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평가 준비 업무로 바쁘던 어느 날, 당선이라는 뜻하지 않은 기쁜 소식은 청량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작은 일이지만 하나의 목표를 성취했다는 기쁨이 컸다. 그러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내가 쓰는 글이 과연 주독자인 어린이들이 읽을 때 공감하는 이야기일까, 앞으로도 깊이 있고 아름다운 동화를 꾸준하게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이 일을 계기로 어린이를 더 깊이 이해하고 꿈을 키워주는 진솔한 글을 쓰는 동화작가가 되고자 다짐해본다. 어린이를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되련다. 이 기쁜 일에 감사할 분이 많다. 내 쓴 글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주고 교정해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던 동료 선생님, 부족함이 많은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나에게 글을 쓰도록 항상 소재를 제공해주는 우리 반 장난꾸러기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교육신문사에도 감사한다. 이 겨울에는 좀더 편안 마음으로 동화를 찾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대밭골의 폐교에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멈춘지 오래다. 가끔 스쳐 가는 바람이 심심풀이로 종을 뎅뎅 치거나 산새들이 놀러와 재잘거리며 마을의 소식을 이야기할 뿐이다. 그런 폐교에도 봄은 찾아오고, 새싹들이 돋아나 봄을 수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폐교의 한 쪽에 아직도 산뜻한 봄을 맞이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화단 한 구석에 버려지듯 놓여 있는 독서하는 소녀상이다.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얼룩과 먼지를 가득 뒤집어 쓴 소녀상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예전처럼 아름답고 새하얀 모습이 아니다. 소녀상이 들여다보고 있는 책갈피에도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다. 그런데다가 며칠 전 까치들이 들려주던 이야기는 소녀상을 더욱 움츠러들게 했다. "여기에 도시의 유명한 조각가가 이사온대요. 이 곳을 깨끗이 정리하고, 아름다운 조각 전시장으로 만든다는데요." 마을의 소식을 누구보다도 빨리 알려주는 까치들이 느티나무에게 날아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요란스럽게 떠들어댔다. "뭐라고?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조각 작품 못지 않은 멋진 몸매를 보란 듯이 자랑하는 향나무가 호들갑스럽게 몸을 떨었다. "향나무님이 무엇 때문에 걱정이셔요.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분을 누가 미워하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