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려면
교직, 27년째다. 그 많은 세월 교단을 지키면서 가장 큰 슬픔은 두 여학생이 스스로 삶을 마감한 사건이었다. 한 여학생은 재직한 학교에서였다. 평소 밝게 웃는 편이었지만 시험을 얼마 남기지 않고 우울증을 이기지 못해 생을 마감했다. 또 다른 슬픔은 이웃에 있는 여중생이었다. 둘 다 ‘공부와 성적’이 죽음의 원인자(原因子)였다. 초‧중‧고등 교육 전반적 변혁을 이런 죽음을 목도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묻는 한 가지는 ‘학생들이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데 왜 교육을 바꾸지 않는가’였다. 학생 자살의 가장 큰 이유는 ‘가정불화’, ‘친구관계’이긴 하나 ‘성적 경쟁’과 이로 비롯되는 학생들의 ‘학업 부담’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과연 부정적 교육 프레임을 변화시킬 수 없는가. 초중등 교육에서 성적 순위보다는 ‘핀란드형 평가’ 제도 도입이 어떨까. 현재 우리의 중·고교 평가는 중간, 기말고사로 나눠져 있는데 대부분 평가 결과는 순위가 매겨지고 이는 공개되기 마련이다. 교사나 학부모는 학생들을 성적프레임에 가두고 선입견을 둔다. 일절 다른 특기나 재능이 묻혀버리는 학교 토양이다. 때문에 음악이나 미술, 체육 교과를 아무리 잘
- 황선주 대구 호산고 교사
- 2015-03-30 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