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2,69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앞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재는 멀티형 프로페셔널이다. 즉 어떤 분야에서든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최고 전문가(프로페셔널)와 앞으로 급격한 사회와 직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멀티형 인재가 필요하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성장하여 미래의 주역이 될 10~20년 뒤에는 더욱 국제화가 되는 본격적인 지식기반사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요구되는 것은 국제적으로 그 분야 최고 전문가가 되는 프로페셔널이다. 그러기 위하여 외국어 능력과 국제감 각 등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프로페셔널이 되어야 한다. 청소년들이 멀티형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하여 무엇보다 급격한 직업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찾고 그 분야에 올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고교생들은 인기 있는 일부 직업과 학과를 희망하는 사례가 많으며 대학생 중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몰라 졸업 후에도 갈팡질팡하여 프로페셔널로 발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다음은 멀티형 인재를 길러야 한다. 미래의 직업인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직업과 직장이동을 수차례 하여야 하고 그 가운데 몇 번은 자신이 전혀 경험하지 않았던 분야에 뛰어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 잘 적응하기 위하여 멀티형 인재가 되어야 하며 이들은 어떤 직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기초능력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능력, 자기관리ㆍ개발능력, 자원활용 능력, 대인관계능력, 정보처리능력, 기술활용능력, 조직이해능력 등이다. 부모님들은 장기적으로 자녀들이 이런 능력을 갖추도록 지식위주 교육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말고 자녀들에게 직업기초능력을 갖게 하고 자신의 전문영역을 찾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각종 신문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교수 2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사자성어로 설문조사한 결과 ‘상화하택(上火下澤)-"Above Fire Below Water"-가 선정됐다. 이 말은 주역(周易)의 64괘 중 38번째 괘(그림)로 불은 위로 타오르려 하고, 못(물)은 아래로 흘러내려는 성질 때문에 서로 등지려고 한다는 의미로 최근 우리 사회의 소모적인 분열과 갈등으로 정치는 정치대로 한 치 양보 없이 극한 대결로 치닫고, 경제는 경제대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고착화되면서 사회 양극화 양상이 극심해지고 있음을 적절히 표현했다고 본다. 그 뒤를 이은 사자성어로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위선을 지적한 `양두구육(羊頭狗肉ㆍ양머리를 대문 앞에 달아 놓고 개고기를 판다)`와 정제되지 못한 언어가 난무했음을 빗댄 `설망어검(舌芒於劍ㆍ혀는 칼보다 날카롭다)`이었다. 지난 2003년도에는 어디로 갈지 어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한다는 ‘우왕좌왕(右往左往)’을, 2004년도에는 편을 갈라 서로 공격한다는 ‘당동벌이(黨同伐異)’를 각각 그 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선정해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과 정부의 행정 난맥상을 꼬집은 바 있다. 결국 현 정부는 우왕좌왕에서 당동벌이를 거쳐 상화하택, 결국 혼선과 분열의 사회상이 계속 반복되어온 셈으로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올해 가장 안타까운 일로는 ‘황우석 교수와 PD수첩 사태’가 1위로 꼽힌 반면 가장 기쁜 일로는 ‘없다’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지난해는 기쁜 일이 별로 없는 한 해로 기록되고 있는 듯하다. 상화하택(上火下澤)의 갈등을 일으킨 것은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사학법의 국회 날치기 통과로 여야간의 정쟁을 불러옴은 물론 교원단체와의 합의 없는 교원평가의 시범운영 강행, 공모교장제 및 교장선출보직제 등 검증되지 않은 무리한 법안 강행에 따라 교육현장을 심각한 갈등으로 분열·황폐화시켰다. 지난해 이러한 교육계의 상화하택(上火下澤)의 갈등을 일으킨 진원에는 교육비전문가인 교육부장관과 국회 교육위원들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아래에 있는 교육 현장의 현실과 여건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현실에 맞지 않는 이상적인 정책을 입안 강행하려고 하는 비전문가적 정책 추진이 문제인 것이다. 달이 차면 기울고 겨울이 가면 봄이 노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부디 새해에는 선량한 교사들의 교직관을 전면 무시하고 부정적으로 왜곡함으로써 오히려 교직사회에 불안과 교원사기 저하를 조장하는 교육정책을 철회하고 자연의 섭리를 배워 물과 불의 특성을 살리고 서로의 조화를 이루며 타협과 상생의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
복식학급․순회교사 수당 지급=특별회계 세출예산안으로 잡혀 있던 복식학급․순회교사 수당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올 1월부터 농산어촌 지역에 근무하는 복식수업 담당교사와 순회교사는 월 5만원 내지 3만원의 수당을 받게 될 전망이다. 기존의 도서벽지 수당을 감안해 읍면지역은 5만원, 도서벽지 지역 교원에게는 3만원이 지급된다. 현재 복식수업 담당교사는 1630명 순회교사는 3585명으로 이들에 책정된 수당은 모두 28억 1000만원이다. 사립유치원 담임수당은 예결위에서 134억원이 삭감돼 지급대상자가 크게 축소됐다. 당초 교육위는 전체 사립유치원 교원 2만 3000명에게 월 5만 5000원을 지급하는 안을 의결해 올렸었다. 지방의 대응투자 없이 155억원을 전액 국고에서 지원하는 안이었다. 그러나 예결위에서 최종 의결해 본회의에 넘긴 안은 농어촌․도농복합지역 내 사립유치원 교원 3295명에게만 월 11만원을 지급하는 안으로 축소됐다. 예산도 국가와 지방교육청이 각각 21억원씩 나눠 부담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무려 국고 지원액을 134억원이나 깎은 셈이다. 교육부는 농어촌 사립유치원 교사 2027명, 전국 40개 도농복합지역 내 사립유치원 교사 1268명 등 총 3295명에게 1월부터 월 11만원의 담임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군 단위 이하 모든 지역 및 경기(화성, 광주, 이천, 안성, 김포, 동두천, 파주, 포천), 강원(춘천, 원주, 강릉, 삼척), 충북(충주, 제천), 충남(공주, 보령, 아산, 서산, 논산), 전북(군산, 정읍, 남원, 김제, 전남의 순천, 나주, 광양), 경북(경산, 경주, 김천, 문경, 상주, 안동, 영주, 영천), 경남(진해, 통영, 사천, 밀양, 거제, 양산) 중소도시가 해당 지역이다. 문제는 담임수당 지급방식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교육부는 담임수당을 사립유치원장에게 일괄 지급할 지, 아니면 교사 개인 통장에 직접 입금할 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이와 관련 교총은 “원장에게 지급하는 방식은 다른 식으로 전용되는 등 잡음이 일어날 소지가 많다”며 “교사 개인 통장으로 직접 입금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교육부에 건의했다.
길고 길다는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방학이 되면 하고 싶은 계획을 공책 한가득 써놓는 성격도 안되어서 쉬엄쉬엄 책을 보면서 지내는 중이다. 곧 다가올 4학년의 압박을 잠시 내년으로 미뤄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집 위층에는 이제 초등학교 6힉년이 되는 초등학생이 살고 있다. 평소 곧잘 따르는 붙임성에 인사성도 바르고 여간 예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어느날, "누나, 누나는 선생님 할거라면서요? 그럼 저도 가르쳐 주시면 안되나요?"라고 묻는 것이었다. 설마 진짜 올까 싶어서 웃으며 언제든 오라는 말을 했다. 늦잠을 단 다음날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위층 꼬마였다. 한 손에는 6학년 수학 문제집을 들고 웃고 있었다. 그날부터 매일 한 시간씩 꼬마와 수업을 하고 있다. " 누나는요, 선생님이 참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도 친절하게 하고요." 속으로 '내가 얼마나 다혈질인데'라며 웃음을 참았다. 선생님이 되는 과정을 걸어온 3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헛되지는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가르치는 것에 익숙해 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길들여지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박하선 | 사진작가·여행칼럼니스트 '인도양의 진주'라고 부르기도 하고, '인도 대륙의 눈물'이라고도 불리는 섬나라 '스리랑카.' 이곳에 기원전 236년 인도 아쇼카 왕의 아들 '마힌다'에 의해 불교가 전해지면서 그 찬란한 문화가 피워나기 시작해 오늘날까지도 그 화려하고 엄청난 규모의 문화유산들이 도처에서 지난날을 그립게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누라다푸라', '폴론나루와', '누와라(캔디)'를 잇는 일대에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유적군이 몰려있어 이 지역을 일컬어 '문화삼각지대'라 부른다. 소승불교의 고향 '아누라다푸다' 아누라다푸라. 약 2500년 전에 이곳은 스리랑카 최대의 도시였다. 그 문명을 상징이라도 하듯 거리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탑은 하늘을 향해 장대한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고, 수많은 조각은 어느 것이나 부처의 미소처럼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곳에서 기반을 다진 불교, 즉 우리가 흔히 '소승불교'라 말하는 상좌부 불교는 미얀마, 타이, 캄보디아 등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남인도에서 쳐들어온 침입자와의 거듭된 전쟁 끝에 1400여 년에 걸친 영화의 막을 내리게 된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도처에서 지난날의 영광을 느껴보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이 아누라다푸라 유적지를 둘러보지 않고서는 스리랑카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이 아누라다푸라에서 그다지 멀지 않는 곳에 스리랑카에 최초로 불교가 전래된 성지 '미힌탈레'가 있다. 1934년, 정글 속에서 잠자고 있던 유적군이 발굴된 이래 스리랑카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의 하나로 여겨지며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석양녘에 기도하기 위해 오르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끼여 산정의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서서 광활하게 펼쳐지는 불국의 땅을 바라볼 때의 기분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게 한다. 정글 속에 묻혀 있는 불교의 영광 10세기 말에서 11세기에 걸쳐 남인도의 쵸라 왕조가 대군을 보내 신할라 왕조의 수도인 아누라다푸라를 정복하게 되자 이 신할라 왕조는 어쩔 수 없이 수도를 '폴론나루와'로 옮겼다. 이때부터 폴론나루와 시대가 열리고 타이나 미얀마 등에서 승려들이 찾아올 만큼 불교 도시로 번영을 누려 스리랑카 불교 문화의 전성기를 맞았다. 정글 속 곳곳에 지금은 폐허로 남아있는 왕궁이나 거대한 불탑, 불상들이 그 시대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폴론나루와 시대도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13세기 후반에 다시 인도 쵸라 왕조의 침략을 받아 이 섬의 중앙부로 쫓겨나고, 폴론나루와의 영광은 점차 폐허의 도시가 되어 정글 속에 묻히게 되었다. 불가사의한 바위산 정상의 유적 이 문화삼각지대에서 가장 독특한 곳은 '시기리아'에 있는 거대한 바위산의 요새 '시기리아 록'이다. 주위의 숲과 상당히 대조적인 적갈색의 이 바위산은 높이가 195m로 하늘을 향해 거의 수직으로 솟아있는 기막힌 모양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이 바위산 꼭대기에 5세기 중엽에 화려한 왕궁을 짓고 살았던 왕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억지로 왕좌에 오른 '카샤파' 왕자는 동생 '목갈라하나'의 보복이 두려워 이 요새에 성을 쌓았다. 경사가 급한 바위를 사자 발톱 모양의 돌계단을 거쳐 거의 기다시피 하며 산꼭대기에 올라서면 숱한 의문에 싸여있을 뿐인 궁궐의 흔적들이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담불라'의 석굴 사원 역시 갑자기 우뚝 솟은 듯한 거대한 적갈색의 바위산에 있다. 이 절은 기원전 1세기에 신할라 왕인 '발라감 바후'에 의해서 지어졌다. 왕은 당시 수도였던 아누라다푸라에서 타밀 군의 침략에 밀려 이곳으로 피신한 뒤 다시 왕권 회복을 꾀했다고 해서 감사의 뜻을 모아 이 사원을 짓게 했다고 한다. 벽화는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바래갔고 다시 그 위에 새로운 극채색의 그림을 그려가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석굴에 들어가면 그것들이 놀라운 박력으로 다가와 신성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불교 설화를 그린 수많은 벽화 가운데는 신할라인과 타밀인 사이의 전쟁을 그린 것도 있다.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민족 간의 갈등이 오래전부터 계속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식민시대의 아픔이 남은 '누와라' 문화삼각지대의 종점이며, 스리랑카 마지막 왕조의 도읍이라 할 수 있는 '누와라'는 '도시'라는 뜻인데 지금은 '캔디'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영국 식민지 시대의 아픔이 배어있는 곳이다. 19세기에 이 곳 누와라가 영국 제국주의의 지배를 받으면서 신할라인들은 식민지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스리랑카 지배를 시작한 영국은 스리랑카의 종교나 전통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특히 자신들의 언어대로 지명을 많이 바꾸었는데 영국 식민지 시절 전까지 수도였던 누와라를 캔디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누와라에는 식민지 세월을 당당하게 이겨낸 '달라다말리가와'라는 사원이 있다. 일명 '불치사'라 불리는 이 절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부처님의 치아 사리를 모셔놓은 곳이다. 4세기에 인도 오릿사의 칼링가로부터 전해진 석가모니의 치아는 스리랑카의 왕조가 도읍을 바꿀 때마다 함께 옮겨졌다. 불치를 유달리 귀하게 생각하는 스리랑카인들은 이 곳 참배에 각별한 정성을 기울인다. 스리랑카는 몸이 아니라 마음으로 움직이는 여정에 따라야 하는 곳이다. 이 여정은 스스로의 발견을 위한 여행이고 삶을 찾는 길이다. 곳곳에 스며있는 상좌부 불교의 자취. 그리고 가냘 퍼 보이지만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꿋꿋이 지켜온 문화. 그 모든 문화의 내음을 듬뿍 담아 찾아오는 손님을 반기고 있다. *마음으로 보는 문화 유적, 문화삼각지대(CULTURAL TRIANGLE)는 새교육 1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신동호 | 코리아 뉴스와이어 편집장 우리는 옛날 사람들이 자동차나 컴퓨터 없이 살았다는 것은 잘 알면서도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기술과 환경만큼이나 크게 바뀐 것이 음식이다. 농업 혁명 이후 곡류, 육류 섭위 늘어 우리가 먹는 음식은 두 번에 걸쳐 크게 바뀌었다. 약 1만 년 전에 시작된 농업 혁명 때, 그리고 약 200년 전 시작된 산업 혁명 때 혁명적인 변화를 겪었다. 인간이 처음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1만 년 전 중동에서 밀을 재배하면서부터다. 쌀은 7000년 전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서, 옥수수는 멕시코와 아메리카에서 7000년 전쯤부터 재배가 시작됐다. 초기 농경민은 그 이전의 사냥꾼보다 키가 작고, 영아 사망률이 높았다. 또한 수명이 짧고, 전염병에 취약하고, 철 결핍으로 인한 빈혈에 시달리고, 치아에도 에나멜 결함 등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화석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급격히 불어나는 인구를 먹여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농업뿐이었다. 농업 혁명 이전의 석기시대와 비교해 볼 때 인류는 과일과 야채, 식이섬유, 불포화 지방산, 비타민, 미네랄 섭취량이 줄고 곡류, 포화 지방산 섭취량이 급속도로 늘었다. 미국 에모리 대학의 진화영양학자인 보이드 이튼 교수는 1988년 에서 현재의 음식 가운데 55%가 석기시대 때 먹지 않았던 음식이라고 밝혔다. 석기시대 사람들은 곡식을 적게 먹은 대신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었다고 한다. 이튼 교수에 따르면 구석기인들은 동물성·식물성 단백질에서 열량의 33%를 얻었고 46%는 탄수화물에서, 21%는 지방에서 얻었다. 미국심장학회도 이런 구석기인의 식사 비율이 건강에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야채와 과일로 비타민 섭취 늘려야 한국인의 식사는 어떤가? 현재 한국인의 영양 권장량에 따르면 하루 열량의 15%를 단백질에서, 65%를 탄수화물에서, 20%를 지방에서 얻도록 권고하고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은 탄수화물에 대한 의존도가 대단히 높다. '밥이 하늘이다'란 말이 있을 만큼 한국인은 밥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다. 하지만 단언컨대 밥은 결코 하늘이 아니다. 굳이 먹으려면 현미로 먹고 그보다는 과일과 야채가 더 좋다. 석기시대 사람들은 지금보다 3배나 많은 과일과 야채를 먹었다고 한다. 당시 사람이 먹던 과일과 야채는 무려 100종이나 됐다. 지천에 깔린 것이 야생의 과일과 야채였던 것이다. 과일과 야채는 석기시대 음식의 65%를 차지하는 주식이었다. 요즘에는 이렇게 다양한 야채와 과일을 구할 길이 없다. 현재 미국에서 정부가 권장하는 5종의 야채와 과일을 매일 제대로 챙겨 먹는 사람은 9%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 17종의 곡물이 90%의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 밀, 옥수수, 쌀, 보리, 콩, 사탕수수, 수수, 감자, 귀리, 카사바 등이 그것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단 하나의 곡식에 칼로리의 80%를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곡물만 먹게 되면서 인간은 복합 비타민제 없이는 살 수 없게 됐다. 과일과 야채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곡식보다 훨씬 풍부하다. 반면 곡물에는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C, 비타민 B12, 카르테노이드, 나트륨과 칼슘 등 미네랄이 매우 적다. 곡물만 먹을 경우 자칫 필수 영양소의 결핍에 빠질 수 있어 하루 열량의 70% 이상을 탄수화물로 섭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특히 탄수화물 과잉 섭취가 가져온 가장 큰 문제는 비만과 당뇨병이다. 흔히 살이 찌는 원인을 지방 과다 섭취라고 생각하지만 더욱 중요한 원인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당을 여러 개 합쳐 놓은 것이다. 탄수화물 과잉이 당뇨병의 주 원인 인체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탄수화물을 포도당으로 분해한다. 체내에서 당장 쓰이지 않는 탄수화물은 포도당이 여러 개 연결된 글리코겐 형태로 간과 근육에 저장된다.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운동을 하는 데 쓰이고,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뇌를 작동하는 데 에너지로 쓰인다. 뇌는 무게로 보면 인체의 2%에 불과하지만 에너지의 20%를 쓴다. 특이하게도 뇌는 에너지를 포도당으로부터만 얻는다. 그래서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수험생에게 엿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간과 근육이 포도당을 저장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탄수화물이 필요 이상으로 몸에 들어오게 되면 인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딱 한 가지 방법뿐이다. 지방으로 변환시켜 체내에 저장하는 것이다. 이를 담당하는 것이 인슐린이다. 탄수화물을 먹어 혈당치가 상승하면 췌장이 인슐린 호르몬을 만들어 혈액에 공급한다. 인슐린은 본질적으로 포도당 저장 호르몬이다. 과잉 섭취한 탄수화물을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굶주림에 대비해 지방 형태로 바꿔 저장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게 인슐린의 역할이다.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섭취한 탄수화물의 40% 가량을 지방으로 전환한다.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 일어나는 인슐린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느려 더욱 더 많은 인슐린을 생산하게 된다. 이런 경우를 인슐린 저항성이 크다고 한다. 이런 사람의 가족들을 보면 대개 당뇨병 환자가 많다. 인슐린 저항성을 보상하기 위해 체내에서는 더욱 많은 인슐린을 만들게 되고 결국 췌장이 혹사돼 인슐린 생산 능력이 떨어지면서 당뇨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비만, 특히 복부 비만인 사람들은 인슐린 저항성이 높다. 또한 탄수화물은 단백질보다 체내에서 빨리 분해되므로 쉽게 허기를 느낀다. 식사 시간이 아직 되지도 않았는데 배가 심하게 고플 경우 아까 어떤 식사를 했는지 보면 대개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를 한 경우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채 배가 고프다고 자꾸 탄수화물을 더 먹게 되면 뚱뚱해지게 된다. 당뇨병이 대표적인 현대병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농업 혁명으로 곡식을 많이 먹게 되고 특히 산업 혁명 뒤 정제, 도정한 흰 빵과 백미를 많이 먹게 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비만과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밥과 빵의 양을 줄이는 대신 과일과 야채를 더 많이 먹고 운동을 통해 간과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태워야 한다. 파이토케이컬이 암과 노화 예방 미국 애리조나 주에 사는 피마 인디언은 미국인보다 당뇨병 발병률이 8배나 높다. 반면 멕시코의 피마 인디언은 같은 종족인데도 건강하게 산다. 왜 그럴까? 애리조나 주는 대부분이 사막이다. 피마 인디언은 사막에 살면서 기근과 가뭄에 견디기 위해 가능하면 몸에 많은 지방을 축적해야 했다. 그러려면 단백질과 지방을 많이 섭취해야 했고 비만한 사람이 더 생존에 유리했다. 20세기 후반 들어 미국 인디언들의 식사 패턴이 바뀌면서 이들은 그 이전까지 먹던 콩과 닭 대신 빵을 먹기 시작했고 운동량도 매우 부족해졌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 집단이 되고 말았다. 반면 멕시코에 사는 피마 인디언은 전통적 주식인 콩과 감자, 옥수수와 닭을 먹었고 지금도 농사를 짓고 있어 운동을 훨씬 많이 한다. 그래서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뇨병이 별로 없다. 몇 년 전 세계암연구재단과 미국암연구재단은 4500건의 연구 논문을 분석해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으면 당뇨병뿐 아니라 암, 심장병,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요즘 암이 늘어난 것도 갑자기 야채와 과일 섭취량이 줄고 암 예방 효과가 거의 없는 곡물을 주식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야채와 과일이 암과 노화를 예방하는 이유는 파이토케미컬 때문이다. '식물(phyto)이 생산하는 화학물질(chemical)'이란 뜻의 파이토케미컬은 인체 세포에 나쁜 영향을 주는 산화 작용을 억제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마토의 리코펜 성분이다. 리코펜은 남성의 전립선암과 여성의 자궁경부암을 예방한다. 포도 껍질과 씨나 적포도주에 많은 폴리페놀 성분은 체내에서 해로운 활성 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억제한다. 또 동맥 혈관 내의 혈전을 없애줌으로써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따라서 과일 가운데서도 토마토와 포도를 많이 먹는 것이 몸에 가장 좋다. 칼륨 섭취는 늘리고 소금은 줄여야 또 하나 석기시대에 비해 먹거리 패턴이 달라진 것이 있다. 전해질이다. 전해질은 우리 몸속에서 물에 녹아 이온 상태가 되면서 전기를 통하게 하는 물질이다.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리 활동은 세포 간의 전기 신호를 통해 이루어진다. 근육을 움직이고 눈과 귀로 듣는 것도 세포 간에 전기가 통하기 때문이다. 석기시대인은 전해질로 하루 7000㎎의 칼륨과 600㎎의 나트륨을 먹었다. 반면 요즘 현대인은 2500㎎의 칼륨과 4000㎎의 나트륨을 먹는다. 현대인은 칼륨의 섭취가 부족한 것이다. 칼륨은 바나나, 건조한 과일, 오렌지, 땅콩, 말린 콩, 완두콩, 육류, 고구마에 많다. 나트륨 섭취가 7배나 늘어난 것은 염화나트륨, 즉 소금의 과잉 섭취 탓이다. 나트륨 과잉 섭취는 고혈압, 뇌졸중, 심장병의 원인이다. 소금이 부족한 아마존 원주민과 목축민에게는 고혈압 환자가 없다. 소금을 과잉 섭취하게 된 것은 야채나 고기 같은 음식을 오래 보존하고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지만, 요즘은 냉장고가 있고 많은 향신료가 나와 있어 굳이 소금을 많이 먹을 필요가 없다. 영어 속담에 'We are what we eat'이란 말이 있다. 무엇을 먹느냐가 곧 인간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인간의 99.99%의 유전자는 농업과 산업 혁명이 시작되기 이전에 주로 사냥꾼과 채취자였을 때 만들어진 것이다. 석기시대 사람들의 식사, 굳이 석기시대까지 가지 않더라도 전통 음식을 배워야 한다. 밥상을 차릴 때,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선조들은 어떤 음식을 먹었을지 한번쯤 생각해 보자. 그것이 우리의 DNA를 갖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이다.
김정호 | 서울 양화초 교사 중국에서의 ‘소질교육(素質敎育․Quality Education)’은 1999년 국무원이 발표한 ‘교육개혁의 심화와 소질교육의 전면적인 추진을 위한 결정’에 따라 국민들의 소질을 높인다는 취지 하에 추진되어 온 것이다. 이 ‘결정’에 따르면 소질교육은 학생들의 창조력과 실천능력의 배양에 중점을 두는 교육으로 ‘이상’, ‘도덕’, ‘문화’, ‘기율’ 등 지․덕․체를 골고루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소질교육도 본래의 목적에 도달하지 못한 채 입시교육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지난여름 장쑤성[江蘇省]의 성도 난징[南京]에서는 올해 대학입시에 참가한 인원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4년제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점수를 받은 학생들의 수가 지난해에 비해 600명이나 감소하여 성 전체에서 꼴찌를 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난징의 학부모들은 해당 교육관청에 소질교육이 자신들의 자녀를 망쳤다며 항의하는 동시에, 학교와 교육관련 부문들은 소질교육에서 입시교육 위주로 교육의 방향을 바꾸어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보충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라고 강력히 촉구하였다. 한편 후베이성[湖北省]의 성도 우한[武漢]에서는 고등학교에서 수 십 년 동안 어문(語文)을 가르쳐온 리우쇼우치[劉守琪]라는 교사가 연달아 학생들에 의해 매체 상에서 공개적으로 비판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는 그동안 소질교육에 대한 신념을 토대로 일관되게 학생들의 창조력과 실천능력을 강조해온 교사라는 점에서 이 투서사건은 사회 일각의 커다란 관심을 불러 모았다. 본래 그는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고3 중점반(重點班)의 어문(語文) 교사로 내정되어 있었으나 그가 추구하는 소질교육이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쳤고, 보통반에서 조차도 학생들의 언론에 대한 투서라는 극단적인 형태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를 상대로 투서한 학생들에 따르면 자신들은 대입시험을 앞 둔 1분 1초가 아까운 고3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소질교육이라는 명분 하에 수업시간에 교과서의 내용과 무관한 내용만을 강의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투서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리우쇼우치 교사는 최근 중국 교육의 흐름이 학생들의 폭넓은 독서와 깊이 있는 사고보다는 교과서의 내용만을 암기하여 시험 임하도록 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은 이러한 병폐를 극복하기 위하여 학생들에게 교과서 내용 외의 다양한 내용들을 가르치고 있노라고 항변하였다. 즉, 자신은 학생들에게 답을 알려주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기술을 가르쳐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건들을 계기로 최근 중국 교육계에서는 소질교육의 효용성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특히 우한의 투서사건은 소질교육의 당위성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켰는데, 과거에 그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학생 및 그 학부모들은 고등학교에 다닐 당시에는 리우쇼우치 교사가 가르치는 것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으나, 살아가면서 그의 가르침이 실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학생들의 투서내용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교사가 수업시간에 교재에 있는 단편적인 내용만을 가르치고 시험을 통해 이를 측정하는 것은 학생들의 상상력 및 창의력을 고갈시켜 사회생활에 있어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소질교육을 통한 다양한 경험 및 창의력 제고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고3 학생들은 마땅히 시험을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들에게 입시를 대비하기 위한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중국 사회에서는 아무리 풍부한 상상력과 사회생활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라도 입시를 통해 좋은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면 모든 게 허사라는 것이다. 때문에 리우쇼우치 교사가 소질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실시하고 있는 교육의 내용들은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이므로 그는 마땅히 이에 대해 반성하고 고3 학생들의 실정에 맞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하여 다른 한편에서는 소질교육과 입시교육을 병행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입시라는 것이 중국 교육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교육은 필수적인 것이라는 전제 하에 소질교육과 입시교육을 동시에 실시하자는 의견을 주장한다. 즉, 입시를 목전에 두지 않는 고1이나 고2 때까지는 소질교육 위주의 교육방식을 취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그들의 각 방면에 있어서의 소질을 계발하도록 하고, 고3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면 학생들의 소질향상이라는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고, 학생 및 학부모들의 호응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도 입시의 결과가 모든 걸 좌우하는 중국교육의 현실에선 비현실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현재 중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소질교육은 한마디로 학생들에게 ‘고기를 잡아 줄 것인가,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줄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다. 물론 상식적으로나 이상적인 측면에서는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적인 교육목표도 입시교육이라는 현실 앞에서는 별 수 없다는 것이 이번의 ‘소질교육이냐, 입시교육이냐?’의 논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론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소질교육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정부는 소질교육을 미래 중국교육의 중요한 흐름으로 계속 유지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27일 베이징에서는 인민일보사 주최로 ‘소질교육대토론회’가 열려 중국의 교육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현행 중국 소질교육의 문제점 및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앞으로도 소질교육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하여 학교, 가정 및 각급 정부의 공동노력 하에 전 사회적으로 소질교육 추진을 위한 협력과 양호한 주변 환경을 만들자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이 같은 중국정부의 소질교육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또한 어떤 성과를 발휘하게 될 것인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윤종혁 |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지난 2005년 10월 26일 일본 문부과학대신 자문 중앙교육심의회는 현재의 의무교육에 대한 개혁과 관련된 최종 답신 ‘새로운 시대의 의무교육을 창조한다’는 보고서를 작성·제출하였다. 중앙교육심의회는 2003년 5월부터 초등중등교육개혁 추진 대책에 대한 의뢰 등 세 가지 과제를 검토하고 그에 대한 심의 결과를 2년 6개월 여 만에 최종 발표한 것이다. 이미 필자도 일본의 의무교육 개혁안이 각 지방정부의 구조 개혁 등과 결부되어 정치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예민한 국민적 관심 사항으로 부각되었음을 소개한 바 있다(2005년 5월호 참조). 이번 최종 답신은 크게 보아 의무교육의 목적·이념에 대한 재검토, 새로운 의무교육의 방향, 의무교육의 구조 개혁, 의무교육에 대한 국가·도도부현(都道府縣)·시구정촌(市區町村)의 명확한 역할과 협력관계의 강화, 의무교육의 기반을 정비하는 중요성, 의무교육비용 부담 방식에 대한 개혁 등 6가지 관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그간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삼위일체 개혁’과 맞물려서 지방재정으로 이양을 강조하였던 의무교육비 부담정책은 현행 국고보조 및 부담 원칙을 재천명하는 방식으로 결론을 맺었다. 이는 의무교육비 부담 원칙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점, 재원확보를 확실하면서도 예측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지방의 자율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 등 세 가지 관점에서 현행 국고부담 원칙이 타당함을 강조하였다. 답신은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변혁·불확실성·국제경쟁을 위해서 헌법 제26조가 요구하는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모습이 의무교육의 목적과 이념이라고 표명하였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시대적인 요청에 따라 국민 개개인의 인격을 형성하고, 국가·사회의 형성 주체를 육성하는 의무교육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보았다. 국가는 이에 대한 책무로서 의무교육의 근간을 이루는 ①기회균등 ②수준 확보 ③무상제 원칙을 보장하고, 국가·사회의 존립 기반이 동요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새로운 의무교육의 방향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기대에 부응하여 아동의 사회적 자립을 보장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힘과 능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일본의 의무교육은 학생들이 학습의욕과 생활습관이 확립되지 않아서 여러 가지 문제행동이 심각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특히 공립의무학교에 대한 불만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아동이 잘 배우고 잘 놀면서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연마할 수 있는 교육을 조성해야 한다. 그래서 의무교육은 질 높은 교사가 가르치는 학교, 학생들이 자주적으로 활동하는 활기 넘치는 학교를 전제로 육성해야 한다. 답신은 의무교육이 학교의 교육력(학교력)을 강화하고, 높은 자질을 가진 교사(교사력)를 확보하여 이를 통해서 아동의 풍부한 ‘인간력’을 육성하는 것이 개혁의 목표라고 명시하였다. 여기에서 아동의 인간력은 아동이 학교생활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주요한 영역으로서의 지적 능력(학습력) 외에도 인성, 사회성, 창의성, 미래 생활에 대한 준비성, 생활 개척력 등 다양한 사회생활 적응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답신은 그런 측면에서 의무교육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우선 의무교육 시스템에 대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을 정비하는 것을 국가의 책임으로 한다. 그리고 시구정촌(市區町村)·학교의 권한과 책임을 확대하는 분권 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교육 결과에 대한 검증을 국가의 책임으로 하는 방식을 통해 의무교육의 질을 보증하는 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무교육의 중심적인 담당자는 학교라고 분명하게 명기한다. 학교는 국가·도도부현, 시구정촌과의 협력 관계 속에서 유지되어야 한다. 즉, 국가는 의무교육의 근간을 보장하는 책임을 지고, 도도부현이 지역 내 광역 조정의 책임을 충분히 부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구정촌과 학교는 의무교육의 실시 주체로서 더욱 큰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시스템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답신은 또한 교직원의 양성·배치, 학교시설, 설비, 교재 등 의무교육의 기반을 확고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그래서 의무교육 재원조치를 포함하여 국가·도도부현·시구정촌이 각각의 역할과 책임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직원으로서, 교육의 성패는 자질 능력을 갖춘 교직원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답신은 교직원의 양성·배치, 그리고 급여 부담에 대한 방식이 교육기반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였다. 답신의 가장 큰 관심 대상은 의무교육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을 개혁하는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답신은 의무교육의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의무교육제도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국가의 교육책임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와 지방 부담을 통해 의무교육 교직원 급여비 전액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함을 명시하였다. 그런 측면에서 교직원 급여비의 부담률 절반을 국고에서 부담하는 현행 제도는 아주 우수한 보장 방법이며, 앞으로도 유지해야 할 제도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지방의 재량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총액재량제를 더욱 개선해야 함을 요청하였다. 답신은 현행 국고보조 및 부담제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측면에서 설명한다. 첫째, 2004년 11월 일본 정부·여당 합의안으로서의 ‘삼위일체의 개혁에 대해서’ 보고서를 작성한 경제계 중심의 지방 6단체는 당초 의무교육 근간을 유지하면서 세원 이양에 따른 일반 재원으로의 확충과 지방 자유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답신은 세원 이양을 할 경우 47개 도도부현 중 40개 도도부현이 현행 제도에 따른 배분액보다 적은 세원 이양금액을 받게 되며, 이에 따른 지역간 격차가 발생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둘째, 의무교육의 기회균등과 수준을 유지·향상시키는 것은 국가의 존립에 관한 중대한 기본정책이다. 의무교육의 성과는 한 지역에 머물지 않고 국가 전체에 관련된 것으로서 의무교육의 경비 문제 역시 이런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또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교직원이 안정적으로 직무에 종사할 수 있는 기반을 보장하고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비슷한 관점에서 의무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가장 확실하고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무교육에 대해 사용 목적이 특별하게 명시된 재원 보장제도, 즉 국가 부담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이 외에도 답신은 의무교육비 부담제도와 관련하여 몇 가지 추가 제안을 하고 있다. 우선 교재 구입비와 도서 구입비 등 교육환경을 정비하는데 필요한 경비도 해당 총액을 확실하게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공립학교 시설을 정비하는 경우도 지방의 자유재량을 확대하면서도 국가 수준에서 특정한 목적을 지닌 사업에 대한 재원을 보장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특히 아동·학생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진 등 재난 대비를 위한 사업은 반드시 국가가 책임을 지고 추진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현재 이 답신은 일본 문부과학성이 교육개혁의 기본 과제로서 추진하고 있는 의무교육개혁의 중요한 지침이 되고 있다. 특히 일본 경제·기업계 및 일반지방행정분야의 거센 압력을 극복하고 의무교육 부담금 제도를 현행 체제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 것은 여전히 논란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미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문부과학성이 기본적으로 이 답신 내용을 그대로 계승·수용할 것이기 때문에 의무교육 재정개혁은 당분간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은경 전북대 사학과와 동 대학 교육대학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주 근영중 교사로 있다. 국제이해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3~2005 한일 평화교재실천교류회 참가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학회에 여러 차례 다녀왔다. 일본의 《교육과 문화》《교육평론》에 논문을 쓰기도 했다. ##구로사와 노부아키 닛쿄대학과 도쿄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경학예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야마나시카쿠인대학 교수로 있으며 생애학습센터장을 맡고 있다. 평화교육․평생교육 분야의 일본 내 주축멤버다. 《국가 시민사회와 교육의 위상》《인간소외와 시민사회의 헤게모니》등의 저서가 있다. ##나가이 순사쿠 중앙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후쿠오카시립중학교 교원(교사)으로 있으며 현재 후쿠오카 교직원 조합 서기장, 일교조 전국 교육 연구회 평화교육 공동연구자, 후쿠오카 다문화 공생교육연구회 대표, 인권존중추진위원회 위원 등 평화교육을 중심으로 다양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신뢰와 협력으로 양국관계 개선 기대 조은경-구로사와 교수님, 나가이 서기장님 안녕하세요.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일토론회에서 뵙고 이곳 전주에서 또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움이 더 큽니다. 그동안 모두 건강하셨지요. 두 분 선생님과의 인연도 어느새 3년째이군요. 구로사와-그렇군요. 조 선생님과는 2003년 한국교총과 일교조의 제1회 평화교재실천교류회에서 처음 만났죠. 나가이 선생은 워낙 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으로 저와는 수년을 알고 지내왔고 공통의 주제를 연구하고 있어요. 후쿠오까에 계시지만 동경에서 자주 만납니다. 나가이-조 선생님, 다시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워요. 그리고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호남 지방을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조-저야말로 바쁘신 일정에도 저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곳까지 와 주셔서 기쁩니다. 전주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문화와 교육의 도시입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전주에서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낀다고들 하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음식문화가 매우 발전한 곳입니다. 저와 함께 식사도 하시고 이곳의 교육현장과 명소도 둘러보시지요. 나가이, 구로사와-예, 특히 조 선생님이 자랑하는 전주의 비빔밥을 체험하고 싶습니다. 조-물론입니다. 저는 상생의 시대에서 비빔밥이야말로 나눔의 정신이 깃든 한국의 음식이요, 세계의 음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가이-상생(相生), 즉 일본에서는 공생(共生)이란 말로 표현하는 데 한일 양국만큼 그에 맞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후쿠오까에서 부산은 선편(船便)으로 3시간에 불과한 거리입니다. 우리 양국은 지정학적인 거리를 생각해도 그렇고 오랜 역사 속에서 문화교류의 장을 만들어 왔습니다. 조-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 국민의 정서상 늘 일본은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상호신뢰의 구축과 협력의 노력을 통해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기를 늘 바라고 있습니다. 두 분께서 활동하시고 계시는 일본교직원조합(일교조)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구로사와-일본교직원조합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47년에 결성되었습니다. 그 이후 우리들은 전쟁에서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고 평화와 민주주의를 소중히 하는 교육 목표를 향해 꾸준히 활동해 왔지요. 특히 “제자를 다시는 전쟁터에 보내지 말라!”는 슬로건을 채택해 평화교육에 힘을 쏟아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일본의 평화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해 그중에서도 특히 아시아의 평화와 공생을 지향하는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교원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가이-그런데 최근 몇 년간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 공격을 하는 세력이 대두되었습니다. 즉 ‘조선침략은 정당하였다’라든가 ‘강제 연행은 없었다’ 등을 주장하면서, 또한 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자리매김 해야 한다고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역사 인식을 주장하는 일본 내의 사태는 미래를 책임 질 어린이에게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그 점이 심히 우려됩니다. 조-네, 한일 수교 40주년인 2005년 초엔 기대도 컸고 양국의 우호관계에 크게 고무되었었는데 한류(韓流)가 한류(寒流)로 급변한 여러 가지 원인은 특히 교과서 문제와 영토를 둘러싼 양국의 긴장 그리고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정의 해’라는 말이 무색하였던 날들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역사인식으로 ‘우정의 해’ 무색 구로사와-일교조는 이러한 일본 내의 우익 세력의 움직임에 위기감을 안고 있습니다. 역사의 진실을 후세에게 그대로 전해줘야 평화 교육이 결실을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면면히 이어질 양국의 세대들이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거리감을 없애기를 희망합니다. 나가이-올 초부터 후쇼사 역사교과서 저지 운동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10%를 상회할 수 있다는 우익 세력의 자신 있는 목소리에 저희들은 일본 내 양심적인 지식인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한국 국민의 협조 아래 결국 0.4%로 매듭짓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일본 우익의 전략적 성공 등을 고려해보면, 4년 후 교과서 채택에 관한 준비를 당장 내년부터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그렇습니다. 일본 평화진영과 한국의 모든 국민의 노력으로 이루어 낸 성과입니다. 나가이 선생님 말씀대로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격한 상황일수록 흥분보다는 한걸음 물러서서 냉정하게 생각하고 미래를 위한 가능성을 모색하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 역사교육도 많이 발전하였습니다. 즉 과거를 무조건 주입하는 교육보다는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교육으로 인권과 평화에 관한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에서의 왜곡을 반박하고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는 데 충분한 노력을 우리 스스로가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로사와-서울 한일 토론회에서 나왔던 ‘만남’이라는 단어가 새삼 떠오르는군요. 저는 재작년에 처음 한국에 왔었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김포 공항까지는 제가 날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 카쿠인 대학까지 통근하는 거리보다도 짧더군요. 2년 전부터 조 선생님과 한달에 한번씩 교환하는 편지가 참으로 정겹습니다. 서로 만나서 얘기하고 이웃이 된다는 것은 소중한 것입니다. 요즘 저희 아내는 한국 드라마에 심취되어 있는데 덩달아 저도 어느새 한국 드라마의 팬이 되었습니다. 조-저는 민간 외교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부담 없이 서로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면서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서로 양보도 할 수 있고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와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인과 개인의 만남과 이해로부터 끈끈한 그 무엇인가가 이어져 큰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구로사와 교수님이 저를 만나면서 한국의 문화에 더욱 관심과 애정이 생겼다는 말씀을 하실 때면 정말 기분이 좋고 보람을 느낍니다. 나가이-현재 한일 양국은 모두 식민지 시대를 경험하지 않은 전후세대들이 인구 구성상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후 세대들에게는 과거사는 자신과 상관없는 문제라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쳤을 때에 대다수 학생들은 이웃 나라에 대한 무지가 압도적이었어요. 일본 내에서도 참혹했던 전쟁의 역사적 교훈이 무색하지 않도록 교육 현장에 계신 분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즉 일본은 전쟁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함께 신세대에게 역사 교육을 바르게 시키고 가해자 의식의 원점에서 출발하여야 하는 것이죠. 저는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학교 교단에 섰었습니다.[PAGE BREAK] 정부의 노력 못지않게 민간외교도 중요 조-나가이 선생님의 실천과 노력을 들으니 저 역시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일간의 상호신뢰의 문제가 난항을 겪는 이유 중의 하나가 양국의 교육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의 불행사의 문제를 모두 배제한 채로 앞으로 잘해보자는 식으로 접근할 수는 없습니다. 더불어 우리 역시 과연 왜곡되지 않은 떳떳한 역사만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물음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과거를 과거로서 올바르게 인식할 때만이 미래지향적인 관계가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교사들은 선입견이나 편견을 배제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사가 그런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체계적인 역사 교육이 필요합니다. 구로사와-동감입니다. 잘못된 교육을 받은 일본 국민이 침략의 실행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천황을 인간이 아닌 신(神)이라고 학생들에게 믿게 하고 일본이야말로 현대의 신이 있는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라고 가르쳐 왔던 사람들로부터 아시아의 비극이 비롯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으로부터 전후의 역사 교육은 사실에 의거한 정확한 인식과 사회의 주인공인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하여 왔습니다. 조-그런데 교수님 주변에 거주하는 20대에서 30대의 일본인 친구들과 얘기하다보면 학창시절 역사 시간에 근대, 현대사를 배운 적이 없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국 내에서도 역사 교육의 중요성에 비하여 학교의 커리큘럼이 불충분한 면이 많아 여러 논의 중에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어떠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구로사와-역사 시간에 고대사부터 배우면서 수업 시간이 부족하여 만주사변 같은 경우는 접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제1차 세계대전까지로 수업이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최근에는 전국의 교사들의 노력에 의해 상당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중학교도 선택 수업을 할 수 있는데 그 시간을 이용하여 보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대학 입시에서 why, how 보다는 who, what, when. where 등 단편적인 암기만을 요구하기 때문에 흥미가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조-입신과 구직난이 반복되는 우리 현실에서 소신 있는 역사교육은 난관이 많습니다. 고정된 틀 안에서 기술된 교과서만을 외우며 진실을 헤쳐 나가고 미래를 기대 한다는 것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점진적인 변화와 노력에서 해결책을 찾아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중・일의 역사 연구자와 교사, 시민 단체의 공동 집필의 결실인 부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는 참으로 큰 성과이며 교사가 각자 책자의 내용을 선별하여 수업에 활용하는 방안 등은 역사를 바로 보고 알기에 도움이 됩니다. 나가이-일본에서는 어떻게 하면 역사 학습의 지적인 호기심을 높이고 배우고자 하는 생각이 들게 할까를 두고 교사들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학생이 성장하는데 맞춘 교재를 교사가 준비하여 보다 내실을 기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정확하고 건전한 판단력을 익히고 있다는 것이 수업 실천으로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조-한일 양국의 미래를 위해서 상호 인식과 이해라는 두 분 선생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정부 차원의 과거 청산 문제, 재일 한국인 문제, 역사 교육 문제 그리고 한반도 통일에 대한 협조 등 여러 당면한 과제가 있습니다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민간 차원의 대책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간적인 접촉에서 이루어지는 민간교류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나가이-한일간의 오랜 역사에서 선린우호의 역사를 재조명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며칠 전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진 토지조사사업에 관한 수업을 참관하며 느낀 점은 학생들의 입장에서 사전(事前) 지식 없이 그 내용을 학습하였다면 분명 아이들은 적대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 학생들은 이전에 우호 관계의 학습을 충분히 한 상태라고 들었지만 말입니다. 조선시대의 경우 통신사행을 통한 조선 후기의 문화 교류 등은 세계 역사상 흔치 않은 선린우호의 사례입니다. 구로사와-전주에 내려오기 직전 나가이 선생님과 참배하였던 조선의 민예(民藝)를 사랑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의 묘지가 망우리 공동묘지에 있다는 것을 한국의 학생들은 많이 알고 있나요? 아사카와 다쿠미에 관해서는 상당히 많이 연구가 되었고 일본에서는 그 일대기를 영화화하는 계획이 이미 실천되어 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수업시간에 그와 비슷한 내용을 학습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조화 이뤄야 조-글쎄요. 실은 교사에 따라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침 저는 올 3월말 일본 요코하마의 선생님이 방한하시는 시점에 계획을 세워 저희 학교에서 아사카와 다쿠미에 관한 수업을 공동으로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참으로 놀라워했고 많은 것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기회가 되면 일본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하고 싶습니다. 같은 나이의 한국, 일본의 학생들의 이해 정도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업의 주제와 내용 선정을 무엇으로 할지 지금 고민 중입니다. 그러한 사례와 실천이 양국에서 확대되어 간다면 또한 아시아적 차원에서 실천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찬 일입니다. 나가이-올 여름 북경에 다녀왔는데 역시 한일 평화교재 실천 교류회와 같은 성격으로 양국 회의가 있었습니다. 올해는 한국, 일본, 중국이 함께 모이기로 하였습니다. 이제는 무엇이든지 함께 이해하고 알려고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역사 속에서 우호 관계를 찾아내고 후세들에게 전해주는 교육 환경이 먼저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구로사와-저는 그동안 유럽에 가볼 기회가 많았어요. 모두 아시겠지만 독일과 프랑스의 관계는 우리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1960년대 초 프랑스와 독일은 국교 정상화 회담 이후 대등한 교류와 상호 협력의 관계 아래 선의의 경쟁상대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도 새로운 인식과 자세를 갖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조-일본은 한국과 아시아와 우호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과거사에 대한 청산과 입장 표명을 분명하게 하고 상대방의 이해를 얻어내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 한국 역시 진정한 화해의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급변하는 세계 조류에서 시야를 넓히고 능동적으로 헤쳐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성숙한 한일관계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선생님들과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마이산에 도착했습니다. 참 진귀하고 신기한 돌탑들입니다. 구경 후에는 전주비빔밥을 대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두 분 선생님과 가진 우정과 화합의 만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박경민 | 역사 칼럼니스트 (cafe.daum.net/parque) 비록 로마가 승리를 거두었지만 포에니 전쟁(BC 264~146)의 후유증은 심각했다. 중소농민의 몰락과 토지의 집중화 현상 때문에 각지에서 소작농과 빚에 허덕이는 시민들이 속출하기 시작하였으며 정치적으로는 공룡처럼 비대해진 로마 공화정이 위기를 맞이하였다. 권력의 달콤함에 중독된 공화정 그 이유를 필자는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첫째, 어떤 조직이 방만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문어발식 경영으로 기업이 비대해지면 효율적인 경영이 어려워지고 고비용·저효율의 늪에 빠져들게 되어있다. 둘째, 포에니 전쟁이 끝나자 더 이상 로마를 상대로 대적할 나라가 없었다. 즉, 경쟁상대가 없다는 데에서 오는 심리적인 나태함은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타락하게 만든다. 당시 지중해 세계의 부자나라 카르타고를 점령하고부터 이미 로마인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서서히 정복에 맛을 들여가고 있었던 것이다. 기원전 2세기에는 마케도니아와 그리스를 정복하고 셀레우코스 왕조의 안티오키아 일대를 정복하더니 헬레니즘 문화를 접하고 로마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로마는 무력으로 그리스를 정복했지만 오히려 문화적으로는 망해버린 폴리스가 정복자를 정복한 꼴이 되고 말았다. 로마인들의 사치와 쾌락풍조는 로마 전체로 확산되어 낮에는 전차경기나 격투기 시합에 탐닉하였으며 밤이면 밤마다 광란의 향연으로 새벽을 맞이하였으니, 바로 이러한 상류층의 사치와 환락 풍조 때문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껴야 하는 계층이 생겼다. 이전에는 귀족이건 평민이건 근검절약하며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했지만 이제는 '일하는 사람 따로, 노는 사람 따로'가 된 것이다. 공화정의 탈을 쓴 독재정치 시작 이와 같은 사회·경제적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개혁이 시작되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이었다. 이는 빈농과 소작농을 없애는 방안으로 일정량을 초과하는 토지를 국가에 반환토록 하고 토지가 없는 농민에게 분배하려고 하였으나, 원로원과 사회 기득권과 부유층의 반대로 실패하고 그들 형제는 암살을 당하고 말았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개혁시도의 물꼬를 터놓았다는 데서 역사적 의미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이렇게 표류하던 미완성의 개혁은 군부의 정치개입을 불러왔는데, 마침내 민중은 군부를 통한 개혁을 기대하게 되었고 로마의 공화정은 1인 지배체제로 전환됨으로써 제정시대로 돌입하는 첫 단계를 맞이하게 되었다. 기원전 110년에서 105년 사이에 로마의 속주였던 갈리아(프랑스), 아프리카의 누미디아, 소아시아의 폰투스 등지에서 반란이 일어나 로마인들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을 받게 되자 민중들은 군부를 통한 개혁을 기대하게 되어 결국 마리우스와 술라의 1인 통치로 이어지게 되었다. 더욱이 기원전 73년에 일어난 스파르타쿠스의 노예반란은 군부세력의 전면등장을 부채질하는 사건이었는데, 2년간에 걸친 반란은 로마 시민들이 군부에 구국의 결단을 촉구함으로써 로마의 민주정이 몰락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때 야심만만한 정치혼란의 해결사가 등장하였다. 그가 바로 마리우스의 조카인 카이사르(Caesar, Gaius Julius : BC 102~44)였다. 그는 민회의 지지를 받아 원로원을 억압하고 카이사르-폼페이우스-크라수스의 제1차 삼두정치를 출범시켰으나 크라수스는 파르티아에 원정하여 유프라테스 강을 건너던 도중에 파르티아군의 공격을 받고 전사하여 카이사르-폼페이우스의 양자구도가 되었고, 카이사르는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과 함께 원로원과 정적을 치기 위해서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하여 실권을 장악하였다. 한편, 폼페이우스는 이집트로 도주하였으나 그곳에서 암살당하고 카이사르는 이집트를 정복하여 프톨레마이오스 15세와 클레오파트라 7세를 여왕으로 세웠으며 소아시아 원정에서는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기기도 하였다. 로마로 개선한 카이사르는 원로원으로부터 종신집정관이며 최고신관(最高新官, Pontifex Maximus)이 되고, 기원전 44년에는 전 로마군의 최고사령관(imperador - 황제의 어원)의 칭호를 받음으로써 실질적 군주제의 형태로 국정을 운영하였으나, 공화정을 수호하려는 브루투스와 카시우스 등에게 기원전 44년 3월 15일 암살당하고 말았다. 제2차 삼두정치의 승자, 옥타비아누스 카이사르가 암살당한 기원전 1세기의 로마는 대외적으로는 영토상의 팽창은 사실상 정지되었으며, 대내적으로는 공화정이 붕괴되고 제정으로 정치형태가 옮겨가는 많은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카이사르가 암살당하자 그의 부장이었던 안토니우스와 양자인 옥타비아누스 그리고 부하였던 레피두스가 로마의 영역을 셋으로 나누어 통치하는 삼두정치체제로 로마를 이끌었으나 야심에 찬 옥타비아누스는 이러한 체제를 깨뜨리고 모든 권력을 손아귀에 넣기 위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당시 이집트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3세의 시종이었던 프톨레마이오스가 세운 왕조였으며 카이사르가 폼페이우스을 추격하여 이집트에 왔을 때, 클레오파트라를 총애한 카이사르가 이집트 왕실의 내분을 정리하고 그녀를 프톨레마이오스조의 여왕으로 세웠다. 그런데 문제는 안토니우스가 자신의 관할지인 이집트를 방문하여 클레오파트라와 깊은 관계에 빠지고 말았다는 데에 있었다. 옥타비아누스는 이것을 구실로 이집트 정벌을 감행하였다. 물론 표면상의 이유는 아내를 버리고 옛 상관(카이사르)의 정부와 바람을 피우는 안토니우스를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었지만 내면적으로는 정적을 제거한다는 치밀한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었다(안토니우스의 부인 옥타비아는 옥타비아누스의 누이였음). 악티움 해전(기원전 31년)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연합함대는 아그리파가 지휘하는 옥타비아누스의 함대에게 참패를 당하고 안토니우스는 자살, 클레오파트라는 독사를 이용한 자살로 두 사람의 비련은 막을 내렸다. 악티움 해전의 승리는 결과적으로 전 지중해 세계가 로마의 세력권에 완전 통합되었으며, 로마 안에서 공화제를 고수하려는 공화파의 입지가 회복 불가능한 상황으로 떨어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로마로 개선한 옥타비아누스는 정치적 깜짝쇼를 벌였다. "본인은 로마를 위해서 해악을 끼쳤던 안토니우스를 평정함으로써 국내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므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으며 본인에게 위임된 모든 권한을 원로원과 자랑스러운 로마 시민에게 반환하는 바이오." 이러한 옥타비아누스의 정치 쇼에 대해서 원로원은 옥타비아누스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도 그에게 공화제에서 가능한 직책과 권한을 부여하였다. 특히 그가 부여받은 칭호 가운데 임페라도르와 아우구스투스(존엄자)라는 칭호는 실질적인 제정시대로의 돌입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아우구스투스의 제정은 공화제라는 명분에서 이루어진 권력집중의 독재체제였다는 말이다. 아우구스투스의 치세, Pax Romana 기원전 29년 옥타비아누스는 원로원으로부터 아우구스투스(존엄자)라는 칭호를 받았으나 독재권력을 싫어하는 로마인들의 정서를 고려하여 자신을 프린케프스(제1시민)라 칭하면서도 모든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켜 통치권을 강화하였으며 종교적으로는 제국의 대사제로 군림함으로써 사실상 로마의 제정시대를 열었다. 우구스투스의 치세를 또한 '우구스투스의 평화(Pax Augusta)'고도 하는데, 옥타비아누스(아우구스투스)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연합군을 격파하고 개선하는 길에 당대의 대시인 베르길리우스를 만나 《전원(Eclogae)》이라는 시집을 출간케 하였다. 그의 목적은 베르길리우스의 시적 재능을 이용하여 자신의 업적을 선전코자 하였다. 베르길리우스는 자신을 알아주는 데에 대한 보답으로 아우구스투스의 승리를 찬양하는 대작을 썼는데 그것이 바로 《아이네이스》, 즉 로마 판 《용비어천가》였다. 이렇게 아우구스투스 시대는 조용하고 전원적인 분위기로 흘러갔다(Pax Romana). 농부들은 다시 밭을 일구러 나가고 도시의 시민들은 혼란 이전의 평상시로 돌아왔으며 군인들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로마제국을 조용히 지켜볼 따름이었다. 적어도 '군인 황제 시대'이전까지는 말이다. 제국 내의 많은 도시에 교량과 수도가 설치되고 도로가 정비되었으며 제국의 수도 로마 시는 벽돌도시에서 '대리석도시' 상징되는 번영과 상공업의 발달로 인한 직업의 분화 등 사회전체에 평화와 안정이 이루어졌다. 아우구스투스가 76세의 나이로 죽자, 그의 양자인 티베리우스 및 친족 4명이 제위를 계승하였지만 대체로 무능하였다. 특히 칼리굴라는 광기가 있는 군주였고 네로는 폭군이었다. 팔레스타인서 추방당한 유대인 폭군 네로가 자살하자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us, Titus Flavius : AD 69~79)가 제위를 계승하였는데, 황제가 되기 전에 유대인의 반란진압에 파견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제위에 오른 그 이듬해인 서기 70년 아들 티투스를 보내어 로마군단으로 하여금 예루살렘을 파괴토록 하여 이때부터 유대인들은 세계 각지로 흩어져 살아야 하는 디아스포라(Diaspora), 즉 이산(離散)의 유랑민족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로마인들이 유대인들을 팔레스타인에서 추방하였을까? 로마인들이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을 점령하기 전에 그곳은 이미 헬레니즘 국가의 영토였다. 유대인들은 우상문화를 철저히 배격하여 안티오쿠스 4세와 처절한 싸움을 벌인 바 있었고 이번에는 로마가 헬레니즘 국가를 정복함으로써 '유대인 버릇잡기'가 인수·인계된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크게 작용하였다. 예수 탄생 이후 로마제국은 유대인 출신 나자렛 예수, 그리고 유대교와 유대 독립전선 등이 제국을 어지럽히는 근원이라고 생각하여 로마제국을 상대로 무장봉기를 일삼는 유대인들을 아예 소탕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타협이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서기 66년 팔레스타인에서 유대인들이 "못살겠다. 갈아 치우자"며 대대적인 무장반란을 일으키자 서기 70년 로마제국은 티투스를 총사령관으로 삼고 군단을 현지로 파병하여 예루살렘을 쑥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성전이 잿더미가 되고 예루살렘이 폐허가 되다시피 하였지만 독립투쟁을 포기하지 않는 960명의 남녀노소가 '마사다 요새'에서 농성에 돌입하여 처절한 항쟁을 계속하다가 결국 서기 73년에 장렬한 집단자결로 로마제국의 탄압에 항거하였다. 그러나 살아남은 유대인들은 2000여 년 동안 나라 없는 민족으로 세계를 전전하면서 갖은 핍박을 받고 20세기에는 나치 독일의 유대인 말살정책으로 무려 600만 명의 목숨이 희생당하는가 하면, 1948년 이스라엘 공화국 탄생을 시발점으로 지금은 팔레스타인과 주변 아랍국들과 민족적·종교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목원대가 교육부의 총장직무대행 임명에 대한 유권해석을 놓고 또다시 학내 구성원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목원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발송한 '목원대 총장직무대행 임면에 대한 회신'을 놓고 신-구 총장직무대행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 대학 보직자간 마찰이 우려된다. 교육부는 이 공문을 통해 '총장직무대행 임명이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법적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학사일정을 감안 최대한 빠른시일내에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총장 또는 직무대행을 임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2월말까지 학교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라는 교육부총리의 권고도 담겨져 있다. 이에 대해 임동원 전 직무대행측 보직자들은 "이번 교육부의 유권해석으로 현 최태호 직무대행은 물론 현 보직자 모두 직무가 즉각 상실된 것"이라며 "2일 오전 구 보직자들을 중심으로 교무회의를 열어 업무인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 총장직무대행 체제의 보직자들은 "교육부가 2월말까지 학교를 정상화하라고 한 만큼 학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에서 새 직무대행 등을 임명하기 전까지 현 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맞서 양측간 충돌이 우려된다. 더구나 사태해결의 열쇠를 쥔 이사회도 현 이사장을 지지하는 이사와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사들로 양분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현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이사들은 학내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현 이사장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보고 오는 7일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 해임과 총장직무대행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A이사는 "학교를 최대한 빨리 정상화시키기위해 변호사 자문 등을 거쳐 오는 7일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며 "다소간 마찰이 있겠지만 장기적인 학교발전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회가 이사장 사퇴를 요구하는 이사 3명에 대해 교육경력 등 문제로 지난달 14일 법원에 '이사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상태여서 법원 결정에 따라 이사장해임안 처리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이다. 학교법인 관계자는 "오는 7일 이사회 개최를 요구하는 공문이 접수된 상태이나 이사장의 직인이 없어 유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사회 소집을 위해서는 교육부 승인 등 정식 절차를 밟는 게 우선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목원대 한 구성원은 "각 구성원들이 각종 유권해석이나 법원 결정 등을 놓고 자기 입맛에 따라 해석하다 보니까 학교가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빨리 중심을 잡아 학교 정상화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며 말했다. 한편 목원대는 지난 6월30일 유근종 총장의 직무가 정지되자 권한대행 체제에 들어갔으나 이사장이 새로운 권한 대행을 임명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과반의 이사들 이 이사장 해임안을 이사회에 제출하고 강행하는 등 학내갈등을 빚어왔다.
2005년 최고의 화두는 ‘교원평가’였다. 1월 4일 이창희 리포터(서울 강현중 교사)가 교원평가가 시기상조임을 강조하는 글을 시작으로 1년 내내 꾸준히 e-리포트란에 올라왔다. 리포터들의 교원평가에 대한 의견은 5월 교원평가 논의가 본격화된 5월과 교육부가 시범평가 강행을 발표한 11월에 많이 탑재됐다. 그들은 주로 정부의 졸속적인 교원평가제 도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정책 실패의 원인을 교사에게 돌리려는 정부의 의도와 여론몰이식 추진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수석교사제를 시급히 도입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학부모·학생 평가 방식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 외에 평가의 객관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 수업 중심 평가로 인한 부작용, 무비판적인 외국 따라 하기에 대한 우려 등이 지적됐다. 여론몰이식 정책 추진 비판 차석찬 리포터(대구 대륜중 교사)는 “교육은 즉흥적이고 일회성이어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실시하려는 교원평가는 일회성의 즉흥적인 평가다. 특정 여론에 의해 즉흥적으로 여러 검토 없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수영 리포터(강원 관동중 교사)는 “지지부진한 교육개혁의 물꼬를 교원평가 쪽으로 바꾸려 한다”며 교원평가 출발이 잘못되었다고 꼬집었다. 정병렬 리포터(경북 구룡포여종고 교사)는 “수업평가는 경험 많은 교사가 하기도 어려운데 하물며 비전문적 학부모와 미숙한 학생들이 평가를 한다면 객관성이 결여되고 신뢰성이 떨어질 것은 뻔하다. 어설픈 평가를 받은 교원에 대한 불이익은 누가 책임지나”고 우려했다. 장세진 리포터(전북 전주공고 교사)는 “지금과 같은 교육여건에서는 원천적으로 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억지로 강행하려니까 문제인 것이다. 시기상조라는 것이지 교원평가제를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고 소리를 높였다. 주5일제 수업에 대한 의견도 시기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탑재됐다. 김은식 리포터(충북 원봉중 교사)는 “내년도에는 격주 휴무제, 2007년도에 전면 시행하려던 계획은 내년도에 전면 시행으로 수정되어야 마땅하며 아울러 주당 수업시수 축소 등 관계 법령을 수정하는 실질적인 대안 마련으로 변형된 주5일수업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며 전면시행을 앞당길 것을 주문했다. 이처럼 리포터들은 정부의 교육정책 발표나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신속하게 현장여론을 전했다. 1월 4일 교육부총리로 임명된 이기준 전서울대총장이 도덕성 문제로 임명 57시간 30분만에 사퇴를 하자 리포터들은 교육부총리의 자질문제 등에 대한 기사를 탑재했다. 대표적으로 이영관 리포터(경기 송호중 교감)는 “참여정부 들어 2년이 채 안된 사이 경질된 교육부총리가 모두 3명으로 임기가 각각 8개월, 12개월, 3일인데 점점 최단명 각료 기록을 깨고 있다”고 꼬집고 “중병이 든 학교교육을 치유할 믿음직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한 전문 의사 장관을 고대한다”고 기대했다. 다른 리포터들도 같은 마음을 전했다. 3월 부산시가 스쿨폴리스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기사가 나가자 학교 폭력과 스쿨폴리스제에 대한 의견들이 많이 탑재됐다. 이창희 리포터(서울 강현중 교사)도 “학교폭력은 어떤 경우든 용납될 수 없다. 따라서 학교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경찰의 도움은 최후의 방법이 되어야 한다”며 학교문제 해결은 교육당사자들이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용 전기요금에 대한 의견들도 많았다. 특히 리포터들의 교육용전기요금 관련 기사는 지난 12월 7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교육용전기요금을 16.2% 인하하기로 결정하는데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지는 지난 6월 29일 탑재된 서인숙 리포터(경북 상모고 교사)의 리포트를 계기로 교육용전기요금 인하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서 리포터는 “좀처럼 화를 내시지 않던 교장선생님이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하는 학생 3명을 꾸중하는 것을 보았다. 학생에 대한 이러한 에너지 절약 교육은 교육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이지 에너지 사용료로 인해서 교육시켜야 한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며 비싼 전기료를 문제를 제기했다. 이 후 학교전기료에 대해 리포터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16.2%의 인하라는 열매를 얻어냈다. 초빙교장제 확대 보도가 나가자 이에 대한 의견들도 많이 탑재됐다. 대개는 우려와 반대 의견이었다. "주5일제 전면 실시하라" 리포터들은 교장 자격 없는 일반인도 언제든지 교장이 될 수 있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찬재 리포터(충북 대가초 교감)는 “교장이라는 자리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자격도 없는 교장에게 2세 교육을 맡기려는 것은 자격 없는 조종사가 모는 여객에 몸을 맡기려는 것보다 더 위험한 생각이다”고 우려했다.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이 교감자격증 폐지와 공모교장제 도입을 제안한 초·중등교육법 및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이다. 리포터들은 교육현실과 교직특성을 모르는 개악법안이라며 즉각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학구 리포터(전남 함평 원평초 교감)는 “교원들의 전문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은 물론 교권을 실추시키는 것”이라며 “교원사회에 엄청난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개정안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종만 리포터(충북 청원 강외초 교사)는 “학운위가 공모교장 도입 여부와 심사·선발을 결정하도록 한 것은 여론몰이용”이라고 주장하고 “그것을 결정할 만큼 지금의 학교운영위가 성숙됐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대통령 비서실이 교육부를 거쳐 일선 학교로 내려보낸 ‘기능직공무원 호칭 개선’에 관한 공문 기사는 리포트란을 뜨겁게 달궜다. 백장현 리포터(대전시교육청 행정지원과)는 “일반직과 장학사들이 같이 근무하는 교육청 등에서는 장학사들이 일반직을 ‘선생(님)’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행정직들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쓴다고 해서 교원 권위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찬성했다. 위동환 리포터(서울 금천교 교감)는 “일부 교사들의 일탈에 의해 교권이 땅에 떨어져 짓밟히고 있지만 어느 누구 하나 교권을 세워주려고 하지 않는 세태 속에서 정부까지 나서서 강요(?)하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그렇게 남발해도 되는가”라며 반대했다. "스승의 날, 빨리 지나갔으면" 5월에는 스승의 날과 관련된 기사들이 많이 탑재됐다. 최진규 리포터(충남 서령고 교사)는 “매년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왠지 가슴 한쪽이 무거워진다. 각종 매스컴과 시민단체에서는 연례행사처럼 마치 교사들의 가려진 치부라도 찾아낸 듯, 선심성 '촌지'와 '선물'을 추방하자고 야단법석을 떤다. 그러니 개학과 함께 두 달 남짓 의욕적으로 아이들 지도에 혼신을 다할 무렵에 맞닥뜨리는 '스승의 날'이 반갑기는커녕 오히려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올렸다. 대입제도에 대한 의견도 꾸준히 탑재됐다. 조기철 리포터(인천강화고 교사)는 “학습 과정을 지속시켜야 한다는 면에서는 수시모집을 1차에 한해 진행하되 합격자 발표 시점을 대학 수능시험 보기 1주일 전 또는 시험 후 합격자를 발표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며 대입수시모집의 개선과제를 제시했다. 서종훈 리포터(경남 삼가고 교사)는 “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 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보면 정말로 일정한 점수에 맞춰 줄 세운다는 것이 지나치게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평가라는 것이 반드시 잘하고 못하는 것을 구별해주는 역할을 해야겠지만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상대평가는 분명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며 현재 학교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대평가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최홍숙 리포터(충남 옥계초 교사)는 “나이 어린 교장들이 학교를 잘 운영해 갈 수 있으며 교사와 학생들 앞에서 권위가 설 수 있을까? 학교는 회사가 아니다. 새내기와 경력자가 공존하면서 서로 좋은 전통을 물려주고 배우며 인간을 교육하는 곳이다”며 교장 선출보직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옥순 리포터(전남 토지초 연곡분교장 교사)는 “정보화시대라고 하지만 아동의 심신 발달까지 정보화된 것은 아니다.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며 빨리빨리 조기 입학시켜서 콩나물 기르듯 길러내는 곳이 학교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가장 자연적이고 인간적이어야 할 학교를 인위적이고 경제적인 잣대로 재는 일만은 삼가해야 한다”며 무리한 학제개편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김환희 리포터(강원 문성고 교사)는 “수시 모집에 따른 병폐들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큰 문제가 아이들의 내신 관리 문제라고 본다. 이제 남은 시험은 2학기 기말고사와 수행평가뿐이다.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이 더 이상 고사를 포기하지 않도록 선생님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할 때”라며 수시 입학자들의 성적관리에 신경쓰자고 제안했다. 다양한 문제점, 다양한 해법 제시 그 외에 리포터들은 다양한 교육계소식과 교육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영대 리포터(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취업과 대학진학에서 실업계 고교의 장점이 많은 만큼 중학교 졸업 예정자들은 실업계 고교 진학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실업계 진학을 독려했다. 이상규 리포터(충남 대천중 교사)는 중·고생 아르바이트가 탈선·학업포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김선태 리포터(경기 원중초 교장)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에 대해서 이처럼 자연스럽게 친숙하게 만들어 주고, 자연스럽게 그런 활동에 참여하게 만들어 준다면, 그 중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갈 길을 그런 방향 '문화 창조자나 전승자 등'으로 결정하고 노력을 하는 어린이도 나오게 될 것이다”며 문화체험 교육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이은실 리포터(경기 갈매초 교사)는 자신의 학교에서 운영하는 독서골든벨 대회를 소개하며 형식적이지 않고 실질적인 독서교육방법을 현장에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한교닷컴 리포터들은 다양한 해외교육 소식도 전했다. 오은순 리포터(공주대 교수)는 ‘나의 미국(프랑스) 체험’ 등을 통해 현지 교육소식을 전했다. 이외에 캄보디아 현지 학교에 근무하는 최진희 리포터는 캄보디아의 생생한 교육 실태를 전달하기도 했다.
"자신의 결점을 찾을 줄 알아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31일 북한 교육잡지 '인민교육' 최근호(2005년 4호)에 따르면 평양 붉은거리소학교(초등학교)의 리창숙 교사는 축구경기 도중 다툰 학생들에게 '결함 찾아오기' 숙제를 내 눈길을 끌었다. 선생님을 만난 A학생은 친구가 공을 제대로 차지 못해 득점 기회를 놓친 데 대해 분풀이를 했다며 "별치(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를 갖고 까박(트집)을 붙이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라고 항변했다. 교사는 그의 말에 '왜 다른 동무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고도 그것을 별치 않은 일로 여기는 것인가. 자신의 잘못을 올바로 찾도록 이끌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낸 것이 바로 자신의 결함을 찾아오라는 숙제. 교사는 이와 함께 "학생이 한 말이 왜 다른 동무에게 성을 내게 했겠는가", "학생은 다른 동무에게서 좋지 않은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떠했는가" 등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보충문제'도 내줬다. 다음 날 A학생은 "자기가 한 말이 다른 동무에게 모욕감을 줬기 때문에 그가 성을 낸 것"이라며 자기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동무라면 그런 모욕적인 말을 함부로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모욕적인 말을 꺼리지 않고 한 것은 그 동무를 얕잡아 보았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교사는 A학생의 솔직함을 높이 평가한 뒤 "다른 동무를 얕잡아 보거나 업신 여기는 것은 동무를 존중하지 않는 거만한 표현이고 사이를 벌어지게 한다"면서 "동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동무를 존중하며 그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기고 말 한마디를 해도 친절하고 다정하게 한다"고 일깨워줬다. 그는 이어 B학생을 만나 "모욕적인 말을 한 학생에게도 결함이 있지만 그렇다고 서로 다투는 것이 잘한 것이겠는가"라고 타일렀다. 이번에도 스스로 결함을 찾도록 하는 숙제와 시간이 주어졌고 B학생은 '숙제 수행'을 통해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었다. 교사는 마지막으로 두 학생이 만나는 것을 숙제로 내면서 "서로 만나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깊이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두 학생은 자리를 같이하고 자신의 결함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이해하게 됐으며 얼마 뒤 다정한 친구가 됐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이 병원에서 장기간 입원 치료중인 만성질환 학생들을 위해 내년부터 '병원학급'을 설치, 운영한다. 도(道) 교육청은 31일 "심장.신장장애, 소아암 등의 만성질환으로 장기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유치원생 및 각급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내년부터 일정 기간 이상 장기 입원하는 유치원생 등이 있는 병원에 교사를 파견, 수업을 진행하는 병원학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 교육청은 일단 내년 3월부터 5명 이상의 유치원생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1학급의 병원학급을 설치해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병원학급에는 교사가 매일 방문, 같은 병원에 입원중인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도 교육청은 현재 병원학급 유치원생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으며 신청서 접수가 마무리되면 신청자가 많은 병원측과 병원학급 설치 및 운영문제를 본격 협의할 계획이다. 도 교육청은 병원학급 시범운영 성과를 분석한 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병원학급 교육 대상 및 설치 병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만성질환 학생들은 장기입원 등으로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부터 병원파견학급이 운영되면 이들의 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명문 사학 교육기관인 패시픽 아카데미(교장 레이몬드 서튼)는 국제자유도시 교육수요를 겨냥, 제주도 최초의 초.중.고 과정 국제학교를 설립키로 하고 초기 투자분인 1천만달러(캐나다화:한화 87억원)를 투자하겠다고 29일 코트라 밴쿠버무역관에 신고했다. 패시픽 아카데미는 총 3천500만달러를 투자, 서귀포지역에 부지 2만5천평, 연건평 7천평 규모로 '제주 서귀포 국제학교'를 세워 1,3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초.중.고 교과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 학교는 전과정이 영어로 진행되며 부대시설로 기숙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학교가 설립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외국인 자녀 교육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무역관 윤원석 관장은 "학교 설립에 대한 법적근거 미비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제주특별자치도' 법안이 통과될 경우 내년부터 이 학교법인 설립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밴쿠버무역관은 "2년동안 이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지원하면서 제주도청, 서귀포시, 코트라가 삼각 체제로 적극 협력해 투자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아쉬움이 훨씬 더 많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세상살이가 그리 쉽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우리는 보통 지난해를 돌이켜보면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라는 표현을 자주한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 가지 일이 많고 어려움이나 탈도 많음'이다. 그만큼 어려움도 많고 아쉬움도 많았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2005년이야말로 이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교원평가 문제, 사학법 개정, 부적격교원 문제 등 어느 하나 소홀히 넘기기 어려웠던 문제들이다. 그렇지만 이런 문제들이 교육부의 의도대로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더욱더 아쉬운 대목이라 하겠다. 그 밖에도 일선 학교에서는 교원단체 구성원간의 보이지 않는 대립과 갈등이 한층 더 심화되었던 한 해였다. 특히 교원평가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교원단체간의 이견이 더 컸던 것 같다. 총론에서는 '교원평가제 도입반대'라는 공통적인 문제를 다루었지만, 각론으로 가서는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즉 전교조를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에서는 교원평가제를 빌미로 교장선출보직제 도입을 위한 물밑 작업을 벌였다고 보여지고, 한국교총에서는 그 어떤 목적보다는 순수하게 교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도입을 적극 반대했다고 분석된다. 어떤 일이든지 이해관계를 따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순수한 목적에서 출발하는 노력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이해관계가 앞설 때는 본질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굵직한 이슈들이 2005년도에 있었지만 교육현장은 도리어 여러 가지 측면에서 퇴보를 거듭했다는 생각이다. 일례로 교육재정의 부족으로 각종 여건개선 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향후에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로 본다. 이로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교원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뭔가 새로운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느냐, 아니면 날개를 달아 주느냐는 정치권과 정부, 교육부에서 할 일이다. 교원들은 2006년이 되어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교원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그들을 격려할 때 2005년과 같은 일들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2006년에는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았으면 한다. 그 이유는 우리 교육계 종사자들 모두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불거져 나온 황우석 교수 사태가 우리나라 ‘과학계의 IMF사태’라고 비유되고 있다. 결국 1997년 12월3일이 우리 역사에 기록된 「경제국치일」이었다면 2005년 말 지금이 바로 우리나라 과학계에 기록될 「과학국치일」인 것이다. 부실한 경제구조가 세계에 알려지면서 대마불사의 신화로 불리던 은행과 대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결국 고통스런 IMF사태가 터졌듯이 한국 과학계의 부실한 연구 시스템과 부도덕성이 세계 과학계에 알려지면 우리나라 안에서 생산되는 모든 과학 관련 논문은 당연히 의심을 사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사건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국 과학계의 IMF라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90년대 말, 기업과 금융계의 관치금융, 분식회계 등 경제개발 과정에서 용인되었던 '한국적 관행'들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OECD에 가입해 어깨를 으쓱대던 자부심을 비웃듯 IMF사태를 맞았듯이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과학의 과정 중 가장 중요한 반증과 검증 등 ‘과학적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뿌리 깊은 '한국적 관행'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결국 우리사회의 조급한 ‘결과주의’가 낳은 당연한 부작용으로 과학계든 기업이든 국가든 개인이든 비판과 검증, 시행착오에서 배우고 실패의 경험을 자산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 데서 발단이 된 것이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 노동계는 모두 재벌의 책임이라며 재벌 해체를 요구하고 격렬한 데모를 하며 재벌을 부도덕한 대상으로 몰아붙였다. 그러나 재벌이 사실상 대부분 해체되어가자 이제는 저성장, 고실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제2의 IMF로 비유될 정도로 우리 경제는 또다시 허덕이고 있다. 경제가 교과서처럼 흘러가지 않듯이 과학이란 게 그렇게 논리적으로만 똑바로만 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갈릴레이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그러했고 멘델의 ‘유전법칙’이 또한 그러했다. 이제 우리 과학계도 20세기 생명과학계의 최대 사건인 DNA 구조를 발견한 왓슨과 클릭의 연구 이면에 생명의 비밀을 독점하려는 학자들 간의 경쟁심과 명예욕, 우정과 반목이 뒤엉킨 한 편의 인간드라마가 있었음을 기억하며 이 기회를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보철강이라는 대기업의 부도에서부터 출발한 「경제국치일」이 기업과 금융권의 잘못된 관행들을 개선하며 더욱 견고한 경제구조 확립에 도움이 됐듯, 황우석이라는 과학자가 진원이 된 이번 「과학국치일」 역시 생명과학계가 생명윤리와 검증시스템 부재와 같은 구조적 문제점 등 오류를 찾아 더 나은 이론을 정립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황우석 사건 역시 우리 과학계가 자성의 기회로 삼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반면교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06년 새해가 부디 ‘과학계의 IMF사태’를 극복하고 세계 과학계에 다시 우뚝 서는 원년이 되길 기원하자. 한교닷컴 가족 및 독자여러분, 우리 모두 謹賀新年!
사실상 2004년부터 수술대에 올랐던 7차 교육과정 개편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새 교육과정은 2006년 1년간 현장검토를 거친 후 2007년 고시돼 2009년 초등 1,2학년부터 순차적으로 학교에 적용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7차 교육과정의 정신을 유지하는 부분 개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고2,3학년의 일반선택과 심화선택의 구분이 없어지면서 새로운 개념의 집중과정 도입이 검토된다는 점과 총론과 모든 교과목이 개정 대상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전면 개정’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1월 새 교육과정 윤곽=새 교육과정의 윤곽은 1월 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종 보고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는 시점 드러난다. 2004년부터 기초연구를 진행해온 평가원은 2005년 11월 29일 복수안으로 공청회를 가진바 있다. 평가원의 허경철 박사가 공통기본교육과정, 박순경 박사가 고교선택과정 개정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다. 교육부는 평가원의 자료를 토대로 1년간 현장검토와 공청회, 심의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한 뒤 2007년 초에 고시할 예정이다. 이후 2~3년간 교과서 개발이 이뤄지면 2009년부터 새로운 교육과정이 초등학교 1,2학년부터 단계적으로, 2013년 고교3학년까지 적용된다. ▲집중과정 도입=박순경 박사는 고교2,3학년에 해당하는 일반선택-심화선택의 구분이 실효성 없다는 그간의 지적을 수용해 이를 선택과목으로 단순화하는 3개 안을 마련해 공청회서 발표했다. 나아가 단위학교가 지역실정, 학교상황, 학생 요구에 따라 ▲인문사회, 수학과학, 예술체육, 기타(2안) 혹은 ▲인문, 자연, 기타 집중과정(3안)을 개설해 전체 이수단위(128단위)의 45% 이상을 이수토록 제안했다. 이는 국가수준에서 과정을 설정하지 않고 학습자 스스로 만들어가도록 함으로써 과정의 다양성을 기대했으나 단위학교에서 개설하는 과정수는 여전히 ‘인문사회 과정’과 ‘자연이공과정’으로 제한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7차 이전으로의 회귀’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별활동‧재량활동은 단위학교에 선택 자율성 부여=특별활동 영역에 대한 단위학교의 자율권이 강화될 전망이다. 교육부 권영민 연구관은 “특별활동의 경우, 현재 5개 영역(자치, 적응, 계발, 봉사, 행사)을 균등하게 이수하도록 하고 있어,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에 부담이 되어온 점을 고려하여 앞으로 단위학교가 1~2개 영역을 선택해 집중 이수할 수 있게 하는 것과 재량활동의 경우도, 국가 수준에서 제시하고 있는 국민공통기본교과의 심화‧보충학습과 선택과목학습에 관한 상세한 지침을 완화하여 단위학교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실시될 경우 수업시수가 주당 2시간 감축되고 이에 따라 특별‧재량활동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7차 근간 유지”=권영민 연구관은 “7차 교육과정의 기본 구조나 골격, 취지나 기본방향의 변화 없이 문제되는 부분만 수정 보완되는 부분 개정”이라고 밝혔다. 초중등 전반과 모든 교과목이 논의 대상이나 필요한 부분만 개정된다는 점, 수학과 영어 교과를 우선 개정해 고시한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김만곤 전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장(용인 성복초 교장)은 “실제로는 일시, 전면 개정체제”라며 전면 개정으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각론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개정연구를 실시할 것이 아니라 우선 개정이 필요한 교과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수곤 교원대교수는 “국가가 학교수준의 교육과정 운영에 지나치게 관여하고 있는 7차의 문제점이 수정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도 국가가 획일적으로 제시할 게 아니라 단위학교의 실정에 맞게 운영할 수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마감 시한을 세 시간여 남짓 앞두고 학생들은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했다. 짧게는 상급학교 진학이 달린 문제지만 길게는 인생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일이기에 그만큼 신중해야 했고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담임교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하여 지원대학을 결정한 만큼 이제 마지막 단계로 원서 접수만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원서접수 대행을 맡은 인터넷 사이트가 접속 폭주로 인하여 먹통이 된 것이다. 지난해에도 접수 마지막날에 이런 현상이 있었지만 곧바로 복구됐기 때문에 좀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보기로 했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마감 시한이 다가오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전형요강에 마감 시한이 분명히 명기된 만큼 이를 넘기면 결국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던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휴대폰을 통하여 원서접수 대행업체는 물론이고 해당 대학에 항의하는 등 그야말로 혼란은 극에 달했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교육당국에서는 이날(28일) 원서를 마감하는 대학에 공문을 보내 마감 시한을 하루 연장하라는 사상 초유의 공문을 내려보내기에 이르렀다. 일단 '언 발에 오줌누기'식의 미봉책이긴 하지만 애간장을 태우며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고 있던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한숨을 돌리면서도 대행업체 서버가 언제 다운될지 몰라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번 원서접수 마비 사태는 예견된 인재였다는 점에서 교육당국과 대학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시모집 대학에 지원하는 30만명 이상의 수험생들은 전형 기간에 따라 각각 세 번(가,나,다군)의 지원 기회가 주어져 있다. 게다가 중복지원과 관련이 없는 산업대학과 전문대학까지 합하면 100만 건이 넘는 원서접수를 단 5일(12월24일부터 28일까지)만에 모두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눈치작전이 극심한 마감 마지막 날에 으레 절반 이상의 원서가 몰리는 점을 감안했을 때, 원서접수 대행업체의 서버 다운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200여개에 가까운 대학의 원서접수를 단 3곳의 인터넷 대행업체가 도맡고 있었다는 점도 문제라 할 수 있다. 전국 195개 대학중 90%에 해당하는 170∼180개 대학의 원서접수 업무를 대행하는 유웨이와 149개 대학과 계약을 체결한 어플라이 뱅크의 경우 서버의 용량을 배로 늘렸다고는 하지만 한꺼번에 몰려드는 수험생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원서접수 마감일이면 수험생들이 물려드는 상황을 고려해 대부분의 대학들이 온라인 접수 외에 창구접수를 병행했다. 그런데 금년에는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그럴듯한 변명으로 창구접수는 하지않고 인터넷 원서접수 대행업체에만 맡겨 놓았다가 화를 자초한 꼴이 되고 말았다. 틈만나면 학생선발권을 강조하는 대학이 자체적인 원서접수 시스템조차 구축하지 못해 외부 민간업체에 맡긴다는 것은 최고 교육기관이 갖춰야할 최소한의 성의마저도 보이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인터넷 원서 접수가 도입됨으로써 입시업무 간소화와 수험생들의 이동에 따른 불편 해소 및 비용 절감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간 수익을 앞세운 민간 대행업체들이 대학과의 계약 확장에만 신경을 썼지 정작 필요한 설비투자나 문제보완에는 인색했다는 점과 특히 수험생은 물론이고 학부모까지도 각종 신상정보를 요구하고 있어 자칫 정보유출의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사실 대입 원서접수는 수시 1학기와 2학기 그리고 정시모집에 이르기까지 연중 300만건 이상의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대입 원서접수 체계를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기관이나 기구의 설립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대학이 자체적으로 원서접수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필요하다면 예산지원도 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