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교원문학상 시-가작> 깻잎만 먹는 아이
바람이 많아서 바람 돌이 마을 대추가 많아서 대추나무 마을 그 고개 막바지에 작은 학교 하나 열 댓 명 아이들이 꿈을 심는 곳 공단 간 언니가 보내 준 예쁜 잠옷 잠깨어 나풀나풀 춤추는 운동장 잠잘 때만 입으라고 속삭여주니 깜짝 놀란 토끼 눈 되어 눈물이 글썽글썽 그래 그래라 좋으면 입어라 잠옷이 무엇인지 몰랐던 아이 예쁘다고 그 옷만 계속 입는 아이 도시락 반찬으로 깻잎만 먹고 자라는 아이 머루 다래 따다가 책상 위에 놓아주는 아이 잠옷 입고 밤낮으로 잠만 자다가 언제쯤 세상을 알아채려 나 산그늘 속에서 자라는 아이
- 최정복 강원 원주 치악초 교사
- 2002-10-09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