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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관내 모 초교 교장을 만났다. 정년을 10개월 앞둔 분과 저녁을 먹으면서 세상 이야기를 나누니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그 중 우리 교육계가 반성할 점도 나온다. 그는 작년 자신의 딸 혼사 이야기도 한다. 퇴직한 선배교장에게 청첩장을 보냈더니 반송이 되어 왔는데 봉투에 붉은 글씨로 ‘퇴직’이라고 씌여져 있어 매우 기분이 나빴다고 전한다. 퇴직한 교장에게 편지가 왔으면 그 학교에서는 그 교장에게 전화를 하든가 주소를 알아내서 보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후배들이 선배를 위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의견도 있을 것이다. 학교에 배달되는 우편물, 어디에 배달되는가? 바로 교육행정실이다. 그 곳에는 대부분 행정직원이 근무한다. 때론 행정실무사도 있으나 교육자는 아니다. 그 분들이 퇴직한 교장까지 챙길 수 있을까? 초교 교장은 퇴임하기 전에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퇴임한 후에 우편물이 오면 꼭 전해 달라고 당부를 하는 것이다. 관내 모 중학교 교장에서 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긴 모 교장이 필자에게 이야기 한다. “학교로 온 청첩장을 받았는데 보내는 사람 주소가 학교로 되어 있더군요. 그 분 얼마 있으면 퇴임인데 그래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이게 무슨 말인가? 그는 최소한의 예의나 교양이 있다면 발신자 주소는 퇴임 후에도 머무를 자기 집 주소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보내는 사람이 학교 주소를 명기하면 결혼 축의금을 낸 사람과 향후 교류를 할 수가 없다. 그런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면 자녀 혼사를 핑계로 돈을 거두고 더 이상 관계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30년 이상 교육계에 종사한 사람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받았으면 갚아야 하는데 받고 말겠다는 심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필자에게 배달된 청첩장을 보았다. 다행이 생각이 있는 분들이어서 자기 집 주소로 되어 있고 본인 이름 하단에 학교명을 병기히기도 했다. 학교 주소와 학교명만 나타난 청첩장은 미안한 말이지만 휴지통으로 직행한다. 대개 그런 분들은 친한 교류가 있는 분이 아니다. 그저 이름만 아는 정도다. 애경사에 오고갈 사이가 아닌 것이다. 요즘 필자에게 오는 청첩은 다른 유형이다. 바로 초교 동창들과 고교 동창 총무들이 보내는 문자 메시지다. 요즘 동창회 총무들의 주요 업무가 회원들의 애경사를 문자로 전하는 일이다. 메시지 끝에는 당사자 명의로 된 은행 통장번호가 나타나 있다. 참석 못하는 사람은 축조의금을 입금시키라는 친절한 안내다. 청첩장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사건 하나. 지금은 70대가 된 필자의 작은 형의 교사 시절 이야기다. 그러니까 30년 전 용인의 모 여고 재직 시절인데 그 당시 교장의 자녀 혼사가 있었나 보다. 교직원은 물론 지인들에게 알리지 않고 혼사를 치른 것이다. 아마도 친척들 몇 분만 모시고 혼례를 했는데 주위에서는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참으로 존경 받을 만한 청렴한 교장이다. 그 당시만 해도 교장 자녀 혼사라면 공개적으로 청첩장을 발송했다. 결혼식장에 참석하는 교장들도 부담이 없었다. 왜냐하면 교장의 업무 추진비로 축의금을 내는 것이 허용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 교장은 그것을 마다한 것이다. 당연히 받을 수 있는 축의금을 거부한 교장이다. 현재의 청첩 문화 개선할 수는 없을까? 지금처럼 해오던 것을 계속 따라해야만 한단 말인가? 결혼 청첩을 받은 사람이 정말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러 달려올 사람에게만 보내라는 것이다. 청첩장이 납세고지서 같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름만 조금이라도 알면 직장 주소로 대량 발송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얼마 전 대학생 딸이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빠, 퇴직하기 전에 결혼해야 하는 것 아냐?” 누가 이런 생각을 우리 딸에게 심어 주었는가?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2일 오전 8시40분부터 충남지역 50개 시험장학교에서 순조롭게 치러졌다. 올해 충남지역 수능은 50개 시험장학교, 855개 시험실에서 수험생 1만9431명이 응시한 가운데 치러졌다. 충청남도교육청에서는 수험생 중 병원에 입원한 수험생에게 병원시험장을, 일반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기 불편한 증세를 보인 학생들에게는 별도 시험실을 마련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김지철 교육감은 11월 12일 수능일을 맞아 충남 서산 서령고등학교 수능 시험장을 찾아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 서령고(교장 김동민)를 방문한 김지철 교육감은 선배들을 응원하는 서령고 재학생과 함께 교문 앞에서 수험생들과 악수를 나누며 “긴장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며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김 교육감은 이어서 고사 본부를 방문해 76명의 시험 감독관들에게 "고생하신다. 오늘도 아무 사고 없이 학생들이 편안하게 시험을 치를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는 오늘 12월 2일 고3학생들에게 통지된다.
12일(목) 저녁 7시부터 순천시건강문화센터에서 배한성 성우의 '당신의 화법의 마술사'가 될 수 있다는 주제로 시민을 위한 인문학 강좌가 있었다. 이 아카데미는 그리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숲속의 학교'라는 의미에 기원하고 있으며 왕자를 데리고 숲속을 거닐면서 자연속에서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이같은 천혜의 자연인 순천만 갈대밭은 좋은 교육 장소이다. BC 385년 플라톤이 아테네 북서쪽에 있는 영웅신(神) 아카데모스의 신역에 청년들의 심신을 수양시켜 국정에 공헌할 인물을 배출하려는 목적으로 세운 아카데메이아(Akad meia)에서 유래한다. 이 학원은 수사학교(修辭學校)로서, 플라톤이 이곳에서 가르치면서부터 아카데미학파(아카데메이아파)라고 하였는데 후에 이것이 문학·과학·미술 등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학교를 의미하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고대로부터 교육기관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며, 유럽에서는 16∼17세기, 대학(universitas)의 명칭이 일반화될 때까지 고등교육기관의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17∼19세기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새로운 경향 또는 중등교육기관을 아카데미라고 명명하였고. 독일에서는 17∼18세기 귀족의 자제에게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가르친 리터 아카데미(Ritter akademie)가 유명하다. 현재 유럽 각국에서는 과학·기술(항해·군사·농업·미술·음악 등)에 관한 고등훈련기관을 이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르네상스시대 이후 새로운 학문정신과 학문분야의 발전에 발맞추어 중세적 대학 외에 새로운 학자의 집단이 형성되었는데, 주로 귀족이나 왕실의 비호 아래 있던 이들을 아카데미라 하였다. 아카데미라는 명칭은 13∼14세기에 쓰이기 시작하여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15∼16세기에 이르러 융성기를 맞았다. 전형적인 것으로는 예문(藝文)학자들의 아카데미아 델라 크루스카(Accademia della Crusca, 1582), 과학자들의 집단으로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가 속하였던 아카데미아 나시오날 데이 린케이(Accademia nationale dei Lincei:1603) 등. 그 후로는 프랑스의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imie Franaise:1635), 아카데미 데 시앙스(Acadimie des Science:1666), 영국의 왕립학회(Royal Society:1662) 등이 유명하다. 각국의 아카데미 설립은 근대문화의 발전에 크게 공헌하였으며, 현대의 각 국가는 정부가 직접 아카데미를 설립하거나 보호정책을 써서 과학·문화·예술 등의 아카데미를 육성하고 있다. 아카데미는 문화공로자를 회원으로 하는 영예기관이기도 하며, 문화의 발전을 위한 연구 촉진, 문헌 간행, 국제교류 등의 활동을 한다. 왜 우리가 평생학습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다. 배움의 지혜가 필요하다. 배한성 자신은 부모님이 사업에 실패함으로 가난하여 대학을 다닐 형편이 못되었으나 친구의 도움으로 대학을 입학하게 되었다. 친구를 잘 만나는 것도 좋은 기회를 만든다. 그는 이것을 첫번째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남동생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가장으로 형편이 어려워서 중퇴를 하게 되었다. 서양 속담에 '말에는 꽃과 칼이 들어있다'는 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청득심이다. 목소리가 좋아야 전달력이 있고 그 컨텐츠, 즉 내용이 있어야 한다. 말에서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배려이다. 인사 한마디도 진정한 마음으로 하는 것을 상대방은 알게 된다. 이 순천만에는 많은 관광객이 오게된다. 일본어, 영어도 공부하여 많은 사람이 오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관상' 영화를 보면 관상의 완성은 '목소리'라는 대사가 나온다. 자신은 미모때문에 영화배우나 탈렌트가 되지 못했다. 말로 먹고 사는데 탁한 목소리 우는 상을 하는 목소리는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항상 될꺼야 라는 자신감으로 자신을 키워왔다.
“사건 이후 긴 법정 싸움을 하면서 스트레스로 대상포진도 걸릴 정도로 너무 힘들었어요. 더욱 저를 힘들게 했던 건, ‘정말 그랬던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었어요. 이런 시기에 저를 120% 믿고 함께해 준 교총이 없었다면 극복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나를 확실하게 믿어주는 울타리가 있다는 든든함…. 감사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네요.” 강릉 A중 B학생부장은 지난해 교권사건으로 속앓이를 했다. 하급생들의 가슴을 만지거나 뽀뽀를 하는 등 성추행을 일삼는 중3 학생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었다가 가해학생의 학부모에게 협박을 받고 명예훼손으로 고소도 당했다. 학교폭력을 일삼는 학생에게 단호하고 엄정한 조치를 취한 것뿐이었다. 그러나 학부모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교육청에 항의를 하고 소송을 거는 등 B교사의 손발을 묶으려 한 것이다. 그는 결국 자신의 무고를 입증하기 위해 맞고소로 대응했다. 복잡한 절차와 만만치 않은 변호사 선임비용을 생각하니 B교사는 앞날이 아찔했다. 그는 “주변 선생님의 권유로 교총의 교권119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담당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믿고 지원해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권옹호기금위원회 심사를 거쳐 소송비 300만원을 지원했고 B교사는 결국 모든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번 사건 이후 주변 선생님들에게 반드시 회원단체에 가입해야 한다고 권유하고 있어요. 언제 어떻게 교권침해를 당할지 모르는데 혼자는 감당하기 버겁잖아요. 교육청도 말 뿐이지 실질적으로 도움 주는 것은 없어요. 학교의 힘도 한계가 있고요. 교총에서 나서주니 정말 든든하더라고요.” 지난해 9월 전북 C고 D교사도 수업시간에 휴대폰을 만지고 시끄럽게 떠드는 E군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줬다가 변을 당했다. “왜 나오라고 하냐, 선생이 여기로 오든지 하라”, “존나 깝쳐” 등의 욕설을 비롯해 급기야는 자리에서 일어나 던진 철제의자에 맞아 오른쪽 얼굴 부분을 맞고 막는 과정에서 왼쪽 팔을 상해 7주간의 진단과 수술을 받게 됐다. D교사도 교권119의 도움을 받았다. 교권119는 D교사에게 사건일지와 사실 확인서를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또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상 재해를 신청하고 정신적 피해보상에 대한 법적 대응 방법을 안내하는 것은 물론 변호사 선임비 300만원도 지원했다. 그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너무나 힘들고 교사로서의 자존감도 바닥이었는데 교총에서 믿고 도와준 것이 큰 힘이 됐다”며 “더 많은 교사들이 이 제도를 알고 도움 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홍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총은 1978년부터 명예훼손, 안전사고, 부당한 징계, 폭행 등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교권옹호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소송비는 심급당 최대 500만원씩 1500만원까지, 교원소청심사청구 소송비 보조금은 최대 200만원까지 무상 지원하며 지금까지 7억 7590여 만원이 지원됐다. 이밖에도 사건이 발생하면 한국교총, 시‧도교총 교권변호인단이 출동하는 ‘교권119’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학교와 변호사를 일대일로 연결,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돕는 ‘1학교 1고문변호사’(1610개교)도 운영한다. 교권침해를 당한 교원들은 한국교총 교권‧교직상담 홈페이지(support.kfta.or.kr)에서 인터넷 상담과 전화상담(02-570-5613)이 가능하다.
예전에 ‘말괄량이 삐삐’라는 연속극이 있었다. 주인공 ‘삐삐’가 머리를 양 갈래로 땋기는 했지만 하도 남자애처럼 굴어서 처음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렸다. 물론 여자아이이긴 했지만, ‘말괄량이’라는 말뜻을 알았더라면 그런 고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1)말괄량이: 말이나 행동이 얌전하지 못하고 덜렁거리는 여자 ‘말괄량이’에 대응할 말이 ‘개구쟁이’나 ‘장난꾸러기’다. ‘말괄량이’는 여자에게 한정되지만 ‘개구쟁이’와 ‘장난꾸러기’는 남녀 구분이 없다. (2)개구쟁이: 심하고 짓궂게 장난을 하는 아이 (3)장난꾸러기: 장난이 심한 아이. 또는 그런 사람 ‘-쟁이’나 ‘-꾸러기’는 ‘그것이 나타내는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아이들을 가리켜 쓸 수 있는 말에 ‘얄개’라는 말도 있다. (4)얄개: 야살스러운 짓을 하는 아이 (5)야살스럽다: 보기에 얄망궂고 되바라진 데가 있다 (6)얄망궂다: 성질이나 태도가 괴상하고 까다로워 얄미운 데가 있다 (7)되바라지다: 어린 나이에 어수룩한 데가 없고 얄밉도록 지나치게 똑똑하다 1970년대에는 ‘고교 얄개’, ‘얄개 시대’ 등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가 유행한 때도 있었다. 얄개는 말썽을 자주 부려 얄밉긴 해도 흉악하지는 않았다. 또 가게 같은 데서 잔심부름을 해주는 아이를 ‘손대기’라고 했다. (8)손대기: 잔심부름을 할 만한 아이 ¶ 아주머니는 손대기도 없이 혼자서 손님을 맞았다. 관청이나 회사, 가게 따위에서 잔심부름을 시키기 위해 고용한 사람을 가리키는 ‘사환(使喚)’이라는 말이 있지만, ‘손대기’라는 우리말을 살려 써 보는 것도 좋겠다. 남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을 일본말로 ‘시다바리’라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밑일꾼, 곁꾼, 보조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자질구레한 심부름을 맡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따까리’라는 말이 있는데, 순우리말이기는 하지만 비속어라서 권할 만한 말은 아니다. 주체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남자에게 ‘마마보이’라고 한다. 이 말은 ‘응석받이’ 또는 ‘응석둥이’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을 듯하다. (9)응석받이: 어른들이 귀여워해 줄 것을 믿고 버릇없이 굴며 자란 아이 ≒응석둥이‧응둥이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을 ‘베이비시터’라고 하는데 이는 ‘보모’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다. 예전에는 ‘안잠’ 또는 ‘안잠자기’라는 사람이 있어서 남의 집 일을 도와줬다. (10)안잠: 남의 집에서 먹고 자며 그 집의 일을 도와주는 여자 ≒안잠자기 성가시게 구는 사람을 가리켜 ‘애물단지’라고 하지만 이 말은 어린 나이에 죽은 자식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11)애물: 「1」몹시 애를 태우거나 성가시게 구는 물건이나 사람 「2」어린 나이로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식 (12)애물단지: ‘애물’을 낮잡아 이르는 말 그밖에도 ‘아이’라는 말이 한자어 ‘-아(兒)’에 밀려 사라져갈 위기에 있다. 다음 말에서 어느 쪽이 더 이해하기 쉬운지 비교해 보자. (13) 고아 – 부모 없는 아이 결식아동 – 굶는 아이 기아 – 버려진 아이 미아 – 길 잃은 아이 지진아 – 뒤진 아이 말괄량이 삐삐 고교 얄개도 이제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겠지만 그래도 우리들 마음속에는 삐삐는 아직도 덜렁거리는 소녀이고, 얄개는 짓궂고 귀여운 소년이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다. 최근 우리 사회가 세계화, 정보화 사회로 급속하게 변화됨에 따라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배우려는 욕구가 있고 일생을 배우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평생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장애인들도 인간다운 삶과 자립생활을 통한 생활안정을 위해 생애주기에 따라 장애유형·장애정도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 떠나면 집에 방치되는 현실 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은 교육기본법, 평생교육법,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폭넓게 명시돼 있다. 장애인들이 평생교육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평생교육에 대한 권리와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살펴보면, 일반인들을 위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은 다양하게 편성돼 있는 반면 장애인들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장애인들의 평생교육을 담당할 평생교육기관이 부족해 장애인들이 배우고 싶은 욕구가 있어도 배울 수 없는 형편이다. 설령 기관이 주변에 있다 해도 실제로 프로그램을 개설한 곳도 드물다. 또한 장애인들의 평생교육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장애인평생교육사가 부족해 교육활동을 충분히 지원할 수 없는 실정에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터 등에서 보호를 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1~3년 정도를 대기해야 입소 할 수 있고, 1~2년 보호를 받은 후에는 다른 시설을 찾아다녀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은 필요할 때 받아야 하고, 또 적절한 시기가 있다. 그러나 평생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할 장애인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불편한 몸으로 철새처럼 여러 시설을 떠돌아다니거나 가정에 방치돼야 하는 아픔에 빠진다. 부모님들이 장애를 가진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여러 기관을 찾아다녀 보지만, 대부분 대기자 명단에 등록을 요구받거나 아예 거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장애인들과 부모님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장애인들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인 평생교육이 체계를 갖추고 지원돼야 한다. 평생교육기관‧평생교육사 확대를 우선 장애인들을 위한 평생교육 기관이 지역별로 설립돼야 한다. 장애인들은 장거리 이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집과 가까운 장소에서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장애인들은 장애특성, 연령, 능력, 취미 등의 독특한 교육적 요구가 있다. 장애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설해 필요한 시기에 차별받지 않고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평생교육사가 배치돼야 한다. 장애인들이 학교 정규과정 외에 교육을 받고 있는 곳은 대부분 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터 등이며, 주로 사회복지사들이 보호를 하고 있어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평생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장애인들의 특성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장애인 전담 평생교육사가 모든 평생교육기관에 배치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지난 7일 오전 경기 수원감천장요양원. 오카리나 선율이 한적한 이곳을 가득 채웠다. ‘홀로아리랑’ ‘최 진사 댁 셋째 딸’ 등 귀에 익숙한 음악이 울려 퍼지자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들렸다. 나지막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어르신도 있었다. 바이올린·우쿨렐레 연주에 이어 방 송댄스 공연, 클래식 기타 연주, 경기민요 공연까지 다채로운 무대가 마련됐다. 이날 어르신들을 위해 특별한 공연을 준비한 건 경기 지역 교원들. 이들은 지난 1년 가까이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이하 센터)에서 문화·예술 강좌(중·고급반)를 수강했다. 그리고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오카리나를 연주한 조성옥 경기 와우중 교감은 “평소 관심 있던 악기도 배우고 어르신들을 위해 재능 기부도 할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봄에 이어 두 번째 봉사활동이었어요. 음악을 들으면서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어머니가 떠올랐어요. 특히 한 할머니가 기억에 남아요. 몸이 불편하신데도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이다 나중에는 마이크를 잡고 직접 노래까지 하셨죠. 주변의 도움 없이는 거동도 못하시던 분이 노래 부르던 그 순간만큼은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보였어요.” 권묘연 경기 효천초 교사는 지난해 8월부터 경기민요를 배우고 있다. 평소 국악에 관심이 있었고 대중음악만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우리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권 교사는 “누군가 앞에서 공연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공연을 마치고 나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랐어요. 봉사자들과 어르신들이 다 함께 노래 부르는 시간이 마련됐지요. 노래를 마친 후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 곁에 다가가 손을 잡아드렸어요. ‘예쁘다’ ‘예쁘다’라는 말과 함께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죠. 가슴 한편이 뭉클했습니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 재능 기부에 나설 생각입니다.” 한편 한문서예·민화·유화 강좌를 수강하는 교원들은 작품을 기증하는 것으로 재능 기부에 동참했다.
11월 17일은 제76회 순국선열의 날이다. 알다시피 순국선열의 날은 일제에 침탈당한 국권회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독립정신을 계승·발전시켜 귀감으로 삼고자 제정됐다. 1939년부터 임시정부, 광복 후 관련단체(광복회·순국선열유족회)에서 기리기 시작했고 1997년부터는 정부기념일로 제정·공포됐다. 빼빼로데이에 묻힌 독립·희생정신 하지만 매년 11월이 다가오면 학생들과 젊은이들은 ‘빼빼로데이’만 기억하고 법정기념일인 순국선열의 날은 언제인지도 모르고 지나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끄러운 현실이다. 순국선열의 숭고한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일제 식민지로부터 독립하고 현재의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월드컵까지 개최한 스포츠강국이 됐다.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에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다른 어려운 나라들을 도와주는 원조공여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성인으로서 요즘의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은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방이 됐고, 선조들의 어떤 희생으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지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알다시피 단재 신채호 선생은‘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과 종군위안부 부정에 이어 일본은 임나일본부설(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고 그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날조한 식민사관)까지 다시 일본교과서에 버젓이 기술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미 중국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동북공정으로 우리의 위대한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로 편입하고 만리장성을 한반도 내 황해도까지 확장하는 무리수와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말 그대로 일본의 임나일본부설과 중국의 동북공정은 명백한 역사왜곡이자 역사 훔치기의 아주 나쁜 실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역사를 인식하고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첫 번째 해결책은 우리나라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데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입시위주 교육의 폐해 때문에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소위 우리가 말하는 역사 불감증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역사의식이 희박해지고 있다. 계기교육 통해 제대로 성찰부터 우선적으로 교육청에서는 계기교육 자료를 만들어 해당 학교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 일선 학교에서는 순국선열의 날 강사초빙교육, 태극기 그리기 및 나라사랑 글짓기 대회 개최, 혹은 가정통신문을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주무 부처인 국가보훈처는 교육부와 상호 협력해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들도 순국선열의 날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사전홍보와 더불어 그것에 걸맞은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목숨보다 나라를 더 사랑한 순국선열들의 진정한 희생정신을 깨닫고 역사의식도 올바르게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아무런 대가 없이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행복은 과거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희생정신, 피와 땀으로 이뤄낸 값진 결과다. 따라서 애국선열들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그 의미를 다시 되짚어 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경기교총(회장 장병문)은 6일부터 1박 2일동안 ‘경기도 시·군교총 회장 워크숍’을 실시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경기교총 회장단과 고문, 시·군교총 회장이 참석해 교육 현안을 논의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시·군교총 회장들은 “경기교총 회원이 4만 명에 이를 수 있도록 아래로부터 회원 증대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전부터 수시로 교내 무단진입 결국 교내 난동, 교사 폭행 저질러 사건 후에도 뻔뻔 “난 잘못 없어” 인천 A초에서 또 학부모가 학교에 난입해 담임교사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하는 교권사고가 발생했다. A초에 따르면 학부모 B씨는 3일 오전 8시50분께 느닷없이 교내에 무단진입해 자녀의 반 교실로 들어오려 했다. 이어 담임교사 C씨(37세·여)가 이를 제지하려 하자 교실 앞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부은 뒤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리는가 하면 발로 복부를 차는 등 폭행으로 전치 2주 상해를 입혔다. 학부모 B씨는 곁에서 말리던 다른 남자 교사의 팔을 깨물어 역시 전치 2주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특히 C교사는 폭행으로 인한 외상과 정신적 충격까지 겹쳐 당일 인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사건이 발생한지 10일 정도가 지난 현재도 가족, 학교관계자 외에는 면담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신·심리치료를 받는 등 큰 충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목격한 동료교사와 반 학생들은 “갑자기 큰 소리가 나더니 문제의 어머니가 심한 욕설과 함께 ‘너! 한번 맞아볼래?’라고 한 뒤 교사 C씨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쥐었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 교실에 앉으면 ‘도착 잘 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반드시 보내도록 했으나 사건 전날과 당일 이틀 연속 아이가 문자가 없자 무단진입을 시도했고 담임 C씨가 이를 제지하자 폭언과 폭행을 저질렀다. 학교 측은 학부모 B씨가 이번 사건 외에도 적지 않게 말썽을 피워왔다고 하소연했다. 학부모 B씨는 지난 5월 자녀 전학 이후 이상하리만큼 학교에 대해 강한 불신을 품어오며 거의 매일 무단진입을 해왔고 수업 중 교실 복도를 점거하는 등 교육활동에 피해를 끼쳐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초 관계자는 “학부모 B씨는 5월 전학 이후 여러 교사와 관리자를 상대로 너무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왔고, 9월 대운동회 때는 학부모용 의자를 쓰는 문제로 한 아이의 할아버지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학교에서 잦은 마찰을 빚어왔다”며 “그래도 학부모님이라 최대한 의견을 들어드리려 온 교직원들이 노력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학부모 B씨가 사건 이후에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또 무단진입을 시도하는 등 계속해서 학교 측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 학교 다른 관계자는 “학부모님이 변함없이 학교에 나오고 있기에 폭행당한 교사가 병원에 입원 중인 사실을 전해드렸는데도 ‘담임이 먼저 나를 붙잡았는데 이를 뿌리치다 보니 맞은 것이지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부모를 존중하는 입장에서 최대한 인내해왔으나 교사 폭행까지 당한 마당에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도 우려돼 B씨를 고소하는 등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한편 이번 교권사고에 대해 한국교총 교권강화국과 인천교총은 변호사를 지원 하는 등 법률 대응과 함께 피해 교사, 학교 측 회복을 돕고 있다.
교총은 ‘1학교 1고문변호사제’ 운영 활성화를 위해 ‘행복한 학교, 우리 함께 만들어요’를 주제로 고문변호사 특강을 실시한다. 이번 특강은 고문변호사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진로교육에 나선다. 17일(화) 영남권 대구태현초를 시작으로 경기, 충청, 서울, 호남, 강원 지역 순으로 12월 말까지 진행된다. 한편 교총이 운영하는 ‘1학교 1고문변호사제’는 해마다 증가하는 교권 침해, 학교폭력 등 학교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학교와 변호사를 일대일로 연결하는 제도다. 전국 1610개교가 참여하고 있다. 2015년도 1학교 1고문변호사 연결 학교 명단은 한국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정래 부산교대 교수가 한국교육철학회 제15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교육철학회는 우리나라의 교육철학과 사상 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학회로, 논문 발표, 학술 교류, 학술지 발간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또 교육철학계의 원로이자 초대 회장인 박봉목 교수의 뜻에 따라 ‘박봉목 학술논문상’을 제정, 수여하고 있다. 김 신임 회장은 “교육철학은 교육과 관련한 모든 현상, 행위, 대상 등을 성찰하는 학문”이라며 “교육학을 풍부하게 하고 우리 교육을 탄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기존 연간 2회였던 학회를 4회로 확대 △학술발간특별위원회를 통한 단행본 출간 △우수 박사 학위 논문상 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세계 109위에 불과하지만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은 대단하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5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한국의 삼성과 LG는 ‘양자점 TV’와 ‘올레드 TV’로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 중국의 하이센스 등을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의 앞선 기술과 멋진 디자인을 맘껏 과시했다. 또 지난 7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2015년 제56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International Mathematical Olympiad, IMO)에는 총 104개국 577명이 참가했는데,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에 이어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상하며 합계 161점으로 종합 3위를 했다. 이러한 성과는 무엇 때문일까?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얼마 전 교육에 대해 논의하면서, “한국의 교사는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직업인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9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계속됐으며, 특히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과 교육제도를 예찬했다. 이는 그에게 한국교육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각인돼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예증(例證)이다. ‘논어(論語)’ 옹야(雍也)편에, 문질빈빈(文質彬彬)이라는 말이 있다. 그 원문에, “바탕이 외관보다 나으면 촌스럽고, 외관이 바탕보다 나으면 겉치레만 좋으니, 외관과 바탕이 적절히 잘 조화를 이룬 뒤에라야 군자이다(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彬彬然後君子)”라 했다. 여기의 문(文)은 외현적(外現的)으로 나타난 결과물이며, 질(質)은 그 외적 결과물을 만들게 한 본질ㆍ바탕이고, 군자란 남들이 훌륭하다고 인정하는 물건이나 사람 등을 포괄하는 넓은 개념이다. CES와 IMO에서 이룬 괄목(刮目)할만한 업적은 오바마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 특유의 교육적 열정이 낳은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훌륭한 결과물이 문(文)이라면 교육은 그 질(質)이며, 이런 교육을 낳게 한 교육제도가 질(質)이라면 제도에 따른 실제 수업의 성과는 문(文)이다. 또 교사의 수업이 질(質)이라면 배움을 통해 학생이 이룬 성과물은 문(文)으로, 문과 질이 조화를 이룰 때 그 값진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 교육이 오바마 대통령의 말처럼 문(文)과 질(質)이 조화를 이룬 결과물일까? 최근 우리 교육은 인성·창의교육을 강조한다.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밖으로 드러난 문(文)이라면 인성·창의교육은 내면적 성숙을 강조하는 질(質)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교육이 그 본연(本然)에 충실하며 문질빈빈(文質彬彬)의 지혜를 교육입국(敎育立國)의 지표로 삼아 실천한다면, 미래 선진 교육국가로서의 그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단풍이 절정이 이른 것 같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우리가 누리면서 교육에 임했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다. 겉의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을 늘 간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얼마 전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공립유치원을 축소시키겠다는 보도를 접했다.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다. 슬픈 소식이다. 미래가 밝지 못한 소식이다. “교육부가 입법 예고한 개정안은 도시·택지 개발 사업 등 인구 유입 지역에 공립유치원을 설립할 때 최저 기준을 신설 초등학교 정원의 4분의 1에서 8분의 1로 축소한다는 게 핵심이다. 가령 학생 정원이 600명인 초등학교를 신설한다면 원래는 150명 이상의 유아가 입학할 수 있는 공립유치원을 설립해야 한다....” 현재보다 배로 늘려도 부족할 판인데 반으로 더 줄인다니 말이 막힌다. 공립유치원이 줄어들면 어디로 가야 하나? 사립유치원으로 가야 한다. 자녀들의 학자금은 더욱 늘어난다. 옛날 우리가 어릴 때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애들 볼 때 부럽기도 했다. 부자의 자녀들만이 사립유치원에 가는가 보다, 하는 생각을 가진 적도 있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지금 우리나라의 큰 문제 중의 하나가 저출산이다. 결혼을 못하고 있는 이가 많고 결혼을 해도 늦게 결혼하며 심지어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는 이도 늘어나고 결혼을 해도 애를 낳지 않겠다고 하는 이도 있다. 애를 낳으면 교육비 부담으로 한 명만 낳겠다고 하는 이도 있다. 이렇게 되면 미래가 암담하다. 장차 우리나라를 누가 지킬 것인가? 인구가 줄면 누구 이 땅을 지킬 것인가? 이민 온 청년들이 이 나라를 지킬 수 있을까? 보통 걱정이 아니다. 정부에서는 저출산 방지를 위해 수많은 예산을 확보해서 다양한 정책을 펼친다고 하는데 왜 공립유치원이 갈수록 늘어나게 해야 하는데 역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 유치원 갈 아이들이 집 가까운 초등학교에 가서 공부하듯이 집 가까운 공립유치원이 많이 생겨 공부를 부담없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아닌가? 예산이 없어 공립학교를 줄인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저출산을 위해 수많은 예산을 확보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주재하고 내년부터 5년동안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상최대인 150조원에서 최대 200조원을 투입하는 저출산 대책을 확정합니다.” 이렇게 많은 예산을 확보해서 다른 많은 정책을 펼치는 것도 좋지만 공립유치원은 줄일 게 아니라 더 많이 늘여서 부담없이 유치원에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공립유치원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들다니 말이나 되나? 그런데도 공립유치원을 줄이는 이유가 뭘까? 공청회도 제대로 한 번 열어보지 않고 고시했다는 것은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관계되는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 아닌가 싶다. 지금도 늦지 않다. 공립유치원을 갈수록 늘여야 한다. 교육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저출산 방지의 한 방안이라 생각된다. 선진국이란 앞서가는 나라다. 자녀교육에 대해서도 앞서가야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공립유치원을 줄여나가는 정책은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정책이 아니라 후퇴하는 정책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관계되는 모든 분들은 다시 한번 신중하게 검토해보고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원의 서호새마을금고(이사장 송현재)에서는 본점 1곳, 지점 5곳에서 지난 11월부터 ‘사랑의 좀도리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좀도리’란 우리 어머니들이 밥 지을 때 쌀을 미리 한 술씩 덜어내어 부뚜막의 단지에 모아 두었다가 남을 도왔던 심시일반의 정신을 되살려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운동인데 ‘좀도리’의 사전적 의미는 절미(節米)라는 뜻이다. 수원 구운동에 살고 있는 필자. 서호새마을금고 구운지점에 들렸다가 쌓여진 쌀포대를 발견했다. 맨 처음엔 금고에서 쌀을 판매하는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그 쌀을 기증한 사람들 이름이 적혀 있다. 고성현 지점장은 “이 쌀은 모았다가 동사무소에 기증하여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된다”고 사용처를 알려 준다. 서호새마을금고 본부에 근무하는 정상명 총무부장을 만났다. 이 운동의 작년도 실적을 보여준다. 3달 동안 모은 쌀이 20kg 147포, 10kg 21포 등 모두 3,154을 모아 서둔동주민센터에 1000kg, 구운동주민센터에 800kg, 금호동주민센터에 1000kg 등을 기증하였다. 서수원 지역에서 참여한 사람이 200명이 넘는다. 시민들은 어떻게 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을까? 수원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지금이라도 새마을금고에 들려 무료로 나누워 주는 좀도리 쌀봉투나 금고에서 직접 제작한 좀도리 저금통에 쌀이나 동전을 모았다가 1월 중에 금고에 기증하면 된다. 요즘에는 20kg 쌀을 직접 가져오는 사람도 많다고 알려준다. 그러면 이 ‘사랑의 좀도리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일회성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다. 그 역사를 살펴보니 우리나라의 어려웠던 사정과 연결이 된다. 1998년 IMF를 맞아 나라 경제가 위기를 겪자 서민층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게 되자 서민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가 고통 극복 차원에서 나선 것이다. 그러니까 올해로 이 운동은 18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니까 외환위기 당시 경제적 위기에 처한 저소득 계층 지역주민을 돕기 위해 시작된 '사랑의 좀도리 운동'은 새마을금고의 대표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지난 17년 동안 전국적인 사랑의 좀도리 운동으로 약 408억 원, 1만2천 톤의 쌀을 모았으며, 결식아동과 소년소녀가장, 실직가정, 독거노인 등에 지원되었다. 특히 이 ‘사랑의 좀도리 운동’은 지역금고에서 모아진 쌀과 현금을 해당 지역에 지원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서호새마을금고에서 모아진 쌀은 구운동, 서둔동, 탑동, 금곡동, 호매실동에 거주하는 불우이웃에게 전달된다. 이 운동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주민참여형태의 사회공헌활동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다. 필자의 서호중학교 교장으로 재직 시, 졸업식에서 새마을금고 장학금 전달이 떠올라 이 사업에 대해서도 물었다. 지난 해에 서호초등학교, 탑동초등하교, 서호초등학교에 장학금 수혜자 8명이 총 120만웡이 지급되었다고 알려준다. 금융기관이 지역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뜻깊은 사업이다. 이밖에 서호새마을금고에서는 경로당 난방비 지원을 비롯해 월 1회 어르신 식사 지원, 복날 삼계탕 대접 등을 하고 있다. 서호새마을금고는 탑동에 위치한 본점 외에 벌터지점, 구운지점, 칠보지점, 탑동지점, 서둔지점이 있다. 금고에 근무하는 총 직원수는 33명이다. 서호새마을금고 송현재 이사장은 “우리 금고의 ‘사랑의 좀두리 운동’을 통해서 직원과 회원분들의 작지만 소중한 온정이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고 다가오는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연말 연시를 맞이하여 수원시민들의 ‘사랑의 좀도리 운동’ 동참을 바란다. 좀도리 운동 기한은 1월 말까지다.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그 주인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대한민국은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고 ‘잘 살아 보세’를 외치며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독재에 맞서 수많은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하였으며 OECD 회원국이 되었다. 근로자들은 쓰러질 때까지 일하면서 더 나은 삶을 향해 지금도 달리고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오늘의 한국에 대한 긍지를 갖는다. 지금도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치열하게 공부하고 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돌보지 못했고 ‘이웃’을 돌보지 못한 것이다. 오직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내 이웃은 안녕한지 차분히 생각할 틈을 상실하였다. 대분분의 사람들은 오직 남보다 더 좋은 직장, 돈과 출세, 자녀의 성공이 절박하다 보니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게 생각하여야 할 것들이 생략되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에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출산율 최하위의 나라가 되었다. 오늘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행복을 좇지만 행복보다는 더 많은 불행과 마주하며 살고 있는 현실이다. 무엇이 잘 못된 것일까? 그런데 이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사회, 국가도 문제를 짚어보는 기회를 가져야 할 시점이지 않는가? UN의 행복지수 조사에서 덴마크는 2012년, 2013년 연속 세계 1위의 나라가 되었다. ‘당신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단번에 대답하는 나라가 덴마크이다. 이 덴마크 사람들이 살아가는 행복사회란 즐거운 학교, 자유로운 일터, 신뢰의 공동체가 숨 쉬는 사회이다. 행복한 사회의 근원적인 뿌리는 가정이지만 한없이 가정에 머물 수만은 없는 것이 사람이다. 학교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를 학생 스스로 찾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건전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하여 행복한 인생의 출발은 학교교육에서부터 시작되고 행복한 학교에서 행복한 인생이 시작된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학교는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어 가고 있는가? 학교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입시는 있으나 교육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나 학교는 소위 명문대학의 합격을 원하여 고된 강행군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 학교의 경우 학교가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은데 하루 종일 붙잡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가 하면 학생 대부분은 자기 자신이 사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살고 있는 현실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같은 틀을 깨고 우리 아이들이 공부 때문에 소외되지 않고 학교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안정감을 주어 아침 등굣길 발걸음은 가벼워 학교에 가면 더불어, 함께 즐거움이 있고 자존감이 성장하는 곳이 된다면 학교 가는 것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 행복한 인생, 행복한 사회의 출발점은 행복한 교실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행복사회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사회 구성원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복지와 행복의 나라 덴마크는 우리나라 사장들이 원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 동시에 직장인에게는 ‘직업만족도 OECD 1위’의 나라이다. 이같은 덴마크도 온 국민이 무기력과 절망, 불신에 빠져 있던 시절이 있었다. 1864년 독일에 패해 국토의 3분의 1, 인구의 5분의 2를 잃었을 때 그들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포기하지 않고 희망의 씨앗을 뿌렸고 오늘날 그 열매를 누리고 있다. 150년 전 그들의 선조들은 '깨어있는 시민'을 양성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졌다. 참교육 인생학교를 만들어 어떤 인생을 살지,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가를 묻고 해답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개인인 ‘나’의 행복과 함께 ‘우리’의 행복을 가꿔나간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두 가지를 다짐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이다.행복교육시민모임은 지역사회 구성원인 시민들이 중심축을 이루어 미래세대가 행복한 삶을 열어가도록 행복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하여 개어난 시민들들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이다. 이 조직은 22개 전남 시·군에 지회를 구성하여 회원의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기존의 학부모회와 지역사회 단체, 그리고 지역 대학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이 나라 구성원인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대한 학습지원과 봉사활동에 중점을 두게 된다. 이에 광양지역의 많은 인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축사에 나선 우윤근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문제가 치명적이다. 독일 슐레 학교에는 '공부란 능력이 아니라 소질에 불과하다'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았다. 행복한 교육이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 기본이다. 독일 헌법에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불가침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행복교육시민모임은 정치적 이해관계나 개인의 이해득실을 떠나서 진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켜내는 모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우리에게도 내일이 온다. 그러나 그 내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지금 우리사회가 어떤 씨앗을 뿌리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출발은 ‘나’부터이다. 그리고 우리 가족 안에서 지역의 학교에서, 동네와 지역에서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미래의 세대를 짊어질 지금의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한 우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을 단풍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내장산과 백양사다. 11월 3일, 아내와 내장산 산행 후 저녁나절 백양사까지 다녀왔다. 애기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은 옛날부터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워 조선 8경의 하나로 꼽혔고, 백제 때 영은조사가 세운 내장사와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쌓았다는 동구리 골짜기의 내장산성이 있다.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 창건한 사찰로 뒤편의 기암절벽, 연못물에 어른거리는 쌍계루, 계곡 주변의 단풍나무가 어우러지며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아침 7시 40분 자가용을 몰고 청주에서 2시간 20여분 거리의 내장산으로 향했다. 출근시간대라 남청주IC까지 제 속도를 못 내고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부지런히 달려 태인IC를 빠져나온 차량이 1번 국도와 29번 국도를 갈아타며 내장저수지를 지나 내장산공용터미널 주변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리고 내장탐방지원센터까지 걸어가면 금선교 건너편에 셔틀버스 선착장이 있다. 승차권(편도 1000원)을 구입하면 셔틀버스로 탐방안내소 입구까지 차로 이동한다. 100m 거리의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승차권(편도 5500원)을 구입해 51인승 케이블카에 오르면 상부승강장에 도착하는 5분 동안 주변 산줄기의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승강장 옆에 불도들의 기도처로 알려진 문필대가 있다. 안내판에 의하면 문필대는 한 승려가 글씨를 잘 쓰게 해달라고 기도한 끝에 문필가가 되었다는 곳이다. 문필대에서 아래쪽 능선을 300m 내려가면 팔각정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면 벽련암과 서래봉, 연자봉과 까치봉, 우화정과 단풍나무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상부승강장에서 700m 거리의 연자봉까지는 오르막이 길게 이어져 힘이 든다. 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면 내장산의 산줄기가 상부승강장과 전망대를 감싸고 있는 풍경이 멋지다. 연자봉에 오르면 벽련암과 서래봉은 물론 연자봉에 가려있던 내장산의 최고봉인 신선봉 방향이 눈앞에 펼쳐진다. 뒤편으로는 멋진 소나무와 장군봉 방향의 산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연자봉이라는 이름은 중심의 연자봉과 좌우에 있는 장군봉과 신선봉의 모습이 마치 날개를 펼친 제비의 모양과 흡사하여 붙여졌다. 연자봉에서 내려가면 금선폭포 방향과 신선봉 방향의 갈림길이 나온다. 신선봉 방향 능선에서 내장산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금선대를 만난다. 너럭바위인 금선대는 선인들이 내려와 선회할 때 선녀들이 시중을 들었다는 곳으로 바위 밑 산허리를 붉게 물들인 단풍나무가 융단처럼 펼쳐진다. 높이 763m의 신선봉(神仙峰)은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내장산의 최고봉으로 전라북도 정읍시 내장동과 순창군 복흥면 사이에 솟아 있다. 헬기착륙 시설과 정상 표석이 있는 신선봉 정상에서 바라보면 까치봉, 망해봉, 불출봉, 연자봉, 장군봉 등 내장산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선봉에서 까치봉까지 1.5㎞는 걷기에 편한 오르막과 내리막 산길이 이어진다. 높이 717m의 까치봉은 내장산의 제2봉인 바위봉우리로 봉우리의 형상이 까치가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을 닮아 까치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까치봉에서 연지봉, 망해봉, 불출봉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할 수 있지만 시간 때문에 동쪽으로 내려서 내장사 방향으로 향한다. 까치봉에서 금선폭포 기점까지 1.2㎞ 거리의 경사가 급한 내리막이 산행을 피곤하게 한다. 금선폭포 기점에서 내장사까지 1.2㎞ 거리는 계곡으로 내려온 단풍이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내장산에서 수형이 가장 아름다운 단풍나무도 만난다. 내장사는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내장산국립공원의 품안에 안겨 있어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데 백제 무왕 때인 636년 영은조사가 영은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한때는 50여동의 대가람이 들어섰던 곳이지만 여러 번의 전란으로 소실되어 지금의 절은 대부분 중건되었다. 탐방안내소에서 금선교까지 물길을 따라가면 길가의 단풍나무들이 터널을 만든다. 특히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昇天)하였다는 전설이 있는 우화정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다. 거울같이 맑은 연못에 붉게 물든 단풍과 산 그림자가 비쳐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든다. 단풍고개를 넘어 내장산 주차장에서 16㎞ 거리에 있는 백양사로 갔다. 가을철에는 내장산과 백양사 입구의 노점상에서 길가에 수북이 쌓아놓은 감들도 볼거리다.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인 632년 여환조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매표소에서 백양사까지 이어지는 진입로와 주변 단풍이 아름답다. 쌍계루 주변은 단풍 반영사진을 찍는 명소로 붉게 물든 단풍나무에 둘러싸인 쌍계루와 백암산 중턱에 우뚝 솟아 있는 백학봉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얘들아, 시험장에서 나올 때 너희의 환한 미소 기대할게!” 2015. 11. 12. 목요일.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여느 때보다 일찍 눈을 떴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새벽 여섯 시. 대충 세수를 하고 난 뒤, 옷을 주섬주섬 입고 현관문을 열었다. 밖은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두웠으나 사물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어젯밤부터 간헐적으로 내린 비로 날씨가 제법 추우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다지 춥지 않아 다행이었다. 06시 20분. 배정된 시험장이 집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 있기에 일찍 서둘렀다. 그래서인지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했고 걸어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다만 교통 순찰차만 여러 대 눈에 띠었다. 아마 시험장 교통정리와 수험생 수송을 위해 서두르는 것 같았다. 06시 45분. 시험장 주변이 복잡할 것이라고 고려도 했지만, 수험생 가족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주차를 시험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도로변에 차를 세워두었다. 그리고 시험장까지 걸어갔다. 주차한 곳에서 시험장까지는 약 5분이 걸렸다. 06시 50분. 시험장이 가까워질수록 웅성거리는 소리가 귓전을 맴돌았다. 각급 학교에서 나온 후배들과 선생님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기에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일찍 서둘러 나온 듯했다. 미리 나와서 자리를 잡고 있는 한 학생에게 몇 시에 나왔는지 궁금하여 물었더니 새벽 5시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07시 00분. 차츰 날이 밝아지자, 시험장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과 벽에 붙은 카드 위에 적힌 수험생을 위한 응원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 감동을 주는 응원 문구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선배님! 올 한해 수능 대박 나시고, 내년에는 저희에게 그 기(氣) 물려주세요.” 07시 10분. 갑자기 시험장 한 곳에서 구호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시험장에 들어가는 한 수험생을 위한 ○○고등학교 후배들의 응원 소리였다. 아직 입실 완료(08시 10분)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는데 일찍 서두른 것을 보면 많이 긴장한 듯했다. 07시 20분. 삼삼오오(三三五五) 짝을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오기 시작했다. 때를 맞춰, 각급 학교에서 나온 후배들의 응원 구호가 커지기 시작했다. 저마다 구호는 달랐지만, 수험생의 긴장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그중 평소 잘 알고 있던 제자 한 명이 먼저 나를 알아보고 찾아왔다. 시험 잘 보라고 격려해 주고 난 뒤, 포옹해 주었다. 그리고 각 방송사에서 나온 취재진의 취재 열기 또한 뜨거웠다.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자, 아이들은 더 소리를 지르며 방송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응원 나온 선생님은 제자들 한명씩 꼭 껴안아주며 최선을 다하라는 말로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07시 30분. 수험생을 태운 학부모들의 자가용이 갑자기 많아지기 시작했다. 한때 시험장 앞이 혼선을 빚기도 했으나 교통 경찰관의 발 빠른 대처로 수험생이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07시 40분. 한 학부모는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자녀가 못 미더운 듯, 자녀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고사장 앞에서 말없이 서 있었다. 그리고 고사장 앞 한쪽 구석에서는 자녀와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아버지의 모습도 보였다. 친구를 기다리며 발발 동동 구르는 아이들과 수험표를 가지고 오지 않아 다급히 전화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눈에 띠었다. 07시 50분. 한꺼번에 많은 수험생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수험생이 교복을 입지 않았는데도 응원 나온 후배들은 학교 선배가 누군지를 잘 알고 있었고 응원을 해주는 것이 이상했다. 아마 그것은 보이지 않는 동문끼리의 끈끈한 정이 아닌가 싶었다. 08시 00분. 수험생 입실 완료 십 분 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끌벅적했던 고사장 앞이 조용해졌다. 고사 본부에서 나온 한 관계자가 수험생 입실 완료 10분을 외치며 입실을 다그쳤다. 그리고 행여 지각생이 생기면 취잿거리를 잡으려는 듯한 방송사 카메라 기사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08시 10분. 수험생 입실 완료시간. 고사장의 철문을 닫기 위해 학교 관계자 두 분이 나왔다. 순간, 고사장 앞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모든 사람이 아쉬워하듯 소리를 지르며 교문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철문이 서서히 닫히자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 수험생의 이름과 학교 이름을 합창하였다. 08시 20분. 지각한 수험생이 단 한 명도 없어 다행이었다. 철문이 닫히고 난 뒤에도 일부 학부모들은 고사장을 떠나지 않고 한참을 서 있었다. 수험생이 들어간 고사장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학부모도 있었다. 매년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대학입시을 앞둔 자녀들을 위해 가슴앓이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씁쓸함이 감도는 하루였다. 그리고 오늘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약 63만 명 모두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해 본다.
출근길 받은 한 제자의 다급한 문자메시지...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 월요일 아침. 며칠째 내리는 가을비로 출근길 운전이 힘들었다. 더군다나 주머니 안 휴대폰 문자메시지 진동소리까지 신경이 거슬렸다. 확인하지 않은 탓일까? 주머니 안 휴대폰 진동소리가 몇 초 간격으로 계속해서 울렸다. 운전 중이라 휴대폰의 문자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때마침 교차로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순간, 주머니 안 휴대폰의 문자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휴대폰 문자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발신인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휴대폰 액정 위 "선생님, 저 좀 도와주세요"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신호가 바뀌어 자세한 내용을 읽어볼 수가 없었지만 학교에 도착하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교무실 자리에 앉자마자 휴대폰을 꺼내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인하였다. 문자메시지를 보낸 발신인은 다름 아닌 3학년 학생이었다. 녀석은 메시지에서 수시전형 여섯 군데 다 떨어진 현재 심정을 토로하였고 자신의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 하나를 추천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평소 녀석은 이 지역에서 벗어나 큰 지역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하였다. 그리고 지난 9월 수시모집 6군데 모두를 수도권 소재 대학에 원서를 냈다. 행여 모두 떨어질 것을 대비하여 원서 하나를 지방 소재 낮은 대학에 써볼 것을 권유했으나 자신 있다며 끝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본인이 반드시 합격할 것이라고 확신했던 대학마저 떨어지고 만 것이었다. 다행히 예비 번호를 받은 대학도 있었지만 순위가 워낙 뒤에 있어 합격을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녀석은 정시로 대학을 가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사실 녀석은 수능에 자신이 없다며 수능 최저학력이 없는 대학만 골라 수시 원서를 냈고 수능대신 면접 준비에만 신경을 써왔다. 그나마 3학년 1학기까지의 교과와 비교과의 성적이 좋아 녀석은 지원한 대학의 1단계에 모두 합격하여 마치 모든 대학에 최종 합격할 수 있는 것처럼느껴졌을 것이다.문득 녀석이 면접 보러 가기 전날 내게 한 말이 떠올랐다. "선생님, 제 걱정 너무 하지 마시고 다른 학생들이나 신경쓰세요." 그 이후, 녀석이 대학에 최종합격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런데 수능 3일을 앞둔 월요일 녀석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온 것이었다. 이제야 무언가를 느껴 후회하며 도와줄 것을 요구하는 녀석에게 왠지 모르게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녀석을 도와줄 뚜렷한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방법이 있다면, 수능 시험을 잘 봐서 정시에 지원하는 것 뿐. 녀석은 바로 코앞에 닥친 수능에 자신없어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최소 수능최저학력이 있는 대학 한 군데라도 지원했더라면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하는 듯했다. 하루라도 빨리 대학입시에 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나 그간 입시로 미뤄왔던 일을 해보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사실 어떤 아이는 입시가 끝나기도 전에 수도권 유명 병원에 쌍꺼풀 수술 예약을 해놓았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였다. 심지어 아르바이트 장소까지 물색해 두었다며 수능이 빨리 끝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십대의 마지막인 고3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녀석이 문자메시지에 대한 답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주 짧고 간단명료한 말로 답장을 해주었다. "포기하지 마!" 아무튼 녀석이 지금의 불안감을 빨리 떨쳐버리고 이틀 뒤에 치러지는 수능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기도해 본다. 그리고 시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간 나는 대로 녀석이 정시로 갈 만한 대학 세 군데를 찾아봐야겠다.
“얘들아! 오늘은 최선을 다한 너희가 주인공이란다.” 11월 10일 화요일 7교시. 수능 이틀을 앞두고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수능 대박 기원 출정식이 본교 체육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출정식에는 본교 재학생(1, 2학년)을 비롯하여 학부모, 선생님 등 많은 사람들이 고3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참석하였다. 학교장의 격려사에 이어 후배들의 힘찬 응원의 목소리에 상기되어 있던 아이들의 얼굴 표정이 다소 안정을 찾는 듯 했다. 출정식 마지막 순서로 담임 선생님과의 프리허그(Free Hug) 시간을 가졌다. 담임 선생님은 학급의 아이들 한 명씩 꼭 껴안아주며 그간의 고생을 위로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