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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독일> 민·관 협력으로 현장지원

다문화 학생 1% 시대

실습비 등 지원해 취업률 제고
독일어 교육 지원은 유아 포함


현재 25세 이하 독일 국민 4명 중 1명은 다문화가정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 때문에 독일 사회도 이주민을 전통적인 독일사회에 융합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민자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계약직 노동자로 이 나라에 건너온 후 영구이민자로 정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저소득 하층민으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2세 교육 역시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때문에 이주민 자녀를 뜻하는 미그란텐킨더(Migrantenkinder)는 항상 다양한 독일교육 문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다문화교육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인지하기 시작한 때는 2000년 피사(PISA,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연구)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나서부터였다. 당시 독일은 OECD 선진국 중 하위권이었다. 이 결과를 다시 자체 분석해보니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독일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끌어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읽기 분야는 물론 수학, 과학 등 모든 과목에서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전통적인 독일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민2세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없이 피사(PISA)에서 저평가된 교육수준을 회복하는 데만 골몰하던 중 2006년 교육계에 큰 사건이 발생했다.

베를린 뤼틀리 학교 교사들이 극에 달한 학교폭력을 통제할 방법이 없자 ‘학교를 폐쇄하든지 교내에 경찰인력을 배치해 달라’는 내용의 구호요청 편지(브란트브리프, Brandbrief)를 교육당국에 보낸 일이었다.

뤼틀리 학교는 터키, 레바논, 세르비아, 폴란드 등지에서 이주해 온 노동이민 2세가 학생의 83%를 점유하고 있는 학교로 브란트브리프를 통해 다문화 교육의 필요성이 그대로 드러났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독일 다문화 교육정책은 주별, 혹은 자치단체마다 산발적으로 연구하고 투자되던 소극적인 단계를 벗어나 연방정부 차원의 국가적 대과업으로 전환됐다. 뤼틀리 학교 브란트브리프 사건이 일어난 2006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 주도 하에 연방과 주가 연합해 ‘국가 다문화융합정책’을 수립하고 중장기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방 내무부의 다문화코스를 보완한다. 둘째 가장 먼저 독일어교육을 독려한다. 셋째,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직업교육을 포함한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해 진학과 취업률을 높인다. 넷째, 다문화 가정 여성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고 남녀평등을 현실화한다.

이밖에도 스포츠나 문화적 융합을 지원하고 다방면의 언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등의 10대 정책을 발표했다.

메르켈 총리를 의장으로 연방 정부와 16개 주정부, 관련연구소와 사설단체 등 400여개의 기관이 자발적으로 이 계획의 추진에 동참해 매년 정기 컨퍼런스를 통해 진행상황과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 정책에 의해 초·중등학교의 방과 후 수업을 통한 보충수업과 독일어 교육, 유치원 전문 인력 보강, 취학 전 언어 교육, 양질의 직업교육을 위해 각 학교 실습장에 학생 1명당 500유로의 재료비 지원 등 다문화교육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추친되고 있다.

‘국가 다문화융합정책’의 시행과 함께 변화가 시작된 뤼틀리 학교는 이후 ‘베를린 노이쾰른의 테러학교’란 오명을 벗고 ‘독일교육의 오아시스’라는 찬사를 받게 됐다. 교육 현장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학교 변화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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