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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은천초등학교(교장 이경희)에서는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원격수업에 사용할 스마트기기 대여를 위해 태블릿 PC 셋팅 및 관리번호 스티커 작업을 하고 있다.
예측하지 못한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 가운데 교사는 눈앞의 온라인 교육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이런 교육계의 고통과 수고가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예측하며 노력의 방향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교육 약자는 대면 교육 필요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 교실에서 자는 아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등의 문제가 심화하면서 학교 교육에 대한 실망은 커지고 있었다. 학교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 학교 무용론으로까지 이어졌었다. 대신 가상현실과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시공의 제약을 벗어나는 교육, 인공지능 학습 멘토의 학습 지원을 통한 개인 맞춤형 개별화 학습 등 에듀테크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었다. 그런데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에듀테크가 아직 갈 길이 멀고,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으며, 교육 약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됐다. 온라인 개학 체험으로 대한민국 사회는 학교와 선생님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새롭게 깨달았다. 이번에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된 것은 온라인 학습의 효율성과 방치 학생 문제다. 그 결과 취약계층 자녀, 특수교육 대상자를 비롯한 학습장애 학생, 학습 흥미도가 낮은 학생, 기초학력 미달 학생, 초등학교 저학년 등 교육 약자들을 위해서는 아직은 에듀테크보다 대면 교육이 주가 돼야 함을 사회가 깨달았다. 학습 효율성과 교육 약자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에듀테크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울러 교사의 역할이 단순히 학습을 돕는 것이 아니라 지·덕·체를 포함한 전인교육을 돕는 것임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교사와 학생에게서 나타날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많은 교사가 온라인 시스템 활용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고, 그 가능성과 한계를 깨닫게 될 것이다. 아울러 대면 교육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게 될 것이다. 짧지만 집약적인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들은 이번 사태 후에도 에듀테크를 활용한 온라인 교육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온라인 학습을 체험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스마로그(smart+analogue)형 교육에 대한 기대와 요구도 더 커질 것이다. 교사들은 수업내용 전달과 학습만이 아니라 이의 바탕이 되는 소통과 동기 부여를 위한 수업 경영 또는 학급 경영이 중요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동기화된 학생들은 인터넷에 탑재된 콘텐츠를 통해 혼자서도 학습할 수 있음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교사의 핵심 역할 고민해야 이런 경험으로 중등교사들은 자신의 핵심 역할이 교육 약자들의 학습을 돕는 것임을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다. 개인 교사가 제작·제공하는 교육용 콘텐츠보다 훨씬 뛰어난 콘텐츠가 많음이 드러남으로써 교사들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많은 교사는 스마로그형 교사로 진화하겠지만 적응에 실패해 스스로 물러나는 교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갑작스러운 온라인 개학 사태 앞에서 전국의 많은 교사가 보여준 열정과 적응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한 교사들이 그 저력을 과시하며 세계 교육을 이끄는 새로운 주자로 나서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커진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첫날에 그동안 현장에서 제기한 우려들이 현실화해 혼란을 빚었다. 한국교총은 “모든 교육자가 ‘가보지 않은 길’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교육 당국의 책임 있는 지원을 요구했다. 전국의 중학교 3학년과 고교 3학년은 9일 오전 9시 온라인 개학을 했다. 그러나 개학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예견됐던 사고가 발생했다. 다수 학교가 학습 자료를 올린 EBS 온라인 클래스의 접속과 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했다. 소위 ‘먹통’이 된 것이다. 교육부는 300만 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버를 증설했다고 밝혔지만, 95만 명 개학만으로도 결국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현장에 있는 교원들에게는 학부모의 전화가 빗발쳤다. EBS는 결국 수요 증가로 인한 서비스 지연을 공지하고 오류를 복구했다. EBS 외에도 상당수의 중·고교가 과제 관리용으로 활용하는 R사의 프로그램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접속이 안 됐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하는 원격교육 플랫폼 ‘e학습터’는 3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인프라 증설 작업 중 교사들이 올린 자료가 일부 삭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나마 고교는 다수 학교가 EBS가 아닌 실시간 강의 위주로 준비를 해 수업은 진행됐지만, 초등학교는 EBS 온라인 클래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이후 온라인 개학 확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한 고3 담임교사는 “오늘 3학년만 개학해도 이런 상황인데 초·중등 모두 동시에 개학하게 되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EBS온라인클래스 접속 지연은 서버 문제는 아닌 기술적 문제”라면서 재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후 영상 업로드 시간을 제한해 현장의 또 다른 불만을 샀다. 학생들의 학습 관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현실로 드러났다. 이날 영상을 틀어놓고 다른 공부나 SNS를 하는 사례들이 나왔다. 심지어는 학원에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해 사실상 온라인 개학의 취지를 무색게 하는 불법 운영 사례까지 나왔다. 초등 교원들은 개학을 앞두고 3~6학년 학생들도 보호자와 연락이 어렵거나 협조가 안 돼 아직도 학생이 접속조차 못 하는 경우가 많아 난처해하고 있다. 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현재 교원들은 준비 부족을 탓할 겨를도 없이 제자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 노력과 열정이 ‘가보지 않은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가정, 사회의 협력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총은 우선 드러난 문제인 e학습터, EBS 온라인클래스에 대한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특히 “IT 강국이라는 자부심은 교육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음이 드러났다”며 “디지털 교육을 강조하면서 정작 온라인 시스템조차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현실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학이 한 차례 연기됐을 때, 사태 장기화에 대한 준비 지적이 이어졌는데 그동안 교육 당국은 무엇을 했는지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시스템 보완을 조속히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격차, 불평등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과 지원도 거듭 요구했다. 교총은 “온라인 수업을 위한 기기 대여조차 마무리가 안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기기가 있어도 학습이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교육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생에 대한 지원에 이어 교사 대상 사이버 폭력 등에 대한 예방, 저작권에 대한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정부가 원격수업과 평가의 어려움을 고려해 출결을 월 단위로 처리하거나 수행평가 비율 조정을 허용하는 등 다소 융통성을 부여했다. 교육부는 7일 원활한 원격수업 운영을 위해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개정하고, 단위학교별 처리 원칙과 방법을 담은 ‘원격수업 시 출결, 평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지침’을 안내했다. 지침에 따르면 원격수업의 출결은 차시 단위로 출석 또는 결석으로만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교과담당 교사가 출결을 확인해 출석부 등 보조장부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교과시간별 출결등록에 기록하고, 담임교사는 각 교과담당 교사의 기록을 종합해 NEIS에 출결을 월 단위로 입력해 최종 처리한다. 출결 확인은 수업 유형에 따라 7일 이내에 할 수 있고, 초등학교의 경우는 학생 발달 단계를 감안해 학교장이 출석 확인 기간을 별도로 설정할 수 있다. 출결 처리 시기도 학교장이 학교 여건을 감안해 결정할 수 있다. 원격수업 유형에 따라 출결 확인은 교사 실시간 확인, 학습 시작일, 진도율, 접속 기록, 학습 시간, 산출물 탑재 등을 기준으로 할 수 있도록 했고 SNS나 문자메시지, 유선전화 등을 통한 대체 확인도 가능하게 했다. 불가피하게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은 대체학습 프로그램을 제시해 이행 결과를 근거로 출석 처리할 수 있다. 격리될 경우에는 입원 치료 또는 격리 통지서를 제출하면 출석 인정이 된다. 평가는 등교 이후 지필 평가를 통해 성취도 등을 확인하도록 했다. 수행평가 부담 완화를 위해 수행평가 성적 반영 비율 조정도 허용했다. 원격수업 중에 교사가 학생의 학습 과정과 결과를 교사가 직접 관찰·확인해, 이를 토대로 평가할 수도 있다. 또 등교 개학 이후 교사가 원격수업 당시 학생이 작성한 수행 과제물 등을 활용한 수업을 해 수업 중 학생의 수행 과정과 결과를 직접 관찰·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때 과제물 자체의 완성도 등을 평가하지는 않도록 했다. 학생의 과제물을 학부모 등 타인이 대신해주는 편법을 막기 위한 조치다.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지금은 거리를 두세요!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실천이 꼭 필요합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22일부터 교육청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코로나 19 멈춤을 위한 ‘잠시 멈춤’ 캠페인을 진행했다. 코로나 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아야 아이들이 학교에 나갈 수 있다는 간곡한 호소였다. 10부작으로 기획된 캠페인은 시민들의 동참을 독려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인천교육청의 캠페인이 특히 눈길을 끄는 건 ‘한 컷 웹툰’ 덕분이다. 벽을 마주 보고 밥을 먹는 모습과 함께 ‘비말 걱정이 없으니 꿀맛이구나’ 문구를 담은 ‘면벽식사(面壁食事)’ , 바닥에 누워 음성인식 서비스와 끝말잇기를 하는 장면을 묘사한 ‘심심하면 심심이랑 놀기’ 등이 대표적이다.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요즘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낸 이 웹툰은 정다운 인천석천초 교사의 작품이다. 인천교육청 홍보추진단 홍보위원으로 활동 중인 정 교사는 교육청의 제안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캠페인을 함께 기획했다. 그는 “짧은 웹툰 형식으로 대응방법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요즘 인기를 끄는 개그 요소를 참고해 재미있게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교직 10년 차인 정 교사는 ‘해시브라운’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웹툰 작가이기도 하다. 포털사이트에 유럽 여행기와 카투사 이야기 등을 연재했고, 인천교육청이 발행하는 교육소식지에 ‘와글와글 우리 반’을 2년째 연재하고 있다. ‘와글와글 우리 반’은 초등 저학년 학생들과 교사가 함께 생활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교육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동안 국정교과서와 EBS 방학생활, 탐구생활 등의 삽화를 맡아 그렸다. 정 교사는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만화를 그렸다”고 했다. 수업할 때도 그림 실력을 발휘했다. 학습 활동에 필요한 종이 모형(페이퍼그래프트) 도안을 직접 그려서 활용한다. 교실 환경을 꾸밀 때 필요한 그림은 물론 학생들의 선물로 캐리커처를 그리기도 한다. 웹툰에 관심 있는 학생들과 3년째 교내 동아리도 운영 중이다. 그는 “동아리에 참가하려는 학생이 많아 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동료 선생님들과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길이지만, 학습 결손이 없도록 양질의 학습자료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학생들이 건강 수칙을 잘 지켜서 안전하게 생활했으면 해요. 교실에서 다시 만났을 때 함께 할 활동과 학습자료를 많이 준비해뒀으니까, 하루빨리 재미있게 수업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읽고 싶어도 못 읽는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말은 잘 하는데 읽지 못하는 아이, 책 때문에 힘들어 하는 아이, 6학년에 가서야 겨우 책을 읽게 된 아이, 문제를 듣고 답을 맞힐 수 있으나 읽고는 맞추지 못하는 아이, 공부 시간에 매우 성실한 아이, 공간지능이 발달한 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아이. 위에 열거한 특징을 가진 아이들은 바로 난독증을 가진 학생들이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읽기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들입니다. 그러나 난독증은 학습부진이나 학습지진, 학습장애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게 이 책의 결론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우리나라에서는 난독증에 관한 구체적인 개념과 특징을 열거하거나 대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일부 민간단체에서 읽기 장애를 가진 학생을 둔 학부모들과 함께 구제 운동을 펼치고 있었는데 이제야 겨우 학교현장에서 그 심각성을 이해하고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초보 수준을 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난독증을 연구하거나 해외 문헌을 번역하여 들여온 사람들의 활동으로 민간단체가 형성되어 난독증을 지닌 자녀 때문에 고생하는 학부모 모임과 연결되어 활발히 활동하며 국가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주저하는 사이 난독증을 지닌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겪는 고통과 안타까움을 자발적으로, 자생적으로 살 길을 모색하며 목소리를 키워왔습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읽기 더딤아'나 '느리게 배우는 학생'으로 지칭되며 보조 학습 프로그램이나 연수 프로그램이 간헐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체계적이거나 본격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학교는 그런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난독증에 관심이 많은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이 재미있는 그림동화나 창작 동화책을 직접 읽어주거나 짧은문장을 같이 써 보며 자신감을갖도록 애썼습니다. 공부에 대한 자신감으로 훨씬 밝아진 그 학생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며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다 하려고 특별 시간을 내서 운영했으니까요. 문해력 향상을 위해 특별연수도 하고 학생지도에 힘을 기울이던 시간 덕분에 유창하게 책 읽기 프로그램까지 진행했지요. 이 책은난독증을 장애가 아닌 재능으로 보아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인류 역사를 빛나게 한 자랑스러운 인물들의 대부분이 난독증을 지닌 사람들임을 증명하듯 그들의 탁월함은 난독증의 재능이었다고 말합니다. 다빈치가 그렇고 아인슈타인이 그렇습니다. 에디슨이나 톰 크루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에는 난독증을 지닌 저자가 스스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효과를 본 내용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서 난독증 학생을 위해 적용된 결과물로 출간된 책을 만나지 못했습니다.이 책은 번역본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빨리 난독증을 지닌 학생들을 다각적인 방법으로 찾아내어서 그들에게 알맞은 프로그램을 적용시킬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하기 전에 난독증이 있는 학생을 빨리 찾아내어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이미 늦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학의 교사 양성 프로그램에서 난독증 학생을 이해하고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접근이 절실합니다. 난독증 속에 숨겨진 보물 찾아주세요 무엇보다도 우리 선생님들부터 글을 읽고 싶어도 읽지 못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르게 가질 수 있도록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그들은 학습부진도, 학습장애도 아닌 일종의 개성일 뿐이란 것을 먼저 인정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결코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 주는 것만으로도 공부 상처를 덜 받게 될 것입니다. 시험 보는 시간 늘려주기, 스스로 읽고 답할 수 있는 공간 제공해주기와 같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이 많습니다. 다만 느리게 읽을 뿐,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직관력이 발달한 그들은 활자보다는 이미지와 상상력이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보물이 될 아이들입니다. 외국에서는 디자이너를 선발할 때 난독증이 있는 사람을 특별히 우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공간지각력과 시각적인 이미지화 능력,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랍니다. 이제 난독증은 '문자보다 이미지에 강한' 개성이라는 열린 시각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로 세상의 변화가 급물살을 타는 중입니다. 불평이나 탄식보다는 발상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이제 세상은 온라인이 지배하는 최첨단 정보시대에 진입 중입니다. 코로나19는 그 세상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되었으니, 온라인 세상에서는 문자보다 시각적접근, 이미지 효과가 더 강렬합니다. 대표적인 난독인으로서 상상만으로 우주를 여행한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혜택을 톡톡히 보는 중입니다. 시시각각 알림문자로 들어오는 정보력의 힘은 아인슈타인과 같은 과학자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이 나라도 코로나19로 초토화 되었을 것입니다. 그 과학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이 나라가 얼마나 위대한 나라인지, 세계적인 선진국의 면모를 지녔는지 확인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자부심으로 배가 부릅니다. 과학의 힘을 선하게 활용하는 리더십, 자제하고 배려할 줄 아는 위대한 시민정신으로 이 난국을 잘 극복하리라 확신합니다. 난독증을 지닌 아이는 지금과 같은 온라인 학습에 더 강할 수도 있습니다. 모니터 화면에 이미지가 등장하고 읽고 학습하는 것보다 듣고 학습하는 상황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청각적이고 시각적이기 때문입니다. 학교현장에서 난독증을 지닌 아이를 찾아내는 위대한 선생님들이 많아지면 참 좋겠습니다. 난독증이라는 문제를 지닌 아이에게는 위대한 신의 선물이 꼭꼭 숨겨져 있으니! 난독증으로 흘린 눈물을 받아주는 열린 선생님, 그 눈물을 헛되이 버리지 않고활용할 줄 아는 앞서가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선도적 정책을 기대합니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속도를 앞당길 것이 분명합니다. 어려움도 많고 숙제도 많아진 현실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저력이 있음을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모습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이 힘든 학습부진 학생이나 다문화 가정 학생, 난독증 학생 등 불리한 여건 속에 온라인 수업에 임하는 그들을 위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기대합니다.
코로나 19 확산을예방하기 위해 교육부는 1일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는 청곡초등학교 교직원은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상담전화와 안내 등을 통해 차근차근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 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고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 지침에 따라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학급·학년별 시간차를 두고배부장소를 지정해교과서와 학습 준비물, 학습지, 학습관련 물품 등을 배부했다.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전체 교직원이 하나가 되어 e-학습터를 이용해학습할 수 있도록 학년과 교과 분석 후 한달 분량의 학습자료와 학습지, 준비물, 배움공책을 준비했다.당일 4학년 과학 교과의 경우 학생들의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식물의 한살이 단원을 가정과 연계,씨앗관찰하기와 식물기르기 세트를 배부했다. 배부받은 학생, 학부모들은 청곡초 선생님들의 배려와 학생들의 학습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에서안도감과 만족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서울보라매초등학교(교장 김갑철)는 8일 오전 원격수업 플랫폼 'e학습터'를 활용한 연수를 본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시연 하고 있다.
개학이 네 차례 늦춰지면서 급기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개학은 순차적으로 늦춰졌고, 멈춰진 교육활동을 가동하기 위해 공교육 기관에서 꺼내든 비장의 카드가 ‘온라인 개학’이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기? 사실 학교 교육은 울타리 안에서 얼굴을 맞대고 아이들과 함께 씨름하고 손을 맞잡는 오프라인 교육에 최적화돼 있다. 물리적 환경도 오프라인 수업에 고착화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도전을 받게 됐다. 온라인 수업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9일. 이제 학교에선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기’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익숙하진 않지만 해야 한다면 우리 교사들은 아마도 집어넣게 될 것이다. 냉장고에 코끼리를! 학교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라는 공문이 쏟아지고 학교 단위로 개별교사에게 밀려오는 실시간 강의의 압박은 쓰나미에 비길 정도다.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지만 교사들은 지금도 ‘화면 공유’를 통해 보여줄 좀 더 나은 수업 콘텐츠를 고민하느라 여기저기 뒤지고 자료를 편집하고, 카메라를 켜고 화상회의로 조·종례를 하면서 본격 가동될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과 시뮬레이션을 하고 여러 가지 돌발 상황을 대비하며 의논하느라 교무실은 야전사령부를 방불케 한다. 물론 양질의 영상을 위해서는 카메라도 해상도가 높은 것이면 좋고, 마이크도 음질이 좋으면 소리가 잘 나갈 수 있지만 형식이 본질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몇 차례 랜선 위에 교실을 열어 학생들의 얼굴을 보며 다독이고 독려해본 결과, 온라인 교실이라도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는 동일했다. 영상으로 얼굴을 보며 간곡하게 부탁하고 독려하는 교사의 마음이 분명 랜선을 타고도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온라인에 최적화돼 있지 않은 교사들이 첨단 수업방식이나 기자재 활용에서 다소 매끄럽지 않더라도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 수업이 자리를 잡아가리라는 낙관적 생각이 가득 차오른 것은 경력 30년차 교사의 직관이라고 해도 좋겠다. 온라인 수업이 ‘별것’일 수 없다. 그러니 카메라 앞에서 영상을 제작하는 것만을 온라인 수업의 전부로 생각하지 말자. 아무리 훌륭한 영상자료가 있어도 학생들이 랜선에 올라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방법이 무엇이건 너희들과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는 마음이 전달되는 순간 학생들은 마음을 열고 바짝 다가서서 얼굴을 보여주고 귀를 쫑긋 기울일 것이다. 형식이 변해도 본질은 같아 온라인에 접근이 더 어려운 초등학생들은 그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이미 제작된 자료들을 잘 활용해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학년 초등학생을 담당하는 교사는 ‘배달부’의 역할만 잘해도 충분하다. 노트북을 들고 각자의 교실과 특별실에서 카메라를 켜고 학생들과 화상수업을 준비하려 나서는 선생님들을 힘차게 응원한다. 시작도 하기 전에 질부터 따지고 기를 꺾어버리는 것은 지기로 예정된 전투를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 전투에 나서는 병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전의가 꺾이지 않게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 뿐이다.
전 세계로 확산하는 코로나19가 마스크 대란, 돌봄 대란에 이어 온라인 교육 대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세 차례 미뤘던 초·중·고교의 개학을 결국 적응 기간을 포함한 4차 연기와 함께 순차적 ‘온라인 개학’으로 결정했다. 교육부가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고려하다가 순차적 온라인 개학으로 결정한 것은 아직 국내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해외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또 학교급별 연간 수업일수와 시수, 입시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무작정 개학을 연기할 수 없어서다. 순차적이라지만 이달 20일까지는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가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 대학조차 어려움 겪고 있는데 교육부에서는 4월 말에는 등교 개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등교 개학 후의 운영 방식도 오전반·오후반 분리, 학년별 격일 등교, 1주일에 1∼2일 등교, 3∼4일 온라인 수업 등 등교 수업과 온라인수업 병행 등을 두루 고려 중이라고 한다. 집단 규모와 접근 시간 등을 줄여 학생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교육과정 파행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학생 안전을 위한 방역과 교육을 병행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초·중·고교의 일제(一齊) 개학 연기, 순차적 온라인 개학, 12월 대입 수능시험 등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교육 대란을 6·25 전쟁 때의 천막 학교와 견줄 정도로 우리 교육은 그동안 가지 않은 험난한 길을 가고 있다. 어렵사리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지만, 실행은 산 넘어 산이다. 준비 기간 부족, 시스템·인프라 미흡, 기기 부족, 초등 저학년과 장애 학생 학습 지원, 직업계·예체능계 실기·실습 교육 등 난제가 많다.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크다. 현재 온라인·원격수업 기반인 시설·장비의 지역별·학교별로 천차만별이다. 일선 학교에는 제대로 된 온라인수업을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다. 접속자가 일시에 몰릴 때 감당할 수 있는 서버를 구축한 학교가 많지 않다. 컴퓨터와 인터넷 장비, 방송 기기, 온라인 강의를 위한 소프트웨어 등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현실이다. 또 가정과 학교에 컴퓨터 등 정보 기기의 보유 대수는 많지만, 노후한 구형 기기가 많아 실제 온라인 수업은 어렵다. 이미 온라인 개강으로 원격강의를 진행 중인 대학에서도 먹통·불통 등으로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기기 노후화가 주요인이다. 게다가 단위 학교별로 단기간에 질 높은 수업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도 부족하다. 온라인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운영 경험과 학생들의 수강 능력도 미흡한 형편이다. 교사들과 학생들의 정보 활용 능력도 편차가 심하다. 이와 같은 온라인수업의 현실적 장애 여건을 극복하고 교육 효과를 거양하려면 국가 차원의 세밀한 계획과 지원 그리고 이에 따른 단위 학교별 치밀한 계획 수립, 양질의 콘텐츠·소프트웨어 개발, 창의적인 프로그램 운영 등이 핵심이다. 학교장의 자율적 학교경영 리더십과 교사들의 집단지성에 기초한 창의적 개발·운영, 그리고 학생들의 참여가 온라인수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요소들이다. 교육 당국이 시스템 구축해야 아울러 원활한 온라인수업을 위해서는 농산어촌, 취약계층, 조손가정, 장애 학생, 초등 저학년 학생 지원 등 교육환경 불평등으로 인한 디지털 교육의 사각지대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빈부격차, 디지털 격차, 학력 격차 등이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무엇보다 교육 당국은 코로나19 교육 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원격교육 시스템·인프라 구축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감염병 대란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온라인·원격교육시스템 혁신은 당국이 주도해야 한다. 이번 온라인 개학이 한순간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행해진 ‘교육실험’이 아니라, 안정적 미래교육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개학연기 사태가 벌어졌다.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동시에 휴업에 들어간 것은 6.25 전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교육부와 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물론 일선 학교들이 모두 당혹감 속에 시간을 보냈다. 개학이 늦어지면서 연간 법정일수를 채우려면 모든 학사일정을 미뤄야 하지만 학교 안팎의 사정은 여의치 않아 진퇴양난이다.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대입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전전긍긍이다. 수업 일수가 줄어들면 교사들도 고민이 깊다. 진도를 맞추려면 압축 수업이 불가피 한데 방안이 마땅치 않다. 개학연기가 길어져 수업시수까지 변화가 생기면 부담은 더 커진다. 교육당국에서는 원격수업 등 온라인 교육과정 운영을 대안으로 내 놓지만 익숙지 않은 중장년 교사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비대면 교육이 주는 교육 효과도 의심스럽다. 실험·실습이 중시되는 수업은 한계가 분명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학교 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확실한 대비가 필요하다. 단순히 보건교사를 확충하고 부족한 곳에 간호사를 배치하는 응급처방만으로는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학교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만 문제가 아니다. 교사들의 건강권에 대한 강력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교사의 건강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공동체 의식을 가늠해보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정지역, 특정국가, 특정인에 대한 무분별한 혐오는 코로나 준 가장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혐오와 공포의 바이러스를 교육적으로 퇴치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번 호는 코로나19 대란 속에 교육현장의 고민을 살펴보고 이를 교육적으로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를 짚어본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하여 교육계에도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서는 우한 발생 사례를 볼 때 발생 이후 두달 이내에 최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경우, 최초 확진자가 1월 20일에 발생했으니까 3월 20일 전후로 최대 감염 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도 한국 감염자 수가 최대 1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의 확산 추세라면 이러한 예상이 조만간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감염 속도가 떨어진다고 해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려면 최소 2~3개월 정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2월 25일 교육부는 모든 학교의 개학일을 3월 9일 이후로 전면 연기시켰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020학년도 신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내려보냈다. 1단계 휴업은 학기가 시작된 후 평일 기준 15일(3주일) 이내로 휴업하는 것이다. 1단계 휴업 때는 수업일수를 감축하지 않는다. 대신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이 줄어든다. 이후 절차인 2단계 휴업은 학기 개시 후 16~34일(4~7주일)이 지날 때까지 계속 휴업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지 않아 개학이 5주까지 미뤄질 경우 여기에 해당된다. 2단계 때는 교육당국이 수업 일수 감축을 허용한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는 법정 수업 일수(유치원 180일, 초·중·고 190일)의 10% 범위에서 수업 일수를 감축할 수 있다. 3단계 휴업은 8주 이상 휴업하게 되는 경우다. 이 경우 교육당국과 각급 학교는 ‘휴업 장기화 대책’을 새로 설계하게 된다. 교육부 방안을 살펴보면 현재 상황은 이미 1단계에 해당하고,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3월 20일 전후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2단계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단계는 해당 시기에 이르러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3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재 상황에서 교사는 수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는 현실적인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교사는 최근의 코로나19 문제에 따른 여러 가지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새 학기 수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수업 일수 감축이 수업에 미치는 영향은? 교육부에서는 코로나19 문제로 인하여 초·중·고 학교 개학일을 일괄적으로 1주일 연기하기로 했지만, 현재 확산 추세로 볼 때 더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도 이미 개학일을 1개월 늦추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그런데 개학일을 마냥 늦출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법정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하면 학력을 정상적으로 인정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학일이 늦어지게 되면 학사일정 전체가 그에 맞추어 변할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학교에서는 수업 일수를 채우기 위해 방학이 줄어들거나 사라질 수밖에 없다. 현재 수업 일수는 초·중등교육법 제45조에 따라 유치원 180일, 초·중·고는 190일 이상을 채워야 한다. 그런데 학교의 장은 천재지변이나 자율학교 운영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는 10%를 감축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나 학교장 재량으로 수업 일수를 줄여도 수업 시수를 채우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수업 일수를 줄인 만큼 해당 수업 시수를 다른 날에 채울 수 있어야 한다. 50분 수업시간을 30분으로 줄여서 단축 수업을 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과정 총론에서 40분(초), 45분(중), 50분(고)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단축 수업을 수업 시수로 인정하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결국, 이러한 수업 일수 및 수업 시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차원에서 해당 법령을 정비해야 하고, 현실적인 휴교, 휴업 지침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법령 및 지침이 개정되더라도 실질적인 수업시간 감소에 따라 그에 맞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하다. 교과서는 기존 수업 시수에 맞추어 개발되었기 때문에 기존 수업방식대로 수업을 진행하면 소위 교과서 진도를 다 나가기 힘든 상황이 생긴다. 그러므로 중요한 부분을 강화하고 덜 중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축약하여 수업으로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해결되지 못한 부분은 계절제 수업이나 온라인 보충 수업 등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탄력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 자율권을 보다 강화하고 기존 교육과정 분량을 좀 더 줄일 필요가 있다. 학습 부담 경감을 명분으로 교과서 쪽수만 줄일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식의 분량을 줄이고, 이러한 여백을 통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거나 새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마이너스를 통해 교육과정을 슬림화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를 통한 여백을 만들고 그 여백이 새로운 플러스가 되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온라인 대체 수업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교육부는 휴업 일수 조정과 함께 다음과 같은 단계별 학습지원 방안도 제시하였다. 3주 이내로 휴업하는 1단계 때 교육청·학교는 온라인 학습방을 개설하거나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예습 자료 등을 제공한다. EBS·에듀넷 등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 사이트도 안내한다. 휴업이 장기화돼 2단계가 되면 온라인 학습도 학교 수업처럼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학습 시간을 관리하도록 하고 개별 학생 맞춤형 수업을 제공한다. 3단계 조치로 휴업이 8주 이상으로 길어질 경우에는 교육당국이 수업 시수, 교육과정 운영, 대학입시 일정 등을 고려한 장기화 대책을 만든다. 학생들은 학교 수업 시간표에 따라 온라인 학습을 하게 된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위한 지원 방안도 새로 만들어진다. 그전에 교육부 대처 방안에 대한 현실적인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 1단계 교육청, 학교 차원에서 예습 자료를 학교 홈페이지 등에 탑재하여 학생들이 내려받아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그리 어려운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1단계 온라인 학습방 운영이나 2단계 개별 학생 맞춤형 온라인 수업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교사 개인이 온라인 수업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여 사이트에 올리는 일이 쉽지 않다. 2030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스마트 기기 활용 능력이 있을 수 있겠지만, 4050 교사들은 그러하지 못하다. 단위학교 차원에서도 촬영 및 편집, 탑재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교사가 수업 동영상을 대충 찍어서 올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수업처럼 수업 동영상을 찍어서 올리고 학생들이 잘 참여했는지 확인하고 그에 맞는 피드백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온라인 수업 활동이 수행평가 등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교육청 산하 온라인 학습방이나 KERIS에서 운영하는 에듀넷은 콘텐츠의 질과 양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다. 그리고 많은 학습자가 접속하면 서버가 다운될 수 있다. EBS 콘텐츠는 고3 수험생을 위한 입시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지만, 일상 고교 수업이나 중학교 수업을 위한 콘텐츠는 부족하고, 초등학교 콘텐츠는 잘 갖추어있지 못하다. 학생들에게 EBS 동영상만 보게 한다면 교사의 역할과 신뢰 문제도 생길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은 부실할 수밖에 없고, 오히려 온라인 수업을 핑계로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수업 동영상을 유튜브 등에 올린다 해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첫째, 온라인 수업을 수업 시수로 인정하는 법령과 지침 등이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 수업을 100% 운영해도 수업 시수로 인정할 수 있는지, 부분적으로 인정한다면 전체 수업 시수 중 몇 %까지 인정하는지에 대하여 지침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교과서의 내용과 삽화를 그대로 온라인에 올리는 경우, 저작권 문제로 인하여 고소당할 수도 있다. 현재 초등학교는 국정 교과서 체제라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있겠지만 중등학교는 검인정 교과서 체제이기 때문에 민간 출판사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어서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체계적인 온라인 수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보완책을 지금부터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급한 대로 온라인 수업체제를 위한 학교 예산을 미리 확보하거나 교육부나 교육청 차원에서 추경 예산 등을 통하여 학교에서 예산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온라인 학습을 위한 학교 스튜디오를 만들고, 누구나 손쉽게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학교 차원에서 이러한 시설과 기기들은 단기간에 확보하기 힘들 수 있다. 그래서 교육청 온라인 학습방이나 에듀넷 등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운영 방식이나 인원, 기기나 시설, 예산 등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만 의존할 수 없다. 그러므로 민간 기업이나 단체, 지역 사회의 협조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민간 교원원격연수원과 협약을 맺어 수업 콘텐츠를 해당 교사가 직접 제작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교사 개인이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면 동일 교과 교사들이 팀티칭 형태로 수업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는 수업 콘텐츠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촬영, 편집, 탑재 등 기술적인 문제는 해당 전문가들에게 아웃 소싱 형태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수업 동영상을 유튜브나 구글 클래스룸에 탑재하여 공유하면 적은 예산으로도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수업 동영상만 올려놓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온라인 수업 참여를 확인하고 질의응답이 가능한 체제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외부 강사의 온라인 강좌도 일정 부분 학점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민간 교육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서도 온라인 수업 문제를 일정 부분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또 온라인 수업을 수업 시수로 인정할 수 있는 법령을 정비하고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내용과 삽화 등의 저작권 문제는 교육부나 교육청 차원에서 해당 출판사들과 협약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온라인 학습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코로나19 문제가 진정되어도 이번 기회에 체계적인 온라인 학습체제가 만들어지게 되면 이후 고교학점제나 중학교 자유학년제 수업, 방과후수업, 계절제 수업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온라인 수업체제 구축은 거꾸로 수업이나 온라인 협동학습, 프로젝트 기반 수업(PBL) 방식, 학습 코칭 등 스마트 기반 수업을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들에게도 온라인 수업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원연수도 개설하면 좋다. 최근 일부 교사들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기회에 교사들도 자기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노하우를 다른 동료 교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유도하면 좋을 것이다. 코로나19는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 것인가? 코로나19 문제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해당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제2의 코로나 문제는 지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코로나19 문제 이전에 사스와 메르스 문제가 있었다. 이제는 전 세계적인 대규모 전염병 발생 주기가 더 짧아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교육계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학교 교육에서 보건교육 및 안전 시스템 강화의 계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문제가 해결되어도 학교 안에서도 손 씻기 일상 습관화나 세정제 상시 비치, 청소 강화 및 청결 습관 훈련 등이 지속되어야 한다. 예전에 세월호 사건으로 인하여 학교 안전교육이 강화되었는데, 이번 문제를 계기로 보건위생 교육도 안전교육의 일환으로 상시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학기에는 코로나19 문제를 주제로 범교과적 프로젝트 공동 수업이 학교 차원에서 진행되면 좋겠다. 교사들이 모여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공동 수업디자인을 시도하여 학기 초 수업으로 코로나19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면 좋겠다. 휴업기간 중 교사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휴교와 달리 휴업의 경우, 교사는 정상 출근하여 근무해야 한다. 교사의 주된 업무는 수업, 생활지도, 행정 업무이다. 그런데 학생이 등교하지 않으면 교사는 출근해도 행정 업무는 할 수 있겠지만 수업과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출근은 하지만 할 일이 줄어들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다. 게다가 휴업이 지속되면 교사로서는 방학 기간이 줄어들게 되어 업무 부담만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교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교사의 건강권이 침해될 뿐 아니라 교직 특성상 교사가 학생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부나 교육청 차원에서 휴업과 휴교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여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일단 휴업기간 중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업과 관련하여 1학기 교과 수업을 위한 교과 내 재구성을 하거나 코로나19를 주제로 범교과적 재구성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1학기 수업에 필요한 학습지나 학습 자료를 미리 제작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부의 단계별 대책을 학교 차원이나 교사 차원에서 현실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온라인 수업체제를 준비하면 좋을 것이다. 온라인 학습 과제를 마련하여 일부 단원 수업 부분을 동영상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준비는 학교 차원에서 논의하여 실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수업이 정상화되었을 때 첫 수업에 필요한 사항들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사 소개 준비, 교과나 공부에 대한 학습동기 유발 방법, 1학기 수업 내용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 교과 학습활동 및 수행평가 방안, 관계 세우기, 수업 규칙 세우기, 공부하는 방법 익히기, 모둠 세우기 활동 준비 등등 학기 초 수업에서 필요한 내용을 미리 정리해보면 좋을 것이다. 마무리하며 이번 코로나19 문제를 계기로 학교 공동체가 더욱 발전할 수 있고, 교육계 위기 대응 매뉴얼이 만들어지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현재 많은 교사가 출근을 해도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뉴스를 볼 때마다 코로나19 확산 소식이 넘쳐서 불안감이 생기다 보니 업무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제는 위기 앞에서 불안감에만 빠지지 말고,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개학연기 사태가 벌어졌다.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동시에 휴업에 들어간 것은 6.25 전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교육부와 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물론 일선 학교들이 모두 당혹감 속에 시간을 보냈다. 개학이 늦어지면서 연간 법정일수를 채우려면 모든 학사일정을 미뤄야 하지만 학교 안팎의 사정은 여의치 않아 진퇴양난이다.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대입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전전긍긍이다. 수업 일수가 줄어들면 교사들도 고민이 깊다. 진도를 맞추려면 압축 수업이 불가피 한데 방안이 마땅치 않다. 개학연기가 길어져 수업시수까지 변화가 생기면 부담은 더 커진다. 교육당국에서는 원격수업 등 온라인 교육과정 운영을 대안으로 내 놓지만 익숙지 않은 중장년 교사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비대면 교육이 주는 교육 효과도 의심스럽다. 실험·실습이 중시되는 수업은 한계가 분명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학교 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확실한 대비가 필요하다. 단순히 보건교사를 확충하고 부족한 곳에 간호사를 배치하는 응급처방만으로는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학교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만 문제가 아니다. 교사들의 건강권에 대한 강력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교사의 건강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공동체 의식을 가늠해보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정지역, 특정국가, 특정인에 대한 무분별한 혐오는 코로나 준 가장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혐오와 공포의 바이러스를 교육적으로 퇴치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번 호는 코로나19 대란 속에 교육현장의 고민을 살펴보고 이를 교육적으로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를 짚어본다. 현대 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공중보건을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신종인플루엔자,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등 사람들의 일상을 뒤흔드는 신종감염병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는 비록 치사율은 낮지만, 아직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염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고, 교육부는 ‘개학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2009년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여 국내에만 74만 명의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그중 263명을 사망하게 했던 신종인플루엔자의 경우, 감염력은 높지만 치사율이 낮고, 타미플루 등 효과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현재는 단순 계절 감기로 인식되고 있다. 코로나19 역시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시민들의 공포는 사그라들고 일상은 안정화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변형된 바이러스에 의한 신종감염병이 발생하여 인간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신종감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매번 우왕좌왕, 안절부절못할 것인가? 감염병 발생을 미리 막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의 대응체계를 굳건히 만들어 놓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손실을 회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부실한 매뉴얼에 보건교사 업무 과부하 그렇다면 코로나19를 포함한 전반적인 감염병에 대비하여 학교보건 의료체계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첫째,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한 명확한 업무지침이 필요하다. 2015년 메르스 발생을 계기로 2016년 교육부는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을 제공했다. 하지만 워낙 양이 방대한 데다 중복되는 내용과 모호한 표현이 다소 있어 한눈에 살펴보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현재와 같은 국가적 재난 발생 시 학교의 모든 구성원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업무협조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정확한 지침의 부재로 인해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여 업무 진행에 혼선이 발생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누구라도, 그 어떤 순간에도, 신속 정확하게 자신의 업무를 파악하여 올바른 절차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재의 매뉴얼을 수정·보완하여 제시해주어야 한다. 감염병 발생 시 보건교사를 중심으로 업무를 추진해야 하지만, 모든 업무를 혼자 수행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감염병 상황 발생 시 환자 발생 감시 및 보고, 외국 국적 학생 파악, 해외여행자 확인, 등교중지, 물품관리, 교사(校舍) 내 소독 등 보건교사의 업무 한계를 벗어나는 각종 업무까지 혼합된 채 ‘코로나19’라는 제목의 공문으로 하달되는 바람에 많은 보건교사들의 업무에 과부하가 걸렸다. 이렇듯 부서별 업무 경계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은 업무 지시는 일선 학교에서 분란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학교 구성원들이 업무 갈등 없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부서별 업무와 책임 소재를 분명히 제시해 주어야 한다. 둘째, 업무 담당자 입장을 고려한 효율적인 업무 진행이 필요하다. 사스와 메르스를 이미 경험했던 질병관리본부와 교육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선제적 대응을 잘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처럼 전파 속도가 빠른 감염병의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미흡한 것보다는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대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선 담당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예를 들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자 학교 방역물품 비축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마스크, 손 소독제, 의료용 장갑 등 모든 물품의 수량을 일일이 낱개로 세어 보고하라는 공문이 긴급, 기한 엄수라는 제목과 함께 시달된 것이다. 물론 철저한 대응을 위한 조사인 것은 알겠으나, 전교생과 전 교직원의 해외여행 이력, 대구/경북 지역 방문 여부 등을 파악하고, 유의사항 전파 및 관련 업무 계획을 하기에도 시간이 촉박할 때에 물품의 개수 보고는 업무의 우선순위와 맞지 않고, 감염병 확산 방지 대응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 끊임없이 업무 지시를 하달하기보다는 담당자가 원활한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코로나19가 점차 확산되기 시작하자 이번엔 ‘학교 방역물품 구입비 지원’ 명목으로 국고보조금에서 일선 학교로 예산이 교부되었다. 평소 같으면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오히려 돈이 있어도 쓸 수 없는 곤란한 상황이라 대부분의 보건교사들이 난색을 보였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폭등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품절로 인해 주문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담당자들은 감염병 대비 필수물품인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기한 내에 구하지 못할까 봐 발을 동동거려야 했다. 학교 예산 부족을 도와주려던 일이 오히려 업무 부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는 비상시에도 안정적인 가격과 충분한 수량의 방역물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에서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교육청에서 필수물품을 일괄 구매하여 학교로 지급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주기를 바란다. 셋째, 실질적인 보건교사 배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 언론매체가 교육부 학교정보공시인 학교알리미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초·중·고·특수·각종학교는 1만2,169개교이지만 보건교사는 7,529명(61.8%)에 그친다고 보도했다. 전국 학교 중 38%는 보건교사가 ‘부재중’이다. 학교보건법에는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둔다’라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법에 ‘18학급 미만의 초등학교에는 보건교사를 둘 수 있다’라는 규정을 ‘두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오해 또는 악용하여 소규모 학교에는 순회 보건교사를 두거나 아예 보건교사를 배치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도 대규모 감염병 유행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작은 학교일수록, 주로 도서·산간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병원, 보건소 등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떨어져 감염병 발생 또는 유행 시 간호사 면허가 있는 보건교사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메르스, 신종플루 등 전국적인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보건교사 배치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부각되다가도 상황이 종료되면 곧 잊히고, 또다시 감염병이 발생하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여념이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각종 안전사고 대비는 물론이고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심각한 감염병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여, 안정적인 학교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감염병 전파 방지를 위한 등교중지 등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아직 면역력이 약한 데다 교실, 급식실, 강당 등에서 친구들과 함께 반나절 이상 생활하다 보니 감염병이 쉽게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 「학교보건법」제8조 및 동법 시행령 제22조에 감염병 환자 및 의사환자 등에 대하여 등교 등을 중지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세부적 지침은 학교장 재량에 따르게 되어 있다. 그래서 홍역, 수두, 인플루엔자 등 특정 감염병 유행 시기에 고열이 확인된 학생의 등교를 중지시킬 수 있는 확실한 규정이 없어 곤란한 경우가 많다. 발열은 감염병의 주요 증상이다. 실제 단순 열감기로 진단받아 감기약을 먹고 등교했다가 다음 날 인플루엔자로 진단받아 서둘러 등교중지 조치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고열이 확인되면 즉시 보호자와 함께 귀가 조치하고, 열이 떨어진 후 48시간이 지나야 등교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자 질병관리본부는 37.5도 이상의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시 등교하지 말고 외출을 자제하라는 명확한 지침을 내렸다. 이 지침을 심각 단계뿐 아니라 모든 단계의 감염병에 대해 확대 적용하여 사소한 전파의 위험성도 조기에 차단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나라처럼 의료시설 접근성이 뛰어나고 위생 관념이 철저한 나라에서 한 학교에 몇백 명씩 인플루엔자가 전염되는 상황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또한, 같은 학교에서도 인플루엔자로 인한 결석자가 1명도 없는 반이 있지만, 절반 이상이 결석한 반도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는 결국 학부모들에게 감염병의 등교중지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개인적 소견이다. 감염병은 전파 경로만 차단하면 충분한 예방과 확산 방지가 가능한 질환이다. 아이가 아파도 학교에 가고 싶어 하기 때문에 혹은 맞벌이 부모가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출근할 수 없기 때문에 감염병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등교를 시키는 일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질환을 전파할 수 있는지 이번 사태를 통해 확실히 깨달았다. 또한, A학생이 B학생에게 전파한 바이러스는 또다시 A에게 옮아갈 수 있다. 감염병이 의심될 때 가정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은 타인에게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결국 내 아이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인식개선과 가정의 책임 역시 필요하다. 물론 직장인들이 아픈 자녀를 적절히 돌볼 수 있도록 사회적 배려와 법 제정 등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예방접종률 향상을 위한 인식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보건법 제10조에 따라 초등학교 입학생에 대해 예방접종의 완료 여부를 확인하고, 미완료자에게 하루속히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권고 사항일 뿐 강제성이 없어 최근 예방접종의 부작용에 대한 오해와 자연면역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인해 학부모들이 선택적으로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예방접종은 집단면역을 높여 학교 단체생활에서 학생들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종의 방어선 역할을 한다. 집단면역은 집단의 대부분이 감염병에 대한 면역성을 가졌을 때, 감염병의 확산이 늦어지거나 멈추게 됨으로써 면역성이 없는 개체가 간접적인 보호를 받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네이버 지식백과 발췌). 때문에 특별한 예방접종 부작용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집단면역에 무임승차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한두 명씩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집단면역이 점차 붕괴되어 각종 감염병이 창궐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때 홍역 퇴치를 선언했던 미국에서 2018년 가을, 갑작스러운 홍역 환자 증가로 몸살을 앓았다. 원인은 종교적 이유와 홍역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오해로 인한 예방접종률 감소에 있었다. 이에 미국 록랜드에서는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18세 미만의 학생은 백신을 접종할 때까지 학교는 물론 쇼핑몰, 식당 등의 공공장소 출입을 제한하기도 했다. 부작용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학부모들에게 무조건 자녀의 예방접종을 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예방접종은 개인의 질병 예방을 위한 것임과 동시에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증가하면 집단면역이 낮아져 결국 단체생활을 하는 모든 학생의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지속해서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또한,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건강의 위험요인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을 통해 지속적으로 예방접종률을 향상시켜 나가야겠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과 전 구성원의 유기적인 협력은 감염병 예방 및 대응의 주요한 해결책이다. 학교 내 감염병 위기는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교육부의 명확한 지침 아래에서 학교 전 교직원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학생 및 학부모가 안전생활수칙을 준수함으로써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개학연기 사태가 벌어졌다.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동시에 휴업에 들어간 것은 6.25 전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교육부와 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물론 일선 학교들이 모두 당혹감 속에 시간을 보냈다. 개학이 늦어지면서 연간 법정일수를 채우려면 모든 학사일정을 미뤄야 하지만 학교 안팎의 사정은 여의치 않아 진퇴양난이다.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대입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전전긍긍이다. 수업 일수가 줄어들면 교사들도 고민이 깊다. 진도를 맞추려면 압축 수업이 불가피 한데 방안이 마땅치 않다. 개학연기가 길어져 수업시수까지 변화가 생기면 부담은 더 커진다. 교육당국에서는 원격수업 등 온라인 교육과정 운영을 대안으로 내 놓지만 익숙지 않은 중장년 교사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비대면 교육이 주는 교육 효과도 의심스럽다. 실험·실습이 중시되는 수업은 한계가 분명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학교 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확실한 대비가 필요하다. 단순히 보건교사를 확충하고 부족한 곳에 간호사를 배치하는 응급처방만으로는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학교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만 문제가 아니다. 교사들의 건강권에 대한 강력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교사의 건강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공동체 의식을 가늠해보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정지역, 특정국가, 특정인에 대한 무분별한 혐오는 코로나 준 가장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혐오와 공포의 바이러스를 교육적으로 퇴치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번 호는 코로나19 대란 속에 교육현장의 고민을 살펴보고 이를 교육적으로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를 짚어본다. 교육당국은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전국 유치원과 초·중등학교 개학을 3월 9일로 연기하였다. 이후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23일로 2주 더 연기했다. 이에 따라 감염병 차단을 위한 각종 지침이 학교로 쏟아졌다. 그러나 지침 중에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의 안전에 관한 내용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교사가 건강할 때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학교 내외의 어려움이 발생할 때마다 교사의 건강권에 대한 고려는 뒷전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가공무원이라는 이름 아래 학교가 휴업을 하더라도 출근하여 복무해야 한다는 지침만 반복되었다. 물론 국가 위기 상황 시 교사가 국가공무원으로서 학교를 지켜야 함은 당연하다. 국가 위기 상황도 자연재해, 재난 상황, 전시상황, 감염병 확산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이 모든 국가 위기 상황 때마다 교사 전원이 학교에 출근하여 근무하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 이번 코로나19와 같이 감염병이 유행할 때에는 사람들이 모이거나 접촉하는 것을 최대한 줄이고, 방역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도 교육당국은 감염병 유행으로 학교가 휴업하는 마당에도 단지 감염병 관리 통제의 용이성만 따져 교사가 학교에 출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만약, 이번 코로나19가 학기 중에 발생하였다면, 학교가 종교시설과 더불어 주요 감염원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학생만 안전하면 코로나19 확산 막을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중에 발표한 대부분 대책은 학생 건강권 보호와 수업결손 방지, 행정조치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발열 체크, 위생교육 강화, 학사 운영 정상화, 돌봄교실 운영, 개인정보보호 등). 교육당국은 학생만 안전하면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고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한마디로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의 건강권 보호에 관한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월 28일에 가서야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교육공무원에게 재택근무 우선 고려’라는 지침을 내렸을 뿐이다. 게다가 긴급돌봄교실은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하였다. 맞벌이 가정 자녀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많게는 20여 명의 학생과 교사가 모여있는 돌봄교실에서 상호감염을 일으킬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자녀가 코로나19에 감염될까 우려하여 신청 학부모의 44% 정도만 돌봄교실을 이용하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돌봄교실을 의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조치였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왕 돌봄교실을 운영할 것이면 돌봄전담사들과 돌봄학생들에 대한 안전 조치, 방역 지원, 분산 배치 방안 등도 함께 발표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 같은 혼란은 ‘초·중등교육법’, ‘교육과정’, ‘학교보건법’,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 등이 상충하면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우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5조(수업 일수)’에는 천재지변, ‘같은법 제105조’에 따른 연구학교 등에서 법정 수업 일수 190일의 10분의 1인 ‘19일’ 범위 내에서 수업 일수를 줄일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과 관련한 구체적 조치는 초·중등법교육법령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학교 현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학교보건법’이나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 등에 상세히 규정되어 있다. 이로 인해 학교와 교육당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감염병이 천재지변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혼란의 중심에는 교육부 고시문서인 ‘교육과정’이 있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교육부 고시로 전국 유·초·중등학교에 적용된다. 교육부 고시문서로서 교육과정은 교육 관련 법규 중에서도 하위 문서이다. 그런데 하위 문서인 교육과정이 상위 법령인 초·중등교육법을 얽매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여지없이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였다. 학교가 휴업을 하더라도 규정한 수업 시수를 지킬 수밖에 없도록 교육과정에 규정되어있기 때문이다. 휴업하면 법정 ‘수업 일수’가 줄어들어 ‘수업 시수’를 감축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단축 수업으로 시수를 맞추려 해도 이 또한 쉽지 않다. 고시문서인 교육과정에서는 수업시간을 초등학교 40분, 중학교 45분, 고등학교 50분으로 정하고 연간 수업 시수 총량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감염병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교사들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수시로 모여 휴업에 따른 수업 시수를 맞추기 위해 골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와중에 교육당국은 학교에 휴업 여부를 매우 엄격한 절차를 통해 결정하라는 공문을 수시로 내려보냈다. 교사 안전에 관한 내용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라는 정도밖에 없었다. 더구나 학교 방역에 필수적인 마스크, 체온계, 소독제 등의 지원 계획도 없이, 교문과 교실에서 교사들이 발열 검사를 하라는 지침이 내려오기도 하였다.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에게 적어도 1일 1마스크와 위생장갑 정도는 지급하고 발열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상식인데 말이다. 교육당국은 교사를 감염병에도 끄떡없는 철인이라 여기는 듯하다. 우여곡절 끝에 교육부가 초중등학교 개학 연기와 학교 휴업을 발표하였으나, 교사들을 매개로 한 감염병 확산이 우려됨에도, 휴업은 학교가 문을 닫는 ‘휴교’가 아니기 때문에 교사는 출근하라는 원칙이 고수되었다. 일부 학교에서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비상 근무조를 편성하고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연수기관 및 근무 장소 외에서의 연수)’를 활용하여 재택근무를 하는 등의 대책을 수립하였으나, 이 또한 국가공무원인 교사가 휴업 중에는 당연히 출근해야 한다는 반발에 부딪히기도 하였다. 학교 휴업 시 교육공무원법 제41조 연수를 활용하여 교사들에게 재택근무를 명할 권한이 학교장에게 있음에도 말이다. 다행히도 교육당국은 신학기를 앞두고 개학을 연기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번에도 역시 구구절절한 조건을 달아 개학 연기 기간 중 교사의 복무 절차를 제시하였다. 교육당국은 학생과 교직원의 감염 방지와 신학기 학사 운영 준비를 철저히 하고, 단위학교 ‘코로나19 대책반’ 운영을 전제로 교원의 증상 여부, 감염 우려 등을 고려하여 재택근무를 조건으로 예외적으로 교육공무원법 제41조 연수를 학교장 책임하에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번 지침에서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대책이 포함되었지만, 전제 조건이 까다롭고 제한적이어서 아쉬움이 있다. 학교 교직원 건강권 보호 대책 절실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원(교사, 교감, 교장), 직원(교육행정직원, 교육공무직원), 기타직원(보안관, 방과후학교 코디, 학습준비물실 코디, 기초학력보장 지원사 등), 방과후학교 강사, 외부 민원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교사가 학생들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휴업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학생이 가정에서 감염병 예방을 철저히 한다 해도, 교사가 학교로 출퇴근하는 중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 만약 감염된 교사가 휴업령 이후에 학생들과 접촉하게 된다면 감염병 차단을 위한 그간의 노력이 다 헛수고가 되고 말 것이다. 결국, 심각한 교육활동 파행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학교 구성원 중 단 한 사람의 감염도 나머지 학교 구성원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에 대한 건강권 보호를 강조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앞으로도 세계적인 감염병이 줄어들기보다는 빈발할 가능성이 크다. 감염병 전파 속도는 교통 발달에 비례할 것이다. 감염병 전파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치명적일 수 있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학교와 관련된 감염병 매뉴얼이 새롭게 만들어졌으면 한다. 물론 매뉴얼이 만능은 아니지만, 감염병 초기 혼란을 줄이고 신속히 대응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다. 새 매뉴얼에는 학교의 특성을 반영하여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의 건강권 보호’에 관한 내용도 구체적으로 포함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혼재된 감염병 관련 법령을 정리하여 ‘감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통합 매뉴얼’에 반영하여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학교보건법,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 초·중등교육법, 교육과정, 교육공무원법 제41조 등 법령 간 괴리가 있었고, 기존 매뉴얼 내용도 행정조치 사항이 대부분이었다. 새로 만들어지는 매뉴얼에는 위의 법령 내용뿐만 아니라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에 따른 교직원, 학생, 학부모의 건강권 보호, 교직원 복무, 방역물품 지원 등에 관한 상세한 규정이 포함되었으면 한다. 둘째, 교육당국은 ‘국가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에 따른 수업 일수 감축과 이에 따른 교육과정 시수 조정 기준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수업 일수 및 교육과정 편성운영 시수 감축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휴업(휴교) 시 수업결손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별 단위로 원활히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수업체계를 구축하길 바란다. 셋째, 학교가 자율성을 발휘하여 학교 사정에 맞는 수업 일수 감축, 교육과정 시수 조정,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권 보호, 복무 등을 규정할 수 있도록 학교 자치권을 확대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학교가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초유의 대학 개강 연기와 유·초·중등학교 휴업 사태를 부른 코로나19를 겪고 있다. 어느 시점에서 코로나19는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또 다른 형태의 감염병이 유행할 가능성은 크다. 이번 사태가 진정되면 그동안 겪었던 혼란을 차분히 정리하여 또 찾아올지도 모르는 감염병의 위험에 대비하여야 한다. 그리고 교육당국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의 건강권’ 보호 대책을 보다 면밀하게 마련하길 바란다.
들어가며 지난 3월호에서는 전문직원 선발 전형에서의 기획안 작성 기초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어떤 내용이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여러분께서 학습하시는 과정에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대부분의 선발 전형 시험이 그렇듯 복습을 철저하게 해야 하며, 다른 사람이 작성한 내용의 장점을 발견했다면 나에게 맞게 ‘체화’시키는 과정을 반드시 가져야 할 필요가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4월호와 다음 5월호에서는 2차례에 걸쳐 논술과 연계한 사업 기획안 작성 방안Ⅰ, Ⅱ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3월호에서 잠깐 언급된 것처럼 논술과 사업 기획안을 연계하여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왜 논술 작성과 사업 기획안 작성을 연계하여 작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렇게 연습했을 때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논술 작성과 사업 기획안 작성을 연계하여 작성하는 이유 장점 언뜻 생각하기에 논술과 사업 기획안은 별도의 시험 과목이기 때문에 서로 연관이 별로 없어 각각 따로 공부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논술과 사업 기획안 작성의 기초를 어느 정도 마스터하였다면, 서로 연계해서 연습하는 것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논술과 사업 기획안은 모두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논술에서는 교육지원청 장학사로서 교육현안에 대한 문제점을 밝히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고 할 가능성이 큽니다. 사업 기획안에서는 교육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정해진 기간과 예산을 활용하여 구체적으로 작성해보라고 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논술과 사업 기획안 모두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해결 방안을 구체화하는 정도에 있어서 논술이 더욱 범위가 포괄적인 측면이 있고 사업 기획안이 범위가 압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논술과 사업 기획안의 문제 상황은 대체로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하는 점입니다. 해마다 또는 시·도교육청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교육 관련 신문 기사 또는 칼럼을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논술 문제나 사업 기획안 문제에서 교육현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같은 문제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연계하여 연습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논술과 사업 기획안 작성 연습을 서로 연계하여서 작성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PART VIEW] 첫째, 예상 문제를 만들기 위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전문직 시험 응시자의 관점에서 논술 예상 문제와 사업 기획안 예상 문제를 별도로 내기 위해서 드는 에너지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 하나를 가지고 논술과 사업 기획안 연습을 동시에 한다면 문제 출제로 인한 에너지 소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둘째, 논술과 사업 기획안을 작성한 후, 피드백을 통해 서로 보완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논술을 먼저 작성한 후, 그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 기획안을 작성해 볼 수 있겠지요. 이때 사업 기획안을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논술 내용을 검토하여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보완한 논술 내용을 가지고 다시 사업 기획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학습적인 차원에서 같은 문제를 가지고 논술과 사업 기획안 작성을 연습할 경우, 상호 보완하여 작성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 실제 사례를 통하여 논술과 사업 기획안 작성을 어떻게 연관시킬 수 있을지 확인해봅시다. 논술과 사업 기획안 작성을 위한 문제(신문 칼럼 활용) 사교육비 경감 해법 찾아야 지난해 초중고 학생들이 사교육비로 지출한 비용이 무려 20조 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학생 가운데 70% 이상이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교과와 예체능 학원비, 개인 및 그룹 과외비, 학습지, 통신강의 과외비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지만, 개인과외 같은 경우는 탈세해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는 규모가 더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교육비가 이처럼 증가한 이유는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누구나 평등한 교육을 받게 한다는 정책실패에 있다는 분석이다. 사교육비 증가가 공교육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자구 수단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교육 수요자 입장에서는 학력 수준차가 심한 학생들이 뒤섞여 배우는 교실보다는 맞춤 방식의 사교육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생이 80%를 넘어서 중·고등학생보다 크게 높았다. 따라서 입시 과열에서 비롯되는 사교육비 대책도 중요하지만,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사교육비를 줄이는 게 더 시급해 보인다. 사교육 주범이 대학입시라고 생각해 왔으나 실제로는 고등학생보다 초등학생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 규모가 더 크다는 사실도 밝혀진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정규 교과 학습과 관련된 사교육 외에 예체능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 따라서 초등학교 예체능 교육을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소화해 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사교육비 경감 대책 마련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당국도 공교육 정상화가 사교육비 경감의 지름길임을 모를 일이 없다. 하나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 당국 나름의 온갖 노력에도 실패를 반복해 왔다. 수없이 많은 교육 정책을 시행하고 대입제도도 여러 방법을 동원해 봤으나 교육 소비자들의 고통만 가중시켰다. 이제는 교육계가 스스로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때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서는 매년 사교육비 조사에 그칠 게 아니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올바른 정책을 제시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는 체제가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대입 전형 방식을 미리 확정한 뒤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하고, 교육 양극화의 대물림을 끊어내야 한다. 공교육 당사자들의 냉정한 반성과 분발을 촉구한다. 출처 : 기호일보 2020-01-09 (http://www.kihoilbo.co.kr) 위의 신문 칼럼에서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공교육 당사자들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사교육비 경감에 대한 내용은 비단 최근에 나타난 문제 현안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 동안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잘 해결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그만큼 사교육비 경감에 대한 주제는 교육당사자 모두가 항상 중요하게 다루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 언제든 시험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칼럼에서 제시한 내용을 해결하기 위해서 논술과 사업 기획안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이 작성할 수 있습니다. 먼저 위의 칼럼에서 제시한 문제점 및 해결 방안을 논술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업 기획안 작성 이전에 논술부터 작성 독자분들께서도 우선 위의 칼럼 내용을 참고하셔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문제 원인 분석과 교육전문직원으로서의 해결 방안을 주제로 논술을 32줄 정도 작성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논술 예시 답안입니다. ‘공교육 기능 강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 지원 방안 2020년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우리나라 출산율은 0.92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이에 대한 원인 중의 하나가 ‘사교육 비용의 증대’로 인한 가계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성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교육비 경감은 교육 문제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중대한 차원의 문제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 이 글을 통해 교육전문직원으로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문제 원인 분석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문제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지필시험 위주의 평가와 이로 인한 공교육의 불신이다. 둘째, 방과후활동 및 돌봄교실에 대한 인기 저하이다. 셋째,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학교 진로교육의 실시이다. 넷째,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평가와 현재 입시체제와의 미일치이다. 위와 같은 문제 원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수업 · 평가 혁신, 방과후·돌봄교실, 진로교육, 입시체제 차원에서 제시하겠다. 첫째, 과정중심평가 및 수업혁신을 활성화한다. 과정중심평가는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확인하여 피드백하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수업혁신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교원 대상 수업 관련 직무연수(15H)를 상시 운영한다. 또한 교육과정 재구성·수업 · 평가에 대한 주제로 학교 내·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를 활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업과 관련한 노력이나 성과를 나타내는 교사를 대상으로 ‘우수 강사’로 위촉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업 · 평가 혁신을 일반화한다. 둘째, 방과후활동과 돌봄교실의 질을 향상시킨다. 방과후활동은 사교육비를 경감시켜 가계의 부담을 최소화시켜 줄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충분하게 고려하여 방과후활동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질 관리를 통하여 방과후활동에 대한 수요를 늘릴 필요가 있다. 방과후활동이 학교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편견을 버리고, 우수한 마을자원과 연계한다면 보다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돌봄교실은 단순히 ‘보육’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성격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학교 진로교육을 내실있게 실시하도록 지원한다. 지금까지 ‘진로전담부장’ 교사를 신설하는 등 초등학교에서도 진로교육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정도 성과로는 학생과 학부모가 요구하는 개별 맞춤 진로교육의 실시가 어렵다. 따라서 담임교사의 진로컨설턴트로서의 역할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문연수를 개설하여 이를 지원해주어야 한다. 진로전문상담사를 고용하여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넷째, 입시체제 개선을 위한 지원체제를 확립한다. 학교에서 과정중심평가,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 등의 바람직한 교육적 시도를 하더라도, 이것들이 입시체제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교육청은 입시체제 개편 TF팀을 구성하여, 교육부-대학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교평가와 입시체제가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 사이의 상관관계가 높아질수록 무분별하게 높아지고 있는 사교육비가 안정을 찾을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결국, ‘공교육의 기능 강화’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핵심이다. 교육청과 학교는 사교육비 증대의 문제를 외부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 학생과 학부모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 핵심을 파악하여, 맞춤형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사들의 수업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자발적 노력을 통한 전문성 향상이 가능해지도록 교육전문직원으로서 이들의 의견을 듣고, 지원해주어야 한다. ○○교육청이 추구하는 사교육 경감 대책에 가치를 더하는 교육전문직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위와 같이 작성된 논술은 이제 여러분이 사업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한 바탕 또는 개요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논술이라면, 좋은 논술로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의 논술에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제시한 주요 논거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과정중심평가 및 수업혁신을 활성화, ② 방과후활동과 돌봄교실의 질을 향상, ③ 학교 진로교육을 내실 있는 실시 지원, ④ 입시체제 개선을 위한 지원체제 확립이 해당합니다. 이러한 논거가 사업 기획안의 주요 내용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논술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 기획안 작성 논술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서 주요 논거를 바탕으로 어떤 내용을 강조할 것인지 미리 개요를 작성해야 합니다. 교육청의 입장에서 ‘교실’, ‘학교’, ‘사회’를 대상으로 각각 접근 및 지원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기획안을 작성하기로 컨셉을 확정하여 예시 기획안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교실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공교육 기능 강화를 통한 2020 사교육비 경감 계획(안) 추진 배경 ● 최근 급격한 출산율 저하의 원인으로 자녀 사교육비 문제 대두 ● 사교육비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가계 부담에 대한 사회적인 개선 요구 ● 공교육 기능 강화를 통해 사교육비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 분위기 조성 필요 추진 근거 ● 2020 주요업무계획(○○○○○과-0000, 2020. 1. 23.) ● 2020 상반기 ○○교육 계획(○○교육과-0000, 2020. 2. 13.) ●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법률 제14392호, 2016. 12. 20.) 추진 목적 ● 과정중심평가, 수업혁신, 방과후・돌봄교실 활성화를 통해 공교육의 기능 강화 ● 내실 있는 학교 진로교육을 활성화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적 요구를 충분히 지원 ●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평가하고, 이를 입시에 반영하는 구조로의 지원체계를 마련 추진 방침 ● 과정중심평가 및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를 위한 교원 직무연수를 개설함. ● 방과후활동과 돌봄교실의 질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함. ● 담임교사의 진로컨설턴트로서의 역할 기능을 강화하고, 진로전문상담사를 고용함. ● 교육부-대학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학교평가와 입시체제가 연결되도록 개편함. 추진 개요 세부 추진 계획 1. 교실에서! 사교육비 경감하기! 1-1. 과정중심평가 실시 ● (수업 내 평가)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수업 중에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평가를 실시하여,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확인하고 피드백하도록 함. ● (다양한 평가방법) 지필평가를 지양하고, 자기 평가・상호평가・관찰 평가・포트폴리오 등의 평가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를 학업성적에 반영함. ● (평가 연수) 과정중심평가에 대한 교사 대상 연수를 활성화하여 이를 일반화함. 1-2. 교원의 수업혁신 ● (자문단・현장지원단) 수업혁신과 관련하여 전문성을 갖춘 교사들을 대상으로 자문단 및 현장지원단을 구성・운영하여, 수업혁신을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함. ● (교원 직무연수) 수업혁신에 대한 의지가 있고, 연수를 희망하는 교원을 대상으로 교육지원청별로 직무연수(15H)를 개설하여 운영함. ● (교원학습공동체) 학교 내・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교사 수업 동아리를 구성하여, 수업혁신을 통한 교원 역량 함양을 위한 노력을 하는 분위기를 조성함. 1-3. 우수 수업・자료 공유 ● (○○교육포털) 수석교사, 연구교사 등 수업혁신과 관련하여 우수 교사의 수업을 서울교육포털에 탑재하여, 우수 수업을 참관할 수 있는 접근성을 높임 ● (우수사례 책자) 교육과정 재구성, 수업 연구 방법, 평가 혁신, 지도안 등 우수사례를 포함한 내용을 책자로 구성하여, 학교별로 배포하여 활용하도록 함. ● (우수 교사 연수) 수업혁신에 기여한 우수 교사를 대상으로「학교로 찾아가는 우수 교사 연수」를 개설하여, 우수한 사례가 일반화될 수 있도록 노력함. 2. 학교에서! 사교육비 경감하기! 2-1. 방과후활동 내실화 ● (우수강좌 증설) 학교별로 수요가 많은 우수한 강좌 또는 강사 목록을 공유하여, 방과후활동이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함. ● (모니터링) 방과후활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문제 발생 시 이를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며, 학교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해서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함. 2-2. 초등 돌봄교실 질 향상 ● (돌봄프로그램 개발) 돌봄교실 안에서도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함. 돌봄전담사를 대상으로 안전한 돌봄이 될 수 있도록 연수를 실시함. ● (마을활동과 연계) 돌봄교실을 학교 내로 한정짓지 않고, 마을활동 자원과 연계하여, 마을과 함께 하는 온종일 돌봄체제를 구축하도록 함. 2-3. 진로교육 활성화 ● (담임교사 진로컨설턴트 역량 강화) 담임교사의 진로교육에 대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의무적으로 연수를 이수하고, 이를 교육활동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화함. ● (진로전담상담사 고용) 학생과 학부모의 진로컨설팅에 대한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진로전담상담사를 고용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시범 적용함. 3. 사회에서! 사교육비 경감하기! 3-1. 입시체제 개편 TF팀 구성 ● (TF팀 구성) 입시체제 개편을 위한 TF팀을 구성하여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함. ● (입시 반영 요소 추출) 학교에서 이뤄지는 평가가 대학입시에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입시 반영 요소를 추출하여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공유함. 3-2. 교육부-대학과의 협의체 구성 ● (협의체 운영) 교육청의 부서를 지정하여, 교육부 및 대학과의 입시 관련 평가 협의를 지속해서 실시할 수 있도록 함. 협의 내용에 대한 실현 방안을 마련함. 3-3. 사교육비 경감 홍보 활동 ● (오프라인 홍보) 리플릿, TV・신문 광고 등을 통해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홍보활동을 실시함은 물론 공교육의 혁신적인 변화에 대해서 홍보함. ● (온라인 홍보) 홈페이지, 블로그, SNS, 팟캐스트 등을 통해 사교육 경감 대책에 대한 교육구성원 및 일반 시민들과의 솔직한 의견을 나누고, 이를 정책에 반영함. 예산 기대 효과 ● 과정중심평가, 수업 혁신, 방과후・돌봄교실 활성화를 통해 공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 ● 내실 있는 학교 진로교육을 활성화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적 요구를 수용 ●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평가하고, 이를 입시에 반영하는 구조로의 지원체계를 확립 마치며 지금까지 기획안 실습에 참여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사업 기획안뿐만 아니라 논술까지 작성하시느라 평소보다 더욱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라는 격언에서도 비추어 볼 수 있듯이, 편한 방법으로 원하는 성취를 얻기란 어렵습니다. 꾸준한 기획안 작성 연습과 제대로 작성하고 있는가에 대한 피드백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실력이 향상될 것입니다. 좋은 기획안을 많이 보고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나 스스로 많은 기획안을 만들어보는 경험이 결국 내 실력과 연결됩니다. 첫 단계에서 기획안이 서툴고 투박하더라도 자꾸 연습하다 보면 잘 다듬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사업 기획안을 자주 연습하다 보면, 추진 개요·세부 추진 계획·예산 등의 세부 내용 중에서 예상 시간에 맞춰 원활하게 작성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부분이 발견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마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항상 건강과 체력을 잘 유지하시면서 학습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다음 호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 사례 1) 수업설계 토의의 질보다 모든 학생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또한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과정 속에 학급 구성원으로서 소속감, 공동체역량이 향상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 수업단계 ● 교과명 _ 국어 ● 단원명 _ 독서단원 책을 읽고 생각을 넓혀요. / 6. 토의하여 해결해요. ● 대상 _ 5학년 ● 본시주제 _ 이야기 주제 찾아 토의하기(20/21) ● 성취기준 [6국01-02]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조정하며 토의한다. [6국01-02]상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듣는 태도를 지닌다. [6국02-03]글을 읽고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나 주제를 파악한다. [6국05-05]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 학습목표 _ 이야기 내용을 요약하고, 함께 뽑은 주제로 토의할 수 있다. ● 협력 프로그램 _ 돌아가며 말하기, 1대1 생각 나누기, 명목집단법, 모둠토의하기, 줄줄이 발표하기 ● 국어과 교과역량 _ 비판적사고역량, 공동체·대인관계역량, 문화향유역량, 자기성찰·계발역량 [PART VIEW] 2) 수업 과정 3) 과정평가 ● 성취기준 [6국01-02]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조정하며 토의한다. [6국01-02]상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듣는 태도를 지닌다. [6국02-03]글을 읽고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나 주제를 파악한다. [6국05-05]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 평가관점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 온 작품 읽기의 전체 줄거리를 요약하여 말하고, 주제에 맞게 토의에 적극 참여하는가? ● 평가방법 _ 자기평가, 상호평가, 관찰평가, 교사의 과정중심평가 ● 평가도구 _ 관찰 체크리스트, 개인별 붙임 카드, 학생발표모습, 참여도 등 ● 평가내용 - 글의 순서에 따라 요약할 수 있는가? - 토의 주제에 맞게 근거를 찾아 잘 이야기 하는가? - 모둠 협력활동에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잘 참여하는가? ● 자기(상호)평가 - 이야기 전개에 따라 글을 잘 요약하고 토의 주제에 맞게 근거를 들어 이야기하는가? ● 관찰·과정중심평가 - 전보다 더 많이 발표하였는가? - 토의에 흥미가 생겼는가? - 수업 및 모둠활동에 즐겁게 참여하였는가? - 친구가 말할 때 경청하였는가? - 모둠활동 시 친구를 도와주었는가? - 친구, 교사와 상호작용이 생겼는가? 등 ● 미도달 학생을 위한 피드백 계획 - 다양한 질문 만들기 활동을 통해 토의 주제를 만들어보게 하고 그림 등을 이용한 연상되는 주제어 찾기 활동 병행 - 모둠활동, 친구들과의 상호작용 등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확인 및 적용 ‘한 학기 한 권 읽기’ 운영 후기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반 아이들의 특성, 학년 수준 등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반 아이들은 책 읽기와 같은 정적인 활동보다 몸으로 움직이는 동적인 활동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 처음엔 재미난 그림동화로 접근하여 역할극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접목한 읽기 후 활동을 전개하여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였고, 점차 중학년 수준의 짧은 동화책으로 연결하여 책 속에서 질문하는 방법 등 다양한 협력학습 전략을 익히며 모두가 함께하는 책 읽기에 노력했다. 그리고 5월부터 본격적인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운영하였는데 독서연구회나 동료 교사들이 추천한 책에서 책 표지·차례·그림 등을 보면서 아이들이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게 하였다. 자신들이 선택한 책이라 더 책임 있게 읽어냈다. 또한 한 아이도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매일 한 챕터씩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읽기를 하며 성취기준에 따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운영하였다. 작품을 온전하게 함께 다 읽어가면서 서로가 공통의 이야기 분모를 갖게 된 우리 아이들은 책 읽기의 재미에 빠져들게 되었고, 스스로 책 속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추진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책을 싫어하던 아이들이 책 한 권을 다 읽었다는 성취감과 함께 다른 책도 읽고 싶다고 기다리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함께 읽은 책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만약 ○○이라면…’과 같은 열띤 토론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었으며 인성교육과 진로교육이 책과 함께 저절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매일 조금씩 책 속 이야기에서 우리 교실, 우리 집 이야기로 연결되며 그 과정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더 소통하고, 더 나누고, 더 즐기면서 모두가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3월, 새 학년 새 학기.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매력 속으로 푸욱 빠져보면 좋겠다.
작년 연말 중국에서 발병해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각국에서 많은 확진자·사망자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전국적으로 많은 인명 피해 속에서 방역물품을 구하지 못해 대란을 겪었다. 지각 개학(개강)을 한 각급 학교(대학)에서도 마스크, 손 세정제·소독제, 체온계 등의 품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부는 학기 초인 지난 3월 총 3주간 휴업령을 내려 전국 유·초·중·고교 휴업을 단행했다. 대부분 대학(교)도 2~4주 개강을 미룬 바 있다. 개강한 대학들도 집합 수업을 지양하고 온라인 강의·원격교육(수업) 등 재택수업으로 대체했다. 교육부가 전국 각급 학교에 휴업령을 내려 개학(개강)을 일제히 3주 이상 연기한 사례는 대한민국 유사 이래 초유의 일이다. 이런 가운데 ‘제2의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고 원활한 교육과정·학사 운영을 위해서 비면대면(非面對面) 온라인 강의·원격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기존의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각종 공공·민간교육연수원, 대학 온라인 공개강좌 서비스(K-MOOC) 등 각 기관을 망라하여 강의 프로그램·콘텐츠의 개발·공유·활용을 포괄하는 국가 원격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개학 연기와 교육·수업 기준 준수 이번 각급 학교 개학 연기 기간에 맞벌이 부부 자녀들을 위한 긴급 돌봄교실 확대·지원으로 전국 유·초등학교는 비상 돌봄대란을 겪었다. 전국 학원들이 교육당국의 휴원 권고에 불응하고 개원한 것도 경제적 측면 외에 자녀를 맡아달라는 맞벌이 학부모의 요구가 반영돼 있다. 그러다 보니 ‘학교 휴교, 학원 개원’이라는 비정상적 교육현상이 발생했다. 사실 개학(개강)을 미뤄 방학 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각급 학교는 수업(강의) 일수(시수·주수)를 확보하기 위해 개학(개강)이 연기된 기간만큼 방학을 줄여야 한다.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규정된 최소 수업(강의) 일수(시수·주수)를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법령에 따른 학교급별 연간 수업 일수(주수)는 유치원 180일, 초·중등학교 190일, 대학 30주(학기당 15주)인데, 유사시에는 10% 이내에서 감축할 수 있다. 이미 각급 학교는 개학(개강) 연기로 감축 일수(주수)를 넘겨 방학 기간 감축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각급 학교의 방학 기간은 학교장, 총·학장이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개학(개강) 연기로 각급 학교의 교육과정·학사일정 등이 뒤틀려 어려움이 우려된다. 특히 현장 체험활동, 생존수영교육, 수련·극기 활동 등 이미 일정이 잡힌 외부 위탁시설 이용 프로그램은 혼란이 예상된다. 비면대면 원격교육시스템 구축과 기관 간 유기적 연계 2020학년도 신학기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급 학교 개학(개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우리나라 교육체제에서 온라인 강의·원격교육을 확대하고 관련 시스템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차제에 온라인 강의 등 원격교육 시스템을 제도적·체계적으로 완벽하게 재정비·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감염병 등으로 인한 학교 휴업 시 원격교육은 수업 결손을 최소화하고 집단 감염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학교와 가정의 체제와 기기만 잘 구축되면 재택학습(수강)으로 안정적인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개강 연기 기간 중 일부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원격교육(수업) 등으로 안정적으로 재택강의를 수행한 사례가 귀감이 된다. 특히 중국 등 외국 유학생들이 자국 재택의 안전한 환경 속에서 소정의 교과목(강좌)을 수강한 것은 일반화돼야 할 우수 사례다. 개학 연기 기간 중 교육부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지원과 교육(지원)청, 학교 등의 협력으로 초·중등 학생 학습지원과 생활지도, 긴급 돌봄서비스 등 후속 지원을 시행했다. 담임 배정과 교육과정 계획 안내를 완료하고 디지털 교과서 e-학습터, EBS 동영상 등 자율형 온라인 콘텐츠를 초·중·고교 학생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아울러 디지털 교과서 e-학습터, 위두랑, EBS 콘텐츠, 클래스팅, SNS 단체방 등에 개설된 온라인 학급방을 통해 예습 과제와 학습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동영상 자료와 평가 문항 등을 포함한 교과서를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초등 국정교과서와 초·중등 디지털 교과서(사회, 과학, 영어 등)도 제공해 자율학습을 지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에서는 독서·토론 교육을 활용한 재택 독서 프로그램인 ‘집콕 독서’를 운영했고, 부산시교육청에서는 부산e-학습터를 기반으로 학습주제 중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학습하는 ‘초등 원터치 공부방’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K-MOOC 확대와 원격교육 활성화 지향 교육부는 전국 대학에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등교 출석·집합 수업을 지양하고 원격수업, 과제물 활용 수업 등을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또 교육부는 올 1학기에는 대학의 원격수업(강의) 학점 상한(20%)에 예외를 둬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대부분 대학이 3월 한 달 동안 온라인으로 원격교육(강의)을 진행했다. 현재 대학들은 공동으로 원격교육(수업·강의) 확대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국 대학의 개강 연기로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서비스’인 K-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도 유용하게 활용됐다. K-MOOC는 국내 여러 대학의 강좌(교과목)를 온라인을 통해서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시공을 초월해 원하는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이다. 이를 더욱 활성화 시키려면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스템 정비 구축과 대폭 확충이 필요하다. K-MOOC는 2015년 서울대, KAIST 등 국내 10개 대학 중심으로 총 27개 강좌로 시작해 2020년 현재 총 510개 강좌를 운영 중이며 연차적으로 강좌 수를 확대해 가는 중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개강 연기 기간 중 평소 온라인 강좌 콘텐츠를 다양하게 마련해 제공한 대학이 안정적이고 원활한 교육과정과 학사일정을 운영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K-MOOC는 학습자가 수동적 시청 위주의 기존 온라인 학습 동영상과 달리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 간 질의응답, 토론, 퀴즈, 과제 제출 등 양방향·다방향 학습이 가능한 새로운 교육환경을 제공한다. 아울러, 수강인원의 제한이 없고, 수준과 배경지식이 다른 학습자 간 지식·인식 공유를 통해 대학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학습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한편, 교육부는 2020학년도 1학기 각 대학이 원격교육(수업) 운영 기준에 따라 원격수업 교과목 개설, 콘텐츠 구성 방식 등을 자율적으로 편성·실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필요한 행정조치는 대학이 우선 실시하고 추후 학칙 개정을 통해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교육부는 대학의 원격수업 지원 및 원격수업의 질 담보를 위해서 곧 ‘(가칭)원격교육운영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원격교육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하기로 했다. 원격교육 관련 법령·규정의 완화와 탄력적 적용 현재 원격교육(수업) 관련 규정은 2018년 12월 교육부가 마련한 ‘일반대학의 원격수업 운영 기준’이 유일하다. 유·초·중·고교 원격교육 관련 규정·여건은 사실상 전무하다. 대학보다 초·중·고교 온라인 강의·원격교육 여건이 더욱 열악한 형편이다. 교육당국에서는 개학 연기 기간 중 온라인 학습 사이트, EBS 등을 통한 자율학습을 권했지만, 관련 법령과 규정 미비로 효과가 미미했다. 따라서 제반 규정을 신설하고 각급 학교에도 필요한 시설을 지원하는 등 원격교육 제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재 일부 국제학교에서는 원격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차질 없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 국제학교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매우 안정적으로 교수·학습 등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국가 원격교육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려면 교육부, 정보통신부, 지자체,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공공·민간교육연수원, 교육(지원)청, 각급 학교(대학) 등을 포함한 민관산학(民官産學)의 통합적 네트워크·거버넌스가 구축돼야 한다. 특히 학습(강의) 프로그램과 콘텐츠의 개발·공유·활용시스템이 원활하게 가동돼야 한다. 원격교육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면 비상시 학교의 휴교·휴업에도 교육과정·수업·학사 등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제2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도 온라인 강의·원격교육으로 대체할 수 있다. 특히 학교급별·학년별·교과목(강좌)별 다양한 콘텐츠(Contents)를 개발하고,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비상시·유사시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 강의·원격교육 활성화는 장기적으로는 학교 재정, 학사 운영, 교육과정 운영 등에도 바람직하다. 따라서 코로나19로 국가 대란을 겪은 지금, 국가 수준 원격교육 시스템 재정비·구축을 시작해야 한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아울러 수업 평가, 이수 기준 등 원격교육 관련 규제도 좀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사시 수업 일수(주수) 감축, 원격 강좌(교과목·학점) 제한 비율 등 온라인 강의·원격교육 운영 규정을 탄력적으로 개정해야 한다. 원격교육 시스템 구축, 제4차 산업혁명 시대 흐름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늘 질병과 공존·동행해 왔다. 인류의 멸망은 전쟁이 아니라 중세 유럽의 흑사병처럼 감염병 때문에 초래됐다는 함의도 숙고해야 한다. 근래 2003년 사스(SARS), 2009년 신종 플루, 2015년 메르스(MERS), 올해 코로나19 등 감염병이 주기·반복적으로 발생해 세계적 대재앙을 유발했다. 국가 대란에는 국민의 안전·건강이 최우선이다.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특히 미래 인재인 학생들의 안전·건강은 완벽하게 보호돼야 한다. 앞으로 얼마든지 ‘제2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대란을 겪은 차제에 국가 원격교육 시스템을 재정비·구축해야 한다. 면대면 집합 교육이 불가능한 돌발적인 사태에 직면했을 때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세계화 시대를 맞아 완벽한 원격교육 시스템 구축은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Trend)이다.
AI를 앞세워 모든 것을 거침없이 해낼 것 같던 인간이 바이러스에 무력한 존재임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해 환자 개인의 면역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은 과거 사회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현대인들이 과학기술을 활용한 문제해결을 모색한다면 고대인들은 비과학적 방법에 의존해 호전을 바랐던 차이 정도일 것이다. 인간은 생각보다 허약한 존재임을 그리고 인간의 본질이 현대사회라고 해서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다.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기(Eu Prattein)를 바란다.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로 대표되는 초기 고대 그리스 문학작품은 오늘날 서양문명의 원형인 고대 그리스-로마(Greco-Roman)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가늠할 수 있는 고대 그리스의 고전이자 초등교육 교재였다는 점에서 오늘날 교사들과 교육자들도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이들 저작은 고대 사회의 보편적 가치관을 명확하게 드러내면서도 지중해 사회의 독특한 관점과 지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교육의 본질을 탐색하는 데, 다른 하나는 교육의 역할을 고민하는 데 공헌한다. 이번 달부터는 고대 희랍의 대표적인 서사시인 일리아스, 오딧세이아 그리고 서구 최초의 교술(敎述)시인 헤시오도스의 일과 날을 다루도록 하겠다. 헤시오도스는 기원전 7~8세기 보이오티아 지방의 시인이다. 어린 시절 산에서 양을 치던 중 무사 여신들로부터 시인의 지팡이와 목소리를 받아 시인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가 어떤 연유에서 시인이 되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입으로 전해진 일리아스, 오딧세이아와는 달리 헤시오도스는 자신의 작품을 글로 남겼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 신들의 계보를 다룬 신통기와 일과 날 등 그의 대표작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우라노스, 크로노스 등 그리스 신화와 프로메테우스, 판도라 이야기가 등장한다. 서구 최초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호메로스와 함께 헤시오도스를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 시인으로 평가한다. 인간은 정의(Dikē)를 따라야 한다 일과 날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형제인 헤시오도스와 페르세스는 부친의 유산을 놓고 대립한다. ‘정의(Dikē)’의 어원은 원래 ‘재판’, ‘소송하다’라는 말에서 출발했고, ‘평등’을 뜻하는 희랍어 ‘이소노미아(Isonomia)’는 땅의 배분을 놓고 등장한 개념이었다. 수백만 원이건 수천억이건 재산 분쟁이 수천 년 전부터 있었다는 사실에 인간사의 비정함을 느낀다. 늘 그렇듯 재산 분쟁은 형제간 합의를 보지 못한 채 법정에서 가려지게 되었지만, 페르세스가 판사들을 매수해 헤시오도스는 패소하였다. 페르세스는 자기가 가져야 할 몫 이상을 받게 되었고 헤시오도스는 억울한 손해를 보게 되었다. 헤시오도스는 분한 마음에 복수를 생각했지만 차마 직접 보복하지는 못한다. 자신의 억울함을 신들에게 호소하며 정의가 승리하기를 희망한다. 헤시오도스는 페르세스의 행위를 ‘히브리스(Hybris)’로 규정한다. ‘폭력’ 또는 ‘오만’으로 번역되는 ‘히브리스(Hybris)’는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하려는 인간의 속내를 달리 표현하는 말이다. 가장 큰 오만은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전지전능한 신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남의 재산을 함부로 뺏고,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이야말로 폭력적인 행동으로 가득한 오만한 사람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관습과 도덕, 규칙과 제도 속에서 살아간다면, 폭력적인 사람들은 남들이야 어찌 되었건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하려는 사람들이다. 시인은 세상의 질서를 깨트리는 오만한 자들은 신들의 노여움을 얻어 징벌(Nemesis)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자연 세계에서는 배고픈 매가 꾀꼬리를 사냥한다. 포식자가 먹이를 공격하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연에도 질서가 있고, 용납되지 않는 행위가 있다. 사자는 필요할 때만 사냥한다. 싸움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등을 돌리는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다. 반면 강력한 영웅들일수록 오만에 빠져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멋대로 행동한다. 일리아스의 주인공 아가멤논(Agamemnon)은 트로이 전쟁의 출정을 위해 친딸을 살해해 제물로 바친다. 그는 트로이 전쟁의 총사령관이라는 무의미한 명예를 위해 자식을 죽이는 짐승만도 못한 존재로 전락한다. 시인은 ‘인간이라면 동물과는 달리 정의의 원칙에 따라 생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페르세스여, 그대는 정의에 귀 기울이고 오만을 늘리지 마시라!”라는 헤시오도스의 호소는 형제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구성원을 향한 경고였다. 정의에 대한 헤시오도스의 제안은 단순히 윤리적인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몸가짐과 마음가짐의 변화를 촉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헤시오도스는 모든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살 것을 역설한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일리아스, 오딧세이아와는 달리 신화적 이야기에 바탕을 둔 교훈을 통해 보편적 진리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경쟁'은 생존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 일과 날에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는 계략을 써 인간들의 삶을 끊임없이 돕는다. 신들이 받는 제사상을 속여 인간이 고기를 마음껏 먹게 하고, 추위에 떠는 인간을 위해 제우스 몰래 불을 훔쳐낸다. 인간을 위했던 프로메테우스의 행동에 격분한 신들은 인간이 먹어야 할 곡식을 모두 숨겨버린다. 그 탓에, 인간은 매일 땀 흘려 일해야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시인은 마음대로 편하게 살고 싶은 감정과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이 갈등하고 있음을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일과 날 초반부에서 헤시오도스는 ‘갈등(Eris)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편다. 한 가지는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먹을 것을 찾으려는 갈등이다. 흔히 사람들이 벌이는 경쟁은 좋은 의미의 갈등이다. 경쟁은 게으른 사람도 일하도록 부추기고 서로 부자가 되도록 노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같은 직종의 사람들이 벌이는 경쟁은 서로에게 유익함을 가져온다. 경쟁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이다. 먹고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비난할 필요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페르세스나 아가멤논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해치는 사람들이 벌이는 갈등, 또는 다른 사람들과 대립하고 반목하는 갈등은 좋은 갈등일 리 없다. (Erga Kai Hemerai, 11~26) 사회 전반에서 경쟁은 나쁜 것으로 간주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이 충분히 갖춰진다면 각자가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놓고 벌이는 선의의 경쟁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일과 날 속 정의는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조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불법과 탈법으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약탈하는 일을 단죄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땀 흘려 일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역으로 정당한 경쟁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해당한다. 좋은 갈등에 동참해 부를 늘릴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은 재능과 노력을 발휘할 동기를 잃고 자연스럽게 퇴보하게 된다. 좋은 경쟁에는 정의로운 규칙과 환경 필요 경쟁에 대한 헤시오도스의 견해는 사소한 것 하나까지 경쟁하고, 경쟁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라 생각했던 고대 그리스 사회의 인간관을 잘 보여준다. 경쟁이라면 무조건 나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다분해진 오늘날의 교육계 분위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좋은 갈등이 있다는 지적은 흥미롭다. 사실 생각해보면 경쟁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경쟁이 가져오는 역기능이 문제이다. 사회는 경쟁에서 뒤처진 학생들에게 재도전의 기회와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그들의 정신건강에도 신경 쓸 수 있어야 한다. 사건 사고 및 범죄로 인한 사망 대비 자살자 수가 수십 배에 달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경쟁이 지닌 자기 파멸적 속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놓고 벌이는 좋은 경쟁을 무조건 막기보다는 정의로운 규칙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지속되어 온 학구열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술을 자기 자신과 사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훨씬 큰 혜택이기 때문이다. 정의라는 틀에서 헤시오도스의 일과 날을 구분 지어 생각해보면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성실한 삶을,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공정한 법과 원칙의 집행을 제안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인간은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을 뿐 꼼수는 없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힘은 그가 흘려왔던 땀방울의 무게와 같다. 프로메테우스에게 격분한 신들이 보낸 선물 ‘판도라(Pandora)’는 열지 말았어야 할 항아리를 열어버리며 인간세계에는 모든 재앙이 판을 치게 되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희망은 남았다. 손을 뻗어 희망을 잡을지는 결국 우리가 정의로운 삶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과 날은 거의 반반의 비율로 한편에서는 정의로운 생활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때에 맞는 지혜로운 행동을 제안한다. 농민들은 절기에 맞게 농사를 지어야 하고, 무역상들은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며 지중해를 항해해야 한다. 하루하루의 변화에 맞추어 현명하고 유연하게 행동해야 하고 절기에 맞는 노동을 해야 한다. 오늘날의 시대와는 잘 맞지 않아 세세하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삶에 필요한 실천적 교훈을 조목조목 제시했던 탓에 일과 날은 로마 시대 이후에도 농사 비법서로 사용되기도 했다. 헤시오도스의 저작은 호메로스의 저작처럼 영웅들의 화려한 이야기에 기초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메시지는 현대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게 된다. 영웅들의 무력과 지혜를 갖지 못한 우리 같은 평범한 교육자들도 일상생활 속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통해 자아와 세계에 기여하는 숨은 영웅들임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응팔(응답하라 1988) 세대’이다. 사회는 우리를 ‘X세대’라고 불렀다. 더 이상 대학에서 ‘사상논쟁’을 하지 않았고, ‘데모’도 하지 않았다. 그저 워크맨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가 살아온 시대적 모순에 공감했다. 막내딸은 2000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이다. 놀이문화도, 사고방식도 완전 딴판이다. 때론 당황스럽고, 때론 부러우며, 때론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랴. 시대가 변했고, 그 변한 시대에서 우리 아이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 아이이며, 그 변한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것을. 지금 학교 현장에는 2000년 이후 태어난 ‘Z세대’ 아이들로 빼곡하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은 2002년생, 초등학교 입학생은 2013년생이다. 게다가 ‘Z세대’의 출발 주자인 1995년 이후 출생한 교사도 교단에 발을 디디고 있으며, ‘자유분방함’의 끝판왕인 ‘이해찬 1세대’가 30대로 진입하면서 왕성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학부모 역시 역사상 가장 진보적 세대라고 불리는 ‘X세대’가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가끔 보이던 60년대 후반 학부모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매일 ‘Z세대’와 섞여 생활하고 있는 교사가 ‘Z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학교생활의 만족도가 낮아질 것이다. 나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학생들 만나는 것에 극도의 피로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 아이들이 이상해진 것인지 아니면 내가 갱년기 증상이 온 것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학교생활이 힘들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함께 살고 있지만, 나와 아이들은 전혀 다른 세상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언제까지 “쟤네 왜 저래? 맘에 안 들어”라고 ‘마땅치 않은 눈빛’으로 볼 수만은 없는 노릇임을. 이해하고, 품으며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Z세대는 어떤 특성이 있을까? 어디까지 이해하고, 교육자로서 지도해야 할까? Z세대, “도대체 누구냐, 넌?” Z세대를 잘 묘사하고 있는 책 90년대생이 온다에는 유명한 구절이 나온다. B스타트업의 부장은 매일 정시에 딱 맞춰 출근하는 신입사원을 불러 10분 일찍 다니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그러자 신입사원은 반문했다. “10분 일찍 오면 10분 일찍 가도 되나요.” ‘버릇없고 개념 없어’ 보이는 이 말속엔 ‘Z세대’의 여러 가지 특성들이 잘 나타난다. 우선 개인주의적이다. ‘자신의 삶’이, ‘자신의 취향’이, ‘자신의 가치’가 ‘집단의식’이나 ‘협력’보다 더 소중하다고 여긴다.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기성세대는 물론 ‘열정페이’로 희생을 강요당했던 ‘N포세대’와도 사고방식이 다르다. 열정페이는 부당하다고 당당히 거부하는 그들이다. 또한,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기 때문에(일명 ‘개취존중’) 타인의 취향도 존중할 줄 안다. 이들에게 취향은 단순히 호불호가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이다. 그래서 자신의 취향을 저격한 것에는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온·오프라인에서 끊임없이 탐색하며 ‘자신만의 취향’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음료)’, ‘얼죽숏(얼어 죽어도 숏패딩)’ 등 남들과 똑같은 것을 거부하고, 나만의 것을 추구하고 싶어 한다.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대인 7080에 열광하는 것도, BTS(방탄소년단) 멤버나 노래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모두 자신의 ‘취향 저격’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대신 ‘나와 다른 그들’과는 더 이상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는다(일명 ‘손절’한다). 굳이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불편함을 참아가며 자신의 시간과 감정을 투자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취향을 가졌다면 SNS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취향을 공유하거나 소통한다. 하지만 ‘끈끈한 모임’은 거부한다. 살짝 발만 담갔다가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발을 뺄 수 있는 느슨한 관계를 선호한다. ‘가취관(가벼운+취향 위주의+관계)’이라는 신조어가 Z세대의 대인관계 방식 기준을 제시해준다. 학생들에게 친구 관계의 소중함, 우정과 화합 등을 이끌어내기 위해 준비한 학급운영방법이 먹혀들어 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펭수도 ‘Z세대’, 거침없이 솔직하다 두 번째는 솔직한 감정표현과 소신 발언이다. 더 이상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내가 참는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기성세대가 ‘모난 돌이 정 맞을까 봐’ 앞에서는 웃으며 ‘Yes’라 말하고, 뒤에서는 ‘뒷담화’를 했다면 ‘Z세대’는 눈치 보지 않고 ‘No’라고 말한다. 감정표현도 솔직하다. 타인을 배려한다는 이름으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슬프면 울고, 기쁘면 환호하고, 기분 나쁘면 분노를 표출하는 등 이성보다 감성에 충실하다. EBS 연습생 ‘펭수’에게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거침없는 솔직함’에 있다. ‘펭수’는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거리낌 없다. 왕따 가해자를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한 대 때려주겠다고 상담해주는가 하면, “화해했습니다. 하지만 보기 싫은 건 똑같습니다”라고 말한다. “눈치 챙겨!”를 외치며, ‘눈치 보지 말고 원하는 대로 살아라’라고 조언한다. 거침없는 솔직함에 유쾌함과 통쾌함을 넘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의식은 Z세대의 도덕성과도 맞닿아 있다. 이미 미투, 최순실 게이트,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금지, 조국 사태 등 굵직굵직한 사회적 이슈에서 보았듯이 ‘공정’하지 못한, ‘부당한’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식이 꽤 높으며, 국민청원에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낸다. 이른바 ‘소피커(所(바 소)/ 小(작을 소)+Speaker(말하는 사람)이라는 뜻)’가 되어, ‘다수의 의견과 다른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서툴다. 그들을 이해하기보다는 ‘손절’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아이들의 솔직한 감정표현이 우리에겐 당황스럽고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들의 감정표현에 익숙해져야 한다. ‘개념 없고, 버르장머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복잡함을 벗어던지고 나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말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문을 외우면서. 비싼 배달료? 직접 가는 시간이 더 아깝다 세 번째는 합리성이다.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은 당연한 권리이다. 오히려 정해진 근무시간이 8시간이라면, ‘10분 일찍 오면 10분 일찍 가는 것’이 합리적 계산법이다. 10분을 먼저 와야만 하는 ‘합리적 이유’ 없이 ‘신입사원이기 때문에 상사보다 먼저 출근해야 한다’는 ‘비합리적 이유’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을 싫어하는 ‘Z세대’ 사고방식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았다. 바로 ‘가성비’이다. 이제 무조건 싸다고, 유행한다고 소비하지 않는다. 가격·시간·트렌드·순간의 즐거움 등 다양한 조건에서 만족을 느끼는 합리적 선택을 한다. 한마디로 다양한 정보력으로 짧은 시간에 ‘최고의 결과’를 얻어내려고 하는 ‘가장 똑똑한 세대’인 셈이다. 하지만 가짜뉴스와 광고성 정보가 넘쳐나면서 무조건 정보를 받아들이기보다는 ‘팔로인(Follow(따른다)+人(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하기 시작했다. 시간을 낭비하며 정보를 검색하기보다는 전문성 있고 진정성 있는 정보를 주는 사람을 믿고 따르는 것이다. 배달앱이 인기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시간을 투자해서 맛집을 직접 가는 것보다 검증된 맛집의 메뉴를 편하게 먹는 편이 가성비가 높다는 것이다. 비록 비싼 배달비를 주더라도 말이다. Z세대는 결코 집단생활을 싫어하지도 적응 못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집단 내에서 ‘핵인싸’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집단의 정해진 규칙에서 벗어나는 이기적인 행동을 싫어한다. 그래서 학급에서 민폐를 일으키는 행동이나, 한 사람의 잘못으로 학급 전체가 페널티를 받는 상황을 못 견뎌 한다. 즉, 집단생활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지 못한 상황을 싫어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교사와 학생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대안적 학교문화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꼰대’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 어느 시대에나 ‘신세대’는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은 늘 ‘골치 아픈’ 존재들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등장한 ‘Z세대’는 좋게 말하면 ‘똑 부러지는 합리성’을 지녔고, 나쁘게 표현하자면 ‘공감 능력이 부족한 개인주의적 성향’을 보인다. 가장 뚜렷한 특징은 ‘우리’보다는 ‘자신’의 삶을, ‘미래’보다는 ‘현재’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Z세대’가 원하는 삶 역시 기존 세대가 바라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Z세대’ 역시 모든 세대가 그러했듯이 ‘공동체적 삶’을 꾸리고 싶어 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싶어 하지 않으며,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오히려 급변하는 사회·경제 상황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그 어떤 세대보다도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존 제도와 사회가 강조하던 ‘가치’로는 도저히 살아가기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포털사이트에 ‘Z세대 특징’을 검색하면 수없이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지만, 대부분 광고성 정보이거나 너무나 단편적이어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교사 앞에 놓인 시대적 과제인 것 같다. 기업들이 최대 소비자인 Z세대를 잡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는 것처럼, 우리도 매일 만나는 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심호흡하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이해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꼰대’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교육부가 현장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 없이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발표하자 학교 현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순차적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학교 현장에서는 30분 정도 일시적으로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학교에 따라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 표시가 뜨거나 ‘일시적인 장애로 인해 원하는 화면으로 이동하지 못했습니다’라는 안내창이 뜨는 등 학교의 모든 기기가 접속이 아예 안 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온라인 개학 플랫폼으로 정부가 제시한 EBS 온라인 클래스가 정작 개학을 앞두고 준비가 덜 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면서 “준비되지 않고 조급함만을 보여주는 교육 당국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준비 부족은 특정 플랫폼의 문제만은 아니다. 교사마다 사용하는 플랫폼이 다른 상황은 학생들에게도 혼란을 주고 있다. 부산의 한 고교 교사는 “접속이 되더라도 상당 시간 지연된다면 실시간 수업은 불가능하다”면서 “사용하는 플랫폼도 교사마다 제각각이어서 학생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이 “초반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준비가 됐다”던 학생들의 접근성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한 광역시의 초등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모든 가정에 전화를 돌렸는데도, 온라인 학급방에는 28명 중 7명밖에 접속하지 않았다. 매번 각 가정에 연락해 접속하도록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효과마저 저조한 것이다. 수업 인정 기간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도 교육격차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 관련 전화를 받은 학부모가 “그거 꼭 들어야 하냐”고 반문하거나, 아예 온라인 접속을 할 줄 모르는 조부모와 살거나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에는 사실상 참여 자체가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용도 문제다. 교사들은 원격교육과 학생 건강 상태 확인 등을 위해 학급 학생 모두에게 자비로 전화를 하고 있는데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면 전화 횟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의 인식도 문제다. 현장 교원들은 스마트 기기 부족 이전에 온라인 학습 여건이 안 되는 가정이나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발생하는 학습 격차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교육부는 “기기를 지원해주겠다”는 답변만 하다가 뒤늦게 갑자기 ‘가정 방문 학습’ 검토를 꺼내 들었다. 현장에서는 “택배 기사에 이어 학습지 교사까지 해야 하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안전은 물론 순회를 통한 감염 확산 위험을 고려하지 못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왔다. “가정 방문으로 수업할 거면 등교 개학과 다를 바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날 교육부 교원정책과에서 보낸 ‘개학 준비 기간 및 온라인 개학 시 복무 관련 사항 안내’ 공문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학교 정상 출근 후 업무 수행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지침에 대해 현장에서는 “좁은 학교에 모든 교사를 출근하도록 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한 고교 교사는 “전 세계적인 감염병은 교사도 피해 가냐”며 교육 당국의 인식을 질타했다. 식사 문제도 교사들에게는 고충이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서 급식을 안 하는 학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결정됐다. 9일부터 고교와 중학교 3학년 학생들부터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을 하기로 했다. 현장에서는 교육 불평등과 인프라 부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와 같은 신학기 온라인 개학 방안을 발표했다. 유치원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초·중·고와 특수학교 등은 3일간의 추가 휴업을 거쳐 9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한다. 9일에는 고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먼저 개학하고, 16일에는 고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이 개학한다. 초등학교 1~3학년은 20일 개학한다. 유치원은 감염 통제 가능성,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특성 등을 고려해 등원 개학이 가능할 때까지 휴업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개학 연기에 따라 입시 일정도 조정했다. 수능은 2주 연기된 12월 3일에 치르고,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9월 16일로 변경했다. 교육부는 학습격차 완화를 위해 중위소득 50% 이하의 교육급여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스마트기기와 인터넷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산어촌과 도서 지역 학생들을 위해서는 학교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직업계고에서는 기간 집중이수제를 활용해 온라인 개학 시기에는 전공교과 이론수업을, 등교 후에는 실습수업을 하기로 했다. 한국교총은 이날 교육부의 발표에 대해 “학생·교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학습 공백과 학사일정 차질, 입시 혼란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당국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특히 개학 연기에 대해 “학교는 지역사회 감염이 통제 수준으로 낮아지고 일정 기간 안정화 된 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시 일정을 순연한 부분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총은 “수험생이 빠듯한 입시 준비 기간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하고, 학교도 수시 일정을 맞추는데 고충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온라인 개학에 대해서는 정부와 교육 당국의 철저한 보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총은 특히 “초등 저학년, 맞벌이 부부 자녀, 농산어촌 및 도서벽지 학생, 조손·다자녀·다문화 가정 자녀, 장애 학생 등은 온라인 수업 활용에 격차가 예상된다”며 “온라인 수업이 오히려 교육격차를 초래하지 않도록 정부와 교육 당국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 혼란·부담이 크고, 여러 한계와 문제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에 학교와 교원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정부와 교육 당국이 분명하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제시하고, 이행을 위한 지원행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