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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오늘 꽃다발을 한아름 받았습니다. 학생들 박수와 환호 속에 향기가 물씬한 꽃다발이었습니다. 꽃과 함께 받은 학생들의 감사 편지에는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고맙답니다. 존경한답니다. 그리고 베푸신 은혜를 영원히 간직하겠노라고 합니다. 참으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스승의 날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멘토의 날’이었습니다.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코멘트데이(코리아 멘토의 날)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멘토와 그들의 멘티가 다 함께 만나는 축제날입니다. 멘토와 멘티의 만남을 축하하는 뜻 깊은 하루였습니다. 분명 아름다운 날이었지만 아쉬운 면도 있었습니다. 왜 하필 멘토와 멘티라고 했을까요. 그 좋은 스승과 제자라는 말을 두고…. 특히 스승이라는 아름다운 고유 우리말이 있는데…. 그러나 곧 알게 되었습니다. 스승의 날이 그다지 기다려지지 않는 날이 되었다는 것을요. 검색창에 스승의 날을 쳐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선물 추천 바랍니다. 선물 때문에 엄청 고민했는데….”, “빤한 선물 지겹더라고요.”, “담임쌤이 이번이 마지막이라 해서 선물을 사줄까 하는데….” 아니, ‘사줄까’라니요!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아찔합니다. 어쩌다가 스승의 날이 이토록 불편한 날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에게 교사와 교수는 더 이상 하늘같은 스승이 아닌가봅니다. 어버이 같은 존재도 아닌가봅니다.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어버이 같았던 스승님. 제가 고등학생 시절 수학을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이. 혹시나 싶어 검색창에 그분의 성함을 쳐보았습니다. 참으로 반갑게도 은퇴하시면서 국가가 주는 ‘교육자 상’을 받으셨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습니다. 역시! 상 받으신 게 당연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선생님께서는 정말로 학생들에게 많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론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시고, 학생을 존중해주시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용돈도 주셨습니다. 제게는 멋있게 사는 인생의 비전을 주셨고, 그 분을 닮고 싶다는 간절함도 주셨습니다.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왜 저를 가르치신 많은 선생님들 중에 그 선생님이 스승님의 모습으로 떠올랐을까요? 아마 그분은 제게 지식을 전달해주신 지식중간도매상이 아니라 지혜도 전해주신 멘토였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삯을 위한 교육만이 아니라 삶을 위한 교육을 베푸신 스승이셨고, 무엇을 하며 사는가와 동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모델이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그리워졌고 찾아뵙고 싶어졌습니다. 꽃다발 사들고 감사하다는 말, 존경한다는 말, 그리고 저 역시 선생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직접 말씀드리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정보가 떴습니다. 스승님께서 이미 고인이 되셨다는 슬픈 소식이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진작 찾아뵙지 못한 죄송함에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셨지만 부족한 제자는 어리석게도 인간의 도리를 뒤늦게 깨닫고 말았습니다. 후회스럽고 부끄럽습니다. 제 자신은 스승님 살아생전에 꽃 한 송이 드리지 않았으면서 오늘 제자로부터 꽃다발 받고 좋아하고 있는 제 모습이 참으로 한심하고 창피합니다. 부끄러움과 그리움을 달랠 길 없어 또 한참 울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깨달음에 위안을 삼습니다. 이번 스승의 날에는 제 제자들로부터 선물 받을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그들 손잡고 건재하신 다른 한분의 스승님을 찾아뵙고자 합니다. 제 제자들 앞에서 스승님 가슴에 꽃 한 송이 달아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스승님을 제 제자에게 자랑하고 싶습니다. 닮고 싶은 스승님을 둔 저의 기쁨을 제 제자와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스승님을 어버이 같이 여기는 모습을 제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스승의 날의 고귀한 의미를 되찾고자 합니다.
요즘 교육당국의 ‘황당한 시간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공부를 못 하는 애들이 시간 계획만 세우다 세월 다 보낸다는 우스갯말이 떠오른다. 시간정책이란 임기 안에 성과를 내려는 교육부와 교육감들의 9시 등교, 9월 신학기제, 시간선택교사제, 방학분산제, 자유학기제를 말한다. 이들의 정책엔 ‘교육과정의 정상화’와 ‘공교육의 만족도 향상’ 등과 같은 거창한 구호가 걸려 있다. 그런데도 2014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200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학생 수가 648만1000명에서 628만6000명으로 줄었음에도 말이다. 혼동과 혼란으로 몰아넣는 어수선한 교육정책 5가지 교육감 직선제가 시행된 지도 9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학교는 혼란과 혼동의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가뜩이나 무상급식, 혁신고, 자사고, 학생인권조례시행으로 어수선한 학교는 언제쯤이나 정돈된 상태에서 운영될 수 있을지…. 나침반을 잃은 배처럼 오락가락하는 한국교육을 위한 평형수는 존재하기는 할까? 시간정책 1 _ 9시 등교 최근엔 몇몇 교육감들이 들고 나온 9시 등교 지침은 신통한 반응을 못 얻고 있다. 몇 몇 학교가 시행하고 있으나, 9시 등교를 시행하지 않는 학교가 더 많다. 일각에서는 9시 등교를 시행했다면, 수능시간도 늦춰야 한다는 비판을 내놓는다. 아침 일찍 깨어나 수능시험장으로 가야하는 학생들에게 9시 등교는 리듬의 불일치를 야기할 수 있고, 자칫 점수하락의 원인이 될 지도 모른다는 지적이다. 시간정책 2 _ 9월 신학기제 올해 초 정부가 도입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9월 신학기제’ 도입 등 학제개편도 대표적인 시간정책이다. 정부는 미국 등 세계 각국이 9월 학기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이에 발맞추어 국제 통용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으나, 정작 이 제도가 가져올 국민적 파급 효과에 대한 주도면밀한 검토와 고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봄에 새 학기가 시작하는 현행 3월 신학기제는 1961년 이래 54년간 유지되어온 제도다. 3월 신학기제는 진학과 수능은 물론 학생들이 졸업한 이후에도 취업과 군 입대 문제 등에도 연결돼 있다. 적어도 3대가 호흡을 맞춰오는 삶의 리듬이다. 별 탈 없이 이어져온 전통을 없애고 새로운 것을 도입한다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들으려 한 적이 없다. 그 흔한 설문조사조차 없었다. 한 해를 돌아보며 사색에 젖어드는 시기인 9월에 새로운 각오로 새 학년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정책입안자들은 상상이나 해봤을까? 단순히 새 학기만 가을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에 맞춰 가정도 사회도 경제도 산업도 의도치 않은 변화를 맞아야 함에도 말이다. 이런 중차대한 제도를 바꾸는 이유가 고작 외국 유학생 유치 증가를 위해서라는데 아연실색한다. 9월 신학기제를 도입했을 경우 한국어가 공영어인 우리나라를 떠날 한국인 학생 수가 많을 것인지, 유입될 외국인 학생 수가 많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따져나 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1월 1일에서 12월 31일까지인 국가회계기간은 왜 미국처럼 9월에서 이듬해 10월로 바꾸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 정책을 이렇게 조령모개식으로 바꾸어도 되는 것일까? 시간정책 3 _ 시간선택 교사제 ‘시간선택 교사제’ 도입 역시 이와 유사한 탁상공론식 정책의 표본이다. 현재 학교에는 방과후교사, 특기적성강사, 외국어보조교사, 영어회화전문강사, 영어전담교사, 체육전담교사, 체육전문강사, 사서교사 등 수많은 종류의 교사들이 있다. 여기에 시간 강사 그리고 보조교사, 인턴교사까지 있는 상황이다. 이런데도 몇 시간 수업만 하고 퇴근하고도 월급을 받는 ‘시간선택제 교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교사가 편한 시간에 수업만 몇 시간 하고 사라지면 학생들에게 정작 필요한 진로 상담이나 생활지도 그리고 인성지도나 방과 후 활동에 관한 업무는 어떻게 될까? 교원 정원이 모자라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정규직 시간제 교원을 채용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시간을 쪼개서 정규직 공무원 일자리를 늘려보겠다는 황당한 발상과 다름이 없다. 시간정책 4 _ 방학분산제 봄방학(5월), 여름방학(7~8월), 가을방학(9~10월), 겨울방학(12~1월), 학년말방학(2월). 지난 3월 경기도교육청이 부여한 단기 방학 명칭들이다. 경기교육청은 교육과정의 정상화, 학습과 휴식의 균형, 학습과 체험의 유의미한 연계를 통해 공교육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방학분산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학교별·지역별 교육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교육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에 자율성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청 차원에서 우수사례를 공모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학교의 자율적 선택을 도외시한 강제적 조치다. 시간정책 5 _ 자유학기제 자유학기제는 또 어떨까?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만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시행되는 제도로 점수화된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적성을 바탕으로 진로를 탐색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중간·기말고사 시험을 없애는 다소 급진적인 정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시행에 따른 성과 분석이나 검증이 필요한 제도다. 그런데도 서울시 교육청은 여기에 한 술 더 떠 고교생을 대상으로 자유학년제를 실험하겠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고등학생들에게 학습과 시험 성적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삶과 자신에 대한 진지한 탐색, 집중과 몰입의 시간 속에서 참된 지혜와 용기를 키울 수 있는 창의적인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안타깝지만 시험을 없애기 위해 온갖 미사여구를 다 써넣은 듯하다. 시험을 없앤다고 과연 지혜와 용기가 키워질까? 또 대안학교에서 1학년을 지낸 일부 학생들은 2,3학년은 자기학교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 경우 그들이 겪게 될 불안정한 학창시절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교육은 일관성과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변화만이 교육의 발전을 가져온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거창한 구호만 난무… ‘매력’을 갖추는 것만이 공교육이 살 길 [PART VIEW] 조기 유학을 선택하는 초등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언론 보도가 간간히 나온다. 하지만 인구 감소로 인한 절대적인 수치일 뿐 그 비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초·중·고생 2만4000여명이 외국의 학교로 중장기 유학을 떠나 있는 상황이다. 1년 단기 유학생은 몇이나 되는지 누적 통계조차 없다. 초중등 교과 과정에 있는 학생의 유학 비율은 멈출 줄 모르고 증가하는 추세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칭찬한 바 있는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부모의 학력보다 자녀의 학력 상향 이동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나라를 탄생시켰다. 부모보다 고학력인 자녀가 61%인 반면 저학력인 자녀는 3.5%에 불과하다. 한국은 신분 상승을 위한 교육의 사다리가 가장 잘 갖춰진 나라가 되었으며 교육 수요자의 눈은 그 어느 나라 국민보다 더 높아져 있다. 교육의 질에 만족하지 못한 이들이 더 매력적인 교육을 찾아 떠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4년지대계’는 물론 1년 계획도 제대로 못 세워 갈팡질팡만 하는 한국의 교육 정책 현실이다. 전시성, 선심성 메뉴만 늘어놓다 예산부족으로 언어 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정작 필요한 원어민 교사는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시간 탓을 하는 모양새다. 하다못해 국민 전체 삶의 시간표를 바꾸려 하니 말이다. 이처럼 소란스럽기만 하고 구호만 휘날리는 매력 없는 교육에 어느 누가 자식을 맡기고 싶을까? ‘기러기’가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교육 현실이다. 교육부의 설익은 교육 정책과 민선 교육감들의 단기 홍보성, 전시성 교육 정책으로 인해 학교는 점점 지쳐가고 멍들어 가고 있다.
사진 한국교총 제공 ------------------------------------------------------------ 좌담회 참석자 오성택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공동집행위원장 김무성 한국교총 정책본부장 겸 공무원연금법추진단장 ------------------------------------------------------------- 도대체 얼마나 더 내고 덜 받게 되는 것일까. 공무원 염금개혁을 둘러싸고 첨예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공무원연금 대타협 기구가 출범했지만 3개월간 파행과 갈등을 벌이다 결국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타협기구는 ▶ 재정추계 모형(개혁안이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통계 모형) ▶ 기존 연금 수급자의 5년간 수급액 동결 ▶ 연금상한제 폐지 등 합의점을 찾기도 했다. 교육계에서는 교총이 주도적으로 나서 연금에 교직 특수성을 반영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공무원연금개혁 대타협기구에서 논의됐던 현안들을 중심으로 그간의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을 좌담회 형식으로 짚어봤다. 이번 좌담회에는 공무원연금개악저지에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던 오성택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 공동집행위원장과 김무성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이 참석, 도움말을 줬다. ◆ 공무원 연금 개혁으로 직업공무원제도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다. 어떻게 봐야 하나. 오성택 공투본 공동집행위원장(이하 직책생략) = 정부와 여당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공무원 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고용주로서의 의무보다는 오로지 연금수지 적자만 부각시켜 연금의 본래 기능인 노후 적정생활 보장 및 후불적 임금 성격을 약화시키려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처사다. 공무원연금은 관료제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영리 및 겸직 금지, 정치활동 금지, 노동기본권 제한 등 신분 제한에 따른 종합적인 보상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이다. 정부나 여당이 공무원들을 세금도둑으로 몰아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무성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이하 직책생략)= 어쩌다 공무원이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제안 된 연금개혁안을 보면 모두 공무원연금을 단순히 더 내고 덜 받는 형식의 차원을 넘어, 국민연금과의 통합을 전제로 한 구조개혁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는 데 심각성이 있다. 저는 이것이 직업공무원제도의 근간을 붕괴시키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직사회 붕괴를 초래할 심각한 상황이다. ◆ 국민대타협기구에서 연금법 개정 논의가 있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이유는. 오성택= 대타협기구에서 가장 쟁점이 된 부분은 대략 4가지였다. 첫째, 2009년도 연금개혁에 대한 평가 절하 부분이다. 2009년 실시된 연금개혁은 공무원노조 단체가 참여한 일명 ‘셀프개혁’이기 때문에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국민연금의 적정한 소득대체율이다. 국민연금이 1988년 만들어 질 때 소득대체율은 76%였으나, 이후 개혁을 통해 40%까지 낮춰졌다. 우리는 노후에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OECD평균인 50%는 유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쟁점이 됐다. 셋째, 잘 아시다시피 정부의 연기금 부당사용이다. 연기금을 잘못 운영해 재정건전성 문제가 발생한 이유의 일차적 책임은 정부인데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희생과 고통분담을 강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재정추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부분도 합의를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 됐다. 김무성=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시한 방안 모두 국민연금 구조를 공무원연금에 적용하는 구조개혁 방식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신규임용자와 재직자를 분리해 신규임용자는 국민연금 산식을 적용토록 하였는바, 이는 공직자 세대 간 갈등 유발 등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여야안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소득재분배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재직기간이 길고, 평균보수가 하위직보다 높은 교육직이 피해를 보게 된다.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었다. ◆ 정부여당이 적극 검토하고 있는 김태일 안과 김용하 안에 대한 평가는? 오성택 = 김태일 교수(순천향대)안은 공무원연금을 다층화하고 신구(新舊) 공무원을 분리하려는 구조개혁방안으로서 장기적으로 국민연금과 통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신구공무원을 분리해 기여율은 기존공무원 10%, 신규공무원 4.5%(국민연금과 동일), 지급률은 기존공무원 1.25%, 신규공무원 1%(+저축계정(공무원 4%, 정부 2% 매칭))로 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그리고 전체 연금에 대해 소득재분배기능을 도입하는 것이다. 반면 김용하 교수(고려대)안은 구조개혁을 포기하고 신구공무원 모두 동일하게 기여금 10%, 지급율 1.65%로 하면서 국민연금에 해당되는 4.5%만큼 소득재분배기능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두 안을 단순 비교하면 김용하 안에서는 신구공무원 분리를 철회한 반면에 김태일 안은 신구공무원을 분리하고 있어 문제다. 둘 다 직업공무원제로서의 연금 보장 기능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연금재정 또한 더욱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리는 보고 있다. ◆ 대타협 기구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 김무성 = 공무원연금이라는 전체 틀 속에서 교원들의 연금문제가 묻혀 함께 논의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교원들의 연금 특수성이 간과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에게 왜 교원들의 연금이 다를 수밖에 없는지 이해시키고 관철시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이 때문에 교총은 활동기간 동안 여야 정치권은 물론 인사혁신처 등 주무부처를 방문, 교원들이 그동안 보수, 수당, 복무 등 인사정책적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타 공무원에 비해 소외되어 왔던 점을 설득시키는데 주력했다. 오성택= 처음엔 대타협기구 내에서도 교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교총이 중심이 돼 교직의 특수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이후 진지한 의견개진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연금 상한제 폐지 등은 교총의 공이 제일 컸다. 국민들도 교원들의 주장에 많이 공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교원의 경우 고액 연금 수령자가 많다는 점이 논란이 된 것으로 아는데. 김무성 = 지금 많은 교원들은 정부 및 정치권의 연금개악 시도에 매우 큰 상처를 받고 있다. 국가건설자로서 국가에 이바지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세금도둑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이 줄어드는 게 문제가 아니라 교원이 자존감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점에 교원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오성택 = 교원들의 고액 연금을 비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연금수급자 현황분포를 보면 교원의 분포가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며, 이로 인해서 일반직공무원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또 일부 교원 퇴직자들이 연금 수령액을 부풀려 주변에 이야기 한 것이 반감을 일으킨 것 같다. 그러나 연금개혁 대타협기구에 참여 하면서 이 같은 일반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공무원연금은 소득비례연금제도로 탄생했기에 이에 따른 연금 격차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연금개혁은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다. 특정 집단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급자?재직자?신규자 모두 같이 고통을 분담하면서도 국민과 공무원을 만족할 시킬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 교총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김무성= 우리 교총은 이번 연금 개악 저지 투쟁을 벌이면서 공투본과 함께 국민대타협기구 구성에 적극 참여했다. 투쟁과 타협이란 투 트랙으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 결과 지난 2014년 정부 및 정치권이 연금법 개악을 강행하려던 계획을 저지할 수 있었다. 특히 연금 불입액을 더 내더라도 현행 소득대체율을 유지하자는 공식 제안을 통해 여당의 대폭적인 기여율 인상 및 지급액 삭감 방안에 적극 제동을 걸었으며, 교원의 특수성을 최대한 관철시켰다. ‘연금수령 300만 원 상한제 도입’을 철회시킨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성택 = 공투본과 함께 퇴직연금과 저축계정 도입을 저지한 것을 성과로 꼽고 싶다. 새누리당안에 따르면 퇴직수당마저도 20년 동안 나눠주도록 퇴직연금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퇴직연금 및 저축계정을 도입해 사적연금 시장을 활성화하고 궁극적으로 공적연금제도를 약화시키겠다는 의도이다. 교총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큰 힘이 됐다. ◆ 지난해 11월과 올 3월 두 차례 대규모 집회를 통해 공무원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성과가 있었는가. 김무성= 협상과 투쟁 등 합리적인 방법으로 교원들의 의사를 결집시키는 방안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다만, 국회에서 개최되는 실무기구 및 연금특위의 진행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어, 대규모 집회보다는 실질적인 국회 방문활동과 시·도교총 등 지역적 특성에 맞는 다각적인 의사 결집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오성택 =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에 많은 공무원들이 공분을 느끼고 참여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리 없이 대규모 집회를 마무리 했고, 공투본의 대오가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강력한 효과라고 생각한다. 향후 공적연금투쟁에 동력으로 작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 신규 임용교사등 젊은 공무원들은 노후를 불안해한다.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무성 = 교총은 모든 연금개혁에 있어 젊은 교원들의 불이익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규교사와 기존 교원을 분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으며, 안정된 노후를 위한 적정 소득대체율 마련과 교직의 특수성을 감안한 인사정책적 측면 까지 다양한 개선방안을 정부와 정치권에 주문하고 있다. 교총의 연금 대응 활동이 더욱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학교현장의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젊은 선생님들도 방관만 하기 보다는 교원단체 가입 등을 통해 결집된 힘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오성택 = 신규공무원들은 2009년 개정 당시에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연금개시연령이 65세(기존 공무원은 60세), 유족연금도 60%(기존 공무원은 70%)로 차별화되었다. 만약 정부 여당안 대로라면 신규공무원들은 사실상 연금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정도로 엄청난 불이익을 보는 것이며, 재직자에게도 마찬가지로 많은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는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을 흔드는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이제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실무기구로 공이 넘어갔다. 남은 과제는? 오성택 = 실무기구는 활동시한을 한정하지 말고 충분히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개진되고 수렴되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재정건전성 문제만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즉, 공무원연금의 재정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고용주로써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부가 잘못 운영하여 발생한 기회손실비용 및 부당사용금액을 단순히 보전하는 형태가 아니라 공무원연금의 재정 불안정 원인을 분명히 규명하고 보다 체계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김무성 = 이번 연금법 개악 저지 투쟁을 하면서 이미 연금을 33년을 다 불입했거나 상대적으로 손해가 적은 고경력 교원들이 앞장서 활동하고 있는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 후배들에게 짐을 떠넘기는 선배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동참해 주신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교총 역시 책임 있는 교원 단체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2030’ 대 ‘5060’으로 양분된 이른바 ‘세대 간 전쟁’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국가 1위를 차지했다. 우리의 고령화 진전속도는 불과 17년 정도로 미국 75년, 프랑스 115년, 스웨덴은 85년 등에 비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빠른 고령화 속도는 급속한 세대 간 단절을 야기한다. 특히 세대 간의 가치관, 인식, 태도 등의 차이가 중심이 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의 세대 간 갈등은 희소한 사회적 자원과 한정된 기회의 분배 및 통제를 둘러싼 경쟁적 이해관계의 갈등으로 변하고 있는 추세이다. 때문에 동 시대를 살아가는 서로 다른 세대의 사회 구성원들 간에 극명한 이해관계의 대립, 의식과 행동의 부조화 및 소통의 부재를 초래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걸친 심각한 갈등 양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18대 대선을 계기로 세대 간 갈등은 사회분열의 핵심 축으로 대두되었다. 선거 결과, 20~30대와 50~60대 간의 가치관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 한국 사회가 2030 대 5060으로 양분된 이른바 ‘세대 간 전쟁’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대갈등은 2010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종합 일간신문 기사와 미디어 뉴스, 월간지 및 주간지, 언론 세미나 강의를 총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포털사이트를 검색 결과, 세대갈등·통합 등 세대문제와 관련된 키워드 기사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약 1만 건을 초과하였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됨에 따라 고용구조와 산업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되며 이 여파가 사회·문화적으로도 확대될 것이다. 이는 일자리, 연금 등 한정적인 경제적 재화를 둘러싼 세대 간의 갈등이 베이비부머의 은퇴 이후 본격화 될 것임을 예측하게 한다. 이렇듯 세대 간 갈등은 정치·경제·사회·문화·가족관계 등 사회체제 전반에 걸쳐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세대 간 갈등 및 세대통합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점의 대응 방안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사회 각 국면에 걸쳐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고 상호이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즉, 세대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치유적 관점에서 교육을 통해 세대 간의 소통과 상호이해 능력인 세대공감 능력을 길러냄으로써 다양한 세대가 서로 협력하고 공동체의식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고령세대와 젊은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매우 미비한 실정이며 세대 간 이해와 협조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체제도 불충분한 실정이다. 세대의 벽을 허무는 ‘세대공감’ 교육 현재 학교에서 다루고 있는 세대 문제는 일부 도덕, 사회과목 수업시간에 어른을 공경해야 할 필요성 정도를 가르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효성 있는 교육이 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 초·중등학교의 다양한 정규 교육과정 속에 노령화에 대한 기본적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내용들을 포함시키고,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현실적 사례와 시각적 자료 등을 통해 고령세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을 키우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가 함께 하는 경험이나 기회 자체가 부족한 상태이므로 서로에 대해 알 수 있고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일부 노인단체나 노인복지관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서로 다른 세대 간의 대화 모임이나 젊은 세대와 노인세대 간의 1:1 매칭 활동, 함께 하는 식사나 산책, 어르신 자서전 대필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실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독거노인들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활동을 봉사활동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고령층과 젊은층이 상호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지원하는 ‘세대공감 교육’은 세대갈등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인성교육의 중심축을 담당할 세대공감 교육 금년 들어 인성교육진흥법이 발효되면서 인성교육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노력이 증폭되고 있다. ‘인성교육’이 타인·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핵심 가치로 예(禮), 효(孝),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는 서로 다른 세대를 존중하고 공감·소통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세대공감 교육과 직결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노령집단과 젊은 학생집단 간에 세대 간 단절이 크게 발생한 경우, 학생들이 친구들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세대의 경험을 들으며 공감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세대공감 교육은 인성교육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일부 매체를 통해 소개되어 주목받은 바 있는, 온라인을 통한 세대공감교육 프로그램으로써 메모로(MEMORO)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일명 ‘기억의 은행 (Bank of Memories)’으로도 불리우는 메모로는 2007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 17개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국제 비영리단체 활동이다.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지나간 삶의 기억과 지혜를 인터뷰하여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 온라인을 통해 세계의 모든 이들과 공유하는 메모로 활동은 비교적 간단하고 접근성이 높아 활용도가 큰 것이 중요한 장점이다. 젊은 세대가 기억 수집가(Memory Hunter 혹은 Memory Seeker - 인터뷰어) 역할을 맡아 어르신들의 과거 삶의 경험을 5분 정도 짧은 길이의 인터뷰 동영상이나 음성 형태로 수집한 후 사이트(www.memoro.org)에 공개한다.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 음성녹음기 등만 있으면 누구나 메모리 헌터가 될 수 있는데, 지난해 처음 한국에 소개돼 현재 35개 중고등학교가 시범적으로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온라인 세대공감 프로그램 '메모로(MEMORO)' [PART VIEW] 기존의 세대 간 활동은 노인들에게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가르쳐 주는 활동이거나 경로잔치를 열거나 혹은 말벗이 돼 드리는 등 어르신들을 피동적이고 취약한 존재로 보는 경향이 많았다. 반면 메모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봉사해야 할 대상으로서가 아닌, 경험이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한 시대를 살아온 존중받아야 할 어른으로 어르신들을 생각하게 된다는 점에서 메모로가 새로운 세대공감 인성교육으로 주목 받고 있다. 실제 이 활동에 참여해 일제 강점기 삶에 대한 동영상을 촬영해 본 학생들은, 교과서에 몇 줄 쓰여져 있는 과거 역사 이야기보다 훨씬 생생하게 그 시절에 대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고,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해 준 소중한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심이 생겼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선 학교에서 메모로 활동을 지도한 지도교사들은,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의 참여의사를 보고 놀랐다면서 어르신들의 지혜를 들을 수 있는,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인성교육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메모로 프로젝트가 단순히 어르신들의 기억을 영상에 담는 것만이 아니라 반세기 이상 벌어져있는 세대 간의 연결고리 역할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학생들이 촬영해 온 동영상에는 지역에 사는 어르신들의 다양한 인생사가 담겨있어 교사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활동임을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협력관계 측면에서 볼 때, 학생들이 어르신을 만나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학교가 지역의 노인복지관, 노인정, 양로원, 요양시설, 주민센터 등과 협력하여 서로 다른 세대 간의 만남을 주선하게 됨에 따라 좋은 교육활동을 한다는 칭찬과 협조를 얻게 되어 학교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긍정적 반향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여러 세대 간에 상호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세대공감 교육’은 사회 각 부문에서 발생하는 세대갈등의 저변을 관통하는 핵심역량 교육에 해당하며 세대갈등으로부터 비롯되는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세대공감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 내 다양한 교육자원들을 활용하여 다양하고 현실성 있는 세대공감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교과연구모임-영어동아리1] “학생들이 영어를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을 가진 교사들이 경기도 책읽기 교과교육 연구회를 통해 모였다. 온라인 카페를 통해 만나 영어원서를 읽던 교사들의 모임이 3년 전 경기도 교육청의 지원을 받으며 지금의 교과교육 연구회가 됐다. 책읽기를 교과목과 접목해 더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한 연구회다. 세 명으로 시작한 모임이 지금은 카페 회원만 2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정기적인 모임에 20~30여 명은 꾸준히 참석 하고, 많을 때는 60명까지 모인다고 하니 교사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수업을 제공하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이 아닐까? 다양한 수업으로 지루할 틈이 없죠 “I'm Genie, Say what you wish." 알라딘(Aladdin)역할의 아이가 앞에 있는 요술램프를 문지르자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요정 지니(Genie)가 무대 뒤에서 나타나며 말했다. 조금은 어설픈 상황이지만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학생들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학생들의 입에서 나오는 영어대사에 막힘이 없다. 초등학생의 뮤지컬이라기에는 영어의 발음이나 억양, 표현력이 참 좋았다. 영어뮤지컬을 진행한 상동초 주혜영 교사는 책읽기 교과교육 연구회에 참석하며 수업방법을 바꿨다. 특히 머릿속으로만 아는 영어를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아이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역할극을 수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전엔 교과서를 읽고 쓰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어요. 아이들이 지루해 할 때가 많았죠. 하지만 연구회 참석 후 교과서뿐 아니라 동화책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역할극과 같이 몸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이 변하자 아이들도 달라졌다. 영어에 흥미를 갖지 못했던 아이들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회원들은 학생들의 이러한 변화를 이끌기 위해 한 달에 두세 번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재밌는 수업모형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영어이솝우화나 키다리 아저씨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동화책을 읽으며 거듭되는 수업에 새로운 컨텐츠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 보드에 그림을 그려 표현하는 스토리북 만들기, 스토리와 그림을 매칭 하는 카드게임, OHP필름을 이용한 인형놀이, 그림자를 통한 인형극 등 일일이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교수법을 개발해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연구회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수업모형 개발을 위해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원어민과 그룹별 Free talking과 영어작문을 학습하는 ‘원어민과 한국인 교사와의 Co-teaching(협동 통합 학습)’프로그램을 비롯해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통해 수업 정보를 나누고 다문화 체험, 뮤지컬 관람 등 워크샵을 진행한 후 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연구회는 이처럼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수업모형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날카로운 비평 통해 좋은 수업 만들어요 연구회에서는 수업 모형 개발뿐 아니라, 서로의 수업을 참관한 뒤 비평의 시간도 갖는다. 최근에는 ‘Matching Game’이라 이름붙인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을 비평하며 의견을 나눴다. 연관된 영어단어를 매칭 시키는 놀이 교수법인데, 동화책 ‘Bill cates’를 읽고 여러 가지 직업과 그 가치를 영어카드로 매칭 시킨 후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수업 진행의 어려움과 아쉬움을 이야기 하는 당사자의 자기 성찰이 이뤄지고, 참관한 교사들이 느낀 장단점을 들으며 열띤 토론을 한다. 부원초 임흥자 교사는 “성찰과 비평은 수업의 질을 개선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수업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춰 영어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신장시킬 수 있습니다.”라며 수업비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회에서는 단순히 1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3차 비평까지 거듭하며 완벽한 수업 모형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작년에는 총 5회의 공개 수업과 4회의 비평, 8회의 수업컨설팅을 실시하며 다른 교사의 수업참관을 통해 좋은 점은 본받고 미흡한 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애썼다. 연구회는 앞으로 책읽기 수업 모형 및 자료를 다른 학교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홍보, 보급하고 영어 말하기 대회나 퀴즈대회를 학교 간에 연계해 진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부터 책을 구입하고 자료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위해 사용했던 경기도 교육청의 지원금이 중단돼 아쉬워하고 있다. 모임이 좀 더 활성화 돼 교사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 더욱 유익한 수업을 고민하는 발전된 연구회가 되길 기대한다.
“제 이름이 좀 남자 같죠?” 김필식 동신대 총장이 건넨 명암 속에 ‘끝낼 필(畢)’자가 눈에 띈다. “어머니가 딸만 내리 셋을 낳자, 딸은 그만 낳으라며 셋째 딸인 제 이름에 ‘畢’자를 썼어요.” 그 덕이었을까? 밑으로는 남동생(김황식 전 총리)을 얻었다. 훗날 한 스님이 ‘이름이 참 좋다, 무슨 일을 하던 끝을 보겠다’라는 말을 듣고, 그때부터 ‘끝내주는 총장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며 웃었다. 학생이 최우선이라는 전(前)총장(남편 故이상섭)의 뜻에 따라 학생들을 위한 시설을 우선하다 보니, 총장 집무실은 도서관 건물 2층에 임시로 마련되어 있다며 웃는 김 총장의 모습은 영락없이 우리네 어머니를 닮아있었다.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등산을 하고, 카톡도 주고받으며 ‘스킨십 행정’을 펼치고 있는 김 총장. 인터뷰를 위해 장소를 옮기는 동안 그녀는 구수한 사투리로 학생들에게 말을 건넸다. “어려운 일 있으면 먼저 교수님 찾아가고, 그러안허면 어머니 총장님 찾아오면 돼, 잉? 알것제?” 연임을 하셨다. 이번 임기 계획은 무엇인가. 첫 임기 4년은 ‘하루 3가지 감사하기, 1주일에 3가지 선행하기, 한 달에 3권 책읽기’를 골자로 한 ‘드림 투게더 333’을 통해 인성 교육에 주력했다. 앞으로 4년은 실무에 강한 대학, 소통하는 대학, 실천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실력 동신’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실무능력을 잘 갖추도록 교과과정을 다듬고, 열린 마음과 글로벌 마인드로 강한 실천력을 가진 대학으로 거듭나고 싶다. 흔히, 사회 초년생들에게 ‘대학에서 뭘 배웠냐.’는 말을 많이 하는데, ‘동신대 출신은 다르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드림 투게더 333’을 비롯해 특강에서도 학생들에게 독서를 특히, 강조했다. 이유가 있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인생을 좀 더 윤기 있게 살기 위해서는 독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 이광수, 앙드레지드 등 학급문고를 읽으며, 정서적 도움을 많이 받은 개인적인 경험 또한, 독서를 권하는 이유다. “모든 Reader가 Leader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Leader는 Reader라는 말도 있지 않나.” 학생들에게 특별히 권하고 싶은 책은? 365 Thank You라는 책을 권한다. 경제적 위기, 소원해지는 자식들, 이혼, 동료들과 적대적 관계 등 최악의 상황에 처한 망해가는 로펌의 변호사인, 저자 존 크랠릭이 불평불만을 하는 대신, 15개월간 365통의 감사편지를 쓰면서 인생이 달라진 경험을 담은 책이다. 감사하며 산다는 것이 삶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과 독서클럽을 운영하는 등 관계가 돈독하다고 들었다. 2010년부터 독서클럽을 만들어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함께 등산을 하고 카톡도 주고받는 등 학생들과 늘 가까이 하는 ‘스킨십 행정’으로 어머니 같은 총장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거엔 총장이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군림하는 자리였지만, 지금은 학생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서 환영받는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대하려 노력하다 보니, 잘 따라주는 것 같다. 광주전남 지역의 대학들 중 높은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비법이 뭔가. 학교에서 여러 가지 공부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부주제를 정해 그룹을 만들면 대학에서 지원해 주는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 ASP(After School Program)가 활성화되어 있다. 더불어 취업스펙을 갖추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마일리지 장학금제도,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해외연수와 해외봉사 등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도록 힘쓰고 있다. 지방대가 위기라는 말을 많이 한다. 동신대만의 위기 극복 방안이 있나.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해 간다면 위기를 피해갈 수 있지 않겠나. 다행히 우리 대학은 인근에 한전, 농어촌공사 등 큰 공공기관 16개가 이전하면서 그 중, 13개 기관과 협약을 맺어 채용 시, 지방의 우수한 인재들을 우선 채용하는 등의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도 꾸준히 선정될 수 있도록 지표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교수님들과 임직원들이 밤낮없이 애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하루하루 가슴 설레는 삶을 살고, 꿈을 크게 가져라.” 입학식 때나 신입생들 특강을 다니면서 학생들에게 꼭 하는 말이다. 여러분은 세계 72억 명의 인구 중 한 명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들이다. 가슴 설레는 일,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꿈을 위해 투자하고, ‘무엇이 될 것인가’와 함께 ‘어떤 삶을 살 것인가’도 생각하며 작은 일 하나에도 감사하는 삶을 살기 바란다.
오늘날 교사들은 힘들다. 일반 직장인들보다 일찍 학교에 출근하여 등교지도, 아침 조회에 이은 학생 출결파악, 수업준비, 하루에도 몇 건씩 쏟아지는 각종 행정 공문 처리, 수업과 학생생활지도에 관련된 각종 교내 위원회 참석, 교사마다 할당된 고유 업무를 위한 각종 출장, 학생 수행평가 준비 등을 하면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간다. 이뿐만이 아니다. 직장인들에게는 달콤한 휴식시간인 ‘점심시간’에는 급식지도를, 일반 직장인들의 시기어린 질투의 대상인 ‘방학’에는 학생지도와 교원능력 향상을 위한 각종 연수에 참석한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교사란 어떤 존재일까?’ 교사는 계층 및 사회 통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활동을 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학생 한사람 한 사람의 고귀한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성직(聖職)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獨學孤陋(독학고루)라는 말이 있다. ‘스승이 없이 혼자 배운 사람은 식견(識見)이 좁아 몹시 고루(固陋)함’을 일컫는 말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역시, 같은 의미이다. 즉, 훌륭한 스승 밑에서 배우고 자란 사람이 큰 인물이 된다는 조상들의 유언이다. 고대 헬레니즘 세계의 창시자였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스승이 누구였던가. 당대 최고의 학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이다. ‘문화와 예술, 학문’을 중요시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훌륭한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결과, 후일 동서양의 세계문명을 융합하여 꽃피우게 한 세계를 창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반화의 오류, 교육활동 부작용만 부각되는 이유 그럼 세계화와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최대한 확장된 2015년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 최근 뉴스를 보면 ‘학생은 교육현장에서 피해를 보는 존재’로 각인되는 듯하다. 물론, 지난 수십여 년 간, 안정되지 못했던 정치 환경과 최선의 결과만을 추구하는 산업화 시대의 영향을 받아 교육현장이 학생들의 자율권과 개성을 최대한 존중해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촌지를 받는 극히 일부 비리교사들로 인해 대다수 교원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고, 특정한 일부 교사들의 체벌사례를 마치 학교현장에 만연된 듯 인식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셀 수 없는 교육활동 중에 유독, 교육활동의 부작용이나 학생 인권 침해 피해 사례가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답은 ‘사회계층간의 빈부 격차 심화’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과열된 경쟁’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학창시절 ‘바르게 사는 법’, ‘규칙과 질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간다. 그런데 학교를 떠나 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바르게 사는 법’이 자신에게 결국 피해가 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나는 정직하게 살았는데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결국 열심히 사는 사람이 피해를 본다’는 인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너도 나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자 하는 ‘대학입시 경쟁’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고, 지금은 특목고, 자사고 등에 진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4학년부터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리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암울한 현실의 반복, 힘 빠지는 교사들 그런데 교사들은 누구인가? 이 땅의 대다수 교원들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계층과 지역적 차이에 따라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배운 지식을 아낌없이 전수하며 학생들이 올바르게 자라도록 인도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교원의 역할을 다른 사회 구성원들 중 누가 대신해 줄 수 있을까? 사교육기관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만큼 ‘대가’를 받는다. 우수한 성적과 입식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인성’보다는 ‘성적’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성적’만을 추구하고, 좋은 결과를 얻어 명문대학으로 진학한 대학생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게 했던 사례를 우리는 볼 수 있었다. 공부해서 잘되면 ‘내가 잘해서 된 것’이고, 좋은 대학 진학에 실패하면 ‘학교교육으로 책임을 돌리고’, ‘대학생이 되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면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못 배운 탓’으로 돌리는 암울한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성공은 ‘나의 노력’ 덕, 실패는 ‘나의 환경과 제도’ 탓 오늘날 학교현장 및 교사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은 상당부분 그 원인을 ‘학생 자신이나 가정환경’에서 찾아보지 않고, 학생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 혹은 ‘교사’에게로 돌리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심리학에서는 개인의 성향인 태도나 특성에 대하여 다른 사람에게 무의식적으로 그 원인을 돌리는 심리적 현상을 투사(Projection)라고 한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개인의 성공은 ‘자신의 노력’ ‘나의 우월성’에서 찾고, 실패는 ‘나를 둘러싼 제도 및 환경’에서 찾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나는 가급적 동창회나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모인 사적 모임에서는 교원(敎員)임을 드러내지 않는다. 일부 사람들이 ‘자신이 불행하게 사는 것’, 아니 모자라 ‘내가 이렇게 된 것’을 00학교 시절 교사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 현실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하지만 본인이 불행하게 된 원인은 대부분 ‘본인 자신’에게 있었으며, 학교는 ‘본인이 공부를 못하게 만든 곳’, 교사는 ‘나를 괴롭혔거나 인정해 주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에는 어패가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과 대화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몇 사람의 경우를 제외하고, ‘내가 잘 된 것은 내 자신이 똑똑하기 때문’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곤 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특징은 한결같이 ‘출세나 금전적 이득’을 뚜렷하게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도 피해자’라는 울분보다 ‘반성적 성찰’을[PART VIEW] ‘결과는 이미 나와 있는데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 것’, 이것이 오늘날 학교와 교사에 대한 ‘잘되면 내 탓, 안되면 교사 탓’이라는 사회 풍토의 근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 현실이 이렇다고 해서 교사들 또한, ‘우리야 말로 피해자’라는 생각보다는, ‘정말로 우리들이 이러한 사회 풍토 형성에 전혀 일조하지 않았는가.’라는 반성적 성찰을 해볼 필요가 있다. 교사들의 인식 안에도 ‘좋은 학교는 일류고등학교 혹은 명문대학에 학생들을 많이 보내는 곳’이라는 생각이 분명 존재하기도 한다. 인성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보다는 ‘잘 가르치는 선생님, 실력 있는 선생님’의 모습을 당연하다고 생각해 오진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청출어람이청어람(靑出於藍而靑於藍), ‘쪽 빛은 푸름에서 나왔으나 푸름보다 더 푸르다’라는 옛말처럼, 오늘도 전국의 수십만 교사들은 자신의 개인적 여가시간이나 행복을 뒤로한 채, 학생교육에 여념이 없다. ‘교사들이 자투리 시간이 많고, 방학 때 할 일이 없어 논다’라고 보는 사회 일각의 잘못된 시각은, 교원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실제, 본 교사가 근무하고 있는 중학교에서는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매년 ‘학생직업체험활동’을 통해, 초ㆍ중ㆍ고 교사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사라는 직업을 막연히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학생, 단순히 안정적이고, 편안한 직업으로 생각했던 학생들이 ‘교사 직업체험활동’ 이후 모두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도록 변화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최근 전국 남녀 중ㆍ고등학생들이 원하는 직업 1위에 모두 ‘교사’가 선정되었다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발표는 아직, 우리 사회가 학교와 교사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 수업시간에는 ‘수업’을, 공강시간에는 ‘행정’을, 쉬는 시간에는 ‘상담’을, 점심시간에는 ‘급식지도’를, 등ㆍ하교시간에는 ‘생활지도’를 하느라 숨 돌릴 틈이 없지만, 교육자로서 신념과 소신에 따라 사도(師徒)의 길을 걷고 있음에 보람을 느끼는 우리들은 ‘대한민국 교사’이다. 프로필 _ 채일동 현) 서울혜원여자중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전) 교육부 행복교육정책 교원모니터단 전) 교육과정평가원 2015 교육과정 개발위원 전) 서울시교육청 자유학기제 지원단 현)서울시교육청 진로진학상담교사단
모든 행위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eudaimonia)에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교육은 개인으로 하여금, 이성적이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파하였다. 결국, 교육은 인간에게 행복을 갖게 하는 기술이며, 교육을 통해 모든 인간이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될 때,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교육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정한 고민보다는 사회변동이나 시대적 조류에 따라 교육제도나 시스템을 거침없이 구축해 왔다. 그 결과, 학교는 지금까지도 수직적인 교육체제의 틀에서 중앙교육행정과 지방교육행정의 교육정책 및 시책에 따라, 순응만 하면서 교육 본래의 기능을 상당부분 상실한 측면이 있다. 교육 정치화의 현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교육전문가 집단인 현장교원 의견을 무시하고, 정치권 및 중앙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 각종 교육정책이 남발되었고, 일방적 정책시행과정에서 교육적 갈등과 문제가 나타났으며, 교육의 정체성은 상실되었다. 심지어, 교육정책 성공의 지름길이 오직, ‘교원들과 직결되어 있다’는 식의 허약한 논리들을 앞세워, 교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몰아가는 진단 오류의 악순환을 되풀이 해왔다.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에 의한 교육현장에 직간접적인 부당한 간섭과 교권침해 등은 교원들로 하여금, 교육의 중립성 및 자주성을 지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즉, 일부 정치인 및 정치성향의 시민단체에 의해 가해지는 교육현장에 대한 직·간접적인 간섭과 정치적 논리들은 교육을 그들의 시녀로 전락시키기 위한 행태임이 틀림없다. 이는 정치적 영향에서 가장 자유로워야 할 교육의 최후 보루인 교육현장마저, 정치적 예속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밖에 없다. 실험적 교육정책의 도입과 오류 1) 교육정책의 일관성 표류 사회변동에 대응하여 교육정책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빈번한 교육정책의 수정과 번복, 그 때마다 쏟아지는 중앙정부 및 시·도교육청의 미비한 정책들은 학교교육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자유학기제, 특목고 정책, 방학 분산제, 학교 비정규직 문제, 혁신학교, 마을교육공동체, 대학입시정책 등이다. 특히, 대학입시정책은 조령모개 식 정책의 진행형으로서, 학교현장의 교사들은 해마다 일관성 없는 입시정책으로 인해, 새로운 입시전형방식을 숙지하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에 대한 혼란의 책임을 학교는 피할 수 없다. 2) 자율과 창의성 없는 학교 대부분 유럽의 교육선진국들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과서가 없다. 즉, 교사 스스로 학습내용을 조직해야 하며, 그에 필요한 학습 자료를 제작한다. 교사들에게 창의적인 교육과정 구성과 운영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교육현장을 살펴보자. 최근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다수의 시·도교육청은 등교시간마저 압력을 행사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9조에 ‘수업의 시종은 학교장이 정한다’라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9시 등교’로 학교·학생·학부모 간의 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 또, 교장과 교감도 수업을 담당해야 학교교육의 모범이 생긴다는 억지논리를 생산하기도 한다. 교육의 진정한 가치와 학교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살펴본다면, 이러한 부차적인 정책에 매몰되고 갈등을 양산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포퓰리즘(populism)에 불과하다. 교육만능주의적 교육행정 매너리즘 1) 학교폭력예방대책의 허와 실 요즘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의 큰 부담 중 하나가 ‘학교폭력예방대책’이다. 학교폭력예방과 근절에는 사회유관기관 및 학부모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교육청을 비롯한 유관 사회기관, 학부모들은 사회와 가정에서의 인성교육 역할을 방기하고, 학교에만 떠넘긴다.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 담당 업무는 소위 ‘3D’ 업무군으로 분류된다. 서로 업무 담당을 회피한다. 그만큼 학교폭력 업무는 행정상 처리절차가 복잡하고, 빈번하며, 예후가 그다지 밝지 않다. 오죽하면 교육부에서 학교폭력예방 지도교사에게 학교별 교원정원의 30~50% 범위(40±10%) 내에서 유공교원으로 인정하여 승진가산점을 부여한다고 했을까.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본래 교사의 주요임무 중의 하나인 ‘학생 생활 및 인성교육’의 질적 향상을 통한 공교육의 강화보다는 통제중심의 업무지시형 교육행정을 통한 학교교육의 안정화 유지와 행정의 효율성 및 효과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2)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운영 최근 학교는 전통적 학교교육의 기능 확대로 ‘교육과 돌봄(educare)’의 다중적 기능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한 정책이 ‘초등돌봄교실’이다. 그리하여, 현재 각 학교에는 2~3개씩의 돌봄교실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운영상에 나타난 문제점들이 적지 않다. 도시 지역의 경우, ‘또 하나의 새로운 과중한 업무’라는 시각 때문에 자발적인 돌봄교실 담당교사를 찾기란 어렵다. 실제로, 담당교사들은 정규교과 담당 이외에 1시간 남짓의 일정시간동안 돌봄학생들을 지도하며, 연중 돌봄교실을 운영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방과후학교 역시, 교육부 및 교육청의 지나친 업무 간섭과 규제 일변도의 정책 시행으로 창의적이고, 자율적 운영을 저해하고 있다. 심지어, 하나의 과목을 개설하는데 무려 10단계 정도의 절차를 요구하기도 한다. 민간위탁 강좌 개설은 더욱 복잡하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시행령’을 적용하여, ‘협상에 의한 체결’ 또는 ‘2단계 경쟁입찰’ 방식 등을 요구함으로써, 교육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할 수 없는, 오로지 교육부조리 대책 측면에서만 규제하며, 행정편의주의적 절차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전형적인 교육관료주의적 병폐는 방과후교육 활동을 축소 또는 포기하도록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을 수동적이며, 공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3) 인성·생활·상담활동의 불협화음 한국의 교사들은 인성, 생활지도면에서 관심을 필요로 하는 학생에 대해, 가정환경까지 상세히 알아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또한 교육기관이나 학부모들은 인성과 학업 모두의 책임은 전적으로 학교에 있다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인성이나 생활교육문제는 70% 정도가 가정이나 사회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현실을 망각하고, 학교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한편, 핀란드를 비롯한 교육선진국들은 인성·생활 교육을 위해, 교장이나 부교장이 책임을 맡아 위원회를 구성한다. 가정환경을 더 상세히 그리고 최근의 상황을 알기위해, 담당 시청이나 구청의 복지과와 연계하여, 보다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행보는 우리 교육현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즉, 우리 학교현장은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의 갈등을 조정할 적합한 유기적 공조시스템 구축이 미약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4) 책임만 있는 현장체험학습[PART VIEW]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을 기점으로 현장체험학습운영 내용이 달라졌다. 2015학년도 경기도교육청이 제시한 안내 자료를 살펴보면, 책임전가식·규제중심정책으로 급조하였다는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의 운영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표에서 밑줄 친 ‘안전이 확보된 경우’라는 문장은 교사들에게 혼란을 주고,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은 일선학교에 그 책임을 떠넘기려는 안이한 생각에 집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솔자(교사 또는 학부모)의 안전연수는 물론 필요하지만, 대개 체험학습은 같은 시기에 몰려있기 때문에 다수의 학교들이 동시에 안전전문가를 초청하여 연수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고, 보조 학부모와 함께 떠나는 현장체험학습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시?도교육청은 그에 대한 효율적인 대안이나 합리적 프로그램 지원보다는, 현실적인 복지부동(伏地不動)정책을 선택하고 있다. 2015학년도 안전하고 교육적인 현장체험학습운영 안내 5) 공문 스트레스 증후군(official document stress syndrome) 아직도 수업보다 행정업무에 치이는 교사들이 많고, 교사들 사이에서 ‘잡무 처리 중 틈틈이 수업을 한다’라는 빈정대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교사들의 행정업무량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2015년, 초등학교 19학급 기준으로 3월 한 달 동안 쏟아지는 공문의 양을 살펴보면, 외부 공문 접수의 경우, 교무부 소관 668건 중 상당수는 보고 문서이며, 학교 자체의 내부결재 문서는 총 112건에 달한다. 학교 급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평균적으로 1일 30여건의 행정업무 공문을 처리한다. 최근에는 일부 시도교육청별로 ‘공문 없는 날’을 지정하여 운영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 다음날 전일의 공문만을 추가시키는 현상을 가져온다. 교육청은 교원들의 업무경감이 획기적으로 감소했다지만, 기관 상호간의 전달매체 프로그램인 ‘액티브’(active)를 이용해 각종 공문서를 비공식적으로 학교에 수시로 전달하고 있다. 우리의 학교현장은 끊임없이 생산성 없는 ‘공문제조기’의 역할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교사들은 ‘공문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프로필 _ 윤 완 전) 대통령 소속 지방교육자치발전위원회 위원 현) 새교육포럼 공동대표 현)한국교총 국가교육정책개발위원 현) 경기 안양덕현초등학교 교장
‘교사로 살아가기’ 참 힘들다. 교사에 대한 존경심은 고사하고, 자존심에 상처받거나, 폭행당하고, 협박받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는 요즘 세상인지라, 많은 교사들이 학생지도의 어려움을 넘어,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오죽하면, ‘교사 수난 시대’, ‘교사는 슈퍼 을(乙)’이라고 말할까.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교사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교사의 말에 잘 따르고 행동했었다. 그러나 교육이 수요자 중심의 경제논리로 취급되면서, 교사에 대한 예우와 교권이 무너졌다. 또한, 교원노조의 출현으로 교직을 보는 관점이 성직관(聖職觀)에서 노동직관으로 급격히 변하고, 교사존경에 대한 의식이 흔들리게 되었으며, 교사도 하나의 직업일 뿐이라는 인식이 교권 추락을 가속화했다. 교사를 향한 갑질, 위축되는 교육활동 ‘좋은 교육’은 우수한 교사에 의해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정책들은 교사의 사기진작을 뒤로하고, 교사의 지도 권한인 교권을 경시하면서 수요자 중심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교실에서 잠자는 학생을 깨울 수도, 면학분위기를 흐리는 학생을 제재할 수도 없는 교실붕괴로 이어졌고, 학교폭력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한 마디로 교사가 학생을 통제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눈치를 봐야하고, 심지어, 학생들로부터 구타당하기까지 하는 사태에 이르렀으니, 많은 교사들이 미련 없이 교직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정상적으로 교육할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학생들의 무례한 행동이 늘어나고,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교권침해는 결국, 교사의 지도력을 무능하게 하여 교단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교사를 평가하고, 감시하고, 비난하는 지나친 '갑질'행동이 계속되는 한, 교사의 교육활동은 더 위축되고 사기저하의 악순환도 계속되는 것이다. 말투, 행동, 외모 등 이미지까지 평가받는 교사들 현재 교사들은 학생들로부터 교수활동은 물론, 이미지까지 평가받고 있다. 교사의 말씨, 행동과 자세, 심지어, 개인적 외모관리 성향 등도 평가대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년 초, 교사와의 만남이 학생의 일 년간 교육성과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이미지와 태도 평가는 학부모의 교육욕구가 된다. 따라서 학생과의 잘못된 만남은 학부모와의 갈등과 담임 교체라는 극단적 상황과 요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등교사는 초등교사와 달리, 학생들이 교사의 첫 수업부터 학원 강사와 직접 비교 평가한다. 물론, 학생 개개인의 주관적인 평가이기는 하지만, 이는 일 년 동안 학생의 학습태도와 성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교사가 학원 강사보다 재미없고 잘 가르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학생들의 학습참여와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는 학년 초부터 학생 눈높이에 맞춘 이미지 관리는 물론, 교과수업에 대한 철저한 교수계획과 준비를 해야 교육할 수 있다는 부담에 힘들어 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교사는 미성숙한 학생과 교육의 비전문가인 학부모에게 ‘한두 차례 공개수업’으로 평가를 받는다. 평가 결과가 ‘미흡’ 이하일 경우에는 자율이 아닌 강제로 교사연수를 받아야한다. 어린 학생들로부터 평가받아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은 우리 정서에도 맞지 않는 일이며, 교사가 그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현실은 괴로운 것이다. 게다가 비전문가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은 평가결과를 가지고, 교사연수를 강요하는 것은 더더욱 잘못된 정책이다. 교원성과상여금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도입 초기부터 말이 많았던 교원성과상여금제도는 교직의 업무 특성상,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울 뿐 아니라 교육하는 대상이나 교과과목이 다른 교사 간 상대평가를 한다는 것은 타당성이나 객관성이 없다. 그러함에도 교직사회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명목아래 몇 가지 평가지표로 성과상여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교사 간 갈등과 위화감만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교원의 성과상여금제도는 반드시 교직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입장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사 근무성적평정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사의 근무성적평정은 교육자로서의 품성, 공직자로서의 자세, 학습지도, 생활지도, 교육연구 및 담당업무를 평가하는 것으로 매년 연말에 상대평가로 이루어진다. 이는 승진에 중요한 가산점이나 교사전보 시 가산점으로 평정되어 간혹, 공정성이나 객관성에 휘말려 상하 또는 동료 간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근무성적평정은 교사를 서열화하기 위한 평가나 가산점보다 교사의 자기반성과 올바른 교직성장을 위한 교직평가로 개선되어야 한다. 평가, 평가, 평가 … 교사는 피로하고 불안하다. [PART VIEW] 이러한 직·간접 평가로 교사는 피로하고 불안하다. 각종 평가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는 교사의 정신질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교사가 서로 평가하고, 평가당하는 우리 교육현실에서 교사의 높은 사기와 열정은 기대할 수 없다. 좋은 교육은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고, 교사가 학생을 사랑으로 가르칠 때 가능하다. 지금처럼 학교폭력이 끊이지 않고, 교실붕괴가 일어나는 것도 어찌 보면, 교사 경시풍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교사들은 매우 우수한 인재들이다. 교대나 사대는 입학부터가 어렵다.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대는 전국 상위 5% 수준이 되어야 입학이 가능하고, 중등교사를 양성하는 사대도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이다. 졸업 후에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까지는 국가고시 수준의 임용시험을 다시 통과해야 한다. 2011년 발표된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 교사를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핀란드·싱가포르를 ‘교육 3대 강국(强國)’으로 소개하며, “싱가포르는 상위 30% 인력이 교사가 되고, 핀란드는 20%, 한국은 5% 인재가 교단에 선다”고 했다. 이러한 우수한 교사 집단이 교직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교직이 인기 1위의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현장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근무환경이나 여건에 대한 체감도는 전혀 다르다. 해마다 늘어나는 교사들의 명퇴 희망자 수만 보아도 학교 근무환경과 여건이 얼마나 열악한지 짐작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이들도 교직을 희망할 땐, ‘중도 포기’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요즘 학교 교육환경과 여건이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교사 명퇴 요인 1순위가 ‘학생지도가 어렵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며, 학생들의 무례한 행동을 대할 때면 자괴감까지 든다는 것이 교사들의 푸념이다. 하지만 명퇴마저도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니 떠나고 싶어도 쉽게 떠날 수 없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 학부모들의 민원 수준이 과거와 다르다. 교사는 완벽한 존재로서 교단에 서야한다는 학부모의 요구는 교사의 조그마한 실수도 참지 못하고 고발까지 한다.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은 물론, 경제적 손실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그래서 교사들은 스스로 감정노동직이라고 강변한다. 때론 화나고 힘들어도 학생이나 학부모 앞에서 웃으며 즐겁게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이중고(二重苦)다. 한 나라 교육 수준은 교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지금과 같이 ‘교사가 슈퍼 을(乙)’로서 가르치기 힘든 교육환경이 지속된다면 결코, 우수한 인재가 교직을 희망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어렵게 선택한 교직이 기대와는 달리 실망감이 더 크다면 교단을 떠나는 교사도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다. 좋은 교육은 교사에 대한 존경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교사가 교육중심에서 열정을 갖고 당당하게 가르칠 수 있는 교육환경과 여건이 만들어 질 때 우리 교육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프로필 _ 김성규 단국대학교 대학원(교육학박사) 현)경기 당촌초등학교 교장 현)교육부교육정책자문위원 현)성남시교총회장, 경기교총정책위원장, 전)성남중앙초, 양영초 교장
‘나는 무명교사가 되리라.’ 내가 다니던 교대에는 일명, ‘센츄럴 파크’라는 작은 동산이 있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꽃잎과 향기를 내는 꽃동산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나는 무명교사가 되리라’라는 글귀가 적힌 돌기둥이다. 따스한 봄날, 친구와 우연히 ‘센츄럴 파크’를 걷다가 아주 키가 작고 무수히 많은 가지가 뻗이 있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매화꽃처럼 빛을 발하는 하얀 꽃을 발견했다. ‘천리향.’ 그윽한 향기가 천리까지 간다고 해서 ‘천리향’이라고 했다. ‘그럼 나도 이 꽃처럼, 나의 향기를 천리까지 뻗을 수 있게 해야겠구나!’ 그런 순수하고 굳은 교직의 사명을 ‘천리향’ 향기에 실어 멀리 날려 보냈었다. 졸업을 하고, 학교에 발령을 받고, 나는 늘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천리향’ 향기처럼 교육의 향기를 멀리 보내겠다고 생각하며 지냈다. 모든 것을 다 뿌리치고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 밤낮없이 학교생활에 충실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곳에서 ‘교사의 전문성’은 무시되었고, 나 역시 더러 교직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되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 … 학생과 학부모의 무시 학교에서 학생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담임교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안타까운 현실은 학부모들이 담임교사와 학생 간에 갈등이 생기면 담임교사보다는 학교 관리자나 지역교육지원청 또는 그 이상의 교육 관련 부서에 민원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담임교사를 무시한 채, 학생을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교육관련 부처에 민원을 제기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이는 교사에게 자율성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직뿐만 아니라 모든 전문직이 그렇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성이다. 그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에 못지않은 전문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전문양성 기관, 자격증 제도, 전문적 단체, 윤리강령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인권교육 등 수요자 중심 교육이 강조되면서 교사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게다가 교사들은 학생들의 교육과정에 힘을 쏟아야하는 시간에 각종 위원회나 협의회 등의 형식적 교육활동을 쫓아다녀야 하며, 각종 공문과 행정업무에 시달린다. 결국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가르치는 일에 열의를 갖고, 전문성을 키워야 할 교사들이 다른 업무로 바쁜 모습을 보며, 학생들은 과연 존경심을 가질 수 있을까? 따라서 ‘능력 있는 교사’가 아닌 ‘잘 가르치는 교사’가 대우받는 교육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것만이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교사들가 된 사람들의 초심은 ‘훌륭한 교사가 되는 것’이다. 그런 초심을 보람과 책임감을 가지고 지켜 나갈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사에 대한 위치를 확고히 마련해 주어야 한다. 가르치는 일에 열과 성의를 다하지 않고, 가르치는 일에 관심이 없다면 아무리 능력이 있고 고위직 업무를 봤다 하더라도 학교에 다시 돌아왔을 때, ‘잘 가르치는 교사’보다 높은 지위를 주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잘 가르치는 교사’가 존경받을 수 있고, 가르치는 일에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생활할 수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 아니 사년지소계! 교육을 대변하는 핵심 용어 중 하나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 교육은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나타내는 교육이어야 인정을 받는다. 인간의 참된 도리를 가르치고 인간다운 인성을 길러주는 곳이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학교는 지식을 전달하고 기능을 익히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교육 통신’이며, ‘교육 전문가’라고 한다. 혹자는 ‘오늘날 교육은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다’라고 씁쓸하게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오늘날 교육은 ‘백년지대계’가 아니라 ‘사년지소계’라는 말이 어울린다. 그래서 능력 있는 교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소신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변하는 교육 제도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과연 청출어람하는 우수한 인재가 나올 수 있을까? 우리 모두가 반성해봐야 할 문제이다. ‘교사는 전문직이다’ 일반적으로 교사는 성직관, 노동직관 그리고 전문직관으로 분류한다. 성직관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교직관이다. 아직까지도 교직을 정신적 봉사활동을 하는 성스러운 직업으로 보는 견해가 남아있다. 그래서 교사들에 대해 성직자와 같은 소명의식, 사랑과 헌신, 봉사정신, 윤리적 행동 규범을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교직이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를 잡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성직관은 교사들의 규범성을 강조하는 형태로 남아있게 되었다. 또 다른 교직관으로는 노동직관을 들 수 있다. 교사 역시 ‘임금’을 받는 노동자로 보는 관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교사를 노동자로 보는 것에 대해서 교직 내외부에서조차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인식의 편차 또한 크다. 하지만 노동직관은 현실적이고 기술적인 관점에 기초했다는 의의를 지닌다. 마지막으로 교직을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으로 보는 전문직관이다. 국제적으로도 유네스코(UNESCO)와 국제노동기구(ILO)는 ‘교원 지위에 관한 권고’를 통해 교직을 전문직으로, 교사를 전문가로 규정하고 있다. 천리향 향기처럼 교육 향기가 퍼져나가기 위해 모든 전문직은 ‘전문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 역시 교직 수행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교사의 전문성이 최대한 발휘되어 학교교육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까? 오늘날 대한민국의 학교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이끌어 가고 있다. 물론 객관적인 점수나 수치가 모든 것을 대변해주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교사가 되기 위해 교대나 사대에 입학하려면 전국 상위 3%의 성적이어야 가능하다. 또한 졸업 후에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교사가 될 수 있다. 이런 훌륭하고 역량 있는 젊은이들이 교사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이들은 이미 교육 전문가로서의 충분한 역량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지속적으로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학생, 학부모, 사회, 국가는 ‘모든 교육방향이 교사의 전문성을 존경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제 또 따스한 봄날이 되었다. 많은 기념일 중에 유독 ‘달갑지 않은’ 스승의 날도 돌아온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천리향 향기’처럼 교육의 향기를 멀리 멀리 날려보자 결심한다. 교사로서의 마지막 양심을 걸고, 오늘도 아이들을 열심히 ‘잘 가르치자’ 다짐해본다.
선생은 타락한 존재다. 스승의 날이면 그래도 어떤 녀석이 초코파이 한 조각이라도 갖다 주겠지, 하지정맥이 불거진 채 수업을 하다 잠시 자습을 시키는, 그러다 버릇없는 녀석을 혼내면 도끼눈으로 대드는, 그 녀석을 욱하는 마음으로 한 대 쥐어박으려다 참아야 하는, 그러다 인터넷 쇼핑으로 마음을 달래고, 퇴근시간만 살피는 선생은 타락했다. 회식 자리가 있어도 대충 밥만 먹고 일어나는 선생들, 자조 섞인 농(弄)으로 명퇴 운운하며 퇴직금을 따지다 이튿날이면 서둘러 출근하는 선생은 배알도 없이 타락한 존재다. 인정한다. 선생이 선생 노릇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사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잊은 것처럼 선생 역시 사도헌장을 망각했다는 것을. 그저 몸 사리며 내 할 일만 하고 다른 것엔 눈 감는다는 사실을. 창의인재나 인성은 행정서류로 적당히 철해 놓고 수업도 대충한다는 것을. 그러나 이 모든 게 어찌 선생 탓이랴. 선생보다 앞서 세상이 비리 공화국인 것을. 선생의 발목을 잡고 선생을 한낱 월급쟁이로 흔들어왔다는 것을. 언론이 선생을 발가벗기고 욕보여도 선생은 그저 침묵하였음을 인정한다. 인권조례다, 무상급식이다 진보의 완장을 두른 사람이 교권을 훼손해버린 무식한 세상. 제 입맛에 맞지 않으면 선생까지 고발하는 아이들, 게다가 교무실을 엎어버리겠다 막말 하며 쳐들어오는 학부모. 그저 망연자실 분필만 움켜쥐어야 하는 선생은 빈 술잔보다 쓸쓸하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옛날에는 이러지는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연금개악이다, ‘김영란법’이다 하여 선생을 속물로 도배질 하더니, 아예 지상파를 통해 뇌물이나 챙기는 야누스로 매도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자존심마저 분탕질 당한 선생들. 사실 부적절한 촌지를 받는 교사가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일부라는 것도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말이지 다수의 선생은 열악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청보리처럼 백년대계를 노작(勞作)하고 있는데, 묵묵히 사도의 길을 걷는 선생까지 일괄하여 욕보이는 것은 ‘동굴의 우상’이다.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진 요즈음, 그래도 아이에게 휴머니즘과 정의를 가르치는 건 선생 아니었던가. 더러 부모가 포기한 자식을 돈 보스코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던 이 역시 선생이었고,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고 술 마시고 삥 뜯고 연애질하는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던 게 역시 선생이었으며, 언론의 공격에 만신창이가 되어도 툴툴 털고 일어나 다시금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는 이 역시 선생이었다. 부모 없이 태어난 자식이 없듯 선생 없이 갈매나무처럼 자란 이는 없다. 그리하여 함부로 선생을 욕되게 하지 말라. 사실 뇌물이나 촌지는 선생하고 상극이다. 오히려 근친하여 비자금을 조성하고 로비와 상납, 사과박스에 뇌물까지 주던 이가 누구였는가. 룸살롱에서 ‘형님, 동생’ 하며 검은 돈을 주고받고 성매매로 ‘해피투게더’ 하려다 발각된 이는 또 누구였는가. 마지막까지도 뻔뻔하게 부인하는 이들. 언어도단의 그들이 과연 선생의 청렴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언론과 종교마저 타락한 자본주의의 변방에서 우리는 세속에 젖을 용기도 능력도 없다. 나는 청년시절 모 방송사의 프로듀서 직을 포기하고 교직을 선택했다. 무덤을 향하는 날까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렇게 하여 어언 30년. 나는 내가 못 다한 일들을 아이들을 통해 이루고 싶었고 진정 궁핍한 이들에게 듬직한 언덕이 되어주고 싶었다. 민족이 무언지 정의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싶었고, 야수처럼 일탈과 비행을 저지르는 아이들을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나도 어린 시절을 바람처럼 살았으므로. 나 역시 촌지를 받아 본 적이 있다. 향기가 배어 더없이 따뜻한 촌지! 어느 날 구부정한 할머니가 교무실로 찾아와 “우리 손주 선상님이셔?”하며 나를 찾았다.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할머니는 치마를 올리더니 고쟁이 속으로 손을 넣어 꼬깃한 돈 2천원을 꺼내었다. “이거 사탕 사 잡숴!”하며 내민 손. 갈퀴처럼 휘어진 손에 들려진 낡은 2천원. 몇 번 물리치다가 더 이상 할머니를 이길 수 없어 “할머니 그럼 제가 맛있는 사탕 사먹을께요!” 그렇게 받아 지갑에 고이 간직하고는 차마 쓸 수 없었던, 아궁이보다 따뜻했던 할머니의 온정. 뭉클한 그 무언가에 전이된 나는 선생의 역할을 파노라마 보듯 알게 되었다. 언젠가, 살아있는 닭을 보자기에 싸서 가져온 엄마도 있었다. 닭이 교무실에 물똥 싸대며 꼬꼬댁거려 난감했던, 생각하면 우습다가도 새삼 후끈해지는 추억. 이런 게 어디 함부로 잊힐 추억이겠는가! 무더운 여름, 수업에 지쳐 교무실로 오면 쪼르르 따라와 미지근한 캔 음료 하나 책상에 놓고 달아나던 아이. 그 수줍은 눈망울을 차마 잊을 수 있겠는가. 내가 받은 건 비정한 촌지가 아닌 화인(火印)보다 뜨거운 사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승의 날이면 차라리 재량휴업으로 쉬고 싶은 마음들. 스승의 날이면 되레 저들의 축제인 양 ‘은혜나 감사’와는 따로 노는 아이들. 그저 밸런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만 기다려 여친, 남친 찾는 무개념의 아이들. 누가 요 녀석들을 이처럼 돌연변이로 만들었는가. 더러 카톡으로 “선생님 사랑해요.” 날려주는 건 차라리 눈물겹다. 학급 달력엔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저희 생일을 마음대로 낙서하고 받을 품목까지 적어두는 영악함, 이런 것들이 미래를 귀납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 아닌가. 청학동에서 보듯, 예전엔 스승과 제자가 엄격한 가운데 사랑이 오갔다. 인의예지가 무엇인지 몸으로 익히고 종아리 따끔하게 눈물 속에 피어나는 사랑을 배웠다. 김홍도의 서당도가 새삼 훈훈하게 떠오르는 것도 다 그 때문 아닌가. ‘동몽선습’이나 ‘소학’이 끝나면 부모가 떡을 해 와 그 따뜻한 것을 나누던 시절. 진정 이것을 사람들은 촌정(寸情) 또는 촌지(寸志)라 불렀다. 지금은, 커피 한 잔도 신고해야 하는 비운의 시대. 스승을 그저 돈이나 밝히는 급여생활자로 매도하는 정치인들. 저들끼리는 수 천, 수 억을 주고받으며 야합하는 걸 아는데,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라는 식이다. 명절 때면 의원회관 복도에 택배가 수북이 쌓여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아이러니한 풍경. ‘세월호’와 함께 꿈틀대는 분노를 더 이상 들쑤시지 마라. 다시 말하면, 영화 ‘김봉두’ 같은 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빛과 소금으로 세례를 받아 첨병으로 살기를 원하는 선생까지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 이 땅의 ‘스승’을 그대는 단죄할 자신이 있는가. 수업료 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수업료를 몰래 내 주고,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아이에게 당신 도시락을 선뜻 내어주던 우리의 선생들. 가정불화로 힘들어하는 아이와 짜장면을 먹으며 위로하던 게 선생이었고, 몸 아픈 아이를 응급실에 입원시키고 저녁이면 찾아가 우스개로 아이를 웃게 만들던 사람, 비가 오면 귀가하는 비 맞을세라 아이를 우산 속으로 끌어안던 이가 선생 아니었던가. 아, 세상에는 ‘뇌물’로는 풀리지 않는 불가사의가 있다는 것을 그대들은 수긍해야 한다. 그리하여 나는 가르친다. ‘아름다운 촌지’를 주고받으라고. 그것은 부활절 날 수녀님이 나눠주던 부활 달걀 같은 희망이기에. 이것이야말로 어느 집단이 함부로 흉내 낼 수 없는 지극한 떨림이자 사랑이기에. 다시금, 이 황무지에서 맹렬히 자라는 아이들아 그리고 선생들아! 해바라기처럼 뜨거운 촌지를 우리 하염없이 수수할지니! 프로필 _ 김평엽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 박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강사 2003년 『애지』 등단 시인 전)한국교육신문 논설위원 전)현대시문학 편집주간 현)경기 평택효명고등학교 근무 저서) 시집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 노을 속에 집을 짓다 외
대학교수로서 나는 이른바 사회운동이나 정치활동 형태의 사회봉사와 일정한 거리를 두며 살아왔다. 이러한 원칙을 깨고 내가 세상 일의 전면에 나선 적이 딱 한번 있는데 그것은 2005년 초 교과서포럼 창립을 통해서였다. 대학교수가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교과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나 자신도 그랬다. 그런데 2002년에 발생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살 사건이 나로 하여금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역사교과서 문제를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이른바 ‘미순이 효순이’ 사건 직후 촛불시위에 등장한 어린 여학생들의 지독한 반미주의를 보고 나는 큰 충격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 때 누군가가 나한테 귀띔을 해 주었다. 요즘 학생들이 사용하는 국사교과서를 한번 읽어보라고 말이다. 과연 내가 정독해 본 당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는 사실의 차원에서 오류가 많았을 뿐 아니라 이념의 측면에서 너무나 크게 편향되어 있었다. 이런 역사교과서라면 열심히 가르치고 열심히 배울수록 북한에 동조하고 대한민국을 부정하지 않을 수 없겠다 싶었다. 촛불시위 현장의 반미구호가 진심이었던 것은 다름아닌 국사교과서의 가르침 덕분이었다. 여기에 체제나 편집, 문장, 어휘까지 고려한다면 한 나라의 교과서라고 말하기에 참으로 민망했다. 나는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생각을 같이 하는 학자들 몇이 모여 만든 학술운동단체가 바로 교과서포럼이다. 이리저리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니 사단(事端)은 교육부 주도로 2001년에 시작된 제7차 교육과정이었다. 당시는 이른바 진보세력이 집권한 때였다.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은 2·3학년 때 선택과목으로서 ‘한국 근·현대사’를 배우게 되며, 국정이 아닌 검정 교과서를 사용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들 검정 교과서의 대부분이 사실의 왜곡과 더불어 이념적 친북·좌경화가 심했다는 점이고, 금성출판사의 것처럼 학교에서 채택률이 높은 교과서일수록 사정은 더욱 더 그랬다. 교과서포럼이 출범하면서 역사교과서의 여러 가지 문제점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교육당국의 반성과 반응은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는 이 문제를 진보 대 보수라고 하는 이념적 잣대로 환원시켰고, 그 결과 교과서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념갈등으로 변형되었다. 특히 기존 역사학계의 반발이 거셌다. 한편으로 이는 우리나라 역사학계가 좌파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경도되어 있기 때문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역사인식이 입시(入試)산업에서 강력한 이권(利權)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진보세력과 역사학계의 집중포화 속에 교과서포럼은 친일 및 독재미화 세력으로 간단히 매도되어 버렸다. [PART VIEW] 교육당국의 미온적 태도와 이념논쟁의 광기 속에 역사교과서 문제는 별로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2007년 무렵 진보에서 보수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교과서포럼에 참여 내지 동조하던 이른바 ‘뉴라이트’ 지식인들의 일부가 정치적으로 입신양명(立身揚名)하는 일이 벌어지자, 교과서포럼 본래의 취지와 충정도 크게 퇴색하고 말았다. 일반국민들의 머릿속에 교과서포럼의 존재감이 사라진 것은 바로 이 무렵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교과서포럼의 후신이라 볼 수 있는 현대사학회가 창립되었지만 나는 여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내가 처음 국사교과서 개혁을 목표로 사회운동을 시작한 것은 학자들이 이 문제를 제기하면 교육 행정당국이나 정치권이 적극적인 시정 노력을 하리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국사교과서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고, 그만큼 의지가 각오도 비장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역사교과서를 새로 바꾸는 일에 내 스스로 가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마땅한 도리였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의 취향과 능력에 맞는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개인적 관심만은 결코 끊지 않았다. 역사교과서 문제가 다시 뜨거워진 것은 2013년 8월의 일이었다.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심의위원회가 새로 쓴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최종 합격 판정을 내렸는데, 야당을 비롯하여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이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검정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014년 한 해 동안 진보좌파 세력은 친일과 독재미화를 이유로 교학사 국사교과서를 집중 공격했다. 그리고 이들의 선전공세와 실력행사에 밀려 전국의 어떤 고등학교도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학문과 출판의 자유가 사라진 ‘마녀 사냥식’ 야만의 시대였다. 교육부는 2013년 10월 교학사 교과서를 포함한 8종의 한국사 교과서 모두에 대해 수정·보완을 권고했다. 여기에는 광복 이후 정부 수립과정에 대한 정확한 서술, 북한의 주체사상이나 사회주의 경제에 대한 객관적 해석, 그리고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도발사건의 추가 등이 포함되었다. 이에 대해 교학사를 제외한 나머지 교과서 집필진들은 강력 반발하면서 교육부의 교과서 수정명령에 대한 취소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마침내 지난 4월 2일 법원이 교육부의 손을 들어 줌으로서 역사교과서 수정논란은 근 20개월 만에 일단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안타까운 점은 이로써 역사 교과서에 관련된 모든 문제와 논란이 해소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부 집필자들의 항소 가능성과 특정 교과서의 채택 방해 개연성이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로서는 이 문제가 잠복 내지 내연(內燃)하고 있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그러므로 차제에 냉정을 되찾아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서 이 사안을 재검토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이와 관련된 나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으로 교과서포럼에서 다하지 못한 개인적 빚을 일부나마 갚고자 한다. 첫째, 아무리 근·현대사라고 해도 역사 교과서가 당대의 사건과 인물에 지나치게 밀착하는 일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 것이다. 역사교과서는 지금이 아닌 옛날을 다룬다는 점에서 결코 일간지가 아니다. 그러므로 국사교과서는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말하자면 적어도 한 세대 이전의 일에 한정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 최근 벌어진 이슈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교과서라고 해서 일어난 모든 일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사실(史實) 들 사이의 경중(輕重)에 일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를 평가하기 보다는 대(大)과거의 관점에서 과거를 이해하는 방식이 역사이해의 원칙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현재와 단절된 과거는 역사로서 의미가 없다. E. H. 카아(Carr)가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말하고, 베네딕토 크로체(B. Croce)가 “모든 역사는 현대사”라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이 말이 현재가 과거를 재단하는 유일한 기준이나 잣대라는 뜻은 아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레오폴트 랑케(L. von Ranke)의 사관(史觀)을 선호한다. 그는 “모든 시대는 저마다 신(神) 앞에(혹은 절대자 앞에) 직접 선다”라고 생각했는데, 동시대인의 입장에서 그들의 선택과 운명을 이해하자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각과 시점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면 역사의 이념화나 정치화는 불을 보듯 뻔해진다. 셋째, 역사교과서에 대한 인적, 물적 투자가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이는 비단 역사교과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교과서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지금 현재 수준의 역사교과서는 “싼 게 비짓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실하기 짝이 없다. 집필자들 가운데 학계의 대표 원로나 최고 권위자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값싼 필자를 찾다보니 함량이 부족한 초보 역사학자들이나 역사교사들이 교과서 집필을 맡게 되는 것이다. 또한 교과서 관련 기획이나 심의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도 예산이나 시간상의 제약 탓이 크다. 넷째, 결론적으로 역사교과서의 국정체제 환원이 불가피해 보인다. 검인정 체제로부터 국정체제로 되돌아가는 일이 반드시 퇴행적인 것은 아니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에서도 국정제(48.6%)가 검정제(48.1%)를 근소하게나마 앞섰다. 특히 학부모의 경우 56.2%가 국정제를 찬성했다. 물론 검정제의 장점이 분명히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현재 우리의 실력으로는 검인정 체제를 감당하기 어렵다. 검정제의 강점인 역사의 다양한 해석은 부교재의 사용이나 교사들의 수업방식에 따라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국민적 합의로 국정 국사교과서 하나도 만들지 못하는 국가라면 그것은 이미 나라꼴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10여 년 전 내가 참여했던 교과서포럼이 역사교과서 문제를 제대로 개선하지 못하고 퇴장한 측면은 매우 유감스럽다. 특히 나는 아직도 주무부처인 교육부의 태도에 불만이 가득하다. 국사교과서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이즈음, 나는 교육부가 국사교과서의 정상화 과정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기를 바란다. 교육부는 최초의 원인 제공자일 뿐 아니라 그동안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는 임기응변적 대처를 통해 상황을 계속 악화시켜왔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 이상의 사회적 고통과 교육적 손실만으로도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논쟁의 당사자로 계속 중심에 남아있을 자격이 없다. 이제는 교육부가 아니라 범사회적이고 보다 독립적인 기구가 나서야 한다.
01 벨기에의 도시 ‘안트베르펜(Antwerpen)’은 세 가지가 유명하다. 첫째는 동화 ‘플랜더스의 개(A Dog of Flanders)’의 배경이 되는 도시이다. 둘째는 웅장한 규모와 더불어 건축 미학의 묘미를 살린 이 도시의 기차역이다. 셋째는 다이아몬드 보석이다. 벨기에는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국제 보석 감정평가기관들이 몰려 있고, 다이아몬드 거래의 중심지이다. 그래서 부유한 관광객들이 벨기에를 찾는다. 유럽에서 오래 여행사를 운영해 온 L사장에게서 얼마 전에 들은 이야기이다. 몇 해 전 이곳 벨기에로 여행을 온 중년의 한국인 부부 네 쌍이 있었다. 남편들은 청소년기에 만나 지금까지 깊은 우정을 쌓은 사이라 했다. 넷 모두, 그 나름의 성공을 하여,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형편에서 남들이 부러워 할 만하였다. 결혼 후에도 남편들의 우정을 따라 부인들도, 서로들 집안을 오가며 오랜 세월 동안 마치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내왔다고 한다. 그래서 함께 회갑 기념으로 맞춤 여행을 온 것이라 했다. 여행은 즐겁고 우정은 넘쳐나는 분위기이었다. 벨기에로 온 이들은 자연스럽게 벨기에의 명물 다이아몬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중, 한 부인이 제법 값나가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구입한 것을 시작으로 다른 부인들도 너나없이 다이아몬드를 경쟁적으로 구입했다. 각 세대별로도 1캐럿이 넘는 것으로 서너 개씩은 샀다고 한다. 적지 아니한 금액이었다. 부인들은 만족스러운 다이아몬드 쇼핑을 했다. 각자가 산 보석을 서로 찬상하고 서로 부러워했다. 인천 공항에 내리고 입국 검색대에 다다라서야 그들은 약간의 조바심이 일었다. 누군가 이전에도 물품 반입 규정을 어겼지만, 아무 탈 없었다고 안심을 시켰다. 몰래 보따리 장사하는 전문 보석밀수꾼도 아닌데 무슨 별일이 있겠느냐고, 또 누군가가 말했다. 일행은 입국 검색대를 가지런히 통과했다. 검색원은 짐 보따리를 무심하게 통과시키는 듯했다. 그러나 검색원은 마지막 네 번째 집 부인의 짐을 풀게 하고 체크하기 시작했다. 다이아몬드 보석들이 나왔다. 당장 압수되었다. 엄청난 관세가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 그제야 실감으로 다가왔다. 이 이야기를 나에게 전해 준 여행사 L사장의 말로는 수 천 만원의 세금이 부과되었고,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추가로 엄격한 처벌이 공지되었다. 부인은 당황스러웠다. 온갖 하소연을 했지만 공항 세관 검색원은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에 갑자기 부당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처음에는 나만 참 재수가 없게 걸려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차츰 이 상황과 조치가 매우 부당하다는 쪽으로 번져나갔다. 근원도 알 수 없는 분노가 일었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녀는 공항의 세관 검색원을 노려보며 말했다. “아니!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느냐고? 내 앞에 서 있던 세 사람도 모두 똑같이 다이아몬드를 많이 샀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느냐고? 공평하게 해! 평등하게 하란 말이야. 무슨 일을 이 따위로 하는 거야?” 그녀는 억울함으로 인해 견디지 못할 것 같은 심리 상태가 되었다. 자기만 봐 주지 않는 검색원에게 악다구니를 썼다. 돌이킬 수 없는 말로 다시 한 방을 날린다. “야, 너 다른 사람들한테는 뇌물 받았냐? 도대체 무얼 받았기에 누구는 봐 주고, 나는 못 봐주는 거냐고!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느냐고! 공평하게 해! 평등하게 하란 말이야.” 세관 검색원은 냉정했다. 앞서 나가서 기다리고 있던 세 세대를 다시 불러들여서 짐을 검색한다. 벨기에에서 샀던 다이아몬드들이 다 쏟아져 나왔다. 그들에게도 엄청난 세금과 벌칙이 떨어졌다. 그 비싼 다이아몬드는 사실상 사라진 셈이 되었다. 02 낭패의 극치가 따로 없었다. 그 비싼 다이아몬드를 날려버린 것은 손해 축에 끼지도 못했다. 남편들의 사회적 지위와 명예는 하루아침에 추락했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손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회복할 수 없이 훼손되고 망가진 것은 50년 가까이 쌓아왔던 ‘우정’이었다. 원망감과 섭섭함이 극단으로 치달아서 다시 얼굴을 대하기는 정말로 어려워졌다. 서로간의 냉담과 상호 무시는 이후,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각 집안의 남편과 아내 사이에도 이런 냉담은 상당 기간 계속되었다. 이 사건에는 정말 여러 가지의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들의 상호 무시와 냉담함이 이렇게 오래 갈 수밖에 없는 것은, 딱히 누구를 드러내 놓고 탓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사태의 표면만 두고 보면, 네 번째 부인의 잘못이 도드라져 보인지만, 이건 사태의 도덕적 본질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것이다. 허영과 욕망에 함몰되어 법규를 어겨가면서 고가 보석을 해외에서 무분별 구입한 본인들 각자의 과오가 문제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바로 이 점을 잘 보지 못한다. 이 부인의 어리석음을 더 짚어 보자. 나만 손해 볼 수 없다는 부인의 심리는 사회적 미숙의 대표적 사례이다. 그녀를 분노하게 하는 심리적 상태 즉, ‘왜 나만 가지고 그래!’는 엄밀히 말하면,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지극히 자기중심의 감정으로 ‘어거지(억지, stubbornness)’를 쓸 때 하는 말이다. 잘 안 될 일이나 해서는 안 될 일을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이 바로, 어거지이다. 유아 감정의 전형인 것이다. ‘왜 나만 가지고 그래!’의 심리는 어른다운 성숙함이 없는 사람의 특징이다. 이런 사람은 건강한 사회적 관계로 나아갈 수 없다. 이런 사람일수록 어떤 문제가 생기면 오로지 국가나 사회나 이웃의 잘못으로만 몰고 가는 데에 익숙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 부인이 보여주는 치명적인 어리석음은 평등과 공정의 이름으로 자신의 욕망을 위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잘못한 것이 무어냐?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일처리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 뿐, 내 잘못이 아니다. 나와 똑같은 짓을 했으면서도 아무 탈 없이 통과한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 나는 그들과 동등한 처리를 받지 못했으므로 내가 피해자이고, 내가 희생자이다. 너무도 강력한 자기 최면이기 때문에 그녀는 자기가 잘못이 없다는 확신에 빠질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안타깝고 불행하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탐욕’을 위해 ‘평등’을 동원하고 ‘공정의 윤리’까지 동원한다. 세상 사람이 다 아는 이 사실을 본인만 모르는 것이다. 03. 너와 내가 있고, 죽고 사는 일이 있으면, 네 가지 차원의 상황이 생긴다. 첫째, ‘너 죽고 나 죽자’의 차원이다. 소위, 물귀신 작전이다. 말 그대로 모두 죽는다. 그뿐이랴, 주변에 있는 무고한 사람까지도 더불어 죽을 수 있다. 테러 마인드 또는 저주의 심리가 여기에 가깝다. 둘째, ‘너 죽고 나 살자’의 차원이다. 영특한 잔꾀가 넘실거리는 경지이다. 이것은 자칫 나만 죽고 너는 살아있는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 잔꾀의 어리석음 때문이다. 셋째는 ‘너 살고 나 죽자’의 차원이다. 이른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차원이다. 네가 사는 것은 물론이고 나는 비록 죽더라도 ‘영원히 사는’ 도덕적 이상을 실현한다. 범상한 사람들이 이루기 어려운 경지이다. 끝으로 ‘너 살고 나 살자’의 차원이 있다. 화해와 공존의 삶이다. 타협과 양보의 상생 지혜가 살아 있는 모드라 할 수 있다. 불행하게도 부인은 ‘너 죽고 나 죽자’의 차원에서 모든 괴로움을 자청한 셈이다. 너와 내가 무슨 경우이든 꼭 같아야 한다는 의식은, 나의 열등감일 경우가 많다. 열등감만 두고 보자면, 사람은 열등감에 갇혀 버리는 사람과 열등감을 넘어서는 사람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갇히는 쪽의 열등감이 불합리한 열등감이라면, 넘어서는 쪽의 열등감은 합리성을 띤 것이다. 합리적인 열등감은 자기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불합리한 열등의식은 분별을 놓치게 한다. 차이와 차별까지도 혼동하게 한다. 그래서 사적인 욕망까지도 마치 공공의 분노인 것처럼 드러낸다. 왜 우리 아이만 가지고 훈계하는 겁니까? 딴 집 아이들도 다 그래요. 똑같이 야단치세요. 공정하게 하시란 말이에요. 학교에 항변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마음속에도 내 편협한 욕망을 평등으로 왜곡시키는 세상의 못된 기류들이 들어 와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갈수록 교단 지켜내기가 힘들다.
만약 인류의 문명이 지금처럼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발전한다면, 앞으로 5년 후인 2020년대에는 새로운 교육의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미래학계는 전망한다. 그 모습은 어떨까? 이 시기의 교육은 아쉽게도 오늘날의 교육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에서 집중적으로 교사교육을 이수한 후, 교육현장으로 가는 비중은 급속도로 줄고, 대신 각 분야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교와 교실이 아닌 자신만의 특별한 공간에서 활동하는 ‘멘토형 교사’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교육의 모습을 이렇게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무엇인지, 이러한 변화의 경계는 어디쯤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면 교육의 미래 트렌드를 설정하는데 기준점으로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중간쯤의 미래’에 중점을 두는 교육 분야 과학기술과 교육의 발달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만일 그러하지 않을 경우 과학기술과 교육의 발달에 관한 내용의 전개는 막연한 이야기로 끝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와 미래의 시점에 대한 개념을 우선 살펴보기로 한다. 과거·현재·미래, 전세·현세·내세로 풀이되는 삼세(三世)란 과거의 생과 현재의 생 그리고 미래의 생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지속된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과거의 다른 표현인 전세(前世)는 ‘현세에 태어나기 이전에 살았던 과거의 세상’을 뜻하며, 미래의 다른 표현인 내세(來世)는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 살게 될 미래의 세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전세·현세·내세의 개념에서는 인간의 평균 수명에 해당되는 80년 정도를 현세의 기준으로 설정한 다음 그 이전을 과거로, 그 이후를 미래로 설정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어 개념을 정리해보면 현재를 기준으로 1년 이내를 ‘아주 가까운 미래’, 5년 이내를 ‘가까운 미래’, 20년 이내를 ‘중간쯤의 미래’, 50년 이내를 ‘먼 미래’, 그리고 50년 이후를 ‘아주 먼 미래’라 미래학자들은 정의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예측에 대한 참신성과 신뢰성을 고려하여 ‘중간쯤의 미래’에 중점을 둔다. ‘의식의 성형’을 통해 얼마든지 변형 가능한 삶 교육이라는 단어에는 이미 미래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2020~2040년의 시기를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용어로 의식기술시대를 선정하였다. 의식(consciousness)이라 함은 사람이 깨어 있는 현실세계에서 체험하는 모든 심리 작용과 그 내용을 포함하는 경험이나 현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반대의 개념을 무의식 또는 잠재의식이라 한다. 의식기술은 일반적으로 ‘Conscious Technology’로 표기하는데, 여기에서 의식(cyberdelics)은 ‘인공두뇌학(cybernetics)’과 ‘환각을 일으키는(psychdelic)’이란 두 단어의 합성어이다. 따라서 의식기술이라 함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상상을 인류가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실제 또는 가상현실로 구현시켜주는 과학기술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의식기술의 시대라 함은 인류의 과학, 기술, 인문학, 신학, 예술 등이 첨단 컴퓨터의 인공두뇌기술과 다양한 형태로 결합하여 지식, 정서, 의지, 체험의 흐름을 가상공간에서 인식하고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시대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기억력과 암기력에 기반을 두고, 인지 능력을 강화하는 학습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되었다면, 미래의 교육은 한마디로 의식교육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의식교육은 크게 의식의 성찰(introspection), 의식의 성형(remodeling), 의식의 훈련(training)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의식의 성찰과 훈련은 오늘날의 교육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 반면 미래의 교육에서는 ‘의식의 성형’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왜냐하면 인류의 수명이 점점 연장됨에 따라 단 한번 뿐인 인생이란 개념은 사라지고 제2의 인생, 제3의 인생이란 개념이 2020년대에는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제1의 인생은 나의 의지보다는 출생 지역과 가정의 출생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제2의 인생은 ‘의식의 성형’을 통해서 얼마든지 나의 의지대로 설계하여 보람되고 신명나는 삶을 살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다운 몸매와 외모를 갖고 싶어 하는데 그러한 욕구가 유난히 강한 사람들은 성형외과에 가서 자신의 신체를 더욱 더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 한다. 그러나 미래에는 신체적 성형보다 심리적 성형이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의 인생보다 더 아름답고 보람된 제2의 인생을 계획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식의 성형이 반드시 요구되는데, 이러한 과정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서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지도보다 학습관리에 집중 될 교사역할 의식기술의 시대에는 개별학습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유비쿼터스 환경 구축(ubiquitous computing)과 사이버 콘텐츠(cyber contents)는 교사의 위상과 역할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며, 시간(anytime)과 장소(anywhere)의 제약 없이 자유로운 정보 활용이 가능한 글로벌 네트워킹 시스템 구축은 학교교육을 빠르게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날 학교교육은 1명의 교사가 모든 학생들의 눈높이와 관점을 배려해줄 수 없기 때문에 중간 그룹의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이유로 교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집단 학습은 모든 학생들이 만족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2020년쯤이 되면 표1과 같이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전통적인 집단학습체제인 학교교육에서도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개별학습이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선생님들의 역할 또한 학습지도(teaching)보다 학습관리(management)가 더 강조될 것이다.[PART VIEW] 기 간 메모리 기술 미래 사회와 교육의 변화(사용자 층) 1980~1989 1003 Kilo 키보드 중심의 명령어 중심 컴퓨터(전문가) 1990~1999 1006 Mega 마우스 중심의 팝업메뉴의 등장(교수+교사) 2000~2004 1009 Giga 검색엔진과 포털 사이트의 웹 1.0(교사+학생) 2005~2009 1012 Tera 이동성이 강화된 웹 2.0(교사+학생+학부모) 2010~2014 1015 Peta 실용학습(just in time learning), U learning, 글로벌 사이버대학, 바이오 컴퓨팅의 시대 2015~2019 1018 Exa 음성인식이 강화된 소통형 컴퓨터, 고도의 과학지능 서비스(H/W+S/W+Mind-ware) 2020~2024 1021 Zeta 맞춤형 개별학습, 고도의 인공지능사회, 과학적 특이점의 시대 진입(Scientific Singularity) 2025~2029 1024 Yotta 세계통합교육과정의 시대 2030~ 1027 Kilo Yotta 기계를 위한 교육과정이 개발/운영되는 시대, 기계 지능의 측정을 통해 인류와 역할 분담, 화학적 방법으로 두뇌의 지적 능력 강화 표 1 메모리 기술의 발달에 따른 교육환경의 변화와 전망 과학기술의 발달은 표2에 제시한 바와 같이 교육은 물론 인류의 생활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전 물리학법칙이 적용되던 과거의 인류는 자동차, 기차, 선박, 비행기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지구 대기권 범위 내에서 수평으로 이동하는 삶을 살아온 반면, 빛의 속도에 도전하고 이를 정복해나가는 미래의 인류는 대기권을 넘어 행성간의 이동이 일반화되는 수직 이동의 삶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인류의 사고와 활동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학교와 교육은 지표면에 고정된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저 넓은 우주 공간으로 확대되게 될 것이다. 기 간 ~1940 1940 ~1980 1980 ~2000 2000 ~2020 2020 ~2040 2040 ~2060 2060 ~2100 2100~ 과학기술 패러다임 고전물리학법칙의 시대 (만유인력, 중력 등) 전자기력의 시대 광속도전의 시대 광속의 시대 광속초월의 시대 시간여행의 시대 생활권 지구 대기권의 시대 전환기 태양계의 시대 은하시대 우주시대 사회 특성 생산강조 사회 소비장려 사회 문화/연예 사회 새로운 교육/ 공익사업의 사회 우주활동 사회 시대특성 종교 주도의 사회 혼돈/전환기 과학기술 주도의 사회 생활양식 지표면의 수평 이동 생활 우주공간의 수직 이동 생활 삼세구분 과 거 현 재 미 래 표 2 과학기술의 패러다임과 교육에서의 특이점 그렇다면 ‘교육에 있어서의 특이점(singularity)’은 어느 시점이며, 어떠한 변화가 예상될 까? 현재로서는 2020년이 가장 가까운 특이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학자들은 다가오는 2020~2060년의 40년을 새로운 교육의 시기로 예측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교육이 가장 번창하는 이 시기에는 학교시설, 교육과정과 학사일정, 교사와 학생의 개념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장수의 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종교가 인류 문명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그 자리를 과학기술이 주도하게 됨으로써 교육 콘텐츠 또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높은 교육열, 치열한 입시경쟁…우리나라와 닮은꼴 ‘홍콩’ 홍콩은 우리나라와 닮은꼴을 보인 나라이다. 우리와 같은 유교문화권에 있는 홍콩 역시, 교육열이 매우 높다. 하지만 대학 숫자가 부족해 입시경쟁은 그 어느 나라 보다 치열하다. 실제로 홍콩 인구는 약 700만 명이지만 대학교는 단 8곳에 불과하다. 인구대비 대학교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홍콩 소재 고등학교 졸업생의 4분의 1만이 홍콩 국내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육개혁이 본격 추진되기 전까지만 해도 입시경쟁은 치열하고, 학교는 주입식 암기식 교육이 주를 이뤘다. 학력은 높았지만 학생들의 흥미도는 떨어지는 반비례 현상 역시, 우리와 비슷했다. 일관된 교육개혁, 달라진 홍콩 교육 그러던 홍콩이 달라졌다. 홍콩은 지난 2000년 New Academic Struture(이하 NAS)를 제시하고, 2012년 까지 12년 동안 일관되게 교육개혁을 추진했다. 이 개혁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개혁에 중점을 뒀다. 일명, New Senior Secondary Education (이하 NSS)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 # 1. 고등학교 커리큘럼 개별화 _ 홍콩 NSS는 고등학교 필수과목을 최소화하되,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 학생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는데 중점을 뒀다. 오전과 오후, 시차를 두고, 필수과목과 학생들의 흥미를 고려한 선택과목을 적절히 안배했다. 모든 학생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에는 중국어, 영어, 수학, 교양과목으로 구성된 총 4개의 필수과목을 수강해야한다. 그리고 오후시간에는 20여개 선택과목과 직업교육, 기타 제2외국어 과목 중에서 자신의 흥미와 관심에 따라 2~3개 과목을 선택해 수강한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과목 선택이 철저히 학생의 자율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다만, 특정 교과에 많은 학생이 몰려 정원을 초과할 때는 성적순으로 배정한다. 교과교육 뿐 아니라 인성교육에도 중점을 두고 운영한다. 홍콩의 모든 고등학교 과정( 홍콩은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통합돼 운영된다)은 금요일 오후 수업시간을 인성, 체험, 봉사, 진로교육에 할애하고 있다. 이 같은 선택교과 운영은 학생들 간 학력차를 최소화 하고, 한줄 세우기와 같은 비교육적 폐단을 줄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홍콩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일반고의 경우, 전체 정원의 30%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발하지만, 나머지 70%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호를 반영, 교육청에서 배정한다. 따라서 홍콩의 일반고 역시, 우리처럼 교실 안에서 학생들 간 상당한 학력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선택과목 확대 등 커리큘럼 개별화로 학력 차에 따른 학생들 간 갈등 요소를 최소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 2. 커리큘럼과 연동된 대학입시제도 _ 이 같은 교육과정 운영은 입시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학생선발에 주요과목의 성적뿐 아니라, 직업교육능력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홍콩의 대학입시개혁은 우리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유사한 Hong Kong Diploma of Secondary Education(HKDSE) 시험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HKDSE 시험은 필수과목 평가를 비롯 제2외국어와 직업교육 등 세 영역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영역은 고등학교 재학 중에 수강한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에 대한 평가를 통해 선발하는 방식이다. 지필고사로 실시되는 이 평가는 성적에 따라 1~5단계로 등급이 나눠진다. 두 번째는 고등학교 재학 중에 수강한 직업교육에 대한 평가다. 이채로운 것은 직업교육기관이 자체적으로 성적에 따라 1~3등급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 트랙은 기타 외국어 과목에 대한 평가다. 고등학교 기간 동안 수강한 과목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르는데 평가는 영국 Cambridge International Examinations을 실시하고 성적은 A~E까지 5등급으로 평가한다. HKDSE 시험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들 한 줄로 세우는 수직적 평가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선택과목을 비롯 직업교육과 제2 외국어까지 평가에 반영하는 바람에 학생이 어떤 과목을 수강했는지에 따라 다양한 시험과목의 조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2년 실시된 HKDES 시험에서는 모두 1129개의 선택과목 조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줄 세우기 평가가 불가능할 정도다. 아울러 HKDSE 시험은 평가결과를 원점수가 아닌 등급제로 발표한다. 학생을 시험 점수로 줄 세우기보다는 고등학교 과정을 통해 갖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대학에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 시험인 것이다. HKDSE 시험은 수학, 과학 등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는 객관식 선다형 문제를 출제 하지 않음으로써, 일선 교사들로 하여금 주입식-암기식 교육을 할 수 없도록 유도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HKDES 시험 실시 이후 학생들에 대한 평가가 수직적 차별화에서 수평적 차별화로 바뀌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자국에서 대안을 찾고, 새로운 체제 구축 성공[PART VIEW] 홍콩의 대학입시제도는 이 같은 HKDSE 시험 성적과 더불어, 우리나라 수행평가에 해당하는 School-Based Assessment, 우리나라 자기소개에서 해당하는 Student Learning Profile 결과 등을 대학에 제출하고, 대학은 지필고사를 제외한 면접 등 자유로운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우리가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교육개혁에 심취해 있는 동안 아시아의 진주, 홍콩은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의 실정에 맞는 교육개혁을 꾸준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추진하여, 학력과 인성, 흥미를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교육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즘 애들은 늘 문제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애들 문제’는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이는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의 선거를 그대로 닮은 학생회장 선거, ‘그래봤자 너만 손해야’라며 원칙보다 요령을 먼저 가르치는 부모, ‘너만 튀지 말고 적당히 하자’며 타협을 제시하는 교사들…. 지금 만연하는 ‘인성의 부재’는 우리의 부끄러운 과거이고, 참담한 현실이며, 불안한 미래이다. 본격적으로 시행될 인성교육을 놓고 갑론을박 말이 많다. ‘원샷원킬’처럼 쌈박한 해결방안이 있다면 좋으련만, 인성교육은 야속하게도 내 몸에 딱 맞는 옷처럼 ‘습관화’되었을 때 비로소 효과가 나타난다. 인성교육의 ‘체화(體化) 시간’을 좀 줄여보고자 1980년대부터 학교폭력의 진통을 겪으면서, 20여 년간 인성교육의 해법을 모색해 온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나라 인성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미국 인성교육(Character Education)의 가장 큰 특징은 ‘개개인의 변화’보다 ‘모든 구성원들의 조화로운 삶’에 초점이 맞춰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인성교육은 ‘나와 타인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윤리가치를 이해하고, 강조하며, 실행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가르치는 일’로 정의된다. 핵심적 윤리가치를 습관적으로 행하다보면, 국가의 모든 구성원들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으며,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01년 ‘낙오학생 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 법령을 제정하면서 제시된 ‘진정성과 신뢰성(trustworthiness)·존중(respect)·책임(responsibility)·정의 및 공정(justice and fairness)·보살핌 및 베풂(caring and giving) 그리고 시민덕성 및 시민정신(civic virtue and citizenship)’이라는 여섯 가지 인성교육 덕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인성교육은 ‘예(禮)·효(孝)’와 같은 전통적 가치를 앞세운 반면, 미국의 인성교육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민교육’으로 매듭짓고 있다. 물론, 봉건제도를 타파하고 시민사회를 성립시킨 역사적 시대정신이 반영됐을지 모른다. 또한 다양한 이민족이 한데 섞여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했던 나름의 국가적 과제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와 다른 생각, 가치를 가진 사람에게 유난히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우리나라 역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동시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하다. 따라서 우리가 미국의 인성교육에서 벤치마킹할 그 첫 번째는 바로, ‘진정한 인성교육의 방향’이다. 인성교육은 학생들이 예의범절을 익혀 어른을 공경하고, 욕을 하지 않고, 말썽을 피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은 이상한 것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것’임을, ‘체제에 순응하는 모나지 않은 사람이 대우받는 사회가 아니라, 다양한 취향과 가치가 모두 존중되어야 하는 것’임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인성교육 즉, ‘서로 다른 사람과 더불어 각자의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다. 미국 인성교육의 두 번째 특징은 인성함양이 학업성취와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인성의 함양자체가 교육의 최종목표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가장 모범적인 인성교육 사례는 미시간주(州) 교육부가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채택한 Policy on Quality Character Education이다. 좋은 인성과 건강한 인간관계의 기초는 여섯 가지 핵심적인 윤리가치의 확산에 있다고 보는 미시간 주의 인성교육은 종합적·의도적·실제적이다. 모든 교육과정과 접목하여 인성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핵심적 가치를 학생들의 지도과정에서뿐만 아니라, 특별 활동 프로그램, 어른들의 모범이 되는 행동, 그리고 훈련 과정에 이르러 모두 반영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 함양에 인성교육의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주의 깊게 듣기, 주변 돕기, 중요한 결정 내리기,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감정 조절하기 등과 같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술(Skill)을 익히고, 학교나 사회에서 적용해보고, 평가하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한다. 이러한 미시간 주의 인성교육 사례는 더불어 사는 정신이 ‘체화(體化)’되어 지속적인 행동변화, 나아가 습관의 변화를 불러오게 하는 ‘가치내면화 차원의 교육’을 위해 모든 교육과정에서 모든 사회구성원이 공동 작업을 해야 함을 우리에게 시사해준다. 2007년 6월부터 41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미시간 주의 인성교육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 인성교육은 교육과정에 접목되어, 학교생활 전반에 연계·시행된다. 학교차원에서 인성교육 원칙을 수립하며, 구체적 실행을 철저히 감독한다. 또한 학업성취와 구분되지 않도록 인성함양 자체를 교육의 최종목표로 둔다. 둘째, 초등학교 인성교육은 ‘자신’을 중심으로, 중학교 인성교육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초점을 두고 진행한다. 또한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인성교육 프로그램 적용하되, 중학생에게도 주제와 관련하여 유연성 있게 수정·시행한다. 셋째, 학생, 교사, 학부모의 인성함양과 교육자료 제공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민간부문 비영리 전문기관의 활동도 활발하다. 미국 인성교육의 세 번째 특징은 교사 자신이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44개 주 18,000개의 교실에서 적용되고 있는 미국 인성교육원(American Institute For Character Education)의 교육과정과 미국의 대표적인 인성교육협회(Character Education Partnership: CEP)가 제시한 ‘효과적 인성교육을 위한 원칙(Effective Character Education)’을 살펴보자. 첫째, 학교는 배려의 공동체(caring community)를 만들어 가야하며, 학생들이 도덕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또한 모든 학습자를 존중하고 학생들의 특성을 발달시키며, 학생들이 성공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의미 있고 도전적인 교육과정(academic curriculum)을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동기 부여가 되도록 교육해야한다. 둘째, 학교는 학생을 돕는 공동의 핵심가치를 실천하고, 인성교육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는 윤리적 학습 공동체(ethical learning community)로써 역할을 한다. 또한 학교의 전반적 문화와 분위기, 인성교육자로서 학교운영진이 기여한 정도, 학생의 인성함양 등을 평가한다. 셋째, 학교 공동체는 인성의 기초가 되는 핵심적 가치인 ‘보살핌, 정직, 공정함, 책임감, 자신과 타인을 존중함’과 실천적 가치인 ‘근면, 최선을 다함, 인내, 비판적사고, 긍정적인 태도’를 증진시켜야 한다. 이때, 인성은 사고(thinking), 감성(feeling), 행동(doing)을 모두 포괄(comprehensive)하며, 의도적(intentional), 친행동적(proactive) 접근 방법을 활용하여 개발한다. 진부하지만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다. 교사가 학생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있는 그대로의 아이’로 봐줄 때, 학생들도 자기반 구성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나와 다르다고 따돌리는 문화’가 없어 질 것이다. 교사가 먼저 합리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몸소 실천할 때, 학생들 역시 ‘너와 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사회적 기술’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성교육 속에는 아직 전통적 가치관이 많이 남아있다. 시대는 변했다. 인성교육이 단순히 예절교육에서 머물지 않고, 이 시대가 진정 원하는 인성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힘들겠지만, 교사들이 먼저 나서서 시작해보자. 교육을 통해 ‘인성’이 습관처럼 베인 아이들이 사회로 나간다면 10년, 20년 후 우리사회의 모습은 그 어느 나라보다 건강해져 있을 것이다. 미국인성교육원이 제시한 교육과정 유치원 전(Pre-kindergarten)과 유치원의 행동목표 관용, 공정, 도움, 친절, 정직 그리고 가정에서 너와 나, 학교에서 너와 나, 이웃 간의 너와 나. 1학년의 행동목표 관용, 친절, 도움, 예의바름, 정직과 진실, 정의, 선택의 자유, 언론의 자유와 시민권의 자유, 개인으로서의 권리, 평등한 기회의 권리와 경제적 안전보장의 권리 2학년의 행동목표 관용, 친절, 도움, 정직과 진실, 정의와 관용, 시간과 재능의 사용, 선택의 자유, 언론의 자유와 시민권의 자유, 개인으로서의 권리, 평등한 기회의 권리와 경제적 안전보장의 권리 3학년의 행동목표 용기와 신념, 관용, 친절, 도움, 정직과 진실, 정의와 관용, 시간과 재능의 사용, 선택의 지혜, 언론의 자유와 시민권의 자유, 개인으로서의 권리, 평등한 기회의 권리와 경제적 안전보장의 권리이다. 4학년의 행동목표 용기와 신념, 관용, 친절과 유익함, 정직과 진실, 명예, 정의와 관용, 시간과 재능의 사용, 선택의 자유, 언론의 자유와 시민권의 자유, 개인으로서의 권리, 평등한 기회의 권리와 경제적 안전보장의 권리이다. 5학년, 6학년, 중학교(7-9학년)의 행동목표 용기와 신념, 관용, 친절과 유익함, 정직과 진실, 명예, 정의와 관용, 시간과 재능의 사용, 선택의 지혜, 언론의 자유와 시민권의 자유, 개인으로서의 권리, 평등한 기회의 권리와 경제적 안전보장의 권리.
“어떤 아이들이 현천고를 선택했나요?” 너무 궁금했다. 대학진학을 염두에 두지 않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이 어디까지 가능할 수 있을까…. 아니 의심에 가까웠다. 그런 학교를 본 적이 없었기에.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왔다. 아직은 전국에 몇 안 되는 공립 대안학교인 강원도 현천고등학교를 왜, 무엇 때문에, 어떤 학생들과 학부모가 선택을 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 우문현답, ‘대학이 목표라면 입학하지 마라’ 교사들의 신중한 답변이 돌아왔다. “대학 입학을 결정했고,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한다면 입학하지 않는 게 좋겠죠.” 하지만 박경화 교장의 답변은 단호했다. “입학설명회에서도 밝혔지만, 우리 학교의 목표는 대학이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자신의 의지로 진로를 찾고, 결정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지요.” 박 교장은 ‘자신의 미래를 자신이 결정하기 위한 키워드’로 ‘제대로 된 기다림’을 꼽았다. 기다림이면 기다림이지 제대로 된 기다림은 뭘까? 박 교장은 “마지막 한 명까지 ‘앎과 삶이 하나 되는’ 자신의 진로를 찾을 때까지 도와주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께끼가 풀렸다. “학교를 다시 다녀볼 생각이 들었어요.”, “재미있어요. 학교도 선생님도”라며 짧고 굵은 답변을 하고 돌아서던 학생들의 말뜻이. ‘24시간이 모자란’ 각양각색 46명 전교생의 좌충우돌 학교생활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일으키고 소년원, 위스쿨을 전전하면서 고교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는 박 모(16) 군. 친구는 없고 경쟁과 상처만 주는 입시교육이 싫어 고교를 자퇴했다는 최 모(19) 양. 작가가 되고 싶지만, 인문계고교에서는 진로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을 거 같아 현천고를 선택했다는 김 모(16) 양 등…. 피해자와 가해자, 공부를 잘하고 좋아하는 학생, 16살부터 19살까지 나이도 성격도 제각각인 학생 46명이 현천고로 모여들었다. 이제 개교한 지 두 달째. 기숙형 공립 대안학교인 현천고 아이들은 24시간 함께 먹고 자고 부대낀다. 문제는 없을까? 현천고 교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교실에서 온 종일 함께 울고 웃으며,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숙사 생활이라는 것이 교사들도 학생들도 힘들 때가 많아요. 생각이 다르니 의견도 일치하지 않고, 항상 문제투성이죠. 하지만 문제가 터지면 언제나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요. 다름과 갈등을 인정하면서 교사들도 배우는 것이지요. ‘함께 성장해 가는 것’, 그게 바로 교육 아니겠어요?” 현천고의 현재를 ‘민낯’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달매듭’ 행사 학생들 역시 초·중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뭔가 ‘다른’,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어렴풋이 알아가고 있었다. 현천고는 기존 교과수업만이 아니라 ‘달매듭’ 행사나 ‘나들(나와 우리들) 회의’ 등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연극·독서·밴드·힙합 등 3~4명이 모여 스스로 만드는 동아리나 기숙사 자치회의 같은 ‘잠재적 교육과정’에 공을 들인다. 학생들 역시 아직까지는 ‘재미있다’라고 밖에 표현할 줄 모르지만, ‘긍정적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특히 현천고 교사 14명과 46명의 전교생이 함께 만들어내는 ‘달매듭’ 행사는 ‘재미’의 정점을 찍는다. 교사 또는 친구들에게 쓴 편지를 읽는 학생, 자작시를 낭송하는 학생, 노래와 유머 등 끼를 아낌없이 보여주는 학생들까지 3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달매듭’ 행사는 현천고의 현재를 ‘민낯’ 그대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윈윈’ 전략으로 상생을 꿈꾸는 현천고의 미래 현천고는 지난 4월 말 비로소 안정된 보금자리에 둥지를 틀었다. 학교 공사가 지연되는 바람에 개교 후 두 달간은 강원도학생교육원에서 임시로 생활했다. 박 교장은 “우리 학교의 교육목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꿈 넘어 꿈’이라는 ‘인턴십직업체험(LTI:Learning Through Internship)’ 과정입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경험하고 싶은 직업과 그 분야의 멘토를 직접 선택하고,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운영될 예정이죠”라며 “이제 학교도 완공되었으니 본격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교가 위치한 횡성 둔내 지역은 노인인구가 많아서 학생들이 삶의 지혜를 배우고, 독거노인을 돕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삶의 속도가 다를 수밖에 없는 46명의 아이들을 믿음으로 기다리며,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나눔과 배움의 행복을 찾아가는 아이들 속에서 ‘함께 성장해 나간다’고 말하는 현천고 14명의 교사들. 작은 학교가 많은 강원도 공교육의 롤모델을 만들어 보겠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들의 ‘제대로 된 기다림’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편견 없이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선생님, 제가 그냥 양보할게요.” 씩씩거리던 우석이가 오랜 침묵을 깨고 말했다. 순간 우리 반 아이들의 ‘와!’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꼭 쥐고 있던 손이 열리며 엄지손톱만한 야광 공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야광처럼 빛나는 감동의 물결이 위풍당당하게 번져나갔다. 문제의 발단은 ‘수학시간’이었다. 이제 막 세 자리수를 배우던 우리 반은 교과서 뒤에 붙어 있는 종이돈으로 직접 물건을 사고파는 ‘알뜰시장 체험’을 하기로 했다. 각자 집에서 가져온 물건에 나름대로 100원, 200원 정도의 물건 값을 정했다. 처음엔 놀이가 끝나면 ‘사고판 물건’을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기였는데, 아이들은 진짜로 사고팔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나중에 물건 때문에 울지 않기’로 다짐하고 놀이를 시작했다. 아이들은 매우 진지했고, 활기가 넘쳤다. 종료시간이 임박해지자, 마음이 다급해진 아이들의 흥정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그러던 중, 우석이와 준상이의 심상찮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씩씩대며) 선생님, 준상이가 이것 판다고 했으면서 다시 안 판대요.” “(억울한 듯) 아니에요. 우석이가 돈을 안 줬어요.” “나중에 줬어요. 그런데 안 판대요.” “그 때는 팔기 싫었어요.” 두서없이 쏟아내는 이야기의 자초지종을 들어봤다. 우석이는 준상이의 물건이 맘에 들었지만, 돈이 모자랐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돈을 마련해왔지만 그 사이에 놀이시간이 끝나버린 것이다. 준상이는 놀이시간 이후에는 종이돈의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물건을 팔기 싫어졌던 것이다. 두 아이는 서로 씩씩대며 조금도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물건이기에 이토록 팽팽하게 맞서는 걸까?’ 물건을 보여 달라고 하자, 손에 꼬옥 쥐고 있던 엄지 손톱만한 야광 공룡 모형을 보여준다. 순간 실소가 나오려는 것을 꾹 참고 생각했다. 어른들의 눈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은 물건이지만, 아이들 마음에는 어떤 것보다 더 소중한 듯 했다. 이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 주어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마땅한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우리 반 아이들에게 공개적으로 해결 방법을 물어봤다. 아이들도 상황을 이해하고 나자, 무척 난감한 기색이었다. 잠시 후, “그냥 한 명이 양보해”라는 누군가의 말이 들려왔다. 하지만 누가 양보하는 것이 좋단 말인가. 다수결로 정할 문제도 아니었다. 자신이 아닌 타인의 결정은 상처가 될 테니….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잠시 후 우석이가 말문을 연 것이다. 자신이 양보하겠노라고. ‘공룡’보다 ‘준상이와의 관계’를, ‘반 친구들의 생각’을 먼저 생각한 우석이의 마음이 대견하고 예뻤다. 하나의 헤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분명 이 사건을 통해 ‘한 뼘씩’은 더 컸을 것이다. 장난감을 차지했다는 ‘만족감’보다는 그것을 양보한 우석이의 행동이 더 가치 있다는 것.
7. 철학(哲學)은 처락(處樂)이다 - 인문학기행 - ⑬ 인문ㆍ자유교육 ‘사람임’에서 ‘사람됨’이 필요한 시대이다. 실제적 지식만을 강요하는 시대에서는 나와 관련된 그 모든 것이 ‘수단’이 된다. 실용적 지식을 수단으로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갖는 입신양명과 출세가 보편적 가치가 된 사회라면 ‘병든 사회’임이 분명하다. 계속(ing) 치료(heal)해야 하는 사회, 즉 힐링(healing)을 필요로 하는 사회는 치료가 끝나지 않은 병든 사회이기 때문이다. ‘병든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은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여야 한다. 서로 자신의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너와 나’를 이용한다면 인격적 만남은 이루어 질 수 없다. 모든 인간관계가 서로의 욕심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면 진정한 대화도 나눌 수 없게 된다. 마틴 부버(M. Buber)는 이런 관계를 ‘나-그것’의 만남으로 규정한다. ‘나-그것’의 만남을 중시하는 사회는 인격적 만남이 아닌 실용적이고 실제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병든 사회이다. 서로를 이용하고, 자신을 중심에 놓은 사회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caring)란 없다. ‘병든 사회’, ‘인간을 수단으로 보는 사회’, ‘나-그것의 사회’를 극복하여 참된 ‘인간됨’의 사회로 회귀할 수 있는 방법은 인문학적 소양을 통해서 가능하다. 문학, 역사, 철학의 자유교양교육(liberal education)은 합리적인 이성 계발을 통해 ‘참인간됨’을 실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지식(知)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혜(智慧)를 갖게 해준다. 감정이 조절되지 않는 사회, ‘갑(甲)’질이 만연하는 사회는 나(人)를 다스릴 격(格)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다. 명성이 높다고 인격(人格)이 높은 것은 아니다. 인격 없이 명성만 높은 사람은 갑(甲)질을 한다. 명성(名聲)이란, 소리(聲)나게 이름(名)을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불러주지 않으면 그 명성은 사라지는 것이다. 명성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겸손하고 양보하는 마음은 인격을 완성하는데 있어 절대 필요한 양식이다. 이러한 인격완성의 양식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교만해 진다(John Ruskin). 인격은 인성을 형성하게 해준다. 인성(人性)이란, ‘마음의 바탕이나 사람 됨됨이의 성품’을 말한다. 공자는 인(仁)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己所不欲勿施於人(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베풀지 마라)’의 배려(caring)를 제시했다. 배려는 ‘사람됨’이라는 인품을 갖도록 하는 척도이다. [PART VIEW] 인품을 계량화한 봉사활동, 윤리점수 등으로 좋은 대학을 갈 수는 있겠지만, ‘따뜻한 사람 냄새’는 없다. 병든 사회일수록 계량화된 인격이 후한 점수를 받는다. 병든 사회의 치료는 인격과 인성을 중시하는 인문학적 소양으로 가능하다. 인문학은 지식(知)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혜(智慧)를 갖게 해준다. 박사라 하더라도 지혜롭지 못하면 불행해진다. 지혜를 통해 나의 내면의 세계를 좀 더 풍요롭게 해야 한다. 이것이 하버드대 덱스터 게이트(Dexter Gate)의 명문 ‘Enter to Grow in Wisdom(들어 와서는 지혜를 배워라)’, ‘Depart to Serve better Thy Country and Thy Kind(떠난 후 더 나은 그대들의 세상과 인류를 위해 봉사하라)’의 의미일 것이다.
□ 유형별 기본 생활습관 지도, 이렇게 해 보세요. ① 무단지각 지도 교사들의 골칫덩어리 중 하나가 ‘상습적 지각’이다. 별다른 말썽은 부리지 않는데 ‘지각’만 하는 경우가 특히 그렇다. 이런 학생들 중 일부는 ‘지각’에 대해서 너무 엄격하게 다루거나 혼을 내는 경우, 아예 학교를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의 성향에 따라서 세심하게 지도를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각을 자주 하는 학생은 교사에게 꾸중을 듣고 다른 학생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좌절감이나 소외감을 갖기 쉽다. 본인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생활습관은 학교생활에 대해서 흥미를 잃게 하고 문제행동을 점점 야기시켜, 다른 비행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무단지각은 반드시 바로잡아줘야 할 생활습관 중 하나이다. ● 지도방안의 예 _ 잠자고 있는 시간관념을 일깨워주자 아침의 ‘1분’은 오후의 ‘1분’과는 너무 다르다. 정해져 있는 시간에서 ‘1분’만 늦어져도 지각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8시 20분까지 등교를 해야 한다면, 학교에 도착하는 시간부터 역순으로 언제까지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야 하는지, 그럼 적어도 몇 시에는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지, 집에서 그 시간에 출발하기 위해서는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지를 추적해본다. 여학생들의 경우, 머리감는 시간, 옷 입는 시간, 치장하는 시간 등 세세하게 분류하여 소요시간을 적어보고, 이를 토대로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많은 ‘시간관념’을 바로잡아 주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원인 ▶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습관 ▶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가짐 ▶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늦잠 자는 경우 ▶ 시간관념이 부족하여 학생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인식하지 못함 등 지도 방안 ▶ 지각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 ▶ 늦지 않고 제시간에 도착해야 함을 인식시킴 ▶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있는 경우 원인을 알아보고 부정적인 정서 해소 ▶ 혹시 가정에 관한 일(동생을 돌봄)로 늦는 경우, 격려나 칭찬하고 해결 방안을 조언 등 ② 바른말, 고운 말 사용하기 지도 우리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마음을 비추는 거울임을 인식하고, 바른말, 고운 말을 사용하여 품위 있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 지도방안의 예 _ ‘욕’을 해야만 한다면 ‘제대로’ 욕하자 ‘욕’은 살아가면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사람의 말이나 배설물은 한번 쏟아내면 주워 담을 수 없다. 사람들은 아무 곳에서나 배설을 하지 않는다. 정해진 장소에서 쏟아내는 배설은 본인에게도 시원하고, 타인에게는 아무런 욕을 먹지 않는다. 욕도 마찬가지다. 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욕’은 자신을 보호할 수도, 잘못된 행위에 대한 저항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때나 사용하는 욕은 아무 곳에서나 배설하는 것처럼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행위임을 설명한다. 지도 방안 ▶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높임말을 쓰도록 한다. ▶ 비속어, 욕설 사용 실태 조사를 실시한 후 욕설을 의미 등을 안내하고 사용하지 않도록 지도한다. 더불어 학급회의를 통해 실천 방안을 마련한다. ▶ '바람직한 학생 언어, 사랑의 교사 언어(2013, 교육부)’ 활용 : 국립국어원 누리집(www.korean.go.kr) → 찾기 마당 → 순화어 ▶ 남을 흉보거나 별명을 부르지 않도록 지도 등 ③ 금연지도 [PART VIEW] 학교에서 가장 어려운 생활지도 중 하나가 금연지도이다. 요즘엔 초등학교 때부터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아서 하루아침에 금연을 한다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금연지도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청소년기에 흡연을 하는 학생들의 대다수는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해소할 목적이 많다. 때문에 ‘처벌’보다는 ‘심리적 치료’를 먼저 실시하고, 스스로 금연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도방안의 예 _ ‘금연’은 힘든 것이라는 인지시키자. 금연은 어른들도 힘들다. 하물며 흡연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뭔가 어른이 되었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힘든 일이다. 또한 많은 학생들은 언젠가는 ‘금연’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만, 실천하기가 힘들고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할 뿐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금연’은 어려운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금연을 실천하다가도 곧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킨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내가 그렇지, 뭐’라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유혹에 빠졌을 뿐, 실패는 아니야. 다시 시작하자’라며 마음을 다잡고 포기하지 않고 실천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래야 학생은 ‘난 의지가 부족해’, ‘난 안되는 놈이야’라는 부정적 생각에서 벗어나 실천의지를 가질 수 있다. 지도 방안 ?보건복지부 및 한국건강증진재단에서 만든 END(Experience New Days)동기유발 프로그램 활용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등의 전문기관 프로그램 도움을 받아, 금연에 필요한 기구뿐만 아니라 흡연하는 학생들의 심리적인 치료까지 병행하도록 체계적이고 치밀하게 추진 ?금연지도는 흡연학생에 대하여 학부모 동의를 얻고, 가정과 연계하여 흡연여부 진단을 위한 사람의 뇨증 코티닌 (Cotinine)검사를 권하고 싶으며, 흡연학생들을 파악하여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지도하고 필요한 경우, 학부모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임. ?부모가 자녀의 흡연을 방조하는 경우에는 아동학대로 처리할 수 있다고 보며, 흡연의 기준이 광범위하므로 정확히 흡연 관련 규정을 만들어 적용해야 함. ?부모가 없는 학생들보다는 부모가 있는 학생들 먼저 가정과 연계하여 금연지도를 하는 것이 효율적임. 필요할 경우, 가정방문, 학부모 내교 등을 통하여 지도하도록 함. ■ 프로필 현)경신중 교사 현)전국생활부장포럼 대표 전)교육부 학교폭력예방기본계획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