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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학생자치 활성화와 학생의회 구성 등을 명시한 ‘경남도교육청 학생자치 및 참여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이 찬반 격론 끝에 결국 심의 보류됐다. 12일 경남도의회 임시회 제1차 교육위원회에서 해당 조례안에 대한 질의·답변이 오전과 오후에 걸쳐 4시간여 동안 팽팽하게 진행된 끝에 6월까지 심사를 보류하기로 했다. 오는 7월 임시회에서 조례안 심사가 재개될 전망이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팽팽하게 맞섰다. 야당 의원들은 학교자율성 침해, 교원 업무 부담 증가 등 의견을 제시했다. 또 여론 수렴 기간이 너무 짧으니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당 의원들은 강제규정이 아니기에 학교 자율성을 침해할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달 말 도의회 송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3년 주기 학생자치·참여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시행 △도교육청 학생의회 구성·운영 △지원위원회 설치 △학생회 사무처리 간사 1명 지원 △학생참여 대상사업의 선정 및 추진 등을 담아 발의했다. 지역에서는 학교경영 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도의회 앞에서도 시민단체들이 집회와 기자회견을 차례로 열고 “학생들에게 과도한 권한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조례안의 폐기를 요구했다. 다만 교육계는 학생자치 활성화 자체는 찬성한다면서도 조례안에 학교자율성 침해, 교원 업무 부담, 예산낭비 등의 여지가 있는 만큼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남교총(회장 심광보)은 “이미 초․중등교육법에서 자치활동을 권장․보장하고 조직․운영을 학칙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이를 조례로 별도 규정하는 것은 학교자율 운영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교육청 등에 학생의회 및 학생자치의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사무 처리를 위해 간사를 배정하는 것 또한 행정력의 낭비가 될 수 있다. 다양한 학교급으로 구성된 의회의 경우 선거권 연령 하향으로 투표권을 갖는 일부 고교생들이 자칫 학교 정치장화와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이상미 기자] 코로나19로 교원들의 교육활동은 어떻게 변화됐을까. 교원 10명 중 8명(85.8%)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학생 교육활동에 큰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교육 문제점으로는 ‘학생 간 교우관계 형성 및 사회성·공동체 인식 저하’(35.1%)가 가장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코로나19 이후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교육여건 개선’(46.1%)을 꼽았다. 최근 1~2년간 사기가 ‘더 떨어졌다’는 교원도 78%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교총이 스승의 날을 기념해 지난달 26일부터 5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79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40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10% 포인트, 모바일 조사)에서 드러났다. 현장 교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중 ‘원격수업 시행 및 학습격차 해소 노력’(20.9%)'과 ‘감염병 예방 및 교내 방역 업무 가중’(19%)을 가장 큰 스트레스로 꼽았다. ‘학사일정 및 교육과정 운영’(14.2%), ‘비대면 수업이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진행되는 교원평가’(14%), ‘학부모 민원 및 대응’(10.5%)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공교육 문제점으로는 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등으로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학생들의 사회성을 가장 걱정했다. ‘학생 간 교우관계 형성 및 사회성·공동체 인식 저하’(35.1%)가 문제라는 의견이 많았고, ‘취약계층의 학습 결손 및 교육격차 심화’(27.7%), ‘학력 저하 및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21.6%)도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사교육 확대 및 돌봄 부담 증가’(8.4), ‘학생 진학·진로교육 및 생활지도 한계’(5.6%)도 문제로 지적됐다. 코로나19 이후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는 1순위로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교육여건 개선’(46.1%)을 꼽았다. 교원들은 여전히 ‘교육여건 개선’이 교육현장에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또 ‘대입제도 개편 등 대학 진학 위주 교육제도 개편’(21.1%)과 ‘교원 교육활동 전문성·책무성 강화, 교육과정 자율화’(10.9%),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8.5%) 정책 추진도 필요하다고 봤다. 교직생활에서는 미흡한 교권보호와 사기저하가 문제로 드러났다. ‘교원들의 사기는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됐나’를 묻는 문항에 교원 78%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2009년 같은 문항으로 처음 실시한 설문에서 ‘떨어졌다’고 답한 비율이 55.3%이었지만 12년 새 22.7% 악화된 결과여서 교원 사기 진작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보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답변이 과반을 차지했다. ‘선생님의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50.6%였다. ‘그렇다’는 답변은 18.9%에 불과했다. 교권하락, 사기저하로 인한 문제로는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34.3%),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20.8%),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인한 교육력 저하(16.1%) 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교원들은 ‘교직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0.8%)를 꼽았다. 이어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20.7%), ‘교육계를 매도·불신하는 여론·시선’(17.7%),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잡무’(17.2%) 등으로 나타났다. 교육주간을 맞아 스승의 길을 다시 생각할 때 가장 되고 싶은 교사상은 지난해와 같이 ‘학생을 믿어주고 잘 소통하는 선생님’(30%)이 1위로 꼽혔다. 이어 ‘학생을 진정 사랑하는 선생님’(16.7%), ‘학생의 강점을 찾아내 진로 지도하는 선생님’(12.6%), ‘전문성 향상에 부단히 노력하는 선생님’(12.3%) 순이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현장 설문과 각종 지표는 학생 기초학력 수준과 교육 양극화가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국회는 기초학력 보장법 제정을 서두르고 정부도 현장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표준화된 국가 차원의 진단·평가체계와 종합적인 학습 지원 대책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국교대총동창회(회장 장남순, 서울교대총동창회장·사진)가 이달 말 현판식을 개최하고 본격 활동에 나선다. 장남순 회장은 4일 “서울교대총동창회 사무실을 전국교대총동창회 사무실로도 사용하기로 했다. 이달 말 현판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교대총동창회는 지난달 23일 공식 출범하고 교대와 일반대 통합에 반대하는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마침 이날은 전국의 교대총동창회 대표들이 한국교총과 공동으로 ‘교대-일반대 통합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자리여서 이 같이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앞서 지난달 19일 부산교대와 부산대는 재학생과 총동창회의 반대에도 비밀리에 전자결제로 서명하면서까지 양해각서(MOU) 체결을 강행했다. 이에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전국교대총동창회 대표들과 공동 기자회견 개최, 그리고 전국적 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사실 지난해 국가교육회의에서 교원양성체제 개편 논의 차원에서의 ‘교대·사범대 통합’계획이 흘러나왔을 때부터 교대총동창회의 전국 협의체 필요성은 제기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문제로 결성까지 이어지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지역 별 입장발표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교대와 일반대 통합은 초등교육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 전국적 협의체 구성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했지만, 지역 대표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일 자리 마련이 어려웠다”며 “한국교총과의 공동기자회견을 계기로 전격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전국교대총동창회는 부산교대와 부산대 통합 저지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가능하면 제주교대 복원 작업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교대와 일반대 간 통합의 부당성도 널리 알릴 예정이다. 장 회장은 “초등교육의 전문성까지 깊게 생각하지 못하거나, 단순히 지방대 간 통합 문제로 인식하는 분들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여길 수 있다. 이들에게도 충분히 알릴 필요가 있다”며 “만일 서울교대와 서울대가 통합한다면 어떨지 모르겠다. 보통일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문제를 단순히 부산에서 일어나는 등의 지엽적인 일로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런 활동들은 결국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결코 현직 초등교사와 예비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초등교육의 전문성이 떨어지게 되면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아이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면서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교대와 일반대를 통합한다는 단순 경제논리는 어불성설이다. 단일학급 학생 수를 OECD 평균 수준으로 감축하는 것이 최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과 학급 캠프를 시작한 지 7년이 넘었지만, 처음 준비하면서 두근거리던 때가 기억난다. 문제상황은 없었지만, 고착화한 아이들의 관계를 개선하고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서 막 군대를 다녀온 저경력 교사가 무작정 시작한 게 학급 캠프였다. 우여곡절 끝에 1박 2일 캠프를 허락받았다. 부족한 경험, 소통으로 채워 처음 캠프를 계획하면서 ‘추억이 샘솟는’을 주제로 삼았다. 학교 밖이나 운동장에서 잠을 자기에는 안전 문제도 있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자는 것도 큰 추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교실에서 캠프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 학급만의 특색을 살린 1박 2일 캠프가 탄생했다. 캠프 활동의 백미는 요리였다. 가정과 학교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먹기만 했던 아이들이 직접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특히 하룻밤 자고 일어나 먹는 아침 라면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캠프를 진행한 다음 날, 다른 반 아이들에게 교실에서 라면 냄새가 진동한다는 핀잔을 들어야 했지만. 학급 캠프를 통해 강조한 것은 ‘교육공동체’였다. 학부모 상담에서 독서가 고민이라는 학부모가 많았다. 필요하지만, 어떻게 지도해야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학급 캠프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독서 활동을 기획했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독서 프로그램이었다. 실제로 자녀와 눈을 마주치면서 함께 한 독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좋은 추억이 됐다. 이런 긍정적인 경험은 독서에 그치지 않고 수학, 과학, 천문 등으로 확장됐다. 학급 캠프의 가장 큰 수확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는 점이다. 저경력 교사에게 이런 소통의 경험은 부족한 경험을 채워주는 하나의 방법이 됐다. 추억을 쌓는다는 것 몇 년째 학급 캠프를 진행하다 보니, 주변에서 교육적 효과를 물어온다. 질문을 받고 많이 고민했다. 계획서에 썼던 캠프 목표도 다시 살펴봤다. 효과는 분명히 있었지만, 동시에 효과가 없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하게 아이들과의 추억을 기억하는 담임 교사와 이런 기억을 추억 삼아 학생들이 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육적이니까. 흔히 어른들은 말한다. ‘우리 때는 그랬다.’, ‘우리 때가 좋았지.’ 맞는 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어른이 됐을 때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교사와 학부모, 공동체가 아이들의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문화에 맞는 추억 만들기는 교육을 넘어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을 만난 지난달 30일. 의원실 책상에 켜켜이 쌓인 책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전날인 29일, 정 의원이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책들을 통일 교육 자료로 선정한 서울시교육청을 지적했던 사실이 떠올랐다. 그는 “관련 도서들을 전부 직접 입수해 분석하고 자료를 만드느라 방이 어수선하다”고 운을 뗐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달부터 통일교육주간을 맞아 학교에 ‘2021 교실로 온 평화통일’ 사업을 진행한다. 관내 초·중·고 40곳에 36종의 도서와 22종의 교구 등 ‘꾸러미’를 지원해 7월 방학 전까지 교과수업 등 평화·통일교육에 활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도서에서 북한 체제를 일방적으로 선전하거나 미화하는 내용이 여럿 발견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정 의원은 “이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드는 문제”라며 “학생들에게 편향되고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어떤 표현들이 문제가 되나. “‘(북한 사람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구가하며 살고 있었다’고 서술돼 있다. 유엔과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침해와 반인권범죄를 규탄하는 ‘인권결의안’을 19년째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무슨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린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북한 인민들이 지도자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가장 적격이라고 판단했다’며 마치 북한 사람들이 김정은을 직접 선택했다는 식으로도 표현했다. 3대 세습의 미화다. 북한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선거를 하는 곳은 아니지 않나. 이밖에도 ‘북한에서 새로 건축되는 농촌 지역 살림집에는 지붕에 태양광이 달려있고 마당에는 예쁜 텃밭이 붙어있다’, ‘북에서 주택은 사거나 팔 수 있는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 주택은 국가에서 무료로 주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돈이 실력이자 권력이며, 그러면서 개인의 자유와 시장 질서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다’는 등 자본주의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북한을 미화하는 표현이 다수 나온다.” -이렇게 편향된 내용을 아이들이 공부하게 된다면. “초등학교 사회,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 등 우리가 국사를 배우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본, 중국, 미국 등 모두 자기 나라의 국사가 있다. 국가별 코로나19 백신 확보율이 얼마고, 접종률이 얼마고 하는 것처럼 현대세계 구조는 국가 단위로 움직인다. 국가라는 것은 같은 역사를 공유한 공동체라는 의미다. 즉 같은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 국가를 형성해야 나라가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한 거다. 가족은 행복하든 슬프든 모든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기억의 공동체’다. 큰 의미에서 국가도 일종의 기억의 공동체다. 그래서 2002년까지는 국정교과서로 국사를 배웠던 거다. 검정교과서로 넘어오면서 국사를 배우는 학생들이 점점 같은 기억을 공유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안타까운 지점이다.” 정 의원은 서울대 서양사학과 석·박사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 역사학과 객원교수 등을 지낸 미국사 역사학자다. 그러던 중 스승인 이인호 서울대 교수의 부탁으로 한국사 교과서를 분석하다가 검인정 교과서들이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그 근원을 파헤치다가 결국 한국사로 전향했다. 정 의원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역사교육을 뒤집어 놓은 문제를 바로잡다 보니 역설적으로 저는 역사를 하다 정치로 넘어오게 됐다”며 “역사를 균형적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역사를 국정교과서로 가르쳐야 한다는 입장인가. “이미 국정에서 검정으로 넘어갔으니 꼭 국정교과서를 고집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라의 정체성은 부정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2017년 교육부 직원이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집필 책임자인 진주교대 교수의 도장을 훔쳐 213군데를 고친 일이 있었다. 사건의 핵심은 이전의 국정교과서에서 ‘대한민국이 수립됐다’로 돼 있던 것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로 바꾸고, 반대로 ‘북한 정권이 수립됐다’로 돼 있던 것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됐다’로 바꾼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가’에서 ‘정부’로 격하시키고 북한은 ‘정권’에서 ‘국가’로 격상시킨 것이다. 우리 민족국가의 정통성이 북한에 있다고 바꿔 쓴 것이다.” -이밖에도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역사, 정치 편향교육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하는 것 같다. “정말 심각하다. 현재 인정교과서로 발행되고 있는 교과서 중 교재 이름이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이라는 게 있다. ‘더불어’와 ‘민주’. 이름에서 특정 정당이 연상되지 않나. 일반 사회 교과에서 민주시민 교육은 이미 충분히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인정교과서를 만들어서 평화, 인권, 태양광 발전 등 특정 당의 아젠다를 담은 것은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전인교육을 해야 하는 학교에서 이런 편향교육이 이뤄지면 학생들이 전체를 보지 못하고 치우친 시각을 가지게 될 수 있다.” -교육의 정치화를 막기 위해 학운위에 정치인 참여를 금지하는 법안도 낸 것 같은데 계속 답보상태다. “지난해 선출직 의원들의 학운위 참여 비율을 보면 인천은 무려 56.8%, 경기는 46%였다. 2018년 709명이었던 선출직 위원은 지난해 1021명으로 44%나 늘었다. 학운위를 지역 의회 의원들이 점령한 것이다. 이들이 학교에서 유권자인 학부모들과 유대하거나 학교 운영에 참여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려 하니 교육이 어떻게 되겠나. 학교의 정치장화가 심각하게 염려되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도 어긋난다. 법안을 개정해서라도 이들을 학교 운영에서 배제하자는 얘기다.”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도 냈다. “초등 3학년이 덧셈, 뺄셈을 못 한다고 한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두고 ‘줄 세우기’라고 비판하는데, 그런 뜻이 아니다. 진단이 있어야 처방이 나올 것 아닌가. 자신이 어느 정도 실력인지 모르니 깜깜이 교육이라고 하는 거다. 그래서 요즘 학부모들이 답답한 마음에 천재교육이 시행하는 ‘HME 해법수학 학력평가’에 돈을 내면서 의존한다고 한다. 기초학력 부진이 누적되면 성인이 됐을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본적인 문서작성, 도표나 통계에 대한 독해 능력은 갖추고 사회생활을 시작하자는 거다.” -조 교육감이 실정법 위반으로 해직된 전교조 교사 등을 불법 특혜 채용한 사실이 감사원감사로 적발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6일에는 조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는데. “우리 사회 가장 큰 이슈가 ‘공정’ 아닌가. 그런데 조 교육감은 특정 후보 5명을 콕 짚어서 내정해놓고 마치 공개채용을 하는 것처럼 지원자들을 불러 모았다. 실제 지원한 사람은 17명이라고 하는데, 그야말로 들러리 선 사람들은 뭐가 되는 것인지. 담당 국장과 과장, 부교육감까지 부당성을 지적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심사위원들에게 선발대상을 미리 알려주는 방식으로 특혜 채용을 밀어붙였다. 기회는 불공평했고, 과정은 불공정했으며, 결과는 정의롭지 못했다.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젊은 분들에게 얼마나 큰 박탈감을 주겠나. 이런 채용 절차를 진행한 조 교육감은 교육자로서 자격이 없다. 사퇴하는 것이 옳다. 현재 인천과 부산에서도 비슷한 특채 의혹이 있다고 해서 곽상도 의원실이 공익감사 청구를 하기 위한 관련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지 1년이 다 돼간다. 소회가 어떤지. “너무 정신없이 달려왔다. 지나치게 여대야소인 상황에서 어려움이 참 많았다. 교육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여당이 쏟아낸 많은 법안들이 사립학교를 규제하고 징계하는 것들 위주라는 거다. 이번에도 교육위원회에서 법안심사를 했는데, 1번부터 16번까지 전부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이었다. 교육은 자율성이 생명인데, 뭐든지 옥죄고 규제하려고만 하면 발전이 어렵다. 대학의 경쟁력이 곧 그 나라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사립학교를 장려하기 위한 법안은 단 한 개도 없었다.” -그렇다면 대학 자율성은 어떻게 보장해야 하나. “법은 규제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법이 많아서 좋을 게 뭐가 있나.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이야기한다. 법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법을 어기면 범법자가 되는 거다. 이미 건국 70년의 대한민국인데, 필요하고 만들어져야 할 법들은 웬만하면 다 만들어졌다. 꼭 필요한 법만 만들고 될 수 있는 한 법을 적게 만들어야 자율성의 범주가 커진다.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알아서 운영하게 하고 그 외에 형사법 내 범죄가 있으면 처벌하면 된다. 교육이라는 것을 꼭 법을 통해서 할 필요가 있는지, 학교에 자율성을 주고 어떻게 하면 학교의 발전을 도울지에 대한 관점에서 생각했으면 한다.” -끝으로 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알게 모르게 우리 교육 속에 편향된 시각이 많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주시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 학교 현장에서 편향교육은 독소와 같다. 특히 어릴 때 받는 이런 교육은 제대로 균형 잡힌 한 인간으로의 성장에 지장을 준다. 좌가 됐든 우가 됐든 편향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도록 교육자로서 사명을 가지고 바른 교육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정경희 의원은… △서울대 역사교육과 △서울대 서양사학과 석·박사 △前 영산대 교수 △前 미국 버클리대 역사학과 객원학자 △前 국사편찬위원 △現 제21대 국회 전반기 교육위원회 위원 △現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교육신문 이상미 기자] 한국교총은 스승의 날을 맞아 10일부터 16일까지 제69회 교육주간을 운영한다. 이번 교육주간은 ‘교육격차 해소로, 코로나 시대를 넘어 미래 교육으로!’를 주제로 진행된다. 이번 교육주간의 주제인 ‘교육격차 해소로, 코로나 시대를 넘어 미래 교육으로’는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 심화 문제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 삼아 미래 교육을 활짝 열어가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담긴 선언이다. 교육주간 주제해설을 맡은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더 심각해진 교육격차 발생의 근본 원인을 짚어보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것이 미래 교육을 향한 첫걸음임을 보여주는 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아가 코로나 시대의 제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새롭게 열어가야 할 미래 교육을 함께 탐색하자 하는 뜻이 담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윤수 회장도 특별메시지에서 “교육격차 해소는 우리 교육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다”며 “국가적으로도 적시에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다음 세대에게 더 큰 사회적·교육적 비용을 지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초학력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자 국민의 최소한의 기본권”이라며 “이번 교육주간이 기초학력 보장과 교육격차 해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좋은 해결방안이 도출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번 교육주간을 위해 주제해설집 및 e-포스터 배포, 사진 공모전, 사진공모전 SNS 홍보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14일에는 교총회관에서 스승의 날 기념 제69회 교육공로자표창식이 진행된다. 교원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위로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표창식에서는 △교육공로상(2,330명) △특별공로상(36명) △교육가족상(3가족) △교육명가상(4가족) △독지상(10명) 다섯 부문으로 나눠 표창이 수여되며. 코로나19로 각 부문 대표자만 표창식에 참석한다. 올해 제69회를 맞는 교육주간은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를 교육으로 재건하고, 교육자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품게 하며, 사회에 교육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교총 대의원회 의결로 1953년 시작됐다. 매년 교육주간 주제는 우리 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 해결과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왔다.
평가는 엉키고 수당은 묶이고, 발목잡는 교원정책 한국의 교원정책은 한편으로는 교원의 분발을 촉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양면적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목표들 사이의 균형이 깨어질 때에는 혼돈을 경험하게 된다. 그 혼돈은 대개 현장 교원의 거부와 저항, 개혁정책 자체에 대한 피로감의 증대를 가져왔고, 정부당국에서는 개혁정책을 일관되게 집행하지 못하고 정책기조의 전환 혹은 후퇴를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들이 보이는 거부의 양상은 다양하다. 특정 교원정책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명멸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식의 ‘회피’ 반응을 보인다. 또 교원평가와 성과급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장의 협조가 없이는 어떤 교원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교원정책은 장기적 안목에서 치밀한 집행계획을 수립하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무리 내용상의 합리성을 갖춘 정책이라 하더라도 상황에 적절하지 않고 현장 교원에 의해 수용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없다. 정책의 과정적 대응성이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내용적 합리성과 과정적 대응성이 겸비되지 않은 정책은 결국 실패한다는 것이 우리가 얻은 결론이다. 이번 호는 1995년 5.31 개혁 이후 등장한 교원정책의 일단을 평가하고 진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우선 근무성적평정과 교원능력개발평가, 교원성과상여금평가 등 3원화된 평가체제의 적절성과 효과성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모색한다. 단일호봉제로 운영되는 교원 보수체계의 적절성과 각종 수당책정의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본다. 담임교사 수당과 보직교사 수당의 현실화 방안도 함께 찾아본다. 아울러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바람직한 교장공모제 방안은 무엇인지 현장 교원의 시각에서 살펴 보고자 한다. 이외에 궁극적으로 이같은 교원정책들이 교사의 전문성 신장에 도움을 주고 있는지, 교사의 전문성은 진정 존중받고 있는지 실태를 점검해 보고 바람직한 대응 방안을 찾아보는데 초점을 뒀다. 교원정책이 어떤 점에 실패하고 있는가를 아는 것은 어떤 점에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소중하다. 입안된 정책이 현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고, 그 정책이 적용되는 상황적 적절성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점진적·단계적으로 문제를 보완하는 꾸준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교원평가는 교원근무성적평정·교원성과상여금·교원능력개발평가의 3원 체제로 실시되어 왔다. 각각의 평가는 시작 시기와 도입 목적은 다르지만, 평가 자체가 갖는 거부감과 3원 체제의 복잡성으로 인해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2016년 이후에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와 교원 업무성과 향상을 위한 교원업적평가(근무성적평정+다면평가)로 간소화되었다. 하지만 교원평가를 둘러싼 교육계 내외의 갈등과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교원평가를 평가 주체 중심으로 살펴보면 관리자에 의한 평가(교원근무성적평정의 일부), 교원협의에 의한 평가(교원근무성적평정, 교원성과상여금 및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일부) 그리고 학생·학부모에 의한 평가(교원능력개발평가의 일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학교현장 책임자의 시선으로 교원평가를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교원평가를 둘러싼 학교 내외의 갈등을 어떤 원칙으로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언급과 함께 교원평가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제구실 못하는 각종 교원평가들 현재 3원 체제로 실시되는 교원평가는 각각의 평가목적에서 상당히 벗어난 형태로 실시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교원의 업무성과 향상을 위한 교원근무성적평정은 극소수의 승진 관심 교원에 대해서만 평가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는 교원성과상여금 역시 높은 근무성과를 유인하기보다는 다분히 조직 안정을 위한 어정쩡한 합의를 지향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 역시 평가 참여자의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의 이유로 그 본래의 취지가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각각의 교원평가가 그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는 이유를 평가 주체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관리자에 의한 평가는 교원근무성적평정에만 작용함으로써 승진희망자 이외의 교원에 대하여는 업무성과 향상을 위한 유인을 제공하지 못한다. 교원의 협의에 의한 평가는 교원근무성적평정과 교원능력개발평가보다는 교원성과상여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동료평가가 갖는 인간적 관계로 인하여 엄정한 평가보다는 조직 내 평화와 순응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교원능력개발평가에 적용되는 학생·학부모에 의한 평가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지향하기보다는, 학부모가 교육수요자로서 공급자에 대한 항의의 기제로 활용되는 측면이 상당하다. 교원 또한 학생·학부모에 의한 평가를 자기발전의 계기로 삼기보다는 무조건적인 거부감 또는 단순히 수요자 취향에 부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교원평가 개선 방향을 논하기 전에 개선 방향의 원칙을 살펴보는 것이 실효성 있는 대안을 찾는 관점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 고려할 원칙은 교원평가의 근본 취지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평가는 평가의 양편에 선 사람의 이해가 상충될 수밖에 없어 어느 일방의 압력으로 평가의 도입 취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교원평가에서 학생·학부모와 교원의 이해가 충돌할 때 정부와 교육청은 제도의 근본 취지를 지키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고려할 원칙은 갈등관리 측면이다. 교원평가 자체가 긴장과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제도이지만, 가능하다면 갈등을 최소화하고 제도 운영과정에서 갈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다. 오늘날 학교는 외부의 압력과 내부갈등으로 인해 학교에 요구되는 교육기능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벅찬 현실이다. 이 점을 고려할 때 교원평가에서의 갈등관리는 중요하게 생각해 볼 측면임이 분명하다. 세 번째 고려할 원칙은 교원평가가 공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원평가의 근본 취지를 지키고 학교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교원평가가 운영되면서도 교원평가가 장기적 측면에서 교원의 성장과 직업적 성취를 북돋아 주고, 교육기관으로서의 학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는 방향으로 순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교원 성과상여금 다면평가 재고해야 그러면 교원평가가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인가? 현재 학교 내외에서 제기되는 이견에 대한 필자의 생각과 단기적 관점에서 현행 교원평가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점 및 장기적 관점에서 교원평가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현재 크게 이슈화되는 교원능력개발평가 폐지 내지는 유보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육계 내부에 있는 필자로서 그런 주장의 이유와 상당한 타당성을 이해하지만, 교원능력개발평가의 근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교원의 전문성 향상이 외적 여건의 어려움으로 인해 중단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더군다나 교원능력개발평가의 2년 연속 유보는 평가의 다른 한 편에 선 학생·학부모의 입장을 고려할 때 학교 내 갈등은 줄일지 몰라도 사회 전체의 갈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의 교원에 대한 평가에 상당한 일치성이 있는 점과 학부모의 수업 참관을 실시하기 곤란한 점을 감안하여 올해만이라도 학부모에 의한 평가를 중지하고 학생에 의한 평가만을 실시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단기적 관점에서 성과상여금에 반영되는 다면평가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현재 상당수 학교에서 다면평가에서 정성평가를 최소화하고 정량평가를 쉽게 합의 가능한 쉬운 요소 중심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 결과 학교에서 기피하는 업무를 담당하거나 부여된 업무의 수행 정도 여부는 다면평가에 반영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하여 몇몇 기피업무에 대한 가산점을 인정하고 맡은 업무의 수행정도를 평가하여 가산점에 승수배하는 방식으로 교원의 책무성을 제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교원근무성적평정은 현재의 기능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승진희망자의 기득권을 존중하되 승진제도 자체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사에서 교감·교장으로 승진하는 코스는 교원근무성적평정에 의한 승진과 교육전문직을 경유하는 승진 그리고 공모교장제도를 이용하는 승진이 있다. 교원근무성적평정에 의한 승진은 제도의 안정성과 이 제도를 활용하여 승진을 준비하는 교사에 대한 정책의 신뢰 차원에서 큰 틀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교육전문직을 경유하는 승진은 일단 교육전문직이 되면 아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감·교장으로 승진(전직)하기 때문에 선발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공모교장제 취지 자체를 허무는 담합 등의 불공정한 행위는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말 많고 탈 많은 교원평가 외부기관에 맡기면... 장기적 측면에서 교원평가를 교원 자신이나 학생·학부모는 물론이고 기존 교육행정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에서 담당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오랜 한국의 교육전통에 비추어볼 때 교사들이 학생·학부모로부터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협의에 의한 동료평가 또한 한국적 풍토에서 엄정하게 실시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교원평가시스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외부의 별도기관에서 주관하는 교원평가제도를 도입하여 승진과 보수에 반영하는 방안이 교원평가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감소시키고 정실에 의한 평가를 지양하며 교육계 내외의 합의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또한 외부의 별도 기관에서 주관하는 교원평가를 통해 기관으로서의 학교평가도 함께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타락’이란 의미를 자주 생각한다. 사전적 의미로 타락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잡되고 나쁜 길로 빠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교육에 관하여 그 목표달성을 위한 협동적·조직적 단체행동을 조성하는 작용을 교육행정이라 할 때 교원평가가 교육행정의 일부이라면 ‘교육행정의 타락’은 교육목표 달성을 위한 협동적·조직적 단체행동이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잡되고 나쁜 길로 빠지는 현상이 아닐까 한다. 어려움을 회피하고 작은 개인적 이익을 탐하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누군가는 그리고 어딘가는 시퍼런 눈으로 제도의 본질을 지키려는 결의를 다져야 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 아닌가 싶다.
교장공모제 시행이 10년을 넘어서면서 제도적으로는 안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지지 집단과 반대 집단으로 양분되어 정책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교장공모임용제를 제도로서 평가하고, 정책적 정당성에 입각하여 판단하기보다는 ‘교장자리’를 두고 대립하는 입장들만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정책이 정책으로서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공정성에 입각하여야 하며, 좋은 교육을 실천하려는 철학을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공모교장제가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교조직을 혁신하는데 긍정적이라면 우리는 이 제도를 가꾸고 보듬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면 집단이기주의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숙의과정을 통해 이를 인정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장임용제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교장임용방식을 확대하는 방안과 기존 교장임용제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안이 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 전에 왜 교장임용제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은지 살펴보고자 한다. 교장은 교사만큼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의 미래는 더욱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교사들에게 디지털 리터러시가 필수역량으로 요구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면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해지는 이중적 딜레마에 처해 있다. 교사들에게 시대에 맞는 역량과 전문성 성장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교장의 조직경영역량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반성과 성찰을 교사들에게 요구하기 전에 교장인 우리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교사만큼 성장하려고 애쓰고 있는 교장인지, 역할수행에 긴장감을 갖고 있는 교장인지, 학교조직관리에 적극적 행정을 하고 있는 교장인지 되새겨볼 일이다. 교장의 역할에 고도의 전문성과 역량, 그리고 열정이 요구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과연 교사들이 ‘나도 교장할 수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일반승진 교장의 역할수행과 리더십이 조직 내에서 인정을 받았다면 교장자격증의 권위와 위상은 높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교장 자격증이 조직 안팎에서 신뢰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필자를 포함하여 교장 자격 소지자들에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그 누구도 젊고 유능한 의사를 발굴한다는 명분으로 의사 자격의 문턱을 낮춰도 된다거나 무자격 의사가 더 진료를 잘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자격증이란 직종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경력과 역량,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국가(사회)로부터 부여받는 것이다. 교장 자격증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면 그것은 교육계가 함께 자기성찰을 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정책의 프레임은 건강한가? 공모교장제는 젊고 유능한 인재를 교장으로 발굴하자는 목적에서 시작하였다. 역량 있는 인물을 교장으로 발굴하자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교장은 학교경영의 최고책임자로서 역량이 있는 인물일 때 공공에 이롭다. 다만 젊고 유능한 인재는 자격미소지자이고, 일반승진 과정을 거친 사람은 무능한 자격소지자라는 인식을 유도하는 것은 상호 간의 품격을 저해하는 모습이다. 유능한 교사가 곧바로 유능한 교장이 될 수 있을까? 교사의 역할이 교육과정운영과 생활지도라고 한다면 교장은 교사보다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지는 경영책임자의 자리로 그 역할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와 교장의 유능함을 동일시해서는 안 되며 직위가 내포하는 유능함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분명히 해야 한다. 교감 직위에서 교직원 인사와 학교를 아우르는 역할은 중요한 경험치이다. 즉, 교감으로서 학교경영의 철학을 배우고 다지는 시간은 좋은 교장이 되기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 역시 교장 역할을 하는데 두려울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교육전문직 4년 6개월, 교감 경력이 4년, 총 8년 6개월의 경험이 그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탄탄한 바탕이 되어주고 있다. 교직에서의 다양한 경험들이 단순히 연공서열이라고 폄하될 정도로 하찮은 것은 아니며 어떤 일이든 충분한 준비기간을 두고 배우고 익히는 것은 근간을 다지는 일이다. 이제 시선을 좀 넓혀 교장공모제를 바라보자. 내부형을 확대하느냐 마느냐가 문제의 쟁점이 아니다. 그보다 먼저 민주적인 학교, 혁신적인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교장임용제의 개선방안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시스템을 잘 구축한다고 해도 교장이 바뀌면 무너지는 것이 학교시스템이다. 중요한 영향력이 있는 교장의 직위를 진영 논리나 조직의 이기주의로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공모교장제가 더 나은 학교문화를 실천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공모교장 근무기간을 교장 재임기간에 포함 공모교장 근무기간을 교장 재임기간에 포함시킨다면 교장공모제가 교장임기를 연장시키는 수단이 된다는 비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공모교장을 둘러싼 과열된 경쟁구도는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학교 교육력을 소모시키는 경향이 있다. 공모교장을 승진의 발판으로 삼거나 지나치게 오랫동안 ‘교장자리’에 머무르지 못하도록 관련 법 개정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공모교장제가 교장임용제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승진 구도를 만들어 현장을 경쟁시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되는 모습이다. 공모교장 선발과정에 현재 근무하는 학교의 동료평가 추가 공모교장제는 해당 학교구성원들의 1차 심사와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2차 심사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부모 모바일 심사에서부터 학교경영발표·심층면접심사 등 다소 복잡한 과정을 통해 심사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동료들의 평가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현재 교육계는 이미 평가의 객관성을 위해 교육전문직 응시, 수석교사 업적평가, 교감 업무평가, 교장 중임평가에도 동료평가를 확대하고 있다. 공모교장제도 지원자의 역량, 관리자로서의 자질과 품성, 리더십은 함께 근무하고 있는 동료들로부터 검증받아야 할 것이며 이는 공모교장 선발을 둘러싼 인맥이나 네트워크의 부작용을 줄이고 공정함을 더할 수 있는 방안이다. 교장의 리더십과 역량을 개발하는 생애연수 강화 공모교장 학교들이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 아직까지 제대로된 평가가 부족한 것 같다. 다만 교장임용제의 문제를 공모교장제로 제한하지 않고,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승진교장제을 통해 문제해결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우수한 교장을 발굴하는 것이 교장임용제의 목적이라면 공모교장 선발에 들이는 예산과 행정력을,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승진 교장들의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왜 어렵게 자격증을 소지한 많은 일반승진 교장들의 역량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강화하는데 적극적인 정책을 수립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자격증을 없애고, 다른 사람이 쌓은 다양한 경력을 폄하하는 것은 교육계의 건강한 문화가 아니다. 교장자격연수 뿐만 아니라 교장 임용 후 엄격하고 체계적인 생애연수로서 리더교육을 강화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원의 보수체계 실태와 문제점 일반적인 공무원의 봉급체계와 마찬가지로 유·초·중·고의 교원들은 재직 중에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른 본봉과 각종 수당 등을 합한 급여를 받게 된다. 이 중 본봉은 인사혁신처에서 매년 발표하는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교원 등의 봉급표’에서 호봉에 따라 월 지급액으로 정해놓은 봉급을 말하는데, 2021년도의 봉급표를 보면 1호봉 약 167만 원부터 40호봉 약 549만 원까지 호봉별로 봉급액을 제시하고 있다. 교원의 호봉은 교육대와 사범대 졸업자를 기준으로 9호봉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교원만 특별히 높은 호봉을 적용받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1970년대에 교원수급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역대 정부는 임시교원양성소를 통해 교원을 배출하곤 했는데, 이를 통해 배출된 교원의 호봉과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원자격증을 받은 사람을 모두 호봉으로 정해 교원의 봉급표에 규정했던 것이 4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개정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이다. 반면 국립대학 교원 등의 봉급표는 1호봉부터 33호봉까지로 정해져 있다. 유독 유·초·중등교원 등의 봉급표만 1호봉부터 40호봉까지로 정해진 것은 현직에 있지도 않은 임시교원양성소 출신 교원의 호봉부터 나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직에 있는 교원 입장에서는 9호봉부터 31년간 적용받을 뿐이라 본봉을 기준으로 여러 수당이 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 따라서 국립대학 교원의 경우를 고려하여 최소한 1호봉부터 33호봉, 또는 평균적인 근무 연수를 감안하여 그 이상의 호봉까지로 시급히 재조정되어야 한다. 교원의 급여를 구성하는 또 다른 한 축은 수당이다. 이 중 정근수당이나 명절휴가비는 본봉을 기준으로 지급되며, 연차가 쌓일수록 높아지는 점은 타직종 공무원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정액급식비나 가족수당, 시간외근무수당 등은 대개 비슷한 금액으로 정해져 일반 공무원과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다. 문제는 교원연구비·직급보조비·교직수당·교원성과급 등과 같이 직책이나 업무의 특성이 반영되는 수당 등에서 나타난다. 우선 교원연구비의 경우 기본연구비와 교재개발연구비가 포함되는데, 교직의 특성에 따라 대학교수나 초·중등교원 모두 소득세법 시행령 제12조에 따라 월 20만 원까지 비과세된다. 그런데 대학교수의 경우 연구비가 월 급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데도 불구하고 90년대만 해도 연구비의 50%까지 비과세했다(지금은 월 20만 원 비과세). 초·중등교원은 오랜 세월동안 월 6만 원씩을 교원연구비로 지급받고 있다. 사실 월 20만 원의 비과세 법정 한도의 1/3도 안 되는 돈으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 상황이니,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직급보조비는 더 큰 문제이다. 일반 공무원의 경우 근무 연한을 채우면 직급이 올라가고, 그에 따라 직급보조비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교원의 경우에는 교장은 일반직 공무원의 4급(국가직 공무원 과장)에 준해서, 교감의 경우 5급(국가직 공무원 계장)에 준해서 각각 직급보조비를 받는다. 현실적으로 학교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보직교사는 자격이 아니라 업무수행 상 보직만 부여한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직급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보직교사에 대한 직급보조비 규정도 아예 없고, 수십 년째 보직교사 수당으로 월 7만 원만 받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직교사는 다들 기피하는 직책이 되어버렸다. 결국 학교에서 교장·교감 이외에는 모두 평교사인 셈이다. 심지어 교원의 승진체계를 다양화하여 교수직으로 진출하는 경로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등장했던 수석교사조차도 직급은 존재하는 것으로 인사기록카드에는 등재되어 있지만, 그에 맞는 직급보조비는 없다. 단지 실비 보상 성격의 활동비로 월 40만 원 지급받는 게 고작이다. 아울러 외부 강연료처럼 연금과 무관한 기타 소득으로 처리돼 과세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교직의 특성을 고려하고 교직을 우대할 목적으로 정한 수당들이 교원의 성취동기를 부여하는데 그다지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교사가 동일하게 받는 교직수당 월 25만 원, 담임교사에게 주는 담임수당 월 13만 원은 수년째 같은 금액이니 잘하든 못하든 자리를 맡고만 있으면 똑같이 받는 수당이 돼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연 1회 지급되는 교원성과급에 있어서도 교장은 일반직 공무원의 4급(국가직 공무원 과장)에 준해서, 교감의 경우 5급(국가직 공무원 계장)에 준해서 지급하는 것을 또다시 명시하고 있고, 교사에 대해서는 학교마다 각자 합리적인 기준을 세워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학교마다 어떤 업무를 성과급에서 높은 점수를 줄 것인가 문제로 수시로 논쟁이 벌어지도록 만드는 갈등요인마저 되고 있다. 오죽하면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2019.11.)에서 교원성과급의 단계적 폐지 및 수당으로의 전환을 교육부에 건의하기도 했겠는가. 교원의 보수체계는 어떻게 개편되어야 하나?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를 보자. 우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교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교재개발과 수업연구에 교사의 집단적 노력이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 게다가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학생 과목선택제가 실시되면서 교사는 자신의 전공과목 개설을 위해 학생들에게 어떤 수업과 평가를 할 것이라고 홍보도 해야 하고, 때로는 인접과목을 여러 개 가르쳐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여 미래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학교조직과 교원급여체계를 어떻게 정비해 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개별 교사의 입장에서 볼 때 수업연구와 교재개발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교원연구비 월 20만 원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학생의 성장을 돕는 학습촉진자로서, 온라인수업용 플랫폼 도구들이 유료화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교원연구비 보장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뿐 아니다. 현재 학교현장에서 교사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담임교사와 보직교사 기피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년째 월 13만 원인 담임수당은 30여 명의 학생들을 1년 내내 관리해야 하는 부담에 비해 너무나 가혹한 처우가 아닐 수 없다. 정상적이라면 월 30만 원 이상으로의 인상이 시급하다. 아니 그 이상 인상된다 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본다. 아울러 보직교사의 수당문제도 담임교사 수당문제와 함께 다루어져야 한다. 과거와 달리 요즘의 보직교사는 관리직으로의 승진과 별 상관없이 학교의 사업별 업무추진을 위한 중간 관리자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많은 교사들이 과중한 업무부담에 시달린다. 따라서 보직교사 수당 월 7만 원을 그대로 두거나 인상폭이 너무 적으면 학교에서는 보직교사 공백으로 부서별 업무처리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담임교사 수당과 보직교사 수당을 최소 월 30만 원 이상으로 동일하게 보장하는 전향적인 노력이 시급하다. 한편 최근의 교육여건 변화와 더불어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교과나 학습활동중심의 교원조직을 강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교사의 집단지성을 이끌어갈 대표 교사를 중심으로 교원조직을 재정비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로 인해 교원의 수당체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학교조직의 혁신 노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아예 현재의 보직교사 개념을 벗어나 일정기간의 경력에 따라 교직수당이 단계별로 상승하는 방식을 채택한다든지, 학교혁신을 위한 리더로서의 역할에 따라 여러 단계의 직급이 구간별로 보장되는 제도를 도입하여, 경력과 더불어 능력에 따라 직급도 인정받고 직급보조비도 지급받는 ‘선임교사’를 새로이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일정기간 선임교사 경력을 거친 후에는 ‘교감-교장으로의 관리직 진출’과 ‘수석교사로의 교수직 진출’을 선택하도록 할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재 공무원 수당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교장·교감의 대우 수준에 대한 문구를 전면 수정해야 할 것이고, 각각의 직급별로 그에 걸맞은 직급보조비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급여체계의 기본은 일에 대한 합리적 보상성에 있고, 인간은 이러한 합리적 보상에 따라 자신이 경제적·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우리는 대개 급여가 오르는 경우 경제적으로 인정받는다고 느끼고, 조직에서 지위나 직급이 오르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고 느끼게 된다. 문제는 사회 전체가 경제적 보상이 사회적 직급에 연동되어 그 직급별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교직사회는 수십 년간 경제적 보상이 동결돼 있어 어느 교원도 자신이 우대받고 있다거나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교직에 들어와 수많은 연수와 실천 경험을 처음부터 잘 쌓아나가면 수업 전문성과 평가 전문성을 많이 높일 수 있을 것이고 이에 따라 일정한 직급과 경제적 보상이 따를 것이라는 점을 신규교사에게 알려줄 수 있는 사회가 우리가 그려나갈 미래가 아닐까?
코로나가 막 유행하기 시작했던 2020년 초, 어느 교수가 자신의 SNS에 공유한 이미지에는 냉소주의적 유머감각이 물씬 묻어나는 편지글이 적혀있었다. 의료계 전문가들에게. 요즘 주변 사람들이 당신의 일에 관해 이래라저래라 오지랖을 많이도 부려대지요. 정말 유감입니다. 그리고 각종 매체가, 자기들은 이 분야에 관해 전혀 아무런 훈련도 받지 않았고 경험도 없으면서, 여러 이론을 떠들어대는 꼴을 보아야 하죠. 이 역시 유감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괴로움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럼 이만. 교사들 씀. 위 편지글은 물론 농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기도 하다. 교직은 전문직이다. 그러니까, 교사는 교육전문가이다. 그러나 교육학적 배경이 없는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교사의 업무에 관해 말을 얹고 평가를 한다. 또한 방송 프로그램은 교육에 관한 진지한 통찰보다는 자극적인 내용을 좇는다. 마치 자신들이 당사자이며 전문가인 교사들보다 더 많이 안다는 듯이 말이다. 교직은 그 어느 직종보다 일반인들의 삶 가까이에 있다. 우리는 아플 때 병원에 간다. 하지만 일 년의 절반 이상 병원에 가 하루에 몇 시간씩 의사와 소통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TV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를 통해 각종 영상매체를 접한다. 하지만 영상매체의 제작자나 편집자와 직접 소통하는 일은 드물다. 학교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의무적으로 몇 년 동안 등교를 해 매일 몇 시간씩 학교에 머문다. 그리고 교사와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직접 소통한다. 그래서일까? 어떤 사람들은 자신도 별다른 수련 없이 교사가 하는 일을 곧잘 수행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기도 한다. 밖에서 본 교사, 안에서 본 교사 미국의 저명 교육학자인 로티(Lortie)에 의하면, 학생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교사와 직접 소통하고 교사의 업무 중 하나인 교실수업을 근거리에서 관찰한다. 그러면서 상당히 직관적인 방식으로 교직에 대한 이해를 쌓아나간다. 하지만 이러한 직관적 이해는 불완전하다. 왜냐하면 교실수업은 교사의 여러 업무 중 하나일 뿐 아니라 교실수업 중 교사의 교수활동에 대하여서도 학생들은 활동의 이면에 대해 생각하거나 활동을 교육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역량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교사와의 면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교사들은 자신이 이 직업을 선택한 데에는 어린 시절 은사님의 영향이 있다고 하면서도, 막상 교사가 되기 위해 수련을 받고 교직을 수행하다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었다고 한다. 즉, 어린 시절 교사와 몹시도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일종의 도제식 관찰(apprenticeship of observation)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관찰은 필연적으로 교직을 단순화시킨다는 명백한 한계가 있는 셈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수학교사가 되려면 무엇을 알아야 할까? 가르칠 내용인 수학을 알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수학만 알면 누구나 수학을 가르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니다. 어릴 적 옆자리 친구에게 수학문제를 설명해 준 경험이 있다고 해서 수학교사를 할 수 있지는 않다. 부모님의 어깨를 주물러드린 경험이 있다고 해서 물리치료사로 활동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학교라는 조직에서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수학내용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학생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풀이를 바탕으로 학생의 사고를 추론해낼 수 있어야 하고, 각각의 풀이가 강조하는 수학적 개념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특정 수학내용이 전체 교육과정 상 어디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당 내용 학습 시 학생들이 흔하게 겪는 어려움이 무엇이고, 그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해소해주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수업에 적절히 참여할 수 있게 이끌어주어야 하고, 효과적인 학습공동체를 형성해야 하며, 학생들의 보호자와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평가를 활용해 차시 수업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3 그러니까, 수학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학내용에 대한 지식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학창시절 교실에서 교사를 관찰할 때 교사가 가진 수학적 지식에는 쉬이 주목했을 것이다. 그러나 교사가 수학적 지식 외에도 다양한 지식을 갖고 있으며, 교실 안팎에서 여러 활동을 통해 학습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은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러한 도제식 관찰의 한계를 인지할 기회가 많지 않아 보인다. 이 점이 안타까운 이유는, 교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렇기에 외부로부터 부과된 역할기대를 온전히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역할기대가 비전문가들에 의해 부과된 것일지라도 말이다. 여기서 생각해보아야 할 점은 과연 외부의 역할기대를 모두 수용하는 것이 교육의 질 제고에 얼마큼이나 도움이 되느냐 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종종 비전문가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교사의 이야기를 접한다. 그리고 마음 아프게도 교사의 이러한 고군분투는 비전문가의 역할기대를 만족시키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교육의 질 향상은 불러오지 못하고 여기서 오는 내적갈등은 온전히 교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되어버린다. 외부로부터의 시선이 교직이라는 전문직에 대해 제한적으로만 파악하고 있고 이러한 제한적인 이해가 때때로 교사의 교수활동에 걸림돌이 된다면, 그런 역할기대를 거부할 책임도 있지 않을까? 외부의 기대를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교육 전문가들이 나서서 대중이 교직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가질 수 있게 이끌어줄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때 발언의 주체는 물론 교사들이어야 한다. 교직은 전문직이라는 선언 하에 교사들이 모여 무엇이 교직을 전문직으로 만드는지 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낸다면 어떨까? 그리고 교육행정가 및 연구자들이 동참해 교사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면, 그것이야말로 항구적인 교육의 질 제고를 이룩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지 않을까 싶다. 교직은 전문직이다. 이것은 흔들리지 않는 진실이며 모두가 알아야 하는 상식이다.
지난 호에 이어 면접에서의 비언어적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해 본다. 비언어는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언어적 메시지를 제외한 모든 것으로 비언어의 범위는 언어적 메시지 범위보다 훨씬 넓다. 또한 비언어는 사람의 자연발생적인 표현행동으로 감정이나 느낌을 전달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비언어는 언어 이면에 숨겨진 진심을 잘 보여준다. 집단토의 시에도 마찬가지다. 이때에는 면접관을 절대 바라보지 말고, 말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긍정의 시선을 보내야 한다. 메모가 허락되기도 하지만 메모 시에도 손만 사용하고 시선은 반드시 말하는 상대방 면접자를 바라보아야 한다. 가끔 면접관을 신경 쓰느라 쳐다보게 되면 힐끗거리며 눈치를 보는 것으로 여겨진다. 타원형으로 소수의 면접자가 토의하고 면접관은 좀 떨어진 정면에 있기 때문에 시선을 면접관으로 향하면 당연히 힐끗거리는 모양이 되고 이는 토의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발언할 때에는 토의자들에게 골고루 시선을 주거나 특히 특정 토의자가 질문한 사항에 대해 답변할 때에는 질문한 토의자를 향하였다가 이내 다른 토의자들에게도 시선을 준 다음 마무리는 다시 질문한 토의자를 향해야 한다. 다른 응시자가 말하는 동안 엉뚱한 곳을 바라보거나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삼가야 하겠다. 또한 자신의 의견과 좀 다르다고 다른 응시자의 답변 중에 못 참고 끼어들기 위한 들썩임도 좋지 않다. 신체접촉 신체접촉이란 악수나 포옹 등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통한 의미 전달을 가리킨다. 신체접촉은 강력한 의사소통 도구로 두려움·사랑·불안·온정·냉정함과 같은 넓은 영역의 느낌을 전해준다. 일반적으로 스킨십이라 부르며 대인관계에서 친밀함을 전달하는데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므로 접촉이 가능한 신체영역은 문화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체접촉의 대표격인 인사법을 나라별로 보면 서로 마주 보며 코를 만지는 에스키모 인사부터 오른손을 가슴 중앙에 대고 미소를 짓는 말레이시아, 서로 안고 뺨을 번갈아 대는 프랑스, 손을 잡고 가볍게 흔드는 서양의 대표적인 악수 등이 있다. 면접에서는 신체접촉이란 자체가 성립되진 않지만, 면접장에서 인사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비언어적 요소 첫 번째로 신체적인 모습(physical appearance)을 설명하면서 인사를 언급했음을 기억할 것이다. 당당한 걸음걸이와 밝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면접장에 들어섰다면 들어온 문을 닫고 돌아서 면접관을 향해 가벼운 목례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리고 걸어서 지정된 좌석 옆에 서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야 한다. 인사말의 경우 앞에 언급한 대로 “안녕하십니까? 관리번호 0번입니다”라고 정해진 인사말을 한다. 이때 실수로 자신의 이름을 말하거나 하지 않는다. [PART VIEW] 또 인사말과 고개를 숙이는 행동을 동시에 하지 말아야 한다. 자칫 인사말이 묻힐 수 있기 때문에 인사말과 행동은 분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입실하면서 하는 목례도 마찬가지다. 문을 닫고 돌아서서 면접관을 향한 후 가볍게 목례하는 것으로 입실하는 행동과 목례를 분리한다. 문을 닫으면서 어정쩡하게 고개를 숙이거나 걸어 들어오면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지 않는다. 고개를 숙이는 것과 인사말을 하는 것 중 어느 것을 먼저 하느냐는 정답이 없으나 인사말을 먼저 하고 고개를 숙여 공손한 태도로 인사하는 것이 좋겠다.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행동은 면접관에게 최대한 예의 바른 모습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고개 숙여 인사하는 행동을 빠르게 하는 것보다 천천히 해야 여유 있고 당당해 보인다. 허리를 45도 숙이고 시선도 같이 낮추면서 손을 모아 잡거나 차려자세로 바지 선 근처에 두거나 하여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야 한다. 인사도 걸음걸이처럼 연습을 반복해야 바른 자세를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다. 내가 하기에도 어색한 동작은 남이 봐도 어색하다. 바르게 했다고 생각하는데도 어색하다면 꾸준한 연습을 통해 익숙해지도록 한다. 긴장되는 면접장에서는 어색한 행동일수록 더 도드라지게 드러날 수 있다. 음성행위 준언어라 할 수 있는 음성행위는 음성에 수반되는 것으로 억양·성량·속도·어조가 있고, 이러한 전형적인 준언어 이외에도 침묵·목소리·신음하기·하품하기·헛기침 등도 있다. 음성행위는 의미전달의 38%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비언어이다. ● 목소리 크기 질문에 답할 때에는 또박또박 말하며 면접장의 규모와 면접관이 앉은 위치를 고려하여 생각했던 것보다는 크게 천천히 말하는 것이 좋다. 면접관의 대부분은 선배 장학관이나 학교 교장, 교육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들의 연령은 응시자보다는 많은 경우이므로 자신의 말 속도를 점검한 후, 면접관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조절하여 연습한다. 면접관들은 목소리가 작은 면접자를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긴장된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면 면접관은 잘 듣고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데 잘 들리지 않으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기도 힘들어 불편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면접관과 면접자의 거리도 조금 떨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정도의 거리에서 서로 소통하려면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답변하여야 한다. 집단면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토의하는 다른 면접자도 잘 들려야 하고 또 떨어져 참관하는 면접관에게도 잘 들려야 하기 때문에 더욱 크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대화하여야 한다. 목소리를 크게 한다고 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톤을 높여 말하라는 것이 아니다. 시끄럽고 정신없게 들리는 큰 목소리는 오히려 거부감을 준다. 톤이 높은 음성은 오래 듣고 있으면 불안감을 주고 피로하다. 목소리를 안정감 있게 내려면 발성이 잘 되어야 한다. 평소에 말하는 음성과 발표나 공식석상에서의 음성이 매우 다른 경우가 있다. 또 평소에는 멀쩡하게 또박또박 말을 잘 하다가도 면접 때에 꼭 다른 사람처럼 말을 버벅거리는 경우가 있다. 좋은 음성은 정확한 발음, 힘 있는 발성, 안정된 호흡으로 이루어진다. 타고난 성량과 음색은 쉽게 바꿀 수 없으나 버벅거리지 않고 예의를 갖추면서도 자연스러운 인상을 심어주는 말투는 연습으로 이루어낼 수 있다. 평소 말 습관의 교정을 통해 꾸준히 내공을 쌓는 훈련이 필요하다. 힘 있는 음성을 가지려면 복식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복식호흡은 바른 자세로 서거나 앉은 상태에서 한 손을 아랫배에 올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배에 공기를 가득 채운다는 생각으로 숨을 들이마신 후 천천히 숨을 내쉰다. 배로 들어온 공기를 다 내보낸다는 생각으로 배꼽이 등에 닿는 느낌까지 천천히 숨을 내 쉰 후 반복한다. 복식호흡이므로 어깨나 가슴이 들썩이지 않고 오로지 배로 숨을 쉰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복식호흡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잠시 참았다가 천천히 ‘아~~’ 소리를 5초간 내는 발성연습을 하여 보자. 이를 반복하다가 ‘아~~’ 소리를 10초간 최대한 길게 내는 연습을 매일 해보자. 목소리에 힘이 생겨서 전달력이 향상되고 오랫동안 강의를 해도 목이 아프지 않게 된다. ● 말의 속도 마음이 급해지면 저절로 말의 속도가 빨라진다. 할 말은 많은데 시간이 없거나 외운 것을 말할 때 순간적으로 속도가 빨라진다. 말의 속도는 적당해야 한다. 빠른 것도 느린 것도 좋지 않다는 말이다. 본인의 말 속도가 빠른지 느린지는 잘 판단하지 못하고 가까운 지인들도 실은 내 말의 속도에 익숙하기 때문에 빠른지 느린지 판단이 어렵다. 그러니 특히 내 말의 속도가 빠르거나 느리다면 여러 지인에게 물어 미리 교정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은 반드시 천천히 말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굳이 말한다면 면접상황에서는 천천히 말하는 것이 좋다. 면접관은 처음 만나는 낯선 사람이므로 빠른 속도로 말을 하면 잘 못 알아들을 수 있다. 말이 빠르면 순간 뭐라고 한 건지 놓치게 되고, 정작 들어야 할 중요한 내용을 못 듣고 지나치게 된다. 따라서 면접관이 나의 목소리나 속도에 익숙할 수 있도록 인사말을 할 때부터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야 한다. ● 발음 목소리를 크게 하고 말의 속도를 천천히 하게 되면 발음이 정확한지 아닌지 드러난다. 사실 발음이 부정확한 사람이 목소리를 작게 하거나 빨리 말함으로써 안 좋은 발음을 숨길 수도 있다. 발음은 전달력을 책임지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송인들은 발음 연습을 꾸준히 한다. 발음이 좋으면 잘 들릴 뿐만 아니라 사람이 지적으로 보이고 신뢰감이 간다. 그러므로 말이 통한다고 넘어가지 말고 정확한 발음훈련을 틈나는 대로 해야 한다. 상식공부도 할 겸 신문 등을 소리 내어 또박또박 읽는 연습을 해보자. 영어발음도 아니고 새삼스럽게 매일 쓰는 우리말 발음 연습이 왜 필요하냐고 할지 모른다. 그런데 막상 발음연습을 해 보면 기본적인 발음도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하게 될 것이다. 한글 자모음 표를 보면서 아침저녁으로 10분씩 크게 소리 내어 읽어본다. ‘가·갸·거·겨·구·규·그·기·게·개·괴·귀’부터 ‘하·햐·허·혀·호·효·후·휴·헤·해·회·휘’까지 처음엔 천천히 정확하게 하다가 익숙해지면 속도를 빠르게 한다. 더 정확한 발음훈련을 하려면 ‘거기 그 강낭콩 콩깍지는 깐 강낭콩 콩깍지이고, 여기 이 강낭콩 콩깍지는 안 깐 강낭콩 콩깍지이다’, ‘간장공장 공장장은 강 공장장이고, 된장공장 공장장은 장 공장장이다’ 등 많이 회자하는 발음연습을 참고한다.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을 음성으로 표현할 경우 속도(1.5배 천천히)나 강세(중요 단어는 1.5배 크게), 고저(내용과 상황에 따라 시작음을 다르게), 포즈(내용과 길이에 따라 쉬어 말하기)로 강조할 수 있다. ○ 속도 : 독서교육은 상상력·의사소통능력·공감능력 등 미래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 1.5배 천천히 ○ 강세 : 저는 교육청과 학교를 잇는 최고의 조정자가 되겠습니다. → 1.5배 크게 세게 ○ 고저 : 아동 학대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 평소의 음성보다 더 차분하게 우울한 느낌을 전달 ○ 포즈 : 최종 우승자는 바로 참가번호 // 5번입니다 → 내용과 길이에 따라 충분히 쉬어주기 이 외에도 면접의 답변으로 자주 사용하는 교육정책 명칭이나 반복되는 핵심표현들은 정확하게 발음하려고 노력하자. 그 밖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유형 이 밖에도 공간이나 간격도 특정한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다.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에 의하면 개인이 서로 간에 유지하는 간격은 그들의 상호관계나 문화의 특유성에 의존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아랍·지중해·라틴아메리카 지역 사람들은 간격이 가까운 것을 선호하는 접촉 문화국가이며, 북유럽 사람들은 서로 간에 거리를 두는 것을 편하게 느끼는 비접촉문화 국가이다. 시간 역시 인간의 의사소통에서 의미로 해석된다. 시간에 대한 인식은 개인적 시간 감각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상대, 상대를 포함한 상황과 지리적인 여건에 따라 다양하다. 예를 들어 어느 정도 늦는 것이 허용되는 문화권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문화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약속에 일찍 가는 것이 어떤 문화권에서는 바람직한 것이 아닐 수가 있다. 마치며 이상으로 비언어와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유형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비언어의 범위가 언어적 메시지의 범위보다 넓다는 것과 시간과 공간도 그것의 유형에 속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정신분석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누군가 볼 수 있는 눈과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고서 비밀을 지킨다면, 그는 인간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다. 만약 그의 입술이 침묵을 지킨다면, 그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떠들고 있을 것이다”, “배신은 그의 모든 털구멍에서 새어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에게 많은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비언어를 잘 익히고 나의 것으로 갈고 닦아 면접상황에서 나를 표현하는 최고의 도구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들어가며 지난 호에서는 교육정책기획안에 대한 이해와 기획안의 구성, 기획안 작성을 위해 갖추어야 할 자질 등을 살펴보았다. 이번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쉽게 기획하기Ⅱ’에서는 교육정책이 필요한 문제상황을 가상으로 제시해놓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획안을 업무담당 장학사 입장에서 직접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여러분들은 컴퓨터나 필기감 좋은 볼펜과 A4 용지를 준비하고 따라 해보도록 하자. 지난 시간에 배웠던 기획안에 들어가야 할 필수요소부터 생각해보자. 근거 및 배경(필요성) → 목적 → 현황(실태분석) → 방향 → 추진체제 → 세부추진계획 → 중장기 발전계획(평가 및 질 관리·예산운영계획·홍보계획) → 기대효과가 생각났는가? 이 순서는 기획 작성을 위한 필수요소이니 꼭 익혀두도록 하고, 당장 기획 구성요소가 떠오르지 않았다면 한 번 더 순서대로 써보자. 연습을 하다보면 금방 익혀지게 될 것이다. 기획의 문제해결을 위한 세부추진계획 내용은 창의적인 요소가 중요하나 기획 순서는 공문서의 약속이며 필수요소라는 걸 기억해두자. 교육정책기획 작성의 실제 1. 제시된 문제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학교나 교육공동체의 성장을 위한 교육정책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기획자가 교육에서 당면한 문제를 잘 이해하고, 그 문제를 창의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기획안에 담아야 한다. 또한 교육청에서 추진 중인 정책들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학교에서는 그런 사업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현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때 수험생 입장에서 주의할 점은 각 부서별 정책들을 단편적으로 익히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서별 정책들을 연계하여 자신의 기획안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문제 조건에서 혁신학교운영, 교육과정 다양화, 혁신교육지구 운영, 교육자치 강화 등의 필요성이 대두된 글이 있다면 해당 교육청에서 수립된 혁신교육 기본계획 등 문제 조건과 관련된 부서별 기본계획들을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수험생은 교육청에서 당해 연도에 추진 중인 세부사업들을 연계하여 문제 조건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과 그 정책의 특징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사업명을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 내용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PART VIEW] 2. 교육정책 용어 활용하기 교육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교육정책 용어에도 익숙해졌을 것이다. 소속된 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명과 추진내용 등을 알고 있어야 새로운 정책을 제안할 때 관련된 정책 용어들을 활용할 수 있다. 다음은 2021 서울교육주요업무 부록자료에 있는 정책 용어 예시자료이다. 서울지역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정책 용어만 보고도 어떤 사업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시자료를 보고 처음 들어본 용어라면 다시 한 번 교육정책들을 숙지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다른 지역도 각 부서별 기본계획을 살펴보면 새로운 정책 사업들을 많이 볼 수 있으니 소속된 교육청의 정책 용어들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정책 용어에 익숙해졌다면 기획에서의 표현법을 익혀보자. 기획안에서 제시된 정책은 논술과는 달리 명확하고 간결하게 명사형으로 끝맺음을 하며,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별로 줄바꿈도 해준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추진 중인 혁신학교 운영계획의 일부를 논술과 기획으로 작성해서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위를 살펴보면 논술에서의 한 문장이 기획에서는 단위 세부사업명과 추진내용들로 구체화되고 간결하게 표현된 것을 볼 수 있다. 여러분도 해당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보도자료 등을 보고, 기획의 세부추진계획으로 바꿔 써 보는 연습을 해보자. 교육정책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기획안에 담긴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3. 교육정책 연계하여 문제 이해하기 여러분이 소속된 교육청의 기본계획을 완전히 숙지했는가? 그렇다면 교육전문직 시험에서 제시되는 기획안의 문제 조건을 살펴보자. 이 조건은 교육청에서 보면 학생들에게 직면한 교육적 문제가 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즉,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각종 교육정책으로 구체화해서 학교를 지원해줘야 하는 상황이 문제 조건으로 제시되는 것이다. 즉, 수험생은 자신을 교육청 장학사라고 생각하고, 주어진 문제 조건을 해결할 수 있는 교육정책들을 고민해야 한다. 도교육청 장학사가 될 수 있고, 교육지원청 장학사가 될 수 있다. 문제별로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입장에서의 교육정책 기획이 다르니 문제를 잘 읽고, 그에 맞는 해결방안을 찾도록 한다. 각 지역별로 다르지만 교육전문직 시험에서 제시된 문제 조건은 각 시·도교육청 산하 연구원이나 정책자료집, 보도자료 등에서 인용되며 각종 통계자료 등이 문제 조건으로 주어진다. 제시될 수 있는 문제의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기획문제 제시방법은 각 지역별로 다르지만 위 참고자료처럼 보도자료나 각종 통계 등을 활용하여 문제장면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해결방안을 찾아 기획안에 반영하도록 하는 지역이 많다. 이런 문제에서는 주어진 문제에서 해결을 원하는 핵심내용을 잘 파악해야 한다. 자료 1의 내용은 교육청과 지자체가 연계한 혁신교육지구 시즌Ⅲ 사업으로 학교와 마을이 함께하여 지역의 상상력과 특색이 발현되는 교육협력 및 생태계를 구축해갈 수 있는 기반이 확대되었다는 내용이다. 자료 2는 기존의 혁신학교에서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 혁신교육 도약, 교육공동체가 주체적으로 혁신교육을 기획·실천·평가하며 혁신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다. 자료 3은 경기도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혁신학교의 성과에 대한 자료이다. 자료 4는 경기도 지역의 혁신학교현황과 ○○지역의 혁신학교 현황 자료를 제시하고, 연계형 혁신학교 운영방안, 혁신교육에 대한 인식격차 해소방안, 2022년도 혁신공감학교 지정 종료에 따른 혁신학교 운영방안, 학교별 혁신교육 격차에 따른 성장지원 방안, 협업을 통한 혁신학교 운영 계획 수립 등에 대한 해결방안이 기획안에 있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를 풀어서 보면 혁신교육지구 시즌Ⅲ 운영, 혁신교육 철학, 혁신학교 운영성과 등을 바탕으로 하여 2021년도 ○○지역의 혁신학교 운영방안에 대해 ○○지역의 교육지원청 입장에서 기획하는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4. 교육정책기획 작성해보기 그러면 주어진 위 문제상황에 맞는 실제 기획안을 작성해보도록 하자. 정해진 시간 안에 기획안을 작성해야 하므로 실전처럼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컴퓨터로 보는 지역은 컴퓨터로 작성하는 연습을 하고 볼펜으로 직접 쓰는 지역은 자신에게 맞는 볼펜을 선택해서 꾸준히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실제 시험장에서는 익숙함이 중요하기 때문에 연습할 때도 항상 실전처럼 임해야 한다. 시간을 정해놓고 처음부터 끝까지(근거부터 기대효과까지) 작성하는 연습은 실전에서 놀라운 힘을 발휘할 것이다. 기획안 작성의 구체적 단계를 보면 다음과 같다. 위 단계별로 앞서 제시된 문제에 대한 기획안을 작성해보면 다음과 같다. 다음의 기획안은 참고용이며, 이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여러분도 위 문제에 따른 기획안을 작성해보자. 그리고 예시로 제시된 다음 기획안과 여러분이 직접 작성한 기획안을 비교해보자. 2021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혁신학교 운영계획 ○○○교육지원청 근거 및 배경 □ 근거 ● 2021 혁신(공감)학교 운영 기본계획 ● 2021 혁신교육지구 시즌Ⅲ 추진 기본계획 □ 추진 배경 ● 코로나19 이후 교육변화를 기반으로 미래지향적 혁신교육으로 도약할 필요성 대두 ● 모든 학교와 학생의 특성을 살린 혁신교육으로 다채로운 성장지원 필요 목적 ● 미래사회 변화에 따른 혁신학교 재정립으로 공교육 혁신모델 역할 강화 ● 교육공동체의 협력적 참여로 함께 책임지며 성장하는 혁신교육 실천 ※ 배경과 목적이 1:1 매칭되어 일관성을 갖도록 하면 설득력이 있음 실태분석 ● 지역 혁신학교 비율이 낮은 편으로 학교 수에 비해 혁신교육을 견인할 학교 및 인적자원 부족 ● 초·중·고 연계형 혁신학교 운영의 활성화 필요 ● 도농복합도시로 지역 내 교육격차 및 혁신교육에 대한 인식 격차 큼 ● 혁신공감학교 지정 종료에 따라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기 위한 교육공감대 형성 필요 ●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교육환경 등으로 발생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모든 학교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지원 환경 필요 ● 혁신교육지구 시즌Ⅲ 체결로 마을의 학교교육 참여 기회 확대됨 ※ 실태분석은 주어진 문제 조건이나 자료에서 찾아 반영 추진 방향 ● (교육공동체 참여확대) 교육청 혁신교육협력센터 운영, 학교, 지역혁신교육실천가 등이 참여하는 혁신교육운영협의회 조직 및 운영 ● (혁신학교 확대) 모든 학교가 각각의 특성을 살린 혁신교육을 기획-실천-평가할 수 있도록 혁신학교 지원 확대 ● (혁신학교 성장지원) 혁신교육실천연구회, 혁신학교네트워크 운영, 혁신학교아카데미, 지역혁신리더 발굴 및 육성 ● (혁신학교 성장단계별 지원) 신규, 성장나눔교, 종합평가교 등 혁신학교 성장단계별 연수 지원 ● (연계형 혁신학교 지원) 초·중·고 연계형 혁신학교 지원을 위한 공동교육과정 운영 지원, 연계형 혁신학교 네트워크 운영 ● (혁신학교 평가 및 재지정) 혁신학교 평가 및 질 관리를 통한 지속적 운영 동력 확보 ※ 추진 방향에 혁신학교 운영에 대한 대강의 밑그림이 나와 있어야 함 ※ 실태분석에 따른 해결방안을 구체화해보면 다음과 같음(개요짜기에 활용). - 지역 혁신학교 비율이 낮은 편으로 학교 수에 비해 혁신교육을 견인할 학교 및 인적자원 부족 ☞ 혁신학교리더 발굴 및 육성, 지역 혁신교육실천연구회, 혁신학교 네트워크 활성화로 모든 학교 동반 성장지원 - 초·중·고 연계형 혁신학교 운영의 활성화 필요 ☞ 연계형 혁신학교 네트워크 활성화 - 도농복합도시로 지역 내 교육격차 및 혁신교육에 대한 인식 격차 큼 ☞ 교육공동체의 학교교육 참여 확대로 지역과 학교 특색을 살린 혁신학교 추진, 혁신학교 다양화·지역화 - 혁신공감학교 지정 종료에 따라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기 위한 교육공감대 형성 필요 ☞ 혁신교육협력센터운영으로 교육청 및 학교구성원과 혁신교육 공감대 형성을 위한 기회 확대, 신규 혁신학교 설명회, 대상별 연수, 교육청 내 월1회 정기협의회 및 전문적학습공동체 활성화 -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교육환경 등으로 발생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모든 학교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지원 환경 필요 ☞ 혁신학교네트워크 - 혁신교육지구 시즌Ⅲ 체결로 마을의 학교교육 참여 기회 확대됨 ☞ 지자체 협력사업 확대 ※ 구체화된 해결방안을 기획에 반영해보면 다음과 같음. 세부 추진 계획 □ 혁신교육협력센터 조직 및 운영 ● (목적) 교육지원청 내 조직 재구조화로 모든 학교의 혁신교육 실천 지원 ● (방향) 지자체·교육청 부서 팀장으로 조직하여 혁신학교 성장을 위한 융합적 지원 시스템 마련 ● (방법) 월 1회 정기협의회 및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으로 각 부서별 업무방향 공유 및 협의 □ 혁신교육운영협의회 운영 ● (목적) 교육공동체 참여형 혁신학교 설계로 지역 특성이 발현된 혁신교육 추진 ● (방향) 교원·지역혁신교육실천가 등 혁신교육 추진 경험자들의 의견 공유 ● (역할) 정기 협의회 등을 통해 지역 혁신교육 모니터링 및 평가 혁신학교 운영 계획 수립 등 혁신학교 운영에 대한 의견 제안 □ 혁신학교 확대 운영 ● (목적) 혁신학교 확대 운영으로 모든 학교의 새로운 혁신교육 실현 ● (대상) 초·중·고 혁신공감학교 운영 종료교(2022.2.28.자) ● (방향) 교육공동체가 학교교육의 기획-실천-평가에 참여하여 혁신교육을 실천 혁신공감학교 지정 종료에 따라 모든 학교의 혁신학교 전환 혁신교육지구 시즌Ⅲ 추진계획과 연계하여 운영 지역사회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이 중심이 되는 혁신교육 추진 찾아가는 신규 혁신학교 설명회로 혁신철학 비전 공유 ● (방법) 지역 및 학교의 특성에 따라 유형에 맞는 혁신학교로 신청 혁신학교 운영비를 학교기본운영비에 더하여 지원 ● (혁신학교 유형) 교육공동체가 함께 혁신과제를 발굴하여 지역과 학교 특색에 맞는 혁신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함 □ 혁신학교 성장지원 ● (목적) 학교별 맞춤형 혁신교육 지원으로 모든 학교의 혁신학교 확대 운영 ● (대상) 혁신학교 교원 ● (방향) 혁신교육실천연구회 및 네트워크 활성화로 교원의 혁신 역량강화 ● (방법) - 혁신교육실천연구회 조직 및 운영 : 혁신교육에 관심있는 교원이 모여 혁신철학과 비전 공유하며 혁신교육 발전을 위한 방안 연구(초·중·고 20명 이내) - 혁신학교네트워크 활성화: 지역 내 혁신학교 소속 교원 간 네트워크로 혁신학교 간 사례 및 발전방안 공유 - 혁신학교아카데미 운영: 혁신교육역량강화를 위한 연수 지원, 학기당 1회 ● (혁신학교 지속가능성 기반 마련) 담임장학, 교육청 전문적학습공동체 활성화로 지역혁신리더발굴 및 육성하여 혁신학교 운영 지속성 및 성장 동력 확보 □ 혁신학교 성장 단계별 지원 ● (목적) 혁신학교 성장 단계별 지원으로 모든 혁신학교의 동반 성장 ● (방향) 혁신학교네트워크, 성장단계별 혁신교육 연수를 통한 역량강화 ● (방법) - 학교·지역 특색이 반영된 혁신학교 운영의 다양화 지원 - 혁신학교 다양성을 인정하는 학교별 자체평가시스템 운영 - 혁신학교네트워크를 활용한 혁신학교 운영의 다양한 사례 공유 - 신규·성장나눔·종합평가교 등 성장단계별 교원연수 지원 ● (성장단계별 연수 지원) - 신규 혁신학교 : 교육공동체가 혁신교육을 함께 기획-실천-평가하며 학생의 배움을 마을로 확장해 갈 수 있도록 혁신학교의 미래지향성, 철학에 대해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교장·행정실장·교사 등 대상별 연수 실시) - 성장나눔교 : 혁신학교 운영을 하면서 변화된 학교의 모습과 학생·교원의 모습을 돌아보고, 미래 변화된 교육 모습에서 도약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연수 지원 - 종합평가교 : 지속가능한 혁신학교 운영을 위해 혁신동력을 발굴하여 구성원간 연계될 수 있도록 하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여 미래교육을 지향하고 학교와 지역의 특색이 발현될 수 있는 교육생태계 구축을 위해 연수 지원 □ 연계형 혁신학교 지원 ● (목적) 네트워크 활성화로 초·중·고 연계형 혁신학교 운영 지원 ● (방향) 연계형 혁신학교 간 네트워크 활성화로 학교급별 특성에 맞는 혁신학교 운영 ● (방법) - 학교급간, 직위별, 담당교과별 등 다양한 교원학습네트워크 조직 및 운영 지원 - 플랫폼네트워크 활성화로 참여와 소통이 있는 학교급간 협력체제 구축 □ 혁신학교 평가 및 재지정 ● (목적) 혁신학교 평가 및 재지정으로 지속가능한 혁신학교 운영 ● (방향)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평가시스템 개발로 참여와 책무성 강화 ● (방법) - 조직진단 등 온라인 평가시스템을 활용하여 현재 실시하고 있는 학교 자체평가와 일원화하여 실시 - 학교 특색에 맞는 평가 기준과 평가 문항 간소화로 평가의 효율성 제고 및 교육공동체 참여 확대 - 외부평가와 내부평가를 병행하되 재지정을 심의하는 경우에는 학교공동체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반영 ● (질 관리) 담임장학 및 혁신학교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혁신학교 운영에 대한 피드백 수시 제공 ※ 추진 방향의 사업 순서와 세부추진계획 사업 순서가 매칭을 이룰 수 있도록 배치 평가 및 질 관리 ● 지역혁신교육생태계 기반 디지털 평가시스템 마련 ● 계획-실행-평가에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여 평가 결과를 차기년도 계획수립에 반영 예산 계획 ● (혁신학교 운영) 교육교부금 5,000,000천원, 지자체 1,000,000천원 ● (혁신교육협력지원센터 운영) 목적사업비 47,000천원 ※ 예산이 문제 조건에 주어지면 문제에 맞게 계획을 수립하고, 문제 조건에 없으면 적당히 추정하여 예산 수립 ※ 세부추진계획에 평가 및 질 관리, 예산계획 등을 포함시키고, 중장기 계획을 별도 넣을 수 있음. 교육청별로 중장기 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추세임. 중장기 계획은 보통 당해 연도부터 3개년 계획을 수립하며 목표를 수치화하거나 해당년도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을 작성함. 기대 효과 ● 지역화, 다양화된 모든 학교의 혁신학교 운영으로 공교육 만족도 제고 ●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혁신교육 실천으로 미래핵심역량 함양 ※ 목적과 기대효과가 일관성이 있도록 제시 맺으며 지금까지 교육전문직 전형에서 기획안을 작성하는데 필요한 기본내용을 가상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살펴보았다. 기획안 작성을 잘하기 위해서는 첫째, 제시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험생이 소속된 교육청의 교육정책을 완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더불어 교육정책에 대한 현장 적용 가능성과 대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둘째, 교육정책 용어를 활용하여 기획안 작성하는 연습을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정책 용어는 외워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도교육청 등에서 배포된 기획안을 참고용으로 두고 기획 용어 등을 익히면 효율적이다. 셋째, 교육정책과 연계하여 문제를 이해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기획안 출제 문항에서 주어진 문제 조건을 잘 해석하고, 그에 맞는 제목과 해결방안을 기존의 교육정책과 연계하여 (나만의 창의적인 교육정책을 1~2개 정도) 세부추진계획에 제시하면 기획안이 돋보일 것이다. 넷째, 기획 작성이 끝나면 문제와 함께 세부추진계획에 포함된 해결방안을 검토하면서 누락된 내용이 없는지 확인한다. 이 절차를 반복하면서 사업별로 기획안 작성 연습을 꾸준히 하도록 한다. 평소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혹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문제가 된 점이 있다면 이것을 장학사 입장에서 교육정책으로 만들어보는 연습을 해보자. 처음엔 어색하지만 기획 용어로 반복해서 활용하다 보면 점점 익숙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기획한 정책이 학교현장에서 구현되어 학생·학부모·교원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데 기여를 한다고 상상해보자.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여러분이 직접 기획한 교육정책이 학교에서 실현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들어가며 미래의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장학행정협의회라는 전문직만을 위한 연수가 있다. 그 연수가 운영될 때에는 경기도교육청에 속해 있는 모든 전문직원이 한곳에 모여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강의도 듣고, 여러 분임으로 나누어 토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2019년 그해 장학행정협의회 대주제는 ‘미래학교의 모습’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날 강사님은 현재의 학교 체제와는 다르게 온라인 형태로 운영되는 다양한 학교의 모습을 소개해 주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서 수업을 듣고 전 세계 7곳에 위치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미네르바 스쿨, 무학년제로 운영되며 학생 각자가 계획한 학습 속도에 맞춰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칸 랩 스쿨’ 등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러나 나의 마음속 한편에는 ‘이런 학교가 대한민국이라는 교육환경에서 운영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갑자기 찾아온 미래, 그리고 교육환경의 변화 코로나19는 기존 교육환경의 틀을 순식간에 바꾸어 놓았다. 3월 개학이 연기되고 등교수업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며, 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개학을 하게 되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등교방법과 수업형태가 바뀌었으며, 모든 교육과정은 접촉과 밀집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편성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등교수업의 대안으로 원격수업이 강조되었고, 교육청에서는 교사 연수, 다양한 콘텐츠 및 장비 제공, 무선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원격수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였으며, 학교 또한 수업방법과 플랫폼 선정, 콘텐츠 제작, 자체 연수 등 많은 노력을 하였다. 사회뿐 아니라 교육에서도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존의 교육시스템으로는 정상적인 학교교육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블렌디드 러닝(Blended-Learning), 온라인학습, 플랫폼, 툴 등 갑자기 찾아온 교육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블렌디드 러닝의 정의와 장점 가. 블렌디드 러닝이란? 블렌디드 러닝은 온라인학습과 면대면 학습을 결합하여 기존의 면대면 방식의 교육이 가지고 있는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나아가 전통적인 면대면 교육방식이 지닌 교육적 장점을 결합·활용하여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학습전략이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역량기반 교육과정-배움중심수업-성장중심평가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성취기준 및 학습내용 재구성을 통하여 온·오프라인의 맥락화된 학습경험을 제공하고, 학생 맞춤형 학습설계 및 피드백을 강화하여 학생주도학습을 지원하는 교육으로도 정의하고 있다. [PART VIEW] 블렌디드 러닝이라는 용어는 학자들에 의해 다양하게 정의되어져 왔는데, 정수연(2018)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또한 마이클 혼(Michael B. Horn)과 헤더 스테이커(Heather Staker)는 블렌디드(blended)에서 블렌디드 러닝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온라인학습을 통한 부분으로 학생이 시간·장소·순서 그리고 속도를 조절하여 적어도 일정 부분을 온라인학습을 통해 학습하는 정규교육 프로그램이다. 둘째, 학교현장에서의 관리 부분으로 학생이 집이 아닌 물리적 환경에서 일정 부분 관리를 받으며 학습한다. 셋째, 통합 학습경험으로 학습과정과 과목에서 각 학생의 학습순서에 따른 여러 학습 형태(modalities)는 하나의 완전한 학습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나. 블렌디드 러닝의 장점 김성현 등은 블렌디드 러닝 수업에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봇·가상현실(VR)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교육형태와 내용이 이런 사회의 변화에 부응해야 함을 강조하며, 블렌디드 러닝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첫째, 학습자가 주도하는 개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 전통적인 면대면 수업에서는 학생의 수준·흥미·적성 등 학습자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수업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면대면 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여 운영할 경우, 학생의 수준·흥미·적성 등을 고려한 개인별 교육자료와 효과적인 학습방법을 제공할 수 있으며,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을 탈피하여 학습이 이루어질 경우 교육의 질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자기주도적 학습은 전체적인 학습과정을 학습자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이끌어가는 학습으로 일상생활에서 학습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경험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학습으로 블렌디드 러닝에서는 많은 정보를 스스로 찾아내고 학습에 이용하면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기를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둘째,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덜 받는다. 코로나19나 천재지변 등의 사유로 대인 간의 접촉이 불가능한 상황에는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학습이 등교수업 결손의 대안이며, 농어촌지역이나 도서벽지에 사는 학습자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 누구나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통해 명문 대학의 강의를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것이 가능해졌다. 셋째, 창의적이고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다. 블렌디드 러닝은 기존의 교수자 중심의 수업이 아닌,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지며, 온라인학습에서 학습자는 학습자료를 직접 선택하고, 학습시간 및 속도를 관리할 수 있다. 또한 교사와 학습자의 의도와 요구에 맞게 비율을 조절할 수 있으며, 학습자료에 보다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학습자료의 범위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블렌디드 러닝 모델 블렌디드 러닝 모델은 학교수업을 중심으로 온라인수업이 병행되는지, 온라인학습이 주가 되어 학교수업을 병행하는지에 따라 다음과 같은 형태가 있다. 가. 순환 모델(Rotation model) 순환 모델은 온라인학습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학습을 학생들이 정해진 시간이나 교사 지시에 따라 순환하여 학습하는 과정이다. 학습형태는 전체 교수학습, 온라인학습, 소그룹 지도, 개인별 지필과제 수행, 모둠학습(그룹 프로젝트) 등이 있다. 1) 스테이션 순환학습(Station Rotation) 학생들이 속한 학급 또는 교실의 그룹 내에서 순환하며 학습하는 방법이다. 하나 이상의 학생 주도 온라인학습 스테이션이 포함된 과정으로 순환하는 특징이 있다.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속도와 경로를 어느 정도 통제하며, 학생들은 자신만의 맞춤식 스케줄에 따른 스테이션뿐 아니라 모든 스테이션을 순환한다. 2) 랩 순환학습(Lab Rotation) 랩 순환학습은 스테이션 순환학습처럼 온라인학습을 포함한 스테이션을 순환하지만, 수업내용 중 온라인학습에 해당하는 부분은 컴퓨터실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즉, 학생들이 수업 중 일정시간을 컴퓨터실에서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개별적으로 학습한다. 3)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 거꾸로 교실은 학생들이 가정에서 먼저 온라인수업 또는 강의에 참여한 후, 학교에서 교사가 면대면으로 진행하는 실습이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모델이다. 콘텐츠와 수업의 주된 전달방식이 온라인이라는 점에서, 집에서 온라인을 활용하는 숙제와는 구별된다. 이는 교실수업시간이 기본학습내용을 전달받는 수동적인 시간이 아니라 학생들이 문제를 직접 풀어보거나 주제에 관해 토론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적극적 배움의 시간이 될 수 있다. 4) 개별 순환학습(Individual Rotation) 개별 순환학습은 학생이 직접 교수·그룹 프로젝트·세미나 등 여러 학습형태에서 개인에 맞게 짜여진 스케줄대로 순환하는 학습과정으로, 각 학생의 스케줄은 교사나 알고리즘에 의해 정해진다. 또한 학생이 반드시 각 스테이션이나 학습형태로 순환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 활동목록에 따라 맞춤식으로 세워진 해당 스테이션만 순환한다는 점에서 다른 순환학습 모델과 다르다. 나. 플렉스 모델(Flex model) 플렉스 모델은 온라인학습을 수업에 도입하기 전 일반적인 교실환경에서 벗어나 주로 학점회복교실과 대안교육센터 등에서 발전한 블렌디드 러닝 모델이다. 학생들은 오프라인 학습활동 즉, 대면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온라인학습이 주된 학습활동이다. 학생의 성적을 관리하는 교사가 학습현장에 있으며, 학생은 숙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온라인공간에서 학습이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통신대학교나 사이버대학 등이 플렉스 모델의 예라 할 수 있다. 다. 알라카르테 모델(A La Carte model) 알라카르테 모델은 학생들이 전적으로 온라인수업 또는 강의만 듣고, 학교나 러닝센터에서 그 외 경험을 쌓는 학습 모델이다. 학생들은 알라카르테 학습과정을 학교나 다른 장소에서 수강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의 성적 관리 교사는 온라인 교사이다. 이 모델은 온라인학습 이외에도 학교에서의 학습경험을 포함하고 있어 전일제 온라인학습과 구별되고, 학생들은 몇 개의 알라카르테 학습과정을 수강하며, 또 다른 몇 개의 면대면 학습과정을 수강해야 한다. 라. 가상학습 강화 모델(Enriched Virtual model) 가상학습 강화 모델은 면대면 학습시간을 제공하되, 그 외 다른 학습에 대해서는 어떤 장소에서든지 온라인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학습과정이다. 이 모델은 풀타임 전일제 온라인학교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에게 면대면 학습을 제공하기 위해 블렌디드 프로그램을 발전시켰다. 가상학습 강화 모델은 학생들이 주중 매일 교사와 면대면 수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거꾸로 교실과 차이가 있으며, 또한 면대면 학습시간을 필수조건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면담시간이나 학교 행사 외 모든 학습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전일제 온라인학습과도 구별된다. 나가며 우리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국제결혼 증가로 인한 다문화가정의 증가, IT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한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변화는 교육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막연한 이해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촉발된 이런 변화가 이렇게 성큼 다가오리라는 것을 예상했던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학교는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또한 모든 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 자신에게 맞는 배움의 경로를 통해 고유한 빛깔을 가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강제로 소환된 미래가 연 ‘정책의 창’(Kingdom, 1984)은 우리에게 학교와 교육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답의 중심에는 학생의 행복한 배움과 성장이 담겨있고, 미래핵심역량을 함양하여 자존과 공존의 힘을 지닌 존엄한 인간으로 성장해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학교의 과제와 교육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수학,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는 없을까?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이르는 말 ‘수포자’. 몇 년 전, 아이들이 만든 신조어를 처음 듣는 순간 초등교사로서 안타까움과 책임감으로 마음이 불편했다. 우리 사회가 수학에 갖는(정확히 말하자면 수학 성적에 갖는) 관심과 열정이 아이들의 마음에 남기는 상처가 얼마나 깊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이제 막 학교생활이라는 긴 여정을 시작한 우리 반 아이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새로운 시작 앞에 설렘이 가득한 지금, 쉽고 재미있게 수학에 다가설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은 모든 1학년 선생님의 고민일 것이다. 우리 반 아이들이 여덟 살 인생에 처음 만나는 수학시간, 1학년 1학기 수학 1단원 ‘9까지의 수’의 수업을 준비한 과정을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우리 반 아이들 살펴보기 1학년은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 속도의 차이가 매우 크다. 학교나 지역에 따라 학생들의 특성이나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학생 실태나 환경을 진단하고 시사점을 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한다. 따라서 3월 한 달 동안 우리 학년, 반 학생들을 살펴보고 학습준비 정도, 심리·정서상태 등을 학급 교육과정에 반영한다. ● 학생 발달단계 확인하기 및 분석 우리 반은 남학생 12명, 여학생 9명으로 총 21명이다. 첫 등교 때, 복도에 출석번호를 게시하고 번호대로 신발장에 넣도록 했다. 21명 중 3~4명의 학생은 도움이 필요했다. 또한 가림판에 붙어있는 번호와 이름을 보고 본인의 자리를 찾게 했는데, 2~3명의 학생이 본인의 이름 또는 출석번호를 찾지 못했다. 반 전체 학생이 한 줄로 서서 뒤로 가면서 순서대로 숫자를 부르는 놀이를 했을 때, 대부분 학생이 순서에 맞는 숫자를 이야기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열일곱’ 대신에 ‘17’이라고 하거나 ‘14’라고 해야 할 때, ‘15’로 건너뛰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대부분 20 정도까지의 수 개념은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학생 한 명은 이 놀이의 규칙을 이해하지 못했다. 두세 번 반복하며 친구들이 하는 모습을 본 뒤, 놀이에 잘 참여했다. 맞춤법이 완전하지는 않으나, 소리 나는 대로 쓸 수 있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단어 여러 개가 섞여 있는 중에서 자신의 이름 찾는 정도의 한글 읽기 수준을 가진 학생도 있다. 주어진 문장을 묵독하고 뜻을 이해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더듬더듬 읽고 뜻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어, 수학보다 국어의 수준 차이가 큰 모습이었다. 교육과정 들여다보기 ● 교과별 지도 시기 조정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초1·2 안정과 성장 맞춤 교육과정에서는 한글을 배우고 오지 않아도 학교에서 차근차근 한글을 가르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3월에는 입학 초기 적응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며, 4월 셋째 주까지 국어(한글교육)를 집중 편성하여 지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학은 4월 셋째 주부터 지도하도록 교육과정 운영 시수를 조정하였다. ●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및 교수·학습방법 성취기준은 교육과정 재구성과 평가의 실질적인 근거이다. 성취기준은 학생이 무엇을 학습하고 성취해야 하는지, 교사가 무엇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교육과정-수업-평가를 연계할 수 있는 기틀이 된다. [PART VIEW] ● 관련 이론적 근거 수 개념을 학습할 때에는 수 개념 이해 수업모형을 활용하여 지도할 수 있으며, 수업모형은 조작활동하기, 수 표현하기, 수 쓰고 읽기, 자릿값과 위치적 기수법 알기, 개념 익히기의 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수업모형의 활용 시, 충분한 묶음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구체물을 수로 표현해보고, 자릿값과 위치적 기수법을 충분히 알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 단원학습 계열 입학 전에 했던 다양한 수 세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9까지의 사물의 수를 직접 세어보는 활동을 한 후 수 개념을 익히고 수를 이용하여 물건의 수량이나 수를 나타낸다. 다양한 수 세기 활동은 이 과정에서 수 개념, 수의 순서, 1만큼 더 큰 수와 1만큼 더 작은 수, 수의 크기를 비교하는 데 중요하다. 교육과정 재구성하기 ● 놀이중심 교육과정 재구성 수업방법중심 재구성은 수업을 운영하는 방법과 수업전략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염두에 두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방법을 말한다. 협동학습·프로젝트학습·탐구학습 놀이중심 등 적용하고자 하는 수업방법을 용이하게 운영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운영한다. 수업의 실제 ● 놀이중심수업의 흐름 놀이중심수업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놀이를 통해 차시 주제를 학습하거나 학습한 내용을 확인하고, 단원의 특성에 따라서는 보다 심화된 내용을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놀이중심수업’의 교수·학습을 위한 단계는 ‘준비하기 → 놀이하기 → 정리하기’의 순서로 제시할 수 있다. 놀이중심수업에서 ‘놀이 활동 되돌아보기’를 통한 정리하기는 매우 중요하다. 놀이의 결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의미를 알고, 개념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 놀이 운영계획 평가하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되는 과정중심평가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기반한 평가계획에 따라 교수·학습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이다. 평가방법을 선정하고 채점기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평가요소를 선정해야 하는데, 평가요소는 평가의 목표와 특성을 고려하여 교육과정 성취기준에서 도출되며 학생들의 수행정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지식·기능·태도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으로 기술되어야 한다. ● 과정중심평가 계획 ● 동학년 선생님과 수업 나누기 매번 똑같은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이 좀 더 흥미를 갖고 참여하는 수업을 하고 싶은 것은 모든 교사의 희망이다. 혼자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기에 동학년 선생님과의 수업나눔은 형식을 불문하고 그 과정 속에서 모두가 성장하는 시간으로의 의미가 있다. 2021학년도에 필자는 ‘선생님과 함께 놀아봄’이라는 놀이·체험활동 교원학습공동체에 참여해 동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미있는 수학, 아이들 속에서 답을 찾다 놀이는 학생을 적극적인 활동의 주체로 만듦으로써 행복감과 정서조절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친구들과 놀이활동을 통해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고 자연스러운 학습과 발달을 불러일으켜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신장시킬 수 있으며 성장을 위한 동력이 되기도 한다. 쉽고 재미있는 수학시간에 대한 방법은 여전히 물음표이다. 하지만 교실 속 모든 문제의 답은 아이들에게 있었다. 놀이를 즐기는 여덟 살 아이들, 이번 봄엔 우리 반 아이들이랑 신나게 놀면서 재미있는 수학시간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배움’이란 ‘첫째, 새로운 지식이나 교양을 얻는 것. 둘째,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 셋째, 남의 행동·태도를 본받아 따르는 것. 넷째, 경험하여 알게 되는 것. 다섯째, 습관이나 습성이 몸에 붙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배움의 의미는 우리가 교실수업의 변화를 꾀하면서 제시된 가르침 중심의 수업에서 배움중심수업으로 전환되는 기본을 이루었다. 수업의 본질인 학습경험을 통해 학교교육에서 배운 지식이나 교양·기술·태도·경험·습관 등이 학교교육이 끝난 뒤에도 자신의 몸속에 체득되어 평생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본이 되기를 바라는 교육의 방향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교육의 방향이 배움중심수업으로 바뀐다는 것은 수업의 주체를 학생으로 보고 수업을 통해서 학생의 성장과 변화를 성찰하고자 한다. 좋은 수업을 위한 고민 좋은 수업을 위해 교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으로 세 가지를 질문하게 된다.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왜 가르쳐야 하는가?’이다. 수업의 방향이 학생배움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우리는 학생을 주체로 수업에 대해 세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학생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학생은 어떻게 배울 수 있는가?’, ‘학생은 왜 배워야 하는가?’이다. ‘무엇을’에 해당하는 것은 교육과정이다. 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결정하여 제시하는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지역 실정에 맞는 기준과 학생배움중심으로 이를 반영하여 학교구성원들이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인 학교수준의 교육과정이 설계된다. 학교수준의 교육과정은 교사의 개별 평가권과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다양한 자율권과 재량권이 반영되어 교사교육과정으로 설계된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교육과정성취기준이다. 교수·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알아야 하는 지식’, 혹은 할 수 있어야 하는 기능, 그리고 갖추어야 하는 태도를 구체적으로 기술하여 배움의 도달점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학생의 배움 결과는 어떻게 그려지게 될지, 도달 기준을 알려주는 지점은 어디인지, 그래서 수업목표는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수업이 그려지게 된다.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문학 수업 설계 과정 ●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수업을 그리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이하 성취기준)은 번호로 내용을 설명한다. [9국05-01]에서 ‘9’는 중학교 최종학년을 의미하고, ‘05’는 국어영역 중 문학영역임을 표시한다(01은 듣기·말하기, 02는 읽기, 03은 쓰기, 04는 문법, 05는 문학) 성취기준의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성취기준 분석을 통해 수업은 심미적 인식에 대한 개념과 심미적 체험의 의미를 지적으로 파악하고, 소통 활동으로서 문학작품을 분석하고, 이를 적용하여 자신의 심미적 인식을 체험으로 공유할 수 있는 생산적인 문학활동을 하게 된다. [PART VIEW] ● 교과협의회에서 교과교육과정을 구성하다 성취기준을 준거로 학습요소와 평가요소, 평가방법 등에 대해 분석한 후 시기와 차시를 고려하여 수업을 구성한다. 이는 교과협의회를 통해 공동의 협의를 하면서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된다. 교사 교육과정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 학년협의회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다 교과협의회에서 협의된 학습요소와 평가요소를 공유할 수 있는 학년협의회를 거친다. 동학년 교과를 지도하는 교사들이 모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울 것인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가운데, 공통의 주제를 이끌어 내기도 하고, 중심 교과와 뒷받침 교과로 구성하여 학습의 중복이나 평가의 중복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협의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교과교육과정과 교육과정 재구성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 평가 기반 수업을 설계하다 성취기준을 학습목표로 제시하고, 평가계획을 먼저 구상하게 되면 수업과정 등이 자연스럽게 설계된다. 평가 기반 역행설계는 학생의 도달점을 목표로 삼고, 평가를 통해 배움에 대한 도달 정도를 측정하는 증거 자료를 얻는다. 수업이 곧 평가가 이루어지는 과정의 결합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평가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인 학생 행동으로 제시한다. 이에 대한 근거는 행동적 교수목표의 종류를 참고하기도 하였다.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문학수업 운영 학생에게 기대하는 목표는 심미적 체험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시 쓰기 능력의 향상이다. 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수업은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여 블렌디드수업으로 운영하였다. 먼저 원격수업에서 지식에 대한 인식을 키웠다. 심미적 인식에 대한 개념과 심미적 체험에 대한 이해를 하고, 학생의 도달 정도에 따라 반복수업과 피드백을 하였다. 그리고 등교수업에서는 기능을 중심으로 적용학습을 실시하였다. 시를 분석하여 시인의 심미적 체험을 간접 경험하게 하고, ‘도시’에 대한 심미적 인식을 체험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 쓰기와 영상시를 제작하기로 운영하였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심미적 인식에 대한 개념 이해하기 → 심미적 체험 및 피드백 주기 →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문학작품 분석하기 →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시 쓰기 → 다양한 문학활동으로 영상시 제작 및 발표하기 ● 심미적 인식에 대한 개념 이해하기 원격수업에서 학생의 생활 주변에서 ‘아름다움’의 관점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해 탐구하도록 하였다. 사진과 함께 대상이 갖는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하였다. 결과물은 자연경관이 아름답다에 집중되었고, 다양한 가치를 인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반복학습으로 환기한 결과 학생들은 다양한 대상에서 심미적 체험을 하였고, 자신이 바라보거나 겪은 체험 속에서 아름다움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었다. ● 문학작품을 읽고 심미적 체험하기 등교수업에서는 원격수업에서 익힌 개념과 탐구를 통해 얻은 심미적 체험에 대해 문학작품을 읽고 분석하는 활동으로 진행하였다. 다섯 편의 시(스며드는 것/안도현, 맹인부부 가수/정호승, 첫사랑/고재종, 갈림길/신형건, 담쟁이/도종환)를 제공하고, 이를 옮겨 적거나 자료를 붙이게 한 후 관찰한 내용과 표현 등을 살펴보면서 심미적 체험을 공유하였다. ●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문학활동하기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문학활동은 시 쓰기이다. 하나, 자신의 심미적 체험에 대해 정리한다. 바라본 대상, 대상의 특징, 대상에게서 발견한 가치 등을 정리한다. 둘, 학생은 시인으로서 전달하려는 의도 즉, 주제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효과적 표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자신이 전달하려는 의도를 어떤 표현방식을 활용하여 표현할 때 효과적인가를 생각할 때 1학년에서 배운 비유와 상징, 2학년 때 배운 개성있는 표현을 상기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셋, 형상화의 의미를 설명하고, 단순히 자신의 체험을 설명하거나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시적 형상화에 초점을 맞추어 시를 쓸 수 있도록 한다. 이제 학생들은 자신의 인식과 체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표현을 활용하여 시를 씀으로써 자기 삶의 모습을 관찰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표현을 활용하여 생산하는 문학활동을 경험하게 된다. 넷, 시를 쓴 후 친구들과 돌려 읽고, 점검한 후 수정할 수 있도록 한다. 모둠을 구성하여 친구의 시 중에서 ‘도시에 대한 아름다움’을 잘 드러낸 시를 선택하고 함께 영상시로 제작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의 심미적 인식을 키울 수 있었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통합 수업으로 확대 ● 교육과정 재구성의 이해 교육과정 재구성이란 교사가 국가수준 교육과정 또는 지역수준 교육과정, 학교수준 교육과정을 교사 자신만의 교육과정으로 구성해 가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즉, 교사가 스스로 전문성에 기초해 주어진 교육과정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교육계획 및 교과서의 재조직화·수정·보완·통합하는 등의 활동을 의미한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가르치는 내용의 순서에 변화를 주거나, 주제를 정하고 각 교과의 공통된 내용을 취합하여 새로운 과정을 구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일부 내용에 더 혹은 덜 비중을 두고 가르치는 것으로 프로젝트 학습과 연계하여 단원이나 교과를 초월해 가르칠 수도 있다. ● 심미적 체험을 통합수업으로 확대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문학활동을 하는 이 수업은 교과 간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통합수업으로 설계하였다. 교과 간 지적 이해에 대한 통합뿐만 아니라 연계성을 살려 다양한 교과 전문지식을 학생 스스로 결합하고 연결하여 융합적 사고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교사는 학교와 학생 상황 맥락을 반영하여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실현하고, 학생은 배움을 삶에 적용해 보고 공동체적 삶에 대한 심미적 인식을 키우고자 하였다. ● 배움을 배우다 우리는 늘 수업에 목마르다. 누군가의 수업이 내 수업의 근간이 되기도 하고, 내 수업이 다른 교사에게 희망이 되기도 한다. 교사에게는 교사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잘하는 수업에서 잘 나누는 수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교원학습공동체나 교사단 활동을 통해 나눈 수업은 다시 학교로 돌아와 우리 학교를 발전시키고, 나를 변화시킨다. 그래서 수업은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살아있기에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면서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 누군가는 교사이며, 학생이며 그리고 우리 공동체라 볼 수 있다. 지금도 누군가의 밤은 수업으로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
학교도서관을 채우고 있는 가장 큰 정보원은 책이다. 책은 종이 대신 양피지를 쓰던 시절부터 형태만 바꾸어 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전통의 정보원이다. 그러나 이 ‘전통의 강호’가 자꾸만 다른 정보원에게 밀리고 있다. 학생들은 스스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거나 여가를 보내야 할 때 책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알고 있다. 3년 전, 교원평가 때 학생들이 쓴 주관식 항목에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세요’라는 답변을 보았다. 학생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알고, 그 이유가 납득할만한 것이라면 스스로 책을 찾아 읽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5학년 1학기 국어과목 독서단원과 연계하여 도서관의 역할과 한국십진분류법(KDC),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수업을 계획하였다. 수업 준비 2020학년도 1학기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전면 원격수업을 실시하였다. 따라서 e학습터에 영상을 제작하여 올리고, 과제를 제시하는 형태의 수업을 계획하였다. 또한 우리 학교의 경우 사서교사 수업이 1학기에는 전체 학년에 2차시씩 배정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짧게 수업을 구성했다. 수업영상은 PPT에 소리를 녹음하여 제작하였다. 독서자료의 경우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스캔하고, 내용을 직접 읽고 녹음하여 영상에 넣었다. 학생들과 직접 대면할 수 없기 때문에 과제 역시 구글폼을 활용하여 수업내용을 상기시킬 수 있는 퀴즈를 풀어보고,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써서 제출하는 형태로 제시하기로 하였다. 수업 전개 ● 수업의 구성 차시별 수업내용 ● 1차시 1차시는 도서관의 역할과 한국십진분류법(KDC)의 10가지 주제 분야에 대해 알아보았다. 학생들이 흔히 도서관은 책을 읽거나 빌리는 곳으로만 생각한다. 책 역시 문학으로 한정 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먼저 책과 도서관을 정의하였다. 그다음 한국십진분류법(KDC)을 사용하는 이유와 10가지 주제 분야에 대해 알아보았다. 책과 도서관을 정의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두 가지이다. 첫째, 초등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말로 나타내는 것이다. 둘째, 학습독서의 측면에서 책과 도서관을 나타내는 것이다. 책이 단순히 문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비문학도 포함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도서관은 책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원을 다루고 있으며 책도 정보원의 한 종류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러한 고민의 과정을 거쳐 내린 정의들은 다음과 같다. [PART VIEW] 책은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적은 것’이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에는 작가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알려주고 싶은 지식 등이 있다. 또한 작가는 자기 생각과 주장,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알려주고 싶은 지식을 글로 써서 사람들에게 알려주지만 글 대신 다른 방법으로 전달할 수도 있다. 같은 내용도 종이로 인쇄하여 엮으면 책으로 만들 수도 있고,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할 수도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도서관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내가 알고 싶은 것을 스스로 알아보는 곳’이다. 책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내가 알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아보고, 정리하여 배우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다. 과거에는 무조건 글과 그림을 종이에 인쇄하여 책으로 만들어야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었기에 도서관에 책을 모아두고 필요한 사람들이 알고 싶은 내용을 찾아 배우도록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전자자료를 활용하여 원하는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에 더욱 범위가 넓은 정보원을 도서관에서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자료실, 영상 자료실 등을 구비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앞에서 제시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도서관에서는 쉽게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같은 분야끼리 책을 모아두었다. 그리고 같은 분야끼리 책을 모아두는 규칙이 바로 한국십진분류법(KDC)이라고 설명한 후, 학생들에게 한국십진분류법(KDC)의 10가지 주제를 소개하고, 청구기호의 구성을 안내하였다. 이를 통해 도서관에서 스스로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배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수업을 마친 후, 도서관에 있는 책 2권을 활용하여 주제 분야를 맞추는 퀴즈를 제시하였다. ● 2차시 2차시는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책을 읽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먼저 1차시에서 다뤘던 한국십진분류법(KDC)의 10가지 주제 분야와 도서관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본 뒤, 본 수업에 들어갔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은 유은실 작가의 장편동화로 주인공 비읍이가 삐삐 롱스타킹을 시작으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책을 하나씩 읽으며 책을 통해 위로받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동화다. 2차시에서는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중 18~33쪽을 스캔하여 읽어주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두 가지를 제시하였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중 첫 번째는 상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27~28쪽의 내용을 아래 사진과 같이 제시하며 주인공이 책을 읽고, 상상하면서 행복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그리고 상상력을 기르면 행복한 마음도 가질 수 있지만, 창의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두 번째는 다른 사람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유튜브에 있는 영상 중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북튜브)라는 영상을 제시하였다. 시간 관계상 직접 보여주지는 못하였지만, 해당 영상 댓글 중 ‘나는 요즘 TV를 안 본다. 유튜브가 재미있다’라는 영상의 주제와 관계없는 댓글을 보여주었다. 그 후 1차시에서 책을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적은 것’으로 정의한 것을 언급하며 책을 읽으면 작가가 하는 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스스로 공부를 하거나 새로운 물건을 구입하여 설명서를 읽을 때, 뉴스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때,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도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또한 수업 후 함께 읽었던 책에 관련된 간단한 퀴즈와 학생들이 각자 생각하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구글폼에 작성해보도록 하였다. ● 수업 중 활용한 자료 수업 마무리 해당 단원의 목표가 도서관에서 원하는 주제 분야의 책을 직접 찾아보는 것이기에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도서관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게 된 점이 가장 아쉬웠다. 대신 학생들 스스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고, 향후 지속적인 독서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도서관 역할을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곳이 아닌 스스로 학습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확장시킬 수 있었다. 학생들이 정보요구가 생겼을 때, 학교도서관을 활용하여 원하는 정보를 찾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학교도서관에서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고, 종합하여 활용하는 정보활용능력을 기를 수 있는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01 처음 교회에 나오게 된 사람이 목사님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사람이었다. “목사님, 기도하며 담배를 피워도 됩니까?” 목사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자 그 초보 신자는 이렇게 묻는다. “그러면 담배를 피우는 중에, 기도를 해도 됩니까?” 목사님이 잠시 생각하다가 그에게 되물었다. “꼭 그렇게라도 기도해야 할 사정이 있었나요?” 두 번째 물음 앞에서 목사님은 기도의 형식을 뒤로 물리고, 기도 내용의 진정성과, 그렇게 간구하는 심령의 갈급함을 먼저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나라면 어떤 대답을 주고 싶은가. 교회의 규범을 오래 지켜 온 사람에서부터 자유주의 무신론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기독교인이라면 아마도 이렇게 모범답안을 말해 줄 것이다. “기도는 경건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신을 믿고 받드는 마음을 바탕으로 뉘우침과 다짐과 기원이 간절해야 합니다. 이런 마음에 합당한 몸가짐으로 기도하세요.” 근본 원리인 셈이다. 굳이 따져본다면, ‘신을 믿고 받드는 마음’은 기도의 바탕이다. ‘뉘우침과 다짐과 기원’은 기도의 내용에 속한다. ‘몸가짐과 자세’는 기도의 형식에 속한다. 내용과 형식이 서로에게 잘 녹아 들어가서 ‘경건’을 빚어낼 것이다. 우리가 두 번째 물음(“담배를 피우는 중에, 기도를 해도 됩니까?”)에 대해서 마음을 쓰는 것은, 그 기도 내용에 모종의 진정성이 있음을 헤아리기 때문이 아닐까. 어떤 기도를 올리려 하기에, 얼마나 간절하고 갈급한 기도이기에, 담배 피우는 시간에도 마음은 기도로 향한단 말인가. 새삼 기도는 내용이 중요함을 의식한다. 그런가 하면, 기도의 경건은 그 형식이 반듯한 데서 온다. 이를 굳게 믿는 사람들은 두 번째 물음은 꺼낼 수도 없는 물음이라 말한다. 기도에 어찌 담배가 끼어든단 말인가. 그런 기도에 무슨 경건함이 있겠는가. 형식이 망가진 기도는 이미 기도가 아니다. 기도는 형식이 중요함을 앞세운다. 이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기도의 ‘내용’과 ‘형식’이 파워 게임(Power Game)이라도 하는 건가. 세상 모든 일에 내용과 형식은 나란히 가는 듯하면서도, 서로 내가 먼저라고 다툰다. 물론 내용과 형식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서로 모순된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이 갖는 ‘마음의 경향(Tendency of Mind)’이 그런 다툼을 이끄는 것이리라. ‘내용을 중시하려는 마음의 경향’과 ‘형식을 중시하려는 마음의 경향’이 부딪치는 것이다. 마음의 경향이란 일단 굳어지면, 마치 무슨 이념과도 같은 작용을 한다. 그래서 형식 경향성이 강한 사람을 가리켜 ‘형식주의자(Formalist)’로 부르기도 하고, 또 그 대척에 있는 사람한테는 ‘실용주의자(Pragmatist)’ 또는 ‘실존적 행동주의자(Exisistential Activist)’ 등의 라벨을 붙여 주기도 한다. 물론 이런 ‘마음의 경향’은 내 안에서도 일정치 않다. 나 자신도 때로는 형식주의자가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때에는 실용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02 영화 ‘천일의 앤(Anne of the thousand days)’의 끝 장면은 충격적이다. 헨리 8세가 지배하는 궁정을 배경으로, 왕의 탐욕과 끝없는 바람기가 휘몰아가는 음모의 소용돌이에서 죽음으로 내몰리는, 자아가 강한 왕비 앤(Anne)의 처형이 바로 이 영화의 끝 장면이다. 그 처형은 참수의 형식으로 집행한다. 이 영화는 이 장면이 없으면 주제의 깊이를 확보할 수 없다. 긴 여운의 묘미도 느낄 수 없다. 영화는 참수형의 의식을 담담하고 건조한 톤으로 세세하게 보여 준다. 형이 집행되는 전후, 특히 선혈을 뿌린 뒷자리의 모습도 침착하게 보여 준다. 왜 참수형일까. 헨리 8세에게 버려진, 비운의 왕비 앤에게 덮어씌운 죄는 불충과 반역죄, 근친상간의 죄 등이다. 이 죄에 내려진 벌의 내용은 ‘사형’이다. 그 벌의 형식은 칼로 목을 자르는 참수형이다. 집행자는 한칼에 목을 잘라야 한다. 참수하기 전에 사제의 기도도 있고, 집행관의 선언도 있고, 죄수의 최후 진술도 있다. 그리고 처형의 뒷자리를 수습하는 의식도 있다. 이 모두가 참수라는 벌의 형식에 해당한다. 참수라는 형식을 취한 데는 그 나름의 문화적 의미와 이전의 형벌 전통이 가담하고 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에서는 참수형을 가장 명예로운 죽음의 형태로 여겼다고 한다. 이로부터 유럽 국가들은 귀족과 왕족을 처형할 때 참수의 형식을 써왔다. 그러나 경멸과 모욕의 상징으로 참수형을 행하는 지역이나 문화도 많다. 참수라는 형식은 문명세계에서는 사라졌다. 이슬람 문화권의 일부에서는 아직도 공식적인 처형의 형식으로 남아 있다. 동서고금에 수많은 처형의 형식이 있었다. 사형 집행이 갖는 사회적·정치적 상징은 ‘처형의 형식’을 통해서 드러난다. 사형 집행에 투사되는 지배적 가치도 ‘처형의 형식’을 통해서 드러난다. 종교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하고, 마녀사냥의 이름으로 행했던 중세 유럽의 ‘화형’이라는 벌은 어떠했는가. 신에게 고하는 형식, 신을 대리한 처벌의 형식이었다. 따라서 엄청난 제의(祭儀. ritual)의 형식을 빌리지 않았던가. 오늘날 형식 요소가 강한 공동체 행동들은 고대의 제의에 그 원형에 닿아 있다. 형식이란 이렇듯 그 역할이 동적이다. 한 사회가 그 기본 가치를 표현하고 보존하고 싶을 때, 그 가치들을 제의 안에 둔다는 것을 우리는 인류학을 통해서 안다(Milgrom, 2004/김근주, ‘레위기’, 2021, p.23, 재인용). 고대나 중세의 제의는 제사의 의식에 집중되었지만, 현대사회는 현대인의 모든 생활 안에 제의 요소가 들어와, 어떤 형식으로 작동한다. 출생·잔치·입학·승진·싸움·소통·화해·투병·연애·결혼·성공·죽음 등등 이 모든 생활 내용에 형식이 관여한다.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작동하는 ‘통과 제의’는 더 복잡해졌다. 우리는 그런 삶의 형식들에 이끌려 산다. 눈에 보이는 형식은 사라지는 것 같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내적 형식’은 점점 더 정교해진다. 고리타분한 옛날의 형식들을 다 몰아내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형식을 해체하는 형식이 새롭게 자리 잡는다. 주례를 두지 않는 결혼식을 치르면 형식을 배격한 결혼식을 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주례를 몰아낸 결혼식 자리에 새로운 형식이 어느새 들어와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새로운 결혼의 내용을 불러올 것이다. 자녀들과 함께 자유롭게 가족여행을 하지만, 그 안에서 자녀교육의 내적 형식이 작동한다. 봉건적 분위기의 가정교육 형식을 몰아낸 자리에 이런 형식의 가정교육이 들어오는 것이다. 03 “내용이 중요합니까? 형식이 중요합니까?” 내 주변에 가볍게 물어보았다. 대개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실질이 중요하지, 형식에 얽매이면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하고 부연하기도 한다. 형식이 중요하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젊을수록 그러하다. ‘형식’ 자체가 원래 그런 부정적 뜻을 가진 말일까. 이 형식이란 말을 ‘허례허식’ 같은 부정적 의미 맥락으로 쓰는 사람도 많다. 연배가 든 사람들 가운데 간혹 “살아보니 형식이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하고 말하는 분을 드물게 만난다. 이분법적 선택을 요구하는 질문이 대개 그러하지만, 나는 이런 질문에 무어라 답을 하기가 어렵다. 내용이든 형식이든 어느 한 편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순간, 나의 답은 나의 인식에 반하는, 불충분하기 짝이 없는 답이 된다. 형식과 내용이 서로에게 작용함으로써, 하나의 전체상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것이라 믿는 나의 인식은 어디에도 반영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이분법적 선택을 요구하는 심층에는 폭력적인 요소가 있다. 형식에 대한 인식은 근대에 들어 예술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려는 데서 일어났다. 예술, 특히 문학을 문학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려는 학자들이 문학의 ‘형식’에 관심을 쏟는 데서 발생하였다. 이런 관심은 1910년대 러시아 언어학자들을 중심으로 일어났는데, 문학의 형식으로 작동하는 여러 가지 기법(craft)들을 주목하였다. 그리고 문학예술이 현실의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기’의 형식으로 드러내는 데서 문학성이 발현된다고 주장하였다. ‘형식주의자’라는 말은 문학의 내용과 이념에 가치를 두던 당시 주류 문학가들이 형식 연구자들을 낮추어 보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문학의 예술성이 생겨나는 기제를 형식의 작동에서 보려는 형식주의자들의 노력은 뒤에 제대로 평가받았다. 문학 내용 연구를 포함한 문학 연구의 발전이 형식주의자들의 도움을 입은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형식주의자를 폄하의 뜻으로 쓰는 사람은 지금은 없다. 형식을 겉치레 모양새 정도로 이해할 것인가. 형식을 외적 꾸밈의 장치로만 이해하는 것은 형식의 본질을 너무 모르는 것이다. 형식은 내용을 담아내어 옮기고, 내용을 견인하고 쇄신하는 힘을 가진다. 형식은 내용을 재탄생시키는 숨은 메커니즘이다. 형식은 운명을 재구성하게 하는 알고리즘으로 이해할 법도 하다. 보이는 형식만이 전부가 아니다. 형식은 숨어 있다. 숨은 형식이 살아 있는 형식이다. 그러하다면 내 삶의 형식은 무엇인가. 내 앞에 놓인 내 운명의 형식은 무엇인가.
지난 일 년, 코로나 거리두기로 봄 꽃맞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가 피는 나의 살던 고향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꽃 타령이나 할 때가 아니지요. 지난 일 년, 코로나로 인하여 전 세계 89%의 학생이 학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였다고 UN이 보고하였습니다. 유니세프(UNICEF)에 의하면 아동 1억7천만 명은 지난 일 년 내내 아예 등교하지 못했고, 추가 2억 명이 거의 등교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유네스코(UNESCO)는 앞으로 2천3백만 학생이 영구적 학업중단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한국 학교현장도 무척 혼란스러웠고 힘들었습니다. 미숙하거나 아쉽게 대처한 면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 세계 학교상황에 비교하면 한국은 비대면 온라인교육으로 매우 잘 대처했습니다. 인터넷과 컴퓨터, 모니터 등 ICT 교육 인프라를 전국 모든 교실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구축해놓은 덕을 이번 코로나 사태에 톡톡히 봤습니다. 모니터 안으로 들어간 교육 우리는 이미 수업내용을 컴퓨터 모니터 안에 넣어서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데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학생과 선생님마저 다 함께 모니터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린 것뿐입니다. 그래서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으로도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을요. 더 확실히 알게 된 것도 있습니다. 온라인으로는 훌륭한 수업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요. 하면 할수록 뭔가 아쉽고 미진하고 허전합니다. 우리가 아직 비대면수업에 익숙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익숙해져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아니지요. 저는 아예 익숙해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예전 상태로 돌아가고 싶은 타성이 발동되어서가 아닙니다. 단지 온라인수업을 준비하는 게 힘들어서도 아닙니다. 실은 예전에도 수업이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여기저기 생기고, 마음에 상처를 받는 일도 간간이 벌어졌었지요. 그래도 저는 면대면 수업을 하던 때가 좋습니다. 명함사진처럼 네모 칸에 들어간 학생의 상체만 보이는 게 아니라 몸 전체가 보입니다. 학생 개개인의 모습만이 아니라 학생들끼리 어울릴 때의 모습도 지켜볼 수 있습니다. 면대면 수업이란 단지 얼굴을 서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공간에 함께 머무는 체험입니다. 시큼한 땀내를 맡게 되고, 삐걱거리는 책상과 걸상 소리가 들리고, 탁한 실내 공기도 느껴집니다. 면대면 수업시간에는 소통이 동시다발이고 쌍방향입니다. 주로 교사가 말을 하더라도 매 순간 학생들도 교사에게 소통합니다. 비록 비구어적이지만 학생들은 지루함, 지겨움, 혼란스러움도 전달해주고 재미남, 신기함, 자신감도 표정으로 나타냅니다. 얼굴 표정만이 아니라 자세와 제스처도 표정입니다. 배고플 때 표정은 배 아플 때 표정과 다릅니다. 짝꿍이 좋거나 싫다는 속마음도 알려줍니다. 표정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 존재합니다. 표정은 자신의 마음을 타인에게 알려주는 근본적인 소통방식입니다. 교육이란 마음을 움직이는 것 면대면에서는 확실한 오감만이 아니라 희미한 육감마저 느껴집니다. 온몸과 마음과 정신을 통해서 학생과 교사 사이에 교감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감정적 교류가 많이 차단된 온라인수업에 결정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감동이 있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감동 없는 수업을 훌륭한 수업이라고 말하기 어렵지요. 교육이란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학생의 마음을 얻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학생의 마음을 만날 때에 드디어 우리는 교사가 아니라 스승이 됩니다. 저는 다 함께 한 현실공간에 모여 그 여리고 선한 마음속을 만났던 때가 그립습니다. 카네이션꽃도 그립습니다. 나의 살던 교실은 꿈꾸는 마음…,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그러나 마냥 예전으로 되돌아갈 날만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언제 코로나가 종식되어 교육현장이 안정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날이 오더라도 예전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분명 많은 것이 변할 것이고 새로운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저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OECD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교사의 ICT 기술력과 문제해결능력이 세계 최고입니다. 대학 졸업한 성인그룹보다 교사그룹의 역량이 훨씬 높은 유일한 나라이기도 합니다(사실 대부분의 OECD 국가는 반대로 교사그룹이 일반그룹보다 못합니다). 한국에는 위기대처능력이 우수한 인재풀이 학교에 모여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한국이 또다시 비상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한민국 교사를 믿기 때문입니다.
2008년 3월 제주교육대학교와 제주대학교가 통합하여 통합 제주대학교가 출범하였고, 그 당시 필자는 제주대학교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 후 전주교육대학교로 자리를 옮기자 주변의 지인들은 “어떻게 통합하는 곳만 찾아가냐?”라는 우스갯소리를 종종 하곤 하였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이후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관한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와 학령기 아동 감소 추세가 두드러지고, 국가교육회의에서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였다. 그리고 지난 3월 말 부산교육대학교가 부산대학교와의 통합을 위한 MOU 체결을 가결함에 따라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대한 논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부산교육대학교의 재학생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사이트에 ‘학생들의 의견을 묵살·묵인한 채 통보 및 추진되는 부산교대-부산대 통합 진행을 고발’하는 청원 글을 올리고 서명을 받고 있으며, 동문 및 상당수의 교수도 통합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전국교육대학교 교수협의회 연합회에서도 부산교육대학교와 부산대학교 간의 통합 관련 MOU 체결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물론 필자가 부산교육대학교의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부산교육대학교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짧은 시간을 두고 급진적으로 통합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주요 당사자 중의 하나인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추진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부산교육대학교의 재학생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현재 상황은 통합의 정당성 및 투명성에 큰 의문이 제기된다. 제주교대-제주대 통폐합이 남긴 것 앞서 잠시 언급한 것과 같이,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관한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00년대 후반 제주교육대학교와 제주대학교의 통합이 이루어졌고(물론, 총장 선출 문제로 인한 장기간의 총장 부재 및 관선 총장 임용을 통해 추진된 제주교육대학교의 경우는 이번 부산교육대학교의 상황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그 이전부터 교육대학교의 개편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안되어 왔었다. 그 대표적인 방안들은 거점 국립대학과 통폐합, 국립 사범대와의 통합을 통한 종합교원양성대학으로의 개편, 교육대학 간 권역별 통폐합, 교육전문대학원으로의 개편 등이 있다. 이들 방안 중 현재 국가교육회의 등에서 강조하고 있는 초·중등교육의 연계성을 고려한다면 국립 사범대와의 통합을 통한 종합교원양성대학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가장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범대 구성원들의 반대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방안 중 교육대학교를 거점국립대학교로 통합시켜 초등과 중등교사를 양성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대학교 통폐합 사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체제라는 것이다. 즉,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별도의 초등교사 양성기관인 교육대학교를 설치하고, 교사를 양성하는 나라는 전 세계를 통틀어 거의 살펴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논리이다. 이는 아주 어처구니가 없는 논리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대학교는 다른 나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명감과 목적의식을 가진 질 높은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좋은 제도를 다른 나라에서 벤치마킹하는 것이 정상이지, 다른 나라에서 하지 않는다고 잘 운영되고 효과가 좋은 제도를 폐지하자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한국 초등교원 양성 시스템은 독보적 존재 둘째, 학령기 아동의 감소에 따라 교육대학교의 정원 축소 및 초·중등학교 간의 연계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초등학교 상황을 잘 모르는 외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주장은 상당히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 주장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학령기 아동이 감소하기 때문에 교육대학교의 정원 축소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산술적인 계산에 기초한 주장에 불과하다. OECD(2020) 교육지표에 따르면, OECD 국가의 학급당 학생 수는 21명, 유럽연합은 20명, 우리나라는 23명으로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에 미치지도 못하고 있다. 물론 2~3년 전 자료에 근거한 비교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은 보다 개선되어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지만, 선진국들과의 격차 완화 및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교사 정원 및 교대 정원 감축이 아니라 아직 더 많은 충원 및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학령기 아동 감소를 내세운 주장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초등학교의 ‘학년과 학급’의 형태이다. 물론 학령기 아동이 줄어들고 있고, 이로 인해 특히 농산어촌의 경우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생이 60명이라고 해서 교사를 3명만 배치할 수는 없는 것이 초등학교의 현실이다. 소규모 초등학교라도 최소한 학년에 따라 1학급, 그리고 그 학급에 학생 수가 5~6명에 불과하더라도 교사 1명이 배치되어야 한다. 심지어는 한 개 학년에 학생이 1명만 있는 경우에도 한 개 학급으로 교사 1명이 배치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초등학교 학령기 아동이 감소한다는 것은 초등학교 교사 감축 및 교대 정원 축소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학령기 아동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단순한 산술적인 논리로 교육대학교의 학생 정원과 교사 수를 줄이자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못한 논리이다. 오히려 학령기 아동 감소라는 상황을 정원 감축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교육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즉,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학급당 학생수의 감소를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예비교사의 교육역량, 특히 수업역량과 생활지도역량을 혁신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계층 배경·학력 수준·문화적 배경·장애 정도 등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자신에게 필요한 학습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최고의 교육환경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선진국 실현이라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박철희 외, 2020). 셋째, 초·중등학교의 연계 강화라는 주장도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연계’의 목적이 무엇인가 의문이 든다. 지금 언급되고 있는 사항들을 종합해보면,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교사를 사범대학에서도 양성하겠다는 것이 ‘연계’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5~6학년 교사를 사범대학에서 양성하는 것이 과연 연계에 해당하는 것일까? 이것은 현재 엄청난 적체 상태에 있는 중등교사 양성과정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즉, 중등교사 양성체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대학교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연계를 위한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을 주장하기에 앞서 사범대학의 정원, 교직과정 이수 학생 정원 및 교육대학원 양성 정원을 대폭 감축시키는 등 현재 자격증 과잉 양산 상태에 있는 중등교사 양성기관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지금 언급되고 있는 ‘연계’ 방안은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이 아닌 교사자격증 체제의 개편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 물론 자격증 체제의 개편도 위에서 언급한 중등교사 양성체제의 문제점이 해결된 이후에야 추진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만약 현재 상태에서 추진된다면, 이 역시 교육대학교를 희생양으로 삼아 중등교사 양성체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연계’ 방안이 실현된다면 과잉 공급되고 있는 중등교사 양성체제의 문제가 초등교사 양성체제로 전이·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 결과 초·중등교사 양성 대학이 모두 제 기능을 못 하게 될 수 있다(박철희 외, 2020). 교육적 논리로 교원양성체제 개편 접근해야 물론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교사 양성체제가 문제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교사 양성을 담당하는 교육대학교의 규모가 영세하고, 이로 인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교사 양성체제와 교육대학교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상쇄시킬 수 있는 상당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근현대사만큼이나 굴곡이 심한 초등교원 수요에 공급을 맞추기 위해 입학정원의 지속적 감축 등 적지 않은 노력과 희생을 해왔다. 그 결과 교원의 양성과 임용이 긴밀하게 연계성을 지니는 효율적인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노력이 토대가 되어 현행 교육대학교들은 사범대학과 달리 목적 대학으로서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되고 있다. 양성과 임용이 연계됨에 따라 우수 학생들이 입학하여 목적형 교사양성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우수한 초등학교 교사를 배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입 → 과정 → 산출’로 이어지는 시스템의 기능 적합성이 높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박철희 외, 2020).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교사 양성체제가 상당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인지·인식·인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적인 측면이나 단순히 현재의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이 아니라 교육자들이라면 예전부터 들어 왔던 말 즉, ‘교육 본연의 목적과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교사양성체제 개편 및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학교구성원 모두가 예측하고 대응하기조차 버거운 한해였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긴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학교는 100년 남짓한 짧은 공교육 역사에서 비대면 온라인수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주했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학교교육의 또 다른 영역으로 정착을 시도하고 있다. EBS와 KERIS는 온라인클래스 서비스 구축을 통해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고군분투했고, 학교 선생님들은 교직 생애 처음 맞이하는 온라인학습에 적응하기 위해 자발적인 연구를 통해 학교를 움직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재난상황에서 학교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교육 주체들의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교육부도 지난해 9월부터 GS ITM을 온라인수업 플랫폼(LMS) 개발자로 선정하고 5개월의 개발 기간 3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EBS 온라인클래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2021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당초 개발 목표와 달리 3월부터 접속 불안과 보안성 문제가 발생하며 졸속 개발로 현장의 혼란만 초래했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수업 플랫폼 개발을 맡은 GS ITM은 지주회사인 GS그룹 내 기업자원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 ERP)시스템 개발 업체로 대규모 공공 서비스 구축 경험은 물론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LMS) 구축 경험도 거의 없어 개발 초기단계부터 서비스 장애는 예견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완성도 떨어지는 학교현장의 플랫폼들 일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같은 해외 기업이 주도하는 온라인수업 플랫폼의 주도권을 탈환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자체 플랫폼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시스템과 플랫폼의 국산화가 시급한 과제라면 도입한 지 20년이 지난 나이스 시스템은 왜 보안패치 종료를 앞둔 익스플로러 플랫폼을 벗어나지 않고 있을까? 그리고 학생들의 수업권이 우선인지, 에듀테크 플랫폼 시장 주도권이 우선인지 질문을 한다면 설익은 플랫폼이라도 빨리 개발해서 현장에 적용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학교현장에 완성도가 떨어지는 플랫폼을 적용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0년 나이스 시스템부터 2020년 K-에듀파인 서비스를 거쳐 2021년 EBS 온라인클래스에 이르기까지 학교현장은 완성도가 떨어지는 서비스로 인한 학교행정과 교육과정의 마비를 거듭해서 경험했다. 각 시·도교육청은 이미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부터 상용클라우드 라이센스를 구입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온라인수업도 이미 제공되는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 확장과 현장지원만으로 충분했다. 이렇듯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검증된 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단기 개발 기간과 최저가 개발 예산으로 만들어진 온라인수업 플랫폼은 계획 단계부터 실패가 예고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온라인 협업 플랫폼 개발 경험이 부족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기업들이 진입하며 학교현장은 거대한 온라인수업 관련 사업의 박람회장이 되었다. 게다가 정부의 디지털뉴딜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학교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학교 무선인터넷 사업과 중복되며 이는 학교교육과정 운영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일선 교사들은 학생들이 등교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모든 교실에 무선 AP를 설치해서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난감해 했다. 꼭 필요한 기자재와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지원은 인색하고, 학교현장이 필요로 하는 자원이 무엇인지 의견을 제대로 수렵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부와 EBS, 각 시·도교육청, IT 관련 교과연구회, 단위학교는 각자도생 방식으로 온라인수업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홍보하며 플랫폼을 분산시켰고, 이러한 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교사에게 돌아갔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온라인수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기존에 지역교육청을 통해 제공되는 상용 클라우드 플랫폼을 도입했다.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일주일간 연수를 진행했으며, 전역관리자는 학생의 아이디를 개인정보가 아닌 학번으로 일괄 생성했다. 각 교실에 학생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모니터링용·학습콘텐츠를 공유하는 용도로 듀얼 모니터를 설치했으며 4,000필압 이상을 지원하는 필기용 태블렛과 강의용 마이크를 지급했다. 에듀테크 기업 이익에 휘둘려선 안 돼 온라인수업 초기 다소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저학년부터 고학년 학생에 이르기까지 큰 시행착오 없이 온라인수업에 적응했으며, 학년말 교육과정 운영 설문결과 학생과 학부모 모두 80%에 이르는 만족도를 보였다. 세계적인 위기상황에서 배움이 멈추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믿음을 심어준 원동력은 가장 검증되고 완성도가 높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자원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수업 플랫폼에 있다. 그 선택 기준은 현재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어서도 아니고, 특정 교과연구회가 추천해서도 아니며, 철저하게 학생과 교사 중심에서 사용자 환경(User Interface: UI)을 비롯한 사용자 경험성(User eXperience: UX)를 분석하고 안정성·확장성·보안성·제조사의 현장 지원성을 비교한 끝에 결정한 것이다. 그 결과 2년 차를 맞는 온라인수업 상황에서 전역관리자의 별다른 유지보수 지원 없이 순항하고 있으며 일대 혼란을 겪은 인근 학교를 지원하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한 주력 온라인 플랫폼들은 개발자 몇 명을 독촉하며 야근시키면 뚝딱 만들 수 있는 단순한 제품들이 아니다.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철저히 분석하고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에게 어떠한 사용환경(User Interface:UI)과 경험(User eXprience:UX)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치밀하게 설계하고 확장성·유지보수·보안성 검증 등의 수정과정을 수없이 반복하여 만들어 낸 인문학적·공학적 산물이다. 세계 최고의 협업 플랫폼이 부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Team)와 구글의 워크스페이스(Workspace)가 단순히 실시간 수업과 수업 동영상 탑재 기능을 갖추고 전 세계 협업 플랫폼 시장을 선점했을까? 안정성과 확장성이 낮은 플랫폼의 섣부른 도입은 오히려 학교교육과정 운영의 파행과 불신을 초래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학부모·교사의 몫이 된다. 학교는 더 이상 스타트업 기업의 시행착오를 받아주거나 비전문가 또는 어설픈 전문가로 구성된 그룹의 결정을 검증 없이 적용하는 베타 테스트의 장이 아니다. 또한 낮은 품질의 기자재들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구입하며 기업의 이윤을 보장해 주는 곳도 더더욱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습패러다임의 변화는 기존에 학교가 감수해야 했던 불편과 불이익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도 필요하다. 완성도와 확장성이 높은 학습플랫폼과 최고 성능의 학습기자재를 지원해도 버거운 상황에서 학생보다 보여주기식 실적과 에듀테크 기업의 이익 중심의 정책을 되돌아봐야 한다. 또한 공공와이파이 사업의 디지털 교과서 사업 역시 미래교육의 혁명이라는 성급한 기술 낙관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학생의 신체적·인지적 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비판적 관점의 연구도 필요하다. 온라인수업 플랫폼 개발과 기자재 도입에 앞서 관계 기관은 소수의 전문가 또는 전문가를 자칭하는 비전문가 그룹의 의견 중심의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학교현장의 의견을 경청하고 철저한 분석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필요한 자원을 적재적소에 지원해야 한다. 또 시간이 걸리고 예산이 소요되더라도 안정성과 확장성이 담보된 장기적 관점의 온라인수업 플랫폼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