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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6월 23일에 제주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국립대 발전방안이 거의 마련된 상태여서 거점 국립대와 주변의 소규모 대학들을 연계하는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연계 방식으로 기능 조정형, 기능 특화형, 기능 통합형 등 3가지 유형을 제시한 뒤 이들 중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대학 재정난 심각… 학생 복지 후퇴 구체적 추진 계획을 보면 기능 조정형은 대학, 학부, 학과, 연구소 간 교류가 중심이 되는 형식으로써 연간 500억 원이 지원된다. 기능 특화형은 복수의 캠퍼스가 있는 국립대에 캠퍼스 단위 특성화를 지원하는 형식으로써 연간 150억 원이 지원되고, 기능 통합형은 대학 간 통합이나 정원 감축 형태로, 지역 대학과 거점 대학이 통합하는 형식으로써 연간 350억 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소규모 대학에 해당하는 교육대학교 입장에서 이러한 연계정책은 결코 달갑지 않다. 필자가 속해 있는 전주교육대학교는 등록금이 327만 원으로 국립대학교 평균 383만 원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5년 넘게 동결되고 있다. 더욱이 저출산으로 인해 수년 동안 학생 수가 감소하고, 인건비는 꾸준히 올라 대학에서 쓸 수 있는 예산이 크게 줄었다. 그 결과 학생과 교직원들을 위한 각종 복지 사업이 폐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대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발전 방안은 거점대학과의 통합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교육대학교의 자율적 선택이 아닌, 교육부가 재정적 지원 없이 등록금을 동결시키고, 정원을 줄임으로써 발생시킨 반강제적인 선택이라는 점이다. 사실 교육대학교는 고등교육법 제41조(목적)에 ‘초등학교 교원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립목적이 명시되어 있다. 또한 1990년대 이전에는 현재의 경찰대학교처럼 교육대학교를 졸업하면 별도의 임용고시 없이 모든 졸업생이 초등교원으로 임용되었다. 사실 교육대학교에 처음 입학한 학생들은 여느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나이 어린 학생들이지만, 4년 동안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누구나 의젓한 초등교사가 된다. 그것은 교육대학교만이 갖는 교육과정 때문일 것이다. 필자 역시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지금의 교대생들과 똑같이 교육대학교의 교육과정을 이수하였다. 그때 당시에는 학생들이 어떤 복장을 하고, 어떤 책을 가지고 다니는지에 따라 학년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빨간색 오르간 책을 갖고 다니면 1학년, 여기저기 잔디밭에 앉아 그림을 그리면 2학년, 체육복을 입고 텀블링 연습을 하거나 철봉에 매달려 있으면 3학년, 정장을 입고 다니면 4학년임을 알 수 있었다. 즉, 지금의 임용고시 이외에도 예체능 중심의 실기 교육과정이 많았고, 그것이 곧 전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원으로서 당연히 배우고 익혀야 할 교육과정이었다. 한때 교과전담제가 활성화되면서 조금 주춤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실습중심교육, 현장중심교육이 교육대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학 외면하는 교대생들 그런데 이러한 교육대학교가 국립대학교 발전 방안이라는 이름 아래 반강제적으로 거점대학교와 통폐합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제주대학교와 제주교대의 통합 과정과 그 결과를 보면 교육대학교가 거점대학교와 통폐합되었을 때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 [PART VIEW]좀 더 장기적인 통폐합 모습은 초등교사와 중등교사 모두를 양성하는 한국교원대학교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교육대학교가 거점대학과 통폐합될 경우 일부 교직원들은 환영할지는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초등교원은 반대할 것이다. 현재와 같이 교육대학교의 인기가 매우 높고, 임용고시 합격률도 매우 높으면 대학을 경영하는 총장 입장에서는 교육대학교의 입학 정원을 늘리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육대학교도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등교사를 꿈꾸며 사범대학에 진학했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초등교육을 복수 전공해 초등교사로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 임용고시에 도움이 되는 과목만을 선호하고, 실습보다는 이론 중심의 교육으로 치우쳐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임용고시 합격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임용고시에 포함되지 않는 컴퓨터교육이나 교육학을 등한시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때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이것은 곧 국·영·수뿐만 아니라 예체능을 통한 전인교육을 담당해야 할 초등교원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며, 이것이 대부분의 초등교사가 거점대학과 교육대학교의 통합을 반대하고, 나아가 국립대학교 발전 방안을 반대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국립대 통폐합, ‘교대+교대’ 방식 바람직 사실 교육대학교와 거점대학의 통폐합 움직임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던 것은 효율성을 앞세운 경제적 가치보다 초등교육의 가치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제적 가치와 교육적 가치 모두를 만족하고 싶으면, 교육대학교끼리의 통합을 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경제적 가치만을 논한다면, 차라리 이번 발전 방안에서 투입할 예산 중 절반만이라도 교육대학교에 투입해 봤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1만 4천여 명의 교대생들에게 학비를 전액 면제시키거나, 임용에 필요한 최소 학생만 선발해서 교육대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경제적 효율성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당장의 비용 절감을 위해 교대와 거점 국공립대와 통합을 강행 한다면 이는 전인교육을 위해 꿋꿋하게 지켜온 초등교육의 근간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처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육부의 대학 평가 믿을만 한가?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재학생 급감에 따른 대학 재정난 가중을 해소하기 위해 부실대학을 퇴출하려는 목적’으로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은 물론 국민 모두 공정한 평가와 개혁을 통해 고등교육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교육부를 믿어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구조개혁 평가에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예를 들면 지난해 강원도에서 평가대상이 된 4년제 대학은 모두 8개이다. A등급에 사립 1개교, B등급에 사립 2개교, C등급에 국립 1개교와 사립 1개교, D등급에 국립 1개교와 사립 1개교, E등급에 사립 1개교가 각각 포함되었다. D등급 국립대는 소위 지역거점 국립대이다.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러한 평가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대학은 D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여건이 다른 대학들에 비해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 역시 지역 내 최고의 대학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잘못된 평가는 강원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구·경북이나 충북 등 많은 지역에서 주민들의 평가와 교육부의 평가가 다르다. 물론 수요자의 평가가 언제나 옳을 수는 없다. 하지만 교육부가 대학에 대해 학생·학부모 또는 전문기관의 평가보다 더 정확한 평가를 한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장관은 2주기 평가에서 부실대학을 골라내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수많은 국립대가 부실대학으로 평가되었는데도 그러한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면 문제가 크다. 잘못된 평가는 고등교육시장을 왜곡할 뿐이다. 교육부가 제대로된 콘텐츠를 가지고 대학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졸자 취업률 추계, 지방대학에 불리 정부는 대학평가를 활용한 구조조정이 건전한 지방대학을 살릴 수 있는 특효약처럼 공언하고 있다. 정부가 구조개혁을 선제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지방의 전문대와 사립대 순으로 문을 닫게 될 것이므로, 구조조정을 통해 지방대학을 살리고자 한다는 것이다. 얼핏 타당한 것 같지만, 이 또한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지방대학에게 불리한 지표들이 대학평가에 사용되고 있고, 지방대학이 경쟁력을 가진 지표들은 아예 제외되어 있어 지방대가 부당한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대를 살린다는 주장과 실제 평가결과는 상반되게 나타난다. 우선 수도권대학들은 하나의 전공에 상당히 많은 학생을 수용하고 있다. 대학원생도 많고, 편입생도 많이 몰린다. 그래서 수도권대학들의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지방대보다 훨씬 많으며 당연히 OECD 평균에 비해서도 아주 많으며 그 수치가 대부분 정상 고등교육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 그러니까 수도권 대학은 지방대로부터 편입생을 받아 재학생 충원율을 높일 수 있어 좋지만,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불리해지는데 이 항목은 평가 배점이 낮아 지방대학들보다 이중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 취업률이다. 여기에서 지방대는 결정적으로 불리하다. 단순히 지방대의 취업률이 낮아서 불리하다는 말이 아니다. 취업률 추계시점이 지방대에 불리하다는 것이다. 현재 졸업생 취업률은 졸업 6개월 후의 취업상태를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5년 현재 대졸자들이 첫 취업에 걸리는 평균 소요기간이 11개월에 이른다. 정보가 부족한 지방대 출신들은 수도권 출신 학생들보다 취업기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졸업 후 6개월 시점은 지방대에 불리한 기준인 것이다. 다음으로 지방대가 수도권대학과 비교하여 뒤떨어지지 않는 지표가 교수 1인당 연구논문의 수이다. 비록 수도권 대학보다 교통은 열악하지만, 연구 여건은 양호한 지방대학이 많고 이들 대학의 교수들은 매년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교수의 주된 임무가 교육과 연구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지표야말로 대학을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는 이 지표가 아예 없다. 이외에도 교지 확보율이나 기숙사 확보율 등 지방대에 유리한 지표들은 모두 제외되어 있다. 공정한 평가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평가 기준이 수도권 대학에 유리하고 지방대학에 불리하다 보니, 지난해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인 D, E등급을 받은 대학의 66%가 지방대였다. 지방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대학은 지역의 경제·사회·문화의 중심이다. 대학은 지역의 유력한 고용주로서 많은 교수와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대학의 예산은 대부분 지역에서 지출되어 지역민들의 소득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뿜어내는 열기가 지역을 젊고 활기차게 한다. 대학에서 개설되는 여러 가지 강좌를 통해 지역민들은 지식에 대한 갈증도 풀고, 새로운 문화도 접하게 된다. 교수들은 각종 기관의 자문역할도 맡고 시민단체 활동을 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 따라서 대학이 사라지면, 그 지역은 경제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게되고 젊음을 잃은 조용한 도시로 전락하게 된다. 자녀를 외지로 유학을 보내는 데 따른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도 커질 것이다. 한마디로 지방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그러나 교육부의 정책 방향은 오히려 지방대를 죽이고, 지방대 운영자를 달래기 위해 학교자산의 일부를 보상받도록 하는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아니다. 교육부안대로 진행되어 지방대학을 포함한 평가지표가 나쁜 대학들이 문을 닫게 된다면, 교수와 직원의 최소 1/4-1/3 가량(교수 15,000~20,000명, 직원 10,000~15,000명)이 직장을 잃게 된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음의 원칙을 대학정책에 적용하기를 교육부에게 강력히 권유한다. [PART VIEW]첫째, 고통분담의 원칙이다. 전국의 모든 대학이 현재의 교수·직원 수를 유지한 채 입학정원을 매년 2%(10년 후 20%)씩 감축한다면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크게 낮아져 우리나라 모든 대학의 고등교육 여건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지방대 소멸로 인한 지역의 쇠퇴도 없을 것이다. 둘째, 연구중심대학 육성이다. 수도권 사립대들은 스스로 정원을 대폭 감축하는 대신 대학원을 강화해야 하며, 이들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을 확대하여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한다. 연구역량을 크게 늘려야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될 수 있다. 셋째, 편법의 금지와 협동원리의 도입이다. 정원외 모집을 통해 학생을 충원하는 것은 편법이며 교육의 질을 낮추는 요소이다. 정원외 모집을 금지하고 교수·학생 비율을 고도화해야 교육의 질이 상승할 수 있다. 아울러 대학교육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권역별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넷째,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 강화이다. 등록금에 의지한 대학운영은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GDP 대비 고등교육예산의 비중을 현재의 0.7%에서 OECD 평균수준인 1.1%로 증가시키면, 학생수가 다소 감소하더라도 대학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으며 교육과 연구역량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지역사회와의 사전 협의이다. 지방대학은 지역의 소중한 교육적, 사회적, 경제적 자산이다. 일방적 평가 잣대를 들이대 부실대학이란 명분을 내세워 폐교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사전에 지역주민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경영이 어려운 지방대학을 ‘공영형사립대학’으로 전환하거나, 지자체가 대학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입시가 문제입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입니다. 입시 때문에 공교육이 뒤틀리고, 사교육에 학부모 허리가 휘고, 한국 학생들이 세계 최고로 불행합니다. 입시 때문에 교사 채용과 교직관이 왜곡되고, 다양한 인재가 배출되지 못하고, 새로운 교육방법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입시정책이 달라지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모두 다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해결책으로 거의 매년 새로운 수능시험 제도와 입시제도가 도입되긴 합니다. 입학전형이 바뀌고, 수능 영역이 바뀌고, 등급 평가 방식이 바뀝니다. 실은 너무 자주 바뀔뿐더러 규칙과 절차가 너무 많아져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혼란스럽고 힘들어서 입시폐지 운동까지 할 지경입니다. 제가 대학에 갔던 시대에는 일차 떨어지면 이차에 갔으니 입학전형이 2가지밖에 안 된 셈입니다. 그게 현재는 2,000개가 넘는다고 하니 갑자기 천동설과 지동설이 떠오릅니다. 입시정책에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프톨레마이오스(Klaudios Ptolemaios)의 천동설은 모든 천체가 우주의 중심인 지구를 완벽한 원으로 이루어진 궤도로 공전한다는 가설입니다. 그러나 완벽한 원이 아닌 행성의 궤도를 묘사하기 위해서 큰 원에 작은 원들을 계속해서 추가하게 되었고, 결국 80개의 주전구와 이심구가 동원되었습니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를 지니게 되었지만 여전히 모든 궤도를 다 소화해 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갈릴레오(Galileo Galilei), 케플러(Kepler, Johannes)에 의해서 천동설이 지동설로 대체 되니 갑자기 모든 게 간단해지고 명료해졌습니다. 궤도의 중심을 지구에서 태양으로 옮기고, 궤도의 틀을 완벽한 원이 아니라 타원으로 바꾸자 모든 행성의 움직임이 단 세 개의 원칙으로 깔끔하게 설명되었습니다. 이게 사고방식의 전환이고 혁신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입시정책도 이와 같은 혁신이 필요합니다. 기존 틀은 유지하면서 부차적인 것들을 끝없이 수정하고 보완하는 게 아니라 아예 교육의 중심을 옮기고 기본 틀을 바꿔야 하겠습니다. 새로운 교육방법과 내용을 2~3년 준비 기간을 두고 부분적으로 시도하는 게 아니라 2030년도를 새교육 원년으로 삼아서 오늘날의 유치원생들부터 새로운 평가 기준에 맞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2030년도는 오늘날의 유치원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연도에 해당합니다. ‘입시제도는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변할 뿐이다’ 바뀌어야 하는 게 많겠지만 최소한 두 가지를 언급하고자 합니다. 첫째, 행성 궤도의 중심지를 지구에서 태양으로 옮겼듯이 교육 내용물의 중심을 인지적 영역에서 정서적 영역으로 옮겨야 합니다. 둘째, 모든 궤도를 하나의 축에 얽매어두는 원에서 이심률이 허용되는 타원으로 바꾸었듯이 교육시스템도 병목현상을 일으키는 학위독점체제에서 다양한 교육시스템이 존재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학위인증제로 개방해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교육의 대중화가 시작되던 1900년 초에 개발된 인지능력 평가지표인 IQ와 사람을 상과 벌로 다스리는 행동주의적 교육철학이 지난 100년간 지배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인생 성공의 유일한 지표가 정서지능이며 감동과 행복감 등 내적 동기에 대한 연구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EQ와 정서기반 학설들이 아마도 앞으로 100년을 지배할 것입니다. 교육의 백년지계란 이런 큰 흐름에 맞춘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입시제도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단지 변할 뿐입니다. 고려와 조선시대의 과거제도가 현대의 입시제도로 바뀌었습니다. 그 후로 근 100년이 지나면서 우리 사회는 농경화에서 산업화와 정보화를 거쳐서 문화사업화(드림 소사이어티)에 이미 들어섰습니다. 기존 교육시스템의 최고 결과물인 명문고 출신이 아니라 엉뚱한 ‘알파고’ 출신이 일자리를 싹쓸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교육의 입시제도가 다시 한 번 근본적으로 바뀔 때가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치원 혹은 어린이집 교사의 이미지는 ‘어린아이들을 때리고, 밀치고, 꼬집는 무서운 사람들’로 변했다. 오늘날 이 땅에서 유아를 교육하고 돌보는 일을 하는 교사들은 잠재적 아동학대자이며, 그렇기 때문에 인성교육을 받아야 마땅하며, 교사의 초상권과 사생활 침해는 무시한 채 자녀의 안녕을 위해 CCTV 감시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유치원 교사는 모두 잠재적 아동학대자인가? 유치원 교사는 직업 분류상 전문직에 속한다. 그러나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치원 교사들은 공·사립에 관계없이 모두 법적으로 동일한 교권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다른 학교 급의 교사들에 비해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와 의무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편이다. 교권에 대한 정의는 다양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법률 수준에서 규정된 ‘권리’와 교직에 대한 사회적 맥락에서 교원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권위’를 포괄한다. 권리는 일반적으로 공공성·전문성·근로자성에 기초하여 정의된다. 우선 공공성에 기초한 유치원 교사의 권리는 전문직으로서 직무를 원만히 수행할 수 있도록 ‘법이 인정하는 힘’을 의미한다. 유치원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교원은 헌법 제31조제6항(교원지위의 법률주의)과 교육기본법 제14조(교원)에 명시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전문성에 기초한 권리는 법적으로는 교육권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유치원 교사는 국가수준 유치원교육과정을 가르치는 사람이므로 전문성에 기초한 권리는 교육과정의 자율성·교육과정 결정 및 편성권·교재의 선택 및 결정권·교육내용 및 방법 결정권·학습자 평가권·학생지도 및 징계권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교사의 권리는 엄격한 표준을 유지하고, 연수를 받으며, 자율적인 윤리강령을 제정하는 의무를 동반한다. 근로자로서의 권리는 국가·사회의 국민 혹은 시민으로서 갖는 기본적인 권리와 교사 집단의 근로조건과 관련된 권리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주로 정치권과 연계하여 논의되며 후자는 근무여건이나 복지 등의 관점에서 논의된다. 근무여건은 임용·보수·업무의 성격·근무시간·후생·인간관계·신분보장·물리적 환경 등을 포함한다. 유치원 교사의 근로자성에 기초한 권리를 근무여건 중심으로 살펴보면 근무량은 많은 반면 복지 수준은 매우 낮다. 부모의 입김 센 사립유치원…교사는 가장 약자 각급 학교에서 다룰 수 있는 교권 관련 이슈들은 유아교육에서도 충분히 그리고 당연히 함께 다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특별히 교육주체의 관계에 대한 이슈는 일반 초·중·고교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유아교육만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헌법에 보장된 교육받을 권리는 학생의 학습권을 중핵으로 하고 국가·교사·학부모의 교육권이 외곽을 이루는 구조다. 따라서 교사의 권리는 학생의 학습권을 실현하는 범위 안에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학교 교육의 범위 안에서는 국가·교사·학부모의 교육권이 협력관계에 있을 수 있지만, 학교 밖 영역에서는 부모의 교육권이 궁극적으로 우위를 차지한다. 그런데 종일반 증가 등으로 돌봄 영역이 확대되면서 교육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이뤄지는 양육의 역할도 교사에게 함께 요구되고 있다. 이는 단지 제한적 범위의 교육권뿐만 아니라 양육권 영역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됨을 의미한다. [PART VIEW]여기에 학부모 등록금이 재정 운영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립유치원의 경우 학부모 의견을 무시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교사는 가장 약자의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한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최근에 뜨겁게 논의되었던 CCTV 설치 문제이다.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원생을 학대하는 사건이 자주 보도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든 어린이집에 설치하게 된 CCTV는 유치원도 권고사항이 되었다. 교사의 초상권 및 사생활 비밀과 자유, 교사가 가지는 노동자로서의 권리 등이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는 주장(장여경, 2010)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는여론에 떠밀리듯 잠정적인 아동학대자의 시선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CCTV는 개인 공간 침해 등의 불편함과 감시받는 느낌의 부정적인 경험보다 학부모에게 믿음을 주는 도구가 됐다. 이런 현실에서 과연 교사가 교실에서 자율성과 의지를 가지고 교육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유치원 교사가 내리는 모든 교육적 의사결정의 자율성은 법적인 권리와 의무가 보장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 유치원 교사들이 교권에 대한 개념을 확립하고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일과 함께 현실적인 문제들을 직시하고 자신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확실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전문직의 전문성을 보장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많은 학자가 윤리강령의 존재 여부를 꼽는다. 윤리강령은 직업의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종류의 유혹을 피하고 종사자의 자율성과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모든 교원에게 적용되는 교직윤리헌장이 있으나 유아교육만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유치원 교사의 경우 유아교육선진화 기반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유치원 교원 양성 및 임용 체제 개선 방안’*에서 ‘유치원 교사 헌장·강령’** 제정을 건의한 바 있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제정된 상태는 아니다. 유치원 교사들이 더이상 교권보호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윤리강령 제정에 힘을 모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참고 문헌 ● 임수정, 이일랑, 이대균(2013). CCTV와 함께 생활하는 유아교사 이야기. 어린이문학교육연구, 14(3), 433-453. ● 장여경(2010). 어린이집 CCTV의 IPTV 중계와 정보인권. 보육시설 CCTV의 IPTV 중계 관련 토론회 발표자료집, pp. 49-52. 2010년 10월 7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
사회가 발전할수록 학사 학위가 필요한 직업은 늘어날까? 우리나라를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통계를 보면 4년제 대학(학사 학위) 이상의 학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 비율은 20~25% 정도이다. 과거와 큰 변동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화의 폭은 미미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1억 4,700만 개 일자리 중 학사 학위가 필요한 일자리는 21%인 3,200만 개에 불과했다(2005년 기준). 대신 예전보다 가장 많이 빠르게 늘어난 일자리는 고졸의 블루칼라 노동자(blue collar worker)와 전문대 졸업의 중간 전문인(technician)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70.8%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진학률(2015년 기준)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OECD 평균 41%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및 직업교육을 이수한 고학력 청년(25세~34세) 비중은 67.1%로 역시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2022년까지 직업계고 취업률은 65%…풀어야 할 과제는? 우리나라 청년실업률(15∼29세)은 2016년 12.5%(2월 기준, 5월 현재 9.7%)로 사상 최고를 나타냈으며(표 2 참조), 실업자 100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일반계고교 학생 비중을 줄이고, 마이스터고·특성화고 등 중등 직업교육기관의 입학정원을 현재 수준(11.3만 명, 2015년 4월 기준)으로 유지함으로써 2022년까지 직업계고 학생 비중을 30% 수준으로 확대하고, 취업률은 65%로 높이겠다는 교육부 정책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판단된다(표 3 참조). 하지만 교육부의 직업계고교 비중 확대와 내실화 정책이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일반계고와 대학 진학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등에 대한 논란 역시 만만치 않다. 따라서 직업계고를 확대하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 급감하는 고교 진학 인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일부 시·도 특성화고는 입학 정원을 겨우 채우거나 미달사태를 빚고 있다. 앞으로도 학령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및 거점 특성화고 육성, 기존 직업계고의 학급 수 확대 등과 같은 정책과제들을 면밀히 검토해 보아야 한다. ‘잠재적 직업교육 수요자’인 학생들(2014년 기준 3만 2,267명)을 직업계고로 흡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모색되지 않는다면, 특성화고 입학 정원 미달 사태는 많은 시·도에서 더욱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PART VIEW]둘째, 지역적인 여건에 따른 다양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교육부는 특별교부금을 통한 직업계고 내·외부 환경개선과 기숙사 신축, 시설 복합화 비용 지원 등 중학교 졸업생들의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기피현상을 줄이고 지원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행·재정지원 정책들을 구상 중이다. 그러나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시·도교육청의 면밀한 계획을 기반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교사·학생·학부모·지역사회에 분명하게 ‘직업계고 확대’ 취지를 인식시키지 않으면 그 효과 또한 미미하게 될 것이다. 셋째, 거시적인 관점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교육 과정으로의 변모가 필요하다. 매력적인 직업계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통교과와 전문교과의 연계 및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NCS 기반 교육과정 적용이 관건이다. 특히 보통교과와 전문교과를 연계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교사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감안, 교사 간 협업을 통한 직업계고 직업기초능력 향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직무 중심 교육과정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현재 NCS 교육과정의 맹점을 극복하고, 미래 산업·직업 수요·인력 수요를 예측하고 만들어 낼 수 있는 거시적 관점의 NCS 교육과정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지는 지금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직업계고의 정체성 확립이다. 블루칼라 노동자(blue collar worker)와 중간 전문인(technician)의 빠른 일자리 확대는 더 이상 ‘학력이 간판’이 아님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학력 인플레 현상’이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학생과 학부모의 직업에 대한 환상과 우리 사회의 직업교육에 대한 천시, 적정한 금액과 보상을 제공하지 못하는 사회적 환경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직업계고를 확대하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업계고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직업계고 출신들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정책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인력채용, 군입대 문제 해결, 계속 교육에 대한 국가적 배려가 우선 되어야 한다. 다섯째,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교원들의 역량 강화와 지원이 필요하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역시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따라서 어떠한 정책보다도 직업계고 학생 수 비중을 고려한 교원 정원의 배정과 희소 교과 교원들의 사기 진작, 진로교육에 대한 전문성 강화, 전문교과 교원 선발 및 교사 역량 강화가 가장 필요하고 선결되어야 할 중요한 영역이다. 보통교과 교사들에 비해 존경받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개선하고, 전문교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산업체들의 적극적인 교육·훈련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교원 선발과정에서 이론보다 전문교과 실기 영역의 비중을 늘리고, 다양한 진로 지도와 연계할 수 있는 산업체 인프라 구축 및 인사 및 직무 관련 우대를 통한 사기진작 방안 마련 등을 통해 직업계고 정책의 성공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면에서 직업계고의 확대, 내실화 방안을 살펴보았다. 아무쪼록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등 직업교육 정책이 교육현장의 요구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실적인 정책 실행과 예산 집행이 이루어져 많은 성과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그들이 희망하는 직업을 가지고 맡은 바 직무에 열심히 종사함으로써 우리나라 산업 발전과 사회 안정에 기여하기를 소망해 본다.
장밋빛 정책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학종’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논란이 이전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시끄러웠던 적은 없었다. 학종 논란의 시작은 아마도 고려대학교의 2018 입시안부터였던 걸로 기억된다. 서울대는 작년에도 70% 이상을 학종으로 선발했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사립대 중 하나인 고려대가 논술을 폐지하고 학종 비중을 6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학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여기에 다른 서울 시내 사립대학들이 경쟁적으로 학종에 대한 비율을 상향조정한 2018 전형을 발표하자 언론에서 ‘학종 대세’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학종에 대한 언론의 시선은 처음에는 기존의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수능성적과 교과 내신이라는 정량적인 측면보다는 독서나 동아리활동 등 교내활동중심의 정성적인 측면을 강조한 학종으로 인해 고등학교에서의 점수만 쫓는 환경이 변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학종에 대한 긍정적인 면은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금수저 전형’, ‘고액 컨설팅’, ‘고액 소논문’이라는 내용이 나오면서 학종에 대한 논란은 심화되었다. 여기에 학종에 찬성하는 진학교사들을 중심으로 학종에 대한 옹호가 나오고, 이에 반대하는 학부모단체가 합세하며 학종은 현재 교육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치권까지 학종 비중 축소를 외치며 논란에 가세해 버렸다. 오해 1 _ ‘학종’은 교사를 위한 것인가? 우리나라 교육을 탈바꿈시킬 교육제도라며 총애받던 학종이 이제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갈등을 조장하는 천덕꾸러기가 된 느낌이다. 학종이 이같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학종을 찬성하는 측은 대부분 우리 교사들이다. 우리 교사들은 학종으로 인한 교실의 변화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 말 그대로 수업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교과서를 보게 되고,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던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놀라운 변화를 말이다. ‘책 좀 읽자’고 노래를 불러도 읽지 않던 학생들이 먼저 독서목록을 가지고 온다. 경시대회에 참여해 달라고 애걸복걸하던 교사들은 이제 서로 대회에 참여하겠다는 아이들을 보게 되었다. 무늬만 동아리였던 무기력한 동아리활동은 생기가 넘치는 아이들의 꿈을 펼치는 장소가 되었다. 그렇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이건 다 학종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대학에 가기 위한 학생들의 노력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문제만 풀던 학생들의 모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생기있는 모습들이다. 이러니 우리 교사들은 학종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수능에 나오지 않는다고 외면했던 다양한 수업도 시도해볼 수 있게 됐다. 토론수업이다, 거꾸로 수업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수업을 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것이다. 물론 학생부를 채우고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해야 하는 ‘반대급부’도 존재하지만, 이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것이 우리 교사들이다. 바로 여기서 하나의 ‘오해’가 생긴다. 학종은 교사를 위한 것인가? 오해 2 _ ‘학종’은 학생을 힘들게 하는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종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힘들다고 한다.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잠재력을 이끌어 준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불안하다고 한다. 학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학부모가 상당수이다. 설사 학종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있다고 해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각종 언론과 교육 전문가들은 내신은 당연히 좋아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비교과활동도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일부 컨설팅에서는 학생의 진로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고1 때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학종에서 성공한다고 겁을 준다. 여기에 수백만 원짜리 소논문과 학종 컨설팅이 판을 치고 있다. 학종을 대비하는 학교 간 역량 차이도 상당하다. 여기에 학생부를 기재하는 교사에 따라서 학생부의 질적 차이가 발생한다. 결정적으로 대학에서 발표하는 학종 합격자들을 보면 정확한 합격 공식이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깜깜이 입시’다. 당연히 학부모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도 할 말이 많다. 이제 학교는 공부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하는 활동에 무가치한 것은 없다. 문제는 모든 것들이 가치를 가지게 되면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교과와 수능준비는 기본이고, 경시대회와 각종 보고서, 여기에 독서와 동아리활동까지. 이전에는 하나만 잘하면 되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 분명 학종은 학생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왜 학생들은 이렇게 힘들어진 것일까? 이렇게 또 하나의 오해가 생겼다. 오해 3 _ 대학의 ‘학종’ 기준은 무엇인가? 대학관계자들은 연일 소논문을 할 필요가 없고, 고액 컨설팅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한다. 학종에 대한 오해로 인해 학부모들이 과도하게 걱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연 그러한 오해를 하게 만든 건 누구인가? 바로 대학이다. 갑자기 학종에 대한 비중을 늘려버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고 교사와 학부모들은 말한다. ‘왜 탈락이냐’고 물으면 기준에 따라 평가했을 뿐이라고 한다. 이러니 학종의 공정성을 오해하게 된다. 오해 4 _ 과연 ‘학종’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여기에 정부도 나서서 하나의 오해를 만들고 있다. 수능등급제·수준별 수능·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등 모두 다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초라하게 사라져 버린 대입정책들이다. 과연 우리가 정부를 믿고 백년대계라는 교육을 찬찬히 해나갈 수 있을까? 학종도 문제가 있다고 하면, 저들처럼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오해를 하게 만들었다. [PART VIEW]‘학종’ 논란의 종지부, 오해를 풀자 그렇다면 과연 이런 학종 논란에 대한 해법은 없는 걸까? 우선 오해들을 풀어야 한다. 일단 우리 교사들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수업을 혁신해야 한다. 학종의 기본은 교과이다. 학종에서 교과와 비교과의 차이는 이제 무의미하다. 과도한 비교과에 대한 비중을 줄여야 한다. 그 해답은 늘 그러하듯 수업에 있다. 수업 내에서 다양한 비교과활동을 연계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이 아닌, 그 부담을 수업에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우리 교사가 마련해주어야 한다. 학종은 힘든 것이 아니다. 길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 길을 우리 교사가 열어주어야 한다. 수업혁신을 통한 학생에 대한 관찰·기록을 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부가 풍성해지고, 학생부가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학부모들은 결국 학교와 교사를 믿어야 한다. 언제나 같은 대답이지만, 결국 해답은 하나이다. 학종의 해결책은 학교 밖이 아니라 학교 안에 있다. 사교육을 통한 컨설팅도 결국 학교 내 활동과 준비이다. 학교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건 교사다. 컨설팅을 먼저 찾기보다는 교사를 먼저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마지막으로 정부도 오해를 풀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정부의 조급증으로 인해 엄청난 입시 변화를 목격해왔다. 정부는 신뢰를 주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점을 보완하고 더욱 나은 대입체계를 갖출 시간을 허락해야 한다. 학종이라는 씨앗이 싹을 틔워가는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기다림과 신뢰가 아닐까 싶다.
작년, 우리 교육계에 전혀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서울대 등 국내 10개 대학이 경제학부터 컴퓨터공학까지 24개 강좌를 웹사이트에 무료로 공개하면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무서운 속도의 돌풍이 일어났다. 그것은 대규모(Massive) 공개(Open) 온라인(Online) 수업(Course), 즉,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K-무크(K-MOOC)’였다. 실제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강의·토론·평가와 수료까지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누릴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교육 방식이다. K-무크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기영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사진)은 “한국형 무크의 출범으로 우리 고등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일과 학습을 같이하는 평생교육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K-무크가 대학교육에 적극 활용될 경우 비용 절감과 학습효과 향상 및 교육의 ‘희망사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강좌로 교육 강국, 한국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 100세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더 커졌습니다. 흔히들 교육하면 학력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패러다임이 바뀌었어요. 살면서 필요한 것을 찾아 배우고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것이죠.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평생학습은 이제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 됐습니다. 정부 부처들이 발표하는 미래 전략들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모두 교육과 연결돼 있습니다. 하지만 전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성공시킬 것이냐가 관건이겠죠. 열쇠는 평생학습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하 국평원)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Q. 평생교육하면 좀 막연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글쎄요,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교육’, 또는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모든 교육’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네요. 평생교육 개념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된 것은 2차 대전 종전 직후 미국 사회였습니다. 제대 군인들의 사회 적응 문제가 불거지면서 재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됐죠. 이후 유네스코에 의해 전 세계로 확산됐고 우리나라에는 지난 1980년대 모 전문대학에 처음 교과가 개설됐고, 이어 지난 1998년 숭실대학교에 정식 학과가 만들어지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습니다. 사회가 너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바람에 학교의 힘만으로 따라잡기 벅찬 상황이 된 것이죠. Q. 국평원이 주관하고 있는 K-무크 돌풍이 대단합니다. 사실 저희가 작년 10월에 처음 오픈했을 때만 해도, 단기간 내에 이 정도의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지난 6월에 방문자 수가 120만 명을 넘었어요. 개통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로는 정말 대단한 열기 아닙니까? 현재 수강 신청자는 약 11만 명인데, 오는2018년 500여 개의 강좌가 오픈되면 수강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파장이 상당한데요. 몇 년 전 ‘뉴욕타임스’가 이런 기사를 냈어요. ‘무크로 인해 교육이 흔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세계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이죠. 또 미국의 미래전략 연구로 유명한 다빈치 연구소는 ‘향후 15년 내 미국 대학의 50%가 사라질 것’으로 예견했습니다. 무크 발(發) 대변혁이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Q. K-무크의 인기 비결이 뭡니까? 우리 국민들의 배움에 대한 열망이 수준 높은 고등교육 콘텐츠와 합쳐지면서 엄청난 추진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유수의 대학에서 최고의 석학으로 손꼽히는 교수님들의 명강의를 그 대학에 가지 않고도 안방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장점 아닐까요? [PART VIEW]무크는 우리나라가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지난 2013년 미국과 프랑스가 첫 테이프를 끊었고 이어 일본이 2014년, 중국은 2015년에 시작했습니다. 후발주자이니만큼 앞선 나라들의 무크 시스템을 철저히 분석하고 벤치마킹해 머지않아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K-무크가 등장하기 전 미국, 일본 등 무크 선진국들이 한국 시장에 빠르게 침투해 들어왔습니다.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생각에 우리나라를 테스트베드(Test Bed)로 삼은 것이죠. 이들은 국내 대학에 강좌를 론칭하고 학점을 인정하는 등 교육시장 잠식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굽니까?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강국 아닌가요. 또 높은 교육열을 가진 나라입니다. K-무크가 등장하면서 판도가 확 달라졌어요. 이제는 오히려 해외에서 K-무크에 접속하는 인원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행 초기 실적을 보니까 해외 접속자 수가 전체의 9% 정도 되더라고요. 저 자신부터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무크는 바다에 떠 있는 부표와 같아요. 아무리 부표를 꽂아 놓아봤자 물밑의 움직임까지 고정시킬 수는 없는 것처럼 무크도 수요자의 접속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집니다. 선진국에 꿀리지 않는 좋은 콘텐츠로 멋진 승부를 펼쳐 보이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인터넷 강의와 무크는 어떻게 다른가요? 그런 질문 가끔 받습니다. K-무크가 기존의 온라인 강의와 다른 것은 그저 하나의 비디오 강의가 아니라 과제·토론·평가·수료 등 기존 수업의 요소를 모두 갖춘 ‘실제 수업’이라는 점입니다. 학생이 그저 동영상을 시청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퀴즈를 풀어 통과하고, 과제를 평가받고, 교수 및 동료 수강생들과 토론하며 피드백을 받습니다. 또 학생과 교수가 오프라인으로 만나기도 하고 출결관리까지 다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마치면 수료증이 주어지는데 진학이나 취업 등 미래를 위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K-무크로 인해 오프라인 수업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기존 수업방식과 조화된 혼합 학습(blended learning)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거꾸로수업처럼 학생들이 K-무크를 통해 배울 내용을 미리 예습하고 수업 중에는 이를 중심으로 토론하고 심화 학습을 하는 교육방식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죠. 카이스트 같은 곳에서 시범 운영을 해 봤는데 학생과 교수 모두 만족도가 높게 나왔습니다. 대학처럼 초·중·고 교육에서도 활용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K-무크는 마치 텍스트북처럼 어느 한 프레임이 필요하면 그걸 수업 중에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K-무크에 들어 있는 각종 자료의 저작권료를 국평원에서 모두 지급해 놓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접속만 하면 필요한 자료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K-무크에 탑재된 사진자료를 이용해 과학수업 시간에 우주의 신비로운 모습을 학생들에게 실감 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죠. 접속자의 연령대별 분포는 어떻습니까?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K-무크 이용자는 10대부터 60대까지 고루 분포돼 있어요. 물론 20대가 28.3%로 가장 많지만 60대 이상도 5%나 됩니다. 학력별로 보면 석·박사학위 소지자가 20.5% 수준에 이릅니다. 단순한 대학교 보조교육 차원을 넘어선 것이죠. 또 재미있는 것은 10대 이용자가 15.4% 정도 된다는 겁니다. 이유가 궁금해 알아봤더니 대학 전공을 선택하는데 K-무크만큼 확실한 게 없다고 해요. 예전에는 외형적인 모습만 보고 진로를 결정했다면 요즘 학생들은 K-무크를 통해 직접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강의를 듣고 난 뒤 전공을 선택하더라고요. 입시 가이드까지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인기 강좌도 상당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울대 이준구 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 강좌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요. 과학 분야도 의외로 인기가 높고요. 특히 아인슈타인의 양자역학 강좌를 신청하는 분들이 많은 것도 이채롭습니다. 앞으로 첨단과학이나 이공계 분야의 강좌를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혹시 원장님도 수강하시나요? 네, 전 경제학과 물리학 과목에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시간 나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는데 물리학은 문제가 어려워 여러 차례 ‘다시 듣기’를 하는 편이고요. 제가 직접 듣고 경험해 봐야 어떤 점이 좋은지, 또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없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웃으며) 공부도 하고 모니터도 하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K-무크가 대학의 지형을 바꿀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고등교육은 학생들이 사고 싶어 안달하는 제품이었습니다. 대학은 문만 열어놓으면 학생들이 몰려왔지요. 하지만 K-무크의 등장으로 언제든지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습니다. 머지않아 대학이 누리던 프리미엄도 상당 부분 사라질 것입니다. 실제로 대학가에서 K-무크를 강좌로 활용하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포스텍이 이미 K-무크를 사용하고 있고 울산과기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이 강좌를 개설했습니다. 특히 이화여대의 경우 3개 강좌에 학생과 일반인 포함 1,300여 명의 수강신청자가 몰렸다고 합니다. 놀라운 변화죠.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는데 목표가 있습니까? 우선 지금까지 진행해온 일들을 잘 마무리해야겠죠. 난제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야 후임 원장이 마음껏 일하고 순항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남은 임기 동안 모두가 땀 흘려 만들어낸 K-무크의 활용 범위를 넓혀서 전 세계의 평생교육에 이바지하는 명품 콘텐츠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성적 우수 학생들, 탈일반고 현상 심각 서울시내 전체 고등학교 318개교 중 특수목적고(과고, 외고 등), 특성화고, 자율형사립고를 제외하면 일반고(자율형공립고 포함)는 202개교, 64%를 차지한다. 전체의 2/3에 해당하는 일반고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우수한 학생들이 특목고, 자사고, 적지 않은 특성화고로 몰리면서 일반고에는 중하위권 학생의 비율이 높아졌다. 고교 선택제의 영향으로 일반고 사이에서도 지역에 따라 입학생의 성적 격차가 심하게 나타난다. 최근 많은 일반고 입학생 중에는 중학교 내신석차 90% 이하의 학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따라가고 소화할 수 있는 학생들이 한 학급당 몇 명에 불과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리 만무하다. 과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10명 안쪽의 학생들만 데리고 수업해야 하는 교사들은 곤혹스럽기만 하다. 들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수업을 하루에 6~7시간 교실에서 죽치고 앉아 있어야 할 학생들은 또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일반고에서 행복교육은 정말로 공허한 구호에 그치고 있다. 일반고 교육활동 프로그램 다양화…학생들 호응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 살리기’와 ‘일반고 전성시대’를 내걸고 적지 않은 노력과 지원을 하고 있다. 핵심은 일반고 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학교운영비 지원을 확대할 터이니 학교에서 교육과정과 수업 방법을 혁신해서 학생의 희망에 맞게 교육활동을 활성화하라는 것이다. 그 외에도 자율형사립고 정상화 및 특수목적고 운영 내실화, 교원 인사제도 개선, 일반고 내 직업교육 활성화, 대안교육 기회 확대 등 가볍지 않은 과제들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렇다면 이같은 정책들로 일반고의 여건은 좀 나아졌을까? 교육청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이런저런 목적사업비 예산으로 학교마다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부분적인 효과는 있다. 대학 진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학교생활기록부에 좋은 평가가 기록될 수 있고, 학교 수업에 전혀 관심 없는 학생들도 학교가 마련한 대안교실에 참여하면서 결석과 지각이 현저히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그동안의 지원책으로는 그 효과가 너무 부분적이고 미미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일반고의 문제는 우리 사회 교육 전반의 문제와 얽혀 있고, 교육의 문제는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엉킨 실타래의 모습을 보인다. 교육 당국은 이제부터라도 실현가능성이 높은 정책을 찾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공립형 대안학교 설립 적극 추진해야 첫째, 특성화고를 확대하자. 대학 진학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일반고에서도 대책이 없다. 중도 포기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3년을 버틴다 해도 대책 없는 졸업일 뿐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입시교육이 아니라 폭넓은 직업교육이다. 중학교 3학년 때 특성화고를 지원했다가 떨어져 일반고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다. 일반고에서 보내는 무기력한 3년 보다 그래도 적성에 맞는 특성화고에 다니는 것이 학생 개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같은 취지에서 일반고 학생들에게 직업교육 위탁교육과정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일반고에서 대학 진학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직업교육 위탁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각종학교나 기술계 학원에 가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문제는 위탁교육이 주로 3학년 때 이뤄지는 바람에 자격증 취득에 실패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일반고에 진학했지만 국·영·수 위주의 교과수업에 도통 능력과 관심이 없다면, 2학년 때부터 바로 직업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위탁교육과정을 하루라도 빨리 확대하는 것이 좋다. 셋째, 공립 대안학교는 왜 없는가? 현재 고 1학생들은 2000년에 출생한 아이들이다. 이들은 20세기의 교사들이 도저히 지도할 수도, 통제할 수도, 심지어 대화 조차 힘든 대상이다.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중구난방, 천방지축인데, 획일적인 교육과정으로 똑같은 수업에 똑같은 평가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인구 절벽에 따른 학생 수 감소로 빈 교실, 빈 학교 건물이 속출할 전망이다. 교육 당국은 그곳에 공립 대안학교들을 가급적 많이 설립하여 학생들에게 정말로 특성화되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교사 평가권 보장…교실 수업 개혁을 첫째, 제2고교평준화 정책을 선언해야 한다. 1974년에 실시된 고교평준화 정책은 40년 이상 지나오면서 거의 와해되었다고 본다. 특목고·자사고·특성화고·자공고 포함 일반고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고교 서열화 체제가 고착된 것이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구조조정하여 대폭 정비하고, 특성화고는 확대시켜 일반고 중심의 수평적인 교육과정 다양화 정책이 필요하다. [PART VIEW]둘째, 고교 내신제도의 획기적 개선책이 도입되어야 한다. 명색이 21세기인데, 우리 교육은 아직도 20세기의 암기식 교육, 문제풀이 교육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현행 내신제도는 대학입시에 종속되어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똑같이 교육부의 학업성적관리규정에 근거하여 동일 학년, 동일 과목을 이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중간·기말고사를 치르고 그 결과를 산정하여 학생생활기록부에 입력한다. 무엇보다 평가의 결과가 중요하다 보니 평가에 용이한 설명식 수업과 객관식 문제가 출제되는 구조이다. 동일 과목이라도 두 명 이상의 교사가 담당할 경우 공동 출제가 원칙이고, 담당교사에 따른 개인적 평가, 그리고 학생 수준을 고려하는 개별적 평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수업이 살아나고, 정말로 ‘질문이 있는 교실’이 되기 위해서는 ‘무학년 학점제’ 수업, 교사별 평가권 도입이 필수적이다. 무학년 학점제는 학년에 상관없이 학생 개인이 희망하는 내용과 수준의 과목을 선택해서 수강하고, 일정한 학점에 도달하면 졸업시키는 제도이다. 교사별 평가권은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가 자신의 수업 내용에 가장 적합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다. 학생에게는 과목 선택권을, 교사에게는 평가권을 보장하여 교실 수업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보자. 최근의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의 대세로 자리 잡는 ‘학생부종합전형’과도 큰 방향에서 일치한다고 본다. 셋째, 교육혁신을 위한 국민대토론회를 열고 큰 그림의 사회적 대타협을 도출해야 한다. 일반고만을 살리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교육의 새로운 판을 짜야 하는 문제이다. 교육계의 고질적 문제인 교실 붕괴, 학교폭력, 왕따와 학생 자살, 학생인권과 교권의 상충, 성적 조작, 사학 비리 등등과 대학입시까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 도처에서 째깍거리고 있다. 대통령을 포함하여 각계의 전문가들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머리를 맞대고 한국 교육의 새로운 판을 짜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신안군의 한 초등학교에 부임한 지 두 달 된 20대 여교사가 학부모를 포함한 지역주민 세 명으로부터 집단성폭행을 당했다. 믿어지지 않는 이 사실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경악과 분노의 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술 때문에 발생한 일이니 긁어 부스럼 만들어 관광지 이미지 실추시키지 말고 조용히 해결하자’는 고맥락(high-context) 사회의 폐쇄성이 고개를 들었다. 그뿐만 아니다. 사건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20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관심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개혁은 제도와 인식이 만나는 접점에서 섬마을 여교사 집단성폭행 사건은 우리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퍼져있는 안전 불감증, 인권의식 미흡 등 잘못된 관행이 존재하는 한 ‘건강한 교육생태계 구축은 요원하다’는 걸 반증해주고 있다. 개혁은 제도와 인식이 만나는 접점에서 일어난다. 제도가 현상을 앞서거나, 시민의식을 제도가 못 따르는 경우 진정한 혁신과 변화는 일어나지 못한다. 정책의 효과 역시 반감되기 마련이다. 자고로 취지가 나쁜 정책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좋은 취지의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사뿐히 내려앉아 안착하지 못하고 덜컹거리며 부작용을 양산하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다. 실효성 의심되는 ‘도서·벽지 근무 안전 종합대책’ 예방은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하게 조심하고 대비를 해도 천재지변, 사각지대, 개개인 또는 집단 일탈 등으로 인한 사건·사고는 언제 어느 때고 터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후처리 과정이다. 적어도 정책 당국은 문제가 발생하면 평상시에 확보해 놓은 양적·질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건의 정황을 유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정책 당국은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도서·벽지 교원 인사 및 주거실태 조사를 하느라 허둥댔다. 현직 초등학교 남교사를 거의 모두 섬마을로 보낼 수밖에 없는 대책을 허겁지겁 발표하는 해프닝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난 6월 22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지역 내 공공기관 근무자 통합관사 확충, 스마트워치 보급, 성폭력예방교육 강화, 안전실태 점검 및 교육여건개선을 의무화 하는 내용의 ‘도서·벽지 근무 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들은 예산계획이 빠져있는 종합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스마트워치는 당사자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성폭력예방교육 의무를 지역 학교에 부과할 경우 업무부담 가중과 성폭력예방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더욱 근본적인 대책(도서·벽지 교원의 처우개선과 교원인사배치 개선방안, 교권침해가해자 엄중 처벌제도 등)도 주문했다. 칸막이 뛰어넘는 유기적 정책 공조 필요 이번 종합대책 추진은 교육부·법무부·행자부·여가부·보건복지부 등 5개 부처와 우정사업본부 그리고 경찰청이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이번 기회에 성폭력을 일소하고 성평등 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방·공유·소통·협력을 매개로 부처 간 칸막이를 뛰어넘는 유기적인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 온 마을의 소통과 협력을 효과 있게 조장하고 지원하기 위한 정부 부처 간 협력적 문제 해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도서·벽지에 여교사 파견금지’처럼 현실여건을 감안하지 못한, 맥락 없는 대책을 언급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대책 초안의 적합성과 효과성 검토과정에서 적시(適時)에 동참할 수 있는 전문가 네트워크를 일상 행정 과정에서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PART VIEW]이 사건과 같이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서 발생한 원초적 폭력의 해결방법은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과 ‘기본에 충실하라’는 격언에 기초하여 모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성폭력예방교육을 더 강화하기보다는 인권·폭력·다문화 등의 사회 쟁점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관계의 질을 높이는 감수성 훈련(sensitivity training)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학교 교육의 파트너로서 학부모를 인식하며(parents as partners in schooling), 그들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를 성찰하게 하는 학부모 교육 강화가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나아가 학교와 지역사회 관계 구축을 위해 온 마을이 나설 수 있도록 지역교육청과 지역자치단체가 협력하고 통합리더십을 발휘하여야 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갈수록 폭력이 증가한다고 하는 것이 잘못된 통념임을 주장한 하버드대학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는 수천 년 인류의 역사를 분석해 보면 폭력의 빈도와 강도가 갈수록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인간 본성 속의 더 나은 천사’가 인간성의 악한 부분을 누르고 인간의 행동방식을 긍정적으로 바꿔왔다고 보았다. 그 배경에는 인간 감성의 변화·제도·법률·이성의 확장 같은 문화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문화적 요소를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간에게 유익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말이다.
뇌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인공지능의 발달에도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딥러닝(deep learning)은 향후 인재채용은 물론 금융·의료·예술·경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딥러닝은 기존의 주입식 교육보다 개인별 맞춤 커리큘럼으로 학습 성취도를 높이고, 각 나라의 문화 차이를 초월하여 지식과 정보가 유통되도록 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교육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원래 딥러닝은 컴퓨터가 여러 데이터를 이용해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한 ‘인공 신경망(ANN: artificial neural network) 기반’의 기계학습 기술이다. 인간의 두뇌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분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해 컴퓨터가 사물을 분별하도록 학습시키는 것이다. 즉, 딥러닝은 컴퓨터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인공지능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과는 다르다. 따라서 딥러닝은 더욱 복잡하고 추상적인, 비선형 관계에서도 특징을 요약·추출·분류해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우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인간은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지만 컴퓨터는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컴퓨터가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도록 수많은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비슷한 것들끼리 분류하도록 하는 데이터가 쌓이면 컴퓨터는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다. 특히 데이터를 분류하는 데 필요한 기계학습은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과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도학습은 컴퓨터에 먼저 정보를 가르치는 방법으로써 수많은 형태의 ‘개’ 사진을 입력하여 미리 개 패턴을 학습하게 하고 학습된 결과를 바탕으로 ‘개’ 사진을 구분하도록 하는 것이다. 비지도학습은 학습과정 없이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으로써 딥러닝이 대표적이다. 지도학습은 단순히 데이터를 축적하는 학습을 통해서 기억 수준의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하지만, 비지도학습은 단순한 경험·체험 및 지식 습득을 넘어서 직관·통찰·지혜 등 인간의 모든 능력적인 측면까지도 포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나라 공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학교 교육에 딥러닝을 도입할 방법은 없을까? 먼저 블룸(Bloom)의 신목표분류학에서 제시된 기억·이해·적용·분석·평가·창안 등 6개의 인지적 영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기억은 지도학습에서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높은 수준의 창안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자가학습을 통해서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비지도학습을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볼 때는 학습자에게 처음부터 높은 사고력을 요구하기보다는 낮은 수준의 인지적 영역을 학습자가 습득하도록 한 후, 단계적으로 점차 높은 수준의 사고를 요구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학교 교육에서는 특정한 개념을 학습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한다. 또한 특정한 개념을 학습할 때에도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경험적인 지식이나 관찰 학습을 바탕으로 개념을 형성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예를 들면 부모가 3~5세 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줬을 때 아이들의 청각과 시각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좌뇌의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등이 활성화된다. 책을 보지 않고 부모의 책 읽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이미지를 상상하는 시각 관련 뇌 활성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즉, 어린 시절 책 읽어주기와 책 읽기가 인공지능의 딥러닝 과정처럼 인간의 뇌를 자극해 상상력과 창의성이란 ‘생각의 근력’을 키우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흉내낸 것에 불과하다. 계산하여 축적된 데이터를 특정한 알고리즘으로 인간이 생각하는 것처럼 흉내를 낸다. 그러나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의식이나 감정 등은 인공지능이 흉내 낼 수 없는 범주이다. 인간의 영역을 모두 대체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학교 교육에서 딥러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즉, 학교 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은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공감하는 사람, 소통하는 사람, 격려하는 사람, 상담하는 사람 등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해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학교 교육에서도 교사가 학습자에게 가르쳐서 배우는 암기식 수업이 아니라, 컴퓨터가 사람처럼 자율적인 학습까지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두뇌 계발 기술 즉, 딥러닝을 하루빨리 도입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충북 청성초등학교는 ‘꿈이 자라는 행복한 청성교육’이라는 교육비전 아래 학생이 즐겁고, 학부모가 만족하며, 교사가 보람을 느끼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하나가 되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 다른 사람 앞에 서기 위한 경쟁이 아닌 함께 성장하기 위한 협력과 배려가 돋보이는 청성초등학교의 교육활동 모습이 궁금하다. “자~ 지난 시간에 로봇으로 축구시합을 했는데 어땠어? 자주 부딪히고 힘들었지? 이번 시간에는 어떻게 하면 로봇들이 요리조리 잘 피해 골을 넣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충북청성초등학교 3학년 창의적체험활동 시간. 5명의 학생이 태블릿 PC를 이용해 햄스터 로봇을 조종하고 있다. 단순한 장난감 게임 같지만 오늘은 무인자동차 원리를 배우는 수업이다. 코딩을 통해 로봇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을 학생들이 직접 시연해 보는 것이다. 이 학교는 지난 2015년부터 SW 연구학교를 운영하면서 창의적체험활동 시간과 방과후교육 활동을 통해 SW 교육을 하고 있다. 올해는 로봇 실험학교로 선정돼 로봇을 이용한 교육이 활발하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요. 기존 SW 교육이 코딩을 통해 모니터 상에서 그림을 움직이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로봇을 직접 조작해 보는 교육이죠. 로봇을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신체활동이 이뤄져 학습 집중도도 좋고 수업시간을 즐거워합니다.” 로봇 활용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성천 교사는 “SW 교육은 사고력 교육”이라고 말했다. 컴퓨터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을 길러주고 문제해결능력을 높여주는 것이 SW 교육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교실 수업에서도 ‘로봇을 움직일 수 있느냐’보다 ‘어떻게 하면 움직일 수 있느냐’를 고민하고, 토론 과정을 중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차진성 교사 역시 “학생들이 과제에 직면했을 때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훈련이 로봇 활용 교육을 통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천(天), 타고난 소질과 적성을 일깨우는 진로교육 SW 교육과 함께 청성초에서는 아이들의 작은 가슴에 품은 ‘꿈 씨앗’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진로교육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매월 마지막 목요일 ‘꿈키움 한마당’ 자리를 마련해 동요 발표, 종이비행기 접어 날리기, 협동화 그리기 등 아이들의 재능과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올 2학기에는 2분 스피치, 베트남어 말하기 등 다양한 활동이 계획되어 있다. 또 학기 말에는 ‘꿈·끼 탐색 주간’을 운영하여 진로 프로젝트 수업 발표, 진로 특강, 지역 기관 방문 진로체험활동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학부모 대상 진로교육도 활발하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진로교육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진로체험활동이 마련돼 있다. 지(地), 즐거운 가르침과 배움이 있는 배움중심교육 학생을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에 두는 배움중심교육도 이 학교만의 특징이다.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워주는 프로젝트 학습을 하고 전교생이 한자리에 모여 학습 결과를 발표하는 기회를 갖는다. 또 ‘하브루타로 커가는 우리’라는 질의응답 공책을 전교생이 한 권씩 가지고 수업 내용이나 그 밖에 생각해볼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하며 생각을 키워나가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교사들의 열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소규모 학교인 데다가 오지에 위치하고 있어 여러 가지 불리한 근무여건에도 불구하고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면서 SW 교육 및 배움중심수업 역량 기르는데 땀을 흘리고 있다. 인(人), 함께 나누고 함께 즐기는 인성·감성교육 경쟁을 부추기고 줄 세우기에 익숙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이 미래 사회에 진정한 주인공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청성초에서는 따뜻한 마음, 심미적 감성을 중시하는 인성·감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 학기에 한 번씩 뮤지컬, 연극 등 문화·예술 공연 관람을 통해 아이들의 문화·예술 감수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아울러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지역사회와의 화합, 협력에도 힘쓰고 있다. 1년에 두 차례씩 마을 경로당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마을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예절교육도 받는다. 이기분 교감은 “흔한 벽지 가산점도 없지만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그들의 헌신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PART VIEW] 청성초 이종욱 교장 미니 인터뷰 “전교생 96%가 다문화 … ‘어머니 고향’ 잊지 않는 교육하죠” “전교생이 22명인데 다문화가정 자녀가 21명이에요. 명실공히 다문화 학교인 셈이죠.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엄마들의 국적은 다양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체성을 갖고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게 열심히 가르치고 돌봐 줄 것입니다.” 이종욱 교장은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지만 이들이 학교 교육에서만큼은 대도시 어느 곳 부럽지 않게 하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청성초 학생들은 방과후교육을 통해 베트남어를 공부한다. 베트남 출신 다문화 학생들이 제일 많은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학생들이 어머니의 나라를 이해하고 어머니의 고향을 잊지 않게 해주고 싶어서다. 올 여름방학 때는 학부모들과 함께 베트남 전통복장을 차려입고 음식 만드는 행사를 할 예정이다. 낯선 타국으로 시집온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고 마음에서 계획했다.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는 것도 이 교장이 역점을 두는 대목이다. 그는 학교 현관에 대형 TV를 설치하고 독도의 모습을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독도 교육을 통해 다문화 학생들이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직접 독도를 견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자칫 사회성이 떨어질 수 있어 이 교장은 전교생이 참여하는 행사를 자주 갖는다.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꿈을 발표하게 하고 체육수업도 가급적이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한다. 한 달에 한 번은 교사와 학생 모두가 참여하는 ‘다모임’ 행사를 갖고 학교생활에서 느낀 점을 솔직히 털어놓고 대화하는 소통의 시간도 갖고 있다. 이 교장은 2년 전 이 학교에 초빙교장으로 왔다. 소규모 학교다 보니 그동안 교장들이 1년마다 바뀌는 경우가 많아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컸던 것이 사실. 그는 “다양하고 참신한 교육활동을 통해 학교가 농촌을 살리는 중요한 구심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내실 있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금 교육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학교 문화와 수업 문화를 개선하고, 교사 스스로 수업전문성을 신장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수업관찰은 수업개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이며, 수업 비평과 수업 나눔은 닫혀 있는 교실을 흔쾌히 열어 나눌 수 있는 수업 문화 조성에 큰 도움을 준다. 만약 교사들이 수업공개에 대한 부담감을 완화하고, 수업관찰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는다면 보다 효과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가르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교사는 수업디자인과 실행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수업관찰 및 분석에도 전문성이 필요하다.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습자가 어떻게, 얼마만큼 습득하였는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업관찰의 가장 주된 목적은 제3자의 시각으로 수업을 관찰하면서 교수방법 효과성, 학생의 학습결과, 배움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학습 방법 등에 대한 연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업관찰이 교사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을까? 수업관찰은 그 방법이 과학적이며, 논리적이고, 객관적일 때 수렴된 자료에 대한 신뢰도가 확보된다. 하지만 수업은 매우 복잡한 활동이다. 수업전개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업상황을 정확히 기록하기는 쉽지 않다. 수업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돌발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관찰범위도 광범위하다. 따라서 효과적인 수업관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첫째, 수업관찰 시 범위나 내용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기록·해석할 수 있는 관찰방법이나 도구를 선정해야 한다. 셋째, 관찰 결과는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이며, 수업자에게 확인되고, 교사와 학생의 수업행동을 이해하고 보완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넷째, 한 가지 수업관찰 방법만으로 수업 전체를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수업관찰 방법은 실용적인 목적에 부합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업관찰 도구는 계속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개발·적용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수업관찰은 관찰자의 훈련정도와 적절한 관찰 도구가 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는 수업디자인, 수업방법 영역의 연수뿐만 아니라 수업관찰 및 분석에 대한 주기적인 연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교원학습전문공동체에 의한 수업 분석 효과 높아 수업관찰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수업과정을 녹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업 전체를 담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수업관찰의 한계와 각 수업관찰 방법들의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교원학습전문공동체가 분담하여 수업관찰, 수업글쓰기로 수업분석에 도전해 볼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4명의 교사로 이루어진 학년의 경우, 교사 A는 교사의 활동(언어활동, 비언어활동 등), 교사 B는 1~2조의 학생 활동, 교사 C는 3~4조의 학생 활동, 교사 D는 수업전반의 상호작용(교사-학생, 학생-교수매체 등)과 같이 영역을 나누어 관찰하고 정보를 수집하여 수업 나눔을 할 수 있다. ● 터크먼의 ‘수업 분위기 분석’ 일반적으로 교사의 교수 스타일은 부임 후 5년 전후로 정해진다. 터크먼(Tuckman)의 ‘수업 분위기 분석’은 교사의 언행 즉, 수업 중에 나타나는 수업 행위에 따라 수업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된 것으로, 분석결과는 교사 스스로 자신의 수업 분위기를 알아차리도록 하여 수업에 즐겁게 임하는 자세를 내면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경력이 짧은 교사에게 ‘수업 분위기 분석’을 통해 수업디자인을 돕는다면 자신의 교수 스타일을 내면화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다. 터크먼은 학업성취와 관련이 있는 수업 분위기를 크게 ‘창의성, 활기성, 치밀성, 온화성’ 네 가지로 나누고, 28개의 형용사 쌍으로 분류하였다(표 1 참조). 활용 방법은 수업관찰 후 기록된 정보들을 근간으로 각 형용사를 나타내는 질문의 답을 5점 척도의 점수로 표기하여 분석에 활용한다(표 2 참조). 이 관찰·분석 방법은 분담하기보다 동학년 선생님 3~4명의 점수를 평균하여 수업자에게 제공할 때 의미가 있다. 현재는 분석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어 현장 활용도 측면에서 매우 편리하다. ● 플랜더즈의 ‘언어상호 분석법’ 수업은 전반적으로 언어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이에따라 플랜더즈(Flanders)의 ‘언어상호 분석법’ 중 일부를 현장에서 교원학습전문공동체가 분담하여 작업할 수 있다. 언어상호 분석법은 관찰 범주를 기준으로 교사와 학생 간에 생기는 모든 언어 상호작용을 기록하고 있다. 초기의 연구자들은 교사의 언어에 대한 범주체계(10 범주)를 고안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범주 중 비지시적인 발언에 해당하는 △감정의 수용 △칭찬이나 격려 △학생의 아이디어 수용 또는 사용 △질문 부분을 분담하여 기록한 내용 등을 교사에게 제공한다. 특히 교사의 ‘감정 수용’ 발언은 학생들이 수업에 몰입하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최근 ‘질문이 있는 교실’이라는 수업개선활동과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관찰·분석 방법 중 하나이다. ● ‘과업 집중법’ 수업관찰은 교사 행동에 대한 관점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그러나 학생중심수업을 진행하는 현재의 수업에서는 학생 행동 관찰 또한 매우 중요하다. 수업 중에 교사가 제시하는 과제나 과업을 수행하는 학생들의 행동은 다양하다. 과업에 집중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주의가 산만하고 일탈된 행동을 하는 학생도 나타난다. 따라서 학생의 과업 집중은 학습과 배움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다. ‘과업 집중법’은 수업 중 각 학생이 과업에 열중하는지 또는 교사가 요구한 과업들이 적절했는지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며, 관찰자는 이 방법을 사용하기 전에 정해진 수업시간 동안 교사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수업자 역시 스스로 과업 집중 행위가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다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아울러 관찰자는 수업자의 학급에서 수업상황 중 발생할 수 있는 학생 활동을 유목화하여(5~6가지) 관찰한다(표 3 참조). 수업 나눔 시 수집된 정보를 통해 수업자 스스로 자신의 수업에 대해 알아차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수업 고민의 실마리를 풀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같이 수업관찰조차도 교사 개인역량의 영역으로 두기보다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ART VIEW] ● 수업 비평 이 외에도 최근 수업 비평이 교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수업 비평, 수업글쓰기가 쉬운 활동이 아니다. 따라서 수업 비평에 대하여 능숙하지 않은 교사들에게는 협력적 수업관찰과 분석, 수업 나눔을 통해 수업 비평을 도전해 볼 것을 권유한다. 수업 비평은 수업을 보는 우리의 안목을 고양시키는 기능을 한다. 어떤 수업이 좋은 수업이며, 교사의 수업활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놓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도록 하여 수업 문화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수업 비평에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확보하는가가 중요하다. 인터뷰 등을 통해 수업자인 교사의 의도나 생각을 들을 수 있으나, 막상 가장 중요한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수업 비평의 소재로 자기 수업, 또는 다른 수업을 보며 수업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수업 비평은 수업 장면 분석, 해석, 평가 등이 망라되는 활동으로 초보자는 양적 분석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어떤 접근을 하든지 관찰자들은 양적·질적 정보를 동시에 종합하여 기록하여야 한다. 수업관찰과 분석을 통해 교육과정에서 정한 수업목표 알아차림, 수업목표와 방법의 일관성에 관한 알아차림, 수업목표와 상호작용에 관한 알아차림, 수업목표·수업내용·평가의 일관성에 관한 알아차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계기를 통해 교사 스스로 협력적 관계를 맺으며 진화한다.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 수십만 시간의 수업을 할 수업전문가들이 수업자와 학습자의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눈으로 듣고, 귀로 보려는 따스한 마음으로 수업관찰과 분석에 대한 관심과 전문성을 갖길 바란다.
알파고 사태 이후로 교육계는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휩싸여 있다. 이전에도 미래 교육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존재해 왔으나 눈앞에 벌어진 실제상황이 워낙 드라마틱하다 보니 많은 이들이 조급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에게 밀리지 않는 내일을 대비하기 위한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대안이 갈급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과 교육정책 담당자들의 목소리는 입시 위주, 정답 찾기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 고유의 영역인 창의성·문제해결력·도전정신 등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간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이번 교육과정은 창의력·문제해결력·인성을 확실하게 길러줄 것이다’라는 설명이 빠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창의성·문제해결력·인성은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과연 학교와 교육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물론 학교 혼자서 모든 교육을 책임질 수는 없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학교 혼자서 그 모든 것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학교의 노력과 책임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가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점,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구체화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했던 점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학교 교육을 통해 미래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어야 하며 교육과정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역량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는 최근에 와서야 비로소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길러주고자 하는 역량의 내용이 한두 측면에 머무르지 않고 입체적이라는 점과 감성·인성교육의 측면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은 인지 이외의 다양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공감적 정서 함양하는 ‘감성·인성 교육’ 우리가 교육을 통해 기르고자 하는 인재는 더 이상 온갖 지식에 통달하여 개인의 성공과 성취만을 중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삶 속에서 당면하는 문제 상황을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타인과 협력할 줄 아는 사람, 타인의 처지와 입장을 헤아려 상대를 배려하며 존중하는 ‘공감적 정서’를 갖춘 사람이다. 이런 태도와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예·효·정직·책임 등 전통적인 덕목으로써의 인성뿐만 아니라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협력적 인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이를 딛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마음 근력’을 길러가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교육을 통해 공감적 정서·협력적 인성·마음 근력 등을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을 통해 길러주고자 하는 학생의 역량 기준을 제시하면서 ‘지성을 기르는 인지 역량’ 외에 ‘감성과 건강을 키우는 사회·정서 역량’과 ‘인성과 시민성을 기르는 참여·자치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감성교육과 인성교육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덕목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의 인성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우리는 감성교육과 인성교육, 그중에서도 협력적 인성교육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과 경험으로 자신의 삶 속에 내면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시행될 때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PART VIEW]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올해 서울문화재단의 ‘예술로 플러스’ 프로그램을 지원받아 운영하였다.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수업을 예술적으로 재구성하여 다양한 예술 자극 및 체험활동을 통해 교과지식을 내면화하는 동시에 창의적으로 응용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는 수업이다. 또 예술체험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공감, 주의 깊은 관찰과 이해, 표현단계를 통해 삶에 필요한 소통과 이해 능력을 자연스럽게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전문예술 강사 파견으로 현장 교사와 협력수업을 한다는 점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 강사 파견사업과 유사하나, 교과교육연계라는 점과 총 6회 12차시의 블록수업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장점은 전문예술 강사들의 협력수업으로 학생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생생한 예술체험을 제공하여 감성·인성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모둠 작업을 통한 협력학습기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공감능력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협력, 소통능력과 같은 협력적 인성을 길러주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학생들 역시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표현활동에 참여하였으며, 예술 강사들의 교수능력과 프로그램 밀도가 높아 참관 교사들 사이에서도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그 외에도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하고 있는 1학생 1예술 활동 지원, 학교로 찾아가는 ‘예술꿈 버스’ 공연관람 지원, 교육기부 확대를 통한 다양한 학교예술교육 자원 확충 등 교육과정과 연계한 문화예술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아울러 인문교육 활성화, 다양한 체육활동 등은 학생들의 감성을 길러줄 수 있는 정책적 접근으로써 현장의 적극적인 관심과 시행이 필요하다. 예술체험 외에도 학생들에게 감성과 협력적 인성을 길러주기 위한 노력은 학교 교육과정 차원의 접근과 단위 수업에서 학생 중심의 교수·학습방법 적용, 그리고 공동 과제 수행에 대한 과정 중심 평가 실시 등 다양한 층위에서 시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사는 세상과 사회에 대해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작은 참여와 실천이라도 쌓도록 학생회, 동아리, 봉사 등의 자치활동을 활성화한다. 또 수업 장면에서도 협력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교사의 수업설계와 평가과정 전반에 걸친 노력이 요구된다. 이 같은 과정은 학생들에게 타인과의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몸으로 체득하게 하는 인성교육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생각을 말할 줄 알고,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알며,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깨닫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 참으로 멋지지 아니한가!
30여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나는 중학교 시절 친구가 있다. 하루는 내가 지각을 했다. 일 년 내내 매일 지각을 했던 그 아이 역시 어김없이 지각생들이 서 있던 운동장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그리 친하지 않았던 탓에, 나는 아직도 왜 그 아이가 일 년 내내 지각을 했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알고 있는 것은 그 아이의 집이 교문 바로 앞이었다는 것뿐이다. 담임을 하다 보면 거의 매년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학생을 한 명씩 만난다. 조심스럽게, 미안한 듯 들어와도 모자랄 텐데 이 녀석들은 뒷문을 거침없이 열고 들어온다. 겨우 잡아놓은 수업 분위기를 깨는가 하면, 가방을 휙 던지다시피 교실 바닥에 놓고는 교과서를 꺼낼 생각도 않고 멀뚱멀뚱 교실 안을 두리번거린다. 조·종례 시간에 훈육이라도 하게 되면 학급 분위기는 어두워진다. 타이르기도 하고, 어르기도 하고, 화를 내 보기도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어떤 때는 벌점을 부여하기도 하고, 벌 청소를 시켜도 봤지만, 이 녀석들은 관심도 없다. 부모님께 등교지도 도움이라도 요청하면 좋겠지만 이런 상습 지각생의 부모님은 대부분 맞벌이인 경우가 많다. 아이보다 더 일찍 출근하고 새벽에 귀가하여 아이를 챙길 수가 없다. 그래서 상습 지각생은 오롯이 담임교사의 화두로 남는다. ‘지각은 습관’이라 믿던 나는 ‘지각도 마음의 병’이라는 멘토 교사의 한마디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생각해 보면 몇백 명의 아이들이 맞이하는 아침 풍경은 저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부모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마음에 안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며, 문을 쾅 닫고 애꿎은 엄마에게 사춘기 성질을 내고 집을 나선 아이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삶에 지친 부모가 쏟아내는 거친 감정에 마음의 상처를 안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여태껏 ‘단 한 번도’ 우리 학교 학생들의 아침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물론 아침마다 교실로 들어서서는 우리 반 학생들의 표정을 하나씩 살펴보기는 했다. 하지만 솔직히 늘 지각을 하는 그 아이의 표정까지는 살피지 못했다. [PART VIEW]“새아빠가 술 먹고 엄마랑 저를 때리는 바람에 엄마와 도망쳐서 사우나에서 있었어요.”, “이혼한 아빠가 술 먹고 찾아와서 난동을 피워요.” 아직도 마음 한편이 아려오는 이야기다. 물론 아이가 밝히는 지각 사유는 ‘늦잠을 자서’, ‘밤늦게까지 스마트폰 하다가’, ‘게임을 하다가’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자도 자도 졸린, 잠 많은 사춘기 아이가 ‘잠이 오지 않은’ 숨겨진 고민이 있다. 밤늦게까지 게임하는 아이를 돌보지 않는 부모의 양육 태도, 혹은 부모의 힘겨운 삶의 모습이 보인다. 지각을 하더라도 학교로 향하는 아이는 그래도 고맙고 사랑스럽다. 그래서 요즘엔 지각하는 아이에게 “왜 늦었냐?”는 말 대신 “아침은 먹고 온 거야?”라고 묻는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나는 네가 안 와서 걱정인데, 정작 너는 전화도 문자도 안 하니까 선생님이 얼마나 속상한지 몰라. ‘언제까지는 오겠다’는 문자라도 주면 최소한 그 시간까지는 내가 오만가지 상상을 하면서 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늦을 것 같으면 내게 문자라도 줘. 전화를 해주면 더욱 좋고. 네가 나를 존중한다는 느낌이 드니까 말이야”라고.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겠지만, Wee 클래스와 보건실 단골손님은 겹친다. 마음이 아파서 몸도 아픈 것인지, 몸이 힘드니까 마음까지 고단한 것인지, 어느 것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학생들은 아침저녁으로, 시도 때도 없이 ‘문안 인사’를 온다. ‘아파요, 힘들어요, 죽고 싶어요’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하면서. 신체화 증상, ‘마음이 아프다’고 몸이 보내는 신호 이 아이들의 ‘아픔’은 꾀병과는 다르다. 어떤 목적을 달성할 의도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열이 오르고, 심장이 조여와 숨이 턱턱 막히며, 머리가 깨질 듯한 편두통은 물론 심한 복통과 함께 구토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아픈 척’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아픈 것이다. 다만 의학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을 뿐. 심리학에서는 이를 ‘신체화 증상(somatization disorder)’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반복되는 신체화 증상은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점차 신뢰감을 잃어간다는 것이다. 공부하기 싫으니까 엄살을 피우는 것으로, 학교를 빠져나가기 위한 수단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아이는 특정한 과목 시간만 되면 아프다. 학기 초 이런저런 일들이 겹치면서 교사와 갈등이 생겼고, 그 후부터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고 호소한다. 어떤 아이는 학교 교문만 들어서면 배가 아프다. 데굴데굴 구르며 아프다고 난리를 쳐서 119를 타고 병원에 간 적도 있지만, 결과는 ‘이상 소견 없음’이었다. 또한 아이들이 호소하는 신체화 증상의 대부분이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프거나, 잠을 못 자거나 하는 것들이다 보니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며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어휴, 매일 아프다고 해요. 스트레스 없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혼자서 그렇게 유난을 떠는지”라며 무시하는 부모도 많다. 어떤 경우는 “또 아프니?”하며 짜증을 내거나, “정신력이 약해서 그런 거야. 그런 정신으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래?”라며 질책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 상담을 진행해보면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죠. 그런데 병원에서 MRI까지 찍어봐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 지켜보니까 제멋대로 안 되면 아프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관심받고 싶어서 그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이제 버릇될까봐 관심을 안 줘요”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렇다. 신체화 증상은 부모나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서 생기는 병이다. 왜 이 아이들은 ‘아파야만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픔’이 가져온 이차적 이득, 부모의 관심과 걱정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신체화 증상은 부모·자녀 사이의 상호작용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자녀가 감정을 표현할 때 아이의 입장에서 그 감정을 공감해 주고자 한다.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며 소통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한다. 그러나 신체화 증상을 겪는 아이들은 자신이 감정을 표현했을 때, 공감이 아닌 ‘무시’ 혹은 ‘비난’ 등 부정적 경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딴 걸 가지고 뭘 그러냐’며 혼나기도 한다. 그래서 점차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게 된다. 대신 배가 아프다거나 머리가 아프다는 식의 간접적인 표현을 통해서 ‘나 힘들어. 좀 알아줘’라고 온몸으로 이야기한다. 즉, 신체화 증상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이 힘듦을 부모가 알아주고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무의식적인 감정의 표출’을 하는 셈이다. 자녀의 ‘아픔’은 싸우던 부모도, 자신에게 무관심했던 부모도, 먹고사는 일에 바쁘던 부모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나만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아픔’이 부모의 관심과 걱정이라는 이차적인 이득(secondary gain)을 가져온 것이다. 평상시에는 자신의 말이나 행동, 감정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부모님이 ‘아프다’는 말에 걱정과 관심을 쏟아내는 경험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이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신체화 증상이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언어’로 상대방과 소통할 수 있도록 신체화 증상은 ‘마음이 아프다’고 몸이 보내는 신호이다. 따라서 이유 없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학생들을 ‘또 시작이네’라고 넘기기보다는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린아이는 ‘울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것 밖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들 역시 ‘몸’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때리고, 깨물고, 발버둥 치면서.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청소년이 되면 몸이 아니라 ‘언어’로 상대방과 소통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아픈 이유’를 함께 찾아보고, ‘언어’로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학생이 자신의 감정을 언어적으로 표현하고 해소하는 상황이 안전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교사와 신뢰있는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늘 강조하지만 사람은 ‘진심’이 느껴질 때 안정감을 찾고, 자신에 대한 이런저런 잔소리를 ‘충고’로 받아들인다.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건 ‘지적’일 뿐이다. 부모님의 도움도 절대적이다. 부모 상담을 통해 자녀가 호소하는 신체화 증상 기저에 깔린 감정을 설명하고, 평상시 다양한 방법으로 관심과 사랑을 확인시켜줌으로써 신체화 증상을 통해 가족의 관심과 허용이라는 이차적 이득을 경험하지 않도록 협조를 구해야 한다. [PART VIEW] 완벽주의와 좌절이 만든 병 시험 때만 되면 아픈 아이도 있다. 긴장, 스트레스, 부담 등으로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도 아프다.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 부모나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심리적 부담이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부모와의 감정교류가 억제되어 있거나 권위적인 환경일 가능성이 크며, 고생하는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미안함으로 자신의 욕구를 인내하고 자기통제를 하느라 애쓰고 있는 중일 수 있다. 학생은 완벽주의 경향이 있다. 수행평가나 학교 시험, 친구 관계 등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다. 그래야 자신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부모, 교사 등)에게 인정받을 수 있고, 조금이나마 죄책감을 덜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딴에는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이것만으로도 벅차다. 그런데 여기에 주변의 기대가 과도할 경우, 그 기대까지 충족시키고자 애쓴다. 하지만 잘 될 리가 없다. 부담감으로 집중은 안 되고, 성적은 제자리걸음이거나 떨어진다.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신이 혐오스럽고, 이런 자신에게 실망할 거라고 믿는다. 자신은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하며 좌절한다. 심각할 경우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수업 도중 갑자기 찾아온 혜정(가명)이가 그랬다. ● 상담 사례 _ 시험에 대한 압박으로 죽음을 생각한 아이 상담실에 자주 놀러 오던 혜정이가 웬일로 수업시간에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 수업시간엔 상담이 안 되는데.” 얼굴을 보니 심상치 않았다. “너, 무슨 일 있구나”라는 말과 함께 혜정이는 울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선생님, 학교에 너무 오기 싫었는데…, 그럼 안 될 것 같아서 오긴 왔는데…, 너무 힘들어서 여기로 왔어요.” 또 그렇게 한참을 울고, 토닥거리며 시간이 흘렀다. 혜정이는 잘 웃고 다니고, 친구들과도 별 탈 없이 지낸다. 손재주도 좋아서 선생님들의 인정을 받으며 모범생으로 알려져 있다. 성적도 상위권이다. 이런 혜정이가 학교에 오기 싫었다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냥 학교가 오기 싫었던 거니 아니면 죽고 싶었던 거니?”라고 물었다. 혜정이는 죽으려 했다고 답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기에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지 물었다. 혜정이가 들려준 이야기는 그동안 많은 아이가 나에게 들려준 ‘죽고 싶은 이유’와 달랐다. 혜정이는 엄마와 둘이 산다. 태어났을 때부터 그랬다. 혜정이는 늘 마음속에 자신이 태어나서 엄마의 인생을 망쳤다고, 자신이 아니었다면 엄마는 더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은 늘 반듯해야 했고, 엄마 걱정을 시켜서는 안 되고, 자신으로 인해 엄마가 손가락질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 했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있는 힘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 중학교 때도 성적은 중상위를 유지했다. 학원 한번 안 다녔지만 수학은 늘 ‘상’반이었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특성화고등학교를 선택했다. 얼른 돈 벌어서 자신 때문에 잃어버린 엄마의 인생을 되찾아주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 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하면서 나름대로 장밋빛 청사진을 그렸고, 주위에서도 이런저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혜정이는 아팠다. 머리도 깨질 듯 아프고, 속이 울렁거려서 앉아있기 힘들 정도였다. 시험을 망쳤고, 자신이 기대보다 성적이 낮게 나왔다. 학기말 고사에서 만회해야 했다. 밤새 수행평가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공부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혜정이를 짓눌렀다. ‘성적이 또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만 될 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또다시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다음 시험도 망쳤고, 성적은 또 떨어졌다. 자신에게 실망할 엄마를 생각하니 죽고 싶어졌다. 이것밖에 안 되는 자신이 너무 싫어졌다. 생각해 보니 앞으로도 엄마를 실망시킬 것 투성이였다. 성적이 안 좋으면 취업도 못 할 것이고, 자신은 결혼 생각이 없는데 엄마는 또 걱정하고 실망할 테고….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엄마를 더 불행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차라리 자신이 없어지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잠시 슬프겠지만, 곧 괜찮아 지실 거예요. 아니, 오히려 제가 없으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니까 더 편하실 수도 있어요”라면서. ● 상담 과정 _ ‘자살 생각’은 반드시 부모에게 공개한다 혜정이에게 모든 상담은 비밀을 보장하지만, ‘자살 생각’만큼은 담임교사와 부모님께 공개해야 함을 설명했다. 담임교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부모와 상담을 했다. 어머니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실 앞에서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혜정이는 어머니의 유일한 삶의 이유였다. 집에서는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특성화고에 진학해서 이런저런 포부를 밝힐 때, 그저 대견하고 기특해서 “그래, 우리 혜정이라면 전교 1등은 문제없지”라며 기운을 내라고 한 말이 그렇게 부담이 되었을 줄 몰랐다고 했다. “그 어린 것이 이런 환경에서 안 삐뚤어지고 착하고 예쁘게 자라준 것만으로도 기쁜데 무슨 실망”이냐며, “오히려 혜정이가 자기 같은 부모를 만나 안 해도 될 고통을 받고 있어 자신이 더 미안하다”고 했다. 부모 상담 이후 혜정이는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엄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높은 성적을 내는 것은 엄마의 희망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이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며 걱정했다. 그 마음이 예뻐서 한국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지식멘토링 사업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담임교사는 교내에서 진행하는 ‘1교사 1학생 멘토링 사업’에 혜정이를 추가시켰다. 이제 곧 2학기 중간고사가 돌아온다. 혜정이가 아프지 않고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엄마에게 가져야 할 것은 죄책감이 아니라 감사한 마음임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깨달았으면 좋겠다. 아픔으로 호소하는 억울함에 귀를 기울이자 인간은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스트레스의 종류는 다르지만 사람의 몸은 대부분 비슷하게 반응한다.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불량·과민성대장증후군·두통·호흡곤란·심장질환 등의 신체적 어려움을 경험하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불면·우울감·분노·초조함 등과 같은 심리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 그러니 대처방안을 마련하라’는 몸의 경고이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각자의 방법으로 풀어버리려고 한다. 쇼핑을 하거나, 수다를 떨거나, 등산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퇴근길에 맥주 한 잔을 하거나 하면서. 아이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까? 생각보다 풀만 한 방법이 없다. 그래서 자기보다 약한 아이를 괴롭히기도 하고, 게임에 빠지거나 오토바이를 타기도 한다. 술·담배 역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결국 소위 말하는 ‘문제아’들 역시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다. 온몸으로 반항을 하면서 ‘나 힘들어요’를 외치는 또 다른 신체화 증상이다. 신체화 증상은 청소년기에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권위적인 문화 속에서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 많을수록 아이들의 신체화 증상은 심해진다. 화가 나는데 표현하지 못하는 환경에 오래 있게 되면 억울함이 생긴다. 슬픔과 화가 공존하는 상태다. 화는 당장 현실에서 실현하려는 감정이며, 슬픔은 현실에서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생기는 감정이다. 둘은 모순적이다. ‘언어적 소통’으로 해결이 안 될 경우, 아이들은 자신의 ‘억울함’을 아픔으로 호소한다. 아이들의 잦은 ‘아픔’에 귀를 기울이자. 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어주자. 죽음의 문턱에 있는 아이의 손을 잡아 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01 세상은 온통 소셜미디어(social media)의 시대이다. 미디어 환경에 그다지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나도 페이스북을 즐겨 사용해 온 지가 여러 해를 넘겼다. 그런데 사용해 볼수록 이런 소셜미디어에서 모두에게 유익하고 반듯한 발신자가 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자칫하면 욕이나 하기 쉽고, 내 편견을 강변하기 쉽고, 내 입지만 생각하는 바람에 누군가를 배려하지 못하게 되고, 정파적 감정에 휩쓸려 반대파를 심하게 증오하고, 흥분하여 내 감정을 배설해 버리기 쉽고, 쓸데없는 말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기 쉽고….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소셜미디어에서 사적 영역 못지않게 공적 영역이 점점 더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면, ‘반듯한 발신자’ 되기가 정말 쉽지 않음을 실감한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 들어갔다가 내가 두텁게 신뢰하는 J 교수가 ‘공유하기’로 올려놓은 글 하나를 발견했다. 평소 J 교수가 ‘공유하기’로 올려놓은 글은 빠트리지 않고 읽는다. 그날도 그러했다. 나는 원래 글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를 미처 확인하지도 않고, 문제의 글을 읽었다. 나는 읽으면서 긴장했다. 그 누군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이었다. 그 누군가는 아마도 그 세계에서는 잘 알려진 유명 강사인 것 같았다. 아니 소셜미디어에서 누군가를 이렇듯 공개적으로 비난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 당하고도 남는데, 어쩌자는 건가. 문제의 글은 다음과 같다. 명망 있는 분들이 크고 작은 스캔들로 한 방에 날아간다. 무서운 세상이다. 그러나 외부 사건으로 한 방에 끝장나는 것 못지않게 무서운 건, 사람의 내면이 소리 없이 변하는 거다. 좀 유명해지고 나면 눈빛과 목소리부터 달라진다. 우월감으로 살짝 흔들리는 눈빛, 들뜬 톤으로 내뱉는 단정적인 메시지, 겸손과 위악이 섞인 시니컬한 농담…. 메시지는 여전히 겸손하기 이를 데 없지만, 눈빛과 목소리에서 드러나는 은근한 자신감은 숨길 수 없다. 청중은 누구나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는 확신으로 마이크를 쉽게 놓지 않는 것도 이런 분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아주 한정된 분야에서 조금 이름을 알린 사람이 최근 기독법률가회에서 강연을 했다. 신앙색깔의 변화, 근본주의 신앙의 한계, 기독변호사들의 과도한 사명감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저들처럼 부패한 법조인이 되지 않아 감사하다는 식의 바리새인 같은 기도를 하고 있지 않으냐?”는 그의 지적은 귀 기울일 만했다. 그러나 녹음된 강연을 듣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아, 이 사람도 변했구나’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약간 들뜬 목소리, 시니컬한 농담, 은근한 자신감 등…. 조금 유명해진 후 누구나 겪는 덫을 피해가지 못한 거다. 녹음파일 속의 비교적 젊은 청중들은 적절히 박수치고 탄식하며 강사에게 공감했지만, 나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한때 좋아했던 분이라 무척 씁쓸했다. 나중에 기독법률가회 소식지에서 젊은 변호사 한 분과 로스쿨 학생 한 분이 올린 후기를 읽었다. 솔직한 내면을 나눠준 강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내용이었다. 하긴 가롯 유다가 와서 강연을 해도 적절히 공감하며 그런 후기를 올릴 착한 분들이니…. 그의 변화를 감지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가 동료들과의 식사자리 등에서 자신이 만난 유명인들의 뒷이야기를 슬쩍슬쩍 흘리기 시작한 지는 꽤 됐다. 실제로 유명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돌아서면 늘 뭔가가 찜찜했다. 콕 집어 지적하기는 어려운, 그의 미세한 변화 때문이었다. 이번 녹음테이프를 들으면서 내 느낌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억지로라도 녹음파일을 듣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늘 형식이 아니라 본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형식도 본질의 일부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때로는 눈빛과 목소리가 내용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분이 올린 글은 여기서 끝을 맺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궁금해졌다. 도대체 이 글을 쓴 분은 누구이고, 기독법률가회에서 강연을 한 그 사람은 누구일까. 그 분야에서는 알려진 사람이라는데, 누구일까. 이렇게 독한 비판을 받고, 가만히 있을까. 더구나 이 비판은 좀 주관적이지 않은가. 마치 상대의 감정 내면세계까지 들어 와 본 것처럼 말하고 있지 않은가. 도대체 누구를 이렇듯 쥐 잡듯이 털어서 공격하고 있는가. 그러나 나의 궁금증은 이내 해소되었다. 그분이 올린 글의 끝 대목에 두 줄의 추신이 있었다. 거기에는 글쓴이가 비난한 강사가 누구인지 적혀 있었다. P.S. 아 참…. 강연 제목은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 법조계의 현실”이었고, 강사는 김두식이었다. 그는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고, 몇 권의 책을 썼다. 순간 나는 놀랐다. 아니! 자기가 비난한 사람을 이렇게 공공연하게 공개해도 된단 말인가. 그러면서도 나는 딱히 집어낼 수는 없지만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서둘러 찾아보았다. 이 글을 작성하여 최초에 페이스북에 올린 원래의 글쓴이(이 글을 페이스북에 소개한 J 교수 말고)를 확인해 보았다. 그렇다! 그러니까 말이 되지! 최초의 글쓴이, 그는 바로 김두식 교수 자신이었다. 자기가 자기를 이렇듯 준엄하게 비판한 것이었다. 이 짧은 글에 이런 기막힌 반전이 숨어 있다니! 김두식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이 메시지에는 끝도 없이 줄을 이은 댓글들로 각자의 감동과 공감과 신뢰와 자기 다짐들을 이 글만큼이나 진지하게 고백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그중의 하나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이 글을 ‘공유하기’로 전파한 수많은 소통의 흔적들이 나타나 있었다. 기꺼이 ‘공유하기’를 눌러서 나의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이 글을 전하였다. [PART VIEW]02 ‘소셜미디어(social media)’란 미디어를 통해서 맺는 사회적 관계의 생성과 변화가 그만큼 강화된 미디어란 뜻이다. 굳이 ‘소셜(social)’이라는 말을 붙인 것도 미디어의 사회성 면에서 신문, 방송 등의 전통 미디어와는 다르다는 뜻이 들어 있기 때문이리라.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면서 우리는 모든 사회적 관계를 훨씬 더 촘촘하게, 훨씬 더 섬세하게, 훨씬 더 복합적으로 네트워킹하며 소통을 한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모든 사적·공적 소통에서 훨씬 더 다양한 사회적 맥락을 확장해 간다. 이것이 미디어 사용자의 힘이 되는 환경이다. 미디어 생태의 진화인 것이다. 내 주변만 보아도 미세한 일상의 소통들은 소셜미디어로 모두 옮겨 온 듯하다.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서 이루어지는 무수한 소통이 모두 소셜미디어의 영토에 속한다. 여기서 눈을 떼면 세상이 나를 금방 소외시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새로운 문제들도 많이 생겨난다. 소셜미디어가 그것의 기술적 묘미와 기능적 효용에만 매몰되면 현대인에게 재난이 될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의 진정한 가치는 그야말로 사회의 공동선에 기여하는 소통 가치를 실천함으로써 구현될 수 있다. 그것은 웹 2.0의 정신으로 일컬어지는 공유, 참여, 개방, 협업 등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에 있다. 김두식 교수가 페이스북 공간에서 실천해 보인 발신자 행위는 소셜미디어의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일깨워 준다. 먼저 김 교수 자신을 비판함으로써 겸허한 개방의 정신을 보인다. 일부 유명 강사들의 교만한 소통 태도에 대한 비판을 성공적으로 공유한다. 우리 각자를 성찰하는 데로 참여하게 한다. 그리고 이런 성찰의 네트워킹으로 시민들이 우리 사회 각부면(各部面)에 다양한 조언과 협업의 체제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셜미디어의 사용에도 윤리를 가르쳐야 한다. 윤리에는 적극적 윤리와 소극적 윤리가 있다. 적극적 윤리는 ‘Do(하라)’의 행동 모드로 강조되고, 소극적 윤리는 ‘Don′t(하지 말라)’의 모드로 강조된다. 김두식 교수의 발신 행위는 ‘Do’ 모드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윤리교육은 얼핏 보기에도 ‘Don′t’의 규범들이 더 많아 보인다. ‘Do’를 강화하자. 좋은 발신자와 좋은 수신자 사례를 더 많이 경험해 보도록 하자. 그리고 본인이 좋은 ‘Do’의 사례가 되는 데에 이르도록 하자.
‘먹방(먹는 방송)’이 유행이다. ‘냉장고를 부탁해’, ‘대한민쿡’, ‘3대 천왕’ 등 수많은 먹는 프로그램이 방송 중이다. 이런 방송의 사회자나 출연자는 음식을 먹으며 ‘맛있다’라고 언어적으로 표현하거나 행동·표정으로 반응(reaction)을 보이는 것 외에는 별다른 활동이 없다. 단순히 조리과정이나 레시피 공개, 그리고 요리하는 태도(허세 셰프라는 말도 있음) 정도에 대한 중계방송을 보는 듯하다. 마음을 울려주는 울대가 없는 방송이다. 그래서 허무하다. ‘먹방’은 국민을 우울하게 만드는 방송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우울을 좀 더 상승시키는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 방송이기 때문이다. 엥겔계수는 식료품비가 소비지출 중 차지하는 비율로 나타낸다. 따라서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엥겔계수는 감소한다. 즉, 소득이 줄어듦에 따라 엥겔계수는 높아진다. 엥겔계수는 행복지수가 아니라 우리 삶이 고달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방송에서 평균소득 증가를 발표하지만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잘못되었다. 하나는 평균은 허구라는 점이다. 백만 원과 천만 원을 평균 내면 100만 원의 소득자도 평균 550만 원의 소득을 올린 사람이다. 두 번째는 명목소득과 실질소득의 차이이다. 명목소득은 증가하였더라도 실질소득은 감소하였기 때문에 고달프고 힘든 삶을 살아간다. 또한 먹방은 ‘도구적 합리성’을 정당화하는 방송이다. 피곤한 삶을 위로하는 방송이라고 포장하지만 오히려 더 심화시키는 방송이다. 심리학자 매슬로우(Maslow)의 욕구단계에 따르면 먹방은 생리적 욕구 충족이라는 저차원적 욕구만을 충족시켜주는 저차원 방송이다. 반면 인문교양방송은 우리의 정서를 위로해 주는 방송이다. ‘한국인의 밥상’의 울림 ‘먹방’은 조만간 사라질 방송이다. 하나의 유행일 뿐이다. 방송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인문학을 가미시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모델이 ‘한국인의 밥상’이 될 것이다. 음식은 문화이다. 문화에는 정신이 들어가 있다. 따라서 음식 문화도 만드는 사람의 혼이 있는 들어 있는 것이다. 만드는 사람이 먹는 사람의 건강을 걱정하는 사랑과 배려, 존경이 함께 있는 음식이 좋은 음식이다. 이런 음식은 먹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추억하게 하고, 그리워하게 만든다. 필자는 콩국물, 봄동, 고추부각을 떠올리면 이 음식을 챙겨주시던 아버지를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프로그램은 이런 의미에서 좋은 방송이고 장수하는 이유가 된다. 잘못된 방송은 잘못된 이성을 갖게 한다 우리는 웰빙(well-being)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 웰빙을 먹거리 정도로 해석하여 오로지 신체적 건강으로만 해석한다. 하지만 웰빙의 진정한 의미는 합리적인 이성계발을 통한 행복 추구이다. 로크(Locke)의 ‘A sound mind in a sound body(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를 뒤집어 ‘A sound body in a sound mind(건전한 마음속에 건전한 신체가 깃든다)’가 진정한 의미에서 웰빙이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에 의하면 웰빙의 근원은 이성을 잘 계발시키는 데 있다. 잘못된 이성은 불행을 자초한다. 철학이 없는 방송을 국민을 오류와 무지, 혼돈으로 이끄는 것이다. [PART VIEW]음식은 철학이다. ‘좋은 삶’이란 우리를 무지와 편견, 오류에서 벗어나 해방된 삶을 살게 하는 것이다. 플라톤(Platon)의 비유처럼 무지의 동굴에서 벗어나 좋은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 자유교육(liberal education)이다. 자유교육은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게 하여 인류와 문화에 대한 폭 깊은 이해를 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오염되고 왜곡된 웰빙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로운 방송이 많이 필요하다. 인문학을 통해 노숙자가 행복한 삶을 되찾을 수 있었던 철학이 있는 방송이 필요하다. 음식은 사랑이며, 추억이고, 배려이다. 음식은 철학인 것이다.
인류가 5000년 동안 피 흘리며 거꾸러지며 싸워 온 목표는 오직 하나, ‘사람은 소중하다’였다. 모든 사람은 전무후무한 특이한 존재다. 아무리 못생긴 바보 천치라도 그의 어머니에게는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런 어머니의 마음이 있고서야 정치가도 될 수 있고, 교사도 될 수 있다. 교사라는 직업이 소중하다는 것도 인간을 기르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기르는 어린이 하나하나를 다 우주보다도 더 소중하게 대접하지를 못한다면 스스로 교사의 특권을 매장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1960년 5월 1일에 발간된 새교육 권두언 ‘우주보다도 더한 것’은 이렇게 어린이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었다. 15번째 어린이날(1946년 기념일 지정), 5번째 어머니날(1956년 기념일 지정)을 되새기는 뜻 깊은 5월호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세계의 어린이 헌장에 대한 해설이 실렸고, 어린이에 관한 몇 편의 글이 실렸을 뿐 이전 호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시론과 특집, 연재물 ‘나의 잊지 못할 스승’과 ‘현상 교육논문 당선작’ 발표도 변함없이 지면을 차지했다. 연재물 ‘바둑강의’는 ‘변두리 두는 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새교육은 어제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이 호에 실린 글들이 작성되고 편집되고 있던 한 달 사이에 세상은 완전히 뒤집히고 있었다. 4·19혁명이었다. 새교육 1960년 5월호는 역사 그 자체 어머니에게는 ‘우주보다도 더’ 소중했던 무려 185명의 학생과 시민의 생명이 권력의 폭력 앞에 사라져 갔다. 1960년 4·19혁명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발간된 것이 바로 새교육 1960년 5월호였다(제12권 제5호). 학원탄압, 데모, 부정선거, 그리고 혁명으로 이어진 혼란과 변화 속에서도 새교육은 중단되지 않았다. 1960년 5월호는 역사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흥미로운 것은 4·19혁명 성공 이전 사회적 혼란 속에 작성된 권두언과 혁명에 성공하던 바로 그 날, 감격 속에 작성된 편집후기가 함께 실렸다는 점이다. 편집후기는 이렇게 쓰고 있다. 4월 26일, 누구는 이날을 민권 승리의 날이라고 하였다. 또 어떤 사람은 시민혁명의 날이라고 불렀다. 아무튼 이날은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 온 날이다. 그냥 얻은 것이 아니고 고귀한 학도들이 피의 대가를 지불하고 스스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잊을 수 없는 날이다. 한국의 지성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구출한 것이다. 학원은 죽지 않았다. 이 후기를 쓰는 순간은 4월 27일 하오 1시다. 아, 교육의 중대함이여! 학원의 존귀함이여! 1950년대 후반의 대한민국은 교육 민주화를 위한 다양한 학습과 토론, 그리고 실천운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 탐욕은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을 가로막았다. 수차례 개헌으로 12년째 대통령직을 유지하던 이승만은 영구집권을 위해 제4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였다. 야당인 민주당의 선거 유세장에 학생들이 가지 못하도록 일요일임에도 등교를 강요했다. 그러자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경북고등학교를 비롯한 중·고등학교 학생 1,200여 명이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어 서울·대전·수원·충주·부산·인천 등 전국에서 학생 시위가 벌어졌다. 하지만 3월 15일 강행된 정의롭지 못한 선거에서 결국 이승만은 대통령에, 이기붕은 부통령에 당선되었다. 학생들은 저물어가는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일어섰다. 전쟁을 겪고, 새교육을 경험하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배웠던 학생들의 눈에는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와 현실이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다. 마산에서 시작된 항거는 서울·광주·진주·포항 등으로 번져나갔고, 한 달 동안 지속되었다. 민주주의를 향한 저항을 진압하고자 했던 권력은 그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저항이 거세질수록 권력의 폭력 또한 격해졌다. 4월 11일, 경찰 최루탄에 눈을 맞고 사망한 마산상고 1학년, 17살 김주열 학생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다. 학생들의 저항은 다시 타올랐고, 이승만은 이를 ‘난동’이라고 표현했다. 배후에 공산당이 있다고 발표했다. 4월 19일 학생들의 총궐기에 시민들이 참여했다. 시위는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피의 화요일, 이날 21명의 시민이 사망했다. 4월 25일 258명의 교수가 학생들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4월 26일 이승만은 국민이 원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고 다음 날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왔다. 세계 역사에서 처음으로 학생들이 권력을 바꾸는 정치혁명을 성취하였고, 세계는 이를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민주교육의 힘, 4·19를 부르다 새교육 1960년 5월호에 수록된 대부분의 원고는 이렇듯 숨 막히게 전개되었던 3·15선거와 4·19혁명을 전후로 집필되고, 편집되었다. 발간된 날짜는 5월 1일이다. 편집인 ‘L’이 편집후기를 쓴 일시가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발표 다음 날인 4월 27일 오후 1시였던 것을 보면 실제 인쇄는 4월 28일부터 30일 사이였을 것이다. 권두언과 시론, 특집을 비롯한 대부분의 원고는 4월 혁명의 성공 이전에 이미 작성된 상태였다. 새교육 5월호 시론 주제는 이전 호에서 예고된 대로 ‘학원의 자유’였다. 중앙대학교 김종철 교수는 ‘3·15정부통령선거를 계기로 교육공무원의 선거운동, 학생들의 데모사건, 교육행정의 내무행정 예속화 경향’ 등으로 학원의 자유가 크게 위협받는 현실 속에서 교육자들의 각성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이런 주제를 택한 것이라고 밝혔다(김종철, 새교육, 제12권 제5호). 연세대학교 신동욱 법정대학장은 당시 횡행하고 있던 교육에 대한 정치적 간섭이나 정치적 이용을 학원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였다(신동욱, 새교육, 제12권 제5호). 고려대학교 이항녕 법정대학장 또한 당시 학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정치라고 단정하였다. 새교육 5월호는 기존에 청탁되고 투고된 원고 이외에 긴급 원고 몇 편을 실었다. 청탁과 집필이 하루이틀 사이에 이루어졌다. 그중 하나는 동양통신 편집국장이었던 교사 출신의 문인 김광섭의 글이다. 김광섭은 하룻밤 사이에 시급히 작성한 ‘학생혁명과 제2공화국의 전망’이라는 글에서 3·15선거를 ‘몇몇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전 국민의 권리를 유린하고 박탈한 하나의 불법·부정·폭행’으로, 4·19혁명은 ‘조국을 사랑하는 젊은 청소년들의 고귀한 피와 사심 없는 거룩한 애국 운동의 결정’으로 규정하였다. 서울대학교 이희승 교수는 4·19혁명의 의의를 ‘우리 민족의 권위와 명예를 온 세계에 선양한 점’에서 찾았고, 성균관대학교 조윤제 교수는 전국의 교육자들에게 ‘위정자에게 아부하는 태도를 버리자’고 호소하였다. 부산사범학교장 강재호는 ‘악의 파멸이 의의 확립과 동일하지는 않다’는 격언을 예로 들며 교원인사의 적정화야말로 교육 부문에서의 ‘의’를 확립하는 출발점이라고 주장하였다(이상 새교육, 제12권 제5호). 새교육 5월호는 또한 ‘혁명대열에 나선 지성의 기치’라는 제목으로 4·25 대학교수단 시국선언문 전문을 게재하였다. 잘 알려진 대로 14개 조항으로 된 이 선언문은 학생들의 평화적 데모에 대한 지지와 3·15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핵심으로 하고 있었다. 선언문은 이에 그치지 않고 곡학아세(曲學阿世)하는 사이비 학자와 문화와 예술을 정치 도구화하는 문인 및 예술인의 배격, 그리고 3·8선 너머 공산세력에 대한 경계의 내용도 담고 있었다. [PART VIEW] 4·19혁명이 가져온 교육 발전 과정의 평가 4·19혁명은 대부분의 전문가에 의해 ‘대한민국의 정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4·19 정신에 기초하여 출범한 제2공화국의 교육정책이 한국 교육 발전 과정에 끼친 평가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많지 않다. 평가는 고사하고 분석조차 쉽지 않다. 분석과 평가가 어려운 것은 새로 등장한 민주당 정부의 존속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다는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4·19혁명의 교육적 의미 해석을 어렵게 만드는 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우리 학계가 1950년대 교육에 대한 종합적 이해와 평가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1950년대 교육에 대한 이해의 부족은 4·19혁명이 가져온 변화의 의미에 대한 해석을 어렵게 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4·19혁명이 한국교총(당시 대한교련)과 교원의 위상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새교육 1960년 5월호는 이를 예고하고 있다. 권두언 다음 페이지에 실린 김윤식의 글 ‘전문직이 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는 현직 교사의 자기 고백이었다. 그의 글은 ‘교원이 전문직이 된다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일까 생각해 본다’로 시작한다. 그는 새교육 이전 호(1960년 4월호)에 실린 권두언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 4월호 권두언은 인류 역사에서 교사의 시초는 그리스 로마 시대에 상류계급 자제에게 글자를 가르치던 파이다고고스(Paidagogos)였고, 이 직업은 노예로서 충당되었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지적한 후, 교사가 노예취급을 받지 않고 치과의사와 같은 전문직으로서 대우를 받으려면 ‘집단 활동을 통하여 교직의 전문성과 교육의 자주성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주문하였다. 김윤식 교사는 지금까지 의사나 변호사에 대해 열등의식을 지닌 채 살아왔고, 스스로 전문직이라고 생각해 오지 않았으며, 전문직 대우를 받기에는 너무나 짧은 교육을 받았음을 고백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전문직다운 교양과 기술을 몸에 지니기 위해 땀 흘려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4·19혁명의 성공은 학원의 민주화와 교원의 처우개선이라는 오래된 과제의 해결에 관심 있던 많은 교사의 참여 속에 교원노조의 탄생을 가져왔고, 이는 정부수립 이후 유일무이한 교원단체로 대우를 받아오던 대한교련에는 최초이자 최대의 위기로 다가왔다. ‘교직은 일반 노동자와 구분되는 전문직인가?’라는 질문은 이 시기 교육계 안팎의 논쟁을 지배하는 화두였다. 새교육 1960년 6·7월호는 당초 예고되었던 특집 ‘농촌학교의 문제의식’을 포기하고 ‘4·19혁명과 민주교육’을 다루었고, 교직의 전문성 문제는 핵심 주제로 등장하였다. 교원노조 합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어 간행된 8·9월호는 특집 전체를 ‘교직의 전문성’으로 구성하였다. 1960년 초에 불어 닥친 이 위기에 대처하는 대한교련의 자세는 무엇이었고,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 한국교총이 교원을 위한, 교육을 위한 교원단체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이 시대 교육자들의 질문에 1960년이 던지는 응답은 무엇일까?
◆ 관련법령 국가공무원법,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교육공무원 징계령,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교육공무원 징계 등 기록말소제 시행지침,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 국가공무원법, 초·중등교육법상 교원의 의무 성실 의무, 품위유지 의무, 청렴 의무, 선서 의무, 복종 의무, 친절공정 의무, 비밀엄수 의무, 직장이탈금지 의무, 영리업무 및 겸직 금지 의무, 정치운동 금지 의무, 집단행위 금지 의무 등 ◆ 징계 사유 유무가 문제된 경우 ● 교장 · 학교 경비원이 높이 6.5m의 학교 담장을 도색하는 것이 예견됨에도 학교장으로서 안전사고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도색작업 중 추락하여 사망하였고, 이에 따라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사건 →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견책) [소청09-252] · 겸직허가를 받지 않고 6학기 동안에 걸쳐 대학에 출강하였고, 출강 시 근무상황부에 기재하지도 않은 사건 → 성실의무 및 겸직허가 위반(견책) [소청09-289] ● 교감 · 교무실에서 교사들 사이에 욕설을 하고 폭행을 하는 싸움이 났는데, 이를 말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중재역할을 하지 않은 사건 → 성실의무 위반(감봉1개월) [소청03-33] · 2학년 담임교사들에게 3학년 학생들의 생활기록부 정정을 지시하여, 2학년 담임교사들이 3학년 담임교사들의 인증서로 교무업무시스템에 접속하여 46건의 생활기록부를 정정하도록 한 사건 → 성실의무 위반(견책) [소청12-140] ● 교사 · 겸직허가 등이 없이 임대주택법에 의거 공무원 신분으로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여 주택임대업을 한 사건 → 지나치게 과도한 부동산임대로 담당임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가 아니라면 징계대상이 아님 [복무12141-166] ·처제 명의로 된 음식점을 실질적으로 자기가 운영하면서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하여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사건 → 품위유지 의무 위반(견책) [소청11-308] · 최근 3학기 동안 시험문제를 전년도 문제와 동일하게 재출제 하였으며, 표기오류로 4문항의 정답을 수정한 사건 → 성실의무 위반(감봉1개월) [소청07-544] ·기자의 요구로 학교장 허락 없이 교실에서 소형카메라를 몰래 작동하여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휴대폰을 사용하는 폐해를 촬영하여 TV 뉴스에 방영하게 한 사건 → 성실의무 위반(견책) [소청00-130] [PART VIEW]?유학휴직을 신청하였으나 유학휴직 조건이 되지 않아 거절되자 허위로 간병휴직을 하고 어학연수를 한 사건 → 성실의무 위반(감봉3개월) [소청08-212] ?아버지 간병을 위하여 3차에 걸쳐 간병휴직을 하였는데, 2차 휴직기간 중 아버지를 국내에 두고 해외에 체류하였고, 3차 휴직기간 중 아버지가 이미 사망하였음에도 계속 해외에 체류한 사건 → 성실의무 위반(해임) [소청10-391] ?영어수행평가 시험 감독을 담당하면서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방치하였고 그 결과 재시험을 실시하게 되었으며, 학교장의 경위서 제출요구에도 불응한 사건 → 성실의무 및 복종의무 위반(해임) [소청11-122] ◆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 징계사유로 수사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에도 징계할 수 있나요? A ?공무원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관계된 형사사건이 아직 유죄로 인정되지 아니하였거나 수사기관에서 이를 수사 중에 있다 하여도 징계처분은 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84.9.11, 선고 84누110 판결 참조). 단, 검찰·경찰, 그 밖의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는 제3항에 따른 수사개시 통보를 받은 날부터 징계 의결의 요구나 그 밖의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할 수 있습니다(국가공무원법 제83조 제2항). Q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유로 징계할 수 있나요? A ?같은 사건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징계사유의 인정에는 영향이 없으며, 벌금 이하의 형을 받거나 면소 또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동 비위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한 따로 징계절차를 취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67.2.7, 선고 66누168 판결 참조). Q 휴직자에게도 징계가 가능합니까? A ?휴직자도 공무원의 신분이 계속되므로 징계의결 및 처분이 가능하고, 휴직자에 대하여 감봉의결을 한 경우 보수감액조치는 복직한 후로부터 지급되는 보수액을 기준으로 하여야 합니다. Q 강등·정직기간 보수는 어느 정도 지급되나요? A ?2016년 6월 25일 이후부터 국가공무원법 개정(2015.12.24, 법률 제13618호)으로 강등이나 정직에 대해서는 처분기간 중 보수를 전액 삭감합니다.
영어수업을 진행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학생 간 수준 차이’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영어 유치원이나 영어 학원, 영어 학습지 등 영어 사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심지어 일반 유치원에서도 영어는 필수가 되었다. 문제는 질적인 차이이다. 현실적으로 이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영어를 정규교과로 가르치다 보면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 그리고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입학한 학생들 간의 차이는 엄청나다. 후르츠 바스켓 활용 수업의 실제 영어 수준이 높은 학생은 교실에서 진행되는 영어수업에 흥미를 잃기 쉽다. 하지만 영어 수준이 높든 낮든 모든 학생이 학습 내용에 흥미를 갖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교사의 몫이다. 후르츠 바스켓(fruit basket) 게임은 일본에서 원어민 영어수업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활동이다. 포털사이트에서 후르츠 바스켓을 검색하면 관련 동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너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와 비슷한 이 게임은 활동하는 동안 술래의 영어 표현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술래의 경우 영어 표현을 하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듣기·말하기 차시에 적당하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부끄러움이 많은 학생에게 다른 친구들이 말하기를 강요할 경우, 교사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적절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수업에 다 적용되는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것이다. 이 활동을 가장 쉽고 재미있게 하려면 영어가 아닌 다른 교과에서 미리 한번 해보는 것이다. 학생들이 이 활동에 익숙해져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책상을 치우고 의자만으로 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러므로 미리 자리 배치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 후르츠 바스켓 사전 활동 ① 학생들은 자신의 의자를 가지고 큰 원을 만든다. ② 교사가 사과(apple), 포도(grape), 레몬(lemon), 바나나(banana) 등 과일 4~5개를 영어로 제시해 준다. ③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을 하나 고른다. ④ 학생들은 돌아가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을 말한다. 교사 : What’s your favorite fruit?(좋아하는 과일은 무엇인가요?) 학생 : My favorite fruit is lemon(레몬을 좋아합니다). ⑤ 학생 중 한 명을 술래로 놓고 그 학생의 의자를 치워 학생 인원수보다 의자가 1개 부족하게 한다(의자 개수 = 학생 인원수 - 1). 혹은 의자를 빼지 않고 선생님이 술래를 하면서 시작해도 좋다. [PART VIEW]⑥ 소개가 다 끝나면 학생들이 “What’s your favorite fruit?”이라 물어본다. 그러면 술래는 자신이 선택했던 과일을 말한다. “My favorite fruit is lemon”이라고 하면 lemon을 선택했던 학생들은 모두 움직인다. 이때 술래도 빈자리로 움직여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⑦ 자리에 앉지 못한 학생은 다음 술래가 된다. ⑧ 술래는 “fruit basket”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모든 학생이 움직여야 한다. ※ 활동에 따라 ‘fruit basket’ 대신 다음과 같이 대체할 수 있다. ① Rainbow(for colors) : 무지개(색깔) ② Go to the zoo(for animals) : 동물원(동물) ③ Olympic games(for sports) : 올림픽(운동 종목) ④ Lunch time(for random food) : 점심시간(음식 종류) ⑤ Christmas(for Christmas words) : 성탄절(크리스마스 관련 단어) 후르츠 바스켓 활동은 단어 연습뿐만 아니라 문장 연습으로 바꾸어 적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핵심 표현(key expression)을 충분히 연습한 후 활동을 시작해야 하며, 문장이 다소 길 경우 칠판에 제시해도 괜찮다. 활동을 여러 번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문장을 익히게 될 것이다. 다음은 4학년과 6학년을 대상으로 적용했던 수업 사례이다. ≫ 사례 1 _ “Is this your pen?” game(“이것은 당신의 펜입니까?” 게임) ① 학생들은 원을 만들어 앉는다. ② 교사는 학생들에게 사진카드를 한 장씩 나누어 준다. ③ 학생들은 자신의 카드를 확인한다. ④ 술래(Tagger)는 원 안을 돌다가, 다른 한 명의 학생(student ‘B’)을 선택하여 자신의 카드를 보여주며 “Is this your cap?(이것이 당신의 모자입니까?)”이라고 물어본다. ⑤ 만약 술래와 같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Yes, it is(네, 제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student ‘B’ 양옆에 앉아있는 학생은 자리를 바꿔 앉아야 한다. 술래는 두 학생이 자리를 바꿔 앉는 동안 의자 하나를 뺏어 앉을 수 있다. 자리에 앉지 못한 학생은 다음 술래가 된다. ⑥ 만약 술래와 다른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No, it isn't. My cap is yellow(아닙니다. 제 모자는 노란색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노란색 모자 사진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자리를 바꿔 앉아야 한다. 자리를 바꿔 앉는 동안 술래는 의자 하나를 뺏어 앉을 수 있다. 자리에 앉지 못한 학생은 다음 술래가 된다. ≫ 사례 2 _ Changing seat game(의자 바꿔 앉기 게임) ① 학생들은 카드를 한 장씩 갖고 큰 원을 만들어 앉는다. ② 술래(student ‘A’)로 지목된 학생은 원의 중앙으로 와서 다른 한 명의 학생(student ‘B’)을 선택한다. ③ student ‘A’는 student ‘B’에게 “Can I try this on?(내가 이것을 사용할 수 있나요?)”라고 말한다. ④ student ‘B’는 “Of course, what color or size do you want(당연하죠. 당신은 어떤 색 또는 크기의 카드를 원합니까?)”라고 답한다. 그러면 student ‘A’는 “ , please( 주세요)”하며 자신의 카드에 있는 색깔과 크기를 말한다. ⑤ student ‘A’와 같은 카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서로 자리를 바꿔 앉고, 자리에 앉지 못한 학생은 술래가 된다. 이 활동은 특히 서술(description) 단원에 적용하면 더 활기찬 수업이 된다. 예를 들면 “안경 쓴 사람은?(people who wear glasses?)/여자는?(people who are women?)/자매가 있는 사람은?(people who have sisters?)”등의 표현을 말하면 해당하는 학생들이 움직인다. 이 경우 꼭 후르츠 바스켓(fruit basket)이라 말하지 않고, “코가 달린 사람은?(people who have one nose?)”등의 문장을 사용하여 모든 학생이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