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8,64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미국 정부가 학생 평가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재정 지원에 나섰다. 미 교육부는 15일 ‘학력평가 개선 보조금’으로 900만 달러(약 102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표준화된 평가 대신 주(州) 정부가 지역 여건, 학생 수준 등을 고려해 새로운 평가 항목이나 방법, 결과 활용 방안 등을 개발할 경우, 심사를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평가의 타당성·신뢰성 제고, 다양한 방법과 자료를 통한 학업성취 측정, 학생의 진척 상황 기록 등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평가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지난 6년 간 ‘낙오학생방지법’에 따라 불필요하게 늘어난 평가 횟수를 줄이고 객관식 평가에서 벗어나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높이는 서술형 평가로 전환하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이번 보조금 지원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평가 실행 계획(Testing Action Plan)’의 일환이다. ‘평가 실행 계획’은 표준화 평가에 할애되는 시간을 줄이고 각 주와 교육자치구가 부담은 줄이면서 질 높은 평가를 자체 개발하도록 지원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학력평가가 교수·학습을 촉진시키고, 학생과 학교의 전반적인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 계획에 기반해 올해 초 각 주와 교육자치구에서 형식적으로 반복돼 도움이 되지 않는 평가를 없애거나 평가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안내서를 발표했다. 이어 보조금 지원 정책을 마련함으로써 평가 체제 개선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학생 평가방법 개선 논의는 사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비용 절감과 채점의 용이성을 위해 표준화된 객관식 평가나 컴퓨터 활용 시험에만 치우쳐 평가가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또한 과다한 평가 횟수, 학생 학업성취도 결과의 교원평가 반영 등으로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부담만 줄 뿐 교육적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더불어 미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말하기‧쓰기 능력, 분석‧종합 능력,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평가를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다. 이에 따라 각 주에서는 과다한 평가를 줄이고 평가의 질을 높이는 ‘fewer and better tests’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테네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시험을 축소하고 오클라호마 일부 시에서도 초등 3·5학년 학생 대상의 평가를 축소하기로 했다. 델라웨어도 평가 횟수를 줄이고 질을 높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 전역에서 이 같은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존 킹 주니어 장관은 “좋은 평가는 학습과 형평성을 촉진시키지만 뚜렷한 목적이 없거나 과도한 평가는 가르치고 배우는 소중한 시간과 학생의 창의성을 오히려 앗아간다”며 “평가 개선에 노력하는 전국 교육자들을 정부는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각 주와 교육자치구가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평가 개선 사례도 적극 수집해 공유해 나가기로 했다.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 ‘놀이샘’ 보드게임 교육에 접목… 나눔 연수도 “생활지도, 수업 흥미 높이는 데 효과”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의 한 모임 공간. 삼삼오오 모여 앉은 교사들은 동그란 카드를 손에 쥐고 머리를 맞댔다. “거북이.” “높은음자리표.” 책상에 놓인 카드와 자신의 카드를 비교해 모양이 같은 그림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이름을 외친 후에는 카드를 버렸다. 가장 먼저 카드를 버리는 사람이 이기는 보드게임이었다.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교사들은 학생이 된 듯 함성을 터뜨리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간발의 차이로 이기지 못한 사람은 아쉬운 마음에 탄식을 내뱉었다. 초등학교 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 ‘놀이샘’의 보드게임 나눔 연수 현장이다. 연수를 맡은 정유화 서울은로초 교사는 “동물의 분류 등을 가르칠 때 활용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라고 설명했다. 놀이샘이 마련한 올해 첫 나눔 연수에는 초등 교사 30여 명이 참석했다. 다양한 보드게임을 소개하고 학교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이건우 서울중평초 교사는 “보드게임 하면 우리나라에선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정도로 여기지만, 외국에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로 인식한다”면서 “게임 원리를 살펴 활용하면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놀이샘은 지난 2013년 처음 뭉쳤다. 보드게임에 관심 있는 교사들이 모여 수업 활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 게 계기였다. 현재 초등 교사 17명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각자의 방법을 나누고 있다. 더 많은 교사가 보드게임을 학교 현장에 도입하도록 돕기 위해 각종 연수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한국사를 주제로 한 보드게임 기획, 제작에 힘을 보탰다.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사의 큰 흐름을 배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놀이샘 교사들은 저마다 보드게임 활용 노하우를 소개했다. 이건우 교사는 생활 지도에 보드게임을 도입했다. 평소 데면데면 하던 아이들의 소통을 돕기 위해서다. 보드게임은 적어도 4명 이상이 모여서 진행하기 때문에 교우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박미란 인천 안산초 교사는 영어 수업에 활용한다. 기억력 게임의 룰을 따와서 영어 단어와 문장을 기억할 수 있게 돕는다. 박 교사는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지 않으려던 학생도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서 “게임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에 친구에게 모르는 것을 묻고 배우는 걸 주저 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영재 경기 평택도곡초 교사는 실과 수업에, 김한진 충남 공주신월초 교사는 과학 수업에 보드게임을 접목했다. 이 교사는 “집안일의 종류를 알아보는 수업이었다”며 “학생들이 ‘공부한다’는 인식 없이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김 교사는 “교과서에도 다양한 게임 활동이 소개되지만, 정작 학생들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보드게임의 룰을 살짝 더했을 뿐인데 수업 참여도가 눈에 띠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학생끼리 경쟁이 과열되지 않도록 중재하는 일이 첫째다. 서현지 인천안산초 교사는 “어떤 게임이든 승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기는 데 집중한 나머지 경쟁이 과열되기도 한다”며 “이 때 교사는 중재하는 역할과 함께 이기고 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드게임을 학생들에게 소개하기 전, 반드시 교사가 직접 게임을 해보고 재미 요소와 수업 연계 등도 살펴야 한다. 놀잇감을 주고 마음대로 갖고 놀게 하는 것으로는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무광 경남 호계초 교사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즐긴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놀이샘은 오는 6월, 2차 나눔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을 통해 신청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이건우 교사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차곡차곡 노하우를 축적해 보드게임을 통한 교육이 활성화 되도록 앞장서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는 오는 6월 12일 이화여대에서 ‘제3회 청소년 통일 공감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교총과 통일부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우리 청소년들이 균형 잡힌 통일의식을 갖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다. 전국 초등 4~6학년생과 중·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초등학생 부문의 토론 주제는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이다. 중학생 부문은 ‘통일 준비를 위해 정규 교육과정에 통일 교과를 신설해야 한다’, 고등학생 부문은 ‘북한의 비핵화는 남북 협력의 전제조건이다’를 주제로 토론이 이뤄진다. 참가 접수는 다음 달 10일부터 학교 급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참가신청서는 청소년통일공감대토론회 카페(cafe.naver.com/tongildebate)에서 내려 받으면 된다.
한국중등수석교사회는 15일 충북 속리산 로얄호텔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전국 집행부 및 17개 시·도 임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17개 시·도회 임원과 전국 집행부 임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옥영 한국중등수석교사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제5대 집행부가 출범한 후 첫 행사인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먼 길 마다하지 않은 수석교사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면서 “수석교사 제도는 교육의 심장을 뛰게 한 원동력인 만큼 집행부는 수석교사들을 돕기 위해 끝없이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찬수 교총 회장 직무대행은 축사에서 “수석교사제는 지난 30년간 교총이 법제화를 추진한 결과물”이라면서 “이 제도가 학교 현장에 정착하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은 시·도 임원간 정보를 교류하고 전국 집행부의 사업 계획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석교사 제도의 효율적인 운영 방안도 함께 모색했다. 백성혜 교원대 교수의 ‘융합교육연구소의 연구 방향과 수석교사의 역할 및 지원’ 특강도 진행됐다.
봄이 생동하는 계절이 되니 일월저수지를 산책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점심시간에는 인근에 있는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고 나서 산책을 즐긴다. 요즘 가장 많이 보이는 사람은 반려견 산책객이다. 하루 종일 집안에 갇혀 지내던 개를 데리고 나와 운동을 시키는 것이다. 명색이 주인이지 대개의 모습은 주인들이 개에 의해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그 만치 개가 나들이를 좋아하는 것이다. 내가 구운동에 정착한 것은 결혼하고 나서 1991년이다. 셋방살이 1년을 하고 아파트 분양을 받은 것이 00아파트다. 저수지가 바라다 보이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 온 것은 2005년이다. 그러니까 일월저수지를 본격적으로 가까이 한 것은 10년이 넘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 일월저수지를 찾은 것은 주 1회나 격주 1회 정도였다. 저수지가 가까이 있지만 막상 산책을 하려면 마음을 먹고 외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1인 산책보다는 부부산책이 좋기에 항상 아내를 대동한다. 산책하면서 부부간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주고받으며 건강도 다지고 부부애를 돈독히 하는 것이다. 일월저수지를 산책하면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떠올려 본다. 아마도 몇 년 전이었을 것이다. 어미 오리 한 마리가 새끼오리를 데리고 나들이를 한 것이다. 그 당시 새끼를 세어보니 10마리 정도 되었다. 생명의 신비를 보는 것이다. 도심 한가운데서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고 부화시켜 새끼를 키우는 장면. 그 당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호수 위를 어미를 따라 다니는 새끼들. 마치 유치원 원아들이 선생님을 따라다니는 모습과 같다. 어미는 헤엄을 치면서 새끼 10마리를 거느린다. 먹이 먹는 장면도 시범으로 보이고 주위를 경계하면서 새끼 대열이 흩어지지 않게 이끄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다음 장면은 겨울철 눈이 덮인 호수 위를 나르는 오리들의 군무다. 대개 철새들의 도래지에서만 볼 수 있는데 아침에 수 십 마리의 오리가 떼를 지어 나르는 모습은 볼 만하다. 지금도 이 장면은 가끔 볼 수 있는데 저녁 무렵 하늘을 바라다 보면 오리 수 십 마리가 V자 모양을 지어 나른다. 아마도 이 저수지에서 다른 저수지로 이동하는 것이다. 얼마 전 일월저수지에서 둥지를 품고 있는 물닭을 보았다. 물닭은 온 몸이 검은색인데 성조의 크기는 40cm 정도 된다. 물닭은 부리와 머리 부분만이 흰색인 것이 특징이다. 원래 겨울철새인데 텃새로 정착한 것도 여러 마리다. 짐작컨대 이 곳이 생육조건에 맞는 환경이라고 보는 것이다. 2014년 수원 경계에 있는 왕송호수에서 물닭은 본 적이 있다. 호수 데크에서 내려다보이는 둥지를 물닭 한 마리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둥지 속에 알은 보이지 않았다. 내 눈에는 그 모습이 한 편으로 신기하면서도 매우 불안하게 보였다. 그 특이한 모습을 카메라 줌을 당겨 기록 사진으로 남겨두었음은 물론이다. 일월저수지에서 발견한 물닭 둥지와 어미 물닭. 오리가 알을 낳고 부화기간 한 달여 동안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새 생명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어미와 새끼가 저수지를 나들이 한다면 이보다 장관은 없으리라. 그러면 산책객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어미를 따라가는 새끼들 숫자를 세고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일월저수지에서 물닭이 이처럼 새끼를 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이 저수지가 생육환경에 적합한 것이다. 첫째, 물이 오염되지 않았다. 둘째, 수생 동식물 등 먹이가 풍부하다. 셋째, 부들 갈대 등이 자라고 있어 새끼치기에 적당하다. 일월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원이지만 시민들에게는 소중한 자연 휴식공간이다. 인성 치유공간이다. 시민들 행복공간이다. 물닭 가족의 나들이를 손꼽아 기대해 본다.
담양금성초(교장 이성준)는 활성화 단계에 이른 자치활동을 보다 더 교육적이고 심도 있게 운영하기 위해 지난 4월 20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전문가를 초빙하여 컨설팅 시간을 가졌다. 무지개학교로서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1학년부터 6학년 전교생이 참여하는 다모임 활동을 강화하여, 월 2회에 걸쳐 두레별로 활동 주제를 정하고 실천하여 자치 능력 향상에 힘써 왔다. 새 학년도 학사 일정에도 학생회 임원과 학부모 대표가참여하여 의견을 내놓을 만큼 교육공동체의 모습을 갖추는 데 노력하고 있다. 운동회나 뒤뜰야영,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 등, 다양한 학교 행사에 학생다모임과 두레 별 의견을 반영하여 학교의 주인의식도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전교생이 여섯 두레의 회원이 되어서 자신들의 의견을 내놓고 토의하는 동안 의사소통능력이 향상되고 선후배 간에도 친밀감이 형성되어 교우관계도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컨설팅을 맡은 김민수 선생님(전남무지개학교지원센타)은 금성초의 자치활동 운영 전반에 걸쳐서 사전조사 내용을 중심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선생님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바람직한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모색하였다. 무지개학교를 중심으로 일반화된 학생다모임은 자치활동의 꽃이라 할 만큼 중요하다. 특히, 자치능력은 미래핵심 역량으로서 학생 개인이나 학교를 넘어 민주시민, 세계 시민의식으로 발전시키는 모습은 세계적인 추세다. 현재 일반 학교의 학생회 활동의 현실을 짚어보면, 민주적 활동 경험 부족, 교사들의 지시에 따르는 학생회, 활동 결과나 요구 불인정,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 사업 배치, 누적되어 쌓이지 않는 자치 역량, 선거로 끝나는 학생회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김민수 컨설턴트 선생님은 순천 별량초 무지개 학교에서 자치활동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다양한 경험을 소개하여 금성초 선생님들을 고무시켰다. 자치활동 활성화는 결국 전문가 집단인 교사 모임부터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고 소통하며 결정된 사항을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부터 발현된다는 점에서 모든 답은 교사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주었다. ‘민주주의는 귀를 여는 것’이라는 존 듀이의 일침은 자율과 존중을 아우르는 명언이었다.금성초에서 자치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윤은숙 선생님은 금성초의 다모임 운영의 문제점과 질문 사항 11가지를 사전에 조사하고 취합하여 조목조목 질의하고 배워서 당장 이번 주부터 시정하겠다는 모습을 보여 감동을 주었다. 두레 별로 지도교사를 맡고 있는 선생님들도 이번 컨설팅을 계기로 보다 더 관심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해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연수에 참여한 모든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위원회 활동(두레)에 더 많은 권한을 주어야 자발성이 확대되어 자존감을 키우게 된다는 컨설턴트의 충고를 시금석으로 삼아 미래핵심역량의 산실인 자치활동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을 다짐하였다.
人生의 봄날은 늘 있는 게 아니다. 순간을 즐기지 못하면 봄날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봄이다. 보라고 봄이다. 아프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아프지 않은 사람도 없다. 슬프지 않은 人生이란 없다. 그래서 生은 아름다운 거다. 눈물이 있어서 아름다운 거다. 꽃아! 너도 한 철 나도 한 철이구나.
4월 14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일본 구마모토현 지진과 남미 에콰도르에 강진이 잇따라 발생함으로 우리에게도 ‘지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 16일 규모 6.5와 7.3의 강진이 덮친 구마모토현에선 1000여 명의 사상자와 20여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것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더욱이 같은 환태평양 조산대 국가인 에콰도르에서도 16일 1979년 이후 최고로 센 규모 7.8의 강진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에 대응하고 있다. 지진 전문가들은 ‘초대형 지진 도미노’의 전조가 아닌지 경계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 태평양 군도, 알래스카, 북·남미 해안으로 이어지는 ‘불의 고리’인 환태평양 조산대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인 강진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서다. 14일 밤 구마모토 지진을 전후로 필리핀과 바누아투공화국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연쇄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행히 한반도는 불의 고리에서 벗어나 있고, 그간의 피해도 경미하다. 하지만 지진 발생 빈도는 잦아지고 있다. 80년대 16건에서 2000년대 44건으로 늘었고, 2013년 한 해에만 91건이 발생했다. 올해도 17건이 감지돼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등이 켜졌다.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한반도 주변 지각구조 분석, 내진 설계와 시공, 경보체계와 비상시스템 구축 등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어떤 재앙이 될지 생각해 봐야한다. 특히, 학교 등은 내진 설계가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그런데 지진을 남의 나라 일로 여기는 탓에 정부 대책은 겉돌고 있다. 16일의 경우 남부 지방은 물론 충청·수도권까지 흔들림이 감지됐다는 신고가 4000건이나 접수됐는데도 ‘알림 시스템’이 없다.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안에 떨었다. 호우·대설 때처럼 전국적인 알림망을 구축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건축물 내진 성능도 촘촘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88년에 6층 이상, 2005년에 3층 이상으로 내진설계 의무 대상을 확대했지만 기존 민간 건물은 대부분 무방비 상태다. 전국 건축물 10곳 중 7곳이 그렇다니 대형 지진을 맞을 경우 아찔하기만 하다. 1, 2층으로 한정한 민간 건축물의 내진 보강 지방세 감면 혜택을 전층으로 확대하는 등 국민안전처를 중심으로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봄비가 내린다. 온도가 많이 올라갔다. 봄기운을 느낄 수가 있다. 더러운 먼지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랴! 비록 출퇴근하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봄비는 만물을 소성케 하니 반갑게 맞이하지 않을 수 없다. ‘순정한 열정’이라는 글을 읽었다. 감동이 되었다. 우리에게도 크고 작은 도전을 안겨 주었다. “내 어머니 그레니 브랜드는 정말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분이었다. 그러나 인도에서 겪은 장티푸스, 이질,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들은 어머니의 신체를 마르게 했다. 어머니는 75세가 되던 해 남 인도에 위치한 어느 산에서 일하던 중에 그만 넘어져 엉덩이가 부서지는 사고를 당했다. 다음 날 인부들이 발견할 때까지 어머니는 땅바닥에 누운 채 고통으로 밤을 새워야 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병자를 치료하며 사람들의 썩은 이를 뽑아 주기 위해 계속을 말을 타고 다니면서 낯선 외딴 마을에서 잠을 잤다...” 이 글이 우리 선생님들에게 주는 교훈이 있었다. 사명의식이 투철했다. 목숨이 살아 있는 동안 자기의 사명이 무엇인지 알고 그 사명을 안고 달리고 또 달렸다. 75세의 나이에, 병든 몸에도 자기의 사명을 그치지 않았다. 좋은 환경이 아니고 조건이 아닌데도 병자를 치료하고 썩은 이를 뽑아 주기 위해 말을 타고 다녔다.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사명을 놓지 않았다. 우리 선생님들에게 주어진 고귀한 사명이 있다.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이끄는 것이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자를 치료해주는 자이다. 새로운 지식을 더해주고 학문의 깊이를 더해주는 사명을 부여받았다. 이 사명은 정말 보람된 사명이요, 행복된 사명이다. 조금도 이 사명을 소홀히 여기지 말고 이 사명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 같다. 자기의 사명을 위해서는 자신의 건강보다 더 우선시했다. 모든 것을 헌신했다. 선생님에게 이런 헌신이 있다면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받게 될 것 같다.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면서 자기의 주어진 일을 하는데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는 이동 침대에 눕힌 채 이 사명을 감당했다. 정말 본보기가 되는 선생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생명을 다해서 사명을 위해 달려가는 순정한 열정은 밤하늘의 별과 같이 빛나보였다. 열정이 있었기에 몸이 아파도, 몸이 쇠약해도 자기의 사명을 놓지 않았다. 선생님들에게 열정은 그 무엇보다도 선생님의 빛나게 한다.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일을 하였다. 弘益人間의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남을 이롭게 하는 일에 매진했다. 남에게 유익이 되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교육의 길은 학생들을 변화시키고 유익되게 하는 길이다. 선생님들은 홍익인간의 이념을 가진 인재를 키우는데 전념하고 있다. 이런 선생님들은 힘들어도 보람되고 피곤해도 행복하다.
집밥 한 끼 박라연* 아이 맡길 곳이 절박해지자 정으로 똘똘 뭉쳐 흐르는 강물을 보면서 물의 대화 사이로 입술을 쭈욱 내밀더군요 물결엔 반드시 모성이 있다고 믿게 되었던 거죠 주저함 없이 겨우 중학생이던 아들의 뼛가루를 뿌리더군요 뼛가루가 뿌리내린 듯싶은 거기를 해마다 찾아가네요 한 해에 한 끼라도 챙기고픈 엄마의 손을 알아본 물결은 목젖이 보이도록 크게 입을 벌려주네요 또 그 마음을 알아차린 엄마는 흰 국화 꽃잎을 정성껏 따서 한참을 던지더군요 《실천문학》2015 겨울호 *1951년 생. 1990년 『동아일보』등단. 시집『서울에 사는 평강공주』,『생밤 까주는 사람』,『너에게 세 들어 사는 동안』,『공중 속의 내 정원』,『빛의 사서함』등.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박두진문학상 등 수상. 시인의 감정이 배제된 곳에서 감동은 샘솟는다. 어느 경우에나 비극에 대해 시인이 먼저 울면 시의 묘미는 반감된다. 이 시도 전혀 시인의 감정이 개입되지 않고 객관적인 묘사에 그쳤기 때문에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비로소 감동의 소용돌이가 일렁이게 된 경우다. 어린 자식의 뼛가루를 강물에 뿌리는 어미의 기막힌 사연을 다루면서도 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이 격해있거나 흐트러진 흔적이라곤 없다. 그저 아무 일 아닌 듯 시치미를 뚝 떼고 행을 이어가는 그 솜씨, 독자는 그만 먼저 조용히 내면의 울음을 토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요새 집밥 열풍이 불고 있다. 그 현상을 설명하면서 한 요리 전문가는 말한다. 옛날에는 외식 열풍이 불어 너도 나도 외식문화에 심취해 있다가 요새 티브이 프로그램에 점점 더 집밥 열풍이 부는 것은 알고 보면 슬픈 사회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1인 가정이 늘어나면서 집밥 먹을 기회가 점점 없어지니 옛날에 어머니가 해주시던 정성 가득한 집밥이 그리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매일 혼자 외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은 옛날 가족들과 함께 먹던 집밥이 생각나기 마련이고 이런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주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텔레비전 집밥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이 시의 제목도 아마 그런 사회적 현상을 의식하고 지어졌을 개연성이 있다. 시는 일상생활 속에서 발아한다. 절실하게 체험한 것에서 시작(詩作)의 동기를 얻게 된다. 집밥이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따뜻하고 포근한 어머니의 이미지, 세상의 관심사가 되어버린 집밥이라는 유행어는 이제 시의 제목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시의 내용도 그렇고 표현도 그렇고 난해한 부분은 없다. 그러면서도 읽는 재미가 있고 감동이 있다. 강하게 전달되어오는 메시지가 있다. 시인의 역량에 따라 역사도, 철학도 사상도 중후하게 시에 담을 수 있겠지만 어떻게든 독자와 소통해야할 사명도 있는 것이라면 시를 너무 무겁게 다루는 것은 조심스럽다. 그러나 그림에서 지나치게 짜임새가 허술하고 구성에 적절한 복잡성이 없이 단순하게 처리된 선이나 색상을 보면 실망감을 갖게 되듯이 시도 지나치게 단순하고 평이하면 읽는 즐거움이 반감되고 말 것이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충족시킬 만한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일반고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 혁신 방안’을 공표했다. 즉 일반고에서도 학교가 학생 수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고, 수강 인원이 적을 경우 인근 학교들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용하는 방안을 동비하고자 하는 것이다.이는 문·이과 과정 없이 개방적으로 다양한 진로를 탐색하도록 최소 5개 과목 이상(15단위 이상)을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와 가은 고교 교육과정 틀(체제) 개편은 장기적이고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위기의 일반고를 살리고 교육과정 선진화, 학생의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학교간 연합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을 반영한 정책 방향은 그르지 않으나 보통교육을 담당하는 고교와 고등교육 기고나인 대학의 교육과정 이수 체제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학교교육과정은 교육목표, 교육내용, 교육방법(교수전략),교육평가 등 과정을 거쳐서 다시 교육목표로 순환되는 환류 체제(feedback)이다. 또 교육과정은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선택된 교육내용과 학습활동을 체계적으로 편성·조직한 계획이며 이는 교육평가로 구현되고 확인된다. 어쩌면 교육과정 개정은 교육의 틀을 바꾸는 것처럼 중차대한 것이다. 한국 사회는 물론 외국의 경우에도 교육과정 개정은 늘 갑론을박 쟁점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서울교육청의 ‘일반고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 혁신 방안’은 현재 어려운 여건인 일반고의 교육과정 다양성과 다양한 진로희망을 가진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하겠다는 취지지만, 교육수요자인 학생, 학부모, 교원 등 학교현장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이유는 수시로 바뀌는 입시 및 교육과정에 따른 위기감, 개혁피로감에서 연유한다. 특히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은 교사, 학생, 학부모들에게는 낯설고도 확신이 가지 않은 실험 교육 제도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없지 않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고교교육이 대학입시를 향하여 일렬종대로 ‘앞으로 나란히!’를 한 비정상적 체제이다. 대학입시라는 극한적 생존 경쟁 상태에 놓인 고교현장은 교육과정 개정에 있어 무엇보다도 민감하다. 따라서 고교 현장성과 예견되는 부작용에 대한 검토와 예방책 강구가 우선돼야 한다. 이와 같은 서울시교육청의 일반고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 일선 고교현장이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좀 더 치밀한 준비와 대안 마련을 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서울교육청의 ‘일반고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 혁신 방안’은 상대평가 방식의 지필고사인 수능체제 현실과 교육과정의 괴리감 발생이 우려된다. 교육청 차원의 교육과정을 대폭 바꾸면서 정부에 고교 내신반영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선후관계의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크다. 국가 교육과정의 고시, 지역 교육과정의 지침, 단위 학교 교육과정의 편성운영 등의 일관성이 원활하고도 유기적으로 연계돼야하는 것이 교육과정 체제인데, 이에 대한 불균형, 상치가 우려되는 것이다. 아울러, 학교 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구현된다. 따라서 이 방안이 도입됐을 경우 파생되는 학교현장 부작용 및 우려에 대한 대안 및 선결과제 마련이 요구된다. 학교간 이동에 따른 안전문제, 생활지도 및 출결관리 및 책임문제, 학생 학업평가와 성취에 대한 학교 책임성 문제 , 예산과 교원 수급 문제, 경쟁력이 있는 학교의 외면 가능성, 학생부 기록문제 등 수많은 문제의 해결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은 현재 교육부 차원의 ‘2015 교육과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서울교육청이 발표한 ‘일반고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 혁신 방안’은 이 범주 내에서 실행돼야 할 것이다.이번 발표에 앞서 교육부와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루어졌는지도 의문이다. 그동안 한국 사회와 교육계에는 개혁과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수많은 정책, 제도, 방안 등이 제시되고 사라지는 등 ‘교육혁신안 명멸’이 이어져 왔다. 그 수많은 진선진미한 정책들이 대부분 실패한 이유는 바로 학교 현장의 여건을 외면한 탁상공론식이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울교육청의 ‘일반고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 혁신 방안’은 국가교육과정, 2015 개정 교육과정 실행 준비 상황, 학교 현장과의 현장성 검토 등이 선행된 후, 신중하게 학교 현장에 구현되기를 기대한다.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저유가 영향으로 유류할증료도 내리고 저가 항공기도 여러 도시에 취항하면서 외국에 가는 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때 이용하는 것이 바로 공항이다. 공항은 그 나라의 얼굴이다. 공항에 관해서라면 미국 뉴욕은 끔찍하다. 14시간의 고된 비행 끝에 겨우 땅에 발을 붙이고서도 입국심사대까지 가기 위해 늘 한두 시간은 더 기다려야 한다. 2013년만 해도 뉴욕 케네디국제공항(JFK)은 미국 공항 중에서 입국 수속이 가장 오래 걸리는 악명 높은 곳이었다. 언론이 이런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은 “국제선 항공편 도착이 매년 크게 늘어나는 데다 특히 JFK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해외 관광객이 들어오는 공항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거의 도착과 동시에 셀프로 자동입국심사(APC)를 거쳐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다. 물론 인천국제공항에도 자동출입국심사대가 있다. 하지만 이곳은 어디까지나 한국인만을 위한 시설이다. 반면 APC는 과거 한 번이라도 미국을 방문한 적 있는 비자면제 협약국 사람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 등 8개 국어가 지원돼 외국인으로선 정말 편리하다. CBP에 따르면 2013년 8월 시카고를 시작으로 JFK 등 주요 공항에 도입한 이후 세계 최고의 보안은 유지하면서 서비스 수준은 크게 올라갔다고 한다. 가령 2015년엔 전년보다 5.1% 늘어난 1억1200만 명의 해외관광객이 미국 공항으로 입국했지만 미국 내 탑10 국제공항의 대기 시간은 오히려 3% 줄어들었다. 어떤 공항은 27%나 단축됐다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최근 동료들과 오사카간사이공항을 이용하였다. 출국 수속까지는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비행시간보다 더 많이 소요되었다. 여기도 자동입국심사대는 있지만 소수의 일본인만 이용하고 내국인인 일본인이 없어도 외국인의 심사 업무를 개시하지 않았다. 그만큼 업무 매뉴얼에 충실한 하급직원들의 업무태도는 간사이공항의 매력을 한층 떨어뜨리고 있었다.피해를 보는 입국자는 외국인이다보니 불평을 이야기 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인천공항은 지난해 평균 입국시간이 29분이었다지만 외국인들이 느끼는 체감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올 초 30대 중국인 부부의 밀입국으로 보안시스템이 뚫린 탓인지 JFK가 악명을 떨치던 시절만큼 입국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 땅을 디디자마자 이런 경험을 한다면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질 리가 없다.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 뉴욕이 관광객 입국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우리는 ‘세계 공항서비스 1위’라는 평가에 취해 지난 10여 년을 너무 오만하게 보내면 안된다. 거꾸로 가는 한국의 인천공항도, 일본의 오사카간사이공함도 케네디국제공항 사례를 잘 보고 배워야 할 것 같다. 일본도 신원이 확실한 외국인 입국자들에게 자동입국심사대를 통과하도록 개선되기를 바란다. 인천공항의 경우 이러한 실태를 이번에 당선된 국민의 대표인 선량들이 몸으로 체험하여 개선에 앞장서기를 기대하여 본다.
2016년 4월 20일(수)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한국양성평등진흥원 소속 박미란 강사를 초청하여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전한 성의식 확립을 위한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최근 성희롱, 성폭력, 성추행, 성매매 등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학생들의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김동민 교장은 “이번 예방교육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어떻게 인식될 것인지 좀 더 생각하고, 학생 사이의 밝은 문화 형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시간여에 걸친 특강에서 박미란 강사는 동영상과 PPT를 통해 성희롱,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으며 학생들에게 성폭력에 관련된 정의와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대처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다루었다.
제49회 과학의 날(21일)을 맞아 국립과천과학관에서 ‘해피 사이언스 데이’를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19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가상현실 체험(VR), 드론(무인항공기)의 작동원리, 레고블록 경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국립과천과학관은 행사 기간동안 입장료를 무료로 정하고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그리고 반대편에서도 지진이 일어났다. 땅이 흔들리고 집이 무너지고 모든 건물이 무너졌다.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가고 많은 상처를 주었다. 가족을 잃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피난처도 모자라 갈 곳이 없어 힘들어하는 이도 보았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와 먼 거리에 있는 나라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지진에서 안전지대가 아니다. 안전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지진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고 지진에 대비한 건물도 지어야 하고 지진이 일어났을 때의 매뉴얼도 만들어놓아야 할 것 같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고 하면 안 된다. 애써 외면해서도 안 된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면 안 된다. 교육도 필요하고 대비책도 필요하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의 건물에는 지진을 대비한 설계가 이루어져야 하고 철저한 준공검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지진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각종 전염병에 대한 안전교육도 필요하다. 대비도 필요하다. 전염병이 돌면 온 국민이 생활은 정말 힘들어진다. 특히 정신건강이 피폐해진다. 모두가 불안 떨 수밖에 없다. 매년 찾아오는 전염병에 대한 철저한 대비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분야다. 학생들에게 언제나 청결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다. 손을 깨끗이 씻으면 감기로부터도 해방될 수 있다고 하니 손을 씻는 것이 습관화되도록 교육하는 일에도 힘써야 하겠다. 교통사고에 대한 안전교육도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신호등이 푸른 신호라고 안심놓고 건넜다가는 낭패를 볼 수가 있다. 푸른 신호등인데도 차는 예사로이 지나간다. 어느 퇴직하신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새벽에 차를 몰고 신호를 대기하고 있는데 뒤에서 쾅하고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차가 다 뭉개졌다고 했다. 사람이 다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저녁에는 사람이 구분이 잘 안 된다. 특히 검은 옷을 입으면 사람인지 아닌지 몰라 큰 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 학생들이 특히 밤에 길을 건널 때 언제나 좌우로 둘러보도록 지도를 해야 한다. 생명은 너무나 소중하고 고귀하다. 한 번밖에 없는 생명을 교통사고로 잃게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교통사고에 대한 안전지도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화재사고도 마찬가지다.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도 정말 억울하다. 전기누전에 대한 교육, 가스가 새고 있는지 않는지에 대한 점검법, 화재가 났을 때 대처방안 등 화재에 대한 예비교육도 꼭 필요하다. 전기장판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 안전교육은 우리들의 행복한 생활과도 직결된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육이다. 교과중심 교육이, 학문중심교육이니, 탐구교육이니, 통합교육이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교육이다. 즉 생활중심교육도 참 중요하다. 이 교육은 살아있는 교육이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일이다. 안전교육을 철저히 시켜 안전으로 인한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4월 12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와 마산합포구에 걸쳐 있는 진달래꽃 산행지 무학산을 다녀왔다. 두척산 또는 풍장산으로 불렸던 무학산은 서마지기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주릉이 이어지고 시내와 가까워 등산로도 다양하다.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렸고 신라 말기 최치원이 산의 형상이 학이 춤추듯 날개를 펴고 나는 것과 흡사해 무학산(舞鶴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온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국회의원선거 전날이라 거리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시내를 지나며 회원들을 태우고 문의IC로 청주상주고속도로에 들어선다. 날씨가 흐리지만 차창 밖 먼 산에는 활짝 핀 산벚꽃이 멋지게 수채화를 그렸다. 늘 그렇듯 가래떡, 모시떡, 삶은 달걀, 막과자, 빵, 커피가 연달아 자리로 배달된다. 돈을 써도 기분 좋을 때가 있다. 첫 번째 들른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휴게소에서 우연찮게 내 고향 청주시 내곡동의 어른들이 나들이 가는 차량을 만나 찬조도 했다.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편안하고 조용한 산악회를 자랑한 달콤 회장님의 비타민 많이 섭취하며 안전산행 하라는 감사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안내와 산행 후 어시장 경유 일정소개가 이어졌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영산휴게소에 들르고 칠원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마산시내로 들어서 10시 40분경 마산합포구 교방동의 서원곡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물가로 나무 데크길을 따라가면 관해정, 원각사, 백운사를 차례로 만난다. 관해정은 키가 큰 은행나무 보호수 앞에 있는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2호로 조선시대의 광해군 때 정구가 초당을 지어 제자들에게 시서를 강론했던 곳에 그의 제자 장문재가 스승을 위하여 세운 정자다. 담장 옆에 한글로 미륵존불이라고 써있는 돌이 있다. 원각사는 서원곡 중턱에 자리 잡은 마산 지역 태고종의 중심사찰로 성직자 신분으로 인정해 주는 수계 사찰이다. 백운사는 불교 의식 중 하나인 불모산 영산재(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22호)가 보존되고 있는 사찰로 이름이 높다. 서원계곡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는 야외에 무학산체육관이 있다. 숲속 좁은 공간에도 운동기구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봐 지나는 사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로 보인다. 작은 폭포를 지난 오르막에서 막 땀이 흐르기 시작하는데 마산시내와 남해, 마창대교와 창원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중간전망대를 만난다. 특히 바닷가로 여행하는 날은 날씨가 맑아야 하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조망이 좋지 않다. 다시 오르막에서 힘을 내다보면 소나무로 만든 무학산의 명물 365사랑계단이 나타난다. 자신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위에 서서 추억 남기기를 하느라 회원들의 웃음소리가 밝다. 나는 이곳을 찾은 4월 12일을 기념하는 사진을 남겼다. 마지막 365계단인 12월 31일을 올라서면 옛날 평수로 600평을 뜻하는 서마지기란 이름의 넓은 공터가 자리 잡고 있다. 서마지기 주변의 진달래군락지를 만발한 진달래꽃이 화사하게 물들였다. 꽃잔치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는가. 눈이 시릴 만큼 붉게 물든 진달래꽃밭을 배경으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찰칵 찰칵” 멋진 추억을 담으며 행복을 만끽한다. 다시 서마지기와 정상을 잇는 365건강계단을 걸으며 진달래꽃의 향연에 감탄한다. 암봉으로 이뤄진 정상에 오르면 헬기장, 철탑, 태극기가 펄럭이는 게양대, 마산 삼월정신의 발원지와 높이 761.4m를 알리는 표석을 만난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대곡산과 시루봉 방향의 능선에도 진달래꽃이 만발했다. 돝섬과 마창대교는 물론 뒤편으로 거제시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에서 내려와 서마지기의 나무의자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한 하루였다. 첫 산행이라 무학산에 대해 아는 게 부족했다. 올 봄에 아내와 항일운동가 주기철 목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일사각오’를 봤다. 그때 주 목사님이 조국을 위해 기도했던 십자가바위가 무학산에 있다는 것도 막 산행을 시작하면서 떠올렸다. 서마지기에서 차가 있는 마산여중 방향으로 가지 않고 성로원(교방동) 방향으로 접어들어 짧은 시간이나마 길을 헤맸지만 덕분에 조망이 좋은 전망바위와 편백나무 웰빙숲을 만나 호사를 누렸다. 각박한 것 같아도 세상의 인심은 아직 살아있다. 달맞이고개를 지난 둘레길에서 돌탑 쌓는 분이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줬고, 산막이옛길로 유명한 충북 괴산군 칠성면이 고향인 마산회원구 회원동의 희망촌교회 목사님 내외는 지름길 안내는 물론 화장실 이용 편의까지 제공했다. 2시 50분 마산어시장으로 이동해 회를 좋아하는 회원들 몇이서 소주를 마셨다. 나잇값을 하려면 가끔 돈도 써야한다. 4시 35분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성주참외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린다. 청주가 가까워지자 석진 산대장님이 정회원 가입자를 환영하고 젬마 고문님이 매주 제공하는 사과도 마무리로 빠지지 않는다. 여행지 편의상 용암동부터 내려줘 시간적으로 여유를 누리며 저녁자리까지 행복 찾기가 이어졌다.
B형, 갑작스런 지진으로 일본 구마모토가 적이 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 말로 위로를 하여야 할 것인지 몰라 머릿속이 하얗게 된 느낌입니다. 특히, 구마모토시는 제가 3년 반 동안 아이들과 생활을 하였고 동포들을 돌아보면서 인연을 가진 분들이 많은 곳이랍니다. 5년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1만8000여 명이 희생되자 한국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가 근무한 광양의 중학교에서도 학생들이" 힘 내, 빨리 회복되기를!" 내용을 담은 위로의 편지를 써 피해지 학생들에게 보내기도 하였으며, 과거는 과거고 인간적으로 일본을 돕자”는 글이 인터넷을 뒤덮더니 삽시간에 적십자에만 성금 456억원이 모였습니다. 이보다 5배 가까운 8만7000여 명이 희생된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때 걷힌 돈은 46억원이었답니다. 그러고 보면 동일본 대지진 때가 10배 가량 모인 셈이지요. 한국인의 중국 선호도가 일본보다 약간 높던 때였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요. 이는 한·일 간 애증 관계 탓이라는 게 전문가 진단입니다. 애증은 친밀감을 주는 상대가 섭섭하게 굴면 생기는 감정이지요. 이럴 경우 상대가 잘되면 밉지만 너무 잘못되면 애정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옛 애인이 성공하면 배 아프지만 불행해지면 동정심이 샘솟는 이치와 마찬가지이지요. 지금은 어딜 가도 일본 요리, 만화가 넘치는 한국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대일 거부감이 강해도 한국인의 의식 속에는 “좋은 점도 많은 친숙한 나라”란 인식도 공존하는게 현실입니다. 대지진 때는 이런 애증의 메커니즘이 작동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랬던 민심이 이번 구마모토 강진 때는 변한 것 같습니다. 이는 애증 속에서 사랑이 증발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번에는 “모금이고 나발이고 10원짜리도 주면 안 된다”는 모진 글도 보입니다. 정 많은 한국인이 왜 이리 됐는지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코 양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염려가 됩니다. 하지만 이같은 책임은 양국 정치 지도자들에게 있다고 봅니다. 대지진 당시 일본 민주당 정권은 이웃과의 화해에 애쓴 결과, 2011년 일본에 대한 “호감을 느낀다”(41%)와 “느끼지 않는다”(44%)고 답한 한국인 비율은 비슷했습니다. 반면 아베 정권의 과거사 수정이 본격화된 지난해에는 비호감(74%)이 호감(17%)의 4.4배로 나타났습니다. 박근혜 정부도 한동안 “위안부 문제 해결 없이는 대일 외교도 없다”는 입장을 고집해 양국 관계를 경색시켰습니다. 더 큰 악재는 구마모토지진 발생 후에 “한국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헛소문이 일본 SNS에 번졌다는 뉴스였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15만여 명이 희생된 1923년 관동대지진 때 똑같은 소문이 퍼져 한국인 6000여 명이 학살됐던 참담한 기억이 민심을 자극했다고도 봅니다. 사연 모르는 일본인이라면 한국인의 분노를 이해 못할 것입니다.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일본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는 관동대지진 때의 한국인 피해를 희석시키는 쪽으로 개편 중이라 하니 더욱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서로 간의 무지와 오해는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누가 앞장 설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올바른 생각을 가진 민간인의 한·일 가교 역할이 중요한 때입니다. 양국이 서로 양국민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연으로 인한 지진 피해 복구에 국경을 넘어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평상시에 한일 양국민의 마음을 자극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노력이 한층 필요한 시점이며, 국경을 넘어 인류공동체로 살아가는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양국 시민들이 배움을 시작하여야 할 시점입니다.
우리 부부가 광교산을 찾아 가는 방법은? 바로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얼마 전 우리 부부는 광교산을 찾았다. 오전 10시 경, 우리 아파트에서 구운공원을 올라간다. 길가에 복숭아꽃, 애기똥풀꽃, 앵두꽃, 황매화꽃, 조팝나무꽃이 만발하였다. 이렇게 화려한 꽃을 보니 구태어 광교산을 찾을 필요가 없겠다. 구운공원을 지나 구운중학교 앞으로 간다. 광교산 종점을 가는 시내버스를 타려는 것. 시내버스를 타면 좋은 점 하나, 사방 주위를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가용 운전 때는 운전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주위를 살펴 볼 수 없다. 그러나 버스를 타면 시가지의 변화 모습은 물론 승객들의 모습도 세세히 볼 수 있다. 수원에서 벚꽃길로 이름이 난 광교마루길, 오늘 모인 인파가 대단하다. 모두 봄나들이 나온 상춘객이다. 버스 종점에서 하차하니 벌써 배가 출출하다. 등산 시간을 계산하니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가까운 식당에서 잔치국수로 대신한다. 휴일이라 그런지 식당을 찾는 사람이 많다. 우리 부부가 향한 곳은 창성사 앞길이다. 이 곳에선 무슨 땅파기가 한창이다. 마치 선사 유적지 발굴 모습이다. 땅을 자세히 보니 과거 이 곳에 있었던 길다란 화강암으로 된 주춧돌 몇 개가 보인다. 그렇다면 유적 발굴이 맞다. 발굴 안내판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약 2백 미터 정도 길을 따라 가다보면 길 옆 작은 웅덩이가 보인다. 이 장소가 광교산의 생태계를 말해 준다. 해마다 이 곳에는 개구리알과 도룡뇽알이 있었다. 올해도 여전히 있을까?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개구리알은 벌써 부화하여 올챙이가 되어 있었고 도룡뇽알도 부화 직전이다. 광교산의 생태계는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다. 오늘 우리 부부에게 있어 광교산 주인공을 만나러 간다. 광교산의 주인공이라? 이것은 아는 사람만 안다. 광교산의 보물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바로 광교산에 자생하는 족도리풀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족도리풀을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잎과 줄기가 마치 고구마순 같다. 족도리풀은 낙엽 속에 숨어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쉽다. 더욱이 족도리풀꽃은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앉아서 또 엎드려야만 볼 수 있는 꽃이다. 족도리 모양의 그 보랏빛의 자태는 매력적이다. 두 개의 줄기 사이 맨 아래에 피어있는 꽃이다. 바로 이 꽃을 해마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는 이 광교산의 족도리풀꽃을 2007년에 처음으로 알았다. 부부가 천천히 등산을 하면서 바닥을 세심히 관찰해야만 볼 수 있는 꽃이다. 식물의 이름을 안다는 것은 그 식물을 사랑하는 첫 단계다. 그 이후엔 그 식물에 대한 여러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이 족도리풀 잎 뒤에 붙어 있는 애호랑나비알도 알았다. 내 컴퓨터에는 해마다 광교산에서 촬영한 족도리풀꽃이 저장되어 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해마다 족도리풀의 개체 수가 줄어든다는 것. 수원시민의 수준으로 보아서 이 식물을 캐어가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본다.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연에 핀 야생화를 자기 집으로 가져가지 않는다. 올해도 족도리풀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억새밭을 지나 절터를 거쳐 사방댐으로 내려왔다. 이제 귀가다. 광교산에 올 때처럼 시내버스로 귀가다. 헉,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버스가 가다가 서다가를 반복한다. 상춘객들이 몰고 나온 자가용으로 길이 막힌 것. 사방댐에서 경기대까지 오는데 무려 한 시간이 걸렸다. 진정으로 광교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가용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 귀가 길, 오늘 본 족도리풀꽃이 아른거린다.
지난 3월 29일 남청주신협 홍보원들이 남해바래길로 트레킹을 다녀왔다. 남해바래길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에 선정된 경남 남해군 남쪽 바닷가의 도보여행길이다. 남해여행정보에 의하면 바래는 남해 사람들의 토속어로 옛날 어머니들이 바다가 열리는 물때에 맞춰 갯벌에 나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작업이고, 그때 다니던 길이 바래길이다. 출발장소인 청주시 용암동 남청주신협 앞으로 가니 아는 얼굴들이 많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둬 정치인들도 얼굴을 보였다. 아침 7시 30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남청주IC로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전무님의 소개로 이사장님이 겨우내 움츠러든 마음을 따뜻한 봄기운으로 활기차게 만들자는 인사를 했다. 여행은 날씨가 한 몫 하는데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찌푸렸다. 통영대전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와 산청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남해고속도로 사천IC를 빠져나온 후 3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사천시와 남해군을 잇는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를 차례대로 건너고 창선면과 삼동면을 잇는 창선교를 통해 지족해협을 지나면서 명승 제71호로 지정된 죽방렴을 구경하고 12시경 남면의 선구리에 도착했다. 남해 바래길 1코스인 다랭이지겟길은 평산항에서 시작해 유구 진달래군락지, 사촌해수욕장, 선구몽돌해안, 항촌조약돌해안, 가천다랭이마을, (구)가천초교까지 이어지는데 청주에서 남해를 오가는 시간상 선구몽돌해안에서 트레킹을 시작했다. 선구마을 뒤편의 느티나무 아래 쉼터에서 송림과 모래가 좋고 강물이 맑고 깨끗하여 모래치라고 불리는 사촌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길에서 마을로 내려서면 낮은 집과 좁은 골목, 동백꽃과 공동 우물이 맞이한다. 마을 앞 남동쪽으로 선구몽돌해안이 펼쳐진다. 선구리는 잣나무 숲이 우거진 포구로 신선이 놀던 곳이라는 옛 전설에 의하여 선구라는 이름이 지어졌고 한때는 백림으로 불렸다. 트레킹을 막 시작했지만 차를 오래 타고 와 피곤해하는 사람들이 많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차르르 차르르” 돌 구르는 소리가 화음처럼 들려오는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었다. 선구몽돌해안을 지나면 바로 항촌조약돌해안이 길게 이어진다. 향촌조약돌해안을 지나 바닷가에 있는 향촌전망대에 다녀온다는 것이 이정표가 제대로 안내를 못해 전망대는 구경도 못하고 향촌마을로 들어섰다. 주어진 환경에 맞춰 즐거움을 찾아내는 게 여행이다. 어느 날부턴가 빠를수록 삭막하고 느릴수록 행복한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느리게 걷는 것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는 도보여행이 각광받고 있다. 바래길은 해안길, 산길, 들길 등 선조들의 억척스런 삶이 배어있는 옛길들을 마을길과 연결시켰다. 바다는 만날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흐린 날씨 때문에 쪽빛 바다를 볼 수 없는 게 아쉽지만 길을 걸으며 만나는 낮은 돌담과 마늘밭이 만든 풍경이 정겹다. 애환과 정이 담긴 길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여유도 누린다. 경치 좋은 길을 걸으면 이런 곳에서 며칠 묶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사람 마음은 같아 멋진 펜션들이 줄지어서 바닷가를 내려다보고 있다. 남해의 해안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손바닥만한 다랭이 논이 많이 보인다. 남면 홍현리 바닷가에 있는 가천마을은 남해의 독특한 풍광이 가장 두드러진 곳이다. 길가에 서있는 가천마을 표석을 보고 오른쪽 길로 가면 언덕위에서 다랭이마을과 탁 트인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가천대가 나온다. 가천다랭이마을(명승 제15호)은 설흘산과 응봉산 아래편 산비탈 급경사지에 곡선형태의 계단식 다랭이 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으로 벼농사를 짓기 위해 산비탈을 깎아 논을 만든 인간의 삶과 아름다운 경관이 조화를 이룬다. 바닷가 풍경을 둘러보고 2시 30분경 시골할머니네 식당에 도착해 해물부추전을 안주로 유자잎막걸리를 마셨다. 오래 전부터 다랭이마을을 찾았던 터라 지금은 고인이 되신 할머니를 떠올렸다. 빛바랜 다랭이마을 사진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마루에 걸터앉아 할머니가 손수 빚은 동동주를 마시며 위안부 징집을 피해 산골마을로 시집 왔던 옛날이야기를 듣곤 했었다. 멋진 풍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술잔을 주고받으니 한쪽에서는 지화자 좋다 노랫가락이 저절로 나온다.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면 볼거리가 많다. 가천 암수바위(경상남도민속자료 제13호)는 마을 아래편에 있는데 암바위는 아기를 밴 여인, 수바위는 남자의 성기를 닮은 모양으로 암미륵과 수미륵으로도 불린다. 조선 후기 여성들의 구원처였던 미륵신앙이 담긴 문화재로 이 바위에 치성을 드리면 천재지변을 막고 풍어를 이룰 수 있다고 전해진다. 고샅길을 따라 올라가면 마을 가운데서 소박한 돌탑을 만나는데 해마다 음력 10월 보름날 밤에 풍어와 풍작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는 서낭당이다. 고인돌로 추정되는 큰 바위가 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옛집도 눈에 들어온다. 다랭이 논이 만든 풍경은 논에 한참 자란 벼가 녹색세상을 만들었을 때 뒤편의 높은 곳에서 마을을 내려다봐야 제 맛이 난다. 막걸리는 서민의 술이라 소화가 잘된다. 청주로 향한 버스가 급한 사람들 때문에 남해를 벗어나지 못하고 창선면 바닷가의 동대만휴게소에 들른다. 아침에 왔던 삼천포대교를 건너고 항공우주센터와 사천공항을 지나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휴게소에 들른다. 산 아래로 작은 집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는 산골마을과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여행길을 더 풍요롭게 한다. 산마루 위에서 동그란 해가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며 들른 인삼랜드휴게소에서 행복산악회원들을 만나 반가웠다. 어둠은 금방 빛을 가린다. 8시경 남청주신협 앞에 도착한 후 여럿이 가까운 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41부작 ‘장사의 신-2015객주’ 후속으로 방송된 KBS 공사창립특별기획 ‘태양의 후예’가 4월 14일 종영됐다. 16부작 미니시리즈이지만 제작비 130억 원이 투입된 터라 대작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영화가 그렇듯 드라마도 100억 원 이상 투입된 작품이면 보통 그렇게 말한다. 급은 뭐, 그렇다치고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신드롬을 일으켰다. 우선 사전제작의 전작제 드라마로 성공한 점이 그렇다. 성공의 바로미터는 응당 화끈한 시청률이다. 2월 24일 첫 방송은 전국 시청률 14.3%로 시작했지만, 3회 만에 23.4%로 급상승했다. 30%를 넘긴 것은 9회부터다. 밤 10시대 주중 미니시리즈가 시청률 30%를 넘긴 것은 2012년 MBC TV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이다. KBS로선 2010년 ‘제빵왕 김탁구’(최고 시청률 30회 49.3%)이후 6년 만의 ‘쾌거’이다. 두 자릿수 시청률만 기록해도 성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그야말로 대박이 난 것이다. 15회는 34.8%, 1분 최고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42.5%까지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총선 개표방송을 한 지상파 3사의 시청률을 합한 23.2%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38.8%였다. 전국 시청률이 그렇고 서울은 44.2%까지 치솟기도 했다. 높은 시청률과 함께 중국 동시 방송이 신드롬의 주역이기도 하다. 조선일보(2016.4.15.)에 따르면 중국에서 ‘태양의 후예’를 독점 방송하는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의 누적 조회 수는 4월 14일 기준 25억회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아이치이에서 ‘태양의 후예’를 보려면 약 3만 5천원의 VIP 회원권을 사야 한단다. ‘태양의 후예’가 중국은 물론 일본・미국・영국・러시아 등 세계 32개 국에 판매되며 새로운 한류 드라마가 된 데에는 제작사 ‘뉴’가 있다. 영화제작사인 뉴는 2014년 중국 화책미디어로부터 53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130억 원이란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 뉴가 드라마로 처음 선보인 작품이 바로 ‘태양의 후예’이고, 신드롬을 일으켰다. 당장 하반기에 수지・김우빈 주연의 KBS ‘함부로 애틋하게’, 이영애 주연의 SBS ‘사임당, 허스토리’ 등 전작제 드라마들이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의 정착단계로 굳어질지는 더 지켜볼 일이지만, 쪽대본・밤샘촬영・당일 편집 따위 지금의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 경종을 울린 건 사실이다. ‘전작제 드라마는 필패’라는 인식을 깨뜨린 일등공신인 셈이다. 그렇다면 드라마는 어떤가. ‘재난멜로’라니, 한 마디로 말 안 되는 조합이지만 재미있는 드라마이긴 하다. 특전사 대위 유시진(송중기)과 혜성병원 의사 강모연(송혜교)의 사랑 맺어지기에 많은 것들이 입혀져 있다. 가상 국가 우르크에서의 지진, 전염병 감염, 인질 구출 등에 또 다른 커플 서대영(진구)과 윤명주(김지원)의 사랑싸움, 그리고 두 남자 주인공간 진한 우정이 그것이다. 그것들은 톡톡 튀는 대사와 넘치는 유머들로 인해 재미있게 와닿는다. 서로에게 질투를 유발하는 것들이 유치찬란해 보여도, 지진 등 재난 구조타임에 쉬임 없이 벌어지는 연애질도, 심지어 지뢰 밟은 와중에도 진지하고 심각한 위기감 대신 농담 따먹기나 장난기가 발동하곤 한다. 그 지점에 송중기・송혜교의 극중 캐릭터에 녹아든 연기가 있다. 송중기는그런 군인(남자)이 있을까싶게 여자 팬들에게 판타지를 불러 일으킨다. 송혜교는 그 미모가 더해져 뭇남성들에게 어필한다. 진구와 김지원 역시 그들 못지 않다. 특히 윤명주 중위가 쓰는 존대체 말투가매력 만점으로 들린다. 그 오로지하는 남자에 대한 무한 사랑이 더해짐은 물론이다. 국기 하강식이라든가 조국관 등 영화 ‘국제시장’을 떠올리게 하지만, 비판적 메시지가 제법 있는 등 균제미를 갖춘 것도 이 드라마의 강점이다. 가령 “어느 나라나 경찰은 돈 쓰는 자의 편이지”라든가 “의사는 재력, 그 다음이 체력” 등 은근슬쩍 잘못된 사회상을 꼬집는 맛이 특기할만한 것. 다만, 너무 ‘친의사적’ 묘사는 거슬려 보인다. 강모연은 지진 현장에서 환자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고뇌와 눈물까지 흘리고 있다. 이치훈(온유)은 지진현장에서 생존자를 처음 발견하고도 그냥 와버린 괴로움에 만삭 아내의 전화까지 받지 않고 있다. 인간적인 의사들도 있겠지만, 왠지 썩 와닿지는 않는다. 황당함의 극치는 죽었다 살아나기이다. 15회에서 죽은 유시진과 서대영이 기일을 맞아 알바니아와 우르크에 가있던 강모연과 윤명주에게 각각 귀환한 것이다. 해피엔딩이 주인공 죽음보다 낫긴 하지만, 현대극에서 죽음이 애들 장난처럼 그려져 좀 아니지 싶다. 30억 원쯤 벌었다는 PPL(간접광고)의 몰입방해도 그렇지만, 대통령의 일개 중장에게 꾸벅 절하기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특전사령관(강신일)은 청와대 지시 어겨가며 인질구출을 명령한다. 책임지겠다고 ‘먹어대는’ 장면에서 콧등이 시큰해질망정 황당하기는 이하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