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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최근 미국에서 전자기기를 활용한 스마트 교육이 관심이 높아지며 디지털 교과서로의 전환이 급격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의 STEM 영역에 투자를 많이 하면서 스마트 교육이 관심을 받는 한편, 미래에 필요한 컴퓨터 능력을 갖추기 위한 기준을 세우는 작업 등이 실행되고 있다. 공통교육과정을 온라인으로 평가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스마트 교육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학교에서는 인쇄 매체를 더 선호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첫째, 많은 교육 자치구에서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등 디지털 장비를 구비하는 데에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장비를 들이면서 디지털 장비의 사용법과 그에 알맞은 교수법을 교사들이 새로 배우는 데에 시간이 너무 많이 소비된다는 측면의 우려도 있다. 또 많은 학교에서 여전히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거나 인터넷 대역폭 실정이 좋지 않아서 디지털 장비가 있어도 사용하기에 어렵다. 설령 학교에서 스마트 교육을 실시한다 하더라도 집에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은 빈곤층 학생들에게 인터넷을 사용한 과제를 주기 어려워 학교 공부와 과제 간의 연결이 쉽지 않은 것도 그 이유다. 미국의 사례는 역으로 한국이 스마트교육에서 앞서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편, 교사나 학생들도 디지털 매체 사용에 대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웰링턴 랜딩 커뮤니티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로버트 칼본 교사는 학생들이 인쇄물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 시간에 종이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를 둘 다 학생들에게 나누어준 후 어느 것을 사용하는지 관찰한 결과, 수업시간에는 대부분 종이 교과서를 사용하고 집에서 과제를 할 때에도 60%의 학생들이 종이 교과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테블릿 PC나 다른 기기를 통해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할 경우 화면이 너무 작아서 읽기 힘들고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 경우에는 더욱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로버트 칼본 교사는 “스마트 교육 방식이 도입되면서 가르치는 방식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학부모와의 소통도 더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줄 때 온라인으로 업로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알맞게 수정된 자료들을 줄 수 있고 부가적으로 동영상 파일이나 다른 콘텐츠 파일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데에 유리하다고 했다. 스마트 교육이 도입됨에 따라 출판사들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디지털 제품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디지털 교과서의 수요 자체가 미미한 실정이라 인쇄 출판물이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한다. 일부 출판사에서는 학교에서 인쇄물과 디지털 콘텐츠를 함께 갖춘 제품을 원하므로 이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종이 교과서의 내용을 디지털화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학생들과 교사들이 과제를 열어볼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생들이 이전까지 해 왔던 자료들을 입력, 개인별 맞춤형 교과서를 만드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미국의 주요 출판사 중 하나인 맥그로-힐 교육 출판사는 ‘출판사들이 이제는 단순히 교과서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인쇄물과 디지털 콘텐츠가 조화를 이룬 프로그램을 파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매체는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디지털 매체의 점진적인 도입을 통해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 각각의 장점을 활용하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주는 미래형 교수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네덜란드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수첩에 하루의 일상이나 계획을 적는 법을 배운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필수적으로 수첩, 다이어리를 사서 가져오게 한다. 사실 네덜란드는 초등학교에서 모든 필기도구와 학용품을 주기 때문에 새 학기가 돼도 학생들이 따로 문구점에 갈 필요가 없을 만큼 모든 것들이 학교에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 5학년부터는 꼭 필수적으로 사야할 것이 바로 수첩, 다이어리다. 학생들은 평범한 수첩을 사지 않고 나름대로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모양의 다이어리를 가져온다. 그러면 수업시간에 교사들은 수첩에 하루의 일상, 일주일 계획표 등을 기록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서 학생이 직접 다이어리를 기록하게 한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다이어리에 쓸 내용이 그리 많지 않지만 학생들은 아침 기상시간부터 친구와 놀기 약속, 운동 시간, 도서관에 책 반납 하는 날짜 등 나름대로 다이어리에 자신의 시간표를 기록하려 노력한다. 교사는 소소한 것이라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수첩에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면서 하루에 몇 번이라도 다이어리를 확인하도록 지도한다. 초등학생들은 처음에는 호기심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잘 쓰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학생이 수첩에 메모하는 것이 습관이 되도록 처음에는 매일매일 학생들의 수첩을 걷어 어떻게 기록했는지 살펴본다. 나중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때로는 갑자기 수첩을 점검해 어떤 학생들이 기록을 잘 했는지 그 내용을 학생들이 서로 비교하게 하면서 가르친다. 교사가 시키니까 할 수 없이 수첩에 기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는 자신도 모르게 수첩에 메모하는 것이 습관이 된다. 6학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수첩을 사게 되고 중·고교에 다닐 때는 모든 학생들이 다이어리를 사서 기록할 정도로 몸에 베이게 된다. 특히 중·고교부터는 수업시간이 자유로운데다 각 과목마다 교사가 제시하는 과제물이 많아 기록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쉽다. 그러다보니 대다수 학생들이 수첩을 필수품처럼 가지고 다니며 시간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메모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때부터는 하루의 일상을 계획하고 확인하지 않으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 학생들이 다이어리에 공부해야할 것과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시간, 반납할 것, 운동하는 시간, 공부 계획 등을 수첩에 메모해가며 스케줄 관리에 들어갈 정도다. 초, 중, 고교를 거쳐 대학생활에서 수첩에 메모하고 자신의 일상을 관리하는 것이 생활화되다보니 네덜란드는 직장인은 물론 전업주부, 노인들까지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기록하는 것이 습관이 돼 있을 정도다 필자가 네덜란드에 살면서 주부들이나 할머니들과 커피타임 약속을 잡으려고 하면 하나같이 “잠깐 기다려. 수첩 좀 확인하고”라며 자신의 수첩을 꺼내들고 언제 시간이 자유로운지 확인했던 모습들이 생생히 기억난다. 물론 최근에는 네덜란드에도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스마트폰의 다이어리나 메모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수첩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관리하는 교육을 고집한다. 어린 시절 배운 수첩 메모 교육이 시간 관리법에 큰 도움이 된다면 우리도 학교에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런 교육은 한번쯤 시도해보면 좋을 거란 생각이 든다.
캐나다에서 진학이나 취업에 유리한 불어를 배우기 위한 불어 몰입학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의 공식언어는 영어와 불어지만 사실상 불어를 제1언어로 쓰는 인구는 소수에 그친다. 2011년 캐나다인구조사통계에 따르면 불어를 제1언어로 쓰는 인구는 총 580만명(불어 가능 인구는 약 1천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를 조금 웃도는 정도다. 그것도 불어가 유일한 공식 언어인 퀘벡주에 집중돼 있어 다른 주에서는 불어가 명목상으로만 공용어로 존재한다. 실제로 인구 350만인 알버타주에서 불어를 모국어로 쓰는 인구는 모두 6만8천명으로 2%도 채 되지 않는다. 영어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언어도 독어로, 불어는 제2언어로서의 자리도 밀릴 정도다. 아시아계 이민자가 많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불어가 차지하는 위치가 더 초라하다. 인도의 펀자브어, 북경어와 광동어, 필리핀의 타갈로그어 인구보다도 불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적을 정도다. 풍부한 지하자원으로 최근 인구가 몰리고 있는 인근의 사스카치원주에서도 독어보다 적게 쓰이는 소수언어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불어를 하면 진학이나 취업에 유리한 점이 많은 것이 캐나다의 특수한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영어권 지역에서 불어로 거의 모든 과목을 가르치는 불어 몰입학교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경우, 선착순 등록에 따라 자녀의 불어 몰입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밤샘 줄서기도 마다 않는 학부모가 장사진을 칠 정도라고 한다. 영어 공교육 권역에서 불어몰입교육은 1965년 쿼벡에서 첫선을 보인 뒤 1970년대 중반까지는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 쿼벡주 출신의 수상 피에르 트루도가 실상은 ‘소수언어 불어권 지역 감싸기’ 차원이지만 대외적으로는 사회통합을 목표로 불어 몰입교육을 적극 추진해 이제는 캐나다 공교육의 주된 특징거리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1977년 4만5천명에 그쳤던 영어권 초중등학교의 불어몰입 교육을 받은 학생은 15년간 무려 6.5배가 급증, 1992년에 30만을 돌파했고 2011년 현재 34만2천여 명의 초·중등생이 불어 몰입교육을 받고 있다. 각 주별로 15세(한국의 고1정도 연령) 고교생의 불어몰입교육 비중을 보면 캐나다 10개주 중 유일한 영·불 공용어 주인 뉴브런즈윅이 가장 높은 32%, 불어권이지만 영어 사용자가 많은 쿼벡이 22%, 기타 대서양권 PEI주와 노바스코시아주가 각각20%, 12%로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비해 온타리오주는 6%, 알버타주 4%, 불어몰입학교 입학경쟁이 치열한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2%에 지나지 않는다. 필자가 거주하는 캐나다 런던 도시를 관할하는 탬스밸리교육청 산하 불어몰입반 학생 수는 2000년 이후 두배가 늘어 현재 유치원 2학년부터 8학년까지 초등생은 4140명, 고교생은 1천여 명에 달한다. 불어몰입반이 인기 있는 또다른 이유는 불어몰입교육이 무상이라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불어몰입학교에 대해 여론은 ‘공짜 엘리트 사립학교’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 토론토 교육청산하 불어몰입반 학생 중 부모 연소득이 상위 10%이상인 가정이 23%인 반면 소득수준 10%이하 빈곤층은 불과 4%에 지나지 않는다. 이 학교로 몰리는 현실적 이유는 외국어를 한 살 이라도 어릴 때 시작하는 게 좋으니 공용어 불어를 영어만큼 유창하게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부모의 기대에 기인한다. 그러나 학교 수업만으로 배우는 외국어는 한계가 있어 적응을 못해 중도 탈락하는 학생이 매년 5~10%에 달해 고교졸업까지 가는 경우는 채 절반이 되지 않는다. 결국 불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배우는 주된 목적도 상급학교 진학 및 취업용이지 영어와 불어 이중언어 동시 구사를 통한 양언어권의 사회대통합은 정치구호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그러나 불어몰입학교가 엘리트 공립학교로 인식되는 이상 교육열 높은 중산층 부모사이에 이들 소수정예 공립에 대한 구애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독일의 학제가 12년제에서 13년제로 전환되고 있다. 교육 경쟁력 제고를 명목으로 지난 10년간 추진돼온 교육개혁이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독일 교육은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오전수업만 하던 중등학교가 종일반을 도입했고, 학교별로 치뤄지던 아비투어(대입시험)가 주가 주관하는 중앙집중식으로 바뀌기도 했다. 학제도 13년에서 12년으로 축소됐다. 이 모두가 교육의 경쟁력 제고라는 이름하에 시도된 교육개혁의 결과물들이다. 독일이 전통적인 13년제 초중고 과정을 12년으로 축소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PISA쇼크’로 불리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였다. 선진국 중 최하위권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독일교육제도는 경쟁력을 상실한 교육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제 비교시험에서 같은 학년이라도 12년제 국가들의 학생과 학습 진도 면에서 차이가 나 실력이 더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며 학제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어 본격적인 개편이 시작된 것이다. 2001~2002년 자아란트주를 시작으로 지난 10년 동안 대부분의 서부독일지역 학교들은 12학년으로 바뀌었다. 초중고 총 학제가 13년에서 12년으로 바뀌면서 독일교육계는 한동안 두 개 학년이 같은 해에 대학입시에 응시해야 하면서 터보아비투어(Turbo Abitur)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혼란에 휩싸였었다. 학교는 부족한 수업시간을 채우기 위해 종일반을 도입했고 급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을 넓히는 공사로 수년 동안 어수선 했다. 그렇다면 과연 교육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독일 사회의 교육개혁도 한국과 마찬가지다. 위에서 내려오는 개혁과 법적인 제재가 명문대를 향해 질주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듯, 독일 역시 정부에서는 국가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 경쟁력을 불어넣고자 하나 교직사회와 학생,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들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독일 학교의 현장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교육에 대한 사회의 시각은 한국과는 반대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교사들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경쟁을 경멸하게 하고 함께하는 학습을 가장 가치 있는 공부라고 가르친다. 교실에서 제일 존중받는 친구는 예나 지금이나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남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회적인 사람이다. 외향적인 변화와는 달리 독일교육이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개혁의 효과인지 최근 독일학생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받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개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제가 12년으로 줄어들면서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여가 활동시간이 부족하다는 불만은 계속됐다. 교육당사자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모두 반대하는 12학년제는 최근 13학년제로의 회귀를 시도하고 있다. 니더작센 주는 2015년 올해 입시생부터 아비투어를 12년과 13년 각각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단계적 폐지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와 슐리스빅 홀슈타인 주도 많은 김나지움들이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 학교가 13년제의 회귀를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바이에른과 함부르크 주는 주민투표를 통해 합의를 이루어갈 예정이다. 또한 헤센주는 김나지움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결정권을 개별 학교에 위임했고, 해센주에 소속된 프랑크푸르트시는 25%의 김나지움들이 이미 학제를 13학년으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13년제로의 회귀는 늘어난 학습량으로 인해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이긴 하다. 그러나 모두가 공감하는 더 큰 이유는 여가시간 부족이다. 독일학생들에게 방과 후에 하는 스포츠나 음악활동은 학교 공부만큼 중요한 여가시간이다. 종일반으로 인해 오후시간이 줄어들면서 자연적으로 취미활동도 여유롭게 할 수 없으니 공부 때문에 삶의 질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막아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나자트 발로벨카셈 프랑스 교육부장관이 추진하는 교육 개혁의 큰 틀이 모습을 드러냈다. 프랑스 교육프로그램 고등위원회(Conseil suprieur des programmes)는 교육과정의 재설계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안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2016년부터 적용 예정인 이 제안서의 내용은 교육현장에서 실질적이고 진보적인 개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제안서에 따르면 기존에 초등학교 5년, 중학교 4년 등 2개 학교급별로 나눠진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3년씩 3주기로 새롭게 편성하는 것이다. 6~8세를 1주기, 9~11세를 2주기, 12~14세를 3주기로 나눠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미셸 루쏘 고등위원회 최고 위원장은 “기존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진로방향을 안내해 주는 교육이 아니라 매 학년 이뤄져야 하는 연간 프로그램에 메여 ‘제도’안에 갇혀왔다”며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잃게 만드는 제도로 전락했으며 상급학년 진학만 너무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고 비판했다. 학년별로 연간 교육성과나 목적에 대해 일괄적인 수치로만 정해져 있어 실력이 제각각인 개별 학생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효과적인 교육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개혁안은 같은 학년이라도 능력이 다를 수 있고, 교과별로 다른 능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 교육과정이다. 학생이 성취해가야 할 목표를 1년 단위 단기로 잡기보다는 3년이라는 비교적 중장기적인 주기로 운영해 개별 능력에 맞춰 스스로 학습목표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3년이라는 기간 내에서 학생이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이수해 나가게 된다. 첫해에 마치지 못한 교육 프로그램은 남은 두해 동안에 마치면 된다. 교육과목의 축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능력에 따라 이수 시간을 변경해 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즉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을 없애고 학생들에게 ‘주체’의식을 부여해 학습 목표를 추진토록 한다. 또한 낙제 제도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학생의 학업향상에 도움을 주지 못하며 오히려 상실감, 좌절감을 줘 학업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번 개혁안에서는 낙제 제도가 특별한 경우 학생의 ‘필요’나 ‘요청’에 의해 이뤄지도록 했다. 새로운 교육제도를 위해서 각 교사의 교육 방법론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교사의 몫으로 남겨두며 다만 학생들의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가 전문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명명했다. 이번 교육제도 개혁은 학교를 단순한 지식의 전달자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주체적으로 배움에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자는 데에 있다. 학생들에게 일방적인 강요와 의무가 부여되지 않는 자유로운 선택과 주체의식이 부여된 교육환경을 만들어 학업향상을 꾀하고자는 것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학습향상을 추구하고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다시 찾자는 새로운 교육정책의 핵심 가치는 높이 살만하다. 다만, 이 취지가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발현될 수 있을지는 우선 구체적인 운영방식이 발표될 때까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모든 정책의 최종 전선인 ‘교육현장’에 설 교사들을 지원할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2030년까지 세계 교육계가 달성해야 할 교육의 세부 목표를 정하는 2015 세계교육포럼이 오는 19~2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 등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에는 전 세계 교육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육을 통한 삶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회의를 열게 된다. 특히 국제사회의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인성교육에 대한 국제회의도 열려 주목받고 있다. 2015세계교육포럼은 주최인 유네스코에서 공식초청장을 발송한 195개 회원국 대표와 국제기구 관계자, 교육관계자 등 1500여 명이 참석하는 교육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로 ‘교육 분야의 유엔총회’로 통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모두를 위한 평등하고 포괄적인 양질의 교육과 평생학습 보장’이라는 큰 목표 아래 향후 15년간 추진해야 할 세부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협의가 이뤄지게 된다. ▲영유아 보육·교육 확대 ▲무상의무 기초교육(9년) ▲성인 문해력·기초수리력 ▲직업과 삶을 위한 지식·기술 획득 ▲세계시민교육 및 지속가능발전교육 ▲양질의 교사들에 의한 교육 보장 ▲GDP의 4~6%, 공공지출의 15~20% 교육투자 등 7개 세부목표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이들 목표는 지난 1990년 출범한 모두를 위한 교육(EFA·Education For All)과 2000년에 채택된 새천년개발목표(MDGs·Millenium Development Goals)의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EFA는 태국 좀티엔에서 열린 세계교육회의를 계기로, 범세계적인 기초 및 문해 교육 보급 운동으로 2000년까지 ▲영유아 교육·보육 확대 ▲초등교육 보편화 ▲청년 및 성인 학습 요구 보장 ▲성인 문해율 증진 ▲교육의 양성평등 달성 ▲교육의 질 보장 등 6개 목표를 국제사회가 달성키로 한 것이다. 그 뒤를 이어 2000년에는 세네갈 다카르에서 세계교육포럼을 열어 EFA의 6개 목표를 개정, 2015년까지의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초교육의 양적 팽창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평생학습과 양질의 교육을 함께 강조하게 될 전망이다. 또 세계화에 따른 세계시민교육과 지속가능발전교육을 통한 세계시민의식 함양을 새로운 목표로 정하게 된다. 이번 회의가 교육을 통해 경제·사회발전을 이룩한 한국의 경험이 세계에 주요한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요청에 따라 국내에서 열리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교육을 전 세계에 알리고 국제사회의 교육 발전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세계 교육의 흐름이 지식 교육에서 인성교육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인성교육과 국제적 동향을 파악하고 인성교육을 세계시민교육 등과 연계해 국제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포럼이 준비돼 눈길을 끈다. 1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교총과 인실련, 한국교원교육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인성교육 국제포럼’이 사전행사로 개최된다. 이날 포럼에서는 수잔 호프굿 EI(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각각 세계 교육의 흐름, 한국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데이비드 에드워드 EI사무처장이 인성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설명하고 캐나다 교원연합(CTF) 사무총장과 독일 교육연합 (GEW)회장이 자국의 인성시민교육 현황에 대해 소개한 뒤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 5~10분 내로 압축해 제작 =학생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시간을 고려해 핵심성취기준을 근거로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아야 한다. 윤상숙 수석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학생은 5분 이내, 중학생은 8분 이내, 고등학생은 10분 이내에서 학년별로 시간을 조정할 것을 권했다. 매 수업시간마다 동영상을 만들 경우에, 수업시수가 많은 교과 교사들은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한 주 동안 배울 주요 개념이나 문제유형별로 동영상을 만들 수도 있다. * 간단한 도구로 제작 = 선생님이 강의하는 화면이 아니라 교과서나 활동지를 기본 화면으로 만들면 되므로 핸드폰 카메라 기능을 이용해 제작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다. 윤 수석교사도 처음에는 5분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 1시간 30분 정도까지 시간을 소요한 적이 있지만 이제는 20여분 내에 작업을 완료하게 됐다. 완성된 영상은 인터넷 카페에 올린다. 학생들도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말에 많이 보므로 보통 금요일 저녁에 그 다음 주 영상을 미리 올려놓는다.
지식교과에도 인성요소를 찾아 적용 “삼각형 꼭짓점에 연장선을 그으면 외각이 생겨요. 내각과 외각의 합은 180도 평각이라고 부르고. 우리 마음속에 내각이 있다면 우리 주변에는 안정되게 나를 받쳐주는 외각과 같은 사람이 있죠? 나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친구와 가족들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경기 정발중 1학년 수학 시간. 윤상숙 수석교사는 다각형의 내각과 외각 등의 개념을 활용한 글짓기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학생 모둠별로 ‘외각, 내각, 행동, 안정적, 시킨다, 부모님’, ‘삶, 보기, 가을, 외각, 내각, 평각’등과 같은 단어를 제시하고 이를 이용해 3개 이하의 문장으로 글쓰기를 하도록 했다. 윤 수석교사는 “도덕이나 사회 교과 같이 인성의 개념이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는 교과지만 교사가 좀더 고민하면 인성 요소와 연계시킬 수 있다”며 “이같은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확산적 사고를 갖게 하고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설명하고 문제풀이만 시켜도 진도 나가기에 시간이 부족한데 언제 이런 활동까지 할 수 있냐고 생각하는 교사들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날 수업에서 이미 20여개의 문제를 다 풀고 풀이과정까지 익힌 상태다. 어떻게 시간을 활용하면 이같은 활동을 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바로 ‘거꾸로 수업’에 있다. 거꾸로 수업은 학생이 수업 전에 교사가 제공한 강의 영상을 미리 보고 수업에 참여토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영상에는 그날 배워야 할 기본 개념이나 핵심 내용이 담겨 있다. 수업시간에 교사의 강의식 설명이 줄게 되면서 그 시간을 학생들이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 시간으로 온전히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교사가 직접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학생들이 토론이나 실험 등을 통해 지식을 도출해가는 것이다. 학생이 중심이 된 배움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협동심을 높일 수 있다. 규칙지키기 통해 자기관리능력 키워 거꾸로 수업에서 교사는 학생들이 사전에 영상을 보고 온 것을 전제로 수업 시간에 같은 설명을 반복하지 않고 수업을 진행한다. 영상을 미리 보지 않으면 수업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 윤 수석교사는 영상을 미리 보지 않은 학생이 있으면, 보고 온 학생들이 내용을 가르쳐 주도록 한다. 수업 전에 지켜야 할 약속을 어기면 다른 학생을 번거롭게 하는 셈이다. 수업도 대부분 모둠 친구들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미리 공부를 하지 않고 오면 문제를 푸는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다른 친구에게 과제를 떠맡기게 될 수도 있다. 기존의 수업은 학생들이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고 수업에 참여해도, 수업 시간 내내 가만히 있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지만 거꾸로 수업에서는 다르다. 학생들은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짧은 영상 강의를 보고 와야 한다는 규칙을 스스로 지키면서 자기관리능력을 키울 수 있다. 윤 수석교사는 “교사가 엄격함과 너그러움으로 학생과의 경계를 잘 세워 시청과제, 수업참여 등의 규칙을 지킬 수 있도록 관계를 제대로 형성하는 것이 이 수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모둠활동으로 협력적 문제해결력 배워 강의 영상을 보고 나면 일종의 생각지도(Thinking Map)를 작성해 배울 내용을 정리하도록 한다. 윤 수석교사는 크기가 다른 두 개의 원을 그려 가운데 원에 핵심 내용을 적고, 수업을 들으며 추가적인 내용을 화살표 등을 통해 작성하도록 하는 ‘써클맵’을 활용하고 있다. 선생님이 정리해 준 것을 그대로 따라 적기보다는 직접 수업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며 스스로 학습을 주도해 갈 수 있는 것이다. 교사가 활동지 유형을 다양하게 준비해 학습 참여 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윤 교사가 담당하는 수학 교과의 경우 문제풀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 ‘심화’, ‘점프’ 등 수준별로 문제를 구성하거나 조별 구성원별로 역할을 정해 다른 문제를 제시하거나 다른 교과와 연결된 퀴즈를 주는 등 형태를 다르게 한다. 수학 교과는 학생별로 수준차가 크기 때문에 학생들이 서로 가르쳐 주며 답을 도출해 내도록 한다. 처음에는 ‘내가 왜 얘를 가르쳐 줘야 해요?’라고 묻는 학생들도 있다. 그럴 때 윤 교사는 ‘남을 가르칠 때 최고의 학습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을 해줬다. 협력학습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 못하는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학생 개인별로 문제를 풀고 답을 맞추는 데에만 초점을 뒀던 기존의 수업은 학생들 간의 경쟁 체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거꾸로 교실은 다른 사람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 내가 잘 안다고 해서 나만 혼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부족한 사람을 이끌어야 한다. 내가 잘 모르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결국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사회에서는 공부만 잘하는 인재를 원하지 않는다. 남과 함께 어울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법이 될 수 있다.
‘Flipped Classroom(거꾸로 교실)’은 기존의 수업을 뒤집는다는 의미다. 교사의 지식 ‘전달’ 중심 수업에서 학생의 지식 ‘구성’ 수업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학생들은 수업 전에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교과 내용을 교사가 제시한 동영상을 통해 미리 공부하고, 수업시간에는 질의응답, 토론, 문제해결 등 학생 상호간의 협력학습을 통해 학생이 중심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지식 '전달'에서 '구성'수업으로 전환 경쟁체제에서 벗어나 다른 학생과의 소통을 통해 의견을 모으고 스스로 학습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을 통해 의사소통능력, 대인관계 능력, 자기주도적인 문제해결력 등을 배울 수 있어 인성 중심의 교과수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교사가 학습자에게 적절한 인지적 도움과 안내를 제공해 학습을 촉진시키는 스캐폴딩(scaffolding)전략은 계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거꾸로 교실은 미국의 고등학교 화학교사로 24년간 근무한 존 버그만이 만들었다. 교과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골의 고등학교 학생들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방법을 고민하다가 2007년부터 스크린 캡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수업을 녹화한 후 그 파일을 온라인상에 올려 학생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내용은 학생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면대면 수업을 하지 않아도 되고, 실제 수업시간은 온전히 그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개념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데 쓰면 어떨까하는 고민 속에서 거꾸로 교실은 탄생했다. 우리나라에는 2012년 카이스트(KAIST)와 울산과기대(UNIST)를 중심으로 국내에 도입돼 2013년 서울대에 적용되고, 최근 전국의 초·중·고교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불과 1년여 사이에 학업 성과뿐 아니라 교실붕괴, 학원폭력, 컴퓨터 중독 문제까지,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교육 문제의 근원적 치유와 미래를 대비하는 획기적 교육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거꾸로 수업’의 또다른 의미는 미국 교육심리학자 벤자민 블룸이 제시했던 교육목표 분류 6가지의 순서를 뒤집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교 수업에서는 지식을 ‘기억’, ‘이해’하는 단계를 실시했는데 이를 뒤집어 ‘적용’, ‘분석’, ‘종합’, ‘평가’ 등의 고등 사고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초점을 두자는 것이다. 실력 차이나는 친구끼리 서로 도와 교사가 준비하지 않으면 거꾸로 교실 수업은 이뤄지지 않는다. 교사는 수업 전에 미리 교과내용에 대한 수업 동영상을 촬영하고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기존의 잘 만들어진 인터넷 강의보다는 각자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거나 수업의 속도를 조정해 교사 스스로 촬영하기를 권장한다. 수업시간에는 동영상을 시청한 학생을 조사해 시청하지 않은 학생이 소수인 경우에는 교사의 노트북으로 보게 하거나 이미 시청을 하고 온 학생이 모둠에서 설명을 해주도록 한다. 다수가 보지 않은 경우에는 수업 도입단계에서 함께 볼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가 잦아지면 미리 보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조별 활동이 중요하므로 모둠원들도 서로 토론하며 배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생들 간의 실력 차를 고려해 구성해야 한다. 이때 교사는 조별 지도와 함께 학생 개별 지도도 이뤄질 수 있도록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실제 수업에서는 토론, 문답식 수업 등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높여줄 수 있는 다양한 학습 활동을 준비해야 한다. 문제해결에 즐거움을 주기 위해 ‘빙고게임’, ‘삼행시 짓기’ 등의 게임을 병행할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으로 성적도 향상 거꾸로 교실을 통해 수업시간에 졸거나 자는 학생은 현저히 줄게 됐고 자기주도 학습이 늘어 성적 향상의 효과도 보이고 있다. 학생들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선생님이 제작한 강의를 여러 번 반복해 볼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다. 물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소극적인 학생들에게는 이같은 방식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런 학생들에 대해 세심한 배려도 교사가 챙겨야 할 부분이다. 학생들에게 미리 동영상을 시청해오도록 하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학급의 특성을 고려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거꾸로 교실 수업이 거듭될수록 학생들은 서로 묻고 가르쳐주는 것에 익숙해진다. 학생들과의 협력을 통한 배움이 실현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수업시간 내내 학생들 활동만으로 이뤄져야 바람직한 수업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 교사의 설명 중심 수업이 좋을 때도 있다. 교사의 전문적 학습설계와 적절한 학습방법으로 감동과 감화가 있고 학생이 참여하고 활동하는 수업이면 된다.
일월공원 물놀이 시설 설치 소식을 듣고 서수원 지역이 점점 살기 좋아진다. 그 동안 서수원 지역이 시 행정에서 소외 받아 온 느낌이 있으나 근래는 그렇지 않다. 가까이 있는 일월공원만 해도 그렇다. 야외공연장, 족구장, 게이트볼장을 비롯해 조금 있으면 일월도서관이 개장할 예정이다. 얼마 전에 일월공원 물놀이 시설 설치 공사 현수막이 나붙었다. 지난 금요일 보도블럭을 걷어 내더니 오늘은 포크레인이 땅파기 공사를 하고 덤프트럭이 흙을 실어 나른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올 여름에는 덕분에 무더위를 잊을 수 있게 되려나? 기자의 습성은 버릴 수 없다.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들러보았다. 공사 시행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공사명은 일월공원 물놀이 시설 설치 공사, 공사 위치는 권선구 구운동 56-1. 공사 개요는 물놀이 조합놀이대 1조와 투수블럭 포장외 1조 등이다. 공사기간은 4월 25일부터 6월 10일까지다. 그러니까 서수원 지역 일대의 주민들은 6월 중순부터 이 곳에서 물놀이를 하면서 더위를 식히고 문화공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물놀이를 직접 즐기진 못해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물놀이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서수원 지역에 새로운 문화복지 공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주민들 반응은 어떨까? 당연히 환영 일색일 줄 알았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주민 한 분은 물놀이 시설에 따른 소음을 걱정한다. 시설물 작동에 따른 소음과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를 우려한 것이다. 혹시 소음 때문에 아파트 값 하락을 걱정한 것은 아닌지? 또 아이들은 다 키우신 분은 아닌지? 환영하는 주민도 있다. 물놀이 시설을 가동해 보았자 여름 한 철이라는 것. 그것도 하루 종일 가동하는 것이 아니라 30분 쉬고 30분 가동하면 소음 걱정은 괜한 걱정이라는 것. 그리고 아이들 떠드는 소리를 소음으로 생각하지 말고 ‘생명의 소리’로 생각하면 생활에 활력이 넘치게 된다고 한다. 우리의 사회 현상 중에 님비현상과 핌피현상이 있다. 님비(NIMBY)는 '내 뒷마당에서는 안 된다'(Not In My Backyard)는 말의 약어이다. 지역이기주의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 시설, 쓰레기 소각장, 하수 처리장, 화장장, 핵폐기물 처리장 등의 공공시설물을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설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다. 핌피현상이란 ‘우리 지역에 세워 주세요’라는 뜻으로 자기 지역에 이익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현상을 말한다. 핌피(PIMPY)란 'Please In My Front Yard'라는 문장을 줄여서 만든 용어이다. 지역 주민들은 경제적, 심리적인 이유로 인해 해당 지역에 여러 가지 시설을 유치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에게 좋은 인식을 주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것이다. 공원의 물놀이 시설은 꺼려야 할 혐오시설일까 유치해야 할 문화시설일까? 후자가 맞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혹시 그 시설을 유치하면 내 생활에 불편함은 없을까? 정신적 물질적으로 찾아오는 폐해는 없을까? 개인적으로는 싫어도 우리 고장이 잘 살게 된다면 개인적 이익을 버려야 옳다. 그게 더불어 살아가는 길이다. 다만 시설을 운영하는 담당부서에서도 세심히 신경을 써야 한다. 공사장 가까이에는 일월도서관이 있다. 길건너에는 아파트가 늘어서 있다. 주민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소음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소음 자체가 민폐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용되는 용수의 철저한 수질 관리와 수경시설의 안전 관리도 필요하다. 이 지역에는 초교 3개교, 중학교 2개교, 고교 1개교가 있어 학생들의 시설 이용이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서야, 4월은 과학의 달이었다. 국가에서는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정한 것이다. 과학의 달을 맞이하여 교내 과학 탐구대회에서 금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금상의 기억은 아마 오래 남을 것 같다. 이 행사에 생각보다도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장래 우리나라의 발전을 좌우한다는 것은 바로 과학이라 생각하면 교육을 통해 과학적 사고를 기르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네가 성격상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본다고 했는데 이같은 집중력은 성공의 매우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너의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된 독서 경험은 앞으로 너를 이끌어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네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과제를 해결한 경험은 돈 주고 사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 장애인 공공시설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새로 미술공부를 하겠다고 하였는데 정말 좋은 도전이 아닐는지?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불편은 발명의 할머니쯤 된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보고 장애인의 불편을 덜어줄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기를! 인류 과학사에서 영국의 프란시스 베이컨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그가 살았던 당시만 해도 과학과 철학이 같이 연구되었다. 그러나 베이컨은 그 당시 이론의 틀을 넘어 연역법과 귀납법을 이야기 했다. 연역법이란 삼단논법으로 A=B, B=C, 라는 논리이다. 베이컨은 연역법의 오류를 지적했다. “인간은 이성적이다. 000은 인간이다. 따라서 000은 이성적이다.” 이건 그럴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즉 삼단논법은 수학에서 필요한 것이고, 과학에서는 귀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을 한 것이다. 관찰과 실험을 통한 귀납법적인 관점에서 진리를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넌 수학도 좋아한다니 이번 기회에 위에 관한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과학은 답이 없다. 인간이 정말 알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과학은 처음부터 명확한 답을 줄 수가 없는 학문이다. 과학자와 변호사는 어떻게 다를까? 어떤 사람들은 소득에서 차이가 난다고 이야기 한다. 둘 다 공부를 해서 남을 설득시킨다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과학자는 답을 정하지 않고, 변호사는 답을 정해 놓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변호사는 답을 정해 놓고 왜 그 답이 맞느냐를 논리적으로 끼워 맞추는 거나 다름없다. 그것이 바로 재판관을 설득하는 논리이다. 과학은 답을 떠나서 개연성이 있고, 합리적인 것을 찾아 가는 것에 있다. 그러다 보면 어떤 답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원전 5세기에 태어난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아무런 저서가 없다. 하루 종일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다. 만약 소크라테스가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왔다면 논문을 쓰지 않아서 퇴학을 맞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소크라테스가 주장한 것은 크게 세 가지 이다. 첫째, 과연 ‘우리 인간이 어떻게 해야 세상 진리에 이를 수 있는가’ 이다. 소크라테스는 알고 있는 것도 처음부터 생각하고 다시 쌓을 때,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둘째, 인간은 교육과 환경에 의해 변할 수 있다고 생각 했다. 소크라테스는 이를 믿고 실천했다.셋째, 당시 아테네 사람들은 어떤 삶이 가장 인간다운 삶일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것이 아니라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좌절하면서 성장하는 삶이 좋은 삶이라고 했다. 어려움을 겪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삶이 가장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철학자가 낫다는 말이 유래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앞으로 너도 깊은 관찰을 통하여 네가 새로운 과학의 가치를 만들어내기 기대하여 본다.
학교마다 중간고사를 마무리하고 이번 주부터 짧게는 5일, 길게는 10일 가까이 단기방학에 들어간다. 정부는 5월 1일부터 14일까지의 기간을 관광주간으로 설정하고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진로와 관련해 다양한 체험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모처럼 교실을 벗어나 가족과 함께 여행이나 체험학습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방학’이라는 말을 사용할 정도로 휴업 기간이 길다보니 일부에서는 사교육 시장의 배를 불린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극성스런 일부 학부모들이 교육적 선의를 악의로 전용하는 사례가 예상된다. 단위 학교는 예방 차원에서 여행이나 체험학습의 구체적인 근거가 담긴 자료를 첨부해 보고서를 작성한 후, 제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다. 또 관광주간을 지나치게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하기보다 감사를 실천하는 인성교육 차원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기간을 단순히 노는 기간으로 삼기보다 ‘감사주간’으로 드높일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기간에는 ‘어버이 날’(8일)이 있고, 끝나자마자 ‘스승의 날’(15일)이 있다. 도시화, 핵가족화로 인해 부모와 자식 간의 끈끈한 정이 퇴색해 가는 시대에 ‘어버이 날’ 만큼은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기고 감사의 뜻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승의 날은 학생이 교사를, 그리고 교사가 은사님을 찾아 은덕을 기리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날이다. 물론 선생님들은 이 날이 불편한 날이 된 지 오래다. 날이 갈수록 세상이 각박해지고 경쟁에 매몰되다보니 제자로부터 감사의 뜻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인지라 아쉬움이 더 크다. 이제 이 기간을 통해 다시 사제 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 여행이나 체험학습을 통해 견문을 넓히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부모님이나 스승님처럼 삶의 문을 열어 주고 고비마다 손을 잡아준 고마운 분들을 찾아뵙고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것이야말로 알차게 보내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 판결을 받으면서 식물교육감 처지가 됐다. 대한민국의 수부인 서울의 교육현장에는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짙다. 2008년 직선제 도입 이후 선출된 서울교육감 4명이 모두 사법적 판단을 받았다. 공정택·곽노현 교육감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고, 문용린 전 교육감도 재판 중이다. 다른 시도교육감 여러 명도 법의 심판대 앞에 서거나 앞으로 서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개인의 잘못보다 제도적 문제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반증이다. 그동안 교육감 직선제는 ‘깜깜이·로또·묻지마 선거’ 등 각종 부작용을 노출해왔으며 ‘진흙탕·막장드라마 선거’, ‘공작·정치 선거’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교육감 당선 후에도 정치적 성향과 이념의 대립으로 지자체장, 교육부와 각종 정책과 사안을 두고 마찰을 빚는 일도 잦았다. 포퓰리즘 공약 남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공행상 인사 전횡 등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 자체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등을 규정한 헌법의 가치를 훼손한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 광역 지자체장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 ‘고비용 선거’도 문제다. 작년 6·4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들이 쓴 비용은 730억 원으로 시도지사 선거(465억 원)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인사들이 반환하지 않고 있는 선거비용 보전금도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이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직선제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 더 이상 시행착오를 겪도록 방기(放棄)해서는 안 된다. 여론 조사 결과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종합계획 등을 종합하면 이제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됐다. 지금은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할 골든타임이다. 만약 이번에도 교육감 직선제 폐지가 흐지부지되면 훗날 또 다른 교육 적폐가 우리에게 무거운 짐으로 다가온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요즘 ‘혁신학교’가 ‘시범학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혁신학교에는 많은 예산이 지원되고 학급당 학생 수 감소, 교사 증원 등 여러 가지 선별적 지원과 혜택이 주어진다. 예산·교사 몰아주고 ‘성과’ 생색내나 하지만 혁신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는 아무런 지원도 없고 과밀학급에 교사부족으로 인해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 어떤 학교는 학급당 39명이나 되는 과밀학급인데도 정식 교사 수는 줄어들고 기간제교사는 증가한다. 교실수도 부족하고 교무실도 협소하니 오죽하면 ‘콩나물교실’이라고 부를까. 교육의 가치는 기회의 균등이다. 교육의 기회균등은 헌법정신과도 부합된다. 하지만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의 입장은 다른 것 같다. 교육의 기회균등보다 혁신학교를 모델로 내세워 교육의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에 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교사증원과 학생 수 감소를 하는데 교육적 성과가 없을 리 없다. 동등한 조건에서 개선을 이루는 것이 혁신이지, 차별적 조건에서 교육혁신을 이뤘다는 주장에는 공감하기 어렵다. 혁신학교 선정과정도 문제가 있다. 교육적 성과를 내기 좋은 학교가 혁신학교로 선정된다. 교육청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심각한 학교를 개선하는 것 보다 문제가 적은 학교를 선정하는 것이 혁신 성과가 높다는 계산인 것이다. 혁신학교의 선별은 이미 학생 수가 다른 학교에 비해 적어 혁신학교에 유리하고 여러 가지 교육적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니 혁신학교 대다수는 혁신사업 이외에 다른 사업도 병행하고 있어 중복투자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문에 혁신학교는 더 잘 될 수밖에 없고 일반학교는 소외돼 차별적 교육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혁신학교 성과에 가려진 차별적 교육문제를 중시해야 한다. 소수 선별된 학교, 혁신학교가 아닌 더 불리한 입장에 놓인 일반학교 학생, 학부모의 갈증과 고충을 풀어야만 한다. 교육현장 측면에서 보면 선별적 복지 논란보다도 선별적 교육이 더 심각하다. 진보와 혁신이라는 구호 아래 교육의 기회균등이 차별화되고 있는 학교 현장은 고통을 묵묵히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일반학교 과밀학급 문제 해결부터 선별적 복지는 정치가가, 선별적 교육은 교육자가 풀어야할 매듭이라고 본다. 과밀학급의 문제해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과밀학급으로 구성된 학교는 교원 수도 부족하고 특별실도 부족하고 교무실도 협소해 학생 지도에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학교폭력도 이러한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끊임없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고, 교원들도 악조건에 놓인 학교 근무를 회피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혁신학교에 대한 발상을 전환해 문제가 적은 학교보다 문제가 많은 학교에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 가시적인 성과에 연연해하지 말고 교육적 배려와 성장에 초점을 둬야 한다. 과밀학급일수록 지원책을 더 늘려야한다. 불리한 여건에 놓인 학교일수록 혁신학교 모델이 돼야 한다. 교육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는 과밀학급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런 학교일수록 예산도 늘리고 교사도 늘리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혁신학교에 가려진 차별적 교육 문제는 혁신학교를 혁신하는 것부터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 헤드(1861~1947)는 교사를 네 부류로 나눴다. 보통 선생은 지껄이고, 좋은 선생은 잘 가르치며, 훌륭한 스승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가슴에 불을 지른다고 했다. 지금은 선생님 인플레이션 시대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선생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스승은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이다. 선생과 스승 둘 다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스승은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도 함께 가르쳐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국·영·수를 가르치는 교사는 선생이지만 국·영·수를 통해 인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스승인 것이다. 우리 교육현장에 선생은 있으나 스승이 없다고들 한다. 단순 지식만을 전달하는 선생은 있으나 인생길을 밝혀주는 스승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얘기는 옛말이 된 지 오래이며,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있다. 꺾일 대로 꺾인 교권으로 신음하는 교육현장이 매우 안타깝다. 일부 학생·학부모의 폭언 등 날로 심각해지는 교권침해와 선생님을 부정적 시각으로 곱지 않게 보는 현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정보화 사회라는 시대 환경과도 무관치 않다.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요즘 학생들은 지적 갈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광속의 인터넷을 이용해 학교와는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사이버공간에서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 자연히 학교에 대한 권위,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약화될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논어에 ‘술밥이 있거든 선생에게 먼저 드려라’라는 뜻의 ‘有酒食(유주식)이거든 先生饌(선생찬)’이라는 글이 있다. 여기서 사용된 ‘先生’은 ‘나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이라는 뜻이다. ‘집안에서 술밥이 익거든 어버이에게 먼저 드리고, 그 뒤에 형 또는 누나에게 드리고, 그 뒤에 자신이 먹도록 해라’는 가르침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先生’은 꼭 ‘나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변화의 속도가 느려 먼저 태어난 사람이 많은 것을 알고 있을 확률이 높은 옛날에는 ‘先生’이 ‘나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을 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변화의 속도가 빨라 먼저 태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오늘날에는 ‘先生’은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이 더 강하다. 지식 넘어 삶의 지혜 인도자 돼야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적합한 호칭이 없거나 딱히 부를 호칭이 없을 때 누구에게나 일단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풍토가 있다. 이러다보니 세상에 선생님이 너무 많아서 일반적인 호칭이 돼버렸다. 현재 우리 교육에 내재되어 있는 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교권을 확립하고 스승을 부활시켜야 한다. 그래야 가슴에 불을 지르고 영혼까지 움직이는 교육이 가능하다. 혼과 혼의 대화, 인격과 인격의 부딪힘, 정성과 정성의 호응, 정열과 정열의 만남이 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부터 선생님 대신 스승님이라고 부르는 운동을 펼쳐보자. 물론 스승에 대한 존경은 구걸하고 강요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교사로부터 변화의 물결이 시작돼 스스로 스승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교사 자신부터 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떳떳이 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참된 스승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품격과 자질, 소양을 갖춰 스승의 자리를 되찾는 일이 절실하다. 교사가 학생을 사랑으로 대하고 본인 스스로가 스승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정치중립과 선거양립 불가 교육현장 황폐화 근본 원인 교총은 지난해 8월 14일 학생, 학부모, 교원 등 2451명의 청구인단과 함께 교육감 직선제가 헌법 제31조 4항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위헌심판청구서를 냈다. 그로부터 22일 뒤인 9월 2일 전원재판부에 회부됐고 올해 3월 5일에는 청구이유보충서까지 추가제출한 상황이다. 이를 맡고 있는 소송대리인 전병관 변호사(법무법인 율전·사진)는 빠르면 연말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올 하반기 무렵부터 본격 심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늦어도 내년 초순경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전 변호사는 20년 간 법원에서 근무하며 4년 4개월 동안 헌법재판소 연구관 파견 경험을 갖고 있다. 서울고법 시절 연구관으로 2년 4개월, 수원지법 시절 부장연구관으로 2년간 헌법재판소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시스템, 내부처리과정을 잘 아는 만큼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지 등을 잘 아는 편이다. 그 독특한 경력으로 헌법재판소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국내 몇 안 되는 변호사로 꼽힌다. 이번 교총 소송대리인을 맡기 전 다른 헌소 건의 자문을 맡기도 했다. 전 변호사는 교육감 직선제 자체의 위헌성, 그리고 이로 인한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라는 두 가지 논리로 위헌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방교육자치는 지방자치로서의 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헌법 제31조 제4항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정치권력에 대한 문화적 자치로서의 속성도 아울러 지니는 만큼 결국 지방교육자치는 ‘민주주의·지방자치·교육자주’라는 세 가지 헌법적 가치를 골고루 만족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선거라는 정치행위 속성상 정치 편향적이고 이념적인 각종 교육행정과 정책으로 인해 학생들은 피해와 혼란 속에 빠져들게 되는데 그 근원적인 뿌리는 교육의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에 위배되는 교육감 직선제 조항에서 유래된다”고 강조했다. 즉, 고도의 정치적 행위인 선거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구현하려고 하려다 보니 논리적 모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 변호사는 “이런 점들을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판단해준다면 위헌선언은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 제31조 2항’이 왜 1962년도 개정 때 삽입됐는지 잘 떠올려볼 것을 주문했다. 해방이후 좌우 이념 대립이 극심한 시절 교육마저 정치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을 때였던 만큼 이 조항은 헌법에 반드시 필요했다. 지금 교육현장이 혼란스럽고 황폐해진 이유도 교육감 직선제로 헌법이 명시한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 것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 변호사는 “우리나라 정치적 환경, 선거현실을 고려할 때 현재 교육현장의 여러 부작용과 폐해, 부조리는 교육감을 주민 직선으로 뽑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 교육감 직선제가 교육의 민주주의적, 지방자치적 성격에 부합한다는 일부 반대론자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그는 “교육감 직선제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이상에는 표면적으로 부합하는 듯 보이나 그 실질적인 구현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우리 헌법이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보장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지방자치법 위반에 대한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 형을 선고받으며 직선제 이후 서울교육감 모두가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된 일들이 이와 무관치 않다고 봤다. 전 변호사는 “이는 선거라는 정치행위의 속성과 우리나라의 정치·선거 현실에 비춰볼 때 결국 교육감 직선제 조항 자체에서 기인하는 당연한 결과물”이라며 “교육계 일선의 혼란과 교육당사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교육감 직선제 조항은 하루빨리 위헌선언 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감 직선제에 등 돌린 敎心은 교총이 지난달 20~24일 전국 나침반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238명 온라인 설문) 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교원 다수는 현행 직선제를 폐지하고 학부모·교직원 등만 참여하는 제한적 직선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현행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현장 교원의 73.5%는 ‘폐지돼야 한다’고 답했다. ‘유지해야 한다’(23.5%)는 응답의 3배에 달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포퓰리즘·실험정책 남발 등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41.6%)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교육부·지자체-교육청 간 정책 방향 차이로 혼란·갈등 심각’(17.2%), ‘지나친 흑색선전 등 정치선거로는 교육대표자 선출 어려움’(10.1%)을 꼽았다. 그렇다면 가장 바람직한 교육감 선거제도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55.0%의 교원이 ‘학부모·교직원·교육행정가 등만 참여하는 축소된 직선제’를 선택해 가장 많았다. 18.9%는 대통령 임명제(교육위원회 추천 등)를, 13.0%는 시도지사-교육감 공동등록제(교육감 정당 미가입)를 꼽았다.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시도지사-교육감 후보 러닝메이트제(교육감 정당 가입)는 3.4%, 시도지사 임명제는 0.42%로 극소수에 불과해 거부감이 강했다. 한편 교육감 후보 자격 중 교육경력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95.4%로 절대 다수였다.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전문성’을 일정 수준 담보해야 현장과 괴리된 정책 남발을 막을 수 있다는 현장 정서로 분석된다.
‘정치교육감 폐해’ 들끓는 현장 법의 심판 이후에도 본질 외면 교원들 “임명제 때만 못하다” “임명제 교육감 때 정책들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직선제 교육감들이 너무나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조령모개 식으로 정책을 내놓으니 정책 자체의 신뢰도가 상당히 떨어집니다.” 경기 A초 교사가 갈수록 어지러워지는 교육현장을 한탄하며 내뱉은 말이다. 경기 B중 교사는 9시등교 시행 이후 이전보다 더욱 힘들어졌다고 불평한다. 교내 학부모들이 상당부분 맞벌이를 하는 상황에서 불합리한 방향으로 바뀐 부분에 대해 학교 탓만 일삼는 걸 다 받아주고 있고, 학교버스 시간부터 오전 프로그램 시간 조정까지 새로운 잡무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시행 2학기 째인데도 적응하기가 영 힘들다”며 “등교시간을 되돌려 달라”고 하소연했다. 학생, 학부모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특히 자사고, 특목고에 다니는 경우 이 학교들에 대해 편향된 시각을 가진 교육감이 언제 어떻게 규제를 걸지 몰라 노심초사다. 서울 C자사고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윤모 씨는 “이번 서울외고 사태를 보면서 남일 같지 않았다”며 “지정취소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교육청이 나서서 광고하면 그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얼마나 상처가 될까 걱정돼 내 마음이 다 아팠다”고 토로했다. 교육현장은 혼돈의 연속인데다 현직 교육감이 또다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직선제 이후 ‘교육감 직 박탈’은 이제 흔한 일이 돼버렸고, 마치 당연한 수순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내놓는 정책이 교육현장과 괴리감이 큰 ‘정치적 셈법’이 너무나 많아 ‘비교육적 정책’만 난무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직선제 이후 뇌물, 후보자 매수, 흑색선전,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교육감들이 줄줄이 중도하차하며 정치판보다 더욱 혼탁해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3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허위사실 유포로 벌금 500만원 형을 받고 교육감 직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아직 1심에 불과하지만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7인 전원이 유죄평결을 내리고, 재판부도 똑같이 판단한 만큼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조 교육감은 결과에 승복하지 못할망정 ‘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심원’이란 식의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아 빈축을 사고 있다. 공무에 참여한 애꿎은 시민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쇄도하는 건 당연지사다. 게다가 헌법소원을 통해 시간벌기에 나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미 이전에 합헌을 받은 사안으로 또 헌법소원을 내니 그럴만하다. 서울 D초 교사는 “떳떳하지 못한 것이 교육자답지 못하며, 같은 교육자라는 게 창피할 뿐”이라면서 “재판 후 소감을 밝힐 때도 국회의원을 대동하고 있던데, 이미 교육을 정치로 생각할 정도로 뻔뻔한 면모에 환멸감마저 느껴졌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정작 교육의 본질은 외면하고 자신의 공약인 혁신학교를 88개에서 100개까지 확대한다고 밝혀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예산도 두 배 가까이 대폭 확대 지원됐다. 학교운영비를 8%(학교별 평균 약 2000만원) 삭감해 자신의 공약에 따른 교육재정의 어려움을 학교에 전가하는가 하면, 지난해 2015년 예산편성 시 교원 맞춤형복지비, 초과근무수당 추가분(출장비, 특근매식비 등)을 2014년에 비해 50% 가까이 삭감 편성하며 교원에게까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총은 “학교 현장과의 소통 없는 일방통행적 예산삭감”이라며 “재정여건의 어려움과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맞춤형 복지비와 초과근무수당 추가분을 삭감한 것은 교원의 사기 저하를 가져올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8일에는 맞춤형 복지비 지급과 출장비, 특근비 등 초과근무수당 현실화에 대한 건의서를 서울시교육청에 전달·촉구하기도 했다. 교총은 “정치 교육감의 폐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교육감 직선제 헌법소원을 통해 교육기본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행동할지 다짐을 적은 나뭇잎을 행복나무에 붙여주세요.”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한터초등학교 4학년 1반 교실.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법무부가 개발하고 인실련이 인증한 ‘행복나무 프로그램’을 적용한 수업이 진행됐다. 이날 수업에서는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친구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우리 반의 약속을 정하기로 했다. 수업은 친구를 때리는 학생과 맞는 학생,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을 등장인물로 하는 역할극으로 시작했다. 이날 수업은 소수의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에만 초점을 두지 않았다. 대다수의 학생, 학교폭력을 보고도 방관하는 학생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각자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4~6명이 모둠을 이뤄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일명 ‘피라미드 토의’를 통해 하나의 의견으로 통일시켰다. ‘괴롭히는 친구를 말리고 선생님께 말씀드립니다’, ‘친구를 때리지 말고 잘못했을 때는 먼저 사과합니다’, ‘약한 친구를 도와줍니다’ 등 5개 모둠에서 의견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해 ‘친구를 도와줍니다’라는 우리 반의 약속이 정해졌다. 이 학급에서는 이미 세 번의 수업을 통해 ‘툭툭 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다함께 놀도록 합니다’, ‘바른말을 사용합니다’라는 약속을 정했다. 학생들은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나뭇잎 모양 스티커에 적고 칠판에 그려진 행복나무에 붙이며 수업을 끝냈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부와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학교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와 유형별 상황을 10가지로 선정, 상황별 역할극과 토의를 통해 학급 규칙을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홍지연 교사는 “학생들이 역할극을 통해 즐겁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방관자의 모습을 인지하고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처 능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행복나무 프로그램 외에도 학생 마음 다스리기와 언어 개선하기, 모의 재판 수업을 통한 학교폭력예방 활동 ‘웃어라 교실아 꿈꿔라 학교야’, 법의 의미와 준법정신에 대해 가르치는 ‘법친구! 행복한 우리’ 프로그램을 초등학생용으로 개발했다. 중학교 시기에 절정을 이루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별 대처 방법을 역할극, UCC제작이나 골든벨 퀴즈 등의 체험활동을 통해 배우는 ‘마음모아 톡톡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인실련의 인증을 받은 이 4개 프로그램은 법무부가 법질서 준수와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법사랑 학교’로 지정한 전국 797개초·중학교에서 지난 4월부터 운영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국 10만 여명의 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함에 따라 인성교육 확산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수업 차시별로 지도안과 학생 활동 자료, 동영상 등이 상세하게 마련돼 학교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어 교사들의 관심도 높다. 또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법무부가 현장 교원을 대상으로 권역별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법무부는 오는 11월까지 학교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전·사후 설문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도 진행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교폭력 상황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건강한 또래 중재자로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행복한 학교, 평화로운 교실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며 “프로그램 효과성 검증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