들어온 이래 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설날 하면 떠오르는 것이 설빔이다. 설빔을 마련하기 위해서 어머니는 밤을 새워 옷감을 짜고 바느질해서 섣달그믐께에는 모든 준비를 끝낸다. 이렇게 준비한 설빔을 새해를 맞이하는 설날 아침에 갈아입는다. 이를 ‘세장(歲粧)’이라고도 한다. 설빔을 입는 것은 설날부터 새해가 시작되기 때문에 묵은 것은 다 떨구어 버리고 새출발하는 의미와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에 있다. 어른에게는 바지·저고리·두루마기를 하고 어린아이에게는 때때옷 같은 색깔이 있는 화사한 것으로 하며, 특히 부녀자의 치마저고리는 화려한 것으로 하여 호사 한다. 그리고 버선·대님도 새것으로 한다. 이러한 설빔의 풍속은 오늘날에도 전승되어 설날에는 한복으로 차려입고 세배하고 나들이하는 풍속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이 설빔은 1970년대 기성복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기성복으로 대체되었다. 섣달 초부터 설 준비의 모든 일은 부모님의 노고로 시작된다. 어릴 때는 마냥 즐거웠지만 먹거리, 입을 거리 등 녹록잖은 살림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금에야 알게 된다. 부모님의 설 준비 이면에 숨은 기다림과 애씀, 아쉬움은 섣달과 정초에 말 없는 그리움으로 각인되어 있다. 부모님에게 있어 명절은 어떤 의미일까? 5일 대목장 날 전통시장 주변 버스 정류장엔 허리 굽은 어르신들이 이런 아침부터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아마 새벽 첫 차를 타고 왔을 것이다. 온몸이 쑤시고 아파도 찬 겨울바람 마다하고 자식들 오면 먹일 것이라고 노구를 이끌고 오신 것이다. 자식은 바람(風)이고 부모는 시룻번, 빈 소주병은 아버지의 모습이라고 한 말을 떠올린다. 세월이 흘러 자식으로 받기만 하다, 이제 부모가 되어 주는 입장이 되니 그때 부모님의 마음이 어떠했는지 공감된다. 부모의 마음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보다 더 많이 주고 싶어 한다. 그 마음은 끝이 없다. 어떤 방송의 다큐에서 아흔을 바라보는 노부부의 산골 이야기의 한 장면이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앞산에서 칡을 캐온다. 설에 아들 오면 약해 줄 것이라고 몇 번을 쉬어가면 칡을 집으로 옮기고 펴지 못하는 허리로 씻는다. 담당 피디가 아들보다는 어르신이 드시는 게 맞지 않냐고 하자 죽을 날이 가까운데 자신에게는 필요 없다 한다. 그리고 이렇게 힘들어도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라며 주름진 깊은 얼굴에 골 웃음이 번진다. 명절이 되면 자식이 고향집을 찾는다. 하지만 자식의 입장은 서운하리만치 다르다. 도회에 사는 자식은 기껏해야 설과 추석이라는 명절에 차례를 지낸다며 선심 쓰듯 부모님에게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어느 집이나 매한가지일 것이다. 자식을 기다리는 섣달그믐은 설렘으로 다가왔다 하룻밤 지나면 일상으로 돌아간다. 자식은 차례를 지내자마자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떠나려고 한다. 부모는 하루 더 있다가라고 말하고 싶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으랴? 겨우 운전 조심하고 잘 가라는 말만 하고 바라바리 명절 음식을 싼다. 만남도 잠시 멀어지는 자동차를 보는 순간 아쉬움의 목마름은 온몸의 관절은 쑤시고 드러눕게 한다. 자식을 보았을 때 그 기쁨의 진통제가 효력을 다하는 순간이다. 자식이 부모님께 얼굴 보여 드리는 것이 최선의 명함이며 최고의 효도일까? 들풀도 자신의 희미한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향기를 끌어모으는데 자식은 관심과 사랑이라는 그 향기도 끌어모으기가 어려운 모양새다. 부모님의 외로운 마음 밭에 사는 자식이라는 이름의 꽃은 명절이 되면 피우자마자 시드는 것 같아 서글퍼진다. 멀어지는 자식을 보며 우두커니 마른 손 비비는 부모님은 평생 자식의 내일을 꽃피우기 위해 왁자한 풀벌레 소리 가득한 흙을 만졌다. 그 손끝에서 논과 밭이 향기로워졌다. 가난한 자식의 미래를 깁고 서글픈 현실을 꿰매며 모자란 희망들을 덧대고 덧대면서 여기까지 왔다. 설날 자식과 헤어짐이 따끔따끔 아려왔지만, 다시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상처를 꿰맨다. 여전히 부모의 마음에 자식은 바람으로 불고 있다. ‘야들아, 너희들이 이래도 부모 마음을 가장 잘 안다고? 뭐야, 잘 안다고?’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는 유년의 추억이란 마음의 눈으로 어려움을 넘는다. 하지만 우리는 너나없이 삶의 경쟁 속에서 원시가 된다. 이번 설에 자식은 마음의 눈이 근시가 되어 주변에 흩어진 소박한 부모님의 행복을 살피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교육부가기간제 교원·강사 등 계약제 교원에 대한 채용 요건을 개선한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지난23일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 지원을 위해 개최한 ‘현장 안착을 위한 점검 회의에서 이같이 정했다. 이로써 시·도별 여건에 맞게 첫 공고부터 지원 가능 연령 확대 및 미제한과 표시 과목 확대 등 지원 자격을 완화한 상황에서 채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계약제 교원 채용 시 채용 교원 연령은 물론 표시과목도 제한해야 했다. 대부분의 교육청은 1차 공고에 62세 제한을 뒀고, 1차 공고에서 채용되지 않을 시 2차 공고 때 65세로 연령 상한을 높였다. 담당 과목의 경우 과학 과목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으로 세분화해 채용 공고를 내야 했다. 이제 연령 상한을 65세로 올리거나 연령 제한을 아예 두지 않아도 되고, 표시과목 역시 과학·사회 등으로 폭넓게 공고할 수 있다. 이번 개선 방안은 지난해 12월 15일 열린 부총리-현장 교감과의 차담회에서 나온 건의 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교감들은 업무 부담의 주요 요인으로 기간제 교원 채용 업무를 꼽고 요건 완화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시·도교육청에 계약제 교원 채용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원 자격 범위 확대 등 채용 요건 완화를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는 시·도별 여건에 맞게 인력풀 구성·운영, 채용 절차 지원 등 계약제 교원 채용을 지원하는 학교 지원 전담 기구가 올해 17개 시·도교육청에 설치 완료되는 만큼 학교 부담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신학기를 앞두고 교육부는 계약제 교원 채용 요건 완화, 늘봄학교 업무를 기존 교원과 분리하는 체제 구축 등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학교가 교육계획 수립 및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학교 행정 업무 경감 및 효율화 대책을 지속해서 보완·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본지는 ‘마음챙김 상담소’, ‘함께 걷는 인생상담소’에 이어 세 번째 상담시리즈로 ‘별별이교실상담소’를 시작합니다. 이번 기획은 대부분의 아이들과 다른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을 ‘이상(abnormal)’으로 여기기보다 좀 별스럽고 유별나며 특별한 모습으로 여기고, 어떻게 하면 별스러운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함께 고심해 보고자 마련했습니다. 1년간 매월 1회 연재를 통해 주제별로 교실에서 만나는 별(別)스러운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함께 생각해 보고 아이들 제각기 마음속에 있는 별(★)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스마트폰과 게임, 그리고 인터넷(이하 미디어)에 과몰입하거나 중독돼 적응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들이 주변에 많다. 아이들은 미디어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미 알고 있지만 이를 끊기 위한 자기 각성과 자기 동기가 부족해 미디어를 절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미디어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충분히 유도하지 못했거나 벗어나려는 시도는 했지만 그 방법이 개인에게 적합한 방식이 아니었기에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사례들을 자주 목도한다. 아이들이 미디어를 과하게 사용하거나 중독에 이르면 어른들은 우선 철저한 스케줄로 사용시간을 통제하고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은 효과적인 해법이 되지 못한다. 아이들을 미디어 과잉사용과 중독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독에 빠지는 이유부터 확인해야 한다.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알아보고 그에 따른 손실 분석부터 시작 미디어를 포함해 모든 중독은 중독에 빠지게 만드는 장·단기적 이득이 있다.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시작됐든, 쾌를 추구하기 위해 시작됐든 결국 중독에 이르게 된 것은 그것이 고통을 피하고 쾌를 주는 지속적 이득 때문이다. 따라서 미디어가 개별 아이들에게 가져다주는 장·단기적 강화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반드시 미디어에 중독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존재한다. 어떤 아이는 친구가 없어서 친구를 사귀기 위한 도구로, 어떤 아이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편으로, 어떤 아이는 골치 아픈 내면의 문제를 잊기 위한 수단으로, 어떤 아이들은 할 일이 없어 무료한 삶을 회피해 보고자 하는 노력으로, 어떤 아이들은 미디어만이 유일한 재미일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이유가 강화물이 돼 미디어 사용 시간이 점차 증가하게 되고, 중독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미디어 중독의 이유를 확인했다면 지나친 미디어 사용이 아이들에게 가져다주는 손실을 분석하고, 손실에 대해 깊이 자각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SNS의 또래관계에 집착하느라 현실의 또래관계를 놓치고 있는 아이들, 게임에 빠져 가족들과의 관계에 갈등을 겪거나 소원해진 아이들, 밤새 스마트폰을 하느라 수면장해에 시달리는 등 건강 이상을 겪는 아이들, 또 이같은 문제들의 연쇄로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출결관리와 학업성취 등 여러 형태의 학교부적응을 겪는 아이들이 흔하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들을 만나보면 자신들이 겪고 있는 손실에 대한 깊은 깨달음은 부족하고, 당면한 상황에 압도되거나 무기력한 상태에 놓여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어른들의 일방 통제 방식 저항 야기 신뢰와 지지로 자발적 의지 촉진해야 미디어 절제 훈련을 위해 아이들에게 동기와 자발적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면, 이를 돕는 교사에게는 아이들에 대한 신뢰와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다. 일방적인 권위에 의한 통제는 미디어 절제에 대한 저항을 야기하지만, 어른들의 신뢰와 지지는 아이들의 자발적 동기와 의지를 촉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미디어를 절제한다는 것은 외부적 통제로 사용 시간을 조절받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 스스로 미디어를 켜고 끄는 의지를 갖고, 그에 맞는 자발적 행동이 수반되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인 미디어 조절력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미디어 절제 노력에 반복적으로 실패하더라도 결국 스스로 통제하고 절제할 수 있다는 어른의 신뢰와 지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아이들의 절제 노력이 결국 결실을 이룰 수 있을 때까지 아이들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은 실패했을 때 어른들이 아이를 지지하는 모습으로, 또 다시 노력을 시도할 때 여전히 믿어주는 태도로 드러난다. 중독에 빠지게 만든 이유를 찾았고, 중독행동으로 인한 개인적 손실을 자각했으며, 이로써 절제를 위한 동기와 의지가 준비됐다면 중독대상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찾는 적극적인 단계로 나가야 한다. 친밀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어도 좋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어도 좋고, 재능을 발견하고 증가시키는 일이어도 좋다. 하지만 이미 자극적인 미디어에 중독돼 있는 아이들은 웬만한 활동에서는 그만큼의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아이들이 미디어 중독을 극복할 만큼 몰입할 수 있는 대체 활동을 찾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일을 찾아 더 높은 관심을 가지도록 이끌고 도와야 한다. 이때는 부담없는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가벼운 활동을 통해 아이와의 접촉을 늘리고 부담 없이 가벼운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디어 중독에 대해 걱정 어린 말들을 늘어놓고 싶은 유혹만 이겨내면 된다. 이런 노출이 반복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가족, 교사와 일상적 대면이 더욱 편해질 것이고, 편해지고 나면 이 시간은 점차 늘어나게 되어 있다. 더 나아가 교사, 가족들과의 편안한 시간들의 축적을 통해 아이들은 또래로 그 관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관계가 회복된다면 미디어에 빠질 이유도 사라지고, 설사 또 결핍과 좌절을 경험한다 하더라도 회복할 심리적 유연성과 통제할 힘을 줄 것이다. 미디어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없이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활동들에 점차 노출시키고, 새로운 활동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접근은 당장에는 더딘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퇴보하지 않고, 미디어를 대체할 수 있는 기분 좋은 활동들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데 효과적이다. 미디어 사용시간 문제보다는 자기조절 능력 갖는 것이 중요 미디어 절제 훈련에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때와 장소를 분리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돼야 한다. 수면 장소와 미디어 사용 장소, 학습하는 장소와 미디어를 사용하는 장소, 소소한 식사 시간을 비롯해 다른 활동을 하는 시간과 미디어를 사용하는 시간의 분리가 필요하다. 멀티가 된다는 이유로 모든 활동 시 스마트폰을 켜두는 경우가 많은데, 활동 시간의 명확한 구분이 없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뇌가 쉴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고, 어떤 활동이든 그 횔동에만 집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러한 구분은 미디어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미디어와 미디어가 아닌 활동을 하는 시간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게 하며, 미디어가 아닌 활동에 몰입해 순수하게 그 활동 자체가 주는 생산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끈다. 미디어 사용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디어를 적게 사용하든 많이 사용하든 시작과 끝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사용량을 줄이려는 데만 집착하지 말고, 일단은 아쉽더라도 스스로 멈출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스스로 멈출 수 없는 아이들에게 매번 지시를 주고 실랑이하며 멈추게 하기보다 스스로 알람을 설정해 알람을 듣고 스스로 멈출 수 있게 연습하는 것이 좋다. 알람은 미디어 사용에 빠져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자각하게 돕는 도구가 된다. 미디어는 삶의 주요 일과들이 흐트러지지 않는 선에서 어떤 날은 많이 할 수도 있고 어떤 날은 적게 할 수도 있다. 상황과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중독에 빠진 아이들은 유연성이 적용될 때까지 훨씬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관리자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큰 틀에서 허용과 제한에 대해 아이와 공유한 분명한 규칙을 유지하고, 기분에 따라 변화를 주기보다는 단호함과 일관성으로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조절하고 절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길 때까지 아이들에게 적절한 훈련을 정했다면, 이제 남은 것은 하나, 끝까지 지치지 않는 것이다. 오늘 하루 빨리 놓은 손이 아이를 더 멀어지게 할 수 있고, 오늘 하루 더한 노력이 내일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기억하자.
2024년도 대학입시에서 전국 10개 교대의 수시 미충원 인원이 지난해 492명에서 738명으로 크게 늘었다. 일반대학 초등교육과까지 합하면 수시 모집 미달률은 30%가 넘는다. 지난해 교대 자퇴생은 무려 500명에 이른다. 이유는 간단하나 내용은 심각하다. 지난해 서이초 사건을 겪으며 심각한 교권 추락의 현실을 목도한 것이다. ‘무지막지하다’, ‘기가 차다’고 할 정도의 무고성 민원과 아동복지법 위반 신고 사례를 접하며, 일반인들도 ‘교권이 이 정도인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에 더해,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라는 평면적 잣대로 신규 임용 선발을 크게 줄이고, 임용고시에 합격하고도 수년간 대기해야 하는 현실에 교직 기피 현상이 심화됐다. 세계적인 우수한 교원양성 시스템이 붕괴 직전에 온 것이다.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근본적이고 발 빠른 대책이 시급하다. 우선 실효 있는교권보호 입법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교총과 전국 교원들이 교권보호 5법을 통과시키고 입법 생활지도 고시, 교권보호종합방안 등을 마련토록 했지만 현장 체감은 여전히 낮다. 실질적 후속 조치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적용에서 제외하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하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 가해자를 무고,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교원대상 무고 처벌, 행정업무 이관 등 교원의 교육전념 여건 조성에 서둘러야 둘째,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행정업무는 교원이 맡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육 외적 행정업무는 시‧도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의 학교지원전담기구로 대폭 이관하는 게 맞다. 또학교 안팎 시설 관리나 정화업무, 저소득층 학생 복지사업, 미취학 및 취학 아동 관리 등은 경찰청, 지자체, 주민자치센터 등이 맡아야 한다. 특히늘봄학교는 교총과의 교섭에서 합의한 대로 교원을 반드시 관련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 늘봄 지원 인력을 대폭 늘리고, 충분한 공간, 우수한 프로그램 등 양질의 여건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셋째, 학생 수 감소를 오히려 과밀학급 해소와 개별화 맞춤형 교육을 위한 교실 여건의 획기적 개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며, 소규모학교와 작은 학급이 얼마나 큰 교육효과를 가져오는지 경험했다. 정부가 지향하는 디지털 교육혁신, AI 활용 교육 활성화 역시 교사와 학생 간의 활발한 피드백이 중요하다. 학급당 학생 수 상한을 20명 이하로 설정하고, 초등 저학년이나 유치원은 그보다 적은 수준으로 하는입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넷째, 일관되고 안정적인 교육재정 확보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교육재정교부금을 대학에 주고 또 어떨 때는 어린이집으로 보내야 한다는 식의 교육재정 운용은 당장의 유‧초‧중등 교육여건 개선은 물론 교육 미래를 위한 설계마저 어렵게 한다. 별도의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과 같은 법과 제도의 원칙 하에 집행하는 것이 순리다. 끝으로학력 신장, 디지털 교육혁신, 대입제도 개선, 미래인재 육성 등 학생 교육을 위한 어떠한 비전도 교원이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난망하다. 교원이 열정으로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다시금 우수 인재의 교직 입직을 위한 교원양성, 인사 제도는 물론 처우 개선을 교육의 핵심 어젠다로 추진해야 한다.
교육의 중요한 요소에는 지식과 지식 외적 요소가 있다. 본고에서는 두 가지 요소를 융합해서 담아낼 수 있는 교육의 포괄적 요소를 지혜(Wisdom)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지혜는 지식(Knowledge)을 지식 외적 요소와 적절히 결합한 완성된 교육의 실체라고 하겠다. 방대한 정보와 지식 쏟아져 지식은 어떤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나 사실을 말한다. 학습을 통해서 얻은 지식은 해당 분야에 대해서 이해하고 알고 있는 내용 그 자체를 의미한다. 지혜는 지식을 통해서 습득한 대상에 대한 심오한 이해와 통찰력을 말하며 그 지식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지혜는 인성적 요소까지 망라하는 총체적인 교육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이른바 인공지능(AI) 시대를 살고 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을 AI를 통해 습득·처리·이용하고 그 혜택을 누린다. 학교교육에서도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이 일반화됐으며, 학생들도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지식의 학습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그러기에 지식 그 자체에 대한 교육은 넘칠 정도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 학생들은 훌륭한 선생님 못지않은 수업을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경험하면서 지식에 대한 갈급을 느끼지 못하고, 정확하고도 즉각적으로 제공되는 정보의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이 바람직한 결과만을 도출하고 있을까? AI와 스마트기기에 의존한 탐구와 습득 능력만으로는 현시대에 적합한 전인적인 요소를 다 갖추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진정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바람직한 지혜를 갖춘 사람이기 때문이다. AI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람은 무한대로 제공되는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현명하게 활용하며, AI가 할 수 없는 삶의 철학적·인성적 부분까지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인류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지식만 발달했던 시기는 전쟁과 파괴와 재앙이 뒤따랐다. 반면 지혜가 성숙했던 시기에는 경제적·문화적·종교적 발전과 부흥이 일어났다. 오늘날은 정보와 지식이 팽창해 극에 달하고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지식이 창출되는 시대지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테러는 바로 지혜 교육의 부실에서 온 듯하다. “지혜가 병기보다 낫다”는 성서의 한 구절에서 보듯 지혜로운 삶은 선한 병기가 되어 전쟁을 막고 화해와 용서와 화합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성·인성·철학 능력 더해줘야 무한대로 제공되는 정보와 AI에 의해서 지원되고축적되는 지식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유용하게 관리하며, 인류 사회의 안녕과 복리를 위해 쓸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을 갖춘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현시대 우리 교육자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러한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역량 위주의 교육에다 따스한 감성과 인성, 철학을 겸비한 전인적인 사람을 길러야 한다. 단순한 지식보다는 지혜의 교육이 필요한 시대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유아기의 교육적 역할을 중요시한다. 영·유아기는 인지 발달뿐만 아니라, 음식 습득과정에 있어 제1사회화가 이뤄지며, 음식에 대한 가치관과 건강 습관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서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학령 인구의 감소,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유치원은 유아들에 있어 배움의 장일 뿐만 아니라 가정을 대신해 식사를 하고, 활동을 하며 성장하는 생활의 장이 되고 있다. 건강 습관 형성에 중요한 시기 2022년 6월 학교급식법 개정을 통해 원아 수 50인 이상 100명 미만의 소규모 사립유치원까지 학교급식법 대상으로 포함됐다. 이는 유아교육이 추구하는 공공성 가치를 위해, 국공립 유치원과 유치원 기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립유치원의 원아에게 건강하고 교육적인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국민적인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유치원 급식의 교육적 가치와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유치원 급식의 교육적 역할에 대한 교육공동체 모두의 협력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유아의 먹을거리 안전과 급식의 질 보장을 위한 영양교사 배치다. 전국 국·공립 및 원아 수 100명 이상 사립유치원의 경우 영양교사 배치가 필수적이나, 해당 유치원 2391곳 중 28.3%(519곳)는 영양교사가 미배치돼 영유아 건강권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학교급식법 개정의 재정적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 사립유치원 영양교사 배치를 위한 인건비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유치원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를 가진 영양교육 전문직원 배치가 필요하다. 유치원 급식은 공공급식이나 학교급식으로 일반화하기 어려우며, 정책의 세심한 설계가 요구된다. 유치원 맞춤형 급식에 따른 영양·식생활교육, 적정 조리인력, 급식비 적정화, 공공 식자재 조달 방법 개선 등 시스템 변화를 위해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유치원 급식 기본정책의 수립·시행, 전문적인 행정지원 등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유치원 급식의 체계와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셋째, 유치원 급식 정책의 ‘통합’과 ‘협력’의 기제가 실행돼야 한다. 다양한 부처로 정책이 분산된 사립유치원 급식 정책을 교육부 중심의 ‘통합’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정책 실행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반목과 갈등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실현과 학생의 건강권 확보라는 취지를 꼼꼼하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양교사 확대 등 뒷받침 필요 급식은 ‘교육’이다. 특히 인지와 신체 발육, 성장의 결정적인 시기인 유아기의 급식은 더욱 그러해야 한다. 학교급식법 적용 이후 발생하고 있는 초기 단계의 어려움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두고 모두가 협력할 때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1월 22일, 왼쪽 눈 백내장 수술을 하였다. 수술을 확정하기까지 한 달 가까이 갈등과 고뇌의 시간이 있었다. 우선 수술할까 말까 고민이 있었다. 내 나이 60대 후반인데 그냥 불편을 참고 살까? 아니면 천지개벽의 삶으로 바꿔? 혹시나 수술 후유증이 있다는데 그러다가 실명하면 어쩌지? 가장 큰 문제는 시야가 뿌옇게 보이니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거였다. 또 나도 모르게 암울한 미래를 말하고 있었다. 이대로 지낼 순 없다. 결단을 해야 한다. ‘인생 100세 시대’ 현대의술의 힘을 믿고 수술하기로 했다. 수술 이틀 전부터 항생제 안약을 투여하고 수술 당일에는 오전 7시부터 15분 간격으로 동공 확장제를 넣었다. 식사 후 알약도 먹었다. 영하 15도 날씨다. 아내가 출근 전에 안과까지 태워다 준다. 안압과 망막, 시력 등을 검사하고 혈압을 재었다. 담당의사는 긴장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수술받으라 한다. 어젯밤에 푹 잤으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남아 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벌써 수술대에 누워있는 사람이 보인다. 수술 장면은 유리창을 통해 밖에서 안에 있는 모니터를볼 수 있다. 겁이 덜컥 난다. 11시 수술 예정인데 시간을 앞당긴다고 알려 준다. 수술복을 입고 수술대에 누웠다. 간호사들은의사가 오기 전에 눈 주위를 고정시키고 눈 세척 등 준비작업을 한다. 집도 의사가 들어와 수술 시작이다. 안약으로 마취를 한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삼각형 불빛 3개다. 큰 불빛 하나, 작은 불빛 두 개.의사는 눈 초점을 큰 불빛에 맞추라 한다. 그러나 뿌옇게 보이는 불빛에 초점 맞추는 것도 쉽지 않다. 귀에는 음악 소리가 들린다. 평균 시술 시간이 15분 정도라는데 아마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드디어 수술이 끝났다. 의사는 본인의 수술 만족도가 50%라고 한다. 힘들게 수술했다는 것. 헝겊 안대와 보호 안대를 붙이고 수술대를 내려왔다. 회복실에서 두 시간 정도 휴식을 취했다. 진료실에서 의사가 진찰 전 안대를 제거한다. 비로소 두 눈으로 의사 얼굴을 보았다. 선명하게 보인다. 밝은 세상을 보았다. 이제야 안도가 된다. 태어나 가지고 있던 수정체 대신 인공수정체가 제대로 작동한 것이다. 사물이 선명하게 보이니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수술 성공이다. 정오 즈음 수술비용 130만 원을 지불했다. 아내가 직장에서 조퇴를 했다. 눈 보호대를 한 남편을 집까지 태워다 주기 위해서다. 집에 와서 아내가 안약을 넣으려고 안대를 뗀다. 오전 의사의얼굴처럼 아내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제 살았다는 기분이 든다. 아내는 내 표정을 보더니 기(氣)가 살아난 것 같다고 말한다. '우리 몸이 열 냥이면 눈이 아홉 냥'이라한다. 그것을 실감하는 것이다. 세상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자는 얼마나 불편한 삶을 살고 있을까? 심청전에서 심 봉사는 눈뜬 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 같다. 나는 백내장 수술 전날 아무런 걱정 없이 잠을 푹 잤다. 헌데 수술한 날, 잠이 오지 않는다. 별별 생각 다 떠오른다.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났다 유년시절과 학창시절, 엄마가 주문한복 만들어 파시는데 재봉바늘귀 시원스럽게 도와드리지 못했다. 당시 철부지 행동을 후회한다. 노안의 불편한 것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 이번 수술로 나의 삶이 타인 입장을 여러 가지로 고려해 보는 것이 부족했음을 느꼈다. 아내 입장도 되어보고 자식 입장도 되어보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역지사지를 할 줄 안다는 것, 성숙인이 자세다. 이번 백내장 수술, 자아성숙 기회가 되었다. 그동안 눈을 혹사만 했지 제대로 된 관리를 하지 않았다. 소중한 두 눈 보호하면서 아껴 써야겠다. 수술 전 위로의 말씀을 전해 준 친척과 지인들이 고맙다. 주위에 따뜻한 분들이 있다는 것, 우리 인생은 살만한 것이다.
지역 소재 공공기관과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지역인재 채용 책무성이 강화된다. 또 각 대학의 등록금을 결정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의 회의록 공개 방식이 엄격해진다. 국회는 25일 본회의를 열고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과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된 지방대육성법에 따르면 비수도권 지역에 소재하는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인원의 35% 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해야 한다. 또 국가외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인재채용 실적이 부진한 공공기관과 기업에 대해서는 그 채용실적을 공개하고 지역인재 채용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법에는 공공기관과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은 신규 채용 인원을 일정비율 이상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신규 채용인원중 35%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할 경우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해 규범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대학은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회의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인터넷홈페이지에 게재하고 3년 이상 공개하고록 명문화 했다. 그동안 일부 대학은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결과를 일정 기간 게시후 삭제하거나 열람 절차를 어렵게 하는 등 소극적인 방식으로 공개해 비난을 받았다.
민병덕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사무국장이 ‘불꽃이 된 독립운동가 매헌 윤봉길’(스푼북)을 펴냈다. 1910년대 어린 시절부터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의 훙커우 공원 의거까지 누구나 친근한 일러스트와 함께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윤봉길 의사’라고 하면 대부분 물통 폭탄을 투척한 독립운동가로 기억한다. 하지만 윤 의사는 시 쓰기를 즐기는 문학가이자 인류애를 지닌 지식인이었다. 보통학교(초등학교) 시절 3·1 운동이 발생하자 수업을 중지한 일본인 학교장에 ‘선생님, 조선을 위한다면서 왜 수업은 안 하는 것입니까?’라고 따졌던 윤봉길은 이후 학교 대신 서당을 다니며 학문을 닦았다. 농촌에서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치며 계몽 운동에 나선 윤봉길은 시를 잘 써서 대회에 출전해 장원을 차지하기도 했다. 윤봉길 의사가 남긴 시만 해도 300편이 넘는다. 저자는 책 곳곳에 윤 의사가 남긴 시와 글을 담아냈다. 시 쓰기 대회에서 장원을 차지한 작품은 물론, 집을 떠나며 남긴 유시와 친필로 쓴 한인 애국단 선서문, 중국의 장제스 총통이 윤봉길 의사에게 남긴 헌사까지.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의 도움을 받아 책에 녹여낸 10여 편의 시와 풍성한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다. 책에서는 윤봉길 의사의 당시 심정과 원대한 꿈이 담긴 시, 그리고 김구 선생님과 함께 찍은 마지막 사진을 볼 수 있다. 저자는 “윤 의사의 굳센 의지뿐 아니라 부드러운 인류애까지 느낄 수 있다. 또 자료를 보면서 당시 시대상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나아가 우리 역사에 관심을 쏟을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교권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학생들은 선생님을 존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러 직업 중에서 가장 믿을만한 직업으로 교사를 꼽았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1일 지난해 7월 5~19일 전국 초·중·고 학생 1만38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 교육정책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 학교 학생들이 선생님을 얼마나 존중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존중한다’는 응답이 89.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6.9%에 비해 2.5%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4점 척도로는 3.15점으로 지난해 3.04점에 비해 올랐으며 특히 고등학생의 점수가 2.94점에서 3.12점으로 상대적으로 크게 높아졌다. 또 중·고교 학생(1만1079명)의 직업별 신뢰도에서 교사가 86.8%로 1위를 기록했다. 1년 전 83.6%에 비해 3.4%p 높아졌다. 그 뒤를 이어 검찰·경찰(61.7%), 판사(55.6%), 언론인(37.6%), 종교인(34.0%) 등이 뒤를 이었으며 정치인은 23.4%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4점 척도 방식으로 환산한 점수에서는 교사는 3.26점, 검사·경찰 2.80점, 판사 2.70점, 언론인과 종교인은 각각 2.34점과 2.25점을 기록했다. 정치인은 2.05점이었다.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믿을 수 있다’고 응답한 초·중·고 학생은 31.4%에 불과했다. 믿을 수 없다는 응답은 25.3%였다. 2022년 조사에 비해 신뢰한다는 답변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 모두 각각 0.7%p, 1.6%p 상승했다. 특히 초등학생 43.9%, 중학생 29.5%, 고등학생 26.3% 등 학교급이 낮을수록믿을 수 있다고 답한 응답 비율이 높아 이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학교 교육과 관련한 인식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높았다. 수업과 체험활동 등 학교 교육이 나의 적성과 흥미를 찾는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8.7%가 그렇다고 답했다. 4점 척도로는 2.92점으로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경향(초등학생 3.19점, 중학생 2.86점, 고등학생 2.84점)을 보였다. 학교가는 것이 즐거운지를 묻는 질문 역시 77.1%로 부정적인 답변보다 3배 이상 높았다. 4점 척도 환산은 2.92점이었으며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낮아졌다(초등학생 3.10점, 중학생 2.92점, 고등학생 2.84점). 한편 수능 논·서술형 평가 도입 방안에 대해서는 고등학생 응답자 4064명 중 61.8%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고등학생들의 논·서술 도입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3배 이상 높지만 지난 해에 비해서는 5%p 낮아졌다. 논·서술형 평가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에 대해 시험이 더 어려워 진다(19.9%)와 명확한 채점기준이 없다(19.2%), 서술형 추가 시 학생 부담이 커진다(16.1%) 등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객관식보다 높은 변별력을 보인다(37.8%)와 서술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14.5%), 서술형은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13.5%) 등이 주된 이유로 제시됐다.
교육부가 건양대·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양대에게 2023학년도 대학별고사 진행 과정에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교육부는 26일 2024년 제1차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를 개최해 3개 대학에 대한 시정명령을 확정한 뒤 각 대학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행교육예방연구센터로부터 분석 결과를 근거로 지난달 1일 2023학년도 대학별고사에서 위반 대학들에 공교육정상화법 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이의 신청 과정을 거쳐 이번 심의를 통해 확정했다. 평가원 선행교육예방센터가 2023학년도 대학별고사를 진행한 58개 대학의 2067개 문항을 대상으로 고교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분석한 결과 건양대는 영어 1문항, KAIST는 수학 2문항과 과학 2문항, 한양대는 수학 1문항으로 총 3개 대학의 6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위반 문항 비율은 대학별고사 시행 대학의 전체 문항 중 0.3%였으며, 과목별 위반 문항 비율은 수학 0.4%, 영어 0.4%, 과학 0.8%이다. 국어·사회 과목에서는 위반 문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위반 대학에게 위반 사항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정을 명하고, 위반 대학이 제출한 재발 방지 대책 이행계획서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올해 9월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2023학년도는 2년 연속 위반 대학이 없어 입학정원 일부 모집 정지 등 별도의 행정처분 계획은 없다. 현재 1회 위반 시 시정명령, 2회 연속 위반 시 입학정원 일부 모집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다.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는 공교육정상화법 제11조에 따라 국립학교 및 대학 등의 선행교육 방지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사‧의결하기 위해 설치됐다. 교육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공무원, 교육과정 전문가, 학부모단체 소속 회원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행교육예방연구센터가 각 대학의 대학별고사 문항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대학에 대해 시정명령 등 후속조치를 결정한다.
영국 정부와 옥스퍼드대가 자국의 10대 학생들이 한국어에 빠진 ‘기현상’을 공동 연구한다. 조지은 옥스퍼드대 교수는 영국 교육부와 한국어 학습와 관련해 7개월간 연구하고 정책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최근 밝혔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와 관련해 옥스퍼드대의 ‘정책연구 펠로’(Policy Engagement Fellow)로 선정돼 지원받는다. 주영한국교육원 등은 기타 파트너로 참여한다. 그는 “비유럽어권 외국어 교육 정책과 관련해 교육부와 협력하는 프로젝트의 정책연구 펠로로 선정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교육부에서는 전반적으로 외국어 과목의 인기가 줄어드는데 중등졸업시험(GCSE) 과목에도 없고 정부가 투자도 안 하는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많아지는지 궁금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팝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배워보는 게 아니라 학습을 지속한다는 점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의 정서에 긍정적 효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가 한국어를 방과 후 수업으로 개설한 학교 5곳의 교장을 인터뷰한 결과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는 “한국어를 배우며 소속감을 느끼는 것 같다거나, 동네를 한 번도 벗어나 보지 못한 학생이 한국어를 통해 세계와 소통한다는 분석이 있었다”면서 “아예 전교생에게 가르치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과 달리 영국은 교민 자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늘어나는 점이 특이하다”며 “정책 보고서를 미국과 영연방 국가와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GCSE에 한국어 정규 과목 편입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런던 인근 명문 사립 남학교 위트기프트 스쿨 등 중고등학교 3곳이 정규 과정으로 한국어를 가르쳤고, 배우 엠마 왓슨이 다닌 사립 여학교 헤딩턴 스쿨 등 43곳이 방과 후 수업을 운영했다. 총 수강생은 629명이다. 주영한국교육원은 한국어 수업을 희망하는 학교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2년간 강사와 교재 등을 지원하는데 2012년 3곳에서 2021년 45곳, 2023년엔 70곳으로 늘었다. 조 교수는 “영국 청소년이 가치관 형성 시기에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하고 친한파가 돼서 훗날 한국에 도움이 되는 자원으로 성장하도록 지금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가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결정해도 교사는 물론 인프라도 부족하다. 이를 위해 주영한국교육원은 한국어 교원 양성을 위해 2022년부터 센트럴 랭카셔대에서 과정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옥스퍼드대에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다.
칠레의 한 대학에 한국 문화와 역사, 한국학을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섰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칠레센트럴대(Universidad Central de Chile)에 한국자료실(Window On Korea)을 개관했다고 최근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열린 개관식에는 김학재 주칠레대한민국대사, 산티아고 곤잘레스 칠레센트럴대 총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칠레센트럴대는 2018년부터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한국학 석사과정을 운영해 온 대학으로 교내 세종학당, 비교한국학연구소를 통해 한국 관련 연구·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 문을 연 자료실에는 국립중앙도서관 제공의 한국 역사·문화·언어 관련 자료 등 총 1607책이 비치된다. 한국 전통 문양의 미닫이문과 좌식 책상을 갖춘 공간을 둬 이용자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자료실은 한국과 관련한 학습·교육, 연구 활동을 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예정”이라며 “중남미 지역에서 한국학과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007년부터 세계 주요 도서관에 한국 자료실을 설치하고 약 13만 책의 한국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설치된 칠레센트럴대 한국 자료실은 34번째다.
미국 중부 아이오와주의 한 고교에서 새해 첫 등교일인 4일(이하 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다수의 피해자가 나왔다. 당시 현장에서 교장이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사실이 알려졌다. 현지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페리 고교의 댄 마르버거 교장은 사건 당시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5일 아이오와주 공공안전부는 마르버거 교장에 대해 "총격 사건 당시 이타적으로 행동했으며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중대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마르버거는 이 지역구에서 1995년부터 교장으로 재직해왔다. 마르버거 교장의 딸 클레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장이 "총격범을 진정시키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도록 하면서 학생들이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게재했다. 교장의 평소 모습에 대해 '온화한 거인'(gentle giant)이라고 묘사한 그는 "아버지의 행동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총격범에 대해 듣자마자 아빠가 학생과 직원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렸을 것이기 때문에 그가 희생자 중 한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클라크 윅스 교육감은 "총격범을 막아선 마르버거는 영웅"이라며 "다른 교직원들도 영웅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또 "다친 학생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겨 준 옆 중학교의 아담 젠슨 교감 등 여러 직원들이 사건 당시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옆 중학교에 다니던 11세 학생이 세상을 떠났고, 마르버거 교장과 교직원 2명·10대 학생 4명 등 7명이 부상을 입었다. 범인은 이 학교에 다니던 17세 딜런 버틀러로, 범행을 저지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이 버틀러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평소 조용한 성격이었던 버틀러가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변인의 증언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