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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20년 이상 피운 담배를 끊은 지 십 년이 지났다. 그래서일까? 그 이후, 매년 건강 검진을 받을 때마다 모든 항목이 정상수치이다. 운동이라고는 말 그대로 숨쉬기 운동만 하는 내가 이렇게까지 건강하다는 사실에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건강에 이상 징후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갑자기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심지어 퇴근하면 바로 쓰려져 자는 일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해 건강 검진 결과, 검사 항목의 모든 수치가 정상인보다 높게 나와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그리고 2차 검진 대상자로 분류되어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의사 소견서를 받았다. 특히 혈당수치가 높아 당뇨가 의심된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검진 결과지를 들고 정밀검사를 위해 종합병원을 찾아갔다. 문제는 과로와 스트레스였다. 그리고 당뇨는 이미 많이 진행되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이 나왔다. 우선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 의사는 꾸준한 운동을 추천해 주었으며 가능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 것을 조언하였다. 운동과 스트레스? 평소 운동 그 자체를 좋아하지 않고 웬만한 일에 스트레스를 잘 받는 내가 의사의 조언을 잘 따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건강에 신경을 쓸 나이인 만큼 의사의 말을 그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운동계획을 잘 세워 실천해 보려고 하였으나 매번 작심삼일(作心三日)이었다.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워낙 예민한 성격이라 쉽지 않았다. 아내가 헬스장에 다닐 것을 여러 번 권유했으나 시간이 없다며 방학 때 한다며 미뤘다. 그러나 그것 또한 지켜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들어, 혈당 수치가 떨어지지 않아 걱정하는 내게 아내가 제안했다. 그건 바로 운동이었다. 당뇨에는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저녁을 먹고 난 뒤,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 20바퀴를 함께 뛸 것을 아내는 제안했다. 그리고 며칠 운동을 한 뒤, 효과가 없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며 나를 설득시켰다. 이 무더위에 운동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했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나서기는 했지만 그다지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다. 사실 이곳에 산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래로 이곳 초등학교에 와 본 지도 오래된 것 같았다. 그 사이에 학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로 지어진 체육관에 운동장은 잔디가 깔려 있었고 트랙 또한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운동장에는 열대야에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뒤, 천천히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날씨가 워낙 더워 계속해서 뛰는 것은 무리였다. 몇 바퀴 돌지 않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이마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그래서 걷고 뛰기를 반복했다. 운동한 지 약 15분쯤 지났을까? 아내는 무리하지 말라며 쉬엄쉬엄할 것을 주문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은 내게 행여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된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운동인 만큼 아내에게 이런 일로 부담을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아내와 약속한 운동장 20바퀴를 돌았다. 그런데 지치고 힘들었지만, 기분은 그 이상이었다. 이제야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았다. 마지막 몸풀기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여학생 여럿이 스마트 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운동장 쪽으로 걸어왔다. 내심 열대야를 피하고자 이곳을 찾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은 운동장 중앙 계단에 앉아 깔깔거리며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2명의 남학생이 담배를 입에 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심지어 두 남·여학생은 주위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킨십까지 하는 낯 뜨거운 장면을 연출하였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에 그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그 자리를 피하기까지 했다. 하물며 하던 운동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마도 그건, 괜한 일에 나서 학생들로부터 봉변을 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아이들의 무질서한 행동으로 학교가 타락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교사로서 화가 났다. 그래서 다가가서 일침(一針)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옆에 있던 아내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불량행동을 보고 내가 그냥 지나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내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는 이런 일로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 시작한 운동을 그만둘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었다. 아내는 자신이 직접 해결하겠다며 나를 뒤로 밀치며 아이들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아내가 너무 자신 있어 하기에 아내의 말을 믿어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돌발 상황을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아이들이 있는 쪽을 계속해서 응시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끄러웠던 소리가 잠잠해졌고 담뱃불 또한 보이지가 않았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떠나는 아이마다 아내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어슴푸레 비춰졌다. 아이들을 해체시키고 난 뒤, 돌아온 아내는 마치 큰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개선 여장군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한 내 질문에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하였다. 대답 대신 아내는 앞으로 내가 꾸준히 운동을 열심히 한다면 자연스럽게 그 답을 알게 될 거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 이후, 아내로부터 답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남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특히 운동을 싫어하는 남편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도 마다치 않는 아내의 진심 어린 마음을 알게 되었다.
순천동산여중(교장 조창영)는 8월 18일 오후부터 일본 후쿠오카시립 하코자키중학교 2학년 4명을 맞이하여 3박 4일 동안 가정 홈스테이와 1일 학교체험 학습, 순천지역 관광을 통하여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한일간 국제교류활동을 실시하였다. 글로벌화 시대를 맞이하여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한일 상호간 이웃 나라의 중요함과 상호이해를 통한 평화의 세계를 만들기 위하여 '상호 존중과 배려'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기 위하여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올해는 두 번째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 교류는 일본에서는 하코자키중학교 교구의 주민이 주체가 되고 한국에서는 순천동산여중이 주체가 되어 지역간의 교류를 도모하고 장차 학생은 물론 학부모에 이르는 교류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같은 교류는 전 후쿠오카한국교육원장을 역임한 전 순천동산여중 김광섭 교장의 노력으로 성사된 것이다. 19일(금) 오전 9시 전교생이 모여 일본에서 온 학생들을 환영하는 행사를 가졌으며, 이번 교류에 참가한 중학생 4명은 4차례의 사전학습을 통하여 배운 서툰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하여 참여한 중학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학생들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가운데 6교시까지 교실에서 함께 수업에 참여하면서 타인과 소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며, 남을 이해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가를 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솔한 니무무라 카즈아키(53세)교장은 30년 전 대학생 시절 한국을 처음 방문하였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이번 방문을 통하여 "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과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지금 시작하는 교류가 10년, 20년 후 성인이 되었을 때 매우 중요한 것이 될 것으로 믿는다" 면서, 조창영 교장의 안내를 받아 아랫장 야시장에서 김치, 파전 등 한국 전통 요리를 맛보고 "일본에서 먹은 김치와는 맛이 완전히 다르고, 한국인의 활동에서 활기를 느낀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일 일본 방문단은 순천만습지와 낙안읍성에서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였으며, 뿌리깊은나무박물관에서는 한국의 의상을 입어보고 신기함을 나타냈으며, 오후에는 시내 상가에서 쇼핑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년 1월에는 하코자키중학교를 방문하여 홈스테이와 학교체험 학습을 할 예정이다. 조창영 교장은 "미래사회는 지구촌이 하나의 삶의 무대가 될 것이므로 세계 여러 지역에 많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면서 본교 학생들도 지금부터라도 세계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하여 노력하여 줄 것을 당부하였다.
얼마전 알파고가 이세돌을 4 대1로 기세 좋게 꺾었을 때, 우리는 놀라움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인공지능(AI)이 몰고 올 대변화에 공포심마저 느꼈다. 누구는 ‘알파고’의 존재를 인간의 1000년 역사를 단번에 허무는 ‘괴물’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실제로 이미 AI는 의료, 자동차 분야를 넘어 법조계와 언론의 영역에서까지 인간 대신, 인간보다 수천 배는 빠르고 정확하고 편리한 존재로 확산되고 있다. 인간의 절대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바둑의 세계에도 거침없이 들어왔고, 인간의 마지막 영역인 감성과 창조 능력에까지 도전해 가고 있다.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던진 AI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포켓몬고가 나타났다. 포켓몬고가 만들어낸, 실제 현실에 가상적인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해 마치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게 만드는 증강현실(AR)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만 정식 출시됐지만 하루 수천만 명이 포켓몬고에 매달리는 상황이다. 포켓몬고에 열중한 나머지 각종 사고가 일어나자 급기야 일본 닌텐도사가 특별 주의사항을 발표했다. 올림픽 기간 중 판매를 시작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관광객과 선수들이 길거리에서 포켓몬고에 열중하면서 스마트폰을 강탈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도를 제공하지 않아 출시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도 속초 등 일부 지역에서 해당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면서 인파가 몰리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포켓몬고가 활용한 증강현실이 사람들을 다른 차원의 문화 세상으로 이끌고 있다. 나아가 증강현실이 도로의 신호등이나 표지판도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지도 모른다. 당장 포켓몬고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알고리즘의 특성상 포켓몬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이제 가만히 앉아서 스마트폰만 조작하지 않는다. 실제 현장을 가야 하고 좀 더 희귀하고 강력한 포켓몬을 얻기 위해서는 더 먼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관광과 건강으로 이어진다. 포켓몬 같은 익숙하고 인기 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이 더 많이 나오고 그것이 다양한 현장과 결합한다면 이는 단순한 흥미 차원을 넘어 관광과 건강 증진, 나아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인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인공지능도, 증강현실의 포켓몬고도 그 기반은 컴퓨터이고, 출발은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보면 게임은 다른 문화나 오락과 상이한 측면이 있다. 모든 문화가 산업과 결합하면 거의 무조건으로 긍정적인 효과와 이익을 낸다. 그러나 게임은 그것이 크든 작든 마이너스 효과를 동시에 안고 있다. ‘중독성’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을 이야기할 때마다 산업성과 부작용은 서로를 과장하고 서로 충돌한다. 게임의 개발과 생산을 강조하는 산업은 게임이 가진 경제성, 경제적 파급 효과, 시장의 규모, 콘텐츠의 활용성 등에 초점을 맞춘다. 당연히 기본적으로는 어떤 규제에도 반대한다. 반면 게임의 부작용과 피해를 강조하는 교육계와 가정에서는 과몰입에 따른 병리현상을 먼저 걱정한다. 그러니 소비에 대한 규제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규제의 당위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통계를 내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얼마인지 이야기한다.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심야게임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도 그래서 나왔다. 여기에는 게임은 ‘도박’과 비슷하고, 인간은 그것에 가장 유혹당하기 쉬우며, 한번 빠지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실제 게임에 이 같은 속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게임이 도박과 결합하는 사례도 있다. 어쩌면 이 둘 사이에서 게임은 본래의 가치나 역할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문화로서의 게임’이다. 알파고와 포켓몬고에서 보듯 이제 게임은 단순한, 잘못하면 과몰입에 빠지는 오락의 차원을 넘어섰다. 게임이야말로 21세기 디지털 세대의 가장 익숙한 문화와 여가의 양식이며, 창의적 상상력과 기술로 영역 확장 가능성이 무한한 미래이다. 게임은 인간의 사고를 확장하고 활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현실과 게임이 하나로 결합해 새로운 현실을 창조한다. 이를 아날로그 세대라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인식을 바꾸고 게임을 문화 양식으로 접근할 때, 이분법이 아닌 게임 문화의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게임 생태계도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산업의 발전이 오로지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융성과 연결되고, 게임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문화가 있는 삶’이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게임은 인문과 예술과 기술이 자유롭게 만나고,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다양한 문화로 나아갈 것이다. 놀이는 인간의 본능이다. 또 놀이만큼 인간을 아름답고 열정적으로 만드는 것도 없다. 문화와 예술도 놀이에서 시작됐다. 그 놀이가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쾌락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공동선과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다면 공자의 말처럼 그것을 즐기면서 배우고 익히고 행하는 것이야말로 최고가 아닌가. 알파고와 포켓몬고가 이미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공자도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다.
요즘 대졸자의 취업난이 어느 때보다 어렵다. 그래서 3포가 아니라 7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은 우리 사회를 더욱 암울케 하고 있다. 정부나 국회는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없다. 정말 답답하다. 일이 있어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기를 수 있다. 생계가 보장이 안 되니 무슨 희망과 꿈이 있는가? 이러한 답답함과 막막함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까지 스스로 끊은 사람도 있다. 문제의 근원은 모든 학교나 학생들이 대학입학으로 집중되어 있는 데 문제가 크다. 물론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의 요구도 문제이지만 국가차원의 인력배치를 위한 교육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먼저 대부분의 선진국을 보면, 우리나라처럼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다. 그만큼 대학 졸업자에 대한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이나 승진의 차는 엄청나다. 그래서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고, 좋은 배우자와 결혼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대학이 곧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목을 매는 것이다. 얼마 전 교육부 관료의 “민중은 개 · 돼지와 같다”는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지식인까지 그렇게 인식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잘못된 우리의 교육제도다. 이젠 손을 봐야 한다. 전체적인 틀을 고쳐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교육부는 조기 취업을 위한 특성화 고등학교를 실무중심 교육으로 개혁안을 내놓아 관심이 높다. 소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학교다. 학생들은 2학년 때부터 일주일에 3일은 학교, 2일은 기업에서 교육을 받으며 이론과 현장실무를 배우는 방식이다. 현장교육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어서 좋을 뿐 아니라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다시 가르쳐 하는 연수 비 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학교는 졸업생들의 취업난에 도움이 된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지난해 9개교, 503명의 학생이 참여했던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현재 전국 60개교, 2674명의 학생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내년에는 참여 규모를 200개교, 7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좋은 직장을 얻고 당당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부러울 때가 많다. 굳이 대학진학을 고집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래야 교육에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원하는 진정한 진로교육이고 이러한 사회적 기반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법률 근거 미흡해 훈방조치 태반 ‘자식 이기주의’ 풍토 바로잡아야 교육계만으론 장기적 교육성과 한계 지역사회 하나로 묶기 위해 노력 인성은 공동체 유지시키는 원동력 ‘인문교육’과 접목한 인성교육 추진 교육은 교사의 열정·헌신으로 완성 밝은 미래 위해 사명감 가져주길 "심각한 교권침해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 기준을 마련해 학교에서는 결코 폭력이 용인될 수 없다는 공감대를 이루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학부모들의 자식 이기주의와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우동기(64·사진) 대구시교육감은 18일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교권침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 같은 소신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자녀 연령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학부모 교육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학교 교육에 대한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 교육감은 우리 교육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대구 교육의 침체기를 극복하고 올해 교육청 평가 5년 연속 1위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교원의 우수성과 열정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교사들에게 "교육의 완성은 결국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에 의해 이뤄진다"며 "밝은 미래를 위한 교육의 맨 앞에 서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비결이 있나. "지난 2009년에는 꼴찌 수준이었는데 점점 순위가 올라 2012년부터 계속 1위를 하고 있다. 사실 교육계만의 노력으로는 장기적인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그래서 처음부터 교육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하나로 묶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5년 연속 1위는 대구교육계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더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처음에는 참 힘들었다. 행정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치고, 의기소침해있던 교직원의 분위기를 되살리는 한편, 바닥으로 떨어져있던 교육에 대한 지역의 신뢰도 얻어야 했다. 당연히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고 거부감도 심했다. 설득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다." ―올해 역점 추진사업은 무엇인가. "역점 사업은 3가지다. 첫째는 인문소양교육을 통한 실천중심 인성교육이다. 학생들의 정서적인 감화를 높여 실천으로 잘 연결되도록 하려는 의도다. 대구의 대표 인문교육 정책인 ‘인문도서 100권 읽고, 100번 토론하며, 1권 쓰기’를 인성교육과 연결하고 인성 연극, 드라마를 도입하는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둘째는 협력학습 중심의 교실수업 개선이다. 협력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자존감을 갖고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수업이 되도록 바꾸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셋째는 학부모들의 자녀교육 역량 강화다. 가정의 교육기능 회복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전국 최초로 학부모 역량 계발 교육과정과 자녀교육서를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성교육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인성이 당장의 대학입시나 경제적 효과 창출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공동체를 존재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교육은 ‘인성’에 주목해야 한다. 요즈음 학생들에게 필요한 인성역량은 회복탄력성이다. 회복탄력성은 시련과 실패를 발판 삼아 더 높이 튀어 오르는 마음의 근육 같은 것을 말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대부분 회복탄력성도 높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을 긍정적인 어른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권역별 컨설팅과 교원 연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매년 100인의 전문가를 양성해 컨설팅 인력풀을 구축하는 ‘인성교육 전문가 100인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특색사업으로 인문교육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역점 활동은 무엇이고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나 "2014년부터 초·중등 12년 동안 인문학 관련 책 100권을 읽고, 100번 토론하며, 1권의 책을 쓰는 ‘100-100-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를 기초로 인문 관련 동아리 운영, 인문정신 수업방법 및 자료 개발, ‘토론 어울마당 및 학생 책쓰기 축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4년 9월에는 교육부 요청으로 대구교육연수원에 인문소양교육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우리 교육청의 인문교육 정책을 전국의 교사,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다. 인문교육은 인간이 중심이 되어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떻게 살 것이냐는 질문 속에서 인간의 성장을 돕는 데 의미가 있다." ― 학부모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부모의 변화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가치관이 바로 서지 않으면 좋은 교육정책을 아무리 쏟아 내도 실현되기 어렵다. 우리가 무언가를 ‘제대로’ 해보려 할 때 교육부터 열심히 받듯이 좋은 부모, 지혜로운 학부모가 되는 데도 교육이 필요하다. 2012년 2학기부터 모든 학교를 ‘학교평생학습관’으로 지정하고 학부모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교육과정과 교과서, 500여명의 강사까지 대구의 학부모교육 인프라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내 아이만’을 위하는 교육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답이다. 학부모들의 업그레이드 된 자녀교육 역량이 학교교육 활동에 대한 적극적 참여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구시교육청은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구성된 학부모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과정은 자녀의 학교급에 따라 총 8단계로 이뤄져 있다. 또한 학교에 못 오는 학부모를 위한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명사나 학부모교육 강사의 강연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TBC 제3교실’로 검색하면 시청할 수 있다. ―갈수록 교권침해가 심각하다. 교육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대구의 교권침해 건수는 2012년을 기점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교권보호 종합대책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변호사, 상담사, 퇴직교원, 전문직으로 구성된 ‘교권119’를 운영 중이며, 에듀힐링 연수를 확대하고, 매년 교권보호 사례집과 리플릿을 제작·배부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교육부의 교원치유지원센터 시범 운영 공모에 선정돼 ‘에듀힐링센터-휴(休)’를 구축했다. 상담교수 인력풀을 구성해 어디서나 전문가에게 상담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학교 현장의 미담 사례를 발굴해 ‘아름다운 선생님’ 인증패를 수여하고, 매년 스승의 날에는 교사들에게 경력 주기별 공로증서를 준다. 또한 대구교총회장배 교원체육대회 등 행사도 지원하고 있다." ―교총은 교권보호법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내 자식’만을 기준으로 학교를 평가하는 한 교사 폭행 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폭행 등의 심각한 교권침해 사안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는 법률적 근거가 미흡해 단순한 훈방 조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엄격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사회 전반적으로 학교 안에서의 폭력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꾸준한 홍보를 통해 학부모들의 ‘자식 이기주의’와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 환경을 바꿔 나가야 한다." ―지방교육재정 악화로 학교살림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해법이 무엇이라고 보나. "최근 경기 침체로 세수가 감소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액이 줄었다. 그러나 누리과정비, 교육급여 등 교육복지비와 학생안전사업 등 재정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효율화를 통한 예산절감, 정책사업 우선순위 조정, 학교용지일반회계부담금 미상환액의 전입금 확충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지방교육재정이 근본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 상향 조정 등 국가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현장 교원들에게 하고 싶은 격려나 당부의 말씀은? "먼저 대구의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기존의 관행을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과 정책을 시도할 때, 현장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전국의 선생님들께도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교육은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시·도교육청들이 저마다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교육의 완성은 교실에서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에 의해 이루어진다. 나는 대구교육이 침체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선생님들의 우수성과 열정을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교육은 분명히 희망적이다. 밝은 미래를 위한 교육의 맨 앞에 선생님들이 서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했으면 좋겠다."
폭염 속에 개학한 학교들이 찜통교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기료 폭탄을 맞을까봐 교실마다 층마다 에어컨을 번갈아 돌리는가 하면 점심시간에는 아예 가동을 멈추는 등 고육책을 동원하고 있다. 30도를 넘나드는 교실에서 교사, 학생들의 수업이 제대로 될 리 없고 무기력증, 두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찜통교실 문제는 불합리한 교육용 전기요금체계에 기인한다. 현행 교육용 전기요금은 1년 중 전력 사용이 가장 많은 날 하루의 사용량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매긴다. 이 때문에 연간 사용량이 고른 산업용보다 교육용 전기료가 17%나 비싸고 심지어 누진제가 적용되는 주택용보다도 높다. 그래서 많은 학교들은 최대전력관리장치를 설치해 기준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본요금이 더 높아져 전기료 폭탄을 면하기 어려워서다. 일부 학교는 교실마다 에어컨 당번까지 정해 스위치 단속까지 한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땀을 줄줄 흘리는 학생들에게 절약만 강조하는 꼴이다. 여름만 문제가 아니다. 이런 요금체계로는 다가올 겨울 ‘냉장고교실’ 또한 재연될 게 뻔하다. 지난 4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찜통교실을 운영한 학교가 2910개교, 냉장고교실은 4685개교에 달했다. 교육용 전기료 부과체계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우선 과도한 기본요금 부과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 또한 교육의 공공성을 감안하면 산업용 이하, 농사용 전기요금 수준으로 단가도 낮춰야 한다. 전기사업법 개정 등에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이유다. 세계 11위 경제대국, 복지예산 100조원의 대한민국에 찜통·냉장고 교실은 부끄러운 민낯이다. 가장 기본적인 수업 환경조차 제공하지 못하면서 무상 교육복지를 외치는 건 모순이다. 이번에야말로 학교의 과도한 전기료 부담을 해소하는 특단의 인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가 자유학기제와 2015 개정교육과정의 현장 착근을 위해 교원 양성과정 개선계획을 17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자유학기제의 질적 변화를 담보하는 교실 수업 및 평가방식의 개선과 새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초점이 있다. 현행 교육과정은 크게 교과학습과 창의적체험활동(창체)으로 이뤄진다. 교과학습의 설계도인 교육과정의 변화와 창체의 실효성을 감안한 자유학기제의 도입은 이를 현장에서 추진해야 할 교사의 자질과 능력의 변화를 요구한다. 또한 새 교육과정은 학생참여 중심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 시스템의 정착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지식정보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런 면에서 양성과정의 교직과목과 교과교육과목에 다양한 수업 실현, 과정중심 평가방법, 진로교육, 융합교육,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확대·신설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예비교사들이 자유학기제를 접할 수 있도록 수업지원단을 구성하고 교육봉사활동 시간을 확보한 것도 현실적인 조치로 보여진다. 다만 예비교원 양성시스템의 정착은 결국 교원 임용시험 제도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계획에 구체적인 임용시험 개선방안이 빠진 것은 실효성에 의문을 낳게 한다. 또한 교육부가 교원양성 시스템을 선도하는 대학에 예산을 지원해 조기 정착에 나서겠다는 것도 현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전철을 밟거나 자칫 예산을 받기 위한 문서상의 변화에 그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수진 확보와 충분한 연수 등 준비가 필요하다는 대학 측의 요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시스템의 변화는 공문이나 계획서 시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교원양성기관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과 내실화를 위한 지원에 달려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 중 ‘선취업, 후진학’ 제도가 있다. 이를 통해 고교 취업을 활성화하고 평생교육에 물꼬를 트려는 취지다. 그 일환의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평생교육단과대학 신설이다.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한 이들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이 사업을 놓고 대학 사회에서 찬반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재직자 전형 홀대하는 주요 대학들 사실 세계적인 명문대학들은 선취업, 후진학 학생을 위한 평생교육에 일찌감치 앞장선 상태다. 그러나 서울대, 이화여대 등 국내 주요 대학은 현재 마련돼 있는 재직자 특별전형(정원 외 선발)제도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는 전문계고를 졸업한 뒤 직장을 다니다 직무능력 향상 등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려는 이들에게 기회균형이란 취지에서 2009년 도입됐다. 문제는 상위권 대학일수록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교육부가 최근 2017학년도 대학별 재직자 전형 모집 인원을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 주요대학 34곳 중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9곳은 재직자 전형 인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SKY’ 대학 중에서는 고려대가 유일하게 10명을 뽑기로 해 체면을 유지했다. 서울대는 학부 정원이 3136명으로 묶여 있어 정원 외 입학을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재직자 전형으로는 제도 시행 이후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이화여대도 지금까지 재직자 전형으로 선발한 인원이 없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평생단과대학 신설이었지만 논란만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주요 대학이 기득권을 버리고 100세 시대에 맞게 평생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르웨이는 대학 신입생 중 25세 미만 비율이 노르웨이는 38%에 불과한 데 비해 한국은 89%(2013∼2015년)에 달한다. 55∼6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 기준으로도 한국은 17%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사실상 평생교육 후진국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그것도 단순히 순서적 개념의 4차 산업혁명이 아니다. 변화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다중 변화의 시대’가 될 거란 전망이다. 기업도 개인도 극도의 불확실성에 직면할 게 뻔하다. 유연한 교육, 유연한 재교육 말고 다른 방도가 없다. 그래서 교육에서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대학이 평생교육의 문호를 여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도 익스텐션스쿨과 해리스맨체스터대라는 평생교육 성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유연한 교육체제로 미래사회 대비를 세계는 이미 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기회의 평등을 드라마틱하게 확대시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학위’의 치맛자락만 부여잡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대학의 권위는 ‘학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에서 나와야 한다. 평생교육 서비스는 대학의 본교육과 담장을 쌓고 차별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학 교육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규 입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 고교생, 직장인, 은퇴자 등 다양한 비정규학생들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학교에서 부장교사는 관리자와 평교사의 연결고리로서 각종 업무 추진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학부모들이 관리자나 담임교사에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을 듣고 의논하는 소통 창구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부장교사가 업무 처리를 잘 하고 교육 공동체 간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면 학교는 한결 편하고 부드러워진다. 반대로 부장교사가 업무 파악을 잘 못한다거나 심지어 일을 어렵게 만든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관리자,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에까지 미치게 된다. 나보다 우리, 학교를 생각하는 자리 학교의 허리로 중책을 맡고 있는 부장교사들은 그만큼 교직생활이 녹록치 않다. 아침에 먼저 출근하고, 저녁에는 늦게까지 하루 일과를 정리하느라 늦은 퇴근이 잦다. 일과 중에는 관리자와 누구보다 많이 의논을 하고, 크고 작은 협의회에 수시로 참여해야 한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학교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장교사들은 직원 협의회에서 교사들의 업무 처리와 헌신에 대해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노력한다.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장의 무명교사들이 묵묵히 교단을 지키듯 부장교사들도 누가 알아주기를 기대해서 소임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선배 교사로서 좀 더 학교 전체를 바라보며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업무 처리에 솔선하려는 사명감과 자발성의 발로일 뿐이다. 경력 20년이 되다 되니 내 문제보다는 학교 문제, 개인의 문제보다는 우리의 문제를 고민하고 나눔에 앞장서야 함을 절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장교사로서 이런 경험과 생각을 다른 부장교사에게 강요하거나 후배들에게 무용담처럼 들려주고 싶지는 않다. 단지 나의 부장관(觀)일 뿐, 매뉴얼이 될 필요는 없다. 살다보니 내 자랑을 하거나 남을 깎아내리기보다는 동료, 후배 교사들의 모습을 본받고 칭찬하며 고마워하는 것이 교사로서 성장하고 유대를 강화하는 길임을 깨닫게 됐다. 부장교사는 중견 교사로서 축구경기로 따지면 미드필더라는 생각이다. 가장 많이 뛰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골을 넣으려는 욕심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공격수가 득점을 하도록 돕고, 득점이 되면 가장 먼저 달려가 축하를 해주는 자리여야 한다. 실점을 하지 않도록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야 하고, 실점이 되면 수비를 위로하고 자신의 실책은 없는 지 반성해야 한다. 학교의 ‘미드필더’로 긍지 살려줘야 그리고 기회가 되면 팀의 승리를 위해 골을 넣되, 그 골은 팀플레이로 만들어 낸 것으로 돌리고 팀의 승리를 동료들과 나눠야 한다. 무명교사처럼 부장교사 역시 맡은 바 책무를 잘 수행한다고 해서 특별히 알아주는 이는 없다. 그저 묵묵히 일하며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육 구성원을 존중하고, 아이들을 믿고 아끼며 가르치는 순간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낄 뿐이다. 무명교사와 더불어 전국의 무명 부장교사들이 학교를 지탱하고 있는 한 우리 교육은 조금씩 발전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길로 나아가리라 믿는다. 갈수록 교단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지만 그럴수록 긍지만큼은 잃지 않도록 뜨거운 격려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폭염 속 비싼 요금에 제한 냉방, 단축수업 전전긍긍 교총, 각 정당에 인하 촉구…여야 ‘인하’ 모처럼 한목소리 “오늘 개학했는데 내일까지 이틀 연속 단축수업입니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이미 30도를 찍는 폭염에서 온종일 냉방하기에 예산이 부족하거든요.” 18일 오후 1시 쯤 서울 강남 소재 A고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행정실 직원은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학생들은 단축수업을 하고 교실은 텅 비어 있었다. 대입 준비를 위해 자율학습을 신청한 일부 고3 교실에만 냉방이 정상가동돼 26~28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시원한 교실보다 정상수업을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보였다. 김 모 군은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 없어 자습에 남았다”며 “텅 빈 학교에 일부 학생만 남아 자습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분일초가 아까운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행정실 관계자는 “서울 중심지 학교에서 냉방을 제대로 못한다는 게 의외일 수 있지만 대입 준비를 위한 수업보다 월 1000만원까지 부담하는 전기요금 폭탄이 더 두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물론 냉방이 잘 이뤄지는 학교들도 있지만 그 곳 역시 기본운영비만으로는 쉽지 않고, 다른 사업을 줄이거나 체육관 주민대여 등 수익을 통해 겨우 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 B중은 개학 일을 다음 주로 맞추기 위해 다른 학교보다 방학을 늦게 한 경우다. 전기요금을 걱정 하느니 차라리 더위가 한 풀 꺾인 뒤 개학하는 게 낫다는 교장의 ‘심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B중 교장은 “거의 매일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상황 속에서 전기요금을 걱정하고, 또 학생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길까 고민하느니 아예 속 편하게 개학을 늦추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하루빨리 교육용 전기요금이 인하돼 쾌적한 환경 속에서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 속속 개학에 들어간 일선 학교는 냉방으로 인한 전기요금 걱정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학교들은 순차적 냉방, 점심시간 에어컨 가동 중단 등 온갖 고육책을 다 동원하고 있지만 학교운영비 내에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사정이 이런 데는 전기요금 산정체계 상 교육용 전기료가 산업용, 주택용보다 기본요금이 높게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중 최대 전력을 사용한 날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이 정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매우 불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회 교문위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교육용 전기료 단가는 kW당 129.1원으로 산업용 106.8원보다 21%나 비쌌다. 게다가 교육용 전기요금은 꾸준히 인상돼 최근 7년간 45.6%나 올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불합리한 요금으로 인한 찜통교실 문제는 16일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용 전기요금의 획기적 인하를 거듭 주문했다. 특히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전기요금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18일 1차 회의에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비롯해 산업용, 상업용, 교육용 전기요금 전반에 대해 문제점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주형환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주무장관 입장에서 많은 국민들이 전기요금 부담 걱정을 안고 있는 것에 매우 송구스럽다”며 전기요금체계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개편을 마련하겠다“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야권도 전기요금 체계의 전반적인 개혁을 주문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전기요금개선TF를 발족했고, 국민의당은 주택용 전기요금 외에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까지 개편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교총은 이미 지난 6월 각 정당에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를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교총은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한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 집중 가동기 요금 인하율(15%) 및 인하 기간 확대 등을 요구했다. 교총은 “학교가 가장 더운 곳이어서야 공교육이 살아나기 힘들다”며 “교육용 전기료를 인하해 학교는 가장 덥거나 추운 곳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직도 무더위가 한창이다. 보성에 위치한 용정중학교(교장 정안)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8월 19일 오전 10시 40분부터 2시간 동안 '나라 사랑'연수를 실시하였다. 필자는 강사로 '아버지의 나라, 재일동포의 선택'을 주제로 2시간 강의를 하였다.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참전한 군인과, 학도병, 그리고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이 있었다. 그러나 재일동포 청년들의 참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1950년 한국에서 전쟁이 나자 나라를 구하겠가도 재일동포 청년들은 앞다퉈 전쟁에 자원했다. 642명의 청년이 청춘과 바꿔 선택한 것은 지옥과도 같은 전쟁터였다. 한번도 가본 적도 없는 '아버지의 나라'였다. 이들 대부분은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던 명문대 재학생들로 엘리트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안정된 현재와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애국심 하나로 '아버지의 나라'를 택한 것이다. 그 선택은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일본의 미군기지에서 군번도, 계급도 없이 단 사흘간의 훈련을 받고 참전하였지만 청년들에게는 그야말로 전쟁터는 지옥이었다. 특히 일본에서 나고 자란 그들에게 언어의 문제는 생존의 문제였다. 퇴각명령을 알아듣지 못하고 전투에 임하다가 죽어간 청년도 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153명의 청년이 '아버지의 나라'에서 전사했다.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또 다른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1952년 4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발효로 주권을 회복한 일본이 허가 없이 떠난 청년들의 재입국을 거부한 것이다. 이로 인해 242명의 청년이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 남게 됐다. 김운태 씨도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일본을 떠나올 때 그에게는 세 살배기의 어린 딸과 만삭의 일본인 아내가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도 가족의 행방을 알지 못한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살아남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돌아갈 수 없는 것은 불행이었다. 이같은 아픔 위에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존재한다. 강의를 들은 박경선 교무부장은 이같은 사실을 처음 알게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바르게 가르쳐야 할 사명이 오늘의 어른들에게 있지 않을까.
어찌보면 작은 해프닝으로 끝난 일을 적은 글이기에 다소 부끄러움이 앞선 수상소식이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아이들에게서 자살이라는 말이 너무도 쉽게 회자되는 상황에서 저에게는 강하게 기억에 남는 일이어서 언젠가 한번은 곱씹어 보고 싶은 이야기였다. 막연히 자살하거나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을 마지막으로 붙잡을 수 있는 곳이 학교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돌이켜 보면 겁도 없이 시작한 교직생활이었다. 일년 일년 교직 경력이 쌓여갈 때마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보다 많은 부분에서 아이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다. 졸업 후 찾아와 10년 전에 제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는 제자들을 볼 때마다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는 절망감을 느꼈을 때 찾아올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아직 여물지 않은 글을 선택하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인문계 고교의 학기 초 학생 면담은 대부분 장래희망이나 학업에 대한 고충, 희망 대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 뒤 가볍게 고민이나 학교폭력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20여분 정도면 끝나곤 한다. 5년 전 4월 면담 마지막 날, 내겐 한 학생과의 잊지 못할 만남이 있었다. 7교시 마지막 자율학습 시간, 미영(가명)이와 시작한 면담은 특별했다. 작은 키에 마련 몸매, 얌전한 성격의 미영이는 그저 평범한 아이였다. 머리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어서 수업시간에 졸기도 하고 가끔 이해가 되면 필기도 했지만 잘하는 과목은 별로 없었다. 장래희망은 공예가였는데 막상 물어보니 공예가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중학교 미술시간에 했던 색종이 바구니 짜기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공예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예술적 재능이 커 보이진 않았다. 성적에 대해서도 별반 할 말이 없었다. 대학 진학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했다. 딱히 싫어하는 것도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민이 있냐고 물어봤다. 그때 마지막 차례인 다른 학생이 재촉하며 교무실 문을 빼꼼히 열었다. 그렇게 면담은 끝나가는 듯했다. 적어도 미영이가 불쑥 충격적인 말을 던지기 전까지는. “참, 저 죽고 싶어요. 작년에 칼로 손목도 그었어요.” 그 말은 처음에는 잘 들리지도 않았다. 단순히 오늘 날씨가 덥다느니, 사과가 제법 익었다는 정도의 시답잖은 말처럼 내뱉었다. 나는 못들은 척 하며 자세를 바꿔 앉았다. 그러나 내 속은 미친 듯이 쿵쿵 뛰었다. 그 전에 우리학교 1학년 학생이 지하철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이 떠올랐다. 당시 자살 이유는 찾지 못했다. 학생들은 그렇게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떠나가 슬픔만 남기곤 했다. 그 찰나에 수십 가지 생각을 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엄청 심각하게 대해주어야 하나? 못들은 척 해야 하나? 상담 선생님께 인터폰을 돌려 보았다. 인터폰 부저음만 길게 울렸다. 섣불리 말하면 안 된다. 아이 상황을 충분히 알아야 자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저것 자살하면 안 되는 이유를 읊어 댔다가 울어버리거나 이 자리에서 뛰쳐나가면 정말 죽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살려 놓아야 한다. 내일 아침 일찍 상담실에 가서 검사를 받아 보게 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머릿속을 채워서였을까? 나는 기껏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저기 건너편 파리 바게트 샌드위치, 안 먹어 봤지? 죽더라도 그건 먹고 죽어야지. 선생님이 내일 사올게. 7시 반에 꼭 와.” 죽고 싶다는 사람 앞에서 빵 이야기나 하고 있다니. 죽기 전에 빵을 먹어야 한다니. 내가 말해놓고도 뜨거운 것이 얼굴에 끼얹어지는 느낌이었다. 난 당황했다. 의외로 그 여학생은 순순히 내일 온다고 말하고 일어섰다. 여학생이 교무실에서 나가자마자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지만, 우리 아이는 별 문제가 없다는 대답이었다. 그날은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갔다. 저녁은 느릿느릿 밤이 돼 갔고 밤은 그대로 멈춘 채 새벽이 오지 않았던 날이었다. 나는 자신이 없었다. 딱히 면담을 공부한 적도 없었고 죽음에 대해서 깊게 고민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 나는 뭐라고 말 하고 그 아이를 자살 충동에서 건져내야 하는 걸까? 평범하다 못해 조금은 평균 이하인 그 여학생만의 장점을 찾아내지도 못했다. 행복한 미래를 제시할 자신도 없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명쾌하게 이끌어 줄 자신이 없었다. 행복해질 수 있다고 무책임하게 말할 수도 없었다. 나는 죽고 싶은 그 여학생이 살아야 할 간절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7시 반 교무실에서 나는 내 마음 어딘가에서 미세하지만 끊임없이 들려오는 장송곡 소리를 애써 무시해가며 여학생을 기다렸다. 부모님께 신신당부했으니 하룻밤 사이에 별 일은 없겠지 마음 졸인 시간이었다. 다행히 미영이는 나타났다. 상담실과 연락이 될 때까지 나는 준비해간 샌드위치를 나눠 먹었다. 샌드위치가 맛있어서 어제의 고민을 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상담결과는 다음 날 나온다고 했다. 어떤 결과든 전문 상담교사가 아이의 자살을 막아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손을 뗄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언가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내가 해야만 할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왜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하루 종일 내 마음 속에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는 깊게 깊게 굴을 파기 시작했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적어도 나는 오늘은 살아야 한다. 오늘 아침 그 아이와 함께 아침을 먹으며 무언가 눈빛이라도 마주쳐야 하기 때문에 살아야 했다. 나는 지금부터는 왜 살아야 하는가? 그 아이는 지금부터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나는 그 이틀 동안 아이가 살아 있나 심경의 변화는 없나 유심히 살펴봤다. 검사결과는 다행히도 자살 위험군이 아니라고 했다. 상담실로부터 그저 관심을 끌고 싶은 학생이라는 소견서를 받았다. 자살 증후군이 아니었다면 그 아이는 왜 죽고 싶다고 말한 것일까? 내 마음속에서 깊은 고민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해서 미영이와 아침을 먹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내일 먹을 음식 종류를 고르거나 새로 나온 피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도, 삶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죽고 사는 문제를 피한 채 계속해서 먹는 이야기만 해댔다. 2주 후 자연스럽게 중간고사 출제 기간이 돼 미영이는 더 이상 교무실에 들어 올 수 없게 됐고 우리의 아침 식사는 끝을 맞았다. 다시 평범한 날들이 지나갔다. 그 다음해에도 자살 위험군 명단에 미영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무사히 졸업했고 대학 진학은 하지 않은 채 집에서 부모님 일을 돕겠다고 말했다. 그 후로 나는 일 년에 서 너번 ‘혹시 죽고 싶다면’이라는 말을 수업시간에, 종례시간에 슬쩍 꺼낸다. 심각하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게, 그리고 잘 들리게. 그리고는 새로 나온 치킨은 나랑 먹고 죽어야 하지 않을까? 정말 죽고 싶다면 마지막 식사는 선생님과 해야 하는 거라고 재미없는 농담을 한다. 죽음이 고귀하다고 여기는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에게 죽고 싶다는 여자가 찾아왔다. 그 여자의 일생은 너무도 기구했다. 죽음을 말릴 수도 없었다. 작가는 사연을 털어놓고 돌아가는 여자를 배웅해 줬다. 길모퉁이에서 헤어질 때 여자가 “선생님께 배웅을 받다니 영광입니다”라고 말하자 작가는 “제 배웅이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죽지 말고 살아 주십시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혹시나 마지막 식사를 청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 이유가 정말 자살을 하고 싶어서이건, 정말 치킨을 사 주는가 궁금해서이건, 미영이처럼 관심을 끌고 싶어서이건 상관없다. 식사를 하면서 죽고 싶은 그 아이의 인생을 나눌 참이다. 5년 전 아침, 미영이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그저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처럼 나눌 수 있으면 아무것이든 상관없지 않은가. 그것이 물질이든, 정이든, 서먹함이든, 기구한 인생이든 무엇이든 나눌 수 있는 것이면 다 좋다. 나누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혹시나 식사를 마쳤으면 나는 맛있었냐고 물어 볼 것이다. 누군가가 맛있었다고 대답한다면 너는 나를 도와줘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이후로 영원히 소식을 몰라도 상관없다. 졸업 후 영원히 얼굴을 보지 않아도 좋다. 다만, 너도 궁지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우리 서로 그렇게 죽지 말고 늙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할 것이다.
중학교부터 속성·보통·기술 과정 3가지로 분류 다양한 인종·문화 혼재…시민성 함양 교육 강화 일반 대학 거쳐 국립교육원에서 교사 양성·채용 싱가포르는 말레이 반도 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다. 면적은 우리나라 서울(605.21km2)보다 조금 크다(약 697km2). 인구는 약 550만 명이지만 그 중 200만 명 정도는 국내외 이주가 잦은 유동인구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말라카 해협에 위치한 입지적 특징과 아시아와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 간 중간 기점으로 해상·항공교통의 요지로서 입지적 장점을 누리고 있다.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했지만 큰 산지가 없기 때문에 지하자원이 빈약하고 물 획득도 어렵다. 게다가 열대기후 지역이라 사람들의 노동력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정도로 환경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작은 독립국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교육에 대한 투자와 열정은 특별하다. 학제는 예비초등교육 3년(4세~6세), 의무교육인 기본 초등교육 6년(Foundation stage 4년·Orientation stage 2년), 중등 교육 4~5년, 중등 후 교육(주니어 칼리지 2년, 직업훈련원 3년, 폴리테크닉 3년), 대학교육 4년으로 이뤄져 있다. 약 356개교(예비 초등 포함해 초등 175개교, 중등 154개교, 중등후교육 13개교, 대학 4개교 포함)의 초·중·고등교육기관에서 3만1000여명의 교사가 교육하고 있다. 정부는 예비초등학교 과정에 엄청난 노력을 쏟는다. 국가에서 유아교육 기관 운영비와 교육비 대부분을 지원하며 교육 내용을 철저히 관리한다. 어린이들의 전인적 인격형성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예비초등교육 기관은 대부분 사립이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주거지 인근이나 초등학교 내에 있다. 초등교육 기간에 어느 정도 학생 개인의 진로가 결정된다. 초등 1~4년의 교육을 받으면서 획득한 개인의 학업능력을 토대로 4학년 말에 5학년에서 배울 과목을 일부 선정한다. 이를 Subject-based banding education이라고도 한다. 학교 성적에 기반해 심화 교과나 보충이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배운다. 6학년 말에는 졸업시험으로 PSLE(Primary School Leaving Examination)을 본다.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졸업을 하지 못하고 유급을 하게 된다. 초등 2년을 더 다닌 후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중등학교에 진학하며, 불합격자는 직업훈련원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졸업시험 성적에 따라 중등의 속성과정(Express)과 보통과정(Normal)으로 나눠 진학한다. 속성과정은 4년제 과정으로 주로 PSLE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하는 과정이다. 그 외 학생들은 주로 5년제 과정인 보통과정에 진학한다. 이는 다시 보통 아카데믹(Normal Academic)과정과 보통 기술(Normal Technical)과정으로 나뉜다. 속성과정 학생들의 경우 4년째 때 GCE’O’레벨 시험을 보고 중등 후기 과정에 진학할 수 있으나 보통과정의 경우 4년째 말에 GCE’N’레벨 시험을 합격한 후 1년 후 다시 GCE’O’레벨 시험에 합격해야 중등 후기 과정에 진학할 수 있다. 이외에 예술, 스포츠, 수학, 과학 등 특정 분야의 심화학습을 필요로 하는 학생을 위한 특별과정도 별도로 있다. 중등학교를 졸업한 후 학생들의 진학은 다양하게 이뤄진다. 4년제 대학 진학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2년제 대학인 Junior College와 3년제인 Centralized Institute가 있다. 이 과정을 거쳐 GCE ‘A’ 레벨 시험을 보고 시험결과 상위권 학생들은 국립싱가포르 대학이나 난양공대 등 4년제 우수 대학에 진학한다. 대학 진학보다는 사회진출을 위한 교육기관으로는 폴리테크(Polytechnic)와 ITE(Institute Technical Education)가 있다. 이같이 학생 성적에 따라 등급화된 교육과정이 초등부터 대학교육까지 연계되는 교육 체제에 대해 지나치게 경쟁을 자극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학생이 자신의 수준에서 역량을 키워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고루 양성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과정은 초·중등 모두 크게 언어영역, 수학과 과학 영역, 인문학과 예술 영역, 그리고 그외 CCA(Co-Curricular Acitivities), CCE(Character&Citizenship Education), NE(National Education), PAL(Program for Active Learning), PE(Physical Education), PW(Project Work), VIA(Values in Action)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에는 다음의 네 가지 특징이 담겨 있다. 첫째, 비교과 영역 교육을 통한 시민성 함양 교육이다. 특히 CCE, NE, VIA 시간에 이뤄지는 것은 주로 ‘싱가포르인으로 살아가기’ 교육이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한 다문화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다양한 인종·문화 속에서 국가적 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무엇보다 싱가포르인으로서의 공동체 의식 함양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의 영향인지 학생들의 놀이문화에는 인종 간 배제가 없었다. 학생들은 그 비결을 교육에서 배운 ‘타인(타문화)존중’이라고 말한다. 둘째, 교실 이외 수업의 활성화다. 학생들은 거의 매월 1회 현장체험학습을 한다. 주로 박물관, 미술관, 기타 국가 상징물 체험을 하면서 역사, 문화 등을 학습하기도하지만 동시에 탐구학습의 방법을 익힌다. 최근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의 현장체험과 탐구학습의 양을 더 늘리고 있다. CCA, PAL, PW은 주제 중심 교과 간 융합 학습으로 이뤄지는데 특별히 협업과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는 데 역점을 둔다. 셋째, 교육과정 교과영역에서 언어·수학·과학이 강조된다. 싱가포르 교육과정을 보면, 초등 4학년의 경우 주간 전체 수업 중 언어(영어, 모국어 포함) 60%, 수학 20%, 과학 8%, 그 외 체육, 사회, 미술, 음악 시간을 합해 12% 시수가 부여된다. 또한 초등 언어, 수학, 과학은 기초레벨 수업과 심화레벨 수업이 있으며, 6학년 말에 졸업 시험 대상교과목이다. 다른 교과들에 비해 언어, 수학, 과학 교육에 부여되는 시수와 교육부의 성취결과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진다. 넷째, 철저한 이중 언어 교육이다. 공용어로서의 영어와 모국어교육을 동시에 함으로써 학생들의 문화적 정체성 함양 뿐 아니라 싱가포르인으로서의 정체성 함양, 글로벌 사회에서의 역량 계발을 꾀한다. 교원 양성과 임용은 국립교육원(NIE)에서 이뤄진다. NIE가 초등·중등 교사를 모집해 일정 시험을 거쳐 예비교사로 채용한 뒤 연수를 실시하고 학교 현장에 배치시키는 방식이다.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는 NIE에서 1년, 2~3년제 대학 졸업자는 2~3년의 연수를 받는다. 예비교사일 때도 월급이 제공되고 연수과정을 마치고 학교에 발령을 받으면 정식 국가공무원 신분을 갖게 된다. 교육과정 설계부터 교사 연수까지 교육부 주도하에 이뤄진다. 국가 예산의 3.5%이상을 교육에 투자할 정도다. 싱가포르 교육은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1997년 ‘Thinking Schools, Learning Nation’이라는 교육 비전을 제시해 사고력과 창의력 함양에 집중하는 교육을 지향하며 학생과 교사, 지역사회, 국가를 모두 포함하는 학습공동체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 이를 통해 평생교육 차원에서 학습자 맞춤형 능력 중심의 인재 양성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에는 ‘Teach Less, Learn more’ 교육을 제시해 주입식 교실 수업을 줄이고 대신 토론이나 프로젝트 학습 등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 중심 수업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지식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창의적으로 실생활에 적용하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이같은 노력이 싱가포르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나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세계인재보고서에서 문제해결력에 탁월한 성과를 보인 것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높다.
미국이 취약 계층 성인‧학생들의 대학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 교육부는 2일 취약 계층 청소년의 대학 진학을 위한 멘토링 지원에 1억 4400만 달러 투입에 이어 15일에는 성인에 대해서도 대학 진학 정보 제공 프로그램에 4800만 달러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다. 미 교육부는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성인 19만 6000명의 대학 입학과 졸업을 위해 143개 대학‧단체가 운영하는 교육기회센터(Educational Opportunity Centers·EOC) 프로그램에 5년 간 4800만 달러(약 531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15일 밝혔다. 존 B. 킹 주니어 교육부 장관은 “EOC는 이들에게 대학 교육에 필요한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는 유일한 창구”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일자리의 65% 이상이 고교 교육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취약 계층의 안정적 사회 정착을 위해 대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마련됐다. EOC 프로그램은 대학 진학을 의논할 상담자를 연결해주거나 중등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성인들에게 보충 교육과정 등을 제공한다. 교육부는 이에 앞서 2일 재능 찾기 프로그램(Talent Search Program)에 1억 4400만 달러(약 1594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기금은 5년간 취약 청소년 30만 명의 성공적인 고교 졸업과 대학 진학을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재능 찾기 프로그램은 장애인이나 영어 구사 능력이 부족한 학생,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을 대상으로 적성평가나 직업 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학습 지원을 위한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또 대학 교육을 위한 재정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상담하고 학자금 지원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칼리지 스코어카드(The College Scorecard)라는 정보 제공 시스템을 마련해 특정 지역 학교의 학비, 학위 종류, 졸업 후 예상되는 소득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EOC와 재능 찾기 프로그램은 연방 정부가 취약 계층의 대학 진학을 확대하기 위해 1965년부터 시작한 트리오(TRIO)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연방 정부는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대학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소득 격차를 줄이고 계층 간 이동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저소득층 고교생들은 졸업 후 38%만이 대학에 바로 진학하고 있다. 이는 소득 수준 상위 25%내의 학생들이 대학에 81%나 진학하는 것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4년제 대학 내에서도 소득 수준이 높은 가정의 학생들은 67%가 제 기간 내에 학사 과정을 마치는 반면 저소득층 학생들은 4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는 고등교육 기회를 높이기 위해 무상장학금, 장학금 지급 절차 간소화, 학자금 대출 금리 인하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해왔다. 이번 트리오 지원 사업 보조금 지급도 이 같은 조치의 일환이다.
교육부, 교원양성과정 개선 발표 교수진 확보, 재정연계지원 우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2015 개정교육과정과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따라 교‧사대 등의 교원양성과정에 진로교육, SW교육 등이 강화되고 과정중심 평가내용이 확대된다. 교육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교원양성과정 개선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교‧사대 신입생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교육과정 개정으로 SW교과목이 생김에 따라 교대에는 ‘초등컴퓨터’ 과목에 SW 기초교양,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등의 단원이 개설된다. 중학교에 ‘정보’ 과목이 필수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서는 사범대 등의 ‘정보·컴퓨터’ 표시과목의 기본이수과목이 SW교육과 프로그래밍 중심으로 개편된다. 교직과목 중 ‘교육과정’에는 창의적 체험활동과 진로와 직업교육과정 단원이 개설되며 ‘교육평가’에는 과정중심 평가 내용이 확대된다. ‘교직실무’에서도 진로교육 강화를 위한 교과영역 재구성을 추가했다. 최근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교폭력 예방의 이론과 실체’ 과목도 ‘학교폭력예방 및 학생의 이해’로 이름을 바꾸고 학생생활문화, 학생 정서행동발달 등을 배울 수 있게 변경한다. 전공 교과교육 과목에서도 과정중심 평가, 융합교육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예비 교원들이 자유학기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자유학기제 수업지원단’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신규 교사가 학교환경에 하루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연수시간도 현재 50시간에서 80시간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번 계획이 교‧사대 등에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대학특성화사업 같은 재정지원사업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교‧사대 현장에서는 개선방향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추가되는 부분을 가르칠 교수진 구성 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재정지원사업으로 유도해 속도를 내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무리수를 범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지방의 한 사범대 교수는 “전 교사의 진로교사화, 상담교사화는 매우 필요한 일이라 동의하지만 일부 사범대를 제외하면 교과교육을 제대로 하는 곳이 없는데 당장 어디서 교수진을 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한 초등양성기관의 교수는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하면 돈을 받기 위해 사업계획서에 형식적으로 반영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며 “교수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연수계획부터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교원양성과 맞물려 있는 임용시험 개편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교원 임용시험에 대한 단계적 개선방안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재정지원사업은 평가를 한다기보다 효과적인 선도모델을 적극 지원하고 육성하는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등 제3국에서 출생한 탈북 청소년이 급증하는 가운데 언어장벽에 부딪힌 이들의 학습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북한 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 지원사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은 2011년 608명에서 2015년 1249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탈북 청소년 2475명 중 50.5%를 차지할 정도다. 문제는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들은 기본적인 한국어 구사 능력조차 없고 습득 기회도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대부분 수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탈북 청소년들은 경기 삼죽초(3개월)나 한겨레중고교(6개월~1년) 등에서 적응 교육을 받고 일반 학교로 편입된다. 그러나 이들 적응기관에서조차 한국어 교육에 대한 지원은 열악한 상태다. 삼죽초에 배치된 이중 언어 강사는 현재 유치원 1명, 초등 1명뿐이다. 이곳에서도 역사나 수학 등 교과교육이 이뤄지지만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수업은 무용지물이다. 그러다보니 오전 두 시간 정도만 일반 학급에 배치되고 3교시부터는 이중 언어 강사가 한국어 교육을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금희 교장은 “유치원·초등생 40여 명 중 3분의 2이상이 중국 출생인데 대부분 한국어를 모르는 상태”라며 “이곳에서 3개월 한국어 교육을 받은 것만으로 일반학교에 편입해 수업을 듣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한겨레중고교도 같은 상황이다. 학생 70명 중 40여 명이 중국 출생 탈북 청소년이다. 그러나 중·고교에 배치된 이중 언어 강사는 각각 2명뿐이다. 학교는 한국어 소통이 전혀 안되는 학생이 늘다보니 6개월의 한국어 교육과정을 만들어 한국어능력시험 3급 자격을 취득하게 하고 있다. 윤도화 한겨레중 교감은 “2명의 이중 언어 강사만으로 중국 출생 학생들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갈수록 제3국 출생 학생이 늘고 있어 이중 언어 강사나 한국어 교육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곳에서는 부족하나마 언어 교육 지원이 있지만 일반 학교에서는 사실상 수업을 알아듣지도 못한 채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학교로 편입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교육부 차원의 지원은 심리 상담이나 기초학력 신장을 위한 멘토링, 직업교육 수강료 지원 정도에 그쳐 있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희망자가 적어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탈북 청소년이라고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멘토링 지원자는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시도교육청별로 이중 언어 강사를 지원하지만 한계가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은 법적으로 북한이탈주민에 해당되지 않아 다문화 학생의 범주로 지원된다”며 “다문화언어강사, 이중언어교실 강사로 103명이 학교에 배치되지만 그 지원대상이 탈북 청소년인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과 학습 부진 완화를 위해서는 법적 지원 근거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현선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보는 “제3국 탈북 청소년의 경우 법적으로는 ‘북한이탈주민’에도 ‘다문화가정’에도 속하지 못하는 애매한 위치에 있어 교육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한 상태”라며 “갈수록 대상자가 급증하는 만큼 장기적인 계획과 대비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직무와 무관한 교통사고로 견책을 받았다가 소청심사에서 불문경고로 징계가 감경된 울산 A초 B교장이 현직을 유지하게 됐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과 이성걸 울산교총 회장은12일 울산에서 열린 울산시교육감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직무와 무관한 사고로 교장 직위를 박탈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B교장의 현직 유지를 요청했다. 이에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은 B교장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B교장은 올해 초 비보호좌회전 구간에서 적신호 때 좌회전(신호위반)하다 추돌 사고를 일으킨 것과 관련해 울산시교육청으로부터 '품위 유지 의무 위배'로 견책 처분을 받았다. 견책은 법령상 가장 수위가 낮은 경징계지만, 현행 '교장공모제 시행 계획'에 의하면 공모교장의 경우 징계를 받을 경우 경중에 관계없이 직전 직위로 복귀해야 한다. 이에 따라 B교장은 직위를 박탈당할 입장에 놓였었다. 교총은 이번 사안을 교원에 대한 과도한 징계 관행으로 판단하고 B교장에 대해 긴급출장상담, 소청대리 등 전방위적 지원에 나섰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법령상 징계가 아닌 불문경고로 감경하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을 이끌어냈다. B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혼자였다면 소청 등을 진행하기가 무척 힘들었을 텐데, 교총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앞으로 지나치게 엄격한 징계제도가 완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교육부가 지침 등을 통해 법령에 명시된 것보다 교원에게 더 심한 불이익을 주도록 하는 초법적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현행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을 교육부에 촉구했다. 직무와 무관한 사고 비위는 징계의결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신설해 B교장과 같은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이는 징계 면제 조항이 있는 일반 공무원 대상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과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다.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은 직무와 관련 없는 사고 비위로 인정될 경우 징계의결을 하지 않거나 감경할 수 있도록 지난해 개정됐지만,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규칙’은 지난 5월 입법예고 후 아직 개정되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입법예고된 개정안에는 감경 조항만 담겨 있고, 징계 의결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은 빠져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교총의 지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총 등의 의견을 반영해 일반공무원에 적용되고 있는 것과 동일한 내용으로 징계양정 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 절차상 국무총리실 사전규제 심사와 법제처 조문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9월 말~10월 초가 돼야 개정·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부문에서는 충북 경덕중 ‘O.K(One Korea)’가 ‘청소년의 생각을 바꿔야 통일의 문이 열린다’는 탐구 주제로 대상을 차지했다.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특히 통일의 필요성을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측면으로 분석해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지도를 맡은 전숙향 교사는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3학년 백수정 양은 “설문 조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통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SNS를 활용한 홍보, 통일 동아리 활동, 이산가족의 날 참여 등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대 안했던 큰상을 받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등학교 부문 대상을 받은 경북외국어고 ‘월화수목금통일’의 2학년 정다현 양은 “지난해 이 대회에 참가했던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대회에 나섰다”며 “친구들과 시간을 정해 토론 연습을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학년 진현우 군은“그동안 통일은 해야 한다고만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현재 우리가 직면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활동을 실천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초등도덕교육학회(회장 김태훈)는 11일 공주교대 청목관 정화홀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 도덕과 교육의 학제적 접근’을 주제로 학술발표대회를 개최했다. ‘도덕·인성교육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한 조강모 광주교대 교수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8가지 주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2015 초등도덕과 교육과정의 내실화 방안 △초등도덕과 교수·학습의 심층 전략 탐색 △한국윤리 및 동양윤리에 기초한 초등도덕과의 교육내용 탐색 △서양윤리에 기초한 초등도덕과의 교육내용 탐색 △ 초등도덕과에서의 다문화교육의 내용 및 방향 모색 △초등도덕과에서의 평화통일교육의 내용 및 방향 모색 △초등도덕과에서의 인권, 사회정의, 사회문제의 내용 및 방향 모색 △외국 및 최신 연구사례 탐색 등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