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8,722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번개탄 판매 개선, ‘생명사랑 실천가게’ 전국에 퍼졌으면… 번개탄의 용도는? 고지식하게도 어렸을 때부터 연탄불 꺼졌을 때 불붙이는 용도밖에 몰랐다. 그런데 요즘은 그게 아니다. 연탄 때는 집도 그리 많지 않아 캠핑 때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거나 자살용으로 쓰인다는 소식이다. 요즘 자살 관련 뉴스를 보면 차안에 번개탄을 피워 놓거나 방에서 가족이 동반자살하는 경우에 번개탄을 사용한다니 번개탄을 개발한 사람은 엉뚱한 용도에 개발을 후회를 할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만든 것이 사람을 죽이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번개탄은 2008년 유명연예인의 자살수단으로 사용된 이후 2007년 15명이던 경기도내 번개탄 자살자 수가 2012년에는 295명으로 급증하였다. 통계에 따르면 2012년 번개탄 자살은 목맴(53.1%), 투신(17.6%), 음독(10.6%)에 이어 네 번째(9.1%) 자살수단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때에 경기도와 경기도자살예방센터가 자살예방과 생명존중 캠페인에 나섰다. 화성시 향남면 일대 가게에서는 번개탄 판매 시범운영 중인데 이들 업소에서는 ‘번개탄 판매 개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생명사랑 실천가게’들이다. “번개탄, 고기 구워 드시려고 사시는 거죠?” 번개탄을 구입하려는 손님들에게 번개탄의 사용용도를 묻는 것이다. 가게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사가지 않도록 진열대에서 쉽게 떠내지 못하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인 맨 아래나 맨 위에 비치하는 것이다. 번개탄을 검은 봉투 속에 넣어 두기도 한다. 대신 안내 문구는 있다. “번개탄을 구입하려는 분은 점원에게 말씀하세요.” 여기에 동참하는 업소도 번개탄 팔아 이익 남기는 것보다 생명 존중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동참했을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의 목적이 이익 추구라지만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가면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화성 향남면 상점 27곳에 동참하고 있다는데 이 지역 41개 가게 가운데 66%가 ‘생명사랑 실천가게’로 참여하고 있다. 나머지 14곳도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고 있어 조만간 동참 가게는 더 늘 것이라는 게 화성 자살예방센터 관계자의 전언이다. 번개탄 제조업체도 번개탄이 자살용도로 쓰이지 않게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전국 번개탄의 70%를 공급하는 대명챠콜은 경기도와 협의 하에 포장지에 포장 도안을 확정하여 판매하고 있다. 포장지에는 ‘생명은 소중합니다'라는 자살 예방 문구 외에 자살위기상담전화(1577-0199)와 콜센터 120번도 함께 삽입돼 자살시도자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정신건강 전문상담도 유도하도록 했다. 번개탄 판매 개선에 앞장서는 ‘생명사랑 실천가게’ 전국에 퍼졌으면 한다. 독극물을 쉽게 구입하지 못하게 했더니 독극물에 의한 자살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번개탄으로 자살하려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소한 장치들을 해 놓으면 자살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의 생명 존중 교육, 자살 예방교육도 중요하지만 자살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살’을 반대로 읽으면 ‘살자’이다. 경기도와 지자체의 ‘번개탄 판매방법 개선 캠페인’과 ‘생명 사랑 실천가게’가 전국에 퍼졌으면 한다. 우리 사회, 더 이상 자살 소식이 뉴스로 나와서는 안 된다.
한국교총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소위 ‘김영란법’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16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법안이 정부로 이송돼 17일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상황에서 위헌시비, 사회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회 재의와 법률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16일 낸 입장에서 교총은 “사학 관계자나 언론인들을 공직자와 동일시하는 것은 과잉입법으로 위헌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 해석”이라며 “법안을 그대로 공포할 게 아니라 국회 재의 요구를 통해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미 지난 5일, 김영란법의 위헌성 여부 가리기위해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한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시행령으로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강행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교총은 “위헌여지가 있는 조항과 과잉입법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 입법을 하는 것이 ‘인스턴트 입법’이라는 오명을 벗고 소모적인 사회 논쟁을 끝내는 방법”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재의 요구와 김영란법의 원점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계는 김영란법 제정여부를 떠나 스스로 교직윤리 확립과 자정운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학, 대한변협과 협의해 위헌소송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초 17일 국무회의에서 상정·처리하려던 김영란법은 24일로 일정이 미뤄졌다. 국회 통과 법률안은 정부에 이송되면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해야 한다. 지난 13일 김영란법이 정부로 이송된 만큼 공포시한은 오는 27일이다. 대통령은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경우, 이송 15일 이내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새 가족 113명이 입학한 후 벌써 2주일이 지났다.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는 차이가 많이 있어 초기에 부적응 학생들이 나오기 쉽다. 이같은 학생들의 마음 상태는 학교적응 및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개인의 학교 선택 기회를 제공하기에 처음부터 1지망으로 우리 학교 선택을 하지 않았는데도 우리 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의 경우는 조금만 마음에 안들어도 불만을 토로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을 것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조금은 실망(?)한 경우를 가끔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학생들이 입학하기 전에 우리학교에 대하여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현재 어떤 것이 좋고, 또 무엇이 좋은가, 불편한가에 대하여 아이들을 만나 면담을 하였다. 학교에 대한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준 사람들은 다양하다. 가까이는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 학교에 다닌 언니, 친구, 학교 홍보 자료, 그리고 문제는 근거없는 헛소문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영향을 줄 수 있는 학부모는 상당수가 아이들의 성적에는 관심이 많으면서도 교실을 비롯한 화장실, 교실, 여유 공간, 숲 등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에 대하여는 무관심을 보인다. 이는 학교설명회를 개최하여도 참여한 숫자가 극히 소수인 것에서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정작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환경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사무실, 거리나 문화 공간 등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는 관심을 넘어 애정이 넘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의견을 이야기한 학생들에 의하면 우리 학교의 경우는 들린 소문에 의하여 선배들이 무섭다. 화장을 많이 한다. 낡고 오래된 건물이다. 왕따가 있다는 등 부정적인 느낌을 가진 학생들이 상당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학교생활을 한 가운데 상당수의 학생들은 학교 시설도 좋고 선배님들도 착하고, 화장도 많이 안한다. 동아리 활동도 충실하다. 급식도 맛이 있고, 선생님들도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신다. 순천동산여중에 대한 소문이 다 거짓말이라고 이야기 하였다. 그러면서 "내가 왜 이 학교를 싫어하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학교를 오길 잘했다."는 소감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을 위하여 아낌없이 시설 투자를 하여 인재가 배출되고 있다면서 자신도 훌륭한 인재중 한 명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는 학생도 있다. 우리 학교는 교과교실제를 실시하면서 교실 내부를 전체적으로 새롭게 하고 복도 공간에도 아이들이 편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청결유지에 정성을 들이기에 매우 깨끗한 환경이다. 그런가 하면 계절따라 목련, 장미, 국화꽃이 피는 환경을 조성하여 학생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는 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각 교과교실에는 수업에 필요한 최신 설비는 물론 각종 학습자료가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다. 이만큼 잘 준비된 학교도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학부모님들의 학교에 대한 공간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집이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으로 인식되었다면 요즘은 편안한 휴식 공간이자 일상을 즐기면서 나만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매체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간이 아늑해야 집에 들어가는 순간 스트레스도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처럼 어른들에게 행복을 결정짓는 삶의 공간이 중요하듯이 학교는 학생들의 "행복한 삶의 공간'이어야 한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교라는 공간이 학생들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 학부모님들이 내 아이의 성적이라는 나무만 보지 말고 환경이라는 숲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이 있기를 기해하여 본다.
‘똑! 똑! 똑! 문 좀 열어 주세요.’ 아직 겨울의 흔적이 수묵담채화처럼 남은 산과 들에 봄이 소곤거리고 햇볕 좋은 날 군청색 바다엔 옥색이 내려앉는다. 삼월은 참 바쁘고 아픈 달이다. 신학기 시작과 더불어 입학식, 오리엔테이션 등으로 겨울의 웅크림 속에서 새로운 노트를 펼치고 소중한 내용을 계획하고 빈칸을 채워가기 시작하는 달이다. 삼월, 봄, 첫사랑! 내 눈을 통해 분산되는 삼월의 프리즘은 현란하기 그지없다. 회색빛 언덕배기에 푸른 기운이 돌고 윤기가 자르르한 동백 잎 속에 피어나는 붉고 노란 꽃술의 향연이 현기증을 일으키게 한다. 그 어지러움 속에 문득 열 서너 살 삼월 첫 수업시간 새로운 교과목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공부 말고요 첫사랑 이야기를 해 주세요’기억의 제창이 떠오른다. 대게 국어 선생님은 이야기를 잘 해주시지만 수학, 과학 선생님은 면박을 주며 교과 진도 나가기 바쁘다. 첫사랑!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는 경험인가? 그 사랑은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다. 거기에는 인생에서 가장 어여쁜 한 소년과 소녀가 그대로 담겨 있다. 우리 인생의 봄날 성능 좋은 카메라에 그대로 살아 숨 쉬며 어떤 지우개로도 하드 포맷으로도 지울 수 없는 오직 나만의 경험이다. 첫사랑 하면 떠오른 이야기가 바로 황순원의 ‘소나기’이다. 이 소설은 1959년부터 지금까지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다. 또한, 20~50대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국어 교과서의 글 중에서 가장 감동한 글로 오랫동안 절대적 지지를 받아온 소설이다. 시골에서 숫기 없는 소년과 서울에서 내려온 분홍스웨터의 목덜미가 하얀 소녀와의 만남이 첫사랑이다. 소년의 소녀에 대한 사랑은 대단했다. 가을 들판의 새 보는 일, 소먹이는 일도 시시해 지고 아버지의 꾸중도 무섭지 않게 된다. 숫기 없는 소년은 용감한 흑기사가 되어 송아지 등에도 올라타고 절벽에 핀 꽃도 꺾어오고, 비를 맞아 오돌오돌 떨고 있는 소녀에게 저고리를 덮어주고 개울물도 업고 건넌다. 이렇게 사랑은 큰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자신은 그것이 사랑인지를 잘 모른다.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만 보이고 다른 것은 모두 배경으로 물러난다는 말처럼 소년에게는 소녀만 보인다. 사랑이란 두 사람의 비밀 만들기이다. 아무에게도 공개할 수 없는 이 비밀은 소녀의 유언에 들어가 버린다.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은 옷을 꼭 그대로 입혀서 묻어달라고…….’ 이 소설은 읽는 이는 이 부분에서 소년처럼 와락 눈물을 흘리게 되고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의 아쉬운 여운으로 나머지 가지 않은 한 길에 대한 미련을 작가에게 던지게 된다. 소나기의 사랑은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가지고 있었으나 어른의 나라로 들어 올때 잃어버린 주머니에 넣어둔 순수의 조각 하나이다. 첫사랑은 모든 사랑의 원형이 된다. 첫사랑의 연인은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다. 라일락 향기를 닮은 떨림을 동반한 목소리같이 느낌이 발전해 생각이 되고 생각이 발전하면 철학이 되는 사유의 종소리로 남는다. 이런 첫사랑은 해마다 맞이하는 봄 앓이 같다. 하지만 봄은 해마다 맞이할 수 있지만, 첫사랑은 단 한 번으로 끝나 버린다. 그래서 새로 찾아오는 봄이 더 얄밉기도 하다. 문학반 아이들 지도할 때다. 너희가 만약 작가라면 이 이야기의 끝을 어떻게 바꾸고 싶니? 그러면 대개 소녀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슬픈 결말보다는 행복하고 기쁜 결말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고개를 돌려 현실의 교실로 돌아가면 첫사랑은 어떠할까? 수업하면서 첫사랑은 밥 먹여 주지 않는다. 소나기라는 작품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을 한다. 작품분석이랍시고 사건, 구성, 배경, 등장인물의 성격, 작가가 누군지를 달달 외우며 정답을 찾게 한다. 이게 무슨 문학 수업이라 할 수 있을까? 문학은 삶에 뿌려지는 향유이며 감성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으로 그 기능을 상실하면 생명도 끝나는 것이다. 즉 문학은 은유 속에 만개한 꽃처럼 슬며시 찾아온 첫사랑 봄소식같이 우리 삶에 스며들어 흘러가는 것이다. 삼월이지만 아직 바람 끝은 차다. 해마다 맞이하는 봄의 울렁거림이 올해도 내 마음을 훔쳐가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라고 헤르만 헤세는 말했다. 따스한 봄 양지바른 언덕에 나물을 캐는 할머니의 모습에 시선이 멈춘다. 저 할머니의 헤어진 삶의 노트에는 다시 읽어도 부끄럽지 않을 별과 같은 사랑의 내용이 숨 쉬고 있을 듯하다. 사랑은 두 사람이 같은 곳을 보면서 한 사람의 말을 귀담아들어 주는 것이다. 오늘도 누군가 숨겨놓은 삼월의 봄과 사랑 늪에 발을 헛디딘다. 그 허우적거림의 멈춤 속에 가장 멀리 떠나온 때가 떠가기 전 가장 가까울 때라고 봄바람은 휘파람을 불며 지나가고 있다.
전국의 중‧고생 18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진로 실태 조사'에서 남녀 모두 교사를 희망했다는 소식이 화재다. 물론 이런 배경에는 학부모 생각도 작용했을 것이다. 요즘 세태가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 구하기 힘들고, 힘든 직업을 선택해도 몇 년을 못가서 조기 퇴직을 해야 하는 현실이니,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그래도 안정된 공무원 중 정년이 긴 교사가 좋지 않겠냐는 것이다. 단순히 생각해서는 그렇듯 하지만 정작 현직 교사들의 속내는 이와 다르다는 것이 문제다. 금년도만 해도 40-50대 교사들이 대거 명퇴를 신청했지만 그에 절반만이 받아들여졌다. 교사들 사이엔 명퇴도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다. 이렇게 중‧고생들이 직업선호도 1위에도 불구하고 현직 교사들은 왜 교직을 떠나려고 하는가? 그것은 분명히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이다. 요즘 교대·사범대는 입학 그 자체가 어렵다. 설령 졸업을 해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까지는 더더욱 어렵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는 전국 상위권 수준이 되어야 하고, 사범대 졸업자는 임용시험이 고시 수준이다. 이러한 과정을 다 통과해야 교단에 서니 실력만 보면 한국 교사들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2011년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교사를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으로 꼽았다. 한국·핀란드·싱가포르를 ‘교육 3대 강국’으로 소개하면서 “싱가포르는 상위 30% 인력이 교사가 되고, 핀란드는 20%, 한국은 5% 인재가 교단에 선다”고 했다. 이러한 우수인력이 학교에 들어오면 몇 년을 못가 현실에 안주하거나 더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학원의 교사만큼의 교수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은 과거처럼 교육환경이 녹록치 않은데 있다. 교사들의 기대만큼 학생들의 지도가 쉽지 않다. 학습지도는 그렇다 하더라도 학생의 생활지도는 학생들의 무례한 행동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학부모의 태도 등의 대한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교직에 대한 성직관이 어제와 오늘이 확연히 다르다. 그만큼 사회도 학생도 변한 것이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교육정책이 온통 학생중심이지, 교사를 위한 정책이 없는 점이다.교육의 중심에 서야할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들 대하는 것이 오히려 두렵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직을 미련 없이 떠나고 쉽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교사가 교직을 희망하고 어렵게 교단에 들어와 그들의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마련하는 특단의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이들이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가질 때 우리 교육은 한층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것이다.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선행교육 규제를 통해 학교교육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특별법의 입법 취지대로 교육 생태계에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오히려 ‘사교육 조장, 공교육 위축’을 초래하는 촉진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별법 시행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위축되고, 법령 위반에 따른 신분상의 조치를 우려한 교원들의 방어적 교육활동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사교육 시장에 대한 규제 미흡으로 되레 사교육만 더 부추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따라서 특별법이 교육현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충분히 담론화해야 한다. 선행교육의 씨앗을 뿌리고 확산시킨 주체는 어디서부터였는지, 학교 교육과정 및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선행교육을 하고 있다면 이를 유발시킨 제도적 요인은 무엇인지, 선행교육의 최첨단 이해관계가 있는 고교에서 입시위주의 교육과정을 왜 편성·운영하게 되는지, 선행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악’인것인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특별법이 지향하는 궁극점이 선행교육 규제가 아닌 학교교육 정상화에 있다는 것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통과’ 프레임이 아닌 ‘선발’ 프레임 구조가 지배적이어서 학생들은 초중등교육을 거치는 12년 간 ‘대입-취업-보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무한경쟁의 ‘한줄 서기’를 하고 있다. 그 선발시스템에 사교육 시장이 걸쳐 공교육의 정상적 진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 그 어떤 착한 교육정책도 사교육 촉발의 개연성이 보이면 꼬리를 내려야 하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차제에 학교교육 정상화에 대한 근원적·총체적 담론을 통해 범국민적 합의점을 도출하고, 학교 교육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립해야 공교육과 사교육이란 두 마리 토끼가 상보적으로 공생할 수 있다.
교사 교과서 업무 덜어줘야 대형 인터넷 서점이 대다수 국민의 서적 구입을 원활하게 책임지고 있는 시대에 유일하게 교과서만은 학교에서 떠맡아 담당 교사의 1차원적 수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교사 업무 경감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과 수업 준비 시간을 늘리는 추세에 맞지 않다고 봅니다. 교과서 담당을 해본 선생님은 알 것입니다. 선정, 주문, 분류, 배부 등 과정에서 여러 변인들로 인해 원활하게 진행되질 않습니다. 학생들의 선택 변동에 따른 실무 증가, 교과서 분류 작업을 위한 준비와 작업 과정, 배부 이후의 사후 처리 등 실로 엄청난 업무 부담이 교사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때론 신체적 고통과 질병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선정된 교과서를 주문해 배부하는 실무 작업까지 교사가 담당한다는 것은 분명 21세기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당국은 차제에 출판업계 및 교과서 공급업체, 학교공동체와 머리를 맞대고 매년 반복되는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끊어야 마땅합니다. -경기지역 한 고교 교사 방과후학교 위탁 필요한가 최근 방과후학교에 브로커가 설치고 위탁업체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등 폐해가 많다고 합니다.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교사로서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내용입다. 사실 예전부터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습니다. 강사를 공급하는 업체가 있고 그 업체에서 강사료의 일부를 소개비나 수수료 명목으로 30% 정도 떼어가며, 이 때문에 위탁업체에서 운영하는 강좌는 다른 강좌에 비해 수강료가 비싸다는 것이었습니다. 브로커나 위탁업체 문제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강사계약, 검증을 직접 하고 해당학교 교사들의 참여율을 높이면 됩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 모든 강좌의 강사를 학교에서 직접 선발합니다. 검증을 위해 해당프로그램의 수업실연을 거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업실연을 할 때 교사와 학생, 학부모까지 참여합니다. 물론 시간적으로 오래 걸리고 복잡한 부분은 있지만 강사의 자질을 검증하는 데는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서울지역 한 중학교 교사
일제下 민족사학 지키며 독립인재 양성에 헌신 중동총동문회 “명예회복 위해 물러서지 않겠다” 교총 “규명 없이 전 생애·역사 부정해선 안 돼“ 교육부와 교총이 3월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한 민족운동가 백농(白儂) 최규동 선생에 대해 일부 단체와 언론의 親日 매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논란의 발단은 최근 역사정의실천연대가 “최규동 선생은 일제 관변잡지 ‘문교의 조선’(1942년 6월)에 일본어로 ‘죽음으로 임금(천황)의 은혜에 보답하라’는 글을 기고한 친일 인사”라고 밝히면서다. 하지만 일제 치하의 시대 상황과 민족운동가로서 최규동 선생의 일생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 친일 인사로 낙인찍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제의 강압에도 식민 교육에 복속되지 않으려고 애써온 선생의 행적을 고려할 때 자의적 행위로 보기 어렵고, 또한 1930년대 중반 이후 조선인 학교 탄압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교장으로서 학교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했는지 파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삶 전체를 함부로 폄훼할 수 없다는 것이다. 109년의 역사 동안 민족의 스승으로 최규동 선생을 기려온 학교법인 중동학원과 중동중·고 졸업생들은 때 아닌 친일 논란에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중동학원(1906년 설립)은 선생이 1915년 조선총독부의 교사(校舍) 부지 몰수와 재정 부족으로 폐교 위기에 처한 빚더미 학교를 인수, 일제 치하의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민족사학으로 키운 학교다. 중동학원은 이사장 및 중동중·고 교장 명의의 성명서에서 “평생 행한 조국 광복을 위한 노력과 민족교육을 향한 업적을 가리고 최규동 선생을 친일파로 매도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창씨개명을 거부한 교장이 운영하는 학교일뿐더러, 일제체제인 고등보통학교 전환을 받아들이지 않은 민족 사학 중동은 당시 일제의 폐교 위협에 끊임없이 시달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백농 선생은 민족의 동량을 기르기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고 밝혔다. 중동중·고총동문회(회장 심관식) 역시 “최근 일부 언론에서 친일 인사로 낙인찍으려는 언동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백농 선생께서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 이런 행위를 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것이 민족학교 폐쇄라는 극단적 상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문회는 “노무현 정부시절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대통령직속 국가기관인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방대한 역사적 사실과 자료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거쳐 진행했던 친일반민족행위자 선정 작업에서도 백농 선생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으며, 최종 발표된 교육계 친일인사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민족문제연구소가 1994년부터 2009년까지 15년 간 철저하게 조사해 간행한 ‘친일인명사전’의 친일인사 명단(4321명)에도 들어 있지 않다”고 항변했다. 동문회 관계자는 “진실을 규명해내지 못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며 “선생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절대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교총도 “해당 글을 자발적으로 본인이 썼는지, 강제에 의한 것인 지, 명의가 도용된 것인지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행위로 전 생애에 걸쳐 확인된 항일운동과 민족교육의 삶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선생이 설립한 중동학원의 역사와 선생의 생애를 증언해줄 수 있는 관련자가 있는 만큼, 보다 정확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일부 자료만을 가지고 전 생애를 친일행위로 매도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했다.
내가 박씨 아저씨를 처음으로 본 것은 쓰레기분리수거장에서였다. 허름한 옷차림에 오른쪽 다리를 약간 저는 모습으로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가져온 쓰레기를 한 곳에 부어 놓으면 아저씨가 일일이 손으로 분리수거를 하셨다. 재활용 업체가 수거하기 좋도록 깡통은 깡통대로 비닐은 비닐대로 종이는 종이대로 차곡차곡 쌓아 커다란 마대에 넣는 식이었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쓰레기를 정리하고 나면 점심시간이 될 정도로 그 양이 엄청났지만, 박씨 아저씨는 묵묵히 그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셨다. 박씨 아저씨는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에 의해 우리학교에 채용된 고용인이다. 아저씨께서는 평소 말씀이 거의 없으셨고 얼굴표정 또한 포커페이스처럼 희로애락에 대한 변화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가까이 하는 사람도 없고 굳이 아저씨를 찾아가서 말을 거는 동료나 학생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쓰레기장 옆에 서 있는 두 그루의 벚나무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꽃잎이 눈발처럼 흩날리던 때였다. 나는 오전 수업을 마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교정을 거닐다 마침 외발손수레를 몰고 잔디밭을 가로질러 오는 아저씨와 조우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하고 내가 인사를 건넸지만 아저씨께서는 아무런 대답도 표정도 없으셨다. 혹시 잘 못 들으셨나? 하는 생각에 이번엔 더욱더 큰 소리로 “아저씨이~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더니 아저씨께서는 그제 서야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저씨께서는 청력에도 불편함이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아저씨가 그동안 왜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않았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그날 아저씨와 나는 그렇게 안면을 텄고 가끔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이면 산책삼아 쓰레기분리수거장을 찾아 아저씨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저씨께서도 내색은 안 하셨지만 내가 친절하게 인사하며 먼저 말을 거는 것을 은근히 좋아하는 눈치셨다. 한번은 퇴근 무렵이 다 되어서 쓰레기장을 찾으니 아저씨께서 내게 뭔가를 내미셨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어른 밥그릇 크기의 작은 화분 하나였다. 언뜻 보니 새로 산 것은 아니고 아마도 학생들이 교실에서 키우다 싫증이 나니까 쓰레기통에 버린 것 같았다. 노란 화분에 심긴 것은 게발선인장이었는데 아이들이 물을 주지 않아 그만 시들어 거의 고사 직전이었다. 평소 대화중에 내가 식물과 화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아시고 나를 주려고 쓰레기더미에서 골라놓으신 것 같았다. 아저씨의 마음 씀씀이에 나도 그만 코끝이 찡해졌다. 비록 먼지를 뒤집어쓴 하찮은 화분이었지만 그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나는 아저씨께서 주신 게발선인장을 화장실로 가지고 가서 깨끗하게 목욕을 시켰다. 그리곤 휴지로 물기를 꼼꼼히 닦아 제1교무실 양지바른 창틀 위에 놓았다. 온몸에 흰 먼지를 뒤집어쓰고 죽어가던 선인장은 며칠이 지나자 파릇파릇 생기가 돌았다. 죽어가던 가지를 잘라내고 행정실에서 요소비료를 얻어다 뿌려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한 달을 보살피자 게발선인장은 붉은 자주색 꽃을 화사하게 피워냈다. 혼자보기가 너무 아까워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아저씨께 보여드렸다. 휴대폰 액정화면 속에서 화려하게 변신한 화분을 본 아저씨께선 처음으로 환한 미소를 지으셨다. 우리학교에서는 한 달에 한번 정도 교직원 친목회 겸 배구대회를 실시한다. 그럴 적마다 푸짐한 음식과 주류를 준비하여 먹고 마시는데 그때마다 박씨 아저씨께서는 회식에 불참하곤 하셨다. 아마 다리도 불편하고 귀가 잘 들리지 않으니 행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봐 스스로 그런 자리를 피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아저씨가 안쓰러워 안주와 막걸리를 꼭 챙겼다가 아저씨께 가져다 드리곤 했다. 한번은 아저씨께서 학교 식당에서 나온 각종 종이박스를 펴서 외발손수레에 가득 싣고 분리수거장으로 가기 위해 야트막한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비교적 경사도가 약한 언덕이었지만 살얼음이 살짝 언 상태라 아저씨께서는 자꾸 헛발질만 할 뿐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 쉬는 시간이라 지나가는 학생들도 여럿 있었지만 흙과 음식물 찌꺼기로 범벅이 된 손수레를 선뜻 밀어주는 학생은 없었다. 결국 아저씨께서는 혼자서 언덕을 오르다 그만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나는 과학관 3층 교과교실 복도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다 부리나케 아저씨한테 달려갔다. 그러나 내가 달려갔을 때 아저씨께서는 이미 땅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툭툭 털고 있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아저씨 얼굴 한쪽이 시멘트바닥에 긁혀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아저씨를 모시고 급히 교내 보건실로 달려가 상처부위를 소독하고 약을 발라드리며 내일은 출근하지 말고 하루쯤 쉬시라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 다음날 아침, 7시30분쯤 출근하는데 교차로 사거리에서 아저씨를 보았다. 예의 그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로 출근을 서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차에 태워드리려고 내가 경적을 몇 번 울렸지만 아저씨께서는 오직 앞만 보고 걸음을 재촉하셨다. 나는 운전석 창문을 열고 "아저씨~" 하고 불렀으나 아저씨께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골목길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 뒤로도 아저씨께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지각이나 결근을 하는 법이 없어 크게 신뢰가 갔다. 그렇다고 봉급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었다. 빠듯한 월급이었지만 아저씨에게는 천금보다 귀한 돈이었다. 가장으로서 세 명의 가족을 부양하고 생활비를 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돈이고 소중한 직장이었다. 나는 아저씨의 성실한 모습을 보면서 7년 전 돌아가신 선친을 생각했다. 힘든 농사일 속에서도 자식들의 뒷바라지에 온 심혈을 기울이시던 아버지. 아들 녀석이 대학에 합격했다며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거칠어진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시던 아버지. 당신의 다리가 썩어가는 줄도 모르고 행여 자식들이 알까 숨겨 오시다 겨우 수술대에서 한 쪽 다리를 잃으셨던 아버지. 이 땅에서 아버지로 태어나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아버님들께 새삼 고개가 숙여지는 순간이다. 아저씨가 학교에서 하는 일은 주로 잔디밭과 화단 잡초 뽑기, 정원수 손질하기, 급식실에서 나오는 잔반 수거하기, 가을이면 교정의 낙엽 쓸기 등이다. 장애로 인해 일이 비록 느리고 서툴지만 맡은 일에 대해서는 꾀를 부리거나 낙출(落出)시키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근면 성실한 자세로 집중해서 일하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날마다 많은 것을 깨달으며 배우고 있다. 그동안 나는 수업이 많은 날에는 어떻게 하면 쉽게 한 시간을 때울까 요령피울 일만을 생각했었고, 딸아이에게 남들처럼 좋은 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구박하고 짜증을 냈었다. 비록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은행에 빚도 없고 온 가족이 모두 건강한데도 그게 최고의 행복인 줄도 모른 채 계속해서 허기진 들개처럼 욕망을 쫒으며 살아왔던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사람에게 있어 장애란 무엇일까? 팔다리가 불편하면 장애인이고 팔다리가 정상이면 비장애인일까. 몸이 정상이면서도 마음이 병들고 타락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단순히 사지가 불편하다고 해서 무시하고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백안시하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 오히려 몸은 비록 불편하지만 영혼이 아침이슬처럼 맑고 깨끗한 장애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야말로 이 타락한 세상에 한 줄기 구원의 빛이 될 천사들이 아닌가. 박씨 아저씨와 함께 근무한지도 어언 2년째로 접어들던 2014년 12월 중순경 아저씨의 표정이 유난히 밝다고 생각되던 어느 날, 아저씨께서 겸연쩍은 표정으로 작고 예쁜 사각형 봉투 하나를 내게 내밀었다. 봉투를 뜯어보니 결혼 청첩장이었다. “와~ 축하드립니다! 따님이 결혼하시네요?” 나는 진심을 담아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결혼식은 12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한 시였다. 장소는 마침 우리 집과 가까운 시내에 있는 웨딩홀이었다. 아저씨의 표정을 보니 청첩장을 보여주기까지 많은 망설임과 갈등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직장동료들과도 그다지 친밀함도 없었고 당신 스스로도 자격지심 때문에 사람들과의 사교에도 거리를 두었으니 청첩장을 돌리기가 못내 쑥스러웠을 것이었다. 나는 아저씨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저씨, 이거 제가 가져다 교무실 게시판에 붙여놓을게요. 선생님들께서도 축하해주실 겁니다.” 나는 제1교무실 출입문 입구 대형 게시판에 아저씨의 청첩장을 압정으로 꾹꾹 눌러 잘 붙여놓았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결혼식 당일, 걱정과 달리 많은 동료 교직원들이 식장을 찾아주었다. 교직원 모두와 숙직 아저씨. 그리고 급식실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까지 대부분 참석해 아저씨 따님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드렸다. 혼주석에서 불편한 다리로 하객들에게 반갑게 악수를 청하는 아저씨를 보니 언젠가 인터넷상에서 읽었던 기사가 생각났다. 공사장에서 척추를 다쳐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는 아버지가 있었다. 이 아버지의 딸이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됐는데 예비 시어머니가 결혼식 때 친정아버지와 딸의 동반 입장을 강력히 반대했다. 창피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혼사는 파혼이 되었다. 천륜보다도 남에게 보여지는 체면과 위신을 더 중요시 하는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단면을 보는 것 같아 기가 막혀했던 일이 생각났다. 혹시라도 아저씨께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하지만 나의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대기실에 있는 신부 얼굴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고 신랑 쪽 사람들도 선하고 후덕해보였다. 식이 곧 시작된다는 안내 방송이 끝나자 드디어 면사포를 쓴 딸의 손을 잡고 박씨 아저씨가 식장 안 버진로드에 들어섰다. 결혼행진곡에 발을 맞추며 옥색 대리석과 생화 등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신부 길을 한 발 한 발 걷던 아저씨의 눈에서 뜨거운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비록 장애 때문에 걸음걸이가 서툴고 어깨는 기울어졌지만 딸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의무와 헌신은 산처럼 크고 높았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리고 아저씨와 신부의 인생길이 저 꽃길 장식처럼 아름답고 행복하길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그래요. 박씨 아저씨, 우리 다함께 행복하게 한번 잘 살아보자구요!”
3월 10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통영시 한산면 비진도로 섬 트레킹을 다녀왔다. 비진도(比珍島)는 통영에서 10.5㎞, 한산도에서 3㎞ 남쪽에 위치한다. 모양과 크기가 비슷한 두 개의 섬 안섬과 바깥섬이 남북 방향으로 8자를 만들고 그 사이에 은빛모래를 자랑하는 해수욕장이 자리 잡은데다 절벽을 깎아지른 해식애가 발달하여 미인도로 불릴 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주민들은 대부분 북쪽 섬에 거주하고 피서객이 많이 찾아오는 비진도해수욕장을 비롯하여 천연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된 팔손이나무 자생지와 동백군락지가 유명하다. 비진도의 지명은 ‘보배(珍)에 비(比)할만한 섬’이란 뜻에서 유래되었다거나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왜적과의 해전에서 승리한 보배로운 곳이라는 설이 있다. 봄을 시샘하듯 찬바람을 동원한 꽃샘추위가 몸을 잔뜩 움츠리게 하는 아침이었다. 하필 산행 때마다 회원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달콤이 회장님이 출산 경사로 참석 못하는 날 차가 고장나 길거리에서 한참을 떨었다. 7시 15분, 차량 대체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시내를 돌며 회원들을 태운다. 차안의 분위기가 훈훈해 옆자리의 아내와 함께 앞자리에 앉은 지인 부부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른 후 부회장님의 인사와 석진 산대장님의 트레킹 안내가 이어진다. 공룡나라휴게소와 통영IC를 지난 관광버스가 통영대교를 건너 서쪽 산양일주도로를 달려 11시 20분경 미륵도 최남단인 척포항에 도착한다.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정기여객선에 올라 40분이면 비진도에 도착하지만 장거리를 오가는 산악회에서 여객선시간에 맞추는 일이 쉽지 않다. 양식장에서 잡아온 물고기를 옮겨 담는 모습을 구경하다 11시 30분 소형 어선에 나눠 타고 비진도로 향한다. 척포항에서는 20분 거리라 배가 바닷물을 가르며 달리자 뒤편 언덕위의 클럽이에스통영리조트와 미륵산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의 흰색건물이 점점 작아지면서 비진도 내항의 빨간색 등대와 뒤편의 마을이 예쁜 모습으로 다가온다. 배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마을로 들어서며 트레킹이 시작된다.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과 SBS 드라마 ‘순수의 시대’ 촬영지로 최근 관광객이 많아지고 여름철 피서객 대상의 관광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지만 작은 위령탑과 좁은 골목길에서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의 비진분교 후문방향이 등산로다. 초봄이지만 바닷바람에서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산길에서 뒤편으로 바라본 바다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언덕을 넘어서기까지 한참동안은 조망이 좋지 않다. 비진도해수욕장은 바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영 제일의 해변으로 비진도 최고의 풍경을 자랑한다. 또한 해변의 앞뒤가 모두 바다이기 때문에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구조로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얕은데다 수온이 알맞아 여름철 휴양지로 최적지다. 선유봉에 오르며 망부석전망대와 미인전망대를 지나다보면 비진도해수욕장과 안섬, 비진도 주변의 섬들이 수시로 내려다보이는데 마치 외국에 온 것처럼 유난히 깨끗하고 파란색인 비진도해수욕장의 바닷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미인전망대에서 돌계단을 올라가면 힘껏 밀면 흔들린다는 흔들바위도 있다. 지도에서 비진도 주변을 살펴보면 한산도를 비롯해 추봉도, 용초도, 죽도, 오곡도, 연대도는 물론 매물도와 소매물도, 욕지도와 연화도가 가깝다. 높이 312.5m의 선유봉 전망대에 올라 매물도와 소매물도, 욕지도와 연화도 방향을 바라보고 산길을 내려서면 남서쪽 바닷가에 멋진 풍경이 펼쳐져있다. 노루여전망대와 설풍치입구를 구경하고 비진암과 동백나무군락지를 지나 외항 선착장으로 간다. 3시 45분 외항을 출항한 소형 어선이 마을 앞 충복도를 지나며 속력을 내자 푸른 바다와 은빛모래가 어우러진 마을풍경이 아스라이 멀어진다. 4시 5분 배가 척포항에 도착하자 관광버스가 일몰이 아름다운 달아공원을 지나며 아침에 왔던 길을 달려 30분 거리의 통영 중앙시장으로 간다. 처음 자리에 앉을 때는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삼삼오오 짝을 맞추지만 술잔이 몇 번 오가면 마음 터놓고 같이 어울리는 게 산악회 술자리다. 횟집에서 일행들과 맛있는 회도 많이 먹고 소주잔도 여러 번 주고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5시 50분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휴게소에 들르며 빠르게 달려 3시간 30여분 거리의 청주에 무사히 도착했다.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는 좌우명대로 생활주변에서 늘 행복을 찾아낸다. 청주행복산악회원들과 같이 경치가 아름다운 섬을 트레킹하며 행복하게 보낸 하루였다.
2009년 6월 온 국민의 관심 속에 대한민국 최초로 완공했지만 그해 9월과 2010년 6월 두 차례의 발사 실패와 2012년 10월 3차 발사 연기로 실망감만 주다 2013년 1월 30일 나로과학위성이 발사에 성공하며 새롭게 희망을 안겨준 우주센터가 나로도에 있다. 지난 3월 7일, 청주아름다운산행 회원들이 고흥 남쪽바다 나로도의 봉래산 산행을 마친 후 우주센터를 견학했다.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7시 5분 청주종합운동장 앞을 출발한다. 보름이 지난지 며칠 되지 않아 날이 훤한데도 서쪽하늘에 둥근 달이 떠있다. 차안에서 약정기간이 끝나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는데 회장님의 인사말과 부회장님의 일정소개가 이어진다. 뜨고 내리는 것을 뜻하는 지명대로 청주의 비상리와 비하리 인근에 공항이 생겼듯 나로도라는 지명이 훗날 우주센터가 생길 것을 예언했다는 뒷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려온다. 나로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섬으로 동일면의 내나로도와 봉래면의 외나로도로 이루어져 있다.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와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바다를 닮은 호수와 호수를 닮은 바다를 바라보면서 고흥과 내나로도를 잇는 나로대교,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를 잇는 나로2대교를 건너 11시 30분경 산행의 들머리인 무선국 주차장에 도착했다. 나로도의 지명은 나라섬으로 불리다가 나로도로 한자화 되었다거나 이곳을 지나던 중국 상인들이 헌 옷이 널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나로도라 불렀다고 전해온다. 봉래산(해발 410m)은 높은 산이 아니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다도해의 수려한 경관과 우주센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약 3만 주의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 야생화인 복수초 군락지가 있어 산행하는 내내 눈이 호강한다. 봉래산의 아름다운 비경에 승천하지 못하고 소나무로 살다가 우주센터가 들어서게 되자 2003년 태풍 매미 때 승천했다는 용송을 만나고 정상으로 가면 돌로 쌓은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날 청주아름다운산행 회원들과 무선국 입구에서 편백나무 숲, 시름재, 용송, 봉화대, 봉래2봉, 봉래1봉을 거쳐 무선국 주차장으로 원점회귀 하는 산행을 2시 30분경 마무리하고 일행들을 기다리며 복수초를 카메라에 담았다. 2시 56분경 차로 5분여 거리의 나로우주센터에 도착했다. 나로우주센터는 우주발사에 필요한 첨단장비와 시설을 갖춘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 13번째 우주센터이다. 발사체의 성공적인 발사를 지원하기 위한 발사대 시스템, 발사통제시스템, 위성시험동, 우주교육홍보관 등이 있고 인근에 기상 관측소가 위치한다. 나로호 실물 크기의 모형을 보며 하늘을 향한 도전의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는 야외 전시장과 수령이 오래된 노송이 서있어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바닷가를 구경했다. 우주과학관 실내에 있는 전시물을 관람하고 돔상영관의 천장을 바라보며 우주에 관한 영상물도 시청했다. 4시 13분 우주센터 주차장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5시 30분경 벌교의 거시기꼬막정식에 도착한다. 사투리로 생각하기 쉬운 거시기가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라는 것도 배운다. 닉네임에서 옛 정이 느껴지는 굴비회장님과 같은 자리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산악회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산악회를 앞에서 이끄는 사람들의 노고 덕분에 이렇게 다양한 삶을 만날 수 있어 좋다. 6시 20분 벌교에서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와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를 거쳐 9시 45분경 출발장소인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하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교사 우울증, 학생의 학업성취에 지대한 영향 2015년 3월 11일 발행된 미국의 Huffington Post에 의하면, 많은 연구에서 교사의 우울 정도가 다른 직업군보다 높게 나왔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으며, 플로리다 북부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의하면 교사가 우울할수록 학생의 학업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들은 2010년도에 3학년 학생 520명을 가르치는 27명의 교사들을 상대로 우울증 정도를 측정하고 수업을 관찰한 결과, 교사의 우울증이 심할수록 수업 분위기 및 교수학습의 질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생들의 학업성취 또한 낮게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에 연구진들은 교사의 우울증이 학생의 낮은 학업성취에 반드시 영향을 미친다는 인과관계 성립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열악한 환경으로 교사가 더 우울해지는지 아니면 우울한 교사가 환경을 더 열악하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우울증과 학생의 학업성취 간에는 분명한 부적 관계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연구진들은 교사의 우울증이 학생의 낮은 학업성취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겠지만 학생과 교사 간의 원활한 소통과 창의적인 수업에 방해되는 것은 분명한 만큼 교사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환경에 일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하였다. ( 이상 한국교육개발원 제공 해외교육 동향에서 인용함) 2009년 일본,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5,400여 명 휴직 2009년 일본 문부과학성이 조사한 결과 '마음의 병'을 이유로 휴직한 교사는 5,458명으로 사상 최다에 달했으며, 이는 전체 휴직 교사의 6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교사 된 것을 후회하는 한국, OECD 1위! 교사 된 것을 후회하는 교사 비율이 OECD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교사들이 일반 직장인 보다 우울증을 더 심하게 앓고 있는 것으로 공개됐다. 지난 2013년 12월 마인드프리즘은 전국 초·중·고 교사를 초청해 ‘2013 직장인 마음건강 캠페인 교사편’을 개최한 결과 일반 직장인보다 우울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전달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은 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서 폭언, 교권 침해 등 부당한 대우에 교사로서의 자존감이 무너진 상태로 나타났다. 또 자신의 불합리한 상황을 개인이 해결해야 할 대상으로 몰아가는 학교 측의 반응에 더욱 무력감을 느낀다고. 교사 집단의 우울경향성은 신체 및 사고 기능저하(50.3), 우울한 감정(49.8), 비관적 사고(47.6)순이다. 일반 직장인들의 평균점수인 45점에 비해 약 3~5정도 높은 수치다. 여기에 교사의 직업적 페르소나(이성과 의지를 가지고 자유로이 책임을 지며 행동하는 주체)로 인해 ‘슈드비 콤플렉스(Should Be Complex)’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드비 콤플렉스’는 자기가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언제나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상태로, 사회복지사, 교사 등 상대적으로 사회적 기대치가 높은 직업군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인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OECD의 ‘2013년 교수·학습 국제 조사(TALIS·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2013)’를 바탕으로 회원국 중학교 교사 10만 5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교사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교사 된 것 후회한다’고 대답한 교사의 비율에서 한국이 20.1%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회원국 평균(9.5%)을 크게 웃돈다. ‘다시 직업을 택한다면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응답자 비율에서도 한국은 36.6%로 회원국 평균(22.4%)보다 높게 책정됐다.(동아일보 2015. 2.10. 인용함) 절제된 감정노동자, 도덕적이고 착해야 하는 슈드비 증후군에 시달리는 교사도 인간 대한민국에서 교사로 살아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필자 역시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평생 '슈드비 증후군'으로 살고 있음을 고백한다. 명절에 시댁에 가더라도 다른 며느리들보다 더 일찍, 더 오래 머물렀고, 더 자주 시댁에 가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며느리로서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지만 나의 일상은 늘 힘들었다. 하다못해 아파트에 재활용 물품을 버리러 갈 때도 샤워 후 화장을 하고 갖춰 입고 나가며, 허투루 외출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한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어디서건 '선생'이라는 꼬리표에 더 신경을 쓰고 살아온 삶이니, 일탈은 꿈조차 꾸지 않는다. 슈드비 증후군은 가족들에게도, 친척이나 친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잘못이나 실수를 해도 "선생이 저러면 안 되지!" 하며 날아올 돌팔매를 이길 자신이 없으니, 내 안의 '나'는 온통 '교사'라는 정체감이 거의 전부인 셈이다. 모든 인간에겐 양면성이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교사라는 직업은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인생의 후반기에 와서 깨닫는 요즈음이다. 교사가 행복해야 공교육 성공 행복한 부모가 자녀를 행복하게 한다. 부모의 자존감이 높아야 자녀도 자존감이 높다. 그렇다고 불행한 가정의 학생이 모두 불행하지는 않다.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도 1/3 정도는 행복하게 성공하고 잘 산다고 한다. 역으로 부족함 없는 가정에서 자라도 1/3 정도는 불행한 삶을 산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불행한 가정의 자녀가 모두 불행하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본인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닿을 수 없다면, 인생은 그야말로 황무지가 아닌가. 삶이 살아볼 만한 까닭은 역설과 반전이 있는 까닭이다. 인류의 역사가 토인비의 말처럼 도전과 응전의 기록이듯, 한 개인의 삶도 도전과 응전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불행한 가정의 아이들도 1/3 정도는 가치 있는 삶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사회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희망을 걸고 불확실한 미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게 하는 일은 교사들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위에 인용한 교사 우울증에 관한미국과 일본, 한국의 보도자료는 그저 걱정만 하고 넘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하였다. 필자 역시 학교 현장에서 비슷한 동료들을 어렵지 않게 보았기 때문이다. 평교사도 그렇고 관리자도 그런 분을 모신 적이 있으니. 우울증 보다는 분노조절장애를 보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린 학생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선생님, 교사들을 일방적으로 통제하거나 차분히 지도하고 장학해 주는 대신 억지소리로 울리는 일이 다반사였던 일방통행만이 능사였던 관리자. 수직적이고 일방통행식 학교 문화를 이기지 못해 휴직을 하거나 다른 학교로 전근 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정신적인 문제로 휴직을 하거나 상담 치료를 받는 동료는 없었다. 그런 사실이 학교나 학부모에게 알려질 경우에는 교사로서 치명타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한 때, 학교에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일을 겪고 휴직 대신 산골 분교로 도피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환경이 바뀌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 교직 후반을 더 열심히 살게 되었다. 교사 우울증 전수조사 꼭 필요하다 교사의 우울증이나 정신과적 문제는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때가 되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경쟁적인 구조 속에 살아가는 학생들이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어 있듯, 그것을 헤쳐 나가게 지도하는 교사들 역시 구조적으로 힘든 상황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학교 내 폭력, 학교 이탈 학생, 경제적 문제가 얽힌 양극화, 빈곤의 대물림, 아픈 가족사에 우는 학생들...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학생들이 내뿜는 감정 표출의 대상자로서 교사의 자존감을 흔드는 일들은 너무나 흔한 풍경이 된 지 오래다. 학생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에서 교사가 행복하면 그것도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교사가 행복하지 않은 나라에서 학생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 또한 문제다. 공무원퇴직연금과 관련하여 많은 교사들이 앞당겨 명예퇴직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보다 더 깊은 문제는 더 이상 상처 받은 자존감으로 버티기에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기 때문에 선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인간적으로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이 컸다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전 교사를 상대로 우울증이나 정신적 질환을 전수조사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우울지수를 파악하고 상담 교사를 붙여 체계적인 치료를 하듯, 우리 선생님들에게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생 교직에 몸 담으며 얻은 마음의 상처를 국가가 보듬고 치유해 주려는 의지를 보였으면 한다. 보이는 몸의 건강검진을 하듯,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도 예진하여 찾아내 치유할 수 있도록, 떳떳하게 휴직하여 치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 주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처럼 정신과 상담을 부끄럽게 여기는 풍조에서는 내놓고 치료하기도 어렵지 않은가. 핀란드나 덴마크처럼, 대만처럼 교사를 아끼고 배려하는 공교육의 풍토가 자리 잡힐 때, 그 나라의 미래가 밝다. 그런 풍토에는 우수한 학생들이 앞 다투어 교직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조부모를 함부로 대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부모에게 효도할 리는 없다. 보고 자란 직접 체험만큼 무서운 교육은 없으므로. 교육을 살리고 싶다면 교사를 소중히 해야 한다. 학생들을 잘 기르고 싶다면 아픈 선생님을 돌보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 국가를 믿고 제자들을 사랑으로 기르는 선생님이 많아져야 이 나라가 사는 길이다. 교육 투자의 효과는 7~10%에 이르는 높은 효율성을 선물한다. 특히, 선생님에 대한 투자는 교육투자의 기본이다.
(최근 들어 제자들이 찾는 일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결혼을 하고 자식들이 대학에 가고 학생이 되면서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난다면서. 동기 모임에 초대도 하고. 그 아이들 이야기들을 해 주려고 기록을 뒤지다 발견한 오래 전 교단일기를 소개합니다. 마음은 늘 그 자리에 있음을!) 14년 전 교단일기 겨울 방학을 하던 날 아침. 때마침 눈이 내려서 그렇지 않아도 설레던 아이들이 더 더욱 방방 뛰던 교실. 방학 동안의 그리움을 잠시 달래 보려고 써 준 내 원고도 뒷전인 채 아이들은 집에 언제 가느냐고 성화였다. 한 아이씩 껴안아 주면서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헤어지는 그리움을 나눠보고 싶은데 아이들은 그게 아니었다. 어쩌면 더 방학이 더 설레는 것은 아이들보다 나였는지도 모른다. 방학을 시작함과 동시에 직원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백암온천을 거쳐 성류굴, 동해안을 거슬러 올라가며 정동진까지 다녀올 계획이었으니, 수학 여행 가던 날 설레던 우리 반 아이들처럼 나도 붕 떠 있었다. 10년 만에 처음 배운 유행가 한 곡에 테이프까지 사들고 떠난 여행이니 나이가 들면 철이 더 없어지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장거리 여행으로 버스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인데도 지루하지 않은 것은 여행 그 자체를 즐기는 나의 성품 탓이리라. 뿌리박고 살아온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잠시 뒤로하고 일로부터도 손을 뗀 채 나만의 사색으로 온전히 편안해지는 여행이 주는 속성이 좋은 것이다. 하루 동안의 허가 난 출가 시간은 열심히 살아온 1년을 보상하는데 결코 부족한 시간이 아니다. 세상 속에 살면서 나로부터 떠나볼 수 있는 찰나이지만 정신이 맑아지는 데는 그만인 여행! 함께 떠나는 직원들도 어느 때보다 더 친밀해지고 편안해져서 여행하는 동안에는 내 자신이 더 넓어지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들 모두가 한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라는 생각, 지구라는 몸통에 매달린 각각의 지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다정해 보이는 것이다. 이번 겨울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이라면 경북 영덕에 있는 경보화석박물관이었다. 동해안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만나는 겨울 바다에 유유히 노닐던 갈매기도 나처럼 겨울 여행을 하는 것만 같았고 파도치며 부딪치던 물보라의 언덕도 추워 보이지 않았다. 어느 대양에서 밀려와 한 순간 부딪치고 떠나가는 물살에 밀려온 모래톱이 이루던 겨울 바다의 차가움이 낯설지 않고 다정했다. 그 바다를 바라보며 화석을 보는 감회는 이국땅에 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최소한 1만 년 이상에서부터 수 억 년 전에 만들어진 진기한 화석들은 과거와 현재가 단절된 거리가 아니라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는 역사의 한 단면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도 특수한 환경에서만 화석이 된다는 증거들을 보며 숙연해졌다. 갑자기 그 화석들은 내 존재가 그냥 왔다가는 삶이 아니라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암시를 내게 던지는 것만 같아서 화석 하나하나를 대할 때마다 튀어나와서 말을 걸 것만 같았다. 과거 지구상에 존재한 수많은 생물 중에 극히 일부만이 특수한 환경을 만나 화석으로 보존되어 그 순간에 나와 만나고 있었으니, 그 인연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으리라.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 온 화석을 비롯해 보석으로 거듭난 돌들이 찬란한 빛을 내면서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넌 어디서 무엇을 만나 어떤 화석을 지상에 남겨 두고 갈 것이냐?'고 그것은 분명 화두였다. 지상에 남기고 가야할 화석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남기고 갈 것인지…….아름다운 보석까지는 못되더라도 추한 흔적만은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최소한의 숙제는 해야 한다는 답변의 고리를 붙잡고 지낸 시간이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 죽어서도 말을 하고 나를 가르치는 화석 친구들을 보며 지구상에 먼저 살다간 사람만이 위대한 존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만이 온 세계를 움직여 온 것처럼 만들어가고 있는 인류의 역사 진술이 오만이라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었다. 조그맣고 가녀린 화석 하나가 지질의 연대를 측정하게 하고 지하자원을 탐사하는 지시자 역할을 해낸다니 역사를 만들고 꾸려 나가는 것은 온 생명체가 함께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맹렬한 화산 폭발의 순간에 죽음을 맞이한 아픔의 시각이 결코 헛된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영원히 살아남아 수억 년의 역사 뒤에 빛을 발하게 되니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서 내가 뿌리고 살아온 말의 씨, 내가 행해 온 행동의 씨앗들이 어디서 싹을 틔워 수많은 세월을 뒤에 결과로 존재할 것이라는 상상 앞에 다시금 숙연해졌다. 죽어서도 죽지 아니하는 삶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온갖 미물에도 다 똑같이 존재하는 평등한 삶의 진리! 45억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지구의 역사 속에 존재하고 사라져간 생명체들의 일부를 화석으로나마 보면서 의미 없는 삶을 면하려면 늘 특수한 환경을 스스로라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깨어 있음의 자각까지 들었다.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사는 화석의 의미는 이번 겨울 여행에 의미를 부여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나를 거쳐 간 그 많은 제자들의 시간 속에 존재하는 순간, 살아오면서 만난 사람들 속에 어떤 식으로든 각인 되어 있을 나의 화석은 어떤 모습일지 부끄러움이 엄습해 왔다. 살아온 날들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자신의 모습을 반추해 보게 된 이번 겨울 여행으로 인해 올 겨울 방학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성실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 먼 길이 결코 지루하지 않은 것도 가슴속에 새겨놓은 화석의 의미가 나를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학이 겨우 하루 지났을 뿐인데도 개구쟁이 아이들이 보고 싶어졌다. 내일은 아이들에게 e-mail로 여행의 소감을 전해 주어야겠다. (2001. 12. 21. 구례중앙초)
순천동산여중은 중소기업청이 공모한 2015. 청소년비즈쿨 운영학교로 선정되었다. 청소년 비즈쿨 창업교육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하여 직업세계를 이해하고 직업을 개척하여 나갈 개척정신을 길러주는 것으로 진로탐색 과정에 있는 중학교 과정의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이 경제생활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절약, 저축, 합리적 소비, 유통, 마케팅 등 통합적인 경제교육을 실제로 체험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하여 창업 동아리를 조직, 창업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 후 창업동아리 작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교육을 지원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청은 일반 비즈쿨 사업을 공모한 것으로 500만원의 지원과 각종 창업 강의 지원 등을 하며, 광주전남중소기업청이 담당하게 된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중학교로 순천동산여중이 유일하게 공모에 선정된 것이다. 이에 우리 학교 학생들은 '주니어 경제 동아리' 활동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한 비즈쿨 운영학교로 지정받아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생들의 진로 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게 되었다.
퇴근 후 아내의 귀가가 늦다. 3월이라 새로운 부임지에서 회식이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고 보면 학교에서의 3월은 출발의 달이다. 새로운 학년의 시작이다. 친목 모임이 있고 부장들과의 모임, 부서 회식등이 이어진다. 이럴 때 남편의 역할은 무엇인가? 집에 있는 자식의 저녁을 챙겨야 한다. 귀가하니 아들이 자기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저녁을 준비해 주어야 한다. 아들은 아침에 먹었던 반찬을 그대로 먹는 것을 싫어한다. 반찬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것이다. 반찬을 만드려면 시장을 보아야 한다. 시간은 없고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고 필자는 배달 음식 주문은 하지 않는다. 아들에게 물었다. 통닭 먹을래삼계탕 먹을래? 통닭은 단골 거래처가 있는데 찹쌀, 인삼, 대추 등을 넣고 가스불로 기름을 내려 익힌다. 가격은 두 마리에 1만 2천원. 몇 번 이용하여 시식을 하니 먹을 만하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저녁식사로 가능하다. 이것은 금방 가서 사 오면 된다. 아들은 삼계탕을 선택한다. 그러면 요리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까운 농협유통센터에 가서 삼계탕용 생닭 두 마리를 샀다. 닭만 익히면 맛이 없다. 금방 질린다. 몸보신용으로 삼계탕 재료를 넣어야 한다.진열대에 가서 봉투에 담긴 재료를 샀다. 재료 가격은 2천에서 3천원 대인데 그 차이는 정확히 모른다. 재료를 살피니 황기, 헛개나무, 건은행, 오가목, 대추, 당귀 등 6종이 들어 있다. 이 분량이면 3-4인분용이다. 여기에 대추 한 봉지를 더 샀다. 간식용으로 먹으려는 것이다. 모두가 국산이다. 이만하면 제대로 먹을 수 있겠다. 집에 돌아와 생닭을 씻고 재료를 닭 몸 속에 넣었다. 재료를 다 쓸 수 없어 반만 사용하였다. 대추는 여유 있게 넣었다. 이제 압력 밥솥에 끓이기만 하면 된다. 물은 솥에 3분의 1을 넣었다. 얼마 동안 익히면 될까? 어림잡아 30분이다. 이 정도면 완전히 익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압력밥솥에서 칙칙 소리가 나면서수증기가힘차게 피어 오른다. 김을 빼고 솥뚜껑을 여니 조리된 닭 두 마리가 먹음직스럽다. 반찬으로 김치와 양파, 쌈장을 꺼내 좋으니 그럴 듯하다. 아들은 몇 분만에 닭 한마리를 순식간에 해치운다. 많이 시장하였나 보다. 아니다. 대학생의 식성은 무엇이든 소화시킨다. 그만치 먹성이 좋은 것이다. 요즘 부부 맞벌이가 대세다. 직장 생활을 하는 아내의 늦은 귀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천상 아들과 딸의 저녁은 남편이 챙겨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때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배달 음식 시키지 말고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냥 한 끼 때우는 것은 아니 된다. 그러고 보니 아내와 같이 시장을 볼 때 카트를 끌고 다닌 것이 도움이 된다. 어떤 식품이 어느 쪽에 전시되어 있는지 대충은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가 대형마트에서장을 볼 때 남편들은 짐 운반꾼이다. 물건 사는 결정권은 아내가 갖고 있다. 남편은 노동력만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때론 남편이 주동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월 1회 정도 남편이 장을 보는 것은 어떨까? 아내를 하루 쯤 쉬게 하고 남편의 요리실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요리실력이 없다면 조리 실습의 기회를 일부러 갖는 것이다. 100세 시대라고 한다.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남편도 요리를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남편들이여 즐겁게 요리에 참여하자.
교사라는 직업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예전에 없었던 교사 전성시대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전국의 학생 18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진로 실태 조사'에서 남녀 중고생 모두 교사를 희망 직업 1순위로 꼽았으니 말이다. 학부모님들 생각도 비슷했다. '자녀가 어떤 직업에 종사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교사를 꼽은 학부모가 가장 많았다. 이쯤 되니 교대·사범대 들어가기가 왜 그리 힘든지 이해된다. 많은 학생이 '교사의 꿈'을 꾸고 달려가니 관문을 통과하기가 점점 어렵다.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와 초등교육과에는 전국 상위권 학생들이 모여 있다. 중등 교사를 키우는 사범대는 대학별 '지원 가능 점수 배치표'에서 늘 상위권이다. 그러나 교대·사범대에 들어갔다고 다 교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입학 후엔 교원 임용 시험이라는 더 높은 산이 있다. 최근 5년간 중등교원 임용고시 평균 경쟁률은 16.1대 1이다. 16명 가운데 15명이 교사가 될 날을 꿈꾸면서 화물차 기사로,편의점 알바로 강사로 뛰고 있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노량진 고시촌 등에서 임용 시험을 준비 중인 청년이 3만~4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중·고교 교사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이같은 사실을 왜 고등학교 과정에서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고 있을까 의문이 간다. 광주에서 성적이 우수하여 서울지역 대학을 선택하여 교사 자격증을 받았지만 몇 번의 임용고시에서 쓴 체험을 하고 나서 지금은 다시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경우도 보았다. 이처럼 어려운 통과 과정을 다 거처 교단에 서니 실력만 보면 한국 교사들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그 증거론 2011년 발표된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 교사를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핀란드·싱가포르를 '교육 3대 강국'으로 소개하며 싱가포르는 상위 30% 인력이 교사가 되고, 핀란드는 20%, 한국은 5% 인재가 교에 선다고 썼다. 한 나라 교육 수준은 교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그 전제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지금 축배를 들어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꼭 그렇지 않다. 요즘 교사들은 너무 우수해서 학생들이 공부 못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공부가 안 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엄친아' 출신 교사가 늘면서 학생들과의 공감 능력이 떨어져 교직을 도중에 포기한 경우도 있다. 이들이 교직에 몰리는 것도 정년 보장과 연금 혜택 등 직업 안정성을 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 문제는 지식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현재의 교사 채용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올해부터 교사 임용 시험에 '인문학 면접'을 추가하기로 한 교육청도 있다. 이 배경에는 남에 대한 배려와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 교사로서 열정이 없는 사람이 교단에 서면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본인이 취업하기 위하여 교직을 택한다면 이건 정말 큰 실수이다. 가르치는 일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인가를 물어야 한다. 이 답을 내기까지는 짧은 시간의 면접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불가사의는 학교 현장에는 실력 있는 교사들이 임용된다는데도 사(私)교육의 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조사'를 보니 한동안 주춤했던 1인당 사교육비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잊을 만하면 '사교육 대책'을 내놓지만 '학원이 학교보다 잘 가르친다'는 인식이 학생과 학부모, 심지어 교사에게까지 스며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만들기에 교육은 광복 후 70년 동안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여 기적의 역사를 일궜다는 평가를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가 채 안 되던 시절엔 콩나물 시루 같은 오전·오후반 교실에서 공부하면서도 선생님이 희망이었다. 지금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눈앞에 두고 교육 예산 55조원 시대에 도달했는데도 정작 선생님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식 교사가 되지 못한 교직 전공자들이 손쉽게 취업하는 곳이 학원이다. 사범대가 학원 강사 양성소라는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임용고시 합격자가 포진한 학교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탈락자들이 모여 있는 학원 경쟁력이 높은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이 질문을 누구에게 해야 하며, 누가 답할 것인가 생각해 봐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현실적으로 교사의 인기가 치솟고 우수한 인재가 교단으로 몰리지만 빛에 가린 그림자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느 조직이나 붕괴, 혹은 쇠락의 기운이 깔릴 때 나타나는 현상은 구성원들의 이탈이다. 그러나 이 이탈은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암흑같은 어둠 속이 되면 문을 열기 어려운 법이다. 더 어둠이 깔리기 전에 교단의 위기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살리지 못하면 진짜 교단의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우리는 지금 새로운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건강하지 못하다면 장수는 축복이 아닐 수도 있다. 장수가 축복으로 연결되는 것이 ‘웰에이징(Well-Aging)’이다. 웰에이징은 사람답게 사는 ‘웰빙(Well-Being)’과 사람답게 죽는 ‘웰다잉(Well-Dying)’의 중간이다, 바로 그 과정에서 ‘사람답게 늙는다(현명하게 나이 먹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때는 안티에이징(Anti-Aging)이 시대적 트렌드로 떠오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안티에이징이 가진 이미지가 건강보다는 자연적 노화를 거스르려는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비치면서, 웰에이징처럼 노화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걸맞게 건강을 유지하는 데 점차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끊임없이 발달하는 새로운 의학기술과 다양한 건강법의 등장은 전 세계인의 평균수명을 늘려주고 있다. 그 늘어나는 수명만큼 ‘웰에이징’이라는 키워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잘 늙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보다 태초부터 사람들이 가져온 원초적 기대 때문이다. ‘건강하게, 그리고 나이에 걸맞은 인생을 살아가겠다’는 욕망 말이다. 2014년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구구조의 비교·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대한한국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이 34개국 중 12.2%로 30위에 머물렀으나, 증가 속도로는 1위를 차지했다.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이 결과는 1970년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을 1로 설정했을 때 2013년까지 몇 배로 증가했는지 비교한 것으로 OECD 평균은 1.6배 증가한 반면, 대한민국은 약 4배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OECD가 2014년에 발표한 건강정보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 중에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6년에 20.8%를 넘을 것으로 분석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 전망했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와 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수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건강에 대한 우려를 한층 더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가 넘어갈 때마다 기대수명은 증가한다. 2014년 OECD는 대한민국 기대수명이 81.3년으로 OECD 평균(80.2년)보다 1.1년이나 길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지난 5년 간 기대수명이 1.9년 증가했으며, OECD 평균의 증가 수준(1.2년)보다 높았다. 바로 수명은 늘어가지만 건강은 비상인 시대이다. 결국 ‘웰에이징’은 선택에 따른 과제가 아니라, 평생을 끌어안고 관리해야 할 필수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는 이웃나라 일본! 현재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사회에 맞춰 웰에이징 관련 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역시 웰에이징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분야는 식품 쪽이다. 특히 건강을 배려한 자연 원료형 제품이나 합성 첨가물을 뺀 무첨가, 저열-저당의 마이너스형 식품들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웰이팅(Well-Eating)을 통한 웰에이징을 구현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아지노모토, 산토리, 기코망 등 일본의 대표 식음료 회사들은 관련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천연콩을 사용한 두유나 나트륨의 양을 크게 줄인 저염 간장-미소, 흑초 원액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화장품, 뷰티 분야에서도 ‘현명하게 나이 먹는 대안’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필러나 보톡스 시술처럼 인위적인 안티 에이징에 나서는 방식보다 자연스러운 주름이나 피부 관리 쪽으로 트렌드가 변화해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화장품 기업들은 고순도 프로폴리스 성분을 담은 기능성 화장품을 연이어 출시했으며, 스킨베리어 크림, 논케미컬 선 비비 등 고기능성 웰에이징 상품도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편 웰에이징을 타깃으로 한 전자기기도 속속 등장해 관련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일본의 헬스케어 분야를 선도하는 파나소닉은 2007년 자기혈당측정기용 센서를 업계 표준으로 만든 이래 초음파 자기진단장치, 세라믹 다층기판 등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A Better Life, A Better World’를 기치로 들어 소비자들의 더 나은 삶을 지향하면서 고령자를 넘어 젊은층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소비재 가전 분야에서 뷰티 케어나 눈 피로 완화기, 나노이온 두피 관리기 등이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이렇듯 ‘고령화 대국’ 일본은 일찍부터 웰에이징 시장을 형성, 발전해가며 여러 분야에 걸쳐 다채로운 상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독일 메르켈 총리가 지난 9일 일본을 방문 도쿄 아사히신문사에서 강연을 하였다. 이 강연에는 캐나다 우크라이나 헝가리 등의 각국 대사를 비롯해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대사관 간부 등 외교관들이 총출동했고 일본의 지식인들도 참가하였다. 일반 시민들까지 합쳐 500여 명이 신문사 내 ‘아사히홀’에 모인 것이다. 긴자중학교 2학년생 40명은 미리 준비한 독일기와 일장기를 함께 흔들면서 환영하였다. 메르켈 총리가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하는 모습이나 한 중학생이 “일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영어로 인사말을 건네자 독일어 대신 영어로 “생큐”라고 답하는 모습이 감동을 안겼다고 전했다. 또한, 인파 속에 있던 40대 시민은 “정치인이기도 하고 물리학을 전공한 학자 출신이라고 들어 권위적이고 빈틈없는 분위기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시종일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녀는 신문사 강연, 기자회견에 야당 대표까지 만나면서 과거사 직시는 물론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거론할 정도로 할 말을 다한 것이다. 심지어 일본인들에게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의 상처로 남아있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까지 언급하면서 독일의 원전 폐기 정책을 소개했다. 독일 언론들은 “일본 정부를 비판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으면서도 아주 노련하게 처신했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이런 방문에 무관심했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을 상세히 보도한 곳은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 일부에 불과했으며 요미우리신문과 NHK 등 대부분 언론은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작게 취급했다. 심지어 산케이신문은 11일 외무성의 한 간부의 말을 소개하면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일본의) 동맹국으로 오랜 친분이 있어 (일본 사정을) 잘 알고 있지만 유럽 각국은 한국의 로비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도해 메르켈 총리의 행동이 한국의 로비 때문이라는 뉘앙스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재일 동포로 석학인 강상중 교수는 "과거와 제대로 마주한 독일의 경험을 진솔하게 전한 총리는 일본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11일 지한파로 알려진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총무회장의 발언이 주목된다. 그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도 할 말은 많지만 해결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독일 메르켈 총리도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시대에 빨리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일본 정치권에서도 뭔가 분위기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우리는 셔먼에게 화내고 메르켈에게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이런 일희일비는 허망한 것이다. 우리가 과거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당한 것은 국력이 약하고 분열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미국의 동아시아 학계에까지 손을 뻗쳐 역사 왜곡을 꾀하고, 이에 미국의 정치적 이해가 맞물리는데 메르켈의 일본을 향한 쓴소리에 위로나 받고 만다면 역사가 우리 편, 진실의 편이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총체적 국력, 국가 능력과 국민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역사 왜곡에 또 당하는 이중의 수모를 각오해야 한다. 역사의 진실도 국력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 정치는 지리멸렬이고 경제 엔진은 식고 있는데도 지도자들에게는 국가를 새로 도약시킬 책략이 안 보인다. 교육은 국력을 키울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과 거리가 멀고, 사회에는 애국을 비웃고 국가정체성을 부정하는 반 대한민국 세력이 활개를 친다. 이런 상태로 한일 과거사의 진실 하나인들 지킬 수 있겠는가. 메르켈 총리의 방일은 짧았지만 여운은 길었다. 일본은 과연 그가 던진 메시지에 어떻게 화답할 것인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보면서 내가 가르친 제자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메르켈처럼 주장할 수 있는 정치인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 세상탓만 하지말고 다시는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하여 열심히 공부하여 국력을 키워나갈 것을 부탁하고 싶다.
1. 평소에 학생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라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복도에서 지나칠 때 인사 잘 받아 주고, 소풍 가서 사진 같이 찍고, 공부 못하는 아이들 어깨 두드려 주고, 체육대회 때 같이 응원하고…. 이런 평소의 노력이 학생들과의 인간적인 관계로 발전하면 수업 시간에 이들은 그런 선생님을 배신하려 하지 않는다. 점심시간 나무그늘에서 쉬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가벼운 농담을 건넨다든가 학교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든가 하는 교사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혹 질문하러 오는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나갈 때 어깨라도 두드려 주면 그 학생은 이미 그 선생님의 팬(fan)이 된다. 특히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이나 공부를 못하는 학생에 대하여 평소에 인간적인 관심을 보이면 그는 그 선생님을 좋게 보고, 그 선생님을 생각해서라도 가급적 수업시간에 졸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어느 지겨운 연수장에 갔는데 강사가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라. 그를 생각해서라도 졸 수 없을 것이다. 교사와 학생간의 깊은 인간적 관계는 학생을 졸 수 없게 만들 것이다. 2. 긍정적인 사고로 수업에 임하라 학생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선생님의 얼굴에 그대로 나타난다. 학생들이 미운 데가 있고, 말을 잘 듣지 않지만 ‘한 번 잘 해봐야지’ 하는 생각, 그래도 내 아이들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선생님의 얼굴엔 사랑의 빛이 떠오른다. 교사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교장선생님과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교장선생님을 떠올려 보라. 학생도 마찬가지다. 밝은 표정으로 수업하는 선생님과 짜증스런 얼굴로 마지못해 수업하는 선생님의 수업시간 중 어느 시간에 더 많은 학생이 졸겠는가? 아무리 피곤하지만 그래도 나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 무엇인가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교실로 가는 선생님의 발걸음은 가볍고, 그 선생님의 눈빛에서 학생들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고 하지 않는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선생님의 수업에는 분명히 조는 학생이 적을 수밖에 없다. 3. 준비된 수업을 하라 준비되지 않은 수업은 학생들이 졸기 쉬운 수업이다. 수업 들어가기 전에 진도 파악하고, 학습목표 점검하고, 발문 준비하고, 보조자료 챙기고,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이라도 준비하는 수업은 분명 졸리지 않는 수업이다. 그런 수업은 보다 구조적이고, 일정한 흐름이 있으며, 부자유스런 데가 없고, 교사에게 무엇보다도 자신감을 준다. 수업에 들어오시는 선생님이 옆구리에 무엇인가 가득 안고 들어오실 때면 ‘야, 무엇을 보여주려고 그러지?’하는 호기심을 가졌던 학창시절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그 호기심은 곧 졸음을 몰아내는 청량제이다. 시작부분에서 어떻게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고, 내용전개는 어떻게 변화를 주며, 형성평가로 무엇을 물어볼까에 대해 간단한 메모라도 해 두어야 한다. 그렇게 이루어지는 구조적인 수업은 군더더기가 없고, 핵심이 있으며,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그런 수업을 하는 선생님에 대하여 학생들은 친근감을 갖게 되고, 결국 교사와 학생 간에는 아름다운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 공감대는 졸음을 몰아내는 든든한 우군(友軍)이 되어 언제나 교사의 곁에 자리하게 된다. 4. 처음부터 사로잡아라 수업을 엉거주춤 시작하지 말고, 참신한 발문과 색다른 시청각 자료, 현실적인 관심사로부터 수업 목표를 이끌어낸다. 예를 들어 본시 수업과 관련된 큼지막한 사진을 제시하면서 ‘이게 뭔지 알아요?’ 한다든가,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까 대단한 기사가 실렸던데 궁금하지 않아요?’, ‘어제 선생님이 저녁 늦게 집에 가는데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등의 이야기는 조는 아이를 깨우는 신약(神藥)이면서 아이들을 ‘호기심 천국’으로 안내한다. 딱딱하다고 하는 수학의 경우에도 일상의 수학적인 문제를 통하여 학습목표를 이끌어 낼 수도 있고, 수학적인 원리를 알아낸 학자의 일화를 꺼내어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할 수 있다. 국어의 경우에도 춘향전을 공부한다 할 때, ‘춘향전 영화 본 사람 손들어 봐요?’, ‘거기서 주연배우가 누구였지요?’라고 묻는다면 학생들은 너도나도 답하면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수업의 처음에 일단은 조는 사람 깨우고, 문 열어 환기시키고, 책상 열 맞추고, 교과서 준비 확인하는 작업도 학생들에게 새로운 수업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하여 졸음을 쫓아내게 한다. 5. 힘 있고 자신 있게 말하라 조용하고 리듬 없는 말은 졸음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뒷자리에 앉은 학생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 자신 있는 표정, 변화 있는 음성, 환한 웃음, 때로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한 쉼(말 멈춤), 전체 학생들을 골고루 쳐다보는 시선, 이런 것들이 학생들을 집중시키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한다. 말을 할 때 말의 내용에 걸맞은 표정이나, 약간의 익살스럽고 과장된 제스처도 수업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특히 말하는 중간의 적절한 쉼은 학생들의 주목을 집중시킨다. 약간 떠든다고 생각할 때 시선을 한 곳에 집중한 채 말을 끊고 기다리면 학생들은 웬일인가 하고 교사에게 집중하게 되고, 옆에서 조는 아이까지 깨우게 된다. 목소리의 고저(高低)도 상당히 중요하다. 강조할 때와 강조하지 않을 때 말의 변화를 둘 필요가 있다. 때로 휴대녹음기로 자신의 수업 내용을 녹음하여 스스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그것이 퇴직할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교사의 말과 표정에서 느껴지는 자신감은 학생들에게 교사의 카리스마로 다가간다. 6. 학생들을 자주 자극하라 ‘왜’, ‘어떻게’라는 발문, 사진 제시, 책 읽히기, 판서, 소집단 토의, ICT 자료 활용, 퀴즈, 농담, 스트레칭 등 학생들을 부단히 자극할 수 있도록 수업의 변화를 주면 학생들은 결코 졸 수 없다. 그러나 너무 잦은 변화는 오히려 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분위기를 산만하게 만든다. 수업 전에 미리 간단한 과정안(수업 설계, 디자인)을 메모하여 활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현재 교수․학습과정안의 검열은 없지만 그렇다고 교수․학습과정안 작성을 하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니다. 어느 교육학 책을 보아도 교수․학습과정안이 나오지 않는 책은 없다. 한 시간의 수업 설계도를 짜보고, 그것이 얼마나 적절한 것인지 검토해 보아야 한다. 교사에 따라서는 자신의 수업 과정에 있어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교사마다 이러한 패턴을 연구하고, 수업시간마다 적용하면 시간마다 새로운 것을 적용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한 패턴에 시간마다 약간의 변화를 주어 운영하는 방법도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 7. 조그만 것도 칭찬하라 ‘청송반, 요새 아주 열심히 한다면서’, ‘1년에 한번 정도 나올 만한 훌륭한 답변이에요.’, ‘요새 봉사반 교실이 왜 이렇게 깨끗한 거예요?’, ‘오늘 수업 분위기 정말 좋다. 조는 사람이 1명밖에 없구나.’, ‘야, 오늘은 너희들 눈동자가 아주 초롱초롱하구나!’, ‘이번 체육대회 때 여러분 반이 종합 1등을 했지, 대단한 반이야.’ 수업을 하다보면 칭찬할 거리는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칭찬이 학생과 선생님과의 거리를 좁히고, 칭찬을 들으면 더 잘하려고 하는 학생의 속성을 자극하여 조는 학생을 없게 만든다. 반대로 수업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학생들을 꾸중하면 학생들은 공부할 맛을 잃게 된다. 칭찬할 때 약간의 과장된 칭찬까지도 그것이 비웃음이 아닌 이상에서는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공부가 아닌 내용이라 하더라도 칭찬하는 것을 아끼지 마라. 조그만 일도 자꾸 찾아내 학생을 칭찬해 보라. 어른도 칭찬을 들으면 더 잘하려 하고 오래 기억하지 않는가? 단 교사의 칭찬이 마음속에서 우러나서 하는 칭찬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칭찬은 돈을 들이지 않고 힘도 들지 않으면서 사람을 움직이는 신약이며 졸음을 몰아내는 명약이다. 8. 교단만을 고집하지 마라 선생님들의 수업을 보다 보면 좀처럼 교단과 교탁을 떠나지 않는 선생님들이 있다. 이른바 기관장이 격려사를 읽는 것처럼 말이다. 그만큼 학생 장악력이 떨어진다. 교단에서 수업하다 때로 학생들 사이에 가서 이야기하고, 과제를 부여하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학생들 활동 점검하고, 어깨 두드려주고, 때로 가벼운 농담도 해보고, 이러한 것이 학생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학생들을 졸지 않게 한다. 아무리 진도가 바빠도 조는 아이가 있으면 다가가 깨우는 교사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너무 자주 교단을 떠나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어이, 거기 조는 놈 깨워라.’가 아니라 다가가서 깨우고 한마디라도 말을 건네 보는 관심과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분명 학생은 선생님이 자기 옆에 왔을 때 긴장하고 무엇인가 하나라도 조심하려는 마음을 먹게 된다. 특히 뒤쪽에 앉은 학생의 경우 교사가 교단만 지키고 있으면 무슨 일을 하는 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메마른 잔디에 골고루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처럼 교사는 1시간동안 학생들 모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9. 쉬운 예를 많이 들어라 어려운 수업은 졸기 쉬운 수업이다. 어려운 내용일수록 유치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쉬운 예를 많이 들어라. ‘예’는 거친 음식을 잘게 부수어 먹기 좋게 넣어주는 것이다. 예를 들 때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교실, 학교, 가정, 선생님, 친구, 연예인, 스포츠, 영화, 오락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나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소재에서 예를 찾아라. 예를 들어 역사과목에서 역사관의 차이를 신문간의 논조의 차이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든가, 중앙정치조직을 학교의 학생회 조직과 대비하여 설명하는 것은 그 좋은 예이다. 특히 어떤 상황 설정을 예로 들 때 ‘여기 있는 ○○가 이렇게 했다고 하자.’라든가 ‘여러분 집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하자’, ‘우리나라 축구팀 감독이 이렇게 했다고 하자.’ 등 우리와 가장 가까운 것과 관련하여 상황을 설정한다면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쉽게 가르치는 선생님은 이해를 잘하도록 가르치는 선생님이고, 그러한 선생님은 예를 잘 드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10. 수업내용을 시험문제와 관련지어라 혹자는 이런 말에 대해 학생들을 시험의 노예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험은 학생들이 수업 목표에 얼마나 도달하였나를 평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이라면 누구나 시험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수업 내용을 강조하며, 학생들을 졸지 않게 하기 위하여 수업내용과 시험과를 관련짓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거의 매년 수능에 출제되었던 거예요.’, ‘이것은 중간고사에 안내면 내가 이 학교를 떠나겠다’, ‘이것 공부하지 않으면 두 달 뒤에 눈물 흘리게 될 거예요.’, ‘이것은 여러분이 나중에 죽기 전까지도 알아두어야 할 핵심 사항이에요.’라는 표현이 바로 이것이다. 11. 분위기를 가끔 변화시켜라 수업만 계속하는 것은 재미가 없다. 수업 중간에 쉬어 가는 코너를 1~2개정도 만드는 것도 바람직하다. 30분쯤 수업한 다음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든가, 짧은 세상이야기나 학교 생활 이야기 등을 하는 것이다. 스트레칭은 계속되는 수업에서 학생들의 긴장과 피로를 푸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양손을 위로 올려 기지개 펴기, 팔목 돌리기, 상대방 어깨 주물러주기, 등 두드려주기, 손뼉 치기, 등 뒤로 제치기, 머리의 혈 눌러주기, 손바닥으로 몸 두드리기, 손 어깨 위로 흔들기 등 많은 응용동작이 있다. 1~2분쯤 이런 스트레칭을 하고 나면 졸음이 가시고,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수업을 할 수 있다. 지루하다 싶을 때 꺼내는 선생님의 ‘3분 이야기’나. 학생들의 장기자랑, 퀴즈, ‘삼행시 짓기’ 등은 짧은 시간 동안 학생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분위기를 반전시켜 졸음을 몰아내게 한다. 특히 삼행시 짓기를 선생님이나 학생들의 이름을 가지고 했을 경우 누구나 할 수 있고, 많은 웃음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의 반전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긴 시간이 소요된다면 오히려 수업의 긴장도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12. 학생들을 웃겨라 웃음은 지루함을 쫓아내는 첩약이며, 교사와 학생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촉진제다. 웃음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방법은 의외로 많다.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말이 났을 때, 자신도 그런 일이 있을 때, 기발한 표정이나 말을 할 때, 약간은 어처구니가 없을 때 웃음이 나온다. 이 점에 염두를 두면서 수업시간에 웃음을 자아내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생활 속에서 예를 들어라. (2) 학생들에게 다양한 생각들이 나올 수 있는 개방적 발문을 하라. (3) 교사 자신의 실수담을 말하라. (4) 인터넷의 유머사이트 내용을 가끔씩 인용하거나 적절히 패러디하여 사용하라. (5) 교과내용과 관련하여 그 이면에 감춰진 일화를 발굴하여 이야기하라. (6) 말뿐이 아닌 다양한 제스처와 표정 등을 사용하여 이야기하라. (7) 평소에 개방적인 생활 태도를 유지하라. 13. 공부를 못해서 조는 것은 아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든 못하는 학생이든 교사가 졸리지 않게 하면 학생은 졸 수 없다. 물론 매번, 매 시간 전혀 조는 학생이 한 명도 없을 수 없다. 학생 개개의 신체적 상황이나, 날씨 등에 따라 한계가 있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어느 교사의 수업 시간은 유독 조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다. 필경, ‘아이들이 너무 존다’, ‘아예 대 놓고 자는 학생이 많다’고 한탄을 하는 교사들이 있다. 대체로 학생을 ‘탓’한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자. 자신은 어느 연수, 교육장에서 과연 졸지 않고 들은 적 있는가, 말이다. 그 때 그 강사가 참으로 열심히, 졸지 않게 배움을 일깨워주었다면 졸 수 있겠는가. 무리한 말일 수는 있지만, 조는 것을 자신의 탓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시종 조는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너무 지겨울 일이다. 가르치는 것이 매번 재미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직업으로 ‘재미있다’고 느끼면서 산다면 행복 아닌가. 웃기는 것도 능력이다. 저절로 웃기는 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동료 간 협의 시, 시종 즐거운 마음으로 동료를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고, 본이 되어주는 교사가 보기 좋다. 아니고, ‘해봤자 뭐~’ 하는 투의 말을 자주 하는 동료에게 앞에서는 동조를 할지언정, 돌아서서는 배우려 하지 않는다. 14. 1년, 5년, 10년, 20년, 30년이 지나도 가르치는 것은 버릇이고 습관이다. 동료교사의 5년 전, 10년 전, 20년 전을 생각해 보면 안다. 과연 ‘변해가고, 변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가 말이다. ‘원래 그래’가 답이 아닐까 싶다. 원래 ‘잘 가르쳤고, 원래 재미있게 가르쳤다’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현재 졸게 하는 수업을 했다면, 5년 전도, 10년 전도, 20년 전도 그랬던 것은 아닐까. 그러기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다는 것, 영원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Q. 천차만별인 실력…어떻게 골고루 지도할까요? 교과수업시간에 학생마다 문제해결속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빨리 해결한 학생들은 멍하니 쉬거나 지루해 합니다. 남은시간은 옆 친구를 도와주라고 하면 속도가 느린 학생은 계속해서 잘하는 학생에게 의지하려고 하다 보니 잘하는 학생들이 처음엔 의욕적으로 도와주다가 나중에는 힘들어 합니다. 특히 영어나 수학 같은 경우 학생들마다 수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알파벳을 하나도 모르는 학생과 이미 학습할 내용을 모두 알고 있는 학생들을 동시에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박지영 경남 금성초 교사 A. 친밀감을 형성하면서 ‘다름’을 이해하세요 반 아이들에게 달리기를 시키면 모두 똑같은 속도로 달려오지는 않습니다. 교실 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움이 일어나는 수준과 속도는 아이들 수만큼 다르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사교육으로 이미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과 교과서를 읽고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다양하기 마련이죠. 수업은 소통입니다. 교과서와 교사, 교과서와 학생,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소통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배움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가르쳐야 할 내용에 대한 이해와 학생 개개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교사는 가르칠 내용과 학생 개개인에 대한 이해의 바탕위에서 소통합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학기 초 첫 만남의 순간부터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중하위권 아이들에게는 더 가까이 다가가 야 합니다. 학습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편안하게 말을 주고받으면서 아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학습하는 방법, 성향, 경험, 문제해결 능력까지 어떻게 다른지,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합니다. 둘째, 단위시간 학습에 어려움이 없도록 학생과 미리 예습을 합니다. 교사는 단위시간 학습에 어려움이 있을 아이들과 수업 하루 전 또는 아침 시간을 이용해 예습하며 본 수업에서 겪는 어려움을 들어줍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이 어떤 점을 어려워하는지 알아야 단위시간 수업에서 제대로 도와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 또한 예습을 통해 흥미를 갖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셋째, 학습에서 도움을 받을 멘토 학생을 정해줍니다. 도움이 필요한 학생보다 도움을 줄 학생을 1~2명 더 많이 선정해 그 중 가장 하위권 학생이 상위권 학생을 선택하게 하는 방법으로 멘토를 정하고 수학이나 영어 등 주지 시간에 자리를 교체하도록 합니다. 멘토는 아는 것을 가르치면서 더 심화되고 멘티는 또래를 통해 좀 더 쉽게 이해 할 수 있어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가르침과 배움이 일어나게 됩니다. 신규 저경력 선생님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수업방식 중 또 다른 하나는 모둠학습이나 토의․토론학습입니다. 이런 수업은 우선 신뢰가 바탕이 되는 학급분위기 조성이 중요합니다.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관계 속에서 느끼는 친밀감은 배움의 한계치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수업시간 자세나 태도에서 어떤 학생은 열심히 임하고 어떤 학생들은 전혀 공부할 마음을 보이지 않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공부할 마음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정서와 환경에 관심을 갖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도와주면서 스스로 배우려는 자세를 갖도록 해줘야 합니다. 둘째는 모둠학습이나 토의․토론 학습에 참여할 준비를 스스로 갖추게 이끌어야 합니다. 많은 연습을 통해 무대 위에 오르듯이 준비를 갖춘 후 학습에 참여하게 해보세요. 소극적이거나 무임승차했던 학생들이 학습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것입니다. 활동 모습을 녹화해 볼 수 있게 하고 적극적인 칭찬과 응원을 동원하면 힘과 시간이 들어도 학생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말로는 과정을 중시한다 하면서 미흡한 결과에 심각하게 반응해오지 않았는지 뒤돌아봅시다. 또 그런 우리 모습을 학생들이 쫓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학생의 학습 보폭보다 반걸음 뒤에서 무엇이 도움이 될지 먼저 생각하는 과정이 우리들을 전문가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황영란 경남 금성초 수석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