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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명년(明年)에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출사표를 준비하는 인사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선거에 나아갈 때 ‘출사표(出師表)를 던지다.’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과연 맞는 말일까 생각해 볼일이다. 또한 ‘출사표를 내다.’라고도 하는데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여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사전에는 출사표를 ‘경기나 경쟁 따위에 참가의사를 밝히다.’로 적었는데 제갈량이 쓴 출사표(出師表)는 군사를 이끌고 출병(出兵)할 때 그 뜻을 임금에게 올렸던 문장으로 우국(憂國)의 마음이 담긴 명문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출사표(出師表)는 중국(中國) 촉한(蜀漢)의 승상 제갈량(諸葛亮:181~234)이 위(魏)나라를 토벌(討伐)하러 떠날 때 후주(後主)에게 바친 상소문(上疏文)이다. 여기서 사(師)자는 스승이라는 의미가 아니고 사단(師團) 즉 군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선거에 나갈 때는 유권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으러 나가는 것이지 싸움을 하러 나가는 것은 아니다. 선거에서 당선되려면 후보자들끼리 경쟁을 벌여야하기 때문에 출사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 같다.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쓰는 문장, 즉 유권자로부터 선택을 받기위한 출마의 변(辯)이라 한다면 출선표(出選表)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출사표(出師表)는 고금(古今)의 명문(名文)으로 손꼽히는 작문(作文)이다. 227년 제갈량이 조위(曹魏)토벌을 위해 출진할 때 촉한(蜀漢)의 황제 유선(劉禪)에게 바친 글이다. 일찍이 선제(先帝) 유비(劉備)가 촉한을 개국하며 뜻한 바는 한실(漢室)재건과 낙양 환도(還都) 두 가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제갈량은 다급해졌던 것 같다. 그의 나이도 어느덧 오십을 바라보고 선제 유비를 포함해 관우, 장비, 마초 등의 개국 공신들이 하나 둘 죽어갔기 때문이다. 현 황제 유선(劉禪)은 정치를 돌보지 않는데다가 위나라는 문제(文帝) 조비(曹丕)의 훌륭한 치세(治世)아래 날로 강해지고 있었다. 그의 암담한 현실에 가망(可望)을 느끼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위나라에서 조비가 죽고 어린황제 조예(曹叡)가 즉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건 제갈량에게 선제의 유업을 이을 마지막 남은 기회였다. 마속의 계략으로 숙적 사마의를 하야(下野)시키는 데 성공하자 제갈량은 독방(獨房)에 들어가 거침없이 글을 써내려갔는데 그것이 바로 출사표(出師表)이다. 그런 연유로 출사표에는 제갈량이 가졌던 북벌에 대한 소명의식(召命意識)이 잘 나타나 있다. 어린 황제 유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조언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예로부터 ‘제갈량의 출사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다.’ 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출사표의 원문 중 일부를 소개해보면, 宮中府中, 俱爲一體, 陟罰臧否, 不宜異同. 若有作奸犯科及爲忠善者, 宜付有司, 論其刑賞, 以昭陛下平明之理, 不宜偏私, 使內外異法也 (궁중과 승상부가 모두 일체이니 선과 악을 척벌함을 달리해서는 안 될 것이요, 만일 간사한 짓을 하여 죄과를 범하는 자 및 성실하고 선량한 일을 한 자가 있으면 마땅히 담당자에게 넘겨서 그 형벌과 상을 논하여 그것으로써 폐하의 공정하고 밝은 다스림을 밝혀야 할 것이요, 사사로움에 치우쳐 내외(궁중과 승상부)로 하여금 법을 달리 해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문장을 보면, 以諮諏善道, 察納雅言, 深追先帝遺詔. 臣不勝受恩感激, 今當遠離, 臨表涕泣, 不知所云.(좋은 방도를 자문하시고, 좋은 말을 살펴 받아들여 선제의 남기신 말을 깊이 따르소서. 신이 은혜 받은 감격을 이기지 못하는지라, 지금 멀리 떠나게 됨에 표(表)에 임하여 눈물이 나서 말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제갈량의 충성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직선제가 가장 이상적인 민주주의로 생각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특히 교육감을 주민직선제로 선출하여 우리교육이 얼마나 잘못 가고 있었음을 체험하지 않았는가? 교육감은 교육관련 주최자들의 간접선거로 권한을 위임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출사표는 국민 즉 유권자를 위해 써야한다. 그럴듯한 공약을 많이 내걸고 유권자의 마음을 얻으려하기 보다는 믿음을 주는 언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걸어온 길이 바르고 믿음을 주는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천명(天命)을 받을 것이다. 선거를 6개 월 여를 남겨두고 너무 많은 예상후보자들의 하마평(下馬評)이 무성하다. 출사표를 준비하는 인사들 중에 자신의 영달(榮達)보다는 오직 내 고장과 지역주민을 위해 이 한 몸을 던져 헌신 봉사하겠다는 우국충정(憂國衷情)의 마음으로 출사표를 쓰고 있다면 유권자들을 감동 시킬 수 있고 당선의 영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름 석 자를 남기려한다든가, 명예욕을 채우고 권력을 누리기 위한 생각으로 출사표를 준비하고 있다면 개인은 물론 그 지역을 위해서라도 출사표를 지우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충주상업고를 비롯한 충북 비즈쿨 6개 학교와 서울 비즈쿨 학교는26일 연세대학교 공학관에서 개최된 ‘2013청년창업로드쇼’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연세대학교 창업지원단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개최한 행사로 80여개의 부스를 통해 창업한 업체의 제품과 기업을 알렸다. 비즈쿨 학교를 위해 특별히 연세대학교에서는 캠퍼스 투어, 샌드 아트 등의 행사를 진행하였고, 학교 홍보 대사를 통해 학과를 소개받아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충주상고 2학년 곽민선 학생은 "창업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특히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학과에 대해 소개해 주어 너무 뜻 깊은 시간었다"고 참가 소감을 말하였다. 이번 행사에는 연세대 창업사관학교 16개 업체, 창업보육센터(BI) 입주기업 19개 업체, 중소기업진흥공단 50개 업체, 학생창업아이디어 등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86개 제품이 전시되었다.
교육부 주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주관으로「전국 초․중․고 동아리 겨울방학 진로탐험활동 지원사업」이 올 겨울방학기간(2013년 12월 23일부터 2014년 2월 23일) 중 전국의 초·중·고등학생 동아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전국 초․중․고 동아리 겨울방학 진로탐험활동 지원사업」은 전국의 초ㆍ중ㆍ고등학교 및 청소년 기관, 사회복지관 등에 있는 초ㆍ중ㆍ고등학생 동아리들이 겨울방학기간 중 진로탐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100개 내외의 동아리를 선정하여 동아리당 프로젝트 추진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프로젝트가 끝난 뒤 10개의 우수 프로젝트를 수행한 동아리 학생들과 지도자에게는 교육부장관상을 비롯하여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상을 시상한다. 이번 사업은 기존 진로탐험동아리 외 신규동아리를 포함한 모든 동아리들에게도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것으로 겨울방학 기간 중 동아리의 특성을 살려 새로이 진로탐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자 하는 동아리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에 참가할 수 있는 동아리 자격은 초·중·고교 소속 동아리는 교장이 공식 인정한 학교소속 동아리로 신청학교 소속 지도교사(또는 진로코치) 및 7인 이상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이다. 청소년시설 및 지역사회복지관 소속 동아리는 청소년진로지원센터, 사회복지관, 청소년기본법이 정한 청소년시설 등의 기관장이 공식 인정한 기관소속 동아리로 기관소속 지도자 및 7인 이상 초․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이다. 이번 지원사업에 참가하고자 하는 동아리는 오는 12월 4일까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ㆍ직업정보센터(이메일 접수network@krivet.re.kr)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 양식과 본 사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홈페이지(www.krivet.re.kr)나 커리어넷(www.career.go.kr) 공지사항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그 밖의 궁금한 사항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ㆍ직업정보센터(전화 02-3485-3516)로 문의하기 바란다. 한 개 동아리당 5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어느 신문에 보도가 되었는데 50만원의 근거가 무엇인지 제시가 안되었다. 실제로 이 50만원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여야 하는가 하는 샘플 안이 제시되면 더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이 것이 이미 서울시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대한민국청소년동아리경진대회와의 관계를 분명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주최측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자유학기제와 관련이 된다고 하는데 자유학기제는 중1 한학기 만의 것이지만 이번 행사는 초중고 12개 학년의 것이라서 이를 연계시키는 것은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격포초, 사제와 함께한 전교생 마실길 걷기 꿈, 사랑, 재능을 키우는 격포초(교장 김윤배)는22일 사제와 함께한 전교생 마실길 걷기를 실시하였다. 이번 마실길 걷기 행사는 고사포 송림해수욕장에서 격포해수욕장까지 마실길 걷기, 환경보호 캠페인, 환경정화활동으로 이루어졌으며 격포초 특색사업인 녹색 체험교육의 일환으로 매학기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왔다. 이번 체험학습에서 학생들은 환경 정화 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생태계 보존 태도를 육성하고 우수한 우리 고장환경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실길 걷기 행사에 참여한 학생 1학년 임해인은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갈 때 재미있었다. 바닷가에서 아기돌고래 죽은모습을 봐서 징그러웠다. 바닷가를 깨끗이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2학년 신경진은 “마실길 걷기는 너무 힘들었다.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다리가 아팠다. 갔다와서 먹는 점심은 엄청 맛있었다. 다음에 엄마 아빠랑 같이 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3학년 김지민은 “해수욕장에서 죽은 고래를 보았을때는 마음이 안좋았다. 마실길을 걸을때는 너무 힘들어서 지옥의 길인줄 알았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4학년 방성주는 “마실길 걷기는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경치도 볼수 있어서 좋았다. 이렇게 아름답고 예쁜 환경을 지켜야 겠다. 쓰레기도 아무데나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학년 신준혁은 “풍경좋은 경치를 보면서 출렁거리는 다리 위를 지날 때 아래가 조금 높아서 긴장되었다. 우리 지역의 아름다운 환경에 좀 더 관심을 갖고 가꾸어야 겠다.”고 말했고 6학년 손자영은 “격포에 살면서 마실길 구경도 안해보고 살았다. 이번 체험으로 인해서 우리 격포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알게 되었다. 참 좋은 체험이었다. 걷다보니 다리도 아프고 배도 아팠지만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꿈·사랑·재능을 키우는 즐거운 학교’라는 미션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율과 협력을 바탕으로 학생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활발한 학교분위기 속에서 학생, 학부모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교육공동체가 함께하여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및 초등 돌봄교실, 온종일 엄마품 돌봄교실을 저녁 9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하늘을 보면 천의무봉(天衣無縫)이다. 산을 보면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아직 가을이 다 지나갔다고 말할 수 없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가을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래 입력이 되도록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규칙적인 생활은 건강을 유지케 한다. 반대로 불규칙적인 생활은 건강을 유지하기 힘들다. 우리학교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는 선생님과 교육가족들을 보게 된다. 아침 일찍 청소를 하시는 선생님, 멀리 동구에서 아침 도시락을 준비해서 일찍 출근하시는 선생님, 밤낮 학교를 지키시는 사감선생님, 아침마다 뵙게 되는 두 어르신, 급식 모니터링을 하시는 두 학부모님, 아침을 담당하시는 여사님들을 뵈면 생기를 다시 얻게 된다. 오늘 새벽에 머리 언저리에 있는 책을 읽었다. 정비석의 ‘성황당’이다. 이 소설은 교육청에 근무할 때 읽고 나서 글을 쓴 기억이 난다. 오늘 또 읽었다.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이 소설에는 네 사람이 나온다. 주인공인 ‘순이’와 남편인 현보. 그리고 ‘순이’를 탐내는 김 주사와 칠성이다. 이 소설에서 얻는 것이 많다. 그 중의 하나가 현보와 순이의 행복한 삶이다. 이들은 부자도 아니다. 이들이 사는 곳은 많은 사람들이 사는 도시도 아니다. 또 따뜻한 이웃이 있는 시골도 아니다. 첩첩산중이다. 산 속에서 살았다. 겨우 나무를 패다 숯을 만들어 팔아 그것으로 먹거리를 준비하고 하루하루 만족하며 살았다. 그래도 행복했다. 행복이 부에 있지 않다. 의식주에 있지 않다. 어떤 권력에도 있지 않다. 자식에게도 있지 않다. 오직 자기의 위치에서 서로 만족하며 의지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임을 가르쳐 주고 있다. 행복한 학교생활, 행복한 교육은 따로 없다. 나의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면 불평도 없어지고 불만도 사라지고 행복에 젖게 된다. 또 하나는 못된 마음의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소설에서 절제는 못하는 이가 둘 나온다. 김 주사와 칠성이다. 김 주사는 산림간수를 하면서 유부녀인 순이를 겁탈하려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보잘 것 없는 권력을 이용해서 현보를 감옥으로 보낸다. 이런 이는 인성교육을 다시 받아야 할 사람이 아닌가 싶다. 인성교육을 받지 않은 지도자는 이런 엉뚱한 것에 관심을 두게 된다. 산 너머 사는 칠성이도 똑 같이 유부녀를 탐내고 있었다. 순이를 사이에 놓고 칠성과 김 주사가 격투를 벌이는 일을 생각 보면 가관(可觀)이다. 남의 유부녀를 두고 싸움을 벌이다니 말이나 되나? 다시 인성교육을 받아야 사람이 될 것 같다. 또 하나는 그래도 순이는 물질적 유혹에 순간적인 흔들림에도 넘어지지 않고 오직 남편인 현보만을 사랑하는 것은 이 소설에서 돋보이는 부분이다. 일편단심 민들레야, 오직 한 번 맺어준 남편을 위해 산다면 길이 행복을 지닐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순이는 문득 천마령 안골짜기 자기집이 그리웠다. 오막살이일망정 고대광실 부렂비 않게 정다운 그 집이었다. 」 「현보와 둘이서 나무하고 숯 굽던 장면이 문뜩 떠올랐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순이는 천마령과 현보를 떠나서는 살아갈 재미도 없거니와 살지도 못할 것 같았다.」 우리 선생님들은 고운 저고리, 고운 치마를 입지 못해도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와 학생들을 떠나서는 살아갈 재미가 없다. 살아갈 수도 없다. 고광대실이 아니어도 새소리 들을 수 있고 산과 나무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게 행복 교육이다.
정부는 지난 13일 ‘시간선택제일자리 활성화 추진계획’을 내 놓았다. 2017년까지 공무원·교사·공공기관 직원 등 공공부문에서 1만6500명을 시간제 정규직으로 임용함으로써 고용률을 2017년까지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10년 이상 답보 상태(현재의 고용률 60.5%)의 고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정부의 고민을 읽을 수 있는 정책이다. 교육부에서도 시간선택제교사(시간제 정규 교사)를 내년 2학기부터 2017년까지 3,6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많은 현장 교사들과 교육관계자들이 우려하고 있으며 다음 아고라에서도 반론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이 제도가 일자리를 창출하여 고용불안을 해소한다는 측면은 있지만, 직무에 대한 전문성과 계속성을 살리고, 교사로서의 긍지와 만족감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시간선택제교사’는 교직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제도이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과의 인격적 유대를 통하여 학생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고, 아울러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개별학생에 맞는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그것은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를 통해서만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시간선택제교사’는 생활지도가 없는 교과지도만 전담하는 반쪽짜리 ‘시간제 강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둘째, ‘시간선택제교사’가 성실하게 교직을 수행할 수 있는지도 문제다. 시간 선택제 일자리는 네덜란드처럼 육아나 건강의 부담으로 전일근무가 어려운 가정주부나 중·고령층에게 제공될 때 직무 만족도도 높고 생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민주노총이 ‘시간제 일반직 공무원’제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의하면 시간 선택제 일자리의 임금은 월 70만~9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25년을 근속해야 전일제 1년차와 비슷한 기본급을 받게 된다고 하니 직무에 대한 만족도는 아예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시간선택제교사’는 아르바이트 수준의 보수에 만족할 수 없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고, 불가피하게 겸직을 하거나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 아닌가. 셋째, 교단이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지 못한 채 분열할 것이다. 학교의 인적 구성이 정규교사와 기간제교사, 시간선택제교사 등으로 분화되면서 교육현장은 갈등과 혼란에 빠질 것이다. 정규교사는 신분이 보장되고 진급과 승진에 제한이 없는데, 시간선택제교사는 정규 공무원이라고는 하지만 급여와 승진의 차이에서 오는 박탈감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교원조직의 당당한 주체가 되지 못한 채 변두리에 서성거리면서 비전과 목표를 공유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어느 조직이든 구성원들이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갈등과 혼란에 빠지게 된다. 넷째, ‘학생’이 고려되지 않은 ‘시간선택제교사’의 비교육적 시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일자리 활성화 측면에서만 검토한 제도이지 최근 학교폭력의 심화 등으로 제기된 공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고 창의지성을 키우고,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미래지향의 교육을 펼치는 데에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교원조직의 서열화로 단절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까를 생각해 보라.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서 고용불안에 직면에 있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의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정부의 고육책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교육부의 ‘시간선택제교사’의 도입은 ‘공교육의 위기’라고 진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현장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둘러서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교육계 내․외를 망라한 충분한 논의와 검토, 학교 현장과 교원단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미래지향적 백년지대계의 교원정책을 내놓기를 기대해 본다.
전남 남서쪽 바닷가의 해남, 완도, 강진 등으로 여행가며 13번 국도를 달리면 기암괴석의 월출산이 가까이에서 한참동안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부드럽게 이어지던 연봉들이 바다에 가로막히기 전 마지막 용틀임을 하며 만든 비경이 월출산이다.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과 강진군 성전면에 걸쳐있는 천(千)의 얼굴을 지닌 돌산으로 높이에 비해 산세가 크고 수려하다. 산 전체가 수많은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절벽이 만든 거대하고 아름다운 수석전시장이라 매월당 김시습 등 시인묵객들이 ‘남도에 그림 같은 산이 있다더니, 달은 하늘이 아닌 돌 사이에서 솟더라’고 칭송했을 만큼 남도의 소금강으로 손색이 없다. 기암절벽 위로 떠오르는 달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옛날부터 산의 이름에 ‘달이 뜨는 산’을 뜻하는 ‘월(月)’자가 붙었다. 백제와 신라시대는 월나산(月奈山), 고려시대는 월생산(月生山), 조선시대부터는 월출산(月出山)이라 불렀다. 월출산의 산줄기에 문화유적도 많다.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찰 도갑사에는 해탈문(국보 제50호)‧석조여래좌상(보물 제89호), 고적하면서도 아름다움이 빼어난 무위사에는 극락전(국보 제13호)‧선각대사편광탑비(보물 제607호), 천황봉 정상 가까이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월출산마애여래좌상(국보 제144호)이 있다. 지난 11월 16일, 아들을 대동하고 청주의 '백두오름' 산악회원들과 월출산 산행을 다녀왔다. 월출산 산행의 들머리는 천황봉 북동쪽의 천황탐방지원센터, 서쪽의 도갑탐방지원센터, 남쪽의 경포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나뉜다. 그중 경포대지구 탐방로는 천황탐방지원센터 방향보다 정상까지의 오르막이 완만하고, 도갑탐방지원센터 방향보다는 거리가 짧아 비교적 산행이 쉽다. 주차장에 도착해 앞쪽의 야산을 바라보면 월출산의 기암절벽이 뒤편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짐을 꾸리고 주차장에서 경포탐방지원센터-경포대계곡-경포대삼거리 기점-바람재-남근바위-천황봉-통천문-사자봉-구름다리-천황사-천황탐방지원센터-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한다. 경포대 삼거리까지 1.2㎞는 물이 졸졸졸 흐르는 금릉 경포대 계곡을 따라 완만한 흙길과 너무 계단이 이어지고 숲이 그늘을 만들어 월출산 탐방코스 중 가장 쉬운 구간이다. 금릉 경포대에서 금릉은 강진의 옛 이름이고, 경포대는 월출산에서 흐르는 물줄기의 모습이 무명베를 길게 늘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개 포’를 쓰는 강릉의 경포대(鏡浦臺)와 다르게 ‘베 포’를 쓰는 경포대(鏡布臺)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구름다리로 가는 지름길이고, 왼쪽으로 다시 1.2㎞를 산행하면 구정봉과 천황봉의 갈림길이 있는 바람재에 오른다. 바람재는 북쪽인 영암의 육지바람과 남쪽인 강진의 바닷바람이 넘나드는 큰 골짜기이다. 큰얼굴을 닮은 장군바위와 힘이 넘치는 남근바위가 좌우에 우뚝 서있는데 전망대에 올라서면 각양각색의 바윗덩어리들이 사방에 층층이 늘어서 멋진 풍광을 펼친다. 남근바위를 지나며 뒤돌아보면 건너편의 바람재 방향에서 장군바위의 음굴이 살포시 모습을 드러낸다. 제각각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바위들이 월출산의 주인공이다. 사람들은 이 바위들과 닮은 모습을 찾아내며 장군바위, 의자바위, 남근바위, 거북바위, 영암바위, 불상바위, 통천문 등 다양하게 이름을 붙였다. 그냥 지나치지 말고 바위의 이름을 생각해보면 더 재미있는데 능선을 가득 채운 기암괴석들이 수석전시장을 만들어 산행하는 내내 눈이 호강을 한다. 월출산의 최고봉인 천황봉(높이 809m)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수면에서 바로 시작해 결코 얕잡아볼 수 없는데다 돌길이 길게 이어지는 악산이라 몸이 고생을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국립공원의 탐방로를 ‘매우 쉬움’, ‘쉬움’, ‘보통’, ‘어려움’, ‘매우 어려움’으로 분류한 탐방로 등급제에서 월출산의 천황사-천황봉-도갑사(8.7km) 탐방로가 설악산 소공원-공룡능선-오색(22.1km), 지리산 종주코스(30.9km), 덕유산 종주코스(26.9km), 설악산 오색-대청봉(5km), 북한산 의상능선-구기동(6.4km) 탐방로와 함께 매우 어려운 등급으로 분류되었다. 주상절리를 닮은 바위기둥들이 피라미드처럼 솟아난 천황봉의 정상은 아래편에서 바라본 모습과 달리 평평한 암반으로 이뤄져 점심이나 간식을 먹으며 휴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상에 해발 809m를 알리는 월출산천황봉 정상표석, 월출산소사지 표석, 월출산소사지(小祀址) 제단이 있다. 이곳의 산기운이 영험했나보다. 소사지는 나라와 백성의 평안을 빌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천황봉을 내려서면 구름다리와 바람폭포 방향으로 나뉘는 갈림길이 있고, 이곳에서 구름다리 방향으로 접어들면 통천문을 만난다. 통천문(通天門)은 월출산 최고봉인 천황봉을 지나 하늘로 통한다는 바위굴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큼 좁다. 월출산은 온통 바위로만 이루어진 석화성이라 통천문을 지나 천황사 방향에서 바라본 암봉들도 모두 돌불꽃처럼 피어오른다. 사자봉을 옆에 끼고 내려가며 주변을 바라보면 사방이 온통 바위덩어리다. 아찔한 경치만큼이나 급경사 계단을 내려가는 일이 쉽지 않다. '이곳으로 오르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를 생각하는데 멋진 풍경과 함께 구름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월출산의 구름다리는 시루봉과 매봉 사이를 잇는 현수교로 지상 120m 높이의 허공에 길이 54m, 너비 1m로 최대 200명이 양방향 통행을 할 수 있도록 튼튼하게 설치되었다.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영암의 넓은 들녘과 산줄기를 바라보며 구름다리를 걷는 재미가 월출산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구름다리를 건너 아래로 내려오면 천황사와 바람폭포 방향으로 나뉘는 갈림길이 있다. 천황사는 사자봉 아래편에 있는 사찰로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되어 1646년 중창을 했다지만 규모가 작고 쓸쓸하다. 천황사에서 탐방안내소를 거쳐 주차장까지의 도로변에 막바지 단풍이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알록달록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따뜻한 순두부와 하산주로 산행의 피로를 풀고 청주로 향했다.
예의바른 학생들이 최고의 명장이 되겠다고 열심히 기술연마에 몰두하는 학교. 바로 2010년 도입된 ‘마이스터고’ IMF 경제위기 이후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악순환을 거듭하다가 급기야 ‘취업’이라는 설립목적조차 실종된 채, 일반고처럼 80%가 ‘진학’을 선택하는 특성화고 학생들. 준비도 없이 대학에 진학하고 능력도 없는 학생을 ‘무늬만 대졸자’로 바꾸어 주는 많은 대학들. 그 결과 우리나라 청년이 최초로 직업을 갖는 연령은 평균 25세. 독일(평균 19세)과 비교하면 3백만 명 이상이 불필요한 교육에 투자되기 때문에 비용으로 환산하면 수백조원의 기회손실이 발생하는 상황. 한편 금형, 용점 등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한 전문기능분야 젊은 인력이 없어 국가 차원에서 양성․공급하라고 주장하는 산업계. 이런 직업교육 현실의 변화를 위해 설립된 ‘마이스터고’. 이제 신고졸시대의 서막을 열고 있다. 2010년부터 마이스터고로 재탄생한 우리 학교는 기업이 만족하는 우수한 인력 양성, 학생의 능력에 합당한 처우를 해 주는 직장에의 취업, 교사·학생 그리고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교장으로 부임해 처음 한 일은 방과후수업의 활용이다. 우리 학교 학생은 기숙사 생활을 하기에 3시간 이상 방과후수업이 가능했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 노력해 ‘자동차 정비 및 검사 기능사 자격증’을 학생의 97%가 취득하는 쾌거를 한 학기 만에 달성했다. 이를 계기로 학생과 교사 모두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또한 기업에서 중요시하는 ‘인성교육’에 정성을 드린 결과 ‘인사 잘 하는 학교’가 됐다. 복수담임 및 지도교사제를 도입해 교사가 세심히 지도하니 학생이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든 결과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인사는 학교생활에 만족해야 가능한데, 우리 학교는 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한 학생만족도 결과 94.2%로 마이스터고 중 1위를 차지했다. 기업측에서도 우리 학생의 태도를 높게 평가한다. 과거 병역필자만 채용하던 벤츠 수입대리점 스타자동차는 학교 방문 후 병역미필자인 우리 학생을 채용하는 것으로 바꿨다. 또 중견기업 동신유압 이사는 우리 학생의 태도에 감명 받아 회사 간부를 교육차 우리 학교에 방문토록 한 사례도 있다. 이런 학생과 기업의 변화를 통해 교장으로써 ‘좋은 인력양성은 얼마나 정성을 드렸느냐’와 직접 상관관계가 있음을 깨달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한편 산업체 출신 교장으로 사명감을 갖고 잘 교육한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좋은 직장에 취업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사방팔방으로 뛰어 다닌 결과 현재 107개 업체와 378명 채용협약을 맺었다. 그 중 2010년 삼성전자와 교육부 간 최초의 채용협약을 맺게 한 일, 대졸자만 뽑는 손해사정사로 우리 학생을 취업시킨 일 등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 현재 삼성, 현대차, CJ, 두산 등 대기업들은 1학년 말에 우리 학교 학생을 선 확보하고, 장학금도 지급한다. 내년도 졸업생의 경우는 이미 취업이 완료됐고 많은 수가 현장 실습을 하고 있다. 최근 실습 중인 학생을 추수 지도하며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실습생들이 직무, 처우, 복리후생 등에 만족하고 졸업 후에도 계속 근무를 희망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 마이스터고에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오고 있고 결과는 만족스럽다. 하지만 ‘학력보다 능력에 따라 처우를 받는 사회 실현’이라는 마이스터고 설립 취지가 확실히 정착되기 위해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고졸 인력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고졸 채용이 전 산업계에 확산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해 최소 5년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올해 마이스터고가 첫 졸업생을 배출했고 정부 지원도 있어 고졸채용이 증가했지만 고졸 인력의 우수성을 인식해 활용하겠다는 기업 관계자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둘째, 최근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학부모는 물론 일부 중학교 진로지도교사, 담임교사까지 “대학을 졸업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특히 중학교 교사부터 능력중심 사회로 변화한다는 믿음과 확신을 갖고 앞장 서주기를 바란다. 셋째, 기업도 사원을 ‘소모품’이 아닌 ‘자산’으로 생각해 그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의 밝은 미래를 위해 마이스터고 학생이 더욱 승승장구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요즘 수능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진로 문제를 놓고 여러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다시금 우리 교육 현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 고대 유가의 경전인 예기 학기편에 보면 그 당시 교육 현실도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 교육은 부질없이 책을 되풀이해서 읽히기만 하고 쓸데없는 질문들을 늘어놓고 말만 많이 하도록 하고 있다. 서둘러 나아가기만 할 뿐 실질적으로 알차게 잘 됐는지 살펴보지는 않는다.’ ‘교육자는 제자로 하여금 성실하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을 하도록 이끌지 못하고 또한 그들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가르치지도 못한다. 생도들이 학문을 배우지만 잘 깨우치지 못하고 배운 바를 세상에 내놓지 못하니 자기를 가르친 선생만 미워하며 원망하게 된다.’ ‘사람들은 학문을 닦는 어려움들을 꺼려하며 진정한 학문의 이익을 알지 못한다. 교육이 피상적으로 행해지며 뚜렷한 결과도 없이 번거로움만 주니, 사람들은 학업을 마치기가 무섭게 그것을 버리고 만다.’ 이렇듯 과거의 어지럽던 교육 현실에서 맹자 선생의 교육론은 신선한 생수와도 같았다. 맹자 선생이 제자 공손추에게 말씀하신 다섯 가지 교육 방법은 어쩌면 지금 우리 교육 현실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첫째, 교육은 억지로 해서는 안 되고 시우(時雨), 즉 제때에 내리는 비가 초목을 자라게 하듯이 해야 한다. 때에 맞게 자연스럽게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교육은 어디까지나 성덕(成德), 즉 덕을 이루게 해줘야 한다. 덕을 이룬다는 목표를 상실할 때 교육은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된다. 셋째, 교육은 달재(達才), 즉 각자의 재능을 최대한 발달시켜 줘야 한다. 교육을 뜻하는 영어, 에듀케이션(education)은 라틴어 에듀스(educe)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에듀스는 ‘이끌어낸다’는 뜻이다. 제자에게 주입식으로 가르치기보다 그들의 잠재 능력을 적절히 이끌어내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넷째, 교육은 답문(答問), 즉 물음에 성실하게 답변해 주는 것이다. 제자의 물음에 답하려다 보면 스승 자신도 스스로 많은 것을 깨우치게 된다. 그야말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인 셈이다. 다섯째, 교육은 사숙(私淑), 즉 혼자서 덕을 잘 닦아 나가도록 해줘야 한다. 처음에는 스승에게서 배우나 마침내 스스로 자립해 학문을 닦아 나가야 하는 법이다. 공손추는 맹자 선생의 다섯 가지 교육방법에 대해 듣고 나서 소감을 피력했다. ‘선생님의 교육 방법은 하도 높고 아름다워 마치 하늘에 올라가는 것과 같아, 거기에 도달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듯 싶습니다. 수준을 좀 낮출 수는 없습니까?’ 그러자 맹자 선생은 이렇게 대답했다. ‘뛰어난 목수는 졸렬한 목수가 먹줄 쓰는 법을 잘 모른다 해 그를 위해 먹줄 쓰는 승묵법(繩墨法)을 고치거나 폐하지는 않는다.’ 교육의 목표와 방법은 현실에 좌우되지 않고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가운데 고귀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느 시대라도 교육이 반드시 옳고 바른 방향으로 갔던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교육본질을 추구하고 원칙을 지켜가는 교육자가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맹자의 교육철학은 교육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이 시대에 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 아닐 수 없다.
안산대(총장 김주성) 건축디자인과는 최근 ‘제18회 경기건축문화제’ 동상과 ‘제49회 경기도 건축대전’ 본상 등 다수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번 경기건축문화제 전국대학생 공모(계획작품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한 김재흥, 박문서, 구남교 학생은 부상으로 네덜란드와 독일 등의 해외건축 연수 기회와 장학금 100만 원을 받게 됐다. 수상 작품은 ‘Healing Art’를 주제로 경사지형을 살린 친환경적으로 건축물 디자인을 선보임과 동시에, 인간과 주변 자연환경, 지역의 커뮤니티를 함께 융합해 치유하는 상생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제49회 경기도 건축대전에서는 주니어(대학 3학년까지)팀 180여 팀, 시니어(대학 4학년에서 대학원생까지) 40여 팀 등 전체 221개 팀이 참가해 경합을 벌였으며, 안산대 건축디자인과 학생들은 본상 7개 부문(장려상 4개 팀, 건축문화상 1개 팀, 건축세계상 2개 팀), 입상 7개 부문 14팀 등 다수의 팀들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주진형 건축디자인과 교수는 “열정 어린 헌신의 결과가 작은 결실에서부터 얻어진다는 사실을 학생들 스스로가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돼 기쁘다”면서 “결과와 관계없이 과정 속에 담은 열정과 고민, 많은 시행착오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참가학생들을 격려했다.
세경대 전기자동차과는 산학협력 업체인 세경이브이와 공동으로 광주 김대중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3 국제 그린 카 전시회(7일~9일)’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3 스마트 융합 산업전(10월 7일~10일)’ 및 서울 코엑스 ‘2013 스마트 카 및 전기자동차 엑스포(9월 3일~5일)’에 전기자동차와 전기스쿠터 제품을 출품했다. 세경대 전기자동차과는 세경이브이와 공동 개발한 소음을 전혀 내지 않는 무단변속기(CVT)가 장착된 100cc급 전기스쿠터 및 전기 스포츠카 그리고 노인 인구의 증가를 대비한 실버 카(1인용 전기자동차), 농어촌용 전기차 등을 선보여 참가 전시회마다 주목 받았다. 특히 환경부 및 제주, 창원, 서울 전기차 담당 주무관이 참석한 산학연 토크 콘서트에 이선곤 세경대 전기자동차과 교수가 학계대표 패널로 참석해 전기자동차 분야에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과 같이 아담스모터를 응용한 자가 충전식 전기자전거 및 FRP(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를 이용, 차체를 경량화한 독특한 디자인의 5인승 전기자동차를 개발 중이며 12월 제작완료를 목표로 현재 시운전을 마친 상태이다. 이 교수는 “세경이브이와 공동으로 실버 카(1인승 전기자동차) 양산 모델을 개발 중이라 내년에는 도로를 달리는 세경대 로고가 붙은 전기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내초(교장 김경순)는 ‘꿈이 있는 사람은 아름답다’라는 주제로22일 북내초 강당에 서 미래 꿈나무들이 준비한 여러 가지 끼를 선보이는 축제를 열었다. 운동회와 학예회를 격년으로 운영해 오던 북내초등학교는 이 날이 학생들에게 좀 더 의미있는 날이 되도록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설계하고, 꿈을 함께 나누며, 자신의 장기를 맘껏 펼치는 하루로 운영하였다. 우리나라 야구는 1군 리그인 K리그 외에 1군을 꿈꾸며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는 2군 리그 ‘퓨처스리그’가 있다. 언젠가 1군이 되어 이름을 떨칠 그날을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하듯, 북내초 어린이들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주길 바라는 마음과 북내초 학생 모두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소중한 사람들이기에 ‘학생이 미래’라는 의미에서 ‘퓨처스 데이’로 지정한 것이다. 행사는 모두 3부로 이루어 진행되었으며, 1부에서는 ‘우리들의 꿈이야기’라는 주제로 본관 건물에서 전시회가 열렸다. 학생들의 꿈과 희망, 성취과정을 다룬 꿈설계도 전시와 북내 방과후학교 성과물 전시, 2013 북내 교육활동 사진 전시, 시화 전시회가 열렸다. 2부에서는 ‘선배들이 들려주는 꿈이야기’라는 주제로 여주시청에서 근무하는 53회 졸업생 유준희 선배와 54회 졸업생 채외숙 선배의 소중한 강연이 있었다. 여주시청에서 홍보감사담당관으로 근무하는 유준희선배는 여주시의 유적, 특산물, 행사, 여주시 승격 과정 등에 대한 이야기로 여주에 사는 것에 자랑스러워해야하는 이유를 들려주었고, 친구들과의 우정, 자신만의 취미, 꿈을 가지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진 채외숙선배의 강의에서는 가난으로 배우지 못한 학교 공부에 대한 안타까움, 세 자녀를 키우고 난 후 스스로 공부를 해 나가 검정고시를 줄줄이 통과한 일, 사람들은 늦었다고 하는 나이에 원예심리상담을 전공하기 위해 올해 대학수능시험을 본 일 등 자신의 꿈을 위해서는 늦은 시기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강조했으며 학생들도 꿈을 가지고 성취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강조했다. 김경순 교장은 감사패를 전달하며 학생들에게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소중함을 가르쳐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3부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한 끼와 재능을 선보이는 공연무대가 펼쳐졌다. 도전, 운암, 주암분교와 병설 유치원도 참가하여 모두 26팀이 화려한 무대를 만들었으며, 많은 학부모들이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경순 교장은 “학예회가 각 반에서 연습하여 한 번 보여주고 넘어가는 행사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학생들에게 꿈의 소중함과, 꿈을 이루는 자신만의 끼를 만들어가야 함을 보여주는 새로운 행사였다. 내년에는 올해 행사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더 많은 꿈과 끼들이 넘치는 행사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소설이 지났습니다. 이십 사 절기 중 스무 번째 해당하는 절기입니다. 이날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小雪)이라고 합니다. 강마을에는 눈은 내리지 안았지만, 추위가 제법 세찹니다. 추수가 끝난 들에는 커다랗고 둥근 짚덩이들이 군데군데 놓여 있습니다. 이 절기 무렵의 농촌은 이미 농사철은 지났지만 여러 가지 월동 준비를 위한 잔일이 남습니다.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여 겨우살이 준비를 합니다.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대학 은사님의 블로그에 들어갔더니, 소상팔경 관련 학술세미나 소개가 있었습니다. '소상강'은 고전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지명이어서 잠시 살펴보았습니다. 소상이란 중국 남부 호남성과 동정호의 남쪽 영릉부근, 즉 소수와 상수가 만나는 곳의 여덟 가지 아름다운 경치를 말한다고 합니다. 소상 팔경은 다음과 같다고 하네요. 1. 산시청람 (山市晴嵐) - 봄 기운에 싸인 산촌풍경 (山市는 날 개여 부는 바람) (山市淸風) 2. 연사만종 (煙寺晩鐘) - 해 질 녘 山寺의 종소리 (먼 절의 저녁 종소리)煙寺暮鐘) 3. 어촌석조 (漁村夕照) - 어촌에 깃드는 석양 (어촌에 저녁 해) (漁村落照) 4. 원포귀범 (遠浦歸帆) - 먼 포구로 돌아오는 배 (돌아오는 고기잡이 배) 5. 소상야우 (瀟湘夜雨) - 소상강에 내리는 밤비 (비바람 몰아치고 四方은 어둠) 6. 동정추월 (洞庭秋月) - 동정호에 비치는 가을 달 (앙상한 나무와 가을 달) 7. 평사낙안 (平沙落雁) - 모래톱에 내려앉는 기러기 (멀리 물가에 기러기 떼) 8. 강천모설 (江天暮雪) - 해 질 녘 산야에 내리는 눈 (강촌에는 내린 저녁 눈) (江村暮雪) 그 중 강촌의 해질녁 저녁 눈을 그린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강마을 저녁에 내린 눈.... 안견의 그림으로 제목은 강촌모설 이라고 하네요. 소설무렵 소상팔경을 보며 옛사람의 겨울밤을 생각하였습니다. 모두 건강하고 따뜻한 겨울되시기 바랍니다.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 농사가 잘 된다고 한다. 대개 소설 즈음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도 추워진다. 이날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 추위를 손돌추위라고 하며, 뱃사람들은 소설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려 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다음의 손돌바람과 관련된 전설이 전한다. 고려 23대 고종이 몽고군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몽진을 가던 때라고도 하고, 조선시대에 이괄의 난을 피해 인조(仁祖)가 한강을 건너던 때라고도 한다. 사공 중에 손돌(孫乭)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피난을 가는 왕을 모시고 뱃길을 서둘렀지만, 왕이 보아하니 손돌이 자꾸 일부러 그런 것처럼 물살이 급한 뱃길을 잡아 노를 젓는 것이었다. 왕은 의심이 갔다. 그래서 신하를 통해서 물살이 세지 않은 안전한 곳으로 뱃길을 잡으라고 하였지만 손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왕은 의심을 이기지 못하고 선상에서 손돌을 참수(斬首)하고 말았다. 손돌은 죽기 전에 억울함을 하소연하였지만 소용이 없음을 알고 바가지를 하나 내놓으며 물에 띄운 바가지가 가는 길을 따라 뱃길을 잡으라고 말하였다. 물살은 점점 급해지고 일행은 하는 수 없이 손돌이 가르쳐 준대로 바가지를 물에 띄웠다. 바가지는 세찬 물살을 따라 흘러갔으며, 왕을 실은 배도 그 뒤를 따랐다. 무사히 뭍에 내린 왕은 그때야 비로소 손돌의 재주와 충심을 알았다. 또 다른 전설에서는 손돌을 죽인 후에 더더욱 세찬 바람이 불고 물살이 급해졌기 때문에 하는 수없이 싣고 가던 말의 목을 잘라 제사를 모셨더니 파도가 잠잠해졌다고도 한다. 뭍에 도착한 왕은 곧 후회를 하였지만 손돌의 목숨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 덕포진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장지(葬地)를 정해 후하게 장사를 지내주었다고 한다. 이때가 10월 20일이었는데, 매년 소설 즈음인 이맘때가 되면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 무렵에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국 세시풍속 사전
“방송가에 어른거리는 ‘블랙리스트’ 망령.” 어느 중앙 일간지(한겨레,2013.1.8) 사설 제목이다. 사설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배우 김여진이 방송사 2곳으로부터 출연금지 당한 사실에 “민주주의의 척도로 불리는 언론이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이 정도 수준에 불과한지 자괴감마저 든다”고 쓰고 있다. 이른바 블랙리스트(출연금지자 명단)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일례로 2009년 10월 9일의 개그맨 김제동 퇴출사건을 들 수 있다. KBS는 2TV 오락프로그램인 ‘스타 골든벨’ 사회자 김제동을 전격 교체했다. ‘스타 골든벨’은 김제동이 4년 동안 진행하면서 시청률 11~12%로 같은 시간대 1~2위 오락프로였다. 사측이 내세운 교체 이유가 황당한 이유이다. 김제동은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때 서울시청 앞 노제(路祭)의 사회를 보고 노무현재단출범 기념콘서트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심지어 보수 신문마저 “개그맨 김제동씨에게 다시 마이크를 쥐어 줘라”(조선일보, 2009.10.4)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방송인 김미화는 2010년 10월 6일 KBS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파문을 일으킨 김미화 블랙리스트 사건은 KBS의 고소취하로 일단락되었는데, 엉뚱하게도 MBC에서 불똥이 튀었다. 2011년 4월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사회자에서 물러나게 된 것. 2003년 10월부터 프로를 진행해온 김미화의 중도하차 역시 블랙리스트 논란과 닿아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후보 지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과의 대화’ 행사에서의 사회 등이 이명박 정권의 눈치를 보며 알아서 기는 방송사 행태와 맞물려 퇴출로 이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편 가르기의 절정처럼 보여 씁쓸함이 가시지 않지만, 블랙리스트가 방송가에만 어른거리는 것은 아니다. 방송과 함께 언론의 중요한 한 축인 신문사에도 블랙리스트가 있다. 가령 왕성한 필력의 저술가로 잘 알려진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출간 소식은 어느 중앙 일간지에선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필자 역시 최근 어느 지방신문사의 블랙리스트가 되었다. 지난 5월 칼럼 게재 후 보낸 어떤 글도 그 신문에 게재되지 않은 것이다. 통상 한 달, 길어도 두 달 만에 칼럼을 실어온 터라 필자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메일로 물은즉 “앞으로 실을 수 없으니 글을 보내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 납득될만한 어떤 이유도 없었기에 응당 황당해하는 가운데 떠오르는 게 있었다. 그 이전 또 다른 신문에서 겪은 그런 일이 그것이다. 그 신문사는, 그러나 3개월 후 필자의 칼럼을 다시 게재하기 시작했다. 두 신문사가 갑자기 필자를 블랙리스트 취급한 것은 도교육청 내지 교육감 비판 칼럼 게재 후부터라는 공통점이 있다. ‘개방형 교장은 본청 장학관 자리인가’와 ‘여비규정, 학생불편 교사희생 강요’가 그것이다. 설마 그게 아닐 걸로 믿지만, 도교육청이 교사의 이런저런 쓴소리에 대해 시정이나 개선은커녕 광고 따위로 신문사를 압박한 것이라면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그리하여 필자를 때아닌 블랙리스트로 내몬 것이라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자타가 인정하는 진보 교육감 재임중인 도교육청에서라면 그런 일은 도저히 할 짓이 아니다. 그런 의혹조차 불거지게 해선 안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신문사 역시 그런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디. 지방신문의 열악한 재정환경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런 이유로 필자를 블랙리스트로 내친 것이라면 과연 언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앞의 한겨레 사설에서처럼 “자괴감이 안드냐” 묻고 싶다.
고교에서 문예지도를 하고 있는 원로교사이다. 먼저 불과 9개월 만에 다시 이런 글을 쓰게 되어 심히 유감스럽다. 다름아닌 ‘애들 울리는 공모전’ 이야기다. 이렇게 나선 것은 아무리 언론을 통해 지적해도 개선은커녕 심화되고 있는 양상인데다가 “언제 발표하냐”며 따지듯한 제자의 독촉을 받아서다. 잠깐 지난 해 사례부터 정리해보자. 가령 지난 해 ‘내가 꿈꾸는 미래녹색도시 공모전’을 주최한 녹색성장진흥원의 경우 처음 발표한다던 약속을 한 번도 아니고 무려 두 번이나 미루었다. 2011년 제천녹색세상이 주최한 ‘제7회전국자연사랑 생명사랑 시 공모전’ 역시 처음 발표한다던 약속을 두 번이나 미루었다. 지난 해 공모전에서도 당초 공지한 날짜를 어기고 10일이나 늦춰 발표한 바 있다. 올해엔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가 거기에 가세했다. 마음인문학연구소는 2013년 4월 2일자 한겨레 신문 5단 통광고를 통해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제2회 수기공모전’을 공지했다. 주제는 한국사회와 병든 마음, 기간은 2013년 4월 1일(월)부터 6월 3일(일) 18:00까지였다. 공모대상은 ‘공모전 응모자 누구나’였다. 당선작 발표는 7월중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7월 21일로 공모기간이 연장되었다. 익히 봐오던 공모기간 연장이라 그러려니 했지만,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다. 11월 25일 현재 당선작 발표는커녕 어찌된 영문인지 홈페이지를 통한 사과나 양해구하기 따위 아무런 공지도 없다. 그 기간이면 없는 당선작도 만들어낼 시간 아닌가? 필자가 지도한 제자는 그 글을 쓰는데 몇 날 며칠 매달려야 했다. 필자가 첨삭 등 지도한 횟수는 4회에 이른다. 혹 당선작이 없으면 없는 대로, 그게 아니라면 “심사 지연으로 늦어지고 있음을 양지 바랍니다” 같은 안내라도 한번쯤 해줘야 한다. 그것이 응모자들에 대한 도리다. 그러다보니 ‘병든 마음’이란 공모전 주제가마저 참 가소롭게 느껴진다. 병든 마음 치유는커녕 없던 병이 오히려 생길 지경이니 말이다. 마음인문학연구소는 그렇게 공모전 치르기가 힘에 부치면 대다수 응모자들 ‘쌩병’나게 하지 말고 내년부터는 행사를 접기 바란다. 하긴 그것은 ‘제43회한민족통일문예제전’에 비하면 양반일지도 모른다. 민족통일전라북도협의회의 경우 지난 해 10월 5일 시상식 후 1년 넘게 지금까지도 2명의 수상학생 상장을 보내주지 않고 있다. 전화를 두 번씩 했는데도 그렇다. 과연 학생들에게 뭐라 변명해야 하는지 만천하에 답을 구하고 싶은 심정이다. 앞으로 이런저런 공모전 주최측은 툭하면 발표연기 따위 공신력 잃는 행태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무엇보다도 좋은 일 하며 욕 얻어먹는 것이 안타까워 하는 말이다. 정 힘에 겨우면 개최하지 않으면 될 일이다. 국민과의 공적인 약속이나 다름없는 무릇 공모전의 입상자 발표일은 꼭 지켜져야 한다. 그 동안 주최(주관)측 홈페이지를 수없이 방문하는 등 시간낭비가 심했음은 물론이다. 어른으로서 어린 학생들에게 ‘쪽팔릴’ 일도 그렇지만, 불신마저 심어준다면 많은 돈을 들여가며 굳이 그런 공모전을 할 이유가 없는 게 아닌가?
간밤에 비가 왔다. 얼마나 유익한 비인지 모른다. 학교가 한결 깨끗해졌다. 학교 주변의 초엽(草葉)이 새 맛을 낸다. 가을의 끝자락에 볼 수 있는 단풍이 가추(嘉秋)의 계절임을 실감케 한다. 거기에다 아침에 일찍 출근하셔서 청소하시는 선생님, 당직하시는 주사님, 사감장 선생님, 요리하시는 여사님들을 보면 생기가 돈다. 이분들이 우리 학교의 보배요, 꽃이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과 교직원들은 ‘열심’이 남다르다. 자진함이 돋보인다. 성실함이 빛난다. 진지함이 묻어난다. 나태한 자가 아무도 없다. 모두 자기의 맡은 일을 부드럽게 잘 처리한다. 이런 분들로 가득 차 있으니 학교가 발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교직원 속에서 생활하니 늘 감사와 감동과 감격이 있게 된다. 학교도 오시는 이마다 좋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얼마 전 퇴직하신 교장선생님 네 분께서 오셨는데 학교가 깨끗하다고 하신다. 정비가 잘 되었다고 하신다. 전망이 좋고, 모든 것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하신다. 학교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근무하고 싶은 학교다. 감동을 주는 책은 언제든지 읽어도 또 읽고 싶다. 특히 고전소설은 더욱 그러하다. 어릴 때부터 ‘이도령과 춘향’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암행어사(暗行御史) 출도(出道)야 하면 신이 난다. 속이 시원해지고 후련해진다. 어사출또 또는 어사출두(出頭)라고도 하는 출도(出道)는 언제나 기다리고 기다리는 말이다.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말이다. 춘향전은 답답함을 가지고 읽어야만 한다. 안타까움을 지니면서 읽어야 한다. 언제 빛을 보려나 하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 먼저 춘향이의 사람됨에 감탄하게 된다. 여주인공 춘향이는 상민 출신이다. 그러함에도 됨됨이는 옥과 같이 빛난다. 어질고 착했다. 글읽기에 골몰했다. 예모정절(禮貌貞節)을 일삼았다. 효행이 뛰어났다. 이러면 우리가 목표로 삼는 높은 인격과 탁월한 실력을 겸비한 세계선도적 인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춘향이의 지조(志操), 절개, 정조는 대단했다. 신관 사또의 그런 고초 속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지킬 것 끝까지 지키는 지조(志操)가 돋보였다. 남자의 주인공 이도령은 서울 양반 가정의 출신이다. 아버지는 충신과 효자였다. 문벌 좋은 가문의 아들이다. 풍채가 뛰어났다. 지도자가 지녀야 할 네 가지 자질이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하지 않았나? 신(身)은 풍채다. 언(言)은 언변(言辯)이고 서(書)는 글쓰기, 즉 문장력이고 판(判)은 판단력이다. 이도령이 풍채를 지녔다. 도량(度量)은 푸른 바다 같이 넓었다. 즉, 넓은 마음, 깊은 생각이 바다가 같았다. 지혜는 활달했다. 지혜가 넓고 컸다. 문장은 이태백과 같이 탁월했다. 글씨는 왕희지와 같은 서예가였다. 그러니 이도령과 춘향이는 집안의 출신을 빼고는 됨됨이가 어금버금하였다. 그 당시에는 용납되지 않는 사랑이 펼쳐진 것이다. 이게 혁신(innovation)이고 획기적인 것이며,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 소설은 이것 때문에 가치가 높다고도 할 수 있다. 짧은 기간에 사랑을 나누고 백년가약(百年佳約)을 맺었다고 정절을 지키며, 약속을 지키는 이는 드물다. 가문이 다르고 어른이 반대하는 결혼이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도 아니고 양반, 상놈의 차별이 심한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어디 선비 집안의 아들과 여염(閭閻)집 딸의 혼사(婚事)는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런데 성사하게 되었고 결혼을 하게 되어 3남 2녀의 자녀까지 낳는다. 순수한 사랑은 더욱 빛난다. 끝은 아름답다. 빈부귀천을 초월하였다. 고난 고초를 이겨내었다. 결국은 이루어내었다. 이런 사랑을 그려내었으니 지금까지 사랑을 받는 소설이다. 새로 부임한 신관 사또 변학도의 인물됨은 모자람이 많았다. 성정이 괴팍했다. 성격이 붙임성이 없고 까다롭고 별났다. 거기에다 인성교육이 안 되어 실덕도 했다. 덕망을 잃었다. 행동이 부실했다. 판결을 잘못했다. 시시비비를 가려내지 못했다. 인성교육을 잘못 받아 인품이 뛰어나지 못하면 높은 자리에 앉아도 문제만 일으킨다. 그래서 교육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인성교육이고 다음이 실력교육이다. 지식교육이다. 학력향상이다.
인간은 아무리 잘난 사람, 세상이 평가할 때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약점, 프로이드가 말한 컴프렉스가 있다. 이 약점 때문에 심한 컴프렉스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필자가 만나 본 사람 가운데 신체적 장애를 가지면서도 이 컴프렉스를 잘 극복한 사람들로 보통 사람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고 있다. 강영우 박사, 일본의 오토다케, 대구 광명학교 황재환 교감, 조선대 김영일 교수가 그런 사람이다. 이들은 모두 시각 장애를 극복하고 멋진 인생을 살아간 사람들이다.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유상철씨도 2006년 선수생활을 마칠 때까지 혼자만이 간직한 비밀이 있었다.그의 왼쪽 눈 시력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이다. 마치 추운 날 서리가 낀 유리창을 통해 밖을 볼때 느끼는 윤곽만 보인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알아차리게 되었지만 이는 선수로서 큰 약점이기에 은퇴꺄지 비밀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약점때문에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결과 체력을 키웠고 몸싸움에서도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박지성 선수가 ‘평발은 지구력이 약하다’는 약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결과지구력과 집요한 플레이인 강점이 만들어졌다는 것과 같다.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8강에서 만난 일본을 상대로 그는 0-1로 끌려가던 중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최종 수비수였던 홍명보 현 국가대표팀 감독이 전반전에 부상당해 교체되자, 그는 최종 수비수 자리를 메우며 상대의 공격을 막았다. 몸을 던지는 육탄 수비를 하면서도 공격에 가담해 동점골을 뽑았다. 결국 이 경기에서 한국팀은 3-2로 역전승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전에선 한국팀을 벼랑 끝에서 건져올린 골을 기록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멕시코, 네덜란드를 상대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완패하자, 차범근 감독이 월드컵 도중에 경질되고 감독 없이 벨기에전에 나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한국팀은 경기 초반부터 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경기를 20여분 남기고 왼쪽에서 날아온 프리킥을 그가 번개처럼 뛰어가 골로 연결했다. 왼쪽 눈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왼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마무리한 것이다. 그는 한·일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열린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멕시코전에서 전반전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후반전에 출전을 강행해 헤딩으로 결승골을 기록했다. 유상철에게 왼쪽 눈이란 어떤 존재일까. 그는 “오늘의 자신을 만든 것이 왼쪽 눈”이라고 표현했다. 잘 보이지 않고, 그로 인해 선수생활에 지장을 준 왼쪽 눈이 지금까지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말이었다. 그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단 왼쪽 눈이 완전히 실명 상태가 아니라, 윤곽이나마 희미하게 보이는 상태니까 감사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축구선수를 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약점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강점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피나는 노력을 한 것이다. 한쪽 눈으로도 헤딩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기둥에 공을 매달아 높이를 조절하며 연습을 숱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한 결과 선수생활을 하면서 발로 넣은 골보다 머리로 넣은 골이 더 많다. 사람마다 자기 나름대로 약점과 절망스러운 경험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오늘의 나를 만든 건 왼쪽 눈” 이라 자신있게 말하는 유상철 선수처럼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 보고, 미래의 어느 날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우리 학교에 재학중인 축구 선수들에게 기대하여 본다.
일자리 창출을 겸해 정규직 시간제 교사제도를 도입한다는 정부의 복안을 보면서 정부 관료들은 교육을 어떻게 생각하는가하는 의아심이 든다. 이 사회는 학교나 학생들에게 원하지 않는 어떤 일이 생길 때마다 학교와 교사를 나무라고 교육이 잘못되어 그렇다고 질책을 한다. 그리고서는 올바른 교육을 하기위한 교사들의 요구를 묵살한다. 때로는 교사들의 집단 이기심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하면서. 이 모든 것이 교육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교육을 재단하는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대가족제도에 형제들이 여럿이었기에 특별하게 이름 붙여 인성교육을 실시하지 않아도 가정에서 생활 중에 남을 배려하는 인성교육이 이루어 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하나 자녀 가정에다가 핵가족화 되어 그런 기회는 없어지고 자식을 향한 부모의 끝없는 이기심만 경쟁적으로 부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교사들의 위치는 참 어렵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되고 또 가르치고 싶은 것은 많지만 그것들이 사회의 요구나 부모의 이기심, 교사의 양심 등 서로가 맞지 않는 조건들 때문에 언제나 불협화음이 생기고 그 때마다 제일 약자인 교사만 고래싸움에 새우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사회는 이상한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 교육하면 언제나 아이들 위주로 이야기한다. 자주성, 창의성, 아동인권, 민주화 등등. 그런데 그런 것들이 정작 그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경쟁에 몰아넣으면 안 되고 서열을 세워서도 안 되고 수용적으로만 키워도 안 되고…. 그러나 교사들은 승진이니 성과금이니 전보니하면서 끝없는 경쟁을 요구받고 서열을 매기고 개선을 위한 어떤 제안도 이기심으로 폄하되어 거부되는 현실인 것이다. 왜 학교현장이 이럴까? 한 마디로 우리네 정서를 무시한 비교육적 처사 때문이다. 앞에 말한 것처럼 교육의 비전문가가 교육 재단의 칼자루를 잡고 휘두르기 때문이다. 적어도 교육에 관한 정책만큼은 그 바탕에 교육의 본질이 튼튼하게 깔려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을 비교육적인 요소로 재단하고 밀어붙이는 힘 있는 사람들 때문에 교육의 본질은 날로 힘을 잃고 엉뚱한 결과를 낳게 되며 적반하장 격으로 그렇게 만든 사람들이 오히려 그 결과를 들고 학교현장의 교사들을 질타하는 웃지 못 할 비극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교총의 설문을 보면 정규직 시간제 교사제도 도입에 관해 응답한 각 급 학교 선생님들 중 82.7%가 제도 도입을 반대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말해 이 제도가 도입되면 교육계는 더 삭막해지고 사회가 원하는 교육은 더 어려워지고 그 책임을 교사들이 다 뒤집어쓰게 된다는 것을 선생님들은 알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힘이 없어 꿈틀거리기만 하는 지렁이처럼 이렇게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는 선생님들이나 설문 결과를 발표하는 교총이나 답답하고 서글프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구의 교육과 우리는 그 바탕이 다르다. 우리의 교육을 재단하는 사람들이 기를 쓰고 도입하려는 소위 선진국들의 교육이 우리에게 반드시 좋은 것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오죽하면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을 본받자고 언급했을까? 적어도 교육에 대한 변화는 반드시 우리의 정서와 우리의 교육을 바탕으로 해서 꾸며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선생님들 이야기를 좀 들었으면 좋겠다.
이른 아침인데도 해맑은 웃음으로 인사하면서 등교하는 아이를 만났다. 이 학생은 항상 일찍 등교한다.교실에 들어가 창문을 열고 다음에 오는 친구들을 기다린다. 하루 아침에는 물었다. 학교에 오는 것이 즐겁냐고?즐겁다는 것이다. 그래? 뭐가 그렇게 즐겁냐고 또 물었다. 친구들 만나 공부하고 이야기 하고 급식 먹고 가는 하루가 즐겁다는 것이다. 이렇게 즐거운 아이들이 과연 우리 학교에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정확한 비율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당수의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즐겁게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가 여기까지 이렇게 굴러 온 과정 속에 선생님들의 사랑과 열정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무렵 학교에 해가 뜨는 시각은 7시 반을 넘어서고 있다. 어떤 선생님은 여름 시간이 아닌 지금도 7시만 되면 연구실의 불을 밝힌다. 이제 습관이 된 것 같다. 하루 시작을 연구로 시작하는 선생님의 가슴에 어떤 기대가 들어있을까 궁금하다. 그렇지만 하루의 일과를 준비하면서 수업을 향한 열정이라 생각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누구나 인간에겐 되고 싶은 것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삶의 과정에 그것이 방해되고 여건이 안 되어 이루지 못하고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게 되면 포기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필자가 아는 한 의사의 고백이다. '원래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은 소설가였다. 그리고 그 다음 꿈은 철학가였다. 그런데 이러저러하게 의대에 들어온 후 나 역시 결과적으로 뭔가가 되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았다. 좋은 병원에서 레지던트가 된다면, 미국에서 괜찮은 대학에 가서 MBA가 된다면, 내 병원이 있다면, 책을 낸다면, 방송에 나간다면 나는 내가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뭔가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이 주는 희열은 항상 잠시 뿐이었다. 그 순간이 지나가면 오히려 우울함이 밀려들고는 했다. 뭔가 생각한 것과는 항상 달랐다. 그러다 이제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야 더 이상 뭔가를 이루면, 뭔가가 되면 행복할 것이라는 본능의 속삭임에 더 이상 속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고백이다. 필자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 있다 이것은 바로 재미다. 같이 일하는 직원, 만나는 사람과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쌓여서 결국 재미있는 인생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 인생을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결국 우리는 제한된 시간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마음에 있지만 송창식 씨의 노래 가사 중 일부처럼 “노래하고 술 마시고 춤만 추다보면” 나중에 시간을 헛되게 보낸 대가로 불행에 빠질 확률이 올라간다. 절대 가난에 빠져 절망의 늪에서 재미를 노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재미있게 사는 것은 맞지만 최소한도 절대 가난에 빠지면 안 된다. 돈이 없고, 사회적 지위가 너무 보잘 것 없어진다면 본인은 아니라고해도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고 분노가 축적되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생각한다. 열등감처럼 인간을 보잘 것 없게 만드는 것이 없다. 자신보다 우월한 이를 부러워하지 않는 인성을 타고 태어난 복 받은 이도 별로 없다. 그리고 고령화 저성장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에서 지금 미래를 살아갈 역량인 자산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 어떻게 살게 될지 불안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공부를 하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외침이 아이들에겐 피부로 다가오지 않는다. 불안을 떠안고 재미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안을 어느 정도는 일단 줄여 놓아야 재미를 찾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게 산다는 것이 참 쉽지 않다. 결국 재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순간순간 갈등하다 힘들게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나를 권태, 타락의 나락을 빠뜨리는 쾌락과 인생의 참 재미 사이에서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것 하나 만큼은 틀림없다. 재미없는 인생은 삶이 아니다. 지금 이 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 이 공부를 해야 하나말아야 하나 갈등할 때 내가 나 자신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 “내일 죽게 된다면 지금 이 일을 하면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후회할까 후회 안할까?” 죽음의 순간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아주 가끔씩 나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오래 전에 사두고 보지 못한 책, 읽었지만 다시 보고 싶은 책을 꺼내어 읽기도 한다. 이는 내 스스로 재미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이다. 재미없는 인생은 살아있는 순간이 아니라 믿기 때문이다. 결국 재미있는 인생은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자각때문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방과후학교를 내실화하고 우수한 사례 확산 및 참여 동기를 높이고자 「제5회 방과후학교대상」을 공모선정하고, 시상식은 21일일산 KINTEX에서 개최하였다. 이번 공모전은 '방과후도 행복한 학교'라는 주제로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들의 소질과 특기적성을 계발을 위해 열정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학교, 교사, 지자체, 지역사회기관을 발굴, 우수사례를 확산시키기 위해 삼성꿈장학재단, 한국교육개발원, 중앙일보가 공동주관하였다. 교사, 학교, 지역사회파트너 3개 부문에 총 403편이 응모하였고, 서류심사, 인터뷰 및 현장실사 등 3차에 걸친 심사과정을 거쳐 총 46편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응모는 총 403편(학교부문 255, 교사부문 108, 지역사회파트너부문 40)이었다. 수상자에게는 상장, 트로피와 함께 부상으로 상금(대상 500만원, 최우수 300만원, 우수 100만원, 장려 및 특별상 50만원)을 각각 수여한다. 이번 공모에서 대상(大賞)은 서울 이태원초등학교의 I–Happy 방과후학교(꿈 키움, 행복 나눔, 어울림, 끼 펼침) 프로그램이었다. 학교부문 최우수는 학생 맞춤형 매력만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한 충남연무초등학교, 진로 동아리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학생 만족도 향상 및 사교육비 경감에 노력한 울산 언양중학교, 학생들의 자율적 선택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즐거운 ‘OH! 樂(락)’ 혜인 방과후학교를 운영한 전남 목포혜인여자중학교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중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전남 목포혜인여자중학교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목포 구도심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교육에서 소외 된 학생이 많다(기초, 한부모, 시설 등 교육취약계층 약 25%). 자녀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과 열의는 높으나 학교 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교육·문화적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학생이 많다. 주요 특성화 프로그램은 – Oh!樂(락) 혜인 방과후학교이다. 학교가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여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방과후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꿈’과 ‘끼’가 자라고 다섯 가지 즐거움(5樂)이 있는 방과후학교 비전을 학교장이 제시하였다. 이것들을 차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一樂. 모든 학생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즐거움 : 모든 학생이 1인당 3개(A,B,C군)의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보장하고, 연중무휴(일반-E-School-토요-방학) 운영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인 배움을 보장함으로써 학생의 다양한 요구와 필요를 만족 二樂. 학업 실력이 향상되는 즐거움 : 학생 개개인의 요구를 고려한 수준별 교과 프로그램을 개설(심화과정6강좌, 기본과정30강좌, 기초학력증진과정 10강좌)하여 학생의 학업실력 및 자아존중감 향상 三樂. 내 속의 숨은 ‘끼’를 키우는 즐거움 : 음악(8강좌), 수공예(9강좌), 체육(5강좌), 자기계발 및 종합예술(4강좌)등의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개성을 가진 학생들의 숨겨진 끼와 재능을 개발하고 이를 발산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 기회 제공(동아리발표회, 덕인뮤직페스티벌, 유달예술제, 갓바위예술제) 四樂. 내 미래의 ‘꿈’을 찾아가는 즐거움 : 지역사회 전문기관과의 협약으로 혜인오케스트라, 뮤지컬을 통해 예술적 역량 개발과 인성을 함양하고 다양한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 제공 五樂. 서로 다른 ‘너’와 ‘나’ 함께하는 즐거움 : 교육취약계층을 위한 행정적 지원과 강원도 문화체험, 심리치료, 토요도서관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 지역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질 높은 수업 제공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이루어진 효과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첫째,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의 중심이자 오고 싶은 학교, 머물고 싶은 학교로 도약하였다. 그 예로 신입생 1지망인원 3년 연속 정원 초과하였는데 2013년(115%)하였다. 둘째, 수요자 만족도가 높아졌다. 학생들의 자율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99%(601명)의 참여율, 87%의 높은 만족도를 달성하였다. 셋째, 1학년 65.5%, 2학년 88.5%의 학생(혜인 E-School(일과후수업) 수강자)의 학력이 향상되었다. 체계적인 기초학력 증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줄어들었다. 넷째, 사교육비 경감을 가져왔다. 1인당 월평균 지출액이 279,000원에서 85,700원으로 감소하였다. 몇가지 논의하여야 할 것이 있다고 본다. 첫째, 이 학교는 이미 2010~2012. 영어교과교실 연구학교 운영(B2형 교과교실), 2010 영어교육리더학교 전라남도 우수학교 선정, 2012. 진로중점학교 선정 · 운영, 2012. 교육복지 우선지원사업 우수학교 선정, 2013. 선진형 교과교실제 시행(전환형), 2013. 교육부 지정 ‘학생뮤지컬’ 운영 학교 선정, 2013. 전라남도교육청 지정 ‘학교문화선도학교’ 운영, 2013. 전라남도교육청 지정 학부모 학교 참여 지원사업 운영, 2013. 전라남도교육청 지정 사제동행 독서토론 동아리 운영, 2013. 목포시교육청 지정 우수학교 스포츠클럽 운영지원 등 그동안 많은 지원을 받아왔다. 둘째, 2013년 1학기의 경우 주 10 회 – 일과후 2시간씩 (1교시 : 17:30∼18:30, 석식 : 18:30∼19:00, 2교시 : 19:00∼20:00), 월, 수, 금 – 영어, 수학 / 화, 목 – 국어, 과학 (영어, 수학 – 총 36시간, 국어, 과학 – 총 28시간)이 방과후 학교에 실시하고 있는데 강사도 현직 교사인데 정규수업시간에 하는 것과 방과후에 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1인당 월평균 지출액이 279,000원에서 85,700원으로 감소되어 사교육비 경감을 가져왔다고 하는데 학교알리미에서는 2012년의 경우 지원예산이 1억1,114만4천원을 투자한 것을 고려하여 추산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