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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21012년 2월 17일(금) KBS 뉴스에서는 우리나라 빙상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심층 보도가 있었다. 보도에 의하면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 기뻐하던 분위기와 달리 빙상인들은 큰 걱정을 하고 있다. 빙상 실업팀이 줄줄이 해체되고 있고, 어린 선수들이 크게 주는 등 미래가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남시청과 양평군청에 이어 춘천시청까지 2년 사이 실업팀은 3개나 해체됐다. 2년 전 밴쿠버 올림픽 효과로 약간 늘었던 등록 선수도 지난해에는 112명이나 줄었다. 특히 2018년 평창의 주역인 초․중등 선수는 1년 사이에 무려 4분의 1이 감소했다. 국내 빙상장의 열악한 실태에 대한 보도도 이어졌다. 정상적인 훈련과 경기를 위한 빙상장 온도는 13에서 15도지만, 국내 유일한 국제 규격의 실내 경기장인 태릉 빙상장은 영하에 가까운 2도까지 내려간다는 보도다. 이 현실에 대해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의 국가대표 선수는 ‘전 세계에서 제일 추운 링크장이 저희 나라라고 보시면 되요.’라는 인터뷰를 했다. ‘저희 나라’는 잘못된 화법이다. 사실 이 문제는 주변에서 여러 번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도 잘 고쳐지지 않고 있다. 방송 경력이 오래 몸에 밴 사람이나 격식 있는 자리에서 의사 표현할 때는 이런 말을 쓰지 않는다. 문제는 일부 연예인이 자유로운 자리에서 가벼운 인터뷰를 하거나 일반인을 상대로 한 취재를 할 때 그들의 입에서 불쑥불쑥 이 말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저희’는 ‘우리’의 낮춤말이다. 말하는 이보다 듣는 이가 높을 경우, 말하는 이와 그 사람이 포함한 집단을 낮추려 할 때 사용한다. ‘저희를 살려 주는 셈 치고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언제라도 저희 집에 들러 주십시오.’라고 쓴다. ‘우리’의 낮춤말이 ‘저희’라고 했지만, 둘은 쓰일 때 미세한 차이가 있다. 둘을 쓸 때는 말 듣는 사람의 포함 여부부터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말하는 이가 자기와 듣는 이, 또는 자기와 듣는 이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로 듣는 이도 포함하는 말이다. 반면 ‘저희’는 듣는 이를 포함시키는 의미로는 사용될 수 없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다른 학교 친구에게는 ‘우리 학교에 놀러 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학교 친구에게 ‘우리 학교에 놀러 와.’라고 말하는 것은 이상하다. 이미 그 친구는 ‘우리 학교’의 구성원인데, 외부인처럼 취급한 꼴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대신 ‘저희’를 쓸 때도 마찬가지이다. 고등학생이 중학교 때 선생님을 만나 ‘저희 학교는 조경이 참 좋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우나, 현재 같은 학교에 있는 담임선생님께 ‘저희 학교는 주변 환경이 참 좋습니다.’라고 하면 잘못이다. ‘저희 나라’라는 표현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저희 나라’라고 말하면 듣는 사람이 배제되어 다른 나라 사람이 되어 버린다. 이렇게 말하니까 그러면 외국인에게 말할 때는 ‘저희 나라’를 쓸 수 있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에게 ‘우리나라’를 ‘저희 나라’로 낮추어 말하는 것이 과연 예절에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라 사이에 우열 개념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말할 때도 ‘저희 나라’란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한다. 이 밖에도 일상적인 대화중에 본인이 속해 있는 단체를 지칭할 때 ‘우리 학교, 우리 회사, 우리 동네’라고 말한다. ‘우리’를 붙여 본인과 친밀한 관계에 있음을 나타내려는 의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의가 발라 상대방과 대화할 때 겸양을 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서 ‘우리’보다는 ‘저희’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자연히 ‘저희 학교, 저희 직장, 저희 동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표현도 어색하다. 물론 학교나 기타 조직의 경우 구성원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저희 학교, 저희 회사, 저희 동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 회사, 동네’와 같은 집단은 비록 청자가 포함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 구성원이 낮추어 말하기에는 너무 크다. 따라서 ‘우리 학교, 우리 회사, 우리 동네’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와 ‘우리 동네’의 띄어쓰기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우리 한민족이 세운 나라를 스스로 이르는 말로 합성어이다. 모든 음절을 붙여 적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학교, 우리 회사, 우리 동네’에 쓰인 ‘우리’는 대명사이므로, 그 뒤에 이어지는 명사는 띄어 적는다. 과거 교과서에서는 ‘우리 나라’라고 띄어 썼다. 이는 띄어쓰기의 경우 이론적 입장에 차이가 있어 통일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2006년 6월에 교육부와 국립국어원이 업무 협정을 맺으면서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바꾸기로 협의하였다. 따라서 2008년 이후 교과서 개정판부터는 ‘우리나라’로 고쳐 쓰고 있다.
연일 불거져 나오는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자 정부는 부리나케 학교폭력 대책 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지가 의문이다. 학교폭력은 사후대책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한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지지 않으면 근절되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폭력에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교사로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한편으로 지나친 입시 위주의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 불러낸 결과라 생각하니 허탈감마저 든다. 아이들과 상담을 하면서 느낀바, 요즘 아이들 대부분이 '친구는 많으나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진정한 친구는 없다'고 말한다. 사귀고 싶은 친구가 있느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하여 나를 당황하게 한 아이들도 있다. 그리고 “친구를 언제 사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학 합격 후에 사귀겠다.”는 아이들도 적지 않아 요즘 아이들이 친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함을 알 수 있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원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같은 반 친구들끼리도 경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친구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으로 비추어질 때도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아이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소울 메이트(Soul Mate)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친구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을 정도로 의리에 불타곤 했던 예전 아이들보다 요즘 아이들은 사소한 일에 우정을 저버리고 자기 몫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것 같아 속상하기까지 하다. 싸우면서 정드는 것이 아니라 싸우니까 원수 된다는 말이 요즘 세태에 더 맞는 것 같다. 학교에서의 선후배 간 위계질서가 무너진 지도 오래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일부 아이들의 경우, 위계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후배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심지어 뜻이 맞는 아이들끼리 조직을 형성하여 말 그대로 건수를 찾기 위해 학교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다닌다. 그러다 보니 마치 학교가 조직을 형성하는 곳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다. 가끔은 교사의 안일한 생각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피해자는 많은데 가해자가 없다는 사실은 폭력이 묵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 교사가 학생에게 폭력을 가르치고 부추기겠는가? 교사는 학생의 신변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책임이 있다. 오늘날 학교폭력 유형(집단구타, 금품갈취, 협박, 심부름, 집단 괴롭힘, 왕따 등)이 다양해져 이를 대처하려는 방안 모색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전예방인 것만큼 학교 차원에서 모든 교사가 학교폭력 추방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다한 수업과 과중한 업무로 늘 지쳐 있는 교사가 전적으로 이 일에만 매달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학교폭력은 학교와 가정, 나아가 국가 모두가 관심을 두고 대처해 가야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암암리에 자행되는 학교폭력을 뿌리 뽑으려고 학교마다 대책을 세워 실천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형식에 치우쳐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마치 학교명예가 실추되는 것이 두려워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해 왔으며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의 조치로 일관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각급 학교는 3월 개학에 앞서 학교폭력 예방에 만전을 기해 우리 아이들이 더는 학교폭력으로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중학교의 체육수업 증대를 위해 스포츠클럽 활동을 포함하여 현재 학년별로 3-3-2(총8시간)의 시간배당을 4-4-4(총12시간)로 편성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교과부에서 시작되어 시 도교육감협의회를 거쳐 최종 확정되어 시행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절차가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체육수업시수를 각 학년 공히 4시간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이다. 학교폭력을 체육활동으로 관심을 돌려 근본적으로 학교폭력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에 공감한다. 또한 계속해서 체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체육활동을 강화하는 것 역시 방향 자체는 옳다는 생각이다. 체육활동 강화를 통해 게임중독, 학업스트레스 등에서 벗어나 바른인성을 함양하도록 한다는 것이 체육활동 강화 배경이다. 이를 위해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취지와 배경에는 전적으로 공감을 하다. 그러나 올해부터 당장 모든 학년에 4시간을 배당하라는 것과 적절한 절차없이 교육과정에 변화를 준다는 것이 문제이다. 교육과정이 개정되면 대체로 순차적으로 시행에 들어가는 것이 그동안의 선례이다. 그런데 갑작스런 변화를 주면서 모든 학년에서 당장에 하라는 것은 학교에서 미처 준비할 시간 여유없이 진행되어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이미 새학년 교과별 수업시수가 정해진 상태이고, 학사일정까지 모두 결정된 상황이다. 시간표 작성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단순히 체육수업을 늘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학교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결정이 학교를 신학년도가 시작되기 전에 혼란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교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대목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뒷북치는 정책으로 학교가 혼란을 겪기 때문이다. 교과별 증감 시수를 조정하거나 교육과정편성을 위해서는 학교교육과정위원회를 여러차례 거쳐야 결론이 난다. 그런 과정을 이미 거친 상황에서 이번의 체육수업증대 발표로 또다시 처음부터 같은 과정을 거쳐야한다. 과정이야 거치면 되지만 쉽게 결론이 나기 어렵다. 증감편성이 불가피한 것은 스포츠클럽활동을 정규과정에 넣었기 때문이다. 방과후에 하는 것도 아니고 정규수업시간에 그것도 매주 또는 격주로 운영하도록 한 것도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현재 다른 동아리활동처럼 매달 1회,3~4시간을편성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스포츠클럽활동을 하라고 했지만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해야 할 교육활동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보건교육, 성교육, 인성교육, 폭력예방교육, 장애인식교육, 금연교육, 약물 오남용교육, 동아리활동, 자율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현재 배당된 창의적 체험활동이 306시간(3년간)이므로 매년 102시간을 편성 한다고 보면된다. 102시간에서체육활동시간 34시간(매년)을 제외한다고 하면, 남는 시간은 68시간이다. 진로활동을 강화하도록 함으로써 17시간정도 편성하고, 자율활동의 하위영역인 자치활동을 매주 1시간 이상확보하라고 하기 때문에 34시간을 해야 한다. 여기에 학교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할 봉사활동 시간이 12시간 정도된다. 동아리활동도 해야 한다. 당연히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 순증(순수하게 증가)하면 해결이 될 수 있지만, 주5일 수업제의 전면 도입에따라 7교시 수업이 증가하고 있는데, 순증을 하면 7교시 수업이 1-2일 더 늘어나게 된다. 거의 1주일 내내 7교시를 해야 한다. 학생들이 감당하기에 어려운 교육과정이다. 7교시 수업을 최소화 하라고 하면서 7교시 수업을 더 많이 할 수 밖에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스포츠클럽 운영을 위해서는 다른 활동을 대폭 감축해야 가능하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학교에서 감당해 낼 수 없는 주문이 바로 체육수업시수 증가 방안이다. 창의적체험활동의 하위영역(동아리활동)에 포함시켜 운영하라고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체육외의 동아리활동은 사실상 편성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오로지 체육활동을 위해서만 학교가 존재하고 교사들이 존재해야 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 동아리를 교육과정에 편성해도 문제가 심각하다. 지침에 보면 체육교사가 아니어도 동아리활동을 지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체육수업을 스포츠클럽활과 합산하여 주당 4시간이 되도록 하면서 전문가가 아닌 다른 교사들이 스포츠동아리를 지도하라는 것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교사들에게 학생들이 무엇을 지도받고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스포츠클럽 강사를학교에서 원하면 배치한다고 한다. 단 21시간의 범위에서 할 수 있다. 3-3-2에서 4-4-4가 되려면 증가되는 시간이 4시간이다. 학급수가 각 학년마다 10학급이면 40시간이(1시간증가 20학급, 2시간 증가 10학급)증가된다. 그런데 21시간의 강사만 지원된다면 나머지 시간은 기존 교사들의 몫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이용해도 결국은 지도교사가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일반교사들이 지도하는 스포츠클럽이 성공을 거둘지 의구심이 앞선다. 결국 어떻게 하던지 강사 문제가 발생하고 일반교사가 스포츠클럽을 지도해야 할 형편인 것이다. 스포츠클럽지도 강사의 강사료가 3만원이다. 다른 강사들의 강사비는 대체로 1만7천원이다. 이는 형평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시간당 3만원의 예산에 조금더 학교예산을 확보해서 2명의 강사를 쓰도록 하면 도리어 더 현실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교육청에서 3만원은 반드시 집행해야 한다고 했다. 학교별로 강사료가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겠지만, 1만7천원씩 계산하여 강사료를 학교에 내려 보내야 한다. 사용은 학교의 몫이기 때문이다. 예산을 적게 사용하고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3만원을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스포츠클럽을 운영하면서 모든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다 참여하도록 교육과정 내로 흡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일방적으로 체육수업을 증가시키게 되면 나머지 동아리는 제대로 운영할 수 없게 된다. 모든 학생이 스포츠클럽에 배정되어 정규수업시간에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동아리활동은 위축되어도 된다는 이야기인지 확실히 밝힐 필요가 있다. 증감편성을 하면 결국 시수가 줄어드는 과목이 나오게 되고 해당과목은 교육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창의적체험활동의 동아리 영역으로 스포츠클럽을 운영하는 것도 역시 문제가 크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그나마 창의적체험활동에 포함하는 것이 현실적이긴 해도, 이로인해 다른 활동의 위축은 불을 보듯 뻔하다. 체육수업이 주당 4시간이 되면 현재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국어 다음으로 시수가 많다. 좀 심하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정규수업시간을 늘리는 것만 고집하지 말고 좀더 다양한 방안을 찾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이미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활동을 준비하여 새학년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체육수업을 4-4-4로 하라는 것은 학교를 몰라도 너무나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1개월 정도의 시간여유만 있었어도 어떻게 하든지 시행해 보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교과부와 교육청에서 하라면 어떤 방법으로든지 하긴 하겠지만 교육의 질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체육수업의 시수를 늘리면 학교교육활동이 더욱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적절한 절차없이 갑작스럽게 바뀐 교육과정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겠는가. 최소한 이런식으로 한꺼번에 몰아붙이는 것이 현재의 학교교육에 실보다 득이 많은 것인지 생각해 봤어야 한다. 절차를 따라야 하는 곳이 교과부임에도 절차없이 갑작스럽게 내려진 체육수업 시수증가의 후유증이 염려된다.
며칠 후면 새 학기가 시작된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학교나 교원 모두가 새 학기 개학에 걱정이 많다. 학교폭력과 관련해 담임교사가 입건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새 학기 학교 내 교원인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3월 새 학기를 앞두고 교사들이 담임을 기피하거나학생생활지도를 담당할 교사들이 없어 교장과 교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생활지도의 어려움과 학업성취도 평가 부담 등으로학급담임을 기피하고, 저학년은 학부모의 민원이나 갈등으로 학급담임을 기피하고 있다. 그래서 전근 온 교사나 신규교사들이 6학년이나 1학년 담임에 배정되는 관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차분히 정리하고 새 학년을 계획해야할학년말이 올핸 이런저런 일들로더 어수선하고 뒤숭숭한 분위기다. 다른 학교로 떠나는 교사, 다른 학교에서 오는 교사들로 인하여 부산해야할 학교분위기가 싸늘하다. 떠나는 교사들은 섭섭한 마음이지만 새로운 학교분위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고, 새로 부임하는 교사는 새 학교에 대한 반가움보다 어떻게 적응할까하는 걱정이 큰것 같다. 이러한 교사들의 두려움과 걱정은 요즘 사회분위가 만큼이나 커지고 많아진 것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맞이하는 기존 교사들도 이들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과 어떻게 잘 융화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과거에는 떠나는 교사들의 석별의 정을 눈물로 아쉬움을 대신하고 만나는 기쁨을 축하의 꽃다발로 맞이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아쉬움과 기쁨보다는 걱정과 두려움으로 이별과 만남을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모든 교사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새로 부임하는 교사들의 새 학교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줄려주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새 학기가 가지고 있는 설렘과는 사뭇 다르게 최근 등장한 것이 바로 ‘새 학기 증후군’이다. 어린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난다는 새학기 증후군이 아이뿐 아니라 최근에는 교사들에게도 많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새로 부임하는 교사들이 겪은 새학교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다. 새로 맞이하는 교장, 교감과의 만남, 새로운 교사들과 만남, 그리고 동학년 교사들과의 만남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다. 이러한 증후군은 먼저 기존의 교사들이 얼마나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이하고 안내해 주느냐에 달려있다. 학교의 선임교사로서 학교에 대한 조직구조와 분위기, 그리고 문화를 자세히 안내해 준다면 보다 빠르게 학교 적응이 가능하다. 두 번째학생들과의 새로운 만남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요즘 교사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걱정이 학생들과의 만남의 기쁨보다는 문제 학생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궁합이 맞지 않은 한두 명의 학생들과의 잘못된 만남은1년 내내 힘들게 보내야 한다. 특히 학급 교우관계, 문제 학생 등은 담임교사가어떻게 슬기롭게 지도하느냐가 학급운영의 과제인 것이다. 이들과의 만남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함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학급경영이 필요하며, 학생들과 공감할 수 있는 학급경영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세 번째는 새로운 학부모에 대한 두려움이다. 새 학기 첫날 학부모의 관심만큼이나 교사의 관심도 학부모다. 학급 일을 잘 협조해 주는 학부모를 만나면 학급운영에 쉬울 수 있지만 까다롭고 비협조적인 학부모는 1년 동안 인원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학부모들은 신세대만큼이나 개성도 강하므로 어떤 학부모들로 구성되었는가도 중요하다. 일부 학부모이긴 하지만 고령교사를 싫어하는 학부모도 있다. 그러나 학부모가 원한다고 원하는 교사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운명적으로 만나게 될 내 아이 교사는 어떤 교사가 좋을까? 학부모들에 따라 남교사를 좋아하는 학부모도 있고 여교사를 좋아하는 학부모도 있다. 네 번째는 새로운 학교업무에 대한 두려움이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새로운 업무보다는 기존의 업무를 원한다. 그러나 새 학년 교원조직 구성상 원하는 업무가 아닐 때가 있다. 이러한 교사들이 겪은 업무에 대한 두려움은 또 하나의 교직 스트레스로 다가와 새 학교의 불만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학교실정의 이해와 업무의 자세한 안내가 필요한 것이다. 다섯 번째는 원하지 않은 학교 배치에 대한 불만과 두려움이다. 교사들은 자기가 희망하는 학교에 근무하기를 원한다. 대부분의 교사가희망하는 학교에 배치되지만 간혹 그렇지 못하는 경우는 임의의 배치하게 된다.이러한 경우 학교에 대한 불만으로 근무의욕이 저하되어조그만 일에도 불평과 불만을토로하기 쉽기 때문에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교사 개인적인 불만을 자세히 파악하고 이해하기란 극히 어려운 문제이나 관리자들의 세심한 관찰과 상담, 그리고 학교현황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킬 필요가 있다. 이처럼 교사들이 겪은 새학년의 불안과 두려움은 의외로 많다. 교사 개인의 개성과 성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새 학기 몇 달 동안 겪어야하는고통은 생각보다 크다. 새 학교와 새 학기에 겪은스트레스가 한두 달이 아닌 한 학기까지 이어지는 교사도 있다.이러한 스트레스성 증후군은 기존학교 교사들에게도 없지 않지만, 새로 전입하는 교사들이 겪은 두려움만큼은 크지 않다. 그러므로 선임교사들이 이들을 잘 감싸주고 어떻게 위로해 주고 안내해 주느냐에 따라그 고통을줄일 수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고,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말처럼 새 학기의 교사들이 겪은 불안과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 교원 스스로 위로해 주고 겪려하여 기쁨과 희망으로 새 학기를 맞이했으며 한다.
새 학기를 앞두고 일선 학교에서 담임과 생활부장 교사를 기피하면서 교원인사의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학교폭력과 교권침해에서부터 각종 평가와 잡무 등에 이르기까지 교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그래도 교육의 보람과 교육자의 사명감으로 학급담임을 맡아왔었다. 그러나교사가 투신자살한 중학생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입건된 사건을 보면서 교사의 권한은 없고 책임만 강조하는잘못된 교육정책들이 교권과 교원사기추락을 부추키고 있다. 한 중학교에 담임교사 희망조사에서 과반수의 교사만이 담임을 지원했으며, 생활지도를 하는 학생부장 지원교사는 한명도 없었다. 이 같은 이유는 무엇보다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해 담임교사에 대한 책임이 강조되면서 다른 해보다 유난히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로 자유와 권리를 내세운 문제 학생 증가로 적극적 생활지도가 어렵고, 학교폭력에 대한 담임교사의 책임 부담은 담임 기피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학교와 교사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이번처럼 교사를 직무유기로 입건하는 것은 교사들의 적극적인 학생지도를 어렵게 하고, 사기저하로 교육활동마저 위축시키고 있다. 사실 학교현장은 학생인권조례로 학생체벌이 전면 금지되었고, 교실은 학생들에게 점령당했으나 교사들의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 학생지도가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와서 학생지도의 책임을 교사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참으로 온당치 못한 처사다. 오늘날 학교폭력 사태에 대해 물론 교사들에게 일말의 책임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교사에게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는 학생들과의 갈등만 심화할 뿐 그 성과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또한 학부모의 태도도 교사의 입건 이후로 많이 변하고 있다. 학생폭력에 민감한 피해자 학부모들이 학생지도에 대한 책임을 담임교사에게 묻는 고소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실에서 선뜻 담임을 하겠다는 교사가 얼마나 있겠는가. 초등학교는 ‘담임교사 중심제’라 피할 순 없지만 중등학교는 상황이 좀 다른 것이다. 대부분이 담임을 기피하고 있다. 이번에 ‘복수담임제’를 시행하려는 중등학교에서는 학급담임조차 채우기 어려운 상태에서 복수담임제 정책이 바르게 실행될지 의문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교사들에게 담당학년과 담당업무가 새로 주어지게 된다. 초등의 경우 고학년 담임을, 중등의 경우 학급담임이나 생활부장, 그리고 생활관련 업무담당을 기피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때문에 지금 학교관리자들은 매우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생활지도의 어려움과 학업성취도 평가 부담 등으로 고학년을 맡지 않으려는 교사들이 늘면서 대상 교사를 상대로 교감이나 교장이 부탁하거나 설득하지만 쉽게 수용되지 않아 신규교사나 전입교사에게 일방적으로 떠맡기는 경우가 많다. 중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담임교사를 하지 않으려고 동료교사들끼리 언성을 높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 학교 내에서는 비교적 젊거나 전입교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맡고 있다. 요즘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은 아이들의 지도가 힘들어 기피하고 있다. 고령교사나 여교사들이 고학년을 꺼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업시수도 많은데다 어른만큼이나 덩치가 커버린 아이들은 교사와 맞먹기 일쑤고, 사춘기로 인하여 교사들의 훈계에도 통하지 않는다. 중학교는 더 심각하다. 학교폭력과 교권침해가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교사 대부분이 꺼리고 있다. 나이가 많은 교사의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대놓고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는 학생을 교사가 깨우면 ‘왜요?’라며 말대꾸를 하거나 여교사에게 ‘완전 글래머예요’라고 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태도에 교권은 물론 교사의 자존심마저 상처를 입게 되어 담임을 꺼리는 가장 주된 이유들이다. 담임교사는 학급운영으로 인하여 학교 외의 학급업무의 증가되어 기피하고 있다. 담임으로서 학생 생활지도를 비롯하여 학생성적 기록 및 가정통신, 상급학교 진학, 학급행사 등으로 비담임교사보다 업무가 많아진다. 뿐만 아니라 학급업무 수행에 따른 예산처리나 학생 안전사고 등에 책임감이 필요하다. 이러한 책임감과 부담감은 학급담임을 기피하는 요인이 된다. 담임교사의 또 다른 어려움은 학부모와의 인간관계다. 물론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학급 일에 매우 협조적이지만 그렇지 못한 일부 학부모들은 사사건건 시비와 민원으로 담임교사를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교권추락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 학부모는 학원 강사들은 '학원 선생님'이라 하고 학교 선생님들은 '교사'라 한다는 것이다. 그 만큼 학교 교사에 대한 존경심과 교권이 추락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담임교사에 대한 처우개선과 유인책이 필요하다. 학급담임 수당 11만원은 10년 째 동결되어 있고, 학급당 학생수는 줄지 않아 여전히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처우나 유인책 없이 책임만 지는 담임교사의 기피 현상은 더 이상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다. 아울러 교장, 교감과 담임교사, 교과교사 사이에서 학교 교육행정과 학생교육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보직교사 회피현상도 심각하다는 점에서 보직교사에 대한 처우개선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담임교사는 학생들의 인생 항로에서 선장으로 그 역할은 매우 크다. 초등학교에서는 더할 나위 없지만, 중등학교에서도 학생의 생활이나 진로에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 따라서 ‘담임교사에게 힘과 자긍심’을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교육역량을 제고하는 원천일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근절에도 가장 강력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교육당국은 담임교사가 보람과 긍지를 갖고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생활지도권 확보, 담임수당 인상 등 인센티브 확대와 학급당 학생수 감소 등 제도적인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올해는 우리 학교에 신규 선생님이 11명이 오셨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인원입니다. 나는 수석교사로서 본교에 부임하는 새내기 선생님들을 맞이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꿈에 그리던 교직에 들어왔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처음 오는 세계에 대한 두려운 마음도 있는 듯했습니다. 그들이 두려움을 접고, 힘차게 날개를 펼 수 있도록,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안정을 찾도록 안내를 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2월 16일 선생님들께 안내한 말씀을 글로 구성한 것입니다. 먼저 임용고시 합격을 축하드리고 본교에 부임하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기존 전입교사는 2월 13일 인사발령 후 발령장을 받고 본교에 와서 착임계를 섰습니다. 여러분은 신규 연수를 끝내고 16일 오늘 발령장을 받고 오셨기 때문에 오늘 업무 분장 희망원을 작성하신 것입니다. 희망원을 작성하시면서 신중하게 업무 영역을 정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러분 중에는 개인적으로 특정 업무에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 업무 분장은 희망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할 곳은 한 군데이고, 여러 명이 신청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개인의 희망과 관계없이 학교 실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조정을 하게 됩니다. 혹시 본인이 희망하는 업무 영역이 아니어도 실망하지 마시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원하지 않았던 업무에 대해서도 긴장하지 말고 차곡차곡 배워 나가면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능력이 있어서 어떤 분야의 일을 맡아도 충분히 해 내실 수 있으리라 짐작합니다. 먼저 오늘 이후 일정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3월 2일 개학에 앞서 학교에 2월 24일 오전에 출근을 해서 전직원 회의와 동시에 부임 인사를 하게 됩니다. 본교 회의실은 체육관 건물 3층에 있는 음악실입니다. 회의가 끝나면 지정된 장소에서 교과협의회를 하게 됩니다. 교과협의회는 교육과정을 적절하고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동일교과 교사의 모임입니다. 교과협의회에서는 각 교과별로 교과부장을 선출하고, 교사 개인별 수업 시수 배분을 합니다. 이 자료는 학교 시간표 작성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됩니다. 작년부터 과목별 집중 이수제가 도입되면서, 시간표는 학기별로 작성을 합니다. 작성된 시간표는 2월 2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과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본교는 평균 시수가 16.81 시간입니다. 교사 개인별 교재 배분도 이 시간에 합니다. 그리고 연간 진도 계획을 점검하고, 교과지도와 관련된 기타 내용을 협의하게 됩니다. 이어서 교과협의회 후 바로 부서별 모임도 있습니다. 부서별 모임은 해당 부장님 주관 하에 연간 업무에 대해 설명을 듣게 됩니다. 특히 선생님들은 부서에서 어떤 업무 수행을 하게 될 지 업무 분장에 대한 안내를 받게 됩니다. 담임 업무를 맡는 선생님은 해당 학급 학생 자료를 받게 되니 며칠 쉬는 기간에 학생의 이름을 미리 알아두면 학생 지도에 좋습니다. 이미 알고 계신 것처럼,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부터 대대적인 교원 업무 경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작년 12월 8일 김상곤 교육감은 기자 회견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교원 행정 업무 제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금년부터 교육청은 교원 행정 업무 부담의 가장 큰 원인이 공문이라고 보고 매주 수요일을 ‘공문 없는 날’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3월부터는 수요일에 어떤 공문도 발송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교사들은 이날 수업과 관련 없는 어떤 출장도 가지 않게 됩니다. 이런 방침에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현실은 또 다른 상황입니다. 특히 인터넷으로 진행되는 학적 업무 등은 보안 유지와 오류가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한 업무 처리가 요구됩니다. 아울러 여러분은 교사로서 교육에 필요한 최소한의 업무를 담당해야 합니다. 교직은 전문직으로 수업도 잘해야 하지만 자기가 맡은 업무 수행도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능력을 보여야 한다. 따라서 수업에 세계 1인자가 된다는 신념도 필요하고, 내가 맡은 실무면에서도 최고가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간혹 본인이 감당해야 할 업무도 무턱대고 잡무라고 하는데, 업무와 잡무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24일 업무 분장 후 구체적인 출근일이 통보되고, 실질적인 근무는 3월 2일부터 합니다. 그 사이에도 대한민국 행정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고 자기 연찬에 힘써야 합니다. 대학 재학 중에 그리고 교육청의 신규 연수를 통해 교직 윤리 및 실무에 대해서 충분히 코칭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학교 선배 및 먼저 진출한 친구들과 연락을 통해 정보 교환도 하시면서 개학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본교에 대한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학교 연혁은 물론 학교 교육목표 및 기타 작년 학교 교육 활동을 열람하시면 간접 경험의 기회를 갖게 됩니다. 특히 교육계획, 교육목표, 경영방침, 특색사업, 노력중점은 반드시 숙지해서 금년 교육 활동을 펼쳐나가시는 데에 나침반으로 삼기바랍니다. 정규 시간은 물론 방과후교육활동 및 기타 심화 학습 등을 해야 할 준비도 하셔야 합니다. 학교는 3월이 가장 업무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담임은 물론 학교 부서별 조직 계원으로 학교 업무 처리에 틀을 마련하기 때문에 야근을 수시로 하게 됩니다. 그때는 체력 부담도 많습니다. 몸 관리를 잘 하셔서 아프지 않도록 하셔야 합니다. 여러분은 꿈에 그리던 교육 현장에 들어오지만, 사회는 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학교의 모습이 과거와 많이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가르치는 것은 곧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입니다. 여러분은 충분히 해 내실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처음 인사 오셨기 때문에 여기서 줄이고, 차츰 체험적, 경험적 위주의 연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나이는 여러분보다 많지만, 여러 선생님의 눈높이에 맞는 마인드를 가지고 여러분과 함께 걷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일방적인 지도보다는 여러분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하면서, 여러분이 스스로의 실천을 통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 등 대표단이 학교폭력을 방치한 혐의로 담임교사가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데 대해 서울지방경찰청․경찰청에 이어 15일 서울 S중 관할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안 회장은 김수남 검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학교폭력에 대해 교사의 직무유기를 묻는다면 누가 담임을 맡고 싶겠나”며 “이번 사건이 선례로 남아 학부모가 학교 문제를 검찰, 경찰에 호소하는 일이 빈번해지면 학교는 학생지도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폭력 해결의 주체가 될 교원들과 검찰, 경찰 간 협력적 관계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학교가 1차적으로 교육적 방법을 통해 해결모색에 나서고 학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과도한 학교폭력, 일진 등의 문제에 있어 검찰과 경찰의 2차적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검사장은 “아직 수사 중인 사건이어서 직무유기를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며 “학교 측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을 서면 제출하면 상세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경찰은 교총 대표단의 요구를 받아들여 15일 열린 전국 지방경찰청 수사·형사·생활안전과장 화상회의에서 경찰은 학교폭력 근절 대책과 관련해 무리하게 접근하지 말 것과 특히 교권을 침해하거나 학생들을 강압적으로 대하지 말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은 지침을 내려 보냈다. 교총은 학교폭력에 대한 교원-경찰의 협력적 관계 구축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교총회장-경찰청장 회동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교총은 17일 교원단체와 학교폭력 대책 영향력 평가 지속적 협의, 담임·보직교사 수당 인상, 교감 업무추진비 신설, 학부모의 학교 참여 활성화를 위한 학교 방문시 유급휴가 도입 등 81개 항의 2011~2012 교섭요구안을 교과부에 제안했다. 지난해 7월부터 회원 공모 절차를 거쳐 마련된 이번 교섭안에는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관련 사항들이 비중 있게 제시됐다. 교총은 현장 중심의 학교폭력 대책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정부-교원단체 간의 정기 간담회 등을 통해 정부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대한 ‘정책영향력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교육행정당국에 제시, 보완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최근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담임 및 보직교사 수당 인상을 요구했다. 아울러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학부모가 자녀교육을 위해 학교를 방문할 경우 유급휴가로 명시될 수 있도록 교과부가 관련 부처와 협의해 법률을 개정해 줄 것을 주문했다. 교총은 또 관리직으로서의 역할·업무·책임이 상당함에도 처우가 미약했던 교감의 업무추진비와 늘어나는 업무가 많은 방과후 학교 담당 수당도 신설을 요구했다. 아울러 육아휴직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육아휴직 시 휴직 전 기간에 대한 수당과 임금과 관계없이 월 1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해달라고 했으며 공모교장 비율 최소화하는 등 교장공모제를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밖에도 수석교사의 예산 확충 및 교원정원 증원, 학습연구년제 법제화, 교권침해 대응 및 예방 매뉴얼 제작·배포, 임용교과와 동일한 직종에서 근무한 교원의 산업체 근무경력 100% 인정, 교원연수이수학점 실적 호봉에 반영, 유아교육법상에 국・공립유치원 원장의 임기제 신설・도입 등을 요구했다.
전국시도교육감들도 교사의 업무 경감을 통해 학교폭력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16일 제주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참가 교육감들은 학교폭력 대책의 실효성 확보에 중지를 모았다. 교육감들은 특히 현재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인성교육 등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학급당 학생수와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으로 조정하고 기간제교사 대신 정규 교사 임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 등에서 학교폭력의 책임은 교사에게 무겁게 지우면서도 대책은 전문가가 아닌 ‘인턴’이나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등에 따른 교직사회 내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교육감들의 주장은 현재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지역군별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적용되고 있는 점에도 이유가 있다. 한 두 명이 학교 내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농어촌 교사의 업무 부담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간제·전일제 교사 수가 늘어나는 만큼 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 학생과 교사간의 관계 역시 흐트러지면서 인성교육의 효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교육감들은 판단했다. 또 교육감들은 단위학교 수석교사 추천인원을 1명으로 제한하면서 ‘학교추천 기능’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 역량 있는 교사를 발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단위학교의 수석교사 추천 인원수를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밖에도 신설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 등을 위해 중앙재정투융자심사와 학교 신설비 교부시기를 조정하고 연구학교 운영과 유공 교원 가산점 형평성 등을 고려해 줄 것을 관련 기관 등에 건의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생 지도와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마주할 때면 어김없이 시계는 2008년 6월의 어느 날로 되돌아간다. 그해에는 5학년을 담임에 5반을 맡았다. 5학년에 5반이니 5(O)가 두 번 겹쳐지고, ‘세상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자’는 뜻에서 우리는 모두를 O2(산소)라고 불렀다. 우리 반에서 O2는 각자의 성을 대신하게 됐다. O2 선생님, O2 두산, O2 소영 등으로 불러줌으로써 서로의 소중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기로 한 것이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여전히 남아 있는 우리 반 카페(cafe.naver.com/sho2) 이름도 ‘사랑과 희망을 품은 O2’였다.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교육전문직 전직을 준비했던 주경야독의 시절이었다. 그날은 가위눌림 같았던 교육전문직 전형을 모두 마치고 모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했다. 시험 결과에 연연하지 않기로 하고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산소(O2)를 닮아가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교실로 들어섰다. 그런데 무심코 교실로 들어선 순간, 17년 교직 경력의 직감은 평상시와는 다른 분위기를 금방 느낄 수 있었다. 밝고 맑은 아이들의 눈이 자꾸만 내 눈을 피해 갔다. ‘어제 하루의 공백 때문일까?’, ‘혹여, 교육전문직에 응시한 사실을 알고 실망해 하는 것일까?’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스쳤다. “두산아, 어제 무슨 일 있었니?” 명랑 쾌활한 반장인 두산이를 복도로 불러내 물었지만 아무 말이 없다. 그저 시선을 피하며 고개만 숙였다. 말이 많은 민아, 정직한 태민이, 신중한 소하를 차례로 불러 물어 보았지만 말없이 고개만 숙이며 눈치를 볼 뿐이다. 아이들의 태도는 그 누구도 이 분위기를 말해주지 않을 모양이다. 알 수 없는 답답함은 계속해서 교실을 맴돌고 있었다. 교직 경력이 쌓여가는 동안 어느 순간부터 직감은 틀려 본 적이 없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답답한 교실을 타고 온몸을 휘감아 돌았다. 불안한 마음은 아침 봉사활동 지도를 하고 있던 대학 후배 학년부장을 찾게 했다. 학년부장도 쓴웃음만 지을 뿐 쉽게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어렵게 망설이며 꺼낸 이야기를 채 마무리 짓기도 전에 내 머릿속은 하얗게 변해가고 있었다. 표현조차 할 수 없는 분노와 부끄러움이 후배 앞에 선 선배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미술 교담선생님은 정년을 2년 정도 앞두고 명예퇴직을 하신 후, 다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시는 분이었다. 5학년과 6학년 아이들의 미술을 담당하고 계셨다. 아이들의 잘못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곧잘 야단을 치시는 분이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그렇게 표현하셨다. 그런 미술 선생님을 못마땅해 하던 컴퓨터 도사 종혁이가 인터넷에 안티 카페를 만들었다. 우리 반 아이들만이 알고 있는 카페였다. 고자질을 잘해서 자주 따돌림을 받던 찬영이가 옆 반 친구에게 비밀이라며 미술 선생님의 안티 카페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어제 미술 교담 선생님도 그 사실을 알게 되셨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신 미술 선생님은 우리 반 보결 수업을 하시면서 호기심에 그 안티 카페를 열어 보셨다. 학년부장의 말로는 안티 카페를 열어본 미술 선생님이 심장이 멈춰선 듯 심한 충격을 받으셨다고 했다. 온 학교가 떠나갈 듯 아이들 앞에서 울고, 화내시며, 또 정신을 놓으셨다고 했다. 학년부장도 모든 사실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으니 직접 카페를 열어 보라고 했다. ‘어떤 내용이기에 교직 경력이 40년이 다 되신,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겪은 분이 그리 심한 충격을 받으셨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득 실은 떨리는 손으로 카페를 클릭해 첫 화면을 여는 순간 내 앞에 있는 아이들은 이미 지옥에서 온 악마와 다를 바 없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이보다 심한 욕설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미친○은 기본이고 말끝마다 ○○년, □□년 등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쓴 글이라고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읽기조차 민망한 인신공격성 욕설, 심지어 미술 선생님의 가족들까지 싸잡아 욕을 퍼부어 놓았다. 욕설의 정도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졌다. 그리고 그 욕설에 댓글을 남긴 아이들은 한술 더 떴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가릴 것 없이 글을 남기거나 댓글을 단 내용은 온통 욕설이다. 평소 착한 아이도, 조용한 아이도, 칭찬받던 아이도 한결같이 욕설로 시작해서 욕설로 갈무리한 글을 써 놨다. 미술 선생님이 아닌 내가 읽어도 치욕과 분노, 후회, 눈물, 떨림, 한숨 등 고통과 슬픔을 기억하는 사람의 몸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증상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아이들 앞에 서 있고, 복도를 지나다니는 많은 아이들과 선생님이 지켜본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들었다. 분노와 슬픔은 계속해서 나도 모르게 표현되고 있었다. 하얀 눈송이보다 더 하얀 아이들,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순한 아이들, 늘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르던 아이들이 한 일이라고는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단 몇 달이었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다른 반과 달리 정말 착하고 매사를 열심히 했다. 일기도 잘 썼고, 아침 독서도 잘했으며, 인사성도 좋았다. 급식실에서는 돋보인 질서와 예절을 보여 주어 배식하는 아주머니들이 맛있는 것을 더 줄 정도였다. 평상시 수업태도도 좋아서 선생님들의 칭찬도 자자했다. 인성교육을 위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교 때면 동요를 불렀다. 선생님과 마음이 맞아서인지 학급 성적도 좋았으며, 부진학생도 거의 구제되고 있었다. 그러던 아이들이 단 하루 사이에 착하고 순하며 상쾌한 꼭 필요한 산소(O2)가 아닌, 한 사람을 파멸시킨 악마로 변해 있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기분이 얼마나 비참한지 알 것 같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시간이 지나며 부르르 떨리는 손과 입술, 이미 화끈하게 달아올라 파랗게 질려버린 얼굴, 어디에 두어야 할지도 모르는 눈으로 힘없이 서 있을 뿐이었다. 선생님인 내가 싫었다. 생활지도는 예방이 중요하다는 아주 기본도 지키지 못한 17년 초보였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출세를 위해 아이들을 방치한 나쁜 선생님이었다. 관심과 사랑이라는 기본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선생님이었다. 욕설 카페에 조금이라도 흔적을 남겼던 아이들을 칠판 앞으로 불러냈다. 이미 그 아이들도 모든 것을 각오하고 있는 눈치였다. 선생님이 어떻게 나올지 알고 있다는 듯이 말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더 깊이 움츠렸다. 칠판 앞에 선 14명의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시선이 마주치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10여 년이 넘게 아이들에게 매를 때린 적이 없었고, 벌을 준 적도 없었는데 그것을 계속해서 지켜내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아이들과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매 때리고 욕하고, 벌도 줄 것 같아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잠시 나를 진정시키고, 보다 냉철하게 상황을 둘러볼 필요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보다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아이들의 부모님에게 전화를 했다. 잠시 학교에 나와 달라는 말 밖에는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의 부모들이 나오는 시간까지 다시 교실은 불안한 적막감으로 빠져들었다. 영문도 모른 체 허겁지겁 달려온 어머니들의 노크 소리만 간간히 들려왔다. 아이들의 어머니들이 오시는 대로 회의실로 안내했다. 회의실 테이블 위에는 욕설 카페에서 출력한 어린 악마들의 흔적을 미리 놓아두었다. 어머니들도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거나 그저 멍하니 회의실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한 명의 아이를 제외한 13명의 어머니들이 회의실로 모였다. 한 아이의 부모는 도저히 학교에 올 수 없다고 했다. 그릇된 행동에 대한 잘못을 아이들에게 찾는다는 것은 선생님으로서 그리고 부모로서 현명한 태도는 아니라 생각했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아이들의 잘못을 부모에게 전가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 순간 가장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바로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모든 일에 대한 해결은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를 때리고 벌을 주는 것보다 현명하게 해결하고 싶었다. 다시는 아이들이 욕을 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 미술 선생님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부모님들에게도 자식의 잘못에 대한 책임과 선생님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주고 싶었다. 선생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심하게 살피는 우리 반 모든 아이들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고 서로 눈치만을 보고 있던 어머니들과 함께 교담실로 갔다. 미술 교담 선생님은 눈물을 흘리며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계셨고, 다른 교담 선생님은 그런 미술 선생님 앞에서 어찌할지 모르고 있었다. 갑자기 밀려든 나와 아이들, 그리고 어머니들로 교담실은 일순간 시간이 멈춰선 듯했다. 지금 이 순간 미술 선생님에게 가장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 그리고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 그리고 용서를 빌고 책임을 지는 사람의 진정한 태도를 가르쳐야 할 사람은 나라는 생각뿐이었다. 아무런 말없이 무릎을 꿇었다. 사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저 아이들이 했던 것처럼 고개를 깊이 숙이고 무릎을 꿇었다. 아이들도, 어머니들도, 다른 선생님도, 그리고 미술 선생님도 내 모습에 무척이나 놀라워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께 야단을 맞을 때뿐이었다. 이제껏 무릎을 꿇을 일도 하지 않았고, 꿇은 기억도 없었다. 단지 지금 이 문제를 이렇게 해결하지 않으면 미술 선생님에게 큰 상처가 될 것이고, 아이들도 자신들이 한 일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가르쳐줄 수도 없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아이들의 어머니들에게도 자식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단지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아이들을 잘 못 가르친 선생님의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어머니들도 무릎을 꿇기 시작했고, 아이들도 눈물을 흘리며 선생님과 어머니들을 따라했다. 미술선생님도 지켜보는 다른 선생님도 모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교담실은 이내 울음바다가 되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제가 애들을 용서할 기회를 주셨고, 다시 교단을 설 수 있는 용기를 주셨습니다.” 미술 선생님이 꿇어 앉아있는 내 손을 잡으며 말씀하셨다.
“덩 덩 덩더덩….” 8일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서울삼성학교(교장 김선희) 풍물부 ‘한소리’의 연습시간. 학생들이 음악실을 장단으로 가득 메웠다. 30여 명의 학생들은 저마다 흥에 겨워 어깨춤을 추며 북, 장구, 꽹과리를 하나의 소리로 맞췄다. 놀라운 것은 여느 사물놀이패 못지않은 이 학생들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이다. 듣지 못하는데 어떻게 장단을 맞추고 리듬을 탈 수 있을까. 신래범(53) ‘한소리’ 지도교사는 “청각장애인이라고 해서 소리를 아예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학생마다 청력에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청각장애인은 저음 영역을 고음보다 잘 듣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구와 북 등은 저음이어서 다른 악기에 비해 소리와 울림을 더 잘 느낄 수 있고 이를 통해 사물놀이 연주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약 10분간 이어지는 ‘웃다리 사물놀이’를 연주하는 동안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수시로 자신의 박자를 확인하고 신 교사의 지시에 따랐다. 학생들의 청능 훈련을 위해 1990년 창단된 ‘한소리’는 일 년에 수차례 외부 공연을 할 정도로 이미 특수교육계에서는 꽤 유명한 풍물패다. 학생 구성은 중1에서 고3까지, 사물놀이를 배운 경력도 3년에서 5년으로 제각각이다. 학생들은 신 교사의 지도로 일주일에 2번씩 방과 후에 사물놀이를 연습하고 있다. 청각장애 학생들에게는 음악 감상, 노래 부르기 음악 수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타악기의 리듬과 울림을 느끼면서 음악을 체험하도록 돕는다. 또 사물놀이는 학들에게 협동심과 자립심을 길러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신 교사는 “청각장애 학생들은 듣지 못한다는 소외감에 수동적이고 이기적인 성격이 되기 쉽다”며 “처음에는 엇박자를 내던 아이들이 끊임없이 연습하는 과정에서 인내와 끈기를 배우고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모두가 협동해야만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큰 소리, 하나의 소리라는 ‘한소리’의 의미처럼 신 교사와 학생들은 모두 하나가 돼 소리로 장애를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공연 후에 아이들이 정말 청각장애학생이 맞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이들이 장애를 딛고 그만큼 완벽한 공연을 해냈을 때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전국 초·중·고 단체학생을 대상으로 1박 2일간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국악체험전’이 영동군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에서 3월에 열린다. 프로그램으로는 국악 연주 체험, 국악기 제작 체험, 악기 복원 연구과정 체험, 난계국악단 공연관람 등이 마련돼 있으며 학생들은 연주 체험을 통해 사물, 가야금, 해금 등을 다루며 국악의 장단과 기본가락을 배울 수 있다. 악기공방에서는 지도교사가 장구와 단소 등 전통 악기 제작과정을 설명하며 직접 악기를 만들어 가져갈 수 있다. 악기 문양 및 장식연구, 고악기 복원 과정 등을 관람할 수 있는 국악기연구소도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전수관에는 난계국악기제작촌 타악기 이석제 장인이 만든 세계 최대의 북 ‘천고’(2011년 7월 6일 기네스북 등재)가 설치돼 있으며 인근 유적지로는 난계생가와 노근리 평화공원이 있다. 문의=043)740-3891
2월 졸업 시즌이 끝나가고 있다. 이번 주는 전국의 대학가의 졸업식이 진행되고 있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세간의 입방아에도 불구하고 졸업식과 입학식을 2월에 같이 진행하는 대학들이 늘어나면서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의미를 새삼 부각시키고 있다. 2011학년도인 올해도 갖가지 졸업식 뒤풀이 행태들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어졌다. 특히 올해는 학교 폭력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어지면서 졸업식장 주변에 경찰들이 배치되어지는 웃지 못 할 풍경들이 연출되었다. 남·여 중, 고 학생들의 알몸 뒤풀이 및 중학 졸업생들의 속옷 차림으로 시내의 번화가를 질주하는 형태 등이 많이 사라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이 조금은 사라졌으나 몇 몇 학교에서는 여전히 밀가루 뒤집어 쓰기, 교복 찢기 등의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전통적인 밀가루 뒤집어쓰기 등의 졸업식 뒤풀이의 유래는 일제 강점기 때 못 배워서 나라를 잃었던 우를 또 다시 후손들에게 물려 주지 않기 위해 압제와 설움 속에 학교를 다녔던, 우리 선배들이 밀가루를 뒤집어씀으로 검정색 교복으로 상징되던 일제의 부당한 교육에 대해, 또 백의를 숭상했던 우리 민족혼을 발현해보이고자 했던 저항의식의 일환이었다는 것을 오늘 졸업에 임하는 졸업생들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학교의 교칙보다, 부모나 교사의 가르침보다 선배들의 졸업빵이 더 중요한 의미가 되고 지켜야 할 룰이 되어 버린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무언가 잘 못되어도 한 참 잘못되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게 된다. 졸업의 의미는 개인적으로는 자아실현이지만 국가나 사회적으로는 적재적소에 맞는 인적자원을 키워내서 국가경쟁력 증대에 기여하는 큰 성취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졸업은 학생 개인 뿐 아니라 그들의 교육을 지원한 학부모, 교사, 학교, 국가가 함께 축하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뜻 깊은 자리가 돼야 한다. 나보다는 나를 있게 한 분들과 마음을 교감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졸업의 장은 학생 개인 뿐 아니라 그들의 교육을 지원한 학부모, 교사, 학교, 국가가 함께 축하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뜻 깊은 자리가 돼야 할 것이다. 더 큰 배움의 장을 향해 나아가는 졸업생들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게 된다. 그런 뜻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졸업식이 알몸졸업식 뒷풀이 등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졸업식의 행태가 과연 응석받이로만 자란 우리 아이들만의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다 같이 반성해보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의식에 대한 의미, 의식이 지니고 있는 내재적 가치 등에 대해 너무 소홀하게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키워온 것은 아니지 등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애국조회, 운동장 조회 등의 각종 의식행사가 예전에 비해 약화되어진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의 학력 우선의 각종 교육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 의미를 새기면서 참여해야 할 여러 종류의 의식행사가 괜한 시간 낭비 등으로 인식되어졌던 일면이 있다. 어울려 살아가는 민주사회에서는 사회 구성원이 함께 해야 할 각종 의식행위가 있다. 이때 그 의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참여하게 함으로써 각종 의식행사는 민주시민의 자질과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졸업의 의식은 나보다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분들에 대한 감사와 사은의 자리가 되어야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의식의 참 의미를 가르치는 졸업의 장을 2012년 2월에는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서령고는 2월 15일 송파수련관에서 제56회 졸업식을 가졌다. 졸업식은 322명의 졸업생이 참가한 가운데, 김기찬 교장선생님과 심관수 이사장님의 훈사를 비롯하여 내외귀빈들의 축사로 시종 엄숙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졸업식에는 송사와 답사를 영상으로 상영하여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1, 2학년 재학생들은 선배님들의 성스러운 졸업식을 위해 식장 밖에서 주차유도를 돕는 등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사람의 마음을 내내 훈훈하게 하였다. 또한 졸업식이 끝난 직후 무질서와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학교 주변에 여경들을 배치하는 등 경찰서에서도 세심한 주위를 기울였다.
당진경찰서(서장 이명교, 서령고 졸업생)는 학교폭력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2월 16일 오후 3시 서령고에서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예방교실 특강을 실시했다.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텅 빈 교실엔 적막감마저 감돈다. 방금 전까지 아이들의 떠들던 소리가 부유하는 먼지처럼 곳곳에 남아 떠도는 듯하다. 매번 학기말이면 느껴지는 쓸쓸함이다. 문득 녀석들에게 좀더 잘해 줄걸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든다. 지수, 홍빈, 재호, 영철 등등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의 면면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성격이 활달해서 우스갯소리도 잘해 반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정훈이, 피아노를 잘 치고 머리가 비상한 영규, 유독 자동차와 휴대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인터넷에 블로그를 개설하여 성인 빰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했던 태원이, 학급의 궂은 일을 도맡아서 했던 부반장 우리 건휘,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닭똥 같은 눈물을 줄줄 흘리던 민호. 지금 생각해보면 한 명 한 명이 모두가 소중한 내 제자들이다. 여기저기에서 평가다 뭐다 해서 교권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무한경쟁체제에 내몰리는 학교 현실에서 하루하루 행복을 찾아가며 교단을 지켜내기란 정말 힘이 든다. 하지만 이 길이 내게 주어진 숙명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나는 죽을힘을 다해 교단을 지킨다. --------------- ---------------- 2학년 8반을 맡아 담임으로서 학급을 경영하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사건은 뭐니뭐니 해도 극락조화 절단사건이다. 학기 초, 학부모님께서 아이들의 정서순화를 위해 아름다운 극락조화 한 분을 학급에 기증하셨다. 사방이 시멘트로 꽉 막힌 공간에 멋들어지게 녹색의 위용을 자랑하는 극락조화는 한 줄기 청량제와도 같았다. 학교에 등교하면 제일먼저 극락조화를 바라보며 보살피는 것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었다. 밤사이 잎사귀에 앉은 멀지를 떨어내고 물을 주고 햇볕이 잘 들도록 위치를 옮겨주는 일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꽃 모양이 새의 화려한 날개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극락조화! 하루 종일 식물을 볼 수 없는 아이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제가 되어 좋았다. 그런데 10월 중순 극락조화의 가지가 열 개 정도로 늘어난 어느 날이었다. 평소처럼 7시 50분에 학교에 등교하여 교실에 들어선 순간, 난 경악하고 말았다. 그동안 애지중지 보살폈던 극락조화 열 송이가 모두 목이 잘린 채 널브러져 있었다. 잘린 부위에서는 마치 피가 흐르듯 맑은 액체가 그때까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 선 채 잠시 그 처참한 광경에넋을 놓고 있었다. 마음 속에서는 분노마저 일어나지 않았다. 저렇게 아름다운 꽃을 누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참수를 해버린 것일까. 아이들은 내가 경악하는 모습을 보며 키득거리고 있었다. 이런 처참한 광경을 보며 웃음이 나오다니…. 나는 아이들의 잔인함에 할말을 잃었다. 저렇게 심성이 메말라 있는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8교시 보충수업까지 하루 일과를 모두 끝내고 종례시간이 되었다. 나는 엄숙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날씨는 이렇게 맑고 이 세상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 생명은 모두가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이 중에서 하찮게 여겨도 좋은 생명은 없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은 너희들에게 큰 실망을 했다. 3월 초부터 너희들과 동고동락을 해왔던 우리 극락조화가 오늘 누군가에 의해 처참하게 절단되었다. 누가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중으로 선생님께 자수해라. 만약 자수하지 않으면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처벌하겠다." 이렇게 말하고는 교실을 빠져 나왔다. 그 날 8교시 보충수업까지 마치고 난 뒤 잠시 교무실에서 쉬고 있는데 한 녀석이 교무실로 나를 찾아왔다. 자기가 극락조화를 참수한 범인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엊저녁에 일어난 일을 세세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음 그랬었구나. 그래, 그 녀석이었단 말이지? 전혀 예상외의 아이였다. 평소 활달하고 명랑해서 늘 웃음을 주던 아이가 그런 짓을 하다니….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무엇이 그 아이를 그렇게 잔인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그 날 종례시간 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드디어 범인이 누구인지 선생님이 알았다. 하지만 공개는 않겠다. 범인도 지금 자기 자신이 얼마나 잔인한 짓을 저질렀는지 똑똑히 알았을 것이다. 평생 양심의 가책을 받으며 사는 것이 어쩌면 물리적 처벌보다 더 괴로운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양심의 처벌을 내릴 것이다. 범인으로 지목된 00군은 맨 뒷자리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달리 생각해 보면 저 아이가 저렇게 된 것은 저 아이의 잘못만이 아니다. 눈만 뜨면 무한 경쟁체제에 내몰리도록 만든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더 크기 때문이다. 자연의 변화에 둔감하고 그 아름다움을 느낄 줄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오늘 밤, 하늘의 찬란한 별들을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아이들이 떠난 텅 빈 교실을 빠져나왔다. 내 등뒤로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고 있었다.
2012년 2월 12일 일요일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이 진행하는 KBS 해피투게더 시즌 3 재방송을 봤다. 이번 주는 ‘KBS 라디오 DJ’ 특집으로 출연자는 홍진경, 유인나, 황정민, 전현무 등이었다. KBS 간판 라디오 DJ들이 방송 중에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는데, 황정민 아나운서는 후배 전현무 아나운서가 유인나의 전화번호를 얻어내 문자와 전화를 굉장히 많이 하더라고 폭로했다. 그러자 유인나는 전현무와 라디오 게스트로 처음 만나 대화를 하던 도중, 자신이 라디오와 집만 오가는 생활을 한다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전현무가 같이 좋은데 가겠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유인나가 어디냐고 묻자 전현무가 인도네시아 밑에 브루나이라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말에 다른 출연자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전현무는 ‘같이 가자는 게 아니라 브루나이에 아는 지인이 있는데~’ 유인나가 놀러가고 싶으면 그 사람에게 잘 말해서 싸게 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전현무의 ‘아는 지인~’이라는 표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지인(知人)은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는~’이 반복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전현무는 이렇게 말했지만, 자막은 ‘아는~’이 빠진 상태로 바르게 표현했다. 이러한 의미 중복은 정도의 차이일 뿐, 일반인과 아나운서의 구별이 없다. 지식인조차도 입말은 중복하고픈 유혹을 버리지 못한다. 아나운서도 의미를 반복해서 쓰듯, 우리 주변에는 이와 비슷한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글말도 마찬가지다. ‘결실을 맺다, 미리 예고하다, 개인적인 사견, 기간 동안, 널리 보급하다, 둥근 원, 손을 놓은 채 수수방관하다, 맡은 바 소임, 떨어지는 낙엽, 함께 공존하다, 몸소 겪으며 체험하다, 같은 동포, 외갓집(혹은 처갓집), 몸보신하다, 방금 전, 옥상 위에서, 투고한 원고, 평소 때보다, 해변가, 따뜻한 온정, 월요일날, 낙화암 바위, 밖으로 표출하다, 어려운 난제, 허다하게 많다, 역전 앞, 소급해 올라가다, 누런 황금 들판, 지나는 과객, 차를 탄 승객, 돌이켜 회고해보건대, 공기를 환기하자, 겉보기에 멋진 외양, 완전히 근절하다, 다시 재고하다, 남은 여생, 말로 형언할 수 없다, 미리 예견하다, 박수를 치다, 보는 관점, 추풍령 고개, 한옥집, 호피 가죽, 수확을 거두다, 처음부터 초지일관하다, 푸른 창공, 고향을 찾은 귀성객, 미리 예상하다.’ 등이 그렇다. 문장에서 의미가 동일한 단어나 구절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복을 피할 수 없거나 뜻을 강조하여 쓰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동일한 어구가 반복돼서 표현되면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다. 이런 이유는 우리가 한자를 빌려 써온 역사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 고유어에 비해 한자어는 음절수가 적다. 한자어는 우리가 말해 놓고도 느낌이 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입말에서는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의미 전달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한자어에 고유어를 덧붙여 쓰게 되었다. 예를 들어 낙엽은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대부분의 화자는 친숙한 고유어로 보충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다. 그러다보니 ‘떨어지는’을 덧붙여 말하게 된다. 학교 문법에서는 이를 두고 의미 중복이라고 하고, 비문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 언중이 의미가 중복된 것임을 비교적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의미를 더 강조하려는 목적으로 동어 반복이라는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말에서 이러한 의미 중복 현상이 드물지 않게 나타나기도 하므로 사전에서 ‘-의 잘못’으로 명백하게 판정한 예가 아닌 경우에는 잘못으로 보기가 어렵다. 다시 말해서 의미 중복이 옳다 그르다는 판단은 애매하다. 사실 모든 언어는 입말에서 잉여적인 요소를 어느 정도 가진다. 특히 우리말에서 의미 중복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것은 과연 사회적으로 허용될 것이며 어느 정도까지 어느 수준에서 허용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이런 상황을 일부 선별해서 비문법적이거나 다른 이유로 잘못된 언어 습관이라고 교정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의미의 중복을 발생시키는 요인은 많다. 또, 발화의 경제성이나 언어사적 측면에서 볼 때도 의미의 중복은 단순한 오류로 판단하기 어렵다. 어차피 입말은 언중이 수많은 오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를 바르다 틀리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냥 한국어에 나타나는 현상 정도로 교육하는 것도 합리적 선택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우리 주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오류를 생산한다는 것을 알았다. 의미 중복 현상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이는 입말이 글말에 확산되는 현상으로 어떻게 보면 진정한 언문일치를 향해 나아가는 길목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다. 아울러 무턱대고 한자를 배격하는 것도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한자어는 싫든 좋든 우리가 품고 살아가야 할 언어이다.
홍광표 경기 안양 해오름초 교사가 15일 수원대에서 ‘주제중심 초등학교 통합영어 교재개발’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홍 교사는 기존의 초등영어교재가 단조롭고 인지적인 수준이 낮아 학생들의 의사소통능력을 신장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문화, 총체적 언어, 교과 내용, 다중지능, 프로젝트 접근 등의 방법으로 언어와 교과내용을 통합한 주제중심 통합 영어 교재를 연구해 개발했다. 주제중심 통합 영어교재는 초등 4학년 전 과목, 전 차시를 분석, 326개 주제를 선정해 총 64차시로 구성됐다. 홍 교사는 논문에서 주제중심 통합영어 교재개발의 방향과 모형설계, 개발교재의 적정화, 교수요목 개발, 교재개발의 실제 등의 모형을 제시했다.
문경협 강원 해안중 교사는 22일 강원대에서 ‘민주시민 자질에 대한 교육 주체의 인식 연구’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문 교사는 논문에서 학교에서 중요하게 가르쳐야 할 민주시민 자질과 이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에 대해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교육주체별로 교사와 학생은 인권영역을, 학부모는 진실 영역을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적법절차에 대해서는 모든 교육주체가 중요하다고 했다. 교육주체들이 공통으로 가장 덜 중요하다고 평가한 것은 권위 영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사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학부모, 교사는 높게 평가했으나 학생은 비교적 낮게 평가해 의견 차이를 보였다. 문 교사는 “특히 학생들은 자신의 민주시민 자질 형성에 교사가 끼치는 영향력이 매우 낮다고 인식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