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창가에서> 스승의 땀꽃
한 학기 동안 우리 반 아이들의 꿈 도화지가 얼마나 파래졌을까. 스승의 마음을 녹여 빚은 거울에 비춰볼라치면 참으로 가지가지요, '이만 하면 됐다'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는 아이도 있기 때문이다. 수천의 학습목표를 다 배워 익힘에 있어서 길 잃은 한 마리 양이라도 있을라치면 땀 꽃은 목이 마르다. 매 시간 손을 내 밀어 함께 가자 해야 한다. 혹시 마음이 아픈지, 지치지나 않았는지, 매 순간 40여명 눈빛을 읽어내야 한다. 하기 싫은지, 꾀병이 났는지 속내를 읽어 내야만 한다. 교육과정은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10단계의 사다리를 놓고 거뜬히 올라서기를 기다리고 있다. 힘닿는 한 뛰어 오르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하여, 가르치는 선생님의 땀 꽃은 쉼 없이 피어난다. 그 땀 꽃을 피우는 토지에는 아이의 어머니가 겪은 기도와 수행만큼이나 험난한 자기 싸움에서 생긴 밑거름이 있는 것이다. 학생 개개인의 정보를 알아내서 입맛에 맞는 학습거리를 만들어주는 데는 수천의 눈과 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보자. 한 학생의 학습력이나 발달 상황을 수치나 문장으로 기술하는 가지 수가 손발가락을 합한 수보다도 많다. 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실과, 체육, 음악, 미
- 오양수 용인 구갈초 교사
- 2003-08-21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