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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대한민국은 지금 사상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 그것도 국민적 자존감에 엄청난 상처를 안겨준 '최순실 사태'다. 어떤 이유를 갖다 붙여도 수치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민도였고 민주주의를 우습게 여긴 국민의 선택에서부터 잘못되었으니. 애초부터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사람이 나선 것이 첫 번째 잘못이다. 그리고 그가 살아온 인생 역정을 제대로 살펴보고 따져 보지 않은 국민의 잘못이 크다. 한 국가를 책임지는 사람을 선택할 때 시퍼렇게 살아 있어야 할 이성 대신에 감성에 휘둘리거나 감정에 매몰되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표를 던진 유권자의 잘못도 결코 작지 않다. 대통령은 국가의 대표자이자 행정부의 수반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공무원이다. 공직 윤리를 지켜야 하는 엄연한 공무원이다. 그렇다면 일선 공무원들처럼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는 공직 윤리가 엄격히 지켜져야 하는 자리다.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 '대통령의 7시간 부재'사건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공직 기강의 해이였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만약 현직 교사인 필자가 학교에 출근도 하지 않았거나 출근 후에도 무단이석을 하였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한다. 그러한 잣대는 그가 가진 자리가 어디이건 똑같이 적용될 때 그 국가에 윤리와 도덕이 살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세월호 사태에서 보여준 대통령의 리더십을 깊이 따져 봐야 했다. 그랬다면 일이 이 지경에 까지 오지 않았으리라. 그 후로도 계속된 정치부재의 상황들을 너무 쉽게 넘기지는 않았는지, 국가적 컨트롤타워가 가동되지 않는 상황들을 외면하진 않았는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의구심을 가지고 고발하고 문제를 제기했던 목소리들이 묻혀지는 순간이 거듭된 결과, 태산이 무너지는 현실이 도래하고 말았다.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모이는 사람들마다 성토하기는 어렵지 않다. 지금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엄벌에 처하는 법치국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사태 해결을 위해 국가의 원로들이 나서야 한다. 언론이 시퍼렇게 살아서 감시의 눈초리를 들이대야 한다. 국민들도 한숨을 너머 사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일에 함께 나서야 한다. 더불어 국민 각자가 자신의 일터에서 예전보다 더 성실하게 일하며 자식들에게, 제자들에게 본을 보이는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은 국난의 시기다. 비상시국이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은 좌절하고 분노에 찬 학생들을 위무하고 다독이며 어른 된 자세를 견지하며 부끄러운 인생을 살지 않도록 격려해야 한다. 현재의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지혜를 갖도록 현명한 가르침으로 이끌 수 있는 위대한 스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이 나라의 위기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학생들과 함께 성찰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으리라. Leader는 Reader다 필자는 이 국난의 출발점을 인문학의 위기에서 찾고 싶다. 물신주의, 성과주의 일등주의에 매몰되어 좋은 책을 읽지 않고 달려온 시간에서 찾는다. 책을 읽지 않으니 생각이 자라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이 될 싹조차 트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가가 되고 다른 사람 앞에 서서 부끄러움을 알기도 전에 명예를 추구하는 기현상이 일반화된 이 나라의 현실이 이번 사태의 모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정자도 그들을 뽑는 국민들도 지혜의 눈, 매의 눈을 갖지 못했으니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해외 동포들이 부끄러워 변명조차 할 수 없다고들 한다. 필자도 그렇다. 우리 아이들이 이번 사태를 물어올까 봐 전전긍긍하는 중이다.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책을 읽지 않고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입 안에 가시가 돋은 사람들이 이 나라에 가득해서 생긴 일이라고밖에 해줄 말이 없다. 그런 사람들이 되지 않으려면 자기를 제대로 보고 늘 반성하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며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답해 줄 것이다. 헐뜯고 비난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지금은 그것조차 부끄럽고 누워서 침을 뱉는 것 같아 더 이상 입 밖으로 내놓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 대신 예전보다 더 열심히 독서지도를 하고 자신의 삶을 글로 쓰는 성찰하는 제자를 기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교육은 위기에 처한 국가의 미래를 바로 세우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시금 성과급적 연봉제(성과연봉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애초에 일부 고위 공무원(1~2급)에 한하여 시행되던 것이 5급 이상의 모든 공무원과 기타 공공기관, 공기업 직원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더니 이제는 일반 민간기업 직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게다가 정부는 노동관계법상의 위법 요소도 아랑곳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성과연봉제의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 급기야는 양대 노총의 공공 및 금융부문 노조가 연쇄 파업에 돌입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실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허다한 반론이 이해할 만한 여러 가지 근거와 함께 충분히 제시되었기에, 재론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이다. 더구나 2세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원에 대해서도 성과연봉제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구성원들 간 성과급을 재분배하는 처사에 대해 중징계로 다스리겠다는 교육부의 으름장을 보면 참담한 심경이 든다. 왜 교원들이 성과연봉제에 대해 강렬하게 저항하고 거부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또 좀 더 성의를 발휘하여 현직 교원들과 단 30분 만이라도 대화해보면 단박에 이해할 텐데 말이다. 사실 교육부의 담당 공무원들도 사정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매우 잘 알고 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딱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 대다수 교원들 역시 교육부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성과연봉제 폐단, 객관적인 평가 기준 수립 불가능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교육부는 국립대학 교수에 대해 성과연봉제 시행을 통고하였다. 그런데 대다수 교수가 강력하게 저항하자 교육부는 전면 실행을 유보한 채 대학에 신규 임용되는 조교수들부터 성과연봉제로 급여계약을 하는 우회 전략을 구사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6년도부터 모든 교수에 대한 전면 실시에 들어갔다. [PART VIEW] 교육부는 국립대학 교수들 간 상호경쟁을 북돋워 더 많은 연구실적을 생산하게 하고, 더 나은 교육실적을 올리도록 하여 대학의 발전을 기하려는 목적에서 이 제도를 시행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를 이른바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의 일환이라고 포장을 했다. 교육부의 이런 전략은 당장 벽에 부딪혔다. 막상 전면 실시에 들어가자 교수들의 성과를 측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교수들의 성과를 측정하는 현실적인 기준은 교수 개인의 연구실적, 특히 매년 발표하는 논문 편수가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국립대학 교수들을 대표하는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국교련) 등 교수 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교육부에 수없이 항의하고, 협의를 요구했다. 가장 핵심은 바로 평가의 문제점이었다. 최근에 여러 직장에서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허다한 반론에서도 이 문제는 공통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직장 단위·업무 단위에서 종사자들의 성과를 이론의 여지없는 객관적 평가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대학의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어지간한 규모의 국립종합대학, 흔히 말하는 거점 국립대학의 경우 공식적으로 인정된 전공학과가 70여 개에 이른다. 게다가 한 학과 내부에서도 교수들 간 서로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공영역은 전문화되어 있다. 이처럼 대학이 안고 있는 학문의 엄청난 다양성을 고려할 때, 평가단위를 아무리 조정한들, 모든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가단위를 구성하거나, 단일 평가단위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수립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논문 많으면 유능한 교수? 대개의 국립대학에는 적어도 조교수들에 대해 지난 5년 이상 실시해 온 성과연봉제의 자료가 축적되어 있다. 그리고 여러 대학에서 시뮬레이션 해 본 연구결과도 있다. 이들 연구와 실제적 경험에 의하면 대개의 평가단위 내에서 상위등급(S·A등급)을 받는 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어느 특정 전공에 쏠려 있으며, 이렇게 배열된 성과등급 서열은 어지간한 세월이 흘러도 거의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즉, 원래 취지와 달리 대학에서 성과연봉제를 실제 실시한 결과, 어느 평가단위에서든 논문을 비롯한 연구업적 생산의 양적 수월성은 교수 개인의 노력이나 재능의 차이라기보다는 각 전공학문의 특성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공대 학장은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을 이렇게 꼬집었다. 공과대학 교수들 전공 가운데 1년에 논문 한 편 내기 어려운 전공이 설계 영역이라고 한다. 기계 분야에서 화학·전자에 이르기까지 설계 분야는 모든 공학의 가장 기본이며, 동시에 교수 개인의 학문적 업적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미래 공학도 즉, 전문기술인력 양성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성과연봉제 시행으로 이처럼 가시적인 연구실적을 내기 어려운 설계분야와 같은 영역을 젊은 교수들이 점점 기피하고 대신 논문생산이 비교적 용이한 영역으로 연구 중점을 변경하는 사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우리나라 공학 분야는 전문기술인력 양성에서 커다란 문제를 드러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비근한 사례일 뿐 성과연봉제가 대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훨씬 광범위하고 치명적이다. 교육부는 주장한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연구실적과 교육실적, 산학협력 등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평가단위를 구성하고, 평가 기준을 정하면 되지 않느냐고. 이미 오래전부터 대학가에 회자하는 말이 있다. ‘한 경기장에 축구·농구·배구·탁구 선수들을 같이 몰아넣고, 각자 얻은 점수로 선수들의 경기능력 서열을 정하는 것이 지금의 성과연봉제 평가’라는 것이다. 성과연봉제에 내재되어 있는 이 무모한 발상, 더구나 대학에서 모든 학문 분야에 종사하는 교수들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쉽게 측정하여 그에 대한 성과보상을 이른바 ‘합리적이고 차등적’으로 실시한다는 이 무모한 발상은 학문과 교육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 아닐 수 없다. 성과연봉제에 대한 국립대학 교수들의 반발은 2014년 국정감사 때에 절정에 이르렀다. 국교련은 여러 국립대학 교수들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진정하였고, 당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국립대 교수들에 대한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2015년 상반기부터 갑자기 기류가 달라졌다. 박근혜 정부는 공무원의 인사와 급여 일체를 담당하는 부서인 인사혁신처를 신설하고, 이 부서에 교육공무원인 국립대학 교수들에 대한 급여업무를 이관시켰다. 그런데 신설된 인사혁신처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교수들의 성과연봉제를 원안대로 실시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다양성 외면… 정부의 대학정책 무지 드러내 갈등이 다시 표면화 되자 일부 거점 국립대학 교수회 대표들과 교육부 및 인사혁신처 실무자 사이에 긴급 협의가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 성과연봉제에서 가장 다급하고, 심각한 문제점 일부라도 해소하려는 노력이 시도되었다. 그 결과 일단 무조건 5%를 부여하게 되어 있는 최하위 등급부여 원칙을 개선하여, 최하위 등급 판정의 절대기준을 설정하는 선에서 일단 미봉(彌縫)되었다. 그리고 대학별로 평가단위 구성에서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응급조치도 취해졌다. 현재 성과등급 판정의 기준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S+A등급 50%, 최하 C등급은 절대기준, 그러니까 S·A·C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교수들이 B등급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협의 과정에서 교수단 대표들은 S+A등급이 50%가 되는 것은 상위 성과자의 결과 수월성이 오히려 퇴화되는 의미밖에 없으니, S등급 5% 이내, A등급 15% 이내 정도가 적절하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했었다고 한다. 이 점에 대해서 실무자들은 상위법령의 규정 때문에 당장에는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어찌 됐든 국립대 교수들의 성과연봉제는 수많은 난제를 남긴 채 미봉적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교수들이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학문의 다양성에 대한 당국의 무지 때문이다. 상하관계로 평가될 수 없는 다양한 전공 교수들을 억지스러운 등급으로 나누어 수모를 겪게 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이와 같이 무모한 보상체계가 초래할 학문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고 있다. 필자가 아는 한, 대학교수들의 성과 보상체계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는 해외의 사례는 거의 들어본 적도, 발견한 적도 없다. 해마다 가을에는 노벨상 수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무모한 대학정책으로 우리나라 대학에서 노벨상 수상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다. 성과연봉제는 허다한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 정부의 무모한 대학정책 중에서 그저 하나의 단적인 예일 뿐이다.
근래 교직단체들을 중심으로 교원성과급 폐지 논란이 다시금 가열되고 있다. 교총·전교조·좋은교사운동 등은 교원성과급이 교원의 사기 진작과 전문성 신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고, 교육성과 평가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교원성과급 폐지나 대폭적인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 보면 교원성과급을 폐지한다는 것은 타 공무원과의 형평성·능력과 성과중심의 인사시스템 강화·납세자인 국민의 지켜보는 눈 등을 감안할 때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 교원성과급은 대통령령인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과 인사혁신처 예규인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을 근거로 지급하고 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교원성과급을 폐지·개선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인 교육부·인사혁신처·기획재정부 등이 협력하여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과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을 개정해야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교원성과급의 폐지 및 개선은 교육부보다는 오히려 관련된 타 부처의 태도 변화가 더 중요한 관건이 된다. 칼자루 쥔 인사혁신처 냉랭… 국민은 무관심 교직단체가 성과급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밖에서는 아직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어떤 국가정책이든 사회적 여론이 조성되고 국민의 관심을 받아야 신속하고 쉽게 도입하고 개선하고 폐지할 수 있다. 작년에 이루어졌던 공무원연금제도 개혁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국민의 호응과 지지는 그만큼 정책 입안과 추진에 결정적인 동력이 된다. 그러므로 교원성과급 폐지나 개선을 주장하고 추진할 때는 내부적 논의와 함께 국민의 호응과 지지를 얻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교원성과급 문제에 대한 학교 현장의 대안적 주장과 필자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PART VIEW]교원들이 주장하는 교원성과급에 대한 주요 논쟁점은 물질적 수단으로 교원들을 통제하려 한다는 것과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그 성과 평가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행 결과 교원성과급이 본래의 취지인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재차 강조한다. 성과급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교원성과급을 수당으로 전환하여 지급하라는 입장이다.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균등 분배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정직 공무원인 교원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교육성과 평가의 어려움 등을 인정하고 이를 감안하는 성과평가 시스템을 운영해 달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2015년 9월에 교육부가 학교성과급을 폐지한 것도 도입의 취지와 달리 학교의 서열화를 부추기고, 학교 간의 과도한 경쟁이 오히려 내실 있는 교육에 장애가 된다는 교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고, 구성원 간 협력과 소통을 활성화한다는 학교성과급의 본래 취지보다 학교성과급 평가를 위해 형식적 서류를 꾸미는 데 시간을 소모한다거나, 학교 간 교육여건 차이를 무시한 평가 등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한 것이다. ‘성과와 능력’ 중심의 효율적 인사시스템을 운영하고자 하는 정부의 입장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학교 현장은 다른 직종과 차별화되는 몇 가지의 특성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부와 국민이 주목할 만한 교육 분야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성과는 단기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어려운 장기적 수행 과제이다. 이런 관점에서 교육은 근시적 관점으로는 측정이 불가한 내적 영역과 특별한 덕목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성과급 평가 기준에 대한 개별 교원들의 의견이 불일치하고, 교육의 본질을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양적 평가 위주의 기준은 교육의 본질인 내적·질적 성장을 소홀하게 만들고, 평가결과에 대한 교원들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 셋째, 미성숙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현장은 수평적인 전문가 집단인 교원의 자긍심과 자발성, 헌신성이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게 요구된다. 이를 위해 교원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사회적으로 스승을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교원에 대한 국가·사회적 차원의 무한 신뢰성을 보여주어야 학교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교육과 교직의 특성을 인정한다면, 교육부는 성과상여금 담당 주무부처인 인사혁신처와 정부 예산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를 지속적으로 설득함과 동시에 국민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교원들은 학생을 지도하는 학교의 업무 특성과 수평적인 학교문화, 전문직으로서의 교원의 특성을 재검토해 달라는 입장이다. 교원성과급 교육적 효과 의문 … 핀란드선 도입 안 해 2012년에 영국의 피어슨 그룹(Education Group Pearson)이 세계 40여 개국의 교육체계를 비교한 보고서를 보면, 교사의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상위의 교육성취도를 나타내고, 전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교육선진국 핀란드는 교원성과급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교원들과 교직단체에서는 교원성과급을 수당으로 전환함으로써 서열화로 인한 갈등과 좌절감을 없애고, 사기 진작과 전문성 신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부처에서는 형평성과 제도적인 측면만 우선하지 말고, 교원들이 주장하는 학교와 교원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인정하려고 노력하면서 그간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되어왔던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면 어떨까? 앞에서 언급했듯이 교원성과급도 교육부와 학교에서만 제한된 논의가 이루어지기보다 국가와 국민 전체적인 차원에서의 관심과 공감의 대상이 돼야 한다. 자칫 교원성과급 폐지나 개선 주장이 ‘집단 이기주의의 발로’라는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고, 교원들의 선의의 주장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교육적이면서도 실천 가능한 대안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원성과급 논쟁을 해결하기 위한 최우선 선결과제는 교육부가 교원성과급제도의 추진 결과를 교원과 국민에게 명백하게 알리고, 교원성과급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나 불신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교원성과급이 과연 취지에 맞게 잘 시행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신중하게 검토하여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책임 부처로서 그간 시행된 교원성과급제도의 성과에 대한 정책연구 등을 실시하는 한편,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교원과 국민에게 명명백백하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 이때 교원성과급제도가 원래의 취지대로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함은 물론이다. 둘째, 교원성과급의 폐지가 국민의 시선과 타 공무원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힘들다고 한다면, 차선책으로 교원성과급 차등 지급 폭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차등 폭을 축소하는 것은 폐지와는 다르게 정부 입장에서 검토가 가능한 대안 중 하나일 것이다. 성과급 폐지라는 사회적인 파문을 줄이면서도, 성과급의 기본 체제는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교원성과급 도입 취지를 살리고 학교 현장에 성과급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려면, 교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성과급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교원들의 심리상태 즉, 정서적 안정감과 불안감 등은 학생 교육과 직결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무 부처인 인사혁신처는 교원성과급의 현행 차등지급률 70%는 타 직종 공무원에 비해 낮다고 주장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교사와 교사·교장(교감)과 교사·교육청과 교장(교감) 간에 반발과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성과급으로 학교 현장이 끝없는 혼란과 분열의 양상으로 치닫기를 원하는 정부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원성과급 평가 등급 2단계로 줄이는 방안 도입을 교원성과급 차등 지급의 폭을 줄이는 방법은 다음의 세 가지 방안으로 나누어 접근해 볼 수 있다. 첫째, 현재 S등급·A등급·B등급의 ‘3단계 평가’를 S등급과 A등급의 ‘2단계 평가’로 개선하는 방안이다. 현 3단계 평가의 가장 큰 문제점은 B등급을 받은 교원들의 허탈감과 좌절감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B등급은 하위 30%에 속하며, 이들의 경우 전문직으로서 자존감에 큰 상처를 받고, 감정적으로도 평가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며 강한 거부감과 불신을 표출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현재 3:4:3의 성과급 등급 구조를 5:5의 구조로 개선하면 교원의 심리적 안정감과 성과급에 대한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현재 시행되는 3단계 평가를 유지하되 S등급과 B등급의 차등지급률을 30%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차등지급률 70%의 경우 S등급과 B등급의 교사 지급 차액은 168만 원 정도인데, 필자 재직 학교 교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차액이 50만 원 미만이면 교원들의 동의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적정한 차액에 대한 금액은 의견수렴이 더 필요하나, 이를 통해 교원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어느 정도는 회복시켜줄 수 있다는 다수의 의견이 있었다. 셋째, 교육청과 단위학교는 성과급 평가 기준을 소속 교원들이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과거와 달리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이 개정되어 2016학년도부터는 교원성과급 평가 기준이 이미 교육청과 단위학교에 안내된 상황이다. 이를 근거로 단위학교에서는 자율권이 주어진 구체적인 평가 세부 기준을 학교별 여건이나 특성을 고려하여 매 학년 초가 도래하기 전에 확정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단위학교에서는 소속 교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최소 새 학년도가 시작되기 한 달 전까지는 학교별 평가 기준을 구체적으로 안내해 주어야 한다. 또 소속 교원들이 성과 평가 기준을 확인하고, 새 학년도 근무를 시작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모든 평가에서 평가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인데도 우리는 그것조차도 실천하지 못했던 것이다. 교원성과급 갈등 종식할 대안 마련을 우리나라 교원의 질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 교육의 힘은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탈바꿈시켰고, 이제는 대한민국을 세계 제11위의 경제 대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과정에서 열정과 헌신으로 제자들을 길러낸 교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채찍질이 아니라 아낌없는 격려와 칭찬이 우선이다. 더 잘하라고 강요하기에 앞서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은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가와 사회가 나서서 교원들의 노고와 공을 존중하는 풍토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교원들이 자긍심과 자존심으로 교단에 서고,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지원하며,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차원의 정부정책 중 교권보호대책, 스승 존경풍토 조성 사업, 학교성과급 폐지, 교원평가 간소화 등은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한 대표적인 노력의 소산이다. 그러한 정부정책이 일회성 정책에만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재점검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어떤 조직이나 조직구성원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조직의 특성과 여건을 고려하고, 평가대상도 수용하는 원만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정부는 교원들의 입장에서, 교원들은 국민의 입장에서 교원성과급에 대한 숙고와 재논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교원과 교직단체·교육부 등 관련 부처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받는 성과급 제도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
집단면접(토의) 도입 배경 대다수 시·도교육청이 집단면접(토의)를 교육전문직 전형과정에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미래핵심역량은 창의와 인성이다. 창의적 지성은 논술·기획 등으로 측정하고, 인성의 정의적 영역은 심층면접으로 측정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집단면접(토의)’은 의사소통능력 및 동료와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 즉, 협력적 인성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됐다. 다음은 ‘집단면접(토의)’을 도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놓은 글이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획일화된 질문으로는 교직에 적격한 소양과 교직관을 알기 힘들다. 따라서 실제 학교 현장에서 겪는 문제상황을 수험생들이 서로 토의하고 고민함으로써 암기식 형태의 답변을 피할 수 있고, 수험생의 실제적인 생각과 사고형태, 의사소통능력 및 동료와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 등을 알기 위해 집단면접(토의)을 도입하게 되었다. 집단면접(토의)의 주안점은 누가 더 말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효율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동체적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수험생의 공감적 경청이나 협업 능력, 타인과 의사소통능력을 보기 위함이다. 즉, 집단면접(토의)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적 지식을 측정하는 것이 아닌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토의에 참여하는 상호 협력적 태도를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혼자 돋보이려고 답변을 독식하는 것이 오히려 감점요인이 되는 것이다. 토의와 토론 토론은 두 개인이나 집단이 어떤 문제에 대해 대립하는 견해(찬성과 반대)를 가지고 뒷받침할 논거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을 말하는 ‘입론 과정’, 상대편이 반박하는 ‘반론 과정’, 이들의 주장을 듣고 판단하는 ‘평론 과정’으로 진행된다. 토의는 어떤 공통된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가장 좋은 해답을 얻기 위해 검토하고 협의하여 바람직한 해결방법을 찾는 형식을 말한다. 그러므로 토의의 궁극적인 목적은 참가자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다. 집단면접(토의)은 찬반 대립하는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더욱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집단지성으로 이끌어내는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집단면접(토의)의 평가영역 우선 개별면접과 집단면접(토의)은 지향하는 영역이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집단면접(토의)을 개별면접처럼 준비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모둠 구성원 간에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집단면접(토의)은 다른 구성원보다 말을 많이 하였다고 하여 반드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아님에 주의해야 한다. 집단면접(토의)은 ‘대안의 합당성’도 중요하지만, 의견 조율이나 결과 도출 과정 등 의사소통 능력이나 협업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PART VIEW]
○ 세계적으로 공직자가 청렴하고 도덕적이며 책임감이 강한 나라일수록 사회가 안정되고 선진국을 이루고 있다. ○ 한 국가의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공직자의 직무윤리와 청렴한 자세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것에 다른 의견을 갖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최근 우리나라도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통한 국가 발전과 국민으로부터의 신뢰 회복을 위해 법률을 제정하면서 다양한 노력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 이와 관련하여 교원들이 공직윤리를 확립하고 청렴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방안과 공직자의 자세를 국가공무원법과 불법청탁금지법 및 공무원행동강령을 바탕으로 각각 3가지 이상 제시하여 논술하시오. 대한민국 헌법 제7조에서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에서도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민주적이며 능률적인 행정을 기하도록 하고 있으며, 공무원행동강령 및 부정청탁금지법 등에서도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교원들이 공직윤리를 확립하고 청렴한 학교를 실현하기 위한 추진 방안과 공직자의 바른 자세에 대하여 논술하고자 한다. 1) 공직윤리의 중요성 공직자의 부정부패나 비리는 역사적으로도 뿌리가 깊다. 자신이 가진 공적 권리를 남용하여 사익을 추구함으로써 국가를 위기에 처하게 한 역사가 얼마나 많았던가. 그만큼 공직에 종사하는 자가 부패하면 곧 그 나라가 힘을 잃고 망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에는 개인 차원으로 머물던 각종 사회보장이나 복지문제를 국가가 책임지는 등 과거보다 행정 범위가 넓어지면서 공무원은 수적으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전문화가 되었고, 그 역할 또한 커졌다. 이와 함께 공무원이 재량권을 남용하는 행위, 적법한 절차를 위반하는 행위, 무사안일주의, 대민 서비스의 부재, 기타 비윤리적 행위 등 공무원 사회의 병폐도 많아지게 되었다. 그 결과 공무원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하게 되었고, 국제적으로 불신을 받게 되는 등 국가 발전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따라서 더 이상 이런 상황이 지속되지 않도록 사회 지도자와 공직자는 ‘부정·부패가 없는 사회’가 되도록 공직윤리를 확립하여야 할 중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2) 공직사회 부패와 원인 공직사회의 부패 원인은 제도적 요인과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제도적 요인으로는 정부 구조의 취약성, 정부 기능의 허약성, 관리 기준의 비현실성, 직업공무원제의 미흡성, 이권의 증가와 다양성을 들 수 있다. 또한 사회·문화적 요인으로는 사회적 불안, 한국인의 공직관, 의리 의식, 과다한 경쟁 등을 들 수 있다. 공직사회의 부패를 목적에 따라 분류하자면 생계형 부패, 권력형 부패, 축재형 부패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생계형 부패는 중·하위직 공무원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부패로 대부분 규모가 작고 소액의 금품수수 행위를 수반한다. 그러나 이 문제도 구조적 비리로 연결될 때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낳게 된다. 권력형 부패는 정치권이나 고위 관료 사이에 일어나는 것으로 권력의 획득이나 유지에 목적이 있는 유형이다. 고위 공직자의 지위를 이용한 청탁과 압력, 대가로 받는 뇌물 그리고 음성적 자금을 획득하기 위한 권력 행사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축재형 부패는 경제적 이득을 주목적으로 하는 큰 규모의 부패 행위를 말한다. 정치권이나 고위 공직자가 개입되어 국가·공공단체에서 실시하는 대규모 공사나 각종 이권 행위의 인·허가와 관련해서 많이 일어난다. 학교와 교육청 등의 기관에 나타나는 부패에는 학생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금품의 수수, 교직 본연의 교육적 역할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른 불공정한 대우 및 편애, 직무유기와 같은 나태와 방치, 불친절하고 불성실한 업무처리 등이 학생을 앞에 놓고 나타나는 부패이다. 그리고 공직사회의 건전한 변화와 발전, 자신의 교직전문성 신장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다면 이 또한 부패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PART VIEW]
다음은 학습부진 학생의 실태에 따른 대책이다. (1) 학습부진 원인을 교육학 이론(㉠ 가정·환경적 요인, ㉡ 학교의 교사 요인)에 근거하여 논하고, (2) ㉢ 학습이론 관점에서 학습부진 학생의 지도방안을 논하시오. 또 (3) 학습부진 학생 지도를 위해 교사가 활용한 행동주의 학습지도 전략(㉣과 ㉤)과 인지주의 학습지도 전략(㉥과 ㉦)을 설명하시오. 【총 20점】 [사례 1 : 학습부진 실태] 2012년 경기교육종단연구(GEPS)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 공부 시간과 독서 정도, 문화 활동 정도 등이 동일할 때 ‘가정의 문화적 배경’이 학교 성적에 직접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환경의 결손이 성장 과정에 영향을 미쳐 ‘빈익빈 부익부’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가정환경이 낮은 학생들은 국어·영어·수학 성적이 ‘하위 10%’ 또는 ‘20% 이하’에 해당할 확률이 1.3~1.8배가량 높았다. 종단연구란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관찰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이 올해 4월에 발표한 ‘학교 현장 학습부진 지도 실태조사’에서 전국 초·중·고 교사 518명 중 96%는 ㉡ ‘학습부진 학생은 학년이 바뀌어도 학습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기초학력이 부진하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원인은 학습부진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낮은 기대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 학습부진에 대한 평가가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 중심으로 시행되는 것도 문제다. 학교 현장의 A 교장은 “실용음악을 전공하려는 학생에게 음악은 주당 1시간만 듣게 하고, 국어·수학·영어 중심으로 가르치면서 ‘너는 기초학력이 부진하니까 방과후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일선 학교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화된 기준에 맞춘 성취도 평가가 과연 적절한 것이냐는 지적이다. [사례 2 : 학습지도전략] 학습부진에 대한 효과적인 지도를 위해 ㉢ 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지만, 교사의 도움을 받으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일차방정식을 푸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 후 학생들에게 그 방법을 적용하여 문제를 풀어보도록 단계별로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 학생들이 문제를 맞게 풀 때마다 칭찬하고 스티커 한 장을 주며, 넉 장 이상 모으면 자기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해도 좋다고 허락하였다. 또 교사는 학습부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발표를 잘할 수 있도록 ㉤ 교사와 눈 맞추기, 발표하기 위해 손들기, 일어서서 발표하기 등의 행동 변화 단계를 정하고, 그들이 그 행동을 했을 때 적절한 강화물을 제공하였다. 교사는 학습부진 학생에게 다양한 자기조절 학습전략을 지도하였다. 먼저 ㉥ 학습 목표를 정하고 텍스트를 읽으면서 가끔씩 자신이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하도록 하였다. 또한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고, ㉦ 핵심개념과 원리를 찾아서 개요나 도표(diagram)를 작성하여 학습한 내용을 의미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답안의 논리적 구성 및 표현 [총 5점] ○논술의 내용 [총 15점] - 학습부진 원인을 교육사회학적 이론(㉠, ㉡)에 근거하여 분석 [4점] - ㉢ 학습이론 관점에서 학습부진 학생의 지도방안 [3점] - 학습부진 학생 지도를 위해 활용한 행동주의 학습지도전략(㉣과 ㉤) 설명 [4점] - 학습부진 학생 지도를 위해 활용한 인지주의 학습지도전략(㉥과 ㉦) 설명 [4점] [모범답안] 1. 서론 학력이 국력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학생들의 지적 능력과 창의성 그리고 건전한 생활태도가 국가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계층 간의 교육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저소득층 자녀, 결손가정이나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학력저하는 물론 학교부적응이나 학습부적응으로 중퇴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런 학생의 증가는 교육의 효율성 저하는 물론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부진 원인을 교육학 이론에 근거하여 이해하고, 효과적인 지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PART VIEW]
‘6.25 전쟁’은 내전과 국제전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온갖 명분과 가치가 대립하였던 잔인한 전쟁이었으며, 엄청난 희생과 함께 분단이라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안타까운 전쟁이기도 하다. 60여 년이 흘렀지만 6.25 전쟁의 생채기는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있다. 고향과 가족을 잃은 채 살아가는 실향민들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향과 가족을 가슴에 묻고 세상을 떠나고 있으며, 우리는 끊임없는 북한의 도발에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적에 가까운 작전 6.25 전쟁은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순국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처절히 저항했지만 북한의 압도적인 기세를 이길 수는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급반전시킨 작전이 바로 ‘인천상륙작전’이다. 성공 확률이 극히 낮았음에도 맥아더 사령관의 결단력 있는 판단과 이름 없는 용사들의 희생으로 극적인 성공을 하였고, 이후 전쟁의 양상은 크게 바뀌었다. 영화 같은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가져왔다.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Liam Neeson)이 출연했다는 점도 화제였지만, ‘이념’과 관련하여 의견이 분분했다. ‘때 아닌 반공주의 영화’, ‘2016년 판 똘이 장군’이라는 식의 평가와 함께 이념적으로 편향되었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어떤 가치를 갖고 대상을 바라보느냐’의 문제는 철저히 개인의 몫이고 자유이다. 하지만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단순히 전쟁을 소재로 한 액션 영화가 아니다. 분명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작전이었고, 그분들의 희생으로 우리의 자주와 평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비난은 과하지 않을까. 학생들과 함께 예민한 이념 문제는 뒤로하고,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역사의 객관적 사실을 접하고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도록 해보자. 깊이 들춰보기 기적과도 같은 실제 작전이었던 인천상륙작전에 우리는 어떻게 접근해볼 수 있을까? 우리의 아픔 6.25 전쟁에 대한 인식 6.25 전쟁은 남북한을 합쳐 약 500만 명의 인명피해와 3만 명이 넘는 UN군이 희생된 전쟁이었다. 1,000만 명이 넘는 이산가족이 발생하였으며 환산하기 어려울 만큼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6.25 전쟁으로 인한 아픔은 현재에도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쟁 위협과 공포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너무 쉽게 전쟁의 쓰라린 결과가 전해주는 교훈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대의를 위한 헌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족·생명·재산 등을 쉽게 떠올릴 것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은 개인적 가치가 아닌 대의의 실천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다. 장학수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림계진은 공산주의 이념적 완성을 위해 싸운다. 적으로 만나 대립하고 있지만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다는 점은 닮은꼴이다. 보통 사람들은 하기 어려운 이러한 모습을 통해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역사가 됨을 깨닫게 된다. 역사에 대한 객관적 인식 역사는 누구에 의해 기록되는지에 따라 그 사관으로 인해 주관적 성격을 갖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주관적이기 때문에 역사를 멀리 해야 할까?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기록되든 그 자체는 변함이 없다. 다만 우리가 어느 한 면만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측면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객관적으로 대상을 인식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리 현대사에 있어 분명 중요했던 ‘인천상륙작전’에 대해 깊이 있는 관심을 가져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PART VIEW]
미술은 ‘자기표현에서 출발하여 세상을 미적으로 바라보는’ 자유로운 방식의 경험이다. 즉, ‘느끼고, 관찰하고, 탐색하고, 감응하고’와 같이 ‘받아들이는 것’에 기반을 둔다. 따라서 미술 교과는 명제적이고 추론적 앎의 방식 이외에 몸의 경험과 마음·직관이 결합한 고유의 방식으로 앎을 일깨우며, 이성의 중요성 못지않게 비이성과 무의식적 접근을 통한 새로운 앎의 창출을 시도하는 교과이다. 흔히 미술 교과의 목표는 ‘시각 이미지를 매개로 한 의사소통’으로 설정된다. 하지만 ‘자기중심적 사고’를 넘어선 ‘세계와 소통하는 힘’은 이러한 협소한 교과 목표가 아닌 자신의 감각을 토대로 풍부하게 느끼고, 상상하고, 다르게 바라보며, 자유롭게 표현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살아있는 미술수업은 ‘체험’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수업을 디자인해 보았다. 체험은 언어적 인식 이전의 감각적이며 수용적인 특성을 살려야 한다. 때문에 ‘이해하기, 설명하기’와 같은 술어보다는 ‘감각하기, 탐색하기, 반응하기, 공감하기’와 같은 수용적 활동으로 학습 목표를 삼았다. 이러한 수업은 언어적 앎이 아니라 체험적 앎을 지향한다. ‘탐색에서 앎’으로 나아가는 것이지, ‘앎에서 탐색’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것이다. 교사가 설명하고 따라 하게 하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의 실천적 탐색 속에서 학습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 창의적 능력은 미리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활용)하는 수업이 아니라, 어떤 전제도 없이 스스로 지각하고 탐색할 수 있는 열린 조건에서 일어나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종이의 변신 _ 미적 체험 표현 수업사례 다음은 우리 곁에 늘 있는 A4 용지를 다양한 방법과 오감으로 체험한 후, 느낀 감성을 표현하는 것까지 연결해보는 수업 활동이다. 수업의 시작은 모든 정보를 제거한 고작 80g의 A4 용지로 무한하고도 거대한 세계를 조각해내는 종이공예 아티스트 피터 칼렌스(Peter Callesen)가 발견한 ‘재료에 대한 관점’을 살펴보는 것으로 출발한다. 피터 칼렌스처럼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이미지의 느낌을 체험해 보게 한 후, 사진을 찍게 한다. 그리고 사진의 제목을 붙이고, 친구들과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였다. 고작 A4 용지에 불과했던 종이가 만들어내는 무한한 세계를 서로 공감하면서 ‘공감의 파장’을 상호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또한 자신의 감각으로 체험한 종이의 성질과 느낌을 나의 삶과 연결하여 글을 쓰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감정을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이가 내 앞으로 오기까지의 여행스토리, 종이로 여름 소나기 소리를 다 함께 만들어 내던 순간의 시원함, 구겨진 종이의 크기가 원래의 크기로 회복될 수 없다는 상황에서 흘린 의미 있는 눈물, 구겨진 종이가 갖는 부드러움과 포용력을 우정과 연결하는 따스한 마음 등 감동적인 나눔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종이가 변신하는 과정을 스톱모션으로 촬영한 후 연결하여 종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에 스토리를 입혀 보기도 하였다. 다음은 ‘종이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돕는 교사 발문과 안내이다.
왜 교육연극을 수업에 활용하나? 교육연극(Drama in Education)은 교육 활동에 활용되는 연극이다. 즉, 교육을 위한 도구로서 연극의 장치와 기법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연극을 수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교육현장에서 꾸준히 있었고, 많은 교사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지적 영역을 넓히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성과만큼 가시적인 삶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삶을 깊이 느끼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경험은 덜 중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마음으로 이해하고 뜨겁게 살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공부, 타인의 삶을 살아봄으로써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봄으로써 자신을 이해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연극은 그것이 아무리 짧은 것일지라도 많은 협의와 약속과 기다림으로 이루어진다. 극이 이루어지는 동안 배우들은 각자 하기로 한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맞추어 자신의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 동료성을 교육연극만큼 필요하는 수업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경험한 맨 처음의 연극이 소꿉놀이일 텐데 이 소꿉놀이도 협의와 약속과 기다림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상대에게 집중하고 자신의 역할에 몰입하면서 즐거움을 함께 누린다. 교육연극은 상상한 것을 표현하는 과정이고, 자신이 표현한 상황 속에 놓이는 경험이다. 머릿속에 있는 세계를 실재하도록 만드는 작업이 창조의 과정이라면 교육연극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창조적 작업의 과정이다. 그리고 자신이 창조한 세계 속에 서보는 경험이다. 어떻게 교육연극을 수업에 활용하나? 국어에서 교육연극은 작품에 대한 해석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인물의 말과 행동, 인물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가에 따라 표현이 달라진다. 자신이 경험해 온 삶의 모습에 따라 상상하는 배경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그래서 작품을 표현하는 과정은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나의 텍스트로 짧게나마 연극적 상황을 만들어 보는 과정은 서로 다른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삐꺽거림도 있지만 역동적이다. 교사가 매끈하고 정돈된 수업, 지식을 잘 정리하여 전달하는 수업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이런 역동성을 즐길 수 있다면 교육연극을 수업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수업의 실제 ● 대단원명 : 시 속의 세상 보기 ● 소단원명 : 기형도의 시 ‘엄마 걱정’ ● 수업모형 : 교육연극 활용 수업 ● 성취기준 : 문학 작품을 읽고 그 작품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말할 수 있다.
포크댄스의 교육적 가치 포크댄스(folk dance)의 교육적 효과는 신체적·사회적·심리적 가치로 살펴볼 수 있다. 포크댄스의 다양한 움직임은 우아하고 세련된 자세를 유지하게 하며 리듬감·협응력·평형감 등 생활에 필요한 기초체력을 향상시키는데 이것이 신체적 가치이다. 사회적 가치로는 대부분의 포크댄스가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단체 활동이므로 타인과의 화합을 도모하고, 예의를 배우며, 건전하고 밝은 이성 간 교제 및 세대 간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수많은 종류의 포크댄스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무용의 종류에 따라 정서적 안정감과 생활의 활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심리적 가치가 있다. 포크댄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그대로 전해지는 춤이기 때문에 연구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자료를 가지고 있고 오직 신체활동 그 자체로서 그치기 쉬운 다른 스포츠와 달리 교육적 가치가 높다고 하겠다. 포크댄스 용어 ≫ 기본용어
‘나는 이다’처럼 간단한 문장 만들기만으로도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자기 자신을 귀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문장인지, 쓸모없고 형편없다는 의미의 표현인지 등 자신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자존감의 의미 자존감이란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나는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사랑받고 인정받고 있는가?’, ‘나는 지금 이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나는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가?’ 등과 같이 자신의 가치·능력·감정 등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Rosenberg, 1965). 자존감은 자신·타인·세상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에 영향을 주며, 개인의 다양한 적응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존감이 높은 학생은 자신을 자랑스럽고 유능하며 가치 있는 존재로 생각하고, 타인으로부터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마음은 자신감 있는 태도와 원만한 사회생활, 그리고 진취적이며 활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학생은 자신의 능력이나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타인이 자신을 무능력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쉽게 우울감이나 열등감에 빠진다. 미래에 대해서도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보이며 새로운 상황에 도전하기를 두려워한다(Coopersmith, 1967). 이런 마음은 대인관계에서 위축되고, 자신의 의견을 잘 이야기하지 못하며, 새로운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도록 만든다. 자존감에 따른 특성 비교 결국 자존감은 자신이 가치 있고, 뭔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타인들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고 있으며, 세상은 도전하고 탐험할 가치가 있다는 믿음이다. 자존감과 학생 행동 자존감은 학교에서 나타나는 부적응 문제의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존감은 우리 마음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자기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가 경험하는 일들에 대한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예로 들어보자.
속칭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하 청탁금지법)’이 9월 28일 자로 시행되었습니다. 법 적용 대상기관이 총 4만 919개이고 그중 절반이 넘는 2만 1,201개가 학교입니다. 학교의 교직원뿐만이 아닌 기간제교원 등 학교에서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교육공무직, 행정실무원, 학교운동부 코치, 급식 보조 등)와 학교운영위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 등 법령에 따라 설치된 위원회 위원까지 다양한 직책의 사람들이 학교와 관련하여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이 됩니다. 또한 학생·학부모와 교원 간의 직무관련성은 매우 엄격하게 해석됨에 따라 그동안 청탁이라는 인식조차 없던 통상의 행위까지도 법 위반사항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청탁금지법의 시행에 맞춰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학교 및 학교법인 소속의 적용대상자 : 적용대상인 경우, 청탁금지법의 전체 내용을 적용받게 됨. ■ 임원 : ‘사립학교법’에 따른 이사 및 감사 등 상임·비상임을 모두 포함 ■ 교원 :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유아교육법’ 및 그 밖에 다른 법령에 따른 교원(‘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에 따라 교원으로 인정되는 기간제교원 포함) ■ 직원 : 학교 운영에 필요한 행정직원 및 조교 등 학교·학교법인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교육공무직, 행정실무원, 학교운동부 코치, 급식보조 등) ※ 비적용대상 ■ ‘고등교육법’에서 교원으로 인정되지 않는 자(명예교수, 겸임교원, 시간강사 등) (시간강사의 경우,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시행되는 2018. 1. 1.부터는 교원으로서의 지위를 부여받게 되므로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 예정) ■ 학교·학교법인과 용역(도급)계약 등을 체결한 법인?단체 및 개인(건물관리(경비, 환경미화, 시설관리, 당직 등) 또는 구내식당(매점, 카페 등) 운영업체 종사자, 위탁계약에 의한 방과후 과정 담당자) ■ 학교·학교법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학생 조교, 근로장학생, 자원봉사자(명예교사, 학교보안관) 등 ◆ 학교와 관련하여 ‘공무수행사인’으로 주로 적용되는 대상자 : ‘공무수행사인’인 경우, 해당되는 공무에 수행에 한정하여, 청탁금지법상 제5조(부정청탁의 금지), 제6조(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금지), 제7조(부정청탁의 신고 및 처리), 제8조(금품 등의 수수금지), 제9조(수수 금지 금품 등의 신고 및 처리)의 적용을 받게 됨. ■ 법령에 따라 설치된 각종 위원회의 위원 중 공직자가 아닌 위원 :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운영위원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고등교육법’에 따른 등록금심의위원회,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인사위원회 등 ◆ 청탁금지법상 제한되는 행위 : 과거에는 청탁행위+대가성(금품)이 있어야만 처벌이 되었지만, 청탁금지법에서는 청탁하는(받는) 행위, 금품수수 행위 단독으로도 청탁금지법 위반행위가 됨. ■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공직자에게 청탁하는 일체의 행위 및 직무와 관련한 일체의 청탁받는 행위 ■ 대가성, 직무관련 여부를 불문한 동일인으로부터 1회당 100만 원, 회계연도당 300만 원을 초과하는 일체의 금품수수행위(실제 이루어지지 않은 금품수수의 약속 포함) ■ 직무와 관련된 일체의 금품수수행위(청탁금지법 제3조 제3항 각호에 따른 경우에 해당하면 수수금지 금품에서 제외됨) ◆ 직무 관련성이 있어도 수수가 허용되는 금품(청탁금지법 제3조 제3항 각호에 따른 8가지 경우에 해당하는 금품) ■ 공공기관이 소속 공직자 등이나 파견 공직자 등에게 지급하거나 상급 공직자 등이 위로·격려·포상 등의 목적으로 하급 공직자 등에게 제공하는 금품 등 ■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으로서 경조사(본인 및 직계비속의 결혼, 본인과 배우의 직계 존·비속의 사망 한정)의 경우 10만 원, 선물의 경우 5만 원, 음식물의 경우 3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 금액 ■ 사적 거래(증여는 제외한다)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權原)에 의하여 제공되는 금품 등 ■ 공직자 등의 친족(「민법」 제777조에 따른 친족(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을 말한다)이 제공하는 금품 등 ■ 공직자 등과 관련된 직원상조회·동호인회·동창회·향우회·친목회·종교단체·사회단체 등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금품 등 및 그 소속 구성원 등 공직자 등과 특별히 장기적·지속적인 친분관계를 맺고 있는 자가 질병·재난 등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공직자 등에게 제공하는 금품 등 ■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된 공식적인 행사에서 주최자가 참석자에게 통상적인 범위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교통, 숙박, 음식물 등의 금품 등 ■ 불특정 다수인에게 배포하기 위한 기념품 또는 홍보용품 등이나 경연·추첨을 통하여 받는 보상 또는 상품 등 ■ 그 밖에 다른 법령·기준 또는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 ◆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 현장학습(사전답사 포함) 때 교사가 학생관리, 안전의 사유로 동반할 경우에라도 입장료(이용료)를 내야 합니까? A 해당 현장학습업체와 교사 간 현장학습 대상 기관으로서 직무 관련성이 있고, 해당 업무와 관련하여 금품(입장권)을 제공받고 그에 대한 대가로 학생을 해당 업체가 운영하는 현장학습장소로 인도하였다고 볼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위반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학습 시 인솔교사도 입장료(이용료)를 내야 합니다. Q 학생들이 교탁이나 교무실 책상에 음료수나 초콜릿 등을 놓아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걸 받는 것도 청탁금지법 위반인가요? A 해당 물품을 어떤 학생이 주었는지 알 수 있다면, ‘지체 없이’ 해당 학생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무기명으로 받은 경우라도 학생이 주었다는 의심이 든다면, 학생(학부모)과 교사 간 관계는 직무 관련성을 엄격하게 해석함에 따라 받으면 안 되고, 청탁방지 담당관(교감)에게 신고하여야 합니다. 다만 반대의 경우 즉, 야간자율학습시간 등에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고생 많다”며 피자나 음료수를 사는 것은 가능합니다. Q 야간자율학습 감독하는 선생님께 감독 기간에 간식을 드시라고 특정 학부모 또는 학부모회에서 음식물을 주는 행위가 청탁금지법상 위반인가요? A 학생·학부모와 교사 간의 관계는 직무 관련성을 엄격하게 해석함에 따라 특정 학부모 또는 학부모회에서 교사에게 음식물 등 금품을 주는 것은 가액범위 이내이더라도 청탁금지법 위반사항입니다. Q 같은 학교 교사가 교감에게, 또는 같은 학교 교감이 교장에게(직속의 상급자) 청탁의 목적이 없이, 근무과정상 식사를 대접하는 경우 청탁금지법상 위반인가요? A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 목적이면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2호에 따라 3만원 범위 내에서 가능합니다. Q 외부강의 등 사례금과 관련하여 교직원의 직급별 상한액은 얼마입니까? A 1) 국·공립학교 교직원과 교육청 등의 소속 공무원의 경우, 아래의 구분에 따른 상한액을 받습니다. 2) 공직 유관단체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기관에 근무하는 공직자의 경우, 아래의 구분에 따른 상한액을 받습니다. 3) 사립학교장 및 교직원, 학교법인 임직원의 경우 상한액은 100만 원입니다. 4) 국민권익위원회 고시 제2016-2호(2016. 9. 28.)에 따른 교육계열의 직급 구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5) 위의 상한액은 1시간(기고의 경우 1건당)당 상한액이며, 1시간을 초과할 경우에도 1회 기준 150%를 초과하지 못합니다. 즉, 4시간의 강의, 회의 등의 경우에도 직급별 상한액의 150%에 해당하는 사례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키가 작고 유머가 넘치는 하이든(Franz Joseph Haydn)을 당시의 사람들은 ‘파파’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하이든은 위대한 베토벤을 지도하고 편달했으며, 모차르트를 친구로 삼아 그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1732년 3월 31일 오스트리아의 동쪽 로라우(Rohrau)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이 로라우는 카를 안톤 하라크 백작이 소유한 시골영지의 중심지로 다뉴브강에서 18km 떨어진 남쪽, 빈에서는 40km 거리에 있는 라이타강 서안에 자리하고 있다. 불과 5분 남짓이면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관통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지금도 이 주변의 풍경에서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 하라크 백작의 성이다. 이 지역은 원래 독일어권이지만 크로아티아인·헝가리인·슬로바키아인 등 여러 민족이 뒤섞여 살고 있다. 불우했던 하이든의 유년 시절 아버지 마티아스 하이든(Mathias Haydn)은 음악을 좋아하는 마차 수리공이며, 어머니 안나 마리아 콜러(Anna Maria Koller)는 요리사의 딸이었다. 하이든 부부는 자그마한 집에서 살았는데, 그 집에서 12명의 자녀를 낳았다. 하지만 그 가운데 다섯 명은 어릴 때 죽었다. 이들 부부는 1732년 3월 31일 장남이 태어나자 가톨릭 사회의 관례에 따라 아이의 생일과 날짜가 비슷한 축일을 가진 성인 두 명의 이름을 붙여주었다. 프란츠(Franz)와 요제프(Joseph)였으나 프란츠라는 이름은 거의 쓰이지 않았다. 요제프는 6세 때 노래에 재능을 보여 하인부르크(Hainburg)에 사는 먼 친척인 초등학교 교장이자 교회음악가인 요한 마티아스 프랑크(Johann Mathias Frank)라는 사람의 집에 가서 음악 기초교육을 받았는데, 그것이 그의 음악의 시작이었다. 요제프는 이곳에서 글을 배우고, 교리문답과 노래, 온갖 종류의 목관악기와 현악기의 연주법을 배웠고, 작은북까지 배웠다. 말년에 그는 이때를 회상하며 “그렇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 분이니, 나는 죽는 날까지 은혜를 다 갚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하느라고 난 밥 먹듯이 매를 맞았지만…”이라고 말했다. 요제프는 천부적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하인부르크 성당의 소년합창단원이 되었다. 1740년 즈음에 그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빈의 성 슈테판 성당의 지휘자(Kapellmeister)로 있던 게오르크 로이터(Georg Reutter)가 노래에 재능이 있는 소년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하인부르크 성당을 담임하고 있던 친구에게 아주 재능이 뛰어난 여덟 살짜리 소년이 그곳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로이터는 라틴어와 이탈리아어로 노래할 줄 아는 소년의 재능에 감명을 받아, 성 슈테판 성당(Dom St.Stephan) 부속 합창단 학교에 입학시킨다. 천재성 드러낸 하이든의 작곡 실력 빈의 슈테판 성당에서 하이든은 본격적인 전문교육을 받았다. 라틴어·종교·수학·작문 같은 일반 과목도 계속 공부했다. 이곳에서 그는 존경받는 전문 교사 여러 명에게 노래를 배우고, 하프시코드(Harpsichord)를 숙달하게 되었고, 바이올린도 능숙하게 다뤘다. 하지만, 하이든이 음악 이론이나 작곡을 로이터에게 공식적으로 배운 적은 거의 없다. “그 시절 나는 종이에 음표가 빽빽이 적혀 있기만 하면 모든 게 다 좋다고 생각했다. 로이터는 내가 쓴 미숙한 결과물을 보고 비웃었다. 어떤 음성이나 악기로도 연주할 수 없을 내용이었으니, 그는 내가 성부 두 개로 작곡하는 법을 배우기도 전에 열여섯 성부로 작곡했다고 야단쳤다.” 하이든은 습작 미사곡의 규모를 놓고 로이터와 언쟁을 벌였는데 이 일로 둘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결국 변성기가 온 그는 1749년 11월에 성 슈테판 성당에서 나오게 된다. 그는 성직에 들어가기를 권유하는 부모님이 있는 로라우의 집에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하고, 빈에서 직업 음악가로 살아가기로 했다. 성 슈테판 성당의 합창단을 떠난 뒤 하이든은 생활고에 힘들었다. 거처도 없이 굶기가 일쑤였다. 황궁 가까이 있는 미하엘 성당의 테너인 요한 미하엘 슈펭글러는 그런 그를 불쌍히 여겨 미하엘 하우스의 다락방에 살게 해주었다. 난로도 없고 지붕에서는 비가 새는 이 다락방에는 슈펭글러의 부인과 갓난아기도 함께 살았다. 1749년의 것으로 날짜가 쓰인 ‘F장조 미사 브레비스(Hob.XXII:1)’는 아마도 하이든이 이 다락방에서 썼을 것이다. 그는 1776년에 쓴 자전적인 글 가운데 다음과 같이 이 시기에 관해 썼다. “마침내 목소리가 변성기에 이른 뒤 나는 장장 8년 동안 어린이들을 가르치면서 비참한 삶을 이어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필요에 의해 일상의 빵을 얻어야 하는 이런 비참함으로 인해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게 되어 수많은 천재가 망쳐지곤 한다. 내게도 똑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있었다. 밤을 새워 작곡에 대한 열정을 단련하지 않았더라면 내 변변치 않은 업적도 결코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근면하게 작곡했지만 올바른 방식을 제대로 몰랐다. 운 좋게도 유명한 포르포라(Porpora)로부터 진정한 작곡의 기초를 배울 때까지는 그랬다.”
‘반공태세 강화, 자유 우방과의 유대 강화, 구악일소, 자주 경제 재건, 통일을 위한 실력 배양, 혁명 후 본연의 임무에 복귀’ 등의 공약을 제시한 군부가 1961년 5월 16일 민주당 정부를 붕괴시키고 정권을 장악했다. 정권을 장악한 군부는 당시의 교육이 학생 데모와 교원노조 설립 운동, 그리고 사립대학의 정원 외 학생 입학을 둘러싼 비리 등으로 혼란에 빠져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의 출발점이 1950년대 교육이 지향하였던 교육의 자율화 경향에 있다고 규정한 군부는 교육자치제 폐지와 교육의 국가관리 강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기 시작했다. 군부가 특히 주목한 대상은 대학이었다. 교육을 지배하는 법 위의 법 등장 4·19혁명 이후 대학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1960년 4월 약 10만 명이던 대학생 숫자는 1961년 5월 말 약 14만 명으로 폭증했다. 1년 만에 40%가 늘어난 셈이다. 사립대학들이 정원을 무시하고 학생들을 입학시킨 결과였다. 자식의 등록금 마련을 위해 농민들이 눈물을 머금고 팔아버린 소의 뿔로 세워진 ‘우골탑’이 되기 시작한 것이 이때부터였다. 사회질서를 회복한다는 명분으로 권력을 장악한 군부는 사회혼란의 주범으로 대학과 대학생을 지목했다. 이는 사립대학에 대한 강력한 통제정책으로 나타났다. 3권을 통합한 초법적 기구인 국가재건최고회의는 6월에 대학정비 방침을, 그리고 7월에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시험에 합격한 자에게만 대학입학자격을 부여한다는 ‘대학입학자격 국가고시제’ 실시계획을 발표했다. 이어서 사립대학뿐만 아니라 국·공립대학을 통폐합하기 위한 정비 방안이 차례로 발표되었다. 모든 것이 전광석화처럼 이루어졌고, 교육자들은 어리둥절한 채로 바라보고 있었다. 대학에 대한 국가통제를 비롯하여 군부가 지향하는 새로운 교육정책을 담은 청사진이 1961년 9월 1일에 발표되었다. 교육법을 지배하는 법 위의 법 즉, ‘교육에 관한 임시특례법’(법률 제708호)이었다. 불과 22개 조와 부칙으로 이루어진 이 법은 문교재건자문위원회 설치, 학교정비를 위한 학교 및 학과 통폐합과 학생 수 강제 조정, 2년제 교육대학 설치, 실적심사제에 의한 대학교원 신규임용, 교원의 노동운동 금지, 교원 정년 5년 단축, 대학 학사학위의 국가고시제 도입 등을 담고 있었다. 특례법에 기초하여 1961년 10월에는 ‘학사자격고시령’이, 11월 18일에는 ‘사립대학 정비안’이 각각 발표되었다. 이에 따라 학생 정원이 600명 이하인 지방대학과 700명 이하인 서울 소재 대학들이 폐교되었다. 35개 주간 사립대학 중 12개 대학이 문을 닫고 23개 대학만 살아남았다. 이런 조치에 대하여 일부에서는 사회적 비리 척결과 대학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거나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반면, 일부에서는 여론 수렴과정이나 이해당사자의 의견 개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채 진행된 비민주적이고 강압적인 조치라는 비판을 제기하였다. 현실적으로는 교원의 대량 해고, 사립대학의 운영난 심화,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진학 기회 축소를 가져왔다. 비리 척결은 좋지만 대학 입학 기회가 축소돼 학부모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조치였다. 교육망국론 등장... 교육계 자성 목소리 이런 격변 속에서도 새교육은 깨어나질 못하고 동면상태에 빠져 있었다. 4·19혁명 이후 제기된 대한교련 무용론, 교원노조의 탄생, 이에 따른 교사 집단의 분열이 만들어낸 위기의 결과였다. 1961년 2월호(통권 90호) 이후 시작된 예고 없는 휴간은 속절없이 길어졌고, 1962년 봄까지 이어졌다. 1년 이상의 동면에서 새교육이 깨어날 수 있었던 것은 ‘유력한 독지가의 재정적 뒷받침’과 ‘전국 교육자의 전례 없이 뜨거운 성원’(통권 91호, 편집후기) 덕분이었다. 유력한 독지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전국 교육자들의 뜨거운 성원은 확인할 수 있다. 속간된 1962년 5월호(통권 91호) 새교육은 ‘인쇄되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되었기 때문이다(통권 92호, 편집후기). 속간호의 간행사에서 발행인이었던 대한교련 회장 유진오는 교육을 향한 당시의 부정적인 여론을 ‘교육망국론’이라고 표현하였다. 고려대학교 학생처장 현승종 또한 속간호에 게재한 ‘혁명 후의 대학교육’이란 글에서 타율적인 수술 대상이 된 대학교육의 모습을 반성하며 ‘교육망국론’이란 표현을 사용하였다. 대학 사회가 비자율적으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대학의 권위를 생각할 때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새교육이 지향하였던 한국적 체질과 풍토에 적합한 교육이론 수립에 실패한 것, 사회에 만연한 다양한 형태의 부패와 혼란, 그리고 이런 부조리 앞에서 교육의 무기력함을 표현한 것이 이른바 ‘교육망국론’이었다. 오랫동안 구국의 수단이었던 근대 교육이 망국의 수단으로 변해버린 것이었다. 정부수립 15년을 맞으며 교육은 희망과 절망의 중간 지대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희망과 절망을 함께 보여준 교육대학 교육이 지닌 희망과 절망의 모습을 함께 보여준 것은 새로 출범한 10개의 교육대학이었다. 당시 초등교원 양성교육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입학하는 후기 중등교육 수준이었던 사범학교가 담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교육대학이 출범하면서 초등교원 양성교육은 초급대학 수준으로 승격되었다. 해방 이후 실추되고 있었던 교직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정책이었다. 한마디로 ‘교원과 교육은 동의어다’(통권 92호, 권두언) 혹은 ‘어린이를 잘 가르치는 사람은 어린이를 낳은 사람보다 더 존중되어야 한다’(통권 91호, 함종규 ‘교원 우대의식의 구현을’)는 새교육의 외침에 합당한 제도 개선이었다. 이는 분명 ‘희망’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런 희망과 기대 속에 새로 출범한 교육대학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1962학년도에 문을 연 춘천교육대학의 첫 입학생 모집 실태를 보면 160명 모집에 강원도 내 지원자가 388명이었다. 이 중 국가고시 합격자는 겨우 63명뿐이었다. 나머지는 대학입학 자격고시 불합격자들로서 입학이 고려될 수 없었다. 따라서 2차 모집을 하였고 여기에 122명의 국가고시 합격자가 응시하여 정원을 간신히 채울 수 있었다. 160명 중 여학생은 35명이었다. 교사직에 대한 당시 사회의 부정적 태도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춘천교육대학의 초대 학장 김영돈에 의하면 광주교육대학과 부산교육대학을 제외한 8개 신설 교육대학이 모두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김영돈은 이런 상황을 ‘교원 교육이 시험대에 올라있다’(통권 91호, 김영돈 ‘교육대학의 당면한 난관과 그 타개책’)고 표현하였다. 교원교육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교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이었다. 서명원의 표현대로 해방 전에 보이던 교사들의 기백은 사라지고 하나의 기술자로 타락한 교원들의 모습이 넘쳐났다. 학생 수의 폭증으로 발생한 부족한 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방 후에 졸속으로 추진한 교사자격증 남발이 가져온 부작용이었다. 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또는 해방 후의 정치·사회적 혼란을 일시적으로 피하기 위해서 교직을 일종의 무풍지대로 생각하고 ‘기어들어온 무리’가 상당수 있었기 때문이었다(통권 93호, 서명원 ‘한국 교사의 의식 주변’). 교직이 지식을 파는 하나의 기술자가 되었고, 우후죽순 격으로 사립학교를 세우는 기업가들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내기 위해 기술자로서의 교사를 괴롭히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피해는 학생들의 몫이었다. 교육자치제 폐지가 가져온 부정적 행태 교사를 지식 전달의 기술자로 만드는 데는 새로 권력을 잡은 군부도 크게 기여했다. 획일적인 군대문화에 익숙한 신(新)권력층은 획일적이고 일관성 있고 투명한 기준을 선호하였다. 많은 정책이 교사들의 자율적 판단보다는 외부에서 주어진 획일적 기준의 준수를 강요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현직 교원에 대한 학력시험제 시행이었다. 교육자치제 폐지가 낳은 해프닝이기도 하였다. 새교육(통권 93호, 1962년 7월호)에 의하면 일부 도에서는 일반 행정가들의 판단에 따라 현직 교원에게 학력시험을 시행했다. 또 다른 도에서는 학력시험 시행 예고는 물론 수험 준비 참고서까지 지정했고, 교사들은 수업을 도외시하고 참고서 암기에 골몰하는 일까지 생겨났다. 교사들의 질적 수준 저하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정책일 수도 있지만, 이는 당시 사회가 가지고 있었던 교사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의 확대, 그리고 교사의 질을 오직 지식의 양으로만 평가하려는 비정상적인 교육관이 만들어낸 정책이었다. 교사의 자격과 능력을 시험으로 평가하려는 이런 경향에 대하여 당시 새교육은 강하게 비판을 제기하였다. 일반직 공무원·별정직 공무원·법관·군인·의사·변호사 등의 직업에는 요구하지 않는 자격 검정을 오직 교사들에게 요구하는 비상식적 태도와 시험 만능의 비교육적 의식에 대한 비판이었다. 교육자치제 폐지가 가져온 부정적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교육구가 폐지되고, 교육위원회와 교육감 업무가 일반 행정에 통합되었다. 학교행정이 내무행정에 예속됨으로써 교장이 군수는 물론, 심지어는 면장이나 지서 주임한테까지 지시를 받는 형편이 되었다(통권 93호, 좌담회). 교육자치제 폐지가 가져온 이런 신풍속도는 열악한 급여, 과다한 행정업무, 순환제로 인한 교사 생활의 불안정 등과 결합하여 교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수밖에 없었다. 암울하고 불안한 1960년대 초반을 살아가는 교사들에게 힘을 주는 것은 오직 학생들이었다. 해방 이후 최초로 시행된 교원의 사회적 지위에 관한 학생 의식 조사(통권 92호, ‘학생은 교사를 이렇게 본다’)를 보면 교사는 대체로 학생에 대하여 ‘친절하다’는 의견(30.9%)이 ‘불친절하다’는 의견(7.9%)보다 훨씬 많았고, 대부분 교사의 표정은 ‘명랑하다’는 의견(21.4%)이 ‘뽀로통하다’는 의견(7.1%)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물론 ‘무표정하다’는 의견이 70.7%를 차지하기는 하였다. 교직은 흔들리고 있었지만 학생들의 순수함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중앙교육연구소에서 제공한 중등교육 실태조사 보고서(통권 93호)를 보면 당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에 관한 문제 중에서 1위는 ‘취미나 특기를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중학생 72.9%, 고교생 73.7%), 2위는 ‘날씬한 체격을 갖고 싶다’(중학생 64.0%, 고교생 70.6%)로 나타났다. 지식 공부에서 해방되고, 멋있어지고 싶은 청소년들의 욕망의 뿌리는 깊고 견고하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 변화에 따라 흔들리는 것은 학생들의 마음이 아니고 오직 어른들의 마음인 듯하다.
요즘 ‘여혐(女嫌)’, ‘남혐(南嫌)’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언어의 문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이데거(Heidegger)의 말을 빌리자면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Die Sprache ist das Haus des Seins).’ 즉, 언어는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장소(Ort)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 존재는 그 언어 안에서 거주(Wohnen)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언어 사용은 그 존재의 사유방식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된다. 한자 문화를 받아들인 우리의 여자에 대한 사유방식은 어떨까? 딸(女)과 아들(子), 여자(女)와 남자(男)의 의미를 살펴보자. 여자는 집에서 빨래나 하는 존재다? 한자에는 아들(子)을 의미하는 단어는 있지만 ‘딸’을 의미하는 단어는 없다. 계집 녀(女)를 ‘딸’이라는 뜻으로 혼용해서 쓰고 있을 뿐이다. 이는 ‘딸’의 위치가 ‘아들’보다 열등하기 때문에 아들(子), 남자(男)처럼 개념화되어 쓰이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한자 문화에서 여자(女)는 아들(子)이나 남자(男)보다 열등한 지위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오늘날 남녀평등사회에 맞지 않는 단어임이 분명하다. 여자(女)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모습보다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림 형태의 한문인 소전(小篆) 속의 ‘女’의 이미지는 ‘’이다. 여자가 두 손을 모은 채 무릎을 꿇고 얌전히 앉아있는 모습이다. 활동적인 모습이라기보다는 정적인 모습이며, 무릎을 꿇고 있다는 것은 남존여비의 사상을 담고 있다.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한자어 중 여자(女)와 결합한 단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간사할 간(奸), 시기할 질(嫉), 질투할 투(妬), 싫어할 혐(嫌), 요망할 요(妖), 망령될 망(妄), 기생 기(妓),?아첨할 미(媚), 계집종 비(婢), 간음할 간(姦), 종 노(奴) 등이 그러하다. 물론 좋을 호(好), 오묘할 묘(妙), 편안할 타(妥) 등 긍정적 의미를 내포한 단어도 있지만 그보다는 부정적 의미를 더 많이 내포하고 있다. 반면 아들(子)과 남자(男)는 ‘아들’의 의미, 공자(孔子)·맹자(孟子) 등의 ‘존경하는 선생님’이라는 의미,? 사람의 띠를 상징하는 12간지(干支) 중 제일 먼저 등장하는 ‘쥐’로써의 의미가 있다. 즉, 아들(子)은 ‘으뜸이고 존경받는 존재’임이 드러나 있다. 효(孝)에도 아들(子)이 포함되어 있고, 가르칠 교(敎 : 孝 + )에도 아들(子)이 들어가 있다. 남자(男) 역시 밭(田)과 힘(力)의 결합으로 밭에서 힘쓰는 역동적 인간의 모습을 나타낸다. “결혼? 아니죠. 혼인? 맞습니다” 결혼이라는 단어는 남존여비 사상의 결정체이다. 결혼(結婚)은 아내를 얻어(婚) 묶는다(結)는 의미로 남자가 여성을 취하는 남성중심의 단어이다. 혼(婚)과 동의어이며, 일본식 표기이다. 여자와 남자가 동등해질 수 있는 방법은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처럼 ‘남자가 장가가고(男婚女稼), 여자가 시집가는 것(男婚女姻)’이어야 한다. 남자는 혼(婚)하고, 여자는 인(姻)하는 것이다. 서로 ‘가는 것’이다. 결혼이 신부와 신부 가문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단어라면, 혼인은 양쪽 집안(兩家)의 (사돈) 맺음이다. 맺음은 어느 한쪽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혼인은 남녀 간의 합의(合意)이다. 즉, 뜻(意)이 맞아야(合) 한다는 것이다. 음양의 관계에서 남과 여는 동등한 관계이다. 즉,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세상은 양기(陽)와 음기(陰)로 이루어져 있다. 하늘(陽)만 있고 땅(陰)이 없다면 우주는 존재가치가 없다. 오히려 음(陰)은 모든 것의 출발점이 되는 기초(Platform)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자(女)가 부수로 사용된 처음 시(始)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01 나로 하여금 ‘침묵’이란 말을 내 상상력 속에서 매우 장엄한 의미로 길어 올리게 한 독서가 있었다. 그것은 작가 이문열의 중편소설 들소를 읽으면서이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어느 페이지에도 주인공의 침묵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독서를 하는 동안 내 상상 안에서 그 ‘침묵’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작품 들소의 주제가 드러나게 되는 소설의 뒷부분에서 주인공 ‘착한마루’의 깊고 길고 짙은 침묵을 나는 또렷한 상상으로 대면하였던 것이다. 먼저 소개 겸, 소설 들소의 이야기를 조금만 해 보기로 하자. 알타미라 동굴 벽에 새겨진 벽화 ‘들소’가 이 소설의 소재이다. 동굴 벽화 ‘들소’가 만들어진 사연을 작가가 추리하고 상상하여 한 편의 소설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 사연에는 석기시대 부족사회에서 빚어지는 권력과 사회의 사연은 물론이려니와, 인물들의 심리적·정서적 아픔에 맞물려 있는 사연과 자기 존재에 대한 존재론적 고뇌들이 모두 녹아들어 있다. 놀라운 것은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그 까마득한 석기시대에 새겨졌을 동굴 벽화 ‘들소’의 내력을 비상한 상상의 리얼리즘으로 재현해 놓은 점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이 소설은 ‘위대한 예술(또는 예술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하는 물음에 대한 설명을 석기시대 인류의 모습을 배경으로 삼아 작품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감수성 맑은 주인공 ‘착한마루’는 섬세한 예술적 재능이 있지만, 근육질의 남성은 아니다. 그는 원시 부족사회가 일상으로 영위하는 사냥과 전투에서 자주 패배한다. 그 사회에서는 사냥이 일상화되어 있고, 사냥에서 야생의 들소를 잡는 데 성공하는 남자가 영웅이다. 반대로 잡은 소를 놓치는 자는 공동체에서 배제된다. 소를 잡는 것이 가장 영광스러운 성취, 가장 훌륭한 가치에 해당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부족(部族)의 힘센 권력자는 힘의 상징인 소를 자신이 추구하는 절대적 가치 즉, 권력의 상징으로 삼는다. 그 원시 부족사회에서 소는 그런 문화적 상징을 가지게 된다. 그러한 부족사회에서 한 남성이 보여 주는 전투적 무능은 딱하고 안쓰럽다. ‘착한마루’는 사냥에서 몰락하고 ‘소에게 밟힌 자’라는 모욕적인 이름을 얻는다. 그래서 한때 감옥과도 같은 동굴에 격리되기도 한다. ‘착한마루’는 오로지 육신의 힘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부족사회에서 그야말로 힘의 약자이다. 그는 마침내 부족들 간 권력투쟁의 온갖 음모에 휘둘리면서 바닥으로 떨어진다. 권력에서 차갑게 소외되고, 평생 모멸과 결핍 속에서 혹독한 운명을 감내하게 된다. 연모를 품었던 여인 ‘초원의 꽃’은 그를 떠나 힘센 권력자에게 가버린다. 그녀는 말한다.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소도 권력이라고, 권력이 내게 베푸는 ‘편하고 풍족한 삶’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그녀가 ‘착한마루’에게 말한다. 네가 추구하는 소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너에게도 그 소가 반드시 있을 거라며, 그를 떠나간다. 주인공 ‘착한마루’는 모든 것을 잃고 참담하게 무너진다. 자식들에게 권력도 물질도 물려 줄 것이 없었다. 그리고 사랑하던 여인도 현실의 권력자에게 가 버렸다. ‘아, 나는 나의 존재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나의 소는 어디에 있는가.’ 좌절과 상실의 극단에서 그는 자신의 존재가 구원될 수 있기를 갈망한다. 그는 자신의 소를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소를 자신만이 영원히 잡을 수 있는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위해서 그는 현실을 떠나기로 한다. 그리고 그가 한때 사냥의 실패자로서 비난과 조롱을 피해서 머물렀던 동굴로 들어간다. 수만 년의 세월이 흘렀다. 후세 사람들이 그 동굴에서 영원히 불멸하는 소를 찾아내었다. 그것은 동굴 벽에 그려진 벽화 ‘들소’이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 ‘들소’인 것이다. 02 상상해 보자. 주인공 ‘착한마루’는 이 동굴에서 소를 그려 갔을 것이다. 그에게 소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가 동굴 벽에 그리려고 한 소는 그에게는 ‘의지의 표상’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소는 자기 존재의 분신이었을 것이다. 동시에 그 소는 자기 존재의 영원한 연장(extension)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소는 화가 자신의 생애에 바치는 보상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에게 그 소는 고매한 권력(power)이었을 것이다. 추악한 음모의 세속적 권력이 아니라, 내면에서 스스로 거룩함을 확보하는 그런 고상한 권력을 표상하는 것이었으리라. 그리하여 아마도 그에게서 소는 신앙이 되었을 것이다. 강력한 ‘보편의 힘’으로 인류를 공감시키는 예술은 그 탄생의 내적 프로세스를 이렇게 보유하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프로세스 안에서 예술가는 어떻게 정신적 긴장을 집중해 나갔을까. 이 동굴에서 작업하는 동안 주인공은 어떤 의지와 정신세계를 유지했을까. 그 부분을 생각하면 예술가를 향한 일종의 경외감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나로 하여금 ‘침묵’이란 말을 매우 장엄한 의미로 길어 올리게 한 대목은 바로 이 부분이다. 주인공 ‘착한마루’가 동굴에 들어와서 들소 벽화를 그려나가는 그의 마음 내부와 그것을 실천하는 행위에서 나는 그의 견고한 침묵을 보았던 것이다. 물론 이 침묵은 내 독서의 상상력 공간에서 내가 떠올린 것이다. 의지가 결집되면 될수록, 예술 행위의 가치가 명료하면 할수록, 그의 침묵은 그의 내면에서 더욱 빛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침묵이 안으로 품어내는 어떤 거룩한 힘을 보았다고나 할까. 침묵에 관한 이야기라면 이탈리아 화가 살바토르 로사(Salvator Rosa, 1615~1673)의 전언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그림 ‘자화상’ 속 인물은 깊은 우울과 회의와 수심의 표정으로 선언문 같은 글이 적힌 베이지색 서판을 손에 움켜쥐고 있다. 이 서판에는 ‘AUT TACE, AUT LOQUERE MELIORA, SILENTIO’라고 적혀 있다. 번역하면 ‘침묵하라, 아니면 침묵보다 더 나은 것을 말하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자화상은 그림도 그림이지만, 그림 서판에 쓰여 있는 ‘침묵에 관한 전언’으로 더 유명하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세속사제로 활동했던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Joseph Antoine Toussaint Dinouart) 신부가 쓴 침묵의 기술이란 책이 있다. 국내에도 번역되어 많은 사람이 읽고 있다. 디누아르 신부는 14가지 침묵의 원칙을 말하는데, 그 중 첫 번째 원칙은 ‘침묵보다 나은 할 말이 있을 때만 입을 연다’이다. 이는 살바토르 로사의 자화상에 그려진 문구와 같은 말이다. 그러니까 유럽에서는 일찍이 침묵에 대한 통찰로써 이런 잠언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영국의 비평가인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이 말한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Speech is silver, silence is gold)”라는 말도 이런 통찰의 계보에 속한다. 침묵보다 더 나은 것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그렇듯 비장한 실천의 침묵이 무겁고 엄숙한 것이라면, 이와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결코 이보다 가볍지 아니한 정신의 경지를 보여 주는 침묵으로 ‘소이부답(笑而不答)’이 있다. 이태백의 시 산중문답(山中問答)에 ‘소이부답’이 나온다. 問余何事棲碧山(날더러 왜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는다면) 笑而不答心自閑(웃기만 하고 대답 않으니 마음은 절로 한가롭네) 글자 뜻 그대로 ‘슬며시 엷은 웃음을 띠면서 아무런 말이 없는’ 모습이다. 신선의 경지에 이른 침묵의 모습이 이와 같을까? 03 “사람이 말하는 것을 온전하게 배우는 데는 5년 정도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50년도 더 걸린다.” 침묵이 얼마나 높은 수준의 인격 내공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동시에 의미 깊은 사회적 실천의 일종인지를 보여주는 묵시록 같은 진술이다. 쓰레기 언어들이 소통의 골목마다 가득 쌓여 있다. 치우고 치워도 금방 더 쌓인다. 침묵은 서 있을 자리조차 없다. 침묵은 사전에만 있는 말이 되어 버렸다. 침묵은 ‘죽은 말’이 되어가고 있다. 혜민 스님의 선언이 돋보인다. “여러 가지 부족한 제가 트위터를 하게 되면서 너무 많은 말을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분간 묵언수행(?言修行) 하면서 부족한 스스로를 성찰하고 마음을 밝히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말 많은 정치인들이 좀 따라 했으면 좋겠다. ‘묵언수행’을 하겠다는 이들이 없지는 않다. 그런데 자신이 묵언수행 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말한다. 묵언수행도 홍보용으로 전락한다. 나의 글쓰기에도 반성이 닿는다. 침묵을 이렇게 번다히 말하는 것조차도 침묵은 허용하지 않을 것 아니겠는가. 말하기 교육의 최종 마당에 ‘침묵 배우기’ 마당을 꼭 넣었으면 좋겠다.
정 선생님! 작년에 따돌림 문제를 처리하다가 아이들로부터도, 학부모님으로부터도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았지요? 해당 학부모님이 교장실에 찾아와서는 큰소리로 따지고, 담임한테 삿대질을 하는 등 소란을 피우자 어쩔수 없이 사과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선생님이 겪은 학부모와의 갈등은, 경력이 적은 선생님께 많은 상처를 안겨 주었지요. 교직 생활이 30년에 가까운 저라도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상심이 클 거예요. 일단 마음 자세를 새로 다잡을 필요가 있어요. 타인(학부모)이 나에게 상처 주는 언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지요. 당시 그 사건은 선생님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 학부모의 잘못이 대부분이었지요. 이처럼 상대방과 나의 행동을 자세히 분석하여 누가 얼마만큼 잘못을 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해 볼 필요가 있어요. 그 결과 내가 잘못하거나 실수한 점이 있다면 그만큼 반성·수정·보완하면 되는 것이고, 상대방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면 선생님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 되지요. 그리고 그 상대방에게는 측은지심을 갖고 응대하시면 됩니다. 이때 제삼자의 입장에서 함께 그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봐 줄 수 있는 동료·친구·선배·멘토 등이 내 옆에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초년교사 시절엔 멘토가 중요 다음에 제가 제시하는 몇 가지 팁이 앞으로 건너가야 할 교직 생활과 담임 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몇 자 적어 봅니다. 아이들이 문제행동을 일으킬 개연성이 높아질 경우, 미리미리 한두 마디씩이라도 교무수첩 등에 일지 형식으로 메모해 두면 교장선생님, 교육청 관계자 등에게 객관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근거가 되지요. 이런 경우에 백 마디 말보다 몇 줄의 메모와 기록이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아요. 날짜별·시간대별로 교무수첩 등에 정리해 놓은 일지는 결재가 필요하지 않으며, 언제든지 나의 행동을 변호해 줄 수 있고, 심지어는 그 자체가 나중에 법정에서 증거물 기능까지 할 수 있어요. 많은 교사가 글로 적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겨 그냥 넘어가는데, 그러다가 까다로운 학부모를 만나서 고생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어요. 세상에는 별별 학부모가 다 있지요. 나중에 큰 문제로 발전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문장 쓰기가 힘들다면 시간대별로 단어 한두 개라도 적어 놓으면 나중에 문제가 확대되었을 때 이를 키워드 삼아 그 당시 상황을 문장으로 복원할 수 있어요. 저는 이 전략을 주로 사용하지요. 담임교사의 가이드라인 분명히 알려줘야 담임교사로서 제 신조는 ‘친절함과 단호함을 갖춘 교사’이지요. 그러나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의 영원한 숙제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조금만 노력하고 훈련하다 보면 그게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닐 수도 있어요. 김현수 교수가 분석한 ‘떠들지 않는 수업’의 세 번째 조건, ‘아이들과 친하다’는 항목도 결국은 ‘엄격함과 따뜻함(firm warm)’을 겸비한 것을 의미하지요. ‘무작정 잘해준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죠. 관리자가 선생님들에게 “아이들에게 무섭게 하지 말고 친절하게 대하라”고 하면, 많은 수의 교사가 이를 잘못 이해하고 규칙 적용을 느슨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복장 위반, 언어폭력 등 웬만한 행동을 모두 용인하고 그냥 넘어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지요. 그러나 이것은 ‘친절’을 잘못 이해한 것이죠. 이것은 분명 엄격하지 못하여 아이들의 잘못을 용인한 것이며, 어찌 보면 추후에 벌어질 잘못을 유발한 셈이 될 수도 있어요. 제가 학부모님께 보낸 다음 문자를 참고해 주세요. 영철이는 머리를 깎으라고 수십 번 말했는데도 안 깎네요. 일단 벌점을 주었는데···. 오늘도 안 깎으면 또 벌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담임 드림 저의 의사소통의 핵심은 ‘질서 속에서의 자유로움’입니다. 너무 경직되어도 안 되고, 너무 자유로워도 안 되지요. 교사 본인이 정한 자유로움의 경계선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아이들이 넘어서는 안 되는 경계선(상한선)을 수시로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즉, 어디까지는 허용되고, 어디부터는 허용이 안 되는지 자주 설명해 주어야 해요. 의외로 똘똘한 아이들도 그 경계선을 잘 모를 수 있으며, 어쩌다 알게 된다 하더라도 바로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아이들의 본질적 특징이지요. 아이들은 원래 그래요. 저학년으로 내려갈수록, ADHD일수록 특히 더 그렇지요. 아이들에게 수시로 설명해 주는 힘들고 귀찮은 작업이 짜증이 난다면, 우리의 마음 자세를 다시 고쳐먹을 시기가 온 것이라 보면 돼요. 연수와 치유가 필요한 때가 온 것이지요. 교사하기 힘든 세상 … 상처받지 않는 요령도 필요 요즘 세상은 담임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 버렸어요. 까다로운 요즘 아이 한 명은 20년 전의 학생 50명보다도 더 나를 힘들게 하곤 해요. 그러나 그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직시하고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야 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선생님이 상처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에요. 정 선생님이 상처받거나, 스트레스에 휩싸이거나, 마음이 소진(burnout)되어 버리면, 교육은커녕 자기 몸 하나 유지하기도 어려운 지경에 빠져 버리니까요. 본인이 건강하게 존재한 이후에 아이도 있고, 학교도 있고, 교육도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아이들에게 주는 관심·사랑·열정의 상한선은 본인이 상처받기 일보 직전까지만 해야 합니다. 너무 과한 사랑을 쏟다 보면 아이들에게 실망하게 되고,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내 마음의 상처로 되돌아올 수 있어요. 늘 그런 생각을 밑바탕에 두고 주의를 기울이면서, 아이들에게 자신이 줄 수 있는 사랑을, 마음을, 조금씩 나누어 주다 보면 아이들과 공감하는 코드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그러한 부분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다 보면 행복한 학급생활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다른 한편으로는 적극적인 학급운영을 해 나가야 해요. 그리하여 나만의 개성, 우리 학급만의 특징을 갖춘 학급을 만들어 보세요. 이렇게 적극적인 전략을 선택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이 늘 수세적이고 수동적인 학교생활이 될 수밖에 없지요. 본인이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는 학급운영을 계획해 보세요. 이를테면 제가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의 ‘돌봄치유교실’의 게시판 중 ‘꿈쑥쑥! 학급운영’에 가보면 수백 명의 교사가 제시한 수없이 많은 학급운영 팁들이 나열되어 있어요. 여기에 제시된 그 수백 가지 전략 중에 가장 본인과 코드가 맞는 것, 머리로 이해되는 것은 물론 가슴으로도 다가오는 팁을 한두 가지 골라 한 걸음씩 옮겨 보세요. 분명 정 선생님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활기와 미소에 찬 학급을 창조해 나갈 수 있을 거예요. 용기를 잃지 말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면서 후배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베테랑 교사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현재 직업교육정책은 청년실업률과 산업인력의 미스매치라는 까다로운 두 가지 큰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2016년 2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2.5%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며, 취업자들의 상당수가 전공과 맞지 않는 일자리에 취업하고 있다. 교육부의 6대 교육개혁과제는 상당 부분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취업 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교육부의 6대 교육개혁과제 중 하나인 ‘일학습병행제’는 본래 재직자에게 계속교육기회를 제공하여 일과 학습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출발했다. 이후 교육부는 취업률 제고와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재학생도 참여할 수 있도록 일학습병행제를 확대, 학생들이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직업교육모델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협업 사업인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Uni-Tech)’은 재학생 단계 ‘일학습병행제’의 핵심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 3년 과정과 전문대학 2년 과정을 통합하여 5년간 집중적인 직업교육을 실시하여, 고등직업기술인을 양성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2015년 하반기에 16개 사업단을 선정,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와 회사를 오가며 교육받는 ‘학습근로자’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은 미국 뉴욕에 설립된 고등전문대학 P-TECH(Pathways in Technology Early College High School), 독일 대학의 일학습병행제 DHBW(Duale Hochschule Baden-Wurttemberg Ravensburg)에 착안하여 설계되었다. 미국 P-TECH는 IBM과 뉴욕시교육청, 뉴욕시립대의 민관 파트너십에 의해 설립된 고등교육과정의 정보기술(IT) 전문학교로, 고등학교와 대학교육을 통합해서 운영한다. P-TECH의 특징은 현장실무와 결합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재학기간 동안 학생들은 IBM 등 IT 기업에서 1:1 멘토링과 인턴십을 통해 프로젝트에 기초한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 독일의 DHBW는 기존 4년제 대학과정을 방학 없이 3년으로 단축하고 대학 3개월, 기업 3개월 등을 오가며 집중 직업교육 훈련과정을 거친다. 약 95%는 해당 기업에 채용된다. 우리도 P-TECH와 DHBW의 장점을 결합하여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을 시작했다. ‘특성화고·전문대학·협약기업’ 컨소시엄으로 사업단을 구성하고, 사업단별로 유니테크 특별반(30명)을 편성하여 5년 동안 집중적인 직업교육을 시행한다. 교육과정 설계에 특성화고·전문대학·협약기업이 모두 참여하여 NCS 기반 산업체 맞춤형 교재를 직접 만들고, 학생들은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교육을 받는다. 학생들은 고등학교 단계에서 협약 기업과 정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학생인 동시에 임금을 받는 근로자인 ‘학습근로자’ 신분을 부여받는다. 특성화고 유니테크반 재학생은 무시험 특별전형으로 전문대학에 진학하고, 전문대 졸업과 동시에 해당 기업에서 근무하게 된다. 또한 유니테크 참여 학생의 경우, 산업기능 요원 및 직무를 고려한 군복무(특기병제) 등 직업훈련과 연계한 군복무가 가능하다. 총 16개 사업단, 총 960명 학생 참여 … 핵심기술인력 양성 교육부는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은 3개 분야에 집중하여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여 인력 양성이 필요한 기계·자동차·조선·부품·소재 등 기반기술산업분야와 사물인터넷(IOT)·로봇공학·3D 프린팅·빅데이터·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접목된 정보통신산업분야, 콘텐츠·관광·물류 등 고용창출이 꾸준히 기대되는 유망 서비스산업 분야에 총 16개 사업단을 선정하였다. 현재 해당 분야에 고등학교 1학년 학생 480명, 고등학교 2학년 학생 480명 등 총 960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의 목적은 명확하다. 산업현장에 필요한 핵심 기술 인력을 기업과 학교가 공동책임으로 양성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학생·학부모·학교·기업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생 직업교육모델을 창출하여 새로운 직업교육 경로를 마련한다는 정책목표가 반영되어 있다. 참여 학생은 입시 걱정, 취업 걱정 없이 교육과정에 전념할 수 있고, 학부모들은 자녀의 진로가 조기에 결정되어 사교육 부담과 진로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고등학교 단계에서 임금을 받으면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입시·구직 과정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온전히 직업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은 졸업 후 재교육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 가능한 맞춤형 기술 인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학교는 새로운 직업교육모델에 참여함으로써 교육기관으로서의 역량을 제고할 수 있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을 통해 참여주체들의 만족과 더불어 취업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청년 취업률 저하, 인력 미스매치문제 해소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고등학교와 전문대학에 이르는 교육과정에 직접 투자하여 원하는 인력을 양성하여 입직시키는 새로운 채용 경로가 확대된다면, 취업률 저하와 인력 미스매치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데렐라는 무도회장에서 단 한 번 만난 왕자와 결혼을 한다. 과연 신데렐라와 왕자는 배우자 선택과 결혼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나무꾼에게 감사의 표시로 선녀가 목욕하는 장소를 알려준 사슴과 선녀가 목욕하는 장면을 훔쳐보고, 날개옷을 빌미로 결혼까지 강요한 나무꾼은 성(性)과 관련하여 어떤 법적 처벌을 받게 될까? 우리가 어릴 적 무심코 읽었던 동화들은 아름다운 외모와 착한 마음씨를 가진 주인공들의 숭고한 사랑을 그려낸 내용이 많다. 그러나 고전 동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행동 중에는 현대 시점에서 재해석하면 불법 행위에 해당되는 내용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만 초점을 두기보다는 잘못된 성 가치관이나 행위를 찾아 비판하고, 현대시점에서 맞게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통해 현대와 미래를 살아가는 민주사회 시민이 갖추어야 할 올바르고 건강한 성 가치관 수업을 진행해보자. 1차시 _ 성 역할 고정관념 바로잡기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 역할 고정관념을 영상매체를 통해 알아보고, 학생들에게 제시된 영상매체가 표현하고 있는 성 역할 고정관념을 비판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조·종례 시간이나 창의적체험활동(재량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담임교사와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활동결과를 교실 게시판에 꾸밀 수 있게 했다. 2차시 _ 성 가치관 확립하기(10대 임신문제와 책임 있는 성 행동) 사회적 이슈가 되는 10대 임신을 다룬 영화 주노를 시청한 후 ‘10대의 책임 있는 성행동’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10대 성관계의 장단점 따져보기 모둠활동을 진행하고, 여기에서 도출된 결과를 교실 게시판으로 만들어보는 활동으로 구성했다. 1차시와 마찬가지로 조·종례 시간이나 창의적체험활동(재량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담임교사와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하였다. 3차시 _ 명화(名畵)를 활용한 성 가치관 바로잡기 ‘명화(名畵)를 활용한 성 가치관 바로잡기’는 크게 네 가지 활동으로 구성되었다. ● 활동 1 예술작품 명화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시몬과 페로’, 신윤복의 ‘단오풍정’, 마네(Edouard Manet)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 로댕(Auguste Rodin)의 ‘키스’ 등의작품을 통해 ‘예술일까? 외설일까?’를 놓고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마네가 1863년에 발표한 작품 ‘풀밭 위의 점심 식사’는 발표 당시 퇴폐적이고 음란하다는 이유로 관람자들과 비평가들에게 큰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인상주의 첫 실험 작품으로 모더니즘의 출발을 알리는 혁신적 작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림에는 남녀 두 쌍이 한적한 숲 속에서 목욕과 피크닉을 즐기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모티브 속 인물들을 신(god 또는 goddess)이나 님프(nymph)가 아닌 동시대 파리 시민들의 모습을 그렸고, 옷을 벗은 여인의 모습과 옷을 잘 갖춰 입은 신사가 함께 있는 것을 묘사했다. 당시 관람자들은 부르주아의 위선을 지적당한 것 같은 당혹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마네는 관람자로 하여금 주제나 내용보다 회화 자체의 특성에 관심을 기울이게 했다. 마네는 작품을 통해 전통적인 누드의 아름다움과 당시 도시인의 생활 모습을 표현하려 하였다. ● 활동 2~4 활동 2에서는 ‘예술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였다. 충분한 논의가 끝나면 활동 3을 통해 ‘예술과 외설을 구분하는 기준’을 알아본 후, 활동 4에서 ‘예술과 외설을 구분 짓는 나만의 기준’을 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미적인 표현을 창작하기 위해 성을 사용하는 예술작품과는 달리 외설은 성적 대상에 대한 강한 집착과 소유욕을 표출함으로써 성욕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일차적 목표임을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아무리 명화라도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면 음란물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4차시 _ 고전문학 춘향전을 활용한 성 가치관 바로잡기 크게 2개의 활동으로 구성했다. ● 활동 1 춘향의 태도를 통해서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내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활동 1-1에서는 춘향이 이도령과 첫날밤을 보내는 장면과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하는 장면을 비교하면서, 춘향이가 이몽룡과 변학도 두 사람에게 보이는 상반된 태도를 ‘성적자기결정권의 관점’에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친구들과 토론하도록 하였다. 활동 1-2에서는 이몽룡이 금의환향하고 춘향에게 돌아왔을 때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변해서 헤어져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이별에 대처할지 알아보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 활동 2 춘향에게 수청을 요구한 변학도의 행위를 현대시점에서 법을 적용해보고, 학생들이 직접 판결을 내려 보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특히 법률 적용 부분은 서울시교육청 법률자문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구성하였다. 학생들이 올바른 성 가치관을 갖고 고전문학 읽기를 하면 문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 및 분석을 할 수 있으며, 감상과 비평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고전문학은 세상과 인간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한 문화적 산물이므로 결국 올바른 성 가치관 형성은 올바른 세계관, 인생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회색빛 거리를 휘돌아 교문에 들어서자 안도현 시인의 ‘가을엽서’ 한 구절이 교사동 벽면에 크게 걸려있다.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들이 힐끗 보더니 알 듯 모를 듯한 얼굴로 따라 읽는다. 산뜻한 파스텔톤 벽면에 고운 단풍처럼 매달린 한 편의 시. 서민들이 모여 사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신화중학교의 교정엔 수수한 가을의 정취가 흐른다. “짤막한 시 한 구절이지만 학생들에겐 먼 훗날, 중학교 다닐 때의 가슴 따뜻했던 추억으로 남아있겠지요. 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존중받는 사람으로 대우받았던 그 시절의 자긍심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시를 통한 인성교육으로 침체됐던 학교에 새바람을 일으킨 이영숙 교장은 “학생들이 글로벌 시대를 리드하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큰 꿈과 자아존중감을 길러주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신화중 학생들의 등굣길은 조금 색다르다. 학생들 가슴에 이름표와 함께 손바닥만 한 크기의 또 다른 명찰이 달려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환자를 가족처럼 여기는 의사’, ‘자상하고 한결같은 피아노 교수’ 등 장래희망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쓰여있다. 이른바 ‘꿈명찰’이다. 학생 각자가 자신의 희망직업과 함께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기록한 카드를 가슴에 달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패션 디자이너가 꿈인 학생은 ‘열정 가득한 디자이너’라는 꿈명찰을 지니고 다닌다. 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것이다. “공부가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꿈명찰 제도를 시행하면서부터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확실한 목표가 생기니까 알아서 책을 보는 학생들이 늘어나더라고요.” 학생들에게 자발적이고 강력한 공부 자극제가 됐다는 게 이 교장의 설명이다. 교사들도 학생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학생들 꿈명찰을 보며 한마디씩 칭찬과 격려의 말을 해준다. “민서(가명)야, 음악 시간에 보니까 음감이 아주 좋더구나. 피아니스트가 꿈이던데 나중에 아주 유명해지겠어”라는 식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학생 3명씩은 꼭 칭찬을 해주자는 교사들 간 묵시적 다짐이 있었다는 귀띔이다. 누구나 경험했지만 학창시절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 꿈명찰과 함께 신화중학교의 또 다른 기(氣) 살리기 작품은 ‘칭찬카드’이다. 심부름이나 청소, 친구 도와주기 등 사소한 것이지만 학생들이 ‘예쁜 짓’을 하면 교사들이 칭찬받을 내용을 엽서 크기만 한 종이에 적어준다. 이것이 칭찬카드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칭찬받는 게 아니라 누구든 남을 도와주고 희생하면 소중한 존재로 칭찬받는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 위한 것이다. 칭찬카드를 받은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에 교장실로 간다. 이 학교 교장실은 학생들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이 교장의 표현을 빌리면 ‘문턱 없는 교장실’이다. 학생들이 칭찬카드를 가져오면 이 교장은 초콜릿·음료수·사탕 등을 나눠주며 “참 기특한 일을 했구나”하면서 다시 한 번 칭찬해주고 학생들의 고민도 들어준다. 실제로 이 교장의 서랍에는 그동안 학생들이 가져온 칭찬가드가 수북했다. 물론 한편에는 이들을 ‘접대(?)’할 각종 과자와 빵도 가득 쌓여 있다. “언젠가 한 반 전체가 칭찬카드를 가져왔어요. 무슨 일인가 싶어 알아봤더니 수업 태도가 너무 좋아 선생님이 반 학생 모두에게 써 줬더라고요. 일일이 다 쓰다듬고, 안아주고, 칭찬해 줬지요. 그날 교장실의 과자와 음료수는 모두 동이 났지만 전 행복했습니다.” 글로벌 교육, 세계를 향해 꿈을 펼쳐라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것과 함께 학교 측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글로벌 인재 양성이다. 사실 지난해 3월 이 교장이 부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신화중학교는 조금 침체된 학교였다. 목동지역과 인접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피 학교처럼 인식돼 마음의 상처도 입었다. 부당하고 불편한 상황을 타개할 기폭제가 필요했다. 이 교장의 선택은 글로벌 교육, 세계로 눈을 돌리는 교육이었다. 비록 몸은 학교 울타리 안에 있지만 학생들의 꿈과 기상은 세계를 향해 마음껏 호연지기를 펼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그는 ‘세계 속의 주역이 될 큰 꿈을 지닌 신화인’을 학교의 핵심 목표로 삼았다. 곧바로 자신의 경험을 살려 1~2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 동아리’를 만들었다. 동아리 학생들은 이태원과 인사동에서 외국인 인터뷰를 하며 자신감을 길렀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해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교장 글로벌 아카데미 행사에서 아시아 10개국 교장들에게 유창한 영어로 신화중학교를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넘버 원’이라는 격찬을 들었다. 이 교장은 여세를 몰아 폴란드 대사관 측과 접촉해 학생들 간 편지교환 등 교육교류에 착수 했다. 얼마 전에는 인도 강가 국제학교(Ganga International School) 교사들이 방문해 영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신화중학교 글로벌 교육은 이제 세계시민의식을 고취시키는 국제이해교육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올해 초 유네스코 학교로 지정하고 글로벌 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교육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학교가 학부모의 신뢰를 얻는 데는 교사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치는 교사들의 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 이 교장은 자신을 믿고 따라준 교사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학교에 부임했을 때 냉랭한 분위기에 겁도 났었지만, 순수한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분들을 믿고 하면 반드시 이뤄낼 수 있겠구나’하는 확신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교사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교무실 환경개선. 교사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학년부실도 교과와 행정파트 간 소통과 화합에 초점을 두고 산뜻하게 바꿔놓았다. 두 번째는 교사들이 원하는 물품들을 최대한 빠르게 제공해 줬다. 종이상자부터 커피포트까지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지원했다. 공간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면서 학교 분위기도 달라졌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고 하잖아요. 교사가 행복하면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갑니다.” 이 교장은 “관리자가 명령하고 지시하기 보다는 교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생각하고 기다려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교사들을 존경하면 그만큼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신화중학교는 서두르지 않는다. 학생들 스스로 깨닫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게 기다린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처음 시작하는 용기를 높이 산다. 이 학교 지향 교감은 2학기 들어 학생들과 함께 ‘독서한끼운동’을 시작했다. 아침 일찍 등교해 30분 정도 책을 읽는 모임이다. 현재 참여 학생은 단 2명.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보다 스스로 참여하는 진정한 책읽기 운동을 하고 싶어서다. “알싸한 아침 공기와 약간의 소란스러움, 그런 분위기에서 잠시나마 책이 빠져드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지 교감은 “엊그제 한 학생이 친구에게 ‘함께 책을 읽자’며 전화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