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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어디일까? 사람마다 답이 다를 것이다. 어른들은학생 자살이 증가하고 있어'혹시 옥상 아닐까?'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옥상으로 통하는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다. 그러나 자살하려는 사람들은 학교보다는 아파트를 택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추락 위험을 막으려고 창문마다 안전 바(bar)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 학교 보건교사, 행정실에 위험한 곳을 알려준다. 미리 안전 조치를 취하여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그 곳은 바로 동쪽과 서쪽 현관 출입구 경사로다. 장애인 휠체어 이동로인데 우리 학교엔 지체장애 학생이 없다. 그럼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급하게 내려가다가 넘어져 다치는 것이다. 눈이라도 오거나 빙판이 졌을 경우, 사고 위험은 크다. 교장인 필자도 학교 순회 중 이 곳을 이용하여 보았다. 학생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정상인도 위험하다. 특히 실내화를 착용하고 내려가다가는 금방 넘어진다. 미끄럼 방지 시설이 필요하다. 그러면 보건교사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대화를 나누어 보니 금방 알겠다. 본인이 직접 이용해 본 것은 아니고 학생들에게서 들었다고 한다. 보건반 동아리를 맡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였던 것. "우리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을 직접 찾아 보세요?" 그래서 학생들이 찾아낸 것이다. 이런 것을 눈높이라고 한다. 학생의 입장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어른들의 시각과는 다르다. 아마도 이런 의견을 낸 학생은 직접 몇 차례 경험해 보았으리라. 그러나 학교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때마침 보건교사가 찾아 보라고 하니 넘어질 뻔한 경험이 떠올랐을 것이다. 작년 2학기 때 부터 행정실장과 이 문제를 의논하였다. 임시로미끄럼 방지 테이프도 봍여 보았다. 그러나 그 테이프는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떨어지고 만다. 습기에 약하다.미끄럼을 방지하는데 제 구실을 못한다. 학생들이 발로 비비면 금방 떨어진다. 경사 대리석에 일자로 홈을 파내어 저항을 주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이것은 학생들이 운동화로 밟고 지나가면 홈이 메워지고 만다. 그러면흙이 메워진 홈을 긁어내야 한다. 홈이 흙으로 가득 차 있으며 미끄럼 방지 기능을 못한다. 그럼 어떻게 할까? 매트 설치도 생각해 보았다. 매트는 거추장스럽다. 쉽게 이동하므로 관리가 곤란하다. 또 수명이 짧다. 보기에도 흉하다. 현관 바닥 색깔과어울리지않는다. 그러고 보니 학교의 작은 시설물 하나 설치하는데도생각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장고 끝에 행정실에서 안(案)이 나왔다. 바로 슬립 키퍼(slip keeper) 고정시키기. 미끄럼 방지 재료가 떨어져 나가지 않게 나사로 고정시키는 것이다.한 곳에 6개의 슬립 키퍼를 붙인다.두 곳이라 총 12개가 설치되었다. 이렇게 하면 우천 시에도 견딜 수 있고장기간 제 구실을 할 수 있다. 소요비용은 70여만원 정도다. 학교장이 할 일, 여러 가지가 있지만최우선은 위험 시설 미리 발견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 아닐까?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치고 오면 학부모는 학교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것은 나아가 국가 공신력 실추로 이어진다. 사고는 예고를 하지 않는다. 관심과 사랑으로 미리 조치를 취해야만 예방할 수 있다.
나는 오랫동안 인도를 여행하고 싶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나라,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나라, 수많은 신들이 삶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나라, 동물과 인간이 한 공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나라에 가서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기를 열망해왔다. 그 첫 번째 기회가 왔다.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한 달 동안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그때가 2005년 1월이었다. 나는 인도대사관에 찾아가서 직접 비자를 발급받고 비행기 표를 사가지고서는 배낭하나 걸쳐 메고 무작정 콜카타(캘커타는 영국식민지 시대의 이름)로 향했다. 첫 도착지로 캘커타를 정한 것은 그곳에 테레사 수녀가 운영하는 ‘사랑의 선교회 ’ 본부가 있기 때문이다. 가는대로 바로 그곳에 가 ‘임종의 집’에서 5일 정도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유는 그곳이 바로 동양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인 라빈드라나드 타고르가 출생하여 성장한 곳이기 때문이다. 일정에 따라 나는 콜카타에 여장을 풀고 닷새 동안의 봉사활동을 하고 타고르의 옛 집을 방문하였다. 이후 나는 아그라-사르나트-카주라호-바라나시-뉴델리를 한 달 동안 관광하였다. 그때 콜카타에 머물면서 나는 기차를 타고 200여km 떨어진 산티니케탄이란 곳을 잠깐 다녀왔다. 원래 일정엔 없었는데 여행 안내소에 타고르가 학교를 세워 교육 사업을 하고 집필활동을 하던 곳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서 부랴부랴 기차표를 사서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온 곳이다. 그때 느낀 개발되지 않은 조용한 시골도시라는 것과 거대한 규모의 대학 캠퍼스가 고색창연하지만 무척 낙후되었다는 인상만을 안고 하루 밤 묵어 바로 콜카타로 돌아왔다. 그 후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했고 인도를 다시 가고 싶었다. 2012년 1월 역시 혼자 비자를 발급받고 비행기 표를 구입하여 2월초 콜카타로 떠났다. 이번 일정은 콜카타에서 1주일 정도 묵었다가 바로 산티니케탄으로 가서 나머지 70여일을 그곳 타고르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고장에서 묵기로 계획을 세웠다. 미리 호텔이나 하숙집을 예약하고 간 것이 아니었다. 현지에 가서 모든 것을 해결하기로 하고 떠났다. 콜카타에 도착하여 7년 전에 여러 번 묵었던 게스트하우스로 찾아가니 옛날의 그 지배인이 여전히 근무하고 있었다. 나를 기억하느냐고 하니까 기억난다고는 하지만 반가워하기보다는 그저 덤덤한 반응이었다. 숙박업소 특성상 수없이 많은 여행객이 드나드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그때 근무하던 젊은이 두 사람은 없었다. 이튿날 나는 다시 사랑의 선교회가 운영하는 ‘임종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려고 찾아 갔더니 내부는 텅 빈 채 건물 내 수리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하는 인부들만 눈에 띄었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인부 하나가 나를 데리고 2층 수녀님에게로 데리고 갔다. 건물 내부공사를 하고 있으며 여기 있던 환자들은 모두 다른 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다시 환자들을 이곳에서 돌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이튿날 나는 시티 투어 버스를 타고 콜카타의 박물관, 사원, 기념관 등지를 두루 구경하였다. 콜카타에서 며칠 머물다가 나는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목적지인 산티니케탄으로 출발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나는 인도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준비했다. 관광 안내 책뿐만 아니라 인도여행기, 타고르 시집, 타고르의 소설 등도 챙겼다. 그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이 곽재구 시인이 쓴 “내가 사랑한 1초들”과 하진희 교수가 쓴 “산티니케탄”이라는 책이다. “내가 사랑한 1초들”은 곽 시인이 1년 6개월 정도 산티니케탄에 머물며 체험했던 내용을 시적인 문장으로 기술한 산문집이다. 그리고 “산티니케탄‘은 비슈바바라티 대학교에서 유학을 했던 하진희 교수가 쓴 산티니케탄의 다양한 면모를 체험담을 곁들여 기술한 책이다. 이 책들은 산티니케탄을 이해하고 여행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산티니케탄에 도착하니 급선무가 숙소를 정하는 것이었다. 릭샤를 타고 2005년도에 하루 묵었던 산티니케탄 호텔로 가자고 했다. 가서 매니저와 얘기하면서 예산과 맞지 않는 숙박료 때문에 포기하고 다시 릭샤에게 하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했더니 두세 군데 들러 한 로지 하우스(Lodge House)로 갔다. 주인집 아주머니와 흥정이 잘 되어 비교적 싼 가격에 2개월 머물기로 합의를 보았다. 2층 방이었는데 대학생 두 명과 함께 쓰는 조건이었다. 숙소를 정하니 마음이 홀가분했다. 아주머니와 의견을 절충하여 세 끼 식사까지 하숙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두 달 용돈 수준의 돈으로 두 달 동안의 숙식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그때부터 나의 산티니케탄 생활은 시작되었다. 우선 알고 싶고 찾아가보고 싶은 곳이 타고르기 세운 학교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원까지 한 대학 캠퍼스에 산재해 있었다. 나는 밥만 먹으면 대학캠퍼스를 찾았다. 캠퍼스 한 쪽에 망고나무숲(Mango Groves)이라는 아름드리 망고나무가 빼곡한 평평한 숲이 있다. 이곳이 유명한 숲속 교실이다. 타고르는 학생들에게 지식보다 먼저 자연과의 친화적 교육을 통하여 인성과 창의성을 배양시킬 것을 강조했다. 타고르 생존시절부터 시행되어온 그러한 전통은 지금도 변함없이 100여 년 이상 이어져 오고 있다. 아침 일찍 망고나무 숲으로 가면 여기 저기 나무 아래 이삼십 명씩 학생들이 둘러 앉아 수업을 받고 있다. 나무 밑에 반달 모양의 아주 낮은 시멘트로 된 울타리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교실이다. 아름드리나무엔 쉴 새 없이 다람쥐들이 오르내리고 수많은 새들의 노래가 그치지 않는 나무 밑에서 그들은 수업을 받고 있었다. 물론 과학실험이나 미술이나 음악처럼 특별한 시설이나 장비가 필요한 경우는 예외겠지만 그들은 그런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다양한 동식물과 함께 대자연 속에서 인생과 우주의 원리를 깨우쳐가고 있었다. 캠퍼스 내엔 온통 타고르의 기념물들로 가득하다. 타고르가 예배를 올리던 사원, 타고르가 산책을 하던 산책로, 타고르가 집필활동을 하던 다섯 재의 집, 그리고 타고르가 직접 가꾸던 장미 밭도 그대로 남아 있다. 타고르 기념박물관을 꼭 방문하고 싶었는데 대대적인 내부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관람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나는 주인집에서 쓰던 낡은 자전거를 수리하여 타고 다녔다. 서너 시간을 걸려 시 외곽지역 농촌마을에도 가고 한 시간 남짓 걸려 숲속에서 열리는 주말 마켓에도 갔다. 들녘엔 염소와 소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멀리 마을 인근 호수에는 여자들이 옷을 입은 채로 목욕을 하고 한쪽에선 소를 호수에 몰아넣고 목욕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나는 텅 빈 들판에 앉아 망연히 인도의 시골마을 바라보기도 하고 멀리 호수를 바라보며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인생과 우주에 대하여 생각에 잠기곤 했다. 산티니케탄 도시의 거리도 2005년에 잠깐 보았던 거리가 아니다. 그때는 자전거 행렬이 무척 한가로워 보였는데 7년 후인 2012년엔 엄청나게 늘어난 차량행렬로 거리는 온통 먼지와 경적소리로 가득했다. 인도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 산티니케탄이란 도시 이름은 ‘평화의 마을’ 혹은 ‘평화가 깃든 곳’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평화스럽던 마을이 지금은 생존경쟁으로 아우성치는 것 같아서 짧은 기간 머무는 나그네에게도 안타까움을 안겨 주었다. 내가 머물고 있던 하숙집엔 데바(데바르밥 로이)라고 하는 주인집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었다. 타고르가 세운 비슈바바라티(Visva Bharati) 대학 일본학과에 진학하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데바도 우리처럼 과외 선생이 방문하여 지도하곤 했다. 데바는 결국 3일간 나눠 치룬 입학시험에서 합격하였다. 그 시험 중에 악기를 하나 다루는 것과 수공예품 하나를 만드는 시험이 있다는 것이 좀 특이했다. 데바는 지금도 가끔 페이스북을 통하여 소식을 전하곤 한다. 데바 외에 대학생 6명의 대학생이 하숙을 하고 있었다. 나와 한 방을 쓰는 사누, 바바이 말고도 아랫방에 사는 띠와리와 우짤, 옆방엔 딥과 다다가 있었다. 물론 원래의 긴 이름은 따로 있는데 평상시에 부르는 애칭 같은 이름이다. 핛생들은 수시로 내 방에 들러 수다를 떨고 궁금한 걸 물으며 무척 사이좋게 지냈다. 그 아이들은 나를 엉클(삼촌 Uncle)이라고 부르며 따랐다. 하루는 하숙집 옥상에서 닭고기 파티를 얼기도 했다 모두 똑같이 돈을 걷어 닭도리탕을 만들고 모처럼 보드카도 두병 준비하여 파티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는 주인집 아들은 물론 주인아주머니 내외도 참석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내가 어렸을 때 보던 그 찬란한 별밭을 다시 보려면 아무래도 히말라야 어느 산골마을을 찾아가야 할까보다. 어디를 가든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다. 나는 인도에서 여러 명의 아이들을 만나 사진도 찍고 영어를 하는 아이들 하고는 대화도 나누었다. 하숙집에 찾아온 어린 여학생과 대화를 나눠보았는데 그 유창한 영어에 혀를 내둘렀다. 영어로만 수업하는 학교란다. 그런가하면 숲속학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도 캠퍼스에서 자주 만났다. 그들은 스스럼없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걸곤 한다. 나는 그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너무 좋아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전혀 때 묻지 않은 인간의 순수한 본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아이들 같았다. 한번은 산티니케탄 인근의 시골로 가서 넓게 펼쳐진 숲속을 걷고 있었다. 마치 원시의 아이 같은 아이들을 숲에서 만났다. 말이 전혀 통할 리가 없었다. 그래도 그들은 전혀 경계하는 눈빛 없이 맑은 눈망울을 반짝이고 있을 뿐이다. 지금도 타고르가 머물던 다섯 채의 집으로 인도 전역에서 순례객들은 모여들 것이다. 단지 관광이나 견학 차원이 아니다. 타고르에 속한 모든 것은 신성시되고 타고르는 인도에서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실제로 타고르의 시를 읽으면 시성으로 추앙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그만큼 그의 시는 신비롭기도 하고 성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문학뿐 아니라 그는 민족의 지도자요, 사상가이며 음악가이고 화가이며 무엇보다도 위대한 교육자다. 그가 세운 학교 캠퍼스와 그의 옛집엔 오늘도 순례객들로 붐빌 것이다. 그가 만든 음악은 그곳 지역방송에서 온종일 울려 퍼질 것이고 서점가엔 계속해서 그와 관련된 연구서적들이 출판되어 나올 것이다. 그곳에 머무르며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면 비슈바 바라티 대학에 한국학과가 아직 없다는 것이다. 일본학과는 수십 년 전에 설립되어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오고 있는데 아직 한국학과가 없다는 것은 우리 정부의 대처가 미숙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하루빨리 전 세계 젊은이들의 상호교류를 위해서 타고르가 설립한 대학에 어서 한국어과가 세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안고 나는 귀국길에 올랐다.
△강원도부교육감 이경희△전라남도부교육감 정병걸△지방교육지원국장 박융수 (1월1일자) △기획조정실장 박백범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성삼제 △대학지원실장 한석수 △학생복지안전관 이진석 △대학지원관 배성근 △교육정보통계국장 승융배 △중앙교육연수원장 윤용식 △학술원 사무국장 황홍규 △충남대 사무국장 이중흔 △부산대 사무국장 김광호
얼마 전부터 창의와 창조라는 말이 화두가 되고 있다. 무한경쟁 기업의 세계에서 요구되는 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님은 ‘마누라 빼고는 다 바꿔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창조라는 것은 다름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즉 남과 다른 차별화가 기업의 성패와 직결된다. 다름이라는 것은 단순히 상품을 다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판매 등 경영과 관련된 문제, 기업 풍토 등의 문제와 관련된다. 즉 이전과 달라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혁신이라는 이름이 우리 사회에 지배하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창조와 창의라는 이름을 강조한다. 창조경제라는 말도 생겨났다. 정부 부처의 조직과 직위 가운데 ‘창조’, ‘창의’라는 단어가 71개나 이른다는 기사를 보았다.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부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해온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창조란 문패와 같이 보여주기 식 행정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진정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패달기에서 그치지 말고 사회·경제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육부도 창의교수학습과가 생겼다. 교육계도 창조와 창의라는 용어가 대세로 되었다. 기업에서 시작한 말이 교육계의 중심 단어가 된 것이다. 그래서 창조와 창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교육부는 창의 인성이라는 말로 창의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창의인성이라는 말은 창의성과 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일거양득의 비타민이다. 시도교육청도 창의와 창조라는 다른 이름의 비타민을 만든다. 그런데 창의라는 비타민 제조자들은 이것만이 창의성과 창조성을 높이는 최고의 효과라고 맹신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육계를 돌아보면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한 교육연구 결과가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바꾼다. 효과를 믿어야 할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혹자는 더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바꾸어야 되지 않는가 하고 되물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최하위이고 자살자, 신용불량자, 이혼 가정, 학교 폭력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청소년 자아존중감, 선생님 존경심, 어른 존경심도 최하위이다.학교안에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많아도 사랑이라던가 우정, 존경, 배려 등의 낱말은 찾아보기 어렵다. 창의 비타민도 같은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창의 인성이라는 말도 그렇다. 창의와 인성을 한꺼번에 구하는 묘약이 세상에 있기는 한지모르겠다. 물론 인간의 우뇌가 하는 특성을 보면 창의성과 종합적 사고 능력, 정서지능 등에 관련이 있으니 틀린 말도 아니다. 그렇지만 도둑놈도 창의적이어야 한다. 남들이 생각하는 방법으로는 도둑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거짓말도 그럴듯하게 보이려면 남이 했던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겉보기와 다를 때가 너무 많아 창의성이라는 잣대만으로 평가할 성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독서논술을 하면 창의성이 증진된다는 주장도 한다. 그런데 창의성은 언어, 수리영역을 지배하는 좌뇌의 활동보다 우뇌 활동이 훨씬 효과가 있다. 하워드 가드너도 인간의 창의성을 연구하기 위해 피카소라는 화가를 선택한 적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김연아도 창의적이지 못했다면 빙상에서의 탁월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박지성도 물론 창의적인 플레이와 성실성이 그를 유명한 선수로 만들었다. 창의성에서 우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대변한다. 한편 좌뇌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 활동에 유리하다. 즉 수렴적인 사고 활동에 유리하여 창의성 측면에서는 우뇌보다 불리하다. 에디슨을 살펴봐도 그렇다. 어느 날 자녀가 달걀을 부화하기 위해서 마구간으로 들어가겠다면 뭐라고 말할까? 어느 날 자녀가 자기 친구를 하늘로 띄우기 위해 가스를 먹였다면 칭찬할 수 있을까? 에디슨 어머니는 우뇌적인 생각으로나무라지 않고 아들의 창의성을 본 것이다. 독서논술에서 창의성이라는 맥락으로 글을 썼다면 몇 점이나 줄까? 독서논술이 창의성을 높인다는 말은 과장된 논리다. 창의라는 묘약이 누군가가꺼낸 말을 위해 이름 짓기 식, 묘약만 만들어 낸다면 아이들은 거짓 통계의 희생양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2014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의 첫마디는 무엇일까? 아마도 해돋이, 해맞이, 일출 아닐까? 동해안 일출 관광객이 100만 이라는 뉴스도 들었다. 일출을 보면서 새해 소원을 빌기 위해서일 거다. 필자가 새벽 이부자리에서 아내에게 한 말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 해 보러 갈까?” 인근 지자체에서는 일출행사가 열리는데 시민들이 초등학교에 모여 등산을 하고 정상에서 해맞이 행사를 갖는 것이다. 거기까지 갈 수는 없고 인근의 저수지를 생각한다. 서호저수지나 일월저수지다. 서호는 역사적 의미가 깊고, 늘 가는 곳이 일월저수지다. 가까운 곳에서 해맞이를 해야 할 것 같다. 방송을 들으니 8분 후에 해가 뜬다고 한다. 아파트 바로 옆 일월저수지로 간다. 우리부부를 첫 번째로 맞이하는 것은 바로 직박구리 가족. 아파트 감나무에 매달린 감으로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다. 얼마나 즐겁게 식사를 하는지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저수지 전체가 얼었다. 그 많던 오리들은 어디로 갔을까? 상류쪽으로 가니 오리들이 떼로 모여 헤엄을 치고 있다. 이제 좀 있으면 일출이다. 촬영 위치를 정해야 한다. 카메라 각도를 잡아본다. 도심 속이니 자연히 아파트가 배경이 된다. ‘자연과 함께 하면 좋은데….’ 그렇다. 저수지 바닥에 남아 있는 하얀 눈 위의 오리 발자국과오리,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넣자. 카메라로 수 십 장 기록에 남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진 모습이 다 다르다. 그 중 좋은 것을 골라내야 한다. 아직 전문가 수준이 못 되어 여러 장 중에서 최상의 것을 고르는 것이다. 위치와 각도를 바꾸어 여러 장 찍다보면 한 두 장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오리들이 비행을 한다. 몇 마리가 나는가 싶더니 오리 전체가 나른다. 군무의 장관이다. 오리들이 아침 운동을 하는 것, 이제야 알았다. ‘저 많은 오리들, 우리가 보기엔 모습이 비슷비슷하게 생겨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는데 쟤들도 다 짝이 있겠지?’ 저수지를 돌다보니 이곳에서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도 여럿 보인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사람도 있고 저수지 가까이 들어가 디카로 기록을 남기는 어르신도 보인다. 아침 운동이 일상화한 사람들도 보인다. 이른 아침에 운동을 하는 분을 보면 생각한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는 분’이라고. 저수지 한 바퀴 다 돌다보니 배수구다. 배수로의 보수공사가 다 완성되었다. 몇 달 전 공사 레미콘 차량을 보았는데 그만치 저수지 산책을 게을리 한 것이다. 아내는 말한다. “당신 공사 끝난 것, 이제 알았나 봐!” 아침 산책을 해서 그런지 시장기가 돈다. 아침 식사로 떡만두국을 먹었다. 나이 한 살을 더 먹은 것이다. 필자는 50대 후반, 아내는 50대 초반이다. 세월이 쏜살같이 흐른다더니 우리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문득 박두진 시인의 ‘해’가 생각난다. 국어교사 시절 학생들과 외었던 시다. 비교적 긴 시인데 학생들은 잘도 외운다. 그렇게 긴 시를 하나도 틀리지 않고 외운 학생은 자신감이 넘친다. 운율이 살아 있어 낭송하기에도 좋은 시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2014년 새해,한국교육신문 독자들과 e리포터들 그리고전국의 교육가족들! 모두 함께 ‘앳되고 고운 날’ 누렸으면 한다.
1980년 3월 수원매원초교에 발령을 받았다. 출퇴근 시외버스 통근에서 시내버스로 바뀐 것이다. 이 학교는 수원에서 가장 동쪽 변두리 원천유원지 인근에 있었다. 그 당시 학교가 많지 않아 학구가 넓었다. 지금의 동수원 한신아파트, 매탄아파트, 광교신도시 흥덕지구 부근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주경야독 생활. 낮에는 교육자가 되어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야간대학에 나가 공부하는 생활을 3년간 하였다. 1주일에 두 번 출석하는데 통학코스를 살펴본다. 매원초교→원천유원지 버스정류장→수원시외버스터미널→수원역→종로3가→삼선교→○○대학이었다. 귀가하면 11시 정도 되었는데 꿈이 있어 그런지 즐거운 야간대학 학창시절이었다. 이 학교에서 4년간 머무는 동안 포크댄스 지도자로 변신하였다. 전교생이 2교시 후 중간놀이 시간에는 운동장에서 민속무용을 즐겼다. 우선 필자가 교직원 연수를 통해 담임들을 지도하면 담임이 체육시간에 학급을 지도한다. 그런 후에 전교생 중간놀이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기록 사진을 보니 1년에 2회씩 총8회 연수를 가졌다. 그러고 보니 당시 어린이들은 4년간 30여개의 민속무용을 하였던 것이다. 우리반은 사열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필자는 무대 위에서 시범을 보이며 마이크를 잡았다. 교육자가 되면 성격도 바뀌는가? 내성적이었던 성격이 학생들 앞에 서면서, 레크리에이션을 지도하면서 점차 외향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대학 때 체육시간에 배우던 포크댄스와 초임지에서 녹음해 두었던 테이프 음악, 세계의 민속무용‘이라는 전문서적 탐독과 자가실습이 자칭 전문가를 만들었던 것이다. 보이스카우트 지도자 입문은 삶의 궤적을 넓혀주었다. 입문과정과 기본과정 마치고 유년대 대장이 되었다. 매주 열리는 대집회, 뒤뜰야영, 휴일의 하이킹, 숲속생활학교, 스키학교 등은 새로운 세계를 펼쳐주었다. 개인시간 봉사가 즐거움으로 변하였다. 보장 훈련, 기본과정등 지도자 훈련 강사로도 활약하기 시작하였다. 그 당시 교직원들은 체육활동을 무척 좋아하였다. 어린이들을 귀가시키고 난 후 편을 갈라 운동장에서 배구시합, 축구시합을 즐겼다. 주말 퇴근 시간 후에는 테니스를 즐기기도 하였다. 대학 1년 후배 최○○ 교사는 축구부를 창단하고 필자는 여자 배구부를 창단하여 지도하였다. 선수들을 이끌고 역사가 깊은 매산초교에 와서 연습게임을 하여 기량을 향상시켰다. 6학년 6반 담임 때였다. 우리반 어린이 두 명이 수원세무서 주관 납세에 관한 글짓기 우수작을 제출하게 되었다. 당시 교감 선생님 원고지를 보더니 “이것, 선생님 글씨지요?” “아닌데요.” “그런데 어찌하여 선생님 글씨체와 같나요?” 자세히 보니 정말 그렇다. 알고 보니 1년여 가르치는 동안 담임의 글씨체를 학생들이 본받은 것이다. 사표(師表)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앨범 속 사진을 보니 이건 사람 얼굴이 아니다. 피골이 상접하다. 당시 키는 170cm, 몸무게가 45kg이었다. 한여름 도청입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팔꿈치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몸이 그만치 허약한 것이다. 작은 형은 말한다. “너는 활동량이 많은데 먹는 것이 부실해서 그런가 보다” 5, 6학년 담임에, 야간대학에, 스카우트 활동에 1인 3역을 해서인가? 촌지(寸志)에 대한 추억도 있다. 지금은 부조리로 역사적 유물로 사라져 버렸지만 당시엔 학부모가 교사에게 건네는 정성의 표시였다. 받는 교사들도 당당히 받았다. 금액은 만원 정도였는데 촌지 학부모가 많은 반은 알짜반이었다. 어떤 교사는 학년이 바뀌면 명단을 인계인수(?)하기도 하였다. 수원매원초교에서 4년간 근무, 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주위에서는 촌지가 많이 생기는 신풍초교, 남창초교, 화홍초교를 권유한다. 그 3개교는 당시 학부모들 경제 수준이 높아 교사들이 선호하는 학교였다. 필자는 모교인 세류초교를 택하였다. 학창시절 뛰어놀던 학교에서 교사가 되어 후배를 가르치는 보람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콩씨네 자녀 교육 광야로 내보낸 자식은 콩나무가 되었고 온실로 들여보낸 자식은 콩나물이 되었고. -정채봉의 시 콩씨네 자녀 교육 일자천금의 시다. 가정 교육과 공교육을 모두 담고 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인생론까지 담고 있으니. 덧붙여 글을 쓰는 일이 사족임을 알면서도 짧은 깨달음을 남기고 싶어서 주절거림을 용서하시라. 위의 시는 지난 가을 아침 국어 시간에 3학년인 우리 반 아이들에게 들려준 시이기도 하다. 시에 대한 나의 생각은 단순하다. 참으로 쉬워서 누구의 도움 없이도 바로 깨달을 수 있는, 글자만 아는 정도로 한 번 듣고도 바로 깨칠 수 있는 시를 좋아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담긴 시라면 더욱 좋다. 거기다 짧으면 더 좋다. 잔가지를 다 쳐내고 이파리마저 훌훌 털어낸 채 빈몸으로 서 있는 겨울나무 같은 시라면 더욱 좋다. 내 인생이 콩나무인지 콩나물인지 옷깃을 여미게 한다. 내가 콩나무 선생인지, 콩나물 선생인지 각성하게 한다. 내가 기른 제자들이 콩나무가 되고 있는지, 콩나물로 살게 하진 않았는지 머리 끝이 서게 한다. 콩나무와 콩나물, -ㄹ 받침 하나만 다르지만 그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오늘 하루, 2013년을 마무리 하고 2014년을 여는 새벽에 만난 일자천금의 시를 새해의 화두로 정했다. 순간순간 콩나무로 살기 위해, 제자들을 모두 콩나무로 기르기 위해 깨어 살기를! 시는 모든 것의 시작이니 새벽 아침은 시 한 편으로 곳간을 채우며 사는 2014년이기를!
광양여중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하여 학교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변화(Change)에 착수햐였다. 이를 위해 2012년에 학교 교훈은 공모를 통하여 ‘배움에서 나를 찾자’로 개정을 하였다. 인생 100년 시대로, 배움이 학창시절뿐만이 아니라 장차 사회에 나가서도 평생 이어져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선생님들은 수업을 연구하고 소통하는 수업을 통하여 지금 우리 아이들은 배움이,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우리 아이들은 도종환 시인이 말했듯이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 아픔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꿋꿋이 피는 아름다운 꽃이다. 꽃은 일찍 피는 꽃도 있고, 늦게 피는 꽃도 있다. 선인장을 키우는 방법과 나팔꽃을 키우는 방법이 같을 수 없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으며 ‘한 사람도 수업 속에서 소외되지 않고, 즐겁게 배우면서 서로 협력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열정을 쏟고 있다. 늘 자랑스러운 선생님들이다. 학교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선생님이 변해야 하고 선생님의 변화는 수업에서 찾을 수 있다. 교사집단은 수업전문가 집단이다. 20년, 30년 고경력의 선생님들도 왜 수업이 어렵다고 할까? 아이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고민 속에 광양여중 선생님들은 수업과 생활지도 관련 전문 연수를 최근 2~3년 사이에 매우 강도 높게 받았다. 그런가하면 인성교육동아리 '옹기종기'는 교육부의 공모 심사에 응모하여 1,000만원의 연구추진비를 받았다. 전남의 중학교에서는 유일하게 그 활동과 2014년의 계획이 인정을 받은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수업 속에서 학력과 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2011년부터 매주 화요일 교과 공개, 학년 공개, 제안 수업의 형태로 수업을 열고, 모든 선생님들이 수업연구회에 참여한다. 또한 최근 2년여 동안 수업컨설팅 전문가인 손우정교수로부터 20차례 가까운 수업컨설팅을 실천하였다. ‘수친수성(수업친구 수업성찰)’과 ‘독서토론 수업 연구회’ 등의 수업 관련 동아리를 자발적으로 만들고 참여하는 선생님들의 열정 속에 경청하고 참여하는 학생들의 눈이 유난히 반짝이는 학교다.
우리나라 위인들의 일화를 보면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점이 많다고 한다. 이순신장군도 어렸을 때 전쟁놀이를 하면 언제나 대장 역할만 맡았다고 한다. 이율곡도 용꿈을 꾸고 태어나 효심이 지극하고 공부에 남달리 영특했다고 한다. 세종대왕도 김시습도 어린 시절 남다른 영특함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큰일을 한 사람들의 일화에는 어릴 때, 혹은 성장기에 미약했던 점을 여과 없이 나타낸다. 단 어떻게 열등감을 극복했는가에 관심이 있다. 미국대통령으로 가장 존경받는 링컨 대통령을 보아도 그렇다. 알다시피 링컨은 힘든 유년기를 보냈다. 링컨의 어머니는 그가 9살 때,누나인 사라는 그가 19살 때 세상을 떠났다. 링컨은 워낙 시골에 살아서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그래서 어릴 때 공부를 제대로 못했다. 책도 구할 수 없어서 어렵사니 구한 책을 읽고 또 읽어야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는 세 명의 아이가 딸린 여자와 재혼을 했다.링컨은 비좁고 초라한 통나무 오두막에서 여러 식구들과 함께 생활해야 했다. 링컨의 이러한 어린 시절은 성인이 되어서도 늘 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했다. 인격적으로도 링컨은 우울하고 참지 못하는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인격적인 약점과 내면의 상처를 자각했다. 그는 남에게 민감했고 화도 잘 냈지만 화나게 한 당사자에게 편지를 써서 분노가 가라앉을 때까지 반복해서 읽고 또 읽고 나서 편지를 태워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링컨은 학력, 가정환경, 지나치게 큰 기 등의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을 사회활동으로 승화시켰다. 링컨은 반대자를 수용하고 가난한 사람, 약한 사람에게 설 수 있는 그릇으로 가꿔나가면서 훗날 노예해방 기치 하에 미국을 통일시킨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소아마비란 신체적 열등감을 지녔던 루즈벨트도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 한 누구도 나를 인정할 수 없다.’라는 말로 늘 자신을 치유하면서 살았다. 가난했던 룩펠러, 청각장애인 베토벤, 저능아 소리를 들었던 소크라테스, 흑인 혼열 콤플렉스, 부모의 이혼 등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오바마 대통령도 열등감을 극복하고 더 높은 곳으로 발전시킨 에너지가 자신을 위인으로 만든 것이다. 누구나 열등감은 있다. 그러나 나 자신을 귀하다고 생각할 때 열등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친 우월감은 자신이 만나는 사람을누구나소중하다고 여기지못하고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해부족함을 간과하여 실패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요즘 우리 아이 교육, 우월감만 쫓도록 만들지 않나? 우월감만 쫓으면 제대로 된 자신이 모습을 찾지 못한다.공부 성적, 명품, 아파트 평수, 자동차 차종, 학벌, 성형수술, 억대 연봉 이 모두에 순서를 매기는데서 우월감을 찾는 사람은 진정한 자아를 갖지 못하게 만든다. 우리 교육, 이러한 것 때문불행해지고 있지 않나 생각해봐야 한다.우리 아이 우월감만큼 열등감을 이겨내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자아 존중감을 찾도록 만드는 일이다. 행복할 줄 아는 것, 훌륭한 삶을 사는 것은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 조용기 △경영지원본부장 최종교 △영어교육센터장 이문복 △졸업학력인정시험사업단장 김덕근 △이전추진단장 심재목 △홍보출판실장 정학준 △감사실장 왕미선 △교육과정본부 교육과정연구실장 정영근 △교육평가본부 학업성취도기획분석실장 시기자 △교육평가본부 학업성취도출제연구실장 노은희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 수능기획분석실장 이용상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 수능출제연구실장 김진구
사교육 받고 있는 사람 중 72.8%가 선행학습! 지난해 7월 국민권익위원회와 교육부가 범정부 온라인 소통포털인 국민신문고를 통해 ‘사교육 경감방안 모색을 위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생과 학부모 총 9086명의 응답자 중 70.7%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72.8%가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선행학습은 학교진도보다 1~3개월 정도 빠른 경우가 54.6%, 2학년 또는 2학년 이상 앞서서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도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 만연한 선행학습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해롭고 가정경제에는 부담이 될 뿐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의 파행 운영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법으로라도 규제해 멍들어가는 우리 공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현행 입시제도나 경쟁사회에서 선행학습은 불가피하다. 학습의 기본이라 하는 예습마저 못하게 강제한다는 것은 앞서 가는 자를 끌어내리려는 의도다. 명백히 수요가 있는 마당에 이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선행학습 금지에 대한 교육계 내부의 입장 차가 확연하다. 선행학습을 법으로 규제해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선행학습이 생겨난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는 신중파로 대별된다. 선행학습 규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한데 현재의 선행학습 금지 찬반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해 4월 발의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특별법안(새누리당 강은희 의원)’과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안(민주당 이상민 의원)’이다. 여야 법안 모두 선행학습 규제에 관한 것이지만 전자가 학교교육 편성과 운영, 즉 공교육에서 선행교육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 금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자는 선행학습 사교육 시장 규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두고 선행학습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가능한지, 사교육 시장까지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비교육·비효율적! 법으로 규제해야 먼저 법 제정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사교육 시장 규제를 주장하고 있다. 사걱세에 따르면 애초 학교 교육과정을 학생들이 따라가게 하기 위해 예습과 수월성 교육 차원에서 제공한다고 개발된 선행학습이 현재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학생들에게 해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또 사교육 시장에서 학교교육을 보충하기 위한 ‘보충 사교육’이 아닌 ‘선행학습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보충 사교육의 경우 학생별 개별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학생들이 어느 정도 학업수준을 성취하게 되면 보충 사교육의 의미가 상실된다. 학원에 더는 다니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선행학습 사교육의 경우 진도 경쟁이다 보니 학생의 성적 성취에 관계없이 무차별적 제공이 가능하다. 학원 입장에서는 ‘효자 상품’인 셈이다. 때문에 마케팅 논리에 따라 학원에서는 선행학습 위주의 홍보와 마케팅에 집중해 선행학습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사걱세가 지난해 4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함께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전체의 69.6%가 ‘사교육기관의 선행학습을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고, 54.8%가 ‘학원 등의 선행교육 상품판매와 홍보금지 규제가 빠지면 특별법의 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27.1%가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학원의 홍보와 선전’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명분도 없고 비교육·비효과적이며 부도덕한 관행이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이상, 국가가 나서서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사교육 시장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 법 규제를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법적 규제 앞서 원인 제거에 초점을 반면 한국교총을 비롯해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것에는 공감하나 법으로 규제 가능할 것인가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다수다. 예습과 선행학습의 기준설정이 어렵고, 이를 구분함에 있어 교과진도에 따라 합법과 불법으로 설정하기는 모호하거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교과목 특성이나 개개인의 학습방법이 다른 데도 불구하고 하나의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법률로 일반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이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기본권 제한 등 위헌의 소지가 있다. 특히 한국교총은 1980년 시행된 과외금지법이 2000년 헌법재판소에서 ‘자녀교육권 등 국민의 기본권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음을 주지하고 공교육 영역에서 합리적 기준을 통한 제약은 가능하겠지만 사적 영역에 대한 일률적 법률제한은 과잉규제에 따른 위헌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입장이다. 때문에 법으로 선행학습을 규제하기보다는 선행학습이 요청되는 사회적 병폐의 근원을 분석·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지난해 법제처는 ‘사교육 분야에서의 선행교육 금지는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며 위헌소지를 지적한 바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도 선행학습 금지법은 음성적인 고액과외를 양산할 수 있으며 인간의 지적 욕구에 대한 침해라며 규제보다는 선행학습이 생겨난 원인을 제어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일반화한 선행학습, 공교육 멍들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행학습, 언제부터 예습이란 ‘아름다운 의무’를 밀어내고 공교육을 멍들게 하는 선행학습이 자리하게 된 것일까? 지난해 4월 열린 ‘선행학습 실태와 바람직한 규제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선행학습이 생겨난 시점을 특목고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 특목고 입시에서 정상적인 학교 공부만으로는 대비할 수 없는 수준의 시험과 전형자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들어 특목고 입시 정책이 개선되면서 고교 입시 자체에서 선행학습 유발 요소가 사라졌다고는 하나 지금처럼 선행학습이 성행하게 된 원인에서 특목고가 자유로울 수는 없다.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학교시험도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2011년 서울·경기지역 사교육 과열 지구 18개 중학교의 1학기 수학 기말고사 시험지를 분석한 결과 14개 학교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고교 1~2학년 교육과정 문제가 출제됐다. 중학교 1학년 시험에 고교 교육과정 문제를 출제한 학교도 9곳이나 됐다. 개별 학교들의 속진(速進)형 교육과정 편성이나 운영도 그렇다. 선행학습이 만연한 상황에서 공교육이 사교육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명분을 내세워 오히려 학교 밖 선행학습 경향을 무분별하게 좇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영어와 수학교과에서 두드러진다. 조기교육 경향이 강한 영어의 경우 지난 정부 들어 추진된 영어몰입교육으로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속진형 교육과정이 심화됐다. 이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선행학습이 이뤄져야 학교 교육과정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수학의 경우는 중·고교로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진다.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의 경우 3년의 교육과정을 2년 안에 마치고 3학년 때는 이를 복습하거나 문제풀이에 몰두하는 등의 파행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파행 운행은 정상적 교육과정 수준을 뛰어넘는 대학별고사와 대입전형이 존재하는 한 해결되기는 요원해 보인다. 이 밖에도 양과 난이도가 높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등 정책·제도적 문제와 함께 사교육 시장의 마케팅 효과, 불안과 경쟁 심리에 따른 수요자의 의식이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다양한 선행학습 유발 요인을 가지고 있는 우리 교육계는 지금 공교육을 해치는 수준의 선행학습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법적으로, 사교육 시장까지 규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교육은 인지발달 단계에 따라 이뤄져야 교육은 마라톤 경기에 비유할 수 있다. 교육은 초반에 성적을 높이고 좋은 학교에 입학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학부모들이 초반에 다른 자녀보다 앞서가기 위해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학교 공부만으로는 다른 자녀를 앞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천천히!”가 아니라 “빨리! 빨리!”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빨리! 빨리!”는 단거리 경기 또는 장거리 경기라도 결승선에 가까울 때의 응원이지 기나긴 인생에서 마라톤 경기 초반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할 응원은 아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교육이 선행학습으로 이루어지는 데 있다. 선행학습이란 학교 진도보다 1개월 이상 또는 학기와 학년을 뛰어넘어서 교육과정을 미리 배우는 것으로 보통 6개월∼1년 정도를 앞당겨 학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중학교 1학년 과정을 시작하거나 중학생이 고등학교 과정을 먼저 배우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선행학습은 개인적인 관심이나 호기심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예습과는 다르다. 학부모들은 교과과정을 미리 배우는 선행학습이 아이의 성적 향상이나 상급학교 진학에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고, 그 결과 70%가 넘는 초·중·고등학생이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2002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선행학습 효과에 관한 연구’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배우고 익혀 보다 수월하게 교육과정에 적응하겠다는 생각으로 선행학습이 이뤄지고 있지만 교육은 인지발달 단계에 맞게 적합한 시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예습 수준을 넘어 학원이나 교습소 등 각종 사교육 기관이 제공하는 선행학습은 정서적, 교육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스트레스 가중, 오히려 학력증진에 역효과 [PART VIEW] 첫째,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은 이미 배웠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상실한다. 선행학습은 미리 배우고 학교에서 다시 반복해 공부하면 시험에 더 유리할 거라는 기대감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선행학습이 수업에 대한 지루함으로 아이들의 학습의욕과 집중력을 저하시켜 잠자는 교실을 만들고 있다. 선행학습은 배우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공부에 대한 즐거움을 감퇴시켜 학력증진에도 역효과를 가져온다. 마치 사람들이 생방송 아닌 재방송 TV시청에 흥미를 느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둘째, 선행학습은 학생들에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들은 다른 애들 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서 상위 학년에서 학습해야 할 어려운 내용을 미리 공부하다 보니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게 된다. 학습할 때 기초가 없다면 관련 있는 전 단원을 복습해야 한다.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의 선행학습은 오히려 소화하기 힘든 내용 때문에 공부에 대해 어려운 것, 지겨운 것, 혼자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만 생기게 한다. 학습 진도에 맞지 않는 어려운 문제를 선행학습형 사교육에서 접했을 때 아이들은 흥미보다는 모르는 문제에 두려움을 느끼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셋째, 선행학습은 창의력과 자기주도학습력의 습득을 저해한다.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율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몰입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기다려야 한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율성을 기르도록 기다려주고, 원래의 용도와는 다르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바로 사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계속적인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기다려주며, 장난감 놀이에 푹 빠져 있을 때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기보다는 충분한 몰입의 시간을 갖도록 기다려 줘야 한다. 자기주도학습력 또한 스스로 공부하는 기쁨을 느끼면서, 학습 결과보다 과정에서 순간순간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기다려야 얻어질 수 있다. 이러한 학습경험은 평생의 삶을 자기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학교에서 즐겁게 배우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사교육에서 행해지는 암기식·주입식 선행학습은 창의력과 자기주도학습력 향상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 넷째, 선행학습은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다인수 학급에서 학생들의 개인차는 엄연히 존재한다. 여기에 선행학습을 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의 차이가 더해지면 교사가 수업을 이끌어갈 때 혼란을 겪게 돼 학교교육의 정상적 운영이 더 어려워진다. 선진국에서 선행학습을 금지하고 있는 이유도 공정한 경쟁의 원칙에 어긋나고 학교 수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교육이 의미 있으려면 선행학습이 아니라 보충·심화학습으로 개인차를 좁혀 공교육을 도와주어야 한다. 선행학습을 심화학습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심화학습은 이미 공부한 내용을 보다 깊은 수준으로 다진다는 점에서 진도를 경쟁하듯 앞서서 공부하는 선행학습과는 다르다. 사교육은 어디까지나 공교육의 보조기능에 그쳐야 하는데 선행학습형 사교육 기관들은 이처럼 학교의 역할까지 침범하고, 공교육을 파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선행학습은 관심, 호기심 키워주는 것 학습(學習)이란 말 그대로 배우고 익히는 것이기 때문에 배우기만 하고 익히는 과정이 없으면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복습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헤르만 에빙하우스(H. Ebbinghous)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은 시간 흐름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것에 입각해, 감소하는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망각곡선의 주기에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반복이 중요하다고 한다. 즉 아이가 공부를 하고 망각하니,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서는 망각곡선의 주기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복습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 시간의 진도를 나갔다면 적어도 한 시간 동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복습시간을 가져야 한다. 자기주도학습 또한 공부한 내용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반복학습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자기 공부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6개월∼1년 앞서 진도를 나가는 선행학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배우는 단원에 대해 보충하거나 깊은 수준으로 이해를 넓히는 보충·심화학습이 훨씬 더 중요하다. 진정한 선행학습은 미리 진도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배우게 되는지를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살피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방학 중에 교과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다양하게 찾아서 살펴보기, 교과서에 실린 문학 작품을 찾아 전체를 읽어보기,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한 다큐멘터리 찾아보기 등의 활동을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취미활동과 여가생활 그리고 독서를 통해 무한한 창의력과 상상력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학습에서 가치 있는 성취는 속성의 선행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주도학습력에 의해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다.
대입전형에서 수시전형 정원이 확대됐다. 수시전형은 입학사정관 전형과 학생부 우수자 전형의 선발인원을 확대함으로써 학교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이것은 사교육 의존도를 높여 왔던 학부모를 중심으로 사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여전히 논술이나 적성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의 중요성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부류와, 학교에서의 수업과 활동을 더욱 중요시하면서 선행학습이 아니라 학교수업 참여를 강조하는 부류로 나뉘게 된다. 특히, 입학사정관 전형과 각종 추천 전형은 학교수업과 학교활동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이제 공교육 정상화 해결책은 교실수업의 주체인 교사와 학생이 가지고 있다. 그 해결 방안을 살펴본다. 수업방법 개선해 학교중심 학습활동 강화 첫째 학교가 변해야 한다. 먼저 수준별 분반수업을 보자. 이는 우열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만 학생중심으로 운영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제도이든 사용자 편의가 아니라 수요자 편의일 때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분반을 성적으로만 하지 말고 분반의 특성을 미리 알려보자. 학생에게도 분반의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최소한 맞교환이라도 분반 변경의 기회를 주자. 분반수업의 평가는 분반평가와 공통평가로 나누어 수업 중 평가를 활성화하자. 성적순이 아니라 분반의 특성화를 통해 하위권과 상위권의 맞춤교육이 가능하다. 질문과 응답이 없으면 죽은 수업이다. 학생들의 수업 집중시간은 15분을 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시간에 수업방법이나 수업자료를 적어도 두세 번은 바꾸어야 함을 의미한다. 교사의 일방적인 수업보다는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질의응답 수업이 수업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공교육은 따분하고 수동적인 수업, 사교육은 능동적인 수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보자. 영어 과목에서 학년별 집중영역제도를 생각해보자. 학교의 학년이나 학기별로 쓰기, 어법, 어휘 등의 영역을 지정할 수 있다. 한 영역에 대해 수준별로 난이도를 달리할 수 있다. 학년이나 학기별로 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울 수 있지 않겠는가. 물론 주교재는 교과서를 사용하고, 집중영역용으로 부교재를 사용할 수 있다. 어떤 과목이든 주교재 외에 부교재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과 심화학습이 가능하다. 이것은 사교육의 여지를 주지 않는 장점을 가진다. 교내 경시대회와 교내 수상실적만 인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생부는 학교 밖 모든 경시대회와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 TOEIC 점수도 TEPS 성적도 기록할 수 없다. 오직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록만 올릴 수 있다. 더구나 특기자전형도 더는 TOEIC, TOEFL, TEPS 성적을 활용하지 못하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입 수시전형에서는 학교중심의 기록만을 참고하라는 것이다. 학교와 교사의 손에 무기란 무기는 모두 쥐여주었다. 이제 학교에서 다양한 경시대회는 기본사항이 되어 있다. 다양한 인증제도 생각해보자. 수업내용을 요약한 유인물, 그룹활동, 질의응답, 수업주제 변경, 수업자료 변화 등을 통한 수업 중 분위기 전환도 필요하다. 특히, 마지막 5분을 남겨두고 돌발 퀴즈를 내거나 수업내용을 요약한 유인물을 제시해보라. 분위기가 하향곡선 없이 평형을 유지하게 되며 수업은 지옥이 아니라 파티가 될 수 있다. 선행학습 방조하지 않는 평가체제 구축 선행학습 예방을 위한 두 번째 해법은 평가제도 개선이다. 수행평가 참여점수를 주자. 학생의 수업 집중도를 높이는 방법은 학생 스스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학습의 단계(1.learning by listening, 2.learning by doing, 3.learning by teaching)에서 최소한 ‘doing’과 ‘teaching’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수업방법이며, 이러한 수업방법은 수행평가를 통해서 완성된다. 사교육이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유일한 영역이 수업 중 형성평가다. 수업 중 이루어지는 평가는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며, 학생으로 하여금 ‘doing’과 ‘teaching’의 과정을 겪도록 유도한다. 수업 중에 캔디를 주는 것이 효과적일까? 빼앗는 것이 효과적일까?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에게 캔디를 주기보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게서 캔디를 빼앗아 보라. 캔디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학생들은 긴장을 한다. 여기서 캔디는 평가점수다. 교사는 캔디를 갖고 있으며, 캔디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고민해보자. [PART VIEW] 수업 중 형성평가는 미리 예고된 것이든 돌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든 미리 정확한 평가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일정 기준에 달하기만 하면 점수를 부여하지만, 참여하지 않거나 수업내용에 대해 ‘listening’을 이루지 못한 경우에는 과감히 감점을 부여하는 ‘참여점수’의 원칙을 적용한다. 수행평가에서는 반드시 범위를 해당수업에 대한 평가로 제한해야 한다. 평가가 예습내용에 관한 것이든, 수업 중 내용에 관한 것이든 반드시 해당수업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즉, 범위가 지나치게 넓을 필요도 없으며 지나치게 넓지도 않아야 한다. 정규고사의 서술형문제는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에 의지할 필요가 없는 내용을 범위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의 어법문제는 다답형이나 서술형으로 출제하기에 매우 적절한 제재이다. 하지만 영어의 어법문제는 범위가 넓어 사교육이 주도하는 선행학습이 개입할 여지를 갖고 있다. 이 경우 원래의 어법문제에서만 출제한다는 범위의 제한을 두거나, 어법관련 유인물에서만 출제한다는 원칙을 제시해 선행학습과 사교육이 개입할 여지를 차단할 수 있다. 교사와 교육당국 힘 합해 공교육 활성화 선행학습은 입시에 대한 불안감, 경쟁의식, 부모의 과욕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선행학습은 수시전형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학교중심의 학습활동에 신뢰를 갖고 불신을 해소해야 해결 가능하다. 학교중심의 학습활동이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학생이 참여하는 수업방식과 자기주도학습이 대안이다. 이는 교사의 수업방식 변화, 수업자료 개발과 공유, 평가방법의 개선과 다양화, 교과중심의 수업운영으로 해결가능하다. 선진국 교육이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엄격한 수업관리와 수업효율성 연구를 통해 학교중심의 수업이 자리를 잡았기에 교육의 수준이 향상된 것이다. 예습, 평가, 그룹활동, 방과후 활동, 예체능 활동 등은 학생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면서도 철저한 관리와 평가가 뒤따르면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 ‘예습-형성평가-발표수업 및 질의응답 수업-수업참여를 유도하는 평가’로 이어지는 수업이 선행학습의 대체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물론, 학교의 수준이나 분반의 수준을 감안해야 하며, 수준에 맞는 자료와 평가방법을 개발해야 가능할 것이다. 수업 중 학생이 졸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는 방안이야말로 최고의 수업방법일 것이다.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게 하는 방안은 교사에 대한 학생의 신뢰, 관심을 끄는 수업자료, 수업과 발표, 평가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일관수업, 그리고 수업 중 평가 등이다. 수업활성화를 위한 교사모임은 학교 내에서, 지구별로, 그리고 지역별로 구성될 수 있다. 이러한 모임의 구성과 운영이 교사 자발적으로는 이루어지고 있지만 교육청이나 관리자 차원에서 지원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연구의 주체는 교사, 지원과 후원은 교육당국이 되어야 한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사교육 참여율은 69.4%로 총 사교육비 지출규모가 19조 원에 달하고 있다. 또 초등학생의 60.2%, 중학생 55.9%, 고등학생 47.4% 이상이 1개월 이상의 선행학습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현실이기에 사교육은 학부모의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미리 앞서서 배우는 선행학습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이 공교육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에 의한 수업을 방해하고, 교사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며, 교육 본래의 가치와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선행학습이 사교육을 유발하고 나아가 공교육 붕괴를 촉진하는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일면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사교육 유발요인은 선행학습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어려운 국가수준 교육과정, 지나치게 많은 학습량(특히 국어, 영어, 수학), 개인의 학습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학교체제 등 제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학생이 지닌 학습능력의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학교체제와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운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전국의 동학년 60여만 명이 동일한 수준과 내용의 교과학습을 일률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는 너무 어려워서, 누구는 쉬워서, 누구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선행학습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학생 수준에 맞지 않은 교육을 강제하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 학교교육에 대한 불만족도 사교육을 찾게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선행학습 금지법’ 자체에 대한 우려 그러므로 선행학습을 법으로 규제해 억제하거나 방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법률을 제정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우려가 크다. 첫째는 과연 그런 요인들이 법으로 규제가 가능한 일인지가 의문이다. 둘째는 법에 의해 규제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법에 의한 규제가 가능한 일이고 당위성이 인정된다 할지라도 실제적인 규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가수준으로 제시된 교육과정 중심으로 그 내용과 범위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선행학습 규제가 만약 학교현장에서 현실화된다면 오히려 학습자의 다양성과 학습능력의 차이를 부정하거나 교육자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학생이면 누구나 각자의 수준과 관심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교육자는 주어진 권한과 재량 범위 안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교육권이 있다. 그리고 선행학습 금지법으로 교육시스템을 전환하는 제도적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주지하다시피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은 교육과정과 교육지침에 따라야만 된다. 그러므로 교육활동 규제를 통해 교육과정과 교육지침을 변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교육과정과 교육지침을 개선해서 교육활동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절차와 방법이 될 수 있다. 비록 선행학습 규제가 법률로 성안되었다고 할지라도 구체적 실행단계에서는 형평성, 실현가능성, 경제성 등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가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선행학습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고 선행학습 판단 기준이 애매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많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선행학습과 심화학습의 구분이 어렵고, 예습과 선행학습도 관계도 다시 정립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교육과정의 단계성을 감안하면 개인의 수준과 학습역량에 따라 선행학습도 심화과정의 일환이 될 수 있다. 중 3학년 수학을 예로 들면 어떤 학생은 중1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 있고 어떤 학생은 고1 수준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고1 수준의 학습이 선행학습이어서 금해야 한다면 학습의 개별화는 물론 맞춤형 학습을 추구하는 현대교육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복습은 교육적이고 예습은 비교육적이며 교사의 교육권과 다른 학습자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따라서 선행학습을 금지하거나 교육과정 이외의 내용 출제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는 경우 학교나 교사들을 처벌하겠다고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현상으로 나타난 결과에 대한 처방이지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 선행학습 금지법이 학교 현장을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장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기우이길 바란다. 선행학습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더 바람직한 일이다. 지속적인 사회적 논의를 통해 문제해결에 대한 합의를 모색해 간다면 보다 합리적인 정책이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습자 능력에 따른 자율적 교육과정 운영 필요 [PART VIEW] 이런 입장에서 논의의 단초를 제공하기 위해 제도적 측면의 보완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공교육 유형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적극 모색함으로써 학생의 관심과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교육)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학교 유형을 통해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흔히 초·중·고 교육은 국민보통교육이므로 누구나 보편적 일률적 학습을 함으로써 평등한 시민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다양한 학교 유형을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학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하지만 평등한 교육이란 일률적·획일적 교육을 의미하기보다는 학습자의 소질과 능력에 따른 평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공교육에서 다양한 학교 유형을 제시하는 일은 학생의 평등한 학습권 보장에 더욱 부합된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 학생의 수준에 따른 학습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의 수준별 편성·운영과 선택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동일한 교과라고 할지라도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이수를 달리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이수 수준에 대한 준거를 제시함으로써 절대평가가 가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어디서 누구랑 함께 학습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성취수준이 아니라 학습자 자신의 절대적 수준을 제시할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평가가 가능해야 더욱 공평하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입시가 공교육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감안해 입학에 필요한 이수과목과 성취 수준을 최소한으로 규정한 입시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학생들의 불필요한 학습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예방할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행 입시제도는 3년간의 지속적인 내신관리와 한 번에 끝내는 수능시험 부담 때문에 오히려 사교육과 선행학습에 대한 유혹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학교 또는 학과에서 요구하는 필수 이수과목에 대한 성취수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학습자가 필요할 때 선택해서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이런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수척해진 아이 크리스마스 무렵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올리버 트위스트’다. 하지만 라디오도 텔레비전도 없었던 시절을 보낸 나에게는 동화책에서 얻은 크리스마스에 대한 조금 다른 기억이 있다. 어느 시골에서 하급관리로 일하는 가장이 집으로 돌아와서도 밤늦게까지 종이를 접고 풀을 붙여서 만든 봉투를 팔아서 생계를 보탰다. 생활이 궁핍하고 고달팠지만, 어머니도 없이 혼자 키우는 아이가 튼튼하고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버지의 자랑이자 삶을 지탱해주는 희망이었다. 어느 날 밤, 늦게까지 숙제를 하던 아이는 봉투를 만들던 아버지가 책상에 머리를 대고 깜박 잠이 든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이는 아버지 등에 담요를 덮어주고, 책상에 쌓인 종이를 서툰 솜씨로 접어서 풀을 붙이고 봉투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봉투를 본 아버지는 자신이 아직 한참 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렇게 매일 밤 새벽까지 봉투를 만드는 아이는 점점 수척해졌다. 가정 방문을 한 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예전과 달리 학교에서 자주 졸고 성적도 자꾸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아버지는 아이의 장래에 걸었던 희망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노한 아버지의 회초리에 종아리를 맞으면서도 아이는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밤, 우연히 눈을 떴을 때 책상에 앉아서 봉투에 풀을 바르고 있는 아이를 본 아버지는 아이를 가슴에 꼬옥 안고 울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창밖에서는 눈이 소록소록 내려 쌓이고 있었다. 제목도 작가의 이름도 생각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2학년 무렵에 읽었던 동화의 내용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조건 없는 사랑 천사가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모두 천사이기 때문이다. 부화해서 처음으로 만나는 대상을 어미로 여기고 따르는 오리 새끼처럼, 모든 아이들은 부모에 대해서 무조건적이고 전적인 사랑과 신뢰를 가지고 있다. 아직 생존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부모를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 생물학적인 관점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있어서 사랑은 단순한 본능적인 생명유지의 방법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가지고 성장해나가기 위해 가꿔나가야 할 가장 소중한 덕목인 것이다.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는 순간, 아기는 울음을 그치고 얼굴에 웃음을 띤다. 싱크대에 빈 그릇을 수북이 쌓아놓고 TV 드라마만 보는 게으른 엄마도, 벌이가 시원치 않은 주정뱅이 아빠도 아이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한다.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면 엄마를 더 좋아할게’, 또는 ‘돈을 더 많이 벌어오면 아빠를 사랑할게’ 그렇게 조건을 붙이는 아이도, 요구하는 아이도 없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에 대한 부모나 어른들의 사랑은 다르다. 아기 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했던 아이를 언제부터인가 ‘공부를 더 잘한다면, 말을 잘 듣는다면, 피아노를 지금보다 잘 치게 된다면, 영어를 좀 더 잘하게 된다면……’하고 조건을 붙이게 된다. 그런 사랑이 참사랑일 수 없다. 무조건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그 아이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아이가 무엇을 잘하거나 잘못하거나에 상관없이 언제나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마음이다. 친구를 짓궂게 놀리는 아이도 놀림을 당하는 아이도 똑같이 사랑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잘못을 지적하고 야단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어느 시기까지는 ‘얘야, 나는 네가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야. 네가 세상에서 둘도 없는 내 아이이기 때문에 세상의 어떤 것보다 소중한 거란다’라는 메시지를 말과 행동으로 끊임없이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고 부모나 교사들의 조건 없는 사랑을 아이들이 믿게 된다면 비록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아도 아이의 성격이 비뚤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각자의 개성과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을 계량적인 기준에 따라서 변별하는 것이 옳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칭찬을 받아야 하는 것은 성적이 좋은 아이보다는 지난번보다 1점이라도 더 잘 받으려고 노력한 아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100점을 받아오다니, 내가 생각했던 대로 너는 정말 머리가 좋은 아이구나”라는 칭찬을 들은 아이는 점수가 떨어질 경우, 엄마를 기쁘게 만들어줄 수가 없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그들의 행동이나 행동의 결과에 대한 보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이들의 성격 형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아직 심리적으로 자립하기 전의 아이들은 오직 사랑을 받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어른들의 말을 잘 듣는다. 영어회화도 피아노도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사랑을 받고 싶기 때문에 괴로움을 참으며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사춘기를 맞고 자기를 주장하게 될 즈음이면 자신을 ‘지배’해 온 어른들에게 반발하게 되고, 그들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불안과 분노에서 자포자기 행동으로 치닫는 경우도 있다. 체벌은 좋은가? 교육 과정에서의 체벌 효용성에 관해서는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다. 나는 학교에서 경험으로 폭력적인 방법의 가르침에는 웬만큼 단련된 편이다. 그때의 체벌은 보통 손바닥을 자로 때리거나 구부린 검지로 관자놀이를 찍어서 빙글빙글 돌리거나 양쪽 귀를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뺨을 맞거나 머리를 주먹으로 맞았던 중학교 때의 체벌은 트라우마로 깊이 각인되어 있어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때면 당시에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후회보다도 강한 모멸감이 되살아나곤 한다. 애정이 애정을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폭력은 폭력을 낳고 증오는 증오하는 마음을 키우게 된다.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한 교육은 역효과다. 체벌로 아이를 가르친다면 아이는 우선은 체벌을 가하는 사람의 뜻대로 만들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체벌이 두려워서 그렇게 하는 것일 뿐, 결국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거나 요령을 피우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수동적인 성격으로 굳어져 버리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감정에 쉽게 치우치지 않고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분별력과 독립심을 가지게 만드는 데 체벌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른들의 몫 [PART VIEW]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체벌이라고 하면 중학교 때 교실에서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내 볼을 잡아서 비튼 선생님이 생각난다. 그렇게 엄격하고 무서운 선생님이었지만, 모두에게 인기가 있었다. 걸핏하면 교실 수업 대신, 가까운 전주천으로, 한벽루로 우리를 데리고 ‘야외 수업’을 나갔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눈이 쌓인 산으로 토끼몰이를 나간 적도 있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고 자연 속에서 서로 협력하는 것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지만, 정작 그 선생님이 극성스러운 학부형의 불만이나 교장선생님의 꾸지람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궁금하다. 그런 선생님이라면 지금 다시 한 번 볼을 힘껏 꼬집힌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성선설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을 보면 인간은 누구나 처음부터 착하고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 그것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인가는 어른들의 몫이다. 모두 알고 있는 얘기지만, 아이들의 심성은 아직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하얀 도화지와 같다. 자신이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본능과 직감에 따라서 행동한다. 낙천적인 그들은 바꿀 수 없는 지난 일에 연연하지도 않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불안해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팅커벨이나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고정된 틀에 갇히지 않고 모든 것을 ‘놀이=배움’의 대상으로 만드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으며, 그 놀이에 열중한다. 기쁨이나 슬픔, 두려운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고, 상처받기 쉬우며 칭찬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무조건적으로 사랑한다. 그런 아이들을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보고서 통한 ‘학생 사안’ 조사 방법 학교폭력 등 학생 사안이 발생하면 가능한 한 빨리 교실에서 사실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다. 사건 학생(들)이 교사나 생활지도부가 사안을 인지했다고 알게 되면 사실관계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진술서)를 작성하도록 시킬때는 학급 전체 학생들에게 이 사실을 조사하게 된 배경을 먼저 설명하고 피해 측 학생 학부모의 요청이 있었다면 이 또한 알려준다. 이때 본인이나 친구의 사안 모두 기록하도록 한다. 기록의 목적이 전체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에 있음을 환기시키고 가해학생은 미리 학년부나 생활지도부에 보내 따로 보고서를 쓰도록 조치한다. 책상 배열은 시험 때처럼 배치해 서로 어떤 내용을 썼는지 모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 개인정보가 보호되도록 사실보고서는 익명으로 받고, 쓸 내용이 없는 학생은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의 모습’에 대해 쓰도록 한다. 작성하는 학생만 작성하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아무것도 작성하지 않을 경우 가해학생이 누가 자세히 썼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다음은 학생 사안을 처리하는 방법을 매뉴얼로 작성한 것이다. ◎ 학생 사안처리 매뉴얼 1. 기록은 아래 예시처럼 의견보다는 사실 위주로 적도록 지도한다. 자꾸 욕했다. → “X네”, “X발” 등이라고 하루 몇 차례 말했다. 자주 때렸다. → 방과 후에 학교 건물 뒤로 오라고 해서 어느 부분을 몇 차례 가량 어느 정도 세게 때렸다. 돈을 자꾸 빼앗았다. → “몇 월 며칠 몇 시경 학교 앞 떡볶이집에서 300원을 요구했다.” 보고서를 쓸 때는 ‘빌려달라고 했다’라고 쓰지 않도록 한다. 금품을 갈취하는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예외 없이 빌려달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2. 보고서가 확보되면 종합 정리해 익명으로 처리한 다음 사건 학생에게 사실 확인을 하고 수정할 것은 수정한 다음 확인 서명을 받는다. 사건 학생에게 교사가 자세히 설명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 과정이 생략된 채 심한 야단이나 체벌을 가하면 가해자는 피해자가 고자질해서 자기가 혼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반성하지 않게 된다. 다음은 사실보고서 작성 안내 내용이다. 본 대로 들은 대로 사실보고서 담임선생님께서는 가해 피해 학생을 생활지도부 등 별도의 장소로 보내주셔서 누가 쓰는지 알지 못하도록 해주세요. 좌석을 가급적 시험대형으로 앉혀 주세요. 쓸 것이 없는 학생은 애국가 1절과 교가를 쓰도록 해서 누가 쓰는지 서로 알지 못하도록 해주세요. ■사실기록란 • 생활지도부에서 사안 조사 중 학급의 어느 학생이 특수반 학생 OO군을 괴롭혔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특수반 학생들은 자신이 괴롭힘을 당해도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진술을 하지 않는다고 하고 또 실제 조사를 해도 자신의 부분에 대해서는 일체 사실을 부인합니다. 특수반 학생에 대한 괴롭힘 사례는 국회에서도 주목하고 있을 만큼 엄중한 사안입니다. 여러분 학급의 어느 학생이 OO, OO 학생들을 때리거나 꼬집거나 협박하거나 한 사례를 알고 있으면 사실을 숨기거나 보태지 말고, ‘나의 인격과 양심에 따라’ 있는 사실 그대로 써주시기 바랍니다. 익명으로 해주시고 여러분의 필체를 보호하기 위해 워드작업 후 확인하겠습니다. 신고와 고자질은 전혀 다릅니다. 고자질은 덮어줘야 할 남의 허물과 비밀을 까발리는 것이고, 신고는 나쁜 일을 정정당당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죄가 없는 사람에게 해를 입힐 고자질은 그 사람을 상하게 할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해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정당하지 못한 일에 대한 용기 있는 신고는 이와 다른 것입니다. 어려운 일을 용기 내어 알려준 이나 솔직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이나 모두 천사입니다. 실수 없는 인생이 어디 있나요? 고자질은 친구를 망치고 나도 망칩니다. 신고는 친구도 나도 살리는 길입니다. 영어에 ‘악은 착한 사람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번성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악을 보고 침묵하면 언젠가 나 자신이 희생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여러분 학급이 화목하고 행복하게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 글로 곤란하면 메일이나 전화, 문자주세요. 칸이 부족하면 뒷면에 쓰셔도 됩니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PART VIEW] 3. 사안조사가 끝났으면 가급적 당일에 관련학생 부모를 학교에 방문토록 해 증거를 보여주고 설명한다. 4. 사과 편지를 써오도록 한다. 가해 측 학생에게는 사과편지를 써서 가지고 오도록 한다. 이때 사과가 변명이 될 경우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사전에 잘 설명해줘야 한다. 다음 날 학생이 써온 사과편지를 보고 교정을 봐준 다음 직접 전하도록 안내한다. 5. 사안이 화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교감께 사전 보고토록 한다. 6. 부모에게 직접 설명이 어려울 경우에는 학생들이 작성한 사실보고서와 교육부 대응지침을 복사해 학생 편에 보낸다. 학생이 집에 가 학부모를 만나기 전에 학부모에게 전화로 먼저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이때 ‘가해학생이 즉시 잘못을 인정해 피해학생에게 화해를 요청하고, 이에 대해 화해에 응하고 사안 발생 3일 이내에 관련학생 학부모께서 원만히 해결을 합의할 경우에는 담임이 해결할 수 있으나 기일이 초과할 경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해야 함’을 말씀드려야 한다. 7. 관련학생 학부모를 모시고 학교폭력예방법률, 교육부 대응지침을 보여주고 자세히 설명한 후 화해가 이루어질 경우 합의서에 서명토록 한다. 8. 내부기안으로 사안이 종결되었음을 기록해두어야 한다. 9. 자치위원회가 열리면 보고해 심의를 받는다. 합의서나 내부기안, 자치위 심의는 반드시 해두어야 혹시 훗날 학생이나 학부모 관계가 악화돼 학교가 폭력 사실을 은폐했다는 송사에 휘말리지 않게 된다. Tip! 신고와 고자질 구별 교육 • 외국 교실에는 신고와 고자질(reporting vs tattling)의 차이를 다양하고 예쁘게 포스터로 만들어 일상적으로 교육한다.
성폭력 예방교육에서 먼 산만 바라보던 아이를 불러 상담을 시작하자 그 아이는 오히려 본인을 불러줘서 감사해 하는 듯하면서도 망설이며 본인의 성폭력 피해 상황을 털어 놓았다고 한다. 너무도 가까운 사람에게서 지속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에 감히 누구에게도 얘기를 꺼낼 수가 없었노라고, 얘기를 꺼내는 이 순간에도 심하게 불안이 올라와 힘들다고 했다 한다. 친족 간의 성폭력 얘기를 처음 접한 해당 교사는 너무도 당황스러웠으나 아이 앞에서 침착하게 “얘기해 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분명 당장은 아니라도 이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함께 돕겠노라 얘기했다고 한다. 그 후 교사는 지속적으로 상담전문가와 논의해 그 아이를 돕는 방법들을 찾아 나갔다. 드러내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가족 간에 분리되어야 하는 상황, 경찰에 신고하는 과정, 쉼터에 입소하는 과정까지 학교를 다니면서 해나가기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다행히 학교에서 교사들 간에 피해자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비밀을 철저히 지켜 줌으로써 그 아이는 학교를 무사히 다니면서 치유를 위한 돌봄을 받고 있다. 정서적 양가감정, 왜곡된 思考 등 후유증 겪어 상담통계로 보면 성폭력은 모르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것보다는 아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가정 내에서, 학교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 또한 학교 내에서 학생들 간에 일어나는 성폭력 사건들은 집단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장난처럼 친구들과 게임과 놀이로써 행해지며 여학생이나 약하고 힘없는 남학생들이 그 표적이 된다. 학교에서 이러한 사건이 표면화되면 학교가 조용히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교사 입장에서는 피해를 당하는 아이들이나 가해를 하는 아이들 모두 우리가 돌봐야 할 학생이다. 최근 처벌보다도 ‘회복적 치유’의 중요성에 대해서 논의가 많이 되고 있다. 피해자에게는 궁극적으로 ‘용서’를 할 수 있는 힘을 갖도록 하고 가해자에게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회복적 치유를 위해서는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심리적인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교 교사들은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서 피해자가 또다시 2차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가해자의 경우 진정한 반성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우선 성폭력 피해 아이들의 심리적인 징후들을 살펴보자. 정서적으로는 불안, 무력감과 우울증, 수치심과 죄책감, 분노, 배신, 적개심, 복수심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된다. 특히 가해자가 아는 사람일 경우 그 사람에 대한 신뢰와 불신이 교차해 심한 정서적인 양가감정을 갖게 된다. 인지적으로는 왜곡된 사고를 내면화할 가능성이 많다. 가부장적인 문화, 성별 이중규범이 작동하는 우리 사회 현실에서는 피해자 스스로 자신에 대해 왜곡된 사고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고의 왜곡은 오히려 직접적인 육체적 아픔보다도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한다. 그렇게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누군가와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느끼게도 된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해서 누구나 위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위와 같은 인지왜곡의 틀이 강한 경우는 주변에 지지체계가 부족한 경우 더욱 심하다. 오히려 성폭력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갖고 있고 주변의 지지체계가 확실한 경우 피해 후유증은 심하지 않을 수 있다. 즉 성폭력 피해자의 후유증은 다 똑같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게 되는 사고의 혼란 지점들 · 성적인 피해를 당한 것은 수치스럽고 내게 책임이 있다. · 가해자가 나를 사랑했기에 성관계를 가진 것이지 나를 성폭행 한 것은 아니다. · 나는 순결을 잃었으니 살만한 가치가 없다. · 내가 옷차림이 야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 · 그때 그 장소에 내가 없었더라면……. · 내가 빨리 부모님께 알렸어야 하는데 너무 늦게 알린 것은 내 책임이야! · 내 신체는 더러워졌다. · 성폭행을 당할 때 나도 좋은 느낌이 있었다. 나는 이상한 여자다. · 나는 재수 없는 여자다. · 나에게는 다른 여성과는 다른 점이 있다. 나는 성적으로 걸레다. · 이 세상에는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 내가 성 피해를 당한 사실을 알면 모든 남자들은 나를 떠날 것이다. · 우리 부모님도 이 사실을 알면 나를 미워할 것이다. · 남자들이 나를 길거리에서 쳐다보는 것은 나에게 성적인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 나에게 일어난 성 피해 사실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 모든 남자들은 동물이고 늑대다. · 이 세상에 나처럼 불행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해학생, ‘성적 능력남’ 갈망하기도 반면 가해행위를 하는 아이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PART VIEW] 대체로 가해행위를 한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태도는 성에 대해서 성별 고정관념을 강하게 가지고 있으면서 강간통념에 대해서 수용적인 경우가 많다. 즉 성관계에서 여성의 느낌이나 감정에는 관심이 없고 임신과 피임은 여자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거나 성적으로 능력 있는 남성상에 대해서 갈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심리적으로는 자존감이 낮은 경우 자신에 대한 부적절한 생각을 가지며 자신의 불안감을 강간으로 표출하기도 하고, 분노감이 높은 경우는 주변으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이 많으며, 분노를 누르다가 표출한다. 충동적이고 자기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 스트레스가 쌓이면 성폭력을 상상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중독되는 경우가 있다. 청소년들이 집단적으로 성폭력을 하는 경우는 집단 내의 위계, 자신의 파워를 성폭력으로 과시하려는 경향성들도 강하게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부족한 경우, 예를 들어 엄마의 경우 애정표시를 안 하거나 지배적이며 아버지의 경우 무관심, 거리감이 있을 경우 등의 특징을 보인다. 통상 가해 행위를 한 아이들을 상담할 경우에는 그 목표를 성폭력 가해사실에 대한 인정과 책임감 고취, 피해자의 감정 및 경험 이해를 통해 성폭력 재범을 예방하는 것에 둔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폭력 행위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성폭력 영향의 민감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성적, 사회적 욕구를 해결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 성폭력 발생 시 ‘비밀보장’ 최우선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의 경우 학교 내에서 조기에 개입을 어떻게 했느냐가 추후 피해학생의 후유증을 줄이고 사건을 원만히 해결하는 데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비밀보장의 원칙이다. 학교 내에서 성폭력 피해 발생 시 의료적인 지원이나 외부상담, 경찰 조사 등으로 결석, 조퇴를 하는 경우 비밀보장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성폭력 피해 그 자체에 의한 심리적, 신체적인 상처를 회복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주변 친구들이나 교사들에게 알려져 주목받는 것으로 인해 이차적 고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사건을 공유할 때 최소한의 교사만이 알게 하거나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성폭력 사건은 피해자의 신체적 면만이 아니라 심리적, 정서적, 영적 손상을 가져오는 일이다. 따라서 그에 대한 지원 역시 통합적이어야 한다. 의료적·법적 수사과정 및 학업 지원, 가족에 대한 지원 등 다각적이고 포괄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자원들을 활용하고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날 개막식에서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교육은 콩나물을 기를 때 물을 주면 바로 밑으로 빠져버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 인성을 바로 잡아주는 것 역시 끊임없이 반복해서 계속할 때 서서히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는 “가정, 학교, 사회가 삼위일체 돼 여러 가지 실천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효율적인 인성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이번 박람회는 교육부, 사법부, 행정부가 하나 된 지도층의 가시적 움직임이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으로 국민이 공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고 진정한 실력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 ‘인성이 실력’이라는 옳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데에 공감하는 자리가 됐다. 행사는 인성교육과 그 실천 방안에 대한 공감대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기를 기원하며 3일의 여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진 ㅣ 이효상, 김성동, 이민정, 김선주 ① 현장스케치 01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마련한 ‘함께 키우는 인성나무’ 체험 중인 한 아이가 우리 집 가훈을 만들고 있다. 02 ‘2013 대한민국 인성교육 실천한마당’의 시작을 알리는 테이프 컷팅식. 03 유치원 아이들이 오르프 악기를 사용한 연주, 노래 부르기, 음악 감상 등으로 유아의 인성을 발달시킨다는 ‘오르프슐레’를 체험하고 있다. 04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널의 ‘권리나눔 교육체험’을 통해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과 나눔의 중요성을 배우는 학생들. 05 ‘2013 대한민국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결의식에서 대한민국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다짐하며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안양옥 인실련 대표. ② 현장스케치-체험·무대 06 미래희망기구에서 연 ‛희망 나눔 운동화 그리기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이 빈곤국가의 어린이들에게 전달될 운동화를 예쁘게 디자인하고 있다. 07 인성체험 한마당에서는 초.중.고 학생들이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시간을 가졌다. 08 한국예술문화원 서울지회 서예전문가가 학생들의 좌우명을 붓글씨로 적어주고 있다. 09 학생들이 명상 그림 그리기인 만다라를 색칠하고 있다. 만다라는 일상의 근심과 걱정을 잊고 몰입하는 효과가 있어 심리적 안정과 요양에 사용되고 있다. 10 인성교육 토크 콘서트 중 방송인 김영철이 열띤 강의를 펼치고 있다. 11 학생들이 각자의 좌우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우명을 간직하면 뚜렷한 인생관과 인성을 갖게 된다고 한다. ③ 현장스케치 -소통·공감·배려 12 다른 피부색과 다양한 특징을 가진 모니카 인형을 제작하며 다문화를 대하는 바른 인성교육을 체험하는 톡투미 부스. 13 한서대학교 학생들이 다도예절 수업을 들으면서 느꼈던 점을 적은 종이를 나무에 달고 있다. 14 한국유아다례연구소 부스에서 유치원 아이들이 실제 찻상 앞에 앉아 마음을 가다듬고 예절을 통한 인성교육을 체험 중이다. 15 감사하는 마음을 적은 메시지를 붙여 논 감사담벼락. 16 한국장학재단에서 ‘당신의 꿈은 이루어집니다’를 주제로 인성검사와 진로적성검사를 실시했다. 17 한영신학대학 종합상담센터가 준비한 ‘몸으로 말하는 마음’ 프로그램을 한 학생이 체험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외국 언론의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을 빈궁(貧窮)의 굴레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국으로 성장시킨 동력이 바로 우리의 교육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미국 대통령도 우리나라 교육의 우수성을 자주 이야기하고, 많은 나라가 우리의 교육을 배우려는 노력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현실은 학력과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되다보니 많은 것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학생들의 정서는 메말라가고, 꿈과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의 권위도, 부모님의 권위도 약화됐습니다. 교육으로 부흥한 나라에서 교육을 가장 걱정하는 현실은 우리 교육의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인성중심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도 그런 취지지요. “그렇습니다. 가정·학교·사회의 범국민적 인성교육 실천으로 바른 인성을 통한 교육본질 회복이 시급합니다. 학교폭력, 가출, 자살 등 청소년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원인 해소 및 근본적 대책으로 인성교육을 통해 장기적·근원적 선순환 해결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교총이 주도적으로 만든 인실련은 인성교육 실천을 기획·추진하는 컨트롤 센터로서의 민간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성교육을 강화하자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강조되어 왔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해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입니다. 성적중심·입시위주의 교육이 가장 큰 방해꾼 역할을 한 것이지요. 이제 학교와 사회가 힘을 모아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인실련의 출범과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인실련은 지난해 7월 24일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출범 당시 16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고, 현재는 참여단체가 230개로 늘었습니다.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는 ‘전인교육’을 액자 속에 걸어두고 지식과 경쟁만을 강조한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이제부터라도 배려와 존중의 문화를 배우고 공동체적 인격과 품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이지요. 이후 인실련은 각종 특강, 건전한 졸업문화 캠페인, 감사·나눔 캠페인, 인성교육 원격콘텐츠 개발,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 공모전 등을 개최했으며 나아가 대한민국 최초로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까지 열었습니다. 인실련은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었고,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전시성 행사는 지양하고,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보급에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관람객이 2만 명을 넘는 등 짧은 기간이었지만 성과가 컸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저희는 인성교육 박람회라고도 합니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3일간의 행사에 많은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들께서 찾아주셨습니다. 박람회에는 전국 초·중·고 37개교, 정부부처·기업·단체 53개 등 모두 90개 기관이 참여했습니다. 과거 일방적이고 이론 중심의 전시가 아닌 관람자가 직접 참여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학교, 가정, 사회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 중심으로 꾸며진 것도 관람객 유치에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저도 여러 부스를 돌아봤는데 공감한마당에 전시된 대전효지도사교육원의 ‘양파실험모델’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인성교육과 양파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실험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효(孝)라고 쓰인 칭찬 받은 양파는 열흘 후 싹이 싱싱하게 잘 자라 있고, 불효(不孝)라고 쓰인 꾸중 들은 양파는 싹이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칭찬은 귀로 먹는 공짜 보약’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관람객들이 바로 이런 것을 보면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이 지속가능한 범국민운동이 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학생의 인성함양은 단순히 학교교육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학생들의 내면화된 생활양식으로 체화되기 위해서는 학교·가정·기업·정부 등 각계의 핵심 주체와 국민 모두가 변화를 위한 힘을 모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부와 교원·학부모·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인성교육의 모델과 실천과제를 고민해 발굴해내고, 서로 흉금을 터놓고 소통하면서 각기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인식의 변화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만한 장치도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인실련은 올해 안으로 17개 시·도에 인실련 지부 설립을 마칠 계획입니다. 지난해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세종, 충남, 강원지회가 출범했습니다. 이들 지부를 통해 인성교육이 보다 실천적 운동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이러한 민간의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관련법규의 제정입니다. 마침 국회에 여야의원이 공동발의한 ‘인성교육진흥법’이 계류돼 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유·초·중·고에 대한 인성교육 실시 기준을 정하고, 학교장은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인성교육의 핵심가치·덕목을 중심으로 학생의 인성핵심역량을 함양하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합니다. 시·도교육감은 연도별 인성교육진흥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학교의 인성교육 진흥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해 체험·실천하는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한편 전반적인 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 인성교육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인성교육을 위한 당부의 말씀을 주신다면. “인성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목표 및 학교운영의 중심에 인성교육 명시 △가정 및 지역사회 연계 체제 구축 노력 △학교급에 따른 차별화된 인성교육 실시 △담임교사의 인성교육 시간 확보 △교원연수 및 자료의 개발·보급 △지속적인 부모교육 △가정·학교·행정기관의 긴밀한 연계체제 구축 등 필요한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만큼 이러한 것들은 차츰 보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저는 우리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 즉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고, 서로에 대해 감사하며,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인성교육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인성교육이 범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오늘부터라도 칭찬, 감사, 고운 말 쓰기의 실천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인성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 함께 실천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02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는 2012년 11월 22일 한국교총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게 ‘인성교육 강화’ 등이 포함된 ‘올바른 교육을 위한 12대 핵심정책 교육공약’을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학생·학부모·선생님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지 않으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없고, 우리나라 미래도 기약할 수 없음을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03 2012년 9월 4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비전선포식 참석자들이 서예가 황우연 씨가 현장에서 써서 기증한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휘호 앞에서 인성교육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의 변화 나라 전체가 인성교육 힘 모아야 행사 첫날 진행된 ‘인성교육 활성화와 방향정립을 위한 토론회’는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의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지닌 품격 있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백 원장은 학교 인성교육의 중요성과 최근 인성교육의 동향, 외국의 인성교육 사례 등을 제시하고 우리나라 인성교육이 나아갈 방향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산·학·관·연 상호 긴밀한 연계 필요 그는 먼저 현재 우리나라 인성교육 상태는 열의는 높으나 그와 관련한 인프라와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교사들의 인성교육 시간 확보 △교사-학생 간 대화채널 및 상담지원 강화 △우수 프로그램 개발 △인성교육 관련 교원연수 내실화 및 연수기회 확대 △인성교육을 위한 사회분위기 형성 등을 해결과제로 꼽았다.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으로는 첫째, 학교교육 전반을 통한 인성교육 실현과 인성교육을 위한 단위학교의 행·재정적 지원체제 구축을 통한 학교 여건 조성 및 문화 형성을 제시했다. 둘째는 교육과정 및 수업운영의 개선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타인배려, 학교폭력예방, 기본생활습관을 강조하는 인성교육을, 중·고등학교의 경우 기본 생활습관, 타인배려, 긍정적 자아개념, 학습동기 등을 강조하는 인성교육 등 학교급별 차별화된 인성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성교육과 관련성이 높은 교과 및 시간의 효율적 활용, 학생 주도적인 학교활동 지원 및 창의적 체험활동 간 연계 운영 또한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째는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의 질 제고다. 먼저 담임교사의 인성교육 시간을 확보하고 교사-학생 대화채널 및 상담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행·재정적 지원 확대, 교원 연수 및 자료 개발 보급·지원, 연수의 내실·구체화 등 교육청 지원 강화를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으로 꼽았다. 백 원장은 끝으로 “지금은 상호존중과 열린 대화, 상호협력과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며 “산·학·관·연 상호 긴밀한 연계를 통한 인성교육 활성화 지원으로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성은 가르치는 것 아니라 길러내는 것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이경희 서울개명초 교장은 “교사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교사들에 대한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하며 “학교 교사들에 대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인 한국행복가정상담아카데미 대표는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해선 인성교육 의식화 운동과 법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기복 인실련 충남·세종지회 공동대표는 “인성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길러내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인성교육은 가족, 어머니 교육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 번째 토론자로 나선 임정희 사단법인 밝은청소년 이사장은 3살부터 인터넷을 사용하는 현실에서 전문기관, 전문가의 역할을 강조하며 “지역사회 협력은 물론 범부처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으로 보다 상위 부서에서 통합적 실천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부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은종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은 “학교교육 전반에서 체험과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이 강조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하며 “그러나 학교에만 맡겨둬선 안 되는 시점에 와 있어 교육부에서는 인성교육 지역사회 네트워크 사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인성교육을 이야기할 때 유아기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중차대한 점을 잊고 있다는 것에 개탄한다”는 한 청중의 말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유 과장은 교육부 차원에서 참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