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7,83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급변하는 시대에 생존 전략으로 배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가이다. 문제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는가? 세상이 좋아졌다는 증거가 직장인도 서울대 강의를 들을 수 있고, 남학생도 여대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형 온라인 무료 공개강좌 ‘K-무크(MOOC, www.kmooc.kr)’에선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14일 서비스를 시작한 K-무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올 2월 15일 현재 총 56만8000여 명이 방문했고, 이 가운데 6만2000여 명이 수강 신청해 강의를 듣고 있다. 인기 요인은 누구나(Massive), 무료로(Open), 인터넷(Online)을 통해 우수한 대학의 강의(Course)를 수강할 수 있다는 ‘무크(MOOC)’라는 이름의 뜻에서 찾을 수 있다. 무크는 해외에선 이미 몇 년 전부터 유행했다. 에덱스(edX), 코르세라(Coursera), 유다시티(Udacity) 등 온라인 공개 사이트에서 하버드, 스탠퍼드, MIT, 프린스턴 등 미국 일류 대학들의 실제 수업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면서부터다. 뉴욕타임스는 2012년 무크를 교육계의 가장 혁명적인 사건으로 꼽으며 “무크가 대중을 위한 아이비리그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K-무크는 정부와 국내 대학이 협력해 선보이는 한국형 무크다. K-무크 누리집(www.kmooc.kr)에는 현재 서울대를 비롯한 10개 대학의 27개 강좌가 개설돼 있다. 교육부는 강좌 수를 올해 80여 개까지 늘린 뒤 2017년 300개, 2018년 500개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수강생이 들은 강좌는 서울대의 ‘경제학 들어가기’라고 한다. 국내 미시경제학의 대가로 알려진 이준구 교수가 진행하는 이 강의는 서울대 안에서도 명강의로 알려져 있다. 강의는 고용과 물가 등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등 경제학의 기초를 설명하는 것이 중심을 이룬다. 두 번째로 호응도가 높은 강의로는 성균관대 박영택 교수의 ‘창의적 발상’이 꼽혔다. 박 교수는 창의적이라 평가되는 수천 건의 사례를 직접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창의적 사고의 패턴을 설명한다. 이 패턴을 익히면 누구나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강의는 주부, 중고생들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기응·오혜연 교수의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은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개인비서 ‘자비스’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등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대중의 눈높이에 맞췄고,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의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카우보이 동성애자를 통해 양면적인 남성성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등 수강생들의 토론을 이끌어내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뤄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수강생은 각 강좌가 정한 일정 기준(퀴즈, 과제 등 평가 점수)을 충족하면 대학 명의의 이수증도 받을 수 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대학에선 무크를 활용해 온라인으로 사전 학습한 뒤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팀 프로젝트, 토론식 수업 등을 진행하는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 역진행 수업방식)’을 활성화할 수 있고, 고등학생 등은 동아리 교재나 진로 탐색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누리소통망(SNS), 인터넷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교수와 다른 지역 거주인, 외국인, 직장인 등이 광범위한 학문 공동체를 구성해 의견을 나누는 소통 채널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강의의 장점은 아무 때나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상 시간 때문에 직접 대학에 가는 기회를 잡지 못한 사람들에게 권장할 만하다. 현재 수강생도 10대부터 50대까지 수강생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이는 배움에는 연령이 따로 없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오후에 갑자기 눈이 많이 내렸다. 내일부터 꽃샘추위가 찾아온다고 한다. 시샘은 자연이든 사람이든 좋지 못하다. 자신의 속마음만 내비치고 만다. 시샘한다고 오는 봄을 막을 수 있을까? 막을 수 없다. 아무리 아쉬워도, 아무리 미워도 피해를 주려고 하는 짓은 하면 안 된다. 이솝 우화에 춤추는 낙타의 이야기가 나온다. 숲 속의 짐승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장 인기 있는 동물은 작은 원숭이였다. 장기자랑을 하는데 작은 원숭이가 무대에 나와 날쌘 동작으로 유연하게 춤을 잘 추었다. 모두가 좋아했다. 인기가 좋았다. 덩치가 큰 낙타가 고민이 생겼다. 장기가 없었다. 인기 있는 원숭이처럼 무대에 올라가서 엉성하게 춤을 추었다.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무안을 당했다. 부끄러움과 수치를 안고 무대로 내려오고 말았다. 춤추는 낙타가 주는 교훈이 있다. 첫째, 남 따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남 따라 장에 가면 안 되듯이 친구 따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떤 학생은 영어를 잘한다. 어떤 학생은 수학을 잘한다. 어떤 학생은 음악, 미술을 잘한다. 어떤 학생은 체육을 잘한다. 각자의 재능은 같을 수가 없다. 그런데 친구 따라 하면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진로의 선택을 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 재능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는 것이다. 둘째, 남을 시기하면 안 된다. 겉모습만 보고 나보다 여러 면에 모자라는 데 서울의 주요대학을 가다니, 내가 못갈 이유가 있나? 나도 가야지, 자존심이 있는데, 나도 인기를 얻어야지 식으로 자기와 맞지 않는 대학의 과를 선정하다 보면 나중에 후회하고 만다. 시기, 질투가 결국 자신의 망치는 셈이 되는 것이다. 셋째,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무한한 잠재능력이 있다. 그 능력을 계발해서 그 길을 향하여 나아가야 성공할 수 있고 누구에게든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자기만의 감추어진 옥을 갈고 닦아야 귀한 보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이든 너무 서둘면 안 된다. 신중해야 한다.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신중치 못하면 망신만 당한다. 내가 가야 할 길, 방향은 내가 제일 잘 안다. 신중하게 자신의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만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
할머니들/ 최일화 마을버스가 지나가는 정류장 의자에 전깃줄에 앉아 있는 참새들처럼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할머니들. 바람이 불 때마다 깃털을 날리며 한 곳을 바라보는 참새들처럼 버스가 섰다가 떠날 때마다 출입문 쪽을 일제히 바라보는 할머니들. 틀니를 빼놓고 나와 앉아 있는 합죽이 할머니도 있다. 날개를 다친 참새처럼 할머니 하나는 지팡이를 짚고 앉아 있다. 할아버지 하나가 조금 떨어진 곳에 강남에서 온 제비처럼 앉아 있다. 감상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이 각별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슬하에서 대가족을 이루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늘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초등학교 6년을 매일 같이 할아버지 할머니께 “할아버지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할머니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등교를 했고 학교에 다녀와서도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지 않으면 무엇인가 빼먹은 것 같아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인사를 드리곤 했다. 그런 할아버지가 6학년 2학기 때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돌아가셨다. 나는 대청마루가 꺼질듯이 꽝꽝 발을 구르며 울부짖었다. 할머니는 내가 스물여덟 살 때 돌아가셨다. 내가 늦게 입대하여 제대를 하던 해였다. 그때는 할머니 친구 분들이 빈소를 찾았을 때 눈물이 났을 뿐 할아버지 때처럼 울부짖지는 않았다. 이제 내가 노년에 접어들었지만 지금도 길을 가다가 할머니들을 보면 나의 할머니가 떠오른다. 할머니는 무척 인자하셨다. 그런데 큰어머니와 어머니의 말씀을 들어보면 할머니도 엄하실 때는 무척 엄하셨다고 한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고향에 두고 객지에 나가 살면서 다른 여자를 하나 데리고 왔을 때 할머니가 얼마나 무섭게 역정을 내셨는지 아주 무서우셨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며느리들도 엄하게 다스리셨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손자손녀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할머니일 뿐이었다. 나에겐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셨다. 그래서 평생 아버지가 이중살림을 차리고 살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의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무럭무럭 꿈을 키울 수가 있었다. 나의 할머니 얘기를 하다 보니 내가 만났던 독거노인 할머니들 얘기를 잊을 뻔 했다. 재작년 봄과 가을에 걸쳐 나는 독거노인들을 찾아다니며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 혹시 있을지도 모를 노인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 활동을 한 일이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사업의 일환이었다. 그 때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생활 실상을 접하고 나는 마음이 무척 아팠다. 인천이 고향인 분들도 여러분 있었지만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에 고향을 둔 노인들이 인천의 쪽방에서 독거생활을 하고 계셨다. 결혼을 하지 않은 분도 있고 북한에서 넘어 온 새터민 주민들도 있었다. 자녀가 없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자녀가 있었고 어떤 90대 할머니는 아들딸 11남매를 두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할머니는 내게 5남매라고 하셨는데 마침 찾아온 할머니를 돌보는 교회 신자라는 분에게서 그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인천에 사는 막내딸이 가끔 들를 뿐 혼자 사신다는 것이었다. 젊어서 은행지점장을 한 명문대 출신 할아버지도 있었고 벽돌 공장을 운영하던 사장님 출신 할아버지도 쪽방에서 혼자 생활하고 계셨다. 나는 부평구와 남동구 쪽에서 실태조사 봉사활동을 했다. 이 봉사활동을 한 이후로 나는 길에서나 성당에서나 노인들을 보면 예사로 보이지가 않는다. 많은 노인분들이 혼자 사실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가구 주택이나 연립주택, 임대아파트 근처를 지나가다 보면 그곳 반지하방에 독거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예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길을 가곤 한다. 그분들에게 천 원 한 장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는 안다. 우리 사회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저런 음지가 존재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노인자살률이 제일 높다고 한다. 전국 시도 중에서 인천의 노인자살률이 4위라고 하는데 3일에 2명꼴이란다. 놀라운 수치다. 급격한 노인 증가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부모자식간의 윤리의 실종도 원인일 것이고 자녀들의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한 까닭이기도 할 것이다.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시민 개개인도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를 한 편 소개하려다가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비화하고 말았다. 한번은 시내버스를 타고 주공만수4단지 아파트를 가로질러 가다가 버스정류장에 할머니들이 나란히 앉아 있는 걸 봤다. 흔한 풍경이기도 하지만 그날따라 재미있기도 하고 아주 이색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 메모를 한 것이 바로 위에 적은 시다. 이 할머니들이 앉아 있던 아파트 단지가 중류층의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단지이니 혼자 사는 할머니들은 아닐 것이다. 버스를 타고 가다 본 한 풍경의 묘사이니 그냥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시기를 기원한다.최일화/ 시인
산악회는 낯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산행으로 심신을 단련하고 회원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비영리 모임이라 안전이 먼저다. 그래서 시산제를 제일 중요하게 여긴다. 시산제(始山祭)는 매년 신정과 구정이 지난 음력 1월 15일경 한적한 산을 찾아서 회원들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산신제다. 대보름 다음날이던 2월 23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정월 대보름 달맞이 명소인 월류봉(충북 영동군 황간면)으로 시산제 산행을 다녀왔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남쪽으로 향한다. 가까운 거리라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까지 들르며 여유를 부리는 차안에서 달콤 회장님의 건강 잘 챙기라는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시산제와 산행안내가 이어졌다. 8시 55분경 황간IC에서 3.5㎞ 거리의 월류봉에 도착했다. 여러 번 다녀간 곳이지만 시산제 날이라 느낌이 새롭다. 시산제를 준비하는 시간에 월류봉 주변을 둘러봤다. 월류봉(月留峯)은 황간면 원촌리 초강천 물가에 있는 한천팔경의 제1경으로 달밤의 정경이 아름다워 달이 머물다 간다는 봉우리이다. 왠지 밝은 불빛보다 은은하게 비치는 달빛에 정이 가는 세상이다. 달님이 쉬어가는 아름다운 밤경치를 보려면 음력으로 보름쯤에 찾아야 한다. 월류봉 주변의 풍경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이 한 폭의 산수화를 만든다. 여름철에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거나 냇가에 놓인 뜀 돌을 건너 절벽 위의 월류정에 오를 수 있어 좋다. 월류봉 앞에 돼지머리가 놓인 고사상이 근사하게 차려졌다. 고사상 앞에서 축문을 읽고, 선서를 하고, 술을 올리며 시산제가 진행된다. 십시일반이라고 돼지 입에 회원들의 정성이 담긴 돈 봉투를 꽂아 산악회 기금도 마련한다. 엎드려 큰절을 하던 서서 기도를 하던 자기 방식대로 예를 갖추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안전을 기원하고 소망을 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고사상의 돼지는 돈 봉투를 잔뜩 물고 있어야 폼이 난다. 신에게 소원을 빌기 위하여 종이를 태워 공중으로 올리는 소지를 마치고 음식을 골고루 나눠먹으면서 시간제가 끝났다. 차를 타고 노근리사건 역사의 현장인 쌍굴다리를 지나쳐 우천리로 갔다. 노근리사건은 1950년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남쪽으로 향하던 피난민들이 미군의 무차별 총격을 받아 300여 명의 희생자가 생긴 대량학살 사건이다. 경부고속도로가 바라보이는 우천리 길가에 월류봉 등산로 이정표가 서있다. 안내도에서 보듯 월류봉은 고만고만한 높이의 봉우리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10시경 우천리에서 가장 높은 5봉(높이 404m)을 향해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은 늘 처음에 힘이 드는데 이 구간 1.2㎞ 거리는 계속 오르막이 이어진다. 5봉부터 1봉까지 1㎞ 거리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4봉·3봉·2봉을 거친다. 발아래로 S자를 만든 초강천과 백화산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흐린 날씨가 조망을 가린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2봉을 지나 1봉으로 가면 물줄기가 만든 한반도지형이 내려다보인다. 월류봉은 거리가 짧고 산길이 평탄해 등산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산행할 수 있는 곳이다. 해발 365m를 알리는 월류봉(1봉) 표석과 한반도지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800m 거리의 에넥스공장 주차장으로 간다. 11시 45분경 도착해 늦게 하산한 일행들과 차를 타고 다시 월류봉으로 갔다. 월류봉이 바라보이는 식당에서 닭백숙으로 점심을 먹으며 ‘위하여’를 외친 만큼 얼굴이 붉어졌다. 편을 나눠 윷놀이를 하는 사이 한천정사와 송우암유허비를 카메라에 담았다. 한천정사(충북문화재자료 제28호)는 우암 송시열이 이곳에서 은거생활을 하며 학문연구와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했던 팔작지붕 기와집이다. 월류봉의 수려한 풍경과 달리 한천정사는 관리가 허술하고 초라하다. 한천정사 앞 물가에 1875년 후손과 유림들이 건립한 송우암 유허비(충청북도기념물 제46호)가 목조 비각 안에 서있다. 월류봉을 출발하여 옥천휴게소에 잠깐 들른 관광버스가 경부고속도로가 앞을 가로막기 전에는 옥천의 생활중심지였던 구읍의 육영수여사 생가에 도착했다. 옥천 구읍은 영화촬영지를 옮겨놓은 듯 시골의 정경을 오롯이 담아낸 곳으로 정지용 생가를 중심으로 가까운 거리에 볼거리가 많다. 일행들이 생가를 구경하는 사이 홀로 정지용 생가와 옥주사마소, 옥천향교와 교동리 비석군을 둘러봤다. 인생살이 똑같으면 재미없다. 가끔은 활력소가 되는 특별한 날도 있어야 한다. 구읍에서 청주로 가는 사이 1년에 한번뿐인 특별이벤트를 열자 여러 명의 회원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끼와 솜씨를 보여주며 모두를 즐겁게 했다. 인생살이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함께 하는 인생이 아름답다. 직접 반죽하고 손으로 밀어 주인장의 손맛이 느껴지는 분평동의 청주엄마손칼국수(043-283-5953)에서 저녁을 먹으며 술잔을 높이 들고 ‘인생은 산과 함께, 산행은 행복과 함께’를 크게 외쳤다. 산행지가 가깝다보니 하루에 여러 가지 행사가 이뤄졌지만 예정보다 빠른 6시 10분경 집에 도착했다.
"배우고 때에 맞춰 몸에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이렇게 공자는 논어의 첫 문장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학문이든 기술이든 운동이든 어느 것이라 할지라도 새것을 배우려면 힘이 들지 않는가? 어떤 유명한 노 교수가 건강의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수영이 좋다."고 하니 수영을 배우겠다고 수영장엘 가는 것이다. 그러나 물에 들어가 보니 땅과 달리 몸이 부자연스러워 진다. 헤엄을 치려고 하니 몸이 가라앉고 물을 먹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머리가 아파온다. 이처럼 수영도 운동도,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안 읽던 책을 읽으려니 머리가 침침해 오래 볼 수 없다. 그렇다면 공자는 거짓말을 한 것일까? 배움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머리가 띵해지는 고통을 통해 수영을 배워서 수영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책을 반복해 읽어서 내용을 깨칠 수 있다. 공자는 바로 배움의 고통을 치르고 난 뒤 얻은 경지를 두고 기뻐한 것이다. 배움이 있기 전의 상태는 모르는 것이다. 모르는 것은 마치 암흑과 같다. 배움이란 원래 나에게 없던 것을 있게 하고, 나에게 조금 있던 것을 많아지게 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배움을 지속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배워서 내 것으로 가지는 즐거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런 경험 이후에 배움에 대한 욕심이 자꾸 생겼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한 번 맛 본 배움의 즐거움은 새로운 것을 향하여 마음을 열게 한다. 그래서 공공기관이 개최하는 인문학 강좌에는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많이 보인다. 이분들은 분명히 인문학을 들으면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즐거움을 느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생업과 관련된 배움과는 달리 인생을 설계하고, 역사를 해석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려면 넓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아야 된다. 요즘 대학평가 기준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 추진에 매몰되어 있지만 인생은 궁극적으로 취업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왜 사는가?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없이 자신도 잘 모른채 취업만을 강조하는 교육은 뿌리 잘린 나무와 같은 것일 수 있다. 이처럼 인문학은 취업률만으로 측정할 수 없는 고유의 가치가 있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부산여행 1박2일 다녀오다 나는 3월이면 방송대 관광학과 신입생이 된다. 공직 퇴임을 앞두고 어제 부산여행을 다녀왔다. 관광학에 문외한이던 나, 이제 새 교과서도 받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도 참석하고 여행 동아리인 ‘바람개비’에도 가입하고. 아무래도 관광을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졌음이 분명하다. 예비 관광학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부산 여행,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큰형이 부산에 오래전부터 정착해 살고 있기 때문에 총각 시절에도 몇 차례 다녀 온 적이 있다. 물론 결혼 후에도 부부가 큰형네 집을 방문했다. 그 당시는 여행 목적이 아니고 친척집 방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여행이 주 목적이다. 그러나 여행 코스엔 큰형과의 만남이 있다. 아내가 스마트폰으로 KTX 예약을 마쳤다. 이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관광학을 접하기 전과 달라진 점은 있을까? 제일 먼저 꺼내든 책이 ‘한국지리여행’ 책자. 낙동강 지리여행에 나와 있는 김해․부산편을 펼쳤다. 교재에 나타난 것을 참고로 하기 위해서다. 저자인 지리학과 교수, 여행 전문가가 보는 시각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교재엔 무려 11곳이 소개되어 있었다. 김해 회현리 패총, 수로왕릉, 김해 삼각주,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 아미산 전망대, 자갈치 시장, 영도다리, 영도 태종대, 동래 온천, 해운대, 오륙도이다. 역시 교과서는 다르다. 나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자갈치 시장, 영도 다리, 해운대 정도가 고작이다. 교재에 나와 있는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읽었다. 여행지에 대한 사전 공부다. 아내는 두꺼운 책을 가져갈 수 없어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해 둔다. 우리나라, 교통이 발달해서인지 전국이 1일 생활권이다. 수원역에서 열차가 08시 55분 출발인데 부산에 도착하니 11시 50분이다. 3시간만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그 다음 우리가 찾은 곳은 부산역에 설치되어 있는 ‘관광안내소’이다. 부산에는 무려 16곳의 관광안내소에서 여행객을 안내하고 있다. 담당자는 부산관광지도를 보면서 여행 코스를 표시해 준다. 여기에서 이론과 실제가 어떻게 다른지 알려준다. 안내소에서 추천한 1지역은 남포동 일대의 국제시장과 자갈치 시장, 태종대, 감천문화마을이다. 2지역은 부산박물관과, 유엔 기념공원, 이기대 도시자연공원, 광안리 해수욕장, 해운대이다. 3지역은 범어사, 금정산성, 동래온천이다. 교재와 안내소에서 추천한 곳을 모두 갈 수는 없다. 최종 선택은 여행자의 몫이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목적지가 정해졌다. 이제는 어떻게 그 곳을 찾아갈 것인가? 택시, 버스, 도보, 시티투어 등이 있다. 고려할 요건으로는 우리의 계획, 교통비용, 소요시간, 목적 달성 등이다. 결국 여러 조건을 만족 시킨 시티 투어가 결정 되었다. 레드라인, 블루라인, 그린라인의 세 종류가 있는데 성인은 1일 요금이 1만 5천원이다. KTX 이용 승객은 20% 할인이다. 라인별 정류장을 살펴본다. 레드라인 12곳, 블루라인 7곳, 그린라인 3곳인데 환승장소가 3곳 있다. 환승장소에서는 라인을 갈아 탈 수 있다. 티켓 한 장으로 하루 종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즉, 여행지에서 개인 사정에 맞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투어 시간에 맞추어 버스에 승차하면 되는 것이다. 여행의 실속을 추구하는 경제성에 강점을 두었다고 보았다. 시티투어 모든 곳을 다 여행할 수는 없다. 몇 개만 집중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부산역에서 레드라인을 탑승하면서 광안리 해수욕장, 동백섬, 해운대 해수욕장을 둘러보았다. 이후 블루라인으로 환승하여 용궁사를 방문하고 다시 남포동에서 하차 하여 자갈치시장을 둘려보고 야간 국제시장 일대를 살펴보았다. 시티투어의 아쉬운 점은 버스에서 화면으로 모니터 안내가 되지만 문화관광해설사의 직접 해설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제2일차 송정해수욕장 인근에서 큰형을 만났다. 회덮밥으로 점심을 하고 형제간 오랜 만에 대화를 나누었다. 말이 형제이지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오랜 세월 떨어져 살아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 70대 중반 나이 큰형의 살아 온 인생의 단편을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태종대로 정해졌다. 사전 계획은 동래온천이었으나 큰형의 추천으로 변경된 것이다. 여행은 이렇게 상황에 따라 변하는 재미도 있는 것이다. 이번 여행의 아쉬운 점도 있다. 부산 여행의 속맛을 느끼려면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 등을 맛보아야 하는데 수박겉핥기가 된 느낌이다. 시티 투어 2층 버스의 낭만도 있지만 태종대의 전망대, 영도 등대, 암석 절벽, 바닷가 석양 모습 등은 잔잔한 잔상으로 남아있다. 부산 토속음식 대신 여행 체력을 보충하는 50년 전통의 남포삼계탕도 기억에 남는다. 이번 부산 여행은 지리여행 교과서, 여행 안내소, 시티투어, 현지인들의 추천 등을 종합한 이론과 실제 체험여행이다.
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이 2015년 사교육비 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사교육비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 결과로 국민적 반응이 뜨겁다. 즉 양 기관은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대한 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정부 정책에 견주어 국민들의 반향이 높다. 물론 실체적 분석은 잘 했으나 그에 대한 대처, 대책은 부실하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17조8000억 원으로 나타나 어마어마하다. 2014년(18조2000억 원)과 비교해 4000억원 감소, 초중고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24만4천 원으로 전년비 대비 소폭 상승, 학교급별 명목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0.4%p 감소, 중학교는 1.9%p 증가, 고등학교 2.9%p 증가, 선행학습금지법 이후 방과후 학교 참여율이 감소한 중·고교의 경우 사교육비 모두 증가 등이 골자다, 사실 사교육 공화국이라는 좋지 않은 별칭을 갖고 있는 한국에서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최고의 해법은 바로 공교육 바로 세우기와 그에 걸맞은 교사의 열정과 헌신에 있다는 점에서 교사가 학생 교육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마련 등 선순환적 공교육 강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매년 맹목적으로 사교육비 총액과 비율만 조사하여 공표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방기하는 현행 문서식 행정을 경계한다. 선언적으로 아무리 사교육비 경감을 외쳐도 사교육이 근절되지 않고,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우리 교육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가 매년 사교육비 조사를 통해 기계적으로 사교육비 실태만을 제시하고 걱정하는 수준을 넘어 학교의 정상적 기능 복원을 위한 정책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해야 한다. 사교육 및 사교육비 현황 조사 발표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그에 대한 작은 대책이 오히려 사교육 근정과 사교육비 경감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는 가정, 학교, 사회의 관심과 일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학교에서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인성교육 및 생활지도와 더불어 교사가 열정을 헌신을 통해 학생 교과지도와 진로・직업교육을 하기 위한 제반 환경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교육 근절을 위해서는 우선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교수학습(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과중한 행정업무와 교육 외의 부차적 업무 때문에 교사들이 본연의 직무인 수업 등 학생 교육에 전념하기 어려운 게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특히 학교는 평가기관이 아니라 교육 기관이다. 대학 입시에 모든 것을 걸고 ‘앞으로 나란히!’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 초중고교 보통 교육을 바로 세우고 사교육 근절,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 우선, 지속적인 출산율 하향으로 힌한 학생 수 감소추세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체감하는 사교육비 감소율은 1.5%에 그치고 있고, 실제 학부모들이 느끼는 체감 사교육비와 격차(gap)가 큰 점을 고려하여 공교육 정상화, 학교의 본질 교육 강화, 사교육비 경감 대책과 정책에 대한 근본적 제고와 우리 교육 현실에 적합한 사교육비 근절 및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마련되고, 이를 학교 현장에서 실행해야 한다. 다음으로, 사교육비 근절과 경감의 초점을 공교육 정상화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나, 교육의 주체인 교사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체감적인 방안은 미미하고 여전히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에서 해결하는 정책위주로 문제인식과 대안이 유기적 연대가 부족한 현실이다. 결국 앞으로 사교육 근절과 사교육비 경감의 답은 학교 현장과 교원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탁상공론으로는 절대로 사교육 근절과 사교육비 경감을 할 수 없다. 따라서 학교에서 창의적인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 특화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 창의적 체험활동과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꿈과 끼를 기르는 다양한 학생 활동 실행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 물론 학원, 교습소 등에 가지 않아도 상급 학교 진학 등에 충분하도록 학교 교육의 내실화도 전제되어야 한다. 아울러, 학교 교육의 주체는 교원, 특히 교사다. 따라서 교원(교사)들이 자금심과 보람을 갖고 열심히 학교 교육, 특히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무 경감 등이 제도화돼야 한다. 결국 매년 계속되는 정부의 사교육비 현황과 분석 자료는 의도는 좋으나 현실적으로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절감에 큰 도움을 쥐 못한다. 정부는 앞으로 학교 현장에서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절감의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가 본연의 역할인 공교육 정상화의 중심 기관으로서의 직분에 충실하고, 교원들이 잡무에서 벗어나 오로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더욱 확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경감은 선언적 이론이 아니라 실체적 실천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1월은 매우 추운 달이다. 창밖은 쌀쌀하게 느껴진다. 춥기에 눈이 내리기도 한다. 이같은 계절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하여 30여년 전 느꼈던 추억을 더듬어 홋카이도를 찾았다. 홋카이도 여행은 눈축제가 끝난 2월 11일부터 19일까지 지인들과 함께 일본을 종주하는 여행이었다. 나뿐 아니라 지인들도 일본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일본의 신칸선은 1964년 개통하여 그 역사가 우리보다 훨씬 빠르다. JR패스 1주일권을 사용하였기에 최상급의 노조미는 탈 수 없었지만 조금 낮은 단계인 히카리의 경우도 여행에 그다지 불편은 없었다. 거의 대부분 그린석을 이용하여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홋카이도는 올 3월 26일 신칸선(고속철도)이 본섬에서 이어진다. 이 개통을 앞두고 관광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일본의 발전 모습만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한국의 모습이 더 눈에 아른거렸다. 작년은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해였다. 이를 맞이하여 각종 행사들이 많이 이뤄졌다. 50주년을 맞이하면서 1965년 맺은 한일협정은 굴욕적 협정이라는 비판이 따랐었다. 일본은 3년간 점령했던 필리핀에 ‘전쟁 피해 배상금’ 등으로 8억 달러를 지불했다. 반면 35년간이나 식민 지배를 한 한국에는 ‘경제 원조’ 형식으로 3억 달러의 차관을 포함해 6억 달러를 줬다. 그러나 필리핀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직접 참여해 한국과는 국제적 지위가 달랐다. 한국은 그 돈을 종잣돈의 일부로 삼아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현 포스코일 것이다. “포항제철(현 포스코)은 조상의 피로 건설된 것이다.” 한국의 철강왕 박태준 전 포철 회장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국내 자본도 없고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도 어려웠던 1960년대 포철은 대일 청구권 자금의 일부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산업의 쌀'인 철강을 생산함으로써 한국은 비로소 200년 늦게 산업혁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한국이 영국, 미국, 일본의 뒤를 이어 제조업 강국이 된 데는 철강산업이 든든한 바탕이 됐다는 평가이다. 필리핀 미얀마 등도 배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이 배상금을 흐지부지 써버리고 경제도약의 기회를 놓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다. 한편, 일본도 한국의 경제성장을 통해 많은 이익을 봤다. 한국이 수출주도 성장을 하는 동안 일본은 부품과 기계를 우리 나라에 팔아 막대한 무역흑자를 냈다. 50년 동안 한국이 일본에 본 무역적자만 5164억 달러(약 576조 원)에 달한다니 그 숫자가 대단하다. 한국은 경제 규모가 50년 전 30억 달러(국내총생산)에서 1조3000억 달러(2013년)로 400배 가까이 커졌다. 하지만 일본에 비하면 여전히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경제력은 물론 국방력 외교력에서 우리 나라는 아직도 일본을 따라가기에는 갈 길이 멀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한 후 일본은 이웃나라에 대해 과거사 왜곡과 퇴행적 행동을 되풀이하고 있다. 국익을 위해 협력할 것은 해야한다. 그러나 식민지의 아픈 과거를 잊을 수는 없다. 요리조리 사죄 안 하고 넘어가려는 일본의 정치인들을 보면서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에 앞장서는 일이다. 이 일이 우리 후손들에게도 지속적으로 대물림 되어야 할 것이다. 품격있는 대한민국은 아픈 과거 때문에 가슴만 칠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세계평화를 위한 노력을 쉼없이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이제 새롭게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에서도 우리는 일본에 뒤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일본을 보고 한국을 되돌아보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어떠한 교육 제도도 교원의 질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마이크 티루만(MikeThiruman)싱가포르교원노조(STU)회장은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임을 강조했다. 한·아세안교육자대회 지도자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서울을 방문한 마이크 회장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교원의 전문성이 아세안 국가의 교육 현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원은 학생들의 전반적인 발달과 성공의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아세안과 한국이 교원 교환 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교원 역량 신장 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상호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티루만 회장은 “교원단체로서 우리는 교원의 전문성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만 한다”며 “교원의 전문성이 높아질수록 일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교원의 사회적 지위와 근무 여건을 올리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지도자회의에서도 아세안 각국 교육자 대표들은 교원의 전문성 제고를 대회의 병행토론 세부 주제로 설정해 논의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는 이번 서울대회의 의제로 설정된 인성·세계시민 교육을 실천하는 데 있어 교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요즘 많은 학생들이 맞벌이 부모나 핵가족의 형태에서 성장하면서 점차 학교와 교육자들의 인성교육에 대한 책임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성교육은 학생들에게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리도록 돕고 정신적인 힘을 길러낼 수 있도록 한다. 세계시민교육은 미래의 주인공이 될 우리 학생들이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상호 이해와 연대 의식을 갖도록 도울 것”이라며 인성·세계시민교육을 주제로 비아세안 국가 교육자들까지 참여하는 세미나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한·아세안교육자대회에 대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의미를 뒀다. 그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과거에 좋았던 방식이 미래에도 좋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어졌다. 우리는 이같은 교육자대회를 통해 각국의 교육 모범 사례를 배우고 지역별·국가별 상황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비아세안 국가 최초로 교총이 서울대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아세안과 한국의 소통을 확대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교육자대회의 수준을 한 단계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한·아세안 교육자들이 오는 9월 18~20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를 통해 인성·세계시민교육 확대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세안 등 각국 교육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교육 포럼 개최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교총과 교육부는 28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 지도자회의를 열고아세안 교원단체 대표들과 서울대회의 일정과 의제 등 세부 사항을 결정했다. 참석 대표들은 먼저 각국의 국경일 등을 고려해 아세안 회원국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9월 18~20일에 대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또 인성이 미래 사회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능력이라는 데 뜻을 모으고 ‘인성·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양질의 교육 확대’를 대회 의제로 설정했다. 지난해 태국에서 열린 한·아세안교육자대회에서 교총이 제안한 ‘인성교육 강화 결의문’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데 이어 올해 대회에서도 인성교육이 화두에 오르게 된 것이다. 대회 의제와 관련해 참여국이 진행하는 병행토론에서도 교원의 전문성 제고와 인성교육·교원전문성 증진을 통한 교육의 질 향상을 주제로 논의하기로 했다. 또한인성·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을 통해 교육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특별 세션을 열기로 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결의문과 함께 교총이 비아세안국 최초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별도의 ‘서울 선언’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인성·세계시민교육 강화에 각국 교원·교원단체·정부가 전면에서 협력해야 한다는메시지를 담아 발표했으면 한다”고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각국 대표들은 한아세안교육자대회를 넘어중국, 대만, 일본 등 비아세안 국가들도 참여하는교육지도자 포럼을마련하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마이크 티루만 싱가포르교원단체 회장은 “한국교총이 비아세안국가의 교육자까지 참여시킨 별도의 세미나를 개최해 인성·세계시민교육에 대해 논의한다면 교육의 질을 더 높일 수 있고 이것이 서울 선언을 마련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세계시민교육 등 여러 의제에 대해 여러 교원단체 대표들이 정례적으로 모여 발전방안을 논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지도자들이 동의해 주신다면 적극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회는 한국과 아세안이 교육을 통해 하나가 되는 우호의 장”이라며 “교육의 전문직주의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고 미래 교육을 선도하는 새로운 전기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역설했다.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 지도자회의가 한국과 아세안 교원단체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27-2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는 교총이유치해 올 하반기 서울에서 개최되는ACT+1 한아세안교육자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사전 논의를 위한 자리다.
한국과 아세안 교원단체 대표들은 27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 지도자회의 환영만찬을 갖고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지도자회의는 교총이 유치해 올 하반기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교육자대회의 사전 논의를 위한 자리다. 안양옥 회장은 만찬사에서 “비안세안 국가 최초로 한아세안교육자대회를 올해 개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교총은 한국대회를 계기로 아세안과의 교류와 소통을 넓히고 상호 교육발전을 넘어 세계교육을 함께 이끌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정보와 인적 교류‧협력를 넘어 경제, 문화 등 여타 분야로 교류를 확대하는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 형성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영 차관은 환영사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 교육자들이 함께 모여 교육협력과 세계교육 발전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가는 자리를 갖게 돼 더없이 기쁘다”며 “이번 대회가 성공리에 개최돼 세계 교육지도가 아세안에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상생 발전의 지혜를 모아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 차관은 “아세안 등과의 협력을 위해 올해 우수한 한국교사의 해외 파견을 300명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교육 유관기관 대표들은 축사에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총장은 “한국과 아세안 국가가 교육 교류뿐만 아니라 양 지역의 화합과 상호이해를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제 한‧아세안은 하나의 운명공동체가 돼 가고 있는 만큼 여타 분야에서도 교류와 소통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종범 EBS 사장은 “베트남에 EBS 교육모델을 수출해 베트남 교육방송 VTV7이 지난 1월 개국했고 칠레 국영방송과도 교육문화채널 개국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지도자회의의 성공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건배사는 아세안 교원단체를 대표해 하지 안틴 아하드 브루나이교원협회 회장이 제의했다. 그는 “아세안 단체들의 연대와 평화를 한국과도 나누고 싶다”며 “이번 대회와 교원단체를 통해 우리의 우정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환영만찬에는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 아세안 7개국 교원단체 대표와 이영 교육부 차관,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총장, 우종범 EBS 사장, 정우탁 APCEIU 원장 등 내외빈 40여명이 참석했다. 각국 교원단체 대표들은 28일 지도자회의에서 본 대회의 주제, 일정, 프로그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교총은 2008년 태국 쿠루사파의 협력으로 아세안과 교류의 물꼬를 튼 이후 4년만인 2012년 아세안교육자대회의 정식 회원국이 됐다. 이후 다시 4년만에 비아세안국가로는 최초로 한아세안교육자대회를 개최한다.
한국교총(회장 안양옥) 회장 선거방식이 기존 우편투표 방식에서 온라인투표 방식으로 전환된다. 32대 회장 선거 이후, 12년 만에 다시 시행되는 온라인 투표 방식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교총 선거분과위원회(위원장 김형석‧광주 봉선초 교장)는 27일 오후 2시 한국교총 다산홀에서 제2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제36대 회장선거 방법을 전원 합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교총 회원은 투표기간인 6월 10일부터 19일까지 휴대폰과 PC, 이메일을 통해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교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 투표시스템을 활용해 선관위 관리 하에 투표를 진행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기할 계획이다. 선거분과위는 이날 회장선거의 방법‧절차 등을 담은 공고문案도 처리했다. 이에 따르면 선거일정은 △4월 11일 선거공고 △5월 2‧3일 후보자 등록 △5월 9일 회장 후보자 확정공고 △5월 23일 후보자 정견발표, 동영상 홈페이지 게시 △5월 25일 선거인명부 최종 확정 △6월 7일 후보자 공보물, 투표안내문 발송 △6월 10~19일 투표 시행 △6월 20일 개표 진행 및 당선자 발표 순으로 진행된다. 김형석 위원장은 “시대 변화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진 결과”라며 “온라인 투표 전환을 계기로 회원 모두가 하나 되고 교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위상이 더욱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 후보의 면면을 충분히 홍보하는 방법을 강구해 투표율을 높이는데 무엇보다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행정·대증주의 정책으론 한계” “공교육 본질적 역할 회복 시급” 한국교총(회장 안양옥)은 26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대해 “교육의 주체인 교사의 열정과 헌신을 높이는 공교육 강화 정책 전환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최고의 해법은 교사의 열정과 헌신에 있다”며 “교사가 학생 교육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현재 정부가 내놓는 정책 대부분 교육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처방이라기 보다 지극히 행정·대증주의적 발상에 치우쳤다고 진단하고, ‘일희일비’ 정책이 지속될 경우 사교육비 감소와 공교육 강화 모두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사교육비 억제라는 목적과 전혀 다르게 공교육만 규제하는 선행학습금지법 영향으로 방과후학교 중·고교생 이탈로 이어져 학생, 학부모가 오히려 사교육에 의존하는 역효과를 낸 부분, 기초학력 형성시기인 초등교에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폐지하고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과정에서 학력 저하 불안감에 따라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진 현상을 지적하고 나섰다. 교총은 “교육의 주체인 교사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방안은 미미하고 여전히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에서 해결하는 정책위주로 여전히 문제인식과 대안이 별개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사교육비 억제책에 치중하는 것보다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을 통해 공교육의 본질적 역할을 회복해 공교육의 기초체력을 강화시키는 지원책을 통해서 국민들의 소모성 사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와 통계청은 이날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가 전년 대비 4000억원 감소했으나 초·중·고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소폭 상승했고, 선행학습금지법 이후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감소한 중·고의 경우 사교육비가 증가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대한 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교원 전문성 향상을 위한 지원 확대를 회원국에 요구했다. 회원국 교원을 대상으로 한 자체 조사 결과 ‘전문성’ 수준이 5점 만점의 절반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OECD는 34개국 교원을 대상으로 지난 2013년 조사한 ‘교수·학습 국제 조사(TALIS)’에 기반해 12일 ‘교원 전문성 지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교원 전문성’을 지식(Knowledge base)·자율성(Autonomy)·동료 교원과의 협력(Peer network)등 세 가지 기준으로 나누고, 각 기준별로 0~5점을 부여했다. 이에 따르면 교원들의 평균 지식 점수는 5점 만점에 2.68점, 자율성은 2.21점, 동료 교원 협력은 2.99점으로 집계돼 전반적으로 2~3점 내에 분포했다. 이중 학생 교육을 위한 지식 수준에서는 국가별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자율성이나 동료 간 네트워크 형성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일부 국가가 학생 교육 내용이나 방법, 평가, 학생 지도 등에서 자율성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세 기준 점수를 합산해 각국 교원의 전문성을 비교하면, 러시아 연방이 10.1점으로 가장 높았고, 포르투갈이 5.8점으로 가장 낮았다. 상위 10개국 중 7개국은 유럽이 차지했다. 한국은 지식 점수는 2.6점, 자율성은 1.9점, 동료 네트워크는 3.6점으로 중위권인 17위를 차지했다. 동아시아와 중동, 라틴 아메리카 등의 국가에서는 교원에 대한 자율성이 낮게 평가됐다. 보고서는 "이번 결과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결과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각 문화권이나 국가별로 중점을 두고 있는 교원 전문성 항목을 살펴보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교수 능력 향상을 위한 현장 중심 연수나 멘토링 프로그램, 교원의 연구 활동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또 “다른 교원과의 정보 교환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지원을 활성화하고 교육 정책 결정 과정에 교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참여 통로를 갖출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OECD의 보고서에 대해 세계교원단체(EI)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EI는 “교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원이 학교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투자라고 발표한 것에 적극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차원에서 교원 연수를 확대하고, 교원 단체를 통해 교원들이 정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국이 지자체의 학교 신설 권한을 없애는 법 개정 이후 학교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0년 교육법 개정을 통해 모든 신설학교는 지역 교육청의 관리 감독을 받지 않는 자율학교나 아카데미 형태로 설립하도록 명시했다. 이에 따라 지방 정부가 학교를 설립할 권한을 잃게 되면서 학교 신설이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런던은 학교가 부족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5년간 5~19세 학령인구가 11만 2000명이 더 늘었지만 이를 수용할 학교 설립이 뒷받침되지 못해 학교 입학조차 힘든 지경에 이른 것이다. 런던 내 학교의 3분의 2는 신입생 지원이 모집 정원을 훌쩍 넘겼다. 그리니치, 켄싱톤, 첼시 등의 런던 자치구 내 학교의 80%는 학생 수요를 감당할 공간마저 부족한 실정이다. 런던 의회는 2020년까지 14만 6000명의 학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학교 부족 비상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초등 3만 4000여 동, 중등 7만 8000여 동의 교사(校舍)가 5년 안에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학교 설립 자체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국교장연합은 “과거에는 지방정부가 학교 수요가 필요한 지역을 파악해 우선적으로 학교를 설립했는데 이제는 학교를 설립·운영할 개인이나 기관이 나설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정부의 학교 신설 정책을 비판했다. 또 “학교 공간 부족으로 교실이 과밀해지면서 교육의 질마저 저하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지방정부연합도 “아카데미나 자율학교를 운영할 법인이나 민간업자가 학교 정원 확대나 학교 신설에 소극적이라 일부 지자체는 입학 가능한 학교 자리를 찾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라며 “지자체에 학교 신설 권리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95%의 학부모들이 상위 3개 지망 학교 중 하나에 자녀를 입학시킬 기회를 보장받았다”며 “2010년부터 50억 파운드(약 8조 6000억 원)를 투자해 50만 개의 학교 부지를 마련했고, 향후 6년간 70억 파운드(약 12조 원)를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자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250개 이상의 자율학교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윤문영 기자 ymy@kfta.or.kr ⓒ 한교닷컴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중학생이 읽어야 할 권장도서는 100여년 전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비영리 교육·문화 보도매체 ‘인터렉추얼 테이크아웃’은 미네소타주 역사연구회가 공개한 1908년도 7~8학년 권장도서를 현재 추천도서와 비교 분석해 1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908년도 권장도서는 유명 문호들의 작품인 에드가 앨런 포의 황금충, 헨리 워드워즈 롱펠로의 에반젤린, 구디야드 키플링의 용감한 선장들, 찰스 디킨스의 여러 작품 등 18권이 포함됐다. 이를 미네소타주 ‘공교육 일번지’로 통하는 에디나시 소재 중학교 2곳의 7~8학년 권장도서 12권과 비교했다. 100여 년의 시차를 둔 중학생 권장도서를 비교한 결과, 작품의 출간 시기, 주제, 문장 수준 등 크게 세 가지 부문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현재 권장 도서에서는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을 제외하면 모두 출간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작소설이 대부분이다. 반면 1908년 목록을 보면 최소 50년 이상은 된 고전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오랜 세월을 두고 검증된 명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제 면에서는 1908년 권장도서의 경우, 고대 그리스나 중세, 미국의 건립과정 등역사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주를 이뤘다. 기본적인 서구 문명에 대한 이해, 미국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심도 있는 사고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요즘 권장도서는 대부분 현대 정치나 사회적 이슈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유전자 복제, 불법 이민, 마약전쟁, 10대의 비행 문화 등을 다룬 시사성 높은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최근 시사 중심의 도서가 시의성 있는 정보를 얻는 데는 유용하지만 과거 역사를 등한시 해 균형적인 시각을 갖추는 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권장도서는 어려운 어휘나 복잡한 문장 구조로 중학생이 쉽게 읽을 수준이 아니었다. 이에 반해 최근 권장도서는 구어체 문장으로 독해가 쉽다는 특징을 보였다. 그러나 효과적인 문장 이해 교육이나 학습 목적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과거에 비해 인문학 교육 수준이 저하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전반적으로 과거에는 소수 엘리트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진 반면, 최근에는 보통 의무교육으로 누구나 쉽게 교육을 받다보니 권장도서 수준도 다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영어라는 언어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 집단이 증가되면서 무조건 어려운 도서만을 권장도서로 고집할 수만은 없다고도 전했다. 실제로 에디나시교육청 관내 학생 정보를 분석한 결과, 학부모 중 소수 인종이 19%인데다 가정에서 영어 외에 44개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는 학생도 3.4%로 집계됐다. 권장도서 분석을 담당한 애니 홀름퀴스트(Annie Holmquist) 연구원은 “학생들의 읽기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현대 문학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고전을 함께 읽도록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재옥 현지 동시통역가
전북 A고 장 모 교사는 정년을 2년 앞두고 명퇴를 하게 됐다. 지난해 명퇴 신청이 거부돼 ‘명퇴 재수’를 한 셈이다. 장 교사는 “내가 선택한 건데도 뭔가에 등 떠밀린 기분이다. 여전히 아쉬움이 크지만 더 이상 교사로서 존재감을 갖기가 어려워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에게 훈계는커녕 방해되지 않게 복도에 나가 있으라는 말조차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어떤 교실은 수업시간인데도 돌아다니고 끼리끼리 얘기를 나누고 있어 카페처럼 느껴질 정도다. 파마하고 화장해도 놔둬야 한다”며 “학교 현실은 모르는 분들이 학생 인권에만 신경을 쓰니 갈수록 수업방해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B초의 최 모 교사도 정년을 2년여 앞두고 명퇴했다. 출가를 앞둔 딸도 있고 정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주변에서는 조금만 더 참으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러나 나이 많은 초등 남자 평교사를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반기지 않았다. 그는 “학부모들이 관리자가 되지 않은 나이든 남교사는 무능한 존재로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개학하자마자 담임을 바꿔달라는 전화까지 왔다. 그 뒤로도 수시로 학부모들이 시시콜콜한 불만 전화를 했다”며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정년을 채우려는 것이 오히려 학교를 난감하게 하고 개인 욕심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같이 교권이 무너진 교실에서 매년 명퇴로 고경력 교원들이 대거 유출되고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까지 가세한 교권 침해를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 교권보호위원회에 접수된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는 지난 2009년 11건에서 지난해에는 107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한국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사건 488건 중 절반에 가까운 227건도 학부모에 의한 것이었다. 게다가 이제는 교육감의 인사전횡을 견디지 못해 교직을 떠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경기 C중의 이 모 교사는 정년을 5년 남기고 명퇴를 택했다. 교장 중임을 마치고 도교육청 장학관, 지역교육청 과장이었던 그는 다른 교육감 후보를 지지했다며 일종의 괘씸죄에 걸려 원로교사로 학교 현장에 오게 됐다. 16년 동안 관리자로 있다가 다시 수업을 하려니 쉽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수업시수가 17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며 지난해에는 인근 학교 순회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국어 교사인 그에게 체육 교과를 담당토록 한 것이다. 그는 “선거운동을 했다며 억울하게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행정소송을 하면 무혐의 판결이 나올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굳이 득이 될 것이 없어 포기하며 참아왔다. 그런데 이제는 전공과도 무관한 체육수업을 하라는데 더 이상은 학교에 남아있을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올해 2월말 명퇴 교원은 전국적으로 3987명이다. 신청자는 5057명이나 된다. 연금 정국이 절정에 달한 지난해 2월 명퇴 신청자(1만 2537명)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하지만 2월말 명퇴 신청자만도 2012년 3579명, 2013년 4202명, 2014년 5164명 등 4~5천명에 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건강 등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 교권 침해, 과중한 업무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시교육청 담당자는 “정년이 9년이나 남은 교사도 신청을 했다. 교사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괴로움을 토로하는 명퇴자가 늘고 있다”며 “신청자가 많아 다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올 명퇴 수용률은 서울 63.3%, 경기 65.0% 등에 그쳤다. 이 때문에 ‘탈락’ 교원이 늘고 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교원들은 명퇴 재수, 삼수에 도전하고 있다. 경기 D교사는 “더는 버티기가 힘들어 매번 탈락해도 명퇴를 신청하고 있다”며 “이젠 학교에 다 알려져 동료들이 억지로 자리를 지키는 교사로 생각할까 바늘방석”이라고 토로했다. 떠나려는 교사가 늘면서 갈수록 정년을 채우는 교원이 줄고 있다. 올 2월 서울시 공립 중등 퇴직자 560명 중 정년 퇴직자는 83명으로 명퇴 477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명예퇴직이 ‘명예’스럽지 않다보니 남아 있는 교원들의 사기 저하와 고경력 교원의 공백으로 인한 교육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 E초 정 모 교사는 “나이가 많다는 학부모 불만을 듣기 싫어 떠나는 선배의 모습을 보며 미래의 내 모습이 아닐까 자괴감이 든다”며 “원로교사가 덜 활동적이고, 옛날 방식으로 가르칠 거라는 편견이 명퇴를 더 부추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F고 황 모 교사는 “교사가 떠나려고 하는 교단에 희망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교직은 ‘짬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력이 많으면 도움이 된다.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후배 교사들에게 전수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명퇴로 인해 사장되는 부분이 아쉽다”며 “교사의 자긍심을 높이고 수업에 전념하게 하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 광주, 세종, 경기, 강원 등 일부 교육청의 3월 1일자 인사가 ‘코드인사’ 논란을 빚으며 지역 교직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그만큼 인사의 공정성, 투명성, 형평성은 중요하다. 현재 교장이 되려면 30여 년의 연구와 근무실적, 벽지점수 등 많은 노력이 요구되고, 전문직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열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인사에서는 교육감 선거 과정에 도움을 줬거나 교육철학이 같다는 이유로 법과 원칙을 무시한 채, 왜곡·보은인사가 되풀이됐다. 이래서야 어떤 교원이 학생 교육에 열심히 임하고, 근무에 열정을 보이겠는가. 아무리 혁신적 인재발굴이라 해도 하루아침에 교사가 교장이 되고, 과장과 장학관이 돼서는 안 된다. 교육공무원임용령이나 교원인사규정을 훼손하면서까지 측근?보은?특혜인사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교원 승진체계를 무너뜨리는 진보교육감들의 인사행태는 결국 교원의 사기를 꺾는 행위다. 그들은 능력 있는 인재발탁과 투명하고 공정한 선발이라고 강변하겠지만 이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모두의 교육감이 되겠다’는 취임 초 약속과 ‘교육에는 좌우가 없다’는 말도 스스로 저버린 꼴이 됐다. ‘그들만의 인사’는 ‘마이웨이식 교육정책’을 낳고, 결국 교단을 대결의 장으로 왜곡시킬 것이다. 교원 인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기 위해 승진규정과 인사원칙이 규정돼 있다. 이런 규정과 원칙은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합리성을 띠어야 한다. 그래야만 교직이 안정되고 교육열정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처럼 ‘자기사람 심기’ 식의 왜곡 인사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교육부는 즉시 행정감사를 실시해 위법한 인사를 바로 잡고 적절한 행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교육감들은 고유 인사권 운운하며 면피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직선교육감의 대표적 폐해인 코드인사를 더 이상 어물쩡 넘기지 말아야 한다.
단위 학교가 신학기 맞이에 여념이 없다. 입학식 준비와 새로운 학년, 학급을 배정받고 업무를 인수인계 하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다짐으로 시작해야 할 학교 분위기가 침잠되어 가는듯해 안타깝다. 누구는 담임에서 배제돼 편하겠고, 또 누구는 육아휴직을 써서 좋겠다, 언제 명퇴를 할까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래서는 신임교사의 본보기도, 살아있는 교단도 될 수 없다. 물론 일부지만 이런 모습은 학생의 학력과 건강한 인성을 책임지겠다는 사명감, 철학으로 새 학기를 준비하는 대다수 교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교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그래도 교육자는 회초리를 들고라도 ‘교육’을 지켜나가겠다는 의기를 가져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급여생활자일 뿐이다. 학생에 대해 목숨을 걸어야 진정한 스승인 것이다. 특히 담임의 존재와 역할이 중요하다. 부모보다도 더 오랜 시간 학생과 함께하는 담임교사야말로 존재 자체가 교육내용이자 방법이기 때문이다. 새학기 배정받은 학생의 이름을 익히고 필요한 정보를 알아두는 것은 기본이다. 급훈은 무엇으로 정할지, 상담은 어떻게 할지, 아이들을 어떻게 사랑하고 지도는 어떻게 할지, 그리고 어떤 스승으로 남을지 솔선해 고민해야 한다. 교육당국과 정치권, 사회도 이제 학교와 교사가 교육에 전념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교실은 갈수록 난장판이 되고 학생, 학부모의 교권 침해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는 교사에게 폭언한 학생조차 전학시킬 수 없는 현실이다. 악법도 법이라고 판결하는 법원과 무책임한 ‘인권’만 들이대는 교육감이 변하지 않고는 신학기 교육에도 희망은 없다. 무엇보다 올해는 교육감들이 교육에만 신경 쓰기를 바란다. 교원과 학생을 ‘님’으로 생각하고 멍든 교육의 진정한 회복을 위해 상처를 깁는 일에 몰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