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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6주 동안 토요일 밤마다 행복했다. 갑자기 웬 행복타령이냐고? 물론 까닭이 있어서다. 바로 KBS 2TV가 방송한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을 챙겨 볼 수 있어서다. 온갖 드라마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이지만, 드라마다운 드라마는 역시 단막극이란 것이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좀 묵은 이야기인데, 내가 글쟁이로 처음 인정받은 것은 1983년 서울신문사 ‘제2회방송평론공모’ 당선이었다. ‘TV문학관의 허실’이란 글로 KBS 단막극 ‘TV문학관’을 꾸준히 보고 쓴 방송평론이었다. 이후 생긴 단막극 ‘MBC 베스트셀러극장’도 열심히 보고 썼음은 말할 나위 없다. 단막극은, 이를테면 내 인생의 한 좌표가 된 셈이다. 그 단막극은 지금 낙동강 오리 알 내지 추풍낙엽 신세가 되었다.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라 할 만큼 TV에서 단막극은 자취를 감추다시피했다. 2008년 4월 봄 개편과 함께 30년간 이어진 단막극 ‘드라마시티’가 폐지되었다. 피디들이 ‘단막극 부활팀’을 꾸려 경영진 설득 끝에 가까스로 소생했다. 2010년 5월의 ‘드라마 스페셜’이 그것이다. 지상파 방송의 유일한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은, 그러나 2015년 고정 편성 시간대마저 없는 서럽고 불쌍한 신세다. 15편을 제작해 3~4월에 4편, 7~8월에 5편, 10~11월에 6편을 내보냈다. 3~4, 7~8월엔 금요일 밤 방송했던 것을 10~11월엔 토요일 밤 시간대로 옮겨 방송했다. 찬 밥 신세로 전락한 ‘드라마 스페셜’의 현주소라 할까. 하긴 그 덕에 10월 24일 토요일 밤 11시 50분(일부는 11시 35분)부터 1주일 간격으로 방송한 ‘드라마 스페셜’을 볼 수 있었다. 아니 그보다는 새삼 단막극의 소중함을 인지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드라마 홍수시대일망정 정작 드라마다운 드라마는 결국 단막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으니까. 그것은 독립영화의 존재와 같은 이치다.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영화 인재들이 태어나는 모태는 독립영화임을 부인할 수 없다. 드라마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요컨대 단막극은 눈 앞의 수익성을 따지기보다 미래에 대한 투자 개념으로 융성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말할 나위 없이 단막극의 존폐가 시청률과 스폰서 유무로 비롯된 것임을 간과할 수 없어 하는 말이다. 특히 KBS의 경우 상업방송처럼 수익성만 따질 일은 아니다. 시청률과 광고에 목매다는 것은 공영방송의 정도가 아님을 명심했으면 한다. ‘드라마 스페셜’에선 10월 24일부터 ‘짝퉁 패밀리’⋅‘노량진 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낯선 동화’⋅‘아비’⋅‘계약의 사내’ 등 6편의 드라마가 1주일 간격으로 방송되었다. ‘2014 KBS극본공모’ 최우수작 등 수상작과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외주업체 아닌 KBS가 직접 제작한 단막극들이다. 그런데 아닌게 아니라 ‘짝퉁 패밀리’는 스폰서가 고작 5개였다. ‘노량진 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는 ‘짝퉁 패밀리’에 비해 3배쯤 늘었지만, 마지막 회 ‘계약의 사내’에선 고작 6개다. 그새 확 줄어 6개사만이 방송을 제공하고 있었던 것. 하긴 최명길(수영 역)이 데뷔 35년 만에 처음으로 단막극 출연했다는 화제성말고 드라마는 좀 졸립거나 터덕거린다. 다른 5편은 단막극다운 현실감이 짜릿해 역시 드라마다운 드라마라는 기대감을 충족시켜줬다. 특히 ‘아비’는 자식교육을 위해 살인죄도 대신 감당하려는 아버지(김규철) 모습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스무 살 여자와 33세 남자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취업난과 결부시켜 풀어낸 ‘노량진 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도 기억에 오래 남을 가편(佳篇)이다.
이러한 한국 드라마가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습니다. 정의를 위해 칼을 빼들거나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웅대한 이야기여서가 아닙니다. 그 대신 인간의 도리와 덕목과 행실이 어떠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잔잔하고 은은하게 그려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장금’에서 그려진 인성을 한국적 가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계는 그게 바로 인류 보편적인 가치관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한국의 인성 내용이 가히 세계적이라는 증거입니다. 이에 저는 자랑스러움과 안심과 희망을 느낍니다. 세계 최고의 인성 모델이 우리 역사와 문화에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런 삶과 인간관계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행실도를 지닌 민족은 결코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보배를 우리가 다음세대에 계속해서 물려준다면 큰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깁니다. 대청마루와 부모님의 무릎 세계적인 인성 콘텐츠가 수천 년 동안 대를 이어 내려왔으니 그 가치를 전수하는 ‘인성교육’ 방식 또한 대단했다는 증거입니다. 고구려에는 경당이 있었고, 신라에는 화랑이 있었고, 고려와 조선에는 서당이 있었지만 아마 가장 중요한 장은 모든 가정에 있었던 대청마루와 부모님의 무릎 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대청마루가 사라졌고 아이들이 어른 무릎 위에 앉을 기회도 사라졌습니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의 인성이 많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 갈 정도로 괴롭히고 있습니다. 물론 그 정도로 잔인하고 몰인정한 행동을 하는 가해자가 아직은 소수라고 하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그런 비인간적인 행동을 보고서도 못 본 척하는 방관자가 되었습니다. 새삼 놀랄 일이 아니지요. 인성을 전달하는 인성교육의 방법과 장이 사라지니 인성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입니다. 갑자기 벌어진 현상이 아닙니다. 민주화라는 새 질서를 세우기 위해 계급사회의 구질서와 가치관을 무너트렸습니다. 산업화라는 거대한 물결이 대가족을 해체시키고 사람들의 대이동을 촉발하였고 결과적으로 마을 공동체가 증발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후기산업화를 맞이하면서 핵가족마저 해체되고 있습니다. 사람 사이에 기계가 끼어들어 인간관계를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카오스에서 기존 질서가 무너지지만 새로운 질서와 관계역학이 탄생될 것입니다. 동양이나 서양의 전통적 모습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회 구조와 생활방식이 생겨나고 새로운 가족 관계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성숙하게 만들고 지속하게 만들고 아름답게 만드는 인성의 본질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교육 방식이 새로워져야 하겠습니다.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할 최고의 실력 저는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안타깝습니다. 세계 최고의 인성 콘텐츠를 보유하고서도 우리 아이들의 인성 수준이 세계 최하위이니까요. 세계가 흠모할 정도로 훌륭한 인성 콘텐츠를 물려받고도 다음 세대에 물려주지 못하는 실수는 쉽게 용서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정신을 바짝 차리고 새로운 세상에 걸맞은 인성교육 방법을 빨리 개발해야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동방예의지국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인성이 집단지성 시대에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모든 사람이 갖추어야 하는 최고의 실력이기 때문입니다.
무능교사 퇴출,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 등 부정적 접근 아닌, 현장중심 정책 펼쳐야 교육양극화, 공교육의 책임인가 교육 양극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과연 공교육의 질적 수준이 낮아서인가. 아니면 교원의 전문성 및 책무성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인가. 사교육의 번창은 전적으로 공교육의 질이 낮아서의 문제인가. 교육을 통한 계층 상승의 가능성이 낮아지고 교육 양극화가 확대되는 것이 진정 공교육의 탓인가. 그렇다면 공교육의 질이 향상되고 교원의 전문성 및 책무성이 높아지면 교육 양극화의 모든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가. 그런데, 공교육의 역할과 기능이 계층사다리로서 작동되어야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맞기는 한 것인가. 그간의 교육 양극화의 원인 진단과 해법들을 다룬 논의과정을 지켜보면, 이러한 근원적 질문에 대한 명쾌하고 시원한 해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시원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동안의 해법들이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교육 양극화 등 교육문제의 근원적 원인이 공교육의 질적 수준과 교원의 전문성 및 책무성이 낮기 때문에 발생하고, 따라서 공교육과 교원을 개혁하면 모든 문제가 해소된다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손쉬운 해법이다. 사교육(비) 문제 등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불만의 근원이 공교육 부실에서 비롯되었고, 그 부실의 책임이 교원에게 있으며, 그중에서도 능력과 열의, 역량이 뒤처지는 교원을 개혁하면 공교육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논리는 이제 진부하기까지 하다. 정부 및 정치권의 지배적인 교육개혁의 논리이자, 한편으로 이러한 단순화된 논리가 국민들의 의식 속에 입력되면서, 절대적인 명제처럼 되어버렸다. 사실 교육개혁의 일차적 대상인 대한민국 교원의 전문성은 세계 각국의 교원들과 비교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는 상위 5%의 우수한 인재가 교직에 입직하는 구조로, 사회의 여타 다른 부문과 비교해서 교원의 전문성은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2015년 5월 28일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 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교육경쟁력은 조사대상 61개국 중 32위로 낮은 순위를 보였고, 그 중요한 이유로 초등교사 1인당 학생 수(46위) 등 열악한 교육여건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낮은 교육 경쟁력에도 불구, OECD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등에서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전반적으로 매우 우수한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2012년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 컴퓨터기반 문제해결력 평가 국제 비교결과에서도 문제해결력 1위를 차지하는 등 최상위 성취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OECD 국가에 비해 열악한 교육 여건 속에서도 우리 교육의 우수한 성취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이 결과에서 국민의 교육열과 사교육의 효과성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현재 대한민국 교육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원들이 세계 각국의 교원들과 비교해 전문성과 열의 면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반증해주고 있다고 본다. 사교육(비)의 문제도, 결코 공교육의 질적 수준 및 교원의 전문성이 낮아서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대한민국 공교육과 교원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문제는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사교육(비) 문제가 공교육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아서라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논리이다. 실제로는 공교육의 질이 낮아서가 아니라 교육의 결과에 대한 상대적 지위 경쟁으로 인해 사교육이 번창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높은 교육열과, 그 교육열에는 학벌과 성공을 향한 획일적 문화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고, 이로 인해 학교교육은 교육의 과정이나 절차보다는 우수한 성적으로 일류대학에 가고 일류직장을 가지는 것이 성공한 삶이라는 도식적 결과에 종속되어 있다. 이런 사회적 구조 하에서는 아무리 공교육의 질이 높다하더라도, 상대적 지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사교육은 번창할 수밖에 없다. 기업 등에서 학력보다는 능력을 인정하고, 좋은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한, 공교육 내실화 및 교육개혁을 통한 사교육(비) 해소의 방편은 허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교육을 통한 계층 상승이라는 사회이동성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고도 필요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자체가 교육의 목적이 되거나 지나치게 강조되는 경향성에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 경제성장기와 IMF 경제위기 이전에는 공교육체제하에서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교육을 통한 사회?경제적 계층 상승이 용이한 시대적 환경요인이 있었다. [PART VIEW]하지만 현재는 그때와 다르다. 국민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대학진학율이 2014년 기준 70.9%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취업의 문이 극도로 좁아진 상황에서, 공교육체제 안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계층 상승은 그야말로 ‘신화(神話)’가 되어버렸다. 즉 공교육의 질이 아무리 높아진들, 교원의 전문성 및 책무성이 아무리 높다하더라도, 상대적 지위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또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의 교육 외적 도구를 활용한 경쟁은 가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교육양극화의 문제는 교육부문의 독자적인 교육개혁을 통해서는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시대적 환경으로 접어들었다. 물론 교육양극화 완화를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 깊은 학벌주의와 승자독식의 구조를 완화하는 방향성이 없이는 교육적 노력만으로는 진정한 추진동력을 얻기 힘들다. 오히려 계층 상승을 위한 사회이동성이 교육에서 지나치게 강조되고, 또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힘을 얻을 때, 교육의 본래적 목적을 왜곡시켜버릴 수 있다. 본말이 전도되면서, 초·중등교육이 좋은 직장을 가지기 위한 대학진학의 도구와 수단으로 전락하고, 대입 준비가 교육의 목적이 되는 등 교육의 본질적 목적과 이념, 교육과정 등은 실제 교육현장에서 작동될 수 없다. 결국 계층사다리를 강조하면 할수록, 공교육을 왜곡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학교 교육과정에서의 인성, 창의교육, 생활지도 등의 기반은 일거에 사라져버린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 양성이라는 목적은 국가적 발전 전략으로는 일면 당위성이 있지만, 그것이 교육 자체의 목적이 되는 것은 경계되어져야한다. 교육 양극화 문제의 해법은 무엇보다 학부모와 학생이 교육을 통해 얻고자하고, 기대하고 있는 유인가를 변화시켜야 한다. 즉 상대적 지위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단으로서의 전락한 현재 학교교육의 목적을 바꿀 수 있다면, 교육 양극화 해소의 방향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직업교육 통로로서 특성화된 전문중학교의 설립과, 이를 전문계고-전문대-기업으로 연결되는 경로를 열어놓고, 이러한 경로를 통하더라도 대학 졸업자와의 격차가 동등하거나 차별이 거의 없도록 노동시장 구조를 만들 수만 있다면, 현재보다는 교육양극화 구조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학력보다는 능력중심으로의 사회적 인식이 힘을 얻게 되면서, 대입의 영향력이 완화되고, 초·중등교육 또한 교육목적과 이념, 교육과정에 걸맞게 운영되면서, 교육 양극화 구조를 일정부분 해소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공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적지 않지만, 공교육이 ‘붕괴’되었다는 표현은 그다지 적합지 않다. 물론 대한민국의 이러한 긍정적 성취 이면에는 OECD 국가 중 청소년의 행복지수 최하위 및 자살률 최고, 과도한 입시경쟁과 사교육으로 인한 학생부담, 도농 간 교육격차, 학업중단 학생문제 등 부정적 모습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부정적 모습이 대한민국 교육의 우수한 성취결과를 완전히 가릴 만큼 근본적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공교육 붕괴’는 현 시점에서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오히려 수요자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에 밀려 소외되었던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 사회적 지위 획득 경쟁에서의 비교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교육이라는 하나의 가치에 경도된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 인성이 바로선 교육,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이 주가 되는 교육을 위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Back to the basics) 한다. 이 같은 인식에 기초하여, 필자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교육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교사개혁, 교육 양극화 해결책 아니다 우선, 교육 양극화 해결을 위한 교사개혁 추진과 관련하여서는 원인진단과 정책대안이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 OECD가 제안하는 성공적인 교육양극화 해결정책의 핵심은 교사개혁이라고 제시하고 있는데, 배경자료는 OECD가 교육양극화를 해소하는 정책으로 제시한 것이 아닌 국가별 효과성이 높은 교육정책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자료이다. 이를 근거로 교사개혁을 교육양극화 해소정책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교사평가 강화를 통해 무능교사 퇴출장치를 과감히 도입하고, 평가를 통해 교사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로 전환해야한다는 주장은 시장기제적 관점에서 출발한 부정적 정책으로, 교육 양극화 현상이나 해소책과는 상관이 없다. 교직에서의 평가가 어떤 기제로 작동해야하는지, 교원평가가 보수와 인사, 더 나아가 퇴출과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무능교사의 개념은 무엇인지, 평가를 통해 과연 ‘무능함’을 가려낼 수 있는지, 그리고 평가 결과와 임금피크제를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대한 답이 우선되어야한다. 더욱이 우수교사 인센티브 강화, 교사의 질 제고의 방안으로 연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현재의 교원성과급도 이러한 목적과 취지로 교직사회에 도입되었으나, 교직의 특성상 객관적 성과 비교의 한계로 인해, 교원 간 협력적 분위기를 훼손하고 갈등 및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의 역기능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정책입안자가 정책을 적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조성과 규제라는 두 가지 접근방법이 있을 수 있다.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교원의 자존감과 성취동기를 자극하여 스스로 더 잘하도록 하는 지원과 보상 위주의 긍정적(positive) 접근방식과 교원들의 부정적 측면을 바라보고 그것을 억제 또는 다른 방향으로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통제와 차별을 통한 경쟁조장, 또는 벌을 가하는 부정적(negative) 접근방식이 그것이다. 교직은 자존감과 긍지를 중시하며, 이것이 무시된다고 생각할 때 강한 거부적 정서를 형성하며 상실감을 갖게 되는데, 이런 면에서 교원정책은 부정적 접근 보다는 긍정적 접근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대정부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이라는 명분과 포장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책임을 교원에게 묻고, 교원간의 경쟁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부정적 접근방식으로 인해, 의도했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교단에 부작용과 역기능만 가중시켰다. 무능교사 퇴출,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 등은 부정적 교원개혁 정책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고, 교단의 부정적 변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매우 큰 시도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평가는 기본적으로 교원간의 경쟁기제로서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며, 의도했던 아니든 간에 공교육 부실의 상당한 책임이 교원들에게 있음을 드러내는 정책이다. 교원간의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도, 공교육의 신뢰도 확보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교직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는 교원평가의 경쟁적 속성은 지금까지 부작용을 가져오면서 수업 전문성 향상이라는 당초 목적 실현과 동떨어져있다. 평가를 통해 모든 것을 이루려는 평가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교원평가의 궁극적 목적은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기능하여야 한다. 교사에게 부족한 부분을 진단하여 개선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평가기제를 무능교사 판별에 활용한다면, 평가대상자 어느 누구도 자신이나 동료의 약점과 문제점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전문성 신장’과 ‘무능교사 판별’이라는 성격상 상호 배치되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어느 한 가지 목적도 제대로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훌륭한 다수의 교사들을 잠재적인 부적격자로 간주하고 감시하고 통제하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다. 교원평가는 전문성 신장 등 성과 제고를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음에도 교사의 수업 능력을 평가하면 수업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진행되면서, 본말이 전도된 상황에까지 이르러있다. 교원평가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교원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능동적으로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반성적 성찰(introspection)을 기본 기제로 하는 자기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 유수의 국가들이 우수한 인재를 교직으로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마당에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교직에 대한 헌신과 열정, 노력에 대한 의지가 낮다면, 이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하는 것이 교직발전과 교단의 안정성을 위해서 바람직할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개혁(정책)의 방향 현재 대한민국 교육이 당면한 근원적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피력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특히 교육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거창한 비전과 선언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실천연구자의 시각에서, 대한민국 교육개혁(정책)의 기본방향에 대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1980년대 이후 급속한 세계화, 민주화, 다원화, 정보화의 물결로 인해, 대한민국 사회에 세대갈등, 계층갈등, 노사갈등, 동서갈등, 이념갈등 등의 사회적 대립과 갈등의 구조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교육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교원과 학생?학부모, 교원과 교육당국, 학교와 사회, 중앙정부와 교육감, 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간의 종적?횡적 대립과 갈등의 구조 역시 심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그 자체가 가지는 발전적 순기능적인 측면을 적극적으로 이해한다 해도, 지나치게 고착화되고 확산되면서 무시할 수 없는 교육적 비용을 창출하고 교육의 성장 동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으로 대립과 갈등이 확대?재생산되면서, 교육추진체제의 불안정성과 교육운영의 난맥상을 심화시키고 있고, 이로 인해 교육주체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문 개혁과 개선을 위해 효과적이라 생각할 수 있는 교육개혁 전략들이 백약이 무효인 상태로 만들게 하고, 오히려 이러한 전략들이 긍정적 변화보다는 부정적 변화를 촉진하는 결과로 귀결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 교육의 발전과 성장의 동력이었던 교육과 사회 각 부문의 협력과 통합의 역동성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면서, 대한민국 교육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 또한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지향적 방향들을 모색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자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할 것은 교육의 향상성(向上性)을 촉진시킬 수 있는 추진동력을 탄탄하게 하고 안정화시키는 것이라 할 것이다. 대립과 갈등을 촉진시키고 확대·재생산해 온 그간의 부정적 교육정책적 기조에서 탈피하여, 협력과 융화(融和)라는 긍정적 교육정책적 기조를 설정하면서, 이러한 긍정의 에너지가 대한민국 교육을 세계 속의 교육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토대로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를 둘러싼 교육생태계와 사회의 각 부문이 이러한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고 협력하면서, 한 쪽은 가지고 다른 한 쪽은 빼앗기는 관계인 ‘제로섬(zero-sum)’이 아닌 모두의 이익을 위해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교육추진동력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협력적?융화적 교육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간의 교원과 학생?학부모, 교원과 교육당국, 중앙-지방의 교육당국 간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협력적?융화적인 관계로 진전시켜야 한다. 학교교육은 학생과 학부모를 대립적 관계가 아닌 교육동반자로 인식하고,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다양한 학교구성원과의 협력적 관계를 강구해야 한다. 교원은 교육 공급자, 학부모는 교육 수요자라는 오도된 오랜 관념에서 벗어나, 학교와 가정, 그리고 교원과 학부모가 함께 협력하는 교육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노동자, 봉급생활자로서의 이미지가 중첩된 오늘날 교직의 정체성 혼란을 극복하고, 교직의 전문성 향상 노력을 배가하면서,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공감하고 인정하는 전문직의 모습을 창출해야 한다. 교원과 학생이 함께 가는 사제동행(師弟同行)과 학부모와 한 뜻이 되는 사모동행(師母同行)의 정신으로, 학생, 학부모, 교원이 동일한 교육관을 갖고 공동 노력을 하는 ‘학사모일체운동(學師母一體運動)’을 전개해 나가야한다. 학생과 학부모, 교원이 동일한 마음으로 교육에 대한 일체감을 가질 때, 교육의 힘도 극대화될 것이고, 학생, 학부모, 교원 간의 협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교원과 교육당국 간의 대립과 갈등관계, 그리고 교육정책 입안과 실행과정의 구조도 이제는 협력적·융화적으로 바뀌어야한다. 교원은 질 높은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정책을 개발하고, 정책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한다. 정부 및 교육감 또한 현장교원과 교원단체를 교육개혁의 진정한 파트너로서 인정하고, 뿌리 깊은 일반직 중심의 관료문화를 혁파해야한다. 현장교원이 교육정책의 수립?집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모 제도를 통해 교육전문직의 참여통로를 확대하고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면서, 현장중심의 정책입안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민주적 관점에 경도된 학교단위, 지방행정단위 거버넌스에서도 공화(共和)적 관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교육의 안정성과 항구성을 최우선에 두면서, 학생·학부모, 교원 및 지역주민 모두와 진정으로 소통하고 통섭하는 구조를 만들어야한다. 학교운영위원회는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담보함과 함께, 학교(장)와 지역사회의 권한과 책무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지방교육의 정파적?당파적 대립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교육감직선제도 교육의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 등 헌법적 원리에 부합되게 개편되어야 한다.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도 독립이냐 통합이냐 하는 양자택일식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교육자치와 지방자치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전제로 지역발전을 위해 연계?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 둘째, 학교-사회의 선순환 신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학교교육을 둘러싼 사회-학교 간 기능과 역할을 조정하고, 서로 권한과 책임을 분담하는 상보(相補)적인 협치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교육은 사회의 다양한 기대와 요구를 진정성 있게 수용하고, 교육을 통한 사회통합과 사회의 역동성 확보에도 기여해나가야 한다. 교원은 학교교육의 울타리를 열고, 사회적 배려와 봉사활동을 강화함으로써 전문직으로서 사회의 폭넓은 지지와 신뢰를 획득해나가야 한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행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뛰어 넘어, 교단에 서 있는 동안 연찬한 교육적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고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취약한 교육기회를 가진 약자들을 배려하고, 도서벽지, 다문화가정 자녀, 소년소녀가장, 취약계층 자녀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봉사활동 등의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시민사회와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화와 유대의 폭을 넓혀가면서, 학교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공동체적 가치 실현을 위해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책임을 분담하는 주체적 입장에 서야 한다. 사회는 학교교육이 정규 교육과정과 본질적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보육이나 돌봄, 방과후학교를 비롯한 정규 교육과정을 벗어난 지나치게 많은 교과 외 콘텐츠들이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방대하게 학교로 무분별하게 유입되어, 학교교육이 왜곡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교교육에서의 교원의 권위와 학교장의 자율경영권, 그리고 전문적 교육활동을 진정으로 존중하면서, 지역 학교들을 좋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학교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실천지향적 인성교육 확산을 위해 함께하면서, 사회병리적 현상을 극복하고 사회적 인재 육성을 함께해나가야 한다. 인성교육 정착은 학교만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공동의 과제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학교와 사회 각 부문이 합심하여 우리사회에 인성교육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한다. 학교 및 사회 각 부문의 협치적 노력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 공동체적 가치 등을 복원시켜야한다. 학교체제나 교육과정, 대입제도 등 교육정책의 개선 또한 이 같은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세계 속의 교육, 세계 속의 교실을 구축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 교원은 세계화, 다원화 시대에 걸맞게, 세계시민으로서의 진취적인 역할, 즉 글로벌 교원으로서의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야한다. 방학이나 연구년제를 통해 세계교육에 기여하고, 돌아와서는 그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 교실을 세계 속의 교실로 만들어가야 한다. 세계교육에서 시사점을 얻고,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재인식을 가지면서, 대한민국 교육에도 긍정적 변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의 평화봉사단처럼 전문화된 ‘교원 해외봉사단’을 만들어, 세계 여러 나라 교육현장 봉사와 교육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교육과 교원의 우수성을 우리 스스로 전파하고, 글로벌 역량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범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들, 즉 전쟁, 빈곤, 질병, 아동 노동, 성 차별, 소외계층 문제 등에도 적극적 관심을 갖고, 해결과 지원활동에 적극 참여해야한다. 범세계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대한민국 교원의 모습을 통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교원 스스로가 자긍심을 되찾는 계기가 되어야한다. 대한민국 교육의 글로벌화를 위해 교육제도와 교육과정,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등의 국제화도 지향해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out-bound) 요인을 줄이고, 해외 학생들이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in-bound) 유인가를 강화해야한다. 대한민국의 교육의 세계화로, 조기유학에 수반되는 소위 ‘기러기 아빠’라고 하는 가족구성원의 삶의 질을 위협하고, 가족해체로까지 이어지는 동인(動因)을 해소해야한다. 정부 또한 외국 교육을 무비판적으로 이식하고 수용하기보다는 대한민국 교육의 강점을 토대로 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세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대한민국 교원들이 진취적인 자세로 세계 속으로 나아가 경험을 쌓고 대한민국 교실을 세계 속의 교실로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다각적인 관-민 협력을 이끌어내면서, 국제 교육교류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역량이 서로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입시제도의 변화: 수능 준비만으로는 부족 수업시간에는 아이들이 잠들지 않도록 가능한 재미난 이야기와 연계하여 설명하려고 노력하였고, 그와 관련된 기출문제를 푸는 요령을 알려주었다. 아이들은 내 강의를 듣고 열심히 적고 문제를 풀었다. 그러나 종종 내 얘기를 듣지 않고 반항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무작정 결론은 ‘내 말을 잘 들어라’였던 것 같다. 수업시간 강의 내용은 수능 중심의 강의였고, 내신 시험도 수능 형태의 시험으로 구성하여 수능과 내신의 연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력했다. 아이들은 수능 성적을 잘 받아야 대학에 잘 갈 수 있었고 나도 그 부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이 고등학교 교사의 사명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대입 제도가 바뀌어 갔다. 점점 수능만으로는 대학에 가기 어려워졌고, 수시모집으로 대학을 보낼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생명과학1 수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이들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두 번의 시험으로 대부분 평가했다. 그 시험은 내 강의를 듣지 않아도 인강을 듣고 과외를 하고 학원을 가서 배워와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시스템 안에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 수업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에게 딱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때부터 평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때마침 국제반 외국인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고 미국 수업의 평가에 대해 볼 수 있었다. 그 선생님들은 매일매일 숙제를 주었고 채점하는 생활을 했다. 그러다 보니 국제반 학생들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비중이 작았고 평소 숙제를 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당연히 학생들은 사교육을 통해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었다. 이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수행평가 비율 70%로 올리자 불만 늘어 2013학년도부터 과감하게 생명과학1 수업시간에 수행평가를 70%로 올렸고 다양한 과제를 만들어 수행평가에 반영하였다. 아이들은 역시 반발했다. 수능 공부를 해야 하는데 과제 때문에 못한다는 불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의 발표 실력은 늘어났고 만들어내는 성과물의 질은 높아졌다.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이루어내는 것이 많아졌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아직은 반발감이 심했고 충돌 부분이 너무 많았다. 고민은 점점 더 깊어져 갔다. 2014년 4월 우연히 방송을 통해 거꾸로교실을 알게 되었다. 방송을 보자마자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좀 더 쉽게 학생들과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영상 촬영을 쉽게 하는 방법도 직접 찾아보았다. 영상 촬영을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만들어내고 바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기존에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진행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대학 입시를 무시 할 수 없어 나름의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학습지는 우선 수능과 모의고사 기출문제 그림을 이용하여 만들기 시작했다. 수업 중 학습지는 모둠 활동을 통해 논술형으로 작성하도록 했고 아이들은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주어진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갔다. 이때 아이들은 수능문제집을 수업 자료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쳐다보지 않던 교과서를 읽기 시작했다. 거꾸로 수업 도입: 토론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시행착오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PART VIEW]아이들의 토론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는 것이 부족해 질문도 답변도 어렵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중소기업의 저렴한 태블릿PC와 와이파이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은 모르는 것은 바로 검색하기 시작했고 토론에 자신감이 붙었다. 모르는 것은 언제든지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누구든 참여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재미난 현상이 벌어졌다. 아이들은 네이버 검색을 이용했지만 자료가 부족하단걸 깨닫고 더 많은 자료를 원했다. 그래서 구글 검색을 시작했고 더 다양한 자료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어떤 경우는 영어로 된 논문이 나오기도 했고 종종 몇 문장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들도 생겨났다. 그러던 중 수업 변화의 큰 계기를 마련해준 KBS다큐멘터리 ‘거꾸로교실의 마법’을 제작한 정찬필PD를 만날 기회가 있었고 더 많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인터넷에 너무 자료가 많아 어떤 자료가 맞고 어떤 자료가 틀린 것인지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학전공서적을 주게 되었다. 아이들은 대학 전공서적에 나온 자료가 확실한 자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대학 전공 서적을 최고의 자료집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면접과 논술 대비를 할 수 있었고, 수능기출 문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능 대비도 되었다. 수업시간은 다양한 이야기가 생겨났고 생기부, 자기소개서, 추천서에 작성할 이야기들이 저절로 생겨났다. 그동안 강의식 수업을 할 때에 내가 아이들에 대해 볼 수 있었던 것들은 그저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질문을 하거나 발문에 답변을 잘하는 아이들뿐이었다. 그런 아이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알기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거꾸로교실을 통해 아이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늘었으며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과 생각과 표현에 대해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특히 수업참여 태도가 좋지 않던 학생에 대해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어느샌가 아이들을 통제하고 수업을 장악하려고 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다. 나는 그동안 아이들을 내가 가진 생각의 틀에 맞추어 길러내고 있었다. 내 의견을 강요했고 그에 따르기를 원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내 생각보다, 심지어는 나 자신보다, 더 멋진 생각과 표현을 하며 나를 놀라게 했다. 아이들은 정말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교실에서 중요한 것과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졸업과 진학입니다.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하면 성적입니다. 학생에게 성적은 알파와 오메가요, 등급은 앞으로 살게 될 인생의 품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정말 가르쳐주고 싶은 소중한 가치들은 말을 꺼내기 미안할 지경입니다. 따뜻한 마음, 배려, 나눔, 상상력, 창의성, 이런 단어들은 각종 교육계획서에만 있습니다. 각 교과별 지식을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머릿속에 잘 정리해서 넣는 것은 가장 중요한 교육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교육의 현장에서도 중요한 것 때문에 소중한 것이 밀립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치 있는 것들이 뒤로 밀리면서 목적과 수단이 뒤바뀝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예의바르고, 상상력이 풍부한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여러 교과별로 다양한 지식을 가르치고 여러 가지 교육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면서 개인의 삶은 불행해지고 교육은 본질이 흐려지는 일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많은 인재를 키워냈고 OECD 국가들 중 수학·과학 교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성취도를 보입니다. 마냥 좋아할 수만 없는 것은 높은 성취도에 비해 교과에 대한 흥미도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수업을 바라볼까요? 첫째, 학생들은 배움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의욕이 없습니다. 물론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요. 선행학습으로 인한 흥미 상실,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부모님의 기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까지 학생은 이미 수업 전에 마음이 무거워진 상태입니다. 둘째, 주입식, 지식전달식, 일제식 강의수업으로 인한 지루함입니다. 학생들은 깨어있는 시간 중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냅니다. 또 학교생활의 대부분은 수업시간입니다. 교사는 수업에서 도달할 학습목표와 성취수준이 있고 실제로 다루어야할 내용도 많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지식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주입식 일제수업입니다. 주입식 수업은 교육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한 방법으로 생긴 수업입니다. 그러나 학생의 입장에서는 수업이 지루해집니다. 셋째, 입시, 진학으로 이루어지는 평가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그래서 하기 싫지만, 재미없어서 그만하고 싶지만, 그래도 공부는 나름 열심히 합니다. 이 두려움을 이용한 틈새가 바로 사교육의 모습입니다. 넷째, 수업과 평가의 결과로 인한 실패의 느낌, 바로 좌절감입니다. 현행 교육체제에서는 1등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실패의 느낌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학생들의 의욕상실과 지루함은 수업방법 개선으로 해소해야하고 두려움과 좌절은 평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인 '한국식' 자유학기제 만들자 자유학기제가 학교현장에 도입되어 많은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교실 수업이 전반적으로 바뀌게 될 거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3년 동안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저는 우리 교육의 가능성을 엿보았습니다. 그 동안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위해서 진도를 나가고, 시험을 보고, 두 자리 숫자로 아이의 성취도를 알려주는 시스템의 허상을 똑똑히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점수는 같지만 사람의 역량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정량평가만 하다가 정성평가를 하는 어려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방향은 이것이 맞습니다. 힘들다고 반대방향으로 계속 갈 수는 없습니다. 자유학기제의 수업은 시험을 위한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과 도형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보고, 아이디어를 내고, 친구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서로 돕고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떠들고 웃고 놀면서 공부하고 그러다가 교사도 학생도 가슴 뭉클해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첫 교과융합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쌤, 우리 다음 시간에도 이딴 수업 계속 하나요?” [PART VIEW]학력저하를 반론으로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원의 성질에 관해 40문제를 풀 때는 절반 이하가 학습부진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부추전을 부쳐 먹고 10문제만 풀었는데 그날 문제를 못 푼 학생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나이 열네 살에 수학을 포기하고 인생을 포기하는 대부분의 중학생들을 떠올려보십시오. 이제는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원의 넓이와 각도는 인간이 잴 필요도 없습니다. 원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필요합니다. 우리가 신주단지처럼 붙들고 있는 학력이라는 개념이 21세기에 얼마만큼 필요할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외국에 가보니 한글을 써달라는 외국인이 있을 정도로 한류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도 잘 만들고, K-POP도 잘 만들고, 성형수술도 잘하고, 핸드폰도 잘 만들고…. 이런 대한민국이 교육만 못해서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 자유학기제를 도입할 때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등 외국의 사례를 참고했습니다. 그러나 3년 운영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학기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유학기제! 대한민국 교육이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도록 힘을 모아 봅시다.
프로그램 아닌 교육과정으로 현장 변화 이끌 것 2013년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면서 2009 개정 교육과정 운영에 많은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율과정, 선택프로그램 등 새로운 용어의 등장, 교과시수 20% 이상의 감축 허용, 감축된 교과 시수의 자율과정 전환, 체육·예술 교과(군)과 자율과정의 예술·체육활동 호환 허용 등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예외 사항으로 운영되었다. 자유학기제로 인한 이러한 교육과정 운영상의 혼란은 이번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해소가 될 예정이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개념과 지침을 정리하여 자유학기제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자유학기제가 안정적으로 정착을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유학기 교육과정 논의들 미국의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는 압력밥솥처럼 집착적으로 공부시켜 PISA(세계학업성취도평가) 성적이 좋은 한국교육을 ‘커리큘럼이 아니라 동기부여 덕분’이라고 했다(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2014, 부키). 그동안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부분의 정책들이 교육과정이 아니라 프로그램으로 접근했다면, 자유학기제는 교육과정으로의 접근을 통해 학교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2016년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2015 개정 교육과정 제정과 맞물려 자유학기제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쟁점이 되었던 것은 운영 시기의 문제였다.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를 자유학기로 운영할 때, 1학년 1학기, 1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 중 어느 학기로 할 것인가는 시·도나 학교의 상황에 따라 달리할 수 있다. 다만, 전출입 학생의 자유학기 연속 이수 또는 미이수를 최소화하고, 고입에서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던 초기에 뜨겁게 논의되었던 것 중 하나가 고입에서의 공정성 문제였다. 그런데 고입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7조(고등학교 입학전형의 실시권자)에 의거 ‘고등학교 입학전형의 실시 절차, 방법 등 입학전형에 관한 사항’은 교육감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시도별로 운영 시기를 결정하여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서울형 자유학기제의 경우, 2014년부터 1학년 1학기를 자유학기 탐색학기, 2학기를 자유학기 집중학기로 설정하고 1학기 기말고사만 지필평가를 실시하고 있어 중1 성적을 고입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서울형 자유학기제에서 실질적인 자유학기제 운영은 2학기이지만, 시행 초기부터 교육부가 제시한 자유학기제의 확장형 모델인 1년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학교에 입학해서 초등학교와 다른 급격한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1학년 1학기부터 1년 과정으로 운영하는 확장형 모델을 권장하고 싶다. 자유학기 편성·운영 방안 자유학기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삶과 연계된 의미 있는 학습을 통해 미래 핵심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으로 우리의 교육을 전환하자는 데에서 출발했다면, 이제 설정된 방향에 맞게 디테일한 디자인을 해 나가야 할 때이다. 왕중추는 디테일의 힘(2005)에서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웅대한 지략을 품은 전략가가 아니라 작고 평범한 일도 꼼꼼하게 처리하는 관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유학기제도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개별화 교육과정으로의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덴마크처럼 진로상담사의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를 통해 과목 선택에서 진로 결정까지 일대일 지원이 가능하고, 교과교사의 관찰 평가 등이 피드백 되면서 학생들의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강화하는 지원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자유학기제 도입 초기에 진로탐색 중심으로 갈 것인가? 교수학습방법 개선 중심으로 갈 것인가? 로 첨예하게 대립되어 논의된 적이 있으나, 자유학기제 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은 그 기저에 진로개발 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꿈과 끼를 키우는 진로교육과 교과교육이 별개가 아니라 삶의 맥락 안에서 다양한 교과교육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에 진로교육법과 인성교육법이 제정되면서 교육과정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진로교육과 교과교육이 별개가 아니듯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개발해야 하는 인성교육 또한 교과교육과 별개일 수 없다. 따라서 인성교육, 진로교육, 교과교육의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자유학기제 교육과정의 운영이 필요하다. 교사들의 역량 제고 필요 자유학기 교육과정의 효과적인 편성·운영을 위한 방안으로 다음 몇 가지를 제시한다. 가장 먼저 교사들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역량 제고가 필요하다. 시범 운영을 통해서 누적된 우수한 사례들과 자료들이 있지만, 지역과 학교와 학생의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기존 자료를 재가공하거나 새로운 자료를 개발하여 효과적인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교과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김차진은 “교사들이 학생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방법을 상세히 알 수 있도록 교육과정 문해력(literacy)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교육과정 정책을 전환할 때”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과정은 하나의 문서로 존재할 뿐 교사들의 실질적인 수업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교육과정의 변화가 큰 자유학기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중심이 아닌 교육과정 중심의 교과교육 운영이 필요하다. 둘째, 자유학기제의 교육과정은 교과와 확대된 창의적 체험활동인 자유학기활동으로 구분된다. 기본교과에서는 1930년 미국의 중등교육개선을 위한 8년 연구처럼 학습 후 기억해야 하는 교과내용보다는 문제해결학습에 중점을 두고, 삶과 연계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몰입해 나갈 수 있도록 내용과 방법을 구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간의 협력, 사회자원과의 연계 운영 노력이 필요하다. 자유학기활동은 진로활동, 주제선택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활동의 4개의 영역으로 되어있는데, 일부 학교에서 일회성 행사 위주 운영과 영역간의 내용 중복, 교사의 전문성 부족, 교사 중심의 편성 등의 문제를 드러내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의 요구를 반영한 학생 중심의 편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몇 차례에 걸친 학생 요구조사를 기초로 지역과 학교, 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편성이 이루어져야 하고,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줘야 하며, 각 활동들이 연계 운영됨으로써 유의미한 학습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선택프로그램에 대한 교사의 직무연수를 강화하여 전문성을 제고하고, 개발된 자료들을 충분히 활용하여 심화된 내용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자유학기제 한 학기의 운영만으로는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강화한다는 교육목표를 달성하기는 매우 어렵다. 서울의 경우, 초등학교에 자유학기제 예비교육과정 운영, 중학교 2, 3학년의 자유학기제 연계 교육과정 운영, 고등학교의 진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의 체계 속에서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방법 개선이 전 학년으로 확대되어 전반적인 학습과 평가의 질이 제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PART VIEW]자유학기제의 확장된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하여 2, 3학년 창의적 체험활동의 동아리활동-진로활동-봉사활동을 통합하여 운영함으로써 진로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학기말, 학년말에 학생들의 선택권을 강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년말 교육과정의 질을 제고해 나간다면, 전반적인 교육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넷째, 자유학기제 시행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여전히 지역자원의 부족을 들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자원의 부족이라기보다는 자원과 학교교육과정의 매칭 상의 문제가 더 크다. 지역사회는 학교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학교는 지역사회 자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가장 먼저 학교와 지역사회 자원과의 상시적인 만남이 있어야 하고,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한 지역기관의 프로그램과 학교교육과정과의 접목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같은 지역의 학교들이 연합하여 지역사회 자원 활용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다만, 유의해야 할 것은 지역자원의 활용이 일회성의 행사나 단순 견학 형태가 아니라 교과와 연계된 확장된 학습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2016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항간에는 자유학기제 시행을 내년으로 미루어 온 학교들이 얼마나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그러나 3년간 시범운영의 노하우가 새로 시작하는 학교의 기반이 되고, 지구별 자율장학을 통해, 또 컨설팅을 통해 준비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 그것은 기우일 수 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다양하고 유연한 개별화 교육과정으로, 그간의 경직된 교육과정의 틀을 깨고 대한민국 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역사의 시작이 될 것이다.
학생중심 활동 수업은 왜 필요한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오래된 명제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교육 트렌드가 학생활동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습니다. 기존의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만으로는 학생들의 창의력 신장과 협력?배려 중심의 미래 핵심 역량을 길러줄 수 없기에 암기식 수업을 최소화하고,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는 태도와 자기 표현력 향상을 위한 협동학습, 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학생 참여·활동형 수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자유학기제에서 강조하고 지향하는 수업의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 활동중심 수업은 언뜻 보면 수업 안에서 교사의 역할이 축소되고 그 축소된 만큼 학생 활동이 채워지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학생 활동중심 수업을 이끌어 내기 위한 수업 전 교재연구(학생의 현재점 진단 포함)와 수업 디자인은 강의식 수업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교사에게 많은 준비 시간과 능동적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기존의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교사에게 맞추어진 가장 쉬운 수업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자유학기제를 3년째 시범 운영하며 수업 변화의 요구를 어렵지만 외면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과 해결점의 기저에는 일개 교사들이 해결할 수 없는 학교 현장의 녹녹치 않은 여건과 특목고나 대학의 학생 선발 방법 등 경쟁 체제의 사회적 분위기가 거대한 빙산처럼 수면 아래 존재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자유학기제가 지향하는 철학이나 시행의 방향성 등은 너무나 공감하고 수업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교사라면 누구나 자유학기제가 자신의 수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놀이터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교사들이 자유학기제라는 의미 있는 놀이터에서 수업으로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동료성을 발휘하여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유학기제 수업,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자유학기제가 지향하는 수업은 크게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융합수업, 주제통합 수업과 학생 참여?활동형 수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중학교 교육과정이 교과목별로 구분되어 있고 교사 공동체도 이에 따라 분리되어 왔기 때문에 교과목 내에서 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서서 상호 협력적 관계를 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즉, 기존의 수업이 나 혼자 혹은 교과 내에서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던 수업이었다면 자유학기제 속 수업은 핵심 성취기준, 주제를 중심으로 교과안에서는 물론 교과 밖에서도 서로 소통하며 교육과정을 나누고 통합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들이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과 협의회, 교육과정 협의회, 제안 수업, 수업 평가회 등 교사들끼리 함께 해야 하는 협력적 활동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 안의 상황은 교사들에게 이런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교사는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와 담임교사로서 30여 명의 학급 학생들의 생활지도는 물론 행정업무 감축이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날로 증가하고 있는 각종 행정업무 처리와 부정기적으로 국회를 비롯한 상급기관 등에서 요구하는 반복적이고 일회적인 자료 취합 등 교사의 수업력 제고와는 거리가 먼 과중한 업무에 지쳐 있습니다. 여전히 수업이라는 가장 중요한 일보다는 시급을 다투는 필요한 일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교사들은 자유학기제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수업모형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를 촉발제로 한 수업의 변화에 부담을 느끼는 것입니다. [PART VIEW]또한 오전에 기본 교과목 시수가 감해진 만큼 담당하게 되는 자유학기 활동은 교사들에게 교과목 상치 정도의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지금까지 연구학교나 희망학교에서는 자유학기 운영을 위한 예산 지원이 이루어져서 외부 강사와 코티칭(co-teaching)을 하거나 프로그램을 들여와서 예산이 지원되는 범위 내에서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 운영 예산 지원이 중단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교사들에게 자유학기 활동 프로그램을 고안하라고 주문합니다. 오후 자유학기 활동의 개발과 실행도 고스란히 교사에게 떠넘겨져 이중 삼중고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유학기제 시행 안에서 교사의 과중한 업무는 덜어냄이 없이 계속해서 보태지기만 하는 것입니다. [PART VIEW]학교 밖 활동, 심리적 부담이 커지는 교사들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교사들의 또 다른 고민은 자유학기 활동과 진로체험 프로그램 등 학생을 학교 밖으로 인솔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그로 인한 학생의 안전지도, 지역사회와 연계를 위한 행정업무 등으로 교사의 심리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담임교사의 입장에서는 단순 임장지도나 인솔이 아닌 조·종례 등을 통해 이루어졌던 기존의 학생 생활지도와 인성함양 지도에도 커다란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밖에도 주제 선택, 진로 탐색, 동아리, 예술 체육 등 자유학기 활동이 주로 오후에 편성되다보니 시간표 운영상의 문제 등 수면 아래에서 교사들은 너무나 바쁘게 잔걸 음질 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교사들이 교재 연구를 미진하게 하거나 가르치는 일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기에, 자유학기제를 시행한다고 뭐 별반 다를 것이 있느냐, 늘 하던 일인데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힘들다고 하느냐며 자유학기제 시행에 대한 교사들의 소극성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또 혹자는 교사의 행복은 단순한 편안함이나 쾌락이 아닌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서 오는 ‘교육적 희열’이라고 이야기 하며 교사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이 국가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교과지도라는 기지의 사실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학생의 진로탐색 활동과 다양한 수업모형 개발을 통한 질 높은 행복교육 실현에 대한 부담감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현장 교사들도 심적·물적 한계치를 가지고 있는 인간이기에 덜어냄이 없는 자유학기 업무 부담은 교사를 행복할 수 없게 만듭니다. 자유학기제 속에서 실행의 주체인 교사가 행복하지 않다면 자유학기제가 생명력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뿌리 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자유학기제가 Why의 문제에서 시작되었고 How의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너무도 긍정적이고 뚜렷한 신호들을 보았기에 지난 3년간 자유학기제 속에 푹 빠져 산 교사로서 자유학기제가 성공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대한민국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자유학기제를 통해 교사가 주체적으로 수업을 바꾸고 교육과정을 바꾸고 나아가 학교 문화를 바꾸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풍토가 하루빨리 마련되길 기대해 봅니다.
자유학기제, 직접적 체험 통한 꿈과 끼 확인 강조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의도를 구현하는 데 있어 자유학기의 활동은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교육부(2013)의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계획(안)’에 따르면, 자유학기 활동 편성·운영 방안의 핵심은 학생의 체계적인 진로탐색 기회 확대와 학생의 관심과 흥미를 촉진하는 체험·참여형 프로그램 강화에 있다. 여기서 진로체험은 학생의 수요를 반영하여 진로학습 및 상담에서 모색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확인하는 기회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교육부(2015)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 계획(안)’에서 자유학기 활동 편성·운영의 기본 방향을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한 바 있다. 첫째,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사에 기반한 자유학기 활동 편성·운영’으로, 학생 중심의 자유학기 활동을 편성하여 학생들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에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둘째,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경험 제공을 위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스스로 학습하는 경험을 제공하여 자기 성찰 및 발전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 자유학기 활동은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으로 구성하며, 학생의 희망, 학교의 여건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자유학기 활동 편성·운영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에 따른 자유학기 활동 영역과 내용을 제시하면 표 1과 같다. 이처럼 자유학기제에서 자유학기 활동은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 4개 영역에 대한 치밀한 계획과 운영이 담보될 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각 영역별 프로그램은 학생의 희망과 선택에 따른 체험활동 중심으로 실천될 때 보다 의미 있는 경험과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진로체험활동 실태 분석해 보니 그러나 자유학기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진로체험활동이 상당수 학교에서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지난 2014년 자유학기제를 실시한 151개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진로체험활동 실태를 분석한 결과, 한 학기동안 진로체험을 실시한 날짜 수가 5일 이하인 학교 수가 69개로 45.7%나 됐으며, 진로체험활동을 다녀온 장소가 5개 이하인 학교는 31개교(20.5%)에 달했다. 체험일이 10일 이하는 125개교로 82.8%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체험장소 역시 15곳 이하인 곳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당수 학교가 자유학기제 시행에 따른 진로체험 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와 경기도 지역은 진로체험 활동이 비교적 활발한 반면 일반 도 단위 지역은 상대적으로 진로체험 활동 장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실제로 조사대상 중학교의 진로체험활동 체험처 섭외 현황을 보면 대도시와 지방 도 지역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218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경기 393곳, 충남 178곳, 경남 127곳 순이다. 반면 지방은 충북 33곳, 전북 48곳, 광주 18곳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진로체험활동의 학교 간 격차는 더욱 심각하다. 유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A 중학교는 지난해 모든 학생 또는 수십 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현장 견학형 진로체험활동만 10군데에서 이뤄졌다. 한국잡월드, 육군사관학교, 소방서, 미술관, 조세·신문사, 은행, 박물관, 뷰티아카데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현장 견학을 실시했으며, 소그룹별로 실시하는 현장직업체험형 체험활동 역시 26곳에서 진행됐다. 의약, 예술, 체육, 법조, 패션, 조리, 미용, 항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체험이 이뤄졌다. 그러나 도 단위 지역 중학교의 경우는 교내 특강으로 체험활동을 대신하거나 연간 5회 미만의 교외 활동이 전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도 B중학교는 태백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 초청 직업인 특강을 비롯 한글 바로알기 체험활동 등 모든 활동을 교내에서 실시했다. 외부 진로체험 활동 장소가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갈만한 곳이 있다 할지라도 거리가 멀고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어쩔 수 없이 교내 활동의 대체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경북 C 중학교는 수안보스키장 스키캠프, 박정희체육관 프로배구 경기 관람이 지난해 외부 진로체험활동의 전부였다. 충북 D 중학교는 수학공원 판 파크, 교내 진로캠프, 진로특강 등으로 지난해 자유학기 진로 체험활동을 대신했다. 전북 E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6차례 진로체험활동을 다녀왔지만 대부분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수학여행 등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활동으로 채워졌다. 아시안게임 관람이나 스키캠프, 남해바다체험 등은 자유학기제 진로체험활동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것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처럼 부실한 진로체험활동을 통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학교들이 지방에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풍부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구축한 대도시 지역에 비해 지방은 진로체험 활동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학교별·지역별로 심각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자유학기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학교와 자방자치단체의 유기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 역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조사대상 전국 151개 중학교에서 지난해 자유학기제를 위한 진로체험 장소는 모두 2699곳이었는데 그중 1908곳(73.1%)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섭외한 곳이었다. 교육청이 진로체험 장소 섭외에 나선 경우는 352곳으로 13.5%에 불과했으며 지자체가 장소섭외에 나서준 경우는 7.6%(198곳)에 그쳤다. 체험처에서 먼저 요청을 해와 진로체험을 한 경우는 5.8%밖에 되지 않았다. 장소 섭외에서도 도농격차는 여전했다. 서울의 경우 지자체에서 추진한 경우가 162곳이나 되었는데, 전국 합계(198곳)의 82%나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지역사회의 관심에 힘입어 서울의 경우 학생들이 방문한 진로체험활동 장소가 30곳 이상 되는 학교가 29개 학교 중 19개나 될 정도였다. 경기도에서는 393곳 중에서 91곳을 교육청이 섭외를 진행했으며, 부산도 68곳 중 27곳, 전남도 99곳 중에서 41곳을 교육청에서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강원도는 조사대상 학교 중 교육청으로부터 단 한곳도 장소 섭외 협조를 받지 못했으며, 경북도 105곳 중 4곳 정도만이 교육청의 섭외 협조를 받아 진로체험활동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PART VIEW]무리한 실적보다 내실기하는 방향의 고민 필요 교육전문가들은 지역 연계 체험활동 강화를 위해 자유학기 활동 프로그램에서는 기존의 공공기관 및 시설, 청소년 시설·기관·단체를 포함하여 학교 및 가정 인접시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유학기 활동의 진로탐색 활동은 체험활동 목적과 영역에 따라 체험활동 기간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고, 지역사회 체험장도 유관기관(공공기관 및 시설 등)뿐만 아니라 경찰서, 약국, 제과점, 커피전문점, 카센터 등 학교 주변의 체험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간 및 기말고사 기간을 활용하는 전일제 진로체험의 경우, 1~2일 또는 2~3일 특정 기간을 설정하여 ‘직업체험 캠프’나 ‘농산어촌 체험’과 같은 단기 집중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홍렬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자유학기제의 경우 학교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학교교육에 대한 인식변화와 협력체제 구축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 만큼 실적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기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총, 교육자대회 유치 위해 2009년부터 노력 교총의 교육자대회 유치는 2009년 11월 한·아세안 교육지도자포럼을 교총에서 주관하고, 아세안교육자대회(ACT)에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교류협력 활동을 전개한 결과 2012년 인도네시아 발리 제28회 아세안교육자대회에서 아세안 국가가 아닌 유일한 국가 및 단체로 정회원 자격을 얻게 되었으며, 명칭도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로 공식 변경되었다. 이를 발판삼아 한 단계 더 발전된 교류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비아세안국가로는 최초로 대회를 유치한 것이다. 이는 아세안 국가들이 대한민국 교원의 우수성과 교육을 배우려는 열의가 반영된 것으로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함께 교총 역할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대회 개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4년 6월 한·아세안정상회의에서 강조한 ‘한·아세안 안보대화 신설’ 등과 같이 교육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와 아세안간 교류와 연대 강화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아시아 지역 국가와의 교육문화 협력 강화뿐만 아니라 여타 분야와의 교류로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의 확고한 발판을 마련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동안 한국은 교육선진국과의 교류에 다소 치중한 측면이 있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는 만큼 아세안 국가 및 교원 간 교류를 통해 교육한류(Korean Wave) 확산이라는 커다란 지평을 열어가는 새로운 방향으로 교육계가 발전방안과 힘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계 교육계의 흐름적인 측면에서도 한국 대회는 결코 작지 않은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육의 영향력 제고 외에도 향후 OECD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는 세계교직정상회담(ISTP, International Summit on the Teaching Profession)을 우리나라에 유치할 수 있는 동력과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EI, Education International)의 흐름이 교직의 노동직주의로 편향되고 있는 가운데 교총이 전문직주의에 입각해 정부와 정책적 파트너십을 통해 교육발전과 교원지위향상에 협력하고 있는 모델을 아세안 국가에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해당 국가들도 전문직주의에 기반을 둔 사업과 정책 파트너십을 발휘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교총과 대한민국이 세계 교육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대효과를 점칠 수 있다. 즉, 2016년 한·아세안교육자대회는 '교육외교 강화 및 교육한류 선도'를 위해 세계교육의 전문직주의(professionalism)를 선도하고, 미래 지향적인 어젠다(agenda)를 주도적으로 발굴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또 아세안국가와 교원단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교육의 전문직주의 강화와 국제 교직계에서의 노동직주의 바람을 차단하고, 특히 EI의 노조중심 운영으로 인한 확산을 차단해 교육의 본질과 전문직주의로의 회복 및 전환을 추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PART VIEW] 2016 한·아세안교육자대회, 어떻게 개최될까 그렇다면 2016년 한·아세안교육자대회는 어떻게 개최될까? 정부와의 협의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교총이 그리는 대회 개요는 이렇다.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로 명명된 이 대회는 교육부와 한국교총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2016년 8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간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ASEAN 10개국 교원대표 및 교원단체장, 정부 인사와 더불어 주한아세안대사, 국내 교원 등 약 8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행사 내용은 국내 정부 주요인사가 참가한 가운데 개회 및 만찬을 시작으로, 한·아세안국가(교원단체)의 두 차례에 걸친 지도자 회의, 주제보고서 발표 및 토론(전체, 병행 등), 한국만의 특별세션(특별 프로그램)이 이어지게 된다. 또 한·아세안 교원단체 간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유대관계 증대를 위해 우정과 문화의 밤, 각국 기념품 판매 등도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문화 및 유명 지역(강남, 명동 등)을 가보고 싶어 하는 교육자들이 많아 한국이 대회를 개최해주기를 매우 희망한 점을 고려하여 한국문화 투어 프로그램도 적극 운영할 계획이다. 3일간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류·협력, 논의 등을 종합하여 마지막 날에는 대회 결의문을 채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성공적 대회 개최 위해 모두의 지혜와 힘 모아야 지난 5월 KBS는 ‘골든아시아’라는 표제로 아시아 지역의 주요 내용을 방송하면서 아세안 지역의 강점을 두루 소개한 적이 있다. 아세안은 이제 막 떠오르는 시장으로, 올해 말에 아세안경제공동체(AEC, ASEAN Economy Community)가 출범하게 되면 경제규모가 커질뿐만 아니라 인구도 많으며 문맹률도 낮아(약 5%정도)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의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히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풍부한 지하자원과 낮은 인건비, 그리고 젊은 연령의 인구비는 미래 협력과 항구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이다. 평균 연령이 한국은 40.2세, 일본 46.1세, 중국 36.7세인 반면 아세안은 29세로 흔히 말하는 ‘한창때’이다. 이로 인해 세계가 아세안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도 인프라 구축 등의 대규모 투자를 서두르는 등 아세안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사업에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지원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에 비해 격차가 큰 편이다. 따라서, 선진국이나 중국과 일본에 비해 턱없이 적은 지원규모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한국만의 강점인 우수한 교육과 인적자원, 그리고 소프트웨어, IT 등을 결합하여 투자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며, 물질적인 관계보다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을 통해 한-아세안간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협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근본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16년 한·아세안교육자대회는 한국만의 교육 강점을 결합하여 젊은 대륙 ‘아세안’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나아가 “그동안 만난 수많은 외국의 지도자들은 우리나라의 선생님들과 교육시스템을 부러워하면서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말이 내년 한국에서 실현되는 순간을 미리 그려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이다. 2016년 한·아세안교육자대회가 결코 돌아가며 개최되는 ‘또 다른 대회’가 아니며, 우리 모두의 지혜와 힘이 정말로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경기도 문화의 전당 갤러리에서는 ‘제23회 한국 미술교육 연구회전’이 열렸다. 매년 전국 미술 교사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 전시회에는 한국 교원 미전 82점, 경기 교원 미전 98점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든 작품을 자랑하는 ‘사제동행전’ 20여 점이 처음으로 함께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바로 올해 전시를 이끈 ‘경기도 중등 미술교육 연구회’(회장 구자영 안산 선부중 교장)의 결과물이다. “미술 교사의 길은 창작과 교육이라는 두 개의 짐을 양어깨에 짊어지고 아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이지요. 하루하루 급변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상태를 정확히 알아내고 다독여 주는 데 교사와 학생이 함께 미술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예식 부회장(수원 매원중 교장)은 이번 전시회에 교사들의 작품만을 선보이지 않고 학생들과의 합동 작품을 함께 내놓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훌륭한 지도자는 학생들의 상황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처방전을 내려줘야 된다. 그런데 이번 ‘사제동행전’을 하면서 그들이 어떤 걸 좋아하고, 또 어떤 면에 특화돼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 기뻤다는 교사가 많았다고. 실제로 학생들과 방송인·디자이너 등의 달력을 만들어 보는 ‘직업인의 달력’ 활동을 한 신관미 교사(수원 수일고)는 “아이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며 정이 돈독해졌다”면서 “학생들도 자신들의 창작물이 전시되니 신기하고 자랑스러워 하더라”며 뿌듯해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또 큰 관심을 모았던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미술교사들의 수업사례를 토론하고 고민하는 ‘수업 나누기’. 지난 10월 17일 수원 매탄중학교에서 펼쳐진 이 행사에서는 미술 작품을 재해석하여, 책을 제작해 보는 ‘도서관 옆 미술관 명화 에세이 북 만들기’(서보경 교사·강원 동해 북평여고), 클레이점토를 이용해 영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드는 ‘나도 헐리우드 특수 촬영 디자이너’(최찬경 교사·수원외국어고) 등 18명의 교사가 자신만의 특별한 수업을 공개했다. 홍숙경 교사(수원여고)는 “어느 교과 교사나 마찬가지지만 미술 교사는 수업내용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더 좋은 수업을 기획하려면 다른 교사의 수업을 보고 느끼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허현주 교사(수원 칠보고)도 “이번 전시회는 미술 교사로서의 저 자신을 돌아본 큰 기회였다”고 했다. 그는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완성해 내고, 또 선생님들과 같이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작품 활동을 통해 수업의 에너지를 얻고, 수업하면서 작품에 대한 영감도 받았다”고 미소 지었다.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나아가는 방향은 달라진다. 특히 예술, 그중에서도 미술이 가진 힘은 충분히 강력하다. 시각적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정서와 감정을 치유한다고 여러 연구 결과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창의성을 생명으로 한 창작의 힘을 주장하는 경기도 중등 미술교육 연구회의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된다. [PART VIEW]경기도 중등 미술교육 연구회는 1990년에 만들어졌으며 경기도 안 중등 미술 교사 및 교육 전문가 등 83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미술 교사들이 모여 있으며, 경기도 대부분의 미술 교육 관련 프로젝트를 연구회 중심으로 운영해 나가고 있다. ‘수업 나누기’ 반응 뜨거웠던 이유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나? “해마다 펼쳐지는 전시회인 만큼, 어떻게 더 멋지고 다르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 연구회의 여러 교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그동안은 전시와 학술적인 주제가 너무 중심이었으므로 이를 보완하는 데 노력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물이 ‘수업 나누기’와 ‘사제동행전’이다.” ‘수업 나누기’에 대한 다른 지역 교사들 반응이 뜨거웠다고 들었다. “대부분의 학교에 미술 교사들이 1~2명뿐이다.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로울 때가 많다. 내가 하는 수업 방식이 맞는 건지, 학생들에게 더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 주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등도 혼자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수업 나누기’는 공개 수업을 한 뒤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후 자신의 역량을 키워 학생들에게 더 좋은 수업을 들려주는 게 ‘수업 나누기’의 근본 취지라고 여겨진다.” 미술 과목은 지역별로 교육의 편차가 심하다고 들었다. “전국 단위의 표준화된 교육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 이를 위해선 교사들끼리 서로 교류하며 교과 수업의 본질을 되새김한 뒤, 전문가들끼리 토론해 교과의 본질 기능을 살린 표준화 교육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따른 근본적인 대책이 있나? “미술교육 정책은 현장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아무리 좋더라도 현장, 즉 교실 수업에서 싹트지 못하면 이는 죽은 정책이다. 섣부른 교육 정책은 한바탕 스쳐가는 회오리바람처럼 그저 교실 언저리에만 맴돌다가 사라져버린다. 역사 교과서 문제, 숱한 교육과정 개정을 비롯해 현장의 교육정책이 이처럼 표류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수차례 보아 왔다. 오죽하면 ‘교사는 해변에 밀려든 쓰레기를 묵묵히 처리하는 청소부’라고 표현하겠는가? 시·도교육청 단위에서는 각 시·도 단위별 연구회를 지원함으로써 우리 미술교육 연구의 자생력을 키워 주길 바란다.”
“오류 없는 수능으로 실추된 명예 반드시 회복” ‘한국사 국정화, 수능 난이도’ 논란 어처구니없어 원장으로서 첫 수능인데 잠은 좀 잤는가.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로 예습을 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수능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생겼다. 마지막까지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년 연속 수능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 솔직히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 수능이 치러지기 전 출제본부를 찾아가 첫째는 학생을 위해, 두 번째는 학생을 가르치느라 고생한 교사들과 학부모를 위해, 그리고 세 번째는 우리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일하자고 했다. 지난 1년, 평가원은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다. 대한민국 전문가들의 명예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자신 있나. 이번에 또 실패하면 스트라이크 아웃이다. 두려움은 없다. 출제위원 섭외가 어렵지는 않았는지. 출제 오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섭외를 거절한 분은 없었다. 출제오류가 발생할 때 마다 원장이 물러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면 그것은 원장 몫이다. 기관장이 책임을 져 줘야 직원들이 맘 놓고 일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든든한 바람막이 하나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다만 잦은 기관장 교체로 평가원 운영의 일관성(consistency)이 단절된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만에 하나 잘못된다면. 스스로 물러나야지. 사람을 들고 날 때를 알아야 한다고 배웠다. 쉬운 수능 기조는 계속 유지되는가? ‘쉬운 수능’이라고 말들 하는데 그런 용어 사용은 바로 잡았으면 한다. ‘쉬운’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주관적이고, 그 기준도 모호하다. 그 보다는 난이도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 한때 ‘물수능’이니 ‘불수능’이니 하는 말이 있었는데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혼란스럽고 고통스런 일이었겠는가. 변별력을 이유로 어렵게 출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문제를 꼬고 비틀고 해서 ‘너 이건 몰랐지’하는 식으로 장난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육과정 수준에 수능을 맞춘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원칙이다. 앞으로도 이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 대학에서는 쉬운 수능에 불만이 많은데. 솔직히 변별력 문제는 서울에 있는 몇몇 상위권 대학들 이야기다. 지금과 같은 수능 난이도라면 (변별력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사실 대학 신입생의 70% 이상이 수시전형으로 선발된다. 수시전형에서는 수능 변별력을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문제는 20~25%를 차지하는 정시전형인데 대학들이 백분위도 활용하고, 등급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조합(combination)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큰 문제될 게 없다. 만점자가 속출하다 보니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떨어진다. 상위권 학생들의 불만이 큰데. 현행 평가체제에서는 1등급 4%, 2등급 7%… 등으로 정해져 있다. 수능이 쉽다고 해서 상위권 비율이 늘어나고 어렵다고 해서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 있겠지만 ‘불수능’이든 ‘물수능’ 이든 실수는 나오기 마련이다. 수능이 쉬워서 학생들이 더 부담을 느낀다는 말에는 물음표를 붙이고 싶다. 2017학년도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실시된다. 문제는 없나. 영어 절대평가를 앞두고 학자들 사이에서 5등급을 주장하는 분들이 많았다. 어떤 분은 3등급을 말씀하시기도 하고 심지어 당락(pass or fail)으로 가자는 분도 있었는데 결국 9등급으로 갔다. 수능은 학습능력도 평가하고 선발 기능도 해야 한다. 그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9등급이면 절대평가로 보기 어려운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절대평가 정신에 충실해 등급 단계를 최소화하고 수시 모집에서 신입생을 100% 뽑아버리면 큰 맹점이 발생한다. 예컨대 A라는 학생이 고등학교 때 내신 성적이 나빴다고 치자. 뒤늦게 정신 차리고 공부 좀 하려고 하는데 대학이 신입생 전원을 수시전형으로 뽑아 버리면 이 학생은 낮은 내신 성적을 회복할 길이 막혀버린다. 인생에는 패자부활전도 있어야 하는 법, 수능에서 선발기능을 없애 버리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다. 영어 이외 다른 과목까지 절대평가를 확대할 가능성은. (웃으며) 내가 정할 사안은 아니지만 9등급 정도라면 괜찮을 것으로 본다. 다만 대입전형은 지금보다 좀 더 복잡해지겠지. 사교육경감 효과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거는 기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교육열 앞에서는 어떤 정책도 사교육을 잡는데 한계가 있다. 다만 10년, 20년을 내다 봤을 때 사교육 수요가 완만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영어 절대평가가 (사교육에 대한) 기울기를 낮춰주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 수능과목에 절대평가를 확대하고 자격고사로 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가 한 사안이다. 개인적으로 입시제도 개선은 산림녹화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민둥산에 나무만 심으면 푸른 산을 볼 수 있겠지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북한의 경우 산에 나무를 심어 놓으면 주민들이 그 다음날 땔감으로 다 뽑아가 버린다고 한다. 나무를 심는 것도 좋지만 땔감을 대신할 대체 에너지가 없다면 말짱 도루묵인 셈이다. 심은 나무를 잘 보존하려면 주민들에게 새로운 대체 에너지원을 공급하고 그것을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나무를 심고 이것이 울창한 숲이 되기까지 어마어마한 사회적 인프라가 필요하듯이 입시제도도 교육은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예비고사+본고사’, ‘학력고사’, ‘수능’ 중에서 가장 낫다고 생각되는 입시제도는? 대답하기 곤란하다. 다만 지난 20년간 대학입시를 주도했던 수능이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제 2015 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되는 만큼 수능도 전반적으로 재정비 할 때가 됐다. 그간 너무 땜질만 하다 보니 흥부네 바지처럼 누더기가 됐다. 원단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웃음) 대안이 있나. 정부가 새로운 수능에 대한 지향점을 연구하고 있다. 연말 쯤 밑그림 나올 거고 내년에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이 발표될 것이다. 또 고등학교 보통교과 성취평가제 반영 방안도 내년에 발표된다. 수능을 출제하는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제도 개선 작업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적 지원할 예정이다. 평가원이 수능개편을 주도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수능출제와 채점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평가원이 수능개선 방향도 정하고 출제도 하고 그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가원이 기획 단계부터 집행까지 모든 것을 하다보면 자칫 기관 편의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의식하지는 않아도 어떤 게 우리들에게 편할 까, 어떤 게 더 유리할까 하는 그런 이기주의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 점을 경계하는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입장은. 평가원이 국정화 여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노코멘트다. 국정화가 되면 수능이 쉬워지나. 하하하, 쓸데없는 논란이다. 국정화 여부에 따라 수능 난이도가 정해지는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다만 일반적 관점이라면 여러 교과서를 놓고 공부하는 것 보다는 하나의 교과서로 보는 것이 학생들에겐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똑같은 교과서라도 얼마든지 쉽게 낼 수도, 어렵게 낼 수도 있다. 입시가 워낙 유동적이어서 학부모들은 불안해한다. 실은 지난해 서울지역 10여개 대학 입학처장들이 모여 한국사 수능 성적을 입학 전형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 대학들 생각은 하나의 통일된 기준을 만들어 학생들의 혼란을 줄여주자는데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권 대학들의 한국사 성적 반영은 거의 대동소이 할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1~3 등급까지는 거의 차등을 두지 않을 생각이다. 수능에서 한국사가 쉽고 어렵고가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2017학년도 수능 한국사는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출제하고 절대평가 등급만 제공, 수험 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그동안 교과서 검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교과서는 사실상 공공재로서 교육의 근간이다. 타당성 높고 객관적인 검정을 통해 오류 없는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보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현재 수준보다 더 적극적인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놓고 교과 간 충돌이 전쟁을 방불케 했다고 들었다. 교과별로 우리 것을 더 집어 넣어달라는 요구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십 년 간 그 분야를 전공하는 분들의 안목이나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주장이란 생각이 든다. 그걸 교과 이기주의로만 몰아세우는 것은 곤란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평생을 거는 법이다. 교원 임용시험이 지나치게 암기 위주여서 교사로서의 자질과 전문성을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안타깝게도 이제까지는 시험의 중요성에 비해 출제 업무에 대한 여건이 무척 열악했다. 임용시험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평가원 스스로도 위기를 느껴왔다. 우리가 계속 출제를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한 적도 있었다. 지적한 것처럼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개선 대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올해부터 3년의 장기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임용시험 연구 과제를 시작했다. 평가체제 전반에 내재된 쟁점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는 총제적인 연구를 수행하여 실제 초·중등교사 임용시험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지난해부터 선행교육예방센터을 운영하고 있는데 성과는. 서강대 입학처장 7년을 하면서 전국 900여 개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선행학습이 어떻게 우리교육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내 돈 들여 내 자식 공부시키는데 국가가 왠 참견이냐’ 하는 분들도 있지만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학부모들을 제어하는 ‘과속 방지턱’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교 교육과정을 배운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연구팀에게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좋은 방안을 찾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교육계에 개선할 점이 있다면. 감히 그런 말을 할 주제가 못된다. 내 코가 석자다.
“과학적·실제적 접근 탐색 필요” 학교구성원 ‘스트레스 감소, 행복, 안녕 증진’ 프로그램 절실 프로그램 및 교육과정 현장에서 [그림]의 개념모형과 유사한 과정을 가정하고 있는 마음챙김 훈련프로그램에 대해 지난 호 교사를 위한 프로그램에 이어 아동·청소년인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마음챙김 훈련의 주요 관심은 학생의 주의력을 향상시켜 감정조절 능력을 높이는 데 있다. 그렇지만 카밧진의 마음챙김의 정의에서도 보여주듯이 마음챙김은 단지 주의(attention) 훈련으로 오해받기 쉽다. 예를 들면, 마음챙김 훈련에서 호흡의 관찰은 호흡이라는 대상에 대한 주의를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집중하는 주의 조절 훈련으로 인식되기가 쉽다. 그러나 마음챙김 훈련의 목표는 SEL(Social Emotional Learning, 사회적 감정학습)과 연계하여 학생들의 감정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즉, 솟구치는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함으로써 합리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을 함양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다. 그렇지만 마음챙김 훈련은 SEL보다 뇌과학적 증거도 많고, 적용 범위도 넓고,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조명을 받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마음챙김 훈련은 주의 조절뿐만 아니라 감정 조절도 가능하며, 나아가 과도한 스트레스가 뇌에 주는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학업성적도 높일 수 있다. 특히 아동기의 극심한 스트레스는 그들의 학습능력을 좌우하는 실행 기능과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이 내재한 전전두엽의 발달을 방해한다(Hedges Woon, 2011). 초·중등학교에서의 마음챙김훈련 프로그램은 주의 집중력, 사회성, 감정조절 능력을 향상시켜 학업성적까지도 높이는 데 있다. 호흡과 신체 감각에 대한 주의집중, 생각과 감정의 알아차림, 요가 등 마음챙김적 신체 동작, 자애와 연민 그리고 이타심의 실습 등이 구체적 훈련 내용이다. 이는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program, 불교의 명상법을 이용해 만든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의 내용과 유사하지만 학생의 연령과 발달 단계에 맞게 적절히 수정된 내용이다.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마음챙김적 알아차림이 학습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가정과 지역사회에서의 상호작용에도 항상 실현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한다. 초·중고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학교의 정규수업 및 방과 후 수업, 소년원, 병원 및 심리치료 센터, 청소년 센터, 프로그램 개발 재단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프로그램과 고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대별되고, 가르치는 강사도 교사, 심리치료사, 재단 파견 교사 등 다양하다. 이렇듯 프로그램 중에는 순수 주의력 증진만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학교 현장이 아닌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그러나 여기서는 MBSR, MBCT(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마음챙김에 근거한 인지치료) 등과 같이 마음챙김 원리와 명상실습에 기초하고, 미국의 학교 현장에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프로그램만을 대상으로 한다.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BREATHE 학습하기, 마인드업 프로그램, 그리고 마음챙김 학교 등을 들 수 있다. BREATHE 학습하기(Learning to BREATHE) 2007년경 페트리샤 브로데릭(2013)의 주도 하에 개발된 이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교실 상황에서 MBSR을 이용하여 감정 조절과 스트레스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는 SEL이 개발하고자 하는 5가지 역량 중 자기인식, 자기관리, 그리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 역량의 향상과 관련 깊다. 최근에는 중·고등학생(8학년 또는 9학년에서 12학년)을 위한 6회기 프로그램을 기초로 초·중학생(5학년에서 8학년 또는 9학년)을 위한 18회기 프로그램도 개발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의 구체적 목표는 5가지로 △학생의 정신과 신체의 건강을 발달시킬 수 있는 일반적이고 적절한 마음챙김 수업을 제공한다. △감정조절 능력을 향상시킨다. △주의력을 강화하여 학업 수행력을 높인다. △스트레스 관리와 관련된 기술들을 다양화 한다. △학생들의 일상생활이 마음챙김과 통합될 수 있게 한다 등이다. 프로그램의 명칭인 BREATHE는 Body(몸에 어떤 감각들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시오), Reflection(어떤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지 지켜보시오), Emotion(감정의 흐름을 지켜보시오), Attention(몸의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감각, 감정, 느낌, 생각 등에 주의를 기울이시오), Tenderness(몸의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자애롭게 지켜보시오), Habit(건전한 마음을 유지하는 습관을 기르시오), Empowerment(일상의 모든 일에 이상의 6가지 요소를 적용해보시오)의 첫 글자를 조합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상의 7가지 요소는 마지막 일상화 요소만 제외하고 6회기의 학습 주제가 된다. 각 학습 주제는 30~45분에 걸쳐 시?공간의 제한에 따라 적절하게 응용된다. 18회기는 6가지 학습 주제가 각 3회기로 세분화되면서 학생들의 수준에 적절하게 간략화 된 것이다. 마인드업 프로그램(MindUp Program) 2003년 혼 재단(The Hawn Foundation)에 의해 개발된 프로그램으로, 유치원생에서부터 8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의 사회적 감정 인식을 발달시켜 심리적 안녕감을 높이고 학업적 수행력을 증진시키는데 있으며, 2013년 일리노이 대학교의 CASEL(Collaborative for Academic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학교에서 사회적이고 감성적인 학습에 대한 협력) 평가?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구체적 목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동이 집중된 주의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동료 학생을 좀 더 정확하게 지각한다. △심리적 압박감이 있을 때 좀 더 명확하게 사고한다. △친구, 부모, 교사와의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킨다.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교실 분위기를 주도하게 한다. △역동적이고 활기 넘치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학교 내외에서 즐겁고 행복하며 감사한다 등이다. 그리하여 아동들은 교실 내외에서 행복을 지각하고 낙관적이며, 괴롭힘이나 폭력을 없애는데 앞장서며, 학교 내에서 동료 학생 간 갈등을 해결하면서 공감과 연민능력을 높여간다.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목표는 5가지 사회적 감정 역량 즉, 자기 인식(알아차림), 사회적 인식, 자기 관리, 대인관계 기술, 그리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과 일치하지만, 이 프로그램 역시 MBSR을 이용하고 있다. 마인드업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였던 마음챙김 교육 프로그램은 4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Schonert-Reichl Lawlor, 2010). 이는 △벨 소리 경청과 호흡에의 집중을 통해 마음을 고요히 하기 △감각, 생각, 느낌에 대한 주의력 집중 △부정적 감정과 생각의 관리 △자신과 타인을 인정하기 등이다. 이 요소들은 10주 동안 10가지 주제로 세분화된다. 마음챙김 교육 프로그램은 그 후 뇌과학적 증거에 기반하여 15가지 주제로 확장되어, 마인드업 프로그램이란 명칭으로 변경된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홍콩, 중국 등 여러 국가의 학교, 카운슬링 센터, 청소년센터 등 1,000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마음챙김 학교(Mindful Schools) 2007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우크랜드 시 소재 파크데이 초등학교(Park Day School)의 지역사회 전문가 초청 프로그램(outreach program)에서 시작하여, 2010년 설립된 마인드풀 스쿨 법인이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마음챙김을 교육에 통합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마음챙김 명상 전문가와 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처음 5년 동안 샌프란시스코 시 주변 베이지역(Bay Area) 41개 공립학교 1만 1000여 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이들 중 71%가 저소득층 가정 출신 아동이었다. 유치원에서 고3까지 가르치는 이 프로그램은 8주 15회기로, 주요 내용은 소리, 호흡, 신체, 감정, 시험, 관용, 감사, 친절, 배려 등과 같은 대상에 마음챙김을 실시한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부모교육도 동시에 실시한다. 재단은 마음챙김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개발하여 마음챙김 교사자격증도 발급하고 있다. 교사자격 강좌는 19개월의 온라인 강좌로 △명상 실습 △초·중등교육과정과 학급관리 △뇌과학, 아동발달 및 연구법 △대인관계 기법 등 4개 교과로 구성된다. 명상실습 교과는 선수과목으로 6주 온라인 강좌인 마음챙김 기초(Mindfulness Fundamentals)를, 두 번째 교과도 선수과목으로 6주 온라인 강좌인 초·중등교육과정 연습(Curriculum Training)을 수강해야 한다. 이 외에도 2주간 여름 명상 수련회, 주 및 월 1회 집단 코칭 모임과 특별 초청강연회 등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마음챙김 훈련과 학교교육과의 완벽한 통합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교육에의 함의 [PART VIEW] 미국의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나 한국의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변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의 교육은 중심부인 미국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특히 분단 상황은 학교에 군대식 규율이 온존케 하는 기반이고, 명문대 진학위주의 교육은 학교구성원을 지식위주의 교육으로 더욱 옥죄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 건강형태 온라인조사(2005~2014년)의 주요 결과인 정신건강 형태에서 드러난다. 중1부터 고3까지의 조사대상 약 70,000명 이상의 학생 중, 지난 10년 평균 43.2%가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며, 34.4%가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질병관리본부, 2014년 10월 23일 보도자료). 학교폭력 역시 은밀하고 교묘한 형태로 변하고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초4부터 고2까지의 6,15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2013년 학교 폭력 피해율은 6.1%였고, 가해율은 5.7%이다. 이러한 수치들은 피해율 18.3%, 가해율 15.7%로 가장 높았던 2011년 보다 3배 정도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피해 학생의 심리적 고통은 더 커지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 후 고통의 정도가 2012년 49.3%에서 2013년 56.1%로 상승하였다. 한국의 교실에서는 학생 또는 교사에 의해 신체폭력, 집단 따돌림, 언어폭력, 괴롭힘, 사이버 폭력 등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은 교사?학생 모두를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와 함께 소진(burn out)으로 내몰고 있다. 과중한 학교 스트레스는 현대 학교교육의 가장 중요한 요인인 지적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특히 아동기의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는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지적능력을 좌우하는 실행기능과 작업 기억의 발달을 방해한다. 이 둘은 전전두엽에 속하는 기능과 능력이다. 이런 사회적 상황에 ‘학업 및 사회적 감정학습법(ASELA: Academic,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Act)’이 미국 의회에 발의되었으며, 이것이 한국교육에 주는 함의는 크다. 이 법은 CASEL이 주축이 되고 공동 발의자로 오하이오 주 출신 하원의원 팀 라이언(Tim Ryan)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 법의 핵심은 “학생의 사회적 감정 발달 요구를 다루는 사회적 감정 학습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학생의 학업성취를 끌어올리고, 학습목표를 달성하며, 행동을 개선하는 데 효과성이 증명된 실습들로 교사와 학교장을 훈련시킨다”에 있다. 단위 학교는 학생의 사회적 감정적 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는 증거 기반의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체계적인 수업활동을 제공해야 하며, 나아가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교사교육과 이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지원도 있어야 한다. 법의 핵심은 과학적 증거 기반의 효과적인 프로그램의 보급과 교사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에 있다. 즉, 교사와 학교장의 효과적인 스트레스 감소와 감정조절을 기초로 학생들의 주의력 신장과 부정적 감정 조절뿐만 아니라 학업성취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와이스버그와 카스카리노(Weissberg Cascarino, 2013)는 지난 20여 년 동안 이루어진 SEL 관련 연구, 즉 유치원에서 고3에 이르는 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한 213개의 통제 실험 연구를 분석한 결과, SEL에 참여한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한다. 첫째, 사회적 감정학습 역량, 자아개념이 높아지고,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학업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둘째, 교실 분위기를 망치는 행동, 폭력, 집단 따돌림, 범죄적 행동이 감소하였다. 셋째, 우울, 스트레스, 그리고 사회적 위축 같은 감정적 고통이 감소하였다. 그리고 SEL 프로그램에 참석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학업점수에서 11%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Durlak 외, 2011). 따라서 미국의 과학적으로 검증된 SEL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특히 마음챙김 훈련 프로그램은 한국의 학교현장과 교육 정책에 다음과 같이 함의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첫째, 마음챙김 훈련 프로그램은 한국의 인성교육프로그램 개발에 공헌하는 바가 크다. 미국의 ASELA를 반영하듯 한국은 2014년 12월 29일 ‘인성교육진흥법’을 입법하였다. 특히 인성교육 예산을 의무화한 것은 미국의 경우와도 유사한 점이다. 이 법안에서 인성교육이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며, 여기서 육성하고자 하는 핵심적 가치 또는 덕목은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이다. 이렇듯 한국의 인성교육은 정의적 영역의 덕목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이러한 덕목들은 마치 지식위주의 교과에서 지식을 가르치듯이 가르쳐진 경향이 많았다. 지적영역의 수업방식으로 정의적 영역을 가르친 것이다. 현주(2013: 26-27)는 한국의 인성교육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종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 인성교육의 시행이 한 개인의 전반적 발달을 고려하면서 장기적 계획을 세우기보다 단시간 내 가시적 효과를 보기 위한 것이 많다. ● 인성교육이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이라기보다 문제 학생의 대책이나 문제행동 유발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으로 이해되고 있다. ● 인성교육 프로그램 내용이 체계적, 조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특정 덕목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 인성교육을 교육 전반의 책임으로 보기보다는 도덕과 교육의 문제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으며, 도덕 교과마저도 주지 교과처럼 생각되는 부분이 많다. ● 인성교육이 교과목 지식 전달위주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교육방법은 학생들의 관심이나 흥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발달 단계를 고려한 다양한 방법들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 입시위주의 경쟁적 지식교육으로 인해 인성교육을 할 여유가 없다. ● 인성교육과 관련된 전문적 지식을 획득할 수 있는 교사의 연수기회가 부족하다. ● 가정과의 연계지도가 어렵다. ● 인성의 개념이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아 용어 혼란의 문제가 있다. ● 프로그램의 효과가 구체적?객관적으로 분석되지 않고 있다. ● 인성교육이 교과와 통합되지 못하고 분리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 인성교육의 이러한 문제점들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는” 방법이 분명하지 못함과도 관련이 깊다. 즉 내면의 수양 문제를 분노, 욕망, 충동 등의 감정조절로 명확하게 규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음챙김 훈련 프로그램은 앞에서 논의했듯이 내면의 관찰을 생각, 감정, 느낌 등을 초연하게 인식하여 행동의 변화까지 일으키는 과정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과정은 지적영역인 주의력 계발에서 출발한다. 주의력이 증진되어야 부정적 감정과 생각의 관찰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의조절로 지적능력도 계발하고, 감정조절로 자신의 분노와 충동을 제어하게 하는 프로그램이 마음챙김 훈련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연민, 자애, 이타심 같은 친사회적 덕목의 육성도 목표로 한다. 궁극에는 학교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감소와 행복감, 안녕감 등의 증진에 있다. 바로 이러한 종류의 프로그램들을 현재 한국의 학교 구성원들은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한편 감정조절은 이성을 관장하는 뇌의 영역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Davidson Bergley, 2012). 고등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과 감정과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감정조절은 먼저 전전두엽의 실행기능과 관련된 주의력이 강화되지 않고는 어렵다는 것이다. 주의조절이 이루어져야 감정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주의조절이 이루어졌다고 감정조절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분노와 충동 등의 감정조절과 연민, 자애, 이타심 같은 친사회적 덕목은 주의조절에 기초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SEL의 경우, 그 하위요인인 자기 인식이나 사회적 인식은 모두 주의력 계발 없이는 불가능하다. 주의조절이 이루어져야 감정조절도 가능 먼저 주의력이 계발되어야 자신의 감정도 알아차릴 수 있고 합리적 의사결정도 가능하다. 그 결과 주의조절이 잘 된 학생은 자연히 교과 수업에서도 성적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마음챙김 훈련프로그램에서 호흡관찰, 특히 3분 또는 1분 호흡관찰과 신체의 각 부분 알아차리기(body scan), 그리고 신체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소리, 생각, 느낌, 감각 등의 현상에 주의 집중하는 기술은 주의력 계발의 대표적 방법들이다. 이러한 방법기술의 신장은 지적 교과의 성적 향상과도 연계된다. 둘째, 파크데이 초등학교(Park Day School)가 마음챙김 훈련 프로그램을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동시에 실시하였다는 것과 이 프로그램이 지역사회의 마음챙김 전문가를 초청하여 시작되었다는 것은 가정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파트너십과 협력의 모범사례이다. 교육의 효과는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특히 가정의 절대적 지지가 필요하며 학부모와 형제?자매가 함께 마음챙김을 이해하고 연습해 보아야 학생의 행복과 심리적 안녕감은 지속시킬 수 있다. 효과적인 인성 교육을 위해서는 학교 전체가 인성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의 연계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언제나 이론상의 구호에 그쳤을 뿐, 이를 실행할 구체적 활동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따라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 프로그램이 시행될 때, 이의 연계 즉 교사와 학생, 학교와 가정,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 무한 경쟁은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심한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을 야기하고 있다. 이를 조절하고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모두에게 요청된다. 모두에게 필요한 활동은 가정, 학교, 지역사회를 결속시키는 접착제가 될 것이다. 셋째, 미국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학생의 비행과 일탈을 예방하고 부정적 감정을 치유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마음챙김 훈련 프로그램은 정상인을 성현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전인교육까지도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연민, 자애, 이타심 등 친사회적 덕목의 육성은 한국의 인성교육진흥법이 명문화하고 있는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전인교육 또는 도덕교육까지도 포함한다. 이는 유학의 문화적 전통이 한국인의 교육 개념에 녹아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이는 교육을 받으면 성현이 될 수 있다는 전제가 그것이다. 이러한 전제는 유교문화권 특유의 도덕 또는 수신(修身)이라는 교과가 학교 정규교과로 존재하게 만드는 근거이기도 하다. 미국이 예방으로서 인성교육을 강조한다면, 한국은 심성계발로서 도덕교육이 중심인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전자가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의 예방적 인성 교육이라면, 한국은 유교문화 교육의 특징인 인간본성의 계발로 성현을 목표로 하는 전인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상적 인간인 성현이라는 교육목표는 ‘죽은’ 교육목표가 된지 오래다. 따라서 한국 특유의 인성교육을 좀 더 과학적이고 실제적으로 접근하는 탐색이 필요하다. 이는 마음챙김 훈련프로그램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챙김의 도덕교육적 함의 김민지(2014)는 마음챙김의 도덕교육적 함의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마음챙김은 자신의 부정적이거나 긍정적 감정을 연민과 자애 그리고 진심의 개방적 태도로 바라보게 하여 도덕적 선택의 기회를 넓힌다. 둘째, 마음챙김은 평정한 마음상태에서의 자기관찰을 통해 자아를 탐구하게 한다. 셋째, 마음챙김은 연기적 상호의존성을 인식시켜 평화로운 세계적 공동체 건설에 이바지하게 한다. 넷째, 마음챙김 훈련은 뇌가소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으므로 아동기부터 지속적으로 모든 교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함의들은 마음챙김 훈련 프로그램이 인성지도, 생활지도뿐만 아니라 도덕교육 나아가 모든 교과에서의 응용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마음챙김 훈련 프로그램이 기존의 내용 중심의 학교 교육과 다른 점은 교사의 마음챙김이 모든 학교생활에서 실천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데 있다. 교사 자신이 학교생활에서 마음챙김의 모범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어떻게 교과지도와 학생지도를 효율적이며 교육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 마음챙김은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면서 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교사도 항상 마음챙김을 꾸준히 훈련해야 한다는 것은 사제동행 또는 사표로서 이상적 교사상의 실현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시걸, 윌리암스, 티스데일(Segal,Williams, Teasdale, 2013: 6-7)의 “마음챙김을 가르치는 심리치료사는 그들의 일상 생활사에서의 마음챙김 수행자이다. 만약 마음챙김을 가르치는 심리치료사가 계속적으로 마음챙김 훈련을 하지 않으면, 그들이 가르치는 것은 무엇이든지 MBCT가 아니다”는 주장은 심리치료사의 정체성이 치료자인가 혹은 명상가인가를 제기한 것이다. 이와 같이 교사도 교육자인가 혹은 명상가인가하는 질문이 제기될 정도로 교육과 일상생활에서의 마음챙김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바로 한국의 인성교육과 지식교육의 성패가 교사의 마음챙김 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교사는 마음챙김 전문가가 되어야 한국도 90년대부터 초기불교의 마음챙김 수행이 보급되면서 이와 연관된 프로그램들이 교사의 직무연수, 그리고 학생들의 방과 후 수업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지금은 학교현장에서 마음챙김이라는 용어는 낯설지 않다. 그렇지만 이들 프로그램의 과학적 평가는 아직도 미진한 편이다. 우리도 다음과 같은 질문을 기초로 과학적 증거에 근거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한국의 교육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여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명상실천(contemplative practices)의 이용은 철저히 종교색이 배제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발달수준이나 해당 문화에 적절해야 하며, 실증적 증거에 입각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쟁점들이 최우선적으로 거론될 수 있다. 명상실천이 기존의 교육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 교실 상황에서의 명상실천을 실행하는데 실질적으로 방해요소와 장애물은 무엇인가? 명상실천이 개인에게 미치는 신체적 정신적인 효과, 그리고 가정, 학교, 지역사회의 맥락에서 미치는 사회적 효과는 어떻게 측정될 수 있는가? 명상실천에서 길러지는 기술과 특성들은 인간관계의 질과 개인 간 신뢰의 정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명상실천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 교수학습의 사회적 감정 차원은 무엇인가? (불교적 개념인) 연민은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는 기술의 하나로 대중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가? 또한 명상 실천에서 획득된 기술이 교실의 수업 상황으로 전이되는 메커니즘과 전이를 방해하거나 촉진시키는 요인들은 무엇인가?(MLERN, 2012: 150-151). 마음챙김과 과학적 사고방식 한편 오늘날 한국은 다종교 사회이며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된 사회이지만, 최근 들어 특정 종교들의 편향성이 심화되는 경향이 보인다. 모든 종교가 각자의 사회적 영향력을 경쟁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공교육에서 종교적 편향성을 보이는 언동과 행동은 교육적 효과를 얻기보다는 분란만 키우기 쉽다. 특정 종교의 교리나 선전은 공교육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활동이다. 그러나 근대 서구의 과학정신, 특히 합리적 사고와 개방적 탐구 자세는 공교육의 원리의 하나로 작동하고 있다. 이런 관점으로 불교의 마음챙김 명상도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사회를 ‘마음챙김 혁명’의 소용돌이로 빠뜨린 MBSR의 창시자 존 카밧진도 과학적 치료에서 불교적 색채는 배제하고 있다. 그리고 MBSR이 마음챙김 관련 심리치료의 원형이 되어, 관련된 수많은 프로그램을 산출한 것도 불교의 종교적 요소가 배제된 결과다. 이는 마음챙김을 개방적 태도와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탐구한 결과다.
“야, 은석이 옷 내놔!” 예성이가 준섭이를 따라 들어오며 소리친다. 준섭이는 예성이를 피해 도망가며 옷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도망 다니다가 결국 자기 자리에 있던 물통의 물을 쏟고 만다. “선생님, 준섭이가 은석이 옷을 빼앗아 가서 안 줘요.” 예성이가 도움을 요청한다. 혹시라도 실랑이를 벌이다 다치는 일이 생길까 싶어 어서 옷을 돌려주도록 일렀다. 준섭이는 무언가 억울한 듯해 하면서 마지못해 옷을 돌려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당탕탕…….” “선생님, 예성이하고 준섭이하고 싸워요.” 아니나 다를까 복도에서 둘이 뒤엉켜 싸우고 있었다. 아까 일이 아직 앙금이 많이 남았던 모양이었다. “왜 싸웠니?” “예성이가 제 물통을 엎어놓고 그냥 가잖아요.” “내가 엎은 거 아니거든.” 아까 실랑이를 벌이다 물통의 물을 쏟은 일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본질은 그게 아닌데 괜히 신경질이 나서 그렇게 화풀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았다. 이유인즉, 공부가 끝나고 준섭이와 은석이가 같이 놀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은석이가 자기는 점심을 빨리 먹었다고 먼저 먹은 준우와 같이 가겠다며 먼저 가버린 것이다. 그것이 아쉬웠던 준섭이가 은석이를 따라 나가 옷을 빼앗아서 못 가게 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예성이가 은석이 옷을 돌려받기 위해 준섭이를 따라와서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준섭이는 평소에도 아이들과 다툼이 많은 편이었다. 먼저 짓궂은 장난을 일삼는 일이 다반사였다. 자기는 장난으로 한 것이지만 친구들은 불만이 많았고, 그래서 꾸중을 듣는 일도 많았다. 그 때도 점심시간에 뒤에 앉은 아이와 계속 장난을 치느라 은석이가 점심을 다 먹을 때까지 자기는 아직 다 먹지도 못한 것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준섭이의 잘못을 더욱 탓하게 되었다. 준섭이는 꾸중을 들으면서도 늘 그렇듯이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많은 부분을 서운해하고 억울해 하였다. 그런 부분에서 더 화가 났던 것 같다. 그러나 계속 다그친다고 준섭이가 수긍할 것 같지는 않았다. 더구나 아이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면 반성도 없고, 오히려 관계만 나빠질 것 같아 준섭이에게 잠시 시간을 주고 나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좋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다가 ‘준섭이의 입장은 어땠을까?’라는 부분에 생각이 미치자 준섭이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되면서 풀어갈 실마리가 보였다. “은석이하고 놀고 싶었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준섭이의 눈이 살짝 촉촉해졌다. “같이 놀기로 한 은석이가 먼저 가버려서 많이 속상했겠구나.” 사나웠던 눈꼬리가 내려갔다. 그 이후 준섭이는 자기도 잘못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옷을 빼앗는다고 해서 억지로 놀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그리고는 다음에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돌아갔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갈등 속에서 산다. 매번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기는 어렵겠지만 가끔씩이라도 그런 모습을 보일 때 갈등은 의외로 쉽게 해결된다. 올해도 이제 한 달 밖에는 남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과의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며 후회 없는 시간이 되기 위해 조금 더 자주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01 19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연주의 작가 모파상(Guy de Maupassant, 1850~1893)은 파리의 경관을 망친다는 이유로 에펠탑 세우는 것을 반대했다. 그런데 막상 에펠탑이 완공되자 모파상은 매일 에펠탑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모파상에게 에펠탑이 싫다면서 왜 여기서 식사를 하냐고 물었다. 모파상이 대답했다. “파리 시내에서 에펠탑이 안 보이는 유일한 곳이 여기니까요.” 이런 유머에는 지적인 향기가 가득하다. 에펠탑을 반대하던 그가 정작 에펠탑을 매일 찾게 되는 자기모순을 유머로 승화시킨다. 싫다던 에펠탑을 매일 찾는 행위에는 자신의 생각이 수정되었음을 보여주는 고백이 숨어 있다. 그 고백을 ‘에펠탑이 안 보이기 때문에 찾아온다.’는 말로 슬쩍 숨기듯 드러내듯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파리 시내에서 에펠탑이 안 보이는 유일한 곳이 에펠탑이 서 있는 곳이란 이야기는 맞다. 그러나 이는 궁한 변명의 성격이 강하다. 고백과 변명이 나란히 조화롭게 들어 있는 데서 이 유머의 매력은 고양된다. 에펠탑을 좋아하기로 했다는 숨은 고백은 고백대로 반감(反感) 없이 수용되고, 변명은 변명대로 자적 광채를 드리우며 여운을 가지고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유머는 인간의 모순을 따뜻하게 감싸 안게 한다. 이번에는 조지 부시의 유머를 하나 들추어 보자. 재임 시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모교인 예일대 졸업식에서 한 연설이다. “우등상, 최고상을 비롯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둔 졸업생 여러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C학점을 받은 학생 여러분께는 이렇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도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폭소와 박수가 나왔음은 물론이다. 부시 대통령은 아마도 그날 망가지기로 단단히 결심을 한 모양이다. 예일 대학 시절 자신의 성적이 C학점이었음을 이 유머 속에서 고백한 셈이다. 우수 졸업생 이외의 다수 학생들이 대통령의 이 유머 한 마디로 마음에 흔연한 즐거움을 만끽하였을 것이다. 아니, 어떤 소망 같은 것을 그날 제대로 품었음직도 하다. 권력자의 성공적인 유머는 자신의 망가짐을 기꺼이 드러내는 데서 그 매력을 찾을 수 있다. 권력자라고 해서 굳이 대통령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도 가만히 보면 모든 인간관계가 알게 모르게 권력적 관계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꼭 갑과 을의 계약 관계가 아니라 하더라도 누군가 내게 아주 조금이라도 신세를 지고 있는 관계이면 나는 그에 대해서 권력자인 것이다. 유머는 나를 망가뜨려 상대를 힘내게 하고 상대를 즐겁게 하는, 인간 이해의 진정성이 들어 있는 배려의 언어이다. 말이 나온 김에 영국의 유명한 수상 처칠의 유머 한 가지만 더 들여다보기로 하자. 처칠 수상이 의회에서 어느 여성 의원과 심한 논쟁을 벌였다. 흥분한 여성 의원이 차를 마시는 처칠에게 말했다. “당신이 내 남편이었다면 틀림없이 그 찻잔에 독약을 넣었을 것입니다.” 처칠은 웃으면서 응수했다. “당신이 만약 내 아내였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 차를 마셨을 것이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라면 ‘살인 선동’ 운운하며 거칠고 가파르게 언성을 높여 맞대응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처칠은 자신에 대한 극단의 불신과 증오에 대해서 가파른 감정으로 응수하지 않고, 자신은 신뢰와 사랑의 마인드로 임하고 있음을 이렇듯 천연덕스럽게 유머의 언어로 말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격정의 갈등을 지혜롭게 누그러뜨려 간다. 험악한 싸움으로 번질 기세를 진정시켰지만, 이 싸움에 숨은 승패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처칠의 완벽한 승리가 단연 돋보인다. 여기까지는 일단 ‘우량 유머 3종 세트’라 명하기로 하자. 유머는 단순한 재치가 아니라 엄청난 내공임을 느끼게 해준다. 그 내공이 어찌 언어적 수련과 지적 내공으로만 된 것이겠는가. 도덕성 내지는 인성의 내공이 느껴지는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막말과 대척되는 자리에 유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막말의 천적(天敵)이 바로 유머 언어이다. 정치인에게 막말은 그 자체로 악덕이고 유머는 그 자체로 미덕이다. 그런 점에서 이 세 토막의 유머 삽화는 분명 ‘우량 유머 3종 세트’에 해당한다. [PART VIEW] 02 모든 유머가 다 ‘우량유머’로만 나돌아 다니는 것은 아니다. 이제 ‘불량 유머 3종 세트’를 풀어 보기로 한다. 첫째, 구성원 모두가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 모임 뒤에 여흥(餘興)도 즐기고 소위 레크리에이션이라고 하는 것도 하는데, 사회자가 꼭 누군가 한 사람을 끄집어내어 그 사람을 망신에 가까운 봉변을 준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걸 즐기며 웃는다. 신체 어디에 무슨 무슨 결함이 있다는 둥, 우리 회사 들어 올 때 꼴찌 성적으로 들어 왔다는 둥, 마누라한테 꼼짝도 못하는 공처가라는 둥 이렇게 망가뜨리면서 논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걸 즐기며 웃는다. 심한 경우는 그 노는 자리가 다 파할 때까지 그 사람 하나만 계속 웃음거리를 만들어 가면서 논다. 이런 가학성 취향이 유머 행위라는 것 속에 은연 중 허용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것과 매우 유사한 형태가 학교에서의 왕따 현상이다. 이 두 가지는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가만히 살펴보면, 코미디 프로그램에도 이런 구조로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있다. 단언컨대 이것은 불량 유머이다. 좋은 유머는 구성원 그 누구 한 사람도 망가뜨리거나 상처주지 않아야 한다. 좋은 유머는 사람을 향하여 보내는 유머라야 한다. 사람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웃음 만들기 그 자체에만 매몰될 때 이런 종류의 유머 행태를 구사하게 된다. 둘째는 유머가 권력 작용으로 섞여들 때, 유머는 불량해진다. 무슨 말인가. 우습지는 않지만 윗분이 구사하는 유머니까 억지로라도 웃어드려야 한다. 물론 이는 불편한 유머이다. 억지로 웃지 말고, 그 유머가 재미없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사태가 자못 민망한 분위기로 흐르기 쉽다. 이런 장면의 전형을 조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보스가 틀린 사실을 말해도 무조건 옳다고 맞장구를 치는 부하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직장이나 모임에서 나이가 많아지거나 지위가 높아지면 주의할 점이 바로 이것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에 뛰어난 유머가 있어서 아랫사람들이 웃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착각이다. 나이와 직위에 따른 나의 권력 때문에 사람들이 웃어주는 것이다. 그것이 그저 윗사람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웃어주는 것임을 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이를 빨리 눈치채지 못하면 그의 리더십은 조금씩 조용히 침강할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외로워질 것이다. 진정 의미 있는 웃음을 나누어 줄 수 있는 내공을 길러야 한다, 그것은 앞에서 말한대로 언어적 수련과 지적 내공에 그 사람만의 도덕적 인성이 조용히 오래 묻어나는 것이어야 한다. 셋째, 게으른 유머가 불량 유머이다. 유머가 게으르다니 무슨 뜻인가. 진작 세간에 알려질 대로 알려져서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유머를 마치 신상품인 양, 본인만 신나고 우스워서 죽겠다는 듯이 구사하는 유머가 ‘게으른 유머’이다. 이런 유머는 소통의 적이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자격 있는 유머는 일종의 창작 작품 같은 것이어야 한다. 인터넷이나 잡지에 떠도는 유머를 부지런히 실어다 나르는 사람은 유머의 소통에 기여하는 바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유머의 생산자라고 할 수는 없다. 유머의 참신성은 나의 유머를 내가 주인이 되어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에 있다. 이런 유머는 나의 사람됨을 잘 담아내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유익하고 따사롭게 하는 데에 기여한다. 게으른 유머는 아예 끄집어내지 않는 것만 같지 못할 때가 많다. 게으른 유머 자체가 천덕꾸러기가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게으른 유머를 구사하는 사람도 천덕꾸러기를 면하기 어렵다. 요컨대 게으른 유머는 불량 유머이다. 좋은 유머는 내가 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만드는 나의 유머이다. 재미없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유머의 근원은 부단한 독서이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부정할 수 없다. 이렇게 불량 유머 3종 세트를 말해 보지만, 아예 유머가 없는 세상보다는 그래도 이나마 있는 것이 낫다고 해야 하는 걸까.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고 하지 않는가.
사랑은 심장이다 이제 빈 주소가 되어버린 방에 주인 잃은 열쇠가 이리저리 뒹굴고 있다. 표현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며 떠나버린 사랑을 그리워하고 가슴 아파한다. 그 사랑을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쿵쿵거리며 사그라져 가는 기억 저편에 있는 촛불을 일렁이게 한다. 이제 희미해져 가는 기억 저편의 아름다웠던 날이 사그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미련을 갖고……. 또 그 사랑이 나의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나를 조금만이라도 기억해 주기를 소망하며 그 사랑을 그리워한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랑,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가슴 아픈 사랑, 그래서 잊으려 발버둥 칠수록 더 생각나는 그 사랑이 내 가슴에 머물러 있다. “사랑은 분명히 변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명제 앞에서 가슴이 무너진다. 이처럼 아프고 시린 것이 사랑이라면 나는 분명히 떠난 사랑을 위해 그 만큼은 살았다고 생각한다. 사랑에는 상식이 필요 없다. 사랑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랑은 자신의 심장이다. 그래서 사랑은 열정이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심장을 내어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그 사랑이 깨지면 가슴이 얼마나 아프겠는가? 나의 사랑 루살로메!(Lou Andreas-Salome) 이젠 내 곁을 떠난 니체(Nietzsche)의, 릴케(Rilke)의, 프로이트(Freud)의 연인 같은 사랑이여! 나의 사랑을 남성 편력의 팜므파탈(femme fatale)로 보려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순수한 모순”을 찬양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세월 동안 널 진정으로 사랑했다”는 말을 남기고 자신의 자아를 찾아 날 떠난 사랑의 순수한 모순을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릴케가 루 살로메에게 바치는 헌정시가 내 마음을 말해준다. “내 눈빛을 꺼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고/내 귀를 막아도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입이 없어도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날 사랑하면 할수록 아프다고…/…” 그래서 울었던 그 사랑이다. 새벽 곁에 그 곁을 떠날 때 한없이 쓸쓸해하던 그 사랑이다. 좋아하는 음식 먹으며 웃을 때 그 사랑의 모습은 아기 천사였다. 사랑이란……. 정확히 정의 내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랑은 미지수다. 사랑은 思量(사량)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사랑의 깊이는 얼마큼 생각하느냐의 양과 비례해서 정해지는 것 이다. 나에게 자신의 모든 정신을 주었던 그 사랑을 떠나보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바보이다. 나는 날아간 새가 언제든 다시 돌아와 보금자리를 틀수 있는 나무이고 싶다. 나무는 그늘이 되어주고 기댈 수 있는 자리가 되어 주기에 그 사랑을 위해 기꺼이 그런 나무가 되겠다. 사랑은 주인이어서는 안 된다. 사랑은 그 사람을 위해 영원히 종이어야 한다. 그걸 지금 깨닫는다. 사랑이 눈앞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질 줄 알았다. 그렇지 않다. 그리움이 더 많이 쌓이게 된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 Out of sight, out of mind(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말은 맞지 않다. 아주 먼 훗날 그대의 마음이 봄날 같아질 때 그리고 내 마음이 그대를 향한 뜨거움이 아직 사라지지 않을 때 그 아름다운 사랑을 다시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노래를 부른다.
‘움트는 봄’, ‘꽃닢 지는 날’ 전쟁 직전인 1950년 봄에 간행된 새교육 제3권 제3.4호에서 선생님들은 이런 아름다운 시로 봄을 노래하고 있었다. 해방의 환희는 아직도 남아 있었고 조국의 봄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전쟁이 찾아오는 느낌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랬기에 꽃잎이 지고 느닷없이 찾아온 전쟁은 더욱 아팠다. 탕크가 갑니다. 민들레 곱게 핀 언덕길 넘어서 오랑케 쳐부수러 탕크가 갑니다. 전쟁 속에 맞은 봄은 예전의 봄이 아니었다, 아름다운 봄이 아니었다. 어린이들은 천막교실 흙바닥에 앉아 선생님께서 읽어주시는 교과서(전시생활 2집)에 실린 이런 낯선 시를 읊어야 했다. 읽어주시는 선생님의 마음은 아팠고, 따라 읽는 어린이들의 마음은 우울했다. 참다 참다 못하여 읍사무소에 가서 국군지원서를 제출하였다. 죽음은 두렵지 않으나 어머니를 생각하니 적막한 마음이 끝이 없다. 교무수첩에 이런 일기를 남기고 경상북도 시골의 어느 선생님은 아이들 곁을 떠나 탱크가 있는 전쟁터로 나갔다. 어느 날 먼 길 마다않고 부대로 어머님께서 면회를 오셨고, 이 아들은 교무수첩에 이렇게 썼다. 어둠 속에서 이 자식을 찾아 헤매는 늙은 어머님! 무어라 이 심정을 표현하랴. 울면서도 웃는 얼굴로 대하시니, 아! 아이들도 선생님도 전쟁의 폭력을 비껴갈 수 없었다. 역사 교과서에서 배우는 전쟁은 단순하고 무미건조하지만, 실제 전쟁의 모습은 이렇게 슬프고 아프고 서러운 모습으로 교육 현장을 덮쳤다. 더욱 아픈 것은 이런 슬픔과 아픔이 교차하는 전쟁 속에서도 교육 이외에 매달릴 곳이 없었던 민초들의 삶이었다. 오히려 전쟁으로 모든 삶의 기반이 무너질수록 교육에 대한 백성들의 의지는 강해졌다. 1951년 6월 8일자 뉴욕타임즈 '한국의 교육열' 보도 전쟁이 한창 중이던 1951년 6월 8일자 미국 뉴욕타임즈는 “많은 학교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뿜어내는 교육열”이라는 기사를 게재하였다. 이 신문은 전쟁 속에서 닥친 기근, 한파, 그리고 질병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교육만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 학령아동의 대부분이 여전히 학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놀라움과 함께 소개하였다. 노천수업, 움막수업 등은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한국인들의 이런 교육열정을 유지시키고 있었을까? 이 기사를 작성한 그레그 맥그레거에 의하면 그것은 “교육수준의 향상, 그리고 문맹률의 해소에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한국인들의 강한 믿음이었다. 이들 미국인들을 놀라게 한 것은 한국인들의 교육열뿐이 아니었다. 전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 선발 과정이 이전보다 더욱 엄격해졌다는 점이었다. 교사선발은 두 단계를 거쳐 진행되었다. 시군 단위의 교사선발위원회가 시장이나 군수, 시군 교육위원, 그리고 교장 1명 등 3인으로 구성되어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고사를 실시하였다. 특히 사상적 오류를 검사하는데 집중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도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도 단위의 심사위원회 평가였다. 천막이나 나무 밑에 모여 앉아 6-8명이 한권의 교과서를 돌려보는 최악의 교육환경 하에서도 교사선발에 이런 복잡하고 철저한 과정을 거치는 모습이 서양 기자의 눈에는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전시 교육에서 차지하는 교사의 중요성은 1952년 봄에 다시 간행되기 시작한 새교육 속간호(제4권 제1호)에서도 강조되었다. 속간을 축하하는 글에서 문교부 장관 백낙준은 우리가 주창하는 새교육이 실천되기 위해서는 교육이념의 정립과 함께 교육자가 시대에 맞는 사표(射表)가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교사가 사표가 되는 길은 지식을 나누어줄 수 있는 학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인격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마치 길을 찾기 어려운 어두운 강가에서 길을 안내하는 하나의 든든한 뗏목(寶筏)과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인격을 갖추는데 힘쓸 것을 요구하였다. [PART VIEW]2천명의 교사 목숨을 앗아간 전쟁, 의연함 잃지 않은 교사 전쟁은 2천명 이상 교사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전쟁, 그리고 이것이 남긴 첨예한 이념 대립의 시대적 상황 하에서도 교사들은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대한교육연합회 사무총장 주기용은 연합회의 세계교육자연맹총회(WOTP) 가입을 축하하는 “WOTP가입과 대한 교육자의 각오”라는 글에서 국가재건의 중심은 교사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임을 강조하고 있다. 주기용은 교육이 정치에 의하여 흔들리어서는 건국기초가 동요될 것이라는 우려, 그러나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은 정치적, 인위적 조작에 의하여 동요될 리 없다는 확신을 피력하였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당시 교사들의 기대는 새교육 속간호의 내용 구성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주제는 당시 출범을 앞둔 교육자치제였다. 아직 피난지 부산이 임시 수도였던 1952년 4월 25일에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30일 이내에 교육자치를 위한 교육구와 교육위원회 선거가 예정되어 있었다. 새교육은 이 선거에 국가 교육의 사활이 걸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교육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국회의장 신익희는 ‘제1선 교육자에게 고함’이라는 속간 축하 글에서 현재의 교육은 애국심 함양을 통해 전쟁을 준비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교육도 전쟁이라고 선언하였다. 교육자와 정치인 사이에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큼은 예나 지금이나, 전시나 평화 시나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이런 교육적 열정도 충분한 경제적 바탕이 없이는 실천 불가능하였기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문교부 장관 백낙준이 교육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전쟁 중이던 1951년 6월 미국을 방문하였던 것이 이런 상식에 부합하는 일이었다.(뉴욕타임즈, 1951년 6월 22일자). 하지만 상식을 넘어서는 일도 교육 현장에서는 가능하다. 그것은 교육이기 때문에, 그 안에 용기 있는 교사와 학생이 있기 때문이다. 새교육(제4권 제1호)에는 부산진 서울피난국민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쓴 “우리들은 전쟁 속에서 세기적인 교육법을 발견하였다”라는 감동적인 글이 게재되었다. 먼저 어린이들이 발견한 세기적인 교육법이다. 우리들은 할 수 없이 그리운 서울을 버리고, 훌륭한 학교와도 이별하고, 사랑하여 주시던 선생님들과도 작별하여 어머니 아버지 손에 이끌리어 남쪽으로 남쪽으로 피란하여 내려왔습니다……. 우리들은 배우고 싶었으나 배울 집이 없고, 교과서도 없고, 책상, 공책 연필조차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은 각처로 피란생활을 하시며 사과장사 부두노동을 하여서 살아나가셨습니다……. 그러다 우리 선생님들이 맨 주먹을 불끈 쥐시고 학교를 만들기 시작하셨습니다. 나는 기뻐서 우리 부산진서울피란국민학교에 들어왔습니다. 그날부터 우리는 이렇게 생활하였습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깨끗한 마음으로, 세우는 마음으로. 학교라고는 부르지만 정말 아무것도 없는 학교였습니다……. 오직 있다고 하면 존경하여 마지않는 선생님들의 성의와 사랑, 그리고 우리들의 세우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이 도리어 우리들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무에서 유를 얻으려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 또한 전쟁 속에서 발견한 세기적인 교육법을 이렇게 기록하였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학교의 주체는 교장도 교사도 아니요, 어린이들입니다. 가정의 주체는 어머님도 아버님도 아니요, 아들딸들입니다. 나라의 주체도 정부고관도 다른 성인도 아니요, 제2세 국민(어린이)이어야 합니다. 전쟁이 일어나도 난리가 계속되어도 이 주체인 제2세의 교육은 잠시라도 그쳐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 제2세는 더 살기 좋은 새 나라를 세우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세운 더 살기 좋은 새 나라 대한민국에서 우리 성인들은 지금 국정교과서로 싸우고 있다. 전쟁 중에 우리의 어린이, 선생님들이 발견한 세기적인 교육법은 어디에 남아 있는지?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시행되면 즉시 학생부에 기재합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조치사항의 경우 시행 즉시(학교장 결재 후 관련 학생에게 통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교육부 훈령 제29조)하도록 되어있는데, 가해학생이 조치를 거부하거나 기피할 경우에는 조치사항이 시행되지 않았더라도 조치가 결정된 날을 기준으로 15일이 경과하면 입력한다. 재심, 행정심판 및 소송이 청구된 경우에는 조치사항을 먼저 입력하고, 향후 조치가 변경될 경우 이를 수정하도록 한다.(교육부, 사안처리가이드북)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삭제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해학생 조치사항 삭제 절차 ① 학생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기재된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1,2,3,7호)는 졸업과 동시에 삭제 처리한다. 이와 관련되어 기재된 ‘긍정적인 행동변화에 관련된 기재 사항’도 같이 삭제한다. ② 학생부 ‘학적 사항’이나 ‘출결 사항’의 특기사항에 기재된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4,5,6,8호)은 해당학생 졸업 2년 후에 삭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졸업 직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를 거쳐 졸업과 동시에 삭제할 수 있다. ※ ‘졸업과 동시’란 졸업 후부터 2월말(나이스 졸업생 학적 반영 이전) 사이임. ※ 학교폭력 가해행위로 받은 퇴학처분(제9호)은 삭제 대상이 아님. 학생부 기재된 조치사항 삭제 절차 - 학교폭력 전담기구는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관리 대장에서 학년말에 삭제 대상자를 확정하여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 통보 - 학업성적관리위원회는 학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을 삭제 처리(대상자 확인, 담당자 지정, 결과 확인 등)함 ·유의사항 - 학교폭력 조치사항 삭제처리가 누락되지 않도록 ‘학교폭력 전담기구’에서는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관리 대장’을 입학학년도 단위로 작성하여 관리한다. ※ 학교장은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관리 대장’이 비공개 문서로 관리되고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책임 관리한다. - 학년말, 학교폭력 전담기구에서는 학교폭력 조치사항 삭제 대상자(졸업예정자 및 졸업자) 명단을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 통보한다. ※ 통보대상 : ① 학교생활 중 제1, 2, 3, 7호 조치를 받은 졸업예정자, ② 졸업 직전 학폭위 심의에서 삭제가 확정된 졸업예정자, ③ 졸업자 중 보존기간이 만료될 예정인 자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삭제 기능이 나이스에 구현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활용하되, 학생부 해당학년도 입학학생의 보존기간(졸업 후 2년 보존)이 만료되면 해당 학년도 관리대장을 즉시 폐기한다. [PART VIEW]졸업 직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는 이렇게 합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중 학생부 ‘학적사항’의 특기사항에 기재된 제8호, ‘출결상항’의 특기사항에 기재된 제4호?제5호?제6호 내용 삭제 여부 심의하며, 해당학생의 반성 및 긍정적 행동변화 정도를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 엄격하게 심의한다. ?심의 대상자 - 학교폭력 재발이 없었을 것, - 다른 학교폭력 사안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가해학생 조치사항을 다시 받은 경우 신청이 불가하며, -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치 후 학급담임교사 종결 등 유사사례가 발생한 경우, 심의는 가능하나 엄격하게 판단해야 하고, - 졸업일로부터 6개월 이내의 사안은 전담기구의 추천이 있을 경우 심의는 가능하나, 학생의 행동변화에 대한 기간 등을 고려하여 엄격하게 판단해야 함. - 또한, 필수 제출 자료(4종)에 누락이 없어야 함. ?심의 절차 심의 대상 선정(전담기구) → 심의 자료 수집(전담기구) → 심의보고서 작성(전담기구) → 심의(자치위원회) → 보고 및 통보(전담기구) ?심의 방법 - 심의 시기는 매 학년말(12월~2월)에, 심의 자료는 심의 보고서 및 관련 입증자료를 토대로 심의한다. - 필수자료는 학급담임교사(현 담임) 의견서, 가해학생 특별교육 이수증, 학부모 특별교육 이수증, 자기의견서(자필)이고, 기타 교사 및 상담인력 의견서(전 담임, 생활부장, 교과담당교사,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등), 외부전문가(정신과 의사 등) 의견서 및 입증자료, 피해학생 의견서 및 입증자료, 심층상담카드, 추수지도 모니터링카드, 특별교육 결과보고서 등을 참고할 수 있다. ※ 가해학생 자기의견서를 제외한 의견서는 학교폭력 전담기구에서 직접 수집(가해학생을 거치지 않고 학교폭력 전담기구로 제출) ※ 의견서에는 객관적 사례 및 구체적 변화 내용을 기재할 것 ※ 전학학생은 특별교육 이수증 증빙자료 부재 시 원 소속교에 신청하여 첨부 - 심의?의결은 자치위원이 심의기준을 참고하여 판단하되, 자치위원 과반수 참석에 3분의 2이상이 졸업과 동시에 삭제를 찬성한 경우 삭제 의결한다. - 기타, 필요 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학급담임교사, 관련교사가?피해학생 또는 학부모 등을 참고인으로 출석하게 하여 의견을 들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처리합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 심의 대상자 심의 요건으로 필수 자료는 무엇이며. 필수자료 중에 한 가지가 누락되는 경우에도 심의 대상자가 될 수 있나요? 학급담임교사(현 담임) 의견서, 가해학생 특별교육 이수증, 학부모 특별교육 이수증, 자기의견서(자필)이며, 이 중에서 조치사항(4호,5호,6호,8호)에 따라 한 가지라도 누락이 되면 심의 대상자가 될 수 없습니다. ※ 5호 심리치료 받은 자는 가해학생?학부모 특별교육 이수증 불필요 학생이 1학년 때 가해학생 조치사항 제1,3호 처분을 받고, 2학년 때에는 가해학생 조치사항 4호 처분을 받았을 경우에도 심의 대상자가 될 수 있나요?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삭제 대상은 ‘재발이 없어야 하는데’ 이 학생은 2회 이상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심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제1,2,3,7호 가해학생 조치사항은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므로 제1,3호만 삭제되고, 제4호 처분은 2년 뒤에 삭제됩니다. 졸업 후 2년이 경과된 졸업자인 경우에도 필수자료를 첨부해야 하나요? 필수 자료는 첨부할 필요가 없으며, 삭제 대상자 명단을 학교장 및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 통보하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확인 및 확정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학생부 학교폭력 조치사항 심의 업무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적당할까요? 훈령 해설에 의하면 삭제 처리 시기는 졸업식 후부터 2월말(나이스 졸업생 학적 반영 이전)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가급적 여유를 갖고 12월 말에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별교육 이수증을 분실하였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특별교육 이수를 받은 기관에 재발급을 요청하여야 하며, 전학생의 경우에는 전출학교에 요청하여 특별교육 이수증을 첨부하여야 합니다. 졸업하지 않고 유학을 갔거나 검정고시를 보는 경우에는 어떻게 삭제되나요? 제1,2,3,7호는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녔다면 졸업할 시점에 졸업생과 동일하게 절차에 따라 삭제하고, 4, 5, 6, 8호는 졸업했을 시점으로부터 2년 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삭제하면 됩니다.
상략 ◆ 여비의 조정 · 소속 기관의 장은 예산의 부족 또는 그 밖의 사유로 여비를 지급하지 아니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여비를 감액하거나 여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음. · 이때 ‘여비를 지급하지 아니할 충분한 이유’는 해당 공무 여행 시 여비의 전부 또는 일부항목의 지출이 불필요하거나, 해당 정액보다 적게 소요되는 것이 명백한 경우를 말함. · 소속기관 이외의 기관·단체, 외국정부 또는 국제연합기구 등으로부터 여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받은 경우에는 여비 중에서 그 금액을 빼고 지급함. 【예시】 · 행사에 참석을 위한 출장 시 행사 주최 측에서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경우 · 교사가 학생들의 야영활동을 지도하기 위하여 학생들과 함께 야영을 하는 경우 · 업무연락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 다수의 출장자가 버스를 임대하여 공무여행을 함으로써 운임이 공무원 여비규정상의 액수보다 적게 소요되는 경우에는 그 차액을 해당 공무원에게 지급하지 않음 · 해당기관의 예산사정상 여비를 전액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음 [PART VIEW]
새 교육과정에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과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범교과학습에만 포함되어 있지 않고 영어과를 포함한 전 교과에 관련 내용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ESD는 세대 간 형평성, 양성평등, 사회적 관용, 빈곤퇴치, 환경보존, 환경복원, 천연자원보존, 공정하고 평화로운 사회와 같은 지속가능성의 원칙과 이념에 기초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환경교육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개념인 것이다. 처음 ESD는 환경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우리의 미래에 가장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환경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ESD가 환경교육에만 치우친 것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지만 사실 ESD하면 떠오르는 것이 환경교육임에는 틀림없다. 최근에는 환경교육을 넘어 세계시민교육이라는 용어로 바뀌어 불리며 좁은 의미의 ESD에서 넓은 의미의 ESD로 바뀌고 있다. 특히 올해 송도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에서 세계시민교육을 가장 중요한 주제로 삼은 것으로 보아 세계시민교육은 현재 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인 것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유네스코 학교에서 ESD와 관련된 활동을 했기 때문이어서인지 몰라도 앞으로 교육의 방향은 세계시민교육이 아닌가 싶다(다만 ESD는 과학교과가 관심의 중심이었다면 세계시민교육은 일반사회교과가 그 중심으로 변한 듯하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 일본위원회에서 진행한 ESD를 위한 한일교사교류에 2013년 참여한 적이 있다. 일본의 ESD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유엔 지속가능발전교육 10년(DESD, Decade of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준비하고 계획했을 때의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일본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ESD의 진정한 의미를 교육에 반영시키기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전통문화 보존과 생명존중에 대한 교육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 한일교사교류에서 보고 느낀 일본의 ESD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상도와 가장 가까운 도시인 고마츠시는 작은 소도시이다. 이 도시는 ‘고마츠’라는 중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유명하지만 매년 중학생들이 가부키 ‘칸진죠’ 공연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문 가부키 배우들이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서로 다른 중학교의 학생들이 많은 시민들을 위하여 가부키 공연을 하는 것이다(이 행사는 이 도시의 가장 큰 지역행사이며 일부 공연이 아니라 전체 공연을 한다. 판소리로 치면 판소리를 완창하는 것이다). 내가 방문한 중학교가 바로 그 해에 가부키 공연을 했던 곳이었다. 그곳에서 그 유명한 ‘칸진죠’의 주인공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이 공연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매년 바뀌게 된다. 이것은 많은 학생들이 준비하면서 가부키의 형식을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일본의 전통 문화와 사상을 체득하게 된다는 의미이다.(이 행사를 위하여 학생들은 1년 정도 준비를 한다고 한다.) 고마츠의 학생들은 적어도 자신의 전통문화인 가부키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PART VIEW]나가다다이 소학교는 생명교육을 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이 학교에서 생명교육을 실시하게 된 이유가 있다. 이 학교에 백혈병을 앓고 있던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치료 때문에 학교를 거의 오지 못했지만 가끔 학교를 오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매일 이 아이의 등교 여부를 확인했고 등교하는 날이면 다 함께 기뻐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아이가 건강하게 학교로 돌아오기를 기대하였지만 결국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다. 학생들은 이를 너무 슬퍼했고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떠나간 아이가 좋아했던 나팔꽃을 학교 곳곳에 심었고, 그 의미와 함께 그 지역 전체로 나팔꽃이 퍼졌다고 한다. 이 학교와 교류하는 서울신용산초등학교에서도 그런 의미로 이 나팔꽃을 키우고 있다. 나가다다이 소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인권, 편견, 평화 등과 관련된 생명존중교육이 나팔꽃을 매개체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주제가 환경뿐만 아니라 전통문화계승, 생명존중을 포함한 여러 주제가 있음을 알고 그것들을 수업에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 수업 적용 한복 치마 밑에는 무엇이 숨었을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교육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면서 여러 나라에서 한국 교육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교육과 관련된 외국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 교육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 학교를 직접 방문하고 있다. 외국학교와의 교류업무를 맡았기에 많은 나라의 교사와 교육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해볼 기회가 많았다. 이들은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의 여러 지역의 초중고를 방문했다. 많은 한국 학교를 방문한 한 교육전문가가 나에게 물었다. “내가 방문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여줬다. 나는 한국의 전통문화 공연을 보길 기대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볼 수가 없었다. 한국의 전통문화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학생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나라에서는 전통문화의 교육이 교육과정 전체에 들어있다고 설명은 했지만 사실 교사로서 우리는 얼마나 우리 전통문화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고 소중하게 여기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일본의 전통의상을 입고 다니는 일본인들을 자주 보게 된다. 한국은 어떤가, 한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보는가? 결혼식장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일 뿐이다.(한복을 입고 다니는 것이 불편한 것은 인정한다). 나는 외국 손님들이 학교를 방문하면 항상 한복을 입고 있다. 그들은 한복을 만져보기도 하고 치마도 들어보기도 한다. 치마 밑에 숨겨진 신발이 궁금한 거다. 처음에는 그냥 구두를 신었는데. 신발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꽃신을 새로 구입했다. 외국 학교를 자주 방문하고, 외국 교사들을 한국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 개인적으로는 가야금을 배운다. 언제 어디서든지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게 하는 것이 ESD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환경교육뿐만 아니라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도 중요한 ESD의 목적임을 인식하고 교사부터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겠다. 마찬가지로 ESD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서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발전교육이 잘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영역은 2009년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5~6학년군 ‘(5) 산과 염기’에 해당한다. 3~4학년군에서 학습한 용액의 개념을 바탕으로 산-염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중학교 1~3학년군의 ‘(19) 여러 가지 화학 반응’과 연계되어 산과 염기의 이온화 과정을 학습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산과 염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를 학습하도록 하며 탐구 활동을 통하여 분류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산성 용액과 염기성 용액은 지시약을 서로 다른 색깔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지시약의 색깔 변화로 산성 용액과 염기성 용액을 구별할 수 있다. 지시약을 산성 용액이나 염기성 용액에 넣고, 산성 용액과 염기성 용액을 섞을 때에 지시약의 색깔이 점점 변하는 것을 눈으로 관찰하게 함으로써 미시적 수준에서 물질의 성질이 변화하고 있음을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산성 용액과 염기성 용액을 구분하는 지시약은 보일(1663)에 의해 발견된 이후 다양한 천연 지시약이 발견되었고 이 단원에서는 붉은 양배추, 장미꽃, 비트(beet), 검은콩 등이 소개되고 있다. 과학교과서 실험 자료의 재해석 ≫ 붉은 양배추 지시약 만들기 지시약을 만들어 용액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붉은 양배추 지시약은 오래두면 산화하여 정확한 색깔 변화를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붉은 양배추 지시약을 만들고 이 지시약으로 용액을 분류하여 보는 시간을 연속차시로 운영하도록 되어있다. 이에 따라 붉은 양배추를 잘게 자르고 비커를 가열하여 붉은 양배추를 우려낸다. 이에 따라 소요된 시간은 알코올램프 심지 크기와 물의 양, 비커의 크기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략 30분이 경과해야 붉은색을 나타낸다. 반면에 붉은 양배추 지시약을 만들 때에 끓이지 않고 뜨거운 물을 부어 붉은 양배추의 색깔을 우려내는 방법도 있는데 이 경우는 15~20분이면 충분히 붉은색을 띄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시간대별로 비커로 비교해 보면 그 차이점을 더욱 뚜렷하게 비교할 수 있다. [PART VIEW] ≫ 산성 용액과 염기성 용액 섞기 산성 용액과 염기성 용액을 섞으며 지시약의 색깔 변화 관찰하기에서 나타난 지도서 결과를 살펴보면 그림 3, 그림 4와 같다. 그림 3은 묽은 염산 20mL에 묽은 수산화나트륨 용액을 5mL씩 6회 넣으면서 지시약의 색깔변화를 관찰한 결과를 붉은 양배추 지시약의 색깔 변화표와 선으로 연결한 내용이다. 그림 4는 묽은 수산화나트륨 용액 20mL에 묽은 염산 용액을 5mL씩 6회 넣으면서 지시약의 색깔변화를 관찰한 결과를 붉은 양배추 지시약의 색깔 변화표와 선으로 연결한 내용이다. 두 실험에서 얻어지는 결과는 산성 용액에 염기성 용액을 넣을수록 산성이 점점 약해지고, 염기성 용액에 산성 용액을 넣을수록 염기성이 점점 약해진다는 것이다. 위 실험을 다른 방법으로 수업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농도가 거의 같은 묽은 염산과 묽은 수산화나트륨 용액의 방울을 비교하는 ‘방울 계산법’을 제안해 본다. ‘방울 계산법’ 실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묽은 염산 / 깨끗한 물 / 묽은 수산화나트륨 수용액을 담은 시험관을 준비한다. 2) 페놀프탈레인(또는 붉은색 양배추 지시약 등의 다른 지시약)을 물에 4~5방울 떨어뜨린다. 3) 묽은 수산화나트륨 수용액을 1~2방울 떨어뜨린 후 시험관을 흔든다. 4) 시험관을 흔들면서 묽은 염산 용액을 1방울씩 떨어뜨린다. 5) 시험관을 흔들면서 묽은 염산 용액 5방울을 떨어뜨린 후 다시 반대로 묽은 수산화나트륨 용액을 1방울씩 5방울 떨어뜨린다. (이때 나타난 색깔 변화를 잘 관찰한다.) 과학과에서 실험중심의 탐구수업은 탐구 기능, 창의적 사고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과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을 가르친다’라는 표현과 유사한 말들을 많이 해왔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교사들은 과학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위주로 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창의성과 융합기반 학습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기본교과 수업을 핵심성취기준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 교사들은 교과서 중심의 수업 전개에서 교육과정 중심과 핵심성취기준을 기반으로 한 융통성 있는 수업 방법을 요구 받고 있다. 따라서 교사는 앞으로 과학교과서 내용을 자료화하고 재해석하는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