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55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최근 학교현장은 학부모 민원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학교폭력예방법」(이하 ‘학폭법’) 제정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학폭법」 제정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도입 과정에서 교육현장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에게 중·고등학생과 동일한 절차와 기준을 적용한 점이다. 초등 저학년인 1·2학년은 신체적·정서적으로 아직 미성숙하다. 이렇게 아직 발달단계에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도 중·고등학생과 같은 학폭 절차를 적용하면서, 현실에서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반영하여 교육부는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최근 2026학년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에 대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 개최 전 ‘숙려기간’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학폭법」 제정이 얼마나 졸속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방증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물론 사안이 중대한 학교폭력(이하 ‘학폭’)의 경우 학폭위 개최와 엄정한 조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학교에서는 경미한 사안이 다수이며, 이로 인해 학교의 업무부담은 가중되고 학생들 간의 관계 회복은 어려워지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미한 사안까지 학폭위로 이어지는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필자는 그 해답을 학부모 연수에서 찾고자 한다. 실제로 초등학교의 학폭 사안은 대체로 학부모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되어, 결국 학부모의 결정에 따라 종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에서 학부모가 「학폭법」의 목적과 절차, 경미한 사안에 대한 교육적 해결 가능성 등에 대해 정확히 이해한다면, 학폭위 개최까지 가지 않고, 화해나 대화를 통한 해결이 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학교폭력 민원 예방을 위한 변화된 학교장의 역할과 학부모 연수의 중요성 및 학부모 연수 내용을 차례로 살펴보고자 한다. 변화된 학교장의 역할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서이초 사태’를 계기로 학교장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되었다. 논의의 한계상 이분법으로 간단히 설명하면 과거에는 권위가 있는 학교장을 원했다면 이제는 나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주는 따뜻하고 자상한 학교장을 원하고 있다. 매슬로의 인간 욕구단계론1에 비추어 보면 현재 교사들이 학교장에게 가장 기대하는 것은 2단계 안전 욕구의 충족, 즉 학부모 민원 등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는 리더십이다. 이처럼 학교장에게 주어진 시대적 책무는 더욱 막중해졌다. 물론 오늘날 학교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 학교장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 구성원들에게 미래를 예측하여 미래를 대비하게 해 주는 서비스(service) 정신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학교장은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을 잘 관찰해야(see) 한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잘 살펴야 한다. 학교장은 학부모 민원이라는 파도가 오기 전에 그 징후인 바람을 감지하고 예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했다면, 이제 그것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조사해야(search) 한다. 다양한 서적과 다양한 사례 등을 조사하고 비교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셋째, 학교장은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을 해결(solution)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교장의 중요한 존재 이유는 구성원들의 요구에 대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장은 항상 먼저 고민하고, 더 폭넓게 고민하고, 더 깊게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학부모 연수의 중요성과 학부모 연수 내용 ● 학부모 연수의 중요성 초등학교에서는 여러 특성상 대부분의 학폭이 같은 반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일단 학부모가 학폭을 신고하는 순간, 담임교사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즉 담임교사는 학생을 교육하는 교수자, 생활 전반을 지도하는 생활교육 담당자 그리고 부모를 대위(代位)하여 학생의 일상생활을 관리해 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중립적인 학폭 사안의 조사자이자 처리자가 되어야 한다. 문제는 이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물론 교사 스스로는 공정하고 엄정하게 업무를 수행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부모가 이를 믿어주는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오랜 수사 경험을 가진 경찰과 검사가 사건을 조사하고 기소하며, 법원에서는 판사들이 3심에 걸쳐 재판을 진행한다. 이처럼 법률 전문가들이 조사하고, 기소하며 재판까지 담당하는 사건조차 그 결과에 대해 불복하는 이들이 연일 전국 곳곳에서 항의 집회를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학폭위 조치에 대한 학부모들의 전적인 수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학부모가 학폭위 개최를 요구하는 순간, 학폭은 더 이상 학생 간의 다툼이 아니라 어른들 사이의 감정적 대결, 이른바 총성 없는 전쟁(?)으로 변질된다. 실제로 경미한 학폭 사안일수록 학생들은 이미 화해하고 예전처럼 잘 지내고 있는데도, 학부모들만 열심히 싸우는 상황이 다수 연출된다. 이런 경우 학폭위 조치가 결정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그 과정에서 결국 가·피해 관련 학생 모두 심리적·정서적으로 상처를 입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경미한 학폭 사안은 처벌 중심이 아닌 화해 중심의 접근이 훨씬 더 실질적이고 교육적으로 효과적이라는 점을 학부모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연수가 매우 중요하다. ● 학부모 연수 내용 1) 「학폭법」의 성격과 특성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폭을 당했을 때, 가해학생에 대한 신속하고 강력한 처벌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녀를 사랑하는 학부모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학폭법」은 일반 「형법」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법체계와 철학을 가지고 있다. 즉 「형법」은 피해자의 직접적 보복을 막고 국가가 형벌을 부과하는 처벌 중심의 법이다. 반면에 「학폭법」은 「형법」과 달리 당사자 모두가 학생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처벌보다는 교육적 선도에 중점을 둔다. 이러한 법의 성격으로 인해 학폭 처리 과정과 처리 속도, 조치 결과들이 가·피해학생의 학부모가 기대하는 바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평소 학부모 연수를 통해 「학폭법」의 제정 취지, 철학과 성격, 특성 등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정확히 안내할 필요가 있다. 2) 「학폭법」의 절차, 예상 조치와 그 효과성 학부모 연수에서는 학폭 처리의 전반적 절차와 소요 기간, 그리고 사안별로 예상되는 조치 내용을 사례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학폭 조치가 실질적인 교육적 효과로 이어지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학부모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이 학폭위에 회부되어 조치를 받게 되는 경우, 대부분은 가장 낮은 수준인 ‘1호 서면사과’ 조치를 받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의 어린 학생들에게 있어 공식적인 사과문이 실제로 얼마나 의미 있을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많은 경우 진심 어린 반성보다는 단순히 어른들의 지시에 따라 글자를 따라 쓸 뿐이다. 더욱이 학폭위가 개최되면 저학년 학생들에게 과도한 심리적 부담을 줄 수 있고, 예기치 못한 정서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알려주어야 한다. 따라서 학부모 연수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현실과 그 한계를 충분히 설명하고, 조치의 실효성보다는 관계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3) 내 자녀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 찾기 학부모 연수에서는 모든 학부모에게 언제든 내 자녀도 가해·피해학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즉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학폭을 바라볼 필요성이 있음을 알려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일반적으로 그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면 처벌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학생의 성장과 회복을 지원하는 교육적 접근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학부모에게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연수에서는 첫째, 단순히 가해학생에게 강한 처벌을 하기보다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둘째, 학폭을 당한 자녀가 겪은 두려움이나 불안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 셋째, 학폭을 교육적 접근과 장기적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안내해 주어야 한다. 자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보복적 접근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 이 문제 상황마저도 자녀가 더 성숙하고 더 성장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 이러한 교육적 관점이 장기적으로 자녀에게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 교사를 동반자로 인식하도록 하기 학폭이 발생하면 일부 학부모는 학교와 교사를 ‘적(?)’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자녀의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궁극적인 목적이 내 자녀를 잘 교육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최선의 전략이자 최고의 전략은 교사와 학교를 내 편으로 만드는 것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선생님, 우리 아이가 이런 일을 겪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생님께서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등은 교사를 단순히 ‘문제의 처리자’가 아니라 ‘문제해결을 함께 고민하는 동반자’로 존중하는 접근이다. 이러한 태도는 교사를 신뢰하고 전문가로 인정해 줌으로써 교사의 전문성과 역량을 교육적으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나아가 학부모 자신도 문제의 제기자, 귀찮은 민원인이 아닌 교사와 함께 자녀의 성장을 도모하는 협력적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이와 같은 신뢰 기반의 협력적 관계, 동반자 관계는 자녀에게 가장 건강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학부모에게 충분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자리 잡은 경신고등학교. 올해로 개교 14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대표적 민족학교로 꼽힌다. 설립자는 연세대학교 전신 연희전문을 세운 언더우드 박사. 1885년 조선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이다. 경신고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언더우드 학당은 당시 배고픔에 시달리는 고아들을 데려다 교육했다. 이후 1905년 교명을 경신으로 명명하고, 본격적인 교육활동에 나선다. 경신학당을 통해 배출된 인재들은 일제 치하에서 큰 빛을 발한다. 임시정부 부주석인 김규식 선생을 비롯해 도산 안창호, 3·1운동 당시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정재용 선생, 민족 대표 33인의 한 분인 이갑생 선생 등이 대표적이다. 6.25 한국전쟁 당시에는 경신고 학생과 졸업생 등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우다 68명이 전사했다. 이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참전유공자 탑이 경신고 교정에 세워져 있다. 이들 외에 우리나라 학계·정계·경제계·문화예술계·체육계 등에서 걸출한 리더들을 키워내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사학으로 자리 잡았다. 유석창 건국대 설립자, 강성모 전 카이스트 총장, 차범근·박항서 축구선수 등이 모두 경신고 출신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 김동리 선생은 경신고에서 교편을 잡고 후학을 가르쳤다. 경신고의 가장 큰 자랑은 선생님 지난 140년 동안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인성교육과 함께 학문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써온 경신고의 저력은 전통만이 아니다. 최고의 교육환경과 우수한 교사들의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신고만의 강점이다. 학생들이 학습하는 교실은 물론 강당·체육관·운동장 등은 모두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5만 권 이상의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은 학생들에게 쾌적한 학습공간을 제공한다. 학교 운동장은 인조잔디로 잘 갖춰져 있고, 체육관은 서울 소재 고등학교 중에서는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생들을 위한 헬스장도 마련돼 있다. 이 학교 교사 중 미스터코리아 출신이 있어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훈련이 가능하다고 한다. 급식실도 깨끗하고 여유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해 학생들이 가장 사랑하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경신고는 또 체계적인 학습지도와 우수한 교사진을 바탕으로 국내외 명문대학에 많은 학생을 진학시키고 있다. 매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최상위권 대학과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은 물론 일본 와세다 대학 등 해외 유명 대학에 다수의 학생이 진학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서울 지역 의과대학에도 4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이러한 괄목할 진학실적은 맞춤형 진학상담 및 특성화된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한 데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열정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한지민 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경신고의 가장 큰 자랑은 선생님들”이라고 했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하느냐가 그 학교의 모든 것을 좌우합니다. 이것은 인위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고 내 자식처럼 아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죠.” 한 교장은 학교생활기록부만 보더라도 학생 개개인의 특성이 잘 드러나도록 정성껏 작성하고 있다며 수시 전형에서 경신고가 특히 강점을 발휘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지도하는 동아리활동, 만족도는 최상 자율학습시스템 또한 잘 갖춰져 있다. 학생의 니즈에 맞게 방과후학교가 편성돼 있고, 학년별 자율학습실 구축을 통해 밤 11시까지 자율학습이 운영된다. 방학 중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자율학습시스템의 연계를 통해 학습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있다. 동아리활동은 국내 어느 고교에 내놔도 손색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컴퓨터·로봇·전자·공학 등에 특화된 공학 아카데미는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매주 토요일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을 지도한다. 산업현장의 최고 전문가들이 직접 가르치는 동아리활동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일본어 동아리는 국내에 거주하는 일본 원어민들이 직접 와서 학생들을 지도한다. 이들은 단순히 언어교육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일본 유학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경신고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학교다. 그러다 보니 찬양과 말씀, 그리고 채플 프로그램을 통한 기독적 인격을 갖춘 인재 양성에 주력한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봉사활동이 유독 많은 것도 기독적 인격을 강조한 학풍 탓이다. 서울 시내 유명 교회인 새문안교회와 총동창회의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매년 진행하고 있는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 탐방 프로그램도 학생의 큰 호응을 받는다. 140년 전통의 민족사학 서울 경신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고로 오늘도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인터뷰] “교장 선생님 저도 태워 주세요” 한지민 경신고 교장 “‘엄마, 학교에서 지하철역으로 등교 미니버스를 보내 준대요.’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들 녀석 말에 무슨 복인가 싶었어요. 반신반의하며 다음 날 아침 정해진 장소로 가니 정말 미니버스가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운전기사분이 예비 소집일에 뵈었던 교장 선생님이셨어요. 깜짝 놀랐죠.” ' 한 학부모가 서울시교육청 게시판 ‘칭찬합시다’에 올린 글이다. 매일 아침 등굣길에 학생들을 11인승 미니버스로 학교까지 태워다 주는 교장이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한 것인데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학교가 언덕배기에 있다 보니 원거리 통학생이나 몸이 불편한 학생들을 위해 교장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지민 서울 경신고 교장. 그는 매일 아침 7시부터 7시 50분까지 정릉과 혜화동 일대를 서너 차례 왕복하며 학생들을 실어 나른다. “우리 학교는 공동학군이어서 멀리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하철역에서 학교까지 오는 길이 제법 되거든요.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등굣길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죠. 마침 서울 시내 한 교회에서 기부받은 미니버스가 있어 이걸 이용해 아침마다 학생들을 태워 주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한 교장이 운전하는 미니버스로 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줄잡자 30~40여 명. 등굣길 미니버스는 학교까지 오는데 교통이 불편하거나 몸이 아픈 학생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행여 지각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학부모들도 마음이 놓인다. “남학생들이라 무뚝뚝해요. 그래도 이런저런 학생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제겐 귀한 시간입니다. 수학여행에 대한 의견이나 체육관 시설 보수 등 소통 창구가 되기도 하죠.” 아침마다 학교 일대를 초시계처럼 서너 바퀴 돌고 나면 힘이 들 때도 있지만, 늘 즐거운 마음으로 학생 승객들을 맞는다고 한다. “어떤 친구들은 나중에 성공해서 꼭 은혜를 갚겠다고 합니다. 그런 말 들으면 기특하고 뿌듯하죠.” 한 교장은 교장으로 있는 동안 등굣길 운행을 계속할 마음이다. 일반 선생님들이야 아침조회부터 너무 바쁘니 교장이 나서서 아이들을 라이딩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우리 학교 건학 이념이 기독적 인격입니다. 사랑받는 사람이 사랑할 줄 알고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이 고마운 일들을 하잖아요. 제가 받은 은혜에 감사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누군가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보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치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들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처가 너무 두렵다는 그는 “자신의 조그만 봉사가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의 관계 우리나라의 2022년 연간근로시간은 1,901시간으로 OECD 평균 연간근로시간인 1,752시간보다 149시간 더 길었다. 직업을 가지고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 대부분은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직장에서 보내게 된다. 가족보다 오히려 직장 동료들과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그렇기에 직장에서의 불화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그중에서도 직장에서 나의 위치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과의 문제는 저항이나 거절이 어려워 더욱 힘들다. 이런 이유로 「근로기준법」은 2019년 1월 15일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조항을 신설하게 되었다. 사립학교 교직원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이므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근로기준법」에 따라 처리할 수 있다. 공무원의 신분을 갖는 국공립학교 교직원은 「국가공무원법」이나 행동강령 등이 특별법으로 적용되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이 직접적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련 법에 따라 이와 유사한 어려움을 심사하는 고충처리 시스템이 존재하고(「국가공무원법」 제76조의2, 「교육공무원법」 제49조), 많은 시도가 조례로 교육현장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예컨대 서울특별시교육청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관한 조례). 한편 교육현장과 공공분야에서는 이러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법적 용어보다 ‘갑질’이라는 표현을 더 자주 사용한다.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2018. 7. 16.)’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었고,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제화 이전부터 생겨난 용어다.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갑질 _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2018. 7. 16.)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상대방(乙)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갑(甲)이 권한을 남용하여 을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 • 직장 내 괴롭힘 _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직장 내 괴롭힘이 법에서 명확히 정해진 용어라면 갑질은 특히 공공분야 공무원 등의 법적 의무를 토대로 파생된 개념에 가깝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은 피해자의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라는 결과가 필요하지만, 갑질은 그와 무관하게 부당한 요구나 처우를 하는 행동 자체가 갑질이 된다. 나아가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에서의 갈등에 관한 것이라면 갑질은 그런 제한이 없다. 그 때문에 학교와 외부 업체 사이의 문제도 갑질로 문제 될 수 있다. 즉 직장 내 괴롭힘보다 갑질의 범위가 더 넓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특별한 구분이 없이 사용되는 일이 많고, 교육현장은 대표적 공공분야의 하나이므로 ‘갑질’이라는 용어로 통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갑질 사건의 처리 절차 이처럼 갑질이 법제화된 용어는 아니어서 구체적인 진행 절차에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관계부처 합동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해 전체적인 시스템은 공통된 부분이 있다. 이에 따르면 기관장은 갑질 근절 전담직원을 지정해야 하고, 감사 등 부서를 통해 갑질 피해신고 지원센터를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특별시교육청의 경우에는 감사관실을 통해 ‘행동강령위반 신고센터(갑질 신고)’를 운영한다. 갑질 피해를 당한 사람은 위와 같은 전담직원이나 신고센터를 통해 신고할 수 있고, 이때 관할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될 수 있다. 이후 담당 부서의 주도하에 사실관계 조사가 진행된다. 사실관계 조사 방식이 특별히 정해져 있지는 않은데, 실무상 특별장학의 형태로 현장조사가 이루어져 피해자와 가해자, 목격자나 관계자의 진술을 확인하는 과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조사된 내용은 조사 담당 기관의 갑질심의위원회 판단을 거치는 것이 권장되는데, 갑질심의위원회가 법정기구는 아니어서 필수적이지는 않다. 해당 사안이 갑질로 판정되는 경우, 그 정도에 따라 경한 수준이라면 행정지도(컨설팅·연수 등), 행정처분(주의 또는 경고), 심한 수준이라면 가해자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범죄에 해당하는 정도이고 피해자가 별도의 고소 등을 하지 않았다면 수사의뢰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갑질 인정을 근거로 손해배상 청구 등의 민사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 판단 결과 갑질이 아닌 것으로 결정된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불복방법이 설명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갑질 처리 절차와 별개로 「교육공무원법」 제49조에 따른 고충심사위원회의 신청은 여전히 가능하므로 이를 고려해 볼만하다. ‘우월적 지위’의 의미 학교장과 평교사의 관계라면 그 자체로도 우월적 지위가 인정될 것이다. 교사 사이의 관계라면 담당하는 보직이나 교직 경력이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형태가 워낙 다양하므로 우월적 지위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학교 내에서 교사와 행정실 직원 사이의 갑질 문제라고 해보자. 한 직종이 반드시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갈등이 벌어진 구체적 상황이 무엇인지, 담당하는 직무와 직장 내 영향력은 무엇인지, 연령과 정규직 여부 등의 요소를 검토해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이례적이겠지만 피해자의 직급이 가해자보다 낮은 상황도 상정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몰려다니며 특정인을 비방하는 상황이라면 수적 측면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갑질 인정에 관한 사례와 판단 기준 검토 갑질의 유형과 형태는 다양할 수 있고, 하나의 사안에서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문제 되는 경우가 많다. 아래에서는 갑질 여부의 판단이 특히 어려운 사례들과 판단을 위해 검토되는 요소들을 살펴본다. ● 정당한 업무 지시와 갑질의 구별 상급자가 하급자의 보고에 대해 보완을 계속하여 요구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라면 갑질이라 할 수 있을까? 통상적으로 부서의 팀장과 같은 지위는 부서원에게 업무에 대한 독려나 지시를 할 수 있는 업무상 권한이 존재하며, 해당 업무를 위한 것으로 폭언이나 별도의 부적절한 행위를 하도록 한 바가 없다면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상급자의 판단이 법령이나 지침 등에 따라 재량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이거나 업무 처리 방법에 대한 견해의 차이라면 그 과정에서 불만이나 불이익을 받았다는 감정을 발생시켰다고 하여 그 자체로 부당한 처우가 있었다고 보긴 어려워 보인다. 실제 유사한 사례들에서도 갑질 인정에 대해 보수적으로 판단한 것들이 많다. ● 부당한 인사나 업무상의 불이익 판단 기준 그러나 상급자에게 결정 권한이 있더라도 지나치게 부당한 인사나 업무상의 불이익이 과도한 경우에는 갑질에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업무 분담에서 다수가 담당하던 일을 특정 직원 한 명에게 편중시키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담당하던 업무에서 배제하는 행위 등이 있겠다. 물론 하급자에게 일이 많아지는 등 불이익한 결정이라고 그것이 곧장 갑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정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결정 과정의 투명성(하급자에 대한 의견 청취, 기관 내부의 회의 등 절차를 거쳤는지 등)을 토대로 갑질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게 될 것이다. ● 질책 과정에서의 고성이나 욕설 등 부적절한 언행의 갑질 해당 여부 당연히 갑질로 인정되기 가장 쉬운 사례이고, 많이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단순한 갑질을 넘어 모욕죄 등 범죄를 구성할 수도 있다. 그런데 부적절한 언행이 언제나 갑질이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었다. 판례와 사례들에 따르면 당사자들의 평소 관계, 업무와 관련된 질책인지, 발언 당시의 상황,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 발언의 수위(욕설이나 비속어 사용)는 어떠한지에 따라 세부적인 검토가 이루어졌다.
한국교총은 6·3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에게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교권 강화를 1순위 교육정책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4일 이 대통령 당선 관련 논평을 내고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대한민국과 교육의 발전을 이루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정파·이념을 초월해 현장 교원들의 목소리를 무엇보다 중시하고,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교권을 보호하고 학교를 살리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덧붙였다. 이는 교총이 지난달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교원 61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당시 교원들은 대통령의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로 ‘소통과 화합’을,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교육정책으로는 ‘교권 보호’를 1순위로 각각 응답했다. 특히 최근 제주도의 한 중학교 교사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하는 ‘제2의 서이초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교권 붕괴, 생활지도 무력화 상황이 더 이상 계속되면 안 된다는 것이 교원들의 바람이다. 이 대통령의 교육 공약이 교권 강화인 만큼 시급하게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 교총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다른 공약인 교원의 과도한 행정업무 경감 등도 조속하게 추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교총은 “아동복지법 등 현행법 개정 통한 정서학대 개념 명료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 제기자 처벌 강화가 시급하다”면서 “교원의 비본질적 행정업무 분리·폐지도 새 정부를 꾸리는 즉시 강력히 추진해 달라”고 전했다. 정규 교원 증원을 통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를 실현 등 ‘교총 대선 교육공약 10대 과제’를 국정운영의 핵심과제로 삼아줄 것도 요구했다. 또한 새 정부의 교육정책 이행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부분으로 교육을 본질이 아닌 경제논리로 바라보는 것, 교육을 이념 투영·실현의 수단으로 삼고 학교를 실험장화 하는 것, 교육을 정치 도구로 삼아 대증적이고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남발하는 것,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 등을 꼽았다. 이는 이전 정권에서 ‘필패’로 연결됐던 문제들이다. 교총은 “인적 자원뿐인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결국 교육이 바탕이고, 그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을 수 없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선생님을 지키고 학교를 살리는 교육대통령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핵심 교육공약 키워드는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다”라며 “학생에게 미래를 꿈꿀 교실 환경을 만들어주고, 교원에게는 소신을 갖고 열정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마련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경기 신장초(교장 최진성)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간의 자연스러운 연계를 위해 ‘유·초 연계 교육’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며, 그 첫걸음을 6월 2일 ‘유치원과 초등학생의 첫 만남의 날’로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1학년 학생들이 유치원 동생들을 직접 교실로 초대해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며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유치원 아이들은 1학년 형, 누나에게 궁금한 점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고, 1학년 학생들은 이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며 학교생활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한 유치원생은 “형이랑 누나가 궁금했던 걸 알려줘서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고, 또 다른 아이는 “다음에는 수건돌리기 놀이를 하기로 약속했어요. 우리 유치원 너무 좋아요”라며 즐거운 소감을 전했다. 이번 첫 만남을 계기로 신장초는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놀이, 그림책, 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연계 프로그램 ‘놀이로 잇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의 자연스러운 전이를 지원하고, 입학 초기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유·초 연계 교육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유아와 초등학생 간의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따뜻한 교육 공동체 형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성 교장은 “개정 누리과정과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연계한 ‘공동 이음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즐겁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안타깝게 숨진 제주 교사 추모제가 열린 지난달 30일 경기도 수원의 한 중학교에서 50대 교사가 수업 중 학생에게 야구방망이로 폭행당해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한국교총은 2일 입장을 내고 “이 사건은 교권 침해를 넘은 범죄행위”라며 “우선 교육청은 제자로부터 폭행당해 중상을 입은 교사와 충격을 받았을 학생들이 조속히 치유·회복되고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지원하는 일부터 해달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지난 4월 충북의 한 고교생이 학교장과 교직원 등을 흉기로 공격하는 등 최근 교원 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교육부가 5월에 발표한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교원 상해·폭행 피해 건수만 518건으로 하루 평균 1.4건에 달한다. 교총은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교권5법이 개정되는 등 제도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체감할 수 없는 수준이며, 심각한 교권 침해에 대해서는 학교폭력과 달리 학생부에 기재하지도 못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대책 마련을 위해서 교권 침해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지난해 정년을 채우지 않고 교단을 떠난 교원 수가 9194명에 달하고, 지난 스승의날 교총 교원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0.7%가 저연차 교사 이탈 현상이 ’심각하다‘고 답한 바 있다. 교총은 후속 교권 보호 대책으로 ▲상해·폭행, 성추행 등 심각한 교권 침해 사안에 대해 학교폭력과 동일하게 학생부 기재 ▲스쿨폴리스(SPO) 1학교 1인 이상 배치 의무화 법안 마련 ▲교육활동 중 교원 폭행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교원지위법 개정 ▲교권 보호와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 위한 예산 및 인력 지원 확대 ▲교권 침해 예방을 위한 학생·학부모 대상 교육 프로그램 강화 등을 요구했다. 특히 지난 4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교원지위법 개정이 시급히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은 교원 폭행 및 상해 행위에 대해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동진 교총 교권강화국장은 “교원에 대한 폭행은 심각한 범죄행위이자, 회복 불가능한 교권 침해”라며 “교원 상해·폭행 시 가중처벌하는 법 개정안에 대해 교원의 99.3%가 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경기교총(회장 이상호)도 성명서를 내고 “더 이상의 교사 폭행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상호 회장은 “반복되는 폭력과 위협 속에서 교사들의 교육활동이 위촉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도 이어진다”며 “단순한 사후 대응이 아닌, 교권 침해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행정적·제도적 역량의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와 EBS는 사교육에 대한 인식 전환과 자기주도학습의 효과성을 홍보하기 위해 4월 한 달 간 디지털 소통 플랫폼인 '함께학교'를 통해 온라인으로 개최한 결과 474편의 작품을 접수해 15편의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분야별 대상에 학부모(에세이)·교원(포스터)·학생(네 컷 만화)이 각각 받았다. 수상자에게는 태블릿 컴퓨터, 무선이어폰 등 다양한 경품이 제공된다. 에세이 분야 우수작에는 조기 유아 사교육 과정에서 불안을 겪은 자녀를 위해 가족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배움을 놀이처럼 배울 수 있도록 조력한 사례, 틀에 갇힌 사교육 대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의성과 자기주도성을 회복해 간 사례, 학원 대신 도서관과 공교육 플랫폼을 활용하며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이어간 사례 등이 선정됐다. 포스터·네 컷 만화 분야 우수작들에서도 과도한 사교육의 폐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다수 나왔다. 공모전 분야별 수상작은 누리잡지(웹진)인 ‘행복한 교육(교육부)’ 및 ‘학부모 온(On)누리’와 '함께학교'에 탑재된다. 또한 대국민 대상 사교육 인식 제고를 위해 공익광고 및 EBS 홍보물로 제작될 예정이다. 장미란 교원학부모지원관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스스로 배우는 힘’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과도한 사교육에서 벗어나 자기주도학습 중심의 건강한 학습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교총(회장 강재철)은 지난달 30일 부산교총회관 회의실에서 20~40대 교사 20여 명으로 구성된 미래청년위원회 발대식을 가졌다. 미래청년위는 개방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지향하며 교육 현장의 문제 해결, 교권 보호 및 교육혁신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운영진은 성현종 위원장(해강초)을 비롯해 지구별로 황정희(학사초)·박세형(동명초)·고유선(옥천초)·이민제(오륙도초) 부위원장과 위원으로 구성됐다. 미래청년위는 ▲젊은 교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부산교총의 혁신적 이미지 제고 ▲실질적 교권 보호 및 학교현장 개선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교육혁신 모델 제시 ▲지속 가능한 젊은 교사 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강재철 회장은 인사말에서 “미래청년위 출범은 역동적인 부산교총을 상징한다”며 “젊은 교사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현장 의견과 정책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종 위원장은 발대식 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젊고 활기찬 부산교총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안전하게 교육할 권리 보장하라!”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하라!” “실질적 민원 대응 방안 마련하라!” “교사의 실질적 보호대책 마련하라!” 지난달 30일 오후 제주 교원들이 제주교육청 앞마당에 모여 한목소리를 냈다. 제주교총을 비롯한 새로운학교제주네트워크,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교조 제주지부, 제주교사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제주모임 등 6개 교원단체는 이날 공동으로 ‘제주 ㅇㅇ중학교 추모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제주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1000여 명의 교원이 참가해 추모의 마음을 모았다. 추모제는 추모의례, 추모공연, 추모영상, 추모사, 유가족 낭독, 참가자 발언 등으로 진행됐다. 고인의 선배 교사라고 밝힌 한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님 때문에 힘들다고 하면 옆에서 대신 위로해 주고, 학교 업무로 힘들어하면 도와줄 일이 없냐고 챙겨주었던 선생님이었다”며 “힘듦과 아픔과 상처에 고인 눈물을 미리 나누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유족 대표는 낭독문을 통해 “모든 사정들을 밝히고 선생님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시길 바란다”며 “순직 인정과 그에 따른 처벌이 있을 수 있도록 사회가 많이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서영삼 제주교총 회장은 “우리는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 그 죄책감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며 “선생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 나은 교육 환경과 존중의 문화가 반드시 자리잡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도교육청에 마련된 분향소를 향해 묵념과 분향을 하며 추모제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22일 숨진 채 발견된 고인은 중3 담임으로서 학생 지도와 관련해 민원 전화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교총 등 교육계는 ‘제2의 서이초 사건’이라는 판단하에 철저한 조사·수사와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또 이날 1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동 추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학교 공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교사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고, 학생이 떠난 뒤에도 가장 늦게 불이 꺼지는 존재가 바로 공간이다. 그러나 우리는 교육을 이야기하면서 교과, 교사, 평가 방식에 집중할 뿐, 정작 그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에 대해서는 깊이 성찰하지 않았다. 이제는 시선을 돌려야 한다.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를 함께 성장시키는 조용한 교육자다. 공간도 하나의 교육자로 인식 환경심리학과 교육을 위한 공간 연구는 공간이 학습자의 인지, 정서, 행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협업형 테이블로 교실 배치를 바꾼 미국의 한 사례에서는 학생 간 상호작용이 37% 증가했으며, 핀란드의 학교에서는 조명과 소음 환경을 조정한 후 수업 집중도가 24% 향상됐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효과를 본 경우가 나타났다. 복도 폭을 넓힌 학교는 학생 간 마찰이 줄었고, 개방형 교무실을 도입한 학교는 교사 간 협업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공간은 교육의 물리적 조건을 넘어서 문화와 철학을 구현하는 구조로 작용한다. 대전광역시교육청은 학교 공간을 하나의 교육자로 인식하고, 교육과정과 철학이 공간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재구조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자율성과 시민성을 기르는 공간, 교사 간 협업이 살아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조성된 학생자치회실은 민주적 참여와 의사결정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동아리실은 자율 탐구와 프로젝트 학습을 지원하는 창의적 실습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복합 활동이 가능한 예드림홀은 교과 간 경계를 넘나들며 학생 개개인의 진로와 역량을 확장하는 장이 되고 있다. 실제 사례에서도 공간 변화는 곧 교육 변화로 이어졌다. 기존 도서관을 협업 중심의 활동 공간으로 전환하자,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협업하며 정서적으로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공간만으로 학생의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물리적 조건에 문화·철학 구현 공간은 교육행정과도 밀접하다. 수업을 위한 스마트보드 설치에 전기 배선이 미비하면 수업은 시작조차 어려워지고, 채광이 부족한 복도는 갈등의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 교육은 철학이지만, 철학은 구조가 있어야 실현된다. 공간은 교육정책이 구체화되는 물리적 도면이며, 교육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기본 조건이다. 우리는 교육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공간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 교사와 교재를 넘어, 교육을 가장 오래 기억에 남게 만드는 것은 공간이다. 공간이 교육의 실천자이자 철학의 구조화된 언어가 되는 순간, 진정한 의미의 ‘교육다운 학교’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이다.
최근 수원지방법원 항소심에서 특수교사가 몰래 녹음된 증거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이 판결은 단순히 한 교사의 법적 구제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교육 현장, 특히 통합학급을 이끄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결정이다. 통합학급 담임교사로서, 그리고 한 아이의 부모로서 필자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 한명 한명의 특성과 필요에 맞춰 세심하게 지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학부모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모두가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불신에 경종 울린 법원 판결 통합학급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공간이다. 이 안에서 교사는 학생 안전과 발달을 위해 때로는 단호한 어조로, 반복적으로 지도해야 할 때가 있다. 이는 결코 감정적 학대가 아니다. 학생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활동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교실에서는 몰래 녹음 등으로 인해 교사들이 불안감과 자기 검열에 시달려 왔다. 일부 발췌되거나 맥락이 왜곡된 녹음이 법적 분쟁의 단초가 되면서, 교사들은 학생 지도를 주저하게 됐다. 이로 인해 교육 본질이 흔들리고 있다. 따라서 ‘교육의 전문성과 교실의 특수성’을 사법부가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통합학급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신뢰’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의 신뢰와 소통은 교육의 출발점이자 완성이다. 통합학급 교사는 학부모와의 정기적인 상담, 학생 개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지도, 그리고 동료 교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모두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학부모 대부분도 역시 학교와 교사를 믿고, 어려움이 있을 때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선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불법 녹음과 같은 불신의 문화가 학교 현장에서 사라지길 바란다.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를 믿고, 학생 성장과 행복을 위해 힘을 모으는 교육 공동체가 돼야 한다. 특히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고, 모든 학생이 존중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요구된다. 전문적 교육활동 인정해야 더불어 교육 당국과 사회도 교사들이 법적 부담 없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서학대 개념의 구체화, 교권 보호 제도 강화, 특수교사 증원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교육 현장은 감시와 불신이 아닌 신뢰와 소통, 협력의 공간이어야 할 것이다. 교사, 학부모 그리고 장애인 가족으로서의 이 세 가지 시선이 한데 모여, 모두가 행복한 통합학급, 모두가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어가는 신뢰의 문화가 더욱 굳건해지길 바란다. 우리 교사들도 우리 아이들이 존중과 배려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리고 학교가 신뢰와 소통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23년 서울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당시 전국의 교원들은 거리로 나와 “다시는 동료 교사를 잃고 싶지 않다”고 외쳤다. 그 결과 교권 추락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이어졌고, 이른바 ‘교권5법’이 통과돼 많은 교원에게 작은 위안을 주기도 했다. 반면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절박함을 마음 한구석에 쌓아두었다. 그렇게 약 2년의 시간이 지난 2025년 현재, 또다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올 1월 제주교총이 수여하는 ‘2040모범교사상’을 받았을 만큼 열정을 갖고 교육에 임하던 제주의 한 중학교 교사에게 비극이 닥친 것이다. 교육계는 다시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해당 교사가 학생 지도와 관련해 민원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넘어 분노마저 일으키고 있다. 고인의 휴대전화와 SNS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이 빼곡하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최근 식사도 하지 못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로 고통받았다고 한다. 제주교육청과 수사기관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통해 안타까운 죽음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 악성 민원이 확인되면 교육청은 즉시 악성 민원 제기자를 고발 조치해야 할 것이다. 왜 이런 비극이 반복되는 것일까. 학교 현장에서는 교권5법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다. 지난 3월 교총이 전국 유·초·중등 교원 61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교권5법 시행 후 교권 보호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79.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수업 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이 감소했냐는 물음에도 86.7%가 ‘감소하지 않았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제주 교사 사망에 교육계 비통 2년 전과 비교해 그대로인 현실 교육이 희망 되는 대책 시급해 이는 실제 통계로도 나타난다. 2023년 9월 교육감의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의견 제출제도 시행 이후 전국적으로 1일 2회 이상 아동학대 신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중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라고 의견을 제출(69.8%)해도 신고를 받은 교사 중 72%가 검찰에 송치된다. 학부모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 인해 교원이 장기간 수사를 받는 상황을 막자는 취지가 무색할 따름이다. 여기에 학교 민원대응팀은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 식으로 대응을 미루고, 교육부가 약속한 학교 온라인(소통) 민원시스템 구축도 아직 요원하다. 이러다 보니 출입 절차를 무시하고 교무실에 들이닥친 학부모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을 때 두렵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것이다. 다시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는 포괄적인 정서학대 범위를 명확히 하는 아동복지법 개정,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및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원을 보호할 수 있는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에 즉각 나서야 한다. 교육 당국은 학교민원대응체계 실태를 전면 파악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약속한 민원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고, 학교가 사법기관이나 수사관이 아닌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 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들은 다음 달 1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동 추모 집회를 연다고 한다. 이들은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를 지킬 수 있다는 절박함을 광장에서 목놓아 외칠 예정이다. 거리에서 ‘선생님도 사람이다’ ‘더 이상 선생님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아 달라’ ‘학생들을 가르치다죽지 않게 해달라’는 외침이 반복되는 교육은 희망을 가질 수 없다. 교육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한다.
“학교 내 민원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제주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26일 언급한 내용이다. 이날 이 대행의 입장은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5·31 교육개혁 3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나왔다. 이 자리는 5·31 교육개혁 30주년을 기념해 당시 개혁 방안 마련에 참여한 교육계 원로들과 함께 개혁의 의미와 성과를 되짚고 앞으로의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이명현·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이영탁 전 차관 등 당시 교육개혁위원회 참여 인사다. 개혁의 성과보다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애도의 뜻을 먼저 표해야 했던 이날 이 대행의 모두말언은 5·31 교육개혁 30주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지켜본 이들의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했다. 5·31 교육개혁의 부작용 중 하나가 교권 추락이기 때문이다. 이번 제주 교사 사망 사건은 중학생 생활지도 과정에서 가족의 지나친 민원 제기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5·31 교육개혁 방안은 초·중등교육, 고등교육, 직업·평생교육, 디지털화 등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 구조 재설계에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그러나 장기 목표보다 단기 목표에 급급했고, 개혁 주체인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삼아 동력 확보에 한계점을 노출하는 등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정부는 개혁 방안을 통해 교원에게 경쟁을 강조하며 헌신을 요구했지만 연구실 확충, 연수 지원 등 그에 걸맞은 환경 조성과 교육여건 마련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예산상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인데, 이러한 교원의 ‘찬밥 신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원을 정책의 대상자이자 공급자로, 학생·학부모를 수요자로 단순하게 나눈 것 또한 공급자에게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식의 지나친 시장주의적 접근이라는 평이다. 이에 대해 재화 생산 과정으로서 기술이 아닌 교육 특수성에 기인한 효과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활동의 특성상 단기적 효과를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간과 되는 등 불분명한 평가 요소에 따라 기존의 교육활동이 왜곡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최근 학부모 등이 학교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교권이 추락하는 등 문제가 커진 이유도 여기서 시작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개혁 방안을 마련할 때 이와 관련한 대책을 세세하게 마련하지 못한 나머지 개혁과 개악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대행의 ‘제주 교사 사망 사건’ 언급 역시 개혁의 후유증이나 다름없는 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교총 등 교육계는 교육개혁을 교권 강화 등 교원정책의 전향적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성철 교총 정책본부장은 “교사가 소신을 갖고 열정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실 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한다면 어떠한 교육개혁도, 미래 청사진도 공염불일 뿐”이라며 “교사가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교권 보호, 비본질적 행정업무 완전 분리.폐지, 처우 개선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2시20분경 인천온라인학교(인천 부평구) 3층 강의실,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 백령도 소재 백령고 3학년 학생 10여 명이 대형 모니터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박세진 교사의 ‘일본어2’ 수업을 받기 위해 약 200㎞ 떨어진 곳에서 원격으로 입장한 것이다. 학생들은 박 교사의 지도에 따라 ‘원피스’, ‘최애의 아이’, ‘명탐정 코난’ 등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역할을 맡아 각자의 대사를 말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얼굴은 표정 하나하나 잘 살필 수 있었고 발음 역시 또렷하게 들렸다. 먼 거리에서도 주고받는 내용이라고 여기기 어려울 만큼 원활히 진행됐다. 2년 전 개교 당시에는 간혹 네트워크상 문제가 생겼으나 꾸준한 성능 개선으로 그런 일은 이제 거의 없다. “○○야 억양을 좀 더 넣는 것이 좋겠어.” “○○야 학기 초보다 발음이 훨씬 좋아졌다." 올 3월부터 백령고 학생들을 온라인으로 만나고 있다는 박 교사는 학생들과 꽤 친한 듯했다. 한명 한명의 이름을 불러가며 피드백을 주는 모습은 한 교실 내 수업을 방불케 했다. 온라인 수업이라 일방적 강의로 이뤄질 것이라는 선입견은 날아갔다. 온라인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역할은 ‘담임교사’, 교실에서 학생을 담당하는 역할은 ‘관리교사’다. 둘의 호흡이 잘 맞아야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이날 김채연 관리교사(백령고)는 크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학생 옆에서 충실히 지원하는 모습이었다. 덕분에 섬 지역의 한계 때문에 배울 수 없었던 내용을 수업 시간 안에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게 됐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자신감도 도시 학생 못지않다. 관광 분야 진로를 목표로 정한 안희수 학생은 “섬이라 일본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는 데다 학교에서도 과목 개설이 안 된 상황이었지만 이제 가능해졌다. 진로와도 연계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온라인학교가 마련한 오프라인 행사 ‘온마음 리더십 프로젝트’에도 참석하게 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온라인학교로 발령받은 후 수업 준비에만 집중하면서 소외된 지역의 학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조정임 인천온라인학교 교감은 “교사들은 대면수업 못지않은 온라인수업을 만들기 위해 늘 고심하는 중”이라며 “학급마다 ‘온라인 담임교사’로 책임감 있게 가르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온라인학교는 인천갈산초의 4층 규모 별관 중 1~3층을 사용하며 8개 강의실을 운영 중이다. 교사는 기간제 포함 총 20명으로, 32개 학교 2003명 학생(중복 포함) 대상으로 68과목 116강좌를 소화하고 있다. 매일 ‘풀’로 돌리지만 강의실과 교사 부족으로 모든 신청을 다 받지 못한다. 다행히 조만간 4층까지 사용할 수 있어 강의실 6개 정도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교사 추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목마다 편차가 심해 일부의 경우 채용 공고를 6차까지 냈음에도 구할 수 없다. 그럼에도 섬 지역 등 지역적 한계에 놓인 학생이라면 단 1명에게 필요한 강좌라도 개설한다. 교사자격증이 없는 시간강사까지 문호를 개방해 정식교사와 코티칭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홍지연 인천온라인학교 교장은 “교육당국의 전폭적 지원, 교사들의 열정 덕분에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다”며 “더 많은 학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학교란? 학교에서 개설이 어려운 과목을 방송‧정보통신 매체 등을 활용한 시간제수업으로 원격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각종학교로, 17개 시·도의 공립 온라인학교(세종 9월 1일 개교 예정 포함)가 고교학점제 선택과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신소재·신성장 산업 등 과목 수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 과목들을 개설하거나, 관내 고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요청받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소인수 선택 등으로 개설이 어려운 과목, 특색있는 교육과정 지원을 위한 과목, 산간‧도서벽지 등 교원 수급이 어려운 소규모학교의 신청을 받아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경기 용인 서룡초(김준태)는 19~23일인성 친화적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인성브랜드 교육주간을 운영하였다. S.O.S는 Slow의 s, Observe의 o, Say praise의 s로 네이밍한 서룡초의 인성브랜드다. 천천히 실내안전, 서로를 관찰하고 존중하며 실천하는 인사, 서로를 격려하는 칭찬을 학교 문화로 정착시키고자 하는 서룡초의 핵심 키워드다. 어린이 자치회의 등굣길 아침맞이 캠페인으로 문을 연 이번 교육주간은 학년별로 기획한 특색있는 교육활동을 진행하며 내실 있게 운영되었다. 1학년은 그림책 활용하여 칭찬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활동을 하였다. 2학년은 칭찬 목걸이를 만들고, 가정과 연계하는 인사챌린지를 실천했다. 3학년은 학교를 돌아다니며 담임선생님이 아닌 다른 선생님들을 만나 인사하는 인사챌린지 활동을 하였는데 처음 뵙는 선생님께 쑥스러워하며 다가서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순수하였다. 고학년은 교육연극과 에듀테크를 수업시간에 활용하였다. 인성주제 장면들을 모둠별 연극장면으로 표현하며 내면화의 시간을 가졌다. 태블릿을 활용하여 만든 홍보 작품들은 역시 고학년다웠다. 완성된 작품들은 학교 곳곳에 전시되어 전교생에게 인성브랜드를 홍보하며 알리고 있다. 친구들의 칭찬을 모아 만든 목걸이를 건 2학년 김ㅇㅇ 학생은이렇게 칭찬을 많이 받아 본 건 처음이라며 기뻐하였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칭찬 목걸이를 보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는 윤ㅇㅇ 학생도 칭찬목걸이를 목에 걸며 밝게 웃었다. 한마음 공동체가 되어 인성브랜드 교육활동을 진행한 서룡초는 안전한 학교, 존중하며 서로 인사 나누는 학교, 칭찬으로 협력해 나가는 학교의 따뜻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누어 받은 기념연필에 각인된 문구처럼 꿈, 사랑, 소통이 함께하는 행복한 배움터로 오늘도 서룡초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경기용인양지초(교장 임기숙)는 30일특허청 및 한국발명진흥회 요청, 경기도 교육청 지정으로 2년 동안 운영 중인 정규교과 연계 발명·IP교육 융합 프로그램 체험을 위한 '사라진 발명몬을 찾아라, 양지발명탐험대'전일제 행사로 운영하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협조로 지역 사회 자원을 활용하여, 알티노, 어썸봇, 드론, 3D펜, 지오로봇, VR체험을 진행하였다. 코딩로봇조작법, 구조물 이동 미션 수행 드론 등을 실제로 체험하여 작동하는 과정을 통해 실질적인 문제해결력을 함양하는데 학생들의 흥미과 관심이 집중되었다. 또한 교사동 복도의 게시물에 Halo AR 앱을 활용한 전교생이 함께 참여하여 공모한 발명몬 캐릭터를 찾아보는 미션활동이흥미롭게 학년별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각 반을 대표하는 발명몬 캐릭터를 복도마다 팝업존으로 설치하여 스스로 찾은 발명몬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임기숙 교장은 “작년부터 본교의 연구학교 과제로 진행하고 있는 교과연계 발명·IP교육에 대해 본교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깊은 관심과 높은 호응도 덕분에 고학년 뿐 아니라 저학년에서도 창의로운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는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작년의 괄목할만한 성과에 그치지 않고 한층 더 창의적으로 발전된 학생 주도의 발명체험행사가 된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대만이 탈중국화를 위한 국가 정체성 교과서를 편찬할 예정이라고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정잉야오 대만 교육부장(장관)은 입법원(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이런 방침을 밝혔다. 정 부장은 얼마 전 한 교사가 수업 도중 친중국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사건과 관련한 질의에 "개인이 아닌 교육자로서 교육 수단을 이용해 국가 정체성의 혼란 및 해외 적대 세력을 홍보하려 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국가 의식과 시야를 배양해야 한다는 교육기본법에 따라 중립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국가 정체성은 중화인민공화국으로 해석할 수 없으며 누구도 이를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과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국가 정체성 및 중국의 위협과 관련한 교양 교과서를 편찬할 계획도 내비쳤다. 정 부장은 "올 여름방학 기간 역사, 공민, 사회 등의 분야 교사들을 초빙해 제작할 것"이라면서 "이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지식, 역사관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의 군사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 같은 움직임은 탈중국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대만은 지난 2018년 교육부 교과과정 심의회에서 기존의 역사 수업 방식인 편년사와 국가별 교재 편찬방식을 주제별로 지역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 대만사, 중국사, 세계사로 구분한 기존의 수업 방식은 중국사를 동아시아사 범주에 넣어 동아시아와 세계 간 상호 교류라는 주제로 탐구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친중 성향의 제1야당인 국민당의 한 의원은 양안(중국과 대만)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중화민국(대만)의 통치권이 중국 본토까지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육부가 편찬하려는 교과서는 쌍방의 평화적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대립을 격화시킬 뿐이라는 주장도 폈다.
인도네시아가 극빈층 아동을 위한 기숙 학교인 일명 ‘국민학교’를 200개 세우기로 했다. 이 정책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다. 빈곤 아동을 돕는 혁신적 해결책이라는 의견과 극빈층 아이들만 한 곳에 몰아넣는 계층 나누기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7월 새 학년이 시작되는 일정에 맞춰 전국에 53개의 국민학교를 마련하고 개교를 위한 교사 채용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 순차적으로 147개교를 더 열어 총 200개의 국민학교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국민학교는 전국 최하위 소득 계층 가정 아동들이 대상이다. 정원은 1개교에 1000명이며 교육비는 물론 급식이나 기숙사도 모두 무료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전 과정 교육을 포함한다. 교육 시설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시설을 활용할 전망이다. 사이풀라 유수프 사회부 장관은 "학생 선발이 완료되면, 가족 면담과 건강검진, 기타 행정 절차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학교는 기숙학교 시스템으로 좋은 식사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가족 대대로 이어지는 빈곤의 고리를 끊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아이들이 당당하게 성장하길 원한다. 환경이 그들의 미래를 결정하게 놔둘 수 없다. 우리가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개 학교에 1500억 루피아(약 12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200곳을 짓게 되면 전체 예산은 30조 루피아(약 2조5400억 원)로 추정된다. 이 정책에 누산타라 대학 도니 쿠수마 교수는 "빈곤 아동을 돕기 위한 혁신적인 해결책"이라며 "가난한 아이들은 하교 후 학업 환경이 열악한 집으로 돌아가면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간 콤파스는 "국민학교가 돈 없는 아이들만 가는 2등급 학교라는 사회적 낙인을 만들 수 있다"며 "학생을 경제력에 따라 분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모든 아동이 경제적 배경과 무관하게 동일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존 시스템 안에서 기존 공립학교 질을 향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대안도 내놨다.
동문학은 조선 정부가 개항 이후 외국어를 교육해 통역관을 기르던 최초의 교육 기관이다. 동문학은 임오군란으로 조선에 고문으로 온 독일인 묄렌도르프가 통역관이 필요하다고 해서 세워졌으나 청국이 관리하고 교사의 자질도 부족해 졸업생들이 통역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처음 세워진 근대식 교육 기관은 1883년 덕원∙원산 주민들이 원산을 개항하면서 일본 상인들의 진출에 따른 대책으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세워졌다. 이들은 덕원부사 겸 원산감리로 부임한 정현석에게 학교를 세우자고 요청해 이를 허락받아 관민이 힘을 모아 ‘원산학사’를 세우니 최초의 사립학교라고 하겠다. 원산학사에는 문예반 50명, 무예반 200명을 뽑아 외국어와 실용 교육으로 외국어 통역관과 별군관을 양성했다. 별군관은 앞서 개항한 부산에서 일본인의 횡포가 있어 원산 상인을 보호하고자 만들어진 것이다. 최초의 공립학교는? 제도권 교육 기관으로 최초의 근대적 공립학교는 ‘육영공원’이다. 육영공원은 고종 23년(1886년)에 나라에서 세운 것이다. 민영익과 홍영식이 미국에 보빙사로 다녀와 고종에게 영어와 개항에 따른 국제적인 학문을 가르치는 학교를 세우자고 건의했다. 이에 고종이 허락해 서소문동 38번지에 세워졌다. 설립 5년 후에 박동(종로구 수송동에 있던 마을)의 독일영사관 자리와 맞교환하여 이전하였다. ‘육영공원(育英公院)’의 이름은 ‘영재를 육성하는 공립학교’라는 뜻이다. 육영공원에는 좌원에 현직 관리가, 우원에 양반 자제들이 입학했다. 좌원은 일종의 재교육을 통한 관리들의 업무능률과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까닭에 좌원 학생은 승진을 위해, 관직에 아직 나가지 못한 양반 자제들이 있는 우원에는 관리가 되기 위해 10개월에 영어 단어를 3000개 암기할 정도로 학업에 열중하였다. 최초의 사립학교는? 외국인에 의해 세워진 최초의 사립학교인 배재학당은 1885년 한국에 온 아펜젤러가 8월 3일 제중원 직원인 이겸라·고영필이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해 영어를 가르친 것이 계기이다. 이후 학생 3명이 늘어나 정식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아펜젤러의 뜻을 알고 고종이 1886년 6월 8일 허락해 개교하였다. 1887년 고종은 ‘인재를 기르는 집’이라는 ‘배양영재(培養英才)’를 줄여 ‘배재(培栽)학당’의 현판을 수여해 ‘배재학당’이 되었다. 나라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운영됐으나 독립협회와 관련되며 지원이 끊겨, 학생들에게 매달 3냥(현재 돈으로 15만 원 정도)의 수업료를 받으니 일부 학생은 학비가 없는 학교로 전학하였다. 오늘날 ‘근로장학생’처럼 ‘학생자조정책’이라는 제도가 실시돼 학교 교내를 돌며 청소와 질서 유지에 관한 일을 하면 학비를 면제시켜 주기도 했다. 생활비와 용돈까지 주었다 학비를 받는 사립학교와 달리 공립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매달 6원씩의 생활비와 점심값, 담뱃값으로 매일 6전(당시 설렁탕 한 그릇에 2전5리였음)씩 지급했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돈을 준 것은 서양 사람이 어린애를 잡아다 눈알을 뽑아서 사진기를 만든다든지, 천연두 예방접종을 소젖으로 해야 하는데 소젖이 없어서 여자를 잡아다 젖을 뽑은 것이라는 가짜 뉴스 때문에 입학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입니다. 최근 들어 아이들을 보며 기본적인 학습 습관이나 문해력, 기초적인 한글 실력이 너무 약하다는 걸 실감했고, 받아쓰기와 숙제를 주 2~3회 정도 도입했습니다. 분량도 짧고, 부담이 덜하도록 조정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학부모님께서 전화로 강하게 항의하셨습니다. “숙제 때문에 아이랑 싸우게 된다”, “왜 이런 걸 시키냐”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또 다른 학부모님은 받아쓰기를 너무 옛날 방식이라고 하셨고, 어떤 분은 아이가 틀린 낱말을 반복해서 써야하는 것을 두고 “정서적 학대 아니냐”고까지 하시고 얼마전에는 “쉬는 시간에 애가 혼자 있지 않게 봐주세요”라는 요구까지 한 분도 계십니다. 아이가 심하게 아프다던지 정말 제가 꼭 챙겨야 하는 상황도 아니고 이런 요구까지 듣다보니 이제는 감정적으로 너무 지칩니다. 제가 교사인지 아이들 보모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정작 저는 아이들 교육에 대해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다고 믿었고, 그런 믿음으로 수업을 준비해왔는데 요즘은 “내가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나?”, “그냥 이 활동들을 없애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부모님께 설명을 드리지 않은 채 활동을 도입한 제 잘못인가 싶다가도, 이 정도까지 하나하나 모든 걸 맞춰야 하는 건가 싶어 마음이 뒤죽박죽입니다. 제가 너무 미숙한 걸까요? 아니면 기준을 새로 잡아야 하는 걸까요? 다른 선생님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고 계실까요? (사연자: 이명수(가명) 교사) 선생님의 사연을 읽으며 제게 다가온 감정은 ‘내가 진심을 다했음에도 그것이 잘 전달되지 않아서 생기는 혼란과 지치는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호소를 수없이 접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제가 다 맞춰야 하나요?”, “교사로서 한 일인데 왜 늘 이걸 방어하고 설명해야 하나요?”, “부모님 뜻대로 맞춰주는 것이 좋은 교사인가요?”와 같은 말들이지요. 지금 선생님께서 느끼시는 감정은 매우 자연스럽고 정당합니다. 선생님께서 무언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 아니라, 지금의 교육환경이 지나치게 교사 개인의 감정 노동과 책임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받아쓰기나 숙제 등을 없애면 항의나 민원이 없을 것을 알고 그러면 편해질 수 있지만 기본을 익히는 것이 맞기 때문에 지금의 소신을 지키고 싶어하시는 선생님의 판단을 저는 정말 존중합니다. 지금 선생님께서 이야기해주신 어려움들에 대해 저는 세 가지 차원에서 함께 살펴보고 현실적인 대응 전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1. 학부모에 대한 현실적 대응 빈번한 요구를 하는 학부모님과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께서 반사적으로 “네, 알겠습니다”라고 응답하지 않는 것입니다. 학부모들의 요구에는 주로 아이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라는 정서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그 마음을 공감하고 존중해주는 태도는 중요합니다. 실제로 교육적으로 교사가 수용해줘야 하는 요구들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요구에 대해 바로 실행을 약속하게 되면 일부 학부모는 언제든 자신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기대하게 되고 요구의 강도나 빈도가 점차 높아질 수 있습니다. 즉, 아이를 걱정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존중하되, 교사는 한 사람의 돌봄 제공자가 아니라 교실 전체의 균형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점을 학부모가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는 다음과 같이 표현해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님, 걱정하시는 부분 충분히 이해됩니다. 쉬는 시간은 아이들이 또래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관계를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기에, 제가 모든 아이들 곁에 직접 붙어 있을 수는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아이가 반복적으로 혼자 있는 모습이 보이거나 어려움을 겪는다면 예민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표현은 학부모가 가지고 있는 정서를 부정하거나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교사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히 전달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2. 교육관 차이 극복하기 받아쓰기나 숙제를 시키는 이유에 대해 학부모는 “아이에게 부담을 준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방식이 맞느냐”는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처럼 초등 2학년은 기초적인 문해력과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러므로 ‘왜 이 활동이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지’를 학부모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어떤 부모는 갑자기 생긴 숙제에 아이와 집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을 힘들어하고, 또 어떤 분은 받아쓰기 결과에 실망해 아이보다 먼저 상처받기도 합니다. 그 상처를 선생님께 민원으로 돌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제일 이상적인 것은 학기 초에 교육적 필요성과 함께 부모님께 받아쓰기나 숙제를 실시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이 제시되는 것이 좋습니다. 3. 교사의 자기 인식과 역할 설정 많은 선생님은 모든 아이에게 잘해주고 싶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계십니다. 다만 이러한 마음이 어느 순간 ‘타인의 요구를 모두 다 잘 충족시켜야 좋은 교사’ 또는 ‘타인의 요구를 다 해결해줘야 유능한 교사’라는 무의식적 믿음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 신념은 어느 순간 교사 자신을 소진시키고 스스로를 비난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 지금 이 요청은 교사로서 내가 꼭 들어줘야 하는 일인가? - 이 요구를 수용했을 때 다른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 - 내 감정이 지금 무리하고 있다는 신호는 아닌가? 이런 질문들은 선생님께서 감정적으로 지치거나 버티기 힘든 순간에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설정한 기준 안에서 잘 중심을 잡고 있다’는 회복력을 유지해 주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서는 지금 잘하고 계시다는 응원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 안해버리면 사실 편한 길을 걸을 수 있지만 선생님께서는 무엇이 아이들에게 진정 도움이 되는 일인지 고민하시고 그 길을 실천하기 위해 정말 억울하게 느껴지는 민원들을 듣고서도 이렇게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사연을 보내주셨으니까요. 교사는 모든 것을 해결하고 모두를 만족시키고 책임지는 자리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중심이 되어주고 아이들의 각 발달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교육적 역할을 해주는 존재입니다. 선생님의 고민과 교육적 신념이 교실 안에서 잘 뿌리내리고 진심으로 잘 전달될 수 있기를 저도 함께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