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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프로그램 질적 향상, 표준화 유도할 것” “인실련 출범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 공모전입니다. 학교, 가정, 지역사회는 인성교육을 하려고 해도 좋은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는 오랫동안 인성교육을 해온 학교와 단체가 만들어낸 우수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많아 양자를 연계해 줄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장에서 좋은 인성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할 수 있고, 무엇보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오직 인성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학교와 단체, 개인이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실련은 인증과정을 통해 경쟁을 유도하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토록 하며, 우수 프로그램 발굴, 개선·보완사항 지도 등을 통해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 및 표준화를 유도할 것입니다. 또 인증을 부여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교육 현장에서 확산·실행되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활용을 권장해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촉진 할 예정입니다.”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 ‘제2회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 공모전’ 인증 영역은 ‘유아용’, ‘초등학생용’, ‘중·고등학생용’, ‘대학생용’, ‘부모(성인)용’, ‘범용’으로 총 6개이다. 인증영역을 세분화한 프로그램 주제 분야는 ‘부모의 역할’, ‘지역사회의 역할’, ‘체육교육’, ‘예술교육’, ‘독서교육’, ‘바른말 고운말 쓰기’, ‘학생자치활동’, ‘상담활동’, ‘학교폭력예방’, ‘진로교육’으로 나눠 진행됐다. 모든 프로그램이 4개의 평가영역과 20개 평가요소별로 평가를 받았으며 ‘프로그램의 일치성 및 적합성’, ‘프로그램의 전달성’, ‘프로그램의 설득력 및 실천성’, ‘교육 효과의 입증성’의 심사기준을 충족시킨 21개 프로그램이 최종 선정됐다. 주요 프로그램 소개 소리 숲 인성학교 ‘소리숲인성학교’ 유아 대상, 다양한 놀이로 인성 함양 음악이 가진 소통과 감동의 힘으로 창의력을 증진하고 건전한 인성을 형성하고자 고안한 프로그램. 유아의 발달 특성에 맞도록 만3~5세의 단계별 프로그램을 구축해 정서적 역할극, 긍정의 노래 부르기,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놀이를 진행한다. 내·외적으로 자극을 주는 균형 잡힌 교육을 통해 감정과 정서가 순화되어 자발적 행동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제주 숲 승마 힐링 아카데미 ‘제주마 숲속상담’ 초등학생에게 ‘어울림’ 중요성 가르쳐 말과 숲 활동을 매개로 상담 및 인성교육을 함으로써 긍정적인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움츠림에서 벗어나 어울림의 중요성을 체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말과 친해지기, 부모님과 함께 타기등 아이들은 말과의 교감활동에서 ‘할 수 있다’는 신념을 확인하고 성찰일지를 통해 공감과 소통의 중요성을 체험하게 된다. 한국음용예술 심리연구센터 ‘가족자원봉사를 통한 인성교육’ 가족·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인성교육 가족과 연계해 지역사회 내의 자연스러운 역할 참여로 가족의 역기능을 해소하고 올바른 인성을 교육하며 가족친화적 지역사회를 형성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가족 자원봉사자가 지역사회 소외계층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 가는 체험을 한다. 이 과정에 심리상담기법이 포함돼 있어 정서적 안정과 심리정서 치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희중학교 ‘꿈의 빗장을 여는 진로독서교육’ 중·고생 대상, 책 통해 진로 탐구 진로와 연계한 독서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한다. 최초의 사람이 한 권의 책을 선물 받은 후 세 권의책을 3명에게 나누어주고 그 책을 받은 3명은 또 다른 3명에게 책을 나누어 주며 독서를 확산시키는 ‘책 씨앗 퍼뜨리기’, 자기 칭찬하기, 20년 후 자서전 쓰기 등 지속성, 연계성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명희 연수여고 교사 ‘고3 수험생 위한 진로저널 프로그램’ 진로계획·인성교육, 일거양득 진로와 입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시간적 부담으로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어려운 고3학생들을 위해 진로 프로그램을 통한 인성교육을 하고자 개발했다. ‘자아 이해’, ‘일과 학습’, ‘진로 계획’의 3개 범주에서 총 8회 기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진로저널을 작성하면 교사가 피드백을 제공한다. 유광국 지산중 교사 ‘게임중심 레크레이션 통한 자신감 키우기’ 체육활동 통해 협동심, 이타심 함양 자신감과 용기를 기르며 서로 이해하고 친밀감을 높여 올바른 인성을 향상하기 위한 프로그 램. 얼음땡, 벌떼축구, 전력줄다리기, 2인3각등의 게임에서 협력과 경쟁을 통해 우정을 쌓고 질서를 배운다. 여학생들의 체육 참여도가 높고, 팀 경쟁에서의 자신감은 물론 서로 친밀감 이 높아져 협동심과 이타심이 함양된다. 원광대학교 도덕교육원 ‘도덕성 함양을 위한 덕성훈련 프로그램’ 대학생 대상으로 도덕적 품성 연마 교수·직원·학생 및 일반인의 도덕적 품성을 수련해 자부심 및 소속감을 향상하고 자기성찰·발견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원광대학교 특화제도인 ‘도의실천인증제’의 한과정으로 나의 도덕지수(MQ)를 평가하고 점검하는 ‘지수점검’, 다양한 ‘명상체험’과 ‘소리(움직임)와 마음공부’, ‘사회봉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 ㅣ 이효상
우리 학교는 학습능력이 다소 부족한 특성화고다. 그러나 배움에 있어서는 서로 돕고 협력해 활기찬 수업을 하고 있는 e-디자인과 2학년 학생들을 자랑 하고자 한다. 나는 2012년, 성공적이고 지속적인 학생활동 중심의 배움 중심 수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프로젝트 수업 관련 교내자율연수 후 수업에 바로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어서 첫 단계인 모둠 편성에서부터 실패했다. 학생 의견을 존중하자는 마음에서 학생들 의견에 따라 모둠을 편성했더니 모둠별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학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담임교사들에게 받은 성적 명렬표를 토대로 모둠을 편성했다. 그리고 모둠별 역할은 모둠원끼리 정하도록 했다. 모둠장은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모둠학습을 이끌어 나갈 학습능력도 필요한데 다행히 이번 모둠장들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뽑혔다. 모둠편성 후에는 수행평가에 중점을 둬 모둠활동과 개별활동 점수 비중을 높이겠다고 공지했다. 성적을 중시하는 모둠장들은 모든 모둠원이 학습활동에 참여하도록 항상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모둠별로 토의를 통해 수업시간에 지켜야 할 규칙을 정하도록 하고, 모둠별로 발표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학생들 스스로 교사인 내가 강조할 내용들을 규칙으로 정하고 1년 내내 잘 지키겠다고 했다. 참으로 기특한 일이다. 교사가 규칙을 정했다면 아마 학생들은 “선생님이 또 잔소리한다”며 싫어했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조하니 그들 스스로 더 잘지켜나가려고 신경 쓰는 것 같았다. 배움 중심 수업에 들어갔다. 이 수업에서는 교사의 설명 후 학생들 스스로 배움 중심 학습지를 풀게 한다. 수업 중 배운 중요한 개념에 대한 설명을 교과서에서 찾아 쓰게 하고 서로에게 설명해 주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교과서에서 알맞은 개념을 찾아 정리는 해 놓았지만, 막상 설명을 하도록 하면 말을 매끄럽게 하지 못하고 본인이 정리해 놓은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가르쳐 주고 설명하도록 하면 발표력이 조금씩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친구들이 잘 도와줘 극복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친구들이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초창기에 이 두 가지 경우를 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과 걱정을 많이 했다. 좋은 사례와 나쁜 사례는 9반과 10반의 모둠에서 발견됐다. 9반의 1모둠에는 박원정이란 학생이 있었는데 필기도 느리고 말도 아주 느렸다. 원정이의 얼굴짝인 새봄이는 평소에 말은 없지만 내용 정리를 잘하는 것으로 보아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 같았다. 새봄이는 원정이가 학습지를 풀지 못하면 다 쓸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도 기특해 더 눈여겨보았는데 원정이가 힘들게 내용 정리는 다 마치면 새봄이는 그것을 천천히 읽어 보고 틀린 부분을 수정해 주었다. 그리고 원정이에게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그러면 원정이는 새봄이의 말에 귀 기울 이며 고개도 끄덕이곤 했다. 원정이는 반 전체에서도 학습능력이 뒤지는 학생이었으나 모둠원들이 잘 챙겨주고 도와준 결과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자기의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또 모둠원들은 원정이를 묵묵히 기다려줬다. 배움 중심 수업이란 것이 친구들끼리 협동하고 이해하고 배려해야만 가능한 것인데, 이 학생들이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매우 기특해 아낌없이 칭찬했다. 물론 원정 학생의 실명을 말하면 원정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까 봐 ‘어떤 모둠’이라는 호칭을 써서 칭찬했다. 학생들은 어느 모둠일까 매우 궁금해하는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해당 모둠 학생들은 자기네 모둠인 것을 아는 것 같았다. 대조적으로 10반에서는 첫 시간부터 학습지를 빈 종이로 제출하는 학생이 있어 그다음 수업시간에 해당 학생과 소속 모둠을 유심히 관찰해 보았다. 수업 시작 전에 모둠장들에게 “모둠 내에서 모둠활동을 안 하는 학생이 있으면 모둠원 전체 점수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는데도 해당 모둠에서는 모둠원 전체의 활동을 챙기지 않고 있었다. 필기를 하지 않은 학생은 외모가 예쁘장한 홍진이란 학생이었다. 그 학생은 얌전히 앉아서 학습지만 계속 쳐다보고 한 손에는 볼펜을 들고 무엇인가를 쓰려는 자세를 취하곤 했다. 그러나 폼만 잡을 뿐 필기는 하지 않았다. 모둠장은 여학생이었는데 아주 열심히 학습지 빈칸을 메워 나갔다. 다른 모둠원들과는 문제에 대해 토의도 하면서 열성적으로 학습에 임했다. 그 모둠에는 모둠장보다 외모가 좀 부족한 여학생과 남학생 두 명이 더 있었는데 그 모둠장은 예쁘장하고 아무것도 안 쓰고 있는 여학생에게는 말을 안 걸고 다른 학생들에게만 말을 걸었다. [PART VIEW] 그러나 승훈이가 홍진이를 챙기자 홍진이는 무언가 필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모둠원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열심히 고민했다. 아무래도 그 학생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우선 10반 담임교사에게 홍진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가정적으로 걱정거리가 많아서 전문상담교사에게 정기적으로 상담을 신청해 놓은 학생이라고 했다.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홍진이의 태도가 조금은 이해가 됐다.수업 후 10반 해당 모둠의 모둠장을 불러 모둠원과 모둠장으로서 힘든 것은 없는지 물었다. 모둠장은 자기가 모둠원들이 모르는 것을 잘 가르쳐 주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홍진이는 자기가 가르쳐 줘도 필기도 안 하고 그냥 앉아 있어서 모둠원 점수가 깎일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교사인 내가 볼 때 그 모둠장은 홍진이에게 전혀 말을 걸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을 해서 깜짝 놀랐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모둠장의 1학년 디자인과 교사를 찾아가 모둠장에 대해 물었다. 한마디로 공부와 외모 모든 면에서 욕심이 많은 학생이라고 했다. 그래서 친구도 자기보다 성적이 낮고 자기보다 덜 예쁜 학생과 어울린다고 했다. ‘아, 홍진이가 모둠장보다 더 예쁘니까 신경을 안 쓰는구나!’ 그 다음 시간, 배려하는 사람,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에 대해 글을 써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사람을 외모만 보고 평가하는 것의 허와 실에 대해 모둠별 토의와 토론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모둠별 토의와 토론 시간에 홍진이가 모둠원들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누는 것이 눈에 띄었다. 홍진이가 말할 때 모둠장은 딴청을 피우는 것 같으면서 다 듣고 있었다. 추후에 홍진이가 낸 의견을 보니 엄마와의 갈등으로 너무 힘들고 공부가 안 된다고 적혀 있었다. 나는 해당 모둠장을 불렀다. “홍진이가 학업에 집중이 안 될 정도로 힘들다고 썼더라. 너희 모둠이니까 혹시라도 말을 걸어주면 홍진이가 학업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너희들과 얘기하는 동안에는 고민을 잠시 잊을 수 있을 테니까. 네가 홍진이 좀 챙겨 주겠니?” “홍진이는 얼굴은 예쁜데 너무 말이 없어서 되게 건방진 애 같아요. 콧대가 높아서 우리를 무시하나 싶어 말을 안 걸었는데, 걔가 고민이 있대요?” “그래, 얼굴이 예쁜 애가 말도 안 하고 있으니 너희들이 도도하게 보고 경계했구나. 그 애가 말을 안 한 것은 그만큼 마음의 고민이 커서 그랬을 거야. 이제부터 너희들이 말을 많이 걸어줘 봐.” 모둠장은 말을 걸어보겠다고 하고 교무실을 나갔다. 그다음 10반 수업을 들어갈 때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모둠장은 홍진이에게 말을 걸지 않고 다른 모둠원만 챙겼다. 그날 나는 모둠장과 홍진이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다. ‘내일까지 본인이 좋아하는 노래 5곡만 핸드폰에 다운받아오너라. 수업시간에 쓸 거야.’ 다음 시간에는 모둠별로 좋아하는 노래를 하나 골라서 우리가 배운 내용을 노래 가사로 만들어서 모둠별로 불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 시간에 핸드폰을 사용해도 좋다고 하자 학생들은 웅성웅성 이야기하며 각자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 정한 후에 가사를 만드느라 분주했다. 그런데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모둠장과 홍진이가 핸드폰을 같이 보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이어폰을 한쪽씩 끼고 노래를 들으면서 어깨를 살짝 움직이기도 했다. 나는 슬며시 다가가서 무슨 노래를 그렇게 다정하게듣느냐고 물었더니 웃기만 했다. 노래를 듣느라고 내 말을 못 들었나 하고 다른모둠으로 가서 활동을 관찰했다. 모둠별로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시간에 왜 그 노래를 선정하게 되었는지, 노래 가사는 누가 주로 개사를 했는지 발표하게 했다. 모둠장은 “우리 모둠의 노래는 나와 홍진이가 추천하는 노래로 했고, 노래 가사는 서로 의논해서 정했다”고 했다. 혹시나 모둠장과 홍진이가 모둠별 노래 선택과정에서 맘이 맞을지도 모르니까 노래를 찾아오라고 한 것이 적중한 것이다. 이런 추측을 하게 된 데에는 이미 다른 반에서 이 수업을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선곡하는 과정에서 같은 노래를 좋아하는 친구끼리 말이 많아지고, 같은 노래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서로 마주 보며 대화를 이어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어머, 너도 이 노래 좋아하니? 나도 그래. 이 노래 이 부분이 난 정말 좋아.” “어머 나도 그래. 우리 참 신기하다. 통하는 게 있나 봐.” 잘 몰랐던 상대방이 자기와 공통점이 있으면 한결 더 친해진 느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인 것 같다. 그래서 혹시나 모둠장과 홍진이에게 그런 기대를 한 거였는데 맞아떨어진 것이다. 지금은 모둠 수업을 할 때 홍진이도 잘 어울려서 활동을 하고 있다. 홍진이의 고민이 빨리 해결되면 더 밝은 얼굴로 수업에 집중하리라 기대해 본다. 학생들이 협동해서 즐겁게 수업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아 신 난다. 그리고 배움 중심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아직 어리고 미숙하므로 참고 기다리면서 지켜보면 스스로 잘 해결해 나간다는 것을 새삼 배우고 있다. 그런데 학생들 스스로 배워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은 교사로서 좀 답답하고 힘든 일이다. 옆에서 빨리 해결책을 찾아주고만 싶은 게 성질 급한 교사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 스스로 잘 지낼 수 있도록 힌트를 주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지켜보면서 기다려 준다면 학생들 스스로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다. 그래서 나 또한 천천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오늘도 참고 기다리며 학생들을 관찰하고 도와주려고 두리번거리는 이유다.
재미있는 수업 만들기 · 학기 초엔 기선제압보다 신뢰 쌓기 우선 개학과 동시에 만나게 되는 우리 학생들, 그 첫 만남이 학생들에게 교사의 인품을 심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그러나 정작 새 학기 첫날은 모든 교실의 교사들이 이런저런 일로 마음이 바쁘다. 그러다 보니 결국 첫 만남에서 교사의 마음을 학생들에게 온전히 주기가 쉽지 않다. 반면 예전부터 내려오는 선배들의 경험담중 하나인 3월 한 달 반 동안 학생을 잡지 못하면(생활지도 및 학습방법 등)일 년 내내 고생한다는 일설에 충실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엄하게 학생을 대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런 분위기가 결국 일 년 내내 학급을 경영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좋은 수업의 기본은 학생들과 교사의 신뢰다. 첫 만남에서 학생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한 학생 한 학생을 소중하게 만나기 위해 학생 이름 불러 주기, 학생들 한 명 한 명과 따뜻한 눈 맞추기, 학생이학교에 머무는 동안은 교사의 마음이 온통 학생들에게 있다는 것을 느끼게해주기, ‘love is touch’ 실천하기, 학습 준비물 갖추기에 어려움은 없는지 확인하고 학생들이 가진 교육환경과 관계없이 모두 공평하게 학습준비물 갖추기, 학생 스스로 학습 준비물 및 교과서를 관리할 수 있도록 사물함 관리 수시로 신경 써주기 등을 통해 학기 초부터 교사가 학생의 학습을 관리하고 도와준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는 일이 재미있는 수업을 만드는 일보다 앞서 해야 할 일들이다. · 다양한 학습 조직 익힐 수 있게 수업 수업 주제와 활동에 따라 다양한 학습 조직을 적용할 수 있다. 학생들 상호 간의 학습대화를 통해 배움이 일어나게 해야 할 때, 학급 전체 학생들이 토의를 통해 배움이 일어나게 해야 할 때, 찬반 토론 활동이 필요할 때 등을 위해 학기 초 다양한 학습 조직을 학생들이 익혀 수시로 익숙하게 활용할 수 있게 연습시켜 놓아야 한다. 각 교실에서 사용하는 학습 조직 형태에는 교탁을 중심으로 ㄷ자형, 오케스트라형, 찬반토론형, 4인 1조 모둠형, 전체 이중원 등이 있다. 이를 단위 시간 안에 수시로 바꾸어 줄 때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업에서 느끼는 지루함을 없앨 수 있다. 배움의 어려움 해결하기 학생들의 배움에는 교사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수업컨설팅을 요청하는 교사 대부분이 단위시간 내에 수준이 다른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을 제일 어려워한다. 단위시간 안에 모든 학생이 성취기준 안에 도달토록하는 것은 학생들의 수준, 학습 유형과 학습량 등에 따라 교사 혼자 힘으로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경력이 낮고 학생 파악이 어려운 상황의 교사는 자신이 수업하고 있는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배움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수업이 반복될 경우 교실에서 부진아가 만들어지고 어쩌면 그학생은 자신의 꿈조차 갖지 못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교사 입장에서 보면 자신은 수업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학생에게는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수업 중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멘토-멘티 통해 배움이 일어나도록 같은 반 친구 간 멘토와 멘티 관계는 교사가 도움을 줄 수 없는 배움의 어려움을 친구의 도움으로 배울 수 있게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수준 차이가 크게 나는 교과 시간만 이용할 수도 있고, 온종일 짝이 돼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다. 중·하위권 학생 수보다 성적이 우수한 멘토 학생을 2~3명 많게 선정해 멘토 역할의 의미를 안내한다. 그후 최하위권 학생이 제일 먼저 자신의 멘토를 선택하도록 해 멘토 역할을 하는 학생들은 멘티 학생들에게 선택되기를 희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때 멘티에게 도움을 줘야 할 멘토 학생에게 자신들도 도움을 받게 됨을 알려줘야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친구에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을 때 가장 강력한 심화 활동이 되고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배움이 일어남을 알려야 멘토-멘티 관계가 신뢰로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수준 차 큰 과목은 당일 수업 전 예습시키기 수준차가 많이 나는 과목이나 차시 등을 수업 당일 아침 0교시를 이용해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예습시키는 과정 중 학생의 학습이해 속도와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확인한 후, 수업시간에 더 쉽게 이해가 되도록 수업을 진행해 주면 하위권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 및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 학습 결과물 일정기간 전시하기 [PART VIEW] 매시간 학습 결과물을 단 한 명의 학생도 빠짐없이 모두 전시한다. 간혹 학생들의 학습 결과물이 성의 없어 보이더라도 교사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 속에 담긴 학생들의 생각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학생들이 제출한 결과물을 소중하게 다뤄 전시한다. 게시 작품은 수학 결과물, 국어 글짓기, 사회 모둠 학습지, 과학실험 결과지 등 모든 학습결과물을 전시하는 것이 좋다. 때로 전시를 위해 교과서 내용을 잘라서 전시하기도 한다. 교과서 속에 들어 있을 경우 그 차시 수업으로 학습은 끝나 버리지만, 그것이 밖으로 나와 전시될 경우 한동안 학생들이 볼 수 있 게 돼 오래 기억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개 학생들의 학습과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피드백과정을만들 수 있게 된다. 전시가 끝나면 자신의 학습물을 수거해 크기에 따라 A3, A4 파일로 각 각 나누어 포트폴리오로 관리할 수 있게 하면 학생들은 학습과정을 중시하고 부족한 부분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학교수업을 재미있어한다. 학생, 교사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는 수업 교실 속 모든 학생들에게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교사는 가르칠 내용을 완전히 알고 있어야 하고, 교실 속에 있는 모든 학생이 겪는 배움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있어야 수업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 두 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과 동료교사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다.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단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겠다는 교육에 대한 책무성과 사랑으로 교단에 설 때 학생도 교사도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는 수업이 될 수 있다.
학급운영에도 목표 설정은 필수 열심히 지도하고 가르친 우리 반 학생들이 1년 뒤 어떻게 성장해 있기를 바라는지 목표를 세워보는 것이 좋다. 우리 반이 어떤 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생각도 해봐야 한다. 필자는 언제나 ‘더불어 함께하는 반’이란 목표를 갖고 우리 반 구성원들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이 되기를 바란다. 세부적으로는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는 없다!’란 급훈을 세우고 학기 말엔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학생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담임교사의 장·단점 드러내기 다른 교사가 하는 여러 가지 활동이나 남들이 학급운영에 사용하면 좋다고 하는 방법 혹은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하거나 사용했을 때 성공할 확률은 별로 높지 않다. 왜냐하면 사람의 생김새나 성격이 제각각이듯 장점이나 단점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장점을 정확히 알고 잘 살려 단점을 최소화하는 학급운영이 가장 좋은 학급운영이 될 수 있다. 필자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세심한 장점이 있는 반면, 성격이 급하고 마음이 조금 여린 단점이 있다. 인터넷이나 컴퓨터 관련 작업에 대한 흥미가 높아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 사용에도 능숙하고 정보 수집력이 뛰어난 편이다. 이렇게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한 후에 이를 활용해 학급운영에 있어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활동 등을 준비했다. 필자의 장점을 살리는 활동들로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인터넷 카페나 네이버의 ‘밴드’ 앱을 이용해 모임을 쉽게 조직하고 관리하는 것이었다. 또 PC와 동기화되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메모 앱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생활을 실시간으로 꼼꼼히 기록할 수 있었다. 교사의 교육관과 가치관 담기 무슨 일이든 목표를 정하려면 자신의 판단으로 옳거나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제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학급운영에서도 목표를 정하려면 교사 자신의 교육관과 가치관이 어떠한지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우 교육과 학생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동이나 꿈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가능성을 발견해 자립심을 키워주고 희망을 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고, 꿈(목표)을 만들고 이루기 위해서 노력할 것,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가 없다는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일일성찰일지인 ‘나의 하루’를 꾸준히 작성하도록 독려하거나 아침 조례시간에 희망을 주는 노래를 들려주기도 한다. 목표 달성 위한 방법도 고민해야 앞에서 교사의 특성을 반영해 학급운영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역적 특수성이나 학생들의 특성도 고려해 여러 사항이 잘 어우러진 활동과 방법들을 학급에 적용하면 더 좋을 것이다. 필자는 학급운영에 전반적으로 쿠폰제(도장)를 시행하고 있다. 무엇을 하든 쿠폰을 받거나 쓸 수 있도록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따로 놓고 보기는 어렵지만 활동 몇 가지를 짚어가며 설명해 보려 한다. · 두레활동 조직 요즘 교사 대부분이 ‘1인 1역’ 제도를 활용해 모든 학생이 학급을 위해서 한 가지 이상의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학급회를 형식적으로 구성해 부서와 상관없는 역할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공부, 생활, 건강, 환경,정보, 살림 여섯 개의 두레를 기능과 역할별로 구성해 관련 학교 행사나 학급 활동은 해당 두레에서 책임지고 진행·마무리하도록 한다. 반장, 부반장의 역할과 부담이 대폭 줄고 대신 두레장들의 역할이 많이 강조된다. 예를 들어 청소 구역 배정, 청소 지도 등과 같은 청소 관련 업무는 환경 두레장을 비롯한 두레원들이 책임지고 맡게 하는 형태다. · 일일성찰일지 ‘나의 하루’ 작성 담당 학생을 정해서 미리 작성해 놓은 양식지(월간·주간계획, 오늘의 명언·기분·목표, 개선점, 감사일기)를 아침 조례시간 전에 나눠주고 다음날 회수해 읽어 본다. 피드백이 필요한 부분에 댓글을 달고 도장(쿠폰)을 찍어 다시 나눠 준다. 이런 일일성찰일지 기재를 통해 학생들은 하루를 계획하고 반성하는 생활 습관을 자연스레 기를 수 있다. · 학급일기장 ‘들풀일기’ 도입 반 학생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학급일기장을 만들었다. 이 활동도 담당 두레와 학생이 정해져 있다. 일기주제와 요령을 일기장 앞에 붙여 놓고 번호 순서대로 해당 학생이 적으면 담임이 먼저 읽고 댓글을 달아 돌려준다. 그다음 다른 친구들이 일기를 읽고 댓글을 달면 또 다음 학생이 이어 적는 형식이다. 학급 활동 중에서 학생들이 가장 좋아했던 활동이다. 능력과 여유가 되면 두레 일기(일기장 6권)를 적는 것도 괜찮다. 두레원들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학급일기와는 사뭇 다른 진솔하고 진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긴다. · 학생·교사·학부모 소통의 장 마련 고등학생은 바쁘다. 그래서 친구나 담임과 대화할 시간은 물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학부모는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온라인 공간에서 자기를 표현하고 서로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PART VIEW] 가장 대표적인 공간은 인터넷 카페인데 최근에는 네이버 ‘밴드’라고 하는 스마트폰앱(PC에서도 사용 가능)을 통한 소통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페이스북 그룹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학부모의 사용 빈도가 낮다. 학부모 참여가 저조할 경우를 대비해 매달 학부모 통신을 발송하기도 한다. 학급의 여러 가지 일들을 사진과 글로 안내하고 학교의 월간 행사나 일정도 알려주면 학부모가 학교에 방문하지 않아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만족해한다. ·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 기록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생활 전반에 대해 이해하고 학기 말에 생활기록부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그때그때 메모하고 정리해 놓는 것이 좋다. 교무수첩이나 담임수첩에 손으로 직접 적는 것도 좋지만,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수시로 적는 방법을 추천한다. 스마트폰 앱으로는 ‘에버노트’가 사용하기 편리하나 스마트폰과 PC를 연동해 수시로 기록할 때는 ‘네이버 메모 앱’이 가장 좋다. 스마트폰에서 작성하면 PC 프로그램으로 바로 연동이 되고, PC에 기록하면 스마트폰에서 바로 연동되어 확인할 수 있다. 완벽함만이 최선은 아니다 그리 많은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학급운영을 하면서 느낀 것은 모든 학생에게 다 맞는 만능의 ‘무엇’은 없다는 것이다. 내가 학급운영을 가장 잘하는 교사가 될 필요도 없고, 우리 반이 제일 좋은 반이라는 평가를 받을 필요도 없다. 다른 담임교사와 나를 비교할 필요도 없다. 표면상으로는 다른 반이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모든 학생에게 모두 긍정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의 학급운영이 잘 맞는 학생이 있고, 잘 맞지 않는 학생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처음에 생각한 것을 끝까지 실천하고 노력했느냐?’, ‘핑계 대거나 실망하면서 중간에 포기하지는 않았느냐?’다.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면 된다. 잘 못할 수도 있다. 실수할 수도 있다. 이런 마음으로 담임을 맡는다면 올해는 부담 없이 즐겁게 담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동료 교사들과 학급운영 모임을 만들어 함께 고민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1년간 자신의 학급운영 관련 활동들을 컴퓨터 문서작성이나 블로그 등을 이용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
결과를 알려주는 결과중심훈육 체벌이 사라진 이후로 학생 통제권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말로만 지도하다 보니 학생들이 교사의 말을 무시하거나 흘려듣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경우에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가 사용한 방법은 학생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학생에게 미리 보여주는 것이었다. 결과를 알려준 후 학생에게 ‘선택은 네가 하는 것’이라고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교사가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해 표출해야 한다. 학생이 교사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되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전 망만 봤어요! 새 학기에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학교폭력예방교육이다. 학교폭력예방교육을 교사가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학생들을 참여시켜서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학교폭력예방퀴즈다. 퀴즈를 통해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 설명하고 이런 행동을 할 경우 어떤 결과가 생길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다른 반 교실에 가서 물건을 훔치는데 교실 문 앞에 서 있어 달라고해서 그냥 서 있기만 했다면 나는 무죄다’라는 퀴즈를 내고 이에 대해 학생이 O, X로 답 하도록 하는 것이다. 답을 체크한 이후에는 해당 사건에 대한 법률 해석과 어느 정도까지 처벌이 가능한지 설명한다. 위 사안의 경우 망을 봐준 행위는 공동정범 즉 공범으로 해석될 수 있고, 2인 이상의 절도이기 때문에 특수절도에 해당한다. 절도죄에 대한 결과는 절도 법정형은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해당하며, 특수절도의 경우 ‘6년 이하 징역, 1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단순히 “네가 망을 봤으니까 나쁜 짓을 같이 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위와 같은 결과를 함께 알려준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이 빚을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생각해보고 행동할 수 있게 돼 자연스러운 학교폭력예방교육이 가능하다. · 사고 나면 이렇게 돼요!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교육도 평소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이때도 학생들에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보다 해당 사고 발생시 어떤 결과를 빚을 수 있는지 상세하게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 예는 교실에서 창문을 깼을 때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결과 중심으로 훈육한 것이다. 학교의 유리와 여러분 집 거실의 유리는 다릅니다. 집의 유리는 강화유리라고 해서 자동차 유 리처럼 2중으로 돼 있어 돌이 날아와 부딪쳐도 깨져나가지 않고 그물처럼 움푹 들어가 버립니 다. 하지만 학교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나지요. 제가 다른 학교에서 담임할 때 두 학생이 복도 에서 공을 가지고 놀다 놓치면서 뒷문 유리창이 깨졌습니다. 유리 파편이 근처에 있던 학생 머 리에 일부 박혔습니다.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니었습니다. 교실에서 테니스공을 가지고 놀다가 형광등이 깨져 아찔했던 사례, 축구공으로 장난하다 선풍기가 떨어진 사례, 우유 팩에 휴지를 넣어 복도에서 차다가 유리창이 깨진 사례 등도 있습니다. 부상을 입히면 치료비 대느라 집안 이 몰락하는 수가 있어요. 그보다 어떤 친구는 부상으로 평생에 한을 남길 수도 있고요. 이유 를 막론하고 실내나 복도에서 공놀이나 막대를 휘두르는 일 등을 금합니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은 공놀이를 함께하던 모든 학생에게 돌아갑니다. 이렇게 사건의 결과를 알려주면 학생들은 행동하는 데 있어 위험성에 대해 한 번 더생각하고 주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더 나아가 ‘교실에서 다친 경험이 있는지’, ‘교실에서 친구를 다치게 한 경험이 있는지’, ‘교실에서 위험했던 기억이 있는지’ 사례를 적어 친구들과 공유하게 한다면 교사의 일방적 지도가 아니라 친구들 경험까지 들을 수 있어 안전의 중요성과 교실에서의 위험에 대해 주지할 수 있게 된다. 학생 감성을 자극하는 미디어 감성교육 또 하나, 학생들에게 백 마디 잔소리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것은 바로 미디어를 통한 감성교육이다. 십 대 청소년은 시각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시각 자료를 활용한 교육은 특히 효과적이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감성교육용 영상물을 시청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영상물 시청 후 학습지에 자기성찰 글쓰기나 교사 또는 동료와의 대화를 통해 느낀 바를 적고 이를 공유하면 학교폭력예방효과가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디어 감성교육은 담임교사가 주 1~2회가량, 15~20분 정도(소감문)를 활용해 실시하면 좋다. 예를 들어 배려란 덕목을 가르치고 싶다면 배려의 중요성이 잘 나온 영상을 통해 교육하면 좋다. 좋은 예로 한 TV 프로그램에 나왔던 ‘배려받지 못한 돌고래’라는 영상이 있다. 이 영상에는 일본에서 한국 동물원으로 오게 된 일본 야생 돌고래 태지가 나온다. 훈련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태지는 다른 돌고래들처럼 하이파이브도 안 하고 구석진 곳에 혼자 웅크리고 있다. 훈련사들은 태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런 태지에게 다가가 교감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하이디는 태지가 이유도 모른 채 한국에 오게 됐고, 또 언제 버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태지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하이디는 동물원 사람들의 진정한 마음을 태지에게 전한다. 그랬더니 태지도 그 마음을 받아들이고 하이파이브를 하기 시작했다. 이 영상을 본 후 학생들에게 ‘왜 태지가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 있었는지’, ‘태지와 동물원 사람들은 어떻게 화해하게 됐는지’, ‘하이디를 통해 동물도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를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의견을 적고 공유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왜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하는지 또 남을 배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꾸중과 처벌은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PART VIEW] 이렇게 교육하고 지도해도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 교사는 실망과 절망감을 피할수 없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을 꾸중하면서 나도 모르게 그동안 쌓아왔던 감정이 같이 터져 나온다. 이번 문제뿐 아니라 예전 문제점까지 다 지적하고 꾸중하게 되는 것이다. 학생은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과거 문제까지 지적하는 것에는 반발심을 갖게 된다. 학생을 꾸중하거나 처벌할 때는 결과중심훈육에서 안내한 결과에 준거해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절차대로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 훈육과정에서 신뢰관계를 쌓아가기 위해선 감정개입이나 화내기 혹은 꾸짖음이나 나무람, 비난 등을 배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감정 개입 없이 미리 고지된 규정과 책임 내용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즉, 행위결과를 안내한 대로 ‘사안을 처리’하고 다음 단계의 결과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는 분노나 감정 개입을 자제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부모의 관계가 손상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요구되는 것은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과정이나 징계받는 과정에서 학생이 변화와 자각을 일으킬 수 있도록 성장의 모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몇몇 학교에서는 징계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학생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실천 즉 징계 대체 프로그램이나 지역사회 자원 활용 방안 등을 다채롭게 실행하고 있다. 이는 학생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나 자각(自覺)을 통해, 같은 규정을 다시는 위반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심어준다. 또 주변 칭찬과 인정에 의해 긍정적 변화를 지속하는 신 뢰성 있는 소통의 과정을 보여 준다는 특징이 있다. 더디지만 학생들과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집어나가면서 끈기 있게 함께한다면 학생들은 결국 좋은 모습으로 변해 우리를 뿌듯하게 한다. 학생들의 좋은 점은 변화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우리 모든 교사의 수고가 이 땅의 학생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는 데 큰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2월은 학년 말 업무뿐 아니라 새 학년도 준비로 바쁜 달이다. 특히 한 해를 결산하는 학년 말 정리는 교사의 교육활동을 반성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학급정리, 학생성적관리, 학생생활기록부 NEIS 입력 등 정신을 바짝 차려야 실수가 없는 중요한 업무처리다. 2월 중순부터 다시 봄 방학이 시작되지만 이 기간 역시 새 학년도 새 학기 업무준비에 다시 바빠진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앞으로의 1년 학교생활이 정상적으로 원활하게운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2월은 중요한 시기다. 최근에는 새 학년 새 학기 학년교육과정과 학급교육과정이 방학 중에 거의 작성되지만 실제적으로는 2월 학년 말 정리가 끝나고 새 학년도 학급담임과 교과담임이 발표돼야 새 학기 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게다가 2월은 새 학기 교사 인사이동으로 떠나는 교사와 새로 전입한 교사들로 인해 모든 교사의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시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떠나는 섭섭함과 만나는 기쁨이 동시에 교차해 남아있는 교사들까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수선하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자칫 놓치기 쉬운 것 이 바로 새 학기 준비인 것이다. 새 학년도 새 학기, 구체 전략 짜야 할 때 새 학기를 위한 학교조직이 이루어지고 교사 업무분장이 발표되면 겨울방학 중에 작성한 학년교육과정과 학급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사전 계획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담임교사와 교과교사는 지난해 반성자료를 바탕으로 새 학기 교육활동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새 학년도 특색과 중점사업을 위한 전략도 더 구체적으로 구상해야 특색 있는 학급을 운영할 수 있다. 학생 개개인의 생활지도나 체험학습, 그리고 이들을 위한 감동적인 이벤트도 준비해야 보람 있는 1년을 보낼 수 있다. 대체로 기존 교사들보다 신규교사나 새로 부임한 교사들에게 새로운 학교 새 학기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크다. 사실 교사들의 학생지도나 학급경영 활동은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 학생들을 만나고 이들과 함께 1년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은 심리적인 부담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학교에 대한 낯섦, 교사 간의 서먹함, 새로운 업무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새로 만나는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불안감 등이 교사의 새 학기 증후군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새 학기 준비를 위한 팁 한 해의 교육을 결정짓는 새 학년 준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학생들과의 의미 있는 새 학기 첫 만남을 준비하자. 앞에서 말한 교사의 새 학기 증후군처럼 학생들도 새 친구나 교사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겪는다. 이들의 불안과 두려움 해소는 교사의 따뜻하고 포근한 인사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학생들과의 좋은 만남, 행복한 출발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뜻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며 창의적인 학급경영의 단초가 된다. 둘째, 최고의 교사를 위한 수업준비를 하자. 요즘 학생들은 개학 첫 시간부터 교사의 수업을 평가한다고 한다. 교사의 수업을 학원 교사와 비교해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보낸다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우리 교육의 현실이기도 하다. 교사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좋은 수업에 있다. 교사는 쉽고 재미있는 교수방법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극대화함으로써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좋은 수업은 학생수준에 맞는 교육내용과 교수자료로, 교과특성을 고려한 교사의 수업설계와 학생의 학습준비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2월은 새 학기 준비를 위한 교사연수가 활발한 시기다. 당장 계획이라도 자세히 세워 준비해 보자. 연구하는 교사만이 좋은 교사, 훌륭한교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다. 셋째, 학생과 함께 행복한 학급을 만들자. 좋은 학급경영은 학생이 주인이 되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창의적인 학급이다. 이러한 학급경영은 학생과 함께 계획하고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 학생들은 그들만이 좋아하고 즐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학생문화를 학급행사나 체험활동, 그리고 학급교육과정에 끌어들여 학생들이 행복해하는 학급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급 일에 참여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능력을 표현하고 발휘한다. 창의적인 학급경영은 동료교사나 선배교사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새로운 학급경영 아이디어를 계발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교육자산이다. 넷째, 봄 방학을 교사의 힐링시간으로 활용하자. 학교 스트레스는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 각종 정신질환으로 나타나 교사를 위한 힐링캠프(healing camp)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야말로 신성한 교직이 ‘감정 노동자 집단’으로 전락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번 봄 방학에는 가정과 학교를 떠나 모든 일을 훌훌 벗어던지고 혼자만의 여행을 해 보자. 또한 교육자라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신의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자신을 위로하며, 깊은 사유와 사색의 시간도 가져보자.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는 힐링이 될 수 있다. 준비 없는 새 학기는 막막하다 [PART VIEW] 2월은 1년의 교육활동을 마무리하는 바쁜 시간이지만 준비 없는 새 학기는 무척 부담스럽고 막막한 일이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새로운 교육정보를 얻고, 심신의 휴식을 통한 자신의 성찰과 교육역량을 업그레이드하기에 좋은 달이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 학년도를 계획하고 준비한다면 교사의 두려움이나 불안감보다 기대와 설렘의 새 학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6월 선거부터 교육감 교육경력 요건 폐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시장이나 도지사와의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자는 등의 교육감 선거제도 자체 개편 논의부터 시작해 기호순으로 돼 있는 투표용지를 원형으로 바꾸자는 등의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거제도 개편에 앞서 교육계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우선으로 논의해야 할 것은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자 자격 요건에 관한 것이다.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입후보 자격요건으로 5년의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을 요구했다. 그러나 2014년 교육감 선거부터는 자격일몰제가 적용돼 교육감 선거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일정한 경력과 같은 자격 요건이 없어진다. 교육감 선거를 규정하고 있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서 2014년 6월 30일 임기만료에 의한 교육감 선거부터는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을 요구하지 않고 피선거권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입후보가 가능하도록 해 문호를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교육감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일정한 경력 요건을 없애자는 요구는 꾸준히 있었다. 반면 교육계에서는 일정 경력을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 요건으로 강하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법률 제·개정권을 가진 국회에서는 후보자의 교육경력과 같은 일정 경력의 요구는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10년「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 당시 교육계와 충분한 논의도 없이 슬그머니 자격일몰제를 법률안에 반영했다. 때문에 현재와 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현행 법률 아래에서는 2014년 교육감 선거부터는 교육경력이 없더라도 입후보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많은 사람이 교육감 후보로 나서거나 자천타천(自薦他薦)으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후보자후보자 정치성, 유명세가 당락 결정할 수도 그렇다면, 교육감 선거에서 왜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이 필요한 것일까? 먼저 우리나라의 최고법인 헌법 제31조에서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바, 교육감 선거에서의 후보 자격 요건은 교육행정의 자주성, 전문성 및 특수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 할 수 있으며, 합리적 차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의 학교폭력, 사교육비 증가, 지역 간 교육격차 심화 등과 맞물려 지역 중심의 교육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고자 하는 교육행정의 지역화 경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즉 지역교육 발전과 지역의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감 역할이 지방화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고, 지역주민들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자격조건이 없다면 교육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 교육자치 및 지역교육발전을 위해 꼭 교육감이 돼야 할 인사는 출마를 포기하는 대신에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인사, 대중적 인기가 높거나 사회적 지명도가 높은 인사가 출마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교육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사가 교육감이 된다고 상상해 보라. 그 지역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교육이 정치적 이슈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이 경우 헌법 및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특수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자에게 요구하는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은 유지될 필요가 있으며, 교육감 선거가 실시되기 전까지 하루빨리 자격요건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 ‘교육 선거’ 아닌 ‘정치 선거’ 전락 가능성도[PART VIEW] 둘째,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에게 요구하는 경력 요건이 없다면 정치적인 뜻을 가진 인사들의 출마로 인해 후보자 난립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교육의원제도가 폐지된다면 현재 교육의원들이 대거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후보자 난립에 따른 유권자들의 혼란을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기초 및 광역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는 달리 교육감 선거에서는 정당공천이 필요 없으므로 후보자가 난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부산 및 대구는 9명이 출마했고, 서울도 7명이나 출마했다. 반면 광역자치단체장은 부산 2명, 대구 3명, 서울은 5명밖에 출마하지 않아 유권자는 상대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를 보다 잘 인식할 수 있었다. 반면 교육감 후보자는 너무 많아 유권자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즉 입후보자의 일정 자격요건 폐지는 정치적 후보자의 난립을 초래함으로써 교육에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떨어뜨린다. 나아가 정치적 후보자 난립은 후보자 간 공약 차별성보다는 무상급식, 교원평가, 자율고 지정, 교과서 채택 등 정치적 이슈에 기대는 경우가 많아 교육감 선거가 정책선거가 되지 못하고 정치적 선거로 흐를 가능성을 증대시킨다. 따라서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고 정치적 선거가 아닌 지역교육, 국가 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감 후보의 경력요건은 필 요하다고 하겠다. 비정당원 등 자격요건 강화해야 셋째,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자는 후보등록신청 개시일로부터 과거 1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 아니어야 한다. 이 요건 역시 기본권 침해로 헌법소원이 제기된 바 있으며, 이를 완화하고자 하는 입법 시도 역시 있었다. 결국, 2010년 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법률」 개정에서 당초 2년에서 1년으로 완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 또한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할 때 비정당원 요건은 유지돼야 할 것이며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 더불어 교육의 본질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의 경력요건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 적절한 기간은 교육계와 논의를 거쳐 입법부 및 사법부 결정에 따라 정해질 수 있도록 교육계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감은 이제 중앙정부의 교육정책을 단순히 집행하는 기관의 장이 아니라 지역 내의 고등교육을 제외한 유치원, 초·중등교육 및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학교 신설 및 학생 배정, 교원 인사, 교육과정 운영 등 굵직굵직한 교육계의 현안들이 교육감에 의해 좌우된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막대한 교육예산 사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따라서 교육과 학교현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교육감직을 수행하기란 쉽지 않다. 즉 지방교육자치를 바탕으로 한 지역 및 학교의 발전과 변화를 위해서는 교육과 학교, 학생과 학부모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육과 교육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교육적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교육감이 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의 자격요건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
일본 미성년인 학생 평가는 신뢰도 떨어져 배제 일본은 2000년대 들어오면서 신뢰받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교원평가 제도를 만들었다. 일본에서 교사 평가의 주체는 교장이다. 학부모는 직접 교사 평가에 참여하지 않는다. 다만, 교장이 수시로 통신문을 보내 학부모 의견을 앙케이트 방식을 통해 평가에 반영하기도 한다. 앙케이트는 우리나라와 달리 아주 가벼운 수준의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면, ‘학생이 학교생활에 만족하는지’, ‘학교에 건의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지’ 등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만족도 조사도 없다. 미성년자인 학생들의 평가가 공식적인 자료로 활용될 만큼의 신뢰도를 갖지는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가절차는 행정학이나 경영학에서 고안된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목표관리)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MBO제도는 1954년 드러커(Drucker)가
서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교장 송경헌) 2학년 4반은 방학식을 앞둔 교실 같지 않게 진지함이 가득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청소도구를 들고 시끌벅적하게 굴던 아이들이 아니었다. 쪽지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는 아이들의 표정은 자못 심각해 보이기까지 하다. 아이들은 지금 1인 1역을 하다가 일어난 사소한 다툼에 대해 자신의 관점으로 본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곧이어 발표가 이어진다. “제가 미안하다는 말을 좀 거칠게 한 거 같아요. 책상 위에 있는 물건을 치우려 했을 뿐인데 창규가 갑자기 소리를 질러서 마음이 상했거든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아이들은 몰랐던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자 금세 얼굴이 풀리고 화기애애해진다. “흥분했던 아이들이 글을 쓰면서 1차로 마음을 안정시키게 됩니다. 발표할 때는 다른 사람의 잘못부터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 행동을 반성하는 멘트로 시작하죠. 이런 과정을 통해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훈련이 되면 혹여 싸우더라도 오해하고 미워하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석승하 담임교사는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교정할 수 있게 일상생활이나 체육활동을 비디오로 촬영해둔다. 친구들과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백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실제 상황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아쉬운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낙하산이 보듬은 아이들의 인성 낙하산 게임을 할 거라는 선생님 말씀에 아이들은 익숙하게 낙하산과 공을 챙겨 운동장으로 뛰어 나간다. 한 조에 6명씩 자리를 잡고 낙하산 손잡이를 잡은 아이들 표정이 비장하다. 배구공을 다른 조 낙하산 속으로 잘 넣어주기 위해 양손을 힘껏 휘저어 보지만 4명이 처음부터 한 마음이 되긴 힘들다. 공이 사방으로 튕기자 자신의 조원이나 상대편 조를 탓하는 볼멘소리도 간간히 터져 나왔지만, 곧 격려의 외침과웃음소리에 묻혀 버렸다. 석 교사는 “개인주의로 인해 책임감이 부족해진 현실에서 이런 협동 게임으로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키워주고 싶었다. 양보하고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학기 초보다 정말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2학년 4반 아이들과 함께한 마지막 낙하산 게임의 소감을 전했다. “다리를 다쳐서 깁스했는데 게임할 때 친구들이 배려해줘서 고마웠어요.” “헤어지기 전에 낙하산 게임을 또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봄, 여름에 했던 것보다 훨씬 협동이 잘돼서 기뻤고요.” 교실에 돌아와 게임에서 잘한 점과 못한 점을 조리 있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석 교사의 말처럼 부쩍 성숙한 느낌이었다. 꿈을 키워주는 학교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이하 교부초) 교장실 책상 뒤편은 전교생의 희망카드로 빼곡하다. 3학년 때부터 학생들은 자신이 미래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손바닥 크기의 쪽지에 적어 놓는다. 다음 학년이 되면 그 위에 또 한 장을 올리는 식으로 6학년 때까지 쓴 총 4장의 쪽지가 교장실에 붙어있게 된다. 송 교장은 학생들이 졸업할 때 그 쪽지를 모아 편지와 함께 집으로 보내준다. “매년 꿈이 바뀌어서 새로운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4년동안 하나의 꿈을 향해 정진한 아이들도 있어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던 한 학생은 부단히 노력하더니 결국 오디션에 통과해서 뮤지컬 ‘구름빵’에 출연했고,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동화를 쓰고 싶다던 학생은 결국 영어 동화책을 출판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렇게 좋은 성과를 거둔 학생들에게 상을 줬죠.” 매주 월요일 1교시에는 창의·진로·인성 융합형 방송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자율적이고 즐겁게 참여해서 창의력과 인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했다. ‘꿈가방 (꿈을 가꾸는 아침 방송)’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계기교육을 하면서 그 내용을 퀴즈로 출제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또 교장의 특강 및 훈화는 물론 학부모 및 외부 저명인사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지는 특강도 이루어진다. ‘좋은 큐레이터가 되려면?’, ‘자동차 이야기’, ‘한국은행이 하는 일’ 등 다양한 주제로 학생들의 호기심과 도전 의식을 자극한다. “우리 학교에는 SMP(Self management planner)라는 자기 관리 계획 수첩이 있어요. 학생들이 연·월·주별 계획에서부터 1년 동안 꼭 해야 할 일 10가지, 나의 행복한 꿈 가꾸기 등을 기재해 넣을 수 있답니다. 이 수첩으로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죠.” 이 밖에도 ‘생각 쑥쑥 창의 쑥쑥’이란 도서 논술 학습 자료를 만들어 생각하는 힘과 창의적 표현력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독서 능력과 습관을 기르는 ‘재미있는 독서’, 학생들의 논술 예시 작품, 논술 활동지가 포함된 ‘맛있는 논술’, 다양한 사고와 표현 방법을 배우는 ‘씽킹맵’ 등 학년 수준에 알맞게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행복을 표현할 줄 아는 아이들 아이들의 재능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교부초의 자랑이다. ‘아침을 여는 발표회’는 매주 화요일 아침 8시 30분 학교 내 ‘한빛뜨락’의 작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작은 음악회인데 노래, 악기연주, 사물놀이, 판소리 등 음악과 관련된 활동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등교하는 학생들이 관객이 되어 자연스럽게 음악을 즐기며 수업 시간이나 방과후학교,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갈고 닦은 친구들의 실력을 응원한다. ‘이야기가 있는 작은 전시회’는 학교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을 활용해 만든 상설 전시관에서 열린다. 참가 신청한 학생과 학부모가 월요일에 함께 전시하고 금요일에 철거하는 시스템으로 전시장을 오가는 전교생이 전시에 대한 느낌이나 축하·격려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게 메모판을 설치해 놨다. 송 교장은 “우리 학교는 작은 성공과 작은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능한 한 많이 제공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다른 학생들에겐 동기유발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고 발전시켜 학교생활에 더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모든 어린이가 성공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 터”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한 학교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평생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학교교육 현장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인정하는 학교, 학생들을 최대한 존중하는 학교가 되어야 하죠. 우리 학교 구성원들은 ‘모든 학생은 하나 이상의 천재성(재능)을 갖고 있으며, 이 천재성을 계발시키는 학교교육’이라는 신념 아래 ‘모든 어린이가 성공하는 행복한 학교’를 교육 비전으로 정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 성공에 대한 부담을 줘선 안 됩니다. 작은 성공을 통해 작은 행복을 느끼고 목표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면서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해야죠. ‘어린이들을 가장 먼저 생각했는가?’,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교육 활동인가?’ 이 두 가지가 학교 의사 결정의 가장 큰 기준입니다. 2014년에도 변함없이 교사, 학부모, 어린이가 한마음으로 노력해서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사진 ㅣ 김성용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사람들 소의초등학교(교장 심영면) 체육관에 들어서니 찬 겨울 공기를 뜨겁게 달구는 배드민턴 경기가 한창이다. 네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한 두 사람이 서로 매서운 눈초리로 셔틀콕을 응시하고 있다. 눈은 셔틀콕에 고정돼 있지만, 손과 발은 좌우로 앞뒤로 움직이느라 바쁘다. 팽팽한 시합 속 계속되는 랠리가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관중들은 두 사람의 모습에 모두 숨을 죽인 채 긴장 속에서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쉭쉭’하고 셔틀콕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만 체육관에 울려 퍼진다. 셔틀콕을 한 번 칠 때마다 나는 소리가 꽤 크다. 5g밖에 안 되는 셔틀콕은 작지만 위력이 상당하다. 배드민턴 라켓에 맞은 셔틀콕의 순간 속도는 250~300km/h가 넘는다고 한다. 시합이 끝나자 서로 격려하는 악수를 나누며 경기에 대한 예를 다한다. 또 ‘예전보다 자세가 더 안정적이다’,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서브였다’ 등의 칭찬과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의 경기를 보니 단순히 배드민턴을 즐기는 수준이 아니었다. 길게 이어지는 랠리와 무섭게 내리치는 스매싱이 하루 이틀 쌓은 실력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여기 회원 대부분이 ‘서울특별시 초등배드민턴연구회’ 강사진들이에요.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하는 만큼 실력이 꽤 높은 편이죠.”동호회의 실질적 운영을 맡고 있는 김대수 교사(서울 소의초)는 연구회 회원으로서 강의를 담당하다 보니 정작 본인이 운동을 즐길 기회가 적은 것이 아쉬워 2005년도에 배드민턴 실천 모임인 ‘엘레민턴’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동호회를 만들고 나니 친한 사람들끼리 토요일에 산발적으로 모였던 것이 화·목요일 저녁에 정기 모임을 갖게 됐고, 5명이던 회원은 정기적으로 모이는 회원이 30명, 엘레민턴대회에 참가하는 회원이 300~400명, 그리고 인터넷카페 회원은 1000명을 넘어섰다. 또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시작했던 모임도 지금은 초·중·고로 확장됐다. “매주 이틀씩 모여서 배드민턴을 치려면 이동 거리를 무시할 수 없잖아요. 때문에 정기적으로 모이는 분들은 서울근교 분들이 많아요. 대신에 대회 때는 지방에 계시는 교사들도 많이 참석하시죠.” 엘레민턴은 순수하게 배드민턴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서 결성된 동호회답게 매주 화·목요일 저녁에 모여 친목 도모를 위한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매달 열리는 월례회에는 팀을 나눠 배드민턴 게임을 하는 청백전을 연다. 회원들을 위한 ‘엘레민턴 배드민턴 대회’도 일 년에 두번씩 개최해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모여 실력을 겨룬다. 이 대회는 벌써 16회를 맞았다. “우리 동호회는 회원들끼리 배드민턴을 즐기는 것 외에도 일 년에 두 번, 여름·겨울방학 때 배드민턴 연수를 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특성이 교사가 모든 과목을 가르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일반교사가 체육을 가르치는 것은 한계가 있거든요. 물론 체육 전담교사가 있는 학교도 있지만 대부분이 그렇지 못해요. 그런데 본인이 운동을 싫어하고, 할 줄 모르면 학생들에게도 가르쳐 줄 수 있는 부분이 적죠. 그래서 연수를 할 때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네트형 게임을 알려주고 있어요. 교육과정에 보면 네트형 게임, 농구형 게임, 피하기형 게임 등이 있는데, 그중 배드민턴과 같이 네트를 쳐 놓고 즐기는 탁구, 배구, 테니스와 같은 운동을 학교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해주죠.” 엘레민턴 회원들은 워낙 운동을 좋아하는 탓에 직무연수 외에도 각 학교에 스포츠클럽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교사들에게 배드민턴을 가르친다. 피나는 노력에 실력도 선수급 일 년에 두 번씩 개최하는 ‘엘레민턴 배드민턴 대회’는 회원들에겐 하나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팀은 여자복식과 남자복식으로 꾸리며 실력에 따라 다시 초심, 초급, 중급, 상급으로 나눠 경기를 진행하는데, 우승자에게는 시상도 하고 있다. 회원들은 자체 대회 말고도 일반 동호인들이 나가는 대회 참가도 많이 하는편이다. “자랑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회원들 수준이 상당해서 우승도 많이 거머쥐고 있어요.” ‘2012 눈높이 제1회 한국교총회장배 전국교원배드민턴대회’에서도 엘레민턴 회원인 신경화(서울 소의초), 최선아 교사(서울 청구초)가 여자복식에서 우승을 거뒀다. 신 교사는 각종 대회에 출전해 다수의 우승 경험을 갖고 있는 실력자로, 이 대회 혼합복식에서도 김대수 교사와 함께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복식에서 우승한 신 교사와 최 교사는 서울교대 동기로27년 지기 친구 사이다.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할 정도라며 환상의 팀워크를 자랑한다. 엘레민턴 회원들이 휩쓴 대회는 이뿐만이 아니다. 단식, 복식 모두 강하지만 특히 사제동행 팀의 실력도 막강하다. “전국교직원배드민턴연합회에서 여는 사제동행배드민턴대회가 있어요. 이 대회에 나가려면 같은 학교의 제자와 함께 나와야 한다는 조항이 있죠. 그런데 여기서 우승하면 학생이 교육부 장관상을 받게 돼요. 제가 데리고 나간 학생이 우승해서 상을 받은 적도 있었죠.” 사제동행대회는 작년 서울시교육청의 스포츠 창의·인성주간 때도 열렸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요즘, 체육활동은 인성을 기르는 최고의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교사도 인성교육에 운동만 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는 가르치는 입장이고, 학생은 배우는 입장이잖아요. 그런데 사제동행 대회를 나가면 우승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뛰게 돼요. 열심히 노력하고, 함께 연습하는 시간만큼 자연스레 사제간 융화가 이뤄지죠. 서로 이해하게 되는 마음도 생기고요. 그래서 저는 교사와 제자가 함께 운동을 즐기는 것 만큼 좋은 인성교육은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운동은 언제나 즐거워 배드민턴은 학생들 인성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한 시간에 315kcal가 소모돼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고, 전신운동이어서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킨다. 그래서인지 회원들은 모두 날씬한 몸매를 자랑했다. 중년층의 고민이라는 복부비만도 이들에게는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또 교사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엘레민턴 초창기 때부터 회원인 신경화 교사는 배드민턴을 통해 제2의 삶을 얻었다고 말한다. “낮에는 학교에서 교사로서 학생을 가르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면 아내와 어머니로서 집안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그냥 지나갔어요.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삶이 무료하게 느껴졌죠. 그런데 배드민턴을 접하게 되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연습할수록 점점 늘어나는 실력을 보면 살맛이 나요.” 엘레민턴 동호회에는 ‘좋은 운동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는 슬로건이 있다. 배드민턴 자체도 재미있지만, 이 운동을 교사라는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즐기자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지식을 많은 이들과 함께 공유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엘레민턴 회원들은 모여만 있어도 웃음꽃이 핀다. 다들 바쁘고 힘들지만 모임을 지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번은 우리 회원 전체가 한 반이 돼서 홍성배 배드민턴 대회를 나간 적이 있어요. 여기서 우승을 하면 상품으로 대하를 주더라고요. 대회 우승과 준우승을 휩쓸어서 경기하러 갔다가 대하를 배불리 먹고 온 기억이 있어요.” 매주 이틀씩 꾸준한 연습과 오랜 세월을 같이 한 탓일까?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취재 내내 셔틀콕과 라켓을 손에서 놓지 않던 엘레민턴 회원들은 “앞으로 교사들을 위한 대회와 연수를 활성화해 학교생활을 건강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동호회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어느새 천직으로 느껴지는 교직생활 탁 트인 바다가 있고 자연이 좋아 영종도에 산다는 조지욱 교사는 어렸을 때부터 ‘지도 찾기’와 ‘지리부도’ 보는 것을 즐겼다. 대학을 지리과로 진학해 교직이수 후 지리교사가 됐지만, 솔직히 학창시절부터 지리나 교직을 꿈꿔왔던 것은 아니었다고 회상한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동기들이 ‘나는 이런 교사가 될 거야’라고 말할 때 딱히 할 말이 없었어요. 제가 워낙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다 보니 교직이수보다는 답사를 좋아했고, 지도를 보며 여행 떠나는 것을 좋아했어요.” 유목민 기질이 다분한 그에게 정적이고 반복적이며 꼼꼼한 성격을 요구하는 직업인 교사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자기 자신도 챙기기 힘든데 학생들을 이끌 자신도 부족했다. 그런데 막상 교생실습을 시작하니 기존의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사 생활이 어떻게 정적일 수가 있겠어요. 5분 후가 예측 불가능한 게 이 시기의 학생들인데요. 게다가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이뤄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동적인 직업이더군요.” 그는 처음 교사가 됐을 때만 해도 ‘아무리 힘들어도 5년은 참아보며 이 직업이 나에게 맞는지 알아보자’는 마음가짐으로 교직에 섰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제는 교사가 천직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그래도 제가 선택한 직업인데 후회 없는 교직생활을 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다짐한 네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실력 있는 교사가 되는 거였어요. 인문계 교사이기 때문에 무조건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둘째는 친구 같은 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셋째는 촌지 받지 않는 것, 마지막은 인간다운 교사가 되는 것이었죠. 학생들에게 매우 완벽한 모습만 보이기보다는 선생님도 빈틈이 많고, 실수하는 사람이라는 걸,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런 다짐으로 처음 교단에 선 학교는 부천의 정명고등학교였다. 그 당시 부천은 비 평준화 지역이었고, 이 학교는 그 지역 꼴찌학교였다. 고3 학생 수업에 들어가서 열심히 수업해도 ‘잘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쳐다만 보는 학생들 앞에 좌절하기도 했다. 그때 한 결심이 ‘고등학교 인문계 평균치까지 올려보자’였다. 국·영·수는 안 돼도 지리는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지리를 흥미롭게 느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수업을 하다 보니까 내용에 따라 적합한 방법이 따로 있더군요. 환경관련 수업은 토론이 적합해요. 기후나 지형 같은 경우는 보여주면서 수업할 수 있는 동영상을 활용하면 이해가 빠르고요. 경제나 세계학은 직접 1:1 문답법으로 교과서 내용을 계속 묻고 답하며 수업을 이어나가죠.” 조 교사는 어떤 학문이든 잘하기 위해서는 관심과 호기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토론과 문답법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학생들의 성적도 향상됐다. 조 교사의 목표였던 지리과목 인문계 평균치에 도달한 것이다. 이는 교사가 노력하면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 열린 마음으로 학생을 대하게 해준 여행 자연과 여행이 좋아 다니다 보니 어느새 지리교사가 돼 있었다는 그는 교사가 된 뒤에도 여전히 여행을 즐긴다. 그래서 지금도 방학이면 가방 하나를 메고 국내로,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이렇게 여행을 하다 보면 깨달음을 얻을 때가 많다고 한다. 베이징의 한 과일가게에서 ‘바가지’를 썼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베이징 호텔 앞에 있는 과일가게에서 체리가 맛있어 보여서 산 적이 있어요. 얼마냐고 물었더니 1만 4000원이라고 하더라고요. 중국에서도 체리는 귀한 과일이라 생각하고 그 가격에 샀어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정도 양이면 2000원이면 충분히 사더라고요. 그래서 속았다고 억울해하고 있는데 누가 그러더군요. 중국 사람들은 속였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장사수완이 좋아서 큰 이익을 남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대단한 장사꾼을 만난 것 같더라고요. 여행을 다니다 보면 나하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거 같아요.” 단지 취미생활이었던 여행은 신기하게도 교직생활에도 도움이 됐다. 여행을 통해 넓어진 시야 덕인지 조 교사의 수업방식도 남달랐다. 그는 절대로 학생들이 교과서에 쓰인 대로 말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저는 학생들이 제 질문에 대답하면 무조건 점수를 줘요. 특히 정답이 아닌데도 논리가 탄탄하면 점수를 두 배로 주죠. 모든 학문은 ‘절대 진리’가 아니라 ‘유효한 것’으로 생각해요. 500년 전까지만 해도 천동설이 정답이었지만 지금은 지동설이 정답이잖아요. 정설은 언제든 바뀔 수 있어요.” 지금 현재 확고한 정의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난 뒤에 학생의 대답이 정답일 수 있다는 가정하에 그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더 후한 점수를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방방곡곡에서 얻은 그의 경험들은 지식이 되어 수업에 활용된다. 여행을 다니며 본 것을 토대로 세부적인 설명을 하거나 학생들이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할 수있어 도움이 되는 것이다. 집필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다 다년간의 여행은 집필에도 영향을 끼쳤다. 1998년도 교직을 그만두기로 했을 당시 학생들이 지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만들어 선물했다. 그런데 이 원고를 본 출판사 관계자가 “교과서 한번 써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7차 교육과정 교과서 세계지리를 집필하게 된 것이다. 이후 세계지리 교과서,
Q 경찰 중에서도 프로파일러로 진로를 정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경찰대학교 3학년 때 표창원 교수님이 운영하는 ‘범죄 수사 연구회’에 들어갔습니다. 그 동아리에서 프로파일링을 담당하면서부터 관심이 생겨 심리학 공부도 시작하게 됐죠. 추측하고 단서를 찾아가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졸업후 프로파일링 업무를 해야겠다는 계획하에 대학원에도 진학했고요. Q 드라마나 영화 속 프로파일러를 보면 왜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급부상하는 직업이 됐는지 알만합니다. 폼 나거든요. 현실은 어떤가요? A 미드 속 CSI는 현미경이 없는 상태에서도 현장에서 실오라기를 찾고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가 범인까지 멋지게 검거하죠. 모든 사건을 다 주도해서 해결하는 주인공으로 부각되는데 그건 허상입니다. 실제로는 현장에 들어가서 증거물을 채집하고 현장 상황을 재구성한 후 빠집니다. 각자 맡은 파트가 다 있으니까요. 우리는 수사를 지원하는 파트지 주인공이 아닙니다. 보고서를 만들면 그걸 바탕으로 형사가 수사를 진행하고 범인을 검거하게 되는 거죠. 가끔 정책적인 결정에 의해 프로파일러가 전면에 나서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뛰어야 하는 형사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어 내부적으로도 지양하고 있습니다. Q 수사관들과의 협조가 사건 해결에 큰 영향을 미치겠군요. A 미국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도 프로파일러와 형사들 사이에 불신이 많습니다. 언론을 통해 프로파일러가 조명을 받게 되고 매력적으로 비춰질수록 형사들은 소외됩니다. 공적을 가로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우리는 형사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해서 보고서를 만들어 냅니다. 그 보고서를 채택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는 건 형사고요. 서로 불신하고 경계하면 양질의 보고서가 나올 수 없죠.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에게 좋을 것이 없습니다. 지금은 신뢰가 쌓여서 많은 사건을 의뢰받습니다. Q 피의자를 면담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이미 범행을 자백한 경우엔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계획적인 살인이라 하더라도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본인 스스로 답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답을 알아야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범인상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면담할 때는 성장배경이나 평상시 느끼는 감정, 말투 등 전반적인 걸 다 봅니다. 키포인트가 되는 성향을 잡아내는 거죠. 아직 퀘스천 마크가 있는 사건일 경우는 어떤 동기에 의해 범행을 했는지, 실제 범인이 맞는지, 연쇄범행인지, 추가 범행이 있는지 등 판단을 하고 자백을 하게끔 유도합니다. Q 자백을 유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A 프로파일러는 일단 형사들과 느낌부터가 다릅니다. 추궁하는 게 아니라 정서적 교감을 통해 심리적 경계를 푸는 것부터 시작하죠. 1%를 얻기 위해 99%의 전혀 상관없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피의자가 수사 상황이라는 걸 잊고 자신의 스트레스에 대해 카운슬링 하다 보면 갑자기 우리가 얻어야 할 1%를 얘기할 때가 있습니다. 두껍고 단단하게 느껴졌던 벽에 실금이 가는 겁니다. 면담 중 피의자가 자백하려고 하면 우리는 거기서 빠져나와 형사에게 인수인계합니다. 보통 4~5시간 걸리죠. 감옥에 수시로 들락날락 거리면서 수사 상황을 잘 아는 피의자들은 자기가 쥐고 있는 걸 잘 안 놔요. 정말 깨기 힘듭니다. ‘오염 안 된’ 피의자가 좋아요. Q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요? A 할머니 한 분이 실종된 사건이 있었어요. 현장에는 핏자국이나 불에 탄 옷가지 등 할머니가 다친 흔적이 있었지만, 현재 생사 확인조차 안 된 상태입니다. 우리가 사건을 분석해서 답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인을 잡지 못해 미제로 남은 사건은 머릿속에 계속 남아 있어요. 잘 해결된 사건은 털어버리기 쉽습니다.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도입해 10년 동안 미제였던 사건의 범인을 검거한 경우도 기억에 남 습니다. Q 경감님이 개발한 지리적 프로파일링(Geo-Pros)이란 무엇입니까? A 일반적으로 외국에서는 연쇄 범죄가 발생했을 때 범인의 거주지를 예측하거나 다음에 어디서 범죄를 일으킬지 예측하는 정도로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사용합니다. 저희는 모든 범죄에 그런 공식을 도입해서 연쇄범죄 수사와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범죄 예방활동도 같이 포함해서 생각합니다. 크게 범죄 위험지역 예측 및 범인의 거주지 분석과 추가적으로 어디서 범죄를 일으킬지 예측하는 게 지리적 프로파일링이죠. 2009년 이전에 일차적으로 도입했었고 그걸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지난해에 했습니다. 현재 매뉴얼 작업 중이고 1월 중순이면 전국에서 운영될 예정입니다. Q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있을 듯 합니다. A 범죄 현장의 피나 사체를 보는 건 힘들지 않아요. 그 안에서 정보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범인의 입장에서 보고 생각하며 집중하게 되니까요. 현장 답사하면서 범인의 행동을 추리하고 예측해 보는 게 재밌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감정이입 될 때가 있는데 그때는 좀 많이 힘듭니다. 죽었는지 단순 실종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사람에 대해 모든 걸 속속들이 조사했는데 사체로 발견되면 정말 평소 알고 지내던 사 람을 잃은 거 같은 느낌입니다. 유족들의 오열을 보면 더 힘들죠. 프로파일러는 탄력성이 강해서 오뚝이처럼 잘 일어나야 합니다. 에너지 배분도 잘해야 한 사건이 끝나고 다른 사건으로 넘어갈 때의 전환이 신속해지죠. Q 프로파일러를 하면서 생긴 직업병이 있다면. A 범죄가 무서워요. 밤거리를 다니다 언제든 나도 당할 수 있겠단 생각을 하니까요. 한 형사는집안에 있는 칼의 끝을 다 부러뜨려 놨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우리 집에 택배를 가장한 범인이 들어와 3살짜리 아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어 일하다 불현듯 전화할 때도 있습니다. 세상에 믿을 사람은 없어도 저는 기본적으로 성선설을 믿어요. 면담하다 정말 악한 인간들을 마주하면 가학수사의 욕망이 샘솟고 당장 사형을 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지만 대부분 범죄자들이 본질은 착한 사람이거든요. 면담 후 형사들이 “이 놈 어때?” 하고 물으면 저는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닌 거 같아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형사들은 “그렇게 나쁜 짓을 했는데 나쁜 놈이 아니면 누가 나쁜놈이냐!”고 발끈하죠. 근데 범죄자들이 살아온 환경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인간적으로 연민이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Q 청소년 강력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생한 용인 살인사건도 그렇고요. A 신촌 창천근린공원 사건을 봐도 아이들이 살인을 굉장히 쉽게 생각합니다. 학교폭력도 전과 다르게 굉장히 강한 공격성을 보이고요. 예전에는 공부 못하고 싸움 잘하는 애들이 학교폭력의 주도자였다면 요새는 리더 역할을 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영리하죠. 담임교사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인 살인사건의 경우 면담해 보니 환경적인 측면에서 불우한 청소년이 아니었습니다. 딱히 불만 같은 것도 없었고요. 소시오패스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그걸 판단할 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는 상태입니다. Q 용인 살인사건 피의자가 평소에 시신을 훼손하는 공포 영화를 좋아했고, 인터넷을 통해 시신 훼손 방법이나 해부학 관련된 내용도 자주 검색했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이런 잔인한 사건을 일으킬 수 있나요? A 우리 머릿속에는 ‘이런 자극이 왔을 때 이런행동을 해야지’하는 도식이 형성돼 있습니다. 그 자극이 경험을 안 해본 것일 경우 간접 경험한 쪽으로 따라가게 되죠. 다른 방법도 분명 있는데 더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것들을 대입시키게 되는 겁니다. 역치가 상승해 게임이나 영화를 통해 본 잔인하고 폭력적인 행동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죠. 그렇다고 범죄행위가 단 한 번의 자극으로 발현되지는 않습니다. 사다리 타기 게임과 비슷합니다. ‘범죄’라는 종착지에 도달하기 전 거치는 여러 연결지점에서 단 하나만 끊어졌더라도 막을 수 있는 경우죠.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학교에서 교사한테 인정받는 게 유일한 탈출구였던 한 용의자의 경우 교사와의 갈등 상황에서 모든 걸 놔버리더군요. 부모와 정서적 교류도 없고 학교에서도 고립되면 문제가 커집니다. Q 범죄 예방 차원에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상대적인 소외감에서 비롯된 범죄가 굉장히 많이 일어납니다.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들을 돌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거죠. 당장은 내가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들의 소외감, 자괴감이 증폭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사회가 관심을 갖고 보듬어 줘야 해요. 또 우리의 관점과 범인의 관점은 다르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뒀으면 합니다. ‘설마 이런 곳에서 범죄가 일어나겠어?’하고 안심한 장소가 그들에겐 범행을 일으키기 좋은 장소일 수 있으니까요. 파출소 옆이라도 사각지대에선 얼마든지 범죄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중학교까지 의무교육, 문맹률 10% 이하 인도네시아 학생들은 아침 7시 이전에 등교한다. 해가 일찍 뜨고, 새벽 4시에 골목골목까지 크게 방송되는 이슬람 기도 시간으로 인해 하루를 빨리 시작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오후 3시쯤이면 일과를 마치고 하교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의 두발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편이지만 염색이나 파머는 하지 않는다. 특이한 점은 요일별로 학생들의 복장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평일에는 교복을 입지만 목요일에는 전통 의상인 바틱(batik), 금요일은 이슬람 복장으로 등교한다. 발목 위로 올라오는 흰 양말, 검정 운동화 착용을 원칙으로 한다. 한국국제학교인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Jakarta International Korean School, 이하 JIKS)에서도 글로벌화를 위해 매주 금요일을 ‘인도네시아의 날’로 지정하고 있으며, 교직원과 학생들은 인도네시아 전통 바틱 복장으로 등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교육과정은 초등학교(SD) 6년, 중학교(SMP) 3년, 고등학교(SMA) 3년, 대학교 4년, 총 16년으로 우리나라와 같다. 의무교육 기간은 중학교까지로 1970년대 40%에 이르던 문맹률이 현재는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영토가 넓고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는 지역마다 독특한 언어를 가지고 있다. 한글 사용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찌아찌아족’도 인도네시아의 한 부족이다. 통일된 국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통된 언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과정부터 공식적인 인도네시아어 교육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각 지역의 언어도 사용하지만, 이후에는 공식적인 인도네시아어로 통일해 가르친다. 고등학교부터는 의무교육이 아니며, 중학교 졸업자의 50% 정도만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따라서 시내 일반 매장에 가면 중학교만 졸업한 17~18세의 청소년들이 점원으로 근무하는 것을 손쉽게 볼 수 있다. 근무조건이나 급여도 고등학교 졸업과 큰 차이가 없다. 인도네시아의 경제적 상황에 비해 고등교육기관의 학비가 상당히 비싸서 고등학교 졸업자의 절반 정도만 대학에 진학한다. 이는 초등학교 입학 학생 수 대비 20% 남짓한 비율이다. 한국에 비하면 종합대학의 수는 적은 편이고 대학교 입학은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 외국인들도 인도네시아어 또는 영어로의 의사소통에 별 지장이 없는 학생은 간단한 입학시험만 통과하면 된다. 그러나 대학교 졸업은 상당히 까다롭고 어렵다. 국가고시를 통과하고, 졸업논문을 제출해야 한다. 교사 복지혜택 열악, 직업선호도 떨어져 인도네시아에서도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4년제 대학교 이상을 졸업하고 교사 자격증을 소지해야 한다. 하지만 급여가 기업체에 비하면 절반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고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교사직은 크게 선호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유능한 인재들이 교직을 기피해 교육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 또 교사들도 방과 후에 아르바이트나 부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교사의 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시기에 한국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배경에는 교육에 대한 국가의 과감한 지원과 투자, 교사에 대해 신뢰와 존경의 사회 분위기, 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국민성 등이 큰 역할을 했다. 장차 인도네시아가 정치·경제적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 강국이 되어야 하기에 교육에 대한 투자와 교사에 대한 대우 및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이에 대한 모범적인 해답과 실천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JIKS)다. 해외 한국학교의 요람, 38년 역사 JIKS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자녀를 국제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국제학교로는 한국 교민들에 의해 1976년 개교한 JIKS가 있으며, 그 외에도 JIS, BIS 등 여러 국제학교가 있다. JIKS는 올해로 개교 38주년을 맞아 전 세계에서도 오래된 역사와 규모가 큰 한국학교로 유명하다. 글로벌 소양을 갖춘 창의 인재 육성을 비전으로 삼아 한국 정체성 확립과 영어교육 내실화, 글로컬(Global+Local) 인재양성 등 3가지 축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체성 교육을 위해 국어 수업 시수를 충분히 편성하고, 한국사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학교시설을 교민들의 문화예술 공연과 활동을 위해 항상 개방해 교민사회의 중심축이 되고 있으며,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은 평생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글로벌 소양을 갖추기 위해 효율적인 영어몰입(Immersion) 교육을 함으로써 다른 국제학교들과 대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될 글로컬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JIKS의 중요한 목표다. 정규 수업에 인도네시아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편성했으며, 현지 명문인 ‘SMA68’과 MOU를 체결해 인도네시아 문화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늘리고 있다. 방학기간 중에는 인도네시아국립대학교(UI)에서 실시하는 문화체험 강좌를 들을 기회도 제공한다. 그 외에도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EBS와 협약을 맺어 3억 원가량의 콘텐츠를 무상으로 기증받아 EBS 학습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밤늦도록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을 위해 불이 꺼지지 않는 자율학습실인 ‘반딧불이관’도 운영하는 등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배출하고 있다. 한국-인도네시아 교육적 교류 확대 자카르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국립대학교에는 한국학과가 개설돼 있다. 이 학과는 한류 열풍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으며 JIKS와 MOU를 체결해 다양한 문화 인적 교류를 하고 있다. 최근 급부상하는 인도네시아의 경제 상황과 맞물려 교민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어를 배우려는 교민과 학생들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국립대학교에서는 BIPA(외국인을 위한 어학연수 프로그램) 과정을 개설해 인도네시아어를 가르치고 있다. 3학기 1년 과정으로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등을 배우게 된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JIKS에서도 한국으로의 대학입시를 마친 12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BIPA 과정을 이수하거나 인도네시아어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인도네시아의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은 앞으로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라 JIKS를 중심으로 한 인도네시아 현지 교민 세계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PART VIEW]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와 한국 간의 교육적인 협력과 교류도 물꼬를 트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2012 제28회 아세안 교원협의회 총회(ACT Convention)’에서 아세안 국가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했으며,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정식 회원국 자격을 얻게 돼 앞으로 더욱 활발한 국제 교류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한국대표단으로 참석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및 JIKS, 한국교육학술정보원, UNESCO 한국위원회는 스마트교육과 디지털교과서, 해외 한국학교의 SMART 교육 추진 방향과 자기주도학습의 실천사례를 발표해 참가국 교사들의 큰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뛰어난 교육열을 바탕으로 선진국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과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인도네시아와의 교육적 협력은 두 나라를 모두 발전시킬 기회가 되고 있다.
교사의 이해와 지식의 차이 자고 일어나면 어제와 세상이 달라져 있고, 지식과 정보는 계속해서 새롭게 쏟아지는 세상이다. 사람들은 과거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생각하며 생활한다. 그러다 보니 이런 변화에 맞춰 개인 변화도 요구받게 된다. 물론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세계 각국의 시대적 상황에 따라 공통적으로 변화의 양상을 보인다. 이에 따라 교사의 사회적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사회·문화적 접근도 교사가 가르치고 배우는 모든 일련의 활동이 시대적,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존재로서의 이해와 실천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거, 교사에게 교실 안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국한된 활동만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교실과 학교 밖을 넘어서 교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와의 밀접한 관계성에 대한 고민과 그에 상응하는 실천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교사의 역량은 교사의 지식에서 먼저 미국을 보자. 미국사회의 교직 풍토를 보면 교사의 이직률이 높고, 신규 교사들이 3년 안에 학교를 떠나는 경향이 있다. 한국과는 반대로 교사가 되기 위한 험난한 경쟁을 겪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학생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교사를 전문가로 쉽사리 인정하지 않으며, 교사들의 교과관련 기본 지식이 늘 문제라고 지적해 왔다. 한국처럼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교사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교사로서의 기본적인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교원 역량에 관한 다양한 공식 문건들만 보아도 교과 및 교육과정과 관련된 지식이 협소함을 알 수 있다. 바크만(Bachman, 1987)은 ‘교직은 별 이력을 갖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비교적 낮은 임금과 사회적 지위를 가진 여성들이 하는, 쉽게 구하기도 하고, 쉽게 그만두기도 하는 대중적인 직업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그 이유는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산업혁명과 더불어 만들어진 학교교육이라는 제도 속에서 서양 교사들은 단순한 공장 노동자들을 위한 읽기, 쓰기 교육을 해 주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아줌마였다. 속된 표현으로 아줌마의 지식과 역량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때문에 여성이 주로 하는 가르치는 일에 대한 지식이나 역량에 대해 별 가치를 두지 않은 것이다. 다시 교사의 지식과 역량 이야기로 돌아가 현재 미국 교사교육을 대표하는 하나의 모델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의 대표적 교사교육 전문가인 달링 해먼드브랜스포드(Darling-HammondBransford, 2005)는 변화하는 시대의 교사교육(Preparing teachers for a changing world)이라는 책을 통해 21세기를 준비하는 교사와 교사교육에 대한 시대적 제안을 했다. 과거에 NCLB(No Child Left Behind, 2001)에서 제시했던 교사자격이 학위, 기본적인 교수력 및 전공 교과관련 지식이었던 것과 달리 그가 제안한 것은 ‘교사는 변화하는 시대에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전문직으로서의 비전을 가지고 가르치고 스스로 배우는 사회적 활동가’였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단순한 수혜자로서의 학습자를 아는 것이 아닌, 학습자와 학습자의 사회적 상황을 고려한 발달 지식을 가지고 학습자를 이해하며 둘째, 일차적 수준을 벗어나 교과교육 및 교육과정에 대한 폭넓은 안목과 정확한 목표의식을 갖고 셋째, 교수 및 평가 활동과 관련된 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다양한 학급 경영력 등이 제시되었다. 사회문화적 역량 중심의 유럽[PART VIEW] 학교교육과 교사의 역할에 대한 유럽의 담론은 미국과 비교해 볼 때 이미 학교, 교육이라는 한 분야를 넘어선 사회 구조 속에서의 이해가 중심이 된 듯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유럽사회는 사회·문화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그 기반 위에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0년 개최됐던 유럽 교육부 장관 회의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교육 분야에서도 기존의 교사와 학교교육을 벗어나 학교 밖 사회와의 유기적 관계, 즉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교사들이 어떻게 시민과 인권존중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하는지, 모두를 위한 배움과 민주적인 삶을 위해 교사가 고민해야 할 문제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유럽 사회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고민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식과 이해_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둘째, 교수학습 활동_어떻게 할 수 있는가? 셋째, 파트너십과 지역사회 협력_누구와 함께할 수 있는가? 넷째, 참여적 접근에 대한 실현과 평가_어떻게 더 나은 활동을 할 것인가? 교육공동체 역할 부여하는 한국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와 학교의 파트너십에 대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통한 혁신도시, 창의지성교육도시 등의 사례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필요에 부응하고 대처하며 학교중심의 지역사회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화성시를 예로 들면, 경기도교육청의 창의지성교육 정책과 화성시의 교육중심 정책이 만나 기존의 교육과정 및 학교교육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교실 안과 밖에서 수업과 수업 외 활동 속에서 엮어 갈 것인지에 대한 꾸준한 학술 연구와 현장 적용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학교교육을 교사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닌 지역주민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 협력적 거버넌스(Co-orperative governance)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요구 넘어선 자아 발견과 성찰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라는 흔하고도 무거운 말이 있을까?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많은 요소 중에 교사에게 이리도 무거운 책임감을 주는 말이 또 있을지를 생각해 본다. ‘교사의 질’, ‘교사의 수준’, ‘교사의 역량’. 그 누구도 교사인 나에게, 이 글을 읽는 교사들에게 명확히 설명해 주는 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는 사회와 새로운 지식에 대해 적응하고 앞서 가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질타한다. 이 땅의 교사는 끊임없이 각자의 역량을 길러야 하는 사회적 기대감과 요구에 부응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지식과 방법의 무심한 답습에 지치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풀어내는 것만으로 교실에서 아이들과의 삶이 풍요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가르치면서 동시에 배우는 것이 교직의 정체성이라고 한다면, 교사로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것들, 궁금하고 더 알고 싶고, 관심 있는 것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맛볼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배우고 채워가는 즐거움을 맛보며, 좋은 삶을 꿈꾸고 누리는 교사의 자아발견 노력과 성찰을 통한 변화의 역량, 흔한 말처럼 아래에서 위로의 변화를 위한 자발적 참여 역량이야말로 21세기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역량이 아닐까 생각한다.
봉사활동 통해 진로 탐색 능력 배양하기 자신의 진로 목표를 찾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는 학생에게 봉사활동을 적극 추천한다. 의아할 수 있겠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주변을 잘 살펴보는 것 자체가 큰 훈련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 적성에 맞는가?’, ‘혹시 이 일을 다른 방법으로 할 수도 있을까?’, ‘다른 사람들에게 이 일을 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선할 사항은 없는가?’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진로 개척도 자연스레 할 수 있다. 또 봉사하며 얻는 값진 보람이 진로 탐색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실제 봉사 현장에서의 진로 개척 경기도 광주 한사랑 마을은 중증 장애인들이 모여 생활하고 있다. 이곳의 봉사는 영아실에서 아기 돌보기, 성인들 산책 보조해 주기, 빨래 도와주기 등 단순한 일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순해 보이는 봉사 일정 속에서 학생이 얻을 수 있는 건 무척이나 많다. 미래의 공학도라면 휠체어의 개선점이나 중증 장애인의 식사를 편리하게 돕는 보조기구를 구상할 수 있겠고, 건축가라면 동선을 개선하고 시설을 편리하게 만드는 방법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행정적으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우리 복지 시스템을 개선할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를 고민해 볼 수도 있다. 이런 뜻깊은 시간을 보내며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하는 일은 무엇이고 싫어하는 일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진로 목표를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경희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즈 접기나 심부름하기 정도다. 그러나 중환자실 보호자들의 행동과 말을 보고 들으면서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의 본질적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급박한 상황에 가족을 둔 사람들을 지켜보며 부모님께 감사하고, 자신이 건강한 신체로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그뿐만 아니라 병원 봉사를 통해 병원 진료 시스템을 개선해볼 수도 있고 병원 조경을 다시 구상하거나 간호사복을 디자인해볼 수도 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가 생겼을 때 필자는 아들과 조카를 데리고 파도리로 봉사를 갔다. TV 화면으로 본 것보다 훨씬 심각한 현장의 모습에 놀랐지만 묵묵히 일하는 많은 봉사자를 보며 마음이 뿌듯했다. 봉사하면서 물리학자가 되고 싶었던 아들은 배가 파손되지 않도록 신물질을 고안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고, 생물전공을 희망했던 조카는 이런 사고가 터졌을 때 유출된 기름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기름 먹는 박테리아를 유전공학적으로 만들면 어떨지 생각해 봤다고 했다. 각자 깨어있는 의식으로 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면 자신의 관심 분야는 물론 새로운 영역에서까지 기대하지 못했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진로 수정이 인생 허비?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진로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던 중 더 마음에 드는 목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난감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일관성이 중요하니 이제까지 노력해오던 그 길에서 벗어나지 말고 새로운 목표는 외면해야 할까, 아니면 새로운 목표를 향해서 진로를 수정해야 할까?[PART VIEW] 어릴 때 마음먹은 대로 몇 십 년 동안 한 우물을 파서 성공한 사례가 언론에 소개되는 것을 보며 진로는 쉽게 변경하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필자도 27년 동안 수학교사였지만 현재는 진로교사를 하고 있다. 대학 때 수학교육을 전공하면서 졸업 후 진로가 변경될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물리학과를 지망했던 필자의 아들은 지금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물리, 화학, 지학을 심화공부 했고 생물은 염두에 두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물리학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 재수하면서 자신은 물리학자로 성공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하지만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한 후 다양한 학과를 두루 공부해보더니 뇌과학에 흥미가 생겨 다른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 이미 공부해 놓은 생물 II를 대학교 2학년 때 공부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물리학을 바라보며 공부에 매진했던 아들이 뒤늦게 생물을 공부하려니 그 시간이 아쉽고 힘에 부칠 만도 하지만 단호하게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유인즉슨 물리를 공부했기 때문에 그 관점에서 바라보는 생명과학도 멋지다는 것이다. 요즘 융합과 통섭이 대세인 것도 한 이유가 되겠다. 진로의 ‘비틀거림’ 환영하기 필자는 진로목표를 변경하는 것을 ‘진로의 비틀거림’이라고 명명했다. 목표를 변경하고 중간에 진로가 달라졌다고 해서 실패 확률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 때까지 다른 목표를 향해 노력해왔던 것이 제로가 되지 않고 다른 목표가 생겼을 때 딱 그만큼의 추진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목표가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해야지 새로운 목표가 생기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목표가 있어야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의욕도 생긴다.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면 먼저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진로 목표를 설정해보자.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노력해보자. 노력하던 중에 다른 목표가 생기면 진로를 수정하는 것도 좋다. 과거의 노력이 허사가 아니라 나만의 자산이 되어줄 것이다. 봉사활동 기관 찾기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봉사활동(http://bongsa.sen.go.kr) 사이트에 다양한 봉사활동 기관이 소개되어 있다. 가입하고 수시로 살펴보면서 내가 하고 싶거나 의미 있을 것 같은 활동이 소개되면 바로 신청하자. 앞에 언급했던 ‘한사랑 마을’이나 ‘경희대 병원’ 봉사는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라 빨리 마감되니 서두르는 것이 좋다.
식품과 친해지며 편식 고친다 우리가 흔히 찾는 대형마트에는 사계절과 관계없이 일정한 식품들이 진열된다. 재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 갖가지 다양한 제철식품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급식에서 제공되는 식품의 종류도 다양하지 않다. 음식을 골고루 먹지 않는 것을 편식이라고 한다. 편식을 교정하는 것은 영양교육의 목적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학생들이 편식하는 이유는 바로 두려움 때문이다. 이는 음식에 대한 무지에서 생기는데, 내가 무얼 먹고 있는지, 이 음식은 어디서 왔는지, 그것의 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은 음식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준다. 따라서 여러 가지 식재료를 알고 그 맛을 즐기며 음식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교육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시와 게임으로 콩과 친밀감 높이기 식생활교육 수업시간, 교실에 들어서자 학생들은 무언가 맛있는 음식이라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한껏 눈망울이 빛난다. 수업이 시작되고 필자가 가장 먼저 건넨 것은 동시 하나였다. “오늘의 주인공에 관한 시입니다. 함께 읽어 볼까요?” ( )타작을 하였다/ ( )들이 마당으로 ( )( )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 ) 잡아라 ( ) 잡아라/ 굴러가는 저 ( ) 잡아라/ ( )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 ) 좀 봐라/ 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 ), 너는 죽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알아볼 주인공이 괄호 안에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효준이가 번쩍 손을 들어 “콩”이라고 대답했다. 이번 수업은 콩의 종류와 콩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들을 알아보고, 여러 가지 종류의 두부 맛을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우리는 방금 김용택 시인의 ‘콩! 너는 죽었다’라는 시를 읽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콩인데, 콩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콩의 종류를 말해 보세요.” “완두콩, 땅콩, 강낭콩, 검은콩이요!” 이후 학생들에게 메주콩, 팥, 녹두, 땅콩, 완두콩, 강낭콩이 담긴 종이컵을 하나씩 나눠 주었다. 그리고 콩 이름을 하나씩 제시하는 게임을 시작했다. 두 아이가 서로 마주 보고 하나, 둘, 셋을 외치는 동시에 제시한 이름과 일치하는 콩을 종이컵에서 꺼내 든 후, 맞추면 머리를 쓰다듬고 틀리면 간지럼을 태우는 게임이었다. 콩 이름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흥미진진하게 수업이 이어졌다. 두부 맛에 빠지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음식 중에 콩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이 있나요?”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두유, 두부가 있어요”라며 아이들이 차례로 음식의 이름을 하나씩 말했다. 이 음식 중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물으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두부”라고 대답했다. 학생들에게 판두부, 연두부, 순두부 세 종류의 두부가 담긴 종이컵을 나눠 주었다. 물론 종이컵에는 A, B, C로만 표시해 주었다. 세 개의 두부를 차례로 먹어보고 두부의 이름을 맞춘 후, 먹었을 때의 맛과 느낌을 활동지에 적어보도록 했다. “나눠 준 두부는 너무 빨리 삼키지 말고 충분히 씹으면서 맛을 자세히 느껴보세요. 세 종류의 두부는 맛이 조금씩 다르니까 그 느낌을 선생님이 나눠준 종이에 적으면 되는 거예요.” 그러자 두부를 입에 넣은 아이들은 “차이를 잘 모르겠다”, “맛으로 표현하기 힘들다”며 어려워했다. 그러나 이런 반응도 잠시. 두부를 천천히 먹던 아이들은 ‘부드럽다’, ‘단단하다’ 등 식감을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준우는 ‘순두부는 우유 맛이 나고 시원하다’, ‘연두부는 부드럽다’, ‘판두부는 딱딱하면서 단맛이 난다’고 적었고, 효빈이는 ‘연두부는 안 씹히고 그냥 넘어간다.’, ‘판두부는 뻑뻑하다’, ‘순두부는 부드럽고 고소하다’라고 적었다. 각자 느낀 두부의 맛을 발표하게 한 후 A, B, C의 두부가 무엇인지 알려 주었다. 판두부를 맞춘 아이들은 많지만 순두부와 연두부의 차이를 아는 학생은 많지 않았다.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또래 아이가 지은 ‘두부’라는 동시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과제로 콩이나 두부를 주제로 한 동시를 한 편씩 일기에 지어 오도록 했다. 물론 볼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더불어 아이들의 부담감을 덜어보고자 김용택 시인의 ‘너도 시인’이라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시를 짓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일러 주었다. 다음날 아이들은 각자의 생각이 담긴 시를 한 편씩 지어왔다. 아마 시를 짓는 동안은 콩이나 두부에 대해 수없이 많은 생각을 했으리라 짐작한다. 음식이 가진 배경 알아가기[PART VIEW]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식품을 입속에 넣는다. 게다가 요즘은 가공식품들이 넘쳐나 그 속에 무엇이 들어갔는지조차 모르고 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중한 내 몸 안에 들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지금 무얼 먹고 있는지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단지 다 완성된 음식자체로 섭취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입속으로 들어가는 식품이 어떻게 성장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밥상 위까지 올라왔는지 깨닫는 순간 음식에 대한 경계심은 풀리며 젓가락을 들 수 있는 것이다.
3대 알레르기 질환 아토피성 피부염, 기관지 천식 및 알레르기 비염을 3대 알레르기 질환이라 한다.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 물질(항원)은 크게 실내 항원과 실외 항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표적인 실내 항원은 집먼지 진드기, 애완동물, 바퀴벌레, 곰팡이 등이 있다. 실외 항원으로는 꽃가루와 곰팡이가 있고, 대기 오염도 중요한 원인 및 악화 인자이다. 또한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소인, 면역학적 반응 및 피부보호막의 이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산업화로 인한 매연 등 환경 공해, 식품첨가물 사용의 증가, 서구식 주거 형태로 인한 카펫, 침대, 소파의 사용 증가, 실내 온도 상승으로 인한 집먼지 진드기 등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항원)의 증가 등이 있다. 또한 실내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일이 많아지면서 원인 물질에 노출되는 것도 원인이 된다. 유전적인 소인으로는 부모 중 한쪽에 알레르기가 있을 때 자녀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50% 정도며, 부모 모두가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확률은 약 75%로 높아진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3대 알레르기 질환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아토피 피부염 : 주로 유아기 혹은 소아기에 시작되는 만성적이고 재발성을 가진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피부 습진 질환이다. · 알레르기 비염 : 어떤 원인 물질(항원)에 대해 코의 속살이 과민반응을 일으켜 발작적이고 반복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 천식 : 알레르기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반복적으로 좁아져 숨이 차고, 기침이 나며, 가슴에서 색색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되풀이된다. ‘알레르기’에 건강한 환경 만들기 알레르기 질환은 짧은 기간의 치료로 완치되기 어렵다.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예방해야 하는데 만약 증상이 악화되었다면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적절한 환경 관리를 통해 원인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막고,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과 합병증의 발생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하며,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에 걸리지 않기 위해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정신적인 피로와 육체적인 과로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몸의 기능이 저하되므로 휴식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식이요법 : 우리나라에서는 메밀, 계란 흰자, 꽃게, 우유, 새우, 복숭아, 밀가루, 땅콩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증세를 악화시키는 음식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직접 먹었을 때 증상의 악화가 없다면, 그 음식물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 특히 소아의 경우 음식물 제한을 심하게 하면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체질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여 줄 수 있는 마늘, 양파, 도라지, 모과, 인삼, 대추, 감자, 당근, 다시마, 미역, 유기농 과일, 된장, 발효음식, 밤, 옥수수 등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 식품첨가물 : 아황산염들은 음식이 상하고 색깔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존제, 산화방지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약제에도 이용되는데, 일부 천식 환자는 식품첨가물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천식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아황산염은 말린 과일, 채소류, 과일 농축액, 포도주, 맥주, 과즙 등에 다량 들어있다. 특히 음식점에서 먹는 음식 중 아보카도 소스, 감자, 새우 등에 많이 들어있어 아황산염에 과민한 천식 환자는 이들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 밖의 식품첨가물인 황색 색소 등에 의해서도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이들 첨가물이 많이 든 인스턴트식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 · 환경요법 : 알레르기 질환의 주요 원인인 꽃가루가 날릴 때는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대기 중의 곰팡이는 지역에 관계없이 옥내·외 존재하지만 높은 습도와 온도가 곰팡이 성장을 촉진시키므로 이런 환경에 더 많이 존재한다. 실내 습도를 40~50%로 유지하는 것이 좋고 이를 위해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제습기나 에어컨을 적절히 이용해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가습기는 실내 습도를 높여 곰팡이나 집먼지 진드기를 많이 번식시키고, 자주 청소하지 않으면 감염의 원인이 되므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학교공동체가 함께 알레르기 예방! [PART VIEW] 일반적인 알레르기 질환 예방법으로는 먼지, 온도의 변화, 담배 연기나 매연, 화장품, 스트레스 등을 피하고 주변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다.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교실 내 물청소를 자주 하고, 수시로 환기해 실내공간을 청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꽃가루가 많은 계절과 봄철 황사 발생 시에는 창문을 닫아야 한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비염과 천식 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특히 겨울철 야외수업 시 알레르기 질환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여름이나 겨울철에 실내·외 온도가 많이 차이 나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 학교는 알레르기 질환 예방 관리를 위해 전문적 상담과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알레르기 질환자의 체계적 관리는 물론 생활습관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날로 늘어나고 있는 알레르기 질환 예방을 위해 학생들의 생활터인 학교를 중심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교 환경과 학교 급식에 관심을 갖고 건강한 학교 만들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글 ㅣ 거짓말 같은 이야기 | 강경수 지음 | 시공주니어 | 2011 세상은 온통 거짓말 같은 이야기 세상을 살다 보면 참으로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 저녁 뉴스만 보더라도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몇 번씩 하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늘 그 일은 나의 일이 아니라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 생각하며 넘겨버린다. 이 책의 이야기가 그렇다. 지구촌이라 불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작은 곳에서 일어나는 참으로 가슴 아픈, 누구나 가슴 아프다고 생각하는, 그렇지만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그런 이야기다. 지구촌 아이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이 책의 첫 장에 등장하는 솔이의 꿈은 화가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로 그림도 그리고 장난도 치며 놀고 있다. 그리고 다음 장에 등장한 아이의 모습은 솔이와는 전혀 다르다. 광부복을 입은 아이 하산. 그는 키르기스스탄이라는 나라의 광산에서 일하는 아이다. 다음은 인도의 파니어. 인도 카펫 공장에서 일하는 그의 꿈은 가족의 빚을 갚는 것이다. 아이티의 르네,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아이다. 이렇게 이 책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이인 솔이와는 다르게 세계 곳곳에서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들은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 전쟁과 기근, 폭력과 노동착취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어른이라면 “어머, 안 됐다. 가엽기도 하지”라고 혀를 쯧쯧 차며 읽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린아이들이라면 아마도 책의 마지막에 나온 솔이의 의문처럼 “거짓말이지?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어. 이건 책이잖아”라고 반문하며 책을 덮어버릴지도 모르겠다. 많은 여백과 거친 그림으로 아이들의 상황을 온전히 표현하고 있는 그림책이다. 실제로 크라프트지에 색연필 등을 이용하여 아이들의 상황을 그림으로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작은 관심이 만드는 행복한 지구촌 강경수 작가는 원래 만화를 업으로 삼고 있는 작가였다. 한 만화가의 문하생으로 일하다 만화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던 중 우연히 다리미야, 세상을 주름 잡아라의 삽화를 그리게 됐다고 한다. 그것을 계기로 어린이 책에 관심을 갖고 독학으로 그림책 분야를 공부해 첫 작품으로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작가는 지금은 종영된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지뢰로 팔다리를 잃은 아이 앞에 축구공이 놓인 이미지를 보고 이 책의 콘티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전쟁과 기근 등으로 어린이가 어린이답게 살 수 없는 나라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 많다. 우리나라도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이 남의 일이 아니었다. 작가는 왜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을까? 이 책의 콘티를 들고 여러 출판사에 가봤지만 어린이 책에서 다루기는 무겁고 어려운 주제라 받아주는 출판사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마음이 맞는 출판사를 만나 책을 출판하게 되었고, 첫 작품으로 2011년 볼로냐 국제도서전에서 그림책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라가치상까지 받게 되었다. 작가는 ‘우리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는 작은 관심이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작품과 삶을 일치시키기 위해 2007년부터는 방글라데시의 한 소년을 후원하고 있고, 이 책의 인세 전액을 플랜 코리아에 기부하고 있다고 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도 없는 요즘 세상에 내 옆 한 사람에게만 이라도 관심을 갖는다면 정말로 따뜻한 빛이 넘쳐나는 세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본래 ‘지구촌’이라는 말은 지구가 하나의 마을이라는 뜻이다. 행복한 지구촌을 위한 작가의 작은 바람이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하나의 빛으로 번져나가 정말 ‘지구촌다운 지구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추천단신 [초등학교 추천도서] 아빠 몰래 할머니 몰래 세상의 약한 곳을 따뜻하게 바라보다 김인자 지음 | 심수근 그림 | 글로연 민지는 어느 날 길을 가다가도 폐지만 보이면 차에 싣고, 매일 밤 10시만 되면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아빠의 행동을 목격한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민지는 아빠 차에 몰래 탄다. 민지 아빠의 수상한 행동은 바로 폐지를 주워 파는 할머니를 돕는 일이었다. 너무나 훌륭한 아빠를 보고 그날부터 민지는 아빠와 동행하게 된다. 이 책은 등장인물 모두가 따뜻함으로 꽁꽁 무장된 그림책이다. 사진을 붙여넣어 만든 콜라주 기법의 그림도 매력적이고 할머니가 주신 누룽지 사탕을 그림 곳곳에서 찾는 재미도 있다. 벼리서당 수상한 책벌레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이병승 지음 | 우혜민 그림 | 계림북스 이 책에는 벼리서당에 다니는 네 명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책공부에 욕심이 많은 계집아이 우강의, 독서록 100권을 써서 양반들만 다니는 향교로 전학 가고 싶은 심술도령 엄대수, 장원급제해서 집안을 일으키고 싶은 나한길,노비지만 어깨너머로 글자를 배우고 있는 의리 최고 강공찬. 벼리서당에서 일어나는 4명의 책 읽기 경쟁을 통해 어떻게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정약용처럼 읽어라!’는 부제처럼 네아이의 서로 다른 독서법을 통해 정약용의 격물독서법, 초서지법, 읽고 실천하는 독서법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중학교 추천도서] 발끝으로 서다 꿈을 위해 노력하는 소녀 이야기 임정진 지음 | 푸른책들 소중한 꿈이 있는가? 이 책은 발레리나가 되고 싶은 제인의 이야기다. 제인은 홀로 영국 유학길에 올랐으나 동양인으로서 영국 유학은 그리 만만치 않다. 친구들의 멸시와 외로움을 견뎌야 했고, 가족과 지내지 못하는 고통도 이겨내야 했다. ‘작가가 유학생활을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묘사가 적나라해 제인과 함께 외로워하고 기뻐하게 된다. 이 책은 여타의 다른 책들처럼 우여곡절을 겪고 끝내 멋진 발레리나로 성장하는 뻔한 이야기가 아니다. 여러 시련 속에 꿈을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을 해나가는 제인의 이야기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역경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은지성 지음 | 황소북스 이 책에는 바른 생각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마치 나의 인생 멘토들을 모두 모아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아름다운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 온 국민이 사랑하는 수영선수 박태환, 마이크로소프트의 존 우드 등 내로라하는 사람들의 성공이야기를 2~3장에 걸쳐 핵심만 이야기한다. 인생의 나침반을 찾는 청소년들이라면 이 책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나의 롤 모델을 선정해 인생설계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고등학교추천도서] 무지개 곶의 찻집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새 삶을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 이수미 옮김 | 샘터 작가의 고향에 실제로 존재하는 ‘무지개 케이프 다방’의 모습을 재현해 낸 소설로, 단 한 잔의 커피, 단 하나의 음악으로 한 사람의 삶이 바뀌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다시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 엄마를 만나고 싶은 사람 등 저마다 상처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이곳에 들르면서 상처가 치유되고 그들의 삶에 무지개가 비친다. 찻집을 통해 치유 받고 나갈 때마다 나의 상처도 치유되는 느낌이 든다. 신에게 보내는 편지 편지에 담긴 삶의 아름다움 에릭 엠마누엘 슈미트 지음 | 김민정 옮김 | 열림원 혈액암에 걸린 10살 아이, 오스카가 하나님과 나눈 편지를 모았다. 오스카는 우연히 의사와 부모님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된다.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는 장미할머니 말에 그는 위로를 받고, 할머니와 하루를 10년처럼 살기로 한다. 삶은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니까 잘 쓰고 돌려줘야 한다는 오스카의 말처럼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일부 권위주의 국가에선 SNS가 사회 민주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집트, 튀니지 등에서 정부의 정보독점이 SNS의 자발적 소통으로 깨진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21세기형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매개로 모인 청년들이 20세기형 독재정권을 차례로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오랫동안 쌓여온 을의 목소리가 SNS를 통해 터져 나왔다. 대기업 임원이 항공기 내에서 ‘라면이 맛이 없다’며 승무원에게 행패를 부린 사건의 경우, 기존의 매스미디어 체제였다면 조용히 넘어갔겠지만 SNS가 있었기 때문에 사회적 이슈로 비화되고 대기업의 사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외에도 대기업과 대리점 사이의 불공정한 관행을 비롯한 이른바 ‘갑을관계’가 2013년 최대의 화두가 된 데에 SNS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NS 등장 이후 젊은이들 사이의 문자 소통도 폭발적으로 늘었고, 과거엔 신비의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스타들도 SNS를 통해 팬들과 친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사회에선 최근에 전통적인 공동체의 붕괴와 각 개인의 개별화로 인해 고독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마침 그럴 때 SNS가 등장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환영을 받았고 이를 통해 친밀한 소통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SNS 열풍엔 이런 긍정적인 점 못지않게 문제점도 많았다. SNS 중독의 덫에 걸린 사람들 최근 SNS 사고가 많이 터지자 이젠 ‘손가락을 조심해야 하는 시대’라는 말이 생겨났다. 축구선수 기성용은 SNS를 통해 감독을 비난했다가 국민적 역풍을 맞았다. 한때 국가대표 퇴출설까지 나올 정도였다. 티아라는 SNS에서 부주의한 발언을 해 정상적인 국내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김장훈도 SNS를 통해 싸이에 대해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가 기부로 쌓아올린 절대 호감 이미지에 금이 갔다. 이외에도 부주의한 SNS 발언이나 인증사진으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SNS를 끊지 못한다. SNS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티아라 멤버들의 경우 그 사건 후에도 종종 SNS 발언으로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기성용은 심하게 홍역을 치른 직후 다시 SNS에 접속해 사진을 교체한 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SNS에 매달리는 것은 유명 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엔 10대들이 SNS나 인터넷 메신저 서비스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스마트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SNS에 지나치게 몰두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를 올리기도 한다. 자신들이 누군가를 폭행하는 장면을 그대로 올려 결국 불이익을 자초하는 것이다. 용인 10대 엽기 살인사건의 범인은 범행 직후 SNS에 피해자를 조롱하는 내용과 자신에게 죄의식이 없다는 내용을 올려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이와 같은 행동은 당연히 법정에서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렇게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까지도 SNS에 올리고 유명인들이 SNS 사고를 그렇게 당하면서도 계속해서 활동을 해 구설을 자초하는 건, 이미 이성적으로 SNS 사용을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란 걸 의미한다. 어떤 행위에 너무나 푹 빠진 나머지 그것을 제어하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계속 하는 상태를 일컬어 ‘중독’이라고 한다. SNS는 너무나 강렬한 매력으로 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의 연구에선 SNS의 중독성이 담배나 술보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SNS 사용을 이젠 뇌질환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인간은 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이해받고, 인정받고, 관계를 형성하려는 근원적인 욕망이 있다. 하지만 공동체의 해체로 인해 개인들이 각각의 원자로 고립되어야 하는 사회에선 이런 욕망이 충족될 수 없다. 그래서 SNS를 통한 자기공개와 소통에 탐닉하게 된다.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 연구팀의 연구에 의하면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자아도취적 성향을 크게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를 통해 남들이 자신에게 주목하고, 자신이 인정받는 듯한 환상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에게 근원적인 쾌감을 주기 때문에 중독되기 쉽다. 일단 중독되면 삶 자체가 SNS에 매여 황폐해진다. SNS를 통해 형성되는 가상의 관계나 소통은 실제 현실에서의 관계와 소통을 절대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탐닉하면 할수록 사람은 충족되지 않는 공허 때문에 관계와 소통을 더 크게 갈망하게 돼 더욱 깊이 SNS에 중독되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불통과 루머, 그리고 주홍글씨 SNS를 통해 사회의 소통지수가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도 크게 빗나갔다. 실제 현실에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SNS에선 마음에 맞는 사람하고만 대화를 한다. 그 결과 SNS가 활성화될수록 사회적 단절 현상, 사회 여론의 양극화가 커져갔다. SNS가 결국 불통사회를 잉태한 것이다. 루머사회도 나타났다. 사람들이 SNS에 글을 올릴 때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든지, 깊게 심사숙고한다든지 하는 귀찮은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볍게 올리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있었던 연예인 성매매 의혹 사건에서도 SNS를 통해 관련 루머가 들불처럼 번져나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했다. 많은 사용자가 SNS의 사회적 영향력을 간과하고 가볍게 이용하다가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10대의 경우 SNS에 무심코 남긴 자신의 사생활 정보가 평생 동안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될 수 있다. 2PM 출신 재범은 데뷔 이전 어린 시절에 남겼던 SNS 글이 뒤늦게 문제가 돼 결국 팀에서 탈퇴해야 했다. 10대들에게 절대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걸그룹 멤버는 중학생 때의 글이 나중에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SNS는 긍정적인 가능성과 매우 위험한 부작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매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 시대의 특성상 SNS를 완전히 끊고 사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써나갈 수밖에 없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무엇보다도 SNS에 중독의 위험이 있다는 걸 명확히 인지하고 탐닉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SNS를 통한 가상의 소통보다 현실의 소통과 관계가 훨씬 인간에게 충만한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현실에서의 관계를 늘리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 SNS의 극단적이고 양극화된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도 휩쓸리지 않는 ‘사려 깊음’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아무 생각 없이 푹 빠져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정신 차리고 활용하는 사람만이 SNS의 덫에 걸려들지 않을 것이다.
‘쾅’하고 지진 나면 식탁 밑으로 숨어야 보라매안전체험관은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현직 소방대원이 실제에 준하는 가상체험을 통해 방문자들에게 무료로 안전교육을 해주고 있다. 체험은 크게 심폐소생술과 같은 기본 응급처치를 배울 수 있는 ‘전문체험’과 예상치 못한 재난에 직면했을 때의 대처법을 배울 수 있는 ‘재난체험’으로 나뉜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가림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재난체험이 있는 날이었다. 학생들은 먼저 1층 자연재난체험관에서 지진과 태풍을 체험한다. 체험에 앞서 이정순 소방대원이 지진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한다. 각 체험 코스마다 이뤄지는 설명은 재난·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다. 설명이 끝나자 학생들이 6명씩 팀을 꾸려 리히터 규모 7.0의 실내지진체험장으로 이동한다. 가정집 부엌처럼 꾸며 놓은 이곳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집 안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곳이다.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하자 학생들은 미리 일러둔 지진 발생 시 대피 요령에 따라 신속하게 가스 밸브를 잠그고, 두꺼비 집을 내리는 등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는 이차적인 화재사고나 가스누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이후 머리 위로 방석을 올리고 식탁 밑으로 숨어 몸을 보호한다. 7.0의 지진은 가옥이 전파되고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을 정도의 강진이다. 실제로 바닥이 덜덜덜 흔들리니 벽에 몸을 기대고 있어도 중심을 잡고 서 있기가 힘겹다. 실내 지진체험을 마치면 학생들은 지진에 붕괴되고 전기가 끊겨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건물을 탈출해 실외지진체험장으로 향한다. 밖으로 나오니 지진으로 건물 벽이 쩍쩍 갈라져 무너져 있고, 창문은 모두 깨진 처참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실외에서도 지진상황은 계속된다. 규모 5.0의 지진을 체험하는데, 실외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면 건물 벽이 무너지거나 간판이 떨어져 다칠 수가 있으므로 가방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공터와 같이 넓은 장소로 피해야 한다. 강풍과 폭우 속 혼이 쏙 빠진 태풍체험 우리나라는 지진 피해가 다른 자연재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매년 찾아와 큰 피해를 끼치고 지나가는 태풍은 학생들에게 좀 더 유익한 체험이 됐다. 중학생 이하 어린이는 최고 30m/s의 강풍을 경험하고, 중학생 이상의 학생과 성인들은 강풍과 300mm/h의 비를 동반한 태풍의 위력을 체험한다. 소방대원의 설명을 듣고 난 뒤 태풍을 맞을 준비를 하기 위해 학생들이 우비와 장화를 챙겨 옷을 갈아입는다. 마치 물장난이라도 칠 듯이 학생들의 얼굴에 들뜬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막상 바람이 불어 닥치자 얼굴에 웃음기가 점점 사라진다. 거기에 비까지 더해지니 눈 조차 뜨기 힘들다. 가운데 놓인 봉을 잡고서 겨우 한 걸음을 내디딘다. 2010년 100년 만에 최대 풍속으로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곤파스의 풍속이 27~29m/s였다고 하니 체험한 비바람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비바람이 어찌나 센지 우의와 장화를 신어도 옷이 다 젖어버릴 정도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체험장을 탈출하는 학생도 몇 있다. 인간이 만드는 안타까운 재난현장 재해를 모두 체험하고 나면 학생들은 2층 인적재난체험코스로 이동한다. 먼저 들어간 화재체험관에서는 소화기 작동법을 배운 뒤 직접 불을 껐다. 대형 스크린에 불이 난 회사 사무실 영상이 비치자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신고해 줄 수 있도록 “불이야”를 크게 외친 뒤 화재 진압에 나선다. 소화기와 소화전의 사용법을 배운 학생들이 스크린을 보며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한다. 이후에는 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대피하는 요령에 대해 배운다. 노래방은 화재가 발생하면 밀폐된 공간에 문이 많아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장소다.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와 열기를 피해 안전히 대피해야 하는데, 이때 연기를 흡입하지 않도록 수건에 물을 적셔 입과 코를 막아야 한다. 화재에 피어오르는 희뿌연 연기, 다급하게 울려대는 화재경보음 등이 더해지니 화재현장 한가운데 놓여진 기분이 든다. 학생들은 손으로 벽을 더듬어 길을 찾고, 비상등이 켜진 곳을 따라 안전히 대피한다. 마지막으로 찾은 교통사고체험장에서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을 체험해보고 대처 방법을 배운다. 버스 체험은 안전벨트 착용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교육이다. 안전벨트를 하라는 소방대원의 말에 ‘한 번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의자에 착석했다. 신호와 속도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난폭 운전자가 핸들을 꺾으니 좌로 우로 의자가 기운다. 이때만 해도 버틸 만했는데, 계속되는 급정거에 체험인데도 버스에 앉아 있는 것이 불안해 안전벨트를 맸다. 가상의 상황에서 안전벨트를 하고 있어도 몸이 흔들리고 엉덩이가 들썩이는 것을 보니 실제 상황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어찌 될지 지레짐작이 간다. 버스체험이 끝나고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역사와 똑 닮은 지하철체험장이 나온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지하철에서 화재가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학생들은 비상시 수동문 개폐방법과 스크린도어 여는 법을 배운다. 지하철에 타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알고 있고, 사용설명도 잘 돼 있지만 위급상황 때는 제대로 못 찾거나 당황해서 허둥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상 상황을 체험해 보는 것은 실제 상황에 대처하는 데 있어 그렇지 않은 경우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훈련 상황이지만 실제로 불이 난 것처럼 지하철 내로 희뿌연 연기가 들어오자 학생들은 당황하기 시작하며 옷으로 연기를 막는다. 체험을 자처한 한 학생이 비상인터폰으로 기관사에게 상황을 알린다. 이후 출입문을 수동으로 열 수 있도록 의자 옆 아래쪽에 설치된 커버를 열어 비상손잡이를 당긴 뒤 출입문을 양손으로 열고 신속히 대피한다. 아무리 안전에 안전을 기해도 갑작스럽게 닥치는 재난·재해까지 모두 예측하고 대비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위기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침착하게 대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의 경험은 재난·재해에 대한 안전의식과 자신감을 키워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보라매안전체험관 방문 팁 승용차 내비게이션 포인트 보라매안전체험관(서울특별시 동작구 신대방동 460-26) 대중교통 이용해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4번 출구→보라매공원 남문 입구→보라매안전체험관(도보 15분 소요)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2번 출구→보라매공원 서문 입구→보라매안전체험관(도보 20분 소요) 문의 041)674-5660~1 개관시간 9:30~17:00(매주 월요일,1월 1일/1월 2일 휴관) 체험예약 홈페이지 접속 후 ‘예약마당’에서 체험등록(무료) 홈페이지 http://safe119.seoul.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