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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도로와 교통수단이 발달하는 만큼 생활영역이 넓어지다 보니 각자 사는 곳이 다르고 생업에 얽매여 가족끼리 얼굴 보는 것도 쉽지 않다. 7월 9일, 처가 남매들이 어렵게 시간을 맞춰 처의 고향인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서 가까운 경북 상주시 화북면 상오리로 피서를 다녀왔다. 상오리 가는 길에 청천면 이평리 정류장에 차를 세우고 삼송리와 뒤편으로 보이는 중대봉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는다. 이곳을 떠난 30여년의 세월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늘 정류장에서 자식들 반갑게 맞이하고 떠날 때는 완행버스의 꽁무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던 어른들과의 추억을 생각하며 화북으로 향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피서지인 상오리 솔숲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상오리 솔숲은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들어차있어 예전에는 소나무 군락지로만 알려졌던 곳인데 상주시가 맥문동 군락지를 조성하면서 맥문동 꽃이 절정을 이루는 8월 말경이면 전국 각지의 사진작가와 화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솔향을 맡으며 하늘 향해 키를 키운 소나무 사이를 산책하다 정자에 올라 구불구불 자연스럽게 뻗은 소나무의 아름다운 모습, 보랏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 만개한 맥문동, 감출 것과 보여줄 것을 구분해주는 안개와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든 햇빛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을 상상해 본다. 길 건너편에 경상북도 상주학생수련원이 있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화북면은 오송폭포, 옥양폭포, 장각폭포, 심원폭포 등 유난히 폭포가 많은 청정지역이다. 솔숲에서 500여m 거리에 웅장한 물줄기가 아름다운 경관과 어울려 조화를 이룬 장각폭포가 있다. 장각 폭포는 속리산의 천왕봉에서 시작한 시냇물이 장각계곡을 굽이쳐 흘러 6m 높이의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다. 주변을 둘러싼 소나무 숲, 폭포 위의 기암에 세워진 정자 금란정, 시원한 물줄기,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용소가 어우러져 운치 있는 풍경을 만든다. 산, 폭포, 정자가 조화를 이룬 모습이 무인시대, 태양인 이제마, 불멸의 이순신, 낭만자객 등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던 촬영지다. 안내판의 내용에 의하면 금란정(金蘭亭)은 ‘주위에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그 이로움은 쇠붙이도 끊을 수 있고 마음을 같이 한다는 말은 그 냄새가 난보다 향기롭다’라는 뜻이다. 상오리 칠층석탑(보물 제683호)은 장각폭포에서 1.4㎞ 거리에 있다. 천왕봉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경천애인(敬天愛人) 장각동 신선(神仙)마을’ 표석이 길가에 서있다. 청정자연 속에서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신선과 다를 게 뭔가. 칠층석탑은 길에서 오른쪽으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만난다.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고, 한일합병 후 일본 헌병이 허물어버린 탑신을 원형대로 복원하였으며, 주변에 사찰이 있었다는 것도 짐작일 뿐이다. 1층 몸돌이 유난히 높지만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잃지 않았다.
십 여 년 전에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을 쓴 일이 있다. 교사에게 주어진 과업 가운데 가장 중심에 둬야할 가치를 찾고 싶다는 뜻에서 나 스스로에게 던진 화두였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교육의 본질, 즉 수업을 통해 기쁨과 감동, 보람을 얻는 것이라고. 이 단순한 진리 앞에 수업은 늘 애물단지나 다름없었다. 실망이 절망으로 바뀔 무렵, 절박한 심정으로 수업의 무게 중심을 아이들에게 옮겨보기로 했다. 일명 ‘거꾸로 수업’이었다. 졸거나 딴짓 하는 아이가 급격히 줄고 스스로 학습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수업의 밀도는 높아졌고 한 시간 수업이 짧게만 느껴졌다. 어느새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수업이라면 그 수업은 일단 절반쯤 성공한 것이 아닐까 한다. 한 시간 수업을 위해 준비할 것도 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모둠학습이 가능한 활동지를 정교하게 만들어야 하고 상황에 맞게 프리젠테이션이나 동영상 자료도 준비해야 한다. 그런 준비가 아이들에게 녹아들어가 수업의 역동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가르치는 보람이 깨를 볶는다. 역시 교사는 수업으로 사는가 보다. 그런 자신감을 밑천삼아 이젠 사교육으로 넘어간 논술마저 찾아오리라 다짐하고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수업은 교사의 숙명이자 영원한 과제다.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이 있다. 인생의 반려자이자 교육 동지인 박영미 충남 서령초병설유치원 선생님의 응원과 서령고 교장, 교감 선생님 및 동료 교직원들의 꼼꼼한 수업 장학이 큰 힘이 됐다. 짧은 글솜씨에도 입상작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들의 뜻은 수업을 더 혁신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거기 조는 녀석, 일어나봐!” 녀석은 듣고도 못들은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건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옆에 앉은 친구, 흔들어볼래!” 이렇게 수업시간만 되면 꿈나라를 헤매는 녀석들과의 실랑이도 이젠 진절머리가 날 정도다. 차라리 알고도 모른 척 넘어가는 게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동료 선생님들도 날이 갈수록 수업이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간다. 교단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다른 것은 몰라도 수업만큼은 자신 있었고 그래서 아이들의 미래를 그려가는 데 조그만 디딤돌이라도 돼보겠다는 다짐은 어느새 탄력을 잃은 고무줄처럼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이젠 자괴감마저 든다. 물론 과거와는 현격히 달라진 교육상황도 작용하겠지만 그보다는 선배 교사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나이든 교사의 한계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은 엉뚱한 순리론에 기대보기도 한다.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수업 무기력증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변화가 필요했다. 수업을 통해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아이들도 절대 행복할 수 없기에 나부터 바뀌지 않으면 아이들도 바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수업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부터 찾기로 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수업의 중심에는 언제나 내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 시간 수업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중심은 나였고 아이들이 끼어들 틈은 거의 없었다. 아이들을 수업의 중심으로 올려놓아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수업을 한 편의 공연으로 생각하되 그 공연의 중심에 아이들을 두고 나는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일단 방향이 설정되자 나만의 브랜드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거꾸로 수업’이었다.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먼저 한 단원은 4차시로 설계했다. 1차시는 단원에 대한 이해와 소개, 2차시는 과제학습장에 근거한 모둠 토의, 3차시는 토의 내용에 대한 발표 및 평가, 4차시는 단원 정리 및 학습활동을 통한 마무리였다. 여기서 1차시와 4차시는 내용상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고 2차시와 3차시는 말 그대로 아이들이 수업을 이끌어 갔다. 아이들에겐 다소 낯설었기에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느냐가 성공적인 수업의 관건이었다. 그래서 일명 ‘거꾸로 모둠학습지’라는 것을 만들기로 했다. 학습지에는 단원의 내용을 근거로 아이들의 창의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과제를 담았다. 미리 준비된 학습지는 아이들이 모둠활동을 통해 의논한 후 발표할 수 있도록 했고 그에 따른 결과는 수행평가에 반영했다. 거꾸로 수업은 말 그대로 아이들 중심이다. 물론 모둠 학습 결과에 따라 수행평가 점수로 연결되지만 그보다는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스스로 수업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아이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학습지에 제시된 문제 상황을 분석한 후, 어떻게 해결할지 그 방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방향이 정해지면 역할 분담과 함께 구체적인 준비 과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저희 모둠은 1번 주제에 대한 내용을 연극으로 공연하기 위해 희곡을 쓴 후, 각자 배역을 맡아 공연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연기를 해 본 일이 없기 때문에 다소 어색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저희 모둠은 2번 주제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전개한 후, 각자 아이디어를 냈고 그중 가장 우수한 제안을 바탕으로 UCC를 제작했습니다. 주말에 학교에 나와 8시간 동안 촬영하고 편집했습니다. 부족하더라도 예쁘게 봐주세요.” “저희 모둠은 3번 주제를 바탕으로 지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뮤지컬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영수가 대본을 썼는데 극 중에 나오는 노래도 직접 작사, 작곡했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연주를 맡은 철수의 기타 솜씨도 눈여겨 봐 주세요.” 모둠마다 주제를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연극, UCC, 토론, 뮤지컬, 내레이션, 마당극, 음악, 마술 등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탐구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다 보니 모둠발표 시간이 되면 아이들의 기대감이 높아져 수업의 집중도는 한결 높아졌다. 간혹 학교 사정 때문에 수업이 취소되거나 변경될 때는 아이들이 찾아와 수업을 하고 싶다고 성화를 부릴 정도였다. 발표의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일부 모둠의 경우에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에 새로운 내용을 덧붙여 학습 내용을 더 심도 있게 다루기도 했다. 게다가 정기고사의 예상문제까지 언급하는 경우도 있어 나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모둠발표가 끝나면 발표 장면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 그리고 학생들이 발표한 자료를 수합해 영상으로 편집했다. 아무래도 학급별로 이뤄지는 수업의 특성상, 자신의 반에서 발표한 내용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 학급의 발표 가운데 열의가 넘치고 창의적이었던 내용만 선별해 전체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이렇게 진행하니 아이들도 다른 학급에서 이뤄진 내용까지 접할 수 있어 같은 주제를 놓고도 다양한 해석과 색다른 표현 방법까지 확인하면서 전체 학급을 아우르는 공동수업의 형태로 발전하게 됐다. 게다가 다른 반 아이들과의 선의의 경쟁심마저 작용해 학습 내용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창의적 사고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부수효과까지 따랐다. 수업의 변화에 따라 아이들의 태도와 인식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문제는 성적이었다. 학교 내신은 아이들끼리 경쟁하는 것이기에 큰 의미가 없으나 모의고사는 전국의 학생들이 경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번 시험을 치를 때마다 성적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만약 성적이 정체되거나 하락한다면 인문계고교의 현실에 비춰볼 때, 아이들 성적에 도움이 안 되는 수업이라는 관리자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3월에 치른 모의고사 성적 대비 6월에 치른 모의고사 성적을 비교해 봤다. 국어 과목의 성적이 하락되거나 정체된 아이들보다 향상된 아이들이 훨씬 많았다. 심지어 4등급이었던 녀석이 1등급으로 올라간 경우도 있었다. 이 정도까지 성적이 향상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실로 놀라운 결과였다. 아무래도 사고력을 중시하는 국어 시험의 성격상 수업을 이해와 표현 중심으로 바꾼 것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았다. 일단 아이들이 졸지 않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무엇보다도 수업은 교사가 아이들에게 지식을 일일이 떠먹여주는 활동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떠먹을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활용해 지식의 내면화를 통한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창의적 수업의 근간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있다. 수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거꾸로 수업의 장단점을 문항으로 만들어 설문을 받아봤다. 결론은 아이들의 만족도는 높은 데 다만 강의식 수업에 익숙한 일부 아이들의 경우 새로운 수업방식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2학기 수업계획은 1학기 수업에 다소 부담을 느꼈던 아이들의 견해를 반영해 계획을 세웠다. 학생 활동을 중심으로 하면 교과 학습의 핵심 개념을 자칫 소홀히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은 강의식으로 정리해 주기로 했다. 또한 토의와 발표 과정에서 일부 학생이 독점하지 않고 모두가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모둠학습지의 내용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그리고 모둠도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수행평가 반영에 따른 평가 기준과 결과도 즉시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했다. 2학기 들어서도 거꾸로 수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이들은 학습활동에 집중력이 더 높아졌고 학습지를 활용한 모둠 발표는 날이 갈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수업에 지친 아이들은 그렇다 쳐도 나 자신부터 수업에 자신감이 없다보니 즐거움은커녕 스트레스만 쌓여갔었는데 불과 1년 사이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교사는 수업을 먹고 산다. 수업이 가장 중요하기에 끊임없이 성찰하고 변화해야 한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수업도 정체되면 독(毒)이 돼 교사의 존재 의미를 위협한다. 그래서 수업은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수업을 통해 가르치는 보람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행복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이게 바로 교사의 가장 큰 보람이 아닐까 싶다. 교정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갈 무렵, 정신없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오니 책상위에 쪽지가 놓여 있었다. 캐나다에서 중학교까지 마치고 올해 귀국한 아이였는데 예쁜 카네이션을 그린 후, 그 위에 마치 자수를 놓은 듯 펜으로 또박또박 글씨를 아로 새겼다. “거꾸로 수업은 저에게 자신감을 주며 국어 학습 욕구를 불끈불끈 솟아오르게 합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대한민국의 훌륭한 일꾼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서수원 여름철 피서지 명소로 자리잡은 일월 물놀이장. 이 물놀이장은 일월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는데 100여 미터 떨어진 우리 아파트에까지 어린이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무더운 한여름, 몸이 축축 늘어질 것 같지만 어린이들 함성은 활력을 북돋운다. 아내가 필자에게 권유한다. “당신, 물놀이장 취재 나가야지?” 사진 등 취재거리가 분명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르스다. 가뭄이다 하여 가동 연기 현수막을 본 적이 있다. 주민들은 물놀이를 기대하며 대신 미끄럼틀에 어린이를 올려주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원래는 6월 중순 개장 예정이었다. 그러던 것이 메르스로 인하여 무기 연기가 되더니 가뭄으로 언제 개장될 지 모르는 상황으로 변했다. 그러다가 지난 주부터 어린이들 함성이 울려 퍼진다. 이 물놀이장 어린이들만 오는 것이 아니다. 5세 미만은 보호자가 동반해야 한다.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기도구와 카메라를 들고 나가니 도로 양편이 벌써 자가용으로 빈틈없이 들어찼다. 그렇다면 주변의 아파트 주민만 이용하는 것이 아님을 알겠다. 마침 택시에서 한 가족이 내리는데 어린이도 내리고 먹거리도 양손에 들고 내린다. 입이 즐거워야 놀이도 즐거운 것이리라. 이 곳에서 30분 정도 머물며 주변을 관찰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함성이 나올 때는 언제인가? 가장 인기 있는 물놀이 시설은 무엇일까? 어린이와 함께 나온 주민들의 표정 등을 살펴보았다.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이 곳이 여름철 문화 복지 시설로 자리잡을 것 같다. 함성이 힘차게 나올 때 바로 알아냈다. 물놀이 시설을 40분 가동하고 20분 쉬는데 바로 20분이 지나고 가동을 시작할 때 함성이 한 차례 울려 퍼진다. 또 한 번은 언제일까? 어린이들이 모여 서 있는 곳을 살펴보았다. 대형 물통이 어느 정도 물이 차면 뒤집어 진다. 그러면 물폭탄이 떨어질 때 물바가지를 뒤집어쓰면서 함성이 터진다. 모두 다 즐거움의 표시다. 이 곳의 물놀이 시설을 보니 종합적으로 되어 있다. 10여 종의 종합세트라는 것이다. 물놀이에 재미를 느끼도록 물이 떨어지는 양, 세기 등을 다양하게 해 놓았다. 연령에 맞게 선택하여 즐길 수도 있다. 5세 미만은 보호자와 함께 즐겨도 된다. 여기에 사용되는 물은 수돗물이다. 사용되는 원수에 안전이 담보되고 있다. 수돗물이니 물놀이 하다가 혹시 물이 입에 들어가도 위생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피부에도 아무 이상이 없다. 다만 즐거움에 너무 장시간 즐기다간 체력이 소진할 수 있다. 적당히 즐기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한참 즐기던 어떤 어린이가 보호자에게 가며 이야기 한다. “엄마, 나 이젠 물놀이 그만 할래. 이젠 추워!” 추위를 느낄 때는 빨리 밖으로 나와 햇볕을 쬐며 몸의 온도를 높혀야 한다. 커다란 타월이나 긴팔 옷으로 몸을 감싸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수원시청에서 신경 써야 할 것도 있다. 공원 잔디밭을 슬리퍼를 신고 다니다 보니 발에 무엇인가가 채인다. 튀어나온 나무의 흔적이다. 이 곳이 공원이다보니 주변에 수목들이 있다. 고사한 것도 보이고 죽은 나무는 베어낸 자국도 보인다. 걷다가 발에 걸리지 않아야 하는데 사고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대한 지자체의 세심한 배려와 조치가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은 바다를 사이로 한 이웃나라이다. 이웃관계는 좋을 때는 더 좋지만 나쁘면 피할 수도 없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몇 달 앞둔 2001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은 68세 생일을 맞아 왕실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폭탄 발언을 한다. “나 자신으로서는 간무 천황(50대 천황·737∼806·재위 781∼806년)의 생모(生母)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있어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천황의 선포는 월드컵 공동 개최라는 한일 간의 대형 축제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이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었지만 일본 내에서 금기로 통하던 천황가의 백제 유래설을 천황 스스로가 깼다는 점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천황가가 백제 왕실과 밀접했다는 주장은 일부 한일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천황 스스로가 말한 것은 처음이었다는 점이 놀랍다, 8세기 후반에서 9세기에 걸쳐 재위했던 간무천황과 어머니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는 점, 간무 천황 어머니가 무령왕 자손이었다는 ‘속일본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자신도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밝힌 점 등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에서 천황 발언에 대한 후폭풍은 별로 없었다. 일본에서는 아사히신문만이 발언을 보도했고 나머지는 모두 잠잠했다. 천황계는 만세일계(萬世一系)로 전해져 내려와 일본에서 자생했다는 황국사관에 젖어 있던 우익들이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정치적 발언이므로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고 일축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3년 뒤인 2004년 8월 3일에는 아키히토 일왕의 5촌 당숙이자 일본 왕족인 아사카노 마사히코씨가 수행원과 친척 2명만 데리고 무령왕릉(충남 공주)을 찾아 참배하고 간 사실이 이튿날 공주시의 발표로 알려졌다. 이들을 안내한 이석호 전 부여문화원장은 당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백제 무령왕의 후손인 일본 왕족들의 무령왕릉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 이번 참배는 일본 내 여론을 의식해 비공식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렇듯 일본 천황가와 백제의 인연은 단순한 전설이나 일부의 주장이 아니라 일본 왕실 스스로가 인정하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한일 교류의 역사가 그렇게 간단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국과 일본이 더 가까워지려면 보다 오랜 역사로부터 비롯된 깊은 인연에 주목할 이유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과학중점학교 비교과 체험활동을 위한 교내 수학 교과캠프가 각 교실에서 열렸다. 7월 18일(토) 1, 2학년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캠프에는 프랙탈카드 만들기, 쌍곡포물면 만들기, 십이면체 달력만들기, 사이클로이드 미끄럼틀 만들기, Orderly Triangle 만들기, 펜로즈 삼각형 만들기, 포디테트라포드 만들기, 변신십이육면체 만들기, 몇 번 만에 가능한가?(페그퍼즐풀기), 색지를 이용한 마름모십이면체 만들기, 하노이탑, 칼레이도 사이클 만들기, 토러스 슬라이스폼 만들기, 오목다면체 만들기 등을 다양한 실험실습으로 실시됐다. 체험활동 후에는 담당선생님께 반드시 도장을 받아야 시수 인증을 했다. 또한 서령고는 이번 수학 교과캠프를 통해 과학중점학교의 위상을 다시 한번 다지는 동시에 수학·과학의 기초를 쌓는 한편 다양하고 재미있는 실험 실습을 통해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성취동기를 강하게 부여할 수 있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교과캠프 지도위원으로 활동해 주신 수학과 선생님들께서 많은 수고를 해주셨고 캠프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수학 교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알찬 주말이었다.
7월 6일부터 이틀간 지인 부부와 충남의 바닷가를 둘러봤다. 비 소식 때문에 3일 여행으로 계획했던 일정을 하루 줄여 이틀 만에 다 돌아보려니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어야했다. 청주를 출발해 당진영덕고속도로 예산수덕사IC를 빠져나온 자가용이 홍성을 지나 서산A지구방조제를 목전에 둔 서부면 궁리의 길가에 정차한다. 차에서 내리면 분재를 닮은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낮은 언덕 위에서 오가는 차량들과 뒤편의 간월호를 내려다보고 있다. 안내문에 의하면 수령 300여년의 보호수로 1980년대 서산 AB지구 간척사업을 하기 전에는 바로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나무 아래에서 음식물을 먹으며 백사장에서 해수욕을 즐겼고, 음력 정월에는 마을의 안녕과 바다의 풍랑을 막기 위해 풍어제를 올리던 당상목이다. 소나무 아래편으로 간척지가 이어진다. 96번 지방도로 서산A지구방조제를 건너면 서산A지구방조제와 B지구방조제를 연결하는 간월도를 만난다. 생굴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버무려 담근 젓갈 어리굴젓을 왕에게 진상품으로 올렸다는 간월도의 바닷가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작은 암자 간월암이 이채롭다.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하고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곳으로 물이 빠질 때는 걸어서 들어갈 수 있도록 작은 섬이 육지와 연결된다. 무학대사의 인물화가 걸려 있는 법당 앞에서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고 바다 건너편으로 안면도의 황도가 가깝게 보인다. 입구에서 만나는 수령 200년의 사철나무도 볼거리다. 서산B지구방조제를 지나며 당암포구와 바다위에 떠있는 낚싯배들을 구경하고 원청사거리에서 튤립축제와 빛축제가 열리는 네이처월드 방향으로 들어서 서해바다로 고개를 쏙 내밀고 있는 마검포항으로 간다. 마검포항은 작은 두 개의 섬을 연결하여 만든 포구로 봄철의 실치회와 멋진 노을이 유명하다. 방파제 끝 빨간 등대 앞으로 청포대해변, 달사포해변, 몽산포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안면도로 가며 염전과 경비행장을 구경할 수 있다. 안면대교를 건너면 육지와 연결된 안면도에 들어선다. 백사장사거리에서 오른쪽 바닷가로 가면 안면도의 관문 역할을 하는 백사장항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포구에는 횟집들이 바다를 에워싸듯이 자리를 잡았고 그 앞으로 소규모의 어선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여행은 눈으로 보는 만큼이나 먹는 것도 중요하다. 백사장포구는 제법 규모가 큰 어항으로 싱싱한 회를 먹기에 좋다. 특히 이곳의 자연산 대하와 꽃게가 유명하고 수산시장에서 경매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안면도의 백사장항과 남면의 드르니항을 연결하는 250m의 ‘대하랑꽃게랑’ 해상인도교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두 지역을 하나로 만든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주위의 풍광이 아름답다. ‘드르니’라는 지명은 우리말 ‘들르다’에서 비롯되었다. 드르니의 옛말 '들온이'는 다리가 없던 시절 맞은편의 안면도에서 배를 타고 사람들이 계속 들어온대서 붙여졌다. 포구 옆 백사장해수욕장은 넒은 소나무 숲이 그늘을 만들고 끝없이 펼쳐진 은빛 모래가 자동차가 그냥 지나가도 될 만큼 단단해 여름철에 오토캠핑을 하기에 좋다. 수련활동에 참여했던 고등학생 5명이 숨진 곳이 인근이라 안전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육지와 연결된 섬 안면도의 동쪽에 또 하나의 섬 황도가 숨어 있다. 황도는 큰 섬에 딸린 작은 섬으로 크고 화려한 펜션들이 바닷가 언덕 위에서 천수만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있다. 바닷가에서 바라보면 건너편으로 간월도와 간월암이 보인다. 매년 음력 정월 초이튿날과 초사흘에는 마을의 태평과 번창을 기원하는 황도붕기풍어제(충남 무형문화재 12호)가 열려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황도에서 나와 안면읍내 방향으로 달리다 소나무 숲을 끼고 왼쪽으로 가면 2.3㎞ 거리에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안면암이 있다. 바닷가 언덕에 위치한 안면암은 역사가 짧은 사찰임을 표시라도 내려는 듯 웅장하고 단청도 화려하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은 암자 앞 바다에 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그 위에 물이 들어오면 뜨고 물이 빠지면 갯벌에 자리를 잡는 부영교가 놓여 있다. 안면암을 찾는 사람들의 진짜 목적은 암자 앞 바다를 가로지르는 부교를 건너 200여m 거리에 놓여 있는 두 개의 작은 섬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조구널’은 여우섬으로도 불리는데 조기가 많이 잡히던 시절 이 섬 가득 조기를 널어 말려 붙여진 이름이다. 두 개의 봉우리를 가진 한 개의 큰 바위섬으로 오랜 세월 바닷물이 깎아놓은 암벽이 절경이다. 조구널 방향에서 바라본 안면암 주변의 풍경과 이른 새벽 안면암에서 맞이하는 일출이 아름답다. 안면읍을 지나 안면도의 가운데쯤에 위치한 꽃지해변으로 간다. 꽃지해변은 안면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할미바위에 뿌리를 내린 노송과 두 개의 바위섬 사이로 지는 낙조가 유명하다. 밀물 때는 바다 위의 섬이 되고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되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는 통일신라 때 해상왕 장보고의 부하 승언 장군이 전쟁터에 나간 후 돌아오지 않자 아내 미도가 일편단심 기다리다 죽어 망부석이 됐다는 전설속의 바위다. 바로 옆 꽃지해수욕장은 안면도에서 제일 큰 해수욕장으로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젓개항으로도 부르는 한적하고 조용한 포구 방포항도 옆에 있다. 방포항은 수산물 집산지라 횟집이 즐비하고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인도교 ‘꽃다리’가 꽃지해변을 연결하면서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77번 국도를 타고 안면도수목원과 안면도자연휴양림을 지나쳐 남쪽으로 향한다. 알고 보면 사진 한 장이 유명한 관광지로 만든 곳이 꽤 많다. 안면도의 남서쪽 바닷가에 있는 운여해변이 그런 곳이다. 일반 여행객들이 찾지 않는 곳이라 구불구불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하고 주차 장소도 좁다. 하지만 운여해변은 사진 찍기 좋은 출사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해변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소나무들이 멋지다. 밀물이 들어온 저녁나절 반영과 석양이 멋진 곳인데 일정 때문에 그냥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고남면 소재지에서 약 4㎞쯤 내려가면 안면도의 남쪽 끝 고남리에 예전에는 영항이라고 불렀던 영목항이 있다. 영목항은 낮은 언덕에서 남쪽 바다를 향하고 있는 안면도 최대규모의 항구로 삼면이 바다로 열려있어 경치가 좋다. 수산업이 발달하여 바지락, 소라, 고동, 우럭, 농어 등 수산물도 풍부하다. 바닷물에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과 바닷길을 부지런히 오가는 배들이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영목항은 항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태안과 보령을 잇는 중요 해상 교통로다. 추도, 소도, 원산도, 효자도, 장고도, 삽시도 등 가까이에 섬들이 많고 정기 여객선이 대천항에서 이곳을 오간다. 차량까지 싣고 오후 5시 50분 영목항을 출항한 정기여객선이 원산도의 선촌선착장, 효자도선착장, 원산도의 저두선착장에 들르며 사람들을 태운 후 대천항을 향해 한참동안 바닷길을 달린다. 대천항은 서해안 어업의 전진 기지로 해상교통의 요지답게 건물들이 화려하다. 부두를 가득 메운 어선, 떠들썩하게 손님을 유혹하는 상인, 근해의 섬을 찾는 여행객들의 삶이 한곳에 어우러져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부둣가의 수산시장에서 회를 먹고 1Km 떨어진 대천해수욕장의 밤풍경을 구경하는 것으로 첫째 날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천에서 서해안 여행 이튿날 아침을 맞이했다. 일찍 숙소를 나서 가까이에 위치한 대천해수욕장으로 갔다. 대천해수욕장은 해마다 보령머드축제가 열리는 서해안 최고의 휴양지이자 국제적 관광명소이다. 젊음과 낭만이 어우러진 백사장의 길이가 3.5km나 되다보니 시민탑광장, 머드광장, 분수광장으로 구역을 나눠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그늘을 만들고 수심도 완만해 가족들과 물놀이 하기에 좋다. 아침에 바닷바람을 마시니 기분이 상쾌하다. 산책 나온 사람들 몇이 백사장에서 한가롭게 자유를 누리는데 갈매기들은 늦잠을 자는지 보이질 않는다. 해변을 천천히 걸으며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과 대천해수욕장을 개성 있게 표현한 여러 가지 조형물들을 구경했다. 해양경찰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해수욕장 상황별 게양 깃발을 안내하고 아침부터 구조장비를 점검하며 백사장을 찾은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시민의식이 실종된 현장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인명구조 망루에서 ‘이곳의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문구가 쓰레기장이 된 백사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짐을 꾸려 숙소를 나오는데 갑자기 비를 뿌린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이 열려야 재미있다. 날씨와 상황에 맞춰 계획을 바꾸면 된다. 무창포를 거쳐 궁남지와 세종호수공원에 들르기로 했다. 음식이 맛깔스러운 진부령황태전문점(041-931-7494)에서 아침을 먹고 남포방조제를 달려 죽도로 갔다. 죽도는 남포방조제가 생기며 육지와 연결된 섬 아닌 섬이다. 한때는 관광특구로 호텔을 비롯한 콘도미니엄과 해양 스포츠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고, 어종이 풍부하여 낚시꾼들이 즐겨 찾던 곳이지만 2008년 5월 4일 갑자기 밀려온 파도에 인명피해가 많이 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비 내리는 바다에 배들만 옹기종기 떠있어 을씨년스럽다. 죽도에서 10여분이면 보령 8경 중 으뜸으로 꼽힐 만큼 일몰이 아름다운 무창포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무창포는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을 전후한 3, 4일간 해변에서부터 석대도까지 폭 20여m, 길이 1.5km의 바닷길이 열린다. 현대판 모세의 기적, 신비의 바닷길로 불리는 바다 갈라짐은 썰물 때 주위보다 높은 해저지형이 바닷물 위로 드러나는 것이다. 6월 27일 개관한 무창포타워에서 무창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무창포해수욕장에서 1시간여를 달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 궁남지(사적 제135호)가 있는 부여읍 동남리로 갔다. 궁남지는 궁궐의 남쪽에 있는 연못을 뜻하며 마래못 또는 마래방죽으로도 불리고,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와 서동(백제 무왕)의 아름다운 사랑이 전설로 전해오는 곳이다. 백제의 뛰어난 조경 수준을 보여주는데 연못 가운데에 있는 정자 포룡정과 연못을 둘러싼 수양버들이 하늘거리는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주변에 연꽃 밭을 넓게 조성하면서 연꽃이 피는 여름철에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8월 중순경 날짜를 잘 맞추면 밤에 빅토리아연꽃의 화려한 대관식도 볼 수 있다. 궁남지와 연꽃이 만든 멋진 풍경을 구경하고 60여km 거리의 세종특별자치시로 향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앞에서 이끄는 세계적인 명품도시가 되기 위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미완성 도시다. 행복도시, 세종특별자치시의 참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세종호수공원이 도심의 중심부에 있다. 호수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로 인근의 금강 물을 끌어들여 수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물과 해변을 테마로 다양한 문화공연과 생태체험을 즐길 수 있는 5개의 주제섬이 있다. 작가들의 조각품이 전시된 중심수변광장을 지나면 호수중앙에 위치해 경관을 즐기면서 문화공연을 관람하는 수상무대섬, 시민들의 축제공간으로 활용되는 축제섬,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물놀이섬, 다양한 수생식물을 관찰하는 물꽃섬, 생태의 다양성을 체험하는 습지섬을 만난다. 150여m 길이의 모래사장과 최대 50m까지 물을 뿜어내는 고사분수, 호수를 일주할 수 있는 산책로(8.8km)와 자전거도로(4.7km)도 있다. 여행은 누구랑 함께 하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떠난 여행이라 1박 2일이 무척 짧게 느껴졌다. 그래도 내 집이 최고의 안식처다. 집이 가까워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몇 년 전 ○○중학교 근무 때 이야기다. 함께 근무하는 여교감이 시중에 떠도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고 들려준다. 아내가 퇴직한 남편을 부르는 호칭인데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한 남편으로서는 참으로 슬픈 이야기다. 우리 사회가 이래서는 아니 되는데 시대의 흐름을 억지로 막을 순 없나 보다. 이른바 남편을 부르는 호칭의 구분이다. ‘영식님-일식씨-두식놈-삼식이××’다. ‘영식(0食)’은 하루 한 끼도 집에서 먹지 않아 아내를 편하게 해 주어 접미사 ‘님’을 붙였다. ‘일식(一食)’은 하루 한 끼만 집에서 먹기에 ‘씨’를 붙인다.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아내가 남편을 부르는 호칭은 천박하고 험악해져 간다. 부부지간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니까 ‘삼식(三食)이××’는 퇴직한 뒤 하루 세 끼를 아내에게 꼬박 차려달라는 남편을 비하해 부르는 욕이 붙은 호칭인 것이다. 이런 호칭을 듣는 남편으로선 억울하기 그지 없다. 그야말로 한 평생 아내와 자식을 위해 직장에서 뼈빠지게 일해 가족을 거두었는데 퇴직했다고 하루 아침에 천대를 받는 것이다. 과거 가족을 위한 헌신과 희생, 알아주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삼식이’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그것은 젊었을 때부터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첫째, 간단한 요리를 익히는 것이다. 아내가 없더라도 혼자서 취사를 능히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아내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다. 더 나아간다면 아내를 위한 요리 솜씨 발휘도 있을 것이다. 둘째, 젊었을 때 부부공유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다. 취미나 여가 시간을 부부가 함께 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젊었을 때 부부간 대화 시간이 많다는 것은 생각의 공통분모를 많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서로를 잘 이해하게 되고 갈등과 다툼의 소지는 적어진다. 셋째, 젊었을 때 아내를 위한 배려와 마음 씀씀이다. 대개 아내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결혼 후 몇 십 년간 남편을 위한 헌신에 지쳤기 때문 아닐까? 일본에서는 황혼 이혼이 유행이라고 하는데 퇴직 후까지도 남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평소 아내에게 잘 해 주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보험을 드는 것이다. 얼마 전 아침 라디오 방송을 듣다 보니까 모 대학 교수가 ‘삼식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 놓는다. 공감이 되기에 필자의 의견을 추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퇴직한 남편들이 아내를 불편하게 하지 않게, 아내로부터 구박받지 않게 새겨두어야 할 말인 것 같다. 삼 : 하루 3시간은 부부가 의도적으로라도 떨어져 있어라. 아내에게 계속 붙어 있으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때론 하찮은 것 가지고 말다툼 하다가 싸움만 커지게 될 수 있다. 주말부부가 애틋한 것도 서로가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라고 본다. 식 : 하루 한 끼는 남편이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라. 남편도 식사 해결에 있어 자립심이 있어야 한다. 아내가 챙겨주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으면 기다리다간 짜증이 나고 기대에 어긋나면 실망만 커진다. 집에서 스스로 요리를 하거나 외출하여 식사를 해결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 : 이제 아내를 '남'이라고 생각하고 세상을 살아라. 유행가 가사에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된다는 말이 있다. 아내에게 너무 기대지 말라는 충고이다.남편들은 퇴직 후에도 인생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이 되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7월 17일 오전 7시부터 순천시 도서관 운영과가 주최한 '공자, 경영을 논하다'를 주제로 인문학 강좌가 개최되었다. 강사 배병삼 교수(영산대, 정치사상)는 공자 탄생시의 시대적 배경과 인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전개하였다. 공자가 살던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2천5백여 년 전, 이른바 춘추전국시대로 대혼란기였다. 이에 권력을 잡기 위해 신하가 임금을 죽이고, 땅을 차지하려고 자식이 아비를 몰아내며, 한 움쿰의 밥을 위해 이웃을 살해하는 암울한 시대였다. 성은 공씨로 연로한 아버지 숙량홀과 연소한 어머니 안씨 사이에서 태어나 성장하도록 어머니는 아버지의 묘를 알려주지 않았다. 어릴 적 이름은 공구이다. 내어날 때 머리 정수리 부분이 움푹 파였기에 이름을 '구(丘)'라고 붙였다. "공자는 젊은 시절 가난했기에 허드렛일에 많이 능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분은 "열가구의 작은 마을에도 나만큼 충실하고 신의 있는 사람이야 있겠지만,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한 사람은 없을 거야!"라고 설파하였다. 이는 공부를 잘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배우기를 좋아한다는 의미이다. 80살 먹은 할아버지도 열린 마음으로 살다보면 손자한테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변화가 심한 유동적 사회에서 경쟁력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식기반사회, 창의 기반사회로 바뀌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주기가 빨라지고 판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직업도 지금 매력적이라고 여겨지는 직업이 과연 5년, 10년 뒤에도 인기가 있을까 되물어봐야 한다. 직업의 수명이 짧아지고 기술과 정보의 가치가 급속히 변하면서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지식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지 않게 되면 그 순간부터 처지게 된다. 허준은 인(仁)과 소통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으로 "불인이란 마비를 말한다. 기혈이 순환하면 병이 없고,불통하면 병이다."고이야기 하고 있다. 강사는 그의 저서'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를 통하여 공자의 사상을 현대의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전통 동양 사상이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지혜를 주며 또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또한 이 책은 근래 우리 사회의 위기와 삶의 위기에 대해 논어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해법이 무엇인지 다시금 곱씹어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산 서령고 재학생 김이현(3년) 군이 음반을 발표하고 정식으로 가수로 데뷔했다. 김이현 군은 7월 15일(수) ‘서산에서’란 제목으로 인터넷 음악사이트에 첫선을 보였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풍부한 성량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에 발매되는 ‘서산에서’는 인디밴드 2mail의 보컬이자 프로듀서 기영이 작곡, 편곡, 작사를 도맡았으며 수준급 악기 세션들이 참여했다.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Ballad 곡인 ‘서산에서’는 떠나간 연인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감정이 가사에 잘 묘사된 독백체가 인상적인 곡으로, 이별 후의 복잡한 감정을 묵직한 보컬과 고등학생의 어린 감성으로 소화해 낸 곡이다. 김이현의 생애 첫 앨범이자 데뷔의 밑거름인 ‘서산에서’를 기점으로 앞으로의 활보가 기대된다.
7월 16일(목)부터 여수세계박람회장 국제관 전시장에서 2015.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순천지역에서는 순천팔마중(교장 문충환), 순천선혜학교(교장 박남도), 고등학교는 한국바둑고가 전용 부스를 설치하여 학교교육 과정 및 특색교육, 자유학기제 등을 홍보하고 있다. 순천팔마중은 정 가득, 꿈 날개, 끼 발산, 꿈을 키움으로 행복한 팔마중을 만들어 간다는 주제아래 이번 자유학기제를 추진하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밖을 나서면 새소리는 여전히 들을 수 있다. 새들에게서 배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새는 매우 부지런하다. 일찍 일어난다. 사람들은 새벽잠에 빠져 있을 시간인데 새들은 바삐 움직인다. 꼭 배워야 할 부분이다. 새는 변함이 없다. 봄에도 여름에도 새들은 꼭 일찍 일어나 아침노래를 한다. 기분이 좋아야 노래가 나온다. 새들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변함이 없다. 배워야 할 부분이다. 새는 언제나 즐겁게 산다. 우울하게 살지 않는다. 사람과 다르다. 사람들은 환경에 따라 자주 우울증에 빠진다. 새들처럼 살면 새들처럼 학교생활을 하면 좋은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자기의 이름을 지킬 줄 아는 선생님이다. 이름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상징한다. 그 사람의 성장과정, 능력, 인품, 실력, 장단점, 가족관계 등 모든 것을 다 말한다. 홍길동 하면 홍길동에 대한 이미지가 다 떠오른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의 이름을 지킨다는 것은 자기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고 자기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다. 돈이 많이 있는 사람도 명예를 지키기 좋아하지 돈을 지키려고 하지 않는다. 돈은 잃으면 다시 벌 수 있지만 명예는 한 번 잃고 나면 회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자신의 이름을 지키는 선생님이다. 돈 때문에 교직생활을 하지 않는다. 권력 때문에 교직생활을 하지 않는다. 오직 이름 때문에 교직생활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의 이름을 먹칠을 하지 않으려고 실력 향상을 위해 자기연찬을 그치지 않는다. 밤낮으로 교재연구를 한다. 학생들의 실력이 선생님들보다 앞서갈 때가 많기 때문에 순식간에도 끈을 놓지 않는다. 긴장한다. 노력한다. 연구한다. 생각한다. 공부한다. 자기의 이름을 위해서다. 선생님은 자기의 이름을 위해 인품을 관리하는 데도 신경을 쓴다.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모든 사회인들은 선생님은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가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자기의 인품유지를 위해 애쓴다. 품위유지를 위해 몸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 인격손상을 위해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하루도 빠짐없이 나는 선생님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자기관리에 힘쓴다. 선생님은 자기의 이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열정을 쏟는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 사랑을 베푼다. 관심을 가진다. 변하지 않는다. 성실하다. 자기의 이름 때문이다. 자기의 이름에 흠이 가지 않도록 노력한다. 자기의 이름이 빛나기 위해 나는 어떤 선생님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선생님은 자기의 이름을 위해 가정사에도 신경을 쓴다. 자녀교육에도 모범을 보인다. 자녀교육의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자기 자녀교육의 성적표가 좋지 않으면 다른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가 없고 좋은 교육을 시킬 수가 없다. 선생님은 자기의 이름을 위해 운동에도 힘쓴다. 건강관리가 곧 좋은 선생님이 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안다. 건강을 잃고 나면 모든 것 다 갖추어도 소용이 없다. 아무리 열심히 가르치고 싶어도 건강이 따라주지 않으면 열심히 가르칠 수가 없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 수시로 건강관리에 힘써야 하는 것이다.
교육부가 전국 학교안전공제회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교총이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교총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마다 학교안전사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상당수 시·도학교안전공제회의 적자 누적으로 인한 기금고갈 우려와 지역 간 지급액 편차로 인한 불평등, 별도 운영에 따른 비효율 등을 해소하기 위해 단일조직으로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교총은 1970년대 이미 전국 단위 학교안전관리 공제회 설치를 요구했고, 교육부와의 과거 단체교섭에서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교총은 또 통합과정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할 대안으로 △점차 고갈되는 학교안전공제기금 확충 방안 마련 △학교안전공제회 설립자인 시·도교육감들과의 합의 노력 △공제회 직원 고용승계를 통한 갈등 최소화 등을 제시했다. 교총은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학교안전사고의 예방과 보상에 있어 국가적 통일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교총이 제시한 대안을 교육부와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적극 검토·반영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방침이 입법예고를 통해 구체화되면서 농어촌 교육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16일 보통교부금 배분 시 학교 수 비중을 낮추고 학교통폐합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개정이유로는 현행 교부기준이 학생 수 변동 등 환경변화에 따른 교육재정 수요 반영과 기준재정수요 측정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항목 개선을 들었다. 그러나 농어촌 비중이 높은 도교육청들은 개정안이 경제적 효율성에만 치우쳐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사실상 강제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개정안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우선 학교 통폐합 시 인센티브 상한이 크게 상향됐다. 본교 통폐합의 경우 시 이외지역 초등학교는 3억원에서 6억원 이하로, 중등학교는 10억원에서 11억원 이하로 올랐다. 분교 통폐합은 현행 10억원에서 40억원 이하로, 본교를 분교장으로 개편하는 경우는 1억원에서 5억원으로 많아졌다. 본교 신설 대체 이전 시 주는 보조금도 초등학교는 30억원에서 '50억원 이하'로, 중·고등학교는 50억원에서 '80억원 이하'로 높아졌다. 1개 이상의 학교 시설을 폐쇄해 통합·운영하는 경우에 대한 인센티브 역시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교부금 배분 시 학교 수 비중은 여러 항목에서 줄거나 빠졌다. 교과교실 운영비와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운영비는 학급 수 단위로, 기숙형 고등학교 기숙사 운영비와 통폐합 학교 기숙사 운영비는 학생 수 단위로 변경됐다. 기관운영비도 학교당 단위비용은 1658만여원에서 973만여원으로 줄어든 반면, 학생당 단위비용은 3만3천원에서 6만3천원으로 늘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단 이번 개정안에는 전체 교부금 항목 중 우선 개선이 필요한 일부 항목만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도 지역 교육청 교부금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표준교육비(총액 약 7.1조원)에 대한 반영 여부나 비율 등은 현재 진행 중인 정책연구 결과가 나온 후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지역에서 학생 수 비중이 높아지면 교부금이 크게 준다고 걱정하지만 전체 보통교부금 중 60%이상이 인건비 등 경직성 예산이어서 비중이 바뀌어도 조정될 여지가 있는 금액은 총 10조가 되지 않는다"며 과도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도지역 교육청에서는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우리 도는 80년대부터 지금까지 802개교가 폐교돼 더 이상 줄일 것도 없다"고 푸념했다. 그는 "현재 1개 면에 1개 초등학교가 있는 정도인데 이는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도 마지막 보루와 같다"며 "이마저 통폐합하라는 것은 지역사회를 고사시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도 "아직 명확한 입장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소규모 학교 비중이 높은 우리 도교육청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에 수용이 어려울 것 같다"며 "통폐합을 하려해도 교육청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렇게 법령을 바꾸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 중심으로 법령이 개정되면 우리 도는 가용예산의 거의 대부분이 삭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대도시 교육여건이 예산이 더 필요할 정도로 안 좋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혹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체 교육경비자체를 늘려서 해결해야지 어디는 깎고 어디는 더 주는 건 교육청끼리 이간질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소규모학교 인센티브 확대 조항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인센티브 상한만 올리고 금액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실제 더 준다는 보장이 없다"며 "결국 예산 범위내에서 집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교육부 생각보다 통폐합이 많이 이뤄지면 금액을 줄이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경제논리에만 치우친 지방교육재정 효율화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농어촌 학생에 대한 차별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열악한 지방교육재정의 개선을 위해 교부율을 내국세의 25.27%로 상향 조정하고, 과도한 복지예산 등을 전면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소규모학교는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사회의 정신적·문화적 공간”이라며 "특성화된 교육과정으로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교원 명예퇴직 예산과 교육환경 개선비 항목에 정산 규정도 신설됐다. 예산이 다른 곳에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두 예산은 교직 순환과 학교 안전 확보 차원에서 수요를 측정한대로 쓰일 필요가 있다"며 "쓰지 않은 금액만큼을 다음해 교부금에서 삭감함으로써 교육청의 임의적 예산 편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의 무차별적 자료제출 요구에 일선 학교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감사원은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전국 유·초·중등학교에 ‘2012~2014 학교회계 사적(임의)단체 회비 등 지출내역’을 요구하는 공문을 하달했다. 제목만 봐서는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학교회계예산지침과 맞지 않는 포괄적 내용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이 공문 작성요령은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교직원이 사적으로 가입하는 임의단체의 연회비, 반기별 회비 등 경비를 학교회계로 지급한 내역 전체를 제출토록 했다. 현행 학교회계예산집행지침의 일반업무추진비, 기관운영업무추진비 세부지침에 따르면 각종 교장(교감, 교사, 행정실장 등)협의회, 교육연구회, 장학협의회, 기관장협의회 등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의단체의 연회비 등을 지출할 수 없긴 하다. 그러나 단서에서 모임의 구체적 일시, 장소, 참석대상, 목적, 1인당 소요액이 결정돼 통지된 경우 학교 교육이나 학교운영 목적 등 현장실정을 고려한 실비 성격의 경비 지출은 가능토록 했다. 그럼에도 감사원이 단서 내용에 해당하는 것까지 요구, 마치 부정행위를 한 것처럼 몰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감사원은 회비뿐 아니라 연수비 지출내역도 요구하면서, 작성 예시에 교육지원청 주최의 각종 협의회까지 포함시켰다. 교육지원청 명의의 공문을 통해 참석 요청을 받아 지역 교육현안을 논하는 교육적 활동까지 사적단체 모임으로 간주한 것이다. 게다가 첨부한 작성예시 자료에는 학교명, 지출결의일자, 결의건명, 지급금액, 거래처명(지급받은 자), 지급방법 등이 모두 실명 그대로 들어가 있어 교원의 인권과 교권이 심각히 침해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감사 중인 사안은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다만 작성예시에 개인정보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교육부에서는 다른 답변을 내놨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원 공문을 그대로 교육청에 전달한 것이고,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개인정보 등은 각 교육청에서 가공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포괄적 자료 제출과 관련해서는 "이번 감사는 제도 개선이 목적이지 개인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나친 확대해석은 말아달라"고 설명했다. 교총은 이런 혼란이 빚어진 것과 관련, 감사원과 교육당국에 강력 항의했다. 교총은 "학교회계 예산집행지침에 근거해 정당하게 집행한 내역에 대한 무분별한 자료 요구로 학교현장에 혼란이 야기되고 개인정보가 심대히 침해됐다"며 "학교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본연의 교육활동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산업정보학교 2층이 소란하다. 오카리나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음이 살짝 어긋나기도 하고 손가락 마디마디의 어색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도 연주하는 학생들과 선생님의 표정은 마치 베를린 교향 음악단 단원들의 표정만큼이나 진지하다. 서울에서 유일한 고등학교 과정 대안학교인 꿈타래학교의 1학기 종합발표회 및 네팔지진피해 돕기 바자회가 열렸다. 꿈타래학교는 학교 부적응 학생이나 공교육을 떠난 학생들이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좌절과 절망을 희망으로 변화시켜 꿈을 찾아 주는데 의미를 둔 학교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28명의 학생들과 21명의 교사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1학기 종합발표회와 네팔 지진 피해 돕기 바자회는 자신들의 끼를 발휘함과 동시에 학부모와 전 교사가 동참해 훈훈한 행사로 진행됐다. 1부 공연은 우쿨렐레, 피아노 연주, 뮤지컬 등 학생들이 6개월간 준비해온 다양한 장기를 선보이며 학부모와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2부에서는 퀼트공예, 도자기공예, 제과제빵 등 각자가 소속된 노작 수업에서 만든 작품들을 판매해 수익금은 네팔 지진 피해자들을 돕는데 기부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 학교 김홍식 교장은 “빨리 가는 것 보다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행사는 아이들의 꿈을 찾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찾은 시간이자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먼저 돌아볼 수 있는 기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생 의형제·의자매 맺어 동행 직접 연극 창작, 공연하며 ‘힐링’ 주말농장은 가족과의 소통 통로 태권도로 인성 덕목 24개 익혀 ◇형·동생 결연 맺고 동행하는 경기 갈곶초=“우리 형‧언니들은 언제 어디서나 아우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보살피겠습니다. 우리는 모든 생활을 바르게 해 아우들에게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우리 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형‧언니들의 도움을 고마워하고 가르침을 잘 배우고 익히겠습니다. 우리는 형‧언니를 믿고 따라 바른 어린이로 자라나겠습니다.” 경기 갈곶초는 매년 3월 1‧3‧5학년과 2‧4‧6학년으로 나뉘어 전교생이 의형제, 의자매를 맺는다. 결연식을 계기로 맺어진 상급생과 하급생들은 1년 동안 매월 민속놀이 운동회, 수련회, 등산, 편지 쓰기 등을 함께하며 친형제‧자매처럼 보살피고 정을 나눈다. 2007년부터 시작돼 9년째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갈곶초의 ‘이끌고 따르는 의형제‧의자매 정 나눔 활동’ 프로그램은 2013년 인실련 우수 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인증 받고 타 학교에 일반화되기도 하는 등 그 효과성을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김병희 교장은 “저학년이었던 아이들이 고학년이 돼 동생들에게 베푸는 과정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며 “1박 2일 캠프에서 한솥밥을 해 먹은 후 서로의 손을 붙잡고 담력체험을 하는 등 서로 이끌고 따르다보니 학교폭력이나 따돌림은 자연히 없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음이 돼 프로그램에 대해 협의하고 더 새롭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의논하고 있다”며 “학생, 교직원 모두가 함께하는 배움과 나눔의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가족 같은 학교분위기를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연극은 과정중심 교육” 경남 함양중=경남 함양여중‧함양중은 연극으로 인성교육프로그램을 인증 받았다. 장애학생,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등 소외계층에 대한 이야기를 연극으로 제작, 학생들이 교육 생산자 역할을 수행하게 한 것이다. 학교는 그동안 장애 여학생의 첫사랑을 다룬 ‘첫눈아 기다려’, 지적장애 친구와의 합창대회를 그린 ‘해피송’, 우울증‧정서장애 가족들에 대한 이해를 담은 ‘새싹이 별이 되어’ 등 다양한 연극을 학생 스스로 만들도록 했다. 그 결과 제16회 경남어린이 연극페스티벌 초청공연, 제6회 밀양 학생극 최우수 지도자상 및 단체연기 장려상 등 화려한 성과도 거두고 있다. 게다가 올 초에는 ‘제10회 청소년 푸른 성장 대상’ 수상으로 거머쥔 상금 100만원을 함양장애인부모회에 기부해 지역사회에 훈훈한 미담이 되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고안한 안병철 교사는 “교육연극의 목적은 연극을 통해 창의적, 융합적, 인성적으로 바람직한 경험을 ‘함께 나누는’ 데 있다”며 “단편적‧가시적인 결과가 아니라 대본 창작부터 100시간 이상의 연습과정을 거쳐 장기적인 호흡으로 운영되는 과정중심의 교육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사는 “연극을 통해 표현력이 향상되고 웃음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힐링하는 학생들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며 “올해는 교총이 주관하는 청소년 연극제 ‘안녕! 우리말’을 목표로 창작극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흙에서 놀아요 ‘에듀팜 콘테스트’=“엄마, 이번주에도 농장 갈거죠?” 2013년 경기 성남에서 시작,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에듀팜 콘테스트’는 1년 동안 가족과 함께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농사 프로젝트다. 10~15명의 가족이 한 팀으로 구획을 맡아 3월부터 12월까지 토마토, 땅콩, 감자, 고구마 등 다양한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과정을 거친다. ‘가족과 함께하는 농사’라는 컨셉의 에듀팜 콘테스트. 이 프로그램은 요즘 가정과 연계하는 인성교육 측면에서 탁월한 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농기구나 흙을 만지는 것도 싫어했던 아이들이 토요일만 기다릴 정도로 농사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는 것. 학부모 역시 자녀와 함께 땅을 다지고 모종을 심으면서 평소 하기 어려웠던 얘기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등 ‘소통’의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농사체험 후에는 인문학 강연, 전통문화 체험 등 융‧복합적인 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톡톡한 인성교육 효과 덕분에 에듀팜 콘테스트는 지난해부터 대구, 부산, 경북 등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지원 부족이다. 백현상 대표는 “지자체나 교육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지역은 전액 무료로 운영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실비 정도의 참가비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저소득층 가정까지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적 측면에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체‧마음 조절하며 긍정자아 형성 ‘대한태권도협회’=민간‧사회단체 및 협회들의 인성교육 참여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태권도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2013년 인실련 인증을 획득한 대한태권도협회가 대표적이다. 특히 태권도는 예의, 정직, 인내, 책임감, 자신감 등의 ‘자기가치 영역’, 배려, 우정, 용서, 신뢰와 같은 ‘대인관계 영역’, 협동, 준법정신, 애국심, 정의의 ‘사회정의 영역’으로 정리되는 인성 24덕목을 골고루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태권도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태권도를 단순히 신체적으로 체험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 덕목 당 평균 여덟 페이지 분량의 ‘마음 다지기’ 학습지를 개발, 배운 내용을 내면화 할 수 있도록 돕고 수련 후에는 토론의 시간도 갖는다. 이종천 연구원은 “태권도는 기술의 반복 숙달을 통해 내외적으로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하는 교육”이라며 “신체와 마음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동기를 찾고 적극적인 마음과 배려심을 길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서울 영등포중, 서울미동초 등에서 적용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학교와 태권도장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지도자 배출, 프로그램 보완에 신경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인실련)은 15일 서울 교총회관에서 서울대 교육연구소 BK21Plus 미래교육디자인연구사업단과 MOU를 맺었다. 두 기관은 앞으로 인성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인성교육과 관련한 인적·물적 교류를 지속하기로 했다. 또 △인성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연구 공동 수행 △인성교육 활성화·내실화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과 전문가 구성 △프로그램 및 교육과정 개발 지원 △인성교육 종합 5개년 계획 수립 등을 함께 해나갈 계획이다.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는 협약식에서 “우리나라 대표 인성교육 실천기관인 인실련과 교육 연구기관 BK21Plus 미래교육디자인연구사업단이 힘을 합친 만큼 인성교육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