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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이 대거 승리했다. 지난 2018년 3명에 불과하던 보수 후보는 이번에 8명으로 늘었다. 지방교육 권력을 장악해온 진보진영과 균형을 이루게 됐다. 특히 보수교육을 대표해온 교총 회장 출신들이 2명이나 교육감에 성공한데다 진보교육의 본산인 경기도에서도 보수 후보가 당선돼, 교육정책 방향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선거 결과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10여 년 간 지속돼 온 진보교육의 피로감과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보수교육감 약진으로 연결됐다는 관측이 많다. 유·초·중등교육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선거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부터 보수와 진보진영 간 정책 대결은 전국 곳곳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반면 이번 교육감 선거는 많은 과제도 던져줬다. 교육감 직선제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러닝메이트와 임명제, 선거 공영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또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교육감 선거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책은 없고 단일화만 있었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이번 호는 6·1 교육감 선거 결과에 담긴 민의를 분석하고 앞으로 4년간 지방교육이 나갈 방향을 모색해 보는 데 초점을 뒀다. 먼저 ‘보수 8, 진보 9’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교육감 선거 총평을 통해 짚어본다. 또 새롭게 형성된 교육감 지형은 학력평가 부활, 혁신학교 폐지, 자사고 공방, 고교학점제 시행 여부 등 각종 교육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유·초·중등교육의 변화를 예측해 본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교육감에게 거는 현장의 기대와 따끔한 충고를 담은 교원들의 목소리도 싣는다. ‘교육 소통령’으로 군림하고 불통하기 보다 교육현장의 세세한 곳까지 들여다볼 줄 아는 진정한 교육수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위기를 맞은 교육감 주민직선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비판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지만, 이번 교육감 선거는 유난히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비판의 요지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후보가 누군지, 공약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라는 것이며, 둘째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표방하면서도 철저히 정치적 선거라는 것이다. 교육계 밖의 여론은 원점에서 교육감 직선제의 존폐를 검토할 때가 되었다는 데 모아진 듯하다. 교육감 선거가 후보도, 공약도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라서 문제가 많다는 입장에서 취재하는 기자에게 되물었다. 여야 서울시장 후보의 대표적인 공약을 알고 있는지, 주소지 구청장 후보의 이름과 공약을 알고 있는지, 주소지 시의원 후보의 이름은 알고 있는지 물은 결과, 돌아온 대답은 역시 깜깜이였다. 그런데 교육감 선거에 대해서만 깜깜이 선거라고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단체장이나 의원 선거는 후보나 공약을 몰라도 정당은 아니까 정당에 투표하면 되지만, 교육감은 정당조차 없으니 깜깜이라는 논리다. 후보 이름이나 정당에 공약이 나타나 있지 않다. 교육감이든 시장이든 구청장이든 시의원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후보의 공약을 알고 싶으면 유권자가 구체적 공약을 알아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다만 소속 정당이 있는 후보는 구체적 공약을 몰라도 정당을 보고 투표할 수 있지만, 교육감 후보는 소속 정당이 없으므로 정당을 보고 투표할 수 없다는 점이 다르다. 정당 공천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를 알고 공약을 알기 위해서는 선거방송을 보거나 선거공보를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다. 교육감 선거를 깜깜이 선거라고 비판하는 것은 제도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결과다. 깜깜이 선거를 해소하기 위하여 정당공천제나 러닝메이트제, 시·도의회에 의한 선출제, 시·도지사에 의한 임명제 등이 제안되는 상황이지만, 논리적으로 본다면, 교육감 선거에 정당이 관여하게 된다면 굳이 교육감 선거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시·도지사나 시·도의회가 교육감을 임명하거나 뽑는다면 비전문가를 임명하거나 선출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나, 시·도지사나 시·도의회가 교육감 임명과 선출에 관여하는 것 자체가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가 당연하고, 깜깜이 선거를 해소하기 위해 정당이 관여하게 된다면 교육감 선거는 의미를 상실하게 되고, 교육은 정치에 휘둘리는 문제를 막을 길이 없으며, 최소한의 교육자치도 불가능해진다. 깜깜이 선거 못지않게 교육감 선거의 정치화 경향에 대한 우려가 깊다. 차기 선거에 대비한 현직 교육감의 정치적 행보가 문제로 부각된 지는 오래며, 포퓰리즘적 선거공약도 문제지만,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문제도 교육감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 선거에서는 정치화 경향이 더욱 노골화된다. 이번 선거는 과거 세 번의 교육감 선거보다 정치화 경향이 심했다. 보수 단일후보니, 진보 단일후보니, 중도·보수 후보니 자신의 정치 성향을 표시하는 것도 깜깜이 선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수·중도·진보를 표방하는 순간 정당을 내세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보수나 중도나 진보는 교육이념이 아니라 정치이념을 나타내는 용어로 볼 수 있다. 보수 후보니, 중도 후보니, 진보 후보니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는 순간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와 달리 정치화될 수밖에 없다. 교육감 후보가 보수와 진보의 양자대결 양상으로 흘러가면, 교육감 선거의 정치화 경향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깜깜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정당 관여를 허용할 수도 없고, 차선책으로 정치 성향을 표방하다 보니 정당 관여와 별로 차이가 없어져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는 교육감 선거의 본질이 유명무실해졌다. 진퇴양난이나, 어려울수록 본질에 충실하여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 애초에 교육감 직선제를 도입하면서 정당공천 없는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 선거라고 비판받을 것이라는 점을 몰랐을 리 없고, 선거는 자체가 정치적 행위이고, 직접선거제는 가장 정치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몰랐을 리 없다. 이번 교육감 선거를 ‘깜깜이 선거’, 눈 가리고 아옹식의 ‘정치적 선거’라고 비판하는 것은 전혀 예상 못했던 것도 아니며,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주민직선으로 교육감을 뽑는 제도가 도입된 순간 당연히 예상되는 부작용이었다. 6·1 교육감 선거에서 발견한 가능성 6·1 교육감 선거는 문제만 있었던 선거는 아니었다. 고3 학생들이 처음으로 교육감 선거에 참여했다는 의미는 논외로 하고, 몇 가지 점에서 교육감 선거의 정착 가능성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 현직 교육감 프리미엄이 약화되었다는 점이다. 깜깜이 선거의 증거로 현직 교육감 프리미엄이 회자되어 왔다.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현직 교육감이 선거에 유리하다는 가설은 2018년 선거에서 현직 교육감 12명 전원이 당선됨으로써 완벽한 진(眞)으로 확인되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현직 교육감 13명 중 4명이 낙선했다. 2014년 9명 중 3명, 2010년 8명 중 3명이 낙선한 비율보다 약간 낮은 비율이지만 2018년 선거 경향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 보수와 진보 단일후보 선거지역에서 지방 정치와 동조화된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하나, 깜깜이 선거 구도에서도 나름 유권자의 선택은 깜깜이가 아니었다는 방증으로 볼 여지도 있어서 교육감 선거의 정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둘째, 무효표의 감소 경향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시·도지사 선거보다 교육감 선거의 무효표가 많았다. 무려 2.5배였다고 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깜깜이 선거의 부작용이라고 비판한 바 있지만, 교육감 선거의 특성상 바람직한 행태로 볼 여지도 있다. 의사결정이론에 따르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시키는 기준은 관련성과 전문성이다. 교육에 관련성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사람을 교육감 선거에 참여시키면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굴 뽑을지 모르겠다면, 누가 뽑히든 관심이 없다면, 차라리 무효표(투표용지에 기표하지 않거나 잘못 기표하는 경우로,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기권과 다름)를 던지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언론의 비판과 달리 2010년 4.92%, 2014년 5.26%, 2018년 3.76%, 2022년 4.00%로 교육감 선거가 반복될수록 무효표 비율은 대체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인 결과다. 셋째, 교육감 선거가 계속되면서 입후보자 수가 감소하는 경향이다(2010년 74명, 2014년 71명, 2018년 59명, 2022년 57명). 후보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다. 후보자 수가 줄어들면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이 줄어들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양자대결 지역의 증가로 선거의 정치화 경향이 심화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양자대결 시·도는 2010년 2곳에서 2014년에는 한 곳도 없었으나, 2018년에는 4곳으로 늘었고, 금년 선거에서는 7곳으로 급증했다. 적어도 양자대결 선거지역에서는 무효표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는 점(무효표 비율 전국 평균은 4.0%였으나, 양자대결 지역은 부산 3.0%, 대구 2.6%, 울산 1.5%, 경기 3.4%, 충북 3.1%, 경남 3.2%, 제주 2.6%로 모두 평균 이하였음)은 교육감 선거의 정착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증거다. 넷째, 보수 단일후보의 약진이다. 보수 단일후보의 약진은 이념 표방이 더 이상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의미이며, 앞으로 선거과정에서 이념 논쟁이 약화될 가능성의 표시일 수 있다. 금년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의 단일후보가 맞붙은 7개 시·도의 결과는 보수가 5개 시·도(현직이 없었던 경기, 현직 교육감이 패배한 부산·충북·제주, 현직 교육감이 승리한 대구)에서 승리했고, 진보는 2개 시·도(울산·경남 모두 현직 교육감)에서 승리했다. 양쪽 모두 분열된 서울·세종·강원에서는 서울·세종은 현직 교육감인 진보가, 현직이 없었던 강원은 보수가 이겼다. 진보는 단일화했지만, 보수는 분열되었던 인천·충남에서는 모두 현직 교육감인 진보가 이겼고, 진보는 단일화했지만 보수가 분열되었던 대전은 현직 교육감인 보수가 이겼다. 나머지 광주·전북·전남은 진보 일색(광주·전북은 현직이 없었고, 전남은 현직 교육감 패배), 경북은 보수 일색(현직 교육감 승리)이었다. 보수 단일화 승률은 71.43%(5/7), 진보 단일화 승률은 40%(4/10)였다. 양자대결 승률은 보수 71.43%, 진보 29.57%였다. 교육감 선거의 정착을 위하여 교육감 직선제를 도입한 2006년 당시 「교육자치법」 개정안의 개정이유를 보면, 주민직선제 도입의 목적은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전선거운동 시비, 직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학교운영위원 선출과정의 정치화, 교원 출신학교별 편 가르기로 인한 교단 분열, 선거과정의 부정, 선거 자체의 주민대표성 논란, 주민에 대한 책임성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있었다. 교육감 직선제는 도입 당시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두 가지 문제가 불거졌다고 하여 직선제 자체를 원점으로 되돌린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간 교육감 선거의 낮은 투표율, 순서효과 또는 기호효과, 기부금 모금 등 교육감 직선제의 문제점 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다. 이번 선거에서 문제점으로 크게 부각된 깜깜이 선거를 해소하자니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자니 정당 공천 없는 깜깜이 선거가 불가피하다. 깜깜이 선거를 받아들이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전제로, 교육감 선거의 개선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보수니, 진보니, 중도니, 정치 성향을 나타내는 용어의 사용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후보자의 정당 활동 이력처럼 교직단체 활동 이력 표시도 금지해야 한다. 교직단체가 정치집단으로 변질된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 관련성을 암시하는 현수막이나 홍보물의 색깔도 금지해야 한다.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자치의 원리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러닝메이트제·정당공천제·지방단체장 임명제·지방의회 선출제 등은 교육의 정치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헌법적 가치를 충족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 교육 관련성 또는 전문성을 갖춘 교육관계자만 참여하는 제한적 주민직선제의 도입도 검토해 봄 직하다. 교육 관련성을 가진 학부모와 선거권이 있는 학생, 교육 관련성은 물론 전문성을 가진 교원·행정직원·사학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이른바 ‘교육관계자 직선제’가 제안된 지 13년이 되었다. 이번에 부각된 교육감 주민직선제의 대안으로서 교육관계자 직선제는 충분히 숙성된 제도라는 것이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이 대거 승리했다. 지난 2018년 3명에 불과하던 보수 후보는 이번에 8명으로 늘었다. 지방교육 권력을 장악해온 진보진영과 균형을 이루게 됐다. 특히 보수교육을 대표해온 교총 회장 출신들이 2명이나 교육감에 성공한데다 진보교육의 본산인 경기도에서도 보수 후보가 당선돼, 교육정책 방향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선거 결과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10여 년 간 지속돼 온 진보교육의 피로감과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보수교육감 약진으로 연결됐다는 관측이 많다. 유·초·중등교육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선거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부터 보수와 진보진영 간 정책 대결은 전국 곳곳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반면 이번 교육감 선거는 많은 과제도 던져줬다. 교육감 직선제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러닝메이트와 임명제, 선거 공영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또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교육감 선거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책은 없고 단일화만 있었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이번 호는 6·1 교육감 선거 결과에 담긴 민의를 분석하고 앞으로 4년간 지방교육이 나갈 방향을 모색해 보는 데 초점을 뒀다. 먼저 ‘보수 8, 진보 9’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교육감 선거 총평을 통해 짚어본다. 또 새롭게 형성된 교육감 지형은 학력평가 부활, 혁신학교 폐지, 자사고 공방, 고교학점제 시행 여부 등 각종 교육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유·초·중등교육의 변화를 예측해 본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교육감에게 거는 현장의 기대와 따끔한 충고를 담은 교원들의 목소리도 싣는다. ‘교육 소통령’으로 군림하고 불통하기 보다 교육현장의 세세한 곳까지 들여다볼 줄 아는 진정한 교육수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함께 치러진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중립 차원에서 진행되었지만, 개표방송만 봐도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 표기를 할 만큼 다분히 정치적이었다. 보수 성향의 교육감이 약진하여 17개 시·도의 팽팽한 균형이 갖춰진 것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지방교육자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교육체계 속에서 교육감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앞으로 교육감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새롭게 적용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시·도별로 선택 가능한 교육과정의 내용이 확대될 것이며, 여러 정책이 시·도별로 온도 차를 달리하며 첨예하게 부각되고 있는 만큼 ‘어떤 성향의 교육감을 뽑느냐’는 중요하다. 새 정부의 출발과 함께 교육감의 구도가 평형을 맞춤으로써 이전과는 분명 다른 양상으로 교육정책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갈등과 충돌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지방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가장 많았던 질문이 ‘교육감은 누굴 뽑아야 하는 거지?’였다. 교육계에 있는 사람들조차 혼란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치 중립적이어야 하는 선거였기 때문에 정당을 표기할 수도 없었고, 각 진영별로 단일화의 진통을 겪으면서 혼란은 가중되었다. 유권자들은 누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선거해야만 했고, 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인 것이 무색할 정도로 상호비방의 수위는 높아만 갔다. 이런 상황에서 무수히 많은 사표가 발생했고, 본래 목표인 교육자치와 지방교육의 활성화라는 말은 공허하게만 느껴졌다. 많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교육감의 역할이 미치는 교육에 대한 영향력은 매우 크다. 앞으로 교육감 선거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 직선제 폐지에 관한 논의 사실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논의는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직선제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부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지적되었다. 하지만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려웠다. 누군가는 당선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낙선하는 선거의 구조상 직선제와 간선제 모두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일 때 유리한 입장에서는 직선제 폐지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교육감 선거의 결과를 진영 논리로 해석하면서 이러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진보교육감이 절대다수가 당선되었던 상황에서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자 진보 계열 교육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어느 한쪽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될 경우에는 합의된 결론을 얻기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직선제를 폐지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가장 적기이다. 보수와 진보의 수가 평형을 이루고 있고, 선거 직후이기 때문에 다음 선거까지 4년의 시간이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직선제 폐지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다. 교육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시민들은 정치적 성향이나 구체적 정책의 이해 없이 선거에 참여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직접 선거를 하지 않는다면 간접 선거를 하는 방식을 떠올려볼 수 있다. 이는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던 방식이다. 교육 관련 종사자와 학부모 중 대의원을 구성하여 선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체 국민을 유권자로 하는 선거방식보다 관심도가 높아 효과적인 선거방식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점이 많아 없어진 제도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들이 있을까? 선거권 확대에 관하여 앞서 설명한 선거권 제한과는 반대로 선거권을 확대하자는 논의도 있다. 바로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들에게 선거 참여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2019년부터 만 18세 이상의 선거 참여가 가능해졌다. 정상적으로 입학한 학생이라면 고3 기간 중 선거일을 기준으로 생일이 지났으면 투표가 가능한 것이다. 다른 선거와 달리 교육감 선거는 초·중등교육과 관련된 것으로 고1까지 선거 가능 연령을 낮추자는 의견이 꽤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교육 수요자의 입장에서 교육과 관련한 정책을 결정하는 수장을 선발하는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논리는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초·중등교육과 관련한 부분이라면 고등학생만 선거권을 갖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초등학생까지도 선거권을 가져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가 짚어보아야 할 부분은 왜 선거권을 성인들로 제한하고 있는가에 대한 점이다. 교육정책의 실제적인 수요 주체이긴 하지만 미성숙하기 하기 때문에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을 수 있지만, 보편적인 판단기준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선거교육이 이루어진다면 교육감 선거에 학생들도 충분히 참여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의 승리를 염두에 둔 각종 정책이나 이를 겨냥한 교육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도 너무 위험한 접근이다. 선거권 확대를 위해서는 이처럼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많다. 러닝메이트 또는 임명 방식이 대안? 교육감 선거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논의를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안이 바로 ‘러닝메이트 방식’이다. 시·도지사 후보와 함께 팀을 이뤄 선거를 치르는 방식으로, 유권자들 입장에서 교육감의 성향을 시·도지사의 성향과 연결 지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당선 이후 교육감과 시·도지사의 성향이 일치하는 것은 중요하다. 일부 시·도의 경우 교육감 정책을 시의회에서 예산 삭감하고, 승인하지 않아 정책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러닝메이트 방식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여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교육감 선거는 정치 중립적인 선거이다. 정당의 추천을 받는 시·도지사와는 출발 자체가 다른 것이다. 선거운동기간에 정당 유세를 함께 할 수도 없으며, 정당 관계자와 간담회를 하는 것만으로도 선거법 위반이 된다. 러닝메이트 방식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정치 중립이라는 대전제의 수정이 불가피하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실현 자체가 어렵다. 중앙의 임명제도 효율적이라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교육부의 정책이 시·도교육청으로 그대로 연결될 수 있기에 효율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교육정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시·도교육감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앞으로의 과제 교육감 선거를 통해 우리 지역 교육을 이끌어갈 리더를 선택하는 과정은 분명 중요하고 큰 가치를 갖는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많은 문제점이 이어지고 있고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다. 제대로 문제점을 찾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최적의 시간이다. 잘못된 점은 바로 잡고, 교육발전을 위한 진정한 길을 찾아야 한다. 오늘 논의한 부분 외에도 교수가 아닌 일반 교원의 출마 여건이 보장될 수 있어야 하며, 선거 비용을 개인에게만 맡길 수 없다는 점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무엇보다 시·도교육감의 역할과 권한 등에 대한 정립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의 지방자치라는 중요한 목표는 유지하되 과도한 권한의 집중과 자의적 결정이 가져오는 혼란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 모쪼록 다음 교육감 선거에서는 지금까지 선거에서 늘 제기되었던 문제들이 해결되고, 교육발전을 이끌 수 있는 선거라는 평가가 있기를 바란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이 대거 승리했다. 지난 2018년 3명에 불과하던 보수 후보는 이번에 8명으로 늘었다. 지방교육 권력을 장악해온 진보진영과 균형을 이루게 됐다. 특히 보수교육을 대표해온 교총 회장 출신들이 2명이나 교육감에 성공한데다 진보교육의 본산인 경기도에서도 보수 후보가 당선돼, 교육정책 방향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선거 결과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10여 년 간 지속돼 온 진보교육의 피로감과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보수교육감 약진으로 연결됐다는 관측이 많다. 유·초·중등교육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선거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부터 보수와 진보진영 간 정책 대결은 전국 곳곳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반면 이번 교육감 선거는 많은 과제도 던져줬다. 교육감 직선제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러닝메이트와 임명제, 선거 공영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또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교육감 선거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책은 없고 단일화만 있었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이번 호는 6·1 교육감 선거 결과에 담긴 민의를 분석하고 앞으로 4년간 지방교육이 나갈 방향을 모색해 보는 데 초점을 뒀다. 먼저 ‘보수 8, 진보 9’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교육감 선거 총평을 통해 짚어본다. 또 새롭게 형성된 교육감 지형은 학력평가 부활, 혁신학교 폐지, 자사고 공방, 고교학점제 시행 여부 등 각종 교육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유·초·중등교육의 변화를 예측해 본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교육감에게 거는 현장의 기대와 따끔한 충고를 담은 교원들의 목소리도 싣는다. ‘교육 소통령’으로 군림하고 불통하기 보다 교육현장의 세세한 곳까지 들여다볼 줄 아는 진정한 교육수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보수 성향 교육감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보수 성향 교육감들은 현재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3명에 불과한데, 이번 선거로 8명이 됐다. 2014년 13명의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시작된 ‘진보교육감 시대’도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이다. 새로 당선된 보수교육감들은 기존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해 온 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9시 등교 등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바꾸겠다고 공약한 상황. 때문에 초·중·고교 정책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력 신장’ 경쟁 펼칠 듯 우선 교육감들이 성과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교육감들이 약진한 것은 진보교육감들의 혁신학교 확대, 시험 폐지 등 정책 속에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사교육비는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커 학부모들이 돌아섰다는 분석이 많다. 이번 선거가 ‘교육성과가 없으면 유권자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만큼, 교육감들이 각 지역에서 학생을 잘 가르치는 데 집중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것이다. 교육감 후보들이 진보·보수할 것 없이 ‘학력 신장’을 내세운 것이 한 예다. 김대중 전남교육감 당선인은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인데도 ‘공부하는 학교’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진단·배움·평가·지원’이라는 학습이력 관리시스템을 만들어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3선에 성공한 진보 성향 조희연 서울교육감도 ‘서울형 기초학력보장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체계적인 평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교육감들은 시험이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고 경쟁을 부추긴다며 지양해 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 당선인들은 학력평가와 지원을 공약으로 내건 경우가 많다. 하윤수 부산교육감 당선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1년에 한 차례 초·중·고교생 전체를 대상으로 기초학력·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학력을 높이려면 평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진보교육감 중에서도 평가를 중시하는 경우가 있다. 전교조 출신으로 3선에 성공한 최교진 세종교육감도 초등학교 2학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0%’로 만들고, 중학교 1학년 기초학력을 전수 조사하여 미달하는 학생은 책임지고 가르치겠다고 공약했다. 진보교육 대표 정책들 바뀔 듯 진보교육감이 관할해온 지역에 보수교육감들이 당선된 경우 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다. 경기도가 대표적이다. 경기도는 2009년 진보 성향의 김상곤 교육감이 첫 직선제로 당선된 이래 이재정 현 교육감을 거치면서 13년간 진보교육감들이 이끌어 왔다. 무상급식·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 등 대표적인 진보교육 정책들이 모두 경기도에서 탄생해 ‘진보교육의 산실(産室)’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 임태희 후보가 당선되면서, 첫 보수교육감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임 교육감 당선인은 취임 후 진보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를 전면 재검토한다는 계획. 현재 경기도 초·중·고교의 57%가 혁신학교다. 임 교육감 당선인은 혁신학교 성과를 들여다보고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경기도 전체 학교에 확산하되, 성과가 없는 경우 혁신학교를 폐지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재정 교육감이 2014년 도입한 ‘9시 등교제’도 학교 자율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에 따라 등교시간이 당겨지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경기도에서 시작한 혁신학교나 9시 등교제 정책들이 결국 서울·인천·부산 등 다른 지역에 퍼져나간 만큼, 경기도에서 정책 변화가 있으면 다른 지역들도 영향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보수 성향 교육감들은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해온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에도 반대한다. 임 교육감 당선인은 “강제로 폐지하는 건 반대한다. 학교가 알아서 결정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확대한다는 경우도 있다. 부산교육감에 당선된 하윤수 전 한국교총회장은 교육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자사고나 특목고를 더 짓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부산엔 자사고 1교, 외국어고·국제고 3교, 과학고 2교 등이 있다. 그런데 수요가 있는 지역엔 학교를 더 설립해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 다른 시·도나 부산 시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인구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로 갈등 빚을 수도 보수교육감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17명 중 9명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다. 이들은 사안에 따라서 보수 정권인 윤석열 정부와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가 대표적이다. 진보교육감들은 자사고·외국어고가 특권 학교라는 이유로 폐지를 추진해왔고, 자사고들과 법정 소송을 벌여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 세부이행계획서’에도 “고교 학점제 등 학교 내 교육과정을 다양화하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학교 유형을 마련하는 고교 체제 개편을 검토한다”고 적혀 있다. 진보교육감들의 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입장인 것이다. 이미 정부와 정면충돌 가능성을 시사한 교육감도 있다. 3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지난 6월 2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윤 정부의 ‘자사고·외고 존치’ 입장에 대해 “반대한다. 자사고 폐지에 대한 다수 학부모의 소망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에 ‘선전포고’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진보교육감들과 마찬가지로 자사고·외고 폐지를 추진해 왔다. 문 정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3월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둔 상태. 윤석열 정부가 이를 다시 되돌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부활할까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놓고 진보교육감들과 정부가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기존에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2017년 전체 학생의 3%가량을 표집해 치르는 방식으로 바꿨다. 학생 간 경쟁을 부추기고 시험 스트레스를 준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학교가 평가를 소홀히 하자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학부모들은 아이 수준을 알기 위해 사설 학원 평가를 치르는 등 부작용이 지적됐다. 여기에 코로나까지 겹쳐 학생들의 학력저하가 큰 문제로 지적되자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학력평가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14일 ‘교육공약’을 발표하면서 “공교육 붕괴는 사회적 갈등의 씨앗이다. 계층과 지역에 따른 학력격차는 인생의 기회와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면서 “우선 평가와 줄 세우기 차원이 아닌, 학업성취도와 격차를 파악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전수 학력검증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교육 인력과 자원을 최적화해서 교육불평등을 완화하고 학업성취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아직 윤석열 정부가 구체적으로 학업평가를 어떻게 할지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만약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평가로 되돌릴 경우, 진보교육감들이 거부하는 등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 과거 진보교육감들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학생 자율로 맡기는 등 사실상 거부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이 대거 승리했다. 지난 2018년 3명에 불과하던 보수 후보는 이번에 8명으로 늘었다. 지방교육 권력을 장악해온 진보진영과 균형을 이루게 됐다. 특히 보수교육을 대표해온 교총 회장 출신들이 2명이나 교육감에 성공한데다 진보교육의 본산인 경기도에서도 보수 후보가 당선돼, 교육정책 방향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선거 결과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10여 년 간 지속돼 온 진보교육의 피로감과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보수교육감 약진으로 연결됐다는 관측이 많다. 유·초·중등교육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선거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부터 보수와 진보진영 간 정책 대결은 전국 곳곳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반면 이번 교육감 선거는 많은 과제도 던져줬다. 교육감 직선제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러닝메이트와 임명제, 선거 공영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또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교육감 선거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책은 없고 단일화만 있었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이번 호는 6·1 교육감 선거 결과에 담긴 민의를 분석하고 앞으로 4년간 지방교육이 나갈 방향을 모색해 보는 데 초점을 뒀다. 먼저 ‘보수 8, 진보 9’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교육감 선거 총평을 통해 짚어본다. 또 새롭게 형성된 교육감 지형은 학력평가 부활, 혁신학교 폐지, 자사고 공방, 고교학점제 시행 여부 등 각종 교육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유·초·중등교육의 변화를 예측해 본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교육감에게 거는 현장의 기대와 따끔한 충고를 담은 교원들의 목소리도 싣는다. ‘교육 소통령’으로 군림하고 불통하기 보다 교육현장의 세세한 곳까지 들여다볼 줄 아는 진정한 교육수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지난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지역 교육을 이끌어갈 교육감들이 당선되었다. 교육감 당선인들이 후보자 시절 강조했던 현재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미래교육으로 다가가는 교육 강국을 만들어 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현장교사로서 7월 새로 탄생하는 교육감들에게 교육희망을 담아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바램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학력신장과 학력격차 해소방안이다.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학력저하는 현장에서도 바로 체감할 수 있다. 2년 넘게 이어진 원격수업기간 동안 아이들은 컴퓨터 화면만 보면서 무기력하게 공부해 왔다. 2년 동안 학교에서 꼭 배워야 할 기초학습내용을 잘 숙지하지 못하고 지나가 버린 탓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생들의 학습격차가 커지고 학습결손이 심각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교과보충예산’을 각 학교에 교부하였다. 교과보충예산은 방과 후 강좌를 개설하여 학생들이 기초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에 이러한 큰 예산이 투입되었다는 것은 국가가 아이들의 기초학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교과보충예산이 정규 교육과정에는 투입되지 않고 방과 후 프로그램에만 투입된 것에 못내 아쉬움이 있다. 방과후교육은 희망하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으로 교과보충을 필요로 하는 학생이라도 신청하지 않으면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규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이야말로 공교육 정상화의 핵심일 것이다.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파악하여 각 학교 실정에 맞는 해결방안을 찾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해결방법이 가능하려면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여 획일적인 국가수준 교육과정 기준에 얽매여 경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즉 학교자율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있도록 여건조성이 필요하다. 학력저하가 심한 교과에서는 보조강사를 채용하여 교과보충이 진짜로 필요한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1(정교사)+1(보조강사)’ 수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체험수업 물품과 과학실험 수업물품 등을 구입하여 온라인수업기간 동안 무기력했던 학생들에게 학습동기와 흥미를 자극해주어야 한다.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서는 과목별로 보조강사 인력풀을 마련하고 강사비 지급을 지원청에서 맡아 현장교사들이 학력신장과 학력격차 해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를 경감시켜주어야 한다. 둘째, 교권확립 방안이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첫해 등교일수가 줄며 감소했던 전국 초·중·고 교권침해 사례가 2021년 대면수업 증가와 함께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2020년 비대면수업으로 1,197건으로 감소했다가 작년 2,269건으로 다시 2배로 증가했다. 이 통계는 각 학교의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정식으로 심의한 사례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 학교현장에서 일어나는 침해는 훨씬 더 많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제지하기 위해 신체접촉을 했다가 학부모에게 아동학대로 신고당해 수년째 법적 대응을 하고 있는 교사도 있다. 교사는 조금의 아동학대 의심만 보여도 바로 수업에서 배제되고 담임 교체를 당하지만, 반대로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폭행이나 폭언을 당해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작금의 현실이다. 학교현장이 학생들의 인권 쪽으로 너무 기울어진 것은 아닐까? 수업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수업방해 학생을 즉각적으로 중단시키고 훈육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런 학생을 지도할 수 없다면 학습권을 침해받는 대다수 학생이 피해를 보게 되고 수업방해 학생도 자기 잘못을 깨우칠 기회를 잃는다. 심각한 수업방해의 경우 학교 교권보호책임관인 교감이 개입해 즉각 중단시키고 다른 공간에서 별도의 학습자료를 제공하거나 학부모에게 인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사의 생활지도권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교원치유지원센터의 인적 구성을 장학사나 장학관 등 관료 중심에서 탈피해 상담전문가나 상담 능력을 갖춘 현장교사와 퇴직교사를 채용하여 선생님들의 치유를 도와야 한다. 학교에는 교권보호 전담기구를 두고, 지역교육지원청으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이관하여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와 같이 권위 있는 위원회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님 말고’ 식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소송을 방지하는 대책도 마련하여 수년간 무고하게 법적 다툼으로 고통받는 선생님이 없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학교업무 정상화 방안이다. 코로나19 이후 교사들은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함께 하고, 추가된 방역업무로 인해 매우 지쳐있다. 교사들에게 사명감이나 희생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전문성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교사에게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학교는 배움과 성장의 장이다.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배움과 성장의 장으로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우선 학교에 떠맡겨져 있는 사업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경기도의 경우 교육청 조직이 커지면서 일선 학교에서 받는 공문의 양이 늘어나고, 처리해야 할 업무도 늘어났다. 교육청 직원이 많아지고 조직을 키운 이유는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학교에 일을 보내지 말고 인력을 보내주어야 한다. 올 초에 코로나19로 인해 수업 대체 강사를 구하지 못해 전 교사가 매일 보강을 들어가는 등 학교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학교가 처한 한계 상황을 인지했다면 줄일 수 있는 업무는 과감히 경감하고 학교현장을 지원했어야 한다. 몇 년 사이에 법정의무연수가 갑자기 급증한 것도 교사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생명존중 및 자살예방, 심폐소생술, 장애인식개선, 아동학대예방, 부패방지, 청탁금지, 성희롱 예방, 학교폭력예방·인성교육·안전직무연수 등 사회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법정연수가 늘어만 간다. 이렇게 매년 늘어나기만 한다면 몇 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매년 이 많은 법정연수를 다 소화하려면 무리가 따른다. 어떤 연수는 안 받으면 벌금을 내라는 협박성 연수도 있다. 현장에서 업무 폭증으로 고군분투하는 선생님들께 연수 폭탄까지 투하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법정연수를 최소화하거나 여러 연수를 통합 운영하도록 하는 법안 마련도 학교업무 정상화 방안 중 하나이다. 새 교육감들은 학교 밖을 바라보지 말고 아이들을 바라보고 학교현장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학교현장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학력신장과 학력격차 해소, 교권확립, 학교업무 정상화 등은 우선 교육과제로 선정하여 임기 초기부터 과감하게 추진해야 교육효과를 볼 수 있다. 유권자 표를 의식한 학교 밖으로의 선심성 예산집행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학교 밖으로 새는 교육예산을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같은 교육여건 개선에 투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적 바람과 열망에 부응하려면 교육현장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현장과의 협력에 기반한 교육정책 추진이 중요하다. 현장의 아픔에 공감하는 교육감, 현장을 탓하기보다는 좀 더 지원하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교육감이 우리 지역의 교육감이길 바란다.
기획안 작성의 프로세스 교육기획은 미래지향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 교육의 내적 효율성과 외적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다. 또한 목표지향적이며, 목표달성을 위한 최선의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러한 교육기획을 구상할 때 나타나는 제약 요인으로는 미래 예측의 곤란, 정보·자료의 부족, 가설 설정의 불확실성, 시간·비용 및 노력의 제약, 정치적·사회적 압력, 목표설정의 갈등, 계량화의 곤란, 개인적 창의성의 위축 등으로 정리된다. 알찬 교육기획은 이상의 제약 요인을 적정하게 제거하면서 교육현상 및 학교현장 개선을 위해, 학생들의 행복한 삶의 기회 제공을 위해 구체적이면서 생산적인 방향으로 구상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해야 한다. (1) 결론은 정확해야 하며 전체의 이해를 돕도록 한다. (2) 내용이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3) 산만함보다는 레이아웃이 세련되고 간결하도록 작성한다. (4) 도표·이미지 등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5) 전체적인 내용이 기획의도와 부합되도록 한다. (6) 기획의뢰자 또는 담당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작성해야 한다. 좋은 기획안은 문제인식(현상 파악) 단계에서 기획마인드를 가지고, 기획의 방향을 설정하고, 문제의식과 정보 트렌드(Trend)를 트래킹(Tracking)할 때 SWOT 분석방법 등을 활용한다. 문제점 도출단계에서 현황과 문제의식 설정 배경 등을 분석·정리하고, 그에 기초하여 목적과 목표를 설정한다. 기획 발상의 배경과 목적의식을 명료화·명확화하고, 기획안의 제목(Title) 및 내용, 문제점 도출, 정책목표, 목적 설정 등에 역점을 둔다. 종합계획안의 구상단계에서 전략 및 비전을 수립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풀(pool)을 구상하고, 기획의 사고와 틀을 논리적으로 정립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세부시행안을 작성하는 단계에서 사실(fact) 체크 및 로드맵(roadmap)·성과목표·평가지표 등에 토대한 구체적 액션 플랜을 마련하고, 체계적으로 기획안을 작성한다. 기획안 작성을 위한 디딤돌 좋은 기획을 하려면 먼저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고, 문제의식을 구체화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연상하거나 착상해야 한다. 착상이란 그 문제에 대해 머릿속에서 무언가 번뜩이며 생각하는 것이다. 착상의 시작은 ‘문제의 근원은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문제와 관련된 정보는 어떤 것이 있는가?’의 질문을 통해 가능하다.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크게 학교교육과정, 학교 거버넌스, 학교구성원 간 갈등, 생활지도 및 상담, 학교 교육환경 개선 등 다양하게 분류(break down)할 수 있다. 그러한 문제의 근원, 즉 교육적 본질과 가치를 따져보고, 그러한 문제해결을 위한 전략이나 접근방식 등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좋은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아이디어를 개요(outline)로 정리해보고,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sorting)하거나 범주화(categorizing)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해결의 재료가 될 수 있는 원료(아이디어) 중에 지엽적인 것도 있고 중추적인 것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러한 다양한 아이디어의 맥을 잘 짚어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있듯이,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체계적으로 리스트업(list up)할 때 좋은 기획안이 탄생하게 된다. 마치 ‘우산’ 속에 여러 ‘우산살’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우산이 존재할 수 있듯이, 문제해결을 위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하위 주제별로 재배치하여 연계시키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기획안 작성 시 주의사항 1. 구성과 형식 첫째, 수신인·날짜·제출자 이름은 형식에 맞게 작성하도록 한다. 둘째, 타이틀은 폰트 사이즈를 일반내용에 비해 크게 하거나 볼드처리를 하여 가독성이 좋도록 작성하며, 특별히 중요한 내용이 아닐 경우 밑줄은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다. 셋째, 타이틀은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여 간략하게 작성하며, 상대방이 어떠한 내용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소제목(부제)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넷째, 스케줄(추진일정)과 커리큘럼(세부추진내용) 등은 표나 도형으로 만들어 작성하면 기획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첨부자료가 있을 경우 내용 마지막 부분에 첨부한다.[PART VIEW] 2. 논리적 내용 정리 기획안은 가능한 짧고 명료하게 작성하고,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되 중복되는 내용은 피한다. 문제점이 많을수록 긴장감이 커지고 기획이 승인될 확률이 커진다. 따라서 문제점을 여러 관점에서 검토하여 작성하면 도움이 된다. 아울러 막연한 서술은 내용 전달의 어려움이 따를 수 있으므로 표나 도형으로 내용을 전달한다. 3. 기획안 구성 설계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이해시킨다는 관점에서 기획안을 작성해야 한다. 따라서 표현하기 어려운 내용이나 수치를 입력해야 할 경우 도형·표 등을 적절히 사용한다. 정리되지 않은 기획안은 자신의 인격·능력을 낮출 수 있으므로, 일정한 형식과 지면 배정을 잘 구성하여 논리 정연하게 작성한다. 내용은 이해하기 쉽고 앞뒤 내용에 모순이 없도록 기승전결식으로 작성한다. 기획안 작성의 실제(예시) 지난 호에 이어서 ‘공존과 상생’의 2022 평화·세계시민교육 기본계획(서울특별시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 이하 ‘공존과 상생안’으로 명기함)의 ‘핵심실천과제② 평화·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에 초점을 맞춰 기획안 작성의 구체적 요령을 숙지해보자. 먼저 실천과제로 평화·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을 설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과제①은 ‘학교별 평화·세계시민교육 자율시행 지원 확대’로 설정하였음에 착안해 볼 때,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평화·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이유와 근거가 마련되었다면, 그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여건을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떻게 자율시행을 확대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겠는가? 이상의 문제의식이 구체화되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세부적 방안을 착상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구체적 방안으로 교육프로그램의 개발·보급을 생각할 수 있다. 개발하면 운영해야 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반화할 수 있도록 보급하고 연수시켜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개발·운영·보급·연수’는 하나의 개념적 틀로 묶을 수 있다. 또한 교육프로그램이 공유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협의체 구성 및 국제수업의 교류화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상의 아이디어를 개요적으로 모아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교육현장에서 평화·세계시민교육이 체계적으로 편성·운영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수·학습자료 개발 및 보급 •평화·세계시민교육 방향 제안 및 학교현장 안착 지원 •관련 연구 및 현장 적용 결과 공유를 통한 평화·세계시민교육 확산 •세계 학생들과의 수업교류를 통해 지구공동체가 직면한 과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평화·세계시민성·지속가능발전 역량 신장 이를 구체적으로 요목화한 세부적 실천과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1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재 개발 및 보급 (1) 추진방향: 전 교과에서 활용 가능한 온라인 교사용 교재 개발(교과 융합형 교재) (2) 대상: 초·중·고 (3) 추진일정: 월별로 세부적으로 정리(도표화) (4) 추진계획 •세계시민윤리 온라인 교재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학습꾸러미 교사용 심화교재 개발 •교육청·다문화교육지원센터 홈페이지 자료 탑재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 선도교사 소속학교에서 시범 활용 후 최종본 발행·보급 •기타 관련 자료개발 및 보급 2-2. 평화·세계시민교육 협의체 구성 및 운영 (1) 추진방향: 평화·세계시민교육 정책방향 제안 및 평화·세계시민교육의 학교 안착을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 운영 (2) 대상: 학교현장 전문가, 평화·세계시민교육이론 전문가, 교육과정 전문가 등 추진일정 (3) 추진계획 •평화·세계시민교육이론 학교 내·외 전문가로 자문단 구성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재·연수 프로그램 개발, 포럼 기획 지원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 교육과정·수업역량 컨설팅 지원 등 2-3 세계시민교육 국제 수업교류 (1) 추진방향: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유네스코 네트워크 학교와 동남아시아 및 주변국 유네스코 네트워크 학교 간 온라인 쌍방향 수업교류 (2) 대상: 초·중·고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 유네스코 네트워크 학교 추진일정 (3) 추진계획 •평화감수성·세계시민성·문화다양성·지속가능발전을 주제로 학급 또는 학생 동아리 중심 수업교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수업교류 기반 구축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구촌 문제에 함께 연대하여 대응하는 공생과 상생의 세계시민성 신장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 담당교원 및 관계자들 간의 만남과 소통 기회를 통한 세계시민교육 활성화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학생 학습동아리 활동 및 우수사례 공유 TIP❶ 생각해보기 ‘공존과 상생’의 2022 평화·세계시민교육 기본계획에서 ‘핵심실천과제②’의 타이틀은 ‘평화·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로 제시되어 있는데, 타이틀의 범주 재조정 및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핵심실천과제②의 세부적인 추진내용은 ‘2-1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재 개발 및 보급’, ‘2-2. 평화·세계시민교육 협의체 구성 및 운영’, ‘2-3 세계시민교육 국제 수업교류’로 정리되어 있는데, 핵심실천과제 제목인 ‘평화·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은 다소 지엽적이며, 2-1부터 2-3을 아우를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핵심실천과제② ‘평화·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운영 및 연계 확대’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그 이유는 먼저 교재를 개발·보급하고, 그를 협의체나 국제 수업교류 등을 통해 확산·일반화·실천하는데 방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획안처럼 프로그램 개발·보급을 주제로 설정하면 협의체나 국제 수업교류는 프로그램 보급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자율운영계획을 수립하고, 그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교육프로그램의 개발·보급·연계 운영을 정리했다면, 그 다음 후속 조치는 무엇이 되는 것이 좋을까?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휴먼웨어, 교사의 전문적 역량강화일 것이다. 기획안의 ‘핵심과제③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실천역량 신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교원실천역량강화를 위한 방향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평화·세계시민교육·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학교급별 교원역량강화 직무 연수 운영 •우수 전문인력 육성을 통한 평화·세계시민교육 학교 안착 지원 •학교급별 세계시민교육 사례 발굴 및 공유를 통한 세계시민교육 실천 지원 •세계시민교육 전문기관 및 교육공동체와의 협업체계 구축으로 세계시민교육 확산 이상의 문제의식에 더하여 세부적인 추진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직무연수 강화,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평화·세계시민교육 네트워크 구축 등이며, 이에 대한 구체적·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3-1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직무연수 운영 (1) 추진방향: 평화감수성·세계시민성·문화다양성 인식 제고를 위한 교원역량강화 연수 프로그램 운영 (2) 추진계획 •교직 생애주기별 연수(사회적 감수성 영역) 및 자격연수 등에 평화·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육과정 편성 운영 •일반 교사 대상 평화·세계시민교육 역량강화 온라인 직무연수 프로그램 운영 •세계시민교육 유관기관과 협업으로 평화감수성·세계시민성·문화다양성 직무연수 과정 개발 및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 자율운영 지원 3-2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1) 추진방향: 학교 간 세계시민교육 교사연구회 운영을 통한 자율적인 세계시민교육 연구, 세계시민교육 개선 및 우수사례 확산 (2) 추진계획 •2015 교육과정과 연계된 세계시민교육 활동 주제 설정 및 교수·학습방안 연구 •평화·세계시민성 신장 학생 체험활동 프로그램 및 자료 개발 3-3 평화·세계시민교육 네트워크 구축 (1) 추진방향: 세계시민교육 전문기관 및 교육공동체와의 협업체계 구축 (2) 추진계획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학습공동체 및 세계시민교육 연구회 간 네트워크 확대 •교육과정과 연계한 평화·세계시민·지속가능발전교육을 위한 협업 강화 •학교별 주한 외국 대사 초청 특강, 해외 자매학교와의 온·오프라인 교류활동 지원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육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및 체험 학습처 발굴 마지막으로 이상의 세부실천방안을 추진할 경우, 어떤 정책적 효과가 있으며, 설정한 정책목표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를 ‘기대효과’로 정리하고 있다. 기대효과 (1) 평화·세계시민교육 학교자율실행을 통한 평화·세계시민교육 활성화 (2)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세계시민 육성 (3) 평화·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공유 및 실천역량 증대 TIP❷ 생각해보기 기대효과는 기획안의 기승전결 중 ‘결’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획안의 비전 및 추진과제에 기초한 목표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본 기획안에서는 ‘지구촌 공동체, 더불어 함께 사는 세계시민 양성’이란 비전 아래 공존과 상생의 글로벌 역량을 갖춘 민주시민 육성, 평화·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전문성 및 책무성 강화, 평화·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및 실천역량 증대 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와 상응하여 기대효과를 적절히 기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스로 문제를 출제해 보고, 답을 해보는 것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매우 좋은 연습방법이다. 또한 출제자 입장에서 생각해 볼 기회가 되기 때문에 실제 시험에서 제시된 문제를 이해하는 데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 이번 호부터는 교육전문직원을 준비하는 선생님들이 스스로 문제를 내고 작성한 논술답안의 잘된 점과 수정·보완할 점을 함께 살펴보면서, 실전 감각을 익혀 정책논술 작성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를 가져보려 한다. 정책논술 실전 연습하기 문제 다음 자료를 바탕으로 이와 관련한 교육정책 혁신 및 개선 과제를 논하라. 【자료 1】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청소년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유아부터 노년세대까지 전 연령이 갖추어야 하는 능력이자, 경험해야 하는 평생학습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디어를 접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점점 낮아지면서 유아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관련 연구와 실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저도 현장에 나가면 유아를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많이 받게 됩니다. 유아기에 형성된 미디어에 대한 태도나 사용 습관은 어린이·청소년 시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미디어를 어떻게 경험하는가, 어떤 역량을 키울 수 있는지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자·보호자·부모님들의 고민이 더 크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자료 2】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미디어의 정보 및 메시지를 단순히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정보를 평가 및 판단하고, 선택한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능동적인 개념이다.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에 이미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역량 중에 ‘디지털 리터러시’를 포함해 발표한 바 있다.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로의 확장을 통해 ‘디지털 리터러시’를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하고 장려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 비해 국내에서는 일부 직무에 한정된 역량으로 다뤄지며, 그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일반인들은 디지털 기술에 의존도가 높은 반면, 그 구조와 영향, 다양한 권한과 선택 등 복합적 능력에 무지한 채 개인적 격차가 벌어졌고, 그 격차는 사회의 현상으로 표출됐다. [PART VIEW] 개요짜기 - 제목: 올바른 디지털 교육 운영을 통한 혁신미래교육 실현 - 서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올바른 디지털 관련 교육 필요성 증대 - 본론①: 1) 유아 맞춤형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활동 부족 2) 관련 교육활동에 대한 교원역량강화 필요 3) 디지털 교육을 위한 구조적 환경 정비 마련 - 본론②: 1) 교육과정 중심의 내실있는 디지털 교육운영(범교과학습주제 중심의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디지털 리터러시 프로젝트 수업운영, 온라인 뉴스 활용교육으로 유아 참여 및 체험형 수업 활성화) 및 유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활성화(독서교육을 통한 올바른 리터러시 함양 교육, 디지털 리터러시 연계 찾아가는 민주시민교육 운영, 인터넷-스마마트폰 과의존 예방교육 강화, 스마트 기기 보급에 따른 올바른 디지털 기기 교육활용) 2) 교원 디지털 및 미디어교육 역량강화(다양한 디지털 리터러시 관련 교원연수 운영, 미디어 및 정보통신 윤리교육(저작권 교육 포함) 교원연수 운영,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활동 도움자료 개발 및 보급) 및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지원체계 구축(디지털 리터러시 교육활성화를 위한 범기관 협력체제 구축, 지역사회 자원 활용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체 구성 및 운영,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현장지원단, 연구회 및 동아리 운영 지원) 3) 원활한 디지털 교육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디지털 교육환경 조성 마련(무선인터넷망 구축 및 놀이에 적합한 유아 수준의 디지털 기기 보급, 2019 개정 누리과정을 반영한 교육내용을 다루는 플랫폼 정비, 아이놀이터와 연계한 디지털 기반 놀이환경 조성) - 결론: 1) 교육현장에서 미래를 발 빠르게 준비하도록 지원하는 교육청과 교육전문직의 역할 제시 2) 서울교육비전을 잘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 문제에 대한 검토 의견 제시된 【자료 1】, 【자료 2】를 바탕으로 개요짜기를 한 후, 정책논술문을 작성한 점은 매우 우수해 보인다. 다만 문제가 다소 추상적이라서 쉽게 작성할 수 없는 구조이다. 특히 최근 정책논술문제는 복합적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음 자료를 읽고 디지털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고, 포스트 코로나시대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하시오’와 같이 문제를 구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자료가 문제점, 현황 및 실태, 시사점 등을 제시하기 때문에 정책논술의 단서가 될 수 있는 내용으로 3가지를 제시한 것도 적절했으며, 개요짜기에서 ‘본론①’과 ‘본론②’의 1·2·3이 일치하도록 구성한 것 역시 체계적으로 잘 작성되었다. 정책논술문 올바른 디지털 교육을 통한 혁신미래교육 실현 •디지털 교육의 필요성 교육현장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머릿속에만 있던 미래교육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앞당겨진 원격수업을 계기로 이미 교육현장 안으로 들어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변화에 가장 둔감한 교육현장에서도 이제 디지털 전환과 관련하여 다양한 전략과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에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유아교육현장에서는 디지털 교육과 관련한 교육혁신에 소극적이다. 이에 디지털 교육과 관련한 유아교육정책의 한계와 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유아교육현장에서의 디지털 교육 유아교육현장에서는 그동안 유아기의 발달특성에 따라 직접 접할 수 있는 교재 및 교구를 바탕으로 또래 및 성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발달과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다 보니 다른 학교급에 비해 디지털을 이용한 교육활동뿐만 아니라 이를 바람직하게 활용하는 방안 역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한계와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유아 맞춤형 디지털 교육과 더불어 이와 관련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활동이 부족하다. 교사 지원의 수업에서 디지털 자료를 활용하는 수업을 하거나, 디지털 매체 사용과 관련하여 안전교육과 연계한 인터넷 및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교육 실시 등의 형태로 비교적 단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디지털과 관련한 교육활동에 대한 교원들의 역량강화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유아 및 놀이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에 중점이 맞추어져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부족한 디지털 교육과 관련된 교원들의 역량이나 전문성, 디지털 시민성 등을 키워줄 수 있는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셋째, 원활한 디지털 교육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교육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유아 맞춤형 교육활동을 위한 디지털 기반 놀이 환경조성과 같은 구조적인 지원이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유아교육현장에서 디지털 교육 안착을 위한 지원방안 첫째, 2019 개정 누리과정 중심의 디지털 교육의 내실 있는 운영을 지원한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디지털 리터러시 제고를 위해 디지털 역량을 수준별로 체계화하고, 교육과정에 포함하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한 범교과학습 주제중심의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디지털 수업운영, 온라인 뉴스(e-NIE) 및 디지털 활용교육으로 유아 참여 및 체험형 수업이 활성화되도록 한다. 더불어 디지털의 올바른 활용 역량인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에 맞춰 유아 맞춤형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한다. 기존의 그림책을 활용한 독서교육을 바탕으로 올바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병행한다. 민주시민교육과 연계하여 찾아가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운영하고 인터넷중독예방교육 및 정보통신 윤리교육 운영을 지원한다. 둘째, 디지털 교육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하여 교원역량강화와 전문성 신장을 지원한다. 미래형 유아 및 놀이중심 교육과정은 2019 개정 누리과정의 방향에 부합하는 디지털 환경과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디지털 역량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디지털 매체를 이해하고 다룰 줄 아는 활용능력뿐만 아니라 효율적이고 역동적인 유아의 배움지원과 업무 수행, 디지털 시민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디지털 웰빙과 관련된 지식·기술·태도 등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전통적인 지식 전달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교수·학습 전문가, 학습지원자로 교사의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도록 교원의 전문성을 제고한다. 교원의 자율적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현장지원단, 연구회 운영을 지원한다. 특히 공동연구·공동실천·나눔을 통해 전문성을 신장시킬 수 있는 교원학습공동체를 지원하고 교사 상호 간 연대와 소통을 통한 성장을 도모하는 상호 멘토링을 활성화한다. 더불어 디지털 교육에 대한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한 유아 맞춤형 디지털 교육활동 도움자료를 개발 및 보급하여 유아교육현장의 교육수요에 밀착 지원하도록 한다. 셋째, 원활한 디지털 교육을 위한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환경조성 및 교육체제 기반을 조성한다. 정책논술문에 대한 검토 의견 첫번째, 논술의 구성을 살펴보자. ‘올바른 디지털 교육을 통한 혁신미래교육 실현’이라는 논제가 있고, 그다음으로 ‘디지털 교육의 필요성’, ‘유아교육현장에서의 디지털 교육’, ‘유아교육현장에서 디지털 교육 안착을 위한 지원방안’, ‘디지털 기반의 미래교육을 위한 혁신’ 순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논제 다음에 목차는 Ⅰ·Ⅱ·Ⅲ ~ 이나 1·2·3 ~ 순으로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서론·본론·결론’이나 ‘서론·현황 및 문제점·해결방안·결론’ 또는 상기 정책논술문처럼 목차별 주제어가 나타나도록 소제목을 제시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현황 및 문제점을 파악하여 개선방안을 제시하라는 경향이 있어 ‘서론·현황 및 문제점·해결방안(또는 지원방안·개선방안 등)·결론’의 형식을 택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상기 정책논술문의 경우에는 ‘Ⅰ. 디지털 교육의 필요성, Ⅱ. 유아교육현장에서의 디지털 교육 ~’과 같이 제시하는 것이 적절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제시한 소제목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이후에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다. 두 번째, ‘올바른 디지털 교육을 통한 혁신미래교육 실현’이라는 논제가 적절한지 검토해 보자. 정책논술의 논제는 교육청의 정책방향과 연계하여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누차 강조하였다. 예를 들어 이와 관련한 서울시교육청의 정책방향에는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교육’이 있고 그 하위영역으로 ‘미래교실에서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우겠습니다’가 있다. 그리고 그 하위에 ‘미래교육체제 전환을 위한 에듀테크 기반 개별 맞춤형 원격교육’이 있다. 따라서 이와 연계하여 설정해 보면, ‘에듀테크 기반 개별 맞춤형 교육을 위한 디지털 교육 방안’ 또는 ‘디지털 교육 활성화를 통한 미래의 창의·융합형 인재육성 방안’ 등의 내용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물론 현재 주어진 문제가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어, 명확하게 해당 시·도교육청의 정책과 연결시키는데 한계가 있지만, 실제 교육전문직원 정책논술에는 해당 시·도교육청의 정책과 연결할 수 있는 확실한 단서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세 번째, 서론의 내용 구성이 적절했는지 살펴보자. 서론의 첫 부분은 논제나 논점을 환기시킬 수 있도록 관련된 사회적 이슈 등을 제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서론 중간 부분은 정확한 개념 정의나 문제점,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 관련 주제가 나아갈 방향성 등을 제시하여 논술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내용을 기술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서론의 마지막 부분은 본론에서 어떤 방향으로 논지를 펼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도록 논제에 따른 논점을 분명히 밝히는 경향이 있다. 상기 정책논술문은 대체적으로 잘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첫 부분을 ‘디지털 분야는 첨단과학기술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활용되고 있고, 교육환경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교육에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대세이다’라고 기술했다면 좀 더 인상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극복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논하고자 한다’고 기술한 서론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후 본론에서 다룰 논지를 참고하여 어떤 지원방안인지 구체적으로 표현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과정운영 지원방안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등 논점을 좀 더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네 번째, 본론의 소제목을 검토해보자. 정책논술문의 본문 첫 번째는 ‘현황 및 문제점’에 해당한다. 따라서 ‘유아교육현장에서의 디지털 교육’이라는 소제목 대신 ‘유아교육현장에서의 디지털 교육 현주소’, ‘유아교육의 디지털 교육현황과 문제점’으로 기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그리고 제시되는 첫째·둘째·셋째 내용들은 문제에서 제시된 자료의 순서대로 나열하고, 되도록 첫째·둘째 등을 첫머리에 나오도록 줄을 바꾸어 제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현황과 문제점을 제시할 경우 하나의 현황을 먼저 제시하고 이어 그와 관련된 문제점을 함께 제시한 후, 다음 순서로 이어지는 것이 효과적이다. 본론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지원방안 또는 해결방안’의 소제목 역시 ‘유아교육현장에서 디지털 교육 안착을 위한 지원방안’보다는 ‘유아교육현장에서 디지털 교육 안착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방안’이 더 의미 전달이 잘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도 앞서 제시한 ‘현황 및 문제점’의 순서대로 논지를 제시하고, 이에 따른 논거를 3~4개 정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다. 논지를 제시할 경우 내용과 함께 어떤 해결방안이 함께 제시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논지인 ‘첫째, 2019 개정 누리과정 중심의 디지털 교육의 내실 있는 운영을 지원한다’를 ‘체계적인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강화를 위해 교육과정에 포함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한다’ 또는 ‘체계적인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강화를 위해 교원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한다’ 등 어떤 해결방안이나 지원방안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정책논술의 논지로서 적합하다. 그리고 이에 따른 논거는 주요업무계획·장학계획 등의 교육청 세부사업들을 중심으로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다. 두 번째 논지의 경우도 ‘디지털 교육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하여 교원들의 역량강화와 전문성 신장을 지원한다’를 ‘디지털 교육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하여 교원역량강화를 위한 전문성 신장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한다’와 같은 식으로 기술하는 것이 적절하다. 세 번째 논지에 해당되는 ‘원활한 디지털 교육을 위한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환경조성 및 교육체제 기반을 조성한다’는 내용과 해결방안이 함께 제시되어 적절하게 기술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논지의 순서를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세 번째 논지가 가장 큰 범위에 해당되고, 인식의 변화에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세 번째 논지를 첫 번째 논지로 제시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 이 경우 본론의 첫 번째인 ‘현황과 문제점’도 순서의 배열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물론 문제에서 자료도 같은 순서로 제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섯 번째, 결론 부분을 검토해 보자. 우선 소제목 ‘디지털 기반의 미래교육을 위한 혁신’은 ‘4. 디지털 기반의 미래교육을 위한 혁신’이나 ‘4. 디지털 기반의 미래교육을 위한 기반 조성 시급’과 같이 기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결론의 첫 번째는 ‘미래는 더 이상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고,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다’와 같이 논점과 논지를 대표할 수 있는 인상적인 문구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좀 더 신뢰성을 주면서 인상적으로 보이려면 ‘미래는 더 이상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고,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유명한 사회학자 피터스 드러커가 주장하였다’처럼 인용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결론의 가운데 부분은 본론을 반복하기보다는 전체를 종합적으로 요약·정리하기에 적합한 문장으로 기술하는데 이 글에서는 적절하게 잘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결론의 마지막 부분은 일반적으로 관련 정책에 대한 교육전문직원으로서의 각오나 다짐을 기술한다. 이때 ‘열심히 하겠다’는 상투적 표현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의지가 드러나는 내용을 기술하는 것이 좋다. 이 글에서는 교육전문직원으로서의 각오나 의지가 잘 드러나 있으나 ‘~지원을 위하여 디지털 분야 전문가가 학교를 직접 지원할 수 있는 산학협력체제를 구축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등 어떤 마중물이나 노력을 할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도록 기술하면 더 좋을 것이다. 정책논술 문제와 논술문에 대한 전체적인 검토 의견 수험생이 문제를 직접 출제해 보고, 이에 대한 정책논술을 해 보는 것은 시작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초가 된 경우라면 실전 연습을 위한 매우 효과적인 학습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 경우 외부자원을 활용하여 피드백을 받아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울타리에 갇혀 다른 것을 보지 못해 더 이상의 진전이 없을 수 있다. 이번에 실린 정책논술 문제와 논술문은 체제면이나 내용면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의 차별성을 위해서는 앞서 제시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좀 더 정리하면 훨씬 완성도가 높은 정책논술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들어가며 ‘학교에 찾아온 학습 위기! 코로나19로 대두된 기초학력 부진 심화문제!’ EBS 미래교육플러스 ‘기초학력을 잡아라’ 프로그램(2021.8.20. 방영)의 타이틀 문구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수업이 장기화되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학생의 학습결손이 누적되어 심각해지기 전에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다양한 원인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발생하는 기초학력 부진. 기초학력 관련 담당자들의 협력과 연계가 중요한 상황이다. 기초학력을 갖추는 일은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인간의 자아실현 욕구의 기본적 요건임과 동시에 교육의 공공성과 책무성의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기초학력에 대한 개념과 정의, 관련 정책 추진실태와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1:1 맞춤형 기초학력 보장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기초학력 개념 1) 기초학력 관련 법규 「기초학력보장법」은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보장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2021년에 제정된 법률이다. 학습지원대상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을 함으로써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여 능력에 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2022년 3월 25일부터 시행하고 있다(출처: 두산백과 두피디아). 학교의 장은 학습지원대상학생의 조기 발견 및 지원을 위한 기초학력진단검사를 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학생의 보호자에게 통지할 수 있도록 하며, 학습지원대상자는 기초학력진단검사 결과와 더불어 학급담임교사 및 해당 교과교사의 추천, 학부모 등 보호자에 대한 상담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정하도록 하였다. 또한 학교의 장은 효율적인 학습지원교육을 위하여 학습지원교육 담당교원을 지정하고, 보조인력을 배치할 수 있다.[PART VIEW] 2) 기초학력 의미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학생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교육과정을 통하여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학력을 기초학력으로 정의하였다. ‘최소한의 성취기준’은 통상적으로 기초학습(3R’s) 인지 교육과정상의 성취기준인지에 대한 모호함이 있다. 이러한 혼란은 진단도구가 명확해지면 쉽게 해결될 수 있지만, 획일화된 도구의 서열화에 대한 우려가 기초학력의 개념과 지원 대상학생 범위를 결정하는 문제에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다(김태은·양정실·노원경 외, 2019). 또한 선행연구에서 기초학력을 바라보는 입장은 다양하다. 모든 학문에 있어서 기초와 도구가 되는 학력으로서 3R’s로 보는 입장, 교과학습에 필요한 학력으로서 각 교과의 토대가 되는 기초지식 및 기능으로 보는 입장, 지식중심적 학력관에서 벗어나 실제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총체적 역량에서 필요한 기초적 역량으로 보는 입장(조윤정 외, 2019)이다. 3R’s를 넘어서 미래사회의 기본적인 생활기능(디지털·신체·건강·여가 등)을 갖추어야 한다는 새로운 개념의 기초학력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기초학력보장 보장 관련 정책 추진 1)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2013년부터 교육청 중심으로 기초학력향상 지원정책이 펼쳐지면서 기초학력진단도구 및 보정지도 자료를 추가 개발하고 보급하는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을 확대하게 되었다. 기초학력 부진학생들에 ‘진단→보정→재진단→보정’의 선순환적인 시스템을 적용하여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은 시·도교육청 단위로 17개로 분산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이전 학년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현 학년의 교육과정을 기본적으로 이수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진단하고 보정하는데 활용한다. 3단계형 검사로 구성하며, 기초학력 도달 속도가 빠른 학생들은 순차적으로 다음 단계의 검사형으로 기초학력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진단할 수 있다. 2) 기초학력 3단계 안전망 구축 그동안 기초학력보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교육 안정망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기초학력보장을 위한 3단계 안전망 사업들이 안정화되어 추진되어 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2021년 기준 전국 4,801개로 확대되어 운영 중인 두드림학교를 중심으로 기초학력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3단계인 학습종합클리닉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학교 내 지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학생 맞춤형 기초학력보장 지원방안 1) 도움을 전제로 한 진단과 평가 선별·진단활동 강화를 위한 체계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스크리닝 차원의 선별검사, 관찰 기록, 원인 진단 등 지원 대상학생선정을 위한 다차원적 선별·진단활동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복합적 원인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단활동을 실시한다. 기초학력 다중지원팀이 진단평가·정서행동특성검사·상담(학부모 및 학생)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협의하여 학생을 선정한다. 이와 함께 시·도교육청에서는 자체 개발한 우수한 진단도구를 개발하여 공유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컴퓨터화 능력적응검사가 개발 도입되면 이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즉 개인맞춤형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학생에게는 웹서비스 기반의 개개인 맞춤형 학습콘텐츠를 제공하는 개인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사에게는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학습관리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기초학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 학생 개인별 프로그램 제공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이 정규수업에 함께 참여하여 의미 있는 교육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보편적 학습설계수업이나 개별화수업을 실시해야 한다. 개인의 다양한 특성과 차이를 감안하여 학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변형이 가능한 융통성을 가지며, 개개인 학습자의 요구에 대한 차이를 반영하고, 학습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는 학습경험을 갖도록 개인맞춤형 수업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또한 학교 내에서 지원이 어려운 복합적 요인에 의한 맞춤형 지원 및 Wee센터와 의료기관 등 유관기관과 연계한 전문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즉 반복된 학습결손으로 자존감이 낮아져 무기력과 우울감이 높은 학생들을 위해 보정지도뿐 아니라 Wee Class와 연계한 학습상담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효과적인 문해력·수리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학습콘텐츠를 개발 보급하여 학생 성장을 지원한다. 더불어 개인별 학습관리카드를 작성하여 학생들의 목표도달도 확인, 기초학력 부진학생에 대한 체계적인 심리치유 활동 지원 및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되 학급(담임·또래배움동행)과 학교(교과·상담교사)가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3) 체계적 학습관리체제 구축 기초학력은 교사 개인의 노력만으로 될 수 없으며, 교사 혼자만이 가져야 할 책무성이 아니다. 학교 내 기초학력보장 다중지원팀을 구성하여 단위학교 기초학력보장 책임지도를 실현해야 한다. 기초학력보장 다중지원팀은 단위학교 기초학력보장 협의체로 학년협의회·교무회의·교사학습공동체로 대체 운영이 가능하며 학습지원대상학생 선정방법을 협의하고, 진단활동을 실시하여 맞춤지원을 협의·추진해야 한다. 더불어 학교 밖 전문인력을 포함하여 통합적 지원체계를 갖출 수 있어야 하며, 가정과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지원하여 단계적인 학습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나가며 「기초학력보장법」이 제정 실행되었지만, 한순간에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와 이상의 간극을 좁히며, 본질적인 관점과 방향이 급변하지 않고, 본질을 지켜내서 기대하는 교육의 이상향이 이뤄나갈 수 있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초학력을 바라보는 관점이 통일되고, 예방시스템이 가동되며, 교사들이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지역사회의 연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현장에 계속적인 요구가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은 개별학생의 학습과정을 설계하고 관리해주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위한 행·재정적 장치가 구축되어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기초학력을 보장한다는 것은 국민역량 계발 및 향상을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다. 모든 국민의 학습할 권리 보장 및 교육의 형평성 추구라는 공교육의 대원칙에 따르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지도하고 지원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자, 교육 정의 실현을 위한 최우선 과제이다. 공교육 체제에서의 학교교육의 성과는 교육소외 방지 노력이 얼마나 결실을 맺었느냐에 따라 평가될 필요가 있다(이화진 외, 2009).
올해 처음으로 맡게 된 교육복지업무는 모든 업무가 생소했다. 그중에서도 기본학력 프로그램이 가장 큰 숙제로 다가왔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협력강사 지원’ 첫해라서 이를 수업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또한 본교는 위치적 특성으로 기본학력 미도달 학생들이 많지 않았고, 오히려 소수이기 때문에 더 잘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이 글에서는 기본학력 프로그램 운영사례와 수업에서의 협력강사 활용사례를 엮어서 소개하려 한다. 다중지원팀 결성과 학습지원대상학생 선정 기본학력 학생지원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하고,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협조체제인 다중지원팀을 결성하는 일이었다. 학교 내 전문상담사, 보건교사, 각 반 담임교사에게 ‘다중지원팀’을 제안했고,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다중지원팀이 만들어졌다. 학습지원대상학생들을 선정하기 위해 3월에 기초학력진단-보정시스템(s-basic) 진단도구 G형으로 진단평가를 시행했다. 코로나로 1주일씩 학년별로 번갈아 가며 등교하는 상황이어서 하루에 시험을 다 치르지 못하고 3주에 걸쳐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지필고사와 마찬가지로 치러졌고, 결석한 학생들의 경우 따로 문제지를 나누어 주고 풀게 했다. 모든 학년이 시험을 다 치르고 난 후, s-basic 사이트에서 제시한 기준점수 미달 학생명단을 만들었고, 개별적으로 학부모와 연락하여 학습지원 여부를 확인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많은 학부모가 학습지원 받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추가로 학습지원을 받을 때 주변 학생들로부터 낙인찍힐까 봐 두려워했다. 학교가 방과 후에 따로 아이들을 남길 때는 좀 더 세심한 배려를 담은 계획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PART VIEW] 진단평가를 통해 최종 선정된 학습지원대상학생 명단을 각 학년 국어·영어·수학교사에게 전달하였고, 학년별로 협의한 후 1학기와 2학기로 나누어 담당자를 정하고, 각 9차시씩 방과 후 교과를 지도하기로 하였다. 방과 후 기본학력 교과지도 _ ‘꿈나래반’ 운영 본교는 학습지원대상학생 방과 후 지도수업을 ‘꿈나래반’ 수업이라고 명명하였다. ‘꿈의 날개’라는 단어의 뜻처럼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활짝 펴고, 희망찬 미래로 날아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취지에 맞는 아름다운 명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나래반 운영계획은 표 1과 같다. 꿈나래반 수업은 각 학년 국어·영어·수학교사가 학년별 협의를 통해 1학기와 2학기로 나누어 각 9차시씩 방과 후 교과를 지도하기로 하였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 수업주간에는 원격수업으로 진행하였으며, 학생과 협의하여 방과 후뿐만 아니라 조회시간·점심시간·쉬는 시간 등을 활용하여 탄력적으로 운영하였다. 그리고 학습자료는 담당교사가 따로 선정하여 제작하거나 s-basic 사이트의 ‘늘품이 자료’를 활용하기도 했다. 꿈나래반 담당 교과교사들은 꿈나래반 수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 현재 자신이 맡은 정규수업 학급의 학생과 ‘배움이 느린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라포 형성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외부강사나 다른 학년 교사가 가르쳤더라면 학생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지 못했을 텐데, 정규수업 교사가 가르쳤기 때문에 학생들의 상황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실제 수업에서도 신경을 더 써줄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꿈나래반 수업의 또 다른 좋은 점은 기본학력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행평가나 정규고사 준비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자기주도적인 학습방법을 지도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들로 인해 여름방학에도 꿈나래반 수업이 운영되었고,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현재 3학년 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는 1학기 때 꿈나래반 영어수업을 맡아, 기본을 잡아주는 중등 영문법이라는 교재로 지도하였다. 학생들과 협의하여 방과후시간을 따로 잡고 9차시에 걸쳐 지도했으며, 대상학생들은 3학년 꿈나래반 여학생 4명이었다. 그중 정규교과시간에도 가르치고 있었던 학생은 한 명뿐이었지만, 학생들끼리 서로 친한 상태였기 때문에 서로 같이 수업을 듣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거나 교사와 라포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다. 시험기간이 가까워지면 핵심단어를 외우도록 단어시험과 게임을 병행하고, 교과서 문법 학습지를 다시 한 번 같이 풀어보는 등 스스로 하는 학교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력하였다. 대부분의 기본학력 수업이 그렇듯이 9차시라는 짧은 시간 동안 눈에 보이는 효과를 관찰하기는 어려웠지만, 정규수업에서는 진도를 따라올 수 없어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며 가만히 있던 아이들이 꿈나래반 수업할 때는 모르는 것을 질문하며 활발히 참여하는 모습에 생각보다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내가 가르치고 있던 학생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수업시간에도 더 신경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 학생도 그저 교과교사일 때보다 꿈나래반 수업까지 듣게 되니 수업시간에도 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보다 친밀해진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아이들은 개인적으로 정성을 쏟으면 좋은 방향으로 차츰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올해 기회가 되어 15분 파닉스라는 기본학력 교재를 만들게 되었는데, 파닉스에 완전 기초실력인 3학년 학생들에게 가르쳐볼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고, 내년에는 이 교재를 활용하여 학생들을 지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협력강사제 운영 _ 1학년 수학·국어 협력강사제는 서울의 중학교 교사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교과시간에 협력강사가 수업에 협력 또는 보조하여 교실 내 배움이 느린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는 기본학력 프로그램이다. 본교의 협력강사제 운영계획은 다음과 같다. 진단평가에서 기본학력 수준에 도달한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수업시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더러 있다. 우리 학교에서는 꿈나래반 운영을 통해 학습부진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실제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지원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올해 협력강사제를 처음 도입하면서 수업시간에 배움이 느린 학생들을 도와주고 더 이상의 학습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여러 과목 중에서 가장 수준 차이가 심하게 날 수 있는 수학과목과 수행평가를 할 때 개별지도가 많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국어과목에 협력강사제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수학과목의 경우 주당 2시간씩 협력강사가 정규수업에 들어가서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천천히 1:1 지도를 했다. 올해 수업지원을 했던 수학과 협력강사는 다음과 같은 수업소감을 밝혔다. “첫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두 명 들어가니 학생들은 적응이 안 되는 듯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았어요. 중간중간 문제풀이시간이 있을 때마다 필요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였으나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공부 못한다고 소문날까’란 걱정 때문에 옆으로 가는 것조차 싫어하는 학생이 많았습니다. 물론 도움이 필요한 학생 중에 나를 반기는 학생도 있긴 했지만, 반기지 않는 학생이 더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중에는 책에 손대는 것도 싫어하는 학생이 있었고, 한 학생은 외국에서만 살다 와서 한국말이 서툴러 이해하지 못해 울어버리기까지 했습니다. 이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방법을 바꾸어 교과 선생님과 학생 대부분을 한 명 한 명 살피기 시작했고,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친구들도 한 번씩 다시 되짚어주며 친근감을 쌓아갔습니다. 교과 선생님과 함께 문제풀이시간 내내 돌아다니며 모든 학생을 보살피자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에 울어버렸던 학생도 쉬는 시간까지 찾아와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책에 손대는 것도 싫어했던 학생은 내가 가면 책을 내밀어서 보여주며 알려달라고 합니다. 수업시간에 모든 학생을 살펴주니 낙인효과를 무서워하던 학생들도 걱정을 덜고 나를 살갑게 반겨주었습니다. 수업시간 내에 배움이 느린 학생에게 모든 내용을 받아들이게 할 순 없었지만, 그 수업시간 중 가장 중요한 학습내용만큼은 익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이번 수학수업 내용 중 주어진 선분과 각을 이용하여 하나로 결정되는 삼각형을 그리는 내용이 있었는데, 스스로 할 수 있는 학생도 있었지만, 손도 못 대는 학생도 몇 명 있었습니다. 배움이 느린 학생 옆에서 꾸준히 도와주고 반복하니 세 가지의 작도 중 한 가지 이상은 혼자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보태어 협력강사는 수학은 배움이 누적되는 과목이라 전 학년에 배우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더욱 배움이 어려워지므로 배움이 느린 학생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하였다. 기본학력 수업의 실제 국어과목의 경우 수행평가를 시행할 때 과정중심으로 지도할 수 있으려면 협력강사의 도움이 필요했다. 1학년 국어과목은 세 명의 교과교사가 담당하고 있는데, 그중 수행평가와 관련 있는 ‘시와 문법’ 단원을 배울 때, 협력강사가 ‘배움이 느린 학생’들의 수행평가를 지원해 주었다. 예를 들어 ‘시와 문법’ 단원의 수업을 학교에서 오프라인으로 하는 경우 이해도가 낮은 학생이나 귀국자 학생의 옆에서 보충설명을 진행했다. 또한 모둠활동수업에서 담당 교과교사와 조별활동을 돌아가며 지도함으로써 모든 조의 활동에 최대한 양질의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교사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모둠이 없도록 지도하였다. 결과적으로 좀 더 정확하고 세심한 과정평가가 가능하도록 담당교사와 잘 협업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사례 제공을 위해 수행평가를 시행하는 한 차시 수업에 직접 들어가 보았다. 이날 수행평가는 ‘타이포그래피 그리기’였는데 학생들이 소설의 주제를 글자 디자인에 녹여내는 작업이었다. 학생들은 소설 단원에서 주제나 핵심어를 찾아 ‘글자’로 디자인해야 하는데, 이때 소설의 소재와 주제가 한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칠판에 예시를 제시했지만, 타이포그래피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협력강사가 따로 설명해주었다. 또한 협력사의 도움으로 한 차시 안에 최대한 많은 학생에게 피드백을 주어 수정 작업을 하고,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도록 지원할 수 있었다. 수학수업의 경우 ‘삼각형을 작도해보고, 이렇게 작도한 삼각형은 모두 크기와 모양이 같은 한 가지임을 관찰’하는 수업 중 교과교사의 설명을 들었음에도 배움이 느린 학생들은 어떻게 작도를 시작해야 하는지조차 헤매고 있었다. 교과교사 혼자서 그 아이들을 모두 지도하기 어렵기 때문에 협력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강사의 순회지도로 학생들은 작도방법을 익힐 수 있었다. 이외에도 온라인 수업주간에 과제 검토 및 문제풀이 영상제작 등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제공함으로써 교과교사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글을 마치며 초반엔 우왕좌왕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학교 실정에 맞는 기본학력 수업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고 싶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 진단평가 후 학습지원대상학생들을 선정할 때 좀 더 학부모와 학생들을 설득했더라면 꿈나래반에 대한 인식이 더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고, 학생들을 선정할 때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해주신 교과교사도 있어서 이 부분은 다음 학년도 때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꿈나래반 수업은 학생들이 성실하게 수업에 참여하고 만족도가 높았던 점에서 기본학력 미도달 학생들을 위해 필수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협력강사제 수업도 마찬가지로 교과교사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과밀학급이라 놓치기 쉬운 학생들의 학업부진이나 행동특성을 협력강사가 발견하여 개별 맞춤수업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학습결손을 해결하는 데 한 발 나아갔기 때문이다.
들어가며 사서교사로 근무한 이후 해마다 빠지지 않고 실천하는 교육활동이 있다. 바로 ‘도서관 이용교육’이다. 도서관 이용교육은 도서관 이용방법을 안내하는 도서관 이용 지도에서부터 독서방법, 독후활동 등을 지도하는 독서교육과 도서관의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학습과제를 해결하는 정보활용교육에 이르기까지 학교도서관 자료와 시설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도서관 교육활동이다. 필자는 2018년도부터 현재 근무학교에서 매년 전 학년을 대상으로 연 4차시 ‘도서관 이용교육’ 수업을 하고 있다. 1~2학년은 도서관 이용법 익히기와 그림책 읽고 관련 독후활동하기, 3~4학년은 도서관 자료 이용방법을 익히고 과제해결하기, 5~6학년은 한국십진분류법과 청구기호 개념을 이해한 후 도서관 자료검색과 과제해결하기 활동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지금 소개할 수업은 3~4학년을 대상으로 도감과 지식정보책을 활용하여 정보과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며,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2019년에 실천한 수업사례임을 미리 밝혀둔다. 도감과 지식정보책은 교과수업 및 학습과제 해결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료이다. 도감은 그림과 사진을 주된 내용으로 수록하여 학생들이 직접 보지 못한 실물들을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식정보책은 어떤 분야나 주제에 관한 실제적인 사실이나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도감과 지식정보책은 다양한 교과에서 학습보조자료나 탐구주제 관련 자료조사 등의 활동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3~4학년군 과학교과의 ‘3-2-2. 동물의 생활’, ‘4-2-1. 식물의 생활’ 단원은 도감을 이용하여 자료조사를 하는 활동이 있으므로 실제 과학수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3~4학년 ‘도서관 이용교육’ 수업을 계획할 때 ‘교과내용과 연결 지어 도서관 자료 이용방법 익히기’를 수업목표로 두었기 때문에 3~4학년 과학 및 국어교과와 연계하여 도감과 지식정보책을 활용한 도서관 자료 활용수업을 구상하고 실천해보았다. 아래의 표 1은 3~4학년 수업하기에 앞서 작성한 관련 교과교육과정 연결 맵과 수업설계도이다. 도서관 이용교육과 정보활용교육이 합쳐진 형태로 도도서관 정보생활(4·5·6학년) 교과교육과정에서 학습내용과 활동을 참고하였다.[PART VIEW] 3~4학년 도서관 이용교육 수업 설계안 ● 1~2차시: 동·식물 퀴즈를 만들어요!(도감을 이용하여 정보과제 해결하기) 1~2차시는 도감을 이용하여 정보과제를 해결하는 수업으로 도감에서 정보를 찾아 퀴즈를 만들어보는 활동을 했다. 1차시 수업의 첫머리는 도감의 주요 특징을 힌트로 제시하여 도감이 어떤 자료인지 퀴즈를 풀며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정답을 공개한 후에는 실물 도감을 보여주면서 도감이 모여 있는 참고도서 서가의 위치도 안내하고, 참고도서란 ‘특정한 주제에 관한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자료’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두 번째로 도감을 이용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검색도구인 목차(차례)와 색인(찾아보기)의 개념과 활용방법을 안내하였다. 세 번째로는 모둠별로 ‘꽃·나무·새·물고기·곤충’ 등 동·식물을 한 가지 정한 후 관련 도감을 찾아보고 목차와 색인을 이용하여 도감에서 원하는 정보를 탐색 및 정리하여 ‘이것은 무엇일까요?’ 퀴즈 문제를 만들어보았다. 퀴즈 문제를 완성한 모둠은 사서교사에게 퀴즈 문제를 제출하고, 정답 동·식물 그림 또는 사진이 실린 도감을 가져와 보여주도록 했다. 학생들이 보여준 정답 동·식물 이미지는 사진 촬영하여 2차시 ‘이것은 무엇일까요?’ 퀴즈 발표활동에 활용하였다. 2차시에는 1차시에 모둠별로 완성한 ‘이것은 무엇일까요?’ 퀴즈 문제를 내고 알아맞히는 퀴즈 대회를 운영하였다. 1차시에 촬영해두었던 정답 동·식물 이미지는 PPT에 옮겨 담아 퀴즈 문제를 제시할 때 함께 보여주었다. 퀴즈 대회가 끝난 후에는 도감의 특징, 목차와 색인에 관해 정리 문제를 함께 풀며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 3~4차시: 동·식물 신분증을 만들어요!(도감 및 지식정보책을 이용하여 정보과제 해결하기) 3~4차시에는 도감과 지식정보책에서 찾은 정보를 활용하여 동·식물 신분증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하였다. 3차시 수업의 도입부에서 자신이 자연나라에 사는 동물 또는 식물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소개하는 신분증을 만들어보라는 정보과제를 제시하였다. 여러분은 자연나라 ◇◇숲에 사는 동·식물 시민입니다. ◇◇숲의 시민이 되면 자신을 소개하는 신분증을 만들어야 합니다. 신분증에는 자신에 대한 간단한 정보와 함께 자신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소개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자연나라 ◇◇숲의 시민으로서 여러분의 멋진 신분증을 만들어보세요. 동·식물 신분증은 A4 종이를 반으로 접어 사용하도록 하였으며 신분증 표지에는 퀴즈를, 1쪽엔 조사한 정보 정리, 2쪽엔 조사한 동·식물 소개 글, 3쪽엔 모둠원의 확인과 참고한 자료를 적을 수 있도록 하였다. 동·식물 신분증 만들기 활동을 위한 첫 번째 활동으로 제비뽑기하여 ‘꽃·나무·새·물고기·곤충’ 중에서 한 가지를 정한 후 같은 종류를 선택한 학생끼리 모여 모둠을 구성하였다. 모둠 구성 후에는 조사하고자 하는 동·식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도감과 지식정보책을 모둠원이 협력하여 찾아보도록 하였다. 이때 한국십진분류법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 후, 동·식물 관련 지식정보책이 ‘480 식물학’과 ‘490 동물학’에 모여 있으며 ‘408 과학 전집’에서도 찾아볼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 정보과제 해결에 필요한 도감과 지식정보책을 찾은 후에는 목차(차례)를 훑어보게 하여 책의 전체 구성과 책에 수록된 동·식물에 관한 대강의 정보를 얻도록 하였다. 조사할 동·식물이 정해지면 도감이나 지식정보책에서 얻은 동·식물 이름, 생김새, 사는 곳, 먹이, 특성 등의 정보를 신분증 2쪽에 정리하도록 지도하였다. 4차시에는 동·식물에 관한 추가 조사 및 정리 후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동·식물을 소개하는 글쓰기와 ‘나는 누구일까요?’ 퀴즈 만들기 활동을 하였다. 동·식물 신분증을 완성한 후에는 모둠원끼리 조사한 내용을 공유하고, 모둠별 1명씩 대표가 나와 동·식물 퀴즈와 동·식물 소개 글을 발표하며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나오며 수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학생들에게 새롭게 알게 된 점이나 느낀 점을 물어보며,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새롭게 알게 된 점 또는 느낀 점으로 학생들은 궁금한 동물이나 식물이 있으면 도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 차례와 찾아보기 기능을 알게 된 것, 조사한 동·식물에 관해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된 것 등 도서관 자료를 이용한 경험과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새로운 정보들을 주로 이야기하였다. 또한 도서관에서 찾은 자료로 퀴즈를 만들고 퀴즈 대회도 열어 재미있었다는 반응과 내가 조사한 동·식물로 신분증을 만들어 색다른 경험이었고 동·식물에 대해 좀 더 친근감이 느껴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1·2학기에 걸쳐 2차시씩 각각 2주에 걸쳐 수업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1학기 : 동·식물 퀴즈를 만들어요!/ 2학기: 동·식물 신분증을 만들어요!) 수업의 흐름이 끊어져 학생들의 관심과 집중도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블록타임수업을 한다면 수업활동이 중간에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므로 수업효과가 좀 더 커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 이용교육을 준비하거나 실행할 때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이자 바라는 점은 학생들이 학교도서관을 도서 대출·반납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수업과 학습, 과제해결,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도서관 이용방법과 도서관 자료 활용법을 배워 자기주도적 자료탐구 학습태도를 기르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이다. 총 4차시에 걸쳐 진행한 위의 수업만으로 필자가 생각한 도서관 이용교육 목표가 완벽히 이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그마한 노력도 꾸준히 한다면 분명 학생들이 학교도서관을 즐거운 독서활동과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학교도서관에서 스스로 자료를 탐색하고 탐구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나아가 담임교사나 전담교사와 협력하여 교과수업시간에 도서관 자료활용 교육을 하는 이상적인 도서관 이용교육 수업도 꿈꿔본다.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은 연금개혁에 대한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였다. 어떤 후보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을 국민연금으로 통합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하였고, 또 어떤 후보는 연금개혁을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영역임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는 기금고갈로 인해 미래에 약속된 급여를 못 받을 수 있다는 국민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국민들은 새로운 윤석열 정부가 공적연금개혁에서 어떠한 청사진을 그려낼지 무척 궁금해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공적연금은 국민연금의 낮은 보장률, 기초연금의 역할,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관계, 퇴직연금의 제도화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한 매듭을 짓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 모든 이슈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란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통합 논의는 수년 동안 매듭짓지 못한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일부로 남아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금급여를 제공하는 공무원연금의 재정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방안으로 오랫동안 두 연금의 통합이 논의되어왔다. 이러한 통합에 대하여 사회구성원의 노후소득보장이라는 공적연금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를 간과하고, 공적연금의 하향평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4차례의 공무원연금개혁은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한국의 공무원연금은 1960년부터 퇴직공무원에게 연금소득을 제공하여 유능한 인력이 공직에서 몰입하도록 하는 인사정책수단으로 활용되어왔다. 민간부문에 비해 급여가 낮은 대신, 퇴직 이후의 노후소득을 보장해줌으로써 재직기간 동안에 직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1960~70년대 국가주도 발전을 위한 공무원·교사·군인 등 특수직역의 유능한 인재풀을 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공무원연금의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더 많이 내고, 덜 받는’ 개혁을 단행하였다. 이러한 개혁은 1995년 1차 개혁, 2000년 2차 개혁, 2009년 3차 개혁, 2015년 4차 개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도적 기제들을 마련함으로써 공무원연금의 급여적정성과 재정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동시에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보완하는 노력을 경주해왔다. 낮은 공무원 임금을 보완하는 차원의 관대한 연금을 지급하는 특혜는 지난 4차례의 개혁으로 대부분 사라졌다(김연명, 2022). 4차례 진행된 공무원연금개혁을 통해 공무원연금 가입자의 기여율과 정부 부담률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연금지급개시연령의 단계적 연장, 연금액 조정방법의 변경(물가연동제), 연금산정 기준보수 개정, 유족연금 지급률 인하, 기준소득월액 상한, 연금지급정지 등의 장치들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개혁으로 단기적으로 공무원연금의 재정건전성이 개선되었지만, 동시에 노후소득보장 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4차 개혁으로 공무원연금의 지급률은 2016년부터 1.9%에서 매해 0.022%씩 단계적으로 인하되어 2035년까지 1.7%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혁으로 인해 연금수급자들이 급여 수준의 감소뿐만 아니라, 소득 공백과 수급자격의 엄격화 등 더 많은 제약에 직면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면, 공무원연금개혁으로 공무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이후 유능한 신규인력의 공직 진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통합 논의 4차에 걸친 개혁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보다 급역가 높다는 이유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두 연금은 공적연금을 구성하는 서로 다른 목적과 기능을 가진 상이한 제도이지만, 같은 공적연금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일 기준에 근거하여 평가받고 있다. 지급률과 기금고갈 등의 측면에서 오랫동안 비교 대상이 되어오면서 일부 연구들은 공무원연금이 모수개혁이 아닌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거나(김태일, 2004), 국민연금과 통합하여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장한다(이용하·김원섭, 2015; 김대철·박승준, 2016; 전창환, 2016). 반면 두 연금제도는 도입배경·목표·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통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권혁주·박영원·곽효경, 2005; 김린, 2014; 정철, 2015, 전광석, 2018). 특히 후발 산업국가인 한국의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한 공무원의 조직몰입 수단으로 도입된 맥락을 고려하면 공무원연금의 특수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정우·김희년, 2018; 전광석, 2018). 공무원연금의 인사 정책적 특성을 고려하여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많은 사회보장 선진국에서도 일반 국민을 위한 연금과 별도로 직업공무원을 위한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은 개인이 부담하는 보험료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혜택을 받는 것은 불공평한 것이 아니다.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9%(개인 4.5%, 사용주 4.5%)이지만, 공무원연금은 18%(개인 9%, 사용주인 정부 9%)이며, 2020년 말 기준 공무원연금의 월평균 본인 보험료는 48.5만 원, 국민연금은 12.7만 원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현재의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금급여 차이가 2007년에 이루어진 국민연금개혁으로 국민연금 소득보장 수준이 급격히 낮아진 것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불공평하게 공무원연금의 급여가 높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서로 다른 제도 간 기계적 형평성을 위해 두 연금제도를 통합하여 공무원연금의 소득 보장성을 낮추는 것은 공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새로운 정부의 공적연금개혁은 ‘사회적 합의’를 강조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전 공적연금의 개혁에 대하여 보험료율은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낮추는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구조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통합에 대해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구성하여 임기 내 해당 이슈를 포함한 연금개혁에 관한 그랜드플랜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었다. 취임 후 가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하여 오랜 난제였던 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것을 공식화하였다. 해당 기구를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는 차치하더라도, 해당 기구를 통해 진행될 공적연금개혁 방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아직까지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연금개혁에서 사회적 합의를 강조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역대 정부들이 연금개혁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강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연금개혁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음을 고려하여, 윤석열 정부의 공적연금개혁에서 사회적 합의를 효과적으로 도출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공적연금개혁에서 사회적 합의는 그 내용뿐만 아니라 절차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5년에 이루어진 공무원연금 4차 개혁은 당시 박근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것으로, 국회에 국민대타협기구를 설치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기구를 통해 도출된 합의안은 정부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하였고, 이후 국회의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와 특별위원회는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고려했을 때, 새 정부에서 도출하는 사회적 합의는 내용뿐만 아니라 그 절차에서도 철저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합의는 정부안을 관철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되고,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공무원연금개혁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는 어떠한 방향으로, 어떠한 내용을 담아야 할까. 우선은 연금의 수지균형을 맞추기 위해 적자를 정부가 보전하는 ‘정부보전금’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한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이 서로 다른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비교 대상이 되는 이유는 연금급여 수준보다 정부보전금의 존재 및 규모 때문이다. 연이은 개혁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연금의 수지적자율은 2020년 기준 약 0.11%, 2040년 약 0.44%, 2075년 약 0.70%, 2090년 약 0.77%로 지속적 증가가 예상된다. 만약 이를 지금처럼 정부 예산으로 충당한다면 국민들은 퇴직공무원의 노후보장을 온전히 정부가 책임진다고 인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부보전금 축소는 공무원연금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전제조건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정부보전금은 과거 공무원의 낮은 처우를 고려했을 때 사회적으로 충분히 용인될 수 있었지만, 오늘날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연금재정을 위해 증가하는 보전금을 정부가 기존처럼 부담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한편 이러한 보전금 축소는 필연적으로 기여율 증가를 가져오는데, 이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즉 현재 공무원연금에 대한 기여율 9%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공무원과 정부가 동등하게 부담할 것인가, 아니면 차등적으로 부담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동등비율로 적용할 경우 연금기여자인 공무원의 반발이 예상되고, 수혜자(퇴직자)와 기여자 간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세부사항은 제도개혁의 수용성을 감안하여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권혁주·유자영·최낙혁, 2022). 이러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 기저에는 국민들이 공무원연금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공무원연금은 인사정책수단으로서 특수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공적연금의 일환으로 재정안정성뿐만 아니라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공무원연금개혁은 재정안정성 측면에서만 논의되어 온 경향이 크다. 공무원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개혁으로 인해 훼손되지는 않는지, 이는 국민연금과의 단순비교를 통해서가 아닌, 해당 제도의 목표와 기능의 맥락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실제 연금급여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후생의 수준, 즉 소비지출 규모를 고려한 평가를 통해 해당 연금급여 수준이 실질적인 노후를 보장하고 있는지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공무원연금뿐만 아니라 낮은 노후보장기능으로 비판받고 있는 국민연금에도 동시에 적용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비대면수업·블렌디드러닝 등이 시행되며 기초학습부진과 학력격차 문제가 교육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도 많은 후보가 경쟁적으로 학력 성장을 기본공약으로 내세웠었다. 교육부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력저하와 기초학습부진 해소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수업의 전문가인 유·초·중등수석교사회에서도 ‘코로나19시대 학력격차 해소’ 포럼을 전국단위로 개최하고,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수석교사 전국 포럼, 2021). 기초학력은 왜 중요하며,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기초학력은 왜 중요한가? 한 인간이 태어나서 살아가면서 학력은 어떻게 쓰이고 향후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기초학력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 추구, 개인의 자아실현 및 인간으로서의 성장 및 발전을 목적으로 학습과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기본적인 학습역량이다. 또한 기초학력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선거권, 납세의 의무 등 다른 기본권과 의무를 이행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역량으로써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기초학습부진은 기초 문해력으로 직결되어 심각한 학습결손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는다. 기초 문해력은 의사소통능력뿐만 아니라 교과학습, 평생학습자로서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 기초학습부진 학생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교육정책들은 아직 자리를 잡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정순원, 2020). 각 나라별로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기초학력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기초학력 지원방안을 살펴보는 연구(김유리·배현순·신혜진, 2021)에서 아일랜드와 캐나다는 국가 차원에서 문해력과 수리력을 표준화 평가를 통해 정책적 보장과 그 결과를 학교와 교사가 교수·학습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초학력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이다. 기초학력과 문해력이 초등교육에서 부진으로 누적되면 심각한 삶의 저하로 연결될 수 있으며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뒤질 수 있다. 기초학력과 학력 향상을 위해 우선되어야 할 것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요즘 학생들이 기초학력과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어느 교육감이 말한 것처럼 등교시간을 앞당기고, 학력고사를 부활하여 시험을 치게 하면 학력이 향상되는가? 스마트폰을 일상적인 생활기기로 친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청소년과 초등학생들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기초 문해력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초·중·고학생들의 스마트폰 활용교육은 교육과정과 수업설계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스마트 기기 활용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촉진하며 학습동기 유발 및 유지에 유용한 학습보조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다. 스마트교육 선도 교사들의 스마트교육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임정훈·성은모, 2015)에서도 스마트교육은 교수·학습 패러다임의 변화, 수업준비의 효율성, 수업운영 전략의 다양성, 상호작용성 증진, 학습내용 전달 및 이해의 효과성, 교수·학습관리의 효율성, 학습성과 향상 등 모든 영역에서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유경(2014)은 ‘스마트교육 시대의 국어교육연구 방향’ 연구에서 ‘스마트교육이 지닌 교육체제 변혁의 성격은 기존의 매체언어교육뿐만 아니라 전체 국어교육의 판도를 바꾸는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앞으로 이루어질 새로운 국어교육연구를 바탕으로 스마트교육 시대를 제대로 맞이하고 이끌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미래교육에서는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학교환경이 디지털 기기 교육환경을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가정환경과 그렇지 못한 저소득층 아동의 학력격차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는 새 정부의 교육 국정과제(84번) 목표인 전 국민 평생학습지원 등으로 교육격차 해소라는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은 향후 평생학습을 할 수 있는 기초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요즘 학생들은 미디어를 활용한 학습에 익숙하고, 미디어를 활용하거나 학교 밖에서 교과공부를 하기 위해 미디어를 도구적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이들은 교과학습 이외에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거나 학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도 미디어를 활용한다.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학교 수업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미디어 공간과 연결되어 있다. 그들은 미디어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되거나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나가기도 했으며, 스스로 이미지나 영상 등을 제작하여 공유하기도 했다. 옛날과 달리 학습장소가 변했다. 학교가 거의 유일하게 공부할 수 있는 장소였다면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학습장소가 될 수 있다. 디지털 이민자들로 일컬어지는 전 세대는 폐쇄적이고 정숙한 독서실에서 외부 요인의 간섭 없이 집중하기를 원했다. 반면 요즘 학생들이 즐겨 찾는 ‘스터디카페’는 기존 폐쇄적이고 정숙한 이미지의 독서실과는 다르게 카페처럼 개방된 공간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즉 타인의 시선이나 음악과 같은 외부 요인의 간섭을 오히려 선호한다. 디지털 기기를 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는 학습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로 여겨졌으며 디지털 기기와 멀리 떨어지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시각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며,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고 분할주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공수경, 2017). 따라서 디지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 예시로 ‘공부 타임랩스’를 들 수 있다. 타임랩스란 1시간짜리 영상을 찍으면 빠르게 배속해 4~5분 정도의 영상으로 압축해주는 기술인데, 학생들은 자신의 목표 학습시간을 정해놓고 타임랩스를 찍은 뒤 이를 편집해 브이로그(Vlog, Video+Blog의 합성어로 영상으로 하는 기록을 통칭한다) 형식으로 소셜미디어에 게시한다. 영상을 찍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되고, 열심히 하는 자기 모습을 기록해두면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한다. 교육감들이 말하는 학력 신장은 어떤 의미인가? 일부 교육감 당선인이 말하는 등교시간을 앞당기고, 다시 전국 학력고사를 부활하여 학력을 높이겠다는 말은 보수적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특성을 알고 이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제공해 주는 일이 우선이다. 물론 필자도 시험 부활은 찬성한다. 다만 시험을 보는 방법과 내용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과 같은 암기 위주의 필기고사는 지양되어야 한다. 전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학생의 역량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방법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들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 학교와 교육청·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교사들은 책임지고 기초학습 부진아를 구제하고(방과후 강사를 채용한 기초부진아 구제 등), 학교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교육청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지역사회는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 등 교육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교육감들이 말하는 학력성장은 어떤 의미인가? 당선된 교육감들은 학교현장의 실태를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우리 모두가 교육에 좀 더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감은 표를 의식한 정치인이 아니고 참된 교육자여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맞는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미래에 맞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키울 수 있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당선된 어느 교육감이 내건 현수막에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교육감에게 희망을 걸어 본다.
한국판 미네르바 스쿨로 불리는 태재디지털대학교(태재대학)가 오는 12월 신입생을 모집한다. 캠퍼스 없이 온라인만으로 수업을 듣고 세계 각지를 옮겨 다니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대학이다. ‘태재(泰齋)’는 주역에 나오는 용어로 ‘Great Harmony’를 추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대학은 세계를 이끌 리더 상위 1%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신입생은 딱 200명만 뽑는다. 그중 한국 학생은 절반인 100명이다. 나머지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외국 학생들을 선발한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수는 100명이 넘는다. 세계 각국 최고의 교수진으로 구성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총·균·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 등 유명인사들도 특강 형식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태재대학은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사재 3천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학교다. 초대 총장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이 맡았다. 지난 6월 10일 서울 종로구 태재학원 집무실에서 염 총장을 만났다. - 태재대학이 추구하는 가치는? “우리는 동양과 서양이 조화를 이루고 서로를 이해하며 지혜를 모으는 ‘Great Harmony’를 추구한다. 지구가 직면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성과 조화를 갖춘 인재양성이다. 세계 문명사는 유럽에서 미국을 거쳐 아시아로 오고 있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2050년까지는 지금 유럽연합과 같이 동아시아 공동체 같은 게 나와야 한다. 그때를 대비한 인재양성이 필요하다. 또 하나 미중 갈등이 심각해지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이 두 강대국이 충돌하면 한반도가 굉장히 위험해진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부딪히게 되면 ‘투기디데스 함정’과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은 중국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면서 상하이를 봉쇄해버린 조치를 이해하지 못한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교적 전통이 강한 중국은 개인보다 집단이 우선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총기 사용을 허가하고 사고가 빈발하는 것을 지적한다. 영국으로부터 자유를 찾기 위해 독립했던 정신을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누가 옳고 그름을 따질 것이 못 된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조화로운 공존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대전환의 시기에 고등교육이 새로운 혁신에 도전하는 것은 당연한 시대적 사명이다. 한국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및 유럽 등의 학생을 골고루 선발해 세계를 이끌 수 있는 상위 1%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 학생 선발은 어떻게 하나. “선발 인원은 국내 학생 100명과 미·중·일·러 학생 100명으로 계획하고 있다. 학생부 등 서류를 바탕으로 5배수를 뽑은 뒤 3단계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면접 1단계는 학업잠재능력이 어느 정도 인지를 평가한다. 두 번째 단계는 인·적성 면접이다. 공부 잘하고 머리 좋아도 인성이 나쁘면 오히려 사회에 해악이 된다. 이점을 경계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도전정신·비전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태재대학에 들어오면 특수부대 온 것처럼 혹독한 학습 트레이닝 과정을 소화해야 한다. 아마 고3 때보다 더 많이 공부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다. 대학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고 공부하는 곳이라는 걸 실감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리더가 되겠다는 확실한 도전의지가 있는지를 평가한다. 외국 학생은 온라인과 현지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한국학생 전형일정은 사이버대 신입생 모집일정과 같이 12월 중 실시될 전망이다. 이미 수시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이중지원이 가능하다.” - 최근 들어 태재대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입학문의도 늘고 있다던데. “전화문의도 있고 학부모들이 직접 찾아오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태재대학에 들어갈 수 있느냐를 많이 묻는다. 그럴 때면 책을 많이 읽고 자기 질문이 많은 학생이면 된다고 말해준다. 다시 말해 우리는 성적순으로 안 뽑는다. 공부도 잘 하지만 문제의식이 있는 학생, 도전할 줄 아는 학생을 뽑는다. 로또에 당첨되는 방법은 로또를 사는 것이다. 우리 학교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면 들어올 수 없다.” - 혁신적 대학 모델이어서 어떤 방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모든 수업은 영어를 사용, 온라인 토론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능동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20명 이하로 구성해 플립러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매 수업시간마다 사전에 책·논문·MOOC·유튜브 자료들을 통해 학습하고 관련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에세이에 반 페이지 이상 피드백을 해줘야 한다. 수업 중 학생들의 발언량과 수업 참가 정도를 그래프로 표시,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한다. 과제 제출 등 사전에 학습이 된 학생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수업에서의 발언량 등 참가 정도가 평가의 기준이 된다. 학년별 운영을 보면 1학년 과정은 교양과목 위주의 수업으로 설계하고 있다. 교양과목이라고 해서 국어·영어·역사·철학 등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상호관계 ▲글로벌 이해와 공감능력 등 글로벌 리더십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 2학년 1학기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떠나기 전, 언어를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훈련하는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영어는 기본이기 때문에 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외국 학생은 한국어 포함)등 제2외국어 가운데 중 최소 2개의 외국어를 습득해야 한다. 하루 15시간정도 외국어만 공부한다. 파이선(Python)과 같은 컴퓨터 언어도 제2외국어처럼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학습한다. 이후 2학년 2학기부터 4학년 1학기까지 총 4개 학기를 미국과 중국·일본·러시아에서 지내며 현장학습 및 도시 문제해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4학년 2학기엔 서울로 다시 돌아와 캡스톤 디자인 프로젝트 등을 마무리한다.” - 4개국 현장학습은 어떻게 진행되나. “주로 기숙사 생활을 하며 각국 주요 도시를 순회한다. 예컨대 미국은 실리콘밸리·뉴욕·워싱턴·필라델피아가 꼽히고 있으며, 중국은 홍콩·베이징·상하이 그리고 공산당 대장정의 종착지인 연안을 찾아가 볼 수 있다. 일본은 도쿄와 교토 그리고 삿포로나 오사카 등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톡·상페테르부르그·벨라루스 등이 검토 대상이다. 이들 강대국의 힘은 어디서 나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디자인해야 하는지 현지에서 생활하며 ‘캡스톤 디자인(창의적 종합 설계)’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게 된다.” - 해외 문명 중심지를 찾아가는 그랜드투어라는 게 있다고 들었다. “우리는 3월학기 이지만 외국은 9월학기다. 따라서 우리 학생들을 8~10주 정도 스탠포드 대학에서 특별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숙사생활하면서 강의 듣고 실리콘 밸리 체험하게 하고 스탠포드 수료증을 받는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할 생각이다. 학생들에게 경비 부담 없이 전액 대학이 지원한다. 또 글로벌 리더로서 자질을 갖추려면 인류 문명사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이집트 등의 주요 지역을 순회하는 그랜드투어도 준비 중이다. 모든 경비 역시 대학이 부담한다.” - 대학에서 전공은 안 배우나. “태재대학은 기본적으로 ‘무(無) 전공’ 체제로 운영된다. 학부에서 전공이 중요했던 시기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고 본다. 대학 진학률이 낮았던 시절엔 전공만 배워 사회에 진출하여 얼마든지 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학 진학률이 80% 수준이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으로 20~30년 먹고살던 시대는 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박사 후 과정은 마쳐야 전공으로 인정해 줄 정도다. 이제 세분화·심화된 전공은 대학원에 맡기고, 대학 학부에서는 학문에 필요한 튼튼한 기초 체력, 생각하는 능력, 비판하는 능력, 상상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길러서 내보내는 게 차라리 낫다. 그리고 이 같은 시스템은 온라인 교육이 더 효과적이다. 미국 대학의 학부는 교양 중심의 리버럴 아트 칼리지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 교수진에 노벨상 수상자 등 국내외 저명인사들이 참여한다고 하던데. “국내외 유명 대학에서 우수한 교수들과 접촉하고 있다. 해외 사이트에 교수 채용 광고도 냈다. 먼저 풀타임 교수는 40명 정도를 예상한다. 그리고 해외 대학 유명교수들에게 한 과목씩 강의를 맡기는 겸임교수로 60~70명을 선발한다. 교수진만 110명인 셈이다. 총·균·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등 유명인사를 석좌교수로 임명, 1년에 3번 정도 학생들과 토론하는 기회를 줄 예정이다. 또 ‘글로벌 리더 카운실(Global Leaders’ Counsil)’이라고 해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같은 세계적 지도자를 초청, 학생들과 토론하는 계획도 접촉 중이다. 모든 수업은 원격으로 진행되므로 교수와 학생 모두 각각 다른 장소에 있다 해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아울러 우리 대학은 교수들을 계약제로 선발할 예정이다. 한 번 임용되면 정년까지 보장되는 게 아니라 2~3년마다 평가를 통해 학생 교육에 우수한 교수라면 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하는 식으로 학생들을 위해 교원의 질을 담보할 것이다.” - 교수혁신센터라는 게 눈길을 끈다.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직이던데. “우리 대학은 또 교수를 가르치는 대학이다. 그래서 대학 행정인력보다 아카데미 스탭이라고 해서 교수들의 수업을 분석하고 지원하는 분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모든 교수들은 초임 후 한 달 정도 교수혁신센터에서 트레이닝을 받는다. 매년 2주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워크숍도 갖는다. 또 10명 이상의 교수혁신센터 전문스탭들이 교수가 어떤 과목으로 학생을 훈련시키고 역량개발을 하는지를 평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고의 교육을 위해서다. 실제 교수들은 정교한 영화 시나리오처럼 수업 전에 수업계획서 준비를 통해 전체 강의진행의 70% 이상을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영화 시나리오처럼 내가 이 과목을 가르치기 위해 무엇을 화두로 던질 것인지, 그럼 학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등을 디테일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수업 역시 지식을 외우게 하는 노동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수는 강의자가 아니라 촉진자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학생도 힘들지만 교수도 힘든 학교다.” - 학비가 연 900만 원 수준이다. 이 정도 등록금으로 기대하는 교육이 가능한가. “오프라인 대학들은조직운영과 시설유지 등 부가경비 지출이 많다. 반면 온라인 대학은 효율적으로만 운영하면 최소의 경비로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 유명대학의 등록금이 한해 5만~6만 달러 정도 되지만 미네르바 스쿨은 등록금이 2만 달러이다. 학교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불필요한 경비를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전체 직원의 2~30%만 풀타임이고 나머지는 경력단절 여성이나 전문직 프리랜서, 퇴직 대학 교직원들을 파트타임 또는 단기 근무 형태로 고용할 예정이다. 이들은 대단히 훌륭한 업무 노하우를 가진 분들이다. 우수한 인력들을 정년을 넘겼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은 큰 손실이다.” - 졸업 후 학생들의 진로는 어떻게 되나. “태재대학 졸업생들의 향후 진로는 대략 다섯 가지 정도로 생각한다. 애플이나 구글, 삼성과 같은 주요 글로벌기업에 취업하거나 스타트업 등 창업을 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또 하버드·스탠포드 등 유수 대학의 대학원 진학과 유엔·월드뱅크 등 국제기구 활동 및 씽크탱크·NGO 활동 등으로 진로를 잡은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각 진로 트랙마다 10여 명의 진로담당 전문 스탭을 배치해 학생 한 명 한 명 맞춤형 지원을 하게 된다. 우리는 특히 학생 진로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학생 개개인을 교과과정뿐 아니라 비교과과정과 리더십, 경력개발까지 관리할 수 있는 ‘LXP(Learning Experience Platform)’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학생들의 고교 시절 학습경력과 경험은 물론 희망 진로와 이를 위한 활동 등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학생 개개인에게 맞춰진(customized)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 우리는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가진 나라다.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그런데 국내 대학들 중 세계 최상위권 대학은 없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우리나라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게 30년이 채 안 된다. 요즘은 SCI 논문이 흔하지만 1990년대 초만 해도 거의 없었다. 우리가 늦게 시작했지만, 발전 속도는 엄청 빠르다. 이제 20년 정도만 지나면 노벨상 수상자는 일본보다 많을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상위권에 랭크되는 최고의 대학들도 많아질 것으로 본다. 이웃 일본은 우리의 발전 속도에 긴장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10조 엔을 대학 교수 연구비로 지원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도 정신 차려야 한다. 국민소득 3만 달러까지는 국가주도 정책이 효과적이지만 그 다음부터는 대학에 자율권을 주고 내버려 둬야 한다. 교수가 칠판에 판서하면서 애들 가르치던 시대는 지났다. BTS가 대학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세계적 스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21세기 교육모델을 태재대학이 보여주겠다.”
기나긴 하락장 어떻게 대응할까? 미국증시 기준으로 7주 연속하락은 닷컴버블 시절과 맞먹는 수준의 하락기간입니다. 증시가 반등 없이 계속 하락한다는 것은 시장을 두려워하고, 주식을 살 사람이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두가 공포에 질려있는데 주식을 살 사람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장을 우리는 하락장이라고 합니다. 기업가치는 그대로이지만, 주식을 살 사람이 없으면 가격이 떨어집니다. 내가 사는 집의 가치도 그대로이지만, 그 집을 살 사람이 없으면 가격이 내려갑니다. 즉 가치와 가격은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하락장에서 많은 사람이 버티려고 합니다. 금방 상승하리라 생각해서 가진 주식의 가치와 상관없이 보유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내가 가진 주식은 들고 있어도 되는 주식일까요? 그리고 하락장은 언제 끝날까요? 그리고 하락장이 끝난 이후에는 어떻게 변할까요? 내가 가진 주식을 들고 있어도 될까? 우리는 시장과 기업 두 가지를 봐야 합니다. 증시는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는데 경제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점점 경기가 침체합니다. 당장 기업의 실적은 괜찮지만, 앞으로 실적이 괜찮은 기업의 수가 줄어들 겁니다. 그러니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줄게 됩니다. 하지만 시장이 하락해도 기업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라고 모든 기업의 물건이 안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문제가 어려워도 성적이 오르는 학생이 있듯이 우리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경기의 호황과 불황에 상관없이 꾸준히 상승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경기불황이어도 지갑을 기꺼이 여는 업종, 즉 먹거리·통신·기호품·저가품 등 입니다. 경기방어주라고도 불리는 이 주식들은 최근 3달간 주가가 오히려 오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립스틱효과라는 것도 있습니다. 불황이 오면 작은 사치품이 잘 팔립니다. 경기가 침체하던 2018~2019년에 저가항공사는 호황을 누렸고, 스몰럭셔리라는 단어가 유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것이 작은 사치품이 될 수 있을까요? 더불어 거리두기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활동하고, 마스크를 벗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2년간 하지 않았던 것들을 이제 해야 하는 순간이 오겠죠? 밀렸던 소비가 몰릴 수도 있습니다. 하락장은 언제 끝날까? 하락장이 언제 멈출지는 알 수 없습니다. 대중의 공포가 언제 가라앉고, 다시 투자에 욕심 낼지를 맞히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술적 타이밍을 재거나 경기지표를 보면서 여기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덜컥 매수합니다. 하지만 반등의 타이밍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증시가 하락장이 오면 바로 반등하리라 생각하지만, 그것은 반등의 하나인 V자 반등일 뿐입니다. 두 번 하락 후 반등하는 W자 반등도 있고, 한동안 반등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L자형 하락도 있습니다. 그러니 조바심을 내며 바로 달려들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반등이 몇 년 뒤에나 올 수도 있는 겁니다. 제일 좋은 것은 하락의 끝을 기다리려고 하지 말고 월급날마다 분할 매수하는 방식으로 천천히 사 모으는 겁니다. 하락장 후반부에 나타나는 특징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상황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악재가 나와도 더 이상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 구간이 있습니다. 이제 더 팔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증시가 하락하니 그동안 비쌌던 주식들이 저렴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가격은 최고점 대비 가격입니다. 증시에서 최고점으로 다시 오는 주식이 있고 영영 다시 오지 않는 주식들도 있습니다. 결국 주가가 싸다는 판단을 과거 값으로 기준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내가 산 가격은 잊고, 앞으로 오를 주식인지 아닌지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미래의 수익대비 주가, 매출이익성장률 등 절대적 지표 대비 주가가 저렴한지, 배당수익률이 좋아 장기간 오르지 않아도 버틸만한 주식인지를 봐야 합니다. 하락장 이후는 어떻게 될까? 하락장 이후에 시장은 바로 혹은 시간을 두고 상승하게 됩니다. 주식도 새옹지마입니다. 좋으면 나쁜 일이 생기고, 나쁘면 좋은 일이 옵니다. 그러려니 하면서 시장을 너무 믿지 말고, 비관하지도 말았으면 합니다. 또한 재테크는 종류가 다양하고 트렌드는 돌고 돕니다. 2020년에는 주식이 뜨거운 투자였고, 2021년은 코인이 뜨거운 투자였습니다. 2022년은 다른 것이 트렌드가 될 수 있습니다. 올해 혹은 내년에는 어떤 것이 유망할지를 미리 찾아보고 먼저 가서 기다리는 투자를 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지난 5월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교원정책과 관련해서는 수석교사제 개선 및 임용 확대가 84번 국정과제로 포함되었다. 2011년 법제화가 이루어졌지만, 교육현장에 온전하게 안착하지 못한 수석교사제가 이번 국정과제로 인해 성공적으로 기반구축을 하고 학교현장에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 수석교사제도의 전반적인 내용과 법제화 이후에도 교육현장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를 살펴보자. 1981년 한국교육개발원이 개최한 ‘교원인사행정제도의 개선방향 탐색’ 세미나에서 수석교사제는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이 제도는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후 약 30년 동안 수석교사제 도입을 위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이 수석교사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많은 의견 수렴과정이 필요했다. 특히 수석교사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뒤, 2008년에 이르러서야 수석교사제 시범운영이 시작되었다. 그 후 「초·중등교육법」,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11년에 마침내 수석교사제가 법제화되었다. 수석교사제는 ‘수업 잘하는 교사’가 우대받는 풍토조성 및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일반교사의 진로를 교장·교감이라는 관리직과 수석교사라는 교수직으로 이원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즉 행정관리로 일원화된 교원의 자격체제가 수석교사제 시행으로 인해 분화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교사로서의 전문성에 초점을 둔 새로운 직무 창출이 가능해졌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수석교사 임기는 4년이며, 임기를 마치면 재심사 후 재임용이 가능하다. 수석교사가 되기 위한 지원자격은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가진 교사이며, 여기에는 사립학교 교사도 포함된다. 단위학교 수석교사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를 추천하면 선발절차는 2단계를 거친다. 1단계는 서류심사 및 동료교원 면담(현장실사 포함)이고, 2단계는 역량평가로 진행된다. 역량평가에는 후보자의 수업역량, 동료교사 지원역량, 학생지도역량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선발된 수석교사는 자격연수를 거쳐 초등학교급에서는 단위학교 균형 배치가 이루어지고, 중등학교에서는 지역교육지원청별 교과 수요 등을 고려한 단위학교 배치가 이루어진다. 수석교사가 되면 수업시수의 50%가 경감되고, 소정의 연구활동비가 지원된다. 수석교사 업적평가는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실시되며, 교장이 평가자이고 시·도교육감이 업적평가를 확인한다. 평가에서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재임용이 제한된다. 수석교사의 필수 직무는 「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 제3항에 나와 있듯이, ‘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한다’이다. 학생교육은 교사로서의 본질이므로, 동료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수석교사의 필수 직무인 것이다. 한국중등수석교사회에서 밝혔듯이 교사 지원활동에는 수업 및 생활지도 컨설팅, 공개수업, 신임교사 및 교육실습생 지도, 교내·외 연수, 교과연구회 활동 주도, 교원능력개발평가 참여, 자료개발과 보급 및 연구활동 등이 포함된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꼭 필요한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수석교사이지만,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수석교사 수는 2016년 1,642명에서 2022년 3월 1일 기준 1,079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러한 현상을 보아도 수석교사제가 교육현장에 온전하게 안착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초기인 2012년에 수석교사 1,122명을 선발하고 매년 추가 선발할 것으로 기대하였지만, 오히려 점차 감소하고 있는 형편이다. 법제화 이후 1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선발 감소현상은 물론 일반교사들이 수석교사에 지원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도 현장에서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안되었지만, 필자는 다음의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고 싶다. 첫째, 수석교사의 직무지침이 명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된 역할은 ‘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한다’이다. 이러한 직무지침은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수석교사의 역할을 수업컨설팅(Consulting)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장학(Supervision) 차원으로 보아야 하는지 모호하다. 학습자의 학습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는 수업컨설팅은 수업장학과 구분되지만, 이 같은 불분명한 직무지침 때문에 장학사의 역할과 충돌한다. 장학활동은 교사의 수업행위를 전문적으로 조력하는 활동이다. 즉 ‘교사의 수업개선을 돕는 일’이라는 의미이다. 한편 수업컨설팅은 수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 관점에서 접근하며, 수업전문가와 컨설팅이 필요한 교사 간의 협력적 문제해결과정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전문적인 수업지원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수업컨설팅이 수석교사의 주요 직무라면, 수석교사는 수업전문가로서 학생이 아닌 동료교사의 수업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장학이 수석교사의 주요 직무라면, 교육청의 장학사 업무와 수석교사의 직무를 구분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직무지침에 대한 합의가 교육부와 교육청, 단위학교와 수석교사 내부에서도 분명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수석교사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재량껏 정하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해당 교육청 및 단위학교의 학교장 의지에 따라 역할의 변화를 감당해야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수석교사의 역할 및 위상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는 결과가 빚어졌다. 수석교사의 법제화로 수석교사 역할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공유되었지만, 정작 수석교사의 고유 업무에 대한 혼란은 수석교사제 정착에 가장 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둘째, 수석교사 선발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수석교사 선발과정에서 ‘수석교사의 핵심 역할 중 하나인 동료교사의 수업지원 활동과 전문적 성장을 도와주는 학습촉진자(facilitator)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기제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비판으로부터 현행 수석교사 선발제도는 자유롭지 못하다. 수석교사의 주요 직무인 수업컨설팅 혹은 코칭의 대상은 학생이 아닌 동료교사이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거나 각 교과의 전문가라고 해도, 동료교사의 수업문제를 상담해주는 능력은 또 다른 능력이다. 이 역량은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은 물론 교사연수에서도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수석교사 자격연수나 수석교사 역량강화를 위한 직무연수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야 할 내용이다. 그러나 수석교사가 된 이후의 연수를 논하기 전에, 수석교사를 선발할 때 이 역량을 집중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물론 수석교사 선발 2단계의 역량평가 중에서 30점을 차지하는 ‘동료교사 지원역량’ 평가는 면담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수업컨설팅계획서 작성’, ‘관리자와 동료교원과의 갈등 해결방안’, ‘동료교사의 수업지원 요청에 대한 해결방안’ 등이 평가항목에 제시되어 있으나 수석교사가 되기 전에 동료교사의 수업지원 활동과 전문적 성장을 도와주는 학습촉진자로서의 자질을 확인할 기회를 가지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는 일반교사들이 수석교사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 조성에도 일부 원인을 제공한다. 따라서 일반교사들도 서로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의 기회를 통해 협력할 수 있는 학교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러한 과정에서 수석교사로서의 자질과 전문성을 성장시킨 후에 수석교사를 선발한다면 더욱 많은 예비수석교사들이 수석교사로서의 꿈을 기르고 성장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본다. 현재 점차 줄어드는 수석교사 수의 원인 중 하나인 지원자 부족 문제는 이러한 원인으로부터 찾아야 하며, 선발 인력풀이 충분해야 보다 역량 있는 수석교사가 배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두 번째 문제는 충분히 담론화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제안한 직무지침과 선발제도의 문제는 수석교사제의 다른 문제들에 비해 사소한 것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중요하게 거론되어 온 수석교사의 학교급별 정원 외 별도 인원 확보라든지, 교육청의 수석교사연수나 역량강화방안의 문제와도 결부하여 앞으로 충분히 논의해 나아가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교육부에서는 ‘수석교사 역할 강화를 통한 수업·교육전념 여건 조성’ 연구사업을 발주하였다. 한국교원대학교 융합교육연구소에서 현재 이 사업을 수탁해 추진하고 있다. 6월부터 시작하여 5회 동안 진행될 포럼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장학사, 교장·교감 등 관리직, 수석교사, 고경력 교사, 저경력 교사 등 다양한 분야의 자문단이 함께 기획한다. 전국 규모로 이루어질 포럼에는 수석교사 직무·선발기준·역량강화방안·발전방안 등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와 개선방안을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하고, 앞으로 교육현장에 수석교사제가 뿌리를 내리고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수석교사 역할강화방안을 찾으려고 한다. 수석교사제가 우리나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그 혜택은 동료교사들의 성장을 이끎으로써 고스란히 미래의 학생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교육개혁을 통해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시대를 이끌 새로운 인재 육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현장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로서 수석교사제도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새 정부의 110대 과제 중 84번째 과제로 선정된 수석교사제 개선 및 임용 확대의 의미를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다.
강선생님께. 안녕하세요, 강선생님? 어느새 입하가 지나고 여름입니다. 옮기신 학교는 어떤가요? 이번에도 작은 학교로 옮기셨다고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강선생님께서 근무하셨던 학교 6개 가운데 5개가 작은 학교였구나 싶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발령받던 20여 년 전, 강선생님께서 발령받으신 학교는 3학급이었지요. 태어나서 처음 가봤던 그곳 아이들의 얼굴이 지금도 생각난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미안한 게 많았던 학교라던 그곳 말입니다. 그런데 그 학교는 이제 더 이상 가볼 수 있는 학교가 아니라고 하시며 쓸쓸해하던 당신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네요. 왜 학교를 자꾸 없애는 거냐며, 아이가 단 한 명만 있어도 국가는 그 아이를 가르쳐야 하는 거 아니냐며 소주잔을 연거푸 들이켜던 젊은 시절의 강선생님. 아직도 당신 마음속엔 경제논리에 가득 차 아이들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어른들을 향한 안타까움이 있습니까? 경기도에 발령받아 당신과 다른 규모의 학교에서 처음으로 교직생활을 했던 나는, 그 분노가 이제야 생겼습니다. 왜 자꾸 국가는 학교를 없애는지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에서는 6학급 이하의 학교를 소규모학교라고 부르지요. 사실은 소규모학교의 법적 기준조차 없어 우리끼리 그렇게 부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교육부가 적정학교 규모 권고 기준 학생수를 만들어 놓은 것이 있어 거기에 따라 분류를 해보니 대체적으로 초등학교는 6학급 이하, 중·고등학교는 3학급 이하를 소규모학교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게다가 사람들은 소규모학교가 모두 지방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어디 그런가요? 요즘은 서울에도 6학급 초등학교가 있는데 말입니다. 예전에야 이촌향도 때문에 지방에 소규모학교가 많아졌다고 해도, 요새는 어디 그런가요. 집값이다, 사교육이다 등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결국엔 학령기 학생감소가 가장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사들은 소규모학교를 잘 이끌고, 지키고,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고자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소규모학교에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맞는 학생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대규모학교에선 제공하기 어려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소규모학교의 증가는 교육 대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도 있지요. 그렇지만 저도 소규모학교에서 근무해보니 정말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우선 제대로 된 체육수업 같은 것은 엄두도 못 냈지요. 전교생이 모두 나와 합동체육을 하며 나름 경쟁 활동을 해보고자 노력하지만, 발달단계가 다른 아이들을 모아놓고 하다 보니 다들 금세 흥미를 잃거나 종목을 바꾸자고 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근무하던 지역에서는 주변 소규모학교끼리 공동체육대회를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세 학교가 합심해서 1~2학년은 A초, 3~4학년은 B초, 5~6학년은 C초에 모여 같은 학년군끼리 체육대회를 한 거죠. 아이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습니다. 보는 우리들도 다 뿌듯했던 걸요. 그런데 한 4년 정도 공동체육대회를 했을까요? 그 이후엔 쉽게 시도를 못했습니다. 선생님들이 떠나가고 학교구성원들이 바뀌다보니 못하게 된 거죠. 사실 강선생님께서 제일 잘 아시겠지만, 이런 일은 소규모학교에선 흔한 일 아닌가요? 비전과 교육철학에 대해 선생님들끼리 난상토론하여 나온 소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교육자로서 느끼던 희열. 그리고 몇 해 안 가 사라져 버린 과거를 회상하며 ‘아, 그땐 그랬는데 말이야’하는 회식자리 말입니다. 그렇다면 소규모학교에서는 왜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는 걸까요? 소규모학교 발생 원인은 지극히 사회적인 문제이고 이를 극복하는 것은 학교 차원의 문제이다 보니 다양한 해결책이 백가쟁명 하여도 이를 잘 해결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 같습니다. 사회적 관점에서 소규모학교 살리기를 생각해볼 때 이는 인구절벽, 나아가 인구소멸 문제와 맞물려 정부의 각 부처가 교육적인 관점에서 함께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할 굉장히 중요한 국가적·사회적 차원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에 얽혀 제대로 된 해결책 하나 내놓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강선생님과 달리 제가 근무하는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경기도교육청 적정규모 학교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2016년부터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및 폐교 등을 추진하는 근거로 사용하는 조례입니다. 저는 이 조례를 살펴보며 참으로 서글퍼졌습니다. 무엇이 ‘적정규모 학교’일까요? 강선생님께서 근무하시는 학교는 조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적정규모 학교가 아니라 통폐합 대상학교이겠지요. 그렇다면 신도시 등에 위치해있는 대규모학교는 적정규모 학교인가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나아가 교사 교육과정 운영도 어려운 대규모학교는 적정규모 학교가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정규모’ 이하의 소규모학교가 문제라면 ‘적정규모’ 이상의 대규모학교 역시 문제로 보아야 맞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대규모학교가 갖고 있는 교육적 문제에 대한 제기는 누구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적정규모 학교’에 대한 ‘규모’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차치하더라도 경제논리에 너무나 잘 맞는 곳이 대규모학교이니 문제 제기할 필요도 없겠지요. 교육정책 관점에서 소규모학교를 바라보기엔 어떤가요? 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육정책을 운영하여야 한다면 그들의 사정에 맞는 지침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교육행정은 단위학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학교 규모와는 상관없이 같은 총량의 업무를 모든 단위학교가 수행하고 있습니다. 소규모학교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이를 변화시켜 해당 학교의 교육력을 제고시키고자 한다면 소규모학교에 대한 맞춤형 교육행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의 60학급 초등학교가 수행하는 업무와 강원도 5학급 초등학교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같다면, 우리나라 학교는 학생교육과 교육행정 둘 중에 하나는 연기(演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게다가 강선생님께서 제일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소규모학교에는 매년 수천만 원가량 다양한 명목의 목적사업비가 하달되고 있습니다. 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여러 교육과정을 지속하기 위해 소규모학교들은 학교 차원에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공모하거나 광역시·도교육청 차원의 학교 살리기 정책에 의해 교부되는 예산을 신청합니다. 그러나 교육적·인문적·생태적 환경이 다름에도 전국의 소규모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교육과정은 대동소이한 것이 사실 아닌가요? 문화체험·생태체험·진로체험, 방과후 무료과정 운영 등등 이름은 다르나 본질은 같은 비슷한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소규모학교까지 같은 잣대로, 같은 지침으로 교육행정을 진행해야 하니 소규모학교의 특성을 살리고 싶어도 그 과정이 너무나 지난하고 어려워 학교가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부와 교육청이 작금에 벌이고 있는 현실입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에 소규모학교 지원조직 등이 설치되어 소규모학교를 네트워크화하고 이들을 행정적으로 지원하거나 규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수립되어 진행된다면 소규모학교는 좀 더 높은 도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강선생님. 어제 저의 SNS에서는 몇 년 전 오늘이라고 하며 사진 몇 개를 보여주더군요. 그 사진 속에는 아이들과 함께 만장을 들고 풍물을 치며 학교 주변 논에 모내기를 하러 가던 제 모습이 있었습니다. 뭔가 특별한 교육을 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촌락과 도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고, 각각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탐색한다’라는 사회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보았을 때, ‘우리 지역은 농촌이니 모내기를 해보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그 출발이었지요. 모내기를 하고, 학교 뒤편 계곡에서 리코더 수업을 하고, 숲 속에서 미술수업을 하고, 시를 읽고 자기보다 키가 커진 호밀을 보며 웃던 아이들의 모습이, 이제는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라면, 분명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나 강선생님은 윤석열 정부와 새로 뽑힐 교육감께서 소규모학교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겠지요. 그렇다고 사라져 가는 수많은 추억들과 역사를 손 놓고 바라볼 수는 없는 것 또한 사실 아닙니까? 강선생님. 다시 또 우린 작은 학교로 가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청정했던 젊음 백발이 될 때까지’ 가르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소규모학교에도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강선생님의 건강과 성장을 기원하며 두서없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종-속-과-목-강-문-계’, 학창시절 생물 분류 순서를 기계적으로 외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외우기도 어려운 체계를 만든 사람은 누구일지 궁금하기도 하며, 과학실 벽면에 유리단지 안에 들어있는 생물 표본들을 신기하게 바라보곤 했다. 그런데 그 이론과 표본들 안에 우리의 인식 체계를 뒤흔들 엄청난 비밀들이 숨어 있다면?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 인물의 생을 따라가며, 동시에 작가 개인의 삶과 가치관의 변화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유려하면서도 세련된 문체는 언어를 넘어서도 그대로 전해지며, 롤러코스터를 타듯, 이어지는 다양한 이야기의 변주는 책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David Starr Jordan). 여러 방면에서 혼돈과 싸우는 것은 그의 본업이기도 했다. 그는 ‘거대한 생명의 나무’의 형태를 밝혀냄으로써 지구의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을 하는 과학자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분류학자였다. 그리고 생명의 나무가 완성되면 모든 동식물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밝혀질 거라고 했다. 그의 전문분야는 어류로, 그는 새로운 종을 찾아 전 지구를 항해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울러 그 새로운 종들이 자연에 숨겨진 청사진에 관해 더 많은 걸 알려주는 실마리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조던은 수년, 수십 년에 걸쳐 지치지 않고 일했고, 그 결과 당대 인류에게 알려진 어류 중 5분의 1이 모두 그와 동료들이 발견한 것이었다. 그는 새로운 종들을 수천 종 낚아 올렸고, 각각의 종마다 이름을 지어주었으며, 그 이름을 반짝이는 주석 꼬리표에 펀치로 새기고, 에탄올이 담긴 유리단지에 표본과 함께 이름표를 넣었다. 그렇게 자신이 발견한 어류 표본들을 높이 더 높이 쌓아갔다. 1906년 어느 봄날 아침, 난데없이 닥친 지진으로 그가 수집한 반짝이는 표본들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기 전까지는. _ 16~17p 데이비드는 생물학을 연구하는 분류학자로 엄청나게 많은 종들을 발견하고 우리에게 그 존재를 알려줬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깊이 인식하지도 못했을 생물들을 찾아가는 여정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허리띠에 과학적 발견의 표시를 수백 개나 새겨 넣은 이 쾌활하고 혈기왕성한 거구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관한 이야기가 캘리포니아의 한 부유한 부부의 귀에 들어갔다. 이 부부의 이름은 릴런드 스탠퍼드와 제인 스탠퍼드로, 1890년 어느 날 이 부부는 블루밍턴까지 몸소 찾아와 자신들이 팰러앨토의 농지에 실험적으로 세운 작은 학교의 초대 학장이 되어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데이비드는 그 제안에 따르는 넉넉한 봉급, 눈부신 기후, 태평양의 기름진 보물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전망에 구미가 당겼다. 그를 주저하게 만든 유일한 요소는 스탠퍼드 부부였다. 릴런드 스탠퍼드는 악덕 자본가로 널리 알려진 공화당 상원의원이었다. 그의 아내 제인은 정규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으며, 죽은 아들과 만나려고 영매들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다.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도덕적으로도 지적으로도 자신보다 열등해 보이는 일개 시민의 변덕에 놀아나는 놈팡이나 노리개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 봉급에 그 날씨라면…. 결국 그는 1891년 스탠퍼드대학의 초대 학장으로 취임했다. 그의 나이 갓 마흔 살이 되었을 때다. _ 81p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데이비드가 스탠퍼드대학의 학장이 되는 과정을 함께 만나게 된다. 물론 이러한 만남이 데이비드가 분류학자로서 폭넓은 활동을 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을 주지만, 책의 중반부에 상당 부분 제기되는 사건의 시작도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강력한 후원자였던 릴런드 스탠퍼드가 죽은 후, 그의 부인과 심한 갈등을 겪는다. 제인 스탠퍼드는 데이비드를 못마땅하게 생각해 학교에서 쫓아내려 하지만 데이비드 역시 치밀한 준비를 한다. 제인은 해외여행 중 호텔에서 사망하게 되는데 그에 대한 미스터리를 작가는 탐사보도처럼 세밀하게 보여준다. 과학자로서는 성공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삶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함께 보여주는 부분이다. “낮이나 밤이나 호스로 물을 뿌려. 낮이나 밤이나.” 해는 뜨고 지고, 뜨고 지고, 데이비드의 동료 두 사람은 고무 덧신을 신고서 물고기들의 살덩이를 향해 호스로 물을 뿌렸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불굴의 기개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_ 115p 그가 재직하고 있던 스탠퍼드대학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은 도시를 무참히 무너뜨렸고,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데이비드가 평생 동안 공을 들여 만들어 놓은 표본들도 강력한 진동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고 깨졌다. 이러한 고난 속에서도 처절한 노력을 기울여 표본을 지키려 한 데이비드의 모습은 역시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토록 강한 집념으로 이룩한 그의 왕국은 오히려 잔인한 칼이 되어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생명들의 층위를 나누고 가치를 나누는 방법으로 변질된다. 우리 인간만이 우월한 종일까? 남조세균(cyanobacteria)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바다에 사는 이 작은 초록 점 같은 생물은 인간의 눈에 너무나 하찮게 보여 수세기 동안 우리에게는 그것을 지칭하는 이름조차 없었다. 1980년대 어느 날,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상당량을 이 남조세균들이 생산한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우연히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제 우리는 이 작은 초록 점들인 프로클로로코쿠스 마리누스(Prochlorococcus marinus)에게 경외심을 느끼고, 그것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것이 바로 다윈이 예언했던 그런 상황이다. 그가 지구의 수많은 생명들의 순위를 정하지 말라고 그토록 뚜렷이 경고한 이유는 어느 무리가 승리하게 될지 인간은 결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_ 189p 데이비드가 갖고 있던 가장 큰 문제는 그가 구분한 종들의 우열을 나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의 내용에서 확인되듯이 어떤 종이 더 우세하고 가치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속단할 수 없다. 남조세균의 예시는 인간에게 유용성을 주는지에 대한 것일 뿐, 모든 종들은 저마다의 가치를 갖고 존재하는 것이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남겼지만, 종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어서 설명한다. ‘어류’라는 범주가 이 모든 차이를 가리고 있다. 많은 미묘한 차이들을 덮어버리고, 지능을 깎아내린다. 그 범주는 가까운 사촌들을 우리에게서 멀리 떼어놓음으로써 잘못된 거리감각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상상 속 사다리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제일 윗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_242p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그 생물들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인지적으로 훨씬 복잡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동의한다. 그 ‘어류’라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경멸적인 단어다. 우리가 그 복잡성을 감추기 위해, 계속 속 편히 살기 위해, 우리가 실제보다 그들과 훨씬 더 멀다고 느끼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다. _251p 우리의 편의에 의해 다양한 종들을 어떤 기준도 없이 물에 사는 존재들로 치부해버렸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다소 도발적이고, 의아한 제목에 대한 답을 이제야 할 수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어류’라는 말이 얼마나 비과학적이고, 특정한 종을 중심으로만 기술된 것인지에 대해 확인하게 된다. 분류학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열정으로 볼 수 있었던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에 이르면 데이비드가 빠져들었던 우생학에 관한 문제 지적이 중심을 차지한다. 특정 민족이 우월하다는 사고는 세계대전 당시 전체주의 국가들의 문제만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작가는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우생학이 받아들여졌고, 지금까지도 그 망령이 이어지고 있음을 준엄하게 꼬집고 있다. 그렇기에 다음 부분이 주는 울림은 더욱 크다. 바로 이것이다. 과거와 다르지 않은 사고방식, 골턴의 어리석음, 가난과 고통과 범죄가 혈통의 문제이며 칼로 잘라 사회에서 제거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 이 나라에서 우생학 이데올로기는 결코 죽지 않았다. 우리는 우생학에 끈덕지게 달라붙어 있는 나라다. 워싱턴 내셔널몰을 따라 걷다가 21번가에 도착해서 북쪽을 바라보면 그가 보인다. 미국 과학의 사원인 국립과학아카데미로 들어가는 길목에 청동으로 새겨진 프랜시스 골턴이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주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조각상 중 하나가 루이 아가시다. 흑인은 인간보다 낮은 종이라고 믿었던 루이 아가시가 여전히 코린트식 기둥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그의 등 뒤에는 전면 전체에 아치가 나란히 늘어서 있고, 점토기와를 올린 거대한 사암 건물이 있다. 그 건물에는 사회의 가장 취약한 집단을 ‘몰살’시킬 것을 촉구하며 전국을 누볐던 남자를 기리는 이름이 붙어 있다. 바로 ‘조던 홀(Jordan Hall)’이다. _196p
어느 날 선생님 한 분이 법률상담을 청해왔다. 야외 체험활동 날 학생이 김밥을 가져왔는데, 그냥 돌려보내자니 버리게 될 것 같아 할 수 없이 받았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마음이 참 따뜻한 어머님이시구나’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어머님으로부터 “선생님, 그때 김밥 맛있게 드셨어요?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신고합니다”라는 연락을 받게 된다. 다른 일로 선생님에게 불만이 생긴 터였다. 돌변한 상황에 선생님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6년 가까이 지났다. 이로써 학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변화과정에서 제재를 받은 교사들도 있었다. 이번 호에서는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청탁금지법」 규정을 살펴보고, 학교에서 종종 발생하는 사안들에 적용해 보고자 한다. 「청탁금지법」의 의미 「청탁금지법」 이전에도 대가성 있는 공직자의 금품수수 행위를 뇌물로 처벌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공직자의 금품수수 행위가 정례화(定例化)되면서 평소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가 이뤄지다가 필요한 순간에 그 유착관계를 부정하게 이용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공직자의 금품수수 행위를 제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결국 「청탁금지법」 제정에 이르게 된다. 「청탁금지법」은 뇌물과 달리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 행위도 제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아가 「청탁금지법」은 법정 기준액을 초과하는 고액의 금품수수 행위에 대해서는 직무관련성 요건을 완화하여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금지한다. 이에 따라 공직자 등은 1회 100만 원, 매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다. 「금품수수 관련 청탁금지법」의 2가지 원칙 ①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수수할 수 없다. ②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금품 등을 수수할 수 없다. 직무관련성이 없는 경우 매년 졸업식 날이 되면, 그간 고생한 선생님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과 함께 학생(학부모)이 선생님께 꽃다발이나 선물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청탁금지법」이 마음에 걸려, 주는 쪽도 받는 쪽도 ‘줘도 되나, 받아도 되나’ 멋쩍은 분위기가 된다. 교사가 이를 받아도 될까? 학생이 졸업을 하면 교사는 해당 학생의 성적평가·처리업무를 하지 않게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호간 직무관련성이 사라진다. 직무관련성이 없는 관계에서는 고액의 금품수수(1회 100만 원, 매 회계연도 300만 원) 행위만 금지되므로 이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금품 등을 받아도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직무관련성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경조사비는 어떠한가? 공직자 등은 어떤 명목으로든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하여 받을 수 없으므로 경조사비 또한 이 범위 안에서 받아야 한다. 친구 등 아주 절친한 관계에 있는 자라고 하더라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친족들로부터 받는 금품은 「청탁금지법」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에 해당하므로 민법상 친족(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으로부터는 위 기준을 넘는 금품을 받아도 문제 되지 않는다.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상대로부터 일체의 금품 등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공직자도 사회·경제생활을 하며 금품 등을 주고받는 일들이 생긴다. 이에 「청탁금지법」은 여러 예외를 두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3만 원 이내의 음식물, 5만 원 이내의 선물(농수산물 또는 농수산가공품은 10만 원), 5만 원 이내의 경조사비(이를 대신하는 화환·조화는 10만 원)가 있다. 그런데 학생의 성적평가·처리업무를 하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는 이 규정을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여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학교 교사에 대해서 왜 이렇게 엄격할까? 이에 대해 법 시행 초기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다. 2016년도 말, 「청탁금지법」 소관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 자리에서다. 한 위원이 당시 권익위 위원장에게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이 왜 법 위반인지, 운동회 때 학부모가 김밥을 주는 것이 왜 법 위반인지 따지듯 물었다. 당시 위원장은 교육은 공공성과 특수성이 있고, 교사와 학생 사이에는 직접적 직무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직접적 직무관련성이란 말은 법률에 없는 말이지만,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다는 말로 이해됐고, 지금까지 교육현장에 「청탁금지법」이 엄격히 적용되고 있다. 음식물(3만 원), 선물(5만 원/10만 원), 경조사비(5만 원/10만 원) 규정 적용 스승의 날이나 교사의 생일날, 반 학생 전체가 뜻을 모아 5만 원 이하의 선물이나 생일케이크를 준다면 위 3·5(10)·5(10)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을까? 위 예외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우선 그 목적이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또는 부조이어야 한다. 그러한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위 가액 내라도 예외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런데 권익위의 법 적용례를 보면, 학생의 성적평가 및 처리를 상시 수행하는 교사와 학생(학부모) 사이에 이뤄지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는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목적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위 금액 범위 내의 음식물·선물·경조사비도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위 3·5(10)·5(10) 예외 규정은 학생의 성적평가 및 처리업무를 하는 교사와 학생(학부모) 사이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할 것이다. 재산적 이익·경제적 이익이 없는 경우 종종 학생들이 자신들이 만든 공예품이나 그림 등을 교사에게 선물로 주는 경우가 있다. 교사는 이를 받아도 될까? 「청탁금지법」 상 수수가 금지되는 ‘금품 등’은 재산적 이익이나 경제적 이익이 있거나 편의를 제공하는 것들이다.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는 것을 받을 때에는 「청탁금지법」 적용이 없다. 그렇다면 학생이 만든 공예품이나 그림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은 그 물품의 재산적·경제적 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학생이 만든 공예품·그림이 그 수준이나 용도 면에서 교사에게 재산적·경제적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청탁금지법」 상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받아도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반면 교사에게 재산적·경제적 이익을 주는 것이라면 ‘금품 등’에 해당하므로 받으면 「청탁금지법」 위반이 된다. 권익위는 학생이 쓴 편지는 특별히 과도한 경우가 아니라면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는데, 이는 편지지에 문자가 기재됨으로써 그 편지지의 경제적 효용은 다했다고 할 것이어서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 「청탁금지법」 적용의 가장 폭넓은 예외로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이 있다. 사회상규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할 수 있는 행위’라고 해석한 바 있다. 그리고 사회상규에 부합하는지는 개별적인 사안마다 그 구체적 사정을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에 있다. 학교에서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으로 고려되는 대표적인 것으로 학생 대표 등이 스승의 날에 교사에게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카네이션(꽃)이 있다. 권익위는 이에 대해 수수 시기와 장소, 수수 경위, 금품의 내용이나 가액에 비춰 예외로 인정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마치며 「청탁금지법」을 살피며, 청탁금지법의 의미,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 등 사례를 통해 차례로 알아보았다. 살펴보았듯이 학교현장에서 「청탁금지법」은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무리한 법 적용으로 일반 상식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될 수 있는 행위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 하남 망월초등학교(학교장 안희숙)의 교장실은 쉬는 시간마다 학생들의 시 낭송 소리와 웃음 소리가가득하다. 학생들은 교실 곳곳에서 모여서 동시를 외우고, 교실 밖에서는 자신이 기른 식물에게 물을 주고 신나게‘인증샷’을 찍는다. 18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니는 큰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하길래 가능한 것일까? 망월초는 올해 4월부터 ‘전교생 동시 외우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안희숙 교장은‘인성이 실력’이라는 교육철학으로 바른 인성을 갖도록 도와주기 위해 이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오랫동안의 교육경험을 통해 동시를 사랑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폭력 문제가 드물고, 바른 인성이 길러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매달 나태주 시인의 ‘꽃을 피우자’ 등아름다운 동시를 선정해 학생들에게 알려주었고, 학생들은 이달의 동시를 교실에서 친구, 선생님과 함께 낭송하고 다 외우면 교장실에 와 암송한다. 더 나아가 학생들이 좋아하는 동시를 직접 골라 쓰고 외울 수 있도록 학교 도서관 한편에 ‘동시 외우기’ 코너를 만들어 동시를 옮겨적을 수 있는 종이와 여러 권의 동시집을 비치했다. 교장실에 가서 외운 동시를 낭송하면 맛있는 간식을 준다는 말에 호기심으로 교장실에 찾아간 학생들이 간식은 물론, 교장 칭찬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평소 칭찬을 많이 받든, 공부를 잘하든 관계없이 동시외우기를 성공한 학생은 박수와 응원을 받는다. 소중한 존재로 여겨진 학생들은 행복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대하고, 갈등을 만들지 않는다. 동시외우기를 한 6학년 학생은 “이제껏 교장실은 제가 갈 곳이 아닌 줄 알았고, 교장선생님은 왠지 모르게 다가서기 어려웠는데 동시외우기를 하고부터는교장실 가는 시간이 기대되고, 교장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즐거워졌어요. 시 외우기도 즐겁구요”라고 말했다. 망월초가 운영하는 학년별생태생명교육 프로그램도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1학년이 심은 꽃씨는 붉은 사루비아 꽃으로 화려하게 피어났고, 2학년이 가꾼 나팔꽃과 분꽃 등은 다양한 색과 향으로 화단을 채웠다. 3학년은 케일 모종과 함께 키운 배추 흰나비성체를 자연으로 날려보냈으며, 4학년은 통통하게 익은 강낭콩 꼬투리를 여러 개 땄다. 5·6학년은 쌈채소를 수확해 먹었고, 방울토마토수확을기다리는 중이다. 시간변화에 따른 생명의 성장과 결실의 생생한 과정을 지켜보며, 친구들과 함께 식물을 심고 가꾸고, 거두어 식재료로 활용하는 과정은 살아있는 생명존중 인성교육이 됐다.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는 결실을 맺은 자신의 화분 앞에서 사진을 찍고, 열매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수확한 씨앗 중 4~5개는 다음 해후배에게 선물하기 위해 편지와함께 담았다. 강낭콩 꼬투리를 수확한 4학년 학생은 “결석한 친구들의 강낭콩도 잘 자라도록 늘 친구들끼리 차례를 정해서 물을 주고 지지대도 세워 준 덕분에 모든 강낭콩이 잘 자라서 꼬투리가 잘 열렸다. 부모님, 조부모님과 함께 강낭콩밥을 먹으면서 칭찬을 많이 받아서 기분이 좋다. 내년에 4학년이 되는 후배들도 강낭콩을 잘 길러서 그 다음해의 후배에게 건강한 씨앗을 물려주길 바란다” 라고 말했다. 이렇듯 망월초는 동시외우기와 생태생명교육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생명을 존중하는 바른 인성을 가진 인재로 자라나도록 교육한다. 바른 인성을 꽃 피운 망월초 학생들이 훗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래인재가 되어,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교총은 4일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임명된 것과 관련해 학교 현장과의 소통과 공감, 합의를 당부하며, 교육 현안 논의를 위한 조속한 만남을 요청했다. 교총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교육의 근간은 유‧초‧중등 교육이며, 교육은 국가적 책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교육부가 중심을 잡되, 학교 현장과의 소통‧공감‧합의를 바탕으로 새 시대, 새로운 교육으로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권이 바뀌고 중도보수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교육 전환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다”며 “새 정부 교육이 동력을 얻고 연착륙하는 데 교육부와 장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명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교육에 대한 소신과 비전을 확인할 수 없었던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며,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직무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새 정부 출범 후 반도체 분야 등 고등교육에 쏠려 있는 교육정책의 균형 회복을 촉구했다. 교육의 근간인 유‧초‧중등 교육의 중요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현장 고충 해소와 현안 해결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현재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 도입 △학생 생활지도법 마련 △공무원연금 특수성 보장 △교육행정업무 폐지 등 ‘7대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한 전국교원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총은 '현장과의 소통'을 재차 강조했다. 유·초·중등 교육 현안들은 여러 분야와 이해 당사자가 얽힌 다층적, 복합적 문제인 만큼 교육 현장에 대한 촘촘한 분석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 변화와 개선은 현장 교원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공감·합의를 통해 추진될 때 안착·지속가능한 만큼 학교와 교사를 개혁의 대상이 아닌 '교육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 출범 전부터 거론된 교육부 폐지·개혁설과 두 달째공석인 교육부 장관 자리를 보는 교육계 안팎의 시선엔 우려가 가득하다. 정치권의 힘겨루기와는 별개로 교육 최일선에서 고군분투를 거듭하고 있는 우리 교원들의 마음은 더욱 답답하다. 이제는 이런 현실에 대한 푸념 단계도 지난 것으로 보인다. 교육의 출발점인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데 교육계의 중론이 모이고 있어서다. 이에 교총은 제38대 회장단 취임과 동시에 교육 현안 해결 촉구 전국 교원 서명운동에 전격 돌입했다. 청원과제는 △공무원연금 특수성 보장 △비본질적 교원행정업무 폐지 △현행 교원능력개발평가 및 성과급 폐지(본봉 산입)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도입 △돌봄 및 방과후학교 지자체 이관 △문제행동 학생 치유와 교육을 위한 생활지도법 마련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이다. 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았던 학교 현장의 대표적 원성 과제들이다. 고통 감내 요구 지나쳐 근래 공무원연금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교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특히 직역연금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 없이 국민연금과의 평면적 비교만 거듭되는 점을 걱정한다. 이미 연금개혁을 통해 고통을 분담한 교원들에게 추가로 고통을 감내하라는 요구는 지나치다. 지급개시 연령이 65세로 연장되면서 발생한 소득 공백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교원이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학생의 적성·진로에 맞는 개별화 교육과 기초학력 보장, 그리고 감염병 상황에도 안전한 교실 구축을 위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규 교원확충이 전제돼야 함은 당연하다. 단위 학교 상황은 어떤가. 현재 교원들은 학교내 CCTV 관리, 우유 대금 수납 등 각종 행정 잡무에 시달려 본질적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다. 심지어 보육 영역인 돌봄, 사교육인 방과후학교 업무까지 감당하고 있다. 연례행사로 굳어져 학생 안전과 학습권을 위협하는 교육공무직 파업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시급하다. 최근 전북에서 일어난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 사건은 문제행동 학생 지도에 힘겨워하는 학교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정상적인 지도와 교육마저 아동학대·인격권 침해로 고소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생활지도법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인상 평가’, ‘인기 평가’로 전락한 교원능력개발평가와 교단 열정과 교원 간 협력을 무너뜨리는 성과급제도 청산 대상이다. 본래 취지는 퇴색된 채 부작용만 낳는 제도를 한시라도 더 남겨둘 이유가 없다. 즉각 폐지해야 한다. 하나 된 행동으로 보여줄 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맘껏 공부하고, 교사가 소신껏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여건 개선은 우리 모두의 참여로 달성할 수 있다. 이번에 교총이 진행하는 서명운동은 그 첫걸음이다. 학교에서 회람되는 서명지나 모바일 서명란에 잠시만 시간을 내자. 작은 행동이 모여 학교를 학교답게, 교육을 교육답게 만들 수 있다. 모든 교원의 힘을 하나로 합친다면 청원과제는 반드시 해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