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 선(禪)의 기조와 곡선미
우리나라 사람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아름다운 자연과 벗할 수 있는 매력도 있지만 고즈넉이 자라잡고 있는 산사를 구경하는 재미가 산을 찾는 의미를 배가할 때가 많다. 종교적 의미를 제쳐놓고서라도 누구나 여행을 할 때면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한 사찰을 구경하는 것은 필수코스처럼 되어 있다. 2년 전 2005년 양양 낙산사의 화재가 뉴스로 생생하게 전달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화염에 녹아버린 낙산사범종의 형체는 그것을 보는 내내 나 역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녹아내린 낙산사범종을 보면서 항상 휙 지나쳐버린 사찰의 범종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사찰을 방문하게 되면 대웅전의 불상, 사찰단청, 불화, 역사적인 석탑 등 유물을 만나기도 하고 오래된 보호수와 주변 경관을 음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로 범종은 보호각에 들어 있어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보거나 안내문을 읽는 정도이다. 보물이기 때문에 보호하려는 것으로만 인식하고 범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국적인 특징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흔치 않다. 그리고 몸 전체에 새겨진 아름다운 조형미를 놓치는 수가 많다. 소란스럽지 않게 언제나 늘 그 자리에서 모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