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제언> '학교폭력'이란 말 남용 말자
요즘은 '학교폭력'이란 말이 일상 용어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교육자의 한사람으로서 이 말은 '왕따'라는 말보다 더욱 못마땅하다. 실제로 어떤 학교에서 교육적 처방만으로는 도저히 치유가 불가능한 정도의 폭행 상해행위가 벌어졌다고 치자. 이럴 때 학교폭력이란 말을 쓴다고 시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에서 목격되는 사소한 교우·사제 관계의 비뚤어진 모습은 성장의 한 과정으로서 일시적인 현상일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학교폭력이라는 말로 매도할 성질이 아니라고 본다. 학교폭력이란 과장된 표현을 마구 사용하면서 얻는 것이 있다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잃는 것이 훨씬 많다. '학교폭력'이란 말이 일상적으로 사용되면서 어느덧 학교 하면 사랑이 움트는 곳이 아니라 학교폭력을 구조적으로 잉태하는 곳이라는 착시현상마저 불러일으킨다. 학부모들로 하여금 '학교가 이미 그러한 곳으로 전락되었는가 보다'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 학교불신을 조장한다. 교원들은 이 말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어떠한 현상을 지칭하는지 무리 없이 소화하지만 일반 학부모들은 대체로 동요하거나 불안해한다. 학교폭력이란 말은 마치 쌀에 뉘
- 정태국 충주시교총 회장·중원중 교장
- 2002-08-22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