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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이 교육의 정치적 독립을 선언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8월 14일 교총은 교육감 직선제 위헌 소송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된 교육감 직선제가 정치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교육자치’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교총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헌법재판소 앞에서 안양옥 회장을 비롯 황환택 충남교총 회장 등 전국 17개 시·도교총 회장단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위헌 소송 청구의 배경과 경과 등을 밝히고 청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교총은 헌법소원심판 청구서에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지방교육자치법)에 보장된 교육감 직선제는 헌법상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수학권), 교원의 가르칠 권리(수업권) 및 직업수행의 자유, 학부모의 자녀교육권 및 평등권 등을 모두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육감 직선제의 위헌 근거로 ▲헌법상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보장 조항 위배 ▲‘민주주의, 지방자치, 교육자주’ 3가지 헌법 가치 미충족 ▲유·초·중등 교원 교육감 출마 제한에 따른 기본권 침해 ▲비정치기관장인 교육감을 정치행위인 선거방식으로 선출토록 한 것 등을 제시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교육감 직선제 위헌 소송 청구는 정치로부터 대한민국 교육 독립을 선포하는 의미를 갖는다”며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교육 자주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안 회장은 “교육감 선거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정치선거’로의 변질, 보수 대 진보라는 정치구도의 진영논리 속에 갇힌 채 교육계가 아닌 정치권력과 사회시민 세력들에게 선거가 주도된 채 교육수장이 뽑히는 뼈아픈 경험을 감수하게 됐다”며 “실제로 지난 6·4 서울교육감 선거는 특정 정당과 정치인이 조직적으로 연계된 정치 선거로 치러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헌법에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지역교육 수장을 고도의 정치행위인 선거방식으로 선출하는 것은 헌법가치를 훼손한 것일 뿐만 아니라 교육감의 중요성을 무시 또는 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장과 검찰총장 등을 직선이 아닌 임명제로 하고 있는 것은 주민자치 및 민주성 보다는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위헌 소송에는 학부모, 교원, 교육감 선거 출마자 등 총 2,451명이 청구인단에 참여했다. 또 직접적인 소송 참가자 외에 학생, 학부모, 일반 시민 등 3만 3,740명이 적극 동참을 선언했다. 이날 교총의 ‘교육감직선제 위헌 소송 청구 기자회견’에는 학부모, 교원 및 시민 등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송 대리인인 전병관 변호사가 참석해 ‘교육감 직선제의 위헌 논거’를, 청구인 대표로 문경구(전 영천고 교사, 교육감 출마 포기자), 최정희(안산동산고 학부모)가 각각 위헌 소송 참여 이유를 밝히고, 윤보영 교육감 직선제 헌법소원 지원단 대표도 입장을 개진했다. 한편, 교총은 교육감 직선제 위헌 소송 청구서 접수 이후에도 교육감 직선제 폐해의 구체적 사례를 대국민과 교육구성원들로부터 수집해 지속적으로 언론, 정치권 등에 제공해 나감은 물론, 청구인과 위헌소송 청구대리인인 변호사들과 함께 헌법재판소의 교육감 직선제 위헌 결정을 이끌 것임을 천명했다.
“대학 구조개혁 필요하지요. 하지만 방법이 문젭니다. 교육부가 획일적인 잣대로 대학을 평가한다면 대학의 자율성은 오히려 더 위축될 것입니다. 대학 유형별로 특성을 살린 다양한 형태의 평가가 이뤄질 때 대학의 진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 201개 4년제 대학의 실질적 대의기구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원근 사무총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구조개혁 추진 방안은 대학 정원을 줄이는 데는 성공할지 몰라도 대학의 자율성을 죽이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교육부가 마련한 대학구조개혁안은 전국의 모든 대학을 5등급으로 나눠 최우수 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의 정원을 감축하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2013학년도까지 입학정원 16만 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학생 수 감소로 정원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대학들로서는 사활을 건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다. 획일적 대학평가, 대학교육 경쟁력 오히려 약화시켜 “대학구조개혁을 통해 대학교육을 특성화해보자는 이야기인데, 좋다 이겁니다. 그러면 국립대와 사립대, 연구중심 대학과 교육중심 대학 등 특성별로 평가를 해야지요. 그래야 신뢰성도 높이고 평가의 효과성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사무총장은 “교육부가 무소불위의 획일적 평가 잣대를 모든 대학에 들이대는 바람에 대학총장들은 지금 단두대에 서 있는 심정”이라며 “한줄 세우기 평가 방식은 대학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출발점은 학생 수 감소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부실대학 퇴출 문제가 겹치면서 강화됐다. 2016년부터 고교 졸업생이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은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데다 연구비 횡령과 회계부정 및 부실 경영 등 일부 대학들의 방만한 운영을 바로잡기 위해 메스를 댄 것이다. 지방대학 지원확대… 교수들 연구여건 개선 서둘러야 “지금 대학들은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어요. 스스로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래서 채찍보다 대학을 믿고 지원해 주는 투자가 필요한 때입니다. 부정과 비리를 저지른 대학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잖아요.” 교육부가 인위적인 칼질을 하기보다는 대학들이 제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 아쉽다는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또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방대학에 대한 파격적 지원과 교수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대학들이 세계 유수의 명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지방대학의 힘입니다. 규슈대학이나 북해도대학 등은 세계 300대 대학에 들어갈 만큼 국제적 경쟁력을 갖고 있죠. 일본에서 수도권 집중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는 “지방대학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관심과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낡은 실험 실습실 개선 등 교수들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강조했다. 논문표절 등 연구윤리 논란 안타까워… 실태조사 나설 것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다시 불거진 논문표절 등 대학사회의 도덕성 논란에 대해 대교협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 사무총장은 “교수들의 연구윤리에 대해 각 학문 분야별로 자세한 실태 조사를 벌인 뒤 대책을 강구해볼 계획”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07년 황우석 사태 이후 본격적으로 불붙은 논문표절 등 연구윤리 부분은 대학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학계에서는 엄격하게 심사하자는 강경론과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지금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온건론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실정이다. “젊은 교수들일수록 강경합니다. 면죄부를 줄 수 없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도 합니다. 이들은 황우석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눠 일종의 경과규정을 두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연구 활동을 많이 한 교수들은 혹시 표절에 걸릴까봐 노심초사하고 논문 몇 편 안 쓴 분들은 오히려 큰소리치는 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대학가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진보 교육감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서울대 폐지론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서울대만 가면 모든 것이 다 된다는 잘못된 인식은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를 없애자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서울대 독식주의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폐지論’ 반대지만 서울대 독식구조 개편은 필요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서울대 입학자격을 수능시험 1등급 또는 2등급 이상으로 정해놓고 응시한 학생들을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안은 어떨까 싶어요. 말 그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니까 서울대서 공부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학생이라면 그들 모두에게 기회를 주자는 거죠. 물론 운이 좋으면 합격하고 나쁘면 떨어지는 복불복이지만 이 같은 추첨입학제는 우수한 학생만 뽑자는 ‘선발경쟁’에서 잘 가르치자는 ‘교육경쟁’으로 대학교육이 달라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 사무총장은 또 박근혜 정부 입시정책에 대해서는 “대입전형 간소화와 입학원서 일원화 등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정책들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협은 대입 전형료 완화와 수험생들의 부담 감소를 위해 대입공통원서접수시스템을 구축, 2016학년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그는 “수험생들의 전형료 부담은 물론 편의성을 도모한 생활밀착형 정책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취임 후 가장 ‘핫’한 일을 꼽으라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에 있는 25개 자사고 중 14개가 올해 5년째를 맞아 평가를 받고, 평가 결과가 미흡한 자사고는 퇴출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조 교육감이 취임하기 전 이미 자사고에 대한 평가(1차 평가)가 거의 끝났다는 것이었다. 조 교육감이 “자사고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면서 예정에도 없던 평가(2차 평가)를 추진하면서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자사고들의 반발은 당연한 일이었다. 조 교육감이 후보 시절 “자사고가 일반고를 황폐화하고 있다”면서 자사고를 폐지할 뜻을 이미 밝힌 터라 이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조 교육감이 “올해 일반고로 전환 신청을 하는 자사고에는 5년에 걸쳐 학교당 10억~14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당근책은 먹혀들지 않았다. 정책의 정당성을 제대로 확보하기도 전에 꺼낸 설익은 당근을 덥석 무는 자사고는 없었다. 결국 전국자사고교장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조 교육감을 비롯한 진보 교육감은 자사고 말살 정책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에 이르렀다. 자사고 학부모들이 “우리 애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며 거리로 나섰고, 일은 점점 ‘핫’해졌다. 진보와 보수 언론이 각자 목소리를 냈다. 교육계는 패로 나뉘어 ‘자사고를 없애야 한다’, ‘자사고를 없애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조 교육감이 여기에 ‘3차 평가’와 ‘선발권 폐지’ 카드를 꺼내면서 자사고 논란은 더 커졌다. 문용린 교육감 시절 했던 1차 평가에서는 자사고가 모두 통과했는데, 조 교육감이 온 뒤 실시한 2차 평가에서는 모두 탈락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3차 평가를 해서 공정하게 평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어설픈 민낯 드러낸 ‘자사고 폐지’ 정책 자사고들이 이를 곧이들을 리가 없다. 활활 타는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자사고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1차 평가는 3개월에 걸쳐 이뤄졌지만 조 교육감이 온 뒤 실시한 2차 평가는 달랑 한 페이지짜리 허술한 설문으로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차 평가는 전체 탈락이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하는 요식행위여서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성난 자사고 학부모들이 시 교육청을 찾아 조 교육감과 마주 앉아 격정 토로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며 조 교육감의 ‘헛발질’이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학부모들이 “왜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했지만 조 교육감은 변변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선거에 이겨 입성(入城)한 진보 교육감의 갈지자 행보에 그동안 조 교육감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던 진보 언론들도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었다. 한 진보 언론사 기자는 “솔직히 조 교육감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서두르다가 체했다”고도 했다. 한 달 동안 시교육청 출입기자로서 조 교육감의 자사고 행보를 지켜본 바, 가장 큰 문제를 꼽으라면 ‘이론’의 부재를 들고 싶다. 자사고의 정당함과 부당함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 정책 추진 이유가 제대로 설득력을 얻지 못했으며, 자사고에 대한 평가를 왜 하는지 이유를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자사고가 일반고를 황폐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려면 근거가 명확했어야 했다. 2차 평가는 이를 알아보기 위함이었다지만, 주변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몇 개를 설문한 결과는 ‘자사고는 나쁜 놈’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되지 못했다. 자사고에 왜 5년 동안 10억~14억을 지원해야 하는지도 명쾌한 설명이 없었다. 자사고와 대화를 한 뒤 타협점을 찾아야 했는데 일방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했다. 선발권 폐지 카드라는 강공책은 더 문제였다. 조 교육감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뽑는 근거”라고 했지만, 면접으로 학생을 뽑는 이 선발방식은 올해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다.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았던 면접에 따른 선발권을 “나쁘다”고 몰아붙였으니 먹힐 리가 없다. 정책추진은 이념을 버리고 냉정하고 철저하게 [PART VIEW] ‘이론’이 없다 보니 결국 ‘이념’이 두드러졌다. 자사고의 해악을 철저하게 따지고 문용린 시절의 1차 평가가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됐는지 제대로 따졌어야 했다. 자사고에 지원금을 주는 이유는 1원 단위까지 철저하게 계산이 돼야 했다. 자사고 재학생과 학부모들이 고개를 끄덕일 정도는 아니어도, 고개를 저을만한 정책을 내놔선 안 됐다. 조 교육감은 학부모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개혁에는 피해자가 따른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피해자들이 “왜 우리가 손해를 입어야 하느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게 된다. “개혁에는 피해자가 따르지만, 이런 지원을 할 테니 양해해달라”는 태도가 옳다. 이론과 이념의 싸움에서 결국 승리하는 것은 이론이다. 이념이 다분히 감성에 호소한다면 이론은 이성에 호소하기 때문이다. 진보 세력(혹은 중도 세력을 포함해서)을 업고 당선됐다 하더라도 이론을 저버리면 결국 진보 세력도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조 교육감이 이렇게 일을 추진한 까닭은 아마 너무나 촉박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강경책을 선택했다’는 것은 7조에 달하는 교육예산을 쥔 교육감이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철저하고 냉정하게, 이념을 버리고 이론에 따라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게 바로 교육감의 기본 덕목이다. 이미 일이 커져 버린 자사고 평가 뒤에 내년에는 특목고와 국제중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한 입법안이 7월 말 예고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연말부터 지표를 만들고 내년에 평가에 돌입한다. 진보 세력을 업고 당선된 조 교육감의 행정가로서의 실력을 확인할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프로필 김기중_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학사), 카이스트 대학원(석사)에서 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출입기자로 서울일보에 재직 중이다.
학생들은 ‘좋은 대학’이 인생의 종착지인 듯 학창시절을 올인한다. 자신의 꿈과 적성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채’ 대학의 문턱을 향해 내달리는 것이다. 이마저도 사교육에 기대는 경우가 대다수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대학진학지도지원단(이하 지원단)은 사교육에 빼앗긴 ‘대입 영역’을 공교육이 끌어안아야 한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송현섭 교육연구사는 “지원단은 사교육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진학·진로지도를 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다. 이를 바탕으로 ‘입시상담’에 역점을 둔 진학지도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며 공교육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의 장래를 먼저 생각하는 1:1 ‘진로컨설팅’ “학생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학과부터 정하고 대학을 결정하는 것이 맞아요. 어느 대학에 몇 명 진학했는지 학교에서 플래카드 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죠. 학생들이 졸업할 때 이미 진로가 명확해져 있어야 진학지도가 진정한 성공을 거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지원단은 ‘진학’이 중심이 아닌 ‘진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로 공교육 진학지도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사교육 시장에 빼앗긴 ‘진학컨설팅’을 공교육에 끌어들여, 성적이 아닌 학생들의 적성과 미래를 담아낼 수 있는 제대로 된 진로컨설팅을 해보자는 이들의 의지는 ‘1:1 무료 대입컨설팅’으로 현실화됐다. 지원단은 지난 달 7일부터 10일까지 소속 교사들이 모두 참여한 1:1 무료 대입 컨설팅을 나흘간 진행했다. 인터넷 사전 접수를 통해 예약을 받아 한 사람당 40분씩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학생의 성적뿐 아니라 희망진로, 적성 등 전반적인 사항을 고려한 맞춤식 상담이 이루어졌다. 김선욱 교사(서울동작고)는 “상담을 하다 보면 수능 3~5등급 맞는 학생들한테서 입시상담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학교에는 이런 ‘손 많이 가는’ 아이들이 더 많다. 정말 상담이 필요한 아이들은 중위권 이하의 아이들”이라고 지적했다. 고영은 교사(서울가재울고)는 “학생의 장래를 위해 적성과 진로를 최대한 고려해서 학과와 전문대를 일일이 찾아줄 수 있는 곳은 학교 뿐”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진로에 맞춰 진학할 최적의 대학을 찾아주는 것이 공교육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공교육의 저력, 데이터의 힘 지원단의 강력한 무기는 ‘정확한 데이터’다. 송현섭 교육연구사는 “사교육에서 제시하는 배치표의 합격선은 5~10점까지 차이가 날 정도로 정확도가 떨어진다. 학원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서 합격선을 임의 조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원단은 서울시내 고교에서 매년 12만여 건의 전년도 대입 수시 합격·불합격 자료를 수집한다. 사교육시장에 비해 데이터 수집량이 두 배 이상 많다. 정확하고 풍부한 데이터를 토대로 지원단은 대입 상담프로그램을 개발해 1:1 대입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송 교육연구사는 “대학마다 상이한 영역별 반영비율을 일일이 조정해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있다. 수능 10등급 체제를 60등분 해 점수체계를 세분화하고 조정점을 잡아 정확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원단의 노력은 공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 회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1:1 대입상담은 설문결과 만족도가 98% 이상을 차지하는 등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 “상담을 오래 하다 보면 목이 잠겨서 목소리가 안 나와요. 그러면 학부모님들께서 따뜻한 차를 가져다주시기도 해요. 그럴 때 정말 뿌듯하죠.” 이러한 성과를 계기로 지원단은 진로컨설팅 대상을 진로 사각지대에 놓인 중학생으로 낮춰보기로 했다. 고등학교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특목고, 일반계 등 세분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진로지도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진학한 후 부적응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학생 진로컨설팅을 확대하기 위해 지원단은 프로그램 개발, 인적·물적 자원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김해용 교육연구사는 “아이들의 진로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이미 설정된다”며 “어떤 과정을 거쳐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이루고 싶은 꿈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안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 사람의 인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사의 진로 상담은 매우 중요하다. 지원단은 이제 막 돛을 달고 바다에 나선 아이들에게 더 멀리보라고 등대처럼 수평선 너머로 끊임없이 빛을 던진다.
오늘날 우리나라 학교교육과 관련하여 가장 큰 도전은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급감이다. 세계 최저 합계출산률로 연간 신생아 수는 40만 명대로 떨어졌고, 이 추세대로라면 2060년에는 약 20만 명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읍·면지역, 농·산·어촌 지역의 출생아 수는 아주 적어 지역 생활 및 교육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 최근에는 도시에서도 도심 공동화 및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소규모학교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소규모학교가 생기는 근본 원인은 출생아 수 급감에 있으나, 인구 유출과 전출생 증가, 관할 경계지역 학생들의 학교선택권 제한, 학구 설정의 경직성, 민선 교육감들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소규모학교 유지 정책, 지역주민과 동창회의 학교 통폐합 반대, 학제와 교원양성 운용제의 불일치 등 인위적인 요소도 적지 않다. 2013년 우리나라 초·중·고 학교 수는 11,408개인데, 전교생 60명 이하 초등학교는 1,200개교, 100명 이하 중등학교는 700개가 넘는다. 지난해 전국 6,203개 초등학교 가운데 입학생이 1명도 없는 학교는 121곳이었다. 초등학생 1인당 연간교육비를 비교해보면 서울의 경우 508.2만 원인데 반해 소규모학교가 많은 전라남도의 경우에는 874.2만 원이다. 학생 수가 적을수록 학교시설 유지비, 교원 인건비 등의 지출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소규모학교 정책, 근본적 인식 전환과 대책 마련 필요 각 학교 급의 20% 정도는 학교를 꾸려가기에 규모가 너무 작다. 소집단 협동수업이 중요한 교과수업은 학급당 학생 수가 결정적이고, 대집단 협동학습이 중요한 교과외 활동(단체행사활동, 예체능활동, 체험활동 등)은 학년당·학교당 학생 수가 적정 규모가 되어야 제대로 이루어진다. 특히 의무교육 시기에 해당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공통필수 교육과정을 적용받는 시기로, 이들 기초기본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학교의 시설과 설비가 완비되어야 하고, 교사 수급이 원활해야 하며, 교육과정 운영이 충실해야 한다. 기초기본교육은 누구나 차별 없이 균등하게 교육 복지적으로 책임 운영되어야 한다. 도서지역은 학생이 한 명만 있더라도 교사를 파견해 이를 뒷받침해야 하지만, 육지로 연결된 학교는 근본적으로 소규모학교가 없어야 한다. 특히 진학과 직업 등 진로별 교육을 하는 고교는 학생들의 장거리 통학이나 기숙사 운영이 가능하므로 소규모학교 자체가 생기지 않도록 학생 수용과 적절한 학습기회 제공에 유념해야할 것이다. 소규모학교에 대한 정부정책은 1982년 이후 상당기간 동안 학생 수 감소, 분교장 격하, 재정지원과 통폐합을 통한 적정규모 학교 육성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됐지만, 최근 들어 정부는 연중돌봄학교, 전원학교, 기숙형고교, 통합운영학교 등 교육 복지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소규모학교 살리기 운동이나 작은 학교 희망 찾기, 혁신학교 지정 등으로 극히 일부 학교는 활력을 되찾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소규모학교 정책에 대한 정부와 교육계의 보다 근본적인 인식 전환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소규모학교의 대안, 마을학교와 기본학교 취학 전 3년과 초·중학교 9년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일관교육을 지향하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6-3-3제의 학제, 6-6제의 교사 양성 운용제, 9-3제의 의무교육제 등 기본교육제도 간 불일치 상황을 끝내야 한다. 어느 나라가 국가의 기본교육제도를 이렇게 서로 어긋나게 운영하도록 방치하면서 교육이 잘 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소규모학교가 힘든 것은 이런 기본교육제도 자체가 잘못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의무교육, 무상교육을 확장하면서 진작 바꾸었어야 할 불합리한 제도가 지속되고 있다. 결국 소규모학교를 개선하려면 기본적으로 학제 등 학생수용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초중, 중고, 초중고, 유초중고 등의 통합운영학교는 학생의 발달단계나 교육과정의 계열상 상당히 어긋난 정책이다. 가령 초중통합은 학생발달상, 중고통합은 교육과정상 잘못된 이종결합이다. 급성장기에 어린이와 사춘기 학생을 한 울타리에 두는 것이 잘못이고, 공통필수 교육과정기와 진로별 상이선택 교육과정기를 한 울타리 내에서 해결하려는 것은 교육적으로 매우 무모하다. 결국 소규모학교 문제는 육지로 연결된 학교들에서 취학 전 3년과 초중학교 9년, 총 12년에 걸쳐 학생들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현행 초등학교 6년제가 아니라, 취학 전 3년의 누리과정을 공교육화하면서 초등 저학년 3년과 합쳐서 6년제 ‘마을학교’를 새로이 도입 육성해야 한다. 마을학교는 멀리 통학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다니는 6년제 작은 학교, 기초학교를 말한다. 부모가 취학을 늦춘 어린이들에게는 4~5년제 학교가 될 수도 있다. 이런 학교는 30명이어도 괜찮다. 학교가 수용하는 어린이들의 발달단계도 유사하다. 교육과정도 활동 중심, 미분화 통합 중심, 교과학습보다 돌봄 중심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규모를 보면 이해할 수 있듯이, 어느 누구도 마을학교를 소규모학교니까 폐지하자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부 아이들을 위해서 마을간 통학용 미니버스를 교육청에서 운영할 수도 있다. 그런 작은 마을학교가 3~4개 모여서 조금 먼 거리를 통학할 수 있는 초등 고학년 3년과 중학교 3년을 수용하는 6년제 기본학교(basic school)를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은 읍지역이나 중소도시의 일부를 포함하는 생활권으로 큰 학구를 잘 규정하면 일정 규모를 항상 유지할 수 있다. 기본학교는 마을학교와 달리 학년단위, 학교단위 단체 활동이 늘어나므로 규모가 더 중요해진다. 9학년 기본학교 졸업까지는 생활인, 교양인, 상식인 육성에 집중해 공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자유학기제 같은 취지의 교육과정의 획기적 개선도 필요하다.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올 마을학교[PART VIEW] 취학 전 3년과 초등 3년의 6년제 작은 마을학교, 초등 고학년 3년과 중학 3년의 6년제 적정 규모 기본학교가 수립되면, 정부의 소규모학교의 정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이를 위해 중학교까지 학생들은 시·도간, 시·군 구간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로 취학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경계지역 거주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학교선택권을 부여하여 최근거리 취학이 가능하도록 해야 소규모학교도 줄어든다. 이런 학교제도의 도입은 교육공동체의 분열을 낳고 있는 소규모학교 통폐합정책을 개선하고, 취학전 교육을 교육복지 차원에서 공교육화하여 그 질을 개선하며, 국가의 기본교육제도간 불합치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마을학교 개념 도입은 산업사회 대규모 공장식 대량 획일 생산모델인 프러시안 학교체제를 거부하는 것이다. 프러시안 학교체제는 클수록 효율이 높다고 보지만, 마을학교는 그렇지 않다. 마을학교는 학생 수도 적지만 교실, 각종 시설과 설비, 운동장, 체육관 등이 작고 아기자기해도 된다. 이를 위한 새로운 학교건축모델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부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민간에 맡기지 말고 교육복지 차원에서 취학 전 3년의 공교육화를 서둘러 마을학교로 흡수해야 한다. 취학전 교육의 공교육화는 계층 간 교육출발점 격차를 줄이는 데 첫걸음이 된다. 마을학교에서 아이들은 가까운 집에서 부모님의 돌봄을 받고 자연생태친화적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또래들과 평화롭게 어울리며 생애 첫 공동체를 왕따 없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을학교에서는 아이들의 활동성, 운동성을 존중하고 자연 속의 직접경험을 통해 오감을 발달시키도록 복지형 교육과정의 혁신이 요청된다. ‘넘나들이형’ 교사양성제도로의 전환 절실 무엇보다 제도적으로 교사양성제도를 일관교육이 가능하도록 넘나들이형으로 바꾸어야 한다. 취학 전과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과 중학교를 넘나들면서 가르치는 두 가지의 6년제 교사자격증제를 신설 도입해야 학교급 간·학년 간 연결이 원활하게 된다. 교원대나 이화여대 등에서는 이런 자격증제를 당장 도입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런 교사들은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운영에 단비가 될 것이다. 마을학교는 교장공모제, 교사초빙제 등을 활용하여 뜻있는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학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교감, 교장을 모두 배치할 필요 없이 수석교사, 교감, 교장 중 한 사람이 학교를 책임지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이런 학교는 지역주민들의 자치학교로 뜻있는 교사들이 오래 머물도록 하고, 오직 학생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각종 공문 작성 등 잡무에서 교사들이 자유롭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을학교나 그 다음 단계인 기본학교가 성공적인 학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학교구성원의 자구적 노력에 더해 정부나 지자체는 전원학교, 온종일돌봄학교, 공동체학교, 혁신학교 등에 추가적인 행·재정적 지원, 인적?물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소규모학교 문제를 새로이 꾸리는 거점형·복지형 마을학교로 접근할 때 이 문제는 해결 가능성이 보인다.
나는 작은 농촌학교에 근무한다. 2012년 3월, 폐교 위기에 처해있던 학교였는데 불과 2년 사이에 학생 수가 34명에서 78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아이가 친구 때문에 많이 괴로워하여 전학을 시켜야 될지 고민했었는데 이제는 아무 걱정 없이 학교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학부모들은 감사해한다. 지역사회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는 지난 해 폭력 없는 학교로 선정되었다. 학생들이 몰려오는 이유 중 하나이다. 교사가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사랑의 눈으로 지켜보며 가능한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 진심어린 상담을 통해 신뢰를 쌓고, 생활지도와 인성교육을 지속적으로 함께 해나가다 보면, 학부모와의 관계도 두터워지고 학생의 생활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학교에서의 교사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임감을 절실히 느낀다. 그래서 교사는 학생들과 눈을 맞추며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보내고 싶어 한다. 화장실 갈 틈도 없는 소규모학교 교사의 열악한 현실 일반적으로 소규모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서 교사들이 시간 여유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소규모학교라고 해서 일이 종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서 개별 교사에게 주어지는 평균 업무량은 학교의 규모에 반비례해 많아진다. 업무량이 방대한 방과후학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대규모학교에서는 돌봄교실, 강사 관리 등 영역을 나눠서 여러 교사가 업무를 분담한다. 그러나 전체 교사 수가 적은 소규모학교에서는 방과후학교 업무 외에 다른 업무들이 더 추가된다. 대규모학교 교사 5~6명이 담당할 일을 소규모학교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맡아서 처리하다보니 언제나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다. 아침에 출근하여 업무포털에 접속하면 결재 대기, 공람 공문이 나를 기다린다. 학생들이 통학버스에서 내릴 시간, 운동장으로 마중을 나가면 바람처럼 달려와 품에 와락 안기는 아이들을 보며 ‘쉬는 시간에 함께 놀아줘야지’ 다짐해보지만 산재한 일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일기장, 과제물을 꼼꼼히 읽어보고 칭찬과 격려의 댓글을 달아주는 일만 하는데도 쉬는 시간 10분이 쏜살같이 가버린다.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는 마음에 수업에 몰입하고 나면, 4교시가 끝난 후엔 온 몸에 힘이 다 빠지는 듯하다. 점심시간이면 편식이 심한 학생들 급식 지도하느라 밥맛도 제대로 못 느끼고 급하게 먹을 때가 많다. 방과 후 학급업무를 비롯한 각종 업무와 공문처리를 하느라 퇴근시각을 지켜본 날이 거의 없다. 교사가 학생에게 몰입할 수 있어야 학교가 산다 [PART VIEW] 이것이 소규모학교 교사의 현실이다. 학부모들은 공문서 작성과 각종 업무처리에 온갖 에너지를 다 써버려, 정작 중요한 수업의 질은 저하되고 있는 소규모학교의 교육환경을 알고 있을까? 만약 알게 된다면 자녀를 소규모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을 지도 모를 일이다. 교사들은 업무에 대한 부담 때문에 소규모학교에 부임하게 될까 두려워한다. 나 역시 50학급의 대규모학교에 근무할 때는 업무가 적어서 수업과 생활지도에 몰입할 수 있었고, 방과 후에도 학력이 낮은 학생들의 학습지도와 상담으로 뜻 깊은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작은 학교에 근무하니 화장실에 갈 여유도 없을 만큼 분주한 일상이 계속되어 학생들과 마음을 나눌 겨를이 없다. 교사가 학생에게 몰입할 수 있고, 수업준비에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교육환경이 조성되어야 학생이 살고 학교가 산다. 소규모학교일수록 교사의 업무가 경감되어야 학생들의 학력향상과 생활지도, 인성교육에 전념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일선 학교에 연차적으로 배치될 계획인 교무행정사는 대규모학교가 아니라 소규모학교부터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들이 잡무의 감옥에서 해방되어 수업과 생활지도에 몰입할 수 있다면, 현재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많은 학교교육 관련 문제는 쉬이 해결될 것이다. 아이들이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머무르는 교실을 둥지처럼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끼면서 행복해한다면,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길 것이다. 학부모 역시 아무 걱정 없이 아이를 선생님께 맡긴 채,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다면 통학시간이 다소 길고 불편하더라도 그 학교에 보내고 싶을 것이다. 야생화와 수목, 초록잔디로 어우러진 농?산?어촌 작은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뛰놀며 행복물결에 가슴 출렁이는 해맑은 동심을 그려본다. 교정 여기저기에 움트는 사랑의 싹이 소규모학교를 살리는 숨이 되고, 노래가 되어 방황하는 학생들의 영혼을 안식케 하는 둥지로 자리매김하길 빌어본다.
그라우어 스쿨 교장이자 소규모학교연맹(Small School Coalition)의 설립자인 스튜어트 그라우어 박사는 그의 고향 캘리포니아 엔씨니타스 (Encinitas, CA)에서 ‘지역의 전설’로 통한다. 1991년 그라우어 스쿨을 세운 그는 소규모학교 운동을 전개해 디스커버리 채널, 뉴욕타임즈 등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소규모학교 분야의 권위자로서 그라우어 박사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작은 학교의 장점을 알리고자 자문에 응하고 강연에 나서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소규모학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까지 대규모학교의 효율성을 입증하는 연구가 전무하며 매년 10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예산이 대규모학교 연구에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가 소규모학교 운동에 적극 나서게 된 계기다. 파벌 없는 부족사회처럼 그라우어 박사는 소규모학교가 ‘진정한 공동체’라고 말한다. 그는 4년여에 걸친 연구로 150명에서 최대 230명 정도의 그룹에 속했을 때 사람들이 더욱 연대감을 느낀다는 것을 밝혀냈다. 7개 학교에서의 교직생활과 소규모학교연맹 회장으로서 수년 간 학교 설립 인가를 내주는 작업을 통해 그는 소규모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부족과 같습니다. 파벌 없이 다 함께 어울리죠.” 그라우어 박사는 학교의 규모가 작으면 학생들의 학습의욕과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진정한 공동체로서 소규모학교의 장점은 단연 ‘안전’과 ‘유대감의 정서’다. ‘낮은 위협’과 ‘강한 신뢰’는 학생과 교사에게 강력한 동기요인이며 이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소규모학교에서 학생과 교사는 공동체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들은 관계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서로에게 헌신하죠. 소규모학교 학생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의욕이 넘칩니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사회적 비용 고려해야 운영비와 인건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교육당국의 방침에 대해 그라우어 박사는 “학교 통폐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높은 중도탈락률, 우울증, 자살, 폭력문제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다면 학교 통폐합은 국가예산을 절감하는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대규모학교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재학생의 수가 1,200명을 초과하는 대규모학교는 재학생 수가 300명이 안 되는 작은 학교에 비해 △ 폭력범죄 825% △ 반달리즘 270% △ 절도 378% △ 물리적 싸움이나 공격 394% △ 강도 3,200% △ 총기사고가 1,000% 더 많이 일어난다. U.S. Department of Education, 1999 소규모학교를 효과적으로 경영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라우어 박사는 ‘테마가 있는 학교’를 제안한다. 그는 “효율적인 소규모학교는 테마가 있다”며 “소규모학교가 각각 첨단기술, 예술, 스포츠, 직업교육 등 특색있는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한다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규모학교들은 저마다 특별해야 하며 지역사회와 연계되어야 한다. 관계가 모든 것이다 그라우어 스쿨은 대학진학률이 89%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대학에서 평균 30만 달러 이상의 성적우수장학금을 받는다. 그라우어 박사는 놀라운 학업성취도 달성 비결로 ‘관계’를 꼽았다.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그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인다는 것이다. 교사 1인당 평균 7명의 학생을 담당하는 그라우어 스쿨은 멘토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그라우어 스쿨은 다양한 교수법을 도입해 학생들의 내적 동기를 유발한다.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통해 심도 있는 토론 문화를 형성했다. 과학시간에 실험 결과가 잘 나오지 않으면 모범답안을 참고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대조군 실험에 새로 돌입한다. “그라우어 스쿨의 학생들은 공부하는 이유가 대학에 있지 않습니다. 배움은 아름다운 것이며 삶에 있어 선택지를 주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라우어 박사는 “소규모학교는 학생의 시험 성적 뿐 아니라 학생과의 협력 여부도 교사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규모학교 교사의 높은 업무강도에 대한 우려에 대해 그는 “사람들은 진정한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느낄 때 힘든 일도 무리 없이 해낸다. 그리고 그것이 삶의 질을 제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라우어 스쿨 교사들은 각각 3개 교과를 담당해 업무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임교사 35명 중 수년간 학교를 그만둔 사람은 없었다. 그라우어 스쿨은 아웃사이드 매거진에서 미국 전역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100대 일하기 좋은 직장’에서 10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라우어 박사는 마지막으로 “대규모학교에서도 소규모학교의 장점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규모학교 학생을 200명이나 300명씩 나누면 된다. 각각의 그룹에 특별한 테마와 졸업요건을 부여하라. 학교 건물이 3층짜리라면 각 층을 ‘학교 안의 학교’로 만들라. 대규모 학습공동체의 일부분에 불과할지라도 작은 학습공동체는 더 안전하고 유대감이 충만하며 혁신적이고 행복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매동초의 2014년 현재 전체 학생 수는 263명이다. 총 14학급(특수학급 1학급 포함)당 평균 학생 수는 18.7명이다.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초등학교 평균 학급당 학생 수 22.8명에 비해 아주 적은 숫자다. 또한 1학년(3학급)을 제외한 전 학년은 두 학급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교직원 수도 45명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학교에 비해 상당히 작은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은 것은 굉장한 장점입니다. 교사 수가 적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교사의 마인드가 바뀌면 오히려 더 가족처럼 뭉치기 쉽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를 잘 살릴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김휘경 교장은 소규모학교가 갖는 장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했다. 모두가 가족 같은 지역·학부모·학교 공동체 매동초는 소규모학교의 장점을 살리되 어려운 부분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 중에서도 특수학급 학생들을 포함한 전교생이 한 명도 빠짐없이 참여하는 국악동아리 활동은 매동초의 자랑으로 꼽힌다. 1·2학년은 택견이나 소고를, 3~6학년은 가야금, 판소리 등 국악 관련 8개 종목 중 희망하는 분야를 정해 한 해 총 20시간 동안 배운다. 갈고 닦은 실력은 가을 발표회 때 학부모와 외부손님을 초청해 선보인다. 작년에는 문화예술교육 영역 우수학교로 선정돼 교육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국악동아리 운영에는 종로구청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종로구 문화교육지원사업에 채택돼 꾸려나갈 수 있었다. 교사 수가 적은 탓에 외부의 지원 없이는 프로그램 운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매동초에서는 학부모 공동체의 역할도 크게 두드러진다. 다른 학교에 비해 ‘아버지회’의 활약이 크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매년 근로자의 날에 학교 뒤 인왕산에서 개최되는 ‘매동 산행대회’에서 아버지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매동초 아이들이 1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인 ‘매동캠프’ 또한 아버지들이 주축이 돼 이끌어 온 프로그램이다.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1박 2일 동안 캠핑을 하는데, 세부 프로그램 중 ‘담력훈련’ 때는 아버지들이 직접 귀신 분장을 하고 교실에 숨어 아이들을 맞이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몹시 즐거워하는 행사다. 어머니들 또한 학교가 하는 일에 적극적이다. 어머니들은 아이들의 예절교육을 담당하는 명예교사로 활동 중이다. 매동초는 2012년에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예절실을 설치했다. 어머니들은 전통예절 교육기관인 예지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아이들에게 직접 한복 입는 법, 절하는 법, 차 대접하는 법 등의 예절을 가르친다. 첫 해에 6시간 운영하던 것을 반응이 좋아 현재는 10시간으로 늘렸다. 어머니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전통예절 교재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열성을 기울이고 있다. 학부모들의 참여도가 높은 이유는 학생 수가 적은 만큼 모두가 ‘내 아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는 덕분이다. 그 결과 ‘2013년 학부모 학교 참여 우수학교 교육감 표창’도 받았다. 엄마들의 입소문 타고 도심 속 소규모학교로 자리매김 김 교장은 프로그램 운영에 지역사회, 학부모 공동체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결국 교사들의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외부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것은 교사들입니다. 학생들을 가족처럼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하죠.” 지역, 학부모, 학교 모두 아이들에게 내실 있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역시 소규모학교만의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게다가 매동초 근처 지역 재개발로 인해 학생 수가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매동초의 학생 수는 작년에 비해 16명이 늘었다. 매동초의 노력이 엄마들의 ‘입소문’을 탄 결과다. 매동초는 공립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사립학교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성이 높다. 그만큼 교육의 질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모든 일의 목적으로 두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여름방학 동안에는 특별프로그램으로 영어, 과학, 체육 교과 무료강좌를 하루 두 시간씩 운영했다. 강사비는 종로구청 지원을 받았다. 기존에 운영하던 수익자 부담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방학 동안에도 하루 4시간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매동초에서는 방학식, 개학식에도 급식을 제공한다. 소수일지라도 학교에서 밥을 주지 않으면 굶을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서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매동초에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같은 소규모학교라고 해도 개별 학교가 처한 상황은 다 다릅니다. 도시와 농촌의 환경이 다르고 학교마다 지역·계층적 특성과 문화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를 면밀히 고려해야 합니다. 단순히 타학교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서는 효과가 없어요. 각각의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서 적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효과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김 교장의 소규모학교 운영 철학이자 매동초가 작지만 내실 있는 학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 1) 부모님 봉양 때문에 시·도간 전보가 된 교사입니다. 신임지 학교와 부모님께서 거주하시는 곳의 군(郡)이 달라 부모님께서 계시는 군(郡)으로 이전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발령된 학교의 군(郡)으로 이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사정으로 판단하여 이전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합니다.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이며 부모님 봉양 때문에 시·도간 전보내신을 낸 것인데 이전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맞는 건가요? A)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2014.1.22, 안행부 예규 제17호)’에 의거 신임지 외의 지역으로 이전한 경우, 소속 기관의 장에게 허가를 득해야 하며 그 지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유(자녀의 교육, 경제사정, 배우자 직장 등)가 객관적으로 명백할 때 이전비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지급할 수 있는 이전비는 전임지에서 신임지로 이전하는 때에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을 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신임지 학교의 교장선생님께 부모님 부양의 사유로 신임지 외 지역 이전을 설명드려 허가를 득하시면 이전비 지급이 가능합니다. Q 2) 작년 11월 결혼한 부부교사입니다. 당시 저는 특구 지역 내 학교에서 근무 중이었으며 남편은 하급지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만기근무여서 전보를 가야하는 상황이었고, 남편은 학교를 옮길 수 없는 여건이었습니다. 장학사님께서 부부교원이고 제가 남편 근무지로 갈 경우 상급지에서 하급지를 희망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하여 고민 끝에 같은 해 12월 남편 집으로 주소지를 먼저 이전(혼인신고)하였습니다. 이후 저는 남편 지역으로 부임을 받았고 제가 살던 집의 임대차 계약 등으로 실제 이사는 부임을 받은 후에 하였습니다. 그런데 부임받기 전에 주소지를 옮겼다고 이전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합니다. A) 국내이전비는 공무원여비규정 제19조(이전비의 지급 대상) 및 제20조(이전비의 지급)를 근거로 근무지 외 지역으로 부임의 명을 받은 후, 거주지 및 이사화물을 이전했을 경우 국가가 일정 범위 안에서 실비를 보전해 주는 제도입니다.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2014.1.22, 안행부 예규 제17호)’에 따르면 ‘해당지역으로 부임의 명을 받은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해당지역의 주택사정 등을 감안하여 거주지 및 이사화물을 사전에 이전한 경우에도 이전비를 지급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의 경우 이전비 지급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주민등록표상의 거주지를 변경하지 못한 경우에도 거주지 변경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증거(임대차계약서, 전화번호 명의, 관사 거주 시 학교장의 거주확인서 등)가 있는 경우 이전비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경기백영고등학교는 교육현장에서 ‘삼투압 현상’을 실현하고 있다. 다양한 학습프로그램을 도입해 소수 상위권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 조성에 힘쓰면서 이를 자극제로 삼아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명규 교장은 “특목고와 자사고가 생겨나면서 일반계 고등학교가 존립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학습모델을 개발하고, 경쟁 아닌 협동으로 실력을 쌓고 함께 어울리는 학교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끌어주고 밀어주며 성적향상 여느 일반계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입학생 중 중하위권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큼에도 백영고는 매년 우수한 대학진학률을 자랑한다. 이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위한 백영고 교사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학습 프로그램으로 방과후 학교 ‘도약반’과 ‘멘티-멘토 시스템’이 있다. 방과후 학교 ‘도약반’은 학생의 생활 전반을 밀착 관리하는 사교육 시스템을 적극 벤치마킹했다. 반 개설에 뜻을 모은 4~5명의 교사들은 성적 향상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자기통제력이 약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도약반’ 아이들은 매일 오전 7시 30분에 등교해 쪽지시험을 보고 방과 후에는 국어,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반복학습을 한다. 수업은 팀티칭으로 이루어진다. 조종연 부장교사는 “반복학습을 통해 학업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높여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년간 꾸준히 ‘도약반’에서 공부한 아이들 중 두 명은 성적이 향상돼 ‘심화반’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 부장교사는 “1학년 말 성적이 수학 53%, 영어 24%였던 아이가 2학년 1학기에 수학 8.8%, 영어 1.6%까지 성적을 올려 교사들도 놀랐다”며 “생활습관을 개선해 절대적인 학습량을 늘리고 정기고사 2주 전 부모님 앞에서 목표를 정해 발표하도록 함으로써 목표의식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학생의 학습습관을 관리하면서 효과가 가시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올해 들어 백영고 교사들은 자기주도 학습을 위한 야심작을 내놓았다. 2~4명의 학생이 모여 서로 돕는 학습동아리 ‘멘티-멘토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 오상길 교감은 “학생들이 아는 것을 직접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는 것’과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돼 학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동급생끼리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경쟁이 아닌 협동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2학년을 대상으로 한 모집공고에 140여 명의 학생이 지원해 예상보다 더 큰 호응을 얻었다. 교사들은 멘토링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내 가용 공간을 배정해주고 주간 학습결과를 체크하는 등 최소한의 도움만 주고 있다. 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들에게는 ‘불계공졸’, ‘우공이산’ 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불계공졸(不計工拙)’ 상은 성적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한 학생에게 주는 상이다. ‘잘되고 못되고를 가리지 않는다’는 추사 김정희의 말을 빌렸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은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로 성실히 공부해 성적을 올린 학생에게 주어진다. 백영고는 2학년 학생들의 성원에 힘입어 2학기부터 예산을 따로 책정해 전 학년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어울림의 문화 백영고 학생들은 성적향상에 노력하는 한편 교과외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백영고에는 스쿼시부, 과학문화체험부, 문예창작부, 방송부 등 개설된 동아리만 61개다. 매년 11월 열리는 동아리 발표제는 교사와 학생들 모두가 어울리는 화합의 장이자 학생들이 숨겨진 끼를 분출하는 무대다. 양한주 학생(2학년)은 “성적도 좋지 않고 눈에 띄지 않던 친구가 발표제에서 뛰어난 노래 실력을 발휘해 모두를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시험스트레스도 풀고 좋다”고 말했다. 한편, 백영고는 2012년부터 호주 Tyndale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학생들이 국제교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올해 하반기에도 Tyndale 학생 30여 명이 백영고 방문을 앞두고 있다. 특별한 손님맞이를 위해 백영영어홍보동아리와 희망자로 구성된 준비단은 Tyndale에서 오는 외국인 친구와 1:1로 짝을 지어 한국음식 만들기 체험과 인근 문화유적지 탐방을 할 계획이다. 이 교장은 “중하위권 학생들도 학교에서 숨 쉴 공간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교과외 활동에 참여하면서 성적과 상관없이 모두 하나 되어 어울리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영고는 교사들이 학생의 생활에 밀착해 손수 학습습관을 개선하고 함께 어울리는 문화를 조성하는 등 사교육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에서 공교육의 가치를 끌어내고 있다. 경기권에 안양·경기·과천외고 등 특목고가 연이어 설립되고도 백영고가 ‘명문 일반계 고등학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저력이 거기에 있었다.
진보 교육감 등장과 함께 교원 인사정책도 커다란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코드인사는 물론 기존의 관행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파격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취임하자마자 교육청 인사라인을 예고 없이 전격 교체하는 ‘결단’을 보였다. 인사 혁신을 통해 조직의 판을 새롭게 짜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취임하자마자 인사장학관, 총무과장 등 인사팀 줄줄이 교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7월 총무과장과 인사팀장을 교체한 데 이어 초·중등 인사담당 장학관마저 갈아치웠다. 이들은 인사발령이 나는 당일 아침 교체 통보를 받았을 만큼 철저히 배제됐다. 경기도교육청도 도교육청 총무과장을 산하기관 사이버안전센터장으로, 교원인사과장은 양평교육지원청 장학관으로 좌천시켜 버렸다. 서울과 경기교육청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과감한 체질 개선을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교육 가치를 실현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우선 서울시교육청의 인사 정책은 장학관(사)과 연구관(사)등 교육전문직 체제 개편에 방점을 두고 있다. 최근 공개된 조희연 교육감 인수위 백서에 따르면 평교사를 장학관에 임용하고 전문직 시험에 합격하지 않아도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인정되면 한시적으로 장학(연구)사에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로 혁신학교와 학생인권, 학교 밖 청소년 업무 등에 한시 장학사를 배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초등은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교감을 장학관에 임용하는 길을 텄다. 초등교원인사관리원칙을 변경, 교감도 장학관에 임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 교감의 장학관 임용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평교사의 장학관 임용에 대해서도 현행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만큼 문제 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평교사 출신 장학관 임용 등 교육전문직 조직 전면 개편 추진 전문직 임용 시험 방식도 평교사들의 진출이 용이하도록 변경될 전망이다. 1차 전형에 사용되고 있는 교직실무 서술형 평가를 폐지하고 대신 교육에 대한 비전과 교육철학을 파악하는 실질적 논술과 구술면접, 집단토론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전문직 임용 때 현장 실태조사를 중시, 전전임교 소속 교원까지 최대 다수를 대상으로 실시하며 교육자적 자질에 대한 동료 교원들의 의견과 여론을 비중 있게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교장 승진방식도 대폭 개편된다. 서열보다는 능력에 중점을 둔다는 이유로 승진 대상자 3배수 내에서 교장을 임용하기로 했다. 이 방안은 신설학교와 소규모학교, 특별지원대상학교(하위 10% 정도), 혁신학교들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제한적으로 교장 임용대상자 폭을 3배수로 확대하는 것은 법적인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교감 근무성적 평정에 학교 교직원 전원의 평가 결과를 반영토록 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외에 교장 자격연수 대상자를 축소하고 교감 연수 과정에 인성, 업무수행 능력 등을 실제로 평가하는 과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초등 교감 평정 때 청소년단체 활동 가산점은 폐지가 추진된다. 현장 무시한 인사정책 남발… 교총, ‘무소불위 전횡 말라’ 경고 경기도교육청은 이재정 교육감 취임에 맞춰 ‘초중등 교육전문직원 교원 전직 내신서 제출’이라는 공문을 대상자 131명 전체에게 보내 한차례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교육정책 추진 및 컨설팅 장학업무의 효율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교육청 주변에서는 특정인들을 장학 및 연구의 핵심 보직에 앉히기 위한 수순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이처럼 교장을 지낸 장학관 및 연구관급 간부 모두에게 교장 전직희망서를 내라고 한 것은 교육청 개청 이래 처음 있는 일. 경기교육계에서는 교육감이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인사권을 남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총 등 보수교육계는 일부 교육감들이 보여준 인사 행태에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히는 등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지난 8월 7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 “이 교육감 취임 이후 제기된 파격적 승진제도 때문에 교장 등 일선 교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평교사가 갑자기 교장이 되는 것은 학교현장에 주는 부담이 크다”면서 “지금은 교장들이 자율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들에 대한 족쇄부터 풀어주는 것이 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안정성과 전문성을 담보해야 할 전문직에 대한 무분별한 인사 조치는 결국 직선교육감에게 충성과 눈치보기를 강요하는 행위”라며 “무소불위의 인사 전횡이 계속될 경우 법적 검토를 통해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상임대표 안양옥)이 교총회관에서 창립 2주년 기념식 및 세미나를 개최한 지난 7월 24일은 공교롭게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지며 엄숙한 분위기로 치러진 기념식에서 안양옥 상임대표는 “세월호 참사는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고 정신적 가치를 가벼이 여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며 “인성이 진정한 실력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기념식장에 모인 참석자들은 ‘인성교육 실천을 위한 인실련 단체의 다짐’을 함께 낭독하며 인성교육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실천의지를 되새겼다. 이어진 세미나의 핵심은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과 문화를 토대로 한 ‘한국적’ 인성 정립의 방안 모색이었다. ‘인성과 문화의 공공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정원섭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므로 학생들이 스스로 목적에 대해 성찰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며,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은 사회적 협력을 통해 공공의 과제에 참여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협력의 문화, 즉 문화의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동현 한국기초교양연구원 원장은 ‘인성교육, 인문진흥의 목적이자 문화융성의 지반’ 주제발표에서 “융합, 통섭의 가치에 주목하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사회의 구성원 개개인이 도덕적 자질을 충분히 갖춰 공동체를 영속할 수 있을 때 문화융성을 이룰 수 있다”며 덕성 함양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강용철 경희여자중학교 교사는 ‘가족 자서전 쓰기’, ‘화날 때 7초세기’ 등 인성교육의 구체적 실천 방법을 제시하며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숨을 돌리고 정서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세미나는 인성교육에 대한 현장 전문가들의 풍부한 경험과 제언을 나누며 한참을 이어졌다. 본지는 정원섭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손동현 한국기초교양연구원 원장의 주제발표를 요약해 싣는다. (박지윤 기자) 인성교육의 길, 인문학에서 찾는다 곧 사멸될 것 같았던 인문학이 언제 위기였냐는 듯 ‘열풍’이 불고 있다. 언어· 문학· 역사· 철학, 즉 문사철(文史哲)로 불리는 인문학은 우리 삶의 본질이며, 사람이 참된 삶을 살기 위한 철학이다. 자기개발서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알려준다면 인문학은 자기성찰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열어 주고 동시에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지혜를 준다. 우리가 인성교육을 생각하며 인문학을 떠올리는 이유이다. 글 _ 정원섭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 요사이 ‘인성(人性)’이란 말이 유난히 회자된다. 인성이란 글자 그대로 풀어보자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이것은 동서고금의 참으로 난해한 철학적 과제였으며 또한 앞으로도 쉽게 해결될 수 없을지 모르는 인류의 숙제다. 동서고금의 많은 현자들은 인간의 가장 근본이 되는 특성을 ‘슬기로움’에서 찾았다. ‘슬기’는 인간의 이성적 능력에 근거한다. 그리고 이성은 다시 두 가지 유형, 수단적 이성과 목적적 이성으로 세분할 수 있다. 인간의 근본적 특성, ‘슬기로움’ 수단적 이성이란 어떤 주어진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이다. 가령 서울에서 목포를 간다고 치자. 우리는 열차, 자가용, 비행기, 버스 등 교통편 중 소요 시간이나 비용 등을 고려하여 어떤 결정을 할 것이다. 이러한 능력은 오늘날 흔히 말하는 문제 해결 능력이다. 그런데 이런 수단적 합리성은 그 목적 자체가 정당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이 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의 수단적 이성이 그 자체로 방치될 경우 위선이나 이기심, 심지어는 범죄를 정당화하는데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률을 교묘하게 회피하는 편법 행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불법 행위마저도 뻔뻔스럽게 정당화하면서 오히려 법과 도덕을 준수하는 척 하는 위선적 교지(狡智)가 탁월한 경우처럼 말이다. 따라서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목적 자체의 정당성을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합목적적 이성이 긴요한 것이다. 합목적적 이성이란 현재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 자체가 타당한가에 대해 검토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르게 말한다면 이것은 목적 설정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목포에 가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교통편으로 목포를 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왜 목포에 가야 하는가?’에 대한 목적 자체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이성이다. 이처럼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자 하는 능력이 인간을 동물과 근본적으로 다르게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즉, 인간이 다른 생명체들과 다른 점은 주어진 문제를 그대로 수용한 채 그 해결 방법을 재빨리 찾아내는 능력 때문이 아니라, 주어진 목적 자체를 근본적으로 검토하여 스스로 목적을 설정하는 자율적 행위 능력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 목적을 정하는 능력이 있다 할지라도 만일 목적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 어떻게 될까? 따라서 인성교육이란 스스로 좋은 목적을 추구하도록 함으로써 ‘좋은 사람’으로 교육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義)와 화이부동(和而不同), 인성교육의 최우선 과제 인간은 또한 사회적 존재이다. 성악설을 주장하며 ‘예’를 중심으로 공자의 사상을 발전시켜 유교적 사회 질서를 확립하고자 했던 순자의 글을 인용해보자. 사람의 힘은 소만 못하고 달리기는 말만 못한데, 그런데도 소와 말은 사람의 부림을 당한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은 사회를 형성할 수 있지만(郡), 저들은 사회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떻게 사회를 형성할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분(分, 구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분(分)이 가능한가? 바로 의(義)가 있기 때문이다.(『荀子』,「王制」편) 사람만이 사회를 형성할 수 있다는 생각 역시 ‘인간은 폴리스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명한 언명에서 보듯 동서고금의 공통된 가르침이다. 이렇게 사회를 형성하고 서로 협력함으로써 우리는 드디어 인문 활동, 곧 문화를 형성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바로 분(分),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들을 선천적 능력에 따라서 크게 ‘생산을 하는 사람들,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 그리고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 등 셋으로 나누었다. 사람들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러한 구분은 ‘평등의 관점’에서 보자면 매우 거북하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이해해보자. 사회란 서로 다른 인간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남성 혹은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사회는 자녀를 낳을 수 없기에 더 이상 지속할 수조차 없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서로 다른 존재가 함께 협력할 때 생존이 가능하며 이런 협력이 왕성해질 때 비로소 문화가 융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화이부동(和而不同)’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 인성교육에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점이라는 것을 웅변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은 다원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덕목일 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 자체를 번영하도록 하는 지름길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오늘날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융합 활동들이 더욱 절실한 것이다. 고등학교 교육현장의 경우 문과와 이과 간의 구분 자체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전공별로 세분화된 대학의 경우 융합적 교육이 가능하도록 교양교육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융합, 즉 이질성의 포용을 아무 원칙 없이 시도할 경우 사회는 발전이 아니라 무질서와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장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순자의 말씀을 인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의(義)에 근거할 때 좋은 사회와 좋은 문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만일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다면, 그리하여 사회적 부조리가 만연하면 할수록 불의에 대한 유혹 앞에서 우리의 인성은 왜곡당하고 질식당하고 말 것이다. 문화의 공공성과 의(義) ‘인문(人文)’이란 ‘인류의 문화’를 뜻한다는 점에서 ‘문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문이라는 표현은 인간성(humanity)이나 문명(civilization) 뿐만 아니라 문화(culture)까지 모두 포괄한다.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문화(Culture)’의 어원이다. Culture는 ‘밭을 일군다’는 뜻이다. 때문에 인문은 자연에서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때로는 개인적으로, 때로는 공동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요즈음 눈을 조금만 돌려 보면 ‘인문’ 혹은 ‘인문학’이라는 말이 온통 범람하고 있다. 흔히 인문학이라고 하면 문(文)·사(史)·철(哲), 즉 문학, 역사, 철학을 말한다. 그러나 동양에서 문사철(文史哲)은 학문 활동 전체를 아우르는 표현으로서 인간의 다양한 활동 및 그 결과를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그렇다면 인문, 즉 문화는 어떻게 가능할까? 순자의 말씀처럼 정의(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의의 핵심은 공공성이다. 공(公)과 사(私)의 구별은 동서고금의 오랜 역사 속에서 고민되어 온 주제이다. 서양의 경우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은 공과 사를 엄격하게 구분한 후 이를 매우 배타적으로 대립시켜 왔다. 이들은 사적 영역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공적 영역을 왜소화시켰으며, 개인주의를 사회 구성의 중요한 전제로 수용하면서 공적 영역에 참여하는 것은 사적 이해관계를 훼손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고대 희랍인들의 ‘자유’는 근대인들의 ‘소극적 자유’, 즉 국가 권력으로부터의 간섭받지 않는 자유와는 전혀 다르다. 고대인들에게 자유란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과정에 스스로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이들은 폴리스라는 공동체가 사라질 경우 노예로 전락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대 희랍에서는 공동체 전체 운명을 결정하는 정치 과정에는 무관심한 채 오로지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만을 추구하는 자들을 두고 천치(天痴)라고 하였으며, 소피스트들은 정치 과정, 즉 아테네의 운명을 결정하는 과정에 원칙적으로 참여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체로 외국인들이었기 때문에 아테네에 대한 충성심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도시 국가를 벗어나는 순간 생명 자체를 부지할 수 없기에 아테네 전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협력 통한 문화적 공공성 신장 [자세한 내용은 월간새교육에 있습니다.] '있어야 할 가치' 성찰하는 '지성교육' 강화를… 동서를 막론하고 아주 고전적인 교육이념인 인성교육을 왜 새삼스럽게 다시 논의하자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인류가 새롭게 맞이한 시·공간적 경계가 허물어진 ‘디지털 문명 시대’에서 이제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인간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도덕성’ 뿐이라는 절실함 때문일 것이다. 글 _ 손동현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원장 인간은 자연적 존재다. 그러나 인간은 그런 자연적 삶을 뛰어넘지 않고서는 생존조차 할 수 없는 특이한 자연적 존재다. 이 점이 인간 존재의 이중성이요, 인간적 ‘딜레마’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정 인간의 인간다움은 바로 이 ‘자연성 극복’에 있으며, 거기에 등장하는 것이 곧 문화요 문명이다. 따라서 문화적·문명적 존재로서의 인간에게 ‘인간다움’이란 단순한 ‘사실로서의 인간 본성’이 아니라, 이를 극복함으로써 실현해야 할 ‘가치로서의 인간 이상’이다. 우리가 ‘인성교육’을 논할 때 ‘인성(人性)’이란 말이 가리키는 것은 바로 이 이상으로서의 인간다움, 즉 가장 바람직한 인간의 모습이다. 따라서 인성교육이란 자라나는 세대로 하여금 각자의 개인적-공동체적 삶에서 ‘가장 바람직한 인간다움’을 실현할 수 있는 힘을 골고루 길러주는 교육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인성교육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고 오히려 동서를 막론하고 아주 고전적인 교육이념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왜 새삼스럽게 인성교육에 대한 논의를 되풀이하자는 것일까? 정보시대의 문화사회적 상황 인류는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문명의 전환을 맞고 있으며, 이 전환의 진원(震源)은 ‘디지털 기술’이다. 디지털 기술은 ‘지능 강화의 정보기술(IT)’과 ‘감각의 확장인 커뮤니케이션기술(CT)’을 ‘정보통신기술(ICT)’이라는 하나의 기술로 융합한 데에 그 위력이 있다. 이러한 융합된 디지털 기술의 혁혁한 성과는 이른바 ‘유비쿼터스 커뮤니케이션(Ubiquitous Communication)’의 실현과 가상현실(Virtual Realty)의 출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그리고 이 기술융합이 가져온 전대미문의 혁명적 성과는 사유와 지각의 융합 및 호환(互換)을 비생명적 물리적 공간 속에서 실현시키고 있으며, 인간의 의사소통 또는 정보교환 활동에서 자연세계의 시·공간적 제약을 최소화시키거나 무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혁명적 요인이 인간 문명생활에 가져다 준 근본적 변화는 무엇일까? 첫째, 디지털 기술은 사유 대상을 감각 대상으로 변환시킴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선형적(線形的)’ 사유를 위한 긴장(緊張)을 피하고 ‘모자이크적’ 지각의 이완(弛緩)을 즐기게 한다. (마셜 맥루언(김성기/이한우 역), 미디어의 이해, 민음사 2002 참조) 그 결과 논리적 합리적 사고를 기피하고 감각적 지각을 선호하는 문화생활이 널리 확산되었다. 둘째,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는 디지털 기술은 거리(距離)의 소멸과 시간의 증발을 가져옴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욕구충족 과정의 순차성과 단계성을 뛰어 넘어 동시적·총체적 욕구충족을 기대하고 추구하게 만들었다. 기술의 융·복합과 이에 기초한 산업의 융·복합 현상은 이러한 욕구 및 욕구충족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취해진 현상이다. 셋째, 디지털 기술은 공동체의 삶을 ‘유목화’시킨다. 사회조직은 거대하고 강고한 고정적 피라미드형 체계에서 작고 유연한 유동적 네트워크로 변화했다. 사회조직의 성격 역시 폐쇄적 독자성은 와해되었고 개방적 관계가 지배적인 것이 되었다. 그 결과 사회적 활동 영역의 경계가 흐려지는 사회 조직의 ‘탈중심화’, ‘탈영토화’가 진행되었다. 동시에 개인 간의 인격적 관계는 피상화되고 공동체적 유대도 약화된다. 개인의 고립화 현상이 심화되고 계층도 다원화, 분산화된다. 이것이 곧 삶의 ‘유목화’ 현상이다. (쥘르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최명관 역), 『앙티 외디푸스』, 민음사 2000 참조) 이 유목화 현상이 가장 넓은 영역에서, 최대 규모로 전개된 것이 곧 ‘세계화’다. 이러한 문화·사회적 상황에서는 ‘문맥이 없는’, ‘기원(起源)이 소실(消失)된’, 파편화된 정보들이 범람하여 우리 삶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지성도 결핍되고, 아름다움과 사랑을 추구하는 정서적 요구도 피상적인 감각적 쾌락의 추구에 자리를 내주기 쉽다. 또한 높은 층위에 자리 잡고 있는 숭고한 가치를 의욕(意慾)하고 이를 달성하려는 실천의지도 약화되고 만다. 인성교육에 대한 새삼스런 요구 오늘 한국에서 진지한 교육종사자들이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현상이 아닐까? 우리가 새삼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이유는 문명의 전환기적 상황이 우리에게 그것을 긴절(緊切)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 초·중·고 각 학교 급별로 수준과 차원은 다르겠지만, 그 기본 오리엔테이션은 다 함께 바뀌어야 한다. 첫째, 통찰력을 길러줘야 한다. 정보사회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문제는 대체로 여러 지식분야에 걸쳐 있는 복합적인 문제다. 이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능력이 없으면 부분에 관한 전문지식도 무력해지기 쉽다. 따라서 문제연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찰력은 세분화된 여러 가지 자료를 하나의 틀 안에서 종합하는 능력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융복합 교육이 절실해진 배경이 이것이다. 둘째, 다양한 양식의 정서교육이 복원되어야 한다. 심미적 감수성도 길러줘야 하고, 사랑의 숭고함도 각성케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서적인 것을 합리적 사유와 양립시키고 함께 수용할 수 있는 인격의 폭을 넓혀주는 교육이 복원되어야 한다. 즉 이성과 감성을 배타적으로 양자택일하는 것이 아니라, 이 양자를 함께 수용하여 넘나드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셋째, ‘유목화’되는 공동체를 견뎌낼 만한 도덕적 힘을 길러줘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시공간적 제약을 허물어뜨림으로써 제도적·물리적 제약을 통해 시행됐던 도덕적 통제를 일거에 무력화시켰다. 이제 도덕성은 더더욱 각 주체의 내면적 자율성에 의존하게 되었다. 하지만 ‘공동체적 삶’이라는 인간 삶의 방식은 본질적으로 소멸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자아와 타아를 연결시키는 도덕성의 토대는 ‘공동체 해체’ 더 나아가 ‘인간성 와해’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인성교육은 지성과 정서와 덕성 함양이 골고루 이뤄져야한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가장 절실한 것은 역시 덕성 함양일 것이다. 인성교육의 필요조건, 도덕적 토대를 갖는 공동체 정신 함양 지식 전달에 역점을 두어왔던 학교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자세한 내용은 월간새교육에 있습니다.]
또 교육과정이 개정되고 있다. 이번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개정작업이 추진 중이다. 개정을 지켜보면서 무언가 시원한 느낌은 없다. 개정 방향이 그리 잘못되지도 않았고, 내용도 그리 나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무언가 개운치 않다. 문·이과 통합형 개정의 배경과 필요성은 이해할 수 있다. 과목의 내용과 학습량을 감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 개운하지 않은 기분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새로운 일에 착수할 때에는 미래에 대한 비전보다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비전을 제시하기에 앞서 철저한 자기반성과 주변 환경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이전 교육과정이 얼마나 정착되어 가고 있는지’, ‘이전 교육과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 이전 교육과정에 대한 반성이 충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후 개정 교육과정이 ‘학생에게 어려움을 주지는 않는가’, ‘학교가 받을 충격은 생각해 보았는가’, ‘선생님에 대한 배려는 있었는가’ 더 고민해야 한다. 교육의 주체를 배제한 채 여론몰이를 통해 몰아세우지는 않았는지, 소수의 사람에 의해 개정작업이 추진되지는 않는지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개정 방향의 문제 현재의 교육과정이 완성된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급하게 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를 하면서도 의도하는 성과를 가져올 쉬운 방법은 있다. 대학입시제도의 변화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교육과정개정은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철저하게 대학입시에 밀린 교육과정으로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한 술 더 떠서 사교육 없는 학교의 전폭적 지원, EBS 중심의 교육 등으로 학교교육과정의 입시 종속화를 부채질하기도 하였다. 이런 면에서 교육과정개정은 대학입시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져야 바로 잡힌다는 것은 학교현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족한 부분은 시간을 두고 준비하면 된다. 교육과정이 개정되거나 새로운 정책이 나올 때마다 학교현장에서는 다음 정권에서 또 바뀔 것인데 그리 신경 쓸 필요 있냐는 말을 하곤 한다. 현 정권은 수십 년 앞을 내다보고 교육과정을 개정하지만 다음 정권은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개정작업에 착수하고, 착수하기 무섭게 발표를 한다. 스스로 얼마가지 않을 것을 알기 에 하루라도 빨리 교육에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서두르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그리고 통합이나 융합이 꼭 유·초·중등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도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의 개정을 주도하고 있는 분들의 대부분은 대학교수이고 이분들은 늘 유·초·중등교육의 변화만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가장 손대기 쉽고 말을 잘 듣는 유·초·중등의 교육과정만 수시로 개정하고 있는 것은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 세계적인 대학평가에서 우리의 대학은 힘을 쓰지 못하고 순위가 뒤쳐지는지, 대학졸업 후 기업에서 신입사원 교육에 왜 6000만 원이라는 돈을 투자해야 하는지 (한국경영자총협회조사/우리나라기업355기업/2013년 신입사원교육 및 훈련) 반성해야 한다. 이는 중등교육의 문제라기보다는 대학교육에도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개정 전개상의 문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듯 보이지만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PART VIEW]첫째, 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를 중심으로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기간이 촉박하여 충분한 토의가 진행될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2009 개정 교육과정에도 참여했던 분이 이번 개정작업에도 관여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뒤집는 발표를 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물론 잘못이 있다면 자신의 주장을 번복할 수도 있지만 개정될 때마다 자신이 개입하여 만든 교육과정을 아무런 자기반성 없이 수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개정안의 내용을 공청회에서조차 떳떳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표면적으로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개정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이미 짜놓은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목소리 큰 몇 사람의 주장에 이끌려가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둘째, 총론과 각론의 연구팀이 연구 결과나 입장을 상호공유하면서 연구를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짧은 기간에 충분한 상호공유가 이루어졌을지 미지수이며 어찌보면 이미 제시된 안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셋째, 개정과 관련하여 다양한 요구조사와 의견수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과정에서 보여주었듯이 요식행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포럼도 얼마나 반영이 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 왜냐하면 말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정작 들을 사람들은 자리를 함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과 교육과정에서의 내용·학습량 감축의 상관관계 학습량의 적정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교육과정개정 연구팀의 연구방향 중점사항에서도 나와 있듯이 공통교육과정과 선택교육과정을 어느 선에서 적정화할 것인가이다. 이 문제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충분히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되 각 과목별 이기주의가 자리 잡지 않도록 하는 방안은 꼭 필요하다. 자신의 교과가 개정되는 교육과정이나 대학입시에서 축소되기를 바라는 선생님은 없을 뿐 아니라 개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관련학회나 교수의 의견이 반영되다보면 결국 또 더하기방향으로 진행되기 쉽기 때문이다. 나누고 분화시키는 것은 쉬워도 합치고 없애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관건은 대학입시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의 선행에 있다. 과목 이기주의를 벗어나 이과 학생을 위한 통합사회와 문과 학생들을 위한 통합과학을 개발하고 새로운 자격연수를 받은 사람이 가르치도록 하는 방안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격연수과정을 개설할 때 교육과정 준비에 만전을 기했으면 한다. 이전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의 부전공 연수와 같이 필요 없는 연수과정이라는 현장교사들의 지적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활동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를 지도할 수 있는 역량 또한 시간을 두고 갖추어가야 한다. 일부지역에서는 학생 중심의 학습이 정착되어가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아직은 부족하다고 볼 때, 이에 대한 연수도 고려되어야 하며 교육부 차원이 아닌 교사차원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이를 정착시킬 수 있는 환경조성도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에는 좀 더 충분한 검토를 한 후 모든 교과 내용을 현재 수준보다 상당 부분 줄이는 작업이 선행되었으면 한다. 충분한 연구와 준비를 한 후 국·영·수 중심의 현행교육과정도 새롭게 정리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범교과학습도 예외는 아니어서 7차 교육과정개정 이후에는 개정될 때마다 내용이 보태져 지금은 무려 39개의 학습주제를 가지고 있다. 범교과학습이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반드시 일정시수를 확보하라는 공문이 시행되고 있어 학교의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체육과 관련한 시수를 맞추기 위해 중학교에서 창의적체험활동 중 동아리활동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사실은 대표적 왜곡사례이기도하다. 통합융합교육과정을 무리하게 중등교육에 적용하려고 하는 무모함은 다시 한 번 고려해야 한다. 융합교육과정은 학교의 자율에 맡겨 필요한 경우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대학이나 대학원 과정에서 좀 더 심화된 융합교육이 이루어지는 것도 바람직하다. 중등교육에서는 창의적인 사고와 바람직한 인성을 기르는 기초기본교육이 충실히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할 것이고 학교의 자율적인 선택에 의해 일부 교과나 창의적체험활동에서 다루어 졌으면 한다. 대학은 중등교육이 잘못되어 문제가 있다고 하고 기업은 고등교육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전반적인 시스템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되짚어 보아야하지 않을까. 늘 문제가 있을 때마다 만만한 유·초·중등교육만 손을 대는 일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일선 학교에서 수학학습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수학공부에 대한 심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부모들은 자녀의 수학점수에 대한 걱정을 토로한다. 수학교사들은 학생들의 사고력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고 우려하며 수학교육 관련학자들은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가 세계 꼴찌라고 한탄한다. ‘수학포기자(수포자)’가 양산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현재의 수학과 교육과정에 있다. 현재 적용되는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 수학 교육과정은 학문적 측면의 완결성을 충분히 구비했다고 볼 수 있지만 학생 개인에 대한 적합성과 시대·사회적인 요구를 반영하는 데에는 미흡한 측면이 많다. 단적인 예로 아이들은 수학을 왜 배우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성인들은 인생에서 중고교 시절에 배웠던 수학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수학점수가 당락을 좌우하는 대학입시도 ‘수포자’ 양산에 한 몫 한다. 선택교육과정은 수능시험 범위 때문에 수학에서는 모두 필수과목이 됐다.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예외 없이 수학과목 전체를 이수해야 하고 그 결과를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다. 한술 더 떠 대학은 논술고사라는 명목으로 고교과정을 벗어난 대학수학 전공과목 내용을 출제해 상위권 진학 학생들에게는 대학수학 과목까지 공부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수학수업의 파행은 모든 일선 학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고3 인문계 교실의 경우 80% 이상이 수학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수학교사가 혼자 수업하고 대다수 아이들은 먼 산 불구경하는 형국이다. 이는 교육이 아니다. 대학진학만을 위한 수학을 억지로 가르치며 정작 아이들에게 필요한 수학교육을 하지 못한 채, 아이들 인생의 골든타임을 낭비하고 있다. ‘2021년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목표로 국가교육과정이 개정된다고 한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자기주도적이면서도 의사소통능력을 갖춘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 추진되는 이번 개정 방향은 기존 교육과정에 얽매여 급하게 고쳐온 과거방식에서 획기적으로 벗어나야 한다. 학생 개인의 필요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고 학생들에 대한 적응실험을 충분히 거쳐야 하되 무엇보다도 일선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수렴해 ‘수학포기자 없는 교육과정’이 만들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1. 수학과 교육과정의 내용을 줄여야 하는가 수학교과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마다 학생들의 학습량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교육내용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학습량이 줄지는 않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수학과 교육과정 내용보다 심화된 내용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고를 비롯한 특목고 학생들처럼 수학적으로 심화내용까지 배울 학생들에게는 좀 더 수준 높은 교육내용까지 제공할 필요가 있으나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공통으로 배울 교육 내용의 양은 줄일 필요가 있다. 2. 수학과 교육과정의 내용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수학교과 교육과정 내용은 학생들이 타 교과를 학습하는 데 필요로 하는 개념을 중심으로 새로 조직해야 한다. 수학이 타 교과를 공부하는 데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시켜 수학의 실용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현장에서 “수학은 왜 배우나요?”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다. 교육내용과 학습량에 대한 단순한 수치적 경감이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학교급과 지역에 따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국가는 학습내용에 대한 최소의 기본만을 제시하고 그 이상은 진로와 진학에 맞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허용할 수 있는 입체적 방안이 필요하다. 수학을 좋아하던 초등학생도 고등학교에 가면 ‘수포자’가 되고 마는 작금의 문제 상황을 타개하는 방안으로 오병승은 “문과든 이과든 가지치기를 했으면 좋겠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비례배분 정도까지 공부하고 중학교 가면 2차방정식, 피타고라스 정리 정도를, 고등학교에 가면 해석 기하학과 미적분 정도를, 대학에 가면 함수론 정도까지 배우면 수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다” (한국수학교육학회뉴스레터통권151호 22쪽)고 제시하였다. 스토리텔링은 생활 수학으로 실제 있는 상황을 찾아 수학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군더더기가 생겨 지적 노이즈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수학교육을 할 때 초기에는 노이즈를 없애고 점점 가면서 노이즈를 넣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저학년부터 노이즈를 무리하게 넣으면 학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3. 수학과 교육과정 내용을 어디까지 평가할 것인가 필수핵심요소를 중심으로 재편한 교육내용만을 중심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수학교과는 위계가 있는 과목이다 보니 초·중·고로 연결된 교과지식의 학습결손이 누적되면 선행지식을 다시 이해시켜야 하기 때문에 학습내용이 많아서 진도 나가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중학교에서 배우는 삼각형의 성질을 알아야만 고1-수1에서 점과 좌표라는 단원의 개념을 공부할 수 있다. 그런데 중학교에서 삼각형의 성질을 학습했을지라도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학생이 많지 않다 보니 고등학교에서 그 개념을 다시 설명하게 되기에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고등학교교육과정 개념을 학습하는 데 시간적 제약이 생겨 학생들 측면에서는 완전 학습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4. 수학과 교과목 명칭을 어떻게 할 것인가 수학교과내용을 이름으로 하는 교과목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산술, 방정식, 미적분, 확률, 통계, 부등식, 지수, 로그, 행렬, 대수 등의 과목명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이 수학Ⅰ, 수학Ⅱ 등의 명칭을 쓴다면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직접 읽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고 현장의 수학교사들조차 괜스레 내용만 이리저리 옮겨놓았다는 인식으로 교육과정의 필요성을 불신하게 되기 때문이다. 방정식, 미적분 등의 교과목 명을 사용한다면 해당 개념만 다루는 교과이기에 그 교육내용을 축소시킬 수 있다. 수학Ⅰ, 수학Ⅱ…의 교과목명을 사용하면 시수에 맞는 교육내용을 선정하여야 하기에 여러 가지 수학개념을 복합적으로 짜깁기할 수밖에 없다. 5. 수학과 교육과정 내용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 문·이과 공통 수학교과 내용은 앞에서 제시한 타 교과에 주로 사용된 수학의 개념을 중심으로 제시하고, 이를 평가범위로 한다. 심화내용으로는 주제별 교과, 예를 들어 미적분, 확률, 통계, 수열, 초월함수 등을 개설해 좀 더 심화학습을 하려는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공부하고 평가는 대학에서 학과별로 가산점을 주거나 구술면접 시에 활용하도록 한다. 선택과목까지 수능 등에서 평가를 하게 되면 현재와 같은 억지 수학교과목의 개설로 인하여 수학포기자의 증가 양상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용성과 유용성을 중시한 수학교육과정개정 필요[PART VIEW] 수학적 소양을 가진 학생을 ‘얼마나’ 양성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볼 시기이다. 상위 20% 양성을 목표로 할 것인가, 상위 80% 양성을 목표로 할 것인가? 전자를 목표로 한다면 수학교육 내용을 나머지 80% 학생들을 위한 내용으로 변화시킬 수밖에 없고, 후자를 목표로 한다면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로 하는 수학적 소양의 개념을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새롭게 도입될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과목 개설과 융·복합적 사고력 함양교육이 내실 있게 이루어지려면 수학의 실용성과 유용성 측면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고 학생들의 무관심과 수학기피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실생활과 관련된 수학교과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국가는 최소의 교육내용만 제시하고 진로 및 진학에 맞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야 한다. 교육현장의 현실적인 교육과정인 입시문제를 도외시한 교육과정은 공염불에 불과하기에 이 또한 고려해야 한다. 분명히 교육과정과 학습량의 상관관계는 입시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실생활에 관련된 삶의 의미를 반영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능시험은 인문계·자연계로 구분하려 하지 말고 진로와 대학수업능력에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개편하여야 한다. 공통과목에 대한 수능은 수학적 사고력을 통한 인간 삶의 기본 역량을 요구하는 것으로 구성하여야 하고, 선택과목은 공통수능과목에서 제외해 대학이 고교교육과정의 내용과 성적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하거나 면접·구술시험으로 대체하게 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억지로 공부할 필요성은 적어지고 희망진로에 따라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고교교육과정이 학생의 성장과 배움, 진로진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긍정적 기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수학교과내용을 생각하여야 한다.
우리 교육은 사회가 요구하는 형태의 인재를 만들기 위해 변화해왔다. ‘이해찬 1세대’라 불리는 83년생들은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교육부의 약속과 함께 공부 대신 특기를 찾아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였지만, 이 실험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 시기의 사회에선 전문화된 인력들의 협업연구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교육에선 효율적인 전문가를 양성하고 학생들의 학습량을 줄이기 위해 자신이 필요한 과목만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선택과목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대학교에선 한 두 과목만 평가에 반영하는 입시전형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처럼 몇 개의 선택과목만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시스템은 현재와 같은 교실 붕괴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최근엔 인문학적 상상력, 사회 현상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과 과학기술 창조능력을 두루 갖춘 미래 인재육성의 기반 구축을 위해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좋은 의도로 보면 융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교실수업의 붕괴에 따른 처방이 현장에서 필요로 했기 때문일 것이다. 도구과목의 점수비율이 높고 그 중 일부만 선택하여 대학 입시에 반영하며, 사회·과학탐구 과목 중에서도 과목을 선택하여 일부 과목만 입시에 반영함으로써 학교에서 진행되는 수업의 절반 이상이 ‘쓸 데 없는 과목’ 취급을 받는 게 현실이다. 물론 학생들이 수능에 적용되지 않는 과목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것을 교사와 학교의 무능력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효율적 삶이 강조되고, 학벌중심의 사회구조가 뿌리 깊은 오늘날, 입시와 관련되지 않은 과목에 열정을 쏟을 학생들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행 교육시스템에서 문·이과 통합이 필요한 이유 융합을 하려는 이유는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창의적인 사고는 좋은 지식구조를 가질 때 가능하다.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은 전문화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식이 한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좋은 지식구조를 갖기 어렵다. 문·이과 통합을 통해 다양한 교과를 배움으로 균형잡힌 지식구조를 갖고 탐구활동 및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지식을 연결하는 과정을 배워간다면 사회에 필요한 창의성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도 10학년까지 문·이과가 통합되어 있는 형태로 수업을 받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국·영·수·과·사·예체능·창의적체험활동 등을 고루 수업한 학생들은 핵심공통 소양 함양이 충분히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교과의 위계상 대학교에서 필요하고 사회에서 사용될 지식은 고등학교 2, 3학년 때 배우는 사회·과학 선택과목들에 많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학생들은 아직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장래희망 및 직업의 결정에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되돌리지 못할 만큼 많은 것들을 선택하는 작업이 고등학교 1학년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도 해결하기 위해서 꼭 문·이과 통합은 필요하다. 현재 기획되는 문·이과 통합 방법에 대한 의견 1) 도구 과목에 많은 시수 배정 문·이과 통합이 되기 전부터 우리나라 교육은 도구과목에 너무 많은 시수가 배정되어 있었다. 국어, 영어, 수학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다른 과목을 학습하기 위한 도구과목은 10학년까지 이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사회, 과학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식을 학습하는 방법 또한 중요한 과목이다. 과학은 필수적으로 실험이 함께 하여야 할 것이며, 사회 역시 실험실습 및 토론과정이 꼭 필요한 과목이다. 현재 수업이 이뤄지는 것처럼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융합적인 사고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사회, 과학의 시수가 늘어나 좋은 지식구조를 가질 수 있도록 충분히 가르칠 수 있는 시간과 지식간의 연계가 공고히 될 수 있는 토론 및 실험시간이 보장되어야만 문·이과 통합을 통한 전인적이고 창의적인 인재양성의 목적에 맞게 될 것이다. 2) 새로운 융합형 교과서 제작에 관하여 현재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는 융합형 과학을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 과학 교과서는 현재의 과학과 연계성을 갖지 않으며 내용 또한 생소하여 아마 1명의 교사가 가르치기 힘들 것이다. 더욱이 1개의 단원에도 여러 과목이 혼합되어 있는 개념이 있어, 현행 대학교 커리큘럼에서 공부한 과학교사는 학생들에게 수업하기 매우 힘든 구조로 되어있다. 이로 인해 과학 교과서는 탐구능력과 실험을 통한 내용 파악이 되지 않은 채 사실을 안내하는 정도로만 구성되어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과학교과서는 융합과 최신 과학에 지나치게 초점을 두는 바람에 처음 공청회 당시에는 시험도 4지선다형이 아닌 서술형 또는 O, X 형태의 문제를 출제하도록 안내할 만큼 체계적이지 못했다. 또한 밀어붙이기식의 정책이 시행되어 파행을 겪고 있기도 하다. 융합교육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학생들에게 지식을 섞어서 주는 것이다. 현재 과학수업을 받는 학생들 가운데 과학 교과서에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교과가 융합되어 있다고 받아들이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그냥 하나의 과학이라고 느끼며, 이것저것 섞여있는 덕분에 과학이 한없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많이 내리고 있다. 비빔밥을 하나의 예로 들어보자. 우리가 외국인에게 비빔밥을 매번 같은 나물을 넣고 고추장에 비벼준다면 외국인은 비빔밥의 참뜻을 알 수 있을까? 외국인은 비빔밥이 자신의 기호에 맞게 나물을 선택하고 고추장을 넣어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 융합도 마찬가지이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란 나물을 잘 선택하여 머릿속에서 융합이 일어나야 하는 것이 융합이지, 교과서를 구성하는 교수들의 머리에서 융합된 내용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과학일 뿐 융합을 가르치기 위한 교과서가 아니라 생각한다. 단지 현재 나와 있는 교과서들은 이과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구성되어 있는 것이므로 과목 간 연계성이 높아 융합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부분만 골라 재구성하는 작업은 필요할 것이다. [PART VIEW] 3) 융합은 어디서? 교과서도 바꾸지 못하고 사회, 과학 시수만 늘어나면 현행 교육과정과 차이가 없다. 융합은 어디서 해야 할까?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이나 동아리 활동, 다양한 탐구활동 시간에 교과 공부가 아닌 현재까지 자신의 지식을 융합하여 프로젝트를 통한 결과물을 도출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과학고에서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일반 인문계 학생들과 과학고 학생들이 대학에서 성취도가 다른 이유가 무엇일지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 사실 과학고에서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과학은 과학 II 교과서 내용보다 조금 더 깊은 정도이며 이는 대학교에서 한 번 더 배우기 때문에 지식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단지 과학고 학생들은 수능을 위한 문제풀이식 교육이 아닌 탐구활동을 통한 결과도출에 역점을 둔 교육을 중점적으로 받고, 다양한 실험과 동아리 활동으로 탐구활동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었다. 과학, 사회 시수가 많이 늘어 수업시간에 탐구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시수가 부족하다면 창의적체험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시간에 깊이 있는 탐구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창의적으로 지식을 재구성하는 연습은 좋은 지식구조 형성에 효과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NCS 교육과정은 왜 도입하는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는 개인의 실력과 능력에 의해 평가받고 대우받는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사회 만들기’이다. 그 동안 우리는 개인을 평가할 때 학력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그 결과 개인은 실력과 능력을 계발하기 보다는 과도한 학력과 스펙 쌓기에 몰두함으로써 개인적·사회적·국가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해 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높은 학력과 스펙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실질적으로 일 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높은 대학진학율(70.7%, 2013)은 오히려 과잉학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2020년까지 고졸 인력은 33만 명 부족한 반면 전문대 이상 대졸자는 약 50만 명이 초과공급 된다고 한다(고용부, 2011-2020 중장기 인력수급전망). 인력수급에 있어서 질적·양적으로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산업현장 및 직업세계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을 국가차원에서 표준화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을 개발하여 이를 기준으로 직업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이수 후 자격을 주는 일-학습-자격을 연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였다. 특성화고의 NCS 기반 교육과정 도입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하고 있다. 특성화고는 대표적인 직업교육기관으로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할 뿐 아니라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우수한 인력 양성을 위해 적합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여야 한다. 특성화고는 우리나라 산업화과정에서 우수한 기술·기능인재를 양성·공급함으로써 국가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이 산업사회 변화를 체계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산업현장과 괴리되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이에 중등직업교육과정에서는 NCS 기반 교육과정을 도입함으로써 현장중심·취업중심의 직업교육을 강화하여 개인의 능력 제고는 물론 산업체가 요구하는 우수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중등직업교육과정,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NCS 기반 교육과정 도입은 특성화고등학교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NCS 기반 교육과정은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그리고 학습자에게 필요한 직무능력을 효과적으로 제고하도록 하는 기본적인 틀을 제공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NCS기반 교육과정은 기존의 지식(무엇을 알고 있나?)중심 교육에서 행동(무엇을 할 수 있나?)중심 교육으로 교육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으며, 이론과 학문 중심에서 실습과 실무능력중심의 직무수행능력 제고를 위한 교육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분야 중심의 일반적 목표제시에서 직종(직무)중심 인력양성 목표 제시로, 산업현장 반영이 미흡한 교육내용에서 산업현장수요를 반영한 교육내용으로, 교육과 자격이 분리된 교육내용이 교육과 자격이 연계된 교육내용으로, 수동적 교육과정 운영에서 능동적인 교육과정 운영으로 변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교육내용의 숙지상태 평가에서 수행중심 평가로 바뀌며, 성적관리를 위한 평가에서 직무능력평가로 바뀌게 된다. 학문중심의 교과목 나열식 교육과정 편성운영에서 산업부분별·수준별로 체계화·표준화된 NCS 학습모듈 학습모듈(Learning Modules) : 국가직무능력(NCS)의 능력단위(Competency Unit)를 교육 훈련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교수·학습자료로서 일과 학습의 연계를 촉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함 을 전문교과서로 활용하여 현장 직무중심의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며 교내 시설 활용에서 학교 및 지역사회 교육시설을 적극 활용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올 것이다. 그리고 산업현장의 직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지식·기술·소양 개발, 창의성을 포함한 핵심역량으로서 직업기초능력 개발 및 학습자의 진로개발 역량과 생애(평생)학습능력 증진을 위해 기초역량 강화 교육이 이루어지게 된다. 또한 NCS를 기반으로 하되, 학교의 특성을 반영하여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자율권이 더욱 확대 되며, 현재의 책무성 및 질 관리 관점에서 성취평가제와 연계한 역량 평가 체계를 구축해 성취평가제의 수행준거 중심의 역량 평가 등급체계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PART VIEW] NCS 기반 교육과정은 교사의 역할과 필요로 하는 능력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기존 교원의 역할인 교육내용 전달자에서 NCS 기반 교육과정을 통한 교육과정 설계자 혹은 운영자로 교사의 역할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기존 수업 방식과 교육과정에서는 효과적인 내용전달을 위한 능력을 강조하던 교원의 자질이 NCS 기반 교육과정을 통해 NCS 학습모듈의 효율적 재구성 및 설계를 위한 기획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즉, 교원의 역할이 교육내용의 전달자에서 교육내용 및 수준 코디네이터로, 지식전달 중심 강의와 평가에서 성과 중심 강의와 피드백으로, 수동적인 교육과정 운영에서 능동적 교육과정 운영으로 대변화를 겪는 만큼 전공 지식뿐만 아니라 교사 자체의 잠재적 역량 강화가 강조될 것이다. 교원의 역량은 교육내용에 대한 숙지와 효과적인 내용전달을 위한 교수 역량에서 교수설계 역량의 강화와 교육과정의 기획력으로 역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아울러 교원자격 및 양성은 교원자격의 통합에서 NCS 기반 교과군 연계 교원 자격으로, 이론 및 학문중심 교원양성에서 NCS 기반 실무중심 교원양성으로, 형식적인 교육실습제도 운영에서 현장실습제도 개선 및 확대로 바뀔 것이다. NCS 기반 교육과정 운영의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는 교원임용 및 배치는 이론 및 학문중심의 지식 검증에서 현장실무능력의 객관적 검증으로 변하게 되며, 산업현장 전문가의 유입 통로가 부재했던 기존의 임용에서 교원 임용대상 및 방법이 다양화 될 것이다. 아울러, 순환근무로 인한 연속적인 학교 및 학과 발전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현실은 교원 설발 및 배치 시 단위학교의 자율권을 확대(특별 채용 등)함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 NCS 기반 교육과정은 우리 특성화고 교육이 현장중심?취업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중요한 기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력양성을 통해 인력수급에 있어 불일치를 해소하여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교 직업교육의 현장성 강화와 내실화를 다지며 직업기초능력의 강화로 고용가능 능력을 확보하고, 고졸 취업 활성화 및 후진학을 통해 평생에 걸친 능력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다. 또한 그 동안 대학진학이라는 단선적인 진로에서 벗어나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따른 다양한 진로선택을 통해 꿈과 끼를 발현하고 결과적으로 국민행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첫째, 참된 마음을 가집니다. 둘째, 조용히 합니다. 셋째, 약속을 잘 지킵니다. 넷째, 인사는 내가 먼저 합니다. 나는 예의바른 ○○○입니다.” 국회 사랑재에 모인 학생들이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차가 우러나오기를 기다리며 ‘마음 가다듬기 약속’을 소리 내어 읊는다. 지난 7월 국회인성교육실천포럼에서 주최한 국회 인성교육 캠프에는 전국의 중학교 재학생 80여 명이 참여했다. 2박 3일 일정 중 학생들의 인성교육 체험에 강사로 나선 서은주 한국유아다례연구소 소장은 ‘찻상머리 인성교육’ 전도사다. 올해로 15년째 찻상머리 인성교육을 전파하고 있는 서 소장은 “예로부터 식구들이 밥상 앞에 둘러 앉아 예절교육을 했던 ‘밥상머리 교육’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입을 뗐다. 찻상머리 인성교육은 밥상에 비해 상차림이 간소해 차와 다구, 다식만 있으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서 소장은 “차를 우리고 천천히 다식과 차를 음미하는 가운데 율동과 노래 등 다양한 활동을 곁들일 수 있어 교육효과가 배가된다”며 “찻상머리 인성교육은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교실”이라고 말했다. 마음 다스리고 자존감 키우는 찻상머리 인성교육 서 소장은 아이들이 감정을 다스리고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는 데 다례인성교육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다관에 차를 충분히 우리기까지 시간이 걸림을 알려주고, 차를 마실 때에도 숫자를 다섯까지 세며 천천히 마시도록 지도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까지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또한 조용한 분위기에서 차를 찻잔에 따를 때 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서 소장은 “아이들이 주위에서 자극적인 영상매체나 게임을 자주 접하면서 성격이 급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다례교육으로 조용한 공간에서 차의 향과 소리, 시간의 흐름을 느껴보는 것은 아이들의 인성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찻잔을 두 손으로 들어 마시는 것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운다. “나는 소중합니다. 오늘은 내가 두 손으로 차를 마시면서 나를 대접해요.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친구는 다른 친구도 소중히 생각합니다.” 서 소장은 아이들에게 말을 따라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내면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온몸으로 익히는 평생인성교육 서 소장은 찻상머리 인성교육의 핵심은 “다례문화 속에 다양한 인성교육 콘텐츠를 녹여내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는 2012년 동요 작곡가인 이강산 교수와 협업해 인성예절노래 21곡을 발표했다. 다례에 대한 기본 지식과 효, 배려 등을 주제로 한 ‘다례송’, ‘그냥 큰 게 아니에요’, ‘참는 마음’, ‘경청’, 인간이 갖추어야 할 아홉 가지 행동과 아홉 가지 생각을 담은 ‘구용이란’, ‘구사노래’ 등 연령별 교육 프로그램에 맞춰 가사를 지었다. 노래에 맞춰 율동을 만들고, 애니메이션으로 영상자료를 제작해 DVD로 출시하기도 했다. 시각적 자극에만 익숙한 아이들이 노래와 율동을 직접 해보는 과정을 통해 인성교육이 내면에 각인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 소장은 ‘평생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인성예절노래를 널리 보급하고자 2013년 전국 인성예절노래부르기 대회를 개최했다.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지적장애우를 포함한 2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인성교육의 의미를 되새겼다. 대회에서는 5세 아동부터 대학생 단체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인성예절노래와 율동을 선보였다. 서 소장은 “현대사회에서 인성교육은 무덤에서 요람까지 평생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며 “동요는 단순한 가락과 쉬운 노랫말로 유아부터 청소년, 대학생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을 아울러 ‘평생인성교육’의 훌륭한 교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인성교육은 계속돼야 한다 한편 도진경 한국유아다례연구소 대전·충청교육원 원장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월 1회 봉사나 재능기부를 해달라는 연락을 많이 받는다”며 “인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와 재원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주연 지도자는 “인성교육의 효과는 단기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성교육이 장기간 지속될 때 아이들이 한 단계 성숙하는 때가 오는데 대부분 재정적 이유로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고 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영옥 지도자는 3년간 경기대성중학교에 출강해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장기적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주 1회 창의적체험활동 수업을 진행하는데 처음에 산만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조용히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성교육은 꾸준해야 한다는 걸 실감했어요.” 한국유아다례연구소 지도자들은 인성교육을 장기간 지속하면 할수록 교육의 효과가 더 커진다며 이를 ‘마음의 가속도’라고 표현했다. 지속적인 프로그램 운영이 보장되고 안정적인 재원이 마련된다면 찻상머리에서 마음의 가속도가 불붙어 우리사회가 한층 더 밝아질 수 있지 않을까.
2학기의 통합교과 2학기의 통합교과 주제교과서는 이웃, 가을, 우리나라, 겨울로 이루어져 있다. 순서대로 진행해도 되지만 상황과 환경에 따라 책의 순서를 바꾸어 운영할 수 있다. 특히 1학년 ‘가을’책의 두 번째 소주제는 ‘추석’이다. 순서로 보면 10월 중순 이후에 다루어지게 되나, 올해처럼 9월에 추석연휴가 있는 경우는, ‘이웃’교과서를 뒤로 미루고 ‘가을’책의 두 번째 소주제 ‘추석’을 먼저 다루어 주는 것이 좋다. 즉, 9월 초에 ‘가을’책의 소주제 ‘추석’을 먼저 다루어주고 9월 후반부에 ‘이웃’책의 소주제 ‘이웃’을 먼저 학습한 후, 10월 초에 다시 ‘가을’책의 소주제 ‘가을날씨와 생활’을 하고, ‘이웃’의 소주제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다. ‘가을’교과서를 9월에 모두 하는 것도 좋지만, 9월에는 날씨와 나뭇잎, 옷차림 등 주변 환경이 가을을 나타내기에 이른 감이 있고, ‘가을 날씨와 생활’의 소주제에 따른 학생활동이 나뭇잎 등 가을을 주제로 하는 것들이 많아 학습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2학년의 경우에는 원래대로 9월에 ‘이웃’을, 10월에 ‘가을’을 운영해도 지장이 없다. 9월의 통합교과 운영 1학년 - 가을의 소주제 ‘추석’과 이웃의 소주제 ‘이웃’ 가을의 두 번째 소주제 '추석’은 12개의 활동주제 20차시로, 이웃의 소주제 ‘이웃’은 10개 활동주제 21차시로 되어 있다. 학교 학년에 따라 시기를 조정하며 소주제를 운영하면 주제교과서 두 가지를 함께 운영해도 별 무리가 없다. 9월 초 추석을 앞두고 추석에 대한 여러 활동을 통해 추석의 의미, 유래, 하는 일 등을 알게 하고 추석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추석’의 주제와 관련된 추가활동을 통해, 더욱 유익하고 신나는 통합교과 학습이 이루어지게 한다. 2학년 - ‘이웃’의 ‘마을과 사람들’ [PART VIEW] ‘이웃1’에서 우리 집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일상생활에서 경험이 가능한 옆집 이웃이나 가게 수준의 이웃을 다루는 반면, 2학년들의 ‘이웃2’에서는 우리 집이 있는 마을로 이웃의 개념을 잡는다.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생활, 마을 사람들로부터 관찰 가능한 직업을 알아볼 수 있는 20개의 활동주제 40차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 통합(주제)교과서에서는 바른생활과를 통해 마을의 공공시설과 물건의 바른 사용과, 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슬기로운 생활과를 통해 마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마을 사람들의 일터를 둘러보면서 직업 탐구 활동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 즐거운 생활과를 통해서는 마을의 모습과 여러 가지 직업을 나타내고 모방해 보도록 한다. 초보적인 진로탐색을 통해 여러 가지 직업의 종류와 미래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도록 한다. ? 활용 가능한 추가활동 예시 자료 ◎ 미래에는 어떤 직업이? 목적 현재의 일(직업)과 미래의 일(직업)알기 방법 들어가기 *구글어쓰(Google Earth)를 통해 자신들의 학교를 보여주고, 학교 주변의 여러 가게를 보여줌 *자신의 동네에 익숙한 가게를 보고 그 곳에 갔던 경험이야기하기(예: 학교 근처의 미장원, 음식점, 은행, 학원 등) 활동하기 *자신이 알고 있는 직업 이야기하기 *미래에 생길 수 있는 직업 상상하여 말하기 *미래의 유망직업 알려주기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이유 짝과 모둠에게 들려주고 친구이야기듣기 *모둠 친구들 중 가장 인상깊은 내용 발표하기 정리 *포스트 잇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적고 학급나무에 붙이기 교육연극을 접목한 통합교과 운영 통합교과의 특성과 교육연극 통합교과는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의 발달적 특성과 학습 특성을 고려하여 인지, 정의, 도덕, 성격, 신체 등 제 영역 발달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주제 중심 교육과정이다. 탈학문적이고, 경험이 학습의 기반이 되는 통합교과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교사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경험하는 세계를 구체적으로 표현해보는 활동이나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교육연극은 놀이 속에 연극적 요소가 들어 있어 자체적으로 수업에 응용 가능하고, 교육연극 활동 과정을 통해 예술적 인식과 창의력을 증진시키며, 학생들의 반응과 의견을 반영하여 유연하고 즉흥적인 극적 체험 및 활동을 제공, 즐겁게 참여하는 가운데 자신감과 표현력을 신장시킨다. 또한, 학생들의 흥미와 공감에 기반한 자발적 참여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통합교과 교육에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가 수업의 일부분이나 전 과정을 교육연극을 적용했을 때 수업의 효율성이 크리라고 생각한다. 통합교과 수업에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교육연극 용어 및 기법 ? 교육연극 용어 및 기법 ? 빈 의자 : 빈 의자를 교실에 두고 교과서 속의 인물이나, 필요한 대상이 앉아 있다고 생각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학생들은 그 대상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며 마음을 표현한다. 1,2학년 발달 단계 특성 상, 대상은 사람일수도 있고 동물이나, 식물, 곤충 등이 될 수 있는데, 의인화 할 수 있는 대상이면 모두 가능하다. ? 핫시팅 : ‘뜨거운 의자’라고도 한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한 학생이 맡아서 의자에 앉으면 다른 학생들은 그 학생에게 인터뷰를 하여 약간의 야인물의 생각과 성격을 이해하도록 한다. ? 조각만들기(타블로) : 어떤 상황이나 주제가 주어지면 그에 맞는 정지된 동작을 취한다. 혼자서도 할 수 있고 모둠별로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주제를 놓고 모둠끼리 협의하여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를 정하고 서로 협동하여 그 장면을 만들어본다. 다른 학생들은 그 장면을 맞혀본다. ? 터치기법 : 개인이나 모둠별로 앞으로 나와 하나의 장면을 다른 학생들에게 보여준다.장면을 보고 상황이 파악되지 않거나, 인물들을 알아보고 싶을 때 교사가 손으로 가볍게 어깨나 등을 터치하면 터치받은 친구는 자신이 표현하고 있는 인물이나 상황에 맞게 한 문장 정도의 대사를 한다. 대사를 다 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 마임: 말을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극의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 느린 동작 마임, 빠른 동작 마임 등이 있다. ? 해설이 있는 마임 : 학생이 마임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학습자가 계속해서 해설하여 주는 것이다. 동화나 일상생활에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해 주면 그 내용에 맞게 마임으로 표현을 하는 것이다. ? 즉흥극 : 말 그대로 미리 연습하지 않고 약간의 약속에 의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연극을 말한다. 순발력과 창의력을 바탕 으로 연극을 만들어 가기 때문에 학생들이 부담없이 떠 오르는 생각들을 표현할 수 있다. ? 거울놀이 : 한 사람의 동작을 다른 사람이 그대로 따라하는 교육연극놀이이다. 두 사람이 마주서서 한 사람은 거울이 되고 한 사람은 거울을 보는 사람이 된다. 거울은 사람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서 한다. ? 소리 크레센도 : 소리의 강약을 이용하여 대상을 찾는 놀이이다. 술래를 정하여 학생 한 명을 잠시 밖에 나가게 한 뒤, 교실 안의 학생 하나를 지목하면, 술래가 교실 안으로 들어와 그 학생을 찾는 놀이이다. 지목한 학생 근처에 술래가 가까이 가게 되면 다른 학생들은 손뼉을 크게 치거나 책상을 크게 두드리고, 멀리 가게 되면 손뼉이나 책상두드리는 소리를 작게 내거나 소리내지 않는다. 술래에게는 3번의 기회를 준다. ? 교육연극 관련 도움책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육연극 / 소꿉놀이 / 우리교육 교육연극 수업 어떻게 할까? /소꿉놀이/ 정인출판사 몸의 언어 교육연극과 초등 문학 교육/ 이수동 / 박이정
학습자 중심 수업 설계하기 ‘교사의 역할은 최소화하고 학생의 역할은 최대화’하는 학습자 중심 수업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정교함과 세심함이 필수적이다. 교사가 핵심문장을 정리해 주어야만 학생들이 중요한 부분들을 확실히 정리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려야 하며, 다른 사람의 방식이 효과가 있어 보인다고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습자들의 능력과 성향 파악 없이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이번호에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효과적인 학습효과가 일어나도록 하는 구체적인 수업방법을 살펴본다. 효과적 단어 학습법 ‘픽셔너리(Pictionary)’ 영어 수업에서 어휘 학습량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어휘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효과적인 단어 학습이 필요했다. ‘어휘 암기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픽셔너리(Pictionary)를 ‘학습자 중심 수업’에 맞게 적용해보기로 했다. 픽셔너리(Pictionary)란 해당단어를 이미지와 함께 제시해서 각인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수업자료를 교사가 만들어 제시할 수도 있지만, 원하는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오도록 했다. 물론 참여 학생에게는 ‘참여도 점수’라는 보상이 따른다. 상위권 학생들은 별로 어렵지 않게 좋은 ‘참여도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굳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픽셔너리(Pictionary)를 만드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는 하위권 학생들에겐 ‘참여도 점수’와 더불어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가 있다. 픽셔너리(Pictionary)를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단어도 익히고, 자신이 만든 파워 포인트가 수업시간에 사용되니 그 시간에 졸지 않고, 자신의 결과물을 인정받으면서 뿌듯해져서 자신감도 향상된다. 다음은 학생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 자료를 제작한 픽셔너리(Pictionary)의 예이다. ‘tension(긴장)’ 이라는 단어를 표현하기 위해 누군가가 목에 칼을 들이대고 총을 겨누는 장면을 묘사하는 사진을 찍었다. 이 상황보다 더 긴장된 상황이 어디 있을까? 두 번째 단어를 보자. ‘itenerary(여행일정)’라는 단어를 위해서는 학교 달력에 수학여행이라고 적혀 있는 기간을 형광펜으로 표시한 후 옆에 수학여행의 일정을 적었다. 달력 사진과 옆의 일정을 보면서 수업시간에 다른 학생들이 이 이미지와 실마리가 어떤 단어를 의미하고 있는지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 자료들을 수업시간에 보여주며 다른 학생들에게 단어 학습을 확인시키는 동안 만든 학생들은 얼마나 뿌듯했을까? 아울러 이 학생들은 이 때 픽셔너리(Pictionary)를 만들었던 단어 20개는 죽을 때까지 안 잊어버릴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골라주고 적절한 학습방법을 제시해 주었을 뿐이다. 학습자들은 자신에게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아내어 자신들의 방식으로 단어를 훌륭히 소화해 냈다. 단원을 마치면서는 그 단원의 핵심문장 다섯 개를 학생들이 직접 고른 후 자신의 문장과 다른 팀원들의 문장을 비교해보고 의견을 교환하게 한다. 학생들이 고른 문장을 걷어서 문장 직소 퍼즐 맞추기, 순서배열, TF 게임 등의 복습활동에 사용하면 학생들은 좀 더 주의 깊게 문장을 선택하기 위해 꼼꼼히 본문을 정독한다. 교사가 핵심문장을 정리해 주어야만 학생들이 중요한 부분들을 확실히 정리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리자. 교사가 제시해 주는 것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찾게 하되, 그것이 다음 활동으로 정교하게 연결되도록 하자. 아울러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습자들의 능력과 성향을 파악하여 적절한 맞춤형 과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실제 한 중학교에서는 학습자들이 제작하는 픽셔너리(Pictionary)가 효과적인 학습법이라며 학생들에게 해당 단원의 신출 어휘인 restaurant, dessert, sunny 등 기초단어에 해당하는 이미지를 찾아 홈페이지에 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 학생들은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최상급반 학생들이었고, 결국 학생들의 활동은 의미 없는 시간낭비가 된 것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습자 중심 수업이란 “어떤 활동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고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학습자 스타일에 따른 맞춤식 과제 부여 [PART VIEW] 과제를 부과하거나 수행평가를 할 때도 학습자의 다양성은 고려되어야 한다. 오랜 시간 학교 교육에서는 주로 언어지능과 수학지능이 높은 학생들만 인정받아왔다.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서는 언어적 지능과 수학적 지능 외에 음악적 지능, 대인관계 지능, 자아성찰지능, 신체적 지능, 공간지능 등 학생들의 다양한 지능을 인정하고 그런 지능들을 살려주고 인정해줄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였으나 우리 현실에서 그렇게 다양한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한 수업을 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학습자를 4가지 스타일로 나누어 좀 더 단순화시킨 바크 러닝 스타일(VARK learning style)을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중지능이론 VARK 러닝 스타일 VARK 러닝 스타일에서는 학습자를 크게 시각적(Visual), 청각적(Auditory), 신체적(Kinesthetic), 읽고 쓰기를 즐겨하는(Reading Writing) 학습자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러한 학습자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각기 다른 과제를 내 주고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한 단원이 끝나면 본문 내용을 정리하는 과업을 숙제로 내준다. 이 때, 시각적 학습자를 위해서는 본문 내용을 그래픽오거나이저를 이용해 이미지나 그림으로 정보를 재구성 하도록 했고, 청각적 학습자를 위해서는 본문을 제한시간 내에 읽어서 카톡으로 보내거나 음성파일로 카페에 올리도록 했다. 읽고 쓰기형 학습자를 위해서는 본문을 해석해서 손으로 써오거나 요약정리를 해 오도록 했다. 신체적 학습자들을 위한 학습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예를 들어 현재 진행형을 배울 때 몸으로 문장 내용을 표현하게 하고 나머지 학생들이 문장을 추측해서 써 보게 하는 등의 활동을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주로 기초적인 내용에 적합하여 고등학교보다는 중학교에서 적용할 수 있겠다. 그래픽 오거나이저 본문 읽어 카톡으로 보내기 문장 쓰고 해석하기 - 시각적 스타일의 ‘그래픽 오거나이저’ 과제 학생들이 제작한 그래픽 오거나이저(Graphic Organizers) 중에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그래픽 오거나이저는 읽거나 배운 내용을 그래픽이나 다양한 이미지 등을 활용하여 도식화하면서 정리하는 활동이다. 내용 구조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처음에는 본문 내용에 따라 적당한 템플릿을 골라주어서 연습을 시키다가 후반부에는 빈 종이를 주고 각자 자유롭게 본문 내용을 정리하도록 하면 된다. 다음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본문 내용을 그래픽 오거나이저로 표현한 예시이다. 첫째 학생은 중심 소재 단어에 대해 마인드맵으로 정리한 후 토픽을 쓰고,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cause effect로 정리했다. 둘째 학생은 중심 소재 단어(soccer)를 그래픽으로 형상화해서 그 안에 핵심 단어들을 정리하며 스토리를 이어갔다. 마지막 학생은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따라 1인칭 시점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같은 내용을 배웠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내용을 해석한다. 또 하나의 예를 보자.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작품이다. 첫째 학생은 마인드맵의 형식으로 주제를 정리, 둘째 학생은 단원의 내용에 맞게 환경문제로 썩어 가는 지구를 구하는 영웅들을 등장시켜 해결책을 내세우는 방식을 선택했으며, 셋째 학생은 본문에 나오는 친환경 건물의 특징을 본교 건물에 적용시켜 학교를 다시 설계했다. 교사가 아무리 지극 정성으로 설명을 잘 해 준들 강의 방식의 수업이 이렇게 학생들의 창의성을 발현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학습자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개별화 전략을 세우는 것은 실제 수업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어렵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보다는 학습자의 다양성을 배려하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하기보다 내 교실, 내 여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머리에서 마음까지! 스토리텔링 교수·학습 교육이란 조화로운 인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로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다. 그러나 50분 수업 속에 아이들의 소리는 없고, 무미건조한 문제풀이로 오직! 교사들의 소리만 교실 벽을 메아리치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수학교과가 가지고 있는 입시의 현실을 생각하면 인지적요소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인지적 요소와 정의적 요소 그리고 의지적 요소의 균형 있는 수학수업의 방향을 찾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知·情·意, 머리에서 마음까지 터치하여 삶으로 연결할 수 있는 수업’을 구성하게 되었다. ‘수학교과를 통한 세상읽기! 스토리텔링 교수 학습방법’을 소개한다. 수학이 숨을 쉰다! 창의·인성을 위한 스토리텔링 1.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이유 학생들은 나를 보면 ‘선생님! 이것 배워서 어디에 써먹어요?’, ‘저도 수학 잘하고 싶어요!’라고 재잘거린다. 아마도 학생들이 수학(공부)수업이 흥미가 없는 이유는 스토리를 모르고, 수학이 자신의 삶과 연결이 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수학수업은 대부분 개념 설명 및 문제 풀이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학생이 배제되어 있고, 언어(수학적 용어)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의인성을 위한 수학수업을 위해서 스토리텔링 수업을 구성하게 되었다. 2. 스토리텔링 철학 ① 돈이 중요하다. - 수학(교과서)은 중요하다. ② 돈만 보지마라. - 교과서에 갇혀있게 하지마라. ③ 돈을 통해 세상을 보라. - 꿈(세상)을 보라. ④ 돈을 통해 세상을 품어라. -비전(섬김)을 보라. 3. 무엇을? - 스토리를 담아내자. 수학은 삶의 언어들이다. ① 인지적 언어 : 수리적 언어를 과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② 삶의 언어 : 실생활 속에 담긴 언어들을 담아내어야 한다. ③ 심미적 언어 :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옹달샘이 있다. 4. 어떻게? - 텔링 : 수업운영에 따른 아이들 O 설명식 수업시간에는 여지없이 조는 학생들이 있고, O 스토리가 있는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모두 깨어있고 O 상호작용 중심의 참여식 수업시간에는 모든 아이들이 살아있었다. 5. 스토리텔링 수업을 위한 "3D" ① Design ② Disk Jockey ③ Deep-digest 6. 실생활과 연계한 스토리텔링 [PART VIEW] 교수학습 과정안 배움1 : 개념-공식-예제-문제1-문제2-기출문제 -실생활문제-심미적 언어 배움2 : 창의인성을 위한 과제학습 배움3 : 개념-공식-예제-문제1-문제2-기출문제 -실생활문제-심미적 언어 (1) 나의 수업은 OOO입니다. (2) 스토리텔링 영역과 해당요소 (3) 마인드맵 (4) 교수학습 과정 안 (5) 교수학습 과정 안에 따른 학습자료 (6) 창의인성을 위한 과제학습 [Flipped Learning] (7) 창의인성을 위한 스토리텔링 평가문항 (8) 활동학습지 (9) 융합학습자료 7. 스토리텔링이 추구하는 수업 (1) 집합에서 O 집합은 그 대상을 명확하게 구분 할수 있는 모임을 말한다.[인지적언어] O 그렇다면, 나는 어느 집단에 속한 사람인가? [실생활언어] O 나를 품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그 속에서 나의 역할은? [심미적언어] (2) 함수에서 O 함수에 대하여 배웠다. 에서 값은 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인지적 언어] O 예컨대, 선생님은 자신이 라고 할 때,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왜일까? [실생활언어] O 그렇다면, 나의 는 누구이며, 그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심미적언어] 8. 창의인성을 위한 스토리텔링 서술-논술형 평가문항 일수사견 一水四見 한 줄기 물이라도 처지에 따라 네 가지로 보인다는 유식무경론에 나오는 말이다. 천상의 사람이 보면 유리로 장식된 보배로 보이고, 사람이 보면 마시는 물로, 아귀가 보면 피고름으로, 물고기가 보면 집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처지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들 때문에 소통이 쉽지 않다. 이를 위해 이해와 인정의 구분을 통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의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7점] 세 자녀를 둔 아버지가 숨을 거두시면서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내게는 17마리의 양이 있는데, 양을 죽이지도 말고, 팔지도 말고 큰아들은 1/2, 둘째 아들은 1/3, 셋째 아들은 1/9을 사이좋게 나누도록 하라. 자녀들은 아버지의 유언대로 양을 나누어 보려 했지만 오히려 형제간에 불화만 생기게 되었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수학자가 “무엇 때문에 다투는지?“ 물었다. 자초지종을 듣고 난 수학자는 자신의 양 1마리를 주면서 사이좋게 나누어 갖고 혹시 남는다면 다시 돌려 달라고 하였다. 형제들은 아버지의 유언대로 각각 9, 6, 2마리를 사이좋게 나누어 가질 수 있었다. (1) 아버지의 유언을 실천하는데 따르는 문제점(쟁점)을 서술하시오(2점) (2) 아버지의 유언을 해결할 수 있었던 수학자의 한 마리에 대하여 수학적(등식 또는 부등식)으로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3점) (3) 이 문제를 통해 얻을 수있는 자신의 교훈을 3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2점) Ⅱ. 수업사례 1. [학습요소] 원과 직선의 위치관계 ? ♬음원 : 노사연의 만남 ...................................................................................................................... ★ 원과 직선의 위치관계 O 우리 삶에서 원과 직선의 관계로 이루어진 것들을 이야기해보자. 예컨대, 굴렁쇠가 있다. “원과 직선”처럼!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서 아름다운 삶의 놀이 문화를 만들어 낸다. O 그렇다면, 나는 누구와 만나서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가? ........................................................................................................................ 가. [인지적 언어] 원 와 직선 가 다음 위치관계를 가질 때, (1) 이차방정식의 근의 판별()을 이용하여 (2) 원의 중심에서 직선에 이르는 거리와 반지름의 대소 관계를 이용하여 값의 범위를 각각 구하여라. () ① 만나지 않는다. ② 한 점에서 만난다. ③ 두 점에서 만난다. 나. [실생활 언어] 원과 직선의 위치관계에서 서로 교점을 가지기 위할 조건을 구하여 보자. (1) 원 와 직선 O 서로 교점을 가지려면 누가 움직여야 하는가?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가? ?교사의 의도 : 직선이 원에게로 다가와야 한다. (2) 원와 직선 원 와 직선 O 서로 교점을 가지려면 누가 움직여야 하는가?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가? ?교사의 의도 : 원이 직선에게로 평행 이동하는 방법과 원이 반지름을 키우는 방법이다. (3) 원 와 직선 O 서로 교점을 가지려면 누가 움직여야 하는가?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가? ?교사의 의도 : 원과 직선이 서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 [심미적 언어] ? ♬음원 : 노사연의 만남 우리는 관계(Relation) 속에서 살아간다. 자연과의 관계, 사람과의 관계, 절대자와의 관계가 있다. 자연과 소통이 이루어지려면 99:1로 우리가 노력해야 가능하지만 인간사이의 관계는 50:50의 균형이 깨지면 소통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절대자와의 관계 또는 부모와 자녀사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1:99의 노력으로 소통을 위해 무한 헌신한다. 이에 대하여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O 누군가를 좋아하는 경우, O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는 경우, O 서로가 좋아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인간관계에서 위의(1)(2)(3) 각각의 방법에 대한 사례를 소개해보자. 2. [사이클로이드] - 이것 배워서 어디에 써먹어요? [학습요소] 속도 거리와 적분(평면위의 운동 : 곡선의 길이) [스토리텔링] 사이클로이드 우리의 삶에 적용되어지는 것 - [동영상] [생각나누기] 이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문제] 평면 위를 움직이는 점 P의 시각 t에서의 위치가 일 때, 부터 까지의 점 P의 운동거리를 구하여라. [해설] 이므로 ...................................................................................................................................................................................................... [수학사] 힘과 운동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려던 17세기 수학자들에게 사이클로이드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에 새로운 발견들을 누가 먼저 발견했는가에 많은 논쟁과 비난으로 수학계는 어지럽게 되고 결국 논쟁의 대상이었던 사이클로이드는 수학계의 불화의 사과가 되었다. [원리] 사이클로이드는 원위의 점을 한 직선에서 굴렀을 때, 그 점이 그려나가는 곡선으로 한 원이 일직선을 굴러갈 때 원 둘레의 한 점은 곡선을 그리게 된다. [융합교과] 이러한 사이클로이드에 나타난 두 가지 성질이 있다. 네델란드 물리학자 호이겐스가 발견한 등가속성이다. 사이클로이드 위에 놓인 물체는 거리에 상관없이 동시에 떨어진다. 또 다른 사이클로이드 성질은 최단강하성이다. 사이클로이드는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하강할 때 큰 가속도로 가장 빨리 하강할 수 있다. [실생활 속에서] 이 원리는 독수리가 먹이를 사냥할 때, 롤러코스터, 물고기, 전통가옥에서 찾아볼 수있다. [심미적 언어 : 교훈] - 돌아감의 미학 짧은 길이 가장 빠른 길은 아니다. 어느 출발점에 있던 두려워 말라. 스토리텔링 수업으로 실현하는 행복한 수학수업 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 어머니는 정성껏 식사를 준비한다. 맛있게 먹으며 행복해할 가족들의 모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반응하거나 출근에 쫒겨 식탁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 어머니의 분노는 극에 달한다. 한편, 식사 준비를 의무감으로 한다거나 시늉만 내는 어머니는 가족들이 식탁에 모여들지 않기를 내심 바랄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교사는 수업을 통해 행복해야 한다.’ 그런데, 수업을 위해 정성껏 준비했는데 그 마음을 몰라준다거나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있겠지만, 행복한 미소로 아이들이 나의 수업을 기다린다면 수업준비는 최고의 행복이 된다. ‘선생님 이것 배워서 어디에 써먹어요!’ 라고 묻는 아이들에게 스토리텔링 교수학습 방법으로 수학이 숨을 쉬는 행복한 교실수업을 실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