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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평생 헌신 대가가 연금 삭감, 세금도둑 비하인가 일방적 희생 강요 연금안 800만 가족 함께 저지 “정부‧여당은 즉각 협의체 구성, 대안찾기 나서라” “연금을 연금답게!” 정부‧여당의 일방적인 연금 개악안에 분노한 12만명의 교원‧공무원들이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총력 저지투쟁을 선언했다. 이들은 “100만 교원‧공무원, 800만 가족이 총 궐기해 희생만 전가하는 새누리당 개악안을 끝까지 막아내자”고 결의했다. 교총 등 공적연금개악저지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가 개최한 이날 총궐기대회에는 현직 교원, 공무원은 물론 가족들, 퇴직자까지 결집했다. 특히 오전부터 수도권을 위시로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모여든 2만 여명의 교총 소속 교원들로 공원 주변은 발 디딜 틈 없는 열기를 내뿜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대회사에서 “이해 당사자를 철저히 배제한 채, 연금 고갈의 책임자인 정부‧여당이 되레 언론과 함께 교원 등을 세금도둑으로 매도하고 연금 개악을 강행하고 있다”며 “무책임한 정부와 정치권을 바로잡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이어 “평생 국가건설자(Nation Builder)로 봉직한 교원들에 대해 일방적 연금 개악은 정부가 해야 할 일도 아니고 국가 미래에도 도움이 될 수 없다”며 “오늘 이 열기를 시작으로 연금법 개악을 막는 그 날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며 그 선봉에 서겠다”고 천명했다. 지난달 28일 발의된 새누리당 개악 법안에 대해 ‘수용 불가’를 분명히 하고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해 대안 마련을 위해 원점부터 재논의하자는 의미다. 연금법안을 본격 논의할 국회 안행위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간사도 이날 지지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은 개악안을 철회하고 각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그 안에서 공적 연금 강화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하루 종일 차가운 바닥에서도 교원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경남교총에서 올라온 50대의 한 여교사는 “피 같은 연기금을 자기들 생색내기 공약에 쌈짓돈처럼 갖다 써놓고 이제 와서 희생만 전가하느냐”며 연신 “저지하자” 구호를 외쳤다. 교총 등 공투본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이날 대회를 계기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국민과 함께 투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논의기구로서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논의절차를 마련하라고 당·정·청, 국회에 요구했다. 공투본은 “언론과 정부가 계속 공공분야를 민영화하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경우 정부 불신임 선언과 함께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교총은 3일부터 시작된 새누리 당사 앞 천막농성을 시작으로 향후 새누리당 전 국회의원 항의방문, 정당 및 정치권에 대한 압박활동 등 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날 교총은 오전 10시30분 제101회 정기대회원회를 열고 연금 개악 저지를 위해 행동에 나설 것임을 결의하는 출정식을 가졌다. 참석 대의원들은 “한평생 국가에 봉직한 교원·공무원의 노후를 일거에 팽개친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대의원들은 교육현안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결의했다. 시간제교사에 대해서는 “일부 교사의 편익으로 전체 교원의 열정과 헌신을 빼앗는 제도 도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9시 등교제 등 학교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올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폐지·개선 질타가 쏟아진 국공립대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해서도 “즉각 폐지하라”고 주문했다. 이밖에 △5·31교육개혁 재조명과 새로운 교육패러다임 모색 △2015년 유초중등 교육예산 대폭 증액 △유치원 및 교감의 유아학교, 부교장으로의 명칭 변경 △인성중심으로 교육본질 회복 및 연구하는 교직문화 조성 등을 결의했다. 한편 이날 대의원회는 2015년도 기본사업계획안과 세입‧세출예산안, 연금 개악 저지 투쟁기금 모금안, 임원 선출안 등을 심의하고 의결했다.
‘메모로(MEMORO-기억의 은행·Bank of Memories)를 아십니까.’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지나간 삶의 기억’을 찾고, 기록하며, 투고해 세계의 모든 이들과 공유하는 국제 비영리 단체 및 활동을 의미하는 ‘메모로’가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단체는 60세 이상 ‘인생의 선배’가 살아왔던 과거 기억을 사회·문화적 유산으로 삼아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2007년 8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출발했다. 2008년 6월 웹사이트를 개설한 후 유럽연합의 재정 지원 하에 인터넷 서버 운영과 관리 등이 이뤄질 만큼 공익성을 인정받고 있다. ‘메모로’ 활동은 비교적 간단한 방식이다. 젊은 세대가 ‘기억 수집가(Memory Hunter·인터뷰와 영상촬영 담당)’ 역할을 맡아 어르신들의 과거 기억을 5분 정도 짧은 길이로 인터뷰 동영상이나 음성 형태로 수집한 후 사이트 (www.memoro.org)’에 공개한다.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 음성녹음기 등만 있으면 누구나 메모리 헌터가 될 수 있다. 이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가족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유대가 점점 약화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조부모·부모 세대의 삶과 체험을 구전 역사(Oral History)라는 형식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그들의 삶에 공감하고 가족, 지역사회의 다양한 집단 간 유대의식 향상에 기여하는 효과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세대 간의 차이와 갈등이 상호 이해의 부족에서 발생하는 점이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조부모나 부모의 옛 기억을 경청함으로써 세대 간에 이해의 폭을 넓힐 기회라는 게 이용자들의 반응이다. 현재 이탈리아 본부를 비롯해 스페인, 카탈루니아, 독일, 일본, 미국, 베네수엘라, 카메룬 등 전 세계 1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현재 우리나라가 참여해 공식사이트 오픈을 준비 중이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메모로’ 세대 공감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학생은 서 있고 교사는 앉아 있고, 또 내려다보고 올려다보고 대화를 한다. 여느 교무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인데, 마치 관공서에서 민원인과 담당 공무원을 보는 듯하다. 교무실은 관공서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곳으로 학생과 교사가 마음으로 교류하는 인간적인 향기가 필요한 장소라는 점에서 아쉬운 장면이란 생각이다. 학생이 교무실에 찾아오면 교사 옆에 앉아서 대화할 의자가 필요하다. 물론 몇몇 교사들은 여분의 의자를 구해놓기도 하지만, 모든 교사들이 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담실을 이용할 수도 있겠으나 교사 대부분의 하루 일과가 수업 시간에 얽매이고 담당 업무처리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실에서 매번 상담실을 찾을 수도 없다. 예전에 담임교사를 하던 시절, 그렇게 학생이 찾아 왔을 때 학생은 서 있고 나는 앉아서 얘기할 때가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마음속에 많은 회한이 가득하다. 그때 조그만 의자 하나 내밀면서 ‘여기 앉아서 얘기하자’라고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학생이 앉아서 눈동자 마주치면 서로의 마음이 보였을 것 같다. 매일 지각, 결석하던 그 학생, 담배를 못 끊던 그 제자, 시시각각 잠만 자던 그 아이들의 마음이 보였을 텐데. 그랬더라면 ‘그래, 너도 힘들구나. 괴롭구나’라며 이해가 깊어졌을 것이다. 조그만 의자에 앉아 있는 내 학생들도 ‘내일은 지각 안 할 거야. 이젠 담배도 끊고 무언가 잘해 보려고 노력할거야’라는 생각을 떠올렸을지 모른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따뜻한 마음이 서로 오고 갈 때 참다운 교육이 가능하다. 서로 친화적인 관계, 즉 라포르(rapport)가 형성돼야만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교무실이 보통 협소하고 교사와 교사 사이의 공간이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에 큰 의자를 놓을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교육부와 각 교육청은 교무실 선생님 옆자리에 학생들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예쁘고 조그만 의자가 배치될 수 있도록 조치해 주기를 바란다. 조그만 의자 하나 내미는 마음은 따뜻한 사랑의 표시가 될 것이다.
정부가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을 위한 ‘교육공무원임용령’을 의결했다.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도입하고자 하는 취지는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그 출발점이 교육계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장경제 차원에서 접근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정년단축을 통해 ‘내보내기 위한’ 명분이 시장경제 논리였는데, 이제 이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쓰고 있다. 혼란스러웠던 과거가 재연될 조짐이다. 시간선택제 교사 고용으로 일시적 지표는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은 궁극적으로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간제선택제 교사는 말 그대로 시간을 선택해서 수업 중심으로 근무하는 교사다. 그러나 요즘의 학교는 수업뿐만 아니라 인성교육, 진로교육, 상담 활동 등 다양한 교육활동 강화를 요구받고 있다. 수업 4시간을 선택해 근무하는 교사가 학교의 전반적인 교육활동에서 책무성을 다하기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교사들은 교육활동을 위한 본연의 업무보다 학생 교육과 무관한 공문서 남발로 인한 업무 과중이 심하다. 시간선택제 교사가 과연 이러한 업무들을 충실히 할 수 있을까. 시간선택제 교사가 도입된다면 이들의 몫까지 일반교사들에게 더 전가될 것이 분명하다. 학교조직 문화 형성에 심각한 갈등이 초래될 뿐더러 학습의 질 저하까지 우려된다. 정부는 수업만 잘 하면 학교교육이 잘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수업의 질과 교육의 질은 다르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학교에서 교사가 하는 모든 말과 행위는 곧 교육과정이다. 그래서 교사를 움직이는 교육과정이라고도 한다. 수업 중심의 시간선택제 교사가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학부모, 시민단체, 정치권 등이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에 귀 기울여야 한다. 현장에서 학생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자신의 책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다수 교사의 의견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공무원연금으로 어수선한 교직에 또 다른 충격을 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목장에 가는 활동은 즐거움이 살아나는 참 좋은 경험이다.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어 야생화나 희귀 곤충 등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면 더욱 좋겠다.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동물들을 실제로 보면서 살아있는 생태교육을 하도록 한다. 여건이 되면 송아지에게 우유를 먹여보고 젖소나 양에게 맛있는 풀을 먹여 보면서 살아있는 생명은 모두 소중하다는 생각을 자연히 갖게 도와준다. 말을 타보면서 일체감을 가져보는 것도 서로 다른 남을 배려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어린 송아지나 망아지를 돌보는 어미들의 모습을 보면서 동물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동물의 모성애를 통해 부모님의 은혜를 떠올리는 학생들이 늘어난다면 목장체험의 보람은 더 커진다. 으레 목장을 떠올리면 넓은 초지만 생각하지만 대관령 하늘목장처럼 고산지대 나무와 야생화가 자연스럽게 무리지어 있는 곳도 있다. ‘너른풍경길’ ‘가장자리숲길’ ‘종종걸음길’ ‘숲속여울길’등 초지와 숲·계곡이 함께 있는 길을 따라 교사와 학생이 걸어가는 것만 해도 더 없이 좋은 인성교육의 현장이다. 넓은 초지처럼 너른 가슴과 마음을 갖고, 맑은 개울처럼 해맑은 미소와 배려를 가질 수 있도록 사랑의 대화를 나눠 보자. 목장에서 느낀 것을 잘 정리해서 시를 쓰거나 수필을 쓰는 것도 좋다. 목장에서의 감동을 도화지에 잘 담아낸다면 수준 높은 미술교육이 된다. 현장학습 오기 전 목장을 주제로 한 화가들의 작품을 보여준다면 교육적인 효과가 배로 늘어날 것이다. 남들과 다른 눈과 손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학생을 찾아내서 그들의 소질과 개성을 살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목장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게 하는 것도 좋은 공부다. 왜 그곳에 목장을 만들었을까 생각토록 하는 건 교육과정과 연계한 살아있는 교육이 된다. 목장을 만들기까지 과정을 생각하면서 교육과정 속의 내용과 실제 생활과의 관계를 잘 생각해 보도록 한다. 그런 활동을 많이 할수록 학교에서의 배움이 학생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별로 관련 없어 보이는 학교와 목장을 잘 이어주는 활동을 하면서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교육활동이 현장체험학습의 진정한 묘미다. 목장을 잘 관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사회적인 상황이나 경제적인 여건에 따라 목장도 많은 부분에서 영향을 받는다. 넓은 목장을 잘 가꾼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면서 그들이 어려움을 어떻게 잘 이겨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학생들의 마음과 생각이 깊어질 것이다. 살면서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본다면 참 의미 있는 체험활동이 될 것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게 교사의 역량일 것이다. 목장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도록 이끈다.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 동물들을 건강하게 잘 돌보는 사람, 젖을 짜는 사람, 목장 시설물을 관리하는 사람, 목장에서 나오는 생산물을 운반하는 사람, 목장의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사람 등등 수많은 직업이 있다는 것을 살펴본다. 목장체험을 하면서 흥미를 보이는 학생들이 앞으로의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이끌어준다면 생생한 진로직업교육도 될 것이다. 젖소에게서 짜낸 우유로 치즈를 만들어 보는 것은 학생들이 특히 좋아하는 목장 체험활동이다. 같은 팀이 마음을 합쳐 좋은 치즈를 만든다면 협동심, 일체감을 기르는 데 좋은 기회가 된다. 그 외 우유를 치즈로 만드는 과정에 대해 공부하면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연계하는 것도 좋다.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치즈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도 학생들의 사고를 새롭게 자극할 수 있다.
전국 진보교육감들이 자신이 공약으로 내 건 혁신학교를 앞 다퉈 신설,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도 지난달 27일 ‘2015학년도 서울형 혁신학교 공모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형 혁신학교 55개교를 공모, 2015년에 100개를 만들고 향후 200개로 늘리겠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의 재정 상황은 현재 최악이다. 학교운영비 삭감, 중등교원연구비 미지급, 9월 고교 학력평가 미실시 등 재정적 어려움으로 학교교육의 본질마저도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혁신학교에는 없는 예산도 쓰겠다는 꼴이다. 여타 대다수 일반학교 입장에서 볼 때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돈을 매개로 한 또 하나의 실험학교 정책으로 비춰진다. 과연 혁신학교가 성공적인 공교육의 모델이 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성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무엇보다 학생의 학력 수준 저하가 우려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혁신학교가 일반학교에 비해 학업성취도와 학교향상도가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 만큼 효과성을 철저히 검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혁신학교가 시도한 교육과정이 예산지원 없이도 일반학교에 적용 가능한 것인지를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새로운 교육 모델이라는 것이, 이미 예산지원 없이도 일반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델이며, 일반학교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형 혁신학교가 지난 4년간 운영됐음에도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어떠한 모델도 제시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약 이행을 이유로 무리하게 확대 추진하는 것은 안 될 일이다. 오히려 대다수 일반학교의 살림을 궁핍하게 만든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학교 교육의 본질은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육성하는데 있다. 일각에서 나타나는 혁신학교의 바람은 다양한 체험학습, 저밀도 교실 등에 대한 제한적 선호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확대 이전에 혁신학교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통해 혁신학교가 성공한 공교육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혁신학교의 추가 인가는 그 다음 일이다. 교육은 결코 실험 대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생산성 없는 실험은 멈추는 것이 마땅하다.
트라우마(trauma)는 전문용어다. 그런데 요즘은 일상어가 돼 버렸다. 별 좋은 현상은 아니지 싶다. 트라우마란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으로서 외상(外傷)과 관계없이 우울증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신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요즘 잘 쓰이는 용어가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이다. 여기에도 트라우마란 단어가 사용된다. 그런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상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도 있다. 살을 에는 강풍이 휘몰아치는 해발 2000m 수목한계선(樹木限界線)에 자생하는 나무가 있다. 이른 바 ‘깃발나무’다. 고지대에 부는 거센 바람 때문에 나뭇가지가 한쪽으로 쏠려 있어 깃발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깃발나무는 그 어떤 나무보다 재질이 좋아 멋진 소리를 내는 현악기의 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무척 귀한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깃발나무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극복하고서 외상후 성장을 택한 경우다. 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큰 재해와 장애를 입은 후에 좌절해 쓰러져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그 시련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누구는 시련 때문에 주저앉고, 누구는 시련을 활주로로 삼아 오히려 비상할까. 그것은 개인의 ‘회복 탄력성’에 따라 달라진다. 회복 탄력성이란 물리학에서는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탄성을 뜻하지만, 심리학에서는 시련을 이겨내고 더 단단해지는 긍정적 힘을 의미한다. 전북대 강혜정 교수는 ‘비행청소년의 비행 촉발요인에 관한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청소년이 비행을 저지르는 위험 요인 중 가족 요인으로는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 혹은 가출’이 41.2%로 압도적인 반면, ‘친부나 친모의 사망’(8%)이나 ‘생계를 책임지는 보호자가 없는 경우’(2.9%)는 매우 낮다고 발표했다. 다시 말하면, 부모가 없어서 문제가 되기보다는 부모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뜻이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부모의 부재는 깃발을 힘차게 나부끼게 하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회복 탄력성만 있다면 오히려 고난이 유익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는 그 깃발나무를 말라죽게 해버린다는 뜻이다. 저 유명한 성 프란시스는 이렇게 충고했습다. "길을 가다 거지가 당신에게 돈을 달라 하면 아무 소리 말고 그냥 주십시오. 그는 지금 당신의 것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것을 달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을 그 거지가 갖지 못했으니 그가 소유해야 할 몫의 일부를 우리가 움켜쥐고 있다는 자각을 갖자는 뜻인 듯하다. 마찬가지 원리로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문제 가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학생이 선생님께 불손하게 대하면, 너그럽게 받아주십시오. 그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 아이들이 자신의 충동적이고 모순된 감정을 품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에 이 세상을 살 가치가 있다고 느껴서 뿌리를 더 튼튼히 내리지 않을까. 그래야 그 아이들이 회복 탄력성을 갖게 되지 않을까. 그래야 그 아이들이 해발 2000m 고지에서 부는 칼바람을 이겨내고 힘차게 펄럭이는 나무처럼 자라나지 않겠는가.
전국의 교육감들이 2015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국가에서 별도의 예산을 지원하지 않으면 누리사업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교육디폴트’를 선언했다. 교육디폴트란 교육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행위로 누리사업에 대해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교육감들, ‘교육디폴트’ 선언 누리사업은 취학 전 아이들을 국가의 지원에 의해 가르치는 교육 사업으로 유치원은 교육부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예산을 지원했다. 이렇게 지원하던 사업이 2012년부터 교육부로 이관해 교육감이 예산을 지원하도록 했으며 2012년은 만 5세, 2013년은 만 4∼5세, 2014년은 만 3∼5세로 확대하면서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던 누리사업비를 교육청이 부담해왔다. 누리사업이 확대되면서 증가되는 재원을 교육청이 부담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누리사업을 확대하면서 매년 2~3조원의 추가 재원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국내 경기의 악화로 세수가 줄어 2015년에는 교육청 예산이 1조4000억원 감액됐다. 재원이 증액되어야만 가능한 사업이 재정이 줄어들면서 사단이 발생한 것이다. 부족한 재원 때문에 폭발적으로 증액되는 누리사업을 감당하기 어려워 교육감들은 국가의 지원 없이는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항거하고 있다. 교육감은 누리사업이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국가가 추진한 사업이기 때문에 국가의 지원이 있어야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하고, 재정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누리사업은 교육감의 관할 사항이기 때문에 교육감이 해결해야 하며, 별도의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누리과정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교육감이 지원해야 할 사업이다. 누리사업 중 유치원은 교육감이 지원하고, 어린이집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소아적 견해에서 벗어나 우리 지역의 아이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줘야 할 사명이 교육감에게 있다. 교육감이 이런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예산은 교육청에서 지원하고, 관리는 보건복지부에서 하는 이원적 체제를 교육청으로 단일화해야 한다. 선심성, 낭비적 예산 절감해야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는 재원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원확보는 국가의 경제활동과 관련되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임의적으로 조정하거나 바꿀 수 없다. 살림이 어려울 때는 모두가 다 함께 허리띠를 동여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경제가 어렵고 살림이 힘들 때에는 모두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하여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교육청은 선심성 예산, 낭비적 예산을 줄여야 하고,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국고보조금을 등을 활용하여 교육청이 겪는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유·초·중등 교육의 문제는 교육감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는 추가적인 지원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극단적 자세나 적대적인 사고는 우리 교육을 멍들게 하는 요인이다. 교육은 국가와 지방이 따로 없고, 건전하고 바람직한 시민을 육성해 국가발전의 원동력을 마련하는 국가와 지방의 공동과제이다.
전국 2만여 교원 운집…교총 존재감 확인 가족단위 참여 눈길, 아이들도 구호 외쳐 "이 기회에 오해 풀고 국민 공감대 만들길" 1일 공무원연금 개악반대 총궐기대회에는 남녀노소, 지역, 학교급이 따로 없었다. 20대 젊은 교사부터 60대 퇴직교사까지, 서울에서 제주까지, 그리고 초등교부터 대학교까지. 그야말로 전국에서 달려온 2만여교원들이 여의도공원에서 분노의 함성을 쏟아냈다. 이들은 "국민들이 공무원연금에 대한 진실을 바로 알고, 또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투쟁이 단지 공무원 권익을 지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국민연금 상향조정이란 개선으로 이어져 더 이상 반목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전남 광주에서 올라와 대회 시작 한 시간 전 도착한 60대 중반의 퇴직교사는 "정부가 공무원연금에 대해 지나치게 호도하는 바람에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공무원연금은 기금을 관리한 주체가 잘못한 부분이 많은데도 공무원들이 그 죄를 뒤집어쓰고 있다"고 분개했다. 경기지역에서 온 한 50대 중학교 교사는 "국민연금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공무원연금을 반대하는 우리들이 내 밥그릇만 챙기는 것처럼 보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는 모든 국민들이 다 같이 잘 살기를 원한다. 다 같이 잘 살자는 마음이 더 많다"고 호소했다. 대전에서 참석한 20대 후반 초등교 교사는 "당연히 국민연금을 더 올려줘서 모두가 잘 살도록 하자는 게 우리 목소리"라며 "우리는 세금도둑이 아니라, 연금 기여금을 낸 만큼도 못받는다"고 억울한 마음을 털어놨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직원 남편과 5세 딸, 6세 아들을 데리고 나온 한 중학 여교사도 있었다. ‘한국교총’ 조끼를 입은 아이들은 연신 막대풍선을 두드려 주위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들 부부는 "이번 공무원연금 개악은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대표적인 일이고,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 그냥 있을 수 없었다"면서 "우리들이야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만 자식들이 걱정됐다. 아이들이 정상적인 사회에서 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한 번 보여주고 싶어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30대 중학교 여교사는 초등학생 딸 둘을 데리고 나왔다. 이들은 대열 한 가운데 앉아 뜨거운 태양 아래서 열렬히 구호를 외쳤다. 이 교사는 "혼자 딸 둘을 데리고 나오니까 힘들긴 한데 이 현장이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번 대회가 한국교총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전남의 30대 초등교 교사는 "전국의 모든 교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자리여서 매우 뜻 깊었다. 특히 안양옥 교총 회장님께서 강력하게 말씀해주셔서 힘이 났고, 교총을 믿고 가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또 청주의 20대 후반 고교 교사는 "한국교총 깃발이 무대로 올라갈 때 마음이 울컥했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의 뜻이 전국에 잘 전파됐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너무나 많은 인원이 들어찬 바람에 미처 현장에 들어서지 못하고 외곽에서 지원하는 이들도 많았다. 충북 청주에서 올라왔다는 부부교사는 공원 외곽 풀밭에 앉아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오늘 정말 많이 와서 마음이 뭉클하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외곽의 경우 듬성듬성 자리할 수 있어 현장과 다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동료들끼리 뭉쳐 개성 넘치는 응원을 하기도 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 함께 참석한 20대 후반 교사들은 어깨동무를 하며 현장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현장에서 공연이 나오면 제자리 뛰기를 하며 흥을 맞추는 모습이 축제를 방불케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교원들이 더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기지역 한 초등교 교장은 "교내 29명 교사 중 19명을 데리고 왔는데, 그럼에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교사들이 더 힘을 합쳐야 한다. 교사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더 각성하고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11월이 시작되었다. 아침 기온이 장난이 아니다. 한파주의보가 내릴 정도다. 이럴 때 몸이 약한 사람은 감기에 걸리기 쉽고 온갖 병에 시달릴 수가 있다. 건강관리를 잘하는 것이 삶의 수준을 높이는 비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가을의 시간이 예고없이 잘도 지나간다. 붙잡아맬 수가 있으면 참 좋겠는데 그럴 수 없으니 이 아름다운 시간들을 잘 활용하는 것에는 방법이 없다. 돌아오지 않는 2014년 이 가을을 아름답게 잘 활용해야지. 함부로 낭비하면 후회가 되고 만다. 90세 된 어르신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하물며 젊은 사람이 시간을 낭비해야 되겠나? 젊은 선생님들일수록 귀한 시간임을 깨달아 유익된 시간활용이 되었으면 한다. 연세가 많으신 분께서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젊은 사람들에게 한수 가르쳐 주는 것을 보게 된다. '당신이 아플 때 당신의 직업이 당신을 지켜주지 못합니다. 건강에 유의하세요.' 우리 선생님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아닌가 싶다. 우리 선생님들이 가진 소중한 직업이 자신을 지켜 주지 못한다. 아무리 높은 직위를 가져도 그것이 자기를 지켜 주지 못한다. 자기를 지키는 것은 자기의 직업이 아니고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곁들어져야 가능하다. 건강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자기의 건강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 건강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과 같다. 건강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직장생활 잘하기 위해서 건강을 잘 유지해야 한다. 좋은 직장 자랑하지 말고 건강 자랑해야 한다. 건강이 우리에게는 보배다. 건강보다 우선시하는 건 없어야 한다. 이것은 90세 어르신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말씀이다. 제가 아는 분 중에 한 분은 뇌졸중(stroke)으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 목에 마미가 와서 목으로 음식을 주입해서 식사를 한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러니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내 일이다. 나부터 유지하면서 직장생활을 잘 해야겠다. 세상에 살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배우면서 살아간다. 위에 소개한 90세 어르신도 우리의 스승이다. 뇌졸중으로 고생하시는 이도 우리의 스승이다. 건강을 잃으면 아무리 좋은 직장도 아무 소용이 없다. 아무리 높은 직위를 가져도 마찬가지다. 학교마다 학생들은 가을을 맞이해서 가을복 내지 겨울복으로 바꿔 입는다. 학생들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복을 소중히 하고 사랑했으면 좋겠다. 교복사랑이 곧 학교사랑이다. 내가 다니는 학교를 부끄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된다. 내가 다니는 학교가 제일 좋은 학교다. 학교를 상징하는 것 중의 하나가 교복이다. 교복을 깨끗하게 단정하게 입고 다니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학교를 사랑하는 길이다. 어떤 학생들은 교복을 함부로 대한다. 교복 입고 다니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학생도 있다. 교복 입고 다니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학생은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 심지어 학교를 다니고 싶은 마음도 없다. 교복을 입고 다니는 것 보면 그 학생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소위 모범생으로 불리는 학생들은 교복을 단정하게 잘 입고 다닌다. 자기 학교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조금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자기의 학교를 최고로 여긴다. 자기의 친구들을 가장 귀하게 여긴다. 자기 학교의 선생님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를 자랑하고 싶어 한다. 이런 학생들이 많으면 좋은 학교가 된다. 좋은 학교는 내가 만든다. 나부터 교복을 단정이 입으면 좋은 학교가 된다. 내가 먼저 모범을 보이면 남들도 따라 온다. 내가 좋은 영향을 미치는 학생이 되면 저절로 좋아진다. 학교가 좋고 나쁨은 나 자신의 행동거지에서 시작된다. 남이 아니다. 나부터 시작되는 하는 것이다. 남이 아니다. 나의 복장, 나의 행동, 나의 말.. 이런 것들이 변해야 학교가 변한다. 다른 친구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나부터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선생님이 복장단정을 강조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교복을 단정히 하는 것이 학교 사랑의 첫걸음이다. 가을은 산의 나무도 아름다운 단풍으로 사람을 즐겁게 한다. 나무가 자신의 터전인 산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복을 소중히 하고 사랑했으면 좋겠다.
지난 주말 일본에서 나에게 한국어를 배운 제자로부터 편지 한 통이 왔다. 이번에 한국어 통역을 하면서 통역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경험을 해보지 않고는 통역이 어떤 일인가를 알기는 어렵다. 특히 중요한 통역을 부탁받으면 더욱 그러하다. 더군다나 나보다 훨씬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는 통증을 느낄 정도이다. 그런데 내가 가르친 제자가 학교 교류라는 공식적인 행사에서 통역을 하였다는 것이 참 대견스럽다. 몇 년 전에만 해도 겨우 더듬더듬 말하던 수준이었는데... 이래서 공부가 중요하다는 것을 또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9월 22일 후쿠오카공업고에서 자매 학교인 00공업고등학교의 방문단 환영식이 있었습니다. 두 학교는 교류를 시작한 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습니다. 그와 같은 중요한 행사에 통역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에 부담스러움보다 기쁜 나머지 두 말 없이 승낙했습니다. 하지만 문학을 전공한 내 입장에서 공고는 전혀 모르는 미지의 세계였고 완전 다른 분야였습니다. 그래서 잘 할 수 있을 지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아침에 두 학교 선생님들과 내빈들의 인사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안내를 받아 행사장인 체육관으로 입장했는데, 내 자리를 확인하고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곳은 교장 선생님과 학생 대표 다음인 ‘높은 자리’여서 미리 준비한 자료를 볼 수도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래도 사회자, 그리고 교장 선생님께서 타이밍을 잘 맞춰주신 덕분에 간신히 해 낼 수 있었습니다. 후쿠오카한국교육원에서 공식적인 표현을 지도 받고, 열심히 연습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해 보니까 순간적으로 입에서 나오는 말은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 말, 그리고 자주 쓰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작 중요한 때는 자기 능력을 잘 발휘하기는커녕 평소 할 수 있는 말도 깜빡해서 자신의 언어 세계를 벗어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환영 행사 후 학생들은 학교 견학을 하고, 교직원 분과 회의가 따로 열렸습니다. 회의는 전문 용어로 진행되었고 꽤 수준이 높은 내용이었습니다. 평소부터 대비해야 했는데,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전문가인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한 회의는 너무 힘들고 어려웠지만 아주 귀중한 체험이 되었습니다. 점심 때는 고쿠라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각자 동아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때는 통역 없이 자신들이 스스로 준비한 자료를 영어, 그리고 서투른 한국어로 열심히 설명했고,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들도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대견해 보였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이틀에 걸친 통역 경험을 통해서 배웠던 것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실력 이상의 힘은 내지 못한다. 두 번째, 어휘력, 표현력, 창조력이 중요하다. 세 번째, 제한된 시간 내에 얼마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사고방식에 다가갈 수 있을까. 한국과 일본이 보다 가까운 나라가 되어 일본에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한국인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하는 저는 공식 행사뿐만 아니라 역 앞이나 길거리에서 언제나, 누구에게나 통역을 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기회가 다시 찾아오면 당당하게 정확한 통역을 할 수 있게, 그리고 그 만남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2014년 10월 28일(화)부터 11월 03일(월)까지 실시된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서령고(교장 김동민)카누부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3학년 이중협 군과 1학년 이대운 군이 C2-1000m에서 금메달을, 3학년 이중협 군이 C1-200m에서 은메달을 땄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좋은 결과를 거둔 선수들과 지도교사님께 축하를 보낸다. 참고로 c1이란, 카누를 한 사람이 타고 하는 경기를 말하며, c2는 카누를 두 사람이 타고하는 경기를 말한다.
폐교 직전까지 간 시골 학교 원동중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폐교를 막을 방책으로 만든 야구부가 창단 3년이 채 못 돼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다. ‘우연’ ‘기적’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원동중은 이듬해에도 다시 한번 전국대회를 재패하며 실력을 입증해보였다. 명문 야구팀에 들어가지 못해 모인 학생들이 전국 최고 실력을 갖춘 선수들로 성장했다. 그 이유는 선수들의 열정, 격려하는 조직문화, 차별화된 원칙 등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원동중은 서울에서 350㎞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높고 빽빽한 건물 대신 평평한 논과 밭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광경이 계속됐다. 울퉁불퉁한 작은 길을 몇 차례나 지났을까. 서서히 학교 운동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부터 내린 비 때문에 질퍽거리는 운동장 구석에는 태풍으로 무너진 비닐하우스가 초췌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난해와 올해 대통령기 전국 중학 야구대회에서 2연패를 차지한 경남 양산시 ‘원동중’의 첫인상이었다. 원동중은 야구계에서 유명한 학교다. 전교생 50명의 작은 시골 학교에서 야구부를 창단한 지 3년도 안 돼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승 때는 ‘깜짝 우연’ ‘뜻밖의 행운’이라는 평가절하도 있었지만 올해 또다시 우승을 차지하면서 실력을 입증해보였다. 아무도 주시하지 않던 신생 야구부의 놀라운 성과는 학생들을 변화시켰고, 학교를 폐교 위기에서 구했고, 지역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사람들은 원동중 이야기를 ‘꼴찌들의 기적’이라 부르기도 한다. 2010년 원동중의 전체 학생 수는 31명이었다. 다음 해 3학년들이 졸업하면 신입생을 받아도 25명. 문제는 2012년이었다. 졸업생을 배출하면 학생 수가 19명으로 줄어드는데 만약 그렇게 되면 원동중은 폐교 절차를 밟아야 한다. 도교육청의 통폐합안에 따르면 전교생 60명 이하 학교는 통폐합 유도, 20명 이하는 즉각적인 통폐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선생님들이 학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양산야구협회에서 야구부 창단을 제안했다. 2010년 전국 리틀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양산시에서는 야구 인재 육성을 위해 골몰했는데 양산시의 다른 중학교가 모두 거부해 마지막으로 학생 수가 가장 적은 원동중에도 그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다른 학교에서는 ‘운동부가 생기면 면학 분위기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이 많아 야구부 창단이 어려웠다. 하지만 원동중은 달랐다. 최윤현 체육부장 교사는 야구부원 신규 유입을 통해 학교를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양산시야구협회로부터 야구부 창단 제의를 들었을 때 온 몸이 전기를 맞은 것처럼 찌릿했다”고 회상했다. 가장 먼저 학부모를 대상으로 야구부 창단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다행스럽게도 야구부 창단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이 98%가 나왔다. 하지만 폐교 위기에 몰릴 정도로 작은 시골 학교에서 야구부를 창단한다는 것에 대한 주변의 우려에 맞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처음 시교육청과 도교육청은 허가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야구부를 운영하려면 계속해서 예산이 들어가는데 원동중처럼 작은 학교에서 운동부를 지속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주만 교장과 최 교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관계기관을 찾아가 담당자를 설득했다. 거절당해도 계속해서 교육청의 문을 두드렸다. 원동중이 왜 야구부를 창단해야 하는지, 선수모집은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운영 예산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매일 머리를 싸매고 방법을 찾았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에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과 양산시야구협회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원동중의 사정을 안 허 해설위원과 양산시야구협회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지역 주민도 성원했다. 젊은이들이 떠나고 언제부턴가 고요해진 마을에 새로운 활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지역 주민과 학교, 학부모가 힘을 합해 관계기관을 설득했고 결국 원동중은 야구부 창단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2010년 31명이던 학생 수는 야구부 창단으로 2011년 39명이 됐다. 2012년에는 46명, 지난해에는 60명이었다. 원래대로라면 20명 미만 학교로 폐교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학생 수가 늘면서 원동중은 폐교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한적하고 고요하기만 하던 동네에도 활기가 돌았다. 그런 의미에서 야구부 창단은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도 축제였다. 그동안 젊은이들이 떠나고 고령화되던 동네에 어린 학생들이 들어오면서 마을에도 활기가 돌았다. 어르신들과 마을 주민들은 꽹과리를 치고 피리를 불며 원동중 야구부 창단을 축하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원동중 출신이었기에 애정이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책임지고 이끌어 가시는 문양수 교장선생님은 재일 한국교육원 원장 파견시 나와 인연을 맺었다. 함께 파견되어 함께 귀국하는 등 삶의 궤적을 같이 한 분이시다. 운영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르겠지만 이를 잘 헤쳐나갈 지도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28일, 대청호로 길게 발을 담근 부소담악에 다녀왔다. 충북의 남부지역인 옥천은 대청호를 끼고 있어 맑고 깨끗한 청정 환경을 자랑한다. 군북면 추소리에 위치한 부소담악은 우리나라 최고의 하천풍경으로 꼽히는데 부소무니 마을 앞의 병풍바위가 마치 호수에 떠있는 산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으로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했을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대청호는 사방이 병풍을 쳐놓은 듯 수면을 따라가며 길게 이어진 절벽이 아름답다. 경부고속도로 대전IC나 옥천IC를 빠져나와 4번 국도 군북면 이백삼거리에서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난 후 추소리 방향으로 접어들면 굽잇길 사이로 나타나는 호반 풍경이 아름답다. 마을에 들어서기 전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호수를 만난다. 가을철의 대청호는 단풍으로 물든 산과 수면위에 비친 산 그림자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호수 건너편으로 오색단풍이 곱게 물든 부소담악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TV 다큐멘터리로 소개되었던 추소리는 마을의 대부분이 대청댐으로 수몰된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그래서일까. 길가의 언덕에서 만나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쉼터 역할을 하는 정자, 돌로 쌓은 성황당이 정겹게 느껴진다. 추소리는 자기를 알리는 방법도 남다르다. 입구의 나지막한 표석에 마을을 알리는 작은 문패가 걸려있다. 마을을 둘러보면 모두가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마을 앞에 국토해양부와 한국하천협회에서 '아름다운 하천 100선'으로 선정한 부소담악이 있다. 성황당 앞 작은 산을 넘거나 마을 아래편 호반을 따라가면 뒤편의 환산(고리산)을 배경으로 대청호오백리길 이정표가 서있다. 이곳이 대청호오백리길 8구간에 속한다. 물길을 가르며 호반을 오가는 보트와 초입의 장승공원을 구경하고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 좋은 곳에 새로 만든 정자 추소정을 만난다. S라인이 아름다움의 대명사다. 추소정에 올라 바라보면 호수에 펼쳐진 바위산과 병풍바위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S라인으로 펼쳐진다. 대청호가 생기기 전에도 호수를 연상할 만큼 넓고 깊은 소옥천의 물길이 추동을 돌아 부소무니 앞으로 굽이쳐 흘렀다. 그 당시 금강의 물길이 산자락을 적시고 있는 모습에 반한 우암 송시열이 이곳의 아름다움을 소금강으로 노래했다. 좌우 양편으로 호수와 어우러진 풍경들이 멋지다. 부소담악은 물 위에 떠있는 산을 의미하는데 갈수기와 만수위 때 높이가 달라지는 절벽이 물줄기를 따라 병풍처럼 길게 이어져 사시사철 아름답고, 기암괴석과 송림이 호수와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바위산의 절경이 보는 이를 감탄시킨다. 바위절벽 위에서 수면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노송과 곱게 단장한 단풍나무들이 반기고, 양쪽으로 펼쳐진 바위절벽 사이로 용머리까지 등산할 수 있는 숲길이 나있다. 짧은 거리지만 생김새가 산맥에 가까워 산행의 묘미를 골고루 느낀다. 높은 산을 산행하듯 암벽을 오르내리는 스릴과 낭떠러지 위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청호의 수위가 높을 때는 용머리까지 갈 수 없다. 세심원 옆 등산로를 따라 환산에 오르다 조망포인트에서 내려다보면 마을 앞 호수에 작은 섬들이 여러 개 떠있는 부소담악의 풍경이 멋지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은 구름 위로 떠오른 고준영봉처럼 선경을 연출해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다. 대청호 물길을 바라보며 구불구불 산길을 달려 공곡재를 넘는다. 고갯마루에서 바라보면 대청호에 발을 담근 산줄기의 모습이 먹이를 노리는 악어를 닮았다. 발아래로 군북면 대정리의 방아실과 수생식물학습원의 멋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청호 호반의 가을 풍광을 만끽하기 위해 회남대교, 남대문교, 거신교를 건너며 571번 지방도로를 달린다. 회인 풍림정사(楓林精舍)의 마당에 서있는 은행나무가 멋지다. 오장환문학관과 가까운 풍림정사(충북기념물 제28호)는 집을 떠나 숙식을 같이하며 공부하던 지금의 사립학교로 조선 후기의 성리학자인 호산 박문호가 성리학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1872년(고종 9)에 세운 팔작지붕의 목조기와집이다.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 많은 갈등들이 분출되고 있다. 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많은 비용이 들고, 또, 이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다.이 상처는 곧 불행으로 연결된다. 요즘 가정에서도 갈등이 심해져 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가정폭력이다. 흔히 안식처라고 생각하고 싶은 가정에서 끔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세상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세상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폭력 말이다. 얼마 전 고교 3학년 우등생이 ‘전국 1등’을 강요하는 엄마를 살해하고 시신을 반 년 넘게 방치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엄마는 아이에게 공부를 더 잘해야 한다며 잠을 재우지 않고 공부를 강요했으며, 성적이 떨어지면 밥을 주지 않거나 채벌도 서슴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학대를 받으며 반항 한번 제대로 못하다가 ‘부모 살해’라는 끔찍한 결말을 맺게 된 것이다. 이처럼 분노를 마음속에 쌓아놓았다가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을 때 극단적인 일이 벌어지곤 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벌어지면 주위에서는 “말 없이 착하고 조용한 아이인데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하면서 의아해 한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착한 아이’가 끔찍한 사건을 일으키는 경우는 우리 사회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다. 부모는 흔히 자녀가 말 잘 듣고 말썽 안 피우고 반항하지 않는 ‘착한 아이’이기를 바란다.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기도 전에 스스로 알아서 교과서를 펴고, 부모가 하지 말라는 일은 하지 않는 그런 아이를 꿈꾸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착하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아이의 내면을 살피고 아이가 불안감에 쌓여 있는 것은 아닌지 눈여겨 봐야 한다. 모범생인 척 연기하는 ‘착한 아이’는 부모의 마음에 들기 위해 힘이 부치도록 착한 행동을 할 뿐이다. 부모의 말을 듣지 않으면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할까 봐 하고 싶은 말도 하지 못하고, 자기주장도 못하면서 마음속에 분노를 꾹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반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모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부모에 대한 신뢰가 없으므로 부모의 눈치를 보고 마음은 항상 불안하고 외롭다.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야무지고 성실하게 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은 늘 궁지에 몰린 것처럼 초조하다. 무척 열심히 해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인간관계도 마음먹은 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밝은 모습인 척 꾸미고, 마음속에 증오심을 품고 있으면서도 좋은 사람인 척 연기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사는 게 즐겁지 않고 하루하루가 괴롭다. 다른 사람의 인정과 칭찬으로 내면의 공허와 외로움을 메우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성장기 환경은 중요한데 사람들의 적절한 관심과 사랑이 요구된다. 11월은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이다. 이같은 시험을 앞두고 많은 학생들이 성적문제로 고민에 빠진다. 절망하고, 분노하면서 하루를 힘겹게 사는 자녀도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삶을 관찰하는 부모의 눈이 필요하다. 또 선생님의 관심이 필요하다. 공부가 전부가 아닌데 모든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리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다양한 길이 있음을 알려주고 희망을 붙들도록 안내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다. 어떤 사람은 과학자로, 교사로, 운동 선수로, 그리고 가수, 무용수로 살아갈 수 있는데 오직 공부만 하도록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대봉을 사왔다. 농협 마트 가격을 보니 2.5kg 소포장 박스보다 15kg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다만 이 대봉은 그대로 먹을 수 없다. 단단한 것이 부드럽게 될 때까지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 요즘 같이 스피드시대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겨울에는 간식으로 연시를 즐길 수 있겠다. 대봉을 보니 문득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오른다. 자식들 한겨울 간식으로 대봉을 준비해 주셨다. 당시 하루 세 끼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이었는데 자식 사랑의 마음으로 간식을 주셨던 것이다. 한 겨울 어머니가 말랑말랑하게 된 것을 골라 주시면 자식들이 쪼개어 나누어 먹으며 정을 키웠다. 지금은 70이 넘은 우리 작은 형 회고다. 중학생 시절, 배는 고프고 먹을 것은 없고. 어머니가 사온 대봉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것을 어디에다 두었는지 모른다. 집안 구석을 샅샅이 다 뒤졌으나 나오지 않는다. 어디에서 찾았을까? 맨 마지막 살펴보지 못한 곳은 뒤주다. 그러나 뒤주는 잠금장치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다. 그 열쇠는 어머니가 갖고 있다. 배는 고프고 감은 숨겨져 있고. 작은 형, 열쇠도 없이 그 감을 어떻게 꺼냈을까? 궁즉통(窮卽通)이다. 궁하면 통하게 되어있다. 뒤주 밑으로 누워 들어가 판대기를 들어올려 감을 꺼내고 원래 상태로 돌려놓은 것이다. 물건을 보관하는 뒤주, 위에서 내리누르는 무게를 견디게 설계했지 밑에서 들어 올리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것을 알았다면 뒤주에서 살아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뒤주. 지금 우리 아파트에 있다. 막내 아들인 필자가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다. 역사를 따져보니 우리집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이다. 만들어진 지 70년이 넘는다. 당시 목수였던 아버지가 직접 만든 것이다. 일종의 가보가 된 것인데 이 뒤주를 보고 탐내는 사람도 많다. 아파트와 뒤주.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그런대로 잘 어울린다. 현대와 고대가 공존하는 것이다. 옛 가구의 고풍스러운 맛은 뒤주 하나면 족하다. 그 위에는 사진첩을 놓아두니 하나의 장식장이 된다. 이제는 눈에 익어 자연스럽게 보인다. 대봉을 채반 위에 가지런히 놓았다. 서서히 익을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 채반도 어머니 유산이다. 김장할 때 유용하게 쓰이고 호박을 썰어 말릴 때도 사용하였다. 이번엔 이 채반에 대봉을 앉혀 연시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집 아들과 딸.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져 한 겨울에 먹는 연시의 맛을 모를 것이다. 자식들은 햄버거, 샌드위치, 과자나 빵 등이 익숙하다. 가게에 가면 곧바로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음식 중에는 몇 날 몇 일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대봉을 보며 50년 전 추억을 떠올려 보았다.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다. 아내에게 대봉 추억을 물으니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한다. “어렸을 적 대봉 추억을 가진 당신은 행복한 거야!” 오늘 사온 대봉으로 우리집 자식들도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이달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달이다. 중요하고 큰 시험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평가 받는 날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험을 통해서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지금도 수험생들은 잠을 줄이고 쉬는 시간을 아껴 가며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 몸도 마음도 지쳐 있다. 앞으로 며칠 동안은 공부를 더 하는 것보다 몸과 뇌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깊고 충분한 잠이다. 잠을 충분히 잔 경우와 4시간만 잔 경우에 대해 기억력 테스트를 하면서 뇌영상검사로 뇌가 주로 활동하는 영역을 본 연구가 있다. 잠을 적게 자면, 테스트를 하는 동안 뇌를 깨어 있도록 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쓰면서 정작 기억하는 과정에는 집중하지 못해 테스트 성적이 떨어졌다. 따라서 시험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알고 있는 것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시험 전날 밤에만 깊고 충분히 자면 될까? 잠이라는 것이 마음을 먹는다고 하루 만에 달라지지 않는다. 또 그동안 잠을 줄여서 공부했다면 만성적인 수면부족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적어도 2주 전부터는 하루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도록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야간에 적게 자고 낮잠으로 보충하는 습관이 있다면, 낮잠을 자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낮잠을 자던 시각을 뇌가 기억하고 있고, 시험 당일에는 그 시간에 깨어 문제를 풀고 있더라도 뇌는 자려고 하기 때문에 자연히 뇌기능은 떨어진다. 뇌가 최상의 상태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각성 뒤에 적어도 2시간은 걸린다. 그러므로 시험 시작 2시간 전에는 기상해야 한다.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이라면 기상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 기상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데 적어도 1주일은 걸린다. 또,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난 뒤 뇌를 완전히 깨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아침에 밝은 빛에 노출되면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급감하면서 뇌가 깬다. 또 기상 후에 당분이 많은 아침식사를 하면 혈당이 상승하면서 뇌가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아침을 제대로 먹는 것이 낮 동안 뇌 기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공부를 하는 시간 확보를 위해 카페인 음료를 마신 습관이 있었다면 시험 1~2주 전부터는 뇌를 자극하는 카페인 함유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당장은 뇌를 자극해서 깨어 있는 것을 쉽게 해 주고 집중력을 높여주지만 나중에 쓸 뇌 자원을 끌어다가 쓰게 하고 뇌를 지치게 만든다. 공부하는 데 에너지를 다 쓰고 정작 시험은 지친 뇌로 치르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몸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해진다. 유산소 운동은 뇌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뇌 활동에 필요한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시험 준비로 바쁘겠지만 하루 1시간 내외로 수영, 달리기, 빠르게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시험을 앞두고는 지나치게 긴장하면 뇌가 피곤해 진다. 평상시 습관을 시험 당일에도 유지하기 위한 마음 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의 교원 및 공무원 10만여 명이 1일 오후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총궐기대회'를 갖고 정부와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투쟁의지를 결의했다.
12만명이 참석했습니다. 여의도공원 일대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많이 왔습니다. 공원에 자리가 없어서 인근 인도와 차도 일부까지 공무원들로 꽉 찼습니다. 점잔키로 유명한 공무원들이 연금지키기에 나섰습니다. 참석하지 못한 선생님들도 열심히 응원했을 것으로 믿습니다. 현장분위기 너무 뜨거웠습니다. 연금 꼭 지켜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금은 확정된 채권인데 이 채권을 빼앗아 가는 나라는 없다.' 어느 퇴직공무원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현재안이 확정되면 연금수령액이 훨씬더 많이 깎인다고 합니다. 정신차려야 할 때입니다. 공적연금 전체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요구사항입니다. 언론은 아직도 냉담합니다. '여의도에 10여만명의 공무원이 모여 연금법 개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세를 과시한 것입니다.'라고 하더군요. 우리들의 요구는 잠깐만 언급하고 마치 공무원들이 모여서 '세'를 과시했다고 하더군요. 세를 과시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왜 공무원들이 거리로 나왔는지 알아야 합니다. 끝까지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지난 23일은 24절기 중 18번째인 상강(霜降)이었다. 글자 그대로 서리가 내린다는 절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24절기 하면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줄 아는데 양력이다. 태양의 황도(黃道)가 210도를 지날 때가 상강이다. 상강의 또 다른 의미는 가을이 끝나가는 절기이다. 한 절기는 15일 동안이므로 5일씩 3후(候)로 나누어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고, 초목이 누렇게 되며, 동면(冬眠)하는 벌레가 모두 땅속으로 숨는다고 하는 절기이다. 늦가을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높은 산에서 내려앉은 고운단풍이 아파트 창 너머로 보인다. 주말이면 집안에 있을 수가 없다. 무더운 여름 내내 푸름을 자랑하더니 울긋불긋 예쁜 색깔로 물들어 단풍놀이에 나선 사람들의 마음을 온통 빨갛게 물들이고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따뜻한 가을 햇살이 비추면 단풍이 조명을 받아 더욱 아름답다. 자연의 조화가 눈부신 아름다움을 연출하여 가슴을 설레게 한다. 딸들이 손주들을 데리고 주말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 모였다. 붉은 단풍도 좋지만 노란단풍이 아름다운 은행나무 길을 걷기 위해 괴산에 있는 문광저수지를 찾아갔다. 문광저수지는 마을주민이 심은 은행나무길이 호수와 조화를 이뤄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모여드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새벽 물안개가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곳으로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오고 있다. 노란색 은행잎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 고즈넉한 시골 저수지와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탐방객으로 넘쳐났다. 겨우 주차를 한 우리 가족은 은행잎을 밟으며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저수지 가장자리로 노란 은행잎이 물위에 떠 있는 모습이 파란 호수와 너무 잘 어울렸다. 작은 버드나무 그루터기가 은행잎을 모으고 여기 저기 낚시를 할 수 있게 떠있는 작은 집이 호수와 너무 잘 어울렸다. 입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몰려오니 농촌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매년 늘어날 전망이다. 괴산에는 경치가 아름답고 가족단위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너무 많이 있어 좋다. 은행나무 단풍 길을 택한 이유는 사위들이 즐겨먹는 괴강(槐江)변에 있는 매운탕 집에서 점심을 먹자고 하였기 때문이다. 12시 반이 되어 예약전화를 했더니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하였다. 휴일이라 점심손님이 밀려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칠성 천에 가을의 상징인 갈대숲을 찾아갔다. 갈대와 물 억새가 함께 어우러져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한가로워보였다. 손주들과 딸들은 함성을 지르며 메뚜기도 잡고 사진을 찍으며 물가에서 물수제비 따먹기를 하며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며 놀았다. 메기 매운탕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식당 앞 마당에는 느티나무 낙엽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아이들은 낙엽을 날리며 좋아했다. 어른들은 낙엽을 인생에 비유하며 수심(愁心)에 젖는데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등산복차림의 관광객들은 야외들마루에서 점심을 먹으며 만추(晩秋)의 계절을 아쉬워하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산과 강이 흐르고 별미를 맛보는 가운데 늦가을의 짧은 해는 따스함을 안겨주었다. 우리일행은 문경관문에서 열리고 있는 사과축제를 보러가자며 새재 입구로 들어서니 많은 차량이 빠져 나가고 있었다. 축제 마지막 날이며 휴일과 겹쳐 주차장은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조금 들어가니 차량이 밀려서 거북이 걸음이었다. 요즘은 일교차가 심한 산간으로 들어 갈수록 사과가 잘된다고 한다. 양광, 감홍 사과가 맛있다고 하며 아내는 딸들에게 한 상자씩 사주었다. 올해는 대추, 감, 밤, 도토리까지 너무 풍성하게 달렸다. 시식용으로 나눠주는 사과조각을 먹어보며 너무 맛있다고 감탄을 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수안보에서 온천을 하고 저녁을 먹었다. 늦가을 단풍놀이를 잘했다는 사위들의 인사를 받으니 즐거움과 아쉬움이 교차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