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창가에서> '경제적'인 7차교육과정
언제부터인가 우리 교육계에도 경제 용어가 시나브로 등장하였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 운운하면서 교육에 경제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어색함과 더불어 교육 자체를 변질시킬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런 가운데 교육계의 구조 조정의 일환으로 경제적 효율성을 앞세워 정년 단축이 추진될 때, 교육에 대한 열정과 축적된 교단 경험의 무의미함을 느꼈다. 그리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지식인 양성이라는 말이 등장할 때, 교육계에 경제 논리가 본격적으로 적용되어, 앞으로의 교육 현장에서는 우수한 자만이 살아남기 위해 학생간, 교사간, 학교간의 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교수-학습의 관계로 진행되어 인간의 능력과 가능성을 총체적으로 계발하기 위한 인격적 주체간의 관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7차 교육과정의 뿌리인 미국식 신자유주의적 시장 경쟁 원리에서는 교육을 생산-소비의 관계로 보고 있다. 교육을 하나의 상품 영역으로 전락시켜 학습자를 교육 수요자(소비자)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가나 교육청은 교육 공급자(생산자)가 되고 교사는 수요와 공급 사이에 존재하는 하나의 교육 상품이 될 뿐이다. 이제
- 한승천 강원사대부고 교사
- 2000-11-0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