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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실붕괴, 유학이민, 조기교육 열풍에 이어 평생교육의 출발점인 유아교육마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집단간 이해갈등으로 유아교육법이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고 만5세아 무상교육비 지원이 공사립 유치원간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조정 역할을 해야할 교육부와 복지부가 오히려 힘 겨루기를 벌이며 유아교육을 팽개친 동안 믿을 데 없는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혀 길이를 늘여가면서 조기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철학도 없이 방향을 잃고만 유아교육의 파행 속에 어린 싹들이 잘려나가고 있다. ▲국가의 의지가 없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100대 개혁과제로 꼽힌 유아교육법 제정 문제가 지난 4년간 소모적인 논쟁만 거듭하며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은 향후 유아교육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다. 97년 유아교육법안 발의로부터 따지면 무려 5년이다. 만 3∼5세 어린이가 다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해 `유아학교'로 전환하고 만 5세아에 대한 무상교육을 실시하며 맞벌이 부부를 위해 탁아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 법은 `유아학교' 체제에서 탈락할 학원들의 생존권 투쟁과 관할권을 잃게 될 보건복지부가 교육인적자원부와 끝없이 갈등하면서 표류하고 있다. 이것은 3∼5세 대상의 유치원은 교육인적자원부가 관할하고 0∼5세 대상의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는 중복 평행체제에 기인한다. 동일한 연령대의 유아를 두고 두 부처가 별도의 정책과 시설확충 계획을 세우고 경쟁하면서 진정한 `교육'보다는 학부모가 원하는 파행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불필요한 중복투자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관리 이원화의 또 다른 문제는 유아교사의 학력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 나정 연구위원은 "대체로 4년제 대학출신은 공립유치원에, 2년제 대학출신은 사립유치원과 공립보육시설에, 1년 과정의 보육교사 교육원 출신은 민간 보육시설에 근무해 기관에 따라 교사와 교육의 수준이 다르다"면서 "교육과정도 양성기관에 따라 교육 또는 보호에 치우쳐 있어 교육과 보호를 통합해 가는 선진국의 추세를 거스르고 유아에게 불평등한 교육을 제공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유아교육계에서는 "교육과 보육을 통합한 유아교육법을 조속히 입법화하고 교사 양성과 관리체제를 교육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앙대 이원영 유아교육과 교수는 "보건복지부는 0∼2세아를 3∼6개월 단위로 편성해 발달단계에 맞는 영아보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설과 환경을 구축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교육 죽이는 무상교육비 올해부터 저소득층 자녀에 지원되는 만5세아 무상교육비를 놓고 국공립 유치원은 "사립유치원만 우대해 병설유치원은 폐원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유는 `수업료' 지원 방식 때문. 사립의 수업료에는 급식비, 차량비 등이 포함돼 대부분 원아 1인당 10만원의 지원비를 받지만 공립의 수업료에는 차량비, 급식비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월 5000원∼3만원 정도의 지원비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편리성과 경제성을 따지는 학부모들이 공립에 자녀를 보내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2002학년도 원아모집을 시작한 일부 공립유치원에서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정원을 넘어 추첨으로 입학자를 결정했다는 안산 A초 병설유치원은 올해 정원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퍼주기 퍼먹기 식의 지원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한 병설유치원이 고사위기를 맞아 유아교육도 사교육에 의존하게 될 판"이라는 공립유치원 교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공립은 `환경' 사립은 `임금' `국가인적자원개발의 출발'이라는 구호가 부끄러울 만큼 유아교육 현장의 근무여건은 크게 낙후돼 있다. OECD 국가들은 평균 교육부 예산의 7%를 유아교육에 투입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는 1.17%에 불과하다. 대부분 초등교실을 사용하는 병설 유치원 형태라 책걸상과 칠판 높이, 천장, 창문, 같이 사용하는 급식실이 유아의 신체발달과 맞지 않는다. 화장실도 마찬가지여서 유아용 좌변기는 거의 없는 상태다. 지방, 도서벽지 병설유치원은 교실까지 노후화 된데다 2킬로미터 내외의 통학거리에도 버스운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종일반도 시도평가 등 실적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최소한의 시설인 바닥 난방시설, 유아샤워실, 침상·침구조차 갖추지 못하고 일용직을 채용해 오후반을 관리하는 경우까지 있다. 자연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교육을 사립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단독(단설) 공립유치원을 대폭 늘려 유아교육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우수 교사를 확보하는 것이다. 또한 증가 추세에 있는 취업모의 유아들을 교육하기 위해 종일반 확대운영이 시급히 요청됨에 따라 종일반 전담교사를 배치하는 한편 종일반에 맞는 시설환경을 갖추고 유아도 초등생처럼 급식비를 면제받도록 급식법 개정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립유치원도 교육환경이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무엇보다 교사들이 아르바이트 학생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어 사명감과 긍지를 잃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부산의 경우 공립의 평균 교사급여가 220만원 내외인데 반해 사립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8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구지역 사립유치원은 보조교사를 채용한 147곳 중 48.3%인 71곳이 매월 최저임금인 47만4000원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인적자원부 이정권 유아교육지원과장은 "이런 대우를 받는 교사에게 양질의 교육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 사립유치원들을 법인화 하도록 유도해 사립유치원 교사에게 인건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혜손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결론적으로 도시와 지방,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따라 차이가 있는 교사의 자격, 임금 격차, 시설 수준 등 교육적 불평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기관을 평가하고 행재정적 지원대책을 세우는 유아교육기관 평가 시스템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 사교육 조장하는 학원법 미술·음악학원 등 유아대상 학원의 만5세아에게도 국고를 지원하도록 하는 `학원의 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분쟁의 불씨로 살아 있다. 지난해 11월 12일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에 대해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학원에서 유사 유치원 교육을 하는 행위는 초중등교육법상 위법인데다 국가가 혈세로 사교육비를 지불하는 꼴"이라며 철회 성명을 냈었다. 실제로 지난해 유치원생 1인당 월 평균 교육비는 12만 6000원이며 30만원 이상도 11.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학원법까지 개정되면 사교육만 비대해질 것이란 예측이다. 서울 M초등교 병설유치원감은 "공교육조차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마당에 국가가 사교육비를 지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2월 1일 동신(5학년)이와 은정(3학년)이네 집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교장선생님이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시골에서는 제법 거창한(?) 행사였다. 다름아닌 ‘효행의 집’ 문패달아주기. 이날 박영철 교장은 손수 문패를 달아주고, 남매의 어깨를 두드리며 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마산초등학교는 효의 생활화를 교육목표의 첫 번째 덕목으로 삼고 있다. 이를위해 한 가지씩 효행실천하기, 효행독서, 조상들의 뿌리알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한다. 이러한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서 매년 2학기 말미에 문패달아주기 행사를 갖는다. 그 문패를 통해 효의 의미를 내면화하자는 것이다. 이학교가 새삼스럽게 효를 강조하는 것은 효교육이 인성교육에 더없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모와 윗사람을 존경할 줄 알면 다른 사람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됩니다. 효 교육은 인성교육의 출발입니다.” 박 교장의 설명이다. 가정과 함께 하는 교육 이러다 보니 교육의 장이 가정으로까지 자연스럽게 확대된다. 이른바 가정과 함께 하는 교육이다. 그렇다고 전 가족이 동원돼야 하는 어려운 문제를 내주고 풀어오게 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간에 대화의 자리를 많이 가지게 하고 서로에 게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먼저 매월 한 번씩 ‘우리 가족 토론의 날’을 가지도록 지도하고 있다.한 주제를 놓고 전 가족이 모여 토론을 하고 그 결과를 학교에서 보고하게 한다. 가족끼리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토의하며 합리적으로 해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부모는 아이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리고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와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매달 한 번씩 부모님께 편지쓰기와 자녀에게 편지쓰기도 한다. 이때 아이는 부모에게, 부모는 아이에게 말 하지 못했던 속내를 털어놓으며 이해심과 사랑을 키워간다. 가족신문만들기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매우 쑥스러워 했지만 횟수를 거듭하면서 익숙해졌습니다.” 최은식 교감의 말이다. 교사들도 전교생과 학부모들에게 생일 축하카드를 보내준다. 병설유치원에서는 유아들을 전일제로 돌보며 학부모들의 생업을 지원하고 있다. [PAGE BREAK]눈높이 교육과정 운영 마산초교의 전교생은 분교를 포함해 66명밖에 안 된다. 한 학년이 10명 내외로개별학습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점을 살린 것이 맞춤형교육과정이다.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주간별 학습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이때 교사는 아이들의 능력과 수준에 맞도록 3단계로 구분하여 지도한다. 기초·기본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과제도 능력별로 제시하여 점검한다. 물론 다양한 상장제도를 활용하여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토의·토론 학습도 다양하게 전개한다. “만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시골 아이들에게 사고력과 발표력을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 교과에 한정시키지 않고 교과 활동에서 공동 작업,협의, 토론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박 교장은 토론식수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교사들이 직접 특기·적성교육 농어촌 소규모 학교들이 소홀해지기 쉬운 것이 특기·적성교육이다. 지역적·재정적 취약성 때문이다. 하지만 마산초교는 교사들의 적극성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한 교사가 한 프로그램씩 맡아 지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분교장 교사들까지 참여한다. 여느 도시학교처럼 프로그램이 다양하지는 못하지만 컴퓨터, 판소리, 미술, 무용, 합창, 수학, 군고 등 제법 알찬 편이다.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질높은 교육을 하기 위해 자기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퇴근 후에는 학원에서 연수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에 임하는 학생들의 자세도 남다르다.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3학년 동훈이가 기자 앞에서 보여준 판소리 솜씨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교사들 스스로 자신들의 전공과 특기를 살려 특기·적성교육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올 2월 정년퇴직을 앞둔 박 교장은 교사들의 열의를 고마워했다. 통학버스로 등하교 시내에서 차로 15여 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마산면은 해남에서 제법 큰 면으로 통했다. 초등학교만도 분교장 1개를 포함해 5개교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마산초등학교와 학생수가 12명이 전부인 분교장이 하나 있을 뿐이다. 급격한 도시화의 물결과 농어촌 경제의 구조변화 속에 마산초등학교의 학생수도 급감했다. 넓은지역에 흩어져 있는 학생들은 학교통학버스로 등하교 한다. 1978년 졸업생으로 학생운송을 담당하는 민관홍 씨는 “당시 학생수가 600명을 넘어섰는데, 지금은 1/10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11월경이면 학생수가 특히 많이 줄 어든다. ‘중학교는 읍내에 있는 큰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학부모들이 6학년말경에는 해남시내 학교로 아이들을 전학시키기 때문이다. 지난 11월에도 10명이 학교를 옮겼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6학년 학생수는 2명뿐이다. “교통편의 발달과 함께 농어촌 소규모 학교에 대한 편향된 시각 때문인 것 같다.”는 6학년 담임 김용호 교사는 학생수 감소를 걱정했다. 노력하는 만큼 학교는 변한다 불과 2년여 전까지 마산초교도 폐교의 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다. 당시 부임한 박 교장은 외부의 재정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백방을 뛰어다녔고, 교사들은 교육내용의 내실화에 힘을 쏟았다. 이러한 학교의 노력에 학교운영위원회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위원장으로 학교지원에 앞장서온 이순배 마산우체국장은“학교 시설과 환경이 새롭게 바뀌었고, 학부모들도 교육내용에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작년초 이 학교는 도교육청으로부터 새학교문화창조 연구학교로 지정됐다. 그리고 지난 10월 22일부터 25일까지는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학교평가를 받았다. 평가위원들이 방문하여, 관찰과 면담을 통해 이루어진 평가에서 교육활동, 교육지원활동, 학교교육목표 및 발전 노력 등 전 부문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영규(서울고 교사) 선진 문물을 배워서 국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뜻있는 청년들이 선진국에 유학하는 일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것으로, 해외 유학은 저 멀리 고대 신라의 숙위학생(宿衛學生)으로부터 최근의 국비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국가적 교육 사업의 일환으로도 이루어져 온 바가 있다. 더욱이 오늘날과 같이 세계화의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해외 유학은 권장하여야 할 사항일 수도 있다. 그리하여 최근에는 국내의 많은 대학들이 국제화, 세계화를 표방하며 외국의 유수한 대학들과 자매 결연을 맺고, 우수 학생들의 외국 대학에서의 수강과 학점 이수를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행정적,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가 교육이민이니 조기유학이니 하는 해외 유학의 한 형태를 사회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이유는, 그것들이 오늘날 우리 나라 내부의 교육 문제, 나아가서는 사회 문제와도 깊이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중등교육의 현장에서 진학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한 교사의 입장에서 이들 기형적인 해외 유학에 대하여 언급해 보고자 한다. 교육이민의 실태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교육이민이나 물의를 빚고 있는 조기유학 등은 그 형태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우리 나라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자녀들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데 공통점이 있다. 즉,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과 개성을 충분히 계발 육성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나라 중등교육의 구조적인 취약성, 과도한 대학입시 경쟁과 그로 인한 막대한 사교육비(私敎育費) 부담 등이 그 주요 원인이다. 그리고 이는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최근의 구제 금융 시대의 사회·경제적 불안이나, 혹은 반대로 일부 계층의 경제력 향상과 맞물려 더욱 촉진되어 왔다. 그런데 사실 교육이민은 일선의 단위 학교 입장에서 보면 극히 드문 현상이었다. 그리고 교육이민은 대체로 구제 금융 시대를 겪으면서 사회적,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불안감을 느낀 중산층 가정을 중심으로 일부에서 나타난 현상이며, 따라서 거기에는 순수하게 자녀의 교육 문제만 개재되었다고 보기는 힘든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이 교육의 문제가 되는 이유는,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우리 나라의 국민적 정서로 볼 때, 가정의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얼마든지 자제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점 때문이다. 초등학교부터 과외 공부로 밤늦게까지 시달려야 하는 아이들, 가계(家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막대한 사교육비 부담, 천편일률적인 학교의 교육과정과 학교 폭력, 무상하게 변하여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교육 제도, 입시지옥으로까지 표현되는 대학입시 경쟁, 그리고도 보장되지 않는 자녀들의 장래, 이런 것들로부터 자신의 자녀들을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학부모 및 학생들과 진학 상담을 해 보면,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자녀가 학업과 재능면에서 우수성을 보이는, 그리하여 잘만하면 자녀가 얼마든지 안정된 직업과 지위를 획득할 가망성이 높은 경우에도, 능력이 있고 여건만 된다면 언제라도 교육이민을 감행할 각오가 되어 있는, 말하자면 잠재적(潛在的) 교육이민 가정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사태의 심각성은 어느 교사도 그런 부모들을 말리고 싶지 않을 만큼 우리의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에 있다. [PAGE BREAK]조기유학의 실태 그런데 지금 현재 교육이민보다 더 심각한 것은 조기유학의 문제이다. 조기유학은 이른바 세계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초등학교에서도 영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조기 영어 교육의 붐이 일면서 보다 더 심화되었는데, 이는 최근 서울의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성행하고 있으며 갈수록 도를 더해 가도 있다. 조기유학뿐만 아니라, 방학 때만 되면 밀물처럼 미국, 호주 등지로 나가는 초등학생들의 영어 연수 행렬도 도를 지나치고 있다. 미국 등이 재정적으로 부담스러운 가정에서는 필리핀 등지로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 얼마전에는 필리핀 마닐라에 신학교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한 목회자가 한국에 있는 그 대학(이 대학에는 현재 173명의 학생 중 28명이 한국 학생이다.)의 학부모들과의 면담 겸 신입생 모집을 위하여 내한한 일도 있다. 작년에는 조기유학으로 미국의 명문 H대에 입학하여 뛰어난 학업 성적을 거둔 왕년의 명배우 N씨의 아들이 그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한 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일이 있었다. 최근에는 유명 개그맨 S씨의 두 자녀가 조기유학하여 뛰어난 학업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여 세인(世人)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였다. 이제 한국의 부모들에게 있어서는 그러한 자녀가 가장 이상적인 자녀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그리고 그러한 자녀의 성공이 부모들에게 있어서도 인생 최고의 성공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오늘날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웬만한 중류층 가정에서는 연수든 여행이든 자녀들을 해외에 내보내서 경험을 쌓게 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으며, 마치 그것이 마치 필수 교육과정인 양 여겨지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의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 중에는 방학중 해외 연수를 못 가서 열등감을 느껴 본 적이 있다는 학생이 상당히 있다고 한다. 아동들의 해외 어학 연수는 종종 조기유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문제는 무분별한 부모들의 과욕으로 인하여 자녀들의 능력과 소질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국가관이나 가치관도 채 정립되지 아니한 어린 자녀들이 조기유학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기유학의 근본 원인은 물론 중등교육의 정체성(停滯性)과 비효율성 등 우리 사회 내부에 있다. 그러나 작금의 조기유학은 반드시 공교육(公敎育)에 대한 불신에만 원인이 있는 것도 아니다. 기성 세대의 출세 지향적 가치관과 물질 만능주의, 이기주의 등 국민적 의식에도 커다란 원인이 있는 것이며, 경제적 부가 일부 계층에 편중되면서 심화 확대되고 있는 우리 사회 상류층의 병리 현상이기도 하다.
이현청(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근자에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조기유학의 붐이 일고 있고, 이에 따른 한시적 가족 해체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는 자녀교육 목적으로 교육이민을 떠나는 가정도 늘고 있다. 이러한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한 실패론자들은 한국의 교육현장을 ‘학교붕괴’ ‘교실붕괴’ ‘교단붕괴’ 등으로 표현하면서 공교육의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와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는 실제적으로 외국 교육제도하에서 자녀들의 교육을 시키겠다는 부모들의 ‘탈한국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기유학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교육인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 나라 총 유학생 15만7천여 명 중 ’97년 이후 2001년까지 약 55,222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지나친 조기유학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나 우리 나라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다. 조기유학을 통해 교육기회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획일화된 입시위주 교육 때문에 신장시킬 수 없었던 잠재 가능성을 개발하는 장점도 없지는 않으나 지나친 조기유학이나 무분별한 교육이민은 결국 우리 나라 공교육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21세기는 ‘보내는 유학’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받아들이는 유학’이 더 중요시되는 ‘교육이동의 세기’(century of educational mobility)이다. 이 점에서 볼 때 교육이민과 조기유학의 원인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결코 방관할 일도 아니며 대책이 시급한 사회문제라 볼 수 있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원인 흔히 우리 나라 교육현실을 가리켜 ‘교육포기’와 ‘공교육 탈출’이 극도로 팽배한 교육일탈의 장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현실은 올바른 교육활동의 저해를 의미하며 학생들의 경우 학습의욕을 상실하거나 학교체계에 부적응한 상태이고 교사들 또한 학생들과의 문화적 세대격차와 함께 신인류적 사고를 지닌 학생들에게 전통적 교육 방법을 적용할 수 없어 교육 포기상태에 빠져있는 현실이 오늘의 교육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공교육의 현실은 결국 공교육의 신뢰를 떨어뜨려 사교육 기관에 의존하거나 이것도 부족한 경우 조기유학을 택하게 된다. 물론 조기유학이 해법이 아니라는 일부 학부모들의 경우는 아예 교육이민을 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원인은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공교육 부실 현상과 사교육비 증가 우선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의 첫 번째 원인으로서 초·중등 교육의 위기와 교실붕괴 현상을 들 수 있다. 특히 대입준비에 치중하는 중등교육에 대한 신뢰 실추를 들 수 있다. 암기식 입시 위주교육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우리 나라 중등교육은 이제 수업자체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교실붕괴’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러한 교실붕괴 현상은 일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등교육 전반에 걸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실버만(Silberman, 1970)은 이러한 교육의 위기를 구조적 정책적 문제로 진단하면서 학생들에게 순종과 침묵을 강요하므로써 자발성과 창의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평등 기제로서의 공교육의 위기는 교실과 학교의 현실을 무시한 교육개혁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또한 스티븐슨(Stevenson)과 스티글러(Stigler, 1994) 역시 미국교육의 위기는 훈육의 부재와 학부모 등 가정 역할의 붕괴, 학교체제의 비효율성, 그리고 교사들의 동기 부족 등 구조적 틀 속에서 기인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교실위기의 문제는 효율적인 수업활동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으로 총칭할 수 있으며 학생의 동기부족과 교실 내 행동상의 일탈, 교사의 의욕상실, 교과 내용이나 방법상의 결함 등 제반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문제상황을 야기한 경우라 볼 수 있다. 흔히 우리에 앞서 서구사회나 일본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왕따, 원조교제, 교사폭행, 교실 내 무질서 등이 모두 교실붕괴론의 제현상이라 볼 수 있다. 흔히 21세기를 ‘지식기반사회’ ‘지식정보화 사회’ ‘사이버 사회’ 그리고 ‘학습자중심 사회’ 등으로 지칭되는 것만 보아도 경직된 교과내용과 폐쇄적인 학교체제로서는 시대적 요구와 다양한 교육욕구를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구조적 측면에서의 교실붕괴 요인을 지적해보면 다음과 같다. *지식양의 폭발적 증가 *지식 전달체계의 변화 *열린 교육시스템의 확산 *급속한 국제화의 확산 *교육이동의 가능성 증대 *교수방법의 변혁 *급격한 문화이식과 문화접변의 증대 *탈캠퍼스화의 증가 *재택학습 등 대체학습의 확대 *자율화 경향의 증대 *시장경쟁원리의 확산 *학부모의 인식 변화 *사이버체제의 대확산 [PAGE BREAK] 또한 학습참여자의 측면에서 교실붕괴 요인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교사사기의 저하 *교사 역할의 변화 *교수방법 및 절차 기법의 변화 *교사의 경쟁력 저하 *학생특성의 변화(의식, 태도, 가치) *학생의 N세대적 행동특성의 심화 *학생의 세속화 현상 확산 *교사-학생의 세대간 격차 *사교육/입시 지향적 사고의 심화 또한 교육내용의 측면에서는 교육내용 자체가 삶과 직결되지 못한 입시준비형 교육내용으로 변모됨으로써 인성교육은 물론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내용의 측면에서 교실붕괴의 요인을 지적해본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비실용적 교육내용 *암기위주 교육내용 *쓸모없는 지식내용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내용 한편 교사들의 인식을 볼 때 교실붕괴 요인은 아래와 같다.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 어렵다. *교사권위가 실추되었다. *공교육체제의 위기구조가 있다. *학교 교육기능의 마비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교사의 측면에서는 권위가 실추된 점, 책임감과 긍지가 상실된 점, 사랑과 헌신이 부족한 점 때문에 교실붕괴 현상에 일조하고 있고, 학생은 학습동기가 낮고 교사에 대한 존경과 학생으로서의 순종적이고 배우는 자세가 부족하며 인내와 노력이 없어서 교실붕괴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의 직·간접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교실붕괴의 구조는 초등에서 대학까지 상호연계고리를 지니면서 구조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에서 교실붕괴의 구조를 나타낸 것처럼 교실붕괴의 현상이 있다면 중등교육에서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라기보다는 유치원, 초등교육과정에서의 예비적 과정을 거쳐 심화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부모의 교육 의식적 측면과 ‘恨풀이 교육’ 우리 나라 교육에서 먼저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하는 문제이다. 과연 우리 나라 교육에서 교육이 이토록 과열되어 있는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이렇게 과열된 교육현상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부차적 질문에 대한 논의도우리 나라의 교육구조와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관건이다. 과연 자녀를 위해서 교육에 헌신적으로 기여하는 부모들의 교육소원(educational wish)은 무엇이며 이 교육소원을 통해 자녀를 어떠한 방향으로 양육하고자 하는가 하는 논의가 곧 한국교육문화를 이해하는 첩경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과열교육현상은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교육의 본질적인 관점에서 볼 때에는 비정상적인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 나라 교육현실을 감안해 볼 때 ‘부모 자신들을 위한 교육인가?’ 그렇지 않으면 진정 ‘자녀를 위한 교육인가?’를 냉철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입시가 인간자격 내지는 성패의 관문이 되어 있고 학교는 ‘입시인간’ 이라는 상품의 생산장소이며 ‘입시’와 ‘공부’는 고등학교 청소년들의 삶을 가장 심각하게 지배한다. 따라서 대학입학까지의 삶은 한 가지 목적과 한 형태의 ‘강압적 정형화(定型化)’의 유형을 탈피하지 못하게 된다. 이 점에서 학생들의 경우는 성적에 대한 한(恨)이 지배되는 성적문화권에서 탈피할 수 없고 부모들 역시 자기 스스로의 교육적 소원 때문에 자식들을 통해 교육적 소망을 성취하려는 한풀이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부모의 교육소원 → 자녀의 교육소원 → 부모의 제2교육소원 → 2세 자녀의 제2의 교육소원 형태로 순환되기 마련이다. 이 점에서 우리 나라의 교육구조는 교육의 본질을 벗어난 ‘입시문화 교육사슬’의 구조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입시문화 교육사슬이 함축된 교육구조는 ‘한풀이’ 교육구조이다. 부모의 교육소원이 스스로의 교육적 ‘恨’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통해 교육적 대리보상을 받고자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부모의 교육적 ‘恨’은 소위 4과현상이라 할 수 있는 과잉교육, 과열교육, 과잉경쟁교육, 그리고 과잉보호교육으로 나타나게 되고 이러한 과도한 형태의 교육열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됨으로써 온통 대학입시에 모든 교육활동이 집중되는 왜곡된 교육문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물론 대학입시의 성공과 실패는 인생의 실패와 성공의 도식으로 지나치게 해석되게 되고, 많은 경우 직업선택이 적성과 흥미를 본위로 한 자기성취의 의미로서가 아니라 교육실패의 결과로 인식되기도 하는 왜곡된 직업관과 연관되게 된다. 한마디로 교육학대(educational abuse)와 교육방임(educational neglect)의 양면적 교육문화를 공유해왔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거침으로써 자녀 스스로 제2의 교육적 ‘한’을 지니게 되고 구조적 교육문화로 정착되게 된다. 우리 나라의 ‘한풀이’ 교육의 구조가 지니는 과도한 현상은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입시지옥, 입시가족, 입시문화, 입시학원 등의 기현상을 유발시키면서 결국 온 사회가 ‘교육에 취한 사회’ (educohoic society)를 면치 못하게 만든다. 학생들도 ‘시험에 취한 학생’(testholic student)이 됨은 물론 학부모 역시도 ‘과외에 취한 학부모’(tutorholic parent)의 모습을 나타내어 인격양성과는 거리가 먼 맹목적인 입시위주의 교육문화에 몰입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미성숙된 교육의식은 결국 조기유학계를 조직하는 형태로까지 발전되어 유학 도미노현상을 촉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PAGE BREAK]사교육비 부담 조기유학을 택하는 학부모들의 조기유학선택의 이유를 보면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서라거나 입시위주의 교육탈피를 위한 이유 외에도 사교육비 부담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2001년의 경우 직·간접 사교육비 규모는 16조~20조로 추정하고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분명 조기유학이나 교육이민의 직·간접적 동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은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로써, 공교육의 부실과 입시위주교육구조가 엇물려 있는 데 기인한다. 이것은 결국 우리 나라 교육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부모들의 의식을 자극했을 것이며 오늘날과 같은 교육이민이나 조기유학 등의 돌파구를 찾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교육정책의 일관성 결여 우리 나라 공교육과 교육 전체를 외면하게 만든 중요한 요인들은 낮은 교사의 질, 열악한 교육여건, 입시위주 교육 등 많은 이유가 있으나 그 중에 한 요인은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일관성이 결여된 조령모개식 교육정책은 교육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로 하여금 학교교육을 불신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교육은 자녀교육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게 만들고 결국은 도구적 수단적 준비교육에 집착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해방 이후 입시정책만 해도 크게는 14번, 세부적으로는 35번이나 바뀌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학부모들이 이 나라 교육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학 경쟁력의 부족과 취업구조 조기유학을 보내게 되는 또 다른 원인 중의 하나는 대학경쟁력의 부족과 졸업해도 제대로 취업이 되지 않는 취업구조를 들 수 있다. 일부 부모들의 경우 우리 나라 대학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대학이나 대학원은 외국으로 유학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더구나 일류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러한 제요인들은 결국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을 택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된다. 외국어교육 열풍과 세계화 또 다른 요인 중의 하나는 조기 영어교육 등 외국어교육 열풍과 세계화 추세를 들 수 있다. 조기유학을 보내는 부모들의 경우, 외국어 하나라도 제대로 하도록 하기 위해 조기유학을 보낸다는 주장이 많다. 특히 우리 나라의 외국어교육열은 지나치다 못해 외국어 중독증 현상에까지 갈 정도로 확산되어 있다. 이러한 외국어교육을 위해서는 필시 사교육비가 필요하고 원어민 등 양질의 외국어교육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현실 속에서 앞서 제시한 여러 이유들과 복합되어 외국행을 택했을 것이다. 우리 나라 일부 학부모들의 외국어교육 열풍은 ‘yes 엄마’, ‘no 자녀’로 지칭될 정도로 부모와 자녀 모두 영어에 집착되어 있다는 비판이 일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이민이나 조기유학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대책 교육이민과 조기유학의 원인은 우리 나라 교육구조와 문화, 그리고 부모의 교육의식에 이르기까지 교육사회의 총체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합당한 대책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인이 있으면 어느 정도의 대책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외국교육과의 경쟁력을 배양하는 일로부터 교사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제, 그리고 부모의 교육의식의 재정립 등 총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교육이민과 조기유학의 대책은 우리 나라 교육 정상화를 위해 절실한 과제이기 때문에 단순한 논리로 해결할 수 없겠지만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과 학력 및 학벌 풍토개선, 그리고 대학경쟁력 강화 등 초등에서부터 대학교육에 이르는 교육시스템의 정상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대책으로서는 다음 몇 가지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을 들 수 있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 교사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재교육프로그램의 내실화, 교수방법의 개선, 교과내용의 합리화, 교육환경과 여건의 개선 등 전체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공교육이 제기능을 할 수 있고 충분히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정비를 하여야 한다. 학급당 인원수의 감소와 교사의 충원 등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교사의 사기진작과 교사를 존중하는 풍토, 그리고 시대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수방법의 혁신적 개혁 등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둘째는 국제화와 세계화에 부응하는 유학대체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교과과정을 국제화하는 과제와 교사의 어학 능력 배양, 외국어교육의 강화와 내실화, 국제화와 세계화에 부합되는 학교와 프로그램의 신설 등 과감한 국제화와 세계화 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 이때 유의할 점은 우리 것을 존중하고 토대로 하되 선별적으로 전략적 국제화를 추진하는 지혜라 볼 수 있다. 즉 자국화와 세계화의 슬기로운 접목을 통한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의 대체효과를 얻도록 해야 한다. 21세기는 교육쇄국주의도, 교육식민지주의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입시위주 교육의 탈피와 학력 및 학벌 풍토개선을 들 수 있다. 우리 나라 사회에서의 고질적인 병폐 중의 하나는 능력보다는 학벌, 학력 중시 풍토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문화 현상은 결국 일류대학과 비일류대학의 이분법적 사고를 갖게 만들어 교육자체가 도구적 수단이 되고 그 방법이 사교육을 통한 입시과열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학력 및 학벌 풍토개선이 시급한 대책 중의 하나라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대학경쟁력의 제고이다. 모든 대학의 국제경쟁력 제고 문제는 입시위주교육을 해결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경쟁력은 결코 바람직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대학경쟁력을 제고하여 세계 유수대학들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 되었을 때 자연 교육이민과 조기유학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정책의 일관성 유지, 국제화의 촉진을 통해 유학대체 정책의 정착, 대학 국제경쟁력의 제고, 그리고 학부모들의 의식 재정립 등의 총체적 노력이 있을 때 교육이민과 조기교육 현상은 진정될 것이다. 더 나아가 ‘보내는 유학국가’(sending country)에서 ‘받아들이는 유학국가’(receiving country)로 바뀌어질 것이다.
강석운(한겨레신문 기자) 자녀 교육 때문에 한국을 떠났거나 떠나려고 마음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 초 미국 는 서울발 특집기사에서 “자녀 교육 등을 위해 외국으로 이주하는 한국인이 크게 늘고 있다. 과거에는 가난하고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기 위해 해외이주를 했으나 최근에는 한국의 미래를 움직일 것으로 기대되는, 부유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해외이주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이 아니더라도, 자녀를 선진국의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도록 조기유학을 보내는 가정도 늘고 있다. 4~5년 전만 해도 자녀 혼자 유학을 보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자녀의 뒷바라지를 위해 어머니가 대개 동행한다. 자녀 혼자 유학 보냈다가 탈선을 해 오히려 자녀를 ‘버리는’ 사례가 집중적으로 보도된 탓이다. 자녀의 장래를 위해 ‘이산가족’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 미시사가의 한 치과병원에서 일하는 김아무개(39)씨는 “1년 사이에 주변에만 이산가족 이민을 온 집이 4가구나 된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교육환경이 좋아 한국인이 선호하는 지역, 가령 캐나다 밴쿠버의 버나비나 랭리, 미국 로스앤젤레스 얼바인, 플러튼 등은 엄마와 아이들만 있는 가정이 몰려 있어 동포사회에서 흔히 ‘과부촌’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공 확률은 20~30%에 그쳐 교육이민이나 조기유학 뒷바라지를 위해 한국을 떠나든, 자녀의 장래에 대한 기대와 함께 한국 교육에 대한 실망감이 그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에서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던 이아무개(40)씨는 2001년 초 초등학교 1학년과 5학년에 다니던 두 딸을 데리고 캐나다 밴쿠버로 건너왔다. 이씨가 보기에 학교는 그가 다니던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고, 그 실망감 때문에 이민을 선택했다. 캐나다 밴쿠버로 온 지 반년이 지나고 그 선택에 대한 불안이 없지는 않다. 아이들은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못해 수업시간에 발표를 잘 하지 못한다. 게다가 친구도 사귀지 못해 풀이 죽어 있다. 낯선 땅에서 이씨는 아직 일을 찾지 못했다. 두 딸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일 외는 소일거리가 없다. 문득 ‘한국에서는 주류였는데, 비주류로 밀려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이민을 결심했을 때 품었던 기대를 버리지는 않는다. “한국에서는 여자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해 사회에서 자리 잡기는 더욱 힘들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이 곳은 기회가 한국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영어 하나라도 잘 하면 아이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런 기대를 이뤄낸 사람들도 많다.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장재숙(55)씨는 지역 동포사회에서 교육이민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경제적으로 여유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좋은 대학을 나와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장씨는 30년 전 캐나다로 이민 왔다. 세탁소를 운영하고 주방기구 판매를 하는 등 온갖 어려움 끝에 경제적 기반을 닦았다. 큰딸은 미국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고 두 아들 가운데 한 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활동한다. 또 다른 아들은 토론토 대학을 다니고 있다. 장씨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바쁜 와중에서도 아이들과 가능하면 식사를 함께 하면서 얘기를 나누려고 노력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일을 찾아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았는데, 그 배경에는 이런 노력이 어느 정도 일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성공보다는 실패 확률이 훨씬 높다. 7 대 3 또는 8 대 2로 실패 확률이 높다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초등학교 교장으로 일하는 수지 오씨는 “많은 사람들이 교육여건이 좋은 미국이나 캐나다에 오면 다 성공하는 줄 알고 있는데, 한국의 교육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도피하듯 온 아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개인적 경험으로 본다면 교육 때문에 미국으로 온 아이 10명 가운데 2~3명 정도가 성공을 한다면 나머지 7~8명은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생계 몰두하다 자녀교육에는 무관심 좋은 교육환경에서 아이들이 자라도록 한다고 해서 부모의 역할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캐나다든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든 우리 나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선진국의 교육환경은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 있는 세이트 맬즈 초등학교 엘리자베스 오캐리건 교장은 “교육환경이 좋다고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다. 좋은 교육환경은 학교와 학부모의 동반자 관계를 토대로 마련되는데, 한국 학부모들은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그런 교육철학에 무관심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PAGE BREAK] 자녀 교육을 위해 이민을 왔다고 하지만 고단한 이민생활을 헤쳐가다 보면 정작 자녀 교육에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캐나다나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의 70~80%는 식당, 잡화점, 세탁소 등 자영업을 하며 생계를 꾸려간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청소일은 한국인이 한다는 말이 퍼질 정도다. 한국에서는 전문직에 종사했다 해도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그 자격을 인정받기는 힘들다. 결국 높은 수입이 보장되는 안정된 일자리를 얻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에서 일정한 돈이 송금돼 오거나 뭉칫돈을 가지고 나온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부모가 맞벌이를 해야 생계를 꾸릴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자녀 교육은 소홀해지기 쉽다. 캐나다 밴쿠버로 3년 전 이민 와 식당을 하고 있는 김아무개(52)씨 부부는 오후 2~3시에 출근해 5시쯤 가게 문을 열면 다음날 새벽까지 장사를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아침 시간에는 몸이 언제나 물 먹은 솜처럼 된다. 그래서 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보기 어렵다. 김씨는 “아이만은 잘 키워보자고 이민을 왔는데, 이래도 되는가 하는 회의가 들 때가 많다.”고 했다. 그래도 김씨의 큰 아들은 토론토 대학에 들어갔다. 그런 아들이 너무 고맙다고 김씨는 말했다.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학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사립학교는 등록금만 800만 원 정도 하고, 이것저것 합하면 일년에 학비만 1400만 원을 넘어선다. 시드니 부자동네에서 청소일을 하는 한 이민자는 부부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며 1년에 3500만 원 정도를 벌어 아들을 사립학교에 보내고 있다. 이렇게 정착을 위해 맞벌이를 하는 가정일수록 아이들이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들 나라들은 우리 나라보다 아이들한테 자유와 자율을 강조한다. 그만큼 유혹은 도처에 깔려있다. 캐나다 할리팩스의 달후지 대학에 들어간 최윤영(19)씨는 “자유분방한 환경에서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해 대마초를 피우고 있는 후배들이 많다.”며 “이런 후배들 가운데는 마약에 손을 대 파멸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회의 참석하는 한국인은 전무(全無) 특히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은 아이들한테 신경을 못쓰는 미안한 마음을 대개 돈으로 보상려하고 한다. 하지만 더욱 아이들을 망치는 결과를 빚기 일쑤다.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 생활을 하는 박아무개(46)씨는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일수록 아이한테 용돈을 많이 준다. 미국인 가정보다 5배나 많은 용돈을 주기도 한다. 이 돈으로 끼리끼리 모여 유흥가를 기웃거리는데, 부모들은 늦게 집에 들어오다 보니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모른다. 뒤늦게 아이들한테 문제가 생기고 땅을 치며 후회하기도 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만난 김아무개(20)씨는 부모와 의절을 하고 산다고 했다. 그는 2001년 초에 고등학교를 그만뒀다. 공부를 게을리하다 학점을 못 따 졸업하기가 힘들게 되자 학교쪽은 대학 진학보다 직업교육을 권유했다. 이를 계기로 부모가 김씨의 생활을 알게 됐고, 서로 거리가 멀어졌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집을 나오고 말았다. “학교 생활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맞벌이를 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제가 필요할 때 항상 곁에 없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어렵게 대화를 하려고 해도 부모님이 더 이상 제 고민을 해결해 주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학교 생활을 잘 못한 것도 있지만, 부모님은 항상 ‘너 때문에 우리가 이런 고생을 한다’며 부담만 주었습니다.” 이 정도 되면 자녀 교육 때문에 이민을 왔다고 하지만, 이민생활의 고단함 때문에 자식농사는 ‘절반의 실패’를 한 꼴이 되고 만다. 이민 정착과 자녀 교육을 양립하기가 쉽지 않음은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브레아-올린다 통합교육구(우리 나라 지역교육청)의 교육상담사 원선(38)씨의 경험담이다. 그가 근무하는 교육구에서 학부모회의를 연 적이 있다. 9개 학교에 한국 아이가 240명이나 되었는데, 이 회의에 참석한 한국인 학부모는 거의 없었다. “학교에 한국인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말썽이 생기거나 공부를 놓고 부모와 얘기할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인 학부모를 만나기는 힘듭니다. 영어에 자신이 없어 학교 선생님들과 만나기를 꺼려하는 측면도 있지만, 일에 쫓기는 게 더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학교에 아이들을 맡겨 놓는다고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닌데, 안타깝습니다.” 사정은 오스트레일리아도 마찬가지다. 한국 학생이 전교생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시드니 콩코드 초등학교 앨런 던컨 교장은 한국인 학부모의 학교 참여 부족을 아쉬워했다. 그래서 2001년부터는 한국인 학부모와 따로 모임을 열었다. 혹시 언어 문제 때문이 아닌가 싶어 통역도 준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인 학부모들의 참여가 교장의 기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그는 “교육 때문에 이민을 왔거나 유학을 보냈다면 교사를 자주 만나 자녀 교육을 위해 서로를 돕는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데도 왜 그러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PAGE BREAK]공부 압박감 없는 학교생활에는 만족 이민이나 유학을 온 아이들은 대체로 학교 생활에 만족하는 편이다. 시드니의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경학(10, 가명)이한테 학교 생활을 물어봤다. “재미있어요. 한국에 있을 때에는 학교 가기 싫었는데, 여기에서는 학교 생활이 너무 재미있어요.” 시드니로 건너온 지 반 년밖에 안돼 수업시간에 발표할 때는 영어가 입안에서 맴돌아 어려움도 많지만, 학교 생활은 즐겁다고 했다. 캐나다나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대답은 비슷하다. 캐나다 토론토의 공립학교를 다니는 김아무개(15, 중3)양은 “한국에서는 필요없는 과목도 배워야 했고 시험 때는 성적을 올리기 위해 달달 암기를 해야 했지만,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시험 부담도 없고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골라 하면 된다. 한국에서 고생할 친구들이 안쓰럽다.”고 했다. 좋은 교육환경에서 아이가 즐겁게 성장하는 게 이민이나 유학을 선택한 동기라면 이런 아이들의 반응에 비춰 부모가 더 이상 바랄 것은 없다. 하지만 자녀가 성공을 하기를 원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흔히 ‘영어 하나라도 건지겠지’ 하는 마음에 선택한 이민이나 유학이지만 정작 그 영어가 아이들을 두고두고 괴롭힌다. 아이들은 수학에서는 앞서 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에세이(작문)나 역사 등 영어로 생각을 표현해야 하는 과목에서는 괴로움을 겪는다. 캐나다 토론토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강아무개(18)군은 영어 때문에 낙제를 한 경험이 있다. 이민온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영어에 자신이 없다. 강군은 “교사가 말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옆에 있는 친구한테 물어보면 따라는 가게 되기 때문에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영어가 잘 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일년 정도 하면 영어를 어느 정도 따라가겠지 하고 생각했던 부모들은 그런 자녀들을 보면 실망하기도 한다. 특히 조기유학 뒷바라지를 위해 함께 온 학부모일수록 실망을 많이 하게 된다. 남편이 대기업에 다니는 박아무개(38)씨는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 오스트레일리아가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으면서 자녀한테 영어 하나는 건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1999년 말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과 시드니로 건너왔다. 애초 계획은 1년 정도 체류였다. 그 정도면 말하고 듣는 것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한국에 왔을 때 아이 영어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영어학원에 데려갔는데, 원장은 아이가 영어권 나라 학교에 다니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박씨는 체류기간을 연장했다. 그리고 시드니의 유명학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 아이가 학원숙제나 학교에서 내주는 수학, 수필 등의 과제를 혼자 해내기 벅차해 개인교사를 붙이기도 했다. 박씨는 “학부모 가운데 아이의 영어 실력이 빨리 안는다고 닦달하는 경우가 있다. 영어와 부모의 압력 양쪽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원형탈모증에 걸린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영어 장벽에 탈락률 높아 영어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2001년 10월 10학년(고1)부터 교육부가 주관하는 작문시험을 통과해야 졸업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지에서 만난 많은 한국인 학생들은 이 시험을 걱정했다. 다행이 어느 정도 영어에 익숙해졌다 해도 문제는 영어의 수준이다. 2001년 4월 캐나다 토론토의 한 도서관에서 한국인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자녀교육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인재개발원 김기태 원장은 “한국인 학생들이 대학에서 한계에 부딪혀 중도탈락하는 일이 많다. 토론토 대학의 경우 한국이 학생의 탈락률이 70%에 이른다.”고 밝혀 동포사회에 충격을 줬다. 이런 결과는 능력이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부모의 기대에 따라 무조건 대학에 들어갔다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그만큼 많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이때 능력에는 영어도 포함된다. 시드니 대학에서 만난 한 한국인 학생은 “초등학교 때 이민이나 유학을 와서 개인교수를 받는 등 열심히 공부를 하면 그나마 대학에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가 된다. 나도 그렇게 했는데 아직까지 내 생각을 완벽하게 영어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를 느껴 세미나 등을 할 때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중학교 이상 돼 이민이나 유학을 오면 그만큼 힘들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 시드니로 이민 온 이 학생의 친구는 전문대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한 뒤 한국에서 호텔 신입사원 모집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그런데 낙방 이유가 영어였다.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한 지원자들의 실력이 훨씬 좋았다는 것이다. 백인 주류사회 진입은 하늘의 별따기 이민이나 유학와 이런 장벽들을 뚫고 대학을 마치면 말 그대로 ‘기회’는 보장되는 것일까? 만약 이민이나 유학 뒷바지를 위해 함께 온 부모가 자녀의 성공을 ‘경쟁에 시달리지 않고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미국 캐나다 또는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그 정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현지 사회에서 ‘안정된’ 직장을 얻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를 부모가 원한다면, 자녀가 대학을 졸업했다 해도 부모의 그런 기대를 실현하기는 무척 어렵다. 백인 주류 사회에 진입하기가 만만치 않는 탓이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한 한국인 학생이 전해준 얘기다. 법대 졸업을 앞둔 중국 학생들이 좋은 법률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댔다고 한다. 그 결과 백인과 똑같이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인과 똑같이 흉내내기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인가? 결국 주류 문턱에서 주저앉기 일쑤다. 캐나다에서 장례관련 사업을 하는 김아무개(43)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의 희망도 있고 해 노동을 하는 일을 쉽게 선택할 수도 없었다. 실패를 거듭하다 ‘내 인생은 내가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전문대에 들어가 장례관련 공부를 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는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그는 “누구네 아이가 대학에 들어갔다는 얘기는 자주 듣는데 그 아이가 대학을 졸업해 어느 직장에 들어갔다는 얘기는 듣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드니에서 만난 한 의대생의 얘기도 백인 주류사회 진입의 어려움이 낳는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의대를 졸업한 선배가 시드니에서 개원을 하려고 했는데, 먼저 개원한 선배들이 말렸습니다. 교민들을 상대로 하는 의원들이 많아 힘이 드니 다른 곳에서 개원을 하거나 대학에 남으라고 은근히 권한 것이죠.” 의대나 법대를 나와 의사나 변호사가 돼도 교민들을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는 현실인 것이다.
박남기(광주교대 교수) 들어가는 말 우리는 칭찬에 인색하고, 스스로에게 만족하기 어려운 민족인 것 같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우리 민족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여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놀라운 민족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는 내일이라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것처럼 참담한 것들뿐이다. 이는 교육 분야에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우리 나라 교육이 우리의 기대만큼 잘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의 교육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잘 되어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늘 우리는 남의 손에 들린 떡을 더 크게 생각하며 살아오고 있다. 이 글에서는 다른 나라의 교육 현실과 우리의 교육 현실을 간단히 비교함으로써 우리 교육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하고, 우리 교육의 강점을 살리면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가를 모색해보고자 한다. 선진국 교육과 우리 교육 지난해 봄 온 나라가 교육이 붕괴되고 있다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던 때 선진국은 한국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 초·중등 학생이 국제 수학 및 과학 경시대회(TIMMS)에서 1995년에 이어 2000년에도 좋은 성적을 냈다. 1995년의 경우 참여한 40개국 중 과학(3학년 1위, 4학년 1위, 7학년 2위, 8학년 4위)과 수학(3학년 1위, 4학년 2위, 7학년 2위, 8학년 2위) 모두 상위의 성적을 거두었으며, 1999년에도 검사 대상인 7학년이 최종 38개국 중에서 과학 5위, 수학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이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자 정부와 언론이 함께 향후 대책 모색에 나섰다. 심지어 이 발표가 있은 후 미국 교육부 장관은 지금까지 진행해온 점진적 교육개혁이 실패했다고 말하고 교사 교육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자 하는 부시 정부의 교육개혁을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국제 비교 결과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주 무의미한 자료 또한 아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미국은 초·중등 학생 1인당 7천 달러 정도를 쓰면서도 학생들의 학력이 향상되지 않아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많은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무관심, 아이들의 낮은 성취욕구, 지역간·학교간의 커다란 학력 격차, 집단 폭력 및 총기 문제로 인한 안전 문제, 그리고 성(性)과 마약 등등의 문제로 앓고 있다. 미국은 자신들의 대학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초·중등 교육은 실패했다고 인정하면서 우리 나라를 포함한 싱가포르, 일본, 대만 등등의 초·중등 교육에서 시사점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교육에 대해 알고 있는 미국교수나 학부모들에게 한국에 불고 있는 미국 등을 향한 조기 유학 열풍을 이야기하면 이들은 대부분이 깜짝 놀란다. 학교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마약이나 섹스 문제 등에 대해 미국만큼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며,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고, 교사들의 질이 높은 나라에서 왜 미국으로 오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에 광양에 있는 모 사립 초등학교 요청으로 미국의 모 사립학교에 자매결연을 맺어주기 위해 연락을 했더니 미국 사립학교가 상당히 좋아했다. 자기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한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는 수업이 시작되어도 아이들이 교실이나 복도를 걸어다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집단적으로 교실을 뛰쳐나간다든지 갑자기 괴성을 지르면서 물건을 던지는 등의 난폭한 행위를 계속하는 교실붕괴 현상이 초등학교에까지 널리 퍼져 있다. 이는 가정 교육 부재 등을 비롯한 교육 주변 상황이 학교의 대처 능력 범위를 넘어선 결과로 알려지고 있다. [PAGE BREAK]또한 유럽의 주요 선진국과 미국은 교사 부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아이들이 거칠어져 교직이 과거보다 더욱 힘든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교직에 대한 사회적 대우나 인식은 힘든 정도에 비추어 크게 향상되지 않는 것이 주원인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비추어보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에는 제품 가격이 올라가게 되어 있는데 요즈음 이러한 나라는 교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대신 외국 교사를 수입함으로써 부족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경제학자가 30여 년의 시계열 연구를 한 결과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교사의 질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이러한 나라들은 구조적으로 교사에 대한 처우를 대폭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학급당 학생수,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적은 상황에서 교사의 급여를 인상시키면 학생 1인당 교육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미 학생 1인당 교육비가 높은 상황이어서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교사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이는 결국 교육의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 나라는 교사의 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높은 편에 속한다. 그리고 교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 특히 중등학교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인기 직종 3위 안에 교직이 들어 있다. 이미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교대 3학년 편입생을 뽑는데, 거기도 경쟁률이 거의 20 대 1이 될 정도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학부모의 자녀를 향한 교육열이 살아 있고, 아이들의 성취욕구가 강하며,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질 또한 높아서 우리 나라의 교육은 다른 나라에 비해 미래가 밝다. 여기에 국가와 사회가 학교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투자를 늘린다면 그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물론 중등학교에 교실붕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주 양호한 편이고 다른 나라에 비해 극복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점을 깨닫기 바란다. 우리 사회 일부에서 우리 교육이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고 연일 떠들어대지만 이들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공교육이 위기에 빠지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교육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도 공교육 개선을 위해 돈을 더 투자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공교육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특별 지원이나 대책은 제시하지 않고 이를 이유로 들어 자신들만의 학교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진정한 위기는 공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를 빌미로 공교육을 무력화시키고자 할 때 올 것이다. 만일 그러한 상황이 오면 우리도 오늘의 미국 교육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그대로 떠안게 될 것이고 오늘날 우리가 떠들고 있는 중등학교의 교실붕괴 현상은 실은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며, 이는 초등학교에까지 퍼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나라 학교 교육은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려가야 하며, 안고 있는 문제점을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범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충족되지 않은 하나의 교육 욕구 현재 우리 나라에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학부모의 교육 욕구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돈은 있으나 자녀들이 특수목적고등학교나 극소수밖에 없는 거창고등학교, 민족사관고등학교와 같은 우수 명문 사립학교에 들어갈 실력은 되지 않는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 욕구이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도가 바로 자립형사립고 제도와 내국인도 입학할 수 있는 외국인학교 (*최근 제주도에 이를 허용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음) 등이다. 일반 공립학교를 통해서 이들의 욕구를 일부 수용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국내의 특수목적고등학교(외국어고등학교, 과학고등학교 등) 이외에 민족사관고등학교, 거창고등학교 등등은 외국의 명문 사학 못지 않은 우수한 프로그램, 교사진, 그리고 시설을 갖추고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부모들이 비싼 학비를 들여 자녀를 비종교계 사립학교에 보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러한 학교들이 대학 진학 준비를 시켜주고 이 학교 졸업생들의 명문 대학 진학률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 공립학교는 대학 진학 여부는 학생 개인의 선택이고 학교는 민주시민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학 진학 준비를 시킨다는 관점에서 보면 특수목적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고등학교는 모두 비싼 등록금을 받는 미국의 비종교계 사립학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 학부모들이 많은 돈을 들여 자녀를 조기유학 보내려고 하는 이유는 자녀가 어느 정도 수준에 있고 부모가 돈만 있으면 자녀를 외국의 명문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영어 교육을 시킬 목적으로 일반 공립학교로 보내는 부모도 있으나 부유한 지역이 아닐 경우에는 앞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 나라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에 노출되게 된다. 한국어와 외국어를 동시에 유창하게 구사하고 한국적 문화와 가치관을 충분히 습득한 후에 그 위에 외국의 문화를 소화시켜 폭을 넓히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정체성 위기 문제, 어느 나라에도 적응하기 어려운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PAGE BREAK]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바 사회에서 크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따르다보면 오히려 교육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는 묻히고 사회적 강자의 목소리만 크게 부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크게 들려오는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그 목소리에 휩쓸려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게 될 때 교육은 헤어나기 어려운 상태로 빠지게 될 것이다. 미국 공교육의 전반적인 실패 원인 중에는 소규모 교육 자치를 통한 지역간 교육격차 심화, 사립학교를 통한 중상층 이상 분리 교육 등이 포함되고 있다. 부유층이 모여 사는 공립학교가 아닌 경우 공립학교에는 앞에서 언급한 많은 문제가 있어서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는 자녀를 사립으로 옮겨가고 그러다 보니 공립학교는 더욱 피폐되는 빈곤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향후 우리 교육의 문제도 부유한 계층 사람들의 교육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간·계층간의 학력 격차 심화, 자립형사립고 확대 등을 통한 부모의 배경에 따른 학생 분리, 공교육에 대한 불충분한 투자 등에서 비롯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리면서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 우리 교육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첫째, 교육 제도 면에서는 국내의 학교만은 다양한 사회계층이 섞여서 교육을 받도록 유지해주어야 한다. 공립학교가 자립형 사립학교에 버금가는 교육 여건을 갖춘다면 사람들이 굳이 자립형 사립학교에 보내려 하지 않을 것이고, 자녀를 사립에 보내는 사람들을 크게 부러워하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교육 여건을 크게 개선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이나 자립형사립고와 교육 여건이 너무 차이가 나도록 공립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지역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지만 지역 사회와 학부모들이 나서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 학교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지난 가을 이집트에 갔더니 공립 고등학교인데도 그 지역 학부모들의 요청에 의해 그 학교는 주요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부모들의 교육열이 학교를 통해서 분출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어느 정도 재량권을 주고, 학부모가 그리할 수 없는 지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어느 정도 추가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학교 차원에서는 국민, 학부모,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단위 학교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각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는 자기 학교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육만족도,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교와 교사에 대한 기대를 매년 조사하여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추출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학교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불만이 무척 높은데 이는 학부모 집단과 교사 집단의 인식차이에 기인한다. 학부모 집단은 적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높은 만족도를 기대하는 것은 아닌지를 되돌아보고 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거기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 집단 또한 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는데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그렇게 낮은지를 살피고 이를 높이기 위해 교사 집단이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상황 탓만 하기에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너무 높다. 이와 함께 교사들을 대상으로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기대 및 문제점을 조사하여 학생과 가정의 역할 정립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사회가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동안 자녀 교육에 무관심한 학부모가 급증하고 있다. 소외된 계층의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한 충분한 배려가 주어지지 않으면 공교육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가치관 교육을 시켜야 할 것 같다. 지금 우리 나라 사람들이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높은 기대에서 비롯된다. 과불급(過不及)이라는 말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기대 심리가 너무 낮으면 성취 욕구가 너무 낮아지고, 지금처럼 너무 높으면 만사가 불만스러워진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신을 객관화시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가진 것에 감사하며 적절한 기대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도록 하는 역할을 이제는 학교가 맡아야 할 것 같다. 맺는 말 이상으로 우리 교육을 다른 나라 교육과 비교하는 속에서 우리를 살펴보았다. 우리 교육을 너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으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너무 간과하는 것 같아 일부러 부각시켰다. 우리 스스로 우리 교육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가지고 강점을 살려가고 부족한 점을 고치기 위해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이성(경기 군포초 교사) 2002학년도 대입 2학기 수시모집 전형에서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사학을 중심으로 외국어고교 등 특정 고교 출신에게 가중치를 적용하는 사실상의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대학이 신입생 선발에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고교간 학력 차이에 대한 인정이 허용돼야 한다”며 고교등급제 실시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였다. 모 사립대 입학관계자는 “이들 특목고생들은 정시모집에서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우수한 학생들”이라며 “고교에 따라 성적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특목고생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학교의 방침”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교등급제는 우리 나라 초·중등 교육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한 결정이다. 모든 정책에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려면 긍정적 측면과 함께 부정적 측면도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 교육계는 대학입시에서 서열 매기기식의 평가를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나타나는 교육적 병폐를 수없이 지적하여 왔다. 여기에 고교등급제까지 시행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중·고등학교의 파행적 교육과정 운영이 더 심각해질 것이다.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입시제도는 초·중등의 모든 교육 활동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교 등급제가 정착될 경우 고등학교는 물론 초등학교까지 점수위주의 획일화된 교육의 멍에를 벗어날 수 없다. 실제로 고교등급제 시행 발표가 있은 직후 실시된 2002년 고교입시에서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특목고 및 비평준화 지역 서열이 높은 학교의 지원율이 급상승하였다. 물론 지원 학생의 성적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학교에서 특목고 진학을 위한 과열 경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고교등급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원했던 결과는 결코 아닐 것이다. 우리 나라 중·고등학생의 학습량이 적어서 교육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서열화된 점수에 의존하는 평가제도는 다른 어떤 창의적 활동도 불가능하게 한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스스로 선택하여 조직, 통합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능력과 능동성이 계발될 수 있다. 그러나 경쟁입시 체제는 학생들에게 시행착오를 허락하지 않는다. 현재 고등학교는 평준화 체제와 비평준화 체제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평준화 체제에 대한 찬반 양론이 있기는 하지만 평준화를 지지하는 국민 여론이 더 높다. 경기도 신도시, 울산광역시, 익산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교평준화 체제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평준화 지역 중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 컴퓨터 추첨에 의해 학교를 배정받을 뿐이다. 소속 학교가 어디냐에 따라 입시전형에서 차별이 주어진다면 그것은 교육기회 균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특히 수험생의 소질이나 발전 가능성보다는 선배나 학교 이름에 따라 능력이 결정되는 위헌적 요소도 포함하고 있다. 과학고, 외국어고와 같은 특수목적고, 조리고, 애니메이션고와 같은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은 동일 계열로 진학할 때 그 학생들의 능력을 평가할 대학의 자율성이 존재한다. 굳이 고교를 서열화할 필요는 없다. 고교등급제는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오직 수능점수를 통해서 대학과 학과를 평가하는 현재의 입시제도는 일부 명문대에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제도를 고집하는 한, 대학의 발전은 없다. 각 대학은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와 지방명문고 졸업생들을 받으면 우수대학, 우수학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손쉬운 운영 방침을 버려야 한다. 이제 대학은 입학 성적 우수자에게 대학의 위상을 맡겨서는 안된다. 우리 나라 교육경쟁력이 떨어지는 주요한 이유는 대학교육과정의 문제에 있다. 대학이 신입생 선발에 쏟는 노력을 대학교육과정의 질 개선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각 대학 고유의 특성화된 교육과정 개발과 적절한 투자, 그리고 대학교육의 결과를 가지고 평가받을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 ’98년 이해찬 교육부장관은 대학 무시험전형을 골자로 하는 ‘2002년도 입시안’을 밝혔다. 당시 이장관은 “시험성적위주로 나타나던 고교간의 학력차는 앞으로의 진학방식에서는 통용될 수 없다”며 “과학고, 외국어고, 농업고 등 학교운영이 특성화된 학교 출신들의 동일계 진학 시에만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었다. 이 말을 믿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 처음으로 진학하는 올해 대학입시에서 교육부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시제도를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비밀리에 변칙으로 고교등급제를 시행하는 대학들이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누가 교육부의 정책을 신뢰하겠는가? 교육부는 ’98년, 무시험 전형을 골자로 한 “2002년도 입시안”을 발표할 때와 지금의 고교 등급제를 묵인하는 입장의 차이를 밝혀야 한다. 말로만 아무리 고교 등급제가 잘못된 것이라고 해봐야 학부형과 학생들은 믿지 않는다. 고교등급제와 관련한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방향은 앞으로 교육인적자원부의 신뢰지수와 관련한 중요한 문제이다.
송영섭(북서울중 교장) 국가인적자원 비전 2005 우리는 좋든 싫든 지식정보화·네트워크화 사회가 상당히 진행되어 국가간의 국경선이 없어지고 지식, 자본, 기술 등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는 지식이 가장 중요한 부가가치의 원천이자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시대적 변화를 미리 깨닫고 이런 변화에 대비하여 국가적 차원의 전략을 수립·시행한 미국, 핀란드, 아일랜드 등이 세계시장에서 약진하는 현상을 보더라도 현대사회에서 지식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얼마 전 영국의 BBC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이제까지 가난한 나라로 알려져 있었고, 미국과 영국으로 이민을 보내는 대표적인 나라였던 아일랜드가 이제는 지식강국으로 변하여 오히려 이들 나라로부터 역이민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이런 단적인 예만 보더라도 우리는 국가차원의 인적개발 전략의 수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국가 차원의 인적개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기 위한 시안을 발표한 것은 대단히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이번에 정책연구팀이 발표한 「중장기 국가 인적자원 개발 기본계획(안)」을 보면, “국민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의 신뢰회복과 결속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여 2005년까지 인적자원 부문 국가 경쟁력 세계 10위권 도약”을 정책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그에 대한 과제로서 ‘국민 기초 역량 강화, 성장을 위한 지식·인력개발, 국가인적자원 활용 및 관리 고도화, 인적자원 인프라 구축’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중점 추진 전략으로 ‘개방화·네트워크화, 정보화, 탈규제화·자율화, 여성활용 극대화’를 들고 있다. 여기에서는 ‘국민기초역량 강화’를 위한 주요 과제 중, 초·중등학교 교육에 관련된 사항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시안에 나타난 초·중등교육 강화 방안 이번에 발표한 「중장기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안)」에서는 국민기초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중등학교를 통한 국민 기초교육의 보장’, ‘초·중등교육 체제의 자율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초·중등학교를 통한 국민기초교육의 보장 시안에서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모든 초·중등 학생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능력이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정보화능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등임을 밝히고, 이런 기본적인 능력의 최소 수준 보장을 초·중등학교의 핵심적 사명으로 규정하고, 이를 ‘초·중등교육법’에 명시하자고 제언하고 있다. 또, 모든 개별 학생이 국가가 정한 최소 성취 기준을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 국가는 기본능력의 최소 수준을 정하여 국가단위의 객관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모든 학생이 최소 성취 기준에 도달한 후 상급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며, 단위학교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위한 지도방안을 강구하도록 학교의 책임을 강화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단위학교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학교에 대한 장학활동을 강화하되, 장학을 지원과 조언 중심으로 혁신하고, 이를 위한 지원 체제로서 가칭 ‘국가장학지원센터’의 설립을 제언하고 있다. 국가장학지원센터는 국가 수준의 학교평가 및 장학지원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단위학교 수준에서의 기초학력 성취 기준 미달 원인을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성취 수준 향상을 위한 실제적인 조언과 자문을 수행하는 것을 그 임무로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시안에서는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특히 중요한 능력으로 외국어·정보화 능력을 들고,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도록 하는 학교 책임을 강화하고 국가 지원을 확대하자고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에서는 모든 학생에 대한 외국어·정보화 능력 기준을 설정하여 평가도구를 개발하고, 학생의 출신 사회계층 차이에서 오는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저소득층 지역 학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초·중등교육 체제의 자율화 방안 교육의 질은 교원의 역할과 헌신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보고, 교원의 자발적인 헌신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학교와 교원의 자율과 재량권의 확대 방안을 들고 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 및 시·도교육청은 정책기획 기능 및 국민기초교육 성취 기준 마련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단위학교는 국가가 제시한 기초교육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교육계획을 수립·추진하도록 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또 학교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초·중등 국·공립학교에서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자율적으로 교육과정, 학사, 인사, 재정을 운영하도록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PAGE BREAK]시안에 대한 논의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교육은 학교교육으로 끝나지 않는다. 급속하게 증가하는 지식의 양으로 말미암아 평생교육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국민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평생학습 사회에서 뒤쳐지지 않고 살아가게 하려면 기초교육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본 방향에 공감하며, 추진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유의할 점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기본 능력의 최소 수준 보장’ 방안 21세기에 필요한 기본능력이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창의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모든 학생이 이들 능력에 대한 최소 수준에 도달하도록 학교가 노력해야 한다는 데도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이를 실제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중등교육법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국민의 최소 기본 능력 보장이라는 과업이 초·중등교육법에 이를 명문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보다는 현재의 초·중등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는 ‘대학입시의 합리적 개선 방안’이 우선 제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와 같이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입시의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면, 학교에서 아무리 좋은 교육계획을 세워서 수행한다 하더라도 또 하나의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되고,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정책에 대한 불신만 더 받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 틀림없으며, 이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우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 중에서 도입 취지는 옳았으나, 현실에 맞지 않아 성공하지 못한 정책의 대표적인 예로 초등학교에서의 열린교육, 중·고등학교에서의 보충·자율학습의 폐지 등을 들 수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열린교육을 실시하면서, 주입식·암기식 교육을 폐단을 없애기 위해 평가에서 일제고사를 없애고 수행평가 중심으로 나가고, 결과도 점수가 아닌 문장으로 표현하게 하는 것 등은 이론상으로는 학생의 창의력을 개발하고 학습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등, 시대의 요청에 맞는 교육방침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이로 인해 자녀의 상대적 위치를 알 수 없게 되었고, 불안한 나머지 학교교육을 불신하고 주입식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사교육 기관으로 자녀를 내몰고 있는 것이다. 중·고등학교에서 보충·자율학습을 폐지함으로써 입시위주 교육의 폐단을 없애고,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며, 학생이 자신의 특기·적성을 계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자는 기본 취지는 좋았으나, 우리의 중·고교교육이 여전히 대학입시에 예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등한히 한 조치였다. 결국 일부 학교에서는 숨어서 보충·자율학습을 시행하게 되고 교육부는 이를 단속하는 등 행정력을 낭비하게 되었고, 일부 교직단체와 학부모간의 갈등을 야기하는 등 문제점을 낳게 되었다. 위와 같은 사례를 볼 때, 초·중등학교에서의 사명을 국민의 기초교육 보장이라고 법에 명시하는 것 못지 않게 이를 현실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제반 여건 및 교육풍토 조성 등 사전 정지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 차원의 학교 평가 실시 국가가 기초학력에 대한 최소 성취 수준을 정하고, 국가 수준에서 객관적인 평가도구를 사용하여 학생의 성취 수준을 정기적으로 알아보는 것은 교육의 투자 효과를 가늠해 본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PAGE BREAK]그러나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주체의 하나인 일선 교사의 동의 내지는 협조를 먼저 얻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학생의 성취도 평가는 자칫 학교나 교사의 평가와 연계되는 느낌을 주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일선 학교의 교사들은 본능적으로 이에 반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교육 성취의 상당한 부분을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우리의 현실에서는 특히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사교육이 거의 없는 외국의 경우, 평가결과가 그대로 학교교육의 성과일 수가 있어서 잘하는 학교는 격려해주고 못하는 학교는 그에 대한 처방과 지원을 해주되, 계속 못하는 학교는 폐교까지 시키는 등의 조치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지역적으로 경제적, 사회문화적 편차가 심하고 이에 비례해서 사교육에 의존하는 편차도 심하다. 따라서, 국가에서 평가를 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학교교육만의 결과라고 보기가 힘든 실정이다. 더욱이 그 결과에 따라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재정적 지원에 차이를 둔다면, 공교육에서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결과를 자져오게 될 것이다. 오히려 성취가 낮은 학교에 국가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이러한 평가를 실시한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고 교사들의 협조를 받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새로운 제도(기구)의 설립 우리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면서 이를 수행할 새로운 제도나 기구의 설치를 동시에 주장하는 예가 많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나 기구를 설치하기 전에 기존의 제도나 기구로는 이 정책을 수행할 수 없는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이 정책이 외국의 예에서 빌어온 것이고,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검중되지 않은 것일 때는 더욱 그렇다. 이번 시안에서도 ‘(가칭)국가장학지원센터’를 설립·운영함으로써 평가 등을 전담하고 전문적인 장학진을 두어 성취가 낮은 학교에 대하여 지도·조언하도록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 또한 외국의 예에서 빌어온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우리의 현실에서 영국의 OFsted(Office for Standard in Education. 학교와 지방교육행정기관을 감찰하는 정부기구)나 뉴질랜드의 Ero(Education Review Office. 유아원 학생들의 생활과 교육에 관한 보고서) 같은 기구가 꼭 필요한 것이냐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런 기구의 성격이 반민반관의 어정쩡한 기구일 때는 더욱 그렇다. 반민반관 기관에서는 정책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예를 우리는 자주 보아왔기 때문이다. 차라리 현재의 교육인적자원부 학교정책실의 인원을 원상으로 회복하고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우리의 행정풍조에 맞는 더 낳은 방책이 될 수도 있으리라고 본다. 아니면, 현재의 교육인적자원부나 시·도교육청의 장학기능과 인력을 떼어내어 교육인적자원부의 외청으로서 국가장학청을 세우고 여기서 초·중등교육을 전담하게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공립학교의 자율성 확대 시안에서는 교육의 질이 이를 담당하는 교원에 달려있다고 보고, 여건이 성숙된 학교에 교육과정 편성 운영, 학사 운영, 인사, 재정의 자율권 등 학교의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 같다. 교원의 자발적 참여와 학교의 자율성 신장은 대단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 제도 역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학사 운영면에서는 현재 방학을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함으로써 어느 정도 자율성이 주어졌고, 7차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특별활동과 재량활동 시간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실질적인 주5일 수업도 운영할 수 있다. 재정의 자율권은 금년부터 학교회계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자율권이 학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인사권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이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우리 나라는 교육감이 인사권을 가지고 4년 내지 5년을 주기로 해서 학교를 이동해서 근무하도록 하는 교원 순환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교원 순환 근무제는 학교장이 학교실정에 알맞은 사람을 골라서 채용하지 못함으로써 학교의 특색에 맞는 교육의 효과를 거두기 힘든 단점이 있다.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고 싶은 학교에서 근무하지 못함으로써 먼 거리를 통근하거나, 학교에 대한 애착심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이러한 단점 못지 않게 장점이 많은데, 그 첫째가 열악한 지역 소재 학교에도 교사 충원이 비교적 쉽게 된다는 점이다. 만약 학교별로 교사 채용제도가 시행된다면, 일부 농어촌 학교에서 보듯이 교사 부족난은 심화될 것이다. [PAGE BREAK]둘째, 같은 학교에서 너무 오래 근무하는 데서 오는 매너리즘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예는 설립한 지 오래된 사립학교에서 교사들이 흔히 빠지는 현상을 보아도 알 수가 있다. 셋째, 이 제도는 자칫하면 교육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 왜냐하면, 자율 운영 공립학교는 학교 평가 결과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교를 지정할 경우가 많은데, 학교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는 학교는 학교 자체의 교육력만이 아닌 외부 요인(지역, 학부모의 교육력 등)에 의해서 그러한 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시행하더라도 시범·운영을 거쳐서 추진하되, 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학교부터 자율권을 주는 등 문제점을 개선한 다음 점진적으로 시행을 확대해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수과목의 축소’ 방안 포함 필요 21세기에 필요한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의사소통능력, 정보화능력을 학교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몇 가지 선행 조건 중에는 이수과목의 축소방안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본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현행처럼 13∼14과목인 상태로는 우리가 바라는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배양 교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2005년까지는 안되더라도, 장기적인 비전으로서 이수과목수의 축소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즉, 교과목을 과감하게 통합하여 필수교과는 5∼6과목으로 하고 선택교과를 확대해서 학생이 한 번에 배우는 과목의 수가 8개 과목을 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는 교사의 복수과목 전공제도가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예비조치로서 현직교사의 재교육을 위한 방안 제시가 필요하다. 현재의 1교사 1담당교과목 제도로는 학생이 배우고자 하는 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할 수가 없고, 현재 근무중인 교사를 배제하고 다른 교사를 채용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교육부에서는 현직교사의 재교육방안을 수립·시행하고, 교사는 다양화되는 시대의 요청에 순응하여 기꺼이 재교육을 받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현직교사를 재교육할 때는 교과전문성을 저하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현재 일부 제2외국어 교사를 재교육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재교육 대상의 교사를 수업에서 면해주고 일정기간 동안 재교육에만 전념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 현실성이 없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교육대학원과 각 시·도교육청이 협약을 맺어서 교육내용을 전문 교과교육에 한정하고 충분한 교육이 이행되도록 상호 협조하되, 야간제로 운영하며, 교육 성과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는 경우에만 등록금 등을 교육청이 부담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결론 및 제언 교육의 성과가 장기적이고, 불가시적이라고 볼 때, 교육정책은 활동이 두드러지는 가시적인 정책 제시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교육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를 설득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초·중등교육 정책에 있어서 단기적 정책수행의 목표치 제시 등은 되도록 삼가고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히 정책을 추진하려는 지혜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그다음 중요한 것은, 학교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교육부에서는 어떤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할 경우, 우선 이를 직접 시행할 당사자인 교사의 동의를 먼저 구해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교사는 누구보다도 간섭받기를 싫어하는 자존심이 강한 집단이다. 이들은 누군가의 간섭을 받는다 싶으면 잘하던 일도 중단해 버리는 특성이 있다. 즉, 교사는 자발적으로 일하는 집단이지, 상급기관에서 지시한다고 해서 움직이는 집단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급기관에서 정책을 수립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할 점은 교사 집단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설득해서 이들의 동의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 기초교육의 강화 못지 않게 수월성 교육도 강화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이번 계획에서 영재아를 위한 영재교육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초교육 과정에서 일정 수준에 도달한 일반 학생에 대한 수월성 교육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 일반 학교에서도 학생의 능력에 맞는 수월성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국가인적자원개발에도 도움이 되고, 공교육이 신뢰성을 회복할 기회도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성취 수준에 따라 배우는 과목의 수준을 달리하는 트랙(track)형 교육과정의 도입 등도 장기과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발표한 「중장기 국가인적자원개발 계획(안)」이 단순히 좋은 정책(안)이 아닌 교육발전의 구심점으로 작용해 나가기 위해서는, 교육주체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현재의 교육 실정을 잘 고려하여 그에 대한 지원과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갯벌과 학교 사이에 우리가 있다 지난해 10월 7일 충남 태안군 신두리는 때아닌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갯벌사랑동호회 회원과 가족 25명이 우리 나라 최대 사구지역으로 ‘한국의 사막’이라 불리는 이곳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구의 형성과정과 그곳에 사는 여러 가지 독특한 식물상을 관찰·조사하기 위한 것. 이 행사는 갯벌사랑동호회의 주요 정기사업 중의 하나로 올해 처음 열렸지만 참가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날 갯벌사랑동호회 회원들은 사구식물뿐 아니라 개미귀신이라 불리는 명주잠자리 애벌레 등 독특한 육상생물의 생활을 관찰하며 의미있는 하루를 보냈다. 갯벌보존과 전문성 향상 추구 갯벌사랑동호회는 2000년 5월 탄생됐다. 이해윤(안평초), 이혜원(원광초), 김종문(효제초) 등 서울지역 초등교사가 주축이 되어 창립했다. 생명과 조화의 땅, 갯벌을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바르게 안내하자는 것이 그 첫 번째 창립취지. 그리고 자체연수를 통해 스스로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회원들간의 정보와 경험을 서로 나누자는 취지였다. 동호회의 목적은 1년 동안 이루어지는 사업에서 잘 나타난다. 갯벌 기행, 사구관찰, 갯벌 교육자 워크숍, 해양환경교육자 훈련과정, 철새탐조, 염생식물 관찰 등 꽤 다양하다. 갯벌기행은 잘 알려져 있고 쉽게 찾아가는 갯벌 탐사를 통해 학교현장에서의 현장체험 학습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2000년에는 강화도 남단을 찾아 강화도 갯벌에 대한 지식을 얻었으며, 진흙갯벌의 생물상을 관찰했다. 2001년에는 대부도 갯벌에서 혼합갯벌의 생물상을 관찰하고 시화호를 탐방하는 기회를 가졌다. 갯벌 교육자 워크숍은 회원들의 전문적인 연수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제종길 박사(해양연구소), 민병미 교수(단국대) 등 해양학자와 전문가들을 초빙해 갯벌관련 이론, 해양환경교육, 생태관찰 실습 등에 대해 연수를 받는다. 2000년에는 충남 서천 갈목갯벌에서, 2001년에는 충남 당진의 대호만 갯벌에서 가졌다. 해양환경교육자 훈련과정도 전문적인 연수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해양연구소가 주최하는 직무연수이다. 철새탐조는 2001년에 처음 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12월 27일∼28일 전북 군산 금강유역의 철새생태마을에서 가질 예정이다. 염생식물 관찰은 염분이 많은 바닷가에서도 생존하는 독특한 식물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으로 2000년에는 인천 해양생태공원에서 가졌다. 다양한 자료 제공 계획 현재 이 동호회에 가입된 회원은 100여 명이지만 실제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30여 명 정도라고 총무를 맡고 있는 김종문 교사는 밝힌다. 2001년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산하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일한 지방 회원인 이봉재 교사(충남 보령 주산산업고)는 창립초기부터 각 프로그램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 열성파. 이 교사는 “갯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리고 서울 지역의 선생님들과 정보도 주고받으며 동호회 활동에 푹 빠지게 됐다.”며 “다른 지역 교사들도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1년 7개월 정도의 짧은 연륜이지만 나름대로 알찬 활동이었다고 자평하는 진태원 회장(면일초 교장)은 “동호회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료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갯벌가족캠프와 갯벌체험전시회와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실시하겠다는 것. 진 회장은 또 “중단됐던 홈페이지도 업그레이드해 새 학기에는 다양한 자료를 탑재해 회원과 관심있는 교사들에게 서비스할 계획”이라며 많은 교사들의 관심을 당부한다.
송유재(일본 호쿠리쿠대 강사) ‘살아가는 힘’육성에 초점 맞춰 새 학습지도요령은 당초 2003년부터 실시 예정이었던 개정안이었지만, 2002년 4월부로 실시하기로 결정된 개정안의 포인트는 ‘살아가는 힘’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살아가는 힘’이란,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스스로 판단·행동하여 보다 올바르게 문제해결을 도모하고자 하는 ‘힘’과, 풍부한 인간성의 양성이라는 두 가지의 궁극적인 목표를 함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대책으로는 ‘종합적 학습시간’으로 주당 3시간을 신설함을 제시하고 있다. ‘살아가는 힘’을 양성하기 위한 지도내용으로는 첫째, 학교/가정/지역사회의 연계와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의 충실한 교육, 둘째, 학생들의 생활체험/자연체험 등의 기회의 증가, 셋째, ‘살아가는 힘’ 육성을 중시한 학교교육의 전개, 넷째, 학생들과 사회전체의 ‘여유’ 확보 등 네 가지 시점으로부터 전개해 나갈 것을 제시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열거하자면 ‘국제이해’, 노령화사회/장애자 교육 등과 같은 ‘복지’, 컴퓨터 학습을 통한 ‘정보교육’, 그리고 ‘환경’ 등에 대한 학습을 통해 ‘살아가는 힘’을 양성하자는 것이다. 개정안 중 또 다른 중요 사항은 주 5일간 수업으로 바뀐다는 사실이다. 위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개정안에 대해서는 찬반양론, 그 외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여기서는 찬반양론을 간단하게 알아본다. 주 5일간 수업과 종합적 학습시간의 신설은 이과/수학 등의 지도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해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주로 지도한다는 면에서 개정안에 찬성하는 이들이 있다. 또한 경제계(관광업계 등)의 요청에 부응한 면이 없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중에도 관광업계가 불황대책으로 개정안에 대해 절대적 찬성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반대하는 이들은, 시간이 줄어듦으로써 내용이 간단해질 수밖에 없으며, 타과목의 학습시간의 삭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그로 인한 악영향으로 학력저하를 이유로 들고 있다. 중학교 교사의 자살 중학교 교사(35세 독신남)가 2001년 10월 10일 “35년간의 인생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자살했다. 학교 관계자에 의하면 2001년 봄 가나자와시(金澤市)의 I중학교에서 인접시의 K중학교로 이동한 이 교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없었고, 일부 학생들과는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취하지 못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2학년 담임이었던 교사는 지역간 교류를 위한 인사이동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는 이동을 원하지 않는다.’고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동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이동당했다고 해야 할까. 5월에 접어들어 학급운영방침에 대한 의견차로 일부 학생들과의 관계에 틈이 생겼고, 그 후 여러 선배 교사들의 조언을 얻으며 학급을 운영해 갔다. 하지만 2학기가 되어서도 학생들과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자 이 달 1일부터 병휴가를 냈다고 한다. 시교육위원회 관계자에 의하면 “교장선생님이 상담에 응했으며, 많은 학생들과 학부형들이 교사를 신뢰했다.”고 한다. I중학교에서는 품행이 방정치 못한 학생을 바로잡기도 했으며, 졸업생들과의 적극적인 교류에도 힘을 아끼지 않았던 ‘열혈교사(熱血敎師, 일본에서는 교사의 모범이 되는 교사를 이렇게 부른다.)’였다.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교사를 그만두겠다.”고 단언했다고 한다. 한 교육관계자는 “지금까지 순조로웠던 교사생활에 대한 자신감이 무너져 내리며 좌절감을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학교가 다른 만큼 유연하게 대처해야죠.”라고 유감스러워했다. 위의 내용이 사건 이후의 일반적인 여론이었다. ‘열혈교사 자살’에 대한 소식을 전해들은 많은 이들로부터 전화, 편지, 전자메일 등을 통한 항의가 이어졌다고 한다. 그 중에는 전임중학교인 I중학교 관계자로부터의 항의가 주를 이루었으며, 그 주된 내용은 “그렇게 훌륭하신 선생님이 간단하게 자살하실 리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I중학교 졸업생과 학부형이 보낸 항의문에 나타난 항의는 더욱 거셌다. “선생님께서 왜 죽음을 선택하셨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전근가신 중학교의 학생들이 선생님을 집요하게 공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I중학교의 졸업생들에게 휴직하기 전의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아이들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학교측이 선생님께 어드바이스를 했다고 하지만, 사실이 그런지 의문입니다.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대화를 원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인 것을 알고 교장선생님 등 관계자들께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학생들한테 문제가 있어도 물에 물탄 듯 넘어가는 학교측과 교육현실에 몸바쳐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으셨을까요?”(학부형으로부터의 반향) [PAGE BREAK]“선생님이 무난하게 대처를 했어야 한다는 말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께서 고민 끝에 내리신 결론이 죽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KEEP YOUR SMILE’이라고 하신 선생님이 죽음을 택하셨습니다.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의견이 맞지 않는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에 그 기분은 알 수 있죠. 하지만, 선생님께 상처를 주고 삶의 힘을 앗아간 원인은 어디에 있나요. 아무리 싫어도 조금은 용서해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누구든지 커다란 절망 뒤에 오는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있지 않을까요. 학교측의 ‘할 만큼 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들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16세 여자 고등학생) 이 밖에도 주된 내용은 교사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었다. ‘I중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다’, ‘학생들한테 왕따 당했을 것이다’, ‘전임지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지도에 임해 학생들의 반발을 샀을 것이다’는 등의 소문으로 이어졌다. 무엇이 교사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가에 대한 확답은 그 누구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I중학교 관할 교육위원회 관계자중 이상과 같은 소문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위의 소문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아닌지는 접어 두고라도 교실 칠판에 교사를 비방하는 글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위의 사건에 대한 진상이 명확하지 않은 관계로 일본교직원조합이나 교육위원회는 코멘트를 피하고 있는 입장이다. 130만 명이 등교거부 통계에 의하면, 일본 전국에서 130만 명이 등교 거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의 학교에서는 차마 입으로 전하기조차 싫은 사건들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97년 神戶市에서 발생한 중학생살인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일명 ‘소년A’로 통하는 중학교 학생이 동생과 같은 학년의 학생을 두 명이나 살해하고 다른 한 학생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이다. 학부모는 인격자로서 인정받고 있어 가정 내에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 중학생은 “나한테는 인간이 야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를 잡아 봐라.”, “나는 투명한 인간이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유 없는 살인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이 외에도 버스 납치 사건, 이케다 초등학교 사건 등은 일본내 교육계에 파문을 일으킨 사건들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학생들의 등교거부 증가’와 같은 현상이 늘어나게 했다고 할 수 있겠다. 고학력신앙이 무너지고 있다 이 외에 일본 교육계에는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으로 ‘고학력신앙의 붕괴’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는 도쿄대학을 입학/졸업하면 출세를 할 수 있었지만,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프리터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것은 학생들의 장래목표를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목수(그 외로는 게이머/대식가 등)가 되는 것이 1위를 차지한 예로부터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업이 없어도, 대학에 가지 않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고등학교 중퇴가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부모의 교육에 대한 인식의 변화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인한 교육비의 저하 등도 들 수 있겠다. 다음은 ‘교사의 체벌 기피’다. 교직에 23년간 근무한 한 교사의 말을 빌리자. “체벌은 절대금지입니다. 옛날에는 말 안 듣는 아이들이 있으면 따귀를 때린다든지 하는 등의 체벌을 했지만, 지금은 절대로 금지입니다. 한 중학교 교사가 자살을 했습니다만, 자살했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교사를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었지 않았을 까요.” 체벌이 없어짐으로써 초래되는 교육계의 황폐화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는 듯해 보였다. ‘같은 학군 내에서의 학교 선택 가능’, ‘학급붕괴’ 등도 요즈음 일본 교육계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현상이다. 그 중에서도 커다란 문제로 부각되어 온 것이 ‘학급붕괴’다. 한 가지 예를 들자. 한 교사를 지도력이 없다는 이유로 괴롭히며, 학습내용을 모른다고 난폭하게 구는 등은 학급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학교를 둘러싼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유없는?)이 왜 발생했을까. 왜 ‘주 5일간 수업제도’로 개정하며, ‘살아가는 힘’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계가 움직이고 있는가를 우리 교육의 현주소와 비추어 가며 ‘왜’에 대해 생각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정숙(서울 선일여상 교사 / 미국 연수중) 필자는 지난 9월 11일 캠브리지 시(찰스 강을 사이에 두고 보스턴과 나누어지는 인근 대학도시) 공립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딸아이가 학교에 간 직후, 현지 시간 8시 40분 경 CNN 방송을 통해 미국 테러 참사 소식을 접했다. 그 날 이후 필자는 모든 미국인을 엄청난 충격으로 몰아넣은 그 사건을 학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지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이곳 보스턴은 9월 11일의 테러 참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도시로서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한 비행기 중 한 대가 이곳 로간 공항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9월 11일, 보스턴의 로간 공항은 즉시 폐쇄되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소개되는 등 다른 어떤 곳보다도 직접적인 충격을 받았던 곳이다. 정확한 정보 제공에 주력 테러 참사가 일어난 지난 9월 11일 캠브리지 공립학교는 매우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였으며 단축 수업 등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방송을 통해 테러 참사를 전해 들은 부모들 중 수업 중간에 서둘러서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경우도 없었다고 한다. 테러 참사 다음 날인 9월 12일, 모든 캠브리지 공립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중 그 전날 일어난 테러 참사를 주제로 공개 토론을 하였다. 캠브리지 시 소재 Graham and Parks alternative school의 학교 카운셀러 교사인 Charlene Desir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거의 모든 학급의 학생들이 자신들의 공포와 두려움, 슬픔 등을 말로써 표현하였으며 빌딩으로 다가가는 비행기 등을 그림으로 표현한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이 시간 동안에 교사는 먼저 학생들의 마음을 읽으면서 학생들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점을 알게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을 수용하려고 했다. 그 다음 학생들이 테러 참사에 대해 궁금해 하거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말하도록 하고,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가능한 한 정확한 정보를 주고자 노력했다. 또한 우리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확실하지 않은 루머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 사건을 가능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가르쳤다. 마지막으로 수업의 마무리 과정에서 뉴욕테러 참사는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 주변의 이슬람 교도들, 중동 지역 사람들, 또는 이 지역 출신의 이민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적대의식은 절대 옳지 않다는 것을 매우 강조하였다. 이러한 공개 토론 수업이 이루어지는 동안 공포심 등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학생이 있다면 그들은 별도의 교실에서 공개 토론이 끝나기를 기다리도록 하였다. Desir는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매우 건강하고 씩씩해서 이러한 공포와 두려움을 잘 이겨내는 것 같다.”고 말하였다. 다양한 프로그램 활용 9월 12일 오후, 각 학교에서는 캠브리지 교육위원회의 교육감인 바비 달레산드로(Bobbie Dalessandro)의 이름으로 가정 통신문을 보냈다. 그 가정 통신문의 서문에서 교육감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저희 캠브리지 교육위원회에서는 캠브리지 건강연합회와 캠브리지 어린이상담소, 가정상담소와 연계하여 모든 학교의 학생들과 그 가족들에게 어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육위원회에서는 이런 서비스들이 우리 어린이들이 이번의 비극적이고 어려운 시기를 잘 겪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정통신문은 위의 세 기관이 만든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이 자료가 매우 의미있다고 판단되어 그 내용을 전재하고자 한다. 학부모와 가족들에게: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간단하지만 정확한 정보의 제공 :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설명해 주세요. 어제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각기 다릅니다.- 슬프고 우울하다. 분노가 일어난다. 화가 난다. 긴장된다. 안절부절한다. 주의해야 하고 조심해야 한다. 의기소침해진다. 수면으로 문제를 회피한다. 먹는 것으로 문제를 회피한다. 위의 모든 반응들은 매우 정상적인 것입니다. 물론 다른 많은 반응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귀하의 자녀들과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질문을 주고받으시기 바랍니다. 만약 자녀와 이것에 대해 지금 당장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하셔도 괜찮습니다. 만약 아이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면 궁금한 점이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가능한 한 정확한 정보를 주십시오. 다만 자녀들의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줄이십시오. 이 사건에 대한 뉴스를 계속 지켜보고 있으면 우리는 점점 더 큰 공포와 걱정을 할 것입니다. 가능한 한 보통 때와 다름없이 행동하십시오. 특히 저녁 식사 시간과 취침 시간을 보통 때처럼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안전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아이들을 주의깊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인간은 누구나 감정적인 반응과 함께 육체적인 반응을 같이 합니다. 만약 이상한 증세가 72시간 이상 지속되면 주치의나 학교, 어린이집, 다른 지역사회단체 등에 있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심도있는 정신 건강 치료를 위한 기관들 - 캠브리지 병원 위기 대처팀, 캠브리지 병원 외래 환자부, 캠브리지 어린이상담소, 가정 상담소 [PAGE BREAK]학부모 교육도 강화 미국 최대의 휴일인 추수감사절을 며칠 앞둔 지난 11월 19일, 캠브리지 피츠제랄드 학교 강당에서는 ‘이러한 어려운 시기 동안 당신의 자녀들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이 열렸다. 정신적인 쇼크를 연구하는 베셀(Bessel A Van Der Kolk) 박사의 강연을 듣기 위해 교사, 학부모 등 약 20여 명이 모였다. 강연은 먼저 뉴욕 참사 당시 세계무역센터 근처의 공립학교에 있었던 한 학생의 그림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 그림은 빌딩 옆을 나는 비행기에서 사람들이 떨어지는 장면을 매우 섬세하게 묘사한 것이었다. 베셀 박사에 따르면 이 그림을 그린 학생과 같이 매우 심각한 정신적인 쇼크를 받은 경우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첫째,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악몽을 꿀 수 있다. 둘째, 정신적인 쇼크를 받은 경험과 관련있는 것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테러 참사가 있던 날 아침에 먹었던 콘플레이크를 더 이상 먹지 않으려는 행동 등이다. 셋째, 정신적인 쇼크를 받은 경험 중 어떤 행동을 반복하려는 경향으로 화재 현장에 있던 아이가 불을 지르는 행동을 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증세는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볼 수 있는데 특히 초등학교 연령의 아이들은 테러 사건에 대한 기억을 되살릴 때 매우 혼란을 느끼거나 무규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부모와 교사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테러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인 쇼크를 받은 학생들을 보살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1.아이들과 대화하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도록 격려해라. 특히 공포나 두려움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아이들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라. 3.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적인 생활을 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4.매일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아이들이 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을 제공하라. 예를 들면 먹고 싶은 것이라든지 입고 싶은 옷을 스스로 고르게 하라. 5.무엇보다도 신체적인 단련을 해나가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면 축구를 하거나 수영 등의 스포츠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익혀 나가도록 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베셀 박사의 강연이 끝나고 교사 학부모들은 매우 진지하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필자는 참석한 부모들에게 9월 11일 이후 자녀들과 어떻게 대화하였는지를 질문하였다. 그들은 자녀들이 테러 참사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말하게 하고 자녀들이 궁금한 점에 대해 대답해 주었으며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줄임으로써 과도한 공포심을 자극하지 않도록 배려하였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12월을 맞이하면서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 시즌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은 크리스마스 쇼핑 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흥겨운 크리스마스 캐럴 송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9월 11일의 테러 참사 여파가 지속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거리의 창문에서는 크고 작은 미국 국기가 걸려져 있으며 미국 국기를 부착하고 운행하는 차량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거리 곳곳에서 ‘미국 우리는 일어섰다.’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는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필자의 딸이 다니는 캠브리지 모스(Morse)학교에서는 11월 30일 학생들의 음악회가 열린다. 모스학교는 이번 음악회를 통해서 지난 뉴욕테러 참사의 큰 피해를 입었으며 모스학교에서 전학간 2명의 학생들이 다니는 뉴욕의 초등학교를 위한 기부금을 받을 예정이다. 미국인들 사이에서 9월 11일의 엄청난 사건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현직 교사의 관점에서 9월 11일의 엄청난 테러 사건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지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우리 나라 교육 현실에서 볼 때, 미국 교사 및 학부모들의 태도와 관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지난 9월 11일의 테러 참사에 대한 미국 교사들의 태도 및 가르치는 방식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은 결국 우리 교사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한복영 / 한국교총 교권옹호국 Q) 2년제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사범대학에 3학년으로 편입하여 졸업한 경우 학령가감산정 방법은 어떠한지요? A) 2년제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4년제 사범대학 3학년에 편입하여 졸업한 경우 학령은 16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재직중에 사범대학에 편입하여 졸업한 경우에는 학·경력 중복이 되므로 본인에게 유리한 1가지만 호봉산정에 반영되며, 또한 사범계 가산연수는 1회만 인정됩니다. Q) 출산휴직기간(’ 93.11.12∼’ 98.2.28) 중 2년제 대학졸업자가 서울교육대학교 계절제 초등교육전공 심화과정(2년 6월:’ 95. 7.18∼’ 98. 2.18)을 이수하여 졸업한 경우 동 학력이 인정됩니까? A) 각 시·도교육청에서 구체적 사례를 파악하여 처리할 사안이나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7호에 의한 휴직자가 휴직명분을 유지하면서 학위취득을 하였을 경우에는 학위취득기간과 다른 경력이 중복되지 아니하고 학사학위를 취득하였다면 대학졸업 학력을 가진 자에 해당되므로 공무원보수규정 [별표23] 학령산정 공식에 의거 호봉재획정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전문대학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의 발령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후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되었을 경우, 동 교육공무원의 호봉획정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한 경력은 몇 할을 인정하여야 하는지요? A) 유치원 교사자격 소지자로서 유아교육진흥법에 의한 새마을 어린이집 등에 근무한 경력에 대해서는 공무원보수규정 [별표22] “교육공무원 등의 경력환산율표”에 의거 호봉획정시 동 경력을 10할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사료됩니다. Q) 사립학교에 근무했다는 신청인의 주장이 옳다는 것이 입증되고 단지 임용권자의 사무착오로 인하여 관할청에 보고되지 않았을 경우 동 경력 인정의 가능성이 있는지요? A) 사립학교에서 근무한 경력 중 공무원보수규정 [별표22] 교육공무원 등의 경력환산율표 제1류(10할) 제1호에 해당하는 경력은 사립학교법 제53조의 2에 의거 임용절차상 학교의 장의 제청으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동 법 제54조에 의거 관할청에 임용보고(승인)된 경력에 한하며, 만일 임용권자의 사무착오로 인하여 관할청에 보고되지 않았을 경우 그에 따른 충분한 증빙서류가 갖추어지고 이를 근거로 하여 관할청의 사립학교 교원임용대장에 추가로 등재된 경우에는 10할 인정이 가능하다고 사료됩니다. Q) 교육공무원 임용전 (미)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서 조교 또는 실험교습 조교로 5년 8월을 근무하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는데, 동 기간 중 박사학위 취득기간 3년은 호봉획정시 경력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조교로 근무한 나머지 기간에 대하여 그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요? A) 교육공무원 호봉획정시 승급기간에 포함하는 임용전 경력과 관련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우, 대학원에서 실제 수학한 기간 중 입학일을 기준으로 3년을 대학원 경력으로 인정할 수 있으며, 총장이 발령한 조교경력에 대해서도 10할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사안의 경우 경력간 중복문제를 동시에 살펴보아야 합니다. 참고로 조교로 근무한 경력을 인정받고자 할 경우 (미)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서 총장이 임용한 경력증명서(임용 직명과 기간 등이 기재된 서류)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Q) 금년부터 정기승급일이 연 4회로 확대 실시된 바 있습니다. 잔여 월·일 수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과거 15일 이상이면 1월로 계산했던 기간을 다시 새로운 방법인 월·일 단위로 계산해야 하는지요? A) 교육공무원의 호봉획정시 경력기간계산 방법은 ’ 96년까지는 문교예규 제187호에 의거 15일 이상은 1월로 계산하였으나 ’ 97년부터는 동 예규가 폐지되고 새로운 방법인 연·월·일로 계산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연·월·일로 계산하는 새로운 방법은 신규임용 및 호봉재획정시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위 사안의 경우는 문규예규 제187호에 의거 과거 15일 이상을 1월로 계산한 기간에 대해서는 그대로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사료됩니다. *전화:(02) 577-7165, 576-5892∼7(교 242, 243) 080-022-5633 *FAX:(02) 3461-0431 *인터넷:www.kfta.or.kr->교직/교권상담
◆한상국 대한사립중고교장회 회장=새해를 맞아 우리 교장회는 특성 있는 건전한 사학의 육성이 모든 사람들에게 질 좋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궁극적인 대책임을 널리 알려, 좋은 사학을 길러내기 위한 '중등사학육성법' 제정의 실현에 온 힘을 모아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사학인과 교원은 현명한 지혜를 모으고 다소의 진통은 인내와 이해로 극복해 나가는 자세를 지녀야 할 것입니다. 스스로의 자제가 있을 때 참다운 교육문화가 뿌리내린다는 것을 알고 서로의 앞과 뒤에서 협조와 질정을 아끼지 않는 따뜻한 교직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이선정 학교사랑실천연대 위원장=우리 학실련은 무엇이 교육을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인지 파악하면서 학부모 운동을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영향력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조직을 확대하고 그 바탕 위에서 교육정책에 관한 토론회, 월례 학부모 교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캠페인 등을 펼치겠습니다. 훌륭한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마음이 넉넉하고 남과 나누어 갖는 여유를 가지며 봉사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긍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밝은 내일을 기대하며 제삼 선생님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남암순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회장=임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 해는 좌절과 실망의 늪에서 희망과 도약의 싹을 틔우기 위해 부단히 달려왔던 한 해였습니다. 그러기에 또한 우리들의 아픔도 컸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어려울 때마다 놀라운 지혜를 발휘해 왔었습니다. 새해에는 변화를 주저하지 말고 변화를 선도하는 주체가 되어 갈등과 반목이 아닌 관용과 화해로 사랑과 희망이 넘치는 학교를 만들어 나갑시다. 무너진 교원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교원이 존중받는 사회 풍토를 조성하여 교육계에 다시 한 번 희망의 불씨를 지펴 나갑시다. ◆김상권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우리 사학연금은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학교직원 여러분의 도움에 힘입어 연금자산 5조원 달성을 목전에 둔 큰 규모의 연금기금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사학교직원 여러분! 우리의 사학연금은 먼 후대에까지 든든하고 안정적인 연금제도로 유지 발전시켜야만 합니다. 따라서 2002년에도 우리 공단은 '연금 재정의 장기 안정화'를 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하여 지속적인 경영합리화와 책임 및 봉사행정 구현 등 사학교직원과 그 가족들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공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유인종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새해에 우리 서울교육은 '서울교육 새물결 운동의 지속적 추진'과 '교육방법 개선을 위한 지원행정 구현'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통일교육, 특기·적성 교육, 영어교육, 정보통신기술 활용 교육의 활성화를 역점사업으로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또한 선생님들이 안심하고 신명나게 교육 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교권회복과 사기 진작 그리고 전문성 신장을 위한 지원에도 온 힘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소중한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데 힘과 지혜를 모읍시다. ◆조선제 대한교원공제회 이사장=희망찬 임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는 지난해의 굴곡이 많았던 만큼 모든 갈등과 진통을 딛고 일어서는, 보다 힘찬 한해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올 한해 실추된 교권이 회복되는 등 교육계의 모든 염원이 이뤄지고 교육이 진정으로 바로서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우리 대한교원공제회 임직원 또한 천직의 소명아래 진정한 백년대계(百年大計) 꾸려 가는 전국 60만 교직원 여러분들의 튼튼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새해 아침, 교직자 여러분들의 가정에 만복이 함께 하시길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올 국·공립교원의 봉급인상율이 6.7%로 확정됐다. 각종 수당의 경우 담임업무수당은 지난해의 월 8만원에서 10만원으로 2만원, 보직교사수당은 월 5만원에서 6만원으로 1만원, 초등교원 보전수당 가산금은 월 2만원에서 3만원으로 1만원씩 각각 인상됐다. 또 보건교사에게 지급되는 보건활동수당이 월 3만원씩 신설, 지급된다. 논란을 빚은 교원 성과상여금 및 봉급조정수당은 정부안대로 예산에 반영되었다, 국회 예결위는 구랍 21일 정부가 제출한 세출 기준 22조 3250 억의 예산안을 심의해 2467억이 줄어든 22조 783억6000만원 규모의 2002년도 교육예산안을 확정했다. 감액 내용은 BK21 사업비 중 50억,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출연금 3억 등 55억이며 이와함께 세수감소에 따른 1075억(내국세 13% 618억, 교육세 457억)이 감액되었다. 예결위에서 조정된 예산내용은 위의 처우개선 관련예산 외에 ▲5·18 해직 국립대교수 보상 8억 ▲홍콩 한인국제학교 증축 13억 ▲상해 한국학교 이전, 신축 증액 12억 5000만원 ▲사립유치원 교재교구 지원 3억 ▲실업대책의 일환인 초·중등 전산보조원 채용 200억 및 초·중등 환경개선 132억 ▲전북대병원 진료지원 센터 건축 등 국립학교 시설비 96억 등이 증액됐다. 이와 함께 보직교수 수당 177억은 보직수행 경비로 비목이 변경돼 확정됐다.
원단의 태양이 떠올랐다. 어제와 똑같은 그 태양이다. 하지만 오늘의 저 태양은 내 몸과 마음을 비춰보며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각오를 다지게 하는 거울이기에 더욱 빛난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교단이 새해를 맞았다. 희망찬 한해, 보람찬 새 해를 넘어 2002년은 교총에서 정했듯 `자존심 회복의 해'여야 한다. 물론 회복해야 할 그 자존심은 이기심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교원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긍지이며 교직을 수행할 교원의 생명이다. 이제 우리 앞에 다가선 2002년을 진정 `자존심 회복의 해'로 우뚝 세우기 위해 함께 풀어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교원 정년 환원이다. 여기서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교원 정년 연장이 아니고, 교원정년의 65세 환원이다. 정치권도 이제는 믿을 수 없다. 우리 스스로 노력해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 지난해 교단은 1년 때문에 자존심을 구겨버리고 말았다. 우리의 의지가 마치 `1년을 더 해먹기 위한 집단이기주의'로, 즉 우리들의 밥그릇 찾기로 비쳐진 것은 정말이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요구한 것은 분명 1년이 아니었는데, 정치권에 휘말려 1년으로 비추어졌으니, 앞으로는 절대로 지난해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정년 65세 환원이다. 나아가서는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잡는 것이다. 다음으로 7차 교육과정의 개선이다. 처음부터 준비가 잘 안된 상태에서 시행된 7차 교육과정은 초등학교는 4학년까지, 중학교는 1학년이 이미 적용 받고 있다. 내년에는 초등학교는 모든 학년, 중학교는 2학년까지, 고등학교도 1학년에 도입된다. 교육과정 전체를 뒤흔드는 일이 교육에 혼란을 가중시킨다면,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개선해야 한다. 지속적인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면 분명 책임은 교사나 학생, 학부모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일은 예측이 가능한 만큼 그 동안 파행적으로 도입된 7차 교육과정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교실에 컴퓨터만 갖다놓고 교사에게 컴퓨터만 지원한다고 해서 7차 교육과정이 제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에 걸맞은 여건을 충분히 갖추어 주어야 한다. 반드시 7차 교육과정을 개선 해야 한다. 교원성과급 제도도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틀을 깨뜨릴 수 없다면 기본을 유지하면서 합리적으 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 말이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을 가지고 받아들이느니, 못 받아들이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우리 스스로 좋은 방안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며, 그 방안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모든 학교의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일이다. 공교육을 못 믿어 유학을 떠난다고 한다. 공교육이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은 물론, 잘못된 교육정책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우리 교사들도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학교를 버리고 학원으로 몰리는 학생들, 외국 유학 길에 오르는 학생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 동안의 교육방법이나 교육과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사교육을 이길 수 있는, 즉 공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우리들 스스로 찾아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교육정책을 탓하면서 거기에 편승하여 학생 지도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교통사고 내놓고 잘잘못만 가리고 사고처리는 하지 않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 `자존심 회복의 해'에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가 어디 이 것뿐 이겠는가. 더 중요하고 급한 과제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최소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교사들의 첫 번째 사명은 우리 학생들을 사랑으로 지도하는 것이다. 그 점에서 어떤 경우에도 어른들의 잘못된 제도가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막아야 한다. 만약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 우리는 정책을 탓하기에 앞서 그 피해를 최소화한 후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정부예산 심의 막바지 내년도 교육예산안이 국회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현재 국회 예결위에 상정된 내년도 교육예산안(세출예산 기준) 은 올 보다 7422억(3.4%) 늘어난 22조 3250억원으로 당초예산과 비교할 때 11.5%에 해당하는 2조 3062억이 증가한 규모다. 이 안은 국회 교육위 심의과정에서 당초 정부예산안보다 35개 사업에서 1772억이 증액된 것. 또한 예결위 종합 정책질의시에 도 교육위의 35개 증액사업에 추가로 353억 증액 외에 실고 내실 화 등 6개 사업에 325억의 증액이 거론된 바 있다. 한완상 부총리는 지난 11일 열린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에 참석 해 증액사업 중 3개 사업은 특별히 확보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부총리가 강조한 3개 사업은 ▲유·초등교원 보전수당 가산 금 473억 ▲5·18 민주화운동 관련 해직교수 보상액 83억 ▲보직 교사수당 및 보건활동수당 57억 등이다. 유·초등교원 보전수당 가산금의 경우 현재 중등교원과 비교할 때, 월 2만2000원에서 4만7000원까지 적게 지급되고 있어 14만 5973명의 유·초등교원에게 월 평균 2만7000원을 인상해 차액을 보전하자는 것. 5·18 민주화 해직교수 보상은 80년 당시 해직된 76명의 교수 에게 해직기간 동안의 보수를 보상하자는 것. 보직교사수당 및 보건활동수당의 경우 담임수당은 올 대비 월 2만원 인상될 예정 이나 3만 2888명의 보직교사 수당은 월 1만원 인상분만 반영돼 형평성 차원에서 동일한 인상액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5138명의 보건교사 활동수당은 주당 6시간의 보건교육을 담 당하는 외에 업무증가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국회 예결위는 계수조정소위 활동 등을 거쳐 임시국회 회기내 에 2002년 정부예산안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박남화
교대생 수업복귀 결정 교육부의 `중초교사' 임용계획에 반발,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교대생들의 집단 수업거부가 두달만에 종료됐다. 전국교대생대표자협의회(회장 김구현)는 16일 "교육부가 최근 교대협의 요구사항인 초등교육발전위 구성에 동의했고 유급위기 등을 감안해 수업거부 투쟁을 중단하고 수업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앞으로 초등교육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초등교육발전위원회를 내년 1월중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초등교원의 중장기 수급계획을 수립하며 임시교원양성소 및 보수교육 관련규정을 폐지, 보완하는 내용의 서한을 교대협에 보낸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 제23회 '서울교육상(敎育賞)'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을 가졌다. 올해 수상자는 양원숙 은아유치원장(유아교육부문), 최향섭 한국우진학교장(특수교육부문), 홍정식 전 강동교육장·김영수 전 교육과학연구원장(초등교육부문), 김병철 서울고교장·송영재 서울과학고교장(중등교육부문), 문상주 한국학원총연합회장(사회교육부문) 등 7명이다. 서울교육상 공적심사위원회(위원장 남정걸·단국대 명예교수)는 "수상자들은 창의적인 교육과정 개발·운영을 통해 교수-학습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등 스승으로서의 성스런 발자취를 남긴 분들"이라고 밝혔다.
종이비행기는 동심이다. 푸른 하늘을 멀리, 높이, 날고 싶은 유년의 추억에 닿아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유년의 꿈을 쫓는 사람, 이응률(41·서울청운초)교사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직접 대본을 쓰고 제작한 청소년 연극 '종이비행기'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막이 오르던 22일, 20 여 년 간 소중하게 키워온 그의 연극사랑이 작은 결실을 맺은 것이다. # 이륙할 수 있을까 새벽 6시. 이 교사는 겨울 안개가 짙게 낀 자유로를 달린다. 안개 등과 비상등을 켜고 깜박깜박 달린다. 시속 90km... 사고가 날 것 같은 불안감은 매일 그를 짓누른다. 그러나 대학로의 공연 현실은 자유로의 활낳릿?더 불안하다. 정부 보조금이나 기업 협찬금 없이 제작을 한다는 것. 그 것은 미친 짓이다. 뻔히 알면서, 그는 위험한 모험을 시작했다. 왜? 그냥 좋아서, 아니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사랑한다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온 몸으로 달려가 뜨겁게 포옹하고 입맞춤을 하는 것. 그 것이 사랑이 아닌가. 비록 결과가 따귀를 맞는 일이 될지언정... 연극에 대한 이 교사의 짝사랑(?)은 86년 강원일보, 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동화작가의 길을 걷게되면서부터 시작됐다. 특히 89년 폐광의 혼란 속, 결손가정이 급증하던 교실에서 연극은 아이들을 하나로 엮어 준 매개체가 되었다. 그 때부터 그는 어린이연극에 빠져들었다. 96년 극단 연우무대와 첫 작품 '사랑의 빛'을 기획했으나, 어린이연극을 하겠다는 배우를 찾기는 힘들었다. 삼류 배우들이 아이들을 현혹해 돈벌이 수단으로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몇 번의 실패를 딛고 어렵게 2000년 '사랑은 아침햇살'을 기획했으나, 여전히 극단 내 희망자가 없어 신입 단원을 뽑아 연극을 제작했다. 하지만 열흘이 지나도록 단 한 명의 어린이관객도 들지 않았다. 이 교사는 학교를 찾아다니며 교사들을 만났다. 동료교사들마저 '잡상인' 취급하며 '연극해서 돈 벌 생각 버리라'는 충고(?)를 했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전화를 걸고, 인터넷 홍보를 했지만, 여전히 어린이관객은 들지 않았다. # 드디어, 비행기가 날다 지난 5월 '종이비행기' 기획을 돕겠다는 제작사가 나섰다. 세 차례의 배우 오디션을 거쳐 7월, 연습에 들어갔다. 그러나 결국 제작사는 상업적 성공이 어렵다며 슬며시 꽁무니를 빼고 말았다. 또다시 좌절. 이 교사는 사재(私財)를 털었다. 카드로 그룹사운드 종이비행기의 악기부터 구입했다. 집을 판 돈으로 배우들의 개런티를 지급하고, 제작비 1000만원도 내놓았다. 초등교사의 연봉을 넘는 제작비를 들여 정성을 다한 것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학부모와 교사들의 지지, 96, 97년 서울 경희초등교에서 함께 연극을 지도했던 영화배우 박상면 씨의 후원으로, 드디어 오늘, '종이 비행기'-해체 위기에 내몰린 고교생 그룹사운드 '종이 비행기'와 술집 작부인 어머니를 둔 초등학생 욱이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이 작품은 내년 1월 20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매일 오후 3시, 6시), 1월 29일-3월 31일까지 인켈아트홀(매일 오후 7시. 9시)에서 공연된다.-는 비상을 시작한 것이다. # 멀리 높이? 아니, 떨어지면 매만지고 다듬어 다시... 86년 겨울,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이 교사. 그에겐 자식이 없다. 그러나 그에겐 자식이 있다. 청소년을 위한 좋은 연극을 낳아 잘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제가 제작하는 연극이 더 많은 청소년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넣어주고, 공연체험을 통해 학생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풍요로워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먼저 하늘로 보낸 아들이, 내 안에 동심으로 살아있는 한, 그 녀석을 위해 저는 청소년 연극운동을 계속할 겁니다."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어린 녀석을 보았습니다. 되돌아오면 또 날리고, 또 날리는 그 녀석을 보며 어쩌면 종이비행기, 그 것은 멀리, 높이, 날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떨어지면 날개를 매만지고 다듬어 다시 반복해 날리는 것…. 이응률 선생님의 모습은 종이비행기를 닮아 있었습니다. 그와 함께 오늘, '종이비행기' 하나, 접어 날려보지 않으시렵니까.
교총 이군현 회장 등 교원 대표들은 14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만나 교원정년 연장 안의 조속 처리를 요구했다. 이날 한나라당 총재실 회동에는 교총에서 이군현 회장, 정계선 부회장, 최재선 서울시교련회장, 박희정 중등교사회장, 남암순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 채희두 한국국공립중학교장회장, 최수철 한국중등교장협의회장, 강호봉 정년원상회복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회창 총재, 이규택 교육위원장, 황우여 의원, 전재희 제3정조위원장이 참석했다. ▲이군현 회장=한나라당이 국회 교육위와 법사위까지 통과된 법안을 본회의 처리를 유보함에 따라 교직사회는 허탈감과 분노에 차있다. ▲이회창 총재=국회 교육위와 법사위까지 통과된 법안을 본회의 처리 유보한 것에 대해 섭섭하고 화가 났을 것이다. 교원정년 문제는 국민이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력하면 국민 공감을 얻을 것으로 자신한다. 교원정년을 환원하는 것은 나 자신의 소신이자 당의 소신이다. 교육자의 정년을 1년 환원하는 것을 놓고 타 직종과 비교하나 이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선생님은 직업 안정성과 명예가 중요하다. 정년은 직종에 따라 다른 것으로 교원을 우대하는 것은 법규상의 정신이다. 교사는 법관보다 더 존중돼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 정부·여당의 여론몰이를 주장하나 국민들은 여론몰이를 잘 모른다. 지난 번 `문제가 있다면 언론사도 세무조사를 해야 하나' `문제 있는 언론사주를 구속해야 하나'라고 했을 때 국민 70∼80%가 그렇다고 했으며 모든 언론을 다 비판했다. 당시 언론 문제가 여야의 정쟁으로 되면 언론탄압을 부각시킬 수 없다는 판단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대 국민 홍보에 주력했다. 언론문제에 대한 토론을 한 번 하거나 홍보집회를 하면 `정당한 세무조사가 아니라 언론탄압'이라는 여론이 높아지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언론문제와 관련해 겪은 것은 교원정년 문제도 국민 설득이 더 돼야겠다는 것이다. 국민 설득이 덜 된 상태에서 강행 처리는 도저히 할 수 없었으며 교육계 내부도 설득이 안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총이나 한나라당이 좀 더 설득하면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더 노력하자는 것이다. 국회 본회의 처리 유보 후에 먼저 언론에 이해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신문 논설위원과 간담회를 갖고 정년문제에 대한 이해를 구했으나 단 한명도 한나라당의 입장에 동조하지 않았다. 교육자들이 기분 나쁘겠지만 솔직히 논설위원들의 반응은 교원들이 학부모나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어느 사람이든 자존심과 긍지를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개혁을 하려면 교원이 긍지를 갖도록 한 후에 해야 하는데 지금의 정부·여당은 교원을 교육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해 교원들을 쳤다. 교원정년 문제는 우선 교원들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교육담당 논설위원부터 공감가도록 설득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소신, 신념은 변함 없다. 여론주도층을 설득하면 어렵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이때 강호봉 정년환원비대위원장이 `여론을 바꿔달라는 것'은 무리임을 지적) 교원정년 환원을 표를 의식했다면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다. 교원정년 단축은 잘못된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국민들을 설득하려고 해서는 안되며 국민 설득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정계선 부회장=한나라당이 교육적 관점에서 처리해주기 바란다. ▲이규택 교육위원장, 황우여 의원, 정재희 제3정조위원장=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왜 본회의 처리를 안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본회의 처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활동하는 것이다. 언론, 국민,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교원정년 환원이 지닌 문제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전략적, 전투적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는 생물과 같아 어느 날 갑자기 이 문제가 처리될 지 장담할 수 없다. 한나라당에서는 비디오, 홍보용 책자, 당보까지 제작해 당원에게 홍보를 하고 있으며 당 연수원에서 연수할 때마다 교원정년 환원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고 있다. 당 차원에서 각 의원들에게 귀향 활동시 교원정년 환원과 관련한 홍보와 함께 여론을 조사해 올 것을 지시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