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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겨울방학이다. 한 주간이지만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에서 벗어나 가정에서 부모님과 함께 연말,연시를 보낸다. 가족과 함께 하는 생활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이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2013년 한 해를 반성하고 2014년 새해를 계획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있어야 할 것이 많다. 그 중 나폴레옹 힐이 말한 것처럼 성공한 사람, 꿈을 이룬 사람들의 특징인 여섯 가지를 지니면 꿈을 이루는 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 중 하나가 자기 확신을 가지는 것이다. 자기가 이 땅에 태어난 것은 분명 자기를 통해 사회에, 세계에 이바지할 인물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다. 나를 통해 나라가 발전하고 경제가 부흥하며 나를 통해 내가 꿈꾸는 분야가 한 걸음 더 나아가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에 가득차야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학업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창의력을 가지는 것이다. 창의적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창의적인 사고를 가진 자는 성공할 수 있다. 꿈을 이룰 수가 있다. 생각이 늘 새로워야 하고 늘 어린애들처럼 호기심에 가득차야 한다. 나의 생각이 새로워지면 꿈을 이룰 수 있다. 영국인이 세 가지를 가지고 먹고 산다고 한다. 그 중의 하나가 두뇌이다. 특별한 자원이 없으니 머리가 뛰어나야 한다. 영국과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는 것도 비슷하고 국토의 넓이도 비슷하다.그들은 두뇌를 통해 경제를 부흥시키고 부강한 나라로 세워나간다. 우리도 우리의 두뇌로 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세워나가야하겠다. 그리고 위대한 상상력을 가진 자는 성공한다. 위대한 상상력을 가지면 위대한 소설도 쓸 수 있다. 풍부한 상상력으로 인해 삶의 폭은 더 넓어진다. 세계의 어느 곳이라도 나아갈 수 있고 그곳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성공의 날개를 달려면 상상의 날개를 달아야 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살인자’라는 소설은 자기의 대표작에 해당되는데, 두 명의 살인청부업자인 앨과 맥스가 식당에 와서 옛 권투선수인 ‘오울 앤드슨’을 죽이려고 한다. 왜 죽이려고 하는 내용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오직 상상력을 동원해 죽이게 된 동기 등을 밝히는 것이 영화로 나오고 있고 이 영화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상상력이 뛰어나면 영화업계에서도 소설의 내용에 관한 상상력으로도 성공을 할 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도 그렇다. 위대한 상상력, 풍부한 상상력, 끊임없는 상상력을 가지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 생각된다. 네 번째가 ‘열심’이 있는 사람이 성공했다. 열심히 살려는 사람,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 열심히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자기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다. 학생들은 무엇보다 공부하는 일에 열심을 다하는 것이 꿈을 이루는 비결이다. 환경 탓하지 말고, 각종 핑계 늘어놓지 말고 오직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2013년 한 해 동안 그러하지 못했으면 새해에는 열심히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겠다. 성공자의 특징 중 하나는 자기 훈련(자기 연단)이 있는 자이다. 자기의 훈련이 없으면 꿈을 이룰 수 없다. 체력관리, 집중력 관리, 정신력 관리 등 자기관리에 철저한 자는 성공하였다. 겨울 방학 체력단련, 정신집중 훈련, 각오와 결심이 있는 자는 꿈을 이룰 수 있다. 여섯 번째 성공한 자의 특징은 집중적 노력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꿈, 위대한 꿈, 가치있는 꿈을 가졌다 해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면 꿈을 이룰 수 없다. 한 가지의 목표가 세워지면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치타’라는 동물을 좋아한다. 이는 동물 중 가장 빨리 달리는 동물이라고 한다. 덩치가 크지도 않다. 이 동물의 특징 중 하나가 먹이사냥을 할 때 처음 목표를 세웠던 이외의 동물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오직 그 목표물을 향해서 달리고 달린다. 그리고는 반드시 이룬다. 꿈이 있는 거북이는 쉬지 않는다.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는다. 꿈이 있는 거북이는 반드시 이룬다. 우리 학생들이 새로운 꿈과 비전을 갖고 여섯 가지의 특징들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 새해엔 꿈을 이루는 모든 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꿈을 향해 달려보자. 백마처럼.
우리나라 위인들의 일화를 보면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점이 많다고 한다. 이순신장군도 어렸을 때 전쟁놀이를 하면 언제나 대장 역할만 맡았다고 한다. 이율곡도 용꿈을 꾸고 태어나 효심이 지극하고 공부에 남달리 영특했다고 한다. 세종대왕도 김시습도 어린 시절 남다른 영특함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큰일을 한 사람들의 일화에는 어릴 때, 혹은 성장기에 미약했던 점을 여과 없이 나타낸다. 단 어떻게 열등감을 극복했는가에 관심이 있다. 미국대통령으로 가장 존경받는 링컨 대통령을 보아도 그렇다. 알다시피 링컨은 힘든 유년기를 보냈다. 링컨의 어머니는 그가 9살 때,누나인 사라는 그가 19살 때 세상을 떠났다. 링컨은 워낙 시골에 살아서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그래서 어릴 때 공부를 제대로 못했다. 책도 구할 수 없어서 어렵사니 구한 책을 읽고 또 읽어야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는 세 명의 아이가 딸린 여자와 재혼을 했다.링컨은 비좁고 초라한 통나무 오두막에서 여러 식구들과 함께 생활해야 했다. 링컨의 이러한 어린 시절은 성인이 되어서도 늘 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했다. 인격적으로도 링컨은 우울하고 참지 못하는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인격적인 약점과 내면의 상처를 자각했다. 그는 남에게 민감했고 화도 잘 냈지만 화나게 한 당사자에게 편지를 써서 분노가 가라앉을 때까지 반복해서 읽고 또 읽고 나서 편지를 태워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링컨은 학력, 가정환경, 지나치게 큰 기 등의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을 사회활동으로 승화시켰다. 링컨은 반대자를 수용하고 가난한 사람, 약한 사람에게 설 수 있는 그릇으로 가꿔나가면서 훗날 노예해방 기치 하에 미국을 통일시킨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소아마비란 신체적 열등감을 지녔던 루즈벨트도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 한 누구도 나를 인정할 수 없다.’라는 말로 늘 자신을 치유하면서 살았다. 가난했던 룩펠러, 청각장애인 베토벤, 저능아 소리를 들었던 소크라테스, 흑인 혼열 콤플렉스, 부모의 이혼 등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오바마 대통령도 열등감을 극복하고 더 높은 곳으로 발전시킨 에너지가 자신을 위인으로 만든 것이다. 누구나 열등감은 있다. 그러나 나 자신을 귀하다고 생각할 때 열등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친 우월감은 자신이 만나는 사람을누구나소중하다고 여기지못하고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해부족함을 간과하여 실패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요즘 우리 아이 교육, 우월감만 쫓도록 만들지 않나? 우월감만 쫓으면 제대로 된 자신이 모습을 찾지 못한다.공부 성적, 명품, 아파트 평수, 자동차 차종, 학벌, 성형수술, 억대 연봉 이 모두에 순서를 매기는데서 우월감을 찾는 사람은 진정한 자아를 갖지 못하게 만든다. 우리 교육, 이러한 것 때문불행해지고 있지 않나 생각해봐야 한다.우리 아이 우월감만큼 열등감을 이겨내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자아 존중감을 찾도록 만드는 일이다. 행복할 줄 아는 것, 훌륭한 삶을 사는 것은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 조용기 △경영지원본부장 최종교 △영어교육센터장 이문복 △졸업학력인정시험사업단장 김덕근 △이전추진단장 심재목 △홍보출판실장 정학준 △감사실장 왕미선 △교육과정본부 교육과정연구실장 정영근 △교육평가본부 학업성취도기획분석실장 시기자 △교육평가본부 학업성취도출제연구실장 노은희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 수능기획분석실장 이용상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 수능출제연구실장 김진구
사교육 받고 있는 사람 중 72.8%가 선행학습! 지난해 7월 국민권익위원회와 교육부가 범정부 온라인 소통포털인 국민신문고를 통해 ‘사교육 경감방안 모색을 위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생과 학부모 총 9086명의 응답자 중 70.7%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72.8%가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선행학습은 학교진도보다 1~3개월 정도 빠른 경우가 54.6%, 2학년 또는 2학년 이상 앞서서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도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 만연한 선행학습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해롭고 가정경제에는 부담이 될 뿐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의 파행 운영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법으로라도 규제해 멍들어가는 우리 공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현행 입시제도나 경쟁사회에서 선행학습은 불가피하다. 학습의 기본이라 하는 예습마저 못하게 강제한다는 것은 앞서 가는 자를 끌어내리려는 의도다. 명백히 수요가 있는 마당에 이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선행학습 금지에 대한 교육계 내부의 입장 차가 확연하다. 선행학습을 법으로 규제해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선행학습이 생겨난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는 신중파로 대별된다. 선행학습 규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한데 현재의 선행학습 금지 찬반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해 4월 발의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특별법안(새누리당 강은희 의원)’과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안(민주당 이상민 의원)’이다. 여야 법안 모두 선행학습 규제에 관한 것이지만 전자가 학교교육 편성과 운영, 즉 공교육에서 선행교육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 금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자는 선행학습 사교육 시장 규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두고 선행학습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가능한지, 사교육 시장까지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비교육·비효율적! 법으로 규제해야 먼저 법 제정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사교육 시장 규제를 주장하고 있다. 사걱세에 따르면 애초 학교 교육과정을 학생들이 따라가게 하기 위해 예습과 수월성 교육 차원에서 제공한다고 개발된 선행학습이 현재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학생들에게 해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또 사교육 시장에서 학교교육을 보충하기 위한 ‘보충 사교육’이 아닌 ‘선행학습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보충 사교육의 경우 학생별 개별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학생들이 어느 정도 학업수준을 성취하게 되면 보충 사교육의 의미가 상실된다. 학원에 더는 다니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선행학습 사교육의 경우 진도 경쟁이다 보니 학생의 성적 성취에 관계없이 무차별적 제공이 가능하다. 학원 입장에서는 ‘효자 상품’인 셈이다. 때문에 마케팅 논리에 따라 학원에서는 선행학습 위주의 홍보와 마케팅에 집중해 선행학습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사걱세가 지난해 4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함께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전체의 69.6%가 ‘사교육기관의 선행학습을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고, 54.8%가 ‘학원 등의 선행교육 상품판매와 홍보금지 규제가 빠지면 특별법의 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27.1%가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학원의 홍보와 선전’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명분도 없고 비교육·비효과적이며 부도덕한 관행이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이상, 국가가 나서서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사교육 시장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 법 규제를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법적 규제 앞서 원인 제거에 초점을 반면 한국교총을 비롯해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것에는 공감하나 법으로 규제 가능할 것인가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다수다. 예습과 선행학습의 기준설정이 어렵고, 이를 구분함에 있어 교과진도에 따라 합법과 불법으로 설정하기는 모호하거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교과목 특성이나 개개인의 학습방법이 다른 데도 불구하고 하나의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법률로 일반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이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기본권 제한 등 위헌의 소지가 있다. 특히 한국교총은 1980년 시행된 과외금지법이 2000년 헌법재판소에서 ‘자녀교육권 등 국민의 기본권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음을 주지하고 공교육 영역에서 합리적 기준을 통한 제약은 가능하겠지만 사적 영역에 대한 일률적 법률제한은 과잉규제에 따른 위헌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입장이다. 때문에 법으로 선행학습을 규제하기보다는 선행학습이 요청되는 사회적 병폐의 근원을 분석·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지난해 법제처는 ‘사교육 분야에서의 선행교육 금지는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며 위헌소지를 지적한 바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도 선행학습 금지법은 음성적인 고액과외를 양산할 수 있으며 인간의 지적 욕구에 대한 침해라며 규제보다는 선행학습이 생겨난 원인을 제어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일반화한 선행학습, 공교육 멍들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행학습, 언제부터 예습이란 ‘아름다운 의무’를 밀어내고 공교육을 멍들게 하는 선행학습이 자리하게 된 것일까? 지난해 4월 열린 ‘선행학습 실태와 바람직한 규제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선행학습이 생겨난 시점을 특목고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 특목고 입시에서 정상적인 학교 공부만으로는 대비할 수 없는 수준의 시험과 전형자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들어 특목고 입시 정책이 개선되면서 고교 입시 자체에서 선행학습 유발 요소가 사라졌다고는 하나 지금처럼 선행학습이 성행하게 된 원인에서 특목고가 자유로울 수는 없다.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학교시험도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2011년 서울·경기지역 사교육 과열 지구 18개 중학교의 1학기 수학 기말고사 시험지를 분석한 결과 14개 학교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고교 1~2학년 교육과정 문제가 출제됐다. 중학교 1학년 시험에 고교 교육과정 문제를 출제한 학교도 9곳이나 됐다. 개별 학교들의 속진(速進)형 교육과정 편성이나 운영도 그렇다. 선행학습이 만연한 상황에서 공교육이 사교육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명분을 내세워 오히려 학교 밖 선행학습 경향을 무분별하게 좇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영어와 수학교과에서 두드러진다. 조기교육 경향이 강한 영어의 경우 지난 정부 들어 추진된 영어몰입교육으로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속진형 교육과정이 심화됐다. 이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선행학습이 이뤄져야 학교 교육과정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수학의 경우는 중·고교로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진다.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의 경우 3년의 교육과정을 2년 안에 마치고 3학년 때는 이를 복습하거나 문제풀이에 몰두하는 등의 파행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파행 운행은 정상적 교육과정 수준을 뛰어넘는 대학별고사와 대입전형이 존재하는 한 해결되기는 요원해 보인다. 이 밖에도 양과 난이도가 높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등 정책·제도적 문제와 함께 사교육 시장의 마케팅 효과, 불안과 경쟁 심리에 따른 수요자의 의식이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다양한 선행학습 유발 요인을 가지고 있는 우리 교육계는 지금 공교육을 해치는 수준의 선행학습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법적으로, 사교육 시장까지 규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교육은 인지발달 단계에 따라 이뤄져야 교육은 마라톤 경기에 비유할 수 있다. 교육은 초반에 성적을 높이고 좋은 학교에 입학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학부모들이 초반에 다른 자녀보다 앞서가기 위해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학교 공부만으로는 다른 자녀를 앞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천천히!”가 아니라 “빨리! 빨리!”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빨리! 빨리!”는 단거리 경기 또는 장거리 경기라도 결승선에 가까울 때의 응원이지 기나긴 인생에서 마라톤 경기 초반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할 응원은 아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교육이 선행학습으로 이루어지는 데 있다. 선행학습이란 학교 진도보다 1개월 이상 또는 학기와 학년을 뛰어넘어서 교육과정을 미리 배우는 것으로 보통 6개월∼1년 정도를 앞당겨 학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중학교 1학년 과정을 시작하거나 중학생이 고등학교 과정을 먼저 배우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선행학습은 개인적인 관심이나 호기심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예습과는 다르다. 학부모들은 교과과정을 미리 배우는 선행학습이 아이의 성적 향상이나 상급학교 진학에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고, 그 결과 70%가 넘는 초·중·고등학생이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2002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선행학습 효과에 관한 연구’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배우고 익혀 보다 수월하게 교육과정에 적응하겠다는 생각으로 선행학습이 이뤄지고 있지만 교육은 인지발달 단계에 맞게 적합한 시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예습 수준을 넘어 학원이나 교습소 등 각종 사교육 기관이 제공하는 선행학습은 정서적, 교육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스트레스 가중, 오히려 학력증진에 역효과 [PART VIEW] 첫째,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은 이미 배웠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상실한다. 선행학습은 미리 배우고 학교에서 다시 반복해 공부하면 시험에 더 유리할 거라는 기대감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선행학습이 수업에 대한 지루함으로 아이들의 학습의욕과 집중력을 저하시켜 잠자는 교실을 만들고 있다. 선행학습은 배우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공부에 대한 즐거움을 감퇴시켜 학력증진에도 역효과를 가져온다. 마치 사람들이 생방송 아닌 재방송 TV시청에 흥미를 느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둘째, 선행학습은 학생들에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들은 다른 애들 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서 상위 학년에서 학습해야 할 어려운 내용을 미리 공부하다 보니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게 된다. 학습할 때 기초가 없다면 관련 있는 전 단원을 복습해야 한다.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의 선행학습은 오히려 소화하기 힘든 내용 때문에 공부에 대해 어려운 것, 지겨운 것, 혼자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만 생기게 한다. 학습 진도에 맞지 않는 어려운 문제를 선행학습형 사교육에서 접했을 때 아이들은 흥미보다는 모르는 문제에 두려움을 느끼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셋째, 선행학습은 창의력과 자기주도학습력의 습득을 저해한다.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율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몰입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기다려야 한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율성을 기르도록 기다려주고, 원래의 용도와는 다르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바로 사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계속적인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기다려주며, 장난감 놀이에 푹 빠져 있을 때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기보다는 충분한 몰입의 시간을 갖도록 기다려 줘야 한다. 자기주도학습력 또한 스스로 공부하는 기쁨을 느끼면서, 학습 결과보다 과정에서 순간순간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기다려야 얻어질 수 있다. 이러한 학습경험은 평생의 삶을 자기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학교에서 즐겁게 배우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사교육에서 행해지는 암기식·주입식 선행학습은 창의력과 자기주도학습력 향상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 넷째, 선행학습은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다인수 학급에서 학생들의 개인차는 엄연히 존재한다. 여기에 선행학습을 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의 차이가 더해지면 교사가 수업을 이끌어갈 때 혼란을 겪게 돼 학교교육의 정상적 운영이 더 어려워진다. 선진국에서 선행학습을 금지하고 있는 이유도 공정한 경쟁의 원칙에 어긋나고 학교 수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교육이 의미 있으려면 선행학습이 아니라 보충·심화학습으로 개인차를 좁혀 공교육을 도와주어야 한다. 선행학습을 심화학습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심화학습은 이미 공부한 내용을 보다 깊은 수준으로 다진다는 점에서 진도를 경쟁하듯 앞서서 공부하는 선행학습과는 다르다. 사교육은 어디까지나 공교육의 보조기능에 그쳐야 하는데 선행학습형 사교육 기관들은 이처럼 학교의 역할까지 침범하고, 공교육을 파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선행학습은 관심, 호기심 키워주는 것 학습(學習)이란 말 그대로 배우고 익히는 것이기 때문에 배우기만 하고 익히는 과정이 없으면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복습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헤르만 에빙하우스(H. Ebbinghous)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은 시간 흐름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것에 입각해, 감소하는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망각곡선의 주기에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반복이 중요하다고 한다. 즉 아이가 공부를 하고 망각하니,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서는 망각곡선의 주기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복습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 시간의 진도를 나갔다면 적어도 한 시간 동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복습시간을 가져야 한다. 자기주도학습 또한 공부한 내용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반복학습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자기 공부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6개월∼1년 앞서 진도를 나가는 선행학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배우는 단원에 대해 보충하거나 깊은 수준으로 이해를 넓히는 보충·심화학습이 훨씬 더 중요하다. 진정한 선행학습은 미리 진도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배우게 되는지를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살피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방학 중에 교과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다양하게 찾아서 살펴보기, 교과서에 실린 문학 작품을 찾아 전체를 읽어보기,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한 다큐멘터리 찾아보기 등의 활동을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취미활동과 여가생활 그리고 독서를 통해 무한한 창의력과 상상력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학습에서 가치 있는 성취는 속성의 선행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주도학습력에 의해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다.
대입전형에서 수시전형 정원이 확대됐다. 수시전형은 입학사정관 전형과 학생부 우수자 전형의 선발인원을 확대함으로써 학교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이것은 사교육 의존도를 높여 왔던 학부모를 중심으로 사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여전히 논술이나 적성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의 중요성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부류와, 학교에서의 수업과 활동을 더욱 중요시하면서 선행학습이 아니라 학교수업 참여를 강조하는 부류로 나뉘게 된다. 특히, 입학사정관 전형과 각종 추천 전형은 학교수업과 학교활동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이제 공교육 정상화 해결책은 교실수업의 주체인 교사와 학생이 가지고 있다. 그 해결 방안을 살펴본다. 수업방법 개선해 학교중심 학습활동 강화 첫째 학교가 변해야 한다. 먼저 수준별 분반수업을 보자. 이는 우열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만 학생중심으로 운영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제도이든 사용자 편의가 아니라 수요자 편의일 때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분반을 성적으로만 하지 말고 분반의 특성을 미리 알려보자. 학생에게도 분반의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최소한 맞교환이라도 분반 변경의 기회를 주자. 분반수업의 평가는 분반평가와 공통평가로 나누어 수업 중 평가를 활성화하자. 성적순이 아니라 분반의 특성화를 통해 하위권과 상위권의 맞춤교육이 가능하다. 질문과 응답이 없으면 죽은 수업이다. 학생들의 수업 집중시간은 15분을 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시간에 수업방법이나 수업자료를 적어도 두세 번은 바꾸어야 함을 의미한다. 교사의 일방적인 수업보다는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질의응답 수업이 수업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공교육은 따분하고 수동적인 수업, 사교육은 능동적인 수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보자. 영어 과목에서 학년별 집중영역제도를 생각해보자. 학교의 학년이나 학기별로 쓰기, 어법, 어휘 등의 영역을 지정할 수 있다. 한 영역에 대해 수준별로 난이도를 달리할 수 있다. 학년이나 학기별로 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울 수 있지 않겠는가. 물론 주교재는 교과서를 사용하고, 집중영역용으로 부교재를 사용할 수 있다. 어떤 과목이든 주교재 외에 부교재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과 심화학습이 가능하다. 이것은 사교육의 여지를 주지 않는 장점을 가진다. 교내 경시대회와 교내 수상실적만 인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생부는 학교 밖 모든 경시대회와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 TOEIC 점수도 TEPS 성적도 기록할 수 없다. 오직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록만 올릴 수 있다. 더구나 특기자전형도 더는 TOEIC, TOEFL, TEPS 성적을 활용하지 못하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입 수시전형에서는 학교중심의 기록만을 참고하라는 것이다. 학교와 교사의 손에 무기란 무기는 모두 쥐여주었다. 이제 학교에서 다양한 경시대회는 기본사항이 되어 있다. 다양한 인증제도 생각해보자. 수업내용을 요약한 유인물, 그룹활동, 질의응답, 수업주제 변경, 수업자료 변화 등을 통한 수업 중 분위기 전환도 필요하다. 특히, 마지막 5분을 남겨두고 돌발 퀴즈를 내거나 수업내용을 요약한 유인물을 제시해보라. 분위기가 하향곡선 없이 평형을 유지하게 되며 수업은 지옥이 아니라 파티가 될 수 있다. 선행학습 방조하지 않는 평가체제 구축 선행학습 예방을 위한 두 번째 해법은 평가제도 개선이다. 수행평가 참여점수를 주자. 학생의 수업 집중도를 높이는 방법은 학생 스스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학습의 단계(1.learning by listening, 2.learning by doing, 3.learning by teaching)에서 최소한 ‘doing’과 ‘teaching’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수업방법이며, 이러한 수업방법은 수행평가를 통해서 완성된다. 사교육이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유일한 영역이 수업 중 형성평가다. 수업 중 이루어지는 평가는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며, 학생으로 하여금 ‘doing’과 ‘teaching’의 과정을 겪도록 유도한다. 수업 중에 캔디를 주는 것이 효과적일까? 빼앗는 것이 효과적일까?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에게 캔디를 주기보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게서 캔디를 빼앗아 보라. 캔디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학생들은 긴장을 한다. 여기서 캔디는 평가점수다. 교사는 캔디를 갖고 있으며, 캔디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고민해보자. [PART VIEW] 수업 중 형성평가는 미리 예고된 것이든 돌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든 미리 정확한 평가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일정 기준에 달하기만 하면 점수를 부여하지만, 참여하지 않거나 수업내용에 대해 ‘listening’을 이루지 못한 경우에는 과감히 감점을 부여하는 ‘참여점수’의 원칙을 적용한다. 수행평가에서는 반드시 범위를 해당수업에 대한 평가로 제한해야 한다. 평가가 예습내용에 관한 것이든, 수업 중 내용에 관한 것이든 반드시 해당수업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즉, 범위가 지나치게 넓을 필요도 없으며 지나치게 넓지도 않아야 한다. 정규고사의 서술형문제는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에 의지할 필요가 없는 내용을 범위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의 어법문제는 다답형이나 서술형으로 출제하기에 매우 적절한 제재이다. 하지만 영어의 어법문제는 범위가 넓어 사교육이 주도하는 선행학습이 개입할 여지를 갖고 있다. 이 경우 원래의 어법문제에서만 출제한다는 범위의 제한을 두거나, 어법관련 유인물에서만 출제한다는 원칙을 제시해 선행학습과 사교육이 개입할 여지를 차단할 수 있다. 교사와 교육당국 힘 합해 공교육 활성화 선행학습은 입시에 대한 불안감, 경쟁의식, 부모의 과욕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선행학습은 수시전형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학교중심의 학습활동에 신뢰를 갖고 불신을 해소해야 해결 가능하다. 학교중심의 학습활동이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학생이 참여하는 수업방식과 자기주도학습이 대안이다. 이는 교사의 수업방식 변화, 수업자료 개발과 공유, 평가방법의 개선과 다양화, 교과중심의 수업운영으로 해결가능하다. 선진국 교육이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엄격한 수업관리와 수업효율성 연구를 통해 학교중심의 수업이 자리를 잡았기에 교육의 수준이 향상된 것이다. 예습, 평가, 그룹활동, 방과후 활동, 예체능 활동 등은 학생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면서도 철저한 관리와 평가가 뒤따르면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 ‘예습-형성평가-발표수업 및 질의응답 수업-수업참여를 유도하는 평가’로 이어지는 수업이 선행학습의 대체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물론, 학교의 수준이나 분반의 수준을 감안해야 하며, 수준에 맞는 자료와 평가방법을 개발해야 가능할 것이다. 수업 중 학생이 졸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는 방안이야말로 최고의 수업방법일 것이다.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게 하는 방안은 교사에 대한 학생의 신뢰, 관심을 끄는 수업자료, 수업과 발표, 평가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일관수업, 그리고 수업 중 평가 등이다. 수업활성화를 위한 교사모임은 학교 내에서, 지구별로, 그리고 지역별로 구성될 수 있다. 이러한 모임의 구성과 운영이 교사 자발적으로는 이루어지고 있지만 교육청이나 관리자 차원에서 지원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연구의 주체는 교사, 지원과 후원은 교육당국이 되어야 한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사교육 참여율은 69.4%로 총 사교육비 지출규모가 19조 원에 달하고 있다. 또 초등학생의 60.2%, 중학생 55.9%, 고등학생 47.4% 이상이 1개월 이상의 선행학습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현실이기에 사교육은 학부모의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미리 앞서서 배우는 선행학습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이 공교육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에 의한 수업을 방해하고, 교사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며, 교육 본래의 가치와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선행학습이 사교육을 유발하고 나아가 공교육 붕괴를 촉진하는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일면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사교육 유발요인은 선행학습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어려운 국가수준 교육과정, 지나치게 많은 학습량(특히 국어, 영어, 수학), 개인의 학습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학교체제 등 제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학생이 지닌 학습능력의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학교체제와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운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전국의 동학년 60여만 명이 동일한 수준과 내용의 교과학습을 일률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는 너무 어려워서, 누구는 쉬워서, 누구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선행학습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학생 수준에 맞지 않은 교육을 강제하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 학교교육에 대한 불만족도 사교육을 찾게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선행학습 금지법’ 자체에 대한 우려 그러므로 선행학습을 법으로 규제해 억제하거나 방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법률을 제정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우려가 크다. 첫째는 과연 그런 요인들이 법으로 규제가 가능한 일인지가 의문이다. 둘째는 법에 의해 규제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법에 의한 규제가 가능한 일이고 당위성이 인정된다 할지라도 실제적인 규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가수준으로 제시된 교육과정 중심으로 그 내용과 범위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선행학습 규제가 만약 학교현장에서 현실화된다면 오히려 학습자의 다양성과 학습능력의 차이를 부정하거나 교육자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학생이면 누구나 각자의 수준과 관심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교육자는 주어진 권한과 재량 범위 안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교육권이 있다. 그리고 선행학습 금지법으로 교육시스템을 전환하는 제도적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주지하다시피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은 교육과정과 교육지침에 따라야만 된다. 그러므로 교육활동 규제를 통해 교육과정과 교육지침을 변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교육과정과 교육지침을 개선해서 교육활동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절차와 방법이 될 수 있다. 비록 선행학습 규제가 법률로 성안되었다고 할지라도 구체적 실행단계에서는 형평성, 실현가능성, 경제성 등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가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선행학습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고 선행학습 판단 기준이 애매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많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선행학습과 심화학습의 구분이 어렵고, 예습과 선행학습도 관계도 다시 정립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교육과정의 단계성을 감안하면 개인의 수준과 학습역량에 따라 선행학습도 심화과정의 일환이 될 수 있다. 중 3학년 수학을 예로 들면 어떤 학생은 중1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 있고 어떤 학생은 고1 수준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고1 수준의 학습이 선행학습이어서 금해야 한다면 학습의 개별화는 물론 맞춤형 학습을 추구하는 현대교육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복습은 교육적이고 예습은 비교육적이며 교사의 교육권과 다른 학습자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따라서 선행학습을 금지하거나 교육과정 이외의 내용 출제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는 경우 학교나 교사들을 처벌하겠다고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현상으로 나타난 결과에 대한 처방이지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 선행학습 금지법이 학교 현장을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장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기우이길 바란다. 선행학습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더 바람직한 일이다. 지속적인 사회적 논의를 통해 문제해결에 대한 합의를 모색해 간다면 보다 합리적인 정책이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습자 능력에 따른 자율적 교육과정 운영 필요 [PART VIEW] 이런 입장에서 논의의 단초를 제공하기 위해 제도적 측면의 보완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공교육 유형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적극 모색함으로써 학생의 관심과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교육)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학교 유형을 통해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흔히 초·중·고 교육은 국민보통교육이므로 누구나 보편적 일률적 학습을 함으로써 평등한 시민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다양한 학교 유형을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학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하지만 평등한 교육이란 일률적·획일적 교육을 의미하기보다는 학습자의 소질과 능력에 따른 평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공교육에서 다양한 학교 유형을 제시하는 일은 학생의 평등한 학습권 보장에 더욱 부합된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 학생의 수준에 따른 학습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의 수준별 편성·운영과 선택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동일한 교과라고 할지라도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이수를 달리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이수 수준에 대한 준거를 제시함으로써 절대평가가 가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어디서 누구랑 함께 학습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성취수준이 아니라 학습자 자신의 절대적 수준을 제시할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평가가 가능해야 더욱 공평하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입시가 공교육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감안해 입학에 필요한 이수과목과 성취 수준을 최소한으로 규정한 입시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학생들의 불필요한 학습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예방할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행 입시제도는 3년간의 지속적인 내신관리와 한 번에 끝내는 수능시험 부담 때문에 오히려 사교육과 선행학습에 대한 유혹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학교 또는 학과에서 요구하는 필수 이수과목에 대한 성취수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학습자가 필요할 때 선택해서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이런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공부에 자신감 잃고 기피하기까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딸은 당시엔 학원에 다니지 않고 학교 방과후수업을 통해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바둑 등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즐겼다. 그러나 대도시 창원으로 이사한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다. 창원 학교에서 방과후수업을 받으려 하니 고학년 아이들이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근처 영어학원을 알아봤는데 실력 차이가 커 결국 어린 동생들과 한 반이 돼 학원을 다녀야 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는 남들처럼 수학학원에 보냈다. 그런데 겨울방학 그 짧은 기간 동안 한 학기 수학 범위를 한꺼번에 다 가르치고 엄청난 양의 숙제를 내주는 것이었다. 단지 초등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시키고 싶어서 학원을 찾았던 것인데 그런 학원은 어디에도 없었고 모두가 선행학습에 열중이었다. 딸아이는 학원에서 내주는 엄청난 숙제 때문에 책을 읽거나 취미생활 등 다른 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또 선행학습으로 학교공부에 더 흥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공부를 숙제나 과제로만 인식해 재미도 못 느끼고 싫어하게 돼 버렸다. 그러나 이것이 학원을 보내지 않기로 결심한 첫 번째 원인은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학원을 끊게 된 이유는 선행학습으로 아이가 자신감을 잃게 되었기 때문이다. 깊이 없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도를 뺀 뒤 문제만 풀게 하니 아이가 문제를 풀 때마다 맞히는 것보다 틀리는 문제가 더 많았다. 결국 자신은 수학을 못하는 아이라며 속상해했고 수학을 점점 더 싫어하기 시작했다. 결국 학원을 모두 끊고 스스로 공부하도록 하기 위해 자기주도학습으로 공부한 학생들의 수기나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딸아이가 실천할 수 있는 우리만의 학습방법을 찾아냈다.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선행학습 없이도 딸을 충분히 자신감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방법을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딸과 함께 찾아낸 자기주도학습법 첫째, 구체적 목표 설정과 플래닝을 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공부하거나 열심히만 하면 높은 점수가 나올 거라는 기대만으로는 많은 학습량을 체계적으로 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먼저 목표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수치화하고 목표에 따른 전략을 구상해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가령 수학이라면 ‘수학 100점’을 목표로, 전략은 ‘EBS 강의, 문제집 3권’ 이런 식이다. 물론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는 한 달, 한 주, 하루의 구체적인 목표까지도 세울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딸과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이나 스케줄을 짰지만 시간이 지나자 딸 혼자 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매일 저녁에 지키지 못한 목표에 대한 분석을 하고 대안을 마련해 수정하거나 반드시 실천할 수 있도록 이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 같은 플래닝이 엄마보다 더 무서운 것이어서 아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수학 끝나면 영어해야지’ 했던 딸아이는 언젠가부터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인지 생각하면서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과목의 공부를 꼼꼼히 놓치지 않고 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는 수업 전·후 예습과 복습을 했다. 수업 전에 3분 정도 지금 배울 교과 단원의 제목을 보고 학습목표와 용어 개념을 읽어 보도록 했다. 국어나 영어는 교과서 지문이 많기 때문에 지문에 따른 질문을 읽었다. 그러면 오늘 수업시간에 무엇을 배울 것인지 예측하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더욱 오래 기억에 남게 된다. 수업을 마치면 오늘 배운 내용을 한 번 더 읽어서 머릿속에 정리하는 복습시간을 반드시 가졌다. 세 번째는 EBS와 교과서 위주로 공부한 것이다. 수학은 EBS 인터넷 강의와 그에 따른 기본서 문제집, 유형별 문제집, 그리고 보다 난이도가 있는 문제집을 선택해 3권 정도 풀었다. 시험기간에는 수학 교과서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가 나와 있는 C step 문제와 수학 익힘책의 각 단원 마무리 문제를 3번 정도 반복해서 풀기로 했다. 영어는 EBS 강의를 통해 문법을 수준별로 찾아서 들었고 매일매일 일정량의 단어를 암기하고 TIME지나 영자 신문을 읽도록 했다. 국어나 다른 모든 과목들은 먼저 교과서를 꼼꼼히 정독한 후에 수업 중 선생님이 나눠 준 프린트 학습지를 모아 놓았다가 다시 한 번 보게 하고 마지막으로 문제집으로 공부했다. 네 번째는 방학 중에는 부족한 공부와 책 읽기에 집중했다. 수학은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유지해 공부하고 영어는 IBT(Internet-based TOEFL)를 목표로 그에 관련된 교재를 매일 일정량 하도록 해 수학과 영어의 균형을 맞춰나갔다. 국어는 서양 고전문학과 우리나라 근대문학 등 책을 다양하게 읽었다. 묵묵히 기다려줬더니 ‘스스로 잘하는 아이’ [PART VIEW] 모든 일들이 처음부터 잘 되고 효과가 나타나면 좋겠지만 그렇지마는 않아 처음에는 딸과 서로 다투고 화도 많이 냈다. 특히 성적이 오르지 않아 이 방법이 맞는 것인지 갈등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중간고사 수학시험에서 딸이 처음으로 100점을 맞았다. 수학 수행에서도, 그 다음 시험에서도 수학은 100점이었다. 또 학원 다니면서 선행학습 하던 때는 전교 50등 정도였는데 지금은 10등 안에 들고 있다. 혼자서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넘게 걸려 드디어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점수가 오른 것도 기쁜 일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딸아이가 자신의 실력을 점점 믿게 됐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혼자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결과를 내면서 이제 딸은 공부가 아닌 다른 문제들도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선행학습에 대해서 우리 부모들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모가 우리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 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분명히 해낼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척해진 아이 크리스마스 무렵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올리버 트위스트’다. 하지만 라디오도 텔레비전도 없었던 시절을 보낸 나에게는 동화책에서 얻은 크리스마스에 대한 조금 다른 기억이 있다. 어느 시골에서 하급관리로 일하는 가장이 집으로 돌아와서도 밤늦게까지 종이를 접고 풀을 붙여서 만든 봉투를 팔아서 생계를 보탰다. 생활이 궁핍하고 고달팠지만, 어머니도 없이 혼자 키우는 아이가 튼튼하고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버지의 자랑이자 삶을 지탱해주는 희망이었다. 어느 날 밤, 늦게까지 숙제를 하던 아이는 봉투를 만들던 아버지가 책상에 머리를 대고 깜박 잠이 든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이는 아버지 등에 담요를 덮어주고, 책상에 쌓인 종이를 서툰 솜씨로 접어서 풀을 붙이고 봉투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봉투를 본 아버지는 자신이 아직 한참 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렇게 매일 밤 새벽까지 봉투를 만드는 아이는 점점 수척해졌다. 가정 방문을 한 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예전과 달리 학교에서 자주 졸고 성적도 자꾸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아버지는 아이의 장래에 걸었던 희망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노한 아버지의 회초리에 종아리를 맞으면서도 아이는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밤, 우연히 눈을 떴을 때 책상에 앉아서 봉투에 풀을 바르고 있는 아이를 본 아버지는 아이를 가슴에 꼬옥 안고 울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창밖에서는 눈이 소록소록 내려 쌓이고 있었다. 제목도 작가의 이름도 생각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2학년 무렵에 읽었던 동화의 내용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조건 없는 사랑 천사가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모두 천사이기 때문이다. 부화해서 처음으로 만나는 대상을 어미로 여기고 따르는 오리 새끼처럼, 모든 아이들은 부모에 대해서 무조건적이고 전적인 사랑과 신뢰를 가지고 있다. 아직 생존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부모를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 생물학적인 관점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있어서 사랑은 단순한 본능적인 생명유지의 방법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가지고 성장해나가기 위해 가꿔나가야 할 가장 소중한 덕목인 것이다.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는 순간, 아기는 울음을 그치고 얼굴에 웃음을 띤다. 싱크대에 빈 그릇을 수북이 쌓아놓고 TV 드라마만 보는 게으른 엄마도, 벌이가 시원치 않은 주정뱅이 아빠도 아이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한다.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면 엄마를 더 좋아할게’, 또는 ‘돈을 더 많이 벌어오면 아빠를 사랑할게’ 그렇게 조건을 붙이는 아이도, 요구하는 아이도 없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에 대한 부모나 어른들의 사랑은 다르다. 아기 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했던 아이를 언제부터인가 ‘공부를 더 잘한다면, 말을 잘 듣는다면, 피아노를 지금보다 잘 치게 된다면, 영어를 좀 더 잘하게 된다면……’하고 조건을 붙이게 된다. 그런 사랑이 참사랑일 수 없다. 무조건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그 아이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아이가 무엇을 잘하거나 잘못하거나에 상관없이 언제나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마음이다. 친구를 짓궂게 놀리는 아이도 놀림을 당하는 아이도 똑같이 사랑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잘못을 지적하고 야단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어느 시기까지는 ‘얘야, 나는 네가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야. 네가 세상에서 둘도 없는 내 아이이기 때문에 세상의 어떤 것보다 소중한 거란다’라는 메시지를 말과 행동으로 끊임없이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고 부모나 교사들의 조건 없는 사랑을 아이들이 믿게 된다면 비록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아도 아이의 성격이 비뚤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각자의 개성과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을 계량적인 기준에 따라서 변별하는 것이 옳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칭찬을 받아야 하는 것은 성적이 좋은 아이보다는 지난번보다 1점이라도 더 잘 받으려고 노력한 아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100점을 받아오다니, 내가 생각했던 대로 너는 정말 머리가 좋은 아이구나”라는 칭찬을 들은 아이는 점수가 떨어질 경우, 엄마를 기쁘게 만들어줄 수가 없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그들의 행동이나 행동의 결과에 대한 보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이들의 성격 형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아직 심리적으로 자립하기 전의 아이들은 오직 사랑을 받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어른들의 말을 잘 듣는다. 영어회화도 피아노도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사랑을 받고 싶기 때문에 괴로움을 참으며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사춘기를 맞고 자기를 주장하게 될 즈음이면 자신을 ‘지배’해 온 어른들에게 반발하게 되고, 그들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불안과 분노에서 자포자기 행동으로 치닫는 경우도 있다. 체벌은 좋은가? 교육 과정에서의 체벌 효용성에 관해서는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다. 나는 학교에서 경험으로 폭력적인 방법의 가르침에는 웬만큼 단련된 편이다. 그때의 체벌은 보통 손바닥을 자로 때리거나 구부린 검지로 관자놀이를 찍어서 빙글빙글 돌리거나 양쪽 귀를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뺨을 맞거나 머리를 주먹으로 맞았던 중학교 때의 체벌은 트라우마로 깊이 각인되어 있어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때면 당시에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후회보다도 강한 모멸감이 되살아나곤 한다. 애정이 애정을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폭력은 폭력을 낳고 증오는 증오하는 마음을 키우게 된다.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한 교육은 역효과다. 체벌로 아이를 가르친다면 아이는 우선은 체벌을 가하는 사람의 뜻대로 만들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체벌이 두려워서 그렇게 하는 것일 뿐, 결국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거나 요령을 피우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수동적인 성격으로 굳어져 버리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감정에 쉽게 치우치지 않고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분별력과 독립심을 가지게 만드는 데 체벌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른들의 몫 [PART VIEW]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체벌이라고 하면 중학교 때 교실에서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내 볼을 잡아서 비튼 선생님이 생각난다. 그렇게 엄격하고 무서운 선생님이었지만, 모두에게 인기가 있었다. 걸핏하면 교실 수업 대신, 가까운 전주천으로, 한벽루로 우리를 데리고 ‘야외 수업’을 나갔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눈이 쌓인 산으로 토끼몰이를 나간 적도 있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고 자연 속에서 서로 협력하는 것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지만, 정작 그 선생님이 극성스러운 학부형의 불만이나 교장선생님의 꾸지람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궁금하다. 그런 선생님이라면 지금 다시 한 번 볼을 힘껏 꼬집힌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성선설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을 보면 인간은 누구나 처음부터 착하고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 그것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인가는 어른들의 몫이다. 모두 알고 있는 얘기지만, 아이들의 심성은 아직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하얀 도화지와 같다. 자신이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본능과 직감에 따라서 행동한다. 낙천적인 그들은 바꿀 수 없는 지난 일에 연연하지도 않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불안해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팅커벨이나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고정된 틀에 갇히지 않고 모든 것을 ‘놀이=배움’의 대상으로 만드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으며, 그 놀이에 열중한다. 기쁨이나 슬픔, 두려운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고, 상처받기 쉬우며 칭찬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무조건적으로 사랑한다. 그런 아이들을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1. ‘먹을수록 많아지는 것은 무엇인가?’ 앞에 놓인 음식은 먹을수록 줄어드는 법인데, 그렇지 않은 것을 말해 보라는 수수께끼다. 정답은 ‘나이’다. ‘나이’는 먹을수록 많아진다. ‘나이 먹다’라는 말의 의미와 용법을 재치 넘치게 살려서 만든 수수께끼다. 또 한 살 나이를 먹어야 하는 새해인 시점에서 보면 ‘나이를 먹는다’는 말이 실감 난다. 그렇다면 “아무리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수수께끼의 답은 무엇인가. 이 역시 ‘나이’가 답이다. 그러나 답은 ‘나이’뿐이 아니다. 욕도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진 않는다. 그러므로 ‘욕’도 정답이 된다. 스포츠 경기에서 점수를 잃는 것도 ‘먹는 것’에 들어간다. 예컨대 “우리 팀이 벌써 두 골이나 먹었다”라고 했을 때의 ‘먹다’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이 경우는 배가 부르기는커녕 배가 아파지는 편에 가까운 정서를 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마음’을 먹기도 한다. ‘마음을 먹는다’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묘미가 있다. 밥도 아니고 빵도 아니고 술도 아니고 ‘마음’을 먹다니? 아니 도대체 ‘마음’이란 것이 눈에 보이기나 해야 말이지. 욕을 먹는 것이나 골을 먹는 것은 그래도 어느 정도 눈으로 보이는 장면이니 그렇다 하더라도 마음을 어떻게 먹을 수 있단 말인가. 사전적 풀이로만 보면 ‘마음을 먹다’는 ‘생각이나 느낌 등을 마음에 품다’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결심하다’라는 정도의 뜻이다. 이어령 교수는 이 표현이 한국 사람의 의식과 정서를 잘 나타낸 말이라고 강조한다. 원래 ‘먹다’라는 말은 음식물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이 세상에 먹을 수 있는 것은 많다. 먹을 수 있는 것 가운데 ‘마음’을 집어넣은 한국인들의 심리는 어떤 것이라고 해야 할까. ‘먹다’는 동사지만 자연스럽게 음식물을 떠올리게 하고, 음식물은 감각적 요소를 강하게 떠올리게 한다. 맛이나 향기나 색깔 그리고 혀에 와 닿는 촉감 등의 감각들이 함께 머릿속에서 작동하는 것이다. ‘먹다’는 이런 모든 요소를 내 안으로 수렴해 가는 것이다. 이 말을 오랜 시간 써 오는 사이에 이 말은 한국인의 심리와 정서 속에서 여러 가지 의미로 파생되어 갔다. 예전에 시골에서 중·고등학교에 다녔을 즈음의 일이다. 영어 단어를 외우고자 할 때, 단어장을 한 장 외우고 나면 그것을 찢어서 씹어 먹는 학생들이 드물게 있었다. 간혹 선생님 중에도 너희 선배 아무개가 그 정도로 단어를 열심히 익혔다고 말해 주었다. 아마도 영어 공부를 자극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그 학생에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영어 단어를 정복해보자고 ‘마음을 굳게 먹는 일’이 먼저 있었을 것이다. 마음먹은 바를 더 확실하게 다짐하고 실천하는 상징적 행위로 단어장 페이지를 찢어서 먹는 행위를 구체화했을 것이다. 먹는다는 것의 의미가 자못 비장해지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경우에 ‘먹는다는 것’은 내 의지로 그 무엇인가를 완전히 정복해 낸다는 심리적 상태를 나타낸다. 먹음으로써 비로소 내 안에 그것을 온전하게 가두어 두는 것이다. 즉 내 것으로 확정 짓는 것이다. 그러니까 마음을 먹는다고 했을 때는 ‘어떤 뜻’을 내가 먹어 삼켜서 내 마음 안에 확실하게 잡아 둔다는 것이다. 마치 음식을 먹어서 내 영양소로 잡아 두듯이 말이다. ‘어떤 뜻’이라는 것도 내가 품고자 하는 어떤 마음의 일종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일반적인 내 마음 안에 어떤 특정한 마음 하나를 각별하게 간직하거나 심어 둔다는 뜻이 된다. 2.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 그야말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시간이다. 이맘때면 누구나 지나간 시간을 둘러보고 새해의 새로운 지향과 목표를 떠올려 본다. 그리고 올 한 해는 꼭 이렇게 해 보자고 ‘마음을 먹는다’ 마음만 먹어놓고 실행이 오래가지 못한다고 해서 작심삼일(作心三日)을 탓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작심삼일이라도 마음을 안 먹어 본 사람보다는 백배는 낫다고 생각한다. 계획만 세우지 실천이 부실하니 아예 계획은 세워서 무엇하느냐고 야단치는 부모도 있겠지만 작심한다는 것, 즉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나게 좋은 것이다. 더구나 발달시기의 청소년들에게는 되도록 자주 마음을 먹는 것이 좋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연결된다. 모든 마음먹기는 즉 모든 계획 세우기는 상위인지(上位認知, meta cognition)의 사고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자신을 성찰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는 행동이다. 공연히 아무런 계기나 반성도 없이 우연히 마음을 먹는 경우는 없다. 마음을 먹는 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사람은 적극적인 사람이다. 마음을 먹고 그것을 밀고 나가는 사람에게는 강한 자기 주도성과 자발성이 반드시 숨어 있다. 이런 사람치고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도 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화엄경의 사상도 있다. 마음먹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계관을 바꾸는 것까지도 마음먹기에 속한다는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마음먹기에는 일단 이렇듯 바람직한 정신의 기제들이 놓여 있다. 문제는 마음먹기의 방향과 내용이 무엇인지에 있다. 3. 새해를 맞이하면서 먹는 마음이 어떤 목표와 방향을 가지도록 할 것인가. 우선 가짜 목표를 향해 마음먹기를 하지 말자. 가짜 목표는 가짜 욕망에서 나온다. 마음을 제대로 먹어야 한다. 어떤 마음을 먹을 것인가. 마음 안에 어떤 욕망을 가득 채우는 쪽으로 마음을 먹을 것인가. 마음을 비우거나 내려놓는 쪽으로 마음먹기를 할 것인가.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에 대입해서 마음먹기를 설계해 보자. 여기서 지혜가 나온다.[PART VIEW] 20세기 저명한 비평가이었던 르네 지라르(Rene Girard)는 이처럼 ‘다른 사람의 욕망을 모방해 그 모방된 욕망을 나의 목표로 알고 사는 상태를 환상에 사로잡혀서 사는 것’이라 말한다. 르네 지라르는 이를 일종의 광기로 본다. 그런데 이 광기는 행동이 격렬하거나 생각이 괴상망측하게 나타나는 그런 광기가 아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이런 욕망의 구조에 대해서 철저하게 무지한 상태를 일종의 광기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광기를 종식시키게 하는 소설적 장치가 있는데, 그것은 주인공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죽음의 순간 주인공들은 자신이 가지고자 했던 것이 자기기만과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알고 진정으로 자신이 욕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게 된다(김흥규, 마음의 사회학, 2011, 86면). 결핍에 함몰된 사람은 자신이 남보다 결핍하다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좀 형편이 나아지면 그 열등감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넘치게 또는 분수에도 맞지 않는 고급품을 사들인다. 명품에 과도한 집착을 하는 사람 치고 내면 깊숙한 곳에 결핍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 본인이 명품을 지니고 있음에 만족하지 않고, 내가 명품을 지니고 있음을 남이 반드시 알아주어야 하는 데에 이르러서야 만족이 성에 찬다. 새해 아침에 새 마음을 먹으면서 내가 구하고 나아가려는 방향이 나의 진정한 욕구이며 욕망인지를 스스로 물어보자. 그런데 자본주의 가치에 휘둘리는 현대인들은 다른 사람의 욕구와 욕망을 모방하고 추종하면서 그것을 나의 목표처럼 떠받들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가짜 욕망’에 휘둘리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그런 가짜 욕망 구조 속에 함몰되어 있음을 모르고 산다. 새해 아침 나는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 할까. 무엇보다 내 마음을 제대로 잘 찾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새해에는 마음을 잘 먹어야 한다.
보고서 통한 ‘학생 사안’ 조사 방법 학교폭력 등 학생 사안이 발생하면 가능한 한 빨리 교실에서 사실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다. 사건 학생(들)이 교사나 생활지도부가 사안을 인지했다고 알게 되면 사실관계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진술서)를 작성하도록 시킬때는 학급 전체 학생들에게 이 사실을 조사하게 된 배경을 먼저 설명하고 피해 측 학생 학부모의 요청이 있었다면 이 또한 알려준다. 이때 본인이나 친구의 사안 모두 기록하도록 한다. 기록의 목적이 전체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에 있음을 환기시키고 가해학생은 미리 학년부나 생활지도부에 보내 따로 보고서를 쓰도록 조치한다. 책상 배열은 시험 때처럼 배치해 서로 어떤 내용을 썼는지 모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 개인정보가 보호되도록 사실보고서는 익명으로 받고, 쓸 내용이 없는 학생은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의 모습’에 대해 쓰도록 한다. 작성하는 학생만 작성하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아무것도 작성하지 않을 경우 가해학생이 누가 자세히 썼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다음은 학생 사안을 처리하는 방법을 매뉴얼로 작성한 것이다. ◎ 학생 사안처리 매뉴얼 1. 기록은 아래 예시처럼 의견보다는 사실 위주로 적도록 지도한다. 자꾸 욕했다. → “X네”, “X발” 등이라고 하루 몇 차례 말했다. 자주 때렸다. → 방과 후에 학교 건물 뒤로 오라고 해서 어느 부분을 몇 차례 가량 어느 정도 세게 때렸다. 돈을 자꾸 빼앗았다. → “몇 월 며칠 몇 시경 학교 앞 떡볶이집에서 300원을 요구했다.” 보고서를 쓸 때는 ‘빌려달라고 했다’라고 쓰지 않도록 한다. 금품을 갈취하는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예외 없이 빌려달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2. 보고서가 확보되면 종합 정리해 익명으로 처리한 다음 사건 학생에게 사실 확인을 하고 수정할 것은 수정한 다음 확인 서명을 받는다. 사건 학생에게 교사가 자세히 설명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 과정이 생략된 채 심한 야단이나 체벌을 가하면 가해자는 피해자가 고자질해서 자기가 혼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반성하지 않게 된다. 다음은 사실보고서 작성 안내 내용이다. 본 대로 들은 대로 사실보고서 담임선생님께서는 가해 피해 학생을 생활지도부 등 별도의 장소로 보내주셔서 누가 쓰는지 알지 못하도록 해주세요. 좌석을 가급적 시험대형으로 앉혀 주세요. 쓸 것이 없는 학생은 애국가 1절과 교가를 쓰도록 해서 누가 쓰는지 서로 알지 못하도록 해주세요. ■사실기록란 • 생활지도부에서 사안 조사 중 학급의 어느 학생이 특수반 학생 OO군을 괴롭혔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특수반 학생들은 자신이 괴롭힘을 당해도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진술을 하지 않는다고 하고 또 실제 조사를 해도 자신의 부분에 대해서는 일체 사실을 부인합니다. 특수반 학생에 대한 괴롭힘 사례는 국회에서도 주목하고 있을 만큼 엄중한 사안입니다. 여러분 학급의 어느 학생이 OO, OO 학생들을 때리거나 꼬집거나 협박하거나 한 사례를 알고 있으면 사실을 숨기거나 보태지 말고, ‘나의 인격과 양심에 따라’ 있는 사실 그대로 써주시기 바랍니다. 익명으로 해주시고 여러분의 필체를 보호하기 위해 워드작업 후 확인하겠습니다. 신고와 고자질은 전혀 다릅니다. 고자질은 덮어줘야 할 남의 허물과 비밀을 까발리는 것이고, 신고는 나쁜 일을 정정당당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죄가 없는 사람에게 해를 입힐 고자질은 그 사람을 상하게 할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해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정당하지 못한 일에 대한 용기 있는 신고는 이와 다른 것입니다. 어려운 일을 용기 내어 알려준 이나 솔직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이나 모두 천사입니다. 실수 없는 인생이 어디 있나요? 고자질은 친구를 망치고 나도 망칩니다. 신고는 친구도 나도 살리는 길입니다. 영어에 ‘악은 착한 사람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번성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악을 보고 침묵하면 언젠가 나 자신이 희생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여러분 학급이 화목하고 행복하게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 글로 곤란하면 메일이나 전화, 문자주세요. 칸이 부족하면 뒷면에 쓰셔도 됩니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PART VIEW] 3. 사안조사가 끝났으면 가급적 당일에 관련학생 부모를 학교에 방문토록 해 증거를 보여주고 설명한다. 4. 사과 편지를 써오도록 한다. 가해 측 학생에게는 사과편지를 써서 가지고 오도록 한다. 이때 사과가 변명이 될 경우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사전에 잘 설명해줘야 한다. 다음 날 학생이 써온 사과편지를 보고 교정을 봐준 다음 직접 전하도록 안내한다. 5. 사안이 화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교감께 사전 보고토록 한다. 6. 부모에게 직접 설명이 어려울 경우에는 학생들이 작성한 사실보고서와 교육부 대응지침을 복사해 학생 편에 보낸다. 학생이 집에 가 학부모를 만나기 전에 학부모에게 전화로 먼저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이때 ‘가해학생이 즉시 잘못을 인정해 피해학생에게 화해를 요청하고, 이에 대해 화해에 응하고 사안 발생 3일 이내에 관련학생 학부모께서 원만히 해결을 합의할 경우에는 담임이 해결할 수 있으나 기일이 초과할 경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해야 함’을 말씀드려야 한다. 7. 관련학생 학부모를 모시고 학교폭력예방법률, 교육부 대응지침을 보여주고 자세히 설명한 후 화해가 이루어질 경우 합의서에 서명토록 한다. 8. 내부기안으로 사안이 종결되었음을 기록해두어야 한다. 9. 자치위원회가 열리면 보고해 심의를 받는다. 합의서나 내부기안, 자치위 심의는 반드시 해두어야 혹시 훗날 학생이나 학부모 관계가 악화돼 학교가 폭력 사실을 은폐했다는 송사에 휘말리지 않게 된다. Tip! 신고와 고자질 구별 교육 • 외국 교실에는 신고와 고자질(reporting vs tattling)의 차이를 다양하고 예쁘게 포스터로 만들어 일상적으로 교육한다.
이날 개막식에서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교육은 콩나물을 기를 때 물을 주면 바로 밑으로 빠져버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 인성을 바로 잡아주는 것 역시 끊임없이 반복해서 계속할 때 서서히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는 “가정, 학교, 사회가 삼위일체 돼 여러 가지 실천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효율적인 인성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이번 박람회는 교육부, 사법부, 행정부가 하나 된 지도층의 가시적 움직임이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으로 국민이 공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고 진정한 실력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 ‘인성이 실력’이라는 옳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데에 공감하는 자리가 됐다. 행사는 인성교육과 그 실천 방안에 대한 공감대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기를 기원하며 3일의 여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진 ㅣ 이효상, 김성동, 이민정, 김선주 ① 현장스케치 01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마련한 ‘함께 키우는 인성나무’ 체험 중인 한 아이가 우리 집 가훈을 만들고 있다. 02 ‘2013 대한민국 인성교육 실천한마당’의 시작을 알리는 테이프 컷팅식. 03 유치원 아이들이 오르프 악기를 사용한 연주, 노래 부르기, 음악 감상 등으로 유아의 인성을 발달시킨다는 ‘오르프슐레’를 체험하고 있다. 04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널의 ‘권리나눔 교육체험’을 통해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과 나눔의 중요성을 배우는 학생들. 05 ‘2013 대한민국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결의식에서 대한민국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다짐하며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안양옥 인실련 대표. ② 현장스케치-체험·무대 06 미래희망기구에서 연 ‛희망 나눔 운동화 그리기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이 빈곤국가의 어린이들에게 전달될 운동화를 예쁘게 디자인하고 있다. 07 인성체험 한마당에서는 초.중.고 학생들이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시간을 가졌다. 08 한국예술문화원 서울지회 서예전문가가 학생들의 좌우명을 붓글씨로 적어주고 있다. 09 학생들이 명상 그림 그리기인 만다라를 색칠하고 있다. 만다라는 일상의 근심과 걱정을 잊고 몰입하는 효과가 있어 심리적 안정과 요양에 사용되고 있다. 10 인성교육 토크 콘서트 중 방송인 김영철이 열띤 강의를 펼치고 있다. 11 학생들이 각자의 좌우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우명을 간직하면 뚜렷한 인생관과 인성을 갖게 된다고 한다. ③ 현장스케치 -소통·공감·배려 12 다른 피부색과 다양한 특징을 가진 모니카 인형을 제작하며 다문화를 대하는 바른 인성교육을 체험하는 톡투미 부스. 13 한서대학교 학생들이 다도예절 수업을 들으면서 느꼈던 점을 적은 종이를 나무에 달고 있다. 14 한국유아다례연구소 부스에서 유치원 아이들이 실제 찻상 앞에 앉아 마음을 가다듬고 예절을 통한 인성교육을 체험 중이다. 15 감사하는 마음을 적은 메시지를 붙여 논 감사담벼락. 16 한국장학재단에서 ‘당신의 꿈은 이루어집니다’를 주제로 인성검사와 진로적성검사를 실시했다. 17 한영신학대학 종합상담센터가 준비한 ‘몸으로 말하는 마음’ 프로그램을 한 학생이 체험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외국 언론의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을 빈궁(貧窮)의 굴레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국으로 성장시킨 동력이 바로 우리의 교육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미국 대통령도 우리나라 교육의 우수성을 자주 이야기하고, 많은 나라가 우리의 교육을 배우려는 노력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현실은 학력과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되다보니 많은 것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학생들의 정서는 메말라가고, 꿈과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의 권위도, 부모님의 권위도 약화됐습니다. 교육으로 부흥한 나라에서 교육을 가장 걱정하는 현실은 우리 교육의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인성중심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도 그런 취지지요. “그렇습니다. 가정·학교·사회의 범국민적 인성교육 실천으로 바른 인성을 통한 교육본질 회복이 시급합니다. 학교폭력, 가출, 자살 등 청소년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원인 해소 및 근본적 대책으로 인성교육을 통해 장기적·근원적 선순환 해결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교총이 주도적으로 만든 인실련은 인성교육 실천을 기획·추진하는 컨트롤 센터로서의 민간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성교육을 강화하자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강조되어 왔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해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입니다. 성적중심·입시위주의 교육이 가장 큰 방해꾼 역할을 한 것이지요. 이제 학교와 사회가 힘을 모아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인실련의 출범과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인실련은 지난해 7월 24일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출범 당시 16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고, 현재는 참여단체가 230개로 늘었습니다.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는 ‘전인교육’을 액자 속에 걸어두고 지식과 경쟁만을 강조한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이제부터라도 배려와 존중의 문화를 배우고 공동체적 인격과 품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이지요. 이후 인실련은 각종 특강, 건전한 졸업문화 캠페인, 감사·나눔 캠페인, 인성교육 원격콘텐츠 개발,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 공모전 등을 개최했으며 나아가 대한민국 최초로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까지 열었습니다. 인실련은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었고,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전시성 행사는 지양하고,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보급에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관람객이 2만 명을 넘는 등 짧은 기간이었지만 성과가 컸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저희는 인성교육 박람회라고도 합니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3일간의 행사에 많은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들께서 찾아주셨습니다. 박람회에는 전국 초·중·고 37개교, 정부부처·기업·단체 53개 등 모두 90개 기관이 참여했습니다. 과거 일방적이고 이론 중심의 전시가 아닌 관람자가 직접 참여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학교, 가정, 사회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 중심으로 꾸며진 것도 관람객 유치에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저도 여러 부스를 돌아봤는데 공감한마당에 전시된 대전효지도사교육원의 ‘양파실험모델’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인성교육과 양파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실험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효(孝)라고 쓰인 칭찬 받은 양파는 열흘 후 싹이 싱싱하게 잘 자라 있고, 불효(不孝)라고 쓰인 꾸중 들은 양파는 싹이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칭찬은 귀로 먹는 공짜 보약’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관람객들이 바로 이런 것을 보면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이 지속가능한 범국민운동이 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학생의 인성함양은 단순히 학교교육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학생들의 내면화된 생활양식으로 체화되기 위해서는 학교·가정·기업·정부 등 각계의 핵심 주체와 국민 모두가 변화를 위한 힘을 모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부와 교원·학부모·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인성교육의 모델과 실천과제를 고민해 발굴해내고, 서로 흉금을 터놓고 소통하면서 각기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인식의 변화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만한 장치도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인실련은 올해 안으로 17개 시·도에 인실련 지부 설립을 마칠 계획입니다. 지난해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세종, 충남, 강원지회가 출범했습니다. 이들 지부를 통해 인성교육이 보다 실천적 운동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이러한 민간의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관련법규의 제정입니다. 마침 국회에 여야의원이 공동발의한 ‘인성교육진흥법’이 계류돼 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유·초·중·고에 대한 인성교육 실시 기준을 정하고, 학교장은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인성교육의 핵심가치·덕목을 중심으로 학생의 인성핵심역량을 함양하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합니다. 시·도교육감은 연도별 인성교육진흥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학교의 인성교육 진흥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해 체험·실천하는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한편 전반적인 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 인성교육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인성교육을 위한 당부의 말씀을 주신다면. “인성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목표 및 학교운영의 중심에 인성교육 명시 △가정 및 지역사회 연계 체제 구축 노력 △학교급에 따른 차별화된 인성교육 실시 △담임교사의 인성교육 시간 확보 △교원연수 및 자료의 개발·보급 △지속적인 부모교육 △가정·학교·행정기관의 긴밀한 연계체제 구축 등 필요한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만큼 이러한 것들은 차츰 보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저는 우리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 즉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고, 서로에 대해 감사하며,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인성교육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인성교육이 범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오늘부터라도 칭찬, 감사, 고운 말 쓰기의 실천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인성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 함께 실천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02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는 2012년 11월 22일 한국교총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게 ‘인성교육 강화’ 등이 포함된 ‘올바른 교육을 위한 12대 핵심정책 교육공약’을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학생·학부모·선생님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지 않으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없고, 우리나라 미래도 기약할 수 없음을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03 2012년 9월 4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비전선포식 참석자들이 서예가 황우연 씨가 현장에서 써서 기증한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휘호 앞에서 인성교육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의 변화 나라 전체가 인성교육 힘 모아야 행사 첫날 진행된 ‘인성교육 활성화와 방향정립을 위한 토론회’는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의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지닌 품격 있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백 원장은 학교 인성교육의 중요성과 최근 인성교육의 동향, 외국의 인성교육 사례 등을 제시하고 우리나라 인성교육이 나아갈 방향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산·학·관·연 상호 긴밀한 연계 필요 그는 먼저 현재 우리나라 인성교육 상태는 열의는 높으나 그와 관련한 인프라와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교사들의 인성교육 시간 확보 △교사-학생 간 대화채널 및 상담지원 강화 △우수 프로그램 개발 △인성교육 관련 교원연수 내실화 및 연수기회 확대 △인성교육을 위한 사회분위기 형성 등을 해결과제로 꼽았다.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으로는 첫째, 학교교육 전반을 통한 인성교육 실현과 인성교육을 위한 단위학교의 행·재정적 지원체제 구축을 통한 학교 여건 조성 및 문화 형성을 제시했다. 둘째는 교육과정 및 수업운영의 개선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타인배려, 학교폭력예방, 기본생활습관을 강조하는 인성교육을, 중·고등학교의 경우 기본 생활습관, 타인배려, 긍정적 자아개념, 학습동기 등을 강조하는 인성교육 등 학교급별 차별화된 인성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성교육과 관련성이 높은 교과 및 시간의 효율적 활용, 학생 주도적인 학교활동 지원 및 창의적 체험활동 간 연계 운영 또한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째는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의 질 제고다. 먼저 담임교사의 인성교육 시간을 확보하고 교사-학생 대화채널 및 상담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행·재정적 지원 확대, 교원 연수 및 자료 개발 보급·지원, 연수의 내실·구체화 등 교육청 지원 강화를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으로 꼽았다. 백 원장은 끝으로 “지금은 상호존중과 열린 대화, 상호협력과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며 “산·학·관·연 상호 긴밀한 연계를 통한 인성교육 활성화 지원으로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성은 가르치는 것 아니라 길러내는 것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이경희 서울개명초 교장은 “교사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교사들에 대한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하며 “학교 교사들에 대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인 한국행복가정상담아카데미 대표는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해선 인성교육 의식화 운동과 법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기복 인실련 충남·세종지회 공동대표는 “인성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길러내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인성교육은 가족, 어머니 교육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 번째 토론자로 나선 임정희 사단법인 밝은청소년 이사장은 3살부터 인터넷을 사용하는 현실에서 전문기관, 전문가의 역할을 강조하며 “지역사회 협력은 물론 범부처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으로 보다 상위 부서에서 통합적 실천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부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은종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은 “학교교육 전반에서 체험과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이 강조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하며 “그러나 학교에만 맡겨둬선 안 되는 시점에 와 있어 교육부에서는 인성교육 지역사회 네트워크 사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인성교육을 이야기할 때 유아기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중차대한 점을 잊고 있다는 것에 개탄한다”는 한 청중의 말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유 과장은 교육부 차원에서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학교체육 활성화가 인성함양 도움’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체육교사 인성교육 연수 의무화 이 교수는 체육활동과 인성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첫째 인성을 구성하는 요소, 둘째 인성과 신체활동의 보편적 이점과의 관계 모형, 셋째 학생들의 인성함양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체육활동 조건을 제시하며 체육활동과 인성함양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모델을 그려내고자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학부모들이 가정에서 실패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공교육’에서 해결해주기를 기대한다”며 “제도적 마련과 훌륭한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교사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주제 발표의 첫 순서는 최의창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로 ‘학생 체육활동과 인성의 관계’에 주목했다. 학생(77.9%), 학부모(87%), 지도자(85.4%) 모두 정규 체육 수업이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체육활동 자체가 인성을 길러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운동하다 보면 인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체육활동을 통해 우리 아이들을 바람직한 성품의 소유자로 키우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체육교사, 스포츠 강사, 예비 체육교사의 인성교육 연수를 의무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종우 선유중학교 체육교사의 ‘학생 체육활동 증진을 통한 인성프로그램 실천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선유중학교는 학교체육활성화 정책들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학교로 내실 있는 체육수업, 아침운동, 점심리그, 방과후 학교스포츠클럽, 토요스포츠데이 등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경쟁과 승리보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강조해 건강 체력 증진은 물론 아이들의 인성함양 및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이 되었음을 홍보했다. 마지막 발표는 유정애 중앙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의 ‘학생 체육활동 증진을 위한 제도적 접근’으로 보편적 체육활동 증진의 관점에서 스포츠 활동의 체험과 수행을 통한 라이프 기술 습득과 핵심 역량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향후 학교체육에 필요한 몇 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일반 학생에게 해당하는 제도적 유인책으로는 소외학생을 위한 SPORTS DREAM 방학학교 운영, 학생체육활동 성취포상제(대한체육회장상), 100대 학생체육활동증진 우수학교인증제(KOC마크인증) 등이 있으며, 학생선수에게 해당하는 제도적 지원책으로는 1학교운동부 1체육전공 대한체육회장상포츠클럽, 학교 운동부 운영학교 인증제(KOC마크인증), 여자 학생선수 체육계열 대학 입학 OT할당제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교육과정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 필요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김선희 목포대학교 체육학과 교수가 기존에 나와 있는 외국의 인성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 또는 개발해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학교스포츠클럽, 학교 운동부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해 체육 단체, 연구 기관에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체육회에서 학교 스포츠클럽, 학교 운동부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이 스포츠 활동에서 실천해야 할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행동지침을 마련해 줄 것을 제안했다. 양종구 동아일보 스포츠부 차장은 스포츠를 등한시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교의 안타까운 현실을 비판하며 세계적인 명문학교일수록 특히 스포츠 활동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자와 함께한 질의응답에선 부천 상동중학교 교사가 인성교육을 위한 교사의 좋은 성품도 중요하지만 인성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전 8시 서울 연서중학교(교장 박춘구) 교문 앞엔 교장, 교감 선생님과 생활지도부 교사 3명이 모여 있다. 곧이어 안전지도부 학생 10명도 노란 어깨띠를 둘러매고 등장한다. ‘연서 힐링’ 프로그램 중 하나인 ‘모두가 반가운 아침 마중’을 위해 모인 인원으로 2011년 3월 박 교장이 부임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볼 수 있는 훈훈한 아침 풍경이다. “아침 업무를 보통 교내 시설 확인으로 시작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교장이 할 수 있는 더 유익한 일이 있을 거 같았어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하다 ‘아침 마중’을 떠올렸죠. 지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하며 짧은 시간이나마 ‘소통’을 시도하는 겁니다.” 기존 교문지도의 규제와 단속에서 벗어나니 효과는 놀라웠다. 2~3개월이 지나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장의 얼굴을 인식하게 되었고,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한 번은 한 학생이 와서 선생님이 차별 대우하는 거 같아 속상하다고 얘기를 풀어놓더군요. 맞장구 쳐주면서도 선생님과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고 넌지시 얘기했죠. 며칠 후 그 학생이 찾아와서는 자기가 선생님을 오해했었노라고 감사하다고 꾸벅 인사하더라고요.” 교사들은 등교하는 학생들의 안색을 살피며 부모처럼 따뜻한 손길로 옷을 여며주고 친구처럼 다정하고 장난스럽게 인사를 나눴다. 하루 10분의 기적 오전 8시 30분, 1학년 8반 학생들은 연서중에서 자체 제작한 인성교육자료집으로 ‘아침 10분 좋은 글 읽기’를 한다. 3분 정도의 읽을거리를 이용해 학생들끼리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전교생 참여 프로젝트’다. 황승기 교사는 “오늘 소주제는 ‘선행의 실천’으로, 선행이란 거창한 사회공헌만이 아니라 가까운 주변에 작은 친절을 베푸는 행동으로도 가능하다는 걸 짧은 글을 통해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안창원 교무부장은 “이런 시간이 수업 전 사전 준비 운동으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할 뿐만 아니라 글 읽기 지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고 전했다. 연서중은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시켜 행복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중 ‘독서 힐링 캠프’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도 희망 학생 80명을 뽑아 여름 방학 중 2박 3일로 캠프를 다녀왔다. 200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은 은평구청의 예산 지원으로 충당돼 학생 부담은 발생하지 않았다. 각 학년이 2회씩 총 6회의 토론·논술 기초교육을 받으며 캠프에서는 독서 골든벨, 별빛 백일장, 초대 작가와의 대화, 토론 독후활동 등이 펼쳐진다. 매일 아침 좋은 글 읽기와 독서 힐링 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올바른 독서 습관과 독서를 생활화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으며 문제 해결능력은 물론 의사소통 능력도 신장되었다. 땅이 어루만지고 하늘이 꿈을 키워주는 아이들 ‘텃밭 가꾸기’는 이미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유명세를 탄 연서중의 효자 프로그램. 환경과학부 부장 허광신 교사가 작년 생활지도부장을 맡았을 때 학교 부적응 학생들과 ‘소통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 녀석들이 순순히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나설 리 없었죠. 일 끝나면 자장면을 사주겠다고 미끼를 던졌습니다. 처음엔 땀 흘려 땅을 일구고 나서 먹는 꿀맛 같은 자장면이 목적이었겠지만 나중엔 쑥쑥 자라는 상추, 배추, 무가 아이들의 마음을 전부 차지해 버렸죠.” 농사 경험이라고는 전무했던 아이들이 그 재미를 알고 정을 붙이기 시작하자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각’은 일상인데다 ‘수업 중 이탈’은 취미, 친구들과 싸우며 벌점 120점을 차곡차곡 쌓았던 아이가 상점으로 돌아섰다. “노력의 결실로 선생님한테 인정받고 나니 자신감이 생긴 거 같더군요.” 아이들은 5월에 상추를 수확해 교내 등나무 교실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고 실한 무와 배추를 뽑아 선생님한테 선물로 드렸다. 올해 3월에는 교장을 비롯한 교사 10명이 부적응 학생 20명과 함께 강화도로 캠프를 다녀왔다. 캠프에 참여한 안창원 교무부장은 “교실 안의 학생과 교실 밖에서 만난 학생은 다르다. 교실에서 ‘뾰족하게’ 굴던 학생들도 밖에 나가면 한결 유해진다. 이런 학교 밖 프로그램을 통해 선생님과 쌓인 친밀감이 교실에 와서도 연결된다”며 인성교육을 할 때는 체험중심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춰야 함을 강조했다. 연서중은 땅의 기운과 더불어 하늘의 별도 좋은 교육 도구로 사용한다. 지난해 10월 4일 학습부진학생(배우미)과 학습우수학생(이끔이) 80명이 과학과 교사 6명과 1박 2일 여정으로 다녀온 ‘함께 star가 되는 별자리 캠프’가 그것이다. 송암스페이스센터에서 진행된 이 캠프는 천체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서로 도와주는 과정을 통해 우정을 쌓고 서로가 든든한 동반자임을 인식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박 교장은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지만 그만큼 얻어 가는 것도 많다. 부모들과 이런 체험활동을 할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은 이곳에서 잘 대접받으며 꿈을 키운다. 그렇게 누군가를 대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내비쳤다. 인성교육에 한목소리 내는 교사들 연서중은 팀장인 교감을 중심으로 14명의 교사가 인성교육 실천 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교무부장·생활지도부장·진로상담부장·창의인성정보부장·예술체육부장 등 각 분야 교사들이 인성교육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것이다. 김영선 교감은 “아침 10분 좋은 글 읽기의 교재인 ‘좋은 글 좋은 생각’의 제작은 물론 다양한 인성교육 실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게 TF팀의 역할이다.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프로그램 운영과 개발을 위해 모든 교사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우리 학교는 열악한 주위 환경과 함께 생계형 맞벌이 가정의 자녀가 다수이고, 기초 생활수급자, 조손가정, 한 부모 자녀,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거주하는 학생 등 경제적 곤란자 자녀 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바람직한 행동양식을 습득하도록 하는 데에 많은 노력과 애정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학생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해 전 교사 감정코칭 연수(직무연수 15시간)를 의무화했다. 또 ‘2인 담임제’, ‘학년중심제’를 실시, 교원 업무 경감을 통해 학생 생활지도에 전념하게 함으로써 상담활동을 강화하고 사안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성과를 이뤘다.
수업비평 문화 확산에 힘 쓴다 경기도중등수업비평교육연구회의 모임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30일 수원 태장고 교실로 노트북과 유인물을 든 교사들이 하나씩 들어온다. 월례 워크숍에 모이는 연구위원은 30명 안팎으로 교실을 가득 메울 정도의 인원이다. 지금은 지역교육청으로부터 개설, 통과된 공식적 지회 4개와 자체적인 지회 4개로 총 8개의 지회를 가지고 있고, 회원도 300명이 넘지만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는 것이 윤갑희 회장(안산 신길고 교장)의 설명이다. “2009년 수업 개선에 뜻을 같이 한 세 명이서 모임을 만들었어요. 경기도교육청의 NTTP 교과교육연구회 출범에 발맞춰 수업혁신을 위한 경기도중등수업비평연구회를 창립한 거죠. 그게 점점 더 커져서 연구회원도 늘고 지회도 생겼어요.” 연구회가 커지면서 하는 일도 늘었다. 연구위원들은 월례 워크숍을 열어 수업보기와 비평을 하고, 수업비평과 관련된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는 등 역량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 연구회원이나 타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 함양을 위해 교과연수년 연수와 세미나, 지회와 함께하는 수업보기 등도 개최한다. “2013년도의 경우 5월 11일 성남지회, 10월 19일 군포지회에서 ‘지회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수업보기 프로그램’을 열어 수업보기 행사를 했어요. 일반교사를 대상으로 한 이 행사에 각각 100여 명의 교사가 참여했죠. 60시간 직무연수 프로그램의 경우 1학기에는 성남과 고양에서, 2학기에는 수원, 부천에서 열었어요. 일반 수업과 관련된 유명한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거나 연구위원이 직접 강의에 나서기도 해요. 미술관 관람이나 연극을 보고 작품을 비평하는 문화시간을 갖는 등의 커리큘럼을 짜서 진행했어요.” 연구회에서 하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장중심적 수업혁신 방법론 정립과 수업비평문 쓰기 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단위학교를 중심으로 수업비평 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학교 현장에서 수업 역량 강화를 위해 컨설팅을 필요로 하면 찾아가는 연수로 현장 교사들의 수업 개선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2012년에는 단위학교로 찾아가는 연수를 21회, 2013년에는 40회를 실시해 1700여 명의 교사들에게 수업비평을 알렸다. 비평 통해 분석, 반성하며 실력 키워 그렇다면 수업비평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수업비평은 동영상 촬영에서부터 시작된다. 수업을 공개하기로 한 교사가 본인의 수업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준비해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동료 교사들은 공개 영상을 보며 관찰에 들어간다. “수업비평은 일종의 ‘수업보기 방법론’이라 할 수 있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수업 공개에 대한 자발성이죠. 우리 수업문화는 폐쇄적이어서 가르치는 경험을 공유하려는 태도가 부족해요. 내 수업을 다른 교사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데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수업을 하나의 비평 소재로 놓고 수업을 공유하고 비평을 나눠보려는 교사의 자발성이 가장 중요해요.” 태장고 이지훈 교사가 준비해온 고등학교 1학년 문학시간의 동영상이 화면에 나오자 연구위원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한다. 학생들이 어느 순간에 배우고 어느 순간 배움에서 멀어지는지, 교사가 학생 한명 한명에 모두 대응을 하는지, 협력적인 배움이 일어나는지, 교사의 발문과 교재 수준까지 모든 요소들에 대해 꼼꼼하게 분석이 이뤄진다. 다 같이 수업 동영상을 보며 일차적인 분석을 마치고 나면 곧바로 전사 작업에 들어간다. “1시간 분량의 수업을 모두 전사하기는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하거나 1인당 1분씩 파트를 나눠서 하고 있어요. 전사 작업을 하면 교사가 하는 말을 전체적으로 알 수 있고, 학생이 얼마나 참여했는지가 보이죠.” 굳이 힘들게 수업의 모든 말들을 다 쓸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에 이지훈 교사는 “전사 작업을 하면 수업보기 때 못 봤던 부분을 찾을 수가 있다”며 “동영상을 볼 때와는 달리 더 자세한 수업 관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전사 작업까지 모두 마치면 연구위원들은 수업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수업비평은 최근 열풍처럼 일고 있는 배움중심수업의 궁극적 목표와도 일맥상통하는 일이라는 것이 연구위원들의 설명이다. “수업비평은 기존의 표준화된 수업평가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어요. 과거에는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우수한 교사로 보았지만 지금은 달라요. 학생 중심의 수업, 학생 개인차와 수준에 대한 고려 등 원하는 교사상이 바뀌고 있죠. 이런 변화에 발맞추려면 교사가 바뀌어야 해요. 사회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수업환경은 느리게 변화되면 안 되잖아요?” 수업보기와 비평의 활동을 반복하면 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진다고 한다. 수업에 본인 스스로의 분석과 제3자의 비평을 통한 성찰이 이뤄질 때 비로소 수업의 질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또 타인의 수업 방식을 보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수 수업 사례를 발굴하고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떤 것이 좋은 수업인지, 누가 좋은 실천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전문성의 성장을 이끌어 내고,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질 좋은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 수업비평의 목적이다. 긍정적 비평 통해 동반성장 수업비평에서는 수업이 하나의 예술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학습자들의 이성과 감성이 통합된 심미적인 수업으로 학생들이 지식 쌓고 이를 삶 속에 녹여내는 과정이 하나의 예술이라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그런데 간혹 사람들은 수업비평을 하다가 감정싸움이 생기지는 않느냐는 오해를 하곤 한단다. 이런 오해는 전적으로 ‘비평’이라는 용어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게 장문경 교사 (시흥 월곶중)의 설명이다. “비평과 비판을 혼동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비평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같이 보는 것인데 말이죠. 게다가 저희는 수업자와 관찰자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봐요. 차갑고 날카로운 비판보다는 따뜻한 비평이 주를 이루죠.” 이렇게 수업보기와 비평을 거치고 나면 교사들은 각자 깨달은 바를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수업 방식을 바꾸고, 본인의 문제점을 고치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업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수업혁신은 교사의 자발성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이 땅의 모든 교사가 자발성을 가지고 수업에 관한 자존감을 확고히 해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수업시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요. 모든 교사가 수업 예술가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우리들의 노력은 계속될 겁니다.” 보다 발전적으로, 전문적으로 나아가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회 회원들. 연구위원들의 노력과 수업비평이 이뤄내는 결과물들은 이미 교실현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꿈꾸는 학생, 칭찬하는 수업 “저는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은 김민성입니다.” 1학년 미반의 2학기 일곱 번째 도덕수업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29일. 30여 명의 학생이 하나씩 차례로 일어나 ‘꿈출석’을 외치고 있다. 10년 후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꿈을 이루는 데 중요한 미덕 세 가지와 소망을 말하는 ‘꿈출석’은 박영하 교사 수업의 특징 중 하나다. “저는 사랑과 열정으로 여러분의 꿈을 키워주고 싶은 박영하입니다”라고 마무리하자 학생들이 자연스레 손뼉을 치며 ‘칭찬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온 세상을 울리는 맑고 고운 소리, 칭찬의 소리 맑은소리, 칭찬! 칭찬! 고운 소리, 칭찬! 칭찬! 칭찬합시다. 칭찬~.” 칭찬가는 수업이 시작한다는 것을 암시해주기 때문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어 매시간 시작 전에 부른다고 한다. 이제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나 했더니 이번엔 ‘칭찬하기’ 시간이란다. 1번부터 돌아가며 2명의 학생이 나와서 누군가를 칭찬하는데, 이때 그 사람의 장점과 미덕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칭찬을 하면서 욕하는 사람을 못 봤어요. 칭찬을 하면 칭찬 받는 상대도 기분이 좋겠지만 하는 사람도 언어가 순화되고 그 사람을 본받으려는 현상이 일어나요. 또,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는 눈이 생기죠. 이런 선순환을 일으키는 것이 ‘칭찬 수업’의 핵심입니다.” 수업의 주체는 교사가 아닌 학생이어야 이후 수업은 자신의 꿈이 이루어진 상황을 역할극으로 연기하는 ‘꿈연극’, 교과서 진도에 맞춰 선정한 ‘꿈노래’와 ‘꿈시’, ‘꿈이야기’로 이어진다. 교사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가 학생의 꿈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박 교사는 수업 주제에 접목시켜 도입했다고 한다. 오늘은 ‘민족 통합과 한민족 공동체의 발전’이라는 주제에 맞게 북한가요를 감상했다. ‘반갑습니다’, ‘휘파람’, ‘대홍단 감자’를 듣고 학생들은 마음에 닿는 노랫말과 느낌에 대한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했다. “북한도 통일을 원한다는 걸 알게 됐다”는 노혜림 학생과 “가사처럼 통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 중독성 있는 노래라 좋았다”는 이선양 학생의 대답에 박 교사는 “북한의 노래에는 지도자에 대한 찬양과 체제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며 “휘파람 노래에 ‘혁신자’라는 칭호가 등장하는 까닭은 노동생산성 향상을 촉진시키려는 의도를 가사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여주었다. 박 교사의 수업을 계속 듣다 보니 수업의 주체가 교사가 아닌 학생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박 교사가 한마디 툭 던지면 학생들이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고, 자신의 느낀 점이나 생각을 말하기 바쁘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질문과 발표를 할 줄 모른다’는 통설을 뒤엎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수업에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사가 여러 가지 동기를 부여하고, 기회를 주고,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그의 교직철학에서 비롯됐다. “수업은 교사 혼자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학생이 참여할 기회를 줌으로써 학생들이 표현력과 자발성을 기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에 발표와 같은 여러 활동을 시키고 있어요. 질문이 없는 수업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학생과 소통하지 않는 수업도 문제가 있죠.” 물론 학생들의 발표력이 처음부터 좋지는 않았다. 수업시간에 궁금한 점을 질문하지 않고, 물어봐도 대답 없는 학생들에게 질문과 발표를 유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발표를 제도화시켰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늘 질문을 하는 학생만 질문을 하고, 대답하는 학생만 대답해요. 그게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잖아요? 그래서 그 대안으로 수행평가에 질문, 대답, 발표를 포함시켜 최소 5번 이상 하도록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점수 5점이 깎이죠.” 어떤 교사들은 질문을 강제로 하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봉사활동도 제도화하면서 생긴 문제점이 있듯이 질문, 발표, 대답도 점수 때문이 아니라 학생을 어떻게 하면 수업에 참여시킬까 생각하다 만들어진 아이디어로 수업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박 교사의 설명이다. 대신, 남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학생은 따로 ‘도덕 수업 카페’에 글을 올리도록 했다. 내성적인 학생에게는 너무 큰 부담이 될까 우려한 박 교사의 배려다. 이렇게 계속 발표를 습관화하다 보니 이제는 학생들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꿈을 키워주는 것이 교사의 사명 이런 박 교사도 처음부터 꿈과 끼 그리고 행복을 가르치는 수업을 하진 않았다. 처음 교직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학생들과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책만 읽다 나오는 초짜 교사였다. 학생들은 그에게 진도만 나간다고 해서 진돗개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학생들이 저를 ‘진돗개’나 ‘나 홀로 50분’ 같은 별명을 지어 부를 땐 참 씁쓸하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신문을 스크랩 하도록 했죠. 그 다음에는 미담기사나 본인의 롤 모델을 스크랩한 뒤 그 인물을 닮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체험을 쓰게 하는 선행록을 쓰게 했어요.” 학생과 소통하는 수업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고심 끝에 노래, 시, 칭찬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쓰게 했던 선행록은 작년에 개발한 꿈노트로 바뀌었다. 꿈노트란 꿈을 이루기 위한 20가지 프로젝트를 일주일에 한 번씩 수행케 하는 것인데, 행복교육에서 추구하는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의 취지와도 부합한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한다. 선행록과 꿈노트의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학생들 대부분이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인사성도 밝아졌다는 것이다. 소극적이던 학생이 박 교사가 선행록에 남긴 ‘글을 잘 쓰는구나’라는 칭찬에 힘입어 방송작가가 되기도 했다. 박 교사는 이렇듯 학생에게 교사가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교사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 교직이 밥벌이 수단이 아닌 하늘이 주신 천직이라는 의식이 있어야 해요. 의사는 수술을 잘 못했을 때 한 사람의 생명을 해칠 수 있지만 교사는 수백 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그들의 영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명감에 불타는 사람이어야 하죠. 두 번째는 전문성이에요. 수업시간에 질문이 나오거나 의문이 제기됐을 때 속 시원히 풀어줄 수 있는 명쾌한 논리와 지식이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학생을 사랑해야 해요. 그래야 훨씬 더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어요. 교사가 학생을 사랑하지 않으면 학생이 불행해져요.” 마음으로 느끼며 배우는 도덕. 그 마음이 움직여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수업의 목표이며, 자신의 수업이 기다려지는 설렘이 있기를 바라는 박 교사. 그의 소망처럼 오늘도 학생들은 꿈과 함께 성장해 가고 있다.
‘HoE(Hope is Education) 프로젝트’의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아프리카 케냐의 북부 코어는 가뭄과 기근이 일상적인 곳으로 케냐 사람들조차 사람이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척박한 지역입니다. 이곳에 학교가 세워졌는데 정부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운영예산이 절대 부족한 상태였죠. 저는 2007년 NGO 해외 봉사단원으로 한국의 후원자와 아프리카 어린이의 1대1 결연 사업을 오픈하러 들어가게 됐고요. 아시안은 제가 유일해서 현지 렌딜렌 부족과 캐나다, 남아공 국적의 백인들 사이를 오가며 글로벌하게 지내야 했어요. 그 중 코어에서 30년을 산 백인 할머니가 계셨는데 일주일 동안 속성으로 제게 아프리카를 가르쳐주면서 특히 이 지역 사람들에게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셨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트레이닝도 없이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 선생님들은 KCSE(우리나라 수능시험에 해당) 성적도 충족하지 못 했을뿐더러 술을 마시고 수업에 빠지거나 교실 비품을 마음대로 집에 가져가는 등 제대로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이 사람들이 가난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마지막 희망은 ‘교육’에 있는데, 학교에 교사다운 교사가 없으니 누군가 교육자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호이 프로젝트의 주된 사업은 사범대학을 정식으로 졸업하지 않은 아프리카 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진행하는 단기집중교사연수 ‘스틱(STIC·Short Term Intensive Course for school teachers)’과 현지 학생들에게 사범대학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하트(HEART·Higher Education for African Teachers)’다. 현지에서 한국 교사들과 코어 교사들의 소통은 잘 이루어졌나요? 처음 코어에 도착해 양국의 선생님들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코어에선 교장, 교감 선생님들만 의견을 내시고 여자 선생님들은 아무 말도 안 했어요. 그러다 2회, 3회 프로그램을 진행하니까 적극적으로 바뀌더라고요. 아무래도 한국에서 여선생님들이 많이 가니까 동기 부여가 된 거 같습니다. 한국 선생님의 역할은 화두를 던져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프리카의 환경이 열악하고 선생님들도 고등학교만 졸업했다고 하니 우리가 그들을 채우고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거든요. 현지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서 교과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것보다 철학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무엇이 과연 교육의 기본일까?’, ‘교육이란, 교사란 무엇인가?’, ‘교실 안에서 내가 어떤 사람으로 서 있을 것인가?’, ‘나는 미래를 바꿀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추상적인 질문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양국 선생님 모두 배우는 게 많았습니다. 케냐 사람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는 어느 정도 인가요? 렌딜렌 부족은 뭐든 빨리빨리 배우는 똑똑한 사람들입니다. 처음에는 제한된 영역에서만 살려고 하고 그 지역을 벗어나는 걸 상당히 두려워했죠. 그러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가면 어마어마한 문화쇼크를 경험하면서 삶의 격차를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빨리 배워서 그들을 쫓아가야 한다는 의지가 매년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 코어에 갔을 땐 초등학교 아이들이 졸업시험을 준비한다고 한 달 전부터 교실에서 합숙을 하고 있더라고요. 선생님들도 아침 7시에 출근해 11시까지 아이들 공부를 봐주고요. 그 모습이 매우 대견스러워 고기 사주면서 기운을 북돋아 줬습니다. 2009년 8월 처음 실시한 스틱은 한국 현직 교사들이 직접 연구해서 준비한 주제와 교재로 매년 8월 케냐 코어에 열흘 정도 머물면서 직접 세미나를 진행한다. 현재까지 30여 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하트를 통해서는 케냐 교사 3명이 사범대학을 졸업했고 3명이 대학 재학 중이다. 이화여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구호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는데요. 법대랑 안 맞는 정도가 좀 심했어요. 학점은 좋았지만 늘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 허한 상태였죠. 그러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유를 즐겨 보자는 생각에 음악, 그림, 사진 등 고시생 신분에 맞지 않는 취미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흥미로운 것들이 많은 세상에 나에게도 다른 길이 있지 않을까 싶어 고시공부를 그만뒀습니다. 내 시나리오대로라면 새로운 길이 ‘짠!’하고 펼쳐져야 맞는데 3년 동안 취직이 안 되더라고요. 대학 간판과 영어 성적 빼고는 이력서에 적을 만한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왜 나는 공부만 하고 살았을까? 왜 사람들과 관계가 안 되지? 고민을 거듭하면서 가치관이 조금씩 바뀌었어요. 지금 당장 취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을 바르게 살아야 5년 후, 또 10년 후가 달라질 거라는 생각에 대대적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게 되었고 국제 구호활동에 대한 생각을 키워가다 인도네시아로 단기 해외봉사를 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거죠. 책과 현실 사이엔 엄청난 괴리가 있었을 텐데요. 저도 실제 현장에서 겪어보면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우였어요. 그 자리가 원래 내 자리인양 편했거든요. 더 고민할 것 없이 한국에 돌아와 기아대책 국제부에 지원했죠. 그 당시 스물아홉 살이라 신입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나이였지만 기꺼이 뽑아주신 팀장님이 있었습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라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했더니 또 다른 곳에서 기회가 찾아왔고 나를 원하는 데라면 어디든 밑바닥부터 시작해 쭉쭉 올라갈 수 있었어요. 하고자 하는 일의 방향이 명확해지고 거기에 경험이 쌓이면 다음 단계 가는 게 어렵지 않아요. 평범한 스펙으로 일관성 없는 지원을 계속하니 3년 동안 취업이 안 됐던 거였죠. 아프리카는 대표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그렇게 원하던 일을 찾아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많이 지쳐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한국에서 최대한 멀리 떠나보고 싶었죠. 당시엔 아프리카 관련 자료들도 거의 없어서 정말 TV 속 단편적인 이미지만 보고 간 겁니다. 아프리카로 떠난다고 하면 대부분 나를 버리고 내 삶을 헌신한다는 의미겠지만 저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니 그곳에서 가득 채워오자는 마음가짐이었죠. 도착해보니 기후, 사람, 음식 모든 것이 잘 맞았어요. 마치 아프리카에 최적화된 사람처럼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로 힘든 줄 몰랐습니다. 정해진 체계 안에 갇혀 있는 것보다 새로운 걸 찾고 경험하는 게 적성에 맞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고마운 땅입니다. 이 인터뷰로 스틱과 하트에 관심이 생긴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선생님들이 자신의 교실을 한국만으로 국한하지 말고 내 마음이 가는 제3세계의 다른 곳도 내 교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 교실이 딱 한 번의 방문으로 많이 바뀌진 않을 겁니다. 처음 케냐에 가면 자신을 그 지역에 적응시키기 바쁘고 두 번째 가야 그곳 선생님들이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세 번째는 돼야 비로소 자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개발협력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고요. 한국 교육이 훌륭하니 무작정 따라오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잠재력을 키워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 풀(pool)이 지금보다 커져서 고경력·저경력, 초·중·고등에 상관없이 다양한 선생님들이 섞여들면 새로운 것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또 현지 선생님들은 사범대학에 가고자 하는 욕구가 굉장히 큽니다. 하트를 통해 한 명의 선생님을 지원하면 향후 1500명의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Global Finals 대회 참가팀이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는 팀 도전과제(중심 도전과제+특별재능 끼워 넣기)와 즉석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팀 도전과제(Team Challenge)는 사전에 문제가 공개되는 장기과제로 팀원이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우리는 5∼7명이 팀을 이뤄 약 6개월 동안 방과 후나 휴일에 집 또는 학교에서 착실히 준비해 왔다. 팀 도전과제는 대회 1년 전에 5가지 영역으로 제시되며 참가팀에서 선택해 그중 한 영역에 출전하게 된다. 참가영역은 기계공학 분야(Technical Challenge), 과학 분야(Scientific Challenge), 예술 분야(Fine Arts Challenge), 즉흥 공연분야(Improvisational Challenge), 구조공학 분야(Structure Challenge)로 나누어지며 매년 도전과제가 달라진다. 2014년도에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는 은폐된 물체를 찾아 이동시켜라!(기계공학),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아라!(과학), 살아 움직이는 만화를 보여주어라!(예술), 과거인과 현대인이 대소동을 함께 대처하라!(즉흥), 장력을 견디는 구조물을 만들어라!(구조공학)이다. 열정으로 가득한 개막식과 도전과제 참가 도전과제에 참가하기 전 ‘Thompson Boling Assembly Arena’ 체육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참석했다. 마치 올림픽 개회식과 비슷한 방식으로 각국을 대표하는 학생들이 자국의 국기를 앞세우고 입장하면서 다양한 복장과 율동을 보여주게 된다. 대회 입장시간만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약 1만 명을 수용하는 체육관에 학생들이 전부 모여 보여주는 공연과 축하파티의 규모는 학생과 교사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개막식이 끝나면 다음날부터 각 영역별로 도전과제에 참가하게 된다. 똑같은 도전과제에 초·중·고교생, 대학생의 해결결과는 천차만별이었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로 똑같은 작품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중에서 감동적인 순간을 보여준 한 참가팀이 있었다. 공연 도중에 이동장치의 앞바퀴가 부서지면서 부품들이 빠져 버렸다. 당황할 수도 있었던 그때 한 학생이 자신의 허리띠를 풀어 이동장치를 묶어 끌고 나가며 공연을 계속했다. 순발력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그 광경이 굉장히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창의력은 삶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 상황을 탈출하게 해주는 능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즉석과제 전 신체적 사고로 뇌 활동 자극 즉석과제(Instant Challenge)는 중심과제와는 달리 문제가 사전에 공개되지 않고 대회 참가 당일 비밀공간에서 즉석으로 주어진 문제를 5~8분 동안 해결한다. 도전과제에 참가하기 약 30분 전에 미국의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건물 밖에서 단체로 춤을 추면서 문제 해결을 하는 뇌의 활동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큰 음악소리와 재미있는 율동이 이어지고 마치 우리나라의 꼬리잡기 흡사한 게임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신체의 활동을 활발히 한 후에 즉석과제 대회 장소에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하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뿐만 아니라 더 활발히 서로 협력하게 된다. 서로 도우며 협동심을 보여주는 버디 팀 활동 대회기간에 ‘International Ambassador’ 행사로서 미국에 거주하는 학생과 외국 학생의 자매결연을 맺어주는 ‘버디 팀(Buddy Team)’ 행사를 하게 된다. 대회 기간 중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원어민과 만나서 대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국팀과 외국팀이 서로 함께 지원하고 교류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학교 팀은 미국의 ‘North Muskegon Public Middle Schools’ 팀과 버디팀이 되어 미국의 생활문화, 학교생활, 대회 참가 경험에 대한 어려움과 즐거움 등 다양한 주제로 서로 얘기를 나눴다. 다른 팀의 도전과제에 함께 참가해 구경하기도 하고 자기 팀이 도전과제를 발표하게 되면 서로 응원하고 손뼉 쳐주고 격려해주었다. 이러한 생활을 4박 5일 하게 되니 서로 급속히 가까워져서 어느새 영어라는 언어장벽을 넘어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서로를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이러한 활동과 경험이 대부분 처음이라 마지막 헤어질 때는 다들 정말 많이 아쉬워했다. 언어장벽 넘어 세계 학생과 교류하는 핀 트레이드 행사 이 대회가 글로벌 사회 속에서 교류하는 현장임을 제대로 느끼게 하는 행사가 바로 핀 트레이드(pin trade)다. 각자 자기 나라의 독특한 문화, 예를 들면 태극무늬, 한복, 콜로라도강, 안데스산맥 등이 새겨진 배지를 서로 교환하는 행사다. [PART VIEW]참가 등록 장소에서부터 벌써 건물 내외 마룻바닥에 삼삼오오 앉아 각자 가져온 배지를 서로 교환하며 어디에서 왔는가?, 어느 학교인가?, 어떤 도전과제에 참가하는가? 등의 다양한 질문과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의 참가 후기를 보면 도전과제 참가보다 핀 트레이드를 통해 세계 각국의 학생과 교류하면서 배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들 말한다. 이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세계 학생들의 독특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는 경이로울 정도다. 나는 교사들에게 최소한 한 번쯤은 참가팀을 구성해 창의력올림피아드에 참가해보기를 적극 권하고 싶다.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고 경험하면서 창의적인 생각이 생산적으로 발전하고 그 결과물이 훌륭하게 변형되어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물론 교사 자신의 창의성도 길러진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