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학교육원의 봄
대학을 졸업하고 가진 첫 직업은 중학교 교사였다. 그러나 교육 현장은 남다른 능력과 사명감을 갖지 않고는 적응하기 어려운 곳이었고, 학교생활의 부담에서 벗어나고자 대기업으로 향했지만 직장 경력 40년이 가까워지도록 여태까지 교단의 향수를 잊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중소기업 임원까지 지낸 은퇴자로 새로운 직장 얻기를 포기할 수 있겠지만 다시 도전의 길에 나선 끝에 학생들과 교분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과학교육원에는 매일 다양한 학생들이 찾아와 탐구활동을 벌인다. 여태 과학과 동떨어진 곳에서 일했지만 이곳에 온 이후부터 관심을 가지고 관련 공부를 부지런히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많은 지식을 전하기 위해 욕심내기 보다는 과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흥미를 갖도록 하는 일에 정성을 모은다. 과학의 출발은 바로 호기심, 탐구심, 상상력 등이지만 틈이 나면 신문 읽기와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내가 담당하는 탐구실에서 가장 인기 높은 코너는 로봇 존이다. 학생들에게 신나는 로봇의 율동에 맞춰 열심히 춤을 추면 선물을 주겠다고 했더니 모두가 춤 열기에 흠뻑 빠져든다. 선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도 분위기만 잘 조성해 주면 온
- 성병조 수필가·대구과학교육원 과학해설사
- 2015-05-26 15:19