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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교 복귀가 불가능한 아이 같았는데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설득했더니 무사히 졸업까지 했습니다. 정말 뿌듯합니다." 교육부가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16 학업중단 예방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정훈(42·학교부문) 울산 남창중 교사는 수상소감으로 이렇게 말했다. 김 교사는 학생생활부장과 2학년 부장을 연이어 맡으며 학교를 떠난 아이들의 복귀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14학년도 3명, 2015학년도 5명이었던 학업중단 학생의 ‘제로화’를 이뤘다. 학교폭력도 2년 연속 ‘제로화’다. 남창중은 농어촌 지역에 위치해 결손가정이 많은데다, 학생들이 초·중·고를 줄곧 함께 다니는 ‘끈끈한 관계’ 탓에 중도탈락 학생이 한명 생기면 연이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김 교사는 학교에 대해 불신을 갖고 떠난 아이들, 그리고 위기상황에 놓인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교육공동체 간 관계 회복에 주안점을 뒀다. 이에 ‘친구와 함께’, ‘친구 앞에서’, ‘선생님과 함께’, ‘부모님과 함께’로 프로그램 모형을 10여 개 만들어 ‘날마다 꿈꾸는 학교’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다. 특히 부모님과의 관계 회복에 신경을 썼다. 학생과 상담을 해보니 부모님에게 폭력을 당하거나, 한부모 가정인 상황에서 생업에 종사하느라 하루 종일 집을 비워 외톨이로 지내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생과 아버지가 함께 승마와 국궁을 체험하는 ‘부자(父子)데이’, 학생과 어머니가 미술공예를 함께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오해를 푸는 심리치료 프로그램도 병행했다. 이로 인해 전화를 걸면 무시하던 아버지들이 밖으로 나와 아들과 마음을 치유했고, 딸아이에 무관심하던 어머니는 곽 티슈 나무케이스를 만드는 미술공예 과정에서 심리치료사의 지도하에 조금씩 마음을 맞춰갔다. 김 교사는 "미술공예 교실에서 처음에는 서로 ‘왜 그 색을 썼느냐’ 언성부터 높이던 딸과 어머니는 대화법을 달리 하는 법을 배우고 서로 마음을 누그러뜨려 관계가 점점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전교생의 97.6%가 ‘보통 이상’의 만족감을 보일 만큼 예방 효과를 냈고 학업중단도 ‘제로’를 이뤘다. 그는 그 비결이 ‘인내’라고 강조했다. 떠난 아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한 두 차례 시도로 될 일이 아니었다. 어떤 아이는 6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학교경찰과 협력해 계속 소재 파악과 도움을 요청하고 지역 복지기관과 연계도 꾸준히 이어갔다. 이런 노력 끝에 학생이 학교로 복귀한다 해도 끝이 아니었다.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피하려 한다는 자격지심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등 적응까지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2학기 때 복귀한 한 아이는 지속적인 상담과 직업진로 프로그램 위탁교육을 통해 미용기술을 익히고 졸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사람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내일이면 우수(雨水)다. 글자 그대로 비와 물을 만나게 된다. 24절기를 볼 때마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너무나 잘 맞아떨어진다. 우수 같은 선생님이 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수가 지나면 얼음이 슬슬 녹아 없어진다. 여기에서 한 가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이 부드러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젖는다. ‘우수 뒤에 얼음같이’라는 속담처럼 얼음이 녹아 없어지듯 굳은 마음, 고집스런 마음, 돌덩이 같은 마음이 녹아내려져 부드러운 마음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학생들 시도때도 없이 혼내주는 선생님의 마음이 녹아내리면 좋겠다. 이유도 없이 교장, 교감선생님을 미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도 녹아내려졌으면 좋겠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영화 제목처럼 미운 교장, 교감선생님이라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면 예전에 보지 못한 놀랄 정도의 새로운 학교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무렵에 꽃샘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지만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처럼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져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든다고 하니 우리 선생님들도 꽃샘추위와 같은 장애물이 나타나도 희망의 봄을 기대하면서 봄기운을 온 학교에, 학생들에게 전파하는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초목이 싹트는 시기가 오니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도 함께 심어주는 선생님이 되면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하면 비다. 물이다. 비 곧 물은 생명이다. 물이 없으면 아무리 푸른 산, 푸른 들이 다 말라 버리게 되고 사막이 되고 광야가 된다. 사막도 광야도 길을 내고 강을 내는 것은 물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물을 볼 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고 물처럼 살면 학생들에게 유익을 주고 바른 길로 인도하게 된다. 물과 같은 선생님은 존경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 가장 좋은 것이 물이다. 가장 좋은 삶은 물과 같은 삶이다. 가장 좋은 선생님의 자세가 물과 같은 자세다. 물이 나올 때마다 이 말이 떠나지 않는다. 물처럼 부드러운 선생님, 물처럼 유익을 주는 선생님, 물처럼 겸손한 선생님, 물처럼 깨끗하게 하는 선생님이 되면 최고의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32명의 국내외 암각화 관련 전문가와 인문사회학자가 ‘그림으로 쓴 7천년 역사책-반구대암각화의 비밀’을 출간했다.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암각화를 발견한 문명대 동국대 교수, 시집 ‘반구대암각화 앞에서’으로 목월 문학상을 수상한 이건청 전 한국시인협회장, 이달희 반구대포럼 상임대표(울산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암각화학,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학, 지리학 분야의 이들 전문가들은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와 국보 147호 천전리암각화가 어떻게 생겨났고,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능성 등을 다양한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일반인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하고, 30페이지 가량에 걸쳐 현장사진, 각종 암각화 이미지, 암각화 도면 등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울산대출판부, 1만2000원.
조순이 춘천교대 음악교육과 교수, 한윤이 대전태평초 교사, 최유진 서울 문래중 교사 등 대학 음악교육과 교수, 초·중 교사 13명이 학교에서 뮤지컬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안내서 ‘학교, 뮤지컬을 만나다’를 펴냈다. 뮤지컬에 대한 상식, 학교 뮤지컬 운영의 다양한 형태, 교육현장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모범 활동사례들을 두 파트로 나눠 제시하고 있다. 파트 1에서는 학교 뮤지컬 운영을 위해 숙지해야 할 통합교육과정, 교과수업, 동아리 활동 및 방과 후 활동 등에 대한 사항을 요약했다. 파트 2에서는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관심사에 따라 뮤지컬 수업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예시했다. 시, 고전음악,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등을 뮤지컬로 공연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학지사, 1만8000원.
방승호(55) 서울 아현정보산업고 교장이 신간 ‘노래하는 교장 방승호의 마음의 반창고’를 펴냈다. 신체놀이를 이용한 상담 기법으로 정평이 난 그가 어떻게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열었는지, 그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담았다. 방 교장은 1998년 미국 연수 중 간단한 신체활동에도 아이들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는 상담 방법에 감명을 받은 후, 우리나라 현장에 복귀해서 이를 적용해 수많은 청소년들을 변화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새 학기가 되면 호랑이 탈을 쓴 채 학교를 돌아다니고 흡연, 게임중독 청소년을 위해 노래를 작곡해 불러주는 등 ‘괴짜 교장’으로 통한다. 사춘기 아이들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용기를 내지 못한 많은 교사와 부모들에게 길잡이가 돼 줄 만하다. 창비, 1만8000원.
중간관리자로서의 역할 어떻게 할 것인가? 관리자와 평교사 사이에서 조정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그 임무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부장을 기피하는 것이 담임을 기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연초마다 반복되는 행태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방안이 돌출되지 못하고 있다. 업무는 배정해야 하겠고, 자발적인 부장 지원은 드물어 억지로 앉혀 놓아야만 하는 폐단이 무언가를 새롭게 생각나게 한다. 인사가 관리자의 권한이기에 교사의 지원에 상관없이 배치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배정 뒤에 나타나는 불만과 경력 부족은 업무의 비효율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중간관리자든 담임이든 왜 교사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기피하게 되었는지를 현 시점에서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대의 흐름이다.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이다. 학생의 방종이다. 교육청의 학생 통제 수단 제시가 모호하다. 이런 것 외에도 더 많이 존재하지만 우선 지적만 해도 이렇다. 교사에게 다가오는 업무 부담은 많은데 그에 따른 준비는 부족하고, 혜택도 부족하다. 이제 교사도 가난을 무릅쓰고 학생을 가르쳐야 하고, 자신을 희생해 학교에 헌신하는 그런 자세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바라고, 올바른 기준으로 바르게 살아갈 방안을 현실에서 찾아 행복하게 살아가고픈 생각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승진을 위해 더 학생들에게 학교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이미 예전의 말이 되고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업무를 마치고 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아닌지 하는 좌우명이 교사 모두의 것인 양, 현장에 투시돼 나타나는 것 같다. 중간관리자가 어떻게 하면 학교 일에 솔선수범으로 임할까? 중간관리자가 부서의 부원을 평가하는 기준지침이 있어야 한다. 교장은 교감을, 교감은 부장을, 부장은 부원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부장의 점수를 담임의 점수보다 높여야 하고, 동시에 담임의 점수를 비담임의 점수보다 높여야 한다. 일부에서는 담임이 할 일이 많다고 하나 부장이 총괄적인 면에서는 더 많은 일을 할 위치에 있다. 예전에는 부장의 수당이 담임보다 적었다. 지금은 또 담임 점수가 생기니, 부장 7년을 마치고 점수를 다 획득하니 담임 점수를 얻기 위해 부장을 그만두고 담임을 자청하는 경우가 있다. 참으로 학교 제도상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부장과 담임의 서열이 없기에 부장의 지도가 담임에게 잘 전달될 수 없고, 부장 또한 담임에게 업무 지시를 관리자처럼 할 수도 없다.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부장과 담임, 수석교사제의 운영 체계를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담임 경력을 일정 기간 채우고, 부장 경력 7년 이상은 반드시 채우고, 그런 다음에 교감급에 준하는 수석교사제와 장학사를 동시에 선발해 분류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실패로 얼룩진 수석교사제도 올바르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자존감이 상실된 담임·부장·수석교사가 학교 현장을 잘 지켜 간다고 아우성쳐도 그것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학교에서 중간관리자로서 부장이 하는 역할이 너무 많다. 그러나 부장이 한시적인 역할, 모호한 직위이기 때문에 담임이나 부원 지도가 때로는 부작위로 일관되고 있기에 부장으로서의 자존감을 살릴 방안이 마련돼야 학교 업무가 기계에 윤활유를 잘 바른 것처럼 부드럽게 운영될 것이다. 학교의 곳곳을 헤매어 문제를 찾아내어 바로잡는 것은 관리자가 해야 하겠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잘 옮기는 것은 중간관리자의 실행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당초 올해 3월 신규 초등교사 발령을 한명도 못할 것으로 알려졌던 대구시교육청이 3월 1일자로 30명을 발령하기로 해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임용시험 합격 후 발령 대기 중인 예비교원 157명의 발령취소 우려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교육청은 19일 “휴직자 및 퇴직자 등의 소요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30명을 신규로 발령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령 여력 확보 노력을 통해 내년 3월까지 2015년도 합격 미발령 예비교원을 전원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 내 초등 교사 임용이 적체되고 있는 것은 교원 정원감축과 명예퇴직자 수 감소, 복직자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지역의 초등 교사 정원 감축은 2015년 82명, 2016년 118명, 2017년 64명 등 계속돼 왔으며, 명예퇴직 교원도 2015년 147명에서 지난해 32명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또 지난해에는 휴직 392명에 복직자 385명으로 휴직자가 많았지만 올해는 휴직 283명에 복직 413명으로 복직자 훨씬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2015년뿐만 아니라 2016년과 2017년에 선발한 252명의 예비교원도 발령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임용 대기가 장기화되면서 이들 예비교원은 대구는 물론 경북지역에서 기간제 교사나 기타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발령이 확정된 한 예비교원은 “발령취소 시한인 3년이 다가오면서 이러다 진짜 발령이 취소되는 거 아닌가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임용이 생계와도 관련있는 만큼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기간제 교사 등을 알아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구 대구시교육청 초등인사담당 장학관은 “교원 수급은 정원 규모와 퇴직자 수, 휴직 및 복직자 등과 맞물려 조정되는데 올해 모든 요소가 신규 발령을 어렵게 했다”며 “당초 3월에 발령이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교육청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발령 여력을 확보한 만큼 내년까지 교육부에 정원 감축 최소화, 타시도 전출 지원 등을 통해 발령 취소 사태는 벌어지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월 아이들과의 이별을 앞둔 시간이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의 얼굴을 찬찬히 한 번 살펴본다. 학교폭력 문제, 왕따 문제로 세상이 시끌시끌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천진난만하다. 수업을 하다 우연히 예전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며 화제가 됐던 초등생들의 답안을 다시 보게 됐다. 시간이 있으면 한번 찾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같은 시험문제를 받는다면 어떻게 답을 적을지 한 번 상상해보라. ‘지금’의 삶에 전력하는 아이들 1번. 초등 5학년 도덕문제. ‘부모님은 왜 우리를 사랑하시는 걸까요?’ 정답은 ‘나를 낳아 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같은 가족이기 때문이다’ 등. 2번. 초등 1학년 바른생활 문제. ‘교실에서, 복도에서, 운동장에서 모두가 편안하게 잘 지내려면 무엇을 지켜야 할까요?’ 정답은 ‘질서’. 어른 시각에서 이런 답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예상을 빗나가는 초등생들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답안지가 인터넷에 공개돼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1번 답으로 "그러게 말이에요", 2번에는 ‘속력’이라고 적었다. 아이들의 엉뚱함과 기발함에 피식 웃고 말았을 것이다. 어른들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이 기발한, 아니 때론 엉뚱한 답이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 이유는 아이들 ‘답기’ 때문이다. ‘∼답다’라는 말보다 더 아름다운 말을 나는 알지 못한다. 나무는 나무답고, 계절은 계절답고 사람은 사람다울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아이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 지금도 우리 교실은 아이들의 장난과 수다로 시끄럽다. 내가 얼굴에 잔뜩 힘을 주고 조용히 화를 낼 때면 아이들은 진심으로 반성하듯 고개를 숙이고 순간 조용해진다. 하지만 쉬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선생님인 내게 꾸중 들은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장난치고 떠들어댄다. 언제 꾸중을 들었냐는 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내 말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것일까?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삶의 방식일 뿐이다. 아이들의 아이다움을 엿볼 수 있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삶의 방식…. 아픈 기억, 불안에 갇혀 살 건가 아이들은 단지 바로 ‘지금’이라는 시간을 즐기는 것뿐이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떠들었기 때문에 야단맞았던 지난 수업시간이 아니라, 지금 자신들에게 찾아온 즐거운 쉬는 시간이다. 과거에 어떤 아픈 일이 일어났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이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지금’이라는 시간에 제 힘을 다해 전력하고 있는 것이다. 어른들이 자주 잊고 사는 삶의 진실, 행복이란 ‘지금’이라는 시간에 몰두해 사는 것이라는 걸 아이들은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잊어도 좋을 아픈 기억조차 잊지 않고 사느라 어른들의 삶은 얼마나 고달픈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미래를 지레짐작으로 걱정하느라 우리 어른들의 오늘은 얼마나 눈물겨운가. 이제 우리도 ‘지금’이라는 이 멋진 시간에 몰두하고 살아가자.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 아름다워지는 비결이다. 우리의 삶이 삶다워지는 비결이다. 2월 아이들과의 이별을 앞둔 오늘, 아이들에게 또 인생 훈수 한 수를 배운다.
아이돌 춤·노래에만 열광하는 아이들 어린이들의 감정이나 생각을 담아서 표현한 문학 양식에 곡을 붙여 부르는 노래가 동요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동요를 부르면 마음이 맑아지고 평안해진다. ‘섬집아기’나 ‘나뭇잎 배’, ‘겨울나무’, ‘노을’, ‘새싹들이다’ 같은 동요를 부르면 마음이 고요하고 차분해진다. 그런데 이런 동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까지 동요는 점차 퇴출되고 있다. 십여 년 전만 해도 학교 연례행사였던 ‘밝고 맑은 노래부르기 대회’도 슬그머니 없어진지 오래다. 대중가요는 템포가 빠르고 음높이의 변화가 심하며,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가사가 많다. 자극적이고, 비탄에 젖은 노래들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정서에 좋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대중가요에 무방비로 노출돼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거리낌 없이 즐겨 부른다. 수련회나 수학여행에 장기자랑에서도 아이들은 으레 아이돌 노래를 부른다. 현란한 춤도 빠지지 않는다. 가수 지망생을 뽑는 뮤지션 선발 프로그램은 물론 일요일 정오 무렵 방송되는 노래자랑 프로그램에서도 코흘리개 유아들이 성인가요를 부르고 방청객들은 환호한다. 어린이는 어린이의 정서와 생각의 높이에 맞는 노래를 부르게 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순후해지고 바른 인성이 길러진다. 또한 욕설이 줄고 마음이 거칠어지지 않으며 범죄도 줄어들게 된다. 아이돌 춤·노래에만 열광하는 아이들 우리나라에서 동요를 발전시키고 보급하는 데 방송의 역할이 지대했다. KBS TV 동요 프로그램에는 ‘누가누가 잘하나’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1964년에 시작돼 ‘모이자 노래하자’, ‘노래는 내 친구’, ‘열려라 동요 세상’ 등으로 이름이 바뀌어 지속되다 2005년부터는 원래의 이름으로 다시 방영되고 있다. MBC에는 ‘창작 동요제’가 있었다. 28회까지 이어지던 이 동요 축제는 아이돌로 대변되는 상업주의 장막에 막혀 2010년 결국 종영됐다. ‘노을’, ‘새싹들이다’, ‘숲속을 걸어요’, ‘아빠 힘내세요’ 등 숱한 동요 명곡을 탄생시킨 프로그램이다. 동요의 대명사 격인 이 행사가 부활되기를 소망한다. 어린이날 무렵 실시하던 KBS의 초록동요제도 자취를 감추었다. 그래도 고무적인 현상이 있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지자체나 단체를 중심으로 많은 창작동요제가 생겨나 매년 성황리에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를 보면, 전남 고흥의 ‘목일신 동요제’, 금산의 ‘인삼창작동요제’, 송파구의 ‘한성백제 문화제 창작동요 부르기대회’, 부여의 ‘서동요 전국창작동요제’, 평택의 ‘노을동요제’, 대전현충원이 주최하는 ‘보훈새싹동요제’ 등이 있다. 이밖에 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동호인들이 이어 가는 ‘캥거루 동요제’, ‘파랑새 동요제’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주최하는 ‘인터넷드림 창작 동요제’ 등도 있다. 동요제는 동요보급과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런 동요제들이 중단되지 않고 장수해 온 국민들이 동요를 즐겨 부르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아이의 유모차를 밀며 불러줄 동요가 더 많아졌으면 싶다. 동요를 즐겨 부르고, 듣는 국민들이 더 많아질수록 행복한 마음도 더 널리 퍼질 것이라 믿는다.
지난 2월 17일자로 2017학년도 대학입시(수시, 정시포함)가 모두 마감되었다. 이에 일선고교는 대학 진학률을 분석하고 대학입시결과에 따라 희비가 교차되기도 했다. 더군다나 한 언론의 2017학년도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수 발표는 단 한명도 서울대 합격을 배출하지 못한 알선학교에 더욱 자괴감을 느끼게 했다. 분석결과, 특목고와 자사고가 강세를 보였고 일반고의 경우 일부 고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교가 서울대 합격률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수도권 소재 고교가 지방소재 고교보다 서울대 진학률이 더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학종시대, 입시전형이 일반고에 비해 특목고와 자사고에 더 유리하게 적용된 탓도 있지만 갑자기 어려워진 수능 또한 특목고 학생의 서울대 진학률을 올리는데 한몫 했다고 입시전문가는 말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어려운 불수능으로 일찌감치 재수를 결심한 일반고 출신의 수험생이 예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여하튼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명문고의 기준이 서울대 진학률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에 씁쓸한 생각이 든다. 이것 때문일까? 일부 학교는 오로지 서울대 진학률을 올리기 위해 모든 교육과정을 서울대 입시 전형에 맞춰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아이들이 모교의 명분 때문에 학교의 등살에 떠밀려 자신의 적성과 관계없이 서울대에 진학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고교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일부 언론 매체의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수 발표는 자제돼야 할 것이다. 명문고의 기준은 서울대 합격자수가 아니라 학교가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실천하여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가 진정 명문 고등학교가 아닌가 싶다.
세상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인간은 만나고 헤어진다. 지금은 각급학교가 학교생활을 마무리 하고 졸업식을 하는 계절이다. 이 세상에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계시고, 그 가운데는 더욱 열정을 불사르시는 선생님도 계신다. 박현희 선생님은 광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불철주야 배우고 연구하시면서 많은 선생님들과 배움을 나누시는선생님이시다. 내가 보고 느낀 가장 열정적인 선생님께서 이제 정들었던 아이들을 보내면서 함께 읽고 말하면서 가슴에 새겨질 시를 소개한다. 공부하면 넓어지고 성찰하면 깊어지며 훈련하면 강해지고 실천하면 이뤄지고 가르치면 밝아지고 나누면서 성장한다. 선생님의 마음은 나는 여러분들이 학교에서 학생답게 공부하면 좋겠다. 그리고 꿈을 가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실력을 갖추어 미래에 필요한 인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면 좋겠다. 그래서 날마다 스스로에게 “나는 내 삶의 주인공이다”라고 10번씩 외치면서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사랑하면서 살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은 여러분에게 다양한 자기주도적 학습법과 꿈 찾는 방법을 많이 알려주었다. 꿈을 꼭 이루어 행복한 삶을 살게 기도할 것이다. 필자도 오래 전 졸업식 하던 날학생 한 명 한 명을 붙들고 마지막 부탁하는 이야기를 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들은 벌써 50을 넘어 이 세상에서 중견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미래 지속 가능한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은 올바른 교육을 통하여 성장하게 되리라 믿는다. 이렇게 뿌린 씨앗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는 날 그들의 삶은 "선생님, 감사합니다"로 충만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조금씩 확대돼 왔던 학교자율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학교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러다가는 말단행정기관 정도로 취급받았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학교자율을 위협하는 요소는 다양하고 복합적이지만 최근의 양상은 두 가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갈등이고 다른 하나는 교육감의 독주다. 현재 공교육을 이끄는 중요한 엔진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다. 그러나 양자의 정책방향이 다를 때는 학교현장이 직격탄을 맞는다. 최근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건도 그 중 하나다. 양자가 조율에 실패한 사안을 학교로 떠넘기면서 학교 자율 기능은 오히려 정지되고 무기력하게 돼 버렸다. 교육감의 독주는 교육자치 정신과도 배치된다. 교육감이 막강한 권한으로 학교가 자율 결정해야 할 것조차 관철시키기 때문이다. 9시 등교가 대표적 사례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수업의 시작과 끝나는 시각은 학교장이 정한다고 돼 있지만 교육감이 ‘권고’ 형식으로 사실상 강제했다는 비난이 높다. 최근에는 한 교육청이 ‘점심급식원칙 준수방침’을 수립하자 작년보다 4배 이상의 공립고가 저녁급식 중단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런 사례는 많지만 학교가 대놓고 반대하기는 어렵다. 인사권을 가진 교육감의 ‘권고’나 ‘방침’은 사실상 ‘강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정책은 학교를 통해 결실을 맺는다. 하지만 상급기관이 시시콜콜한 것까지 간섭하고 지시한다면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협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다양한 특색을 가진 단위학교가 권한과 책임을 갖고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 학교현장에서부터 교육개혁의 바람이 일도록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경기도 수원 권선구 구운동 주민센터(동장 지준만)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1시, 아주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다가오는 3.1절 제98주년을 맞이하여 대형태극기 핸드 프린팅 제작을 한 것이다. 센터 2층 다목적실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구운중학교 재학생, 구운중학교에 입학할 예비학생, 구운동 마을만들기협의회장을 비롯해통장, 구운동 단체 회원, 예비군 동대장, 지역 주민등 50여 명이 참가했다. 나는 올해 구운동 마을만들기 총무를 맡았다. 행사 안내를 받고서 현장에 도착, 6m×4m 대형 태극기 제작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 교직에 오랫동안 봉직했지만 이런 과정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완성된 태극기는 2월 20일부터 3월 1일까지 구운동 주민센터 청사에 걸려 3.1절을 기념하고 태극기 사랑과 나라사랑을 홍보하게 된다. 태극기 제작 과정을 살펴본다. 다목적실 바닥에는 흰색천의 대형 태극기가 놓여져 있다. 태극과 괘 윤곽선만 나타나 있다. 그 위에는 비닐이 덮여져 있다. 담당자가 태극과 괘 모양의 비닐을 가위로 자른다. 그 부분만 핸드 프린팅을 하기 위해서다. 가장자리에는 청색, 홍색, 흑색의 페인트가 준비되어 있다. 참가자가 사용할 비닐장갑도 여러 개 준비되었다. 개회사, 국민의례에 이어 핸드 프린팅 방법을 안내하고 시범을 보인다. 태극의 청색부터 프린팅하고 홍색에 이어 흑색의 4괘를 프린팅한다. 처음엔 프린팅에 시간이 걸리고 미숙해 보였지만 금방 숙달이 되어 진행이 된다. 중학생들은 옷에 페인트가 튀어 묻어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활동에 임한다. 1시간 정도 경과되어 태극기가 완성되었다. 대형 태극기를 앞에 두고 참가자들과 기념사진도 촬영하였다. 오늘 행사를 주관한 지준만(53) 구운동장은 “3.1절은 우리 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을 발표하여 자주국임을 세계만방에 알린 날입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3.1절을 맞아 주위 분들이 태극기를 반드시 게양할 수 있도록 홍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구운동 마을만들기 서평임(60) 회장은 “우리가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고 있듯이 나라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고 있다. 이번 태극기 제작을 통해서 나라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가오는 3월 1일 태극기를 꼭 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운동 36통 김미숙(58) 통장은 “중학생들과 함께 한 태극기 제작은 나라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보는귀한 체험 기회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언제부터인가 학교에서 국경일에 대한 교육이 사라지고 말았다. 3.1절, 현충일, 광복절, 제헌절 등은 그저 쉬는 날이 되고 말았다. 필자의 학창 시절만 해도 국경일은 쉬는 날이 아니었다. 기념식에 참가하기 위해 전교생이 학교에 모였다. 3.1절 기념식에 참가하면서 국경일의 의미도 알고 3.1절 노래도 불렀다. 기념식 노래는 음악시간에 미리 배웠던 것이다. 이런 것을 안타까워 하던 중 3.1절 행사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는 교육자들이 주축이 된 경기교육자원봉사협의회 회원들이 국가보훈처의 도움을 받아 기념식을 하고 태극기 시가행진을 벌였다. 참가한 학생들에게는 자원봉사 시간을 인정하였는데 행사를 치루면서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해 아쉬운 점도 많았다. 국경일 교육, 나라사랑 교육은 물론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중앙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지자체 차원에서 국민교육에 임해야 한다. 몇 년 전부터는 주민센터가 나라사랑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대상으로 애국심 교육을 하면 된다. 다만, 학교가 학생교육의 주체가 되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는 것이다. 교육이 나라발전의 초석인데…….
대선 공약으로 떠오른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에 대해 실현 가능성과 효과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발간한 책과 언론 인터뷰 등에서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부의 기능을 대폭 축소해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연구모임인 더미래연구소도 ‘차기 정부 조직 개편’ 토론회를 통해 교육부를 폐지하고 독립적 국가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합의제 행정기구로 설치하되 입시관리·구조조정 등 대학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처를 두며, 초중등 교육정책은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사, 학부모, 여야 정치권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해 향후 10년 계획을 합의해 교육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같은날 시도교육감협의회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권한과 체제를 과감하게 축소해 유초중등 교육은 교육감에게 완전 이양해 교육자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학 교육은 대학교육협의회 등 대학에, 국가 교육의제나 교육개혁 등은 정치 중립적인 국가교육위원회에 맡기자고 했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교육부가 발단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그렇다고 교육부 폐지까지 주장하는 것은 능사도 아니고 다분히 정략적이라는 우려가 크다. 우선 시도 교육청의 권한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수준의 교육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 추진할 중앙부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철 경기 흥천중 교사는 “국가 수준의 교육 연구나 비전 제시를 위해서 교육부의 기능은 필요하다”며 “다만 이번 정부의 교육부는 현장의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갈등만 조장하는 등 고유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게 했다”고 지적했다. 박상재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수석교사는 “현재 교육부의 근본적 문제는 정책 수립이나 실행과정에서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지시하는 형태인 점과 대입 정책을 너무 자주, 복잡하게 바꾸는 것”이라며 “부처 폐지가 핵심이 아닌 만큼 이같은 근본 문제를 개선해 교육부를 존치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해도 정치적 독립성,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본래 목적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높다. 신현석 고려대 교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안마다 정치적 논쟁으로 흐르는 사례에서 보듯이 국가교육위원회도 위원 구성부터 정당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돼 현실적으로 독립성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총도 “합의제 기구로 인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거나 주고받기식 타협이나 다수결로 정책이 결정될 경우 교육정책이 정치적으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또 “의사결정이 지연돼 학생의 건강, 안전을 확보해야 하거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취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상이나 교육부 존폐 여부에 따른 법체계상의 문제, 지역간 교육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근 동아대 교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행정부, 국회로부터도 독립적인 위상을 갖게 될 경우 입법, 사법, 행정의 3부에 더해 일종의 제4부가 등장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며 “헌법기관이 아닌 국가교육위원회가 헌법기관인 행정 각부에 속하는 교육부를 사실상 지위, 감독하는 것은 헌법체계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와의 업무 중복 문제가 발생해 혼란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도 "학교현장이 교육감 이념에 따라 가르치는 게 달라져 영·호남 지역 학생들이 배우는 게 다르면 악영향이 크다"며 "교육부 폐지는 동의하지 않고 단지 교육부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 교사가 됐을 때 무엇을 해도 반응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갑갑했습니다. 아이들은 학습된 무기력감에 빠져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거나, 열심히 하자고 결심하고도 금세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죠. ‘시간관리장’은 학생들이 꾸준하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주승열 경기 덕소고 교사가 ‘시간관리장’을 만들게 된 건 2008년 학급에서 재미삼아 해본 ‘성적 올리기 대회’가 계기가 됐다. 전교 꼴찌였던 여학생이 평균 27점이 올라 전교등수가 334등이나 오르면서 우승을 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는 “학생들이 무기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이라도 스스로 만들어낸 진정한 한 번의 성공이 필요하다”며 “능력에 맞게 하루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보면 매순간 작은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개발한 시간관리장은 학습 계획 세우기, 미션 수행, 멘토링 피드백 등의 단계를 거쳐 우승자를 가리는 성적 향상 프로젝트다.매년 수없이 다양한 학습 플래너가 제작되지만 곧 사라진다. 플래너 자체만으로는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 교사는 이런 점에 주목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동기를 유발하고 재미있게 참여하기 위해 대회를 만들어 게임을 하듯 몰두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대회명은 ‘슈퍼스터D’로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 따왔다. 기획, 홍보, 점검, 평가, 피드백에 이르는 모든 운영은 학생기획단이 맡는다. 주 교사는 “교사들의 업무가 과중한 현실을 감안할 때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교사들을 힘들게 하면 절대 정착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학생 자치활동과 연계했다”고 설명했다.우선 연초에는 동기부여강의를 통해 참여 문화를 조성한다. 이후 1년 동안 개인전, 반대항전, 네 번의 지필평가 준비를 위한 ‘21일간의 기적’ 프로그램, 전문가에게 직업의 세계를 들어보는 ‘게릴라 특강’, 선배들의 진학 노하우를 전수받는 ‘슈케치북’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예를 들어 21일간의 기적이란, 중요한 시험 전 21일 동안의 목표와 일과를 짜보는 것이다. 학생들은 시험과목, 학습자료, 범위, 과목특성, 학습가능 시간 등을 고려해 큰 틀을 세워 그에 맞는 주간계획표를 작성하고 실천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미션들을 수행하고 기획단 친구들에게 점검 받는다. 시험을 마친 후에는 느낀 점과 성과를 소감문으로 작성하고 기획단은 계획표, 미션, 소감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우승자를 선발한다.지난해 우승했던 김진하(연세대 입학예정) 양은 “잘 하고 있는 건지 의심되는 순간도 많았지만 ‘간절함은 기적을 만든다’는 슈퍼스터디의 모토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한 덕분에 1차 지필평가 때 점수가 좋지 않았던 국어, 수학을 모두 100점 맞았다”며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었던 중심에는 3년 동안 함께해온 시간관리장과 슈퍼스터디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주 교사는 “단순 성적순이 아니라 성실도, 진실성, 변화의 폭을 기준으로 삼아 우승자를 뽑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며 “친구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본 다른 친구들도 함께 자극받아 다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공부에만 매달리다가 자칫 놓치기 쉬운 정신건강과 신체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는 ‘몸짱맘짱’ 코너도 있다. 학생들이 건강한 자기발전을 하면서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가 있다.그는 “슈퍼스터디를 통해 변화된 친구들이 벅찬 목소리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요즘 슈퍼스터디를 처음 시작했던 제자들이 선생님과 함께 꿈꿨던 것들이 진짜 이뤄졌다며 취업소식을 전해오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현재 이 프로그램을 적용한 학교는 덕소고를 비롯해 경기 신천고, 중국 한국소주학교, 경기 판곡중, 경기 서종중 등 5개교다. 시간관리장은 매년 수정‧보완돼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발간된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시간관리장 구매는 슈퍼스터디 홈페이지(superstudy.kr)에서 가능하다. 시간관리장 활용 꿀팁 -일일 학습계획 작성 시 과목, 교재, 분량 반드시 쓰기-같은 과목을 동일한 줄에 쓰면 일주일 학습량 확인 가능 -계획표 상단의 메모공간에 일주일 다짐 써보기 -색깔로 과목을 구분하고 주요과목 중심으로 우선순위 정하기 -계획표 하단의 ‘today is’란에 하루를 돌아보며 정리하기 -예상 시간과 실제 소요시간 적고 평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017학년도 대학교 신입생 추가 모집 일정과 규모를 발표했다. 대입 자원의 부족 현상이 벌써 도래한 것이다. 대교협은 올 2월 18일부터 2월 25일까지 161개 대학이 9794명을 추가 모집한다고 밝혔다. 합격자 발표는 이달 26일이고, 등록은 27일 하루 동안이다. 이미 입학식을 치른 대학도 많은 데, 우리나라 대입제도의 어두운 단면이다. 2017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결원이 생긴 전국 161개 4년제 대학이 정시모집까지 충원하지 못한 인원만큼 추가 모집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문학과를 중심으로 더 큰 미충원율을 보이고 있다. 이번 4년제 대학 추가 모집은 156개 대학이 정원 내 전형으로 7439명을 추가 모집한다. 117개 대학은 정원 외 전형으로 2355명을 추가 모집한다. 정시모집 미등록 충원 결과에 따라 실시 대학과 모집인원은 다소 늘어날 수도 있다. 또 등록한 합격자가 등록을 철회할 수도 있어서 충원 인원수가 증가할 수도 있다. 이번 대입 추가모집에는 수시모집에 합격·등록한 사실이 없거나 추가모집 기간 전에 정시모집 등록을 포기한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다. 단, 산업대와 전문대 지원자는 정시모집 등록을 포기하지 않아도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또 수시·정시모집과 달리 추가모집에서는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다. 이번 추가모집은 2017학년도 대학 신입생 모집에서 정시모집 이후 결원 발생이 있는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울러 ,이번 대입 추가 모집은 짧은 기간에 모든 전형 일정이 이루어지므로 진학을 원하는 수험생은 추가모집 실시대학의 전형일정, 전형유형에 따른 지원자격, 전형요소 등을 세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전국 161개 대학의 신입생 추가 모집은 서울의 유수 대학을 제외한 사립대, 지방의 국공립 및 사립대 등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1980년대 우후죽순처럼 인가된 대학의 충원 문제가 이제 큰 교육 문제로 대두한 것이다. 당시 정책 결정자들의 정책 오류의 한 단면이다. 사실 10여년 전부터 교육 당국은 고졸 학생수와 대입 학생수의 역전 현상이 2018-2010년즈음에 도래할 것으로 예견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예측이 더 빨리 현실로 대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세계적인 사회 트렌드다. 우리나라도 이미 고령화 사회에 도래했고, 초고령화 사회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각 대학의 학생 충원은 더욱 더 어려워질 것으로 사료된다. 이제 이와 같은 대입 미충원을 현실적으로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국 각 대학의 뼈를 깎는 자구책이 요구되고 있다. 단지 인문학과의 이공학과 전환, 정원 내 학과 통폐합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특히 현재 대학의 학과의 유명세가 취업 인원수만으로 측정돼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인문학과의 설 자리가 지속적으로 좁아지는 것이다. 대학 평가의 척도 역시 단순한 취업 인원수만으로 한정해서도 안 될 것이다. 대입 충원이 사회 문제로 대두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 체제, 대입 제도 등의 획기적 개혁이다. 근래 대선 예비 주자들이 주장하는 학제 개편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결국 인공로봇, 사물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이제 교육 당국은 문사철 등 인문학과 이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학문 탐구와 진로, 취업 등에 애로가 없도록 사회제도, 직업제도 등을 개혁해야 한다. 말로만 N포 세대, 청년백수 등을 외쳐서는 공염불이다. 뭔가 피부에 와 닿고 젊은이들이 인생을 걸 수 있는 교육제도, 대입제도, 직업제도 등이 상호 연계돼야 할 것이다. 물론 각 대학들이 대학 차원에서 구조 조정에 자율적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대학 차원에서 자율적 구조 조정은 교수 요원 재배치, 학과 시설 활용, 재학생 학적 문제 등 난제가 많다. 이제까지 대학들의 자율적 구조 조정이 유사학과 통폐합과 정원 내 학과별 인원 재배정에 그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분명히 이와 같은 대입 미충원 인원을 대규모로 추가 모집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당국과 대학측이 ‘강 건너 불 구경하기’에서 벗어나 획기적 자구책과 정책 지원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양반댁 아이는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도련님이라고 불러서 높여 드려야 하지만, 양반의 자녀인 아이들은 종이나 하인들에게 존댓말을 쓰지 않고 "하게, 해라"는 등의 하대(낮추어 부르는 말)를 쓰게 되어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아버지한테 이런 말을 쓰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친구가 자기를 옆에 앉혀 놓고서 그렇게 말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더 이상 거기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닌 대한민국에서 이 시대에 그런 말을 직접 듣고 보니 삼덕이는 자신의 처지가 한없이 불쌍하고 보잘것없는 초라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잘 해 가지고 우리나라 제일의 선수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이야기가 자신을 옭아매고 비참하게 만들 것 만 같았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버림받은 놈이야. 천하게 태어났으면 아버지처럼 남의 집 개 노릇이나 해야지 이렇게 열심히 해서 무얼 하겠다고 이 지랄인가?” 이렇게 혼잣말을 하던 삼덕이는 산비탈에 있는 이 동네를 처음 들어와 마을 일군 어른의 산소에 올라가서 마을을 내려다봅니다. 삼덕이가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마을에서는 친구 범석이 고모의 결혼식으로 온 동네가 떠들썩하였습니다. 삼덕이는 집으로 돌아가서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가지고 마을을 떠났습니다. 숙소로 돌아온 삼덕이는 기운이 쭈욱 빠지고 기분이 나지 않아서 운동을 할 기분도 아니고 몸도 아픈 것 같아서 그냥 자리에 누워 버렸습니다. 그런데 사람이란 다 이렇게 마음과 몸이 함께 움직이는 이상한 것인지 점점 늘어지고 일어나기가 싫어졌습니다. 점심도 먹지 않은 삼덕이는 저녁에도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오후 늦은 시간부터 내내 잠을 잤습니다. 마치 죽어 가는 사람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그냥 몇 시간을 잤는지 모르게 잠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꿈을 꾸는 것인지 잠을 자는 것인지 모르는 상태로 아침이 밝아버렸습니다. 이 날 이후로 삼덕이는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은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코치선생님이 이런 삼덕이에게 “왜 그래? 도대체 어디가 아픈 거야? 자세히 말을 해봐야 할 것 아니야. 이제 시합이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누워 버리면 난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하며 걱정을 하였지만, 삼덕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그런 이야기를 알까 봐서 숨겨야 할 지경이니 말도 못하고 가슴만 아팠습니다. 그래서 자꾸 어디가 아프냐는 코치선생님의 말씀에도 무어라고 대답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하는 수 없이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연습이 시작되기 전에 삼덕이는 가까운 병원으로 끌려갔습니다. “별로 열도 없고, 특별히 나쁜 곳도 보이지 않은데, 무언가 마음속에 걱정이나 비밀을 털어놓을 수 없어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것만 같군요.” 의사선생님은 코치에게 이렇게 말을 해주면서 “언제부터 저러지요?” 하고 살그머니 물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삼덕이를 밖에 내보낸 뒤였습니다. “왜 그러십니까?” “저 얘 무슨 감추고 있는 것이 있어요. 마음속에 감춘 것을 알아내어야 할 것 같은데... 저래가지고는 운동을 계속 하기가 힘들 거예요. 정신이 집중이 안 되니까 제대로 할 수가 없을 것이니까요.” 의사 선생님은 코치에게 이렇게 당부를 하면서 우선 안정을 시키기 위해서 하루 이틀쯤만 가만히 쉬게 해주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코치선생님의 마음은 바지작거리며 타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한 달도 남지 않은 큰 시합을 앞두고 가장 믿었던 선수가 갑자기 힘을 잃고 누워버리고 말았으니 이만저만 실망이 아닙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대로 삼덕이는 이틀쯤을 쉬고 나서 조금씩 기운을 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연습도 열심히 참여하고 점차 제 기능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코치를 한없이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날마다 연습은 정말 피를 말리는 그런 생활이었습니다. 그런 힘든 생활을 삼덕이는 잘 견뎌 주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일주일만 있으면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전남 대표라는 마크를 달고 다른 도의 대표들과 어깨를 겨루는 경기가 열리게 됩니다. 이제 마지막 점검을 하고 최종 선수 명단과 상대방의 전력에 따라 알맞은 선수를 골라 시합을 하는 요령만이 경기를 이기느냐 지느냐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코치선생님으로서는 이렇게 삼덕이가 기운을 차려 경기에 나가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삼덕이는 아직도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경기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아버지처럼 동네에서 천한 대우를 받으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로야 쉽게 당연히 경기에서 이겨서 앞으로 이 나라 제일의 선수가 되는 것이지만, 사실 삼덕이가 전국 제일의 선수가 된다면 어느 신문에선가는 삼덕이의 이야기를 실을 것은 틀림이 없는 일입니다. 지금 삼덕이가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삼덕이는 어려서부터 이런 환경에서 자라왔으면서도, 학교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으로 일등을 해왔고, 운동이나 무엇 하나 남에게 지지 않았던 아이이니까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서 “저렇게 머리가 좋아서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무엇이나 잘하는데 그 까짓 재주 있으면 뭘 해. 태어나기를 잘 못 태어나서 어디 내 놓을 게 있어야지? 제 아무리 잘나 봤자 청지기 아들 밖에 더 되나?”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면서 어른이 되어도 남들의 천대를 받아야할 아이라는 소릴 수없이 들어오던 삼덕이가 이런 사정을 모를 리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그렇게 큰 시련을 겪으면서 마음속으로 이번 경기를 꼭 이기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모를 일입니다. 어느 순간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될는지 모르는 코치는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삼덕이를 지켜보면서 다른 아이들과 달리 더욱 신경을 써왔습니다. 다행히 삼덕이는 큰 문제없이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치렀습니다. 전국 제일은 아니었으나, 준우승을 차지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 때 함께 뛰었던 선형수, 유재석, 안재형은 중학교에서 스카웃을 해갔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결국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가 되어서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특히 안재형 선수는 아시안게임이니, 올림픽이니 해서 세계적인 선수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전국대회에 출전을 하였던 그 당시에 팀 안에서는 삼덕이에게 미치지도 못하던 선수들이었습니다. 적어도 3:1 정도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던 선수들이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로 자라나게 되는데 삼덕이는 이런 선수 대열에서 끼지 못하고 탈락의 쓴맛을 보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삼덕이의 상대가 되지 못하던 선수들은 국가 대표선수로 자라는 길을 착실히 밟아 가는데 탈락의 쓴잔을 마신 삼덕이는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도대체 정신이 있는 사람이냐? 넌 아무리 잘 뛰어도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청지기의 아들일 뿐이다. 네가 그걸 모르고 날뛰면 그만큼 더 큰 상처를 입을 뿐이다' 이런 자책을 하면서 날마다 마을 뒷산과 골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점점 오그라드는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불 꺼진 골방에 틀어 박혀서 혼자서 곱씹는 말이 “난 왜 이렇게 태어나서 이렇게 내 능력도 발휘 할 수 없단 말이냐?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닌데 우리 아버지는 왜 그런 일을 하시면서 이렇게 자식들의 앞날을 막아 버렸더란 말이냐? 아니 지금이 조선 시댄가? 운동을 해서 이기면 되었지 내가 어디서 태어났으니까 안 된다는 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이렇게 마음속에 응어리를 풀지 못해서 혼자서 울어 보기도 하고 가슴을 쥐어뜯기도 하였습니다. 껌껌한 방안에서 불도 켜지 않은 채 몇 날을 그냥 보내면서 한숨과 울음과 탄식만을 되풀이하던 삼덕이었습니다. 아니 마지막 날에는 무려 70여 시간을 굶주린 배를 안고 스러져 가는 정신을 가다듬으려 했으나 가물거리다가 꼬박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내가 무얼 잘 못한 것도 아니고 내가 경기에 진 것도 아니지 않은가? 내가 왜 이렇게 비참해진 것인가? 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발굽에 짓밟히며 뒹구르는 조약돌 같은 신세가 되어야 한단 말인가? 난 저 아이들에게 진 적이 없다. 난 지지 않았어.......” 이렇게 입 속에서 신음 같은 푸념이 흘러나오면서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삼덕아, 삼덕아, 정신 차려라...... 어서 정신 좀 차려 봐.” 누군가가 삼덕이를 부등켜안고 흔들어 대는 것을 희미해져 가는 정신으로 들었으나, 정신을 가다듬을 수가 없었다. 눈을 떴다 감았다 를 되풀이 하다가 다시 스르르 정신을 놓고 허물어져 버리는 삼덕이를 안고 어머니는 물을 흘러 넣으면서 한사코 흔들어 깨우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삼덕이의 입안에 흘려 넣은 물은 그대로 밖으로 흘러내리고 말았다. “삼덕아, 이놈아 삼덕아. 도대체 무얼 먹었길래 이렇게 늘어져 버린단 말이냐?” 어머니가 한탄을 하면서 삼덕이의 어깨며 가슴을 흔들어도 보고 주먹으로 두들겨도 보았지만, 삼덕이는 점점 더 희미해지는 정신을 가다듬지 못하였습니다. 점점 더 늘어지는 몸을 가눌 수가 없는 어머니마저 삼덕이 위에 쓰러져 버렸습니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라지만 아직 어린 삼덕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만큼 자신의 출생과 부모에 대한 큰 원망이 자신을 지탱하기에 벅찼던 것인가 봅니다. 그렇게 스타 삼덕이는 아무런 잘 못도 아무런 부끄러운 짓도 하지 않은 천사 같은 넋을 스스로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직도 솜털이 가시지 않은 초등학생의 신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이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 더 큰 실망과 설움을 안고 떠나간 것입니다. ‘청지기 아들로 태어난 서러움을 이기지 못 한 채.........’
2월. 대학의 졸업시즌이 찾아 왔다. 그러나 졸업식장은 주인공인 학생들이 나타나지 않아 썰렁 그 자체이다. 더군다나 심각한 취업난으로 매년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학과 취업률에 따라 졸업식 참여율 또한 대조를 이루었다. 취업률이 저조한 일부 학과의 경우, 졸업식 참여율이 30% 미만에 그쳐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많이 띄었다. 이는 청년실업자가 얼마나 많은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예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일부 대학은 졸업식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대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각각 초대장과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졸업식에 참여할지 미지수라 했다. 요즘처럼 취업이 힘든 시기, 대학생들은 대학의 졸업식에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취업률에 따라 대학 졸업식의 참여율이 결정된다는 사실에 씁쓸함마저 감돈다.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이와 같은 현상은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한 대학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매년 졸업식이 끝나면 대학의 학과사무실은 찾아가지 않은 졸업장으로 골머리를 앓는다고 했다. 이제 대학은 상아탑이 아닌 청년실업자를 양성하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지는 않은지 심히 염려스럽다.
달리는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 맛은 대단하다. 모든 사람들이 속도를 좋아해서 KTX가 개통되었지만 속도로 느낄 수 없는 맛은 '해랑' 탑승만 으로 가능하다. 17일 서울역을 출발하여 순천, 부산을 둘러보는 2박 3일간 돌아보는 여정이다. 해랑은 '해와 더불어 금수강산을 유람한다'라는 뜻을 가진 관광 전용 열차다. 이번 여정은 일정과 먹거리를 고민하지 않고 느낄 수 있는 레일 크루주 여행이다. 한 할머니는 손자와 함께 용산역을 출발하여 순천을 향했다. 이 여행은 기차가 도착하는 곳마다 전용버스와 문화관광해설사가 기다리고 있다. 오늘 저녁은 순천만국가정원 별빛 축제장에서 빛의 향연을 즐기고 내일은 순천만 자연생태 습지와 낙안읍성을 둘러볼 예정이다. 승객은 매우 다양하다. 부모님의 칠순을 맞은 가족의 모습도 눈에 띈다. 여행의 멋은 먹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끼니마다 지역 특산물로 만든 요리가 기다리고 있다. 첫 일정 점심은 짱뚱이탕과 꼬막요리가 선을 보였다.
대선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각 후보캠프에서는 본격적인 공약 수립 작업에 들어갔다. 일부 후보자들은 이미 학제개편, 사교육금지법,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등의 교육공약을 제시했다. 전국교육감협의회는 물론 학부모·시민단체들도 나름의 공약과제를 제시하고 채택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교육공약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어느 후보 캠프에는 모모 교수, 어느 단체를 대표하는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는 등의 얘기들도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교육계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교육본질과 현장 실정을 무시한 공약으로 인해 교육현장이 더욱 피폐해지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대선 때마다 표를 의식한 후보들은 일부 학자들의 관념론적 이상과 포퓰리즘에 바탕을 둔 교육공약을 내걸었고, 당선 후 교육정책으로 강행해 학교현장을 갈등과 혼란에 빠뜨리고 교육을 오히려 퇴보시킨 측면이 강했다. 현재 우리 교육은 학교폭력과 세계 최고의 청소년 자살률, 사교육 부담과 저출산, 교권추락 등 난제를 안고 있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교육개혁의 시급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는 교육의 미래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절체절명의 화두다. 이 점에서 차기 대통령은 교육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중시하고 실천하는 ‘교육대통령’이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대통령’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교육계가 중심이 돼 사회적·국가적 염원으로 승화시켜야 가능하다. 한국교총이 그 일환으로 현장교원들을 대상으로 대선 교육공약 공모에 들어갔다. 교총은 공모결과를 토대로 교육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공약과제를 개발해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하고 반영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묵묵히 교단을 지키는 일 만으로는 정치가 꼬아버린 교육을 바로잡을 수 없다. 교육전문가인 교원들이 공약 제안에 적극 나서는 등 교육의 주체가 돼야 가능한 일이다. 그것이 교육대통령을 선출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