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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얘들아, 시험장에서 나올 때 너희의 환한 미소 기대할게!” 2015. 11. 12. 목요일.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여느 때보다 일찍 눈을 떴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새벽 여섯 시. 대충 세수를 하고 난 뒤, 옷을 주섬주섬 입고 현관문을 열었다. 밖은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두웠으나 사물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어젯밤부터 간헐적으로 내린 비로 날씨가 제법 추우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다지 춥지 않아 다행이었다. 06시 20분. 배정된 시험장이 집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 있기에 일찍 서둘렀다. 그래서인지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했고 걸어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다만 교통 순찰차만 여러 대 눈에 띠었다. 아마 시험장 교통정리와 수험생 수송을 위해 서두르는 것 같았다. 06시 45분. 시험장 주변이 복잡할 것이라고 고려도 했지만, 수험생 가족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주차를 시험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도로변에 차를 세워두었다. 그리고 시험장까지 걸어갔다. 주차한 곳에서 시험장까지는 약 5분이 걸렸다. 06시 50분. 시험장이 가까워질수록 웅성거리는 소리가 귓전을 맴돌았다. 각급 학교에서 나온 후배들과 선생님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기에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일찍 서둘러 나온 듯했다. 미리 나와서 자리를 잡고 있는 한 학생에게 몇 시에 나왔는지 궁금하여 물었더니 새벽 5시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07시 00분. 차츰 날이 밝아지자, 시험장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과 벽에 붙은 카드 위에 적힌 수험생을 위한 응원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 감동을 주는 응원 문구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선배님! 올 한해 수능 대박 나시고, 내년에는 저희에게 그 기(氣) 물려주세요.” 07시 10분. 갑자기 시험장 한 곳에서 구호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시험장에 들어가는 한 수험생을 위한 ○○고등학교 후배들의 응원 소리였다. 아직 입실 완료(08시 10분)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는데 일찍 서두른 것을 보면 많이 긴장한 듯했다. 07시 20분. 삼삼오오(三三五五) 짝을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오기 시작했다. 때를 맞춰, 각급 학교에서 나온 후배들의 응원 구호가 커지기 시작했다. 저마다 구호는 달랐지만, 수험생의 긴장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그중 평소 잘 알고 있던 제자 한 명이 먼저 나를 알아보고 찾아왔다. 시험 잘 보라고 격려해 주고 난 뒤, 포옹해 주었다. 그리고 각 방송사에서 나온 취재진의 취재 열기 또한 뜨거웠다.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자, 아이들은 더 소리를 지르며 방송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응원 나온 선생님은 제자들 한명씩 꼭 껴안아주며 최선을 다하라는 말로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07시 30분. 수험생을 태운 학부모들의 자가용이 갑자기 많아지기 시작했다. 한때 시험장 앞이 혼선을 빚기도 했으나 교통 경찰관의 발 빠른 대처로 수험생이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07시 40분. 한 학부모는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자녀가 못 미더운 듯, 자녀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고사장 앞에서 말없이 서 있었다. 그리고 고사장 앞 한쪽 구석에서는 자녀와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아버지의 모습도 보였다. 친구를 기다리며 발발 동동 구르는 아이들과 수험표를 가지고 오지 않아 다급히 전화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눈에 띠었다. 07시 50분. 한꺼번에 많은 수험생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수험생이 교복을 입지 않았는데도 응원 나온 후배들은 학교 선배가 누군지를 잘 알고 있었고 응원을 해주는 것이 이상했다. 아마 그것은 보이지 않는 동문끼리의 끈끈한 정이 아닌가 싶었다. 08시 00분. 수험생 입실 완료 십 분 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끌벅적했던 고사장 앞이 조용해졌다. 고사 본부에서 나온 한 관계자가 수험생 입실 완료 10분을 외치며 입실을 다그쳤다. 그리고 행여 지각생이 생기면 취잿거리를 잡으려는 듯한 방송사 카메라 기사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08시 10분. 수험생 입실 완료시간. 고사장의 철문을 닫기 위해 학교 관계자 두 분이 나왔다. 순간, 고사장 앞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모든 사람이 아쉬워하듯 소리를 지르며 교문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철문이 서서히 닫히자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 수험생의 이름과 학교 이름을 합창하였다. 08시 20분. 지각한 수험생이 단 한 명도 없어 다행이었다. 철문이 닫히고 난 뒤에도 일부 학부모들은 고사장을 떠나지 않고 한참을 서 있었다. 수험생이 들어간 고사장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학부모도 있었다. 매년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대학입시을 앞둔 자녀들을 위해 가슴앓이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씁쓸함이 감도는 하루였다. 그리고 오늘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약 63만 명 모두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해 본다.
출근길 받은 한 제자의 다급한 문자메시지...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 월요일 아침. 며칠째 내리는 가을비로 출근길 운전이 힘들었다. 더군다나 주머니 안 휴대폰 문자메시지 진동소리까지 신경이 거슬렸다. 확인하지 않은 탓일까? 주머니 안 휴대폰 진동소리가 몇 초 간격으로 계속해서 울렸다. 운전 중이라 휴대폰의 문자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때마침 교차로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순간, 주머니 안 휴대폰의 문자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휴대폰 문자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발신인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휴대폰 액정 위 "선생님, 저 좀 도와주세요"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신호가 바뀌어 자세한 내용을 읽어볼 수가 없었지만 학교에 도착하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교무실 자리에 앉자마자 휴대폰을 꺼내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인하였다. 문자메시지를 보낸 발신인은 다름 아닌 3학년 학생이었다. 녀석은 메시지에서 수시전형 여섯 군데 다 떨어진 현재 심정을 토로하였고 자신의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 하나를 추천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평소 녀석은 이 지역에서 벗어나 큰 지역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하였다. 그리고 지난 9월 수시모집 6군데 모두를 수도권 소재 대학에 원서를 냈다. 행여 모두 떨어질 것을 대비하여 원서 하나를 지방 소재 낮은 대학에 써볼 것을 권유했으나 자신 있다며 끝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본인이 반드시 합격할 것이라고 확신했던 대학마저 떨어지고 만 것이었다. 다행히 예비 번호를 받은 대학도 있었지만 순위가 워낙 뒤에 있어 합격을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녀석은 정시로 대학을 가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사실 녀석은 수능에 자신이 없다며 수능 최저학력이 없는 대학만 골라 수시 원서를 냈고 수능대신 면접 준비에만 신경을 써왔다. 그나마 3학년 1학기까지의 교과와 비교과의 성적이 좋아 녀석은 지원한 대학의 1단계에 모두 합격하여 마치 모든 대학에 최종 합격할 수 있는 것처럼느껴졌을 것이다.문득 녀석이 면접 보러 가기 전날 내게 한 말이 떠올랐다. "선생님, 제 걱정 너무 하지 마시고 다른 학생들이나 신경쓰세요." 그 이후, 녀석이 대학에 최종합격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런데 수능 3일을 앞둔 월요일 녀석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온 것이었다. 이제야 무언가를 느껴 후회하며 도와줄 것을 요구하는 녀석에게 왠지 모르게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녀석을 도와줄 뚜렷한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방법이 있다면, 수능 시험을 잘 봐서 정시에 지원하는 것 뿐. 녀석은 바로 코앞에 닥친 수능에 자신없어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최소 수능최저학력이 있는 대학 한 군데라도 지원했더라면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하는 듯했다. 하루라도 빨리 대학입시에 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나 그간 입시로 미뤄왔던 일을 해보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사실 어떤 아이는 입시가 끝나기도 전에 수도권 유명 병원에 쌍꺼풀 수술 예약을 해놓았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였다. 심지어 아르바이트 장소까지 물색해 두었다며 수능이 빨리 끝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십대의 마지막인 고3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녀석이 문자메시지에 대한 답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주 짧고 간단명료한 말로 답장을 해주었다. "포기하지 마!" 아무튼 녀석이 지금의 불안감을 빨리 떨쳐버리고 이틀 뒤에 치러지는 수능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기도해 본다. 그리고 시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간 나는 대로 녀석이 정시로 갈 만한 대학 세 군데를 찾아봐야겠다.
“얘들아! 오늘은 최선을 다한 너희가 주인공이란다.” 11월 10일 화요일 7교시. 수능 이틀을 앞두고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수능 대박 기원 출정식이 본교 체육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출정식에는 본교 재학생(1, 2학년)을 비롯하여 학부모, 선생님 등 많은 사람들이 고3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참석하였다. 학교장의 격려사에 이어 후배들의 힘찬 응원의 목소리에 상기되어 있던 아이들의 얼굴 표정이 다소 안정을 찾는 듯 했다. 출정식 마지막 순서로 담임 선생님과의 프리허그(Free Hug) 시간을 가졌다. 담임 선생님은 학급의 아이들 한 명씩 꼭 껴안아주며 그간의 고생을 위로해 주었다.
11월 10일 순천대는 오후 4시부터 우석홀에서 배철현교수(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를 초청하여 위대함의 씨앗, 공감과 연민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좌를 개최하였다. 배교수는 무진기행을 쓴 김승옥 작가와 인연을 가지고 있으며, 순천만 갈대밭을 구경하고 이에 흠뻑 빠져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하였다. 갈대란 단순한 풀이 아니라 인간적 공간이 되게 하는 장소로 이곳을 통과하여야 문명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기록에 의하면 B.C.1800여년 전 문명전의 상태는 갈대밭도 농토도 없었다는 기록이 있다. 갈대밭은 문명의 자궁과 같은 곳으로 새로운 문명의 시작을 이야기하였다. 최치원이 쓴 기록에 의하면 한국인의 심성은 유교, 불교, 도교가 합하여 신비한 도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현묘지도'라는 것이다. 현은 검을 현이 아닌 가물가물한 표현에 해당한다. 앞으로 순천을 먹여 살리는 천혜의 장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인간이 위대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위대한 사람은 뭐냐이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처해 있는가. 여유가 있는 사람은 완전히 벗어났다, 극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타락하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타락하고 비극적 종말이 온다는 것이다. 내가 이 공간에 살아있을까이다. 그 예로 스티브 잡스를 인용하면서 그는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 아무도 만나지 않고 하루 5시간씩 경계에 있도록 노력하였다. 다른 사람이 어떤 결정을 할 때 생각이 1밖에 되지 않는다. 어제의 생각과 습관에 의하기 때문이다. 내가 다른 사람보도 뛰어나지 못한 생각을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라하기 때문이다. 삶이란 매우 정교한 것이다. 이집트 언어를 배우려면 10년 정도는 배워햐 하는데 이보다도 더 어렵다. 이를 스스로 훈련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읽어내기 어렵다. 이러한 것은 학력과 상관이 없으며 지적인 능력이 아니라 그 공간에 견딜 수 있는 마음자세이다. 이를 passion이라고 하는데, 이는 정열이라고 하는데 고통이라는 것이며 suffering이다. 마태의 수난곡은 'the passion of Christ'이다. 팝의 아이콘 '레이디 가가'는 "자기가 꼭 하고 싶은 뭔가를 갖는 것."이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은 있는가?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요즘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은 성적이 우수한데 누군가가시킨대로만 한다. 사실 다음 단계로 진입하고자 하면 어제 나와 오늘의 나는상관이 없는 것이다. 학교를 많이 다니면 다닐수록 남의 것만 배우게 된다. 위대함이라는 씨았은 나에게 내재되어 있다. 인간이 살아남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깊이 보기 위해서는 내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다. 내가 동물처럼 생각하는 단계에 이른다. 우주의 별처럼 생각하는 연습을 한다. 연습을 깊이 한 사람들이 천재이다. 동물을 잡고자 하면 동물을 보고 집중하여 보는 것이다. 거기에서 길이 보인다. 이를 거울 신경계라 한다. 우리는 모두 아는 만큼만 보인다. 내 자신이 없어지면 무아의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강조하여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여러분을 흥분시키는 인생의 과업은 무엇인가? 여러분의 심연에 갖고 있는 호기심은 무엇인가? 그리고 단 하루가 주어진다면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10년 후, 20년 후를 바라보면서 매일 아침 묵상을 하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를 랄프 왈도 에머슨은 미국의 정신적 독립선언서를 썼는데 그 중심이 자립이다. 자기의 내면에 반짝이는 소리가 있다. 이것을 무시하고 다른 것에서 찾고 있다. 리더가 되려면 자기 자신을 유심히 바라보는 관객이 되라는 것이다. 그는 강의에서 다소는 추상적이면서 이상적인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현재 자기 자신이 공부하고 살아가면서 발견하고 느낀 기억들을 전달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2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121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평가원은 이번 수능에 EBS교재 연계율 70%로 유지했으며 각 영역별로 예상 정답률 20-30% 수준의 고난도 문항을 배치해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험생은 지난해 보다 9434명 줄어든 63만 1187명이 응시했다. 올해는 다행히 매년 찾아오던 ‘수능한파’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시험이 치러졌다.
한국교총과 교육부의 교섭이 합의됐다. 교원들이 연금개혁에서 상당부분 희생했기에 더 이상 양보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현장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교섭이 이뤄져, 이전과 달리 큰 성과를 얻어냈다는 분위기다. 담임·보직 수당 인상 및 관리직 처우개선 등의 보수 관련 사항과 학폭가산점의 대폭 완화, 퇴직준비휴가 대체제도 마련, 사회봉사 등의 연수실적 인정 등 교원복지 관련 사항이 특히 눈에 띈다. 차제에 학폭가산점 폐지, 교원평가의 학부모 만족도 폐지까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원들을 승진병에 걸린 환자처럼 취급하는 무분별한 가산점 제도의 도입은 활력을 불어넣기는커녕 갈등의 주범으로 지목된 만큼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인사혁신처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현장의 목소리를 대폭 반영한 이번 교섭 타결은 그동안 교육부와의 교섭만으로는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키를 이어받은 정부가 타결 내용을 반드시 이행하려는 의지와 노력이다. 특히 제 수당 인상 등 처우 개선은 강한 의지로 교원들의 기대에 부응해줘야 한다. 청와대와 정치권을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을 해나가야겠지만 설득만으론 이행이 보장되지 않는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대충 교섭만 해놓고 예산타령만 하면서 시간만 보내던 과거의 교섭을 답습한다면 교원들의 사기는 더 떨어질 것이다. 이는 향후 당국의 교육정책 시행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념해야 한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원들이 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했기에 이번 교섭타결 내용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 교원들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현실을 외면함으로서 교육현장이 침체 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공교육활성화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피나는 노력과 희생이 따라야 가능하다. 그동안 묵묵히 교단을 지켜온 40만 교원들의 열망을 반드시 이행으로 보답해야 한다.
지난달 31일부터 대전에서 1박2일로 열린 ‘교총 미래 100년을 위한 전국교육자 워크숍’은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관심 속에서 치러졌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온 연금투쟁과 직선교육감의 실험적 포퓰리즘 정책들이 갈수록 학교 현장을 뒤흔드는상황속에서 시도 및 시군구 교총 회장 및 사무국장, 학교별 분회장 등 현장교육전문가들이 교육, 교권수호의 결의를 드높인 자리였다. 600여 명의 워크숍 참석자들은 현 교육 현장의 정치적 예속 가속화 등에 우려를 표하고 결의문을 통해 학교현장 교육의 보호와 교육의 헌법적 가치 수호를 위해 노력할 것을 천명하고, 내년 20대 총선 등을 통해 학교현장에 기반을 둔 올바른 교육정책 요구 등 다양한 정치적 정책 활동 전개 등을 다짐했다. 특히 ‘5·31 교육개혁’ 이후 20년간 수요자 중심 정책기조 지속으로 인해 약화된 교원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교원 스스로 힘으로 교권을 세우는 ‘신교권 시대’를 열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들이 많다. 우선 정치권과 언론의 이분법적 이념논리 속에 교육이 묻히고 있는 현실을 이겨내야 한다. 어떻게 해야 교육을 바로 설 수 있게 할 것인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런 시국일수록 교총은 좀 더 중심을 잡고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반 회원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다양한 경로와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쓴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총은 앞으로도 정부의 견제자로서 학교 현장의 수호자로 더욱 곤고히 서야 한다. 정부든 제3의 세력이 학교 현장을 흔들려고 하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맞서야한다. 학교와 학생, 교사, 학부모들을 보호하고 100년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20대 총선에 대응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새로운 상향식 교육공약을 개발해 정치적 정책활동을 펴 반영시켜야 한다. 그런 ‘교육의원’들이 ‘교육국회’를 개원해야 신교권 시대가 열릴 것이다.
영국 교원의 절반 이상이 퇴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 수급조차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달 4일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교원노조(NUT)가 1020명의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3%가 앞으로 2년 안에 교직을 그만둘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61%는 과중한 업무부담 때문에 퇴직을 원한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는 지난 5년 동안 교직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한편, 교원 상당수가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76%는 지나치게 학업 성적만을 강조하는 정부의 압박에 교원의 자율성과 교육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62%는 정부가 500개의 자율학교를 설립하는 등 새로운 유형의 학교 설립에 과도한 예산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54%는 4세 아동에 대한 기초평가 신설을 잘못된 정책으로 꼬집었다(중복 응답). 크리스틴 블라워 NUT 의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교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과 사기 저하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음에도 교육부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퇴직 교사가 갈수록 늘고 신규 교사 채용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학교 현장의 교원 수급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NUT에 따르면, 현재 잉글랜드 지역에 1000여 명의 정규 교원 정원이 채워지지 못하고 있고, 3000여 명의 임시교사가 채용돼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뾰족한 교원 수급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교원 양성 과정에서의 학비 보조 등 재정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규 교육과정을 밟은 예비 교원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자격이 미흡한 임시 교사로 대체하고 있다. NUT 관계자는 “학교가 민간 기관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임시 교사를 채용하다보니 학교 예산조차 빠듯할 정도가 됐다”며 “학생들에게 가야할 교육예산이 기업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정규 교원에 대한 보수는 수년간 1%도 올려주지 못하고 동결시킨 학교가 대다수다. 이러다보니 최근 교원들의 퇴직 확산을 우려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닉 기브 교육부 장관은 “2008년 이후 교사의 수가 최고조에 달했으며 교직은 아직도 인기 있는 직업”이라고 대응했다. 대신 그는 “교원들의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계획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따돌림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뉴질랜드 더니든 지역의 한 여학생이 SNS를 통한 따돌림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의 SNS에는 심한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 심지어는 자살을 하는 방법까지 댓글로 쓰여 있었다. 최근 뉴질랜드에서는 10대들의 사이버 따돌림과 자살 충동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퍼지고 있다. 뉴질랜드는 다른 주변 국가에 비해 학교에서의 따돌림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 50개국이 참가한 국제 수학·과학성취도평가(TIMSS)에서 초등 3~4학년 중 31%는 매주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2013년 실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94%의 교원들은 교내 따돌림이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뉴질랜드 정부는 따돌림 등의 학교 폭력을 조기에 바로잡기 위해 초등학교에서 교내 놀림 방지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다. 핀란드의 터쿠대학에서 개발하고, 핀란드 교육부의 지원하에 만들어진 키바(Kiva)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크리스티나 살미발리 교수와 엘리사 포스키파타 교수의 주도하에 10년 연구 끝에 만들어졌다. 따돌림이나 놀림을 반대한다는 듯의 키바 프로그램은 핀란드의 학교에 적용해 90%이상의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놀림 및 따돌림’이 무엇인지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같은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가해자, 피해자를 비롯해 침묵하는 다수의 학생의 입장에서 역할극을 통해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피해자의 입장에서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가해자 입장에서도 문제를 해석해 쌍방 간의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토록 한 것이다.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 온라인 게임을 통한 활동도 마련돼 있다.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 바네싸 그린 심리학과 교수는 “키바 프로그램은 놀림을 당한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그 상황을 어떻게 이겨나가야 할지를 알려준다”며 “아이들의 폭력은 초기에 막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도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피해 학생은 큰 정신적 피해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웰링톤의 마스덴 초등학교에서는 이 키바 프로그램을 최초로 시행하게 됐다. 3학년을 가르치는 케이트 교사는 “두 학기 동안 아이들과 함께 이 프로그램에 동참해 보고, 효과를 경험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그저 지나는 말로 놀리는 말들이 학교를 넘어 지역 사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해쳐 나가야 하는 건지도 함께 배우고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 선생님까지도 이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해 따돌림의 가해·피해 학생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까지 포함시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의 이같은 시도가 완벽한 예방법은 아니더라도 사회적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7년 장애인 등에 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돼 시행된 이후 우리나라 특수교육은 눈에 띄게 발전했다. 한때 우리사회의 장애우 학생들은 특수학교에만 다닐 수 있었고 바깥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하기를 두려워했다. 또한 비장애 일반인들은 장애인들이 가까이 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장애우시설이나 특수교육시설이 혐오시설처럼 인식돼 자기 지역에 설치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긍정효과 불구 학습권 문제도 요즘은 사정이 많이 바뀐 것 같다. 거의 모든 학교에 장애우 학생용 엘리베이터와 휠체어 출입구, 장애학급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일반학교 교실에 장애우 학생이 일반학생과 함께 수업을 받는 것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법령 제정 이전과 비교하면, 일반학생들이 장애우 학생을 대하는 태도도 현저하게 바뀌었고, 나와 좀 다르지만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하는 급우나 친구로 인식하는 것 같다. 장애우 학생과 함께 생활하고 수업하는 것이 다소 불편을 초래함에도 어떻게든 이해하고 도우려는 모습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이라는 교육적 효과를 거뒀다고 본다. 그러나 장애우 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생활하고 수업을 하는 공간에는 언제나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 장애우 학생은 신체적 장애를 지닌 학생과 지적장애를 지닌 학생으로 대별된다. 신체적 장애를 지닌 학생은 일반학생들의 도움으로 학교생활에 무난히 적응할 수 있다. 장애우 학생과 일반학생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우정도 나눌 수 있어 장애학생에게는 사회적 적응능력을, 일반학생에게는 배려와 협력의 바른 인성을 키울 수 있어 모두에게 바람직하다. 그런데 문제는 지적장애를 지닌 학생의 경우이다. 모두가 학습에 열중하고 있는 교실에서 한 장애우 학생이 일어나 화장실을 간다고 하면 도우미 학생도 따라 나선다. 잠시 후 문을 열고 교실에 돌아온 장애우 학생은 2~3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화장실을 간다고 한다. 모든 학생이 쳐다보는 가운데 문을 열고 나가고 도우미 학생이 다시 따라 나간다. 50분의 수업 시간 동안 10회 이상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장애우 학생에 대한 배려와 함께, 일반학생에 대한 학습권 보호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장애우의 유형에 따라, 수업시간 동안 수시로 소리를 내는 경우, 수시로 교탁 앞으로 나와 교사와의 개별적 대화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 교사는 수업을 멈추고 장애우 학생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보듬는데 마음을 쏟게 되어 일반학생들에 대한 교수활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장애 유형·정도 따라 맞춤식 교육을 이런 점에서 이제 특수교육은 학생의 장애유형・정도에 따라 맞춤식 교육이 가능하도록 법령과 규정을 보완하고 실천해야 한다. 또한 장애의 유형・정도별 교육과정이 세심하게 마련돼,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할 경우와 일반학교 특수교실에서 교육을 받아야 할 경우, 일반학교 일반교실에서 통합교육을 받아야 할 경우를 면밀히 분석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일반학교 특수교실과 일반교실을 적절히 혼용해야 할 경우는 특수학생의 학습권과 일반학생의 학습권이 상호 충돌되지 않도록 전문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우리나라 특수교육이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특수교육과 일반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교육이 실현되도록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다.
최근 일본 학교들은 서구에서 유래된 할로윈 데이를 학교의 축제로 활성화시키고 있다. 등교 거부, 집단 따돌림 등으로 얼룩졌던 학교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된 이같은 축제문화가 긍정적인 활기를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월 31일 할를 돌며 과자를 선물 받는 축제다. 1970년대 유입된 이 문화는 수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돼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1220억엔(1조 1400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유발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학교에서도 학생과 교사가 분장을 하며 할로윈 축제를 즐기는 문화가 늘고 있다. 나라현의 대정중에서는 지난달 30일 전교생이 각자 준비한 분장과 의상을 한 채 수업을 했다. 학생회에서 중학교 생활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학교 측에 제안을 해 이뤄진 것이다. 학교도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으나 수업을 성실히 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학생회의 강한 요청에 할로윈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학생들은 우리 학교만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었다며 자랑스러워할 정도였다. 특히 교사들까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특이한 복장과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한 이 학교 교감은 “평소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던 학생들도 자신의 끼를 발휘해 학교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나라현 교육위원회 관계자도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해 행사를 진행한 점에서 긍정적인 교육 현상”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고치시의 고지중앙고에서도 학생들이 분장을 한 채 등교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영어 수업에서 할로윈 데이에 대해 배우는 등 학습과도 연결시켰다. 과자로 분장을 한 2학년 학생은 “외국의 할로윈 문화를 학교에서 친구들과 체험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일본은 등교거부와 이지매, 외톨이형 아이가 늘어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교원들마저도 이같은 학교 현장의 문제를 떠안은 채 지도를 하다 보니, 자신의 역량에 대해 책망하고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는 보도가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즐거운 학교생활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주체적으로 나서서 할로윈 데이를 축제로 만든 것은 인상적이다. 학생들이 활발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서 교원들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아니 모든 인간에게 ‘우리는 왜 공부하는가?’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한다면 미래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KBS가 3년 전 제작·방송한 ‘공부하는 인간’이라는 4부작 다큐멘터리를 꺼내봤다. 세계인들을 통해 본 공부의 의미 오늘날 우리는 주어진 텍스트를 해석하고 문제 푸는 능력을 길러 높은 성적을 받는 것을 공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은 다양한 교과서보다는 한 교육방송의 교재와 문제를 다루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작가는 다른 문화권에서도 공부가 우리와 같은 모습인가를 살펴봤다.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인 하버드대생 릴리는 생후 5개월 때 우리나라에서 유대인 가정으로 입양됐으며, 스캇은 부모가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국계 이민 2세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 유전자를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 이들과 함께 중국·일본·인도·이스라엘 등 세계 곳곳의 교육현장을 돌아다니며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공부의 의미를 카메라에 담았다. 인도에서 공부란 카스트 제도상 ‘불가촉천민’의 자녀도 떳떳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게 하는 통로가 된다. 이스라엘에서 공부란 우리가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정숙한 도서관이 아닌 시끌벅적한 유대인 도서관인 ‘예시바’에서 토론으로 빚어내는 소통이 주를 이룬다. 프로그램 촬영 첫 출발지는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을 택했다. 밤 10시가 넘어도 불야성인 학원가 학생들은 시끌벅적 했다. 이 같은 모습에 하버드대 학생들도 잠을 쪼개가며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연방 놀란다. 특히 하버드대생도 쩔쩔매는 수학 문제를 한국의 고교생들이 손쉽게 풀어내는 장면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얼마나 선행학습을 많이 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다큐멘터리는 대치동 학원가, 일본 도쿄대 합격자 발표 현장, 중국의 대학 입학 시험장 등의 풍경을 통해 동양 문화권에서 공부가 지닌 공통적인 의미를 짚어낸다. 동양 문화권에서 공부란 바로 남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욕망의 발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남들보다 우수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서양 학생들은 대체로 문제에 대한 집중도가 올라가지만, 동양 학생들은 오히려 흥미를 잃는다는 실험 결과는 예상보다도 흥미롭다. 삶의 좌표 찾아 나서는 평생의 업 또 다른 차이점은 드러난다. 유태인 부모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에게 ‘무엇을 배웠니?’가 아닌 ‘무엇을 질문 했니?’를 묻는다. 반면 아시아의 학생들은 타인을 더 많이 의식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피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질문을 꺼리는 경향이 짙다. 혹시나 나도 피해를 받을까봐 내 주장을 강하게 펼치지 않는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우리와 달리 그 질문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고 논의를 더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고마워한다. 과연 진정한 공부란 무엇일까. 답은 없다. 공부가 무엇인지 묻고 답하는 과정이 진정 공부인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넘어 공부는 평생 해야 할 일이다. 지금 배우는 지식을 넘어 먹는 것, 사는 것, 삶의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좌표를 찾아나가는 업이다. 우리 학생들이 한 번쯤은 건너야 할 이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강을 잘 건너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습관, 공부에 대한 생각,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들이 자신의 생각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한 번쯤은 진지하게 물어야 할 것 같다.
최근 미국에서는 교원평가의 반영 요소 등을 두고 각종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학생 성적을 교사평가에 반영하면서 평가의 신뢰성에 대한 불신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미국의 교육전문지 ‘에듀케이션 위크(education week)’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교원단체들은 지난 2011년부터 주나 연방 정부를 대상으로 교사평가에 대한 십여 개의 소송을 제기해 왔다. 테네시와 플로리다, 뉴욕 지역의 교원단체 등에서는 학생들의 국가성취도평가 성적을 반영한 부분에 대한 오류를 꼬집고 있다. 학생 성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나 가정환경, 학생 능력 등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동일한 방식을 적용한 것부터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직접 가르치지 않은 학생이나 과목의 시험성적까지 반영되거나 일부 학생들의 성적만 적용되는 등 평가제도 자체에 대한 객관성과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신빙성 없는 평가 결과를 인사나 보수와 연계하고 있어 교원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도 이전에는 수업참관이나 학교장의 장학 등을 통해 교사 평가가 이뤄졌다. 그러나 온정적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에 객관적인 수치인 학생 성적을 넣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교육 수요자인 학생의 산출물을 반영한 것이 오히려 평가 자체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거세다. 교원의 수업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는 역할은커녕 불만과 소송만 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가 일종의 인기투표, 이미지 평가에 그쳐 결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과 상통하는 부분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교사의 ‘자기 평가’와 ‘자기신고제’ 형태로 평가가 이뤄진다. 교사 스스로 그 해에 적합한 수업 목표를 정하고 실행한다. 그리고 다음 해에 자기반성을 통해 새로운 목표로 변경해 반영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학교 관리자들이 수업을 참관하거나 평가를 하는 단계가 있다. 그러나 점수 매기기를 위한 일회성 평가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대화가 이뤄진다.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는 논문 ‘일본의 교원평가에 관한 고찰’에서 “외부에 의한 강제적인 방식이 아닌 자신의 주체적인 동력에 의한 자생적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며 “특히 평가과정에서 교원의 구체적인 요구와 어려움에 기초해 면담에 의한 쌍방적 의사소통이 강조된 점도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을 직접 방문해 교원평가에 대해 조사한 송요원 서울 가재울고 교사는 “지나친 외부통제적 평가는 교원 스스로 자기 계발을 하려는 의지를 꺾는다”며 “우수한 교수 능력을 발굴하고 부족한 부분은 지원하는 평가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과 미국에서는 가정과 학교의 인성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 사회단체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2015 글로벌 인재포럼에서는 5일 ‘실천·체험 중심의 인성교육’을 주제로 외국의 인성교육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적 능력과 더불어 사회성과 감성, 도덕성 등의 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날 포럼에는 천옌신 대만 국립타이중교육대 교수와 한혜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원이 참석, 대만과 미국의 인성교육 현황과 운영 사례를 발표했다. 천옌신 교수는 “대만은 지난 2004년 도덕 교육과정을 없애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위한 별도의 시간과 활동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며 “교육부에서는 가정과 지역사회단체의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을 골자로 인성도덕교육 활성화 프로그램을 10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한 각종 활동과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상일링웬(Sayling Wen)교육문화재단에서는 학생들의 일상과 연관된 도덕적 가치를 보여주는 이야기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하거나 교원들에게 효도나 자비 등 유교적 가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에바항공 창업주인 창융파재단에서는 매월 ‘도덕’이라는 잡지를 발간하며 인성교육 자료로 활용토록 하고 있다. HTC재단에서는 ‘인성-영어 대학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학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봉사활동과 인성교육을 연계하는 사회복지단체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도 사회단체가 개발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학교와 가정에서 활용한 사례가 발표됐다. 한혜민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미주리-세인트루이스대학 내의 인성시민교육센터(CCC)에서 과학적으로 유용하고 신뢰할 만한 교육 프로그램을 DB화하고 있어 정보공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 효과가 입증된 프로그램으로는 비영리 교육기관이나 아동위원회 등 사회단체에서 개발한 ‘시애틀 사회발전 프로젝트’, ‘돌봄 학교 공동체’, ‘세컨드 스텝’이 소개됐다. 초·중생의 폭력적·반사회적 행동 예방에 목적을 둔 이들 프로그램은 학생과 교사들에게는 교실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방법이나 자료를, 학부모들에게는 자녀 지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인성교육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 등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야 한다. 경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프로그램에 기반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자료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예비 교원들이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한국교육봉사단(가칭)’의 파견을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5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15글로벌 인재포럼에서 청년층 고용증진을 위한 해외 취업 활성화 방안으로 교원 해외 파견을 제시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안 회장은 “2009년 3만 5071명의 교·사대 졸업생 중 초등은 54.1%, 중등은 18.2%만 임용됐다. 나머지 학생들은 학원에서 시험 준비에만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우수한 예비교원들이 이제는 세계로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국제화되는 학교 환경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고 해외 취업으로도 연결시키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안 회장은 교육부와 외교부의 협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교부의 ODA(공적개발원조)사업과 교원 해외 파견을 연관시키자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ODA를 사회 인프라나 시설 개선 등의 하드웨어적 접근에서 벗어나 우수한 인적자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20년 전부터 국내 대학들이 외국 학생 유치에 힘썼는데 이제는 교육인력 수입에서 수출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예비교사들이 적어도 6개월 이상 개발도상국으로 가서 우리 교육을 알리고 세계의 교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거 파독광부, 건설노동자 파견을 넘어 이제는 한국교육봉사단을 파견해 대한민국이 교육 패권국으로서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장기적인 포부를 밝혔다. 이와 관련 내년에 74억 원을 편성해 300명의 교원을 해외로 파견하는 정부 예산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이것이 일시적인 교사 교류·교원 연수에 그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회장은 청년 실업률 해소를 위해 전문계 중학교 설립을 통한 직업교육 강화도 제안했다. 그는 “학생들의 직업능력도 조기에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운영 ‘행복정원 만들기’ 학교서 인기 협력·소통 통해 정서 안정 효과 “미니 알로에 심는 게 게임보다 재밌어요.” 5일 서울신대림초에서 진행된 ‘행복한 정원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4학년 학생들이 알로에를 직접 화분에 심으며 두 눈을 반짝인다. 장래희망이 프로게이머라는 한 학생은 평소 게임에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데 오늘 만큼은 조그마한 미니 알로에 화분 심기가 더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최근 일부 서울 초등교에서 원예활동을 통한 인성교육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늦은 가을 교정에서 ‘인성나무’를 심으며 저마다 예쁘고 고운 색깔의 꿈을 물들이고 있다는 평이다. 사단법인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회장 조원근)가 ‘행복한학교재단’ 지원을 받아 올해 처음 시작한 ‘행복한 정원 만들기’ 행사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서울 5곳 초교에서 700여명 학생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바른 인성과 안정된 정서 함양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취지다. 5일 신대림초 행사에서도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교정 한 켠에 마련된 등나무 탁자에는 4학년 1~2반 학생 48명이 옹기종기 모여 원예치료사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교육을 진행한 원예치료사들은 식물관련 동화 구연, 식물과 일상생활을 빗대어 ‘관계’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는 등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폈다. 오전 10시40분 시작해 오후 12시10분까지 1시간 반이 소요된 프로그램이었지만 누구 하나 지루해하거나 딴청 피우지 않고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이 과정을 지켜본 협회 간사는 “아이들이 식물을 손수 다루면서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됐고, 일종의 성취감과 애착감이 형성돼 정서가 안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식물들을 ‘반려식물’이라고 지칭하며 아이들의 인성과 정서 함양의 동반자로 충분하다는 예찬론을 폈다. 그도 그럴 것이 협회는 지난 2011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고 지원을 받아 ‘위기청소년을 위한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효과를 본 터라 반려식물의 긍정적 효과를 확신했다. 이날 교육을 담당한 원예치료사는 아이들에게 직접 심은 미니 알로에 화분에 자신의 이름을 표기한 이후, 반려식물의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의 장래희망도 함께 기입해달라고 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미니보라’, ‘럭키’, ‘활짝이’, ‘초록이’ 등 개성 넘치는 이름을 지어주고 애정 어린 눈빛을 보였다. 또 장래희망에 대해서도 ‘행복한 축구선수’, ‘즐거운 푸드스타일리스트’, ‘세계 1등 배드민턴 선수’, ‘정의로운 검사’, ‘더 발전하는 과학자’, ‘고양이 사육사’ 등 예쁜 꿈을 담았다. 송성호 행복한학교재단 총괄팀장은 “흙을 만질 수 있는 활동이 정서와 인성 함양에 좋은데도 부모님들이 맞벌이로 바빠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프로그램은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하며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게 해줘 더욱 좋은 면이 있는 것 같다”며 “내년에는 방과후학교 등을 통해 대중화를 모색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B교사, 교육감-교사 간담회 발언으로 교내에서 갈등 겪다 징계 게시판에 문제 제기하자 무단삭제…“비서실장 문제 거론 부담되는 듯”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측근 실수를 덮어주려 ‘불통’을 자초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내 한 교사가 지난 4월 교육청 인터넷게시판에 자신에 대한 ‘수상한’ 감사와 징계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지만, 세종교육청 측은 이 교사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글을 삭제하고 게시판을 아예 비공개로 전환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소통을 강조하며 당선된 최 교육감이 오히려 ‘불통 교육감’ 오명을 안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7월 ‘교육감과의 간담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 교사들과 소통하겠다며 마련한 이 자리에 참석한 A초 B교사는 최 교육감에게 학교 내 불법 찬조금 문화 근절, 경직된 상하구조 완화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A초 관계자 귀에 들어가게 됐고, 이후 B교사는 교내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으며 내신까지 강요받자 시교육청에 잇따라 도움을 요청했다. B교사 주장에 의하면 이 과정에서 송대헌 비서실장의 민원제출 권유가 있었는데, 여기서부터 일이 꼬였다. B교사는 “당시 송 실장은 내게 인터넷게시판에 민원을 제기할 것을 강요했고, 나는 ‘그건 할 짓이 아니다’라고 거절했으나 송 실장이 오히려 세 차례나 강요해 이행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민원해결 차원에서 찾아온 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이후 감사를 하겠다고 하더니, 결국하지도 않은 욕설로 인한 품위유지 위반과행정업무 미비 등으로인해 견책 징계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교육감과의 간담회에서 거론된 문제로 어려움에 처했으니 도움을 달란 이야기였는데, 송 실장의 민원권유로 일이 오히려 더 복잡하게 됐다는 것이다. 징계에 불복한 B교사는 교육부 소청에서도 별다른 이득을 얻지 못하고 징계가 확정되자 지난 4월 ‘세종교육톡톡’ 게시판에 두 건의 글을 올려 문제제기를 했다. 하지만 하나는 비공개로 바뀌었고 하나는 삭제됐다. 이후 시교육청은 ‘세종교육톡톡’ 게시판을 비공개로 전환, 세종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게시판은 아예 사라졌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해당 글을 읽어본 이들은 최 교육감 측근인 송 실장 관련 이야기가 문제가 된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해당 사실여부를 따지기 시작하면 문제가 커질 것으로 여겨 은폐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B교사 글을 봤다는 한 시민은 “최 교육감에 대한 원망스러운 이야기가 있긴 했으나 그것 자체는 하소연 정도라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송 실장이 민원을 강요한 내용은 물의가 따를만하다”며 “그 문제가 아니라면 소통을 강조하는 최 교육감이 여론 악화를 감수하면서 덮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추궁받기도 했다. 당시 유 의원은 “세종교육청이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두개 게시판 중 하나인 세종교육톡톡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은 소통을 중시하는 최 교육감 정책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최 교육감은 “올라온 글의 내용을 확인해 보니 사실이 아니어서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이트를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B교사는 자신에 대한 감사와 징계 등이 부당하다며 최 교육감을 상대로 ‘견책처분취소’ 행정소송을 냈다.
그 동안 일선 학교(기관)교육공무원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2013~2015년도 교육부와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의 교섭․협의가 합의됐다. 우여곡절 끝에 여러 쟁점 사항이 순조롭게 타결됐다. 이에 따라 담임·교감·보직 등 제반 수당 인상, 교원자율연수휴직제 도입, 학교폭력 가산점 대폭 완화 등 교원들의 요구 사항이 실행되게 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총은 지난 9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단체교섭 조인식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총 39개조 50개항의 ‘2013~2015년도 한국교총-교육부 교섭․협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번에 교육부와 한국교총이 합의한 주요 내용은 담임·보직·교감수당 등 각종 수당 인상, 학교폭력 가산점 대폭 완화, 교원자율연수휴직제 도입, 퇴직준비휴가 대체제도 마련, 특별승급제 시행 확대, 사회봉사 등의 연수실적 인정, 교원능력개발평가제 개선, 학교성과급 폐지, 국・공립대 성과연봉제 개선, 교원상담치유센터 확대 등이다. 이 중에서도 교원자율연수휴직제 도입, 학폭 가산점 개선, 담임·교감·보직수당 등 제반 수당 인상 협의 추진은 교원의 자긍심 회복과 사기 진작을 위한 학교 현장 교원들의 화급한 요구사항들로 이번 합의의 의미 있는 성과다. 세부적으로 그동안 현장 교원들의 큰 원성을 샀던 학폭 가산점도 대폭 개선된다. 현재 20년 간, 연 0.1점씩 부여해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부여점수, 기간 감축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퇴직준비휴가 대체 제도 마련, 시·도 간 교원 전보 확대, 국공립대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 교원의 특별승급제도 운영 등 교원 인사․처우 개선 분야도 괄목할만한 성과이다. 또, 교원 및 교육행정의 전문성 강화와 관련해서는 ‘교원 자율연수휴직제’가 도입된다. 교권 붕괴, 생활지도의 어려움, 과중한 업무 등으로 소진적 무기력에 봉착해 ‘번아웃’(Burnout Syndrome) 상태에 놓인 교원들이 명퇴 등 교직 이탈이라는 극단적 선택 대신 회복적 자율 연수 등으로 일정기간 재충전과 자기계발의 기회를 갖게 해 다시 교단에 복귀해 능력을 발휘하게 하자는 게 근본 취지다. 사회와 국가, 세계 속에서 봉사·기여하는 ‘새로운 교원상’도 교섭에 반영했다. 교육부는 교원의 국내·외 사회봉사 활동 참여 활성화를 장려·지원하고, 교원의 국·내외 사회봉사, 국제교류 등 재능기부를 연수실적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원 복지 증진을 위해서는 교원 전문상담치유센터를 확대·운영하고 교원 명예퇴직 예산이 교육청 상황에 따라 별도 사업비로 사용되지 않도록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의 예산 편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교육 및 교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도서벽지 등 소규모학교 근무여건 개선한 사택 확보 및 현대화 방안 검토·추진 및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에 노력하기로 하였고, 최근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으로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인성교육 실천 강화를 위해 ‘인성교육실천 학사모(學師母)일체 연수’ 실시, 가정-학교-지역사회의 인성친화적인 교육환경 조성 등을 합의했다. 한편, 교육부와 한국교총은 이번 본 교섭 합의 사항 외에도 교원의 처우개선, 근무조건․복지후생․전문성 신장 및 교원단체와의 협력·지원사업과 관련해서 상시적 협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상시적 교섭・협의 및 협력 체제를 구축키로 한 점도 매우 바람직하다. 이번 교육부와 한국교총의 교섭・합의는 현장 교원들의 해묵은 요구 사항과 그동안 수년 간 한국교총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현안 사업들이 광범위하게 망라돼 합의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일선 교육 현장 교원들이 일단 교섭합의한 사항에 대해서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교섭・협의의 합의 후인 이제는 실천이다. 과거 번지르르하게 교육부와 한국교총이 교섭에 합의하고도 차일피일 미루다 실행하지 못한 내용이 없지 않다. 이러한 합의 불이행은 교원들에게 만성적 사기 저하와 불신의 야기해 왔다. 아물 좋은 약속이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고 공염불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교육부와 한국교총은 이번 교섭・합의 내용의 실천에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제부터 교섭.합의 내용에 대한 실천을 위해 총 매진해야하는 것이다. 특히 시도 간 교원 전보, 교원 정원 증원, 각종 수당 인상 등은 교육부의 결정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교육부를 포함하여 인사혁신처,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가 손발을 맞춰야 성취될 수 있는 사안들이다. 따라서 향후에는 주무부처인 인사혁신처, 기획재정부을 비롯하여 각 정당까지 아우르는 당・정・청 등을 대상으로 한 전방위적 공동 활동도 추진하는 것이 과제다. 합의 후의 후속 실천을 위한 교육부와 한국교총의 동반자적 협력과 공동 노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합의에서 교육부와 국내 최대 교원 단체인 한국교총이 서로 입장이 다른 과제에 대해서도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의견차를 좁히고 공감대를 마련한 것처럼 합의한 내용도 상호 성실하게 실행해 우리 교육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양 기관의 교섭・합의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실천적 구속력의 담보하기를 기대한다. 이번 교육부와 한국교총의 교섭협의의 합의 사항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다. 교원들의 기대도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게 현장 여론이다. 따라서 아울러 이번 교섭・합의를 계기로 합의 사항을 반드시 준수하여 교육부와 한국교총이 합의한 내용은 반드시 지켜진다는 신뢰도 제고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이번 합의 조인식에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한국교총 회장인 밝힌 대로 합의한 내용을 서로 성실하게 이행해 우리 교육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이번 교섭 타결로 현재 가라앉아있는 교단의 위기적 상황에 활력을 불어넣고 교원 자존심과 사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