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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우리학교가 자유학기제 시행을 하고 있는데 수업 분위기와 외부에서 오신 선생님들의 기분은 어떨까 생각하여 본 적이 있니? 요즘 내 자신이 교장일 때보다 직접 수업에 들어가 학생들의 수업에 참여하는 자세를 보면서 금방이라도 그만두고 싶다고 이야기 하시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것 같다. 또, 이웃에 있는 중학교 교장선생님이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즐거운 교사생활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버틴다.”는 말씀이 거짓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모든 학생이 다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시간에는 멍하니 준비도 없이 앉아 있는 학생을 보면서 바른자세로 수업을 해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였다. 그랬더니 공부에 욕심이 많은 한 학생은 “수업을 재미있게 해 주세요, 그리고 일본어 수업에 관련된 이야기만 해 주길 바란다.”는 수업소감을 쓴 학생이 있다는 사실도 나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는 학생으로 너무 당연한 주장이다. 그만큼 공부자세를 흐트린 학생은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것은 아닌지? 또, 훈계가들어간 수업이 재미있을리가 없을 것이다. 한편모든 학생의 수업자세가 그런 것도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 학생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선생님의 역할은 해당 교과목을 잘 가르쳐 좋은 점수를 받고 좋은 대학을 진학하여 사회에서 출세하도록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바른 인성을 가진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지금 자신이 수업하고 있는 학습 공동체의 모습을 잘 관찰하여 잠자고, 딴 짓하고 있어도 일부 선생님들은 이런 모습을 방치하고 점수만 올리라고 가르쳐도 좋을 것인가 생각하여 보면 좋겠다. 또, ‘교육붕괴’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한 학생은 “갈수록 체력이 빠졌다. 결국에 자버렸다. 다음에는 안 자야지, 교육붕괴는 학생의 관심인데 ‘나’인가 보다.”라고 진실되게 반성하는 고백을 하는 것을 보았다. 이 학생의 공부습관이 이번 내 수업기회를 통하여 고쳐진다면 장래에 놀라운 결과를 이뤄낼 것이다. 하지만 습관이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다음 수업시간에는 졸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그런가 하면 “‘교육붕괴’라는 말이 안 나오게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학생이 있기에 교사로 보람을 느끼게 된다. 나는 기본적으로 공부란 수업시간에 집중하여 잘 듣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나는 교육붕괴자인지 되돌아봐야겠다. 오늘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집에서 복습하고, 일본어 학습사이트에도 들어가서 봐야겠다.”고 다짐하는 학생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런 학생이 있기에 선생님들은 수업이 조금 힘들지라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내가 대면하는 학생들은 정말 다양하다. 똑같은 수업내용이지만 ‘어떤 학생은 수업에 적을 것이 많다’고 표현하기도 하며, ‘연습하면 나도 된다’는 자신감을 얻는 등 학생의 수업자세를 보면서 점차 배움으로 접근해 가는 학생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학생상이다. 이렇게 실천하는 모습에서 학교의 바람직한 모습을 느끼게 된다. 외국어 수업에서 핵심은 배운 단어들을 활용하여 문장을 만들고 상대가 알아듣도록 말하기이다. 이 핵심을 이해하고 “단어를 학습하여 문장으로 바꾸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 다음 수업도 기대된다.”는 학생은 더욱 일본어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단 하나 아쉬움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오늘 일에 최선을 다했는가?’를 생각하면서, 선생님이 지시하거나 안내한 사항을 잘 이행하지 않는 습관을 갖게 되면 내 수업만이 아니라 다른 수업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염려를 하면서 바른 자세로 오늘 삶에 최선을 다하여 주기를 소망한다. 가능하다면 네 친구들의 자유학기제 수업에 대한 의견도 들어보고 나에게 서신으로 다음 주까지 전달하여 주면 좋겠다. 너의 생각을 기다린다.
가끔 외국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 나라 기업 이름이 공항에서 먼저 우리를 반긴다. 이를 보면서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갖게된다. 그만큼 한국 기업이 만든 스마트폰, 전자제품이 그 나라에서 인기가 있어 수요자가 많으며, 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거대한 광고비를 들여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제품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간판제품인 갤럭시 노트7에 불이 붙는 현상 때문에 제품을 교환해 주었으나 교환된 제품마저 다시 불이 붙은 사례가 발생했다. 그리고,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현대차는 미국에서 생산ㆍ판매한 쏘나타 88만5,000대의 엔진 결함문제로 소송을 당해 차량 수리비용 전액을 보상해야 할 처지다. 삼성전자는 10일 일단 갤럭시 노트7의 생산을 전격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 여론의 급격한 악화 등 사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발단은 지난 5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공항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 내에서 교환된 제품인 갤럭시 노트7이 과열로 연기를 내면서 탑승객 전원이 대피한 사건이다. 이후 지금까지 교환된 제품의 발화 사례는 미국 5건, 한국 1건, 중국 1건, 대만 1건 등이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쏘나타 가운데 세타Ⅱ 엔진에서 결함이 발견돼 차량 소유자에게 수리비용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다. 수리비용은 줄 잡아 수백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2~3일 생산한 싼타페 차량 2,360대의 조수석 에어백이 ‘센서 설정 오류’ 등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발견됐고, 이 중 고객에게 판매된 66대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올 들어 노조 파업과 태풍으로 사상 최악의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와중에서의 일이다. 2015년 기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매출은 국내총생산(GDP)의 18.77%에 달하고,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합치면 30%를 훌쩍 넘어간다. 따라서 삼성과 현대차가 흔들리면 우리 경제가 크게 흔들거릴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만으로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는 타격을 받았다. 둘 다 세계 정상급 기술력으로 일어섰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역으로 사소한 기술적 문제라도 발생하면 언제든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무리한 일정으로 제품을 출시하거나 판매에 급급해 소비자 안전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오늘 하루 주가는 9조원이 사라졌다. 이 주식을 최근에 산 사람도 손해를 볼 것이 뻔하다. 발 빠르게 사태를 수습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오늘은 수업을 시작하면서 공급자와 수요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단순한 한 시간의 일본어 공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보면서 큰 공부를 할 수 있는 시야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강조하는 인성교육, 진로교육 등은 교과목으로 지정하여 할 필요도 있지만 매 시간마다 세상의 변화와 관련지어서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10년 후 공부를 마치고 나가야 할 세상은 지구촌화 된 거대한 세계시장이다. 이같은 세계시장에서 내가 무엇을 만들어 공급하여야 나에게 돈이 들어올 것인가, 내가 만든 것을 세상 사람들이 사 갈 것인가를 지금부터 생각하면서 진로탐색을 공부한다면 너는 분명히 성공할 것이다. 이같은 공부를 하면서 " 왜 다른 것을 배우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아직 세상에 대한 감각이 부족하여 생겨난 의문일 수 있다. 이제 이런 공부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 것이다. 이제답을 찾기 위하여 관련된 책을 찾아보고, 도서관에도 가 보고, 또 가까운 사람에게 물어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것이다.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 세칭 김영란법이 나라를 온통 들썩이게 하는 나날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대한민국의 ‘청렴지수’에 대한 열망이 고조되는 분위기라고나 할까. 더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기운이 싹트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김영란법은 그만큼 우리가 사는 세상이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 있었다는 말이 된다. 소위 맨입으로는 어떤 일도 되지 않는 뭐 그딴 것 말이다. 진짜 부끄럽게도 내가 32년 넘게 몸담았던 교단 역시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학부모 촌지에 교감⋅교장 승진시 금품수수 등 과연 교육자가 맞나 의구심이 생길 정도의 부정과 부패이다. 일례로 서울시 교육청 비리사건을 들 수 있겠는데, 그것이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는게 더 큰 문제다. 장학사 시험이나 교감 승진, 교장 임용, 그리고 학교의 시설공사 등에 검은 돈이 오가는 일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것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라면 정녕 사람을 움직이는 건 돈이란 말인가? 나 역시 7년 전쯤 어느 교장공모 전문계 고교에 지원했을 때 심사위원(학교운영위원)으로부터 금품을 요구당한 적이 있다. 글쎄, “200만 원씩 5명만 끌어 들이면 안전합니다. 1,000만 원만 쓰면 3배수 안에 들게 해줄테니”라며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해왔다. 그는 “돈 안 쓰면 절대로 안돼요!”라며 당연한 것처럼 쐐기를 박기도 했다. 물론 검은 돈을 쓰지 않았다. ‘억당천불’이란 신조어가 횡행하는 ‘농⋅축협 조합장선거도 아니고 교장공모에서 무슨 금품수수냐’는, 뭐랄까 교직에 대한 믿음 같은 것이 있었는지 모른다. 또한 내게는 교장직을 돈으로 사놓고 학생들에게 사회 정의와 올바른 가치관을 운운할 수 있는 철판 같은 배짱이나 황정민 뺨치는 연기력이 없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1차심사에서 탈락당하고 보니 돈을 안써 그리 된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솔직히 눈 찔끔 감고 달랄 때 그냥 줘버릴 걸 하는 후회가 일기도 했지만 검은 돈, 신성해야 할 학교를 부패의 온상으로 만들고, 나아가 사회를 혼탁하게 하는 검은 돈이기에 애써 안쓴 것이다. 나아가 바른 말 해대는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아비로서는 자식 앞에 떳떳히 서기 위해 검은 돈의 유혹을 뿌리친 것이다. 지난 2월말 퇴직해 이제 청탁금지법 적용을 받는 교사 신분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도 김영란법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하는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신문들은 앞다퉈 김영란법이 몰고온 변화상을 보도하고 있다. 예컨대 결혼⋅장례식장 화환이며 고급 음식점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초등학교 운동회 날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따로 식사하는 장면 따위가 보도되기도 했다. 그럴망정 김영란법 위반 1호 신고가 대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준 것이라는 보도는 씁쓰름한 여운을 남긴다. 스승의 날에 학생이 교사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 꽂아주는 것조차 금품수수에 해당된다니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나 절로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돈 주고 산 생화나 조화는 경제적 가치를 지녀 금품수수가 된다는 설명이다. 단, 학생이 직접 만든 종이꽃은 금품수수가 아니란다. 그렇다면 학생이 아파트 화단이나 들과 산에서 꺾은 생화를 교사에게 주는 것도 금품수수가 아니라는 얘기인가. 생화일망정 실질적인 경제가치를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김영란법은 반가우면서도 쓸쓸함을 안겨준다. 김영란법이 만들어져야 할 만큼 부정과 비리 등 온갖 죄를 어른들이 저질러놓았는데 그 대가(代價)는 어린 학생들도 떠안아야 해서다. 김영란법은 유독 교원에게 너무 살벌해 보인다. 이른바 ‘3⋅5⋅10’도 적용 안되고 학생들이 교사들에게 갖거나 느낄 순수한 인간적 관계의 사제지정(師弟之情)마저 끊어놓는게 아닌가 싶어서다.
중간고사 하루 앞둔 저녁,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내려왔다. 교무실은 질문하려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학종 시대’, 수시모집에서 학교 내신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시험 때가 되면 한 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아이들은 온갖 애를 쓴다. 어떤 때는 아이들의 행동이 도가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행동을 탓할 수도 없는 일. 퇴근을 위해 가방을 챙기려는 순간, 한 아이가 교과서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그 아이는 다름 아닌 2학년 ○반의 ○○○였다. 사실 이 아이는 아이들이 영어 관련 모르는 문제가 있다거나 궁금증이 있으면 선생님을 찾지 않고 ○○○을 찾아갈 정도로 영어를 아주 잘했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은 ○○○에게 ‘영어 달인’이라는 닉네임을 붙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수업시간, 단 한 번도 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그 아이는 집중력이 매우 뛰어났다. 더군다나 모르는 내용은 반드시 알고 넘어갈 정도로 지적 호기심 또한 강한 아이였다. 그런데 그 아이가 중간고사 하루 앞둔 오늘 영어 선생님인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것도 영어 교과서를 들고 말이다. 내심 그 아이의 갑작스러운 출현이 궁금해졌다. 녀석은 나의 퇴근을 막은 것에 죄송한 생각이 들었는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선뜩 꺼내지 못했다.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어 줄 요량으로 나는 아이들이 붙여준 녀석의 닉네임을 부르며 나를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영어 달인, 무슨 일이니? 내일 영어시험 있는 데 자신 있지?” 그러자 녀석은 내 말에 대답은 않고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제 고민 좀 들어주세요.” 당장 내일이 시험인데 고민 상담을 해달라는 녀석의 말에 순간 신경이 쓰였다. “고민이라니?” “선생님, 제가 내일 영어 시험 잘 볼 수 있을까요?” 평소 영어를 잘하는 녀석이 영어 시험을 걱정하는 것이 조금 이상해서 물었다. “영어 공부를 안 했구나. 그래도 넌 기본 실력이 있으니까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렴.” “……” 그러자 녀석은 대답 대신 교과서에서 성적표 여러 장을 꺼내 놓았다. 일부는 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 성적표였고 또 다른 일부는 지금까지의 내신 성적 통지표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성적표마다 영어 과목 석차등급에 컬러 펜이 그어져 있었다. 영어 달인답게 모의고사 영어등급이 모두 1등급이었고 원점수 또한 매우 높은 점수였다. 그런데 내신 성적 통지표에 나온 영어 석차등급은 2등급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이제야 녀석의 고민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이해되었다. 매번 모의고사를 보면 거의 백 점을 맞아 다른 학생의 부러움을 산 녀석이 학교 내신에서는 상위 4%를 벗어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더군다나 영어 선생님인 내가 인정할 정도로 녀석의 영어 실력은 뛰어난데 말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치르는 녀석의 영어 시험 성적은 늘 2등급? 바로 이것이 녀석의 고민이었다. 사실 학교 시험은 모의고사와 달리 시험 범위가 명확하여 아이들이 이것 때문에 고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위 4%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하기까지 하다.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밀려날 수가 있다는 것을 녀석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매번 시험이 끝난 뒤 틀린 문제를 분석해 보면 몰라서 틀리는 것보다 실수로 틀리는 경우가 더 많다며 녀석은 안타까워했다. 모든 것은 꼭 1등급을 맞아야 한다는 녀석의 지나친 강박관념과 주위 사람들의 기대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녀석에게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것과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차분하게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기대치에 신경 쓰지 말고 평상심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자 녀석은 조금 위안을 얻은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무튼, 내일부터 시작되는 시험에 녀석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발휘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뒤, 녀석의 환한 미소를 기대해 본다. 상담을 마치고 교무실을 빠져나가는 녀석을 향해 엄지 척을 해주었다.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가 ‘김영란법’이다. 공직자는 물론 모든 국민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사실 법이란 국민의 사회규범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국가의 강제권을 말한다. 그러므로 법은 국민의 생활에 최소한의 강제권을 가져야 하며 인간 기본권이나 삶에 큰 불편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법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김영란법’은 '청탁금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업무를 담당하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위원들까지 법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으니 더 큰 문제다. 한마디로 헷갈리는 법이다. 청렴사회로 가기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법이지만 사회통념이나 우리 국민의 관습에 대한 기본적인 정리 없이 무조건 직무관련자에게는 ‘안 된다’는 잣대는 법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범죄자로 만드는 최악의 법률이다. 오죽하면 국정감사에서까지 질의가 나왔을까? 문제는 법에 대한 유권해석이다. 스승의 날 제자가 선생님께 달아주는 카네이션, 캔 커피까지 ‘법률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스승과 제자의 기본적 상식과 인정을 완전히 배재하는 살아가라는 것과 다름없다. 김영란법의 가장 큰 문제는 이 법은 법을 만든 사람은 물론 법률전문가까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에 대해 문외한 일반 국민들의 불편은 어떠할까. 이 법이 이렇게 난해하다면 잘못된 법이 아닌가? 법은 명확해야 한다. 그렇다고 스승과 제자사이에 카네이션이나 캔 커피 하나까지 규제하는 법은 결코 좋은 법이 될 수 없다. 특히 우리 구민은 모두가 인정으로 가득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우리의 정서를 무시하고 한순간에 냉정한 법의 잣대로 이들의 정을 갈라놓기에 아직은 너무 이르진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권익위가 "직접적 업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엔 3·5·10만원 상한액을 정해 놓았으며 그 나머지는 우리사회 정서에 맞게 융통성 있게 적용해야 일상적인 삶에 불편을 겪지 않게된다. 다시 말해 법이 사회 정의를 유지하는 법률인 만큼 통념상, 상식상 과감하 허용해야 한다. 학교사회도 모이면 ‘김영란법’이다. 물 한 모금 먹기 힘든 법 앞에서 우리의 무균질의 청렴사회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요즘 같아선 친구 한 사람 만나기도 두렵고 차 한 잔 마시자고하기도 어려운 삭막한 세상이 더 피곤한 것이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다 2016. 10. 10. 오후 3시~6시 지역민과 학부모 교직원 140여 명이 참석하여 뜨거운 열기로 가득 채운 현장 저자 오연호 작가와 함께 나눈 깨어 있는시민 그룬트비가 시작한 덴마크 교육 현장 이야기 덴마크 학교의 공통점은? 1. 학교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이냐를 '스스로 찾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2. 개인의 성적이나 발전보다 협동하는 것을 중시한다. 3. 학생과 학부모와 선생과 교장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학교 운영의 주인이 된다. 4. 학생들이 여유 있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인생을 자유롭게, 즐겁게 사는 방법을 배운다.
사람책 도서관 홍보 포스터 강릉지역 초중고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아이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을 실천하고자 만든 마을교육공동체인 「날다 학교」에서는 10월 독서의 계절에 즈음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람책 도서관(Human Library)」을 운영한다. 「사람책」은 사람이 직접 책이 되어 독자들에게 자신의 지식과 경험, 정보, 노하우 등을 이야기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보통 4~5명이 한 그룹이 되어 독자들은 도서관에서 준비한 사람책 목록을 살펴보고 읽고 싶은 사람책을 선택해 만남과 대화를 갖게 된다. 「날다 사람책 도서관」은 청소년들이 인문학적인 삶의 태도와 의미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날다 사람책 도서관」에서는 강원도 교육감을 비롯 강원지역 변호사, 의사, 작가, 농부, 환경운동가, 대학교수, 건축가, 영화감독, 기자, 경찰관, 소방관, 방송PD, 사회복지사, 엔지니어 등 각계각층 다양한 사람들이 청소년을 만나 인문학적인 삶의 태도와 직업윤리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11일 실시됐다. 수능을 앞둔 마지막 평가여서인지 학생들은 한 자 한 자 꼼꼼하게 체크하며 시험을 준비했다.
서령고(교장 한승택)는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부여 백마강카누경기장에서 있었던 제97회 전국체전 카누경기에서 C2-1000m에서 3학년 이대운군과 2학년 최문석군이 금메달, C1-200m, C1-1000m에서 2학년 오해성군이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편 이준성 감독은 ‘올해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소기의 실적을 거두었으며, 내년에도 보다 나은 실적을 거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독서, 모든 것의 시작 이 책에는 동서양의 고전 21권을 중심으로 생각의 힘을 키우는 아포리즘(신조, 원리, 진리 등을 간결하고 압축적인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이 가득해서 좋다. 세상이 좋아지지 않는 이유를 밝혀주는 시키고 대학의 고전 읽기가 그것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음에 놀라고 당황스럽다. 지혜의 시작이 ‘나는 아는 것이 없다’ 던 공자와 소크라테스의 철학에 한숨 섞인 긍정이 나를 감싼다. 현명하다는 말은 지혜롭고 사리에 밝다는 뜻이다. 공부의 목적, 고전을 읽는 목적은 현명한 사람이 되어 보다 나은 행동을 통해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함에 있다. 정신의 공허와 마음의 부족함을 비추어주는 고전을 만나는 책읽기를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다. 읽을수록 목이 마르다. 중독 중에 최상은 책읽기가 아닐까.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고 인생의 가치를 깨닫기 위한 공부는 큰 공부다. 그 공부는 우리가 왜 태어났고 왜 살아가야 하며 고난과 경험이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지 살피게 한다. 인간이 돈을 벌고 번 돈을 쓰면서 느끼는 말초적 행복만을 추구하는 존재라면 그것은 동물과 다를 것이 없다. 인간은 돈 이외의 것도 필요하며, 오히려 돈 이외의 것을 발견할 때 진정한 행복도 알게 되는 법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가진 문제의식의 가치가 여기 있다. 세상은 부조리하고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이런 질문은 우리의 존재 이유를 고민하게 해준다. ‘왜 살지?’라는 고민을 하다 보면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은 별것 아닌 것이 돼버린다. 이런 질문은 우리를 인생의 밑바닥으로 데려가 내가 누구인지를 묻고 생각하게 한다. (23~24쪽)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생각해볼 주제는 ‘죽음’이다. 우리가 죽음을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는 죽음을 생각할 때 더욱 현명해지기 때문이다. 중년이 되면 변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인생관이다. 중년이란 인생의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을 경험하는 시간이다. 한마디로 죽을 날이 그렇게 멀지 않다. 중년이 되면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기에 자연스럽게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되면서 가치관의 변화를 경험한다. (65~66쪽) 《신화의 힘》을 쓴 조셉 캠벨은 고전에 대하여 “제대로 된 사람이 쓴 제대로 된 글” 이라고 정의한다. 제대로 된 사람이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글과 삶이 괴리된 작가의 글은 위선적이기 때문에 공감을 얻기 어렵다. 위대한 삶을 산 작가들의 글이 세월을 이기고 오래도록 남는 이유다. 노벨문학상에 주목하는 이유도 같은 이유다. 조셉 캠벨은 박사학위 과정을 앞두고는 홀연히 학교를 떠나 오두막집에서 책만 읽으며 5년을 지낸다.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에 사로잡혀 읽고 또 읽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신화 공부에 필요한 기초적인 공부를 그때 다 했다고 할 정도였다. 영웅과 구도자의 차이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뭘까?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일종의 구도자 같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험난한 세상에서 삶의 지팡이가 되어줄 스승과 책들을 간절한 마음으로 갈구하기 때문이다. 공자나 석가모니도, 소크라테스도 모두 구도자였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불완전한 상태에서 세상을 헤쳐나 가려면 구도자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안상헌 작가는 말한다. “공부에서도 구도자와 영웅이 있다. 자신의 곤란을 극복하기 위해 배움을 추구한다면 이것은 구도자의 상태다. 영웅은 배운 것을 공동체를 위해 사용한다. 영웅은 보다 큰 것을 생각하고 큰 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그럼으로써 더욱 커진다. 구도자와 영웅은 생각의 크기가 다르다.”고. (116쪽) 지식이 종이 위에서만 머무를 때 그 지식은 죽은 것이 된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할 수도, 우리 삶을 구원할 수도 있다. 살아 있는 지식,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지식이 되려면 공부한 것이 삶에 녹아들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진리에 대한 믿음과 실천이다. 그것이 없을 때 공부는 수단이 되고, 삶은 진리와 괴리된다. 지금 우리가 겪는 삶의 위기는 실천의 결여에서 오는 것이다.(145쪽) 철학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과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니체는 우상의 황혼에서 보는 법을 배우는 것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은 눈으로 하여금 깊고 사색적인 주의력, 오래 천천히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것을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57쪽) 엄밀히 말하면 이 세상에 옳고 그름은 없다. 옳고 그름은 인간이 자신의 관점에서 만들어 놓은 편견일 뿐이다. 이런 편견에서 벗어날 때 사물과 세상의 본질이 더욱 잘 보이는 법이다. (168쪽) 플라톤의 교육론도 인상적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란 장님의 눈에 빛을 넣어주는 주입식이어서는 안 되네. 우리가 탐구해본 바에 따르면 우리의 영혼 속에는 이미 학습에 필요한 능력이나 기관들이 다 구비되어 있네. 그래서 밝은 곳을 보기 위해서는 몸 전체의 기능을 전향시켜야 하듯, 영혼으로 하여금 밝은 부분을 볼 수 잇도록 관조하면서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네. 그것이 최고의 존재인 선을 찾아가는 첩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네."(158쪽) 스승이었던 플라톤은 영혼의 세계를 믿었고 죽어서 이데아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동안 지성을 통해서 이데아를 추구하는 철학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과는 생각이 달랐다. 죽어서가 아니라 살아서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현실의 행복에 대해서 연구하고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 지를 고민했다.(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스 윤리학 정치학165쪽) 탁월성을 향한 노력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탁월성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탁월성이란 인간을 이롭게 만들어주고 인간답게 살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탁월성은 지성의 탁월성과 성품의 탁월성으로 구분된다. 지성의 탁월성은 교육을 통해서 달성할 수 있고, 성품의 탁월성은 습관 형성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166쪽) 이 대목에서 교육의 필요와 학교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는다. 학교와 선생님은 그 탁월성을 향한 노력을 열심히 해야함을! 정치적 삶이란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성찰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를 통제하고 선택에 책임지려 하는 의지를 말한다. (195쪽) 여기서 말하는 정치는 현대의 정치를 말함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삶은 정치적 삶이 아닐까? 위기의 순간에 그 사람의 인성이, 품격 수준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지식을 두 가지로 나눈다. 소유적 지식과 존재적 지식이 그것이다. 소유적 지식은 생존을 위한 지식이며 소유적 생존방식을 추구한다. 이것은 자기계발서나 직업을 얻기 위한 공부와 책 읽기에 해당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소유적 생존방식을 위한 독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에 비해 존재적 지식은 실존을 위한 지식이며 존재적 생존방식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장자의 공부론도 공감이 간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삶에는 끝이 있다. 아는 것에는 끝이 없다. 끝이 있는 것으로 끝이 없는 것을 추구하는 것은 위험할 뿐이다. 그런데도 계속 알려고만 한다면 더더욱 위험할 뿐이다. 해결 방법은 익숙하고 고루한 지식 버리기, 선입관 내려놓기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하나임을 보는 것이다. (250쪽)" 어떤 외적인 일로 네가 고통 받는다면, 너를 괴롭히는 것은 그 외적인 일이 아니라 그에 대한 네 판단이다. 네 의견을 버려라. 그러면 네가 피해를 보았다는 느낌이 사라질 것이다. 내가 피해를 보았다는 느낌이 사라지면 피해도 사라질 것이다. (183쪽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에서) 공자, 정치적 인간의 길 "더불어 말을 해야 할 때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하지 않아야 할 때 더불어 말하면 말을 잃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말을 잃지도 않는다. 논어 공자 생각한다는 것은 이성을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성의 뒤에 웅크리고 있는 본능을 무시해버렸다. 기업에서 인사이트(insight)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어떤 문제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통찰을 가리킨다. 기업이 인문학을 강조하는 것도, 사람들이 고전을 스스로 찾아 읽는 것도 이런 인사이트를 얻을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문제를 잘 풀고, 해외유학을 다녀오고, 박사학위를 받아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인사이트로 연결되지는 않을 듯하다. 오히려 지식은 인사이트와 거리가 멀지도 모른다. 인사이트는 지식이 아니라 도취와 그 너머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돈키호테적인 것, 미토스적인 것, 비극적인 것,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해답은 그동안 우리가 동물적이라며 비천하게 여기고 오해했던 것들에 있지 않을까? (277~278쪽) 니체는 《우상의 황혼》에서 내가 만든 것이 우상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내가 만들어온 우상은 무엇이었을까? 절대적인 진리도, 옳고 그름에 대한 맹신도 모두 우상임을 깨닫는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붙잡아야 하는지 깨닫는 순간의 행복을 누리는 순간이 바로 天福이다. 이 책은 하늘이 준 복을 깨닫게 하는 것이 고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시카고대학의 고전읽기를 소개한 이 책의 깊이와 저자의 통찰력에 감사하며 책을 덮는다. 몇 번은 더 읽어야 할 책이다. 메모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독서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초록을 소개하는 것은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탓이다. 인문고전 독서지도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과 부모님께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는 재난을 통하여 인간의 본성이나 사회성, 국민성이 어떤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007년 12월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이 해상 크레인과 충돌해 탱크에 있던 기름이 바다를 뒤덮었다. 기름에 전 바닷가 바위와 모래사장을 청소하기 위해 연인원 123만명의 자원봉사자가 이곳을 찾았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이것이 한국인들의 좋은 단면이다. 2014년 4월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는 어부들이, 잠수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 구조와 시신 수습에 나섰다.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들의 지원 행렬도 이어졌다. 작가 리베카 솔닛이 ‘재난 유토피아’라고 했던 바로 그것이었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지 꼭 2년이 되던 올해 4월16일 새벽 1시25분,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 규모는 M7.3, 진도는 5~7이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도쿄에서 느낀 지진 강도는 진도가 5였다. 구마모토의 주민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하고 어리둥절할 정도로 처음 겪는 엄청난 지진이었다. 1만 3천여 가구가 사는 마시키마치에서만 전체의 5분의 1에 가까운 2714채의 집이 전파됐다. 한 마디로 전쟁터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복구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를 정도이다. 구마모토에는 아직 철거하지 못한 집, 구마모토성의 무너진 성벽, 산사태 흔적이 남아 있다. 동일본 대지진 때에 견줘 복구 속도는 엄청나게 빠른 편이라는 평가이다. 자위대가 다음날 바로 들어와 구조와 복구에 나섰다고 한다. 지진으로 인한 규슈의 경제적 피해는 26조~50조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지역 사람들에게 절망은 아직 보이지 않은 것 같다. 무너진 건물은 정부가 무상으로 철거해 주고, 최대 20억엔까지 피해는 4분의 3을 지원해준다고 한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경제회복을 위한 지원이다. 규슈는 관광이 주요 산업 가운데 하나인데 이 업계 타격은 심각했다. ‘골든 위크’(5월 초의 긴 황금연휴)를 앞두고 지진이 일어나 예약이 대부분 취소됐다. 일본 정부는 내외국인 관광객의 숙박비 할인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즉시 편성했다. 7월부터 9월까지는 70%를 할인하고, 2단계로 10월부터 12월까지는 50% 할인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많아 정부는 건강 테마파크인 아소팜랜드 시설 일부를 이재민 숙소로 쓰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운영회사가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정부는 평소 숙박비의 절반가량을 낸다. 피난 가족인 5명이 살기에 좁고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런 큰 지진에 가족 모두가 아무 부상 없이 무사하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더 바랄 게 없다.”는 소감을 표했다. 리베카 솔닛은 우리 인간이 이타주의와 연대의 정신으로 재난 가운데서 지옥을 통과해 낙원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인간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 이것을 일본인들은 보여주고 있다. 지진 현장에서 너무나 질서정연한 모습에 내가 아는 한 지인을 놀라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절망의 터널에서 고난을 견뎌내고 희망을 갖도록 하는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재난 유토피아가 무책임하고 무능한 국가의 뒷모습이어선 안 된다. 얼마 전에 일어난 지진 속에서 아직도 전혀 준비가 안되 우리 나라 안전 시스템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아직도 학교는 학생들에게 '가만 있으라'는 지도로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 세월호를 통하여 너무나 학습한 것이 없다는 사실에 또 놀라게 된다. 그리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진이 일어난 지 26분 만에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규슈엔 이렇다 할 재난 유토피아가 없었다.
제15회 해미읍성 역사체험축제 관람기 제15회 해미읍성 역사체험축제가 시작되는 첫날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려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8일 토요일엔 비가 그치고 청명한 가을 날씨가 활짝 얼굴을 내밀었다. 아침 일찍 자고 있는 아내와 딸을 깨워 석림 성당 앞에서 행사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해미 면사무소 앞에서 내렸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해미는 이미 수많은 차량과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해병 봉사단원들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지만 워낙 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체증을 빚었다. 버스를 타고 온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읍성으로 향하는 길옆에는 수많은 상인들이 판매부스를 설치해놓고 서산의 특산품인 9품 9미를 팔고 있다. 부스마다 시식해 볼 수 있는 코너가 있어 우리는 마늘빵을 시식해보았다. 먹자마자 진한 마늘향이 입안에 가득하다. 마늘의 향기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성안으로 들어서자 이번 역사체험축제의 주제인 ‘성벽은 살아있다’라는 깃발이 바람에 힘차게 나부끼고 있다. 특히 올해로 15회를 맞는 이번 축제는 정부의 지원이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많은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입구엔 현금을 조선시대 엽전으로 교환해주는 곳이 있는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500년 전의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엽전을 교환한 뒤 주변을 둘러보니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있어 가봤더니 빈대떡을 부치고 있다. 접수처에서 호패를 발급받아 제시하자 빈대떡 재료를 무료로 준다. 받은 재료를 불에 달궈진 가마솥 뚜껑에 붓고 직접 요리를 해서 먹기 때문에 맛이 일품이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이라 기막힌 추억이 될 듯싶었다. 빈대떡을 부쳐 먹고 나니 곧 마당극이 시작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사건을 극화한 관아 마당극으로 어찌나 사실적인지 마치 현실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생생했다. 관객들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해가 갈수록 관광객이 늘어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어린아이들은 소달구지를 타며 즐거워하고 어른들은 투호와 윷놀이로 읍성 안은 그야말로 잔치마당이다. 어떤 이들은 보부상 체험에도 참가하고 또 어떤 이들은 북과 장구 등을 직접 연주해 보며 전통 악기의 매력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민속놀이 체험으로 연 만들기와 연날리기도 있다. 온갖 형상을 한 형형색색의 연들이 가을 하늘을 수놓고 있어 해미읍성의 하늘은 한 폭의 풍경화 같았다. 정신없이 축제를 구경하다 보니 출출하다. 어느새 오후 다섯 시가 넘어 있다. 우리는 전통주막에서 갓 구워낸 화전을 사서 함께 먹었다. 방금 만든 것이라 맛이 일품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해미를 방문했을 때 직접 드셨다는 키슬링이란 빵도 사 먹었는데 한 개에 4000원으로 좀 비싼 것이 흠이다. 야간 공연인 '조선시대 판이 열린다'를 끝으로 역사체험투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해미읍성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융성하던 조선시대 어느 한 시기를 그대로 옮겨온 듯 흥성거려 보였다.
경기도 수원시 양명고등학교 환경동아리(“꿈의 학교 에코스쿨”)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교내 잔반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양명고 잔반 처리 작전(이하 ‘잔반처리작전’)”으로 잔반을 남기지 않은 학생들이 식사 후 ‘그린존’이라는 퇴식구에 식기를 반납하고 이를 민간환경단체(한국환경교육협회)가 인증해 주는 프로젝트 활동으로, 학생들 스스로가 학교에서 낭비되는 음식물을 줄여보고자 실시하고 있는 환경 친화적 프로젝트이다. 잔반처리작전의 활동 기간은 2016년 9월 7일부터 10월 5일까지 약 4주 가량이었으며, 활동 종료 후에는 프로젝트 활동으로 인해 줄어든 잔반의 양을 측정하고 활동 전 4주간의 잔반처리량과의 비교를 통해 잔반줄이기 프로젝트 활동의 경제적 효과 등을 측정해 보게 된다. 경기도 교육청이 제공하는 “2015 급식학교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개선방안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 6월 말까지 경기도내 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연간 발생하는 잔반량 27.7kg에 달하는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하고 있어 이번 양명고등학교 학생들의 잔반처리작전의 결과가 기대된다.
하윤수 신임 교총회장이 지난 7월 7일 취임식에서 교육개혁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데 이어 교육계, 정치권 안팎에서 범국가적 위원회 설치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교육개혁에 대한 주문이 높아지는 가운데 내년 대선에서 위원회 신설 등 교육현안이 핵심쟁점으로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윤수 제36대 교총회장은 지난 7월 7일 취임식에서 “정파‧이념에 흔들리지 않는 교육개혁위원회를 구성해 교육현안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현 정부에 촉구했다. 하 회장은 “역대 정부가 이름은 다르지만 각계 전문가로 기구를 구성해 여론을 수렴하고 교육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 추진한 만큼 현 정부도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전두환 정부의 ‘교육개혁심의회’를 시작으로 노태우 정부는 ‘교육정책자문회의’, 김영삼 정부는 ‘교육개혁위원회’, 김대중 정부는 ‘새교육공동체위원회’와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 노무현 정부는 ‘교육혁신위원회’, 이명박 정부는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를 뒀다. 보수진영에 속하는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4일 바른사회운동연합 교육개혁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제4차 산업혁명과 한국교육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차기 대선 주자들에게 교육개혁위원회 도입을 제안하며 대선 공약화를 주문했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특히 교육개혁이 시급하다”며 “창조성과 협동성을 가진 인재를 키우려면 무엇보다 교사양성과 대학입시 제도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개혁을 위해 차기 대선 주자들에게 10년 임기의 ‘대통령 교육개혁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정권 임기와 관계없이 최소 8년은 일관성 있게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임기를 10년으로 하고 위원의 3분의 1은 여야 추천으로 하자”고 밝혔다. 총리실에 범부처 차원의 교육개혁추진단, 청와대 비서실에 교육개혁수석을 두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을 거듭 주장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 교문위가 실시한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교육부를 해체하고 교사와 학부모, 정치권이 참여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향후 10년 간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다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교육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유성엽 교문위원장도 지난달 1일 한국교육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육부의 기능 중 많은 부분을 대학, 시도교육청 등에 이관하고 위원장의 정치적 중립과 임기를 보장하는 독립적 합의제 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대선에서는 교육 현안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개혁 기구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는 가운데 교총은 교육개혁위원회 설치를 교섭, 법제화 등을 통해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이헌구 정책개발연구실장은 “현재 교육개혁위원회 설치를 교육부 교섭과제로 요구한데 이어 관련법 발의를 위해 국회 대상 활동을 펴고 있다”며 “내년 대선 교육공약과제로 요구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8일에서 이틀로, 현장에서 국회로.’ 집권여당의 보이콧으로 반쪽국감을 연출했던 국회 교문위가 이번에는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을 단 이틀 동안 ‘몰아치기’ 국감으로 끝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국회 교문위는 6일 8개 시교육청, 7일 8개 도교육청을 한꺼번에 감사하는 유례없는 기염(?)을 토했다. 주목할 대목은 전국 시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단 이틀 만에 실시한 경우는 2000년 16대 국회 이래 초유의 일이라는 점이다. 특히 16대 국회 상반기(2000~2001년) 교육위원회가 시도교육청 국감을 8일 동안 진행한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후 교육청 국감은 17대 때 6일, 18대 5일, 19대 3일로 점차 축소돼왔다. 이렇게 된 데는 교육만 관장하던 교육인적자원부가 18대 이후 타 부처와 합쳐지며 교육과학기술부, 교육문화체육관광부로 재편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18대 국회가 교육과학기술부 체제 하에서도 시도교육청 국감을 매년 5~6일씩 실시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한 교육위원실 관계자는 “효율성 때문에 그렇게 했다는 게 공식입장”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그러나 파행만 거듭한 교육위는 효율성과 거리가 멀다. 6일 시교육청에 대한 국감에서 교문위는 교육과 관련 없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증인채택 문제로 정회를 반복하며 오후 5시까지 허송세월했다. 효율은커녕 국감시간만 단축시킨 셈이다. 5시까지 실질적인 국감시간은 단 40분, 4명의 의원이 3명의 교육감에게 질의를 했을 뿐이다. 교육감직선제 이후 더 중요해진 시도교육, 갈수록 중앙-지방교육의 충돌이 빈발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부실국감’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29명이나 되는 의원 수에 ‘수박 겉핥기 국감’도 재연됐다. 16대 때 16명이던 의원 수는 17대 19명, 18대 21명, 19대 24명(2013~2015년 30명)으로 늘었고 현재는 29명에 달한다. 의원 당 질의시간이 짧다보니 의원들은 “시간이 부족하다”며 제 할 말만 하기에도 바빴고 나머지는 서면질의로 대체하는 ‘효율성’을 발휘했다. 국회 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교육을 분리하자는 논의도 상시국감 논의도 당리당략에 물거품이 됐다”며 “일하는 국회는 요원하다”고 일침을 놨다.
살면서 누군들 사연 있는 이야기 하나 없을까마는 40년이 가까워지는 교직인생에서 쓰고 싶고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 같다. 어렸을 때 할머니는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 소설책 2~3권은 거뜬할 거라고 얘기하셨다. 나도 그랬나보다. 교단수기공모라는 글을 읽는 순간 바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2시간 만에 완성한 원고를 수정하자마자 바로 보냈으니까. 손에 가시처럼 그 아이는 불쑥 불쑥 내 삶의 어느 순간에 나타나 마음을 불편하게하고, 궁금하게 하고, 슬프게 하기도 했다. 내 잘못이 아니지만 괜히 미안하고 눈치가 보이고, 상대가 마음을 다칠까봐 노심초사했던 기억의 편린들.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내 자신이 무능하고 괴로웠던 시간들. 그런데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를 쓰고 나니 마치 신부님 앞에서 고해성사를 한 것처럼 마음이 조금 덜 무겁다. 살면서 후회 없는 인생도 있을까? 남에게 한 번도 상처주지 않은 삶도 있을까? 언제나 봄날처럼 따뜻하고 화사하게 지낸 삶도 있을까? 아침 출근길, 화단 옆 시멘트 틈 사이에 돋아난 잡초를 보고 무릎을 구부려 앉아 들여다본다. ‘그래, 열심히 살아. 바람도 마시고, 물도 마시고, 구름도 보면서. 햇살에 빛나는 조명 받는 삶이 아니어도 너도 이 우주만큼 소중한 생명이야.’
지금부터 30여년전, 나는 5년차 교사였다. 새 학교로 발령받아 처음 출근하는 날. 버스에서 내려 교문에 서니, 운동장을 지나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교무실이 보였다. 다행히 교무실 문은 열리는데 사람은 안보이고, 날씨는 차가운데 난로도 피워져 있지 않았다. ‘교장선생님도 오늘 부임하신다던데 나 혼자 참 빨리 도착했구나.’ 혼자 중얼거리며 추워서 앉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교무실 밖을 무연히 바라봤다. 눈송이가 하나둘 내리는 차가운 날씨에도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놀고 있었다. 6학급의 작은 시골학교라 학생 수가 적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넓은 운동장을 적은 숫자의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는 게 아침햇살에 반사돼 약간은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운동장에서 뛰는 아이들 중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과 공을 쫓아 뛰어가는 데 이상하게 옷자락이 유난히 펄럭거리는 것이다. 아무리 형의 옷을 물려 입었더라도 너무 덜렁거려서 ‘혹시 팔이 없는 아이인가?’라고 생각했으나 그러기에는 너무나 잘 뛰고 움직임이 빨랐다. 그러나 교문을 들어서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이내 그 아이는 잊혀졌다. 나는 5학년을 맡게 됐다. 교장선생님께서 "잘 부탁합니다. 그 반을 맡겨서 죄송한데 1년만 수고해 주세요"라고 하신 게 무슨 뜻인가 했는데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눈살을 찌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마치 화장실 안에 있는 것과 같은 악취가 문을 여는 순간 교실에서 풍겼던 것이다. 그것도 시골의 재래식 화장실 냄새. 시골아이들이어서 안 씻어서 그럴까, 날씨가 추우니까 문을 열지 않아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난 땀 냄새, 몸에서 풍기는 냄새가 섞여서 이런가 싶기도 했다. 교실 안의 아이들을 둘러보는 순간 아까 운동장에서 유난히 긴 팔을 덜렁거리며 뛰었던 아이가 보였다. 바짝 마른 얼굴에 커다란 눈망울, 가느다란 목, 그리고 무엇보다 어른의 것으로 보이는 윗옷. 점퍼 같은데 마른 몸집에 비해 너무 컸다. 제일 놀란 것은 아이답지 않은 반항적인 아니 사람을 질리게 하는 표독한(?) 표정. 쉬는 시간에 교무실에 가서 다른 선생님에게 그 아이에 대해 물어봤다. 그 아이는 딸만 내리 다섯을 낳은 집의 장손이었다. 아들을 낳기 위해 엄마는 별별 약을 다 지어먹었고, 드디어 낳은 아이는 그토록 기다리던 아들. 부엌에서 동네에 돌릴 떡을 안치던 시어머니의 귀에 손자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시어머니는 어서 젖을 물리라고, 우리 귀한 손자 배고픈가보다고 성화를 부렸다. 그러나 젖을 물려도 핏덩이는 고개를 저으며 자지러지게 울고 버둥거렸다. 속이 타는 시어머니와 엄마는 아이가 벌레에게 물렸나 몸을 살폈는데, 이건 무슨 조화란 말인가? 항문이 없었다. 그저 배처럼 매끈한 엉덩이가 있을 뿐. 계속 먹기만 하고 배설을 못하니 아이의 배는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다. 청천벽력과 같은 현실에 인근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도시의 큰 병원으로 빨리 가라는 얘기만 들었다. 대학병원으로 향했으나 현재의 의료기술로는 항문을 만들 수 없고 인공항문을 배 쪽에 달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배에 인공항문(대롱)을 달아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이 장으로 가지 않고 바로 밖으로 배출되도록 했다. 그래서 배에 달린 대롱을 통해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이 바로 가죽 주머니로 나오는 통에 음식물 냄새가 온 교실에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쉬는 시간이면 누나가 학교 옆 강가로 데리고 가서 가죽주머니에 든 음식물을 비워주고 데리고 온다고 했다. 귀한 동생이 항문이 없게 태어났음을 안 누나들은 공장을 다니며 모은 돈을 내놓았고, 엄마 아빠도 시골의 논밭을 모두 내놓고 서울 큰 병원으로 다니며 부지런히 치료할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2년 뒤 정상적인 둘째 아들이 태어나자 이 아이는 그만 가망이 없는 쪽으로 가족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된 모양이었다. 얘기를 나누는 중에 우리 반 아이가 교무실로 달려왔다. 그 아이가 아이들을 죽인다고 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남자교사와 함께 달려가 보니 아이는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채 칼을 들고 아이들을 다 죽이겠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한 여학생이 너 때문에 새 선생님이 가르치기 힘들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겨우 달래 아이에게서 칼을 뺏고 그날은 공부 대신 아이들에게 이 아이와 잘 지내도록 지도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한번이라도 이 아이를 가슴 아프게 하는 아이는 우리 반 자격이 없다고. 다른 사람의 힘들고 아픈 가슴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보고 행동하라고 말이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지만 마을에서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서 서로를 잘 알고 있었기에 말조심, 행동도 조심하기로 했다. 그러나 가끔씩 미친 듯이 화를 내고 아무에게나 시비를 걸고 관사에 가서 칼을 집어 들고 와 다 죽이고 자기도 죽겠다고 소리를 치며 난동(?)을 부린 탓에 나의 1년은 참 힘들었다. 그러나 1년 뒤 교장선생님은 또 내게 담임을 맡아달라고 부탁하셨고, 나는 6학년을 마칠 때까지 그 아이를 맡게 됐다. 6학년을 마칠 무렵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걱정이 됐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주변 5개 면의 아이들이 모이는 중학교인데, 초등학교처럼 어려서부터 같이 자라 처지를 알고 이해해준다면 좋겠지만 만일 아이들이 괴롭히거나 아픈 곳을 지적한다면 어쩌지? 이 아이는 중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나는 중학교 교장선생님께 편지를 썼다. 이 아이의 출생, 몸 상태, 그 뒤의 변화, 성격, 냄새, 처리방법, 2년간의 상세한 행동, 담임 배정에 신경 써주시라는 부탁 말씀 등을 담았다. A4 용지 4장 분량을 정성껏 채우고 편지를 붙였다. 며칠 뒤 중학교 교장선생님께서 내게 전화를 주셨다. 편지 잘 읽었노라고, 좋은 담임을 찾아 맡기겠노라고 약속하셨다. 나는 집에서 좀 더 가까운 학교로 전근을 가게 돼 그 학교를 떠나게 됐다. 그렇지만 그 근방을 지나거나 그곳과 비슷한 지명만 들어도 늘 그 아이 생각이 났다. ‘잘 지내는 거지? 언젠가는 과학이 발달돼 네 장애도 고칠 수 있을 거야, 힘내, 힘내야 해.’ 그리고 2년 뒤 버스 안에서 우연히 이전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던 선생님을 만나 그 아이 소식을 들었다. "중학교 가서 1학년 1학기도 못 마쳤다고 하던데요. 그냥 집에 있답니다. 아이들이 냄새나고 더럽다고, 병신이라고 하도 놀리고 때리는 통에 도저히 학교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교장선생님도 담임교사도 집에 가서 설득했는데, 아이들이 선생님 눈을 피해 하도 괴롭히는 바람에 몇 번 다시 다니다가 결국 포기했다더군요." 그리고 그 선생님은 덧붙였다. "하긴 군대를 갈 수 있겠나? 취직을 할 수 있겠나? 장가를 갈 수 있겠나? 생각하면 참 답답한 인생이지요." 그 아이와 만난 지 30년이 지나간다. 나는 집에서나 밖에서 기분 나쁜 일이 있었어도, 교문을 들어서면 모든 것을 다 잊고 학교생활에 집중하며 늘 즐겁고 후회 없이 지냈다. 그리고 언제나 아이들을 천사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가끔은 지난 일을 떠올리면서 왜 아이들이 그렇게 그 아이를 괴롭혔는지, 왜 친구로 받아주지 않았는지, 그냥 가엽게 여겨주지 않았는지, 그 아이의 삶의 무게를 한번만이라도 생각해주지 않았는지 등의 질문을 혼자 하곤 한다. 지금 그 아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다 죽여 버릴거야"라고 소리치며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됐던 그 아이의 얼굴, 핏발선 눈동자, 칼을 든 가느다란 손목을 생각한다.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해.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해답은 모르지만 그래도 태어났으니 열심히 살아야해.’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가 지역주민의 학교 시설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수정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지만, 화장실 사용료 미징수 예외조항을 그대로 적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화장실 사용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상 학교 건물 출입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수정안의 취지가 퇴색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학교시설 개방은 지역주민의 소통과 지역 문화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이다. 학교는 학생을 교육하는 장소이므로 교육활동에 방해나 불편을 겪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방과후 학생교육 활동이 종료된 시점부터 가능하다. 그러나 학부모들과 달리 지역주민들의 요구는 학교가 지역사회에 속한 기관이므로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개방하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빈 교실이나 부대시설은 상시 개방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군청이나 시청 등을 통해 민원을 넣고 있어 학교시설 개방에 대한 시·도 교육청의 지침에도 크게 벗어난 요구다. 사실 일선학교는 시·도 교육청의 지침에 준수하는 밖에 없지만 시설 사용 후의 관리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방과후 사용으로 인한 관리가 어려울뿐 아니라 체육관, 운동장, 화장실 등은 사후 쓰레기로 몸살을 앓을 정도로 뒤처리가 안 되고 있고, 여기에 과다한 물 사용과 전기료는 시설 개방에 대한 또 하나의 걸림돌이다. 이번 서울시교육의 '학교 시설의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개정에 문제가 되는 화장실 사용료의 미징수는 근본적인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항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입법예고 중인 수정이 수정전안 그대로란 점일 뿐 아니라 자칫 화장실은 무조건 개방하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학교시설을 사용하면 화장실도 개방하는 것이 원칙이나 시설 사용료에 화장실 청소비 정도는 함께 넣어야 학교시설 개방에 대한 합리적인 의미가 있고 사용료에 대한 부담감도 책임감을 느껴 보다 깨끗이 사용하는 것이다. 학교 화장실 사용의 무료의 의미는 아무나 마무 때나 학교 화장실 출입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크다. 이는 외부인의 학교출입에 대한 단속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있어 학생보호에 더 큰 어렵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학교시설은 학생교육과 학생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무리 지역주민들의 요구라 하더라도 학생교육에 방해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때문에 학교설설 개방은 학교관계자나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보다 신중한 수정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토요일 저녁에 외국인이 쓴 '내가 인생에서 불행한 이유'를 읽었다. "난 정말 못 생겼다. 난 너무 뚱뚱하다. 난 너무 키가 작다. 난 별로 머리가 좋지 않다. 난 너무 몸이 약하다. 난 대학을 다니지 못했다. 난 배경이 시시하다. 난 대머리다. 난 여자로 태어났다..." 이 글을 읽고 성공의 비결이란 글을 읽은 것이 떠올랐다. 성공의 비결은 성공의 실패 원인을 알고 이를 고쳐나가는 것이다. 성공의 실패 원인 중 하나가 자기비하였다. 위의 글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람에게는 자신을 향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내 속에 작은 거인이 잠자고 있다. 무한한 잠재력인 잠자는 거인을 깨우면 무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나는 못생긴 것이 아니라 누구못지 않는 나만의 매력이 있다. 난 뚱뚱한 게 아니라 남들보다 더 좋은 체력을 가졌다. 나에게 운동하도록 좋은 기회를 주고 있구나... 열등의식을 버리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차면 열등의식에 사로잡히게 되고 자신은 한없이 나약해지고 만다. 무엇이든지 자신감이 떨어진다.열등에서 탈출해야 성공의 길로 달려갈 수 있는다. 자신의 내면을 강하게 키워나가야 하겠다. 외유내강이라 겉으로 유약해 보여도 속사람이 강하면 무엇이든지 도전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것이다. 불행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어리석은 자가 되면 안 된다. 환경이나 조건이 행복을 가져주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자기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마음이 참 중요하다. 마음을 지켜야 한다. 굳센 마음, 강한 마음이 필요하다. 자신이 제일 귀중한 존재다. 자신이 남에게 유익을 주는 존재다.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 10대 청소년은 젊음이 강력한 무기다. 내 앞에는 불가능이 없다. 나는 위대한 존재다.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자다. 이런 생각들이 샘솟듯 솟아나야 한다. 한 50대 지도자는 언제나 긍정적인 말, 축복의 말을 한다고 한다. 어디가 아파도 아프다 소리 안하고 늘 희망적인 말만 한다고 하였다. 사람의 긍정적인 언어가 전파를 타고 남에게 긍정적인 사람 되도록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반대로 부정적인 말만 하고 원망하고 불평하는 사람은 부정적 언어가 전파타고 흘러가서 남을 불행하게 만들고 병들게 만드는 것이다. 자기를 비하하지 않도록 학생들을 잘 지도하면 행복한 사람, 성공의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는 '아시아의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은 나라다. 이책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스웨덴의 군나르 미르달이 쓴 책 이름이다. 이 책의 서두에서 "한 나라가 가난해지는 것은 반드시 그럴만한 원인이 있기에 가난해진다. 저절로 가난해지는 나라는 없다."고 하였다. 이처럼 ‘왜 어떤 나라는 가난하고, 어떤 나라는 부유할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그러나 인간 사회에 대한 궁금증은 연구소에서 하는 ‘통제된 실험’을 통해서는 답을 구할 수 없다. 세상의 어느 나라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통제된 실험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는 인간에게 동등한 ‘자연실험’을 행해왔다. 역사의 과정은 비슷한 사람들도 정부와 생활조건·식생활 등이 다르면 삶의 격차가 커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한과 북한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는 본래 한 나라가 아닌가. 한 나라를 둘로 나눴지만 삶의 차이가 실로 엄청나다. 이처럼 의도적인 조작은 불가능하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준 조건을 살펴보는 자연실험과 유사한 방법을 통해 인간사회에 대한 설명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부유할까. 한국은 50년 만에 빈곤국가에서 부유한 국가로 성장했다. 1950년대 한국과 가나·필리핀 등 세 나라는 똑같이 가난했다. 당시 경제학자들은 “어느 나라가 가까운 미래에 부유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가나와 필리핀은 부유해지고 한국은 영원히 가난하게 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가나와 필리핀은 쾌적한 열대기후와 풍부한 자연자원을 가졌지만 한국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다. 가나와 필리핀은 여전히 가난의 늪에 빠져 있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가 됐다. 경제학자들이 한 나라의 부는 자연자원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적자원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결정적 원인은 자원의 빈곤이나 부족이 아니라 불합리한 생활태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국민적 통합성, 읽고 쓰는 능력, 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또 긴 역사 속에서 ‘한국인’이라는 민족의 정체성을 공유해왔고 오랜 시간에 걸쳐 인적 자본과 제도들을 발전시켜 왔다. 1950년대 정치적 안정과 독립을 회복한 후에는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인적자본과 제도들이 토대가 돼 경제적으로 이륙할 준비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가나와 필리핀 등은 불행히도 인적자본과 제도의 전통이 부족했다. 한국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었다.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뛰어난 성공 스토리를 쓴 한국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학자들도 있다. 한국이 부유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한글’이라는 문자체계다. 한국인들은 한글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한글이 세계 기준으로 볼 때 얼마나 훌륭한지 충분히 알지 못한다. ‘한글은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것도 2등과 차이가 큰 1등이다. 한글의 모음과 자음은 서로 다른 모양이다. 그래서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도 몇 분의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한글 기호가 어떤 종류의 소리를 표현하는지 분간하고 정확한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는 쉽지만은 않다. 이 땅에 태어나 자란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외국인들이 이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영어나 로마자를 읽는 사람들은 모음이나 자음, 서로 다른 종류의 자음들이 모양에 통칙이 없고 ‘p, q’나 ‘d, b’와 같은 몇몇 알파벳은 모양이 비슷해 자주 헷갈린다. 그런 알파벳들을 묶어 하나의 음절을 만들고 한 번에 한 개의 알파벳이 아니라 한 번에 한 개의 음절을 읽는 법을 배운다. 유럽 언어의 모태가 된 로마자와 같은 알파벳 문자체계도 나름 장점이 있고 일본의 가타카나·히라가나처럼 음절 문자체계도 나름의 장점을 갖췄다. 그러나 알파벳 단독 또는 음절 문자체계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오직 한글만이 알파벳을 음절 그룹으로 묶음으로써 두 체계의 장점을 하나로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면서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문자체계다. 한글의 장점은 뛰어난 한국의 교육과 함께 한국이 부유해지고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매우 빠르게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인류는 국가 간 불평등, 기후변화, 환경자원 남용 등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한국이 온갖 어려움을 뚫고 성공 스토리를 써왔듯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도 한국인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국민 개개인의 건전한 인격 없이 부강한 나라를 세울 수 없고 번영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연 국민의 정신적, 도덕적 수준을 넘어설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