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그들'이 '함께' 있었다.
어제 출근길의 일이다.주차장에서 내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중앙형관으로 들어가려는데,저 멀리 담장 한 귀퉁이에 교장선생님의 모습이보인다.나무 한 그루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계셨다.마치, 나무와 대화라도 나누는 듯 너무 궁금했다.그분이 보고 계셨던 게 뭘까…?무슨 생각을 하고 계셨건 걸까.다음날 아침, 그러니까 오늘 아침.조금 일찍 출근해 교장선생님이 서 계셨던 그 곳에몰래 다가가 보니,요렇게 어여쁜 무궁화가 피어있었다.대찬 빗물을 흠뻑 머금어 한눈에 봐도 촉촉한, 7월의 싱그러운 무궁화라니~!!!게다가, 활짝 피어오르기만을 기다리는 연둣빛 꽃몽우리들의 든든한 호위까지 받으며그렇게, '그곳'엔 '그들'이 '함께' 있었다. 여태껏 내가 보아온 교장선생님이 계신 곳은텅빈 교장실이거나,교사들을 감시하는 복도이거나,형식적인 화합을 도모하는 회식자리이거나,학생들 모두가 고개를 떨구고 몸을 비틀고야 마는운동장 한가운데 외로운 단상이었다. 하지만 우리 교장선생님을 뵙게 된 곳은주차장 한켠의 담장 앞,무궁화 꽃 핀화단이라니!!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은가!!올해 처음 교장선생님이 되셨다는 그 분은눈동자부터 달랐다. 눈에서 빛이 났다.차근차근히 본인의 소신을 이야기하셨고,이상을 이
- 한혜성 검단고등학교
- 2012-07-09 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