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7,810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같은 드라마를 세 번이나 비평의 대상으로 삼은 건 처음이다. 8년에 걸쳐 방송되다보니 그런 일이 생겼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다. 이미 “리얼한, 너무 리얼한 ‘막돼먹은 영애씨’”(전북매일신문, 2011.3.16)와 “시즌11의 기념비적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한교닷컴, 2013.4.10)를 통해 만났지만, 2년 6개월 만에 다시 쓰게 되었다. 그렇다. 2007년 4월 20일 전파를 타기 시작한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는 시즌 14까지 방송된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다. 14를 끝내면서 시즌 15도 예고한 바 있다. 그만큼 제작진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높은 시청률 덕분이다. 2015년 8월 10일 시작, 10월 5일 제17화로 막을 내린 시즌 14 역시 예외가 아니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3.4%로 알려졌다. 보통 1%대만 되어도 대박으로 간주되는 케이블방송인 점을 감안하면 그 수치는 왕대박이다. 평균 시청률 역시 3% 안팎이라니 15편 예고는 당연한 수순이라해도 과히 틀리지 않을 성싶다. 세계일보⋅한국일보⋅한겨레⋅스포츠서울 등 신문 보도 역시 지상파 여느 드라마보다 많은 편이다. 세계일보(2015.8.10)에 따르면 ‘막돼먹은 영애씨’는 시즌 13까지 237회를 방송했다. 전체 방송시간은 1만 1850분이다. 타이틀 롤인 김현숙과 윤서현(윤서현 과장)⋅정지순(정지순 대리)⋅송민형(영애 아빠)⋅김정하(영애 엄마) 등이 8년째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것도 기록이다. 영애와 그녀 부모는 그렇다쳐도 윤서현과 정지순의 8년 무결석 출연은 좀 놀랍다. 윤서현은 아내 ‘도라이’(변지원)가 배제된 ‘살아남음’이다. 정지순은 솔로인데도 건재하다. 이번 14에선 결혼까지 하여 그 ‘위세’를 과시한 바 있다. 8년이나 방송하다보니 생겨난 진기록이라 할만하다. ‘막돼먹은 영애씨14’는 방송시간에 변화를 주었다. 주 1회 방송이던 걸 월화드라마처럼 2회로 편성한 것. 내용면에서도 달라졌다. 영애가 ‘이영애 디자인’을 창업한 사장님으로 변신해서다. 시즌 12에서 ‘아름다운 사람들’ 사장의 귀농으로 인해 ‘낙원종합인쇄사’로 직장을 옮긴지 두 시즌 만의 획기적인 변화다. 등장인물에선 걸그룹 레인보우 조현영의 제법 어색하지 않은 연기가 돋보인다. 직원들 월급 때문 알바하는 등 애로를 겪지만, 일단 영애의 사장노릇은 성공의 기미를 심어준 채 끝났다. 그 와중에 승준(이승준)과 산호(김산호)의 영애 쟁탈전이 펼쳐진다. 이를테면 영애를 두고 벌이는 삼각관계인 셈이다. 소름끼치게 말 안 되는 반전이다. 좀 징그럽게 느껴질 정도다. 리얼한, 너무 리얼한 영애씨가 어느새 판타지가 되었나 하는 의구심이 생겨나서다. 현실적으로 38세 노처녀인데다가 뚱뚱하고 못생긴 영애가 조덕배까지 가세한 사각관계의 여주인공으로 우뚝 서다니, 그야말로 길 가던 소가 웃을 일 아닌가? 승준의 이별 통보 등 그 방식도 꽤 식상하거나 기시감을 줘 거역스럽다. 지지리 궁상이 이 드라마의 상징처럼 되었지만, 서민의 현실을 과장하거나 극대화하려 한 ‘오류’도 발견된다. 예컨대 7화(8.31방송)에서 라과장(라미란)은 맞벌이 부부인데 각종 독촉장 고지서가 그렇게 쌓일 수 있나. 아이들 학원비가 두 달치나 밀리고, 11화(9.14 방송)에서처럼 2천만 원이 큰 돈이라며 윤과장을 그렇듯 부자인데 속였다며 내몰 수 있나? 비현실성은 또 있다. 가령 11화(9.15방송)에서 정지순의 두식(박두식) 괴롭히기가 그것이다. 이미 낙원종합인쇄사를 그만 두었는데, 이 각박한 현대에 그게 가능한 일일까. 제14화(9.22방송)에선 추석 전 날 영애와 산호가 자가용으로 지방 내려가는데, 고속도로 지⋅정체 장면이나 대사조차 전혀 없다. 리얼한, 너무 리얼한 ‘막돼먹은 영애씨’와 거리가 먼 모습이다.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83년 하반기 대한민국은 이 주제가로 날밤을 새우며 눈물바다가 됐다. 내가 이 방송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지도 벌써 3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KBS가 한국전쟁 33주년과 휴전협정 30주년을 맞아 기획한 대형 생방송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인간 드라마를 쓰면서 한민족의 분단 비극을 전 세계에 알렸다. 83년 6월 30일 밤 10시15분부터 11월 14일 새벽 4시까지 138일간 총 453시간45분 동안 생방송한 비디오 녹화원본 테이프가 463개에 이르고, 담당 제작진의 업무수첩과 이산가족이 작성한 신청서, 사진 등 2만522건이 5개월여 대장정의 기록으로 남았다. 냉전체제를 60여 년 안고 가는 한반도의 아픔을 생생하게 드러낸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됐다. 국가를 초월해 세계사를 이해하는 데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이 중요한 기록물로 평가받았다. 유네스코는 이 생방송이 전쟁과 분단의 참상을 전 세계에 고발하고 인권과 보편적 인류애를 고취시킨 생생한 기록물임을 평가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존·관리하고 있는 책판은 305개 문중에서 기탁한 718종 6만4226장이다. 국가 주도로 제작돼 종교적인 목적을 담은 팔만대장경과 달리 각 지역 지식인들이 참여해 ‘공론’으로 출간 여부를 결정한 자발적 과정이 특징이다. 책판 제작의 과정과 비용 등을 자체 부담해 일종의 ‘집단 지성’을 형성한 뒤 500년 이상을 유일본으로 지속한 예도 세계사에서 희귀하다. 유네스코는 유교책판이 인쇄매체의 기능을 넘어 선현의 학문을 보관·전승하며, 지식인 계층의 공론을 주도한 점에 가치를 두었다. 함께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은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간행하기 위해 판각한 목판이다. 선후배와 지역 지식인 집단이 책을 통해 소통하는 공동체 출판 형태의 독특함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처음 세계기록유산에 올린 뒤 18년 만에 모두 13건의 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앞으로 이같은 세계가 인정한 우리 문화 우산을 잘 활용하고 교육에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 우리에게 남아있다.
오늘은 한글날이다. 한글을 통하여 한국인은 문맹이 없는 국가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문맹을 벗어났다고 해서 자만할 것은 아니요 한글을 통하여 국민의 지적인 수준을 향상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러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바로 독서하는 것이다. 지금은 계절적으로 덥지도 춥지도 않아 책 읽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그런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좋은 시설을 갖춘 도서관에 가 보면 거의 텅 비어있는모습이 안타깝다. 어느 곳 무엇인가가 우리는 부르는 소리가 많아서 그 무엇에 홀려 있기에 도서관은 멀리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의 생각이 무엇으로 가득 차있는가를 알기가 쉽지않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책도 팔리지 않아 출판사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제 만난 시인 용혜원씨는 "항상 하는 말만 반복하니 싫어한다면서 책좀 읽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책도 영화도 보면 우리의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미 영화 '광해'를 통하여상당히 알고 있는 인물광해군은 임금이 되면 어떻게 백성들을 다스리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이미 경험하였다. 그는 임진왜란으로 선조와 광해군으로 조정을 둘로 나눠 국사를 처리를 한 것이었다. 전쟁 중에 나라를 구하기 위해 백성들과 힘을 합쳐서 일하던 것과 전쟁이 끝나고 양반·사대부들이 둘러싼 조정에서 그들의 말만 듣고 정사를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현실성이 없는 것인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가끔 미복잠행을 통해 백성들의 현실을 직접 보고 들었다. 이를 보니 백성들의 현실과 중신들의 입을 통해 간접으로 듣는 백성들의 삶은 너무나도 딴판이었다. 그는 도대체 중신들을 믿고 정치를 할 수 없었다. 그때 광해임금이 의지할 수 있는 중신이 딱 한사람 나타났다. 바로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이다. 본시 글재주가 있고 또 아버지도 조정에서 든든한 배경을 이루고 있던 허균은 28살에 문과중시에 장원급제함으로써 그 장래는 떼어놓은 당상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는 외직으로 삼척부사를 지냈고 안으로는 형조판서와 의정부 참판을 지냈다. 원래 불교와 유교에 대해서 일가를 이루었던 그는 1610년에는 중국 북경에 갔다가 천주교에 접함으로써 그의 일생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천주교까지 이해하게 되면서부터 그의 눈길은 아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서자 출신이며 명문장이던 이달에게 글을 배웠던 탓으로 스스로를 서민으로 자처하던 그는 중국의 소설중에 특히 수호지를 탐독했고 자기도 그런 글을 써보기로 결심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허균은 1610년(광해군 2년) 10월 전시의 대독관의 한 사람이 되어 과거 답안지를 채점하면서 자신의 조카와 조카사위를 합격시켰다는 혐의로 사헌부에서 탄핵 당했다. 그러나 허균을 사랑하던 광해임금은 허균이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탄핵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11월 내내 사헌부와 사간원에서 수십 차례 탄핵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조치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허균은 42일간 의금부에 갇혀 지낸 뒤 그해 12월 전라북도 익산군 함열로 유배길에 올랐다. 그러나 허균은 자신이 유배를 살던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고, 학동들을 데려다 가르치는 한편, 글을 써서 1611년(광해군 3년) 문집 ‘성소부부고’ 64권을 엮었고 1612년에는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을 저술했다. 그가 ‘홍길동전’을 저술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서출의 몸으로 왕이 된 광해임금의 즉위의 타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다. 서출이라도 능력이 있는 자는 얼마든지 그에 부합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비단 왕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에게도 당연히 해당된다는 것을 서출이라는 홍길동을 통해서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이다. 즉 신분은 아무 쓸모도 없는 하나의 껍데기일 뿐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됨됨이와 능력이라는 것을 주장한 것이다. 이같은 생각은 그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할 주장을 담은 것이다. 양반·사대부들이 자신의 밥그릇 지키기에 여념이 없어서 행여 누군가가 자신의 영역을 넘볼까 두려운 터에 자기 스스로 양반이면서 그런 발상을 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허균이 그런 사상을 갖게 된 데는 그가 지닌 창작에 대한 열정과 사상이 그를 자유롭게 한 점도 있지만 그 이전에 아버지 허엽의 영향도 크다. 초당은 강릉군수 시절에 백성들이 농사를 지어 팔던 콩이 당시에는 쌀에 비해 너무 싼 값에 팔리는 것을 안타까워한 나머지, 초당 맑은 물로 두부를 만들어 팔게 함으로써 백성들의 수입을 증진시키는 데 앞장선 사람이다. 그런데 백성을 위해 두부를 만들어 팔게 한 행위가 도리어 지방 수령이 장사를 했다는 누명으로 뒤바뀌어 초당은 파직을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허엽은 자신의 호를 초당이라고 할 정도로 백성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면서 ‘초당두부’ 판매를 위해 노력한 관리였다. 어려서부터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라다 보니 허균의 백성 사랑도 유별나고 자유로웠다. 당시의 조정이 오로지 유학을 받드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자유롭게 절에 드나들며 참선을 하면서 자신의 정신자세를 새롭게 가다듬기도 하였다. 인간 됨됨이가 된 사람이라고 판단하면 천민이든 서자든지 주변 눈치에 상관하지 않고 교분을 맺고 친하게 지내면서 학문과 인생살이를 논하곤 했다. 그런 허균이기에 주변의 양반‧사대부들이 곱게 볼 리가 없었다. 자신들이 점유하고 있는 신분이라는 틀에 누군가가 더 들어오는 것을 금기로 여기던 시대에 용납될 수 없던 행동거지였다.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목숨을 걸고 왜적을 물리친 것은 공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양반들이 아닌가. 나라가 위험할 때 백성들이나 승병, 의병이 나서서 나라를 구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전란이 끝난 뒤에는 각자 자신들이 맡은 일을 해서 양반·사대부들이 존재하게 하는 것을 나라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라는 묘한 논리를 가졌던 지배층이었다. 백성들은 단지 나라와 양반·사대부들을 위한 도구였던 셈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입으로는 백성들과 나라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실제는 자신들의 붕당과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에 손해가 되는지를 먼저 따졌던 그들이다. 그런 양반들에게 허균의 백성 사랑 사상이 눈에 가시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을 터다. 그러나 광해가 보는 허균은 달랐다. 특히 허균이 자신이 어떤 일을 당할지 빤히 알면서도 ‘홍길동전’을 써서 발표한 것을 보고 광해는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홍길동이 서자임에도 영웅으로 묘사했다. 광해 자신이 서자인 까닭에 양반·사대부들이 드러내 놓고 비판을 하지 못하지만 서자를 영웅으로 묘사해 신분차별이 없는 새로운 왕국을 세운 이야기를 쓴다는 자체만으로 자칫 잘못하면 역모를 꿈꾸는 사람으로 몰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허균은 유배지에서 ‘홍길동전’을 썼다. 이처럼 허균이 관리의 몸으로서 글을 즐겨 쓸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누님인 허난설헌의 영향이 있었으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신동의 칭송을 듣던 누님이 평소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모습을 보면서 허균도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을 생활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남의 어른이 된 사람은 자신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지만 뒤따라오는 아우나 자손에게 귀감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이 좋은 계절에 책을 들어야 한다는 점을 579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이 아침에 생각해 본다.
요즘은 남도해양관광열차, 정선아리랑열차, 서해금빛열차, 평화열차 등 여행용 관광열차가 많다. 경북 봉화에는 분천역에서 철암역을 왕복 운행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있다. 10월 6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V트레인을 타기위해 산림휴양도시 봉화에 다녀왔다. 아침 7시 청주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봉화로 향한다. 행복은 그냥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회원들의 행복을 위해 협곡열차 산행을 추진했다는 달콤 회장님의 인사를 들으며 내 좌우명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는 말을 되새긴다. 중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를 거쳐 중앙고속도로 단양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대한민국 산림휴양도시 봉화’ 상징탑과 소천면 소재지를 지나 10시 25분경 36번 국도변의 배나드리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리고 아스팔트길을 걸으면 오른편으로 맑은 물이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상류의 물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예전에 배가 드나들었던 이곳 배나드리의 물가에 고향에 대한 추억과 신재생에너지 체험학습이 어우러진 관광농원 봉화황토테마파크가 있다. 어떤 일이든 공짜가 없다. 이정표를 못 찾아 헤맸지만 그 바람에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시골집을 구경했다. 산촌은 계절도 빨리 찾아오는지 마당에서 겨울옷을 입은 할머니를 만났다. 자식들과 떨어져 홀로 계시니 옆구리가 더 시릴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울진봉화간 도로 공사가 시작되는 현장에서 왼쪽의 아랫마을 쪽으로 내려서면 외씨버선길8코스인 보부상길과 연결된다. 어수선한 초입과 달리 마을 뒤편으로 비교적 평탄한 산길이 이어져 산행을 하며 가을을 만끽하기 좋다. 곧은재를 왜 보부상들이 가장 힘들게 넘던 고개라고 하는지는 반대편의 언덕길을 내려다봐야 안다. 곧게 서있는 고갯길이 아래 세상과 위 세상, 지나온 세상과 가야 할 세상을 구분하는 모습도 이채롭다. 곧은재를 내려서면 낙동강 물줄기가 만든 멋진 풍경이 반긴다. 분천교를 건너 12시경 낙동정맥 트레일 봉화구간 숲길 안내센터에 도착했다. 높은 하늘이 감성을 간질이는 가을날 자연과 함께하니 저절로 행복하다. 이곳의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운영진이 정성껏 준비한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분천역은 산골짜기에 위치한 작은 역이다. 점심을 먹고 역사 앞에 있는 마을을 둘러봤다. 지역의 특산품을 구입하고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먹거리장터를 지나 벽화가 그려진 골목으로 들어서면 옛 모습을 간직한 풍경이 고향마을처럼 친근하다. 카메라를 들고 담 안을 기웃거리는 이방인에게 먼저 말을 걸어올 만큼 인심도 살아있다. 분천역은 일명 V트레인으로 불리는 협곡열차의 시발역으로 시골역의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운치를 더한다. 스위스의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고 사철 훈훈함이 느껴지는 산타마을로 탈바꿈하며 오가는 관광객이 많아졌다. 곳곳이 촬영명소라 추억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다. 새마을운동을 하며 심었던 느티나무 아래 커피 한 잔과 어울릴만한 벤치가 있다. 규모가 작은 역사에 들어서면 교실이나 카페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역사의 모퉁이에 한국과 스위스 수교 50주년을 맞아 분천역과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을 맺은 기념물과 소원우체통이 있다. 호랑이를 닮은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과 다람쥐를 닮은 내륙순환열차 O트레인이 지나는 역이라 소나무 그늘에 편안히 앉아 있는 호랑이 모형도 만난다. 협곡을 사이에 두고 달리는 열차... 모처럼 산행에 따라나선 아내와 함께 열차를 탄다는 상상만으로도 행복이 넘친다. V트레인의 좌석은 한쪽은 나란히 앉아 마주보고, 한쪽은 나란히 앉아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는 구조다. 2시에 분천역을 출발한 V트레인이 “철커덕” 소리를 내며 천천히 달리자 길게 이어진 계곡이 물길을 따라가며 만든 풍경이 멋지게 펼쳐진다. 유리창의 윗부분이 열려있어 자연바람을 그대로 맞이하고 터널을 지날 때는 어둠을 이용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매력이다. 비동임시승강장에서 양원역까지 2.2㎞ 구간이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명승지로 꼽는 체르마트길이다. 체르마트길의 끝에서 주민들이 직접 흙을 지고 날라 역사를 세울 수밖에 없었던 애환과 천원짜리 막걸리와 천원짜리 돼지껍데기안주로 유명해진 양원역을 만난다. 기차가 정차하는 시간은 딱 10분, 이 시간에 여러 곳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마시려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양원역에서 승부역까지 6.5km 거리의 트레킹 구간이 낙동강 세평비경길이다. 날씨가 궂은 가을날 아내와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물가를 걸었던 추억을 떠올렸다. 기차에서 내리면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가 돌에 새겨져 있다. 사실 세 평이냐 네 평이냐 보다 1960년대 승부역에 근무했던 역무원이 짧은 글로 작은 역사의 옛 모습을 다 담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사실 사람 사는 일에 글 솜씨가 뭐 그리 중요한가. 이렇게 사랑의 날개를 펼치면 누구나 시인이다. 기차여행은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기차가 떠난 자리에는 늘 작은 간이역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가을꽃에 향기가 없으면 어떤가. 10월의 아름다운 풍광에 행복을 덧칠할 수 있는 눈과 다른 사람의 행복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가슴이 있는데... 승부역을 출발한 열차가 석포역까지 제법 긴 거리를 달린다. 석포역은 경북의 마지막 역으로 인근의 영풍제련소에서 생산한 황산, 아연 등을 수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강원도의 관문으로 여객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동점역을 지나 3시 5분경 역사 가까이에 탄광역사촌이 있는 철암역에 도착한다. 마음을 열면 주변 사람이 다 행복하다. 운행담당 최여사님은 갈 길이 바쁜데도 철암단풍군락지에서 자유 시간을 주며 단풍은 무리지어 있을 때 빛난다는 것을 알려준다. 태백을 지난 관광버스가 38번 국도 동강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청주로 향한다. 8시 20분경 용암동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의 행복 찾기가 이어졌다.
갈수록 취업의 문은 좁아지고 기술은 발전하여 단순한 육체노동은 기계가 빼앗아 가는 등 일의 세계가 변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혀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좁은 문이라도 완전히 닫힌 세상은 아닌 것 같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기능 한국인에 뽑힌 김영호(50)씨는 영진하이텍 대표이사다. 연매출이 260억원인 강소기업이다. 이 업체가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진동모터는 자동차나 휴대폰과 같은 전자제품의 필수 부품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구미전자공고에 다니다 실습생으로 회사에 입사해 기술을 배웠다. 여기서 그는 장비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입지를 다졌다. 이 기술로 1997년 회사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기술이든 공부든 하겠다는 집념이 중요하다”며 “끝까지 책임지려고 노력하다 보면 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처럼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사람은 지난 달까지 99명이다. 이달에 100번째 기능한국인이 나온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그동안 선정된 이달의 기능한국인 70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한 해 1억 이상 버는 사람이 10명 중 6명에 달했다. 77%가 자영업을 하고, 나머지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이들의 스펙은 요즘 청년들에 비하면 형편없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학력은 10명 중 9명 이상이 고졸 이하였다.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거나 아예 학교를 다니지 못한 사람도 4명 중 한 명(25.7%) 꼴이다. 전문대 이상 문턱을 넘은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김 대표의 말처럼 열정 하나로 업계 최고봉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금 이들의 학력은 처음 사회생활 할 때와는 달리 많이 높아졌다.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배움의 문을 두드렸기 때문이다.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70%에 달한다. 10명 중 한 명은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현장에서 기술을 익혔기 때문에 여느 박사학위 소지자 보다 우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이들을 대상으로 일과 성과, 전략변화, 조직관리와 사람관계, 개인적 역량과 같은 4대 역량평가를 실시한 결과 4점 만점에 4점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일반 회사원은 우수한 인재가 3.5~4점 정도다. 대부분의 기능인들은 반퇴시대가 무색하게 은퇴 뒤에도 왕성한 활동을 계획중이거나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09년 2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송신근(61)씨는 서울 시내 전문고교에서 학생들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72년 한독직업학교를 나와 판금분야의 명장으로 자리잡았다. 송씨처럼 은퇴 뒤 사회봉사활동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93%에 달한다. 기능한국인 가운데 절반은 후진 양성이나 교육시설 설립을 꿈꾸고 있다. 기업의 경영컨설팅을 해주겠다는 사람도 20%에 달한다.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또 다른 신사업에 도전하겠다는 사람도 17.1%였다. 이들이 은퇴 뒤 이런 꿈을 꾸는 것은 돈을 벌려는 욕심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 때문(88.6%)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고 보면 역시 기술이 있어야 은퇴 후에도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기자간담회에서 만 16세 이상 청소년들에게 교육감 선거에 대한 투표권을 주자고 제안했다. 이로 인해 드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형식은 교육 수요자에게 선거권을 주자는 포장된 논리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도 없을뿐 더러 큰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교육주권을 주자는 것으로 선거권 확대 대상은 학령으로는 고1부터 해당되는 16세 이상이고, 학교 밖 청소년도 포함했으며, 공직선거법이 아닌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개정으로 2018년부터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비현실적 인식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현재 교육감 직선제 폐지가 국민적 여론으로 수렴되는 가운데, 경기교육감의 이러한 자세는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좋지 못한 교육행정이다. 그리고 이는 참으로 후안무치하고도 위험한 발상이다. 겉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심층적으로 분석하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발상인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헌법 제31조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정신을 훼손하고 정치화된 교육감 선거로 인해 ‘교육감 직선제 폐지’ 논의가 사회적으로 가속화 되고 있는 시점에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이러한 주장은 학생마저 정치선거장화에 끌어들이려는 비교육적 발상인 것이다. 이는 비약하면 국회의원 피선거권은 25세인데 비해 대통령 피선거권은 40세인 기본적 이해도 망각한 근시안적이고도 즉흥적 발상으로 조속히 사과하고 공식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이는 위헌 가능성도 매우 높은 바람직하지 않은 제안이고발상이다. 특히 보통교육을 이수 중인 19세 미만 초・중・고교 학생들이 선거권, 참정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경기교육감의 제안은 교육주권에만 경도된 나머지, 피교육자이자 미성숙한 학생들의 정치참여에 따른 수많은 폐해를 고려치 않은 정치·이념적 주장이다. 교육을 책임질 교육감의 선택은 고도의 전문성과 판단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아울러, 가뜩이나 이념 대결, 선거 비리 등 많은 폐해가 확인된 직선제에 선거 세력의 영향에 그대로 노출될 것이다. 교육정책 전반 및 학교 현실 등 수많은 고려 사항에 대한 깊이 있는 안목 보다는 미성숙한 학생들의 즉흥적, 피상적 자기적 판단과 인기영합주의적 공약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보수・진보 등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이념의 대리인화 될 우려가 크다. 현재 그릇된 민주화의 열풍 아래 초・중・고교 학생회장 선거조차 과열선거, 학부모의 직·간접적인 관여, 학생이 지킬 수 없는 공약 남발, 공약보다 후보자 외모·유머 감각 등에 치중한 후보선택 능력의 미흡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현실을 감안을 감안할 때 학생의 교육감 선거 참여는 교실의 선거장화 등 교육현장을 혼란케 할 것이다. 학급 반장 선거도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라는 명목으로 교육감 선거권을 주려는 처사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따라서 경기교육감의 16세 이상 교육감 선거권 보장 제안은 인기 영합적 포퓰리즘에 불과한 립싱크로 책임 있는 교육 수장의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성인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도록 판시하고 있다. 2013년에 19세 이상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한 공직선거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냈으며, 2014년 4월 역시 19세 미만 선거권, 투표권, 선거운동, 정당가입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등 각종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재의 이런 판결은 청소년들이 정치참여를 감당하기에는 미숙하다는 사회적인 합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은 예외 없이 헌재의 이런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이번 제안은 이러한 헌재 판결에 대한 논란을 빗겨나가기 위해 학생 선거권 확대 논의의 핵심인 ‘공직선거법’이 아닌 ‘지방자치에관한법률’ 개정을 들고 있으며, 이러한 꼼수로 선거권 확대를 이뤄내겠다고 주장하는 것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공직선거법’, ‘지방자치에관한법률’ 등 모든 하위 법령이 헌법 위에 군림할 수는 없다는 점은 상식이고 기본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미성년자인 법적 지위의 특수성을 안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학 교수와 장관 등을 역임한 경기교육감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이와 같은 제안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제안이 더욱 문제이고 위험한 것이다. 사실 청소년의 정치참여, 학생 대상 정치 이념 수업 등 모든 교육 활동과 영역에서 학교와 학생이 이념화․정치장화 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만약 경기교청에서 16세 이상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게 되면 다른 시.도 교육청은 어떻게 하겠는가? 또 다른 선거에서는 어떤 현상이 일어나겠는가? 경기교육감은 학생 중심 학교를 위해서 선거권자 연령을낮춰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면 초 1 학생들은 그 의사를 어떻게 직접 교육행쟁과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가? 학생들이 교육구성원의 한 주체로서 그들의 의사를 반영해야 하지만, 그것은 다양한 의사 소통과 경로로 반영돼야지 교육 수장을 선거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피교육자인 학생들에게 교육수장의 선거권을 부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6세 이상 학생들이 선거라는 중대한 민주주의의 의사결정과 살 판단을 올바르게 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어린 학생들을 선거판으로 내모는 것옵 문제이고, 이와 같은 중대한 사안을 기자간담회에서 가볍게 제안한 것도 바람직한 자센느 아닌 것이다. 만약 이를 공표하고 추진하려면 장기간에 걸쳐서 여론 수렴, 법령 파악, 현실과의 부합 등 다양한 측면을 사전에 수행해야 한다. 물론 현제 세계적인 추세는 선거권을 낮추는 흐름이다. 일반 투표권의 경우 OECD 회원국 대부분이 교육 수준 향상 등의 시대 흐름(trend)에 맞춰 18세 정도이다. 한국도 19세로 하양됐다. 213년 국가인권위도 선거의 선격에 따라 투표 연령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하지만, 이번 경기교육감의 간담회 발언은 이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기다. 결국 이재정 교육감은 정치적·이념적 주장으로 교육계 안팎의 논란을 더 이상 불러일으키지 말고 만 16세 이상 학생 선거권 확대 주장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진보라는 이념을 앞세워 실정법령을 어기고 포퓰리즘식 정책과 사업 남발을 자제하길 기대한다. 아무리 진선진미(盡善盡美)한 정책과 사업, 제안이라고 법률의 규정 내에서 보호되고 시행되는 것이다. 그리고 향후부터는 교육감의 일거수일투족이 시・도민과 국민들에게 아주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하여 정선된 정책 제시로 책임 있는 교육 수장의 자세를 견지하기를 기대한다. 신성한 학교에서 미성숙한 학생들이 이념과 진영으로 갈려서 편가르기장이 장이 될 우려를 인식해야 한다.현행 제도에서도 교육감 선거가 좌우(진보, 보수)의 이념, 진영 대결화되어 있ㄴ느데 여기에 미성숙한 청소년들을 더 포함한다는 것은 설상가상이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야기될 지는 불을 보듯이뻔하다. 이번 경기교육감의 비현실적 정책 제안에 즈음하여, 우리는 그동안 위정자(爲政者)들의 여론을 떠보기 위한 소위 ‘아니면 말고’식의 교육 정책 제시가 우리 사회를 얼마나 많이 편 가르기를 하고 상처를 줘 왔는지도 함께 자성과 숙고를 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 교육감 직선제 폐지가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는 즈음에 경기교육감의 이런 제안은우리나라의 교육 민주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학생 중심 교육, 학생 의사 반영 정책과 교육행정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투표권 연령 인하를 고려했다면, 학교와 학생,학부모, 교직원들의 피부와 와 닿는 다른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교육감과 교육청의 역할과 책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人生은순간순간자신과 마주하기다. 홀로 있기를 두려워하는 현대인의 심리가 오늘날의 병폐다. 우울은 인간이 지닌 당연한 기제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우울은 곧 자신과 만나는 시작점이다. 그것은 다시 태어나는 생각의 시발점이다. 왜 태어났는지, 왜 사는지 모두 자기 자신을 향한 질문이다. 그 길은 미로다.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길이다. 중도에 길찾기를 포기하는 순간, 자기 자신마저 부정하는 무서운 절망과 마주하게 된다. 자신을 구원하는 힘은 스스로에게 있음을 찾아내는 순간 인생의 끝을 향한 마지막 스퍼트에 질주할 수 있다. 그러니 교육은 곧 홀로서기를 깨닫게 하는 일이다. 길을 가르치는 것이 나이라 안내하는 일이다. 복종과 순종을 강요하는 지시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바로 선생님이다. 그 길을 보여준 사람, 정약용! 그를 책 속에서 만나는 아침 독서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다. 세월을 건너 뛰어 만나는 위대한, 홀로서기의 달인, 정약용! 오늘 아침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책 속에서 그를 만났다. "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에 분개하지 않는 詩는 詩가 아니다" 라고 단언하는 정약용의 시론은 글 쓰는 사람, 제자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향한 준엄한 죽비소리다. 그는 시대를 저주하는 대신 아파했다! 그러나 애통하는 자(Those who mourn)는 불의한 시대에 위로 받지 못했다. " 윤리가 있는 곳에 피맺힌 원수가 저기에 있어서 이에 앞뒤의 사실들을 참작하면서 경(經:책, 말씀, 독서) 에서 권도(權道)를 찾았다."고 한 정조 임금. 죽음의 고비를 넘을 때마다 정조 임금은 복수보다는 포용의 정치로 조선의 역사를 지켜냈다. 사람으로는 이길 수 없는 사도세자의 피맺힌 죽음 앞에서 찾아낸 정조 임금의 해법은 바로 經이었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친족과 신하들, 그리고 할아버지 영조 임금에 대한 깊은 회한을 이겨낸 힘은 바로 정조 임금의 학문에 대한 사랑이었고 백성들을 향한 무한한 걱정이었다. 그 임금의 아픔을 알고 진심과 열정, 깊은 학문으로 도운 정약용의 빼어난 선비 정신은 지금 이 시대에도 간절히 필요한 덕목이다. 정조 임금도, 정약용도 철저한 홀로서기로 절망의 끝에서 일어선 위대한 인물이기에 시대를 넘어 존경과 사랑을 받으리라. 그분들이 겪었을 깊은 우울과 피맺힌 한을 가슴 먹먹한 인간승리로 승화시킨 덕분에 조선의 역사는 패망의 시간을 벌었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정조 임금이 좀 더 집권했다면, 정약용과 함께 뜻을 펼쳤다면 나라를 잃는 수모는 없지 않았을까? 옆에 있는 일본은 이번에도 노벨물리학상을 받는다는데 이래저래 마음이 무겁다. 정신적으로 그들보다 훨씬 앞선 인문학이 빛을 발하고 과학 기술도 앞섰던 조상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숨길 수 없다.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세계적인 언어학자들도 인정한 한글을 가진 훌륭한 민족이라는 자부심으로 재도약의 꿈을 꿔 보자. 멀리 내다보고 인문학에 투자하고 기초과학을 살려내서 세종대왕 시절처럼 세계적인 선진국을 꿈꿔 보자. 그 바탕이 책이요, 독서였음을 날마다 밥 먹듯이 보여주고 가르치자. 독서하게 하는 일은 교육의 시작이자 홀로 서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고교 과정에 해당하는 영국의 Sixth Form College(이하 SFC)가 정부의 재정 삭감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FC는 16~18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 진학 준비나 직업 교육 등을 위해 보통 2년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각 학년별로 3~4개 과목을 배워 학년말에 평가, 이를 대입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교육 재정 축소로 의무교육 대상이 아닌 만 16세 이후 청소년에 대한 교육 투자가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등교육 후기 과정을 맡고 있는 SFC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급격히 줄었다. 대다수 SFC가 공립으로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던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 변화로 재정적 위기에 몰리게 됐다. 학교 부지 일부를 팔거나 학생 정원 규모를 축소하는 등 최근 10년간 10%의 SFC가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이 거주 지역과 멀리 떨어진 SFC로 통학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학교 재정이 열악해지면서 학생들의 교과 과정과 시수 등도 영향을 받고 있다. 공립 SFC에서는 보통 1년에 4과목을 주당 20시간을 배정해 이수하고 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당 15시간으로 수업 시수까지 줄였다. 게다가 정부가 대학 진학만을 목적으로 하는 아카데믹 SFC를 위주로 지원금을 주면서 학교 간 지원 격차가 커졌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아카데믹 SFC와 일반 SFC 간에 학생당 1500파운드(268만원 정도) 이상의 재정 지원 차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일반 SFC는 중도 하차 학생들에게도 학업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추가 교육이 필요한 이들에게 1년 더 교육을 지원하는 등 청소년의 학업향상과 진로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SFC 교원들은 정부에 지원 증대를 요청하고 나섰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교사 수 감축, 과목 수 감소, 학급당 학생 정원 증가 등으로 이어져 교육 환경이 열악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소수 민족 학생들에 대한 교육 지원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튜 한쿡 SFC연맹 대표는 “SFC가 학교 운영에 필요한 물품·교재를 구입할 때 붙게 되는 세금인 부가가치세에 대한 환급 등 세제 혜택 조치를 정부가 취한다면 SFC의 교육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매년 SFC 1개교당 내고 있는 부가가치세는 평균 33만 5000파운드(6억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용만 환급된다면 교사를 줄일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가 여전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두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섬의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차로 달리면 하루가 꼬박 걸리는 큰 나라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북섬의 북쪽 끝 도시에선 눈 구경도 못하지만, 오클랜드 남쪽 대부분의 도시는 눈으로 하얗게 뒤덮이게 된다. 그러다보니 지역마다 필수 체육 과목이 다르다. 남쪽 섬에선 겨울에는 스키가 필수인 학교가 많지만 북쪽 섬은 여름 운동인 수영만이 채택된다. 지역에 따라 교육 환경이 다른 뉴질랜드지만 똑같은 학사 제도가 있다. 바로 방학이다. 뉴질랜드는 일 년에 네 번의 방학이 있다. 1월말이나 2월초에 1학기가 시작되고 그해 12월 중순 이후에 4학기가 끝나게 된다. 보통 9~10주 수업 후에 2주간의 방학이 세 번 있고 6주의 긴 여름방학이 있다. 방학 시기는 국가 공휴일이나 뉴질랜드에서 중요한 운동종목인 럭비 월드컵 같은 대형 행사에 따라 매년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특히 한국의 설 연휴만큼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활절 공휴일에 따라 첫 학기 수업일수나 방학 시작일이 달라진다. 학교마다 학사 일정을 조정할 수는 있지만 정부는 가능한 부활절 공휴일이 첫 학기 방학 내에 포함되도록 1학기 일정을 조정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1학기 수업 시수가 짧아지거나 시작일이 앞당겨지기도 한다. 부족한 수업시수는 연말에 보충토록 하고 있어 보통 4학기가 다소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방학 일정에 대해서는 같은 지역 내에 있는 학교들끼리 협의하도록 권하고 있다. 학교마다 방학 일정이 다르면, 각기 다른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가정에서 불만이 생길 수도 있어 되도록 이같은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곳에서도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에게는 방학동안 아이들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부부가 서로 한주씩 휴가를 내기도 하고 다양한 기관에서 하는 방학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국가에서는 부모의 소득에 따라 방학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지원도 하고 있다. 사설 기관을 이용할 경우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부모의 수입을 합해 한주에 1200달러(90만원 정도) 이하인 경우에는 방학 2주 동안 50시간을 기준으로 200달러(15만원 정도)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정한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한다. 대부분 학교 자체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수영장이나 실내 놀이터 등 스포츠 시설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보이스카우트, 캠프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한국처럼 학업을 위해 사설학원을 보내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미국이 교도소 유지비용을 열악한 지역의 교원 임금 인상에 사용할 전망이다. 지난 9월 30일 워싱턴의 전미국기자협회(National Press Club)에서 안 던컨 교육부 장관은 “각 주에서 교도소 유지에 사용되는 150억 달러(17조 5000억원 정도)를 빈곤한 학교로 보내자”고 제안했다. 비폭력적인 범죄자들을 수용하는 교도소 유지비용의 일부를 열악한 여건의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교원들의 임금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교육신문인 에듀케이션위크에 따르면 2011~2012학년도 미국 교육부와 각 주정부의 자료를 기준으로 약 1만 7640개 열악한 여건의 학교 교원들에게 임금 인상 혜택이 적용될 예정이다. 각 지역의 교도소나 교정시설에 사용되는 예산 중에서 150억 달러(관련 예산의 21%)를 전용하면 최빈곤층 학교 교사들의 임금을 56% 인상시킬 수 있다. 이같은 정책 제안이 나온 것은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학교에서 교도소로의 파이프라인 (School-to-prison pipeline)’이라는 사회적 용어와 관련이 있다. 저소득층이나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 등이 학교에서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해 중도 탈락하고 범죄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사회적 현상을 꼬집은 것이다. 이 용어는 미국 시민자유연맹, 정의 정책센터, 진보 프로젝트, 뉴욕 시민자유연맹 등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들 단체는 교육적으로나 사회·경제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방치되거나 예산, 인력 부족으로 정부의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교육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중도탈락이 범죄로까지 연결되지 못하도록 사전 예방에 힘쓰는 것이 근본적 대책이라는 것이다. 특히 던컨 교육부 장관의 이번 제안은 지난해 미주리주 퍼거슨 시에서 백인 경찰관이 흑인 10대 소년을 과도하게 진압해 사살한 사건이 발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 전역에서 흑인들의 시위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보는 시각이다. 그는 “백인들 스스로는 모르고 있지만 그들이 누리는 특권, 유색인종에게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는 사회적 대우에 대해 자각이 필요하다”며 빈곤층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던컨 교육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30년간 교도소나 교정시설에 들어간 예산의 증가 속도가 초중등 학교 예산 증가의 두 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교도소 수감자 중 3분의 2는 고교 중퇴자”라며 “350만여 명의 학생들이 정학을 당하고 25만여 명의 아이들이 경찰에 체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특히 유색 인종, 그 중에서도 남학생과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이같은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도소 예산을 빈곤층 학교 교원들의 임금으로 돌리는 것은 이미 받았어야 하는 노력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라며 “더 나아가 유능한 교사들을 빈민 지역의 학교로 유입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던컨 교육부 장관은 오바마 정부 내각에서 가장 오랫동안 재직했던 각료 중 한명으로 7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올해 말에 물러날 예정이다. 차기 교육부 장관으로는 현재 교육부 차관인 킹 주니어 차관이 내정됐다.
교총이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근본적인 대입제도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수시전형 확대로 고3 2학기 수업이 사실상 파행을 빚고 있다는 지적(본보 9월 28일자 보도)과 관련해, 교총은 수시가 정시를 압도하는 본말전도의 현상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016학년도 입시에서는 대입 모집인원의 67.4%를 수시전형으로 선발한다. 수시에서 고3 2학기 학생부가 반영되지 않고 서울 상위권 일부 대학만 수능 최저기준이 있어 대다수 학생들이 내신에도, 수능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없게 됐다. 게다가 대학에서는 평가 기간 확보를 위해 9월부터 전형을 시작하고 수능 이전에 당락을 결정해 학사 관리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3000개에 가까운 복잡한 수시전형은 사실상 정보력이 진학의 성패를 좌우하게 만들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입시컨설팅이라는 사교육 시장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총은 “고교 교육과정이나 목표는 상실된 채 대입전형 시기나 절차가 대학의 우수 학생 선점에만 맞춰져 정작 학교 교육이 실종돼 가고 있다”며 “교육과정 파행의 문제를 정부와 사회가 인식해 수시 전형 비율부터 시기, 수능까지 총체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형별 모집 비율과 평가 시기, 수능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총은 수시 전형의 비율을 축소하고 정·수시 모두 3학년 2학기까지 학생부를 반영하는 방안, 수능 시기를 고2학년 1학기에 국민공통기본과정을 총괄 평가(1안)하거나 고3 8월에 시행(2안)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교총은 특히 “수능의 근본적인 성격을 바꾸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어렵다”며 “수능을 예측 가능하게 문제은행식 국가기초학력평가로 전환하고 내신을 통해 통합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2015개정 교육과정 확정에 따라 2017년까지 수능과 대입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교육과정 개편의 성공을 위해서도 조속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미래사회 인재가 갖춰야 할 인성 역량 개발에 전문성을 갖춘 교원들의 역할 증대가 요구되고 있다. ‘아시아 공동체 내 창의적·건설적 교사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제31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에서는 각국의 교육 현황과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한국대표단으로 나선 안미리 한양대 교수는 인성교육, 이명호 서울 광남중 교장은 미래사회 교원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4일 안 교수는 ‘인성·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질 높은 보편 교육’을 주제로 지나친 성과 중심으로 인한 한국 교육의 부정적 일면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성교육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을 교육 ‘강국’으로 평가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이 부정적 요소를 답습하지 않고 아시아 공동체로 동반 성장하기 위한 제언인 셈이다. 안 교수는 “한국 청소년의 행복도는 OECD국가 중 최저 수준”이라며 “지나친 입시 교육, 인성교육 부재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인성교육이 도덕 교과의 일부, 문제아만을 위한 대책으로 여겨져 교원 연수, 가정과의 연계 등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직, 책임감, 존경, 배려, 공감, 의사소통, 협력 등의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황을 설명했다. 안 교수는 “교육 접근에 대한 장벽을 없애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모두를 위한 교육(EFA)을 넘어서 이제는 학생 개인의 차이와 필요에 기반한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세계화·지역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미래 사회에서는 지식과 능력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으로서 인성을 갖춰야 하고 여기에 교사의 교육적 역할이 중요하다”며 “인성·세계시민교육은 별개 교과가 아닌 모든 교과수업을 통해 이뤄져야 하며 교사들에 대한 전문적인 연수, 교육 자료에 대한 용이한 접근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싱가포르에서는 교실에서의 4Cs(창의성, 의사소통력, 비판적 사고, 협력) 강화 방안, 브루나이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의 활용, 태국에서는 리더십 교육, 인도네시아에서는 주제중심의 통합교육 등에 대해 소개했다. 이에 앞서 3일 이명호 서울 광남중 교장은 한국의 우수 수업 사례를 통해 미래 사회 교사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장은 “글로벌 학습 콘텐츠의 개방과 공유로 교육·학습의 패러다임이 과제 중심 협업 체제로 전환되고 있고, 지식의 생명주기 감소로 평생학습 체제가 자리잡게 됐다”며 “교사는 이제 일방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공급자 역할은 축소되고 후원자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는 이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자기 주도 학습을 하도록 가이드, 매니저, 컨설턴트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교사가 자발적으로 학습공동체를 구축하도록 지원해야 하며 아시아 교사 간 우수 수업 공유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일간에는 역사적으로 교류가 빈번하였으며 문화적으로도 거리가 가까운 나라이다. 얼굴도 거의 비슷하지만 삶의 모습, 문화면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차이 속에서 상호간 이해를 도모하고 친선을 위한 가교역할을 위한 사람들이 있다. 그 분이 바로 후쿠오카시 동하코자키공민관 관장이다. 올해로 72세인 그는 젊은이들에게는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평상시부터 한일간 이해를 위한 강좌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일본 지역주민들에게교류기회를 만들었다. 한국요리를 통한 지역민의 교류와 유학생들과의 교류, 그리고 한글 이해를 위한 장을 만들어 냈다. 이 지역은 공민관이 중심이 되어 한국 중학생들과 교류를 추진하여 지역 활성화에 공헌하고 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기관이 후쿠오카 시립하코자키중학교이다. 지난 1월 한국 중학생 3명을 필자가 인솔하여 갔을 때, 주민 60여명이 참여하여 일본요리를 만들어 융숭한 대접을 받았고 일본 전통문화 공연도 하였다. 올 4월에는 사전 답사차 이곳을 방문하였고 8월에는 학생들을 손수 인솔하는 모범을 보이신 분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다양한 교류를 계획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한일양국 주민이 상호 초청하는 형식으로 건강 걷기대회에 참여하는 프로그램 만들기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7일 16세 이상 청소년에게 교육감 선거에 대한 투표권을 주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교총은 ‘학생을 정치 선거장에 끌어들이려는 비교육적 발상’이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재정 교육감이 주장한 선거권 확대 대상은 고1부터 해당되는 16세 이상이며 학교 밖 청소년도 포함됐다. 공직선거법이 아닌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을 개정해 2018년부터 적용하자는 내용이다. 교총의 반대 이유로는 △미성숙한 학생들의 정치참여에 따른 폐해를 고려하지 않은 정치·이념적 주장이라는 점 △학생의 자의적 판단과 인기영합주의적 공약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 △공약보다 외모·유머감각 등에 치중한 후보선택으로 교육현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 등이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성인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도록 판시하고 있다. 2013년에는 19세 이상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한 공직선거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냈으며, 지난해 4월 19세 미만 선거권, 투표권, 선거운동, 정당가입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등 각종 법률에 대해서도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이런 판결은 청소년들이 정치참여를 하기에는 미숙하다는 사회적인 합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된다. 교총은 “이재정 교육감의 이런 제안은 헌재 판결에 대한 논란을 비켜나가기 위해 학생 선거권 확대 논의의 핵심인 ‘공직선거법’이 아닌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개정을 들고 나온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총은 “학교와 학생이 이념화·정치화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며 “교육계 안팎의 논란을 더 이상 불러일으키지 말고 만 16세 이상 선거권 확대 주장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폭 거론하며위협 의혹 음주감사, 잦은 욕설과 폭언 등 물의를 일으키며 ‘자질 부족’ 비판을 받고 있는 김형남 서울교육청 감사관이 직원들에게 유명 조직폭력배와 친분이 있다는 식으로 협박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서울교육청일반직노조(서일노)원에게 ‘감사를 벌이겠다’는 식의 협박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일노와 한국공무원노조 서울교육청 지부는 7일 공동 기자회견(사진)을 통해 김 감사관의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서일노 등은 “성추행, 폭행, 잦은 욕설과 음주감사, 시의회와 국회에서 위증을 자행한 김 감사관으로 인해 감사의 신뢰도는 물론 서울교육의 신뢰도까지 떨어져 조직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7월 감사관실 여장학사를 음주상태에서 성추행하고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 감사관이 다른 직원에 대해서는 연락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음주상태에서 선풍기를 집어던졌다. 또한 조직폭력배 사회에서나 통용되는 언어인 ‘내가 서방파란 말이야’ 라는 폭언으로 공포에 질린 직원이 울음을 터뜨리며 신변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급기야 여성 노조위원장이 경찰에 신변을 보호해 달라고 경찰서를 찾아가는 단계까지 왔다”고 했다. 또 김 감사관이 시교육청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서일노 직원의 얼굴을 사진으로 여러 장 찍은 뒤 소속과 지위를 물어보는가 하면, ‘감사관실로 부를 것’이라고 말해 위협을 가한 사실도 지적했다. 이점희 서일노 위원장은 “내가 국회에 자료 제출하러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 같이 협박했다”며 “정당한 노조활동을 짓밟은 처사”라고 말했다. 서일노 등은 조희연 시교육감에게도 “김 감사관을 두둔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이번 사태에 대해 직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을을 참 좋다. 춥지도 덥지도 않다. 마음도 좋고 기분도 좋다. 생각도 많아지고 깊어진다. 책읽기도 좋고 글쓰기도 좋은 계절이다. 내일이면 한글날이다. 한글날이 가을에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한글날에 나름대로 글 한 줄이라도 써보는 날이 되면 좋겠다. 한글날이 공휴일로 바뀌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한글을 만든 뜻을 잘 이해하는 날이다. 한글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 점검해보는 날이다. 한글을 사랑하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는 날이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만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는 날이다. 우리의 한글이 대접받지 못하고 있지 않는지 모두가 살펴보는 날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의 생각과 느낌, 그리고 자기의 의견이나 각종 전달한 내용들을 말과 글로 표현한다. 한글이 없었으면 아마 남의 나라의 글을 사용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되었다면 얼마나 부끄럽겠는가? 한글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한글만큼 잘 만들어진 글이 없다. 쉽게 만들어졌다. 익히기도 쉽다. 읽기도 쉽다. 쓰기도 쉽니다. 아랍어의 글들을 보면 정말 정신이 없다. 정말 낙서 같다. 러시아어를 봐도 그렇다. 한글에 대한 고마움을 가져야 하겠다.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한글을 우습게 여기면 안 된다. 천히 여겨도 안 된다. 한글을 사용하면 실력이 없는 것처럼 여겨도 안 된다. 영어를 쓰거나 한자를 써야 지식인처럼 비춰지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한글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배운 이나 배우지 못한 이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사랑하고 사용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선 전문적인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쓰도록 지도자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법률용어가 특히 너무 어렵다. 경제용어도 그렇다. 의학용어도 그렇다. 누구가 읽으면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우리말로 바꾸는 일에 힘을 쏟아보자. 우리말과 외국어의 혼용은 더욱 안 된다. 이렇게 되면 머지않아 우리말인지 외국어인지 나중에는 우리말과 글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젊은이들은 혼용을 좋아한다. 상업을 하는 이도 마찬가지다. 간판을 보면 한국인지 외국인지 구분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말을 갈고 닦는 일을 해야 한다. 죽어가는 우리말이 참 많다. 아름다운 말들이 고어사전이나 고전을 보면 너무나 많다. 이 아름다운 말들을 찾아 사용하면 모두가 언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가 있다. 남강을 남가람으로 부르면 어느 것이 듣기 좋은가? 훌륭한 시인들이 갈고 닦은 시어들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말이나 글이 아름다우면 심성도 고와진다. 인성교육은 절로 되는 것이다. 말이 거칠어지면 마음도 거칠어지고 행동도 거칠어진다. 요즘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너무나 혼탁한 말들이 많다. 기성세대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말들이 너무 많다. 이렇게 되면 언어의 혼란이 일어나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생긴다. 우리 한국인들은 우리의 한글을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하겠고 우리의 말을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하겠다. 그리고 언제나 말과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아름다운 말, 선한 말, 유익한 말, 생기를 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하겠다.
얼마 전 롯데 그룹 형제의 난이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다. 매출의 90%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기업 경영권을 순환출자라는 꼼수로 행사해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일본에 본사를 둔 무늬만 한국기업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재벌 형제의 난 소식보다 투명하지 못한 꼼수 경영으로 재계 5위 기업이 일본산이라는데 배신감을 가졌을 것이다. 그래서 롯데그룹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국회에서도 베일에 싸인 그룹 경영권 문제를 질타하기 시작했다. 형제의 난을 평정한 신동빈 회장은 반 롯데 정서를 완화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하여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어눌한 한국 발음 때문에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금년 말 서울 소공동과 잠실의 면세점 특허 기간이 만료되어 정부의 면세점 운영권을 재승인 받아야 한다. 그런데 국적 논란으로 특혜 사업인 면세점 운영권을 다시 찾는 일은 힘들어 보였다. 더욱이 롯데그룹 신동빈회장은 국감에 불려가게 되었다. 서슬 퍼런 국감에 재벌기업 회장이 불리워 간 것이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을 불식시켰다. 뿐만 아니라 롯데가 심혈을 기울이는 면세점 사업 재신임에도 청신호가 생겼다. 일부에서는 신 회장의 유창한 한국말이 롯데 면세점을 살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에서 초중고 대학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어가 익숙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사업한 이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한국어 사용에 힘을 기울였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포들은 점차 우리말을 잊고 살아간다. 우리말을 잊고 사는 사람을 우리민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유전적으로 같은 핏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우리 민족이 아니다. 언어는 정신을 지배하고 정신은 문화와 정체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국가나 민족 정체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가꾸고 자라는 것이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 교육에 혈안이 되어 조기 유학, 해외원정출산, 기러기 아빠 등 사회문제까지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일이 진정한 행복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우리말과 글을 잃지 않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 우리말과 글을 쓰지 못하게 한 기억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나라말과 글 왜 지켜야 할까? 알퐁스도데의 ‘마지막 수업’에서 대답을 구해보자. “여러분, 지금 이 시간이 여러분과의 마지막 수업입니다. 알자스와 로렌 지방의 학교에서는 독일어만 가르치라는 명령이 베를린으로부터 내려왔습니다. 내일 새로운 선생님이 오십니다. 오늘로 여러분의 프랑스어 수업은 마지막입니다. 여러분, 열심히 수업을 들어주기 바랍니다.” 아멜 선생님은 프랑스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프랑스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분명하며, 표현력이 풍부한 말이라는 것. 그러니까 우리들이 잘 간직하여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왜냐하면 한 민족이 남의 식민지가 된다고 하더라도 자기 말을 잘 지키면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니까…….”
취업 시즌이 다가 왔다.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 언제라고 마음 편했을까만 명문대 학생이라도 열 군데 가까이 지원해야 취업이 될까 말까 한 각박한 현실이우리 앞에 놓여 있다. 중위권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이러다 인생의 낙오자가 될까 가슴 졸이며 수십 장의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쓴다. 얼마 전 한 학생이 이렇게 하면서까지 번듯한 직장에 꼭 다녀야 할 것인가를 물었다. 그렇다. 성서 창세기에서 인간을 규정한 것이 "네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식물을 먹고..."이다. 이 법칙을 벗어날 수 없다. 인생의 바다는 더 넓다. 큰 풍랑이 일고 있다. 젊은 시절에 인생의 그물을 잘 만들기 위하여 땀이 필요하다. 그것이 공부였다. 그러나 잘 못하면 이런 준비가 되지 않게 된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행복과 출세는 다른 게 아니냐,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면 안 되느냐?"고 비장하게 물었다. 십 년 전만 같았으면 당당하게 대답했을 것이다. 꿈을 좇아 살라고. 예순을 넘은 나는 꿈을 좇아 사는 아름다움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차마 그러라고 용기를 북돋워줄 수 없었다. 꿈을 좇다 낙오자가 되거나 가족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사람을 여럿 보았기 때문이다. 살아보니 꿈을 좇으며 산다고 행복한 것만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은 먹어야 살고, 입어야 살고, 집이 있어야 사는, 물질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육신적인 존재를 벗어나기가 어렵다. 게다가 부모가 되면 가정과 아이를 보살펴야 하는 책임까지 혹처럼 달라붙는다.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힘들고 괴롭다고 갖다 버릴 수도 없는 혹이다. 한 존재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혹이지만 사람은 또 그 혹으로 인해 성숙해지기도 하고 삶의 의미를 찾기도 한다. 어떤 삶을 선택하든 공과 과가 있다. 알고나니 학생들에게 뭐라 해줄 말이 점점 줄어든다. 내가 생각한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합하지 않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님이 농사일 하는 것을 보면서 자라났다. 봄이면 씨를 뿌려 여름 내 땀 흘려 가꾸고, 가을이면 수확하고 겨울이면 내년을 기약하며 땅을 쉬게 하고 농군들은 숨을 고르는, 순환을 보며 자랐다. 정성을 기울인 만큼 작물들은 풍성하게 자랐고 땅은 비옥해졌다. 때로 가뭄이나 홍수, 태풍이 휩쓸고 갈때도 있었다. 큰 태풍으로 식량 조달이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자연재해를 이겨내는 것도, 견뎌내는 것도 크게 보면 노력의 일부일 뿐이다. 뜻을 품고 그 뜻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삶은 절대 인간을 배신하지않는다는 내 긍정적인 마인드는 땅으로부터, 농부인 내 부모와 이웃들로부터 연유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 나는 대개의 삶이 이럴 거라 믿었다. 아니, 삶이란 이러해야 한다고 믿었다. 최근에 무심히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어느 해녀의 말에 번뜩 정신이 들었다. 나를 사로잡은 할머니 해녀의 말은 이러했다. “바다가 친정어매보다 낫수다.” 친정어머니는 돈 달라는 자식에게 몇 번 돈을 주고 이내 타박하지만 바다는 끝도 없이 베풀어준다는 것이다. 언제든 들어만 가면 완성품을 내어주는 바다와 노력한 만큼 내어주는 땅의 차이를 그날 다시금 생각했다. 바다와 땅의 차이는 그뿐 아니다. 친정어머니보다 따스하게 모든 것을 내어주지만 때로 목숨을 앗아갈 만큼 비정한 것이 바다다. 바다의 방식도 땅의 방식도 우리가 살아가는 다양한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인생은 바라는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법칙대로 된다. 이 세상에 절대적이며 유일한 답은 없다. 이 법칙을 하나하나 발견하여 나의 방향을 내가 잡아야 한다. 남에게 핑계를 댈 필요는 없다. 어느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남과 다른 길을 걷는 것이 불안하여 보통의 직장인으로, 보통의 아버지로 사는 것도, 그 길이 답답하여 불안하게 꿈을 좇으며 사는 것도, 그 누가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없다. 다만 다른 선택을 했을 뿐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 다를 뿐이다. 땅을 선택하는 자는 씨를 뿌리고 가꾸는 노력을 해야 하며, 바다를 선택하는 자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거친 풍랑과 늘 싸워야하는 것이다. 이제 세상 속으로 나가야 할 젊은이들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세상이 그렇게 쉽게 우리 모두에게 원하는 삶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앞서 가고 누군가는 뒤처지고 누군가는 전혀 다른 길을 갈지도 모른다. 어떤 삶에든 고통은 따르겠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삶이든 고귀하지 않으랴.
내적 동기 유발돼야 교사도 학교도 변해 컨설턴트 자격증 개발…11월7일 첫 시행 40만 지혜 담은 ‘컨설팅DB’ 만들고파 “우리나라 교원들의 입직 시 능력은 매우 우수합니다. 그런데 왜 시간이 흐를수록 전문성은 점점 떨어질까요. 개발의 동기를 외적 자극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의무적인 장학이나 연수, 교원능력개발평가 등이 대표적이죠. 스스로 전문성의 가치를 깨닫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내적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그 열쇠를 ‘학교컨설팅’에서 찾았습니다.” 김도기(사진·한국교원대 교수) 한국학교컨설팅연구회장은 10여 년 전 진동섭 서울대 교수와 함께 ‘학교컨설팅’이란 용어를 정립하고 연구한 주인공이다. 진정한 전문성 개발을 위해서는 관 주도의 톱 다운(Top down) 방식이 아니라 교원이 중심이 되는 수평적이고 자발적인 지식의 ‘나눔’과 ‘공유’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입직부터 은퇴까지, 교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쌓아온 지혜와 경험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그러나 퇴직 후 이런 것이 그대로 사장(死藏)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동료, 선‧후배들이 서로 가진 것을 편하게 나누고 공유하면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교직의 전문성 전체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컨설팅’과 ‘장학’은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장학은 지도에 가깝지만 컨설팅은 조언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각 시‧도교육청이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컨설팅 장학’이 본래 의도와는 달리 기존의 장학과 다를 바 없이 흘러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해주는 사람에게는 조언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지도가 된다”며 “기존의 장학은 관리‧감독 차원에서 이뤄지던 것이기 때문에 교원들에게는 외적인 자극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컨설팅은 교육청이 주도할 것이 아니라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이 주도하면 확산 속도가 빠를 수는 있지만 성급한 도입으로 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공산이 크기 때문. “목마른 사람이 갈증을 해소해야 진짜 효과가 나타납니다. 컨설팅에 강제성을 두면 안 되는 이유죠. 단 5%라도 원하는 사람에게 선택과 집중을 하다보면 이들이 긍정적인 촉발제가 돼 소수로부터의 변화가 가능해집니다. 더디더라도 교원 스스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가 2005년부터 한국학교컨설팅연구회를 설립‧운영해온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현재 연구회에는 500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으며 월례회, 학교컨설턴트 양성 연수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신청을 받아 온‧오프라인에서 무료 또는적은 비용으로 컨설팅도 지원한다. 그런 그가 최근 학교컨설팅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학교컨설턴트 자격시험’을 마련했다. 학교 경영 및 수업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 방안에 대한 탐색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록 자격증이지만 향후에는 국가공인자격증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해 준비를 거쳐 오는 11월 7일 첫 시험이 실시된다. 자격등급은 3급부터 1급까지 있으며 원서는 오는 23일까지 한국학교컨설팅연구회 홈페이지(schoolconsulting.net)에서 접수한다. “이 자격증을 통해 교원들이 동료, 선‧후배들과 아낌없는 조언을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40만 교원들의 컨설팅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 ‘컨설팅DB’를 만들 계획입니다. 컨설팅을 의뢰하지 않아도 자신과 유사한 고민을 찾아 해결할 수 있는 ‘셀프컨설팅’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꿈입니다. 수업 문제로 막막한 선생님들, 언제든 저희 연구회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국공립대 성과급적 연봉제를 폐지키로 약속했던 정부가 비정년 트랙 교수에게는 이를 계속 적용하는 내부 방침을 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수사회가 들끓고 있다. 전국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혁신처에 일체의 조건 없이 비누적식 성과급적 연봉제로 보수규정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인사혁신처가 올 초부터 개선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지금까지 지연하다 결국 비정년 교수들에 대해서는 누적식을, 정년보장 교수들은 비누적식을 적용하는 부분적 개선만 하겠다고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며 "이와 같은 조처는 2014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명의로 국가가 전국의 국립대학 교수들에게 행한 약속을 저버리는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요구 관철을 위해 12월 10일까지 성과급 산정을 위한 일체의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가시적 조치가 입증되지 않으면 동맹휴학 등 전례 없는 항의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성과급적 연봉제는 2011년 도입 때부터 교육계 안팎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성과와 실적을 상대평가해 4개 등급으로 나누고, 상위 2개 등급(50%)은 기존 호봉보다 급여가 오르는 대신, 하위 2개 등급(50%)은 깎이는 상호약탈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해 성과를 다음해 연봉에 반영, 매년 누적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성과급의 기본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