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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4월 9일(토) 서산문화원(원장 이준호) 및 옥녀봉 등산로 입구 일원에서 ‘제18회 서산시 청소년 문학제’가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문학적 소양과 미래의 푸른 꿈을 키워주기 위해 서산시가 후원하고 서산문화원이 주최한 이번 백일장에는, 서령고 학생 200여 명을 비롯해 관내 초·중·고 학생 1,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백일장의 글제는 서산 출신 ‘청춘예찬’의 작가 민태원 님을 기리기 위해 '청춘'으로 선정, 각각 산문과 운문으로 나눠 실시되었으며 학생들은 글제를 받아들고 어떤 이야기를 써서 장원을 차지할 수 있을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늑한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몽당연필에 침을 발라가며 열심히 원고지 칸을 메우는 초등학생들의 모습도 있었고, 또 일부 학생들은 정작 글쓰기는 뒷전인 채 주최 측에서 나누어준 간식을 먹느라 정신이 없는 학생도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3시까지 약 세 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학생들은 봄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화사한 봄꽃들 속에 파묻혀 모처럼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고 저마다의 글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서산문화원 관계자는 “꽃피는 봄을 앞두고 한 해를 멋지게 시작할 수 있도록 대회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건전한 청소년문화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당선작은 한 달 후인 다음 달 말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4월 10일(일) 오전 9시30분 서산종합운동장에서 ‘제15회 서산전국마라톤대회’가 개최되었다. 서산시 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시의회, 교육지원청, 경찰서, 새마을회가 후원한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풀코스(42.195km), 하프코스(21.0975km), 10km, 5km 등 모두 네 종목으로 구분 실시되었으며 총 15,000여 명의 건각들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격려사에서 “날씨도 화창해 마라톤을 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이라며 “대회에 참석한 모든 분들과 경찰 자원봉사자 및 서산 시민들께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식전공연으로 J&L댄스아카데미 키즈공연팀이 춤과 스트레칭을 선보였으며 대회 중에는 잔치국수, 수육, 떡, 과일, 막걸리, 맥주 등 푸짐한 먹을거리가 제공되어 대회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또한 서산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완벽한 주로(走路) 통제와 지역민들의 열띤 응원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편안하고 즐거운 대회가 되었다. 학생부로 참가한 서령고 1학년 박규태 군은 “이번 마라톤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했는데 여유로운 시골 풍경과 아름다운 벚꽃 길을 달리며 그동안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모두 날릴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며 큰 만족감을 표했다. 올해 대회 우승자는 풀코스에 2시 43분 19초로 들어온 김수용(남자) 선수가 1위를, 여자부는 3시 15분 07초를 기록한 배정임(여자, 김해클럽)씨가 차지했다. 하프코스 1위 피터(남자), 이선영(여자) 10km 1위 김승환(남자), 홍서린(여자), 5km 학생부 1위 김재인(남자), 김초희(여자), 일반부 1위 김두진(남자), 박춘화(여자) 씨가 각각 차지했다. 우승한 선수들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부상으로 탁상용 시계가 수여됐다. 특히 이번 건강달리기 코스에는 2,200여 명의 일반인들이 참가해 명실공히 서산마라톤대회가 전국대회로 손색이 없으며 충청남도 서산시의 중요한 체육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시관계자는 전했다.
봄 냄새가 물씬 풍긴다. 여러 아름다운 꽃들이 마음을 즐겁게 한다. 아침에 비둘기 세 마리가 나를 맞이한다. 평화를 가져다준다. 순결함을 가져다준다. 비둘기 같이 고요히 내려오는 기쁨이 오늘 하루에도 가득차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수업이란?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고 좋아하고 기다려지는 수업이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수업이 재미있다고 했다. 그 선생님은 목이 쉬었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수업을 했는지 알 수가 있었다. 학생들이 싫어하는 수업, 학생들이 그 시간이 오면 부담스러워하는 수업은 좋은 수업이라 할 수 없다. 다 같은 과목이라도 선생님에 따라 학생들의 반응은 이렇게 다르다. 선생님의 생명은 수업이다. 선생님이 수업을 잘못하면 선생님의 생명이 길지 못하다. 길어도 서로가 피곤해진다. 선생님도 피곤해지고 학생들도 피곤해진다. 그래서 수업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좋은 수업은 반드시 열정이 포함됨을 알 수 있다. 목이 쉬도록 열정적으로 수업을 한 것을 보면 학생들이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학생들이 수업을 좋아하니까 선생님은 더욱 열정을 쏟는다. 좋은 수업은 정성을 다하는 수업이다. 정성을 다하면 학생들은 감동을 받는다. 마음에 기쁨을 얻는다. 하루 종일 수업을 하는데 수업이 지겹다면 하루가 지겨워지고 만다. 정성을 다하는 수업을 하면 좋은 수업이 된다. 농부는 정성을 다해 식물을 키운다. 정성을 다하면 다한 만큼 식물은 싱싱하게 자란다. 좋은 수업은 사랑이 포함되는 수업이다. 즉 관심을 가지는 수업이다. 전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수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힘들어도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학생이 모두 내 자식처럼 사랑으로 가르친다면 학생들은 좋아한다. 이런 수업은 분명 좋은 반응을 가져오게 된다. 좋은 수업이란 내가 가르치는 과목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포함되는 것이다. 선생님의 전문적인 지식이 학생들에게 존경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 좋은 수업이 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연구하고 또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좋은 수업이란 학생들의 반응이 있는 수업이다. 자극이 있으면 반응이 있게 마련이다. 자극을 주어도 반응이 없으면 죽은 것이다. 수업은 자극에 의해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선생님의 수업에 의해 학생들이 학습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 좋은 수업이다. 교육은 변화다. 긍정적인 변화다.
누구는 TV 뉴스를 보지 않는다고 한다. 단 하나의 신문조차 보지 않는 사람도 있다. 대개는 인터넷 때문이지만, ‘지랄 같은’ 세상 돌아가는 꼴을 안보고 싶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랬으면 얼마나 속 편할까만, 뉴스를 보지 않는 것은 밥 먹고 양치질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일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십 년 동안 본 TV 뉴스는 밤 9시 ‘MBC뉴스데스크’였다. 밤 8시로 시간대를 옮겼을 때도 변함이 없었다. 남자 앵커가 갑자기 바뀌었을 때도 요지부동이었다. 변화가 일기 시작한 건 지금은 그만둔 남자 앵커의 ‘그렇지 않습니까?’ 따위 어투를 접하면서부터다. 다중의 시청자가 이미 알고 있는 걸 전제로 반문하며 다지는 앵커의 멘트가 거슬렸던 것. 진행을 맡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교체된 것은 아마 그런 어투의 멘트에 반감을 갖거나 불편해 하는 시청자가 많아서였지 않나 싶다. 물론 자세한 교체 배경이야 알 길이 없다. 마침내 1시간 늦게 시작하는 ‘KBS 뉴스 9’로 갈아타게 되었지만, 정작 그 이유는 따로 있다. 어느 때부터인가 정치 관련 소식이 전혀 없는 ‘MBC뉴스데스크’임을 발견하게 되어서다. 가령 KBS나 SBS 뉴스에 나왔던 내용의 정치권 뉴스가 전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30분쯤 후 이어지는 지역방송(전주MBC) 역시 편파성이 드러나곤 했다. 예컨대 금요일 밤 뉴스데스크에 보면 주말 문화예술계 소식이 있는데 문학관련 뉴스는 거의 볼 수 없었던 것. 그림 전시회 등이 주를 이루는, 출간 같은 문학 소식이 아예 없는 전주MBC 뉴스데스크였던 것이다. 내가 오랜 기간 지켜보며 접할 수 있었던 문학 뉴스는 자사가 시행하는 ‘혼불문학상’ 수상 소식 정도였다. 5분도 채 안 되는 스포츠 뉴스의 편파성도 도를 넘을 정도이다. 시즌일 때는 으레 첫 꼭지가 ‘미국 메이저리그의 ○○○선수는~’으로 시작되어서다. ‘메이저리그 산하 방송사’라든가 ‘메이저리그 전문 스포츠뉴스’ 따위 인상을 물씬 풍기는 MBC 뉴스에 더 이상 충성할 이유가 없었던 셈이라 할까. 그러나 ‘KBS 뉴스 9’로 채널을 바꾼지 채 한 달도 안된 지금 마음은 여전히 불편하다. KBS 밤 9시 뉴스는 MBC뉴스데스크에 비해 10분이 긴 1시간 짜리 프로여서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이 일단 신뢰를 주지만, 편파성에서 자유롭지 못한 걸 발견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도 ‘KBS 뉴스 9’는 북한전문 채널 같은 인상을 풍긴다. 국민이 생활에서 느끼는 체감도와 달리 KBS 밤 9시 뉴스를 보면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때는 마침 선거철. ‘북풍’ 없는 선거가 없었다할 정도로 북한관련 언론 보도는 좋지 않은 민낯을 갖고 있는게 사실이다. 4월 1일의 경우 단독이라며 북한 경비정의 석유 밀수소식을 톱뉴스로 다루고 있다. 글쎄, 그런 것까지 일반 국민이 시시콜콜 알아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어쨌든 미국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대통령 소식 등이 10분 간 이어졌다. 총선관련 보도 이후 다시 북한 GPS 교란 소식이 전해졌다. 3월 31일에도 북한 관련 뉴스가 첫 꼭지와 중간에 보도되는 등 연일 주요 기사가 되고 있는 ‘KBS 뉴스 9’인 것이다. 4월 3일 일요일 밤엔 고작 25분 방송인데, 무려 10분이나 북한관련 소식을 내보내고 있다. MBC뉴스데스크에선 단 한 꼭지도 북한소식이 없었으니 아리송할 따름이다. 한편 며칠 연속 한류 콘텐츠 보도를 통해 자사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은근히 띄우더니 3월 30일 방송에선 배우 송중기(‘태양의 후예’ 주인공) 인터뷰를 5분 남짓 내보내는 등 자사 드라마 홍보용 뉴스라는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다시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는 이유이다. 보다 균형 잡히고 알찬 뉴스 는 왜 안되는지, 이제 상업방송인 SBS 밤 8시 뉴스로 갈아타야 하나. 뉴스를 안보고 살면서도 행복해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이런 고민을 언제까지 해야 되는지 참 답답하고 우울한 봄날이다.
구두를 새로 샀다. 새 것이어서 빛이 나고 멋있다. 발도 편하다. 뒷굽이 온전해서 키도 커 보인다. 걸을 때마다 소리도 크다. 새 구두를 신으니 기분도 들뜨고 걸음걸음이도 자신감이 붙은 모양이다. 구두가 낡았다고 아내가 진작부터 핀잔을 줬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오래된 느낌은 있을지언정 낡지는 안았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오래된 만큼 익숙함이 좋았다. 나란 위인은 워낙 새것에 둔감하다. 새것을 자유롭게 부리지 못하는 능력 탓이다. 그러다보니 구두도 오래 신었다. 그뿐이 아니다. 애정도 깊다. 오래된 구두는 일상에 허덕이는 나를 분신처럼 받쳐주고 있었다. 아침마다 힘차게 출발하는 길에 동행을 했다. 매일 남 몰래 찬란한 꿈도 담았던 신발이다. 값어치가 없어 버려도 아깝지 않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헌신짝이라고 하지만, 지금 신발은 버리기 아깝다. 신발은 삶의 수고를 감내하고 왔다. 뙤약볕이 숨을 찌르는 날에도 소나기가 분노처럼 내리는 날에도 묵묵히 함께 걸어왔다. 왠지 울어버리고 싶은 만큼 힘겨운 날에는 터벅터벅 소리를 크게 내면서 나를 위로 했다. 나는 사람을 만나면 신발을 보는 습관이 있다. 신발은 그 사람의 인간됨을 이끄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점잖은 사람은 신발이 먼저 움직인다. 다소곳이 모아 배려와 겸양의 뜻을 보인다. 말을 함부로 하고 예의가 없는 사람은 신발이 말해준다. 반짝거리는 것이 깨끗한 것이 아니라 오만함이 보인다. 신발이 움직이는 것을 보라. 거침이 없다. 순한 구석이라곤 눈곱만큼도 없고 매사에 거슬린다. 기업인이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폭언하고 폭행까지 일삼았다고 한다. 정치인이 상대방에게 험한 말을 하는 것은 물론 텔레비전 마이크에 반말을 한다. 개인의 탐욕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사람됨은 이미 신발에 나와 있다. 얼마 전 새벽 운전을 하다가 인력 시장을 지난 적이 있다. 마땅한 직업이 없어 잡일을 위해 모이는 사람들이다. 3월이지만 새벽은 찬바람이 등을 후려친다. 그들은 제대로 앉지도 않고 장작불에 등을 보이고 서 있다. 일자리를 얻겠다고 언 손을 입김으로 녹이며 서성이고 있다. 그들의 신발에서 삶의 고달픔을 읽었다. 구차하고 고통스러운 생활을 웅변하듯 신발은 모두 낡았다. 그들이 운명처럼 붙어 다니는 빈곤을 이기지 못해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귀족이나 성직자만 신을 신었다. 하지만 이제 신발은 누구나 신는다. 신발은 빈부의 차이도 없고, 권력과 힘의 모습도 읽을 수 없다. 그야말로 평등의 상징이다. 벗어놓으면 입을 벌리고 있어 주인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래서 신발은 우리 외모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소외 영역이다. 여성들의 신발은 반대다. 의복과 함께 멋을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당히 높은 굽은 키도 크게 보이고 멋스러운 옷차림에 어울린다. 알맞게 높은 구두를 신어서 그런지 여유와 넉넉함이 보이고, 인간관계에서도 겸허한 수용을 보인다. 아침 햇살이 이슬을 말리듯, 예쁜 구두를 신의 여인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밝게 한다. 지나치게 높은 구두를 신은 여인들은 불안하다. 외모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허무해진다. 걸을 때도 자만의 무게에 도취되어 가끔 뒤뚱거린다. 멋을 내기 위해 신었지만, 자칫하면 사치와 허영처럼 보인다. 자신의 허물과 미숙함을 가리려고 한 것은 아닐까. 아니 가리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식당에서 신발을 잃어버려 남은 신발을 신은 적이 있다. 식당 주인은 오히려 새것이라며 자신의 불찰에 대한 보상을 하는 것처럼 말을 건넸다. 그러나 취객이 남겨 놓고 간 신발은 맞지 않았다. 몇 발자국 걷고 나니 발이 아프고 온 몸에 힘이 들어가 허리가 아팠다. 집에 와서도 그 신발은 쓸모가 없었다. 아무리 좋은 신발도 내게는 소용이 없다. 내 발에 맞아야 한다. 지금 세상에 넘치고 풍족한 것이 많더라도 내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손에 들어올 수 없는 것을 욕심내면 욕망이 된다. 사람들은 험난한 욕망의 길을 소망인양 착각하기도 한다. 헛된 욕망은 고삐 풀린 말이 되기 십상이다. 욕망은 소유에 대한 탐욕으로 위험을 초래한다. 우리는 햇살처럼 눈부신 소망을 가슴에 품고 걸어야 한다. 어쩌다 발길에 닫는 절망은 귀갓길에 만나는 눈 시린 달빛에 걷어차고 오라. 발걸음에 저마다 소망을 담고 걸어라. 작은 소망이라도 있다며 내일이 기대된다. 내일을 기다리는 습관은 힘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터벅터벅 걷지 말고, 신발을 끈을 매고 힘차게 걸어보자. 뼈마디 부스러지는 온갖 고달픔도 가벼워진다.
우리나라 경제 흐름이 저성장으로 가고 있다. 이에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채용되기란 정말 힘들다. 경쟁률도 높지만 평가문제도 보통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인문학 문제를 채용시험에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4월 10일 대졸 신입사원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벌인 시험에 나온 역사 에세이 주제다. 출제된 문제는 '르네상스는 14~16세기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문화혁신 운동이었습니다. 도시의 발달과 상업자본의 형성을 배경으로 하여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를 부응시킴으로써 새 문화를 창출해 내려고 하였고, 그 범위는 사상·문학·미술·건축·자연과학 등 여러 방면에 걸친 것이었습니다. 이 운동은 유럽 각 나라에서 특색 있는 문화를 형성하였으며, 여러 방면에 걸쳐 유럽 문화의 근대화 기반이 됐습니다' '르네상스의 의의와 영향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서술하시오‘ 와 ’21세기에 르네상스는 어떠한 분야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서술하시오'이다. 응시자는 두 가지 문제에 대한 답을 700자 이내로 써야 하며, 제한시간은 30분이다. 21세기 르네상스에 대한 언급은 현대차의 지향점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이동 수단이라는 기존의 자동차의 개념을 탈피한 커텍티드-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집과 자동차, 사무실 등을 하나로 연결한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르네상스의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인 '인간중심'은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브랜드 방향성인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Luxury)'와 일치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다이모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시트 등 현대차그룹 7개 계열사는 이날 전국에서 인적성검사(HMAT)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만 응시자의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 역사 에세이를 시험 과목에 넣는다.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것으로 평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인적성검사에는 약 10만명의 응시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성검사는 언어이해, 논리판단, 자료해석, 정보추론, 공간지각·도식이해, 인성검사 등 6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이와 같은 추세로 보아 현재 수능문제를 풀어가는 형식으로 공부를 한 학생은 자신의 논리를 정리하기 어렵다. 어린 시절부터 문제를 종합적으로 보고 역사 안에서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의 문화를 읽을 수 있어야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이 붙게 된다. 단순하게 묻고 선택형 문제에 익숙해진 평가 방식으로는 전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임을 알고 준비를 해야 어려운 관문을 통과할 것이다.
계절따라 새 옷을 갈아입고 있는 수목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어디론가 걷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럴때면 찾는 곳이 가까이 있는 산과 강이다. 순천의 사계중 봄꽃을 지나칠 수 없으며 여름의 성장기를 지나 피어나는 갈대숲은 그 절정에 이른다. 갈대와 철새들의 군무가 펼쳐지는 순천은 생명을 품은 도시임을 알려주고 있다. 죽도봉은 서울의 남산처럼 봉화산 자락에 자리잡아 오가는 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죽도봉 오르는 길목에는 임진왜란 때 화살대로 쓰였다는 산죽과 동백나무가 울창하다. 청백리의 상징인 팔마탑은 순천시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강남정 전망대에 오르면 순처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도심은 바다를 향해 열려 있고 동천은 시내를 가로질러 쉴새없이 흐른다. 이 동천은 자연속의 새생명을 끊임없이 잉태하는 탯줄이다.
김국장님, 한국의 저성장과 인구고령화가 지방 소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여러 가지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하지만 해결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 인구의 도쿄권 집중은 우리 못지않지요. 지난해 10월 현재 3613만 명으로, 전체 인구(1억2711만 명)의 4분의 1 이상이 도쿄도와 사이타마·지바·가나가와현에 살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 시대에 지난 5년간 50만 명이 늘었습니다. 도쿄 출산율(1.15)은 전국 평균 1.42를 밑돌지만 지방의 젊은 층을 흡수했지만 도쿄 일극 집중-지방 소멸 얘기는 우연이 아닙니다. 하지만 도쿄권도 늙어가고 있습니다. 5년 전 다섯 명에 한 명이던 65세 이상 고령자가 2020년에는 네 명 중 한 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2050년에는 다섯 명 중 두 명꼴이 된다니문제는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입니다. 지난해 397만 명에서 10년 후 572만 명으로 늘어난다는 추산이지요. 후기 고령자 증가치(175만 명)는 전국의 3분의 1에 이릅니다. 세계 어느 나라, 지자체에서도 없었던 초고령화 규모와 속도입니다. 그 결과로 의료와 요양 시설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입원과 요양 수요는 후기 고령자 수와 비례하지만 시설이나 돌보미가 턱없이 모자란 실정입니다. 아베 내각이 2단계 아베노믹스의 핵심 과제로 부모 요양을 위한 직장인 이직 제로(0)를 내건 것은 그만큼 고령자 돌봄이 절박하다는 증거입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실험이 기초단체에서 시작됐는데, 도쿄도 스기나미구(區)가 지방의 자매단체에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시즈오카현 미나미이즈정(町)에 요양 보험용 특별양로원(베드수 100개)을 짓기로 한 것입니다. 이곳은 우리에게도 관광지로 잘 알려진 이즈 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합니다. 두 단체의 연계는 서로에 이익이되는 것으로, 스기나미구의 특별양로원 입주 대기자는 1240명입니다. 구내에 베드수 100개 시설을 지으려면 부지 확보에만 약 200억원이 드는 반면 미나미이즈정에선 부지 비용이 20분의 1로 줄어듭니다. 스기나미구는 예산 절약분으로 최상의 시설과 서비스를 갖출 계획이라고 합니다. 인구 8700명의 미나미이즈정엔 둘도 없는 기회입니다. 인구와 관광객이 줄어온 터에 100명 입주용 양로원이면 70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게 됩니다. 지자체 직원이 125명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이지요. 식자재 구입 등을 포함하면 해마다 20억~30억원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건립하는 양로원은 절반만 스기나미구가 활용할 계획입니다. 전체 대기자에 비하면 숨통을 트는 정도지만 이는 고령화 문제 대처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현대판 고려장이 아니냐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도시권에 몰려올 초고령화 쓰나미, 지방의 인구 감소와 재정난을 고려하면 상생의 시도라고 봅니다. 최근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미국 통계국 조사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출산율도 세계 최저 수준이며, 수도권은 과밀화, 지방은 과소화로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나라의 틀인 인구 동태가 일그러져 있습니다. 나라가 부자도 되기 전에 늙고 있고, 고령자가 의지할 사회보장도 쉽지 않습니다. 지금 지혜를 짜내고 행동에 나서야 나라가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행정 현장에서 과연 무엇이 지방을 살리는 길인가를 하루라도 빨리 찾아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방이 죽고, 언젠가는 국가의 존망이 위태롭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늙은 나라로 가는 경주에서 1등을 달리고 있다. 그만큼 고령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고령화의 결과는 ‘늙은 나라’로 표현된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늙은 나라는 지중해의 작은 공국 모나코이다. 중위연령이 51.1세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중위 연령이란 전체 인구를 연령의 크기순으로 일렬로 세웠을 때 딱 중간에 해당하는 나이이다. 모나코 인구 두 명 중 한 명이 50대 이상이란 뜻이다. 전 세계의 돈 많은 은퇴자들이 서로 정착하겠다고 줄을 서고, 카지노와 관광산업이 주수입원인 모나코와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높은 중위연령은 심각한 문제다. 사회적 활력과 경제적 역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위연령이 낮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중위연령이 가장 낮은 나라는 아프리카의 우간다로, 15.5세이다. 평균수명은 52.2세로 짧은 대신 출산율이 5.9로 매우 높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현재 전쟁과 내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개발국들의 중위연령은 아주 낮은 편이다. 분쟁과 가뭄, 기근과 빈곤으로 꿈과 희망을 잃은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유럽행 엑소더스에 나서면서 생긴 난민 사태의 배경에는 인구사회학적 구조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정치를 통한 사회 변화에 대한 기대를 접은 청년들이 삶의 터전을 바꾸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인구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35세를 이상적인 중위연령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안정과 경제적 역동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연령이란 것이다. 선진국 대부분의 중위연령이 40~45세인 데 비해 미국의 중위연령은 37.6세로 비교적 낮다. 미국의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근거 중 하나다.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빠르게 활력을 되찾고 있는 배경일 수도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나라다. 1950년 19세에 불과했던 중위연령이 2000년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지난해에는 40.8세까지 높아져 세계에서 41번째로 중위연령이 높은 나라가 됐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가속화로 2040년에는 지금의 모나코보다도 높은 52.6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의 모습을 보면 공천 파동은 진절머리를 치게 했다. 계파 간 주도권 다툼과 구도 싸움만 횡행했다. 총선이 정책 대결이길 기대했지만 소용없었다. 공약이 실현된다면 시민의 삶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당과 후보자, 그리고 유권자까지 진정성을 갖지 않았다. 삶의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정책 토론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대에 대한 조롱이나 비아냥만 넘쳤다. 경제 실패 심판론이나 경제 발목 잡기론 같은 구호만 난무했다. 이런 모습을 관찰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지금 한국 사회는 ‘지랄맞은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하는 전문가가 있다. ‘어쩌다 한국인’을 저술한 허태균 교수는 좋은 유전자와 운 좋은 환경을 만나 쑥쑥 자란 우량아처럼 가장 짧은 기간에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사회경제적 발전을 이룩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춘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평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국민들은 채워지지 않는 욕구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에 짓눌려 있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전형적인 사춘기 청소년의 모습이란다. 중위연령으로 따져 이미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한국 사회가 사춘기를 겪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다. 하지만 그는 말썽 없이 사춘기를 지나가는 것이 오히려 발달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춘기를 충분히 경험하지 않은 청소년은 성인이 된 후 정체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인생에서 피울 말썽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는 ‘지랄 총량의 법칙’을 인용해 어차피 피울 말썽이면 청소년 때 피우는 게 낫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중2병’을 방불케 하는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고 있지만 필수적인 발달 단계로 받아들이고 무사히 넘기면 성숙한 선진 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춘기 청소년에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듯 사춘기를 겪고 있는 나라에 중요한 것은 정치권의 역할이다. 시민들의 불만과 분노에 귀 기울이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은 정치권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오늘 총선에서 선출되는 300명 국회의원의 역할이 중요하고 막중한 이유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온갖 구태를 놓고 보면 싹수가 노랗다는 푸념이 무성하다. 한국인은 믿고 맡겨주면 신이 나서 일하는 특성이 있다. 내가 책임을 지고 주체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면 신명이 나서 열심히 일하는 게 한국인의 특징이란 것이다. 필자도 학교를 경영하면서 교사를 믿고 맡겼더니 열심히 하는 교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거대한 정치권도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신이 나서 일할 수 있도록 그들을 풀어주면 될 것 같다. 대통령이 국회를 거수기로 여기고, 통제와 지배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여태까지 지겹도록 보아온 여야의 극한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의 뜻을 무조건 받드는 여당과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야당의 무한 대결이 아닌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면서 소통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고 싶다. 현명한 리더라면 실제로는 부지런하고 유능해도 좀 게으르고 무능한 척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은 대통령의 일을 하는 과정에서 국회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과정을 국민이 본다면 국민의 마음은 대통령 곁으로 갈 것이다. 그것이 비정상의 정치를 정상화하는 길이고, 대한민국이 무사히 사춘기를 통과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친구여, 4월의 상큼한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있네. 오랜만에 자네와 함께 4박 5일을 숙박하면서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 정말 감사드리네. 생각보다 많이 걸어서 힘든 시간이 많았는데 여독은 풀렸는지 궁금하네. 우린 지금까지도 열심히 잘 살아왔지만 앞으로 남은 세월도 아주 중요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네. 마지막 골인 지점까지... 오늘은 선거가 끝나 어떤 사람은 국회의원 뱃지를 달아 승리를 환호하고 있지만 또, 어떤 사람은 패자가 되어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원망하거나 시대의 흐름을 원망하고 있는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네. 어떤 결과가 되었건 그 결과는 자신이 만든 삶의 결과가 아닌가? 고령이라 할 수 있는 김욱 작가는 지난해 ‘가슴이 뛰는 한 나이는 없다’를펴내“길들여지기를 강요하는 동물원 같은 세상을 탈출해 야성을 회복하라”고 청춘들에게 선동을 하였다네.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도전은 힘과 지혜로 극복하는 길이라 믿네. 이제 우린 새로운 힘을 기르는 일보다 지혜롭게 살아가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네. 실력은 지위, 나이 심지어 계급도 초월하며, 실력만 있으면 반드시 쓰임새가 있다고 생각되네. 반대로 실력이 없으면 쓰려고 해야 쓸모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실력을 꾸준히 쌓으려면 실패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며, 특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동안 겪는 실패가 의미가 있는 것이라 믿네. 또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타인의 인정을 받아야 하며, 인정받으려면 사람들이 내게서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내게 부족한 건 뭔지 알아낸다면 기회가 올 것이네.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도 알고, 어떤 상황에서 날 인정하지 않는지도 파악할 필요가 있지 않을런지! 개천에서 용 나기가 과거보다 어려워졌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이는 면도 있겠지만 세상이 좋아지고 많은 것이 보이다 보니 삶의 기대치가 높아져 만족을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네. 내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패배의식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네. 노력한 만큼 기회가 없을까봐 지레 변명거리를 만들고 있는 건지도 몰라. 나는 인생의 기로에 섰을 때 나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선택, 리스크가 가중되는 길을 택한 경험이 있네. 많이 얻으려면 내 것을 많이 내줘야 하는데 편하게 쉬기를 포기한 적이 있었네. 그럴 때 마음이 더 굳세지며 사람은 시련을 견딜 때 성장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었네. 지금 젊은이들이 많은 것 중에 결혼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는데 이는 미래의 불안으로 연결되는 측면이 있어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네. 어느 동물학자에 의하면 우리에 갇힌 동물은 짝짓기를 잘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종족 보존의 본능을 잃어가는 것이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건 동물원 같은 세상에 많은 젊은이들이 길들여졌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네. 인생을 한 편의 드라마에 비유하는 경우 드라마는 대단원이 감동적이라야 하네. 인생이라는 드라마의 절정도 어쩌면 황혼인지 모르네. 또, 인생을 한 권의 책에 비유할 수도 있는데 시작은 그저 그런데 시간이 흘러 뒤로 갈수록 깊어지고 인상적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책들이 있네. 위인들의 삶만 위인전이 된다고 보지 않으니 우리 같은 범부의 인생도 마지막에 책장을 덮을 때 감동이 밀려오고 여운이 남도록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기를 기대하여 보네.
오는 4월 16일은 가슴 아픈 세월호 참사 2주기이다. 전 국민들을 비통에 빠지게 했던 세월호 사고가 벌써 2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전 국민들이 옷깃을 여미고 2년 전 사고의 아픔을 아로새겨야 할 즈음이다. 당시 희생된 학생과 교원, 탑승객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이 우리들에게 남긴 행간 메시지의 함의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국민적 추모 분위기 속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일탈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소위 전교조의 세월호 계기교육이 그것이다. 전교조의 세월호 계기 교육은 겉으로는 매우 그럴싸하게 포장했지만, 속으로는 진실을 호도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 없지 않다. 전교조의 이번 세월호 계기 교육은 중립성을 벗어난 편향수업 논란으로 인한 학교현장 혼란·갈등, 학생·학부모 문제제기, 언론 등 국민여론이 지적하는 가치중립적이지 못한 교육 내용, 교육의 정치적 중립 위반 지적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전교조의 이번 세월호 계기교육은 전면 중단, 철회돼야 마땅하다. 이에 대한 교육계를 비롯한 국민들의 우려도 많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당사자인 전교조는 이번 세월호 계기교육에 대한 교육계 안팎의 우려에 대해 나름대로 반박하고 있다. 전교조는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고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 수업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전교조는 이번 세월호 계기 수업에 대한 우려와 중단 촉구에 대해 자신들의 계기수업과 교사용 참고 자료가 다양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토론수업에 중점을 두려는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고는 현재 청문회 진행 등 진상규명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이 진행 중인 상황이고 4.13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시기적으로도 정치성을 오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아울러, 전교조의 세월호 계기 수업이 진상규명조사특별위원회 및 정부 차원의 공식 발표가 아닌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비교육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정치적으로 경사된 관점, 편향된 수업으로 인한 교육 현장 혼란과 갈등, 대립 그리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심각히 저해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진실한 학습권, 교사들의 불가침의 수업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객개관적인 입장에서 진리와 진실 등을 부동의 지식으로 가르쳤던 동서고금 고래의 교육과 수업의 핵심을 간과해선 안 된다. 사실적 지식을 가르쳐야 할 교육의 가치라는 목적 상실과 교사 본연의 성소러운 소명에 입각한 역할을 방기해선 안 된다. 그것이 아무리 미사여구로 포장돼도 교육의 숭고한 목적과 목표를 벗어나선 절대 안 되는 것이다. 전교조가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학년·교과별 협의회 또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나 학교장의 승인 없이 개별교사의 판단으로 계기 수업을 강행한다면 학교 현장의 갈등과 혼란 발생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학교 교육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기존의 전교조의 브랜드 라벨같은 참교육에 대한 의심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도 이번 세월호 계기 수업과 관련한 교육 자료가 공개된 이후 편향 수업 논란과 비교육적 내용에 대해 학교 현장은 물론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으로 행정 관리와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다른 것은 시시비비를 잘도 따지는 상급 행정 관청이 이번 계기수업을 ‘수업’이라는 편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학교장과 단위 학교에 맡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월호 계기 수업과 계기 교육자료 사용을 학교 자율로 맡기는 무책임한 교육행정 처리로 학교장과 교사 간, 동료 교사 간의 갈등 발생 여지를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교육부가 계기 수업을 불허하고 엄정대처만 외치기만 해서는 안 되고 이에 합당한 행정적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시·도 교육청 차원의 사실상 묵인 하에 일부 교사들이 계기 수업을 진행할 경우 학교장의 관리책임은 물론 동료 교사 간의 갈등, 학부모의 항의 등으로 학교 현장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또 이에 따라 묵묵히 교단에 정진하고 있는 말 없는 이 땅의 상록수 같은 교원들은 초록동색 한 묶음으로 매도될 것이다. 2년 전 세월호 사고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이는 너나 예외 없이 전 국민들에게, 그리고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언의 교훈을 주었다. 국가의 모든 크고 작은 행정과 일에 기초・기본을 바로 세우고, 진솔한 교육을 해야 한다는 소명을 심어 주었다. 결국, 전교조의 이번 세월호 참사 계기 수업은 철회돼야 한다. 그리고 그래도 이를 수행하려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학교장의 교육과정 운영 명을 받아 소정의 법령과 교육과정 운영 규정에 따라 반듯하게 시행해야 할 것이다. 학운위의 심의 없이, 학교장의 명도 거역한 채, 교사 재량권 운운한 채, 이념과 정치색으로 포장한 채 멋대로 전개되는 수업은 절대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 이번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모든 교원들은 ‘제자들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을 위로하며 차분하게 추모의 기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이는 교직단체, 교원단체의 이념을 떠나 본연의 교육 본질이자 소명이기도 하다. 전 교원들과 전 국민들이 이번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차분하게 우리 교육과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하는 행복교육의 방향과 방법 등을 생각해보는 추모의 시간을 함께 하길 기대해 본다.
친구란 만나면 반갑고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그만큼 동질성을 같기에 많은 이야깃꺼리가 있기 때문이다 믿는다. 특히, 40여 성상을 교직에서 시간을 보낸 친구들이 함께 동거동락하는 여행을 한다는 것은 매우 귀한 체험이 아닐 수 없다. 4월 4일부터 8일까지 4박 5일간 오사가, 교토, 나라를 중심으로 한 4박 5일 일정을 지난 해 12월부터 준비하였다. 여행을 떠나기 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은 확인과 준비에 부족함이 있었다. 어렵사리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되어 9명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의외로 힘들었던 곳은 오사카에 위치한 간사이국제공항의 출입국에서 시작되었다. 출국을 하는 시간만 한 시간 반이 소요된 것이다. 평상시 일본 출입국을 많이 하였지만 출국수속이 이렇게 느리게 처리된 경험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모두가 외국인인지라 이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본 공항 출입국 업무 담당자들의 무책임한 업무처리 능력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이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숙박지 주인이 가르쳐준 정보를 가지고는 도저히 숙소에 가는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갖는 약점이다. 어디까지나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 새 일을 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도저히 찾을 수 없어 마지막에는 택시를 이용하였다. 숙소는 최근에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준비한 가오루게스트하우스였다. 이곳에 여정을 풀고 인근에 있는 식품가게에 가서 아침 식사 재료를 사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하였다. 공항도 붐볐고 여행지인 교토의 금각사, 청수사 등은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왜 이렇게 관광객이 많은가 질문하고 답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가현아, 너도 이제 2학년이 되었는데 어떤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서 고민이 되고 있는지? 아무래도 “공부는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아닌가 생각되어 너에게 몇 자 적어본다. 선생님은 지난 4월 4일부터 8일까지 4박 5일 오사카, 교토, 코베를 관광하고왔단다. 그런데 공항입국을 하는 시간이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되어 밤이 되었으니 숙소를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자기가 살고 있는 익숙한 지역을 떠나 어느 도시를 가든지 단번에 길을 찾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무엇보다 방향 감각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라 할 수 있지.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일행 9명도 숙소 주인으로부터 지도를 전달받았으나 받은 지도를 보고는 도저히 가야할 길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먼저 저녁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고 다시 길을 찾았지만 해결할 수 없어서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게 되었다. 하지만 택시도 3대를 타게 되었는데 앞에 선 택시가 제대로 목적지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두 헤매다가 아주 늦은 시간에 겨우 집을 찾게 되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사람들은 자기가 전한 정보에 의하여 다른 사람들이 쉽게 자료를 이해하고 길을 찾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길이 결정되어 있는 지상의 목표물을 찾아가는데도 이같은 어려움이 있는데 하물며 길이 정해져 있지 않는 인생 여정을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단다. 더군다나 갈래길이 너무 많기 때문이지.... 문제는 숙소 주인이 전달한 자료의 불완전성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맨 처음 하차하는 곳에서부터 연속적으로 안내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마지막 출구를 찾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주인은 자신의 판단에 의하여 이 지도만으로 만족하게 생각하였기에 안내를 받은 사람이 고생을 한 것이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학교에서 선생님들도 어떤 개념을 전달하고자 할 때 학생들의 두되 흐름은 생각하지도 않고 교사 자신만이 알고 있는 수준에서 수업을 진행하기에 다수의 학생들이 방향을 잘 잡지 못하고 헤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난 너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점이 있는데 네가 진정으로 성적을 올리고자 하는 목표를 정하였다면 사이쇼 히로시의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문제는 단 번에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네가 오랫동안 살아 습관화 된 생체리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생활태도가 휠씬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 기 바란다. 만일 그것이 사실인가를 알고 싶다면 네 반에서 공부를 잘 한다는 학생들이 몇 시에 일어나 어느 정도 공부를 하는가에 대하여도 인터뷰를 하여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침은 밤에서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우습게 생각하고 있단다. 늦게까지 놀아도 아침에 일찍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생각으로 살다보니 아침은 죽어버린 것이다. 전날 방메 아침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아침 시간은 집중력과 효율성이 아주 높은 시간이므로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 적었으니 한 번 도전하여 보기 바라면 이만 줄인다.
20대 총선 결과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출범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5년 임기 중 3년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역대 최악의 무능국회라는 오명을 받은 19대 국회의 책임을 다수당인 집권여당에 물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 분야를 생각하면 이런 정치 지형 변화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이념과 지지 기반을 달리해온 정치권력의 변동은 곧 전방위적 교육개혁과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야권은 내년 대선을 겨냥해 정치적 지지기반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의 교육철학과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 교육이념으로 볼 때 수월성보다는 평등성을, 전문성보다는 민주성을 강조하면서, 정체성 측면에서는 진보 성향, 친 노조적 입장을 고려한 교육정책이 노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국회는 정치·이념 대결에 몰두했던 구태를 벗고 대화와 타협, 상생과 협치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여야는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간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번져 학교현장은 또다시 정치적 이익 격전장으로 전락하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전가될 것이다. 학교 현장이 국회에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교육 분야만큼은 정파적 판단보다는 교육전문가인 교원단체와 현장교원들의 참여를 전제로 하는 교육정책을 입안해달라는 것이다. 정치적 치적을 위한 성급한 개혁보다는 학교현장의 여건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뒷받침하는 지원입법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내년에 대선, 내후년에 교육감 선거가 있는 만큼 교육지형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20대 국회가 민의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교육을 회생시킬 마지막 국회라는 각오로 소임을 다해야 할 이유다. 교원이 열정을 되살리고 학교가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 대안과 해법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더 이상 교육이 정치와 선거의 제물이 돼서는 안 된다.
인사혁신처가 폐지된 학교성과급을 개인성과급에 합쳐 차등 폭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차등지급률을 현행 50~100%에서 70~100%로 확대하고 최고·최저 등급 간 격차도 현행 2배에서 3배로 늘리겠다는 것인데 현장의 반발만 초래하고 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릴 게 뻔한 만큼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교원의 교육활동은 타 공무원의 업무와 달리 객관화와 수량화가 어렵다. 업무결과 또한 장기간에 걸쳐 학생들의 태도나 모습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매년 교육결과를 평가하고 측정하는 것은 무리일 뿐 아니라 타 교원과 비교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또한 핵심 평가지표가 부장 여부, 수업 시수 등이어서 이미 학년 초 업무분장 때 사실상 개인성과급이 결정되고 비교과 교원은 상대적으로 불리해 형평성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공무원은 하는데 왜 교원만 안 하느냐는 것은 한마디로 언어도단이며 관료적 태도의 전형이다. 학교성과급은 개인성과급에 더한 이중평가로 학교 업무 부담만 가중시켰고 특히 교원 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학교의 지리적, 사회적 여건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는 한계가 있어 폐지됐다. 그런데도 학교성과급이 폐지됐으니 개인성과급의 차등 폭을 늘려야겠다는 것은 오히려 불합리함을 더 늘려 놓는 꼴이다. 교원은 평가받기 위해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명감과 자긍심 하나로 가르친다. 그럼에도 교원들은 근무평정, 교원능력개발평가, 성과급 평가까지 평가만능주의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벗어나야 진정한 교육이 가능하다. 인사혁신처와 교육부는 무턱대고 성과급 차등 폭을 넓혀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그간 교원성과급이 본래 취지나 목적인 교원 사기진작과 교원역량 향상에 얼마나 부합했는지를 먼저 평가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 위에서 진정 학교현장을 개선하는 성과급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사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실험실습조교 겸 강사로 대구 원화여고에서 첫 수업을 시작했다. 교실에 들어선 순간 초롱초롱 반짝이던 45명의 눈동자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들의 눈빛이 정말 하늘의 별빛 같네요!"라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먼저 첫 눈에 반해 사랑을 고백한 교사를 싫어할 학생들이 있을까. 교사 시절 내내 계속된 학생들과의 사랑의 시작이었다. 교사가 ‘천직’으로 느껴졌던 것은 모든 학생들이 그저 사랑스럽게만 보였기 때문인 것 같다. 구태여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아이들을 좋아하게 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긴 방학 끝에 개학을 하는 날이면 학교로 향하는 출근길에 어찌나 신바람이 나던지 논두렁밭두렁 사이를 훨훨 뛰어갔다. 학생들에게 물리과목이 어렵게 느껴질세라 대학시절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힘과 가속도의 원리’를 가르칠 때였다. 실험실습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5월 5일 어린이날 교내 실험실을 개방했다. 학생들은 좋아하며 실험실을 가득 메웠지만, 주요 과목보다 물리과목을 더 열심히 공부하나 싶어 못마땅한 일부 학부모님들의 항의에 서운한 마음이 북받쳤던 기억도 난다. 정식 발령을 받아 간 봉화 소천중·고는 시골학교라 학생들의 형편이 좋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학교 수돗가에서 물로 배를 채우는 아이들이 보이면 "선생님이 빵이 먹고 싶다"며 데려가 빵을 사주곤 했다. 대학시험을 앞두고 몸져누운 학생이 눈에 밟혀 직접 죽을 끓여 먹이기도 했다. 다행히 그 학생은 무사히 시험을 잘 봤고 지금은 어엿한 공학박사가 됐다. 학생들은 참 용하다. 본능적으로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선생님의 열정과 노력에 보답한다. 하루는 고3 교실에서 맨 뒷자리에 삐딱하게 앉아 딴청을 부리는 남학생이 눈에 띄었다. "왜 집중하지 않니?" "난 대학 안 갈 거니깐 공부 안 해도 돼요!" 참 어처구니가 없는 학생의 대답에 심하게 화를 버럭 냈다. "그럼 이게 마지막 공부할 수 있는 기회잖아! 더 열심히 해야지!" 내 호된 꾸지람에 공감했는지 반 학생들 전체가 고개를 푹 숙였다. 당시 일주일 동안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학생들을 야단치고 나 역시 심한 몸살을 앓았다. 이후 수업 분위기는 놀랄 정도로 진지해지고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렇게 반항했던 그 학생은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만났을 때, 직장을 다니다 다시 학업을 지속해 이제는 전문대학을 졸업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때 혼이 났던 덕분이라고 했다. 학생들과 실랑이를 하면서 학기를 보내고 일 년이 지나 학생들이 졸업할 때쯤이면 모든 기력을 다 쏟아내 탈진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신통하게도 또 학기를 시작하면 어디서 그렇게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는지 활력을 찾곤 했다. 아이들이야말로 새로운 에너지의 원천이 아닌가 싶다. 이런 마음에 학생들도 순수한 사랑을 되돌려 준 것 같다. 전근을 가게 되면 운동장까지 눈물바람으로 쫓아 나오고, 결혼을 한다고 하니 "선생님 뺏기기 싫다"며 결혼식장에까지 와서 엉엉 울고 갔다. 요즘에도 이런 학생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 학교를 옮겼을 때도 이전에 배웠던 학생들이 멀고 먼 길을 찾아왔다. 함께 동네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고 물장구를 치며 재미있게 놀기도 했다. 눈먼 몇 마리의 물고기들을 잡고선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주인 할머니의 친절로 보태진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얘기꽃을 피웠다. 그 순간은 선생이라기보다 언니고 선배였었던 것 같다. 이렇게 학생들을 사랑했던 내가 20여 년 전 어떻게 한순간에 교직을 그만두고 기업경영에 뛰어들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의문이다. 세월이 흘러 19대 국회에 입성해 학교 밖 청소년 등 청소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입법 활동을 하게 된 데도 예전 교사시절 학생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이해가 바탕이 됐다. 이런 사랑은 목표 달성 위주의 기계적인 학습만을 추구한다면 좀처럼 형성되기 어렵다고 본다. 갈수록 배우고 가르칠 것이 많아지지만, 그래도 학생과 교사 사이에 각별히 만들어질 수 있는 인간적인 관계에서 출발한 사랑이 중요하다. ‘스승과 제자’라는 단어보다 ‘학생’과 ‘교사’라는 직업이 더 부각되는 오늘날의 관계가 우리의 사이를 더 멀게 한 것이 아닐까! 사제지간이 왜 예전만큼 가깝지 못한 지에 대해선 교사에 부과되는 과중한 행정업무, 사교육에 대한 의존 등 여러 원인이 꼽힌다. 하지만 이것들을 세세히 따지기보다 이끌어주는 입장인 교사가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변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과연구를 충실히 해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높여주는 것은 교사로서 기본적인 임무지만, 여기에 더해 아이들의 정서를 보살펴 주는 것도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그리 멀리 않은 미래에는 이제 사람으로부터 직접 지식을 전달받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따뜻한 손길과 마음으로 주고받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어떤 교육수단도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교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하나의 직업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을 키워내는 것은 부모와 같은 일이다. 자식을 돌보듯이 학생들을 보살피는 과정에서 정이 싹트고, 지식뿐만 아니라 마음이 흐르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양분으로 아이들은 성장한다. 교사는 마음을 교감하기 때문에 때론 학생들의 표정, 행동, 태도 하나하나에 민감한 영향을 받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이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교직생활을 보람과 즐거움으로 채워줄 수 있다. 비록 교사의 길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지만 제자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아꼈던 사람으로서,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런 존재인지 선생님들에게 다시금 상기시켜 드리고 싶다. 더불어 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선생님들은 더없이 위대한 일을 하고 계신다고 말씀드린다.
한국교총은 11일 제36대 교총회장 선거 홈페이지(vote.kfta.or.kr)를 오픈하고 회원 대상 선거 정보 제공과 투표 참여 홍보 활동에 본격 돌입했다. 홈페이지는 △선거안내 △선거인명부 열람·수정 △후보자 소개·동영상 △부정선거 신고 △게시판 △이벤트 코너로 구성됐다. 특히 정책선거를 유도하기 위해 회원-후보자 간 쌍방향 소통채널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회원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후보자 소개에 약력, 교육철학, 공약 등을 소개문과 동영상 형식으로 탑재한다. 5월 9일 후보자가 확정되면 상세한 내용을 회원 등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후보자 홍보에만 그치지 않고 회원들이 직접 후보들에게 공약, 추진 과제를 제안하는 ‘후보자에게 바란다’ 페이지도 구축했다. 일방적인 공약 제시가 아니라 회원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교총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는 뜻에서다. 또한 공명선거 확립을 위해 부정선거 신고 게시판을 운영한다. 선거운동 금지 사항에 위반되는 사례를 신고하는 공간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원들의 선거인만큼 가장 공정하고 모범적인 선거를 실천해야 한다는 취지다. 선거안내에는 선거일정과 선거운동 금지 내용, 투표 방법 등을 담았다. 특히 이번 선거가 온라인 투표방식으로 실시됨에 따라 추후 휴대폰, PC를 통한 투표 방법을 자세히 안내할 예정이다. ‘선생님의 1分이 한국교총의 미래를 만듭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이벤트 코너도 마련했다. 선거인 명부를 작성․송부한 분회장, 홈페이지에 투표 참여 댓글을 달거나 투표 참여확인 화면을 캡처해 올린 회원 등 총 1206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사은품과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김항원 조직본부장은 “충실한 정보 제공과 소통 활성화로 전회원이 참여하는 선거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신규지정 시 운영기간 4년 아닌 3.5년 뒤늦게 문제되자 이달 초 부랴부랴 조례 개정 예고 일선 “법치 가르쳐야 할 교육청이 위법행정 일삼나” 서울교육청이 지난해 하반기 혁신학교를 신규·재지정하면서 조례를 위반해 운영 기간을 임의로 변경해 ‘위법행정’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 혁신학교 15개교를 지정하면서 서울혁신학교조례에 명시한 4년의 운영기간을 무시하고 3.5년으로 조정한 지침을 시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9월 1일에 지정되는 학교의 경우 4년 뒤 8월 31일까지 재지정에 나서야 하는데, 이럴 경우 학년 초에 세웠던 계획이 2학기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고 연 단위로 지급되는 지원금 문제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례를 위반한 것은 인정하지만 학생들이 피해를 볼까 부득이 먼저 운영 기간을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중 교감은 “3.5년으로 바꿀 거였으면 조례를 먼저 개정했어야 했다”며 “법치를 가르쳐야 할 교육당국의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시교육청은 이처럼 법령 위반이라는 현장의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 6일 ‘서울혁신학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서둘러 입법예고했다. 오는 27일까지 교육혁신과에서 의견서를 받은 후 오는 7월 시의회 본회의 때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정안에 의하면 혁신학교의 지정운영 기간은 현 4년에서 3년 이상 5년 이내로, 종합평가 시기는 4년차에서 ‘운영 마지막해’로 변경된다. 일각에서는 혁신학교 주축 교사들이 전근을 가기 전에 ‘교사 재지정 동의’를 처리하기 위해 운영기간을 탄력적으로 개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실제 이런 문제로 재지정 동의가 철회된 곳이 일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입법예고를 통해 서울혁신학교 운영위원회와 중복된다는 이유로 혁신학교정책자문위원회를 없애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불통교육청’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B중 교장은 “혹여 교육감이 바뀔 경우 자문위를 통해 혁신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문제를 삼을까봐 없애려는 것”이라면서 “운영위는 정치적으로 같은 편 사람들끼리 조직할 수 있도록 조례에 정해져 있는데 자문위는 교육감 임의단체라 서로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소통을 강조하는 진보가 오히려 귀를 닫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일선 “일반교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기피업무 1순위” 관심군 학생 학부모 상담, 관련기관 연결, 사고 책임 부담 전문상담교사 확대 배치, 지자체 및 유관기관 협력도 필요 매년 4월만 되면 학교가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담당 교사의 업무 과중,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문제 발생 등 기피대상 업무가 되면서 교사 간 갈등까지 빚어지고 있다. 우울·불안 등 날로 심각해지는 학생 정신건강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한 정서행동특성검사는 현재 전국 모든 초·중·고에서 매년 4월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교들은 시작부터 업무 분장에 적잖은 난항을 겪었다. 전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육부 업무매뉴얼에 따르면 정서행동특성검사는 부장교사 이상이 업무 총괄을 맡아 보건·전문상담교사 등이 협의체를 구성해 실시하게 돼 있다. 그러나 학교급, 규모, 지역 여건에 따라 보건·상담교사가 없어 이 업무를 일반교사나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대신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관심군 학생이 나와도 지속적 관리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 상담교사가 없다보니 일반교사가 관심군 학생 전부를 외부기관에 맡기고 행정업무 처리에만도 허덕일 수밖에 없어서다. 저소득층이 밀집한 곳에서는 보건소 등 기관도 부족해 맡길 곳도 없어 교사가 이리저리 알아보다 치료시기마저 놓치는 일이 허다하다. 이럴 경우 만일 자해, 자살 등 사고로 이어진다면 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는 만큼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 A초 교사는 “학생 정신건강에 대한 업무 자체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이다 보니 일반교사가 맡으려면 상당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최근 서울교육연수원에서 교육부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연수가 진행됐는데, 각 학교에서 모인 보건·부장교사들이 업무의 난이도를 호소하느라 한동안 꽤 시끄러웠다”고 전했다. 소규모학교인 경기 A중은 정서행동특성검사를 맡을 교사를 정하지 못하다 서로 감정까지 상해 고성이 나오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학교 B교사는 “학생 우울증,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중요한 업무지만 일반교사 혼자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증상이 중한 경우 학부모 상담을 거쳐야 하는데, 이 업무 역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학부모로 인한 교권침해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학부모에게 자녀의 정신건강 문제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충남 C초 교장은 “중증 증상 학생은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야 하고 학부모를 설득해야 가능한데 자신의 자식이 ‘정신 이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이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한다”고 털어놨다. 실제 2015년 기준으로 관심군 6만709명 중 70.3%인 4만1051명만 연계 조치했는데, 미조치 사유 중 ‘학부모 거부’가 67.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학교 현장에서는 전문상담교사 확대 배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D초 교장은 “정서행동특성검사 업무 처리는 물론 검사 이후 관심군 학생에 대한 사후관리 내실화를 위해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학생 정신건강 관리에 대해 지자체, 보건복지부 등 유관기관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정희 인천교원연수원 원장은 “학생 정신건강 문제를 학교에만 맡겨서는 교원 업무 부담만 커지고 관리도 부실해진다”면서 “지자체, 경찰청,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산하 청소년 담당 기관들이 잘 갖춰져 있는 만큼 이 기관들과 전문 인력들이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